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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퇴후 예체능으로 사는 재미 흠뻑”

    “은퇴후 예체능으로 사는 재미 흠뻑”

    “추운 겨울을 맞아 이웃돕기 차원에서 전시를 하게 됐습니다.” 이계익(71) 전 교통부장관은 은퇴 후 미술활동과 아코디언 연주,마라톤 등 이른바 ‘예체능’으로 재미를 만끽하고 있다. 이런 그가 지난 10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서울 인사동 서울화랑에서 지난 5년 동안 그려온 누드 크로키 150여점을 모아 전시회를 열고 있다.비록 아마추어지만 ‘유니세프’와 ‘남북어린이어깨동무’에 기금마련을 돕기 위해 선뜻 나선 것.특히 이번 전시에는 서울 인사동 풍경,친구들의 모습 등 위트 넘치는 작품도 선보이고 있으며,즉석에서 관람객에게 크로키 작품을 그려주기도 한다. “그동안 그려온 그림이 많아서 쌓이니까,주위에서 전시회 하자고 권유했어요.고민하다가 어린이 돕기라면 하겠다고 대답했지요.또 화가도 아닌데 돈을 받고 파는 것은 말이 안 되고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10만∼20만원 정도 기금을 내면 그림을 그 자리에서 가져가도록 했지요.” 그는 누드 크로키 동호회원 15명과 함께 매주 화요일 한 차례씩 만나 그림을 그린다.회원들은 대개 미술대를 졸업했거나 취미를 가진 아마추어들이다.또 가끔 이들과 함께 인천 강화도나,경기 양평·장호원 등으로 풍경화를 캔버스에 담으러 떠난다.지난해 풍경화 전시회를 처음 열어 수준급 그림솜씨를 선보이기도 했다. 평소 “현역 때는 ‘국·영·수’로 살았다면 은퇴 후에는 ‘예·체능’으로 살아야 재미있다.”고 말해온 이 전 장관은 공직을 그만둔 직후부터 아코디언을 열심히 배웠다.몇해 전부터는 틈틈이 인사동 카페에서 즉석 연주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아울러 매주 2∼3회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마련한 아코디언 연주공간에 가서 무료로 아코디언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그는 “앞으로 미술 활동과 아코디언 연주는 계속할 것”이라면서 “노인들이 방안에 죽치고 앉아 있는 것보다 그림 그리고 라콤파르시타를 연주하는 모습이 보기에 좋지 않겠느냐.”고 했다. 글 김문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길들여지지 않은 날것의 신선함

    길들여지지 않은 날것의 신선함

    젊은 미술가 17명이 “나는 작가다.”라며 포효하고 있다.국립현대미술관이 지난 5일부터 전시하고 있는 ‘젊은 모색 2008’에서다.그런데 미술가가 작가가 아니면 무엇이었다는 말인가. 이 전시를 기획한 이추영 학예연구사는 “2000년대 한국현대미술은 미술 시장의 팽창이 두드러지면서 시장의 입맛에 따라 예술의 경향이 좌우됐다.”면서 “표피적 대중주의나 물질가치 중심에서 벗어나 작가의 역할과 자존심을 대외적으로 선언하고자 한다.”고 전시의도를 밝혔다.2006~2007년 경매시장을 중심으로 미술계를 휩쓸고 지나간 강력한 자본의 힘과 대중 영합주의를 거부하고,‘날 것의 신선함’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자본의 힘과 대중영합주의 거부 이번 전시회에서는 유난히 지적이고 논리적인 작업에 충실한 작가들이 눈에 띈다.물론 모든 작가들의 작업이 그렇겠지만,이들의 경우 특색있게 심화됐다고 할 수 있겠다.따라서 이들 작품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머리로 감상해야 한다. 우선 옷핀을 귀걸이로 달고 빨강,파랑으로 염색한 머리를 3개로 꽁지머리를 한 외모조차 심상치 않은 김시원의 작업을 소개한다.작품이 시작되는 벽에 그는 “형은 5만원짜리 그림을 그려달라고 했다.”로 시작한다.5만원짜리 그림을 그리기 위한 그의 고민은 제작시간표,재료비,노동시간 등으로 나타난다.그럼 전시장 바닥에 깔려 있는 금사철화분 63개는 뭘까? 5만원어치의 금사철이다.결국 캔버스에 아크릴로 그린 금사철이 전시됐다.5만원이다. 위영일의 전시공간은 웃음이 떠나지 않게 만든다.낯익은 슈퍼맨,스파이더맨,배트맨이 나오는데 한 몸뚱이다.‘고뇌하는 짬뽕맨’이다.뉴욕 양키스의 야구복이 선비의 도포로 재탄생했다.‘선비용품’이다.전세계 22개국밖에 하지 않는 야구를 가지고 ‘월드 시리즈’라고 이름 붙이는 행태도 세계 지도를 재해석해 비판했다.위영일은 “문화적 주체가 되고싶지만 미국적 놀이와 사고방식에 물든 콤플렉스를 야구게임으로 지적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진준이 10분 동안 젊은 모색에 참여한 작가를 인터뷰한 영상을 동시에 상영하는 ‘인터뷰’는 신과 인간과의 관계를 고민한 결과물이다.17명 작가의 동시적 발언은 한번에 하나씩 헤드셋을 끼지 않는 한 전혀 들을 수 없다.그러나 이진준은 “신은 그 소리들을 동시에 들을 것이고,그러한 신 같은 관객이 나타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한다. ●81년부터 시작… 김호석·이불 등 배출 김윤호의 ‘베를린에서 만난 1000대의 버스들’에는 우리가 얼마나 남들과 다른 경험을 원하면서도 똑같은 지를 생각하게 한다. ‘젊은 모색전’은 1981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15회를 맞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최장수 기획 전시다.김호석,노상균,이영배,정현,구본창,서도호,이불,이형구,최정화 등이 여기서 배출됐다.그래서 이름값을 한다고나 할까. 젊은 작가들의 결기와 의지가 빈말이 아니었다.작가주의적이기도 하고 리얼리즘 같기도 한 작가들의 작품은 21세기 다양성을 추구하는 한국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 같다.내년 3월8일까지.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할리우드 스타의 알뜰한 쇼핑 철학 “저렴해도 예쁘면 OK!”

    할리우드 스타의 알뜰한 쇼핑 철학 “저렴해도 예쁘면 OK!”

    ”스타도 알뜰살뜰하게 살아요” 할리우드 스타의 수입은 말 그대로 억소리가 난다. 연수입이 수백, 수천억대에 이르기 때문이다. 호화 저택과 럭셔리한 자동차는 물론 수백만원대에 달하는 의상도 눈 하나 깜짝않고 구매하며 진정한 ‘쇼핑광’의 면모를 보이곤 한다. 하지만 스타들은 항상 명품만을 고집할까? 정답은 아니다. 중저가 브랜드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마음에 드는 옷이 있으면 스스럼 없이 구매한다. ‘스타=사치’라는 고정관념을 깬 할리우드 스타. 그들의 알뜰한 쇼핑을 1만원에서 10만원까지 가격별대로 살펴봤다. ◆1만원~3만원 ‘케이티 홈즈 ·마일리 사이러스’ 케이티 홈즈는 저가 브랜드 ‘에이치 앤 엠(H&M)’ 매장에 자주 들러 쇼핑을 하곤 한다. 대표적인 것인 3만원대 도트무늬 셔츠였다. 홈즈는 뉴욕 외출에 나서면서 이 티셔츠를 입었다. 몸에 딱붙는 스키니 청바지와 은색 플랫슈즈를 함께 매치한 상태였다. 3만원짜리 티셔츠라곤 믿을 수 없는 패셔너블한 모습이었다. 아이돌 스타 마일리 사이러스는 알뜰하면서도 유행에 뒤쳐지지 않는 쇼핑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녀 역시 ‘에이치 앤 엠’ 매장을 즐겨찾는다. 사이러스는 이 곳에서 2만원을 지불하고 깜찍한 미니원피스를 구입했다. 하얀색 도트 늬가 장식된 발랄한 스타일이였다. 여기에 빨간색 캔버스 화를 신어 10대 특유의 발랄함을 살렸다. ◆3만원~7만원 ‘브리트니 스피어스·에바 롱고리아’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온라인 쇼핑몰을 애용하는 실속파다. 스피어스는 ‘비비 다코타( BB Dakota)’의 블랙 드레스를 인터넷 쇼핑을 통해 단돈 6만원에 획득하는 행운을 누렸다. 그녀는 이 원피스를 한 공식석상에 입고 나타났다. 당시 행사에 함께 참석했던 사람들이 모두 명품 드레스로 착각했을 정도로 우아한 모습이었다. 에바 롱고리아는 백화점 세일시즌을 놓치지 않는다. 원가보다 훨씬 렴한 가격으로 옷을 장만하며 행복한 쇼핑을 즐긴다. 최근 롱고리아는 인기 브랜드 ‘올드네이비(Old Navy)’에서 시크한 사파리 재킷을 4만원에 구매했다. 롱고리아는 스키니진에 사파리 재킷을 럭셔리한 스타일을 완성시켰다. ◆7만원~10만원 ‘제시카 알바·제니퍼 로페즈’ 제시카 알바도 인터넷 쇼핑을 즐기는 스타 중 하나다. 다양한 의류를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고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알바는 한 패션사이트에서 데님 롱스커트를 8만원대에 장만했다. 출산 후 붓기가 덜 빠진 상태에서 이 치마를 즐겨입었다. 편안하지만 스타일리쉬함이 살아있는 모습이었다. 제니퍼 로페즈는 명품 두가 필요없다. 10만원만 있으면 질좋은 핸드메이드 구두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로페즈가 좋아하는 구두는 ‘샘 에델맨(sam edelman)’이 디자인한 글래디에이터 슈즈다. 발끝에서부터 발목까지 여러 겹의 스트랩이 발을 휘감은 디자인이 특징이다. 많은 이들이 고가의 명품 구두로 착각했을 정도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닷컴@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이주헌의 캔버스 세상] ‘안과 밖’이라는 세상의 편견

