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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프타임] 김기훈·전재수 쇼트트랙 코치로

    쇼트트랙 국가대표 출신 김기훈·전재수 코치가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을 겨냥한 한국 쇼트트랙 남녀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5일 남녀 대표팀 헤드코치로 김기훈·전재수 코치를 각각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 코치는 쇼트트랙이 시범 종목이던 88년 캘거리 대회부터 94년 릴레함메르 대회까지 4개의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2002년 이후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지만 지난해 9월 미국 전지훈련 직전 장비 선정을 둘러싼 잡음에 휘말려 중도하차했다가 7개월 만에 컴백했다. 여자팀을 지휘하게 된 전 코치는 99년 동계U대회 때 남녀 통합 코치로 지도력을 검증받아 올림픽호 선장을 맡게 됐다.
  • [여의도 in] “昌 컴백·정세균 입당”

    “중요한 것 몇 가지를 보고하겠다. 이회창 전 총재가 한나라당 중앙위의장을 맡기로 했다.” 1일 서울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 주요당직자 회의장. 강재섭 원내대표의 ‘깜짝 발표’에 잠시 정적이 흘렀다. 곧 이어 참석자들의 눈은 커졌고 전여옥 대변인 등 일부 의원들의 손은 메모하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강 원내대표는 자못 진지한 표정으로 “4월 임시국회 뒤 열린우리당 정세균 원내대표와 김부겸 원내수석부대표가 한나라당에 반해서 입당하기로 했다.”며 ‘수위’를 한껏 높였다. 그제서야 ‘만우절 개그’임을 알아채린 참석자들이 웃음을 참지 못하면서 회의장은 온통 웃음바다로 변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CEO교체’ 벤처는 변신중

    ‘CEO교체’ 벤처는 변신중

    벤처업계에 CEO(최고경영자) 교체바람이 일고 있다. 지난해말 정부의 벤처활성화 대책 발표 이후 최근 주총시즌을 맞아 속속 CEO를 바꾸며 변신을 꾀하는 분위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네오위즈는 최근 주주총회를 열어 창업자 나성균씨의 CEO컴백을 확정했다. 그는 1997년 인터넷 접속 프로그램 ‘원클릭’을 개발해 2000년 업계 최초로 순이익 100억원을 냈다.2001년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기 위해 서울대 경영학과 후배인 박진환 대표에게 바통을 넘겼다. 그는 “국내에서 터득한 비즈니스 노하우를 해외 시장에 접목해 경쟁력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반토막난 주가 회복도 주어진 과제다. 자국어인터넷주소 전문기업 넷피아(대표 이판정)도 최근 박영수 전 진로그룹 부회장을 경영총괄 회장으로, 이금용 전 이니시스사장을 국내총괄 부문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창업자인 이판정 현 사장은 국제사업 부문 대표이사가 됐다. 회사측은 “박 회장은 선경 뉴욕지사장 등 해외에서만 20여년을 지냈다.”면서 “이번 경영진 체제는 향후 넷피아가 세계 자국어인터넷주소의 글로벌 서비스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연구소 창업자인 안철수 전 사장은 지배구조개선을 이유로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나면서 CEO직을 부사장이던 김철수씨에게 넘겨줬다. 김 사장이 지난해 회사를 사실상 운영해 사상 최대 실적(순이익 106억원)을 낸 만큼 경영과 소유의 분리는 회사 발전의 새 전기가 될 것임을 확신했다. 반면 그와 국내 보안업계 양대산맥을 이뤘던 하우리 권석철 사장도 최근 퇴진했다. 새 사장에 박정호 부사장이 선임됐다. 회사측은 이날 권 전 사장이 84억 5300만원을 횡령했다며 형사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사회에서 각자 대표이사제를 도입한 인터넷쇼핑몰 인터파크는 창업자인 이기형 현 대표에게 계열사 경영을 맡기고, 이상규 사장은 운영 등 조직관리를 전담키로 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말 임명된 야후코리아 성낙양 대표는 최근 취임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를 혁신 원년으로 삼아 상한선에 제한을 두지 않는 투자로 1위 자리를 탈환하겠다.”며 공격경영을 선언했다. 본사가 한국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며 인수·합병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다른 포털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30세 미만 CEO는 2000년말 6.9%에서 3월 현재 1.1%로 줄어들었다.5년새 젊은 창업자가 84%나 급감한 것이다. 벤처 업체수도 지난 2001년 1만1392개에서 2월 현재 8137개로 줄었다. 관계자는 “거품은 빠졌지만 벤처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아직 불식되지 않았다.”면서 “CEO 교체에 따른 변신이 ‘다시 뛰는 벤처’ 의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③-현대·기아차 그룹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③-현대·기아차 그룹

