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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은주 기자의 컬처K] 김혜수의 사과

    [이은주 기자의 컬처K] 김혜수의 사과

    지난 25일 KBS 새 월화 드라마 ‘직장의 신’ 제작발표회장. 약속된 시간인 오후 2시가 조금 지나자 사회자가 아닌 배우 김혜수가 홀로 무대에 등장했다. 갑작스러운 김혜수의 등장에 장내는 일시에 적막이 흘렀다. 검은 옷을 입은 김혜수는 두 손을 모으고 자신이 적어 온 메모를 보며 긴장된 목소리로 논문 표절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석사 학위를 반납하겠다는 뜻이었다. 평소 어디서나 당당하고 여유가 넘쳤던 그는 이날 상당히 위축된 모습이었다. 연예계의 대표적인 지성파 여배우로 꼽혔던 김혜수가 석사 논문을 표절했다는 사실은 그의 말처럼 이유를 불문하고 잘못된 일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사회적인 논란에 대처하는 방식만큼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각종 사건 사고에 얼룩진 배우가 등장하는 드라마나 영화 제작발표회에 가면 “작품과 관련되지 않은 질문은 하지 말아 달라”는 경우가 종종 있다. 민감한 질문은 대답하기 싫다는 것이다. 아예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는 배우들도 있다. 그런데 김혜수는 정면 돌파를 했다. 그는 공식 기자회견뿐만 아니라 이어진 심층 라운드 인터뷰에도 참석해 주연배우로서 성실하게 질문에 답했다. 이런 태도에 더욱 놀란 것은 연예 관계자들이었다. 한 연예기획사 실장은 “김혜수씨처럼 오랜 경력을 지닌 연예인이 자신의 잘못을 공개적으로 시인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용서를 구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김혜수씨가 논란이 불거진 당일 아침, 스태프와 배우를 비롯한 모든 드라마 관계자를 모아 고개를 숙이며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공개 사과도 그가 먼저 제안했고, KBS 측도 악재를 털고 가는 게 좋겠다고 판단해 이를 받아들였다. 김혜수의 사과가 있던 날, 한편에서는 전혀 다른 현상이 나타났다.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설경구 편의 방송을 앞두고 반대 여론이 들끓은 것이다. 네티즌들은 출연 반대 서명 운동과 방송 중지 항의글을 수천 건 올렸다. 그의 이혼과 배우 송윤아와의 재혼에 얽힌 진실이 이유였다. 많은 사람들은 “전처와 딸에게 상처를 준 그는 힐링이 아닌 스트레스를 준다”는 글을 올렸고 제작진은 이와 관련한 내용이 담긴 2부 방송을 1일로 미뤘다. 이 같은 반응은 설경구 개인에 대한 호불호라기보다는 각종 토크쇼가 스타들의 변명과 해명의 장으로 변질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예가 MBC ‘무릎팍도사’다. 스타들에게 면죄부를 준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일방적인 주장만이 방송돼 자기 변명으로 흐를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거부감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연예기획사 대표는 “요즘 대중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논란에 대한 변명이 아닌 진정성”이라면서 “대중의 공감을 얻을 만큼 객관적으로 진실을 밝히지 못한다면 연예인과 프로그램 모두 적잖은 타격만 입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erin@seoul.co.kr
  • ‘20세기 르네상스 꿈’의 유산들

    ‘20세기 르네상스 꿈’의 유산들

    현대 건축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 르 코르뷔지에(1887~1965)의 말년 걸작 라 투레트 수도원 얘기라길래 처음엔 건축 얘기인 줄만 알았다. 그런데 읽다 보니 유럽 가톨릭 문화와 도미니코 수도회의 신부 알랭 쿠튀리에(1867~1954) 얘기다. ‘르 코르뷔지에; 언덕 위 수도원’(니콜라스 판 지음, 허유영 옮김, 컬처북스 펴냄)은 르 코르뷔지에의 라 투레트 수도원과 롱샹 성당뿐 아니라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아시 성당, 마티스 성당 얘기까지 다룬다. 이런 접근이 가능했던 것은 두 가지가 뒷받침돼서다. 하나는 저자가 사진작가인 데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여서 성당 측의 초청으로 오래 머물며 수도사들과 교류하면서 자유롭게 사진도 촬영할 수 있었다. 또 하나는 라 투레트 성당에 대한 남다른 감회다. 처음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천주교 신자인 저자에게 유럽에서 성당을 만난다는 것은 “자애로운 성모 마리아상, 십자가 위의 예수, 하늘의 뭇별만큼이나 많은 성인과 성녀들”을 통해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과 전율에 압도”되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그런데 라 투레트 성당은 바깥에서 얼핏 보기에 기숙사나 사무용 건물로 보일 만큼 딱딱하기 그지없는 노출 콘크리트 덩어리로 누구 말마따나 “중증 정신병자를 수용”하는 게 더 잘 어울리거나 “기도할 꼬딱지만 한 동상 하나 없”어 괴로운 곳이었다. 그런 저자로 하여금 라 투레트 수도원 구석구석을 촬영하게 하고, 또 롱샹, 아시, 마티스 등 다른 성당들을 탐험하도록 만든 계기는 르 코르뷔지에의 유언. 일흔여덟의 나이로 수영하다 심장마비로 사망한 현대 건축계 거장의 마지막길을 프랑스는 국장으로 치렀는데, 공개된 그의 유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장례 전 시신을 라 투레트 수도원에 하룻밤 안치해 달라는 것이었다. 지금이야 아무렇지 않을지 몰라도 그 시절엔 위험하게도 공공연히 자신이 무신론자임(교회의 가장 큰 적은 이슬람신자가 아니라 무신론자다)을 얘기하고 다녔고, 그래서 수도원 측에서 아무리 자기네 건물을 지어준 사람이라 해도 죽음에 대한 어떤 의식도 치러주지 않을 것임을 뻔히 알고 있었다. 자신이 숭앙하는 진보적 현대 건축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과 독기 어린 온갖 논쟁을 서슴지 않았으며, 건축 제안을 받았을 때 독실한 천주교 신자 건축가를 찾지 왜 날 찾았느냐며 단호하고도 매몰차게 거절했던 그가 대체 왜? 거기엔 천주교의 현대화를 꿈꿨던 알랭 쿠튀리에 신부가 있었다. 그 스스로가 젊은 시절 화가를 꿈꾸기도 했던 쿠튀리에 신부는 1·2차 세계대전으로 망가진 수도원과 성당들을 새로 짓거나 고치면서 20세기 르네상스를 꿈꿨다. 성당을 새로 갖춘다면서 아무 감흥 없는 옛 방식을 고스란히 모방하느니 현대미술을 과감하게 도입하자는 제안이다. 그 작업이 성공적이라면 16세기 르네상스 못지않은 20세기 르네상스가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신앙은 있으나 재능이 없는 건축가” 대신 “신앙은 없지만 천재적 재능을 가진 건축가에게 설계를 맡”기는 것이 “르네상스 시대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한 최상의 방법”이라 역설했다. 그래서 전통 가톨릭 사제와 신자라면 그 어느 누구도 달가워하지 않을 프로젝트들을 벌였다. 저자는 “쿠튀리에 신부가 없었더라면 무신론자를 자처하는 르 코르뷔지에가 스스로 ‘빌어먹을 단체’라고 욕한 수도회를 위해 수도원을 설계하는 일 따위는 없었을 것”이라면서 이를 두고 “어느 시대에나 천리마와 그것을 알아보는 백락이 있는 법”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역시 돈주머니만 두둑하다고 걸작이 나오는 게 아니다. 1963년 가톨릭의 현대화를 선언한 바티칸공의회와 맞물려 들어가는 부분은 요즘 새로 선출된 교황에 대한 이런저런 기대와 우려에 비춰보면 재밌게 읽힌다. 라 투레트 수도원을 흠모해서 7번이나 방문했다는 건축가 승효상이 르 코르뷔지에의 기록을 들고 원문과 번역본을 꼼꼼히 읽고 감수했다. 2만 8000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KT 연구개발시설 활용… 미래 체험에 좋아요”

    “오늘 캠프에 온 아이 중에도 꿈이 뭐냐고 물었을 때 ‘없다’고 대답한 친구가 있었어요. 하지만 꿈 찾기 프로그램을 할 때는 꿈에 대해 생각해 보고 무엇을 할지 적고 있더라고요.”(강주희 KT 수도권강북고객본부 매니저) “캠프에서 활동하는 것은 업무 외 일이기 때문에 피곤할 때도 있지만 캠프를 마치고 돌아갈 때는 오히려 내가 힐링이 돼 있습니다. 이게 계속 오게 되는 이유예요.”(노성국 KT 대구고객본부 매니저) 경기 양평군 새싹꿈터에서 만난 강주희 매니저와 노성국 매니저는 ‘KT 컬처리더’들이다. 재능 기부를 실천하고 있는 캠프 교사인 셈. 이들은 새싹꿈터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강의도 한다. KT 컬처리더로 활동하고 있는 KT 직원은 전국에 40여명 정도다. 개인 일정과 다른 컬처리더들의 일정을 조정해 캠프에 온다. 캠프에서 하는 프로그램도 전국의 컬처리더들이 머리를 모아 만든 것이다. 1996년 입사해 KT 대구 고객본부에서 일하고 있는 노 매니저는 KTX를 타고 와 차를 갈아탄 뒤 양평까지 한달음에 달려왔다. 피곤할 법도 한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내내 아이들과 열정적으로 어울린다. 노 매니저는 “캠프에 온 아이들 가운데 한 명이라도 꿈을 가지게 됐다는 친구가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며 “이번처럼 하루 다녀가는 날도 있지만 기존에는 2박3일 내내 아이들과 같이 있느라 개인 휴가를 쓴 적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캠프는 참가를 신청하는 지역아동센터 일정에 맞춰 유동적으로 운영된다. 강 매니저도 “동네에서 마주친 한 초등학생이 나를 보고 꿈 선생님이라고 부른 적이 있었다”며 “달라지는 아이들 모습을 보는 것도 보람되지만 컬처리더 활동을 하면서 애사심도 깊어진다”고 말했다. 1995년 입사한 강 매니저는 아이들로부터 동기 부여를 받고 가는 날도 많다고 귀띔했다. 이석채 KT 회장은 “어렵지만 꿋꿋하게 자라는 어린이들이 꿈을 키워 갈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며 “KT가 보유한 전국의 사옥과 연구·개발(R&D) 체험 교육 시설 등을 어린이들에게 개방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2부) ⑦ KT 컬처리더가 주도하는 양평군 양동면의 ‘새싹꿈터’… 새 꿈을 두드린다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2부) ⑦ KT 컬처리더가 주도하는 양평군 양동면의 ‘새싹꿈터’… 새 꿈을 두드린다

