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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엽제 매립 파장] “그날 이후 건강 악화… 유독물질 여전할 것”

    [고엽제 매립 파장] “그날 이후 건강 악화… 유독물질 여전할 것”

    “1978년 어느 날 도시 한 블록 규모의 땅을 파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들은(군대 상관들) 그냥 처리할 게 있다면서 도랑을 파라고 했다. 파묻은 것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 기억이 여전히 나를 괴롭힌다. ” 그 물건은 고엽제였다. 1978년 경북 칠곡군 왜관 일대에 위치한 캠프 캐럴에서 중장비 기사로 근무했던 스티브 하우스의 증언이다. ●암 유발 다이옥신 포함된 듯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지역 방송인 KPHO-TV는 주한미군 3명의 증언을 바탕으로 주한미군이 캠프 캐럴 인근에 고엽제인 에이전트 오렌지를 묻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시 하우스는 뭔가 처분할 용도로 쓸 배수로를 파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리고 하우스가 묻은 것은 55갤런(약 208ℓ) 크기의 밝은 노란색 드럼통이었다. 드럼통엔 ‘베트남 지역, 컴파운드 오렌지’라고 적혀 있었다. 컴파운드 오렌지 혹은 에이전트 오렌지로 불리는 이 물질은 미군이 베트남 전쟁 동안 울창한 정글을 없애기 위해 사용했던 유독성 제초제 고엽제다. 유독물질인 다이옥신이 포함돼 있으며 각종 암과 신경장애, 기형아 출산 등을 일으킨다. 하우스는 당뇨와 신경장애로 고통받고 있다. 미군 당국은 베트남 전쟁 종전 뒤 남은 에이전트 오렌지를 1980년대 중반까지 한국의 비무장지대에서 쓰고 나머지는 바다에 소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병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美교수 “독극물 제거 50년 걸려” 다른 병사들도 당시를 기억하고 있다. 하우스와 같이 복무했던 로버트 트라비스는 “창고에 드럼통이 약 250개 있었다. 우리가 하나하나 창고 밖으로 날랐다.”고 증언했다. 그는 새어나온 물질에 잠깐 노출됐는데 이후 온몸에 붉은 발진이 생겼고 관절염이 생기는 등 건강이 점차 악화됐다. 일리노이주 디케이터에 사는 리처드 크래머의 증언도 두 사람과 일치한다. 그는 화학물질을 묻던 당시 갑자기 발이 마비돼 걸을 수 없게 됐다. 그는 두 달 동안 군 병원에서 치료받고 괜찮아졌지만 10년 뒤 여러 질병이 다시 발생했고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 발목과 발가락이 붓고 만성적인 관절염이 생겼다. 또 눈과 귀에도 이상이 생겼다. 방송은 에이전트 오렌지 노출이 이 군인들을 병들게 했다면 버린 지점 근처에 사는 한국인들 또한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라비스는 “우리는 실험용 쥐로 쓰였다. 유독물질은 여전히 거기에 있고 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리조나 주립대학 교수 피터 폭스는 지하수 오염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오염된 지하수가 관개 등에 쓰였다면 오염물질이 음식물에 들어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지역을 정화할 유일한 방법은 모든 물을 뽑아내는 것”이라며 “이런 화학물질을 제거하는 데 50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동화같은 잔치’에 런던이 들썩인다

    ‘동화같은 잔치’에 런던이 들썩인다

    영국 왕실의 ‘30년 만의 혼례’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영국 사회는 물론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휴가를 낸 영국인들은 세기의 축제를 직접 목도하려고 결혼식장인 런던 웨스트민스터 성당 근처로 일찌감치 몰려들어 진을 치기 시작했다. 장삼이사부터 총리까지 모두 축제 무드에 흠뻑 빠져든 가운데 영국 경찰만 “잔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겠다.”며 위협하는 시위세력 탓에 골머리를 앓는다. ●시내 전망좋은 곳 자리 쟁탈전 치열 결혼식을 이틀 앞둔 27일 런던 시내 곳곳에는 영국 국기인 유니언잭이 일제히 걸렸고 시민들이 쇼핑가인 리젠트 스트리트 등 도심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적지 않은 직장인들이 부활절 연휴(지난 22~25일)와 공휴일로 지정된 혼례일(29일) 사이에 휴가를 채워넣어 연휴를 만끽하며 축제를 즐길 채비를 했다. 결혼식 당일에는 전국 5500여곳의 차량 통행이 전면 금지된 가운데 거리축제가 벌어진다. 오후 11시까지로 제한된 펍(술집)의 주류 판매시간은 2시간 연장한다.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 커플의 도심 퍼레이드 장면을 또렷하게 지켜볼 수 있는 목 좋은 지역에서는 ‘자리 쟁탈전’까지 불붙었다. 웨스트민스터 사원 앞에 텐트를 치고 야영 중인 존 라우리(56)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5일 밤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다.”면서 “이벤트를 지켜볼 최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일주일쯤 고생하는 건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웨스트민스터 성당 안에서는 행사 관계자들이 막바지 준비 작업으로 분주했다. 진행을 맡는 군 요원들은 결혼식에 쓰일 음악과 왕자 커플의 이동경로 등을 꼼꼼히 점검했다. 주인공인 미들턴도 이틀 뒤 자신의 ‘신데렐라 스토리 1막’에 화려한 마침표를 찍을 수 있도록 윌리엄 왕자와 함께 치밀하게 리허설을 했다. 세계 20억명에게 결혼식 장면을 중계할 방송매체 등 취재진도 속속 웨스트민스터 성당으로 몰려드는 등 분위기가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英경찰 시위세력 차단에 고심 윌리엄 왕자와 평소 친분을 과시해 온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네 아이의 아버지로서 새신랑에게 ‘훈수’를 두며 흥을 돋우었다. 캐머런은 윌리엄 왕자가 결혼식을 앞두고 조언을 구해오자 “행복한 결혼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장모인 캐럴 미들턴과 절대 말다툼을 벌이지 말라.”고 말했다고 BBC가 전했다. 한편 결혼식 경비를 맡은 런던 경찰 측은 “왕실 결혼을 방해하려는 사람에게는 누구든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다. 또 최근 등록금 인상을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했던 참가자 등 상습적으로 문제를 일으켜 관리되고 있는 트러블메이커 60명에 대해 결혼식 당일 런던 중심부로 진입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결혼식 경비 총책임자인 크리스틴 존스는 “아직 결혼식을 혼란에 빠뜨리려는 위협은 감지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이슬람 강경세력과 입헌군주제 폐지 단체 등이 웨스트민스터 성당 인근에서 집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내년 광주비엔날레 亞여성 6명이 이끈다

    내년 광주비엔날레 亞여성 6명이 이끈다

    내년에 열리는 광주비엔날레는 처음으로 아시아 출신 여성 감독 6명이 공동으로 이끌어 갈 것으로 보인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20일 2012광주비엔날레 공동예술감독으로 김선정(46)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 마미 가타오카(46) 일본 도쿄 모리미술관 수석큐레이터, 캐럴 잉화 루(34) 중국 독립 큐레이터, 낸시 아다자냐(40) 인도 독립 큐레이터, 와산 알쿠다이리(31) 카타르 아랍현대미술관 관장 등 5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한국 대표인 김 교수는 독립 큐레이터로 활동하며 한예종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2005년 제51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 2010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전시감독을 맡기도 했다. 마미 큐레이터는 2007년 ‘뷰티풀 뉴 월드’ 공동기획자로 활동했다. 루 감독은 독립 큐레이터로 2007년 쿤스트할레 빈전을 기획했고 2005년부터 2007년까지는 스웨덴 룬트대 말뫼르아트아카데미에서 아시아미술자료실 중국 연구원으로 일했다. 아다자냐는 인도 출신으로 엘핀스턴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했고 독립 큐레이터 겸 미술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라크 출신의 와산 알쿠다이리는 미국 조지아 주립대 미술사학과를 졸업한 뒤 애틀랜타 하이아트뮤지엄에서 근무하고 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사라 바렐리스 “에너지·사랑 넘치는 무대 기대하세요”

