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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료 20% ↓ 수용인원 300명 ↑…‘V자 날개’ 달린 여객기 나올까?

    연료 20% ↓ 수용인원 300명 ↑…‘V자 날개’ 달린 여객기 나올까?

    가까운 미래에 상업용 여객기의 디자인이 획기적으로 바뀔지도 모르겠다. 영국 유력지 더 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른바 ‘플라잉-V’로 명명된 이 여객기 디자인은 기존 여객기들과 날개폭이 같음에도 승객을 최대 314명까지 태울 수 있다. 네덜란드 델프트공과대학 연구팀이 고안한 이 콘셉트 여객기는 기체와 날개가 맨 앞부터 맨 뒤까지 V자형으로 쭉 뻗은 구조가 특징으로, 그 모습이 지미 헨드릭스 등 전설적인 기타리스트들이 애용한 깁슨의 플라잉-V 전자기타와 비슷해서 같은 이름이 붙여졌다.이에 대해 설계자들은 이런 독특한 구조가 연료를 20% 더 절감해준다고 말한다.또한 이 날개와 연결돼 있는 기체에는 승객들이 탑승하는 공간부터 수화물 컨테이너, 연료 탱크 그리고 기타 모든 시설이 탑재된다. 그리고 한 쌍의 터보팬 제트엔진은 V자형 날개 가운데 뒤쪽에 장착되는데 이런 설계 구조는 탄소 배출량은 물론 연료 소모로 인한 경제적 지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 프로젝트에 투자한 피터르 엘버르스 KLM 네덜란드 항공 대표이사는 이 같은 사업의 정확한 투자액수를 밝히기를 거부했다. 하지만 더 타임스 등 외신들은 지속 가능한 항공기술 계획 분야에서 이런 설계 구조는 잠재적인 선구자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한다.또 플라잉-V 여객기의 전체 폭은 65m, 길이는 55m로, 기존 여객기들과도 비슷하다. 따라서 현재 각 공항에서 쓰고 있는 출입 관문과 격납고 그리고 활주로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내부 디자인이 어떻게 되는지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혁신적인 좌석 배치와 공간 구조 등을 적용하게 될 것이며, 경량화한 기물 역시 연비 향상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외신들은 예상했다. 이에 대해 이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헨리 베레이 델프트공대 교수(항공우주공학)는 더타임스에 이런 설계의 목적은 연료 효율을 높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플라잉-V’ 같이 새롭고 에너지 효율적인 항공기 설계는 새로운 형태의 엔진 기술과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배출가스가 없는 비행”이라고 설명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사회적 연대로 버틴 10년… 쌍용차 해고자의 싸움은 행복했다

    사회적 연대로 버틴 10년… 쌍용차 해고자의 싸움은 행복했다

    오는 6월 말 쌍용차 해고 노동자 48명이 복직한다. 마지막 남은 이들이다. 해고가 부당하다고 아우성쳤지만 오히려 불온 세력으로 몰려 공장 밖으로 쫓겨난 이들이 10년 만에 당당히 사원증을 발급받게 된다. 하지만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다. 국가는 이들을 보호하기는커녕 처벌과 탄압의 대상으로 여겼다. 해고 노동자들이 진실을 알리기 위해 했던 모든 것들이 부정되고, 불법으로 규정됐다. 쌍용차 해고자에 대한 차가운 시선 또한 이들의 가슴을 깊게 후벼 팠다. 마치 병을 옮기는 전염병 환자를 보는 듯 경계 어린 시선에 배우자와 아이들까지 고통을 받았다. 거리로 나온 쌍용차 해고 노동자에게는 ‘전문 시위꾼’이라는 오명이 붙었다.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덕분에 실타래가 하나씩 풀려간다. 10년의 싸움 끝에 얻어낸 복직. 이제는 국가를 상대로 싸운다. 김득중(49)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차지부장은 지난달 30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남은 과업도 하나씩 풀어낼 것”이라면서 “사회적 연대의 힘 때문에 버틸 수 있었고, 그래서 (우리는) 행복한 싸움을 했다”고 말했다. -2009년 사태 이후 서른 명이 죽었다. 행복한 싸움이 맞나. “다른 사업장보다 어려웠고 많은 죽음이 있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의 도움의 손길을 잊을 수 없다. 2011년 봄부터 복직 투쟁에 나선 32명에게 매달 99만원씩 생활비를 줬는데 지금까지 한 번도 체불한 적이 없다. 1년이면 4억원에 달한다. 투쟁기금도 그때그때마다 채워졌다. 우리는 아무것도 없는데 수년 동안 어떻게 가능했을까. 도움을 준 단체를 세어 보니 150개가 넘더라. 연대의 힘이라는 게 놀라운 거다.” -조합원들도 같은 마음인가. “지금껏 우리를 버티게 한 게 사회적 힘이라는 걸 부정할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이제는 우리가 되돌려줘야 한다. 복직한 분들에게도 기금을 걷고 있다. 전체 기금 중 20%는 사회연대기금으로 정해 올해 초부터 도움을 줬던 단체에서 하는 행사에 기금을 전달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합의 이후에는 외부 기금을 일절 안 받고 있다. (기금을) 전달하겠다는 문의가 오면 더 필요한 사업장으로 안내한다.” -이달 복직하나. “합의서에 이달 말까지 나머지 40%(48명) 채용한다고 나와 있다. 확실한 건 오는 30일 복직명령서가 나온다는 거다. 