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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객원칼럼] 국무총리 청문회가 섬뜩했던 까닭은/정인학 언론인

    [객원칼럼] 국무총리 청문회가 섬뜩했던 까닭은/정인학 언론인

    국무총리 청문회는 아슬아슬했다. 절제도 없고 격식도 없었다. 섬뜩함마저 들었다. 3년여 전 신문을 펼쳤다. 정운찬 서울대 총장은 국민적 사표(師表)로 추앙받던 한국의 지성이었다. 서울대 총장에서 물러나고 3년여 만에 그토록 나빠졌다는 말인가. 최소한의 양심마저 짓눌러도 좋을 언행을 60년 넘게 숨겨오다 이번에 들통이 났다는 말인가. 아니면 서울대 총장으로서는 괜찮고, 국무총리로서는 안 된다는 것인가. 물론 서울대 총장 정운찬이 그대로 국무총리 정운찬이 되었어야 했다. 아쉽다. 그러나 사람을 가늠하는 잣대 또한 시대적 결과라는 사실을 정말 몰랐단 말인가. 얼마 전 족집게 증권분석사의 특강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증권가에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넘쳐나는 사연을 털어놨다. 주가가 오른다고 전망하면 심지어 떨어지더라도 별 탈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떨어진다고 전망했다가 빗나가면 뺨 서너 대는 얻어맞는다고 했다. 다른 사람은 주식 사서 돈 벌었는데 네 말을 들은 나는 돈을 못 벌었다고 야단이라는 것이다. 내가 손해 보는 것은 괜찮아도 다른 사람이 돈 버는 꼴은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고 했다. 어찌 사람 사는 세상에 남의 불행을 나의 행복으로 여기는 시기심이 없겠는가. 이번 총리 청문회와 궁중암투식 폐습은 정녕 무관한 것일까. 세계의 역사를 보면 스파르타와 함께 아테네가 등장한다. 스파르타는 군사력으로 고대 그리스를 통일했지만 그리스의 내면세계는 아테네 그대로였다. 아테네의 민주주의가 역사와 문학을 살찌웠고 과학 문명을 배양했던 것이다. 아테네 민주주의의 위대함은 페리클레스의 행적에서 빛을 발한다. 아테네는 민주주의를 완성한 페리클레스를 극악한 독재자로 지목했다. 그러나 국사범을 도태시키지 않고 추방이라는 방식으로 관대함을 베풀었다. 2500년 전 아테네라면 한국의 국무총리 청문회를 어떻게 치렀을까. 이번 청문회를 지켜보면서 사화(士禍·史禍)로 얼룩졌던 조선시대를 떠올렸다. 정적의 삼족까지 몰살해야 칼춤을 멈췄던 소모적인 피의 복수극은 민초의 언로(言路)라고 장식된 상소로 시작됐다. 절대 권력의 똬리였던 궁중으로 향하는 상소이니 왜 음해와 비방이 날조되지 않았겠는가. 같은 상소인데도 언제는 민생을 추스르는 회초리가 되고, 언제는 피바람을 일으키는 칼날이 됐다. 권력의 지킴이가 살아 있어야 한다. 이번 청문회를 전후해 고위 공직자의 자리바꿈이 있었고 이런저런 얘기가 떠돌았다. 검증과정에서 비방과 음해로 시달린 고초를 털어놓으며 북받쳐 울먹였다는 어떤 분을 간과해서 안 된다. 광화문 광장에 세종대왕 동상을 세운다고 한다. 우리 역사를 관통하는 영웅치고는 초라해 보인다. 우리 역사는 하향평준화 역사였다. 역적의 굴레가 수단이 되었다. 주식으로 내가 돈을 벌듯, 다른 사람도 주식으로 돈을 벌 수 있어야 한다. 경쟁은 하되 건전성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내가 우수한 기량을 펼칠 수 있듯 다른 사람의 뛰어난 역량을 인정할 줄 아는 너그러움의 미덕을 추슬러야 한다. 허물타령으로 분란을 일삼던 시대는 쇠멸했고 지혜로 극복한 시대는 융성했다는 역사를 곱씹어야 한다. 고발이라는 미명으로 음해를 일삼는 암투를 발본해야 한다. 최고 사정 담당자들이 깨어 있어야 한다. 감언이설로 세상을 희롱하는 독초와 입맛이 쓴 약초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이 땅에서도 우리의 영웅이 잉태되도록 해야 한다. 광화문 광장을 꽉 메울 영웅을 기다리며…. 정인학 언론인
  • 살벌한 로마,챔스리그 결승 잘 치러낼까

     이탈리아 로마는 결코 영화 ‘로마의 휴일’에 비친 그런 도시만은 아니다.유럽 축구팬들에겐 ‘칼의 도시(Stab City)’로 불리는 살벌한 곳이기도 하다.  지난 10년간 리버풀,미들즈브러,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아스널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이 이 도시에서 경기를 하면 어김없이 ‘칼춤’이 벌어졌다.  2001년 2월에는 AS 로마와의 UEFA컵 경기 직후 14명 리버풀 팬이,같은 해 10월엔 챔스리그 경기를 앞두고 5명의 리버풀 팬이 칼에 찔렸다.또 2006년 3월엔 UEFA컵 경기를 앞두고 3명의 미들즈브러 팬이 칼에 찔렸으며 다른 10명이 다쳤다.이듬해 12월엔 로마와의 챔스리그 경기를 앞두고 3명의 맨유 팬이 흉기에 다친 것을 비롯,7명이 입원해 치료를 받아야 했다.  지난 3월12일 아스널과 AS 로마의 챔스리그 경기를 앞두고는 아스널 선수와 서포터,코치가 타고 가던 자동차가 로마 팬에게 또다시 습격당하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28일 새벽 3시45분(한국시간) 박지성(28)이 아시아인 최초로 ‘꿈의 무대’ 결승 출전 여부로 주목되는 맨유와 FC 바르셀로나의 2008~0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장소를 로마의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영국으로 옮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도 지난 3월 아스널 팬의 습격 직후였다고 영국 BBC가 8일 전했다.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팬들이 많은 이메일을 보내면 결승 장소를 변경할 수 있다는 기치를 내걸고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미셸 플라티니 UEFA 회장의 특별자문관인 윌리엄 쥘라드는 “로마에서 외국팀끼리 맞붙는 경기와 관련해 난자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단언했다.  UEFA도 한때 개최지 변경 요구를 받아들일 수도 있다고 내비친 적이 있지만 쥘라드는 현재로선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그는 “오랜 기간 준비해 왔고 결승 경기를 몇개월 앞두고 장소를 변경하긴 불가능하다는 점을 이해했으면 한다.”고 못박았다.  맨유서포터스연맹의 이언 스털링은 “모든 방문팀은 그곳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맨유만 그런 건 아니지 않은가.”라며 “이전에도 로마를 여러 차례 찾은 적이 있는데 겁나는 경험이었다.”고 답했다.  맨유와 바르샤(바르셀로나의 애칭)가 각각 배정받은 입장권 숫자는 1만 9500장.그러나 입장권 없이 로마로 이동할 팬들은 훨씬 많을 수 있다.  이탈리아인에게 영국 축구팬은 술 마시고 떠들고 노래하는 훌리건이란 이미지가 고착돼 있다.이탈리아인을 위협하는 존재란 이미지다.1985년 헤이젤 재앙 이후 더 강화됐다.  2007년 충돌을 앞두고도 맨유는 웹사이트에 AS 로마 팬들과 맞닥뜨릴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는데 오히려 이 경고 때문에 로마 팬들이 단단히 보복을 별렀다.  ”이탈리아 경찰은 끔찍하다.”며 몸서리를 친 스털링은 “이탈리아 원정경기에서 맨유 팬들은 이탈리아 팬과 경찰로부터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해왔다.”고 단언했다.  이탈리아로선 28일 결승을 무난히 치러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2012년 유럽축구선수권(유로) 대회를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의 공동개최로 넘겨주게 된 이유 중의 하나로 자국 팬들의 거친 이미지가 꼽혔다.이탈리아인들은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인만도 못한 존재라는 얘기냐며 자존심에 커다란 상처를 입었다.  따라서 이번 결승전만큼은 깔끔하게 치러내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적벽대전2’ 양조위, 여심 흔드는 ‘칼춤’ 선보여

