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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혁신 전도사’ 한전 개혁할까

    ‘혁신 전도사’ 한전 개혁할까

    ‘신이 내린 직장에 혁신의 칼바람이 불 것인가.’한국전력공사는 2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김쌍수(63) LG전자 고문을 신임사장에 선임했다. 대통령의 임명을 거쳐 25일쯤 취임한다. 사실상 ‘김쌍수호’의 출범이다. 한전 사상 첫 민간 최고경영자(CEO)인데다 혁신 전도사로 유명했던 그였기에 안팎의 관심이 높다. 공기업 개혁의 벤치마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혁신 부작용의 전철을 되풀이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교차한다. 초유의 1조원대 적자, 전기요금 인상 관철, 발전 자회사 사장단 인선 등 당장 발등의 과제도 수두룩하다. 김 사장은 일단 인사를 통해 조직 장악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LG전자 CEO 시절에도 과감한 인사로 조직에 혁신 바람을 일으켰었다. 무엇보다 올 상반기에 무려 1조 127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경영실적을 끌어올려야 한다. 정부가 8350억원의 국고 보조금을 지원하고 추석 이후 전기요금도 올려줄 계획이지만 이만으로는 모자라다. 전력판매산업 자유화로 사실상의 독점 지위조차 위협받고 있다. 신임 CEO의 역량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김 사장은 LG에서 30년 넘게 ‘기름밥’을 먹은 현장파 CEO이다. 성격이 불 같지만 인간적이라는 호평도 많다. 별명은 ‘쌍칼’. 불도저식 강한 혁신으로 LG를 바꿔 놓았지만 결실을 보지 못하고 일선에서 물러나야 했다. 이를 두고 “운이 없었다.”는 옹호론과 “아날로그 경영”이라는 부정론이 엇갈린다. 이 때문에 한전도 기대반 우려반이다. 한전은 하반기 신규채용을 미루고 기부금을 삭감하는 등 3단계 긴축경영에 돌입한 상태다. 강한 CEO가 돌파구를 마련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남다른 기대’를 의식, 과욕이 앞서 조직을 뿌리째 흔들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못지 않다. 김 사장이 ‘가전통’이지 에너지 전문가는 아니라는 폄하도 들린다. 하지만 전임 CEO들이 개혁을 시도했다가 번번이 공룡조직의 보이지 않는 저항에 막혀 실패했던 점을 들어 적임자라는 기대가 바깥에서는 더 많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가솔린 SUV’ 잘~ 나간다

    ‘가솔린 SUV’ 잘~ 나간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디젤엔진-경유-저렴한 유지비’의 고정관념이 고유가의 매서운 칼바람에 산산조각이 났다. 경유가격 급등으로 디젤 SUV들은 존립기반 자체가 위태로운 지경에 처했다. 자동차업계는 요즘 가솔린 SUV에 애지중지 공을 들이고 있다. 천덕꾸러기로 내려앉은 디젤 SUV들로서는 대단히 섭섭한 일이 되겠지만 소비자들의 선택은 그만큼 업계에 절대적인 것이다. 업계는 요즘 가솔린 SUV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말 출시한 중형 SUV ‘QM5’의 가솔린 모델 ‘QM5 씨티’를 지난 1일 출시했다. 최고 171마력의 2500㏄ 가솔린 엔진을 달았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기존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가솔린 SUV의 마케팅을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기아차는 소형 SUV 스포티지의 가솔린 모델 ‘스포티지 프렌드’를 QM5 씨티와 같은 날 출시했다. 가격이 1580만원(프렌드 고급형 2WD·자동변속기)부터 출발해 국내 SUV 중 가장 싸다. 이달 중 사면 150만원을 깎아 주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면 1430만원으로 준중형 세단 ‘아반떼’ 수준이다. 현대차도 소형 SUV ‘투싼’의 가솔린 모델 ‘투싼 워너비’를 1500만원대에 내놓았다. 현대차는 대형 SUV ‘베라크루즈’에도 3800㏄급 가솔린 모델을 추가했다. 소비자 선호도 변화와 업계의 노력이 맞물리면서 곧 가솔린 SUV와 디젤 SUV의 판매량이 역전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스포티지의 경우 올 1월 64대 판매에 그쳤던 가솔린 모델이 지난달 311대로 늘었다. 디젤 모델은 같은 기간 1303대에서 728대로 급감, 두 차종간 격차가 20.4배에서 2.4배로 좁혀졌다. 투싼도 같은 기간 디젤 모델은 1415대에서 1393대로 감소한 반면 가솔린 모델은 45대에서 794대로 18배가 됐다. ●가솔린-디젤 경제성이 궁금하다 중소형 SUV의 가솔린 모델과 디젤 모델간 경제성을 따져봤다. 우선 신차구입 비용에서는 가솔린 모델이 압도적으로 저렴하다. 투싼의 경우 디젤 JX(2WD)와 가솔린 워너비(2WD)의 기본형 가격은 각각 1920만원과 1595만원으로 325만원이 차이 난다. 스포티지는 그 차이가 더욱 커서 디젤과 가솔린 각각 1968만원,1580만원으로 격차가 388만원에 이른다. 이는 등록세·취득세 등 세금납부와 공채매입(할인) 등 과정을 거치면서 더욱 벌어진다. 구매단계 비용(일시불 현금기준)을 모두 합하면 투싼은 가솔린이 349만 1610원, 스포티지는 470만 4518원 더 저렴하다.QM5의 경우 가솔린 모델(씨티 LE25 플러스 2WD·2360만원)이 디젤 모델(SE 2WD·2460만원)보다 100만원 비싸지만 그만큼 배기량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동등비교는 곤란하다. 연비에서는 단연 디젤이다. 투싼과 스포티지의 가솔린 모델은 각각 9.8㎞/ℓ와 9.9㎞/ℓ로 각각 13.1㎞/ℓ인 디젤 모델의 75%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국내 중대형 승용차의 하루평균 주행거리 55㎞(교통안전공단 조사)를 바탕으로 계산해 보면 투싼은 가솔린과 디젤의 연간 기름값 차이가 103만여원, 스포티지는 99만여원에 이른다. 디젤 모델을 사면 연간 100만원가량씩 초기 비싼 차값이 빠지는 셈이다. 결국 투싼은 3년 3개월여, 스포티지는 4년 9개월여가 지나면 디젤과 가솔린 초기 차값 격차가 상쇄된다. 그 이상을 타면 그 때부터는 디젤쪽이 이익이라는 얘기다. QM5는 가솔린 모델이 디젤의 88% 수준으로 연비 차이가 적었다. 엑스트로닉(XTRONIC) 무단변속기 장착 등을 통해 가솔린 모델의 배기량 대비 연비를 대폭 높였기 때문이다. 디젤과 가솔린의 동력특성을 제외하고, 순전히 경제성 측면에서만 본다면 결론은 명확하다. 차를 많이 쓰는 사람이라면 연비좋은 디젤차가 장기적으로 이익이고 주말 나들이 등 잠깐씩만 쓸 요량이라면 가솔린차가 더 낫다는 계산이 나온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총선 D-20] 현역80% 재공천… ‘박재승표 개혁’ 물거품?

    [총선 D-20] 현역80% 재공천… ‘박재승표 개혁’ 물거품?