    “거지 출신 영화배우인 짐 캐리는 배우가 되기 전인 1990년 어느 날 5년 뒤 추수감사절에 스스로에게 1000만 달러를 지급하겠다고 다짐하는 꿈을 품었어요. 이 꿈을 항상 가슴에 안고 있었던 짐 캐리는 마침내 배우가 되고 5년 뒤 ‘배트맨’ 출연료로 1000만 달러를 받아서 꿈을 이루었어요.” 폐교를 리모델링한 경기 양평군 양동면의 ‘새싹꿈터’를 지난 15일 찾았다. 새싹꿈터는 저소득층 아동들을 위한 체험캠프 공간이다. 이날 캠프에는 평택 아름드리 지역아동센터에서 참가했다. 초등생 20여명이 옹기종기 모여 교실 안 빔프로젝터에 나오는 짐 캐리 이야기에 푹 빠져 있었다. 거지가 할리우드 유명 배우가 됐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지 아이들은 사뭇 진지했다. 일일 교사로 나선 ‘KT 컬처리더’ 두 명은 아이들에게 각자의 꿈과 꿈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나눠 준 종이에 적어 보라고 했다. 이어진 발표 시간. 여기저기서 너도나도 손을 들었다. 김성현(10)군이 선생님의 선택을 받았다. “내 꿈은 축구 선수입니다. 23세에 될 거고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중학생이 되는 14세에 축구부에 들어갈 거예요. 가장 좋아하는 선수인 메시의 축구화를 신고 경기를 뛰고 싶어요.” 엄마에게 집을 지어 주고 싶어서 건축가가 꿈인 인규, 제트기를 갖고 싶어 과학자가 되려는 용범, 아나운서가 되고 싶은 다연, 경찰관을 꿈꾸는 채린이…. 발표를 끝낸 아이들에게는 다 함께 “친구야, 넌 꼭 할 수 있어”라고 큰 소리로 외쳐 주었다. 2박3일 동안의 캠프 일정 가운데 이날 진행된 프로그램 주제는 ‘꿈 찾기’다. 아이들은 영상을 보기 전 태블릿 PC를 이용해 자신이 바라는 꿈이 성격과 잘 맞는지 알아보는 홀랜드검사를 받았다. 이 또한 자신의 꿈을 희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루기 위해 지속적으로 동기 부여를 하려는 데 있다. 동생 태희(9)와 함께 캠프에 참가한 윤지현(11)양은 “막연히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했었어요. 그런데 아까 홀랜드검사를 받아 보니 내 성격 유형에 맞는 직업에 선생님이 있어서 신기했어요. 앞으로 선생님이 되기 위해 공부도 더 열심히 하고 책도 많이 읽을 거예요”라고 자랑하듯 얘기했다. 캠프 참가 어린이들은 꿈 찾기 프로그램을 끝낸 뒤 ‘비빔밥 액티비티’를 함께 했다. 비빔밥 액티비티는 6개 팀으로 나눠 서로 힘을 합쳐 퀴즈를 풀고 정답을 맞힐 때마다 비빔밥 재료를 얻는 방식이다. 아이들은 시금치, 콩나물, 고사리, 계란, 밥 등 퀴즈를 맞힌 숫자에 따라 얻은 재료를 한꺼번에 비벼 먹으며 저녁 식사를 마쳤다. 아이들은 삼삼오오 2층에 마련된 우주·바다·북극·숲속 등으로 이뤄진 콘셉트 숙소로 올라갔다. 바다 콘셉트로 꾸며진 숙소에서 만난 박가빈(12)양은 “우리 방 정말 멋지죠? 어떤 친구는 너무 설레서 어제 잠도 설쳤어요”라며 “평소 캠프에 잘 오지 못하는데 친구들과 함께 와서 꿈에 대해서도 좀 더 고민해 보고 퀴즈도 풀다 보니 너무 즐겁다”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평택 아름드리 지역아동센터 지도교사 최인혜씨는 “캠프가 끝나고 돌아가면 아이들이 적어 놓은 꿈 찾기 종이를 벽에 붙여 놓고 계획대로 노력하고 있는지 확인해 볼 것”이라고 했다. 최씨는 “지역아동센터에서 봤던 아이들과 캠프에서 본 아이들은 다른 점이 많았다”며 “부모의 이혼으로 편부모 자녀이거나 조부모와 사는 아이들이 많은데 발표도 씩씩하게 하고 평소와 달리 명랑해서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완공한 새싹꿈터는 저소득층 아동 지원 기업들의 사회공헌 네트워크인 ‘드림투게더’를 통해 만들어졌다. 지역아동센터 어린이 1200여명이 새싹꿈터를 다녀갔다. 서울과 인천, 강원, 경기 지역 지역아동센터를 대상으로 매월 선착순 또는 사연 접수를 통해 선발한다. 방학 기간에는 참가 신청이 쇄도한다고 드림투게더 측은 밝혔다. 드림투게더에는 KT를 비롯한 22개 기업과 단체,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KT는 새싹꿈터에 직원들이 교사로 참여하는 것은 물론 태블릿 PC, 운영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이은주 기자의 컬처K] 스타의 자기 관리 뜨고 난 뒤가 관건

    “뜨고 싶습니다! 빅스!” 얼마 전 한 남성 아이돌 그룹을 인터뷰할 때의 일이다. 6명의 멤버들은 자리에 앉기 전 일렬로 서서 한 목소리로 우렁차게 구호를 외쳤다. 처음에는 재미있는 팀 소개법이라고 웃어넘겼지만 잠시 생각해 보니 허투루 들리지 않았다. 생존이 치열한 연예계에서 살아남고 싶어 하는 그들의 진심이 읽혔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이렇게 혹독한 신인 시절이 있다. 하지만 진짜 경쟁은 뜨고 난 이후부터다. 신인 때는 스타가 되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될 것 같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실력과 스타성이 어느 정도 검증됐다면 그 이후에는 얼마만큼 자기 관리를 잘하느냐에 따라 수명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대중에게 꿈과 환상을 심어준다는 이유로 사랑을 받고 막대한 수입을 올리는 연예인에게 사생활 관리는 어떻게 보면 일종의 숙명 같은 일이다. 힘든 무명 생활 끝에 좋은 작품으로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뜨는 스타들을 보면 마음이 흐뭇하지만, 이내 안 좋은 소식이 들려올 때면 못내 씁쓸하다. 지난해 주목받은 한 20대 청춘스타는 영화가 큰 성공을 거둔 뒤로 스태프 및 주변 사람들을 함부로 대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40대의 나이에 뒤늦게 두 편의 영화로 성공을 거둔 중견 스타도 ‘뜨더니 사람이 변했다’는 전언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물론 스타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갑자기 뜨고 나면 보는 눈이 많아지면서 예전과 똑같이 행동했는데도 마치 변한 것처럼 느낀다는 것이다. 긴 무명 생활 끝에 MBC 수목드라마 ‘보고싶다’로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은 오정세도 최근 비슷한 이야기를 건넸다. 예전에 독립 영화에 자주 출연했던 그는 “어느 정도 인지도가 쌓이면서 배우로서 큰 그림을 그려야 할 시기가 되고, 기존의 출연 스케줄 때문에 독립 영화 출연을 거절했는데 그쪽에서 상당히 섭섭해하더라”고 말했다. 평소 사람들의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오정세는 요즘 만나는 영화 관계자들의 사진을 전화번호와 함께 저장하기 시작했다. 혹시 주변 사람을 못 알아봐 섭섭하게 하지 않을까 걱정돼서다. 이처럼 스타가 된 이후의 자기 관리는 더욱 중요하지만 막상 스타가 되고 나면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금전적인 문제 등 주변의 유혹도 많아지는 데다 그동안 소속사의 눈치와 억압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면서 자신을 제어하기 힘들어진다. 한때 연예계에서는 배우들이 ‘1인 기획사’를 차리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다. 물론 불합리한 계약으로 배우에게 고통을 주는 일부 대형 기획사도 있다. 그러나 대개 가족들이 운영하는 1인 기획사는 배우 관리에 소홀한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로 최근 전지현, 주진모 등 1인 기획사 소속이던 스타들이 대형 기획사로 유턴했다. 성폭행 혐의로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배우 박시후도 가족과 함께 1인 기획사를 차리려던 시점에서 여러 문제가 불거져 나와 10년 동안 공들였던 배우 인생이 흔들리고 있다. 대형 연예기획사의 한 관계자는 “가족과 함께 회사를 차리는 것이 모두 부정적이지는 않지만, 전문성이 떨어지는 데다 객관성을 잃고 배우의 입장에서 판단하고 옹호해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면서 “스타가 성장하려면 옆에서 철저한 사생활 관리와 쓴소리를 해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rin@seoul.co.kr
  • [사설] 문화가 융성하는 대한민국 되려면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취임사를 통해 “문화가 국력인 시대”를 선포하며 문화 융성을 경제 부흥, 국민 행복과 함께 3대 국정 키워드로 제시했다. 취임사에서 문화의 가치를 유독 강조한 것은 박근혜 정부가 역대 어느 정부보다 문화정책에 무게를 두겠다는 것으로 의미가 작지 않다. 선언보다 중요한 것은 물론 실천이다. 지난 대선 기간, 나아가 새 정부 출범 때까지도 문화 관련 공약은 있었으되 거의 주목받지 못한 게 사실이다. 다시 강조하거니와 문화가 사회·복지공약 등에 치여 뒷전으로 물러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박 대통령도 지적했듯 관건은 문화와 첨단기술이 융합된 콘텐츠산업 육성을 통해 창조경제를 견인하고 새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문화기본법 제정과 함께 2017년까지 정부재정 가운데 문화재정 비율을 2%까지 확대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문화예술 예산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바로 거기에 답이 있다. 문화는 투자다. 문화재정 2% 달성이라는, 역대 어느 정부도 제시하지 못한 ‘파격’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 새 정부에서 미래창조과학부는 산하에 정보통신기술(ICT) 전담조직을 두기로 하는 등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창조경제의 핵심부서로 자리매김했다. 창조경제의 한가운데에 문화콘텐츠산업이 있다. ICT 정책을 총괄하는 미래부의 기능배분 논란은 문화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지원하고 육성하는 방향으로 조속히 마무리돼야 한다. 박 대통령도 언급했듯 한류문화는 국민에게 큰 자긍심이 되고 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절정에 이른 한류는 이제 K컬처(한국문화 전반)에 기반한 ‘한류 3.0’으로 한 단계 승화돼야 한다. 강남스타일이 개인의 상상력이 곧 고부가 콘텐츠가 되는 창조경제의 산물로 평가받는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콘텐츠 산업에서 ‘한국 스타일’을 창조하겠다는 공약은 그런 맥락에서 한층 구체화돼야 한다. 하지만 문화를 산업적 측면에서만 보는 것은 금물이다. 자칫 문화를 죽일 수도 있다. 기초예술과의 균형적 접근이 필요하다. “문화의 가치로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고 지역과 세대와 계층 간의 문화 격차를 해소”하는 일이 긴요하다. 소외계층의 문화향유권 확대와 기초예술계의 복지 향상에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문화산업을 창조경제를 이끄는 미래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보다 지속적이고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 낯선 터키의 중심 ①콘야 Konya, 베이쉐히르

