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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에 대마초 카페 영업준비 돌입…공공장소 음용 논란 커져

    미국에 대마초 카페 영업준비 돌입…공공장소 음용 논란 커져

    미국에 대마초 카페가 영업 준비에 들어가면서 미국 내 마리화나 합법화 논쟁이 더욱 커지고 있다.새해부터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기호용 마리화나(대마초) 판매가 합법화됐다.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주이다. 그러나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이 캘리포니아 주 정부의 재량권에 제동을 걸면서 마리화나 합법화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이런 가운데 콜로라도 주 덴버에 미국 내 최초로 마리화나 제품을 먹는 형태로 소비할 수 있는 카페가 등장해 공공장소에서의 마리화나 섭취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7일(현지시간) 미국 LA타임스(LAT)에 따르면 콜로라도 덴버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리타 트세일럭은 덴버 대마관리국에 마리화나 제품을 음용할 수 있는 커피 판매점 영업을 신청했다. 트세일럭은 연기를 내뿜지 않는 대신 먹는 형태로 섭취할 수 있는 여러 종류의 마리화나 제품을 진열해놓고 영업 준비를 하고 있다. 이처럼 마리화나를 카페에서 먹는 형태로 판매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미국 내에서도 처음이다. 트세일럭은 “이런 형태의 마리화나 카페는 합법화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면서 “지역 주민 위원회의 지지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 마리화나는 담배처럼 흡연하는 것 말고도 초콜릿, 사탕이나 커피 등 음료에 타서 마시는 형태로 여러 가지 제품이 나와 있다. 그러나 미국 내 마리화나가 합법화된 곳에서도 식당·공원·공항·터미널 등 공공장소에서의 섭취는 엄격히 제한된다. 차량 안에서도 사고 위험성 때문에 마찬가지다. 매사추세츠 주에서도 7월부터 판매가 허용되면 허가받은 카페에서 마리화나를 음용할 수 있도록 승인해 둔 상태다. 그러나 마리화나 카페가 결국 무분별한 마리화나 흡연이나 섭취를 부추기고, 청소년 탈선과 범죄율 증가 등 부작용을 낳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현재 미국 내 기호용 마리화나 합법화 주 또는 특별구는 콜로라도, 워싱턴, 오리건, 알래스카, 네바다, 캘리포니아, 워싱턴DC 7 곳이다. 매사추세츠에서는 7월부터 소매 판매가 허용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슬기로운감빵생활’ 정경호♥연인 수영이 보낸 커피차에 “고마워 짝꿍”

    ‘슬기로운감빵생활’ 정경호♥연인 수영이 보낸 커피차에 “고마워 짝꿍”

    배우 정경호가 SNS에 공개한 사진 한 장이 화제다.6일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정경호(36)가 자신의 SNS에 커피차 인증 사진을 올렸다. 연인 수영(29·최수영)이 보낸 것으로 알려진 이 커피차에 네티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경호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고마워 짝꿍”이라는 문구와 함께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정경호와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출연 중인 배우 박해수, 김성철의 모습이 담겨 있다. 세 사람은 차 앞에 서서 커피를 들고 미소 짓고 있다. 이들 뒤에는 “무인도 겨우 탈출했는데 감빵갔어? 아휴 힘내라 이 부장”이라는 문구가 쓰인 커피차가 있어 눈길을 끌었다. 정경호는 이번 드라마에서 교도관 이준호 역을 맡았다. 앞서 그는 MBC 드라마 ‘미씽나인’에 출연, 무인도에 갇힌 서준오 역을 연기한 바 있다. 한편 이날 한 매체는 커피차 업체의 말을 빌려 정경호의 연인인 걸그룹 소녀시대 출신 수영이 드라마 촬영으로 고생하는 정경호를 위해 이를 보냈다고 전했다. 업체 측은 “정경호 연인 수영이 ‘슬기로운 감빵생활’ 팀을 응원하기 위해 보냈다”면서 “커피차를 세팅하자마자 정경호가 와서 잘 부탁드린다고 친절하게 인사했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한편 정경호와 수영은 지난 2012년 연인으로 발전, 6년째 열애를 이어오고 있는 연예계 대표 장수 커플이다. 앞서 두 사람은 공개적으로 데이트를 즐기며 변함없는 사랑을 과시해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샀다. 사진=정경호 인스타그램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베네수엘라 살인적 물가…사탕 1개 값=휘발유 166리터

    베네수엘라 살인적 물가…사탕 1개 값=휘발유 166리터

    극심한 생필품과 외환 부족에 살인적인 하이퍼인플레이션이 겹치면서 베네수엘라 경제가 요지경으로 변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일간지 나시온은 최근 특파원이 돌아본 베네수엘라 경제의 실상을 보도했다. 외신이 확인한 베네수엘라 경제는 만신창이지만 여전히 기름값은 걱정은 없었다. 경제연구기관 에코아날리카에 따르면 2017년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은 2735%를 찍었다. 인플레이션이 3000%에 육박하면서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는 새해를 12시간 앞두고 다급하게 최저임금을 인상했다. 덕분에 노동자가 받게 된 최저임금은 생필품 교환을 위한 티켓을 합쳐 79만7510볼리바르. 숫자만 보면 꽤나 많은 돈 같지만 암시장에서 미화로 환전하면 고작 7달러(약 7400원 정도)에 불과하다. 사탕 1개에 1000볼리바르, 담배 1개비에 1200볼리바르 등 물가를 감안하면 결코 넉넉한 금액이 아니다. 끽연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1달 최저임금으로 담배 33갑을 사면 지갑은 텅 빈다. 매일 아침 길에서 커피를 파는 조니는 "커피 10볼리바르"라고 외치면서 장사를 한다. 하지만 실제로 그가 받는 가격은 1만 볼리바르다. 워낙 인플레이션이 심하다 보니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자국 화폐에서 0을 3개 떼어내고 가격을 말한다. 조니는 "이렇게 말해도 다 알아들어 불편함은 없다"고 말했다. 화폐의 가치가 곤두박질치고 생필품은 부족하지만 석유부국답게 기름값은 여전히 저렴하다. 저급 휘발유의 가격은 리터당 6볼리바르, 사탕 1개 가격의 0.6%에 불과하다. 사탕 1개 값이면 휘발유 166리터를 살 수 있다. 하지만 먹을 게 없다보니 기름값이 저렴한 건 반가울 게 없다. 지난해 연말 크리스마스시즌 베네수엘라에서 청량음료는 개당 10만 볼리바르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최저임금을 받아봤자 음료 8병을 사면 남는 돈이 없다. 나시온은 "청량음료를 마시는 게 사치가 되어버린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하루하루는 생명유지를 위한 도전과 같았다"고 보도했다. 사진=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한 상점. 진열대가 텅 비어 있다. (출처=나시온)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다이어트 보조 ‘그린마테추출물’ 카페인 주의

    다이어트 보조 ‘그린마테추출물’ 카페인 주의

    ‘녹차추출물’ 간독성 유발 가능식약처 기능성 원료 8종 재평가 다이어트 기능성 물질 ‘가르시니아캄보지아추출물’을 섭취할 때는 간질환과 심장질환에 주의해야 한다.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주는 ‘그린마테추출물’은 섭취 전 카페인 농도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식품의약품안전처는 건강기능식품에 들어가는 기능성 원료 8종의 인정사항을 변경한다고 4일 밝혔다. 우선 체내 지방 생성 억제 효과가 있어 다이어트 제품에 많이 쓰이는 가르시니아캄보지아추출물은 간질환, 신장질환, 심장질환 등의 기능에 이상이 있을 경우 섭취 전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또 임산부와 수유기 여성, 어린이는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은 2016년 국내외 연구문헌 분석을 통해 가르시니아캄보지아가 급성 간염, 간부전과 같은 간손상과 급성 심근염, 심장빈맥과 같은 심장질환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주는 그린마테추출물은 카페인이 많아 카페인 민감도가 높은 사람이 섭취하거나 커피 등 다른 카페인 함유 식품과 함께 섭취할 때 주의해야 한다. 앞으로 150㎎ 이상 카페인을 함유하면 ‘고카페인’ 문구가 붙고 카페인 함유 기준도 강화했다. 항산화, 체지방 감소, 혈중 콜레스테롤 개선에 쓰이는 ‘녹차추출물’과 기억력 개선에 도움이 되는 ‘녹차추출물·테아닌복합물’은 기능 성분인 카테킨을 구성하는 성분 중 하나인 ‘에피갈로카테킨갈레이트’(EGCG)가 간독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일일섭취량이 하루 300㎎ 이하로 설정됐다. 이 밖에 유산균 증식과 유해균 억제에 도움을 주는 프로바이오틱스 제조 기준에는 항생제 내성 유전자 및 독성 유전자가 없음을 확인해야 한다는 사항이 추가됐다. 구체적인 재평가 결과는 식약처 홈페이지(www.mfds.go.kr)에서 확인하면 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전월 이용실적 넘겨야 할인 혜택… 무이자 할부는 할인·적립 제외돼

    전월 이용실적 넘겨야 할인 혜택… 무이자 할부는 할인·적립 제외돼

    #1. A씨는 얼마 전 가족과 함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10만원 상당의 식사를 하고 1만원(10%)의 카드 할인을 받았다. 그러나 다음달 같은 식당을 이용할 때는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었다. 카드사에 문의해 보니 ‘한 달 전에 할인을 받았던 10만원분은 전월 이용 실적에서 제외된다’는 답을 들었다. #2. B씨는 음식점과 편의점, 커피숍, 대형마트에서 각각 20%의 할인을 제공하는 신용카드를 발급받고 자주 이용했다. 하지만 청구된 카드 사용액이 예상보다 많았다. 상품 설명서를 자세히 살펴보니 월 통합 할인 한도가 1만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한 달에 100만원을 긁어도 20만원이 아닌 1만원만 할인이 되는 셈이다.금융감독원은 새해를 맞아 신용카드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꿀팁을 3일 소개했다. 먼저 소비자는 전월 이용 실적을 산정하는 기간을 확인해야 한다. 전월 이용 실적은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의 카드 이용액을 말한다. 고객에게 청구되는 카드 이용 대금과는 집계하는 기간이 다르다. 또한 해외 이용 금액이나 무이자 할부, 아파트 관리비, 대중교통 등은 이용 실적에서 빠진다. 해당 카드를 써서 할인 혜택을 받은 이용 금액도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카드의 전월 이용 실적은 이용대금 명세서나 카드사 홈페이지 등에서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각종 조건도 확인해야 한다. 보통 ‘승인금액 건당 1만원 이상’이나 ‘월간 통합할인 한도 1만원’ 등의 조건을 달아 놓는 경우가 많다. 할인율이 높은 카드일수록 제공 조건이 까다롭다. 할인 조건이 까다롭다면 단순한 상품을 선택하자. 금감원 관계자는 “통신비나 주유 할인 등 하나의 부가서비스에 집중된 카드나 모든 가맹점에서 할인 등을 제공하는 단순한 상품이 소비자에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주유 할인은 실제 주유량과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 카드 할부 이자도 꼭 확인해야 한다. 이 밖에 ▲‘성수기 사용 불가’ 등 항공권·상품권 사용 조건 ▲카드 해외이용 수수료 ▲실적 합산에 유리한 가족카드 활용 등도 따져 봐야 한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인건비·임대료 올라 이익 373만 → 26만원 급감

