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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용쇼크에 ‘지역별 최저임금’ 궁여지책 카드…고용부는 신중

    고용쇼크에 ‘지역별 최저임금’ 궁여지책 카드…고용부는 신중

    고용부·기재부 “타당성·필요성 검토 취지 사회적 대화·국회 논의 후 최종 결정 사항” 日·캐나다·태국 지역별 최저임금 시행 실제 추진돼도 국회 통과 등 험로 예상2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지역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그 배경과 적용 방법에 관심이 모아진다. 최저임금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최저임금 차등 적용이) 화제가 되는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아직까지는) 외국 사례나 전문가 제언을 참고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을 뿐 반드시 적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지는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날 김 부총리가 “인상폭 구간을 주고 지방이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방안까지 밝혀 최저인상 차등 적용이 실제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이 커졌다. 올 2분기 이후 고용지표가 잇달아 나빠지면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원인이 됐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앞서 최저임금위원회는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을 지난해보다 16.5%(7530원) 올렸다. 내년에도 10.9%(8350원) 올리기로 해 과도한 인상폭이 논란이 됐다. 임금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소상공인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이때부터 최저임금을 지역이나 사업 규모, 업종별로 차등 적용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결국 정부가 고용지표가 갈수록 나빠지는 현실을 인정하고 ‘궁여지책’으로 지역별 차등 적용 카드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부총리가 언급한 ‘지역별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국가는 일본이 대표적이다. 후생노동성 자문기구인 중앙최저임금심의회가 제시한 기준을 참고해 지자체별 심의회가 최저임금을 정한다. 심의회는 지역별로 물가나 경제 상황을 고려해 지역 임금을 결정한다. 올해 일본의 지역 간 평균 최저임금은 874엔(약 8600원)이다. 최저임금이 가장 높은 도쿄도(985엔)와 가장 낮은 가고시마현(761엔)의 격차는 224엔(약 2200원)이다. 이외에도 캐나다와 태국, 베트남 등이 최저임금을 지역별로 차등 적용한다. 중국은 직할시나 성, 자치구 단위로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인도네시아는 주와 시·군 단위로 결정하는데, 이때 시·군의 최저임금은 주의 최저임금보다는 낮게 정하지는 못하게 하고 있다. 국내에도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생활임금을 산정하고 있다. 최근 서울시는 내년도 생활임금을 1만 148원으로 정했다. 경기 성남시도 내년도 생활임금을 1만원으로 정했다. 하지만 생활임금과 최저임금은 엄연히 다른 개념이어서 전국적으로 확대하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김 부총리의 발언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고용부와 기재부는 이날 해명자료를 통해 “그간 소상공인연합회 등을 중심으로 차등 적용 요구가 있어 내부적으로 타당성이나 필요성, 실현 가능성을 실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취지”라면서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등 사회적 대화와 국회 논의를 통해 최종 결정될 사항”이라고 밝혔다. 고용부 관계자도 “여러 사례를 알아보고 있는 단계인데 마치 (지금 당장) 검토하고 시행할 것처럼 얘기가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지역별 차등 적용 방안이 실제로 추진된다고 해도 법제화에는 난항이 예고된다. 법 개정 사항이기 때문에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지역구에 기반을 둔 국회의원들이 지역을 서열화하는 법안에 선뜻 찬성표를 던질지는 미지수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지역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위해 범주를 설정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주민들의 다양한 감정이 개입돼 합리적 산정이 어려울 수 있다”면서 “산정의 기초가 되는 물가 수준과 주거 비용, 기타 생활비용을 어떻게 정할지도 정교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2018년 노벨물리학상은 ‘레이저물리학’ 대변혁 가져온 老학자 품으로

    2018년 노벨물리학상은 ‘레이저물리학’ 대변혁 가져온 老학자 품으로

    2018년 노벨 물리학상은 ‘빛의 도구’인 레이저 물리학의 혁신적 발전을 견인한 미국과 프랑스, 캐나다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2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아더 애쉬킨(96) 미국 벨연구소 박사, 제라드 모로(74) 프랑스 에콜폴리테크닉 교수, 도나 스트릭랜드(59) 캐나다 워털루대 교수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이들 3명의 과학자들은 초미세 물질은 물론 빠르게 움직이는 생체과정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한 초정밀 레이저 장치를 개발함으로써 의학분야와 산업분야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수상한 제라드 모로 교수와 도나 스트릭랜드 교수는 사제관계로 알려져 있다. 특히 도나 스트릭랜드 교수는 물리학 분야의 세 번째 여성 수상자로 55년만이다. 역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중 여성은 1903년 프랑스 마리 퀴리 박사와 1963년 미국 마리아 괴퍼트-메이어 캘리포니아 샌디에고대 교수 2명 밖에 없었다. 애쉬킨 박사는 질량이 1g보다 적은 미세입자에 레이저 광선을 조사하면 입자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포획할 수 있으며 이를 미세하게 조작할 수 있는 ‘광학 집게’ 원리를 발견했다. 미국 에너지부 장관 출신인 물리학자 스티븐 추 박사는 애쉬킨 박사가 발견한 광학 집게 원리를 바탕으로 극저온까지 냉각시키는 장치를 개발하는 등 실제 활용 가능한 공정을 만든 업적으로 1997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바 있다. 현재 이 기술은 DNA 염기서열 분석이나 박테리아, 바이러스를 연구할 때 활용된다. 모로와 스트릭랜드 교수는 고강도, 초단파 펄스를 발생시키는 레이저를 연구해 물질의 기본 특성을 분자 수준까지 파악할 수 있는 ‘펨토초 레이저’ 개발에 바탕이 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펨토초 레이저를 고출력으로 높일 때 발생할 수 있는 출력과 정밀도 저하를 막을 수 있는 ‘처프 펄스 증폭’(CPA) 기술도 만들어 냈다. 최근 펨토초 레이저는 라식수술과 같은 시력교정에도 활용되고 있다. 이번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3명의 과학자들에게는 상금 900만 스웨덴크로나(11억 2491만원)가 주어진다. 상금은 공헌도에 따라 애쉬킨 박사가 절반인 450만 스웨덴크로나를 받고, 모로 교수와 스트릭랜드 교수가 나머지인 450만 스웨덴 크로나를 절반씩 나눠 갖게 된다. 노벨위원회는 3일 화학상, 5일 평화상, 8일 경제학상 수상자를 차례로 발표한다. 시상식은 노벨상을 받은 알프레드 노벨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55년 만에 ‘유리 천장‘ 깬 노벨 물리학상…96세 과학자도 선정