    “박재승표 공천드라마는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을까?” 통합민주당의 공천작업이 ‘9부 능선’에 다가섰다. 현재 전체 공천신청 지역 176곳 중 공천이 완료된 지역은 152곳.86.4%에 이른다. 전략공천 지역 20여곳의 공천이 마무리되면 민주당은 본격적인 선거 체제로 돌입한다. 드라마의 시작은 화려했다. 정치 문외한이던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은 대대적인 공천쇄신을 표방하면서 국민적 스타로까지 부상했다. 거칠 게 없었다. 박 위원장의 칼바람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김홍업 의원,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중진 11명이 나가떨어졌다. 이들은 부정·비리 전력자 배제기준에 걸려 공천 심사조차 받지 못했다. 중량급 인사의 탈락도 이어졌다. 구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인제 의원, 참여정부 문화관광부 장관이었던 정동채 의원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공천 특검의 칼날은 수도권을 지나며 무뎌졌다.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현역 물갈이는 10%에 채 못미친다. 이근식·이상경·장경수·이원영·김형주 의원 등 5명이 탈락했다. 김한길·이화영·최용규·안영근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텃밭인 호남은 31명 현역 의원 중 김홍업·양형일·이상열·한병도 의원 등 13명이 교체됐다. 공심위는 한때 “호남에서 현역 30% 교체는 최소한의 기준일 뿐 최대 50%까지 보고 있다.”고 했었다. 그러나 결과는 41.9%였다. 결국 19일까지 공천심사를 마감한 결과 141명의 현역의원 중 탈락자는 31명(불출마 선언 7명 포함)이다. 현역의원 교체비율은 21.9%. 공천자의 80% 가까이를 현역의원으로 채운 셈이다. 한나라당이 현역의원 39%를 공천에서 탈락시킨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친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협소한 인재풀과 저조한 당 지지율을 감안하면 애초 한나라당 수준의 현역 물갈이는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한 공심위원도 “물을 갈려고 해도 새로 공급할 물이 없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첩첩산중이다. 꼬일 대로 꼬인 전략공천 문제는 여전하다. 비례대표 후보 선정을 둘러싸고도 갈등이 불거졌다. 지도부는 비례대표 선정위원회에 신계륜 사무총장과 김민석 최고위원을 포함시켰다. 공심위는 즉각 반발했다. 공심위 박경철 홍보간사는 “공심위원장과 상의도 없이 절대 배제 인사들을 포함시킨 건 공심위에게 물러나라고 요구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국민에게 약속한 배제원칙은 꼭 지키겠다. 금기를 넘어선다면 중대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데스크시각] 철밥통과 소수자 권리/ 임창용 공공정책부 차장

    [데스크시각] 철밥통과 소수자 권리/ 임창용 공공정책부 차장

    평소 알고 지내는 과장급 공무원 K씨에게 안부차 전화를 했다. 한창 바쁠 시간인 오후 3시. 하지만 그가 전화를 받은 곳은 사무실이 아닌 호프집이었다. 조직개편과 인사 뒤끝이라 업무 인수인계와 이사로 정신없을 시간 그는 낮술을 마시고 있었다.“할 일이 있어야지요. 자리는 없고, 눈치만 보이고….” 별정직 국가공무원 신분인 그는 며칠 전 인사에서 보직을 잃었다. 기약 없는 대기 상태에 들어간 것.8월 말까지 보직을 못 받으면 실직할 수도 있다. 그가 속한 기관의 별정직 과장과 사무관 대부분이 같은 신세다. 정부의 인력감축 화살이 별정직, 계약직 등 공직사회내 소수 약자들에게 몰리고 있다. 국가공무원법상 ‘특수경력직’으로 분류되는 이들이 비상시국을 맞아 다수 일반직 공무원들의 방패막이로 내몰리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K씨는 필요할 때는 ‘전문가를 우대한다.’면서 뽑아놓고, 막상 칼바람이 부니까 가장 먼저 칼을 맞으란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자리를 잃는 것보다 아무도 편들어주는 이가 없는 게 더 서럽단다. 그들을 필요로 했던 그 누구도 부당성을 지적하거나 구명의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다고 스스로 나설 수도 없다. 괘씸죄에 걸려 ‘대기중 자리를 얻을지 모른다.’는 한가닥 희망마저 사라질까봐 두렵다는 것이다. 이들에 대한 차별은 비단 인력감축에서뿐만이 아니다. 공직사회에서 특수경력직 공무원에 대한 차별은 이미 구조화, 합법화돼 있다. 얼마 전 국가공무원법을 훑어보면서 깜짝 놀랐다. 공무원의 신분보장이나 각종 혜택은 철저히 일반직 위주로 적용되고 있었다. 흔히 고용의 안정성이나, 공무원들이 누리는 각종 혜택은 특수경력직 공무원들에게 ‘그림의 떡’에 불과했다. 이들은 몸이 아파 장기요양이 필요해도, 부모나 배우자를 장기간 간호해야 할 때도 휴직을 할 수 없다. 외국 유학을 위한 휴직도 불가능하다. 구조조정을 거론할 때마다 공무원들이 빼드는 카드가 있다.‘형의 선고나 징계처분 등에 의하지 않고는 의사에 반해 면직을 당하지 않는다.’는 신분보장 조항이다. 하지만 적용범위에 특수경력직 공무원은 빠져 있다. 이명박 정부는 공직사회내 소수 약자 보호에 관심을 돌려야 한다. 이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해온 정부 슬림화에 따른 희생이 힘없는 이들에게 몰린다면 정부개혁의 취지도 그만큼 탈색될 수밖에 없다. 특수경력직 공무원들은 새 정부가 지향하는 ‘실용’과도 닿아 있다. 지나치게 경직된 기존의 채용시스템의 한계에서 벗어나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재를 쓰기 위해 이들을 채용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오히려 이들의 신분보장이나 권익은 정부가 앞장서 챙겨주어야 할 일이다. 일반직이든 별정직이든 상벌은 개인의 능력과 성과에 따라 정해져야 한다. 출신성분 때문에 ‘서자만도 못한 존재’라는 자괴감을 씹으며 낮술을 마시는 한, 실용은 그만큼 멀어질 수밖에 없다. ‘소수자의 권리’라는 게 있다. 소수 약자를 다수의 횡포와 전제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개념이다. 한 사회의 지배계급이나 우월집단에 의해 권리를 박탈당하거나, 경제적 착취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 공직사회야말로 진정 ‘소수자의 권리’가 도입되어야 할 곳이다. 이를 위해 청와대와 정치권이 직접 나서야 한다. 공직사회 개혁은 공무원 스스로 할 수 없다. 차별을 당연시하는 다수 공직자들에게 맡기면 또 다른 변형된 차별만 생겨날 뿐이다. 공무원을 흔히 ‘철밥통’이라고 한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그것을 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정작 깨뜨린 것은 소수약자의 밥그릇이 아니었는지 이제라도 세밀히 살펴보아야 하지 않을까. 임창용 공공정책부 차장 sdragon@seoul.co.kr
  • 지방정부도 슬림화 ‘칼바람’

    지방정부도 슬림화 ‘칼바람’

