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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팬들의 진심이 ‘축구 名家’ 성남 역사 지켰다

    ‘성남의 ★은 오직 성남 하늘에서만 빛난다.’ ‘성남 일화를 시민구단으로 창단해 주세요.’ 화려한 성남시청사를 래핑한 플래카드는 온통 축구단에 관한 것뿐이었다. K리그 최다우승팀(7회)으로 전통이 깊은 성남 축구단은 지난해 9월 문선명 통일그룹 총재가 세상을 떠난 뒤 칼바람을 맞았다. 통일그룹 재단은 내년부터 경영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혔고, 이후 다양한 ‘설’(說)들이 오갔다. 심지어 팀 해체설까지 나왔지만 결국 성남시가 응답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2일 시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성남 일화 구단을 인수해 시민구단으로 재창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시장은 “온·오프라인을 통해 광범위하게 시민의 의견을 들었고 그 뜻을 겸허히 받아들였다”면서 “특정 종교구단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진정한 시민구단으로 전면 재창단하는 혁신적 변화를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2000년 연고지를 충남 천안에서 성남으로 옮긴 축구단은 성남에서 명맥을 이어가게 됐다. 기업구단이 시민구단으로 변신한 건 2005년 대전 이후 성남이 두 번째다. 성남 서포터스는 이 시장이 입장할 때부터 기자회견 사이사이 “성남”, “이재명” 등을 목청껏 외치며 구단을 살려 준 결정에 열정적으로 화답했다. 올 초부터 시민구단 창단을 추진한 성남시는 타당성 연구용역을 통해 ‘성남 일화 인수’가 최적안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그러나 연간 100억~300억원의 운영비가 부담스러웠고 종교 색채가 너무 짙어 유보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2000년 종교계 반발로 연고 문제에서 홍역을 치렀던 아픈 기억도 걸림돌이었다. 성남시가 주춤하는 사이 안산시가 구단 인수에 박차를 가하자 ‘연고는 지켜야 한다’는 여론이 급속히 퍼졌다. 지역 축구인들은 여러 차례 집회를 통해 연고지 고수를 요구했고 K리그 서포터스연합, 붉은악마 등도 힘을 실어줬다. 지역 정치인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시민구단화를 촉구했다. 결국 성남은 일화 구단을 인수한 후 시민구단으로 재창단하기로 결론 내렸다. 운영비는 지자체 투자, 기업 후원, 시민주 공모 등을 통해 마련할 예정이다. 시는 초기에 100억원 정도를 구단에 투자하고 향후 운영이 자리 잡으면 매년 50억~60억원 정도로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급한 불은 껐지만 성적과 관중 동원라는 숙제가 남았다. 통일그룹이 전폭적으로 지원할 당시엔 연간 300억원의 풍부한 재원 속에 7개의 우승별을 달았던 성남은 운영비가 축소되면서 성적도 떨어졌다. 올 시즌 상위스플릿(그룹A)에도 들지 못한 상황. 지난 시즌 홈 경기 평균관중이 2918명으로 최하위권인 것도 골칫거리다. 시 관계자는 “차곡차곡 꼼꼼하게 준비해서 제대로 한 번 해 보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공공기관 경영평가] D등급 이하 기관장 두 배 이상 늘어… 최대 100명 교체될 수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D등급 이하 기관장 두 배 이상 늘어… 최대 100명 교체될 수도

    박근혜 정부의 첫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가 18일 발표되면서 향후 기관장 교체 바람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해임 건의’ 대상인 E등급이나 ‘경고’ 대상인 D등급을 받은 기관장이 지난해 발표(8명)의 두 배가 넘는 18명으로 늘어나면서 대규모 물갈이가 불가피해 보인다. 전체적인 공공기관장 물갈이 규모가 100명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대형 공공기관장의 상당수가 교체됐거나 사의를 표명한 상태여서 향후 주목할 만한 물갈이 인사의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원칙을 중시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 비춰볼 때 교체폭이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번 기관장 평가는 지난해 말 기준 6개월 이상 근무자 96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평가에서 ‘상’에 해당하는 A등급을 받은 기관장은 15명(15.6%)이었고 B와 C등급 등 ‘중’은 63명(65.7%), D와 E등급 등 ‘하’는 18명(18.7%)이다. 최상위인 S등급은 한 명도 없었다. 지난해 평가에서는 상·중·하의 비율이 각각 15.7%, 72.8%, 11.5%였다. 중간 등급은 줄어든 대신 하위 등급이 대폭 늘어난 것이다. E등급을 받은 두 명의 기관장들은 해임 건의 대상이다. 기관장 경영평가가 시작된 2009년 이후 기획재정부가 해임 건의를 올린 기관장 10명은 모두 퇴출당했다. D등급을 받은 기관장에 대한 조치는 원칙적으로는 ‘경고’에 그친다. 하지만 올해는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다. 새 정부가 부적격 인사를 추려내는 근거 자료로 이번 기관장 평가 결과를 활용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는 현안 및 전략사업 추진역량, 투명·윤리 경영 등 기관장 평가 잣대를 과거보다 더욱 엄격하게 적용했다. 평가위원을 사전에 공개하지 않고 평가를 진행한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이번 경영평가를 얼마만큼 반영하든 앞으로 공공기관장 물갈이 폭은 클 수밖에 없다. 앞으로 연말까지 임기가 끝나는 기관장이 50여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번에 D등급 이하 낙제점을 받은 기관장과 자진 사퇴자 등을 더하면 전체 295개 공공기관 중 올해 100명 가까운 기관장들이 교체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은 이미 기관장이 교체됐고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수자원공사 등은 교체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번 정부에서는 지난 정부 때처럼 공공기관장들에 대한 막무가내식 ‘칼바람’이 ‘낙하산’을 타고 불어닥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공공기관) 낙하산은 없다”고 공언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국정철학 공유’와 ‘전문성’을 공공기관 인선의 기준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최근 김영선 전 국회의원의 한국거래소 이사장 내정 사실을 서울신문이 보도<6월 10일자 15면>한 이후 공공기관장 인선 작업을 중단하라고 지시한 것도 이런 취지로 읽힌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이명박 정부 초반 때처럼 일괄 사표를 제출받는 등 무리해서 공공기관장 교체 작업이 진행되지 않는 분위기”라면서 “인위적인 기관장 교체는 5년 전에 비해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은행·증권사 실적 악화에 구조조정 칼바람

