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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기금 신청자 평균 부채 ‘1300만원’

    행복기금 신청자 평균 부채 ‘1300만원’

    국민행복기금 가접수 결과 소액·저소득 채무자가 예상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다시 다중채무자가 되지 않도록 빚 탕감 후 채무상환과 자활을 통한 소득 수준 증대의 선순환 구조에 편입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2~30일 진행된 국민행복기금 가접수 현황을 잠정 분석한 결과 신청 건수 9만 4036건 가운데 채무가 2000만원 미만인 경우가 전체의 73.8%였다. 빚이 500만원 미만인 소액 채무자도 전체의 27.4%에 달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측은 이들의 빚이 평균 1300만원 수준이며, 이는 10년 전인 2000년대 초반 한마음금융 채무지원자 평균 채무(1100만원)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행복기금 지원 대상은 올해 2월 말 현재 6개월 이상 1억원 이하 연체·다중채무자이지만 실제 신청자를 받아 보니 빚이 1억원에 육박하는 채무자 대신 이보다 훨씬 적은 빚을 진 채무자가 많았다. 신청자들의 채무가 예상보다 적은 것은 다수가 제2금융권이나 대부업체 채무자이고 이들이 신용대출로 받을 수 있는 금액도 많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신청자의 소득 역시 1000만원 미만이 28.9%, 1000만~2000만원 미만이 47.4%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캠코 관계자는 “바꿔드림론 신청자의 평균 소득이 연 1800만원 수준인데 그보다 더 어려운 분들이 신청한 것”이라면서 “도덕적 해이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신청을 받아 보니 지원이 필요한 서민층이 많았다”고 전했다. 오는 20일부터는 연대보증자의 개별신청 접수도 시작된다. 주채무가 국민행복기금 지원요건(2월 말 현재 1억원 이하 6개월 이상 연체채권 보유 등)에 해당하는 연대보증자는 10월 31일까지 채무조정을 신청하면 된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지방이전 기관 부동산매각 활기

    지방 이전 공공기관 소유 부동산의 민간 기업 매각이 활발해졌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법제연구원 등 3개 기관의 부동산이 일반 기업에 팔렸다고 6일 밝혔다. 국토부는 서울 서초구 법제연구원 소유 부동산이 125억원, 경기 안산시 한국시설안전공단과 서울 금천구 한국세라믹기술원 소유 부동산이 각각 119억 5000만원과 648억원에 팔렸다고 설명했다. 이들 부지는 2011년부터 6∼7회씩 유찰된 장기 미매각 부지였다. 지금까지 이전기관 부지를 주로 국가·지방자치단체·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사들였다면, 이들 3개 부지는 모두 민간 기업이 매입한 게 특징이다. 지금까지 전체 매각대상 부동산 119개 가운데 61개(4조 7615억원)가 팔렸다. 나머지 58개 부동산은 혁신도시특별법령에 따라 늦어도 해당 기관이 이전을 완료한 뒤 1년 안에 매각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이전기관 공공기관들이 합동매각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매각 촉진 노력을 꾸준히 펼친 결과 민간 기업 매수가 증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행복기금’ 다문화가정 등 외국인도 구제

    국민행복기금 채무조정 본접수가 1일부터 시작됐다. 지난달 22일부터 진행된 가접수 기간에만 9만 4000명이 몰릴 정도로 뜨거웠던 반응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연대보증자에 이어 국내 거주 외국인 채무자도 행복기금으로 구제하기로 하면서 형평성 논란도 불거진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국민행복기금은 이날 본접수 신청 대상에 영주권을 가진 외국인과 다문화가정의 국적 미취득 결혼이민자도 넣었다. 1억원 이하의 대출을 받고 지난 2월 말 현재 6개월 이상 연체했을 경우 채무조정 신청을 하면 최대 70%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현재 국내 체류 외국인은 140여만명이며 10여만명이 대출 연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본접수는 10월까지 진행되며 2일부터는 캠코 접수창구뿐 아니라 신용회복위원회,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 농협·국민은행 지점에서 신청할 수 있다. 주채무가 국민행복기금 지원요건에 해당하는 연대보증자도 오는 20일부터 신청 가능하다. 행복기금 신청 조건에 맞는 외국인은 최대 3만~4만명이지만 대부분 불법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신청자는 수천명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도덕적 해이 우려는 물론 ‘행복기금은 선심성 기금’, ‘만병통치약’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행복기금의 열기가 무색하게 악성 다중채무자는 급증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대부업체를 이용한 다중채무자(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대출한 사람) 수는 2010년 6월 말 87만 7000명에서 지난해 말 130만 1000명으로 2년 반 사이에 42만 4000명이 늘어났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사원들이 멘토 - 임원은 멘티… 캠코 ‘거꾸로’ 공감토크 도입

    사원들이 멘토 - 임원은 멘티… 캠코 ‘거꾸로’ 공감토크 도입

    “이사님, 젊은 직원과 격의없이 소통하고 싶다면 페이스북을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페이스북을 개설하기 위해선 메인 화면에 이름과 이메일, 생일만 입력하면 됩니다.” 강명석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이사와 20~30대 캠코 직원 3명이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피자집에서 나눈 대화다. 이런 대화는 캠코가 공기업 최초로 역(逆)멘토링 제도인 ‘공감토크’를 도입했기에 가능했다. 통상 임원이 멘토, 직원이 멘티지만 캠코는 ‘거꾸로’를 선택했다. 그래야 경영진이 직원들의 의견을 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는 판단에서다. 30일 캠코에 따르면 ‘런치 공감토크’는 임원 한 사람당 매월 1회가량 진행한다. 보통 임원 1명과 다른 본부 젊은 직원 3명이 점심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다. 식사 후엔 함께 인근 사찰 봉은사를 산책하거나 노천카페 등에 앉아 커피를 마신다. 일정한 틀은 없는 셈이다. ‘디너 공감토크’는 임원 한 사람당 분기당 1회 정도 실시한다. 임원 1명과 다른 본부의 젊은 직원 6명이 영화나 연극, 스포츠 등을 관람한다. 역멘토링 제도는 캠코가 처음 도입한 것은 아니다. 다국적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이 1999년 처음 도입한 뒤 IBM, HP 등 미국 기업의 약 40%가 시행 중이다. 세대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다. 장영철 캠코 사장은 “젊은 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조직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金대리가 이사님 멘토? 캠코의 역발상