    중앙에 이어 지방정부에도 ‘슬림화’ 바람이 몰아치게 됐다.행정안전부는 지난 15일 서울지방경찰청사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조직을 ‘대국·대과’로 전환하고,인구감소 지역의 공무원 수를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또 올해 지방예산의 10%를 줄여 ‘지역경제살리기’에 투입하기로 했다.행안부가 관장하는 지방의 조직과 총인건비 조정을 통해 이같이 유도한다는 것. ● 지방도 대대적인 조직개편 행안부는 조직개편으로 감축이 확정된 중앙공무원 3427명의 재배치를 이달 말까지 마무리한 뒤,지방정부의 슬림화에 본격 착수한다.이번 조직개편은 56개 중앙기관을 대상으로 한 1단계보다 규모나 인원면에서 감축이 클 것으로 보여 진통이 예상된다.검토 대상은 중소기업·지방환경·국토관리·노동행정·수산·식약관리 등 8개 분야 202개 특별지방행정기관이다.여기에 속한 1만 1128명의 인력 재배치나 감축은 불가피해 보인다.재배치 인력은 규제개혁과 소방,경제살리기 태스크포스(TF)에 집중 투입된다.특히 인구감소 지역의 공무원수는 줄이고 지방정부의 상수도 등 일부 사업은 민간에 위탁,운영된다. ● 지방예산 10% 감축 올해 120조원에 달하는 지방예산은 10% 감축돼 ‘지방경제 활성화’에 쓰인다.절감된 예산으로 기업을 위한 공동물류센터가 설립되고,재래시장의 구조 개선작업도 추진된다. 또 행안부는 각 시·도에 관급공사 계약심사부서를 설치,비용의 원가심사를 강화하고 최저가 낙찰범위를 현행 30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낮춰 낭비를 막기로 했다.예산 절감에 따라 지자체 교부세가 차등 지원된다. ● 지방의 자율·책임성 강화 행안부는 지방정부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상반기내 지방정부의 자율성을 제한하는 규칙을 지자체 조례로 전환할 계획이다.중앙정부가 통제하는 도시계획·항만·환경관리 등 분야는 지방정부에 이관하고 대통령 주재 시·도 지사 연석회의도 최소 반기별 1회씩 개최,중앙과 지방정부간 소통을 원활히 하기로 했다. ● 공무원연금 6월 확정 공직사회의 최대 현안인 공무원연금개혁은 오는 6월까지 마무리된다.재직 공무원은 ‘더내고 덜받는’ 구조로 가닥이 잡혔다.신규 임용자는 ‘국민연금’을 모델로 한 수급구조를 적용할 방침이다.그러나 행안부는 수급구조 개선만으로는 연금재정의 불안을 해소할 수 없다고 판단,연금재정의 해외투자 등 투자를 다각화해 수익을 재정에 충당할 방침이다.노후 임대주택과 연금회관 등 부동산도 매각 예정이다. ● 고위공무원단에 민간전문가 발탁 1600여명에 달하는 고위공무원단에 민간전문가를 대거 등용,공직 문화에 변화를 줄 계획이다.행안부는 고위공무원단의 20%를 민간전문가로 충원하고,30%는 각 부처별 공개경쟁으로 임용하기로 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총선 D-25] “110석 잡아라”… 불붙은 수도권大戰

    [총선 D-25] “110석 잡아라”… 불붙은 수도권大戰

    “수도권 대첩의 막이 올랐다.” 18대 총선 대진표가 속속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최대 격전지는 역시 수도권이다. 수도권 의석 수는 110석. 전체 지역구의 절반에 육박한다. 덩치도 크지만 전체 선거민심을 재는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영·호남 지역주의가 여전히 살아 있는 점을 감안하면 수도권 승부가 전체 선거를 결정지을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은 느긋하다. 당 지지도는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우리의 적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고 했다. 그는 “당 내부만 다잡으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영남 물갈이로 민주당 공천 칼바람을 잠재웠다.”고 자신했다. 민주당은 “어렵지만 상황이 좋아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의원은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 인수위와 새 정부의 실수가 계속되면서 지지율의 변화가 뚜렷하다.”고 했다. 정치 1번지 종로에선 한나라당 박진 의원과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격돌한다. 박 의원은 “압도적으로 승리할 자신 있다. 정치는 냉혹한 것이다.”고 호언했다. 한나라당은 “전략공천을 하더라도 손 대표에 맞설 상대로는 박 의원이 적임자다.”고 판단했다. 손 대표는 서울 북부벨트 사령관 역할을 하면서 여론몰이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수도권 대오의 중심에서 앞장서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신지호 후보와 민주당 김근태 의원이 맞붙는 도봉갑도 수도권 최대 격전지 중 하나다. 김 의원은 민주화 운동의 대부로, 신 대표는 뉴라이트 운동의 선두주자로 알려졌다. 각각 좌·우 진영의 ‘아이콘’이다. 김 의원은 “몸이 불편한데 매일 아침 지하철 역에서 명함을 돌리고 있다.”고 했다. 그만큼 지역구 관리에 공을 들인다는 얘기다. 광진을에선 한나라당 박명환 전 ‘MB연대’ 대표와 민주당 추미애 전 의원이 진검승부를 벌인다. 추 전 의원은 광진을에서 15,16대 의원을 지냈다. 김형주 현 의원과의 치열한 공천 경쟁을 통과한 여세를 몰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상대가 만만치 않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신인이지만 대선 당시 보여준 조직력이 만만치 않다. 당에서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했다. 한나라당 이성헌 전 의원과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서울 서대문갑에서 운명의 세 번째 승부에 나선다. 인연이 질기다.16대 총선에서는 이 전 의원이 1364표 차로,17대 총선에서는 우 의원이 1899표 차이로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경기 부천원미을에선 네 번째 리턴매치가 벌어진다. 민주당 배기선 의원은 3선을 노리고 한나라당 이사철 전 의원은 설욕을 노린다. 서울 은평을에선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과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가 대결을 펼친다. 서울 동작을에서는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이 맞붙는다. 여전사들 간의 벼랑끝 대결도 있다. 영등포갑에서는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과 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경기도 일산을에서는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과 민주당 김현미 의원이 격돌한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최태환칼럼] 공천혁명 완성 국민 몫이다

    [최태환칼럼] 공천혁명 완성 국민 몫이다

    지난 정권 초반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곧잘 “구시대 정치의 막내가 되겠다.”고 했다. 완곡했지만 메시지는 분명했다.3김(金) 유산의 청산 다짐이었다. 그는 지역주의 정당구도를 깨려 했다. 고비용·저효율의 정치 구조를 타파하려는 노력도 남달랐다. 대통령 중임제 도입, 연립정부 제안도 다름아니었다. 정치개혁 구상의 연장이었다. 그는 DJ 정치가문의 서자였다. 비주류였다. 동교동계 적자그룹의 위세에 눌렸다. 때론 범동교동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끝자리에서 눈치를 살피는 처지였다.2002년 가을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 때까지도 그랬다. 하지만 돌풍을 일으켰다. 노사모 바람을 타고 대통령에 올랐다. 그는 미래 가치, 새 정치의 패러다임을 만들고 싶어했다.3김의 그림자를 걷어내길 원했다. 노대통령은 좌고우면하지 않았다. 열린우리당을 만들었다. 자신을 권좌에 앉힌 민주당을 내쳤다. 새로운 정치, 전국정당 추구가 명분이었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17대 총선 이후 선거 때마다 참패했다. 시련의 연속이었다. 지역주의의 벽을 넘지 못했다. 협량의 국정운영, 경제 실정은 정치개혁의 덫이었다. 지난 대선은 그를 더욱 초라하게 했다.DJ가 부활했다. 다시 범여권의 대부로 나섰다. 후보단일화와 반한나당 연합을 끊임없이 주문했다. 오로지 대선 승리에 초점을 맞췄다. 명분 없는 통합·단일화를 반대한 노 대통령이었다. 굴욕이었다. 그의 말대로 우리 정당정치의 후퇴였다. 다시 정치권이 요동이다.10년만의 정권교체가 준 충격파는 예상보다 컸다.4월 총선을 향한 폭발음이 정가를 흔들고 있다. 정권을 내준 뒤 지리멸렬 위기를 맞았던 구 여권이다. 다시 하나가 됐지만 앞날은 험하기만 하다. 환골탈태의 기회이기도 하다. 박재승발 민주당 공천쿠데타는 그만큼 절박한 상황에서 나왔다. 호남의 수술이 관전 포인트다. 구시대 인물들은 이미 벼랑으로 내몰렸다. 의도했든 안 했든, 동교동계는 고사 직전이다.DJ의 침묵이 위기의 정도를 대변한다. 그는 호남을 놓지 않았다. 그러나 공천개혁의 바람이 그를 호남과 떼어 놓으려 하고 있다.16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을 연상시킨다. 김윤환, 이기택, 신상우 등 거물들을 내쫓았다. 이회창 총재의 칼바람이었다.YS그림자 지우기의 완결편이었다. 한나라당이라고 지금 속이 편할 리 없다. 공천 광풍이 당사 주변을 휘감고 있다. 총선에서 압승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은 옛 얘기가 됐다. 불과 몇 주 사이다. 완승·독주는 달콤했던 꿈이었다. 이제 야당에 가위 눌리는 악몽으로 변했다.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텃밭 물갈이가 포인트다. 경상도 개혁이 당의 미래를 좌우한다. 이명박 정권의 승패와 관련이 있다. 집권연장 가능성도 점칠 수 있는 단초다. 국민들의 선택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새로운 정치지형은 어떤 모습일까. 지역주의 정당구도는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까. 민주당, 자유선진당, 진보정당의 입지 역시 관심이다. 누구도 점치기 어렵다. 공천탈락 정치인들의 재기 여부도 향후 정국의 변수가 아닐 수 없다. 어쨌든 10년만의 정권교체가 노도와 같은 물갈이 요구의 동인이 됐다. 그것만으로도 희망이다. 이제 다시 유권자 차례다. 정당의 진보, 정치의 진화, 새 정치 패러다임의 진척은 유권자의 손에 달렸다.3김의 그림자를 완전히 걷어내도록 한 민심이다. 국민 뜻이 모아진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 있을까. 수석논설위원 yunjae@seoul.co.kr
  • [총선 D-28] 2세들이 떨고 있다

