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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국내 커피 ‘가격 거품’ 얼마일까… 본지, 세계 주요 도시 12곳 비교

    [커버스토리] 국내 커피 ‘가격 거품’ 얼마일까… 본지, 세계 주요 도시 12곳 비교

    ‘글로벌 커피제국’ 스타벅스가 유독 대한민국에서만 커피값을 비싸게 받는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언론과 시민단체는 물론이고 한국소비자원 등 정부 기관까지 나서 가격 인하를 압박해도 요지부동이다. ‘스타벅스 대항마’를 자처하는 카페베네와 엔제리너스, 아티제 등 국내 브랜드들도 너도나도 고가 정책을 쓰고 있어 스타벅스만 뭐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커피에는 얼마나 ‘가격 거품’이 끼어있는 것일까. 아무리 지적해도 내려가지 않는 대한민국 커피값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13일 서울신문은 스타벅스의 본산인 시애틀(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주요 도시 12곳 스타벅스 매장에서 판매 중인 오늘의 커피(이하 톨 사이즈·355㎖), 아메리카노, 라테 가격을 동시에 조사했다. 그 결과 라테를 기준으로 한 명목 가격에서 서울은 12개 도시 가운데 5위를 차지했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고, 고물가 도시로 유명한 런던이나 도쿄, 아부다비보다도 비쌌다. 지난 2월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이 발표한 스타벅스 가격비교 지수(라테 그란데 사이즈·473㎖)에서 서울이 전체 29개 도시 가운데 13위를 차지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여기에 국가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감안한 체감 가격을 따지면 서울의 순위는 베이징에 이어 세계 2위로 훌쩍 뛰어 오른다. 3위인 파리를 월등히 앞선다. 소득 수준을 감안하면 한국인들은 중국인들에 이어 두 번째로 비싸게 커피를 사 마시는 셈이다. 시애틀이나 시드니 시민들과 비교하면 체감 수치가 3배 이상 높다. 구매력평가지수(PPP) 기준 1인당 국민총생산(GNI)을 적용해도 한국의 체감 커피 가격은 워싱턴이나 시애틀보다 2배 이상 비싸다. 그렇다면 스타벅스 커피가 유독 한국과 중국에서 소득 수준에 견줘 과도하게 비싼 이유는 무엇일까. 스타벅스 측은 “커피값은 시장마다 다를 수 밖에 없는데, (한국이나 중국처럼) 앉을 자리가 많고 면적이 넓은 매장을 선호하는 나라에서는 임대료가 비싸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국내외 전문가들은 한국과 중국이 공통적으로 국민들의 과시욕이 큰 나라라는 점에 무게를 둔다. 가격이 비쌀수록 더 갖고 싶어하는 국민적 특성을 활용해 스타벅스가 ‘고가격 정책’을 펴고 있고, 경쟁업체들도 이를 따라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스타벅스를 ‘맥도날드’나 ‘타코벨’ 같은 대중 브랜드로 보지만, 우리나라나 중국에서는 고급 브랜드로 인식한다. ‘가격이 비쌀수록 품질이 좋고, 이를 소비하면 자신도 명품 이미지를 갖는다’고 믿는 국내 소비자들의 욕구를 커피 업체들은 정확히 꿰뚫고 있다. ‘샤넬’이나 ‘루이비통’이 그러하듯 한 나라에서 명품 대접을 받는 브랜드가 일부의 비난을 의식해 순순히 가격을 내릴 리 만무하다. 박영순(47) 커피비평가협의회(CCA) 한국본부장은 “우리 국민들이 커피를 맛이나 향 등 본질적 가치가 아닌 커피 브랜드와 문화 등 부수적인 면을 위주로 소비해 나타나는 현상”이라면서 “커피 가격이 이렇게 비싸도 소비자들이 별 저항 없이 사 주고 있어 업체만 탓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커버스토리-커피, 알고 드십니까?] “커피종주국에 스타벅스라니” 美와의 FTA 반대 시위 격렬…콜롬비아인에게 커피는 생존

    [커버스토리-커피, 알고 드십니까?] “커피종주국에 스타벅스라니” 美와의 FTA 반대 시위 격렬…콜롬비아인에게 커피는 생존

    지난달 29일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 수바와 보사 등 다운타운 지역에 삼엄한 계엄령이 떨어졌다. 미국과 콜롬비아의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반대하는 대규모 농민, 학생 시위가 보고타 등 전국으로 번지자 대통령이 5만명의 군대를 동원한 것이다. 훌리건에겐 발포해도 좋다는 명령이 떨어지면서 시위대 가운데 사망자만 3명, 부상자도 200여명이 발생했다. 이날 시위대는 FTA를 반대하며 흥미로운 구호를 외쳤다. ‘스타벅스는 꺼져라(GO HOME STARBUCKS).’ 커피의 종주국인 콜롬비아인에게 스타벅스는 눈앞에 다가온 미국의 거대 자본을 상징한다. 가뜩이나 미국과의 FTA로 심기가 불편한 콜롬비아인들에게 얼마 전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은 “2014년부터 보고타 등 콜롬비아에 50여개 점포를 차릴 계획”이라며 도전장을 날렸다. 커피에 있어서만은 세계 1위를 자부하는 콜롬비아인의 자존심에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린다. 반(反)스타벅스로 분출 중인 콜롬비아 속 커피전쟁의 전운에 귀를 기울여 봤다. “인삼이나 김치 같은 한국 특산물을 중국이나 일본이 수입한 뒤 명품이랍시고 비싼 값에 역수출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기분이 어떨는지…. 지금 대부분의 콜롬비아 사람의 심정이 그럴 겁니다.” 지난 6일 보고타의 차피네로. 외국계 기업과 금융사가 몰려 있는 이곳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레이나(21)는 최근 콜롬비아에 이는 반스타벅스 정서를 이렇게 정리했다. 한번도 스타벅스를 마셔 본 적이 없지만 콜롬비아 원두를 쓴다고 하니 맛은 뻔하지 않겠냐고도 말했다. 그는 “콜롬비아에는 무엇보다 세계 최고의 원두가 있고 이를 누구보다 잘 가공하는 훌륭한 커피 전문점도 넘쳐난다”면서 “비록 자본과 마케팅 능력에서는 좀 뒤질지 몰라도 결국 맛과 향으로 승부한다면 뒤처질 이유가 없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레이나가 일하는 곳은 후안발데스 카페다. 콜롬비아 커피를 대표하는 토종의 프랜차이즈 매장 중 하나다. 후안발데스를 중남미의 그만그만한 커피 프랜차이즈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후안발데스 카페는 2005년 미국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위크의 커피전문점 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서 스타벅스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56만 콜롬비아 농가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커피로 중남미에선 ‘스타벅스를 꺾을 만한 유일한 커피브랜드’라고 불릴 정도다. 실제 콜롬비아 사람 중 다수는 후안발데스가 스타벅스의 콧대를 꺾어 줬으면 하고 바란다. 사실 후안발데스란 이름은 콜롬비아 커피생산자연합회가 만든 가상의 인물이다. 연합회는 콜롬비아 커피를 홍보하기 위해 1960년대 뉴욕의 한 광고회사에 자국의 커피를 알릴 브랜드를 의뢰했고, 덕분에 카우보이 모자를 쓴 한 남성이 당나귀를 붙잡고 있는 상표 후안발데스가 등장했다. 매장 내 커피 가격은 대부분 스타벅스의 절반 정도다. 한국과의 인연도 있다. 2년 전 국내 한 재벌 2세가 후안발데스의 명성을 듣고 국내 프랜차이즈 도입을 적극 검토한 것. 하지만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위협한다는 당시 여론의 질타에 사업은 구상단계에서 백지화됐다. 이날 오전 8시 차피네로 후안발데스 매장은 커피를 주문하는 사람들로 분주했다. 출근 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려는 사람들이다. 이곳 사람들에게 커피는 일상이다. 회사원들은 출근길에 커피숍에 들러 틴토(진한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커피의 본고장이라 해서 커피 마시는 것에 뭔가 특별한 것은 없다. 틴토 외에 우유를 부은 카페라테는 카페 콘 레체, 모카를 넣은 카페 모카는 그냥 카페모카로 부른다. 기본적으로 커피를 한국보다 진하게 마시고 설탕 대신 사탕수수 덩어리인 파넬라나 콜롬비아식 캐러멜인 아레키페를 넣어 마신다는 것 정도가 차이라면 차이다. 외국계회사에 근무하는 디아나 니뇨(26·여)는 “개인적으로 스타벅스가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와의 경쟁을 통해 후안발데스가 좀 더 국제적 브랜드로 도약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3년간 애틀랜타 등에서 미국 유학생활을 한 그에게 스타벅스는 익숙한 브랜드이자 향수이기도 하다. 하지만 학생과 노동자 계층이 스타벅스 진입을 반대하는 이유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수의 콜롬비아인들이 최소 임금인 60만 페소(약 40만원)를 받고 일하고 있어요. 커피를 좋아하는 건 다를 바 없지만 서민이 저가의 브랜드나 싼 인스턴트 커피를 마실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이들에겐 원두 한 봉지에 2만 5000페소(약 1000원) 하는 후안발데스조차 부담스럽죠. 그보다도 비싸다는 스타벅스가 들어와 봐야 서민은 이로울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후안발데스 같은 고급 커피를 사서 마시기가 부담되는 콜롬비아 서민은 작은 커피숍이나 노점에서 파는 커피를 이용한다. 농가에서 나오는 생두를 직접 볶아 먹거나 저가 브랜드의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도 많다. 외국계 회사에서 청소부 일을 하는 노라 로드리게스(45·여)도 그런 부류다. 즐겨 마시는 커피는 후안발데스가 아니다. 파운드당 8000페소(약 4800원) 정도 하는 저가 슈퍼마켓 브랜드다. 고맙게도 고향 실바니아의 친척들이 가끔 좋은 원두를 보내주기도 한다. 그의 가족은 집에서는 주로 냄비커피를 끓여 먹는다고 했다. 냄비에 물과 커피원두, 파넬라를 함께 넣어 커피 물을 우려낸 뒤 가루를 걸러 마시는 방식이다. 그녀는 “에스프레소 머신이나 드립커피 기계가 없는 서민층은 이런 방식으로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소박하게 커피를 즐기는 부류였지만 자국 커피에 대한 자부심은 강했다. 콜롬비아인에게 커피는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그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어떤 이에게 커피는 문화이지만 어떤 이에게 커피는 생존입니다. 그만큼 콜롬비아에는 커피 농장에 의존해 살아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스타벅스가 들어오든 FTA가 되든 부디 고향에서 농사짓는 가족에게 피해가 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 사진 보고타(콜롬비아)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당신의 책]

