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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정생존자’ 지진희, 위축→정면 돌파 “눈빛으로 열일”

    ‘지정생존자’ 지진희, 위축→정면 돌파 “눈빛으로 열일”

    ‘60일, 지정생존자’ 지진희의 달라진 눈빛이 안방극장의 몰입감을 끌어올렸다. 지진희가 tvN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를 통해 자신만의 해석력과 소화력을 바탕으로 원작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하며 안방을 사로잡고 있다. 연민을 불러일으키면서도 강단이 느껴지는 지진희의 눈빛이 매회 시청자들에게 높은 몰입감을 선사하며 극의 재미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15일 방송된 ‘60일, 지정생존자’ 5회에서는 권한대행 자격 논란부터 합참의장 이관묵(최재성 분) 해임 선언, 차영진(손석구 분)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는 과정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지진희의 활약이 짜릿한 쾌감을 안겼다. 본의 아니게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왕관을 썼지만, 그저 맡은 바 임무를 다할 뿐 정치 세계를 외면해온 박무진(지진희 분). 이제 그에 걸맞게 왕관의 무게를 지탱하기 위한 지진희의 적극적인 행보가 그려져 시청자들을 열광시켰다. 앞서 뉴스 생방송 인터뷰에서 환경부장관직 해임 사실을 인정한 박무진은 국민들의 질타를 면치 못하며 자격 논란에 휩싸였다. 끝까지 부인했어야 한다는 차영진의 원망에도 박무진은 “나와 모두에게 거짓말을 할 수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여론의 급반전을 기대한 합동 영결식마저 오영석(이준혁 분)의 감동적인 추도사로 물 건너갔다. 박무진은 자신을 향한 냉랭한 시선과 야유에 위축됐지만 의연해지려 노력했다. 그런 가운데 동영상이 언론에 유출돼 긴장감이 고조됐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북한 간부의 자백 동영상 유출은 오히려 박무진에게 득이 됐다. 국민의 분노 대상이 명해준과 테러 세력으로 향하면서, 자연스럽게 해임 이슈가 사그라든 것. 박무진은 의혹이든 논란이든 “이슈는 또 다른 이슈로 덮는다”는 윤찬경(배종옥 분)의 예견이 현실이 된 상황을 목도하며 동영상을 유출 시킨 사람이 비서실 선임 행정관 차영진의 전략임을 직감했다. 차영진은 ‘정직’의 대가로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린 박무진에게 날카로운 일침을 가했다. “대행님은 지금 전쟁터에 나와 칼이 더럽혀질까 두려워 맨손으로 싸우겠다 고집을 부리고 계시는 거다. 전 그런 장수 밑에선 싸우고 싶지 않다. 이겨야겠으니까”라며 사직서를 내밀었고, 박무진은 묵묵히 사직서를 들고 이관묵에게 향했다. 순순히 차영진의 사직을 허가하는 듯 보였던 박무진은 합참의장 이관묵(최재성 분)을 그 자리에서 해임 선언해 충격을 안겼다. 박무진을 국군통수권자로 인정하지 않는 이관묵이 테러 자백 동영상의 주인공 명해준을 생포하기 위해 독단적으로 캄보디아 파병을 결정했기 때문. 이관묵이 “모든 외교의 끝은 결국 전쟁이다. 적은 힘으로만 굴복시키는 거다. 나에게 힘이 있다면 쓰는 거다. 주저함도 망설임도 없이”라고 하자, 박무진은 “합참의장님이 말이 맞다”며 “힘이 있으니 써야겠다. 주저하지도 망설이지도 않고. 합참의장님의 군 지휘권을 박탈한다. 이관묵 합참의장 당신을 해임합니다”라고 차분히 맞대응했다. 이어 “지금 이 시간 이후 국군통수권자인 내 승인 없이 군 병력을 움직이는 사람은 내란음모죄로 처벌할 생각이다. 그 누구도 예왼 없다”라며 전에 없던 강경한 어조로 말하는 박무진의 모습은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더불어 박무진은 차영진 행정관을 비서실장직에 임명하는 예측불가 행보로 다시 한번 대반전을 선사했다. 이전보다 확신에 찬 박무진의 표정과 달라진 눈빛은 그의 성장을 지켜보는 이로 하여금 희열을 느끼게 했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정치인으로서 리더로서의 길을 개척하고 있는 박무진. 언제나 강하기만 한 주인공이 아닌, 두려워하기도 하고 눈물을 보이기도 하는 등 박무진이 보여주는 모든 얼굴이 매력적일 수 있는 건, 인간 박무진과 지도자 박무진을 오가는 지진희의 깊은 눈빛 연기가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한편, 박무진(지진희 분)은 대통령 양진만(김갑수 분)이 느꼈을 고독감과 외로움을 깨닫게 됐다. 좋은 사람 박무진은 과연 좋은 정치인이 될 수 있을까. tvN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 6회는 오늘(16일) 화요일 오후 9시 30분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서울플러스 칼럼] 방탄소년단을 통해 태권도의 새로운 비상 꿈꾸다/이현웅 한국문화정보원장

    [서울플러스 칼럼] 방탄소년단을 통해 태권도의 새로운 비상 꿈꾸다/이현웅 한국문화정보원장

    전 세계적으로 태권도는 약 8000만 명 이상이 수련하고 있으며, 세계태권도연맹(WTF)에는 200개가 넘은 국가가 가맹되어 있는 글로벌 무예로 크게 성장하였다. 이러한 양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인 성장 또한 필요한 상황으로, 지난해 6월, 문화체육관광부는 태권도 4개 단체와 함께 <태권도 미래 발전전략과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발전전략의 비전으로는 ‘태권도로 열어가는 건강한 세상, 행복한 대한민국’을 설정하고, 정책목표로는 ① 태권도 저변 확대, ② 태권도 산업생태계 조성, ③ 태권도의 위상과 정체성 확립, ④ 태권도 글로벌 리더십 강화, ⑤ 태권도 지원체계 혁신 등을 정했다. 아직 1년밖에 되지 않아 구체적인 성과를 논하기는 이르지만, 정책과제의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구체적인 실현 가능성을 따져보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태권도의 세계화라는 관점에서 벤치마킹할 사례로 최근 가장 뜨겁게 전 세계를 달구는 ‘방탄소년단’을 둘 수 있을 것이다. 약 6년 전 2013년 6월, 한국에서 7인조 보이그룹인 ´방탄소년단(BTS)´이 데뷔를 했다. 지금 방탄소년단(BTS)은 이제 단순한 7인조 보이그룹이 아닌, 전 세계에 영향력을 미치는 글로벌 스타로, 방탄소년단이라는 한글 그룹명보다는 영문그룹명인 BTS가 더 자연스럽게 불리는 그룹이 되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Forbes)’가 꼽은 7가지 성공 요인 중, ① 음악성과 메시지의 매력(The Appeal of their Musicality & Messaging), ② 소셜 미디어의 영향(The Impact of Social Media), ③ 아미의 사랑과 숭배(ARMY’s Love & Adoration) 등이 핵심 요인이다. 이 같은 BTS의 성공 요인을 태권도 진흥계획에 적용해보면, 태권도의 진흥과 재 약을 위해 ① 태권도 정신의 메시지 발굴과 태권도의 매력 발산, ② 소셜 미디어의 적극적인 활용, ③ 태권도인의 사랑과 숭배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K-Pop은 칼 군무, 미소년 등의 공식으로 해외에 많이 알려진 것처럼, 현재까지 태권도 하면, 품새나 올림픽경기 정식종목 등 외연적인 모습의 태권도가 많이 강조되었다. 한편, BTS의 경우 이 뿐만 아니라 “참된 나를 찾고, 나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담아 언어의 한계를 극복하고 전 세계의 스타가 되었다. 이처럼 태권도를 통해 삶이 변화된 사람, 산속에서 태권도를 수련하는 사람, 태권도 4대 가족 소개 등 다양한 매력적인 메시지에 기반을 둔 콘텐츠를 생산한다면 태권도정신과 태권도의 매력을 발산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세상의 이치를 아는 나이에 해당되는 나로서는 태권도 하면 ‘로보트 태권브이’,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가 떠오른다. 그렇지만, 비태권도인인 나를 포함해서 아주 대중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고, 태권도를 쉽고 재미있게 즐길만한 대표적인 영상콘텐츠가 부족하다. 따라서, 전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태권도 정신을 발굴하고, 이를 영상 콘텐츠화해서 보여주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이런 태권도 콘텐츠를 만들려면 태권도 데이터가 잘 구축되어야 하고, 구축된 태권도 데이터를 통해 영화, 게임 등 다양한 산업으로의 확장이 가능하다. 따라서 태권도 품새뿐만 아니라 다양한 태권도 이미지 등을 데이터화해서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추진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이를 기반으로 태권도 콘텐츠를 활용하고자 하는 많은 스타트업이 생겨나서 이들이 K-Drama, K-Pop, K-Beauty 등을 잊는 K-Martial Arts를 만드는 게 가능해보인다. 이러한 지속적인 콘텐츠 생산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인들과 소통할 수 있고, 생산된 콘텐츠를 소비하면서 본인이 직접 태권도와 관련된 콘텐츠를 생산하는 구조로 확산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태권도에 대한 사랑과 숭배가 생겨 팬덤을 형성되고, 팬덤을 통한 자생적인 콘텐츠 생산은 전 세계로 확산될 수 있을 것이다. BTS의 성공방식이 무조건 태권도에 적용한다고 성공할 수는 없지만, BTS의 성공 요인을 참고하고 새롭게 버전업한다면 태권도의 새로운 부흥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시 한번 태권도의 부흥을 기대하며, BTS의 행보를 계속 주시해보면 좋을 것 같다. BTS 화이팅! 태권도 화이팅!
  • 스웨덴에서 스카이다이빙 비행기 추락, 탈출하려던 아홉 명 참변

    스웨덴에서 스카이다이빙 비행기 추락, 탈출하려던 아홉 명 참변

    스웨덴 북서부에서 14일(이하 현지시간) 스카이다이버들을 태운 비행기가 추락해 아홉 명이 목숨을 잃었다. 목격자들은 비행기가 회전을 하며 곤두박질해 숲에 추락했다고 전했고, 이 모습을 멀리서 찍은 이도 있었다. 깁스아에로 항공사의 GA8 에어밴은 스카이다이버들이 즐겨 타는 기종이었는데 이날 오후 1시 30분쯤 우메아 공항을 이륙한 뒤 30분쯤 뒤 우메 강 위의 한 섬에 추락했다고 영국 BBC가 경찰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15일 전했다. 사망한 아홉 명 모두 스웨덴인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은 몇몇 스카이다이버들이 추락 직전 기내에서 뛰어내리려 했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을 전했다. 목격자 페터 라르손은 일간 다겐스 나이헤터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이한 소리를 들었는데 보통 소음처럼 들리지 않았다. 고개를 들어 쳐다보니 비행기 한 대가 회전하며 곤두박질치고 있었다”면서 “처음에 난 곡예비행인가 생각했지만 곧바로 뭔가 잘못됐음을 직감했다”고 털어놓았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16세 소년이 추락 장면을 동영상에 담았다고 보도했는데 BBC의 사진설명에 소개된 악셀 페테르손이 아닌가 추정된다. 지난달 중순 문재인 대통령이 스웨덴 방문 때 예방했던 칼 구스타브 16세 스웨덴 국왕은 페이스북에 발표한 성명을 통해 “아홉 명의 목숨을 앗아간 우메아 외곽에서의 오늘 비극에 대해 애도의 뜻을 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약 3주 전에도 미국 하와이에서 스카이다이빙 비행기가 추락해 11명이 목숨을 잃은 참극이 일어났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이세돌 vs 기사회 탈퇴 승부 초읽기