    ‘적벽대전2’ 양조위, 여심 흔드는 ‘칼춤’ 선보여

    영화배우 금성무와 함께 ‘적벽대전1’에서 거문고 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던 양조위가 ‘적벽대전2:최후의 결전’에서는 칼춤으로 여심을 녹일 채비를 갖췄다. 영화에서 양조위는 마지막 결전을 눈앞에 둔 복잡하고 미묘한 심경을 한편의 칼춤으로 승화시켰다. 날카로운 검을 자유자재로 휘두르는 양조위는 절도 있는 동작과 특유의 강렬한 눈빛으로 보는 이를 압도한다. 여기에 펼쳐지는 춤사위마다 병법을 인용하며 차를 준비하는 소교(린즈링 분)의 단아함, 꽃잎이 휘날리는 섬세한 영상미가 함께 어우러진 주유(양조위 분)의 칼춤 장면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 완벽한 칼춤을 선보인 양조위는 현란하면서 절도 있는 칼춤 동작을 표현하기 위해 촬영 내내 손에서 검을 놓지 않았다. 흔들림 없는 춤사위를 표현하기 위해 10시간 넘게 와이어에 매달려 촬영하는 열정으로 오우삼 감독과 주변 스태프들의 뜨거운 박수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느린 템포의 거문고 연주에 맞춰 빠른 템포의 칼춤 사위를 펼쳐보인 양조위는 “빠르지만 강하면서 부드러운 춤사위를 표현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밝혔다. 양조위의 칼춤이 돋보이는 ‘적벽대전2: 최후의 결전’은 오는 22일 관객들을 찾아간다. 서울신문NTN 이현경 기자 steady101@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데스크 시각] 겨울 관가/최용규 정책뉴스부 차장

    [데스크 시각] 겨울 관가/최용규 정책뉴스부 차장

    겨울 관가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1급 공무원들의 줄초상이 예정돼 있다.어찌 보면 ‘올 것이 온 것에 불과하다.’ 한 1년쯤 늦게 왔을 뿐이다. 정권이 자기색깔을 내려고 하는 것은 당연하다.어느 정권이건 집권 초 공직사회에 손을 댄 건 이런 까닭에서다.DJ도 그랬고,노무현도 마찬가지다.간단히 말하면 ‘물갈이 자체를 피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관행이 바뀌지 않는 한 좋든 싫든 인정해야 한다.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처리가 볼품없다.당연한 일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공작(工作)냄새가 짙게 풍긴다.장막 뒤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는 것 같아 개운치 않다. 칼이 장관들 손에 있다.교수 출신인 안병만이 칼춤을 추자 너도나도 춤판에 끼어든다.정권은 이런 모양새가 싫지는 않은 모양이다.장관들이 알아서 해주고 있다고 기특해하는 눈치다.지침이나 지시는 없었고,장관들이 충정에서 하는 일이라고 한다.과연 국민들이 믿어줄까.교수신문이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 후보 중에는 일엽장목(一葉障目)이 들어 있다.누구나 아는 일을 숨길 수 있다고 믿는 어리석음을 꼬집은 말이다. 대통령의 허락 없이 장관들이 멋대로 일괄사표를 받는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대통령의 뜻을 받드는 게 장관이다.“공직자 가운데 자세를 가다듬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18일 기획재정부 업무보고)”“속도에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이 끼어 있으면 그 대열 전체가 속도를 낼 수 없다.(22일 행정안전부 등 4개 부처 합동 업무보고)” 이명박 대통령의 요즘 발언이다.꼭 주술 같다.이쯤 되면 다 끝난 것이다.사표를 독촉하는 얘기로,우물쭈물하는 장관들은 옷 벗을 각오를 해야 한다는 말로 들린다. 안병만 주연,총리 포함 기타 장관들이 조연이라면 연출자는 누군가.물갈이는 당초 이명박 정권 취임 초에 끝낼 계획이었다고 한다.촛불시위로 타이밍을 놓쳤을 뿐이다.없던 것이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일괄사표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리더십은 ‘일벌백계’라는 방식으로도 얼마든지 발휘할 수 있다.과연 밭을 갈아엎을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단 말인가.눈엣가시인 일부 1급 공무원들 때문에 정책이 마비상태에 빠졌다는 얘긴가.그렇다면 더 독해져야겠지.그게 아니라면 이명박 정권은 ‘혁명정부’처럼 행동해선 안 된다.정권을 뺏겼다가 찾은 것이지,처음 뺏은 것이 아니다. 일 순서 역시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공감할 수 있는 처리기준부터 만들었어야 했다.그래야 목이 잘려도 할 말이 적다.사표부터 받아놓고 기준을 만들겠다는 식은 왠지 꺼림칙하다. 물갈이가 관행이라지만 고칠 때가 됐다.국력소모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물갈이보다는 공직풍토를 바꾸는 리더십이 어찌 보면 더 필요한 때다.처음부터 정치색을 갖고 들어온 공무원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들어와서 생긴 것이다.물론 공무원 스스로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하지만 좌편향이든,우편향이든 분위기를 만든 정권의 책임도 크다. 옷이 벗겨질 1급은 그렇다 치자.죽다 살아난 1급은 그저 황송할 따름일 것이다.이들 중에는 승진,영전하는 이도 적지 않을 터다.큰 은공을 입은 이들은 충성과 복종으로 보답할 수밖에 없다.정권은 자기색깔을 낼 수 있어 좋겠지만 획일화라는 문제가 남는다. 경제부처 한 고위 공무원은 “선배는 후배에게 길을 터주는 모양새를 갖추고,후배는 떠나는 선배에게 박수를 쳐주는 식이었어야 했다.”고 했다.자연스러운 물갈이가 아쉽다는 뜻으로 해석된다.쾌도난마식 정리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이도 물론 있다.바람이 더 세질 것 같다.2008년 겨울 관가가 을씨년스럽다. 최용규 정책뉴스부 차장 ykchoi@seoul.co.kr
  • “통일부 폐지는 역사성 무시한 결정”

    “통일부 폐지는 역사성 무시한 결정”

    대통합민주신당은 18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한 토론회를 열고 본격적인 ‘견제여론’ 만들기에 돌입했다. 통합신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작고 효율적인 정부에 대한 의지는 충분히 평가한다.”고 했다. 그러나 각론에선 입장차가 컸다. 손 대표는 “이 정부는 시장기능만 중시해 국가와 정부의 다른 측면을 간과한 점은 없는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또 “시대적 흐름에 역행한다. 시대 흐름은 대통령에게 권력을 집중하기보다는 분산과 사회적 다양화로 나가고 있다.”고 했다. ●손학규 대표“시장 기능만 중시” 통일부 존폐에 대해선 특히 강경했다. 그는 “유신 시절에도 통일 염원을 담은 부처가 있었다. 남북교류협력, 한반도 평화를 총괄하는 부처가 있는 건 당연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능적으로도 남북협력과 남북경제공동체가 발전하는 마당에 종합적 조정과 총괄 기능은 오히려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전문가 쟁점토론에서도 통일부 폐지 불가론 등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일부 폐지에 대해 “분단국가의 역사적 특수성과 남북 관계의 특수성을 무시한 결정”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이 당선인은 남북관계와 통일문제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 한·미동맹에 경도된 불균형 의식을 드러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잃어버린 10년 주장에 대한 강박증·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피해의식 아니냐.”고도 했다. ‘완장찬 이리떼’,‘칼 든 선무당’등 거친 표현도 등장했다. 정보통신분야 토론에 나선 현대원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과거로의 회귀다. 인수위가 기본조차 안 된 개편안을 내놓았다.”고 했다. 그는 “학회 토론회에서는 ‘완장찬 이리떼’나 ‘선무당들의 칼춤’이라는 얘기도 나온다.”면서 “세계가 디지털 생태계 확립에 촉각을 세우는데 우리는 거꾸로 갔다.”고 말했다. ●“개편안 국회 통과 쉽지 않을 것” 경고 조만형 한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우리 여건상 과학과 기술을 함께 책임지고 키워나가는 부처가 필요하다.”고 했고, 동국대 조은 사회학과 교수는 “양성평등 정책 전담부처 폐지는 시대적 요구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정환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은 “해수부 해체는 대운하 사업 이행을 위해 건교부 기능을 강화하고 해양비전을 빼앗아 간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정부조직 개편안의 국회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번 정부조직 개편안이 쉽게 국회에서 통과된다고 보지 않는다.”며 “불필요한 규제 철폐·일자리 창출 등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보여주는 게 가장 효과적인 국회 통과 전략”이라고 충고했다. 토론회가 열린 여의도 국회의사당 귀빈식당에서 열린 토론회에는 통폐합 대상 부처 공무원들과 관련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적잖이 참석해 토론 내용을 예의 주시했다. 정부출연기관 전환이 예고된 농촌 진흥청은 ‘농촌진흥청 폐지에 대한 문제점’이라는 문건을 배포하기도 했다. 통합신당의 한 관계자는 “이미 개정안을 다룰 행정자치위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로비와 설득작업이 치열한 걸로 안다.”고 전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Let’s Go] 3 테마 태백 겨울여행

