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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우경화 가속… 포르투갈 총선도 극우정당 약진

    유럽 우경화 가속… 포르투갈 총선도 극우정당 약진

    포르투갈 조기 총선에서 중도 우파가 집권 중도 좌파에 신승하며 8년 만에 정권 탈환에 성공했지만, 극우 포퓰리즘 정당 셰가(Chega)가 두 자릿수 지지율로 부상하며 과반 의석 확보에는 실패했다. 유럽 정치권의 우경화 흐름과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을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현지 언론은 포르투갈 의회 총선거 개표 결과 중도 우파 사회민주당(PSD)과 두 개의 소규모 보수 정당으로 구성된 민주동맹(AD)이 29.5%를 득표해 79석을 차지했고, 28.7% 득표율로 77석을 확보한 사회당을 0.8% 포인트 앞서 가까스로 이겼다고 보도했다. 2019년 4월 전직 축구해설가 출신 앙드레 벤투라가 창당한 셰가는 전체 230석 중 최소 48석을 확보하며 원내 제3당으로 우뚝 섰다. 이는 창당 첫해인 2019년 총선에서 1석, 2022년 총선에서 12석을 얻은 데 이어 세 번째 총선 만에 확실하게 성장했다. 셰가는 포르투갈어로 ‘이제 그만해’라는 뜻으로, 반이민과 반환경 등 유럽 극우의 정책을 추구해 왔다. 수십년간 정권을 번갈아 잡은 사회당과 사회민주당에서 이권과 권력형 비리가 잇따라 터지자 “사회당과 사회민주당의 포르투갈을 청소하겠다”고 나서면서 기성 정치권에 실망한 서민·청년층의 마음도 파고들었다. 50년 전 파시스트 독재 정권이 무너진 뒤 단 한 번도 사회당과 사회민주당 이외의 극우 정당에 의석을 내준 적 없는 포르투갈에서 극우 포퓰리즘 정당이 원내 제3당 지위에 오른 것은 전례 없는 일로 평가된다. 원내 제1정당이 단독 정부 구성이 가능한 과반 의석(115석) 확보에 실패해 셰가는 향후 정부 구성에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6월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극우 포퓰리즘의 물결이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월 6일부터 9일까지 4일간 유럽연합(EU) 27개국 24개 언어를 쓰는 4억명에 달하는 유권자가 720명의 대의원을 선출한다. 회원국의 인구수에 따라 최소 4명에서 최대 96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유럽의회 선거는 각국의 국내 정당에 투표를 하는 형식이지만, 초국적 정당 연합이 7개 정도 있다. EU 대외정책국은 지난 1월 보고서에서 반유럽·극우 성향의 포퓰리즘 세력이 최대 9개국(오스트리아, 벨기에, 체코, 프랑스, 헝가리, 이탈리아, 네덜란드, 폴란드, 슬로바키아)에서 최다 의석수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불가리아, 에스토니아 등에서도 극우 포퓰리즘 정당이 의원을 배출할 것으로 관측했다. 급진우파 정체성과 민주주의(ID)가 98석, 유럽 보수주의와 개혁주의(ECR)가 18석, 무소속 극우 포퓰리즘 정당(42석),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이끄는 피데스당의 12석을 합치면 전체 720석 중 180석(약 25%)을 차지하게 된다. 이는 EU를 출범시킨 주류 정치 세력이었던 중도보수 유럽인민당(EPP)과 중도좌파 사회민주당 진보동맹(S&D)보다 의석수가 많다.
  • “집권당 공약은 실천”… 한동훈, 청주서 ‘4년 전 전패’ 뒤집는다

    “집권당 공약은 실천”… 한동훈, 청주서 ‘4년 전 전패’ 뒤집는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직전 총선에서 4개 지역구를 모두 내줬던 충북 청주를 찾아 표심 공략에 나섰다. 전날 충남 천안에 이어 연이틀 충청권 유세에 나선 것으로 행정권을 갖춘 여당만 각종 지역 민원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청주시 상당구에 있는 육거리종합시장에서 상인들과 간담회를 가진 한 위원장은 “제가 다닌 학교가 청주 운호초등학교로, 어린 시절 대부분을 여기서 살아 청주를 좋아한다”며 인연을 강조했다. 이어 주차 문제, 화장실 문제 등 상인들의 민원에 대해 “우리는 대통령을 보유한 집권 여당으로, 확실하게 (해결)하겠다. 우리 당의 공약은 약속이 아니라 실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또 청주 지역의 승리를 발판으로 총선에서 승리하고 싶다는 기대를 내비쳤다. 그는 특정 정당에 치우치지 않는 충청권 표심이 대대로 굵직한 전국 선거의 승패를 갈랐던 점을 감안한 듯 “충청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이긴 적은 없었다”며 “충청은 ‘치우치지 않는 마음’으로 정확하게 정책, 당무를 꿰뚫어 보는 인식을 가진 곳이다. 우리가 딱 그 마음으로 좋은 정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간담회를 마친 한 위원장은 청주상당 지역구 공천이 확정된 정우택 의원을 비롯해 청주서원의 김진모, 청주흥덕의 김동원, 청주청원의 김수민 후보 등과 함께 시장을 돌아봤다. 수백 명의 인파가 시장에 몰렸고 한 위원장과 후보들이 시장 한복판에 마련된 단상에 올라 손을 흔들자 환호가 이어졌다. 한편에서는 일부 시민이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욕설을 하다 경호 요원에게 제지받았다. 한 위원장은 이날 당내 인사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총선을 앞두고 부적절한 발언이 나오지 않도록 더 주의해 달라”며 총선 앞 입단속에 나섰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3일 한 지역 행사에서 조선통감부 초대 통감이었던 이토 히로부미를 언급하며 “우리보다 먼저 인재를 키웠던 선례”라고 발언해 논란을 빚어서다.
  • 조국, “원내 제3당 되자”면서도 “민주당과 연합 노력”

    조국, “원내 제3당 되자”면서도 “민주당과 연합 노력”

    ‘조국신당’(가칭) 창당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5일 원내 제3당 목표를 제시했고, 더불어민주당과의 연합 의사도 피력했다. 반면, 민주당은 조 전 장관과 거리두기를 이어가고 있어 그의 신당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서울 동작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조국신당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선거를 앞두고 이합집산해 정체성이 불분명한 당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우리가 원내 제3당이 되어서 제대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는, 눈치 보지 않는 당당한 원내 제3당이 되자”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제3당 목표를 제시하면서도 “이번 총선에서 국민 여러분께서 지역구 외에 비례대표 선거도 민주당과 연합하라 하시면 그리 노력하겠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민주당 발목을 잡거나, 지지해주신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정당이 되지 않겠다”고도 말했다. 최근 민주당의 거리두기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위성정당 격인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을 추진하며 야권 소수세력과 함께 연석회의를 열고 있지만, 조국신당에는 선을 긋고 있다.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 추진단장인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지난 13일 “조 전 장관의 정치 참여나 독자적 창당은 국민의 승리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불필요한 논란과 갈등, 집요한 공격만 양산할 것”이라며 “설령 신당이 만들어지더라도 이번 총선 승리를 위한 선거연합의 대상으로 고려하기 어렵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과 관련해 “단합과 연대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역시 국민 눈높이”라고 했다. 조 전 장관은 출범식 뒤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다. 그는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지역구나 비례, ‘민주당과 어떤 관계를 형성할 것인지’, ‘신진보연합과 어떤 관계를 형성할 것인지’ 등은 국민 마음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며 “그 기준은 윤석열 정권을 어떻게 조기종식 시킬 것인가”라고 강조했다. 한편, 조 전 장관은 신당의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았다. 친문(친문재인) 검사로 분류되는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의 합류 가능성이 거론된다. 검사 윤리 강령 위반 등으로 징계가 청구된 이 연구위원은 전날 총선 출마 계획을 밝히며 조국신당과 관련해 “그 부분도 굉장히 중요한 선택지”라고 밝혔다.
  • “한동훈 효과” “명품백 분노”… 여야 1년 만에 1%P차 초접전