    “이사님, 젊은 직원과 격없이 소통하고 싶다면 페이스북을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페이스북을 개설하기 위해선 메인화면에 이름과 이메일, 생일만 입력하면 됩니다.”  강명석 한국자산관리공사 이사와 20~30대 캠코 직원 3명이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근에 위치한 피자 전문점에서 나눈 대화다. 이런 대화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공기업 최초로 역(逆)멘토링 제도인 ‘공감토크’를 도입했기에 가능했다. 통상 임원이 멘토, 직원이 멘티지만 캠코는 ‘거꾸로’를 선택했다. 그래야 경영진이 직원들의 의견을 가감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는 판단 때문이다.  ‘런치 공감토크’는 임원 한 사람당 매월 1회가량 진행한다. 보통 임원 1명과 타 본부 젊은 직원 3명이 점심식사를 하며 얘기를 주고 받는 식이다. 식사 후엔 봉은사 산책이나 노천카페 등에 앉아 커리를 마시며 자유롭게 진행한다. 일정한 틀은 없는 셈이다. 이에 반해 ‘디너 공감토크’는 임원 한 사람당 분기 1회 정도 실시한다. 임원 1명과 타 본부 젊은 직원 6명이 영화나 연극, 스포츠 등을 관람할 예정이다.  역멘토링 제도는 사실 캠코가 처음 도입한 게 아니다. 다국적 기업인 제네럴 일렉토닉(GE)이 1999년 최초로 도입 후 IBM이나 HP 등 미국 기업의 약 40%가 시행 중이다. 벤치마킹을 통해 세대공감을 이끌어 내겠다는 계획이다.  장영철 캠코 사장은 “공감토크를 통해 경영진은 빠르게 변화하는 조직문화와 직원들의 가치관을, 젊은 직원은 경영진을 통해 공사의 정책방향을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마련될 것”이라면서 “젊은 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조직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행복기금 수혜자 최대 50만명 될 듯… 재원 부족 우려

    국민행복기금으로 빚더미에서 벗어나는 서민이 최대 5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재원 부족 우려도 대두된다. 2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행복기금은 행복기금 수혜자가 당초 예상인 32만 6000명에서 50만여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가접수에 1주일 만에 6만여명이 몰렸기 때문이다. 행복기금의 새로운 신청 대상에 편입되는 연대보증자 155만명 중 신청 가능성이 큰 10만여명까지 고려하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행복기금 관계자는 “가접수 1주일 동안 예상보다 3배 가까이 신청이 많았다”면서 “애초 목표치인 32만명을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권 연대보증 폐지의 후속 조치로 보증채무자도 행복기금에 채무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출범 당시에는 주채무자만 신청 가능했다. 자활 의지가 있는 보증인까지 혜택 받을 수 있도록 해 행복기금 효과를 최대화하겠다는 뜻이다. 행복기금은 애초 채무조정 수혜자를 32만명으로 잡고 5년간 약 1조 5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필요한 비용은 신용회복기금과 차입금·후순위채권 발행 등으로 조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재 속도대로 신청자가 늘어나면 재원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연체 채무자의 채권을 금융회사가 의무적으로 매각하도록 돼 있어 신청자가 몰릴 경우 행복기금이 사들여야 하는 채권 물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재원이 부족할 경우 캠코나 금융회사의 차입·출연 등 공공재원 조달 방식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사설] 모럴해저드 없애야 국민행복기금 성공한다

    국민행복기금에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소식이다. 1주일 동안 가접수를 받은 결과 예상치의 3배인 6만명을 넘었다고 한다. 이런 추세라면 당초 32만여명으로 잡았던 대상자가 60만명으로 늘어날 것 같다. 여기에 다음 달 중순부터 시작될 연대보증 채무자의 조정 신청을 고려하면 70만명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애초에 예상한 재원 1조 5000억원 외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나 금융기관의 차입·출연 등 공공재원의 추가적 조달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추가 재원 마련과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 차단 등 실효성 제고 방안을 더 고민해야 할 것이다. 채무조정 신청자가 많다는 것은 일단 행복기금을 발판으로 빚을 갚을 의지가 강한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일 게다. 가접수를 하는 순간부터 채권 추심이 중단되기 때문에 신청자가 몰렸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중에는 무작정 신청부터 해놓고 혜택을 누린 뒤, 상환 의무를 게을리할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는 행복기금을 통한 빚 탕감 얘기가 나왔을 때부터 제기된 우려다. 채무상환을 성실하게 이행할 사람을 제대로 가려내는 일이야말로 행복기금의 성패를 판가름하는 첫 단추다. 관련 금융기관들은 행복기금을 활용하겠다는 사람이 급증하는 데 대비해 심사인력을 늘리고 신청자의 상환능력 등을 꼼꼼히 살펴 재원의 누수를 한 푼이라도 막아야 한다. 정부가 연대보증 채무자에게 행복기금 신청 기회를 주기로 한 것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빚 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재산손실은 물론, 본인의 경제생활을 정상적으로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까닭이다. 보증인에게 채무를 떠넘기고 도망간 주채무자까지 구제대상이 되는 게 문제이긴 하나, 남의 빚 때문에 보증인으로서 상환의무를 다하겠다고 나선 만큼 이들에 대해서는 탕감률을 높이는 등 최대한 배려를 해주는 게 바람직하다. 행복기금은 금융기관 등에 6개월 이상, 1억원 이하의 빚을 연체한 채무자에게 최대 50%(저소득층은 70%)를 감면해 주는 제도다. 서민 채무자에겐 결코 작지 않은 혜택이다. 현재로선 금융기관·자산관리회사의 연체자 총 345만명 중 20%만 대상이 될 것 같다. 수혜자가 소수여서 제외된 사람들의 불만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런 만큼 정부는 선심 정책이 되지 않도록 대상 선별과 기금 집행 전반을 세심하게 관리해주길 거듭 당부한다.
  • [김문이 만난 사람] 소리인생 50년… 경기민요 무형문화재 이춘희 명창

