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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서울 톡] 서초 ‘AI로봇코딩 칼리지’ 최초 개설

    서초구는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서초 AI로봇코딩 칼리지’를 개설해 오는 26일부터 12월 14일까지 운영한다. AI(인공지능) 로봇 코딩을 초급, 고급반으로 나눠서 구성했다. 초급반은 스크래치와 아두이노 언어를 사용해 자율주행, 안면인식을 구현해 스마트 시티를 설계하고 시뮬레이션한다. 고급반은 파이선 언어를 사용해 자율주행, 머신러닝 등으로 AI 로봇 실습 장비의 로봇축구와 군무를 구현한다. 코딩 언어를 다룰 줄 아는 청년을 21일까지 모집해 로봇을 구현할 수 있도록 교육을 진행한다.
  • [여기는 남미] 7개월 대기 끝에…코로나19 후 첫 마추픽추 외국인관광객 사연

    [여기는 남미] 7개월 대기 끝에…코로나19 후 첫 마추픽추 외국인관광객 사연

    끈질긴 집념으로 마침내 페루 마추픽추에 입성한 외국인관광객이 현지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 출신의 관광객 제시 카타야마(26)가 화제의 주인공. 카타야마는 장장 7개월 기다림 끝에 꿈에 그리던 마추픽추 땅을 밟았다. 청년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마추픽추를 방문한 첫 외국인관광객'이라는 타이틀도 덤으로 얻었다. 페루 국민들은 그런 청년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며 "청년의 남은 여행을 지원하라"고 페루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평범한 청년 카타야마에게 시련이 시작된 건 지난 3월 마추픽추 관광을 코앞에 두고서였다. 일본에서 3월 15일(이하 현지시간) 마추픽추 입장권을 예약하고 페루로 건너간 청년은 마추픽추 입성을 하루 앞둔 같은 달 14일 '입장이 금지됐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페루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적인 봉쇄령을 발동하면서 마추픽추 국립공원을 폐쇄했다. 청년은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코로나19까지 유행한다는데 그냥 일본으로 돌아갈까, 아니면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기다려볼까" 이런 고민 끝에 카타야마는 후자를 선택했다. 마추픽추 인근 아구아스칼리엔테스에 임시 둥지를 튼 그는 막연한 기다림을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으면서 대기시간은 점점 길어졌지만 카타야마는 끝내 일본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취미로 복싱을 한다는 그는 권투, 요가 등 운동으로 소일하며 인내심을 갖고 마추픽추가 다시 문을 열길 기다렸다. 무작정 기다리던 그는 11일 마침내 마추픽추 입성의 꿈을 이뤘다. 페루가 마추픽추 국립공원 재개장을 결정하면서 그는 꿈에 그리던 마추픽추에 우뚝 섰다. 마추픽추 입장을 기다리며 대기한 지 7개월 만이다. 현지 언론은 "인터넷 입소문으로 그의 사연을 알게 된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마추픽추를 방문하는 첫 외국인관광객이라는 타이틀을 안겼다"고 보도했다. 카타야마는 인터뷰에서 "페루에 남은 유일한 목적은 마추픽추 방문이었다"면서 "방문을 하루 앞두고 봉쇄령이 내려지는 바람에 오래 기다려야 했지만 결국은 마추픽추를 직접 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끈질긴 인내심으로 마추픽추의 꿈을 이룬 카타야마는 이제 페루의 다른 고대 유적지를 돌아볼 예정이다. 현지 네티즌들은 카타야마를 "페루인보다 더 마추픽추를 사랑하는 외국인"이라면서 페루 정부에 청년의 남은 여행을 지원하라는 청원을 넣고 있다. 한편 페루 관광부에 따르면 당분간 마추픽추 국립공원의 입장은 평소의 30%로 제한된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씨줄날줄] 마천루와 재해/전경하 논설위원

    마천루는 ‘하늘에 닿을 듯이 아주 높은 고층 건물’을 뜻한다. 현재 세상에서 가장 높은 빌딩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있는 ‘부르즈 칼리파’다. 2010년 완공된 163층짜리 빌딩으로 지상 높이가 828m다. 2011년 개봉된 영화 ‘미션 임파서블:고스트 프로토콜’에서 주인공 배역의 톰 크루즈가 이 빌딩 외벽에 매달렸던 모습을 찍었다. 두 번째로 높은 빌딩은 중국의 상하이타워로 632m다. 현재 높이 500m가 넘는 건물은 전 세계적으로 10개인데 이 가운데 5개가 중국에 있다. 당분간 중국의 500m 이상 빌딩 숫자는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 4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500m 이상 초고층 빌딩을 새로 짓지 못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초고층 빌딩을 짓기 시작했지만 임대 전망이 불투명해 엄청난 부채가 쌓이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빌딩은 서울 송파구의 롯데월드타워다. 123층 높이에 554.5m로 세계에서 5번째로 높다. 2017년 완공된 롯데월드타워를 시작으로 국내에서도 초고층 빌딩 붐이 일고 있다. 지난해 완공된 부산 엘시티더샵은 411m로 국내에서 두 번째다. 서울 강남구에 2026년 완공 예정인 현대차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허가받은 높이는 569m다. 완공되면 국내 1위다. 2022년 완공 예정인 인천 청라시티타워는 448m로 엘시티더샵보다 높다. 초고층빌딩은 서울을 넘어서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 거대 자본을 상징하는 초고층빌딩은 랜드마크로 관광객을 모으는 효과가 있다. 1985년 당시 동양 최고 높이로 완공됐던 서울 여의도 63빌딩이 대표적이다. 또한 현대 기술력의 각축장이다. 하지만 각종 재해의 파괴력도 커졌다. 지난 9월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이 부산을 강타했을 때 빌딩풍의 영향으로 엘시티와 마린시티가 시설구조물이 떨어지고 유리창이 깨지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빌딩풍은 바람이 고층 빌딩 사이 좁은 공간으로 들어오면서 속도가 2배가량 빨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바람의 방향도 예측 불가능하다. 지난 8일 화재가 발생한 울산의 33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다행히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불은 16시간가량 지속됐다. 건물의 수직적인 구조로 인해 화재 발생 시 화염이나 연기가 수직 방향으로 급속히 퍼지는 굴뚝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항구도시 제다에 최소 1000m, 즉 1㎞ 높이의 제다타워가 지어지고 있다. 2019년 완공 예정으로 2013년 착공했는데 완공 시점이 2020년, 2021년으로 미뤄지고 있다. 각종 재해에 대비하는 기술력을 어떻게 실현할지가 주요 난관 중에 하나일 것이다. lark3@seoul.co.kr
  • 역대 노벨상 과학 부문서 흑인 수상자 0명…“사회 체계의 문제”

    역대 노벨상 과학 부문서 흑인 수상자 0명…“사회 체계의 문제”