    55년 만에 ‘유리 천장‘ 깬 노벨 물리학상…96세 과학자도 선정

    올해 노벨물리학상의 영예는 미국의 아서 애슈킨, 프랑스의 제라르 무루, 캐나다의 도나 스트리클런드 등 3명이 공동으로 가져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2일(현지시간) 이들 3명의 연구자를 올해 노벨물리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이들 연구자의 발명이 “레이저 물리학 분야에 대변혁을 가져왔다”며 “선진 정밀기기들이 탐험되지 않은 연구 분야와 여러 산업, 의학 분야 적용의 새 지평을 열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특히 스트리클런드는 지난 1963년 이후 55년 만에 ‘유리 천장’을 깬 여성 수상자여서 더욱 눈길을 끈다.지금까지 112차례에 걸쳐 노벨물리학상이 수여되는 동안 여성이 영예의 주인공이 된 사례는 지난해까지 단 두 차례에 불과했다. 1903년 마리 퀴리와 1963년의 마리아 메이어 두 명만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노벨물리학상은 반세기 넘게 여성 물리학자들 앞에 가로 막힌 벽인 셈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도나 스트리클런드가 공동 수상의 영예를 안으면서 ‘유리천장’은 55년 만에 깨지게 됐다.스트리클런드는 여성으로서는 세 번째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라는 영예도 함께 얻었다. 1901년부터 지난해까지 수상자들의 평균 나이는 55세였다. 다만 올해 공동수상자인 미국의 아서 애슈킨이 96세,프랑스의 제라르 무루가 74세, 캐나다의 도나 스트리클런드가 59세인 만큼,수상자들의 평균 연령은 더 올라가게 됐다.특히 지난해까지 물리학상 수상자 중 최연장자는 2002년 수상자 레이먼드 데이비스 2세로 당시 88세였지만,이번에 애슈킨이 ‘8살’이나 높여 또 다른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가장 어린 나이에 노벨물리학상을 받는 이는 1915년 수상자인 로런스 브래그로 당시 25세였다.그해 자신의 아버지와 공동 수상했다.‘퀴리 부인’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마리 퀴리는 1903년 남편 피에르 퀴리와 노벨물리학상을 함께 받았다. 두 사람의 딸인 이렌 졸리오 퀴리와 그 남편 프레데릭 졸리오는 1935년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하면서 ‘노벨상 가문’으로 명성을 높였다. 아버지와 아들이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경우도 모두 네 차례다. 다만 같은 해에 공동 수상한 것은 1915년 윌리엄 브래그-로런스 브래그 부자(父子)가 유일하다. 나머지 세 경우는 아버지와 아들이 각각 다른 해에 물리학상을 받았다. 노벨상 상금은 스웨덴 화폐인 크로나(SEK) 기준으로 1인당 900만 크로나(약 11억 2000여만원)에 이른다. 노벨이 남긴 유산 약 3100만 크로나(현재 가치로는 약 17억 200만 크로나)를 기금으로 노벨재단이 운영한 자금에서 나온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미·중 충돌과 추락하는 신흥국에 코스피 1%대 급락, 환율 7원 급등

    미·중 충돌과 추락하는 신흥국에 코스피 1%대 급락, 환율 7원 급등

    최근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중국 군함이 충돌 직전까지 접근했다는 소식이 2일 알려지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1%, 2% 이상 떨어졌다. 이탈리아 재정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유로화 가치가 떨어졌고 원화 가치도 연쇄적으로 내려앉았다.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9.31포인트(1.25%) 떨어진 2309.5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21.54포인트(2.64%) 하락하면서 800선이 무너져 794.99에 마감했다. 미·중 간 갈등이 무역 분쟁에서 군사적 긴장으로 번지면서 이날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는 2400억원 어치를, 기관은 81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900억원어치를, 기관은 1200억원어치를 팔았다. 중국 증시가 휴장인 가운데 홍콩증시도 하락세를 탔다. 이날 오후 3시 23분 기준 홍콩항생지수는 2.30% 떨어졌고, 홍콩H지수는 2.52% 내렸다.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이 고조된 데다가 신흥국 위기 등 다양한 악재가 오늘 한꺼번에 부각됐다고 진단한다. 지난 1일(현지시간)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오는 9일 발표될 세계 경제전망치가 “덜 긍정적일 것(become less bright)”이라면서 전망치 하향 조정을 시사했고,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20개 터키 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류용석 KB증권 시장전략팀장은 “미국·멕시코·캐나다 등 북미 3개국이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체결하면서 기존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의 무역 협정은 의미가 업다는 것을 보여준 데가가 군사적인 불씨까지 나오면서 중국이 고립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국제통화기금(IMF)에서도 신흥국 경제에 대해 경고한 만큼 세계 증시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대외 불안이 커지면서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보다 달러당 7.4원 오른 1119.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이 환율 조작국에 지정되면 원화 가치도 동반해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탈리아 재정에 대한 우려가 유럽연합(EU)에서 커지면서 아시아 장중 유로화 가치가 가파르게 떨어졌고 원화가 영향을 받았다”면서 “오는 15일쯤 예정된 미국 환율보고서 발표 전까지 중국의 환율 조작국 지정 여부에 관심이 쏠리면서 환율이 등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명령만 내리면 침실이 거실로…MIT가 만든 ‘스마트 가구’

    명령만 내리면 침실이 거실로…MIT가 만든 ‘스마트 가구’

    미국 뉴욕에서의 삶은 멋있고 좋아 보이지만 널리 알려진 사실 중 하나는 집안에서 사람이 움직일 공간의 거의 없다는 것이다. 특히 맨해튼의 아파트들은 아이오와 주(州) 주도 디모인의 드레스룸 크기 정도에 불과하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하지만 이런 공간의 협소함은 하나의 주목할 만한 현상을 일으켰다. 값비싼 임대료 탓에 공간 활용을 높이기 위해 접이식 가구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과학자들은 버튼 하나 만 누르면 침실이 거실로 바뀌도록 해주는 ‘스마트 가구’를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현재 맨해튼 주거지역에 실제로 설치되고 있는 벤처기업 ‘오리 시스템스’(Ori Systems)의 스마트 가구를 소개했다. MIT미디어랩에 있는 이 회사가 만들어낸 가구는 일본말로 종이접기를 뜻하는 '오리가미'처럼 자유롭게 접고 펼 수 있다고 해서 오리(Ori)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특히 이 가구는 사용자가 가구에 부착된 버튼이나 스마트폰 앱, 또는 AI 스피커의 음성 인식 기능으로 지시를 하면 침실이나 거실, 부엌 또는 서재로 탈바꿈한다. 이는 그동안 공간을 활용하고자 무거운 가구를 손수 옮기거나 접고 펴야 했던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며 청소 또한 편하게 해준다. 특히 이 가구는 슬라이딩 방식을 채택해 움직일 때 소음을 최소화했고 공간과 장애물을 인식하는 기능이 있어 반대편에 사람이나 사물이 있으면 자동으로 멈춰 사고를 막는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구 한 대를 설치하는 데 드는 비용이 최소 1만 달러(약 1120만 원)로 꽤 비싸다는 점과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과 기술의 발달이 새로운 주거 문화를 창조해나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사진=오리 시스템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아동학대, DNA 변형 유발…피해아동의 후손에까지 영향 (연구)

    아동학대, DNA 변형 유발…피해아동의 후손에까지 영향 (연구)

    끔찍한 아동학대가 피해아동 뿐만 아니라 피해아동이 훗날 낳을 후손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미국 하버드대학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공동 연구진이 성인 남성 34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어릴 때 아동학대를 경험한 남성의 정자 DNA에는 학대를 경험한 적이 없는 사람과 달리 특정한 ‘흔적’이 남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실험참가자 34명 중 22명은 어린 시절 아동학대를 경험한 사람들이었다. 연구진은 이들의 정자 샘플 DNA에 메틸화 반응 화학처리를 해 DNA의 차이를 조사했다. DNA 메틸화 반응이란 환경에 따라 세포 내 유전자 표현형이 달라지는 것으로, 후생유전학 연구에 주로 활용되는 검사다. 연구진이 실험참가자들의 DNA 메틸화 패턴을 살핀 결과, 학대 경험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정자 DNA의 분자 단위 12곳에서 분명한 물리적 차이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DNA의 특정 부분에서는 아동학대 경험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 최대 29%의 물리적 차이가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러한 결과는 곧 DNA를 그대로 물려받아 태어나는 후대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이러한 차이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훗날 후대에게 직접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혀내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실험참가자가 34명의 소규모라는 점 역시 보완해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연구를 이끈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의 마이클 코버 박사는 “DNA 메틸화 반응은 범죄현장에 남아있는 용의자의 DNA를 분석해 용의자의 나이나 신체 특징 등을 추정하는데도 활용된다”면서 “이번 발견은 특정 남성이 과거 어린 시절 아동학대를 당했을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 등을 추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비영리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10초마다 한 번씩 아동학대가 발생하고 있으며, 아동학대에서 살아남아 성인이 된 사람 중 80%가 한 번쯤 우울증 등 정신질환에 노출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美·캐나다, 극적 합의로 USMCA 출범… ‘3자 무역협정’ 틀 유지

