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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연구팀 “中 실제 감염자, 임상병례 포함하면 공식 발표 4배”

    홍콩 연구팀 “中 실제 감염자, 임상병례 포함하면 공식 발표 4배”

    중국 내 코로나19 환자 수가 임상진단 사례를 포함하면 정부 공식 발표의 4배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대 연구팀은 의학 전문지 ‘랜싯’에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을 게재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2월 20일까지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5만 5000여명이라고 발표했지만, 연구팀은 중국 내 실제 코로나19 환자 수가 23만 2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처럼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코로나19 확진자를 판정하는 데 있어 중국 정부와 홍콩대 연구팀이 상이한 기준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환자 분류 기준을 여러 차례 변경했는데, 지난 2월 초 발표한 코로나19 치료방안 제5판에서는 후베이성에 한해서만 ‘임상진단’ 병례를 추가했다.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더라도 임상 소견과 폐 컴퓨터단층촬영(CT) 등에 근거해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로 진단한 환자를 확진자로 분류한 것이다. 이러한 기준 변경은 진단키트의 부정확성 등으로 인해 폐 손상, 기침, 발열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나타내더라도 검사에서 음성 반응이 나와 확진자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너무 많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기준을 적용한 결과 적용 첫날인 2월 12일 하루에만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 5000명 가까이 늘어나는 등 환자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이에 중국 당국은 2월 19일 발표한 코로나19 치료방안 제6판에서 확진자 분류 기준을 다시 변경해 임상진단 병례를 제외했고, 이는 환자 수를 줄이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홍콩대 연구팀은 중국 당국이 폐기한 코로나19 치료방안 제5판을 적용해 확진자 수를 추정했고, 그 결과 2월 20일까지 발생한 코로나19 환자 수가 중국 정부가 발표한 5만 5천여명의 4배에 달하는 23만 2천여명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경증, 무증상 감염자 등을 포함할 경우 코로나19 환자 수는 가장 광범위한 추정치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충분한 코로나19 검사키트를 보유하지 않은 국가에서는 임상진단 병례를 코로나19 확진자 수에 포함할 경우 더 정확한 통계를 얻고 코로나19에 더 잘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중국 정부, ‘코로나19 정책 비판’ 의사 또 처벌…제2리원량 되나

    중국 정부, ‘코로나19 정책 비판’ 의사 또 처벌…제2리원량 되나

    中, 위샹둥 ‘과실 기재’ 처벌·병원 부원장직 박탈中당국, 위샹둥 웨이보 계정글 모두 삭제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피해가 가장 심각했던 중국 후베이성 우한 지역에서 환자를 진료하다 최초로 코로나19의 위험성을 폭로했다 처벌을 받고 향후 감염돼 숨진 의사 고(故) 리원량 사건 이후 중국 정부가 또 다시 코로나19 정책을 비판했던 의사가 처벌하는 일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홍콩매체 명보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후베이성 황스 지역 의사 위샹둥의 ‘부당한 글’에 대한 처벌 공문 내용이 퍼졌다. 이 공문은 중국 공산당 어둥 의료그룹 기율검사위원회가 그룹 품질관리부 주임이자 황스시 중심병원 부원장이던 위샹둥에 대해 ‘코로나19 방역기간 온라인상에서 부당한 글을 발표한 문제’로 처벌한다는 내용이었다. 위샹둥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등에 마스크 착용, 자택 관리, 도시 봉쇄, 입원 환자에 대한 컴퓨터단층촬영(CT) 등 당국의 정책은 물론, 안후이성이 황스시에 전통약재 1.2t을 지원한 문제에 대해 비판하는 부당한 글을 발표했다는 것이다. 또 당국의 방역정책을 비판하고 중국의 전통의학과 전통약재에 대해 공격해 사회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지적도 담겼다.의사 위샹둥 “中, 증거 기반 의학 완전 붕괴”“코로나19 현장에 효력도 없는 항생제 쓰여” 위샹둥은 앞서 지난 2월 ‘근거 기반의 붕괴’라는 글에서 당국이 끊임없이 방역정책을 바꾼다고 비판했었다. 위샹둥은 이 글에서 “근거기반 의학이 코로나19 앞에서 완전 붕괴하고 있다”면서 “현대의학에 따르면 최선의 증거에 기초해 임상적 결정이 내려져야 하지만, 실제 일은 (근거 없이) 특별히 처리된다”고 밝혔다. 해당 글은 조회수 10만을 넘긴 후 삭제됐다. 위샹둥은 또 ‘따를 증거가 없다면 죽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가’라는 글에서 “코로나19가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확인됐는데도 현장에서는 효력이 없는 항생제가 널리 쓰였다”면서 “증거가 있어도 따르지 않는 전형적인 예”라고 지적했다.위샹둥은 이번 일로 ‘과실 기재’ 처벌을 받았고 그룹 품질관리부 주임직과 시 중심병원 부원장직에서 면직됐다. 현재 그의 웨이보 계정 글은 모두 삭제된 상태다. 명보에 따르면 위샹둥은 1인 미디어 ‘젠캉제’와의 인터뷰에서 통보가 사실이라고 확인하면서도 “조직에서 나를 잘 배치해줬다. 앞으로 의사도 하고 품질관리도 할 것”이라면서 “전에 쓴 글은 모두 역사가 됐다”고 말했다. 그의 처벌 소식이 의료계를 흔들었고 동정 여론이 나오고 있다. 언론인 탕젠광, 위샹둥 처벌한 中비판“리원량 이후 또 후베이성 의사 처벌” 댓글에 “中간부는 아프면 전통의학·전통약만 먹어라” 이와 관련, 탕젠광이라는 언론인이 의사 위샹둥의 처벌을 비판하며 온라인에 올린 글은 조회 수가 57만회를 넘겼다. 탕젠광은 “리원량 이후 또 다른 후베이성 의사가 부당한 글을 발표했다는 이유로 훈계를 받고 처벌됐다”고 밝혔다. 이어서 “위샹둥의 글은 어떠한 악의도 없는 의사의 전문적인 토론·판단일 뿐”이라면서 “리원량이 코로나19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처럼 전염성 있다고 판단했던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또 리원량이 ‘사회에는 하나의 목소리만 있을 수 없다’고 말한 생전 발언을 인용해 “중국 사회에서 여전히 진실에 대한 존중이 부족함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샹둥이 일선에서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매진했다면서 “아무 포상도 받지 못하고, 도리어 인터넷상에 쓴 글로 처벌받았다”고 호소했다. 탕젠광의 글에는 “앞으로 고위 간부들은 아프면 전통의학만 바라보고 전통약만 먹기 바란다”, “의사들은 자신의 의학적 견해를 말하면 안 되는가” 등의 댓글이 달렸다.中당국, 리원량에 최고영예 ‘청년 휘장’ 추서코로나 폭로해 끌려가 처벌받은 내용 빠져 앞서 중국 당국은 숨진 의사 리원량에 대해 중국 최고 영예인 청년 휘장 추서대상으로 선정하고 ‘중국청년 5.4 훈장’을 수여했지만 그 표창 이유가 ‘코로나 폭로’와는 거리가 멀어 중국 누리꾼들의 한숨을 자아냈다. 중국 공산주의청년단과 중화전국청년연합회는 지난 20일 우한 중심의원 안과 의사였던 리원량에게 ‘중국청년 5.4 훈장’을 수여한다고 발표했지만 환구시보 등 중국매체 설명 중에는 그가 지난해 말 온라인 상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대해 경고했다가 유언비어 유포 혐의로 공안에 끌려갔으며, ‘훈계서’에 서명하는 처벌을 받았다는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 당국은 리원량 사후, 그에 대한 처벌을 취소하고 유가족에게 사과했다. 또 리원량에게 국가·사회를 위해 목숨을 잃은 인물에게 부여되는 최고 등급의 명예 칭호인 ‘열사’ 칭호를 추서했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코로나19가 심장질환 불렀다···21세 여성 국내 첫 사례보고”

    “코로나19가 심장질환 불렀다···21세 여성 국내 첫 사례보고”

