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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대교체 절반의 성공… ‘유럽파워’ 실감

    세대교체 절반의 성공… ‘유럽파워’ 실감

    한국 남자핸드볼이 프레지던츠컵 우승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한국은 25일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치러진 국제핸드볼연맹(IHF) 세계선수권대회 순위 결정전에서 이집트를 26-23으로 꺾고 13위를 확정 지었다. 박중규가 7골, 정의경(이상 두산)이 6골로 공격의 선봉에 섰다. 한국은 이로써 본선리그(12강) 진출팀을 제외하고 치러진 프레지던츠컵에서 우승, 빛나는 트로피를 챙겼다. 2009년 크로아티아 대회에 이은 2회 연속 본선 진출이 목표였지만, 역시 유럽벽은 공고했다. 한국은 가능성과 과제를 한꺼번에 발견했다. ●윤경신·강일구 없이 홀로 서기 그동안 남자핸드볼은 ‘윤경신 넣고, 강일구 막고’가 기본 공식이었다. 그런 ‘절대 존재감’을 과시했던 두 노장이 빠졌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이후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베테랑이 빠지면서 승부처에서 맺고 끊는 노련미는 확실히 떨어졌다. 하지만 ‘젊은피’는 무한 잠재력을 뽐내며 홀로 서기에 성공했다. 특히 라이트윙 유동근(인천도개공)이 새 공격 루트로 합격점을 받았다. 39골(52개 시도)로 대회 득점랭킹 8위를 꿰찼다. 성공률이 무려 75%에 이르는 순도 높은 슈팅이다. 피봇 박중규와 센터백 정의경도 나란히 30골로 ‘대표팀 중고참’의 면모를 보였다. 유럽의 ‘덩치’들과 부대끼면서도 방향을 가리지 않고 때린 센스 있는 슈팅이 잘 통했다. 잘게 썰며 빠르게 치고 들어가는 미들속공은 역시 한국의 전매특허였다. 골문을 지킨 박찬영(두산)·이창우(상무)도 강일구의 빈자리를 느낄 수 없을 만큼 열심히 막아 냈다. 박찬영은 71개를, 이창우는 33개를 쳐냈다. 선방 횟수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승부처에서 만점 방어로 흐름을 이끌었다는 게 고무적이다. 조영신 감독은 “선수들 모두 고맙지만 선방해준 골키퍼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런던올림픽 메달 향해 구심점이 되는 베테랑들이 없이 거둔 성과라 ‘절반의 성공’이라 해도 좋다. 하지만 어차피 스포츠는 결과로 기억된다. 한국의 영리한 작전과 빠른 발이 통하던 시대는 지났다. 본선진출 12개국 중 아르헨티나를 빼고 모두 유럽일 정도로 핸드볼판을 접수했다. 유럽에 대적할 만한 ‘힘’이 절실해졌다. 조 감독도 “앞으로 더 힘들어질 것 같다. 체격과 파워가 좋은 유럽이 이제는 스피드까지 갖췄다.”고 격차를 인정했다. 대한핸드볼협회는 ‘10년 로드맵’을 제시했다. 일단 올해 올림픽 예선을 무사통과해 내년 런던올림픽에서 ‘색깔에 관계없이’ 메달을 따는 것이 첫째다. 그 기세를 몰아 2013년, 늦어도 2014년에는 프로리그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2020년쯤엔 축구·야구를 잇는 ‘3대 프로 스포츠’가 되겠다고 선전포고했다. 야심차다. 이런 ‘장밋빛 계획’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건 선수들의 굵은 땀방울이다. 위기는 곧 기회다. 약 2주간의 열전을 마친 선수단은 프레지던츠컵을 들고 26일 오후 1시 25분 귀국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CEO 칼럼] 삼한사온(三寒死溫)… 삼한사온(三寒四溫)/고광현 애경산업 대표

    [CEO 칼럼] 삼한사온(三寒死溫)… 삼한사온(三寒四溫)/고광현 애경산업 대표

    어릴 적 고향 대전의 겨울을 아련히 떠올리면 추억이 참 많다. 친구들과 해질녘까지 놀다가 집에 오면 손등은 거북등처럼 갈라져 마치 가뭄 때 논바닥 같았다. 검붉은 두 손을 따뜻한 물에 담그면 고통스러우면서도 묘한 쾌감이 들곤 했다. 그때도 참 매섭게 추운 날씨였지만 따뜻한 기억들로 남아 있다. 이제 나이가 들어 우리 아이들이 춥다고 호들갑을 떨면 나의 어린 시절은 더 추웠노라고, 요즘 추위는 거기에 비할 바가 못 된다고 말해주곤 한다. 말은 그렇게 했어도 요즘 추위도 여간 매서운 게 아니다. 오랜만에 어릴 적 추위를 떠올릴 수 있었지만 그래도 이번 추위가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봄·여름·가을·겨울, 계절에 맞게 춥고 더운 것이라면 모를까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온이라 하니 더욱 그렇다. 몇 년 전부터 사계절이 온통 뒤죽박죽이다. 봄, 가을이 사라지다시피 해 여름과 겨울이 무척 길어졌다. 지난해 봄에도 한참 동안이나 봄을 시샘하는 동장군이 지속되더니, 올겨울은 한반도 겨울의 상징인 삼한사온(三寒四溫)이 사라져 한(寒)만 있고 온(溫)은 온데간데없다. ‘삼한사온’(三寒死溫)인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인류가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를 과다하게 사용하면서 오존층이 파괴된 데서 비롯됐다. 혹한(酷寒), 혹서(酷暑), 홍수 등 악순환이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독일의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는 지구온난화로 북극해의 빙하가 녹아 바닷물과 접한 공기층의 온도가 상승하고 이 압력으로 아시아와 유럽 북쪽으로 찬 공기가 밀려와 혹한이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구온난화로 겨울 날씨가 따뜻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추워지는 역설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최근 50일 이상 한반도 곳곳을 휩쓸며 무려 200만 마리가 넘는 소와 돼지를 살처분한 끔찍한 구제역 재앙도 지구온난화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상혹한과 구제역 사태에서 다시 한번 환경의 무서움을 실감하게 된다. 과거에 환경문제는 현실이 아니라 교과서에서나 접할 수 있는 영역이었다. 교과서에서 우리는 후세를 위해 우리 강산을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고 배웠다. 그런데 최근의 이상기후를 보고 있노라면 당장 우리에게 닥친 문제라는 점을 실감한다. 후세가 아니라 나 자신의 편안한 삶을 위해 친환경이 대두된 것이다. ‘친환경 경영’을 올해 기업경영의 화두로 삼고 있는 나 자신도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방안이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하곤 한다. 양치질하는 동안 수도꼭지를 잠그기만 해도 매번 10ℓ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평생으로 따지면 약 55만ℓ라고 하니, 결코 적지 않다. ‘조금 적게’이거나 ‘꼭 필요한 만큼만’ 써도 친환경은 가능하다. 일회용 컵과 비닐봉투, 화장지, 복사용지 등 소모품을 조금 적게, 꼭 필요한 만큼만 쓰고 더 나아가서는 친환경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구매하는 ‘와이드 슈머’(Wide-sumer·넓다와 소비자의 영단어를 합친 말로 넓은 시야를 갖고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를 일컫는 신조어)가 돼 보는 것도 괜찮겠다. 많은 기업이 의식 있는 소비자들을 위해 친환경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는 친환경을 매우 중시하면서도 제품 가격이 좀 더 비싸거나 조금이라도 성능이 떨어지면 이를 결코 감수하려 하지 않는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같은 조건이라면 친환경 제품을 택하겠다는 의견이 무려 80%에 달하지만, 알뜰한 소비자들은 실제 구매 시에 친환경 제품보다는 값싼 제품을 더 선호한다. 결국 소비자의 자발적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더 큰 편익을 제공하고 경제적이면서 친환경적인 제품을 만들어 내야 하는 과제가 기업에 있는 셈이다. 이런 게 요즘 얘기하는 ‘스마트 그린’이 아닐까. 겨울철 삼한사온(三寒四溫)이 다시 돌아오기를 기대하며 앞으로 중국이나 일본 출장을 갈 때는 짐을 최대한 줄여 탄소배출량 감소에도 동참해야겠다.
  • [아시안컵] 25일밤 日 꺾고 결승열차 타라