    美·캐나다, 극적 합의로 USMCA 출범… ‘3자 무역협정’ 틀 유지

    트럼프 “역사적인 거래” 만족감 표시 트뤼도 총리 “오늘은 캐나다에 좋은 날”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개정 협상에 난항을 겪어 온 미국과 캐나다가 마감 시한인 30일(현지시간) 밤 12시가 되기 직전 NAFTA를 대체하는 새 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출범시키면서 극적 타결을 맛보았다. 3국 정상이 60일간 검토해 공식 서명한 뒤 각국 의회의 승인을 거쳐 내년 발효된다. 이로써 1994년 발효된 NAFTA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미국, 멕시코, 캐나다의 새로운 3자 무역 체제가 발족하게 됐다. ‘1호 대선공약’으로 보호무역 강화를 내세웠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멕시코에 이어 우리나라와 캐나다까지 무역협정을 타결하면서 중국에 대한 압박도 한층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크리스티나 프릴랜드 캐나다 외교장관은 이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미국과 캐나다는 21세기에 걸맞은, 새롭고 현대화된 무역협정에 합의했다”면서 “이 협정이 우리 노동자, 농부, 낙농업 종사자, 기업에 더 자유로운 시장과 공정한 무역, 튼튼한 경제성장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USMCA는 중산층을 더 튼튼하게 하고, 보수가 많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며, 북아메리카를 집이라고 부르는 5억명에게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1일 트위터를 통해 “NAFTA의 많은 결함과 실수를 해결하고, 세 대국이 세계의 다른 나라들과 경쟁하는데 힘을 합치게 만드는 역사적인 거래”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앞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이날 마감 시한을 두 시간 남겨 놓고 각료회의를 소집한 후 “오늘은 캐나다에 좋은 날”이라고 짧은 소감을 전했다. 새 무역협정은 캐나다가 낙농업 시장의 3.5%인 160억 달러(약 17조 7000억원) 규모를 미국에 개방하고, 미국은 캐나다산 자동차에 연간 260만대까지 관세를 면제하되 이를 초과하면 고율 관세(25%)를 부과하는 내용이 담겼다. 멕시코산 자동차는 연간 240만대까지 무관세 수출이 허용된다. 또 무관세 혜택을 위해 자동차 부품의 역내 생산 비율을 기존 62.5%에서 75%로 높이기로 합의했다. 일본 방송 NHK는 NAFTA 역내 무관세 혜택을 노리고 인건비가 저렴한 멕시코와 캐나다에 공장을 늘려 온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울상을 짓게 됐다고 보도했다. 자국 내 반발을 무릅쓰고 낙농업 시장을 개방한 캐나다는 그 대신 미국이 줄곧 폐지를 요구해 온 제19조 반덤핑·상계관세 분쟁처리 절차를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 캐나다는 직격탄을 맞을 낙농업주들에게 정부 차원의 보상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8월 멕시코와 NAFTA 재개정 협상에 타결한 후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의 임기 안에 최종 합의안에 서명하기 위해 9월 30일을 협상 마감 시한으로 정하고 캐나다를 강력하게 압박해 왔으나 견해차로 난항을 겪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캐나다와 멕시코를 상대로 큰 승리를 거뒀다”고 전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뉴스 in] 美·캐나다, 새 북미무역협정 타결

    [뉴스 in] 美·캐나다, 새 북미무역협정 타결

    미국과 캐나다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개정 협상이 마감시한인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밤 12시 직전 타결됐다. 새 무역협정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이 출범하면서 1994년 발효된 NAFTA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8월 멕시코와 재개정 협상을 타결한 후 캐나다가 동참하지 않으면 NAFTA를 미국·멕시코 간 양자 무역협정 형태로 바꾸겠다고 경고해 왔다.
  • ‘음주 사망사고’ 황민 구속영장 신청…“도주 우려”

    ‘음주 사망사고’ 황민 구속영장 신청…“도주 우려”

    경찰이 지난 8월 음주 사망 교통사고를 낸 황민(45·뮤지컬 연출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기 구리경찰서는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로 황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일 밝혔다. 황씨는 배우 박해미씨의 남편으로, 지난 8월 27일 밤 11시 15분쯤 구리시 강변북로에서 자신의 스포츠카에 일행을 태우고 운전하다가 25t 화물차를 들이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 당시 황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0.104%였고, 차를 시속 167㎞로 달리면서 다른 차량들 사이를 추월하는 ‘칼치기’운전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고로 조수석과 조수석 뒷좌석에 타고 있던 뮤지컬 단원 인턴 A(20·여)씨와 뮤지컬 배우이자 연출가 B(33)씨 등 2명이 사망하고, 황씨 등 동승자 3명이 다쳤다. 황씨는 사고와 관련 두번의 소환조사를 받고,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황씨가 캐나다 국적을 갖고 있어 도주의 우려가 있고, 피해 단원들에 대한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영장 신청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 등을 확보해 도로교통공단에 분석을 의뢰했다. 공단 측은 “시속 80㎞로 정속 주행했으면 사고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자문 결과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산 특성화고출신 20대 4300km 미국 서부 대종주 코스 완주

    부산 특성화고출신 20대 4300km 미국 서부 대종주 코스 완주

    부산 특성화고 출신의 20대 청년이 미국 서부 대종주 코스를 완주했다. 부산시교육청은 특성화고 학생 출신인 박정우(22) 씨가 4300km에 달하는 미국 서부 대종주 트레킹코스 PCT(Pacific Crest Trail)에 도전해 171일 만에 완주에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PCT는 멕시코 국경에서 시작해 태평양을 따라 캐나다 국경까지 4300km에 달한다. 이 코스는 애팔래치아 트레일(AT),콘티넨털 디바이드 트레일(CDT)과 함께 미국 3대 장거리 트레킹 코스로 꼽힌다. 이 코스를 완주하기 위해선 숙영장비와 취사도구를 짊어지고 4∼6개월 동안 걸어야 하는 강인한 체력과 불굴의 인내심이 필요하다. 전 세계 도전자 중 16%만 완주했을 정도로 어려운 코스다.한국인 완주자는 20명 남짓한 것으로 알려졌다. 응급구조사가 꿈인 박 씨는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고자 지난 3월 16일 미국 갤리포니아주 캄포를 출발해 9월 2일 종착지인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매닝공원에 도착했다.171일 6시간 43분 만에 완주에 성공했다. 그는 “응급구조사가 되기 위해서는 누구보다도 강인한 정신력과 굳은 신념이 필요한 만큼 중간에 포기하고 싶었지만 이를 악물고 끝까지 버텨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이번 완주에 앞서 인도네시아,네팔,인도 등을 여행하고 히말라야를 트레킹하면서 PCT 도전 의지를 키웠다.올해 1월 부산 해운대에서 출발해 서울역까지 496km를 15일 동안 걸어서 종주하기도 했다. 그의 이번 도전은 2015년 부산시교육청에서 실시한 글로벌 현장학습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됐다. 해운대공고 재학시절에 용접기능사,전자기능사 등 7개 자격증을 취득한 그는 호주에서 글로벌 현장학습을 받으면서 글로벌 마인드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더 큰 포부를 위해 PCT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박 씨는 자신의 꿈인 응급구조사가 되고자 가천대학 응급구조학과 수시에 응시,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한편, 부산시교육청은 특성화고 학생들의 취업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특성화고 학생 208명을 글로벌 현장학습 대상자로 선발해 호주에 파견했다. 이 가운데 120명이 현재 현지에서 취업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외국인에 대한 마음의 벽 허무는 정책/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월요 정책마당] 외국인에 대한 마음의 벽 허무는 정책/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우리나라는 서구사회에 비해 비교적 초기 단계의 난민 유입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난민법 폐지’ 국민청원이 역대 최다인 71만 4875명을 기록하고, 현재도 난민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 원인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직접적으로는 일시에 몰려 온 이질적 문화권의 외부인들에 대한 두려움, 유럽에서의 난민 관련 사건사고 소식으로 인한 불안감, 경제적 목적의 부진정 난민신청자에 대해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난민법과 난민심사 인적·물적 인프라의 문제점을 들 수 있다. 이외에 일부 외국인 관련 정책에 대한 국민 역차별 논란, 건설현장 등 불법취업으로 인한 국민 일자리 잠식, 영주권 취득 후 3년이 경과하기만 하면 ‘계속 거주요건’도 없이 지방참정권을 행사하는 제도의 문제점 등 외국인 유입과 관련해 그간 누적된 불만도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민과 외국인이 서로의 문화와 가치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부족했던 것도 하나의 원인일 것이다. 난민과 외국인에 대한 근거 없는 편견과 두려움을 확산시키는 가짜뉴스를 경계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나 합리적 근거 없이 증오한다는 뉘앙스가 내포돼 있는 ‘혐오’라는 표현을 모든 난민반대 국민들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난민·외국인 반대 정서를 ‘혐오’로만 단정 지으면 표현 자체에 대한 논박으로 찬반 국민 사이의 간극만 넓어질 뿐, 원인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합리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어렵다. ‘혐오’보다는 ‘정서’로 파악하고 그 원인을 살펴보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을까. 2017년 체류외국인은 218만명으로 10년 새 두 배 이상 늘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낯선 곳으로 이주해 온 외국인들이 이 땅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의 지원과 배려를 하는 것은 필요하나, 소득수준을 불문하고 시혜적 지원의 대상으로만 처우하는 방식은 역차별 논란을 야기하고 결과적으로 반외국인 정서를 낳고 있다.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원칙을 다시 한번 생각할 때이다. 외국인 유입이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되는 정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국제이주기구(IOM) 등에서 강조하듯이 외국인의 체류질서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법무부는 외국인들의 기초법질서 위반 사례로 인한 지역 주민들의 피로감이 커져 가고 있어 경찰·지방자치단체 등과 관련 대책을 추진 중이다. 중장년층의 마지막 피난처인 건설현장에서의 불법취업 외국인에 의한 우리 국민의 일자리 잠식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추석 전에 특별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부진정 난민신청자에 대해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난민법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며 난민심사 인적·물적 인프라도 확충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등은 외국인 체류허가·정착 수수료 등으로 이민·통합기금을 조성해 이를 수익자 부담 원칙에 입각해 외국인 행정에 투입함으로써 외국인에 대한 국민의 거부감을 줄이고 있는데, 우리도 이 같은 제도의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지난 한 해 외국인 관련 징수금액은 수수료, 범칙금 등에 한정하더라도 1153억원에 이른다. 부존자원도 없고 저출산·고령화 현상으로 경제활동인구의 감소로 국가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현실에서 외부와의 교류와 개방은 어쩌면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는 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교류와 개방에도 질서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도 외국인에 대해 마음을 열 수가 있다. 균형 있게 정비돼 ‘잘 관리되는(well-managed) 외국인 정책’이야말로 반난민·외국인 정서를 해소하거나 완화할 수 있는 방책이 아닐까 싶다.
  • “해외서도 한국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 주고 싶어요”