    이세돌 vs 기사회 탈퇴 승부 초읽기

    이세돌 9단과 한국 프로바둑계는 결국 결별하게 될 것인가. 이세돌이 프로기사회 탈퇴 선언에 이어 법정소송까지 예고하자 프로기사회와 한국기원이 결국 칼을 빼들었다. 한국기원은 지난 12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기사회의 요청을 받아들여 ‘기사회 회원만 한국기원 기전에 출전할 수 있다’는 정관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기사회 탈퇴를 공언한 이세돌에게 ‘국내대회 출전 정지’라는 최후통첩을 보낸 셈이다. 발단은 이세돌이 친형인 이상훈 9단과 함께 2016년 5월 기사회 탈퇴서를 제출했던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사회 소속 기사들이 국내 기전에서 올린 수입의 5%를 공제하는 규정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게 핵심이었다. 기사회는 1967년 출범 이후 5% 공제로 걷은 적립금으로 은퇴 기사에게 위로금을 지급하는 등 회원 복지와 바둑 보급활동 등에 사용했다. 기사회로선 이세돌의 탈퇴를 받아들이면 존립 기반 자체가 무너질 우려가 있다. 기사회와 한국기원은 최후통첩에도 불구하고 이세돌을 설득하고 싶어 하지만 정작 이세돌은 미련이 없어 보인다. 이세돌은 최근 ‘탈퇴서를 제출한 뒤에도 기사회가 가져간 자신의 대국 수입 공제액(약 3200만원)을 돌려 달라’는 내용증명을 보내며 법정 싸움을 예고했다. 바둑계에선 자칫 2016년 3월 알파고와의 대국을 계기로 바둑 대중화 기대가 높아질 때 이세돌이 기사회 탈퇴로 찬물을 끼얹었던 사태가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호텔 델루나’ 이지은, 치명적 미모로 안방 홀렸다 “첫방부터 시청률 1위”

    ‘호텔 델루나’ 이지은, 치명적 미모로 안방 홀렸다 “첫방부터 시청률 1위”

    tvN ‘호텔 델루나’가 첫방 시청률 7.3%로 출발했다. 지난 13일 방송된 tvN 주말드라마 ‘호텔 델루나’(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오충환) 첫 회는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시청률에서 가구 평균 7.3%, 최고 8.7%로 케이블, 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tvN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에서도 평균 4.8%, 최고 6.4%를 기록하며 전채널 포함 동시간대 1위에 오르며 시청자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유료플랫폼 전국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이날 방송에서는 밤이 되면 떠돌이 귀신들에게만 그 화려한 실체를 드러낸다는 호텔 델루나의 시작, 그리고 오랜 세월 그곳에 묶여있던 아름답지만 괴팍한 호텔 사장 장만월(이지은 분)과 엘리트 호텔리어 구찬성(여진구 분)이 인연을 맺게 되는 이야기가 짜임새 있게 그려졌다. 여전히 베일에 싸인 장만월의 과거와 영문도 모른 채 령빈(靈賓) 전용 호텔 델루나의 지배인이 될 위기에 처한 구찬성의 이야기는 호기심을 자극했고, 매 순간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약 천 년여 전, 자기보다 몇 배는 큰 관을 이끌고 끝없는 황야를 걷던 장만월. 그녀는 자신 때문에 목숨을 잃은 사람들을 위해, 죽은 자들의 영혼을 쉬게 해준다는 객잔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그곳은 귀신만이 갈 수 있는 곳. 죽어야만 갈 수 있다면, 당장 죽어서라도 가겠다며 자신의 목에 칼을 겨눈 그녀에게 “오만하고 어리석고 자기 연민에 빠진 가엾은 인간”이라던 마고신(서이숙 분)은 “네 발로 네 죗값을 치를 곳을 찾았으니, 죗값을 치러봐라”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 채 떠났다. 그곳에 생긴 나무 한 그루는 이내 하늘 높이 자랐고 거대한 가지를 뻗었다. 그리고 주변엔 객잔이 만들어졌고, 거대한 보름달이 이를 비췄다. “망자들의 쉼터가 될 달의 객잔”의 시작이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달의 객잔’은 ‘만월당’, ‘만월관’, 그리고 ‘호텔 델루나’로 이름은 바뀌었지만, 그 자리를 지켰다. 바뀌지 않은 것은 딱 하나, 천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지긋지긋하게 존재하고 있는 호텔 사장 장만월이었다. 1989년 서울, 밤이 되자 어김없이 델루나의 간판에 불이 켜졌고 다소 초라하게 서 있던 외관은 화려하게 변했다. 귀신에게만 보인다는 실체였다. 그곳에 도둑질하다 들켜 숨을 곳을 찾다 발을 들이게 된 사람 구현모(오지호 분). 호텔 델루나가 어떤 곳인지 감도 못 잡고 구경 다니던 그는 “돈 주고 사지 말고 꽃 따와 줘도 돼”라던 어린 아들이 생각나 나무에 핀 꽃을 땄다. 그 순간, 생령이 호텔에 들어온 게 화가 난 장만월이 어느새 나타나 그의 가슴을 밟아 누르고 있었다. 구현모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을 살려주는 조건으로 20년 후에 “아들을 잘 키워서 날 줘”라는 그녀와 약속을 하고 말았다. 병원에서 눈을 떴을 땐, 모든 게 꿈이라고 생각했을 터. 하지만 그의 통장으로 1억 원의 돈이 입금됐고, 약속을 무르기 위해 호텔을 찾았지만 평범한 모습의 델루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시간은 흘렀고 그의 아들 구찬성은 잘 자라 엘리트 호텔리어가 됐다. 20년 동안 한국에 들어오지 않겠다는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고, 21년 만에 귀국한 그는 고급 호텔에 출근을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어김없이 도착한 생일 선물, 달맞이꽃 화분이었다. 21년 전, 장만월은 구현모가 살아 돌아간 순간부터 약속을 잊지 않도록 매년 꽃을 보냈던 것.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귀하가 저희 호텔 델루나에 고용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 적힌 카드가 함께 왔기 때문. 구찬성은 과감하게 무시하고 지하철에 올랐다. 아버지가 약속했다는 20년이 지났기 때문. 하지만 그를 기다리고 있던 장만월은 “내일부터 와서 일해”라고 명했다. 거절을 당하고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번 생일 선물은 다른 걸 줄게”라며 그의 눈에 입김을 불었고, 구찬성은 귀신을 보게 됐다. 혼비백산해 도망치는 그가 재미있다는 듯 구경만 하던 장만월. 그래도 귀신에게 당하기 전에 구해는 줬다. 어쩌다 장만월과 맛집을 가고, 그녀의 심부름까지 하게 된 구찬성. 그러나 자리를 비운 사이, 의문의 노인이 장만월을 향해 흉기를 꽂았다. 놀라서 달려온 그에게 장만월은 마지막으로 도망갈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구찬성은 도망가는 대신 어디선가 리어카를 끌고 왔고, 장만월은 그의 그런 연약함이 마음에 들어버렸다. 결국 “내가 널 포기해줄 마지막 기회를 놓쳤어”라며 묘한 미소를 띈 장만월과 당황스럽고 무섭기만 한 구찬성. 다음 회가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짜릿한 엔딩이었다. 2회는 14일 밤 9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살인·은행강도·방화…대구 총포사 살인사건 수상한 횟집 사장

    살인·은행강도·방화…대구 총포사 살인사건 수상한 횟집 사장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13일 방송을 통해 18년 간 장기미제사건인 대구 총포사 살인사건의 범인을 추적했다. 범인은 2001년 대구 지역에서 발생한 총포사 살인사건, 총기탈취, 은행강도, 차량 방화 등 14일간 발생한 연쇄범죄의 용의자였다. 범인의 몽타주는 다음과 같았다. 키는 170~175cm, 안면부 전체가 앞으로 튀어나온 듯한 인상. 경상도 말씨를 쓰고 칼과 총을 잘 다루는 사람이었을 것이라는 게 그 특징이었다. 2001년 범인의 얼굴을 목격했던 사람은 2008년 무렵 회를 배달했다가 회를 배달했던 남자가 2001년 봤던 범인과 꼭 닮아 소스라치게 놀랐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2008년 당시 회 배달을 했던 경상도의 한 시골마을 횟집 사장 ‘이 씨’를 찾았다. 이웃들은 “그 집은 겁난다. 친구들도 다 그 사람은 겁을 냈다”라고 했다. 이 씨가 술버릇이 안 좋고 시비가 붙으면 칼을 휘둘렀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 씨는 20여 년 전 멧돼지 사냥을 즐겼고, 총을 다뤘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20여 년 전의 행적에 대해 2002년 즈음의 행적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에 대해서만 구체적으로 밝혔다. 전문가는 “눈에 띄게 보이는 것이 회피 반응이다. 대구 사건과 2002년의 행적에 대해 밝히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상대방의 의도를 벗어나려는 심리가 엿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지인들은 “이 씨가 도박을 하면서 몇 억을 잃었다”라고 했고, 실제 2001년 당시 그가 도박빚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인은 또 “이씨가 사람을 죽이고 산에 숨어 있다는 전화를 했다”고 했다. 당시 신고를 받았던 경찰은 “산으로 올라가서 이 사람을 찾았는데 술 먹고 헛소리를 한 것이었다. 그래서 그때 종결이 된 사건이다”라고 말했다. 지인은 “미친놈이 아닌 이상 그런 걸 장난으로 하겠냐”라고 되물었다. 이 씨는 제작진에게 전화를 걸어 “난 그런 거 모른다. 당시에 대구 간 적도 없다”라며 “살인한 적 없다. 괴로워서 그냥 그런 이야기를 한 거다”라고 취재를 중단해 줄 것을 요청했다. 총포사 사장의 가족은 지금도 두려움과 공포에 떨고 있었다. 그의 아들은 “범인이 다시 와서 해코지를 할까 봐 무섭다. 어머니는 범인이 잡히는 걸 더 무서워한다. 잡아도 증거가 없으면 또 풀려나올 수 있고, 그러면 우리는 원망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규제 또 규제… 그래도 신기록은 계속된다

    규제 또 규제… 그래도 신기록은 계속된다

    기술 도핑 나올 정도로 기록 터지자 2010년부터 수영복 재질·모양 규제 美 펠프스 남자 개인혼영 400m 기록 獨 파울 비더만 자유형 200m 등 도전10년 전쯤이다. 수영 경영에서는 하룻밤을 자고 나면 세계기록이 깨진 적이 있었다. 부력을 향상하고 저항을 줄여주는 폴리우레탄 재질에다 목에서 발목까지 덮는 전신 수영복 덕에 선수들은 베이징올림픽이 열린 2008년에만 108개의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다.‘기술 도핑’이라는 말까지 등장하고 기록의 가치가 점점 떨어지자 국제수영연맹(FINA)이 칼을 빼들었다. 2010년부터 수영복 재질과 모양에 규제를 뒀다. 재질은 직물로 한정했고, 몸을 덮는 것도 남자의 경우 배꼽부터 무릎 위로 제한했다. 여자는 목을 덮거나 어깨선을 넘는 것은 물론 무릎 아래로 내려가는 것도 허용하지 않았다. 신기록 소식은 더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규제 이후 쇼트코스(25m), 롱코스(50m) 경기를 통틀어 첫 세계 신기록은 2010년 12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에서야 나왔다. 중국대표팀이 여자 계영 800m에서 첫 세계 신기록을, 개인종목에서는 라이언 록티(미국)가 남자 개인혼영 400m에서 첫 신기록을 세웠다. 롱코스에서는 2011년 상하이세계선수권 개인혼영 200m에서 록티가 처음으로 세계기록을 깼다. 쑨양(중국)도 같은 대회 남자 자유형 1500m에서 세계 신기록을 작성했다.그러나 아직도 수영복 규제 이전인 2008~2009년에 묶여 있는 세계 기록은 수두룩하다.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우승 시 작성한 남자 개인혼영 400m 기록(4분03초84)은 아직도 세계 최고기록이다. 하루 뒤 미국대표팀이 작성한 계영 400m 세계기록(3분08초24)도 아직 철옹성처럼 접근을 불허하고 있다. 올림픽이 아닌 단일대회로는 2009년 로마세계선수권에서 작성된 세계기록이 가장 많이 유지되고 있다. 세자르 시엘루 필류(브라질)의 자유형 100m(46초91), 파울 비더만(독일)의 자유형 200m(1분42초00)와 자유형 400m(3분40초07), 장린(중국)의 자유형 800m(7분32초12), 애런 피어솔(미국)의 배영 200m(1분51초92), 펠프스의 접영 100m(49초82)와 접영 200m(1분51초51)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미국대표팀의 남자 혼계영 400m(3분27초28)와 계영 800m(6분58초55) 세계기록도 그대로다. 여자의 경우에도 역시 로마대회에서 페데리카 펠레그리니(이탈리아)가 세운 자유형 200m(1분52초98), 중국 대표팀이 작성한 계영 800m(7분42초08) 기록은 아직도 세계기록 리스트에 그대로 남아 있다. 광주에서는 과연 몇 차례 세계기록이 다시 쓰일까. 광주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청년들이 다른 미래 꿈꿀 때 도시문제 해결될 것”

