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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 위, 日 없다

    그린 위, 日 없다

    “져도 그렇겠지만, 이겨도 울 것 같아요.” 김자영(21·넵스)은 2일 싱글스트로크플레이로 펼쳐진 KB금융컵 제11회 여자골프 한·일국가대항전 2라운드 18번홀 그린을 빠져나오면서 울상을 지었다. 16번홀까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통산 4승의 하토리 마유에게 2타를 앞서다 이후 두 홀에서 연속 버디를 얻어 맞고 결국 동타(3언더파 69타)로 끝냈기 때문이다. 전날 부산 기장의 베이사이드골프장(파72·6345야드)에서 개막한 1라운드 포섬·포볼 경기에서 승점 2-10(1승5패)으로 완패했던 일본의 대반격 속에 김자영은 하토리와 5번째 조로 티오프했다. 내내 앞서 나가 이날 한국에 첫 승을 안길 것이라는 기대를 부풀렸다. 앞선 1~4조의 성적은 1무3패. 전미정(30·하이트진로)이 이세리 미호코(27)와 나란히 4언더파 68타를 쳐 동점(승점 1)을 기록했을 뿐, 이보미와 김하늘(비씨카드·이상 24), 한희원(34·KB금융) 등이 모두 져 이전까지 챙긴 승점은 단 1점에 불과했다. 전날 최나연(25·SK텔레콤)과의 찰떡 호흡으로 포섬 3개조 가운데 가장 큰 홀 차(4&3)로 이겼던 김자영은 “첫 출전한 한·일전 첫날 챙긴 자신감이 너무 컸었나 보다.”고 자책하며 가슴을 졸였다. 다음 조 양희영(1언더파)까지 오오에 가오리(22·3언더파)에게 지는 바람에 역전패 우려가 현실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승부는 7번째 조 허윤경(22·현대스위스)이 4언더파로 끝내 모리타 리카코(22)를 4타차로 물리친 것을 시작으로, 양수진(21·넵스)이 와카바야시 마이코(24·이상 1언더파)와 비기고, 박인비(24)가 류 리쓰코(35)를 2타차로 꺾은 데 이어 1언더파를 친 유소연(22·한화)이 1오버파에 그친 요시다 유미코(25)를 따돌리며 2라운드 승점 9점째를 확보, 우승을 확정했다. 이어 11~12번째 주자 최나연(1오버파), 신지애(24·미래에셋·4언더파)가 각각 후도 유리(36·6오버파), 나리타 미스즈(20·2언더파)를 2~5타차로 돌려 세웠다. 첫날 승점 10에 이날 13점(5승3무)을 보탠 한국은 최종 승점 23-13(10승3무5패)으로 지난 2009년에 이어 대회를 2연패했다. 한국은 역대 전적에서도 6승2무3패로 우위를 지켰다. 자책하며 마음 졸이던 김자영도 12명의 동료들 틈바구니에서 남몰래 눈물을 훔쳤다. 한편 최우수선수(MVP)에는 이틀 연속 승점 2를 보탠 박인비가 뽑혔다. 부산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이 두 여자를 조심해

    이 두 여자를 조심해

    ‘후도 유리와 요코미네 사쿠라를 잡아라.’ 1일 부산 베이사이드 골프장(파72·6345야드)에서 열리는 KB금융컵 제11회 한·일 여자프로골프 대항전 1라운드에서는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상금왕 박인비(23)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통산 50승의 후도가 격돌한다. 둘은 포섬 매치플레이(한 팀 두 명의 선수가 1개의 공을 번갈아 쳐 홀별 승부를 가리는 방식)에서 각각 LPGA 투어 신인왕인 유소연(22·한화), 바바 유카리와 한 조에 묶였다. 올해 36세인 후도는 13명의 일본 대표 중 가장 나이가 많다. 올 시즌 상금 순위는 20위에 그쳤지만 1996년 프로에 입문, 2000년부터 7년 연속 상금왕을 차지하고 통산 상금 10억엔을 처음 넘어선 선수로, 일본여자골프의 ‘살아 있는 전설’로 통한다. 여섯 차례 출전, 9개 라운드 전적은 2승3무4패. 30일 프로암 경기가 끝난 뒤 후도는 “2003년 대회 당시 악천후 속에서도 유일하게 언더파를 친 박세리의 투혼을 지금도 기억한다.”면서 “일본 선수들도 주변 상황에 굴하지 않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도록 좀 더 분발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요코미네 사냥’의 특명을 받은 ‘절친’ 김하늘(비씨카드)-이보미(이상 24) 조의 샷도 주목된다. 시즌 4승의 사이키 미키와 짝이 된 요코미네는 역대 일곱 차례 출전, 8승1패를 거둔 ‘코리안 킬러’. 3년 전 대회에서 서희경(26·하이트진로)에 당한 패배가 유일하다. 요코미네는 이보미를 겨냥한 듯 “일본에서 뛰는 정상급의 한국 선수와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의를 불태웠고, 이보미 역시 “한국 여자골퍼의 명예를 걸고 최선을 다해 맞서겠다.”고 입을 앙다물었다. 부산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박주영이 찼다, 16강이 트였다

    박주영이 찼다, 16강이 트였다

    박주영(27·셀타 비고)이 제대로 날았다. 박주영은 30일 비고의 발라이도스 경기장에서 열린 알메리아(2부리그)와의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32강 2차전 후반 10분 팀 승리의 발판이 되는 선제골을 터뜨렸다. 1차전에서 0-2로 뒤져 세 골을 넣어야 16강 진출이 가능했던 셀타 비고는 박주영과 이아고 아스파스, 마리오 베르메호까지 모두 선발로 내세운 반면, 알메리아는 주전들을 빼고 전반 수비로 일관하며 상대를 묶었다. 셀타 비고의 갑갑한 꼴을 뚫어낸 건 박주영이었다. 초반부터 후방까지 내려와 적극적인 몸놀림을 보이며 기회를 엿보던 그는 후반 10분 아구스토 페르난데스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려준 공을 문전에서 훌쩍 뛰어 올라 머리에 맞혀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9월 23일 헤타페전에서 시즌 첫 골을 뽑아낸 박주영은 지난 19일 마요르카전에서 2호 골을 넣은 데 이어 11일 만에 시즌 3호골을 터뜨렸다. 팀은 패색이 짙어지던 후반 추가시간 1분을 남긴 상황에서 얻은 코너킥에서 로베르토 라고가 1, 2차전 합계 2-2 극적인 동점골을 만들며 기사회생했다. 연장 후반 3분에는 엔리케 데 루카스가 골키퍼를 제치고 오른발 슈팅, 기어이 역전승을 거뒀다. 셀타 비고는 16강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만난다. 한편 박주영은 3일 새벽 3시 같은 구장에서 열리는 레반테와의 프리메라리가 14라운드에서 두 경기 연속 득점을 겨냥한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주말화제] 오디션의 경제학

