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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균씨 죽음 은폐하려 언론동향부터 챙겼다

    용균씨 죽음 은폐하려 언론동향부터 챙겼다

    40분 늑장 신고…중지명령 전까지 컨베이어벨트 돌려태안화력발전소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24)씨의 죽음을 원청인 서부발전이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서울신문이 13일 확보한 서부발전의 ‘태안 9·10호기 석탄운송설비 컨베이어 점검 중 안전사고 보고´에는 ‘언론 동향’ 항목이 있다. 보고서는 지난 11일 오전 사고 발생 이후 서부발전 산업안전부가 작성했다. ‘언론 동향’에는 ‘없음’이라고 적혀 있다. 김씨의 죽음이 보고서 작성 시점까지는 언론에 알려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 보고서를 본 한 노동자는 “자기 집 앞마당에서 키우던 개가 죽어도 이러진 않을 것”이라면서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축소하는 데 급급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부발전 관계자는 “(언론 동향은) 사고 보고를 할 때 관행적으로 작성하는 것”이라면서 “보도를 참조해 몰랐던 사고 내용을 파악하자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이 발전소에서는 김씨 이전에도 11명의 노동자가 사고로 숨졌으나, 한 번도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지난해 11월에도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정비 작업 중 기계에 머리가 끼여 사망했다. 김씨가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을 촉구하는 팻말을 든 인증사진을 남기지 않았다면 이번에도 묻혔을 가능성이 크다.서부발전은 사고 신고를 40분가량 늦게 해 이 시간에 대책회의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보고서를 보면 ‘조치 내용’ 항목에 오전 3시 50분에 경찰에 신고하고 오전 4시 35분에 고용노동부 보령지청에 신고한 것으로 나와 있다. 김씨가 속한 하청업체 한국발전기술 노조 관계자는 “경찰에 접수된 최초 신고는 오전 4시 29분”이라면서 “차이 나는 시간 동안 대책회의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의 동료가 녹취한 내용에 따르면 용역 업체 팀장은 김씨 동료에게 전화를 걸어 “이슈가 될 수도 있는데, (언론에) 이야기하는 거 조심하라. 무슨 의미인지 알지?”라고 말했다. 서부발전 측은 “사고 소식을 듣고 방제센터에 근무하던 두 명 중 한 명이 현장에 가고 다른 한 명은 방제센터에 있었다”며 “둘은 각각 상대방이 경찰에 신고하는 줄 오해했다”고 해명했다. 사고 직후 서부발전의 가장 큰 관심은 김씨의 죽음이 아니라 고용부가 언제 작업중지 명령을 해제하느냐였다. 보고서 ‘향후 대책’ 항목에는 “고용부 현장 조사 후 작업중지 명령 해제 여부 결정”만이 적혀 있다. 더욱이 서부발전은 오전 5시 37분 작업중지 명령이 내려지기 전까지 계속 컨베이어벨트를 돌렸다. 신대원 한국발전기술 노조 지부장은 “발전소가 멈출까 봐 용균이가 발견된 컨베이어벨트 옆에 있는 정비 중인 예비벨트를 급히 돌렸다”면서 “노동자의 목숨보다 이익이 먼저였다”고 한탄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사설] 또 ‘나 홀로 작업’ 참변, ‘위험의 외주화’ 근절 헛구호였나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홀로 현장 점검을 하던 스물네 살의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가 그제 석탄 이송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목숨을 잃었다. 지난 9월 입사해 경력이 3개월도 채 안 된 새내기였다. 원래 2인 1조 근무 규정이 있으나 그는 혼자 작업해야 했다. 노조는 “안전 차원에서 2인 1조 근무 규정을 준수하라고 발전소 측에 요구해 왔지만, 비용절감을 이유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2인 1조’의 기본적 원칙이 비용절감이라는 핑계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위험의 외주화’를 막으려면 안전에 드는 비용을 반드시 지불해야 한다. 재작년 서울지하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와 지난해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 등을 계기로 위험의 외주화를 멈추라는 요구가 빗발쳤지만, 기업과 사용자들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으니 기가 막힌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만 2010년부터 지금까지 하청 노동자 12명이 추락 및 매몰 등으로 사망했다. 한국남동발전 등 5개 발전사에서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산재로 사망한 40명 가운데 하청 노동자는 37명이라고 한다.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면서 젊은이들이 험한 일을 기피한다고 비난해 온 것이 아닌가 싶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3일 산업안전보건의 날 기념식 영상 메시지에서 “안전은 모든 사람의 권리이자 책임이라는 원칙을 세우고, 생명과 안전에 대한 책임을 외주화하는 일은 절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정부는 한 달 뒤 ‘중대 산업재해 예방대책’을 발표했다. 산업재해 발생 때 원청과 발주자의 책임을 대폭 강화하고, 유해·위험성이 높은 14개 작업의 도급은 전면 금지하는 것이 골자였다. 이를 위해 관련 법을 올해 하반기에 개정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2월 입법예고된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 법률안은 아직 국회에서 논의조차 시작하지 않았다. 산안법 개정안은 중대재해 발생 시 작업중지 규정을 신설하고, 안전 및 보건 조치 대상을 확대하는 등 기존보다 훨씬 강화되고, 실효성 있는 안전관리 대책인 만큼 하루빨리 입법화가 필요하다. 그런데도 정부와 정치권은 말로만 위험의 외주화 근절에 목청을 돋우고, 정작 이를 실행할 법 개정은 소홀히 하고 있으니 어이가 없다. 하청업체 노동자가 목숨을 걸고 불안한 일터로 향하는 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서둘러 논의에 나서야 할 것이다. “정규직 안 돼도 좋으니 더 죽지만 않게 해 달라”는 이들의 절절한 호소를 언제까지 외면할 건가.
  • “생과 사의 경계선, 낮이고 밤이고 혼자 일합니다”

    “생과 사의 경계선, 낮이고 밤이고 혼자 일합니다”

    ‘비정규직 참사’ 태안발전소 르포스물넷 꽃다운 나이에 억울한 죽음을 맞은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의 사고 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거센 바닷바람에 주황색 출입금지 줄이 이따금 펄럭일 뿐 인기척은 없었다. 김씨가 기계에 끼여 숨진 뒤 5시간 만에 발견된 것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외딴섬 같은 곳이었다. 12일 찾은 충남 태안군 원북면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안에는 전날 사고가 무색할 정도로 ‘안전제일’이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다. 비정규직 직원 A(25)씨는 “만약 2명이 함께 근무를 했다면 곧바로 조치를 취해 벨트를 멈추게 했을 것”이라며 “그랬다면 용균이가 살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을 담당하는 연료석탄운영과 12명 중 중장비를 다루는 사람을 빼면 겨우 5명이서 컨베이어 점검을 한다”며 “5명이 6㎞에 이르는 긴 라인을 챙기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다른 비정규직 직원들도 “우리는 낮이고 밤이고 둘이 근무한 적이 없다”면서 “컨베이어 벨트에 수북하게 쌓인 석탄가루를 치우는 일(낙탄 처리)을 하는데 이게 얼마나 위험한지는 직접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입을 모았다. 사고 이후 원청인 한국서부발전은 “김씨의 업무는 순찰하면서 이상이 있는지 여부를 보는 것”이라며 “이상이 발견되면 보고를 해야 하고, 낙탄 치우는 업무를 하는 사람이 내려와 석탄을 제거하는 게 맞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3월 용역업체가 보낸 지시서에는 탄 처리 업무가 포함돼 있다. 용역업체 운영실장 지시서인 ‘CV-08H 벨트 손상에 따른 복구지연 관련 특별지시 사항’에는 “고착탄에 의한 정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고착탄 발생 부위를 특별 관리하고 간섭탄은 즉시 처리 바란다”고 쓰여 있다. 정규직 직원들도 “저렇게 위험하게 일을 하는지 이제야 알게 됐다”며 혀를 내둘렀다. 26년차 정규직 직원 B씨는 “예전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비율이 9대1 수준이었는데, 분사되고 경쟁 체제가 도입되면서 3D 업종이 모두 외주화가 됐다”면서 “최근 들어온 직원들은 탄 처리가 정규직 업무였다는 걸 알지도 못한다”며 씁쓸해했다. 20년 전부터 시작된 발전소 외주화로 태안화력발전소의 운전 및 정비는 민간 중소기업이 담당한다. 1~8호기는 한전산업개발, 김씨가 숨진 9, 10호기는 한국발전기술이 맡고 있다. 애초 공기업이었던 한국발전기술은 2014년부터 사모펀드인 칼리스타파워시너지 사모투자 전문회사가 지분 52.4%를 갖고 있다. 발전노조 관계자는 “3년마다 입찰 계약을 하다 보니 임금 인상이 어렵고, 임금을 올리려면 사람을 덜 뽑거나 재도급화를 해야 한다”면서 “도급의 도급화가 위험을 키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서부발전 관계자는 “분쟁이나 소음이 심한 지역은 2인 1조로 운영한다는 규정이 한국발전기술 업무 절차서에 있다”면서 “우리는 위탁을 주기 때문에 직원들을 어떻게 투입하는 것까지 간섭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8년 동안 이 발전소에서만 모두 12명의 하청 노동자가 숨졌다. 2012~2016년 346건의 사고로 전국 발전소 노동자들이 다치거나 죽었다. 이 중 97%(337건)가 하청 노동자였다. 숨진 40명 중 37명이 하청 노동자였다. 하청 비정규직들이 죽어가는 동안 원청 업체들은 ‘무재해 산재보험금’ 112억원을 감면받았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태안발전소에 대한 특별감독에 나선다고 밝혔다. 근로감독관, 안전보건공단 소속 전문가 22명이 투입된다. 태안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스러지는 비정규직] 목숨 담보로 일하는 하청 노동자의 절규… “더이상 죽이지 마라”

