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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미현 칼럼] 尹 정부 경제정책 ‘방향성’은 뭔가/수석논설위원

    [안미현 칼럼] 尹 정부 경제정책 ‘방향성’은 뭔가/수석논설위원

    요즘 사석에서 가장 많이 듣는 얘기는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성을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누구보다 새 정부 탄생을 염원했다는 사람들조차 고개를 갸우뚱하기는 마찬가지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경제관료를 가장 많이 중용한 윤 대통령으로서는 억울할 듯싶다. 경제부총리는 말할 것도 없고 자신의 비서실장부터 국무총리까지 그 똑똑하다는 기획재정부 출신을 포진시키지 않았던가. 그도 모자라 ‘경제고문’까지 뒀다. 그런데 왜 이런 얘기가 나오는 걸까.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물가 안정이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라고 공언했다. 그런데 내놓은 카드는 감세와 가격 통제다. 수요를 억제해야 하는데 도리어 값을 깎아 주며 소비를 유인한다. 가격 통제엔 부가가치세만 한 게 없다. 모든 재화와 서비스에 10%씩 붙으니 이를 내리면 즉효다. 그런데 정부의 감세안에는 정작 부가세만 빠져 있다. 물가만 놓고 보면 앞뒤가 안 맞는다. 지금의 물가 상승이 ‘공급’에 주로 기인하니 그나마 이해한다고 치자. 더 이상한 것은 건전재정과 감세다. 한덕수 총리는 “전임 정부 때 재정이 너무 망가졌다”며 확장재정을 접고 건전재정으로 돌아서겠다고 공표했다. 그런데 정부의 세제개편안대로라면 5년간 60조원의 세수가 줄어든다. 아무리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을 쥐어짜고 정부 부처 지출을 줄여도 수입에서 이렇게 구멍이 크게 뚫리면 메울 길이 막막하다. 정부는 조세 부담이 줄어든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늘리게 되면 경제가 성장해 세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반박한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은 이런 주장을 향해 “오랜 세월 허구임이 입증됐음에도 결코 생명력을 잃지 않는 좀비 같은 아이디어”라고 일갈한다. 실제 우리에게도 이명박 정부 때 법인세 등을 깎아 줬지만 투자는 늘지 않았던 전례가 있다. 물론 과거에 그랬다고 이번에도 그러라는 법은 없다. 크루그먼은 최근의 인플레 예측도 틀려 반성문을 쓰기도 했으니까. 감세가 투자와 고용을 직접 늘리진 못하더라도 ‘기업하는’ 여건을 개선하고 사기를 진작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니 정부 주장이 ‘작동’할 수는 있다. 다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런데 건전재정과 감세를 동시에 들고나오니 또 헷갈리는 것이다. 어디 이뿐인가. 국가 돌봄이 꼭 필요한 곳은 결코 외면하지 않겠다고 장담한다. 코로나 등으로 양극화가 심해진 데다 고물가까지 겹쳐 취약계층에 대한 정부 지원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미국, 영국이 되레 증세를 추진하는 배경이다. 세금을 깎아 주면서도 나라 곳간을 튼튼히 하고 어려운 국민도 살뜰히 보살핀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안타깝게도 현실은 조금 다르게 작동한다. 가장 기본적인 복지 잣대(기준중위소득)와 코로나 지원금조차 ‘재정 부담’을 이유로 줄이려다가 여론의 반발 등에 밀려 원상복구시킨 정부다. 윤 대통령이 약속한 생계급여 인상(중위소득의 30%→35%)과 주거급여 인상(46%→50%) 등은 손도 못 댔거나 찔끔 올렸을 따름이다. 재정 부담을 줄이려면 기초연금 월 10만원 인상, 병사월급 200만원 인상 등 불요불급한 공약부터 접으라는 조언이 들끓어도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대통령실에서 신호를 줘야 하는데 윤 대통령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용감하게 건의하는 참모가 있는 것 같지도 않다. 그러니 새 정부 경제정책에 ‘말 따로, 행동 따로’라는 걱정이 따라붙는 것이다. 모레까지 휴가인 윤 대통령은 휴양지도 포기하고 ‘방콕 칩거’를 선택했다. 구두 밑창 닳아 가며 진정성 있게 열심히 하는데 왜 국민들이 알아주지 않는지 야속해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 고민해야 할 건 추상적인 ‘열심히’가 아니라 구체적인 ‘어떻게’다. 이도 저도 아닌 처방전으로는 국민 마음을 돌리기 어렵다. 아무리 ‘민생’을 외친들 느껴져야 느끼는 거다.
  • [특파원 칼럼] 대중무역 3개월 연속 적자… 위기 탈출 해법 있나/류지영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대중무역 3개월 연속 적자… 위기 탈출 해법 있나/류지영 베이징 특파원

    지난달 우리나라가 4개월 연속 무역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7월 누적 적자도 150억 달러에 달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133억 달러)을 이미 넘어섰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치라고 한다. 대한민국 성장 엔진인 수출에 ‘비상등’이 켜졌다. 베이징에서 지켜보는 기자에게 더 큰 우려는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과의 교역에서도 석 달 연속 적자가 났다는 것이다. 7월 대중 무역은 5억 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해 5월(-10억 9000만 달러)과 6월(-12억 1000만 달러)에 이어 3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 갔다. 우리나라가 중국과의 무역에서 적자를 기록한 것은 1992년 8월 두 나라가 수교한 뒤로 처음이다. 한국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만성적인 무역적자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오늘날 ‘외환보유고 세계 9위’ 국가로 환골탈태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에서의 꾸준한 흑자가 결정적이었다.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전 세계를 덮친 2008년과 코로나19로 지구촌이 멈췄던 2020~2021년에도 대중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적이 없었다. 수교 이후 지난해까지 29년간 대중국 누적 수출액은 2조 2818억 달러, 수입액은 1조 5754억 달러로, 모두 7064억 달러의 흑자를 거뒀다. 이런 중국과의 교역이 적자로 돌아섰다는 것은 우리 경제에 심각한 위기가 찾아오고 있음을 뜻한다. 대중 무역적자의 직접적인 원인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발생한 원자재 가격 폭등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우리 정부는 글로벌 공급망 교란 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도시 봉쇄 등으로 중국 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지자 본토 기업들이 한국산 철강 및 석유화학 제품 수입을 잠시 중단하고 재고부터 소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이 경제 정상화에 속도를 내는 8월부터는 흑자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구조적 문제로 볼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그러나 이런 시각으로 현 상황을 진단하는 것은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 중국이 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 분야에서 빠르게 경쟁력을 키워 서서히 한국산 제품을 밀어내고 있다는 반론도 상당해서다. 중국의 전반적인 기술 수준이 우리의 턱밑까지 쫓아왔다. 실제로 2018년 556억 달러나 되던 대중 무역흑자는 2019년 290억 달러, 2020년 237억 달러, 2021년 243억 달러 등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가 뚜렷하다. 올해 역시 1~4월 누적 흑자가 65억 달러로 전년에 크게 못 미치다가 5월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상반기 전체로 보면 아직 42억 달러 흑자지만 전년 동기(116억 달러)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코로나19 봉쇄가 아니었어도 ‘대중무역 적자 전환’은 우리가 언젠가 받아들여야 할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중국을 다니다 보면 ‘메이드 인 코리아’가 갈수록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중소기업들의 탈(脫)중국이 줄을 잇고 대기업들 역시 주재원의 수를 줄이고 있다. 반면 중국 업체들의 한국 시장 공략은 시간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이런 구조가 고착화되면 일본에 시달리는 만성적인 무역적자를 중국에서도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분명하다. 중국이 따라오지 못할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보다 규제가 많은 우리나라에서 이것이 말처럼 쉬울까. 근본적인 위기 탈출 해법이 요구되는 때다.
  • 펠로시 대만행 관측… “오늘 밤 도착해 1박”

    펠로시 대만행 관측… “오늘 밤 도착해 1박”

    아시아 순방에 나선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일 대만에 도착해 하룻밤을 묵을 것이라는 대만 현지 보도가 나왔다. 중국은 닷새간의 남중국해 군사훈련 등 ‘무력시위’를 예고했고, 미 백악관은 펠로시 의장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히는 등 미중 간 ‘폭풍 전야’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대만 자유시보는 1일 “펠로시 의장이 말레이시아 방문 뒤 내일 밤 대만에 도착할 것이라는 외신 관측이 돌고 있는데 이 사안에 정통한 이들은 실제 그러한 계획이 있고 시기도 외부 추측과 비슷하다고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또 “펠로시 의장은 3일 오전 입법원(의회)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만 외교부는 언급할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런가하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펠로시 의장이 공항에 몇시간 체류하며 그곳에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만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앞서 미 워싱턴포스트와 CNN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외교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2일 저녁이나 3일 오전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가능성이 있다고 트위터를 통해 알렸다. CNN도 익명의 대만 고위 관리와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예상했다. 이날 오전 싱가포르에 도착한 펠로시 의장 측은 대만 방문 여부에 대해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중국은 인민해방군 창건 95주년 기념일인 이날 강경 목소리를 재차 발신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펠로시 의장이 대만에 간다면 중미 관계를 심각하게 파괴해 매우 심각한 후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인민해방군은 절대 손 놓고 있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어떤 조치를 취할지 지켜봐 달라”고 군사적 대응도 시사했다. 이와 관련 중국 군 당국은 2일 0시부터 6일 밤 12시까지 선박들의 남중국해 4개 해역과 그 접속수역 진입을 금지하는 한편, 군사훈련을 공지했다. 미국도 맞대응을 시사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CNN ‘뉴 데이’에 “의회 지도자의 대만 방문은 드문 일이 아니다. 중국이 강하게 발언할 이유나 어떤 조치를 운운할 이유가 없다”며 “우리는 하원의장을 지원하기 위한 어떤 조치든 할 것”이라고 밝혔다.
  • [나우뉴스] “윤석열, 미국의 짐이 됐다”…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 분석한 美전문가들

    [나우뉴스] “윤석열, 미국의 짐이 됐다”…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 분석한 美전문가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두 달여 만에 처음으로 20%대로 곤두박질 친 가운데, 미국 언론도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주목하고 있다. 보수 성향의 미국 안보전문매체인 내셔널인터레스트는 한국 관련 소식을 모아놓은 섹션인 ‘코리아 와치’(Korea Watch)면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인기 없는 한국의 대통령을 자신으로부터 구할 수 있을까’(Can Biden Save South Korea’s Unpopular President From Himself?)라는 제목의 칼럼을 전면에 배치했다.해당 칼럼은 지난 24일 작성됐지만, 윤 대통령의 지지도가 발표된 직후인 29일 전면 배치됐다. 칼럼을 작성한 사람은 시카고 일리노이대학에서 국제관계와 한국정치를 가르치는 최승환 교수로, 내셔널인터레스트는 그를 “은퇴한 육군 장교이자 여러 책의 저자”라고 덧붙여 소개했다. 내셔널인터레스트에 실린 해당 칼럼은 취임 두 달 만에 이렇게 낮은 지지율을 기록한 한국 대통령이 과거에는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윤 대통령이 너무 빨리 미국의 짐(liability)이 됐다”(South Korean president Yoon Suk-yeol has too quickly become a liability for Washington)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정부는 잠재적으로 불리한 외교 정책적 의미로 인해 한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한 것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윤 대통령은 27년 동안 범죄를 수사한 경력 밖에 없기 때문에 민주주의의 기본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또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분류해야 하는 위치에서는 이를 잘 수행했지만, 이러한 흑백 논리는 국민의 목소리와 인정에 따라 타협하고 협력해야 하는 민주주의에서는 잘 통하지 않는다.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이 국가를 통치할 때 정치적 정당성을 크게 훼손할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밖에도 해당 칼럼은 지지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윤 대통령이 검찰의, 검찰에 의한, 검찰을 위한 정부를 만들었기 때문”이라면서 “그의 위법 행위로 인해 윤 대통령은 너무 빨리 미국 정부의 짐이 되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과 진지한 대화를 나누며 압승을 거둔 대통령처럼 행동하지 말라고 촉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이러한 촉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한국 국민에 의해 무너지기 전에 한반도에서 미국의 안보 위험을 최소화하는 대안을 고려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며 한국은 통제불능 상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에 우려를 표한 것은 내셔널인터레스트만이 아니다. 미국 경제전문지 블룸버그도 27일 윤 대통령이 취임 두 달 만에 지지율이 40% 아래로 떨어졌다면서 최근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논란을 자세히 소개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미국 CIA 출신 분석가의 말을 인용해 “이 시점에서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윤 정부가 낮은 지지율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피드백을 받아 국정 운영에 필요한 조정을 하는 것이다”고 충고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변화하지 않으면 미국과의 관계 회복, 한국의 국제적 위상 증진 등을 위해 윤 대통령이 해온 진전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 29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에 따르면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4% 포인트 하락한 28%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는 2% 포인트 상승한 62%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인사(21%) ▲경험·자질 부족·무능함(8%) ▲경제·민생을 살피지 않음(8%) ▲독단적·일방적(8%) ▲소통 미흡(6%) ▲전반적으로 잘못한다(5%) ▲여당 내부 갈등과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문자메시지 노출(3%) 등이 꼽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윤석열, 미국의 짐이 됐다”…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 분석한 美전문가들