    낯선 터키의 중심 ①콘야 Konya, 베이쉐히르

    식민지를 찾는 나라들의 교차로에 자리해 왕조의 흥망성쇠와 함께한 중앙 아나톨리아는 여행자들에게 카파도키아로 대표되는 땅이다. 영화 <스타워즈>의 루크가 자란 그 땅은 영화映畵보다 영화榮華스럽고 경이롭다. 중앙 아나톨리아에는 카파도키아와 더불어 콘야, 카라만 등 금은 낯설고 생소한 도시가 존재한다. 초라한 유명세에 가려졌지만 그 이면에 화려한 역사를 품고 있는 이들 도시는 미지의 여행을 꿈꾸는 여행자를 자극한다. 메블라나의 흔적을 쫓아 콘야 Konya “오라! 오거라! 네가 누구든지 오라.” 1200년경, 이슬람 수피즘을 기반으로 탄생한 메블라나교는 이교도도 무신론자도 거짓을 행한 자도 차별 없이 받아들이는 크고 너그러운 마음을 바탕으로 교리를 펼쳤다. 그리고 지금, 메블라나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도시 콘야에서는 여행자들에게 메블라나의 가르침을 이야기한다. 콘야의 역사와 정을 느끼고 싶은 이라면 누구든 오라고. 이 계절, 터키의 해거름은 한국보다 이른 시간에 시작된다. 더욱이 콘야의 하루 해는 이스탄불보다 짧아 콘야의 밤은 길고 지루하기만 하다. 낯선 곳에서의 저녁 나들이가 조금은 긴장되지만 콘야의 거리를 걷기에 이보다 좋은 때는 없다. 이국적인 풍경에 이끌려 발걸음을 멈출 때마다 “어디에서 왔냐?” “어디를 여행할 거냐?”로 출발하는 과도한 관심을 받게 되니 말이다. 열 길 사람 속은 모르는 법이라 했지만 이방인에게 특별히 각별해 보이는 콘야 사람들의 친절은 묘하게도 한국인들의 정과 닮아 있다. 수백년 전 메블라나의 가르침이 콘야 사람들의 정서와 닿아 있는 듯 콘야는 ‘메블라나의 철학과 함께 평화, 평안 그리고 관용의 도시가 됐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메블라나는 콘야의 긍지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태어나 콘야에서 깨달음을 얻은 메블라나 젤라레띤 루미(1207~1271). 여전히 많은 이들의 정신적 지주로 칭송을 받는 그는 그의 아버지와 함께 ‘메블라나 박물관’에 묻혀 있다. 메블라나 박물관은 셀주크제국의 장미 정원을 하사 받아 조성된 메블라나교의 수행장을 개조해 1926년 문을 연 곳이다. 여러 이슬람 지도자들의 묘 가운데 메블레비들메블라나교의 수행자이 쓰는 긴 모자를 쓴 메블라나와 그의 아버지의 묘는 가장 크고 화려하게 장식돼 있다. 메블라나가 생전에 입던 의복, 용품과 더불어 이슬람의 예언자인 무함마드의 턱수염을 보관한 유리 상자도 흥미롭다. 일부러 향을 입힌 것도 아닌데 상자의 작은 구멍으로 향 냄새가 끊임없이 새어 나온다. 메블라나 박물관은 물과 나무가 존재하는 이슬람의 천국을 지향하여 조성됐다. 잘 꾸며진 정원의 한 켠에서는 실물 크기의 인형들을 전시해 메블레비의 생활을 재현해 놓았다. 메블레비들은 생활이 곧 수행이었다. 심지어 밥을 먹을 때에도 메블라나교의 평등의 원칙에 맞춘 순서와 법도를 따라야 했다. 메블레비는 1,001일 동안의 혹독한 수행을 거쳐야 했는데 수행에는 세마 의식 또한 포함됐다. 세마 의식은 터키 여행의 개인적인 로망이었다. 빙글빙글 하얀 치마가 만들어 내는 어지러운 원圓은 블루 모스크나 지중해의 따뜻한 햇살, 고등어 케밥을 순위에서 밀어낼 정도로 신비로워 보였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여행은 운이 좋다. 메블라나교 종교의식의 한 형태이며 수행의 방법이자 명상의 한 종류인 세마를 접하기에 콘야보다 적합한 곳을 찾기는 힘들 테니 말이다. 매주 토요일 저녁 8시30분, 콘야의 메블라나 컬처 센터에서는 세마 공연이 무료로 진행된다. 이곳에서 진행되는 세마는 공연이자 일종의 의식이라 지루한 감이 없지 않다. 터키어로 1시간여 의식에 관한 설명이 지속돼 이슬람교도가 아닌 여행자들은 이내 지치곤 한다. 본격적인 의식은 세마젠세마 의식을 행하는 사람이 쉐이흐세마젠을 이끄는 사람의 손에 입을 맞추고 크게 원을 따라 나아가며 시작된다. 아주 느린, 세 번의 인사를 마치고 세마젠이 입고 있던 망토를 떨어트리면 비로소 회전하는 행위가 시작된다. 지루함을 떨치고 절정을 향해 내달리는 시간, 머리에 스카프를 두른 한 관객이 눈물을 터트린다. 뜨거운 덩어리가 목까지 차오르고 그들의 절실함을 지루하다 비웃은 무지를 반성하니 의식이 더욱 성스럽게 다가온다. 세마 의식에서 도는 행위는 신과의 합일점을 향해 가는 길이며, 가슴에 손을 얹는 것은 유일신에게 다가가 하나가 된다는 의미다. 점차 빠르게 돌기 시작하는 세마젠은 하늘의 축복을 받기 위해 오른손 손바닥을 위로, 세상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왼손 손바닥을 아래로 향한다. 세마젠은 돌고 또 돈다. 치마를 휘날리며, 크게 원을 그리며. 그렇게 정신없이 돌다가 신호에 맞춰 순간 정지를 하는데 모든 세마젠이 흐트러짐 없이 꼿꼿이 몸을 가눈다. 세마 의식이 보여주는 수행의 길은 코끼리코 몇 바퀴도 이겨내지 못 하는 중생에게는 멀고도 먼 길임에 틀림없다. 세마 의식 외에 콘야에서는 종교적인 수행의 흔적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코란, 수학, 물리학 등을 가르치던 ‘카라타이 신학교’와 하디스를 읽기 위해 세워진 ‘인제 미나레 신학교’가 대표적인 예. 두 신학교 모두 옛 교실을 활용해 박물관을 조성했는데 카라타이 신학교의 타일 장식과 인제 미나레 신학교의 해시계, 아랍어로 쓰여진 1200년대의 경전 등이 볼 만하다. ▶travie info 메블라나 박물관┃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4시40분 입장료 3TL 카라타이 신학교┃관람시간 오전 9시~정오, 오후 1시~오후 5시 입장료 3TL 인제 미나레 신학교┃관람시간 오전 9시~정오, 오후 1시~오후 5시 입장료 3TL 작은 도시, 크게 품다 베이쉐히르와 콘야 주변 Beyşehir & Around Konya 콘야에 며칠 머물면 인근의 작은 도시들이 눈에 들어온다. 유명세를 타지 않아 여행자들의 발길이 뜸한 도시들이지만 그들만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품어 안고 있다. 콘야에서 차로 1시간 정도 걸리는 베이쉐히르도 그런 도시다. 베이쉐히르에 닿기 전, 라벤더샘이라 불리는 ‘에프라툰프나르’로 향한다. 기원전 12세기인 히타이트 시대, 바람의 신, 태양의 신 등 히타이트 신을 부조해 연못 위에 세운 기념비는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정갈하다. 땅에서 샘솟아 맑디 맑은 연못의 물은 기념비를 포함한 사위를 그대로 투영한다. 에프라툰 프나르의 샘물은 그 옛날, 플라톤이 찾아와 마셨다고 한다. 작은 도시 베이쉐히르는 베이쉐히르 호수가 감싸안고 있다. 베이쉐히르 어디에서나 눈에 들어오는 호수는 낭만과 일상이 공존하는 시민들의 공간이다. 셀주크제국 당시 부족장의 이름을 딴 ‘에쉬레포울루 자미’는 단아하면서도 화려한 모습으로 베이쉐히르 호숫가에 자리하고 있다. 장대한 규모는 아니지만 전세계 사원 중 나무로 만들어진 최초의, 유일한 사원이다. 베이쉐히르 사람들은 그래서 애석해 한다. 베이쉐히르를 모르는 사람들이 에쉬레포울루를 알 리가 없다는 것이다. 베이쉐히르라는 이름을 어떻게든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에쉬레포울루 자미를 유네스코 세계유산 후보로 등록한 지금, 사람들은 베이쉐히르라는 이름을 함께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에쉬레포울루는 겉보다 안이 아름다운 사원이다. 지붕을 받치고 있는 400여 개의 서까래는 거의 원형 그대로 중후한 나뭇결을 뽐내고 쭉 뻗은 나무 기둥은 위용을 머금었다. 호두나무로 만든 민바르이슬람교단는 못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아랍어를 미로처럼 조각해 놓았다. 가운데에는 알라, 밑에는 무함마드, 옆에는 모함마드 제자의 이름을 비롯해 코란 경전을 적었으며, 민바르 옆면은 해와 별 등 천체를 조각했다. 사원 내부의 가운데에는 우물이 자리했다. 뚫린 지붕에서 떨어진 물이 우물에 고이면 여름에는 천연 에어컨이 되고 겨울에는 냉동고가 된다고 했다. 강수량을 확인하는 데에도 우물은 유용했다. 콘야 인근에는 그밖에도 역사적인 가치를 지닌 수많은 유적지가 자리한다. 콘야의 남동쪽 춤라의 작은 시골에 자리한 ‘차탈회육’은 요르단강 서안의 예리코에 이어 전세계에서 두 번째로 손꼽히는 인류의 집단 거주 지역이다. 신석기 시대인 기원전 7,000년경부터 공동 생활을 한 흔적과 농경 사회를 그린 벽화 등 가치 있는 유물들이 이곳에서 발견됐다. 차탈회육 공동 거주지의 집들은 야생동물의 침입을 막기 위해 문을 만들지 않았으며, 집과 집이 서로 연결돼 있었다고 한다. 차탈회육은 2012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작은 카파도키아라 불리는 ‘클리스트라’는 콘야 남서쪽에서 멀지 않은 곡유트르에 자리하고 있다. 바위를 파 만든 수도원의 모습과 흡사해 작은 카파도키아라 불리는 곳이다. 성경에는 사도 바울이 콘야와 얄바츠 사이(비시디아 안디옥), 클리스트라(루스드라)를 방문했다고 적고 있다. 사도 바울이 제자 디모데를 만난 곳도 이곳이라고 한다. 콘야에서 멀지 않은 실레의 ‘성 헬레나 기념 교회’도 볼거리다. 크리스트교를 공인한 콘스탄틴 대제의 어머니인 헬레나의 방문을 기념해 327년에 지은 교회로 터키의 현존하는 교회 건물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이진경 취재협조 터키항공 www.turkishairlines.com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이은주 기자의 컬처K] 아이돌 잡는 방송사 ‘체능’ 프로그램