    사라 바렐리스 “에너지·사랑 넘치는 무대 기대하세요”

    “우주에서 가장 순수하고 자연스러운 목소리로 노래한다.”(마룬 5의 보컬 애덤 리바인) 웬만해서 듣기 어려운 찬사를 받은 주인공은 미국의 여성 싱어송라이터 사라 바렐리스(32). 그가 분신처럼 아끼는 피아노를 처음 만난 건 여섯살 때였다. 그는 “언니의 ‘따라쟁이’였다. 언니가 레슨을 받는 게 부러워 따라했는데 1년도 안 돼 피아노와 사랑에 빠졌다.”고 말했다. 고교 때 록 뮤지컬을, UCLA에서는 아카펠라 그룹으로 활동했지만, 가수의 꿈을 이루기란 쉽지 않았다. 2002년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맥주 바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며 노래를 불렀다. 3년의 세월이 흐르고서야 에픽레코드와 계약했다. 마룬 5, 미카 등의 전미투어 오프닝 가수이긴 했지만, 비로소 공연장에서 노래를 할 수 있었다. 2007년 1주일간의 무료 다운로드 이벤트로 입소문을 탄 첫 싱글 ‘러브송’이 300만건이 넘는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발표한 ‘컬라이더스코프 하트’(Kaleidoscope heart) 앨범은 슈퍼스타 에미넴을 제치고 빌보드 앨범차트 1위를 차지했다. 새달 14일 서울 서교동 홍대 브이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갖는 바렐리스(32)와 이메일 인터뷰를 했다. “한국인 사촌이 있어 한국공연이 더욱 특별하다.”는 그는 “소문만 들었던 환상적인 한국 음식과 아름다운 건축물, 나이트라이프가 기대된다.”며 설렘을 감추지 않았다. 데뷔 초부터 캐럴 킹이나 조니 미첼, 수전 베가, 세라 맥라클란, 노라 존스 같은 여성 싱어송라이터 계보를 이을 유망주로 떠올랐다. 3년여 동안 바 등에서 ‘실전’을 치르며 라이브와 작곡 실력을 다진 데다, 솔 느낌이 충만한 목소리까지 지녔기 때문이다. 바렐리스는 “어린 시절 엘튼 존의 노래를 듣고 또 들으며 처음 작곡이란 걸 하게 됐다.”면서 “밥 말리와 비틀스에게도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명 아티스트의 오프닝 공연을 한 것도 큰 자산이 됐다.”며 “다른 스타들을 보러 온 팬들 앞에서 공감을 끌어내는 법을 배웠다.”고 덧붙였다. 그는 “보통 공연 때 (내 노래 외에도) 비욘세나 시 로 그린 등 팬들에게 익숙한 가수들의 노래를 많이 부르는 편”이라면서 “에너지와 사랑이 넘치는 공연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척추장애 루이스 메이저 첫승 ‘인간승리’

    척추측만증 장애를 이겨낸 스테이시 루이스(26·미국)가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했다. 루이스는 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힐스 골프장(파72·6702야드)에서 열린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적어냈다. 청야니(22·타이완)에게 2타 뒤진 채 4라운드를 시작한 루이스는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역전승했다. 루이스는 이 대회에서 자신의 첫 우승을 일군 사상 네 번째 선수로 기록됐다. ‘깜짝 우승’을 거둔 루이스는 인간 승리를 방불케 하는 이력으로 더욱 화제를 모은다. 8세 때 골프채를 잡은 루이스는 11세 때 허리뼈가 휘는 척추측만증 진단을 받았다. 하루 18시간씩 교정기를 부착한 채 7년 6개월을 살았다. 골프 할 때만 잠깐씩 교정기를 뗄 수 있었다. 마음껏 골프채를 휘두르지 못했다. 그런 기쁨도 잠시. 교정기조차 도움이 안 됐다. 결국 아칸소대학에 들어가기 전인 2003년 수술을 해야 했다. 허리뼈를 똑바로 펴기 위해 나사 5개를 척추에 박는 6시간에 걸친 대수술이었다. 피눈물 나는 재활치료는 6개월이나 걸렸다. 2005년이 돼서야 다시 골프채를 잡을 수 있었다. 계속되는 허리 통증에도 불굴의 의지로 무장한 루이스는 지역 대회에서 우승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2007년 수차례 우승하며 대학의 유망주로 떠올랐다. 그해 LPGA 투어 아칸소 챔피언십에 초청 선수로 출전해 1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로 나섰지만 폭우로 나머지 2라운드가 취소되면서 공식 우승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불운도 겪었다. 2008년 프로에 뛰어든 루이스는 그해 12월 미셸 위(22·나이키골프) 등을 제치고 퀄리파잉 스쿨에서 수석 합격해 2009년 LPGA 투어의 정식 멤버가 됐다. 지난해 트레스 마리아스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하며 도약의 기회를 엿봤다. 마침내 루이스는 불볕더위 속에 열린 이번 대회에서 기복 없는 경기를 펼치며 네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노린 청야니를 밀어내고 진정한 챔피언이 됐다. 미국 척추측만증연구소 홍보대사이기도 한 루이스는 “신체에 이상이 있어도 충분히 운동할 수 있고 우승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 기쁘다.”고 말했다. 기쁨 못지않게 슬픔과 걱정거리가 생겼다. 루이스는 “대회마다 지켜봐 주셨던 할아버지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돌아가셨다.”면서 “내가 슬퍼할까 봐 소식을 전해주지 않아 경기가 끝나서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루이스는 대회 전통에 따라 우승을 자축하기 위해 18번홀 그린을 둘러싼 호수에 가족과 함께 뛰어들었는데 어머니 캐럴이 다리를 심하게 다쳤기 때문이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다음 재앙은 ‘일본産 먹을거리’

    ‘다음 재앙은 먹을거리다.’ 일본산 식품의 방사능 오염에 대한 공포가 지구촌을 덮치면서 각국 정부가 전면 조사에 나서는 등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일본 식품은 높은 안전성과 질로 아시아는 물론 유럽, 미국 등 전세계의 최고급 식품점을 장악하며 인기를 누려 왔다. 세계 1위의 일본 식품 수입국은 홍콩. 홍콩식품안전센터는 일본산 채소와 육류, 생선 등 34개 식품 샘플을 추려 방사능 검사를 실시했다고 CNN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저우이웨 홍콩 보건부 장관은 “방사능이 우려되는 한 가장 위험한 것이 유제품, 과일, 채소와 같은 신선식품”이라면서 “식품 안전에 한해서는 ‘제로 리스크’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심각성을 경고했다. 중국 국가품질감독검사검역총국(AQSIQ)도 지역 보건당국에 수입품의 방사능 오염 가능성을 면밀히 감시하라고 지시했다. 지난 16일부터 일본산 육류와 우유, 해산물 등을 중심으로 무작위 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태국 보건부는 국내 일본 식당에 대한 조사도 검토 중이다. 인도는 지난 15일부터 공항과 항구로 들어오는 일본산 수입 식품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실시했다. 타이완 원자력위원회는 2개월 만에 한번씩 일본 수입품 샘플 20개를 조사하던 것을 매일 20개 샘플로 확대했다. 홍콩에서는 부모들이 일본의 유아용 이유식을 박스째 사들이고 있다. 타이완 주부들도 대지진 전에 수입된 고가의 일본 과일을 대거 집어가는 등 방사능 오염을 우려한 사재기 열풍으로 일부 일본 식품은 이미 품절 상태다. 미국 소비자단체인 CSPI의 캐럴라인 드왈 사무국장은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당시 채소와 과일, 향신료에서 가장 높은 방사능 수치가 나왔다고 밝히며, “핵 비상사태 기간에 방사능에 가장 취약한 농산물은 유제품과 채소”라고 강조했다. 당시 미국 정부는 5년간 피해 지역의 육류, 비육류 수입식품 샘플 8900개에 대해 오염 여부를 조사했었다. 드왈 국장은 또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은 끓이거나 요리를 해도 안전하지 않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뉴에지그룹의 수석전략가 커비 달리는 “벌써 일본 수입품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아직 (위험이)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장기간 전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에 사는 폴 양은 아직 일본의 먹을거리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고 있다. 두 아이의 아버지인 그는 “우리 가족은 음식 습관을 바꾸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농작물이 후쿠시마에서 멀리 떨어진 따뜻한 지역에서 나기 때문에 걱정 없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키리졸브 훈련 ‘뜨거운 현장’ 미군기지 ‘캠프 캐럴’ 동행記