    코로나19가 호흡기질환뿐만 아니라 심장질환을 일으킨다는 분석이 외국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코로나19 감염 후 심장질환을 겪은 환자 사례가 처음으로 보고됐다. 17일 심장질환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인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 최신호에 따르면 김인철·한성욱 계명대 동산병원 심장내과 교수팀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급성 심근염 증상을 보인 21세 여성 사례를 공개했다. 심근염은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심장근육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 자가면역질환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급성으로 생긴 심근염이 심해지면 가슴통증 및 호흡곤란이 발생하고, 계속 진행하면 심장 비대와 만성 심부전으로 악화할 수 있다. 이 환자는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진됐을 당시 열, 기침, 가래, 설사, 호흡곤란 등 일반적인 증상을 보였다. 코로나19에 감염되기 전에 앓았던 기저질환은 없었다. 하지만 입원 후 시행한 검사에서 심장 이상 여부를 알 수 있는 표지물질인 ‘트로포닌 아이’(Troponin I) 혈중 수치가 정상치(0.04ng/㎖)보다 훨씬 높은 1.26ng/㎖에 달했다. 통상적으로 트로포닌 아이 수치는 조금만 높아져도 심장근육에 손상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심전도 검사에서도 심장기능의 이상이 관찰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에 의료진은 심근염을 의심하고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추가로 시행했다. 그 결과 심장이 정상보다 비대해지고, 심장 조직에 손상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관상동맥이 막히지 않은 점으로 미뤄 심근경색은 아니라고 의료진은 판단했다. 환자는 1개월여의 입원 치료 후 코로나19 음성판정을 받아 퇴원했다. 하지만 지금도 심장 기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주기적으로 외래 치료를 받는 중이다. 주치의인 김인철 교수는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할 때 심근염 발생 여부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김 교수는 “국내에서 코로나19 환자의 심장질환 사례가 정식으로 보고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 환자의 경우 입원 후 심장 박출률이 25%가량 떨어지는 상태에서 (의료진이) 심근염을 의심하고 CT, MRI 등 추가 검사로 확진해 치료했지만 이런 의심이 없었다면 심근염 치료가 늦어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 역시 코로나19가 신종 감염병인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관찰·검토하고 있다. 주로 폐렴을 일으키는 호흡기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폐 이외의 신체장기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곽진 중앙방역대책본부 환자관리팀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폐 이외 다른 신체장기에 침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잘 모르는 상황”이라며 “심근염도 가능성이 있는 질병 중 하나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곽 팀장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심근염이 동반되는 코로나19 환자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며 “의료진들이 특이 사례를 관찰·보고·공유해주시는 데 따라 방역당국에서도 거기에 필요한 조치에 대해 판단하는 등 지속해서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총선 전 코로나19 검사 축소설?···방역 당국 “변경지침 예시 오해”

    총선 전 코로나19 검사 축소설?···방역 당국 “변경지침 예시 오해”

    국내에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은 사람이 51만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 100명당 1명이 검사를 받은 셈이다. 방역당국은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코로나19가 의심될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진단검사를 시행해달라고 당부했다. 12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까지 국내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은 사람은 총 51만4621명이다. 이 중 1만51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49만321명이 ‘음성’으로 확인됐다. 1만3788명은 검사가 진행 중이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전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연인원 51만명이 검사받은 것을 비유하자면 국민 100명당 1명은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았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진 ‘진단검사 축소설’과 관련해 코로나19 대응 지침(가이드라인)을 개정하면서 조사 대상 유증상자의 예를 제시한 것이 오해를 부른 것으로 이해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최근 한 전문의가 자신의 SNS 계정에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고, 이 글은 총선 정국과 맞물려 퍼져 나갔다. 권 부본부장은 “조사 대상 환자의 지침이 6판까지는 ‘의사의 소견에 따라 의심증상을 토대로 신고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의 예를 든다는 차원에서 ‘원인미상 폐렴 등’(이라고 명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5일 개정된 코로나19 대응 지침 7-3판은 조사 대상 유증상자를 ‘의사의 소견에 따라 원인 미상 폐렴 등 코로나19가 의심되는 자’로 규정하고 있다. 조사 대상을 ‘의사 소견에 따라 코로나19가 의심되는 자’로 규정했던 6판과 비교해보면 이 문구에 ‘원인 미상 폐렴 등’이라는 구절이 추가됐다. 일부 의사는 이를 CT(컴퓨터단층촬영)나 X선 검사에서 폐렴이 보여야만 진단 대상이 된다고 해석해 정부가 코로나19 검사 대상을 축소하려 한다고 주장했지만 폐렴은 하나의 예시에 불과하다는 게 방역당국의 입장이다. 권 부본부장은 “어느 것이라도 환자를 보는 의사가 판단해 코로나19가 조금이라도 의심된다면 바로 의심환자라는 게 지침 내용”이라며 “지침을 개정하면서 의료계, 지방자치단체하고도 논의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예시를 든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의료인께서는 코로나19가 의심되면 신고하고 진단검사도 의뢰하는 등 지금까지 해온 그대로 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폐렴증상 1군 두산베어스 선수 음성 판정 받아

    폐렴증상 1군 두산베어스 선수 음성 판정 받아

    폐렴 증상을 보인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1군 선수가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두산은 선수단의 자택 대기를 해제하고, 4일부터 훈련을 재개하기로 했다. 지난달 31일 옆구리에 불편함을 느낀 선수는 1일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했고, 폐렴 소견을 받았다. 해당 선수는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두산은 KBO 사무국이 전달한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에 따라 1일과 2일 훈련을 취소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인류조상 뇌 형태는 유인원, 발달과정은 현대인과 비슷

    인류조상 뇌 형태는 유인원, 발달과정은 현대인과 비슷

    성인 아파렌시스 뇌 침팬지보다 20% 커 인간처럼 오랜시간 양육 찰스 다윈의 진화론은 자연과학과 인문사회학, 예술,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 강력한 영향을 미쳐 단순한 과학이론이 아닌 인류사를 뒤바꾼 혁명적 사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진화론을 바탕으로 한 고인류학은 화석과 유전자 분석을 통해 최초의 인간은 언제 유인원과 분리됐는지를 밝혀내고 인간의 특성을 찾아내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과학적으로 규명하려는 학문이다. 이번 주에는 주목할 만한 고인류학적 성과들이 ‘네이처’를 비롯해 ‘사이언스 어드밴시즈’,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등에 앞다퉈 실렸다. 우선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와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산타페 고등연구소, 애리조나주립대, 시카고대, 유럽 싱크트론방사선연구소(ESRF), 호주 그리핀대, 영국 런던자연사박물관, 런던대(UCL) 공동연구팀은 약 318만년 전에 살았던 인류의 조상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의 뇌가 유인원과 비슷한 형태를 갖고 있지만 발달 과정은 현대인과 비슷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 2일자에 발표했다.현대인의 뇌는 오랑우탄, 침팬지, 고릴라 같은 유인원들보다 크고 형태도 다르며 완전히 뇌가 자라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특징이 있다. 사람 뇌의 이런 독특한 특성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다. 연구팀은 ‘싱크로트론 마이크로토그래피’라는 장치를 활용해 최초의 인류 화석인 ‘루시’와 최초의 아이 ‘디키카’ 화석이 발견된 바 있는 에티오피아 디키카와 하다르 지역에서 발굴된 8개의 서로 다른 아파렌시스 두개골에 대한 정밀 분석을 실시했다. 싱크로트론 마이크로토그래피는 컴퓨터단층촬영(CT)과 비슷하지만 사용하는 엑스선 강도가 더 강하기 때문에 미세한 부분까지도 입체적으로 표현해 낼 수 있는 기술이다. 아파렌시스 아이의 뇌는 사람보다 유인원에 더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지만 성장에 따른 뇌 발달과정은 현대인과 비슷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인 아파렌시스는 침팬지보다 뇌가 20% 정도 더 큰 것으로 미뤄 봤을 때 아파렌시스 아이가 성인의 뇌를 갖기까지는 오늘날 인간처럼 오랜 시간 양육자의 보호를 받았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분석했다.이날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비트바테르스란트대, 미국 위스콘신 메디슨대 고인류학자들이 ‘호모 날레디’의 청소년 화석을 분석한 결과 성인과 같은 체격구조를 갖추는 데 유인원보다 오랜 15년 정도가 걸렸을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호모 날레디는 2013년 남아공 수도 요하네스버그에서 북서쪽 50㎞ 위치의 ‘라이징 스타’라는 이름의 동굴 속 디날레디라는 부분에서 발견된 현생인류의 직접 조상인 호모족의 새로운 종이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보다는 늦은 약 300만년 전에 등장한 것으로 알려진 호모 날레디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현생인류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어 고인류학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연구팀은 ‘DH7’으로 이름 붙여진 호모 날레디의 팔, 다리, 턱뼈 일부를 분석한 결과 사망 당시 나이는 8~11세였으며 다른 호모 날레디 화석과 비교했을 때 성장단계에 있는 청소년인 것으로 확인했다. 호모 날레디의 성장 속도가 현대인과 비슷하다고 가정하면 완전한 성인 체형을 갖는 나이는 15세 전후였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2일자에도 두 편의 고인류학 연구논문이 실렸다. 그중 덴마크 코펜하겐대와 독일 막스플랑크 생화학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스페인, 미국, 영국, 조지아 6개국 21개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은 약 120만년 전에서 80만년 전에 유럽에 살았던 것으로 알려진 ‘호모 안테세소르’의 치아 화석을 분석 비교한 결과 현생인류와 친척뻘인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의 안면 골격구조를 동시에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필립 건즈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박사(형질인류학)는 “이번 연구 성과들은 유인원과 인류의 차이점과 분기점을 더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두산 1군 선수 폐렴 소견 “코로나19 검사 결과 대기 중”