    “해외서도 한국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 주고 싶어요”

    “해외에서도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과 이해에 도움이 되고 싶었습니다.”김하나(42) 토론토대 동아시아도서관 관장은 최근 재외동포재단이 주최한 ‘2018 세계한인차세대 대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김 관장은 토론토대 동아시아도서관 한국학 사서로 시작해 북미 지역에서 한인 최초로 브리티시 컬럼비아대(UBC) 아시아도서관장이 됐다. ‘독도지킴이’로도 불리는 김 관장은 2008년 미국 의회도서관이 독도 관련 도서 분류의 주제어를 ‘독도’에서 ‘리앙쿠르 록스’로 바꾸려는 계획을 보류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당시 김 관장은 독도와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고 미 의회도서관에 독도 주제어를 삭제하려는 계획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의견서를 작성해 이를 극적으로 보류시켰다. 그는 토론토 총영사관과 미 워싱턴DC 주재 한국대사관에 관련 소식을 알렸고 미디어에 정보를 공유하는 한편 동아시아도서관협의회 회원들의 뜻을 모았다. 김 관장은 “당시 북미 동아시아도서관협의회 한국학자료 분과위원장을 맡고 있었다”며 “미 의회도서관에서 독도 주제명을 리앙쿠르 록스로 바꾸는 제안서가 들어왔는데 심의기간이 일주일 정도밖에 남지 않은 급박한 상황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 관장은 2009년 한국·캐나다 문화 및 역사적 자원을 위한 온라인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목표로 한 ‘한국·캐나다 문화 및 역사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김 관장은 한국 문화와 문학을 현지 사회에 홍보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캐나다 주류사회가 선정하는 ‘최우수 이민자’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 관장은 당시 75명의 후보 가운데 유일한 한인 후보였다. 김 관장을 비롯한 24개국 80여명의 한인들은 재외동포재단이 9월 하순에 열었던 세계한인차세대대회에 참석했다. 특히 경영, 법조, 예술, 의료, 공공 등 다양한 분야의 차세대 한인 리더들은 참가자 간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내외 동포 간 교류 확대의 장이 됐다. 이들은 방한기간 강경화 외교부 장관 주최 환영 만찬과 이낙연 국무총리 예방, 각종 포럼과 토크콘서트, 안보·문화 체험 등을 가졌다. 김 관장은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일을 하시는 한인들을 만나게 돼서 기쁘다”며 “세계한인차세대대회 참석자들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네크워크를 형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사진 재외동포재단 제공
  • [한·미 통상 2題] 한국, 1~7월 대미 무역흑자 최대 폭 감소

    對韓 통상 압박 완화 수단 될지 주목 미국의 주요 교역국 가운데 우리나라와의 무역적자가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통상 압박을 누그러뜨리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지 주목된다. 30일 미국 통계국의 월간 상품 교역 동향에 따르면 미국은 올해 1∼7월 우리나라와의 교역에서 99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미국의 대한 무역적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4.4%(32억 달러) 감소했다. 국제유가 상승 등의 여파로 에너지를 포함해 우리나라의 대미 수입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는 지난해 미국이 10번째로 많은 무역적자를 기록한 나라였지만 올해에는 13위로 내려앉았다. 올해 1∼7월 미국이 가장 많은 무역적자를 기록한 상위 15개국 중 전년 대비 무역적자가 감소한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베트남(1억 달러·0.5%), 인도(3억 달러·2.2%), 태국(3억 달러·2.6%), 캐나다(2억 달러·1.8%), 대만(1억 달러·1.1%) 등 6개국이다. 미국이 우리나라에서 무역적자를 가장 많이 줄인 것이다. 반면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9.0%(184억 달러) 증가한 2226억 달러였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부산국제영화제, 이 세 가지 키워드 챙겨 보세요