    [김문이 만난 사람] 소리인생 50년… 경기민요 무형문화재 이춘희 명창

    맑고 투명하다. 부드러우면서도 섬세함이 있다. 하여 경쾌함이 그지없다. 편하고 친숙하게 다가온다. 그런데 듣기는 좋지만 제대로 부르기는 결코 쉽지 않다. 우리가 흔히 듣는 ‘아리랑’도 그렇다. ‘아리랑’을 제대로 부르는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된장국이라도 다 똑같은 된장국이 아니듯 말이다. 그래서 경기민요는 부르기가 무척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지난해 12월의 일이다.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본부 회의장에서 우리의 ‘아리랑’을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키로 하는 순간이었다. 즉석에서 이춘희 명창에 의해 아리랑 열창이 이루어졌다. 심금을 울리는 명창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엄숙했던 회의장 분위기는 어느새 편하고 부드러워졌다. 많은 박수갈채를 보내면서 한국의 ‘아리랑’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다들 ‘역시 세계 문화유산이여~’ 하는 것 같았다. 무형문화재57호(경기민요) 이춘희 명창은 50년 소리인생을 맞이하고 있다. 전통민요협회 이사장, 한국전통예술학교 교장 등의 직함 외에도 대학 강의와 공연 등으로 여전히 분주하다. 5월 한 달만 해도 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가정의 달 명품 콘서트-행복’에 출연한다. 국악오케스트라와 함께 북한 작곡가 최성환의 ‘아리랑 환타지’로 시작해 ‘이별가’ ‘한오백년’ 등 애조띤 노래 위주로 부른다. 8일 어버이날을 맞아 부산국립국악원에서 ‘회심곡’ 등 평소 즐겨 부르는 경기민요를 열창한다. 그러면서 ‘아리랑’을 들고 서울, 부산, 대구 등 주요 도시를 순회하는 공연을 한다. 아리랑의 세계 인류무형문화재 등재를 기념하기 위한 무대이기도 하다. 그는 무대에 설 때마다 빼놓지 않을 만큼 ‘아리랑’을 각별하게 여긴다. 우리 민족의 한을 늘 가슴에 품는 까닭이다. 지난 22일 낮 한양대 캠퍼스 음악관에서 이 명창을 만났다. 매주 월요일에 한양대 강의가 있기 때문이다. 봄날 햇볕이 따사로운 음악관 앞에서 잠시 사진 촬영을 한 뒤 안으로 들어가 마주 앉았다. 요즘 근황에 대해 물었더니 “얼마 전까지 맡고 있던 국립국악원 예술감독은 임기가 다 돼 그만두었고, 보다시피 대학과 한국전통예술학교 등에서 제자들을 가르치는 일에 전념하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전통예술학교에서는 1년 전부터 학교장을 맡고 있단다. 경기민요 등 전통예술을 배우려는 40여 명의 학생이 현재 공부 중이며 생긴 지가 얼마 안 돼 졸업생은 아직 4명 정도라는 설명이 이어진다. 다음 달에 있을 공연 준비는 잘 돼 가느냐는 질문에 “늘 하는 공연이기도 하지만 소리 인생 50년이기도 하고 특히 유네스코 등재를 기념해 아리랑 전국 순회공연을 하게 돼 의미가 있는 것 같다”는 소감으로 대신했다. 얘기가 나온 김에 지난 12월 유네스코본부 회의장에서 ‘아리랑’을 부를 때의 느낌이 어떠했는지 다시 물었다. “그날 오전부터 한복을 입고 11시간을 꼬박 기다렸습니다. 장소가 무대도 아닌 썰렁한 회의장이고 그쪽 분들의 귀를 깜짝 놀라게 해야 하는데 걱정이 됐죠. ‘아리랑’이 문화유산으로 확정됐다는 발표가 있자마자 객석에 앉아 있다가 바로 ‘아리랑~’ 하면서 소리를 지르며 앞쪽으로 치고 나갔지요. 분위기가 확 달라졌고 표정을 보니 아주 호의적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노래가 끝나자 ‘정말 아름다운 소리다’ ‘같이 사진 찍자’고 하면서 인터뷰하자는 사람이 많더군요. 지금도 그 광경이 눈에 선합니다. 제 자신도 정말 감동적이고 역사적이었습니다.” 그 이전에도 아리랑을 늘 부르고 사랑했지만, 앞으로도 더욱 좋아하게 된 운명이 됐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2년 전 독일 단독 공연무대에서도 이와 비슷한 감동을 하였다고 회고한다. “반주 4명과 함께 아리랑, 회심곡 등을 불렀습니다. 진지한 표정으로 감상하던 독일인들이 공연이 끝날 때 많은 박수와 함께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독일인들이 진중하게 한국의 민요를 감상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외국에서의 반응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매우 좋습니다. 우리 민요를 들고 해외로 자주 나가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에게 경기민요란 어떤 것인지 물었다. “진짜 수도 서울의 민요이며 경쾌하고 투명하면서 야질야질하다. 그러나 밝음과 섬세함 등 전체를 넘나들어야 하기 때문에 부르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대답이 얼른 돌아온다. 이어 “경기민요에는 옛날 역사나 변화의 과정이 없다. 그래서 15년 전부터 희로애락이 담긴 실험적인 소리극을 통해서 많은 성과도 거두었고 진화를 거듭해 오고 있다”고 부연했다. 소리극은 그가 매년 공연 때마다 시도하는 단골 레퍼토리이기도 하다. 경기민요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었을까. 그는 서울 토박이다. 집안 대대로 용산구 한남동에 살았다. 그 때문에 어릴 적 친척집에 가느라 기차를 탈 일이 한 번도 없었다. 그에게 유일한 즐거움은 라디오 등을 통해 흘러나오는 경기민요를 대중가요처럼 듣는 것이었다. 특히 14살 때 라디오 드라마 ‘장희빈’의 주제곡에 홀딱 반했다. ‘구중궁궐 긴 마루에 하염없이 눈물짓는 장희빈~’으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사춘기 소녀의 마음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당시 우상으로 여겼던 황금심씨가 불렀으니 더욱 그랬다. 무조건 가수가 되고 싶었다. 소녀의 이런 열망이 깊고 깊어져 어느 날 위경련이 생겼다. 병원 응급실에 실려갔다. 일주일째 입원하던 날 주위에서 ‘아이가 하고 싶은 대로 해주라’고 권유했고 부모는 딸을 살리고 싶은 심정으로 노래를 허락했다. 결국, 가수가 되려고 대중가요 학원에서 3년 가까이 최숙자의 ‘백령도 처녀’ 등 당시 유행하던 여러 대중가요를 배웠다. 그러던 16살 때 우연히 친구 따라 종로3가에 있는 민요 학원을 가게 됐다. 그곳에서 경기민요 명창 이창배(1983년 작고) 선생을 만나면서 민요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이창배 선생은 당시 ‘선소리타령’의 명인이었다. 혹독한 가르침을 받던 어느 날 이창배 선생한테 ‘너한테 노래가 도대체 뭐냐?’라는 질문을 받게 되고 그 답을 구하려고 죽기 살기로 소리 연습을 했다. 지금처럼 녹음기나 캠코더가 없어 항상 귀로 듣고 연습을 했다. 밥을 먹을 때나 길을 걸을 때에도 늘 소리를 질러댔다. 길을 걷다가 전봇대나 담벼락에 부딪힌 경우도 여러 번이었다. 하지만 후회도 적지 않았다. 수입이 있는 것도 아니고 레슨비에 교통비를 감당하기 힘들어 여러 번 그만둘까 생각했다. 그러는 사이 어느새 이창배 선생한테 소리 배운 지 10년이 흘렀다. 이후 명창 안비취 선생의 문하로 들어가면서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하지만 그에게 찾아온 또 하나의 시련이 있었다. 다름 아닌 무대 공포증이었다. 처음으로 무대에 올랐을 때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극심한 공포를 느꼈다. “무대는 엄청 무서웠습니다. 벌벌 떨리고 숨이 차고 중환자처럼 공포증이 심했습니다. 병원에 가서 진단받고 약을 먹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극복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는 운동을 하면서 극복했지요. 그러면서 노래 연습 또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했습니다.” 방음장치를 한 골방에서 하루는 ‘유생가’만 30회, 또 하루는 ‘제비가’만 30회 등 매일 다섯 시간씩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면서 소리를 했다. 뿐만 아니다. 한동안 두문불출하고 산을 찾아 판소리의 득음 과정처럼 소리를 내고 또 소리를 내는 혹독한 고행을 해서야 비로소 스스로 창법을 터득했다. 그래서 1985년 첫 개인 발표회 무대를 무난하게 끝냈다. 자신의 소리인생에서 가장 자신감을 준 무대였다. 이를 두고 “아마 실패했으면 어디에 가서 죽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후 여러 차례 성공적으로 무대에 서면서 그의 진가를 발휘해 나갔다. 1997년 나이 50에 스승 안비취의 계보를 이어 경기민요 문화재 보유자가 되면서 명창이라는 수식을 얻었다. 그는 당시를 회고하면서 “무대는 그때도 무서웠지만 5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무섭다”며 웃는다. 소리는 한도 끝도 없기 때문이란다. 그에게 꿈을 물었다. “우리나라에는 국악 중·고등학교는 있으나 초등학교가 없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모든 예술이 그렇지만 어릴 때부터 시작해야 기초가 튼튼해지고 명창과 대가가 나오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그러면서 여력이 되는 대로 제자를 양성하는 일에 온 힘을 쏟을 것이며 그 제자들이 잘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꿈이라고 말한다. 또한 자신이 어렵게 소리인생을 살아온 만큼 후학들에게는 좀 더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열어 주겠다고 말한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이춘희 명창은 194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0대 때부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대중가요와 경기민요에 심취했다. 14살 때 대중가요 학원에서 노래공부를 하다가 16살 때 경기민요 학원에서 이창배 선생을 만나 민요의 길로 들어섰다. 10년 동안 경기민요를 배운 뒤 안비취 선생의 문하로 들어가 본격적으로 무대에 서면서 이름을 알린다. 1985년 첫 개인 발표무대를 시작으로 매년 국내외 공연을 가졌다. 1997년 나이 50에 안비취 선생의 계보를 잇는 무형문화재 57호에 지정되면서 명창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2012년 12월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본부 회의장에서 ‘아리랑’이 인류무형문화재로 등재되는 순간 ‘아리랑’을 불러 역사적 순간을 연출했다. 현재 한국전통민요협회 이사장, 한국전통예술학교 교장 외에 여러 대학에 강의를 나가고 있다. 제23회 한국방송대상 국악인부문 대상(1996년), 제32회 대한민국 문화예술대상(2000년), 국민훈장 화관문화훈장(2004년) 등을 수상했다.
  • “선진국 양적완화 단호히 대응”