    [Let’s Go] 3 테마 태백 겨울여행

    오랜만에 태백 등 강원도 지역에 함박눈이 내렸다. 회색 건물 속에 갇혀 지내던 도시인들이 모처럼 겨울다운 풍경과 만날 수 있게 됐다. 겨울철 태백의 상징은 역시 눈축제와 태백산 눈꽃 산행일 게다. 한데 애써 강원도의 지붕까지 찾아온 마당에 눈 구경만 하고 돌아가자니 아쉬움이 남는다. 눈을 크게 뜨고 둘러보자. 예수원, 철암마을, 구문소 등 독특한 풍경을 갈무리하고 있는 곳들이 적지 않다. # 유럽의 전래동화 속 풍경, 예수원 38번 국도를 따라 구절양장 강원도 길의 진수를 음미하며 달리다 태백시내 초입에서 35번 국도로 갈아탄 다음 하장 방면으로 향하다 보면 삼수령과 만난다. 이름 그대로 한강과 낙동강, 오십천 등 세 물줄기가 발원하는 곳이다. 삼수령 북쪽으로 떨어진 빗물은 검룡소로 모여든 후 한강으로 흘러가고, 남쪽은 황지연못을 거쳐 낙동강으로, 동쪽은 도계 점리를 거쳐 양양의 오십천으로 갈 길을 달리한다. 삼수령에서도 한참을 더 들어가는 산골마을 하사미동. 들리느니 산새 소리뿐인 적요한 마을에서 크리스마스 카드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풍경과 마주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쌓인 눈이 버거운 듯 가지를 늘어뜨린 전나무와 쭉 뻗은 낙엽송 사이로 유럽풍의 고풍스런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돌로 지은 외벽 위에 나무로 지붕을 얹고, 그 위에 짚을 엮어 놓았다. 주황색 불빛 은은한 원뿔형 건물과 하루 세 번 예배시간을 알리는 무쇠솥 종 등이 이국적인 정취를 더한다. 예수원은 1965년 미국의 고(故) 대천덕(미국명 루벤 아처 토리 3세) 성공회 신부가 세운 공동체다.‘노동하는 것이 기도요, 기도하는 것이 노동이다.’라는 성(聖)베네딕 수사장의 가르침에 따라 신도들이 모여 자급자족의 공동생활을 하는 수도원 같은 곳이다. 비신도들에게도 문은 열려 있다. 단, 하루 세 차례 열리는 예배에는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본인이 희망하면 노동에도 동참할 수 있다. 토·일요일에는 머물 수 없고, 평일에도 2박3일 일정만 허용된다. 숙박료는 없다. 스스로 ‘감사’하다고 느낀 만큼 감사헌금을 내면 그만이다. 이런 몇 가지 조건들을 감내한다면 예수원은 차분하게 자신을 돌아보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가 된다. 몇 해 전 유행한 광고문구처럼 말이다.‘이곳에 오시면 잠시 핸드폰을 꺼두셔도 좋습니다.’jabbey.org,033)552-0633. # 흑백사진 같은 철암마을 철암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탄광 마을이다.1930년대 말 탄광 도시로 형성된 이후 1970년대 석탄산업이 최대 호황을 누리면서 1980년대 중반 도시규모는 정점에 이른다. 당시 철암 등 태백 시내에 기차역만 11개에 달했다는 것. 그러다 석탄산업 합리화 조치로 소규모 탄광 대부분이 정리되고,1993년 철암 최대의 탄광이었던 강원산업마저 폐광하면서 현재 6500명가량의 주민들이 옛 영화를 추억하며 살아가는 소도시로 전락하고 말았다. 철암은 당시 풍경이 잘 보존된 마을이다. 철길 좌우로 ‘루핑’(모래와 콜타르를 뿌려 비가 새지 않도록 한 일종의 기름종이)으로 지붕을 한 광부들의 숙소가 주르륵 늘어서 있다. 슬레이트로 한 겹 더 지붕을 올린 집도 있지만, 대부분 그 아래 루핑은 걷어내지 않고 지낸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이다. 시장통의 전당포며 선술집 등도 여전히 문을 열고 손님을 기다린다. 철암역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면 ‘검은 노다지’ 석탄가루가 켜켜이 쌓인 철암역두(鐵岩驛頭) 선탄장이 보인다. 등록문화재 제21호.70여년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우리나라 석탄산업의 상징이다.1999년 개봉된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주인공 안성기와 박중훈이 쏟아지는 비를 흠뻑 맞으며 주먹다짐을 벌이는 장면이 촬영되기도 했다. 지금은 비를 대신해 함박눈이 퍼붓는 상황. 흑백의 극명한 대비가 외려 영화보다 암울한 영상을 만들어 낸다. 철암역 주변 풍경도 선탄장과 별반 다르지 않다. 지역 문화예술 단체들이 번창했던 지난날을 회상하며 ‘기억의 벽’이라는 거리벽화를 그리기도 하는 등 삭막한 거리 풍경을 지워보려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하지만 어쩌랴. 그 ‘컬러풀’한 벽화에서조차 애잔함이 묻어나는 것을. # 오복동천으로 향하는 길 구문소 황지에서 시작된 물이 태백을 빠져나가며 산자락을 뚫어 커다란 석문(石門)을 만들어 놓았는데, 이것이 구문소(求門沼)다. 천연기념물 제417호. 사람에게는 영남지방에서 태백을 오가는 관문이요, 물길로 치자면 낙동강 1300리 길을 떠나기 앞서 세상을 향해 출사표를 던지는 곳이다. 구문소 옆에는 ‘우혈모기(禹穴牟寄)’란 또 하나의 석문이 있다.‘중국 우임금이 뚫은 구문소와 기이하게 닮았다’는 뜻으로,1937년 일제강점기에 석탄광산을 개발하면서 만든 것이다. 산자락에 구멍 하나 내고는 우왕의 걸작 운운하는 것이 가소롭기 짝이 없다. 구문소는 물결흔, 습곡 등 약 5억만년 전에 생성된 고생대 지층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 수능천석(水能穿石)의 격언을 절감할 수 있는 기이한 세계다. 단기간에 만든 인공 석문 따위와 비교할 게 아니란 얘기다. 구문소 앞 동점은 삼한시대부터 영남지방 상인들이 가져온 곡식 등 물산과 태백의 철암 지역에서 생산되는 질 좋은 철의 물물교환 장소였다. 구문소 옆 ‘말이거랑’(말이 물 마시는 곳이란 뜻)쯤에서 석문을 통해 태백 시내를 엿보던 외지인들의 눈에 검은빛 감도는 구문소가 신령스럽게 느껴졌을 법도 하다. 태백시 문화관광해설사 신동일씨의 설명이다. “구문소 안쪽의 문곡소도동은 예전엔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소도였습니다. 신성불가침의 지역이었죠. 거기에 소도를 상징하는 붉은 장승이 버티고 섰으니 외지인들에겐 구문소가 오복동천(五福洞天) 이상향으로 향하는 문처럼 여겨졌을 겁니다.” 그런 까닭일까. 흰 눈마저 검게 느껴지는 구문소 너머로 신녀(神女)의 신들린 칼춤사위가 펼쳐지고 있을 것만 같다. 글 사진 태백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가는 길 : 영동고속도로→만종분기점→중앙고속도로→제천 나들목→영월→석항검문소→예미 오거리→사북→고한→태백 ▲맛집 : 태백 닭갈비가 별미다. 볶음식으로 유명한 춘천 닭갈비와 달리 고구마, 떡, 냉이 등을 쇠판에 넣고 육수를 부어 끓여내 기름기가 적고 담백하다.1인분 5000원. 황지동 김서방닭갈비(553-6378) 황지연못 뒤 승소닭갈비(553-0708) 등이 많이 알려져 있다. ▲주변 볼거리 : 일출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귀네미마을, 매봉산 풍력발전단지, 하늘 아래 가장 높은 추전역, 아름다운 지하세계 용연동굴 등은 반드시 찾아봐야 할 관광명소들이다. 태백시청 관광문화과 550-2085.
  • 제철 맞은 전남 여수시 거문도 갈치잡이

