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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의 창] 시진핑의 덩샤오핑 띄우기 왜?

    [세계의 창] 시진핑의 덩샤오핑 띄우기 왜?

    중국에서는 22일 기념일을 앞두고 연일 ‘덩샤오핑(鄧小平) 띄우기’가 한창이다. 중국중앙(CC)TV의 덩샤오핑 드라마와 그의 사상과 이론을 설명하는 관영 신문의 기사·칼럼은 물론이고 도서전, 그림전, 토론회, 강연회, 문화 예술 공연 등 그의 치적을 조명하는 기념 행사가 넘쳐난다. 인민망과 공산당신문망은 공동으로 덩샤오핑 인터넷 추모관도 개설했다. 지난 16일 베이징에서 열린 ‘덩샤오핑 추모 그림 전시회-봄날의 이야기’에서 덩샤오핑의 장녀 덩린(鄧林)은 “우리가 덩샤오핑을 기리는 것은 개인을 추모하는 게 아니라 인민은 생활이 더 좋아지고, 국가는 (그가 정해준) 부흥의 도로(개혁·개방)로 계속 나아가도록 기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덩샤오핑 띄우기’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권위 수립과 연관이 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반부패와 개혁 드라이브에 나선 시 주석이 덩샤오핑의 계승자임을 강조하는 식으로 정통성을 내세워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2012년 말 총서기 취임 직후 덩샤오핑의 남순강화(南巡講話)가 이뤄진 지역들을 첫 시찰지로 찾아 덩샤오핑의 계승자임을 선포한 바 있다. 시 주석의 국정운영 철학과 정책들도 덩샤오핑을 답습하거나 발전시킨 게 많다. 우선 시 주석이 총서기에 취임한 18차 전국대표대회에서 국정운영 비전으로 내놓은 ‘두 개의 100년’(兩個一百年)과 ‘중국의 꿈’(中國夢)은 덩샤오핑이 1979년 제시한 백년대계 ‘싼부쩌우’(三步走·현대화 건설 3단계 발전 방안)와 일맥상통한다. ‘싼부쩌우’란 삶의 수준을 1990년까지 원바오(溫飽·기본적인 의식주 해결)에 이어 2000년까지 샤오캉(小康·먹고살 만한 상태)에 올려놓은 뒤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 현대화된 선진국 단계로 거듭나게 한다는 것이다. 창당 100주년이 되는 2021년까지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를 완성하고, 건국 100주년인 2049년까지 현대화를 이룩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자는 ‘두 개의 100년’과 ‘중국의 꿈’은 싼부쩌우와 흡사하다. 공산당 직속인 중앙당교의 옌수한(嚴書翰) 교수는 “‘중국은 패권을 추구하지 않는다’, ‘주권은 절대로 타협·양보의 대상이 아니다’ 등 시 주석의 대외 원칙도 덩샤오핑이 했던 말들”이라며 시 주석의 외교 노선은 덩샤오핑의 것을 계승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덩샤오핑의 과오인 6·4 톈안먼(天安門) 사태와 관련, 시 주석이 관련자들을 복권시킬지는 의견이 갈린다. 당분간 덩샤오핑의 ‘정좌경우’(政左經右·정치는 좌, 경제는 우) 노선이 바뀌기 어렵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광안(쓰촨성)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檢, ‘朴 대통령 행적 의혹’ 제기 산케이신문 지국장 소환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수봉)는 세월호 참사 발생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가 고발당한 일본 우익지 산케이신문의 가토 다쓰야(48) 서울지국장을 18일 소환, 조사했다. 이날 오전 11시 5분쯤 변호인·통역인과 함께 검찰에 출석한 가토 지국장은 취재진의 질문엔 입을 굳게 다물었다. 그는 해당 보도의 근거가 된 자료 등을 일부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해당 기사를 보도하게 된 근거와 취재 경위, 박 대통령에 대한 비방 목적 여부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가토 지국장을 한 차례 더 불러 조사한 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가토 지국장은 지난 3일 ‘박근혜 대통령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누구와 만났나?’라는 제목의 온라인판 기사에서 증권가 정보지와 국내 모 일간지의 기명 칼럼을 바탕으로 박 대통령의 행적 의혹 등을 다룬 바 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특파원 칼럼] 친구를 유지하는 법/김민희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친구를 유지하는 법/김민희 도쿄특파원