    올해 노벨상 수상자 중 경제학상 발표만 남겨 둔 가운데 여성이 올해 수상자 9명 중 4명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지만 역대 수상자의 성별·인종적 다양성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CNN 방송은 9일(현지시간) “역대 노벨상 수상자 931명과 28개 단체 중 여성은 57명으로 전체의 6%, 흑인은 16명으로 2%가 채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CNN은 “과학 부문의 노벨상을 받은 여성 과학자의 수는 느린 속도로 증가하고 있지만, 인종 다양성의 관점에서는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고 평가했다. 흑인 수상자의 경우 현재까지 평화상 부문에서 12명, 문학상 3명, 경제학상 1명이 전부다. 생리의학상, 물리학상, 화학상 등 과학 부문에서 배출된 흑인 수상자는 120년이 된 노벨상 역사상 단 한 명도 없다.첫 흑인 수상자는 1950년에서야 나왔는데, 미국 외교관 랠프 번치가 팔레스타인 문제를 조정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올해 수상자가 발표된 5개 부문에서도 아직 흑인은 없다. 마크 짐머 코네티컷 칼리지 화학과 교수는 “인종 다양성 부족의 근본 원인은 노벨상이 아니라 사회 체계에 있다고 본다”면서 “과학계 내의 다양성 부족 문제는 특정 계층에 대한 정보 부족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모든 인구가 과학을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 역시 전체 수상자 중 6%밖에 되지 않지만 최근에는 그 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올해 화학상의 경우 에마뉘엘 샤르팡티에·제니퍼 다우드나 등 여성 과학자 2명이 함께 수상했는데, 이 부문의 공동 수상자에 여성만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물리학상을 받은 앤드리아 게즈는 역대 4번째 물리학상 수상자다. 마리 퀴리가 1903년 물리학상으로 첫 여성 노벨상 수상자가 된 이래 2009년에는 5명의 여성이 수상해 한 해 최다 수상 기록을 세웠다. 21세기 들어 20년간 여성 노벨상 수상자 수가 올해를 포함해 28명으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는데, 노벨상 시상이 1901년 시작된 점을 고려하면 지난 세기 100년간 전체 여성 수상자 수(29명)와 최근 20년이 거의 비슷한 셈이어서 여성의 비중이 대체로 늘어나는 추세라고 할 수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서초, 청년 유튜버 키우는 ‘1인 크리에이터 칼리지’

    서초, 청년 유튜버 키우는 ‘1인 크리에이터 칼리지’

    서울 서초구는 제2기 ‘1인 크리에이터 칼리지’ 과정을 10일부터 운영한다. 서초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춘 청년 일자리를 준비하기 위해 블록체인 칼리지, 인공지능(AI) 칼리지 청년인턴, AI 데이터라벨링 등 다양한 미래 교육사업을 펼치고 있다. 인재 양성뿐만 아니라 취업이나 창업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청년대상 1인 크리에이터 칼리지는 1인 소셜미디어 시대에 맞는 콘텐츠 제작 전반을 배운다. 서초구 지역 자원을 소재로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한다. 이번에 2기를 추가 모집하면서 대표적인 서초구 인재 양성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서초구는 내년에도 해당 프로그램을 개설해 청년들에게 도움을 주기로 했다. 이번 과정은 기본교육과 심화교육으로 나뉜다. 기본교육은 관심 있는 소재를 직접 기획, 촬영, 편집하는 과정을 거쳐 1개의 콘텐츠를 직접 생산한다. 10일부터 31일까지 총 4주간 6차례 수업이 진행된다. 심화교육은 기획 컨설팅을 통해 실전 촬영과 편집을 거쳐 2개의 콘텐츠를 생산한다. 다음달 1일부터 28일까지 5주간 5차례 수업이 진행된다. 마지막날 콘텐츠 상영회와 수료식을 갖는다. 교육과정에서 나온 개성 있는 콘텐츠를 지역경제 활성화와 서초구 브랜딩에 활용할 계획이다. 제작된 모든 콘텐츠는 유튜브 ‘서초구 크리에이터’ 채널에서 볼 수 있다. 콘텐츠 제작 시 소정의 제작비도 지원한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제1기 1인 크리에이터 칼리지에 대한 호응이 뜨거워 제2기도 알차게 준비했다”며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청년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꾸밈없는 시적 목소리… 개인의 존재를 보편적으로 승화”

    “꾸밈없는 시적 목소리… 개인의 존재를 보편적으로 승화”

    헝가리계 유대인… 예일대 영문학 교수1993년 작품 ‘야생 붓꽃’ 퓰리처상 수상美 현대문학서 가장 뛰어난 시인 중 한 명역대 16번째 여성·美작가로 10번째 영예“질병·이별 등 상실 뒤 치유 논하는 시 써코로나 시대 문학의 원초적 복원력 기대”2020년 노벨문학상은 미국의 여성 시인 루이즈 엘리자베스 글릭(77)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한림원은 8일 “글릭은 꾸밈없는 아름다움을 갖춘 확고한 시적 표현으로 개인의 존재를 보편적으로 나타냈다”며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한림원은 이어 “그의 시는 명징함으로 특징을 지을 수 있다”며 “어린 시절과 가족의 삶, 부모와 형제, 자매와의 밀접한 관계에 시의 초점을 맞추곤 했다”고 평가했다.글릭은 1901년 이후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자 117명 중 16번째 여성이며, 10번째 미국 출신 작가다. 미국에서는 2016년 밥 딜런 이후 4년 만에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이는 올해 노벨문학상이 비유럽권, 여성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가 들어맞은 결과다. 외신들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유럽 작가가 수상한 데다 역대 수상자들 중에 여성 작가들이 절대적으로 적다는 비판에 직면한 한림원이 이를 피해 갈 수 있는 선택을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나 글릭은 수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던 후보군은 아니었다. 나이서오즈 등 온라인 베팅 사이트에서 글릭의 순위는 19위를 기록했다.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시인인 글릭은 1943년 뉴욕의 헝가리계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롱아일랜드에서 성장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거식증을 앓기 시작했으며 세라 로런스 칼리지와 컬럼비아대에서 수학했지만 학위는 받지 못했다. 1968년 ‘퍼스트본’(Firstborn)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글릭은 1993년 시집 ‘야생 붓꽃’(The Wild Iris)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이후 2001년 볼링겐상, 2001년 미국 계관시인으로 선정됐다. 이후 2003~2004년 전미도서상, 2016년 미국 인문 훈장인 내셔널 휴머니티스 메달을 받았다. 글릭의 수상을 두고 학계에서는 한림원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시가 주는 치유의 힘을 높게 봤다고 평가한다. 글릭은 거식증 병력으로 고등학교 중퇴 이후부터 7년여에 걸친 상담 치료를 받으며 트라우마와 고통 등에 골몰했다. 정은귀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는 “그는 질병과 상실, 이별 등 인간 삶의 보편적 문제들을 자연물과 결부시켜 상실 뒤의 치유와 재생을 논하는 시들을 많이 써 왔다”며 “(한림원이) 코로나 시대에 문학이 줄 수 있는 인간성에 대한 원초적인 복원력을 기대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글릭이 2004년에 출간한 책 ‘10월’(October)은 9·11 테러로 미국인들이 겪은 트라우마와 고통, 치유의 문제를 그리스 신화에 빗댄 시집이다. 또한 글릭은 언어의 한계에 대한 지적 탐구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는 시를 쓸 때 정신분석을 차용, 이미지들에 자아를 투사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양균원 대진대 영문과 교수는 “글릭이 쓴 ‘야생 붓꽃’ 등은 짧고 쉬운 단어로 쓴 서정시이지만 치고 들어오는 힘이 있는 시”라며 “주체가 목소리를 내는 방법,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의 어려움을 탐구하며 사적인 이야기를 하는 듯 보이지만 공적이고 깊이 있는 주제의식을 담았다”고 평했다. 현재 글릭은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 거주 중이며, 예일대 영문과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는 총상금 10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2억 9910만원)와 함께 노벨상 메달과 증서를 받는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코로나 시대 위로하는 詩의 힘… 노벨문학상에 루이즈 글릭