    [이주헌의 캔버스 세상] ‘안과 밖’이라는 세상의 편견

    누구나 알 듯,내외는 부부를 가리키는 말이다.안이 없으면 밖이 있을 수 없고 밖이 없으면 안이 있을 수 없다.그처럼 부부는 서로를 위해 존재하는 사이다.어디 부부뿐이랴.세상의 많은 것이 서로를 위해 존재한다. 그럼에도 때로는 이것이 호혜적이고 보완적인 관계로 나타나는 게 아니라,우월한 것과 열등한 것의 대립으로 나타난다.지배-피지배의 권력관계가 형성되어 본래의 존재 목적을 상실하고 서로에게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조각가 이수홍은 ‘안과 밖,그 사이’란 타이틀 아래 꾸준히 세계의 조화와 갈등에 대해 탐구해 왔다.이번 초대전(포네티브 스페이스,12월21일까지)의 출품작 역시 남성성과 여성성,문명과 자연 같은 음양의 관계를 함축적인 조형으로 표현했다. 이를 테면 이런 식이다.직육면체의 한 면을 파 들어가 오목한 사각형을 만드는가 싶더니 그 바닥 부분이 점점 솟아올라 결국 밖으로 볼록하게 튀어나온다.비움을 이루는 것이 덩어리가 되고 덩어리를 이루는 것이 비움이 된다.이 작품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세상만사는 ‘서로 세상’이다.나는 너에게로 가고 너는 나에게로 온다.음은 양으로 흐르고 양은 음으로 흐른다.모든 것은 변하며,그 궁극적인 관계의 법칙은 ‘역지사지(易地思之)’다.세상은 ‘서로 세상’이다. 나뭇가지로 집을 만든 작품도 재미있다.구불구불 휘어진 나뭇가지의 껍질을 깎아 속살을 드러냈는데,그 형태가 집들이 기차처럼 열 지어 붙어 있는 모습이다.옛날부터 집을 지을 때 나무는 핵심적인 재료로 쓰였다.이수홍의 나무와 집은 자연과 문명을 상징하는 한편 환경보호와 개발의 양가적 관계를 상기시킨다.이 둘 사이의 조화의 중심점, 안과 밖 그 사이를 찾는 게 우리의 중요한 과제다. ‘안과 밖’ 주제에 대한 이수홍의 관심은 지역과 이념에 따른 우리 사회의 양분된 모습에 기인하는 측면도 있지만,근본적으로는 그의 어릴 적 경험이 중요한 인자로 작용하고 있다.초등학교 시절 그는 아버지의 직업 때문에 다섯 차례나 전학을 해야 했다.그가 서울에서 광주로 이사 갔을 때는 서울깍쟁이로 놀림을 받았고,광주에서 경북으로 전학 갔을 때는 전라도 아이라고 놀림을 받았다.경북에서 서울로 전학했을 때는 또 촌놈이라고 무시당했다. 아이들이었지만,친구들은 쉽게 이분법적인 논리에 사로잡혀 그를 재단했다.이 이분법은 편견에 불과한 것이었음에도 위력이 대단했다. 이렇듯 근거 없는 편견이 전체를 사로잡을 때 맞게 되는 이성의 공허는 어린 그로서도 참기 어려웠다.그가 체득한,그 공허를 메우는 방법은 오로지 역지사지였다. 지금도 그는 조형으로 그 역지사지의 아름다움을 부단히 드러내고 있다.안과 밖,그 사이를 부단히 찾고 있다. <미술평론가>
  • 이것이 현대미술? 외면하고 싶은 어떤 실상

    이것이 현대미술? 외면하고 싶은 어떤 실상

     미술전시회 중에는 관람자를 의도적으로 불편하거나 불쾌하게 하는 것들이 있다.애써 외면하고 싶은 어떤 실상,진실에 다가가게 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숨어있는 것이다. 우선 갤러리 선컨템포러리의 정지현 개인전 ‘사막정원’을 소개한다.제목부터 심상치 않다.삭막한 모래 언덕에 푸른 정원이 존재할 수는 있는 것일까? 하얀 아크릴 물감이 가득한 캔버스 위에 에어 브러시로 섬세하게 그린 대형 선인장,서랍장, 물고기,대형 꽃들은 모두 회색이다.흑백사진을 프린트한 것 같다.그림자 같다.무채색 위에 그려진 날카로운 붉은 가시와 곰팡이 얼룩 같은 붉은 점,악마의 혓바닥 같은 붉은 꽃술,흰 피부에 베어나온 피 같은 붉은 이슬이 화려하다.얼핏 보면 화려하고 아름답다고 탄성을 보낼 것이고,예민한 관객들 중에는 가시에 찔린 듯 아픔과 붉은 촉수가 살갗에 닿는 듯한 불쾌함을 느낄 것이다.정지현 작가는 “깨지기 쉽고 불안한 존재들의 팽팽한 긴장감을 환타지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예민한 감각의 작가가 보여주는 존재의 불안감을 맥시멈 느낄 수 있다.20일까지.(02)720-5789. 선컨템포러리를 나와 바로 옆 건물인 국제갤러리에 들르면 사진작가 오형근의 ‘소녀들의 화장법’이 전시되고 있다.오 작가는 1999년 ‘아줌마’ 연작시리즈와 2004년 10대 연기자들의 모습을 담은 ‘소녀연기’연작 시리즈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이번 소녀들의 화장법은 그때보다 한발짝 더 나갔고,위태위태하다.국제갤러리 측은 “작가는 서클랜즈,붙임머리,성형수술이 보편화된 천편일률적인 10대 소녀들의 모습을 통해 현대 문화를 비판한다.”고 설명했다.그러나 화랑과 작가가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어린이도 성인여자도 아닌 소녀들이 화장한 얼굴과 자세는 어설프면 어설픈 대로 세련되면 세련된 대로 서글프다.게다가 성적인 이미지가 차고 넘친다.그래서 여성이나 부모로서의 자각이 강한 관람객은 전시내용이 불편하거나 불쾌할 수 있다.작업의 과정도 썩 탐탁하지는 않다는 지적이다.작가는 서울 신림동,동대문,이대,돈암동 등 8곳에서 10대 소녀 527명을 캐스팅했고,이들 중 160여명이 이태원에 있는 그의 스튜디오로 직접 찾아가 스스로 화장을 한 뒤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그러나 초상권 사용을 허락한 부모는 25명에 불과해 25점만 전시됐다.31일까지.(02)735-8449.  아르코미술관과 인사미술공간에서 전시하고 있는 독일 현대미술가 욘복의 영화,오브제,비디오,조각 등이 어우러진 전시 ‘피클 속 핸드백 두 개’는 ‘이런 것도 미술이냐.’는 생각이 스쳐갈 수 있다.피클 속에 핸드백 두개인지,핸드백 두개 속에 피클인지 전시제목도 헷갈리는데,작품들도 마찬가지다.김희진 큐레이터는 “미술의 원초적 즐거움과 창작행위의 의미를 현대의 감각과 감성으로 살린 작업”이라고 말했다.작업은 지난 5월 파주,동두천,서울 등에서 2주 동안 이뤄졌다.영상에는 전선줄이 어지러운 서울 하늘과 지저분한 하천,가난한 골목길이 담겨있다.서울 압구정이나 청담동의 멋진 빌딩은 독일 작가에 의해 거부당했다.전세계적으로 한창 잘나가는 욘복이 만든 영상,비디오 덕분에 함께 작업한 한국의 설치작가들이 세계적으로 관심의 대상이 된다고 하니 참아볼까? 50분짜리 영화를 보다가 비위가 약하면 구토가 나올 수 있으므로 조심!내년 2월8일까지.어른 3000원,어린이 2000원.(02)760-4724.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서울광고대상] 심사평/ 조병량 심사위원장