    지난주 나가사키현에 처음으로 가봤다. 에도시대 서양과의 교역 창구였던 곳답게 전형적인 일본과는 사뭇 달라 신기했다. 더욱 신기했던 것은 한국에 대한 나가사키 사람들의 친근감이었다. 조선통신사를 유네스코 기억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나카무라 호도 지사에게 현민들의 반대는 없느냐고 물으니 “전혀 없었다”며 “교류해 온 역사가 있으니 한국과의 우호가 DNA에 내장돼 있는 게 아닌가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나가사키 역사문화박물관에 조선통신사의 흔적과 한국풍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도기 유물을 보며 고개를 끄덕거릴 수밖에 없었다. 지금의 우리가 미처 헤아릴 수 없는, 유장한 우호교류의 역사는 한국과 일본 사이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그런 나가사키 사람들에게 지난해 1월 ‘쓰시마 불상 도난 사건’은 가슴 아픈 일이었다는 것을 현지에 가서야 실감하게 됐다. 한국 절도단이 2012년 10월 쓰시마 가이진신사와 간논지에서 각각 불상 1점씩을 훔쳤고, 일본의 반환 요구와 한국 법원의 반환금지가처분 결정 이후 절도단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불상은 현재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에 보관 중이라는 사건의 흐름을 기사로 접할 때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매년 8월 조선통신사 행렬을 재현하는 ‘쓰시마 이즈하라항 축제’가 지난해엔 중지된 것만 봐도 그들의 서운함을 알 수 있었다. 쓰시마시청의 한 관계자는 “‘한국은 훔쳐간 불상을 돌려주지도 않는데 왜 우리가 한국과의 우호를 기념하는 축제를 해야 하느냐’는 항의 전화를 많이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그 자리에서 떠올린 것은 지난해 9월 “훔쳐온 문화재라면 돌려주는 것이 맞다”고 한 유진룡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발언이었다. 기사에 달린 댓글을 유심히 봤다. 대부분 “애초에 우리나라 것인데 왜 돌려주느냐”, “일본이 약탈한 수만 점의 문화재를 아직 반환받지 못한 상황에서 무슨 소리냐”면서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일본으로 정당하게 갔는지 아니면 빼앗긴 것인지 판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불상을 훔쳐왔다면 일단 돌려주는 게 옳고 이 불상이 강탈이나 도난당한 것이라면 그때 외교적 경로를 통해 반환 요청을 해야 한다, 설사 일본이 우리나라에서 불법으로 가져갔던 불상이라 할지라도 이를 불법으로 훔쳐오고 돌려주지 않으면 일본과 다를 게 없다는 소수의 지적은 이런 격앙된 목소리 틈에 묻혀 어느덧 사라졌다. 이런 감정적 접근 때문에 나가사키 사람들처럼 한국을 좋아하는 일본인은 하나둘씩 등을 돌린다.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일본인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기만 한다. “한국이 저렇게 나오는데도 한국과 잘 지내야 하느냐”는 질문을 들으면 말문이 막힌다고 많은 지한파 일본인은 괴로움을 토로한다. 가뜩이나 얼어붙은 한·일관계가 녹을 줄 모르는 지금의 상황에서 한국에 우호적인 일본인들이 줄어드는 것은 한국과 일본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겪고도 조선은 종전 10년도 지나지 않아 일본과의 교류를 선택했다. 이후로 200년간 조선통신사가 일본 땅을 드나들면서 한국과 일본의 교류는 최고조에 달했다. 407년 전의 예를 봐도 알 수 있듯 결국 가장 가까운 이웃인 한국과 일본은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다. 도난 불상 문제가 하루빨리 마무리되길 바란다. haru@seoul.co.kr
  • [구본영 칼럼] 이순신 리더십 바로 읽어야 길이 보인다