    두산 1군 선수 폐렴 소견 “코로나19 검사 결과 대기 중”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1군 선수 한 명이 폐렴 증상을 보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1일 두산은 “해당 선수가 전날 옆구리에 불편함을 느껴 오늘 오전에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했다. 이 과정에서 폐렴 소견을 받았다”며 “현재 발열과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은 없지만,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두산은 KBO 사무국이 전달한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에 따라 1일 훈련을 취소하고, 1군 선수단 전원에 자택 대기를 지시했다. 2일 오전 훈련도 취소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물고기 지느러미가 손으로 진화…최초 증거 발견

    [핵잼 사이언스] 물고기 지느러미가 손으로 진화…최초 증거 발견

    약 3억 8000만 년 전 고생대 얕은 바다에 살았던 한 어류의 화석에서 인간을 비롯한 동물의 손·발가락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처음으로 보여주는 직접적인 증거를 발견했다고 캐나다와 호주 공동연구진이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18일자에 발표했다. 이들 연구자가 발견한 증거는 물고기에서 육지 척추동물로 진화하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지형 어류 ‘엘피스토스테게 왓소니’(Elpistostege watsoni)의 최신 화석에서 나왔다. 연구를 이끈 리처드 클러티어 박사(캐나다 퀘백대 리무스키캠퍼스·호주 플린더스대 겸임교수)는 “어류 화석 중 손의 진화 과정이 발견된 사례는 처음”이라면서 “이는 물고기가 육지에 올라오기 전에 이미 이런 구조를 갖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이들 연구자에 따르면, 이 화석은 캐나다 퀘벡주에 있는 미과샤 국립공원 내 에스쿠미나 지층에서 발굴됐다. 이 지층은 4억 1920만~3억 5890만 년 전 사이 데본기 중에 형성된 것으로 거기서 이번 물고기(E. 왓소니)의 화석이 나왔다는 것이다. E. 왓소니는 몸길이가 약 1.6m로 당시에는 지구상에 공룡이 출현하기 약 1억5000만 년 전이었기에 이런 대형 어류가 번성할 수 있었다. 이 물고기는 한때 존재한 유라메리카 대륙(오늘날 북아메리카와 유럽의 일부로 분열)의 남안을 따라서 하구에 서식했다. 당시 유라메리카 대륙은 적도 바로 아래에 있었기에 이들은 온난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살았던 것으로 여겨진다. 같은 시대의 육지에서는 작은 식물 외에도 높이 10m 정도의 양치 식물이 번성하고 있었다. 하지만 육지에는 척추동물이 존재하지 않아서 그 대신 전갈이나 노래기 같은 무척추동물이 번성했다. 유일한 척추동물인 어류는 아직 물속에 있었던 것이다. 연구진은 채취한 화석을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를 통해 디지털상에서 E. 왓소니의 전체 모습을 재구성했다. 이 덕분에 이 동물의 이미지를 확대하거나 축소하며 상세하게 분석할 수 있었다.그 결과, 이 물고기의 가슴지느러미 부분에서 현생 척추동물에서 볼 수 있는 손가락뼈와 팔뼈의 원시 형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거기에는 나중에 사지동물로 이어지는 위팔뼈와 아래팔뼈, 손목 등도 포함돼 있었다. 또 손가락의 섬세한 관절도 확인할 수 있어 명확하게 현생 인류의 손뼈와 대응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E. 왓소니에게 손가락이 있어도 이들 물고기가 땅 위를 걷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클러티어 박사는 설명했다. 화석에서 볼 수 있는 손가락뼈와 팔뼈가 유연하긴 하지만 너무 작아 육지에서 체중을 지탱할 수 없다고 분석됐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 물고기는 “물속의 얕은 지대에서 손을 짚을 때가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클러티어 박사는 말했다.따라서 척추동물의 본격적인 육상 진출은 이들 어류가 아닌 데본기 후기 양서류인 익티오스테가 등 원시적인 사지동물에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E. 왓소니는 어류에서 사지동물로 진화하는 단계에 있는 동물로서 특별히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임은 틀림없다. 이에 대해 클러티어 박사는 “만일 이들의 진화가 없었다면 사지동물, 나아가 인류가 손가락이나 팔을 가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공룡 멸종때도 생존… ‘새들의 조상’ 납시오

    공룡 멸종때도 생존… ‘새들의 조상’ 납시오

    무서운 기세로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는 돌연변이 코로나바이러스에서 기인한다. 전 세계인을 공포에 빠뜨린 바이러스가 복제와 변이라는 진화 특성과 과정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는 것은 매우 역설적이다.고생물학자와 지구과학자들은 화석과 다양한 증거로 40억년 전 생명체의 등장과 진화를 설명하고 있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19일자에는 척추동물 손과 발의 등장을 설명하고, 현재 존재하는 새들의 가장 오래된 조상 화석이 새로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란히 실려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지구과학과, 배스대 밀너 진화연구센터,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 자연사박물관, 미국 브루스 예술·과학 박물관 공동연구팀은 현재 새들의 공통 조상이라고 볼 수 있는 가장 오래된 화석을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원시 새 화석은 6680만~6670만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화석의 주인이 살았던 시기는 공룡의 전성시대로 알려진 중생대 최후의 시대인 백악기 후기 마스트리흐트절이다. 마스트리흐트절 끝인 6600만년 전 소행성 충돌로 인해 ‘5차 생물 대멸종’ 사건이 일어나 지구를 지배했던 대형 파충류인 공룡 전부와 동식물의 80% 이상이 절멸됐다. 이런 대멸종에서도 살아남은 동물은 미생물과 수중생물, 지구상에 막 등장한 새와 일부 동물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연구팀은 이번 원시조류 화석을 벨기에 마스트리흐트 지층에서 발견해 학명을 ‘아스테리오니스 마스트리흐텐시스’(Asteriornis maastrichtensis)라고 명명했다. 아스테리오니스는 우주에서 날아온 소행성과의 충돌에서도 살아남았다는 의미로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의 끈질긴 구애를 피하기 위해 하늘에서 내려와 메추라기로 변한 별의 여신 아스테리아의 이름을 딴 것이다. 아스테리오니스는 지금까지 발견된 조류 화석 중 두개골 형태가 가장 잘 보존된 것으로 육지새와 닮은 두개골 형태와 물새들처럼 긴 다리를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크기는 작아 무게가 400g에 불과하며 뼈 화석들과 함께 발견된 해양 퇴적물들로 미뤄 볼 때 주 서식지는 해안가였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작은 크기와 서식지의 특성 때문에 소행성 충돌이라는 엄청난 사건에서도 살아남았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보고 있다. 대니얼 필드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그동안 화석이 발견되지 않아 현존하는 모든 새의 공통 조상으로 알려진 ‘왕관새’ 초기 진화 과정이 명확히 설명되지 않았는데 아스테리오니스가 진화의 공백을 훌륭히 설명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캐나다 퀘벡 리무스키대, 호주 플린더스대, 남호주박물관 지구과학부 공동연구팀은 물고기에서 육지 척추동물로 진화하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 주는 사지형 어류 ‘엘피스토스테게 왓소니’(Elpistostege watsoni)의 가장 완벽한 화석을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 사지형 어류는 겉모습에서 절반은 물고기, 절반은 네발동물의 특징을 갖고 있어 ‘발 달린 물고기’라고 부르기도 한다.이번 엘피스토스테게 화석은 캐나다 퀘벡주 미구아사 국립공원 내 에스쿠미나 지층에서 발견됐다. 이 지층은 고생대 데본기(3억 9500만~3억 4500만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번에 발견된 화석을 고에너지 컴퓨터단층촬영(CT)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척추동물의 손이나 앞발, 손가락, 발가락에 해당하는 부분이 가슴지느러미 안쪽에 숨겨져 있음을 확인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코로나19 감염자 한 명이 2~3명 전염시킨다…발열증상 없는 감염자도 다수