    정몽구(67^MK) 현대·기아차그룹 회장과 격의없이 지내는 지인들은 정 회장을 이렇게 평가한다. “곰같은 외모에 뱀같은 머리를 지녔으며 여우같은 행동가이다.” 이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는 현대의 한 고위임원은 서슴없이 정 회장을 ‘지략가’라고 정의했다. “현대차는 현대차, 기아차, 현대정공, 현대차써비스 네 집안이 합쳐진 회사다. 그런데도 큰 잡음이 없다. 카리스마만 갖고서는 이렇게 이끌 수가 없다.MK가 대단한 지략가라고 평가받는 이유다.” 이어지는 그의 얘기.“햇볕도 잘 들지 않는 땅(서울 원효로)에서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을 만든 이가 MK다. 다른 아들들이 아버지(고 정주영 명예회장)한테 기업을 물려받은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는 사실상 창업자나 마찬가지다.” 현대·기아차그룹의 비약적인 성장이 결코 요행이나 우연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실제 정 회장은 2000년 9월 그룹에서 독립한 지 불과 4년만에 현대차를 세계 6위 반열에 올려놓았다. 독립 당시 10개에 불과하던 계열사 수는 28개로 불어났으며, 종업원 수도 10만명을 넘는다. 총자산 규모 67조원(3월14일 현재)에 올해 매출목표액 85조원, 재계 서열 3위다. ‘싸구려 현다이’라고 비웃던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은 이제 현대차를 두려움의 존재로 인식한다. ●갤로퍼 신화에서 품질경영까지 서울 경복고와 한양대 공업경영학과를 나온 정 회장은 현대건설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현대자동차써비스(74년)와 현대정공(77년)을 잇따라 설립하면서 일찌감치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이후 기아차를 인수해 자동차 전문그룹을 만들기까지 평생을 차(車)와 함께 했다. 그를 가까이서 본 고위임원의 얘기다.“세상 사람들은 보여지는 외모와 어눌한 말투만 보고 MK의 저력을 더러 간과한다. 그러나 현대정공 시절, 그는 일일이 차를 뜯어보고 조립하면서 갤로퍼 신화를 만들어냈다. 차에 관한 한 누구보다 전문가다.” 그런 정 회장이 충격을 받은 사건이 발생했다.98년 미국 JD파워의 신차 품질조사에서 현대차가 꼴찌를 한 것이다. 이듬해, 그 이듬해에도 꼴찌권을 맴돌았다. 엄청난 모멸감에 휩싸인 그는 “이제부터 등수는 잊어라. 대신 무조건 품질을 끌어올려라.”라고 일갈했다. 현대·기아차의 보도자료에서 ‘세계 톱5 진입’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품질본부가 즉각 하나로 합쳐지고, 회장이 직접 주재하는 품질 회의가 꾸려졌다. 올초 쏘나타는 ‘세계에서 가장 결함이 적은 차’로 선정(컨슈머 리포트지)됐다. 몇년 전의 수모를 보기 좋게 설욕한 것이다. ●부인 이정화여사 실질적 맏며느리 정 회장은 평범한 ‘실향민’ 집안의 셋째딸(이정화·66)과 결혼해 1남3녀를 두었다. 고향이 이북인 부인 이씨는 손위동서인 이양자씨가 91년 암으로 세상을 뜨자 이때부터 집안의 실질적인 맏며느리 역할을 도맡아 했다. 시아버지 생전에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 3시30분이면 청운동 시댁으로 달려가 아침을 준비하곤 했다. 시어머니(변중석)가 이 무렵 거동이 불편해져 병원 신세를 졌기에, 대식구의 아침 준비는 오롯이 며느리들 몫이었다. 틈날 때마다 현대아산병원을 찾아 시어머니를 돌보는 일도 맏며느리인 그의 몫이다. 시어머니가 그랬듯,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거의 없다. 이렇다할 직함도 없다. 굳이 찾자면 그룹 계열사인 ‘해비치 리조트’(제주도 다이너스티 골프장과 콘도 등을 운영하는 회사)의 개인 대주주라는 정도다. ●외아들 의선… ‘ES 시대’ 개막 그룹의 핵심인 자동차는 정 회장의 막내 외아들이자 현대가의 종손인 의선(35·ES)씨가 한 축이 돼 이끌고 있다. 이달초 현대·기아차 기획총괄본부 담당 사장 겸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현대모비스(자동차부품 전문회사) 부사장도 맡고 있다. 본텍·글로비스·엠코 등 비상장 계열사의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오너 3세’의 프리미엄만을 업고 사장에 오른 것은 아니다. 휘문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온 그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대학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았다. 정 회장이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을 갖고 있다는 ‘현대정공 자재부’에 94년 과장으로 입사, 현장감각을 익혔다. 이후 기아차 슬로바키아공장 건설 등 굵직한 해외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면서 차세대 리더로서의 잠재능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얼마전 기아차 수출 500만대 돌파 기념식때는 임원들의 넥타이를 기아차 상징색인 빨간색으로 즉석에서 통일시켰을 만큼 회사에 대한 애착과 감각이 남다르다. 자기생각을 당당하게 말하면서도 상대에게 겸손하다는 느낌을 준다. 직원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우스갯소리도 곧잘 해 평이 좋다. 생전에 정주영 회장이 지선(정몽근 현대백화점 회장의 장남)씨와 더불어 가장 예뻐했던 손주이기도 하다.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의 사촌여동생이 미국에 유학을 오자 본격적으로 ‘작업’에 들어가 95년 결혼에 성공했다. 훗날(2000년) INI스틸에 흡수된 당시 강원산업 정도원 부회장의 딸 지선(32)씨가 부인이다. 스물다섯, 스물둘의 나이에 일찌감치 결혼한 두사람은 딸 진희(9)양과 아들 창철(7)군을 두고 있다. ●의사집안 대 잇는 큰사위 정 회장의 큰딸 성이(43)씨는 저명한 정형외과 전문의 고 선호영 박사의 둘째아들 두훈(48)씨와 결혼했다. 역시 의사인 두훈씨는 현재 대전 선병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목동 선병원, 중촌 선병원, 선치과병원, 건강증진센터, 유성 선병원 등이 모두 같은 계열이다. 서울집(한남동)과 대전을 오가며 병원 일을 보고 있다. ●금융 사업 이끄는 둘째 사위 93년 현대차 원효로 사옥에서 프로젝트팀 형태의 현대오토파이낸스㈜로 출발한 현대캐피탈은 우리나라에 자동차할부 금융업을 처음 선보였다. 그러나 ‘카드 사태’ 등으로 현대카드가 어려워지자 ‘구원투수’로 투입된 이가 정태영(45)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사장이다. 정경진 종로학원장의 아들이자 MK의 둘째딸 명이(41)씨의 남편이다. 한 임원의 얘기다.“그 분(정태영 사장)은 스스로를 오너의 사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전문경영인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아깝다며 골프조차 안친다. 회사가 안정될 때까지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골프에 할애할 시간이 어디 있느냐는 식이다.” 당장의 실적에 연연하지 않고 착실히 손실을 털어낸 덕분에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은 올해 ‘동반 흑자’ 전환을 앞두고 있다. 서울대 불어불문학과와 미국 MIT(매사추세츠공과대) 경영대학원을 나왔다. 궁금한 게 있으면 실무자에게 직접 휴대폰을 걸어 물어봐 직원들을 긴장시키기도 한다. 현대차 근무시절 함께 호흡을 맞췄던 제갈걸(53) 부사장, 옛 현대그룹 문화실장을 지낸 김상욱(52) 전무 등이 그와 함께 금융소그룹을 이끄는 핵심 브레인들이다. ●꿈의 철강 라인업 셋째 사위-조카 한보철강(현 당진공장) 인수를 계기로 그룹은 열연(당진공장)-냉연(현대하이스코)-스테인리스(INI·BNG스틸)로 이어지는 철강 풀라인업을 달성했다. 이 꿈의 라인업에 정 회장의 셋째 사위와 조카들이 포진하고 있다. 김원갑(53) 부회장과 함께 현대하이스코(옛 현대강관)를 이끌고 있는 신성재(37) 사장은 현대정공에 근무하던 시절, 정 회장의 동갑내기 셋째딸 윤이씨를 만나 결혼했다. 미국 페퍼다인대학 MBA 출신이다.98년 현대하이스코로 옮겨 수출부장, 영업본부장 등을 거쳐 이달초 사장으로 승진했다. 영업본부장 시절에 1조원대에 머물던 연간 매출액을 2조 3000억원대로 끌어올려 ‘장인’의 인정을 받아냈다. 김 부회장은 78년 현대건설 경리부로 입사해 건설과 자동차에서 잔뼈가 굵은 재무 전문가다. 이계안 현 열린우리당 의원이 2001년 7월 현대차에서 물러날 때 함께 사표를 냈지만 정 회장이 다시 발탁했다. INI스틸(옛 인천제철) 김무일(62) 부회장도 빼놓을 수 없는 철강 인맥이다. 정통 철강맨은 아니지만 취임하자마자 한보철강 인수를 보기좋게 성공시켜 정 회장의 신임을 확실하게 굳혔다. 지난해 4월 현대·기아차 구매총괄본부장(부사장)에서 사장을 거치지 않고 곧장 INI스틸 부회장으로 승진 이동했다.‘수처위주 입처개진’(隨處爲主 立處皆眞·언제 어디서건 그 곳의 주인이 돼라)이 좌우명이다. 김 부회장이 지인에게 털어놓은 현대차의 타이어사업 진출 무산 뒷얘기가 재미있다.90년대 초반 현대차는 현대정공을 통해 타이어사업 진출을 모색했다. 그러나 정주영 명예회장이 “공예산업(타이어에 홈을 파는 작업을 공예에 비유)은 안된다.”고 하는 바람에 막판에 철회했다고한다. ●LS전선·김&장과의 혼사 BNG스틸은 젊은 나이에 타계한 동생 몽우씨를 생각해 MK가 조카들에게 대부분 맡긴 회사다. 몽우씨의 세 아들이 모두 이 회사에 있다. 큰아들 일선(35)씨가 대표이사 사장이다. 그룹이 2000년 말 삼미특수강(BNG스틸의 전신)을 인수할 때 실무를 맡아 내부사정에 밝다. 철강의 꽃으로 불리지만 유통구조는 낙후된 스테인리스 업계에 서비스센터(코일센터)를 도입해 새 바람을 일으킨 이도 그다. 운동을 워낙 잘해 그룹사 축구시합때면 직접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빈다. 사촌인 의선씨와는 생일이 일주일 밖에 차이 나지 않아 어려서부터 유난히 친했다. 유학중에 ‘어린 신부’를 만난 것도 똑같다. 고려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던 일선씨는 같은 대학 심리학과로 갓 유학온 여섯살 연하의 구은희씨를 만나 96년 결혼했다. 현대가 내로라하는 재벌 집안과 처음 혼사를 맺는 순간이기도 했다. 은희씨는 구자엽 희성전선 부회장의 딸로, 구태회 LG전선(현 LS전선) 명예회장의 손녀이다. 결혼할 때 스무살이었다. 지금은 세 아이(창현·진주·창민)의 엄마다. 일선씨의 동생 문선(31)씨도 화려한 결혼식을 올렸다. 김&장 법무법인 김영무 대표변호사의 딸 선희(31)씨가 부인이다. 재정부에서 이사로 근무하다 미국 연수길에 올라 현재 미시간대학에서 MBA 과정을 밟고 있다. 올 연말에 귀국한다. 미국 버클리대학 회계학과를 나온 막내 대선(28)씨는 지난해 11월 품질혁신부 대리로 BNG스틸에 합류했다. 아직 미혼이다. ●MK의 용병술 현대차그룹의 인사 시스템은 ‘예측 불허’다. 그런데도 떠난 사람들 가운데 그룹을 욕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한 전직 고위임원의 분석이다. “MK는 아버지를 몹시 어려워했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자신 아버지와 몹시 닮았다. 우선 그룹내에서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현대차그룹에는 2인자가 없다. 웬만한 간부는 회장에게 모두 직접 보고한다. 충성 경쟁을 유발하는 셈이다.” 그는 “빈번한 패자부활과 적절한 견제도 MK 용병술의 특징”이라고 했다. 이를 그룹내 파벌싸움의 산물로 보는 이도 있지만 ‘권위에 대한 도전’을 용납지 않는 MK의 치밀하게 계산된 행보라는 분석이 더 많다. ●자동차 전문인맥 ‘탱크 박사’ 김동진(55) 현대차 부회장이 단연 눈에 띈다. 서울대 기계공학과 출신의 전문 엔지니어로 국방연구소에서 ‘K1탱크’ 국산화를 주도하다가 78년 정 회장에 영입됐다. 정의선 사장과도 가깝다. 중국시장을 거의 개척하다시피하고 있는 화교 출신의 중국통 설영흥(60) 부회장과 ‘갤로퍼 신화’의 숨은 조력자 전천수(59·생산노무담당)사장,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 정·재계에 발이 넓은 채수일(52·방송인 이숙영씨 남편) 고문도 빼놓을 수 없다. 이사대우 5년 만에 사장이 된 MK의 대학후배 최한영(53·전략조정실장겸 마케팅총괄본부장)사장은 한때 ‘MK의 입’으로 불렸었다. 본인은 “99년 해외출장중에 갑작스럽게 홍보실 컴백 명령이 나 사표쓸 생각까지 했었다.”그렇지만, 곧이어 터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누구보다 MK의 의중을 정확히 짚어내 파격 승진을 거듭했다. GE캐피탈과의 자본제휴, 글로비스 지분 매각 등을 주도한 재무통 채양기(52·기획총괄부본부장)부사장도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이다. 그가 쓴 ‘채권관리 실무교본’은 지금도 채권 전문가들 사이에 필독서로 꼽힌다. 그룹 ‘암행어사’ 인 이전갑(58·감사실장)사장, 품질경영 전도사인 서병기(58·품질본부장)사장, 신차 기술개발 주역인 김상권(59·연구개발본부장)사장, 미국시장 공략의 중책을 맡고 있는 최재국(57·국내외 영업기획담당)사장, 김수중 전 사장의 계보를 잇는 ‘영업의 귀재’ 이문수(57·내수영업본부장)부사장, 치밀한 홍보맨 이용훈(55)부사장 등도 현대차를 이끄는 중추세력이다. 기아차의 선두주자는 단연 김익환(55) 사장이다.‘오너 아들’과 대표이사를 같이 맡고 있어 적잖은 부담이지만 도약의 기회이기도 하다. 영업·수출·홍보를 두루 거쳐 실무에 밝다. 외모만큼이나 선이 굵다. 양쪽 날개로는 구태환(50·재경본부장)부사장과 김용환(49·해외영업본부장)부사장이 있다. ●‘오랜 동반자’ 정공 인맥 현대·기아차 출신들이 ‘신측근’으로 분류된다면, 현대정공과 현대차써비스 인맥은 ‘전통가신’으로 분류된다. 유홍종-박정인-김동진-김익환으로 이어지는 정공 인맥의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화 한토막. 언젠가 MK가 해외출장지에서 뜬금없이 막걸리를 찾았다. 현대차 출신들은 난색을 지었다. 정공 출신들은 “어떻게든 구해보겠다.”며 나가 정말로 막걸리를 구해왔다. 유홍종(67) BNG스틸 회장은 MK와 양궁 신화를 함께 써내려간 정공 인맥의 대부다. 그 뒤를 잇는 박정인(62) 현대모비스 회장은 현대차써비스가 일개 사업소(현대차 원효로사업소)에 불과했던 72년,MK를 처음 만났다. 이후 자재부장과 경리담당 대리로 황금콤비를 이루면서 30년 넘게 MK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인터넷 화상회의·전자결재 등을 정착시킨 ‘스피드 경영’으로도 유명하다.“맹꽁이”가 부하직원들을 나무라는 가장 심한 욕일 만큼 점잖지만 허점이 너무 없어 오히려 겁날 때도 있다는 게 아랫사람들의 얘기다. 서울 양재동 사옥을 사들일 때 점쟁이까지 불러 감정한 것으로 유명한 이중우(57) 다이모스(자동차부품회사) 사장, 등산 마니아인 김평기(60) 로템·위아 사장, 이여성(55) 서울시메트로 구호선 사장, 정석수(53) 현대파워텍 사장 등도 정공이 ‘뿌리’다. 서비스업체(해비치리조트) 사장에서 하루아침에 그룹의 신생 건설사업을 책임진 김창희(52) 엠코 사장도 시선이 쏠리는 인물이다. hyun@seoul.co.kr ■ 인간 정몽구회장 술을 많이 마시면 다음날 아침 꼭 라면으로 해장하는 버릇이 있다. 폭탄주 20잔도 끄떡없을 만큼 주량이 세지만 절제력이 강해 실수하는 일이 없다. 개인적으로는 폭탄주보다 소주를 즐긴다. 해외출장길에 수행원들이 맨먼저 챙기는 것도 소주와 라면이다. 아버지(고 정주영 명예회장)를 닮아 먹성이 소탈하다. 특별한 일정이 없는 날에는 서울 양재동사옥의 지하2층 중역식당을 애용한다. 임원들의 구내식당행도 개의치 않는다. 이는 아버지와 다른 면이다. 왕 회장은 임원들이 구내식당에 나타나면 “밖에 나가 사람들 만나라고 접대비를 줬더니 기껏 안에서 먹는다.”며 불호령을 내리곤 했다. 가정적인 면모도 아버지와는 딴판이다. 주말이면 아들딸 사위들과 함께 곧잘 산을 찾는다. 대신 골프는 별로다. 좋아하지 않다보니 실력도 그저 그렇다. 여느 현대가 사람처럼 ‘새벽형 인간’이다. 새벽 4시에 일어나 5시에 아침을 먹고 6시30분쯤 출근한다. 대신 밤 10시면 잠자리에 든다. 그를 가까이서 본 사람들의 공통된 얘기는 “겉 인상과 달리 마음이 매우 여리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을 잘 자르지 못한다. 현대차는 한때 이사만 100명에 이르렀었다. 더는 버틸 수 없는 포화상태에 이르러서야 MK는 “진급한 숫자만큼 자르라.”며 지난해 구조조정을 지시했다. 어눌한 말투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 처음 그를 접하는 사람들은 말뜻을 해석하느라 진땀을 흘린다. 해석이 쉬워질 때쯤이면 “참모들보다 서너배는 빠르다.”는 그의 머리회전에 진땀을 흘리게 된다고. 어떤 이는 이를 “아버지의 ‘방목’과 형제간 경쟁과정에서 터득한 본능적인 생존지수”로 해석했다. 효심도 남다르다. 한 현직임원의 얘기다.“일을 하다 보면 종종 과거에 잘못 벌여놓은 일과 마주치게 된다. 그럴 때면 MK는 ‘이거 참 잘못됐다고 할 수도 없고 잘했다고도 할 수 없고‘하며 말을 흐린다. 한번도 대놓고 선친때 일을 지적한 적이 없다.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섭섭한 감정이 남아 있을 텐데도 말이다. 형제들 일도 마찬가지다. 장남으로서의 원초적 책임감 내지 부담감을 늘 갖고 있는 느낌이다.” 경영권 분쟁때 동생(정몽헌)과 그토록 부딪쳤건만, 그 동생이 2003년 8월 계동사옥에서 몸을 던졌을 때 맨먼저 사고현장에 달려가 시신을 수습한 이도 그였다. 한 전직 임원은 “빈소 뒤에서 나를 붙잡고 우시던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hyu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주총의 계절…CEO 3인 화제의 행보