    “아이돌이 무슨 방송국의 봉인가요?” 최근 아이돌 가수들이 방송국 시청률 경쟁의 볼모로 내몰리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출연해 부상을 당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그 부상 탓에 활동을 중단하는 사례까지 생기고 있다. 해외에서는 K팝 열풍의 첨병이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방송사의 시청률 경쟁에 내몰려 가수 생명의 위협을 받는 아이러니가 발생하는 것이다. 지난 11일 방송된 MBC ‘아이돌 스타 육상·양궁 선수권대회’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프로그램은 무려 150명의 아이돌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 달리기와 허들, 높이뛰기, 경보, 계주 등 운동 경기를 시켰다. 출연자 중에는 얼굴을 알리기 위한 신인 그룹도 있었지만 카라, 씨엔블루, 포미닛, 미쓰에이 등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은 K팝 스타들도 대거 포함됐다. 시간당 행사 출연료 수천만원대인 이들을 한자리에 모은 것은 무소불위의 방송사의 권력이다. 방송 분량은 고작 2시간 30분이었지만, 이 프로그램의 녹화시간은 무려 22시간이었다. 지난달 28일 경기 고양의 한 실내 체육관에서 녹화를 진행한 이 프로그램은 아침 7시에 가수들과 팬들을 집합시킨 뒤 다음 날 새벽 5시까지 날밤을 새우며 촬영했다. 쏟아지는 잠을 쫓으며 열심히 뛰었지만 통편집돼 화면에 얼굴이 한 차례도 비치지 않은 가수들도 있었다. 심지어 씨스타 보라, DMTN 다니엘, AOA의 혜정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 한 아이돌 그룹 소속사 관계자는 “제작진은 예선전에서 탈락했는데도 팀을 응원하라면서 집에 가지도 못하게 해 다음 날 스케줄에도 막대한 지장을 받았다”면서 “가수들도 출연하기 싫어하지만, 담당 PD가 후에 가요 순위 프로그램을 맡거나 혹시나 방송국에서 생길 수도 있는 불이익을 우려해 나가지 않을 수도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MBC는 이 아이돌 육상대회의 첫 회 시청률이 잘 나오자 매년 명절마다 고정적으로 편성하고 있다. 일부 아이돌 그룹 소속사는 메달을 따서 방송 분량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경기를 앞두고 따로 훈련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22시간 동안 체육관에서 카메라와 팬들 앞에서 제대로 쉬지도 못한 이들의 얼굴에는 피로감이 역력했다. 방송국이 이런 ‘슈퍼 갑’의 지위를 이용해 아이돌을 혹사시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KBS의 ‘출발 드림팀’도 아이돌의 부상 온상지로 지목되고 있다. 그룹 제국의 아이들 리더 문준영은 지난해 5월 ‘출발 드림팀’에 나갔다가 발목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은 뒤 아직도 회복되지 못해 가수 활동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연예계 관계자들은 “분명히 안전장치를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방송국의 책임도 있지만, 불이익이 두려워 부상을 당해도 이를 외부에 알리지 않는 등 은폐시키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일부 방송사들은 해외에서 예능 프로그램을 촬영하면서 과도한 협찬료를 챙기고 가수들의 초상권을 남용하거나 행사 출연료의 3분의1~10분의1에도 미치지 못하는 적은 출연료로 해외 공연에 동원한다. 입장권 수익은 물론 각종 부가판권 수입은 모두 방송국이 올리는 등 횡포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한 아이돌 소속사 관계자는 “춤과 노래가 아닌 ‘체육돌’까지 키워야 하는 현실이 씁쓸하다”면서 “방송국이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싼값에 아이돌을 동원하면서 오히려 식상함을 자초해 한류 확산을 저해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erin@seoul.co.kr
  • [이은주 기자의 컬처 K] ‘무도’가 띄운 ‘강북멋쟁이’의 교훈

    ‘무한도전’이 ‘소녀시대’를 잡았다고? 요즘 가요계의 최대 이슈 중 하나는 바로 ‘강북멋쟁이’의 돌풍이다. 개그맨 박명수가 작곡하고 정형돈이 부른 이 노래는 지난 5일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박명수의 어떤가요’ 편을 통해 공개된 이후 멜론, 벅스, 엠넷닷컴 등 국내 주요 음원 차트에서 줄곧 1위를 지키고 있다. 반짝 인기에 그칠 줄 알았던 이 노래가 소녀시대, 백지영 등 쟁쟁한 가수들의 신곡을 제치고 1주일 넘게 정상을 차지하자 가요계 관계자들은 충격을 넘어 허탈감을 표시하고 있다. 노래 한 곡을 만드는 데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일 년이 넘는 시간을 들여도 음원 순위 10위 안에 올려놓기가 쉽지 않은 현실에서 아마추어 작곡가가 단기간에 만든 노래가 1위는 물론 10위권 안에 줄줄이 드는 ‘줄 세우기’ 현상을 보이자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한 아이돌 소속사 관계자는 “노래 한 곡 알리는 데는 많은 시간과 돈이 필요한데 방송을 통해 2주간 곡의 콘셉트는 물론 작사, 작곡되는 과정까지 세세하게 보여준 것은 엄청난 수혜”라면서 “가요 프로그램에서 가수들은 방송 시간에 쫓겨 전곡을 다 들려주기도 어려운데 오히려 예능 프로그램에서 노래 전곡을 충실히 들려준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특히 방송에 노출될 기회가 비교적 적은 인디밴드들의 경우 상대적인 박탈감도 커지고 있다. 밴드 안녕바다의 멤버 나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짧은 시간에 6곡을 만들어 내는 과정은 적어도 나에겐 조금도 감동적이지 않았고 그 음원들이 음원 차트를 휩쓰는 모습에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는 글을 올렸다. 한 가요 제작자도 “자칫 창작의 고통이 희화화되거나 음악 제작에 대한 무게감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와 같은 논란이 이번에 처음 제기된 것은 아니다. 2011년 ‘무한도전’의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서 발표된 지드래곤과 박명수의 ‘바람났어’, 유재석과 이적의 ‘압구정 날라리’가 큰 인기를 모았고 올 초 ‘나름 가수다’에서 정준하가 부른 ‘키 큰 노총각 이야기’도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이는 UV, 용감한 녀석들 등 가요계 전반의 ‘개가수’(개그맨+가수) 열풍으로 이어졌고 일부 가수들은 이들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가요계의 이 같은 위기의식과 달리 일각에서는 가요를 가수들만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미 대중문화계에 장르의 구분이 사라진 상황에서 음악성은 논외로 치더라도 대중의 기호와 감성을 반영하는 콘텐츠로서 ‘박명수의 어떤가요’가 경쟁력 면에서 우위를 점한 결과라는 것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소녀시대의 이번 신곡이 실험적이고 다소 공감대가 떨어진 반면 ‘강북멋쟁이’는 ‘강남스타일’과 반대되는 콘셉트도 재미있고 신년 초에 쉽고 유쾌한 노래를 찾는 대중의 코드와도 잘 맞아떨어졌다”면서 “경제력을 갖춘 30~40대의 무한도전 마니아층이 단순히 노래가 아닌 문화 상품으로 ‘무한도전’의 히스토리를 구입한 것도 한 인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달 중 컴백을 앞둔 한 아이돌 그룹의 소속사 이사는 “음악에 투자하는 제작자 입장에서 힘이 빠지고 회의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대중의 기호와 음악 소비 패턴의 변화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아이돌 가수도 연기 분야로 진출하는 등 영역의 파괴가 계속되는 현실 속에서 대중음악이 더욱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erin@seoul.co.kr
  • 강남구 ‘컬처아카데미’ 인터넷 접수… 15일 개강

    서울 강남구는 9일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평생학습 프로그램으로 ‘강남컬처아카데미’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구를 대표하는 평생학습 프로그램인 컬처아카데미는 미술, 영화, 책, 역사 등 문화의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취미·교양 프로그램뿐 아니라 기존 문화센터와 차별화된 고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프로그램에는 현대미술 이야기와 청담동 갤러리를 돌아보는 ‘쉬운 현대미술 감상’, 영화감독이 들려주는 영화 감상법 ‘영화, 다양하게 보기’, 수업 중 한 권의 책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한정신의 책 나들이’, 쉽게 배우는 ‘클래식 음악산책’, 한국화를 통해 마음을 치유하는 ‘마음 그리기’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영화감독 이승영, 작가 한정신, 갤러리세인 대표 정영숙, 음악저널의 이준일 교수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강의한다. 교육은 개포동 수도공고 내 롱런아카데미에서 오는 15일부터 매주 열리며 수강을 원하는 주민은 홈페이지(www.longlearn.go.kr)에서 신청하면 된다. 신연희 구청장은 “앞으로 주민들의 다양한 학습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정보마당] 구청소식·공연·전시·영화