    “청년들이 다른 미래 꿈꿀 때 도시문제 해결될 것”

    “문화, 교육, 여가 등 그동안 누군가는 누리기 어려웠던, 하지만 모든 시민의 당연한 권리를 되찾아주는 것이 목표죠.”클라우디아 쉐인바움(57·여) 멕시코시티 시장은 10일(현지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 쿠아우테목구에 위치한 사회혁신센터 ‘프리다 칼로 필라레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멕시코시티의 대표적인 청년정책 ‘필라레스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필라레스 프로젝트는 상대적으로 공공서비스 접근이 어려운 소외지역의 청소년들을 위한 맞춤형 복합교육시설 건립 사업이다. 쉐인바움 시장이 지난해 12월 취임한 직후부터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멕시코시티 전역에는 약 3000명이 이용할 수 있는 필라레스센터 40개가 들어섰다. 2020년까지 시내 전역에 모두 300개 센터를 건립해 약 70만명의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이날 쉐인바움 시장이 찾은 프리다 칼로 필라레스에서도 하루 평균 150명가량이 이곳을 찾아 로봇, 요리, 의상디자인, 춤, 복싱, 컴퓨터 실습 등 분야별 수업을 듣는다. 지난 8일부터 중남미를 순방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도 같은날 이곳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쉐인바움 시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쉐인바움 시장은 “멕시코의 많은 청년들이 여러가지 이유로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다”면서 “센터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들의 상황에 맞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모두가 다른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컨대 마약중독에 빠진 이들을 위해 재활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수익이 없는 이들을 대상으로 취업 지원 및 직업 교육을 하는 등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민 권리의 동등한 실현을 비전으로 내걸은 서울시의 다양한 청년교육지원 프로그램과도 맞닿아있다는 설명이다. 쉐임바움 시장은 이같은 청년지원정책이 단순히 사회복지 시스템 확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도시재생, 치안 강화 등 지역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필라레스센터는 도시의 버려진 토지나 건물을 개보수해서 시설을 설립하고 있습니다. 범죄 사각지대를 줄이고 도시의 슬럼화를 방지하는 일종의 도시재생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죠. 동시에 참여자들이 기술을 습득해 일거리를 찾으면서 빈곤에서 벗어나거나, 취미와 적성을 발견하게 해 범죄에 빠지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어요. 젊은이들에게 각자의 삶을 바꿀 기회를 주면 결국 동네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멕시코시티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단 하나의 사랑’ 종영, 김명수♥신혜선 ‘애틋’ 키스의 의미는?

    ‘단 하나의 사랑’ 종영, 김명수♥신혜선 ‘애틋’ 키스의 의미는?

    ‘단 하나의 사랑’ 신혜선, 김명수의 사랑은 어떻게 끝이 날까. KBS 2TV 수목드라마 ‘단, 하나의 사랑’(극본 최윤교, 연출 이정섭, 제작 빅토리콘텐츠, 몬스터유니온)이 오늘(11회) 32회 방송을 끝으로 종영한다. 서로를 살리기 위해 분투했던 이연서(신혜선 분)와 천사 단(김명수 분)의 ‘구원 로맨스’ 역시 그 결말만을 남겨두고 있어, 안방극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극중 이연서와 단에게 주어진 운명은 슬프고도 가혹했다. 반드시 누군가는 홀로 남아 삶을 살아가야 했고, 그 운명은 그들의 사랑을 더욱 애절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거부할 수도 없이 그들을 덮쳤다. 단의 소멸 시간은 멈출 수 없었고, 악인에게 죽임을 당할 이연서의 운명 역시 거스를 수 없었다. 지난 30회, 이연서가 결국 악인 금루나(길은혜 분)의 칼에 찔리고 만 것이다. 이연서가 피를 흘린 채 지젤 춤을 끝까지 췄던 이유는 오직 단을 위해서였다. “기뻐. 널 살릴 수 있어서”라고 말하는 이연서와 그녀를 품에 안은 채 오열하는 단의 30회 엔딩은 안방극장을 슬픔으로 물들였다. 이런 가운데 ‘단, 하나의 사랑’ 제작진은 오늘(11일) 최종회를 앞두고,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이연서와 단의 스틸컷을 공개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공개된 사진 속 이연서는 두 눈을 감은 채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 단은 그런 이연서에게 애틋한 키스를 하고 있다. 이연서에게 다가가 기도하듯 입을 맞추는 단의 모습에는 간절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동시에 마지막 인사를 하는 것 같기도 해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과연 단의 키스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일까. 기적을 바라는 시청자들의 응원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종회 예고 영상에서는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단의 모습이 담겨 눈길을 끌었다. 이와 함께 단의 천사 손수건이 타지 않고 남아 있는 장면이 포착되며, 결말을 향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과연 단을 위해 희생한 이연서의 사랑은 어떤 결과를 불러오게 될까. 단은 소멸하지 않게 될까. 모든 것을 내던진 이들의 사랑에 대한 신의 응답은 과연 무엇일까. ‘단, 하나의 사랑’ 제작진은 “연서와 단의 깊은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최종회가 될 것이다. 단의 마지막 천사 보고서에는 어떤 내용이 담기게 될지, 서로를 살리려 했던 이들의 구원 로맨스가 어떤 사랑의 의미를 전하게 될지, 끝까지 시청자의 가슴을 두드릴 단연커플의 이야기에, 배우들의 마지막 열연에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눈물길을 걸어온 단연커플. 이들의 마지막 사랑이야기는 오늘(11일) 오후 10시 KBS 2TV 수목드라마 ‘단, 하나의 사랑’ 최종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17년 전 다방 종업원 살해 혐의 남성.파기환송심 무죄

    17년 전 다방 여종업원을 살해한 혐의로 1·2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남성이 대법원의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형사1부(김문관 부장판사)는 11일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양모(48) 씨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서 원심인 무기징역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직접 증거가 존재하는 경우에 버금갈 정도의 증명력을 가지는 간접증거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인정된 간접증거를 관련지어 보더라도 유죄 증명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무죄 이유를 밝혔다. 또 재판부는 파기환송심에서 새로운 증거나 진술이 제시되지 않았고 기존 증거에서 대법원이 제기한 의문이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 예·적금을 인출한 부분에 대해서도 “피해자를 폭행·협박·고문해 예금 비밀번호를 알아냈을 것으로 추론이 가능하지만,피해자가 수첩 등에 비밀번호를 기재해놨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며 “특히 범행 20일이 지난 시점에서 자칫 검거돼 살인 혐의로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적금을 해지한 것도 의문”이라고 밝혔다. 양 씨는 2002년 5월 22일 A(당시 22세) 씨를 흉기로 협박해 통장을 빼앗아 예금 296만원을 찾고,칼로 가슴을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범행 15년 만인 2017년 기소됐다. 이 사건은 2002년 5월 31일 부산 강서구 바다에서 손발이 묶인 채 마대 자루에 담긴 A 씨 시신이 발견됐지만 10여년간 미제사건으로 남았다. 1·2심은 양 씨 혐의가 인정된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지만,대법원은 중대 범죄에서 유죄를 인정하는 데 한 치의 의혹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괴물투, 별들마저 잠재웠다

    괴물투, 별들마저 잠재웠다

    선발로 나서 공 12개 던져 1이닝 무실점 박찬호·김병현 넘는 韓 투수 최고 성적 “재미있게 잘 던졌다… 후반기도 잘 준비”“재미있게 잘 던졌다.” 미국 메이저리그 2019 올스타전에서 한국인 첫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활짝 웃었다.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지 7시즌 만에 올스타전 첫 데뷔를 한 류현진은 1이닝 무실점 역투로 코리안리거로서의 한 획을 그었다. 류현진은 10일(한국시간) 미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막을 연 올스타전에서 내셔널리그 선발투수로 1회 말 마운드에 올랐다. 역대 빅리그에서 활동한 한국인 투수로는 처음이었고, 아시안 투수로는 1995년 노모 히데오(당시 다저스)에 이어 두 번째 올스타 선발 출격이었다. 박찬호는 2001년 올스타전에서 칼 립켄 주니어에게 홈런을 맞고 1이닝 동안 1실점 했다. 이 홈런이 결승점이 돼 박찬호는 올스타전 패전투수가 됐다. 김병현은 2002년 올스타전에서 내셔널리그의 7번째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3분의1이닝 동안 안타 3개를 맞고 2실점했다.류현진은 전반기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 평균자책점 1위(1.73), 득점권 피안타율 0.110(73타수 8안타)의 짠물 투구를 자랑하는 괴물답게 올스타전에서도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을 뽐냈다. 류현진은 첫 타자인 조지 스프링어(휴스턴 애스트로스)에게 중전 안타를 맞으며 시작했지만 곧바로 DJ 르메이유(뉴욕 양키스), 마이크 트라우트(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카를로스 산타나(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땅볼로 잡아냈다. 1이닝 동안 던진 공 12개 가운데 7개가 스트라이크였다. 올스타전 선발 출전은 올 시즌 전반기 류현진이 보여 준 10승2패, 이닝당 출루 허용률 0.91, 삼진 99개 등 압도적인 성과를 생각하면 지극히 당연한 귀결이었다. ESPN은 “류현진은 전반기 109이닝 동안 단 10개의 볼넷, 그리고 100명의 주자만 내보냈다. 100명 출루 기록은 전반기 17번의 선발 등판과 100이닝 이상을 소화한 선수들 가운데 최고 기록”이라면서 “그의 올해 평균자책점은 올스타 휴식기를 앞두고 20년 만에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것”이라고 전했다. 류현진은 경기를 마친 뒤 “세 타자로 끝내고 싶었지만, (스프링어에게) 빗맞은 것이 안타가 됐다. 그래도 기분 좋게 내려왔다. 재밌게 잘 던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후반기에도) 전반기처럼 할 수 있게끔 준비를 잘하겠다”면서 “(올스타전을) 자주 해 봤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류현진이 속한 내셔널리그는 아메리칸리그에 4-3으로 패했다. 류현진에 이어 등판한 클레이턴 커쇼, 워커 뷸러가 나란히 1점씩 줬고, 커쇼는 패전투수로 기록됐다. 아메리칸리그는 2013년 이래 7년 연속 올스타전을 정복했다. 이날 최우수선수(MVP)는 우완 투수 셰인 비버(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차지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사설] 윤석열 위증 논란, 가볍게 볼 일 아니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위증 논란에 휩싸였다.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의 형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이 뇌물수수 의혹을 받자 변호사를 소개해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윤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윤 전 서장 관련 사건에 개입한 사실이 없고,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도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탐사보도채널 ‘뉴스타파’가 2012년 12월 윤 후보자와의 통화 내용을 인터넷에 공개하면서 급반전했다. “윤우진 용산 세무서장이 변호사가 필요한 상황이라 대검 중수부 연구관을 지낸 이남석 변호사에게 윤 서장을 소개한 적이 있다”고 한 윤 후보자의 음성이 보도된 것이다. 윤 후보자는 “7년 전 일에 대해 설명을 잘못 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면서 “사건 선임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고, 실제로 변호사를 선임시켜 준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변호사법 27조 위반 여부가 문제인데 윤 후보자는 “변호사법상 지휘 라인에 있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고, 도덕적으로 얘기하려 해도 사건 수임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쟁점을 사실관계에서 ‘소개’와 ‘선임’의 차이를 가리는 법률적 문제로 옮기는 발언이지만, 그럼에도 음성파일이 공개된 뒤에서야 ‘선임’시킨 적이 없으므로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했으니, 윤 후보자는 그제 내내 위증을 한 셈이 된다. 윤대진 검찰국장이 어제 윤 후보가 자신을 보호하려고 언론에 거짓 발언을 했다며 “형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것은 나였다”고 해명했다. 그게 사실이라면 윤 후보자는 이번 청문회에서 사실관계를 바로잡았어야 했다.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법정이 아니다. 법을 수호할 의지뿐 아니라 법의 정신까지 사회에 투영시켜 정의의 칼을 휘두를 도덕성과 자질을 갖췄는지를 국민 앞에 제시하는 자리다. 작은 거짓말이 큰 정치적 문제의 단초가 되는 것을 경험해 온 국민은 검찰 수장 후보자의 위증 논란이 가볍게 보이지 않는다.
  • 文 “공공기관, 공정경제 모범돼야”… 불공정 거래관행 칼 댄다