    “윤석열, 미국의 짐이 됐다”…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 분석한 美전문가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두 달여 만에 처음으로 20%대로 곤두박질 친 가운데, 미국 언론도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주목하고 있다. 보수 성향의 미국 안보전문매체인 내셔널인터레스트는 한국 관련 소식을 모아놓은 섹션인 ‘코리아 와치’(Korea Watch)면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인기 없는 한국의 대통령을 자신으로부터 구할 수 있을까’(Can Biden Save South Korea’s Unpopular President From Himself?)라는 제목의 칼럼을 전면에 배치했다.해당 칼럼은 지난 24일 작성됐지만, 윤 대통령의 지지도가 발표된 직후인 29일 전면 배치됐다. 칼럼을 작성한 사람은 시카고 일리노이대학에서 국제관계와 한국정치를 가르치는 최승환 교수로, 내셔널인터레스트는 그를 “은퇴한 육군 장교이자 여러 책의 저자”라고 덧붙여 소개했다.  내셔널인터레스트에 실린 해당 칼럼은 취임 두 달 만에 이렇게 낮은 지지율을 기록한 한국 대통령이 과거에는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윤 대통령이 너무 빨리 미국의 짐(liability)이 됐다”(South Korean president Yoon Suk-yeol has too quickly become a liability for Washington)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정부는 잠재적으로 불리한 외교 정책적 의미로 인해 한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한 것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윤 대통령은 27년 동안 범죄를 수사한 경력 밖에 없기 때문에 민주주의의 기본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분류해야 하는 위치에서는 이를 잘 수행했지만, 이러한 흑백 논리는 국민의 목소리와 인정에 따라 타협하고 협력해야 하는 민주주의에서는 잘 통하지 않는다.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이 국가를 통치할 때 정치적 정당성을 크게 훼손할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밖에도 해당 칼럼은 지지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윤 대통령이 검찰의, 검찰에 의한, 검찰을 위한 정부를 만들었기 때문”이라면서 “그의 위법 행위로 인해 윤 대통령은 너무 빨리 미국 정부의 짐이 되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과 진지한 대화를 나누며 압승을 거둔 대통령처럼 행동하지 말라고 촉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이러한 촉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한국 국민에 의해 무너지기 전에 한반도에서 미국의 안보 위험을 최소화하는 대안을 고려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며 한국은 통제불능 상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美블룸버그도 "윤 대통령 변화해야" 촉구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에 우려를 표한 것은 내셔널인터레스트만이 아니다. 미국 경제전문지 블룸버그도 27일 윤 대통령이 취임 두 달 만에 지지율이 40% 아래로 떨어졌다면서 최근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논란을 자세히 소개했다.블룸버그는 이어 미국 CIA 출신 분석가의 말을 인용해 "이 시점에서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윤 정부가 낮은 지지율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피드백을 받아 국정 운영에 필요한 조정을 하는 것이다"고 충고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변화하지 않으면 미국과의 관계 회복, 한국의 국제적 위상 증진 등을 위해 윤 대통령이 해온 진전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 29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에 따르면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4% 포인트 하락한 28%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는 2% 포인트 상승한 62%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인사(21%) ▲경험·자질 부족·무능함(8%) ▲경제·민생을 살피지 않음(8%) ▲독단적·일방적(8%) ▲소통 미흡(6%) ▲전반적으로 잘못한다(5%) ▲여당 내부 갈등과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문자메시지 노출(3%) 등이 꼽혔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거부할 수 없는 한입의 마력, 스페인 타파스 문화/셰프 겸 칼럼니스트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거부할 수 없는 한입의 마력, 스페인 타파스 문화/셰프 겸 칼럼니스트

    종종 스페인에 다녀온 사람들과 대화해 보면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스페인의 열성적인 팬이거나 큰 매력을 못 느껴 심드렁해하거나 둘 중 하나다. 사람마다 여행에서 기대하는 바가 다르기에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열성적인 팬의 한 사람으로서 스페인의 진짜 매력과 마주하게 된다면 사랑하지 않고는 못 배길 거라 믿는 편이다. 모든 유럽의 나라, 도시들을 저마다의 이유로 사랑하지만 특히 스페인이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단연 타파스 문화다. 특정 외식업장의 숫자를 통해 어떤 나라에 어떤 식문화가 있다고 이야기한다면 우리의 경우 치킨, 카페, 고깃집 문화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만큼 스페인에는 타파스 바가 많고, 많은 사람이 찾는다.타파스 하면 흔히 작은 바게트 위에 다양한 음식을 올려놓은 장면을 떠올린다. 음식이 올라간 빵을 두고 타파스라고 하기도 하지만 타파스는 보다 넓은 범위의 음식을 통칭한다. 유난히 저녁 식사가 늦은 스페인에서 저녁을 먹기 전 허기를 달래 주고자 맥주와 와인을 파는 바에서 간단하게 요깃거리를 만든 게 타파스다. 일종의 한입거리 핑거푸드나 음식을 작은 접시에 담아낸 스몰 플레이트를 모두 타파스라 부른다. 어떤 전문가들은 타파스가 한 선술집 주인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고 주장한다. 무더운 날씨에 와인과 맥주잔에 하루살이가 꼬이는 걸 막고자 잔 위에 빵을 얹어 뚜껑(tapa)처럼 쓴 것이 타파스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빵만 먹기 심심하니 빵 위에 이런저런 음식을 올려 먹게 됐다는 설이다. 술과 함께 빵을 먹기도 하니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빵 위에 음식을 올리게 되면 애초의 목적, 하루살이로부터 음식을 보호한다는 명분이 희석되는 게 아닐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해 볼 수도 있겠다.역사적인 인물을 끌어와 그럴듯한 주장을 하는 이들도 있다. 13세기 스페인의 왕 알폰소 10세가 건강상 이유로 식사량을 줄이고 대신 낮 동안 약간의 와인과 간식을 먹었는데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모든 여관에서 낮에 약간의 음식과 와인을 제공하라고 명한 것이 타파스 문화의 시작이었다는 것이다. 연원이 확실치 않은 일화를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어 보인다. 분명한 건 타파스 문화가 이베리아 반도에서 찾아볼 수 있는 독특한 문화란 사실이다. 무더운 한낮에 휴식을 취하는 시에스타 문화와도 연관성이 있다. 휴식을 취하고 난 뒤 다시 일을 시작하기 전 간단한 요깃거리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술집에서 타파스를 제공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간단한 음식들이 스페인 요리 유산의 정체성으로 변모했다고 볼 수 있다.본격적인 식사라기보다는 간식, 술안주에 가까운 음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타파스는 시간을 쪼개며 다니는 여행객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다. 잘 차려진 식탁에 앉아 천천히 서비스를 받으며 정찬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편하게 다양한 음식을 맛보고 즐기고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는 게 훨씬 편하기 때문이다. 타파스는 좋은 식재료들의 조합으로 이뤄지는 만큼 그 수와 종류가 무궁무진하다. 원래 하나의 정찬 요리였던 것이 크기를 줄여 타파스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 스페인이 자랑하는 돼지고기 가공품인 하몽과 초리소, 식초나 소금에 절인 앤초비, 튀기거나 구운 대서양의 해산물, 계란과 감자로 만든 스페인식 오믈렛, 참치와 새끼 장어, 올리브, 염장한 대구, 각종 치즈 등 고품질의 식재료들은 만드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무엇과 조합하든 어지간한 일품요리만큼 맛있는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는 게 타파스의 진정한 매력이다.스페인 전역에서 타파스 바를 흔하게 찾아볼 수 있지만 관광객들에게 가장 알려진 도시는 카탈루냐의 대도시 바르셀로나와 바스크의 산세바스티안이다. 바스크는 핀초스라고 하는 타파스가 유명하다. 먹는 것에 유난히 진심인 바스크 사람들은 빵 조각 위에 갖가지 음식을 쌓아 올려 먹는데 재료가 많은 나머지 고정이 되지 않자 짧은 나무 꼬치(못을 뜻하는 핀초)를 찔러 넣었다. 그래서 이 동네에선 타파스보다 핀초스란 이름이 보편적이다. 프랑스 요리가 최고급 정찬 요리, 이탈리아가 파스타와 피자로 대표된다면 스페인은 단연 타파스다. 세 나라를 오가며 느낀 건 타파스 문화야말로 우리 정서와 통하지 않을까란 점이다. 한식이 세계 미식가들의 주목을 받게 되면서 흥미로운 부분은 반찬을 ‘한국식 타파스’라고 설명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사실이다. 여러 음식을 조금씩 맛본다는 점에서 타파스와 반찬은 공통점이 있다. ‘한식 타파스’가 새로운 미식 트렌드로 자리잡을 날이 그리 머지않아 보인다.
  • [진경호 칼럼] 우파 정부의 착각/진경호 수석논설위원

    [진경호 칼럼] 우파 정부의 착각/진경호 수석논설위원

    우파 정부의 고질적 착각의 하나는 “내가 잘하면 된다”는 것이다. ‘열심히 하면 결과는 좋을 것’이라는 믿음, ‘언젠가는 국민이 충정을 알아 줄 것’이라는 믿음이, 이 ‘된다’가 포괄하는 영역의 핵심을 이룬다. 민주화 이후 평가 순위의 끝자락을 단골로 차지했던 이명박 정부가 그랬고, 헌정사 첫 탄핵의 박근혜 정부가 그랬다. 그런데 이들 정부의 믿음이 이들 정부가 맞닥뜨린 현실과 일치했던가. 아니다. ‘나라를 위한 충정과 실력만큼은 으뜸’이고 ‘이를 국민들이 알아 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무장한 두 정부의 공통점 하나가 집권 직후 지지율 추락이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 시절 ‘광우병 소고기 파동’이라는 사건을 제외하면 인사 잡음 등이 지지율 하락의 요인이다. 물론 인사 잡음으로 따지면 상대적 좌파라 할 노무현·문재인 정부도 만만치 않았다. 그럼에도 노·문 정부는 인사 논란에 따른 지지율 폭락은 겪지 않았다. 외려 문 전 대통령은 지지율 80%로 치솟았고, 노 전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에 직면했던 건 주로 본인의 좌충우돌 발언과 정책에 기인한다. 버금가는 잘잘못 앞에서 상대적 좌파 정부는 무탈하고 우파 정부는 휘청거리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겠다. 정치환경 측면에서 보면 지지층의 충성도와 결집력 차이가 그중 하나다. 태생적으로 사회구조의 문제에 민감하고 연대와 집단행동에 능한 좌파 지지층은 자신들이 지지하는 정부가 흔들릴수록 응집력을 발휘해 정권을 받친다. 반면 개인의 자유와 책임을 중시하는 우파 진영은 상대적으로 연대나 결속과 거리가 멀다. 일부 극우층을 제외하면 ‘행동’에도 인색하다. 지지율이 떨어져도 좀처럼 ‘미워도 다시 한번~’을 부르지 않는다. 정권의 특질 차원에서 보면 우파는 결과를, 좌파는 과정을 중시한다. 좌파 정권의 정책이 종종 ‘빛 좋은 개살구’인 것이나 우파 정권이 왕왕 우격다짐의 행태를 보이는 건 이상한 게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이 설화(說禍) 단계로 진입했다. “전 정권에서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7월 5일)라며 국민에게 따지기 시작하더니 “(지지율이 떨어지는) 원인을 알면 어느 정부나 잘 해결했겠죠”(7월 19일)로까지 나아갔다. ‘열심히 하면 된다’는 믿음이 30%대로 떨어진 싸늘한 지지율 앞에서 마구 흔들리고 있음을 여과 없이 내보인다. 27년 경력 전직 검사인 정치 초년생의 정치 언어가 유려할 순 없겠으나 취임 두 달여 만에 ‘민심, 너 왜 이래. 나 몰라?’ 하고 따진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진의가 무엇이든 “대통령 노릇 못 해먹겠다”던 노 전 대통령의 막말이 어른댄다. 무엇을 하겠노라 말하려면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몇 곱절 많아야 한다. 국정이 아니라 치킨집을 꾸린대도 그게 기본이다. 0.7% 포인트 차 승리가 말해 주듯 국민 절반이 등진 상태에서 출범했고, 국회의석의 5분의3을 움켜쥔 야당이 벌써 탄핵 운운하는 상황에서라면 더더욱 과정이 중요하다. 끊임없이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고, 하나라도 더 내 편을 만들어야 한다. 좋은 결과를 안겨 줄 테니 기다리라며 밀어붙이는 성과지향형 정치로 낭패를 봐온 게 우파 정부 아닌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엊그제 기자들 앞에 섰다. “저와 장차관들 다수가 전문가이다 보니 ‘나만 열심히 하면 된다’는 생각들이 있었다. 앞으론 정무 감각을 갖고 언론과 자주 접촉하고 국회와 소통해 달라는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 참 우파스럽다. 이제 와서 ‘정무 감각을 갖고…’라니, 대통령이 지시해야 정무를 장착한단 말인가. 대통령 지시로 기자들 만난다는, 저 비정무적 배경 설명은 또 뭔가. 동지적 집단사고로 무장한 문재인 정부 참모들도 이처럼 대통령 지시만 바라보고 있었을까. 정무의 중요성을 절감했다니 다행스럽긴 하나, 길이 멀어 보인다. 청와대를 마다하고 용산으로 나온 이유가 뭔가. 지금 국민 속에 서 있는가.
  • [특파원 칼럼] 경제와 안보 사이… 국익 앞에 내 편은 없다/이경주 워싱턴특파원