    “한동훈 효과” “명품백 분노”… 여야 1년 만에 1%P차 초접전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이후 여론이 우호적이다. 책임 있는 정부·여당이 일을 할 수 있도록 밀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의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해명에 대한 분노가 커지고 있다. 경제도 안 좋아 정부를 심판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다.”(더불어민주당) 총선을 불과 두 달도 남겨 놓지 않은 가운데 설 연휴 동안 민심을 청취한 여야가 12일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으며 ‘국정 안정론’과 ‘정권 심판론’으로 맞섰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4월 총선의 목표를 ‘입법 폭주 거야 심판’과 ‘운동권 세력 퇴출’로 잡고 “야당을 심판해 의회정치 복원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는 말씀이 많았다”고 했다. 반면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이 민생을 외면해 국민들은 답답해했다”며 “특히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한 분노가 컸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이 여야의 지역별 시도당 위원장(부위원장) 16명을 취재한 결과 여야 모두 경제 문제가 설 민심의 가장 큰 화두라는 점에는 공감했지만 이에 대한 원인과 처방에 대해선 상반된 민심을 전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양당 지지도 격차가 1년 만에 1% 포인트 이내로 좁혀지는 등 정국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리얼미터가 지난 7~8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국민의힘은 40.9%, 더불어민주당은 41.8%를 기록했다(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은 일주일 전 조사보다 1.1% 포인트 상승했고, 민주당은 3.4% 포인트 하락했다. 최대 승부처 수도권與, 메가시티·분도 파괴력 기대“국정운영 뒷받침 여론이 많아”野 “메가시티는 총선용 이벤트尹 대담에 부정적 인식 더 많아” ●수도권 수도권에서는 한 위원장에 대한 기대, 여당이 추진하는 메가시티와 경기도 분도 같은 생활권 재편이 얼마나 파괴력이 있을지가 관심사였다. 송석준 국민의힘 경기도당위원장은 “경제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지만 한 위원장이 열심히 하는 것에 대한 평이 좋다”며 “광역급행철도(GTX) 노선 확충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 파괴력 있는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김 여사 의혹에 대해 확실한 사과를 해야 했던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 부부의 법인카드 남용 등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여론도 많다”고 덧붙였다. 배준영 국민의힘 인천시당위원장도 “당정이 메가시티와 재건축·재개발 완화 등을 해내겠다고 시그널을 준 게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김선동 국민의힘 서울시당위원장은 “대통령이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지 않으면 큰일 난다는 위기의식이 많다”며 “윤 대통령보다 한 위원장 얘기가 많아 정권 심판론은 어림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서영석 민주당 경기도당 수석부위원장은 “경기도 분도 문제는 묵은 숙제 같은 것이라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분이 많아진 건 사실”이라면서도 “수도권 집중도 심각한데 메가시티로 서울 집중을 더 하겠다는 건 총선을 위한 이벤트에 지나지 않아 탄력을 받지 못한다”고 했다. 이어 “민생 경제가 어렵고 정부에 대한 불만이 가득 차 민주당이라도 잘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강조했다. 김교흥 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도 “국민의힘이 한 위원장의 개인 정치로 소폭의 상승효과를 본 것은 사실이나 김 여사 명품백 수수에 대한 윤 대통령의 해명이 부실했다는 부정적 민심이 높다”고 전했다. 캐스팅보트 충청“고물가 서민 고통에도 정쟁만” 정치권 전체 자숙 목소리 높아與 “측근 양지 출마 민심 악화”野 “尹부정평가 효과 흡수 못해” ●충청권 충청권에서는 엎치락뒤치락하는 지지율을 의식한 듯 고물가 등 경제 문제 해결과 정치권 전체의 자숙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홍문표 국민의힘 충남도당위원장은 “먹고사는 문제가 어렵다는 여론이 대다수이고 정치권 불신이 크다는 점을 느꼈다”며 “대통령 주변 인사들이 험지 대신 양지에 출마한다는 얘기가 이슈화되면서 천안이나 아산, 홍성 등의 여론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경계했다. 송아영 국민의힘 세종시당위원장은 “애호박 하나에 3000~4000원씩 하고, 장사하기도 힘들다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면서도 “민주당이 다수 의석으로 독재를 하기 때문에 의석을 균등하게 해 줘야 한다는 말씀도 많다”고 했다. 복기왕 민주당 충남도당위원장은 “경제가 너무 안 좋아졌고 코로나19 유행 때보다 상황이 안 좋다는 얘기와 함께 정치권이 국민들 먹을 것 걱정 대신 엉뚱한 것으로 싸운다는 우려를 많이 들었다”고 했다. 황운하 민주당 대전시당위원당도 “대통령이 서민의 먹고사는 것을 신경써야 하고, 정치하는 사람들이 모두 정신 차려야 한다는 비판을 많이 들었다”면서도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60%대인데 그에 비례해 민주당 지지율이 상승하지 않는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호남권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는 정권 심판론이 여전히 위력을 발휘했고 민주당을 탈당해 개혁신당에 합류한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한 반감도 거셌다. 이병훈 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은 “1997년 외환위기 때보다 더 힘들다는 지적이 많아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자는 정서가 엄청 강하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심판하려면 야당이 뭉쳐야 하는데 광주에서는 호남의 자존심 이낙연 대표가 탈당해 이준석 개혁신당에 합류한 것에 대해 분노는 물론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분이 많다”고 강조했다. 신정훈 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도 “윤 대통령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끝도 없이 공격하면서도 김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해선 거부권을 행사해 공평하지 않다는 여론이 강하다”고 했다. 반면 조배숙 국민의힘 전북도당위원장은 “‘묻지마 민주당 지지’ 민심이 우세하지만 한 위윈장이 온 뒤 신선하다는 평가와 함께 여성 유권자들을 중심으로 목욕탕 민심이 달라지고 있다”며 “지난해 잼버리 파행과 새만금 예산 삭감을 계기로 민주당이 호남에 해 준 게 뭐가 있느냐는 질타도 힘을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야 텃밭은 어떻게호남, 정권심판론 여전히 우세“이낙연·이준석 합당 반감 커져”영남, 韓에 대한 기대감 상당“이재명 구속 않느냐 분노도” ●영남권 국민의힘이 전통적으로 우세한 영남 지역에서는 한 위원장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했다. 다만 윤 대통령의 김 여사 명품백 수수 해명이 부산경남(PK) 바닥 민심에 얼마나 통할지는 불투명하다. 대구경북(TK) 민심에 대해 송언석 국민의힘 경북도당위원장은 “먹고살기 어려워 이번엔 설 대목 경기도 없다는 얘기가 많이 들리고, 사사건건 발목 잡는 야당에 대한 불만이 가장 크다”며 “특히 이 대표를 왜 구속하지 않느냐는 분노의 민심도 여전하다”고 했다. 반면 임미애 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은 “한 위원장이 뜬 것은 맞지만 고물가로 고통받는 서민 입장에선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며 “민주당에 대한 분위기가 과거보다 나아진 것 같지만 표심이 움직일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경남도당위원장은 PK 민심에 대해 “지역민은 유능하고 경제를 살릴 정부인지, 미래를 새롭게 이끌어 갈 정당인지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경남은 우주항공산업, 에너지, 기계 등 첨단산업 밀집지로 문재인 정부의 흑백논리식 탈원전에 직격탄을 맞았고, 누가 정쟁으로 우주항공청 설치를 방해했는지 알고 있다”고 민주당을 겨냥했다. 반면 서은숙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은 “체감물가 상승으로 먹고살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며 “윤 대통령의 김 여사 명품백 관련 해명과 관련해서는 PK 바닥 민심이 좋지 않다”고 했다.
  • 이준석, “연대해서 200석 만들자” 조국 제안에 “같이 할 생각 없다”

    이준석, “연대해서 200석 만들자” 조국 제안에 “같이 할 생각 없다”

    조국 전 법무장관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을 시사하자 이 대표는 2일 “조 전 장관과 정치적 행보를 같이 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조 전 장관이 정치적 움직임을 준비 중이신 걸로 전해듣고 있지만 개혁신당은 정치적 행보를 같이 할 계획은 없다”면서 “윤석열 정부에 꾸준히 진정성 있게 지적을 해온 개혁신당이 윤석열 정부에 실망한 시민들의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조 전 장관은 자신이 이끄는 정책 싱크탱크 ‘리셋코리아행동’ 세미나에서 “작은 진보정당, 심지어 이준석 신당도 윤석열 정부에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면서 “이준석 신당까지 다 모으면 (4월 총선에서 반윤석열 연대 진영 의석 수가) 200석이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반윤 정치세력들이 200석을 얻으면 4월 이후 윤석열 정권은 레임덕이 아니라 데드덕이 될 것이다. 데드덕이 되면 탄핵으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이 대표는 “민주당과 그 주변 정당이 200석을 확보하면 탄핵이다 뭐다 해서 대한민국이 정쟁에 휩싸일 것”이라면서 “그러나 개혁신당이 양당의 단독 과반을 견제하고 합리적 개혁의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게 되면 미래를 향한 생산성 있는 정치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 대학생 만난 韓 “장학금 확대”… 군장병 만난 李 “예비군 단축”

