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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 학교 매점 음료 절반 고열량·저영양

    ‘어린이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을 시행한 지 6개월이 지났으나 학생들의 비만 등을 유발하는 ‘고열량·저영양’ 식품이 학교 매점 안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참교육학부모회 광주지부는 지난 9월11일부터 지난달까지 광주지역 고교 51개 매점에서 판매하는 식품의 영양 조사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매점에 진열된 간식용 음료수 61개 종류 중 52.5%(32개)가 고열량, 저영양 식품으로 관련법을 어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비만과 골다공증 등 성장발육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국가청소년위원회가 학교 내 판매 금지를 권고한 탄산음료마저 판매됐다. 빵 33개 종류 중 32.4%가, 사탕·초콜릿 36개 종류 중 8.3%도 각각 판매 금지 식품으로 조사됐다. 식사대용인 컵라면을 판매하는 매점도 전체의 33%(17개교)를 차지했고, 커피자판기를 설치한 학교 매점은 전체의 64.7%(33개교)에 달했다. 컵라면은 21개 제품중 90.4%가 포화지방과 나트륨 성분이 기준치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학교 매점 운영자의 26% 정도만 어린이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을 아는 것으로 나타나 홍보와 교육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토종캐릭터 ‘캐니멀’ 미키마우스 게 섰거라!

    토종캐릭터 ‘캐니멀’ 미키마우스 게 섰거라!

    점심 식사로 사무실에서 컵라면과 참치캔을 먹다가 떠오른 아이디어 캐릭터가 전 세계 방송국으로부터 ‘귀하신 몸’이 됐다. 5분짜리 동영상에 폭발적인 클릭 수가 더해지면서 프랑스 현지 언론이 이슈화할 정도다. 한국의 창작 캐릭터인 ‘캐니멀’이 세계 어린이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7개국과 남미, 북미, 일본, 중국 등에서 계약 상담이 쏟아지고 있다. 초기계약 금액이 1200만달러에 이른다. 해마다 100억달러를 벌어들이는 미국 디즈니사의 ‘미키마우스’처럼 대형 캐릭터로서의 성장 가능성이 확인된 셈이다. 18일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달 프랑스 칸에서 열린 세계 최대 어린이 애니메이션 전시회인 ‘2009 밉컴 주니어’에서 국내 기업인 부즈클럽의 캐릭터 ‘캐니멀’이 인기 순위 2위에 올랐다. 영국 BBC와 미국 디즈니사 등 59개국, 618개사에서 출품한 4만 325개 작품 가운데 뽑혔다. 김유경 부즈클럽 사장은 “캔과 캐릭터의 만남을 독특하게 본 것 같다.”면서“테스트 차원에서 내보낸 것이 이렇게 대박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번 평가는 바이어들이 전시회 작품을 검색할 수 있는 ‘디지털 조회시스템’의 조회 건수를 기준으로 했다. 코트라 측은 “개와 고양이 캐릭터의 친근함과 어른들도 좋아할 만한 심플한 디자인 등이 호평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음료 용기인 ‘캔’과 동물을 뜻하는 ‘애니멀’의 합성어인 ‘캐니멀’은 3차원 기법으로 탄생한 캐릭터로, 5분짜리 TV 시리즈물로 제작됐다. 3년 이상의 사전 준비작업과 기획을 거쳐 탄행했다. 3~6세 아동을 대상으로 사물 인식과 인성, 감성 등을 발달시킬 수 있는 재미와 교육적인 애니메이션으로 내년 하반기부터 국내외에 방영된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신도시 원룸촌은 쓰레기촌

    신도시 원룸촌은 쓰레기촌

    독거노인과 서민들이 주로 사는 수도권 신도시 택지개발지구의 원룸촌이 쓰레기촌으로 전락하고 있다. 분리수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도로에 쓰레기가 넘쳐나고 음식물쓰레기가 제때 치워지지 않아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아파트단지와 달리 분리수거 등을 담당하는 관리사무소나 부녀회가 없다는 게 주된 이유로 꼽히지만 청소용역 업체의 태만과 무심도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해당 자치단체는 청소업무를 모두 민간업체에 위탁했다며 실태조사조차 하고 있지 않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구미동과 용인시 기흥구 구갈·보정동 등 주택가 원룸촌의 새벽은 무법천지다. 밤새 몰래 버린 쓰레기들로 주택가 주변이 난장판이다. 먹다 남은 컵라면이 그대로 방치돼 있고, 가구와 소파 등 가재도구도 반출스티커가 붙어 있지 않다. 쓰레기들은 전용 쓰레기봉투 대신 인근 상가의 봉투에 담겨 버려지기 일쑤다. 기흥구청 인근 택지개발지구인 구갈2지구 내 주택가에는 원룸주택이 100여 가구 모여 있지만 쓰레기 분리수거 시설이 제대로 갖춰진 데는 단 한 곳도 없다. 분당 수내동 주택가는 상업시설이 들어서면서 쓰레기 무단투기가 갈수록 늘고 있다. 특히 남들의 이목을 피할 수 있는 새벽녘에 쓰레기 무단투기행위가 극성을 부린다. 일부 주민들은 일반봉투에 쓰레기를 버리면서 쓰레기 추적을 피하기 위해 쓰레기 봉투에 이웃집 우편물을 넣어두기도 한다. 딸과 함께 구갈2지구 원룸촌에 사는 김모(여·42)씨는 “지난달 건물 관리인이 무단투기된 쓰레기봉투를 갖고 들어와 항의를 해 깜짝 놀랐다.”며 “내가 버리지도 않은 쓰레기봉투에 우리집으로 온 우편물이 섞여 있는 바람에 몰상식한 주민으로 몰릴 뻔했다.”고 말했다. 음식물쓰레기 처리상태는 더욱 심각하다. 수거시설이 크게 부족한데다 주민의식마저 낮아 악취를 호소하는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90여가구가 모여 사는 골목에 음식물 수거함은 2~3개가 전부다. 수거함을 관리하는 사람이 없어 파리가 들끓고, 수거함 손잡이를 잡을 수조차 없어 음식물 봉투를 두고 가는 주민들이 많다. 게다가 밤에는 고양이들이 음식물쓰레기 봉투를 찢어 악취와 함께 음식물이 도로에 널브러져 있다. 이 때문에 이곳 주민들은 음식물수거함 대신 돈을 내고 전용 음식물쓰레기 봉투를 구입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마저 수거날짜를 지키지 않아 하루종일 악취를 풍기기 일쑤다. 아예 일반쓰레기에 음식물을 섞어 버리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건물주로부터 원룸청소를 맡은 소규모 주택관리업체 소속 이모(34)씨는 “쓰레기 수거업체로부터 음식물이 섞인 쓰레기봉투로 인해 항의를 받곤 한다.”며 “쓰레기 분리수거 시스템의 대대적인 개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관할 자치단체는 이렇다 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용인시 관계자는 “원룸촌을 상대로 쓰레기 무단투기 방지와 분리수거를 위해 수시로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음식물쓰레기의 경우 수거함을 많이 놓고 싶어도 주민들이 기피해 이마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시가 관련업무를 위탁했다지만 청소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며 “재활용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수거함 등을 시가 제작 지원하고 관리상태를 수시로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글 사진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컵라면 4만여개 한라산 등반 ‘지상最高 수송작전’

    컵라면 4만여개 한라산 등반 ‘지상最高 수송작전’

     ‘한라산 라면 열차를 아십니까?’  지난 2일 첫눈이 내린 한라산에는 요즘 백록담 바로 아래 해발 1900m 정상 부근까지 대규모 라면 수송작전이 한창이다.  한라산 성판악과 어리목에서는 매일 라면을 가득 실은 라면열차가 모노레일을 따라 진달래밭(해발 1500m)과 윗세오름(해발 1900m)을 향해 떠난다. 지상 최고(最高)의 컵라면 수송작전이 한라산 겨울나기의 진풍경이다.  한라산 적설기 등반시즌을 앞두고 등반객들의 얼어붙은 몸을 녹여줄 컵라면의 정상 수송 작전이 시작된 것이다.  춥고 배고파야 라면 맛의 진수를 안다고 했던가. 군대시절 라면 맛도 잊을 수 없지만 등반 애호가들은 주저없이 겨울 한라산의 컵라면 맛을 최고로 친다.  눈속을 헤치며 고된 산행을 거쳐 백록담 바로 아래서 칼바람을 맞아가며 먹는 라면 맛은 먹어본 사람만이 그 맛을 안다.  등반애호가 임재용(45·제주시 연동)씨는 “컵라면이 없는 한라산 겨울 산행은 상상할 수가 없다.”며 “겨울 등반객들은 한라산 컵라면을 ‘행복’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제주도 세계자연유산본부 한라산국립공원관리부는 지난달 20일부터 겨울철 라면 수송을 시작했다. 판매도 여기서 맡는다.  한라산에 폭설이 내리면 화물운반용 모노레일인 열차가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에 일찌감치 라면 운송에 나선 것이다.  올해는 예년보다 10여일 일찍 눈이 내리면서 라면수송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에는 헬기까지 동원해 라면을 운반했다.  올겨울 윗세오름대피소와 진달래밭대피소가 등반객을 위해 확보해야 할 라면은 무려 1800박스 4만 3200개.  모노레일 라면열차로 라면 4만 3200개와 라면물을 끓일 석유 등 월동용품을 정상 부근까지 수송하는 데 두달 정도가 걸린다.  라면을 싣고 성판악을 출발한 라면열차는 진달래밭대피소까지 2시간10여분, 어리목에서 윗세오름대피소까지는 1시간20여분이 걸린다. 이것도 속도가 많이 빨라진 편이다. 지난해 구형 모노레일은 이곳까지 라면을 옮기는 데 꼬박 한나절이 걸렸다.  지난 한해 동안 한라산 웟세오름과 진달래밭대피소에서 팔린 컵라면은 무려 8700박스 21만여개. 한라산이 전국에서 가장 큰 라면 판매점인 셈이다.  컵라면 1개의 가격은 1300원으로 운반비를 감안하면 결코 비싼 편은 아니다.  이곳에서는 300t 규모의 물탱크를 설치하고 인근에서 끌어온 샘물을 석유 버너로 끓여 컵라면을 만들어 준다.  한라산에 사는 까마귀들도 컵라면의 맛을 안 지 오래다.  라면 몇가락을 던져주면 까마귀들 사이에 쟁탈전이 벌어진다. 다른 음식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쓰레기는 등반객이 직접 가지고 하산하는 방법으로 해결한다. 이를 위해 컵라면을 사면 쓰레기 봉투 한장씩을 준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부 어리목사무소 박승윤씨는 “자연휴식년제에 들어갔던 돈내코 등산로가 15년 만인 다음달부터 재개방될 예정이어서 라면 수요가 더 늘 전망”이라면서 “라면 수송은 힘들지만 등반객이 컵라면 하나에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뉴스다큐 시선] 수능 D-22 풍경[동영상]