    인건비·임대료 올라 이익 373만 → 26만원 급감

    직원 월급 각 10만~15만원 인상 임대료·관리비 급증도 큰 부담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지난해(6470원)보다 16.4% 오르면서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경영상 어려움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3일 서울신문이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의 월말 결산서를 분석한 결과 이익 감소 전망은 뚜렷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 외에도 장사가 잘될수록 오르는 임대료 등도 부담이었다. 대구에서 198㎡ 규모의 커피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47)씨는 이달부터 직원 6명 월급을 각각 10만~15만원 정도 올릴 예정이다. 하루 8시간 근무 기준으로 월급 165만원이다. 올해 최저임금인 157만 3770원(월급 기준)보다 조금 많다. 박씨는 “오래 근무한 직원의 경우 숙련도가 높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 수준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며 “직원들 간 임금에도 서열이 있고 이를 유지시켜야 하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추가 비용은 최저임금 인상 수준보다 많다”고 밝혔다. 박씨의 월말 결산서를 보면 2017년 12월 매출액이 3330만원이다. 이 중 재료비(887만원)와 인건비, 임대료 등 영업관리비(2070만원)를 빼고 이익이 373만원 발생했다. 영업관리비 가운데 직원 6명 인건비인 925만원이 매출액의 27.8%를 차지한다. 이달부터는 직원들 월급을 올려 주기로 하면서 인건비로 1000만원이 조금 넘는 금액을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겨울 시즌(2016년 12월~2017년 2월) 매출 평균액 기준으로 보면 전체 매출액의 31.7%다. 이렇게 되면 박씨가 가게를 운영해 챙길 수 있는 이익은 26만원으로 급격히 줄어든다. 인건비에서 75만원, 상가 임대료에서 90만원 정도 비용이 더 들어서다. 박씨는 “지난겨울보다는 장사가 잘되고 있어서 매출액은 늘 것 같지만, 장사가 잘되니 건물주인이 귀신같이 알고 임대료를 올렸다”며 “업무 강도가 세져서 직원들에게 더 주고 싶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매출액의 30% 정도인 인건비를 줄이기보다는 임대료나 관리비 등이 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월말결산서를 보면 인건비 외에 비중이 가장 높은 영업관리비 항목은 관리비(100만원)를 포함한 임대료(850만원)다. 박씨는 우선 일자리 안정자금을 신청할 계획이다. 직원 모두 4대 보험에 가입돼 있기 때문에 박씨 입장에서 별도 비용은 발생하지 않는다. 박씨는 “정부 지원금으로도 해결되지 않으면 직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근무시간을 줄이거나 최악의 경우 커피나 디저트 등 제품 가격을 올리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김치찌개 3천원, 커피 공짜...“청년을 응원합니다” 식당연 신부님

    김치찌개 3천원, 커피 공짜...“청년을 응원합니다” 식당연 신부님

    ‘김치찌개 3000원 공깃밥 무한리필, 식당 옆 북카페에선 커피 공짜’과연 이런 조건으로 가게를 운영할 수 있을까. 구랍 2일 서울 성북구 정릉시장 안에 문을 연 ‘청년식당 문간’은 단돈 3000원만 있으면 배불리 먹고 커피까지 마시면서 눈치 안 보고 책도 읽을 수 있는 공간이다. 문간은 성북구에 있는 글라렛 선교수도회의 이문수 신부가 고시원에서 굶어 죽은 청년의 이야기를 듣고 주머니에서 먼지만 나는 청년들을 위해 한 끼 식사와 편히 쉬다가 갈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었다. “2015년 가을 방문한 인천의 수녀원에서 한 청년이 고시원에서 굶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어요. 경제적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식사를 제대로 못 하는 젊은이들이 의외로 많다는 이야기를 수녀님으로부터 듣고 청년을 위한 식당을 만들자는 결심을 하게 됐죠.” 청년식당을 운영하자는 이 신부의 제안은 글라렛 선교수도회 사제들로부터도 호응을 얻어 2016년 봄부터 식당 개업 준비를 했다. 이 신부는 “청년식당 아이디어를 준 수녀님이 소개해 준 상담사로부터 구체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며 “사회사업가, 청년문화 기획자, 젊은 요리사, 식당 운영 경험자, 고시원 거주 경험자 등으로 구성된 포커스 그룹으로부터 조언을 듣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오픈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신부는 무난하고 대중적인 김치찌개를 단일메뉴로 정하고 가격은 3000원으로 정했다. 식당이름인 ‘문간’은 청년 누구나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사랑방으로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붙인 것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식당문을 열고 있는데 대학이 방학에 들어간 지금은 손님이 다소 줄었지만 방학 전에는 하루 평균 100명의 청년 손님이 드나들었다. 종업원은 요리사와 홀 서빙을 담당하는 이 신부 단 2명이다. 이 신부는 식당 옆에 무료로 차를 마시고 책을 읽을 수 있는 북카페도 준비하고 있다. 이 신부는 “이 공간이 청년들의 고민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양한 실험과 도전을 할 수 있는 사랑방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배우 이종석이 오픈한 카페, 가로수길 ‘89맨션’ 사진 봤더니...

    배우 이종석이 오픈한 카페, 가로수길 ‘89맨션’ 사진 봤더니...

    배우 이종석이 오픈한 카페가 화제인 가운데, 그가 직접 공개한 카페 사진이 눈길을 끌고 있다.3일 배우 이종석(30)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본인이 오픈한 카페 ‘89 맨션(Cafe 89 Mansion)’을 언급,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종석은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 2층 규모 카페 ‘89 맨션’을 오픈했다. ‘89 맨션’은 1층은 커피와 음료를 파는 카페로, 2층은 피자, 파스타, 스테이크 등을 판매하는 레스토랑으로 운영되고 있다.그는 앞서 자신의 SNS를 통해 카페 내부 사진이나 직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또 직접 내부 인테리어에 참여하거나, 커피를 만드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저도 그 카페에서 일해도 될까요?”, “보는 내가 다 뿌듯”, “저도 커피 마시러 갈래요!”, “가보고 싶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종석은 카페를 오픈해 바리스타로 변신하는가 하면, 지난해 나태주 시인과 함께 시집 ‘모두가 네 탓’의 저자로 나서며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이종석 인스타그램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퇴색한 자본의 공간… 예술이 움텄다

    퇴색한 자본의 공간… 예술이 움텄다

    “프로젝트 기획을 위해 작가들이 모여서 마시는 커피 값보다도 월세가 쌌어요. 당시 3.4평(11.2㎡) 점포가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 20만원이었죠. 뇌리에 딱 스치는 게 있었죠.” 2014년 12월 서울 종로 세운상가 가동 ‘바열 4층 21호’에 작가와 아트디렉터 9명이 1인당 5만원씩 회비를 거둬 둥지를 튼 ‘스페이스 바 421’은 그렇게 탄생했다. 스페이스 바는 영국 현대 미술을 부흥시킨 ‘yBa’(young British artists)를 꿈꾸며 기존의 미술적 전통에 도발하는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는 독립적인 예술가 집단이다.  국내외 미디어 아트의 주목을 받는 작가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인간의 욕망이 투사된 사물들을 분쇄하는 연작으로 유명한 신기운(영남대 교수) 작가와 송요비 아트디렉터, ‘커넥티드 시티’라는 독특한 프로젝트로 주목받는 임도원(스페이스 바 대표) 작가, 3D 프린팅의 히어로 하석준 작가, 공공 예술 전문가인 김현정(신구대 겸임교수) 작가, 트랜스아트의 김희선(영남대 교수) 작가와 류지영 작가, 작가 장터 ‘스꽛성수’ 기획자인 곽혜영 아트디렉터, 프로젝트 ‘씨앗돌멩이’를 창안한 우리 작가까지 모두 9명이다.  “예술가들에게는 적대적인 공간이었다”는 신 작가 표현대로 세운상가는 개발독재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한국 최초의 주상복합 건물이라는 타이틀에 “세(世)계의 운(運)이 모인다는 자기현시적이고 개발시대다운 이름의 건물”(건축가 황두진)을 지어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바친 불도저 시장 김현옥의 욕망, 국내 독보적인 근현대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했지만 ‘서울의 도시구조를 망친 흉물’이라는 오명이 중첩된 공간이 세운상가다. 권력과 자본이 결탁한 환상이 시공간 속에 망령처럼 배회하는 유적이자 현재는 도시 재생 사업의 핵심 축이다. 세운상가는 하나의 건물이 아니다. 종로에서 청계천을 지나 퇴계로까지 걸쳐 있는 청계상가, 대림상가, 삼풍상가, PJ호텔(옛 풍전호텔), 인현상가(옛 신성상가), 진양상가, 현대상가(철거)까지 8개 건물을 아울러 부른 게 ‘세운’ 상가다. 예술이 이 모든 건물과 그에 얽혀 있는 골목들 안에 움트고 있다. 한때 흥청망청했다가 퇴색한 자본의 공간 속에 침투한 예술이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맺고 변화하는지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스페이스 바는 흥미로운 단서가 된다.  송요비 아트디렉터는 이곳에서 욕망을 체감했다고 말한다. “1970년대 월세가 65만원이었다고 들었어요. 당시 어마어마한 월세를 부담할 정도로 최고의 상권이었죠. 우리 같은 예술가들이 자리를 펼 공간이 아니었지만 슬럼화되면서 예술이 다시 흘러 들어오게 된 거예요.”  스페이스 바(반짝반짝 세운상가 미래예술연구소 겸업)는 세운상가에 입주한 첫 예술가 집단이다.  입주 초기에는 어르신들인 원입주민들과의 갈등이나 오해도 적지 않았다. “처음에는 상인회로부터 ‘시끄럽게 하지 마라’라는 경고도 많이 받았어요. 서울시에서 채택된 미디어 아트 프로젝트도 가동 중정에서 열기로 했다가 상인들의 반대로 무산되고, 작가들도 많이 위축됐었죠.”(신기운 작가)  스페이스 바 작가들이 3년 동안 연 전시회만 25차례다. 개인전이나 단체전을 세운상가에서 열고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서울시의 ‘다시-세운’ 프로젝트에 동참해 상가 내 ‘한글시계’와 ‘디지털 프린팅’ 작품 등 다양한 설치 작품을 통해 예술적 기운을 불어넣었다. 김현정 작가는 지난해(2017년) 12월 31일 진양상가를 떠받치는 6개의 기둥을 한국의 희귀식물 137종의 색상으로 래핑한 공공예술 ‘플라워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김희선 작가는 진양상가 3층 외벽을 ‘미지의 풍경’이라는 제목의 미디어 파사드 작품으로 시선을 모았다. 우리 작가는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세운상가와 을지로 철공골목에 돌멩이 모양의 오브제에 담긴 씨앗으로 생태계를 만드는 프로젝트로 화제가 됐다.  변화는 북적거리면서 왔다. 예술 기획집단 개방회로, 1인 갤러리 빠빠빠탐구소, ‘200/20’(독립서점), ‘300/20’(창작품 판매점), 1인 방송국, 스타트업 등 창작자와 기획자, 창업가까지 스페이스 바 이후 둥지를 튼 이들은 현재 100여명에 달한다.  공간은 새로운 상상력의 원천이 된다. 길 잃은 소녀(반)를 찾아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도시를 탐험하게 되는 독특한 미디어 아트 작품인 ‘커넥티드 시티 프로젝트 반’은 임도원 작가가 미로 같은 세운상가 내부와 을지로 골목들에서 착안한 것이다. 오는 2월 세운상가에서 업그레드 버전이 발표될 예정인 이 작품은 2018년 영국 브리스톨의 도시 기반 아트 프로젝트인 워터셰드 초청작으로 선정됐다. 김희선 작가는 “이제는 상인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우리를 바라본다”며 “젊은 친구들이 또 어떤 재미난 일을 벌이나 하고 전시회도 오고, 진행 중인 작업에 대한 조언을 하는 등 대화의 장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때 서울의 대표적인 전자상가(라고 말하는 동시에 80년대 야동 성지가 됐던)로 불리던 이곳은 탱크나 미사일도 거뜬히 만들 수 있는 기술 장인들(현재는 ‘메이커스’로도 부른다)이 모여 있다. 마치 영화 ‘리얼 스틸’에 등장했던 로봇들의 묘지를 떠올리게 한다. 미디어 아트 작가들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재료들을 다 구할 수 있고, 첨단 콘셉트에 대해서도 장인들과 협업할 수 있는 전무후무한 곳’이라는 헌사를 바치는 이유다.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1932~2006) 작가가 한국에 올 때마다 부품 수리를 의뢰했던 기술 장인은 여전히 현업으로 상가에서 일한다. 최근에는 상가 내 ‘수리협동조합’이 입주한 예술가와 장인의 협업을 중계한다. 임도원 작가는 “작가와 장인이 희한하게도 이곳에서 만나 서로에 대해 타고난 메이커스라는 동질감마저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세운상가는 구시대의 도시 유적에서 벗어나 서울의 오프라인 예술 플랫폼으로 변신 중이다. 그건 동시대 예술가들이 그 공간에 스며들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 게다. 글·사진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남자를 위한 우주비행 프로젝트 (유소영)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남자를 위한 우주비행 프로젝트 (유소영)