    文 “공공기관, 공정경제 모범돼야”… 불공정 거래관행 칼 댄다

    재벌 지배구조 개선과 프랜차이즈업계 ‘갑질’ 문제 해소에 집중하던 정부가 이번엔 공공분야 거래 관행 개선에 칼을 빼 들었다. 공공기관이 전기·가스·수도·주택 등 핵심 분야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와중에 불공정 거래를 통해 국민과 협력업체에 피해를 주는 사례가 많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모범 거래모델을 제시해 공공기관 약관 변경을 유도한 뒤 이를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도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청와대에서 ‘공정경제 성과 보고회의’를 주재하고 공공기관 공정문화 확산 방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기재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 해양수산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7개 부처가 참석했다. 정부가 공정경제 실현의 타깃으로 공공기관을 지목한 것은 공공기관이 각종 서비스의 공급자로서 수많은 협력·하도급 업체, 소비자들과 거래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기준 공공기관의 전체 자산규모는 811조원으로 전 산업 자산 총액 4850조원의 16.7% 수준이다.문 대통령은 “공공기관의 거래조건은 민간기업 사이 거래에도 기준이 되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매우 크다”며 “공공기관은 공정경제 실현의 마중물로서 불공정 거래가 줄어들도록 앞장서서 노력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우선 기관별로 맞춤형 개선 방안을 만든 뒤 이를 전체 기관에 확산시킬 계획이다. 특히 이날 7대 대표 공공기관이 내놓은 ‘갑질 개선 모델’을 제시해 다른 공공기관들의 제도 개선을 압박했다. 예를 들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천국제공항공사, 공영홈쇼핑은 대국민 거래 관행에 대한 개선 방안을 내놨다. LH의 경우 현재는 자사의 귀책으로 인해 입주 예정일을 지키지 못해도 3개월 이상 입주가 지연돼야 계약 해지가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2개월만 지연돼도 계약 해지가 가능하도록 계약 조건을 바꾸기로 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임차인에게 시설개선 공사를 요구하면서 비용까지 전가하는 관행을 없애기 위해 우선 공사가 비용을 부담하고 추후 비용보전방안을 서로 협의하도록 규정을 고쳤다. 공영홈쇼핑은 현재 매출과 관계없이 부과되던 ‘정액제 수수료’를 전면 폐지하고, 매출과 연관해 부과하는 ‘정률제 수수료’ 체계를 적용하기로 했다. 지철호 공정위 부위원장은 “민간기업까지도 제도 개선에 대한 낙수효과가 이뤄지도록 독려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모범 거래모델’도 제시해 각 기관의 약관 변경도 유도하기로 했다. 공공기관이 특정 협력업체(원도급 업체)를 통해 하도급 업체에 일감을 주기보다는, 아예 ‘공동 도급’을 통해 모든 업체가 공공기관과 직접 거래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또 협력업체가 일한 만큼 충분한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공공기관이 최저가격이 아닌 시장 평균가격에 따라 민간 업체와 계약을 맺는 모델도 제시됐다. 세종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서울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민경욱 “생방송서 한 판 붙자”에 고민정 “정치 격이나 높여라”

    민경욱 “생방송서 한 판 붙자”에 고민정 “정치 격이나 높여라”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9일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에게 ‘TV 생방송’ 토론 대결을 공개 제안한 데 대해 고 대변인은 “정치의 격을 높여달라”면서 “상식선에서 비판하라”고 맞받아쳤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주요 회의에 불참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영상을 두고 민 대변인은 지난 5일 “이른바 오사카의 문재인 행방불명 사건 동영상이 온라인 공간을 달구고 있다.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고 대변인이 지난 8일 “민 대변인은 팩트를 생명으로 생각하는 기자 출신인데 한 번이라도 사실관계를 확인해보려 시도해봤느냐”고 반박했다. 민 대변인의 ‘한 판 붙자’ 제안은 이 연장선상에서 벌어졌다. 민 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나운서 출신의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어차피 서로 말하는 게 직업이고 싸움은 먼저 걸었으니까 시시하게 혼자 라디오 방송 전화 연결해서 준비한 원고 읽다가 말도 안 되는 소리 더듬거리지 말고 TV 생방송에서 한 판 시원하게 붙자”고 제안했다. 이어 “서로 준비를 해야 할 테니까 오늘 중으로 답을 주시게”라면서 “아무리 후배라도 이렇게 쉽게 얘기하면 안 되겠다. 답변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모두 KBS 출신으로 전·현직 청와대 대변인이라는 점에서 공방에 관심이 쏠린다.고 대변인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G20 정상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주요 회의에 불참 의혹 제기 영상에 대해 “거짓 정보들이 너무 많아 열거하기 힘들 정도”라며 “황당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 대변인을 향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말씀을 하신 거라면 의도가 궁금하고, 팩트를 확인하지 않았다면 청와대 대변인까지 하셨는데 어떻게 기사를 쓰고 어떻게 브리핑을 하셨는지 궁금하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청와대 대변인단은 정치인이 아니라 청와대의 입장을 밝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이벤트식 대응은 적절치 않다”고 민 대변인의 제안을 일축했다. 고 대변인도 직접 본인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고 대변인은 “정치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최소한 ‘正治’ 즉 ‘바른 다스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부디 대한민국 정치의 격을 높여달라.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말했다. 그는 “마이크 앞에 서 보신 분이니 마이크의 위력을 누구보다 잘 알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마이크는 칼과 같아 잘 쓰면 모두를 이롭게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모두를 해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회사 후배였는지 모르나 지금은 청와대 대변인으로서 한 시간도 아까워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라면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는 것은 청와대 대변인 본연의 임무”라고 설명했다. 고 대변인은 이어 “이번 G20 일정 첫날 문 대통령은 새벽 1시 반이 돼서야 숙소로 돌아왔다”면서 “그 정도의 강행군이었으며, 상식선에서 비판하길 요청드린다”라고 말했다.이에 민 대변인이 재반박에 나섰다. 민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청와대 대변인은 정치인이 아니다’라는 것을 늦게라도 알아서 다행이다. 그런데 왜 자기 친정도 아닌 방송국 프로그램에 나왔나”라면서 “저는 2년 동안 청와대에 근무하며 방송 프로그램에 나간 적이 없다. 조심스러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토론은 이번이 아니더라도 요청해오면 응할 테니 언제든 연락 달라”면서 “방송에서 그러지 말고 브리핑 자료는 어떻게 쓸지, 브리핑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등 궁금한 것이 있으면 직접 문의해 달라”고 여지를 남겼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아스달 연대기’ 김원석 감독, 쏟아지는 비판에 “혼돈..즐기시길!”[전문]

    ‘아스달 연대기’ 김원석 감독, 쏟아지는 비판에 “혼돈..즐기시길!”[전문]