    키리졸브 훈련 ‘뜨거운 현장’ 미군기지 ‘캠프 캐럴’ 동행記

    지난 3일 경북 왜관의 미군 기지 캠프 캐럴.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이른 아침의 고요함을 깨는 날카로운 엔진소리가 울려 퍼졌다. 소리의 주인공은 미 육군의 ‘M1A1 에이브람스’ 전차. 여기에 ‘M2A2 브래들리’ 장갑차를 포함한 각종 지원차량과 중장비들이 토해 내는 소음이 더해졌다. M1A1 전차 한대의 무게는 약 70t. 수백t의 화기가 지나가니 지축이 흔들린다. 5m 거리에 서 있던 기자의 발 끝에 그 진동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지난달 28일 시작된 전시대비 한·미연합 증원훈련인 키리졸브의 핵심훈련이 본격화되는 순간이었다. 키리졸브. 단어 그대로 풀이하면 ‘중대한 결의’라는 뜻이다. 한반도에 전쟁 같은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미군이 증원되는 과정을 숙달하기 위한 훈련이다. 지난 1994년 중단된 ‘팀스피리트’ 훈련을 대신한 것으로 그동안 미군 주도로 해 오던 것을 전시작전권 환수에 대비해 한국군 지원업무 위주로 전환했다. 일반적으로 군대를 해외에 파견하기 위해선 본토에서 병력과 장비, 각종 보급물자를 수송선으로 실어 나른다. 이럴 경우 미군 증원병력이 우리나라에 도착하려면 한달이 넘는 시간을 바다에서 보내야 한다. 때문에 미국은 시간을 줄이기 위해 캠프 캐럴을 비롯해 부산, 일본의 사가미·요코하마 보급창 등에 장비와 보급물자를 미리 비축해 놓고 병사들만 항공편으로 태평양을 건너온 뒤 여기서 장비를 꺼내 쓰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사나흘 만에 모든 준비를 마칠 수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 곳곳에 배치된 장비와 보급물자를 묶어 ‘미 육군 사전배치물자’(APS)로 부른다. 우리나라의 사전배치물자는 ‘APS4’다. 미군은 미 본토와 유럽, 인도양, 중동 등에도 사전배치물자를 마련해 놓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미 육군 사전배치물자 철로수송 훈련’은 미 본토에서 건너온 병력이 캠프 캐럴에 비축된 각종 장비와 물자를 꺼내 동두천행 열차에 이를 싣는, 어찌보면 키리졸브 훈련의 핵심이다. 캠프 캐럴의 사전배치물자를 관리하는 제19지원사령부에 따르면 이번 훈련을 위해 미 캘리포니아와 워싱턴주에 주둔하고 있는 제11기갑연대와 워싱턴주방위군 포병대 일부 병력이 직접 태평양을 건너왔다. 병사들은 우리나라의 꽃샘 추위가 익숙하지 않은 듯 잔뜩 움츠리고 있었다. 그러나 지게차가 도착해 창고에 밀봉보관해 온 기관총을 지급하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익숙한 손놀림으로 눈 깜짝할 사이에 각자 맡은 M1A1 전차에 설치했다. 이 병사들은 하루 전날 캠프 캐럴에 도착해 창고에 보관 중이던 전차와 장갑차, 자주포 등을 수령했으며 자체 점검을 모두 마친 상태라고 부대관계자는 설명했다. 야적장에서 열차적재를 기다리는 장비들을 살펴봤다. 장기간 창고에 보관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반질반질했다. 모든 차량에 혼잡한 전장에서 적과 아군을 구별해 주는 ‘전투식별판’(Combat Identification Panels, CIP)이 부착돼 있는 것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CIP는 야간에 아군차량임을 알려 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라크전 당시 투입된 차량들에 지급됐던 장비다. 창고에서 갓 꺼내온 차량에 전투식별판이 달려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이들 장비가 모두 실전에 사용 중인 장비에 준하는 개량이나 정비를 수시로 받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취재진에 공개된 창고 안에는 언뜻 봐도 수십대는 돼 보이는 전차와 장갑차가 줄지어 서 있었다. 창고 근처를 둘러보니 이와 비슷하거나 다소 작은 규모의 또 다른 창고 수십동이 눈에 들어온다. 더 큰 창고도 보였다. 이곳에 저장된 사전배치물자의 규모는 도대체 얼마나 될지 궁금증이 일었다. 캠프 캐럴을 관리하는 제403 야전지원대대의 더글러스 패트로스키 중령은 “1개 중(重)여단 전투단(HBCT)을 무장시킬 수 있는 양”이라며 “탄약과 수리부품 등 일부 물자는 일본의 보급창에 분산돼 있다.”고 덧붙였다. 중여단 전투단은 미국의 ‘미래형 사단’(Unit of Employment X) 구상에 따라 등장한 부대로 지휘관은 대령급이 맡는다. 우리나라 기준으로는 연대에 해당하지만 50여대의 전차와 60여대의 장갑차, 10여문의 자주포 및 정찰과 지원을 위한 각종 차량이 속해 있어 전투력은 상급부대인 여단이나 사단급과 비교된다. 유사시 한반도에는 막강한 전투력을 갖춘 여단급 부대가 불과 사흘 만에 늘어나는 셈이다. 잠시 후 미 본토에서 건너온 병사들이 점검과 이동준비를 마친 장비들이 엔진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이번 훈련의 하이라이트인 열차적재를 위해서였다. 캠프 캐럴에는 신속한 장비 수송을 위해 기지 내부까지 철로가 연결돼 있으며, 이들을 열차에 실을 수 있는 시설까지 마련돼 있다. 철로는 바로 옆을 지나는 경부선과 이어져 있어 전방까지 손쉽게 장비를 실어 나를 수 있다. 열차적재는 이동이 쉬운 지원차량을 시작으로 무게가 많이 나가는 전차와 장갑차 순으로 진행됐다. M1A1 전차의 경우 폭이 366㎝로 이를 실어 나를 화차보다도 좌우로 10여㎝가 더 넓어 지켜보는 이들의 가슴을 졸이게 했으나, 우리나라 군무원과 미군 전차 조종수가 완벽한 호흡으로 열차적재를 끝마쳤다. 철로수송 담당관인 니컬러스 스턴 소위는 “지금 열차에 실리고 있는 장비는 내일까지 동두천의 캠프 케이시에 도착해 그곳에서 주한 미 2사단과 함께 사격훈련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사격 훈련을 실시하는 이유는 미 본토의 병력이 한반도에 비치된 장비를 받아 실제로 전투를 치를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기 위한 것이다. 제403 야전지원대대의 더글러스 패트로스키 중령은 “이번 훈련을 통해 대한민국에 대한 공격이 있을 때 한·미 동맹이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라는 것을 확신시켜 줄 것”이라고 말했다. 왜관 최영진기자 zerojin2@seoul.co.kr
  • 한달새 2.2% ‘껑충’ 국제식품가 사상최고