    [서울광고대상] 심사평/ 조병량 심사위원장

    좋은 광고란 광고주 기업과 소비자와 우리사회 전체에 도움이 되는 광고를 말한다. 특히 요즘처럼 경제와 기업활동이 어렵고 소비자의 심리적 위축이 그 정도를 더해가는 상황에서는 광고가 좀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광고는 단순한 판매수단의 차원을 넘어 사회, 문화, 경제적으로 가장 영향력이 큰 사회제도이기 때문이다. 이번 제14회 서울광고대상을 심사하면서 우리 심사위원들은 우리나라 광고들이 이러한 광고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으며, 광고의 영향력이 기업의 판매와 이미지 제고는 물론 사회가 지향해야 할 방향까지 잘 제시해주고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대상을 수상한 SK주식회사의 광고는 행복, 웃음, 힘내세요 등의 일관된 메시지를 친숙한 소재로 깔끔하게 표현한 점, 또 강렬하면서도 간결한 비주얼로 독자의 눈길을 멈추게 한 점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업PR대상의 SK텔레콤 광고는 흑백사진에 담긴 압축된 드라마와 END-SEND를 연결한 사회공헌 메시지가 광고의 새로운 가능성과 방향을 제시한 작품으로서 광고가 무엇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지를 예시해준 점이 돋보였다. SK에너지 ‘생각이 에너지다´ 역시 주목도 높은 비주얼과 메시지의 설득성이 높게 평가되었다. 전반적으로 SK그룹의 광고활동이 돋보인 한해였다. 최우수상의 KTF 쇼는 익숙하면서 호소력 있는 표현소재의 개발과 이야기 구성 솜씨가 좋았고, LG화학의 캔버스2는 기업의 컨셉트를 차별화된 회화적 기법으로 풀어낸 점이 훌륭했다. 일관성 있게 가족과 행복, 사람과 자연을 강조하고 있는 토지공사와 주택공사 광고, 은행광고의 틀을 깨고 주목도를 한껏 높인 기업은행 광고, 통합상품의 특성과 탄생의 의미를 잘 전달한 삼성생명 광고, 한국의 건설 기술력을 상징적으로 실증해 보여주고 있는 삼성물산 광고 등 본상을 수상한 작품들 역시 모두 올해의 좋은 광고들이었다. 이 밖에 본상 수상작들과 업종별 최우수상 수상작들도 대부분 따뜻한 메시지와 환경, 미래, 이웃, 자신감 등 이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사회적 메시지를 설득력있게 전달하고 있는 점이 높게 평가되었다. 한편 올해의 광고인상은 30여년간 현대·기아자동차그룹에 몸담고 있으면서 자동차 기업의 광고와 홍보업무를 발전시킨 김봉경 부사장이 수상하게 되었다. 수상을 축하드린다. 앞으로도 광고가 먼저 위축되지 말고, 위축된 우리 사회와 이웃들의 힘이 되기를 기대하며, 한해를 빛낸 좋은 광고로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된 광고주, 광고인 여러분께 감사와 축하를 드린다.
  • [서울광고대상-우수상]LG화학- ‘캔버스2’

    [서울광고대상-우수상]LG화학- ‘캔버스2’

    LG화학은 이번 광고캠페인을 통해 우리의 소재와 솔루션으로 고객의 성공을 돕고, 고객의 풍요로운 생활을 도와주는 ‘솔루션 파트너´의 역할을 친근하기 알리는 데 힘썼습니다. ‘솔루션 파트너(Solution Partner)´는 ‘차별화된 소재와 솔루션으로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세계적 기업´이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고객가치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우리의 강력한 의지를 표현한 핵심 슬로건입니다. ‘고객의 미래를 먼저 준비하고, 고객의 고민을 빨리 해결하며,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자주 확인하는 솔루션 파트너가 되겠습니다.´라는 보디 카피에서 알 수 있듯이 고객에게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 큰 만족과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이 진정 원하는 ‘솔루션 파트너´로서의 LG화학의 열정을 좀 더 구체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비주얼 측면에서 ‘솔루션파트너´로서의 LG화학의 역할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동시에 화학이 가진 딱딱하고 무거운 이미지를 부드럽고 친환경적으로 보여 주고 있습니다.
  • [서울광고대상] 작품 34점·광고인상 1인 뽑아

    [서울광고대상] 작품 34점·광고인상 1인 뽑아

    광고산업 발전과 광고인의 창작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제정한 ‘제14회 서울광고대상´에서 입상작 총 34점과 올해의 광고인상 1인이 선정됐다. 대상은 SK의 ‘OK! Tomorrow!´ 시리즈가 차지했으며 기업PR대상은 SK텔레콤의 ‘사람을 향합니다-SEND´편이 선정됐다. 최우수상에는 KTF의 ‘그들은 나에게 혁명가였다´, LG화학의 ‘캔버스2´, SK에너지의 ‘생각이 에너지다´가 이름을 올렸다. 광고인상의 영예는 김봉경 현대기아자동차 부사장이 안았다. 수상작과 수상소감, 심사평 등을 소개한다. 김태곤 kim@seoul.co.kr ■ 심사위원 조병량 한양대 광고홍보학부 교수(위원장) 김광규 한국브랜드협회장 김충현 서강대 언론대학원 교수 이건영 서울신문 상무이사 홍성추 서울신문 이사대우(간사)
  • [이주헌의 캔버스 세상] 예쁜 콩 누가 디자인 했나

    [이주헌의 캔버스 세상] 예쁜 콩 누가 디자인 했나

    국적기를 타고 해외 출장을 갈 기회가 있을 때 나는 아이들을 위한 선물로 기내에서 파는 젤리벨리 젤리콩을 즐겨 산다. 해외에 나가서 굳이 아까운 외화 써 가며 비싼 물건을 사주기는 싫고 그렇다고 빈손으로 갈 수는 없어 그 타협물로 젤리벨리 젤리콩을 사가는 것이다. 맛의 종류가 매우 다양한데다, 무엇보다 다채로운 대리석 콩 혹은 보석 콩 같은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젤리벨리 젤리콩을 앞에 놓고 온 가족이 둘러앉아 맛있게 먹을라치면 도대체 누가 이 깜찍하고 예쁜 젤리콩을 디자인했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마련이다. 그래도 직접 이를 찾아 볼 생각을 하지 못 했는데, 서울 한가람 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험블 마스터피스-디자인, 일상의 경이’전(12월31일까지)이 그 사실을 가르쳐 주었다. 괼리츠 사장을 지낸 허먼 괼리츠 롤런드가 그 주인공이다. 이 디자인이 탄생한 해는 1976년. 그저 비슷비슷한 젤리콩 사이에서 젤리콩의 ‘롤스로이스’를 만들겠다는 생각이 이 화려한 스타를 탄생시켰다. ‘일상의 경이’전에는 젤리벨리 젤리콩 외에 매우 다채로운 일상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주위에 너무 흔해 그것이 얼마나 독창적이고 유용한 것인지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사용해온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처음 생겨났을 때 사람들이 이것들로 인해 얼마나 많은 행복을 느꼈을까를 생각하면 왠지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것들이다. 젓가락(디자이너 미상, 기원전 3000년 경), 티셔츠(디자이너 미상,1910년대), 연필(카스파르 파버, 1761), 바코드(노먼 우들랜드,1948년께), 유리구슬(마르틴 크리스텐센,1906년께), 종이 클립(윌리엄 미들브룩,1890), 추파춥스 막대사탕(엔릭 이 폰트야도사,1958) 등 구석구석 전시된 물품들을 보노라면 이런 것들이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 쉽지 않다. 이 전시는 2004년 뉴욕 현대미술관이 기획한 것으로, 미국과 유럽의 여러 도시를 거쳐 우리나라에 왔다. 이 작은 전시가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은 것은 디자인이 모세혈관처럼 우리의 일상에 세밀히 침투해 있음을 무척이나 생생한 표정으로 환기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전시 출품작의 하나인 포천 쿠키를 보자 재미화가 강익중의 얘기가 생각났다. 미국의 중국식당에서 식사 뒤 나오는 포천 쿠키는 교훈이 될 만한 속담이나 행운의 숫자 같은 게 안에 들어 있는 조개 모양의 과자다. 강익중은 한 에세이에서 “미국사람은 포천 쿠키가 중국에서 건너왔다고 믿고 있고 중국사람은 미국과자로 알고 있다.”며 “이 정체불명의 괴물 포천 쿠키에는 새로운 정체성을 만드는 이민자들의 생존의 지혜가 담겨 있다.”고 쓴 적이 있다. 이번 전시를 보니 포천 쿠키를 만든 이는 마코토 하기와라(1914)다. 강익중의 글을 읽고 중국계 이민자이리라 생각했는데, 일본인 이민자다. 중국문화와 미국문화를 두루 활용한 일본인 이민자의 혼융의 지혜가 돋보인다. 미술평론가
  • 농원 왜 그리 많이 그렸을까