    tvN 토일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연출을 맡은 김원석 감독이 방송 이후 쏟아진 다양한 반응과 비판에 대해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첫 방송 전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하지 않았던 김원석 감독은 방송 이후 홍보팀을 통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고 약 한 달 만인 9일 답변을 회신했다. 첫 방송 이후 평가에 대한 생각과 고증에 대한 비판, CG·소품 완성도에 대한 아쉬움, 다른 작품과 유사성 의혹, 촬영 중 발생한 스태프 장시간 근로 논란에 대한 질문에 답변했다. 김원석 감독은 따끔한 비판도 겸허히 수용하며 “내 탓이다”고 말했다. 현재 ‘아스달 연대기’는 파트1·2를 마쳤다. 남은 파트3은 ‘호텔 델루나’ 종영 이후 9월 7일 방송된다. <이하 김원석 감독의 답변 전문> 1. 드라마 내용 관련 Q. 첫 방송 이후 호불호 평가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셨는지요. A. 시청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장르라 어느 정도 호불호가 갈릴 것은 예상했습니다. 후반작업을 하면서 애정 어린 비판 의견 충실히 반영하여 남은 회차 더 친근하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첫 방송 이후 배우들과 나눈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A. 연기자 분들은 고맙게도 드라마에 만족해 하셨고, 약간 어렵다고 전해들은 분들도 있으나 대부분 주변에서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하셨습니다. Q. ‘아스달 연대기’가 김원석 감독님이 기존에 연출한 ‘미생’ ‘시그널’ ‘나의 아저씨’와 같은 드라마와는 규모, 배경, 접근방식이 다른 드라마였을 것 같은데 연출하면서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무엇이었는지, 연출할 때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었습니까. A. 드라마 안의 사람이 보이도록 하는 것, 이것이 어떤 드라마를 연출하든 제 가장 첫 번째 목표입니다. 고대의 인물들에게도 현대의 시청자가 감정 이입할 여지는 충분하고, 그렇게 되어야 아스달 연대기를 만드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은섬, 타곤, 사야, 탄야, 태알하 모두 살아 남기 위해 애쓰는 인물들입니다. 외부의 위협과 내부의 두려움을 이겨내고 살아 내는 모습은 현대인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껏 한번도 다룬 적이 없는 시대의 인물에게 어떻게 하면 시청자가 빨리 감정이입 하게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지만, 어렵거나 낯설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은 제 노력이 부족했던 탓입니다. 그 부분이 가장 아쉽습니다. 이름이라든지, 지명, 생소한 단어들이 글이 아닌 말로 전달될 때 훨씬 더 이해하기 어렵게 느껴진다 점을 고려하여, 앞으로의 회차를 수정 보완하고 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들께서 아스달 연대기 속의 ‘사람’들을 더 잘 알게 될 수록 흡인력 있는 이야기에 빨려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어렵다’는 반응을 우려하셨을 것 같은데 시청자에게 쉽게 전달하기 위해서 연출자로서 고민한 지점이 무엇이었으며, 방송에 등장한 것 중에 예시가 있습니까. A. ‘아스달 연대기’의 연출 계획을 세울 때, 이전에 없던 새로운 세계관을 보여줘야 하는 만큼 초반 이야기의 진행 속도를 빠르게 하기보다 그 세계에 대해 익숙해 지는 시간을 갖고, 대신 그 안의 인물을 따라갈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고자 했습니다. 1회는 사람이 뇌안탈에게 행한 잔인한 짓과 이 때문에 희생자가 된 아사혼과 라가즈의 비극을 시청자가 따라가길 바랐고, 2회는 그런 과정을 통해 멀리 오지에서 살아가게 된 은섬의 아픔과 고민을 순박한 와한족들의 모습과 함께 그리려고 했습니다. Q. ‘아스달 연대기’의 강점과 무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A. 점점 좋게 봐 주시는 분들이 많아 져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처음 작가님들과 만났을 때 작가님들의 고대사와 문화 인류학에 대한 방대한 스터디와 통찰에 놀랐고, 이것이 인간에 대한 애정과 함께 재미 있는 영웅 이야기 속에 잘 녹아 있는 대본을 읽고는 가슴이 뛰었습니다. 요컨대 매력적인 캐릭터와 흥미진진한 스토리라는 김영현, 박상연 작가 특유의 장점과 함께, 고대 인류사에 대한 작가의 통찰을 느낄 수 있는 대본이 이 드라마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를 포함한 스탭들과 많은 좋은 연기자들이 이 대본을 잘 표현하기 위해 그 동안 힘을 합쳐 노력해왔습니다. 시청자 여러분들께서 아스달 연대기 속의 ‘사람’들을 알게되고 그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재미와 함께 인간에 대한 작가의 통찰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Q. 스케일과 영상미는 호평이 이어지는 가운데, 스토리가 어렵다는 시청자들에게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아스달 연대기의 공간적 배경은 ‘아스’ 라는 가상의 대륙이고, 시대적 배경은 청동기 시대입니다. 가상의 공간이지만, 청동기라는 시대적인 배경이 있으므로 문명의 단계를 무시하고 아무렇게나 설정할 수는 없다는 것. 연출자로서 이것은 제약이자 기회라고 느꼈습니다.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청동기 문명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수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문명을 가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시기는 태고의 자연 환경과, 발달된 청동기 문명의 화려함을 모두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아스달 연대기의 기본 스토리는 우리에게 친숙한 영웅 탄생 신화와 맥락을 같이 합니다. 세상을 바꿀 운명을 타고난 인물들이 역경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스스로 자신을 증명해 내는 이야기입니다. 이야기 자체는 어려울 것이 없는데, 공간과 시간이 이전에 다루지 않았던 설정이다보니 인물의 이름, 지명 등이 생소할 수밖에 없고 이는 글로 읽을 때보다 말로 전해질 때 시청자들이 생경하다고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또, 현대에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사랑’ ‘배신’ 등의 개념어들이 과거에 똑같이 사용되지 않았을 거라는 가정하에, 작품 안에서 ‘바라다’’저버리다’와 같이 바꿔 쓰이고 있는데 이런 요소들도 쉽게 알아듣기 힘들게 하는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그동안 꾸준히 보신 분들은 이제 좀 익숙해 지셔서 이해하기 쉽다고 말씀하시지만, 처음 보시는 분들도 쉽게 인물의 감정을 따라갈 수 있도록 소리나, 자막을 더 명료하게 하는 방법을 강구했습니다. Q. 김영현, 박상연 작가가 스토리 구상하고 8년 만에 제작 결정됐다고 하던데 영상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작품인 데도 연출 맡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또 예상대로 구현이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요 A. 위에서 말씀 드린대로, 연출자로서 표현하고 싶은 인물이 있었고 도전하고 싶은 비주얼이 있었습니다. 다만 모든 것을 잘 해내기 위한 엄청난 제작비를 감당할 용기가 나지 않아 처음에는 고사를 했었습니다. 아스달 연대기는 그 동안 한국에서 언제나 통했던 안전한 장르의 드라마가 아니기에 더더욱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드라마입니다. 하고 싶은 마음과, 해 내지 못할 것을 두려워하는 마음 사이에서 갈등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극중 은섬(송중기)이처럼 두려움을 이겨내고 싶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결정을 후회하지 않도록 남은 회차 열심히 후반 작업 하고 있습니다. 애초의 의도가 예상대로 구현이 잘 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씬에 따라 다르다고 말씀드릴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극의 상황에 어울리도록 잘 되었느냐의 최종 판단은 시청자 여러분들이 내려 주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Q. 배우들의 극중 대사톤이 캐릭터별로 다양한것 같습니다. 연기톤에 있어서 어떤 설정이었는지 궁금합니다. A. 사실 태고시대의 어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 누구도 들어본 사람이 없을테니까요. 다만 우리가 조선시대 사극에서 흔히 보는 ‘사극 어투’가 있고 이것을 쓰는가 안 쓰는가의 문제를 질문하신 거라고 생각하여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제가 아스달 연대기의 연기 톤을 잡을 때 연기자들에게 요청한 것은 목소리를 지나치게 긁어서 우렁차게 내는 과장된 사극 어투나, 지나치게 현대적인 말투를 모두 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사이의 어느 지점의 말투를 인물별로 각자 어울리도록 준비해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지나친 사극 어투와 지나친 현대어 말투 모두 자연스럽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주문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아르크에서 문명과 동떨어진 생활을 하는 와한족 사람들은 격식이 없는 말투를 쓸 것이므로 좀 더 현대어에 가까운 느낌인 반면, 아스달의 정치가들은 격식이 있는 말투를 구사한다는 점에서 사극 어투에 좀 더 가깝게 들리게 된 것 같습니다. 쌍둥이지만 전혀 다른 곳에서 자란 은섬과 사야는 그런 면에서 다른 어투를 쓸 수밖에 없다는 설정입니다. 시대적, 공간적 배경이 익숙하지 않은데다 뇌안탈어를 포함한 각종 소수부족의 언어들이 등장하는 아스달 연대기에서 아스어(한국어)는 가장 자연스러운 말투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 뇌안탈어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합니다. 일부 한글을 뒤집어 만든 언어라는 주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A. 뇌안탈어는 작가님들께서 체계를 만든 것이고, ‘발음’에 있어서는 언어학자의 자문을 받아 만들었습니다. 뇌안탈어의 단어를 만들 때 아나그램이 사용된 것은 사실입니다만, 단어를 그저 거꾸로 뒤집어 모든 언어체계를 만든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단어를 조어하는 과정에서 백워드를 비롯한 아나그램이 사용되었고 문법체계와 규칙, 시제, 인칭, 격식 표현과 비격식 표현, 존비어의 체계 등등을 나름대로 만드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작가님들께 구체적으로 여쭤보지 못했지만, 그동안의 작가님들이 공부하신 방대한 양의 문화 인류학 자료를 고려할 때 단순히 편하게 만들기 위해 아나그램을 사용한 것은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피의 색깔, 공동 생활의 유무, 자연을 바라보는 세계관 등 여러 면에서 사람과 반대에 있는 뇌안탈의 언어로 어울리는, 재미있는 설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방송 후 시청자들이 번역기를 직접 만들어 돌릴 정도로 친근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보았습니다. 여러 모로 어렵고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드라마인데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발음은 고대 언어의 느낌이 날 수 있도록 언어학 교수님의 자문을 통해 유럽어 및 아랍어의 목젖소리, 목구멍 소리(uvula, pharyngeal consonant), 마야어 및 아이마라어의 분출음(ejective stops) 등을 적극적으로 사용했습니다. 듣기에도 어려운 발음이지만 정확하게 내기 위해서 따로 상당 시간 연습을 해야 하는 발음들입니다. 연기자들은 교수님의 연구실에서 따로 발음 지도를 받았고 저와 함께 수차례 따로 연습했습니다. Q. 고조선의 이야기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대중이 알 만한 신화의 재해석도 있을까요 A. 약간은 유머러스 하게 사용된 쑥과 마늘 이야기로부터, 드라마에서 ‘세상을 끝낼 천부인’으로 등장하는 방울과 칼, 거울 역시 단군신화에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을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십니다. 앞으로도 그러한 재해석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Q. 장르 특성 상 중반 시청자 유입이 다소 어려워 보이는데, 아직 안 본 시청자도 사로잡을 수 있을 작품만의 강점을 꼽아주세요. A. Part1,2가 주인공들이 역경과 고난을 통해 성장하고 각성하는 내용이 주라면, Part3의 내용은 각성한 인물들이 세상을 바꿀 힘을 얻어가는 과정입니다. 가슴 아프고 답답한 이야기 보다 뿌듯하고 감격스러운 이야기가 전개될 것입니다. 이전의 내용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라도 성장한 캐릭터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 해내는 성취의 순간을 충분히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방송이 쉬는 동안, 이전의 상황을 간략하게 정리하고, 앞으로의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영상을 준비중입니다. 아스달 연대기는 영웅 신화의 이야기 구조입니다. Part3는 드디어 영웅으로서 첫 발걸음을 내딛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처음 보시는 시청자라도 쉽게 이들의 활약을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제껏 보신 시청자분들은 그동안 주인공들의 고난과 역경을 보셨기에, 주인공들의 활약에 더욱 통쾌한 기쁨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Q. 김원석 감독님이 연출자로서 해석한 ‘아스달 연대기’의 파트 1, 2, 3의 세계관은 무엇이며, 앞으로 보여줄 ‘아스달 연대기’의 ‘큰 그림’은 무엇입니까 A. 이번 작품에서도 제가 그리고 싶은 것은 사람이었습니다. 문명 단계에 접어든 지 얼마 되지 않아 원초적인 역동성을 가지고 있고 본능에 훨씬 충실한 태고의 사람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고대의 사람들을 움직이는 감정은 크게 두 가지로 보았습니다. 공포와 사랑입니다. 미지의 적으로부터, 혹독한 자연환경으로부터 사람은 공포를 느꼈을 것이고, 이에 대해 치열하게 대응하면서 잔인한 면모를 갖추게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김영현 작가님이 제작발표회에서 말씀하셨듯이, 세상 모든 동물 중에 유일하게 사람만이 아종을 허락하지 않은 이유가 바로 그것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공포로 무장하고, 사랑으로 연대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신과 소통하는 능력에 대한 갈망 역시 바로 공포의 감정에서 출발했다고 봤습니다. 이러한 태고의 인간들이 벌이는 약육강식의 싸움이 아스달의 세계관이고 엄밀한 의미에서 그것은 현대의 사람들도 똑같이 벌이고 있는 중이라는 점에서 태고의 이야기지만 현재가 보이는 재미있고 의미있는 드라마가 되기를 희망합니다.2. 드라마 제작(및 연출) 관련 Q. 각 배우들의 캐스팅 동기, 각각 캐스팅에서 중요한 섭외기준이 궁금합니다 A. 제가 배우를 캐스팅하는 기준은 단 하나입니다. 그 역할에 맞는 이미지와 연기력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아스달 연대기는 다행스럽게도 저와 작가님들이 가장 먼저 생각한 배우 분들이 흔쾌히 참여해 주셨습니다. 큰 돈을 들여 드라마를 찍는다는 것은 실패할 경우의 위험도 커지는 것이므로 배우들에게도 큰 부담입니다. 그 동안 한국에서 잘 되어왔던 검증된 장르의 드라마가 아닐 경우는 더더욱 큰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아스달 연대기의 캐스팅 제의에 응해주시고, 혼신의 연기를 보여주신 아스달 연대기의 모든 연기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Q. 역사적으로 따지면 청동기 시대인데 긴 쇠사슬 같은 무기가 나오고 의상에도 고도의 기술이 들어가서 어색해 보인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전문가의 고증을 거친 것인가요? 일각에서 미드, 영화, 애니메이션 등과 유사성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비슷하다고 느끼는 이유를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A. 아스달 연대기의 공간적 배경은 ‘아스’ 라는 가상의 대륙이고, 시대적 배경은 청동기 시대입니다.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청동기 문명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수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문명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시기는 태고의 자연 환경과, 발달된 청동기 문명의 화려함을 모두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양차가 사용하는 청동추의 사슬은 당연히 청동 사슬이고 끝에 달려있는 것도 청동추 이므로 (당시로 보면 무지 비싼 무기였겠지만) 시대에 아주 불가능한 무기는 아닙니다.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실제로 구약성서를 비롯한 여러 고대 문헌에 청동사슬에 대한 내용이 존재하는 것을 알게되어 드라마에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예를 들어, 성서에 삼손을 바빌론으로 끌고 갈때 삼손을 힘을 쓰지 못하도록 묶은 것이 청동사슬입니다) 우리가 본적도 없고, 사료로도 남아 있지 않은 당시의 건축물과 복식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회의를 거쳤습니다. 우리에게는 이른바 ‘아스 양식’이 필요했고, 이를 시청자가 그럴 법하다고 느끼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논리도 필요했습니다. 아스 대륙은 가상의 대륙이지만, 갑골문 시대의 중국 문자를 쓰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동양 어딘가의 대륙이었을 것으로 설정했습니다. 기후는 온대기후. 중국풍이나, 우리나라 삼한시대 드라마에 썼던 의상과 건축물이 나온다면 그보다 수천 년 이상 앞선 문명으로 느껴지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반면 서양은 이집트 문명이나,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같은 청동기 문명의 건축물과 이미지가 많이 남아있고, 극화된 콘텐츠도 많아 청동기 문명의 모습을 연상할 때 쉽게 위의 문명들이 떠오른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동양과 서양 문명 사이 어딘가 존재했을 법한 문명 양식을 찾고 싶었습니다. 화면에 ‘동양 문명과 서양 문명의 초기 모습이 함께 보인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스달 연맹궁은 중국 홍산 문명의 원형 제단과, 터키 괴베클리테페의 T자형 돌기둥, 첨성대 모양의 구조물, 메소포타미아 지구라트의 길고 높은 계단 등 동서양의 건축 양식들이 혼재 돼 있습니다. 괴베클리테페는 문명단계상으로는 신석기 문명이지만 불가사의한 건축기술을 보여주고 있고, 첨성대 역시 기본적으로는 신라시대 건축물이지만 그 이전과 이후로도 비슷한 모양의 건축물이 없다는 점에서 그 원류가 아스달에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상상했습니다. 한자 문명권으로 봐서 연맹궁, 대신전 등의 주요 건축물은 천원지방(天圓地方)의 원리 즉 원과 사각형의 기하학적인 조화를 추구하도록 했습니다. 연맹궁에 대해서만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건축물, 의상, 소품, 분장, 미용 등 미술영역에 있어서 동양과 서양의 혼재된 느낌을 위해, 수많은 역사적 자료와, 영상 콘텐츠를 참고했고 위와 같은 회의를 거쳤습니다. 