    ●현정은 회장 순항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18일 주력계열사인 현대상선 주주총회에서 활짝 웃었다. 물론 대표이사가 아니어서 주총에 직접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사외이사수(5명)를 사내이사(4명)보다 늘리는 등 투명경영 포석을 성공적으로 끝냈다. 시숙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과 경영권 분쟁이 붙는 바람에, 내내 가슴을 졸여야 했던 지난해 주총과는 사뭇 대조되는 모습이다. 세금 등을 빼고난 당기순익도 지난해 453억원 적자에서 큰 폭(4279억원)의 흑자로 돌려놓았다. 덕분에 그룹 장악력도 눈에 띄게 커졌다.17일에는 또 다른 핵심계열사인 현대아산의 지배구조를 공동대표 체제로 바꿨다. 시아버지(고 정주영 명예회장)때부터 그룹에 기여해온 김윤규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남편(고 정몽헌 회장)과 함께 현대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를 일군 윤만준 고문을 공동 사장에 앉혔다. 여러 해석이 있지만, 확실한 것은 현 회장의 입김이 강하게 반영된 인사라는 점이다. 정 명예회장의 4주기(21일)를 맞아 범 현대가가 참여하는 공동 추모 사진전을 끌어낸 것이나,18일 저녁 ‘윤이상 평화재단’ 부이사장으로서 공식 첫 대외 나들이를 가진 것도 달라진 현 회장의 안팎 위상을 보여준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김승연 회장 컴백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그룹의 모회사인 ㈜한화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한화는 18일 서울 종로구 천도교 중앙대교당에서 열린 정기주총에서 김 회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 뒤 이어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대한생명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자리를 옮겼던 김 회장은 2년 3개월만에 ㈜한화 대표이사로 돌아왔다. 한화 관계자는 “김 회장이 보험회사의 상근임원은 다른 회사의 상근임원을 겸직할 수 없다는 보험업법상 규정에 따라 대생 대표이사로 부임하면서 ㈜한화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면서 “대생 정상화가 이뤄진 만큼 모회사인 ㈜한화 대표이사로 복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한화 대표이사로 복귀함에 따라 장기간 검찰 수사로 흐트러졌던 그룹 내부를 단속하고 ㈜한화를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 체제 구축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화는 이날 이사회에서 남영선 화약부문사업 총괄임원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으며, 노성태 한국경제연구학회 회장, 표순배 전 수방사 참모장, 남일환 전 한화종합화학 경리팀장 등 3명을 사외이사로 뽑았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안철수 사장 용퇴 10주년을 맞은 국내 최대 보안업체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43) 사장이 경영에서 손을 뗀다. 안철수 사장은 18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회사는 이사회와 최고경영자(CEO)가 서로를 견제할 때 가장 이상적이다.”면서 “회사 경영체제를 이사회 중심으로 바꾸고 (나는)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대신 이사회 의장을 맡아 전략수립 등 사업의 큰 방향을 정하는 일에 참여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임 CEO가 경영의 권한과 책임을 갖게 되고, 본인은 주주를 위한 지배구조를 만드는 데 앞장선다.”면서 “이사회의장은 직접 경영에 관여하는 회장 같은 위치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신임 대표이사 겸 CEO로는 김철수 현 부사장이 선임됐다. 그는 “지난해초부터 물러날 생각으로 회사 운영의 많은 부문을 김 부사장에 맡기고 대외활동에 치중했다.”면서 “지난해 거둔 사상 최대 실적(순이익 106억원)은 이같은 역할 분담의 성과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9월 입학을 예정으로 2∼3년간 외국에서 공부할 계획”이라면서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주제로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2007년말까지 포스코 사외이사직도 병행할 계획이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컬러링 인기순위]‘버즈 효과’ 좋네

    최근 컴백한 5인조 록밴드 버즈가 컬러링시장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3일 발표된 버즈의 2집 ‘BUZZ effect’ 타이틀곡인 ‘겁쟁이’는 앨범 발표 1주일만에 2위를 마크하며 정상을 넘봤다. 버즈의 새 앨범은 1집보다 서정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며 버즈의 색다른 매력을 선보이며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한편 프리스타일의 ‘Y’가 지난주에 이어 1위 자리를 지켰으며, 플라이투더스카이의 ‘그대는 모르죠’가 버즈의 겁쟁이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버즈의 ‘겁쟁이’를 컬러링으로 다운받으려면 휴대전화로 ‘##90’과 코드번호 5자리 ‘00376’과 통화버튼을 누르면 된다.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①-창업주 故정주영회장 일가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①-창업주 故정주영회장 일가