    [총선 D-28] 2세들이 떨고 있다

    18대 총선에 도전한 ‘2세 정치인’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의 공천심사가 늦어지면서 ‘본선 레이스’는 아직 시작조차 못한 상태다. 그러나 예선격인 공천 경쟁도 녹록지 않았다. 벌써 탈락자가 수두룩하다. 최대 관심사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전남 무안·신안) 의원은 국회 생환에 끝내 실패했다. 그는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의 ‘칼바람’에 걸려 공천심사조차 받지 못했다. 최형우 전 의원의 차남 최제완(부산 연제)씨와 박관용 전 국회의장의 아들 박재우(부산 사하 갑) 전 YTN기자도 고배를 마셨다. 나머지 2세 정치인들도 아직 안심할 수 없다. 국회 입성까지는 갈 길이 멀다. 고 김진재 전 의원의 아들 김세연(부산 금정)씨는 ‘1차 관문’을 통과한 상태다. 그러나 상대가 만만치 않다. 이명박 대통령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주도한 박승환 의원과 정면 대결을 펼쳐야 한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박 의원이 현역이지만 김씨의 조직이 워낙 단단해 승부를 예측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나라당 후보가 무소속 김씨와 대결하더라도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 정도”라고도 했다. 민주당 정대철 상임고문의 아들 정호준(서울 중구)씨의 예선 통과 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씨의 한 측근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표현했다. 공천 경쟁도 신경쓰이지만 전략공천이 더 문제라는 얘기다. 현재 서울 중구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상현 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아들 김영호씨는 17대에 이어 서울 서대문갑에 두번째 도전한다. 김씨는 “아버지의 후광 없이 오직 내 힘으로 국회에 입성하겠다.”고 공언했다. 현재 이 지역은 민주당 대변인 우상호 의원과 한나라당 이성헌 전 의원의 리턴매치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사설] 공천혁명 비웃는 철새 정치인들

    또다시 철새 정치인 논란이다. 개혁공천 칼바람 속에서 철새 정치인은 오히려 더 늘 조짐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공천에서 탈락한 일부 인사들이 이미 당을 바꿔 선거에 나서겠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최종 공천발표가 이뤄지면, 철새 정치인들의 수가 얼마나 더 늘지 예상조차 힘든 상황이다. 더구나 충청권 맹주를 꿈꾸는 자유선진당은 이삭줍기로 득을 보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총선만 되면 되풀이되는 철새 논란을 국민들은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지, 우울하고 답답하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공천탈락 정치인들은 한결같이 억울하다고 읍소하고 있다. 저마다 당을 위해 일하다 실형선고의 ‘훈장’을 받았고, 계파보스의 이해관계에 따라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모두 자신들의 잘못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두 손으로 하늘을 가리는 어리석은 자기변명, 기회주의 처신이 아닐 수 없다. 설령 주장이 부분적으로 일리가 있다 하더라도, 당을 살리기 위한 대세라면 억울함을 참고 따르는 게 정당 소속인의 도리다. 더구나 당을 바꾸거나 무소속 출마의지를 숨기지 않는 정치인들을 두고 다이아몬드라느니, 좋은 인재 영입은 보물과도 같다는 궤변을 늘어놓는 자유선진당의 처사는 역겹기까지 하다. 철새 정치는 구시대 정치의 산물이다.3김 중심의 이합집산 과정에서 철새가 양산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었다. 정당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했다 사라지는 과거사의 어두운 단면이었다. 하지만 특정인 중심의 정당시대는 막을 내렸다. 이념과 정책에 따른 정당정치의 씨를 뿌릴 때다. 정치인들이 아직도 구시대의 가치에 갇혀 있다면, 국민들이 심판하는 도리밖에 없다. 총선에서 철새인들을 배척해야 할 것이다. 정치의 질은 국민들의 선택에 달렸다. 철새 정치인이 활개치는 정치풍토에서 새로운 정치와 희망의 정치를 기대하기 어렵다.
  • 두 번째 장편 ‘쿨하게 한걸음’ 출간 서유미

    두 번째 장편 ‘쿨하게 한걸음’ 출간 서유미

    지난해 창비장편소설상과 문학수첩작가상을 연거푸 수상하며 ‘문단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서유미(33)씨. 그가 ‘판타스틱 개미지옥’에 이어 두 번째 장편 ‘쿨하게 한걸음’(창비 펴냄)을 내놓았다.30대 초반 여성들의 휘청거리는 삶을 다룬 성장소설이다. “성장이라고 하면 껍질을 깨고 밖으로 나가는 것을 의미하죠.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그런 성장이 아닌, 자기 자신을 향해 안으로 한 걸음 들어가 내면을 성찰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소설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남자 친구와 헤어지고 구조조정 칼바람에 휩싸인 회사를 그만두는 주인공 연수의 이야기다. 서른셋이라는 나이에 새삼 사춘기를 맞은 연수 주위에는 문제적 인간들뿐. 그의 아버지는 은퇴 후에도 일자리를 찾아 나서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갱년기를 맞은 연수의 어머니는 대학에 가지 못한 한을 품고 살아간다. 연수의 친구들도 제각기 고민을 안고 살아가고…. “30대는 어쩐지 무겁고 책임질 일도 많은데, 그렇다고 어른이라고 하기엔 아직 뭔가 부족한 것처럼 느껴져 굉장히 애매한 연령대입니다. 젊으니까, 젊기 때문에 실패도 할 수 있고 가난할 수도 있고 다시 시작할 수도 있다고 말하지만, 우리 사회나 가족들이 이런 삼십대의 방황과 성장통을 이해하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죠.” 그래서 내게 절실한 얘기를 써보자는 생각을 하게 돼 주인공을 내 또래로 정하고 고민할 법한 문제를 짚어 봤다는 것이다. “등단하기 전 학원 강사, 홍보회사 직원 등 다양한 일을 경험해 봤습니다. 그러다가 작가가 되기 위해 직장을 때려치우고 원주에 내려가 2년간 습작을 했죠.” 하지만 이번 소설이 꼭 작가 자신의 이야기는 아니다. “세계 명작을 많이 읽었습니다. 도리스 레싱과 밀란 쿤데라의 소설을 특히 좋아하죠. 일견 평범해 보이는 인물이나 상황을 전개하는 것 같지만 그 안에서 들끓고 있는 인간의 심리와 부조리를 예리하게 잘 드러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작가는 자연 재해의 공포에 휩싸인 개인의 심리적 변화 양상을 다룬 장편소설을 준비하고 있다고 근황을 소개했다.98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민주, 호남發 공천 물갈이 칼바람