    [주말화제] 오디션의 경제학

    “결과는…60초 후에 공개됩니다.” 대표적인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4’(슈스케4) 진행을 맡은 MC 김성주의 말이 끝나자마자 라면, 자동차 등 온갖 CF(직접 광고)가 화면을 가득 메운다. 카메라가 다시 생방송 현장을 비추자 심사위원석의 큰 컵이 모니터에 잡힌다. 컵에는 ‘KB국민카드’라는 글씨(간접 광고)가 선명하게 찍혀 있다. “우승자는 로이킴!” 발표가 나오자 결승전을 보러 온 학생들이(티켓 마케팅) 환호성을 지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오디션 열풍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오디션은 곧 돈”이라고 입을 모은다. 참가자나 심사위원이 몸에 걸치는 의상부터 먹고 마시는 제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게 ‘걸어다니는 광고판’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오디션의 경제효과는 얼마나 될까. 지난 23일 끝난 ‘슈스케4’ 메인 후원사인 KB국민카드의 경우 가시적인 효과만 170억원으로 추산됐다. 후원사인 KB국민카드에 따르면 직접 광고 효과 40억원, 간접 광고 효과 95억원,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 온라인 광고 효과 30억원, 티켓 판매 등 고객 판촉 효과 5억원이다. KB국민카드 측은 “무형의 브랜드 이미지 홍보 효과와 연계상품 매출 등까지 감안하면 실제 경제효과는 훨씬 더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70억원+α’인데 α는 수십억에서 수백억원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KB국민카드는 로이킴의 초상을 활용한 체크카드 출시로도 재미를 봤다. 윤창수 KB국민카드 광고팀장은 “11월 19일 카드 출시 이후 8영업일 만에 3737장이 발급됐다.”고 밝혔다. 오디션은 기획사의 매출에도 적잖은 영향을 발휘한다. 교보증권 정유석 책임연구원은 지난 27일 내놓은 ‘그녀들이 온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슈스케 출신으로 구성된 신인 걸그룹 TLC-F(가칭)와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에서 발탁된 이하이 등이 YG엔터테인먼트의 영업이익 100억원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음반시장도 춤을 춘다. K팝스타 시즌 1에서 3위를 차지한 백아연이 레이첼 야마가타의 ‘비비 유어 러브’를 부르자 이 곡은 방송 직후 대박이 났다. 인지도가 높지 않은 야마가타의 최근 내한공연이 매진 사례를 기록했을 정도다. 경제효과가 과장됐다는 목소리도 있다. 서민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협찬광고(PPL)는 20~30대에게 효과가 확실히 클 것으로 판단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사그라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단기간 홍보 효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재현 한국브랜드마케팅연구소장은 “단순히 광고 단가만 따질 게 아니라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기 전후 시청자들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등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고졸 공무원의 천기누설] (4) 출입국관리직 9급 합격 김거중씨