    보는 이마다 다르겠지만 현대를 삼성보다 앞세우는 사람들은 현대의 창업 정신을 강조한다. 현대는 남이 일궈놓은 기업을 인수하기보다는 밑바닥에서부터 하나하나 주춧돌을 올렸다. 건설이 그랬고, 자동차가 그랬으며, 중공업이 그랬다.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회장은 이를 평생의 긍지요, 자랑으로 여겼다. 서슬 퍼렇던 군사정권 시절,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 끌려가서도 “사정상 어쩔 수 없었던 인천제철만 제외하고는 어느 하나 내 손으로 말뚝을 박고 길을 닦아 시작하지 않은 공장이 없다.”며 기업 강제 통·폐합에 맞섰을 정도였다. 1947년 5월25일 서울 중구 초동의 허름한 자동차 수리공장 한 귀퉁이에 ‘현대토건사’라는 간판을 내건 지 60여년. 삼성보다 10년 가까이 늦은 출발이었지만 현대는 이내 1위 기업으로 우뚝 섰고,‘경영권 다툼’이 일어났던 2000년까지 그 지위는 차돌만큼이나 단단했다. 이때 현대그룹의 자산규모가 87조여원. 계열사 수만 40개가 넘었다. 비록 그룹이 쪼개지면서 외형상의 규모가 작아지고 재계 서열은 떨어졌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전화위복’이라고 입을 모은다. 자동차(현대차그룹), 유통(현대백화점), 해운·제조(현대그룹), 조선(현대중공업), 금융(현대해상·현대기업금융) 등 각자 전문그룹의 길로 나서면서 경쟁력은 더 강화되고 동반 부실의 위험은 현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다른 그룹들이 이제서야 계열분리 등으로 홍역을 앓는 동안 현대의 대표주자들은 세계를 상대로 싸우고 있다. 현대산업개발,KCC, 한라, 성우 등 창업주의 형제들이 이끄는 그룹들도 각자 독자영역을 굳혀가고 있다. 언뜻 봐도 느껴질 만큼 현대에 뿌리를 대고 있는 기업들은 유난히 굴뚝업종이 많다. 고용된 인원과 딸린 부품·협력업체가 많다는 얘기다. 국민경제 기여도로 따지면 현대가 여전히 1위라는 말은 그래서 나온다. 또 한 가지, 현대를 얘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현대정신’이다. 현대에는 일단 해보자며 덤비는 정신, 밀어붙이는 힘이 있다. 때로는 비합리성을 낳기도 하지만 현대맨들은 이를 “맨바닥에서부터 기업을 일군 현대만의 저력”이라고 자부한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이를 “진정한 기업가(起業家) 정신”이라고 불렀다. 제각각 ‘마이 웨이’를 걷고 있는 오늘날의 현대가를 묶는 보이지 않는 끈이기도 하다. ●담(淡)한 혼맥… 후한 연애결혼 다른 재벌가에 비해 현대의 혼맥은 의외로 소박하다. 낭만을 즐겼던 고 정 회장이 자식들의 연애에도 너그러웠던 영향이 가장 크다.‘왕 회장’이라는 별칭으로 더 자주 불렸던 그 자신, 강원도 통천의 평범한 고향처녀(변중석)와 결혼해 평생을 함께했다. 슬하에 9남매(8남1녀)를 두고 동생이 일곱(한명은 어려서 사망)이나 됐지만 눈에 띄는 혼사는 손가락을 꼽는다. 직계가족 중에 굳이 꼽자면 다섯째아들 고 몽헌(MH)씨와 여섯째아들 몽준(MJ)씨를 들 수 있다. 몽헌씨는 신한해운 현영원 회장의 딸 정은씨와, 몽준씨는 김동조 전 외무장관의 막내딸 영명씨와 각각 결혼했다. 오랜 세월 재계를 주름잡았던 현대의 위상에 견줘 혼맥이 조촐한 데는 창업주의 성공과정과도 무관치 않다. 가난한 농군의 아들로 태어나 부두 막노동꾼을 거쳐 대기업 총수에 오른 그는 살아생전 “세상에 공짜란 없다.”며 담(淡)한 마음을 갖자고 입버릇처럼 강조하곤 했다. 권력이나 부(富)를 결코 싫어하지 않았지만 굳이 혼사줄까지 대가며 공짜를 탐할 이유 또한 없었던 것이다. 정략결혼의 흔적이 적은 대신에 유난히 많은 손(孫)과 맞닥뜨리는 게 현대라는 집안이다. 이런 현대가 대(代)를 건너뛰면서 LG, 롯데, 한진, 이건, 비비안 등 내로라하는 그룹들과 사돈을 맺은 점은 흥미롭다. 현대가의 2세들이 ‘몽(夢)’자 돌림이라면 3세들은 딸이 ‘이(伊)’, 아들은 ‘선(宣)’자 돌림을 쓴다.4세는 ‘진’자(딸),‘창’자(아들) 돌림이다. ■ 현대의 핵심축 아들들 ●장남 몽필… 쌍용가와 인연 큰아들 몽필씨는 나이 50도 안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국영 적자기업 인천제철을 인수해 정상화에 여념이 없던 1982년 4월 어느날, 울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던 고속도로에서 그가 탄 승용차가 트레일러를 들이받았다. 이 때가 마흔아홉살. 수도여대 출신의 부인 이양자씨와 두 딸 은희·유희씨는 망연자실했다. 몽필씨가 떠난 지 한달 뒤, 정주영 회장은 동서산업 공장장이던 이영복씨를 사장으로 파격 승진시켰다. 이씨는 몽필씨의 처남, 즉 이양자씨의 친동생. 졸지에 가장을 잃은 장남 가족에 대한 배려였다. 하지만 이양자씨마저 91년 위암으로 눈을 감고 말았다. 큰딸 은희씨는 최근 미국에서 귀국했다. 둘째딸 유희씨는 김석원 쌍용양회 명예회장의 장남 지용씨와 결혼해 두 아들(진석·진하)을 두었다. 지용씨는 현재 용평리조트 상무를 맡고 있다. ●2남 몽구… 글로벌 현대차그룹 리더 몽필씨의 죽음으로 사실상 집안의 장남 역할을 도맡아 한 이는 둘째아들 몽구(MK)씨였다. 유희씨가 결혼할 때 부모 역할을 대신 한 사람도 몽구씨 부부였다.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사장 시절,‘갤로퍼 신화’를 만들어낸 그는 기아차마저 인수해 지금의 현대·기아차 그룹을 이끌고 있다.2000년 자동차전문 그룹으로 출범한 지 몇 년도 안돼 그룹을 세계 6위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출범 당시 10개였던 계열사 수는 28개로 불어났다. 그룹의 올해 매출 목표액은 지난해보다 17% 늘어난 85조원.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의 ‘소비자 보고서(컨슈머 리포트)’는 최근 현대차의 뉴쏘나타를 세계에서 가장 결함이 적은 차로 선정했다. 갤로퍼 신화 때부터 MK가 강조해온 ‘품질 경영’의 힘이다. MK는 평범한 집안의 딸 이정화씨와 결혼해 3녀1남을 두었다. 큰딸 성이씨는 저명한 정형외과 의사이자 영훈의료재단을 설립한 고 선호영 박사의 아들 두훈씨와 결혼했다. 둘째딸 명이씨는 정경진 종로학원장의 아들 태영씨와, 셋째딸 윤이씨는 미국 MBA(경영학석사) 출신인 신성재씨와 결혼했다. 둘째사위와 셋째사위는 그룹 계열사인 현대카드·캐피탈 사장, 현대하이스코 사장을 각각 맡고 있다. 막내이자 외아들인 의선씨는 지난 11일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룹내 직함은 현대·기아차기획총괄본부 담당 사장으로 기아차의 기획, 재무, 수출, 연구·개발(R&D) 등 핵심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일찍 결혼해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부인은 정도원 강원산업 부회장의 큰딸 지선씨다. ●3남 몽근… 소리없이 유통명가 키워 셋째아들 몽근씨는 일찌감치 유통을 넘겨받아 현대백화점 그룹을 이끌고 있다.‘빅3’(MK·MH·MJ)에 가려 조명은 덜 받았지만, 묵묵히 외길을 걸으면서 소리없이 유통 명가로 키워낸 주인공이다. 현대백화점, 현대H&S(非 백화점 계열), 현대홈쇼핑 등 주력 계열사를 토대로 지난해 5조 5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문 최고경영자(CEO)들이 소신있게 일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면서도 거의 매일같이 매장을 둘러봐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바로 위 형 몽구씨와는 고등학교(경복고)-대학교(한양대) 동문인 데다 선굵은 외모까지 비슷하다. 옛 현대그룹에서 고문을 지낸 우호식씨의 딸 경숙씨가 부인이다. 두 아들은 각각 부회장, 기획담당 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큰아들 지선씨는 고 황산덕 전 법무장관의 손녀인 서림씨와 결혼했다. 둘째아들 교선씨는 자동차부품 전문기업인 대원강업 허재철 부회장의 큰딸 승원씨와 지난해 말 깜짝 결혼식을 올렸다. 교선씨의 결혼식에는 큰아버지인 정몽구 회장을 비롯해 집안 어른들이 대거 참석해 모처럼 우애를 다지기도 했다. 현대가는 한때 딸만 남기고 떠난 몽필씨의 대를 잇기 위해 지선씨를 양자로 입양하는 방안을 의논했었다. 유교식 법도대로라면 바로 아래 동생인 몽구씨의 아들을 입양해야 했으나 의선씨가 외아들인 탓에 지선씨가 선택된 것. 하지만 세간에 알려진 것과 달리 실제 입적은 이뤄지지 않았다. 정주영 회장의 장례식때 의선씨가 ‘종손’ 자격으로 고인의 영정을 든 것은 이 때문이었다. ●외사위 희영… 천마산스키장 운영, 이건·비비안과 사돈 현대가는 자손이 많은데도 딸은 귀한 편이다. 외동딸 경희씨는 일본 유학까지 다녀온 재원. 그러나 바깥 활동은 없다. 대신 남편(정희영)이 선진종합㈜ 회장이다. 공교롭게 고 정주영 회장의 여동생 희영씨와 이름이 똑같다. 서울대 상대 출신으로 1965년 현대건설 공채로 입사했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입사 동기다. 조선 수주에서 뛰어난 수완을 발휘, 창업주의 눈에 들어 사위가 됐다. 정주영 회장은 딸 경희씨가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자 희영씨를 도쿄법인 이사로 발령내 자연스러운 교제를 유도했다고 한다. 이후 희영씨는 조그만 해운회사(선진해운) 하나를 갖고 독립, 장인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천마산 스키장은 오롯이 그가 독립해 만든 회사다. 외아들 재윤씨가 선진종합㈜ 상무다. 두 딸은 각각 이건그룹과 비비안그룹으로 시집갔다. 큰딸 윤미씨의 남편이 이건창호 박승준 상무, 둘째딸 윤선씨의 남편이 비비안 남석우 부회장이다. ●4남 몽우… BNG스틸 통해 부활 넷째아들 몽우씨는 숙명여대를 떠들썩하게 했던 ‘미인’ 이행자씨와 연애결혼했다.40대에 현대알루미늄 회장을 맡은 그는 그러나 심한 우울증을 앓았다. 결국 1990년 4월 45세의 젊은 나이에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남겨진 유족을 돌보는 일도 사실상의 장남 몽구씨의 몫이었다. 조카 셋을 모두 현대차그룹의 계열사인 BNG스틸(전 삼미특수강)에 입사시켰다. 큰조카, 즉 몽우씨의 장남인 일선씨는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최근 BNG스틸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일선씨에 이르러 비로소 현대는 내로라하는 재벌가와 사돈관계를 맺는다. 일선씨의 부인은 구자엽 희성전선 부회장의 딸 은희씨다. 구 부회장은 구태회 LG전선 명예회장의 아들이자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조카이다. 일선씨의 동생 문선씨는 김영무 김&장 법무법인 대표변호사의 딸 선희씨와 결혼했다. ●5남 몽헌… 못다 이룬 꿈, 현 회장이 힘찬 날갯짓 ‘비운의 황태자’ 몽헌씨는 1998년 그룹 공동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화려한 비상을 시작했다.1983년 현대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를 설립해 4년 만에 흑자로 돌려놓으면서 아버지 정주영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끌어냈다.2000년에는 형들을 제치고 그룹 단독 회장에 추대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북 송금’ 사건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던 중, 극심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2003년 8월4일 서울 계동사옥에서 몸을 던지고 말았다.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부인 현정은씨가 경영에 뛰어들었다. 급작스러운 남편의 죽음으로 황망히 그룹을 물려받았지만 사업가 집안의 딸답게 배포와 합리적 리더십으로 1년 만에 그룹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았다.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는 현대상선, 올해 첫 흑자를 넘보고 있는 현대아산, 주가 1000시대의 수혜주 현대증권 등을 축으로 재계 10위권 진입(현재 19위)을 눈앞에 두고 있다.2010년까지 매출 20조원을 달성해 10위권에 진입한다는 ‘2010’ 프로젝트를 가동중이다. 현 회장은 고 정주영 회장이 직접 ‘점지한’ 며느리로도 유명하다. 현 회장이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결혼 뒷얘기는 이렇다.“당시 현대상선 회장이던 아버지(현원영)를 따라 선박 명명식차 울산에 내려갔다가 남편을 처음 만났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명예회장(정주영)께서 나를 선보러 미리 내려오셨었다. 명예회장께서 중매를 서신 셈이다.” 큰딸 지이씨는 현대상선 재정부 대리로 근무 중이다. 아버지를 잃었을 때 고3 수험생이었던 외아들 영선씨는 졸업후 미국 유학을 준비중이다. ●6남 몽준… 세계1위 현대중공업 ‘건조’ 지금은 정치인의 이미지가 더 강하지만 세계 일류 현대중공업의 뒤에는 기업인 몽준씨가 있다. 형제중에 학벌(서울대-미국 MIT 경영대학원)이 가장 좋아 ‘신문대학’(소학교만 졸업한 정주영 회장은 신문을 통해 지식의 대부분을 얻었다며 자신을 신문대학 출신이라고 소개하곤 했다) 출신인 왕 회장이 유난히 예뻐했다는 몽준씨는 31세에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전격 발탁되면서 집중 조명을 받았다.1988년 금배지를 처음 달면서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시도했다. 경영은 CEO에게 맡기고 자신은 대주주로서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만 내리고 있는 것. 지금도 현대중공업의 어떤 직함도 갖고 있지 않다. 공식 직함은 5선의 국회의원이자 축구협회 회장. 아버지의 뒤를 이어 2002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현대중공업의 올해 매출 목표액은 10조원. 웬만한 그룹과 맞먹는다. 부인 김영명씨와는 미국 유학시절에 만나 결혼했다. 큰아들 기선씨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와 올해 학사장교(ROTC)로 임관했다. 이로써 부자(父子)가 ROTC 선후배가 됐다. 두 딸 남이씨와 선이씨는 미국 유학 중이다.‘월드컵 베이비’로 유명한 늦둥이 아들 예선씨는 초등학교 4학년이다. 우리나라가 98년 프랑스 월드컵 예선전을 최종 통과한 것을 기념해 이름을 ‘예선’으로 지었다고 한다. ●7남 몽윤… 현대해상으로 컴백 몽윤씨는 지난해 말 업계 2위의 손해보험회사인 현대해상의 등기이사 겸 이사회 의장으로 돌아왔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지 8년 만의 전격 복귀였다. 