    제철 맞은 전남 여수시 거문도 갈치잡이

    전남 여수시 거문도 앞바다는 요즘 불야성이다. 수십척의 낚싯배가 제철을 맞은 갈치를 잡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 가까이 가면 뜨거울 정도로 밝은 집어등이 연출하는 ‘야광쇼’는 장관을 이룬다. 한적하기만 했던 섬 전체가 덩달아 북적인다. ●갈치배의 하루 지난 22일 오후 9시 거문도 남동쪽 30㎞ 해상. 한낮 섬을 떠나 갈치어군이 형성된 해역에 낚싯배가 속속 도착한다. 물때는 한물. 비교적 조류가 약하고 바람도 없이 잔잔하다. 이 해역에서 갈치잡이를 하는 어선은 30∼40척에 이른다. 갈치떼를 쫓아 완도·제주·통영 등지에서 몰려든 채낚기와 연승(주낙) 어선들이다. 현지 채낚기 어선인 10t급 복성호가 1500w짜리 전구 40여개를 동시에 밝힌다. 망망대해에 점점이 흩어진 낚싯배마다 집어등이 켜지면서 드넓은 해역이 대낮처럼 밝아진다. 복성호 선장 최현석(50)씨가 ‘시앵커’(낙하산처럼 특수 천으로 만들어 빠른 조류의 흐름을 더디게 해주는 닻)를 펼 것을 주문하자 선원들의 손놀림도 바빠진다. 어부들은 닻(시앵커)을 내리고 잘게 썬 꽁치 미끼를 나눠 챙긴다. 이어 10m쯤 길이의 간짓대에 15∼20개의 낚싯바늘을 줄줄이 매단다. 불빛을 보고 몰려든 갈치들이 수면위에서 내려다 보일 정도로 많다. 갈치들은 기다란 몸체를 수직으로 세운 채 어부들이 내린 미끼를 연방 물어 당긴다. 선원 생활 20여년째인 김재만(43)씨는 “수심 60∼80m의 바닥권에 머물던 갈치떼가 30∼40m까지 떠올라 입질을 한다.”며 “경험과 숙련도에 따라 어획량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선원들이 낚싯줄을 솜씨좋게 잡아 당길 때마다 은백색 갈치들이 칼춤을 추듯이 불빛 속에 모습을 드러낸다. 어부들의 손 안에서 잠시 버둥거리던 갈치는 미리 준비한 얼음상자 속에 쉴새없이 옮겨진다. 갈치를 낚싯바늘에서 떼낼 때 몸체에 흠이 가지 않도록 다루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갈치를 단 2∼3초 만에 낚싯바늘에서 분리해 내는 솜씨는 놀랄 정도로 빠르고 정확하다. 갈치를 그물로 잡거나 주낙으로 걷어 올릴 경우 몸체의 흰색 가루가 벗겨지면서 제값을 받지 못한다. 위판 때 채낚기 어선이 잡은 것을 최고로 쳐주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바다에 나오면 담배 한대 피울 시간조차 없습니다.” 낚시경력 15년인 이왕현(61)씨는 “한 마리라도 더 많이 낚아야 우리 몫도 그만큼 늘어난다.”며 쉼없이 낚싯줄을 오르락내리락한다. 선원들은 집어등의 뜨거운 열기와 고된 작업으로 구슬땀에 흥건히 젖는다. 동영호(10t급) 선주 박광영(53)씨는 “미끼와 기름값 등 한번 출어 때 60만∼70만원의 경비가 든다.”며 “그날 어획량은 선원과 절반씩 나눠 갖는 만큼 최소 100∼150㎏을 잡아야 남는 게 있다.”고 말했다. 점점이 흩어진 배들이 조류 따라 이동을 반복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여명이 튼다. 새벽 5시쯤이다. 전날 오후 4시쯤 거문도 항구를 떠난 배들이 어구를 정리하는 등 돌아갈 채비에 여념이 없다. 보통 하룻밤 조업에 한 사람 당 10∼15㎏을 잡는다. 이날 복성호 선원 6명이 잡은 갈치는 모두 10상자(상자당 10㎏)다. 어획량은 1인당 20㎏에 조금 못미친다. 선장 최씨는 “수온이 섭씨 30도를 육박한 데다 주변에 부산 등지에서 출어한 고등어 선망 어선들이 불빛을 환하게 밝히는 바람에 집어 능력이 떨어진 것 같다.”며 “많이 잡을 때는 같은 수의 선원이 20상자 이상을 낚기도 한다.”고 말했다. ●활기 넘치는 거문도항 거문도는 갈치 낚싯배가 들어오는 오전 6시쯤부터 술렁이기 시작한다. 수협 위판장에는 중매인과 일꾼, 뭍에서 온 관광객들이 북적대며 싱싱한 갈치를 기다린다. 갈치 파시가 이뤄진다. 나무상자에 가지런히 놓인 갈치는 들어오는 순서대로 경매에 부쳐진다. 수협 직원들이 중매인을 상대로 경매를 진행하는 동안 선원들은 자신이 잡은 갈치 상자 위에 꼬리표를 붙여놓고 숙소나 인근 해장국 집으로 향한다. 더러는 경매 가격이 궁금해 중매인들 뒤에서 초조하게 낙찰가를 지켜보며 기다리는 모습도 눈에 띈다. 이날 총 위판량은 6000여t으로 예상보다 적다. 그래서 위판가도 25마리 한 상자(10㎏)에 14만원으로 결정됐다. 수협 판매과장 신종광(48)씨는 “많이 잡힐 때는 하루 위판고가 1만∼1만 5000㎏에 이른다.”며 “그럴 때는 가격도 1상자당 8만∼10만원대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온 이명자(54·여)씨는 “매년 이맘때 갈치를 구입하기 위해 관광을 겸해 거문도에 들른다.”고 말했다.25년째 도·소매상을 운영하는 김선열(56)씨는 “거문도 갈치의 유명세 덕택에 택배 주문이 늘면서 가격이 만만치 않다.”며 “갈치가 가장 많이 잡히는 다음달에는 좀더 싸게 구입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수온따라 회유하는 갈치 계절따라 회유하는 갈치는 야행성이다. 대낮에는 수심이 깊은 곳에 머물다가 밤이면 먹이를 찾아 수면 위로 떠오른다. 그래서 달빛이 밝은 음력 15일을 전후한 일주일 동안은 출어하지 않는다. 주변이 밝으면 집어가 안 되기 때문이다. 거문도 갈치잡이는 매년 7∼11월 이뤄진다. 이 기간 중 9∼10월 사이 추석 전후가 피크를 이룬다. 갈치는 2∼3월 제주도 남쪽 동중국해 등에서 월동하다가 봄부터 산란을 위해 연근해 쪽으로 북상한다. 여름철까지 산란을 마치고 수온이 내려가는 9월쯤 다시 남쪽으로 이동한다. 거문도 일대는 갈치가 난바다를 향해 내려가는 길목으로 매년 가을철에 어장이 형성된다. 연안에서 새우와 동물성 플랑크톤 등을 섭취한 갈치는 살이 통통 오른다. 북상 중에 제주해역에서 잡히는 것보다 몸체의 폭이 넓고 맛이 좋은 이유이다. 거문도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가수 현미 ‘데뷔 50년’ 첫 콘서트