    대학생 만난 韓 “장학금 확대”… 군장병 만난 李 “예비군 단축”

    여야가 총선을 77일 앞둔 24일 청년층 표심을 잡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일선 군부대에서 사병을 위한 반값 휴대전화 요금과 ‘동원예비군 1년 단축’ 등의 공약을 내걸었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숭실대를 찾아 국가장학금 신청 기준 완화와 ‘1000원의 아침밥’ 확대 등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이날 경기 김포시의 해병 2사단 1여단에서 열린 군 장병들과의 간담회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치르는 헌신과 노력에 대해선 특별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민주당은 동원예비군 훈련 기간 1년 단축을 포함해 7개 공약을 발표했다. 핵심은 사병 처우 개선으로 기존 20%까지 가능했던 사병 통신요금을 50%까지 할인폭을 늘리겠다고 했다. 또 예비군의 동원훈련 기간은 주말을 껴서 3박 4일로 만들어 기존보다 하루를 늘리는 대신 기존 4년의 훈련 기간을 3년으로 단축하고 동원훈련비도 점차 인상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사병 포함해 군 장병이 수강하는 원격강좌 이러닝의 수강료를 기존 80%에서 100%까지 지원하고, 원격강좌·학점인증제 참여 대학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초급간부의 전월세 이자 지원을 확대하고, 20년 이상의 장기근속자에게 1인당 30만원 규모의 종합검진비도 지원하기로 했다. 이개호 정책위의장은 “약 1486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 국비 재정이고 통신요금은 방송통신발전기금에서 지원받아 조달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한 위원장과 유의동 정책위의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서울 동작구 숭실대에서 ‘함께하는 대학생의 미래’ 현장 간담회를 열어 대학생 100여명과 청년 정책을 주제로 이야기했다. 여당은 대학교 등록금 문제, 장학금, 주거 문제, 전반적인 학생 복지 등 이날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당정 협의를 통해 청년 정책을 조만간 발표한다. 지난 15일 출범한 총선정책 컨트롤타워 ‘공약개발본부’는 격차 해소를 키워드로 국가장학금 확대와 대학생 등록금 부담 완화 대책 등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료 환급과 무제한 이용 혜택을 담은 교통카드 제도도 언급됐다. 한 위원장은 “완성된 공약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현실 가능성이 있는 예산과 행정 범위 내에서 노력을 보여 드릴 기회를 가지겠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또 “과거 고도성장기는 지금의 대학생보다 덜 노력하고 더 많이 얻을 수 있는 시대였다. 영원히 계속될 것 같았던 고도성장기가 끝난 지금 청년 여러분에게 죄송한 마음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운동권 정치인들은 제게 죄송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하지만 그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은 전혀 없다”고도 했다. 여야가 이번 총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되는 청년 공약을 앞다퉈 내놓고 있지만, 보다 거시적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동수 정치평론가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청년들과 간담회를 가진다거나 군부대를 격려 방문하고, 미시적인 생활 정책을 내놓는 건 이미 십수 년 전부터 계속해 온 방식”이라며 “연금, 기업지배구조, 부동산 등 청년들이 직면한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건드려야 청년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군 장병 만난 野 “예비군 단축”…대학생 만난 與 “장학금 확대”

    군 장병 만난 野 “예비군 단축”…대학생 만난 與 “장학금 확대”

    여야가 총선을 77일 앞둔 24일 청년층 표심을 잡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일선 군부대에서 사병을 위한 반값 휴대전화 요금과 ‘동원예비군 1년 단축’ 등의 공약을 내걸었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숭실대를 찾아 국가장학금 신청 기준 완화와 ‘1000원의 아침밥’ 확대 등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이날 경기 김포시의 해병 2사단 1여단에서 열린 군 장병들과의 간담회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치르는 헌신과 노력에 대해선 특별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민주당은 동원예비군 훈련기간 1년 단축을 포함해 7개 공약을 발표했다. 핵심은 사병 처우개선으로 기존 20%까지 가능했던 사병 통신요금을 50%까지 할인 폭을 늘리겠다고 했다. 또 예비군의 동원훈련 기간은 주말을 껴서 3박 4일로 만들어 기존보다 하루를 늘리는 대신, 기존 4년의 훈련 기간을 3년으로 단축하고 동원훈련비도 점차 인상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사병 포함 군 장병이 수강하는 원격강좌 e-러닝의 수강료를 기존 80%에서 100%까지 지원하고, 원격 강좌·학점인증제 참여 대학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초급간부의 전월세 이자 지원을 확대하고, 20년 이상의 장기근속자에게 1인당 30만원 규모의 종합검진비도 지원하기로 했다. 이개호 정책위의장은 “약 1486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 국비 재정이고 통신요금은 방송통신발전기금에서 지원받아 조달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같은 날 한 위원장과 유의동 정책위의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서울 동작구 숭실대에서 ‘함께하는 대학생의 미래’ 현장간담회를 열어 대학생 100여명과 청년 정책을 주제로 이야기했다. 여당은 대학교 등록금 문제, 장학금, 주거 문제, 전반적인 학생 복지 등 이날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당정 협의를 통해 청년 정책을 조만간 발표한다. 지난 15일 출범한 총선정책 컨트롤타워 ‘공약개발본부’는 격차 해소를 키워드로 국가장학금 확대와 대학생 등록금 부담 완화 대책 등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료 환급과 무제한 이용 혜택을 담은 교통카드 제도도 언급됐다. 한 위원장은 “완성된 공약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현실 가능성이 있는 예산과 행정 범위 내에서 노력을 보여드릴 기회를 가지겠다”고 설명했다. 한 위원장은 또 “과거 고도성장기에는 지금의 대학생보다 덜 노력하고 더 많이 얻을 수 있는 시대였다. 영원히 계속될 것 같았던 고도성장기가 끝난 지금 청년 여러분에게 죄송한 마음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운동권 정치인들은 제게 죄송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하지만 그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은 전혀 없다”고도 했다. 여야가 이번 총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되는 청년 공약을 앞다퉈 내놓고 있지만, 보다 거시적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동수 정치평론가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청년들과 간담회를 가진다거나 군부대를 격려 방문하고, 미시적인 생활 정책을 내놓는 건 이미 십수 년 전부터 계속해 온 방식”이라며 “연금, 기업지배구조, 부동산 등 청년들이 직면한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건드려야 청년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여소야대 만든 ‘먹고사니즘’… 라이칭더 앞길은 ‘가시밭길’

    여소야대 만든 ‘먹고사니즘’… 라이칭더 앞길은 ‘가시밭길’

    113석 중 51석 그쳐 과반 의석 실패52석 국민당·8석 민중당 협조 필수커원저 돌풍 민중당 ‘캐스팅보트’민생 파고들며 2030 표심 기울여“대만 평화, 美 대선이 변수” 전망도 총통직은 민주진보당, 의회 다수당은 국민당이 차지한 이번 대만 선거 결과를 두고 대만인들이 ‘친미’의 길을 택하면서도 ‘중도’의 묘를 잃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제3세력으로 전체 의석 113석인 의회에서 정원의 7%에 해당하는 8석을 차지한 민중당의 선전이 눈에 띈다. 커원저(65) 민중당 대선 후보는 26.4%의 지지를 받았는데 후보 단일화를 시도했다가 실패한 국민당 허우유이(67) 후보의 표까지 합하면 두 야당의 득표수는 라이칭더(65) 당선인보다 270만여표가 많다. 이번 선거에서는 또 대만 정치 역사상 두 번째로 야당이 의회를 장악해 2000~2008년 민진당 천수이볜 전 총통 집권 시기와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비밀자금 횡령 및 세탁 혐의로 구속됐다가 가석방된 천 전 총통 시기에는 의회에서 ‘살벌한 분쟁’이 벌어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다. 민진당도 12년 집권을 하게 됐지만 야당의 협조 없이는 새로운 정책을 구사할 수 있는 여지가 매우 적다. 총통 직선제 이후 여덟 번째로 치러진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72%로 역대 두 번째로 낮았다. 대만 유권자들은 ‘민주주의냐 독재냐’ 또는 ‘전쟁이냐 평화냐’를 내세운 기존 양대 정당보다는 ‘먹고사는 문제’를 내세우며 민생에 집중한 제3세력에 관심을 기울였다.특히 커 민중당 후보는 2000년 5석이었던 의회 의석 숫자를 8석으로 늘리며 확실한 존재감을 갖게 됐다. 거대 양당인 국민당의 의석 숫자는 52석, 민진당은 51석으로 113석 정원인 의회에서 어느 당도 과반수를 갖지 못해 민중당의 ‘캐스팅보트’가 막강한 힘을 발휘하게 됐다. 수십년간 이어진 양당 체제를 깨뜨린 ‘민중당 파워’의 배경은 2030 청년층으로 꼽힌다. 중국인이 아닌 대만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대만 독립보다는 현상 유지를 원하는 젊은이들은 의사 출신으로 소셜미디어(SNS)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커 후보에게 관심을 돌렸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가장 원하지 않는 후보의 당선에 오는 5월 20일 신임 총통 취임식 전까지 중국이 상징적인 군사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라이 당선인이 선거 기간 대중 관계에서 차이잉원 총통의 온건 노선을 따르겠다고 했지만 중국공산당을 안심시키진 못했다고 봤다. 그가 유세 도중 “대만 총통이 미 백악관에 입성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해 논란을 낳은 만큼 미국도 라이 당선인의 취임 연설에서 돌발 발언이 나올까 봐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라이 당선인은 자신을 ‘위험한 분리주의자’라고 비난하는 중국의 분노에 대처하는 역대 가장 힘든 임무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이번 선거보다는 오히려 미국 대선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성균중국연구소는 “미국은 대만 문제의 국제화를 통해 중국공산당의 도덕성과 폭력성을 공략하며 도덕적 우위를 점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면서 “민진당의 승리로 시진핑 지도부는 국내 여론을 의식해 대만에 강력한 보복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안(중국과 대만)의 위기는 미중 관계에서 파생하는 것으로 대만해협의 평화를 뒤흔들 가장 큰 변수는 11월 미국 대선이라고 지적했다.
  • 美 택한 대만… 세계의 눈 中항모 향한다