방카슈랑스(은행상품과 보험상품의 교차판매) 확대 시행 등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맞춰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1981년 김진형 부국물산 회장의 딸 혜영씨와 연애결혼해 정이양과 경선군을 두었다. ●8남 몽일… 할부금융으로 내실 막내아들인 몽일씨는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마친 뒤 현대상사 등에서 근무하다가 2000년 현대기업금융을 차려 독립했다. 기업대출 등을 주로 취급하는 회사다. 권영찬 현대파이낸스 회장의 딸 준희씨와 결혼해 고등학생인 현선(영국 유학중)군과 중학생인 문이양을 두고 있다. ■ 현대의 또 다른 축 형제들 고 정주영 회장의 형제들은 동생이기 이전에 창업 동지요, 사업 동료였다.6·25전쟁 직후 고령교(대구와 거창을 잇는 교량) 복구 공사를 덜컥 떠맡았다가 부도 직전까지 내몰렸을 때, 내남없이 살던 집을 팔아 돈을 내놓은 것도 동생들과 매제였다. 이 때문에 20명이 넘는 대식구가 한 집(돈암동)에 모여 살아야 했지만 누구 한 사람 불평하지 않았다. 지금은 모두 독립해 각자의 그룹을 이끌고 있다. ●옛 영화 꿈꾸는 한라·성우 동아일보 외신부 기자로 활동하던 첫째 동생 인영씨는 1953년 현대건설 전무로 입사하면서 경영에 본격 합류했다.75년 말 중동 진출 때 신중론을 펴 형과 이견을 빚을 때까지 그룹의 초석을 닦았다. 당시 독립해 만든 한라그룹은 한라건설·한라시멘트·한라중공업·만도기계 등을 거느리며 재계 서열 12위로까지 도약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때 자금난이 가중되면서 그룹이 부도나는 시련을 겪었다. 지금은 둘째 아들 몽원씨가 한라건설 회장을 맡아 재기를 꿈꾸고 있다. 큰 아들 몽국씨는 94년 아버지가 동생을 그룹 후계자로 지목하자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한때 배달학원 이사장을 맡았으나 지금은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 부인 이광희씨는 배달학원 계열인 한라대 총장을 지내기도 했다. 현대시멘트·성우종합건설·성우리조트·현대종합금속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성우그룹은 둘째 동생 순영씨 일가가 이끌고 있다. 순영씨는 명예회장으로 물러앉고 2세 경영을 정착시켰다. 큰아들 몽선씨가 현대시멘트와 성우종합건설을, 둘째아들 몽석씨가 현대종합금속, 셋째아들 몽훈씨가 성우전자, 넷째아들 몽용씨가 성우오토모티브를 각각 맡고 있다. 몽선씨는 사촌인 정몽윤 현대해상 이사회 의장과 함께 정몽헌 회장의 부검을 임관하기도 했다. ●‘기계박사’가 일군 한국프랜지 자동차부품회사인 한국프랜지공업의 김영주 명예회장은 고 정주영 회장의 유일한 매제다. 정주영 회장은 ‘이 땅에 태어나서’라는 두 번째 자서전에서 “그가 다가가기만 해도 기계가 저절로 고쳐졌다.”며 매제를 ‘기계박사’라고 불렀다.1946년 정주영 회장이 미 군정에서 불하받은 토지에 ‘현대’(현대자동차공업사)라는 상호를 처음 내걸었을 때, 감격적으로 지켜본 이도 영주씨였다. 두 사람의 인연은 이로부터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인기직종이던 운전기사 출신의 영주씨는 황해도 홀동광산에서 역시 운수업을 하던 정주영 회장과 뜻이 맞아 사업을 같이 도모했고, 매제까지 됐다. 부인 정희영씨는 2001년 정주영 회장이 노환으로 세상을 떴을 때 “대통령 한번 못해보고… 우리 오빠 불쌍해서 어쩔거나.”하며 가장 서글프게 울었던 동생이다. 장남 윤수씨가 회사를 물려받아 한국프랜지공업 회장으로 있다. 둘째아들 근수씨는 독립해 울산화학·퍼스텍 등의 계열사를 거느린 후성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윤수씨의 장남 용석씨가 프랜지공업 계열사인 서한산업(자동차부품회사) 대표이사 사장이어서 3세 경영체제를 갖춰 가고 있다. 둘째아들 용범씨는 이름을 용태로 바꿨다. ●‘포니 정’ 부자(父子)의 변신 ‘포니 정’이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넷째 동생 세영씨는 외아들 몽규씨와 함께 1999년 3월 현대그룹에서 독립해 건설시장에서 영역을 확실하게 굳혔다. 꼼꼼한 시공과 치밀한 분양으로 현대산업개발을 국내 도급순위 4위 업체로 키워놓았다.‘포니 정’이라는 별명은 1976년 누구나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국산 고유모델 자동차 1호 ‘포니’를 만들어낸 데서 붙여졌다. 이같은 열정과 헌신을 인정받아 87년 형에게서 현대그룹 회장직을 물려받기도 했다. 분가한 뒤로는 현대산업개발 경영에만 매달렸다. 몇 년 전 폐암수술을 받았지만 지난해 희수연을 치렀을 만큼 건강을 되찾았다. 회사 경영은 아들 몽규(회장)씨가 책임지고 있다. 지금의 서울 삼성동 사옥은 몽규씨가 직접 지었다. 지나칠 정도로 꼼꼼하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현대가 맺은 최고위층 사돈도 세영씨 집안에서 나왔다. 큰딸 숙영씨가 노신영 전 국무총리의 장남 경수(서울대 교수)씨와 결혼한 것. ●“아… 신영아”-교통사고 아닌 병으로 요절 다섯째 동생 신영씨는 고 정주영 회장이 가장 자랑스러워했던 동생이다. 서울대를 나와 동아일보 기자로 있다가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함부르크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밟던 중 병으로 세상을 떠난 것이 1962년. 처음에 어떤 기자가 교통사고사로 쓰면서 오랜 세월 세상에 잘못 알려졌지만 정확한 사인은 지병이라고 유족은 본지에 밝혔다. 당시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잠시도 일에서 떠나본 적이 없는 정주영 회장이 일주일을 손놓았을 만큼 가족의 슬픔은 컸다. 서울대 음대 출신의 첼리스트였던 미망인 제수씨(장정자)에게 현대학원(현대고)을 경영토록 했다. 지금도 현대학원 이사장을 맡고 있는 장정자씨는 남북이산가족 상봉때 대한적십자사 부총재로 남한측 방문단장을 맡았었다. 장홍선 전 극동도시가스 회장의 누나다. 신영씨는 1남1녀를 두었다. 아들 몽혁씨는 32살의 젊은 나이에 현대정유(현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로 취임해 인천정유(구 한화에너지)를 인수하고 오일뱅크라는 브랜드를 만드는 등 두각을 드러냈다. 그러나 외자유치와 함께 2002년 전문경영인에서 물러나 그 해 건축자재 유통회사 ‘에이치애비뉴앤컴퍼니’를 설립해 돌아왔다. 부인 이문희씨는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은 동원 이홍근 선생의 손녀이다. 사업가이자 문화재 수집가였던 동원 선생은 평생 모은 문화재 4941점을 1980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딸 일경씨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블룸버그대학 회계학과 교수인 남편 임광수씨와 함께 미국에서 살고 있다. ●‘리틀 정주영’이 이끄는 KCC 막내동생인 상영씨는 ‘불에 타지 않는 바닥재’ 등으로 유명한 자재 전문그룹 KCC를 이끌고 있다. 불도저 같은 추진력과 성격 등이 고 정주영 회장을 가장 많이 닮아 ‘리틀 정주영’으로 불린다. 큰형과 나이 차이가 21살이나 나 아버지처럼 따랐다. 장조카 몽구씨와도 2살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또 다른 조카인 고 정몽헌 회장이 자금난에 몰렸을 때 200억원을 선뜻 내놓았을 만큼 의리도 강하다. 그러나 조카의 죽음 이후 현정은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면서 다소 빛이 바랬다. 그룹 경영은 두 아들에게 맡긴 상태다. 큰아들 몽진씨가 대표이사 회장, 둘째아들 몽익씨가 대표이사 부사장이다. 셋째아들 몽열씨는 계열사인 금강종합건설 사장을 맡고 있다.KCC는 몽익씨를 통해 롯데·한진그룹과 사돈으로 연결된다. 몽익씨의 부인 은정씨가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외조카(신 회장의 여동생인 정숙씨의 딸)이다. 은정씨의 언니 은영씨는 한진해운 조수호 회장의 부인이다. 몽익씨와 조 회장이 동서지간인 셈이다. ●현대가의 여자들 현대가의 딸이나 며느리들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 이화여대(정경희-이양자-현정은-김혜영-정유희 등) 출신에 해외유학(김영명-정지선-황서림-허승원 등)까지 다녀온 재원들이 적지 않지만 경영에 참여하거나 대외활동에 나서는 사람이 거의 없다. 하다못해 남편을 따라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도 드물다. 유일한 경영자인 현정은씨도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는 ‘전업주부’였다. 오너 일가를 가까이서 들여다본 한 관계자는 “지금도 명절 때면 청운동 집(정주영 회장이 생전에 오랫동안 살던 집)에 몇 대에 걸친 며느리들이 모두 모여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음식을 직접 장만한다.”면서 “옷차림들도 수수하고 인상이 소박해 언뜻 봐서는 재벌가 며느리란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한결같이 미인들이다. 어떤 이는 그 이유를 ‘유난히 많은 연애결혼’에서 찾는다. ●그룹분리 가속화시킨 ‘경영권 분쟁’ 2000년 ‘형제간 다툼’은 현대가를 정신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핵분열시킨 결정적 계기였다.99년 12월 마지막 날, 고 정몽헌(MH) 회장쪽 인사로 분류되던 박세용 당시 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이 정몽구(MK) 회장 계열의 현대차 회장으로 전격 발령나면서 시작된 형제간의 경영권 갈등은 그룹 후계자로 MH를 지목한 고 정주영 회장의 육성 테이프가 공개되기까지 석달여에 걸쳐 숨막히게 전개됐다. 효심이 남달랐던 MK는 아버지의 육성이 공개되자 깨끗이 승복하고 자동차 계열사를 이끌고 그룹에서 나왔다. 이 과정에서 아픔도 적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현대의 지배구조를 선진화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는 21일 왕 회장의 4주기에 모처럼 형제들 모두가 함께 제사를 지낼 예정이다. 이날은 공식적으로 가족화합이 됐음을 안팎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현대가에 정통한 소식통은 전했다. hyun@seoul.co.kr ■ 정주영 회장의 ‘빈대론’ 창업주인 고 정주영 회장은 ‘해당화가 찬란하고 눈(雪)이 많은’ 강원도 통천군 송전면에서 1915년 6남 2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죽어라고 일해도 콩죽을 면할 길이 없는 농군이 진절머리나게 싫고 지겨워”(첫번째 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에서) 소학교를 졸업한 열네살 무렵부터 줄기차게 가출을 시도했다. 무작정 길을 나서 보기도 하고, 아버지의 소 판 돈을 훔쳐도 봤다. 그러기를 네번째. 열아홉살 마지막 가출에 성공해 인천부두 막노동꾼으로 새 삶을 시작했다. 한 푼이 아까워 몸을 기댔던 곳이 노동자 합숙소. 뼈가 으스러지는 중노동으로 누가 떠메고 가도 모를 만큼 고단했지만 좀체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빈대들의 공격 때문이었다. 궁리 끝에 밥상 위에 올라가 잠을 잤다. 빈대들의 공격이 잠시 뜸해지는 듯싶었다. 하지만 이내 밥상다리를 타고 기어올라와 온 몸을 물어 뜯었다. 다시 머리를 써야 했다. 무릎을 탁 칠 만한 묘안이 떠올랐다. 밥상다리 네 개를 물 담은 양재기 넷에 하나씩 담근 뒤 그 위에 올라가 잔 것이다. 빈대를 밥상다리로 유도해 양재기 물에 익사시키자는 계략이었다. 쾌재를 부른 것도 이틀여. 빈대들은 또다시 물어뜯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떻게 양재기 물을 건넌 것일까. 자다 말고 벌떡 일어나 불을 켜본 젊은 정주영 회장은 기겁을 하고 말았다. 빈대들이 밥상다리 대신 벽을 타고 천장으로 올라가 사람을 겨냥해 뚝 떨어져 목적 달성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후 역경에 부딪칠 때마다 정주영 회장은 ‘빈대의 노력’을 떠올렸다.“난관은 극복하라고 있는 것이지, 걸려 넘어지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든지 “빈대만도 못한 놈”이라는 단골 지청구는 모두 여기서 비롯됐다. 아무것도 없는 백사장(울산 염포리) 사진 한 장 달랑 들고 조선소 투자금액을 유치할 때나,20세기 최대 역사(役事)로 꼽히던 중동 주베일 공사 입찰전에 뛰어들 때나, 직원들이 불가능하다고 도리질칠 때면 “이봐, 해봤어?”라고 불호령을 쳤던 것도 빈대의 집요한 노력을 떠올리면서였다. “자본가가 아니라 부유한 노동자일 뿐”이라고 스스로를 정의했던 정주영 회장은 근검과 노력을 평생의 신조로 삼았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평등한 자본금” “한강에 기적은 없다. 성실하고 지혜로운 노동이 있을 뿐” “고선지부지설(苦蟬之不知雪;여름철 서늘한 나무 그늘에 앉아 노래만 하다 겨울이 오기 전에 없어지는 매미는 한겨울 펑펑 쏟아지는 눈을 알 수 없다)” ‘아산 정주영 어록’에 실려있는 그의 유명한 말들이다. hyun@seoul.co.kr ■ ‘현대家 대모’ 변중석 여사 열여섯살에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여섯살 연상의 고향총각 정주영에게 시집온 변중석씨는 현대가의 산 증인이다. 올해로 84세. 젊어서 남편이 사준 재봉틀 하나를 자신 소유의 유일한 재산으로 여기며 한결같은 근검과 후덕함으로 ‘현대가의 여자’라는 상징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고 정주영 회장이 매일 새벽 5시의 ‘밥상머리 교육’을 통해 동생들과 자식들에게 근검을 가르쳤다면, 변씨는 새벽 3시반부터 손아래 동서·며느리들과 아침 준비를 함께 하면서 “언제나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겸손하라.”고 일렀다. 가혹하리만치 자식 교육에 엄격했던 정주영 회장이 아이들을 자가용으로 등교시키는 며느리들을 보고 “젊었을 때 콩나물 버스에 시달려봐야 나중에 자가용을 샀을 때의 기쁨을 안다.”며 역정을 내자 “손주녀석들 키우는 문제에까지 시아버지가 잔소리를 할 거냐.”며 막아준 이도 변씨였다. 칭찬에 인색했던 정주영 회장도 아내를 가리켜 “늘 통바지 차림에 무뚝뚝하지만 60년을 한결같고 변함이 없어 존경한다.”고 자서전에서 고백했을 정도다.“아내를 보며 현명한 내조는 조용한 내조라는 생각을 굳혔다.”고도 했다. 그러나 자식을 먼저 땅에 묻는 참척의 고통과 여자로서의 마음고생을 거치면서 ‘살아있는 보살’도 탈이 났다. 거동이 불편해 10년 가까이 병원(현대아산병원) 생활을 하고 있다. 사실상 맏며느리인 이정화씨 등 며느리들이 틈날 때마다 병실을 들여다보고 있다. hyu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포스트 이헌재?