    “나는 네가 상상도 못할 것을 봤어. 오리온 전투에 참가했었고, 탄호이저 기지에서 빛으로 물든 바다도 봤어.” 넓은 스튜디오를 가득 채운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지금 이 순간, 나를 향하고 있었다. 심장이 터질 것처럼 뛰었다. “…1982년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대사예요. 리들리 스콧 감독, 해리슨 포드 주연.” 침착해 머큐리. 할 수 있어. 네가 어떤 고생을 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프레디가 처음으로 보여준 영화였어요.”원형 스튜디오의 중앙을 가득 채운 대형 홀로그램 화면에 프레디의 사진이 떴다. 누가 로봇 아니랄까봐, 저 로봇미소는 어째 변하질 않냐. 입꼬리만 올라간 프레디 특유의 어색한 미소는 그가 최근 돌보기 시작한 7살짜리 브라이언의 환한 웃음과 대비되어 떨떠름해 보이기까지 했다. ‘아이 돌보기는 이제 지긋지긋해. 웃기지 않아? 그게 내가 제작된 유일한 이유인데. 하지만 그 생각만 하면 유동액이 역류할 것 같아.’ 그런데 너는 아직도 그러고 있구나. 어쩌면 영원히 그래야겠지.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D구역 아동보호시설 아이들은 대부분 생일을 자기가 정해요. 언제인지 모르니까. 저는 프레디와 처음 만난 날이 생일이죠. 7살 생일날 밤, 프로틴 바를 하나 먹고 자려고 누워 있는데 갑자기 프레디가 그러더라구요. 우리, 나가자.” 그때 꽉 잡혔던 손목의 감각을 아직도 기억한다. 정신없이 이끌려 따라간 곳은 기숙사 옥상이었다. 프레디는 옥상 한쪽 벽에 기대 앉았다. 나도 그 옆에 쪼그려 앉았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우리 둘뿐이었다. 여기 춥고 무서워, 나는 중얼거리며 프레디 옆에 몸을 바짝 붙였다. 프레디는 대답 없이 팔에 붙은 버튼을 만지작거렸다. 별안간 깜깜하던 밤하늘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눈앞을 가득 채운 별들은 금방이라도 내게 쏟아질 듯 가까웠다. 우와! 나도 모르게 입술 새로 탄성이 새어나왔다. “일곱 살짜리가 볼 건 아닌데, 그래도 볼래?”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건 분명 반칙이었다. 이미 영화의 첫 장면이 눈앞에 펼쳐진 이상, 내게 선택권 따위는 없었다. 하지만 순진했던 나는 고개를 마구 끄덕였다. “나는 네가 상상도 못할 것을 봤어. 오리온 전투에 참가했었고, 탄호이저 기지에서 빛으로 물든 바다도 봤어.” 프레디는 영화를 보는 내내, 거의 모든 대사를 목소리까지 바꿔 가며 따라했다. 좀 조용히 하라고 말하려던 순간이었다. “그 모든 기억이 곧 사라지겠지…. 빗속의 내 눈물처럼.”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나는, 어둠 속에서 푸르게 빛나던 프레디의 옆얼굴. 영화 속 안드로이드 로봇의 마지막 대사를 따라하면서, 프레디는 분명 울고 있었다. 내가 로봇의 눈물을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꼬맹아, 재미있었어?” 영화가 끝나자 프레디는 언제 울었냐는 듯 예의 그 쾌활하고 능글맞은 목소리로 돌아왔다. 나는 열심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재미있었다, 정말로. “너 정말 별난 애다. 보통 5분 내로 지루해하던데. 끝까지 다 본 애는 네가 처음이야.” “나, 저기 갈래.” 아, 정말이지 일곱 살이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그때의 나는 방금 전까지 눈앞에 펼쳐졌던 별세계에 진짜 갈 수 있다고 믿었으니까. 프레디가 피식 웃었다. “나도 가고 싶어. 우주로 갈 수만 있다면 없는 영혼이라도 팔겠다.” “그럼, 가자.” 나는 프레디의 옷소매를 잡아당겼다. “그래, 가자.” “언제? 언제 가?” “음….” 잠깐 말이 없던 프레디는 손가락으로 자기 머리를 툭툭, 가리켜 보였다. “여기 저장돼 있는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정말?” “그럼.” 프레디는 우주에 가려면 알아야 할 게 많으니까, 영화를 많이 봐 둬야 해. 라고 덧붙였다. 아아, 그렇구나. 일곱 살의 나는 홀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우주를 꿈꿨던 건 그때부터였어요.” 대형 홀로그램 화면을 가득 채운 내 얼굴이 보였다. 프레디가 영화를 보여 줄 때마다 얼빠진 표정이라고 놀렸던, 꿈꾸는 듯한 눈동자였다. “하지만 제 인생은 시작부터 지지리도 운이 없었죠. 하필 D구역에서, 자연출산으로 태어났어요. 그래도 여자로 태어날 가능성이 50%는 있었는데, 보시다시피 그마저도 저버렸죠. 그것도 모자라 세상에 나오자마자 길가에 버려져서 아동보호시설에 맡겨졌어요. 저도 알아요. 우주는 여자, 그것도 최고로 우수한 유전자들만 배양한 인공자궁에서 태어나는 A구역 여자들에게만 허락된 영역이라는 거. 하지만 기적처럼 이 프로젝트가 시작되었고, 저는 166만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지금 이 자리에 서 있어요. 이번 한 번만, 제 인생에도 행운이 찾아와 주길 바라면 안 될까요?” 다음 순간, 고막을 찢을 것 같은 함성이 장내를 울렸다. 홀로그램 화면을 가득 채운 내 이름 아래 숫자가 미친 듯이 올라가고 있었다.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한테 투표했다고? 나는 멍하니 화면을 쳐다보았다. 그 어마어마한 숫자가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지구 연방 시민 여러분, 정말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석 달간 이어져 온 프로젝트가 드디어 끝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제, 최후의 한 명을 밝힐 차례입니다. 지구연방 항공우주국 QUEEN에서 주최한 <남자를 위한 우주 비행 프로젝트>의 최종 탑승자는,” 사회자가 여기까지 말하고 입을 다물자, 일제히 야유가 쏟아졌다. 그녀는 스튜디오를 훑으며 여유롭게 웃어 보였다. 제발. 제발. 제발! 1초가 영원처럼 느껴지는 순간, 사회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 “행운의 주인공은 바로 D구역이 낳은 기적의 소년, 머큐리 군입니다! 축하드립니다!” 그 이후에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멍멍하게 울리던 함성, 번쩍이는 플래시, 내 목에 걸린 지구 모양 메달의 무게, 대형 홀로그램 화면을 꽉 채우던 실시간 리플들, 밤하늘에 수없이 아로새겨지던 네온 폭죽들, 밖으로 튀어나올 듯 거세게 뛰던 내 심장 박동, 그런 것들이 드문드문 기억날 뿐이다. 다음날 새벽, 눈뜨기가 무섭게 최신형 AVR 세트 광고 촬영이 시작되었다. AVR 콘택트렌즈와 귀 뒤에 부착하는 센서티브 패치, 웨어러블 슈트에 AVR 워치까지, 그야말로 풀세트였다. AVR 기기를 주렁주렁 차고 침대에 누워 있자니, 실험용 생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나는 괜히 몇 번 몸을 떨었다. 광고 촬영 장소는 카페였다. AVR 시스템에 접속해 장소를 설정하고 이동 버튼을 누르자, 나는 순식간에 어느 대형 체인 카페의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이동하자마자 맨 먼저 느껴진 것은 감미로운 커피 향과 갓 구워진 빵 냄새였다. 뒤이어 은은하게 흐르는 카페 안의 음악 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 쿠션감이 가득한 의자는 편안했고, 노란빛이 감도는 조명은 정면으로 올려다보아도 눈이 시리지 않았다. 방금 전까지 나는 자고 일어난 모양 그대로 숙소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아니 지금도 그러고 있을 텐데, 한껏 꾸미고 카페에 여유롭게 앉아 있는 또 다른 나는 테이블에 세팅된 초콜릿 케이크를 포크로 우아하게 떠냈다. 촉촉한 빵과 끈적이는 초콜릿의 질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떠낸 케이크를 입에 넣었다. “!” 쌉싸름하고 달콤한 초콜릿이 혀를 싸고돌았다. 프로틴 바만 먹고 살았던 나로서는 생전 처음 느껴 보는 맛이었다. 입속에서 폭죽이 터지는 듯한 느낌에 나는 잠시 멍해졌다. “저기, 머큐리다!” 날카로운 하이 톤의 목소리에 퍼뜩 정신이 들었다. 어느새 몰려든 내 팬클럽 회원들이 카페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촬영감독의 미간이 확 찌푸려지는 게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곧 언제 그랬냐는 듯 상냥하게 웃어 보였다. “죄송하지만, 촬영에 조금만 협조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저렇게까지 공손할 필요는 없어 보이는데, 감독은 C구역 사람인가 보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감독의 애처로운 부탁에도 불구하고, 카페에 접속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가히 폭주 상태였다. 어느새 넓은 홀을 꽉 채우며 테이블 바로 앞까지 몰려온 그녀들은 내 몸 이곳저곳을 함부로 만지고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악! 아파!” 비명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아픔도 감각이라는 걸 잊고 있었어! 최신 버전 AVR답게 머리카락이 통째로 뜯기는 아픔은 너무나도 생생했다. 나는 필사적으로 손을 뻗어 AVR 전원을 껐다. 짧은 삐 소리와 함께 다시 침대 시트와 주렁주렁 달린 AVR 세트들의 감촉이 온 몸으로 느껴졌다. 왠지 모를 한숨이 나왔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촬영을 마치고 QUEEN에 도착하자마자, 공기는 180도 달라졌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나는 A구역 여자들마저 극성팬으로 만든 기적의 소년이었는데, QUEEN으로 들어오는 순간 거짓말처럼 다시 D구역 머저리 남자아이가 되어 있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나를 훑는 눈길들은 서늘하기 그지없었다. 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우주로 갈 거야. “네가 머큐리구나. 나는 이번 프로젝트의 총괄 책임자인 비치 박사라고 한다.” 그녀의 첫인상은 뭐랄까… A구역을 사람으로 만들면 나올 것 같은, 그야말로 ‘A구역 표준형 인간’이었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탄력 있는 피부와 완벽한 몸매, 지적이면서도 단정한 인상까지. 금발 머리를 한 올도 삐져나오지 않게 틀어 올렸는데, 그 동그란 머리가 각진 은빛 유니폼과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나는 엉거주춤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7일간 여기 머물면서 우주 비행에 필요한 훈련과 검사들을 할 거야. 그리고 7일 후 우주로 출발한다. 더 궁금한 점은?” “아, 저기….” “다음 일정은 기자회견이야. 이동.” 내 말은 못 들은 건지 안 들은 건지, 비치 박사는 자기 팔목에 채워진 AVR 워치만 만지작거렸다. 나는 못 다한 말을 혀 밑에 꾹 눌러 씹은 채 조용히 그 뒤를 따랐다. 벌써 세 시간이 지났는데, 기자회견은 도무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A구역마저 사로잡은 애교 한 번 보여 달라는 기자의 끈덕진 요구에 나는 마지못해 볼에 어색하게 바람을 넣었다. 욕이 나오려는 걸 꾹꾹 참고 억지로 웃어 보이느라 광대뼈가 아려왔다. 내가 생각한 인터뷰는 이런 게 아니었다. 아니, 다른 우주비행사들 인터뷰 영상에는 멋있고 프로페셔널한 질문들이 막 넘쳐나던데, 어? 그래서 어제 밤을 새서 예상 질문이랑 답변도 다 연습했는데. 왜, 왜 나한테는 피부 관리 비결이나 물어보고, 애교나 부리라는 거야?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자, 그럼 다음 질문. 자신이 QUEEN의 수석연구원이었다고 주장한 메이 박사가 공개한 영상이 오디션이 진행되는 내내 큰 이슈가 되었는데요. 머큐리 군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그게 무슨….” “잠깐,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질문입니다. 머큐리 군은 이 질문에 대답하지 않습니다.” 내가 미처 입을 열기도 전에, 옆에 있던 비치 박사가 단호하게 말을 잘랐다. “QUEEN에서 이미 입장을 발표한 바와 같이, 문제의 영상은 논리적 근거가 1%도 없는 가십성 루머에 불과합니다. 현재 QUEEN은 이에 대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메이 박사의 영상과 관련해 매니스트(MENIST) 또한 QUEEN 측에 의혹을 제기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QUEEN의 입장은 앞서 말한 바와 같으며, 따로 언급할 가치가 없는 사안입니다.” 기자들의 머리 위로 앞다투어 초록색 광선이 나타났다. 다들 실시간 기사 전송 중이구나. 이런저런 생각들로 머리가 복잡했지만,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미소를 지어 보였다. 다시 한 번 초록색 광선이 우수수 떠올랐다. 좋아, 완벽했어.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걸 아무도 눈치 못 챘을 거야. 나는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AVR 검색 기능을 켰다. 메이 박사는 뭐고, 매니스트는 또 뭐야? 생전 처음 듣는 이름들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D구역에는 제대로 된 미디어나 검색 장치가 하나도 없었다. 고작해야 스마트폰이니, 말 다했지 뭐. 요즘 누가 스마트폰 쓴다고. ‘메이 박사 영상’을 입력하자 사람들이 올려놓은 문제의 영상이 여기저기 떴다. 이미 모두 재생이 막힌 상태라는 게 문제였지만, 그래도 영상 아래 달렸던 댓글들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나는 정보의 조각들을 짜 맞추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내가 실험체라는 거네?” 메이 박사의 주장은 충격적이었다. 그녀의 말대로라면 QUEEN의 최종 목적은 우주 공간에서 AVR 시스템을 구현시키는 것으로,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우주는 지구와는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실험체가 꼭 필요했다. 여기서부터가 문제였다. 희생당할 게 뻔한 실험체를 QUEEN의 고급인력들로 채울 수는 없었다. 실험을 진행하는 데 드는 막대한 비용 또한 골칫거리였다. 그래서 열린 게 ‘남자를 위한 우주비행 프로젝트’라는 거였다. 실험체도 얻고, 프로젝트에 쏟아지는 사람들의 관심에 따라 거대기업들로부터 굴러들어오는 지원금은 덤이라는 게 그녀의 결론이었다. 사람들은 댓글마다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었다. <이게 진짜일까요?> <queen에서 듯.=“” 헛소리인=“” 그냥=“” 생각에는=“” 제=“” 한다던데요?=“” 강경대응=“”> <매니스트에서도 진상규명을 요구하던데, 뭔가 있으니까 그러는 거 아닐까요?> 맞다. 매니스트. 저건 뭐지? 나는 다시 검색어를 입력했다. <매니스트: 여남이 평등하며 가치가 동등하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 또는 그 단체.> 백과사전에서 말하는 매니스트는 간단명료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그 아래에는 훨씬 복잡한 댓글들이 가득했다. <여남의 권리 평등은 법으로 보장되어 있는데 웬 헛소리?> <이론과 실제는 다르죠. 모든 직업에 여남 모두 지원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만, 실제로 남자가 뽑혔단 얘기 들어보셨어요? 분명히 차별은 있어요.> <여자가 가진 특성이 현대 사회에 더 적합한 걸 어쩌란 말입니까? 남자들이 가진 거라고는 육체적 힘뿐이잖아요. 요즘 세상에 로봇이 있는데 누가 그걸 남자한테 시키겠어요?> <그러니까 문제죠. 심지어 D구역에서조차 여아선호사상 때문에 남자가 태어나면 버리거나 낙태시킨다고 하더라구요. 최소한 아이들이 죽는 건 막아야 하지 않을까요?> <이분 대화가 안 통하네. D구역 여자들이 스스로 그렇게 하겠다는 걸 우리가 무슨 수로 막아요? 당신 매니스트죠?> <아니, 그건 아닌데….> 한 가지 확실한 건, ‘매니스트’라는 단어는 욕이나 마찬가지였다. 