    농원 왜 그리 많이 그렸을까

    빨주노초파남보, 황홀한 색깔 비가 보슬보슬 쏟아진다. 색깔 하나 하나가 밝고 보색 대비가 심해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다섯 걸음만 뒤로 멀어지면, 현란한 색깔 비들은 그냥 비가 아니다. 빨간 열매를 주렁주렁 매단 나무가 되고, 황금 빛 논이 되고, 하늘을 향해 너울대는 풀이 되고, 야트막한 야산으로 변한다. 이대원의 ‘농원’이다. 2005년 11월20일 세상을 떠난 이대원을 추모하는 대규모의 회고전이 3년 만에 처음으로 열린다. 갤러리 현대 강남에서 18일부터 열리는 ‘농원의 화가 이대원 3주기 전’이다. 이번 회고전은 이대원이 경복고 시절에 그려 조선미술전람회(선전)에서 입선했던 1938년 작품 ‘언덕 위의 파밭’을 비롯해 작고하기 직전까지 그린 주요 대표작을 한자리에 모은 것이다. 전시 작품은 모두 70여점. 재미난 것은 1930년대 초기 작품에서 이미 1970~1980년대 화가로서 정점일 때 이대원의 화풍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1930년대 등 초기 작품은 유족이 소장한 것들이고,1960년대 이후로는 대부분 개인 소장품으로 멀게는 부산에서부터 운송된 것도 있다. 이번 기회가 아니면 몇 몇 작품은 앞으로 쉽게 보기 어렵다는 의미다. 갤러리 현대측은 “소장자들이 첫 회고전을 맞아 작품대여료 없이 흔쾌히 전시를 허락했다.”면서 “1000호 크기의 ‘인왕산’ 같은 작품은 스케일에 압도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대원은 참 특이한 이력의 화가다. 그의 최종 학력은 서울대의 전신인 경성제국대 법대 학사다. 취미생활이 직업이 됐다.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 않은 화가를 터부시하는 한국의 미술계 풍토에서 그는 홍익대에서 미대 교수를 비롯해 미대 학장, 총장까지 했다. 이대원 그림을 좋아하는 이유는 뭘까. 그의 그림의 특징은 한번 보면 도저히 잊을 수 없는 화려한 색깔과 짧게는 점으로 길게는 선으로 찍어내는 붓터치에 있다. 이른바 ‘한국적 점묘파’라고 불리는 기법이다. 황홀한 색깔들이 점과 선으로, 비가 쏟아지듯이 캔버스에 생동감있게 펼쳐진다. 여기에 원근이 무시된 단순화한 구도와, 익숙한 소재와 제목이 친근감을 더해 준다. 농원, 과수원, 나무, 산 등은 그림 그린 시기에 따라 다른 색깔과 형태로 다양하게 표현된다. 오죽하면 한국화의 대가인 청전 이상범은 그의 그림을 보고 ‘서양 물감으로 그린 동양화’라고 했을까. 한국 사람이라면 본능적을 이해할 수 있는 색과 구도라는 의미다. 이대원의 그림이 처음부터 그러지는 않았다.1960년대 독일을 다녀온 뒤로 한국적인 색채와 구도가 강해졌다고 한다. 농원, 과수원, 나무 그림을 왜 그리 많이 그렸을까. 그는 서울 집과 홍익대뿐만 아니라 파주에 화실이 딸려 있는 자신만의 과수원을 가지고 있었다. 그곳에서 이대원은 질리지도 않게 농원, 과수원, 나무, 산, 연못 등을 그려댔다. 마치 모네가 아침 저녁으로 햇빛의 변화에 따라 변화하는 수련을 그려댄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12월14일까지.(02)519-0800.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사고] 제14회 서울광고대상 수상작 발표

    [사고] 제14회 서울광고대상 수상작 발표

    광고산업 발전과 광고인의 창작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제정한 ‘제14회 서울광고대상’에서 SK의 ‘OK! Tomorrow!’ 시리즈가 대상을 차지했다. 서울광고대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조병량 한양대 광고홍보학부 교수)는 지난 12일 심사에서 총 34점과 올해의 광고인상 1인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기업PR대상은 SK텔레콤의 ‘사람을 향합니다-SEND’편이 선정됐다. 최우수상에는 KTF의 ‘그들은 나에게 혁명가였다’,LG화학의 ‘캔버스2’,SK에너지의 ‘생각이 에너지다’가 이름을 올렸다. 광고인상의 영예는 김봉경 현대·기아자동차 부사장이 안았다. 수상작과 수상소감, 심사평 등은 오는 27일 서울신문 지면에 소개된다. ●시상식 11월27일(목) 오후 3시, 서울신문사빌딩 19층 매화홀 ●심사위원 조병량, 김충현(서강대 언론대학원 교수), 김광규(한국브랜드협회장), 이건영(본사 상무이사), 홍성추(간사·본사 이사대우)
  • 청와대 앞길 새 미술명소로

    청와대 앞길 새 미술명소로

    청와대 앞길 팔판동이 새로운 그림 데이트 코스로 떴다. 공근혜 갤러리, 갤러리 인에 이어 최근 갤러리 상이 문을 열면서 소담스러운 ‘갤러리 벨트’가 형성된 것. 갤러리 상의 대표는 극사실화를 그리는 이상원 화백의 아들인 이승형씨.2006년까지 인사동에서 운영하던 동명의 화랑을 자신의 집을 재건축해 옮겼다. 국적불명이 돼버려 어수선한 인사동과 달리 조용한 풍치 덕분에 청와대 주변길이 새로운 미술명소가 될 거라는 기대가 크다. 갤러리 상은 30일까지 재개관 기념전 ‘폭풍(Storm)’전을 연다. 갤러리 상이 인사동 시절부터 인연이 깊은 중견작가 6명과 신예 2명의 작품으로 채워졌다. 컴퓨터를 회화와 입체물에 접목시킨 양만기, 들풀을 소재로 자연의 소박함을 전하는 이강화, 나무 패널 위에 유화물감으로 극사실화를 그리는 이목을, 팥과 녹두 알갱이를 캔버스에 하나하나 그리는 정정엽, 한지에 먹으로 추상화면을 만드는 한은선 등이 작품을 내놨다.(02)730-0030.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Metro&Local] 청계천서 매일밤 ‘레이저 쇼’

    [Metro&Local] 청계천서 매일밤 ‘레이저 쇼’

    청계천에서 화려한 레이저쇼가 펼쳐진다. 서울시는 청계천을 찾는 시민들에게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다음달 15일부터 광교 상·하류에서 레이저쇼를 선보인다고 9일 밝혔다. 레이저쇼는 광교 상류의 터널 분수, 스크린 분수를 활용해 다양한 형태의 이미지를 연출하는 ‘디지털 캔버스’와 광교 하류의 옹벽을 스크린으로 이용해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변화하는 영상물을 상영하는 ‘디지털 가든’으로 구성된다. 레이저쇼는 매일 저녁 7시부터 1시간 단위로 25분씩, 세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정거장]버스 정거장 벽화에 ‘좋은 세상’이