    [아시안컵] 25일밤 日 꺾고 결승열차 타라

    ‘왕의 귀환’까지 이제 두 경기 남았다. 다음 상대는 ‘숙적’ 일본. 한국은 이란을, 일본은 카타르를 꺾고 4강에 올랐다. ‘영원한 라이벌’ 한국과 일본은 25일 오후 10시 25분 카타르 도하의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벼랑 끝 대결을 치른다. 한국의 기세는 좋다. 역대 전적에서 40승 21무 12패로 한국이 절대 우세다. 지난해 세 차례의 대결에서도 2승 1무로 우위. 그러나 가장 최근 대결이었던 지난해 10월 평가전 때는 끌려다닌 끝에 간신히 무승부(0-0)를 기록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시안컵에서는 세번 만났다. 1승 1무 1패다. 1967년 타이완 대회 예선에서 한국이 1-2로 졌다. 1988년 카타르 대회 조별리그에서는 황선홍·김주성의 연속골로 2-0으로 설욕했다. 2007년 대회 3위 결정전에서는 연장까지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승부차기에서 이운재의 선방을 앞세워 6-5 승, 3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다소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대결했던 것과 달리 이번은 그야말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A대표팀끼리 메이저대회 준결승에서 만나는 것 역시 최초다. 한국은 51년 만의, 일본은 2004년 이후 7년 만의 우승을 노린다. 한국은 조 감독이 추구하는 ‘만화 축구’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세밀한 원터치 패스에 이은 다양한 패턴 플레이로 공격력이 배가됐다. 기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청용(볼턴)·기성용(셀틱) 등에 이번 대회에서 황태자로 떠오른 구자철(제주)·지동원(전남)·이용래(수원)·윤빛가람(경남) 등이 조화롭다. 골 결정력은 답답하지만, 미드필더의 강한 압박과 만들어 가는 플레이가 훌륭하다.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8강전에서 홈팀 카타르에 역전승(3-2)하며 분위기가 살아 났다. 특히 분데스리가의 가가와 신지(도르트문트)가 두골을 뽑으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혼다 게이스케(CSKA모스크바)·하세베 마코토(볼프스부르크)·우치다 아스토(샬케04) 등 독일파의 경기력도 기복 없이 쟁쟁하다. 이번 대회 경기당 2.75골(4경기 11골)로 득점 1위, 매서운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다. 어쨌든 한팀은 울어야 한다. 그동안 한·일전을 관통했던 ‘자존심’이라는 화두에 ‘결승 티켓’이라는 실질적인 목표까지 걸렸다. 이전보다 더 특별한 이유다. 한편, 호주와 우즈베키스탄도 결승행을 다툰다. 반면 중동은 철저히 몰락했다. 이란·카타르·요르단·이라크가 모두 8강에서 떨어졌다. 아시안컵에 중동 국가가 출전하기 시작한 1968년 이후 4강에 들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아시안컵] 조광래호 황태자 ‘윤빛가람의 귀환’

    [아시안컵] 조광래호 황태자 ‘윤빛가람의 귀환’

    ‘황태자’는 화려하게 귀환했다. 23일 이란전의 영웅 윤빛가람(21·경남FC)은 원래 ‘조광래호’의 황태자였다. 17세 이하 대표팀에서 활약하는 등 촉망받는 유망주였다가 대학 시절 부상으로 ‘잊힌 천재’가 되어 가던 윤빛가람을 경남FC로 불러준 것도, 정성 어린 지도를 통해 K-리그 정상급 미드필더와 신인왕으로 키워준 것도, “자기 선수만 챙긴다.”는 비판에도 대표팀에 불러준 것도 모두 조 감독이었다. 윤빛가람은 스승의 이런 지극 정성에 지난해 8월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서 선제골을 터트려 대표팀 감독 데뷔전 승리를 선물하는 것으로 보답했다. 그렇게 그는 황태자가 됐고, 이어진 이란, 일본과의 평가전에 연속 출전하며 주가를 높였다. 하지만 황태자의 희망에 부푼 꿈은 오래가지 않았다. 조 감독은 지난해 12월 아시안컵 대비 서귀포 전지훈련부터 공격력보다 수비력이 떨어지는 윤빛가람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칭찬보다는 꾸중과 호통이 많아졌고, 벤치에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시리아와의 평가전에 이어 바레인과의 1차전에도 나서지 못했다. 화려했던 황태자의 자리는 구자철(22·제주)이 대신했다. 불만이 쌓일 만도 했지만 윤빛가람은 묵묵히 기다렸고, 조 감독은 결정적인 순간 다시 그를 중용했다. 공·수의 균형보다 공격을 강화해야 할 순간 ‘조커’로 윤빛가람을 투입한 것이다. 윤빛가람은 조 감독의 바람대로 결승골을 넣은 뒤 곧바로 벤치로 달려가 품에 안기며 어색해졌던 사제 관계를 한순간에 녹여 버렸다. 외신들도 ‘수퍼 서브’(Super Substitute)라는 별명까지 붙여주며 윤빛가람과 조 감독의 용병술을 동시에 칭찬했다. 윤빛가람은 “감독님이 그동안 많이 채찍질하셨다. 힘들기도 했지만 나를 분발하게 하려고 했던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면서 “그런 감정이 골 세리머니 때 포옹으로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조 감독도 “사실 윤빛가람을 기용할 때 걱정을 많이 했는데 결승골을 넣는 큰일을 해냈다.”고 화답했다. 윤빛가람이 공격에서 드러난 황태자였다면, 수비에서 숨겨진 황태자도 있었다. 기성용(22·셀틱)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맹활약을 펼친 이용래(25·수원)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까지 조 감독이 이끌던 경남에서 윤빛가람과 함께 돌풍을 이끌었던 이용래는 이란전에서 ‘제2의 박지성’이었다. 이란전 선발로 출장해 연장 후반 종료 시까지 120분 동안 무려 14.24㎞를 뛰었다. 상대가 침투할 때는 선수를 막고, 패스가 들어올 때는 공간을 막아서며 중원 2선에서 한순간도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또 이란의 밀집 수비에 막혀 공격 진행이 답답할 때는 전방 측면까지 침투하며 크로스와 위협적인 돌파, 슈팅까지 선보였다. 차범근 SBS해설위원이 “이런 선수가 지금까지 어디 있었나.”라고 감탄할 정도의 활약이었다. 이용래는 결승골을 넣은 윤빛가람을 제치고 ‘맨 오브 매치’(Man Of Match)를 차지했다. ‘경남 유치원생’들의 눈부신 활약이 ‘왕의 귀환’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정조국·최효진 빈자리 걱정?… “형들 대신 FC서울 우승 책임”

    정조국·최효진 빈자리 걱정?… “형들 대신 FC서울 우승 책임”

    프로축구 K-리그 3월 개막을 기다리는 축구 팬들이 요즘 가질 법한 물음 하나. “10년 만에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FC서울, 올해도 우승할까?” 그 질문에 답해 줄 선수들이 있다. ‘영건’ 공격수 이승렬(22)과 수비수 이규로(23)다. 정조국·최효진 등 주축이 빠진 팀에서 새로운 주전이 되기 위해 뭔가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둘을 21일 만났다. 경남 남해의 FC서울 전지훈련장. 선수들은 황보관 신임 감독과 함께 몸 만들기가 한창이다. “생각하고 움직이라.”는 황보 감독의 주문에 따라 부지런히 패스를 주고받는다. “올해 목표는 주전으로 뛰는 거죠. 그러려면 개막전 베스트 11엔 꼭 들어야 하고요.” 이렇게 말하는 이승렬의 얼굴에는 땀 대신 긴장이 배어난다. 정조국이 프랑스 AJ옥세르로 떠나면서 이승렬은 데얀과 함께 팀의 투톱으로 자리 잡아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2007년 입단해 2008 시즌 신인왕을 꿰차고 지난해 국가대표로 발탁되기도 했지만 쉬운 게 아니다. 강정훈 등과의 주전 경쟁도 치열한 데다 체력과 몸싸움이 약해서다. “센스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지만 몸이 약한 건 저도 알아요. 팀 훈련이 끝나고 하루에 한 시간가량 웨이트트레이닝 등을 하고 있어요.” 2007년 전남에 입단해 지난해 서울로 옮긴 이규로는 팀에서 오른쪽 풀백을 맡아 오다 입대한 최효진의 뒤를 이을 작정이다. “지난해엔 오른쪽 발목이 계속 안 좋아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어요. 새로 감독님도 오셨으니 제 장점을 보여드려야죠.” 이규로는 차세대 주전으로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전 어리니까 파이팅과 파워는 괜찮아요. 돌파력 등만 보완하면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자신 있어요.” 황보 감독이 선수들에게 주문한 것은 “목표를 확실히 가지라.”는 것. 최근 선수들과 1대1 미팅을 통해 1년치뿐 아니라 5년치, 10년치의 목표를 함께 세웠다. 차세대 주전들의 목표는 무엇이었을혀. 이승렬은 “해트트릭을 해보는 게 올해 목표”라면서 “장기적으로는 어릴 때부터 꿈꿔 왔던 해외 진출이에요. 가장 좋아하는 아스기에 가고 싶어요.”라고 조심스레 속내를 비쳤다. 이규로는 “일단 올해 목표는 25~30경기 출장해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거고요, 대표팀에서도 활약하고 싶어요.”라고 했다. 또래인 구자철(22)과 지동원(20)이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서 뛰는 것을 보면서 승부욕 강한 둘은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이승렬은 “함께 뛰던 친구들이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게 부럽지 않다면 거짓말”이라면서 “그만큼 나도 자극을 받는다.”고 했다. “국가대표 친구·형들의 좋은 플레이를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어요. 저희도 언젠가는 그 자리에 서겠습니다.” 남해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아시안컵] “이란 무서워?… 우린 만만해!”