    코로나 시대 위로하는 詩의 힘… 노벨문학상에 루이즈 글릭

    2020년 노벨문학상은 미국의 여성 시인 루이즈 엘리자베스 글릭(77)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한림원은 8일(현지시간) “글릭은 꾸밈없는 아름다움을 갖춘 확고한 시적 표현으로 개인의 존재를 보편적으로 나타냈다”며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한림원은 이어 “그의 시는 명징함으로 특징을 지을 수 있다”며 “어린 시절과 가족의 삶, 부모와 형제, 자매와의 밀접한 관계에 시의 초점을 맞추곤 했다”고 평가했다. 글릭은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자 117명 중 16번째 여성이며, 10번째 미국 출신 작가다. 미국에서는 2016년 밥 딜런 이후 4년 만에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이는 올해 노벨문학상이 비유럽권, 여성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가 들어맞은 결과다. 외신들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유럽 작가가 수상한 데다 역대 수상자들 중에 여성 작가들이 절대적으로 적다는 비판에 직면한 한림원이 이를 피해 갈 수 있는 선택을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나 글릭은 수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던 후보군은 아니었다. 나이서오즈 등 온라인 베팅 사이트에서 글릭의 순위는 19위를 기록했다.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시인인 글릭은 1943년 뉴욕의 헝가리계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롱아일랜드에서 성장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거식증을 앓기 시작했으며 세라 로런스 칼리지와 컬럼비아대에서 수학했지만 학위는 받지 못했다. 1968년 ‘퍼스트 본’(Firstborn)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글릭은 1993년 시집 ‘야생 붓꽃’(The Wild Iris)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이후 2001년 볼링겐상, 2001년 미국 계관시인으로 선정됐다. 이후 2003~2004년 전미도서상, 2016년 미국 인문 훈장인 내셔널 휴머니티스 메달을 받았다. 글릭의 수상을 두고 학계에서는 한림원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시가 주는 치유의 힘을 높게 봤다고 평가한다. 글릭은 거식증 병력으로 고등학교 중퇴 이후부터 7년여에 걸친 상담 치료를 받으며 트라우마와 고통 등에 골몰했다. 정은귀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는 “그는 질병과 상실, 이별 등 인간 삶의 보편적 문제들을 자연물과 결부시켜 상실 뒤의 치유와 재생을 논하는 시들을 많이 써 왔다”며 “(한림원이) 코로나 시대에 문학이 줄 수 있는 인간성에 대한 원초적인 복원력을 기대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글릭이 2004년에 출간한 책 ‘10월’(October)은 9·11 테러로 미국인들이 겪은 트라우마와 고통, 치유의 문제를 그리스 신화에 빗댄 시집이다. 또한 글릭은 언어의 한계에 대한 지적 탐구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는 시를 쓸 때 정신분석을 차용, 이미지들에 자아를 투사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양균원 대진대 영문과 교수는 “글릭이 쓴 ‘야생 붓꽃’ 등은 짧고 쉬운 단어로 쓴 서정시이지만 치고 들어오는 힘이 있는 시”라며 “주체가 목소리를 내는 방법,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의 어려움을 탐구하며 사적인 이야기를 하는 듯 보이지만 공적이고 깊이 있는 주제의식을 담았다”고 평했다. 현재 글릭은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 거주 중이며, 예일대 영문과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는 총상금 10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2억 9910만원)와 함께 노벨상 메달과 증서를 받는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방탄이들 따라 한국어 배워요”… 美대학 BTS 한국어 강좌 ‘정원 초과’

    “방탄이들 따라 한국어 배워요”… 美대학 BTS 한국어 강좌 ‘정원 초과’

    “다른 외국어 강좌 수강생은 14명이지만, 방탄소년단(BTS) 한국어 수업은 신청자가 많아 정원을 20명으로 늘렸습니다. 출석률도 100%에 이르고 있습니다.”(강사희 미국 미들베리칼리지 교수) ‘BTS 한국어 강좌’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은 미국 버몬트주 미들베리칼리지에서 ‘Learn! KOREAN with BTS’ 교재를 활용한 한국어 강좌가 수강생 정원을 초과했다고 6일 밝혔다. 학부 1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수업으로, 학생들은 매주 2회, 3시간씩 한국어를 배운다. BTS 한국어 강좌는 BTS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교육법인 빅히트 에듀와 허용 한국외대 교수 연구팀이 함께 개발했다. 올해 초 한국국제교류재단과 업무협약을 맺은 뒤 본격적으로 외국 대학에서 개설을 추진했다. 미들베리칼리지를 비롯해 베트남 탕롱대, 프랑스 에덱비즈니스스쿨, 파리 고등사범대 등 현재 4개국 6개 대학에서 개설했다. 베트남 하노이국립외대와 이집트 아인샴스대에서는 이번 달 중순쯤 개강한다. 대부분 대학이 자료를 보고 혼자 공부하는 형태로 운영하지만, 미들베리칼리지에서는 실시간 온라인 강좌로 진행한다. 이근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은 “외국 유수 대학들이 BTS 한국어 강좌에 관심을 보인다. 강좌 개설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오프라인 후속 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강좌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이 국내 주요 대학과 협력해 외국 대학에 한국어 온라인 강좌를 개설하는 ‘글로벌 e 스쿨’ 일환으로 추진했다. 이 사업으로 현재 전 세계 31개국 130개 대학이 한국어 강좌 1735개를 운영 중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배럿 대법관 지명 안돼” 들고일어난 대학동문 1500명

    “배럿 대법관 지명 안돼” 들고일어난 대학동문 1500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명한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 대법관 후보자에 대해 1500명이 넘는 모교 동문이 집단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격화된 공화·민주 양당의 대법관 인준 전쟁이 동문까지 가세하며 한층 달아오르고 있다. 4일(현지시간) 정치전문 더힐 등에 따르면 1500여명에 이르는 로즈칼리지 학부 동창생들은 배럿 후보자의 보수적인 성향을 지목하며 그의 대법관 지명에 우려를 표명하는 공개서한에 서명했다. 배럿 지명자는 1994년 테네시주 멤피스에 있는 로즈 대학을 우등 졸업하고 인디애나주 노터데임대 로스쿨 졸업 후 모교 교수를 지낸 바 있다. 로즈칼리지 졸업생인 롭 마루스와 캐서린 모건 브레슬린은 서한에서 낙태법과 성소수자(LGBTQ) 이슈, ‘오바마 케어’로 불리는 전국민건강보험법(ACA)에 부정적인 배럿 지명자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우리는 로즈칼리지 관계자들이 배럿을 사랑받는 모교의 졸업생으로 포용하려는 시도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썼다. 이어 “그녀의 전력 및 지명 과정이 우리가 로즈칼리지에서 배웠던 진실과 충성, 봉사의 가치와 정반대라고 믿기 때문에 이런 포용에 반대한다”고 명시했다. 동문들의 공개적인 반대 의견 표명은 이 대학 마저리 하스 총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법관 지명에 대해 지난달 22일 “전문적인 탁월함과 성취”라고 극찬한 성명 이후 나온 것이어서 이목이 집중됐다. 공개서한에는 모두 1513명의 동문이 서명했으며 재학 시절 그를 알고 지냈던 동창생들은 물론 1959년 졸업 선배들도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진보 아이콘이었던 고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 후임으로 보수 성향의 배럿 판사를 대선을 앞두고 서둘러 지명하면서 민주당이 거세게 반발하는 가운데 오는 12일 시작될 인준 청문회는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민주당이 배럿 지명자를 정조준하고 있는 것과 별개로 공화당 상원 법사위 일부 의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상태다. 배럿 지명자 부부 역시 지난여름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이후 완치됐다고 미 언론들이 이날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무려 594.8㎏였던 남자가 코로나를 이기는 방법