복직은 되는데 부서 배치가 안 되면 당장 일을 못하고 연말까지 기다려야 될 수도 있다.” -71명이 먼저 복직했다. 복직 기준은 뭔가. “조합 총회에서 복직 순서를 ‘기여도’로 하자고 정했다. 지난 10년 동안 얼마만큼 복직을 위해 참여했느냐. 단계적으로 복직될 경우를 상정해 열심히 한 사람부터 순번을 작성해 놓은 게 있다.” -복직한 노동자들은 적응 잘 하고 있나. “적응은 본인 몫인데, 10년 동안 손에서 놨던 일이라 힘들어 한다. 숙련이 안 돼 쉬는 시간 없이 계속 매달려 일하는 중이다. 그래도 복직 전과 후의 표정이 달라졌다. 자신감도 생긴 것 같다. 아이들 등하교도 도와주고, 가족들과 시간을 더 많이 보내려고 하는 것 같더라.” -노조가 회사를 어렵게 만들었다는 시선도 있다. “2009년 파업하기 전부터 노조는 노동계에서 상당한 질타를 받을 정도로 양보안을 내놓았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회사를 살리기 위해 일자리 나누고 임금, 복지도 축소하기로 했다. 주변에서 해고 이후 삶을 직접 봤기 때문에 그것만은 피하고자 함께 살 방법을 찾아보려고 했는데, 지난해 노조가 발견한 당시 사측 문건을 보면 회사가 파업을 유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가 설마 전기까지 끊을 줄은 몰랐다. 전기를 끊으면 도장반 페인트가 굳어 다 들어내야 한다.”-당시 경찰은 뭐했나. “회사가 동원한 구사대는 사방팔방에서 새총을 쏘아댔다. 주먹 크기 만한 볼트, 너트가 날아오는데 방패막이로 삼은 합판이 뚫려 나갔다. 경찰은 제지하지 않았다. 그해 7월 중순부터 보름 정도는 두려움 속에서 지냈다. 경찰은 본격적으로 공장을 봉쇄하고 압박해 들어왔다. 밤에도 잠을 안 재웠다. 오전 3~4시에 전투경찰(전경)들이 마치 공격해 들어오는 것처럼 철판을 두들겨 심리적 불안감을 일으켰다.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져 현장에서 우발적 사고가 발생할까 걱정했다.” -경찰의 강제 진압이 공권력 과잉 행사로 조사됐다. “지난해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에서 발표한 것처럼 그해 8월 4~5일 양일간 경찰 진압은 끔찍했다. 당시 공장 옥상에서 폭력에 노출된 노동자들은 트라우마 때문에 기억을 안 하려고 한다. 진압 당한 이후 컨테이너에 끌려가서도 엄청 두들겨 맞았다고 들었다. 아들뻘 되는 전경들로부터 심한 욕설을 들으면서 느꼈을 모멸감, 자멸감은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얼마나 비참했겠나.” -그때 연행된 사람 중 한 명이었다. “1년 3일간 구치소에 있었다. 1심에서 징역 3년형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3년)로 풀려났다. 제 공소장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저들은 북한 불온 서적을 탐독하고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 조직된 사람들이다’라고. 세금 꼬박꼬박 내고 누구 못지않게 성실하게 살려고 한 노동자들한테 국가가 어떻게 그럴 수 있나.” -올해 3·1절 특별사면 대상에 쌍용차 사건도 포함됐던데. “정부가 쌍용차 파업 사건 관련자 7명에 대해 사면·복권을 했다. 경찰관 1명도 포함됐는데 경찰은 형 선고 실효 및 복권 대상이고, 나머지 6명은 복권만 됐다. 6명도 당시 금속노조 임원들이고, 직접 당사자인 쌍용차 조합원들은 포함 안 됐다.” -국가폭력에 대한 공식 사과는 있었나. “없었다. 당시 과잉 진압한 책임자들, 공소시효가 지나 법적으로 처벌할 수 없다면 지금이라도 국가가 진정으로 사과를 했으면 한다. 경찰청장이 (쌍용차 본사가 위치한) 평택에 와서 쌍용차 해고 노동자의 심리치유센터 ‘와락’도 방문하고, 당사자들과 진심으로 대화를 해서 풀어야 한다.” -손해배상 소송 취하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자까지 포함해 21억원이 넘는다. 노조는 종교계를 포함한 시민사회의 조정을 통해 철회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경찰청에 냈다. 경찰관 치료비·위자료는 도의적 책임을 지고 지급하려고 한다. 하지만 경찰청은 진상조사위의 손배 취하 권고가 나온 지 10개월이 지났지만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게다가 지난 1월 복직 노동자 임금 일부를 가압류하면서 분노를 증폭시켰다. 가압류를 해제할 때도 선별적으로 했다. 더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작은 단위의 투쟁부터 하려고 한다. 7월 1일부터 경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할 거다. 만 10년이 되는 8월 6일 전에는 해결이 돼야 하지 않겠나.” -최근 현대중공업 사태가 남의 일 같지 않을 것 같다. “현중 사태를 보면 혼란스럽다. 이분들도 2009년 저희처럼 살기 위한 투쟁이고 발버둥이다. 그동안 장기적 갈등이 있던 노사 문제에 정부가 참여해 해결한 것처럼 정부가 이번 사태에 적극 나서야 한다. 언론이 왜곡 보도하면 노사 대화를 단절시키는 요인이 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쌍용차 사태란 2009년 쌍용차 구조조정 계획에 반대하며 공장 점거 농성을 벌인 노조의 파업은 3개월여 만에 경찰의 강제 진압으로 종결됐다. 해고 노동자 180여명이 복직 투쟁에 나섰고, 사측과 2015년 1차 합의(45명), 지난해 9월 2차 합의(119명)를 통해 복직 투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 10년간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병사한 해고 노동자와 가족은 확인된 것만 30명에 달한다.
  • 국유지에 모인 ‘도시난민’… 개발 걸림돌인가, 공유 주춧돌인가