    [뉴스다큐 시선] 수능 D-22 풍경[동영상]

    이곳은 수능을 20여일 앞둔 고3 교실이다. 소리 없는 전쟁터이기도 하다. 적의 목을 베고 고지를 점령하는 스펙터클한 장면은 없다. 피곤이 한껏 배인 얼굴을 하고 기계적으로 펜을 놀리는 수험생들만 웅숭그리고 있을 뿐이다. 좀더 자고 싶은 마음, 예쁘게 치장하고 거리를 쏘다니고 싶은 마음, 대학이고 뭐고 포기해 버리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다시 정신을 다잡아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나중의 멋진 삶’을 누리기 위해 현재를 기꺼이 포기한다. 유예된 청춘들이 반짝거리는 밤, 고3 수험생 교실에 시선을 던졌다. 글 사진 동영상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지난 16일 서울 대방동의 숭의여고. 교과 수업이 끝난 지 한참 뒤인 오후 9시에도 교복을 입은 고3 수험생들은 유령처럼 학교를 배회한다. 교복치마 아래로 트레이닝복을 껴입고, 아무렇게나 묶은 머리에 슬리퍼 차림으로 학생들은 7층 도서관으로 홀리듯 걸어 들어간다. 도서관 입구엔 ‘이곳은 나의 지식이 태어나는 곳이다. 나의 대학과 만나는 곳이다. 나의 멋진 삶을 위해 대가를 치르는 곳이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이곳에서 만난 김혜리(18)양은 “그저께까지 심란했다가 겨우 평정심을 되찾았다.”고 했다. “이제 수능이 한 달도 안 남았는데 지금 제 성적으로는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갑자기 내가 왜 이렇게 고생해 가면서 공부를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더니 모든 게 허무해지더라고요. 여기서 주저앉고 싶고, 막 놀고 싶고 그래요.” 원하는 대학에만 가면 인생이 바뀔 거라는 생각, 스무 살이 되면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학생들은 현재의 고통을 감내한다. 김양은 “공부하다 힘들 땐 내년 대학 생활을 머릿속으로 그려 봐요. 가장 하고 싶은 건 연애예요. 캠퍼스 커플 돼서 대학 교정을 누비기도 하고, 주말마다 놀러다니고, 또 아르바이트해서 부모님께 손 안 벌리고 쓰고 싶은 데 돈 쓰고….” 김양의 초췌한 얼굴엔 웃음꽃이 핀다. 잔인한 질문을 하나 했다. 대학에 가면 정말 그런 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으냐고. 사상 최대의 취업난으로 대학 새내기가 되자마자 토익·자격증 같은 ‘스펙쌓기’에 몰두하고, 천정부지로 치솟는 등록금 대느라 허리가 휘어지는 선배들을 보지 않았느냐고. 김양은 금세 시무룩해졌다. “물론 그렇죠. 그래도 앞으로의 일과는 상관없이 고3이 제 앞에 닥친 거니까 최선은 다해 봐야죠. 제가 지금 공부하는 이유는 주위의 기대감 때문이에요. 1학년 때부터 하루에 4시간 자면서 독하게 공부했어요. 그런 이미지가 있다 보니 제가 공부를 안 하면 오히려 주변에서 이상하게 쳐다봐요. 부모님이나 선생님, 친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안 된다는 책임감이 있어요. 전 가정형편이 그렇게 좋은 편도 아니어서…처음부터 공부만이 내 살 길이라고 생각했어요.” 수능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 다른 수험생과 마찬가지로 김양은 초조함과 불안감에 자신을 채찍질한다. “저 자신을 많이 컨트롤하는 편이에요. 제 자신을 못살게 군다고 할까요. TV를 보고 있다가도 ‘내가 이러면 안 되지.’ 하면서 리모컨을 내려놓고, 요즘엔 밤에 잘 때도 ‘네가 지금 잘 때냐.’ 이러면서 벌떡벌떡 일어나요.” 학생들은 스무해 남짓 살아온 인생 중 처음으로 맞닥뜨리는 큰 관문 앞에서 자기 자신과 싸워 이기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옆에 앉아 있던 라신영(18)양도 마찬가지다. 라양에게 고3이 가장 힘든 이유는 ‘나 자신에게 실망하는 모습을 많이 발견해서’다. “공부해야지, 라고 굳게 마음을 먹어도 너무 피곤하니까 늦잠을 잘 때가 많아요. 오늘까지 끝내기로 한 공부 양을 내일로 미루는 경우도 많고요. 그럴 때마다 저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나요. 할 일을 못 끝냈다는 죄책감도 들고. 제 자신에게 실망하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친구들과 어울리기 좋아하고, 영화 감상이 취미였던 활발한 성격의 라양은 고3이 되고부터 꼼짝없이 공부만 해야 하는 현실이 답답하다고 했다. “대학에 간다고 무조건 인생이 바뀌진 않겠지만 어쨌든 우리나라는 대학 안 나오면 사람 취급도 안 하잖아요. 일단 대학을 나와야 사회적 지위가 마련되는 거니까 미래의 편안함을 위해 지금 고생해야죠 뭐. 지금 편안하게 지낼 처지는 아니잖아요. 헤헤.” 한창 외모에 관심이 많은 나이인지라 수험생들은 공부 외에 걱정되는 것에 대해 공통적으로 ‘살’이라고 답한다. 밥먹고 앉아서 공부만 하고,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해결하다 보니 1년만에 5~10㎏은 예사로 불어난단다. 김민강(18)양은 “원래도 통통한 편이었는데 고3 와서 5㎏이나 쪘어요. 간식으로 초콜릿 같은 걸 먹다 보니…이것 때문에 더 스트레스 받아서 요즘은 짬 내서 운동장을 돌거나 훌라후프를 돌려요.”라며 한숨을 푹 내쉰다. 같은 시각 서울 홍익대 앞. 젊음의 거리인 홍대 앞 표정은 싱그럽게 웃는 20대의 얼굴 같다. 심장을 쿵쿵 울리는 음악, 원색이 난무하는 조명, 한껏 들뜬 웃음과 발랄함이 거리에 흘러넘친다. 그런데 딱 한 곳만 제외다. 홍대 정문 오른쪽에 즐비한 입시 미술학원 밀집지역이다. 그곳엔 ‘필승’ ‘싸움에서 승리하자!’ 같이 홍대의 분위기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문구들이 붙어 있다. 홍대 앞 입시미술학원에는 전국의 미대 지망생들이 모여 실기시험 준비를 한다. 거리에 만연한 젊음을 애써 외면하고 수험생들은 슬리퍼를 신은 채 종종걸음으로 학원에 들어간다. 편의점에 삼삼오오 모여 컵라면을 사먹는 모습도 눈에 띈다. ‘영원한 미소’ 미술학원의 한 반을 찾았다. 서른명 남짓한 수험생들이 그림을 그리고 있다. 슥삭슥삭 연필로 스케치하는 소리 외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아이들은 옆도 돌아보지 않고 무섭게 그림에 몰두하고 있다. “미술같이 예체능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이중고를 겪죠.” 이 학원 서명철 부원장의 말이다. “수능 점수가 갈 수 있는 대학의 위치를 결정하고, 실기 점수가 그 대학의 당락을 결정한다는 말이 있어요. 예체능 입시생들은 공부와 실기를 동시에 잘해야 하기 때문에 공부만 하는 학생들보다 준비할 것이 두배예요. 매일 시간이 없어 허덕이는 아이들을 보면 안쓰러워요.”라고 서 부원장은 덧붙인다. 한쪽 구석에서 묵묵히 그림을 그리고 있는 박소은(19) 양은 “다음 번은 없다.”고 짤막하게 말했다. “재수생이에요. 삼수는 없어요. 올해가 마지막이에요. 더 이상 실패의 아픔을 겪고 싶진 않아요.”라며 박양은 결기 있게 말했다. “수능이 한 달도 안 남았으니 저도 불안하고 두렵죠. ‘또 떨어지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가장 많이 괴롭혀요. 새벽 2시에 자는데, 침대에 누우면 또 다른 자아가 찾아와요. ‘네가 지금 이럴 때냐’라고 야단쳐요. 그러면 벌떡 일어나서 그날 하기로 마음먹은 공부를 다 해요. 새벽 4시에 잘 때도 있고, 밤을 새울 때도 있어요.” 미래가 결정되지 않았다는 막연함은 수험생들을 가장 견디기 힘들게 한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할 수 있는 것도 많은 나이인 스무 살. 꽃보다 예쁠 그 나이에 재수학원과 미술학원을 오가며 피곤에 찌들어 사는 인생이 좋을 리는 없다. 그래도 지금의 힘든 경험이 나중에 약이 되리라 위안하며 박양은 지친 마음을 추스른다. “확실히 지금이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인 것 같아요. 하루에도 몇 번씩 다 그만두고 어디로 가고 싶은 마음이 불쑥불쑥 솟아요. 그래도 앞으로 살면서 이것보다 힘든 일이 훨씬 많을 텐데, 그때마다 도망칠 수는 없잖아요. 지금 이만큼 힘들어 봤으니 앞으로 힘든 일이 있어도 잘 견뎌낼 수 있겠죠.” 어느새 실패와 좌절은 박양의 힘이 됐다. 한지영(18·서울 선일여고)양도 “물론 지금이 제 인생에서 가장 치열한 순간이죠. 어른들은 나중엔 이것도 다 추억이 된다는데, 너무 힘들어서 추억이 될 것 같진 않고…. 그래도 이렇게 치열하게 경쟁을 해 봤다는 경험이 제 인생에선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경쟁을 해본 사람과 중간에 포기한 사람의 인생은 다를 것 같아요. 금속공예를 해서 제가 만든 장신구를 선보이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 새달 12일 수능… 수험생 작년보다 15% 늘어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매년 치러지는 전 국민적 관심사다. 해마다 수능시험일에는 비행기도 뜨지 않고 직장인들의 출근시간도 늦춰지는 등 수능으로 홍역을 치른다. 다음 달 12일 치러지는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는 모두 67만 7829명이 응시한다. 지난해(58만 8839명)보다 15% 늘어났다. 이중 재학생은 전체의 78.5%(53만 2432명), 재수생은 19.3%(13만 655명), 검정고시 출신은 2.2%(1만 4742명)에 이른다. 성별로 보면 남자가 52.8%, 여자가 47.2%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2009년 현재 우리나라에는 모두 369개의 대학이 있다. 2년제 대학은 150개, 4년제 대학은 219개(사이버대학 포함)다. 산술적으로만 따지면 평균 경쟁률은 1.8대1 정도인 셈이다. 그러나 대학과 학과에 따라 수백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곳도 있다. 치열한 대입 경쟁에 비하면 진학률은 놀라울 정도로 높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2년을 기점으로 대학생 300만명을 돌파해 평균 대학 진학률이 83.8%에 이른다. 국회 교육과학위원회 김성동 의원이 낸 국감자료에 따르면 자녀를 대학에 보내기 위해 학부모들이 지출하는 월평균 사교육비는 70만원이었고, 월평균 101만원 이상을 쓴다는 부모도 12%에 이른다. 지난해 전국의 입시·검정·보습학원 수는 3만 4071개로 전년보다 5% 가까이 늘었다.
  • [CEO 칼럼] 히스로 공항에서 본 컵라면/이경순 누브티스 대표