    위대한 수학문제들(이언 스튜어트 지음, 안재권 옮김, 반니 펴냄) 최소한의 색깔을 사용해 구역이 구분되도록 지도를 색칠하려면 몇 가지 색이 필요할까. 답은 네 가지다. 4색이면 어떤 복잡한 지도도 구별해서 그릴 수 있다는, 유명한 ‘4색 정리’다. 간단해 보이지만 증명이 어려워 오랫동안 난제(難題)로 여겨졌다. 1976년 어펠과 하켄 교수가 1000시간 넘게 컴퓨터를 활용해 수학적 귀납법으로 증명해냈다. ‘케플러 추측’은 제한된 공간에 공을 가장 조밀하게 쌓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증명하는 데 400년이나 걸린 이 문제의 답은 과일가게 주인의 과일 쌓기 방식이었다. 영국 수학자이자 대중과학 저술가인 저자는 이처럼 수학사를 뒤흔든 14가지 난제를 소개한다. 492쪽. 2만 3000원. 빅 히스토리(데이비드 크리스천· 밥 베인 지음, 조지형 옮김, 해나무 펴냄) 가장 큰 규모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빅 히스토리’(거대사) 입문서로, 2011년 빌 게이츠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설립된 ‘빅 히스토리 프로젝트’의 핵심 강의 시리즈를 묶은 것이다. 데이비드 크리스천이 처음 고안한 ‘빅 히스토리’ 개념은 과학과 인문학을 결합시킨 융합학문으로,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선 인간의 역사를 넘어 우주 전체의 역사를 바라볼 것을 강조한다. 책은 빅뱅에서부터 별의 탄생, 태양계와 지구의 탄생, 생명의 기원, 인류의 등장, 문명의 출현, 현대사회로의 발전 등 137억년의 역사를 광범위하게 펼쳐 보여준다. 432쪽. 1만 5000원. 이매진, 초일류들의 뇌 사용법(조나 레러 지음, 김미선 옮김, 21세기북스 펴냄) 글로벌 기업 P&G의 밀대형 청소용품인 ‘스위퍼’는 먼지를 손쉽게 닦아내는 혁신적 기술로 주부들의 열렬한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런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왔을까. 한 할머니가 부엌 바닥에 쏟은 커피 가루를 빗자루로 쓸어낸 뒤 종이 행주를 물에 적셔 커피 알갱이 한 알까지 깨끗이 닦아내는 장면에서 착안했다. 창의성은 이처럼 우리가 날마다 하는 일을 다른 방법으로 생각해낼 때 발현된다. 이 책은 밥 딜런, 3M, 픽사 등의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개인과 집단의 창의성이 어떻게 발휘되는지를 면밀히 추적함으로써 창의적 재능이 몇몇 예외적인 인물에게만 있다는 선입견을 깨뜨린다. 328쪽. 1만 6000원. 인디고 서원에서 정의로운 책읽기(인디고 서원 엮음, 궁리 펴냄) 학업에 치여 책조차 마음대로 읽지 못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전문가나 어른의 시각이 아닌 또래의 눈높이로 선정한 독서 길라잡이다. 부산에 있는 청소년인문학서점 ‘인디고 서원’의 아이들이 다양한 책을 읽으며 기록해 두었던 좋은 책들의 목록과 현실을 향해 던지는 질문들을 모아 책으로 펴냈다. 삶이 지루한 친구들에게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 궁금한 친구들에게는 ‘노인과 바다’를, 경쟁이 지긋지긋한 친구들에게는 ‘이타주의자가 지배한다’를 추천하는 등 상황과 관심사에 따른 맞춤형 책 80여권을 소개한다. 368쪽. 1만 5000원.
  • 5시간 뛰고, 점심 굶고 ‘배송 전쟁’… “거래처 돌며 영업도 해요”

    5시간 뛰고, 점심 굶고 ‘배송 전쟁’… “거래처 돌며 영업도 해요”