    국유지에 모인 ‘도시난민’… 개발 걸림돌인가, 공유 주춧돌인가

    재개발 강제퇴거 주민들 숲길 공터 정착 “부동산 상승에 역사 인근 상업적인 개발…배타적 사유지처럼 국유지 활용은 부당” 공단측 “명백한 불법 건축물 통한 점거…학문 연구하는 데 불법 도서관 왜 짓나”“거주불명으로 처리된 채 ‘26번째 자치구’에 사는 도시 난민입니다.” 2일 서울 마포구 지하철 5·6호선 공덕역 1번 출구 인근의 ‘경의선 공유지’에서 만난 이희성(35)씨는 스스로를 이렇게 소개했다. 성동구 행당동에 세입자로 살던 그는 2015년 행당6구역 재개발 과정에서 강제 퇴거를 거부하다가 쫓겨났고 주민등록법상 거주불명등록 처리됐다. 이씨는 함께 싸웠던 이들의 소개로 경의선 공유지 즉, 공덕역 부근 지역 개발사업 B부지(면적 5740㎡)에 오게 됐다. 이씨 등 강제 퇴거당한 세입자들과 마포지역 시민단체들은 경의선 숲길 인근 공터에 컨테이너를 놓고 벼룩시장을 열거나 공연 등을 하고 있다. 강제 퇴거당한 이들을 돕는 시민 100여명이 매월 회비를 모아 전기료와 수도요금 등을 해결한다. 이곳에서는 매년 100여건의 시민들의 행사도 열린다. 광장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런데 경의선 공유지를 두고 최근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 부지의 소유권이 있는 한국철도시설공단 측은 이곳에 상업시설을 지을 계획인데 대학교수와 강사 등 연구자들이 “건설 자본에 의한 개발이 아닌 시민들이 운영하는 공간으로 남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연구자의 집’이라는 건축물을 지으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연구자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든 뒤 이 부지가 공적 시설로 조성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너른 공터를 바라보는 공공기관과 시민단체 사이 시각차 탓에 갈등이 증폭됐다.●“시민에게 돌려줘야” vs “시민단체 불법점거” 사실 이 공간을 두고 관(官)과 시민사회가 갈등한 건 꽤 오래된 일이다. 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공단 측은 2010년 서울시와 협약을 체결해 2014년 12월 경의선 철도 지하화에 따른 도심구간 선로 상부부지의 약 61%를 경의선숲길 공원으로 조성하고 공덕·홍대입구역 등 역세권은 상업지구로 개발하기로 했다. 공단은 2012년 이랜드월드와 특수목적법인(SPC) ‘이랜드공덕’을 세우고 개발을 시도했지만 진행이 순조롭지 못해 경의선 공유지는 공터로 남았다. 이에 지역 시민단체들은 이 공간을 ‘시민 장터’로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마포구에 요청했고, 구는 개발사업 허가 등 실제 시행 절차에 들어가기 전까지 지역 주민들이 쓸 수 있도록 공단에 협조를 구했다. 그 결과 2013년부터 2015년 말까지 이곳에서 시민장터가 열렸다. 협조 기간이 만료되는 시점에 결성된 ‘경의선 공유지 시민행동’은 이 공간이 건설 자본에 의한 개발이 아닌 시민 운영 공간으로 남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점유 운동을 이어 갔다. 마포구 관계자는 “공단에 돌려줘야 할 부지를 반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아무 이유 없이 점유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경의선 터 개발 과정에서 주변 땅값이 올라 원주민들이 높은 세 부담을 견디지 못해 쫓겨나는 등 피해를 입었다”며 이 부지를 시민들의 품에 돌려줘야 한다는 게 시민행동 측의 주장이다. 서울대 아시아도시사회센터에 따르면 경의선 숲길이 조성된 2016년을 기준(100)으로 2010년 지가지수는 서울시 90.02, 마포구 89.22, 공덕역 부근 83.01, 홍대입구역 부근 72.69였으나 2018년은 서울시 110.95, 마포구 114.23, 공덕역 부근 132.05, 홍대입구역 부근 170.37 등으로 크게 올랐다. 경의선 주변 부지(공덕역·홍대입구역 부근)는 경의선 숲길공원의 경계부를 중심으로 100~200m 내외의 공간이다. 아시아도시사회센터는 표준지공시지가를 기반으로 서울시와 마포구의 지가지수를, 개별지공시지가를 기반으로 홍대입구역과 공덕역의 지가지수를 산출해 변동률을 비교했다. 강수영 아시아도시사회센터 연구원은 “경의선 주변 부지는 서울의 평균에 비해 상승폭이 크기는 하지만 유사한 패턴을 유지하다가 2016년 경의선 숲길 공원 개통을 기점으로 지가변동률이 급격하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개발에 원주민들 쫓겨나… 가난의 비극” 경의선 공유지에 ‘연구자의 집’ 건축을 시도하고 있는 주축은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이다. 박배균(서울대 지리교육과 교수) 민교협 상임의장은 “공유지 운동이 대안적 사회운동으로 각광받는 상황에서 저희도 운동에 연대한다는 취지로 연구자의 집을 이곳에 조성하려는 것”이라면서 “현재 추진되고 있는 경의선 부지에 대한 상업적인 개발 계획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역사를 개발하면서 얻은 이득을 통해 공공기관의 부채를 줄이는 차원으로 접근할 내용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경의선에서는 이미 상업적 개발과 공원화를 통해 부동산 가격이 엄청나게 상승했으며, 그 결과 가난한 사람들이 쫓겨나는 비극을 만들어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민환 한신대 교수는 “철도시설공단이 관리하는 국유지가 굉장히 많다”면서 “대기업이 국유지를 배타적으로 사유지처럼 쓰게 하는 방식의 개발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자의 집’이 경의선 공유지에 들어서려고 하자 철도시설공단과 마포구도 급해졌다. 7년간 완료하지 못한 개발이 더 늦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마포구가 펜스를 치며 ‘연구자의 집’을 막아섰다. 공단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하려고 계획 중이다. 지난달 16일 경의선 공유지 시민행동과 철도시설공단의 첫 번째 간담회 자리가 만들어졌다. 상업적인 개발 계획을 백지화하고 공공을 위한 개발이 무엇인지 대화를 시작하자는 시민행동 측과 불법적인 점유를 끝내 달라는 공단의 이야기는 평행선을 달리며 성과 없이 끝났다. 철도시설공단 측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공단 관계자는 “이들은 나라 땅인 국유지에 어느 날 갑자기 불법적으로 건물을 지은 것”이라면서 “예를 들어 사거리 한복판에 차가 없을 때 자기 마음대로 집을 짓고 나서 차를 못 가게 하고 여기는 내가 살겠다고 하면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연구자의 집’에 대해서는 “학문을 연구하려면 도서관에 가야지 왜 ‘불법 도서관’을 짓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에 정기황 경의선 공유지 시민행동 공동대표는 “국유지를 점유하고 있는 것이 맞다”면서도 “국유지를 국민 전체의 이익에 부합하는 식이 아닌 호텔이나 쇼핑몰 등으로 짓는 것에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오늘 오전 수중수색 시도…실패 땐 6일쯤 인양 시작

    오늘 오전 수중수색 시도…실패 땐 6일쯤 인양 시작

    당분간 비소식 없어… 수위 낮아질 듯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의 실종자 수색 작업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우리 정부 신속대응팀이 3일(현지시간) 오전 잠수를 시도하기로 했다. 만약 이날 수중수색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면 헝가리 정부는 이르면 6일 선박 인양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 합동신속대응팀 현장 지휘관인 송순근 육군 대령(주헝가리 대사관 소속 무관)은 2일 다뉴브강의 머르기트섬에서 가진 언론 브리핑에서 “내일 침몰 유람선 수중 수색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잠수 작전이 실패한다면 이르면 목요일, 늦으면 일주일 정도 기다려 인양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에 따르면 헝가리 구조·수색대는 수심이 깊고 유속이 빨라 잠수하기엔 여건이 열악하다는 이유를 들며 침몰 선박을 인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주말인 1~2일 강물 유속이 시속 5~6㎞로 매우 빠르고 물속 시계가 확보되지 않아 양국 수색요원은 잠수 작업을 하지 못했다. 송 대령은 “지난 31일 헝가리 요원들이 2차례 잠수를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고 2차 시도 때는 요원이 위험한 상황까지 갔다”고 전했다. 빠른 유속을 강제로 줄이기 위해 정부 신속대응팀은 침몰한 배 앞쪽에 모래를 가득 채운 대형 컨테이너를 떨어뜨려 강물이 돌아가게 하는 방안까지 검토해 봤지만 헝가리 측이 보유한 기술과 장비로는 실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 허블레아니호는 배의 무게만 40t으로 현재 머르기트섬 아래 임시 정박한 헝가리 육군 소속 전투함이 내린 닻으로 지탱하고 있다. 거센 유속으로 배가 하류 쪽으로 떠밀려가는 것을 막기 위한 임시 조치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인양하는 과정에서 선박이 파손되거나 유해가 손상 또는 유실될 가능성이 커 안 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결국 헝가리 측이 우리 정부 입장에 동의했고 3일 상황이 허락한다면 수중수색을 진행하기로 했다. 송 대령은 “(실종자) 가족들에게도 이 상황을 설명드렸고 가족들도 ‘(수색) 대원들의 안전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부다페스트가 연일 맑은 날씨를 보이며 오는 7일까지 비 소식이 없다는 점은 수중수색 작업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AP통신에 따르면 헝가리 물 관리당국은 다뉴브강의 수위가 곧 정점인 5.9m에 달한 뒤 이번 주 중반 약 4m로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헝가리의 대테러청장은 3일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어 주민들에게 “유해 발견 시 즉각 신고해 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송 대령은 이에 대해 “(실종자) 가족들이 국민신고체계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 정부 합동신속대응팀과 헝가리 구조·수색대는 전날 다뉴브강을 헬기와 보트 등을 타고 수상 수색한 결과 식탁보와 슬리퍼, 배낭, 모자 등 모두 6점의 유실물을 수거했다. 하지만 한국과 헝가리 경찰이 합동 감식한 결과 대부분 한국 관광객의 소지품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모자에서 머리카락이 검출돼 헝가리 측에서 DNA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부다페스트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서울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3일 오전 수중수색 시도… 실패 땐 6일쯤 인양 시작