    [고졸 공무원의 천기누설] (4) 출입국관리직 9급 합격 김거중씨

    “기업에서는 고졸 공채와 대졸 공채를 따로 뽑는데, 유리천장이 있어요. 사원식당에서 대졸 관리자와 고졸 생산직은 겸상을 안 해요. 공무원 시험은 나이도 보지 않고, 정확하게 자기가 공부한 것으로만 평가하기 때문에 공정하다고 생각해서 응시하게 됐습니다.” 김거중(25)씨는 올해 9급 공무원 공채시험 출입국관리직에 합격해 경기 용인시 법무연수원에서 연수를 마쳤다. 내년 1월 2일 시보 발령을 받게 된다. 전남 순천 효천고등학교를 졸업한 김씨는 모대학 법학과에 1년 정도 다니다 군복무를 마쳤다. 대학을 계속 다녀도 희망이 없다는 생각에 자퇴하고 낮에 배관공 일을 하면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수험기간은 모두 1년 반 정도다.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김씨를 만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공무원 시험에 합격할 수 있는 비법을 들어보았다. “회사에 다니면서 공부할 때는 오후 5시쯤 집에 들어오면 7시까지 씻고 저녁을 먹고 나서 매일 밤 11시까지 하루에 한 과목씩 공부했습니다. 9급 공무원 시험은 다섯 과목을 보니까요. 토요일에는 아침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집이나 대학 도서관에서 공부했고, 일요일에는 쉬었습니다.” 김씨는 필수과목인 국어, 영어, 한국사와 출입국관리직 선택과목인 행정법과 국제법 다섯 과목의 시험을 치렀다. 그는 다섯 과목 가운데 영어가 가장 힘들었다고 밝혔다. 영어는 7~9급 공무원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 대다수가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이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영어는 1년 반 동안 공부하면서 점수가 5점 올랐어요. 행정법과 국제법은 70~80점 올랐는데. 영어를 20년 가까이 배웠는데도 어려웠습니다. 출제위원들이 좀 치사하게 느껴질 정도로 일부러 틀리라고 내는 문제도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풍토병’이란 단어는 한국어로도 모르는데 영어 시험에 나왔어요.” 행정법과 국제법은 아예 모르니까 어렵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고 한다. 오히려 몰랐던 만큼 책을 보면 성적이 쑥쑥 올랐다. 대학을 1년 정도 다니긴 했지만, 거의 수업을 듣지 않았기 때문에 도움이 되진 않았다. 군대에서 행정병으로 일했던 것이 많이 도움됐다고 김씨는 털어놓았다. 밤에 전깃불이 있고 따뜻한 데서 일하니까 일과가 끝나면 영어 단어를 조금이라도 볼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영어 공략법에 대해서는 “포기는 빠를수록 좋아요. 절대로 맞힐 수 없는 문제가 2~3개 있는데 영어는 만점이 85점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과목을 더 열심히 하는 것이 나아요.”라고 조언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 내신 성적이 398명 가운데 380등 정도로 좋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좋은 대학을 못 갔기 때문에 ‘그냥 대학 다니지….’란 말을 들을 때마다 학벌이 좀 떨어진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바텐더, 술집 매니저, 배관공, 일용직 근로자, 에어컨 설치 보조 등 다양한 사회 경험을 쌓으면서 ‘평등한 기회’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게 됐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학벌을 제외하고 정당하게 평가받는 건 공무원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경기 부천에서 친구와 자취하면서 서울 노량진의 공무원 시험 대비 학원에서 넉 달 동안 수업을 들었다. 노량진 학원에 다닐 때는 수험생활에 찌든 사람들을 보는 게 오히려 힘들었다고 김씨는 이야기했다. 그리고 노량진의 컵밥이 맛있게 느껴지고 노량진 생활이 익숙해지면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컵밥은 노량진 학원가의 명물 음식으로, 바쁘고 돈 없는 수험생을 위해 밥과 반찬을 컵에 섞어 싸게 판다. “노량진 학원가는 ‘노량도’라는 섬으로 불리기도 해요. 합격배를 타고 나가야 합니다. 노량진은 물가가 싸기 때문에 공부하는 게 재밌고 편하다고 주저앉으면 안 돼요.” 김씨가 국어와 한국사를 공부한 과정은 재미있지만 눈여겨볼 만하다. 일상 생활과 공무원 시험 공부를 접목시켰다. 국어 공부는 노래방을 자주 가면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9급 시험의 국어 과목에는 생활 국어가 꼭 나오는데 이번에는 국어사전의 배열 순서가 출제됐다. 노래방에서 노래를 리모컨이 아니라 책으로 찾은 덕을 톡톡히 봤단다. 한국사는 사극의 열혈팬인 어머니와의 대화가 큰 밑천이 됐다. 김씨의 어머니가 역사드라마를 볼 때마다 악당들 욕을 했는데, 실제로 아자개란 악역이 문제로 나와 도움이 됐단다. 하지만 사극은 시간 날 때나 봐야지 공부는 하지 않고 드라마만 보면 안 된다고 김씨는 덧붙였다. 면접은 하나의 잘 짜인 연극과 같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서 면접 준비팀을 직접 조직해 실제 면접처럼 준비했는데, 같은 팀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합격했다고 한다. “출근카드를 찍는 줄이 밀렸는데 출근 시간은 2분밖에 남지 않았다. 어떻게 하겠는가?”란 질문에 “최대한 빨리 출근카드를 찍어보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더니 일찍 출근할 생각은 없느냐는 반박 질문이 면접관으로부터 날아왔다. “꼭 일등으로 출근하겠다.”란 패기와 재치가 넘치는 김씨의 대답에 결국 면접관도 흡족한 웃음을 지었다고 한다. 법무연수원의 교육 과정도 그에게 큰 자극이 됐다. “보통 공무원이라고 하면 철밥통, 복지부동, 무사안일을 이야기하는데 절대 아니고,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더 노력하면 더 쓰임이 많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외국어 능력이 되면 해외 영사로도 파견 나갈 수 있고, 출입국관리직 공무원이 성실하게 일하면 오원춘 사건과 같은 외국인 범죄도 예방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부모님은 김씨에게 대학을 다시 가라고 했지만 ‘같은 출발선에 설 수 있는 빠른 길이 있다.’며 오히려 그가 부모님을 설득했다. 돈이 없어 책을 못 사볼 때 적금을 깨서 도와준 친구 백수민씨도 고마운 존재다. 내년부터 고등학교 교과목이 선택과목으로 도입되면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기존 수험생은 지옥문이 열린다고 걱정한다. 김씨는 시험에 일찍 합격해서 손해 보는 기분은 없느냐는 질문에 “군대가 아무리 좋아졌다고 해도 다시 가고 싶지는 않다.”며 씩 미소 지었다. “고졸이라고 하면 색안경을 끼고 보는데,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면서 남들보다 빨리 출발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인생은 곱셈으로 자신이 ‘0’이 아니라 ‘1이나 2’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준비된 사람이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을 위한 조언을 남긴 김씨는 발령받기 전에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무료 과외를 할 계획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깔깔깔]

    ●내가 널 지켜보고 있다 어떤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차에 태우고 운전하고 있었다. 남자 운전자들이 여자 운전자인 것을 알고 친절하게도 길을 양보해 주었다. 그때마다 며느리는 손을 한번씩 들어 고마움을 표시했다. 뒤에서 유심히 며느리의 모습을 지켜보던 시어머니. 집에 돌아와 아들에게 심각하게 말했다. “아들! 새아기 함부로 밖에 내보내지 말거라. 만나는 남자마다 손 흔들며 아는 척하더라!” ●난센스 퀴즈 ▶붙으면 죽고 떨어지면 사는 것은? 고압선. ▶눈 올 때만 살 수 있는 사람은? 눈사람. ▶세계에서 가장 큰 컵은? 월드컵. ▶물속에서 만나는 적은? 허우적.
  • 한 경기에서 페널티킥 5개 선방 ‘신의 손’ 골키퍼

    한 경기에서 페널티킥 5개 선방 ‘신의 손’ 골키퍼

    세계적인 축구강국 아르헨티나에서 선방의 달인이 탄생했다. 아르헨티나 지방 하부리그 소속 프로축구팀의 한 골키퍼가 한 경기에서 페널티킥 5개를 막아냈다. ’선방의 달인’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애칭을 얻으면서 단번에 스타가 된 ‘천재’ 골키퍼 덕분에 팀은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아르헨티나 지방 투쿠만에 연고를 둔 축구팀 산 호르헤의 골키퍼 프란시스코 보르돈이 화제의 주인공이다. 지방하부리그 전국대회인 ‘아르헨티나 컵’에 출전 중인 축구팀 산 호르헤는 22일(현지시각) 스포르티보 파트리아와 격돌했다. 화제의 골키퍼 프란시스코 보르돈은 등번호 1번을 달고 출전, 수문을 지켰다. 평범할 것 같았던 경기는 프란시스코 보르돈의 신들린 선방으로 화제의 경기가 됐다. 프란시스코 보르돈은 이 경기에서 경기 중 2번, 승부차기에서 3번 등 모두 5번 페널티킥을 막아냈다. 그가 든든하게 골대를 지킨 데 힘입어 그의 팀은 1대1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후 승부차기에서 3대 2로 신승했다. 현지 언론은 “골키퍼가 승리의 수훈갑인 경우는 많지만 5개 페널티킥을 막아낸 건 좀처럼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라면서 아르헨티나 컵이 또 한 명의 스타를 배출했다고 보도했다. 사진=투쿠만 스포츠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싸이 효과’ 신라면블랙컵 불티