    “선진국 양적완화 단호히 대응”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선진국의 양적 완화로 자본 유출입 변동성이 커지고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된다면 단호한 시장안정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22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경제학회·한국금융연구원 주최 ‘한국 금융산업의 과제와 향후 금융정책 방향’ 토론회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신 위원장은 “만일의 상황이 도래할 경우 시장의 기대를 압도할 만큼 단호한 시장안정화 조치를 선제적으로 실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본 유출입 변동성이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되지 않도록 거시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다하겠다”면서 “금융회사 차원의 외화유동성 확보와 차입선 다변화를 추진하고 자본 유출입 관련 규제를 탄력적으로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과제로는 ▲튼튼한 금융 ▲따뜻한 금융 ▲미래창조 금융 3가지를 강조했다. 튼튼한 금융을 위해 은행과 저축은행에서만 시행 중인 대주주 적격성 심사제도를 전 금융권으로 확대 시행하고 금융과 산업의 분리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해 앞서 출범한 국민행복기금뿐만 아니라 주택연금 가입연령 하향조정, 금융소비자보호 기획단 설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주택금융공사를 통한 연체 주택담보대출채권 매입 방안 등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창조금융을 위해서는 지식재산을 유동화시킬 수 있는 인프라 도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기술과 아이디어만으로도 원활한 자금 조달이 가능한 금융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가접수 하루만에 1만 2367건… 캠코 창구 ‘북적’ “가게 빚·카드 빚 털고 새출발” 기대

    가접수 하루만에 1만 2367건… 캠코 창구 ‘북적’ “가게 빚·카드 빚 털고 새출발” 기대

    “사지가 이렇게 멀쩡한데 신용불량자라는 이유로 일하는 데 제약이 너무 많았어요. 조금이라도 채무가 탕감되면 새 삶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국민행복기금 채무조정신청 가접수 첫날인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본사 3층 접수창구에서 만난 김모(72)씨는 벌겋게 충혈된 눈에 기대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건설 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있는 김씨는 1년여 전 생활이 어려워져 신용카드사와 캐피털에서 몇백 만원을 대출받았다. 불행의 시작이었다. 한 푼 두 푼 쌓인 빚은 1000만원 가까이 불어났고 김씨는 신용불량자로 전락했다. 자녀들에게 기대고 싶어도 각자 먹고 사는 것이 바빠 김씨 부부에게 신경 쓸 여력조차 없었다. 신용불량자라 금융거래가 어려워 직장 구하는 것조차 어려워졌다. 김씨는 “일단 신청은 했지만 접수될지 모르겠다”며 하소연했다. 이날 캠코 본사에는 김씨처럼 희망을 꿈꾸는 사람으로 오전부터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신청 시간인 오전 9시가 되기도 전에 수십명의 신청자가 미리 도착해 번호표를 뽑고 기다렸다. 캠코에 따르면 이날 전국 모든 접수창구에서 받은 가신청은 1만 2367건이나 됐다. 이 가운데 현장 방문이 아닌 인터넷 신청이 7293건(59.0%)이었다. 접수창구에서 만난 신청자의 연령대는 앳된 얼굴의 20대 초반 젊은이부터 70대 백발의 노인까지 다양했다. 접수창구에서 “100만원이라도 좋으니 꼭 탕감받고 싶다”고 몇 번이나 읍소하는 신청자들도 눈에 띄었다. 접수창구 앞 대기 의자에 초조하게 앉아 있던 주부 윤모(42)씨는 “몇 년 전 조그마한 가게를 하다 망해 몇백 만원의 빚이 생겼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남들에게는 얼마 안 되는 돈일 수 있지만 나에게는 너무 힘든 액수”라면서 “신문에서 행복기금을 통해 빚을 탕감해 준다고 해서 너무 반가웠다”고 말했다. 아직 가신청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은 모습도 눈에 띄었다. 캠코 본사 외에도 국민은행과 농협은행 등에서도 신청을 받지만 대기표를 뽑는 캠코 본사와 달리 은행 신청자는 상대적으로 찾아보기 어려웠다. 캠코에서 만난 한 60대 여성 신청자는 “여기서 내는 신청서랑 은행에 내는 신청서가 다른 줄 알고 경기 파주에서 왔다”고 말했다. 국민행복기금은 30일까지 가접수를 받고, 본접수는 다음 달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진행된다. 캠코 본사만이 아니라 전국 주요 도시에 설치된 캠코 지점, 전국 도청·광역시의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 국민은행과 농협은행, 신용회복위원회 각 지점에서 신청하면 된다. 현장 신청 외에 국민행복기금 홈페이지(www.happyfund.or.kr)를 통해 온라인 접수도 가능하다. 가접수 기간에 필요 서류(신분증, 주민등록등본 1부, 국세청에서 발급한 소득증빙 서류 등)를 모두 챙겨 신청하면 본접수 기간에 창구를 다시 방문할 필요가 없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22일부터 가접수… 채권추심 즉시 중단됩니다