    [정거장]버스 정거장 벽화에 ‘좋은 세상’이

    ‘좋은 세상’이란 무엇일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철학자와 예술가들이 자신의 사상과 작품을 통해 도달하고자 했던 고지는 ‘좋은 세상’이었다. 좋은 세상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모든 사람의 대답이 똑같지는 않겠으나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같을 것이다. ‘행복’. 그리고 행복은 소통과 이해를 전제할 때 비로소 얻어지는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여기, 버스 정거장에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소통과 이해를 실천하는 이들이 있다. 우연히 찾은 시골 버스 정거장에 멋들어진 벽화가 그려져 있다면 이 사람들을 생각하자. 좋은 세상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이미 좋은 세상이라고 대답하는 이 젊은이들을. 한 청년의 비운에서 시작된 ‘좋은 세상 만들기’ 한 청년이 시골 버스 정거장에 앉아 있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뵙고 오는 길, 납골당 옆에 자리한 살풍경한 정거장은 청년의 마음과 꼭 닮아 있다. 식물인간으로 지내다 끝내 세상을 등진 아버지, 삶의 이정표를 잃고 방황하는 자신…. 캄캄하게만 여겨지는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자 삭막한 정거장이 제 모습인 것 같아 더욱 씁쓸해진다. 며칠 후 거센 장맛비를 맞아가며 다시 정거장을 찾은 청년, 세 명의 후배를 대동하고 페인트 통까지 들고 있다. 네 사람은 빗물을 받아 붓을 빨고 을씨년스러운 콘크리트 벽에 그림을 그린다.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길이 환하면 내 마음도 조금은 밝아지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낙담에 빠져 있던 청년이 기분 전환처럼 그린 그림. 그것이 ‘좋은 세상 만들기’와 이 단체의 대표 프로젝트인 ‘시골 버스 정거장 그림 그리기’의 첫 발자국이었다. 아버지의 투병 당시, 정수 대표는 대학에서 한국화를 전공하는 미술학도였다. 하지만 복학은 엄두도 낼 수 없었던 그때, 그는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해야 하는 일만 했다. 택시를 몰고 배를 탔다. 지방을 떠돌며 막노동판을 전전한 것도 수개월. 그러던 어느 날 선배의 벽화 아르바이트를 도와주러 간 것을 계기로 그는 본격적으로 그 일에 매달렸다. 잘 할 수 있는 일, 좋아하는 일을 하니 능률이 오르고 열의가 생겼다. 다행히 수익도 늘어나 병원비를 충당하는 게 이전보다 수월했다. 그 과정에서 정수 대표는 100호짜리 황금비율 화선지보다 제한되지 않은 공간에 그림을 그리는 것에 더 큰 매력을 느꼈다. “화실이 아닌 현장에서 작업하는 것, 소수의 관람객이 아닌 다수의 시민과 공유하는 것, 그런 이유 때문에 벽화에 끌렸어요.” 벽화에 빠진 한 청년이 심란한 마음으로 을씨년스러운 버스 정거장을 바라보던 그때, 이미 ‘좋은 세상’은 시작되었는지 모른다. 누군가의 소망이 모두의 현실이 되다 첫 작업을 마친 후 건너편 정거장에 두 번째 작업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어린 왕자였다. 그런데 지나가던 할아버지가 그림을 보더니 왜 젊은 놈이 머리를 노랗게 염색했느냐, 칼은 또 왜 들고 있느냐며 의아해하더란다. “그때 깨달았죠, 공공미술은 일방적이어선 안 된다는 것을요. 관람자의 이해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자료조사가 선행되어야 하겠더라고요. 세 번째 작업부터는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동네를 이해하는 과정을 거쳐서 마을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는 벽화를 그리려고 노력했어요.” 버스 정거장은 우연히 선택된 캔버스였다. 하지만 작업량이 늘어나면서 왜 정거장이냐는 물음에 필연적인 답변을 찾아낼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북적대는 도시 정거장과 달리 마을 입구에 고즈넉하게 서 있는 시골 정거장. 버스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면 아무도 적막한 그곳에서 시간 보내지 않는다. 배차 간격이 길고 찾는 사람도 많지 않은 그곳은 어떤 의미에서 소외된 공간이다. ‘좋은 세상 만들기’ 회원들이 작업하는 동안 정거장에는 훈훈함이 넘친다. 자장면을 시켜주는 이장님, 수줍은 손길로 주전부리를 건네는 꼬마,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는 동네 아주머니…. 작업이 끝난 뒤에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완성된 벽화를 보고 미소를 짓기도 하고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왜 카페나 멋진 건축물이 아니라 시골 버스 정거장인가. 대답은 충분한 셈이다. 현재 다음카페 ‘좋은 세상 만들기’의 회원은 768명. 회원 수가 수만 명에 육박하는 대규모 카페에 비하면 소소하지만 사회봉사의 성격을 가진 카페에 자발적으로 모여든 회원들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만만치 않은 숫자다. 회원만 늘어난 게 아니라 후원자도 생겼다. ‘좋은 세상 만들기’의 발이 되길 바란다며 스타렉스 승합차를 사주신 분, 재료비를 지원해 주신 분, 다달이 정기적인 후원금을 보내주시는 분, 그들이 있어 좋은 세상은 각자의 머릿속에 머무는 데 그치지 않고 모두의 현실이 된다. 후원자들이 보내는 건 단순한 물질이 아니다. 세상을 넘어보라는 한 후원자의 격려처럼,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이들에게 보내는 박수인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좋은 일, 좋은 사람들만 있으랴. 작업해 놓은 정거장을 다시 찾았는데 낙서가 되어 있거나 심지어 욕설이 쓰여 있을 때 회원들은 힘이 빠진다. 그래서 보이는 후원자들만큼이나 보이지 않는 후원자들이 고맙다. “한 번은 작업을 하는데 지나던 차가 끽 소리를 내면서 정차하더니 후진해서 오더라고요. 웬일인가 했더니 트렁크에 있던 홍시를 한 가득 주시면서 마음으로나마 열심히 후원하고 있다고, 힘내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또 언젠가는 작업을 마치고 돌아가는데 한 아주머니께서 우리 마을에는 언제 오냐고, 기다리고 있다고 그러시고요. 그뿐만이 아니에요. 어떤 마을은 작업을 마치고 가보니 페인트가 안 말랐다고, 누군가 새끼줄로 입구를 막고 박스를 푯말 삼아 ‘출입금지’라고 써놓았더라고요. 얼마나 힘이 솟았는지 몰라요.” 일방통행에서 쌍방통행으로 밝은 마음으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뵈러가고자 했던 한 청년의 소망은 이처럼 뜻있는 사람들의 참여와 응원으로 인해 공공미술을 통한 사회 공헌이 되었다. “초기에는 마을의 특질을 반영한 그림을 그렸는데 시간이 지나자 소재의 한계가 느껴지더라고요. 농악, 씨름, 특산물…. 너무 천편일률적이다 싶었죠. 그때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향유자에게 끌려 다니는 단계를 넘어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그것이 미술의 본질적인 기능이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작품을 감상하고 사유할 수 있다면 그곳을 단순한 정거장이라 할 수 있을까. 벽화가 완성된 순간 정거장은 더 이상 지루한 기다림의 장소도, 스쳐 지나가는 공간도 아니다. 그러고 보면 예술도, 사유도 멀리 있지 않다. 삭막한 회색 콘크리트 벽, 낙서와 오물로 더럽혀진 그곳에 오늘도 작품 하나 탄생했다. 창작자의 메시지와 향유자의 공감대가 쌍방통행 하는 곳. 화가가 질문을 던지면 관람객이 나름의 대답을 던져놓는 곳. 그래서 ‘좋은 세상 만들기’가 꾸민 시골의 버스 정거장은 광고가 부착된 유리칸막이를 설비한 도시의 버스 정거장보다 아름답다. 글·사진 하재영 소설가 좋은 세상 만들기       월간 <삶과꿈> 2008년 10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이주헌의 캔버스 세상] 영원에서 찰나를 되살려내다