    농심 ‘신라면블랙컵’이 가수 싸이를 광고 모델로 채택한 뒤 매출이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시장조사기관 AC닐슨에 따르면 싸이의 TV 광고가 처음 방송된 지난달 신라면블랙컵의 매출은 약 20억원으로 집계됐다. 9월 매출(15억원)보다 30%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용기면 판매 순위도 신라면블랙컵은 지난달 6위로 전달보다 2단계 올랐다. 특히 싸이가 셀프 동영상으로 신라면컵을 먹는 모습이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면서 월평균 40억원대였던 신라면컵 매출도 지난달 처음으로 50억원을 돌파했다. 싸이는 앞서 신라면을 먹는 모습을 셀프 동영상으로 제작해 농심 측에 광고 모델로 써 달라고 공개 제안했고, 농심은 이를 받아들여 지난달 13일부터 싸이를 모델로 광고를 제작해 방송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한·일 자존심 건 ‘샷 대결’

    한·일 골프의 자존심 대결이 4개월 만에 또 펼쳐진다. 무대는 15일부터 나흘 동안 일본 미야자키현 피닉스 골프장(파71·7027야드)에서 열리는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던롭 피닉스 토너먼트(우승 상금 4000만엔, 총상금 2억엔). 39년의 역사를 지닌 이 대회는 JGTO에서도 많은 상금을 자랑하는 대회 중 하나다.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출전해 2004년과 이듬해 우승컵을 가져간 것을 비롯해 이언 폴터(잉글랜드·2007년),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2006년), 어니 엘스(남아공·1993년) 등의 쟁쟁한 스타들이 역대 우승자 명단에 포함돼 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한국 선수들은 유독 이 대회와 인연이 닿지 않았다. 지난 7월 한·일 남자골프 대항전인 밀리언야드컵에서 2년 연속 우승컵을 들어 올린 기세를 몰아 한국 선수들이 대거 이 대회에 출전한다. JGTO의 지난해 상금왕 배상문(왼쪽·26·캘러웨이)과 2010년 상금왕 김경태(오른쪽·26·신한금융그룹)를 비롯해 무려 13명이 출전한다. 올해 미 프로골프(PGA) 투어에 전념하느라 일본 대회 출전이 뜸했던 배상문은 시즌을 정리하는 의미로 이 대회를 택했다. 배상문은 대회 우승으로 지난해 상금왕의 체면을 세울 계획이다. 마찬가지로 PGA투어에 집중했던 김경태 역시 지난 9월 후지산 케이 클래식에서 시즌 일본투어 첫 승을 거둔 데 이어 2승째를 노린다. 둘 말고도 일본 투어 상금 랭킹 6위(7300만엔)에 올라 있는 일본 진출 4년차 김형성(32·현대하이스코)과 시즌 1승씩을 올린 이경훈(21·CJ오쇼핑), 장익제(39)도 우승을 벼르고 있다. 2년 연속 한국 선수에게 상금왕 타이틀을 내주며 자존심을 구긴 일본 선수들 역시 설욕을 벼르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지난주 미쓰이 스미토모 비자 다이헤이요 마스터스 정상에 올라 일본프로골프 사상 최연소 10승을 달성한 이시카와 료(21)다. 그 말고도 후지타 히로유키, 다니구치 도루, 이케다 유타 등이 줄줄이 포진해 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씨줄날줄] 강영실 동무/박정현 논설위원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은 2000년 10월 북한을 방문해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 시 일화를 올해 소개했다. 그는 “기자회견장에 섰는데 키가 같았다. 나는 당시에 하이힐을 신고 있었는데, 그도 그랬다.”고 회고했다. 김정일 위원장이 키높이 구두를 신고 있었다는 얘기다. 부전자전일까.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도 키높이 구두를 신은 게 아니냐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그의 키는 168~170㎝, 몸무게 90㎏이라는 관측이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비대한 체구에 비해 북한 주민들의 모습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비참하다. 질병관리본부가 새터민(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9세 이상 성인의 평균신장은 남자 165.4㎝, 여자 154.2㎝로 나타났다. 조선시대(남자 161㎝, 여자 149㎝)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연구결과는 북한 주민들이 겪고 있을 굶주림의 참상을 짐작하게 한다. 17~25세 청년들의 체격이 왜소해지면서 북한군의 징집 기준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병력 확보를 위해 140㎝이던 하한선은 137㎝로 낮아졌다. 이쯤 되면 일반적인 군인이 아니라 ‘소년 군인’이라고 할 만하다. 김일성 주석 사망과 수해를 겪은 이듬해 200만~300만명이 굶어죽었다는 ‘고난의 행군’ 시절 태어난 1995년생들이 입대 중이다. 개성공단 진입도로변 북측 초소에서 근무하다 지난달 6일 귀순한 북한군의 키는 180㎝로 컸으나 몸무게는 고작 46㎏으로 깡말랐다. 과거에는 출신성분이 좋은 병사들이 개성공단에 배치됐으나, 귀순 병사는 ‘비정상적’인 키 때문에 개성공단에서 근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북한 군인들 가운데 아사자가 속출한다. 300~400명의 대대급 부대에서 한 달에 굶어죽는 군인이 3~4명쯤 된다는 것이다. 북한에서는 이런 북한군을 은어로 ‘강영실’(강한 영양 실조) 군대라고 부른다. 지난달 군사분계선과 남방한계선 철책을 넘어 ‘노크 귀순’한 키160㎝, 몸무게 50㎏의 북한 병사가 이를테면 ‘강영실 동무’다. 우리 군인들이 그에게 라면을 끓여줘 논란을 빚기도 했지만 인도적인 차원에서 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라면은 북한 사회에서 굶주림을 해결하는 주요 식량으로 자리잡은 모양이다. 한 달 월급 3000~4000원을 받는 북한 주민이 무려 500원을 주고 컵 라면을 사먹고, 탈북자들이 두고온 가족과 친지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물건 1위가 라면이다. 통일 후 남북 주민들의 체격과 생활 수준의 차이를 어떻게 줄여나갈지 지금부터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박정현 논설위원 jhpark@seoul.co.kr
  • 김호곤 감독 “나도 이젠 명장이로소이다”

    김호곤 감독 “나도 이젠 명장이로소이다”