    코로나19 감염자 한 명이 2~3명 전염시킨다…발열증상 없는 감염자도 다수

    무서운 속도로 확산세를 보이며 전 세계를 불안감에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감염되더라도 주요 증상으로 알려진 발열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많고 감염자가 2~3명을 전염시킬 수 있다는 분석결과가 미국과 중국 연구진에 의해 발표됐다. 미국 에모리대 의대, 미시건 앤아버대 의대 감염병분과 공동연구팀은 의학논문검색 데이터베이스인 ‘펍메드’(PubMed)에 올라온 코로나19와 관련한 약 400건 이상 논문을 분석한 결과를 미국의학회에서 발생하는 국제학술지 ‘JAMA’ 지난달 28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코로나19의 기초감염 재생산지수(R0)가 현재로서는 2~3 수준으로 일부 연구자가 주장하는 것처럼 3을 넘지는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R0는 감염자 한 사람이 병원균을 갖고 있는 동안 직접 전염을 일으킬 수 있는 평균 인원을 말하는 수치이다. 지난 1일 질병관리본부의 정례브리핑에서도 중국측 연구를 바탕으로 “1.4~2.5 사이로 대개 2 정도”라고 밝힌 것과 일치하는 수준이다. 최근 사례보고를 분석한 결과 연구팀은 코로나19의 잠복기가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처음 밝혀 많은 나라에서 적용하고 있는 14일보다 긴 최대 24일인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19의 감염경로는 주로 기침이나 재채기와 같은 비말을 통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변이나 혈액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견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는 이를 통한 감염사례는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만약 화장실에서 바이러스가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된다면 지금과는 다른 종류의 방역대책이 필요해진다고도 덧붙였다. 카를로스 델 리오 에모리대 의대 교수(백신센터장)는 “과거 사스나 메르스 때처럼 의료진에 의한 병원내 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빠른 진단기술 확보와 안전하고 면역력 강한 백신 개발을 위해 전 세계 연구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코로나19 특별대응팀도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1월 29일까지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환자 1099명을 분석한 결과를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 지난달 28일자에 발표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30개 성 552개 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확진환자들에 대한 각종 정보를 분석한 결과 환자의 평균 연령은 47세이며 환자의 41.9%가 여성으로 코로나19 발생 초기 70~80%가 남성이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확진환자의 1.9% 정도만 박쥐나 천산갑 같은 야생동물과 직접 접촉했던 것으로 나타났으며 코로나19 발원지인 우한지역 이외 환자들의 72.3%가 우한지역민들과 접촉해 감염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가장 흔한 증상은 발열(입원 직전 43.8%, 입원 후 88.7%)과 기침(67.8%)였으며 설사 증상은 3.8%로 많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연구팀에 따르면 확진판정 이후 입원할 때까지도 발열이 없거나 컴퓨터단층촬영(CT)나 X선촬영을 통해 폐기능 이상이 발견되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우리 지교회 있는 우한서 700명 죽었는데…” 신천지 녹취록 파문

    “우리 지교회 있는 우한서 700명 죽었는데…” 신천지 녹취록 파문

    우리나라에서 신천지 교인들이 어떻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집단 감염됐는지 단서를 제공하는 국내외 보도가 연이어 나왔다. 신천지 교회가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비밀리에 종교활동을 하고 있다는 폭로다. 우한에 있던 신도 가운데 일부가 한국으로 들어왔다면 대구·경북 지역 대규모 발병을 설명할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전모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채널 ‘종말론사무소’는 26일 ‘신천지 지도부의 구속 수사를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부산 지역을 담당하는 야고보 지파장의 설교 녹취록을 공개했다. 야고보 지파장은 지난 9일 신천지 신도를 대상으로 한 설교에서 “지금 우한 폐렴 있잖아. 거기는 우리 지교회가 있는 곳”이라면서 “지금 보니까 중국에서 700명 넘게 죽었잖아요. 확진자도 3만명이 넘잖아요. 그 발원지가 우리 지교회가 있는 곳이라니까”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가 “그런데 우리 성도는 한 명도 안 걸렸어”라고 말하자 신도들이 ‘아멘’을 외치며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신천지 고위 관계자가 자신들의 교회가 우한에 있음을 직접 밝힌 것이다. 그간 신천지 측은 ‘중국 내 일부 신자가 국내에 들어와 코로나19를 퍼뜨린 것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우한에는 교회가 없다”며 관련 내용을 부인해 왔다. 최근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도 “한국 기독교계에서 이단으로 분류된 신천지가 2018년 우한에 100명 규모의 예배당을 차리려다가 현지 공안에 발각돼 쫓겨났다”고 전했다. 표면적으로 신천지는 중국 내 포교 활동을 접었고 중국 당국도 그렇게 알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국내 한 언론은 “신천지가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해 우한에 증거장막(교회)을 세웠다고 홍보하다가 코로나19 논란이 커지자 서둘러 해당 내용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종말론사무소의 설교 녹취록도 여기에 힘을 실어 준다. 이들 보도가 사실이라면 신천지는 2018년 중국에서 공식적으로 퇴출된 뒤에도 비밀리에 우한으로 다시 들어가 종교활동을 지속한 것으로 추정된다. 종말론사무소 측은 “정보를 고의적으로 은폐해 정부의 대처에 혼선을 야기하고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한 신천지 지도부의 구속 수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중국 내 신천지 교인이라는 유치원 교사 A(28)씨 인터뷰를 통해 “신천지가 지난해 12월까지 우한에서 종교 모임을 가졌다”고 전했다. 우한의 신천지 교인은 200명 정도이며 대부분 중국인이다. A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우한 일대에) 괴질(怪疾)이 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누구도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 이것이 매우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12월에야 모임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교인들은 온라인으로 종교활동을 이어 가다가 올해 1월 춘제(음력설) 때 각자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우한에 봉쇄령이 내려진 때는 춘제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달 23일이다. 우리 정부가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 입국을 막은 것은 이달 4일이어서 최소 열흘가량 공백이 있다. 국토가 넓은 중국에서는 귀향 이동 시간을 감안해 길게는 춘제 일주일 전부터 휴가를 준다. 이 시기에 우한의 신천지 신도 일부가 한국으로 건너와 교회를 방문했다면 코로나19 전파자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국내 코로나19 확진환자 가운데 절반 넘게 신천지와 연관돼 있다. 이에 대해 A씨는 “한국의 코로나19 사태가 우리에게서 시작됐다고 보지 않는다. 최소한 여기 교인들은 누구도 감염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우한 내 신천지 교인이 춘제 연휴 때 한국을 찾아갔는지 여부는 확인해 주지 않았다. 현재 중국 내 신천지 교인은 약 2만명으로 베이징과 상하이, 다롄, 선양 등 대도시에 주로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천지 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중국 내 신천지 교회는 2018년에 모든 예배당을 폐쇄했다. 우한 개척지도 같은 해 6월 15일 장소를 폐쇄하고 모든 모임과 예배를 온라인으로 전환했다”면서 “교회라고 불리지만 건물은 없다. (우한) 성도 수는 367명으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9년 12월부터 지금까지 신천지 우한교회 성도가 한국에 입국한 적이 없음을 다시 한번 밝힌다”면서 “필요시 중국 내 신천지 성도 현황과 명단까지 질병관리본부에 모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은 이날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친형(92)의 사망 원인이 “세균성 폐렴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방 센터장은 “컴퓨터단층촬영(CT) 사진을 본 복수의 의료진이 코로나19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을 내놨다”고 말했다. 이 총회장의 친형은 지난달 27~31일 경북 청도 대남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 당시 그가 코로나19로 숨진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급성폐렴’ 이만희 형 대남병원 5일간 입원