    포스트 이헌재?

    ‘포스트 이헌재’는 누구일까.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이 사퇴하면서 누가 경제수장 자리에 오를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 부총리가 밑그림을 그려놓고 추진해온 경제정책 방향을 이어가되, 개혁성과 도덕성·참신성을 두루 갖춘 인물군에서 낙점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관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유력한 후보군으로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 유지창 산업은행 총재, 한덕수 국무조정실장 등이 우선 거론된다. 모두 관료 출신으로, 현직에 몸담고 있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참여정부의 경제정책 코드를 비교적 잘 파악하고 있어 이 전 부총리의 후임으로는 큰 결격사유는 없다는 시각이다. 윤 위원장은 강한 추진력이 강점이다. 거시·금융분야를 두루 섭렵했으며 은행의 공익적 기능을 강조하는 등 신관치금융을 주창하고 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과 민주화운동 동지였던 고 이수인 전 의원의 매제로,90년대부터 이 전 의원의 소개로 세 사람이 두터운 친분을 다져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로 재직하다 지난해 8월 금감위원장으로 컴백했다. 일각에서 외환위기 당시 재경부 금융정책실장으로 환란을 초래했다는 비난도 있지만, 금감위원장으로 발탁돼 면죄부를 받았다는 평이다. 유 총재는 지난해 금융시장을 불안케 했던 LG카드 사태를 잘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관료적인 색채가 강하면서도 시장의 분위기를 잘 읽는다는 평이다. 이 전 부총리가 ‘그만하고 싶다.’는 개인적인 심경을 털어놓을 정도로 가깝게 지낸다. 금융쪽은 강하지만 거시쪽의 경험이 다소 부족한 편이다. 산업연구원(KIET) 원장으로 있다가 장관급에 발탁된 한덕수 국무조정실장은 실세인 이해찬 총리의 지원사격을 받는다면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도 있지만, 거시·금융이 아닌 통상분야 전문가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강봉균·정덕구 의원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강 의원은 재경부 장관 출신으로 능력면에서는 인정받고 있지만, 추진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다. 강 의원 본인은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강력한 추진력이 장점이다. 부동산투기 억제 정책 등 반발이 우려되는 정책에는 그가 적임이라는 평가도 있다. 한편 후임 경제부총리가 현직 의원보다 경제관료의 승진으로 이어질 경우에는 장관급 자리를 놓고 거센 후폭풍이 몰아칠 가능성이 크다. 윤 위원장, 한 실장, 유 총재가 모두 장관급 자리인 만큼 후임 자리를 둘러싼 경쟁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차관급 인사들의 승진인사와 함께 1급들의 차관급 연쇄 승진 등이 겹치면서 인사폭이 예상보다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박정현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노용악 前 LG전자 부회장 LG전선 사외이사로 복귀

    노용악 前 LG전자 부회장 LG전선 사외이사로 복귀

    LG전자의 중국사업을 지휘하다 일선에서 은퇴한 노용악 전 부회장이 LG의 방계그룹인 LG전선그룹으로 ‘컴백’했다. 1일 LG전선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오는 11일 정기주총에서 사명을 LS전선으로 바꿈과 동시에 노용악 부회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키로 했다. 탤런트 노주현씨의 형인 노 부회장은 배재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마치고 1965년 금성사에 입사, 가전담당 등을 거쳐 94년 중국지주회사 사장으로 중국과 인연을 맺은 뒤 2001년에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2002년에는 외국인으로는 최초로 중국이 선정한 ‘가전부문 10대 인물’에 선정되는 등 LG의 대표적인 ‘중국통’이었지만 2003년말 인사에서 손진방 사장에게 자리를 물려줬다. 노 부회장은 구자홍 전 LG전자 회장 시절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인연으로 LG에서 분가한 구 회장의 LG전선그룹과 다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선 관계자는 “노 부회장이 중국사정에 밝아 점점 확대되고 있는 회사의 중국사업에 많은 경영자문을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프로배구 V리그] 左 진식­右 세진 ‘펄펄’

    “한 팀에 두번 연속 진 적이 없다.”(삼성 신치용 감독)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다. 나도 선수 때 내리 두번 진 적은 없다.”(현대 김호철 감독) 40년 친구이자 맞수의 입심은 경기만큼이나 뜨거웠다. 리턴매치 직전에도 둘은 스스로에게 다짐이라도 하듯 불꽃튀는 신경전을 벌였다. 결과는 설욕에 나선 신치용 감독의 승리였다. 삼성화제는 2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프로배구 V-리그 1차라운드 마지막날 경기에서 ‘장대군단’ 현대캐피탈을 3-0으로 완파하고 개막전 패배를 깨끗하게 되갚았다. 꼭 일주일 전 프로배구 원년 첫 경기에서 풀세트 혈전 끝에 뼈아픈 2-3 역전패를 당한 삼성은 이로써 ‘영원한 맞수’ 현대와 1승씩을 나눠가져 균형을 맞췄고, 남은 정규리그 두 차례 라이벌전의 결과도 점치기 어렵게 됐다. 신치용 감독은 노장들이 초반 경기의 틀을 잡아야 승산이 있다며 ‘고참 트리오’ 김세진, 신진식, 김상우를 모조리 초반부터 내세워 배수진을 쳤고 노장들은 그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부상으로 풀세트를 뛰지 못하던 김세진은 25득점으로 승리를 주도하며 ‘월드스타’의 컴백을 알렸고, 신진식(8점)과 김상우(12점)는 고비 때마다 팀을 살려냈다. 삼성은 펄펄 난 노장 투혼으로 설욕전을 승리로 완성, 개막전을 포함해 1차대회 전승을 벼르던 현대의 연승행진에 딴죽을 걸었다. 개막전만큼이나 뜨거운 한판. 좀처럼 벤치에서 일어나지 않는 신 감독은 손나팔까지 불며 사이드라인을 오르내렸고, 김호철 감독 역시 예전에 없던 작전판까지 꺼내들며 승부욕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는 삼성 쪽으로 흘렀다. 1세트 신경수 윤봉우(이상 현대), 신선호 김상우(이상 삼성) 등의 속공으로 시작된 랠리는 후반까지 결과를 예측키 어렵게 했다. 역전과 동점, 그리고 재역전을 거듭한 승부의 흐름을 바꾼 건 신진식. 신진식은 강력한 왼쪽 강타로 알토란 같은 점수를 쌓아가다 다섯번째 듀스만에 장영기의 벼락 같은 오픈강타를 블로킹해 첫 세트를 팀에 안겼다. 승기를 잡은 삼성은 김상우의 속공과 블로킹으로 2세트에서 대세를 굳힌 뒤 김세진이 11점을 올리며 원맨쇼를 벌인 3세트에서 김상우가 현대의 어정쩡한 리시브를 회심의 ‘다이렉트 킬’로 내리꽂아 설욕전을 마무리했다. 대전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KT&G 배구리그] ‘거포’ 이경수에 구멍뚫린 상무

    ‘장신 군단’ LG화재가 ‘거포’ 이경수의 고감도 스파이크로 2연승을 내달렸다. 대한항공은 천금 같은 시즌 첫 승을 올렸다. LG는 25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프로배구 V-리그 시즌 두 번째 경기에서 앞뒤를 가리지 않는 이경수(26점)의 강타에 ‘노장 듀오’ 구준회(16점) 김성채(14점)가 힘을 보태 문석규(17점)가 버틴 상무를 3-1로 제치고 2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지난 23일 대한항공전에서 혼자 36점을 쓸어담은 이경수는 2경기 만에 62득점을 기록,1경기를 더 치른 현대캐피탈의 주포 후인정(51점)을 단숨에 끌어내리고 개인 득점 1위에 올라섰다. 구단의 설득으로 은퇴 2년 만에 코트에 컴백한 노장 구준회는 고비마다 블로킹 5개와 서브에이스 2개로 팀의 상승세를 부채질했고,33세의 최고참 김성채도 알토란 같은 14점을 건져 연승행진을 도왔다. LG는 이경수가 세터 이동엽과의 완벽한 호흡으로 상무의 기를 꺾는 백어택 2개와 오픈공격 3개 등을 모두 성공시켜 쉽게 1세트를 챙긴 뒤 구준회의 속공을 앞세워 2-0으로 달아났다. 삼성화재 출신 레프트 문석규의 오픈 강타를 앞세워 추격한 상무에 3세트를 내준 LG는 그러나 4세트 이경수가 또 폭죽처럼 5개의 백어택을 상대 코트에 내리꽂아 승기를 굳혔다. 대한항공은 장광균(15점)과 김웅진(26점)이 좌우에서 펄펄 날며 한국전력을 3-1로 꺾고 귀중한 첫 승을 신고했다. 대한항공은 한전의 투지에 말려 1,2세트를 모두 듀스 끝에 힘겹게 건진 뒤 마지막 4세트에서 김웅진의 백어택에 윤관열(14점)이 오픈강타와 블로킹으로 힘을 보태 한전의 추격을 따돌렸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돌아온 크라잉넛 몸풀기 들어갑니다

    돌아온 크라잉넛 몸풀기 들어갑니다

    TV에서 군악대 제복을 입고 반듯한 자세로 노래하던 어색한 모습을 본 게 엊그제 같은데 크라잉넛이 벌써 제대를 했단다. 멤버들이 들으면 펄쩍 뛰겠지만 세월이 참 화살 같다. 크라잉넛 멤버 5명중 이상면(기타)·상혁(드럼) 쌍둥이 형제와 박윤식(보컬·기타), 한경록(베이스) 등 4명은 2002년 동시에 입대했고 지난달 22일 ‘민간’으로 돌아왔다. 제대한 지 1주일이 지나 만난 이들은 언제 군대에 갔다 왔냐 싶게 너무나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2년새 모두가 나이 30줄에 들어섰고 이상혁은 아이까지 둔 가장이 됐는데도 늙기를 거부한 ‘피터팬’처럼 앳된 얼굴에 장난기 많고 엉뚱한 건 여전했다. 돌아와서 가장 좋은 게 뭐냐는 질문에 “김인수의 컴백을 들 수 있죠.”라고 한다. 키보드 치는 김인수가 홀로 남아 영화(‘태극기 휘날리며’)에 단역으로 출연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군악대에서 하던 것과 달라진 게 있다면 젊은 아가씨들 앞에서 연주한다는 거죠. 또 음악을 아는 다양한 사람들 앞에서. 제일 좋은 건 공연하고 뒤풀이를 할 수 있다는 거죠. 당분간은 술이나 쭉 먹으면서 놀아야지. 일상, 민간사회를 느끼고….” 군악대에서 함께 있어 행복했지만 절대 편한 건 아니었다고 흥분한다.“군기가 얼마나 센데요. 총도 잘 쏴야 되고…. 나름대로 보람은 있었죠. 짐도 나르고 무대 세팅도 직접 해보고, 또 대통령도 보고. 우리가 언제 그렇게 가까이서 대통령을 한번 보겠어요.” 유치원 때부터 친구인 이들이 크라잉넛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해온 지 어느덧 10년.“아기 때부터 친구”라 서로 원하는 걸 다 알아서 다툼이 있을 일이 없단다.“저희한테 음악은 노는 거예요. 삶은 파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재미있게 표현하고 싶고 사람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서 하고 싶죠. 재미 없어지면 관둬야죠.” 유일한 애 아빠 이상혁은 애가 커서 “아빠 음악 저질이야!”라고 하는 순간 음악을 접겠단다. 홍대 앞 클럽 DGBD에서 매주 금요일마다 열리는 ‘로큰롤 댄스파티’에서 몸풀기 공연을 하고 있는 크라잉넛은 26일 오후 6시30분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제대 기념 콘서트를 연다. 이 공연을 시작으로 부산(3월5일), 전주(3월13일), 대전(3월19일), 수원(3월20일), 대구(4월5일)를 비롯해 전국 12개 도시를 돌 예정이다.“섹시하다.”는 말로 콘서트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했다.4집 앨범을 내고 갑작스레 입대하느라 활동을 거의 못했다. 그래서 이번 공연은 한풀이에 가깝다.“별로 안 변하고 예전 실력 녹슬지 않았다는 거 보여줄 거예요.2년치를 한꺼번에 몰아서.” 앨범 작업은 콘서트 이후로 밀었다.“요즘에 음악을 사서 듣지 안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음악이 일회용이 돼버린 거 같아요. 시간을 많이 갖고 다듬어서 진하게 오래 남는 노래를 만들고 싶죠. 뭐든지 후딱 만들면 금방 식상해 버리잖아요.” 콘서트 문의(02)522-9933.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2005 V리그] 40년지기 김호철·신치용 개막전 맞장