    올해 데뷔 50주년을 맞은 미국의 명배우 폴 뉴먼은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보여줄 것은 다 보여줬고, 이제 더 잘 할 수 없을 것같아 연기생활을 접는다.”고 했다. 하지만 얼마 전 고희를 맞은 ‘데뷔 동갑내기’ 가수 현미 의 생각은 다르다. “은퇴는 없어. 내 목소리가 퇴색하는 날, 그 때라야 무대에서 내려올 거야. 목소리를 아끼기 위해 남들은 운동삼아 한다는 골프조차 치지 않아. 골프를 하면 목소리가 갈라지거든. 그래서 동료가수 패티 김과 굳게 약속했지. 우리는 노래할 수 있는 날까지 절대 골프채를 손에 잡지 말자고.” 70세 나이를 무색케 하는 현미의 크고 맑은 목소리는 TV뉴스에도 소개될 만큼 예전부터 유명했었다. “1962년 1집앨범 수록곡 ‘밤안개’를 녹음할 때였어. 목소리가 어찌나 컸던지, 녹음실 음량을 조절하는 콘솔 박스 게이지가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벽만 두드리고 있을 정도였어. 이 모습이 TV를 통해 방영되기도 했지.” 현미가 처음 연예계에 발을 디딘 것은 1957년 미 8군 무대를 통해서였다. 당시엔 칼춤 등을 추는 무용수로 활동했다. 그러다 한 여가수가 공연을 펑크냈고, 훗날 결혼하게 되는 작곡가 고 이봉조 선생의 권유로 ‘아!목동아’란 팝송 번안곡을 부르게 된 것. 이 일을 계기로 그녀는 본격적인 가수의 길을 걷게 된다. 얼마전엔 바비 킴, 부기킹즈 등 쟁쟁한 젊은 뮤지션들이 소속된 오스카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제 2의 음악인생을 시작했다. 오는 11월23일 그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꿈의 공연’을 펼친다.50년만에 처음으로 베스트 앨범도 낸다. “전 남편(고 이봉조)이 임종을 앞두고 날 위해 10곡가량 노래를 만들어 두었다고 하더군. 그 동안 악보만 보관하고 있었는데, 큰아들(이영곤·46)이 이번 앨범에 내 목소리와 가장 잘 어울리는 ‘외톨이 파랑새’란 노래를 수록하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했어. 그러마 했지. 이 노래 외에도 신곡을 한 곡 정도 더 실을까 생각 중이야.” 그동안 그녀가 발표한 앨범은 LP판 50장과 1996년 이후 내놓은 CD 2장 등 52장. 무려 53집이 될 이 앨범은 연말쯤 나올 예정이다.11월23일엔 예의 ‘크고 맑은 목소리’로 단독 공연도 벌인다. 이 또한 데뷔 후 처음이다. “그 동안 연말이면 꾸준히 디너 콘서트를 열었어. 하지만 나를 위한 자리는 아니었지. 노래만을 위한 자리는 더더욱 아니었고. 이번엔 나와 나의 노래가 중심이 되는 멋진 쇼를 만들 거야. 단 한 번의 무대를 통해 멋있게 나이먹어 가는 가수도 있다는 걸 보여줄 거야.” 51년차 가수 현미의 활동계획이 궁금했다. “계획? NO!내일 일은 아무도 몰라. 그저 부닥치며 사는 거야. 바람은 있어. 앞으로도 팬들의 사랑을 받고 싶다는 것. 난 아직도 사랑에 목말라.” 고 이봉조 선생과의 결별 이후, 아들 유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야간업소를 7군데나 전전하는 등 씩씩하게 살아온 현미다. 항상 맑고 호방하지만, 사랑받고 싶다는 대목에서 어딘가 여성스러움도 묻어나는 ‘그녀’의 모습을 새삼 발견하게 된다. 글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이매방 춤사위’ 5년만에 만난다

    ‘한국춤의 명인’ 우봉 이매방 선생의 팔순을 기념해 우봉의 제자들이 스승에게 헌정하는 뜻깊은 무대가 마련된다.25일 오후 7시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무선(舞仙)·님께 드리는 헌무’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한국춤 공연.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와 제97호 살풀이춤 보유자인 이매방 선생의 춤 인생과 열정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자리이다.특히 우봉 선생의 제자들의 모임인 ‘우봉 이매방 춤보존회’(회장 임이조)가 위암 선고를 받아 투병생활중 최근 건강을 회복한 스승의 마지막 무대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공을 들여 일군 공연이어서 의미를 더한다. 전남 목포 태생인 우봉은 7살 때부터 춤을 배우기 시작해 72년간 전통춤에만 매달려 외길 인생을 살아온 명인. 고교 재학시절 이대조 선생에게 승무, 이창조 선생에게 검무를 각각 사사했고 초등학교 시절 5년간 중국에 살면서 중국의 전설적인 무용가 매난방에게서 칼춤과 등불춤을 익히기도 했다.당시 기생, 혹은 광대라는 사회적 천대와 멸시에도 굽히지 않고 꼿꼿하게 춤으로 일가를 이뤄 비단 춤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측면에서도 높이 평가받고 있는 춤꾼이다. 그래서인지 고고하고 단아한 그의 정중동의 춤사위는 인간의 희열과 인욕(忍辱)의 세계를 그대로 보여준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무대에서는 우봉 이매방 춤보존회 회장 임이조, 우봉 이매방 춤전수관장 최창덕, 전수교육조교 김명자·김정녀·김묘선·이수자 오미자·박소림·김덕숙·오은명·황순임·김효분을 비롯해 20여명이 2시간 동안 10개의 레퍼토리를 펼치게 된다.무형문화재 승무, 살풀이춤은 물론 장검무, 기원무, 무당춤, 입춤, 승천무, 대감놀이, 사풍정감(士風情感), 보렴승무, 삼북오북 등 우봉이 창작한 춤이 망라됐다. 승무는 장관을 이루는 북가락과 빼어난 발디딤새며 장삼놀음으로 해서 우리 민속춤의 정수로 꼽히는 레퍼토리. 그런가 하면 살풀이춤은 신비함과 비장미를 함께 갖춘 춤사위로 단아한 멋과 정한을 풀어내 ‘이매방 춤의 대명사’로 불린다.이밖에 우봉이 경기무속 장단에 맞춰 새롭게 안무한 기원무, 호남 기방예술의 정통을 이어 애잔하면서도 요염한 입춤, 진도지방 상여 소리와 씻김굿에 무녀 춤사위의 볼거리들을 담은 승천무, 선비의 내면세계를 춤사위로 표출시킨 남성적 기품의 사풍정감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춤들이다. 중국 경극배우 매란방에게서 배운 검무의 칼사위와 우리 전통 검무를 혼합해 1950년대 안무한 장검무도 들어있다.이 가운데 우봉이 직접 무대에 올라 승무(18분)와 입춤(15분) 등 두 작품을 출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당초 10개의 작품을 모두 제자들이 출 예정이었으나 우봉이 직접 독무를 추겠다는 고집을 부렸다고 한다. 지난 2002년 국립극장 대극장 무대에 선 뒤 암 선고를 받아 투병하다 5년만에 국내 무대에서 춤사위를 보여주는 셈이다.이매방 전통춤보존회측은 “우봉 선생이 건강을 우려한 제자들의 만류에도 자택 2층 연습실에서 틈틈이 연습을 하면서 무대의상도 꼼꼼히 챙기는 등 큰 열정을 쏟고 있어 제자들이 더욱 공연에 심혈을 기울이게 된다.”고 귀띔했다.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김종면 기자의 시사 고사성어] 項莊舞劍 항장무검

    기원전 206년 한나라의 유방이 진나라 수도 함양을 공략해 진왕 자영의 투항을 받아내자 40만 대군을 이끌고 뒤늦게 도착한 항우는 몹시 분개한다. 당시 유방의 군대는 10만명도 채 안돼 스스로 힘이 모자람을 자인하고 있었던 터. 이때 유방의 모사 장량의 절친한 친구이자 항우의 숙부인 항백은 항우가 지금 유방을 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장량에게 일러준다. 유방은 장량의 계책을 받아들여 장량과 함께 직접 홍문, 즉 지금의 섬서성 임동현 동쪽까지 가 항우를 만나 공손히 화해의 뜻을 전하고 충성을 표한다. 항우는 이를 진정으로 믿고 연회를 베풀어 유방을 환대한다. 연회에서 항우의 모사 범증은 몇번이나 항우에게 유방을 죽일 것을 암시하지만 항우는 이를 허락치 않는다. 이에 범증은 항우의 사촌동생 항장을 시켜 칼춤을 추다가 기회를 봐 유방을 죽이도록 한다. 그러자 항백도 칼을 빼들고 춤을 추는 척하며 유방을 엄호한다. 유방은 맹장 번쾌가 보검과 방패를 들고 나타난 뒤에야 겨우 몸을 빼어 달아날 수 있었다.‘사기-항우본기’에 나오는 이야기다. 항장무검(項莊舞劍)은 이 고사에서 알 수 있듯, 일을 하는 데 진짜 목적은 다른 데 있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로스쿨법 처리를 막기 위해 몸부림치는 변호사 출신 국회의원들. 언필칭 국민을 들먹이는 이들의 직역(職域)이기주의 행태가 마치 거짓 흥을 돋우는 항장의 칼춤 같다. 그러니 철밥통도 아니고 금밥통을 지키는 ‘변호사회 여의도지부 의원들’이라는 비아냥을 듣는 것 아닌가. 하루빨리 선량(選良)으로 돌아오라. jmkim@seoul.co.kr
  • [열린세상] 한탕주의식 정계개편은 독(毒)이다/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부원장