    ‘급성폐렴’ 이만희 형 대남병원 5일간 입원

    방역당국 “사인은 노환·세균성 폐렴 탓” 신천지 측 “병원에서 폐렴 진행된 상태”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슈퍼 전파지로 지목된 경북 청도 대남병원 정신병동에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의 친형이 급성폐렴 증세로 입원했던 의혹이 제기되면서 집단감염 미스터리가 주목받고 있다. 25일 대구 경북 지역 보건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청도에 살던 이 총회장의 친형은 지난달 27일 급성폐렴 증세로 대남병원 응급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다 같은 달 31일 숨졌다. 숨지기 전 급성폐렴 증세로 응급실에 5일간 입원한 만큼 코로나19 확산과 관련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것이다. 신천지 관계자는 “(이 총회장의 친형이 숨질 당시) 병원에서 폐렴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라고 했다. 신천지 대구교회 측도 청도 대남병원에서 있은 이 총회장 친형의 장례식장에 다녀온 신자 50명 중 일부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히면서 장례식장을 통한 감염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방역당국 등이 이 총회장의 친형 진료기록과 컴퓨터단층촬영(CT) 사진 등을 검토한 결과 사인은 노환과 세균성 폐렴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총회장 친형의 장례식에 중국인 신도들이 참석했다는 소문에 대한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총회장 친형의 장례식에 중국인 신도들이 참석했다는 것이 사실로 확인되면 이들이 코로나19를 청도에 전파했을 가능성도 있다. 청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영월 백골시신이 지목한 두 놈… 사라진 주범, 수상한 공범

    영월 백골시신이 지목한 두 놈… 사라진 주범, 수상한 공범

    #1. 2009년 9월 29일 강원 영월 영월읍 38번 국도 인근 산자락. 밤을 줍던 김모(당시 59세)씨가 무언가를 보고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곳엔 백골이 된 두개골과 뼈, 옷가지와 흙 등이 뒤섞여 있었다. 경찰이 확인한 결과 1~2년 매장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백골화된 두 구의 시신과 상·하의 등 옷가지, 포장용 끈 등이었다. 윗옷 소맷자락이 포장용 끈으로 묶여 있는 것을 볼 때 살해된 것으로 추정했다. 당시 경찰은 신원 파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식을 의뢰할 계획이었다. #2. 약 9시간 후 서울 강동경찰서 강력6반. “강원도 영월에서 타살로 추정되는 시체 2구가 발견됐습니다….” 앵커의 목소리에 당직근무 중이던 백승진 경사(현 경위)가 얼어붙은 듯 TV를 쳐다본다. 순간 2년 전 ‘노름판 사채업자 실종·납치 사건’이 떠올랐다. 도박판에 돈을 대던 사채업자 김강훈(당시 47세·가명)씨와 보디가드 오지훈(당시 52세·가명)씨가 갑자기 실종된 사건이었다. 실종 직후 유력 용의자도 특정할 수 있었지만 시신을 찾지 못해 2년째 실종사건으로만 분류된 미제사건이었다. 특히 영월 야산에선 피에 흥건히 젖은 오씨의 점퍼가 발견됐다. 급한 마음에 다음날 아침 백 경사는 영월경찰서로 향했다.●사채업자와 도박꾼… 갑자기 자취 감춘 넷 현장에 도착하자 직감은 확신으로 변했다. 시신 두 구와 함께 발견된 옷은 2년 전 앞서 발견된 오씨의 점퍼와 한 운동복 세트였다. 수사를 지체할 수 없다는 생각에 두개골만 우선 챙겨 서울로 돌아왔다. 가장 급한 건 신원 확인이었다. 서울 광진구 한 치과에 두 피해자의 진료기록이 있다는 점에 착안해 우선 컴퓨터단층촬영(CT)과 엑스레이 촬영을 했다. 과거 진료기록과 비교한 결과 오씨와 김씨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내 환자가 맞다”는 치과 의사의 간이감정서를 토대로 사건을 인계받았고, 사건의 유력 용의자였던 박종윤(공개수배·당시 49세)씨와 남궁영진(당시 34세·가명)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았다. ‘영월 살인사건’은 첩보에서 시작됐다. 2007년 12월 17일쯤 사채업자인 김씨와 오씨가 누군가에게 납치된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강동구 길동 일대 유흥가에선 사채업자 두 사람이 돈 때문에 납치돼 죽었다는 풍문이 떠돌았다. 김씨는 강동구 유흥가의 유명인사였다. 김씨의 벤츠 트렁크에는 수억원의 현금이 늘 준비돼 있다는 얘기가 돌 정도였다. 납치 용의자에 대한 소문도 있었다. 그 무렵 도박꾼 박씨와 남궁씨도 자취를 감췄는데, 이를 근거로 이들이 김씨와 오씨를 납치해서 한몫 챙겼다는 얘기가 많았다.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강력4팀은 주변인 탐문 등 본격 수사에 나섰다. 이후 12월 말쯤 영월 38번 국도 인근 야산에서 오씨의 지갑이 든 점퍼가 발견됐다. 점퍼에는 피가 많이 묻어 있었다. 국과수 유전자 분석 결과 “이물질이 많아 정확하진 않지만 오씨일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이 나왔다. 경찰은 피해자들과 마지막으로 통화한 이들이 박씨와 남궁씨라는 점을 알아냈다. 또 점퍼가 발견된 38번 국도 인근에서 박씨와 남궁씨가 서로 통화한 기록도 나왔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경찰이 대규모 인력을 동원해 영월 인근 야산 주변을 샅샅이 뒤졌지만, 김씨와 오씨의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신이 없다 보니 박씨와 남궁씨에 대한 체포영장은 검찰 단계에서 계속 거부당했다. 그렇게 해당 사건은 2년여간 장기 미제로 분류됐다. 결과적으로 시신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수사는 다시 탄력을 받았다. 검찰에서 돌려보냈던 체포영장도 받을 수 있었다. 시신이 발견된 38번 국도에 있는 통신사 기지국에서 암매장이 이뤄졌을 때 나눴을 용의자 두 사람의 통화기록(3건)이 확실한 증거가 됐다. ●범행 일주일 후 ‘한놈’ 통신기록만 멈췄다 일주일 후 박씨와 남궁씨는 범행 장소 근처에 또다시 등장했다. 다만 이후 박씨의 통신기록도 완전히 사라졌다. 마치 그에 의해 죽임을 당한 김씨와 오씨가 사라진 것처럼 말이다. 남궁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수사팀은 남궁씨를 약 2개월간 쫓아다녔다. 남궁씨가 형의 회사에서 일하는 것을 파악하고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박씨와 언제 만날지 몰랐기 때문이다. 시신 2구가 나온 만큼 공범끼리 만나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끝내 박씨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시간을 더는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한 수사팀은 2009년 12월 1일 형의 집에서 나오는 남궁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남궁씨의 살인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검찰에 송치하기 전까지 총 12차례 조사를 벌였다. 사실 직접 증거는 시신 유기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것뿐이었다. 살인 혐의를 입증하려면 자백이 필요했다. 남궁씨는 11차 조사 때부터 고액의 변호사를 선임하면서 묵비권을 행사했다. 남궁씨는 결국 강도살인, 사체유기 혐의로 1심에서 15년형을 선고받았고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판결문을 바탕으로 사건을 재구성하면 이렇다. 사채업자로부터 도박 빚 4억원을 졌던 박씨는 2007년 12월 11일 도박 빚 2000만원을 진 남궁씨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약 8개월 전 도박하다 알게 된 사채업자 김씨의 돈을 빼앗고 그를 죽이자는 것이다. 이때는 박씨가 돈 많은 사채업자의 경호원 역할을 했던 오씨를 먼저 서울 송파구에 있는 자신의 반지하 자취방으로 유인해 살해한 뒤였다. 남궁씨는 사건이 벌어지고 나서야 박씨의 자취방에 왔고 같은 날 오후 5시쯤 실제로 범행에 나섰다. 김씨를 박씨의 자취방으로 유인하고서 지갑에서 30만원을 강탈하고 살해했다. 하지만 소문과 달리 그의 벤츠 승용차에는 돈이 없었다. 이들이 김씨에게서 빼앗은 돈은 30만원이 전부였다. 다음날 이들은 시체를 매장하기로 결심했다. 12일 새벽 1시 30분쯤 렌터카 회사에서 스타렉스 한 대를 빌렸다. 우선 오씨를 승합차에 실었고, 다음날 새벽 2시 뒤늦게 사망한 김씨를 실었다. 이들은 손과 발이 노끈과 전선으로 묶여 있었고, 이불로 전신이 감긴 상태였다. 우선 경기 남양주 근처를 물색했지만 낯선 곳이라 쉽지 않았다. 그러다 생각한 게 강원랜드 길목에 있는 산세가 험한 영월 38번 국도였다. 이들은 14일 오후 7시쯤 38번 국도 갓길에 차를 세우고 시체를 끌어내려 갓길 아래 숲 방향으로 굴렸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영하권 날씨에 땅이 얼면서 깊게 파이지 않았다. 처음엔 남궁씨가 땅을 파고 박씨가 망을 봤지만, 마음에 들지 않은 박씨가 땅을 더 파 시체를 유기했다. 이때 영월에서 발생한 세 차례의 통화 내역이 밝혀진다. ●“남궁이 입 다문 진실은 뭘까” 이후 박씨의 소식은 전해지는 게 전혀 없다. 가끔 필리핀 도박장에서 봤다거나 원양어선을 탔다는 제보가 들어왔지만 확인해 보니 모두 박씨가 아니었다. 현재 한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백 경위는 공개수배 전단에서 박씨를 볼 때마다 옛날 생각이 난다. 감옥에 있는 남궁씨가 박씨의 상황을 알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둘이 시체 유기를 하고서 일주일 뒤에 영월에 가잖아요. 그리고 박씨의 모든 공식적 기록이 거기서 딱 멈춰요. 연기처럼 사라진 거죠. 그리고 남궁씨는 박씨에 대해 전혀 진술을 하지 않아요. 답답한 노릇이죠. 다만 확실한 건 박씨는 공개수배된 사진과 똑같이 생겼다고 합니다. 시민들 신고가 절실합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수배범 검거에 결정적인 제보를 하신 분에게 신고포상금이 지급됩니다. 전화번호 112 또는 모바일앱 ‘스마트 국민제보’, 서울신문 이메일 police@seoul.co.kr로 제보할 수 있습니다.
  • 영월 백골시신이 지목한 두 놈… 사라진 주범, 수상한 공범