    [스러지는 비정규직] 목숨 담보로 일하는 하청 노동자의 절규… “더이상 죽이지 마라”

    “보고 싶은 용균아, 우리 용균이 보고 싶어 어떻게 하나. 아들만 보고 살았는데 왜 우리한테 이런 일이 생겨야 하느냐….”지난 11일 충남 태안화력에서 설비 점검을 하다 숨진 김용균(24)씨 부모는 12일 태안군 원북면 한국서부발전 정문 앞에서 열린 김씨 사망사고 진상규명 시민대책위원회 및 유족 기자회견에서 “우리 아들이 반년 이상 여기저기 (취업하려고) 서류를 넣었다가 안 돼, 찾은 게 여기”라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 수가 없다”고 목 놓아 울다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김씨 부모는 “이런 일이 부모로서 어떻게 당할 일이냐”면서 “대통령이 고용률을 높이겠다고 말씀하지 않았느냐. 해명 좀 해보시라”고 했다. 이어 “솔직히 본사 사람들도 우리 아들처럼 똑같이 해주고 싶다”며 책임자 엄벌을 요구했다. 김씨의 한 동료 직원은 “(김씨 사망사고가 발생한) 석탄 운송 컨베이어 벨트는 길이가 수㎞에 이르고 속도가 빨라 위험했다”면서 “수년째 인력을 증원하든가 재배치해 달라고 회사에 요청했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야간 컨베이어 근무 때면 신경이 곤두섰다”면서 “두 명이 함께 일했다면 벨트 옆 정지 버튼을 즉시 눌러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사고 발생 후 현장조사에 나선 고용노동부 보령지청은 ‘2인 1조’ 근무 규정을 지키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박용훈 근로감독관은 “하도급 회사들은 수익구조가 열악해 인력을 줄여 경비를 절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법규 위반 여부를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발전기술 측은 “회사 내부 지침에 현장 운전원은 1인 근무가 가능하게 돼 있다”고 해명했다. 김씨는 이날 밤 혼자 일하다 변을 당했다. 경북 구미 청년으로 이 하청업체에 계약직으로 입사한 지 두 달여 만이다. 김씨는 지난 1일 근로조건 개선 노조 캠페인에 참가해 안전모와 방진마스크 차림으로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는 피켓을 들고 인증사진을 찍기도 했다. 태안의료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김씨 빈소에는 직장 동료, 시민단체 관계자 등 조문객 발길이 이어졌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등도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하지만 김씨 회사 임직원들은 직장 동료 등의 저지로 빈소에서 발길을 돌렸다. 한국서부발전 태안발전소 임직원들도 조문을 못하고 쫓겨났다. 회사에서 보낸 장례용품 박스도 거부당했다. 네티즌들도 애도와 함께 분노를 쏟아냈다. ID ‘bum8’은 “너무 안타깝다. 하청업체들, 젊은 인력 제발 막 부려 먹지 마라. 진짜 원청부터, 아니 그 위부터 바뀌어야”라고 지적했다. ‘zzos’는 “가슴이 아프다. 대통령님, 희망고문 2년 이제는 실망과 분노로 바뀌려 한다”고 적었다. 한편 경찰은 이날 김씨의 시신을 부검했고, 한국발전기술 대표 등 회사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했다. 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나홀로 밤샘 작업’ 참변… 파견직 용균씨 곁엔 아무도 없었다

    ‘나홀로 밤샘 작업’ 참변… 파견직 용균씨 곁엔 아무도 없었다

    새벽 작업 중 연락두절 5시간 만에 발견 노조 “2인 1조 근무 요구 묵살당해 와” 8년간 추락·매몰 등 노동자 12명 숨져 비정규직 100인, 文대통령과 면담 요구“저는 오늘 동료를 또 잃었습니다.” 화력발전소 하청업체 입사 석 달도 안 된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가 발전소에서 혼자 일하다 기계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1일 새벽 3시 20분쯤 충남 태안군 원북면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 9, 10호기 발전소에서 하청업체 노동자 김용균(24)씨가 석탄 이송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과 동료 등에 따르면 김씨는 전날 오후 6시 발전소에 출근해 혼자 컨베이어벨트 점검 작업을 하다가 오후 10시쯤 과장과 통화한 후 연락이 두절됐다. 10시 35분쯤 폐쇄회로(CC)TV에 찍힌 모습이 마지막이었다. 과장과 팀원들은 5시간가량 지난 새벽에서야 숨진 김씨를 발견했다. 김씨는 오전 7시30분까지 근무 예정이었다. 고용노동부 보령지청은 컨베이벨트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김씨의 동료는 “지난 9월 17일 입사해 자세히는 모르지만 수줍음이 많고 내성적인 친구였다”며 “2인 1조 근무 규정만 제대로 지켰다면 상황이 벌어졌을 때 긴급조치를 취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이하 노조)는 안전 차원에서 2인 1조 근무 규정을 준수하라고 발전소 측에 요구해왔지만 비용 절감을 이유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노조에 따르면 2010년부터 이날까지 태안화력발전소에서만 하청 노동자 12명이 추락 및 매몰 등으로 사망했다.김씨의 시신이 안치된 태안의료원에서 유족과 노조는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김씨의 유족은 “억울한 죽음을 밝혀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관계자는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에 버금가는 사건”이라며 “위험의 외주화가 죽음의 외주화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인에 대한 추모와 더불어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하는 투쟁을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물넷 청년의 참혹한 죽음은 이날 ‘비정규직 그만쓰개 공동투쟁단’ 소속 비정규직 대표자 100인이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을 촉구하고자 개최한 기자회견을 통해 알려졌다. 숨진 김씨 또한 생전에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라는 팻말을 들고 인증샷을 찍으며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화력발전소 20년차 비정규직 노동자 이태성씨는 기자회견에서 김씨의 죽음을 언급하며 “꽃다운 젊은 청춘이 석탄을 이송하는 설비에 끼여 머리가 분리돼 사망했다”며 흐느꼈다. 이씨는 “지난 10월 18일 국정감사에서 ‘정규직 안 해도 좋다’고, ‘더 이상 죽지만 않게 해 달라’고 말했는데도 오늘 또 동료를 잃었다”며 울먹였다. 이씨의 발언에 단상에 함께 오른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눈물을 쏟았다. KT 상용직 비정규직 노동자 김철수씨는 “차에 치여 맨홀 속으로 떨어진 동료를 제 손으로 밧줄을 채워 끌어올려 병원으로 데려갔다”면서 “동료의 손을 계속 주무르며 병원으로 향했는데 병원에선 ‘이미 현장 즉사’라는 판정을 내렸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어 “동료의 장례를 내 손으로 치른 뒤 그 맨홀에서 다시 일을 했다”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업체들은 (우리가) 변호사를 고용하고 나서야 뒤늦게 산업재해를 인정했다”고 자신의 경험을 돌이켰다. 비정규직 100인 대표에는 화물운송 노동자, 자동차판매 노동자, 기간제 교사, 방송드라마 스태프, 환경미화원, 대학 비정규 강사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기울어진 비정규직 노동 현장의 현실을 가감없이 전했다. 이들은 “문 대통령이 재벌 총수들은 청와대로 초대했고, 자영업체와 중소기업체 사장은 서울 광화문의 한 호프집으로 불렀다”며 “청와대든 광화문광장이든 TV토론이든 어디서든 좋으니 비정규직 대표와도 한번 만나자”고 면담을 거듭 촉구했다. 또 불법파견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과 사용자 처벌, 공공부문의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노조법 2조 개정과 파견법·기간제법 폐기 등을 요구했다. 오는 21일에는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비정규직의 목소리를 모아 청와대에 전달할 예정이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또… 꽃다운 스물넷, 비정규직 청년을 잃었습니다

    또… 꽃다운 스물넷, 비정규직 청년을 잃었습니다

    11일 새벽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기계에 끼여 숨진 채 발견된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24)씨가 열흘 전인 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대표 100인과 만납시다’ 캠페인에 동참하기 위해 손팻말을 들고 찍은 사진. 김씨는 결국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이날 오전 11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비정규직 대표 100인 기자회견을 보지 못했다. 김씨는 지난 9월 17일 태안화력발전소 하청업체에 계약직으로 입사해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두 달여 만에 참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사고 전날 오후 6시 발전소 현장에 투입되어 혼자 석탄 이송 컨베이어벨트 점검을 위해 순찰을 하다가 오후 10시가 넘어 연락이 끊겼다. 10시 35분에 폐쇄회로(CC)TV에 찍힌 게 생전 마지막 모습이었다. 전국공공운수노조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제공
  • 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설비 점검하던 24살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