    [CEO 칼럼] 히스로 공항에서 본 컵라면/이경순 누브티스 대표

    1999년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에 도착했다. 파리행 비행기를 기다리며 면세점을 둘러보다가 우리나라 컵라면을 발견했다. 서둘러 짐을 싸느라 컵라면을 빠뜨려 여행 내내 허기진 것 같은 기분이 들던 차여서 반가운 마음에 60개를 몽땅 사서 전시 내내 친구들에게 선물하고 출장 중에 열린 와인파티에도 내놓았다. 와인파티 후기마다 컵라면을 인기 메뉴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 걸 본 뒤부터 ‘친교의 음식·기적의 음식·해장을 위한 음식’으로 컵라면을 칭송한다. 그때 컵라면 마니아가 된 외국 친구들에게 가끔 크리스마스 선물로 컵라면을 보내곤 했는데, 이제는 자기들이 신제품을 미리 알고 보내달라고 주문할 정도다. 얼마 전에 주문받은 오징어짬뽕 컵라면을 사면서 히스로 공항 컵라면의 추억이 삼삼했다. 파리 일정을 마치고 며칠 뒤 이번에는 벨기에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간 히스로 공항에서 다시 면세점 식품 코너를 찾았다. 점원에게 물으니 나흘 전 어떤 동양인이 싹쓸이를 해 가서 재입점까지 2주를 기다려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너무 미련한 행동을 했다는 자책이 들었다. 매점매석을 해 여러 사람이 발견해야 할 행복을 빼앗은 것이다. 많이 사주면 매출도 오르고 인기가 높아졌다는 입소문을 타고 우리나라 컵라면이 많이 팔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3주간 컵라면을 공항 면세점에서 구경도 못하게 만든 결과가 되었다. 그때 컵라면은 영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테스코가 유통시킨 것이었다. 테스코는 연 3500억파운드가 넘는 매출을 올리는 회사다. 1990년대 다른 유통업체를 인수해 사업을 확장하고, 고품질 자체브랜드(PB) 상품 개발을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펴며 급속하게 성장했다. 1992년 이후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시도해 헝가리·체코·슬로바키아 등 동구권에서 확고한 지위를 확보했고, 1997년에는 소매금융업에도 진출했다. 영국의 스코틀랜드·웨일스·북아일랜드 등지에 979개 점포를 내고 26만명의 종업원을 보유했다. 점포의 반 이상을 주유소와 함께 운영하는 게 특징이다. 한국에서는 1999년 삼성물산과 합작해 삼성테스코를 설립했고, 지금은 삼성테스코 홈플러스가 전국에 54개 매장을 갖고 있다. 지금도 나는 그때 히스로 공항에서 컵라면을 싹쓸이한 게 테스코와 삼성물산의 합작에 도움이 되었다고 굳게 믿는다. 영국 테스코 마케팅 팀원들이 출장 때마다 컵라면을 챙기는 나와 같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와인파티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실행한 것은 아닐까. 그래서 출장을 가면 파티를 자주 열라고 마케팅팀이나 지인들에게 강조하기도 한다. 컵라면뿐이 아니다. 우리 국민 하나하나가 외국 면세점에서 한국 브랜드 제품을 모두 사 버리자는 주의이다. 미국 뉴욕에서 MCM 핸드백을 발견하면 모두 사자는 것이다. 그래야 루이뷔통을 5년 안에 앞지를 수가 있다. 이럴 때 ‘지름신’을 발휘하는 게 우리 브랜드의 수호신이 되는 것이다. 이제 소매산업이 가격과 품질만으로 성공을 할 수는 없다. 소비자들의 특징과 지역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현장에서 많은 실전과 수요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브랜드를 알리고 세계적으로 육성하려고 할 때 이 방법이 오히려 쉽다. 머리를 싸매고 책상에 앉아 고민하기보다 적극적으로 우리 브랜드를 반가워하고, 자랑스러워하고, 사 버리는 게 말이다. 이경순 누브티스 대표
  • [2030] 내겐 너무 특별한 가을별미