    [특파원 칼럼] 경제와 안보 사이… 국익 앞에 내 편은 없다/이경주 워싱턴특파원

    “새로운 문제도 아니고 한국만의 독특한 문제도 아니다. 역사적으로 각국 정부는 안보와 무역 사이에서 국가의 이익을 탐색해야 했다.” 이달 초 니컬러스 애버스탯 미국기업연구소(AEI) 정치경제 석좌와 인터뷰 중 미중 갈등 속 한국에 대한 조언을 해 달랬다가 들은 답이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를 잊었냐’, ‘중국 편에 서면 주권도 위협받는다’ 등을 강조하던 통상의 미국 인사와 다르게 그의 답변은 ‘미중 간 선택의 문제’에 해결이나 결말 따윈 없다는 의미로 이해됐다. 실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칩4’(미국·한국·일본·대만) 반도체동맹에 한국이 참여할지를 다음달까지 답하라고 요청하면서 우리는 또다시 선택의 문제에 노출됐다. 최근만 돌아봐도 쿼드(미국·호주·일본·인도)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TP) 미가입에 대한 갑론을박, 주요 반도체 업체들에 대한 미국의 정보 제출 요구, 미국 중심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가입 등 미중 갈등은 한국에 큰 부담이 됐다. 앞으로도 인공지능(AI), 우주항공, 양자컴퓨팅, 바이오 등 끝이 없을 것이다. 관세전쟁, 무역전쟁, 통화전쟁, 기술전쟁 등은 ‘경제안보’라는 말을 탄생시켰다.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의 한국에서 안보와 경제의 융합은 애초부터 불가능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호주처럼 대중 석탄 수출을 끊고 중국의 보복을 감내하면서 미국에서 핵잠수함 기술을 받는 것도, 북한처럼 친중 노선을 밟으며 미국을 적대시하는 것도 한국의 선택지에는 없다. 칩4에 대한 고민은 더욱 복잡하다. 미국의 반도체 새판 짜기에 올라타야 할 상황이고, 파운드리는 미국 반도체 설계 회사들의 하청 물량이 절대적이다. 미국과의 양자 채널만 믿고 칩4를 외면했다가는 미국과 대만의 밀착이 가시화될 수 있다. 반면 사드의 아픈 기억이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는 산업계의 트라우마다. 대만은 반도체 생산 분야의 경쟁자여서, 일본은 2019년 한국을 상대로 소재·부품·장비에 대해 보복성 수출 규제를 내린 바 있어 편치 않은 관계다. 골치 아픈 한국이 미측에 여러 역제안을 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칩4는 순수하게 반도체 과잉 공급을 막기 위한 협의 채널이라는 주장도 들린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려 반도체 강국인 한국의 칩4 승선을 바라고, 중국 언론은 “상업적 자살”이라는 원색적인 표현까지 동원해 비판하고 있다. 이쯤 되면 지칠 만도 하다. 그냥 경제적 이익을 기준으로, 혹은 안보를 기준으로 한쪽을 택해 버리자는 극단적 여론이나 미중 갈등 때문에 되는 게 없다며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사안마다 경제와 안보 사이 어딘가를 치열하게 고민하고 선택하며 책임져야 한다. 칩4의 경우 중국 언론들은 한국 반도체 수출 중 중국·홍콩 비중이 60%나 된다고 압박했지만, 반대로 중국이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한국을 적으로 돌릴 수 있을지, 또 미국은 한국 없이 중국에 대항할 수 있을지 등 미중의 위협에 대한 현실을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무엇보다 스리랑카는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에 적극 참여하고 2017년 인도양으로 향하는 항구를 중국에 넘겼지만, 중국은 국가부도에 처한 스리랑카를 구해 주지 않았다. 미국은 지난해 비용 부담 등으로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결정했다. 국익 앞에 내 편은 없다.
  • ‘장애인 이동권’ 좋은 기획·분석 기사… ‘리얼돌’ 사례는 해결책도 제시

    ‘장애인 이동권’ 좋은 기획·분석 기사… ‘리얼돌’ 사례는 해결책도 제시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2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9층 회의실에서 제153차 회의를 열고 7월 서울신문 보도를 논의했다. 회의에는 김숙현(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정일권(광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김정은(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 박경미(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위원이 참석했다. 이동규(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위원장과 김재희(김재희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위원은 서면으로 참여했다. 위원들은 ‘장애인 이동권, 갈등 넘어 연대로’ 등의 기획기사와 창간기획 ‘청년, 고립되다’가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피살 사건의 경우 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 등을 심층 보도했지만 다각적 측면의 분석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 ●‘장애인’ 기사 숙의 토론은 형식 특별 박경미 ‘장애인 이동권, 갈등 넘어 연대로’ 기획은 장애인 이동권, 시위와 관련된 것들이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좋은 기획기사다. 단순히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는 걸 넘어 누가, 왜 장애인 이동권 문제를 찬성 혹은 반대했는지 분석하며 정치적 문제와도 잘 연결시켰다. 2030세대 남성들이 왜 장애인 이동권 문제에 반대했는지 등 원인 분석과 취재가 잘 이뤄졌다. 다만 17개 시도지사 장애인 공약을 분석했는데, 지역에서 해당 문제를 어떻게 인식하고 실천하는지와 앞으로 어떻게 할지가 담기지 않은 점은 아쉽다. 이 외에 ‘민선 8기 단체장에게 듣는다’ 등 굉장히 좋은 기획기사가 많았다. 김정은 이번 달 사회면의 의제 선정이 탁월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먼저 온 주말’ 코너에서 리얼돌 문제를 다룬 것과 ‘스콘랩’의 퀴어 퍼레이드 관찰기, 장애인 이동권 기사 등이 인상 깊었다. 사회문제를 조명하는 것을 넘어 해결책을 잘 제시해 ‘솔루션 저널리즘’을 구현했다고 본다. 정일권 새로운 시도를 한 기획기사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장애인 이동권, 갈등 넘어 연대로’ 기획의 경우 숙의 토론을 활용한 점이 형식적으로 특별했고 좋았다. 18일자 ‘청년, 고립되다’의 경우 여론조사 기관과 공공조사 네트워크 자료를 활용했다. 기존 여론조사 활용 기사와 달랐던 점은 ‘이런 조사가 있고 우리는 보도한다’는 식이 아니라 ‘우리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어 조사 기관을 이용한다’는 방식으로 보도한 것인데, 이런 시도가 좋게 느껴졌다. 다만 조사 방법 설명에서 표집 방법을 공개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 올 프로야구 노장들이 성적이 좋다는 점에 착안한 ‘형이다, 애송이들아’와 ‘MZ세대는 왜 골프에 빠졌나’ 등의 스포츠 기사도 돋보였다. 스포츠면에서 전날 경기 결과를 소개하는 기사보다 스토리성 기사나 문화적 흐름을 같이 엮어 낸 기사에 더 눈길이 간다. 김재희 5일자 ‘미성년 성소수자 협박 갈취…차별 혐오가 범죄로’라는 기사는 서울퀴어문화축제를 앞두고 최근 2년간 성소수자 대상 범죄 판결문 15건을 분석해 차별과 혐오가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실태를 보여 줬다. 시의성이 있고 기획 의도가 탁월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성소수자를 대상으로 한 판결문에 나타난 사례 전달에 무게가 쏠린 채 제시한 판결에 대한 분석과 성소수자 대상 범죄 발생의 구조적 원인과 대안이 깊게 모색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 이동규 21일 온라인에 보도된 ‘울산 사고견 안락사 중단 이슈’ 기사는 공감분류 1500여건, 댓글 약 5700건으로 독자들의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독자들의 관심사를 엿볼 수 있는 좋은 보도였다. 사고견 처리 결과에 대한 후속 보도와 함께 국민의 관심사로 번진 반려동물 사고, 인간과 반려동물의 관계 등에 대한 심층 진단을 해 봤으면 한다. ●일본의 아베 평가 다각적 보도 아쉬워 김정은 아베 전 총리 피격 사건 이후 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정책 기조를 잘 예측해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 줬다고 생각한다. 다만 11일자에서 아베 전 총리가 숨을 거두기 전 부인 아키에 여사가 어떻게 슬픔을 표출했는지 굉장히 구체적으로 묘사했는데, 적절했는지 의문이다. 같은 날 보도된 ‘사제총 제조법 국내 포털서 흔해 尹테러 암시글 올라 경찰 추적도’란 기사는 우리 사회의 사제총기 문제점을 다룬 점이 공감됐으나 제조법이 구체적으로 나와 모방 범죄가 우려됐다. 김숙현 아베 전 총리 피격 사건에 대해 대다수의 언론이 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 등에만 포커스를 맞춰 보도한 점이 아쉽다. 우리 입장에서 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이 궁금할 수밖에 없지만 아베라는 인물이 일본 국내 정치에 미친 영향과 그가 추구한 개헌도 큰 이슈다. 일본 내에서도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찬반 논란이 많고, 국장을 치르는 문제에 있어서도 일본 국민들의 반감이 상당하다. 일본 내의 아베 전 총리에 대한 평가 등 다각적 측면의 보도도 필요했다고 본다. 13일자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칼럼 ‘아베 전 총리 사망과 한일 관계’는 굉장히 잘 쓴 글이란 생각이 든다. 개헌에 대해 비판만 할 게 아니라 공론화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경제 문제 심각성 구체적 지표 잘 활용 김재희 8일자 ‘먼저 온 주말’ 코너의 ‘기획 사기, 피 같은 전세금 노린다’ 기사는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는 전세 사기의 유형과 대응 방안을 독자 입장에서 쉽고 유용하게 다뤘다. 특히 ‘보증 악용한 놈’, ‘시세 속이는 놈’, ‘신용 숨기는 놈’, ‘몰래 집 파는 놈’ 등 제목만으로도 기사 내용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해 독자의 시선을 끌었다. 박경미 7월에 특히 경제문제의 심각성을 보여 주는 기사가 많았는데, 구체적 지표들을 잘 정리해 줬다. 4일자 1, 2, 3면에 소비자 물가 상승률, 세계 증시 하락 현황 등 수치들이 굉장히 자세하게 나왔다. 다만 기사 배치가 아쉽다. 1면에 소비자 물가가 오른다는 기사, 2면에 전 세계적 경제 물가 변동에 대한 기사에 이어 3면 상단에 정부 정책 기사를 배치했는데, 정부 정책 기사를 1면에 배치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1일자 10면 그래픽에 미국의 유럽 지역 무기, 전략부대 배치 상황을 지도로 구현했는데, 미국의 전략 변화와 중점을 두고 있는 곳 등을 굉장히 선명하게 보여 줬다. 이동규 11일자 정부의 7월 말 발표 예정인 세법개정안 중에서 소득세 개편 방안에 초점을 맞춰 다룬 것이 눈에 띄었다. 또 같은 날 사설 “소득세 서민·중산층 혜택 넓히되 면세자도 손보길”을 게재, ‘넓은 세원, 낮은 세율’ 대원칙을 강조하면서 물가와 소득세 연동, 면세자 비율(우리 국민 10명 중 4명) 축소를 위한 ‘최저한세’ 도입 등 방안도 제시했다. 아울러 22일자 2면에 서민 중산층 세 부담 완화, 부동산 세제 전면 개편 등 분야별 상세한 설명과 함께 사설 “쓸 데 안 쓰고 줄일 데 안 줄이면 감세 효과 못 본다”를 게재, 정부 세제개편안의 전반적 방향은 옳다고 하면서도 세수 부족 대안, 지출 구조조정을 촉구한 점이 좋았다. ●사설, 제목보다 논리·근거 중심 돼야 정일권 최근 코로나19 관련 기사가 많이 나왔는데, 가장 궁금한 것은 4차 백신을 맞아야 할지 여부다. 그런데 이런 부분들이 기사에서 심층적으로 다뤄지지 않아 아쉽다. 14일 사설 ‘코로나 확산 막아야 한다’에서 “4차 접종률을 높이기 쉽지 않다. 대국민 설득 필요하다”, “백신과 치료약 공급에도 만전을 기하길 바란다” 등의 문장이 쓰였는데 너무 힘없는 사설로 느껴진다. 정부 대책에 대한 지적 혹은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호소 등 방향성을 가지고 뚜렷하게 얘기해야 한다고 본다. 1일자 ‘민주당, 국회 원 구성 폭주 시도 이참에 접어라’, ‘검찰수사 받는 김승희 후보자, 장관 임명 신중해야’ 두 사설 제목은 정치적으로 한쪽에 치우쳤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제목의 표현, 어조보다 논리와 근거가 중심이 돼야 한다. 7일자 김상연 정치부 부국장의 칼럼 ‘윤석열과 노무현’은 소프트하면서도 ‘언중유골’이 느껴진다. 무거운 이야기를 가볍게 던질 수 있다면 독자들이 재밌게 읽을 수 있고, 윤석열 정부 등 받아들이는 쪽에도 곱씹으며 생각할 거리를 준다. 서울신문에서 자체적으로 좋은 칼럼을 뽑아 기자들에 대한 교육 자료로 쓰면 좋겠다.
  • 이대론 4대 대도시도 20년 못 버텨… 지방소멸 못 막으면 ‘국가소멸’ [마강래의 함께 살아가는 땅]