    美 택한 대만… 세계의 눈 中항모 향한다

    민진당 재집권 “민주진영 첫 승리”바이든 “대만 독립 지지 안 한다” 中 “중국의 대만” 강한 불만 표출中무력시위 우려… 美中 긴장 고조5월 20일 총통 취임식까지 100여일 양안 갈등 고비 ‘미중 대리전’이란 평가를 받는 대만 대선에서 친미·대만 독립 성향의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65) 후보가 승리했다. 대선 직전까지 경제제재와 군사적 위협 등으로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했던 중국 정부에 굴하지 않고 대만 국민이 ‘반(反)중국’의 길을 선택한 셈이다. 그러나 대선 이후 대만과 미국이 밀착을 가속화할수록 중국의 경제·군사적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동북아를 비롯한 세계 안보와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라이 당선인은 지난 13일 밤 승리가 확정되자 “‘2024년 지구촌 선거의 해’에 전 세계가 가장 주목하는 첫 번째 선거에서 대만이 민주 진영의 첫 번째 승리를 가져왔다”며 “중국의 공격과 위협에서 대만을 지킬 결의가 있다”고 다짐했다. 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총 1만 7795곳에서 진행된 투표에서 라이 총통·샤오메이친(53) 부총통 후보가 558만 6000표(40.05%)를 얻어 당선됐다. 친중 성향의 제1야당인 국민당 허우유이(67) 총통·자오사오캉(74) 부총통 후보는 467만 1000표(33.49%)를, 중도 성향인 민중당의 커원저(65) 총통·우신잉(46) 부총통 후보는 369만표(26.46%)를 받았다. 이번 승리로 민진당은 1996년 총통 직선제 실시 이후 처음으로 ‘12년 집권’을 이뤄 냈다. 직선제 도입 후 민진당과 국민당이 교차 집권하다 2016년 차이잉원이 총통에 오른 이후 재선을 거쳐 또다시 정권을 잡았다. 다만 라이 당선인의 득표율은 2020년 대선에서 차이잉원 총통이 얻은 득표율(57.13%)에는 한참 못 미친다. 대선과 함께 실시된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민진당은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다. 민진당은 이번 총선에서 113석 중 51석을 확보하는 데 그쳐 국민당(52석)에 원내 제1당의 지위를 내줬다. 대선 전 여론조사에서 20% 안팎의 지지율을 얻은 민중당의 커 후보가 득표율 26%를 달성하고 의회에선 8석을 차지하면서 캐스팅보트를 쥐는 성과를 얻었다. 오는 5월 20일 취임하는 라이칭더호의 앞날이 ‘가시밭길’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번 선거가 역대 어느 대선보다 치열했던 데는 중국의 선거 개입이 효과를 거뒀다고 볼 수밖에 없다. 선거 두 달 전부터 지자체장들을 본토로 불러들이고 두 군함과 전투기, 정찰풍선 등을 동원해 무력 압박 엄포를 놨다. 무관세 혜택 철폐 등 경제적 압박까지 가하자 불안감이 ‘친중’ 표심으로 단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직전 결과를 보면 라이 후보가 32~38%, 허우 후보가 27~35%의 지지율을 보이면서 승리를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다 선거 사흘 전 국민당 마잉주 전 총통이 해외 매체와 인터뷰하며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에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믿어야 한다고 발언해 중도 표심을 흔들었다. 허우 후보는 ‘친시진핑’ 파문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해 진화에 나섰지만 중국 압박을 경계한 중도층 유권자들을 자극해 표심이 민진당으로 옮겨갔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민진당 승리의 가장 결정적 요인은 지난해 11월 야권이 승부수로 띄웠던 야권 후보 단일화가 무산된 점이 꼽힌다. 민생을 강조하면서 대만 2030 유권자의 지지를 받았던 커 후보가 26%를 득표한 것을 보면 단일 후보를 냈다면 국민당과 민중당의 연합 정권이 탄생했을 수도 있다. 대만 선거를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펼친 미국과 중국은 일단 정부 차원에서 서로를 자극하는 발언은 삼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킨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라이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한다”며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자신감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의 대만 주재 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는 이날 스티븐 해들리 전 국가안보보좌관,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국무부 부장관이 대만을 찾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분리주의자’ 라이 당선인의 승리에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미 국무부 성명에 “중국 대만 지역 선거에 성명을 발표한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 위반”이라며 항의의 뜻을 드러냈다. 전날에는 속보를 중요하게 다루는 인터넷 뉴스조차 대만 선거 결과를 보도하지 않다가 당국의 논평이 나오자 단신으로 짤막하게 서너 줄로만 보도했다. 중국 언론은 민진당의 승리에 사실상 침묵한 셈이다.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SNS) 웨이보는 관련 법과 규정, 정책을 내세워 대만 선거 관련 게시물을 차단했다. 비교적 잠잠한 미중 반응과 달리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새 총통 취임식까지 대만에 대한 중국의 압박이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중국이 군사훈련 등을 명분으로 대규모 무력시위에 나서거나 특정 제품 수입 중단 같은 강력한 경제제재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켄턴 티보 애틀랜틱카운슬 디지털포렌식연구소 중국 선임연구원은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경제적 강압, 안보 영역 긴장 고조, 미국과 민진당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불안정하게 한다는 서사로 전략적 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관측했다.
  • 美 택한 대만… 세계의 눈 中항모 향한다