    경기 불황, 저금리, 수익성 악화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금융권이 몸집을 줄이고 인원을 감축하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말 현재 62개 증권사의 국내 지점 수는 1590개로 지난해 3월보다 178개(2.03%) 감소했다고 30일 밝혔다. 2009년 6월 이후 계속 늘던 증권사 국내 지점 수는 2011년 3월 1820개를 정점으로 계속 줄어들었다. 원인은 실적 악화다. 금감원의 ‘2012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62개 증권사 순이익’ 분석 자료를 보면 순이익은 1조 2408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43.9%나 감소했을 정도다. 증권사뿐 아니라 은행도 지점 수를 줄이고 있다. 은행권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약 40개 가까이 감축했다. 우리은행은 지점 수를 993개에서 987개로 줄였고 신한은행은 949개에서 937개로 줄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영업 확대를 위해 이곳저곳에 점포를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영업이 잘 안 돼 주변 지점과 통폐합하는 경우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임직원 수를 줄이거나 신규 채용을 포기하는 곳도 있다. 62개 증권사 임직원 수는 올 3월 말 현재 4만 2317명으로 1년 전의 4만 3820명보다 3.4% 줄었다.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은 상반기 공채를 하지 않기로 했다.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로 노사 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교보증권 노동조합은 지난 28일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본사 1층 로비에 천막 농성장을 설치하고 사측의 지점 폐쇄에 항의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지난해 말 44개였던 국내 지점을 2015년까지 22개로 감축할 계획을 세웠다”면서 “지점 폐쇄를 통한 비용 절감은 결국 인적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데 수익 감소는 경영진의 책임이지 노동자의 책임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사측은 “최근 일반 지점을 자산관리(WM) 전문 점포로 바꿨을 뿐이며 지점 수를 줄이거나 구조조정할 계획이 없다”고 해명했다. 금융권은 상황이 어렵다 보니 비용 절감을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미 지난해부터 비상경영 체제로 들어갔거나 임원들에게 지급되는 자동차 유류비를 제한하는 금융사도 있다. 신한생명에서는 지난 4월 직원들을 대상으로 비용 절감을 위한 아이디어를 공모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말래 도방에서 병구완을 받고 있던 그 위인이 끝내 본색을 밝히지 않고 버티더니, 불현듯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네. 의리는 새옹을 팔아서라도 갚아야 한다고 배워왔었는데, 궐자가 그 의리를 헌신짝 버리듯 배신하고 말았다네.” “부러진 다리가 쾌복이 되지 않았을 텐데요?” “그런 휘진 몸으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는 것도 불길한 징조일뿐더러, 오랜 숙객*으로 서로 흉허물 없이 지내는 우리 상단 일행을 색주가에 데리고 가서 창피를 안긴 윤기호의 속내 하며, 운수납자 행세하는 무뢰배가 자취를 감춘 병자를 뒤쫓고 있다는 소식도 서로 얼개가 되어 있는 것 같으면서도 전혀 다른 내막인 것 같기도 해서 머릿속이 뒤숭숭하고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네. 도방으로 오는 도중에 숫막 쪽 마루에 혼자 우두커니 앉아 오랫동안 생각을 해보았으나 전혀 짚이는 게 없었네.” “그 포병객은 만기가 남아서 차인들과 같이 병구완을 하고 있지 않았습니까.” “만기가 아직 황구를 벗어나지 못해서 좀 해망쩍은 구석이 있지 않은가. 내가 여러 번 알아듣도록 일러두었지만, 몰래 자취를 감추려고 기회를 엿보는 놈에겐 당할 재간이 없었겠지.” “도감 어른께선 만기를 너무 두둔하는 것 같습니다.” “만기도 원상인데 우리가 역성들어주지 않는다면 그 사고무친한 아이를 누가 위해주겠는가. 아니래도 은(銀)을 주고 사는 것이 초년고생이라고 내가 떠먹이듯이 달래주었으니, 공연한 트집 잡아서 번거롭게 만들지 말게나.” “윤가를 어떻게 할까요? 못된 소행머리를 가졌다면 이참에 우리와 거래를 끊어버리는 게 옳지 않겠습니까. 윤가의 처신을 대수롭지 않게 보아서는 안 되겠습니다. 두부 먹다가 이빨 빠지는 일도 허다하지 않습니까.” 성깔 있는 곽개천의 말에 사뭇 어두운 안색이던 정한조가 가만히 손사래를 쳤다. “그렇게들 간단하게 생각할 일이 아닐세. 윤기호로 말하면 명색 내성 장시를 휘어잡고 있다는 포주인이 아닌가. 우리가 궐자와 오랫동안 거래를 트고 자별하게 지내던 인연을 단칼에 무 자르듯 할 수는 없는 노릇일세. 그랬다간 또 어떤 환난이 닥칠지 모를 일이 아닌가. 수상한 일일수록 순서에 따르는 법 차근차근 알아보도록 하세. 포주인이 설마 우리를 무단히 야료하려 들었겠나.” “야료가 아니라, 우릴 날탕으로 삼키려 했는지도 모를 일이지요. 도감 어른 말씀처럼 두고만 보다가 나중에 큰 손실을 보고 나서야 땅을 치며 후회하지 않겠습니까?” “손실당할 게 뭐가 있나. 우리가 억매흥정으로 소금 짐을 넘긴 것도 아니고 시게전이든 드팀전이든 행상들을 상종하여 풍속을 어지럽히고 색주가에서 색사나 벌이며 희희낙락한 적도 없지 않은가. 윤가의 사위스러운 속내를 세세하게 읽을 수는 없지만, 우릴 욕보일 심지를 품고 있다 할지라도 우리가 원상의 정도를 지킨다면 함부로 덧들이지는 못할 것이야. 우리들 처신하기 나름일세.” 사달은 그것에서 끝나지 않았다. 한시름 놓았다 싶었던 일행이 다시 등잔을 끄고 누웠다. 추녀를 스치고 지나는 칼바람 소리는 3월 초입에 이르렀는데도 여전히 스산했다. 너무나 을씨년스러워 귀를 막고 싶을 정도였다. 멀리 있는 색주가에서 들려오던 가녀린 소음도 드디어 가라앉아 사위가 고즈넉하여 바람벽을 기어오르는 벌레 소리도 들릴 지경이었다. 삿자리를 깐 방바닥은 헐벗은 각설이 불알처럼 차가웠으나 눈두덩은 벌써 천근같이 무거웠다. 바로 그때였다. 도방 울바자 너머로 부산하게 내닫는 발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 발소리는 도방의 울바자 앞에서 멈추어 섰다. 몇 사람은 벌써 코를 골고 있었으나, 생각이 많았던 정한조는 뜻밖의 발소리에 진작부터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문밖까지 걸어온 발소리가 멈추고 그를 찾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감 어른. 시생 조기출이올시다.” 벌떡 일어난 정한조가 찌그러진 외짝 바라지를 손으로 쳐서 벌컥 열었다. 어두운 밤빛 속이어서 확연하게 짚여오지 않았으나, 분명 상주와 고령의 저자를 겨냥하고 발행하였던 조기출이었다. 그뿐만 아니었다. 떨고 서 있는 조기출의 등뒤에 어슥버슥 서 있는 7, 8명의 일행들 행색 역시 덕장에 매달려 눈보라에 시달리는 동태 꼴이었다.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명 저고리에 껴입었던 배자하며 단단히 조여매었던 통행전이며 패랭이는 어디로 갔는지 오리무중이었고, 동저고리와 옹구바지 차림으로 사시나무 떨듯 하였다. 사추리에 달린 불알인들 온전했을까. 비 맞은 수탉 꼴이 된 몰골들을 한동안 넋을 빼고 우두커니 바라보고 있던 정한조가 소스라치며 밖에 서 있는 일행을 봉노 안으로 불러들였다. 찬바람이 봉노 안으로 몰아치는 바람에 잠들었던 일행이 눈이 휘둥그레져 일어나 등잔에 불을 당기느라 난리 법석을 떨었다. “이게 어떤 육시랄 놈들의 소행이오?” *숙객:단골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포주인의 비위짱이 뒤틀리지 않게 적당히 구슬러 놓았더니 수전노 행세대로 값을 눅게 잡아 주지는 않았으나, 소금 두 섬을 덧거리로 건네기로 약조해 주었다. 하긴 그들이 아니라면 울진 포구 염막에서 생산된 토염은 팔아치울 곳도 마땅치 않았다. 간혹 떠돌이 장돌림들이 울진 포구 토산염 좋다는 소문만 듣고 섣불리 염호들을 찾아와 흥정해 간 사례도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십이령을 채 반도 넘기 전에 천도나 잔도(棧道)를 건너다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져 평생 동안 돌이킬 수 없는 포병객이 되거나 열명길에 들어서기도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정한조가 이끄는 소금장수 상단 아니면 고헐간에 소금섬을 넘겨줄 부상들도 흔치 않았다. 내성에서 가져온 무명짐을 넘겨주기로 약조하고 흥정을 여축없이 성사시킨 행수는 해거름에 염막을 나섰다. 염창의 지붕에서 벗겨진 이엉들이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쉴 새 없이 들썩거리고 있었다. 모래펄에 씻기는 파도 소리는 오늘따라 스산했다. 염전이 있는 수산천을 발행하여 도방이 있는 말래의 숫막까지는 등짐 없이 열불나게 걸어도 한식경이나 걸렸다. 포구에서 발행하여 구만리와 외고개를 지나거나 흥부에서 발행하면 쇠치재나 세 고개재를 넘어야 하기 때문에 소금섬을 지고 걷는다면 아침 선반에 발행해서 말래 도방 거리에서 하룻밤을 유숙해야 할 상거였다. 그리고 십이령으로 접어들어 사흘이나 나흘이 되어야 허위단심 현동 저자나 내성 장시 어름에 당도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등에 짐바리가 없는 단출한 몸으로 걷고 있다는 것이 꿈만 같았다. 시절로 보아 칼바람이라고 부르는 동남풍이 불어야 할 때였다. 오금 밑을 지악스럽게 파고드는 한기는 뼈에 사무치도록 차가웠다. 그러나 등짐을 지지 않고 반나절을 걷게 되었다는 것이 여간 다행스러운 게 아니었다. 기분은 날아갈 것 같은데, 바람 때문에 길이 줄어들지 않았다. 소년 시절부터 사십 평생까지 등에 진 쪽지게를 벗을 날이 거의 없었다. 그는 자신이 태어난 고장을 모른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자신을 낳아준 아비와 어미의 얼굴조차 기억에 없다. 소년 시절은 구걸로 한둔하면서 숱한 고초를 겪은 것만 기억에 선명할 뿐이었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울진 포구의 염전에서 내성 장시를 오가는 소금행상에서 작은 쪽지게를 지고 담꾼 노릇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였다. 나이 사십 초반에 이르렀다는 것도 내성 태생이라는 것도 작반하던 늙은 부상들이 귀뜸해 주었을 뿐이었다. 그때까지 그의 생애는 오직 길바닥에 머물러 있었다. 걷고 또 걸어도 문득 고개를 들면 그는 길바닥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하였다. 등 뒤 쪽지게에 얹은 소금짐은 바위를 지고 있는 것처럼 어깨와 허리를 짓눌렀다. 짓누르는 무게로 말미암아 허리는 자꾸만 아래로 구부러지고 찬 서리 머금은 된비알 치받이 벼룻길을 스친 흙냄새가 콧등에서 폐부에까지 진동한다. 모가지를 잔뜩 빼올리니 5리 길도 걷지 않아 뒷덜미가 둔기로 얻어맞은 듯 뻐근하게 울려온다. 걸음을 한 발짝씩 옮겨놓을 때마다 오금은 자꾸만 오그라들고, 천도에서 튀어 올라온 돌니를 밟을 때마다 등짐을 진 채로 기우뚱거려 수십 길 벼랑 아래로 굴러떨어질 것만 같아 가슴 졸인다. 오줌은 마려워 하복부가 팽팽하게 당겨오는데, 일행은 전혀 쉴 참을 주지 않는다. 쪽지게를 벼랑길에 세워두고 속시원하게 배설하고 싶은 마음 굴뚝 같으나 그렇게 되면 일행은 벌써 저만치 앞장서버려 도무지 뒤따라잡을 수 없게 된다. 물미장을 겨드랑이에 끼고 오지랖을 움켜쥐고 걷노라면 등골에는 어느새 진땀이 흐르고, 발뒤축에서 흘러나온 피가 짚신을 적신다. 치받이길은 그런대로 버틸 수 있다지만, 내리받이길은 더욱 고통스럽다. 허리를 곧추세우고 걷지 않으면 높이 쌓아올린 등짐이 머리 위에서 곧장 쏟아질 듯 위협하여 물미장으로 발부리 앞을 버텨주지 않으면 그대로 벼랑길로 곤두박질쳐 순식간에 어육이 되고 말았다. 5리만 내려가도 두 다리가 바들바들 떨리고 허리는 쥐어짜듯 저려온다. 십이령길 주변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무덤들이 자주 눈에 띄는데, 그 모두가 내리받이 벼랑길을 내려가던 행상들이 실족하여 열명길에 오른 연고 없는 무덤들이었다. 소금장수들의 허우대가 한결같이 껑충한 것은 모두 그러한 고통과 질곡을 참아내기 위함 때문일 것이었다.
  • [프로야구] NC, 머나먼 1승

    [프로야구] NC, 머나먼 1승

    9일 서울 잠실구장. 프로야구 LG와의 일전을 위해 경기장에 온 김경문 NC 감독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우리 구장에서만 하다가 여기 오니까 진짜 크네.” 2011년 6월 12일 잠실 SK전을 끝으로 두산 사령탑에서 물러난 지 1년 10개월 만에 밟아본 잠실구장이었다. “(홈플레이트 부근 인조잔디도) 잘 깐 것 같다. 더그아웃도 더 좋고 바라던 원정 라커룸과 감독실도 생겼다. 확실히 이전보다 좋아졌다”며 옛날을 떠올리던 김 감독은 곧바로 현실로 돌아왔다. “우리 선수들이 매번 맨땅에서만 하다가 천연잔디는 처음인데 어떨지 모르겠다. 천연잔디는 타구가 빠르게 튄다”며 올 시즌 처음으로 잠실에서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 걱정을 했다. 김 감독의 걱정은 들어맞았다. 선수들은 처음 밟는 천연잔디에 영 적응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날씨도 추웠다. 4월답지 않은 칼바람에 날씨는 6도 안팎에 불과했고 수비를 하는 선수들의 손은 곱아 들어갔다. 곳곳에서 수비 실책이 쏟아졌다. NC는 1회에 2점, 2회 1점을 내주며 0-3으로 쫓겼다. 그러다 4회 초에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선두타자 차화준을 시작으로 상대 선발 우규민에게 안타 5개에 볼넷 1개, 더블스틸까지 뽑아내며 순식간에 4점을 냈다. 4-3으로 역전한 NC는 창단 첫 1군 승리를 손에 잡는 듯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4회 말 1사 2루에서 양영동의 왼쪽 깊숙한 1타점 적시타 이후 이진영과 박용택에게 각각 1타점 적시타를 더 허용하면서 순식간에 3점을 뺏겼다. NC는 7회에 2점, 8회에 1점을 더 내줘 결국 5-9로 무릎을 꿇었다. 개막 후 6연패. 그나마 희망은 올 시즌 최다 득점했다는 것. NC는 10일 같은 장소에서 외국인 에릭을 선발로 내세워 LG를 상대로 첫 승 사냥에 다시 나선다. 한화 역시 대구에서 삼성에 2-8로 패하면서 개막 후 8연패의 늪에 빠졌다. 역대 3번째로 팀 3100홈런을 달성했지만 경기에 져 빛이 바랬다. 삼성은 3연승. 광주에서는 두산이 8회에만 양의지와 고영민, 민병헌이 홈런 3방을 터뜨리며 KIA를 11-4로 대파하고 KIA의 6연승을 저지했다. KIA 선발로 나선 2년차 좌완 임준섭은 지난 3일 대전 한화전에서 데뷔전 선발승을 거뒀지만 두 번째 등판인 이날은 1과 3분의1이닝 동안 6피안타 1피홈런 4볼넷 4실점(4자책)으로 극도의 부진을 보여 조기 강판됐다. SK는 문학에서 넥센을 2-0으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황혼에서 새벽까지 신고 100여건… 출동·순찰·승강이 ‘하루가 짧다’