    국제식품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3일(현지시간) ‘세계 식품가격 모니터 보고서’를 통해 지난 2월 식품가격지수(Food Price Index)가 236을 기록해 1월(231)보다 2.2%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1990년 FAO가 식품가격을 모니터링하기 시작한 이래 최고 기록이다. 곡물, 유제품, 육류 등이 모두 급등세를 보였다. 밀, 콩, 옥수수 가격 등 국제 곡물가 지수도 전월에 비해 3.7% 오르면서 지난 2008년 7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에 육박했다. 주요 곡물의 2월 평균 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0%나 치솟았다. 그 가운데 밀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5%, 옥수수는 77% 각각 뛰어올랐다. 캐럴라인 애킨슨 국제통화기금(IMF) 대변인은 “식량가격 상승이 빈곤·취약 국가에 큰 타격을 주기 때문에 상승 추세를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세계은행은 지난달 15일 식량가격 폭등으로 지난해 6월 이후 저개발국가 주민 4400만명이 극도의 빈곤 상태에 빠져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애킨슨 대변인은 “고성장을 보이는 신흥국에서 식품가격 상승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취약계층 보호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식량위기는 중동 및 북아프리카 10여개국 소요사태의 원인이 되고 있다. 세계 식량가격의 급등 이유는 가뭄과 폭설 등 자연재해로 러시아, 호주, 중국에서의 곡물 생산량이 크게 준 데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생산비와 수송비가 올랐기 때문이다. 또 인구 대국인 중국과 인도에서 육류 및 곡물 수요가 급증한 탓도 크다. FAO 식량가격지수는 곡물, 유지류, 육류, 낙농품, 당류(설탕) 등 55개 주요 농산물의 국제가격 동향을 모니터해 매달 공개하는데, 2002~2004년의 평균 국제가격을 기준(100)으로 환산해 발표한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英 윌리엄 왕자 결혼파티 두 곳서

    영국 윌리엄 왕자와 약혼녀 케이트 미들턴이 4월 29일 결혼식 후 파티를 버킹엄 궁전과 인근 호텔 두 곳에서 치를 예정이라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1일 단독 보도했다. 이 신문은 케이트의 부모인 마이클·캐럴 미들턴이 버킹엄궁에서 약 400m 떨어진 고어링 호텔의 모든 방을 예약하고 이곳에서 양가 가족들과 친구들을 위한 가든 파티를 열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케이트는 미혼으로서 마지막 밤을 이 호텔에서 보낸 뒤 예식장인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으로 향한다. 신부 측에서 또 다른 파티를 준비하는 이유는 결혼식 후 여왕이 주관하는 오찬 행사에는 초대장을 받은 1900명 가운데 600명만이 참석할 수 있고 찰스 왕세자가 준비하는 만찬과 무도회에는 단 300명만이 입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左 잡스·右 저커버그… 美 IT 권력지도?

    左 잡스·右 저커버그… 美 IT 권력지도?

    미국 백악관이 지난 18일(현지시간) 공개한 사진 한장이 실리콘밸리에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문제의 사진은 지난 17일 저녁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우드사이드 교외에서 열린 한 만찬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참석자 14명이 건배를 하는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처음엔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가 6주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는 일부 보도 때문에 잡스의 초췌한 모습만 관심을 받았지만 곧 오바마 대통령을 둘러싼 좌석배치로 관심이 옮아갔다. 조그만 의전 하나까지도 꼼꼼하게 챙기는 백악관의 특성상 미국을 대표하는 정보기술(IT) 업계 인사들의 위상과 비중을 보여주는 지표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간 뉴욕타임스는 미국 IT 업계를 좌지우지하는 유명인사들의 권력 서열을 극명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이 사진은 그 자체로) 일종의 사회연결망(소셜네트워크)이다.”고 지적했다. 가장 눈길을 끈 인물은 단연 애플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였다. 최근 신병치료를 위해 기간을 밝히지 않은 채 병가를 내면서 건강이상설과 시한부설에 휩싸인 잡스였지만 이날만큼은 오바마 대통령의 왼쪽에 앉으며 이 자리에 참석한 IT 업계 주요 인사들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위상을 뽐냈다. 현재 애플의 시가총액은 3300억 달러로 참석자들이 속한 기업 가운데 최고 수준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오른쪽 옆자리에 앉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도 최근 한창 승승장구하는 페이스북의 위상을 과시했다. 전 세계에 걸쳐 사용자가 5억명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선두주자 페이스북은 최근 시가총액 면에서 세계 최대 온라인서점인 아마존닷컴을 제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저커버그는 올해 27세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미국 IT업계의 활력과 도전정신을 대표하는 상징성도 가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백악관이 좌석배치에 상당한 공을 들였음이 한눈에 드러난다는 해석도 내놨다. 특히 잡스를 일부러 오바마 대통령 바로 왼쪽에 앉힌 뒤 오바마 대통령의 옆 모습을 찍는 사진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잡스의 병색 어린 맨얼굴이 드러나지 않도록 배려했다는 것이다. 시가총액 면에서 애플 바로 다음인 구글의 회장 에릭 슈밋이 식탁 왼쪽 가장자리에 앉은 반면 야후 회장인 캐럴 바츠의 자리는 정반대 쪽에 배치했다. 사업 영역이 겹치는 경쟁사 대표들을 가장 멀리 떨어뜨려 놓은 셈이다. 만찬은 이틀 일정으로 미 서부를 방문 중인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경제회복과 실업률 감소를 위해 기업들의 기술 혁신을 독려하려는 목적으로 마련됐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G2 ‘소리없는 침투전’

    미국과 중국 간 ‘소리 없는 문화 침투전’이 점점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외교 무대에서는 양국 정상이 손을 잡을 듯 말 듯한 자세로 힘겨루기 중이지만 양국 대중들은 이미 서로의 문화를 폭넓게 받아들이며 친근감을 키워 간다. 특히 중국이 언어를 앞세워 미국인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은 사이 미국은 대중문화를 무기 삼아 중국의 미래 세대를 유혹 중이다. 중국 정부는 자국어가 미국 사회에 자연스레 파고들도록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20일 CNN이 보도했다. 원어민 교사를 파견하는 것은 물론 중국 문화성이 미국 일선학교에 중국어 교육 예산을 지원해주는 일도 흔해졌다. 노력 덕에 1997년부터 11년 새 중국어를 가르치는 미국 중학교 수는 4배, 초등학교 수는 10배 늘었다. 미국을 방문 중인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도 이날 중국 정부의 재정지원으로 운영되는 시카고의 공자학원을 방문하기로 하는 등 관심을 나타냈다. 배우려는 열정은 더욱 뜨겁다.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국으로 떠올랐고 16년 안에 미국마저 따라잡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자 아이에게 중국어 책을 쥐어주는 미국 부모가 늘고 있는 것. 심지어 양질의 중국어 교육과정을 진행하는 학구(學區)를 찾아 집을 옮기는 ‘미국판 맹모삼천지교’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아이들의 중국어 교육을 위해 최근 오하이오 주 콜럼버스시로 이사 온 맨디 알디스는 “중국어는 이미 수학이나 영어만큼 중요한 과목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본토 젊은이들은 미국 팝 문화의 매력에 흠뻑 젖어들면서 양국 간 이질감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중국 청년층 사이에서 록음악과 ‘미드’(미국 드라마)의 인기는 상상을 뛰어넘는다. 특히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유학생 등이 ‘문화 전도사’로 나섰다. 지난해 미국 대학에 등록한 중국 학생은 모두 12만 7000명으로 전년보다 30% 가까이 느는 등 서양문화를 접하는 중국 젊은이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에서 유년기를 보낸 뒤 2003년 중국에 다시 건너와 록밴드 ‘지요’를 결성한 헬렌 펑은 “자유를 경험하며 자란 중국 젊은 세대들은 반항심을 해소하려고 음악을 활용한다.”고 말했다. 역시 미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베이징에 정착한 캐럴 추도 미국 직장 여성들의 삶을 그린 드라마 ‘섹스 앤드 더 시티’에서 힌트를 얻어 만든 샤넬 핸드백 모양의 컵케이크로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펑은 “정치는 양국 간 경계선을 긋지만 문화는 그 사이에 다리를 놓는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6000원을 2000억원으로 불린 ‘황금의 손’