    美 택한 대만… 세계의 눈 中항모 향한다

    민진당 재집권 “민주진영 첫 승리”바이든 “대만 독립 지지 안 한다” 中 “중국의 대만” 강한 불만 표출中무력시위 우려… 美中 긴장 고조5월 20일 총통 취임식까지 100여일 양안 갈등 고비 ‘미중 대리전’이란 평가를 받는 대만 대선에서 친미·대만 독립 성향의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65) 후보가 승리했다. 대선 직전까지 경제 제재와 군사적 위협 등으로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했던 중국 정부에 굴하지 않고 대만 국민이 ‘반(反)중국’의 길을 선택한 셈이다. 그러나 대선 이후 대만과 미국이 밀착을 가속화할수록 중국의 경제·군사적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동북아를 비롯한 세계 안보와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라이 당선인은 지난 13일 밤 승리가 확정되자 “‘2024년 지구촌 선거의 해’에 전 세계가 가장 주목하는 첫 번째 선거에서 대만이 민주 진영의 첫 번째 승리를 가져왔다”면서 “중국의 공격과 위협에 대만을 지킬 결의가 있다”고 다짐했다. 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총 1만 7795곳에서 진행된 투표에서 라이 총통·샤오메이친(53) 부총통 후보가 558만 6000표(40.05%)를 얻어 당선됐다. 친중 성향의 제1야당인 국민당 허우유이(67) 총통·자오사오캉(74) 부총통 후보는 467만 1000표(33.49%)를, 중도 성향인 민중당의 커원저(65) 총통·우신잉(46) 부총통 후보는 369만표(26.46%)를 받았다. 이번 승리로 민진당은 1996년 총통 직선제 실시 이후 처음으로 ‘12년 집권’을 이뤄 냈다. 직선제 도입 후 민진당과 국민당이 교차 집권하다 2016년 차이잉원이 총통에 오른 이후 재선을 거쳐 또다시 정권을 잡았다. 다만 라이 당선인의 득표율은 2020년 대선에서 차이잉원 총통이 얻은 득표율(57.13%)에는 한참 못 미친다. 대선과 함께 실시된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민진당은 과반석을 확보하지 못했다. 민진당은 이번 총선에서 113석 중 51석을 확보하는 데 그쳐 국민당(52석)에 원내 제1당의 지위를 내줬다. 대선 전 여론조사에서 20% 안팎의 지지율을 얻은 민중당의 커 후보가 득표율 26%를 달성하고, 의회에선 8석을 차지하면서 캐스팅보트를 쥐는 성과를 얻었다. 오는 5월 20일 취임하는 라이칭더호의 앞날이 ‘가시밭길’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번 선거가 역대 어느 대선보다 치열한 접전을 벌인 데는 중국의 선거 개입이 효과를 봤다고 볼 수밖에 없다. 선거 두 달 전부터 지자체장들을 본토로 불러들이고 두 군함과 전투기, 정찰풍선 등을 동원한 무력 압박 엄포를 놨다. 무관세 혜택 철폐 등 경제적 압박도 끼워 넣었다. 선거 사흘 전 국민당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이 해외 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에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믿어야 한다고 발언한 것도 논란을 자초했다. 민진당을 지지하지 않지만 중국 압박을 경계하는 중도층 유권자들을 자극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1949년 중국 공산당과의 싸움인 국공내전에서 패배한 국민당이 대만 섬으로 정부를 이전했을 때 태어난 이들의 나이가 어느덧 75살이다. 대만인들은 그들만의 정체성을 확립했고 친중 후보 당선을 위한 중국의 정보전은 먹히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물론 민진당 승리의 가장 결정적 요인은 지난해 11월 야권이 승부수로 띄웠던 야권 후보 단일화가 무산된 점이 꼽힌다. 민생을 강조하면서 대만 2030유권자의 지지를 받았던 커 후보가 26%를 득표한 것을 보면 단일 후보를 냈다면 국민당과 민중당의 연합 정권이 탄생했을 수도 있다. 대만 선거를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펼친 미국과 중국은 일단 정부 차원에서 서로를 자극하는 발언은 삼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킨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라이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한다”며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자신감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의 대만 주재 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는 이날 스티븐 해들리 전 국가안보보좌관,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국무부 부장관이 비공식 방문차 대만을 찾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분리주의자’ 라이 당선인의 승리에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미 국무부 성명에 “중국 대만 지역 선거에 성명을 발표한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 위반”이라며 항의의 뜻을 드러냈다. 전날에는 속보를 중요하게 다루는 인터넷 뉴스조차 대만 선거 결과를 보도하지 않다가 당국의 논평이 나오자 단신으로 짤막하게 서너 줄로만 보도했다.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SNS) 웨이보는 관련 법과 규정, 정책을 내세워 대만 선거 관련 게시물을 차단했다. 비교적 잠잠한 미중 반응과 달리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새 총통 취임식까지 대만에 대한 중국의 압박이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중국이 군사훈련 등을 명분으로 대규모 무력시위에 나서거나 특정 제품 수입 중단 같은 강력한 경제 제재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켄턴 티보 애틀랜틱카운슬 디지털포렌식연구소 중국 선임연구원은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경제적 강압, 안보영역 긴장 고조, 미국과 민진당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불안정하게 한다는 서사로 전략적 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관측했다.
  • [마감 후] 대법원장도 ‘미스터 소수의견’이기를 바라는 이유/임주형 사회부 차장

    [마감 후] 대법원장도 ‘미스터 소수의견’이기를 바라는 이유/임주형 사회부 차장

    조희대 신임 대법원장은 ‘미스터 소수의견’으로 불린다. 대법관 시절 전원합의체에서 소수의견을 많이 내서다. 소수의견은 대법관 다수의 견해에 반대하거나 별개로 낸 의견을 말한다. 판례로 세워지지 못한 의견이지만 다양한 생각을 보여 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소수의견은 훗날 다수의견으로 발돋움해 사회 변화와 발전을 이끌기도 한다. 전원합의체가 판결문에 소수의견을 기록하는 이유다. 조 대법원장은 진보 색채가 강했던 ‘김명수 코트’ 시절 소수의견을 많이 냈다. 이에 ‘보수 대변자’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법조문을 문헌 ‘그대로’ 해석하는 원칙론자이기 때문이란 의견도 많다. 조 대법원장은 진보 성향 대법관과 같은 목소리를 낸 경우도 많다. ‘땅콩회항’ 사건에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항로변경(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다수의견과 달리 유죄 의견을 냈다. 비행기가 지상에서 움직이는 것도 운항으로 봐야 하는 만큼 항로변경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진보 성향이 강한 박보영 전 대법관과 같은 의견이었다. ‘고성 군부대 총기 난사’ 사건에선 군인 5명을 살해한 병사에게 사형을 선고한 다수의견에 반대했다. 이 병사가 집단따돌림을 당했음에도 군이 소홀하게 관리하는 등 범행의 책임을 오로지 그에게만 돌릴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진보 성향의 이상훈 전 대법관과 같은 목소리를 냈다. 조 대법원장은 앞으로도 소수의견을 낼까. 앞서 재임한 16명의 대법원장은 소수의견을 낸 적이 없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은 취임 직후 소수의견을 내겠다고 공언했다. 대법원장이라는 이유로 소수의견에 가담하지 못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진 않았다. 대법원장이 소수의견을 내지 않는 이유는 중립성이 꼽힌다. 전원합의체는 최종 결론을 낼 때 ‘신참’ 대법관부터 의견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법원장은 가장 마지막에 의견을 밝히는데 다수에 서는 게 관행이다. 찬반 의견이 같은 수로 맞설 때만 ‘캐스팅보트’를 쥔다. 대법관 임명 제청권자인 대법원장이 먼저 의견을 내면 다른 대법관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른 시각도 존재한다. 대법원장은 판례로 세워지는 다수의견만 내야 한다는 일종의 권위의식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반면 헌법재판소장은 종종 소수의견을 낸다. 지난달 퇴임한 유남석 전 헌재소장은 ‘재판 개입’ 의혹을 받은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 탄핵심판에서 ‘각하’ 의견인 다수(6명)에 반대하며 ‘인용’ 의견을 냈다. 2005년부터 미국 사법부 수장을 맡고 있는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도 소수의견을 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조 대법원장이 여전히 ‘미스터 소수의견’으로 불리길 기대해 본다. 2020년 작고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대법관은 인종차별에 반대하고 사회적 약자 권익 옹호에 앞장서 많은 존경을 받았다. 그가 숱한 소수의견을 내면서 외친 “나는 반대한다”(I Dissent)는 그를 소재로 한 책과 영화 제목이다. 그는 소수의견의 중요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많은 소수의견이 시간이 흐르면 다수의견이 됩니다. 따라서 저는 소수의견을 낼 때 미래의 대법원이 과거의 잘못된 결정을 뒤집을 것을 기대합니다.”
  • 바이든 vs 트럼프 재대결 유력… 고령·경제·사법에 ‘중동 리스크’도