    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설비 점검하던 24살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

    “나는 화력발전소에서 석탄 설비를 운전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입니다.” 안전모와 방진 마스크를 착용한 김용균(24)씨가 들고 있던 손팻말에 적힌 짤막한 자기소개글이다. 김씨는 지난 1일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는 인증샷 릴레이에 동참했다. 이 인증사진이 김씨가 남긴 마지막 사진이 되어 버렸다. 김씨는 홀로 설비를 점검하다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목숨을 잃었다. 한국서부발전은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의 석탄 운송설비에서 한국발전기술 소속 현장운전원인 김씨가 11일 오전 3시 23분쯤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김씨는 전날 오후 6시쯤 출근해 석탄을 나르는 컨베이어벨트를 홀로 점검했는데, 같은 날 밤 10시쯤 이후부터 연락이 끊겼다. 사고 신고 접수 후 경찰은 이날 오전 4시 45분 현장에 도착했고, 약 1시간 뒤인 오전 5시 37분엔 고용노동부 보령지청이 컨베이어벨트에 대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달로 입사 3개월차였던 김씨는 1년 계약직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1년을 일하면 정규직 사원으로 전환되는 조건이었다. 그리고 충남 태안화력발전소는 그의 첫 직장이었다. 그런데 그가 일한 곳은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이지만, 그가 속한 곳은 한국발전기술이라는 외주 하청업체였다. 김씨가 일했던 업무는 원래 정규직 사원이 하던 업무였고, ‘2인 1조’ 근무가 원칙이다. 그러나 발전소의 구조조정에 따른 인력 부족으로 1인 근무 체제로 돌아가고 있었다. 실제 현장 조사 결과 김씨가 근무할 당시 2인 1조 근무규정은 지켜지지 않았다. 민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김씨의 죽음을 애도하는 성명을 통해 “그를 죽인 것은 돌아가는 컨베이어벨트가 아니다. 위험의 외주화, 비정규직화, 1인 근무가 그를 죽였다. 사고의 원인을 엉뚱한 곳에서 찾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기술 지회가 이날 공개한 ‘태안 화력발전소 하청노동자 주요 안전사고·사망사고 현황’에 따르면, 2010년부터 올해까지 태안화력발전소에서는 모두 12명의 하청노동자가 추락·매몰·전복사고와 김씨와 같은 협착사고 등으로 세상을 떠났다. 석탄을 운송하는 컨베이어벨트는 사고 위험이 높은 시설에 속한다. 이 시설을 점검하는 일을 입사 3개월차인, 숙련되지 않은 노동자에게 맡긴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경찰과 함께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박용훈 근로감독관은 “하도급 회사들은 수익구조가 열악하다 보니 인력을 줄여 운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회사의 법규 위반 여부에 중점을 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문 대통령에게 면담을 촉구하기 위해 ‘비정규직 공동투쟁’ 소속 비정규직 대표자 100인이 연 기자회견은 김씨의 사망 소식에 분위기가 숙연했다.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의 이태성 간사는 “이제 더는 제 옆에서 죽어가는 동료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면서 “문 대통령은 새해 초에 국민 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얘기했는데 하청노동자인 우리도 국민이다. 비정규직과 대화해달라”고 흐느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씨줄날줄] 막오른 5G 시대/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막오른 5G 시대/박현갑 논설위원

    산업혁명시대든 디지털 정보화시대든 기술표준을 선점하면 해당 분야 경쟁에서 유리하다. 시장 형성 초기에 관련 기술 표준을 선점하면 나중에 기술이 바뀌어도 선점 효과를 지속시킬 네트워크 외부 효과를 누릴 수 있다.철도의 레일 간격은 세계 어디서나 1.43m로 통일돼 가는 추세다. 이 철도의 표준궤도는 산업혁명 발상지 영국의 탄광차 선로 폭에서 비롯됐다. 1814년 증기기관차 모델을 제시한 조지 스티븐슨이 기차 전신인 탄광차 선로를 마차 바퀴를 만들 때 사용했던 도구와 설계방식대로 만들었는데 마차 바퀴의 간격이 1.43m였다. 당시 영국에는 이점바드 킹덤 브루넬이라는 엔지니어가 만든 2.14m 간격의 레일도 있었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1845년 더 긴 철도를 깐 스티븐슨의 1.43m를 철도 레일 간격의 표준으로 삼았다. 기술표준을 선점했더라도 후발 기술과의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사라진다. 극장 아닌 가정에서도 영화를 볼 수 있게 한 획기적인 영상물 저장기술인 VCR 기술표준이 그렇다. VCR은 일본 소니사가 1975년 베타맥스를 출시하면서 상용화됐다. 경쟁 업체인 JVC는 1년 뒤 VHS라는 기술로 응수했다. 화질 등 기술력에서 베타맥스가 VHS보다 뛰어나 시장을 거의 독점했다. 하지만 1981년부터 시장은 VHS로 넘어갔다. 소니가 기술의 배타적 사용권을 주장하며 시장을 키우지 못한 반면, JVC는 다른 회사들도 일정한 수수료만 내면 VHS 기기를 만들 수 있도록 허용한 게 요인이었다. 이달부터 국내 이통통신 3사가 수도권과 6대 광역시의 중심지 등에서 기업 대상으로 5세대(5G) 서비스를 시작했다. 세계 최초다. 현 4G 서비스보다 훨씬 빠르고 AI와 결합해 혁신적 서비스도 한다. 업계에 따르면 5G의 전송 속도는 4G의 최대 20배에 이른다. SK텔레콤의 5G 1호 고객은 자동차부품 기업인 명화공업이다. 컨베이어 벨트를 지나는 자동차 부품의 결함 여부를 1200만 화소 카메라로 다각도로 찍은 사진들을 5G를 통해 클라우드 서버로 보내 눈 깜짝할 사이에 확인한다. KT의 경우 롯데월드타워 118층 스카이 전망대에 있는 관람객 안내 로봇인 ‘로타’이다. 바이킹 등 놀이기구에 설치된 카메라에서 보내온 영상을 5G로 관람객들에게 자신이 마치 놀이기구를 타고 있는 것 같은 생동감을 준다. 5G 시대 개막을 계기로 우리 5G 주파수 기술이 세계 이동통신 기술표준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물론 후발기술과의 경쟁에서 이겨낼 전략이 뒷받침돼야 할 게다. 내년 3월부터는 개인에게도 서비스한다고 한다. 비용이 문제겠지만 5G 서비스가 디지털 시대, 인간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eagleduo@seoul.co.kr
  • 스마트공장·AI로봇·트랙터 모바일 제어 시대로

    스마트공장·AI로봇·트랙터 모바일 제어 시대로

    SKT, 명화공업 車부품 결함 실시간 확인 자율주행차 시험운행… “5G 선구자 되자” KT는 ‘롯데월드타워’ AI로봇 가입 유치 생활·산업 전반을 혁신하는 플랫폼으로 유플러스 ‘엠트론’과 트랙터 무인경작 지뢰제거·건물철거 등 위험 산업 활용통신 3사가 지난 1일 0시 세계 최초로 5G(5세대) 전파를 첫 송출하며 ‘5G 상용화’의 닻을 올렸다. 1984년 1G 이후 34년 만이다. 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5G는 최대 전송 속도가 20Gbps로 4G LTE보다 최대 20배 빠르고, 지연 속도는 1ms로 LTE 대비 100분의1 수준으로 줄어 UHD 초고화질 영상,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자율주행과 결합해 실감형 디지털 사회를 성큼 끌어당긴다. SK텔레콤은 스마트팩토리·자율주행차, KT·LG유플러스는 각각 인공지능(AI) 로봇, 원격제어 트랙터 등 산업용으로 5G를 먼저 적용한다. 5G 스마트폰이 출시되는 내년 3월을 기점으로 일반 고객들도 일상에서 5G를 체감하게 된다. 1일 SK텔레콤은 경기 성남시 분당 네트워크 관리센터, KT는 과천시 네트워크 관제센터, LG유플러스는 서울 마곡 사이언스파크에서 최고경영자(CEO) 외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3.5㎓ 대역 5G 전파를 송출했다. 서울을 비롯해 경기도 성남·안산·화성·시흥 등 수도권, 6대 광역시, 제주 서귀포시, 울릉도·독도 등 13개 시·군 주요 지역이 우선 범위다. SK텔레콤의 5G 첫 연결은 분당에 있는 박정호 사장과 서울 명동에 있는 직원 간 화상통화였다. 통화에는 삼성전자 5G 스마트폰 시제품이 활용됐다. 박 사장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디지털 이동전화부터 LTE까지 모바일 신세계를 이끌어 온 리더로서 소명감을 갖고 5G의 새 미래를 여는 선구자가 되자”고 당부했다. ‘1호 고객’인 안산 반월공단의 명화공업도 이날 ‘5G-AI 머신 비전’ 솔루션을 가동했다. 자동차 부품 결함 여부를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5G로 실시간 확인한다. 경기 화성 자율주행실증도시 ‘K시티’에서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도 시작했다. KT의 1호 고객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서울스카이 전망대 안내 로봇인 ‘로타’였다. 한국어 등 4개 국어로 음성 안내를 해주고, 자율주행과 간단한 대화가 가능하다. 황창규 회장은 ‘1호 머신 가입자’에 대해 “5G가 단순히 이동통신의 세대 교체가 아니라 생활·산업 전반을 혁신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산업기계 전문기업 LS엠트론을 첫 가입자로 유치했다. 하현회 부회장은 이날 대전기술원과 서울 마곡 사이 화상통화를 통해 상용 네트워크를 확인했다. 하 부회장은 “내년 3월 본격적인 단말기가 출시될 때까지 커버리지 확대, 네트워크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덧붙였다. LS엠트론의 5G 원격 트랙터는 원거리 무인 경작은 물론 지뢰 제거, 건물 철거, 폐기물 처리 등 산업 현장의 사고 위험을 낮추는 데 활용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한국 전기차 지원군 될 ‘하얀 석유’… 연간 33만t 생산 분주