일부 기존 작품과 유사하다는 평에 대한 판단은 시청자 여러분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스달 연대기의 촬영을 준비하면서 본적 없는 세계를 구현하기 위해 매번 위와 같은 조사와 회의를 거쳤고, 그 과정에서 연출자와 스탭은 누구도 쉽게 어떤 콘텐츠를 따라하자는 시도를 한 적이 없다는 점은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덧붙여, 위에서 말씀드린 동양과 서양 어딘가에 존재할 법한 ‘아스 양식’에서 아스달 서민들의 옷과 분장에 비해 지배계급의 복식은 조금은 더 서양 쪽의, 시대에 비해 발달된 모습을 띄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동양의 복식에 가깝게 설정한다면 삼국시대를 다룬 기존 우리나라의 사극 양식이 연상되어 그보다 몇 천년 앞선 청동기 시대와 차별화될 것 같지 않았고 그렇다고 중국이나 일본풍의 옷을 입을 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서양 고대 문명의 화려한 복식을 조금 더 참고하고 여기에 동양적인 요소가 조금씩 들어가 있는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청동기 시대에 이미 비단 등 다양한 옷감으로 옷을 지을 수 있었고, 청동뿐 아니라 금, 은, 보석 등 다양한 소재의 세공기술이 있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옷과 장신구의 재단 및 세공수준이나 모양은 어쩔 수 없이 더 아름다운 쪽으로 표현할 수 밖에 없어 드라마 배경보다 더 후대에 등장하는 옷이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름답고 화려하면서 동양적인, 그러면서도 동양, 삼국 어느 한 나라에 치우치지 않는 ‘아스 지배 계급의 의복 양식’을 만들어 보려 했던 초창기의 목표에서 조금은 익숙한 모습의 복식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특히, 태알하의 의상은 해족이 멀리 레무스라고 하는 발전된 문명세계에서 왔다는 설정으로 조금 더 앞선 단계의 의상과 장신구가 사용되었습니다. 수메르를 거꾸로 읽은 레무스야말로 대표적인 백워드 아나그램입니다. 수메르는 공식적으로 인류 최초의 문명이라 할 수 있는데, 스스로를 검은 머리 사람들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작가님들은 수메르에서 우리나라쪽으로 이동한 어떤 무리들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했고, 그것이 해족으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서양에서 왔으나 머리는 검고, 복식은 서양풍인 설정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Q. 큰 액수의 제작비가 계속 회자되었는데 부담스럽진 않으셨는지요 A. 네 당연히 부담스럽습니다. 일단 회자되고 있는 제작비는 맞지 않은 액수라고 알고 있습니다만, 역대 한국 드라마 최고 수준의 제작비가 들어간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알려진 제작비가 높으면 ‘들인 돈에 비해 어떻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므로 홍보를 위해 제작비 규모를 알리는 제작사는 없습니다. 스튜디오 드래곤이 상장기업이다 보니 회사의 큰 돈이 움직이는 부분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공개를 해야 하는 과정에서 400억 남짓한 정도의 규모가 알려졌고, 예정된 것보다 촬영 일수가 늘어나게 되면서 여러 사람의 추측을 거쳐 지금의 액수까지 커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큰 돈을 들여서 드라마를 찍는 것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입니다. 아스달 연대기는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장르의 드라마가 아니라 더더욱 위험이 큰 프로젝트입니다. 이 때문에 프로듀싱의 영역이 중요했습니다. 드라마를 만들기 위한 재원을 조달하고, 이를 다시 회수할 방법을 미리 마련해 두어 위험을 최소화 하는 것이 프로듀싱의 기본이고 스튜디오 드래곤의 프로듀서팀들은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습니다. 드라마의 제작비는 18부 전체에 걸쳐 고루 쓰였습니다. 종종 드라마 초반에 많은 물량을 투입하고 이후 용두사미가 되는 케이스도 있는데, 아스달 연대기는 그렇지 않습니다. 끝까지 보시고 판단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Q. 제작비에 비해 소품과 CG가 아쉽다는평, 두 부분에 대한 입장은 어떠한지요 A.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알려진 제작비는 업계의 추정치이므로 맞지 않는 액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드라마 최고 수준의 제작비가 들어간 것에 비해 소품과 CG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저는 아스달 연대기에 참여한 모든 스탭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고여서 같이 할 것을 부탁드렸고, 촬영을 하면서 최고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만약 조금이라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그것을 준비한 미술팀과 VFX팀의 문제라기 보다는 그렇게 준비하도록 한 연출의 문제입니다. 물론 전문 스탭들은자신의 의견을 가지고 연출자와 이야기해왔고, 저 역시 그분들의 전문성을 존중하고 많은 것을 믿고 맡겨 왔지만, 기본적으로 큰 틀의 컨셉을 잡은 것은 연출이기 때문입니다. - 소품 아스달에 등장하는 소품은 위에서 말씀드린 회의를 거쳐 소품 스탭들이 일일이 만들어 내거나, 어렵게 구한 것들입니다. 청동기 시대이므로 아스달에 등장하는 청동 무기나 제례의식에 사용되는 도구들 모두 사전 자료조사를 거쳐 디자인 된 것들입니다. 한 세계의 소품을 모두 마련해야 하는 만큼 그 양과 질을 맞춰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정도의 난이도가 높은 작업이었습니다. 소품에 대해 까다로운 제가 보기에도 완성도가 높은 소품을 준비해준 소품팀에게 저는 경의를 표합니다. 그럼에도 시청자 분들이 아쉬움을 느끼시는 부분이 있다면 제가 컨셉을 잘못 잡은 탓입니다. 죄송합니다. 대흑벽을 오르내리는 데 사용한 ‘도르래’ 기술은 지레, 쐐기, 바퀴 등과 함께 단순기계(simple machine)에 속합니다. 단순 기계란 선사시대부터 인류가 이용해온 도구를 말합니다. 동네 마다 있던 우물의 두레박의 원리가 도르래라는 점에서 도르래의 원형이 되는 물건은 청동기 시대에 있었을 것으로 상상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도르래 기술을 이용해 승강기를 만든다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이고, 엄밀히 말해 우리나라에서 도르래를 사용한 거중기가 만들어진 것은 조선 후기에 정약용에 의해서라는 것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당시에 드라마 안에서 보여진 것 같은 승강기가 존재했을 가능성은 당연히 거의 없다고 생각됩니다만, 가상의 이야기를 다루는 드라마고, 해족이 극중 발달된 문명세계에서 넘어온 첨단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는 씨족으로 설정된 만큼 드라마적인 상상력을 발휘하면 드라마 속에서는 가능하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 CG 아스달의 CG는 아스대륙과 아스달성, 연맹궁, 거치즈멍 그리고 대흑벽, 소금사막, 신성한 나무, 예쁜 물가, 폭포 등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공간을 표현하는 데 쓰였을 뿐 아니라 늑대, 곰, 뱀, 황소, 말 등 동물들의 연기를 표현하기 위해서도 쓰였습니다. 이 중에는 비교적 아쉬운 상태로 방송이 된 부분도 물론 있지만 시청자들께서 CG인 것을 눈치 못 챌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CG들도 많습니다. CG는 단순히 기술이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기획 단계, 촬영 단계, 후반작업 단계에서 연출, 촬영, VFX부서의 스탭들 간에 긴밀한 협의와 부단한 노력, 그리고 충분한 작업 시간을 거쳐야 완성됩니다. 아스달 연대기는 처음 기획단계부터 두 분의 VFX 슈퍼바이저가 헌신적으로 CG업무를 진두 지휘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물에 대해 상당히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왔지만, 그중 일부라도 시청자 여러분께서 만족하시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면 모두 연출의 탓입니다. 3. 편성 관련 Q. ‘아스달 연대기’는 파트별 6회씩, 총 3파트로 나뉘어 있습니다. 파트3 작업은 얼마나 진행됐는지, 이같이 분리편성을 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요? A. 모든 촬영은 첫방송 시작전에 종료되었으며, 현재는 파트3의 후반작업이 진행중입니다. 파트1,2가 아스달 중심의 이야기라면 파트3는 아스 대륙의 이야기로 확장됩니다. 미드로 본다면 시즌 2의 시작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분리 편성을 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김영현 작가님께서 말씀하셨듯, 아스달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대해 시청자 여러분이 좀더 친숙해진 이후에 더 확장된 공간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더욱 박진감 있는 이야기를 잘 표현하기 위한 후반작업 시간이 더 생긴다는 또 다른 장점도 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Q. 시즌2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신가요. 저 역시 궁금합니다.^^ 4. 기타 Q. SNS에 남긴 심경글의 의미는 뭘까요 (첫 방송 직후 SNS에 게재하신 장그래 대사 인용글) ‘나는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이어야 한다’는 글을 게재한 것이 실제 ‘아스달 연대기’ 반응에 대한 심경이었는지요 A. ‘아스달 연대기’의 촬영 감독님이 제게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이 드라마는 매 씬, 매 컷 쉬운 것이 없네요” 그 동안 스탭, 연기자 모두 힘을 합해 최선을 다해 열심히 찍었고, 이미 촬영은 모두 끝났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드라마 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양도 많은 후반 작업이 남아 있습니다. 이를 더 열심히 잘 해서, 어렵게 찍은 씬들 고생한 보람이 있도록 해야겠다는 결심에서 쓴 글입니다. 드라마의 모든 회차가 끝나고 나서 후회 없도록 하자는 의미였습니다. Q. ‘아스달 연대기’는 김원석 감독님에게 어떤 의미입니까. A. ‘한계에 대한 도전’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전에 없었던 새로운 작품을 하는 소감, 목표가 있다면 A. 이러한 시도가 앞으로 더 나올 수 있을 정도의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5. Part2, 3 관련 Q. 쿠키 영상이 매우 흥미로워 쿠키영상을 기다리는 시청자들도 많습니다. 쿠키영상을 도입하셨던 이유가 있을까요. A. 내,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언제나 불안했던 아스달 시민들은 신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신의 말씀을 듣기위해서는 제관을 통해야만 했습니다. 제관의 직무를 독점하던 아사씨는 자신들만의 창세신화를 만들어 시민들의 의식을 지배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막강한 권력을 악용해 정적을 무너뜨리고, 부를 축적해왔습니다. 위와 같은 각 씨족의 이해관계라든지, 창세 신화, 리산과 아사신의 이야기, 아라문 해슬라 전설, 칸모르, 뇌안탈 등의 배경 지식을 더 잘 알면 드라마를 좀 더 재미있고 쉽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하여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Q. 송중기의 1인 2역(은섬/사야)이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전혀 다른 캐릭터인 은섬과 사야를 연출하는데 있어서 감독님은 어떤 점에 중점을 두셨나요. A. 은섬은 이아르크에서 자연을 맘껏 뛰놀며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랐고, 사야는 필경관의 탑에 갇혀 햇빛도 제대로 못보고 외롭게 자란 인물입니다. 일란성 쌍둥이지만 두 극단의 환경에서 자란, 그래서 너무 다른 인물이 잘 표현 되었다면, 이는 전적으로 송중기씨의 노력 덕분입니다. 우선 은섬 씬을 찍기 위해 송중기씨는 몸의 부피를 키워 근육질로 만들었고, 이를 단기간에 근육을 빼고 사야의 몸으로 만드는 열정을 보였습니다. 처음에는 근육질의 은섬보다 훨씬 말랐을 것이 분명한 사야를 표현하기 위해 몸 대역을 쓸까 고민도 했었지만, 연기자가 깜짝 놀랄 정도로 몸을 다르게 만들어 와서 본인으로 찍을 수 있었습니다. 몸 뿐 아니라 목소리와 말투, 눈빛에 이르기까지 연기자가 너무 디테일하게 다르게 준비해와서 연출자 입장에서는 그저 흐뭇하고 감사하게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Q. 파트2에서도 다양한 CG와 시각 효과들이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또 강렬한 엔딩 또한 많이 회자 되었고요. 감독으로서 파트2 촬영당시 가장 공들였던 씬이나 인상 깊었던 씬이 있다면 어떤 장면일까요 A. 가장 인상깊은 씬은 언제나 가장 힘들게 찍었던 씬인 것 같습니다. 거의 모든 장면이 다 힘들었기 때문에 어느 하나를 꼽기 어렵지만 파트2에서는 12회 엔딩인 신성재판 장면과, 돌담불 촬영이 가장 생각이 납니다. 특히 돌담불 깃바닥씬을 찍을 때는 진흙을 퍼올리는 설정상 세트 내부에 물이 고일 정도의 진흙을 깔아 놓고 찍었는데 물이 고여있다보니 하루만 물을 갈지 않아도 좋지 않은 냄새가 나고, 연기자들 피부에 발진도 나고 해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을 사리지 않고 진흙바닥에 뒹굴어가며 열연을 보여주신 배우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Q. Part2에서 은섬 사야를 비롯해 타곤, 탄야, 태알하 등 각 주인공이 운명적인 변곡점을 겪었던 것 같습니다. 또 새로운 인물들도 많이 등장했고요. Part 3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인물관계나 연출포인트는 무엇인가요? A. 은섬은 사트닉의 유언을 실행하기 위해 주비놀 산장을 찾았다가 새로운 운명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리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본인 스스로도 미처 깨닫지 못했던 자신의 잠재력과 운명을 깨닫게 되고 탄야와 와한족 사람들을 구하러 갈 수 있는 힘을 키우게 됩니다. 탄야 역시 아스달의 대제관 아사탄야로서 타곤과 태알하 등의 기득권 세력에 휘둘리지 않고 연맹사람들의 마음을 얻어 자신만의 힘을 기르게 됩니다. 두 사람 모두 서로를 구원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타곤과 태알하, 그리고 아스달 부족 연맹이라는 기성 권력에 맞서는 과정이 Part3의 중심 내용이 될 것 같습니다. 타곤과 태알하는 모두 아버지로부터 이용당하고 학대당한 아픔을 공유하고, 이를 벗어나기 위한 유일한 탈출구로서 권력 의지를 키워온 캐릭터입니다. 두 사람은 정치적 동지이자 ‘서로를 위해 죽지 말자’고 맹세할 정도로 서로를 마음에 품은 사이입니다. 아사론과 미홀이라는 구세대 권력이 마지막 발악을 하지만, 타곤과 태알하는 끈끈한 동지애와 팀웍을 바탕으로 굳건한 자신들의 권력 기반을 만들어 나갑니다. 그러나 밖으로는 은섬과, 탄야, 사야의 세력이 성장하면서 위협이 되고, 안으로는 절대 권력을 향한 두사람의 욕망이 충돌하는 위기를 겪게 됩니다. 타곤과 태알하 둘의 관계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봐야할 점은 욕망에 충실한 이 두 캐릭터가 내뿜는 에너지와 이를 표현하는 두 연기자의 혼신의 연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Part3가 9월 7일 돌아오는데요. Part3을 더욱 즐길 수 있는 관전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세상을 끝낼 운명을 타고났다는 것은 결국 기존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세상을 열 운명을 타고났다는 말일 것입니다. 은섬, 사야, 탄야가 자신들의 운명에 따라 전설을 쓰기 시작하는 단계가 Part3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껏 스스로 한계에 부딪치며, 시행착오를 거쳐 성장해온 은섬과 탄야가 어떻게 세상을 바꿀 힘을 얻어 가는지, 정치적 동지이자 연인인 타곤과 태알하는 ‘사랑’과 ‘권력욕’ 이라는 양립할 수 없는 두 욕망사이에서 어떤 행보를 할지, 꿈으로 연결된 은섬과 사야는 어떻게 서로를 알아갈지, 대전쟁과 대사냥에서 살아남은 뇌안탈들은 어떻게 ‘사람의 시대’를 살아낼지... 등등 Part1,2에서 시작된 이야기들이 더욱 흥미진진하게 전개됩니다. “혼돈...! 일단 즐기시길! 흔들리는 모든 것은 결국 멈추는 법이니.” 극중 사야가 극도의 혼란을 일으키며 타곤을 위기에 빠뜨리고 한 말입니다. 새로운 세상이 열리기 직전의 혼란스러운 세상, 그 안에서 인물들이 어떻게 위기를 헤쳐 나가는지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스달 연대기는 본격 판타지 드라마라기 보다는 가상 역사 드라마에 가깝습니다. 문명의 태동기에 국가와 영웅이 탄생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국가도 영웅도 쉽게 탄생하는 것이 아니기에 그동안 주인공들이 역경과 아픔을 겪어왔습니다. 이제 그들이 강해져서 우뚝 서는 이야기가 Part3입니다. 이전에 없었던 드라마, 인류 역사의 기원을 다루는 드라마, 고대 인류의 아름다움과 역동성을 보여줄 수 있는 드라마라는 가치에 스탭과 연기자 모두 한 마음 한 뜻으로 최선을 다해 촬영했습니다. 조금 부족해 보이시더라도 버리지 않으신다면 새롭고 다양한 드라마를 만들고자 하는 시도가 더욱 힘을 얻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6. 제작환경 관련 Q. ‘아스달 연대기’ 현장에서 발생한 제작환경 이슈에 대해 연출로서의 입장이 궁금합니다. A. 질문에도 있듯이 연출로서, 현장에서 나오는 모든 얘기에 대해 책임이 있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어려운 상황의 스탭들 목소리 하나하나에 귀 기울였어야 했는데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저를 포함한 아스달 연대기의 연출부, 제작부는 현장 스탭들이 제작 가이드 안에서 일하고, 로테이션 할 수 있도록 노력했지만, 그것이 여의치 않은 경우가 있었습니다. 회사도, 저도 열심히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더욱 철저히 지켜질 것이라 믿습니다. Q. 현재 한국 드라마 제작 환경과 개선 움직임에 대한 김원석 감독님의 생각은 무엇입니까? 현재 제작환경 상황과 향후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A. 반드시 제작환경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전에 저는 주로 한 팀으로만 촬영을 해 왔는데 주당 2회 방송이 바뀌지 않는 한, 한 팀으로 촬영하는 것은 앞으로 쉽지 않은 시스템일 것 같습니다. 앞으로 모든 촬영은 미리A,B팀을 나누어 준비하고, 기술 스탭 뿐 아니라 미술 스탭도 반드시 로테이션 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힘든 상황에 처한 스탭이 없는지 철저히 챙기겠습니다. Q. 고발 관련 현재 어떻게 상황이 풀리고 있는 것인지 A.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한 부분에 대해서는 촬영 당시 근로감독관이 현장에 나와 조사했고 현재 심리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촬영 현장에서 뭔가 갈등상황이 드러나게 있었던 적은 없었지만, 매우 힘든 상황에 처했던 스탭이 있었고 그 분 혹은 그분들이 어려움을 호소해서 위 단체가 고발을 한 것이므로 연출로서 당연히 책임을 느끼고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Q. ‘아스달 연대기’ 촬영 중 발생한 스태프들의 촬영환경 제보 이후 촬영현장의 변화는 무엇이었습니까 A. 스탭 제작환경 문제가 불거진 후 더욱 철저하게 A,B팀을 나누어, 하루 촬영시간이 14시간이 넘어갈 경우에는 아예 낮씬과 밤씬을 나누어 하루에도 A,B팀을 돌리도록 했습니다. 로테이션 문제가 제기됐던 미술 스탭에 대해서도 반드시 로테이션이 되도록 권고하고 지원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회사의 구체적인 입장 발표문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긴 답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식품 속 과학] 식중독균을 알고 여름철 캠핑 즐기기/박선희 한국식품안전관리 인증원 이사