    6개월 이상 연체자의 빚을 탕감해 주는 국민행복기금이 22일부터 사전신청(가접수)을 받는다. 주요 내용을 문답으로 소개한다. →신청 자격은. -올해 2월 말 기준으로 1억원 이하 빚을 6개월 이상 연체한 개인이다. 미등록 대부업체나 사채, 담보대출 이용자 등은 신청할 수 없다. 이미 개인회생이나 파산절차 등이 진행 중인 사람도 안 된다. →혜택은. -채무자 연령, 소득, 연체기간 등을 따져 최대 50%(기초수급자는 70%)까지 원리금을 탕감해 준다. 나머지 빚은 최장 10년까지 나눠 갚을 수 있도록 조정해 준다.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도 바꿔 준다는데. -연 20%를 넘는 고금리 신용대출자의 빚을 4000만원 한도 안에서 10%대 저금리로 바꿔 준다(바꿔드림론). →바꿔드림론의 신청 자격은. -앞으로 6개월 동안은 신용등급과 상관없이 연소득 4000만원 이하(영세 자영업자는 4500만원 이하) 채무자면 신청할 수 있다. →언제까지 어디로 신청하면 되나. -22일부터 30일까지 가접수를 한 뒤 5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본접수를 한다. 국민·농협은행 전국 지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지점 18곳, 신용회복위원회 지점 24곳,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청사 등에 있는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 등 전국 2400개 창구에서 신청하면 된다. 5월 1일부터는 인터넷(www.happyfund.or.kr) 접수도 가능하다. →가접수와 본접수의 차이는. -가접수 때는 말 그대로 본인 확인과 기초서류 등만 받는다. 구체적인 상담과 지원 여부 등 최종 결정은 본접수 기간에 이뤄진다. →그렇다면 굳이 가접수를 할 필요가 없지 않나. -그렇지 않다. 가접수 순간부터 채권 추심이 중단되는 혜택이 있다. →가만히 있어도 나중에 알아서 채무조정을 해 준다던데. -이런 제도가 있는지 몰라 구제받지 못하는 채무자 등을 위해 7월 이후에는 행복기금에서 일괄적으로 연체 채권을 사들여 채무 재조정을 해 준다. 이 경우 대상 채무자에게 개별적으로 통지해 신청 의사를 확인하지만 ‘추가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채무자가 자발적으로 신청하면 빚 갚을 의지가 높은 것으로 간주해 원리금 탕감 때 10% 추가감면 혜택을 준다. →문의는. -국번 없이 1397번을 누르면 상담받을 수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그 ‘아저씨’ 속 전당포는 없다…명품백 전문·IT 전문으로 화려한 변신!

    [주말 인사이드] 그 ‘아저씨’ 속 전당포는 없다…명품백 전문·IT 전문으로 화려한 변신!

    지난 9일 서울 종로3가 귀금속 상가 거리. 허름한 건물들 사이로 ‘전당포’ 간판이 간간이 눈에 띈다. 세월을 머금은 탓일까. 색 바랜 전당포 간판은 북적거리는 종로 거리와 어딘가 어울리지 않았다. 영화 ‘아저씨’에서 봤음 직한 음침한 계단을 지나 굳게 닫힌 전당포 쇠문을 두드렸다. 돌아오는 대답은 “장사 안 되니 해 줄 말도 없다”일 뿐. 10여곳을 찾아 헤맨 끝에 간신히 J전당포 주인 공모(54)씨의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영업이 잘돼야 인터뷰할 마음도 생기지…. 언론에 대고 맨날 죽는소리 하면 뭐 하나. 바뀌는 것도 없는데….” 같은 날 서울 압구정 로데오 거리. 값비싼 수입차와 명품숍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중 유리벽 너머로 구찌, 프라다 등 여러 종류의 명품 백이 가득 진열된 상점이 곳곳에 있었다. 찾고 있던 ‘명품 전당포’였다. 두 블록당 한곳꼴로 위치한 명품 전당포는 로데오 거리에서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었다. 도산공원 옆에 자리한 노블캐시 이성형(37) 대표의 얘기다. “전당포가 캐피털사처럼 금융회사로 변모하고 있다. 미국의 ‘캐시 아메리카 인터내셔널’ 전당포는 500여개의 지점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 전당포들도 곧 기업화될 것이다.” 노블캐시만 해도 전국에 가맹점을 네 곳이나 둔 기업형 명품 전당포다. 전당포가 진화하고 있다. 1900년대 초반 본격 등장해 1960~1980년대 전성기를 맞았던 전당포는 서민의 애환과 추억이 담긴 공간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아직도 전당포가 있느냐”는 반문이 나올 정도로 급격하게 쇠퇴하는 추세다. 대신 명품 전당포나 정보기술(IT) 전당포 같은 현대식 전당포들이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IT 전당포는 노트북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의 IT 기기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곳이다. 19일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이날 현재 협회에 정식으로 등록된 전당포는 1036개다. 숫자는 급감했지만 명맥은 유지되고 있다. 전당포의 흥망성쇠는 매출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공씨가 종로에 터를 잡고 전당포를 처음 시작했던 2005년에는 수입이 꽤 쏠쏠했다고 한다. 매달 20여명의 고객이 물건을 맡기고 돈을 빌려 갔다. 공씨는 “지금은 법정최고이율(연 39%)이 정해져 있지만 그게 없던 당시에는 한달에 5부(5%), 6부(6%)까지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요즘 수입은 2005년의 딱 절반이란다. 한달에 10건 물건을 잡으면 ‘선방’한 편이다. 단골 취급 품목인 금의 값이 오른 것도 전당포의 사양길을 부추긴 한 요인이다. 공씨는 “3~4년 전까지만 해도 1돈당 5만원 하던 금값이 최근엔 20만원을 웃돌면서 사람들이 금을 전당포에 맡기기보다는 아예 팔아버리는 추세”라고 전했다. 현대식 전당포는 어떨까.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IT 전당포 ‘아이티캐시’의 직원 김모씨는 “하루 평균 5~6건 물건이 잡힌다”면서 “한달로 치면 150건 정도”라고 말했다. 주로 고가의 아이패드나 노트북, 카메라 등을 맡기고 돈을 빌리기 때문에 이자 수입은 전통 전당포보다 나은 편이다. 방송용 캠코더 등 1000만원이 훌쩍 넘는 초고가 전자기기도 종종 들어온다. 김씨는 “전자제품 시세의 50~60% 수준에서 전당이 나간다”면서 “이자는 월 3% 수준으로 대출 기간은 한달이 기본이지만 2~4개월 연장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2011년 개업한 아이티캐시는 IT 전당포 호황을 타고 2년 만에 지점이 8곳으로 늘었다. 눈에 띄는 변화는 외국인 고객의 증가다. 엄밀히 말하면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외국인 노동자들이다. 김씨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스마트폰을 맡기고 돈을 빌려 가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면서 “은행 등 제도권 금융에서 대출받기가 어려우니 전당포를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2030세대도 IT 전당포의 주요 고객이다. 신용카드 결제일이 몰려 있는 매달 25일 전후로 젊은 고객의 발길이 부쩍 늘어난다. 얼마 전엔 한 30대 남성이 아이티캐시에 찾아와 아기 돌 선물을 사야 한다며 노트북을 맡기고 10만원을 빌려 가기도 했단다. 예나 지금이나 전당포의 단골 고객은 급전이 필요한 사람이다. 노블캐시의 이 대표는 “우리 전당포가 서울 강남에 있다고 잘사는 사람들만 대출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면서 “가계 빚 때문에 급전이 필요한 주부들이 인터넷으로 상담을 받고 전국에서 명품 백을 보내 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노블캐시의 한달 평균 고객은 70~80명이다. 대출 금액도 평균 300만원 선으로 IT 전당포보다 건당 이자 수입이 높다. 롤렉스 등 고가 시계의 평균 대출 가격은 3000만원대로 월 3%를 적용하면 이자 수입만 건당 90만원이다. 하지만 현대식 전당포도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시각이 있다. 노블캐시 측은 “예전에는 1억 5000만원짜리 롤렉스 시계를 맡기고 투자금을 빌려 가던 고객도 있었는데 지금은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이런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졌다”면서 “가장 호황이었던 2011년과 비교하면 요즘 매출이 10%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IT 전당포도 전국에 100개가 넘는다. 그러다 보니 리스크(위험) 관리는 필수다. 특히 명품 전당포는 ‘열공 모드’다. 새 명품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새 명품이 나올 때마다 공부하지 않으면 언제 사기를 당할지 모른다”면서 “가맹점 교육을 위해서라도 진품 구별법 공부는 필수”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른바 ‘짝퉁’을 구분해 낼 줄 아는 능력이 리스크 관리의 첫걸음인 셈이다. 문제는 장물이다. 한 동거 커플이 지난해 고가의 카메라(DSLR)를 들고 왔지만 이 대표는 돌려보냈다. 기본적인 카메라 조작법조차 모르는 게 수상쩍었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이 커플은 카메라 대여점에서 물건을 빌린 뒤 전당포에서 돈을 빌리는 수법으로 시가 2억원 상당을 빼돌린 사기범이었다. 이 대표는 “대출해 줄 때 본인 소유인지 꼭 확인한다”고 말했다. 아예 경찰과 공조 체제를 갖추고 있는 곳도 있다. 장물로 확인되면 곧바로 경찰서에 넘기는 식이다. 지난해엔 식당에서 일하는 아주머니가 손님이 두고 간 300만원 상당의 노트북(‘맥북프로 레티나’)을 들고 전당포를 찾았다가 현행범으로 입건된 적도 있다. 김씨는 “일을 오래 하다 보니 딱 보면 어느 정도는 장물인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장물을 다룬다는 소문이 나는 순간 사업을 접어야 한다”면서 “누가 그런 물건을 사 가려고 하겠느냐”고 되물었다. 전당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앞서 공씨의 경우 명함에 ‘전당포’라는 문구를 아예 넣지 않는다. 딸이 자신의 직업을 안 것도 불과 얼마 전이라고 한다. 공씨는 “사람들의 편견도 안타깝지만 불법 사채업자 단속을 게을리하는 정부도 야속하다”고 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대구시민회관 ‘의혹 리노베이션’