    무려 594.8㎏였던 남자가 코로나를 이기는 방법

    2017년 594.8㎏에서 400㎏ 가까이 감량 멕시코의 초고도 비만 남성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이겨냈다. 이 남성은 한때 ‘전 세계에서 가장 뚱뚱한 사람’으로 불렸던 사람이다. 28일(현지시간) EFE·AFP통신 등에 따르면 멕시코 중부 아과스칼리엔테스주에 사는 후안 페드로 프랑코(36)가 최근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했다. 프랑코는 지난 2017년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뚱뚱한 사람’으로 등재됐던 인물로, 그의 당시 체중은 594.8㎏였다. 당시 그는 침대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태가 됐고 당뇨와 고혈압, 갑상선 기능장애 등에 시달렸다. 프랑코는 생존을 위해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혹독한 감량에 나섰다. 세 차례의 수술과 3년간의 지속적인 노력 끝에 현재 체중은 200∼210㎏ 정도로 400㎏ 가까이 줄었다. 그의 건강 상태를 계속 살펴왔던 의사는 지난달 그가 코로나19에 걸린 것을 알아챘다. 먼저 감염된 프랑코의 어머니(66)는 결국 코로나19를 이겨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프랑코 역시 기저질환 등 코로나19 고위험 환자였으나 다행히 증상은 심하지 않았다. 감량 덕분에 혈압과 혈당도 어느 정도 통제되던 상태였다. 프랑코는 22일간의 투병 끝에 코로나를 이겨낼 수 있었다. 담당 의사는 ”프랑코가 처음 만났을 때와 같은 상태였다면 코로나19 증상이 악화해 지금 우리 곁에 없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야 너도 할 수 있어” 594.8㎏였던 멕시코 남성, 코로나 이겨내

    “야 너도 할 수 있어” 594.8㎏였던 멕시코 남성, 코로나 이겨내

    2017년 594.8㎏에서 400㎏ 가까이 감량 멕시코의 초고도 비만 남성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이겨냈다. 이 남성은 한때 ‘전 세계에서 가장 뚱뚱한 사람’으로 불렸던 사람이다. 28일(현지시간) EFE·AFP통신 등에 따르면 멕시코 중부 아과스칼리엔테스주에 사는 후안 페드로 프랑코(36)가 최근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했다. 프랑코는 지난 2017년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뚱뚱한 사람’으로 등재됐던 인물로, 그의 당시 체중은 594.8㎏였다. 당시 그는 침대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태가 됐고 당뇨와 고혈압, 갑상선 기능장애 등에 시달렸다. 프랑코는 생존을 위해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혹독한 감량에 나섰다. 세 차례의 수술과 3년간의 지속적인 노력 끝에 현재 체중은 200∼210㎏ 정도로 400㎏ 가까이 줄었다. 그의 건강 상태를 계속 살펴왔던 의사는 지난달 그가 코로나19에 걸린 것을 알아챘다. 먼저 감염된 프랑코의 어머니(66)는 결국 코로나19를 이겨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프랑코 역시 기저질환 등 코로나19 고위험 환자였으나 다행히 증상은 심하지 않았다. 감량 덕분에 혈압과 혈당도 어느 정도 통제되던 상태였다. 프랑코는 22일간의 투병 끝에 코로나를 이겨낼 수 있었다. 담당 의사는 ”프랑코가 처음 만났을 때와 같은 상태였다면 코로나19 증상이 악화해 지금 우리 곁에 없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닥치는 대로 반려견 입양한 남자, 알고보니 뱀 먹이로?

    닥치는 대로 반려견 입양한 남자, 알고보니 뱀 먹이로?

    닥치는 대로 반려견을 입양한 뒤 연락을 끊어버리는 멕시코 남자가 검찰에 고발됐다. 남자에게 반려견을 넘겨준 사람들은 개들이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멕시코 아구아스칼리엔테스에 사는 남자 케빈 페랄타는 멕시코 SNS 사용자 사이에선 꽤나 알려진 인물이다. 반려견을 입양할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면 놓치지 않고 접촉해 개를 데려가기 때문이다. 페랄타는 지난 4개월 동안 최소한 11마리 반려견을 입양했다. 모두 생후 3개월 남짓한 새끼들이었다. 그는 개를 데려가면서 "많이 사랑해주고 잘 키우겠다"고 약속하지만 이후 행적은 미스터리다. 반려견을 입양시킨 옛 주인이 "데려간 개는 잘 지내고 있죠?"라고 아무리 물어도 그는 답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는 페이스북과 모바일 메신저에서 차단해 완전히 연락을 끊어버린다. 약 20일 전 남자에게 새끼 반려견 2마리를 넘겼다는 클라우디아 가예타도 이런 일을 겪은 사람 중 한 명이다. 가예타는 "데려간 반려견들의 안부를 묻자 이혼한 처와 살고 있는 딸이 반려견들을 잘 데리고 있다. 주말에 사진을 찍어 보내주겠다고 하더니 갑자기 나를 차단했다"고 말했다. 남자가 이런 짓을 반복하자 멕시코 네티즌들은 수사(?)에 나섰다. 페이스북엔 페랄타로부터 비슷한 일을 겪은 사람들의 사례를 모아놓은 페이지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수집된 사례는 모두 비슷했다. 페랄타는 반려견을 입양한 후 옛 주인들을 연락처에서 차단했고, 개들의 종적은 묘연했다. 결국 한 여성이 최근 그를 검찰에 고발했다. 혐의는 동물학대였다. 지난 5월 페랄타에게 새끼 반려견 2마리를 건넸다는 이 여성은 "인터넷을 뒤져보니 수법이 동일했고, 피해 사례도 적지 않았다"면서 "입양한 반려견들에게 못된 짓을 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어 당국에 수사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SNS엔 "매우 난폭한 사람으로 개들을 죽이고 있다" "미신에 빠져 개들을 죽여 제사를 드리는 것 같다"는 등 다양한 소문이 돌고 있다. 가장 유력한 설은 남자가 개들을 먹잇감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이 추적한 결과 남자는 아구아스칼리엔테스에 뱀 사육장을 갖고 있다. 반려견을 입양한 뒤 뱀들에게 먹잇감으로 던져주고 있다는 게 사건을 추적하고 있는 네티즌들의 분석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페랄타는 현재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SNS에 자신의 얼굴사진과 사라진 반려견들의 사진이 공개되고, 검찰에 고발이 접수되자 그는 돌연 종적을 감췄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강남순의 낮꿈꾸기] 긴즈버그의 유산, 한국 사회에 주는 의미