    [구청소식] ●강남구 양재천 겨울방학 프로그램에 참여할 초중학생 120명을 11일까지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참가자들은 15~18일 오전 9시 30분부터 낮 12시까지 양재천 얼음썰매장에서 겨울철 민속놀이 등을 체험한다. 공원녹지과 3423-6255. 강남문화재단은 목요상설무대 공연으로 현주컴퍼니의 뮤지컬 ‘소리쳐’를 10일 오후 7시 30분 구민회관에서 개최한다. 강남문화재단 6712-0532. ●강동구 11일까지 ‘제1회 강동 도시농업 자원순환학교’ 수강생을 모집한다. 낙엽, 음식물쓰레기 등 자원 순환형 도시 농업에 대해 강의한다. 도시농업과 3425-6552. ●강북구 12일 오후 3시 강북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음악평론가 장일범과 함께하는 해설이 있는 클래식 음악회를 개최한다. 공연예매시스템(ticket.gangbuk.go.kr)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문화체육과 901-6232. ●강서구 10일 오전 10시 구민회관 우장홀에서 ‘제71회 강서 지식비타민 강좌’를 연다. 강좌에서는 방송인 이상용씨가 ‘웃으며 사는 여유 있는 세상’을 주제로 특강을 한다. 교육지원과 2600-6326.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을 맞아 11일 오후 7시 구민회관 우장홀에서 ‘2013년 신년 음악회’를 개최한다. 인씨엠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클래식과 뮤지컬 등을 들려준다. 문화체육과 2600-6455. ●관악구 겨울철 전력 수급 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10일 ‘겨울철 정전 대비 위기대응 훈련’을 실시한다. 오전 10시부터 20분간 실제 전력 위기 발생 상황과 동일한 여건에서 훈련한다. 중앙난방설비, 가전제품 등을 일시 중단하면 된다. 지역경제과 880-3393. ●광진구 건국대 공학교육혁신사업단과 함께 14일부터 16일까지 중학생을 대상으로 이공계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45명 선착순이며 참가비는 없다. 구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교육지원과 450-7168. ●구로구 4월 28일까지 디큐브시티 7층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뮤지컬 ‘아이다’ 공연이 열린다. 화~금요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3시와 7시 30분, 일요일 오후 2시와 6시 30분 공연. 관람료 6만~12만원. 디큐브아트센터 577-1987. 12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어린이 클래식 음악회 ‘두들두들 쥬쥬’가 열린다. 전석 1만 2000원. 구로구민 10% 할인. 구로아트밸리(www.guroartsvalley.or.kr)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수 있다. 구로아트밸리 2029-1700. ●금천구 저소득층 청소년의 체력 증진 및 건전한 여가 선용을 위해 체육시설 수강료를 지원해 주는 ‘스포츠바우처’ 대상자를 18일까지 모집한다. 기초생활수급자로 만 5~19세 유아, 청소년이 대상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 홈페이지(www.kspo.or.kr)에서 신청하면 된다. 문화체육과 2627-1464. ●노원구 2012년도 원어민 영어화상학습(NISE) 전체 수강생 중 하반기 성적 우수자를 대상으로 9일부터 15일까지 필리핀 마닐라에서 해외 영어캠프를 실시한다. 항공권과 숙박비 등이 전액 무료다. 평생학습과 2116-3989. ●도봉구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나도 S라인이 될 수 있다! 청소년 건강교실’을 9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오후 2시부터 한 시간씩 운영한다. 건강도시팀 2289-8423. ●동대문구 마을공동체 만들기 확산과 도시 농업 보급을 위한 도시농부학교를 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운영한다. 도시 농업에 대한 이론 교육과 실습을 병행할 예정이다. 정책담당관 2127-4500. ●동작구 12일까지 구 보육정책위원회 위원을 모집한다. 임기 2년. 보육계획 수립, 구립어린이집 원장 선정 등을 담당한다. 구 홈페이지(www.dongjak.go.kr)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팩스(820-9988)나 메일(camuszzang@dongjak.go.kr)로 보내면 된다. 방문 접수도 가능하다. 가정복지과 820-9176. ●마포구 11일까지 특수체육 프로그램 신규 대상자를 모집한다. 만 6~17세 장애 아동, 청소년이 대상이며 연령 및 운동 특성에 맞춘 놀이체육, 학교체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사회복지과 3153-8850. 11일까지 마포관광정보센터 관광통역안내사를 모집한다. 홍대 지역을 비롯한 마포 전역에 대한 관광정보를 내외국인에게 안내하는 역할이다. 근무 기간은 9개월. 주 5일, 1일 8시간 근무한다. 문화관광과 3153-8363. ●서대문구 10일 오후 5시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이화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창단 기념 ‘2013 이화 신년음악회’를 연다. 전석 무료. 성기선 교수의 지휘로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폴카 ‘트리치 트라치’ 등 주옥 같은 곡을 들려준다. 이화여대 음대 3277-2407, 2456. ●서초구 11일 구민회관에서 서초금요문화마당 ‘오페라 사랑의 묘약 갈라콘서트’를 개최한다. 오후 6시 30분부터 선착순 800명 입장 가능하다. 문화행정과 2155-6225. 10일 반포1동 주민센터 5층 대강당에서 우리 동네 작은 영화관 무료 상영회 및 토론 모임이 열린다. 영화 ‘아름다운 비행’을 상영한다. 반포1동 주민센터 2155-7598. ●성동구 11일까지 구청 1층 비전갤러리에서 ‘성동구 근현대 사진이야기전’을 개최한다. 전시 작품은 1900∼1990년 옛 성동구 지역의 모습을 담은 사진 60여점이다. 문화체육과 2286-5206. 성수아트홀은 15일부터 3월 31일까지 세계에서 인정받은 K팝 공연인 ‘케이컬처콘서트’를 개최한다. 초등학생 이상 관람할 수 있다. 성수아트홀 2204-7571. ●성북구 겨울방학 어린이 펜싱체험교실을 10일부터 이틀간 오후 2시~4시 30분 구청 지하 1층 다목적홀에서 운영한다. 모집 인원은 초등학생 30명이며 구청 펜싱팀 선수들이 기본 자세를 가르쳐 준다. 문화체육과 920-3056. ●양천구 15일 오후 7시 30분 양천문화회관 대극장에서 ‘2013 신년음악회’를 개최한다. 관람료는 1000원이며 초등학생 이상 입장할 수 있다. 문화체육과 2620-3404. 양천문화원은 11~12일 양천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로맨스 코미디 영화 ‘음치클리닉’을 상영한다. 양천문화원 2651-5300. ●영등포구 글로벌빌리지센터는 외국인과 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무료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14일까지 수강생 640명을 모집한다. 교육과정은 한국어, 컴퓨터, 운전면허(필기), 생활영어, 중국어 등 5개 과목이다. 영등포 글로벌빌리지센터 2670-3800~4. 14일 오후 7시 영등포 아트홀에서 달콤한 상상 행복한 마법 ‘매직컬 신데렐라’ 무료 공연을 진행한다. 티켓은 9일부터 11일까지 구청 문화체육과를 방문해 수령하면 된다. 문화체육과 2670-3134. ●용산구 식품접객업소 민관 합동 야간 단속에 나선다. 9일 청파동, 15일 이촌1동에 위치한 업소를 대상으로 한다. 청소년 주류 제공, 퇴폐·변태 영업, 일반음식점에서의 주류 전문 판매, 조리장 청결 상태, 식품 유통기한 등을 점검한다. 보건위생과 2199-8020. ●은평구 구립증산정보도서관은 겨울방학을 맞아 15~18일 ‘제9회 겨울독서교실’ 프로그램에 참여할 어린이를 모집한다. 대상은 초등학교 3~4학년 20명이며 참가비는 없다. 증산정보도서관 307-6030.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에서는 11일까지 녹번동 센터에서 퇴직 시니어를 위한 ‘창업 아카데미’ 수강생을 모집한다. 교육은 16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8차례 실시된다.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 389-8891. ●종로구 18일까지 정독도서관 및 주변 경관 개선을 위해 성균관대 건축학과 학생들이 제안한 우수 작품 전시회를 구청 삼봉서랑에서 갖는다. 북촌사업단 2148-2952. 18일까지 옛 종로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구 홈페이지(www.jongno.go.kr) 포토갤러리 시스템의 ‘추억의 종로’에 등록하면 심사를 통해 우수작에 5만~2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증정한다. 기획예산과 2148-1404, 1407. ●중구 중구청소년수련관은 겨울방학을 맞아 ‘눈꽃마을캠프’에 참가할 청소년을 12일까지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대상은 초등학교 3학년~중학교 3학년 40명으로, 캠프는 16~20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파크에서 열린다. 가정복지과 2250-0524. ●중랑구 11일 낮 12시 구청 2층 대회의실에서 ‘사랑의 한방 의료봉사 활동’을 벌인다. 저소득층 주민 150여명이 참가한다. 가천의대 봉사 동아리 ‘언재호야’(焉哉乎也)가 겨울방학 때마다 주관한다. 주민생활지원과 2094-1619. ●고양시 출산 장애인 가정의 산모와 출생아 건강을 위해 부 또는 모가 장애인(1~6등급)인 가정에 100만원씩 ‘장애인 출산지원금’을 지원한다. 출생증명서와 통장 사본을 갖고 주민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031)8075-3286. ●동두천시 9일부터 신생아들에게도 아기주민등록증을 발급하기로 했다. 법적 효력은 없지만 자녀의 출생을 축하하고 기억에 남을 출생 기념 선물을 한다는 의미를 담아 발급된다. 아기주민증은 시장 명의로 동 주민센터가 자체 제작한다. (031)860-2131. ●수원시 9일부터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 1호선 수원역과 분당선 영통역에서 간편하게 책을 빌릴 수 있는 ‘책나루 도서관’을 운영한다. 수원시도서관 홈페이지(www.suwonlib.go.kr)에서 정회원으로 가입한 뒤 이용할 수 있다. 수원시 도서관사업소 (031)228-4731. ●포천시 시설관리공단은 반월아트홀에 전용 영화관보다 큰 대형 스크린을 갖추고 CJ CGV와 협약해 개봉작을 상영한다. 상영은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은 오후 5시 각 1회 유료 상영하며 이달에는 17~19일 3회 상영한다. (031)540-6213. [공연] ●2013 금호아트홀 신년음악회:금호아트홀 아티스트인 레지던스 10일 오후 8시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 올해 금호아트홀의 상주 음악가로 선정된 피아니스트 김다솔이 슈베르트의 피아노소나타 20번, 알렉산더 스크리아빈의 전주곡·에튀드·시곡,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소나타 2번을 들려준다. 3만원. (02)6303-1977. ●국악 ‘혼자 여행을 떠나는 이유’ 3월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서완소극장. ‘민요를 담고 해금과 떠나는 겨울음악회’라는 부제가 달렸다. 피아노, 해금, 리코더, 타악기 등으로 연주하는 음악과 그림, 시, 영상을 통해 동해로 여행을 가는 시간. 2만 5000원. (02)926-4937. ●클래식 ‘지용 리사이틀:걸작의 탄생’ 12일 오후 7시 경기 고양시 아람누리 아람음악당 하이든홀. ‘클래식 아이돌’ 지용의 전국 투어. 슈만 어린이 정경 작품 15, 브람스 인터메조 작품 118-2, 슈베르트 즉흥곡 작품 90-2,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21번 ‘발트슈타인’, 바흐 샤콘·파르티타 1번 등을 연주한다. 2만~4만원. 1577-5266. ●연극 ‘러브액츄얼리’ 오픈런.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극장 아시조. 100일, 1000일, 10년…. 풋풋함과 권태기, 이별의 위태로움 속에 놓인 세 커플의 이야기. 올겨울 따뜻한 사랑을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혹은 지금 이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한다. 2만 5000원. 1661-6981. ●연극 ‘셜록-벌스톤의 비밀’ 3월 3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스카이시어터. 수상한 편지에 적힌 암호를 해독한 셜록과 왓슨은 음모와 살인이 일어난 고성 벌스톤 영주관으로 향한다. 밀실과도 같은 그곳에서 셜록의 추리는 계속 미궁으로 빠져드는데…. 이야기는 물론 무대를 십분 활용한 무대 전환과 배우들의 애드리브가 일품. 3만원. (02)742-7611~2.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2월 9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인간의 이중성을 섬세하게 표현한, 스코틀랜드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매혹적인 스릴러 뮤지컬을 만들었다. ‘지금 이 순간’ ‘한때는 꿈에’ 등의 명곡이 펼쳐진다. 5만~13만원. 1588-5212. ●앵콜 2012 김동률 콘서트 ‘감사’ 17~1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지난 9월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 7개 도시 투어 공연을 차례로 매진시킨 김동률이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의미로 여는 콘서트.이번 공연에서는 전람회, 카니발, 베란다 프로젝트를 비롯해 자신의 개인 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선사한다. 7만 7000~13만 2000원. 1544-1555. ●2013 이석훈 고별 콘서트 ‘그리운 안녕’ 19일 서울 연세대학교 대강당. 그룹 SG워너비의 이석훈이 군 입대 전 선보이는 고별 콘서트. 11일 발표되는 리패키지 앨범 ‘다른 안녕’의 수록곡을 비롯해 감성 보컬리스트 이석훈의 히트곡과 따뜻한 이야기가 있는 무대를 꾸민다. 9만 9000~11만원. 1544-1555. [전시] ●정석우 ‘내가 기억하는 박동’전 11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팔판동 갤러리도스. 현대인의 내면에서 휘몰아치는 에너지, 그 에너지가 품고 있는 폭발력과 생명력을 신화적인 요소로 다시 표현해 낸 작품들을 선보인다. (02)737-4678. ●‘박물관 Image’전 9일부터 2월 4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 동덕아트갤러리,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동덕여대 박물관. 현대 사회에서 박물관이 차지하는 의미와 상징을 다양한 장르와 매체에서 활약하는 작가 17인이 재해석해 펼쳤다. 인간, 역사, 도시, 문명 등 다양한 질문과 새로운 박물관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02)940-4321~2, (02)732-6458. ●임수연 개인전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안국동 갤러리담. 장지 위에 세필로 묘사한 그림을 통해 기억 속 마을과 길을 재구성해 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수도원, 정원, 작은 분수대 등에서 얻은 휴식을 통해 위로와 평안을 얻을 수 있도록 한 그림들이다. (02)738-2745. ●에나 스완시 ‘그림의 기쁨’ 2월 20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313아트프로젝트. 2005년 미국, 2006년 영국에서 가장 유망한 신인 회화 작가로 떠오른 작가의 아시아 첫 개인전이다. 흑연을 캔버스에 고루 바른 뒤 그 위로 유화를 덧칠해 자연광을 독특하게 표현해 냈다. (02)3446-3137. [영화] ●잊혀진 꿈의 동굴 감독 베르너 헤어초크. 출연 베르너 헤어초크(내레이션), 도미니크 배피어, 찰스 파디. 1994년 프랑스 남부 아르데스 협곡에서 3만 2000년 전 인류의 꿈을 간직한 신비로운 동굴이 발견된다. 탐험대장 이름을 따라 쇼베 동굴로 명명된 그곳에는 동굴 곰, 털 코뿔소, 매머드 등 멸종 동물을 입체적으로 담아낸 300여점의 원시 예술 벽화가 펼쳐져 있었다. 90분. 10일 개봉. 전체 관람가. ●프레셔스 감독 리 대니얼스. 출연 가보리 시디베, 폴라 패튼, 머라이어 캐리, 레니 크라비츠. 1980년대 미국 뉴욕 할렘을 배경으로 부모에게 학대받고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흑인 소녀 ‘프레셔스’(소중한)의 척박한 삶을 통해 희망의 의미를 곱씹어 본다. 110분. 10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 ●스파이키드 4:올 더 타임 인 더 월드 감독 로버트 로드리게스. 출연 제시카 알바, 조엘 맥헤일, 메이슨 쿡, 로완 브랜차드, 대니 트레조, 안토니오 반데라스. 은퇴한 스파이 마리사는 자신이 낳은 갓난아이와 입양한 10대 초반의 두 아이의 엄마가 된다. 시간을 멈추려는 악당 ‘타임키퍼’를 막기 위해 마리사는 두 아이 세실과 레베카를 새로운 스파이 키드로 훈련시킨다. 88분. 10일 개봉. 전체 관람가.
  • [이은주 기자의 컬처K] OST는 아무나 부르나