    [아시안컵] “이란 무서워?… 우린 만만해!”

    원조 태극전사들은 이란을 껄끄러워한다. “이왕이면 피하고 싶다.”는 말을 스스럼없이 뱉는다. 고전했던 기억이 많은 탓이다. 그러나 비장해하는 건 형들 몫이다. ‘젊은 피’ 구자철(제주), 지동원(전남)은 이란을 떠올리면 절로 기분 좋은 미소를 짓는다. 채 두달도 안 됐다. 지난해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 3·4위전. 내심 금메달을 기대했던 홍명보호는 준결승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패했다. ●‘홍명보의 아이들’ 윤빛가람 가세 24년 만의 우승이 물거품이 되자 선수들은 표정을 잃었다. 그렇게 동메달 결정전에 나섰다. 상대는 이란. 전반부터 0-2로 뒤졌다. 무기력했다. 구자철이 시원한 왼발 중거리슛으로 한골을 쫓아갔지만 바로 한골을 헌납했다. 결국 후반 40분까지 2-3으로 끌려갔다.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홍명보의 아이들’은 휘슬시간이 다가오자 매섭게 몰아쳤다. 결국 후반 43분과 44분 지동원이 잇달아 헤딩골을 터뜨렸다. 4-3 승리. 너무 극적이라 어안이 벙벙할 정도였다. 어린 선수들은 정신적으로 부쩍 성장했다. 둘은 국가대표로 다시 아시아 정벌에 나섰다. 그리고 이번 아시안컵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뽐내고 있다. 구자철은 4골2어시스트, 지동원은 2골2어시스트로 대표팀의 대들보가 됐다. 당시 이란을 울렸던 기세를 몰아 아시안컵 4강 진출에도 선봉에 설 예정이다. 교체로 간간이 얼굴을 내미는 윤빛가람(경남) 역시 당시 대역전극의 멤버다. 하프타임 김정우(상무)와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아 서정진(전북)-박주영(AS모나코)으로 이어지는 골을 만들어냈다. ‘이란 울렁증’이 없어 발걸음이 가볍다. ●북한 이번대회 한골도 못 넣고 짐싸 한걸음 부족해 무릎 꿇었던 아시안게임은 끝났다. 설욕은 아시안컵에서 이어진다. 젊은 피들은 또 한번의 짜릿한 기억을 만들 수 있을까. 겁 없고 당당한 ‘유쾌한 도전’은 시작됐다. 한편 8강 티켓의 마지막 주인공은 이라크가 됐다. 이라크는 20일 북한을 1-0으로 누르고 토너먼트에 합류했다. 북한은 이번 대회에서 단 한골도 뽑지 못한 채 D조 3위(1무2패)로 짐을 쌌다. 출전국 중 처음 8강을 ‘찜’한 이란은 1.5군을 내는 여유를 부리면서도 UAE에 3-0 완승을 거뒀다. 3연승. 직접 관전한 조광래 감독은 “경기 내용은 좋지 않았다. (이란이 잘했다기보다) UAE 페이스가 떨어졌다. 8강에서 재밌는 승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란 압신 고트비 감독은 “한국은 의심의 여지없이 아시아 최고다. 하지만 내가 이란 감독으로 있는 한 우리가 이겨야 한다. 대회 마지막날 우리가 우승컵을 들어올릴 것”이라고 의욕을 불태웠다. 이로써 8강 대진은 중동 대 비(非)중동의 대결로 압축됐다. ‘미리보는 결승’으로 꼽히는 한국-이란전을 비롯, 일본-카타르, 우즈베키스탄-요르단, 호주-이라크가 준결승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모래바람이 거세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아시안컵] 朴, 기필코… ‘마수걸이 골’ 쏜다

    [아시안컵] 朴, 기필코… ‘마수걸이 골’ 쏜다

    ‘캡틴’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지난 12일 “이란과 8강에서 만나고 싶지 않다. 축구를 잘 아는 압신 고트비 감독이 지휘하고 있다.”고 했다. 이란 통신사와의 인터뷰였기에 이는 ‘입에 발린 소리’였을 수도 있다. 팀을 더 단단히 추슬러 아시안컵 조별리그 1위로 8강행을 확정 지으려는 분발의 의미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골 득실에서 호주에 뒤져 C조 2위가 됐다. 8강전 상대는 ‘천적’ 이란이다. 역대 전적에서 8승 7무 9패로 뒤진 데다, 2005년 10월 이후 이긴 적이 없어 찜찜하다. 51년 만의 정상 탈환에 나선 태극전사들의 분위기도 긴장과 설렘, 불안이 얽혀 있다. 이런 오묘한 감정을 읽었다는 듯 박지성은 19일 “(이란에 대해) 두렵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런 “서로를 잘 알기 때문에 이란과의 8강은 상당히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라는 전제를 붙였지만, 캡틴의 건방진(?) 발언에 조광래호가 탄력을 받았음은 당연하다. 놀라지 마시라. 박지성은 아직 아시안컵 득점이 없다. 아시아 최초로 월드컵 본선 3개 대회에서 연속 골을 터뜨린 박지성이다. 2002 한·일월드컵 포르투갈전, 2006 독일월드컵 프랑스전, 2010 남아공월드컵 그리스전에서 모두 골 맛을 봤다. 하지만 아시안컵과는 지독히도 인연이 없었다. 19살이던 2000년 대회 땐 주로 교체로 출전했다. 유상철과 김상식(전북)에게 밀렸다. 2004년엔 무릎 수술 뒤 플레이가 위축돼 공격력이 떨어졌다. 2007년에도 무릎 사정상 대회에 불참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세 경기까지 포함해 11경기를 뛰었지만 1도움이 전부. 동료에게 좋은 찬스를 만들어 주는 데 매진했던 이유도 있고, ‘특급 스타’인 탓에 지독한 수비에 시달렸던 까닭도 있다. 어쨌든 박지성은 이란을 상대로 대회 마수걸이 골에도 도전한다. 사실 이란 축구 팬에게 박지성은 ‘원흉’이나 다름없다. A매치 13골(98경기)의 박지성은 그중 2골을 이란전에서 채웠다. 그것도 2009년 치러진 남아공월드컵 지역 예선에서만 2골이다. 2월 이란 테헤란 원정경기와 6월 서울 홈경기에서 두번 다 0-1에서 동점골을 터뜨렸다. 결국 두번 다 무승부(1-1)로 끝났다. 이란은 같은 조 한국과 북한에 밀려 남아공에 초대받지 못했다. 이번 이란전은 박지성의 99번째 A매치다. 이란전에 패한다면 조광래호의 여정도 끝이다. ‘일단 대기’를 외쳤지만, 박지성은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상태다.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 가입을 위해서도 이란전 승리가 필수인 것. 여러모로 의미가 많다. 주변의 호들갑에도 박지성은 태연했다. “중요한 것은 나의 골이 아니라 이기는 것이다. 100경기 출전도 관심 없다. 목표는 오직 아시안컵 우승”이라고 잘라 말했다. 캡틴의 마음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팬들은 박지성의 마수걸이 골과 센추리클럽 가입, 이란전 승리를 다 보고 싶다. 오는 23일 오전 1시 25분을 기다리는 이유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아시안컵] 趙, 기필코… ‘질긴 악연’ 끝낸다