너 매니스트지? 는 상대방을 꼬리 내리게 하는 마법의 주문 같았다. 아니, 그런데 매니스트고 뭐고 간에…. 나는 어떻게 되는 거야? 분명히 알게 된 건 많은데, 정작 중요한 의문은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었다. 메이 박사 영상이 사실일까? 그대로 믿기에는 너무나도 허무맹랑한 소설 같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소설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왜냐하면 나는 남자, 그것도 D구역 남자니까. “에휴, 모르겠다.” 나는 AVR 워치의 전원을 꺼 버렸다. 렌즈도 빼고, 센서티브 패치도 떼고, 종일 입고 있던 슈트도 벗어던지고 침대에 몸을 던졌다. 메이, AVR 시스템, 실험체, QUEEN, 매니스트, 여자, 남자… 방금 전까지 봤던 낱말들이 뒤죽박죽 섞여 머리 위를 떠다녔다. 나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어 몰려드는 글자들을 쫓아냈다.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졌다. 다음날 첫 번째 일정은 우주선 홍채 등록이었다. 홍채 등록은 AVR로 대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세밀한 작업이기 때문에 실제 눈동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덕분에 나는 직접 우주선으로 가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내 이름을 딴 우주선, 머큐리-17473호는 모든 점검을 마치고 발사대에 설치된 상태였다. 출발 신호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거대한 우주선을 보자 새삼 가슴이 벅찼다. “자, 홍채가 제대로 등록됐는지 점검한다. 눈을 여기 갖다 대.” 비치 박사가 시키는 대로 홍채를 인식시키자, 육중한 우주선 문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나는 정신없이 우주선 내부를 둘러보았다. 여기저기서 계기판과 레버, 버튼들이 깜박이고 있었다. “저 중앙에 있는 녹색 버튼이 출발 버튼, 그 옆에 있는 건 자동항로검색장치….” “자동항로검색장치를 아나?” “인공 지능에 등록된 우주 지도를 이용해서 목적지의 좌표를 찍으면 알아서 최단거리의 항로를 찾아주는 장치죠,” “그 위에 있는 파란색 레버는?” “수동조종레버요. 작동법도 싹 다 외웠어요. 물론 실제로 해 본 적은 없지만.” “보통이 아니군.” 비치 박사가 찌르는 듯한 시선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나 또한 눈을 피하지 않았다. “어디서 감히….” 비치 박사가 입을 열려는 찰나, 연구원 한 명이 그녀에게로 급하게 뛰어왔다. 그녀의 말을 듣던 비치 박사가 곧 입술을 잘근거리며 내 쪽으로 걸어왔다. “넌 일단 돌아가 있어.” 비치 박사는 그 말만 남긴 채 쌩하니 몸을 돌렸다. 하여튼 싸가지 없긴. 이번엔 또 뭐야? 나는 부지런히 숙소로 걸음을 옮겼다. “매니스트, QUEEN 측에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시위 시작?” AVR 시스템을 켜자마자 기사들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있었다. 아까 숙소로 올 때 주변에서 어른거리던 것들이 그럼 매니스트 회원들이었나 보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부지런히 기사를 클릭했다. “뭘 보고 있는 거지?” 아뿔싸. 나는 천천히 돌아섰다. 비치 박사가 문간에 서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5분 내로 인터뷰실로 이동해. 긴급 기자회견이야.” “하지만….” “메이의 영상은 당연히 거짓말이야. 그래서 너한테 알리지도 않은 거고. 다만 지금 여론이 너무 뒤숭숭하니까 네가 나서서 불필요한 헛소문을 좀 멈추라는 뜻이야. 알겠니?” “….” “지금 헛소문이 돌아봤자 너한테 좋을 건 하나도 없어.” 그래. 지금 헛소문이 돌아봤자 나한테 좋을 건 하나도 없지. 나는 비치 박사의 말을 떠올리며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저는 QUEEN과 비치 박사님을 전적으로 신뢰합니다. 매니스트 회원들은 근거 없는 루머에 휘둘리고 있어요. 당장 불법 시위를 멈춰야 합니다.” 말이 끝나자마자 기자들이 앞다투어 손을 들었다. 지켜보고 있던 비치 박사가 손을 들어 웅성거리는 장내를 정리했다. “머큐리 군의 입장 표명은 이상입니다. 기자회견을 종료하기 전에, QUEEN 측에서 준비한 영상을 이 자리에서 최초로 공개하겠습니다.” 비치 박사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버튼을 눌렀다. 심드렁하게 화면을 쳐다보던 나는 영상이 재생되자마자 튕기듯 일어섰다. “프레디!” 화면에 등장한 건 프레디의 얼굴이었다. “안녕, 머큐리. 잘 지내고 있지? 오늘이 벌써 9월 4일이야. 네 생일 이브.” 그러고 보니 내일이 내 생일인 것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우리는 항상 9월 4일에서 9월 5일로 넘어가는 밤, 12시가 되면 기숙사 옥상에서 영화를 봤지. 한 번도 빼먹은 적이 없었는데, 이번 생일에 너는 QUEEN 숙소에 있겠구나. 그곳 옥상은 어때? 보고 싶어, 머큐리.” 영상은 거기서 끝이었다. 기자들이 앞다투어 소감을 물었다. 나는 거의 울기 직전의 표정으로 너무 놀랍고 보고 싶다는 등의 말을 주워섬겼다. 기자들의 머리 위로 녹색 광선이 휙휙 지나갔다. 아마 실시간으로 ‘머큐리와 프레디, 감동적인 만남의 현장!’ 따위의 기사가 쏟아지고 있을 것이다. 나와 프레디의 기사가 매니스트의 시위 기사를 밀어낼 수 있을까? 알 수 없는 일이었지만, 비치 박사는 꽤 만족한 얼굴이었다. “좋아. 오늘 일정은 여기서 끝이야. 쉬어도 좋다.”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나는 숙소로 이동했다. AVR 워치를 뽑아내듯 벗겨내 던져 버리고, 침대 위에 쪼그려 앉았다. 춥지도 않은데 몸이 덜덜 떨려왔다. 프레디와 나는, 단 한 번도 9월 4일에서 9월 5일로 넘어가는 밤 12시에 영화를 본 적이 없었다. 처음 영화를 보던 날은 9월 5일에서 9월 6일로 넘어가던 밤이었다. 그 이후로는 시도 때도 없이 영화를 봤었고, 생일이 되면 내가 영화를 보여 달라고 조르긴 했지만 시간을 정해놓은 적은 없었다. 옥상은 더더욱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처음 영화를 보던 날, 내내 옥상에서 찬바람을 맞은 내가 지독한 감기에 걸려 몇 주를 앓았기 때문에 프레디는 그 이후로 옥상이라는 말만 나와도 거부 반응을 일으켰다. 프레디는 왜 그런 말을 했을까? ‘9월 4일에서 9월 5일로 넘어가는 밤, 12시가 되면 기숙사 옥상에서 영화를 봤지.’ ‘이번 생일에 너는 QUEEN의 숙소에 있겠구나.’ ‘그곳 옥상은 어때?’ ‘보고 싶어.’ 순간 머릿속에 불이 번쩍, 했다. 지금이 몇 시지? 튕기듯 일어나 AVR 워치를 켜자, 11시를 가리키는 계기판 알림음이 울렸다. 나는 알림음이 끝나기도 전에 AVR 시스템의 전원을 껐다. A구역에서 AVR 없이 움직인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지만, 실시간 위치를 노출시키는 것보다는 나았다. 나는 살금살금 숙소를 빠져나왔다. 옥상은 여기서 61층 위. 진공관에 타는 게 가장 빠르겠지만 들킬 위험이 너무 높다. 나는 계단 쪽으로 눈을 돌렸다. 아마 이 건물이 세워진 이래 한 번도 쓰인 적 없는 계단일 것이다. 1일 필수 운동량조차 실내 운동기구로 해결하는 A구역 사람들이 건물에 계단을 만든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 하지만 D구역에서 14년을 살아온 나라면 얘기가 다르지. 나는 심호흡을 하고 계단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각오는 했지만, 61층을 걸어 올라간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당장이라도 주저앉고 싶었지만 계단을 오르는 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낭비했기 때문에 멈출 수가 없었다. AVR 시스템을 껐으니 지금이 몇 시인지도 알 도리가 없었다. 그저 최대한 빨리 도착하는 수밖에. 나는 얼얼한 다리를 이끌고 걸음을 재촉했다. 드디어, 옥상이었다. 나는 쓰러지듯 한쪽 벽에 기대앉았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나 하나뿐이었다. 여기 춥고 무서워, 나는 중얼거리며 두 팔로 무릎을 감쌌다. 그 순간 내 귓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열네 살짜리가 볼 건 아닌데, 그래도 볼래?” “프레디!” 조용히 해야지, 프레디가 속삭였다. 나는 재빨리 입을 다물었다. 프레디가 씩 웃으며 팔에 붙은 버튼을 만지작거렸다. 깜깜하던 밤하늘이 환해짐과 동시에, 나는 입을 틀어막았다. 영상에 등장한 사람은 비치 박사였다. 그리고 그녀 앞에 한 사람이 등을 보이며 서 있었다. “…시위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이제는 머큐리 팬클럽까지 합세하고 있다고.” “지금 그게 문제가 아냐.” “그럼? 대체 이것보다 큰 문제가 뭐야?” “머큐리가 우주선 조종법을 알아. D구역 남자애 주제에 건방지게 어디서 주워들은 건지. 하도 어려서 아무것도 모를 줄 알고 뽑아놨더니, 내 발등을 내가 찍었어.” “뭐? 그럼 어쩌자고?” “나도 모르겠어. 하지만 머큐리가 우주선 안에서 수동조종이라도 한다면 통제할 방법이 없어. 무슨 일이 있어도 저런 걸 우주선에 태워선 안 돼.” 영상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오늘 밤 12시에 공개될 거야.” 프레디가 말했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한동안 둘 다 말이 없었다. 다시 입을 연 건 프레디였다. “돌아가자, 머큐리.” 나는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프레디가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방금 영상 못 봤어?” “봤어.” “여기 있으면 위험해. 메이 박사의 영상은 거짓말이 아냐. 저들은 애초에 널 우주선에 태울 생각이 없어! 그저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널 카메라 앞에 내세워서 이용할 뿐이지, 나중에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고.” “나도 알아.” “그럼 돌아가자. 난 이런 곳에 너를 1초도 놔둘 수 없어.” “아니, 나는 안 돌아가.” “머큐리!” 프레디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프레디, D구역과 우주의 공통점이 뭔지 알아?” “뭐?” “둘 다 AVR 시스템이 안 통한다는 거야. 우주는 누구에게나 평등한 곳이니까. 우주에 가는 길이 평등하지 않아서 문제였지. 그런데 이렇게 기회가 왔잖아. 이제 와서 스스로 이걸 포기하라고?” “머큐리, 우주에 가고 싶은 건 나도 마찬가지야. 아니, 내가 더 간절할지도 모르지. 너는 7년 동안 간직한 꿈이지만 나는 59년이니까.” 프레디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하지만 머큐리, 지금 네가 우주에서 살아남을 확률은 0%에 수렴해.” “0%에 수렴한다는 말은 0%는 아니라는 말이네. 생각보다 희망적인데?” “머큐리!” “내가 우주에서 살아남을 확률이 0%에 수렴한다면, 내가 지구에서 살아남을 확률은 그냥 0%야. 왜 아직도 그걸 몰라?” “뭐?” “네가 영원히 아이 돌보기 로봇에서 벗어날 수 없듯이, 나 또한 영원히 D구역 남자니까. 지구에서 우리에게 허락된 미래가 있어?” “….” “아주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난 그걸 택하고 싶어.” 다시, 한동안 둘 다 말이 없었다. 이번에도 먼저 입을 연 건 프레디였다. “머큐리, 마지막으로 물을게. 정말 나랑 같이 가지 않을 거야? 나를 여기 데려다 준 매니스트 회원들이 우리가 돌아가는 걸 돕기 위해 기다리고 있어. 지금이 아니면 이런 기회는 두 번 다시 없어.” “미안해.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는 건 나도 마찬가지야.” “그럼 좋아, 머큐리. 우주에 간다 치자고. 지금 QUEEN 주위에 수십만 명이 있어. 우주선까지는 어떻게 갈 거야?” “어차피 다 AVR 홀로그램이야. CCTV에만 안 들키면 돼. 밤이고, 나는 몸집이 작으니까 잘 숨으면 눈에 안 띌 수도 있어.” “무모한 짓인 걸 알면서도 해보겠다는 거지, 결국은.” 프레디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불쑥 손을 내밀었다. “그럼, 네 AVR 세트를 나한테 줘.” “뭐?” “난 인간형 로봇이니까, AVR 착용이 가능할 거야. 그럼 너 대신 내 위치가 노출되겠지. 오래는 못 버티겠지만, 시간을 조금 더 벌어줄 수는 있을 거야.” “하지만 프레디, 너무 위험하잖아!” “그건 너도 마찬가지야. 너는 하면서, 나는 하지 말라는 건 반칙 아냐?” 프레디가 내 손에서 AVR 워치를 풀었다. 이러면 안 된다고 해야 하는데, 어쩐지 움직일 수가 없었다. 내가 멍청히 서 있는 사이, 프레디의 손목에 내 워치가 채워졌다. 다음은 렌즈, 그 다음은 센서티브 패치, 마지막으로 내 웨어러블 슈트와 프레디의 옷까지 바뀌었다. 내가 된 프레디가, 프레디가 된 나를 보고 웃었다. “이 마당에 부담 주긴 싫지만, 이렇게 된 이상 넌 꼭 성공해야 돼.” “프레디….” 지금 울면 안 돼. 프레디의 기억 속에 그렇게 남으면 안 돼. 애써 웃어 보이려 노력하는데도 눈가가 자꾸 화끈거렸다. 프레디가 나를 꽉 끌어안았다. “머큐리, 그거 알아? 네가 이 프로젝트 지원하던 날 밤에 본 영화, 그게 내 저장 장치 속 마지막 영화였어.” 그 말을 마지막으로 프레디가 등을 돌렸다. 곧이어 빠르게 계단을 내려가는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나는 계단을 향해 무작정 소리쳤다. 울음 때문에 발음이 제멋대로 뭉개져 나왔다. “프레디! 나 꼭 돌아올게! 옥상, 옥상으로 올 거야! 그러니까 기다려…. 무조건 기다리고 있어야 돼!” 내 말이 들렸을까. 발소리는 점점 작아지더니 곧 사라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숙소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홀로그램들이 크게 동요하며 일렁거렸다. 홀로그램들은 일제히 비행장 반대 방향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지금이다.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계단으로 달렸다. 바깥은 아수라장이었다. 여기저기 홀로그램들이 떼 지어 몰려다니고, 경비로봇들이 울리는 사이렌 소리가 날카롭게 귀를 파고들었다. 나는 비행장 쪽으로 있는 힘을 다해 달렸다. 목에서 쇠 맛이 나더니, 나중에는 피 맛이 났다. 머큐리-17473호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조금만 더, 열 걸음만 더, 한 걸음만 더…! “홍채를 인식합니다.” 정신없이 얼굴을 갖다 대자, 경쾌한 안내 음성이 울렸다. “환영합니다! 비행사는 우주선 안으로 입장해 주십시오.” 우주선 전체가 윙윙거리며 진동했다. 계기판과 레버, 버튼에 불이 깜빡였다. 머큐리-17473호는 날아오를 준비를 마치고 비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조종간으로 다가갔다. 녹색 버튼을 누르자 추진 로켓이 굉음을 내며 떨리기 시작했다. 7살 생일날 밤, 내 앞에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것처럼 반짝이던 별들이 떠올랐다. 주인공 로봇을 흉내 내던 프레디의 눈물방울이 별빛에 반사되어 빛났다. 꿈꾸는 듯 펼쳐졌던 그 모든 것들이 지금 이 순간 우주선 밖으로 보이는 밤하늘과 겹쳐졌다. 얼굴에 번진 눈물을 대충 훔쳐내고, 조종석에 앉아 벨트를 채웠다. 남자, 여자, D구역, A구역, 비치 박사, QUEEN, 그리고 나를 괴롭게 했던 모든 것들. 안녕히 계세요. 나는 이제 떠날 거예요. 우주로 갈 거예요. 장미성운의 그 오묘한 빛깔을 내 눈으로 보고, 말머리성운의 머리 위를 비행할 거예요. 별의 물결이 흐르는 파로크 바다를 항해하고, 불사라 지구의 쏟아지는 운석들 사이에서 아찔한 곡예비행도 할 거예요. 이제 막 태어나는 별을 발견하면 프레디와 내 이름을 붙여줄 거고, 주어진 운명을 다하고 사라지는 별도 말없이 지켜볼 거예요. 우주에서라면 그 모든 것이 가능하죠. 나는, 그냥 머큐리일 뿐이니까. “가자, 머큐리.” 수동 조종 레버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2166년 9월 5일 01시 06분 11초, 머큐리-17473호 발사.
  • [경제 블로그] 진정한 리더십은 지갑에서 나온다?