    허각과 백아연의 공통점은? 물론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다. 그런데 이들은 드라마 OST를 통해 아마추어의 이미지를 벗고 비로소 프로 가수로서 인정받기 시작했다. 허각은 지난해 인기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 ‘그대 핸드폰이 난 부럽습니다’라는 원태연 시인의 가사가 인상적인 ‘나를 잊지 말아요’로 인기를 끌었다. 백아연은 방영 중인 SBS 주말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의 주제곡 ‘키다리 아저씨’에서 특유의 청아한 목소리를 뽐내며 각종 음원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과거 ‘얼굴없는 가수’들의 전유물이었던 OST는 요즘 가수들의 ‘전략 시장’으로 꼽힌다. 가창료가 많지는 않지만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고도 공백기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드라마가 히트하면 짭짤한 음원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한동안 OST 시장은 이승철과 백지영 등 몇몇 인기 가수들이 독점해왔다. 드라마 ‘불새’의 테마곡 ‘인연’은 이승철의 콘서트에서 빠지지 않는 히트곡이 됐고 ‘제빵왕 김탁구’의 OST ‘그 사람’도 대히트를 쳤다. 이승철은 “어느날 계좌로 수십억원이 들어와 깜짝 놀랐는데 중국에서 ‘제빵왕 김탁구’가 큰 인기를 끌면서 발생한 OST 음원 수익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이리스’의 주제곡 ‘잊지 말아요’로 ‘대박’을 친 백지영도 빼놓을 수 없다. 그녀는 ‘시크릿 가든’의 ‘그 여자’까지 히트를 기록하면서 ‘OST의 여왕’으로 등극하며 50억원 가까운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해를 품은 달’의 주제곡 ‘시간을 거슬러’를 부른 린과 ‘신사의 품격’의 주제곡 ‘하이하이’를 부른 김태우는 OST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요즘 인기 드라마의 경우 주연 배우들이 OST를 직접 부르는 경우도 많아졌다. 배우들의 노래를 듣고 싶어하는 팬서비스의 일환이기도 하지만 부가 수익을 창출하거나 향후 국내외 팬미팅 행사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시크릿 가든’에서 현빈이 부른 ‘그 남자’가 인기를 끈 뒤로 ‘해를 품은 달’의 김수현, ‘패션왕’의 이제훈, ‘빅’의 공유,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의 송중기 등 인기 스타들은 빠짐없이 OST 작업에 참여했다. 올해 화제를 모은 tvN의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의 남녀 주인공을 맡은 정은지와 서인국이 함께 부른 ‘올 포 유’는 하반기 음원 차트에서 맹위를 떨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요즘 ‘OST 시장’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OST 제작사들은 미니 앨범을 쪼개 발표하며 많은 가수들을 참여시키고 있다. 특히 아이돌 가수들은 가창력을 인정받을 수 있어 참여를 선호한다. 하지만 기성 가수들에게 OST가 반드시 장점으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잦은 노출로 식상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상영 중인 영화 ‘반창꼬’의 주제곡을 부른 4인조 보컬 그룹 노을 멤버들은 “OST 의뢰가 자주 들어오는 편인데 기존의 저희 색깔의 발라드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비슷한 음악을 남발한다는 생각이 들어 거절한 경우가 많았다.”면서 “OST는 배경 음악으로 한계가 있어 시나리오와 출연 배우들을 꼼꼼히 따져본 뒤 우리 음악이 어울릴 만한 작품만 골라 참여한다.”고 말했다. erin@seoul.co.kr
  • [이은주 기자의 컬처K] 드라마에 이모·고모가 사라진 이유

    배우들에 대한 드라마 출연료 미지급 문제가 방송계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중견 연기자들에게도 적잖은 타격이 미치고 있다. 한때 실력파 중견 연기자들은 안정된 수입원이 보장되는 인기 ‘보직’이었지만 이제는 갈수록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져 울상을 짓는 연기자가 늘고 있다. 이른바 ‘퐁당퐁당’ 캐스팅이 대표적인 경우다. 주로 주인공의 부모나 친척 역으로 등장하는 중견 연기자들은 제작비 부족으로 1회부터 연속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1회, 7회, 13회 등으로 ‘퐁당퐁당’ 비연속적으로 출연하고 있다. 때문에 주인공의 이모나 고모 역할 등 관계 인물들이 등장하는 장면이 줄어들고 주인공 위주의 전개가 늘고 있다. 부득이한 경우 특별 출연이나 카메오로 충당하기도 한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중견 연기자들에게도 연차와 연기력에 따라 출연료 등급이 있는데, 한 장면만 나오더라도 회당 출연료를 전부 지급해야 한다.”면서 “제작비 절감 차원에서 중견 연기자를 여럿 쓰는 것보다 오히려 많은 출연료를 투입한 배우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견 연기자들의 입지가 좁아진 이유 중 하나는 여전히 고공행진하고 있는 톱스타들의 출연료 때문이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미니시리즈의 최소 제작비는 2억 5000만~4억원인데 최근 주연배우의 출연료 비중이 제작비의 50%까지 차지하면서 중견 연기자의 ‘퐁당퐁당’ 캐스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 종편사까지 드라마를 제작하면서 드라마 수는 늘어났지만 비용을 긴축하기 위해 효과가 확실한 연기력을 지닌 중견 연기자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졌다. 이는 중견 배우들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으로 이어져 겹치기 출연이 늘어나는 이유가 되고 있다. 한진희는 SBS 주말극 ‘청담동 앨리스’, MBC 수목극 ‘보고싶다’와 일일극 ‘오자룡이 간다’ 등에 동시 출연 중이고 송옥숙도 MBC ‘보고싶다’, KBS ‘내 딸 서영이’를 비롯해 KBS ‘각시탈’, SBS ‘옥탑방 왕세자’ 등 올해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전노민도 KBS ‘각시탈’, SBS ‘추적자’와 ‘다섯 손가락’에 연이어 출연했다. 이 때문에 방송계에서는 뮤지컬이나 연극 쪽에서 발굴되던 신선한 명품 조연들의 출연이 많이 줄었다. 오히려 영화계에서는 멀티 주연 영화가 늘고 관객층이 30~50대로 확대되면서 흥행의 변수가 되는 중견 연기자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광해, 왕이 된 남자’와 ‘26년’을 비롯해 올해 5편의 영화에 출연한 장광(60)이 대표적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제작비가 확보된 뒤 촬영하는 영화에 비해 드라마는 제작비의 부족으로 중견 연기자들을 축소해 전반적인 작품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면서 “일부 배우들의 겹치기 출연이 잦아질 경우 시청자들에게 혼선을 줄 수 있고 신비감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rin@seoul.co.kr
  • [이은주 기자의 컬처K] 배우들은 개봉 뒤에 더 바쁘다

    영화가 개봉하면 그때부터 배우들은 전쟁에 돌입한다. 비수기에도 경쟁이 치열한 요즘 한 명의 관객이라도 극장에 더 끌어들이기 위한 ‘홍보 전쟁’에 뛰어드는 것. 영화 관객 1억명의 시대에 가장 효과적이고 자주 이용되는 방법이 바로 무대인사다. 관객들의 입소문으로 영화의 성패가 좌우되는 개봉 후 첫 번째 주말, 출연 배우들과 홍보 관계자들은 무대인사에 사활을 건다. 스타들의 무대 인사 일정이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되면 그 상영관은 거의 매진 사례를 이루기 때문이다. 한 극장에서 서너 개 상영관을 돌고 나면 그만큼의 관객은 확보된 셈이다. 극장 측도 가장 큰 상영관에서 무대 인사를 진행하도록 해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이렇게 배우들은 분 단위로 쪼개진 일정에 맞춰 하루 12~15개씩 전국의 극장을 돈다. 보통 오후 1~2시에 시작되는 무대인사는 오후 7~8시나 밤 10시에 끝난다. 밤 10시의 무대인사는 물론 전적으로 배우의 의지에 달렸다. 영화 홍보 관계자들은 “보통 첫째 주에 서울 지역, 둘째 주에 지방을 도는 것까지는 필수이고 영화의 흥행에 따라 3~4주 차까지 무대인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대부분 배우는 관객들과 직접 만나 영화의 반응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몸은 힘들어도 꺼리는 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600만 관객을 동원한 ‘늑대소년’도 무대 인사의 열기가 뜨거웠다. 여주인공 박보영은 “무대 인사를 갔을 때 영화에 등장하는 감자를 싸오거나 등장인물들이 입었던 색동옷을 입고 오신 이색 관객들에게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송중기도 “드라마 촬영 중간에 시간이 날 때마다 무대 인사를 갔는데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피부로 느끼고, 그 에너지도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무대 인사에도 나름의 법칙이 있다. 이름 있는 톱스타들은 영화 시작 전후에 상관없이 투입된다. 하지만 연기파 배우들은 영화가 끝난 뒤의 무대 인사가 더 효과적이다.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조연 배우들에게 관객의 반응이 폭발적이기 때문이다. ‘회사원’의 주연 배우 소지섭은 개봉 전야제부터 12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전국을 누비며 무대인사에 나섰다. 그는 극장의 통로를 따라 한 바퀴 돌면서 팬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는 세심한 팬 서비스로 화제를 모았다. ‘돈 크라이 마미’의 주연 남보라는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무대인사는 살이 쪽 빠질 만큼의 체력 싸움을 하게 되지만, 영화의 반응이 좋을 때는 보람도 있다.”고 말했다. 개봉 시기가 비슷하면 지방 무대 인사에 나섰다가 경쟁작의 배우들이 한 영화관에서 맞닥뜨리는 때도 있다. 지난 8월에 한 주차로 개봉한 ‘공모자들’과 ‘이웃사람’이 바로 그런 경우. ‘공모자들’의 관계자는 “다른 팀의 무대 인사의 호응도에 본의 아닌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면서 “지방에서는 막 뜬 청춘스타보다 임창정처럼 얼굴이 많이 알려지고 경력이 오래된 연예인이 훨씬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해외 애니메이션 더빙에 국내 스타들을 기용하는 것도 무대인사의 덕을 적잖이 보기 때문이다. 한 영화 배급사 관계자는 “모든 배우가 무대인사에 효과적인 것은 아니지만, 영화를 보고 돌아가는 관객들에게 영화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고 좋은 기운이 퍼지기 때문에 마케팅에 전략적으로 이용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rin@seoul.co.kr
  • [이은주 기자의 컬처K] ‘국민 여동생’ 이미지의 굴레