    [아시안컵] 趙, 기필코… ‘질긴 악연’ 끝낸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영웅신화에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있다. 바로 ‘시련’이다. 시련을 겪지 않고 탄생하는 영웅은 없다. 영웅은 시련을 이겨내면서 정당성과 정통성을 확인한다. ●또 맞붙다… 5회 연속 8강서 격돌 ‘왕의 귀환’을 선언하고 51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한국이 8강 토너먼트의 첫 관문에서 이란을 만났다. 역대 전적은 8승 7무 9패로 박빙이지만 이상하게도 아시안컵에서 만날 때는 힘을 못 썼다. 아시안컵 통산 2승 2무 4패다. 이런 ‘천적’ 이란을 1996년 이후 다섯번의 아시안컵 8강에서 연속으로 만나게 됐다. 참 묘하고 질긴 악연이다. 그래서 오히려 이란과의 8강전은 한국이 진정한 아시아의 최정상임을 인증받을 수 있는 경기다. 대표팀 조광래 감독은 19일 인도와의 경기가 끝난 뒤 “이란 못 이길 것 같으면 어떻게 우승하겠다고 왔겠느냐. 빨리 집에 가는 게 낫지.”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란은 ‘조광래호’ 출범 이후 유일하게 패배를 안겼던 팀이기도 하다. ●껄끄럽다… ‘지한파’ 고트비 감독 이란은 여타의 중동 국가들과 인종 자체가 다르다. 신체 조건은 유럽과 다름없다. 체력과 개인기가 좋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청용(볼턴)에게는 미치지 못하지만 내세울 만한 스타 플레이어도 있다. 팀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미드필더 자바드 네쿠남과 공격수 마수드 쇼자에이가 나란히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오사수나에서 활약하고 있다. 중동 특유의 끈적한 경기 운영, 이른바 ‘침대 축구’를 앞세워 한국을 수차례 골탕 먹였다. 게다가 이란 대표팀 감독은 한국을 누구보다 잘 아는 압신 고트비 전 한국 대표팀 비디오 분석관이다. 정말 껄끄러운 상대다. 하지만 이번에는 할 만하다. 예전의 이란이 아니다. 조별리그 이라크, 북한과의 경기에서 간신히 이겼다. 지지 않은 게 다행일 정도였다. 몇 번 오지 않는 찬스를 성공시키는 골 결정력은 여전했지만, 수비가 엉망이었다. 측면과 최종 수비 뒷공간이 번번이 뚫렸다. 또 북한과의 경기 막판에는 눈에 띄게 체력이 떨어지면서 움직임이 둔해졌다. 아직 세대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희망 있다… 이란 ‘세대교체’ 실패 한국도 예전과 다르다. ‘패싱게임’과 세대교체의 실험을 마쳤다. 구자철(제주), 지동원(전남), 손흥민(함부르크) 등 빠르고 겁 없는 ‘영건’들이 이란의 느린 수비를 휘저을 준비를 하고 있다. 고트비 감독이 대표팀 코칭스태프로 있을 때 뛰었던 선수는 박지성과 이영표(알 힐랄), 차두리(셀틱)까지 딱 세명에 불과하다. 맞춤형 전술이 먹혀들 수 없는 상황이다. 또 한국은 일정상 이란보다 하루를 더 쉬고 경기에 나선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아시안컵] 골 폭풍 몰아쳤지만… 찜찜한 승리

    [아시안컵] 골 폭풍 몰아쳤지만… 찜찜한 승리

    공은 둥글다지만, 승패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몇 골 차로 이길지가 관심사였다. 조광래호가 상대한 인도는 그만큼 약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44위. 200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하위팀들이 참가하는 챌린지컵에서 우승, 27년 만에 극적으로(!) 아시안컵 본선에 올랐다. 대회에선 정작 승점 1도 못 땄다. 탈락은 이미 확정됐지만, 봅 휴튼(영국) 인도 감독은 “한국 같은 강팀과 경기하는 건 영광”이라고 했다. 그런 인도를 상대로 한국은 ‘아시아 호랑이’의 매운 맛을 보여줬다. 18일 비 내리는 카타르 도하의 알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인도를 4-1로 물리쳤다. 원톱 지동원(전남)이 두 골을 넣었고, ‘샛별’ 손흥민(함부르크)도 A매치 데뷔골을 넣었다. 구자철(제주)은 1골 2도움을 기록, 득점 공동선두(4골)에도 올랐다. 이로써 2승 1무(승점7)가 된 한국은 같은 시간 바레인을 1-0으로 꺾은 호주(승점7)와 동률이 됐다. 그러나 7득점·3실점으로 골득실(+4)에서 호주(+6)에 뒤져 조 2위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은 23일 오전 1시 25분 카타르클럽에서 D조 1위가 확정된 이란과 8강 단판전을 치른다. 유효슈팅만 20개를 때릴 만큼 일방적인 경기였다. 첫 득점은 전반 6분 만에 나왔다. 구자철, 이청용(볼턴)으로 이어진 원터치 패스가 지동원의 머리로 연결돼 골망을 뒤흔들었다. 스트라이커 지동원의 대회 첫 득점. 흥이 채 가시기도 전인 3분 뒤엔 구자철의 추가골이 나왔다. 이번엔 지동원이 어시스트 했다. 한창 상승엔진에 박차를 가할 무렵, 곽태휘(교토상가)의 불필요한 반칙이 나왔다. 전반 12분 페널티킥을 내줬고, 인도축구 유일의 해외파인 체트리 수닐(미국 캔자스 스포르팅)이 침착하게 꽂아넣었다. 잠시 주춤하던 한국은 전반 23분 지동원이 구자철의 도움을 받아 한 골을 추가했다. 인도는 이후 전원 수비에 가까운 포진으로 육탄방어를 펼쳤다. 골대 앞에 촘촘히 버티고 서서 완벽한 슈팅을 머리로, 몸으로 걷어냈다. 전반은 3-1로 마쳤다. 조광래 감독은 하프타임 ‘셀틱듀오’ 차두리·기성용을 빼고 손흥민(함부르크), 최효진(상무)을 넣으며 반전을 꾀했다. 그러나 꼭꼭 걸어 잠근 인도의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게다가 인도 수브라타 폴 골키퍼는 14개의 슈퍼세이브를 보였다. 골이나 다름없던 상황을 연출하던 한국은 결국 후반 36분 ‘무서운 10대’ 손흥민의 득점포로 대승을 마무리했다. ‘젊은 피’를 앞세워 4골이나 뽑았지만 왠지 찝찝하다. 8강 토너먼트 상대가 ‘천적’ 이란이기 때문. 한국은 얄궂게도 이란과 최근 다섯 번의 아시안컵 8강에서 연속으로 만나게 됐다. 최근 네 번의 대회에서는 1승 1무 2패를 거뒀다. 역대전적에서 8승 7무 9패로 열세고, 2005년 10월 친선전(2-0승) 이후 이긴 적도 없다. 지난해 9월 평가전에서도 졌다. 이란의 압신 고트비 감독이 2006년 태극전사와 함께 독일월드컵에 나갔던 ‘한국통’이라는 것도 마음에 걸린다. 하지만 한국의 출사표는 우승이었다. ‘왕의 귀환, 아시아의 자존심’을 슬로건으로 내건 한국이라면 누구라도 겁낼 필요는 없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아시안컵] 영건들 있기에… 흐뭇한 한국축구

    [아시안컵] 영건들 있기에… 흐뭇한 한국축구

    호들갑 떨 일은 아니다. 18일 만난 인도는 약체였다. 그래도 ‘조광래호’가 새로 탑재한 ‘영건’들의 활약은 대단했다. 이날 인도의 밀집수비를 뚫고 골을 터트린 것은 모두 향후 10년 동안 한국축구를 이끌어 갈 젊은 공격수들이었다. 침묵을 지켜왔던 원톱 지동원(20·전남)은 2골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후반 교체투입된 한국의 최연소 선수인 ‘샛별’ 손흥민(19·함부르크)은 A매치 첫 골을 넣었다. 아시안컵 득점왕을 노리는 구자철(22·제주)도 자신의 대회 4호골을 만들어냈다. 그것도 모자라 지동원의 두번째 골과 손흥민의 A매치 데뷔골을 도왔다. 당초 대표팀 부동의 스트라이커는 박주영(26·AS모나코)이었다. 필요할 때 한방씩 해주는 것은 물론 공중볼 다툼에 능하고, 상대 수비진을 끌고 다니는 움직임이 좋다. 그래서 아시안컵을 앞두고 박주영이 부상으로 출장할 수 없게 됐을 때 51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한국의 앞길에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먹구름이 드리운 분위기였다. 조광래 감독은 다급하게 박주영을 대신할 수 있는 공격수들을 찾았다. 지동원, 손흥민, 구자철, 윤빛가람(22·경남) 등의 젊은 선수들이 선택됐다. 비록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잘 해줬지만, 성인 대표팀들 간의 경기에서는 이들 모두가 거의 처음 등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큰 기대는 받지 못했다. 관심은 ‘캡틴’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청용(23·볼턴)에게 모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영건들은 굉장했다. 경기장에 나서 얼어붙은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렇다고 무작정 열심히 뛰는 것도 아니었다. 조 감독이 요구한 플레이를 120% 해줬다. 기술은 물론이거니와 노련하고, 감각적이었다. 제주에서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구자철은 대표팀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바레인-호주-인도전까지 전 경기에서 골을 터트렸다. 지동원도 자리에 구애받지 않는 폭넓은 움직임으로 공격의 활로를 텄다. 박주영의 대체자에서 경쟁자가 됐다. 바레인전에서 곽태휘(30·교토상가)의 불의의 퇴장으로 잠깐 피치를 밟는데 그쳤던 손흥민은 결국 인도전에서 일을 냈다. 한국 축구의 미래는 밝아졌고, 조 감독은 흐뭇해졌다. 그런데 박주영은 큰일났다. 치열한 주전경쟁이 그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아시안컵] 사우디 오일머니에 잠기다