    대구시민회관 리노베이션 공사가 문제투성이다. 대구시는 1975년 개관해 시설이 노후한 대구시민회관을 2009년 11월 캠코와 리노베이션하기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2011년 3월에 착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시는 당시 이 사업의 공사비는 499억원이며 시 부담액을 최소화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사업승인된 2010년 10월 사업비를 60억원 증액해 559억원으로 확정했다. 늘어난 사업비도 모두 시가 부담토록 해 총 사업비 중 대구시의 부담액은 336억원에 이른다. 시는 당장 하반기 개관 시점부터 4년 동안 시행사인 캠코에 이를 분할 지급해야 한다. 대구시 홍성주 문화예술과장은 “시민회관이 철도변에 있기 때문에 방음시설이라든지 기타 부대시설이 필요하다는 사업 자문위원회의 결의에 따라 사업비를 증액했다. 자문위원회에서는 100억원 증액을 요구했으나 시민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60억원으로 낮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재녕 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위원장은 “대구시가 캠코와 체결한 계약이나 사업승인할 당시에는 건축 설계서가 없었는데 어떻게 공사발주가 가능한지 밝히고 60억원을 증액한 근거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회관 준공 뒤 관리방식도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20년간 임대운영권과 연간 6억원에 이르는 관리비를 시행사에 줘야 한다. 100대 규모의 주차장을 지어 시설 입주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여기에다 임대 운영권에 수반되는 위험성도 시가 떠맡았다. 임대료 수입이 연간 25억원이 밑돌면 부족분을 시가 보전해야 한다. 이는 경기 침체에다 이 일대 상권이 시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실정을 감안하면 비현실적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위원장은 “대구시가 시민회관 시설운영에 무한책임을 지도록 계획돼 있다. 시행사인 캠코에는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면서 투자에 대한 부담은 대구시가 떠안게 돼 있어 무리한 사업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홍 과장은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시행령에 의하면 준공 전에는 많은 리스크를 캠코가 지고, 준공 이후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일부 지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수직증축 세부안 6월까지 마련

    정부는 10일 제1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4·1부동산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리모델링 수직 증축 제도 개선을 위해 12일 지자체 및 관련 전문가 등으로 특별대책팀을 구성해 허용범위 등 세부 시행방안을 6월까지 마련한 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5월 중에는 청약제도 개선(주택공급규칙),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이달 중 하우스푸어 주택 매입을 위한 임대주택리츠를 설립한 뒤 5~6월 매입공고·심사를 거쳐 500가구 규모를 우선 사들이기로 했다. 하우스푸어 부실채권 매입(지분 포함, 캠코) 및 담보대출 매입(주택금융공사) 제도도 다음 달 중 확정, 6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목돈 안 드는 전세는 세법 개정을 통해 집주인에 대한 세제인센티브 등이 확정되는 즉시 기금취급은행 등을 통해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양도세 한시면제 대상 기존주택 범위 등에 대해서는 국회 심의과정에서 충분한 의견수렴 후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 준공공임대주택 도입(임대주택법), 정비사업 시 조합원에 대한 2주택 허용범위 확대(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등 관련법안도 이달 국회에 제출한다. 이달 국회에 제출할 주요법안은 이미 발의한 조세특례제한법(4·5 기발의), 소득세법(4·5 기발의) 등을 포함해 8개 법률이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외환위기 상흔’ 공공 청사로 재탄생

    ‘외환위기 상흔’ 공공 청사로 재탄생

    16년간 도심에 방치됐던 ‘외환위기 상흔’이 공공기관 청사로 재탄생했다. 광주광역시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8일 옛 화니백화점을 리모델링한 남구종합청사 개청식을 가졌다. 1997년 외환위기로 공사가 중단된 지 16년 만이다. 화니백화점은 1977년 호남에 들어선 최초의 지역 백화점으로 한때 호황을 누렸으나 경영난이 심화되면서 광주 남구 주월동에 새로 짓던 주월점 공사를 중단했다. 1999년 화니백화점의 최종 부도 이후에도 건물 주인이 일곱 차례나 바뀌었다. 도심 흉물이 공공기관 청사로 탈바꿈하게 된 계기는 캠코가 남구에 청사 신축 사업을 제안하면서다. 남구청사는 1995년 서구로부터 분구할 당시 조립식 가설건물로 건축돼 구민들과 공무원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남구는 청사 신축을 추진했으나 재정 여건이 어려워 차일피일 미룰 수밖에 없었다. 남구는 캠코가 제안한 ‘공유재산 위탁개발’을 2010년 11월 받아들였다. 한 달 동안 구민 공청회와 여론조사를 25차례나 열어 힘겹게 내린 결정이었다. 공유재산 위탁개발이란 캠코가 지방자치단체가 보유한 토지 등에 개발사업비를 조달해 신축이나 리모델링을 실시한 후 장기간에 걸쳐 임대수익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남구는 2011년에 화니백화점을 105억원에 구입했다. 여기에 캠코가 390억원을 들여 지상 9층, 지하 6층에 연면적 5만 132㎡ 규모의 공공청사로 재탄생시켰다. 이에 따라 재산가액은 105억원에서 478억원으로 4.5배 증가했다. 장영철 캠코 사장은 “청사 지하 1층과 지상 1~4층 일부에 들어서는 상가·편의시설의 임대료로 사업비를 회수할 계획”이라면서 “지자체의 수입 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중소기업인 지원 ‘中企행복기금’ 만들자”