    3일 오전 수중수색 시도… 실패 땐 6일쯤 인양 시작

    당분간 비 소식 없어…수위 낮아질 듯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의 실종자 수색 작업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우리 정부 신속대응팀이 3일(현지시간) 오전 잠수를 시도하기로 했다. 만약 이날 수중수색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면 헝가리 정부는 이르면 6일 선박 인양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 합동신속대응팀 현장 지휘관인 송순근 육군 대령(주헝가리 대사관 소속 무관)은 2일 다뉴브강의 머르기트섬에서 가진 언론 브리핑에서 “내일 침몰 유람선 수중 수색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잠수 작전이 실패한다면 이르면 목요일, 늦으면 일주일 정도 기다려 인양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에 따르면 헝가리 구조·수색대는 수심이 깊고 유속이 빨라 잠수하기엔 여건이 열악하다는 이유를 들며 침몰 선박을 인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주말인 1~2일 강물 유속이 시속 5~6㎞로 매우 빠르고 물속 시계가 확보되지 않아 양국 수색요원은 잠수 작업을 하지 못했다. 송 대령은 “지난 31일 헝가리 요원들이 2차례 잠수를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고 2차 시도 때는 요원이 위험한 상황까지 갔다”고 전했다. 빠른 유속을 강제로 줄이기 위해 정부 신속대응팀은 침몰한 배 앞쪽에 모래를 가득 채운 대형 컨테이너를 떨어뜨려 강물이 돌아가게 하는 방안까지 검토해 봤지만 헝가리 측이 보유한 기술과 장비로는 실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 허블레아니호는 배의 무게만 40t으로 현재 머르기트섬 아래 임시 정박한 헝가리 육군 소속 전투함이 내린 닻으로 지탱하고 있다. 거센 유속으로 배가 하류 쪽으로 떠밀려가는 것을 막기 위한 임시 조치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인양하는 과정에서 선박이 파손되거나 유해가 손상 또는 유실될 가능성이 커 안 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결국 헝가리 측이 우리 정부 입장에 동의했고 3일 상황이 허락한다면 수중수색을 진행하기로 했다. 송 대령은 “(실종자) 가족들에게도 이 상황을 설명드렸고 가족들도 ‘(수색) 대원들의 안전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부다페스트가 연일 맑은 날씨를 보이며 오는 7일까지 비 소식이 없다는 점은 수중수색 작업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AP통신에 따르면 헝가리 물 관리당국은 다뉴브강의 수위가 곧 정점인 5.9m에 달한 뒤 이번 주 중반 약 4m로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헝가리의 대테러청장은 3일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어 주민들에게 “유해 발견 시 즉각 신고해 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송 대령은 이에 대해 “(실종자) 가족들이 국민신고체계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 정부 합동신속대응팀과 헝가리 구조·수색대는 전날 다뉴브강을 헬기와 보트 등을 타고 수상 수색한 결과 식탁보와 슬리퍼, 배낭, 모자 등 모두 6점의 유실물을 수거했다. 하지만 한국과 헝가리 경찰이 합동 감식한 결과 대부분 한국 관광객의 소지품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모자에서 머리카락이 검출돼 헝가리 측에서 DNA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부다패스트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말레이의 쓰레기 반격 “밀반입 3000t 폐기물 英·美·日이 가져가라”

    말레이의 쓰레기 반격 “밀반입 3000t 폐기물 英·美·日이 가져가라”

    말레이시아가 자국에 밀반입된 3000여t 규모의 폐기물을 영국·미국·일본 등 배출국으로 돌려보내기로 했다. 연간 700만t의 쓰레기를 수입하던 중국이 지난해 1월 이를 금지하면서 말레이시아·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로 폐기물이 몰려들자 반격에 나선 것이다. 29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요비인 말레이시아 에너지·과학기술·환경·기후변화부 장관은 전날 수도 쿠알라룸푸르 인근 클랑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폐플라스틱 등 폐기물로 채워진 컨테이너를 공개했다. 요 장관은 “앞쪽에는 합법적인 재활용 폐기물이 보이지만 그 뒤는 불법 폐기물로 채워져 있다. 나라를 사랑하지 않는 반역자들이 재활용 불가능한 쓰레기를 밀수하는 데 가담해 환경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10개국에서 반입된 컨테이너 10개에 실린 450t 규모 쓰레기를 돌려보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로 불법 폐기물을 배출한 10개국에는 일본,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캐나다, 호주, 미국, 중국, 방글라데시 등이 포함됐다. 요 장관은 이들 국가로부터 온 폐기물이 실린 컨테이너 50개에 대해 추가 검사가 진행 중이라며, 최종적으로 반환되는 쓰레기 규모가 3000여t에 이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적발된 폐기물 중 일부는 프랑스에서 중국으로 수출됐다가 처리가 거부되자 다시 말레이시아로 넘겨진 것으로 조사됐다. 요 장관은 “선진국들은 자국 플라스틱 쓰레기 처리 감독을 강화해 개발도상국들에 떠넘기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김해 조선기자재 공장 화재, 초진…검은 연기는 계속 발생

    김해 조선기자재 공장 화재, 초진…검은 연기는 계속 발생

    26일 경남 김해시 한림면에 있는 조선기자재 관련 공장 화재가 발생 3시간 만에 큰 불길을 잡았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10분쯤 조선배관기기 제조공장 컨테이너에서 발생한 불은 인근 플라스틱 재생업체로 번지는 등 3개 업체 8개 동으로 확산됐다. 소방당국은 ‘대응 2단계’를 발령하면서 담당 소방서와 인근 소방서의 소방력을 모두 동원해 진화에 나섰다. 산림청 소속 헬기 5대, 소방차량 등 각종 장비 49대, 인력 100여명가량이 투입돼 진화 작업에 나서 오후 5시 4분쯤에는 큰 불길이 잡혔다. 이에 소방당국은 대응 단계를 ‘1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공장 주변에는 여전히 검은 연기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시는 오후 4시 20분쯤 “공장 화재 사고 발생으로 인근 주민은 외출을 자제하는 등 안전사고 발생에 유의 바란다”는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소방당국은 완진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오후 5시 4분께 초진이 이뤄졌지만 공장 안에 있는 플라스틱 가연성 물질이 많아 아직도 연기가 지속되는 등 완전 진화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가봉, 3000억원대 목재 컨테이너 사라진 뒤 부통령과 장관 해임