    [주말 인사이드] 황혼에서 새벽까지 신고 100여건… 출동·순찰·승강이 ‘하루가 짧다’

    민생 치안 최일선의 경찰 지구대와 파출소는 하루 종일 눈코 뜰 새 없이 돌아간다. 좀도둑에 폭력배, 강도까지 112 신고를 받은 순찰차들이 출동하고 술에 취해 시비가 붙은 사람들이 핏대 높여 악다구니를 부린다. 길을 물으러 오는 행인에 화장실을 쓰려는 사람까지 지구대와 파출소는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다. 박근혜 정부는 ‘4대 악’(성폭력, 학교 폭력, 가정 폭력, 불량식품) 예방을 위해 경찰 인력을 지구대 중심으로 재배치할 방침이다. 올 1월부터 서울 시내 경찰서에서 숙식을 하며 사건을 취재하고 있는 서울신문 새내기 기자 4명(신융아, 오세진, 최훈진, 한재희)이 21~22일 서대문 신촌, 영등포 중앙, 마포 홍익, 강남 역삼 등 지구대 4곳에서 현장 체험을 했다. 서울에서 가장 바쁘고 일이 많기로 이름난 곳들이다. 새벽 칼바람을 맞으며 뒷골목과 유흥가를 누비는 경찰들의 애환과 바람을 들었다. “띠리링, 홍익 스물일곱, 146-○○번지 성추행 신고 접수, 출동 바람.” 지난 21일 밤 마포 홍익지구대의 27번 순찰차 안. 시계의 시침이 밤 12시를 가리킬 때쯤 방성준(28) 순경의 검은색 무전기가 요란하게 울렸다. 112 범죄 신고가 전국에서 매우 많이 몰리는 곳 중 하나인 홍익지구대의 하루는 이날도 긴박하게 시작됐다. 방 순경과 그의 파트너인 류정안(41) 경사는 한 입도 채 먹지 못한 삼각김밥을 내려놓고 급히 순찰차의 시동을 걸었다. 5분 만에 피해 신고를 한 20대 여성의 집 앞에 도착했다. 경찰을 보자 여성은 굵은 눈물을 쏟으며 “늦은 밤 귀갓길에 지하철에서 어떤 남자한테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두 경찰관은 피해자 진술을 듣고는 “내일 경찰서로 나와 조사받고 폐쇄회로(CC)TV 등으로 확인해 보자”고 다독인 뒤 자리를 떴다. 112 신고는 대부분 자정에서 새벽 사이에 들어온다. 유흥가가 불야성을 이루는 금요일과 토요일 밤에 사고가 가장 많지만 요즘은 목요일 밤에도 신고 전화가 많다. 2인 1조로 구성된 순찰팀이 6개인데 하룻밤 100건 정도 신고가 들어오니 팀당 15~20차례 출동하는 셈이다. 홍익지구대는 클럽 등이 밀집한 홍익대 앞 유흥가의 치안을 책임진다. 이 때문에 지구대에 오는 손님의 80~90%는 취객이다. 이곳의 한 경찰관은 “취객의 막무가내식 행동에 둔감해질 때도 됐는데 여전히 울컥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취객을 순찰차로 경찰서까지 연행하는 일이 많다 보니 뒷좌석을 아예 투명 비닐로 꽁꽁 감싸 놓았다. 안에서 구토를 하는 취객이 많아서다. 새벽 3시쯤 지구대 안 무전기가 또 한번 울렸다. 마포 서교동의 치킨집에서 손님이 난동을 벌인다는 신고였다. 현장에 도착하자 거나하게 취한 한 남성이 류 경사와 방 순경에게 “네가 뭔데 나한테 망신을 줘, 꺼져”라고 욕설을 퍼부으며 밀쳤다. 방 순경은 취객을 달래 진정시킨 뒤 택시에 태워 보냈다. 경찰서로 연행하지 않은 이유가 궁금했다. “난폭하던 음주 폭력자들이 술이 깬 뒤 울먹이며 봐 달라고 통사정하는 것을 보고는 ‘이 사람들도 사는 게 얼마나 힘들면 저럴까’ 하는 생각이 들어 욕 먹어도 참지요.” 웃지 못할 오인·허위 신고도 많다. 홍익지구대 인근 신촌지구대에는 이날 밤 12시 “여성 한 명이 납치됐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긴급 상황으로 판단해 지구대 경찰 6명이 급히 신고지인 서대문구의 한 백화점 인근으로 출동했다. 20대 남성 신고자였다. 인근 대학에 다닌다는 그는 만취해 인사불성이었다. 경찰이 자초지종을 묻자 “인근 여대의 학생과 소개팅을 했는데 내가 취하자 어떤 사람이 나와 끌고 가 버렸다. 꽃뱀인 것 같다”고 애먼 소리를 했다. 경찰이 확인해 보니 여성은 취한 남성을 감당할 수 없어 몰래 귀가한 것이었다. 상황을 정리한 지구대 경찰들은 허탈한 마음으로 발길을 돌렸다. 같은 서울이라도 지구대마다 접수 사건의 유형은 제각각이다. 영등포 중앙지구대 관할에는 저소득층의 비중이 다른 곳보다 높다. 이 때문에 무전취식, 소액 절도 같은 사건이 많다. 이날도 “술을 마시고 돈을 내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출동했다. 식당에서 취객 두 명이 업주, 아르바이트생과 대치하고 있었다. 경찰이 취객의 친구를 불러 계산하게 한 뒤 돌려보냈다. 심야 시간 치안 사각지대인 주택가의 순찰도 중요한 임무다. 22일 새벽 중앙지구대 소속 박충환(43) 경사는 영등포6가의 주택가에 순찰차를 세워 둔 채 날카로운 눈매로 주위를 살폈다.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주요 길목에서 순찰하는 ‘거점근무’를 하는 중이다. 이 골목에는 원룸과 다세대주택이 몰려 있다. “한밤중 골목길에 노숙인들이 배회해 무섭다”는 여성들의 신고가 끊이지 않는다. 박 경사는 “순찰차 사이렌 불빛만 켜 놓아도 성폭력, 절도 등의 범죄를 예방하는 효과가 확실히 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일부 상인들은 “순찰차 때문에 장사가 안 되는 것 같다”고 불만스러워한다. 박 경사는 “솔직히 서운할 때도 있다”고 했다. 강남역 일대를 담당하는 역삼지구대 대원에게는 승차 거부 단속이 주요 업무다. 특히 시·구청 공무원들이 철수하는 오전 1시 이후 강남역 인근에 순찰차를 세워 놓고 집중적으로 계도·단속 활동을 벌인다. 그러다 출동 무전이 떨어지면 현장으로 달려가야 한다. 역삼지구대의 한 경찰관은 “밤샘 근무 중 두 시간 정도 쉴 수 있는 규정이 있지만 정신없이 출동하다 보면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했다. 취객과 한바탕 씨름을 하고 나면 여명이 밝아온다. 오전 8시. 교대한 주간 근무조 대원들은 등교 시간에 맞춰 지역 내 초중고교 순찰에 집중한다. 신촌지구대 오두용(46) 경사는 이화여대 부속초등학교에 나가 등교하는 아이들과 일일이 인사를 했다. 일주일에 몇 번씩 등하굣길 순찰에 나서다 보니 얼굴을 많이 익혔다고 했다. 학교 폭력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스쿨폴리스(학교 전담 경찰관)가 생겼지만 지역민과 가장 밀접한 지구대 경찰들의 역할이 크다. 신촌지구대 관계자는 “‘일진’들이 어울려 노는 공원이나 콜라텍 등 유흥가에 주로 나가 아이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면서 “우리와 친해지면서 마음을 고쳐 먹는 일진 아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역삼지구대는 돈이 많이 도는 강남 지역의 특성상 낮시간 핸드백 날치기 등의 예방에 신경 써야 한다. 오토바이를 타고 의심스럽게 이면도로를 배회하는 사람들을 검문하는 것이 지구대원의 임무다. 역삼지구대 관계자는 “은행에서 고액의 현금을 찾아야 하는데 옮기기가 불안하니 도와 달라는 부탁이 종종 접수된다”면서 “경찰이 은행으로 출동해 차량까지 안전한 이동을 돕거나 사설 경호업체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한다”고 말했다. 경찰 인력을 증원하기로 하는 등 최근 지구대에 힘이 실리고 있지만 현장의 경찰들은 여전히 어려움이 크다고 했다. 경찰이 공무집행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시민들이 존중해 줬으면 좋겠다는 말도 나왔다. 한 50대 경찰관은 “어린 민원인이 욕설을 퍼부을 때도 많고 경찰을 화풀이 대상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때때로 마음 아프다”면서 “시민 입장에서 불만스러운 부분도 많겠지만 질서 확립을 위해 우리에게 힘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주차관리가 업무의 80%…사모님들 외제차 5~10분마다 ‘빼고 넣고’

    [주말 인사이드] 주차관리가 업무의 80%…사모님들 외제차 5~10분마다 ‘빼고 넣고’