    지난 10일 한 장의 사진이 인터넷을 발칵 뒤집었다. 사진은 한 시간 만에 내려갔지만 그 여파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바로 ‘국민 여동생’ 아이유와 슈퍼주니어 은혁의 셀카 사진이다. 잠옷을 입은 아이유와 상의를 벗은 듯한 은혁의 모습은 팬들의 궁금증을 자극했다. 아이유의 소속사에서는 곧바로 “올여름 은혁이 아이유를 병문안하러 왔을 때 찍은 사진으로 둘은 가깝게 지내온 선후배 사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사진 속 두 사람의 차림새나 소품들로 봤을 때 병문안으로 보기 힘들다며 열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인터넷에는 ‘아진요’(아이유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와 ‘아믿사’(아이유를 믿는 사람들의 모임)까지 등장했다. 한창 연애할 수 있는 나이인데 왜 이 사진이 문제가 되는 것일까. 그동안 아이유가 쌓아온 이미지 때문이다. 아이유는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소녀 같은 이미지에 청아한 목소리의 가창력까지 뒷받침되면서 일약 ‘국민 여동생’으로 떠올랐다. 어린 여성에 대한 ‘롤리타 콤플렉스’를 자극하며 남성팬들을 대거 끌어모았다. 하지만 그런 순수함의 결정체였던 아이유가 남자 연예인과 흐트러진 모습의 사진이 찍히자 그녀를 ‘국민 여동생’으로 느꼈던 삼촌팬들의 환상과 기대 심리가 일거에 무너지면서 일종의 배신감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처럼 자의든 타의든 연예인에게 부여된 이미지는 스타성을 이루는 중요한 요건이지만, 그들의 발목을 잡는 굴레로 작용하기도 한다. 원조 ‘국민 여동생’으로 군림했던 문근영은 여동생 이미지를 벗으려고 노력했지만 대중은 그녀의 변신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했다. 급기야 문근영은 연극 ‘클로저’에서 담배를 피우고 섹시한 의상을 입고 춤을 추는 스트리퍼 역을 맡아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당시 문근영은 ‘국민 여동생’이라는 이미지가 짐으로 느껴진 적은 없느냐는 질문에 “그런 이미지는 오랜 시간에 걸쳐 생긴 것이기 때문에 한번에 쉽게 달라지기 어렵다. 평생 연기를 하면서 풀어가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그녀는 2년 전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에서 어둡고 차가운 은조 역을 맡아 성숙한 연기로 마침내 여배우로 재탄생하는 데 성공했다. 아이유는 사진 파문이 있기 전 한 방송에서 “(팬들을) 실망시킬까 봐 부담이 있다.”면서 자신의 이미지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호시탐탐 국민 여동생과 남동생의 자리를 노리는 아이돌 그룹의 경우도 이미지는 ´양날의 칼´이다. 젊고 순수한 이미지는 때론 그들의 음악성에 관대할 만큼 강점으로 작용하지만, 이미지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을 경우 후폭풍도 만만치 않다. 왕따설로 그룹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티아라나 일본 유명 잡지에 보도된 사생활 스캔들이 논란이 된 빅뱅의 승리가 대표적이다. 아이돌 그룹의 소속사에서 가수들의 사생활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나선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특정 이미지로 인해 사생활에까지 굴레가 씌워지는 것은 안타깝지만 한번 이미지가 추락하면 회복이 어렵고 ‘유명세’라는 말이 있듯이 롱런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인기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 있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erin@seoul.co.kr
  • [사설] 호텔 성매매장과 외래 관광객 1천만명 시대

    서울 강남 무궁화 4개짜리 관광호텔의 한 층이 통째로 성매매 장소로 사용된 사실이 어제 경찰에 적발됐다. 호텔 12~13층에서 200평 규모의 대형 룸살롱을 운영하는 업주가 호텔과 짜고 10층 내 19개 객실을 성매매 전용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코리아’와 ‘서울’, ‘강남’을 연호하는 전 세계 7억명의 K팝 팬과 드라마를 중심으로 한 부지기수 한류(K컬처) 마니아들의 한국에 대한 선망에 찬물을 끼얹은 꼴이다. 이런 부류의 불법영업을 한 호텔이 강남에만 8곳이나 있었다고 하니 속 터지는 일이다. 관광업계는 그동안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 관광 숙박시설이 태부족이라고 아우성치면서 객실난 타령을 했다. 성수기 때 서울엔 잘 방이 없어서 외국인 관광객들을 수원, 송탄, 의정부, 인천 등 수도권은 물론 심지어 대전까지 내몰았다. 반복되는 숙박난이 혹시 이번 같은 객실 불법 전용도 한 요인이 아니었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오는 21일쯤부터 외국인 관광객 연 1000만명 시대가 열린다. 이날 1000만 번째 관광객이 한국에 입국하고, 연내 1130만명을 채울 것으로 보인다. 800만명대에 머문 관광대국 일본을 넘어 세계 10위권의 관광 선진국 진입이 눈에 보인다. 관광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배경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수도권 관광호텔 수요는 3만 6300실인데 비해 공급은 2만 8000실에 그치고 있어서 급증하는 외래 관광객을 수용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정부도 새로 짓는 호텔 시설의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확대하는 등 관광숙박산업 활성화를 위해 온갖 특혜를 베풀고 있다. 이에 따르면 2015년까지 호텔 객실 3만 8000실이 늘어나는데, 잘못된 수요 예측에 따른 공급과잉의 참사가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더라도 허수에 유의해야 하고 양적 확대보다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을 생각해야 할 때다.
  • ‘K팝 공연장’ 누구 품에

    정부가 설립을 추진하는 ‘K팝 공연장’을 유치하기 위해 인천, 경기, 서울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인천 “8만㎡ 내놓겠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00억원을 들여 K팝 공연장을 건립기로 하고 지난 4월부터 산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을 통해 선정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수도권에 1만 5000석 규모의 아레나형 공연장을 만들어 해외 K-팝 팬들이 찾아와 한류스타들의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인천시는 송도국제도시의 23호 근린공원 44만 7000㎡ 부지 가운데 8만 9500㎡를 대상지로 선정했다. 이곳은 인천국제공항과 가깝고, 크루즈 선박이 접안할 수 있다. 인천시는 뒤늦게 유치전에 뛰어들었지만 유엔 녹색기후기금(GCF) 유치에 이어 문화 분야를 강화하겠다며 적극적이다. 시 관계자는 “송도에 외국인들도 즐길 수 있는 문화 인프라·콘텐츠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고양 “2만여㎡ 무상 제공” 경기도는 고양 한류월드 내 2만 2000㎡의 부지를 확보한 상태로, 한류월드에 공연장을 세워 ‘K컬처 복합단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부지도 조성됐고, 행정절차도 마쳐 당장 착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두 곳은 공연장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 강서·도봉·송파·서초 경합 서울에서는 4곳의 자치구가 유치 신청을 했다. 강서구(마곡지구), 도봉구(창동역), 송파구(잠실학생체육관), 서초구(정보사 부지) 등이다. 이들 지역은 모두 시유지로 조례상 무상 사용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서울시 관계자는 “용역 결과 이달에 후보가 2곳으로 압축된다.”면서 “서울 자치구가 최종 후보에 포함되면 세부적인 지원사항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문화부 관계자는 “모든 사안은 용역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 유치 도시는 연내에 발표될 예정이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건축, 땅 위에 새겨진 수많은 영혼의 기록들…

    건축가가 여행을 하고 책을 냈다. 그런데 여행에 관한 얘기는 한 줄도 없다. 오로지 여행지의 건축물에 담긴 건축가의 뜻과 철학을 헤아리는 일에만 골몰하고 있다. 건축물 순례 에세이, ‘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승효상 지음, 컬처그라퍼 펴냄)이다. 그런데 건축가는 왜 여행을 해야 하는가. 저자는 이렇게 답한다. “건축이 땅에 새기는 삶의 기록임을 아는 한 이 땅에 새겨진 수많은 기록들을 봐야만 한다. 건축 설계라는 것은 우리 삶을 조직하는 일이며 건축은 어디까지나 삶에 관한 이야기다. 삶의 실체를 그려야 하는 건축가에게 가장 유효한 건축 공부 방법이 바로 여행”이라고. 책을 열면 맨 먼저 가톨릭 사제로 보이는 이가 너른 복도를 혼자 걸어가는 사진이 나온다. 그런데 그곳이 어딘지, 걷는 이는 누구이며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아무 설명이 없다. 대체 사진에서 뭘 찾아야 하는 건지 독자는 고민스럽다. 이는 이후 전개될 책의 복선처럼 보인다. 저자가 첫 여행지이자 건축물로 소개한 곳은 서울 종묘다. 그는 ‘동양의 파르테논’ 운운하며 외관의 장중함에만 함몰되려는 독자들의 등줄기에 매서운 죽비를 내리꽂는다. 그보다는 정전 앞의 빈 공간이 주는 비물질(非物質)의 아름다움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물신의 망령들이 어른대는 서울에서 우리의 전통 공간 개념인 ‘비움의 미학’을 잃지 않고 있는 곳이 종묘이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그가 말하려는 게 뭔지 조금씩 윤곽이 잡힌다. 물신에 억류된, 영혼 없는 건축물로 가득 찬 세계가 그는 싫은 거다. 저자는 어렸을 때 일곱 가구가 마당을 공유하는 집에서 살았다. 당연히 “마당의 아침은 매일 북새통이었고 해 질 녘엔 저녁 짓는 냄새와 웃음이 늘 마당을 메웠”다. 그런데 그 마당이 늘 붐볐던 건 아니다. 곧잘 비워지기도 했다. 그럴 때면 마당은 “햇살과 빗줄기를 시시때때로 받았”다. 비웠으되 되레 충만한 세계, 마당이란 공간이 그의 건축 여정에 똬리를 틀게 된 건 필경 이때부터였을 거다. 그의 사유는 국내외를 넘나든다. 삶의 향기를 품은 창덕궁 기오헌을 지나 공간의 지혜를 보여준 금호동 달동네를 거쳐 성서적 풍경의 스웨덴 우드랜드 공동묘지까지, 수없이 많은 건축물 사이를 오간다. 그 와중에 그가 줄곧 강조하는 게 마당이다. 마당이야말로 삶과 우리가 존재하는 곳이라는 것이다. 책은 박노해 시인이 쓴 동명의 시와 제목이 같다. ‘아름다워지기 위해서는 오래 묵어야 한다.’는 정서도 공유한다. 단, 전제는 있다. 박 시인의 시구처럼 “오랜 시간을 순명하며 살아 나온 것, 시류를 거슬러 정직하게 낡아진 것, 낡아짐으로 꾸준히 새로워지는 것”이어야 한다. 1만 38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이은주 기자의 컬처K] 제2의 원빈·조인성 어디 없나요

    [이은주 기자의 컬처K] 제2의 원빈·조인성 어디 없나요

    “어디 쓸 만한 20대 배우 없나요?” 영화나 드라마 제작자들을 만나면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다. 최근 몇 년 만에 김수현, 이제훈 등 대형 신인이 나오기는 했지만 20대 스타 기근 현상은 연예계의 오랜 고민이다. 큰 작품의 주연을 맡길 만한 외모와 스타성을 갖춘 제2의 원빈, 조인성 급 배우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아이돌 가수 출신 ‘연기돌’이다. 이제 거의 모든 주연 배우는 가요계에서 찾아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이처럼 안방극장이 ‘연기돌’에게 점령당한 것은 가수 기획사와 배우 기획사가 경영에서 구조적인 차이를 보이는 탓이다. 이 두 회사의 수익 구조에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가수는 매출에서 각종 경비를 제외한 영업 이익을 기준으로 수익을 분배하는 관례가 정착됐다. 반면 배우들은 매출을 기준으로 수익을 나누고 각종 경비를 기획사에서 부담하는 관행 탓에 적자에 허덕이는 회사가 많다. 경비에는 연예인들의 헤어, 메이크업 비용은 물론 식대, 차량 유지비, 매니저 인건비 등이 포함된다. 톱스타급 배우와 회사의 수익 배분율이 보통 7대3에서 9대1이란 점을 감안하면 회사 측이 이윤을 발생시키기는 쉽지 않다. 그나마 연예인들의 ‘노예계약 관행’을 개선하고자 정부가 지난 2009년 7월 표준 계약서를 도입하면서 배우 기획사의 수익 구조가 개선되기 시작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몇 년 전 한 여성 톱스타가 아침에 지갑도 안 들고 맨몸으로 나와 사우나부터 헤어, 메이크업은 물론 개인 용돈까지 경비에 포함시켜놀란 적이 있다.”면서 “보통 출연료의 15~25%가 경비로 지출되기 때문에 드라마 기준 회당 출연료가 2500만원 이상은 돼야 수익이 발생하는데 그 정도의 스타급이 많지 않아 현재 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게다가 배우들은 어느 정도 지명도가 생겨 수익이 발생할 시점에 다른 회사로 이동하거나 1인 기획사를 설립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가수들은 음반 기획부터 홍보까지 레이블을 기반으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1인 기획사로 활동하기가 쉽지 않다. 비교적 안정적인 이익이 보장되는 가요 기획사들이 재투자를 통해 지속적으로 신인을 공급해 만능 엔터테이너인 ‘연기돌’의 양산이 가능해진 것이다. 반면 배우 기획사들은 안정적인 수익 기반이 붕괴하면서 신인 배우 발굴 및 투자가 더딘 악순환의 고리에 들어갔다. 이 같은 현상의 피해자는 시청자다. 시청자들은 안방극장을 연기 연습장으로 삼는 ‘연기돌’의 숙성되지 않은 ‘발연기’를 참고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이에 대형 가수 기획사들은 드라마 자회사를 통해 몸집을 불리고 있다. 한 중소 기획사 대표는 “요즘 웬만한 신인들은 가요 기획사에서 모두 데려가서 쓸 만한 사람을 찾을 수도 없다.”면서 “사무실 유지비 등을 제외한 소소한 경비를 배우가 자신의 수입에서 부담하지 않는다면 한류 드라마의 근간인 배우 매니지먼트 사업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rin@seoul.co.kr
  • [김문이 만난 사람] 27일 세종문화회관서 ‘광대인생 60년 기념 공연’ 김덕수 한예종 교수