    부산국제영화제, 이 세 가지 키워드 챙겨 보세요

    4일 개막 앞둔 BIFF…한국·아시아·세계 영화 프로그래머 3인의 추천작 2014년 ‘다이빙벨’ 상영으로 정치적 풍파를 겪은 끝에 올해 새롭게 도약하는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오는 4일 관객들을 맞는다. 올해 23회째를 맞는 BIFF는 지난해보다 20여편 늘어난 79개국 323편을 초청했다. 세계 주요 영화제를 달군 화제작과 거장들의 신작, 조명받는 신인 감독들의 작품이 대거 스크린을 채운다. 남동철(한국 영화), 김영우(아시아 영화), 박도신(세계 영화) 프로그래머의 강력 추천작을 소개한다.●여성 주연 배우 돋보이는 한국 영화들 남동철 프로그래머가 꼽은 한국 영화 세 편 ‘영주’, ‘아워바디’, ‘계절과 계절 사이’는 여성 주연 배우들의 인상적인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최근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에서 활약한 배우 김향기는 차성덕 감독의 영화 ‘영주’의 타이틀롤을 맡아 세상에 내던져진 소녀 가장의 복잡다단한 내면을 연기한다.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남동생과 단 둘이 사는 영주가 형편이 어려워지자 부모의 목숨을 앗아 간 교통사고의 가해자를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한가람 감독의 ‘아워바디’는 행정고시에서 번번이 떨어지는 자영이 우연히 달리기를 하는 건강한 현주를 만나 달리기를 시작하며 삶의 활기를 찾는다는 내용이다. 남 프로그래머는 “자영을 연기하는 배우 최희서가 영화 ‘박열’(2017)을 뛰어넘는 잊을 수 없는 연기를 보여 준다”고 평했다. 배우 이영진이 오랜만에 주연을 맡은 김준식 감독의 ‘계절과 계절 사이’는 지방 도시에서 카페를 열고 새 삶을 시작하는 해수가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여고생 예진으로부터 고백을 받으면서 고민에 빠지는 상황을 그린다.●재미·감동 갖춘 ‘흥행 대박’ 예감 亞 영화들 김영우 프로그래머는 ‘흥행 대박’ 예감이 드는 아시아 영화 세 편을 엄선했다. 부산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애니메이션 ‘안녕, 티라노: 영원히, 함께’는 ‘아톰의 명가’ 데즈카 오사무 프로덕션이 제작을 맡고, ‘명탐정 코난’의 시즈노 코분이 연출을, ‘마지막 황제’로 유명한 사카모토 류이치가 음악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김 프로그래머는 “각자의 상처를 지닌 공룡들이 서로를 쓰다듬으며 애틋한 우정을 키워 가는 좌충우돌 모험기로, 재미와 감동을 다 담은 종합선물세트”라고 평했다. 올해 중국을 강타한 흥행작인 원무이에 감독의 ‘나는 약신이 아니다’도 놓치지 말아야 할 필견작이다. 밑바닥 인생을 전전하던 주인공 청융이 불법 복제된 백혈병 치료제를 몰래 판매하다 어느 순간 환자들 사이에서 영웅으로 떠오른다는 내용으로 실화가 토대가 됐다. 김 프로그래머는 “다른 중국 상업 영화와 다르게 중국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이질적인 문화를 살짝 덧칠했다는 점, 사회적인 이슈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감동 코드와 잘 버무렸다는 점”을 이 영화의 흥행 요소로 짚었다. 가빈 린 감독의 ‘모어 댄 블루’는 권상우, 이보영, 이범수 주연의 한국 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2009)를 대만 특유의 감성으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한국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대만의 스타 류이호와 2014년 BIFF 개막작 ‘군중낙원’의 주연 진의함이 각각 순정남 케이와 사랑스러운 작곡가 크림으로 출연해 죽음마저 갈라놓을 수 없는 운명적 사랑을 연기한다.●손꼽아 기다린 세계 거장들 ‘화제의 신작’ 박도신 프로그래머가 추천한 세계적인 거장들의 신작도 빼놓을 수 없다. 영화 ‘위플래쉬’, ‘라라랜드’로 잘 알려진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퍼스트맨’은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미국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1930~2012)의 전기 영화다. 오는 18일 국내 개봉에 앞서 부산에서 먼저 만나 볼 수 있다. 박 프로그래머는 “한 인간의 내면을 심도 있게 그린 이 작품은 올해 아카데미상 후보로 거론되기에 충분해 보인다”고 평했다. 늘 화제를 몰고 다니는 다큐멘터리 감독 마이클 무어 특유의 유머가 가미된 ‘화씨 11/9’는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작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대에 사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어떻게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트럼프 시대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묻는다. 미국의 전설적인 영화 감독 오슨 웰스의 미완성 유작으로 최근 완성되면서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바람의 저편’도 관람 리스트에 올려야 할 작품이다. 시대를 앞서간 영화인답게 당대에 흔하지 않았던 가짜 다큐 형식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유럽에 피신해 있다가 혁신적인 복귀작을 완성하기 위해 미국에 돌아온 한 영화감독의 이야기다. 1978년 존 카펜터가 감독한 공포 영화의 전설 ‘할로윈’의 직접적인 속편인 데이빗 고든 그린 감독의 ‘할로윈’과 캐나다의 거장 데니 아르캉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미 제국의 추락’도 꼭 챙겨 봐야 할 작품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5년 인터넷 게임 친구 6명, 말기 암환자 병상 옆에서 조우

    5년 인터넷 게임 친구 6명, 말기 암환자 병상 옆에서 조우

    5년 정도 친구 사이였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온라인 게임에서였다. 미국과 캐나다 곳곳에 흩어져 살아 한 번도 직접 만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인터넷 공간에서만 친하게 지낸 6명의 게임 친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뉴저지주에 사는 조(23)가 암 치료를 받는 병원 침상 곁에서였다. 캐나다 뉴브룬즈윅에 사는 데이비드 밀러(19)가 레딧 닷컴에 이 얘기를 공유하면서 많은 이들의 가슴을 따듯하게 데워줬다. 인터넷 게임에서 경쟁하다 현실에서 만나 주먹질이나 벌이는 ‘현피’ 얘기가 들려오는데 이렇게 의미있는 현실에서의 만남도 있구나 싶은 것이다. 밀러는 29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5년 전부터 조와 친구들을 알게 됐다. 우리는 참 많이도 함께 플레이했다. 게임을 하지 않을 때도 우리는 서로 어울려 어떤 것이든 떠들어댔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여름에야 조가 유잉 육종(Ewing‘s sarcoma) 말기 진단을 받아 호스피스 센터에서 생을 마감할 준비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우리 모두 언젠가 만나게 될 것이라고 늘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는 것을 알게 된 뒤 더 이상 늦추면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현실에선 첫 만남이었지만 어색함은 없었다고 했다. 밀러는 “전에도 1000번 이상은 떠들어댄 사이”라며 “특히 조에겐 대단한 일이어서 눈물이 글썽일 수 밖에 없었다. 대단한 일이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레딧 이용자 14만 8000명 이상이 공유했다. 온라인을 통해 각별한 우애를 키운 이들이 자신의 얘기를 공유했다. 루이지애나주에 사는 마이클 토머스 설리반은 조와 친구들의 사진을 보며 “기쁨으로 충만”했다며 무려 12년 넘게 인터넷 공간에서 어울린 딜론과 처음 만났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조의 친구들이 “진짜 슬픈 상황에“ 조우한 것은 유감이지만 “친구로서 함께 있는 모습에 감명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유저 ‘Javad0g’은 온라인 게임 친구들끼리 이토록 친한 사이로 발전된 것은 “진짜 은총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 역시 온라인 게임 친구들과 15년 전 처음 만나 삶의 주요한 길목마다 서로를 격려하며 우정을 쌓고 있다고 했다. 그는 “부모를 잃은 슬픔을 함께 나눴다. 결혼하고 아이를 갖고, 축하할 일을 함께 했다. 또 이혼해 온세상이 찢기는 것 같은 아픔을 느끼는 친구를 돕고 격려했다”고 털어놓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월드피플+] “현실로 이어진 게임 우정”…희귀암 친구위해 뭉친 게이머들

    [월드피플+] “현실로 이어진 게임 우정”…희귀암 친구위해 뭉친 게이머들

    무려 6년 동안 게임 속 가상현실에서만 만나 온 친구들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희귀암 판정을 받은 아픈 멤버를 위해서다. BBC 등 해외 언론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남다른 우정을 과시한 이들 6명은 미국 뉴저지 주(州)에 사는 남성들로, 약 6년 전 온라인 게임상에서 만나 함께 게임을 즐겨왔다. 오랫동안 수 도 없이 함께 게임을 했지만 단 한 번도 현실에서 만난 적이 없던 이들을 불러 모은 것은 게임 멤버 중 한 명인 조(Joe, 23)의 투병 소식이었다. 올해 23세인 조는 지난 여름 유잉 육종(Ewing‘s sarcoma)진단을 받았다. 유잉 육종은 뼈에 생기는 악성 종양 중 하나로,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전이되었거나 몸통에 있는 뼈에 발생한 경우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는 결국 병원에 입원했고 고통스러운 치료를 시작했다. 이 소식을 접한 게임 멤버 5명은 조의 쾌차를 위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일 것을 약속했다. 그 중 한 사람인 데이비드 밀러는 캐나다에 사는 19살 소년으로, 10대 중반 시절부터 조 및 다른 멤버들과 함께 게임을 즐겨왔다. 그는 BBC와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난 6년간 항상, 그리고 많은 게임을 함께 해왔다. 언젠가는 다 함께 현실에서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면서 “그러던 중 조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게 됐고, 우리는 현실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날이 지금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미 게임을 하며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기 때문에 현실에서 처음 만나는 것이 어색하지 않았다”면서 “처음으로 함께 모인 멤버들을 보니 눈물이 날 정도로 꿈같았다”고 덧붙였다. 아픈 조의 침대 주위로 모인 5명의 게임 멤버들의 사진은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에 올라 화제가 됐다. 레딧에는 조의 건강을 응원하는 메시지와 함께, 이 게임 멤버들의 우정을 지지하는 수많은 메시지가 올라와 감동을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수목원은 현대인에 치유죠···시간이 갈수록 가치 빛나”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수목원은 현대인에 치유죠···시간이 갈수록 가치 빛나”