    [강남순의 낮꿈꾸기] 긴즈버그의 유산, 한국 사회에 주는 의미

    “마녀, 악인, 괴물, 좀비, 가장 비열한 인간, 대법원의 수치.” 2020년 9월 18일, 87세의 나이로 사망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을 향한 보수주의자들의 호칭이다. 이러한 부정적 표지는 “악명 높은 RBG”라는 별명으로 전환돼 오히려 그의 역할을 지지하고 확산시키는 대중적 아이콘이 됐다. 긴즈버그는 미국 역사에서 한 개인이 이룰 수 있는 최대치의 변화를 이룬 사람 중 하나이다. 그런데 긴즈버그가 한국 사회에 남긴 것은 무엇인가. 첫째, 긴즈버그는 소위 ‘동료 결혼’(peer marriage)이라는 평등 결혼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동료 결혼이란 경제적 책임, 양육의 책임, 가사노동의 책임, 그리고 여가 시간의 자유 등 삶의 네 분야에서의 책임과 평등을 나누는 결혼을 의미한다. 21세였던 루스와 한 살 더 많았던 마틴이 결혼한 것은 1954년, 지금부터 66년 전이다. 그 오래전에 두 사람은 동료 결혼을 했고, 평생 평등 결혼 관계를 지켜냈다. 내조 또는 외조라는 의미가 아니다. 내조·외조는 이미 ‘내(內)·외(外)’라는 위치를 설정하면서 결혼 관계에서의 젠더 역할에 대한 가부장제적 고정관념을 자연적인 것으로 구성한다. 여성의 내조는 당연시되고, 남성의 외조는 과장되고 미화된다. 긴즈버그의 동료 결혼 관계를 내조·외조라는 가부장제적 개념으로 해석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보수주의자들 “마녀·괴물·좀비”로 호칭 루스는 하버드 법학대학원 학생일 때 암에 걸린 마틴을 위해 그의 학업이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했다. 14개월 된 아이의 엄마로 법학대학원의 학생인 본인도 해야 할 일이 많았을 텐데, 양육과 가사는 물론 그의 학업에 차질이 없도록 밤새워 마틴 친구들의 노트를 빌려 필기를 해 학업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마틴이 먼저 졸업하고서 뉴욕에 취직했을 때, 루스는 하버드대에서 컬럼비아대로 학교를 옮겼다. 남편을 따라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병력이 있는 동반자와 함께 사는 것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루스가 대법관으로 임명됐을 때에는, 뉴욕에서 가장 잘 알려진 세금 변호사였던 마틴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루스를 따라서 워싱턴DC로 이직한다. 외향적이고 유머 감각이 뛰어난 마틴, 다소 내향적이고 늘 진지한 루스는 각기 다른 개별성을 지닌 두 인간으로 서로 지지하고 보살피며 살았다. 친구, 연인, 동료, 지지자, 동반자, 위로자, 돌봄자로 포괄적인 파트너십을 나누며 2010년 마틴의 죽음까지 56여년 동안 동료 결혼 관계를 이어 왔다. 대법관 임명 청문회장에서 루스는 마틴을 “남편”이 아닌 “파트너”라고 지칭한다. 이러한 호칭은 2020년이라면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1993년에 그러한 호칭을 썼다는 것은, 결혼을 진정한 파트너십으로 이해한 두 사람의 의식을 드러낸다. 마틴은 요리를 거의 전담했다. 그는 딸이 결정했다며 “루스가 부엌에 들어오는 것은 더이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특유의 유머를 담아 공적 자리에서 말하곤 했다. 두 긴즈버그의 삶은 진정한 파트너십의 전형을 보여 준다. 1950년대에 만났을 때부터 이미 여성의 일이 남성의 일처럼 똑같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던 마틴과 같은 파트너가 없었다면, 자신이 대법관으로 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루스는 회고한다. 공적 영역에서 평등을 외치면서, 사적 영역에서는 여전히 위계적인 가족 관계를 유지한다면 한 사회의 민주적 가치가 확산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남편 암에 걸리자 학업 계속하게 최선 둘째, 긴즈버그는 권력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를 보여 준다. 권력을 사용하는 데에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하나는 권력을 자신의 개인적 이득을 확장하기 위한 도구로만 쓰는 사람, 또 다른 하나는 공공선을 확장하기 위해 쓰는 이다. 권력 자체는 좋거나 나쁜 것이 아니다. 무엇을 위해 그 권력을 사용하는가에 관심을 둬야 하는 이유이다. 긴즈버그는 대법관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인종, 계층, 성별, 성적 지향 등에 근거해 권리가 박탈된 모든 사회적 소수자들의 권리와 평등의 확장을 위해 사용했다. 물론 우리가 모두 대법관과 같은 막강한 제도적 권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각자의 정황에서 크고 작은 권력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 권력을 자신의 개인적 이득 확장, 정치세력 또는 타자를 억누르고 지배하기 위해서 쓸 수 있다. 또는 그 권력을 구성원 모두가 함께 평등하게 살아가는 가정, 집단, 사회, 그리고 세계를 위해 사용할 수도 있다. 긴즈버그는 기존의 전통과 관습이 차별적일 때는 단호하게 저항했다. 긴즈버그의 유명한 “나는 반대한다”(I dissent)는 사적 이득이나 정치적 파당성이 아니라 공공선을 위한 권력 행사였다. 개인이 부여받은 권력은 자유와 평등 가치의 확산이라는 공공선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긴즈버그는 우리에게 보여 준다. 셋째, 긴즈버그는 페미니즘의 범주가 여성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으로 확장돼야 한다는 유산을 남겼다. 그에게는 ‘페미니스트’라는 표지가 따라다닌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성차별 문제에만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다. 한 사회에서 한 종류의 평등 문제는 다른 종류의 평등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것을 그는 보여 주었다. 젠더 평등은 페미니즘의 출발점이지만, 도착점이 아니다. 긴즈버그는 성차별, 성소수자 차별, 한 부모 양육자로 살던 남성의 권리, 아동 이주민의 권리 또는 인종적 소수자들의 투표권 보호 등 다양한 모습의 차별 문제에 개입하고 법적 평등을 제도화하고자 자신의 권력을 사용했다. 그의 페미니즘은 제도적으로 배제되고 소외된 ‘모든’ 사람의 권리를 확장하고자 하는 코즈모폴리턴 페미니즘이었다. 넷째, 87세까지 치열하게 사회개혁을 위해 일한 긴즈버그는 한국 사회에서 빈번하게 소환되는 세대론의 위험성을 알려준다. 386, 586 또는 2030 등으로 표기되는 세대론의 빈번한 소환은, 그 목적이 무엇이든 득보다 실이 많다. 세대론은 생물학적 나이를 시대적 구조와 연결하면서 특정한 나이의 사람들을 동질적 존재로 집단화한다. 특정한 시대를 산 사람들의 동질성을 전제로 하는 세대론의 치명적인 위험성은, ‘반쪽 진리’를 ‘전체 진리’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러한 세대론적 관점에서 보자면, 긴즈버그는 이제 퇴물로 물러나서 보수적 사고로 점철된 삶을 사는 구세대로 구분돼야 한다. 그러나 그는 생물학적 나이가 들수록 점점 개혁의 급진성을 법적으로 제도화하고자 치열하게 일했다. 한국 사회가 지속적으로 세대론을 소환하는 한 정치와 사회에서 성숙한 민주적 시민의식이 일상화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민주적 의식은 나이, 학연, 지연, 선후배 관계 등에 따른 집단적 동질화가 아니라 개별인의 사유와 입장의 차이를 인식하고 존중하는 윤리적 개인주의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정치 성향 다른 대법관 스칼리아와 우정 다섯째, 우리가 최후까지 지켜내야 하는 것은 자신의 인간됨이라는 것을 긴즈버그는 가르쳐 준다. 평등사회를 위해 평생 치열하게 일하면서, 그는 자신과 정치적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반대자를 적대시하지 않았다. 동료 대법관이었던 안토닌 스칼리아와의 우정은 널리 알려져 있다. 긴즈버그와 스칼리아는 매우 다른 정치적 입장을 지닌 사람이었다. 그러나 돈독한 친구 관계를 이어 왔다. 여행도 함께 가고, 오페라도 함께 보고, 두 사람이 함께 오페라에 등장하기도 했다. 정반대의 관점을 가진 두 사람이 어떻게 그런 우정을 나눌 수 있었을까. 긴즈버그는 2016년에 사망한 스칼리아의 장례식 조사에서 스칼리아가 자신에게 한 말을 인용한다. “나는 아이디어를 공격한다.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다.” 정치적 입장과 생각이 다르다고 반대자를 악마화하는 것이 일상인 한국에서, 긴즈버그의 태도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누군가를 악마화하는 순간 파괴되는 것은 그 타자의 인간됨뿐만 아니라 자신의 인간됨이다. 개혁이란 점진적이며 고도의 인내심이 요청되는 지난한 과정이라고 긴즈버그는 말한다. “한 번에 한 걸음씩”(one step at a time)의 철학을 가지고, 인내심을 가지고 그는 반대자들 또는 변화의 필요성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모든 이들의 평등이라는 법 정신에 근거해 설득하고자 했다. 한국이 성별, 장애, 나이, 성적 지향, 종교, 학력 등 그 어떤 것에 근거해서도 차별받는 사람이 없는 사회가 되기 위해 갈 길은 참으로 멀다. 그러한 사회를 만들고자 할 때 우리가 개인적으로 또는 집단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긴즈버그는 그의 삶과 권력 사용 방식으로 가르쳐 준다. 글 텍사스크리스천대(TCU)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교수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막노동 뛰던 이 남자 위해 ‘고스트’ 주인공을 늘렸다