    축구 인생 44년에 가장 달콤한 순간이었다. 프로축구 울산의 김호곤(62) 감독이 지난 10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명장 반열에 올랐다. 알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결승에서는 노장다운 여유가 넘쳐났다. 곽태휘가 전반 12분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하고 하피냐가 후반 23분 추가골을 넣었을 때도 표정에 흔들림이 없었다. 김승용이 7분 뒤 쐐기골을 박는 순간에야 비로소 긴장을 내려놓은 듯 만면에 미소가 번졌다. 3-0 완승. 대회 무패(10승2무) 신화를 쓴 울산은 처음 대회 정상을 밟았다. 12경기에서 24득점10실점으로 ‘철퇴 축구’가 빛났다. 우승 뒤 인터뷰에서도 낯빛을 바꾸지 않은 김호곤 감독은 “사실 힘든 고비들을 넘기고 나니까 준결승보다 오히려 결승이 편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울산이 이번 대회에서 이렇게까지 좋은 성과를 낼지 내다본 이는 많지 않았다. 전북, 성남, 포항까지 다른 K리그 팀들이 연이어 탈락할 때에도 울산은 승승장구했고 K리그 3위에 FA컵 결승까지 올랐을 때만 해도 세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게 아닌가 하는 기대마저 낳았다. 하지만 고비가 찾아왔다. FA컵에서 경남에 0-3으로 덜미를 잡힌 것. 대표팀 차출과 K리그 경기를 병행하면서 선수들의 체력이 급속도로 떨어진 게 이유였다. 결국 김 감독은 ACL에 모든 것을 쏟아붓기로 결심했고 그 판단은 적중, 결국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감격으로 돌아왔다. 김 감독은 “시즌이 시작되기 전 이근호와 김승용을 영입하고 중간에 하피냐까지 영입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그의 분석대로 울산은 시즌 반환점을 돈 뒤 특유의 짠물 수비에 위력적인 역습까지 더해져 ‘철퇴 축구’가 빛을 발했다. 국가대표팀 수석코치, 올림픽대표팀 감독 등을 지낸 K리그 최고령 감독이지만 축구 인생에서 이렇다 할 족적을 남기지는 못했던 그다. 대표팀 수석코치로 1986년 멕시코월드컵 본선행을 도왔고, 감독으로 2004년 아테네올림픽 8강행을 이뤄 낸 것이 가장 큰 성과라면 성과다. 지난해 리그 컵대회 우승이 프로팀 사령탑으로 따낸 첫 타이틀이었다. 그는 “K리그와 병행하면서 정말 어려운 일이 많았다. 대표팀 다녀와서 K리그도 바로 뛰게 하는 상황이 많았는데 잘 참아 준 선수들 덕분”이라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환갑을 넘겼지만 화려한 축구 인생은 이제 시작이다. 다음 달 열리는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 등과 격돌할 수도 있다. 김 감독은 “쉽지 않겠지만 한국 축구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도전하겠다. K리그 경기를 클럽월드컵 준비 과정으로 생각하고 잘 준비하겠다.”고 굳은 의지를 보였다. 한편 대회 최우수선수(MVP) 영예는 이근호(27·4골 7도움)가 차지, 지난해 이동국(33·전북)에 이어 K리그 선수가 2회 연속 수상했다. 울산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UEFA 챔피언스리그] 바르사도 질 때가 …