    통합민주당 1차 공천자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공천 쇄신이 가시화하고 있다. 특히 탈락 가능성이 있는 의원들의 이름까지 공공연하게 거론되는 등 본격적인 ‘칼바람’이 예상된다.●단수지역·1차 명단 내일 발표 민주당은 2일 광주·전남,3일 전북 지역 공천 신청자 면접을 마친 뒤 이르면 4일 단수 지역 공천 심사 결과와 1차 공천자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공심위는 1차에서 호남 지역 현역 의원을 의정활동 기준으로 30%가량 물갈이하겠다고 선언했다.A∼D등급으로 나누고 각 등급에 25%가 할당되는 만큼 D등급을 받은 의원은 공천에서 배제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광주 지역의 경우 J·K·J·K 의원 등 4명이, 호남의 경우 S 의원과 최근 당 안팎에서 공천 여부로 주목을 받고 있는 K 의원 등 2명이 D등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386 친노’ 의원들과 참여정부에서 장관을 역임한 예비 후보들의 탈락설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공천심사위원들 사이에서는 이들이 대선 패배 등의 주 책임자인 만큼 공천에서 배제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민주당은 단수공천 지역을 먼저 발표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대부분 현역 의원이 그대로 굳혀져 ‘도로 열린우리당’이라는 이미지를 줄 수 있어 물갈이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호남지역 1차 공천 대상자와 함께 발표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2일 광주·전남 지역 공천 신청자 면접을 실시했다. 민주당에서는 이번에 처음으로 면접을 도입했고, 이 지역의 공천 경쟁률이 높은 탓에 현역 의원들조차도 그 어떤 때보다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박지원·김홍업 공천면접 치러 이날 면접장에는 비리 연루자의 공천 탈락 문제가 핵심 쟁점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박지원 비서실장과 차남 김홍업 의원도 등장했다. 다른 후보들의 경우 5분 안팎의 시간동안 면접을 치렀지만 박 전 실장은 17분가량, 비교적 오랜 시간 공심위원들의 질문을 받았다. 예상대로 그는 현대로부터 150억 뇌물 수수에 대해서는 무혐의를 받았지만 SK그룹과 금호그룹으로부터 각각 7000만원과 3000만원을 받은 것에 대한 질문을 받았고 “특별수행원의 홍보비 사용으로 도움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김홍업 의원도 15분 안팎의 면접을 치렀다. 김 의원은 과거 비리 연루 사실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이미 심판받은 사건”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박 전 실장은 면접 말미에 자신과 김홍업 의원에 대한 의혹을 해명하는 자료를 공심위원들에게 전달했다. 이 자료에서 그는 “당시 검찰은 언론인 계좌를 추적했다.”면서 “홍보비로 1억 전액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김 의원과 관련,“협박·공갈 회유로 인한 조작 수사의 결과로, 이에 죄책감을 느낀 동창이 유언으로 양심선언을 했다.”고 설명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정부부처 구조조정 ‘칼바람’

    정부부처별 세부조직 개편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 통합 부처를 중심으로 고위직이 대폭 줄어드는 등 구조조정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26일 각 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가 합친 기획재정부는 복수 차관 밑에 1차관보,3실·2관리관·1본부 체제로 개편된다. 재경부와 기획처를 합쳐 국장급 이상은 60명이지만 고위공무원단에 포함된 직제는 1급 7자리를 포함,30개에 불과해 2대1의 경쟁률이 예상된다. 때문에 국장급 절반은 직급이 다소 낮은 자리로 옮기거나, 아예 보직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국장급 이상 간부들에게 희망 보직을 받는 등 이미 후속인사에 착수한 국토해양부는 5실·3국 체제로 바뀐다. 건설교통부 1실·6본부와 해양수산부에서 흡수되는 1실·2본부가 합쳐지지만, 조직이 오히려 축소돼 고위공무원 32명이 25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한다. 과장급도 기존 조직에서 130여개였으나, 통합 조직에서는 100여개에 불과하다. 농수산식품부는 1본부·2실·10국(단)·44과(팀) 체제의 직제 개편안을 확정했다. 기존 인원은 750명 선이지만, 중복조직 및 규제당 감축비율에 따라 70∼80명이 감축될 것으로 추정된다.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과학기술부의 일부 기능이 통합되는 지식경제부는 5실·16관 체제로 개편된다. 금융감독위원회와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등이 합쳐 탄생할 금융위원회는 1처·3국·15과 체제가 될 전망이다. 과장급 직위가 지금보다 3개 줄어들고, 총 정원 역시 40여명 줄어든 210여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이 같은 구조 조정은 존치 부처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외교통상부는 통상교섭본부 소속 2개국을 없애고, 일부 국·과장급 직위를 축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통일부도 현행 5본부·1단 체제에서 1실·3국 체제로 줄이고, 정원도 290명에서 80명가량 감축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국방부는 본부·팀 체제에서 실·과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개편안을 마련하고 있다.부처종합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주전 양보 없다” 스프링 캠프 후끈

    프로야구 올 시즌 한 해 농사의 밑거름을 뿌리는 스프링캠프의 열기가 뜨겁다. 구단들은 약점을 보완, 새 얼굴을 조련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꿈꾼다.7개 구단은 따듯한 남쪽 나라에서 몸을 만드는 반면 뒤늦게 센테니얼 인베스먼트사에 인수된 현대는 1일 원당구장에서 칼바람을 맞으며 땀을 흘린다. ●SK, 2군까지 포함 무한경쟁 돌입 지난해 챔피언 SK는 가장 빠른 지난달 6일부터 일본 고치에서 ‘올해도 영광을’이란 각오로 몸을 만들고 있다.16일 오키나와로 옮겨 다음달 4일까지 훈련을 진행한다. 김성근 SK 감독은 이름값에 관계없이 2군까지 포함한 치열한 경쟁으로 주전을 뽑을 계획이다. 스토브리그 내내 바람 잘 날 없던 두산은 일본 미야자키에서 단내나는 훈련으로 분위기를 추스른다. 지난해 최우수선수(MVP) 다니엘 리오스가 일본으로 떠났고, 자유계약선수 김동주는 뒤늦게 1년 재계약했다. 홍성흔은 트레이드 요청 뒤 현재 미아상태가 됐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출신 김선우를 영입하고 신인 진야곱이 가세, 팀에 활력이 생겼다. 팀의 노령화로 고생했던 한화는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다음달 5일까지 ‘젊은피’ 육성에 힘을 쏟는다. 김인식 한화 감독은 고졸 3년차 포수 정범모와 3년차 투수 유원상의 능력을 배가시킬 작정이다. ●LG, 신인투수 조련 기대 이상 성과 시즌 4위에 그쳐 자존심이 상한 삼성은 괌에 차린 캠프가 활력이 넘친다. 에이스 배영수가 부상에서 돌아왔고, 지난해 가능성을 보인 타자 채태인과 ‘예비역’ 박석민을 잘 조련하면 즉시 전력감으로 쓸 수 있어서다.LG는 큰 전력보강이 없어 사이판에서 선수간 경쟁 구도로 기량 상승을 꾀한다.14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최종 점검한다. 신인 투수 이형종·정찬헌이 기대 이상의 공을 뿌려 김재박 감독을 미소 짓게 한다. 롯데는 ‘가을에도 하고 싶다.´는 부산 갈매기의 염원을 풀기 위해 팀을 확 바꿨다. 프로야구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으로 제리 로이스터 감독을 맞아 원점에서 시작하기로 했다. 투수들은 지난달 23일부터 7일까지 사이판에서, 야수들은 지난달 27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일본 가고시마에서 훈련하며 투수들은 8일 이곳에 합류한다. ●KIA “꼴찌는 없다” 명가 재건 구슬땀 지난해 꼴찌 KIA는 스프링캠프에 임하는 각오가 새롭다.KIA는 지난달 9∼30일 1차 괌 전훈을 마치고 지난달 31일 미야자키에서 2차 훈련에 들어갔다. 해태 시절 한국시리즈 9회 우승이라는 옛 명성 회복을 위해 팀 재건에 들어간 KIA는 조범현 감독을 영입, 훈련 강도를 높였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서재응과 역대 최고의 외국인 투수 호세 리마를 영입, 단번에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일본 3인방도 전지훈련 참가 한편 일본 프로야구는 1일부터 12개 구단의 스프링캠프가 미야자키, 오키나와 등 일본 국내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센트럴리그의 이승엽(요미우리), 이병규(주니치), 임창용(야쿠르트) 등 한국인 3인방도 일제히 의욕적인 첫 훈련에 돌입했다. 이승엽은 미야자키에서 새로 들어온 알렉스 라미레스와 4번 타자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 이병규는 주전 우익수 자리를 확보했지만 지난해 부진했던 타율(.262)을 끌어올리는 게 지상 과제. 임창용은 붙박이 마무리 투수가 되는 게 최대 목표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박재승 신당 공심위장 ‘칼바람’ 예고