    “어쩌다 이 일을 해보기로 했어요? 밥 먹을 시간도 따로 없을 텐데…. 괜찮으려나. 하루 일과를 다 끝내려면 점심 먹을 시간도 없거든요. 각오 단단히 해야 해요. 적어도 5시간 이상은 뛰어다녀야 할 테니까….” 이른 아침부터 간간이 빗방울이 떨어졌던 지난 11일. 한가위를 일주일여 앞두고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진 택배기사의 하루를 체험해 보기 위해 최광수(34·가명)씨를 만났다. 오전 7시쯤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역 앞에서 최씨와 첫 인사를 나눴다. 전날 밤 9시가 넘도록 일을 했다는 그는 “일이 많이 힘들 것”이라고 대뜸 겁부터 줬다. 오전 7시 10분 물류터미널 도착 오전 7시 10분쯤 최씨의 택배탑차를 타고 금천구에 있는 CJ대한통운 택배 물류터미널에 도착했다. 최씨는 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동료들에게 박카스 한 병씩을 건넸다. “어제 집에는 잘 들어갔냐”는 최씨의 물음에 한 동료는 “일이 늦게 끝나서 집에 못 갔지. 차 안에서 자고 일어났어. 아, 왠지 오늘도 못 들어갈 것 같아”라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터미널 안에 있는 컨베이어 벨트 위로는 각양각색의 택배 상자가 지나갔다. 물건도 다양했다. 사과, 배 등 과일상자, 한우, 참치가 담긴 상자는 물론 이불, 전기밥솥, 모니터, 훌라후프, 심지어 접이식 자전거도 있었다. 택배기사들은 컨베이어 벨트 좌우에 서서 분류 작업을 진행했다. 최씨의 배송 담당 지역은 금천구 독산4동. 그는 8년째 같은 동네에서 택배 업무를 하고 있었다. 최씨는 자기가 배달할 물품들을 하나둘씩 골라냈다. 아직은 손이 바쁘지 않았다. 그는 “지금은 얼마 안 되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택배 차량 화물칸이 꽉 찰 정도로 물량이 쏟아질 것”이라고 귀띔을 해줬다. 정말 그랬다. 터미널에 도착한 지 10분 만에 택배 상자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금천구 각 지역에 배송될 택배물품을 실은 40피트(feet)짜리 컨테이너 트럭이 추가로 한 대씩 들어올 때마다 물량이 자연스레 증가했다. 돕고 싶은 마음에 운송장에 ‘독산동’이라고 적힌 택배 상자 5개를 꺼내 최씨 앞에 가지런히 놓았다. 그런데 최씨가 다시 원위치를 시켰다. “운송장에 적혀 있는 주소를 끝까지 봐야 해요. 동(洞)뿐만 아니라 뒤에 적힌 지번까지 봐야 하죠. 보니까 다 제가 가는 곳 지번이 아니었어요.” 머쓱했다. 오전 9시 햄버거로 아침 때우고 오전 9시가 되자 최씨가 갑자기 동료들에게 “모여”라고 외쳤다. “가위, 바위, 보!” 아침밥을 살 사람이 정해졌다. 최씨가 산 아침 메뉴는 백반 도시락이 아닌 커피와 핫도그, 햄버거였다. “밥 먹을 시간도 부족하다”면서 햄버거를 네 입 만에 먹어 치운 그는 “아침밥으로 저녁까지 버텨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 오는데 괜찮겠느냐”고 물었다. “비옷까지 준비했어요. 문제 없어요.” 자신 있게 답했다. 칭찬의 한마디를 기대했지만, 아니었다. “배달하다 보면 더워서 비옷 못 입어요. 비 맞을 각오하고 일해야 돼요.” 비는 점점 거세졌다. 오전 10시 택배 분류·上車작업 오전 10시. 택배 상자가 쏟아져 들어왔다. 컨테이너 트럭 수는 3대에서 6대로 늘었다. 최씨는 컨베이어에서 물건을 내리고, 내린 물건을 바닥에 분류하고, 분류한 물건을 차량 화물칸에 싣고, 실은 물건을 지도를 보면서 동선에 따라 배열하는 일을 반복했다. 허리 펼 시간조차 없었다. 오전 11시가 넘었지만 2시간 전에 산 최씨의 커피는 반도 줄지 않았다. 마침내 오전 11시 40분에 상차(上車·차에 짐을 실음) 작업까지 끝냈다. 그는 “평소 배달하는 택배물품은 보통 200개 남짓인데, 오늘은 280여개를 배달해야 한다”면서 “쉬지 않고 계속 뛰어다녀야 한다. 조금이라도 택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싶으면 차량이 떠날 수밖에 없다. 내가 세 가구를 뛰어다닐 동안 적어도 한 가구 배송을 완료해야 한다”고 했다. 짐을 모두 실은 뒤 최씨는 약 1시간 동안 운송장 바코드를 스캐너로 일일이 체크하며 각 수령인 휴대전화 연락처에 배송 예정 시간이 표시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주소가 잘못돼 있거나 지번까지만 적혀 있는 경우에는 직접 수령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번지수만 써 있고 호수가 없으면 집을 못 찾아가요. 아파트에 비유하자면 아파트 이름만 적고 몇 동, 몇 호인지 적지 않은 것과 같은 이치예요.” 오후 1시 본격적 배송 시작 오후 1시가 지나서야 본격적인 배송 업무에 돌입했다. 비는 그친 상태. 첫 배송지에 가까워질수록 행여 실수할까 봐 조마조마했다. 옆좌석에서 바짝 긴장해 있는 모습을 보고 최씨는 “안심해요. 제가 어디에 가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다 알려줄게요. 걱정 마세요”라며 다독였다. 그 역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적지 않다고 털어놨다. “원하는 시간에 정확하게 택배 물건을 받고 싶으면 퀵서비스를 시키는 게 맞아요. 수많은 고객에게 물건을 전해야 하는 일반 택배기사 입장에서는 시간대를 어느 정도 맞출 수는 있어도 특정 시간에 정확하게 가기는 어렵거든요. 저희는 여러 고객을 상대해야 하니까요.” 이렇게 최씨와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은 갈수록 줄었다. 그의 휴대전화는 쉴 줄 모르고 계속 울렸다. 질문을 하다가도 벨소리 때문에 이야기가 중단되는 일이 잦았다. “혹시 지금 집에 계세요?” 최씨가 수령인이 집에 있는지 확인하고, 택배 물건이 언제 도착하는지 고객으로부터 연락받는 일이 점점 많아졌다. “일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가…”라는 질문을 끝맺기도 전에 얼른 차에서 내려야 했다. 최씨는 “택배 업무를 마친다고 하루 일과가 끝나는 게 아니다”라면서 “늦어도 오후 6시부터는 주요 거래처에서 물건을 받고 터미널에 전달해야 한다. 거래처가 우리를 하염없이 기다려 주지 않기 때문에 서둘러 택배 일을 끝내야 한다”고 분발을 촉구했다. 그의 지시는 빠르고 구체적이었다.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 주택 보이죠? 301호 가서 초인종 두 번 누르고, 만일 집에 아무도 없으면 수령인한테 전화하세요.”, “501호 갔는데 집에 아무도 없으면 옥상 화분 위에 택배 물건을 두고 내려오세요.”, “이 빌딩 건물 3층 가서 초인종 누르고, 인기척 없으면 근처 보일러실 안에 물건 넣고 내려오세요.” 최씨 말대로 쉴 틈이 없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다세대 및 다가구 주택 계단을 오르내리는 일은 말 그대로 고역이었다. 종아리와 허벅지 근육이 당겨 오기 시작했다. 최씨가 가리키지도 않은 엉뚱한 건물에 가서 시간을 지체한 경우도 여러 번 있었다. 마음이 급해 택배 물건을 놓고 가는 일도 허다했다. “이렇게 계속 실수하면 효율성이 떨어져요.” 최씨의 신경이 약간 날카로워진 듯 보였다. 땀범벅이 된 채 정신없이 돌아다니다 보니 메모할 시간도 부족했다. 총 몇 가구를 방문했는지도 기억 나지 않았다. 오후 3시를 넘어서자 ‘저질 체력’이 발목을 잡았다. 설상가상으로 오후 4시가 가까워지자 멈췄던 비가 다시 퍼붓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비를 온몸으로 맞으면서 배달해야 했다. 반면 최씨는 무거운 물건을 여러 개 어깨에 짊어진 상태로 종횡무진 뛰어다녔다. 그도 약간은 지쳐 보였지만 기자처럼 헉헉거릴 정도는 아니었다. 오후 5시 거래처 돌고 하역 작업 그렇게 시간은 흘러 시곗바늘은 어느덧 오후 5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수고했어요. 배달 모두 끝났어요.”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는 찰나에 최씨는 곧바로 “이제 거래처 물건 받으러 가야죠”라고 웃으면서 말했다. 휴식을 갖기엔 아직 일렀다. 우리는 한약방, 섬유업체, 정육점 등을 다니며 170여개의 택배 상자를 싣고 터미널로 돌아가 하역 작업에 착수했다. 하역 작업까지 마치고 시계를 보니 오후 7시 30분이었다.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수령인이 서명한 운송장을 보며 최종 전달된 택배 물건이 몇 개인지 셌다. 집계 결과 276개 중 270개가 배송 완료됐다. 드디어 하루 일과가 끝났다. 오후 7시 30분 배송완료 확인 최씨는 하루하루 택배 물건 수의 차이는 있지만 매일 일과가 이날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직접 택배일을 해본 터라 그의 말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물론 저도 힘들어요. 힘들지만 제가 일을 한 만큼 돈을 벌 수 있다는 데 만족하고 있어요. 몸이 아파서 뛰지 못할 때까지 이 일을 계속 할 거예요.” 그러면서 최씨는 휴대전화에 저장된 5살짜리 딸의 사진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제가 일하면서 밥을 못 먹어도 자식 교육 더 시키고, 제가 좋은 옷을 못 입어도 자식한테 좋은 옷 입혀 주고 싶은 마음에 버티죠. 스트레스를 받다가도 이렇게 딸의 얼굴을 보면서 ‘그래, 내가 너 때문에 산다, 너 때문에 버틴다’라고 속으로 되뇌며 하루하루 살고 있어요.” 글 사진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커버스토리-커피, 알고 드십니까?] “커피 맛있게 즐기려면 따뜻한 머그잔 준비를”

    [커버스토리-커피, 알고 드십니까?] “커피 맛있게 즐기려면 따뜻한 머그잔 준비를”

    콜롬비아에선 오히려 바리스타 찾기가 쉽지 않다. 이런 탓에 ‘콜롬비아엔 좋은 커피는 넘쳐나지만 커피문화는 없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어떤 이는 “국민 모두가 전문가라서”라고, 또 다른 이는 “워낙 원두가 좋아서”라고 설명한다. 어렵사리 보고타 현지에서 커피아카데미를 운영 중인 파르메니오 앙가리타(63) 에듀커피 대표를 만났다. →세계에서 으뜸가는 커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무조건 콜롬비아 커피가 최고라고 말하진 않겠다. 물론 콜롬비아 커피가 넘버원이란 자부심은 있지만 세계에는 맛도 질도 좋은 커피가 많다. 사향고양이를 이용해 만드는 인도네시아의 루악이나 킬리만자로에서 생산되는 케냐의 AA 등도 좋은 커피다. 좋은 커피를 고르려면 생산지의 위치를 먼저 봐라. 질 좋은 커피는 고산지대에서 생산된다. 여기에 화산지대라면 금상첨화다. 활화산인지 휴화산인지 사화산인지는 중요치 않다. 코스타리카, 파나마, 에콰도르, 콜롬비아 등 이른바 ‘에콰도르 라인’에 있는 커피가 세계적으로 좋은 커피라고 꼽히는 이유다. →좋은 원두, 로스팅, 커피를 뽑는 과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뭔가.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아무리 좋은 원두를 구입했어도 로스팅할 때 온도와 시간을 잘못 계산하면 완전히 맛을 버린다. 뽑는 과정도 동양의 차를 내가듯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심지어 잔도 중요하다. 실제 앞선 모든 과정이 완벽하게 이뤄졌다고 해도 냉장고에서 갓 꺼낸 머그잔에 커피를 따라 먹는 것은 커피 맛을 버리는 일이다. 커피를 좀 더 맛있게 먹고 싶다면 따뜻하게 데워진 머그잔부터 준비하라. 기본 중의 기본이다. →스타벅스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스타벅스는 아쉽게도 초심을 잃었다. 초기 스타벅스는 글로벌 브랜드임에도 아주 좋은 맛과 선도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제 커피 자체보다는 거대기업의 마케팅과 이미지만 남은 것 같아 안타깝다. →커피를 즐기는 한국에게 한마디한다면. -동양권에는 좋은 차 문화가 있는 것으로 안다. 커피도 차와 다를 것 없다. 느긋하게 시간을 가지고 배우고, 공부해야 폭넓고 깊게 즐길 수 있다. 빨리빨리만 강조하다 보면 차를 즐길 수 없듯이 커피도 마찬가지다. 최근 파트너십을 맺었던 한국인들이 있었지만 하나같이 성급하기만 해 결과가 좋지 않았다. 커피로 장사를 하든 단순히 마니아가 되든 스스로 커피 맛의 차이를 느낄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 시간을 가지고 공부해야 한다. 보고타(콜롬비아)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5시간 15분 공연에 인터미션 1시간… 관객들 버틸까