    [구본영 칼럼] 이순신 리더십 바로 읽어야 길이 보인다

    어디 가나 영화 ‘명량’이 화제다. 울돌목(명량) 인근 맹골수도에서 세월호 참사를 겪은 때문일까. 아니면, 팍팍한 삶에 지친 이들마다 이순신의 리더십에서 구원의 빛이라도 찾으려는 걸까. 최단기간 내 1000만 관객 돌파라는 한국 영화사의 신기원을 열어젖혔다. 며칠 전 전직 해군 제독이 낀 저녁 모임에서도 명량이 토픽이었다. ‘이순신 전문가’인 그는 잘 만든 영화지만 주연배우를 잘못 캐스팅했다고 주장했다. 고뇌에 찬 이순신 장군의 진면목을 담아내기에는 배우 최민식의 얼굴 살집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사족 하나. 조선 수군이 왜병들과 배 위에서 백병전을 벌이는 설정도 역사적 고증이 부족한 결과라고 했다. 사무라이들이 포진한 왜군을 농어민 백성들이 주축인 조선 수군이 칼싸움으로 이길 순 없고, 사려 깊은 이순신이 그런 무모한 선택을 했을 리가 없다는 것이다. 문득 6년 전의 비화가 떠올랐다. ‘신의 방패’로 불리는, 최첨단 함정 방공전투 시스템인 이지스체계를 개발한 ‘록히드마틴’사를 방문했을 때다. 미 외교관이나 해군 제독 출신의 간부들이 “16세기 이순신 장군의 조선 해군은 세계 최고였다”고 연신 치켜세웠다. 판옥선이나 거북선을 만든 당시의 조선술까지 높이 평가하면서다. 칭찬 속에는 이지스체계를 세일즈하려는 복선이 깔려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세계 최고인 한국의 선박 건조 능력에다 이지스체계를 얹어야만 최강의 구축함을 확보할 수 있다는 논리란 점에서다. 사실 이순신은 선입견과 달리 호방한 성격의 지휘관은 아니었다. 그는 극한의 생사 갈림길에서도 매일 난중일기를 썼다. 소심할 정도로 노심초사하면서 치밀하게 앞날을 대비했다는 얘기다. 영화 명량에도 나오지만, 이순신은 겁에 질려 도망가는 장졸의 목을 벨 정도로 까칠한 면모를 보였다. 반면 명량해전 직전 칠전량에서 대패한 원균이 외려 호쾌한 돌격형 장수였다고 한다. 정사(正史)를 봐도 이순신을 띄우기 위한 사극에서처럼 그는 혼자 도망다니는 비루한 장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영웅인 미국의 조지 패튼 장군은 “조국을 위해 죽지 말고, 적들이 그들의 나라를 위해 죽게 하라”고 병사들을 다그쳤다. 패튼의 명언에 비춰보면 이순신이 원균에 비해 얼마나 나라와 백성을 진정으로 사랑했는지 확연히 드러난다. 그는 설령 임금의 명이라 하더라도 민·군을 사지에 몰아넣는 무모한 전투는 최대한 피했다. 조선 수군의 연전연승 비결도 그런 애민정신에 따른 그의 선견지명과 헌신에 있었다. 선체 하부가 뾰족한 왜선과 달리 우수한 화포를 많이 실을 수 있는 판옥선을 미리 건조해 포격전으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생전에 이순신을 성웅으로 받드는 작업을 폈다. 어떤 정치적 목적이 있었을 수도 있지만,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야말로 이순신 리더십의 요체임을 잘 파악했던 듯하다. 요즘 정치권에서도 명량 열풍이 불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참모진이 영화를 관람하고,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무민무당’(국민이 없으면 당이 없다)이라며 이순신 정신을 거론했다. 하지만, 여든 야든 ‘이순신 리더십’의 핵심을 제대로 읽고 교훈을 얻고 있는지는 여전히 미심쩍다. 이순신은 한낱 촌로의 말도 허투루 듣지 않고 울돌목 조류의 특성을 분석해 전술에 반영했다. 반면 청와대는 그렇게 잦은 ‘인사 참사’를 빚고도 코미디언 자니 윤을 전문성과 동떨어지게 한국관광공사 감사로 임명해 다시 비판을 자초했다. 민생이야 도탄에 빠지든 말든 현 정권을 궁지에 몰아야만 차기 정권을 차지할 수 있다는 정략적 착각이 잇단 선거 참패의 원인임을 깨닫지 못하는 야당은 또 어떤가. 이순신을 배우려면 확실히 배워야 한다. 그는 신출귀몰한 작전을 펴겠다는 허장성세 대신 평시에 유사시를 차근차근 대비하는, 어찌 보면 상식적 인물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말로만 국리민복이나 민주를 외치는 얼치기 신료들이나 정치꾼들과는 달라도 한참 달랐다. 논설실장
  • [옴부즈맨 칼럼] 軍 혁신 관련 특집시리즈 기대한다/이갑수 INR 대표