    박재승 신당 공심위장 ‘칼바람’ 예고

    대통합민주신당 공천심사위원장으로 선임된 박재승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30일 “국민의 뜻이 무엇인가를 최고가치로 두고 다른 것은 일절 고려하지 않겠다.”고 말해 공천 칼바람을 예고했다. 한나라당내 공천 갈등의 핵심 논란인 부정비리 연루자 공천 여부에 대해서는 “제 자신이 거의 백지상태”라며 공천 살풍(殺風)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민심 최우선론’을 취임 일성으로 꺼냈다. 그는 “(이번 총선은) 민주주의 기제인 견제와 균형을 복원하는 차원이다.”며 “계파를 따질 상황이 아니다. 정말 나라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다면 현역 의원이라도 ‘나보다 나은 사람이 있으면 이번에는 안 나간다.’는 걸 보여 줘야 한다.”고 말했다. 계파, 지역은 물론 현역의원에 대한 ‘프리미엄’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호남 물갈이 가능성에 대해선 “미리 (특정 지역을) 정해 놓고 하는 것은 분란만 일으킬 소지가 있다.”며 “국민 뜻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면 자연히 호남은 어떻게, 수도권은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법조인답게 “후보들의 경륜·철학 등 모든 자료를 마치 법관 입장에서 ‘사실’로 보고, 국민이 바라는 게 무엇인가를 ‘법률’로 치고 인물을 선출한다면 공정성은 담보되지 않겠나 한다.”며 “오직 하늘과 역사만 보고 나가자는 심정”이라고 밝혔다.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공천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국민의 뜻이 무엇인가를 제일 큰 가치로 보겠다.”며 “시간이 촉박해 당헌당규를 세세하게 보지는 못했지만 이미 쇄신위가 중앙위에 제출하고 채택된 안과 여론을 감안해서 종합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공심위원의 불출마 선언 문제와 관련해선 “출마를 기피해야 한다는 법적인 근거는 없는 것 같다.”며 “저는 출마를 않을 것이고 이 임무가 끝나면 평생 하던 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길섶에서] 봄을 기다리며/염주영 논설실장

    요 며칠 추위가 매섭다. 수은주가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진 날.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평소보다 일찍 서둘러 집을 나섰다. 아내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내 뒤통수에 대고 뭐라 한다.“출근 시간이 당겨졌어요?”“아니….”그 느낌을 설명하기가 구차해서 그냥 입을 다물고 말았다. 나는 예전부터 추위를 모르고 살았다. 한겨울에도 내복은 물론이고 외투 없이 지냈다. 홑 양복 차림으로 다니는 내 모습을 보고 놀라는 후배들이 많았다. 그런데 한두해 전부터 부쩍 추위를 타고 있다. 선천적으로 추위에 강한 체질을 타고 났다고 생각했는데 체질도 바뀌는 모양이다. 지하철에서 내려 회사로 향하는 짧은 시간에도 온몸이 한기로 얼어붙는 느낌이다. 그래도 내복은 싫다. 추운 날 서둘러 출근하는 것도 추위에 자꾸 움츠리는 내 모습이 싫었기 때문인 듯하다. 얼어붙은 아파트 화단 모퉁이에서 칼바람을 이겨내고 있는 사철나무가 안쓰럽다. 추위가 맹위를 떨칠수록 봄의 전령은 어딘가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을 것이다. 봄날이 기다려진다. 염주영 논설실장 yeomjs@seoul.co.kr
  • [오늘의 눈] 한국 노숙자와 인도 걸인/최종찬 국제부 차장

    며칠째 뚝 떨어진 영하의 수은주가 한강을 얼어붙게 만든 날 새벽4시 시청 앞 지하도에서 노숙자들이 잠을 자고 있었다. 찬바람이 불기 전보다는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이곳에서 잠을 청하는 노숙자들이 있었다. 달라진 것은 뼈에 스며드는 냉기를 막기 위해 이불 외에 박스로 얼기설기 집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지하도 한쪽엔 먹고 버린 컵라면과 소주병이 뒹굴고 있었다. 입구와 출구쪽에는 지린내가 칼바람을 무디게 하고 있었다. 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노숙자들을 보고 있노라니 지난해 가을 취재하러 갔던 인도에서 본 거지들이 생각났다. 인도 거지도 거리에서 먹고 자니 한국판 노숙자라고 할 수 있다. 인도 거지들은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번째 부류는 행인을 상대로 구걸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표정으로 손을 벌렸다. 대부분 어린 아이를 품에 안고 있었다. 인도IT의 메카 방갈로르에서 만난 할머니 거지는 손녀를 안고 있었다. 두 번째 부류는 재주를 부리며 그 대가로 돈을 요구했다. 아이를 서너명 거느린 여성 거지들이 대개 이런 유형이었다. 아이 하나는 전통북을 두드리고 다른 아이는 재주를 부렸다. 행인과 눈이 마주치면 돈을 요구했다. 마지막 부류는 싸구려 물건을 팔았다. 가족단위로 교통체증이 잦은 교차로나 관광지부근에서 책, 장신구, 지도 등을 팔았다. 뭄바이의 집단빨래터인 도비가트에서 만난 거지 일가족은 이런 유형이었다. 이들은 대개 시골에 집도 가지고 있었다. 인도 거지들의 노숙 생활은 한국 노숙자에 비하면 가히 천국이다. 적어도 추위 때문에 얼어죽을 염려는 없다. 거지로 산다고 손가락질 받거나 노숙하는 자리에서 쫓겨나지도 않는다. 신을 믿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생활을 비관하지 않는다. 해서 술도 먹지 않는다. 술과 추위에 취해 정신과 육체가 망가져 가는 한국 노숙자의 몽롱한 얼굴 너머로 밤에도 검은 눈을 반짝거리며 외국인에게 환한 미소를 짓는 인도 거지들이 오버랩됐다. 최종찬 국제부 차장 siinjc@seoul.co.kr
  • [문화마당] 서울에 내리는 눈/이윤택 동국대 연극학과 교수·극작·연출가