    [2005 V리그] 40년지기 김호철·신치용 개막전 맞장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프로배구가 오랜 산고 끝에 오는 20일 출범한다. 하지만 국내 4번째 프로스포츠로 거듭나는 프로배구는 아직 ‘미숙아’다. 신생팀 창단 불발로 남자 4개팀만이 출발선상에 선 데다 최근엔 신인 드래프트마저 벽에 부딪히는 등 프로의 면모를 갖추기에는 챙겨야 할 것이 많다. 하지만 ‘제2의 르네상스’를 위한 열정만큼은 뜨겁다. 원년 리그는 ‘지역 연고지 라운드 투어’ 방식이다. 개막전 이틀 뒤인 22일 삼성화재의 연고지인 대전대회를 시작으로 8차 대회(인천)까지 두 달 남짓 남녀 100경기를 치른 뒤 플레이오프와 챔피언 결정전을 통해 대망의 원년 챔프를 가린다. 한국전력과 상무는 초청팀으로 출전하고,5개 여자 실업팀도 리그를 벌인다. “친구는 친구일 뿐, 프로배구 원년 우승컵은 내가 챙긴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과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이 20일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개막전을 시작으로 우승 고지를 향한 80일간의 라이벌 대결을 이어간다. 두 감독은 지난해 ‘40년지기’의 자존심 대결을 펼쳤지만 올해는 프로배구 ‘원년 챔피언’이라는 경쟁 요소가 하나 더 늘었다. 신 감독이 이끄는 삼성화재는 남자 6개팀 가운데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 겨울리그 8연패의 위업을 일군 신 감독이지만 이번에는 그리 녹록지 않아 보인다.LG화재의 높이와 대한항공의 저력도 만만치 않지만 무엇보다 현대의 추격이 무섭다. 지난해 V-투어 직전 “삼성을 잡을 사람은 나뿐”이라며 현대를 조련하기 시작한 김 감독은 “작년엔 비록 1승에 그쳤지만 올해는 상황이 틀리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제로 두 팀간의 전력 격차가 상당히 좁혀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신 감독은 올해에도 여전히 ‘쫓기는 자’다. 근심거리도 늘었다. 신진식 김세진 김상우 등 서른 줄을 넘긴 노장 기둥들의 파워가 눈에 띄게 준 것. 스스로 “우리 팀은 하강 곡선”이라고 털어놓은 신 감독의 말을 예전처럼 엄살로 듣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삼성의 최대 강점은 신 감독 자신이 10년 가까이 다듬어 놓은 탄탄한 조직력과 승부욕이다. 좌우쌍포 이형두 장병철의 파워는 신진식 김세진에 못지않다. 최태웅의 컴퓨터 토스, 신선호의 철벽 블로킹과 스파이크서브도 여전하다. 특히 상대가 징그러워할 정도로 끈질기게 스파이크를 걷어올리는 수비력은 삼성을 여전히 ‘우승 0순위’로 꼽는 가장 큰 이유다. ‘쫓는 자’ 김호철 감독은 “원년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고 그 출발점은 개막전이 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현대는 지난 시즌까지 세터 토스워크가 약점으로 지적돼 왔지만 권영민이 한층 안정감을 높였다. 칭찬에 인색한 김 감독이지만 권영민에 대한 평가는 지난해에 견줘 하늘과 땅 차이다.2년차 박철우의 힘과 기량도 키만큼이나 훌쩍 컸다. 군 복무를 마치고 컴백한 센터 신경수의 가세는 천군만마를 얻은 것이나 다름없다. 두 감독은 지난해 V-투어 때 ‘냉철한 카리스마’와 ‘번뜩이는 재치’로 맞서면서도 간간이 목욕탕에서 만나 ‘허물없이’ 우정을 나눠 왔다. 하지만 두 감독의 우정도 원년 챔피언 자리를 둘러싼 승부 앞에서 잠시 멀어질 수밖에 없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生生인터뷰] 2집 앨범 ‘우츄프라카치야’로 컴백한 가수 테이

    [生生인터뷰] 2집 앨범 ‘우츄프라카치야’로 컴백한 가수 테이

    지난해 데뷔곡 ‘사랑은…향기를 남기고’로 단숨에 뜬 가수 테이(22).10개월 전 만났을 때 그는 갑작스러운 인기가 부담스러운 듯 “무섭다.”고 했었다. 결코 길지 않은 세월이었지만 스스로를 한 단계 성숙시키기에 충분한 시간이 된 것일까.2집 앨범을 들고 돌아온 그는 이제서야 “설렌다.”라는 표현을 썼다. 새 앨범과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팬들의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다. “100여곡 가까이 받아서 14곡을 추렸어요. 급하게 맘먹지 않고 신중하게 하느라 제작비도 시간도 많이 들였죠. 퀄리티면에서는 자신있어요.” 낯가림이 심해 첫 만남에서 기자를 무던히도 속끓게(?) 했던 그는 말도 술술 잘 풀어냈다. ●우츄프라카치야는 상상속의 식물 마음을 녹이는 부드러운 연가는 그의 장기.1집과 마찬가지로 2집에도 진한 사랑을 주제로 한 14곡의 노래가 담겨 있다. 앨범 타이틀 ‘우츄프라카치야’는 단 한 사람의 손길에 의해서만 생명을 이어간다는 상상 속의 식물. 히트 제조기 황세준과 조은희가 함께 만든 타이틀곡 ‘사랑은…하나다’는 바로 이런 내용을 담고 있는 곡이다. 한층 묵직해진 테이의 목소리는 더없이 절절하고 그 뒤로 울리는 32인조 오케스트라의 풍성한 사운드는 비장미를 더해준다. “(이번 앨범은)좀더 따뜻해졌어요. 가사도 시적이라서 생각을 많이 하게끔 만들고요.” 광고 배경음악으로 쓰인 첫 곡 ‘어떤 날’은 그가 직접 노랫말을 붙인 곡.“피아노와 빗소리로만 엮어진 곡을 듣고 비에 관한 생각을 하면서 가사를 썼어요.” ‘아파도 슬퍼도’는 “가장 색깔이 독특한 곡”이란다. 비트가 강한 R&B곡으로 “남성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목소리를 더 걸걸하게 냈다.“코러스 해주시는 분이 ‘빠른 걸 불러도 슬퍼’라고 하시더라고요. 저에겐 칭찬이죠.” ●1집 때만큼만 사랑받으면 만족 마지막 트랙 ‘아프게 희망하기’는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이루마가 직접 곡을 쓰고 연주까지 했기 때문이다. 2집 앨범 내고 최근 500여명의 팬을 초청해 쇼케이스를 가졌다.“카메라가 그렇게 많이 온 건 처음 봤어요.” 지난해 17만장을 팔아치운 저력의 신인이 돌아왔으니 오죽할까. 본인은 “1집 때만큼만 알려지고 사랑받으면 된다.”고 소박한 바람을 말하지만 밀려드는 인터뷰 요청에 자신의 위치를 다시 돌아보게 된단다. ●조만간 정식 콘서트 계획 성대결절로 지난 연말 예정됐던 콘서트가 불발돼 그도 팬들도 아쉬움이 컸다. 조만간 정식 콘서트 무대를 마련할 계획이다.“이제 보여주고 들려줄 거리가 많이 생긴 것 같다.”며 웃는다. 고등학교 때 록밴드 ‘청산가리’에서 활동한 적이 있는 그는 이번 콘서트에서는 로커로의 모습도 공개할 예정이다.“하드코어 밴드였는데요, 공연 끝나고 나서 목하고 허리에 항상 파스를 붙였어요.” 반듯하게 앉아 있는 그를 보니 도저히 상상이 안간다.“이름이 괜히 ‘청산가리’였겠어요?(웃음)”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4일 TV 하이라이트]

    ●김약국의 딸들(MBC 오전 9시) 용빈은 다시한번 김 여사를 찾아가지만, 김 여사로부터 홍섭과의 결혼은 꿈도 꾸지 말라는 말에 실망한다. 게다가 그 탓을 자기 부모에게 돌리는 김 여사 때문에 용빈은 마음이 상한다. 한편, 김약국의 방으로 강극이 들어와서 용란과 기두를 결혼시키는 일을 다시한번 생각해달라고 부탁한다. ●언론과의 대화(YTN 오후 3시15분) 새해들어 한국 노동운동의 위기론이 언급되고 있다.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의 채용비리로 노조의 도덕성이 도마에 오르는 등 노동운동의 중심에 서있는 민주노총은 출범 이후 최대 위기에 처해 있다. 한국 노동운동이 직면한 총체적 위기의 원인과 이에 따른 해법은 무엇인지 의견을 들어본다. ●일과 사람들(EBS 오전 7시10분) 폐수 방류, 쓰레기 불법투기 등 우리의 생활 속, 환경오염 현장이라면 어디든 가리지 않고 시민의 발이 되어 뛰는 환경공무원들. 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한강유역 환경청 소속의 환경감시대원들을 찾아간다. 이들의 활동을 통해 환경 공무원의 역할과 자격요건, 전망 등에 대해 알아본다. ●오픈 스튜디오(SBS 오후 4시10분) 우리와는 다른 문화권에서 온 외국인 며느리들 눈에 비친 한국의 명절과 명절 문화는 어떤 모습일까?낯설고 이상하기만 했던 한국문화에 적응해 이제는 한국여성이 다 되었다고 말하는 외국인 며느리들이 속 시원히 털어놓는 우리의 명절과 명절 문화에 대해 이야기 한다. ●윤도현의 러브레터(KBS2 밤 12시15분) R&B계의 젊은 히어로 휘성과 거미가 함께 꾸미는 환상의 라이브 듀엣 무대와 차세대 래퍼로 주목받는 더블 K와 함께 하는 왁스의 컴백 스페셜이 이어진다.‘김제동의 리플해주세요’코너에서는 ‘사투리를 고치고 싶은 지방 여학생의 서울말 잘하기’에 관한 사연을 나눠본다. ●금쪽같은 내 새끼(KBS1 오후 8시25분) 연지가 선물한 책을 끌어안고 잠을 자고, 연지가 또 오기만을 기다리는 진수를 보며 영실은 삶의 행복을 느낀다. 지웅을 데리고 영란을 만나러 갔다 온 은수는 기다리던 정희에게 지웅을 위해 너그러워지자고 하지만, 정희는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은수가 야속하기만 하다.
  • 건설 2세경영인 “수성 걱정마”