    [옴부즈맨 칼럼] 軍 혁신 관련 특집시리즈 기대한다/이갑수 INR 대표

    세월호 참사의 여파가 여전히 한국 사회를 뒤덮고 있다. 세월호특별법은 여야가 합의를 이뤘으나 유가족대책위와 야당 일부에서의 반발로 후폭풍을 맞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야 의원들의 검찰 소환 소식은 국민들을 더욱더 허탈하게 만들고 있고 군대 내에서의 엽기적 가혹행위로 발생한 사망 사건, 그리고 고질적 은폐 의혹을 일삼는 군에 관한 뉴스는 부모들과 입영을 앞둔 당사자들에게 걱정 폭탄을 안겨 주고 있어 군에 대한 신뢰도 깊은 위기에 빠져 있다. 일련의 사회적 부조리를 보면서 한국 사회의 적폐는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여전히 현재 진행형임을 다시금 실감케 한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 개조와 적폐 척결 같은 엄청난 과제들이 국민들 앞에 놓여 있지만 과연 누가 언제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또다시 대형 사고가 난다면 과연 정부는 일사불란하게 구조하고 대응할 것인가, 관피아·법피아·해피아 등 수많은 마피아 문제는 현재 개선되고 있는가 하는 걱정이 쉽게 사라질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최근 6회에 걸쳐 다룬 특집 기사 ‘대한민국 혁신리포트’는 특별 시리즈에 강한 서울신문답게 시의 적절한 기획이라 평가하고 싶다. 양극화 문제, 입시 개혁, 정부관료 문제와 공동체 의식, 국가의 100년 미래전략수립 등의 이슈들을 해외 사례와 전문가 조언 그리고 대안을 짜임새 있게 곁들인 시도가 돋보였다. 특히 4부의 국민소송제 도입에 관한 기사는 우리나라에서 국민의 관심도가 떨어지는 정부 정책과 예산 집행의 감시에 관한 문제로 향후 국민 참여를 유도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활성화된다면 공무원들의 무사안일식 행정과 책임회피를 방지하고 나아가 효율적인 예산집행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혁신 리포트에서 다룬 주제들은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요한 과제들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현 시점에서 대한민국 혁신이라는 거대한 담론에 걸맞게 중요도나 우선 순위를 감안해 국가적 해결 과제로서의 어젠다를 선정한 것인지에 관한 점이다. 또한 세월호 참사 여파가 한창이던 지난 6월에 우리 사회의 적폐 10개를 선정, 그 배경과 현실 그리고 개선점까지를 구체적으로 다루었던 ‘기본을 지키자’ 시리즈의 주제 선정에서도 그러하다. 당시 10개의 적폐 이슈로 정치권의 공약 실천, 연줄문화, 낙하산 인사, 교통 법규, 의료계, 군 내부문제, 금융권, 그리고 스포츠계의 비리문제를 다루었다. 사실 적폐 10개를 선정하기란 애매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스포츠계 비리 같은 문제 대신 더 중요하고 심각한 사회적 적폐는 없었을까. 이참에 서울신문에 두 가지를 당부해 보고자 한다. 혁신 리포트에 거론된 각각의 이슈별로 후속 심층 보도를 해주었으면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요즘 국민들로부터 분노와 엄청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군대 내 구타와 왕따 문제를 포함한 군 혁신에 관한 기사다. 서울신문이 연일 많은 지면을 할애해 군대 내 폭력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그들만의 세상으로 지내온 폐쇄적인 군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한 꺼풀씩 벗겨 내고 국가 안보 유지와 국민의 인권 보호 차원에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획기적인 해결 방안들을 도모하는 특집 시리즈를 시간이 걸리더라도 보도해 주기를 희망해 본다.
  • 가자지구 라파 국경 열리나