    가봉, 3000억원대 목재 컨테이너 사라진 뒤 부통령과 장관 해임

    국토의 3분의 2 가까이를 뒤덮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커다란 열대우림을 갖고 있는 가봉의 알리 봉고 대통령이 부통령과 삼림부 장관을 해고했다. 지난해부터 수출이 금지된 ‘케바징고’ 목재를 실은 350여개의 컨테이너가 수출될 뻔하고 그나마 150개의 컨테이너가 감쪽같이 사라진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영국 BBC가 22일(현지시간) 전했다. 케바징고란 단어가 낯설다. 보통 ‘부빙고‘나 ‘귀부르티아’로 더 널리 알려져 있는데 서부 아프리카에서 많이 눈에 띄는 붉은 목재다. 아시아에서 고급 가구나 음향장비를 제작할 때 선호하는 목재라 수출 수요가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 나라에서는 500년 이상 된 나무들이 있어 현지 주민들에게 신성한 영물로 여겨진다. 가봉 정부는 이 삼림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해 수출을 금지했다. 그런데 지난달 수도 리브레빌 외곽의 오웬도 항만에서 값비싼 목재들이 가득 찬 350여개의 컨테이너가 중국 기업에게 수출될 목적으로 선적 채비를 갖추고 있는 것이 적발됐다. 가짜 제품 라벨이 붙여져 있었고 더욱이 삼림부 허가도 받은 것처럼 돼 있었다. 그 뒤 컨테이너들이 감쪽같이 사라졌다가 나중에 200개 정도가 다시 발견됐다. 나머지 실종된 목재들이 얼마나 값어치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로이터통신은 2억 5000만 달러(약 2982억원) 어치는 된다는 소문이 돌고 있지만 수사를 책임 진 올리비에 은자오우는 수사 중이란 이유로 언급을 회피했다. 피에르 클라버 마강가 무사보우 부통령과 가이 버트란드 마팡고우 삼림부 장관이 해임된 것이 이른바 케바징고게이트에 연결된 것은 맞는 것 같은데 정확히 어떤 이유로 해임됐는지는 드러나지 않았다. 둘 외에 13명의 다른 관료들이 지난주 정직 징계를 받았고 이런 불법 수출을 뒤에서 조종한 중국인 기업인 이름이 특정됐다. 마팡고우 장관의 서명이 들어가 있는 수출 허가 서류가 온라인 상에서 돌아다니며 그를 해고하라는 압력이 가중됐다. 물론 그는 가짜 서류라고 주장하며 관련 혐의를 일절 부인했다. 한편 가봉의 정치 관측통들은 마강가 무사보우 부통령이 축출된 것은 그가 지닌 정치적 야망 때문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알리 봉고 대통령이 심장마비를 일으켰다가 회복할 때 마강가 무사보우 부통령이 대통령 직대를 맡고 싶다는 열망을 드러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는 목재 스캔들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몸을 회복하고 다시 전면에 등장한 알리 봉고 대통령이 자신의 입지를 다지고 이번 수사를 진두 지휘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황인숙의 해방촌에서] 꽃 사세요, 꽃요

    [황인숙의 해방촌에서] 꽃 사세요, 꽃요

    그이도 이제 나이를 먹었는가. 서울 후암동과 우리 해방촌 경계에 있는 버스 종점의 작은 컨테이너 점포를 겨울이면 닫아 둔 지 두어 해 된다. 하긴 구두를 수선하거나 열쇠 맞추는 사람이 몇 안 될 테다. 그이도 그 일에 솜씨가 있어 보이지 않고 재미도 별로 느끼지 않는 듯싶다. 그이가 재미를 느끼는 건 장사, 그중에서도 화초를 파는 일이다. 지난 4월 초 거기 중학교 담벼락 아래 상추니 고추 모종과 화초가 옹기종기 내놓인 걸 보고 그이가 돌아온 걸 알았다. 그이의 무사 귀환이 반가웠는데, 낮에는 스티로폼 박스 뚜껑을 깔고 둘러앉아 군것질도 하고 수다를 즐기시는 동네 아주머니들이 그 자리를 지키고 그이는 어딜 갔는지 통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한 밤 10시가 넘었는데 길바닥에 화분들이 그대로 있기에 컨테이너를 들여다봤더니 그이가 뭔가를 정리하다가 수줍게 웃으며 반겨 주었다. “아직 퇴근 안 하셨네요?” 종종 취기를 보이던 그이여서 술을 드셨나 했는데 말짱한 눈빛이었다. “응. 언니, 이것 좀 먹어 봐.” 그이는 대답과 동시에 신문지에 싼 뭔가를 꺼내 주섬주섬 펼쳤다. “아, 아니에요.” “쑥버무리야. 맛있어. 동네 언니가 나 먹으라고 해준 거야.” “아니에요. 괜찮아요.” 사양해도 아랑곳없이 그이는 쑥버무리를 한 조각 떼어 입에 넣어 주려 했다. “아, 지금은 못 먹어요. 그럼 나중에 먹을게요.” 그이는 좀 아쉬운 얼굴로 크게 한 덩이 떼어 내밀었다. 그리고 발치의 보따리에서 오이 한 개를 꺼내 주면서 목마를 텐데 베어 먹으라고 했다.파는 물건까지 거저 받기가 미안해서 사겠다고 했다. 오이 다섯 개를 담아 딸랑 2000원 받으면서 그이는 그이대로 주려다가 장사를 하게 된 게 민망한 듯 상추 두 줌을 덤으로 넣어 주었다. 골목에 들어서면서 나도 모르게 꾸러미에 손을 넣어 쑥버무리를 뜯어서 입에 넣었다. 와! 쑥 범벅이 씹히는 순간 쑥 향기가 달큼하게 진동하면서 입맛을 확 당겼다. 쑥버무리라는 것이 이렇게 맛있는 거였구나. 그 뒤 유명한 떡집 체인점에서 쑥버무리를 사 먹어 봤는데, 쑥 범벅이기는커녕 약간의 쑥이 섞인, 달기만 단 여느 떡이어서 실망스러웠다. 5월이 되자 그이의 길거리 꽃가게가 사뭇 화사하게 눈을 끌었다. 어버이날과 스승의날을 겨냥한 꽃바구니들이 등장한 것이다. 해마다 그이의 꽃바구니 만드는 솜씨가 늘었는데, 올해는 색깔도 조화롭고 세련된 게 나도 하나쯤 가져다 식탁에 놓고 싶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맘때 길거리에서 흔히 보는 그저 그런 꽃다발과 꽃바구니였는데 말이다. 그 성의 없이 천편일률적으로 만든 카네이션 묶음을 떠올리면, 왜 어버이를 비롯한 어르신들이 5월에 가장 받기 싫은 선물로 꽃을 꼽는다는 건지 이해가 된다. 그이의 꽃꽂이 솜씨가 일취월장했다는 건 나만의 생각이 아니다. 이웃 동네에 사는 후배가 오가다 보았다며 말했다. “그 할머니, 꽃바구니 정말 예쁘게 만들던데요.” “어, 할머니? 그 사람 할머니 아닌데…. 내 또래야. 그 사람은 동안인데.” “어…, 멀리서 봐서 그런가? 할머니던데. 선생님한테는 할머니라는 느낌 한 번도 안 받았는데.” 쩝, 이러나저러나. 돈벌이가 될 듯해서 5월에 꽃을 엮어 팔기 시작했던 그이의 소양이 비로소 발현된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번에는 꽃바구니가 잘 팔리는 게 눈에 띄었다. 어쩌면 그이가 겨울에는 졸업식이나 입학식에 어느 학교 앞에서인가 꽃을 팔았을지 모르겠다. 아니었다면 앞으로 그러시라고 권해 봐야지. 화초에 둘러싸여 있고 꽃을 만지는 게 그이의 행복인 듯하다. ‘내가 방귀를 뀔 때/ 내 고양이는/ 관심도 없지.’ 찰스 부코스키의 시 ‘분별 있는 친구’ 전문이다. 그이에게 화초는 분별 있는 친구일 테다. 나는 물론 꽃을 싫어하지 않지만, 잘 알지 못한다. 이제하 선생님을 뵈러 제주도에 갔다가 만춘서점에서 ‘나무수업’을 샀다. 굉장히 잘 고른 책이다. 알지 못하고 무관심했던 나무의 사생활과 사회생활에 대해서 흥미진진하게 배웠다. ‘목걸이의 강도는 제일 약한 고리의 튼튼함에 달려 있다.’ 유럽의 옛 수공업자 사이에 떠돌던 말이란다. 겉보기에 살아남지 못할 것 같은 나무가 숲에서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과 숲 전체 건강에 대한 비유다.
  • “쓰레기 판 돈으로 결혼” 재활용 환급제로 돈버는 커플