    “운전을 못하면 절대 살아남을 수가 없어요. 가장 중요한 건 주차 실력이라니까요.” ‘원조 강남 노른자’인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를 지키는 나이 지긋한 경비원의 필수 덕목, 다름 아닌 운전이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아파트 경비원은 ‘감시(監視)적 근로자’로 분류된다. 피로가 적고 힘들지 않은 감시업무를 주로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 동네에서는 그 정의가 어그러진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경비원들은 “우리가 하는 일 중에 주차가 80%를 넘는다”고 입을 모았다. 원조 강남인들이 사는 곳으로 꼽히는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경비원들은 실제로 어떤 모습일까. 21일 경비원 이동민(57·가명)씨의 24시간을 들여다봤다. 해도 뜨지 않은 새벽 5시 40분. 칼바람을 뚫고 이씨가 경비실 초소로 들어왔다.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 먹으며 몸을 녹였다. 하루 중 유일하게 여유를 느끼는 때다. 똑똑똑. 말쑥한 정장을 차려입은 남자가 “아저씨~ ○○○○번이요”라며 정적을 깬다. 아침마다 찾아오는 ‘△층 사장님’의 개인기사다. 이씨는 초소 벽에 걸린 BMW 승용차의 열쇠를 들고 용수철처럼 튀어나간다. ‘주차 전쟁’의 시작이다. 이씨는 ‘△층 사장님’의 에쿠스를 가로막고 있던 BMW를 능숙한 솜씨로 치웠다. 기사는 갇혀 있던 에쿠스를 빼냈고, 이씨는 그 자리에 BMW를 쏙 밀어넣었다. 곧이어 교복 입은 여학생이 “아저씨~ □□□□번 빼주세요”라며 다가왔다. 이씨는 초소로 뛰어가 폭스바겐 키를 낚아챈다. 일렬 주차된 폭스바겐을 치우자 여학생을 태운 벤츠가 미끄러지듯 출발한다. 벤츠가 있던 자리에, 이번에는 폭스바겐이 들어간다. 차들이 빠져나갈 때마다 이씨는 일렬주차된 차들을 빈자리로 요리조리 옮겼다. 지하주차장이 없는 오래된 명품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진풍경이다. “제가 관리하는 차가 130대가 넘어요. 사실 이 동네에서는 이름만 경비이지 사실은 주차 요원이에요. 대충 아무 데나 차를 던져놓고 가도 우리가 다 가지런히 정리해줍니다.” 주차장에 여유공간이 생길 무렵엔 더욱 바빠진다. 간밤 아파트 밖 노상에 대놓은 주민들의 차를 안쪽으로 옮겨야 하기 때문이다. 오전 9시부터는 도로의 불법 주정차 단속이 시작되는데 폐쇄회로(CC) TV에라도 찍히면 골치 아프다. 이씨는 허리를 굽혀 길거리에 대놓은 차량의 번호판을 꼼꼼히 살핀다. 9시 전에 출근하는 주민 차량 7대를 빼고 나머지 10대의 번호를 흰 종이에 옮겨 적는다. 초소로 들어가 열쇠 10개를 뽑아 주머니에 챙겨 아파트 주차장에 안착시킨다. “딱지라도 떼이면 우리만 힘들어요. 기껏 차 열쇠 맡겨놨더니 안 옮기고 뭐했느냐고 혼나거든요. 견인 당한 적도 있는데 진짜 피곤합니다. 시간 없으니까 견인한 걸 직접 찾아오라고 해서 급하게 강남 차량보관소까지 다녀온 일도 있다니까요.” 출근시간이 지나도 ‘사모님’들이 집을 나서는 오전 10시 30분까지는 5~10분 단위로 쉼 없이 차를 빼는 일을 반복한다. 블록놀이를 하는 듯하다. 접촉사고도 잦은데 배상은 전부 경비원 몫이다. “차 주인이 좋은 분이면 그냥 넘어갈 때도 있지만 안 그럴 때도 많아요. 나는 700만원까지 물어봤고, 1000만원을 물어준 경비원도 여럿 있습니다. 살짝 긁혀도 몇 개월치 월급을 물어줘야 하지만 시끄럽게 하면 담당라인(동)을 뺏기기 때문에 어디다 하소연도 못해요. 직함상 주차 요원이 아니니까 보험 처리가 안 된다더라고요.” 이씨가 이곳에서 처음 배운 것도 주차관리다. “경비로 처음 오면 일단 6개월에서 1년은 외근(바깥 순찰)을 하면서 차량 종류나 동선 파악하는 일을 배워요. 담당한 동의 차 번호를 싹 외우고, 어떤 차가 몇시에 나가고 들어오는지도 전부 공부해야 돼요. 비번인 경비를 ‘땜빵’ 하면서 주차하는 법을 익히고요. 그렇게 1년 정도 훈련한 뒤에 동(棟) 하나씩을 배정 받습니다.” 경비실 벽에는 번쩍거리는 차 열쇠가 120여개 걸려 있다. 48평형 동에는 절반 이상이, 56평대 동에는 80% 정도가 외제차란다. 포르쉐, 람보르기니, 벤츠, BMW, 아우디, 재규어 등까지 모터쇼가 따로 없다. 시동 거는 법부터 사이드미러 펴는 법, 구동방식까지 전부 제각각이라 차를 다뤄야 하는 경비원의 부담은 더 크다. 자동차 열쇠 하나 값이 경비원 월급을 훌쩍 넘는다. “요거 포르쉐는 열쇠 하나가 250만원이에요. BMW 열쇠는 30만원짜리고요. 지난번에 옆 동 경비원이 포르쉐 키를 잃어버렸다가 물어내라고 해서 주인한테 싹싹 빌고 왔잖아요.” 이게 다 협소한 주차공간 때문이다. 1970년대 고급 민영아파트 바람을 타고 지어진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지하 주차장은커녕 주변에 마땅한 공간이 없는 데다 차를 두 세대씩 갖고 있는 주민도 많아 공간은 더욱 비좁기만 하다. 2002년 지어져 ‘부촌의 명성’을 넘겨받은 도곡동 타워팰리스가 부러운 대목. 이씨는 “그 동네는 지하주차장도 널찍하고 현대식 보안시설로 무장돼 있어 경비가 편해 보인다”고 입맛을 다셨다. 이씨처럼 마음 졸이며 아침 저녁으로 운전대를 잡는 현대아파트 경비원은 총 106명에 이른다. 그래도 ‘담뱃값’이라며 주민들이 찔러주는 돈이 짭짤하다. 이씨는 “나는 한 달 20만~30만원 정도 생기는 편인데, 한 달에 100만원 정도를 담뱃값으로 받은 동료도 있더라”고 귀띔했다. 주차를 마치고 한숨 돌리고 나면 오전 10시 30분에는 배달 도시락으로 ‘아점’(아침 겸 점심)을 해결한다. 뜨거운 물을 마시며 꾸역꾸역 넘긴다. 마침 얄궂은 인터폰. 이씨는 “아파트 통로에 불이 안 꺼졌다는 전화”라면서 바로 숟가락을 놓고 출동한다. 출근 전쟁이 끝나 정신을 추스르고 나면 분리수거함 정리, 꽁초줍기, 눈쓸기, 불법전단지떼기 같은 일반적인 경비원 업무가 기다린다. 하루에 순찰을 3차례 이상 돌면서 수상한 사람, 낯선 사람을 걸러낸다. 경비원마다 할당된 담당 구역이 있는데 그 라인에서 도둑이 들거나 문제가 생기면 바로 해고감이다. 오후 2시. 초소에 엉덩이를 붙일 새도 없이 또 인터폰이 울린다. 경비실에 맡겨 놓은 택배를 갖다달라는 요청이다. 이씨는 과일바구니를 들고 발빠르게 움직였다. “세상이 흉흉해서 그런지 여기 분들은 택배 배달원이 직접 집으로 갖다주는 것도 싫어하더라고요. 경비실에 일단 맡기고 제가 갖다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값비싼 물건이 대부분이라 혹시라도 없어지지 않을까 늘 전전긍긍해요.” 이들을 긴장시키는 건 빡빡한 인사평가다. 인사고과는 5등급으로 나뉘고 누적 차등적용, 연봉제까지 적용된다. 입사 동기라도 7~8년 지나면 월급이 30만원 가까이 차이난다. 자잘한 사고를 경비원들 쌈짓돈으로 막는 이유도 괜히 고과에 악영향을 끼칠까봐 우려돼서다. 이씨는 “힘들고 고달프다”고 했다. 마음 졸이며 외제차 핸들을 잡는 일상도, 손자뻘인 아이들에게 꼬박꼬박 인사하는 모습도, 여러 동마다 하나씩 있는 지하 화장실에 뛰어다니는 생활도. 하지만 현대아파트 경비원들은 용역업체에 소속된 대부분의 경비원들과 달리 아파트에 직접 고용된 정규직이다. ‘내 일터’라는 소속감과 자부심이 강할 수밖에 없다. 정년이 만 60세까지 보장되고 ‘담뱃값’이 쏠쏠한 점도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지키는 매력이다. 이씨는 “다들 그렇지 않아요? 욕하면서도 회사 다니고 일 열심히 하잖아요. 좋든 싫든 정든 직장이고 해고되기엔 내 나이가 너무 젊고요”라며 웃었다. 글 사진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겨울 칼바람속 굴 채취 현장을 가다