    [2030] 내겐 너무 특별한 가을별미

    기름기가 잘잘 흐르는 전어구이, 향긋한 자연송이, 오동통한 대하찜, 잘 익은 오곡백과 등 각종 별미가 군침을 돌게 하는 가을. 취업 스트레스에 시달리거나 일과 연애가 안 풀려 괴로운 20, 30대도 푸짐한 가을 밥상과 마주하면 잠시나마 시름을 잊는다. 2030이 추억하는 가을 별미를 들어봤다. 박성국 오달란 유대근기자 dallan@seoul.co.kr 직장인 장모(28)씨의 가을 별미는 대한민국 모든 예비역들의 추억이자 악몽인 ‘전투식량’이다. 장씨는 전투식량 중에서도 비빔밥을 잊지 못한다. 제대 이후 해마다 가을이 되면 인터넷 쇼핑을 통해 ‘전투 비빔밥’을 구입해 먹는다. 전투식량은 군대에서 지급하는 휴대용 식품으로 뜨거운 물만 부으면 한끼 식사를 해결 할 수 있는 간편식이다. 장씨는 “7년 전 군대에 있을 때 매년 가을이면 어김없이 진지공사를 위해 산에서 천막을 치고 2주 동안 생활을 했다.”면서 “하루에 한끼는 꼭 전투식량이 나왔는데 그땐 질려서 쳐다보기조차 싫었다.”고 고개를 저었다. 군대음식이라면 치를 떨었던 장씨는 제대 후 1년이 지나자 이상하게도 뭔가 하나 빠진 것처럼 싱겁고 입 안에서 겉도는 그 맛이 간절해졌다고 한다. 장씨의 별미는 직장 동료에게도 인기다. 야근 간식으로 컵라면, 피자 대신 전투식량을 챙겨먹기도 한다. 여성동료들은 회색 봉투에 뜨거운 물만 부으면 단 5분 만에 완성되는 비빔밥을 보면서 신기해 한다. 장씨는 “선선한 바람이 아침저녁으로 불어오기 시작하면 나도 모르게 ‘전투 비빔밥’이 생각난다.”면서 “밥보다는 추억을 먹는 재미에 해마다 찾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3년차 영업사원 박모(30)씨는 입사한 첫해 가을, 부장님이 사준 전어 회무침을 잊지 못한다. 입사 전에는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 전어였는데 부장님이 팀원들 기를 살려주겠다며 회사 근처 횟집으로 데려가 전어 회무침을 사준 것. 파, 미나리 등 싱싱한 야채와 뼈째 잘게 썬 전어, 칼칼하면서도 새콤달콤한 고추장 양념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회무침을 상추와 깻잎에 싸서 입에 넣은 뒤 소주 한 잔까지 털어넣으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박씨는 그날 전어를 먹으면서 자신이 직장인이 됐음을 새삼 실감했다고 한다. 그는 “가을 전어는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올 정도로 맛있다고 하지만 백수 시절에는 먹어볼 기회가 없었다.”고 돌아봤다. 입사한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때라 잔뜩 군기가 들어있었던 박씨. 부장님이 어깨를 두드리며 소주를 권하고, 처음이라 낯설고 힘들 텐데 많이 먹고 기운내라며 회무침 접시를 자신의 앞쪽으로 밀어주는 선배들 때문에 눈물이 왈칵 날 뻔했다고 한다. 박씨는 “그날 밤 팀원들과 둘러앉아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나눠먹었던 전어의 맛이 잊혀지지 않는다.”면서 “나에게 가을 전어는 ‘정’이란 이름으로 각인된 것 같다.”고 털어놨다. 대학생 정모(26)씨는 무더위가 가시기 시작하면 학교 앞 닭갈비집 문턱이 닳도록 드나든다. 그는 “일주일에 평균 3번은 찾아가서 점심에는 닭갈비 볶음밥을 먹고 저녁에는 지글지글 익어가는 닭갈비 한 접시를 안주삼아 친구들과 소주잔을 기울인다.”고 전했다. 정씨의 머릿속에 ‘가을=닭갈비’ 공식이 자리잡게 된 건 풋풋한 연애의 추억 때문이다. 정씨는 6년 전 같은 과 동기였던 여자친구와 춘천 여행을 떠났다. 그는 “5월 축제 때 용기내서 고백해 연애하기 시작했는데 사귄 지 100일을 기념해 처음 둘이서 놀러간 곳이 춘천이었다.”면서 “여자친구 손을 꼭 잡고 설레는 마음으로 기차에 올랐었다.”며 웃었다. 정씨는 당시 점심을 먹기 위해 춘천교대 앞 닭갈비 골목을 서성이다가 조용한 가게로 들어가 먹었던 닭갈비의 맛보다 연애의 추억을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다이어트 끝에 찾아온 식탐 직장인 박모(32)씨는 8월 달력을 뜯자마자 지난 여름 내내 졸라맸던 허리띠를 풀어볼 생각에 한껏 들떴다. 가을이 제철인 음식들을 찾아 부지런히 인터넷 즐겨찾기에 추가하고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미식가임에도 지난 한철 내내 맛집 근처에도 얼씬하지 않은 박씨다. 8월 마지막 토요일에 5년 사귄 여자친구와 결혼식을 올린 그는 웨딩사진과 식장에서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100일 동안 몸을 가꿨다. 여자친구와 함께 다이어트 식단을 철저히 지키고 매일 1시간30분씩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운동을 했다. 갈수록 탄탄해지는 복근과 등 근육은 만족스러웠지만 식생활은 고역이었다. 소금 안 친 닭가슴살과 소스없는 샐러드와 두부, 오븐에 구운 생선 반토막과 잡곡밥 반 공기가 그동안 먹어온 음식이다. 박씨는 “그렇게 좋아하던 술도 끊고 맵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에서 손을 떼니 세상 사는 낙이 없었다.”면서 “100일 동안 쑥과 마늘만 먹었다는 곰이 된 기분이었다.”며 고달팠던 기억을 떠올렸다. 결혼식을 마치고 신혼여행까지 다녀온 그는 이제 먹는 행복만 남았다며 즐거워했다. 박씨는 “가을인 만큼 기름진 전어부터 시작할 생각”이라면서 “이번 주말에 인천 소래포구에 가서 전어 회, 구이, 매운탕 등 풀코스 만찬을 즐길 예정”이라고 벌써부터 입맛을 다셨다. 예전엔 서비스 안주로나 내놓던 전어 값이 천정부지로 뛴 게 불만이지만 음식은 제철에 먹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박씨는 “두번 결혼할 일은 없으니 다이어트 생각은 접어두고 ‘식신 본능’에 충실하겠다.”며 웃었다. 초등학교 교사인 신모(31·여)씨는 최근 걱정거리가 하나 늘었다. 여름 내내 혹독한 다이어트를 통해 4kg을 감량했지만 가을이 되면서 입맛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길거리를 걷다가 음식냄새만 맡아도 군침이 흐르고 점심을 먹고 이까지 닦은 뒤에도 달콤한 디저트 생각에 지갑을 들고 매점으로 향하기 일쑤다.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기라도 하면 대학시절 도보여행 때 섬진강에서 맛 본 다슬기 수제비 생각이 간절해진다. 대학교 3학년 때 신씨는 혼자서 무작정 도보여행을 떠났다. 남도의 가을 정취에 취해 섬진강 줄기를 거닐던 중 마을 어귀에서 커다란 가마솥에 수제비를 끓여먹던 아주머니들이 가을볕에 새까맣게 그을린 신씨에게 “체력도 약한 아가씨가 밥은 챙겨먹고 다니는 거냐. 와서 한 그릇 들고 가라.”며 수제비를 권했다. 섬진강에서 갓 잡은 다슬기로 국물을 우려내 푸른 빛깔이 도는, 생전 처음 맛 보는 수제비였다.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고 나면 다슬기 알맹이를 쏙쏙 빼먹는 맛과 재미는 덤으로 따라 온다.”며 신씨는 다슬기 수제비 예찬론을 늘어놨다. 그는 “속풀이에 최고인 다슬기 국물에 남도 아주머니의 따뜻한 인심까지 더해져 지상 최고의 만찬이었다.”면서 “다슬기는 살도 찌지 않는 다이어트 음식이니 주말에 전문음식점을 찾아가서 배불리 먹어봐야겠다.”고 말했다. ●열심히 일한 당신, 먹어라 올해 유난히 잦은 야근에 시달리고 있는 컨설턴트 장모(34·여)씨는 당분간 주말마다 ‘몸보신 여행’을 하기로 했다. 격무와 더위에 시달린 몸을 호강시킬 겸 골드미스인 친구들과 함께 가을음식 주산지로 1박2일 여행을 나서기로 한 것. 가장 먼저 맛볼 음식은 추어탕이다. 행선지는 전북 남원으로 정했다. 장씨는 “미꾸라지 추(鰍)자가 가을(秋)과 물고기(魚)가 합쳐진 만큼 가을의 대표적 보양식”이라며 추어탕 예찬론을 늘어놨다. 그는 “소설 태백산맥에 보면 가을 추어탕은 여름 개장국만큼 어르신들 보양식으로 쳐준다는 대목도 있다.”고 덧붙였다. 남원을 택한 이유는 원조 남도식 추어탕으로 유명한 도시이기 때문이다. 미꾸라지를 통으로 우려내 맑고 가벼운 서울식 추어탕과 달리 남도식은 크고 통통한 미꾸라지를 갈아 넣고 된장과 들깨가루를 듬뿍 풀어 걸쭉하고 구수한 맛이 특징이다. 산초가루가 들어가 독특한 향미를 낸다. 장씨는 “아삭한 우거지도 아낌없이 들어가서 씹는 맛이 일품”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남원에서 추어탕을 먹고 난 뒤 그 다음 주말엔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 태안반도에서 ‘대하’를 정복할 요량이다. 큰 전골냄비에 굵은 소금을 자작하게 깔고 그 위에서 대하가 선홍색으로 익어가는 모습을 떠올리기만 해도 장씨는 시장기가 돈다며 입맛을 다셨다.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쫀득한 살이 입속에서 녹아 사라진다는 대하회에도 도전해 볼 생각이다. “추어탕이나 대하나 모두 단백질 덩어리니까 더위에 축 처진 피부 미용에도 좋을 것 같다.”는 게 장씨와 친구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한국 사람은 밥심으로 산다.’고 믿는 은행원 유모(28)씨는 9월 말이면 새로 출하된 햅쌀 구매에 바빠진다. 자취생인 탓에 평소 전자레인지로 데워먹는 인스턴트 쌀밥 먹는 게 고작이지만 가을이 되면 최고급 백미를 먹는 호사를 누린다. 막 거둬 도정한 햅쌀은 맛이 워낙 좋기 때문에 밥과 김치만 있으면 다른 반찬이 필요 없다는 게 유씨의 생각이다. 고혈압을 앓고 있는 유씨는 올해엔 한 가지 사치를 더 하기로 했다. 유기농 농산물만 취급하는 생활 협동조합을 통해 송이버섯을 공동구매하기로 한 것. 유씨는 “가을에 향이 정점에 오르는 송이가 성인병이나 당뇨, 고혈압 등에 좋다고 해서 올해는 큰 맘 먹고 15만원짜리 한 박스를 구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은행 근처 서점에 들러 얇은 요리책 한 권도 사두었다. 그는 4년째 교제 중인 여자친구도 집으로 초대해 만찬을 대접할 계획이다. 거창한 음식을 사주기보다 소박하지만 손수 만든 음식을 대접하면 감동을 갑절로 느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윤기가 잘잘 흐르는 흰쌀밥에 송이버섯 전골이면 산해진미가 따로 없다.”면서 “건강식으로 원기를 보충해서 남은 2009년도 잘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했다.
  • [CEO 칼럼] 변해야 산다/김중겸 현대건설 사장