    가자지구 라파 국경 열리나

    72시간 재휴전과 함께 협상에 들어간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합의점을 찾고 있다. 쟁점은 ‘국경’이다. 오랫동안 고립됐던 하마스는 국경 개방에 필사적이며, 이스라엘은 국경을 열고 싶다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가자지구를 통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 포스트는 11일(현지시간)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라파 국경 통제에 대해 동의한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 고위 지도자 이자트 알리스크는 “마무드 아바스 대통령의 경비 병력이 라파 국경에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 국경을 넘겨줄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협상 중재자인 이집트도 팔레스타인 경찰 1000여명이 국경에 배치되는 데 합의했다. 문제는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라파 국경은 합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스라엘은 에레즈, 카르니 검문소 개방을 거부하고 기존에 열려 있던 케렘샬롬 검문소만 유지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가자지구의 공항과 항구를 개방하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재무장관은 “이번 협상은 하마스 대신 팔레스타인 당국이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다는 전제 아래서 양국 사이의 라파 국경 출입구를 재개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AP통신에 말했다. 팔레스타인 일간 알쿠드는 이스라엘이 일부 수감자 석방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고위 관리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측 요구 대부분을 거부하고 있으며 협상이 실패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바레인 일간 알아얌의 칼럼니스트 탈랄 아칼은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이번 협상을 위해 큰 대가를 치렀다. 반드시 합의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전했다. 이어 “하마스가 결국 공항과 항구 개방을 포기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스라엘도 하마스의 비무장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텔아비브대학 자피전략문제연구소의 정치 전문가 요시 알페르도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50% 이상”이라고 전망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산케이신문 기사 “박근혜 대통령 행방불명” 보도내용 고발에 검찰 이례적 신속 수사

    산케이신문 기사 “박근혜 대통령 행방불명” 보도내용 고발에 검찰 이례적 신속 수사

    ‘산케이신문 기사’ ‘산케이 박근혜’ ‘산케이신문 박근혜’ ‘산케이신문 보도내용’ 산케이신문 기사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고발에 따라 검찰이 이례적으로 신속한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수봉)는 박근혜 대통령 명예 훼손 혐의로 고발된 가토 다쓰야(48)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을 12일 소환조사할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검찰 수사는 지난 7일 사단법인 영토지킴이 독도사랑회 등의 고발에 따른 것이다. 검찰은 고발장 접수 직후 가토 지국장의 출국을 금지했다. 이와 관련, 산케이신문 측은 9일자 기사를 통해 “문제의 기사는 한국 국회에서 이뤄진 논의나 한국 신문의 칼럼 소개가 중심”이라면서 “이 기사를 이유로 출석을 요구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가토 지국장은 “12일 검찰에 출석하기로 했는데 아직 변호사를 선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로고스의 최진녕 변호사는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 등 대법원에서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유죄 확정 판결까지 받은 내용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써놔 그 부분은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가토 지국장은 지난 3일 ‘박근혜 대통령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누구와 만났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조선일보의 한 기명 칼럼을 인용해 “7시간가량 박근혜 대통령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다”면서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비밀리에 접촉한 남성과 함께 있었다는 소문이 증권가 정보지 등을 통해 돌고 있다”며 사생활 의혹 등을 기사화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대통령은 청와대 경내에 있었으나, 경호상 동선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12일 소환…산케이신문 해명 “문제가 된 기사 한국 칼럼 소개 중심”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12일 소환…산케이신문 해명 “문제가 된 기사 한국 칼럼 소개 중심”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12일 소환…산케이신문 해명 “문제가 된 기사 한국 칼럼 소개 중심” 검찰이 세월호 참사 발생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에 의혹을 제기한 일본 우익 성향 일간지 산케이(産經) 신문 기사와 관련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1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정수봉 부장검사)는 자유청년연합 등 보수단체가 박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 혐의로 고발한 가토 다쓰야(加藤達也·48)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을 출국금지하고 12일 출석하도록 통보했다. 가토 지국장은 3일자 신문에 실린 ‘박근혜 대통령, 여객선침몰 당일 행방불명, 누구와 만났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박 대통령의 행적이 7시간가량 확인되지 않았다며 모 일간지 칼럼과 증권가 정보지 등을 근거로 사생활 의혹 등을 제기했다. 검찰은 가토 지국장을 2∼3차례 소환해 보도 근거와 취재 경위 등을 조사한 뒤 형사 처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산케이신문은 9일자 기사에서 ‘기사로 박근혜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한국 시민단체의 고발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이 가토 서울지국장의 출석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에서 산케이 신문 측은 “문제가 된 기사는 한국 국회에서 이뤄진 논의나 한국 신문의 칼럼 소개가 중심”이라면서 “이 기사를 이유로 명예훼손 용의로 출두를 요구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산케이신문 ‘박근혜’ 기사 보도내용 파문…검찰, 가토 다쓰야 서울지국장 출국금지