    6000원을 2000억원으로 불린 ‘황금의 손’

    미국 워싱턴에 사는 60대 노부부가 역대 미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당첨금 3억 8000만 달러(약 4270억원)이 걸렸던 메가 밀리언 복권의 1등 당첨자 2명 중 한명으로 밝혀졌다. 짐 맥쿨러(68)와 부인 캐럴린은 지난달 슈퍼마켓에서 산 5달러(5600원)짜리 복권으로 총 당첨금액의 절반인 1억 9000만 달러(2130억원)의 주인이 됐다. 지난 6일(현지시간) 경찰관들의 보호를 받으며 당첨금을 수령한 부부는 “당첨 사실을 알고 너무 놀라서 심장마비에 걸릴 뻔 했다.”고 재치 있게 기쁨을 표현했다. 전직 항공기 엔지니어 짐은 “TV로 복권 번호를 확인하고는 너무 놀라서 숨이 안 쉬어지고 몸이 떨리는 등 3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겼다.”면서 “심장마비 걸릴 뻔 했지만 복권 당첨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기쁘다.”고 말했다. 장성한 자식 6명을 둔 부부는 복권 당첨금에 대해 지방세를 부과하지 않는 워싱턴에 살고 있기 때문에 당첨금에 연방세를 뺀 약 9000만 달러(1012억원)를 실제로 수령했다. 당첨금을 어떻게 쓸지 정확한 계획을 밝히진 않았지만 짐은 “우리는 41년 동안 결혼생활을 한 부부이기 때문에 이 돈을 함께 어떻게 쓸지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 “돈을 노린 사람들을 피해 돈을 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아이다호 주에 사는 사람이 나머지 대박복권 한 장을 산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나오지 않았다. 당첨자는 180일 내에 당첨금 수령을 마쳐야 한다. 사진=더 선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美 시카고 시장선거 ‘흑백 性대결’

    美 시카고 시장선거 ‘흑백 性대결’

    다음 달 실시되는 미국 시카고 시장 선거가 ‘흑인 후보 단일화’라는 변수를 맞아 흑백 인종간 성대결 구도로 치닫고 있다.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시카고 흑인 공동체 주요 인사들이 캐럴 모즐리브라운 전 연방 상원의원으로 흑인 후보를 단일화하고 당선을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흑인 공동체 지도자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자 유력 후보인 람 이매뉴얼 전 백악관 비서실장에 맞설 만한 세력을 결집하려면 후보 단일화가 절실하다고 주장해 왔다. 대니 데이비스 연방 하원의원도 지난달 31일 후보 단일화를 요구하며 후보 사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번 합의는 흑인 인권 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의 주도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잭슨 목사는 지난달 모즐리브라운 전 의원과 데이비스 의원을 함께 만나 선거 자금 지원 현황 등을 공개토록 했으며, 흑인 사회 지도자들과의 논의를 거쳐 모즐리브라운 전 의원을 단일 후보로 지지하는 데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로써 시카고 시장 선거는 이매뉴얼 전 백악관 비서실장, 히스패닉계인 게리 치코 전 시카고 교육위원장, 흑인 단일 후보 모즐리브라운 전 의원 등의 3파전으로 좁혀졌다. 현재로서는 이매뉴얼 후보가 부동의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흑인 공동체의 결집력이 만만치 않아 향후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 분석가 로라 워싱턴은 “1992년부터 1998년까지 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 연방 상원의원을 지낸 모즐리브라운 전 의원은 유색 인종과 여성 유권자를 포함한 좀 더 넓은 지지층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지구촌 ‘희토류 전쟁’ 불붙었다

    지구촌 ‘희토류 전쟁’ 불붙었다

    2011년 지구촌은 희토류 전쟁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내년 상반기 희토류 수출 쿼터를 대폭 축소키로 하면서 수급 불안에 대한 우려가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각국 전자업계 등 관련 업체들이 물량확보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는 등 ‘자원 전쟁’에 들어갔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30일 전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희토류 합금류와 경금속 및 중금속 등에 대해서도 별도의 수출쿼터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해당업체들의 대응 행보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앞서 지난 28일 중국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내년 상반기 국내외 31개 기업에 희토류 1만 4446t의 수출을 허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상반기 2만 2282t보다 약 35% 줄어든 규모다. ●中 “희토류 관리 강화는 환경 보호차원” 중국이 자국 내 수요 증가, 자원 보존 및 환경 문제를 들어 더 이상 헐값에 희토류를 대량 공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미국은 즉각 민감하게 맞섰다. 이달 초 중국의 희토류 수출규제 움직임에 대해 이미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뜻을 밝혔던 미 무역대표부(USTR) 캐럴 거스리 대변인은 “우리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을 매우 우려하고 있으며, 이 같은 입장을 중국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의 장위(姜瑜)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정부의 희토류 개발, 생산관리 강화는 환경과 수요를 보호하려는 것이며 WTO 규정에 부합한다.”며 “다른 희토류 보유국가들도 적극적인 개발과 공급의무를 져야 하고 선진기술을 가진 국가들은 관련 기술을 중국에 제공해야 한다.”고 대응했다. 애플, 소니 등 첨단제품을 생산하는 미국과 일본업체들은 충격에 빠졌다.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희토류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전쟁에 돌입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미 대체소재 개발에 들어간 소니는 희토류 활용을 최대한 줄이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희토류에 굶주린 일본은 산업폐기물로 간주되는 폐(廢)유리 조각 수입에 특히 열을 올리고 있다. 회수기술을 이용, 폐유리 조각 등에서 란타늄, 세륨 등 희토류를 추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유리를 녹여 희토류를 뽑아내기 위해 최근 미쓰이 등 일본 종합상사들이 중국으로부터 폐유리 조각 수입량을 대폭 늘렸다고 해방일보 등 중국 언론들이 이날 보도했다. 중국 언론들은 일본이 겉으로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에 크게 반발하면서 뒤에서는 몰래 중국 희토류 확보에 혈안이 돼 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폐유리 조각 수입을 일종의 ‘밀수행위’로 지목하기도 한다. 중국 상무부와 세관이 지난 11월 1일부터 폐유리 조각의 수출을 금지시켰기 때문이다. ●日, 폐유리서 란타늄·세륨 등 추출 정밀기기나 TV,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특수유리에는 란타늄 등 다양한 희토류 원소가 포함돼 있으며, 추출이 그다지 어렵지 않아 일본의 종합상사들이 폐유리 수입에 주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미쓰이, 이토추 등 일본 종합상사 직원들이 중국 내에서 열리는 각종 희토류 관련 대형 국제회의 등에 몰려드는 것도 곱지 않은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정부를 대신해 희토류 관련 정보수집 등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10월 초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수흐바타린 바트볼드 몽골 총리와 몽골 내 희토류 개발 지원 등을 논의할 때 일본의 종합상사 대표들이 대거 배석하기도 했다. 현재 전 세계 희토류 수요는 연간 11만t으로 중국이 이 가운데 약 75%를 차지하고 미국, 유럽 등이 뒤를 잇고 있다. 2015년 세계 희토류 수요는 지금의 2배 이상 늘어난 25만t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서울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윈디시티서 ‘오바마 바람’ 한번 더?