    이대론 4대 대도시도 20년 못 버텨… 지방소멸 못 막으면 ‘국가소멸’ [마강래의 함께 살아가는 땅]

    수도권 밖 지역은 저출산과 인구감소, 수도권 집중화라는 삼각파도 속에서 하루가 다르게 늙어가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지방이 살아야 서울도 살 수 있다고 믿는 도시계획가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가 지방소멸이라는 현실 속에서 어떻게 하면 우리 국토를 다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공간으로 만들 수 있을지 고민을 나누고 대안을 제시합니다. 3주마다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컵에 물이 반이 채워져 있다. 어떤 이는 물이 반이나 채워져 있다고 안도하고, 또 다른 이는 반밖에 채워져 있지 않다고 불평한다. 검은 렌즈의 안경을 쓴 사람은 세상이 어둠에 잠겼다 느끼고, 파란 렌즈의 안경을 쓴 사람은 원래부터 세상은 푸르뎅뎅했다고 믿는다. 언제부턴가 나도 내 안경이 어떤 색깔일까 궁금했다. 혹시 삐딱한 유전자가, 아니면 내 제한된 경험이 세상을 곡해하고 있는 게 아닐까 의심했다. 불안감 때문일까. 나는 유난히 통계에 집착한다. 숫자가 보여 주는 경향성에 집착한다. 그래서 내 주변은 온통 숫자로 가득하다. 직장과 거주공간이 왜 불일치하는가를 검증한 박사 논문도 숫자로만 얘기했다. 대학에선 추론통계를 통한 가설검정 방법을 강의한다. 책을 쓸 때도 가능한 한 숫자 없이 내 의견을 표현하지 않는다. 아니 표현하길 두려워한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적절할 수 있겠다.●인구·산업경제·건물 노후도 모두 추락 지방의 위기가 심각하다고 느낀 것도 숫자를 통해서다. 인구뿐만 아니라 산업경제 지표, 건물의 노후도까지 어느 하나 꺾어지지 않는 게 없었다. 쇠락 추이가 20년 이상 ‘매해’, ‘어김없이’ 지속됐다. 그리고 그 추세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숫자를 통한 기술적 통계는 어떤 의도도 가지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 줄 뿐이다. 하지만 추세를 해석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다. 숫자와 경향성이 보여 주는 현실에 설레기도 또는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지방에 관한 통계는 내게 두려움을 줬다. 마치 조작된 통계를 보는 듯 비현실적이었기 때문이다.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엔 숨겨진 무언가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런 생각을 가졌을 즈음 대학원생들과 답사팀을 꾸렸다. 주말마다 쇠퇴지역의 현실을 확인했다. 수년간 ‘월화수목금금금’이 이어졌다. 이즈음에 마스다 히로야의 ‘지방소멸’이 우리나라에 번역됐다. 2040년에 과반의 일본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소멸 위기를 맞을 것이란 분석을 담은 책이다. 일본도 수도권(도쿄권)의 집중현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지방소멸’이란 단어가 서서히 퍼지기 시작했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공간 쏠림 통계를 비교했다. 우리나라 수도권 쏠림의 속도와 강도는 일본보다 압도적으로 빠르고 강했다. 수도권 일극화에 대한 각종 통계자료를 모아서 대중서와 논문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각종 토론회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일을 접했다. 지방의 위기를 이야기하는 것 자체에 불쾌함을 감추지 않은 이들이 많았다. 특히 지방소멸이란 단어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 먼저 지방은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백년간 쌓아 온 공동체의 내공이 한번에 무너질 리 없다는 것이다. 안타깝지만 도시나 마을도 생로병사의 과정을 가질 수 있다는 점과 역사 속에서 사라져 간 수많은 도시들이 있다.●주민 사라진 공간… 장소·기억도 소멸 ‘공간’이 어찌 사라질 수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물론 물리적 공간 자체가 소멸하는 경우는 없다. 하지만 주민들은 사라질 수 있다. 또한 주민이 사라지면 장소와 함께 기억도 사라진다. 셋째로 ‘소멸’ 지역이라 불리는 것 자체가 낙인을 찍어 사람들이 지방을 더욱 기피하게 한다는 반발도 있었다. 여기에 지금 지방이 ‘낙인효과’를 걱정할 때냐고 반문했다. 현실을 그대로 알려야, 그리고 위기의식을 공유해야 보다 센 정책도 나오지 않겠느냐는 나름의 의견을 밝혔다. 얼마 전 한 영향력 있는 인사가 쓴 칼럼을 읽었다. ‘지방소멸론이 지방소멸을 부추기고’ 있고, 그 ‘지방소멸론에는 농촌을 무너뜨리려는 음모가 있다’는 게 칼럼의 논지다. 소멸할 수도 없고, 소멸해서도 안 되는데 왜 지방소멸을 이야기하느냐며 노여워했다. 심지어 ‘지방소멸은 가짜뉴스’고 그 뒤에 위기의 지역을 중앙정부의 정책 대상에서 잘라 내려는 음모가 숨어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선택과 집중’, ‘압축과 연계’ 논리에 기반한 메가시티 논의 또한 시장주의로 무장한 강자의 논리이며, 공항, 광역철도망, 도로 등의 인프라에 투자해도 지방이 살아난다는 보장이 없다고도 했다. 그럼 대안이 무얼까 궁금했다. 칼럼의 일부 문장을 그대로 옮겨 적어 본다. “지역경제의 실핏줄인 농산어촌이 살아야 한다. 농산어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기본적인 사회서비스(의료, 교육, 교통, 주거, 돌봄 등)를 누리고, 기본적인 소득을 실현할 수 있도록 국토·환경·문화·지역지킴이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예전에는 이런 주장에 일부 공감하기도 했다. 자본주의적 공간발전의 메커니즘이 약자에게 얼마나 잔인한지, 위협받는 마을과 도시를 지키기 위해 어떤 전략을 짜야 할지 토론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번은 조금 달랐다. 씁쓸한 무기력감이 밀려왔다.●4차 산업혁명으로 도시화 더 가속화 수도권 독식의 흐름은 이미 되돌리기 힘든 임계점을 넘어섰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산업구조의 변화 과정 속에서 ‘덩치 큰 도시’만 빠르게 성장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도시는 덩치가 커질수록 주변 인구와 산업을 흡입하는 능력이 커지는 특성이 있다. 서울은 인근 도시의 산업과 인구를 빨아들이면서 더 큰 흡입력을 갖게 됐다. 자신이 흡수한 에너지보다 더 큰 힘을 얻은 서울은 전 세계가 인정하는 슈퍼스타 도시로 떠올랐다. 그리고 비대화된 서울 버전인 수도권은 슈퍼메가시티(super-megacity)가 됐다. 수도권은 대도시권의 이점을 살려 다른 지방이 제공하지 못하는 일거리, 놀거리, 먹거리, 볼거리, 배울거리를 제공해 왔다. 이런 ‘거리’들은 청년들에게 ‘내공’을 축적할 수 있는 기회도 주었다. 혁신기업들도 인재들을 좇아 수도권으로 몰리고 있고, 이 과정에서 지방 전역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규모가 큰 플랫폼 기업이 지배적 지위를 확보해 승자독식의 횡포를 부리듯, 도시도 크기가 중요해지는(‘size does matter!’)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게 지방위기의 본질이다. 특히 인구가 적은 지역일수록 인프라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다. 인구 20만명 이하의 지역은 ‘응급의료센터’나 ‘고급 백화점’ 같은 상위 위계의 생활 인프라를 유지하기 어렵다. 인구 10만명 이하인 경우는 산부인과가 들어서기 힘들다. 심지어 스타벅스나 서브웨이도 인구 10만명 이하의 도시에 문을 열지 않는다. 인구가 적은 곳에 이들이 있다면, 거긴 관광객과 같은 유동인구가 많을 가능성이 높다. ●인구증가 나주·예천도 주변인구 흡수 전국 226개 기초지자체 중 66곳엔 영화관이 없다. 젊은이들은 더 큰 도시로 터를 옮겼다. 인구 20만명 이하의 지자체 중 지난 10년간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곳은 ‘혁신도시’가 들어선 나주시와 ‘경북도청 신도시’가 들어선 예천군으로 딱 두 곳밖에 없다. 이 두 곳은 쇠퇴의 위기감을 공유하고 있는 이웃 지자체로부터 인구가 유입됐다. 지방 중소도시와 농어촌에서 이렇게 인구가 감소하니 재정자립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세입만으로 공무원 인건비도 댈 수 없는 지자체가 절반이 넘어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 설상가상으로 부산·울산권, 대전·세종권, 대구권, 광주권 등의 지방 4대 대도시권도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주변 농어촌의 인구를 흡수하며 버텨 왔지만 이들도 한계를 맞고 있다. 2015년을 기점으로 청년인구의 유출에 가속이 붙기 시작했다. 지방 5대 광역시도 매년 1~2% 정도의 청년인구의 순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100명 중 1~2명의 청년들이 매해 수도권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방의 거점대학조차 정원을 채우지 못할까 전전긍긍하는 상황까지 왔다. 여기에 무슨 복잡한 해석이 필요하겠는가. 이 상태가 지속되다간 지방 대도시도 20년을 버티기 힘들 것이다. 지방 위기에 대한 언론의 관심도 농어촌지역에서 지방 광역시로 옮겨 가고 있다. 문제는 이런 흐름을 되돌릴 뾰족한 대안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공간쏠림으로 인해 침몰해 가고 있다. 어떤 통계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하든, 지방의 현실은 그보다 좋지 않다. 수도권도 마찬가지다. 집값은 폭등했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으며, 청년들은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하고 있다. 농산어촌이 살아야 지방이 산다는 말에 십분 공감한다. 농산어촌이 살기 위해서는 주변 중소도시가 활성화해야 하고, 그러려면 인근 대도시에 활력이 있어야 한다. 농어촌은 중소도시의 인프라를 공유하고, 중소도시는 대도시의 인프라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현실을 외면한 미사여구로 포장된 당위론이 난무한다면, 그리고 지방의 위기를 객관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 대가는 미래 세대가 지게 될 것이다. 수도권과 지방의 운동장이 기울수록 이를 복구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런 흐름을 통째로 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이다. 지방소멸론의 본의를 왜곡하지 말길 바란다. ●행정구역만 합친 메가시티 ‘따로국밥’ 그리고 메가시티에 대한 오해도 걷어 냈으면 한다. 메가시티란 ‘연대’와 ‘협력’을 통해 대도시-중소도시-농어촌의 상생체계가 구축된 ‘공간적 그릇’을 말한다. 단순히 ‘행정구역이 합쳐진’ 혹은 ‘특별자치단체로 만들어진’ 덩치 큰 빈껍데기가 아니다. 행정구역 통합이나 특별자치단체는 연계와 협력을 위한 다양한 ‘수단’들 중 하나일 뿐이다. 지금처럼 지자체들이 따로국밥식 행정을 하는 상황에선 지역위기를 극복할 어떠한 대안도 존재하지 않는다. 대도시-중소도시-농어촌이 어우러진 광역적 공간 내에서 산업, 문화, 교육 전략을 함께 짜내야 한다. 수도권이라는 거대 공간에 맞대응할 또 하나의 대도시권을 만들어야 한다. 한두 시간 거대 생활권 구축을 위해 공간을 압축하고 연계해 양질의 의료, 교육, 문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그래야 기업도 유치하고 일자리도 만들어 지역 인재를 붙잡아 둘 수 있다. 소지역주의로의 회귀에 솔깃해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공염불에 우왕좌왕한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마저 날려 버릴 수 있다. 지방소멸은 신기루가 아니다. 그렇게 믿고 싶은 분들에게, 잠시 시간을 내서 지난 5년간 우리 국토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각종 통계를 살펴보시길 권한다. 코앞에 다가온 현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않으면 조만간 지방소멸이 아닌, ‘국가소멸’이라는 화두를 놓고 또 다른 갑론을박을 벌이게 될 것이다.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 “시진핑 집권 후 중국 폐쇄적 사회 돼”..퓰리처상 수상자의 ‘쓴소리’