    [이주헌의 캔버스 세상] 영원에서 찰나를 되살려내다

    인간의 가장 큰 욕망 가운데 하나는 시간을 붙들어 매는 것이다. 인간은 죽기를 원하지 않는다. 늙기를 원하지 않는다. 젊은 날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채 그대로 머물러 있기를 원한다. 단단한 돌과 청동으로 젊고 아름다운 육체를 만들어 조각이라 부르며 감상하는 관습이 생겨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조각가를 “계속 살아있게끔 하는 자”로 불렀다고 하니, 조각에 깃든 우리의 불멸을 향한 욕구를 짐작할 수 있다. 고명근은 그 조각을 다시 필멸의 대상으로 불러내는 작업을 하는 작가다. 김종영 미술관이 매년 두 사람씩 선별해 선보이는 ‘오늘의 작가’전 대상 작가로 초대된 그는 이번 전시(12월4일까지)에 신체와 빌딩, 자연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출품했다. 신체를 주제로 한 그의 작품은 대부분 서양 고전 조각을 소재로 한 것이다. 구미 유수의 미술관에서 누드 조각들을 촬영해 이를 투명한 필름에 인화하고 그것들로 입방체 등 기하학꼴의 모뉴멘트를 만들었다. 필름에 맺힌 이미지는 왠지 찰나와 순간의 산물처럼 느껴진다. 스냅 사진이 주는 느낌은 아무래도 영원보다 찰나에 가깝다. 피사체가 단단한 조각상이라도 그렇다. 게다가 투명한 필름 위에 상이 얹히고, 그게 여러 면에 걸쳐 존재하다 보니 서로 겹쳐 보이는 게 마치 환영 혹은 허상 같다. 단단하고 묵직한 조각이 어쩌면 이렇게 구름 같은, 금세 사라질 것 같은 이미지로 변할 수 있을까. 영원으로부터 찰나를 되살려낸 작가의 솜씨가 경이롭다. 고명근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은 것은, 그의 앵글이 포착해낸 인체들이 얼마나 감각적이고 관능적인지 돌이 아니라 실제 사람처럼 느껴진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피부 질감이나 몸 라인이 현실에 존재하는 미인의 그것으로 성큼 다가온다. 이 관능성은 원래 조각을 만든 이들조차 그 앞에 서면 놀랄 만큼 생생하다. 이런 탁월한 관능의 효과는 그의 작품에 다시 이슬 같은 유한성을 부여한다. 꽃이 아름다울수록 더 찰나적으로 느껴지는 것처럼 그의 이미지는 너무 관능적이어서 곧 사라지고 말 것 같다. 고명근이 조각처럼 단단한 인공물에서 영고성쇠의 유한성을 본 것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낡은 건축물을 촬영할 때부터 그는 시간의 흐름에 대해 깊이 사유하기 시작했다. 조각을 촬영하기 전 그는 퇴락한 건축물을 촬영해 그것으로 입방체를 만들거나 대칭 형태의 작품을 제작했다. 이번 전시에 함께 출품된 그 작품들로부터 무언가를 세워 영원불멸하고자 하는 인간과 그것을 무너뜨리려는 자연의 끝없는 갈등을 엿볼 수 있다. 작가가 영원을 추구하는 조각과 순간을 낚아채는 사진을 함께 전공한 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긴장의 묘사는 태생적으로 불가피한 것이었는지 모른다. (미술평론가)
  • ‘목신’의 새로운 분신이 부른다

    ‘목신’의 새로운 분신이 부른다

    중견 조각가 심문섭(65)은 1980년대 나무를 소재로 한 조각 ‘목신’ 시리즈로 국내 조각계를 주도했다. 그 이후 그는 국내에서보다는 해외에서 더 많이 이름을 알린 작가가 됐다.“이곳저곳 해외에서 무대를 열다 보니 정작 국내에 작품을 내놓을 기회가 드물었다.”는 작가다. 지난 2001년 경주 아트선재미술관에서 작품을 선보인 게 국내 마지막 전시였다. 고민 없는 예술이 어디 있을까. 어디에 있건 그의 조각현장에서도 고민이 멈춘 날은 없었다. 조각재료의 물성 탐구에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한창 대중적 인기를 모으던 ‘목신’ 연작에 매달릴 때 그의 머릿속에는 온통 소나무밖에 없었다. 순하고 부드러운 감성의 한국 소나무, 그 이상의 재료는 없었다.“최고의 소나무만 고집한 탓에 그때는 작품 하나에 집 한 채가 들어간다는 우스갯소리도 많이 했다.”는 작가다. 그렇게 천착했던 ‘목신’ 시리즈는 안타깝게도 욕심만큼 이어갈 수가 없었다. 소나무 재료를 더이상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자연스럽게 금속을 작품에 섞게 됐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메타포’ 시리즈다. 작가 스스로도 인정할 만큼 재료에 대한 까탈이 유난스럽다. 재료의 물성을 연구하는 데 작업의 초점을 두는 이유가 있다. 오브제는 그것 자체로 작품을 대변하는 몫이 있기 때문이다. 그의 최근 작품들이 아주 모처럼 서울에서 선을 보인다. 사간동 갤러리현대(02-734-6111)와 소격동 학고재(02-739-4937)에서 5일부터 25일까지 푸짐한 조각잔치를 벌인다. 서울에서 개인전을 갖기는 12년 만이다. 게다가 간판급 상업갤러리가 손잡고 한 작가의 개인전을 함께 연 적도 없었다. 경복궁 정문 맞은편께의 갤러리현대에서 사진작품을, 걸어서 5분쯤 떨어진 학고재에서는 최근 조각과 설치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 제목은 ‘프레젠테이션(The Presentation)’. 근작들은 물론이고 그동안의 다양한 시도들을 두루 보여준다. 옆으로 길게 누운 나무기둥 위로 대나무가 꽂혀 있고, 그 뒤로 하얀 캔버스가 배경처럼 붙어 있다. 낡은 식탁 한가운데에 투명 비닐관들이 솟아올라 에로틱한 느낌마저 주는가 하면, 폐기된 신문지 뭉치와 돌덩이를 한데 묶은 광섬유에선 반짝반짝 빛이 난다.“버려지는 존재가 인간의 손길을 거쳐 재탄생하는 의미를 담은 작품”이라고 작가는 설명했다. 이번 전시의 특기사항은 또 있다. 그로서는 처음으로 국내전을 통해 사진과 사진드로잉 작품을 보여 준다는 점이다. 지난해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옆의 팔레루아얄 공원에서 전시돼 화제가 됐던 작품이기도 하다. 카메라에 담은 자연 피사체를 인화해 다시 그 위에 먹으로 덧그린 사진드로잉이 독특하다. 작가는 작업실을 네 곳에나 두고 있을 만큼 작품 욕심이 많다. 한참 동안 거점으로 활약했던 파리, 고향 통영, 경기 덕소, 그의 집이 있는 서울 평창동.“어딜 가나 그 공간에 맞는 새로운 긴장이 생겨서 좋다.”는 작가는 “요즘엔 유년의 기억을 퍼올릴 수 있는 고향 통영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첫 그림전 여는 ‘낭만가객’ 최백호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첫 그림전 여는 ‘낭만가객’ 최백호