    막노동 뛰던 이 남자 위해 ‘고스트’ 주인공을 늘렸다

    당초 주원·김우형으로만 확정됐었던 배역 앙상블 지원한 김진욱 매력에 캐스팅 변경 “첫 대극장 오디션서 얻은 믿기지 않는 기회” 지난해 9월 열린 뮤지컬 ‘고스트’ 1차 오디션에는 1500명이 몰렸다. 영화 ‘사랑과 영혼’을 원작으로 한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매지컬’로 불릴 만큼 화려한 무대로 그리는 작품에 뮤지컬을 꿈꾸는 배우들의 관심이 높았다. 제작사는 초연에 함께한 배우 주원과 김우형을 샘 위트로 확정하고 나머지 배역을 캐스팅할 계획이었다. 그 결심을 무너뜨린 건, ‘뮤지컬 엑스칼리버 대학생 앙상블’이 뮤지컬 경력의 전부였던 김진욱이었다.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김진욱은 1년 전 이야기를 하는데도 눈빛이 떨렸다. “믿을 수 없었다”는 말을 몇 번이고 반복했다. 당시 앙상블에 지원했던 그는 “대극장 오디션은 처음이라 그저 좋은 경험 한다고 생각하려고 했다”고 떠올렸다. 그가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 넘버 ‘둘 만의 이야기’를 부르고 오디션장을 떠난 뒤 제작진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대체 누구냐며 수소문을 하는데도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 며칠 뒤 김진욱은 다른 배우 8명과 다시 오디션 기회를 얻었고, 자정쯤 캐스팅 확정 전화를 받았다. 극 중 샘은 잘생기고 능력 있고, 사랑스런 연인까지 둔 ‘다 가진 인물’이다. 김진욱의 첫인상도 그리 보이지만 그는 “제 삶에서 쉽게 얻은 건 아무것도 없다”며 많이 다르다고 했다. 2012년 연습생부터 시작해 3년 만에 겨우 가수(그룹 하트비)가 됐는데 잘 안 풀렸다. 친구들은 벌써 취업하는데 할 줄 아는 게 노래밖에 없으니 막막할 뿐이었다. 유튜브에 커버 영상도 올리고 프로듀싱·작곡도 배우며 어떻게든 음악을 해 보려 했다. 생활비는 새벽 6시마다 건설현장에 나가 일하거나 에어컨 설치 작업을 도우며 벌었다. 앞이 너무 캄캄하니 오히려 다시 처음부터 하기로 했다. 법학을 전공하다가 2018년 연극영화과로 재입학하면서 뮤지컬 무대를 꿈꾸기 시작했다. ‘고스트’ 오디션 이후 그의 경력에는 ‘원모어’와 ‘베어 더 뮤지컬’ 주연 배우가 더해졌다. 대학로 소극장과 중극장을 한 작품씩 한 뒤 다음달 9일 ‘고스트’ 무대에 선다. 김진욱은 “사실 이제부터가 더 두렵고 어렵다”고 말했다. 두 달째 모든 일상을 작품 준비로 채우며 땀을 한 바가지씩 쏟는 이유다. “연출님이 ‘좀더 당당하게 연기해도 된다’고 해 주시는데, 겸손할 수밖에 없어요. 아무것도 없던 저를 믿고 뽑아 주셨으니 기대에 부응해야죠. 실망시켜 드리고 싶지 않고 작품을 함께하는 많은 분들의 노력을 헛되게 하고 싶지 않아요.” 겸손하게 조곤조곤 말하면서도 “열심히 할 테니 잘 봐 달라”며 웃어 보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앙상블 지원했다 주연 발탁…김진욱 “아무 것도 없던 저에 대한 믿음 부응해야죠“