    “시진핑 집권 후 중국 폐쇄적 사회 돼”..퓰리처상 수상자의 ‘쓴소리’

    뉴욕타임즈의 유명 칼럼니스트이자 퓰리처상 수상자인 토머스 프리드먼이 중국의 언론 자유에 대해 ‘시진핑이 집권하면서 10년 전보다 폐쇄적인 사회가 됐다’고 공개 비판했다.  미국 매체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 21일 미 대통령들의 외교 정책 자문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토머스 프리드먼이 미 일간지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칼럼에서 “현재 중국의 정보 분야는 32년 전보다 개방된 반면 언론 환경은 시 주석 집권 후 오히려 10년 전보다 못한 폐쇄적인 환경에 갇히게 됐다”고 지적했다고 26일 보도했다.  토머스 프리드먼은 ‘나는 중국의 검열 정책에 대해 틀렸습니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1990년대 개방 초기의 중국을 보고 그들이 자유시장경제와 언론 자유를 갖게 될 것이라고 낙관했던 죄를 인정한다”면서 “중국이 글로벌 경제 질서에 편입되려 하는 것을 보고 그 흐름이 중국의 권위주의 체제를 바꿀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는 틀린 전망이었다”고 지적했다.  퓰리처상을 3차례나 수상하고 수많은 서적을 집필했던 작가이기도 한 토머스 프리드먼이 앞서 자신이 게재한 중국의 검열 정책과 관련한 칼럼 내용이 잘못된 전망이었다고 털어놓은 것.  그는 2006년과 2009년 두 차례 자신이 기고한 칼럼을 지목하며 “중국은 10년 전보다 훨씬 더 폐쇄적인 국가가 됐다”고 거듭 비판했다.  이와 함께, 토머스 프리드먼은 중국의 언론 탄압의 가장 대표적 사례로 남방주말에 대한 아쉬운 보도 지침을 꼽았다.  그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중국에서 가장 대담하게 보도할 수 있는 매체는 남방주말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2012년 시진핑이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된 지 몇 달 뒤부터 진실을 보도하기 위한 남방주말의 목소리를 정부 검열 지침에 의해 산산조각 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든 지도자들은 단점을 조금씩 가지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중국 언론은 시 주석의 단점과 틀린 점을 지적해 말할 수조차 없다. 중국이 지금보다 자유로운 언론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면 지금만큼 곤경에 처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또, “정치는 중국에서 절대적인 영역이다”면서 “모든 사회, 경제 문제가 정치 문제로 비화되기에 중국 공산당은 절대적으로 정치 분야를 장악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에 앞서 지난 2010년에도 수차례 중국의 정치적 자유 억압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내왔다. 지난 2020년 당시 토머스 프리드먼은 “중국이 정치적 자유 없이, 오로지 경제적 자유만 허용하는 한 더는 발전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자유 없이 인간은 잠재력을 완전히 개발할 수 없다. 자유는 번영하기 원하는 어느 사회를 위해서나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거듭 중국 정치와 언론 자유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정부가 할 일은 혼동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면서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모든 것을 허용하고 그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면서도 “중국은 혼란을 다룰 여유를 갖고 있지 않다. 중국은 점진적으로 톱다운(top-down) 에너지를 줄이고 보텀업(bottom-up) 에너지를 늘려야 하는데 중국 지도부는 어떻게 그 균형을 잡아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시 2010년 당시 생존해 있었던 반체제 인권 운동가인 류샤오보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강압적인 탄압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류샤오보는 중국 민주화 운동사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로 지난 2010년 중국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텐안먼 운동의 주역이었던 그는 중국 일당 독재체제를 비판한 죄로 시상식에도 참여하지 못한 채 지난 2017년 61세의 나이로 랴오닝성 선양시에서 사망했다.  토머스 프리드먼은 “중국이 류사오보 같은 민주주의 옹호자를 끌어안아야 할 때”라고 거듭 정치 자유화와 언론 자유화의 목소리를 냈다.
  • [나우뉴스] 먹어도 절대 살 안찌는 150명 대상 실험해보니..비법은

    [나우뉴스] 먹어도 절대 살 안찌는 150명 대상 실험해보니..비법은

    많은 현대인이 열량이 높고 맛있는 식품은 구하기는 쉽지만, 시간을 내서 운동하기는 힘든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전 세계적으로 비만 인구가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모든 인류가 뱃살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날씬한 정도를 넘어 저체중인 사람도 여전히 존재한다. 심지어 ‘나는 먹어도 살 안 찌는 체질’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 과학자들은 실제로 그런 체질이 있는지 알기 위해 많은 연구를 진행했다. 그 기전을 알아내면 비만의 치료와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선전 과학기술원과 영국 에버딘 대학의 존 스피크만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저체중의 원인을 알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은 체질량지수 (BMI)가 정상 범위 (21.5-25)인 173명과 정상 범위 이하인 (BMI 18.5 이하) 150명이었다. 연구팀은 방사선 동위원소를 이용해 2주간 연구 참가자들의 음식 섭취량과 에너지 소모량을 정밀하게 측정했으며 운동량은 가속도계를 이용해 측정했다. 연구 결과 저체중군은 정상 체중군보다 운동량이 23%나 적었다. 하지만 음식 섭취량이 12% 적었기 때문에 운동량 부족에도 낮은 체중을 유지할 수 있었다. 다만 저체중군인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는 기초 대사율에 영향을 주는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약간 올라가 있는 경우가 많아 평소 생활할 때 조금씩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했다. 이런 효과가 운동량 부족에도 에너지 소모를 늘리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운동량보다는 적게 먹고 기초 대사율을 높이는 것이 체중을 낮게 유지하는 데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낮고 대사율이 높은 유전적 성향이 있다면 날씬한 체형이 될 가능성은 높은 것이다. 하지만 대사율은 개인의 노력으로 조절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결국 체중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음식량을 조절하고 운동량을 늘리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특히 칼로리가 높은 가공식품이나 튀김류, 육류 등을 억제하는 것이 체중 관리의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스크림이나 달달한 디저트를 통해 한 번에 수백kcal를 섭취하기는 쉽지만, 운동을 통해 이 정도 열량을 태워 버리기는 매우 힘들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포착] “중국군이 침공, 전쟁이다!”…대만서 대규모 민간 방공훈련 열려

    [포착] “중국군이 침공, 전쟁이다!”…대만서 대규모 민간 방공훈련 열려

    대만에서 중국의 무력 침공 상황을 가정한 군사 훈련 및 전 국민이 참여하는 방공훈련이 실시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대만과 중국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열린 훈련이라는 점에서 해외 언론의 관심도 쏟아졌다. AFP 통신, CNN 등 해외 언론의 2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이날부터 29일까지 5일 동안 최대 규모의 군사 훈련인 ‘한광’ 훈련의 일환으로 ‘참호전’이 실시됐다. 참호전 훈련에 참가한 예비군은 기관총으로 무장한 뒤, 사격 장소에 투입하기 전 모래주머니를 이용해 만든 참호로 뛰어들었다. 참호 또는 지하 벙커를 이용하는 훈련은 군대를 엄호하고 적의 공격을 막기 위한 훈련이다. 수도 타이베이의 일부 고층 건물에는 스팅어 지대공미사일도 배치됐다. 스팅어 미사일은 저공으로 날아오는 헬리콥터나 전투기 등을 격추하기 쉬운 휴대용 대공 유도 무기의 일종이다. 이와 관련해 AFP는 “스팅어 미사일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공군을 상대할 때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분석했다.타이베이와 일부 도시에서는 시민들이 참여하는 민간 방공훈련 ‘완안’도 진행됐다. 이날 오후 1시 30분 도심 전역에 공습경보가 울렸고, 시민들은 ‘즉시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라는 내용의 미사일 경보 문자 메시지를 받은 즉시 지하 대피소로 이동했다. 현지 거주민을 뜻하는 ‘주후’(住户) 명패를 몸에 단 시민들은 일사불란하게 군경의 지도를 따라 대피했고, 지하 주차장 등에 대피한 뒤 머리를 감싸고 바닥에 엎드려 공습경보가 그치기를 기다렸다.커원저 타이베이 시장은 이날 방공훈련을 마친 뒤 연설에서 “전쟁이 일어날 때를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최근 몇 년간 중국 군용기가 자주 대만에 들어왔고, 지난 2월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발발했다. 이러한 사건들은 우리가 평화의 시기에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고 말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방공 훈련 하루 전인 24일 SNS를 통해 “모든 사람은 (미사일 경보) 문자 메시지를 받았을 때 당황하지 말고, 안내에 따라 대피해야 한다”면서 “정부는 국방력 증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자국민만이 대만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서열 3위' 대만 방문 소식에 '美·中 우발적 무력충돌' 우려도 대만 당국은 이번 훈련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교훈 삼아 진행됐다는 점을 강조한 가운데, 대만을 사이에 둔 중국과 미국의 갈등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지난 10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향후 수주 내 대화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해 미중 정상회담을 기대하게 했지만, 미국 권력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다음 달 대만을 방문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긴장이 고조됐다.일각에서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시 그를 호위하는 미군과 저지하려는 중국군 간에 우발적인 무력 충돌 가능성을 제기했다. 외교안보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23일 미국 워싱턴포스트 칼럼을 통해 “미군은 내달 초 대표단을 이끌고 대만을 방문할 계획인 펠로시 의장을 보호하기 위해 군용기 탑승 외에 항공모함 배치나, 근접 공중 지원을 위한 전투기 파견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 정부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계획과 관련해 비공개 루트를 통해 미국 정부에 ‘보다 강력한 선택지’를 채택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중국이 군사 행동까지 감행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정부가 구체적인 대응책을 꺼내진 않았으나, 펠로시 의장이 탄 비행기가 대만에 착륙하지 못하게 군용기를 보내 항공 차단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대만 독립을 지지하고 중국을 비판하는 뜻을 견지해 온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관련 소식은 지난해 8월부터 꾸준히 보도됐지만, 미국은 이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다.
  • 부부의 사생활 유출 논란… 세상의 위선·속물성을 꼬집다 [지금, 이 영화]