    스페인의 강호 바르셀로나의 점유율 축구를 뚫기란 바늘구멍을 뚫는 것만큼 힘들다. 그런 바르사를 셀틱(스코틀랜드)이 꺾는 대이변이 일어났다. 셀틱은 8일 셀틱파크에서 열린 2012~1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G조 4차전을 2-1 승리로 이끌었다. 바르사에 점유율 16-84로 완전히 밀렸지만 결국 셀틱이 웃었다. 닐 레넌 감독이 선수로 뛰던 2003~04 UEFA컵에서 셀틱이 1-0으로 이긴 뒤 8년 8개월 만의 승리였다. 레넌 감독은 역습이나 세트 피스로 상대를 공략하는 전략을 썼는데 이것이 주효했다. 전반 20분 찰리 멀그루가 오른쪽에서 올린 코너킥이 골문 앞 빅토르 완야마의 머리에 정확하게 연결돼 골망을 갈랐다. 행운도 따랐다. 전반 28분 리오넬 메시의 왼발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힌 데 이어 8분 뒤 알렉시스 산체스의 헤딩도 골포스트를 맞고 튕겨 나온 것이다. 백미는 후반에 교체 투입된 19세 토니 와트의 결승골이었다. 후반 38분 프레이저 포스터의 롱 킥을 사비 에르난데스가 걷어내지 못하자 와트가 이 공을 침착하게 오른발로 밀어넣어 쐐기를 박았다. 바르사는 후반 추가 시간 메시가 뒤늦게 한 골을 만회해 영패를 면했다. 레넌 감독은 “내 감독 경력 중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이자 구단 창립 125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승리”라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셀틱은 조 2위(2승1무1패)로 선두 바르셀로나(3승1패)를 승점 2점 차로 따라붙었다. 한편 H조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로빈 판 페르시의 선제골과 웨인 루니,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의 연속 골로 브라가(포르투갈)를 3-1로 제치며 16강행을 확정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성냥 불꽃’을 닮은 중·단편 7편을 묶다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이라는 뜻의 호모 파베르(Homo Faber)의 뜻을 떠올리며 두 손을 위아래로 뒤집어본다. 12년 만에 펴낸 작가 한강(42)의 소설집 ‘노랑무늬영원’의 표제작 ‘노랑무늬영원’ 때문이다. 그림을 그린다는 삶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인생을 유보적으로 살아온 33살의 ‘나’는 이태 전 어느 일요일 새벽 차를 몰고 나갔다가 차로 뛰어든 커다란 검정 개를 피하려고 급회전하다 전복 사고를 당한다. 척추에 금이 가고 왼쪽 손은 산산이 부서져 못 쓰게 됐지만, 구사일생했다. 회복을 위해 부단히 모범생처럼 노력하던 ‘나’ 에게 불운은 끝나지 않았다. 오른손을 무리하게 사용하다 그마저 고장이 났다. 두 손이 다 틀렸구나 하는 자각에 ‘나’는 다른 사람이 되어 가고 있다. 머리를 감는 것은 고사하고, 컵 하나도 들지 못하는 아내를 위해 2년 동안 병 수발을 든 남편은 ‘나’에게 고함을 지른다. “죽음에 가까이 갔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새로 태어난 것처럼 삶을 찬미하곤 하잖아. 그게 성숙한 사람의 태도 아니야?”라고. 그러나 죽음을 벗어나는 과정을 겪으면서 ‘나’는 과거에 내가 사랑했던 사람을 더 이상 사랑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모든 것이 지나치게 선명하게 보이고 그 이면까지 말갛게 비쳐 보이게 된 탓이다. ‘나’는 때로 후회한다. 그 사고로 죽었다면, 남편과의 다정함이 더럽혀지지 않았을 텐데, 사랑이 지속됐을 텐데 하고 말이다. 거짓으로 인생을 30년이나 헛살았다는 자각 앞에서 무너지는 주인공에게 93살에 죽은 여성 화가 Q의 인터뷰가 구원의 메시지를 던진다. “노랑은 태양입니다.(중략) 대낮의 태양이에요.(중략) 가장 생생한 빛의 입자들로 이뤄진, 가장 가벼운 덩어리입니다. 그것을 보려면 대낮 안에 있어야지요. 그것을 겪으려면, 그것을 견디려면, 그것으로 들어 올려지려면… 그것이, 되려면 말입니다.” 단편 ‘왼손’의 이성에 억눌린 본능의 의지도 섬뜩하다. 검색창에 ‘훈자’(Hunza)를 쳐보는 것도 좋겠다. 훈자는 늦은 봄이면 만년설이 뒤덮인 산봉우리 사이로 분홍 살구꽃이 끝없이 피는 무릉도원이 된다. 1000년 전에 멸망한 훈자국의 유적이 있는, 파키스탄 동북쪽 산간 지방의 오지. 주인공이 퇴근 후 늘 검색하는 곳이다. 도로에서 차에 치인 고양이를 피하지 않고 승용차를 몰고 지나간 ‘나’에게는 아파트 안길에서 두 발 자전거를 타다 승용차에 치인 아이가 있다. 붕대를 감고 병원에 누운 아이는 승용차가 자기 옆을 지나갈 때 두 눈을 꼭 감고 하나 둘 셋을 세면 변신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친화력이 유독 부족한 시간강사인 남편과 어린 아이를 재우고 텅빈 어둠 속에서 ‘나’는 자신이 단 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 집에서 영원히 일하고 가계를 꾸려가야 할 한 사람. 아이가 성장할 때까지 조건 없는 사랑을 퍼부어 줘야 할 단 한 사람. 관광지로 개발되는 훈자를 보면서, ‘나’는 “훈자가 아닌 훈자를 생각하는 일은 훈자인 훈자를 생각하는 일보다 힘들거나 거의 불가능한 지경”에 이른다. 그래서 1100살 된 암은행나무에게 묻는다. “이렇게 계속 가야 하는 건지, 답해 봐.” ‘찰나의 기척, 고요한 침묵을 가장 뜨겁게 새기는 작가’라는 출판사의 홍보를 이해할 수 있는 중·단편 7편이 들어 있다. 작가는 “단편은 성냥 불꽃 같은 데가 있다.”고 했지만, 타오르는 불꽃 하나하나가 너무 적요해, 창문으로 들어오는 석양빛을 맞으며 떠다니는 먼지를 지켜보는 느낌으로 읽어 내려갈 수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프로배구] “올림픽 4강처럼 재밌게 할게요”

    런던올림픽 4강 신화가 V리그 열기로 이어질까. 30일 서울 여의도 63시티에서 프로배구 NH농협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에 참가한 6개 구단 감독과 주장, 외국인 선수들은 “올림픽 인기에 힘입어 국내 리그에서도 재밌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입을 모았다. 감독들은 유력한 우승 후보로 지난 두 시즌 연속 꼴찌였던 GS칼텍스를 꼽았다. GS는 지난 8월 컵대회에서 2007년 이후 두 번째 우승을 일구며 돌풍을 예고했다. ‘디펜딩 챔피언’ 이성희 KGC인삼공사 감독은 “GS가 가장 유력하다. IBK기업은행이 뒤를 잇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황현주 현대건설 감독도 GS를 우승 후보로 꼽으며 도로공사와 기업은행이 대항마라고 찍었다. 차해원 흥국생명 감독은 “GS가 우승 후보이긴 한데, 우리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 흥국생명에 걸겠다.”고 말해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어창선 도로공사 감독만 “6개팀 모두가 우승 후보”라며 말을 아꼈다. ‘공공의 적’이 된 이선구 GS 감독은 “지난해엔 탈꼴찌가 목표였는데, 올해는 일단 플레이오프 진출이 목표”라고 몸을 낮췄다. 그러나 “지난해보다 선수들의 결집력, 투지가 강해졌고 검증받은 외국인 선수인 베띠도 합류해 좋은 성적을 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은근히 욕심을 내비쳤다. 도미니카공화국 대표팀 출신의 베띠는 2008~09시즌 데라크루즈란 이름으로 GS에서 뛰며 정규리그 1위를 이끌었다. 올림픽 주역들도 각오를 전했다. 주전 세터였던 김사니(흥국생명)는 “올림픽 덕분에 경기장을 찾는 팬들이 많아질 거라 생각하니 벌써 힘이 난다. 또 다른 신화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라이트 황연주(현대건설)도 “팬들이 많이 봐 주신다면 훨씬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이라며 성원을 당부했다. GS칼텍스의 정대영은 “올림픽에서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 여자배구 인기가 많아진 만큼 선수들도 노력하고 있다.”며 기대치를 높였다. 기업은행의 알레시아 외에 모두 새 얼굴로 바뀐 외국인 선수들도 첫선을 보였다. 인삼공사의 드라간(세르비아), 도로공사의 니콜(미국), 현대건설의 야나(아제르바이잔), 흥국생명의 휘트니(미국) 등은 “한국 리그는 스피드가 빠르고 수비가 아주 강하다.”며 V리그의 수준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았다. 지난 시즌 신생 구단으로 4위에 오르는 돌풍을 이끌었던 알레시아만 “마치 고향에 온 기분”이라며 짐짓 여유를 부렸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국산 식기세척기, 독일산보다 성능 좋아