    영월 백골시신이 지목한 두 놈… 사라진 주범, 수상한 공범

    #1. 2009년 9월 29일 강원 영월군 영월읍 38번 국도 인근 산자락. 밤을 줍던 김모(당시 59세)씨가 무언가를 보고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곳엔 백골이 된 두개골과 뼈, 옷가지와 흙 등이 뒤섞여 있었다. 경찰이 확인한 결과 1~2년 매장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백골화된 두 구의 시신과 상하의 등 옷가지, 포장용 끈 등이었다. 윗옷 소맷자락이 포장용 끈으로 묶여 있는 것을 볼 때 살해된 것으로 추정했다. 당시 경찰은 신원 파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식을 의뢰할 계획이었다. #2. 약 9시간 후 서울 강동경찰서 강력6반. “강원도 영월에서 타살로 추정되는 시체 2구가 발견됐습니다….” 앵커의 목소리에 당직근무 중이던 백승진 경사(현 경위)가 얼어붙은 듯 TV를 쳐다본다. 순간 2년 전 ‘놀음판 사채업자 실종·납치 사건’이 떠올랐다. 놀음판에 돈을 대던 사채업자 김강훈(당시 47세·가명)씨와 보디가드 오지훈(당시 52세·가명)씨가 갑자기 실종된 사건이었다. 실종 직후 유력 용의자도 특정할 수 있었지만 시신을 찾지 못해 2년째 실종사건으로만 분류된 미제사건이었다. 특히 영월 야산에선 피에 흥건히 젖은 오씨의 점퍼가 발견됐다. 급한 마음에 다음날 아침 백 경사는 영월경찰서로 향했다.●사채업자와 도박꾼… 갑자기 자취 감춘 넷 현장에 도착하자 직감은 확신으로 변했다. 시신 두 구와 함께 발견된 옷은 2년 전 앞서 발견된 오씨의 점퍼와 한 운동복 세트였다. 수사를 지체할 수 없다는 생각에 두개골만 우선 챙겨 서울로 돌아왔다. 가장 급한 건 신원 확인이었다. 서울 광진구 한 치과에 두 피해자의 진료기록이 있다는 점에 착안해 우선 컴퓨터단층촬영(CT)과 엑스레이 촬영을 했다. 과거 진료기록과 비교한 결과 오씨와 김씨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내 환자가 맞다”는 치과 의사의 간이감정서를 토대로 사건을 인계받았고, 사건의 유력 용의자였던 박종윤(공개수배·당시 49세)씨와 남궁경진(당시 34세·가명)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았다. ‘영월 살인사건’은 첩보에서 시작됐다. 2007년 12월 17일쯤 하우스 전주인 김씨와 오씨가 누군가에게 납치된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강동구 길동 일대 유흥가에선 사채업자 두 사람이 돈 때문에 납치돼 죽었다는 풍문이 떠돌아다녔다. 김씨는 강동구 유흥가의 유명인사였다. 김씨의 벤츠 트렁크에는 수십억원의 현금이 늘 준비돼 있다는 얘기가 돌 정도였다. 납치 용의자에 대한 소문도 돌았다. 그 무렵 도박꾼 박씨와 남궁씨도 자취를 감췄는데, 이를 근거로 이들이 김씨와 오씨를 납치해서 한몫 챙겼다는 얘기가 많았다.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강력4팀은 주변인 탐문 등 본격 수사에 나섰다. 이후 12월 말쯤 강원 영월군 38번 국도 인근 야산에서 오씨의 지갑이 든 점퍼가 발견됐다. 점퍼에는 피가 많이 묻어 있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유전자 분석 결과 “이물질이 많아 정확하진 않지만 오씨일 가능성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경찰은 피해자들과 마지막으로 통화한 이들이 박씨와 남궁씨라는 점을 알아냈다. 또 점퍼가 발견된 강원 영월군 38번 국도 인근에서 박씨와 남궁씨가 서로 통화한 기록도 나왔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경찰이 대규모 인력을 동원해 영월 인근 야산 주변을 샅샅이 뒤졌지만, 김씨와 오씨의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신이 없다 보니 박씨와 남궁씨에 대한 체포영장은 검찰 단계에서 계속 거부당했다. 그렇게 해당 사건은 2년여간 장기 미제로 분류됐다. 결과적으로 시신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수사는 다시 탄력을 받았다. 검찰에서 돌려보냈던 체포영장도 받을 수 있었다. 시신이 발견된 영월읍 인근 38번 국도에 있는 통신사 기지국에서 암매장이 이뤄졌을 때 나눴을 용의자 두 사람의 통화기록(3건)이 확실한 증거가 됐다. ●범행 일주일 후 ‘한놈’ 통신기록만 멈췄다 일주일 후 박씨와 남궁씨는 범행 장소 근처에 또다시 등장했다. 다만 이후 박씨의 통신 기록도 완전히 사라졌다. 마치 그에 의해 죽임을 당한 김씨와 오씨가 사라진 것처럼 말이다. 남궁씨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받은 수사팀은 남궁씨를 약 2개월간 쫓아다녔다. 남궁씨가 형의 회사에서 일하는 것을 파악하고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박씨와 언제 만날지 몰랐기 때문이다. 시신 2구가 나온 만큼 공범끼리 만나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끝내 박씨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시간을 더는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한 수사팀은 2009년 12월 1일 형의 집을 나오는 남궁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남궁씨의 살인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검찰에 송치하기 전까지 총 12차례 조사를 벌였다. 사실 직접 증거는 사체 유기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것뿐이었다. 살인 혐의를 입증하려면 자백이 필요했다. 남궁씨는 11차 조사 때부터 고액의 변호사를 선임하면서 묵비권을 행사했다. 남궁씨는 결국 강도살인, 사체 유기 혐의로 1심에서 15년을 선고받았고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판결문을 바탕으로 사건을 재구성하면 이렇다. 사채업자로부터 도박 빚 4억원을 졌던 박씨는 2007년 12월 11일 도박 빚 2000만원을 진 남궁씨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약 8개월 전 도박하다 알게 된 사채업자 김씨의 돈을 빼앗고 그를 죽이자는 것이다. 이때는 박씨가 돈 많은 사채업자의 경호원 역할을 했던 오씨를 먼저 서울 송파구에 있는 자신의 반지하 자취방에 유인해 살해한 뒤였다. 남궁씨는 사건이 벌어지고 나서야 박씨의 자취방에 왔고 같은 날 오후 5시쯤 실제로 범행에 나섰다. 김씨를 박씨의 자취방으로 유인하고서 지갑에서 30만원을 강탈하고 살해했다. 하지만 소문처럼 그의 벤츠 승용차에는 돈이 없었다. 이들이 김씨에게서 빼앗은 돈은 30만원이 전부였다. 다음날 이들은 시체를 매장하기로 결심했다. 12일 새벽 1시 30분쯤 렌터카 회사에서 스타렉스 한 대를 빌렸다. 우선 오씨를 승합차에 실었고, 다음날 새벽 2시 뒤늦게 사망한 김씨를 실었다. 이들은 손과 발이 노끈과 전선으로 묶여 있었고, 이불로 전신이 감긴 상태였다. 우선 경기 남양주 근처를 물색했지만 낯선 곳이라 쉽지 않았다. 그러다 생각한 게 강원랜드 길목에 있는 산세가 험한 영월 38번 국도였다. 이들은 14일 오후 7시쯤 38번 국도 갓길에 차를 세우고 시체를 끌어내려 갓길 아래 숲 방향으로 굴렸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영하권 날씨에 땅이 얼면서 깊게 파이지 않았다. 처음엔 남궁씨가 땅을 파고 박씨가 망을 봤지만, 마음에 들지 않은 박씨가 땅을 더 파 시체를 유기했다. 이때 영월에서 발생한 세 차례의 통화 내역이 밝혀진다. ●“남궁이 입 다문 진실은 뭘까” 이후 박씨의 소식은 전해지는 게 전혀 없다. 가끔 필리핀 도박장에서 봤다거나 원양어선을 탔다는 제보가 들어왔지만 확인해 보니 모두 박씨가 아니었다. 현재 한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백 경위는 공개수배 전단에서 박씨를 볼 때마다 옛날 생각이 난다. 그럼에도 형을 사는 남궁씨가 박씨의 상황을 알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둘이 시체 유기를 하고서 일주일 뒤에 영월에 가잖아요. 그리고 박씨의 모든 공식적 기록이 거기서 딱 멈춰요. 연기처럼 사라진 거죠. 그리고 남궁씨는 박씨에 대해 전혀 진술을 하지 않아요. 답답할 노릇이죠. 다만 확실한 건 박씨는 공개수배된 사진과 똑같이 생겼다고 합니다. 그가 살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수배범 검거에 결정적인 제보를 하신 분에게 신고포상금이 지급됩니다. 전화번호 112 또는 모바일앱 ‘스마트 국민제보’를 통해 제보할 수 있습니다.
  • ‘널뛰기 통계’에 국가 신뢰도마저 무너지는 中