    [CEO 칼럼] 변해야 산다/김중겸 현대건설 사장

    ‘24시 편의점에서 자동차를 판매한다?’ 컵라면 정도를 서서 먹을 수 있는 좁은 편의점 공간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최근 신문보도를 보니 전국에 매장을 둔 한 편의점이 3000만원이 넘는 수입 자동차 판매에 나섰다고 한다. 자동차뿐 아니라 스쿠터에다 LCD TV 등 다양한 상품을 구비해 놓고 소비자를 끌고 있다는 소식이다. 포스터와 카탈로그 등을 활용한 간접 판매 방식인 모양인데 어찌됐든 이 업체는 고정관념을 깬 마케팅으로 손님 끌기에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단순한 화제성 뉴스로 넘길 수도 있지만 이 사례는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고정관념의 틀에만 안주하는 기업은 더 이상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든 것이 우리의 현실이 되었기 때문이다. 변화와 혁신은 오늘날 기업경영의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편의점에서 컵라면뿐 아니라 자동차를 팔듯이 모든 산업분야에서 영역파괴와 패러다임 전환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변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경영환경이 급변하면서 모든 산업에서 ‘고유영역’의 개념이 깨진 지 오래다. 사실 기업의 역사는 변화에 대한 도전과 응전의 역사다. 세계적인 이동통신 업체 노키아가 원래 종이를 만들던 회사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회사는 제지업체로 출발해 고무회사, 케이블 회사로 변신하며 이종(異種) 분야로 끊임없이 영역을 넓힌 결과 마침내 이동통신 1위 기업에 오르게 됐다. 발명왕 에디슨이 세운 GE(General Electric)가 예전의 전기 조명회사가 아니라 오늘날 항공기 엔진부터 가전 및 의료기기, 금융서비스, 미디어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주력업종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도 비슷한 예다. 건설업만 해도 시공만 잘하면 먹고살던 시절은 한참 전에 지났다. 이젠 웬만한 건물은 멋지고 세련된 디자인을 입어야 하고 정보기술(IT)로 무장해야 하며, 동시에 친환경적이고 건강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건설회사가 예술·문화·첨단과학·환경·철학을 두루 섭렵해야 경쟁의 파고를 헤쳐나갈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뿐만 아니라 사업 전체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폭넓은 시야와 체계적인 관리능력도 긴요해졌다. 이른바 ‘프로젝트 매니지먼트’가 중시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최근 미국·영국·이탈리아 등의 선진형 디벨로퍼들이 세계 건설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도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능력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젠 우리 건설사도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단순히 시공권을 수주하는 데 ‘올인’해서는 안 된다. 세계 유수의 디벨로퍼들처럼 사업(Project) 자체를 기획하고 발주처에 제안해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구매와 시공을 모두 책임지고 금융까지 조달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건설업에도 고정관념의 틀을 벗어난 영역파괴와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노력 역시 수많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하나의 선택일 뿐이다. ‘1년을 먹고살려면 사업을 잘 운영해야 하고, 10년을 먹고살려면 사업을 바꿀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장수하는 기업의 비결을 말해주는 금언이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예측불허의 시대에, 변하지 않는 것은 ‘변해야 산다’는 원칙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되새겨 본다. 김중겸 현대건설 사장
  • aT ‘바이 코리안 푸드’ 1400만달러 수출계약

    농수산물유통공사는 지난 27∼28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한 ‘2009 바이 코리안 푸드(Buy Korean food)’ 행사에서 1400만달러어치의 수출 계약이 체결됐다고 30일 밝혔다.<서울신문 7월29일자 2면> 행사에는 해외 20개국 120명의 바이어와 국내 대표 수출업체 169개사가 참여해 4500만달러 규모의 수출상담을 하고 이 가운데 1400만달러의 계약 성과를 거뒀다. 특히 해외 대형 수입업체 가운데 미국의 최대 식재료 유통회사인 시스코(SYSCO)는 수산물과 가공식품, 일본 남부의 최대 수입업체인 월드TNT는 생수·컵라면 등에 대한 계약을 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애쓰는… 밥상에 담긴 삶의 희로애락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애쓰는… 밥상에 담긴 삶의 희로애락

    산다는 일을 굳이 정의한다면, 먹는 일이 아닐까. 45억년 전 지구가 생겨나고, 35억년 전 단세포의 생명체가 생겨났을 때까지만 해도 먹는 일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풍요로운 바다를 떠돌기만 해도 살아갈 수 있었을 테니 말이다. 그러나 10억년 전 쯤 그 단세포들이 진화를 시작하고 생물체에 ‘입’이 생겨나자 먹는 일은 생명체에게 가장 중요하고 복잡한 일이 돼 버렸다. 누군가를 먹는다는 것은 나를 키우는 행위이고,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것이고, 따라서 나의 유전자를 더 오래 퍼트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의미가 된다. 그러나 그것은 누군가의 희생을 전제로 하는 슬픈 일이다. 그럼에도 누군가를 먹고 누군가에게 먹히는 일은 다반사처럼 우주(cosmos)의 질서로 자리잡았다. ●먹는 일에 대한 철학적 고찰 한국화가 정경심(35)씨가 서울 관훈동 갤러리 토포하우스에서 열고 있는 ‘코스모스 레스토랑’전은 ‘하루 세끼 먹는 일’에 대한 철학적 고찰이라고 볼 수 있겠다. ‘식사하셨습니까.’ 또는 ‘언제 밥 한번 먹자.’는 말로 정겨운 인사를 대신하는 한국사회에서 대체 밥먹는 일은 어떤 것인가? 정 작가의 눈에는 더운 여름 땀을 줄줄 흘리며 축구장을 90분 동안 내처 달리는 축구선수들도, 그 경기를 지켜 보는 관람객도, 만원 버스에 매달려 아침 저녁으로 1시간도 넘게 도심을 가로지르는 회사원이나 학생들도, 이제 막 결혼해 행복에 겨운 신랑신부도 모두 ‘잘 먹고 잘 살기’위해 그렇게 애를 쓰는 것으로 바라본다. 그래서 정 작가는 축구선수들이 축구공을 쫓아가기보다 떡볶기나 아이스크림, 햄버거, 피자 등을 먹는 일에 더 열을 올리는 경기장을 그렸다. 관람석에서도 축구경기 구경보다 먹는 일에 더 열중한다. 또한 만원버스의 기사와 승객들도 앉으나 서나 모두 컵라면, 국수, 김밥, 삼각김밥, 탄산음료 등을 먹고 마시고들 있다. 갓 결혼한 신부의 하얀 웨딩드레스에는 밥·국·병어구이 등이 푸짐하게 가득 차려져 있다. 사회가 운동선수들의 페어 플레이, 직장인의 자아실현, 신혼부부의 사랑의 결실을 떠받들고 강조하고 있지만, 여러분의 모든 행위는 궁극적으로 먹고 사는 일에 달려 있다는 것. 때문에 서민들의 음식을 가로채려는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좌시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듯하다. 먹는 일이 그렇게 중요하지만, 현대인들이 먹는 음식은 김밥, 햄버거, 컵라면, 피자, 떡볶기 등 인스턴트나 패스트푸드들이다. 정 작가가 그린 다른 밥상들에 나타난 푸딩, 양갱 등까지 포함해 정크푸드로 가득찬 식탁은 불안하고 불안정한 현대인의 삶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정 작가는 “먹고 사는 일은 자연스러운 인간의 속성이지만, 엄마의 젖을 넘기면서부터 삶이란 한없이 위태롭고 불안하고 처절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면서 “먹는 일에 대한 애착과 슬픔, 기쁨, 환희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림에 담긴 내용은 심오하지만, 표현하는 방식은 만화적이고 해학적이라 부담이 덜하다. 일반적으로 한국화의 근엄한 표정의 초상화가 아니다. 먹는데 열중한 인물들을 삽화 같기도 하고 만화 속 주인공처럼 쉽고 편안하게 그려냈다. 경북 문경에서 한지 장인에게서 공수해온 수제 종이를 조각보 만들 듯이 이어 붙이고 그안에 조각보처럼 편안한 색채를 얹었다. 동양화의 부드럽고 가라앉은 색채와 색감을 보완·보강하는 것은 아크릴 물감이다. 강조해야 할 음식물이나 터질 듯한 욕망과 같은 가파른 성정을 속도감 있고 강렬하게 표현하기 위해 도입했다. 먹고 사는 일이 실제로 성욕, 유전자의 자기복제라는 것에 닿아 있다는 작품들도 있다. 식탁 위에서 춤을 추는, 노란머리가 확 눈길을 끄는 여성과 남성의 댄스, 팔짱을 낀 채 먹는 일에 열중하는 신혼부부 등에서 볼 수 있다. 스스로 먹이가 되는 경우도 있다. 채소 그릇 속에 들어앉아 있는 남녀를 표현한 ‘오후의 대화(Afternoon conversation)’ 나 복숭아에 두 다리가 달린 채 접시 위에 놓여 있는 ‘단지 복숭아(Just peach)’가 그것이다. ●“앞만 보고 달리는 현대인의 삶 표현” 작은 소반에 다소곳이 놓여 있는 숟가락과 젓가락, 찬그릇과 병어구이, 뚝배기 찌개 등이 놓여 있는 그림에서는 어린 시절을 회상하게 한다. 하얀 쌀밥 위로 커다랗게 피어 오른 흰색, 붉은색 꽃 나무만 없다면 말이다. 작가는 흰 꽃나무, 붉은 꽃나무가 인간의 욕망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했다. 주부 7년차인 정 작가는 “결혼한 지 1년쯤 지났을 때 귀가한 남편의 저녁 밥상을 차리면서 앞만 보고 달리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밥상을 차려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울대 동양화가 대학원을 졸업한 2007년 이후 세번째 개인전이다. 23일까지.(02)734-7555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열린세상] 저널리즘을 위한 변명/김동률 KDI 언론학 연구위원