    국산 식기 세척기가 독일산에 ‘완승’을 거뒀다. 값은 싸지만 세척력, 에너지 효율성, 기능 등은 더 뛰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이 28일 국산인 동양매직, LG전자 제품과 독일산인 밀레코리아, 화인어프라이언스 제품을 비교 평가한 결과다. 제품별로 오염된 그릇, 접시, 컵 등 40개 식기를 씻었으며 자동코스(보통코스)와 강력코스로 나눠 세척력, 물 사용량, 세척 시간, 소음 등을 측정했다. 가격이 60만원대로 4개 제품 중 가장 저렴한 동양매직 DWA-3320D 제품은 자동코스와 강력코스 모두 오염된 식기가 0개로 세척력이 가장 우수했다. 세척 시간도 가장 짧았다. 다만 소음(45㏈)이 가장 컸다. 80만원대인 LG전자의 D1265MF 제품은 자동코스, 강력코스 모두 오염된 식기가 3개 이하로 나와 세척력은 독일산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자동코스에서 전기, 물 사용량이 가장 적었다. 밀레코리아 G5100SC 제품은 자동코스에서 오염 식기가 3개 이하고 소음은 4개 제품 중에서 가장 작았지만 가격은 동양매직 제품의 3배 정도인 185만원이다. 화인어프라이언스 SN25E230EA 제품은 가격대가 200만원으로 실험 대상 가운데 가장 비쌌다. 하지만 강력코스에서 오염된 식기 수는 가장 싼 동양매직 제품보다 많았고 소음(43㏈)은 비슷했다. 세척 시간도 30~40% 정도 더 걸렸다. 오래 씻었는데 덜 씻긴 셈이다. 기능 면에서도 밀레코리아 제품은 종료 알람, 시간 표시, 분리 세척 기능이 없었고 화인어프라이언스 제품은 종료 알람 기능이 없었다. 이에 대해 밀레코리아와 화인어프라이언스 측은 “내구성과 디자인이 뛰어나고 우수한 소재의 부품을 사용해 제품 가격은 적정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하프타임]

    박종우 결승골… 부산, 포항 제압 프로축구 부산이 ‘독도 세리머니’의 주인공 박종우의 선제 결승골을 앞세워 포항을 2-0으로 제압했다. 부산은 24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K리그 36라운드 그룹 A경기를 승리하며 승점 51로 제주(승점 48)를 밀어뜨리고 6위로 올라섰다. 수원은 홈으로 불러들인 경남에 두 골을 터뜨린 조동건을 앞세워 2-1로 승리했다. 승점 65가 된 수원은 4위 포항과의 승점 차를 6으로 벌리며 3위를 유지했다. 프로배구 최귀엽·민경환 삼성으로 한국배구연맹(KOVO)은 프로배구 러시앤캐시의 최귀엽(26)과 민경환(24)이 삼성화재로 현금 트레이드됐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트레이드는 구단 운영비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모든 구단에 제의했지만 삼성화재만 응했다고 KOVO는 덧붙였다. 2008~09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우리캐피탈(현 러시앤캐시)에 입단한 최귀엽은 인하대 시절 레프트 거포로 이름을 날렸지만 프로 데뷔 후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 지난 시즌 13경기 33세트를 소화하며 69득점(공격성공률 39.46%)했다. 레프트 민경환은 2010~11시즌 수련 선수로 입단해 지난 시즌 10경기 18세트를 소화하며 28득점(공격성공률 48.08%)을 기록했다. 김연경, 유럽배구연맹컵 맹활약 여자 프로배구의 ‘거포’ 김연경(24·터키 페네르바체)이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 이후 가진 첫 경기에서 활약했다. 김연경은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유즈니에서 열린 키미크 유즈니와의 유럽배구연맹(CEV)컵 32강 1차전에서 서브 에이스 4개를 포함, 21득점하며 팀의 3-1(19-25 25-11 25-22 25-22) 역전승을 이끌었다. 소속 구단인 흥국생명과 이적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김연경은 지난 22일 대한배구협회가 ITC를 발급하기로 함에 따라 올 시즌 임대 선수 신분으로 페네르바체에서 뛸 수 있게 됐다. 김연아, 옛 스승 신혜숙 새코치로 ‘피겨 여왕’ 김연아(22·고려대)가 이번 시즌을 함께할 새로운 코치진으로 옛 스승인 신혜숙(55), 류종현(44) 코치를 선택했다. 김연아는 24일 태릉선수촌 국제스케이트장 2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 코치가 훈련 전체를 총괄하는 총감독, 류 코치가 트레이닝을 담당할 훈련지원 코치를 각각 맡는다고 발표했다. 두 코치와의 계약 기간은 이번 시즌이 끝나는 내년 3월 말까지다.
  • ‘차세대 거포’ 이강원 LIG손보 1순위 낙점

    ‘차세대 거포’ 이강원 LIG손보 1순위 낙점

    경희대 라이트 이강원(22)이 전체 1순위로 프로배구 LIG손보에 지명됐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2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2012~13시즌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를 개최했다. 지난 시즌 최하위인 LIG가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한 가운데 이강원과 더불어 전체 1순위로 예측됐던 경기대 센터 박진우(22)는 2순위 지명권을 가진 러시앤캐시 유니폼을 입는다. 199㎝, 89㎏의 체격을 자랑하는 이강원은 지난달 아시아배구연맹(AVC)컵에서 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하는 등 차세대 거포로 주목받고 있다. 서브가 장점으로 손꼽히고 있고 스윙도 빠른 데다 타점도 높아 대학 시절 팀의 공격을 주도했다. 김요한과 이경수에 이어 역대 최고액 외국인인 카메호의 영입으로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는 LIG는 백업 공격수로 이강원 카드를 선택했다. 이강원은 “전체 1순위라는 영예로운 자리에 뽑힐 줄은 생각도 못 했다. 팀의 우승을 이끌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2순위로 지명된 박진우는 “신인왕 욕심이 있다. 일생에 한 번뿐인 상이니까 기회가 오면 잡고 싶다. 팀에서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3순위 KEPCO는 인하대 센터 양준식(21)을, 4순위 현대캐피탈은 홍익대 레프트 송준호(21)를 뽑았다. 5순위 대한항공은 국내 최장신 선수인 인하대 센터 김은섭(22·211㎝)을, 6순위 삼성화재는 성균관대 라이트 박윤성(22)을 선택했다. 올 시즌 드래프트를 신청한 30명 가운데 수련선수 11명을 포함해 모두 25명이 뽑혔다. 각 구단은 1~3라운드에 뽑은 선수들과 1~6년 단위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선수들의 연봉은 3000만원으로 같다. 수련선수로 뽑힌 선수들은 구단과 1년 계약하며 연봉은 1800만원이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18일 TV 하이라이트]