    5시간 15분 공연에 인터미션 1시간… 관객들 버틸까

    인터미션(막간의 휴식 시간)만 무려 1시간인 오페라가 국내에 처음 상륙한다. 총 공연 시간만 5시간 15분(오후 4시~9시 15분)이니 인터미션 때 ‘커피’가 아닌 ‘밥’을 먹어야 하는 이례적인 작품이다. 다음 달 1, 3, 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오르는 ‘파르지팔’ 얘기다. 올해 탄생 200주년을 맞은 바그너의 마지막 작품으로 중세 성배 기사단을 다룬 대작이다. 국립오페라단은 105분간의 1막 공연이 끝난 뒤 60분의 인터미션을 정했다. 국내 오페라로는 첫 시도다. 2막과 3막 사이 휴식 시간은 20분. ‘파르지팔’의 탄생지이자 대표 무대인 독일 바이로이트 축제에서는 인터미션이 각각 40분이다. 하지만 이번 국내 공연에서는 첫 인터미션이 저녁 식사 때와 맞물린다는 점을 감안해 시간을 대폭 늘렸다. 이례적인 휴식 시간을 메우기 위해 국립오페라단과 예술의전당은 극장 내 레스토랑, 카페에 오페라의 이름을 딴 특별 메뉴까지 마련했다. 지난달 말에는 합동으로 관객에게 제공할 메뉴 시식회까지 열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전례 없는 장시간의 공연을 관객들이 버텨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막과 막 사이에 관객들이 대거 이탈하진 않을까. 한 시간의 인터미션이 오페라에서는 첫 실험이지만 클래식 연주회, 연극 등에서는 이미 시도된 바 있다. 2006년 LG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린 연극 ‘형제자매들’은 1, 2부 합쳐 일곱 시간의 공연이 이뤄졌다. 당시 인터미션만 무려 한 시간 반이었다. 2007년, 2009년에는 첼리스트 양성원의 연주회가 각각 네 시간씩 진행됐다. 당시 인터미션도 한 시간이었다. 관객들은 저녁을 먹고 다시 객석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2009년 슈베르트 실내악 전곡 연주회 당시 막과 막 사이 관객들의 이탈이 뚜렷이 관찰됐다는 후문이다. LG아트센터 관계자는 “올해 4월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 연주회에서 인터미션을 30분으로 줄인 데는 2009년 공연의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보현 국립오페라단 대외협력팀장은 “‘파르지팔’은 흔한 레퍼토리가 아닌 데다 출연 팀이 성악가 연광철, 크리스토퍼 벤트리스 등 몇 년은 기다려야 볼 수 있는 바이로이트 축제의 주역들이기 때문에 골수 팬이 많다. 관객 이탈에 대한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전해웅 예술의전당 서비스사업단장은 “국내 오페라에선 첫 경험이라 그 자체로도 작품을 즐기는 하나의 재미이자 이색적인 체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제성 오페라 평론가는 “해외 오페라 관객들은 휴식 시간에 와인, 샴페인을 마시며 공연 감상을 얘기하고 다음 막을 관람할 에너지를 충전하지만 우리는 공연 시작 시간도 늦고 관객·연주자의 컨디션 때문에 공연을 서둘러 끝내기에 급급하다”며 “‘파르지팔’을 통해 국내 관객들도 공연을 여유롭게 즐기는 문화가 만들어질지 주목된다”고 의미를 짚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아버지는 파쇼의 정반대에 선 사람…회사·집에서 모든 문제 대화로 해결”

    “아버지는 파쇼의 정반대에 선 사람…회사·집에서 모든 문제 대화로 해결”

    “결혼 얘기가 처음 나왔을 때 아버지는 불같이 화를 내셨습니다. 중매를 하려던 사람이 한동안 집에 발도 못 붙였을 정도였죠. 하지만 그 시절 ‘파란 집’(청와대)에서 뭐든 한다면 하던 때가 아니었습니까.”뉴욕에서 활동 중인 미술가 박유아(52)씨는 10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옵시스 아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부친인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추징금 완납 의사를 밝힌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이야기가 화제가 되면서다. 그는 한때 사돈이었던 두 집안 간에 인연이 깊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손사래부터 쳤다. 그런 우여곡절 끝에 전 전 대통령의 차남인 재용씨와 박씨의 막내 여동생 경아씨는 1988년 결혼했지만, 결국 2년 만에 이혼했다. 박씨는 생전의 아버지를 “파쇼의 정반대에 서 있던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아버지가 화가 나면 직원들 ‘조인트’(정강이뼈)를 구둣발로 걷어찼다는 일화로 유명하지만 실은 회사나 가정에서 모든 문제를 대화로 풀어 간 분이셨다. 눈물도 많고 정도 많았다”고 했다. 그는 아버지의 외모나 성격을 가장 빼닮은 자녀로 얘기된다. 그런 그는 아버지를 자신을 가장 잘 이해해준, 그래서 빈자리가 너무 큰 존재라고 말했다. “말술을 마신 날이면 만취돼 들어와 가장 먼저 저를 깨운 뒤 노래부터 시켰어요. 거북하지 않고, 오히려 좋았습니다.” 화가가 된 것도 어려서부터 그림을 그리며 함께 놀아준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오히려 어머니가 엄격하고 무서웠어요. 아들을 원해 1남 4녀까지 줄줄이 낳으셨던 분이시죠.” 어머니는 지금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박 명예회장이 생전 좋아하던 다방 커피를 보따리에 싸 현충원의 묘소를 찾는다. 박씨는 이미 공적인 장소가 돼버린 아버지의 산소를 매일 찾는 어머니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너무 보고 싶어 내년 3주기 때까지만 가겠다”는 어머니를 한사코 뜯어말릴 수 없었다고 한다. 그는 “참 폭력적인 게 부부관계라고 생각했는데 아버님과 어머님 사이는 참 특별했다”고 회상했다. 2009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개인전을 갖기도 한 박씨는 12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옵시스 아트에서 ‘오르골이 있는 풍경’전을 갖는다. 이혼한 전 남편인 고승덕 변호사와의 사진을 비롯해 수많은 부부의 사진을 그림으로 옮겼다. 글· 사진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19대 초선 의원-정치와 도전] (7) 새누리 박인숙