    한국 전기차 지원군 될 ‘하얀 석유’… 연간 33만t 생산 분주

    내년 말부터 연간 최대 24만t 정광 구매 연 5만 5000t 리튬 생산…국내 기업 공급 각국 확보전…지난 7월 中 수출 첫 선적호주 북서부 필바라 지역의 도로를 달리는 동안 곳곳에서 마치 눈 쌓인 제주의 오름을 보는 듯한 하얀 산이 모습을 드러냈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호주 북서부 지역에서도 특히 ‘귀한 몸’으로 대접받고 있는 리튬이다. 전기차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2차 전지의 4대 요소 중 하나로 양극재의 핵심 원료인 리튬은 전기차 시대의 ‘하얀 석유’라 불린다. 세계 최대 리튬 생산국인 호주는 아시아와의 지리적 인접성 덕에 중국과 한국 등이 리튬을 확보하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 2010년부터 리튬 관련 기술을 개발해 온 포스코도 호주에서 ‘하얀 석유’를 품에 안았다. 포스코는 지난 2월 호주의 광산개발업체 필바라 미네랄스와 회사 지분 4.75%(650억원)를 인수하고, 이에 상응하는 전환사채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필바라 미네랄스가 보유한 필간구라 광산에서 생산되는 리튬 정광을 장기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1일 방문한 필간구라 광산은 470㎢ 면적의 대지에 2억 2600만t의 리튬 원광이 매장돼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리튬 광산 중 하나다. 지난해 1월 광산의 1단계 개발을 시작해 올해 10월 생산을 시작한 필간구라 광산에서는 중국 업체들에 공급할 리튬 정광 생산에 분주했다. 넓이 2.4㎢, 깊이 350m의 ‘오픈 피트’ 안을 내려다보니 주변의 붉은 흙더미와 다른 회백색의 리튬 원광(原鑛)이 드러나 있었다. 이곳에서 채굴한 리튬 원광은 컨베이어 벨트를 거치며 지름 3㎝ 이하로 잘게 부수는 공정과 불순물을 제거하는 공정을 거쳐 순도 높은 리튬 정광으로 재탄생한다. 연 33만t의 리튬 정광을 생산하는 광산의 1단계 프로젝트는 지난 7월 완료돼 지난 10월 중국 업체들에 수출하는 첫 선적을 시작했다. 포스코는 내년 말 생산을 시작하는 2단계 프로젝트를 통해 연간 최대 24만t의 리튬 정광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이는 탄산리튬 3만t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포스코는 호주 등 세계 각지에서 리튬 광석과 리튬 염호를 확보해 2021년부터 연간 5만 5000t의 리튬을 생산할 계획이다. 포스코가 생산하는 리튬과 양극재, 음극재 등은 국내 전기차 배터리 기업에 공급된다. 켄 브린스덴 필바라 미네랄스 최고경영자(CEO)는 “포스코의 앞선 기술과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들의 역량을 보고 포스코와 손잡았다”면서 “고품질의 리튬 원광에 포스코의 기술력을 결합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드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필바라(호주)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ICT소공인 위한 공동인프라 용인에 개소

    ICT소공인 위한 공동인프라 용인에 개소

    전자부품 등 ICT 분야 소공인들을 위한 공동인프라가 경기 용인 영덕동 일대에 구축된다. 경기도는 30일 오후 용인시디지털산업진흥원에서 ‘용인 전자부품 도시형소공인 집적지구 공동인프라’ 개소식을 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소할 공동 인프라는 용인 기흥구 영덕동 일대가 지난해 9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도시형소공인 집적지구’로 선정됨에 따라 국비 등 18억원을 지원받아 구축하게 됐다. 반도체 전자부품 통신 및 영상장비 제조 등 ICT 관련 소공인들이 이용 대상이다. 이곳은 인근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의 대기업들과 관련 반도체 업종의 3차 이하 하청업체 약 205개사가 모인 곳이다. 공동인프라에는 3D 스캐너, 3D 프린터, 오실로스코프, 레이저 조각기, 포토 스튜디오 등을 구비한 제품 공동개발실, 벨트 컨베이어가 설치돼 조립 및 포장을 할 수 있는 공동작업장 등이 들어섰다. CAD와 오피스 등 실습 중심의 교육실, 정보공유와 소통의 공간인 라운지(창업카페), 해외바이어 등 다자간 영상통화회의가 가능한 영상회의실, 공동창고, 소공인들의 제품을 전시하는 쇼룸 등도 갖췄다. 집적지구 내 소공인을 대상으로 역량강화 교육, 시제품 제작 및 디자인 지원, 국내외 전시회 참가 지원, ‘소공인 사랑방’ 커뮤니티 운영 등 다양한 지원도 이뤄진다. 경기도는 이번 인프라 개소로 제품개발 비용절감 및 일정단축 효과, 제품 완성도 및 경쟁력 향상은 물론, 타 지역 ICT 업체들의 소공인집적지구로의 유인효과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신환 경제노동실장은 “도시형소공인은 우리 제조업의 모세혈관”이라며 “서민 일자리 창출의 원천이자 지역 산업의 성장기반인 도시형소공인을 위해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도시형 소공인 집적지구는 ‘도시형소공인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같은 업종의 소공인 수가 일정 기준(읍면동에 40개사 이상)을 넘으면 시·도의 신청에 따라 검증·평가를 거쳐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정하는 지역을 뜻한다. 도내에는 양주 남면(섬유제품), 시흥 대야·신천동(기계금속), 군포 군포1동(금속가공), 포천 가산면(가구제조) 등 5곳이 지정돼 있다. 이중 공동인프라가 구축된 곳은 올해 10월 문을 연 양주 남면 섬유마을, 이번에 개소한 용인 영덕동 등을 포함해 2곳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최신예 함대공 미사일 ‘시 셉터’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최신예 함대공 미사일 ‘시 셉터’