    ●TV 미술관(KBS1 밤 12시 40분) 작곡가 김형석은 김광석의 ‘사랑이라는 이유로’로 이름을 알린 이후 성시경, 아이유 등 수많은 가수에게 히트곡을 선물했다. 클래식을 전공한 그가 발라드의 대부가 된 데에는 드뷔시 등 프랑스 인상주의 음악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한편 르누아르의 작품 ‘보트’를 통해 그가 얻은 영감들을 피아노 선율로 전한다. ●오감만족 세상은 맛있다(KBS2 밤 8시 20분) 헝가리의 ‘붉은 황금’이라 불리는 파프리카는 헝가리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식재료이다. 유럽 최대 파프리카 생산지인 헝가리. 특히 세게드와 칼로처 지역은 헝가리 파프리카 산지의 양대 산맥이다. 프로그램에서는 개그맨 김미연과 함께 매운 맛이 진동하는 파프리카 밭에서 직접 딴 파프리카로 음식을 만들어 본다. ●고향을 부탁해(MBC 오후 6시 50분) 심청이의 이야기가 전해져 오는 효의 마을 청송 심씨 집성촌 칠봉리. 추수를 시작하기 전 반짝 한가한 이 때, 목화를 수확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1970년대부터 수입 원면과 화학섬유에 밀려 재배 면적이 눈에 띄게 줄어 지금은 목화밭을 구경하기조차 어려워졌다. 이렇게 잊혀져 가는 목화를 살리기 위해 칠봉리 사람들이 나섰다. ●꾸러기 탐구생활(SBS 오후 4시 30분) 고유가 시대에 해바라기 씨로 자동차를 움직일 수 있다고 한다. 해바라기 꽃에서 씨앗을 추출해 만들어지는 친환경 대체에너지인 바이오디젤이 자동차를 움직이게 한다고 하는데…. 꾸러기 대원들과 함께 기름 한 방울 나오지 않는 대한민국에서 원유를 대신하고, 환경도 살리는 바이오디젤에 대해 배워 본다. ●다문화 휴먼다큐 가족(EBS 밤 12시 5분) 필리핀 새댁 캐롤라인은 퇴근하는 남편 명섭씨에게 특별한 부탁을 한다. 바로 필리핀 산모들이 즐겨 먹는다는 초록색 망고를 사다 달라고 한 것이다. 명섭씨는 아내가 먹고 싶다는 망고를 사기 위해 시장에 들른다. 하지만 제철이 아니라 망고를 쉽게 구할 수 없고, 명섭씨는 찹쌀떡과 비슷한 팥이 든 떡을 사가기로 한다. ●올리브(OBS 밤 11시 5분) 성우 박일은 브라운관 속 미남 할리우드 배우들의 목소리를 모두 대신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치아성형’에 관한 주제로 이야기를 하던 중, 젊은 시절 컵 좀 씹던 남자라고 밝혀 출연자들을 경악하게 했다. 그 덕분에 치아에는 잔금이 가고 깨지고, 울퉁불퉁 괴물 치아가 됐다고 하는데 그의 현재 치아 건강 상태는 어떨까.
  • 한달 넘게 안보이는 北 리설주 ‘임신설’ 확산

    북한의 ‘퍼스트 레이디’ 리설주가 지난달 8일 이후 한 달 넘게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가운데 리설주의 임신설이 퍼지고 있다. 북한 전문 매체인 데일리NK는 16일 북한 내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조선중앙TV나 노동신문에 자주 등장하던 리설주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주민들 사이에서 ‘임신해서 배가 나왔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리설주가 조선중앙TV에 출연할 때마다 눈매가 좋은 여성들이 임신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면서 “지난달 5일 리설주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평양시 창전거리의 살림집을 방문했을 때 기록영화를 본 여성들이 원수님 부인이 둘째 아이를 임신한 것 같다고 확신하듯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북한 매체들은 리설주가 평양의 현대적 아파트촌인 창전거리 살림집을 방문해 부엌에서 컵을 씻는 모습을 공개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유난히 배가 튀어나와 보였다는 것이 임신설의 근거다. 살이 쪘을 때는 아랫배만 나오는 것과 달리 리설주는 윗배와 아랫배가 동일하게 불러 있다는 점이 임신 초반 여성의 특징과 일치한다는 설명이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安 “기업도 이젠 노동자안전에 투자해야”

    安 “기업도 이젠 노동자안전에 투자해야”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15일 “기업도 생산성 향상에만 투자하기보다는 이제는 노동자의 안전에 투자하는 것이 맞다.”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전날 경제민주화 정책 발표에 이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거론하며 후속 행보에 나선 셈이다. 안 후보는 이날 서울 중랑구 면목동 녹색병원을 방문, 삼성반도체에서 6년간 일하다 뇌종양으로 투병 중인 한혜경(35)씨를 병문안했다. 한씨는 삼성계열사에서 근무한 뒤 백혈병, 뇌종양 등을 얻은 근로자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단체 ‘반올림’ 소속으로 산업재해 인정 소송을 진행 중이다. 한씨의 어머니 김시녀씨는 수술 후유증으로 대화하기 힘든 딸을 대신해 “삼성반도체에 입사한 지 8개월 만에 생리가 들쭉날쭉해지고 3~4년 만에 완전히 끊겼고 퇴사한 지 4년 만에 뇌종양이 발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삼성이 정말 세계적인 기업이라면 노동자가 병들었다고 해서 물 한잔 마시고 버리는 컵처럼 취급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한씨도 “산업재해로 인정해주세요.”라고 흐느꼈다. 안 후보는 “국가의 품격은 경제적이거나 산업적인 것보다 사람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라며 “근로자에게 직업병을 입증하라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근로복지공단에서 입증을 해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 측은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유민영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전경련이 대변해야 할 것은 재벌 총수의 특권과 반칙, 이익이 아니라 올바른 기업가 정신”이라며 “전경련은 매번 재벌개혁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일자리창출 축소 우려를 무기로, 잘못된 사실을 근거로 내세우며 재벌총수의 대변인 역할을 자임했다.”고 날을 세웠다. 전날 전경련이 ‘대선 후보 대기업 정책에 대한 논평’을 통해 안 후보 측이 발표한 단계적 재벌 개혁안을 ‘대기업 때리기 위주의 경제정책’이라고 비판하자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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