    [19대 초선 의원-정치와 도전] (7) 새누리 박인숙

    “여성의 말에 귀 기울이십시오. 그 속에 모든 답이 들어 있습니다.” 박인숙(65·서울 송파구 갑) 의원은 지역에 나갈 때마다 ‘아줌마’들의 말을 유심히 듣는다고 했다. “교육, 복지, 동산 문제와 관련해 피부로 직접 느끼는 그들이 쏟아내는 목소리에 해법이 들어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래서 박 의원은 자신의 생각에 의문이 들 때마다 아줌마들에게 묻고 해답을 찾는다고 했다. 이 때문인지 박 의원은 자신의 정치 철학도 ‘현실 정치’를 내세웠다. “모든 현안의 답은 현장에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의원은 ‘민생’이라는 전쟁터의 야전사령관”이라고 정의했다. 박 의원은 새누리당에서 몇 안 되는 지역구를 가진 여성의원이다. 김을동(재선), 김희정(재선)·권은희(초선) 의원과 함께 지역구 여성의원 4인방 중 하나다. 박 의원은 ‘남성일색’의 새누리당 의원 틈바구니 사이에서 여성과 의료계를 위한 목소리를 내는 데 애쓰고 있다. 물론 한계도 뼈저리게 느낀다고 했다. 지역구 현안 해결 문제라면 ‘예산 확보’에서의 기술 부족을 절감하고 있다. “송파구 방이동에 있는 올림픽 공원이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25년 동안 서서히 망가지고 있어 올림픽 공원을 세계 제일 가는 스포츠 공원으로 바꿔 놓겠다”고 결심했으나, 예산이 문제였다. 박 의원은 “다선 의원들이 지역구 예산을 가져가는 모습을 볼 때 초선 의원으로서의 한계를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국회 내에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해 “공원 인근에 있는 스크린 경륜·경정장도 정리해 올림픽이라는 역사의 현장을 되살려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방이동 모텔촌 정비, 잠실관광특구 지정 등의 추진 계획도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다선 의원들이 갖는 정치적 ‘감’(感)도 박 의원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전문분야가 아닌 교육뿐만 아니라 복지, 부동산, 지역개발 등까지 모두 파악하고 이해하고 입장을 내기가 어려운데 어떤 다선 의원들은 척 보면 딱 하고 즉각 입장을 내더라”는 것이다. 박 의원은 이후로 “국회의원은 슈퍼맨이 돼야 한다”는 지론을 갖게 됐다. 나아가 “병원에서는 생명이 위급한 환자가 있다며 달려가면 모든 것이 용서되지만, 국회에서는 일정이 겹쳐 일정 하나를 빠트리면 변명할 수가 없다”는 것도 깨닫게 됐다. 박 의원은 울산의대 소아심장과 교수와 서울아산병원 선천성 심장병 센터장을 지냈고 한국여자의사회 회장을 맡고 있다. 그러나 전공을 살릴 수 있는 보건복지위를 택하지 않고 교육문화체육관광위로 갔다. 의료계의 문제를 근본부터 고치려면 전공 교육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판단에 따랐다. 박 의원은 “커피전문점 내듯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부실·엉터리 의대의 신설을 막아야 한다”면서 “보건 의료인 양성이 제대로 돼야 보건·복지도 잘된다”고 주장했다. 글 사진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덕수궁 정관헌에서 문화계 명사와 함께…

    덕수궁 정관헌에서 문화계 명사와 함께…

    덕수궁 정관헌은 구한말 고종 황제가 ‘가배’(커피)를 마시며 연회를 즐겼던 러시아풍 건물이다. 1900년을 전후해 러시아 건축가 사바친이 동서양의 건축 양식을 절충해 지었다. 문화재청은 오는 13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매주 금요일 저녁 7시, 이곳에서 ‘정관헌에서 명사와 함께’ 행사를 벌인다. 문화계 명사의 강연을 듣고 함께 대화를 나누는 자리다. 매년 봄·가을에 나눠 열리는 행사는 올해로 5년째를 맞는다. 올해 강사는 안휘준 서울대 명예교수, 이원복 덕성여대 석좌교수, 박동춘 동아시아 차문화연구소장이다. 13일에는 안 교수가 ‘한국 현대미술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우리나라 현대 미술의 현주소를 발표한다. 27일에는 ‘먼나라 이웃나라’의 저자인 이 교수가 이웃 나라에 얽힌 숨은 문화 이야기를 들려주고, 10월 4일에는 우리나라 차 문화 전통의 맥을 잇는 박 소장이 차문화 속에 담긴 아름다운 이야기를 강연한다. 이 행사는 정관헌 내부의 수용 규모를 고려해 사전 예약자를 180명으로 제한한다. 덕수궁관리소 누리집(www.deoksugung.go.kr)을 참고하면 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김미희, 정국 흔들 ‘히든카드’ 될 듯

    국가정보원이 통합진보당 이석기(51) 의원뿐 아니라 김미희(47) 의원도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의 국내 총책이라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정원이 향후 김 의원을 ‘히든카드’로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정원이 구체적인 증거 없이 진보당을 전방위 압박하려는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9일 공안 당국에 따르면 김 의원이 수사선상에 구체적으로 오른 것은 지난해 12월이다. 국정원은 지난해 여름쯤 RO 내부 협력자로부터 확보한 ‘이 의원과 김 의원이 북한 측과 지속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RO 국내 총책’이라는 진술 등을 토대로 당시 김 의원에 대해 법원에 감청영장을 청구했다. 공안 당국에 따르면 ‘북한 측 인사→이석기·김미희 의원→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 홍순석 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RO 조직원’ 순으로 지휘가 이뤄졌다는 게 국정원의 판단이다. 국정원이 지난 2일 국회에 제출한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 등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 의원→이 고문, 홍 부위원장→RO 조직원’으로 이어지는 지휘 흐름을 파악했다. 서울대 약학대학 학생회장 출신인 김 의원의 남편은 백승우 진보당 전 사무부총장으로 경기동부연합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백 전 사무부총장은 진보당 회계·재정 및 당원 관리를 전담하는 총무실을 책임졌다. 백 전 사무부총장은 지난해 8월 당내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갈등을 빚을 당시 당 인터넷 게시판에 ‘유시민 전 진보당 대표와 심상정 의원의 공통점 하나는 아메리카노 커피를 먹는다는 것’이라며 진보진영 내 ‘아메리카노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김 의원에 대한 강제 수사 여부는 ‘구체적인 증거’에 달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정원이 RO 내에서의 김 의원 역할이나 위상, 행동, 발언 등에 대한 진술, 문건 등 증거를 얼마나 확보했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국정원은 ‘총책→상급 세포책→하급 세포책→…→최하급 세포원’ 등 철저히 점조직으로 운영된 RO의 전모를 파악하는 것이 김 의원과 RO의 연관성을 밝히는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공안 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말 김 의원에 대해 감청영장을 신청한 것은 점조직으로 운영되는 RO 특성상 김 의원과 이 고문·홍 부위원장의 소통 채널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정원이 지난해 말 이후 RO 내부 협력자 등을 통해 김 의원도 총책이라는 진술 외에 김 의원과 RO와 관련해 모종의 추가 증거를 확보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정원은 체포동의요구서에 ‘RO조직원 ○○○은 지역구 국회의원 당선, 2012년 5월 30일부터 국회의원 활동’이라며 사실상 김 의원을 적시했다. 국정원이 이미 지난해 RO 내부 협력자로부터 김 의원이 이 의원과 동급인 RO 국내 총책이라는 진술을 확보했으면서도 체포동의요구서에 김 의원을 RO 조직원이라고 표기한 건 국정원이 향후 김 의원을 히든카드로 사용하려 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정치권과 법조계 등에서는 국정원이 김 의원까지 수사선상에 올려놓은 것은 진보당을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국정원이 김 의원의 RO 회합 발언 녹취록을 확보하지 못한 것 같고, 설사 모임에 참석했더라도 김 의원이 특별히 RO 조직원들과 논의한 게 없으면 증거 능력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현정은 회장, 브라질 ‘리오브랑코’ 훈장 받아

    현정은 회장, 브라질 ‘리오브랑코’ 훈장 받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한국-브라질 경제 교류 확대에 대한 공로로 브라질 정부로부터 ‘리오 브랑코’ 훈장을 받았다. 이 훈장은 브라질의 유명 정치가이자 외교관이었던 리오 브랑코 남작을 기리고자 1963년 제정된 것으로 브라질과의 정치·외교·경제 분야 등에 기여한 외국인에게 주는 훈장이다. 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브라질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훈장을 받은 현 회장은 “브라질 하면 예전에는 삼바와 축구, 커피, 아마존 등의 단어들이 떠올랐지만 요즘은 친구라는 뜻의 ‘아미고’가 제일 먼저 생각난다”며 “현대그룹과 브라질이 진정한 친구로 남길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 회장은 2011년 4월 브라질 명예영사로 위촉됐으며, 같은 해 5월 현대그룹은 브라질 남부 지역 히우그란지두술주와 투자교류 확대 양해각서를 교환한 바 있다. 그룹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는 내년 3월 완공을 목표로 브라질에 현지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남미 시장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 SPC그룹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 SPC그룹

    SPC그룹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3월 베트남 호찌민에 글로벌 100호점이자 베트남 1호점인 까오탕점을 열었다. 같은 해 6월 2호점 하이바쯩점, 10월 3호점 빈컴센터A점 등 호찌민, 하노이, 다낭, 달랏 등의 주요 도시에 진출해 모두 1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베트남을 동남아 시장 공략의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베트남은 프랑스 식문화의 영향으로 빵과 커피 문화가 발달돼 있다. 베이커리와 카페 사업의 성장이 기대된다. 또 8800만 인구 가운데 60%가 30세 이하인 젊은 나라로, 구매력 큰 소비자층이 두꺼운 편이다. 파리바게뜨는 고급화, 현지화를 통해 베트남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평가받는다. 현지에서 보기 힘든 쇼트케이크, 타르트, 페이스트리와 병에 담긴 우유 푸딩 등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생소한 팥빙수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베트남 사람들이 식사 대용으로 즐겨 먹는 바인미 샌드위치(바게트빵 사이에 구운 고기와 향신 채소를 넣은 음식), 망고 등의 열대 과일로 만든 스무디는 대표적인 현지화 메뉴다. 고급스러운 매장 인테리어도 화제라고 파리바게트는 전했다. 2층 테라스는 저녁마다 가족 고객의 예약이 쇄도할 정도로 인기다. SPC그룹은 2020년까지 베트남에만 300개 매장을 열 계획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SK이노베이션, 더 나은 미래 청년에게 묻다