    ‘월급쟁이 출신’ 성만기 원장이 말하는 수목원 40년“오늘 우리 한국 사람은 너무 바쁘게 급하게 삽니다. 오늘 일을 하면 내일 결과가 바로 나오기를 바랍니다. 3년이나 5년 계획을 ‘장기 계획’이라고 우깁니다. 조급증 환자같이 살다 보니 자신이 누구인지, 왜 사는지도 모른 채 살다가 죽습니다. 하지만 나무를 키우니, 수목원을 하다 보니 시간의 의미를 체험합니다. 수목원은 최소 100년, 어쩌면 한 300년쯤 지나야 제대로 된 멋과 품격을 풍깁니다.” 수목원 가는 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 재벌도 기업가도 아닌 평범한 월급쟁이 출신이 수목원을 멋있게 가꾸고 산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23일 경남 고성군 동해면에 있는 소담수목원으로 차를 몰았다.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을 따라 향했지만 길가에 촘촘하게 선 전봇대와 얼기설기 걸린 전선이 눈에 거슬렸다. 수목원에 들어서 엔진을 끄자마자 성만기(73) 수목원장이 나왔다. 조성한 지 올해로 40년째인 이 수목원 앞에는 호수처럼 잔잔한 옥빛 바다가 내려다보인다. 이름 그대로 작고 아담했다. 그가 안내하는 길을 따라 숲을 걸었다. 가을이라고는 하지만 나뭇잎은 여름 그대로였다. “저기 저 나무가 스트로보 잣나무입니다. 미국 코네티컷에서 이 나무를 보고 반했지. 나무 대신 씨앗을 가져와 심었는데 저렇게 자랐습니다. 한 40년 자랐을까, 대한민국에서 아마 유일할 겁니다. ‘이스턴 화이트’라고도 해” 설명을 듣고보니 경기도나 강원도에서 보던 잣나무보다는 흰색이 강했고, 가지들이 피라미드처럼 층을 이루며 자라고 있었다. “스트로보 잣나무가 있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만큼 우리 생물자원이 풍부하다는 겁니다. 저건, 로보참나무야. 독일에선 ‘할아버지가 로보참나무를 심으면 손자가 벤츠를 탄다’는 말이 있지. 그만큼 목재 가치가 높거든.”국내 유일한 잣나무, 국내 최대 참나무 보유 언뜻 보기엔 평범해 보이는 한 나무 앞에서 그가 걸음을 멈췄다. “이건 핀오크 참나무야. 국내에선 제일 클 겁니다. 손기정(1912~2002) 선생이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마라톤 우승을 하면서 받은 월계관이 사실은 이 핀오크 참나무 가지로 만든 거야. 손기정 선생을 기념해 서울 양정고등학교에도 저런 핀오크 참나무가 자라고 있지.” 이 나무 높이가 25m쯤 돼 보였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나뭇잎이 다른 참나무와는 달리 단풍나무처럼 들쭉날쭉 길게 갈라져 있었다. 그는 핀오크를 대왕참나무로 부른다며 그 유래를 설명했다. “1990년 중반 핀오크 참나무를 조달청에 우리말로 등재하기 위해 고민하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국립수목원 조무연 박사와 의논했지요. 참나무 중에서 가장 으뜸이라는 생각에 대왕 참나무로 명명했습니다. 목재로 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가을 단풍도 정말 아름답지요.” “대왕 참나무 이름도 지어···생물자원 풍요”그는 미국 노스웨스턴대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1973년 대한항공에 공채로 입사했다. 승무직으로 4년가량 일하다 그만두고 나와 건축업과 자동차 딜러 등 개인 사업을 했다. 갑자기 불어닥친 불황으로 1년여 만에 모두 ‘까먹고’ 1979년 대한항공에 재입사했다. 대한항공 재입사 1호다. 수석 사무장 15년과 객실이사(현재의 상무)를 지낸 그의 비행시간은 약 3만 시간에 이른다. 지구를 300바퀴쯤 돌았다. 전 세계 곳곳의 좋다는 곳은 다 가봤다. 2000년 퇴직하고 수목원을 가꾸고 있다. 왜 수목원을 할까. “두 발을 땅에 딛지 않고 하늘에서 승무원 생활을 한다는 것은 자신의 생명을 그만큼 깎아먹는 시간입니다. 제때 자고, 제때 일어나 일하는 나의 시간, 나의 ‘우주’를 갖자는 열망이 강했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하는 시간, 사색의 시간이 많아지면서 외국의 유명 식물원과 정원을 찾았습니다. 캐나다의 부차드가든, 영국의 큐식물원, 호주의 닐슨파크 등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지요. 그러다 독일 하이델베르크 ‘철학자의 거리(소피스트 로드)’에서 영감을 얻고 수목원을 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철학자의 거리를 자양분 삼은 문인과 철학자가 많이 나면서 독일의 지적 수준을 높였지만, 하이델베르크보다 더 풍광이 좋은 제 고향 이곳은 궁색한 시골이었습니다. 이를 바꿔보고 싶었거든요.” “하이델베르크 ‘철학자의 거리’서 영감···고향 바꾸고 싶어서“수목원을 하는 데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부모님에게서 태어나 자란 그의 개인적 특성도 작용했다. “씨앗을 지배해야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에 마음이 흔들려 세계 곳곳에서 씨앗을 사 들였다. 소담수목원도 어린나무를 심는 게 아니라 씨앗을 발아시켜 성장시킨다. 수목원을 가꾸는데 시간도 훨씬 많이 걸린다. “요즘 길가 화단을 보면 꽃이 잘 핀 화초를 심는데 이건 1회용이예요. 1회용. 꽃이 시들면 파내 버리고 다른 화초로 갈아 끼우고···, 화초엔 인간의 이기심이랄까 풀 한 포기 자랄 수 없는 도시의 욕망이 빚어낸 참사입니다.” 그의 비판이 신랄하다. “한번은 뉴욕 외곽의 종묘상에 갔는데 파산으로 ‘땡처리’를 하는 거예요. 평소 400달러 하던 씨앗을 40달러에 팔기에 무작정 종류대로 사들였지요. 한 1330여종이 됩니다. 국내엔 없는 희귀 종자들이 많이 있었지요. 종자를 사기는 했는데, 어떻게 발아시키는지 몰랐고, 당시엔 발아시킬 곳도 없어서 1976년 경기도 광릉임업시험장(현재 광릉수목원)에 그대로 기증했습니다. 당시 내가 가진 재산의 전부였죠.” 지금도 국립수목원 종자표본실에는 ‘기증자 성만기’의 이름이 내걸려 있다. 외국 수종실을 만든 이로 기록돼 있다. 희귀종자 등 외국 씨앗 1330여종 국가기증 성 원장은 오솔길의 호젓함을 달래주는 새소리를 따라 걸으며 계속 설명해줬다. “이건,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에 평양 백화원초대소 앞에 심은 모감주나무”, “이건, 열매를 깨서 하천에 던지면 미꾸라지와 가재가 배를 뒤집고 뜬다는 때죽나무”, “이건, 밤에 잎이 오므라드는 자귀나무”, “이건, 6·25때 숲으로 피신한 사람들의 허기를 채워준 돌배나무” 등등 숲 해설사처럼 들려줬다. “저기 보이는 저 참나무, 줄기에 검은빛이 도는 나무가 루브라참나무고, 그 옆에 저 잣나무는 변종이야. 