    [식품 속 과학] 식중독균을 알고 여름철 캠핑 즐기기/박선희 한국식품안전관리 인증원 이사

    여름은 식중독에 걸리기 쉬운 계절이다. 최근 2년간 식중독 현황을 보면 연간 식중독 발생 건수의 3분의1이 7~9월에 발생했다. 이 기간 장염비브리오균에 의한 식중독은 연간 발생 건수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병원성대장균과 살모넬라, 캠필로박터제주니에 의한 식중독도 각각 연간 발생 건수의 50%가 넘는다. 이들 식중독균은 어디에서 왔을까. 장염비브리오는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 증식해 해산물에 묻는다. 병원성대장균과 살모넬라, 캠필로박터제주니는 닭이나 소 등 가축뿐만 아니라 야생동물의 장에 서식한다. 동물의 배설물 주변에 이들 균이 있다. 비위생적인 사육환경에서 젖소의 복부에 분변이 묻으면 젖을 짤 때 우유가 오염될 수 있다. 도축 과정에서도 고기 등이 오염될 수 있다. 따라서 신선도와 무관하게 살균하지 않은 우유나 날고기는 이들 균이 묻어 있다는 전제하에 주의해 다뤄야 한다. 가축의 분변 오수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방류하면 주변 농지나 하천이 오염돼 농산물에도 영향을 준다. 다만 오염 정도가 희석돼 통상적으로는 문제가 안 될 뿐이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균이 있으면 식중독이 일어날까. 개인의 건강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식중독균을 1~2개 먹었다고 해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장염비브리오균은 10만~1000만개, 장관출혈성대장균 O157은 100개 정도, 살모넬라속 균은 1만~10만개를 먹으면 식중독 증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캠필로박터제주니는 10명의 실험자에게 800개를 먹였을 때 다섯 명이 감염되고 한 명에게서 증상이 나타났다고 보고됐다. 다행히도 장염비브리오균은 해수에서는 잘 자라지만 염분이 없는 수돗물 등 민물에서는 곧바로 사멸한다. 따라서 잘 씻기만 하면 여름철 회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살모넬라나 병원성대장균, 캠필로박터제주니 등은 75도 이상에서 1분간 가열하면 대부분 사멸한다. 고기 안까지 균이 침입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에 구워 먹으면 별문제가 없다. 그러나 다지거나 잘게 자른 고기로 만든 떡갈비나 햄버거, 조미액을 주입한 가공육은 내부까지 균이 침입했을 수 있기 때문에 중심부까지 잘 익혀야 한다. 생선이나 조개류, 닭이나 고기 등은 균이 상존한다는 전제하에 씻을 때 주변을 오염시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개수대나 도마, 칼 등은 사용 뒤 반드시 씻어야 한다.
  • “케이팝 듣다 K컬처 매력에 푹~”

    “케이팝 듣다 K컬처 매력에 푹~”