    부부의 사생활 유출 논란… 세상의 위선·속물성을 꼬집다 [지금, 이 영화]

    2021년 베를린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곰상은 루마니아 영화 ‘배드 럭 뱅잉’(사진·원제 Bad Luck Banging or Loony Porn)이 받았다. “대중 영화를 위한 스케치”라는 부제가 붙어 있으나, 블록버스터 위주로 영화를 봐 왔던 관객이라면 이 작품은 당혹스러울 것이다. 이때의 당혹은 나쁜 뜻이 아니다. 익숙한 틀 안에서 해석되지 않는 영화라는 말이니까. 무릇 영화란 기승전결이 확실하고 메시지도 뚜렷해야 한다는 태도를 가진 관객에게는 이 작품을 권하지 않는다. 그러나 영화가 생활하느라 무뎌져 가는 감각을 새롭게 벼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믿는 관객에게 이 작품은 괜찮은 선택지이다. 영화의 큰 줄거리는 역사 교사 에미(카티아 파스칼리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그녀는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다. 남편과 찍은 성관계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됐기 때문이다. 삽시간에 “현직 음란 교사”로 낙인찍힌 에미는 학부모 회의에 소집된다. 여기에 참석한 그녀가 어떤 결말을 맞을까. 그것이 이 영화의 뼈대이다. 뼈대만 놓고 보면 영화 ‘경아의 딸’과 비슷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이 작품 역시 유출된 성관계 동영상으로 일상이 송두리째 파괴된 인물의 고통받는 모습을 담아내기에 그렇다. 하지만 ‘배드 럭 뱅잉’의 에미는 학교 명예를 실추시키고 학생 신뢰를 잃었다고 자신을 비난하는 목소리에 이렇게 항변한다. “남편과 사랑을 나눈 영상은 음란한 게 아닙니다.” 이러한 그녀의 변론에 찬반 토론은 길게 이어진다. 그런데 정작 이 영화의 초점은 에미가 논쟁에서 이기고 지느냐에 맞춰져 있지 않다.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를 오가며, 자명해 보이는 것을 다기한 방식으로 비틀어 왔던 라두 주데 감독은 이번 영화도 그렇게 만들었다. 가령 에미의 이야기는 ‘1부 일방통행’과 ‘3부 실천과 빈정거림(시트콤)’에만 등장한다. ‘2부 일화, 기호, 경이에 관한 소사전’에 그녀가 나오지만 여러 에피소드 가운데 잠깐 얼굴을 비출 뿐이다. 2부는 ‘소사전’이라는 제목처럼 다양한 표제어가 언급되고, 이에 대한 감독의 뜻풀이가 실제 화면과 뒤섞여 제시된다.예컨대 아파트 앞 들판에 동물들이 줄지어 지나가는 풍경을 배경으로 나타나는 ‘진실’이라는 항목은 다음과 같다. “진실/ 그것이 인간들 가운데로/ 들어선다 /은유의 회오리 /한가운데로” 그러한 정의에서 드러나듯이 감독은 진실을 밝히기 위한 “은유의 회오리”를 영화로 발생시킨다. 거기에는 외설성이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부터, 감독이 강조하는 바 “우리의 권리와 자유, 디지털 세계 및 모호한 존재론적 특성”이 거론된다. 더불어 과거 루마니아 독재 정권이 남긴 상흔, 이와 깊은 연관을 맺고 횡행하는 오늘의 속물성까지 폭로한다. 농담과 진담을 마구 버무린 블랙코미디 영화의 제목부터가 실은 중의적이었다. “들이닥친 불운, 혹은 미친 포르노.” 오는 28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화 칼럼니스트
  • “일본, 한국보다 가난해진다…1인당 GDP 곧 역전”

    “일본, 한국보다 가난해진다…1인당 GDP 곧 역전”

    일본 엔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일본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조만간 한국에 역전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4일 일본 경제잡지 도요게이자이는 “엔화 가치의 급락으로 일본의 1인당 GDP가 한국보다 낮아지고, 미국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라고 보도했다. 도요게이자이는 이런 내용을 담은 노구치 유키오 히토쓰바시대학 교수의 경제 분석 컬럼을 게재했다. 노구치 교수는 “일본의 1인당 GDP가 한국보다 낮아지고, 미국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라며 “단순히 숫자상의 얘기가 아니다. 일본인들이 가난해졌고 일본의 산업은 약해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연초만 해도 1달러=115엔 정도였지만, 7월14일엔 139엔까지 올랐다”며 “다른 화폐도 가치 하락이 있지만, 엔화의 하락이 더 두드러진다”고 평가했다. 특정 화폐의 구매력을 측정하는 실질실효환율(2010년을 100으로 기준점)에 따르면 엔화는 2022년 5월에 61.77로, 1971년과 거의 똑같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다. 노구치 교수는 2020년 자국 통화 기준의 1인당 GDP를 가지고, 7월 중순의 환율을 대입하는 방식으로 한일을 비교했다. 이에 따르면 1달러 당 가격이 140엔까지 치솟을 경우 한국의 1인당 GDP가 일본 1인당 GDP를 앞선다.“10년 전 일본의 1인당 GDP, 한국보다 약 2배” 10년 전인 2012년만 해도 일본의 1인당 GDP는 한국보다 약 2배였다는 게 노구치 교수의 분석이다. 특히 임금 수준에서도 한일 역전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2021년의 국가별 임금(자국 통화 기준)은 일본이 444만엔, 한국이 4254만원, 미국이 8만4737달러인데, 달러로 환산하면 일본은 3만1714달러(1달러=140엔 기준)인데, 한국은 3만2316달러다. 노구치 교수는 “임금 관련해선 몇년전부터 한국이 일본을 앞섰는데 그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고 썼다.“금리 올릴 생각 전혀 없다”…일본, 나홀로 초저금리 일본은행의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 유지가 최근 급격한 엔화 가치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 21일 일본은행은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대규모 금융완화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등 세계 주요국이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원자재 및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고물가에 대응해 금리를 잇달아 인상하는 와중에도 ‘나홀로 초저금리’ 정책을 고수하기로 한 것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대규모 금융완화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현시점에서 금리를 올렸을 때 영향은 모델로 계산한 것보다 상당히 클 것”이라며 “금리를 올릴 생각이 전혀 없다. 끈질기게 금융완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답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3월 초 115엔대에서 최근 138엔대까지 치솟아 1998년 하반기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로다 총재는 “최근의 급속한 엔화 약세 진행은 미래 불확실성을 높여 기업이 사업계획을 정하는 것을 곤란하게 만드는 등 경제에 마이너스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엔화 약세로 수익이 개선된 기업이 설비투자를 늘리거나 임금을 인상함으로써 경제 전체로 소득에서 지출로 긍정적인 순환이 강화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일본이 원조인 한국의 ‘국민 ○○’...표절 없었다면 송해도 없었을 것” 고인 모독

    “일본이 원조인 한국의 ‘국민 ○○’...표절 없었다면 송해도 없었을 것” 고인 모독

    친일 성향의 한국인 칼럼니스트가 고 송해(1927~2022) 선생까지 들먹이며 궤변을 늘어놓았다. 자칭 언론인 최석영은 24일 일본 지지통신에 기고한 <한국에서 국민적인 존재가 된 '일본 유래'의 것>이라는 제목의 연재물을 통해 한국에서 국민적 사랑을 받는 것들의 원조가 실은 일본이라며 반일 감정을 자극했다. 그는 먼저 지난 6월 8일 향년 95세로 별세한 '국민MC' 송해 선생을 거론했다. 최는 모든 언론이 별세 소식을 톱뉴스로 전하고 국민 대분이 슬픔과 큰 상실감에 사로잡혔을 정도로 송 선생은 한국에서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존재였다고 소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랫동안 국민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준 송 선생의 죽음에 애도의 뜻을 나타내고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고 밝혔다.  최는 그러나 송 선생이 늦게 핀 스타였다고 설명했다. 오랜 경력만큼 나름의 지명도는 있었지만, 인기가 그에 비례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송 선생의 전성기는 환갑이던 1988년 '전국노래자랑' MC로 시청자 앞에 섰을 때부터였다고 그는 말했다. 이후 34년간 해당 프로그램을 도맡아 진행하며 송 선생은 '한국 최장수 MC'로 기록됐을 뿐만 아니라 '현역 최고령 MC'로 기네스북에도 올랐다고 그는 전했다.여기서 재밌는 것은 송 선생을 '국민 MC' 반열에 올려놓은 KBS '전국 노래자랑'의 내용이라고 그는 전했다. 그는 매주 일요일 전국을 돌고, 각 지역의 아마추어 참가자들이 노래 솜씨를 겨루고, 종을 울려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고, 프로 가수가 게스트로 등장해 무대를 뜨겁게 달구는 것이 일본 방송과 꼭 닮았다고 지적했다. 최는 "대놓고 말해 NHK '노래자랑'(1946~) 표절, 좋게 말하면 '한국판 노래자랑'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젊은 시절부터 가수와 MC로 근근이 활동한 송 선생이 환갑의 나이에 맡은 프로그램으로 '국민 MC'가 됐다. 어찌 보면 (NHK 노래자랑 표절이자) '한국판 노래자랑'이 없었다면 송 선생은 국민 MC 자리에 올라갈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최는 송해 선생을 국민 MC 반열에 올려놓은 전국노래자랑처럼, 한국에서 국민적 사랑을 받는 것들 중 일본이 원조인 게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의 코미디언 고 이주일(1940~2002) 선생을 추가 사례로 들었다. 최는 이주일 선생에게 폭발적 인기를 안겨다 준 TBC '토요일이다! 전원출발'(1980)이 일본 TBS 공개 콩트 프로그램 '8시다! 전원집합'(1969~1985)을 모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이 선생이 선보인 콩트는 일본 코미디계의 거성 카토 차와 시무라 켄의 '수염 댄스'를 그댈 베낀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 한국에서 '국민 과자'로 불리는 농심 '새우깡' 역시 일본 가루비 '갓파 에비센'의 맛과 모양을 그대로 복사한 것이라고 했다. 최는 앞서 나열한 이른바 '국민 ○○'의 원조가 실은 일본이라는 사실을 지금이야 많은 한국인이 알고 있지만, '○○'이 국민적 인기를 얻을 때까지 한국인 대부분은 일본 모방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원조가 일본이란 사실을 공표했다면 무엇이든 인기 대신 격렬한 비난을 얻었을 거라고 했다. 일본이 원조인 사실을 모른 채 즐기는 일종의 '블라인드 테스트' 덕에 마침내 국민적 인기를 얻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2019년 한국에서 일어난 격렬한 '노재팬'(NO JAPAN),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수십 년 전부터 일어났다면 한국의 국민 MC도, 국민 과자도, 국민 코미디언도 탄생하지 않았을 거라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펼쳤다. 동시에 '국민적인 즐거움'이 존재하지 않는 한국 사회의 일상도 외롭고 지루해졌을지 모른다고 우겼다. 최는 이어 차라리 원조가 일본인 것을, '국민 ○○'이 실은 일본에서 유래한 것임을 모른 채, 블라인드 테스트처럼 눈가리개를 빼지 않고 일상을 즐기는 것이 한국인에겐 더 솔직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싶다고 말을 마쳤다. 최는 국민MC 송해의 타계를 보며 든 생각들을 글로 정리했다고 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일본 원조'를 소재로 국수주의 세력의 감성을 자극하기 위해 고인까지 끌어들인 무리하고 무례한 전개였다. 그래서일까. '넷우익의 소굴'로 불리는 야후 재팬에서조차 반응이 엇갈렸다. "일본 없이는 살 수 없는 한국의 딜레마"라는 조롱도 있었지만 일제강점기와 문화 교류 관점에서 중립적 시각을 유지하는 입장도 있었다. 한 일본 누리꾼은 "예능은 물론이고 문화는 국경을 넘나들며 발전했다. 기술도 마찬가지"라며 "그걸 표절이라 부를지의 문제는 차치하고 '일본 유래인데, 괘씸하다'는 사고 자체가 문제다"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일제강점기를 거쳤으니 일본 영향을 받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어떤 누리꾼은 "가까운 나라기 때문에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라며 이질문화의 상호접촉 및 전파의 자연스러움을 강조했다. 이 밖에 "세계적으로 완전히 독창적인 콘텐츠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데 권리관계를 주장하는 게 맞느냐", "최근에는 일본이 케이팝(K-POP) 흉내를 내고 있다. 우리의 텔레비전 프로그램도 다른 나라의 인기 프로그램을 모방하고 있으니 한국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 “다시 2루수라 행복해요” 정근우의 야구는 계속된다