학계에서 아직 이름을 붙여주지 못하고 있어요.”그의 수목원 프로젝트는 아들이 태어나던 1978년 시작됐다. “처음엔 고향 아버지의 밭뙈기 한쪽에 나무 씨앗을 뿌렸지요. ‘쓰잘데 없는 일한다’고 핀잔도 많이 받았습니다.” 할아버지대부터 살던 이곳 3만 5000평을 샀다. 산도 있고 바다도 있어 아름다운 곳이었지만 외딴 오지여서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땅값이 말 그대로 ‘껌 값’이었다. “여기에 수목원 한다고 땅을 사니 가까운 사람들이 저보고 ‘돌았다’고 했습니다. 땅을 더 살 작정이었는데 그만 1995년쯤 마산 진전면에서 여기까지 다리를 놓는다는 계획이 덜컥 나오더라고요. 땅값이 너무 뛰어서 수목원을 더 확장할 수가 없어 안타깝습니다. 그때 다리(동진대교)만 놓지 않았더라도 이곳이 확 변했을 겁니다.” 고향 땅 사서 일궈···주말마다 나무 심어 주중에는 승무원으로 세계를 누비고 주말에는 스튜어디스였던 부인과 함께 내려와 종자를 뿌리고, 어린나무를 옮겨심고, 잡초도 맸다. 부부가 항공사 승무원이었으니 사천공항이나 김해공항을 통해 내려오기가 한결 수월했으리라 짐작된다. “가능하면 자연을 그대로 살리고자 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나무만 살리고 모두 베어낼 수는 없잖아요. 원래 이곳에 터를 잡았던 소나무, 밤나무, 물푸레나무, 칡덩굴 등등을 그대로 두었습니다. 4계절 다 아름다우면서도 주위 경관과도 조화를 이루는 그런 수목원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봄에 벚꽃 하나만 피면 좀 유치해 보이잖아요. 현재도 수목원을 한창 만들어가는 과정이니 한 50~60년쯤 뒤에는 수목원다운 풍모를 보일 겁니다.” 현재 이 수목원에서 자라는 나무만 300여종이란다. 식물은 1000종 이상 심었다. “여기 수목원의 고성의 기후와 토양에 따라 어떤 식물이 가장 계절을 잘 나타내주느냐 그렇게 만드는 것이 사명이고 정체성입니다.” 성 원장은 산책길을 따라 심은 어린 핀오크 참나무를 만지며 “아까 그 핀오크의 씨앗이 발아한 2세예요. 이네들은 고성이 ‘네이티브’인 핀오크입니다. 돈이 급할 때 내다 팔려고 길가에 심었습니다만···. 어릴 때는 볼품 없지만 크면 클수록 똑바로 서서 자랍니다. 나무에 기품이 있지요.” 이 수목원에 성 원장 부부의 전 재산이 다 들어갔다. 그러나 수목원이 미완성이니 아직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국내 유일이거나 국내 최고의 나무가 있는 수목원이 한편으론 경남의 얼굴이고 고성의 작품이지만 모두 고개를 돌렸다. 자연적 문화공간에 정부 돈은 1원도 들어가지 않았다. 부인 이상숙씨가 카페를 운영하며, 그는 앞치마를 두르고 거든다. 수목원을 산책하다 카폐에서 마시는 차 한 잔에도 여유가 묻어났다.고향의 얼굴인데도 지원 없어···카페도 운영 “캐나다 부차드가든은 한 개인이 만들었지만 정부의 지원으로 전세계에서 관람객들이 옵니다. 반면 우리나라 천리포수목원은 전세계 목련을 모았고 세계적인 작품이 돼 있습니다. 그런데 주인이 돈달라는 것도 아닌데 국가에서 이런 자원을 이용해 국익을 위해 활용하느냐는 것입니다. 여기도 내가 죽고 나서가 아니라 살아있을 때 관심을 두고, 관리에 참여하면 지역 전체가 발전할 수 있는 것 아니냐.” 그가 이 말을 하면서 목에 힘이 들어갔다. “형편상 사람을 데리고 쓸 수가 없어 제가 다 합니다. 요즘도 하루 평균 4~5시간 잡초를 속고, 씨앗을 거두고, 나무를 심고 합니다. 운동도 되고 좋습니다. 카페가 문 여는 오전 10시30분 이전에 다 마칩니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그는 열정 이외는 식물과는 인연이 없다. “식물 공부, 책으로 혼자 했지요. 조경회사 만수원의 고 김명원씨, 천리포수목원을 세운 ‘미스터 밀러’(고 민병갈 원장), 충북 진천에 있는 영주농장 이영주 대표 등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카페 한쪽 구석에 자리한 창고에는 식물과 관련된 책으로 가득했다. 초창기엔 씨앗만 보고 어떤 특징을 지닌 나무인지 모르니 움이 트더라도 숱하게 죽었으리라. “멘토로 마틴 루서 킹 목사를 삼았습니다. 그 눈빛만 봐도 힘이 났습니다.” 그는 묻지도 않은 자신의 멘토를 이야기할 때 수목원을 조성하면서 느꼈을 벽, 고독과 고난 등이 묻어났다. 킹 목사가 멘토···“그 눈빛만 봐도 힘 솟아”성 원장은 산책 도중 중간에 칡덩굴 숲 옆에 서며 “아침이면 굴뚝새 수백 마리가 날아오릅니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정글을 이룬 칡덩굴이 나무를 휘휘 감고 넘실거리고 있다. “이 자체로 하나의 완벽한 생태계로 작은 우주입니다.” 몇 걸음 더 가다 “이게 백화등이라고, 담쟁이처럼 나무를 감고 올라가 5월이면 아주 향기로운 하얀 꽃을 피웁니다. 어떤 향수보다 더 달콤하고 향긋합니다. 하루는 어떤 사람이 땀을 뻘뻘 흘리며 ‘선생님, 이게 나무를 휘감아 죽이는 것 같아 베어냈습니다’고 말해요. 몇 년 동안 정성 들여 팔뚝 굵기로 키웠는데, 너무나 안타깝지만, 기왕 베어낸 것, 제가 말을 못합니다. 들어와서 보는 것은 좋은데 제발 손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수목원의 가치요? ‘종자 전쟁’이나 ‘노아의 방주’ 프로젝트(지구에 재앙이 닥쳤을 때 씨앗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로 노르웨이의 스발바르 씨앗저장소가 대표적이다.)는 아니지만 수목원은 훼손된 자연의 복원과 치유입니다. 오늘 일하고 내일 결과가 나오기를 바라는 조급한 세상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수목원에서 조금이나마 치유가 될 것입니다. 수목원은 시간이 갈수록 진가가 발휘되죠. 그게 느리게 산다는 것, 여유롭다는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 그러면 만족합니다.” 산책하던 성 원장이 엎드려 작은 루브라참나무 옆에 우거진 잡초를 손으로 뽑아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현대이지만 한 자리에 우뚝 서서 수백년을 지키는 거목같은 수목원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고성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유학피플, 캐나다 미술유학 세미나 개최