    중소기업인을 돕기 위해 ‘중기행복기금’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민행복기금과 비슷한 방식으로 실패한 중소기업인의 재기를 지원할 수 있는 ‘배드뱅크’(부실채권 정상화 기관)를 설립하자는 것이 골자다. 자산관리공사(캠코)와 금융연구원은 7일 발표한 ‘중소기업인 재기 지원 강화방안’ 보고서에서 배드뱅크 형태의 ‘중소기업인 재기 지원 펀드’(가칭)를 세우자고 제안했다. 협약 금융기관이 채권을 넘기고 채무자의 동의를 받아 채무를 조정하는 국민행복기금과 유사한 성격의 재단을 중소기업에도 적용하자는 것이다. 보고서는 캠코, 신용·기술보증기금, 중소기업진흥공단, 은행, 제2금융권 등이 협약을 맺어 펀드에 자금을 대고 최종적으로 펀드가 중소기업 대출 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금융회사에도 중소기업을 위한 자체 채무조정 프로그램은 있다. 캠코 등이 주장하는 펀드는 ▲여러 기관에 흩어진 채권을 한데 모아 ▲펀드가 일괄적으로 채권을 사들이고 연체자의 동의를 거친 뒤 채무 재조정을 하며 ▲재기지원 등 자활까지 연계하려는 것 등이 다르다. 현재 중소기업인의 신용회복 및 재기지원제도는 심사요건이 엄격한 데다 채무 감면이 소극적이라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기술보증기금의 ‘벤처재기보증’은 신청 대상이나 요건 등이 제한적이어서 2005년부터 2011년까지 3개 업체에 5억원을 지원한 수준에 그쳤다.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재창업자금지원사업은’ 실패한 중소기업인의 법인 설립 재창업 시에만 도움을 주게 돼 있다. 신용보증기금의 ‘재도전기업주 재기지원보증’ 역시 실적이 미미한 상태다. 금감원에 따르면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2009년 12월 1.09%에서 2013년 2월 1.65%까지 높아졌다. 캠코, 신·기보, 중진공 등으로 꾸린 심사위원회가 해당 기업의 사업성과 도덕성을 따져 펀드 지원 여부를 정하며 대출금의 거치 기간과 상환 방식은 기업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안이다. 장영철 캠코 사장은 “협약 금융기관의 출자로 별도 재원이 마련되면 적극적으로 중소기업 재기를 지원할 수 있다”며 “실패한 중소기업인은 다중채무자가 많은데, 금융기관에 흩어진 채권을 펀드로 집중함으로써 이를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부도 직전 생명연장… 전형적 ‘에버그린 수법’

    부도 직전 생명연장… 전형적 ‘에버그린 수법’

    지난 1일 정부가 발표한 하우스·렌트 푸어 대책을 둘러싼 실효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하우스푸어(내집 소유 빈곤층)에게 여러 가지 선택권을 줬다고는 하지만 근본처방전이 아닌 데다 효과도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무엇보다 정부가 사들여 주는 부실채권 규모가 작고, 리츠(부동산 전문회사) 등이 참여할 만한 유인책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채무상환 능력이나 의지가 있는지 판별하는 기준 또한 논란의 여지가 있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주택금융공사가 (연체)문제도 안 생긴 주택 소유주에게 10년간 원금 상환을 미뤄주고 싼 금리로 바꿔주는 것은 정부가 부도나기 전 가계의 생명을 연장만 해주는 결과”라면서 전형적인 ‘에버그린’ 수법이라고 비판했다. 빚으로 빚을 막는 ‘돌려막기’라는 얘기다. 박 교수는 “채무조정을 해줬을 때 갚을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소득과 집 요건만으로는 제대로 판단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10년 뒤 원금을 갚을 능력이 생기면 다행이지만 갑자기 그럴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게 박 교수의 우려다. 집을 팔기를 원하는 하우스푸어에게는 리츠에 ‘지분 일부 매각’ 방안을 열어줬다고는 하지만 리츠 입장에서 굳이 복잡한 공동소유 구조를 떠안은 채 상대방에게 재매입 우선권까지 줘가며 참여하려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부실채권 매입 방안도 딜레마 성격이 짙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가 밝힌 매입 규모는 1000억원에 불과해 수혜대상(최대 1500가구)이 미미한 실정이다. 그렇다고 매입 규모를 확대하면 국민혈세로 ‘쓰레기채권’을 사들였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서정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캠코와 주택금융공사가 사들이는 매입가격도 쟁점”이라면서 “자칫 곪은 환부를 도려내지 않고 그냥 덮어두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분을 리츠에 넘기고 다시 임차했는데 집값이 나중에 올라가면 가격 산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전혀 안 됐다”고 지적했다. 방향 자체가 잘못 설정됐다는 쓴소리도 나왔다. 조원희 국민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 전반의 기본방향을 세우고 단계별로 나아가야 하는데 당장 급한 불 끄기에만 급급한 임시방편 대책”이라고 혹평했다. 렌트푸어를 위한 ‘목돈 안 드는 전세제’의 집주인 유인책을 놓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집주인에게 주는 혜택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시중은행 관계자는 “세입자가 (집주인이 빌린 전세자금의) 대출이자를 내지 않을 경우 구제책이 마땅치 않고 무엇보다 (전세)소득이 노출될 수 있어 아무리 세제 혜택을 많이 줘도 집주인이 꺼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용어 클릭] ■에버그린(Evergreen) 은행권에서 쓰는 용어로 실제로는 부실채권인데 교묘한 수법으로 정상채권과 뒤섞어 겉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항상 푸르게 만드는 수법을 뜻한다. 흔히 다른 금융회사의 대출을 끌어들여 선순위 채권자로 앉히고 자신들이 갖고 있는 부실대출은 후순위로 돌려 정상여신처럼 보이게 만든다.
  • 캠코·지자체 국유재산특례 운용 점검

    기획재정부와 조달청은 국유재산 위탁관리기관인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와 지방자치단체의 국유재산특례 운용실태를 점검한다고 3일 밝혔다. 국유재산특례는 국유재산 사용료를 면제·감경하거나 무상으로 양도 또는 장기 임대하는 것으로 현재 169개 법률에서 195개 특례가 규정돼 있다. 이번 점검은 국유재산 특례에 대한 인식이 낮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등에 따라 무상으로 양도된 국유재산이 목적에 맞게 사용됐는지 여부 등을 이달부터 10월까지 확인하게 된다. 점검대상은 위임·위탁된 국유재산 중 무상으로 양도되거나 사용료가 면제 또는 감경된 재산으로 캠코가 관리하는 306필지(11만 8000㎡), 43개 시·군·구에서 관리하는 900필지(187만 5000㎡)이다. 재정부와 조달청 합동점검반은 현장 및 서면조사를 실시해 제도개선 사항을 발굴하고 법령 위반 시에는 시정을 권고할 계획이다. 조달청 관계자는 “특례운용실태 점검 결과를 토대로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고 필요 시 법령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라며 “국유재산의 유상 사용원칙을 확립하는 등 국유재산의 효율적 관리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하우스·렌트푸어 대책 Q&A