    정치권과 사회 일각에서 정계개편 논의가 백가쟁명(百家爭鳴)식으로 분출되고 있다. 정권 재창출에 대한 위기감이 짙게 배어 있는 범여권이 정계개편론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최근 “수구보수대연합에 대응해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고건 전 총리 등 개혁진보세력이 민주개혁세력 대연합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전 총리는 기존 정당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연말에 정치권 구조조정이 가시화되면 중도실용개혁세력의 통합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정계개편론에 불을 지폈다. 한편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지역감정 해소와 국민통합을 위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합쳐질 수 있다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뉴라이트 전국연합 상임의장인 김진홍 목사는 “내년초 다른 보수세력과 연대한 뒤 3,4월쯤 한나라당과 민주당, 국민중심당 등 정치권과 연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실시된 한국 대선에서는 국민들의 상식을 뛰어 넘는 깜짝 놀랄 만한 역발상의 정계개편을 주도한 세력에 선거 승리라는 달콤한 열매를 안겨 주었다.92년 대선에서는 정통 야당의 한 축이었던 김영삼 후보(PK)가 군부독재세력의 뿌리라고 할 공화당의 김종필(충청)과 민정당의 노태우(TK)와 함께 정계개편을 통해 반DJ(김대중), 반호남 연대를 지향하는 3당 합당을 이끌어 냄으로써 승리할 수 있었다.97년 대선에서는 유신저항세력이었던 김대중 후보(호남)가 유신 본류세력인 김종필(충청)과 내각제를 매개로 반한나라당, 반영남 연대를 구축함으로써 승리했다.2002년 대선에서는 재벌개혁 세력인 노무현 후보가 재벌본류인 정몽준과 극적으로 후보 단일화를 이룩함으로써 승리했다. 하지만, 이와 같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로지 선거 승리를 위해 철학과 뿌리가 다른 이질적인 정치세력간에 추진된 인위적인 정계개편의 최대 비극은 이것이 통치 실패의 씨앗을 잉태하고 있었다는 것이다.90년 3당 합당이나 97년 DJP(김대중·김종필) 연대는 결과적으로 개혁 세력과 개혁 대상이 뒤범벅되어 함께 국정운영에 참여함으로써 한국 정치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정의를 실종시켜 버렸다. 개혁은 용두사미식으로 변질되었으며, 대통령의 지지도는 끝없이 추락하는 비극을 초래했다. 그렇다면 87년 민주화 이후 한국의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퇴보하고,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건 투쟁으로 한때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민주화운동 출신 대통령들이 통치하면서 국민들로부터 버림받은 근본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 높은 기대를 충족시켜 주지 못해서가 아니라 대선 과정에서 정도정치를 벗어나 독(毒)이 든 정계개편의 열매를 두려움 없이 따 먹었기 때문이다. 정권창출을 준비하는 세력과 유력 대권후보들은 이러한 통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현 시점에서 여야 정치권이 앞장서서 취할 행보는 정계개편 논의가 아니라 자기 성찰과 반성이다. 민생을 챙기면서 동시에 자신들의 철학과 정체성을 확립하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민생 파탄에 대한 자신들의 무능과 오만에 대해 진솔하게 참회해야 한다. 정권재창출의 위기를 두려워하지 말고 당당하게 대처해 나가는 비장함과 용기도 필요하다. 한나라당도 보수대연합을 운운하기 전에 차떼기 부패정당, 기회주의적 잡탕 정당, 기득권 옹호 수구꼴통 정당이라는 낡은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당의 환골탈태를 위한 제대로 된 개혁 논쟁을 전개해서 한나라당판 과거사 정리를 한번쯤은 실시해야 한다. 철학과 정체성이 없는 정당들이 추진하는 한탕주의식 정계개편의 최대 피해자는 결국 국민이라는 것이 입증되었다. 이제 국민들은 정치권의 현란함에 현혹되지 말고 눈을 크게 뜨고 누가 독이 든 정계개편의 칼춤을 또 다시 추려고 하는지 정확하게 선별해서 제대로 심판해야 한다. 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부원장
  • [종교플러스] 9일 가산사서 ‘고구려 천제’ 거행

    이 시대의 화두가 되고 있는 고구려의 혼을 모셔 들이는 ‘고구려 천제(天祭)’가 9일 오후 4시 충북 옥천 가산사(주지 지승 스님)에서 열린다. 천제는 효성 스님의 동해소리 제식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동해소리는 동해안을 중심으로 전승돼 온 고구려의 소리와 춤으로, 말 달리는 소리를 북가락으로 재현한 말갈피소리가 일품이다. 북방 유목민들의 호방한 기상이 꿈틀거리는 북춤과 칼춤이 고구려의 기운을 고스란히 느끼게 한다. 철암·범우 스님에 이어 3대째 동해소리를 전승해오고 있는 효성 스님은 현재 경북 울진에서 소리의 맥을 외로이 지켜오고 있다.(043)732-6755.
  • ‘별이 된 조각가’ 구본주 1주기전

    리얼리즘 미술의 새로운 변모를 꿈꾸며 예술혼을 불태우던 조각가 구본주. 그가 36살의 나이에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지도 벌써 1년이 넘었다. 이 시대의 삶과 인간을 따스하게 껴안는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한 형상조각의 대표 주자로 주목받던 그의 죽음은 한국 미술계의 큰 손실이었다. 그는 스승인 류인 이래 90년대 형상조소예술을 이끈 가장 중요한 작가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8일부터 서울 사비나미술관과 인사아트센터, 덕원갤러리에서 동시에 열리는 ‘구본주 1주기전:별이 되다’는 한 청년작가의 치열한 작품세계를 전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전시작은 90여점. 사비나미술관에는 작가의 생애와 예술세계를 미술사적으로 조망해볼 수 있는 다양한 자료들과 테라코타 원본 작품 등이 전시되며, 인사아트센터에는 브론즈와 철을 이용해 만든 대작들이 선보인다. 덕원갤러리에서는 폴리코트와 형광안료를 사용해 만든, 손바닥만 한 크기의 샐러리맨 형상 조각품 1000개를 천장에 설치한 ‘별이 되다’가 단연 주목거리다. 작가는 생전에 사회변혁의 열망을 역동적으로 담아낸 진보주의적인 작품에 관심이 많았다.‘갑오농민전쟁’ ‘칼춤’ ‘혁명은 단호한 것이다’ 등이 그 대표작이다. 그러나 2000년을 넘어서면서 작가의 관심은 ‘혁명적 낭만주의’에서 샐러리맨의 애환 등을 묘사하는 데로 옮겨간다.‘배대리의 여백’ ‘아빠의 청춘’ 등이 그런 맥락의 작품들이다. 평소 고인과 가깝게 지낸 김준기(사비나미술관 학예실장)씨는 “구본주에게는 ‘힘으로 작업한 작가’라는 평이 따르지만 사실 그는 누구보다 정교한 기술과 명민한 두뇌가 돋보이는 작가였다.”고 평한다. 전시는 28일까지.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이매방 ‘춤인생 70년’ 기념무대

    이매방 ‘춤인생 70년’ 기념무대

    ‘하늘이 내린 춤꾼’ 우봉 이매방(77)의 춤인생 70년을 기리는 무대가 새달 3·4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다. 1927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난 우봉은 7살때 옆집에 살던 권번장의 권유로 권번 학교에 들어가 춤을 배우기 시작했고, 초등학교 재학중 5년간 중국에 살면서 유명한 경극배우이자 무용가인 매란방으로부터 칼춤과 등불춤을 배웠다. 본명(이규태)대신 사용하는 예명은 스승의 이름에서 따온 것.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와 제97호 살풀이춤 보유자인 우봉은 전통춤의 원형을 누구보다 잘 간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승무와 살풀이춤외에 장검무, 기원무, 화랑도, 무녀도 등 15개 작품이 2시간30분 동안 선보인다. 이 중 승무는 제자 10여명과 함께 보여주고, 살풀이춤은 독무로 춘다. 스승 매란방에게서 배운 대륙적 정취가 돋보이는 ‘장검무’와 평화롭고 유연한 동작의 ‘검무’를 비교하면서 관람하는 재미도 맛볼 수 있다. 처음으로 공연하는 ‘초립동’과 ‘소고무’도 관심을 끄는 작품.1970년대 초연된 창작무 ‘일편단심’도 눈여겨볼 만하다. 무대에는 김명자, 김정녀, 진유림, 채향순 등 ‘우봉전통무용보존회’제자 100여명을 비롯해 승무와 살풀이춤 전수조교인 아내 김명자씨와 현대무용에서 한국무용으로 전공을 바꾼 외동딸 현주씨도 함께 출연한다.1만 5000∼5만원.(02)338-642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씨줄날줄] 투명성의 덫/우득정 논설위원