    함대공 미사일은 군함과 함대의 방공을 위해 사용되는 미사일이다. 오늘날의 대함 미사일은 항공기 뿐만 아니라 대함 미사일의 요격에도 최적화 되어 있다. 대함 미사일은 함정 뿐만 아니라 지상과 항공기에서도 발사되며 음속을 넘어 초음속의 비행속도를 자랑한다. 그만큼 방어하는 입장에서는 까다로운 무기로 진화하고 있다.대양해군의 원조로 불리는 영국해군은 세계 해전사에서 2번째로 대함미사일에 의해 큰 피해를 당한 바 있다. 포클랜드 전쟁이 한창이던 1982년 5월 4일, 영국 해군 함대를 공격하기 위해 출격한 아르헨티나 해군 항공대 소속의 슈퍼 에탕다르 공격기는 레이더에 포착된 영국 해군 함대를 향해 엑조세 대함 미사일을 발사한다. 미사일 발사 직후 항공모함 인빈서블은 쉐필드호에 경보를 발령했지만, 해면을 스치듯이 비행하는 엑조세 대함 미사일에는 속수무책 일수 밖에 없었다. 결국 쉐필드호의 선체 중앙에 미사일 한발이 명중하고 만다. 엑조세 미사일의 탄두는 폭발하지 않았지만, 피격에 의한 충격과 미사일 추진체의 화염과 열기로 인해 화재가 발생하여 삽 시간에 구축함은 불구덩이로 변해 버렸다. 쉐필드호는 결국 피격 4시간 만에 침몰하고 만다. 20여일 후인 5월 25일에는 영국군 수송선 애틀란틱 컨베이어가 엑조새 미사일에 피격되어 닷새 만에 침몰하고, 구축함 글래스모건은 치명적 피해를 입었다.포클랜드 전쟁 이후 영국해군은 그 어떤 나라들보다 방공에 신경을 쓰게 되었고, 방공 구축함과 함대공 미사일 개발에 선구자 역할을 했다. 특히 올해부터 영국해군에 전력화 된 시 셉터는 최신예 함대공 미사일로 손 꼽히고 있다. 역시 영국이 개발한 세계 최정상급의 공대공 미사일인 아스람을 기반으로 개발된 시 셉터는 현재 운용중인 씨울프 함대공 미사일을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기존의 씨울프 함대공 미사일은 사거리가 10여㎞에 불과했지만, 시 셉터는 25㎞ 이상으로 늘어났고 유도 방식도 복합유도방식으로 바뀌었다. 미사일이 발사되면 발사 초기에는 함정의 레이더 지령을 받고 중간에는 관성유도 방식에 의해 목표에 접근한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미사일에 내장된 자체 레이더가 적기를 추적 요격한다. 특히 시 셉터는 양방향 링크 체계를 도입해 시시각각 변화는 표적의 움직임을 끊김 없이 추적한다. 또한 수직발사관을 통해 콜드런치 방식으로 발사되기 때문에 함정을 중심으로 360도 방어가 가능하며 복수의 공중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마하 3의 비행속도를 자랑하는 시 셉터는 그 만큼 기민하게 대공 목표를 요격할 수 있다. 이러한 능력을 자랑하는 시 셉터가 영국해군에 도입되면서 영국해군은 개함방공 그리고 지역방공 외에 구역 대공 방어 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즉 시 셉터를 이용해 단순히 군함 스스로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주변 함정들까지 같이 보호하는 것이다.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영국 해군 23형 호위함 아가일함은 시 셉터를 장착한 후 최종 발사 시험을 진행했으며, 주어진 과제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시 셉터 미사일은 영국 해군의 23형 호위함 13척에 장비될 예정이며, 새로 건조되는 26형 호위함에도 탑재될 예정이다. 이밖에 뉴질랜드와 칠레 그리고 브라질 해군이 도입할 예정이고, 스페인 해군은 새로 건조되는 F110 이지스 호위함에 시 셉터를 장착한다. 특히 시 셉터는 미국이 만든 MK41 수직발사관에 장착이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kodefkim@naver.com
  • CJ대한통운 3주간 기획감독… 물류터미널 안전 등 집중 조사

    잇단 노동자 사망사고를 낸 CJ대한통운이 고용노동부의 고강도 근로감독을 받는다. 고용부는 1일 “화물트럭 사이에 끼는 사고로 노동자가 사망한 CJ대한통운의 전국 물류터미널에 대해 오는 8∼29일 3주간 기획감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기획감독은 재해 위험이 큰 것으로 드러난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근로감독을 말한다. 고용부는 CJ대전터미널과 작업 방식 등이 같은 전국 CJ물류터미널 12곳의 안전보건 조치 전반을 점검하고, 컨베이어·화물트럭·지게차에 대한 안전 조치, 노동자의 안전보건 교육, 중량물 운반에 따른 근골격계 유해 요인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알바생 감전사한 CJ대한통운 대전물류센터, 이번엔 비정규직 사망사고

    아르바이트 대학생이 감전사고로 목숨을 잃은 CJ대한통운 대전물류센터에서 석 달도 안돼 비정규직 직원이 화물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또다시 터졌다. 대전 대덕경찰서는 31일 지입 차량 운전자 김모(57·부산)씨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및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 29일 오후 10시쯤 대덕구 문평동 CJ대한통운 대전물류센터에서 직원 유모(34)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는 김씨가 이 물류센터에서 택배 화물을 싣기 위해 컨베이어벨트에 자신의 25t 트레일러를 대려고 후진하다가 유씨를 치면서 발생했다. 당시 유씨는 이미 택배를 실은 뒤 주차장에 서 있던 다른 트레일러의 뒷문을 닫아주던 중이었다. 유씨는 두 트레일러의 뒤쪽 부분에 끼어 과다출혈, 장파열 등이 있었다. 유씨는 사고 직후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튿날 오후 6시 20분쯤 숨졌다. 유씨는 미혼으로 지난해 10월 이 물류센터에 입사해 비정규직으로 일했고, 정규직 전환이 많이 남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물류센터에서는 지난 8월 6일 아르바이트 대학생 A(23)씨가 택배 컨베이어벨트에 감전된 뒤 열흘 만에 숨졌다. 당시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물류센터를 상대로 특별감독을 실시해 안전교육미실시, 감전예방비조치 등 법위반 사항 60건을 적발했다. 과태료 7506만원도 부과했다. 노동청은 유씨 사망사고 직후 기존 택배 운송을 제외한 전면 작업중지 명령을 이 물류센터에 내리고 사고 당시 교통 유도자가 없었던 점 등의 법 위반 여부를 살피고 있다. 경찰은 김씨와 유족 간 합의 여부 등을 지켜보고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CJ대한통운 물류센터서 사망사고…30대 하청 직원 트레일러에 치여

    CJ대한통운 물류센터서 사망사고…30대 하청 직원 트레일러에 치여

    CJ대한통운 대전물류센터에서 30대 직원이 후진하던 트레일러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31일 대전 대덕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후 10시쯤 대덕구 문평동 CJ대한통운 물류센터에서 A(56)씨가 몰던 트레일러가 택배 상차작업을 하던 하청업체 직원 B(33)씨를 들이받았다. B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30일 오후 6시 20분쯤 숨졌다. 경찰은 운전자 A씨가 후진을 하다가 B씨를 보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A씨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이 물류센터는 지난 8월 아르바이트를 하던 20대 대학생이 컨베이어벨트 인근에서 감전돼 사망한 곳이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B씨가 사망한 30일 저녁부터 CJ대한통운 물류센터에 전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다만 물류센터에 들어온 물품 가운데 의약품과 식료품 등 긴급한 일부만 출고가 가능하도록 했다. 노동청 관계자는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했는지 등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유가족분들에게 마음 깊이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현장 점검을 하고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여기는 남미] 새끼 사자, 항공택배로 배달되다 극적 구조

    [여기는 남미] 새끼 사자, 항공택배로 배달되다 극적 구조

    멕시코에서 맹수가 택배로 거래되고 있다. 미국과의 국경 인근 티후아나의 공항에서 택배로 배달되던 새끼 사자가 발견됐다고 엑스판시온 등 현지 언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새끼 사자가 담긴 상자는 레온이라는 도시에서 비행기에 실렸다. 우연이겠지만 레온은 스페인어로 사자라는 뜻이다. 비행기가 도착지인 티후아나에 내려앉은 뒤 상자는 다른 택배상자들과 섞여 하역됐다. 티후아나는 미국으로 마약을 발송하는 전진 기지 같은 곳이다. 하지만 수많은 택배상자를 일일이 검사할 수 없어 경찰과 세관은 일부만 내용물을 확인한다. 새끼 사자가 든 상자는 컨베이어를 타고 이동하는 택배들을 지켜보는 경찰 앞을 그냥 지나칠 뻔했다. 하지만 이날 세관에 배치된 경찰은 유난히 귀가 밝았다. 그는 어디선가 작지만 분명한 맹수의 포효(?)를 듣고 상자들을 살펴보다가 '살아 있는 동물'이라고 적힌 상자를 보게 됐다.경찰의 지시에 따라 세관직원들이 증인을 세우고 상자를 뜯자 안에선 새끼 사자가 나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자는 이제 겨우 2개월 된 새끼로 암컷이었다. 경찰은 부랴부랴 택배송장 등을 확인했지만 맹수를 거래할 때 필요한 서류를 완벽하게 갖추지 않은 택배물이었다. 서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경찰은 호랑이가 실린 택배상자가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비행기에 실린 것으로 되어 있는 또 다른 택배물의 송장에 '뱅갈호랑이'라고 적혀 있었던 것. 경찰은 택배물의 이동을 중단시키고 샅샅이 검색을 했지만 호랑이가 든 상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관계자는 "분명 사자와 호랑이가 같은 곳에서 판매돼 같은 비행기에 실렸을 것"이라면서 "누군가 이미 상자를 빼낸 게 아닌지 의심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에선 택배를 이용한 맹수나 희귀종 동물의 거래가 최근 늘어나고 있다. 현지 언론은 "동물이 택배상자에 실려 이동하다가 죽는 경우도 많다"면서 "당국의 보다 철저한 감시가 요구된다"고 보도했다. 한편 경찰은 맹수를 택배로 거래한 밀거래자들을 쫓고 있다. 사진=프로페파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인터뷰 플러스] “전관예우 관례 깨는 등 법조인 스스로 자정 노력해야”