    [열린세상] 저널리즘을 위한 변명/김동률 KDI 언론학 연구위원

    의사나 변호사가 진료나 변론을 탈법적으로 하면 강제폐업을 당하거나 자격을 박탈당하게 된다. 그뿐인가. 그 정도가 심하면 신체적으로도 처벌을 받게 된다. 그러나 기자가 몰래카메라를 사용하거나 비합법적인 취재로 부정부패를 폭로하면 벌을 받는 시늉은 잠시, 그는 곧이어 대중의 뜨거운 사랑과 함께 퓰리처상까지 받게 된다. 저널리즘의 세계다. 널리 알려진 미국 대학의 언론학 교재속에 나오는 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둘러싸고 언론책임론이 뜨거워지고 있다.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들은 이번 노 전 대통령 서거의 주된 책임으로 검찰(56%)과 언론(49%)을 꼽았다. 취재보도 윤리가 논란의 핵심이다. 취재보도 윤리는 크게는 두 가지로 대별된다. 공리주의 원칙(Utilitarian Principle)과 의무의 원칙(Duty-Based Principle)이다. 공리주의는 제러미 벤담, 존 스튜어트 밀 등에 의해 제기된 이래 취재보도의 윤리적 기준을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사상적 배경으로 이용되어 왔다. 공리주의 입장은 행위의 윤리성에 대한 옳고 그름은 그 행위의 결과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the greatest happiness of the greatest number)’에 기여하는가에 기초한다. 좋은 결과가 나쁜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다(The End Justify, The Means)고 보는 시각이다. 노 전 대통령 관련 검찰수사 보도도 여기에 기대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공리주의 원칙은 명확하고 완벽한 윤리기준을 제공하지는 못한다. 국민의 알권리 충족이라고 하지만 국민들이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진심으로 알고 싶어 했는지를 파악하기 어렵다. 또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라고 주장하지만 도대체 누가 최대다수를 정확하게 짚어 낼 것이며 또한 최대의 행복이 실제로 보장되는지를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는 의문이다. 덧붙여 소수의 행복은 늘상 다수의 행복을 위해 희생되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은 쉽사리 풀리지 않는 숙제다. 공리주의 원칙의 근본적인 한계다. 공리주의 원칙의 대척점에 있는 주장이 의무의 원칙(Categorical Imperative)이다. 이마누엘 칸트의 도덕철학에 기초한 윤리관으로 모든 인간들이 보편적으로 인정하는 절대적인 윤리적 기준이 있음을 전제로 한다. 예를 들면 남을 속이거나 사칭하는 행위는 비윤리적이므로 절대로 그러한 행위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공리주의처럼 행위의 결과가 어떠한가를 따지지 않는다. 따라서 노 전 대통령 사저 건너편 언덕에 진을 치고 밤낮으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듯이 하는 인권침해성 취재행위는 정당한 절차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이다. 하지만 언론인들은 윤리적 절대성을 강조하는 의무의 원칙에 대해 융통성 없고 비현실적인, 한마디로 세상물정 모르는 주장으로 애써 무시한다. 특히 의무의 원칙을 따를 경우 취재 자체가 불가능해진다고 반박하고 있다. 게다가 저녁 뉴스시간, 탈법적인 성격의 몰래카메라가 들추어 낸 부정과 불법사례를 보며 쾌감을 느끼며 아무도 그 수단에 대해 문제삼지 않는 것이 바로 우리 자신이다. 전직 대통령의 죽음, 그것도 바위산에서 스스로 뛰어내려 목숨을 끊은 일은 한국 현대사회에 엄청난 충격이었다. 사회전반에 전대미문의 상황을 야기했으며 후폭풍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이 과정에서 언론책임론이 불거져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로 인해 언론 본연의 기능이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 ‘컵라면으로 삼시 세끼를 때우고, 빗물에 빨래하고 샤워하다 보니 피부병에 걸렸다.’ 봉하마을에 한달여 ‘뻗치기 취재’를 하고 온 취재기자들의 고생담이다. 무엇 때문에 문명시대에 그 같은 ‘개고생’을 했는지, 언론책임론에 앞서 국민 모두가 그들, 언론인들의 고뇌하는 충정만은 알아 줬으면 좋겠다. 언론책임론에 앞서 국민 모두가 그들, 언론인들의 고뇌하는 충정만은 알아 줬으면 좋겠다. 김동률 KDI 언론학 연구위원
  • [깔깔깔]

    ●천국으로 가는 길 영은이는 교회에 다닌다. 어느 날 전도사가 물었다. “여러분 천국으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무도 말을 하지 못했다. 그때 영은이의 머리에 스치는 것이 있었다. 영은이는 재빨리 손을 들어 대답했다. “죽어야 합니다!” ●자취생의 식사 평상시:라면이 주식이다. 생일:라면에 포도주를 곁들인다. 설날:떡라면을 해 먹는다. 영양식:라면에 계란을 넣는다. 고독할 때:라면과 맥주를 함께 먹는다. 입맛 없을 때:라볶기를 먹는다. 고기가 생각나면:쇠고기라면을 먹는다. 변신하고 싶을 때:컵라면을 먹는다. 스트레스 생기면:생라면을 꽉꽉 씹어서 먹는다.
  • 남이섬 축제 “외국인은 그냥 오세요”

    남이섬 축제 “외국인은 그냥 오세요”

    “외국인들은 무조건 무료, 남이섬 자유문화축제에 초대합니다.” 강원 춘천시 ㈜남이섬은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모든 외국인들에게 입장료와 뱃삯 등을 면제해 주는 ‘외국인 자유문화축제’를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2010년 한국방문의 해를 앞두고 더 많은 외국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축제에는 메타세콰이어길 취타대 퍼레이드를 비롯해 외국인 노래자랑, 미8군 군악대 초청공연, 인디밴드 콘서트, 마임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펼쳐진다. 전통공연, 외국인 예술가 초청 전시와 퍼포먼스 등 다양한 국제문화 행사도 열린다. 간식으로 우리의 전통 떡을 나눠주거나 점심으로 컵라면도 제공된다. 물론 춘천과 가평, 진도 지역의 향토 음식도 맛 볼 수 있다. 행사가 절정에 이르는 축제 마지막 날에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남이섬까지 바로 오는 전세버스와 열차편 등이 제공된다. 국내에 거주하는 동남아시아 출신 외국인 등을 초청해 한바탕 잔치도 벌인다. 아울러 새로 구입한 선박인 ‘인어공주’호(250인승) 취항식을 비롯해 일본 도야마시 및 중국 용경협지역 사진전, 세계 미니국가 관광이미지 전시회 등이 마련된다. 인어공주호는 경기 가평나루에서 강원 춘천 남이섬까지 가평호반을 거슬러 갔다가 내려오며 강원·경기지역의 경계를 허무는 퍼포먼스도 겸해 운항된다. 여행사들은 벌써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남이섬 공짜구경을 시켜주게 됐다.”며 반긴다. 침체된 경기 탓에 씀씀이가 줄어 타격을 입고 있는 여행업계로서는 신선한 발상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남이섬은 TV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중국과 일본 등 동남아시아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 대표적인 한류관광지이다. 지난해 남이섬을 찾은 관광객은 모두 180만명이며, 이 가운데 외국인은 11%인 20만명에 이르렀다. 남이섬 관계자는 “외국인들에게 인기를 끌며 국내 유명 관광지로 자리잡은 남이섬이 ‘나미나라공화국 문화독립 3주년’을 맞아 한국 관광의 이미지를 높이고 외국 관광객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으로 무료개방 축제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역도선수 변신’ 조안 “밤마다 라면 먹었다”

    ‘역도선수 변신’ 조안 “밤마다 라면 먹었다”

    배우 조안이 영화 ‘킹콩을 들다’를 통해 역도선수로 변신했다. ’킹콩을 들다’는 천하무적 역도 코치와 시골여중 역도부 선수들의 역도를 향한 애정과 도전을 그린 영화. 조안은 낫질로 다져진 어깨, 타고난 통자 허리만으로 역도코치 이지봉(이범수 분)에게 단숨에 찍혀버린 시골 소녀 ‘영자’역을 맡았다. 역도선수 역할을 위해 조안은 캐스팅 직후부터 몸 만들기에 들어갔다. 원래부터 살이 찌지 않는 체질 덕분에 ‘역도선수 영자’가 되기 위해 조안은 식사량에서부터 운동까지 체계적인 전략을 짜서 체중을 불리고 근육을 만드는데 온 힘을 기울였다. 조안은 날마다 체육관에서 기초체력을 쌓고 이범수를 비롯한 다른 배우들과 함께 태릉선수촌에서 윤진희 선수와 염동철 코치에게 훈련을 받았다. 특히 그가 무엇보다 중점을 둔 것은 식사량 조절. 우선 고기와 흰 쌀밥 중심 식단으로 식사량을 평소 2-3배로 늘렸고 잠들기 직전에는 라면을 먹고, 아침에 눈을 뜨면 과자부터 찾았다. 이동하는 차 안에는 컵라면과 과자, 초콜릿이 항상 준비돼 있었을 정도. 이러한 노력 덕분에 촬영 전까지 체중도 늘어났을 뿐 아니라 근육량만 7KG을 늘려 윤진희 선수와 염동철 코치를 비롯해, 제작진에게도 ‘진짜 역도선수 같다’는 평가를 받았다. 역도선수로서 외모에서부터 성격까지 ‘영자’로 완벽하게 거듭날 각오로 연기에 임하고 있는 조안은 ‘역도선수’로 변신한 첫 모습을 촬영하면서 “ ‘2008 베이징 올림픽의 역도경기가 보여줬던 감동적인 기억을 되살리며 연기에 임했다.”고 촬영소감을 전했다. 제작진은 “역도선수로서 변신모습을 먼저 공개한 이범수에 이어 조안의 놀라운 변신으로 촬영현장은 연일 실제 역도선수들의 경기를 보는 듯 흥미진진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범수, 조안 두 주인공의 변신과 탄탄한 스토리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킹콩을 들다’는 6월 개봉 예정이다.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건강 빠진’ 먹거리 대책