    바이든 vs 트럼프 재대결 유력… 고령·경제·사법에 ‘중동 리스크’도

    2024년 미국 대선(11월 5일)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조 바이든 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 매치 가능성이 짙어지는 분위기다. 5일(현지시간) 미 정가 및 외신 등은 내년 대선을 전망하면서 고령인 두 후보의 업무수행 능력과 경제 성과, 트럼프의 사법 리스크, 대외 정책 등을 주요 변수로 꼽았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장기화하면 중동 리스크가 돌발 변수로 작동할 수도 있다. 역대 최고령 현직인 81세 바이든 대통령과 77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이 유력한 건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이렇다 할 경쟁자가 보이지 않는 탓이다. 공화당의 경우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경선에서 사퇴한 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2중 구도를 형성하고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도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하지만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이른바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 국정 기조의 방향성은 달라지지 않으리라는 관측이 대세다. 경제적으로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과 리쇼어링(제조업 국내 복귀)을 중심으로 미국 내 투자를 되돌리고, 중국을 고립시키는 글로벌 공급망 완성, 기술 패권주의를 계속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 분야 역시 ‘디리스킹’(탈위험)을 앞세운 중국 배제 전략이 정당별로 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트럼프 진영에서 고령으로 인한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과 인지능력을 문제 삼고 있지만 ‘고령’은 두 후보 모두의 취약점이다. 바이든은 연임 시 86세까지 재임하게 된다. 올해도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장에서 넘어지거나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오르다 발을 헛디딘 것은 물론 연설에서 ‘우크라이나’를 ‘이라크’로 잘못 말하는 등 말실수가 이어졌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최근 연설차 방문한 아이오와주의 도시 이름을 잘못 호명하고 자신이 이긴 ‘힐러리 클린턴’을 ‘버락 오바마’로 말하는 등 실수를 연발하고 있다. 사법 리스크가 트럼프의 아킬레스건이라면 ‘체감이 떨어지는’ 경제 성과는 바이든의 아픈 손가락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결과 전복 시도, 기밀 문서 유출, 성추문 입막음 시도 등 4개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경선 와중에 재판에 출석해야 하기에 정치적 부담이 배가될 것으로 보이나 오히려 지지층 결집 효과가 있으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심지어 경선 와중에 유죄 선고를 받더라도 트럼프의 옥중 출마를 막을 법적 장치는 없다. 경제 성과는 현직 대통령의 성패를 좌우할 만큼 민감한 이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지표가 살아나고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면서 바이든 캠프는 이른바 ‘바이드노믹스’(법인세 인상, 친환경 산업 육성, 일자리 창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성장률(3분기 4.0%)과 실업률(3분기 3.8%),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9월 3.7%) 등 경제지표상으로는 바이드노믹스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국민들이 체감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최근까지 바이든의 경제정책에 대한 지지는 30%대로 저조하다. 이에 바이든 캠프는 자동차노조 파업 현장 피케팅에도 동참하는 등 중도층, 노동자층 표심을 공략할 전략을 세웠다. 중국을 겨냥한 인도태평양 정책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러시아 대응 중심이던 대외 정책은 중동 전쟁이 튀어나오며 표심 변화의 변곡점을 만들고 있다.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피로도가 높아진 국면에 또 하나의 전쟁에 관여하는 부담감이 크다. 게다가 이번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전쟁이 촉발한 유대·아랍계 간 갈등이 여론 전선을 바꿀 수도 있다. 아랍계 유권자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양당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주에서라면 캐스팅보트 역할도 가능하다. 한국은 북중러의 밀착 행보 속에 공화당 집권 시 캠프 데이비드 협정 등으로 공고해진 한미, 한미일 동맹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 동맹 비용의 손익계산서 청구에 대비해야 한다는 때 이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당원권 회복한 이준석 ‘신당설’ 솔솔… 홍준표 “당 지도부, 태평스러워”

    당원권 회복한 이준석 ‘신당설’ 솔솔… 홍준표 “당 지도부, 태평스러워”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1호 혁신 안건인 ‘대사면’으로 내년 1월까지 정지됐던 당원권이 회복됐다. 지난해 두 차례에 걸친 윤리위원회 징계로 사실상 봉쇄됐던 내년 총선 출마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기호 2번’ 국민의힘 후보가 아닌 다른 정치적 선택지들을 거론하며 당내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성 상납 증거 인멸 교사 의혹과 해당 행위 등으로 1년 6개월의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던 이 전 대표는 ‘징계 취소’ 후 한 유튜브 채널에서 “할 말이 없다. 지지율이나 올려라”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미 대사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 온 만큼 냉소로 응수했다.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 서울 노원병 출마에 나설지는 불투명하다. 이 전 대표는 노원병 무소속 출마, 대구·경북(TK) 무소속 출마, 신당 창당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며 결단의 시기를 다음달로 예고했다. 전날에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의 회동을 대대적으로 노출하며 ‘제3지대 신당’ 가능성을 키우는 전략도 구사했다. 이날 이 전 대표와 함께 징계가 취소된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 전 대표가 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나열하며 “당 지도부가 무지하고 태평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는 “만신창이가 돼 공천받아 본들 홀로 분투하다가 낙선할 게 뻔하다”며 “비례정당만 만들어도 내년에 정의당보다 의석수가 많을 것이고 나아가 차기 대선의 캐스팅보트도 쥘 수 있는데 영악하고 한 맺힌 이준석이 그걸 모를까”라고 했다. 특히 “(이 전 대표가) 하다못해 수도권에서 이정희 역할까지 노리는데…”라며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려고 출마했다’던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후보처럼 ‘국민의힘 저격수’로 나설 수 있다고 봤다. 국민의힘은 이날 김재원 전 최고위원과 김철근 전 당대표 정무실장의 징계도 함께 취소했다. 홍 시장은 자신의 징계 취소에는 “과하지욕(跨下之辱·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의 수모는 잊지 않는다”고 했다.
  • [세종로의 아침] 국회에는 신호등이 없다/이경주 정치부 차장

    [세종로의 아침] 국회에는 신호등이 없다/이경주 정치부 차장

    국회에는 신호등이 없다. 복잡한 아침 출근길은 위험하다. 이른바 ‘깻잎 한 장 차이’로 교통사고를 면한 이도 있다. 국회 내 교차로에서는 의원 2명이 좌회전 차량과 접촉사고가 난 적도 있다. 보행자가 건널목을 건너는데 먼저 가려고 차량이 갑자기 속도를 내는 장면은 흔하다. 그러다 급정거를 한 운전자는 보행자를 무서운 눈으로 째려본다. 아찔했던 위험의 순간이 지나고 그저 멀어지는 차량을 뒤에서 눈으로 흘겨본다. 사람이 먼저 아닌가. 왜 이곳엔 신호등이 없나. 수준 높은 인재들이 몰려 있는 민의의 전당에서 기본적인 교통질서야 ‘자율적 운영’이 당연하다는 취지일까. 아닐 거다. 그들의 예의·양심·배려 수준은 대한민국 평균 성인에 못 미칠 때가 적지 않다. 빨간불 없는 정쟁에 국회 문은 쉽게 닫히고, ‘김남국 제명안’을 부결시켜 제 식구 봐주기 논란을 자처했다. 후보자 줄행랑, 가족 신상 털기 등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막장 드라마는 지겨울 정도다. ‘서로 듣고 차례대로 말하기’를 힘들어하고 욕설·고성이 난무해 ‘19세 관람가’ 딱지를 붙이고 싶은 토론 문화까지 국회에 내세울 만한 질서란 게 있었던가. 신호등 대신 경찰이 수신호를 해 주면 위험천만한 상황이 줄어들까. 그것도 아니다. 국회 바깥에 더 혼잡한 도로가 많을 테고 국회에서 공권력은 우스워진 지 오래다. 첨예한 정쟁 끝에 서로를 경찰이나 검찰에 고발해 놓고 재판에서 내가 이기면 사법 정의, 내가 지면 정치 탄압이다. 언론의 감시와 견제도 우리 편에 동조하면 언론 직필, 우리 편을 비판하면 기레기의 가짜뉴스다. 장애인 시위가 열리는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의 플랫폼을 벗어나 확성기를 통해 노동·교육·복지 등 세상 외진 곳의 목소리가 소용돌이치며 나오는 국회 정문을 지나면 정작 국회 경내는 세상과 담을 쌓은 듯 고요하다. 국민은 국회라는 무대에서 ‘잘’ 싸워 달라고 의원들에게 세비를 냈는데, 본회의는 무산되고 상임위원회에 나오지 않는 의원이 적지 않으며, 일부는 법안에 대한 이해도 없이 찬반 투표에 나선다. 그래도 야근을 마치고 밤늦게 국회 의원회관을 올려다보면 의정을 연구하려 불을 켠 몇몇 방이 보인다. 대정부 질의에서 적확하고 날카로운 비판으로 정부를 견제하고, 민생 법안을 통과시키려 동분서주하는 의원도 있다. 하지만 당대표의 구속영장이, 용산의 입김이 정치의 중심인 듯한 국회는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는 계속될 것인가’라는 고민을 던진다. 극단 지지자만 바라보는 정치인은 위험하다. 극단에 선 일부 무리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며 당을 뒤흔들고 극단으로 몰아가면 중도층은 정치에 염증을 느끼기 쉽다. 중도층이 떠나는 정치는 민의를 온전히 담는 그릇이 될 수 없다. 때마침 양당이 총선을 앞두고 ‘먹고사는 문제’에 귀를 기울인단다. 10일 시작하는 국감에서 국민의힘이 내건 표어는 ‘민생부터 민생까지’이고,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단 일성은 ‘민생경제’다. 하지만 그간 행태에 비춰 보면 헛구호에 그칠까 벌써 답답하다. 신호등이 없는 국회는 오늘도 위험해 보인다. 국회사무처에 물었더니 경찰에 자문한 결과 ‘도로교통법상 신호등을 설치할 수 있는 도로가 아니다’라는 취지의 답을 받았단다. 법적으로 그렇겠지만 실제는 사람과 차량이 뒤섞여 사고 위험이 적지 않은, 신호등이 필요한 2차선 아스팔트 도로다. 법과 현실의 괴리가 이곳뿐이겠는가. 꽉 막힌 법을 만지고 더 좋은 법을 만들어 민생을 살피라는 게 국민이 국회에 준 권한이자 의무다. 민생이 나아지도록 이제라도 ‘국회, 일을 하라’.
  • 대법원장 공석에도… 전원합의체 심리·선고 계속한다