    바람도 많이 불고 자부심이 넘친다고 해서 ‘윈디 시티’란 별명을 가진 미국 시카고가 새해 벽두부터 정치뉴스의 중심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8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 선거 캠프를 시카고에 차릴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최근 수십년간 현직 대통령이 재선 선거 본부를 워싱턴이나 인근 버지니아에 세웠던 것과는 다른 선택이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를 근거지로 삼는 것이 얻는 게 더 많다고 결론내렸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중간선거에서 드러난 워싱턴·기득권·현역에 대한 강한 거부감 극복 차원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전략가인 캐런 피네이는 “오바마가 시카고 출신이고, 그의 뿌리가 중산층이라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좋은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선거캠프와 백악관이 분리되면서 백악관 참모들은 국정운영 지원에, 시카고 캠프는 선거운동에 전념토록 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반면 정치 고문과 선거팀의 긴밀한 협조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선거본부의 구심점이 모호해질 수도 있다. 내년 2월로 예정된 시카고 시장 선거 열기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이곳 흑인 공동체와 오랫동안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온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람 이매뉴얼 전 백악관 비서실장을 위해 다음달 지원유세를 할 예정이어서 여론조사 부동의 1위를 달리는 이매뉴얼 독주 체제가 강화될 전망이다. 흑인인 대니 데이비스 후보와 캐럴 모슬리 브라운 후보의 단일화 요구 목소리까지 뒤엉키면서 성사 여부와 별개로 시카고엔 흑백인종 대결 논란까지 일기 시작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길섶에서] 스산한 성탄절/이용원 특임논설위원

    크리스마스는 오랫동안 명절이나 다름없었다. 굳이 기독교인이 아니라도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식구들에게 줄 선물을 준비하고, 친구·친지에게 인사카드를 보냈다. 연인들에게는 1년 중 가장 낭만 가득한 데이트 날이기도 했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연말 분위기까지 곁들어 크리스마스는 사랑과 행복, 꿈과 희망의 상징이었다. 그런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사라진 지는 이미 오래됐다. 거리에서 캐럴을 듣는 일이 드물어졌고, 드문드문 서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마저 그냥 을씨년스러울 뿐이다. 왜일까. 삶이 갈수록 강팔라지면서 사람들이 남은커녕 자신을 되돌아볼 여유를 잃었기 때문일 게다. 내일이면 크리스마스다. 비싼 선물이 아닌들 어떠랴. 예쁜 카드가 아니라도 상관없을 터. 식구들에게는 작은 선물을 마련하고 친구·친지들에게는 전화 한 통화, 문자 메시지 한줄을 챙기자. 다행히도 행복은 누가 주어야만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다. 나 스스로 만들어 나도 갖고 남도 주는,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행복이다. 이용원 특임논설위원 ywyi@seoul.co.kr
  • [세대공감] 영화 같은 당신들의 크리스마스