    SK이노베이션, 더 나은 미래 청년에게 묻다

    SK이노베이션은 5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아이디어 페스티벌’ 시상식을 열었다. 총상금 4000만원이 걸린 이번 공모전은 글로벌 혁신 기업을 지향하는 SK이노베이션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혁신 아이디어’를 구하기 위해 대학생과 일반 청년들을 대상으로 마련했다. 최우수 이노베이터상(상금 1000만원)은 ‘스마트기기 충전기가 결합된 버스 안전벨트’ 아이디어를 출품한 충북대 TaSk팀이 받았다. 우수 이노베이터상(각 상금 500만원)은 ‘무전력·청정 필터 정수기’ 아이디어(KAIST I&TM팀), ‘쓰레기 봉투가 내장된 양심팔찌 티켓’ 아이디어(부산대 등 앵그리 피플팀)에 돌아갔다. 이 밖에 ‘태양에너지를 활용한 어민용 수중집어등 개발’과 ‘버스 승강장에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즐길 수 있는 미술 관람’ ‘커피 찌꺼기의 건물 단열재 활용’ 등의 아이디어를 출품한 10개 팀이 이노베이터상(각 200만원)을 받았다. SK이노베이션은 수상자 전원을 SK이노베이터로 임명하는 한편 향후 SK이노베이션에 입사 지원할 경우 서류 전형에서 가산점을 줄 예정이다. 사회 공익에 도움이 되는 혁신적 아이디어나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불편을 덜어 줄 수 있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공모한 이 행사에는 총 617개 팀 1238명이 응모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앞으로 수상 아이디어들이 실제 사회 공익 목적 등에 쓰일 수 있도록 공공기관에 아이디어를 기부하거나 수상자와 공익 사업가를 연결해 주는 방안 등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막말 파문’ 남양유업 다시 뛴다

    ‘막말 파문’ 남양유업 다시 뛴다

    올 상반기 ‘막말 파문’의 영향으로 이익이 크게 감소한 남양유업이 재기를 노리며 커피머신 시장에 진출했다.남양유업은 5일 글로벌 가전업체인 필립스전자와 손잡고 가정용 커피머신인 ‘더 파드 식스’를 내놓는다고 밝혔다. 천연 펄프 소재로 만든 파드(pod)에 분쇄한 커피 원두를 담은 파드 커피를 전용 머신에 넣고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기존 캡슐 커피와 비슷하지만 딱딱한 캡슐 대신 티백과 같은 부드러운 소재를 쓴 점이 다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캡슐 커피와 달리 저압으로 추출하기 때문에 핸드드립 커피처럼 부드러운 맛이 난다”며 “소음이 적고 파드의 크기(지름 6㎝)만 맞으면 다른 머신에도 쓸 수 있어 유럽에서는 캡슐 커피보다 파드커피 시장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파드 커피는 ‘갑을 논란’에 시달렸던 남양유업이 야심차게 내놓은 신제품이다. 올 초 본사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 물량 밀어내기를 강요한 녹음파일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남양유업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이 영향으로 상반기 남양유업의 매출은 61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줄었고, 영업이익은 53억원으로 81.2% 급감했다. 식품업계는 파드 커피가 남양유업이 재기하는 발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더 파드 식스 커피머신은 모두 4종으로 가격은 19만 9000원에서 29만 9000원 선이다. 필립스전자에서 2년간 무상수리가 가능하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여가부·스타벅스 코리아 시간제 여성 일자리 MOU

    4일 여성가족부가 경력 단절 여성을 위한 일자리 확대 및 가족 친화적인 직장 문화 확산을 위해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스타벅스는 출산 및 육아 등의 이유로 퇴사한 뒤 원래 직장에 복귀하는 이른바 ‘리턴맘’들을 위해 시간선택제 채용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프로그램을 통해 재취업한 여성 근로자들은 기존 경력을 인정받아 부점장급으로 채용돼 주 20시간을 근무하고 상여금 및 성과급, 의료비, 학자금 지원 등 복리 후생 부문에서 스타벅스 정규직과 같은 혜택을 받는다. 이어 스타벅스는 가족 친화적인 근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법적으로 보장된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외에도 임신한 근로자를 대상으로 출산 전 휴직제도를 시행한다. 또 육아휴직을 끝내고 직장에 돌아온 근로자의 업무 적응을 돕기 위해 워킹맘 안정화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추석선물세트] 다방커피만 마시는 언니에게 ‘코나더치커피’

    [추석선물세트] 다방커피만 마시는 언니에게 ‘코나더치커피’

    고급 커피 브랜드인 ‘하와이안퀸커피’는 추석 선물로 ‘코나더치커피 프리미엄세트’를 추천한다. 코나더치커피는 세계 3대 커피 중 하나인 코나커피 원두를 신선한 상온의 물로 7시간 이상에 걸쳐 추출한 깊고 풍부한 향미의 고품격 워터드립커피다. 코나커피 본연의 달콤한 향과 상큼한 열대과일의 산미를 와인과 같은 숙성된 부드러운 느낌으로 즐길 수 있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쓴맛이 적고 카페인 함량이 낮아 연령대에 상관없이 기분 전환을 위해 가볍게 마실 수 있다. 추출 후에도 향미가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늘 신선한 커피를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특별한 도구 없이 물과 컵만 준비해 간편하게 더치커피를 희석해서 마실 수 있어 간편하다. 코나더치커피는 함량과 용량에 따라 2만~10만원대에서 폭넓게 선택할 수 있으며, 코나원두커피와 드리퍼 등 구성 내용에 따라 4만~9만원대로 코나원두커피 선물세트를 구입할 수 있다. 또 최근에는 코나커피의 최고등급 엑스트라팬시를 사용한 고품격 원두스틱커피 ‘코나 아메리카노’를 10개입과 30개입 포장단위로 출시해 휴대가 간편하고 디자인이 고급스러워 가까운 지인들에게 부담없이 마음을 전할 수 있다. 코나 아메리카노는 미디움 로스팅으로 부드럽고 찬물에도 잘 녹아 아이스용으로도 인기 만점이다. 추석 선물세트 기획 할인으로 10세트 이상 구매 시, 동일 상품으로 1개를 추가 증정하는 ‘10+1’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웹사이트(allnext.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추석선물세트] 수능 앞둔 조카야 ‘건강차 세트’로 힘내렴

    [추석선물세트] 수능 앞둔 조카야 ‘건강차 세트’로 힘내렴

    일동후디스는 추석을 맞아 건강기능 영양식, 건강차 세트 등 건강과 연령층별 기호를 함께 생각한 선물세트를 내놨다. ‘후디스 건강차 5종 세트’는 영양에 특히 신경 써야 하는 환자나 수험생에 좋은 건양밀과 호두·잣·유율무차 및 어르신을 위한 전통차 3종으로 구성돼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다. ‘웰빙두유 2종세트’는 두뇌 영양에 좋은 ‘오메가3 두유’와 항산화성분 안토시아닌이 들어간 ‘후디스 검은콩·검은깨·흑미·고칼슘 두유’로 고소하고 진한 맛이 특징이다. ‘유기농 올리브 오일·커피세트’는 다양한 요리에 활용 가능한 유럽산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과 콜롬비아 커피의 깊고 풍부한 향미가 그대로 살아 있는 마운틴 커피로 구성되어 있다. 영양식품 ‘초유의 힘’ 추어블과 그래뉼 세트는 건강관리에 유념해야 하는 부모님이나 쉽게 피로해 하는 직장인들에게 좋다. 각종 면역 성분과 성장인자 등 기능성 초유 성분이 다량 함유된 고품질 초유 단백이 면역력을 강화시켜주고 활력까지 더해준다. 또 소화가 잘 되는 완전영양식 양유와 현미, 대두 등 몸에 좋은 원료에 면역, 항산화, 식이섬유, 오메가3 지방산까지 보강한 고기능성 영양식인 ‘100세 건강을 위한 건강 한끼’도 새롭게 구성되었다. 이 밖에 피로회복에 좋은 ‘순(純)홍삼진액’이나 관절염에 좋은 ‘글루코사민’, 갱년기 여성에 좋은 ‘감마리놀렌산’ 등 다양한 종류의 실속 있는 건강 선물세트도 준비됐다.
  • [추석선물세트] 실속파 시선집중… 골라 담는 ‘칸타타 원두커피’

    [추석선물세트] 실속파 시선집중… 골라 담는 ‘칸타타 원두커피’