    [경제 블로그] 진정한 리더십은 지갑에서 나온다?

    국민은행장·신한카드 사장 커피·아이스크림 ‘한턱내기’ 직원과 격의없는 소통 창구 지난달 28일 정오 무렵.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사 6층 카페는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사무실 밖으로 나가려던 직원들이 ‘은행장이 쏜다! 커피 한 잔 하실래요?’라고 적힌 포스터를 보고 회사 안 카페에서 티타임을 했기 때문입니다.직원들을 가장 ‘기쁘게’ 했던 것은 모든 음료를 최고경영자(CEO)인 허인 KB국민은행장이 ‘쐈다’는 점입니다. 한 직원은 “역시 진정한 리더십은 지갑에서 나온다”는 농담으로 현장에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직원들이 줄을 잇는 ‘성원’에 행사는 1시간 더 연장됐습니다. 환경미화원, 외부에 근무하는 청원경찰 등도 따뜻한 커피를 건네받았습니다. 한 해 동안 고생한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허 행장이 ‘한턱’ 낸 것이지요. 허 행장은 같은 시간 사내 식당에서 직원들과 담소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이번 ‘깜짝 행사’는 은행원 출신으로 은행장까지 오른 허 행장이 격의 없이 직원들을 격려하고자 열렸다고 합니다. 한때 KB금융이 노동조합과의 ‘불협화음’으로 마음고생을 했던 만큼 소통과 화합에 방점을 두는 새해를 맞이하겠다는 노력도 엿보입니다. 허 행장은 평소에도 직원 간 대화가 늘어나고 조직이 유연해져야 자발적인 참여가 가능하고, 이는 성과로 나타난다는 논리를 강조했습니다. ‘한턱내기’는 국민은행만의 일은 아닙니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취임 이후 ‘인근 커피전문점 매출이 늘었다’는 소문이 났을 정도인데요. 바로 임 사장의 ‘1+1’(원 플러스 원) 사내문화 만들기 전략 덕분입니다. 임 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직원 누구라도 점심 먹고 들어올 때 커피를 마시고 싶으면, 한 잔 더 사서 주고 싶은 사람이나 처음 본 사람에게 주면 좋겠다”고 제안했습니다. 무언가를 건네고 대화를 시작하는 작은 일상부터 조직의 소통과 화합이 시작된다는 게 임 사장의 지론입니다. 만일 임 사장이 다른 직원들에게 커피를 건네받는 날이면 해당 부서가 있는 층에 통째로 커피나 아이스크림을 돌리기도 했다네요.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여유처럼 더 유연하고 격의 없는 두 회사의 조직 문화를 기대해 봅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가맹본부 ‘갑질’… 치킨집 사장님 ‘곡소리’