    “쓰레기 판 돈으로 결혼” 재활용 환급제로 돈버는 커플

    스물아홉 동갑내기 커플 레오니 스타와 매튜 포터는 하루 평균 2시간씩 인근 지역을 돌며 재활용 쓰레기를 줍는다. 내년 결혼을 앞둔 이 커플은 재활용 쓰레기를 판 돈으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호주 퀸즐랜드에 거주하는 스타와 포터는 오세아니아의 바누아투의 섬에서 가까운 사람들만 초청해 결혼식을 치르는 게 목표다. 스타는 ”바누아투의 섬을 일주일 정도 빌려 하객들과 함께 우리의 결혼을 즐기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기간 하객 35명의 식사까지 감당하려면 적어도 7000만 원의 비용이 필요했다. 스타는 예식비용을 본 포터가 소파에서 떨어졌다고 웃어 보였다. 포터는 ”우리가 계획한 결혼식에 생각보다 많은 돈이 필요했다“고 말했다.결혼식 비용을 어떻게 충당할지 고민하던 두 사람은 ‘컨테이너스 포 체인지’(containers for change) 제도를 떠올렸다. 퀸즐랜드가 지난해 11월 1일부터 시행한 이 제도는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재활용 쓰레기를 반납할 경우 10센트(약 90원)씩 환급해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재활용 센터에 따라 현장에서 현금을 지급하는 곳도 있으며, 전용 계좌에 포인트로 지급하는 곳도 있다. 이 포인트는 기부도 가능하며 절차에 따라 현금화도 할 수 있다.스타와 포터는 5개월 전부터 하루 2시간씩 쓰레기를 주우러 다니기 시작했고, 기부금을 포함해 500만 원에 달하는 환급금을 모았다. 포터는 ”지금까지 5만1455개의 병과 캔을 재활용했다“고 밝혔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재활용 쓰레기를 모을 수 있었는지 묻는 말에 스타는 ”고속도로나 주요 간선도로에 쓰레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특히 도로 진입로와 출구에 재활용 쓰레기가 몰려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들이 꿈꾸는 결혼식을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스타는 "결혼식을 위해서는 81만 개 정도의 캔과 병을 재활용해야 하는 데 쉬운 일은 아니"라면서 "목표를 달성하려면 하루 2200개는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제도 시행 전 퀸즐랜드의 재활용 비율은 약 44%로 호주 전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환급 제도 시행 이후 재활용 비율이 점차 늘고 있다. 리앤 에녹 퀸즐랜드주 환경부 장관은 "제도 시행 6개월 만에 4억4000만 개가 넘는 재활용 컨테이너가 모였다. 예상치의 3배 수준"이라고 밝혔다. 에녹 장관은 또 재활용 환급 제도 덕분에 630개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됐다면서 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부산항 축제 25일 개막…불꽃 쇼 등 다양한 부대행사 마련

    부산항 축제 25일 개막…불꽃 쇼 등 다양한 부대행사 마련

    부산항 축제가 25~26일 이틀간 부산국제여객터미널과 국립해양박물관 일대에서 열린다. 축제 기간을 3일에서 2일로 줄인 대신 그동안 하루만 열었던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서의 행사를 이틀로 늘려 더욱 다채롭고 풍성한 즐길거리를 마련 했다. 25일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서 열리는 개막행사에서는 항만축제 특성을 살린 컨테이너 60개를 활용한 특설무대와 미디어파사드를 배경으로 가수 박정현,하하&스컬 등이 출연해 분위기를 띄운다. 북항 나대지에서는 부산항 야경을 배경으로 한 화려한 불꽃 쇼가 18분간 밤하늘을 수놓는다.북항에서는 수제 맥주와 다양한 푸드트럭을 즐길 수 있는 ‘부산항 비어가르텐’,전문 디오라마 작가의 다양한 디오라마 전시,부산 특산물인 어묵과 고등어를 주제로 한 레시피 소개 및 포트 오픈키친 행사가 이틀간 펼쳐진다. 영도 국립해양박물관 주변에서는 대형 해군함정을 비롯한 다양한 선박을 타고 부산항을 체험하는 ‘부산항 투어’,해양레저체험,선박공개행사 등이 진행된다. 국립해양박물관,해양환경교육원,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 부산 해양클러스터 내 모든 기관이 참여하는 교육·체험 프로그램인 ‘부산항 스탬프투어’에는 올해 부산해양수산청과 드림오션네트워크가 새로 참여한다. 이밖에 모형 배 만들기,바다 사랑 글짓기,그림 그리기,걷기대회,해양강연회,부산 관광기념품 판매전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혹시 아이에게 “왜 맨날 흘리고 먹냐”고 소리쳤나요

    혹시 아이에게 “왜 맨날 흘리고 먹냐”고 소리쳤나요

    세이브더칠드런 100주년 기념 특별전 개최아이에게 해선 안 될 말·전쟁과 아동 등 주제“너는 왜 만날 흘리고 먹냐” 혹시 오늘 아침 아이에게 이런 말을 했다면, 평소 자녀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지는 않았는지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겠다. 어린이 권리를 옹호하는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이 17일부터 21일까지 창립 100주년을 맞아 서울 청계광장에서 특별전을 개최한다. 전시는 크게 2개 주제로 진행한다. 야외에서는 ‘그리다, 100가지 말 상처’ 그림전을, 맞은편 2층짜리 붉은 컨테이너에서는 ‘전쟁과 아동’ 사진전을 연다. 그리다 100가지 말 상처 전에서는 부모의 언어폭력을 경험한 아이들이 당시의 고통을 직접 표현한 그림을 만날 수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어떤 말을 했을 때 아이들이 마음 아파하는지, 따라서 그 말 대신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를 그림과 함께 배치했다. 이를테면 “이게 속상할 일이야?” 대신 “속상했구나”, “셋 셀 때까지 해” 대신 “빨리하면 더 좋을 것 같은데. 도움이 필요하면 이야기해줘”, “울지 좀 마” 대신 “네가 슬프구나. 울어도 괜찮아. 엄마(아빠)가 안아줄게”라고 말하면 아이가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는다는 식이다.컨테이너 2층 전쟁과 아동 전에서는 레바논 및 방글라데시 난민촌 아이들의 사진 29점과 인터뷰 영상을 마주하게 된다. 아이들은 그렁그렁한 눈으로 카메라를 바라보고 전쟁이 남긴 트라우마를 털어놓는다. 아이들은 난민촌 주변에서 뛰어놀 때 비로소 웃는다. 난민촌에 마련한 임시 학교에서는 장난도 치지 않고 수업을 듣는다. 세이브더칠드런 관계자는 “일각에서 ‘구호 NGO들이 빈곤 포르노로 장사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을 안다. 우리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아이들의 웃음, 공부하는 아이들을 보여줌으로써 시민 여러분의 도움의 손길이 이 아이들의 꿈을 지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컨테이너 1층에서는 한국 정부에 ‘안전한 학교선언’ 동참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한다. 학교와 학생을 공격하는 것을 금지하며, 학교와 대학을 군사기지 또는 무기고, 훈련장소 등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현재 영국, 프랑스 등 전 세계 87개 국가가 참여했다. 오준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은 “한국이 오는 28일부터 이틀간 스페인에서 ‘안전한 학교 국제회의’에 참여하는 등 안전한 학교선언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고무적이다.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달콤한 세계로 초대합니다”