    과거는 화려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1위(2004년)였고, 원정 월드컵 16강도 이뤘다. 그러나 과거는 오히려 현실을 더 비참하게 만들 뿐이다.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3전 전패로 탈락한 사우디아라비아 얘기다. 사우디는 ‘유종의 미’를 기대하는 고국 팬들의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지난 17일 B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일본에 0-5로 대패했다. 오카자키 신지(시미즈 S펄스)에게 해트트릭을 내줬다. 2패로 일찌감치 탈락을 확정 지은 사우디는 영 힘을 쓰지 못했다. 선수들은 뛸 의지가 없어 보일 정도로 무기력했다. 전술적인 색채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저 시간만 때웠다. 어쩌면 그럴 만도 했다. 1차전 후 주제 페제이루(포르투갈) 감독이 교체됐고, 2차전이 끝났을 땐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축구협회장도 옷을 벗었다. 이렇다 할 추진동력이 없었다. 격세지감이다. 사우디는 아시안컵 정상에 세번 올랐다. 일본·이란과 함께 최다 우승국. 2007년 대회 준우승 등 지난 대회까지 아시안컵 본선에 7차례 올라 그 중 결승에 6번이나 오를 정도로 잘나갔다. 월드컵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994년 미국대회부터 2006년 독일대회까지 4회 연속 이름을 올렸다. 게다가 미국월드컵에서는 벨기에·모로코를 물리치고 16강에 진출했다. 한국보다 16년이나 앞서 원정 16강을 달성한 것. 삐걱대기 시작한 건 최근이다. 2009년 막을 내린 남아공월드컵 최종 예선에서 한국과 북한에 밀려 본선 티켓을 따지 못했다. 바레인과 아시아지역 플레이오프에서도 졌다. 페제이루 감독에 대한 퇴진 여론이 끊이지 않았고, 팀은 계속 어수선했다. 세계축구에서도 점점 곁가지로 밀려났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결국은 ‘오일머니’다. 사우디는 세계 최대의 석유부국. 선수들은 웬만한 유럽 선진리그가 부럽지 않은 두둑한 연봉을 받는다. 특급스타들이 은퇴지로 중동을 꼽는 것도 이런 이치다. ‘배부르고 등 따습다 보니’ 사우디 선수들은 외국에 나갈 필요성을 못 느낀다. 결국 고인 물이 썩었다. 유럽파를 앞세워 선진축구가 지속적으로 이식되는 한국·일본과 달리 사우디는 여전히 과거축구를 답습하고 있다. 세계축구의 흐름에서 도태됐다. 게다가 2000년 이후 대표팀 사령탑을 거쳐 간 사람이 12명이나 될 만큼 일관성이 없었다. 평균 수명이 1년도 안 된 것. 두명은 한두 경기 만에 잘렸다. 사우디의 ‘화려한 시절’은 끝났다. 굴욕적인 탈락으로 발전적인 청사진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몰락은 더 가속화될 것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정부청사 일회용컵 없애기 ‘용두사미’

    정부청사 일회용컵 없애기 ‘용두사미’

    커피전문점 스타벅스가 18일 환경부와 손잡고 일회용컵 없는 매장 만들기를 선언하면서 한때 떠들썩하게 전개됐던 관가의 ‘일회용컵 없애기’ 운동의 실효성 여부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서울신문이 18일 세종로·과천·대전 정부종합청사를 대상으로 ‘종이컵 없는 청사’ 시행 여부를 파악한 결과 시도는 있었으나 성과는 거의 없는 일회용 정책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청사가 일제히 ‘종이컵 없는 청사’ 만들기를 시도한 것은 2009년 5월. 환경부가 ‘일회용품 줄이기 추진계획’ 권고 공문을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들에 띄우면서부터였다. 당시 환경부는 자원절약 및 재활용 촉진을 위해 공공기관의 상주 직원들에게 개인용 다회용컵(머그잔)을 사용하고 방문객용으로도 다회용컵을 비치하게 하는 실천수칙을 마련했다. 단, 어쩔 수 없이 사용한 종이컵은 회수대를 설치해 철저히 재활용하는 쪽으로 유도했다. 캠페인 주무부처인 환경부의 경우는 전 직원들에게 다회용컵을 일괄 지급하기도 했다. 캠페인 이후 청사 내 상주 직원들의 다회용컵 보유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당시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법무부의 경우는 본부 직원 760명 가운데 570명(75%)이, 지식경제부는 전체 811명 가운데 750명(92%)이 다회용컵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금은 환경부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종이컵을 다 사용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전 부처의 머그잔 보유 실태를 집계 중”이라면서 “우리 부의 경우 일회용 컵 대신 개인컵만 사용하도록 하고 있으나 실·국장실의 경우 손님들이 있어 일회용컵을 쓰지 않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과천 사회부처의 한 사무관도 “처음엔 개인용컵을 사용했지만, 일일이 씻기가 번거로워 일회용컵 사용 횟수가 늘고 있다.”면서 “세제를 이용한 세척으로 물 사용량이 늘어나면 경제적으로는 더 손실 아니냐.”고 반문했다. 세종로 중앙청사도 상황은 엇비슷하다. 행안부 관계자는 “캠페인을 통해 전체 상주 직원(4140명)의 90% 이상이 머그컵을 보유하고는 있지만 실제로 이를 사용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라면서 “게다가 하루평균 1000명이 넘는 청사 방문객들에게까지 친환경 잣대를 들이대는 건 더더구나 어렵다.”고 말했다. 세종로 청사에서는 한때 민원실 등 외부인용 자판기 컵을 다회용 플라스틱으로 대체했으나, 세척과정에서의 위생 논란으로 결국 종이컵을 몰아내지 못했다. 정부대전청사도 마찬가지다. 대전청사는 환경부의 권고 캠페인에 한발 앞서 2006년 자발적으로 일회용컵 줄이기 운동을 펼친 곳이다. 친환경 정책의 하나로 청사 내 자판기와 일부 사무실 컵을 플라스틱 재활용컵으로 바꾸는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였으나, 위생 및 비용 문제로 얼마 못 가 유야무야됐다. 한편 스타벅스는 25일 서울 매장 29곳을 시작으로 올해 안에 전체 330개 매장 안에서는 일회용컵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지금까지는 손님의 취향에 따라 다회용컵(머그잔)과 종이컵을 함께 사용했다. 개인 컵을 사용하는 고객에게는 가격을 300원 할인해 준다. 매장 밖으로 커피를 가져가는 ‘테이크 아웃’ 판매는 현행처럼 일회용컵이 제공된다. 유진상·황수정·박승기기자 sjh@seoul.co.kr
  • [아시안컵] 카타르·우즈베크 8강 선착… 中 끝내 탈락