    겨울 칼바람속 굴 채취 현장을 가다

    오후 10시 45분 방영되는 EBS 극한직업은 13~14일 이틀간 ‘통영 굴 양식’편을 내보낸다. 바다 풍경이 좋아 이름 높은 통영은 굴 생산의 보고이기도 하다. 전국 굴 소비량의 80%를 생산해낸다. 통영은 수하식 굴 양식법을 쓴다. 채묘, 단련, 수하, 양성, 채취 5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4~5월 꽃피는 봄이 오면 굴 양식에 필요한 종패를 만들기 시작한다. 굴의 산란기에 굴이나 가리비 껍질로 만든 종패에다 유생을 붙이는 작업을 채묘라고 한다. 이 과정은 모두 수작업으로만 이뤄진다. 채묘를 마친 어린 굴을 조수 간만의 차가 큰 해안에 매달아 힘든 환경에 일단 적응시키고 난 뒤 그다음 해 봄에야 어장으로 옮긴다. 그 뒤 날씨가 쌀쌀해지는 가을에서 한겨울까지, 그러니까 보통 9월에서 다음 해 2월까지 수확에 나선다. 하루 수확량은 45t. 이 어마어마한 양을 생산, 출하하는 작업자들의 분주한 손길을 따라갔다. 1부는 새벽 뱃일부터 따라간다. 새벽 해가 뜨기도 전에 배는 이미 출항 준비를 마쳤다. ‘어머님’들도 자리 잡고 앉아 일할 준비를 서두른다. 험하다는 뱃일이지만, 뱃일이기에 남녀 구분 따윈 없다. 한 시간 반 정도 바닷길을 내려가면 통영에서 가장 규모가 큰 굴 양식장. 넓이로 따져 6㏊, 평수로는 1만 8000평에 이르는 어머어마한 규모다. 굴을 채취하는 데 기계가 도입되긴 했다. 그러나 여전히 중요한 것은 수작업이다. 살이 탱글탱글 오른 채 줄에 매달려 있는 굴들을 집어올려 일일이 잘라내고 정리하는 것은 사람의 손이다. 칼바람이 불고 비가 내려도 쉴 틈이 조금도 없다. 그다음은 굴 까기 작업. 박신이라고 불리는 이 작업은 그야말로 능수능란한 손에서 이뤄진다. 굴 칼을 이용해 손으로 일일이 굴 껍데기를 까야 하는데 20~30년간 이 작업만 해온 어머님들의 손끝에서 놀라울 정도로 빨리 이뤄진다. 하루 해내는 작업량만도 40~60t. 가장 싱싱하고 맛나다는 통영 굴 그 자체를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한다. 2부는 굴이 주는 꿀맛을 전한다. 비가 오고 살을 에는 겨울바람에도 굴 채취 작업은 계속된다. 주문 물량을 맞추려면 퇴근 시간이 따로 없이 일을 해야 한다. 쉬는 시간도 주지 않는다. 일 진행상황을 봐 가면서 요령껏 일하다 쉰다. 완전히 쉬는 건 점심시간뿐인데, 이때는 갓 채취한 싱싱한 굴을 곁들인 음식을 먹는다. 생굴만 있는 건 아니다. 튀김 등으로 만들어 미국, 일본 등에 수출한다. 그 물량만도 700~800t에 이른다. 굴에 대한 자부심이 넘쳐나는 대목이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빛 잃은 태양광’… 올 상반기에도 구조조정 칼바람

    ‘빛 잃은 태양광’… 올 상반기에도 구조조정 칼바람

    국내 태양광산업이 올해 상반기에도 구조조정 한파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더딘 데다가 중국의 덤핑관세 추진, 일본의 ‘엔저 현상’ 등 새로운 악재가 경기 전망을 더 어둡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세계 수요를 턱없이 무시한 중국의 공급과잉과 원전의 대체수요를 찾아 일본에 몰입한 국내 기업들의 섣부른 노림수가 근본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태양광의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수입품에 대해 오는 20일 덤핑조사 예비판정을 내릴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5월 20일에 최종판정을 한다. 이번 조사는 중국과 무역마찰을 빚고 있는 미국과 유럽이 표적이지만, 한국도 조사대상에 포함돼 있다. 국내 기업으로는 세계 3위 OCI가 주요 대상이고, 내년에 상업생산에 나서는 삼성정밀화학과 한화케미칼도 잠재적 위험에 노출됐다. 중국은 폴리실리콘 수요의 40%를 미국과 한국·독일 등 3개국에 의존하고 있는데, 수입품 가운데 한국산의 비중이 26.1%에 이른다. 유럽은 이에 맞서 6월에 태양광의 부품인 중국산 웨이퍼·셀·모듈에 대한 덤핑조사 예비판정을 내린다. 이는 국내 기업들에는 호재이다. 일본은 사고를 겪은 원전을 대체하기 위해 지난해 약 2GW 규모의 태양광 설비를 구축했다. 올해도 3GW 이상의 설치가 기대되면서 LS산전, 신성솔라에너지, 한화케미칼 등이 일본 시장에 매달리고 있다. LS산전의 경우 일본 시장의 비중이 70%를 웃돌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최근 3개월 사이에 엔화 가치가 20% 이상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폴리실리콘의 공급과잉은 상반기에도 말끔하게 해소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세계 공급량은 35만~40만t으로 수요량(약 20만t)의 두 배를 넘었다. 이 때문에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해 1월 ㎏당 30달러대에서 올 들어 지난달 말 16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2위 업체인 한국실리콘이 지난 연말에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앞서 KCC와 웅진폴리실리콘이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폴리실리콘 공급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의 구조조정이 끝나고 공급량이 조절되면 시장 상황은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해 12월 인수 통합, 파산 유도 등을 통해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60개 폴리실리콘 업체 중 5~6개만 남고 모두 정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투자의 귀재라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최근 태양광 발전회사인 선파워의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 25억 달러를 투자해 주목을 받았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중부지방 한파특보… 시민들 ‘완전무장’

    중부지방 한파특보… 시민들 ‘완전무장’

    중부지방에 한파특보가 내려진 24일 오후 서울 세종로 광화문 네거리에서 퇴근길의 시민들이 매서운 칼바람을 피해 모자를 뒤집어쓴 채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기상청은 이번 추위가 28일 아침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한 반 3명 방과후 학교 썰렁해… 하루 4과목 대치동만 뜨겁지

    프린트물을 읽으며 위험하게 횡단보도를 건너는 중학생, 걸으면서 꾸역꾸역 햄버거를 먹는 고등학생, 차를 끌고 마중나온 열혈 학부모까지. 지난 15일 찾아간 ‘사교육 1번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입시 열기는 한겨울 추위를 녹일 정도로 후끈했다. 짧아진 겨울방학과 장기간 불황이 겹치면서 사교육 시장에 칼바람이 분다는 뉴스도 있었지만 명문대 입학을 보장한다는 대치동 학원가는 여전히 활황이었다. 오후 5~6시. 짬을 내 끼니를 때우려는 학생들이 몰려나와 편의점과 패스트푸드점은 그야말로 문전성시다. 뛰어가며 햄버거를 먹는 남학생도, 컵떡볶이를 쥐고 책을 읽는 여학생도 눈에 띄었다. 정모(17)양은 컵라면에 삼각김밥을 먹으며 내내 영어 유인물만 쳐다봤다. 하얀 A4 용지에는 ‘swagger’(으스대는), ‘wizened’(쪼글쪼글한), ‘excrement’(대변·배설물) 등 어려운 단어가 빼곡했다. 허겁지겁 배를 채운 학생들은 다시 학원으로 종종걸음을 쳤다. 계단부터 교실 앞까지 이른바 ‘SKY(서울·고려·연세)대학’의 합격 명단이 촘촘히 붙어 있고, 대학배치표와 입시전형 등 관련자료도 가득했다. 학원 입구에 선 부원장은 줄지어 들어오는 학생들에게 손바닥을 내밀었고, 학생들은 군말 없이 숙제를 제출했다. 과제가 ‘출석도장’인 셈. 그렇게 들어간 교실에서 학생들은 두꺼운 교재에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으며 눈을 빛냈다. 학생들의 믿음은 절대적이었다. 문모(15)군은 “학교 선생님들은 농담 따먹기로 시간만 보내거나,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는데 자기 혼자 진도를 나간다”면서 “선생님도, 교재도, 학습 분위기도 학원이 훨씬 낫다”고 했다. 이모(18)양은 “학교수업은 너무 쉬워서 재미없고 지루하다”면서 “학원에는 공부 잘하는 애들이 많고 어려운 문제도 내줘서 자극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모(18)양도 “우리 반 애들 전부 학원에 다니는데, 학원 간다고 하면 야간 자율학습을 빼준다”면서 “국어·수학·영어·과학까지 네 과목을 듣는데 수강료는 한 달에 120만원”이라고 귀띔했다. 오후 10시엔 마중나온 학부모들로 대치동 사거리가 꽉 찼다. 도로 양쪽에 서 있는 차만 승용차 53대, 학원승합차 15대. 삼삼오오 나온 중·고생들은 익숙하게 차에 올라 대치동을 빠져나갔다. 20분도 안 돼 도로는 한산해졌다. 신모(16)양은 “엄마가 매일 와서 중1 남동생과 나를 집(서초동)까지 싣고 간다”면서 “우리 동네 학원은 내신 위주로 가르치는데 대치동은 전반적인 실력을 높여준다”고 말했다. S학원 김모(55) 원장은 “학교 교사들은 안정 속에 안주하는 반면 대치동 학원은 학부모 반응이 즉각적이라 연구하지 않으면 바로 도태된다”면서 “교재 개발, 기출문제 분석, 교수법 등 최고의 교육을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대치동을 찾는 이유로 수준별·심화 교육, 경쟁·시험을 통한 자극, 체계적인 성적 관리 등을 꼽았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사채꾼들을 양지로… 글쎄요?”