    “달콤한 세계로 초대합니다”

    16일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모델들이 오스트리아 야생화 꿀 생산업체 호닉마이어의 즉석 포장 꿀을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오는 29일까지 생맥주처럼 컨테이너에서 용기로 따른 후 밀봉 판매하는 즉석 포장 꿀을 판매한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달콤한 세계로 초대합니다”

    “달콤한 세계로 초대합니다”

    16일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모델들이 오스트리아 야생화 꿀 생산업체 호닉마이어의 즉석 포장 꿀을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오는 29일까지 생맥주처럼 컨테이너에서 용기로 따른 후 밀봉 판매하는 즉석 포장 꿀을 판매한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중국서 컨테이너 몰래 탔다가 이태리로 간 고양이…아사 직전 구조

    중국서 컨테이너 몰래 탔다가 이태리로 간 고양이…아사 직전 구조

    이탈리아로 수출된 중국 컨테이너에 우연히 탄 새끼 고양이가 아사직전 상태에서 발견됐다. 이탈리아 언론은 6일(현지시간) 밀라노 근교 피오텔로의 세관으로 입고된 중국 컨테이너에서 생후 8개월로 추정되는 새끼 고양이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지역언론 ‘원티드 인 밀라노’는 “중국 새끼 고양이가 新실크로드 ‘일대일로’를 타고 이탈리아까지 왔다”고 전했다. 지난달 27일 발견된 이 고양이는 컨테이너 개봉 당시 아사 직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밀라노까지는 배를 타고 35일이 걸리는 데다 세관 검사에 또 열흘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고양이는 최소 45일을 꼼짝없이 컨테이너에 갇혀 있었던 셈이다. 피오텔로 세관 측은 “한 달 넘게 물과 음식 없이 컨테이너에 갇혀 있던 새끼 고양이는 비쩍 마른 상태였다”고 밝혔다. 발견 즉시 밀라노 시립 의료기관으로 옮겨진 고양이는 서서히 건강을 되찾고 있다. 고양이를 진찰한 밀라노시립병원 수의사 파비오 마피올레티는 “고양이가 처음 병원으로 왔을 때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아사 직전이었다. 현재는 스스로 먹이를 먹을 수 있을 만큼 회복됐다”고 밝혔다. 마피올레티는 또 “겨우 8개월 된 고양이가 컨테이너 안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의문”이라면서 “벌레 등 최소한의 먹잇감을 찾은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수의사들은 중국에서 온 이 새끼 고양이에게 ‘시나’(Cina)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건강기록이 없는 이 고양이는 일단 전염병 검사 등을 마치기 전까지 다른 고양이와 분리돼 45일간 보호소에서 지낼 예정이다. 지난 8일 밀라노 보건당국이 공유한 ‘시나’의 사진은 중국에까지 퍼져 2억 3000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중국 시진핑 주석의 대표적인 외교 정책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는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육상 실크로드(일대)와 동남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해상 실크로드(일로)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대일로가 구축되면 중국을 중심으로 육·해상 실크로드 주변의 60여 개국을 포함한 거대 경제권이 구성된다. 이탈리아는 지난 3월 G7 국가 중 처음으로 중국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하는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원인 모를 불, 책임자는?

    옆 건물에 난 불이 옮겨붙어 재산피해를 입었다면 화재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어도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불이 난 시설물의 점유자가 관리 책임을 다하지 못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다. 6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수원지법 안양지원 민사5단독 신동헌 판사는 A씨가 이웃인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B씨는 A씨에게 8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경기 안산에 땅을 빌려 비닐하우스를 짓고 농원을 운영하던 A씨는 2016년 어느 날 밤 옆쪽에 있던 B씨의 비닐하우스에 난 불이 자신의 비닐하우스로 번져 1600만원의 재산피해를 입었다. 화재가 ‘원인 미상’으로 처리돼 누구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할지 막막했던 B씨는 법률구조공단의 도움을 받아 B씨에게 소송을 냈고 B씨가 컨테이너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불이 났다고 주장했다. 반면 B씨는 “화재 발생 책임이 전혀 없다”면서 “설령 책임이 있다 해도 중대한 과실로 불이 난 게 아니어서 손해배상액을 줄여야 한다”고 맞섰다. 신 판사는 “피고(B씨)는 소방시설 및 화재경보장치 등을 설치해 화재 확산을 방지할 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소홀히 해 비닐하우스에서 발생한 화재가 원고 비닐하우스에까지 번졌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B씨가 중대한 과실을 저질렀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손해배상 책임을 50%로 제한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대우건설 이라크서 2억 달러 공사 수주

    대우건설은 이라크 바스라주에서 1억 9975만 달러(한화 2330억원)짜리 컨테이너 터미널 건설 공사를 수주했다고 7일 밝혔다. 이라크 항만청이 발주한 이 공사는 이라크 남부 바스라주 알 포 지역에 들어서는 신항만 컨테이너터미널 1단계 공사의 가호안(제방을 보호하기 위한 시설물) 4.5㎞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공사기간은 착공 후 24개월이다. 알 포 신항만 개발 사업은 이라크에서 유일하게 바다와 접한 바스라주 항만을 개발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앞으로 철로 연결, 벌크터미널, 배후 단지 및 해군기지 조성 같은 후속 공사가 잇따를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대우건설이 공사 중인 알 포 서방파제 현장(2019년 6월 준공 예정)의 후속공사로서 기존 공사의 성공적인 수행에 따른 발주처의 신뢰로 경쟁 없이 수의 계약으로 진행됐다”며 “항만공사뿐만 아니라 알 포 신항만 개발에 이은 도로, 침매터널 등 다양한 공종의 추가공사 수주도 기대 된다”고 말했다. 이라크는 전후 재건사업의 하나로 발전, 석유화학 시설, 인프라 등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일대일로 첫 수혜’ 獨 포르셰, 철도로 中운송… 선박보다 3주 단축

    독일의 고급 차량 포르셰가 일대일로(一帶一路) 덕택에 철도를 타고 중국으로 운송되고 있다. 독일 DPA통신과 중국 신화통신은 4일 포르셰 대변인을 인용해 독일∼중국 충칭 구간에서 지난달부터 매주 두 차례씩 화물열차를 활용해 포르셰를 중국으로 수송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대일로 철도를 이용하면 독일에서 중국 남서부 충칭까지 1만 1000㎞ 철도 노선을 18일 만에 주파한다. 이는 기존의 화물선을 이용한 운송보다 3주나 줄어든 기간이다. 열차는 한 번 운행할 때마다 최대 88대의 포르셰 자동차를 운송한다. 독일에서 출발한 화물열차는 폴란드, 벨라루스,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4개국을 거쳐 중국 충칭까지 18일 만에 도착했다. 중국 내에서는 우루무치, 란저우, 시안을 거쳐 종착역인 서부 내륙의 거점 쓰촨성 충칭에 도착한다. 중국은 포르셰의 가장 큰 소비시장으로, 지난해 8만대가 수출됐다. 포르셰는 신차의 11%를 화물열차를 통해 중국 충칭으로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아직은 수송 비용이 열차보다는 싸게 먹히는 컨테이너선을 기본 수출 운송 수단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이웃 ‘원인불명’ 화재로 재산 피해, 손해배상 책임 물을 수 없나