    ㈜유학피플, 캐나다 미술유학 세미나 개최

    최근 삼포세대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나는 등 취업난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늘고있다. 특히 디자인 분야에서는 신입을 뽑지 않을 정도로 입사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이 해외진학이나 외국계 기업 취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학생들을 위해 ㈜유학피플에서 실무를 배우고 해외에서 경력을 쌓을 수 있는 캐나다 컬리지 디자인 전공 입학과 관련한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번 세미나는 해외아트유학&미술유학에 관심 있는 예비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10월 6일 오전 진행된다. 이번 ‘캐나다 디자인 컬리지 세미나’는 캐나다컬리지의 전반적인 정보 와 더불어 캐나다 아트앤디자인 전공 프로그램, 디자인 진학을 통한 실제 졸업생의 후기와 타 국가와의 차이점까지 제공되는 통합형 프로그램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2019년 입학을 앞두고 포트폴리오 준비가 미비하거나 기본기가 부족하여 미대 진학이 어려운 학생들 같은 경우에는 해외아트유학 및 미술유학을 통해 해외 명문대학교로 진학 할 수 있다. 또한, 낮은 내신을 가지고 명문 미술대학을 원하는 학생, 미술유학을 결정했지만 포트폴리오와 전공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학생의 경우 참여한다면 전문적인 정보와 함께 컨설팅을 받아볼 수 있다. 이외에도 설명회 당일 세미나 후 1:1 프리미엄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입시 설명회를 진행하는 ㈜유학피플의 컨설턴트들은 영미권 미술유학을 경험했던 전문가로 구성되어 신뢰성이 높다. 예비 유학생들이 현재까지 만들었던 포트폴리오나 그림을 가지고 참석하게 되면, 포트폴리오를 통해 적합한 지역을 추천 받을 수 있다. 포트폴리오가 없는 경우에는 학생의 성향에 맞는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상담을 받고 당일 수속하게 되면 학비 할인 및 장학금 혜택을 받고 진행할 수 있어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모션과 혜택이 제공되어 합리적인 가격으로 캐나다유학을 떠날 수 있다. ㈜유학피플 미술&아트유학 및 패션 디자인 담당 관계자는 “학생들이 포트폴리오 때문에 걱정인 학생, 어느 지역으로 갈지 고민을 많이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 설명회를 통해 조금 더 본인에게 맞는 디자인유학을 준비할 수 있다”며 “철저한 관리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준비, 우리나라에 있는 대학교들보다 세계 랭킹이 높은 명문 미술대학교로 진학 그리고 2배 이상의 연봉으로 취업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미술유학 입시 설명회는 ㈜유학피플 홈페이지 통해서 예약 신청을 할 수 있으며, 강남역유학원부산유학원, 대구유학원으로 문의해도 된다. 사전 예약을 통해 진행되며, 사전 예약이 많을 경우 조기 마감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스마트폰 2시간 넘게 보는 아이, 인지능력 발달 ↓” (연구)

    “스마트폰 2시간 넘게 보는 아이, 인지능력 발달 ↓” (연구)

    스마트폰이나 TV 등 화면을 보는 시간이 권장 시간인 2시간을 넘기는 아이들은 인지능력 발달이 더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연구팀이 최근 1년여 동안 미국 21개 지역에 사는 만 8~11세 어린이 45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이같은 연관성을 알아냈다고 영국 의학전문지 ‘랜싯 소아청소년 건강’(The Lancet Child&Adolescent Health) 최신호(26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참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상세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수면 시간’과 ‘운동 시간’, 그리고 ‘화면을 보는 시간’(스크린 타임)이라는 3가지 항목에 대해 권장 시간을 얼마나 잘 지키고 있는지를 확인했다. 분석 결과, 3가지 항목을 모두 지키는 아이는 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2가지 항목을 지키는 아이는 25%, 1가지 항목밖에 지키지 못하는 아이는 40%였다. 3가지 항목을 모두 지키지 못하는 아이도 30%에 이르렀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연구에서 참가 어린이들이 하루에 스마트폰 등의 화면을 보는 시간은 평균 3.6시간이었다. 이는 권장 시간인 2시간 이하를 훌쩍 넘기는 수준이다. 또한 연구팀은 이들 어린이의 인지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6가지 검사를 시행했다.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구 수입과 사춘기 발육 상황 등 요인을 조정하고 위 3가지 항목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화면을 보는 시간이 너무 길거나 수면 시간이 너무 짧은 것은 언어 능력과 기억력, 작업 완료 능력 등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것과 현저하게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3가지 항목 중 화면을 보는 시간이 가장 중요한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연구에서는 운동 시간의 부족이 인지능력 저하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그런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3가지 항목 모두 권장 시간을 지키는 아이일수록 인지능력이 높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연구를 이끈 캐나다 동부온타리오 어린이병원(CHEO) 연구소 소속 제러미 월시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는 아이들이 오락적인 화면을 보는 시간이 2시간을 넘으면 인지능력 발달 저하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결과에 근거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부모, 교육 관계자, 그리고 정치인은 유년기와 청소년기의 아이들이 오락 목적으로 화면을 보는 시간을 제한하고 건강한 수면 습관을 확보하도록 우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아이클릭아트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혁신성장회의] 입국장 면세점 열어 내수 활성화… 담배는 판매 안 해

    [혁신성장회의] 입국장 면세점 열어 내수 활성화… 담배는 판매 안 해

    정부가 입국장 면세점을 도입하기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국민 편의를 위해서다. 해외 여행 내내 출국할 때 산 면세품을 들고 다니는 불편을 없앤다는 취지다. 여행객의 해외 소비를 국내로 전환해 내수를 활성화하면서 면세점과 연관 산업에서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하지만 공항 보안과 세관·검역 기능 약화가 우려돼 철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정부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입국장 면세점 도입 방안’을 발표했다. 이르면 내년 5월 말 인천국제공항에 설치해 6개월간 시범 운영한 뒤 전국 주요 공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여행객이 선물로 많이 사는 술과 홍삼, 초콜릿 등이 주요 판매 품목이다. 향수와 화장품은 마약 탐지견 후각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어 밀봉해 판다. 담배와 과일, 축산가공품 등만 판매를 금지한다. 담배는 사려는 사람이 많아 입국장 혼란과 내수시장 교란이 우려되고 과일과 축산물은 검역 문제가 있어서다. 이 외에는 품목 제한이 없지만 1인당 판매 한도를 현행 휴대품 면세 한도와 같은 600달러로 한정해 명품 가방 등 고가 제품은 사실상 제외된다. 여행객 입장에서는 입국장 면세점에서 1인당 600달러까지 세금이 붙지 않은 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지만 구입 한도일 뿐 면세 한도는 아니다. 예를 들어 출국할 때 휴대품 면세 한도에 맞춰 산 600달러어치 면세품을 그대로 들고 돌아와도 입국장 면세점에서 또 구입 한도 600달러를 꽉 채워 쇼핑할 수는 있다. 하지만 세관 검사에서 총 1200달러의 면세품 중 면세 한도를 넘는 600달러어치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야 한다. 정부는 입국장 면세점 이용자를 별도 통로로 이동시켜 세관·검역 합동 단속을 실시할 방침이다.입국장 면세점을 설치하는 주변 국가가 늘어나 관광객 유치 경쟁에서 밀린다는 점도 정부가 도입을 결정한 이유다. 현재 73개국 149개 공항에서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특히 가까운 일본은 지난해 4월 처음 도입해 4개 공항으로 확대했다. 중국도 2008년 베이징과 상하이 공항에 설치한 뒤 2016년 19개를 추가로 늘렸다. 여전히 입국장 면세점을 설치하지 않는 나라들도 있다. 미국과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이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은 2005년 런던 지하철 테러 이후 안보 문제로 도입을 보류 중이다. 정부도 보안과 세관·검역 기능 약화를 고려해 대책을 내놨다. 입국장 면세점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마약, 금괴 등 불법 물품을 들여오는 행위를 차단할 계획이다. 수상한 사람을 발견하면 순회감시 직원이 추적해 검사대에 인계한다. 입국장 면세점 운영권은 중소·중견기업에 준다. 매장 면적 20% 이상에서 중소·중견기업 제품만 파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인천공항 출국장에 ‘중소기업 명품관’을 만들어 해당 제품을 입국장 면세점에서도 팔도록 추진한다. 입국장 면세점 임대수익은 저소득층 지원 등 공익 목적에 쓴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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