    앙상블 지원했다 주연 발탁…김진욱 “아무 것도 없던 저에 대한 믿음 부응해야죠“

    지난해 9월 열린 뮤지컬 ‘고스트’ 1차 오디션에는 1500명이 몰렸다. 영화 ‘사랑과 영혼’을 원작으로 한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매지컬’로 불릴 만큼 화려한 무대로 그리는 작품에 뮤지컬을 꿈꾸는 배우들의 관심이 높았다. 제작사(신시컴퍼니)는 초연에 함께한 배우 주원과 김우형을 샘 위트로 확정하고 나머지 배역을 캐스팅할 계획이었다. 그 결심을 무너뜨린 건, ‘뮤지컬 엑스칼리버 대학생 앙상블’이 뮤지컬 경력의 전부였던 김진욱이었다.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김진욱은 1년 전 이야기를 하는데도 눈빛이 떨렸다. “믿을 수 없었다”는 말을 몇 번이고 반복했다. 당시 앙상블에 지원했던 그는 “대극장 오디션은 처음이라 그저 좋은 경험 한다고 생각하려고 했다”고 떠올렸다. 그가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 넘버 ‘둘 만의 이야기’를 부르고 오디션장을 떠난 뒤 제작진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대체 누구냐며 수소문을 하는데도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 며칠 뒤 김진욱은 다른 배우 8명과 다시 오디션 기회를 얻었고, 자정쯤 캐스팅 확정 전화를 받았다. 극 중 샘은 잘생기고 능력 있고, 사랑스런 연인까지 둔 ‘다 가진 인물’이다. 김진욱의 첫인상도 그리 보이지만 그는 “제 삶에서 쉽게 얻은 건 아무것도 없다”며 샘과는 많이 다르다고 했다. 2012년 연습생부터 시작해 3년 만에 겨우 가수(그룹 하트비)가 됐는데 잘 안 풀렸다. 친구들은 벌써 취업하는데 할 줄 아는 게 노래밖에 없으니 막막할 뿐이었다. 유튜브에 커버 영상도 올리고 프로듀싱·작곡도 배우며 어떻게든 음악을 해 보려 했다. 생활비는 새벽 6시마다 건설현장에 나가 일하거나 에어컨 설치 작업을 도우며 벌었다.앞이 너무 캄캄하니 오히려 다시 처음부터 하기로 했다. 법학을 전공하다가 2018년 연극영화과로 재입학하면서 뮤지컬 무대를 꿈꾸기 시작했다. ‘고스트’ 오디션 이후 그의 경력에는 ‘원모어’와 ‘베어 더 뮤지컬’ 주연 배우가 더해졌다. 1년 만에 대학로 소극장과 중극장을 한 작품씩 한 뒤 다음달 9일 ‘고스트’ 무대에 선다. 뮤지컬을 하기로 결심하고선 마치 그를 기다렸다는 듯 모든 단계가 착착 이뤄졌다. 아마도 그 속에 수많은 노력과 고민들이 담긴 이유일 것이다. 김진욱은 “사실 이제부터가 더 두렵고 어렵다”고 말했다. 두 달째 모든 일상을 작품 준비로 채우며 연습을 할 때마다 땀을 한 바가지씩 쏟는 이유다. 몸을 더 키우라는 해외 연출의 당부에 몸무게도 10㎏도 늘리며 샘이 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연출님이 ‘좀더 당당하게 연기해도 된다’고 해 주시는데, 겸손할 수밖에 없어요. 아무것도 없던 저를 믿고 뽑아 주셨으니 기대에 부응해야죠. 실망시켜 드리고 싶지 않고 작품을 함께하는 많은 분들의 노력을 헛되게 하고 싶지 않아요.” 겸손하게 조곤조곤 말하면서도 “열심히 할 테니 잘 봐 달라”며 웃어 보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혼하고 싶다” 남편 음식에 세제 넣은 아내

    “이혼하고 싶다” 남편 음식에 세제 넣은 아내

    이혼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남편 음식에 세제를 넣은 아내가 경찰에 붙잡혔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27일 가나가와현 지가사키시에 사는 여성 A(49)씨가 지난 3월 남편의 식사에 세제를 넣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고 보도했다. 부부는 평소 불화를 겪었고 이 여성의 남편은 “지난 1월 아내가 ‘이혼하고 싶다. 집에서 나가달라’고 했는데 내가 안 나가니까 내쫓고 싶어서 그런 것 같다.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자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편은 한 달 전부터 음식 맛이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식사 후 구토를 하기도 했다. 남편은 이후 집안에 소형 감시카메라를 설치했고, 아내가 음식에 식기 세척용 세제와 표백제, 욕실용 세제 등을 넣는 모습이 찍혔다. 음식에 들어간 세제의 양은 치사량은 아니어서 남편의 몸에는 큰 이상이 없는 상태로 전해졌다.경찰에 체포된 아내 A씨는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주방용 세제 등은 독성이 적은 편이지만, 다량을 섭취했을 경우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마이니치 신문은 주방용 세제에 쓰이는 중성, 약알칼리성 세제는 독성이 낮다고 일본중독정보센터를 인용해 전했다. 다만 고령의 치매 환자가 부엌용 중성세제 1통을 마셔 입원한 사례도 있는 만큼 “대량으로 마실 경우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난 보수지만 긴즈버그 존경” 전임 극찬한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지명자

    “난 보수지만 긴즈버그 존경” 전임 극찬한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지명자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의 후임으로 지명된 에이미 코니 배럿 제7연방고법 판사가 긴즈버그를 극찬하는 지명 소감을 내놨다. 그는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 발표 회견에서 긴즈버그를 회고하는 발언으로 자신의 소감을 시작했다. 배럿 지명자는 “긴즈버그는 여성이 법조계에서 환영받지 못할 때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면서 “하지만 그녀는 유리천장을 깼을 뿐만 아니라 때려 부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엄청난 재능을 가진 여성이었고, 그녀의 공직 생활은 우리 모두에게 모범”이라고 높이 평가했다.특히 그는 “내가 상원 인준을 받는다면 나는 내 앞에 있던 사람에 유념하겠다”고 언급했다. 배럿 지명자가 임명될 경우 연방대법관은 9명 중 보수 6명, 진보 3명으로, 기존 5대4였던 보수 우위구조가 한층 더 보수 일색으로 굳어지게 된다. 생전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은 마이너를 대변하는 진보의 아이콘이었지만, 배럿 지명자는 가톨릭에 이민·낙태 금지, 오바마 케어 반대 등 보수 색채가 확고하다. 민주당과 진보 진영에서 이런 보수 성향의 배럿 지명자를 반대하고 있지만, 당사자인 배럿은 같은 여성으로 법조계에서 ‘여성 최초‘ 수식어를 달고 다녔던 긴즈버그를 높이 평가하며 부정적 분위기를 돌파하려는 것으로 읽힌다. 그러면서도 배럿 지명자는 자신의 성향에 대해 분명히 밝혔다. 극보수주의자이자 자신이 서기로 함께 일했던 고(故) 안토닌 스칼리아 대법관을 자신의 멘토라고 언급했고, ‘법을 어떻게 해석할지에 대한 본보기’라고 밝혔다. 배럿 지명자는 “긴즈버그와 스칼리아 대법관이 재임 시 사건을 놓고서는 격렬하게 대립했지만, 의견 불일치가 상호에 대한 애착까지 파괴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미국과 미국의 헌법을 사랑한다”면서 “판사는 법률에 적힌대로 적용해야 한다. 판사는 정책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자신이 가졌을지도 모를 정책적 관점을 배제하는데 단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포장재 재활용 쉽게…내년부터 EPR 분담금 차등화 등 실효성 제고