    ‘널뛰기 통계’에 국가 신뢰도마저 무너지는 中

    중국의 잇따른 ‘통계 널뛰기’를 두고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단 하루 만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신규 확진환자가 10배 가까이 폭증하더니 19일에는 하루 사이에 5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정부가 시도 때도 없이 코로나19 환자 기준을 변경하면서 나타나는 기현상이다. 중국 당국이 코로나19의 에어로졸(공기 중에 떠 있는 고체 또는 액체 미립자) 전파 가능성을 뒤늦게 인정한 것에 대해서도 비난이 커지고 있다. 20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에 따르면 0시 현재 본토의 확진환자는 7만 4576명, 사망자는 2118명이다. 전날보다 각각 394명, 114명 늘었다. 지난 18일 신규 확진환자가 1749명이었다가 단 하루 만에 1000명 넘게 감소했다. 중국 보건 당국의 강력한 대응이 효과를 내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전날 후베이성의 통계 산출 방식을 바꾼 것이 더 큰 영향을 줬다. 앞서 중국 보건당국은 지난 12일부터 후베이성에 ‘임상진단병례’라는 방식을 도입했다. 기존 ‘핵산검출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도 환자가 계속 기침 등을 호소하면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확진 여부를 정하는 것이다. 그간 의심 환자로 분류돼 방치되던 이들을 적극적으로 구제하자는 취지다. 그러자 새 기준 적용 첫날에만 확진환자가 1만 5152명, 사망자가 254명 늘어났다. 전날 공식 발표(2015명·97명)와 비교하면 확진환자는 7배, 사망자는 2배 넘게 폭증했다. 결국 당국은 일주일 만인 19일 임상진단병례를 제외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확진환자가 하루 새 전일 대비 20% 수준으로 급감했다. 중국 내 코로나19 ‘컨트롤타워’인 위건위가 ‘에어로졸 전파’ 가능성을 뒤늦게 밝힌 점도 도마에 올랐다. 앞서 중국 상하이시 민정국의 청췬 부국장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에어로졸 전파 가능성을 처음 주장했다. 에어로졸은 1~5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침방울(비말) 입자가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고 실내 공간에서 떠다니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위건위는 다음날 웨이보를 통해 “증거가 확실치 않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위건위를 두둔했다. 하지만 일본에 격리된 크루즈 여객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600명 넘는 확진환자가 발생하는 등 에어로졸 전파 가능성이 점쳐지자 위건위는 19일에서야 이를 인정했다. 청 부국장이 가능성을 제기한 지 11일 만이다. 같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인 사스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도 에어로졸 전파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해 WHO와 중국 정부가 좀더 적극적으로 확인했다면 크루즈선 참사는 막을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종로 추가 확진자, 선별진료소 갔지만 검사 퇴짜받아”

    “종로 추가 확진자, 선별진료소 갔지만 검사 퇴짜받아”

    확진자 진료 뒤 소견서 써준 이비인후과 원장“6일 고열·기침·피섞인가래 등 증상으로 내원” 서울 종로구에서 추가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이달 초부터 의심 증상으로 여러 차례 선별진료소를 방문했지만 방역당국 기준으로는 선별진료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검사를 받지 못했다는 전언이 나왔다. 부암동에 거주하는 75세 남성 확진자를 진료했던 종로구의 모 이비인후과 원장 A씨는 20일 취재진을 만나 “환자가 지난 6일 처음 왔을 때부터 코로나19가 의심돼 선별진료소로 보냈지만 진료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해외여행·접촉 이력 없다는 이유로 선별진료 못 받아 당시 방역당국의 기준으로는 중국 등 위험지역 여행을 다녀왔거나 기존 확진환자와 접촉한 이력이 있어야 선별진료 대상으로 분류됐다. A 원장은 “환자가 종로구보건소와 서울대병원, 강북삼성병원을 방문했지만 검사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며 “(18일 의심 판정을 받기까지) 대략 12일간 진료를 받지 못하고 우왕좌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강북삼성병원 측은 종로구보건소의 역학조사 결과 이 환자가 강북삼성병원을 들른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A 원장에 따르면 확진자는 이달 6일 고열과 기침, 약간의 피가 섞인 가래 등 증상을 호소하며 이 이비인후과의원을 처음 찾았고, 8일, 11일, 15일, 17일 등 도합 5차례에 걸쳐 A 원장의 의원에 왔다.확진자가 17일 왔을 때는 다른 병원에서 ‘비정형성 폐렴’ 소견을 받은 컴퓨터단층촬영(CT) 사진을 가져오기도 했다고 A원장은 전했다. A 원장은 “우리가 (코로나19 진단) 키트가 있으면 검사를 해 주겠는데 개인 의원까진 보급이 안 된다”며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된다는) 소견서를 써준 적도 있다”라고 말했다. A 원장의 이비인후과는 해당 환자가 확진 판정에 앞서 의심환자로 분류됨에 따라 전날 방역당국의 소독을 받은 뒤 휴진하고 있다. “환자 여러 번 진료했는데 밀접접촉자 분류 안돼…자체 휴원” 병원 입구에는 확진자가 병원을 방문한 날짜와 함께 “직접 접촉이 있던 환자분들은 질병관리본부에서 따로 연락을 드릴 예정”이라는 글이 실린 안내문이 붙었다. A 원장은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진료를 해도 된다는 지침을 받았지만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휴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A 원장 등 의료진은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아 자가격리 대상이 아니라고 한다.A 원장은 “환자를 계속 봤는데도 (진료를 해도) 된다고 하니 (정부의 밀접접촉자) 기준이 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의 정부서울청사 어린이집은 원아가 지난 17일 A 원장의 이비인후과에서 확진자와 비슷한 시간대에 진료를 받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1주일간 휴원하기로 했다. 이비인후과가 입주한 건물의 다른 병원은 정상 운영 중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40번 환자, 동대문구 장례식장·이마트 성수점 등 들러