    이웃 ‘원인불명’ 화재로 재산 피해, 손해배상 책임 물을 수 없나

    이웃의 시설물에 난 불 때문에 내 소유의 시설물까지 피해를 입었다 해도 화재의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면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걸까. 2016년 이웃하고 있던 비닐하우스에서 발생한 불길이 옮겨 붙은 화재 사건 손해배상 책임에 대해 법원이 판단을 내렸다. 경기도 안산에서 땅을 빌려 비닐하우스를 짓고 농원을 운영하고 있던 A씨. 그 옆 부지에 설치된 비닐하우스에는 B씨가 컨테이너 건물 3채를 들여놓고 사무실로 이용하고 있었다. 2016년 어느 날 밤, B씨의 비닐하우스에서 불이 발생했다. 이 불은 옆에 있는 A씨의 비닐하우스에도 번져 집기 등을 태웠다. 16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본 A씨는 B씨에 손해배상 책임을 물으려고 했다. 그러나 화재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B씨의 비닐하우스 안에 있는 냉온수기 전원이 항상 켜져 있어 전기적 원인으로 불이 났을 가능성이 높았지만, 냉온수기 배선에 합선 흔적이 발견되지 않아 화재가 ‘원인 미상’ 처리된 것이다. 이 때문에 A씨는 B씨에게 위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었다. 혼자서 소송을 진행하다가 어려움을 부닥친 A씨는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B씨가 컨테이너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불이 난 것이기 때문에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민법 758조에 따르면 컨테이너·비닐하우스 같은 공작물의 설치·보존 하자로 타인이 손해를 입었을 때에는 공작물 점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에 대해 B씨는 자신에게 화재 발생 책임이 전혀 없으며, 설령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다고 해도 자신의 중대한 과실로 불이 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손해배상액이 감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6일 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법원은 비닐하우스 설치·보존에 하자가 있었기 때문에 B씨가 A씨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지난 3월 판결했다. 수원지법 안양지원 민사5단독 신동헌 판사는 “피고(B씨)는 소방시설 및 화재경보장치 등을 설치해 화재 확산을 방지하려고 조치하고,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연에 관리할 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소홀히 해 결국 피고 비닐하우스에서 발생한 화재가 원고(A씨) 비닐하우스에까지 번졌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신 판사는 B씨가 ▲전기차단기를 내리지 않고 퇴근해 전기적 요인으로 인한 화재 가능성이 높았던 점 ▲컨테이너가 공터에 인접해 있어 제3자가 들어와 불을 지를 가능성이 있는데도 출입문을 잠그지 않은 점 ▲소방시설·화재경보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점 등을 손해배상 책임의 이유로 들었다. 다만 B씨가 중대한 과실을 저질렀다고 보기엔 어렵다면서 손해배상 책임을 50%로 제한해 8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 소송을 도운 김민기 법률구조공단 공익법무관은 “화재 원인이 법적으로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해도 공작물 설치 또는 보존상 하자가 손해 발생의 한 원인이 됐다면 그 점유자에게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것을 이번 판결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판문점 새 랜드마크 ‘도보다리’ 권총·방탄헬멧 없이 경계근무

    판문점 새 랜드마크 ‘도보다리’ 권총·방탄헬멧 없이 경계근무

    남북 정상 기념식수 현장도 민간 공개 MDL 경비 긴장… 자유왕래는 타진중 북측 판문각엔 중국인 관광객 100여명“판문점이 대화와 신뢰 구축의 장이 돼서 한반도 전역에 평화가 뿌리내릴 수 있는 장소로 탈바꿈했으면 좋겠습니다.” 션 모로우 JSA 경비대대장은 1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진행된 ‘JSA 남측지역 안보견학’ 행사에서 JSA 비무장화 완료에 대해 이같이 전했다.JSA가 이날 새로운 모습으로 민간에 개방됐다. 통일부 정책자문위원단 등 320여명은 지난해 9·19 군사합의에 따라 진행된 JSA 비무장화 조치 이후 7개월 만에 처음 재개된 견학을 위해 현장을 찾았다. 남북과 유엔사는 9·19 군사합의에 따라 지난해 10월 JSA 내의 지뢰 제거 작업을 실시하고 남북 초소에 대해 모든 화기와 탄약을 철수하며 비무장화를 완료했다. 과거 남북 경비 병력은 실탄이 들어 있는 권총을 착용한 채 JSA에서 경계근무를 했다. 관람객은 이들을 보며 삼엄한 군사적 긴장감을 느꼈다. 비무장화가 완료되면서 이들은 방탄 헬멧과 권총을 착용하지 않고 경계근무를 하게 돼 긴장감이 확연히 줄어든 분위기였다.군사분계선(MDL)에 위치한 T1(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과 T2(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 사이에 취재진이 몰려 있자 북측 판문각에서 북한군 3명이 잠시 MDL 근처로 내려와 취재진을 카메라로 촬영한 뒤 돌아가는 모습도 보였다. 잠깐 사이 모습을 드러낸 북한군도 남측과 마찬가지로 방탄 헬멧과 권총을 착용하지 않은 모습이었다.잠시 뒤 북측 판문각에서 100여명이 넘는 중국인으로 보이는 관광객의 모습이 보였다. 북측 관광객은 판문각에서 남측 지역을 바라보며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기도 했다. 경비대대원들은 취재진을 향해 수시로 “손을 흔들지 마라”며 제지했다. 북측 경비원과 관람객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수 있어서다. 군 관계자는 “북측은 남측과 달리 관광을 중지한 적이 없다”면서 “북측은 하루에 100명에서 많게는 900명의 많은 관람객이 찾아온다”고 설명했다.이날부터 처음으로 지난해 4·27 남북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눴던 도보다리가 민간에 개방됐다. JSA를 찾은 관람객과 외신도 도보다리를 걸어보며 신기한 듯 배경 삼아 사진을 찍었다. 그동안 생소했던 도보다리는 지난해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판문점 내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듯했다. 도보다리는 진입로 포장공사와 교각 안전조치 등 여전히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관람 동선은 제한적이었다. 두 정상이 마주 앉았던 테이블은 훼손 방지를 위해 파란색 천막이 덮여 있었다. 군 관계자는 “장애인도 들어갈 수 있도록 진입로를 넓히는 등 계속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두 정상이 함께 소나무를 심었던 기념식수 현장도 민간에게 공개됐다. 하지만 아직 완전한 자유 왕래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군사적 긴장감이 살짝 감도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MDL 근처로 경비대대 인원이 경비를 펼치면서 가까이 오지 말라는 신호를 계속 보내기도 했다. JSA 남측 입구에 새로 세워진 노란색 컨테이너 형태의 북측 초소가 현재 텅 비어 있는 모습이 아직은 자유 왕래 협의가 잘 진전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했다. 모로우 경비대대장은 견학 재개에 대해 “군사합의의 완전한 이행이라는 목표에서 하나의 작은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파주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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