    대법원장 공석에도… 전원합의체 심리·선고 계속한다

    35년 만의 대법원장 국회 임명동의안 부결로 ‘사법부 수장 공백 사태’를 맞은 대법원이 판례 변경 등을 다루는 전원합의체(전합) 심리를 기존처럼 진행하고 선고도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대법원장이 공석인 상황에선 사회적으로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전합 선고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대법원은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에 공백이 생겨선 안 된다는 취지에서 이러한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9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대법원은 안철상 대법원장 권한대행 체제에서도 전합 심리 진행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합 심리는 대법관 각자가 의견을 내고 취합하는 과정인 만큼 재판장인 대법원장이 공석이라도 가능하고 법원조직법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고 해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은 열흘 전에만 일정을 미리 공지하면 언제든지 전합 심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법원은 또 대법관 의견이 압도적으로 일치한 경우 전합 선고도 내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부 이견이 있더라도 소수의견으로 기록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대법관 의견이 팽팽하게 갈릴 경우엔 선고를 보류해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13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되는 전합은 6대6으로 의견이 맞설 경우 대법원장이 ‘캐스팅보트’를 쥔다. 따라서 안 권한대행이 이 역할을 하기엔 부담이 있는 만큼 신임 대법원장 부임 때까진 선고를 미룬다는 것이다. 대법원 측은 “대법원의 가장 본질적인 기능은 재판”이라며 “재판의 정상화를 위해 기존 사건들을 포함해 전합 심리를 최대한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이 이르면 이번 주 대법관회의를 열어 이러한 방침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민복기 전 대법원장의 정년퇴임으로 3개월간 공백이 이어졌던 1978년 12월∼1979년 3월에도 4건의 전합 선고를 내린 전례가 있다. 현재 전합이 심리 중인 사건은 총 5건이다. 손해배상의 기준이 되는 ‘일실 수입’(피해자가 잃어버린 장래의 소득)을 한 달에 며칠치로 계산할지에 관한 소송, 마사지업을 의료법상 안마에서 제외해 비시각장애인에게도 허용할지가 쟁점이 된 사건 등이 심리 중이다. 다만 대법원은 이달엔 전례 등을 고려해 전합 심리를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안 권한대행은 지난달 25일 사법행정사무를 다루는 대법관회의를 열어 대법원장 공석 사태에 대한 대법관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지난 6일에는 전합 심리·선고에 대해 “대행 체제하에서 이뤄진 사례도 있다. 앞으로 검토돼야 할 문제”라고 밝힌 바 있다. 헌정사상 대법원이 수장 공백에 따라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된 것은 이번이 여섯 번째다. 초대 김병로 대법원장이 정년 퇴임하면서 김두일 대법관이 1957년 12월~1958년 6월 대법원장 직무를 대행한 것이 첫 사례다. 2대 조용순 대법원장이 1960년 5월 임기를 마치고 배정현 대법관이 이듬해 6월까지 권한을 대행한 적도 있다. 이 체제는 역대 최장인 13개월 20일간 이어졌다. 5·6대 민복기 대법원장이 1978년 12월 퇴임한 후 이영섭 대법관이 이듬해 3월까지 권한을 대행하기도 했다. 9대 김용철 대법원장이 1988년 ‘2차 사법파동’으로 물러나자 이정우 대법관은 16일간 권한을 대행했고 11대 김덕주 대법원장이 1993년 부동산 투기 문제로 물러나자 최재호 대법관이 14일간 직을 수행했다.
  • [단독] 대법원장 공석에도…전원합의체 심리·선고 계속한다

    [단독] 대법원장 공석에도…전원합의체 심리·선고 계속한다

    35년 만의 대법원장 국회 임명동의안 부결로 ‘사법부 수장 공백 사태’를 맞은 대법원이 판례 변경 등을 다루는 전원합의체(전합) 심리를 기존처럼 진행하고 선고도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대법원장이 공석인 상황에선 사회적으로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전합 선고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대법원은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에 공백이 생겨선 안 된다는 취지에서 이러한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9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대법원은 안철상 대법원장 권한대행 체제에서도 전합 심리 진행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합 심리는 대법관 각자가 의견을 내고 취합하는 과정인 만큼, 재판장인 대법원장이 공석이라도 가능하고 법원조직법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고 해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은 열흘 전에만 일정을 미리 공지하면 언제든지 전합 심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법원은 또 대법관 의견이 압도적으로 일치한 경우 전합 선고도 내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부 이견이 있더라도 소수의견으로 기록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대법관 의견이 팽팽하게 갈릴 경우엔 선고를 보류해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13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되는 전합은 6대6으로 의견이 맞설 경우, 대법원장이 ‘캐스팅보트’를 쥔다. 따라서 안 권한대행이 이 역할을 하기엔 부담이 있는 만큼, 신임 대법원장이 부임 때까진 선고를 미룬다는 것이다. 대법원 측은 “대법원의 가장 본질적인 기능은 재판”이라며 “재판의 정상화를 위해 기존 사건들을 포함해 전합 심리를 최대한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이 이르면 이번 주 대법관 회의를 열어 이러한 방침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민복기 전 대법원장의 정년퇴임으로 3개월간 공백이 이어졌던 1978년 12월∼1979년 3월에도 4건의 전합 선고를 내린 전례가 있다. 현재 전합이 심리 중인 사건은 총 5건이다. 손해배상의 기준이 되는 ‘일실 수입’(피해자가 잃어버린 장래의 소득)을 한 달에 며칠 치로 계산할지에 관한 소송, 마사지업을 의료법상 안마에서 제외해 비시각장애인에게도 허용할지가 쟁점이 된 사건 등이 심리 중이다. 다만 대법원은 이달엔 전례 등을 고려해 전합 심리를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안 권한대행은 지난달 25일 사법행정사무를 다루는 대법관 회의를 열어 대법원장 공석 사태에 대한 대법관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지난 6일에는 전합 심리·선고에 대해 “대행 체제하에서 이뤄진 사례도 있다. 앞으로 검토돼야 할 문제”라고 밝힌 바 있다. 헌정사상 대법원이 수장 공백에 따라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된 것은 이번이 여섯 번째다. 초대 김병로 대법원장이 정년 퇴임하면서 김두일 대법관이 1957년 12월~1958년 6월 대법원장 직무를 대행한 것이 첫 사례다. 2대 조용순 대법원장이 1960년 5월 임기를 마치고 배정현 대법관이 이듬해 6월까지 권한을 대행한 적도 있다. 이 체제는 역대 최장인 13개월 20일간 이어졌다. 5·6대 민복기 대법원장이 1978년 12월 퇴임한 후 이영섭 대법관이 이듬해 3월까지 권한을 대행하기도 했다. 9대 김용철 대법원장이 1988년 ‘2차 사법파동’으로 물러나자 이정우 대법관은 16일간 권한을 대행했고, 11대 김덕주 대법원장이 1993년 부동산 투기 문제로 물러나자 최재호 대법관이 14일간 직을 수행했다.
  • 다시 강대강 대치…與 “李대표 사법리스크 때문” 野 “尹대통령 자초”[이균용 부결]

    다시 강대강 대치…與 “李대표 사법리스크 때문” 野 “尹대통령 자초”[이균용 부결]