    [주말 인사이드] “사채꾼들을 양지로… 글쎄요?”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도소매업을 하는 조모(43)씨는 꼬박 10시간을 칼바람 속에서 번 10만원을 오늘도 사채업자에게 ‘납세’한다. 한 달 전 500만원을 빌리면서 10%의 선취 수수료를 떼고 손에 쥔 돈은 450만원. 앞으로 한 달 동안은 지금처럼 10만원씩 매일 일수를 줘야 한다. 실상 450만원을 빌려 600만원을 주는 꼴이다. 법정 이자한도 연 39%의 4배 수준인 셈이지만 조씨에겐 마약과도 같은 희망줄이다. 이미 2004년 ‘카드 대란’ 때 돌려막기로 장사 손해를 메우다 워크아웃을 신청한 상태라 지금까지도 매달 일정액을 갚아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손님이 줄어 겨울 한 번 나려면 임대료에 인건비, 재료비까지 3000만원가량 적자가 나 어느새 사채에까지 손을 대게 됐다. 이렇게 해 오기를 2년. 사채업자들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파악하게 된 조씨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지하경제 양성화’ 공약에 대해서도 “쉽지 않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하경제 양성화란 사채, 마약 거래, 매춘 등 정부의 공식 통계에 나타나지 않는 경제 활동을 수면위로 끌어올려 탈루 소득에 대한 징세 강화로 세수를 늘리겠다는 것인데 탈법, 편법, 범법이 생활화돼 있는 이들이라 양지로 나오게 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사채업자들의 교묘한 법망 피하기에 대해 이렇게 증언했다. “일단 명함이나 광고 전단지를 보고 연락을 하면 대포폰으로 전화를 받은 뒤 다시 연락하겠다면서 한참 뒤 다른 번호로 전화가 온다. 최대한 흔적을 안 남기려 하는 것”이라면서 “계좌로 돈을 주고받으면 증거가 남는다며 돈 빌리는 사람 보고 직접 새로 계좌를 만들거나 기존 계좌의 통장과 체크카드를 달라고 해 업자들이 매일 입금한 돈을 자유롭게 빼간다.” 아이 셋을 키우는 전업주부 김모(38)씨도 부족한 생활비를 사채로 메우다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빠져나온 경우다. 김씨는 “오토바이를 탄 수금 사원이 매일 집까지 찾아와 돈을 받아 갔다”면서 “처음 인터넷 게시판에 돈을 싸게 빌릴 수 있느냐는 글을 남겼다니 업자가 아니라 자기도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는 또래 여성이 접근해 와 업체를 알선했다”고 털어놨다. 사이버상에서 조언 핑계를 대며 브로커로 활동한다는 것이다. 이 여성은 김씨와 친분을 쌓은 뒤엔 400만원을 한 사람이 빌려 나눠 쓰자며 쉽게 돈 빌릴 곳을 알려주고 200만원을 받은 뒤 종적을 감췄다. 일용직 노동자 성모(30)씨 역시 “추가로 돈을 더 빌리려고 하면 돈이 없다며 옆 사무실 사람을 소개해 준다고 한다. 만일을 대비해 꼬리를 언제든 끊을 수 있도록 같은 사무실인데도 별도의 사무실인 것처럼 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사채시장을 양지로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법망에 걸려들지 않는 방법을 훤히 꿰뚫고 있는데 굳이 세금을 내려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 낸다 해도 일부만 드러내고 알짜는 감춰 둘 것이 뻔하다고 강조했다. 조씨는 “지금도 TV 광고에 나오는 정식 대부업체들이 뒤로는 돈이 시급한 사람들에게 법정 이자의 몇 배를 받고 돈을 빌려 주는 탈법을 저지른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4월 18일~12월 7일 진행된 ‘불법사금융 단속현황’에서 1만 525명이 검거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5% 증가한 수치다. 불법 채권추심은 7배 이상(617%) 급증했다. 강도 높은 단속에도 뿌리 뽑히지 않는 것이 현실인 셈이다. 정부는 어떻게든 뿌리 깊은 탈세구조를 타파해 복지재원을 마련할 방침이다. 박근혜 당선인이 내건 대표 공약 중 하나가 300조~400조원으로 추산되는 지하경제를 양지로 끌어내겠다는 것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박 당선인은 해마다 27조원씩 재임 5년간 총 135조원의 재원을 마련해 늘어나는 복지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지하경제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 등 전면전을 벌여 세수를 연간 6조원 안팎 더 확보하겠다는 내용을 12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인수위 측은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금융거래 정보를 국세청이 공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완할 작정이다. 은행을 비롯한 모든 금융기관은 원화 1000만원 이상(외화 5000달러 이상) 거래 때 불법재산이나 자금세탁, 테러자금 등으로 의심되면 FIU에 혐의거래보고(STR)를 해야 한다. 국세청은 FIU가 전담하고 있는 STR 분석 작업을 국세청이 같이 할 수 있다면 탈세 적발 비율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STR 보고 건수는 2009년 13만 6000건에서 2011년 32만 9000건으로 2년 사이 142%나 급증했다. 국세청은 시중에 성행하는 가짜 석유, 면세유 불법거래, 자료상만 뿌리 뽑아도 최소 5000억원대의 세수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 국세청은 사채업을 비롯해 예식장, 대형 음식점, 골프연습장 등 탈세 가능성이 큰 현금 수입 업종과 고소득 전문직에 대한 관리 강화, 부정매입 세액공제, 자료상 추적 등도 확대할 방침이다. 하지만 갈 길은 멀다. 불법사채시장 등 탈세자들의 범법 노하우가 상당한 데다 관계 당국 간 이견도 많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FIU 정보를 국세청과 공유하는 것에 대해 원칙적으로 부정적이다. 다만 최대한 협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개인정보 노출 위험 등 실명제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면서 “일단은 큰 틀에서 전면적인 (정보) 공유는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필요한 정보를 국세청에 최대한 협조한다는 데는 의견 접근을 본 만큼 조정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검은돈 양성화’가 쉽지 않은 숙제인 만큼 채찍과 당근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사채시장이나 세금 탈루 등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대부분의 나라에서 오랫동안 생명을 유지해 온 만큼 이를 드러내 세수원으로 확보하는 게 녹록지 않다”면서 “너무 급진적으로 칼을 들이대면 강한 반작용이 따를 우려도 있는 만큼 무기명 채권을 활용해 금융실명제를 피하게 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속적인 단속과 유인책 등을 통해 제도권 시장과 지하경제 간의 간극을 좁혀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내쫓긴 2518명 중 23명 세상 등져… 해고자 “낙오된 느낌, 힘들다”

    “돈을 빌리고 또 빌리며 살아도 쌀독에 쌀이 떨어져 아이들에게 라면 먹인 게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정치권의 (쌍용차) 부실 매각만 없었어도, 정부에서 제대로 지원만 했어도, 해고된 동료들의 투쟁방향만 올바랐어도…” 지난 8일 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조립 2팀 생산라인에서 목을 맨 류모(49)씨가 현장에 남긴 A4 6장 분량의 유서 중 일부분이다. 류씨는 동료의 발견으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사상태다. 류씨는 그나마 회사에서 해고되지 않고 생계를 이어가던 근로자였다. 일터에 남은 류씨조차 어려움을 토로하는데 해고된 사람들의 심정은 오죽할까. 지난 3년간 쌍용 자동차 해고자 노동자와 가족 등 23명이 세상을 등졌다. 23명 가운데 유서를 남긴 이는 한 명도 없다. 이들은 원망도, 분노도, 한탄도 남기지 않았다. 대체 이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졌던 걸까.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10㎡(3평) 남짓한 천막에서 지난해 4월 5일부터 10일 현재 281일째 농성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쌍용차 해고 사망자 23명의 임시 분향소이자 살아남은 자들의 농성장이다. 해고자들은 이곳을 ‘도심 안의 섬’이라고 불렀다. 지난해 10월 서울광장에서는 가수 싸이의 무료 공연이 열렸다. 8만여명의 시민이 몰렸다. 쌍용차 농성촌까지 인파는 밀려들었다. 하지만 이들에게 농성촌은 관심 밖이었다. 최기민(42) 쌍용차 범대위 정책실장은 10일 “싸이 공연 날 ‘우리는 싸우면서 이렇게 죽어나가도 세상은 아무 일 없이 돌아가는구나’ ‘이렇게 많은 분들이 한번만 관심 가져주면 쉽게 풀렸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크든 작든 국민이 기쁨을 나눠야 하는 날에 해고자들은 상대적 소외감을 느낀다. 사회에서 이탈된 느낌, 낙오된 느낌이 힘들게 한다”고 말했다. 김정욱(43) 쌍용차지부 대외협력부장은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데다 해고의 고통을 가족들까지 함께 겪는 점이 가장 힘들다”면서 “함께 일하던 동료가 해고된 자와 살아남은 자로 갈라져 서로 얼굴 마주치는 것조차 두려워졌다는 것도 큰 상처로 남았다”고 전했다. 이들이 살을 에는 추위를 무릅쓰고 농성을 계속하는 것은 부당한 정리해고에 따른 억울함을 풀기위해서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가장 억울하게 생각하는 것은 2009년부터 공장 밖으로 내쫓긴 2518명에 대한 부당 해고다. 근로기준법상 정리해고는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가 있을 때에만 실시할 수 있다. 2005년 1월 쌍용차를 5900억원에 인수한 중국 상하이자동차는 긴박한 경영 위기로 인한 부도 상황 등을 명분 삼아 2009년 정리해고 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상하이차 측이 쌍용차의 기술을 취한 뒤 고의로 회사 부도를 내고 이를 위해 회계 조작은 물론 정리해고를 단행했다는 의혹이 해고자들과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상하이차는 쌍용차 인수 뒤 4년간 투자 한 푼 없이 차량 설계도 등 쌍용차 기술 대부분을 빼내갔다는 의혹을 받았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새 정부, ‘MB위원회’ 간판 내린다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정부 조직 개편 작업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각종 대통령·국무총리 직속 정부위원회에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명박 정부 들어 신설된 위원회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측 인사는 9일 “부처의 경우 조직 개편을 최소화하는 게 기본 원칙이지만 정부위원회는 새 정부 국정 철학에 맞춰 개편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도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이명박 대통령 시절 신설된 국정과제위원회를 중심으로 없앨지, 조정할지 등을 한번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정과제위원회는 대통령의 비전을 제시하는 등 국정 운영의 방향타 역할을 하고 있으며 통상 대통령 직속 자문위원회 형태로 꾸려져 왔다. 현 정부 들어 신설된 국가경쟁력강화위와 국가브랜드위, 미래기획위,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 녹색성장위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위원회는 현 정부의 색채가 강하게 반영돼 있는 데다 대선 과정에서 박 당선인이 현 정부와의 ‘정책 차별화’를 강조했던 만큼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빈자리는 박 당선인이 약속한 국민대통합위와 국민감사위, 기회균등위, 청년위 등이 메우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현행 사회통합위는 국민대통합위로 확대 개편될 것으로 점쳐진다. 지방분권촉진위도 박 당선인의 공약인 지방분권균형추진위로 간판을 바꿔 달 것으로 보인다. 또 사실상 행정기관처럼 기능하는 상설 행정위원회 역시 개편 바람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행정위 중에서는 대통령 직속 3개(방송통신위, 국가과학기술위, 원자력안전위)와 총리 직속 3개(공정거래위, 금융위, 국민권익위) 등 모두 6개가 핵심이다. 이 중 공정위를 제외한 5개는 현 정부의 조직 개편 과정에서 신설된 것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권고에 근거해 만들어진 원자력안전위 외에는 모두 개편 영향권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우선 미래창조과학부가 신설될 경우 국가과학기술위를 흡수할 수밖에 없다. 정보통신기술(ICT) 전담 조직이 들어서기 위해서는 방송통신위의 역할과 기능을 쪼개야 한다. ICT 전담 조직이 별도 기구 형태로 꾸려질지, 미래창조과학부·지식경제부·중소기업청 등의 관련 기관과 합쳐질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박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경제 민주화, 가계 부채 대책과 각각 연관 있는 공정위와 금융위 역시 업무 영역이 확대 또는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하이난-남쪽바다海南로 “튀어”

    하이난-남쪽바다海南로 “튀어”