    40번 환자, 동대문구 장례식장·이마트 성수점 등 들러

    국내 40번째 코로나19 환자가 19일 확진 판정을 받기 전 서울 동대문구의 장례식장과 성동구의 대형마트, 식당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0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40번 환자(77세 남성·한국인)에 대한 역학조사 내용을 발표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 환자는 해외여행력이나 기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이 확인되지 않았다. 18일 고열 등의 증상으로 한양대병원에 외래환자로 방문했으며,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폐렴이 확인돼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를 받았다.40번 환자는 이달 11일 기침 증상이 나타났으며 총 8명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은 방역당국이 발표한 40번 환자의 이동 경로. ▲2월 10일: 12시 30분쯤 자차 이용해 서울 성동구 소재 대형마트 (이마트 성수점) 방문(12:29~13:30). ▲2월 11~13일: 종일 자택에 머무름. ▲2월 14일: 도보로 성동구 소재 식당(포보스 엔터식스한양대점, 왕십리로 241) 방문하여 포장 음식 수령(17:14~17:20). ▲2월 15일: 11시 30분쯤 자차 이용하여 동대문구 소재 장례식장 (삼육서울병원 장례식장, 망우로 82) 방문(약 20분간 체류) ▲2월 16~17일: 종일 자택에 머무름. ▲2월 18일: 성동구 소재 의료기관(한양대병원) 방문, 국가지정입원 치료병상(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현행법으론 코로나 검사 거부해도 강제 못해

    현행법으론 코로나 검사 거부해도 강제 못해

    31번 환자가 의사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검사 권유를 두 차례나 거부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대규모 확진 사태를 피할 수 있었던 기회를 날려 버린 셈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 새로난한방병원에서는 교통사고로 입원해 있던 이 환자가 지난 8일 인후통과 오한 등 코로나19 유관 증상을 보이자 코로나19 검사를 권유했다. 이어 15일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에서 폐렴 증상을 확인한 뒤에도 검사를 권유했다. 하지만 이 환자는 검사 권유를 모두 거부한 뒤 교회와 호텔 뷔페식당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다녔다. 방역당국은 지난 7일부터 해외여행 이력이 없더라도 의사의 재량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번처럼 환자가 검사 권유를 무시해 버리면 의사로서는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찮다. 현행법에서는 지방자치단체장이 1급 감염병 의심자에 대해 조사하고 검사받도록 할 수 있을 뿐 의료인이 의심환자를 강제로 검사하도록 할 수 있는 규정은 없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31번 환자에게 감염병 예방법 강제 조항을 적용할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중국, 코로나19 환자 통계 또다시 바꿔

    중국 정부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환자 분류 기준을 또다시 변경했다. 핵산 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오지 않아도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 폐렴이 보이면 확진환자로 분류하는 ‘임상진단 병례’를 도입했다가 불과 일주일 만에 제외한 것이다. 중국 통계에 대한 신뢰가 더욱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19일 발표한 코로나19 치료방안 제6판에 따르면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후베이성에만 적용하던 ‘임상환자’를 제외하고 의심환자와 확진환자만 구분하기로 했다. 앞서 중국 보건당국은 제5판(12일 개시)부터 임상환자를 추가했다. 이 대문에 적용 첫날에만 확진환자가 1만 5000명 가까이 늘어나는 등 혼란을 겪었다. 그러나 제6판 치료방안에 따라 후베이에 생겼던 임상진단 병례가 다시 없어졌다고 차이신이 보도했다. 임상진단 병례가 이미 통계에 반영돼 있는 상태에서 또다시 기준이 바뀌게 돼 대외 발표 수치도 대폭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중국 누리꾼은 갑자기 환자 수가 너무 많이 늘어난 것에 대해 정부가 부담을 느낀 것으로 추측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대구 공공시설, 격리시설로 쓰게 해달라”…정총리 “적극 지원”

    “대구 공공시설, 격리시설로 쓰게 해달라”…정총리 “적극 지원”

    김부겸 “의료진에 의심환자 강제검사 권한을”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가운데 19일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에 검체 인력과 격리 시설 등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대구 내 국가·공공기관 시설을 개방해 자가격리에 쓸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대구시를 방문한 정세균 국무총리는 적극적으로 행·재정적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수성구갑 지역구 의원인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31번 환자를 언급하며 의심환자에 검사를 할 수 있도록 의료기관에 ‘준명령권’을 부여해달라고 요청했다.정 총리 “공공·민간 병원 확보 시급… 확실하게 필요 조치 하겠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대구시를 찾아 “대구에 갑작스럽게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많이 생겼다”면서 “범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함께 걱정하고 극복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행정적·재정적 조치와 지원을 적극적으로 할 요량”이라고 말했다. 대구 지역에서는 전날 코로나19 국내 31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한 데 이어 이날 15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이날 발생한 20명의 확진자 가운데 18명이 대구·경북 지역이다. 정 총리는 “이 환자가 여러 많은 분이 계신 곳에서 활동한 흔적이 많기 때문에 혹시 지역사회에 크게 전파되지 않았는지 하는 걱정이 대구시민 모두에게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확진자 격리 치료를 위해) 공공 및 민간병원 확보가 시급해 보인다”면서 “우선 인근 자치단체와 협조하고 정부 차원에서도 돕겠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지역에서 함께해온 지자체들이 어려울 때 협력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발휘하기를 기대한다”면서 “중앙정부도 확실할 만큼 적극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권영진 대구시장 “검체인력·자가격리시설·음압병실 태부족” 이에 권영진 대구시장은 “외국 방문 경력이 없고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가 대규모로 나와 자칫 전국화될까 우려스럽다”면서 “사태 대응 전략이 지금까지와는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코로나19 검사를 위한 검체 인력이 절대 부족해 중앙정부 지원이 시급하다”면서 “혁신도시 내 중앙교육연수원 등 대구 내 국가·공공기관 시설을 개방해 자가격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건의했다. 코로나19가 집단 발병지였던 중국 후베이성 우한교민 700명이 전세기로 귀국 후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 입소해 임시 격리 생활을 한 것에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권 시장은 또 “대구에 음압 병동이 총 65개 있지만, 활용 가능한 병동은 20∼25개뿐”이라면서 음압 병실 확충을 위한 지원도 호소했다. 정 총리는 권 시장과 범정부 특별대책지원단 파견과 재난특별교부세 긴급 지원, 역학조사관 확충·선별진료소 확대, 음압병실 확보 등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방안을 논의했다.김부겸 “대구 패닉…의료기관에 ‘준명령권’ 부여해야” 31번 환자, 의사 두 차례 검사 권유 거부 논란현행법상 의사가 의심환자 강제 검사 규정 없어 “靑에 코로나 추경 요청…개학·국가시험 연기를” 한편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인 페이스북에 “대구는 지금 패닉 상태”라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의료기관에 준명령권을 부여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청와대와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글에서 “지역 경제 충격을 완화하고 지원하기 위해 추경 편성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며 이렇게 전했다. 김 의원은 이날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상황을 언급하며 “어디까지 확산했을지 가늠이 안 될 정도”라면서 “3월로 예정된 각급 학교의 개학과 각종 국가 자격시험을 연기해달라”고 건의했다. 특히 김 의원은 “31번 환자의 경우에서 보듯, 의료기관의 처방과 권고를 환자가 따르지 않을 경우 피해는 전체가 입어야 하는 만큼 의료기관과 방역 당국에 준명령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찾아달라”고 제안했다. 31번 환자로 확진된 대구의 61세 한국인 여성은 의사의 코로나19 검사 권유를 두 차례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현행법에서는 지방자치단체장이 1급 감염병 의심자에 대해 조사하고 검사받도록 할 수 있을 뿐 의료인이 의심 환자를 강제로 검사하도록 할 수 있는 규정은 없다.질병관리본부와 대구시 등에 따르면 31번 확진자는 교통사고로 대구 수성구 새로난한방병원에 입원 중이던 지난 8일 인후통, 오한 등 코로나19 유관 증상을 보여 병원 측이 코로나19 검사를 권유했으나 “해외에 나가지도 않았고 확진자를 만난 적도 없으며, 증상도 경미하다”면서 거부했다. 이 병원은 지난 15일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에서 31번 환자가 폐렴 증상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코로나19 검사를 권유했으나 확진자는 17일에야 퇴원해 수성구보건소를 찾았다. 의사의 검사 권유를 거부한 뒤 31번 확진자는 입원 중이던 병원을 나와 교회와 호텔 뷔페식당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다녔다. 결국 이날 경북대병원 등 대구·경북에서는 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13명이나 발견됐고, 이 가운데 10명은 31번 환자와 같은 교회에 다녔으며 1명은 병원에서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2명은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음압 병상, 역학조사관, 검체 검사기관 부족 등을 설명한 뒤 “지역 대형병원 응급실이 연이어 폐쇄된 상태인 만큼 일반 환자를 위한 응급의료체계를 확보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의원은 “이 내용은 청와대에도 그대로 올렸다”면서 “대구는 이미 코로나19에 훤히 노출된 셈으로, 어느 지방도 이런 대규모 감염이 없었던 만큼 정부가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호소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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