    거대 야당, 사법부 수장 공백 책임론 불가피헌재소장 후임·내년도 예산안까지 충돌 예상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6일 국회에서 부결되면서 여야의 대치 정국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결을 주도한 야당은 책임을 윤석열 대통령 탓으로 돌렸고, 여당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때문이라고 ‘네 탓 공방’을 벌였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대한 투표를 실시한 결과 출석 295명 중 가 118명, 부 175명, 기권 2명으로 부결됐다. 임명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 가결 요건이다. 앞서 부결을 공표한 168석 더불어민주당과 6석 정의당은 반대, 110석 국민의힘은 찬성에 표르 던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거대 의석을 무기로 다시 한번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사법부 수장 공백 사태에 대한 책임론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9월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부결 사태 당시 캐스팅보트를 쥐었던 국민의당이 자유한국당·바른정당과 함께 반대표를 던졌고, 헌재소장 공백 상태가 장기화되면서 역풍이 불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로 급랭했던 정국은 더욱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총선까지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11월 10일 임기가 만료되는 유남석 헌재소장의 후임 인준, 내년도 예산안 등 정기국회 내내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당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때문에 민주당이 삼권분립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민주당의 정략적 셈법이 사실상 사법부를 파행으로 몰아넣었고 또다시 국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민주당은 우리 헌정사에 또다시 대법원장 공백이라는 부끄러운 오점을 남겼다”고 밝혔다. 이어 “‘구속의 강’을 이제 막 건넌 이재명 대표 앞에 놓인 ‘재판의 강’을 넘기 위한 사법부 무력화 꼼수라면 민심은 지금의 민주당을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도 “민주당이 부결 사유로 내세운 이균용 후보자의 도덕성과 준법 의식 등은 그저 핑계거리”라며 “사법에 정치가 개입한 것으로,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한 흑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를 무죄로 만들어 줄, ‘이재명 대표 방탄 대법원장’을 원하는 것이냐”며 “대법원장마저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해 제 입맛에 맞는 인물로 알박기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했다. 야당은 윤 대통령과 이 후보자의 사적 인연을 언급하며 부결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윤영덕 원내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의 불통 인사가 자초한 결과”라며 “애초에 국회의 동의를 얻을 수 있는 후보를 보냈어야 마땅하다”고 했다. 이어 “이 후보자에 대한 국회의 임명동의 부결은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을 지키는 당연한 결과”라며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발목 잡기’ 운운하지 말고 사법부 수장의 품격에 걸맞은 인물을 물색하기 바란다”고 했다.
  • 청년에 쏠린 여야… ‘여성정책 컨트롤타워’가 없다

    청년에 쏠린 여야… ‘여성정책 컨트롤타워’가 없다

    거대 양당이 내년 총선을 겨냥해 이미 청년 표심을 겨냥한 새 조직을 출범한 가운데 여성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을 개발할 컨트롤타워는 아직 내놓지 않아 여성계의 반발이 적지 않다. 국민의힘은 ‘이대남’(이십대 남성)의 표심에 주력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3040 여성 표심을 이미 확보했다고 여기는 것에서 오는 양당 지도부의 ‘무관심’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27일 여성 정책을 위한 컨트롤타워 출범 여부에 대해 “우리 전국여성위원회는 그동안 여성 정책을 잘 만든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며 “굳이 다른 기구를 만들 필요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상시 기구인 전국여성위원회와 여성정치참여확대위원회 외에 이번 총선에서 여성 표심을 겨냥한 별도의 기구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또 여성 관련 의제를 통합 관리할 조직을 만들 필요성도 크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서 ‘캐스팅보트’였던 이대남 프레임에 여전히 매몰돼 여성을 겨냥한 조직을 만들자는 목소리는 힘을 못 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직 국민의힘 고위 관계자는 “당이 이대남들을 너무 신경쓰는 바람에 여성 문제에 경기를 일으킨다. 여성 문제와 관련해 무언가를 하면 이대남이 반발할 것이라는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청년 문제와 관련해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이달 중순에 각각 ‘2030 청년 정책 서포터즈’, ‘랩(LAB)2030’ 등을 출범시켰다. 현직 여성 의원들은 성평등 문제가 뒷전으로 밀린 원인이 지도부의 무관심에 있다고 꼽았다. 한 중진 여성 의원은 “여성 의제가 대의민주주의의 기본적인 문제라는 문제의식 자체가 없다”며 “당내 공천 경쟁도 죽기 아니면 살기인 상황에서 여성 의제 발굴의 한계가 뚜렷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오는 11월쯤 윤곽이 드러날 ‘총선기획단’ 구성에 여성이 얼마나 포함될지도 관건이다. 총선기획단은 선거의 양대 축인 공천과 정책의 전체적인 방향을 잡는 기구다. 따라서 총선에 대한 양당의 ‘콘셉트’를 엿볼 수 있다. 지난 총선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영남 중심의 현역 의원 일색으로 기획단을 꾸렸다. 여성은 당시 비례대표였던 전희경 대통령비서실 정무1비서관 1명뿐이었다. 민주당은 기획단 15명 가운데 여성 비율이 33%(5명) 수준이었다. 여성 정치와 관련된 내용을 담은 정당들의 당헌과 강령도 ‘빛 좋은 개살구’라는 평가를 받는다. 민주당은 당헌에 ‘여성 후보 30% 이상 포함’ 규정이 있다. 국민의힘은 당헌에서 여성 인재 발굴과 육성, 지원을 위한 여성정치발전기금을 운영하도록 하고 강령에는 남녀동수를 지향한다고 명시해 뒀다. 하지만 강제성이 없다. 이 외 21대 국회에서 활동하는 64개 연구단체 중에 여성과 성평등에 대한 주제를 포함하는 단체는 여성·아동인권포럼, 저출생·인구절벽대응 국회포럼 단 두 곳뿐이었다.
  • [사설] 소폭 오른 최저임금 9860원, 일자리 확대 더 절실

    [사설] 소폭 오른 최저임금 9860원, 일자리 확대 더 절실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49% 오른 시간당 9860원으로 정해졌다. 월급(209시간 기준)으로 계산하면 206만 740원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어제 새벽까지 밤샘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해 경영계 9860원 안과 노동계 1만원 안을 놓고 투표한 끝에 경영계 안을 확정지었다. 노사 합의 대신 표결로 처리된 점은 아쉽지만 그나마 파행을 더 이어 가지 않게 됐다는 점에서 다행이라 하겠다. 이번 인상률은 2021년(1.51%)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다. 노동계의 불만이 특히 클 것이다. 하지만 올해 1%대 중반 성장조차 사실상 물건너간 제반 경제 여건을 감안하면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 물가가 불안한 상황에서 임금까지 껑충 뛰게 되면 소비 둔화→경기 침체→고용 축소의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일자리가 줄어들면 결국 저소득층과 청년 등 취약계층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최저임금 1만원이 불발된 데 따른 아쉬움이 크겠지만 노동계는 이런 사정을 헤아릴 필요가 있다. 다만 한국은행이 전망한 올해(3.5%)와 내년(2.4%)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이번 합의안이 “실질임금 삭감”이라는 노동계의 불만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일자리 확대가 절실한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경영계와 정부는 더 큰 책임감을 갖고 고용을 늘리는 데 힘을 쏟기 바란다. 최저임금이 물가를 따라잡지 못해 취약계층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일이 없게 정부는 사회안전망과 복지망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산업 현장에서 최저임금이 제대로 준수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경총에 따르면 지난해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한 근로자가 276만명이나 된다. 매번 법정시한을 넘겨 노사 힘겨루기 끝에 공익위원이 ‘캐스팅보트’를 쥐는 최저임금 결정 방식도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 양향자 “내년 총선 50석 기본”…이정미 “최소 20석 확보”

    양향자 “내년 총선 50석 기본”…이정미 “최소 20석 확보”

    신당 ‘한국의 희망’ 창당을 선언한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국회 의석 50석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양 의원은 27일 오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 지역 공천을 목표하고 있다”며 “2024년도에 50석 이상은 기본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만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이 돈키호테 정신은 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양 의원은 전날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한국의 희망’ 창당발기인대회를 열고 ‘세계 최초 블록체인 정당’을 표방하는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그는 “당장의 표를 끌어와야 하므로 진영 갈등이 커지면 커질수록 포퓰리즘은 늘어날 것”이라며 “기존 정치를 고치는 것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으로 새로운 정치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양 의원을 포함해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 등 정치권에서는 ‘제3지대’ 세력화를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양 의원은 다른 신당과 비교했을 때 “양당 구조에서 우리 정치가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은 비슷한 것 같다”며 차별점으로 ‘과학기술 패권국가’ 입지 확보, 교육 패러다임 및 시스템의 변화 등을 내세웠다. 한편,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에서 “총선 목표는 최대한 많이 의석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최소 20석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확하게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는 의석까지는 확보해야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국회에서 원내교섭단체를 꾸리려면 20석 이상이 필요하다. 이 대표는 최근 재창당 의지를 밝혔지만 양 의원이나 금 전 의원이 주도하고 있는 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에는 거리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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