    근년에 눈 내리는 풍경을 보기 힘들었다. 지구 온난화 현상 때문인지 겨울시즌에도 좀체로 눈을 보기 힘들었고, 눈이 온다 하더라도 질척거리는 겨울비를 동반하든지 때 아닌 진눈깨비가 쏟아지기도 했다. 그래서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눈의 아름다움과 정서를 잊어 버렸다. 지상 위 모든 색상을 압도하는 강렬한 백색, 그러면서도 따뜻하고 평화로운 은총이 쏟아지는 세상을 꿈꾸는 것이다. 연인, 혹은 가족과 함께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며 구르몽의 시에 노래를 붙인 샹송을 흥얼거리거나 식민지 시대의 시인 오장환의 시를 떠올릴 수도 있다. 어서 내려라 갈매빛 바다와 짙은 회색의 도시 위에 퍽퍽 내려다오 태양이 또 그 위에 빛나리라 오랜만에 눈이 내렸다. 올해 첫달 열흘 밤부터 내린 눈은 열하룻날 새벽에 이르러 서울 시가지 풍경을 완전한 백색으로 지워 버렸다. 게릴라소극장 이층방에서 잠들었던 배우들은 “눈이다!” 소리치며 반갑게 골목길로 뛰쳐나갔다. 그러나 눈을 맞이하러 극장을 뛰쳐 나간 배우들은 눈밭을 뒹굴지 못하고 변변한 눈사람 하나 만들지 못하고 곧장 극장 안으로 들어와야 했다. 오장환의 시처럼 태양이 그 위에 빛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울의 매연 때문인지 을씨년스러운 세상 기운 탓인지 무척 추웠고 칼바람까지 불었다. 서울 시가지는 오히려 인적이 끊어지고 심하게 질척거렸다. 우리가 눈을 그리워하던 마음은 이런 게 아니었다. 지난 시대 깊게 파인 골을 메우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자연의 영약(靈藥)이기를 바랐다. 구차한 변명, 파렴치한 구설수, 소모적인 불화 따위 온갖 세상의 어두운 그늘을 지우면서 희망이란 단어가 눈송이처럼 내려주기를 바랐다. 그 위로 태양이 떠올라 말끔하게 씻긴 서울이 다시 평화로운 풍경으로 회복되기를 바랐다. 현실은 추악하고 인생은 너덜난다. 우리는 매번 개혁이란 이름으로 누각을 짓고 새로운 세계라고 믿으며 부패한다. 명색 세상의 짐을 지겠다고 나선 정치가들이 이것이 시대정의요 살 만한 세상이요 떠들면서 현실을 부분적으로 짜깁기한들 언젠가 스스로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외로워진다. 그 점에서 정치는 계속되는 사상누각(沙上樓閣)의 문명사(文明史)다. 정치적 의도나 문명의 힘으로 인간은 결코 인간다운 삶에 도달하지는 못한다.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음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은 오히려 저 눈 내리는 풍경이다. 덕수궁 돌담 길 나무 위에서 여전히 재잘대는 새들의 지저귐이다. 이것이 자연의 재생력이다. 우리가 눈 내리는 풍경을 기대할 수 있으므로 현실의 모든 추악함을 견딜 수 있고, 덕수궁 돌담길을 같이 걸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믿기에 서울은 여전히 살 만한 도시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에 내리는 눈조차 현실의 난기류(亂氣流)에 뒤섞여 질척거린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두운 그늘을 드리울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는 지난 시대를 통과하면서 너무 많은 주장들이 뒤섞이고 악의적인 싸움으로 골이 파이면서 집단적인 트라우마(trauma:우울, 무기력, 환멸 등으로 드러나는 신경증세)에 빠져 있다. 이제 현실로부터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라. 서울 하늘에 드리워진 회색 구름을 걷어내고 어떻게 맑은 해를 띄울 수 있을 것인가, 순결한 눈을 내리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해야 할 시간이다. 눈을 녹이려면 뜨거운 키스 내 마음을 울리려면 이별의 키스…. 시몬, 내 동생 눈은 뜰에 잠들었다 시몬, 너는 나의 눈 나의 사랑 (구르몽의 시에서) 이윤택 동국대 연극학과 교수·극작·연출가
  • [데스크시각] 프로야구 현실을 직시하자/김영중 체육부 부장급

    출범 28년 만에 최대 위기라고 한다. 확고한 국민 스포츠로 자리잡았다는 한국 프로야구 얘기다. 모기업의 지원 중단으로 해체 위기를 맞은 현대 구단의 주인 찾기가 무산된 게 직접적인 원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년여 동안 현대를 인수할 기업을 물색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농협중앙회,STX그룹,KT까지 이름이 오르내렸지만 현대를 거둬들인 곳은 없었다. 당장 구단이 8개에서 7개로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7개 구단이 되면 경기수가 줄고, 짝이 없는 한 팀은 길면 나흘간 쉬어야 한다. 파행 운영이 불가피하다. 해결 방법은 요원하다. 당장 현대를 인수하려는 기업이 없다. 신상우 KBO 총재가 “공짜로 줘도 나서는 기업이 없더라.”라고 한탄할 정도였다. 한 술 더 떠 한 구단 관계자는 “(야구에서)손 떼려는 구단이 몇 개 있다.”고까지 했다. 지난해 11년 만에 관중 400만명 시대가 돌아와 야구 중흥의 전기가 됐다는 KBO의 홍보가 무색하게 야구계는 안에서 곪아왔다. 한때 수백억원대에 이른 구단의 가치가 이렇게 폭락한 이유가 뭘까. 각 구단들은 무엇보다 자본주의의 금과옥조인 ‘비용 대비 효과’를 꼽는다. 각 구단의 연간 운영비는 150억∼200억원으로 추정된다. 반면 입장권 판매와 부대사업을 합친 수입은 연 40억∼50억원에 그친다. 운영비의 20%대 수준. 나머지는 모기업의 광고 협찬 방식 등으로 돈을 끌어들여 구단을 꾸린다. 원년 구단 롯데 두산 삼성 등은 누적 적자가 1000억원대에 이른다. 사업 측면에서 구단의 존재 가치는 없는 셈이다. 원인은 프로야구계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 특정 개인이나 단체의 책임으로 몰기엔 문제가 너무 복합적이다. 모기업에 의존하는 운영 형태는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선수 몸값 폭등으로 각 구단의 적자폭은 더 커졌다. 지난해 프로야구 선수 평균 연봉이 사상 처음 1억원을 넘은 게 단적인 예다. 김종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부자 구단이 자생력을 키우려고 투자한 게 아니라 우승을 위해 투기를 한 결과”라고 꼬집었다. 홍보 등 구단의 부수적 효과도 전같지 않다는 평가다. 기업 입장에선 엄청난 돈을 쏟아부으며 손해보는 장사를 할 이유가 없는 지경이 됐다. 김 교수는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면서 국내 시장에 한정된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을 잃고 있다.”면서 “구단들은 이런 경제적 사회적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기업의 사회 환원 차원에서 구단 투자를 거론하기도 낯뜨겁다. 혜택이 극소수의 스타에게만 집중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평균 연봉이 1억원이 넘었지만 등록 선수 478명 가운데 89명만이 1억원 이상을 받았다. 야구계에 제언한다. 문제 해결의 첫 단계는 현실 직시라고. 외부로부터 구조 조정의 칼바람이 몰아치기 전에 스스로 ‘거품 빼기’에 나서야 한다고.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아니면 구단 스스로가 모기업의 투자 의욕을 불러낼 자구책을 세워야 한다. 구단과 선수들도 이런 상황을 깨닫고 움직이기 시작해 다행스럽다. 프로야구선수협의회는 15일 “현대의 고통 분담을 위해 10억원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숭용 현대 주장은 “연봉을 포함한 모든 권한을 KBO에 위임하려고 한다.”고 했다. 몸값이 높다는 지적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이다. 단결된 힘을 보여준다면 위기는 기회가 된다. 두산은 자생력 강화를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KBO도 장기계획을 세우며 수익 구조 창출에 힘을 쏟아야 한다. 정치력에 의존하지 말고 시대의 흐름에 맞게 비즈니스적 마인드로 무장해야 한다. 신상우 총재는 “KBO가 전혀 잘못한 게 없다.”고 변명할 때가 아니다. 한국 프로야구는 존재 이유에 대한 심각한 고민과 발상의 일대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김영중 체육부 부장급 jeunesse@seoul.co.kr
  • 공공부문 구조개편 ‘칼바람’