    가을엔 제발 떠나지 말란다. 왜? 낙엽이 지면 설움이 더하고, 가을비라도 우울히 내려버리면 내 마음 갈곳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차라리 하얀 겨울에 떠나는 것이 좋겠다고 신신 당부한다. 누가? 낭만가객 최백호(58)씨. 가을날이면 문득 생각나게 하는 그의 노래가 있다.‘가을엔 떠나지 말아요’라고 호소하는 ‘내마음 갈곳을 잃어’가 첫번째. 또 ‘첫사랑 그 소녀는 어디에서 나만큼 늙어가고 있을까.’라고 애절한 그리움이 담긴 ‘낭만에 대하여’가 두번째다. 중년의 가을남자들뿐만 아니라 중년여성들도 좋아한다. 특히 ‘낭만에 대하여’는 요즘의 젊은층에서도 애창된다.‘실연의 달콤함이야 있겠냐만은’이라는 노랫말처럼 시적인 정취가 물씬 풍기는 까닭이다. 여기에 애잔하게 들려오는 특유의 목소리는 쓸쓸한 가을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중년의 심정’을 잘도 버무려낸다. ●남북 분단 현실 그린 작품 ‘해바라기´ 이런 최씨가 깊어가는 가을을 맞아 이번에는 노래가 아닌 그림 전시회로 팬들과 만나고 있다.6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 첫 그림전을 통해 화가로 데뷔한 셈이다. 서울 중구 을지로6가에 위치한 국립의료원 미술관에서 최씨를 만났다. 장소가 이곳인 이유는 국립의료원측이 개원 50주년을 맞이해 의학박물관 및 미술관을 개관하면서 연예인 작가들을 초청,10월24일부터 11월21일까지 기획전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최씨를 비롯, 안성기·남궁옥분·김애경·강석우 등 연예인 9명이 참여하고 있다. 최씨는 ‘제부도’(1999년작·73×61㎝·캔버스 아크릴),‘해바라기’(2008년작·44×51.5㎝) 등 모두 7점의 풍경그림을 내걸었다. 전시실 안으로 들어서자 먼저 강렬한 색감의 ‘해바라기’가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한 줄기에 두 개의 꽃이 핀 것도 이상하지만, 그 꽃이 힘없이 밑으로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의아해하자 돌아오는 그의 대답이 그럴 듯했다. “해바라기는 대부분 한 줄기에서 하나의 꽃만 피우죠. 언젠가 대구 수성못 인근엘 간 적이 있었죠. 우연히 두 개의 꽃이 핀 해바라기를 보고 사진을 찍어두었다가 이번에 그림을 그리게 됐습니다.(가리키며)여기 꽃이 밑으로 서로 엇갈리게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은 남북 분단의 현실을 상징합니다. 남과 북이 서로 다르게 지난 60년동안 살다보니 지칠 대로 지쳐 있다고나 할까요.” 최씨의 설명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작가적 관찰력이 간단치 않음을 엿볼 수 있었다. 바로 옆에 걸린 ‘제부도’ 그림으로 시선을 옮겼다. 왼쪽 아래 구석에 두 개의 섬, 오른쪽으로 작은 섬이 물안개에 가려지듯 희미하게 그려져 있었다. ▶이 그림(제부도)에는 무슨 철학이 담겨져 있나요. “왼쪽에 있는 섬은 부부섬, 그리고 오른쪽에 있는 섬은 제 딸섬을 의미합니다. 딸애를 어릴 때 미국에 보내놓고 우리 부부가 그리워하는 모습이라고나 할까요.” 올해 24살된 그의 딸은 5살 때 미국의 친척집으로 갔단다. 현지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딸은 귀국한 뒤 아버지처럼 가수가 되려고 했으나 신곡 발표 직전에 연예인 자살사건을 접하면서 충격을 받고는 중도 포기했다. 이때 최씨는 딸을 위한 신곡 ‘우울한 날에 대한 준비’를 만들었다. 세상살이에서 잘 되는 일도 있고 안 되는 일도 있으니 항상 마음에 준비를 하라는 뜻에서다. 또 우울함 속에 아름다움도 있는 법이라며 노래로 딸의 용기를 북돋워주었다. 딸은 현재 영국에서 영화연출 공부를 하고 있다. ▶각 그림마다 나름대로의 메시지가 담겨 있어 아마추어 수준을 뛰어넘는 솜씨입니다. “아닙니다. 그냥 취미로 그려본 것인데 이곳 미술관장이 전시회에 참여해달라고 여러번 부탁을 해서 할 수 없이 이렇게…, 사실은 화가가 되고 싶어 미술대학에 응시했는데 떨어졌습니다. 때마침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게 되자 그걸 포기하고 군에 입대를 했지요.” ●내년 가을엔 풍경화 50여점 모아 개인전 ▶그룹전 형식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화가의 꿈을 펼쳐보이게 됐습니다. 앞으로 개인전 계획은 없는지요. “이왕 시작한 김에 개인전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내년 가을 풍경화 50점 정도를 모아 서울 인사동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가져보려고 합니다. 저는 앞으로 노래보다 그림을 그리고 수필을 쓰며 지내려고 해요. 여력이 있으면 영화 한편 만들고 싶기도 하고…” 그는 한때 영화를 찍기 위해 서울 충무로에 사무실까지 열었다가 돈만 5000만원 날렸다며 웃는다. 또 완성된 시나리오 3편이 있으며 두 편은 음악을 소재로, 나머지 한 편은 경기도 하남시 미사리의 카페촌을 소재로 했다고 귀띔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화가가 있는지요. “반 고흐의 밝고 화려한 색채를 좋아합니다. 그와 관련된 책과 그림도 많이 모았지요. 또 시간이 날 때마다 그림을 관람하러 인사동 갤러리에 자주 갑니다. 화가가 되고 싶었던 젊었을 때의 꿈도 생각나고…” 얘기를 듣고 있노라니 최씨 집안의 ‘예술적 끼’가 보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 영화, 시나리오, 대중음악 등의 장르를 넘나드는 최씨가 일단 그렇다. 또 1년 뒤에는 영국에서 유학 중인 딸이 영화감독으로 이름을 드러낼 예정이다. 최씨 부인은 대학에서 기악(콘트라베이스)을 전공했다.29살로 일찍 작고한 최씨 선친은 제2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색소폰을 아주 잘 불었다고 한다. 작고한 모친도 부산 일신여고를 나와 교편생활을 할 때 감동적인 시를 잘 썼다고 한다. 최씨는 자신이 부른 히트곡 대부분을 직접 작사했다. 이에 대해 “어머니의 끼를 물려받은 것 같다.”고 했다. 화제를 음악얘기로 돌렸다. ▶데뷔곡이자 히트곡인 ‘내마음 갈 곳을 잃어’에 나오는 내용 중 ‘가을엔 떠나지 말아요.’라는 대목이 있는데 무슨 사연이라도 있는지요. “제 나이 20살 때, 그러니까 가을날 10월15일에 어머니가 돌아가셨지요. 그때 슬픔이 너무 컸습니다. 가을에 떠난 어머니를 생각하며 노랫말을 썼지요. 제대후 최종혁 작곡가한테 노래가 될 것 같은지 물었더니 금방 곡을 붙여주시더군요.” ▶ ‘낭만에 대하여’에서 첫사랑 소녀가 나옵니다. “손도 한번 안 잡아본 그런 첫사랑이었죠. 노래가 나온 후 한번 만나 가볍게 식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잘 살고 있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영일만 친구’에 대해선 “친구인 울산MBC 편성부장이 영일만에 살았는데 49살 때 세상을 떠났다. 그 친구를 생각하며 노랫말을 만들었다.”고 회고했다.‘입영전야’는 자신의 입영 전날의 기분을 떠올리며 작사를 했단다. 그가 대중음악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군제대후 친구 매형의 소개로 부산 서면의 라이브카페 킹클럽에서 노래를 하면서였다. 당시 킹클럽은 송창식, 하수영, 이장희 등 기라성 같은 이들이 거쳐간 곳이었다. 최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기타를 쳤다. 그러던 어느날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로 유명한 하수영씨가 음반취입을 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의해 서울로 올라와서 서라벌레코드사에서 ‘내 마음 갈곳을 잃어’를 타이틀곡으로 첫 음반을 냈다. 이 곡이 대히트를 치면서 단박에 전성기를 맞는다. 그 무렵 ‘입양전야’ ‘그쟈’(77년) ‘영일만 친구’(78년) 등 수많은 히트곡들이 나왔다.1980년대는 개인적으로 슬럼프에 빠진다. 한때는 노래를 그만두려고 미국에서 잠시 지내기도 했다. ●26일 음악실연자협회 20주년 공연 총감독 그러다가 1990년대 초 다시 가요계에 복귀한 그는 ‘낭만에 대하여’ 등 의욕적으로 신곡과 앨범을 내면서 활동을 재개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우선 오는 26일 잠실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한국음악실연자협회 20주년 기념공연 총감독을 맡았다. 가수 송창식·인순이·박상민 등이 출연하고 클래식·국악이 한데 어울리는 큰 행사를 잘 마무리해야 한다.”고 했다. 여기에서 나오는 수익금은 생활이 어려운 원로선배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내년에는 그림 개인전을 갖는 일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최백호는 누구 ▲1950년 경남 기장 출생 ▲70년 부산항도고(현 가야고의 전신) 졸업 ▲72년 군 제대 ▲76년 ‘내마음 갈곳을 잃어’로 가요계 데뷔. 서라벌레코드사 전속/ci0000 ▲77년 MBC 10대가수상 ▲96년 KBS 가요대상 작사상(낭만에 대하여), 대한민국영상음반대상 본상(골든디스크부문) ▲2008년 3월 신곡 ‘우울한 날을 위한 준비’ 발표 ▲현재 SBS러브FM(매일 밤 10시5분∼12시) 진행 # 주요 대표곡 고독, 영일만 친구, 가을 편지,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남자에게, 낭만에 대하여, 입영전야 등 앨범 17집 발매
  • [이주헌의 캔버스 세상]이타적 본능 살린 윤석남의 ‘1025’

    [이주헌의 캔버스 세상]이타적 본능 살린 윤석남의 ‘1025’