    우즈베키스탄과 홈팀 카타르가 아시안컵 축구대회 8강에 가장 먼저 올랐다. 중국은 끝내 탈락했다. 초반 돌풍의 주역 우즈베키스탄은 17일 카타르 도하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A조 조별리그 3차전 중국과 경기에서 공방전 끝에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2승1무를 기록한 우즈베키스탄(승점 7)은 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하지만 1승1무1패가 된 중국(승점 4)은 3위로 밀려 탈락했다. 이날 쿠웨이트를 3-0으로 완파한 카타르(승점 6)는 2승1패로 2위를 차지해 8강에 합류했다. 우즈베키스탄을 반드시 이겨야 하는 중국은 선제골을 넣으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전반 7분 위하이가 헤딩슛으로 선제골을 뽑았다. 그러나 우즈베키스탄은 전반 30분 오딜 아흐메도프가 동점골을 터뜨린 뒤 후반 1분 만에 알렉산더 게인리히가 중거리슛을 성공시켜 2-1로 뒤집었다. 총반격에 나선 중국은 후반 21분 하오준민이 프리킥으로 동점을 만드는 데 그쳤다. 카타르는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라이벌 쿠웨이트에 완승했다. 카타르는 전반 11분 빌랄 모하메드 라야브의 선제골과 5분 뒤 모하메드 엘 사예드의 추가골로 승기를 잡은 뒤 후반 막판 파비오 세사르가 쐐기골을 터뜨렸다. 쿠웨이트는 3전 전패로 탈락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1ℓ커피… 美선 ‘통큰 음료’ 전쟁중

    1ℓ커피… 美선 ‘통큰 음료’ 전쟁중

    스타벅스가 1컵 용량이 1ℓ에 가까운 커피를 신상품으로 내놓으면서 미국에서 한바탕 ‘통큰 음료’ 전쟁이 펼쳐질 판이다. 스타벅스는 지난 16일(현지시간) 31온스(약 914.5㎖)에 이르는 ‘트렌타’(위사진 오른쪽) 사이즈 커피를 18일부터 조지아, 하와이 등 미국 14개주에서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는 5월 3일부터는 미국 내 전 지점에서 맛볼 수 있다. 트렌타 사이즈는 지금까지 스타벅스에서 판매하던 가장 큰 용량의 ‘벤티’ 사이즈보다 7온스(약 206.5㎖) 더 크다. 가격은 벤티 사이즈보다 50센트 더 비싸게 책정된다. 스타벅스의 이런 행보는 지난해 ‘맥카페’라는 이름의 커피전문매장을 내고 단돈 1달러에 32온스(946.4㎖)짜리 차 음료(아래)를 팔며 스타벅스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진 맥도널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트리뷰트 홈페이지
  • [아시안컵] 인도전 골폭풍 일으켜라

    18일 아시안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태극전사들이 손봐 줄 상대는 최약체 인도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44위로 대회에 출전한 16개 나라 중 순위가 가장 낮다. 호주에 0-4, 바레인에 2-5로 졌다. 수준이 한참 떨어진다. 한국은 비기기만 해도 8강행을 확정 짓는다. 하지만 조광래호는 승리는 당연하고 ‘대량득점’을 선언했다. 골폭풍이 필요한 이유는 뭘까. 일단은 조 1위로 8강에 오르기 위해서다. 한국의 출사표는 우승이었다. 조 2위는 자존심이 허락지 않는다. 한국이 자력 1위를 하려면 대량득점이 필수다. 한국은 현재 C조 2위다. 1승1무(승점 4)로 호주와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에서 밀린다. 호주-바레인이 비기거나 바레인이 이기면 한국은 조 1위가 된다. 그러나 호주가 이긴다면 골득실을 따져야 한다. 호주가 바레인을 1점 차로 이긴다고 해도 한국은 인도를 4골 차로 눌러야 골득실이 같아진다. 그 다음엔 다득점을 따진다. 최대한 많은 골을 뽑아야 하는 것. 더 큰 이유는 만만한(?) 대진을 위해서다. 한국이 조 2위로 8강에 오른다면 D조 1위를 확정 지은 이란과 만난다. 이란은 우리의 천적이다. 역대전적에서 8승 7무 9패로 뒤진 것은 물론 2005년 10월 친선전(2-0 승) 이후 이긴 적이 없다. 이후 6번 설욕을 별렀지만 4무 2패로 입맛만 다셨다. 조광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난해 9월에도 패(0-1)했다. 얄궂게도 한국은 최근 네 번의 아시안컵에서 모두 이란과 8강전을 펼쳤다. 1996년엔 2-6으로 참패를 당했고, 2000년엔 2-1로 승리했다. 2004년엔 난타전 끝에 3-4로 졌고, 2008년엔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4-2) 끝에 한국이 4강에 올랐다. 결코 유쾌할 수 없는 과거다. 더구나 이란 압신 고트비 감독은 대표팀 코치로 2006독일월드컵에 나섰던 대표적인 ‘지한파’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영표(알 힐랄)와 한솥밥을 먹었다. 선수들은 물갈이됐지만, 한국축구의 특징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어 껄끄럽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겠지만, 이왕이면 피하고 싶다. 인도에는 미안하지만, 골폭죽은 선수단 사기를 높이는 특효약이다. 태극전사 중 이번 대회 골맛을 본 선수는 구자철(제주)이 유일하다. 물론 원톱 지동원(전남)과 좌우날개 박지성, 이청용(볼턴) 등 공격진의 활발한 몸놀림이 있었기에 구자철의 득점도 가능했다. 그러나 문전 결정력은 아쉬웠다. 득점이 한 선수에 편중되는 것은 토너먼트에서 불안요소다. 게다가 구자철도 피로와 발목부상이 겹쳤다. 한 수 아래 인도를 상대로 마수걸이 골을 뽑아내야 한다. 월드컵 무대에서 골을 넣은 ‘프리미어리거’ 박지성·이청용은 물론 지동원·손흥민(함부르크)·유병수(인천) 등이 득점포를 가동한다면 한국은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한다. 토너먼트에서 만날 상대도 수비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이유야 어쨌든 한국은 인도전 대량득점을 예고했다. 조 감독은 호주전에 앞서 선수들에게 “호랑이는 토끼 한 마리를 잡는 데도 최선을 다한다.”고 편지를 썼다. 인도는 큰일 났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아시안컵] 사커루 훼방에… ‘왕’ 발걸음 일단 멈춤

    [아시안컵] 사커루 훼방에… ‘왕’ 발걸음 일단 멈춤

    귀환을 선포한 ‘왕’의 발걸음에 ‘사커루’가 훼방을 놓았다. 반세기 만의 아시안컵 정상 탈환을 노리는 한국이 강적 호주와 비겼다. 승점 1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은 14일 카타르 도하의 알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대회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구자철(제주)이 선제골을 넣었지만 마일 제디낙에게 헤딩골을 내줘 1-1로 비겼다. 지난 11일 바레인을 꺾었던 한국은 호주와 나란히 1승1무(승점4)가 됐지만, 골득실에서 뒤져 2위에 올랐다. 최약체 인도와의 최종전을 남겨둔 한국은 이로써 사실상 8강행을 예약했다. 그러나 조 1위로 8강에 오르려면 인도전에서 대량득점을 해야 한다. 호주가 인도를 4-0으로 대파했기 때문. 승점이 같을 경우 골득실-다득점으로 순위를 가리므로 최종전 부담은 커졌다. 조 2위가 된다면 토너먼트에서 D조의 이란, 북한 등 까다로운 상대와 격돌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호주전은 ‘미리 보는 결승’으로 불렸다. 아시아 최다 월드컵 출전국(8회) 한국과 아시아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가장 높은 호주(26위·한국 39위)의 대결은 그 자체로 ‘핫이슈’였다. 나란히 1승을 챙긴 뒤 가진 순위 결정전의 의미가 짙었다. 출발은 괜찮았다. 일진일퇴였지만 한국의 근소한 우세였다. 한국은 바레인전에서 레드카드를 받은 곽태휘(교토상가) 대신 황재원(수원)에게 중앙수비를 맡긴 것 말고는 1차전과 같은 ‘베스트 멤버’가 나섰다. 원톱 지동원(전남)과 섀도 스트라이커 구자철, 좌우 날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청용(볼턴)은 초반부터 활발하게 공격진영을 누비며 슈팅을 날렸다. 세밀한 패스게임과 유기적인 커버플레이는 좀 더 가다듬어진 모습이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선수로 뽑힌 사샤(성남)가 버티는 호주의 수비라인은 탄탄했지만, 태극전사들은 오밀조밀한 패스를 앞세워 찬스를 만들어 갔다. 첫 골은 전반 24분 터졌다. 지동원이 수비수를 따돌리며 내준 공을 구자철이 골문 정면에서 받아 오른발로 꽂아 넣었다. 골키퍼의 몸놀림까지 예상하고 방향을 비틀어 때린 그림 같은 슛. 지난 바레인전에서 두 골을 넣은 구자철은 이날도 골을 추가, 3골로 이번 대회 중간 득점 선두에 오르며 새로운 에이스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전반은 1-0, 한국의 리드. 그러나 후반 17분 호주의 코너킥 때 제디낙에게 헤딩 동점골을 내줬다. 1-1 동점. 경기는 더욱 박빙으로 흘렀다. 조광래 감독은 구자철 대신 염기훈(수원)을, 지동원을 빼고 유병수(인천)를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다. 한국은 인저리 타임까지 쉼 없이 슈팅을 날렸지만, 야속하게도 골문은 더 이상 열리지 않았다. 한국은 오히려 날카로운 슈팅을 허용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호주와의 역대 전적은 6승9무7패.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서울광장] 이제 박지성을 놓아 주자/오병남 논설실장