    [김문이 만난 사람] 27일 세종문화회관서 ‘광대인생 60년 기념 공연’ 김덕수 한예종 교수

    ‘신명으로 승부를 걸어라.’ 이 외침은 철학이요 존재의 이유였다. ‘신명’이라는 말은 듣기만 해도 저절로 신이 난다. 그런데 직접 보고 느끼면 어떻게 될까.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잠자는 ‘신명’을 들춰낸다. 동양이든 서양이든, 흑인이든 백인이든 그 ‘신명’과 만나는 사람은 다들 흥이 절로 나 그만 ‘신병’에 걸리고 만다. 인간의 혼을 두들겨 기어코 깨어나게 하기 때문이다. 박자측정기로는 도저히 파악이 안 되는 사물놀이, 그것은 ‘신명’으로 몸 구석구석까지 카타르시스로 파고든다. ‘신명’으로 지구촌을 누비는 김덕수(60)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아호가 ‘신명’이다. 하여 신명으로 태어나 신명으로 승부를 걸며 살아가고 있다. 되돌아보니 벌써 60년 세월이 흘렀다. 오는 2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흥, 김덕수 광대인생 60년기념공연’을 갖는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석관동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구실에서 김 교수를 만났다. 학교에 강의 나온 지 얼마나 됐느냐는 질문을 던지면서 자리에 앉았다. 15년 전 (이 학교에)연희과가 생기면서 지금까지 계속 학교에 나오고 있다며 학생들과 만나는 게 아주 즐겁다고 웃는다. 공연준비는 잘 되고 있는지 묻자 “그럼요. 이번 공연은 아주 재미있을 겁니다. 꼭 보러 오세요.”라고 말했다. 일단 출연진만 해도 화려하다. 명창 안숙선, 판소리 오정해, 한국무용가 김리혜(김덕수의 부인) 등을 비롯해 외국 대표로 볼프강 푸쉬닉, 자말라딘 타쿠마 등도 참가한다. 제자 60명이 모처럼 모이는 뜻깊은 자리이기도 하다. “인생에 있어서 60은 이제 한 바퀴 도는 것입니다. 따라서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지요. 연희와 사물놀이의 탄생, 그리고 제가 5살 때, 그러니까 처음 무동이 됐을 때부터 성장하는 과정 등 사물놀이와 김덕수의 과거, 현재, 미래 등을 함께 버무린 신명나는 무대를 준비했습니다. 오랜 세월 김덕수를, 그리고 사물놀이를 사랑해 준 국민들에게 바치는 헌정무대입니다.” 김 교수는 또 “이번 무대의 특징 중 하나가 흑인대표(자말라딘 타쿠마, 뉴욕), 백인대표(볼프강 푸쉬닉, 오스트리아), 한국대표(김덕수와 제자들) 등이 나와 서로 신명나게 난장판을 벌일 것”이라며 자신 있게 웃는다. 그는 인터뷰 내내 거침이 없었다. 진지했다가 크게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때로는 악동 같아 보이기도 했다. 광대인생 60년 기념공연을 갖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인생이든 사물놀이든 어떤 정리는 또 다른 시작의 근원이 아니냐.”고 몇 번 강조한다. 이때 미국에 있는 제자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사물놀이로 지구촌 곳곳 안 가본 데가 없다. 제자들이 어느 정도일까. “외국무대 진출 35년 동안 5대양 6대주를 다니다 보니 현지 제자들이 아주 많습니다. 사물놀이를 창단한 목적은 사물놀이가 전통문화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리듬의 언어이며 자연의 울림이지요. 어느 민족이라도 그들만의 리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리듬에 우리의 신명을 불어넣어 주면 저절로 우리를 따르고 좋아합니다. ‘덩더쿵’이라는 신명으로, 말 없이 몸으로 선생과 제자들이 만납니다. 그렇게 35년이 되다 보니 이제 세계 각국의 음악대학에서 고정적으로 학점을 줄 정도가 됐습니다. 제가 외국에 나갈 때마다 그 학교에 악기를 선물로 주고 우리의 신명을 가르친 결과이지요. ” 1984년 영국과 유럽 등지에서 사물놀이를 가르치기 시작해 미국의 하버드대와 예일대, MIT공대, 인디애나주립대 등에서도 여러 차례 강의했다. 최근에는 영국의 케임브리지대 개교 800주년 행사 때에도 사물놀이에 대해 감동 깊게 설파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한국학 교수 제자들이 세계 곳곳의 대학에 포진해 있습니다. 이제는 현지 제자들이, 그곳에서 자주 공연을 합니다. 60년 세월에서 이게 가장 큰 기쁨이자 보람이지요.” 세계를 향한 그의 사물놀이 전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다음 달 9~11일 충남 공주에서 ‘세계 사물놀이 대축제’가 열린다. 세계 각국의 인종이 참여한다. 벌써 20년째다. 여기에서도 그는 제자들을 연수시키고 가르친다. “외국인들은 하체가 약합니다. 우리는 다리는 짧지만 하체가 강하거든요. 우리 문화는 곡선이며 감아싸는 멋과 감기는 맛이 있습니다. 외국인들도 그걸 알고 있습니다. 이제는 그들의 생활속에 파고들어가야 합니다. 우리의 된장비빔밥을 그들의 것과 합류시키는 것이지요. 외국 작곡가들도 우리의 신명에 대해 곡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부터 업그레이드시켜야 합니다. 선진문화로 가려면 그동안 먹고사느라 잊었던 문화를 살려내야 합니다.” 이 대목에서 그의 목소리는 더욱 커진다. “우리나라에서는 중산층을 구분할 때 아직도 중형차와 아파트 평형을 기준으로 합니다. 선진국은 그게 아닙니다. 집에 어떤 악기를 가지고 있는지, 외국어는 어느 정도 구사하는지 등을 따집니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문화적으로 한 단계 올라서야 선진국으로 갈 수가 있습니다. 사실 중국과 일본의 경우 문화만큼은 우리에게 꼼짝 못합니다. 가수 싸이의 말춤을 보세요. 우리의 신명입니다. 마당에서 신명나게 추는 막춤입니다. 기마민족의 후예로 말춤을 만들어내는 것도 우리 신명의 비결입니다. 도약과 감기는 것, 사물놀이도 그 같은 신명의 막춤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말도 신명의 씨앗이듯 그 신명을 살려야 할 때가 비로소 도래했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문화를 살리기 위해서는 학교 다닐 때 1인1기의 풍류를 가르치는 등 교육체계도 재점검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동안 경제적으로 어려웠다는 이유로 우리 문화를 잊었다면 이제는 그것들을 되찾아 ‘덩더쿵’ 신명이 세계문화의 근본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인생에 있어서 마지막 꿈은 무엇일까. “전 세계 어느 나라든 사물놀이 악기가 있는 것입니다. 서양악기가 우리나라에 온 것이 100년밖에 안 됩니다. 학교마다 서양악기가 다 있잖아요. 우리라고 못할 것 없지요. 이미 터전을 닦아놨으니 30년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대전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적부터 남사당인 아버지(벅구놀이의 명인)를 따라 장구를 다루며 놀았다. 다섯 살 때 무동으로 전통예술무대에 올랐고 1959년 불과 7살의 나이로 ‘전국농악경연대회’에 참가, 대통령상을 받아 일찍부터 ‘장구의 신동’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장구와 쇠가락은 양도일, 송순갑 선생 등을 사사하고 김소희, 정권진, 진영희 선생 등 민속악계의 명인들로부터 넓은 음악세계를 접했다. 아울러 국악예술고에 진학하면서 체계적인 국악이론과 실기를 배웠다. 국악예고 시절에는 2년 선배인 박범훈 전 중앙대총장과 함께 자취하다시피 지내며 음악적 우정을 쌓기도 했다. 국악예고 졸업 후 전통예술공연단체의 일원으로 전 세계 순회공연을 다니며 자신감을 얻은 그는 1978년 ‘사물놀이’를 창단, 국악으로 세계를 누비는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일본 등 1년에 150여회씩 순회공연을 펼쳤다. 또한 그는 ‘전통을 붙잡느니 차라리 이단이 되겠다’고 선언하며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전통을 변용해 다양한 장르와의 퓨전공연을 시도했다. 힙합가수와도, 바이올린과도 척척 호흡을 맞췄다. 까닭에 한국문화 발전과 성장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훈장 은관문화훈장 등을 받았으며 해방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50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는 한울림예술단을 구성해 제자들과 함께 강원도 오지 5일장, 육군훈련소 등 전국 곳곳에서 연 100회가 넘는 공연을 펼치고 있다. 김 교수는 일찌감치 경기도 양평에 악기공방을 차렸다. 품질 좋은 전통악기를 생산해 내기 위해서다. 무용가인 부인과 슬하에 두 아들을 두었다. 첫째 아들이 가수와 MC로 활동하는 수파사이즈이며 둘째는 금융계통에서 일하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도 그는 “한국이란 좁은 땅에서 세계를 감동시키는 것은 문화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김덕수 교수는 7살때 대통령상… 세계공연 年 150회 1952년 대전에서 태어났다. 5살 때 남사당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장구와 놀며 무동(舞童)으로 처음 무대에 올랐다. 7살때 ‘전국농악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이후 장구와 쇠가락은 양도일, 송순갑 선생 등을 사사했다. 1970년 국악예술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1978년 김덕수 사물놀이패를 창단했다. 이후 1년에 150여회 세계공연을 다녔다. 1982년 미국 댈러스 세계 타악인대회, 1984년 캐나다 밴쿠버 월드드럼페스티벌, 1988년 서울올림픽 성화봉송 축하공연 등을 통해 사물놀이의 신명을 세계에 알렸다. 1995년 사물놀이패 한울림을 창단했다. 2001년 전통문화벤처기업 난장컬처스 대표, 200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통예술위원을 거쳐 현재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연희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표 음반으로는 ‘난장-뉴호라이즌’(1995), ‘김덕수 사물놀이 결정판’(1996), ‘풍물 데뷔 40주년 기념 앨범-미스터 장구’(1997), ‘김덕수 예인인생 50주년 길’(2007)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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