    앞으로 컵라면의 90%와 과자류의 22%가 ‘고열량·저영양식품’으로 지정돼 학교에서 퇴출될 전망이다. 그러나 업계의 반대로 봉지라면이 퇴출 대상에서 제외되고 각종 성분기준이 대폭 완화돼 어린이 먹거리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식품의약품안전청은 대중광고와 학교 내 판매가 제한되는 ‘고열량·저영양식품 영양성분 기준안’을 마련해 이달 안으로 입안예고할 방침이라고 8일 밝혔다. 고열량·저영양 식품에 해당되면 3월부터 학교 내 매점에서 판매할 수 없으며, 어린이들이 TV를 시청하는 주요 시간대에는 TV광고가 제한된다.식약청이 마련한 기준안에 따르면 ▲1회 제공량 기준으로 단백질이 2g 미만이면서 열량이나 포화지방,당류 등이 각각 250㎉, 4g, 17g 이상인 간식류 ▲열량이 500㎉ 이상이거나 포화지방이 8g이 넘는 간식류 ▲1회 제공량 기준 나트륨이 1000㎎ 이상이면서 열량이 500㎉ 이상이거나 포화지방이 4g 이상인 식사대용품 등이 고열량·저영양식품에 해당된다.식약청의 기준안을 적용해 현재 유통 중인 식품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컵라면의 90%와 탄산음료의 65%, 초콜릿의 37%가 광고·판매 제한대상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과자류와 음료, 아이스크림 전체로는 평균 22%, 식사대용품은 평균 72%가 고열량·저영양 식품에 해당됐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건강을 해치는 간식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이다.그럼에도 식약청은 지난해 제시한 잠정안의 기준을 크게 완화한 새 기준안을 제시해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보건복지가족부와 식약청은 간식의 경우 기준 열량을 200㎉, 식사대용품의 경우 나트륨(염분) 기준을 600㎎으로 설정한다는 잠정안을 발표했었다.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잠정안 기준을 적용할 경우 지나치게 많은 가공식품이 해당돼 식품업계의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된다.”며 줄기차게 이의 완화와 기준안 시행시기를 늦춰줄 것을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청은 이후 간식의 열량과 식사대용품의 나트륨 기준을 각각 250㎉와 1000㎎으로 크게 완화한 기준안을 마련했다. 그런가 하면 이번에 제시한 고열량·저영양식품 성분기준안’에서 대표적 고열량·저영양식품인 봉지라면은 아예 제외하기도 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국회 농성 사흘째··· “파국이 오나”

    한나라당이 휴일인 28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과 84개 법안으로 추려진 ‘중점처리법안’을 내놓으면서 국회는 일대 폭풍에 휩싸였다. 야당은 이를 ‘선전포고’로 받아들여 한나라당의 기습 처리에 대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한나라,새달 8일까지 논의 연장 제시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이날 오후 발표한 중점처리법안은 방송법,신문법,집시법,국정원법 등 논란이 되고 있는 쟁점법안을 그대로 담고 있다.다만 이 법안들을 사회개혁 관련법안으로 분류해 내년 1월8일까지 논의를 연장한다는 조건만 새로 달았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에게 전화해 중점처리법안에 대해 1분 남짓 설명하며 ‘법안 협상’에 나설 것을 설득했다.하지만 원 원내대표는 “진전이 없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이 이날 ‘중점처리법안’을 제시하자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민주당은 “검토할 필요조차 없다.”고 거절했고,민노당은 “장렬히 전사하거나 국민의 지지에 힘입어 승리하는 대회전을 앞두고 있다.”고 반박했다. 범야권의 결속력도 강해져 민노당,창조한국당 등이 본회의장에서 농성하고 있는 민주당을 잇따라 격려 방문했다.민주당은 이날 오후 영등포 당사에서 당원결의대회를 갖고 전의를 다졌고,언론·시민 단체 등은 한나라당이 추진 중인 미디어관련법에 항의해 여의도 국회 주변에서 촛불시위를 벌였다.국회 본청 안팎에선 하루종일 민주당 당직자들과 경위들이 출입 문제를 놓고 승강이를 벌였다. 민주당이 사흘째 점거 농성한 본회의장 주변은 ‘폭풍전야’를 연상케 했다.한 여성 의원은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의원들 대부분이 책을 읽거나 서로 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민주당은 매일 밤 의원 50여명이 교대로 본회의장에 머물며 철야농성을 이어가고 있다.이미경 사무총장은 “여성의원에게는 간단한 매트리스가 제공되지만 수건을 베개삼아 자는 등 사정은 열악하다.”고 전했다.일부 의원들은 체력 고갈을 우려해 오이나 해산물 등을 나눠먹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결속력은 한나라당이 법안 처리를 공언한 ‘연말’이 다가올수록 강해지고 있다.전날 밤 송민순 의원이 마지막으로 농성에 참여하며 ‘의원 전원 농성 참여’라는 기록도 세웠다.조정식 원내 대변인은 “28일 오전 본회의장에서 열린 의총에는 68명이나 참석했다.”고 전했다.김유정 대변인은 “컵라면과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고,140보쯤 되는 본회의장 둘레를 돌며 답답함을 해소하지만 오히려 선후배간 거리는 좁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 “검토할 필요조차 없다” 민주당은 전날 밤 이후 한나라당의 본회의장 기습 진입에 대비해 순찰조를 운영하고 있다.한 의원은 “한나라당이 ‘공격조’를 구성했다는 소식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한때 관심을 모았던 정세균 대표의 ‘중대제안 발표’는 당내 일각의 이견 제기로 물밑으로 가라앉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은 이날도 원대대표실에서 비공개 회의를 이어갔다.한나라당은 홍 원내대표의 중점처리법안 발표 이후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의 반응과 분위기를 주시하고 있다.당 관계자는 “제안을 던진 만큼 강행처리 등 구체적인 상황을 얘기하기 보다 야당 내 추이를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오상도 구동회기자 sdoh@seoul.co.kr
  • “눈 덮인 한라산 함께 걸어요”

    “눈 덮인 한라산 함께 걸어요”

    ‘눈 덮인 겨울 한라산으로 초대합니다.’제주도가 연말을 앞두고 올해 관광객 유치 목표인 580만명을 달성하기 위해 막바지 총력전을 펴고 있다.12일 제주도에 따르면 10일 현재 제주도를 방문한 관광객은 내국인 501만명,외국인 51만명 등 모두 552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16만 4000명(내국인 465만 5000명, 외국인 50만 9000명)보다 6.9%(35만 6000명) 늘어났다.그러나 연간 목표 대비 달성률은 95.2%에 머물러 아직도 28만명이 부족하다. 제주도는 대도시 관광객을 겨냥한 ‘겨울 한라산 트레킹’ 관광 상품을 개발,승용차와 제주특산품 등을 경품으로 내걸고 탐방객 유치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승용차·특산품 등 경품 푸짐 올해 첫 선을 보인 한라산 트레킹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한라산 백록담과 윗세오름,거문오름 등 3개 트레킹 코스로 내년 2월말까지 운영된다. 백록담은 성판악 등산로를 거쳐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에 이르는 코스,윗세오름 코스는 한라산 어리목광장을 출발해 해발 1700m인 윗세오름을 왕복한다. 거문오름 코스는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거문오름’(해발 456m) 일대를 탐방하는 프로그램이다.화산 분출로 생성된 거문오름의 독특한 지질과 원시림,장쾌한 설경을 감상할 수 있다. 도는 지난 9일 대전에서 여행사 35개 업체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가진 것을 시작으로 인천,광주,대구지역을 순회하며 여행업체에 세일즈 마케팅을 펴고 있다. 15일에는 서울지역 대형여행사 등을 대상으로 ‘2008 제주관광의 밤’ 행사를 열어 한라산 트레킹 상품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무료 셔틀버스 운행·안전 강화 겨울 한라산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주말에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이달부터 내년 2월8일까지 금~일요일 주 3회 셔틀버스를 투입해 교통편의를 제공한다. 특히 설 연휴인 내년 1월23~27일에는 매일 셔틀버스를 운행,관광객들이 한라산의 아름다운 풍광을 쉽게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셔틀버스 운행구간은 신제주 제주고(옛 제주관광산업고)~천아오름 눈썰매장~한라산어리목 입구로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20~3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도는 최근 헬기 등을 동원해 한라산 윗세오름 대피소와 진달래 대피소에 겨울 산행객을 위해 모두 7만여개의 컵라면(개당 1300원 판매)을 공수해 놓았다. 지난해 이 곳에서는 모두 18만개의 컵라면이 팔렸다. 기상변화로 안개가 끼거나 눈인 쌓일 경우 식별이 어려운 등산로 구간에는 깃발 295개를 꽂았고,리본 1000여개를 달았다.등산로를 쉽게 찾게 하기 위해서다.2m 길이의 깃대에 붉은 천으로 제작된 깃발을 ‘선작지왓’과 ‘만세동산’,성판악코스 주변 급경사 지대에 설치했고,깃발 설치가 어려운 구상나무 숲 지대에는 리본을 나무에 매달았다. ●올 관광객 580만명 목표 날씨에 달려 제주도 관계자는 “방학이 시작되는 20일 이후에는 평일에도 가족단위 관광객이 통상적으로 증가하는 데다,앞으로 기상여건만 도와 준다면 580만명 목표 달성은 가능하다.”며 “겨울 한라산 트레킹 상품을 집중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설산 한라로…” 한겨울의 초대