    [인터뷰 플러스] “전관예우 관례 깨는 등 법조인 스스로 자정 노력해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을 중심으로 한 사법개혁이 사회의 중심이 된 요즘 연수원 동기 황동욱 변호사(한양대 88학번)와 후배인 김병길, 공성록 변호사(한양대 90학번) 등 4명이 일산의 고양지원 앞에서 새로운 운영방식으로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는 변호사들이 있다.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에 대해 사법시험 과락에 해당한다는 일침도 가하고, 사법개혁을 넘어 군사법원의 개혁도 힘주어 말하는 원용선 대표 변호사를 만나 사법개혁에 대한 담론과 그의 법 사랑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인터뷰는 지난 8월 8일 고양지원 앞 고양합동법률사무소에서 이루어졌다. 편집자 주→최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중심으로 한 사법개혁이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는데 변호사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사법부 승진제도가 문제의 본질입니다. 고등법원 부장판사면 차관급인데, 이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에 관한 권한을 매개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전체 사법부를 장악하려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상고법원을 신설하려는 의도도 그렇습니다. 누가 임명합니까. 대법관은 대통령이 임명을 하지만 상고법원의 법관은 대법원장이 모두 임명하는 거죠. 이 막강한 인사권을 가지고 사법부 전체를 장악하려고 한 것이 양승태의 저의가 아닌지 의심이 갑니다. 저는 박근혜 탄핵 시점을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만약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를 채웠다면, 양승태 임기 만료 후 차기 대법원장도 역시 박근혜가 임명했을 것이고, 대법원장의 임기가 6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권의 교체에도 불구하고 사법부의 개혁은 요원해졌을 것이에요. 더구나 최근 드러나고 있는 양승태의 사법농단 사태는 전혀 문제조차 되지 않고 그대로 덮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으니까요. 최근 김선수 대법관이 임명되었는데, 이 분이 대법관이 되는 일은 꿈도 꿀 수 없었겠죠. 촛불혁명이 사법부에게 매우 소중한 개혁의 기회를 국민이 부여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판사는 승진과 무관하게 재판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최근 드러나고 있는 사실에 의하면, 대법원 행정처 또는 대법관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재판부에 구체적이고도 실질적으로 개입한 사실이 확인되고 있어요. 폐기하지 않고 얼마 남지 않은 문건에서 드러나고 있는 사실들입니다. 이는 법질서를 문란케 함은 물론, 헌정사에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진 것이에요. 법조인들 스스로 자정 노력도 해야 합니다. 전관예우의 관례를 깨는 노력들이 보다 많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최근 박보영 대법관이 여수시 시·군판사를 지원한 것은 좋은 사례로, 대법관 퇴임 후 진로를 새로이 개척한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 또 법조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곳이 많은데, 그중에 법원의 조정센터 같은 곳이 그런 곳이라 봅니다. 법조인들이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개인 페이스북에 통진당 해산과 이석기 의원직 박탈에 대한 헌법재판소 판결에 대해 ‘찌라시 수준의 헌재 결정문’이란 제목으로 글을 올렸는데 그 이유는. -사법시험에는 과락 제도가 있어요. 다른 법 과목에서 아무리 높은 점수를 받더라도 한 과목에서 40점 미만의 점수를 받으면 사법시험에 합격할 수 없죠. 법조인으로서 자질을 인정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통합진보당에 대한 헌재 재판관들의 결정문을 사법시험에서 그대로 썼다면 그 답안은 반드시 과락인 것이죠. 사실인정은 증거에 의해야 하는데 헌재 재판관들은 이를 무시했어요. 증거에 의해 사실을 인정하지 않은 것입니다. 회합에 참석하지도 않은 사람의 이름을 거명했다는 것이 명백한 증거이고 그 방대한 양의 재판기록을 그 짧은 시간 내에 모두 검토할 수 없다는 점에서도 그렇습니다. 법원의 판결이나 헌재의 결정은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여야 하는 것이 법치주의의 근간입니다. 헌법이나 헌법재판소법 어디에도 헌재가 국회의원 자격을 박탈할 권한은 없어요. 의원 자격을 문제 삼으려면 그건 국회가 하면 되는 것인데 헌재는 헌법이나 법률에 의해 주어지지도 않은 권한을 행사한 것이죠. 정부의 국회의원 자격상실 청구는 법적 근거가 없어요. 정부의 청구를 그대로 인용한 헌재는 스스로 법치주의를 부정한 꼴이 된 거죠. 사법시험에서 헌재 결정문을 답안으로 받은 채점자는 무조건 과락에 해당하는 점수를 줄 것입니다. 법조인으로서의 기본이 안 되어 있다고 판단할 것이기 때문이죠. →현 문재인 정부가 사법개혁을 위해 무엇을 중시하고 실행하여야 하는지. -양승태 대법관 문제와 달리 저는 최근 기무사령부의 촛불혁명 당시 계엄령 준비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하는 상황에 군사법원에 대해 말하고 싶습니다. 군사법원에는 고등군사법원과 보통군사법원이 있어요. 보통군사법원은 군단사령부 등에 설치되고 군사법원에는 ‘관할관’이 있습니다. 고등군사법원의 관할관은 국방부 장관이고, 보통군사법원의 관할관은 설치되는 부대의 사령관 등이죠. 관할관은 유기징역 등의 판결을 확인하는데, 이를 관할관의 ‘확인조치’라 하죠. 2016년 개정을 통하여 피고인이 작전, 교육 및 훈련 등 업무를 성실하고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범죄로 제한하고, 선고된 형의 3분의 1 미만 범위에서 형을 감경할 수 있도록 하였어요. 그러나 전시가 아닌 평시에, 계급이 지배하여 인권 보호 차원에서 문제가 있고, 지휘관이 관할관이 되어 형을 마음대로 감경할 수 있도록 한 군사법원은 폐지되어야 마땅한 것이죠. 군사법원은 군판사와 심판관으로 구성되는데, 재판관으로서의 인격과 학식이 충분한 영관급 이상의 장교 중에서 관할관이 임명합니다. 법에 관하여 전문적 지식이 없는 장교가 재판관이 된다는 것이죠. 또한 군인들의 범죄라고 하여 일반법원과 구별되는 특별법원으로서의 군사법원에서 다룰 이유가 있습니까? 전시와 같이 특별한 상황에서 군인 범죄에 한하여 특별한 사법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전시가 아닌 평시에 군인이라고 하여 특별한 절차에 따라 수사와 재판을 받아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봐요. 이에 문재인 정부는 기무사령부를 중심으로 한 군의 개혁과제 중에 군사법원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법은 보수적이다’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지. -법학이란 학문은 무엇인가를 창조하고 개혁하고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만들어진 것, 즉 있는 것을 공부하고 가치관에 의해 해석하고 현실에 적용하는 것이죠. 법조인은 무엇인가를 개혁하고 변화를 꾀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전제가 있어요. 저는 이를 넘어서야 한다고 봐요. 법조인들 스스로 국민을 우선시하는 가치관 정립이 중요하고 법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의 시대적 관점이 필요합니다. 물론, 법을 제정하는 국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법을 제정하고 개정할 때 국민의 편에 서서 한다면 사법부나 법조인의 가치관 정립의 문제는 보다 수월해 지리라 봐요. →대학 시절 학생운동과 이후 노동운동에도 참여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는 1987년 12월 대선 당시 KBS 점거 투쟁으로 집행유예 판결로 석방된 후 1988년도 총학생회 총무부장을 했어요. 한양대학교에서요. 총무부장 일보다는 전대협 중앙정책위원 역할을 더 많이 했어요. 당시 기억에 남는 것은 대학생 전방 입소철폐 투쟁의 성공이에요. 한양대에서 시작한 전방 입소거부 운동이 전대협으로 확산되어 1988년에 대학생의 전방 입소교육이 완전 폐지됐어요. 지금 대통령 비서실장을 하는 당시 전대협 3기 임종석 총학생회장에게 학생회 사업을 인수인계하느라 학교에 남아 후배들을 지도하고 노동운동을 위한 준비 기간을 통해 동료들과 울산으로 내려갔죠. 동료 중에 지금은 의정부지방법원에 있는 박정길 부장판사가 있어요. 그 친구도 고생 많이 했는데 아마 판사가 아닌 변호사가 되었다면 지금도 함께 일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울산에서 3년 있었어요. 제가 일했던 회사는 현대자동차 하청회사로 컨베이어에서 자동차 보닛에 고무 패킹을 삽입하는 노동을 했어요. 물론,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일했는데 당시에도 이러한 노동구조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으나 지금도 해결이 안 된 것으로 알고 있어요.→어떤 연유로 사법고시를 준비했고 고양시로 옮긴 사법연수원 1기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고양에 자리를 잡게 된 특별한 이유라도. -1993년 복적 이후 저의 미래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됐어요. 그런데 법학은 현실 문제를 해석하고 적용하는 학문이라는 면에서 현실을 잘 반영한다는 판단이 들었고 매력을 느껴서 고시 공부를 했어요. 초등 교장선생님으로 정년퇴임 하신 부친이 젊은 시절 사시 공부를 하셨기에 저에게는 제일가는 후원자가 되어 주셨어요. 당신이 이루지 못한 것을 자식이 이루길 바라는 순수한 부정(父情)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복적 후 결혼하고 1997년에는 첫째 딸도 출산했어요. 그리고 2001년에 사시 합격하고 2년간 연수원 생활을 위해 고양으로 바로 이사해서 지금까지 살고 있으니 고양은 저에게 제2의 고향과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연수원 동기였던 황동욱 변호사(한양대 88학번)는 사법시험 준비를 할 때 스터디그룹 멤버였어요. 황 변호사의 제안에 따라 고양지원장을 역임한 강현 변호사사무실을 인수·인계받은 이곳에서 황 변호사와 법조인 생활의 첫발을 내디뎠던 첫 약속을 지금도 지키며 운영하고 있어요. 즉, 두 사람의 수임료 전체를 2분의 1로 분배합니다. 보통 사람은 실행하기 쉽지 않은 방식인데 황 변호사의 제안과 도움으로 지금도 우리 두 사람은 깨지지 않는 신뢰와 믿음으로 실천하고 있어요. 이후 우리와 결합한 김병길, 공성록 변호사(한양대 90학번)도 우리와 같은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변호사 사회에서도 거의 유례가 없는 일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앞으로의 포부와 꿈이 있다면. -의뢰인이 변호사를 찾아올 때는 사건이 끝까지 간 거죠. 명확한 증거가 있다면 분쟁 소지도 없고 재판을 청구할 이유가 없겠죠. 우리 법원이 아직은 합리적인 정황 증거보다 실체적 진실을 부합하지 않는 서증을 중심으로 판결이 이루어지기에 억울한 민원인들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서증에 따른 사실보다는 여러 가지 정황증거에 따른 사실관계가 능히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서증에 따른 사실관계를 선택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기존의 관행에 맞고 상급법원에서 판결이 파기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합리적인 정황증거에 의한 판결사례가 우리 법원에서도 더 늘어나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그래야 이 사회에 억울한 사람이 적어질 것이고 법의 정의가 이루어지는 것 아니겠어요. 국민의 법조인으로서, 이 시대에 맞는 법의 정의를 실현하고자 작은 역할을 담당하고 천직으로 삼고 살고자 합니다. 김병식 객원기자 kbs@seoul.co.kr 주요 프로필 1965 강원 횡성 출생 1984 원주 진광고등학교 졸업 1985 한양대학교 경제학과 입학 1988 한양대학교 총학생회 총무부장 및 서대협 중앙정책위원 1989 노동운동 1993 한양대학교 경제학과 복직 1995 한양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2001 제43회 사법시험 합격(사법연수원 33기) 2004 고양합동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조정위원, 고양세무서 과세 전 적부심사위원, 일산동부경찰서·일산서부경찰서 상담위원 역임.
  • [조성룡·심세중의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 죽음 앞에서 동등…묘지도 도시처럼 설계하다