    “다시 2루수라 행복해요” 정근우의 야구는 계속된다

    정근우(40)의 2루수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다. 2루수 하면 정근우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이미 역대 최고의 2루수로 인정받았지만, 마음 한편엔 선수 인생 말미에 2루수로서 제대로 다 못 보여준 모습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다. 그 마지막 아쉬움을 요즘 정근우는 JTBC 예능 방송 ‘최강야구’에서 마음껏 풀고 있다. 방송 촬영일인 22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만난 정근우는 “LG에서 시즌 막바지에 경기를 많이 못 나가고 은퇴해서 경기를 아예 못할 줄 알았다”면서 “최강야구를 통해서 다시 2루수로 돌아올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2020년 은퇴 기자회견 당시 정근우는 “2루수를 하는 내 모습을 봤을 때 예전의 그 플레이를 보여줬던 정근우가 아니란 생각에 은퇴를 생각하게 됐다”고 했는데 이날도 “마음 한편에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들이 남아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화려한 은퇴식을 치를 수 있는 2루수 레전드면서도 정근우는 간단한 은퇴 기자회견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2루수로서의 입지가 흔들린 것과도 연결된 부분이다. 아쉬움이 남는 끝을 경험했기에 다시 선수로 돌아온 요즘은 후회가 없는 끝이 되도록 더더욱 최선을 다한다. 40이 넘은 나이지만 현역 시절 그를 상징했던 근성 넘치는 플레이도 여전하다. 정근우조차 “은퇴하기 시즌 전보다 밸런스가 나은 것 같다”고 할 정도로 컨디션도 좋다.최강야구는 10패를 하면 해체하는 시한부 운명이다. 그만큼 선수들의 간절함도 남다르다. 톱타자로 팀을 이끌어야 하는 임무를 맡은 정근우도 집에서 매일 스윙 연습을 하며 노력하고 있다. 정근우는 “멤버들도 다들 방송이라고 해서 대충하는 마음 없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울컥하기도 하고, 감동도 많이 받았다”면서 “선수들이 은퇴를 하고 안 되는 것까지 짜내며 현역 때보다 더 혼신의 힘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선수들이 왜 이 자리까지 왔는지 알겠더라”고 말했다. 최강야구에서 선수인 정근우는 KBS ‘청춘야구단’에서는 코치로도 활약한다. 이전에 없던 2루수의 길을 개척해왔듯, 은퇴 후 많은 야구인이 해설 또는 코치로 살아가는 것과 달리 ‘야구 방송인’으로서의 삶을 개척하고 있다. 칼럼도 쓴다. 야구를 할 때 그랬듯 방송에도 최선을 다하는 그다. 정근우는 “아마추어 선수들하고 하고 있지만 후배들에게 저희를 보고 배울 점, 본받을 점을 많이 보여주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단순히 이기고 지는 것 이상의 야구를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경기에서도 정근우는 후배들 앞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 열심히 치고, 막고, 달렸다.
  • 야들야들 살코기… ‘쪽’ 소리 나게 먹어야 제맛[김새봄의 잇(eat) 템]

    야들야들 살코기… ‘쪽’ 소리 나게 먹어야 제맛[김새봄의 잇(eat) 템]

    돼지 등갈비는 육즙과 감칠맛이 풍부하고 담백한 살코기 맛도 느낄 수 있어 입맛이 없을 때 식사로도, 야식으로도 자주 찾게 된다. 더위가 이어지는 요즘 같은 날씨에 별미로 딱 좋다. 등갈비뼈에 붙은 갈비살은 마블링이 좋은 데다가 육향도 진하다. 특히 뼈를 두꺼운 근막이 덮고 있어 발라 먹는 재미마저 쏠쏠하다. 흔히 ‘쪽갈비’라고 부르는 부위는 등갈비와 같은 개념인데, 갈비를 ‘쪽’ 소리나게 먹을 수 있다고 해서 붙여진 재미난 별칭이다. ‘한입소바’ 같은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김새봄의 이번 주 잇템(eat-tem)은 언제 먹어도 맛있는 ‘등갈비’다.쪽갈비에 고추지 올리면 꿈의 맛 ①논현동 ‘해몽’ 꿈보다 해몽? 아니 진짜 꿈의 맛이다. 인적 드문 서울 강남구 논현동 골목 구석에 유일하게 인파가 몰려드는 ‘해몽’. 문 여는 시간 훨씬 전부터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로 복작복작하다. 해몽은 들어서는 순간부터 조심스러워진다. 추가 주문을 할 수 없어 처음에 몇 인분을 주문할지 머릿속으로 숫자싸움을 하기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주인은 그 많은 사람들의 고기를 일일이 굽고 잘라 먹기 좋게 코앞에 내준다. 긴 기다림에 대한 보상심리로 매번 많은 양을 주문하지만, 한 번도 남았던 적은 없다. 웨이팅을 견디고 자리에 앉은 뒤 목장갑에 비닐장갑을 덧대 회심의 쪽갈비를 받아들이기 위한 자세를 갖춘다. 양념고기는 자고로 까맣게 그슬릴 때까지 살짝 태워 주는 게 포인트. 이미 한 번 초벌해 나온 쪽갈비를 양파와 부추, 간장에 버무린 특제 양념에 푹 담가 탈탈 털어 준 뒤 또다시 불판 위에 올려 태닝하듯 살코기 색깔을 바짝 검게 끌어올린다. 이렇게 완성된 쪽갈비에 고추지 하나를 올려 먹으면 꿈의 맛이 탄생한다.살짝 탄 양념이 구석구석 감칠맛 ②을지로 ‘장안문’ 회식의 메카 을지로. 거대 빌딩 숲속, 아직까지 높은 건물 대신 머리 높이의 1층 가게들이 줄지어 이어진 정겨운 먹자골목. 한산했던 골목은 저녁이 되면 셔츠에 넥타이를 맨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들 골목 가운데 쪽갈비 골목은 한눈에 알아차릴 수 있다. 모든 가게들이 입구에서 직화로 등갈비를 굽고 있어 골목 안이 연기로 자욱하기 때문이다. 지나칠 수 없는 매력적인 숯불 향기로 끊임없이 사람들의 코를 꾀어내고 있다. 쪽갈비 골목 가게들은 대동소이하지만 이 중 양념이 진한 편인 ‘장안문’에 정착했다. 후텁지근한 바깥공기와 달리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시원한 에어컨 냉기가 훅 들어온다. 고민할 필요도 없이 양념등갈비를 주문하고, 곧이어 바깥에서 굽던 고깃대들이 속속 등장한다. 빛이 반짝, 윤기가 좔좔 흐르는 먹음직스런 자태. 딱 뜯어 먹기 좋게 살코기가 붙은 쪽갈비다. 무쇠판에 다시 구우며 바삭하게 조금씩 탈 때쯤 하나씩 손으로 집어 한 입 크게 베어 문다. 달달짭짤한 간장 양념이 칼집을 타고 뼈 가까이까지 깊숙이 배어든 쪽갈비는 살짝 탄 양념이 마법의 가루처럼 구석구석 감칠맛을 뻗친다. 작고 야무진 쪽갈비들을 손가락을 쪽쪽 빨아가며 발골해 낸다. 여기에 시원한 소주 한 잔을 훅 곁들인다. 소박하지만 하루의 노고가 싹 씻겨 내려가는 제대로 된 포상이다.쯔란 향 가득한 사천식 훈제갈비 ③우이동 ‘파크689’ 서울에서도 최북단, 우이동 인근. 최근 생긴 호텔 파라스파라 서울의 ‘파크689’는 모던 아시안 앤드 그릴이라는 모티브를 앞세워 가장 원시적인 조리법인 ‘직화’로 제철 식재료를 다루는 곳이다. 특히 다양한 향신료와 조리법으로 해석해 여러 스타일의 음식을 한데 묶었다. ‘파크689’의 취지에 가장 맞는 메뉴를 꼽으라면 단연코 ‘사천식 훈제 갈비’다. 직관적으로 메뉴를 해석하자면 ‘쯔란 등갈비 구이’다. 숯불로 구웠고, 이국적이며, 향신료의 존재감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은 구름이 자욱한 돔형 접시. 뚜껑을 들면 김이 사방으로 흩어지며 참나무의 불향이 코를 스친다. 여러 번 양념을 입히고 발라 유리막을 씌운 듯 반짝이는 등갈비는 꼼꼼히 짠 쯔란 옷을 입었다. 크러시드 레드페퍼(crushed red pepper)가 드문드문 박힌, 고추씨 무늬의 쯔란 옷이다. 어쩜 옷을 단디 채워 입혔는지, 야무지고 기특하다. 고기를 꼿꼿이 지키고 있는 라임을 있는 힘껏 쭉 짜 등갈비를 샤워시키고, 한 입 큼직하게 베어 문다. 자근자근 씹히는 쯔란이 경쾌한 리듬감과 함께 중국 향신료 특유의 향을 입안 가득 흩뜨린다. 동시에 참나무의 훈연향이 입안 구석구석 기분 좋게 퍼진다. 명불허전 참숯. 잔잔하지만 확실한 존재감이다. 이들을 비집고 올라오는 사천식 특제 소스는 매콤하지만 과하지 않다. 밸런스 좋은 양념 덕에 이국적이면서도 익숙한, 모두가 만족할 만한 식사를 한다. 푸드칼럼니스트
  • 22차 한중고위지도자포럼 지상중계 3주제-조태열 발제문