    6공화국 말 한 경제 관료의 진단이다.박정희 대통령 시절에는 ‘서정쇄신’,전두환 대통령 시절에는 ‘사정’이라는 칼날을 동원해 수시로 곪은 곳을 도려냈다.통치하기에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윤활유가 흐르게 하되 지나치다고 판단되면 한바탕 칼춤판을 벌여 국민의 답답한 감정을 정화시켰다는 것이다.그래서 ‘시범 케이스’라는 말도 나왔다.하지만 6공 들어서는 최소한의 정화장치마저 작동을 멈추면서 부패라는 암세포가 나라 전체로 번져나갔다고 그는 탄식했다. 이 관료가 비통한 심정을 토로하는 사이 당시 천하를 호령하던 한 정치인은 중국 후한(後漢) 명제(明帝) 때 오랑캐 50여개 나라를 복속시킨 반초(班超)의 고사를 들먹이곤 했다.반초는 후임 서역도호부 총독에게 오랑캐를 다스리는 요령으로 ‘水至淸卽無魚: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없고,人至察卽無徒:사람이 너무 살피면 무리를 이루지 못한다.’라고 일러주었다.너무 엄격하게만 하지 말고 도량을 베풀 줄도 알라는 뜻이다.하지만 이 정치인은 적당히 흐려야(부패해야) 더불어 살 수 있다고 해석한 것 같다. 그후 문민정부에 이어 국민의 정부에 이르기까지 숱한 구호에도 불구하고 정경유착과 먹이사슬의 고리가 단절되지 않은 이유는 밑바닥에 이러한 정서가 깔려 있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기업이라고 다를 바 없다.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이 대주주 차입금이라는 명목으로 계열사 돈을 끌어다 대통령 선거에 나섰듯이 내 기업 내 마음대로 해도 괜찮다는 그릇된 인식이 뿌리깊게 남아 있었다.기업의 돈을 쌈짓돈처럼 여긴 배경에는 분식 등 불투명한 회계 관행이 도사리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잣대가 바뀌기 시작했다.내 돈인줄 알았던 돈이 주주들의 돈이고 고객의 몫이란다.‘횡령’‘유용’으로 형사처벌하더니 회계장부도 국제 기준에 맞추라고 한다.과거처럼 돈 보따리 싸들고 하소연할 곳도 없다.기업인들은 갑자기 죽을 맛을 느끼게 됐다.돈이 생기는 대로 빚부터 갚고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맞서기 위해 지분율도 높여야 한다.이헌재 경제부총리는 지난 4일 기자브리핑에서 기업의 이러한 상황을 ‘투명성의 덫’에 걸렸다고 했다.하지만 어쩌랴.투명성은 시대의 요구인 것을. 우득정 논설위원˝
  • 봉산탈춤 동호회 엿보기/전통문화 잇고 스트레스 잊고 얼~쑤

    “자∼,어깨에 힘을 빼고 온몸이 흥을 느껴야 합니다.춤을 추는 본인이 흥이 나야만 덩실덩실 자연스럽게 탈춤을 출 수 있기 때문이죠.네∼,좋습니다.남자들의 동작은 커서 괜찮습니다.여자 회원들은 춤 동작을 보다 크게 해 주세요.” 지난 15일 밤 8시쯤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 서울시립 근로청소년 복지관 강당.봉산탈춤을 사랑하는 동호회 모임인 ‘신명얼쑤’ 회원 20여명이 박상운 봉산탈춤보존회 사무국장의 지도로 탈춤 연습에 여념이 없었다.이들은 불림→고개잡이→발들기→외사위→겹사위→양사위 등의 순서로 12개 동작의 봉산탈춤 기본춤을 잇대어 추며 ‘적멸(寂滅)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내성적 성격 적극적으로 바뀌어 “온몸으로 연습을 하다보니 땀을 많이 흘려 기분이 매우 상쾌해서 좋아요.나도 모르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는 장점도 있습니다.평소에는 잘 몰랐는 데 탈춤공연 무대에 올라서기만 하면 끼와 에너지가 꿈틀거리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죠.” 지난 93년 가을부터 탈춤을 추고 있는 박은영(31·여·출판사 사원)씨는 “탈을 쓰고 하니 내성적인 성격이 적극적으로 바뀌면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이 덕분에 요즘에는 연극 동아리에도 참여할 만큼 활동 폭이 넓어졌다.”고 말한다. 동호회 회장인 박청자(34·여·회사원)씨도 “취미 활동으로 춤을 추며 몰입하다 보니 일상에서 벗어나게 돼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데다,‘우리 전통문화를 계승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게 돼 가슴 뿌듯하다.”며 “탈춤을 추려면 여러 사람들이 호흡을 맞춰야 하고 너름새도 있어야 하므로 대인관계도 원활해진다.”고 거들었다. 현재 탈춤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전국적으로 5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이들은 동호회,사회인 모임,대학 동아리,중·고교 특별활동 등을 통해 활동하고 있다.대표적인 동호회중 하나인 ‘신명얼쑤’는 1999년 11월 창단됐다.회원은 40여명이며 연령대는 20∼50대,직업은 회사원·간호사·교사 등이다. ●풍자·해학적… 쉽게 친근감 느껴 “봉산탈춤을 통해 전통 문화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인 만큼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요.” 오영창(31·웅진식품 대리점 운영)씨는 “지난 94년 구로공단 산업체에 근무하던중 탈춤강좌를 보고 ‘바로 이것이구나.’하는 느낌이 들어 입문했다.”며 “회원 대부분이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의 전문가여서 식견을 쌓고 시야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 98년 3월 친한 언니를 따라 ‘얼떨결에’ 배우게 됐다는 원성숙(32·간호사)씨는 “탈춤의 한동작 한동작 배우는 것이 너무 재미있어 계속하다 보니 벌써 5년이나 됐다.”면서 “동작이 큰 탈춤은 다른 춤과 달리 풍자적이고 해학적이어서 일반인들에게 쉽게 친근감을 준다.”고 강조한다. 우리 전통문화 한 가지쯤은 배우고 싶어 탈춤을 배우는 박창규(42·회사원)씨는 “탈춤과 우리 가락을 직접 체험해보니 전통 문화가 더욱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며 “일반인들도 조금만 열심히 배우면 쉽게 공연에 참여할 수 있어 좋다.”고 설명한다. ●운동효과 커 건강에도 도움 탈춤의 강점은 무엇보다 힘이 느껴질 정도로 역동적인 데다,누구나가 쉽게 어울려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8년째 탈춤을 추고 있는 김재성(32·회사원)씨는 “탈춤은 사자춤 등 역동적인 면이 많아 힘이 느껴지고,연극적인 요소도 많아 초심자라도 쉽게 즐길 수 있다.”며 “다만 봉산탈춤 가운데 팔목중춤 등에는 대사가 어려운 한시(漢詩)로 돼 있는 등 일반인들이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부분도 있다.”고 지적한다. “탈춤은 몸 전체를 이용한 전신운동입니다.에어로빅보다 운동효과가 좋아요.서양 춤은 대부분 기량을 갖추지 못하면 참여하기가 어렵지만,탈춤은 초보자라도 어깨춤 만으로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인 77년 탈춤에 입문한 조형옥(41·민속 강사)씨는 “탈춤을 통해 후배들과 같이 호흡하면서 전통 문화 계승에 일조하고 있다는 점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한다.이종학(32·자영업)씨는 “일반인들이 잘 하지 않는 특이한 것을 배우고,운동효과가 커 탈춤을 계속하고 있다.”며 “탈춤은 사람들이 공동목표를 추구하게 한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글 김규환기자 khkim@ 사진 안주영기자 jya@ ■어떤 탈춤이 있나 탈춤은 판소리·꼭두각시놀음·무당굿놀이와 함께 전통 민속극의 중요한 한 갈래이다.현재 전승되는 탈춤중 봉산탈춤·하회별신굿탈놀이·북청사자놀음·강릉관노탈놀이·동래들놀음(野遊) 등 13개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봉산탈춤 봉산탈춤은 황해도 봉산 등에서 전승돼 왔다.사월초파일과 단오절에 가장 큰 규모로 행해진 이 탈춤은 한시(漢詩)의 인용과 풍자적인 시문이 많다.제1과장 사상좌춤을 시작으로,승려가 파계하여 음주가무를 즐기는 제2과장 팔목중춤 등을 거쳐 처첩관계를 묘사한 제7과장 미얄춤으로 끝난다. ●하회별신굿탈놀이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리에 전승돼온 하회별신굿탈놀이는 마을을 지키는 서낭신에게 10년에 한번씩 지내는 임시 대제(大祭).서낭당에 올라가 신내림을 받는 강신(降神)으로 시작돼 신방마당 등 8개 마당을 거쳐 무당들이 잡귀·잡신을 먹여서 돌려보내는 허천거리굿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북청사자놀음 북청사자놀음은 정월대보름을 전후로 함경도 북청지방에서 베풀어진다.이 사자놀음에는 사자·꺽쇠·양반·승려·의생등이 나와 길놀이·마당놀이·칼춤·곱사춤·사자춤·재담·넋두리춤 등을 춘다.여러 마을로부터 사자행렬이 북청읍에 모여든 후 사자춤을 춘 다음 집집마다 방문,집안에 숨은 악귀를 몰아내는 춤을 추는 순서로 진행된다. ●강릉관노탈놀이 강릉관노탈놀이는 강릉 남대천에서 해마다 단오절에 행해진다.첫째마당 장자마리로 시작돼 둘째마당 양반광대와 소매각시의 사랑 등을 거쳐 다섯째 마당 양반각시와 소매각시의 화해로 끝맺는다.원래 묵극(默劇)이었던 만큼 춤과 몸짓이 많이 사용된다.동래들놀음은 정월 대보름에 줄다리기가 끝난 뒤 축하행사로 베풀어졌다.가장행렬인 길놀이와 집단 군무의 덧배기춤으로 앞놀이 등을 벌여 집단적인 대동놀이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김규환기자
  • [길섶에서] 세 자루의 검