    [조성룡·심세중의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 죽음 앞에서 동등…묘지도 도시처럼 설계하다

    불문학자이자 문학 평론가인 황현산(1945~2018) 선생의 영결식이 열린 건 사흘장의 발인 날 아침이었다. 고려대 교수로 정년 퇴임하셨고 같은 대학 병원에서 투병하셨으니 장소는 고려대병원 장례식장이었다. 기억할 만한 2018년 여름의 태양이 이른 아침부터 새하얗게 내리쬐었다. 평생의 도반 김인환 선생의 조사와 후배 문인, 가족들의 마지막 인사는 빈소 안에서 조용히 이루어졌다. 빈소 밖에는 훨씬 많은 조문객이 모여들었다. 행렬이 영정을 따라 3층의 빈소부터 1층까지 걸어 내려와 정문 옆으로 좁게 난 쪽문을 비집고 나가자, 주차장에 운구차가 트렁크 문을 열고 서 있었다. 바퀴 달린 카트에 실려 온 관이 매끄럽게 올라탔을 때 선생의 사모님은 기사에게 잠시 문을 닫지 말아 달라 부탁하셨다. “아주까리 꽃 그림자 흔들리는 섬 속에 / 하모니카 안타까운 강남달 시절 / 갈매기 울어 울어 해 지는 선창에 / 모자를 흔들면서 떠나던 사람아.” ‘풍각쟁이’ 최은진(58) 선생의 ‘아주까리 수첩’이 울려퍼졌다. 일제강점기의 시인 조명암이 작사하고 목포 사람 이봉룡이 작곡한 1940년대 노래다. 남도 섬의 헤어짐과 기다림을 그린 이 노래를, 황현산 선생은 그로부터 열흘 전 병상에서 마지막으로 들었다. (‘아주까리 수첩’은 선생의 다음 책 ‘전위와 고전’이 수록될 시리즈의 제목이기도 하다.) 음반 출시를 앞두고 고향이 전남 신안 비금도인 선생께 먼저 들려드렸을 때 “얼마나 예뻐” 하시더니, 사모님이 따로 청하여 이루어진 무대였다. “선생님, 안녕히 가세요. 고마웠습니다. 모두 선생님께 인사드리겠습니다.” 가수 최은진 선생의 마이크 소리에 맞춰 모인 이들이 마지막 인사를 드린 그 장면은, 모두에게 아름답게 기억되었으리라 믿는다.노래의 여운은 짧았다. “자, 다음 발인 못 하고 있거든요. 빨리 나가 주세요.” 상조 회사 옷을 입은 아저씨가 뒤를 몰아쳤다. 운구차와 버스는 화장장으로 떠나고, 각자 타고 온 차들이 줄지어 나가고, 사정없는 햇볕 아래서도 남은 자들의 마음은 눅눅하다. “1990년대부터 갑자기 바뀐 거 같아요. 90년대 초반까지는 입원해 있다가도 임종이 임박하면 집으로 모셨잖아요. 그래서 아시아선수촌 아파트 설계할 때 승강기 구조를 고쳐서 관을 수평으로 운구할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비좁은 아파트 살던 시절에 부모님 빈소를 마련했는데, 상주도 문상객도 불편하더라고요. 그게 떠올라서 건물 사이에 공간을 많이 비워서 천막을 칠 수 있게 했어요. 거기서 노제도 하곤 하더니, 어떻게 순식간에… 없어졌어요.” 영결식에서 돌아오는 길에 조성룡 선생은, 묘지 이야기를 꺼냈다. 스웨덴의 건축가 시구르드 레베렌츠가 조경을 맡은 스톡홀름의 우드랜드 묘지공원(스콕쉬르코고르덴 묘지공원), 이른바 ‘숲의 화장장’부터 시작한다.“시내에서 전철로 갈 수 있어요. 굉장히 넓은 땅인데 전차에서 내려 조금 걸으면 정문이 있어요. 들어서면 숨막히게 아름다운 풍경이 나타나요. 멀리 언덕 너머에 소나무 숲이 걸려 있고 거대한 십자가 모양 조형물이 눈에 들어와요. 대개는 정면의 십자가를 향해 걸어가죠. 하지만 안내자를 따라 오른쪽의 ‘양탄자 깔듯이’ 잔디로 조성한 언덕, 느릅나무 있는 곳으로 갔어요. 원래 있던 숲의 일부를 조정해 인위적으로 만들었음을 드러내는 구간이죠. ‘기억의 작은 숲’을 지나 1㎞ 떨어진 ‘부활 교회’까지 긴 길을 걸었어요. 숲속을 걸으면서 죽음과 대화하는 시간이었죠. 레베렌츠가 쓴 짧은 수필이 하나 있는데, 묘지에 수직 구조물을 바라지 않는다, 수평으로 낮은 비석이 근대 시민에게 어울린다고 썼어요. 소나무가 울창한 숲속에, 그런 묘비들이 햇빛을 받으면 보석처럼 반짝이지요.” “스웨덴이 100여년 전에 사회민주주의를 하면서 고민한 제일 중요한 것이 노동자 주거 정책이고 의료, 노숙자, 노인 대책을 열심히 만들었나 봐요. 그중에 하나가 묘지예요. 사람들이 도시로 몰리는 현상은 유럽 어디나 산업혁명 하면서 겪었고 그러다 보니까 묘지가 난개발이었죠. 이 사람들이 고민하면서 여러 논의를 해 나가죠. 인간이 죽음 앞에서 동등하다, 민주주의 가치에 따른 묘지를 만들자는 논의를 하면서 국제 현상 설계 공모를 해요. 지침부터가 대단히 자세했어요.” 1912년에 스톡홀름 시 의회가 소나무가 무성한 채석장을 확보한 다음에 내세운 공모 지침은 자연 풍경을 훼손하지 말 것, 품위 있게 설계할 것, 디테일까지 예술적일 것, 기존 채석장의 돌을 활용할 것 등이었다. “스웨덴 사람들은 독일 묘지를 본뜨려고 했어요. 그런데 공모를 하자마자 1차 대전이 터지니까 독일은 전쟁에 빠져들었죠. 그 바람에 젊은 국내파들이 당선된 거예요.” 스웨덴 사람들이 모델로 삼았던 것은 1907년에 설립된 뮌헨의 숲 묘지였다. 뮌헨 지자체에서는 하나의 거대한 묘역을 조성하는 대신 도시 외곽의 동서남북 네 군데 묘지를 나누어 숲 묘지를 조성했다. 그것은 “죽은 자들의 도시”이자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정화해 주는 자연이었다. “군나르 아스플룬드라는 건축가가 건물을 맡고 전체 조경 계획은 레베렌츠라는 사람이 맡아요. 묘지가 완성을 볼 때까지 30~40년이 걸려요. 굉장히 오랜 시간이죠. 아스플룬드하고 레베렌츠가 학교 동창이야. 그런데 두 사람이 약간 달랐어요. 아스플룬드는 성공의 길을 아는데, 레베렌츠는 하기 싫은 건 안 하는 거야. 이 사람은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적도 없고 생각을 글로 남기지도 않았어요. ‘숲의 화장장’도 한동안 아스플룬드가 한 거로 알려졌어요.” 숲의 화장장에서 ‘건물과 풍경이 하나’ 되는 작업이 이루어진 것은 레베렌츠의 주도였다. 사업 자체가 워낙 장기화되고 바뀌면서 레베렌츠가 해임되는 일도 있었다. 레베렌츠는 한동안 창문 새시 공장을 운영하면서 다른 공공건축을 해나갔다. 그러나 1940년 아스플룬드가 먼저 세상을 떠난 후 레베렌츠가 마무리 작업을 맡게 된다. 1970년대 들어 재조명되기 시작한 스톡홀름 우드랜드 묘지공원은 1994년에 유네스코 세계 유산 목록에 등재되었다.레베렌츠의 작업 중 또 하나의 묘지가 1916년에 설계 경기로 당선된, 항구도시 말뫼의 동부 묘지다. “평화롭고 고요한 묘지라면서 좋아들 하지요. 그런데 나는 그것보다는 도시를 봐요. 스톡홀름의 묘지가 거대한 장묘 단지라면 말뫼 묘지는 도시의 일부 같거든요. 지형에 따라 두 구역으로 구획하고 그 사이 도로변에 방문자센터, 화장장, 기념 교회, 광장, 추념 공간을… 마치 도시처럼 계획했어요. 마지막으로 묘지 입구에 거친 콘크리트로 아주 작은 꽃집(1974년)을 지었어요. 그때 레베렌츠 나이가 89세였어요. 우드랜드나 레베렌츠를 소개하려는 게 아니에요. 결국 우리 문제 말이죠. 