    [세대공감] 영화 같은 당신들의 크리스마스

    해마다 이맘때면 거리에서 흐르는 캐럴과 화려한 빛깔로 반짝거리는 길거리 조명이 마음을 들뜨게 한다. 크리스마스가 가슴 설레는 것은 연말연시 분위기에 연인, 가족과 함께하는 따뜻한 시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성탄절이 사흘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연인과 함께할 크리스마스 계획에 들뜬 젊은 커플, 며칠 전부터 밤마다 산타 할아버지에게 갖고 싶은 선물을 기도하는 어린이, 자녀의 선물을 준비하며 몰래 산타가 되려는 부모. 모두가 설레는 마음으로 크리스마스를 기다린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기 전, 저마다의 행복한 추억이 가득한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들어봤다. 서울 신월동에 사는 송창근(54)씨는 크리스마스 하면 가장 먼저 차가운 훈련소와 조교들의 고함 소리가 떠오른다. 크리스마스 이틀 전 군대에 들어가 어리바리한 신참으로 크리스마스를 맞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송씨는 22세였던 1977년 12월 23일 논산훈련소에 입소했다. 부모님, 친구들과 헤어져 훈련소 연병장에 모이자마자 “지금부터 크리스마스 기분은 잊어라.”고 호령하는 고참의 말에 이씨는 바짝 긴장한 채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다. 송씨는 입대 전까지만 해도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고향인 충북 청주의 고고장에서 친구들과 즐거운 나날을 보냈다. 특히 크리스마스는 일년 중 몇 안 되는 통행금지가 풀리는 날이었기 때문에 송씨와 친구들은 크리스마스만 되면 밤새워 놀 계획을 세우곤 했다. 이런 송씨도 입영은 피할 수 없는 일. 머리를 빡빡 깎고 입영열차를 타러 가는 길에 울려 퍼졌던 캐럴이 송씨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가뜩이나 가기 싫었던 군대인데 친구들과 신나게 놀 수 있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가려니 발길이 차마 떨어지지 않았다. 송씨는 “캐럴을 들으면 크리스마스를 안 챙기는 사람이라도 마음이 들뜨는데 군대에 가야 하니 한숨만 나올 뿐이었죠.”라며 씁쓸했던 기억을 되살렸다. 입영열차 안에서 내다 본 차창 밖은 색색의 조명으로 가득했지만 열차 안은 먹장구름이 엄습한 것처럼 어두운 분위기였다. “그때의 우울했던 기분은 아직도 잊을 수 없어요. 왜 하필이면 크리스마스 이브 전날 입대했는지.”라며 송씨는 한숨을 쉬었다. ●아침부터 밤까지 알바만… 꽃다운 나이 이렇게 처량할 수가 양재동에 사는 대학생 이소은(24·여)씨에게도 우울한 크리스마스의 추억이 있다. 가장 잊을 수 없는 크리스마스의 기억은 아르바이트로 보낸 대학교 1학년 때. 매일 아침 7시 커피숍으로 가서 가게를 열고 장사를 시작해 정오까지 일한 뒤, 점심을 먹고 곧바로 피자집으로 가서 저녁 9시 30분까지 일했다. 방학 내내 하는 아르바이트를 크리스마스라고 쉴 수 없었다. 크리스마스 이브와 당일에도 커피숍과 피자집 아르바이트를 오가면서 이씨는 쏟아져 들어오는 연인들을 보며 부러워했다. 커피숍에서는 커플들이 양손에 백화점에서 산 선물을 가득 들고 들어와서는 다정하게 앉아 커피를 마시다 나갔다. 피자집에서는 오후 2시에 들어온 커플이 6시가 될 때까지 계속 앉아 있었다. 마주 앉아 먹는 것이 더 편할 텐데도 연인들은 한 의자에 나란히 앉아서 계속 머리를 쓰다듬고 껴안으며 애정표현을 했다. 이씨는 “‘다 드셨으면 나가라’고 말하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참았다.”면서 “나도 크리스마스 땐 놀고 싶고 특히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고 싶은데, 스무살 꽃다운 나이에 돈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속상했다.”고 말했다. 결국 이씨는 퇴근을 조금 앞두고 화장실로 가서 눈물을 훔쳤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지만… 크리스마스는 ‘솔로지옥’ “주접떨고 망가지는 역할은 이제 싫어요.” 공덕동에 사는 박서현(27·여)씨에게는 친한 친구들과 함께 보냈던 5년 전 크리스마스 이브는 지우고 싶은 기억이다. 2005년 대학생이었던 박씨는 크리스마스 기분을 제대로 내기 위해 친구 3명과 함께 사람들이 북적이는 강남에서 약속을 잡았다. 설레는 기분으로 약속장소로 향한 박씨는 ‘절친’들을 발견해 손을 들어 인사하려는 순간, 그 자리에서 얼어붙고 말았다. 박씨를 제외한 친구 3명 모두 남자친구를 데려온 것. 남자친구랑 같이 오겠다고 말한 적도 없었기 때문에 박씨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모두 다 커플이고 저만 그 자리에서 혼자였어요. 미리 귀띔이라도 해줬으면 좋았는데 나가 보니 모두 쌍쌍이라 괜히 제가 민망했죠.” 친구들의 남자친구들도 여자친구만 믿고 그 자리에 따라왔을 뿐 서로 모르는 사이라 분위기는 썰렁했다. 박씨는 속으로 친구들이 굉장히 야속했다. “커플은 자기들끼리만 좋지 서로 알지도 못하는데 다 같이 어울리려니 어색했어요. 일행 중 저만 혼자라는 게 더 당황스러운 일이었죠.” 썰렁한 분위기를 견딜 수 없었던 박씨는 스스로 분위기 메이커가 되기로 결심했다. 혼자만 솔로로 왔으니 커플들 사이에서 주눅 들지 않으려면 되레 활발하게 분위기를 주도하자는 생각이었다. 박씨는 그때부터 커플들 사이를 이리저리 다니며 먼저 말을 걸었다. “이름이 뭐예요?”에서부터 “연예인 닮으셨네요.”라는 마음에 없는 칭찬까지 하면서 분위기를 띄우려고 노력했다. 박씨가 이렇게 망가지는 사이 다른 친구들은 남자친구 앞에서 잘보이기 위해 조신하게 내숭을 떨었다. 심지어 한 친구의 남자친구는 자기 여자친구의 귀에 대고 작은 소리로 “저 사람 좀 푼수 같아.”라고 말했다. 분위기를 띄우려는 박씨의 눈물겨운 노력도 헛수고로 돌아가고 박씨는 오히려 마음에 상처만 입었다. “분위기 어색하지 않게 일부러 칭찬해준 것도 모르고 푼수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그대로 집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이었어요.” 박씨는 그후로 크리스마스 때 친구들이 불러도 나가지 않았다. 박씨는 “차라리 혼자 집에서 ‘나홀로집에’나 보는 게 더 편해요.”라며 울적한 표정을 지었다. 박씨는 올해도 여전히 솔로다. ●돈 잘버는 ‘화려한 돌싱’의 쓸쓸한 크리스마스 미국 뉴저지주에서 사는 최형원(49·가명)씨는 자칭 ‘화려한 돌싱’이다. 30대 초반에 결혼해 8년을 함께 산 아내와 이혼한 뒤 미국으로 이민간 지도 벌써 10년째다. 미국에서 벌인 사업이 번창해 성공한 이민자로 자리잡은 최씨에게 딱 하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여자친구. 사업이 바쁘고 여가시간에는 운동 등 취미활동을 하는 등 애인을 만들 시간이 없다고 주장하는 최씨지만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외로운 것은 어쩔 수 없다. 특히 이맘때가 되면 겨울휴가를 받아 한국에서 미국 여행을 오는 친구들 부부나 가족을 보면 외로움이 더해진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에는 최씨의 가장 친한 친구 부부가 뉴욕으로 놀러와 예정에도 없던 ‘가이드’ 역할을 해야만 했다. 뉴욕의 지리와 명소를 잘 알고 있는 최씨에게 친구는 “부인을 감동시킬 수 있는 멋진 레스토랑을 예약해 달라.”는 부탁까지 했다. 결국 최씨는 친구 부부를 데리고 뉴욕 타임스스퀘어와 백화점 등을 구경시켜주는 데 크리스마스 하루를 전부 보내야 했다. 마지막으로 친구 부부를 위해 예약해둔 야경이 멋진 최고급 레스토랑까지 안내해준 최씨는 피곤하다면서 집에 먼저 들어갔다. 최씨는 “친구 부부가 오붓한 시간을 보내라는 의미에서 눈치껏 빠져주긴했는데 막상 집에 오니 허무하고 외로웠다.”고 씁쓸하게 웃었다. ●외국인 직원들과 매년 집에서 파티 경기 일산에 사는 이형민(28)씨는 3년 전인 2007년 12월 24일 비행기 안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그는 이집트로 어학연수를 가기 위해 터키항공을 타고 하늘 위를 날고 있었다. 이씨는 “하필이면 24일만 비행기표가 남아 있어서… 혼자 크리스마스를 보낸 건 처음이었어요.”라며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25일 0시를 알리는 시곗바늘이 지나자 옆자리에 앉아있던 한 외국인이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이씨는 인사를 나눈 참에 옆자리 외국인과 기내에서 주는 와인을 나눠 마셨다. 그러자 앞자리에 앉아 있던 또 다른 외국인이 마찬가지로 인사를 했고 함께 또 술을 나눠 마셨다. 이씨는 “그렇게 한명 한명 인사해서 5명이 서로 이야기도 하고 술도 마시고 했어요. 처음에는 와인, 다음엔 맥주도 마시면서 놀다 보니 서로 친구가 됐죠.” 국적은 미국, 터키 등 다양했다. 서로 말은 제대로 통하지 않았지만 크리스마스 축하주를 나눠 마시며 더듬거리는 영어로 이야기를 나눴다. 이씨는 “서로 다른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전부 크리스마스라고 즐겁게 어울리는 모습을 보니 정말 세계인의 축제라는 말이 실감났다.”고 말했다. 중소 가구공장을 운영하는 문규성(62)씨도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과 함께 보낸 크리스마스의 추억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이주 노동자가 가장 많이 사는 경기 안산시 문씨의 공장에는 6명의 외국인이 일하고 있다. 중국,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몽골, 네팔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이들은 문씨의 공장에서 일년 넘게 일해 가족처럼 정이 들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문씨는 외국인 직원 6명을 모두 집으로 초대해 파티를 열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에 가족과 떨어져 보내야 하는 외국인 직원들의 고충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문씨의 부인 김희화(59)씨는 크리스마스 전날 아침부터 음식을 만드느라 정신이 없었다. 외국인들도 좋아하는 우리 음식을 대접하기 위해 불고기, 잡채부터 탕수육까지 집에서 직접 만들어 차려냈다. 일을 끝낸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 문씨 부부까지 8명이 모두 음식 앞에 둘러 앉아 각자의 나라에서 보내는 크리스마스에 대해 이야기하고 가족 이야기를 주고받는 등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자리가 모두 파할 무렵 외국인 직원들은 문씨 부부에게 하얀 쇼핑백을 하나 건넸다. 그 안에는 문씨 부부에게 영어로 쓴 크리스마스 카드와 부부의 선물이라는 내복이 들어 있었다. 문씨는 “각자 나라마다 명절이 다 다르지만 크리스마스는 공통적으로 즐길 수 있는 날이라고 생각해 직원들을 모두 초대해 함께 시간을 보냈다.”면서 “여러 사람이 함께 모이니 훨씬 더 따뜻하고 즐거웠던 시간으로 기억된다.”고 말했다. 문씨는 올해 크리스마스에도 이들을 자신의 집으로 초청해 함께 파티를 할 계획이다. 김양진·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연말 디너쇼 골라보기…장르·연령 다양 음악밥상 ‘풍성’

    연말 디너쇼 골라보기…장르·연령 다양 음악밥상 ‘풍성’

    ‘디너쇼에도 블루칩이 있다?’ 연말 히트상품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게 디너쇼다. 올해도 트로트에서부터, 추억의 포크, 재즈, R&B에 이르기까지 ‘맛있는 음악 밥상’이 풍성하다. 내년 고희를 맞는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가 오는 23~25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팬들과 함께 인생 70년을 돌아본다. 올해 데뷔 50주년 전국 투어를 함께한 김동건 아나운서가 사회를 본다. 1544-8474. ‘종합 예술인’ 조영남은 23~24일 잠실 롯데호텔월드, 25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구수한 입담과 노래로 버무린 디너쇼를 연다. 1544-8474. ‘디너쇼의 원조’ 패티김은 24~25일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팬들과 뜨거운 열정을 나눈다. 히트곡부터 캐럴과 팝 메들리까지 계절 분위기를 제대로 우려낼 예정이다. (02)518-8586. ●음악감상실 추억 살린 ‘쎄시봉’ 최근 MBC 예능 프로그램 ‘놀러와’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윤형주·송창식·김세환은 21~22일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쎄시봉 친구들 디너쇼’를 연다. 이상벽이 DJ 겸 MC로 나와 음악감상실의 추억을 되살린다. (02)517-0394. 23일 같은 장소에선 KBS ‘가요무대’ 25주년 기념 국민가요 선호도 조사에서 1위에 뽑힌 ‘그때 그 사람’의 심수봉이 바통을 잇는다. 1544-1139. ‘영원한 오빠’ 남진도 24~25일 여의도 63빌딩컨벤션센터에서 디너쇼를 연다. 올해 데뷔 45주년 기념 음반을 냈던 남진의 현란한 춤과 노래를 맛볼 수 있다. (02)789-5353. 1980~90년대 트로트 퀸 주현미는 24~25일 광장동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에서 데뷔 25주년 기념 성탄 디너쇼를 연다. (02)455-5000. 26일 같은 장소에서 국내 3대 재즈 디바 가운데 한명으로 중저음의 농익은 허스키 보이스를 뽐내는 웅산이 생애 첫 디너 콘서트를 갖는다. (02)455-5000. ●신세대 디너쇼 ‘눈길’ ‘어르신 디너쇼’에 도전장을 던진 젊은 무대도 있다. 신세대 트로트 여왕 장윤정(02-824-3589)은 22~23일, 1년 5개월 만에 새 앨범을 내고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SG워너비(02-789-5353)는 28~29일 각각 63빌딩컨벤션센터에서 디너쇼를 연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오합지졸 아이들 엉뚱발랄 성탄극