    10곳 중 9곳 필수품목 강매로 마진 매출액 대비 차액가맹금 액수 최고 절반 이상이 특수관계인 통해 공급 거의 모든 주요 외식업종 가맹본부는 가맹점주에게 의무적으로 구입을 강요, 필수품목에 이윤을 붙이는 방식으로 돈을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본부 절반은 이 물품을 총수 배우자나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을 통해서 공급받는 구조였다. 공정위는 조속히 자진 시정을 유도하되, 응하지 않는 본부는 추가로 조사를 해 조치할 계획이다. 현재 입법예고 중인 개정 가맹사업법 시행령이 시행되면 가맹점주 1인당 전년도 평균 차액가맹금 액수 등을 가맹본부는 정보공개서를 통해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9일 발표한 ‘구입요구 품목 거래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필수품목의 유통이윤, 즉 차액가맹금을 통해 일부라도 가맹금을 받는 가맹본부가 94%나 됐다. 차액가맹금으로만 가맹금 전부를 받는 가맹본부도 전체의 32%였다. 차액가맹금이란 필수품목을 공급하면서 이윤을 붙이는 방식으로 받는 가맹금을 말한다. 공정위는 지난 7월부터 정보공개서 기재 내용을 확대하는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면서 비교적 규모가 큰 피자, 치킨, 분식, 커피, 제빵, 햄버거, 한식 등 7개 외식업종 50개 가맹본부를 대상으로 처음으로 ‘구입요구 품목’(필수품목) 거래 실태를 조사했다. 필수품목을 배우자·친인척·계열회사 등 특수관계인을 통해 공급하는 가맹본부는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8%였다. 이러한 필수품목을 업체로부터 사들이면서 리베이트(판매장려금)를 받는 가맹본부도 44%나 됐다. 가맹본부 연간 매출액에서 차액가맹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던 업종은 치킨(27.1%)이었다. 다음으로 한식(20.3%), 분식(20.0%) 등이 뒤를 이었다. 가맹점주가 올린 매출액 중 가맹본부에 낸 차액가맹금 액수의 비율도 치킨(10.6%)이 가장 높았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에서 필수품목 중 브랜드 동일성이나 상품의 동질성 유지와는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품목도 상당수 확인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행주와 같은 주방용품, 테이프 등 사무용품, 종이컵이나 빨대 등 1회용품은 인근 마트·홈쇼핑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지만 본부를 통해서만 사도록 하는 곳이 있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내년부터 ‘테이크 아웃 커피’ 들고 버스 못탄다

    내년부터 ‘테이크 아웃 커피’ 들고 버스 못탄다

    다음 달 4일부터 서울 시내버스에서는 ‘테이크 아웃 커피’를 들고 탈 수 없다.서울시는 28일 제19회 조례·규칙 심의회를 열고 이같은 조례를 포함해 총 118건을 심의·의결했다고 29일 밝혔다. 개정안은 시내버스의 안전운행을 위해 “시내버스 운전자는 여객의 안전을 위해하거나 여객에게 피해를 줄 것으로 판단하는 경우 음식물이 담긴 일회용 포장 컵(일명 ‘테이크 아웃 컵’) 또는 그 밖의 불결·악취 물품 등의 운송을 거부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조례 개정을 제안한 유광상(더불어민주당·영등포4) 시의원은 “최근 ‘테이크 아웃 커피’ 문화가 퍼지면서 뜨거운 음료나 얼음 등이 담긴 컵을 들고 버스에 탔다가 음식물을 쏟아 안전을 해치거나 분쟁이 일어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며 “이런 일을 방지하는 규정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기 신도시 재생, 집 근처에서 모든 것 해결하는 ‘올인빌’ 복합개발이 대세