    ㈜롯데칠성음료는 추석 명절을 맞아 전하는 사람의 마음을 풍성히 담아낼 수 있는 음료 및 원두커피 선물세트를 다양하게 준비했다고 3일 밝혔다. ‘델몬트 주스’ 추석 선물세트는 8000원에서 1만 4000원대의 부담 없는 중저가이지만 고급스러운 포장재를 사용, 전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에게 만족을 준다. 병 세트는 명절에 온 가족이 모여 즐길 수 있는 ‘윷놀이 세트’가 포함된 프리미엄 오렌지·포도·사과 등 혼합 3종 세트와 제주감귤 100%를 사용, 제대로 된 감귤주스의 맛을 낸 제주감귤주스 세트, 프리미엄 오렌지 주스만으로 구성된 오렌지주스 세트로 구성된다. 1.5ℓ 페트는 혼합 4본 및 3본 세트 등이 있다. 또 ‘델몬트 소병 12본 세트’와 함께 새로운 선물포장 박스인 삼각형 모양의 ‘델몬트 소병 10본 세트’가 한정 수량용으로 제작돼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칸타타 원두커피’ 선물세트도 다양한 구성 및 가격으로 커피 애호가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칸타타 원두커피는 생두 공급부터 로스팅, 포장에 이르는 전 과정이 컴퓨터 생산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롯데의 포승공장에서 엄격한 선발 기준과 6단계의 이물선별 작업을 통과한 아라비카 원두만을 사용했다. 백화점의 카페칸타타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기호에 따라 원하는 제품만을 선택해 구성할 수도 있다. 구성품 선택이 어려운 소비자를 위해 1만원대에서 5만원대의 몇 가지 구성을 미리 해 놓았다. 특히 이번 소비자 가격은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기존 판매가에서 10~20% 특별 할인됐다.
  • 마을기업·협동조합 50여개 잔치한마당

    서울 종로구가 ‘어울 한마당-마을과 사회적 경제가 만나다’를 개최한다. 마을공동체와 사회적기업, 아이와 노인이 한데 어울려 축제를 즐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종로 곳곳에서 활동하는 마을공동체를 비롯해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으로 구성된 50여개 단체 등이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이들 단체는 ‘함께 더불어 잘살자’는 공동체적 협동과 연대 가치를 통해 사회적 경제 주체들의 공통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행사 첫날인 6일 오후 4~6시 구청 한우리홀에서 마을공동체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 ‘종로라서 행복한 마을이야기’와 협동조합 기본정신이 녹아 있는 영화 ‘위 캔 두 뎃’ (We can do that!)을 상영한다. 7일에는 광화문 KT올레스퀘어 드림홀과 광화문 시민열린광장에서 공연, 전시, 장터 등이 열린다. 올레스퀘어에서는 사회적기업 부암뮤직소사이어티가 준비한 어린이 뮤지컬 ‘초대장아 어디 있니?’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시민열린광장에서는 전통놀잇감 만들기, 전통문양 절편 만들어 시식하기, 윷놀이, 제기차기 등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또 실버 바리스타 커피 판매, 벼룩시장 등 구의 특색 있는 상품과 먹거리를 전시·판매한다. 종로 일자리플러스센터의 구인·구직 상담 등도 진행된다. 김영종 구청장은 “사회적 경제 가치에 공감하고 비전을 그리는 이번 행사는 새로운 경제적 환경에 대한 인식을 확산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라며 “마을별, 사업별 각 주체들이 상생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진도-해海 그리고 서화가무書畵歌舞