    공공부문 구조개편 ‘칼바람’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정부부처를 비롯한 공공부문 구조개편에 ‘칼바람’이 몰아칠 전망이다. 다만 외환위기 직후 단행된 공직사회 구조조정이 조직에서 인력을 빼내는 ‘인위적 퇴출’이었다면, 이번 구조개편은 조직과 인력을 지방정부나 민간으로 동시에 넘기는 ‘아웃소싱’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박형준 의원은 10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조직개편과 관련,“민간에 과감히 기능을 이양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분권화 시대에 맞춰 지방이 잘할 수 있는 것은 과감히 기능을 이양해 중앙정부를 효율적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밝혔다. 우선 정보통신부 산하 우정사업본부와 산업은행의 향배가 대대적인 공기업 민영화 또는 통·폐합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경환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는 지난 5일 정통부 업무보고 때 “정통부는 ‘우정청’을 거쳐 2012년 민영화 방안을 제시했으나, 우정청을 거칠 필요가 있는지 의견이 분분해 보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우정사업본부는 우정청을 거치지 않고, 곧장 민영화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우정사업을 담당하는 집배원은 3만 3000여명으로,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도 국가공무원 수를 6% 가까이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산업은행 민영화는 수출입은행·기업은행과 같은 나머지 국책은행은 물론 민영화가 답보 상태인 에너지공기업, 수익성을 앞세우고 있는 사회간접자본(SOC) 공기업 등에 여파가 미칠 전망이다. 공공기관 인력은 지난해 말 기준 32만명에 육박하고, 수입·지출 규모는 262조원으로 정부예산을 뛰어넘는 등 비대해진 측면이 없지 않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전반적인 계획을 상반기 중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중앙부처에서 다루고 있는 업무의 상당 부분도 지방에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교육부의 초·중등교육 기능이 각 시·도교육청으로 이관되면, 이를 담당하는 조직과 인력 역시 분산 배치가 불가피하다. 이는 중앙부처 소속 기관이면서도 지방정부와 업무가 상당 부분 중복되는 지방통계청·지방노동청·지방병무청 등 특별지방행정기관에 대한 지방이양 바람도 몰고 올 수 있다. 중앙부처의 본부가 아닌 부속기관에 근무하는 공무원은 전체 9만 7300여명 중 70%가 넘는 7만명을 웃돌고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농성장서 새해맞은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 2인

    농성장서 새해맞은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 2인

    ■KTX 승무원 박지예씨 천막 틈 사이로 칼바람이 들어왔다.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에 앉기조차 힘겨웠다. 수많은 여행객들이 오가는 서울역 한복판에는 ‘KTX 승무원 정리해고 철회’라는 깃발이 쓸쓸히 흩날렸다. 결국 박지예(28·여)씨의 2008년 1월1일은 생애 가장 추운 겨울날이 되고 말았다. 박씨는 2006년 해고된 KTX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다. 희망을 갖고 승무원 인생을 시작했지만 그 끝은 아쉽게도 ‘천막 농성’이 됐다.“4번째 농성입니다. 싸우기 위함이 아니라 살기 위해 다시 천막을 쳤습니다.” 지난달 26일. 철도공사는 해고된 승무원들을 역무계약직으로 고용하기로 한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승무원들은 다시 거리로 내몰렸다. 일할 수 있게 됐다는 실낱 같은 희망은 수포로 돌아갔다. 4년 전 입사 당시 박씨는 이런 상황을 결코 상상하지 못했다. 새로 태어난 회사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꿈에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입사 3개월 만에 박씨의 ‘꿈’은 정말 ‘꿈’이 돼 버렸다.“행패를 부리는 손님에게 동료가 맞은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철도공사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거예요. 그 때 알았어요. 내가 철도공사가 아닌 언제 잘릴지 모르는 철도유통(구 홍익회) 소속이라는 걸요.” 철도공사는 그간 승무원들의 고용주가 철도유통이라고 주장하며 협상을 피해 왔다. 그래도 박씨는 아직 절망하지 않는다. 박씨를 응원해 주는 부모님과 든든한 후원자인 남자친구가 있기 때문이다. 농성을 시작하고 한 달에 한 번꼴로 만나는 남자친구지만 군말 한마디 하지 않는다. 항상 열심히 하라며 다독여준다. “새해 첫 날인데도 농성 때문에 화장을 못했어요. 사진 안 찍으면 안 돼요?”박씨의 농담에 천막 안이 한바탕 웃음바다가 됐다. 아무리 힘들어도 새해 첫 날은 박씨에게도 여전히 특별한 날이었다. 글 사진 이경원 장형우기자 leekw@seoul.co.kr ■코스콤 홍일점 정인열씨 새해 아침 서울 여의도 빌딩숲은 추웠다. 증권선물거래소 코스콤(옛 한국증권전산) 본사 앞마당. 가족들이 따뜻한 떡국을 즐길 시간, 코스콤 비정규직노조 ‘홍일점’으로 농성장을 지키고 있는 정인열(30)씨는 차가운 천막 바닥에서 대책 회의에 열을 내고 있었다. 전날 동료들의 고공시위로 사측이 협상테이블에는 나왔지만 성의없는 태도로 일관해 성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코스콤 비정규직 노조원 92명은 증권거래소의 전산업무를 담당하던 직원들이다. 지난해 7월 비정규직보호법에 따라 2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은 정규직으로 전환될 거라는 기대에 부풀었다. 하지만 코스콤은 이들과 상의도 없이 도급업체 26개를 5개로 통폐합하고 소속을 강제로 옮기는 위장도급으로 정규직 전환을 무마시켰다. 사측의 태도도 급변했다. 비정규직과 정규직들 사이에 이메일 송수신을 막았고, 서로 말조차 나누지 못하게 했으며 자리 배치까지 따로 했다. 노조에 가입하면 도급업체를 없애겠다고도 했다.“똑같은 일을 하는 정규직 8년차가 연봉 7000만원을 받지만 저는 2000만원이고, 시간 외 수당이나 연차휴가도 없어요. 이런 대우보다 동료와의 인간적인 관계가 강제로 끊기는 게 더 가슴 아팠습니다.” 이들은 5월 노조를 결성하고 파업에 들어가 9월20일부터 비닐천막을 쳐놓고 104일째 농성하고 있다. 콧방귀도 뀌지 않던 사측이 전날 서울 시내 일대에서 벌어진 노조원들의 고공시위를 보더니 급히 협상에 임했다.“경복궁 쪽 25m 탑 위에 올라간 노조원이 지난해 3월 입사해 제가 일을 가르친 후배였어요. 무서웠지만 따라올라가 내려오라고 설득하는데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지 않으냐.’고 하더군요. 눈물이 핑 돌았어요.” 새롭게 떠오른 태양은 정씨에게 그래도 힘을 준다.“저도 안정적으로 당당하게 일하는 사람으로 돌아가 예쁘게 차려 입고 친구들과 수다도 떨고 싶어요. 그러려면 빨리 이 싸움에서 이겨야죠.” 글 사진이재훈 신혜원기자 noma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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