    “1기 신도시 재생, 집 근처에서 모든 것 해결하는 ‘올인빌’ 복합개발이 대세

    1기 신도시가 개발 30년에 다다르며 복합개발을 중심으로 한 도시 재생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라이프 스타일이 변하면서 ‘올인빌’현상이 나타나고 이에 따라 새로운 공간 수요가 생겨나면서 공간 효율 집약적인 복합개발 도시재생이 추진되고 있다. 올인빌(All-in-Vill)현상은 집 근처 동네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주거 트렌드다. 역세권이나 학세권(좋은 학군주변), 몰세권(상업시설 주변) 등 전통적으로 인기있는 입지 선호도가 강해지는 동시에, 집 근처에서 간편한 복장으로 편하게 먹고 놀고 쇼핑하고 차 마시는 편세권(24시간 편의점), 스세권(커피샵), 맥세권(패스트푸드점) 등 올인빌 입지 선호도 두드러지고 있다. 국제부동산전문 연구단체 ULI(Urban Land Institute)가 출판한 미래도시를 예측한 ‘The city in 2050’ 책에서는 집 근처 15분 거리 이내에서 필요한 대부분의 활동을 해결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공간 집약적인 복합개발은 뉴욕, 도쿄 등 전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도시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사람들이 각종 생활 문화 인프라가 집약된 도시로 몰려들면서 자연스럽게 입체적이고, 효율이 높은 도심 복합개발 방식을 택하는 추세다. 우리나라 1기 신도시도 재생단계에 본격 접어들면서 도심을 중심으로 ‘올인빌’ 복합개발이 대세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동산 전문가는 “조성된 지 약 30년 가까이 되는 판교, 분당 등 1기 신도시들이 공간효율이 높은 복합개발로 재생되는 것은 당연한 추세다. 교통, 생활 편의 시설이 인접한 곳을 중심으로 복합개발 속도는 앞으로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여러 편의시설이 모인 도심 공간에 대한 수요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전문 조사기관의 설문조사에서 주택 수요자들은 집 근처 선호 입지 가치에 대해 집값의 6~9% 정도 추가 비용을 지불할 것이라고 밝혀졌다. 올해 10월 한국갤럽이 수도권 주택 소유주자 101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한 인식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역세권 주택가격을 비역세권 주택 가격보다 평균 8.7% 더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밝혀졌다. 또한 대형마트, 백화점, 재래시장 등 선호 상업시설이 있는 주택 가격은 평균 6.3% 정도 더 지불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역세권, 몰세권, 학세권 등 선호 입지요소가 겹쳐 ‘올인빌’이 가능한 도심가치는 더욱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들어 노후화된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올인빌’ 복합 도시 개발이 시작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안양 평촌 신도시 범계역 NC백화점이다. 범계역 1번 출구 앞에 위치한 사업지에 백화점이 철거되고 주거와 상업시설이 결합된 복합개발로 ‘범계역 힐스테이트 모비우스’ 단지가 들어설 계획이라고 한다. 이 단지는 1기 신도시 도심 복합개발의 신호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 등 1기 신도시 아파트 노후화에 따라 ‘올인빌’ 트렌드에 새 아파트 선호가 겹치면서 복합개발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2016년 말 기준 준공 20년 이상 된 1기 신도시 아파트는 32만 가구로 전체의 60%에 육박한다. 반면, 5년 미만인 신축 아파트는 총 2만 4949가구(5%)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노후화됐다. 1989년부터 서울의 인구 밀집 해소 및 주택 보급률을 높이기 위해 조성된 1기 신도시는 대부분 주거지 확충을 목적으로 건설됐기 때문에 주거지와 상업지가 명확하게 구분돼 있다. 상대적으로 초역세권 복합주거 공간에 대한 희소성이 높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앞으로 1기 신도시 재생이 화두가 될 것이다. 1기 신도시들이 본격 재생단계에 들어서면서 주변 편의시설이 집중된 도심 복합공간에 대한 수요가 더욱 높아질 것이다. 도심 공간이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1기 신도시의 본격적인 재건축 연한이 다가오면서 복합개발로 변화하기 시작하는 1기 신도시 도심 공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바로 먹는 ‘모닝죽’으로 든든한 ‘굿모닝’

    바로 먹는 ‘모닝죽’으로 든든한 ‘굿모닝’

    학업과 업무로 늘 바쁜 한국인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뛰쳐나가기 바쁘다. 식탁에 앉아 아침을 먹고 나가는 일은 책에서나 볼 수 있는 옛날 이야기에 가깝다. 문제는 아침을 굶음으로 인해 여러가지 불편한 일이 생긴다는 것이다. 집에서 아침식사를 못 먹었다 뿐이지 학교 등교 전이나 회사 출근 전 꼭 커피나 군것질거리를 사들고 가기 마련이다. 이런 일이 매일 반복되면 불필요한 지출과 영양가 없는 고칼로리 음식 섭취로 과소비부터 건강을 해치는 일까지 두루 겪을 수 있다. 이와 관련, 서울산업진흥원(SBA)을 통해 ‘하이서울 우수상품 어워드’에서 식품 혁신브랜드 분야 식품 아이디어 상품으로 선정된 인테이크에서는 ‘모닝죽’을 선보여 호응을 얻고 있다.아침 식사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현대인들이 간편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도록 개발된 모닝죽은 스파우트형 패키지에 담겨있어 별도의 조리가 필요없이 그 자리에서 바로 섭취할 수 있다. 또한 별도 냉장 보관할 필요가 없도록 레토르트 살균 공법을 사용해 상온에서 유통기한이 무려 1년에 가까운 것도 특징이다. ‘죽’이라고 하면 아플 때 먹거나 어르신들이 먹는 음식이라는 이미지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 ‘모닝죽’은 세련된 패키지와 부드럽고 맛있는 식사대용식이라는 이미지로 20~30대들이 선호하는 식품으로 자리잡았다. 단호박, 고구마, 단팥, 검은콩, 귀리, 우유, 총 6가지 맛으로 소비자들의 다양한 입맛에 맞췄으며 메인 원재료가 모두 국내산으로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현재 전국 올리브영, 이마트에브리데이, 뚜레쥬르 등에 입점돼 더욱 손쉽게 만날 수 있는 아침대용식 ‘모닝죽’은 티몬 간편식 카테고리에서 판매량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나에 70~100kcal 정도로 부담 없는 열량을 가져 다이어트 식으로도 좋은 ‘모닝죽’은 첫 출시 이래로 맛과 용량 등이 지속적으로 추가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17 하반기 히트상품] KB국민카드 - KB국민 탄탄대로 이지홈카드

    [2017 하반기 히트상품] KB국민카드 - KB국민 탄탄대로 이지홈카드

    ‘KB국민 탄탄대로 이지홈카드’는 주요 생활요금 자동납부에 대해 월 최대 6만원을 할인해주는 자동납부 특화 카드다. 생활밀착업종에서도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생활요금 혜택을 보면 통신요금, 아파트관리비, 전기요금, 도시가스비를 자동납부할 시 10%가 할인된다. 통신요금의 경우 전월 이용실적이 40만원 이상이면 월 최대 1만원, 80만원 이상이면 월 최대 2만원, 150만원 이상이면 월 최대 3만원이 할인된다. 할인 혜택은 SKT·KT·LG유플러스 등 3개 통신사의 이동통신, 유선전화, 인터넷결합상품 요금 자동납부 시만 제공된다. 아파트관리비·전기요금·도시가스비는 전월 이용실적이 40만원 이상이면 월 최대 7000원, 80만원 이상이면 월 최대 1만원, 150만원 이상이면 월 최대 2만원까지 할인된다. 전월 이용실적이 40만원 이상이면 주유소, 대중교통 등 다양한 생활밀착업종 할인도 누릴 수 있다. 주유소(SK주유소·GS칼텍스 리터당 80원)와 대형마트(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5%), 학원(5%)의 3개 업종을 통합해 월 최대 5000원까지 제공된다. 대중교통(버스, 지하철), 백화점(신세계, 롯데, 현대), 커피의 3개 업종은 통합해 월 최대 5000원 범위에서 5%가 할인된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커피소년 측 “박소현 아나운서와 열애설?사실 무근”

    커피소년 측 “박소현 아나운서와 열애설?사실 무근”

    싱어송라이터 커피소년(37) 측이 KBS 박소현 아나운서(26)와의 열애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27일 커피소년 소속사 로스팅뮤직 측은 “두 사람의 열애설 보도를 접했지만 사실과 다르다. 두 사람은 교제하는 사이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박소현은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앞서 한 매체는 “KBS 쿨FM ‘사랑하기 좋은날 이금희입니다’에서 코너를 함께 진행하며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이 약 2년 째 열애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열애설이 불거지자 커피소년 측은 즉각 부인했다. 커피소년은 ‘장가갈 수 있을까’, ‘사랑이 찾아오면’, ‘이게 사랑일까’, ‘카푸치노’ 등 히트곡으로 유명세를 탄 싱어송라이터다. 최근에는 드라마 ‘푸른바다의 전설’ OST와 웹드라마 ‘오구실’ 내레이션에 참여하기도 했다. KBS 박소현 아나운서는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출신으로 KBS1 ‘도전!골든벨’을 진행하며 인기를 끌었다. 사진=KBS, 로스팅뮤직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수요 에세이] 인문학적 행정과 공감/정재근 유엔거버넌스센터 원장, 전 행정자치부 차관, 시인

    [수요 에세이] 인문학적 행정과 공감/정재근 유엔거버넌스센터 원장, 전 행정자치부 차관, 시인

    아버지는 언제나 힘이 세고 씩씩했다. 닮고 싶었다. 가끔 새벽 라디오 방송에서 닭과 돼지의 전염병 예방 대책을 안내하는 아버지의 목소리를 눈 비비고 일어나 들었다. 뜻은 알 수 없었지만 방송 맨 마지막에 “지금까지 충남 가축보건소 정모님께서 농민 여러분께 말씀드렸다”는 아나운서의 말이 나올 때 우리 식구는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 그런 아버지가 나이가 들어 병원에 자주 가셨다.병상에 누워 있는 아버지를 보면 슬펐다. 30년 후의 내가 거기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의 모습이 슬픈 것은 아버지와 내가 한 생명의 끈으로 이어져 있다는 공감 때문이었다. 사실 같은 병실에 비슷한 이유로 입원한 다른 환자에게는 그런 안타까움을 느끼지 못했다. 공감은 상대방의 입장이 돼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다. 통상 역지사지, 감정이입으로 일컬어지는 이 공감 능력이 가장 탁월한 사람들은 시인이다. 시인은 나무와도, 하늘과도, 구름과도 얘기하며 그들의 말을 사람에게 전한다. 필자는 늘 시인의 마음으로 주민과 공감하는 따뜻한 행정을 ‘운문 행정’, ‘공감 행정’, ‘인문학적 행정’이라고 얘기하면서 그렇게 행정을 해 보려고 노력했다. 지난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개최된 유엔의 아프리카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주제는 ‘지속 가능 발전과 거버넌스’였다. 비행기로 쉬지 않고 15시간을 날아 도착한 그곳에서 필자는 비행기가 아닌 타임머신을 타고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거기에는 21세기 지구촌 어딘가에 살고 있는 어떤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이 아니라 필자의 기억에 여전히 생생한 50여년 전의 우리가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엔에서 최빈국으로 분류하는 이 나라에서 1970년대 우리가 살던 그때 그 대한민국의 삶을 보았다. 그들이 타고 다니는 작은 승합차, 집, 가게, 도로, 음식 등의 생활수준과 방식은 어릴 때 우리 고향의 모습과 너무도 흡사했다. 몇 년 전 라오스의 한 시골에서 구부정한 허리로 팔을 힘차게 저으며 앞을 향해 걸어가던 어느 이장 부부의 뒷모습과 자꾸 겹쳐지던 필자의 고모부와 고모의 모습이 그곳에도 있었다. 지금은 비록 어려워도 내일은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앞을 향해 휘적휘적 나아가던 그 모습이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석사 공부를 했다는 감비아 대통령실의 과장과 영남대에서 새마을을 배웠다는 토고 기획개발부의 과장이 달려와 필자의 손을 덥석 잡았다. 특히 토고 공무원은 새마을지도자의 리더십 모델이 정부, 지방정부, 지역공동체와 주민 간 거버넌스의 좋은 사례라면서 그 나라의 개발계획을 수립하는 데 도입하려 한다고 했다. 혹시 필자의 도움이 필요할 때 연락하라고 하니 무척 좋아했다. 그들에게 대한민국은 지구촌 어딘가에 제법 살고 있는 그저 그런 나라 중의 하나가 아니었다. 필자가 그곳에서 우리의 과거를 본 것처럼 아프리카 사람들은 대한민국을 보면서 그들의 미래를, 희망을 떠올리는 것 같았다. 이제 많은 개발도상국들에 한국은 그저 배우고 싶고 닮고 싶은 어떤 나라가 아니었다. 한국과 이 나라들은 과거와 미래를 함께 나누며 공감하는 한 생명체로서 서로의 모습을 바라볼 때 자기의 과거, 현재, 미래를 떠올리는 그런 존재의 끈으로 연결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순간 대한민국의 발전은 그들의 꿈이자 지향하는 대상처럼 다가왔다. 그들에게 대한민국의 실패는 단순히 성공 사례 하나가 사라지는 것 이상의 의미다. 병상에 누워 있는 아버지를 보며 함께 아파했던 필자와 같은 감정을 느낄지도 모른다. 이번 아프리카 출장은 행정에 있어 공감의 의미가 국제사회에서는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에티오피아 ‘모이’(Moyee) 커피를 사면서 힘든 인삼·담배 농사로 우리를 가르쳤던 부모들을 생각해 보았다. 새해를 맞아 지구촌 저쪽 누군가에게는 고난의 극복과 삶의 희망으로 느껴지는 우리의 소중한 존재 이유를 깨닫고 더욱 씩씩하게 살아갈 것을 다짐해 본다.
  • 일일찻집·이사·말벗 봉사… 사랑과 나눔 꽃피는 ‘광진 ’