    칼바람의 뭇매가 싫다. 그저 흐물흐물 허물어지고 싶은 너, 도저히 참기 힘들 걸? 하이난의 호텔이 아찔하게 유혹할 테니까. SANYA ”망망대해 같은 1만평의 수영장” 르네상스 리조트 & 스파 산야Renaissance Resort & Spa Sanya 호텔 경진대회라도 열렸냐고?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군. 지금 하이난에는 전세계 유수의 특급 호텔과 리조트가 속속 들어서고 있어. 르네상스 리조트도 그중 하나야. 2010년 문을 연 신상 호텔이자 ‘메리어트’ 계열이기도 해. 호텔에 도착했다면 당장 객실로 달려가. 베란다에서 주변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거든. 객실의 85%가량이 ‘바다 전망’을 자랑한단다. 먼발치서 보기만 할 뿐, 만질 수 없다면 네 것이 아냐. 직접 해변으로 나가 보자. 호텔에서 해변까지는 불과 5분이거든. 리조트가 미리 조성해둔 산책길을 따라서 걸으면 어느새 보들보들한 모래가 소복하게 앉은 해변에 당도할 거야. 모래사장 위로 대형 밀짚모자를 뒤집어쓴, 간이 의자가 듬섬듬성 늘어서 있지. 그곳에 앉으면 겨울바다가 성큼 다가온단다. 겨울바다라지만 맵지 않고, 오히려 포근하지? 하이난은 베트남과 맞닿아 있어서 아열대 기후를 자랑하거든. 바다 구경으로 목을 축였다면 리조트 전체를 둘러싼 수영장으로 향할 차례! 1만평의 수영장이라. 듣기만 해도 흥분되지 않니? 여기서 노닐다 보면 망망대해를 탐험하는 기분에 휩싸여. 물 온도가 항시 27도를 유지하니까 밖이 추워도 수영할 맛이 나. 개구리, 펠리컨 등 동물 모형을 세워둔 키즈 풀, 고급스러운 라군 풀도 마련돼 있으니 금상첨화지. 특히 저녁 무렵, 수영장은 최고란다. 물 안에 LED 조명이 은은하게 퍼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수영도 지겹다면, 복합 놀이 공간인 ‘R-CADE’도 좋지. 닌텐도 위Wii를 해볼까, 탁구를 해볼까, 포켓볼을 쳐 볼까’ 행복한 고민의 연속이지. 투숙자는 매일 한 시간 무료로 게임을 즐길 수 있어. 단, 볼링은 추가 요금을 받으니 유의해. 주소 No 1, Yezhou Road, Haitang Bay, Sanya 572013, Hainan, China 홈페이지 www.renaissancesanya.com ▶깨끗하고 드넓은 수영장은 베스트 오브 베스트! 또한 호텔에서 조금만 걸어 나가면 아름다운 바다가 기다린다. 호텔 식사도 동서양의 조화를 이루고 있어 훌륭하다. ▶수영장, R-CADE를 찾아가다가 몇 번이나 길을 헤맸다. 엘리베이터 역시 구석에 자리해 있어 발견하기 어렵다. 미리 로비에서 리조트 지도를 챙기고 엘리베이터 위치도 확인할 것.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메리어트 계열의 ‘르네상스 리조트 & 스파 산야’는 입구부터 여행객을 압도한다 2 아이를 동행해도 걱정없다. 재미난 장난감이 가득한 키즈클럽 3 웅장하고 현대적인 분위기의 르네상스 리조트의 로비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HAIKOU ”나, 기네스북에 오른 호텔이야” 미션힐스 하이커우MissionHills Haikou 2011년 10월 미션힐스 하이커우는 ‘세계에서 가장 큰 스파 리조트’로 기네스북 인증을 받았어. ‘크기’로는 웬만해선 밀리지 않는 중국답지? 미션힐스 하이커우의 ‘형님’이라 할 수 있는 미션힐스 선쩐심천 역시 ‘세계 최대 골프장’으로 먼저 기네스북에 오른 바 있어. 그곳은 216홀을 갖추고 있어 골퍼 마니아라면 누구나 한번쯤 탐을 내지. 미션힐스 선쩐만큼은 아니지만 미션힐스 하이커우도 180홀의 골프장을 갖추고 있으니 놀라지 마. 이 호텔은 사실 VIP급 인사들에게 더 잘 알려져 있어. 들어는 봤니? ‘미션힐스 스타 트로피’ 대회! 이 대회에 초청받은 사람으로는 박세리, 로레나 오초아, 그렉 노먼 등 유명 골퍼를 비롯해 휴 그랜트, 크리스천 슬레이터 등 할리우드 스타까지 넘나들어. 골프로 유명한 리조트긴 하지만, 미션힐스 하이커우를 맛본 사람은 하나같이 ‘온천’을 최고로 꼽더라고. 냉온천탕의 수는 무려 168개에 달하지. 부지런히 이 탕, 저 탕을 누비고 다녀도 시간이 모자랄 거야. 더구나 이곳에선 이집트의 람세스를 만날 수 있고, 캄보디아 앙코르와트도 보여.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를 주제로 온천장을 꾸며 뒀거든. 지하 800m에서 솟아나는 물은 미네랄 원소를 대량으로 함유하고 있어 몸의 나쁜 기운을 제거해 준단다. 은은한 향이 풍겨져 나오는 유칼립투스탕, 라벤더탕은 강력하게 추천해. 인공 파도가 철썩이는 야외 수영장과 고즈넉한 실내 수영장 탐방도 놓치지 마! 주소 NO.1 Mission Hills Boulevard, Haikou, Hainan, China 홈페이지 www.missionhillschina.com ▶화산지대에 들어선 호텔인 만큼 ‘온천’이 뛰어나다. 인공미를 풀풀 풍기는 여타의 중국 온천과 달리, 미션힐스의 온천은 상당히 고급스럽다. 일본의 유명 온천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 ▶‘하이커우’는 골프 마니아를 위한 여행지다. 그만큼 호텔을 벗어나면 볼거리가 적은 게 사실.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타입이라면 이곳은 별천지. 글·사진 구명주 기자 취재협조 호텔앤에어닷컴 02-310-2672 4 중국 최남단인 하이난은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 대륙의 바다는 매혹적이다 5 골프 마니아를 설레게 하는 그 이름, 미션힐스. 미션힐스 선쩐과 함께 미션힐스 하이커우도 우수한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다 6, 7 화산지대에 들어선 미션힐스 하이커우는 미네랄이 풍부한 온천수를 자랑한다 8 당장이라도 풍덩 뛰어들고 싶은 수영장 ★하이난 이름부터 정직하다. ‘남쪽바다’를 의미하는 ‘해남海南’은 중국식 발음으로 ‘하이난’이다. 여행은 주로 국제공항이 자리한 산야시와 하이커우시 일대에서 이뤄진다. 주요 관광지로는 소수민족인 이족과 묘족의 삶을 재현한 ‘삥랑 빌리지’, 원숭이의 세계를 훔쳐볼 수 있는 ‘원숭이 섬’이 있다. 비행시간은 약 4시간30분.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지금 세종청사에선] “출퇴근 전쟁 너무 힘들어” 하소연 “애들 맡길 어린이집 부족” 불만도

    세종청사 입주 부처·기관들은 일제히 새해 업무를 시작했지만 늦게 내려온 부처는 아직도 이삿짐 정리가 한창이다. 청사 여기저기서 공사 중이라 여전히 어수선하다. 하지만 공무원들의 고충이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세종청사로 출퇴근하는 이들은 빠듯한 일정에 파김치가 되고, 정착한 공무원들은 콩나물 어린이집 때문에 속병을 앓고 있다. 거처를 마련하지 못한 공무원들의 가장 큰 고민은 출퇴근 문제. 특히 수도권에서 통근버스를 이용하는 이들은 새벽 칼바람을 맞으며 집을 나섰다가, 밤늦게 도착하는 일정으로 점점 지쳐가는 기색이 역력하다. 오전 9시가 가까워지면 세종청사 주변은 밀려드는 통근버스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퇴근 무렵엔 버스에 오르기 위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공무원들로 북새통이다. 통근버스 때문에 해프닝도 벌어진다. 한 부처 고위간부는 서울 잠실에서 통근버스를 타고 목적지에 내려보니 경기도 기흥에 있는 삼성전자 공장이었다고. 수도권 잠실·양재 등에서는 일반 기업들이 운행하는 차량도 많기 때문에 잘못타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차량 앞에 ‘청사행’이란 글씨만 믿고 탔다가 대전청사까지 간 공무원들도 많다. 수도권 출퇴근자들에겐 칼퇴근이 필수다. 버스를 못타면 서울 집으로 돌아갈 길이 막막하기 때문이다. 세종에 정착하려는 공직자들은 영유아 자녀들을 맡길 데가 없다고 하소연한다. 청사 내에 정원 200명인 어린이 집 2곳이 운영 중이다. 총 400명을 받을 수 있지만 현재 두 곳에 등록된 영유아 등 어린이는 총 530명을 넘어섰다. 정원을 초과하다 보니 놀이공간 등을 개조해 모두 수용공간으로 만들었다. 당연히 교사들도 부족하지만 3월쯤이나 돼야 채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부처 한 여성 사무관은 “3세 이하 영유아반에 아들을 맡겼는데 마음이 편치 않다”면서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기본적인 공간도 없어 시설이 열악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임기말 MB정부 ‘정책 마이웨이’

    임기말 MB정부 ‘정책 마이웨이’

    올겨울 ‘최강 한파’가 찾아온 26일, 북한강 칼바람은 매섭기만 했다. 수은주는 영하 14도였지만 체감 온도는 영하 20도로 떨어진 듯했다. 하지만 자전거길을 잇겠다는 의지 앞에서는 혹한도, 임기 말의 느슨함도 맥을 추지 못했다. 자전거 정책의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후 서울과 춘천을 잇는 북한강 자전거길을 개통했다. 남한강 자전거길의 랜드마크와도 같은 두물머리 북한강 철교에서 대성리역, 강촌역을 지나 춘천 신매대교까지 이르는 70.4㎞ 구간이다. 지난 5년 동안 낙동강·금강·영산강·한강 등 4대강 주변 자전거길은 물론 지난달에는 100㎞의 새재 자전거길로 낙동강과 남한강의 자전거길까지 연결시켰다. 이명박 정부에서 좌절된 ‘한반도 대운하’ 계획을 자전거길로나마 완성시킨 셈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벌써 내년 계획까지 잡아놓았다. 동해안 해안선을 따라 가는 720㎞ 자전거길을 내년 3월 착공해 2015년까지 완성시킨다는 계획이다. 자전거길 정책처럼 임기 말임에도 ‘마이 웨이’를 걷는 핵심 정책들이 있다. 새만금개발사업, 행정수도이전 등 과거 사례처럼 차기 정부가 돌이킬 수 없도록 ‘대못’을 박았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정책 연속성은 정권의 변화와 관계 없이 안정성을 지켜주는 힘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정책이 전자정부 수출이다. 여러 정부를 거쳐 흔들림 없이 진행돼 왔다. 시작은 김대중 정부였다. 전자정부의 큰 틀과 방향을 제시하며 뿌린 씨앗은 노무현 정부에서 꽃피웠다. 도로명 주소 사업 역시 마찬가지다. 1995년 국회에서 논의가 처음 시작된 이듬해 청와대에서 국가경쟁력강화기획단을 두고서 단계적으로 추진해 왔지만 100년 가까이 써온 지번 주소에 대한 익숙함 등을 이유로 곳곳에서 반발이 컸다. 노무현 정부 마지막 해인 2007년에서야 관련 법이 공포됐고, 현 정부 들어 속도가 붙었다. 내년까지 지번 주소와 도로명 주소를 병행하고, 2014년부터는 단독 표기된다. 김태룡 상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통치권자가 관료의 전문성을 높게 치면 정책의 연속성이 함께 높아지고, 반대로 낮게 평가하면 정책이 요동칠 수밖에 없는 것처럼 정책의 연속성은 관료의 전문주의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면서 “관료들의 전문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인 데다가 현 정부와 동질성이 높은 박근혜 당선인이 신뢰를 강조했다는 측면에서 정책의 연속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캐나다 국립공원 ‘밴프’ 겨울 레포츠의 천국