    금융당국은 2일 ‘4·1 부동산대책’에 따라 주택지분을 일부 넘기게 될 ‘고위험 하우스푸어’(내 집 소유 빈곤층)를 3만 가구로 추정했다. 주택담보대출을 3개월 이상 연체한 가구다. 자산관리공사(캠코)는 금융회사가 가진 이들의 대출채권을 오는 6월부터 70~80%에 할인 매입한 뒤 당사자의 동의를 받아 원금상환을 미루고 장기 분할상환 방식으로 바꿔준다. 행복기금과 달리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는 담보가 있어 할인율이 그만큼 낮은 것이라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올해는 이들 가운데 1200~1500가구가 시범적으로 지원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체 3개월 이상 연체 가구의 3~5%다. 공적 자금으로 대출채권을 매입·조정한다는 점에서 행복기금과 비슷하지만, 연체자에 대한 원금 탕감이나 이자 감액은 없다는 게 행복기금과 다르다. 금융위 관계자는 “캠코가 주택 임대사업을 해 본 경험이 없어 작은 규모에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조만간 캠코와 협의해 주택지분을 넘길 하우스푸어의 임대 기간과 임대료 등을 정할 방침이다. 캠코의 대출채권 매입 전 단계로는 주택금융공사의 대출채권 매입과 원금상환 유예, 금융권의 사전채무조정(프리워크아웃) 등이 있다. 세부 내용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 이날 금융당국은 물론 캠코, 주택금융공사, 시중은행 등에 하우스푸어와 렌트푸어(전세 빈곤층) 대상 여부 등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당장 집이 경매에 들어간다. 하우스푸어 구제 지원을 받고 싶은데 가능한가. -캠코가 은행의 부실 채권을 매입한 뒤 원금상환을 유예하는 것이라 이미 경매에 들어갔다면 불가능하다. 하우스·렌트푸어 구제책은 국회 통과 과정에서 수정될 수 있어 확실하진 않지만 대부분 소급적용이 되지 않는다. →주택담보대출을 3개월 넘게 연체했다. 캠코가 채권을 매입하더라도 은행이 동의 않으면 어떻게 되나. -은행 동의가 없으면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국민행복기금과 달리 금융권과 협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체는 안 했지만 원금 상환이 어렵다. 원금 상환을 미룰 수 있나. -정부는 틀만 만들었고 앞으로는 은행의 자발적 협의가 필요하다. 어떤 은행은 갚을 수 있는데 왜 상환이 어렵냐며 거부할 수도 있다. 금융당국이 강제할 도리는 없다. →주택연금에 가입한 뒤 전액을 일시인출한 뒤에는 연금 혜택을 받을 수 없나. -50세에 가입한 뒤 한도를 전부 인출하면 다음에는 연금을 받을 수 없지만 죽을 때까지 주택에서 살 수 있다. 단, 일시인출한도는 집값 전액이 아니라 연금총액 전액이다. 1억원짜리 집을 보유한 60세라면 4000여만원을 일시인출할 수 있다. →목돈 안 드는 전세를 이용하고 싶은데 주인이 거절하면. -렌트푸어 대책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집주인이 집을 담보로 전세보증금을 대출받고 세입자는 대출 이자를 내는 것이고, 또다른 하나는 집주인으로부터 전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권리를 은행에 넘기는 대신 금리를 낮추고 대출 한도를 늘리는 것이다. 두 방안 모두 거절하면 강제할 수 없다. →집을 판 뒤 임대료를 내고 살다가 돈이 모이면 다시 사들일 수 있나. -임대주택 리츠에 집을 판 뒤 5년 동안 주변 시세 수준으로 월 임대료 내고 살 수 있다. 임대계약 기간이 끝나면 원래 소유주에게 재매입 우선권을 준다. →생애 첫 주택구입자와 주택기금 전세자금 지원 확대에서 부부합산소득 한도 기준은 뭔가. -지난해 기준 세전 소득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불안한 출발 국민행복기금] (중) 일자리 연계시켜라

    [불안한 출발 국민행복기금] (중) 일자리 연계시켜라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후보자 때이던 지난 1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국민행복기금은 (가계부채 문제의) 근본 대책이 아니다”라면서 “일자리를 통한 소득, 복지 등과 연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임 이후에도 자활 지원 등 ‘물고기 잡는 법’을 누누이 강조했다. 금융위는 고용주가 국민행복기금 수혜자(채무 재조정을 받아 신용 회복 절차에 들어간 사람)를 채용하면 고용주에게 기금에서 연간 최대 920만원의 고용 보조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행복잡(Job)이 프로그램’을 그대로 원용했다. 행복잡이 프로그램은 만약의 가능성에 대비해 ‘신원보증보험’도 패키지로 도입했다. 횡령 등 직원의 불법행위로 인해 사업주가 손해를 입게 되면 보증보험회사가 이를 보상해주는 보험이다. 하지만 도입 2년이 넘도록 행복잡이 프로그램은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신원보증보험 신청자도 전무한 상태다. 31일 캠코에 따르면 2010년 7월부터 올 2월까지 행복잡이 프로그램의 지원 혜택을 받은 사람은 63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2011년에는 35명이 신청해 지원을 받았지만 2012년에는 24명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올 들어서도 1~2월 통틀어 신청자가 2명뿐이다. 고용 보조금 지급액 누계도 1억 2740만원 남짓이다. 1인당 202만원에 그친 셈이다. 지난해 말 시행된 신원보증보험은 4개월이 다 되도록 신청자가 단 한 명도 없다. 캠코 측은 “금융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라는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채무자가 신청을 꺼리는 탓”이라고 설명했다. 민간기업이 캠코 취업지원센터를 통해 금융채무불이행자를 소개받아 채용하더라도 당사자가 채무불이행자라는 사실에 대해 공개하기를 거부하면 고용보조금을 지원할 수 없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채무자가 동의하는 경우에 한해 정부의 고용보조금 지급 대상이라는 사실을 기업에 알릴 수 있게 돼 있다. 캠코 측은 “고용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 기업들이 채용에 훨씬 적극적일 텐데 의외로 공개를 꺼리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캠코의 행복잡이 프로그램은 정규직만을 대상으로 한다. 금융위는 국민행복기금의 경우 비정규직에게도 고용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기존 취업 지원 프로그램조차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지원 대상 확대는 또 다른 형평성 논란을 야기할 소지가 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국가적인 프로젝트인 만큼 기업이 개인정보를 유출하지 못하도록 먼저 방어막을 만든 뒤 채용과 동시에 고용보조금 지원 대상이라는 사실을 알릴 수 있도록 수혜자와 협약을 맺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수혜자 역시 빚을 연체한 책임이 있고 혜택을 본 만큼 취업에 적극성을 띠어야 하고 어느 정도의 불이익을 감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행복기금 수혜자들이 찾을 수 있는 정규직 자리가 많지 않다는 현실을 감안해 비정규직도 고용보조금 지원 대상에 당연히 넣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민금융 담당 관계자는 “이런 취업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면서 “안내문 발송 등 홍보를 강화하고 전담 상담인력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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