    일일찻집·이사·말벗 봉사… 사랑과 나눔 꽃피는 ‘광진 ’

    지난 22일 낮 12시 30분, 서울 광진구 자양2동 주민센터는 겨울 추위를 녹이는 온정으로 가득했다. 이날 주민센터는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열린 ‘사랑의 일일찻집’을 찾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일일찻집을 꾸린 새마을부녀회 회원들은 찻집을 찾는 사람들에게 차, 커피, 수정과, 귤, 떡, 한과 등을 내놓기 바빴다. 점식식사 후 직장동료와 함께 찻집을 찾은 김민정(25·자양2동)씨는 “점심시간엔 식사 후 커피숍에 가곤 하는데 커피도 마시고 소외 계층도 도울 수 있어 이곳을 찾았다”며 “커피 한잔이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이 된다니 봉사활동에 동참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했다.일일찻집은 광진구의 대표적인 나눔 사업이다. 찻집을 통해 성금도 모으고 기부물품도 받는다. 성금은 전액 서울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 어려운 이웃들의 생활비·주거비·교육비·의료비 등에 사용된다. 쌀·라면·김치 같은 기부물품은 기초생활수급자나 독거노인, 한부모가정 등 저소득층에 전달된다. 각 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주최하고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 지원한다. 새마을부녀회에서 음료와 다과를 준비하고 점심으로 떡국을 제공한다. 지난 5일 화양동을 시작으로 7일 구의2동, 12일 능동·군자동, 14일 광장동·자양1·4동, 15일 구의1동, 19일 구의3동·중곡4동, 20일 중곡 2·3동에서 열렸다. 새해 1월 16일 중곡1동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지난달 24일 광장동 신동아파밀리에아파트 앞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값진 호떡’이 불티나게 팔렸다. 이웃돕기 기금 마련을 위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된 ‘사랑의 씨앗 호떡’ 판매 행사에 주민들이 대거 몰리면서 없어서 못 파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사랑의 호떡 판매 행사는 광장동 지역 주민들이 의기투합해 지난달 13일 시작, 이날까지 열렸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사비를 모아 포장마차를 꾸리고 반죽에 아몬드, 땅콩 같은 견과류를 넣은 호떡을 만들어 개당 1000원에 판매했다. 이날까지 판매 수익금 191만원은 전액 광장동 주민센터에 기부됐다. 박영숙 광장동 자원봉사캠프장은 “호떡 판매 외에도 광장동 소재 경로당 21곳에 무료로 호떡을 만들어 전달했다”며 “몸은 좀 힘들더라도 세상 어디에도 없을 호떡을 만든다는 생각에 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광진구 전역에 뿌리내린 자원봉사가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만드는 데 핵심 동력이 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자원봉사를 주축으로 한 주민 간 네트워크를 통해 섬김과 나눔 정신이 지역 곳곳에 고루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광진구의 자원봉사는 체계적으로 이뤄진다. 1998년 12월 문을 연 광진구자원봉사센터가 지역 내 자원봉사자와 봉사단체 등을 총괄 관리, 지원한다. 센터에 등록된 자원봉사자는 이달 기준 7만 2401명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6만 8190명에서 4211명 늘었다. 사랑의 이사봉사단, 가족봉사단, 광진구 청소년 환경봉사단, 경로당 어르신 대상 한글봉사단, 저소득층 전기시설물 점검 재능기부단 등 다양한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다. 사랑의 이사봉사단은 급한 사정으로 집을 옮겨야 하는데 비용 문제로 고민하는 어려운 이웃들의 이사를 무료로 도와준다. 이삿짐을 옮겨줄뿐더러 집 정리까지 해 준다. 문현태 단장은 “발만 동동 구르던 분들이 우리의 도움을 받고 좋아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행복함과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가족봉사단은 부모와 자녀가 봉사활동을 한다. 건강한 가족 문화를 만들고, 자원봉사를 하려는 청소년들에게 자원봉사 활동 기회를 주기 위해 구성됐다. 매월 첫째·셋째 주 일요일 광진노인보호센터를 찾아 치매 어르신들을 돌본다. 경기 가평의 중증 여성 장애인 공동체 ‘성가정의 집’ 봉사, 한강 환경정화 활동 등도 한다. 양은숙 단장은 “자녀와 함께 자원봉사를 하면 대화를 많이 하게 돼 예전보다 더 가까워진다”며 “가족이 함께하는 봉사활동이야말로 건강하고 따뜻한 가정과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라고 했다. 각 동에는 자원봉사 거점인 ‘동 자원봉사 캠프’가 활성화돼 있다. 2009년 10월 15개 동에 동 캠프가 출범했다. 동 캠프 상담가가 마을 내 자원봉사 활동을 발굴, 기획하고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활동한다. 자원봉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캠프에 참여할 수 있다. 중곡4동 캠프는 대원고등학교, 용곡초등학교 등 학교 밀집 지역 특성을 살려 청소년과 함께하는 환경정화나 비누·수세미 만들기 등을 한다. 구의3동 캠프는 마을화단 꽃길 조성, 동대부여고와 함께하는 홀몸 어르신 말벗봉사 등을,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첫 시범 동인 군자동 캠프는 노인종합복지관 어르신 배식, 은둔 어르신 대상 네일아트 등을 한다. 중곡3동 캠프는 봉사자들이 직접 재활용 비누를 만들거나 폐현수막·폐우산을 활용한 가방을 만들어 판매한 수익금으로 저소득층을 돕는다. 자원봉사 활성화 프로그램과 지원책도 다양하다. 매년 여름·겨울 방학엔 지역 내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청소년 자원봉사 체험학교’를 운영한다. 방학 때마다 200~300명의 학생들이 참여한다. 배려가 있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의자받침 뜨기’, 쓰레기 분리수거 활동, 폐현수막 팔토시와 이면지 노트 체험, 수화교실과 장애체험 등을 진행한다. 자원봉사단체와 수요처 교류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 연 2회 개최, 매년 10월 자원봉사 홍보·체험을 위한 ‘광진구 자원봉사 박람회’ 개최, 1년 365일 자원봉사를 생활화하자는 의미의 ‘1365 자원봉사 릴레이’ 추진 등도 한다. 한 해 동안 지역 사회와 어려운 이웃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매년 ‘자원봉사자의 날 기념식’을 개최, 자원봉사 유공자를 선정해 구청장 표창을 하고 연간 300시간 이상 봉사자들에겐 인증서와 배지를 수여한다. 광진구 관계자는 “섬김과 나눔을 실천하며 지역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는 우리 사회 희망이자 빛”이라며 “자원봉사는 단순히 남을 돕기 위한 일이 아니라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현장 옆 불법주차 ‘빽빽’…여전히 소방차 공간 없다

    현장 옆 불법주차 ‘빽빽’…여전히 소방차 공간 없다

    소화전 4개도 다 차량으로 막혀소방차 전용구역도 버젓이 주차 주변 건물 비상구도 물건 꽉 차 “이웃들 참사 보고도 안전 망각”26일 낮 12시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사고 현장. 외벽 전체가 시커멓게 그을리고 폭격을 맞은 듯 통유리가 부서진 흉측한 건물 모습은 지난 21일 29명의 목숨을 앗아 간 참혹한 당시 상황을 실감하게 한다. 인근 몇몇 가게들은 희생자를 추모하는 현수막을 걸고 조용히 영업을 이어 갔고, 일부 노래방과 호프집 등은 슬픔을 함께하기 위해 참사 이후 5일째 문을 닫고 있었다. 하지만 참사 현장 주변의 안전의식은 아직도 부족해 보였다. 스포츠센터 동쪽 이면도로를 가 보니 양쪽으로 불법 주차한 차량 탓에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화재가 나서 소방차가 출동한다면 작은 펌프차가 겨우 지나갈 공간밖에 없었다. 인명 피해가 크게 난 원인의 하나가 불법 주차 차량이었다. 소방 당국은 견인차까지 불러 불법 주차 차량을 치우다 ‘골든타임’을 놓쳤다. ‘교훈’을 벌써 망각한 것 같다. 불법 주차 차량은 화재 발생 시 소방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설치한 소화전까지 가로막았다. 화재 현장 근처의 롯데마트 주위를 살펴보니 빨간색 소화전 4개가 모두 차량에 막혀 접근이 쉽지 않아 보였다, ‘소화전 등 소화용수 시설 주변 5m 이내에 불법 주정차할 경우 2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규정을 모르는 걸까. 소화전이 장식품처럼 보였다. 인근에 사는 주민 손모(42)씨는 “이웃들이 대형 화재로 목숨을 잃었는데도 아직도 ‘설마’ 하는 그릇된 인식이 팽배한 것 같다”며 “하소동 중심 상권인 이 일대에 주차할 곳이 없다지만 아무 일 없는 듯 불법 주차하는 것을 보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안전 불감증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스포츠센터 길 건너편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가자 주차장이 텅 비었는데도 노란색으로 그린 소방차 전용구역(가로 5m, 세로 12m)을 물고 세운 차량들이 보였다. 주민들이 귀가하는 밤이 되면 소방차 전용구역은 무용지물이 될 게 뻔해 보였다. 하지만 도로가 아니라 법적으로 제재할 방법이 없다. 이를 보완하려고 지난해 11월 소방기본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1년 넘게 계류 중이다. 비상구를 찾지 못해 스포츠센터 사망자가 많았는데도 주변 상가 건물들의 계단과 비상구는 아직도 엉망이었다. 노래방, 커피숍, 당구장 등 10여개 점포가 입주한 한 4층짜리 상가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 보니 3, 4층 사이 계단에 벽이 설치돼 더 올라가지 못했다. 불이 나 대피했다면 꼼짝없이 갇혔을 것이다. 제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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