    포장재 재활용 쉽게…내년부터 EPR 분담금 차등화 등 실효성 제고

    시중에 유통되는 10개 제품 중 3개 이상은 여전히 재활용이 어려운 포장재 재질·구조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부터 포장재 재활용 용이성 등급에 따라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분담금을 차등화하는 등 실효성을 강화키로 했다.환경부은 27일 지난 9개월간 재활용 용이성 평가의무 대상인 6000여개 업체가 제조·수입하는 2만 7000건의 포장재 재활용 용이성을 평가한 결과 ‘어려움’ 등급이 32%(8715건)에 달했다고 27일 밝혔다. ‘최우수’(161건)와 ‘우수’(1만 2702건)는 48%(1만 2863건)로 나타났다. 다만 포장재로 인한 재활용 비용 증가와 재생원료 품질 하락을 방지하고 생산단계부터 재활용이 쉬운 포장재 사용 등을 위한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평가제도가 지난해 12월 25일 시행된 후 업체들의 포장재 개선 추세는 확인됐다. 페트병 출고량의 66% 이상을 차지하는 먹는물과 음료류 등에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일반 접착제보다 잘 떨어지는 열알칼리성 접착제를 사용해 쉽게 라벨을 뗄 수 있고, 페트병 몸체를 유색에서 무색으로 전환하는 적극적인 개선 노력도 보였다. 이를 통해 재활용 ‘어려움’ 등급의 페트병은 출고량 기준으로 2019년 15만 8429t에서 2020년 9만 1342t으로 43%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환경부는 보다 쉬운 재활용 유도를 위해 어려움으로 평가된 포장재에 대해 내년 3월 24일까지 ‘재활용 어려움’을 표기토록 했다. 또 내년부터는 용이성 등급에 따라 EPR 분담금을 차등화해 평가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어려움’ 등급은 분담금이 20% 할증한다. 확보된 재원은 포장재 재질·구조 개선 촉진을 위한 인센티브 제공 등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또 올해 서울·제주·천안 등 6개 지자체와 시범사업으로 추진한 ‘투명 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을 12월 25일 전국 공동주택으로 확대키로 했다. 재생원료 품질 향상을 위해 대책이다. 고품질 재활용 체계 구축을 위해 시설을 개선한 선별업체에 대한 별도 지원금 지급도 추진할 계획이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우주를 보다] 혜성에도 신비한 오로라 존재…원자외선 극광 포착

    [우주를 보다] 혜성에도 신비한 오로라 존재…원자외선 극광 포착

    지구에서 꾸준히 관찰해 오던 혜성에서 ‘원자외선 오로라’가 처음으로 포착됐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리 런던의 대기물리학자 마리나 갈란드 박사 연구진은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이하 혜성 67P)에서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오로라가 포착됐다고 밝혔다. 극광으로도 불리는 오로라는 태양이 태양풍에 실어 보내는 전기를 띤 하전입자가 지구 자기장을 따라 극지의 대기권 상층부로 유입됐을 때, 대기권의 산소와 충돌하면서 만들어내는 아름다움 빛이다. 이러한 오로라는 태양계에서 수성을 제외한 모든 행성이 가지고 있으며, 목성의 위성인 가니메데와 유로파에서도 오로라 현상이 관측된 바 있다. 다만 지금까지 그 어떤 혜성에서도 오로라가 포착된 적은 없는데, 연구진은 혜성 67p를 2년간 관측한 유럽우주국(ESA)의 로제타 탐사선이 보낸 데이터에서 혜성에도 오로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활용했다. 연구진은 로제타에 장착된 원자외선 분광기와 이온·전자센서 등을 활용했고, 이 과정에서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원자외선 형태의 오로라가 혜성 67P에서 관측됐다고 설명했다.연구진은 “태양풍을 타고 혜성에 도달한 태양의 하전입자인 전자가 혜성의 얼음과 먼지로 된 가스와 상호작용하면서 오로라를 만들어냈다”면서 “이온전자센서를 이용해 오로라 발생을 유발한 전자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지구에서는 자기장이 태양풍을 타고 온 하전입자를 극지 대기권 상층부로 보내 독특한 빛을 형성하지만, 혜성에는 이러한 자기장이 없기 때문에, 오로라가 혜성을 둘러싼 채 분산된 형태를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혜성 주변에서 오로라를 발견한 것은 매우 놀랍고 흥미로운 사실이며, 이번 연구결과는 지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태양풍의 변화를 연구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천문학‘ 최신호에 실렸다. 한편 2004년 3월 아리안 5호 로켓에 탑재돼 우주공간으로 발사됐던 혜성탐사선 로제타는 무려 10년 넘게 고독한 비행을 계속해 2014년 8월 6일 목적지인 67P과 만났다. 혜성 주변을 돌며 임무를 수행한 로제타는 2016년 9월 혜성 지표면에 출동해 장렬히 전사, 12년에 걸친 활동을 마무리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감초 젤리 매일 한봉지 반 먹은 美 남성 5주 만에 사망

    감초 젤리 매일 한봉지 반 먹은 美 남성 5주 만에 사망

    ‘약방에 감초’란 말은 이 식물의 단맛이 한약 성분의 쓴맛을 중화시키는 효능이 있어 어떤 약재를 써서 한약을 짓더라도 들어가기 때문이다. 해독 작용도 빼어나고 따듯한 성분이라 속을 편안하게 다스리기도 한다. 다만 고혈압이 있는 이들은 조심하라고 동의보감에도 안내돼 있다. 영어로는 ‘liquorice’다. 리코리스는 신기하게도 네덜란드와 북유럽 나라들에서 차나 젤리 같은 간식거리, 디저트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북유럽의 선물 파는 가게에 들러 리코리스 젤리를 사왔다는 이들이 제법 있었다. 미국에서도 다크 초콜릿을 입힌 검정색 리코리스 젤리는 우리 기준으로는 형편없는 맛이고 모양도 흉측한데 운전하며 질겅질겅 씹어 먹으면 은근히 단맛이 나오고 졸음을 쫓는 데도 좋다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매사추세츠주의 54세 건설 노동자가 패스트푸드점에서 갑자기 심장마비로 쓰러져 목숨을 잃었다. 남자의 신원도 알려지지 않았고 날짜도 알려지지 않았다. 24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와 야후! 라이프 보도 등을 보면 이 남자는 갑자기 온몸을 덜덜 떨더니 차츰 의식을 잃었다.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소용 없었다. 그는 36년 동안 매일 한 갑씩 담배를 피웠고, 헤로인 습관에다 C형 간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한마디로 몸이 엉망이었다. 하지만 복수의 의사는 그가 감초를 너무 많이 먹어 포타슘(칼륨) 수치를 현격하게 떨어뜨린 탓에 목숨을 잃었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BBC는 전했다. 이 남성은 매일 검정 리코리스 젤리를 한 봉지 반씩이나 먹는 습관이 있었다고 전해졌다. 그는 심장마비로 실신하기 전에는 어떤 증상도 호소하지 않았다.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실린 이 남성의 사례에서 의사들은 리코리스의 글리시리진의 산 성분을 사망 원인으로 지목했다. 엘레이저 R 에델만 박사는 “이 환자가 부실한 식단에 사탕을 너무 많이 먹었다고 전해 들었다. 그의 질환이 사탕 소비와 연결돼 있었을 수 있다. 글리시리진 산은 고혈압, 저칼륨혈증(Hypokalemia), 대사성 알칼리증(Metabolic Alkalosis), 치명적인 부정맥(不整脈-Arrhythmias), 신부전(腎不全-Renal failure) 등의 원인이 되는데 이 환자에게선 모두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환자는 원래 붉은 과일 단맛이 트위스트(감귤 조각)를 즐겨 먹다가 죽기 몇 주 전 검정 리코리스로 만든 것들을 먹는 식으로 습관을 바꾼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지목됐다. 다른 의사 앤드루 L 린드퀴스트 박사도 리코리스가 원인인 것 같다는 데 동의하면서 “리코리스 캔디로 최근 간식거리를 바꾼 것이 저칼륨혈증을 불러온 것으로 의심할 만하다”고 논문에 적었다. 이 남자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권고만 유심히 살폈더라도 목숨을 잃지 않았을지 모른다. 나이 마흔을 넘긴 성인이 2주 동안 하루 2온스(56g)씩만 검정 리코리스 젤리를 먹어도 부정맥과 불규칙한 심장 박동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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