일제 때의 묘지 계획 답습하면서, 오히려 그 뒤로 더 나빠졌어요. 우리가 신도시를 계획할 때 묘지를 미리 제대로 숙고해 본 적이 별로 없어요. 말로는 동방예의지국이니 하면서요. 그래 놓고서 유럽 어디 갔더니 무슨 묘지 멋있더라, 그렇게 감상적으로 접근할 일이 아닙니다. 도시 계획 자체로 생각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국가가 나서야 한다고 봐요. 그랬다면 우리 동네에 대형 화장장, 납골당은 절대 안 된다는 이야기가 이렇게 심했을까요. 광화문광장 고치는 문제보다 아파트 단지마다 동네마다, 운구차가 멈췄다 떠날 작은 장소 하나쯤 있어야 하지 않나.”집에서 관이 나오면, 망자가 살던 마을 어귀에서, 일하던 장터 입구에서도 노제를 하는 것을 불과 20년 전에도 볼 수 있었다. 길바닥에 돗자리 깔고 병풍 치고 꽃상여 걸쳐 놓고서 다시 제를 지냈다. 이웃들은 대개 그 언저리에서 술 한잔으로 먼 길을 배웅한다. 그럴 때 상엿소리를 하거나 풍물을 치거나 살풀이며 종이꽃을 만드는 갖가지 재주가 산 사람과 죽은 사람 사이를 잇거나 떼어 주는 일을 맡았다. 이제 그런 일들이 하나하나 예술이 되었다. 그 예술은 우리의 비루한 삶과 죽음 속에서 궂은 기능을 맡지 않는다. 장례식장의 발인장은 주유소를 닮았고 관은 컨베이어벨트처럼 바퀴 위에 실린다. 알지 못하는 301호와 204호 누군가가 십 분 간격으로 기다리는데, 우리는 애틋한 의식의 시간을 나눌 수 없다. “어렸을 때 마을 뒷동산 기슭에 공동묘지가 있었죠. 가면 쭈뼛하죠. 그렇게 죽음이 곁에 있구나 하는 것을 어렴풋이 배우죠. 동네마다 조금씩 작은 무덤을, 평화롭게 만들면 좋겠지. 무덤을 가까이 못 두면 아파트 단지 어디에 거기 살다가 죽은 가족을 기억할 작은 숲이라도, 나무 몇 그루라도 둘 수는 없는가. 의식을 하려면 장소가 있어야 하는 거예요. 그냥 마음만으로 되는 게 아니거든요. 우리 조상들이 그렇게 수천 년 동안 왜 마을 뒤에 싫은 묘지를 두었는가, 그걸 깊이 생각하고 연구하고 다음 세대에 교육할 때, 우리 삶이 정말 좋아지고 정말 민주 사회가 될 거예요.” 황현산 선생의 영결식은 아름다웠다. 비금도 섬 그림자가, 다도해의 물결이 잠시 아른거리는 것 같았다. 사소하지만, 노래 한 곡절로도 우리는 한결 잘 헤어졌다. 죽으면 다 소용없다고, 어른들은 말했다. 그렇겠지. 그러나 이 품위는 죽은 사람을 위한 건가, 산 사람을 위한 건가. “도시 사람들은 자연을 그리워한다. 그러나 자연보다 더 두려워하는 것도 없다. 도시민들은 늘 ‘자연산’을 구하지만 벌레 먹은 소채에 손을 내밀지는 않는다. 자연에는 삶과 함께 죽음이 깃들어 있다. 도시민들은 그 죽음을 견디지 못한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거처에서 죽음의 그림자를 철저하게 막아 내려 한다. 그러나 죽음을 끌어안지 않은 삶은 없기에, 죽음을 막다 보면 결과적으로 삶까지도 막아 버린다. 죽음을 견디지 못하는 곳에는 죽음만 남는다.”-황현산, ‘소금과 죽음’(한겨레신문 2009년 8월 15일자) 기획 수류산방 조성룡 건축가·도시건축 대표 심세중 수류산방 편집장■ 시구르드 레베렌츠(1885~1975)는 스웨덴의 건축가로 원래는 엔지니어링을 공부했다. 군나르 아스플룬드(1885~1940)와 함께 29세이던 1914년에 스톡홀름 남쪽 우드랜드 묘지공원 설계 공모에 당선되었다. 이후 한동안 건축을 멀리하다가 말년에 다시 설계를 맡았다. 레베렌츠가 설계한 묘지와 교회, 시립 극장과 노동자 주택 등은 대부분이 공모를 통한 공공 작업이었다. 오로지 건축 현장에서 작업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나타내려고 한 드문 근대 건축가이자 조경가,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1970~80년대에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우드랜드 묘지공원은 1994년에 유네스코 세계 유산 목록에 등재되었다. 세계 유산 목록에 수많은 묘지가 있지만 근대 건축가가 계획한 사례는 유일하다.
  • 물류센터 아르바이트 대학생 감전사고…열흘만에 끝내 사망

    물류센터에서 아르바이트하던 20대 대학생이 감전돼 10일만에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6일 대전 대덕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6일 대전 대덕구 한 택배회사 물류센터에서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 A(23)씨가 컨베이어벨트 인근에서 감전돼 의식 불명 상태에 빠졌다. A씨는 사고 발생 10일만인 이날 새벽 결국 숨을 거뒀다. A씨 유족은 “물류센터 관계자들이 아르바이트생에게 전기가 흐르는 위험한 부분을 청소하도록 지시를 내려서 사고가 났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택배업체 관계자는 언론과의 통화에서 “원청업체으로서 도의적 책임을 통감하며, 유가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경찰 조사로 사고 원인이 신속히 규명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찰은 물류센터 관계자 등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물류센터에 과실이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포천 화력발전소 폭발사고…5명 사상

    포천 화력발전소 폭발사고…5명 사상

    무연탄을 연료로 사용하는 경기 포천의 한 화력발전소에서 원인불명의 폭발사고로 근로자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8분쯤 포천시 신북면 장자산업단지 내 화력발전소에서 점검작업 중 분진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가 나 협력업체 직원 김모(45)씨가 숨졌다. 또 정모(56)씨가 1도 화상을 입는 등 4명이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당시 사망자 김씨와 부상자 2명은 지하 1층에서 무연탄 이송 컨베이어를 점검하던중이었고, 나머지 부상자 2명은 지상에 있었다. 발전사업자는 GS포천그린에너지로, 장자산단 염색공장에 온수 공급 등을 위해 2015년 10월 발전소 허가를 받아 같은 해 12월 착공했다. 이날 사고는 본격적인 상업운전을 앞두고 지난 4월부터 시험가동을 하다가 시설별 점검 작업중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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