    공감하는 능력은 귀한 능력이다. 다른 이가 내 마음을 자신의 것처럼 알아줄 때 우리는 큰 위로를 받는다. 스타로 정상에 올랐어도 내 마음을 알아주는 이가 없고 주위로부터 차가운 마음의 벽을 느끼면 심지어 목숨을 버리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타인의 심파(心波)에 주파수를 맞출 줄 아는 이는 귀인 중의 귀인이다. 윤석남은 귀인 예술가다. 그에게 예술은 다른 이와 소통하고 공감하기 위한 마당이다. 그 마당에서 그의 센서는 항상 소외되고 버려진 영혼들을 향한다. 가부장 문화에 억눌려온 옛 한국의 어머니들로부터 물질적으로는 풍요하나 정신적으로 고달픈 중산층 주부들까지 윤석남이 지금껏 다뤄온 주제는 여성에게 주어진 부당한 삶이었다. 아르코 미술관에서 열리는 개인전 ‘1025; 사람과 사람 없이’(새달 9일까지)도 부당한 삶에 주파수를 맞춘 전시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는 대상이 사람이 아니라 동물이다. 바로 유기견이다. 아르코 미술관의 전시장 두 곳을 가득 메우고 있는 개들은 윤석남이 일일이 나무를 깎고 색을 칠해 만든 것이다. 모두 1025마리. 이 숫자는 버려진 개들을 거둬 키우는 이애신 할머니의 집에서 확인한 유기견의 숫자다. 화가가 신문에서 이애신 할머니의 사연을 접한 것이 2003년. 직접 찾아가 그보다 두 살 위인 할머니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강아지들과도 은근한 눈빛을 맞췄다. 그와 눈을 마주한 개들 가운데는 늙고 병들어 버려진 놈들도 있었지만 예쁘고 건강함에도 키우기가 귀찮아 버려진 놈들도 있었다. 윤석남에게는 그 냉정하고 잔인한 유기 행위가 못내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그 뒤로 5년. 마침내 1025마리의 강아지가 그의 손을 통해 새롭게 탄생했다. 버려진 놈들을 한 마리 한 마리 쓰다듬듯 만들어냈다. 강아지들 가운데는 지치고 힘들어하는 표정을 짓는 놈도 있고, 생기발랄한 표정으로 주위를 살피는 놈도 있다. 1층 전시실의 어두운 조명 아래 흙바닥에 힘들게 몸을 누인 놈도 있고,2층 전시실의 환한 조명 아래 네 발로 굳건히 서서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하는 놈도 있다. 명암으로 대비되는 두 전시실처럼 삶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다. 우리 모두 행복과 불행을 두루 경험한다. 우리가 어렵고 힘들 때 누군가 손을 내밀어 주면 그 얼마나 고마운가. 윤석남은 그런 마음으로 강아지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를 보고 사람에 대한 연민마저 메마른 시대에 웬 동물에 대한 연민인가 하고 타박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동물에게 손을 내밀지 않는 사람은 사람에게도 손을 내밀지 않는다. 그가 누구든 아프고 지친 생명에게 손을 내미는 것은 우리의 본능이다. 그 본능마저 억누를 정도로 막강한 이기심이 판치는 세상이 무섭다. 반면에 이애신 할머니나 윤석남처럼 끝내 이타적 본능을 살리고 기리는 이들이 있어 또 반갑고 고맙다. (미술평론가)
  • [이주헌의 캔버스 세상] 날것의 영감 생생 ‘송호은 드로잉전’

    [이주헌의 캔버스 세상] 날것의 영감 생생 ‘송호은 드로잉전’

    드로잉이란 평면 위에 선으로 그린 그림을 말한다. 대체로 단색 재료로 선묘를 하는 경우가 많지만, 몇 가지 색이 더해져 페인팅에 가까운 채색화가 되는 경우도 간혹 있다. 드로잉의 미학은 서양보다 동양에서 더 중시되어왔다. 동양화는 태생적으로 드로잉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서양화와 달리 선묘를 중시하고 여백을 과감하게 살리는 전통에서 이를 알 수 있다. 물론 서양에서도 드로잉은 중요한 장르였다. 특히 르네상스에 이르러 드로잉은 천재 개념의 발달과 맞물려 새로운 주목을 받았다. 널리 알려져 있듯 천재예술가 개념은 르네상스의 소산이다. 르네상스 이전에는 천재예술가라는 관념이 희박했다. 중세에도 뛰어난 미술가들이 있었지만 사람들은 그들을 그저 장인으로 생각했을 뿐, 신이 특별한 창조 능력을 더해준 ‘선택된 자’로 보지 않았다. 그러나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같은 거장들이 등장하면서 예술가는 더 이상 단순한 장인이 아니라 천재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드로잉에 새삼 주목하게 된 것은, 그들의 천재성과 영감이 가장 신선하고 순수한 상태로 표현된 게 드로잉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중에 재고와 조탁의 과정을 거쳐 완성된 유화보다 날것의 아이디어와 영감이 충만한 드로잉이 신적 재능을 더 잘 드러내 보인다고 사람들은 생각했다. 그래서 이전에는 수집되지 않았던 미술가들의 드로잉이 이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수집되기 시작했다. 송호은의 드로잉전 ‘미술은 내공의 문제다’(소소갤러리,21일까지)는 이런 드로잉의 본질적인 재미가 충만한 전시다. 드로잉에만 매진해온 젊은 화가답게 그가 그리는 것은 ‘죽은 사물’이 아니라 ‘살아 있는 생각’이다. 끝없이 솟아나는 영감과 아이디어, 새롭게 다가오는 일상의 표정, 추억과 기대의 회로 사이를 돌아다니는 욕망과 꿈이 그의 펜 끝 혹은 붓 끝에서 생생한 이미지로 살아나온다. 같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그려도 유화로 그리면 시장에 몇 배 더 비싸게 내놓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오로지 드로잉에만 매달리고 있다. 주체할 수 없는 아이디어의 분출을 순발력 있게 따라가줄 수 있는 그림은 오로지 드로잉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는 연필, 목탄, 수채, 시트지, 디지털 매체 등 매우 다양한 재료를 동원한다. 주제도 무척 다채롭다. 어릴 때부터 유난했던 정리벽을 소재로 한 ‘나의 청소법’ 연작, 구호 문화를 패러디한 ‘이젠 저도 지쳤어요, 그만 할래요’, 중국에 가기 전에 상상으로 그린 ‘상상 속의 샹하이’ 연작, 환경과 생태에 관한 상념을 담은 ‘지구를 구하라’ 연작 등 주제와 소재의 한계가 없이 펼쳐지는 그의 드로잉을 보노라면 우리의 뇌가 갑자기 스트레칭을 하며 꿈틀대기 시작한다. 세상이 얼마나 흥미롭고 탐험하기 좋은 곳인가를 새삼 깨닫게 하는 그림들이기 때문이다. <미술평론가>
  • 벽돌들 ‘色’을 입다

    벽돌들 ‘色’을 입다

    왜 ‘벽돌’일까. 하고많은 소재들 중에서도 벽돌을 캔버스에 끌어들인 중견작가 김강용(58)에게 그 대답은 간단하다.“보는 사람의 눈에 벽돌로만 보일 뿐이지 그 안에는 소외, 삶의 흔적이 얼룩진 현대 도시의 내면이 깃들어 있다.” 진짜 벽돌보다 더 벽돌 같은 극사실화로 ‘벽돌 작가’라 불리는 그의 17번째 개인전이 새달 19일까지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이어진다. 전시작품은 ‘현실+상(Reality+Image)’ 시리즈 40여점. 캔버스에 접착제와 혼합한 모래를 붙이고 다시 그 위에 물감으로 육면체의 벽돌 모양을 그렸다. 그러나 3년 만의 전시에 작가는 전에 없이 색(色)을 입혔다. 이전에 흙빛으로 일관하던 작품들에 적색, 청색, 녹색, 분홍색 등을 새롭게 동원한 덕분에 화면이 몰라보게 튄다. 색벽돌이 들어갈 자리를 파낸 뒤 색깔모래를 채워 그리는 ‘상감기법’을 썼다. 작가의 새로운 변모를 발견할 수 있는 대목은 또 있다. 벽돌 무더기를 화면 전체에 빼곡히 채운 이전의 방식과 달리, 벽돌을 흐트러뜨리거나 군데군데 여백을 남기는 등의 조형적 시도가 돋보인다.(02)720-1020.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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