    22차 한중고위지도자포럼 지상중계 3주제-조태열 발제문

    21세기한중교류협회(회장 김한규)와 중국 인민외교학회(회장 왕차오·王 超)가 연례 개최하는 제22회 한중고위지도자 포럼이 21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 31층 모차르트홀에서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주제는 당연히 ‘한중수교 30주년을 계기로 안정적 장기적 양국 관계 촉진’으로 잡혔다. 발제 및 토론은 세 부분으로 진행되는데 모든 사회는 박준우 21세기한중교류협회 부회장(전 세종재단 이사장)이 봤다. 제3 주제는 인문교류. 주제발표는 뉴린제(牛林杰) 산동대 교수와 조태열 외교부 차관(전 유엔대사)가 맡고, 김창범 전 유럽연합(EU) 대사와 팡신원(房新文) 중국 송경령기금회 국제협력교류부 부부장이 지정토론자로 나선다. 이어 리제(李 杰) 중국인민외교학회 부회장 사회로 대표단 자유토론이 이어지는데 신원식 국회의원, 추궈훙(邱國洪) 전 대사, 최대석 전 이화여대 부총장, 공커위(恭克瑜) 상해국제문제연구원 아태연구중심 부주임, 김태준 전 동덕여대 부총장(전 금융연구원장), 장젠핑(張建平)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 등이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같은 호텔 19층 아이비홀로 옮겨 폐회사와 오찬이 이어진 뒤 이태식 21세기한중교류협회 수석부회장(전 주미대사)와 리제 부회장이 폐회사를 했다. 조태열 외교부 차관의 발제문을 게재한다. 약간의 편집을 거침을 양해 바란다. 한중 고위지도자 포럼 ‘인문교류’ 주제발표 조태열 외교부 차관(전 주유엔 대사) 작년에 이어 한중고위지도자포럼에 다시 참석해 양국관계의 현황을 점검하고 바람직한 발전방향을 함께 모색하는 기회를 갖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화상으로나마 추궈훙 대사님을 오랜만에 다시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저는 2013년 9월 서울에서 개최된 제1차 한중 공공외교포럼에 우리 정부 대표로 참석해 리자오싱 당시 중국공공외교협회 회장님과 함께 축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축사에서 저는 한중 양 국민이 서로를 더욱 가깝게 느끼고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양국간 역사적 유대의식의 근간이 되고 있는 인문교류와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 교류를 통해 신구세대가 함께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영역을 발굴해 나갈 것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그것이 그날 포럼의 주제였던 ‘심신지려’(心信之旅), 즉 ‘마음과 믿음을 얻기 위한 여정’을 알차게 하는 지름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신뢰 없는 우정은 깨지기 쉽고 지속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우리 양국은 오랜 교류의 역사를 통해 우의를 다져온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사에 겪었던 여러 요인으로 인해 아직 극복해야 할 인식의 장벽이 적지 않게 남아 있습니다. 수교 이후 30년간 빛의 속도로 발전한 양국 관계에 힘입어 서로에 대한 오해와 인식의 차이를 많이 극복하고 꾸준히 우정과 신뢰를 키워 왔는데 유감스럽게도 최근 몇년간은 어렵게 쌓아온 우의와 신뢰가 급속히 무너져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 여론조사업체인 퓨리서치의 설문조사 결과는 중국에 대한 우리 국민의 인식이 빠르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악화되어 가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동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대중 비호감도가 2002년 31%에서 사드 사태가 터진 2017년에 61%로 치솟은 이후 2020년 75%, 2021년에 77%, 금년엔 80%를 돌파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점은 한국의 30세 이하 젊은 세대의 중국 비호감도가 장년층보다 22% 포인트나 더 높다는 점입니다. 양국관계의 미래를 위해 심히 우려되는 현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중국민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도 계속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며칠 전 모 일간지의 주베이징 특파원이 쓴 한 칼럼에 의하면 평소 자주 들르던 편의점에서 인기 한국 과자들이 모두 사라져버려 주인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 “요즘 한국이 우리를 적대시해 기분이 나빠 다 치웠다”고 하더랍니다. 예전 같으면 서로 눈감아주던 사소한 법위반조차 이제는 모두 당국에 신고돼 수시로 공무원이 출동한다고 합니다. 저는 이런 상황이 된 데 대한 책임으로부터 양국 정부와 언론이 자유롭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측 제의로 이번 포럼의 토론 주제에 인문교류가 추가된 것은 양국관계 침체기에도 인문교류가 지속적인 발전 동력으로 작동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믿음 때문일 것입니다. 작년 회의 때도 강조한 바 있습니다만, 2013년에 발족한 한중인문교류공동위와 한중공공외교포럼을 양국간 인문교류 활성화를 위한 양대 전략 축으로 삼아 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내실화할 것을 다시 한번 제안합니다. 한중공공외교포럼은 2013년 9월 1차 회의 이후 매년 빠짐없이 개최되어 다양한 행사를 기획, 추진해 온 반면, 2013년 11월 발족한 한중인문교류공동위는 2015년까지 3차례 회의가 열린 후 활동이 중단되었고 2017년 중국측 제의로 이름을 한중인문교류촉진위로 바꾼 후 한동안 사무국만 운영하다가 2021년 9월 왕이 외교부장 방한 시 6년만에 처음으로 회의를 재개한 것으로 압니다. 다행히 작년 회의에서 ‘문화교류의 해’로 지정된 2021-2022년까지 2년간 ‘문화로 나눈 우정, 미래를 여는 동행’(文化增友誼, 同行創未來)이라는 슬로건 아래 총 160개의 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다채로운 행사를 추진해 오고 있습니다만, 기대만큼 큰 관심을 끌지 못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앞으로 남은 행사들만이라도 양 국민의 관심과 성원 속에 성대히 치러질 수 있도록 함께 지혜를 모으고, 그 이후에도 서로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확산시켜 나가는 노력이 계속 이어지길 소망합니다. 무엇보다도 양 국민간 상호인식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공공외교와 문화교류 협력을 활성화하고 코로나 19로 급격히 감소한 인적교류를 코로나 사태 진정 이후 최대한 빠른 속도로 회복시키기 위해 양국이 지금부터 함께 준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결코 만만치 않은 대내외환경이지만 양국이 함께 노력해 수교 30주년인 올해를 한중 문화교류 전면회복 및 미래발전 기반 강화 계기로 삼아야 활 것입니다. 이를 위해 유념 또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항을 몇 가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정치, 외교, 안보, 경제 문제에 관한 정부간 이견이 양 국민간 갈등으로 비화되지 않도록 현안을 관리하고 대외 메시지를 발신함에 있어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오늘과 같은 디지털 시대에 정부의 정책방향과 대내외환경적 요인들이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피할 길은 없지만 정부가 어떻게 이를 관리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에 언급한 퓨리서치 조사에 의하면 우리 국내정치에 대한 중국의 간여를 우리 국민이 가장 큰 문제로 보고 있고 그 비중도 54%로 조사대상국 중 최고라고 합니다. 우리의 ‘대중 적대정책’ 때문에 한국과자를 매대에서 다 치워버렸다는 중국 편의점 주인의 반응도 같은 맥락에서 들여다봐야 할 문제입니다. 정치, 외교, 안보, 경제 현안을 다루는 양국 정부와 언론의 태도에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볼 시점이라고 봅니다. 둘째, 역사문제에 대한 양국민간 상이한 관점이나 인식이 상호 불신과 오해로 비화되지 않기 위해서는 동북아 역사 문제에 대한 양국간 소통과 협력이 필요합니다. 오랜 세월에 걸친 인문교류가 양국간 역사적 유대의식의 뿌리를 깊게 해 온 만큼 앞으로 추진할 인문교류의 핵심도 역사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한중인문교류촉진위 추진사업에 ‘동북아 역사에 대한 공동연구사업’을 포함시킬 것을 제안합니다. 상이한 동북아 역사 인식으로 인한 양국간 갈등은 학계를 넘어 시민사회로까지 확산돼 오고 있습니다. 동북아 역사 문제를 상호 존중의 정신 아래 미래지향적으로 풀어나가기 위한 공동연구는 수교 30주년을 맞는 올해에 양국이 적극 검토해 볼만한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한 작업이 되겠지만 시작이 중요하고, 일단 시작하면 의미 있는 결실이 맺어질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추진되어야 할 것입니다. 셋째,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 세대가 향후 인문교류의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처럼 악화된 젊은 세대의 상호 인식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한중관계의 밝은 미래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한중인문교류촉진위 뿐만 아니라 한중공공외교포럼에도 청소년들을 참여시켜 상호 이해를 깊이 해 양국간 신뢰와 우의의 뿌리를 튼튼히 해야 합니다. 추진사업도 미래지향적인 사업을 중심으로 청소년들의 창의와 혁신이 맘껏 발휘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할 것입니다. 이 점에서 양국의 청년 파워블로거, 유튜버들의 활약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양국이 보유하고 있는 빛나는 공공외교 자산을 미래지향적 인문교류사업과 청소년교류사업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런 관점에서 2019년에 있었던 ‘한중우호캐러번’ 행사는 의미 있는 행사였다고 생각합니다. 넷째, ‘21세기한중교류협회’와 같은 민간기구의 역할을 더욱 활성화하고 이를 위한 양국 정부의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인문교류는 본질적으로 민간이 주도적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민관파트너십(Public-Private Partnership)이 핵심 역할을 하게 될 때 한중 인문교류는 지속가능한 발전 기반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다섯째, 한중일 3국간 인문교류를 병행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한중일 3국은 장구한 세월에 걸친 인문교류를 통해 폭넓은 역사적 유대의식을 키워왔습니다. 그러한 유대는 정치, 경제, 외교, 안보 분야에서의 부침에 상관없이 축적돼 온 동북아 3국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서울에 본부를 둔 ‘한중일협력사무국’이 한중 양국간 인문교류를 한중일 3국간 인문교류에 접목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한중 관계가 안정적으로 발전하는 데 상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한중일 협력에 인문교류가 중심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랍니다. 앞에 말씀드린 동북아 역사 공동연구에 한중일 3국이 합의할 수 있다면 더욱 뜻깊은 작업이 될 것입니다. 지난주 한중일 3국에 미국이 추가되어 개최된 ‘신진한반도전문가연구모임’과 같은 행사를 중국과 일본이 주관하는 유사한 행사와 연계하여 3국 공동으로 기획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도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 [황성기 칼럼] 소통 넓히는 ‘과학경호’, 일본의 반면교사/논설실장

    [황성기 칼럼] 소통 넓히는 ‘과학경호’, 일본의 반면교사/논설실장

    2015년 6월 22일 오후 5시 필자는 일본 도쿄 시내의 셰러턴미야코호텔에 있었다.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하는 한국 정부 주최의 리셉션을 취재하러 간 것이다. 비슷한 시각 서울에서는 일본 정부 주최의 같은 행사가 열렸다. 양국 관계는 좋지 않았지만 도쿄 행사장에는 아베 신조 총리와 지금의 총리인 기시다 후미오 외상,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동원을 인정한 담화의 주인공 고노 요헤이 전 중의원 의장 등 일본의 유력 정치인들이 줄줄이 얼굴을 드러냈다. 행사장에 들어가기 전 가방을 체크하고 검색대를 통과하며 전자봉으로 몸을 훑는 것은 여느 공항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1000명이 참석한 행사장은 검색대를 나선 뒤론 상당히 자유로웠다. 국회 일정 중에 짬을 낸 아베 총리가 입장하고 연설을 시작했다. 필자는 아베 총리를 가까이서 보려고 연단으로 나아갔다. 그와 2m까지 근접했는데도 그 어떤 제지도 받지 않았다. 총리 경호원이 눈으로는 내 움직임을 좇곤 있었지만 그뿐이었다. “일본의 경호가 참으로 느슨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사전에 참석자를 파악한 상태에서 검색 하나로 행사장 내 행동의 자유를 보장한 경호가 부럽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경호 관계자를 4월에 만난 적이 있다. 7년 전 일본 총리의 경호에 대해 얘기를 했더니, 의외의 의견을 들려준다. 요지는 이렇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국민과 소통하는 경호를 강조했다. 과잉 경호는 국민과의 소통을 막는 한 요인이라는 걸 당선인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경호 방식을 바꾸려고 한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7년 전 도쿄 행사장의 경호에 대해 이렇게 분석했다. “행사장에 들어갈 때부터 소지품 등을 자동으로 체크하는 장비가 있었을 것이다. 우리도 그런 방식으로 가야 한다. 인공지능(AI)이 체크해 주면서 대통령과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편하게 해 주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눈에 안 띄는 곳에 카메라를 설치해 두고 참석자 동공의 흔들림, 맥박을 감지해 위험을 사전에 알아내는 방식이다. 아무래도 (암살을) 저지를 사람은 흥분해서 동공이 흔들리고 맥박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경호처가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 소통 의지에 발맞춘 경호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할 인재를 뽑는다”면서 “용산시대 1기 대통령 경호관이자 AI 과학경호 시대를 이끌어 갈 주역”을 채용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AI 과학경호·경비 플랫폼 구축 사업 추진단’도 출범했다. 과학경호란 새 패러다임이 무엇인지 알 길은 없지만 경호 관계자가 석 달 전 들려준 얘기와 일맥상통하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지난 8일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사망 보도를 접하면서 일본의 느슨한 요인 경호가 새삼 떠올랐다. 지난해 10월 기시다 총리의 중의원 선거 지원 유세를 취재하러 도쿄 시내의 현장에 갔던 서울신문의 도쿄특파원은 “기시다 총리를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었지만 마음만 먹으면 근처까지 갈 정도로 접근 통제가 안 됐었다”고 당시 상황을 들려준다. 아무리 전직이라고 하지만 일본의 허술한 경호가 낳을 수밖에 없었던 아베 전 총리 피격 사망 사건이었던 게 아닐까. 국민에게 다가가는 ‘소통’과 그를 위한 과학경호는 이상적이다. 하지만 세계 제1의 안전국가를 자랑했던 일본의 비극적 사건이 시사하는 교훈은 적지 않다. 일본이 정말로 7년 전에 AI 과학경호를 했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아베 피격’은 아마추어 눈에도 과학적이지 않았다. 다소 불편하고 비친화적이며, 국민들의 불평이 있더라도 국가수반을 비롯한 요인 경호는 완벽하고 또 완벽해야 한다. 아베 전 총리 사망 이후 일본이 보인 혼돈과 충격은 상상 이상이다. 이 땅에서 요인의 피격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일본엔 없는 ‘북한’ 변수까지 있는 우리다. 대통령 경호처는 유념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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