    오합지졸 아이들 엉뚱발랄 성탄극

    해외, 특히 미국이나 영국의 가족 영화를 보면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아이들이 펼치는 공연 장면을 이따금 접할 수 있다. 학부모를 비롯한 온 가족, 온 마을 사람들이 함께하는 학예회 자리다. 최근 이런 장면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로맨틱 코미디 ‘러브 액츄얼리’(2003)가 아니었을까. 꼬마 샘(토머스 생스터)이 짝사랑하는 조안나(올리비아 올슨)의 마음을 얻기 위해 학예회에서 열심히 드럼을 치는 모습과 머라이어 캐리의 캐럴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를 열창하는 조안나의 모습이 생생하다. ‘러브 액츄얼리’가 제각각 진행되던 일곱 가지 사랑 이야기들이 한데 얽히는 공간으로 성탄절 학예회를 선택했다면 23일 개봉하는 영국산(産) 가족 영화 ‘크리스마스 스타!’는 오로지 학예회를 준비해 가는 과정에 주목한다. 한때 제니퍼, 고든과 함께 아동극 배우의 꿈을 키우던 매든스. 연인 제니퍼는 영화 제작자의 꿈을 이룬다며 미국 할리우드로 떠나버린 지 오래다. 초등학교 교사가 된 매든스는 성탄극을 연출했다가 혹평을 받는다. 반면 이웃 학교 교사가 된 고든이 만든 성탄극은 해마다 박수 갈채를 받는다. 이런 과정을 겪으며 매든스는 크리스마스와 인연을 끊고 지낸다. 어느 날 교장 선생이 매든스에게 뜬금없이 성탄극 연출을 맡기고, 우연히 재회한 고든에게 자존심 상해 있던 매든스는 제니퍼가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들을 데리고 자신의 성탄극을 보러 오기로 했다는 거짓말을 한다. 학교는 물론 온 마을이 매든스의 거짓말로 술렁이고 일은 점점 더 커져만 간다. ‘크리스마스 스타!’는 성탄절에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에 제격인 작품이다. 관객들은 심드렁하게 살아 가는 어른과 무엇을 하든 한없이 어설퍼 보이던 아이들이 온갖 소동을 거치며 크리스마스의 작은 기적을 일궈 내는 과정을 지켜 보게 된다. 내용 전개는 유치하고 뻔하다. 오합지졸이었던 아이들이 어엿한 솜씨를 갖추는 과정도 비약이 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2차 세계대전 때 폭격으로 무너진 중세의 코벤트리 성당에서 펼쳐지는 마지막 공연 장면은 한없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러브 액츄얼리’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등에 출연한 마틴 프리먼이 주인공 매든스로 나와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 준다. 성탄극 준비를 위한 보조교사 파피로 등장하는 마크 우턴의 다양한 표정 연기도 돋보인다. 올해 서울국제가족영상축제 개막작이었다. ‘크리스마스 스타!’와는 관련이 없는 팁 하나. 토머스 생스터의 요즘 모습을 접하고 싶다면 ‘노웨어 보이’를 볼 것. 존 레넌의 청춘 시절을 다룬 이 영화에서 생스터는 폴 매카트니로 나온다. 106분. 전체 관람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겨울방학 어린이 공연 어떤게 좋을까

    겨울방학 어린이 공연 어떤게 좋을까

    곧 겨울방학이다. 아이들에게야 신나는 일이지만, 부모들은 고민이 크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 아이의 안목을 키워줄 프로그램은 없을까. 이런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볼만한 어린이 공연을 모아 봤다. 오는 24일 시작하는 연극 ‘베니스 상인’은 고전 그 자체의 힘에 주목한 공연이다. 서울시극단이 마련한 ‘어린이 셰익스피어 시리즈’ 가운데 두 번째 작품이다. 어린이 공연이라고 해서 마냥 쉽고 가볍게만 흐르는 것을 경계한다. 진득하니 고전을 느끼게 하는 데 역점을 뒀다. 아이들뿐 아니라 부모들도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고전의 맛을 다시 느낄 수 있다. 평생 셰익스피어를 연구한 시인 김정환의 번역본을 대본으로 삼았다. 매주 수요일에는 미국 루스재단 파견 예술가이자 서울시극단 단원으로 활동하는 시라 밀로코프스크가 셰익스피어 작품세계에 관한 원어민 특강도 진행한다. 어른은 셰익스피어의 아름다운 문장을 느끼고, 아이들은 공부에 도움 받으라고 공연 때도 영어 자막이 제공된다. 내년 1월 23일까지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2만~3만원. (02)399-1114~6. 게스 하우 머치 아이 러브 유’(Guess How Much I Love You)는 영어교육에 대한 관심을 반영해 영어로 진행하는 뮤지컬이다. 1995년 영국에서 발간돼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같은 제목의 그림책을 뮤지컬로 옮겼다. 여행길에서 펼쳐지는 토끼 가족의 사랑 얘기를 다뤘다. 비슷하거나 대구를 이루는 영어문장을 자주 쓰고, 쉬운 리듬으로 함께 노래 부르는 것을 유도해 자연스레 영어에 익숙해지도록 했다. KBS ‘미녀들의 수다’로 유명해진 영국인 애나벨 엠브로스가 사회자로 캐스팅됐다. 내년 1월 5일부터 무기한 공연(오픈런). 서울 대학로 원더스페이스 세모극장. 전석 3만원. 한국어를 섞은 버전과 영어로만 된 버전 두 가지가 있다. 미리 확인하고 예약하는 게 좋다. 1544-6399. ‘부니부니’는 우리나라 최초의 어린이용 창작 오페레타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7명의 관악기 캐릭터들, 그러니까 트롬본, 튜바 같은 악기들이 ‘롬바’나 ‘튜튜’로 등장해 모차르트, 베토벤, 차이콥스키 등 유명한 작곡가들의 생애와 작품을 이야기한다. 캐릭터들은 악기 그 자체의 성격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관객들은 캐릭터를 통해 악기 특성도 알 수 있다. 클래식 음악을 처음 접하는 아이들에게 어울리는 내용으로 구성했다는 게 기획사의 설명이다. 악기 캐릭터들은 중국 회사와 손잡고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된다. 이달 10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 내년 1월 7일부터 2월 6일까지는 서울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으로 무대를 옮겨 공연한다. 3만~4만원. 1544-1555. 미국 동화작가 맥스 루케이도의 작품을 뮤지컬로 만든 ‘넌 특별하단다’(02-762-4242), 찰스 디킨스의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을 한국적으로 바꾼 ‘특별한 손님’(02-988-2258), 달이 없어진 세상을 통해 해와 달과 우주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춤추는 태양계’(02-529-1003) 등도 겨울방학에 맞춰 무대에 오른다. ‘햇님달님’(02-6085-6261)은 전래 동화인 ‘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바탕으로, 민속놀이와 전래동요 등을 많이 섞어 넣은 국악 뮤지컬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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