    진도-해海 그리고 서화가무書畵歌舞

    진도에선 알게 된다. 왜 화가가 그림을 그리고, 왜 소리꾼이 창을 하고, 왜 시인이 시를 쓰는지를. 씹어도 삼켜도 내려가지 않는 응어리를 진도 사람들은 ‘예술’이라 했다. 바다도 울고 칼도 울고 해海 용산역에서 KTX로 3시간을 달려 목포에 내렸다. 호남선의 시작과 끝을 찍는 목포역은 개청 100주년을 알리는 현수막을 내걸고 있었다. 1913년 태어난 목포역은 일제강점기와 산업화를 겪으며 1세기를 무던히 견뎌냈다. 목포에서 다리 하나만 넘으면 진도다. 진도대교를 넘는 순간, 바다가 흐느껴 울었다. 생명줄을 잡고 있는 존재만이 운다. 그래서 진도대교가 길게 누워 있는 ‘울돌목’은 그냥 바다가 아니다. 좁고 깊은 골짜기를 낀 울돌목의 파도는 제 존재를 증명하고자 부지런히 온몸을 비틀고 꼬았다. 바다의 연주에 맞춰 칼의 노래가 들렸다. 충무공 이순신이 울돌목을 굽어봤다. 순우리말 울돌목을 한자로 대치하면 ‘명량鳴梁’이 된다. 살아서 꿈틀거리는 명량을 이용해 이순신은 왜구의 배 330척을 물리쳤다. 그가 거느린 배는 고작 13척뿐이었다. 영웅담은 과대 포장되기 마련이지만, 이순신의 이야기에선 왠지 모를 진정성이 느껴졌다. 허깨비를 좇는 정치에 죽을 뻔하고, 백의종군하던 중 모친상을 당하고, 전쟁 도중 아들을 잃었다. 그건 할리우드 영화 속에 나오는 영웅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누군가의 아들이자 아버지로 피눈물을 흘린 인간의 이야기였다. 매년 울돌목에선 명량대첩일인 음력 9월16일을 기점으로 ‘명량대첩축제’가 열린다. 올해 9월27일부터 9월29일까지 울돌목에선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의 마음으로 싸운 이순신을 만날 수 있다. 진도의 바다는 우는 것도 모자라 시커먼 제 속을 드러냈다. 검게 타들어 간 진도의 가슴은 고군면 회동리와 의신면 모도리를 잇는 바닷길이다. 길이 2.8km, 폭 40m의 이 길을 멀리서 바라보면 푸른 바다 위에 갈색 뱀이 구불구불 기어가는 것만 같다. 뱀의 비늘이 알록달록해 보이는 건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사람들 때문이다. 진도군은 ‘신비의 바닷길 축제’를 35번이나 치렀다. 지난 4월 나흘간 개최된 올해 축제에는 무려 51만명이 다녀갔다. 매년 4~5월경 잠깐 열렸다가 닫히는 ‘찰나의 길’인지라 여름에 찾은 바닷길은 행방불명이었다. 바닷길을 지켜본 동상 두 개가 ‘기적을 믿어라’고 했다. 목격자는 멀리서 바닷길을 지켜보는 피에르 랑디 동상과 다른 하나는 축제 현장을 지키고 선 뽕할머니 동상이다. 1975년 주한 프랑스 대사였던 피에르 랑디는 진도의 바닷길을 보고서 ‘모세의 기적’이라 프랑스에 전했고, 그 덕분에 프랑스 신문에 진도가 소개될 수 있었다. 피에르 랑디는 실존 인물이지만 뽕할머니는 전설 속 인물이다. 호랑이가 득실거리는 빈 마을에 혼자 남겨진 뽕할머니가 이웃 섬으로 도망간 가족을 그리워하자 용왕이 ‘길’을 내주었다는 전설은 신비의 바닷길의 모태가 됐다. 신비의 바닷길┃주소 전라남도 진도군 고군면 신비의 바닷길 74 홈페이지 miraclesea.jindo.go.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풍경 앞에선 붓이 춤춘다 서화書畵 진도의 바다 옆에는 늘 논이 따라다녔다. 바다 너머 논, 논 너머 바다…. 물과 흙이 진도 사람을 빚어냈을 것이다. 진도에선 보이는 대로 툭 찍어내는 사진이 아니라 뭉툭한 연필로 쓱쓱 그리고 고운 물감으로 덧칠한 풍경화가 갖고 싶었다. 사물 하나 제대로 스케치하지 못하는 아둔한 손을 원망했다. 재주 없는 외지인의 마음이 이러한데, 진도에 살았던 사람의 마음은 오죽했을까. 진도의 미술관은 진도 출신의 작가와 진도의 풍경이 담긴 그림 위주로 전시를 꾸리고 있었다. 서예가 장전 하남호 선생이 사비를 들여 만든 남진미술관은 아늑하고 소담했다. 미술관 정원에는 색이 고운 토기와 조각품이 가득 메워져 있고 별관에는 분청사기, 백자, 청자 등이 높은 몸값을 자랑하고 있었다. 미술관 본관으로 들어가면 책에서 봤던 역사 속 인물들이 걸어 다닌다. 이름만으로 무게가 느껴지는 추사 김정희와 한호 한석봉의 글씨를 알현하고, 대원군 이하응의 박력이 느껴지는 글씨도 볼 수 있다. 율곡 이이, 우암 송시열, 무정 정만조, 고균 김옥균, 계정 민영환 등의 작품도 미술관 곳곳에 촘촘하게 박혀 있다. 미술관의 벽면 한쪽을 크게 메운 그림으로 사람들이 우르르 몰렸다. 다산 정약용의 ‘홍매도’다. 다산의 유배지는 진도가 아니라 강진이건만 정약용이 그린 매화 그림은 진도에까지 진한 향을 내뿜고 있었다. 진도의 그림을 제대로 알기 위해선 조선시대 남화의 대가로 불리는 소치 허련의 흔적을 밟아야 한다. 운림산방은 진도 출신의 허련이 여생의 끝자락을 보내던 화실이다. 이곳을 지키는 건 연꽃이 동동 떠 있는 호수와 의젓한 소나무, 하늘거리는 배롱나무 등이다. 운림산방은 배우 배용준과 전도연 주연의 영화인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허련은 평생 한 스승를 우러러봤다. 허련의 재능을 알아보고 키워 준 추사 김정희 말이다. 추사는 중국 원나라의 4대 화가로 손꼽힌 ‘대치’ 황공망과 견줄 정도로 그림을 잘 그린다 하여 제자의 호를 ‘소치’라 지어 주었다. 소치 허련이 운림산방에 기거하게 된 결정적 계기도 제주도에서 유배생활을 하던 추사의 죽음 때문이었다. 허련은 스승을 만나러 제주도까지 찾아가곤 했다는데, 스승을 향한 사랑은 운림산방에서도 느껴진다. 심지어 운림산방은 뜻밖의 선물을 내어 놓았다. 추사 김정희의 대표작인 세한도를 본 것이다. 메마른 소나무와 잣나무가 마주 보고 꼿꼿하게 선 세한도에는 ‘장무상망長毋相忘’이라는 글씨가 숨어 있었다. ‘서로 오래 잊지 말자’는 이 말은 귀양살이 중이던 추사가 중국에서 책을 구해 보내준 제자 이상적에게 띄우는 감사의 인사다. ‘예술 혼’은 세월의 바람 앞에서도 쉽게 꺼지지 않는다. 소치 허련에 이어 미산 허형, 남농 허건, 임인 허림, 임전 허문, 허진 등 소치의 집안은 5대에 걸쳐 화가를 배출했다. 호수 오른편에 보이는 소치 기념관에선 소치 집안의 가계도를 그림으로 만날 수 있다. 피는 같을지언정, 각자 그려낸 그림의 느낌은 천차만별이었다. 한집안에서 태어난 작가들의 그림을 한자리에서 비교해 보는 재미는 꽤 쏠쏠하다. 남진미술관┃주소 전라남도 진도군 임회면 하미길 39 문의 061-543-0777 운림산방┃주소 전라남도 진도군 의신면 운림산방로 315 문의 061-543-0088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진도 Q&A Q. 막걸리와 파전을 파는 갤러리가 있다? 그림을 전시하고 커피와 케이크를 파는 갤러리형 카페는 봤어도 그림을 전시하며 막걸리와 파전을 파는 곳은 생전 처음 봤다. 진도니까 가능한 일이다. 우초 박병락 선생이 운영하는 ‘작은 갤러리’는 그의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이자 음식점이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수제비와 파전. 진도의 바다를 표류하던 각종 해산물이 수제비와 파전에 들어 있다. 노란 색감이 퍼지는 막걸리도 진도의 특산품인 ‘울금’으로 만들어져 독특하다. 울금은 생강과 식물로 울금의 주성분인 커큐민은 카레의 주원료가 된다. 우초 선생의 그림은 진도스럽다. 진한 먹으로 그려낸 작품에선 검정빛 개펄이 살아 있다. 소나무 너머의 바다, 갯벌의 변화, 낙조 등 작품의 주제는 진도를 비켜가지 않는다. 작은 갤러리┃주소 전라남도 진도군 임회면 죽림리 300 문의 061-544-0071 Q. 진도개? 진돗개? ‘진도개’는 진도를 알리는 일등공신이다. 1993년 5살짜리 진도개 백구가 대전으로 팔려갔으나 주인을 잊지 못하고 7개월간 팔백리길을 달려 옛 주인에게 돌아갔다는 얘기가 알려졌기 때문이다. 진도개 테마파크에서는 똑똑한 진도개의 공연을 볼 수 있다. 총을 맞고 쓰러지는 명연기부터 조련사의 어깨 위에 올라가는 고난이도 묘기도 부린다. 여기서 잠깐! 진돗개와 진도개 중 어느 것이 맞을까? 사이시옷 맞춤법을 따르자면 ‘진돗개’가 맞지만 진도 사람들은 진돗개를 ‘진도개’라 부른다. 1963년 진도개가 천연기념물 제53호로 지정될 당시 진돗개가 아니라 진도개로 등재됐기 때문이란다. 진도개라는 단어에는 ‘진도개’를 특별한 존재로 생각하는 진도 군민의 자부심이 배어 있는 셈이다. 진도개 테마파크┃주소 전남 진도군 진도읍 동외리 홈페이지 dog.jindo.go.kr Q. 홍주는 섞어야 맛있다? 진도의 특산품은 헤아리기 어렵다. 꼬들꼬들하고 튼실한 돌미역, 불로장생의 명약으로 불리는 구기자, 한겨울에도 잘 자라는 대파 등…. 수많은 특산품을 비집고 진도 토속주인 ‘홍주’가 무형문화재 26호로 지정됐다. ‘지초’라는 약초를 가미해 색을 낸 홍주는 이름 그대로 새빨갛다. 도수가 무려 40도를 웃돌기 때문에 주당이 아니라면 그냥 마시기 쉽지 않다. 맥주잔에 맥주를 70% 가량 채운 뒤 홍주를 약간 부으면 마치 맥주 위에 해가 뜬 것 같은 ‘일출주’가 된다. 맥주가 든 맥주잔 안에 홍주가 든 소주잔을 넣으면 ‘일몰주’. 또한 투명한 사이다와 홍주를 섞으면 접점 부분이 분홍빛으로 바뀌어 상당히 곱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핏방울 터트리듯 노래하더라 가무歌舞 “진도 앞에선 서화가무를 자랑하지 마시오”라는 충고는 허풍이 아니었다. 예술이라는 향수를 얼마나 뿌린 것인지, 나중에는 예술이라는 말만 들어도 특유의 진도 내음이 풍겨 왔다. 아리랑마을 관광지 내 아리랑체험관에서 아리랑은 물론이고 사물놀이, 진도씻김굿 등을 간접 체험했다. ‘지잉’ 징이 울면 바람이 불고, ‘둥둥’ 북이 울면 구름이 따라왔다. ‘꾕꾕’ 꾕과리가 소리치면 천둥이 밀려왔고, ‘덩기덕’ 장구가 움직이면 비가 쏟아졌다. 논밭을 일궈 살기 위해 그들은 악기를 쳤다. 자연을 ‘적’이 아닌 ‘동지’로 만드는 우리 민족의 지혜다. 진도군 지산면 인지리에서 전승된 ‘남도 들노래’는 아예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남도 들노래 하면 지산면 인지리의 조공례 할머니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소리에 미친 조공례 할머니의 윗입술은 “노래하지 말라”는 남편의 돌팔매에 찢겼다. 책 <곽재구의 포구기행>에서 곽 시인은 입술이 찢기던 순간을 “그날 흘린 피가 꼭 매화꽃잎처럼 송이송이 서럽고 고왔는디”라 묘사한다. 윗입술이 찢기고도 ‘핏방울 터트리듯’ 노래한 그녀는 남도들노래 창 기능 보유자중요무형문화재 51호가 됐다. 농사지으랴, 밥하랴, 아이 키우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진도의 부녀자들은 때론 손에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돌았다. 남도들노래와 함께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강강술래의 탄생기다. 이곳저곳 정처 없이 진도를 염탐하다 보니, 해日와 이별할 시간이 오고 있었다. 해와 만나고 헤어지는 건, 먹고 자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일상이 아니던가. 그러나 진도에선 해조차 특별했다. 심청이가 인당수에 몸을 던지듯 진도의 해는 애잔하게 바다의 품에 안긴다. 떠나가는 해를 보려 세방낙조 전망대로 달렸다. 일몰까지 시간이 꽤 남았다. 공백기를 달래 준 건 진도군립민속예술단의 공연이었다. 중중모리 가락이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는 관람객의 몸 사위를 따라 흘렀다. “고초장, 된장, 간장, 뗏장, 아이고 아니로구나. 초장화, 초장화, 초장화, 장화초, 장화초 아이고 이것도 아니로구나….” <흥부가> 중 화초장 대목. 부자가 된 동생 흥부에게서 ‘화초장’을 빼앗아 온 놀부가 화초장을 ‘고초장’이라고 했다가 ‘초장화’라고도 했다가 정신없이 소리 질렀다. 흥부가가 끝나기 무섭게 북을 맨 세 사람이 등장했다. 양손에 북채를 쥐고 북을 장구처럼 양쪽으로 치는 ‘진도북놀이’는 잔가락이 많기로 유명하다. 두 손에 북채를 들고 빙글빙글 도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심장도 북의 장단에 맞춰 쿵쿵 정신없이 뛰기 시작했다. 쩌렁쩌렁 울리던 소리가 자취를 감출 무렵, 해가 서서히 움직이는 게 보였다. 숨을 멎을 듯 말듯 해가 어느 순간 바다에 스며들었다. 아리랑마을 관광지┃주소 전라남도 진도군 임회면 아리랑길 95-5 문의 061-544-8839 세방낙조┃주소 전라남도 진도군 지산면 세방낙조로 문의 061-544-0151 글·사진 구명주 기자 취재협조 진도군청 www.jindo.go.kr 한국관광공사www.visitkore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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