    “설산 한라로…” 한겨울의 초대

    ‘눈 덮인 겨울 한라산으로 초대합니다.’ 제주도가 연말을 앞두고 올해 관광객 유치 목표인 580만명을 달성하기 위해 막바지 총력전을 펴고 있다. 12일 제주도에 따르면 10일 현재 제주도를 방문한 관광객은 내국인 501만명,외국인 51만명 등 모두 552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16만 4000명(내국인 465만 5000명, 외국인 50만 9000명)보다 6.9%(35만 6000명) 늘어났다.그러나 연간 목표 대비 달성률은 95.2%에 머물러 아직도 28만명이 부족하다. ●겨울 한라산 트레킹 상품 첫 선보여 제주도는 대도시 관광객을 겨냥한 ‘겨울 한라산 트레킹’ 관광 상품을 개발,승용차와 제주특산품 등을 경품으로 내걸고 탐방객 유치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올해 첫 선을 보인 한라산 트레킹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한라산 백록담과 윗세오름,거문오름 등 3개 트레킹 코스로 내년 2월말까지 운영된다. 백록담은 성판악 등산로를 거쳐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에 이르는 코스,윗세오름 코스는 한라산 어리목광장을 출발해 해발 1700m인 윗세오름을 왕복한다. 거문오름 코스는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거문오름’(해발 456m) 일대를 탐방하는 프로그램이다.화산 분출로 생성된 거문오름의 독특한 지질과 원시림,장쾌한 설경을 감상할 수 있다. 도는 지난 9일 대전에서 여행사 35개 업체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가진 것을 시작으로 인천,광주,대구지역을 순회하며 여행업체에 세일즈 마케팅을 펴고 있다.15일에는 서울지역 대형여행사 등을 대상으로 ‘2008 제주관광의 밤’ 행사를 열어 한라산 트레킹 상품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겨울 한라산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주말에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된다.이달부터 내년 2월 8일까지 금~일요일 주 3회 셔틀버스를 투입해 교통편의를 제공한다. ●셔틀버스 운행 등 서비스 업그레이드 특히 설 연휴인 내년 1월 23~27일에는 매일 셔틀버스를 운행,관광객들이 한라산의 아름다운 풍광을 쉽게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셔틀버스 운행구간은 신제주 제주고(옛 제주관광산업고)~천아오름 눈썰매장~한라산어리목 입구로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20~3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도는 최근 헬기 등을 동원해 한라산 윗세오름 대피소와 진달래 대피소에 겨울 산행객을 위해 모두 7만여개의 컵라면(개당 1300원 판매)을 공수해 놓았다.지난해 이곳에서는 모두 18만개의 컵라면이 팔렸다. 기상변화로 안개가 끼거나 눈인 쌓일 경우 식별이 어려운 등산로 구간에는 깃발 295개를 꽂았고,리본 1000여개를 달았다.등산로를 쉽게 찾게 하기 위해서다.2m 길이의 깃대에 붉은 천으로 제작된 깃발을 ‘선작지왓’과 ‘만세동산’,성판악코스 주변 급경사 지대에 설치했고,깃발 설치가 어려운 구상나무 숲 지대에는 리본을 나무에 매달았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노숙자와 함께 쓴 2008 노숙자 리포트]② 노숙자 배양하는 ‘저수지’

    [노숙자와 함께 쓴 2008 노숙자 리포트]② 노숙자 배양하는 ‘저수지’

    “비록 몸이 성치 않아 수급을 받고 있지만 일을 하면 수급권이 박탈돼 할 수 있는 일에도 나서지 못해요.일을 해 가난을 탈출하고 싶지만 수급권 없이는 생활을 유지할 수 없으니까요.”-기초수급자 정진혁(42·가명)씨 “보통 일주일에 10만원을 벌지만 한 푼도 모으기 힘듭니다.게다가 요즘은 일감도 없어 공치기 일쑤입니다.‘일하겠다’는 의지마저 약해지고 있습니다.”-일용직 노동자 박수형(35·가명)씨 서울 영등포역 주변에서 만난 기초수급자들은 수급권이 ‘생명줄’이지만 이를 유지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빈곤 탈출이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일용직 노동자들은 불황으로 일감이 뚝 떨어진 상황에서 노동 의지마저 잃는다면 곧바로 노숙자로 전락할 처지였다.이들은 거리에서 잠을 자는 전형적인 노숙자는 아니었지만 무료 급식으로 끼니를 해결했고,잠자는 곳이 일정하지 않았으며,각종 지원센터에서 나오는 겨울 옷을 얻어 입었다. ●기초수급자의 딜레마 취재팀에 합류한 노숙자 장영철(41·가명)씨와 지난 3일 오전 20만원짜리 J고시원을 찾았다.곰팡이 냄새와 한 명이 어깨를 펴고 다니기도 좁아 보이는 복도,햇빛이 아예 들어오지 않는 3층 2호실.지저분한 이불이 깔려 있는 바닥에 컵라면 용기 등이 뒹굴고 있었다.기초수급자 정진혁씨는 컴퓨터를 붙잡고 있었다.정씨는 하루 24시간을 월 5만원에 고시원에서 빌려 주는 컴퓨터로 ‘고스톱’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는 얼마 전 돈이 너무 궁해 성치 않은 몸이지만 일을 하러 나갔다.일을 하면 수급권이 끊기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의 이름을 둘러대야 했다.막노동은 힘들어 건물 청소를 하고 5만 4000원을 받았지만 하루벌이로 끝이었다.소득이 파악돼 수급권을 빼앗길 것이 두려워 일을 더이상 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그는 “아픈 몸이지만 조금이라도 더 벌어서 사람답게 살아보려 해도 수급권이 아까워 일을 못한다.”면서 “수급권은 결국 ‘돈 줄 테니까 노숙하지 말고 방안에 박혀 있으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 오후 영등포역 뒤쪽 B고시원에서 또 다른 수급자 이재용(45·가명)씨를 만났다.이씨는 “수급비를 받는 20일을 ‘공무원 월급날’이라고 부른다.”면서 “사람들이 술 사달라고 조르는 통에 고시원 수급자들은 방에서 꼼짝 않는다.”고 전했다.허리 디스크로 수급 대상이 된 이씨는 수급비 38만 2000원을 5일 만에 다 쓴다.수급비 받는 날은 고시원비 25만원이 나가는 날이다.담뱃값 등 잡비로 6만원이 나가고,인터넷 비용 등으로 7만원이 또 빠져나가면 이씨는 ‘빈털터리’가 된다. ●“벌어도 남는 게 없다면 차라리…” 지난 3일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5만원을 받은 일용직 정주용(45·가명)씨는 지하철을 타고 영등포로 향했다.정씨는 “오늘 번 돈 가운데 2만원은 이번 주말 마사회에서 쓸 것”이라고 했다.영등포에 도착한 정씨는 먼저 K교회를 찾아 저녁을 해결했다.저녁식사 후 1만원을 내고 담배 4갑을 샀고,2000원으로 소주 2병을 사 마셨다.술에 취해 쉼터에 갈 수 없는 그는 8000원을 내고 인근 사우나에 들어갔다.지난 7일 한국마사회 영등포지점에서 다시 만난 정씨는 이미 이틀 전에 2만원을 경마에 다 탕진했다고 했다. 특별취재팀
  • [불경기 때문에… 달라진 풍속도] “일단 팔고보자”

    아예 공짜로 주거나 깎아주거나 혹은 끼워주는 ‘염가 마케팅’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할인을 이용해 꺼진 소비 심리를 되살리고 ‘박리다매’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은 3일 이탈리아 레스토랑 카페 에스프레소에서 한달여간 점심과 저녁 모두 파스타와 피자를 한 꺼번에 즐길 수 있는 ‘파스타&피자 패키지’를 3만원(세금 별도)에 내놓았다. 파스타와 피자 모두 보통 개당 2만 5000~3만원이지만 행사 기간에는 두 개를 1개 가격에 내놓는 것. 피자전문업체인 도미노피자는 이달 한 달 동안 2만 8900원짜리 라따뚜이 피자 큰 것을 주문할 때 1000원만 더 내면 파스타(6500원)와 콜라 1.25ℓ(1100원)를 더 준다. 공짜 마케팅도 활발하다. 현대약품은 이달 30일까지 서울 마포구 신촌 일대 150여개 삼겹살 집에서 두산 소주인 처음처럼을 주문하는 고객들에게 식이섬유 음료인 미에로화이바를 그냥 주는 마케팅을 벌인다. 고기에 식이섬유음료가 좋다는 점을 알리면서 소주 1위 제품에 자사 제품을 연상시키는 마케팅을 통해 궁극적으로 매출을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옥션은 이날부터 다음달 13일까지 ‘무한 공짜의 혜택’이란 이름의 행사를 진행한다. 간단한 게임을 하면 추첨을 통해 치킨, 호빵, 컵라면, 화장품, 영화예매권 등 총 12개 경품을 3차례에 걸쳐 준다. 오는 17일까지 진행되는 1차 이벤트에서는 교촌치킨 1만마리, 호빵 2만개, 카페라테마일드 2만1000개, 이자녹스폼클렌징 3500개, 메가박스 영화예매권 100장(1인 2매)이 선물로 나온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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