    흔히 인생살이 방식은 세 자루의 검에 비유된다.무당의 칼,무사의 칼,고수(高手)의 칼이 그것이다. 무당의 칼은 요란한 장식 탓에 쉽게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하지만 흔들고 춤추는 것 외에는 별다른 용도가 없다.무사의 칼은 상대의 목숨을 뺏기도 하고 자신의 생명을 보호하기도 한다.그 칼날에는 항상 혈흔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고수의 칼은 칼집에서 뽑지 않더라도 위용 하나만으로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는 칼이다.따라서 무당의 칼은 하수 중의 하수로,무사의 칼은 평범한 사람으로,고수의 칼은 상수 중 상수로 비유된다. 재신임 정국을 맞아 정치권이 온통 난리다.무당 칼춤을 추듯이 현란한 언변과 몸짓으로 세인의 관심을 끌려는 정치인들이 있는가 하면,단칼에 상대의 목을 날려버리겠다는 심사로 칼날을 마구 휘두르는 정치인들도 있다.그러나 국민들이 그토록 갈망하는 고수의 칼은 보이지 않는다.칼을 뽑지 않고도 일거에 이전투구하는 좌중을 제압할 수 있는 초인(超人)은 정녕 없는 것인가. 우득정 논설위원
  • 수운 최제우 ‘용담검무’ 복원, 무예적 기교·신명으로 추는 칼춤

    동학을 창시한 수운(水雲)최제우(崔濟愚)선생이 심신수련의 방편으로 추던 춤으로,교도들에게 전수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금은 사라진 ‘용담검무(龍潭瞼舞)’가 복원된다. 한국 검예도협회와 용담검무보존회는 새달 9일 오후 3시·6시 서울 정동 문화예술회관에서 ‘무수장삼 떨쳐 입고 이 칼 저 칼 넌즛 들어’라는 제목의 용담검무 재현 공연을 갖는다. 검무는 목(木)검무인 ‘비단(飛檀)검무’를 창시한 검무 명인 장효선(45)씨가 복원을 맡았다.동학혁명후 사실상 단절된 용담검무는 기(氣),검(劍),예(藝),공(攻),심(心)의 정신을 바탕으로 수운 선생이 검무를 추며 부른 검결(劍訣)에 깃든 화해와 조화 등을 형상화한 27가지 기본동작을 갖췄다. 수운은 혹세무민한 것으로 몰려 처형당할 때 ‘요상한 칼노래를 부르고 칼춤을 추어 사람을 현혹했다.’는 죄목이 추가됐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장씨는 예인인 부친의 영향을 받아 18세부터 목검무를 추기 시작했으며 30년에 걸친 검무 수련과 사료·구전·증언을 토대로 용담검무의 복원작업을 해왔으며 지난해동학교도가 됐다. 각종 전통공연에서 비단검무를 추고 공연의 무예지도를 담당해온 장씨는 “용담검무는 연희적 형태의 다른 칼춤과는 달리 무예적 기교와 신명으로 추는 칼춤으로,‘날을 세우지 않고 칼의 의미를 세워 추는 춤”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호기자
  • 최승희 탄생 90주년 무용제 - 제자들이 펼치는 ‘최승희 춤세계’

    월북 무용수 최승희(崔承喜·1911∼?)의 탄생 90주년을 기념하는 ‘최승희 무용제’가 27일부터 새달 1일까지 서울 동숭동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등에서 열린다. 이번 무용제의 가장 큰 의미는 국내외의 최승희 제자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다는 점.‘상하이 무용단’명예단장 쑤초,내몽골자치구 무용가협회 명예주석 쓰친타르하,최승희의 동서였던 김백봉,김백봉의 두 딸인 안병주·병헌씨가 옌벤대 무용단 20여명과 함께 초립동·부채춤 등을 선보인다.(28일 오후8시 부산전시컨벤션센터) 행사에서는 정수웅 ‘다큐서울’대표가 8년 넘게 제작한 최승희 특집 다큐멘터리도 공개된다.(27일 오후6시 부산전시컨벤션센터,29일 오후6시 서울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이밖에 최승희무용 기본강습회(28일 오후1시 부산문화회관 소강당,29일 오후1시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연습실),‘동양 무용에 미친 최승희의 무용예술’주제의 국제학술심포지엄(30일 오후2시 서울 프레스센터),중국 옌벤대 무용단의 칼춤 공연(10월1일 오후4시30분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도 마련된다.(02)3674-2210. 주현진기자 jhj@
  • 8.15 민족통일대회/ 北미술품 분단후 첫 ‘서울나들이’, 워커힐호텔서 107점 전시

    분단이후 처음으로 남쪽 땅에서 북한의 미술작품들이 대거 전시되며 문화예술 교류의 새 전기를 마련했다. 15일부터 이틀동안 서울 워커힐호텔 무궁화볼룸에서 열리는 전시회에는 조선화 62점,유화 12점 등 모두 107점이 선보였다.이중 국보급 작품이 20점이나 포함되어 있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80년대 이후 작품까지 대거 소개돼 북한 미술계의최근 경향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대부분 작품들은 정치색을 띠지 않으면서도 북한사람의 생활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남북이 미술뿐 아니라 서로의 정서,실생활까지 공유할 수 있는 기회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북한에서 단연 ‘국보급’으로 평가받는 정영만 화백의 ‘강선의 저녁노을’이 전시돼 주목을 끌었다.인민예술가 정 화백이 그린 이 작품은 대동강변에 있는 강선제강소에 저녁 노을이 지는 모습을 수채화풍으로 아름답게 그렸다. 지난 99년 숨진 정 화백은 조선미술가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 조선화창작단단장을 지냈다. 공훈예술가 최상건은 평양미대를 졸업하고 만수대창작사에 소속되어있는 원로 미술가다.그의 작품인 ‘금강산귀면암’은 ‘총석정’ 등과 함께 그가 천착하는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힘이 넘치게 그리며 사람의 감성을 묘하게 휘어잡는 마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밖에 천진난만한 북한 아이들이 서로 키를 재고 있는 모습이 보는 사람을 슬그머니 웃음짓게 만드는 정현웅 화백의 ‘누구 키가 더 큰가’라는 작품과 인민예술가 김성민의 ‘칼춤’ 등 남측에 한번도 소개되지 않았던 작품들이 이번에 전시됐다. 박록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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