    [서울광장] 이제 박지성을 놓아 주자/오병남 논설실장

    축구공 하나에 세계가 흥분하고 열광하는 것은 거기에 영웅이 있기 때문이다. 둥근 공 하나에 삶을 건 영웅들의 열망과 몸짓은 우리의 원초적 목마름을 채워 주기에 충분하다. 박지성은 두말없는 한국 축구의 영웅이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그는 한국을 사상 첫 원정 16강에 올려 놓았다. 한국 축구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기적 같은 4강신화를 일궈 냈지만, ‘안방 결실’이라는 이유로 세계축구계의 강호로 대접받지는 못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 첫 경기에서 토고를 2-1로 꺾은 것이 월드컵 출전 52년 만에 거둔 첫 원정승리임을 감안하면, 한국이 그동안 축구변방에 머물러 왔음을 충분히 짐작케 한다. 남아공월드컵 16강은 한국이 세계축구의 주류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음을 말해 준 쾌거다. 1882년(고종 19년) 영국 군함 플라이호스 병사들을 통해 움튼 한국 축구의 역사를 128년만에 새롭게 쓴 셈이다. 그 중심에 대표팀의 ‘영원한 캡틴(주장)’ 박지성이 있다. 그런 그가 30일 카타르 도하에서 막을 내리는 아시안컵을 끝으로 국가대표에서 은퇴할 계획이라고 한다. 우루과이와의 남아공월드컵 16강전이 끝난 뒤 처음 은퇴를 시사한 이후 그의 거취는 한국 축구계 최대의 화두가 됐다. 걱정과 공감이 교차하고 여론조사 결과도 엇갈린다. 이 가운데 축구대표팀 선수를 대상으로 한 조사가 눈길을 끈다. 대표선수 23명 가운데 무려 17명(74%)이 그의 결심을 존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축구전문가 30명 중 20명(67%)이나 은퇴를 만류해야 한다고 답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가 대표팀에서 은퇴하려는 것은 자신의 역할이 끝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난 10여년간 대표팀의 핵으로 활약해 온 그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때는 만 33세의 노장이 된다. 그가 뛴다면 물론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한국 축구의 한단계 도약을 이끌 처지는 아니다. 어차피 한국 축구는 브라질월드컵에서 8강 이상에 도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인물에게 ‘영웅의 몫’을 넘겨야 한다는 그의 생각은 어쩌면 당연하다. 프리미어리그의 이청용(볼턴), K리그의 구자철(제주 유나이티드)을 비롯한 몇몇 젊은 피가 벌써부터 그의 후계자로 회자된다. 이제는 소속팀에 전념하고 싶다는 생각도 충분히 설득력을 갖는다. ‘산소탱크’라 불리며 경기 내내 쉼 없이 달리는 그의 플레이 특성상 세계 최고 수준의 스타들이 모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확고한 업적을 쌓을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태극마크의 엄중함 탓에 대표팀과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오가지만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오랜 시간 비행기를 타면 무릎에 물이 차는 고통도 만만치 않다. 그는 올시즌 프리미어리그 진출 6년만에 가장 좋은 6골-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11, 12월의 선수로 연속해 뽑혔다. ‘꿈의 무대’로 불리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더구나 18차례나 리그 우승을 차지한 최고의 명문클럽 주전을 당당히 꿰찬 것이다. 그는 이미 단순한 축구선수를 넘어섰다. 한국의 국가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앞으로 그가 자신의 희망대로 맨유의 경기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된다면, 그는 단군 이래 가장 위대한 한국 축구선수로 기록될지도 모른다. 그는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한국에 51년만의 우승컵을 안겨 주는 것이 대표선수로서의 마지막 임무라고 생각한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조용한 카리스마로, 안에서는 몸을 던지는 투혼으로 대표팀을 이끄는 그의 활약 덕에 한국은 정상을 향해 진군 중이다. 팬들의 걱정과 아쉬움, 혹시 쏟아질지도 모르는 비난에 대한 부담감이 지금 그를 짓누르고 있을 것이다. 이제 박지성을 풀어 주자. 그가 세계 축구사의 위대한 영웅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우리의 ‘욕심’을 이쯤에서 멈추자.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2002월드컵 포르투갈전에서의 명품골을 비롯, 그동안 그가 보여 준 열정과 몸짓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행복하지 않은가. obnbkt@seoul.co.kr
  • [아시안컵] “느린 키다리, 스피드로 넘어라”

    [아시안컵] “느린 키다리, 스피드로 넘어라”

    14일 아시안컵 조별리그 최대의 빅매치가 열린다. 주인공은 ‘왕의 귀환’을 선언한 한국과 ‘아시아 속 유럽’ 호주다. 아시아축구연맹(AFC)도 B조 일본-사우디전, D조 이란-북한전과 함께 C조의 한국-호주전을 조별리그 3대 빅매치로 꼽았다. 현재 호주는 약체 인도를 4-0으로 대파하고 C조 1위, 한국은 바레인을 2-1로 꺾고 골득실차에 밀려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종전이 남아 있지만 사실상 C조 1위 결정전으로 자존심이 걸린 대결이다. 질 수 없다. 승리를 위한 한국의 주요 전술 포인트를 짚어 봤다. 1. 초반 주도권 장악하라 경기를 지배하기 위해 초반 기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몸싸움과 개인기, 결정력이 좋은 호주의 공격진을 자기 진영으로 밀어 넣어야 한다. 그래서 전반 15분까지의 경기 흐름이 중요하다. 모든 패스가 톱니바퀴처럼 이어지면 좋겠지만, 기계가 아닌 이상 불가능하다. 다만 상대 진영에서 7, 8번의 패스가 끊기지 않고 매끄럽게 연결된다면 호주의 공격과 미드필더들은 자연스럽게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다. 패싱 게임의 전형을 보여 주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바르셀로나도 전·후반 90분 내내 패스워크가 매끄러운 것은 아니다. 단 몇번의 끊어지지 않는 패스로 상대의 공격 의지를 꺾는다. 호주는 마음먹고 공격으로 나올 때 무섭다. 수비 상황에서는 크고 느린 팀일 뿐이다. 호주를 자기 진영에 밀어 넣는 데 성공한 뒤에는 그저 경기를 즐기면 된다. 2. 측면 돌파 봉쇄하라 호주는 인도전 4골 가운데 3골을 오른쪽 측면 침투를 통해 만들어 냈다.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브렛 에머턴(블랙번)의 돌파는 빨랐고, 크로스도 날카로웠다. 세트피스와 공중전의 출발점이기도 했다. 한국이 실점을 한다면 에머턴을 막지 못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에 맞설 한국의 왼쪽 측면에는 한국축구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두 명의 베테랑이 버티고 있다. 바로 이영표(알 힐랄)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다. 설명이 필요없는 명콤비다. 다만 박지성이 측면만을 고집하지 않고 중앙까지 ‘프리롤’로 움직일 때 한국의 공격도 술술 풀린다는 전술적 흐름을 고려하면, 역습 대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수비형 미드필더 기성용(셀틱)과 이용래(수원)의 민첩한 수비 가담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3. 수비 뒷공간을 노려라 2010 AFC 올해의 선수인 사샤 오그네브스키(성남)와 루카스 닐(갈라타사라이)이 지키고 있는 호주의 중앙 수비는 높고 노련하다. 그런데 느리다. 조광래 감독도 이 부분을 노린다고 했다. 박지성과 ‘신형 원톱’ 지동원(전남), 섀도 스트라이커 구자철(제주), 오른쪽 측면의 이청용(볼턴)이 빠르고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공을 주고받으면서 호주의 중앙 수비를 혼돈에 빠뜨려야 기회가 열린다. 또 호주의 왼쪽 측면 수비수 데이비드 카니(블랙풀)와 왼쪽 미드필더 브렛 홀먼(알크마르)의 호흡도 완벽하지는 않다. 호주 언론들도 이 부분을 약점으로 지적하면서 오른쪽 윙백 차두리(셀틱)의 오버래핑 경계령을 내렸다. 하지만 막는다고 쉽게 막힐 차두리가 아니다. 조 감독은 13일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가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이길 준비가 끝났다는 뜻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새해 결심·정리정돈 도우미 총집합