    캐나다 국립공원 ‘밴프’ 겨울 레포츠의 천국

    섭씨 영하 21도. 온천지가 눈밭이다. 출발. 쉬이이익~. 시속 30㎞. 의자엔 두 명이 구겨 앉아야 한다. 별다른 바람막이도 없다. 칼바람이 달려든다. 휘날리는 콧물은 곧장 고드름이 된다. 볼때기는 이미 얼어 내 것이 아니다. 하지만 연신 환호가 쏟아진다. ‘오빠 달려.’가 아니라, ‘개님들아 달려.’라다. 어디까지? 로키산맥 끝까지. 이만하면 ‘고고씽~’ 할 만하다. 캐나다 국립공원의 ‘아이돌’ 밴프로 체험여행을 떠난다. 겨울 밴프에서 만난 개썰매(dog sledding)는 내 맘을 꽁꽁 붙들어맸다. 그 찬 돌바람 맞으며 개썰매 타는 게 혀를 내두를 일이라고? 맞다. 혀를 내두를지도 모른다. 어떻게 하면 한 번 더 탈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때문에 말이다. 밴프에선 이처럼 다양한 겨울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이름하여 ‘해피해피한 개, Go, 生’이다. 꺄아아아~악, 출발. 북미 대륙의 로키산맥은 캐나다의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와 앨버타주에서 미국의 뉴멕시코주까지, 남북으로 약 4800㎞에 걸쳐 뻗어 있다. 그 가운데 캐나다 쪽의 로키를 ‘캐나디안 로키’라고 부른다. 밴프 국립공원은 재스퍼 국립공원과 함께 캐나디안 로키를 대표하는 국립공원이다. 겨울이면 스키와 스케이트는 물론, 스노 슈잉, 눈꽃 트레킹, 개썰매 등 겨울 레포츠의 천국으로 변한다. 캐나다 최초의 국립공원인 밴프는 앨버타주의 산악도시 캘거리에서 자동차로 1시간 30분쯤 떨어져 있다. 주민수는 약 5000명에 불과하지만 연간 약 10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지다. 개썰매를 타기 위해서는 밴프 타운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캔모어로 이동해야 한다. 1983년 시작된 개썰매는 이 지역에서 가장 오래되고, 여전히 인기 상종가를 치는 겨울 여가 활동이다. 개썰매 투어는 BC주와 앨버타주를 가르는 관문인 컨티넨털 디바이드에서 출발한다. 전체 길이 16㎞를 1시간 30분 동안 내달린다. 최대한의 방한 장비가 준비물이라면 준비물. 고글을 껴야 빠른 속도가 주는 스릴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 개썰매는 알래스카 허스키종의 개 7마리가 끈다. 주인의 ‘오케이 보이’ 출발음을 듣고 나면 정말 열심히, 묵묵히, 신나게 달린다. 반환점까지는 로키의 설경을 뱃놀이하듯 유유히 즐긴다. 거대한 침엽수림에 내려앉은 눈꽃과 고산 준봉들이 빚어내는 풍경은 일품이다. 반환점을 돌아 500여m를 지나고부터 분위기가 확 바뀐다. 길이 없을 것 같은 숲으로 방향을 튼 뒤, 속도를 올리기 시작하는데, 도그 머싱(Dog Mushing)이라 불리는 개썰매 경주를 하는 듯한 속도감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숲길 중간쯤에서 양 갈래로 이어지는 200여m의 코스에서는 마치 실제 경주를 하듯, 총알 같은 속도로 짜릿한 풍경 사이를 지난다. 밴프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재미가 곤돌라 탑승이다. 해발 1123m의 설퍼산 중턱에서 출발해 2281m까지 솟구친다. 그 8분여 동안 지상 최고의 전경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캐스케이드산과 랜들산의 기기묘묘한 풍경이 펼쳐지고, ‘저주받은 자의 영혼’이라는 뜻의 미네완카 호수와 메릴린 먼로의 영화 ‘돌아오지 않는 강’(1954년)의 촬영지였던 보 강(江) 등도 한눈에 담긴다. 설퍼산 여행의 절정은 노천 유황 온천이다. 정상의 바람에 덜덜 떤 여행객들이 추위와 여독을 풀기에 안성맞춤이다. 섭씨 영하 10도의 찬바람이 쌩쌩 부는 곳에 야외 온천이라니…. 눈덮인 로키를 이마에 이고 유황 머금은 수분에 온몸을 마사지한다. 코끝을 스치는 ‘얼음 바람’에 맞춰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천혜의 절경과 함께 걷는 트레킹도 일품이다. 밴프 국립공원 내 트레킹 코스는 무려 1800㎞에 이른다. 그중 앞줄에 서는 건 존스턴 캐니언 트레킹이다. 밴프 국립공원에서 ‘꼭 해야 할 일 10가지’에 포함될 정도로 유명하다. 길이는 5.4㎞. 천천히 걸어도 4~5시간이면 충분하다. 빙하가 녹은 로 폭포와 어퍼 폭포가 만든 깎아지른 계곡과 그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이어진 길을 따라 걷는 맛이 각별하다. 하얀 눈꽃 치장을 한 ‘쭉쭉빵빵’ 미녀 침엽수들이 함께해 더욱 즐겁다. 아그네스 호수 트레킹에 도전해도 좋겠다. 가는 길에 ‘로키의 진주’ 루이스 호수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코스 길이는 6.8㎞로 산정호수를 따라 걷는다. 코스 중간의 루이스 호수에서는 흥미진진한 놀이가 기다린다. 스노 슈즈를 신고 호수 중심부를 걷거나 스케이팅을 즐길 수 있다. 캐나다엔 호수가 200만개에 이른다고 한다. 모두 합치면 한국의 96배에 맞먹는 면적이다. 그 가운데 미네완카 호수는 몇 안 되는 인공호수 가운데 하나다. 캐나다에서 두 번째로 크며 길이 28㎞, 최고 수심이 142m에 이른다. 겨울 호수는 랜들산과 어우러지며 색다른 풍경을 빚어낸다. 크루즈 선박도 운행되는데, 아쉽게도 5~10월에만 탑승할 수 있다. 아울러 배를 타고 거대 송어를 낚는 맛도 각별하다고 현지 가이드는 말했다. 4인승 헬기로 로키를 돌아보는 카나나스키스 헬기 투어도 인기 만점의 프로그램이다. 비행 시간은 20분에서 50분까지 다양하다. 카나나스키스 헬기 투어를 즐기려면 밴프에서 캘거리 쪽으로 1시간가량 되짚어 나와야 한다. 헬기 위에서 로키를 굽어보고 있노라면 진정한 신의 선물을 만끽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쉬 볼 수 없는 풍경을 접하는 벅찬 감동도 그렇거니와, 바람이 많아 취소되기 일쑤일 만큼 자연의 허락을 얻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글 사진 밴프·캘거리(캐나다) 조두천 기자 cdc@seoul.co.kr ●여행수첩 레포츠 체험 뒤엔 온천으로 피로를 풀면 좋다. 여행사 상품에선 옵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곤돌라 40달러, 온천욕 20달러, 헬기 투어는 15분에 80달러, 개썰매는 90분에 200달러(이상 캐나다 달러) 선이다. 1캐나다 달러는 약 1100원. 하나투어(02-2127-1202), 모두투어(02-728-8616), 인터파크(02-3479-4221), 세계로여행사(02-2179-2518), 파로스트래블(02-737-3773) 등에서 로키 겨울 체험상품을 판매한다. 밴프 타운이나 캘거리 외곽의 대형 마트에서 쇼핑을 즐기기에 좋다. 아웃도어 용품이나 옷을 정가의 절반 또는 그 이하로 파는 경우가 많다. 전기 콘센트는 100V, 11자형 플러그를 사용하므로 멀티탭을 준비하는 것이 필수. 앨버타는 최고 등급의 소고기 ‘앵거스’로 유명한 지역이다. 오븐에서 ‘천천히’(aged) 익힌 앨버트 스테이크의 독특한 맛이 일품이다. 한국인에게는 10온스짜리가 적당하다. 가격은 약 30달러. 밴프에서는 사람보다 동물이 우선이다. 경적을 울리거나 내려서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행위를 금하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 관광객에게도 벌금 약 17만원이 부과된다. 주한캐나다관광청 홈페이지(www.canada.travel) 참조. (02)733-7790.
  • “근무여건 열악해도 ‘세종 스타일’ 찾아라”

    “근무여건 열악해도 ‘세종 스타일’ 찾아라”

    “세종 시대는 과천 시대를 뛰어넘어야 합니다. 하지만 요 며칠 전해 들은 세종청사 근무여건은 여러분께 이런 주문을 드리기가 민망할 지경입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글이다. 이날 정부세종청사 입주식을 맞아 각오를 다지자는 뜻에서 편지를 보냈지만 열악한 근무여건 탓에 안타까움을 대신 표시한 것이다. 박 장관은 ‘요 며칠 전해 들은 근무여건’에 대해 “구내식당에서 2부제로 점심을 먹거나 인근 공사장 식당을 이용하고, 대전 시내 찜질방 리스트가 회람된다는 등등의 이야기”라고 풀어썼다. 이어 “아직은 청사만 덜렁 있는 벌판에서 일하려니 마음이 춥고 손발도 시릴 것이다. 오늘도 벌판에서 칼바람을 맞으며 버스를 기다릴 여러분 모습이 눈에 밟힌다.”고 안쓰러워했다. 서울 광화문(정부중앙청사)과 여의도(국회)를 오가는 부담도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백방으로 노력해 하루 빨리 근무여건을 개선하겠다.”면서도 직원들에게 “이젠 일하는 방식도 바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은 예산, 인력, 시간이 부족할 때 오히려 가장 창의적이 된다고 한다.”면서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인 만큼,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는 업무방식인 ‘세종스타일’을 빨리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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