    ‘우와~~’ 하는 비명과 ‘케이콘(K-CON), 케이콘’을 연호하는 함성이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팝 공연 메카’ 매디슨스퀘어가든(MSG)을 뒤흔들었다. 특히 인기그룹인 뉴이스트와 더보이즈 등이 무대에 등장하자 1만여명의 관람객이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가수들의 이름을 연호했다. 6~7일 이틀 동안 피부색도, 인종도 다른 미국의 젊은이들이 ‘케이팝’을 매개로 하나가 됐다. 콘서트장을 찾은 에밀리 무어(22)는 “칼 같은 춤뿐 아니라 신나는 비트와 서정적인 가사, 그리고 멋진 얼굴까지 케이팝의 매력에 푹 빠졌다”면서 “노래 때문에 한국어뿐 아니라 한국의 음식, 화장, 옷까지 관심을 두게 됐다”고 말했다. 케이콘은 CJ ENM이 2012년부터 8년째 개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K컬처 축제다. 그동안 뉴저지주 뉴어크의 푸르덴셜센터에서 콘서트를 진행했지만, 올해는 미국프로농구(NBA) 뉴욕 닉스의 홈구장이며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공연장’으로도 꼽히는 매디슨스퀘어가든으로 옮겼다. CJ ENM은 ‘케이콘’이란 이름으로 6~7일 이틀 콘서트뿐 아니라 북미 최대 전시장으로 꼽히는 ‘뉴욕 재비츠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K푸드와 뷰티, 패션 등의 프로그램들로 꾸민 K컨벤션을 동시에 진행했다. 이틀 동안 케이콘의 참가자는 5만 5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의 미주사업을 총괄하는 이상훈 CJ아메리카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30% 정도인 CJ그룹의 해외 매출을 2~3년 내에 50%까지 올리는 게 목표”라면서 “특히 한국시장의 14배 규모인 콘텐츠 부분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케이팝을 필두로 한식과 한국 드라마, 영화, 패션 등으로 한류를 이어 가려면 제2, 제3의 방탄소년단(BTS)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전 세계인이 일상생활에서 한국 문화를 맘껏 즐기게 하는 게 진정한 한류의 세계화”라고 말했다. 뉴욕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렘브란트 ‘야경’ 관람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44년 만에 복원 작업

    렘브란트 ‘야경’ 관람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44년 만에 복원 작업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레이크스뮈세윔(Rijksmuseum, 네덜란드 국립미술관)이 가장 많은 관람객들의 사랑을 받는 렘브란트 판레인의 걸작 ‘야경’을 대중이 라이브로 지켜보는 색다른 방식의 복원 작업에 들어갔다. 미술관 측은 렘브란트가 1642년에 그린 야경에 대한 복원 작업을 8일 시작하면서 특별 제작한 유리 상자 안에서 인부들이 일하게 하고 모든 과정을 온라인 스트리밍 영상으로 제작해 많은 이들이 보게 했다. 1975년 빵칼로 무장한 남자가 경호요원과 드잡이를 벌이다 구경꾼들을 향해 “신을 위해 이러는 것”이라고 외치며 칼로 찢은 이후 44년 만에 펼쳐지는 본격적인 복원 작업이다. 야경은 암스테르담 시장이며 민병대 지도자였던 프란스 바닝크 코크가 자신의 무장 병사들의 초상화를 그리게 한 작품으로 렘브란트가 야심만만하게 매달린 작품이다. 높이 4.4m에 폭 4.5m로 무척 크며 무게만 337㎏이 나간다. 크기가 남달라서이기도 하지만 극적으로 빛과 움직임을 포착한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그러나 레이크스뮈세윔의 전문가들은 이 명작의 요소들이 자꾸 변해 예를 들어 작은 견공의 윤곽이 흐릿해지는 등 문제를 낳고 있다고 우려했다. 뮈세윔은 수백만 유로를 들여 연구하고 작업 스태프들이 그림의 조건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며 복원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미지 기술, 고선명 촬영 기술, 최첨단 컴퓨터 분석 기법 등을 연구해 표면의 그림 뿐만 아니라 밑바닥부터 캔버스까지 각각의 모든 층위들의 상세한 내용을 알아가며 작업하게 도울 계획이다. 이 명작은 1911년에도 칼 공격을 당했고 1990년에는 화학약품이 살포되는 횡액을 당했지만 두 차례 모두 조그만 피해 밖에 안 입혀 상대적으로 쉽게 복원할 수 있었다. 타코 디비츠 관장은 이 명작이 모두에게 속한 작품이기 때문에 ‘야경 작전’이란 이름 아래 모든 복원 프로젝트를 대중이 구경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매년 250만명 이상이 이 그림을 보러 온다. 네덜란드와 세계인에 속한 작품이다. 그래서 우리는 대중이 이 그림에 생기는 일들을 지켜볼 권리가 있다고 느끼게 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In&Out] 문화재 관람료는 납세자가 결정해야/김집중 종교투명성센터 사무총장

    [In&Out] 문화재 관람료는 납세자가 결정해야/김집중 종교투명성센터 사무총장

    최근 조계종 총무원은 그동안 갈등을 빚어 왔던 문화재 관람료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직접 이해당사자인 등산객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고, 오히려 세금으로 거액의 보상을 하지 않으면 다양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이어서 여론을 악화시키고 있다. 사실 이 주장은 기존 조계종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표적으로 민원이 많았던 지리산 천은사의 경우 문화재 관람료를 폐지했다고 알려졌지만 그중 상당액을 지방자치단체에서 보전받고 영리사업을 할 수 있는 허가까지 얻은 것으로 밝혀졌다. 문화재를 보전·관리할 책임은 문화재 소유 사찰이 부담하고 있다. 국민들이 그 문화재를 관람하고 교육적ㆍ문화적 수요를 충족할 수 있으므로 그 대가를 지급하는 것은 정당하다. 하지만 법원 판결에도 있듯이 관람료는 문화재를 볼 의사가 명백한 이들에게서 거두는 게 맞다. 그래서 계속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것이 관람료 징수 위치 변경이다. 기자회견에서는 정부가 손놓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고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청, 산림청 등 유관 부처들은 관련 대책을 지금도 논의 중이다. 해당 사안에 대한 정부 차원의 공식 조사 보고서도 냈고 다양한 대안을 조계종에 제안해 왔다. 하지만 조계종은 수입 감소를 보상받을 방안에만 혈안이 돼 있다. 문화재 관람료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었는지는 공개하지 않으면서. 신흥사의 경우 관람료 수입을 조계종이나 불우 이웃에게 보내고 나머지는 징수 비용과 내부 경비로 사용한다는 뉴스도 나왔다. 애초의 징수 목적과 다른 용도로 전용하는 실태를 고백한 셈이다. 아예 문화재 관람 비용을 정부가 보전하는 방안이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사실 정부는 매년 거액의 문화재 유지 비용을 이미 불교계에 지급하고 있다. 사찰들은 그 비용이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인 셈인데 그렇다면 문화재 유지 비용을 객관적으로 산정해 검증받으면 된다. 실제로 다양한 정부 보조금엔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비용의 적정성을 검토받고 지출 이후에는 외부 회계기관의 감사까지 받은 뒤 문제가 있을 경우 사후 추징까지도 한다. 하지만 거액의 혈세를 보전받는 종교보조금의 경우에는 유독 이런 사후 관리가 안 되고 있다. 이미 불교계는 재산세와 취득세, 양도소득세 등을 면제받는다. 비영리법인이 당연히 공개해야 할 결산자료 제출 의무에서도 자유롭다. 세금에서 자유로운 사찰들이 세금으로 운영비를 보상해 달라는 주장 자체가 아이러니다. 정부 정책으로 불교계가 엄청난 피해를 봤다는 주장은 불교계에 거꾸로 양날의 칼이 될 수 있음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조계종이 할 일은 간단하다. 그저 회계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검증받으면 된다. 정부가 할 일도 간단하다. 세금 안 내는 불교계 눈치를 보지 말고 봉급 주는 납세자 편에 서면 된다. 조계종과 정부는 양자 간의 합의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말고 공개된 장에서 국민 여론을 수렴해야 한다.
  • 전설의 악기, 품다

    전설의 악기, 품다

    첼리스트 요요 마가 연주한 1712년산 다비도프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원래 20세기 최고의 여성 첼리스트로 꼽히는 재클린 뒤프레의 첼로였다. 요요 마의 ‘엘가 첼로 협주곡’이 뒤프레의 명연을 뛰어넘기는 어렵겠지만, 관객들은 그의 연주를 들으며 자연스럽게 불치병으로 요절한 천재 음악가의 천진난만했던 생전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현대 기술로는 아무리 잘 만들어도 그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수백년 된 ‘명기’들은 유명 연주자들의 손을 거치며 명맥을 이어 간다. 한국의 젊은 연주자들도 생산연도에 따라 수억~수백억원대에 이르는 악기를 대선배로부터 물려받거나 기업 후원, 콩쿠르 우승 특전 등으로 품에 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은 자신의 비올라를 ‘앨런’이라고 부른다. 스승 앨런 이글리친의 이름을 딴 애칭으로, 비올라 몸체에는 악기 후원 재단 등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미국 필라델피아 챔버 오케스트라 등에서 활약한 스승이 뇌졸중으로 연주생활이 어려워지게 된 후 자신을 부르더니 “16세기 가스파로 다 살로가 제작한 이 악기를 이어받아 쓰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한때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 니콜로 파가니니가 이 비올라를 소유하기도 했다. 지난달 ‘디토 페스티벌’을 앞두고 만난 용재 오닐은 “상당히 집중도 있는 음색을 갖고 있어 제가 속한 에네스 콰르텟 멤버 사이에서도 악기 음색에 대한 얘기가 종종 나온다”고 말했다. 바이올린과 첼로의 중간 음역인 탓에 레퍼토리에 한계를 가진 것이 비올라의 숙명이지만, 용재 오닐은 스승의 악기와 함께 한국에서는 웬만한 바이올리니스트, 첼리스트보다도 더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는 2016년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권혁주가 쓰던 1774년산 과다니니 투린을 물려받았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악기은행을 통해 연주자들에게 무상으로 대여하며 김봄소리에게까지 이어진 악기다. 특히 다른 바이올린보다 덩치가 조금 작은 이 악기는 얼굴이 작은 김봄소리에게는 더없이 좋은 파트너가 됐다는 후문이다. 그는 “너무나 좋은 소리를 내던 악기였고, 연주할 때 혁주 오빠 생각도 난다”면서 “연주자로서는 더 많은 것을 찾아낼 수 있어 오히려 악기에게 배운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김봄소리는 ‘금호 악기 시리즈’ 공연을 위해 과다니니 바이올린과 함께 광화문에서 신촌으로 둥지를 옮긴 금호아트홀 연세의 첫 공연에 서기도 했다. 이 밖에도 금호영재 1기 출신인 권혁주가 쓴 많은 바이올린들이 후배인 신지아, 김동현 등으로 이어지며 명맥을 이어 가고 있다고 금호아트홀 측은 설명했다.스승의 영향으로 악기를 선택한 경우는 용재 오닐 외에도 많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는 스승 양해엽 전 서울대 교수의 적극적인 권유로 1740년산 도미니쿠스 몬타냐나를 연주했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양 전 교수를 통해 이 악기를 프랑스에서 구입했다. 3년 전 김다미가 악기 대여를 위한 재단 오디션을 볼 때 양 전 교수는 “오디션에 합격하면 유명세만 보고 ‘과다니니’ 같은 악기를 선택하지 말고 꼭 몬타냐나를 고르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이 바이올린은 이제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1794년산 과다니니 크레모나는 연주자들 사이에서 ‘행운의 바이올린’으로 통한다. 권혁주가 2004년 칼 닐센 국제콩쿠르에서 이 악기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 이후 최예은이 2006년 몬트리올 국제 음악 콩쿠르 2위, 김봄소리가 2013년 뮌헨 ARD 국제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 임지영이 201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1위에 올랐다. 음악계 관계자는 “과다니니 크레모나처럼 객석으로 쭉쭉 뻗는 좋은 전달력을 가진 악기는 특히 콩쿠르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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