    오너 체제에서 경영권을 넘겨받은 건설업체 2세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들은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는 동시에 나름대로의 색깔을 드러내면서 조직을 다잡는 데 성공했다. 건설경기 침체 등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매출·수주 증가, 안정적인 조직 운영으로 ‘건설업 2세는 수성이 어렵다.’는 세간의 우려를 깨끗하게 불식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업확대·조직 장악으로 2세 경영 체제 착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회장은 수주·매출 확대로 몸집을 키우는 동시에 특유의 조직 장악력으로 2세 경영체제 뿌리를 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회장이 1999년 자동차에서 갑자기 건설업으로 배를 갈아탈 때만 해도 업계는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외환위기 이후 침체된 건설경기, 자금난 등으로 처음 4∼5년 동안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서울 역삼동 사옥을 팔아야 할 정도였다. 그러나 자신감과 부동산 시장을 보는 안목은 탁월했다. 수성을 벗어나 몸집을 키우는 동시에 건실한 기업으로 재탄생시켰다. 주택사업을 국내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일반 토목·건축·플랜트 등에서도 굵직굵직한 일감을 따내면서 반석을 다졌다. 지난해 2조 5948억원 매출에 2102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올해는 경영 목표를 지난해보다 5%정도 낮춰 잡았다. 부동산 시장 환경을 고려, 내실을 다지자는 정 회장의 의도가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쌍용건설 김석준 회장도 꺼져가는 불씨를 되살린 2세 경영인으로 꼽힌다.1998년 ‘컴백’당시 쌍용은 자본잠식 상태에서 7704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던 회사였다. 채권단의 눈치를 보느라 회장으로서 운신도 제약이 따랐다. 하지만 2004년에는 5년 8개월에 걸친 워크아웃 터널을 빠져나오는 동시에 589억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는 매출 1조 2223억원, 수주 1조 1259억원으로 건설명가의 명성과 명예를 되찾았다. 올해는 수주 1조 5150억원, 매출 1조 1600억원, 경상이익 629억원이라는 공격경영을 선언했다. 단순 도급 공사가 아닌 턴키·대안 공사와 기획 제안형 개발 사업에 적극 뛰어들 태세다. 아직 전면에 나서지는 않지만 사실상 2세 경영인 수업을 받는 임원도 있다. 대림산업 이해욱 전무, 계룡건설의 2대 주주인 이승찬 상무가 여기에 속한다. ●중견업체 2세들도 안착 사업을 물려받은 중견 건설업체 2세 경영인들도 안착하고 있다.‘대물림 경영’이라는 비난도 받았지만 경영 정상화로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성공했다. 월드건설 조대호 사장은 아직 조규상 회장이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만,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한 지 몇 년 안돼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한다. 지난해 동탄 신도시 아파트 분양 때는 대형 업체들과 겨뤄 100%분양으로 완승했다. 동일하이빌 고동현 사장도 활발한 경영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현진에버빌 전찬규 전무도 최대주주로서 2세 경영인 뿌리를 내리고 있다. 김상범 이수 그룹 회장은 ‘브라운스톤’이라는 브랜드로 이수건설의 이미지를 높이면서 안착했다. 최근 들어 대규모 재건축 사업과 개발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김완기 인사수석 인생역정 “9급 면서기에서”

    김완기 인사수석 인생역정 “9급 면서기에서”

    김완기(61) 소청심사위원장이 20일 청와대 인사수석에 임명되자 그를 아는 많은 공무원들은 ‘정말 될 사람이 됐다.’며 기뻐했다. 인사수석의 정치적 비중은 차치하더라도, 인사수석이 하는 일을 따져보면 그가 정말 적임자라는 것이다. 김 신임 수석은 임명 직후 소감을 묻는 질문에 “개인적으로 벅찬자리다. 지금까지는 공직생활을 어려움 없이 해왔는데 벅차고 두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공평무사하게 일을 하려고 해도 청와대의 특성상 여러 역학 관계 때문에 잘 헤쳐나갈지 걱정이다.”고 겸손해 했다. 그는 고교를 마친 뒤 9급부터 공직생활을 시작,1급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전남 곡성 출신으로 고향의 중앙초등학교와 광주동중을 수석졸업하고 광주고까지 수석입학했다. 그러나 아버지를 일찍 여의는 바람에 중3 때부터 가정교사 일을 하면서 어머니와 2남4녀의 형제들을 부양해야 했다. 고교 졸업 뒤에는 흙벽돌 장사를 하며 대학진학을 노렸지만 결국 22세 때인 66년 9급공채에 합격, 광산군 서창면에서 면서기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70년대 서슬퍼런 긴급조치 시절에 당시 경찰의 수배를 받아온 인권변호사 고(故) 조영래 변호사를 집에 숨겨줄 만큼 강단있는 공무원이었다. 특히 9급 고졸 출신으로는 감히 접근조차하기 힘든, 당시 내무부의 핵심 요직인 행정과장을 거치기도 했다. 주위 사람들은 비고시 출신이며, 고졸인 그가 엘리트 집단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성실함과 자신을 낮추는 것이 몸에 뱄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99년 광주시 행정부시장로 부임하면서 호남지역에서 신망받는 공무원으로 자리를 잡아갔다. 정찬용 전임 인사수석과도 친분을 쌓았다. 그러던 그는 2001년 12월 후배들을 위해 광주부시장에서 물러나 명퇴를 했다. 대신 행자부 관련 기관인 국제교류화재단 상임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를 아는 공무원들은 그가 공직에서 완전히 떠난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2003년 6월 차관급인 소청심사위원장으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그가 돌아오자 관가에서는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말까지 나돌았다. 반면 그는 주변사람들에게 ‘덤으로 사는 인생’이라고 말해왔다. 소청심사위원장을 지내면서 어느 한쪽에 치우침 없이 조정 역할을 잘했다는 평을 받았다. 인사수석에 발탁된 것도 과거 내무부 행정과장 시절의 경험과 소청위원장 때의 균형감각이 높이 평가받았다는 분석이다. 25년 넘게 그를 지켜본 중앙부처의 한 1급 공무원은 “중앙과 지방행정에 경험이 풍부하고 본인을 낮추는 것이 몸에 밴 인물”이라면서 “사심이 없고 균형감각이 뛰어나 ‘사람 추천하는 일’만큼은 제대로 해낼 것”이라고 평했다. 김 신임 수석은 “좋은 인물은 사심없이 천거하겠다.”면서 “광주·전남지역과의 연결통로 역할도 하겠다.”고 말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부처 차관인사 앞두고 하마평 무성

    차관(급) 인사를 앞두고 하마평이 무성하다. 특히 공직사회의 사기진작을 위해 가급적 내부 승진을 시킨다는 방침이어서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김광림(행시 14회) 차관의 교체가 확실시되는 재정경제부에서는 5∼6명이 거명된다. 본부에서는 박병원(17회) 차관보와 윤대희(〃) 기획관리실장이 물망에 오른다. 외부에서는 변양균(14회) 기획예산처 차관·최경수(〃) 조달청장·김용덕(15회) 관세청장·김영주(17회) 청와대 경제수석 등도 거론된다. 관세청장을 자주 발탁했던 전례만 놓고보면 김용덕 청장의 입성 가능성이 높다. 김 청장은 지난해부터 재경부 차관설이 나왔으며, 정부혁신평가에서 관세청이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된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다만 이헌재 장관과 같은 금융통이라는 점이 변수가 될 듯하다. 때문에 박 차관보 등 본부내 1급의 수직상승을 점치는 사람도 많다. 김 경제수석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나 경제수석(차관급)을 마칠 경우, 대부분 장관급으로 승진하는 게 관례여서 주목된다. 최 조달청장은 재경부 차관과 국세청장 등 양쪽에 거론되고 있다. 김 관세청장 보다 승진은 늦었으나 고시는 1기 빠르다.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후보로는 강대형(13회) 사무처장과 서동원(15회) 상임위원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전임자들이 사무처장을 거쳐 부위원장이 됐다는 점에서 강 처장에게 다소 무게가 실리는 것 같다. 그러나 공정위 독점국장을 거쳐 기획예산처로 갔다가 지난해 공모를 통해 공정위 상임위원에 컴백한 서 위원의 낙점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정보통신부도 김창곤 차관이 인사적체를 감안해 용퇴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누구를 발탁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진대제 장관에게 워낙 힘이 실려 있어 후임은 오직 장관만 알 뿐이라는 말이 나온다. 따라서 ‘외부 입김’은 없을 것이란 얘기다.1급인 노준형(21회) 기획관리실장·석호익(21회) 정보화기획실장과 함께 황중연(20회) 서울체신청장 등도 물망에 오른다. 부처
  • 히딩크 월드컵감독 컴백?

    한국축구대표팀을 이끌고 2002한·일월드컵 4강을 일군 거스 히딩크 PSV에인트호벤 감독이 내년 독일월드컵에도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롭 웨스터호프 PSV 회장은 4일 신년사에서 “히딩크 감독은 에인트호벤 클럽을 뛰어난 팀으로 만들었고, 스태프진도 훌륭하게 갖춰놓았기 때문에 내년 정규리그에서 잠시 자리를 비워도 괜찮다.”고 밝혀 2006독일월드컵 이후 복귀를 조건으로 타국 대표팀의 지휘 허용 방침을 세웠음을 시사했다. 네덜란드 축구전문사이트 ‘더치풋볼닷넷’은 히딩크 감독이 월드컵에서 다시 한번 국가대표팀을 지휘하기를 바라고 있으며 에인트호벤의 이번 결정은 “한국의 월드컵 신화를 재현하고 싶어하는 아시아 국가들에게는 매우 기쁜 소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해 감독 겸 기술이사로 에인트호벤과 2007년까지 3년 계약을 맺었지만 매 시즌마다 본인이나 구단 중 어느 한쪽이 해약을 원할 경우 계약을 끝낼 수 있다는 단서를 달고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여자프로농구] 정진경 컴백… 신세계 첫승

    “기회가 된다면 늦었지만 국가대표로 꼭 뛰어보고 싶어요.” ‘제2의 박찬숙’ 정진경(26·190㎝·신세계)이 고교졸업 7년 만에 늦깎이 신고식을 치렀다. 숭의여고 시절 초고교급 센터로 이름을 떨친 정진경은 지난 97년 외환위기때 소속팀 코오롱의 해체와 드래프트 파동에 휘말려 타이완으로 귀화했었다. 박찬숙씨의 설득으로 지난 10월 한국국적을 되찾아 7년만에 복귀한 정진경은 타이완에서 수술을 받은 무릎이 회복이 안 돼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지만,12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올려 올시즌 만만치 않은 활약을 예고했다. 지난 시즌 ‘꼴찌’ 신세계가 29일 안산와동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5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에서 정진경과 용병 비어드(43점), 장선형(15점)의 활약에 힘입어 신한은행을 86-78로 따돌리고 산뜻한 출발을 했다. 비어드는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뽐내며, 외국인 드래프트 1순위다운 기량을 과시했다. 신한은행은 우리은행으로 떠난 ‘해결사’ 김영옥의 공백이 컸다. 용병 겐트(19점 9리바운드)를 비롯,4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고른 활약을 했지만 고비때 한방을 날려줄 해결사가 없었다. 전반 줄곧 리드를 당하던 신한은행은 3쿼터부터 팀플레이가 살아나 맹렬한 추격전을 펼쳤지만 4점까지 쫓아간 종료 2분여를 남기고 잇단 실책을 범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이날 체육관에는 1500여명의 관중이 통로와 계단까지 가득 채웠으며 입장하지 못한 100여명의 관객이 밖에서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안산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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