    새해 결심·정리정돈 도우미 총집합

    새로운 마음가짐은 주변 정리에서 시작된다. 집보다 사무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직장인에게 업무 공간과 시간을 쾌적하고 즐겁게 만드는 일은 중요하다. 아주 작은 소품 하나로 내 앞의 작은 공간은 물론 마음속도 차분하게 정리할 수 있다. 책상 위에 계속 쌓이는 서류가 가장 골칫덩어리. 생활용품숍 다이소의 ‘서류정리함’은 하나씩 구매해 층층이 쌓아 서류가 늘어나는 만큼 정리함을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번에 2~4단까지 좁은 공간에서 많은 서류를 깔끔하게 보관하기 좋다. 분홍, 주황, 파랑, 연두 등 색상을 입어 칙칙한 업무 환경을 산뜻하게 변화시킨다. 2000원. ●골칫덩어리 서류 2~4단 정리함에 다이소의 ‘목재 펜케이스’는 기존 펜꽂이와 달리 앞쪽이 낮고 뒤로 갈수록 계단처럼 높아지는 형식이다. 여기저기 굴러다니던 연필, 볼펜을 정리해 꽂고 앉은 자리에서 쉽게 펜을 뽑을 수 있게 배려한 제품이다. 1000원. 서랍 속에 지저분하게 널려 있는 물건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칸막이가 필요하다. 후추통(www.hoochootong.com)에서 판매 중인 ‘서랍장 칸막이 파티션’은 서랍의 크기에 따라 늘리거나 줄일 수 있어 실용적이다. 5000원. ●미니 피그 청소기로 깔끔한 책상 책상 위 먼지, 과자 부스러기는 전용 청소기로 말끔히 치우자. 디앤샵(www.dnshop.com)의 ‘피그 미니 청소기’는 작지만 먼지를 빨아들이는 힘이 강력하고 브러시도 달려 있어 더러움을 말끔히 해소해 준다. 돼지코 부분을 비틀어 안에 쌓인 쓰레기를 청소할 수 있어 편리하다. 색상과 디자인도 상쾌하다. 8500원. 건조한 실내에서 요즘 개인 전용 가습기는 기본. 디앤샵의 ‘USB 미니 컵 가습기’는 테이크아웃 커피 잔처럼 생겨 일단 생김새에서 점수를 딴다. 작은 몸집 대비 가습 효과도 뛰어나다. 전기코드 없이 USB 단자만 있으면 사용할 수 있어 간편하다. 자동차에서도 시거잭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1만 2500원. ●‘스터디 플래너’로 빈틈없는 계획을 우울증을 막는 특효약은 햇빛이다. 인터파크(www.interpark.com)에서 파는 ‘플립플랩 태양열 움직이는 인형’은 햇빛을 받으면 머리를 갸웃갸웃 움직이는 소품. 따로 건전지가 필요 없이 햇빛이 드는 곳을 따라 두면 된다. 토끼, 원숭이, 판다 등 다양한 캐릭터가 기분 전환은 물론 사무환경도 바꿔 준다. 6000원. 볼펜, 노트, 메모지 등 문구류를 바꾸는 걸로 새해 결심과 마음을 정리하는 이들이 많다. 메모지가 쌓이다 보면 지저분하고 스트레스를 받기 십상. GS샵(www.gsshop.com)에서 파는 나뭇잎 모양의 접착식 메모지 ‘리프 잇 포스트 잇’은 메모지가 쌓일수록 숲이 만들어지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2800원(80장입). 빈틈없는 계획은 마음 자세를 가다듬는 데 필수다. 새해 결심에 빠지지 않는 게 어학 공부와 자격증 취득. 여기에 알뜰한 금전관리도 빠질 수 없다. 차근차근 꾸준히 공부할 수 있게 해 주는 디자인 다다의 ‘앳홈스터디플래너’(4800원), 꼼꼼한 금전관리를 가능하게 해주는 텐바이텐(www.10x10.co.kr)의 ‘알뜰살뜰 캐쉬북’(5500원)도 새로운 목표를 세운 이들에게 권할 만하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피플 인 스포츠] 스키점프 최돈국 前감독

    [피플 인 스포츠] 스키점프 최돈국 前감독

    스키점프 국가대표는 17년째 태극마크를 달고 있다. 선수가 없어 시작하자마자 바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대표팀의 김흥수(31) 코치와 최흥철(30)·최용직(29)·김현기(28)·강칠구(27·이상 하이원)가 ‘스키점프 1세대’다. 이들 5명 외에 숨겨진(?) 스키점프 개척자가 있다. 1991년 점프팀이 창단됐을 때부터 2006년 토리노올림픽까지 선수들을 이끌며 ‘무에서 유를 창조한’ 최돈국(49) 전 감독이다. 영화 ‘국가대표’에서 배우 성동일이 맡았던 역할. 국제스키연맹(FIS) 스키점프대륙컵이 한창인 13일 평창에서 만난 최 전 감독은 “점프대를 보면 아직도 가슴이 저릿하다. 난 꿈을 이뤘다.”고 활짝 웃었다. ●20년전 처음 뛰어본 점프대 달력은 1976년으로 거슬러 간다. 까까머리 중학생은 별 생각 없이 신문을 뒤적이다 ‘V’자 모양으로 하늘을 나는 사진에 마음을 빼앗겼다. 인스부르크 동계올림픽의 스키점프 사진. 가슴이 뛰었다. 하얀 눈과 파란 하늘, 그 속을 우아하게 나는 것은 그때부터 소년의 ‘로망’이 됐다. 막연히 스키점프 선수를 꿈꿨지만 방법이 없었다. 한국에는 스키점프를 아는 사람도, 해본 사람도 없었다. 대신 알파인 스키대표로 이름을 날렸다. 선수를 그만둔 뒤 스키강사로 지내던 1991년. 그의 인생을 뒤흔든 사건이 생겼다.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선 무주에 스키점프대가 생긴 것. 비록 5m와 15m 점프대라 ‘폴짝’ 뛰어오르는 수준이었지만, 청년은 단숨에 달려갔다. 정말 짜릿했다. 짱짱한 스키실력에 체구도 아담한 최 전 감독은 영입 1순위였다. 주변에서 “편한 직장을 놔두고 왜 무모하게 고생을 하느냐.”고 말렸다. 단호하게 “꿈을 이루러 갑니다.”라고 말했고, 그렇게 감독이 됐다. 감독이라도 코흘리개 선수들과 다를 게 없었다. 20대 후반의 ‘감독님’은 선수들과 함께 걸음마부터 뗐다. 원정강습을 온 체코 코치와 데몬에게 보름 정도를 배웠지만 첫술에 배부를 리 없었다. 꿈나무들이 학교에 간 사이 최 전 감독은 점프대의 돌을 고르고 풀을 뽑으면서 혼자서 뛰고 뒹굴었다. 그러면서도 지칠 줄 몰랐다. 뛰어도 뛰어도 재밌고 신났다. 어둑어둑해 앞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계속 날았다. 점프는 참 매력적이었다. 호기심으로 점프대에 올랐던 꿈나무들이 하나 둘 떠나고 지금 국가대표가 된 ‘알짜’들이 남았다. ●“우연에 꿈을 더하니 운명이 되더라” 그들을 이끌고 1993년 첫 해외훈련을 나갔다. 종종 대회에도 출전하던 최 전 감독은 그 해 착지하다 플라스틱 펜스에 부딪혀 인대가 끊어졌다. 그때부턴 100% 지도에 전념했다. 못 이룬 아쉬움을 제자들을 조련하는 데 전부 쏟아부었다. “그때 안 다쳤다면 지금까지 했을지도 모르는데.”라는 농담에는 미련은 물론 근성과 집념이 오롯이 녹아 있다. 최 전 감독은 2002년 솔트레이크 올림픽 단체전 8위, 2003년 타르비시오 유니버시아드 단체전·개인전(강칠구) 금메달,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 2005년 대륙컵 우승(최용직) 등 굵직한 순간을 이끌었다. 2006년 토리노올림픽을 마지막으로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지휘봉을 내려놓은 지 5년째지만 최 전 감독은 아직도 점프팀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최 전 감독은 파란만장했던(?) 지난날을 회상하며 “우연에 꿈이 더해져 내 운명이 됐다.”고 했다. ‘점프팀의 아버지’ 최 전 감독의 질긴 운명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평창 글 사진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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