    산케이신문 ‘박근혜’ 기사 보도내용 파문…검찰, 가토 다쓰야 서울지국장 출국금지

    ‘산케이신문 박근혜’ ‘산케이 기사’ ‘산케이신문 기사’ ‘산케이신문 보도내용’ 산케이신문 ‘박근혜 대통령’ 기사 보도 내용과 관련해 검찰이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을 출국금지하고 검찰 출석을 통보했다. 1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정수봉 부장검사)는 시민단체가 박근혜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 혐의로 고발한 가토 다쓰야(48)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을 출국금지하고 12일 출석하도록 통보했다. 가토 다쓰야 지국장은 3일자 신문에 실린 ‘박근혜 대통령, 여객선침몰 당일 행방불명, 누구와 만났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이 7시간가량 확인되지 않았다며 조선일보 칼럼과 증권가 정보지 등을 근거로 사생활 의혹 등을 제기했다. 검찰은 가토 다쓰야 지국장을 2∼3차례 소환해 보도 근거와 취재 경위 등을 조사한 뒤 형사 처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산케이신문 측은 “문제가 된 기사는 한국 신문의 칼럼 소개가 중심”이라면서 “이 기사를 이유로 명예훼손 용의로 출두를 요구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반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檢,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12일 소환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에 의혹을 제기하는 기사를 쓴 일본 우익 산케이신문의 현직 기자에 대해 검찰이 이례적으로 신속한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수봉)는 박 대통령 명예 훼손 혐의로 고발된 가토 다쓰야(48)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을 12일 소환조사할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검찰 수사는 지난 7일 사단법인 영토지킴이 독도사랑회 등의 고발에 따른 것이다. 검찰은 고발장 접수 직후 가토 지국장의 출국을 금지했다. 이른바 ‘소녀상 말뚝 테러’와 관련,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로부터 고발된 일본 극우 인사 스즈키 노부유키(49)가 본국으로 돌아간 뒤 검찰 소환이나 법원 재판에 불응해 사법처리에 난항을 겪은 전례를 감안해 신병 확보 조치부터 취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산케이 측은 9일자 기사를 통해 “문제의 기사는 한국 국회에서 이뤄진 논의나 한국 신문의 칼럼 소개가 중심”이라면서 “이 기사를 이유로 출석을 요구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가토 지국장은 “12일 검찰에 출석하기로 했는데 아직 변호사를 선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로고스의 최진녕 변호사는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 등 대법원에서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유죄 확정 판결까지 받은 내용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써놔 그 부분은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가토 지국장은 지난 3일 ‘박근혜 대통령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누구와 만났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조선일보의 한 기명 칼럼을 인용해 “7시간가량 박 대통령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다”면서 “당시 박 대통령이 비밀리에 접촉한 남성과 함께 있었다는 소문이 증권가 정보지 등을 통해 돌고 있다”며 사생활 의혹 등을 기사화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대통령은 청와대 경내에 있었으나, 경호상 동선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산케이신문 기사 “박근혜 대통령 사생활 의혹 제기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가토 다쓰야, 한국 검찰에 소환”

    산케이신문 기사 “박근혜 대통령 사생활 의혹 제기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가토 다쓰야, 한국 검찰에 소환”

    ‘산케이신문 기사’ ‘산케이 박근혜’ ‘일본 산케이신문’ 산케이신문 기사 ‘박근혜 대통령 사생활’ 의혹을 제기한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이 한국 검찰에 소환된다고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9일 산케이신문은 “서울중앙지검이 가토 다쓰야(48)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에 대해 출두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산케이신문은 “’박근혜 대통령이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누구와 만나고 있었나?’라는 제목으로 이달 3일 인터넷에 게시한 가토 서울지국장의 기사가 문제가 됐다”면서 “한국 검찰이 가토 지국장에게 오는 12일 검찰에 나오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고바야시 다케시 산케이 도쿄 편집국장은 “문제가 된 기사는 한국 국회에서 이뤄진 논의나 한국 신문의 칼럼 소개가 중심”이라며 “이 기사를 이유로 명예훼손 용의로 출두를 요구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3일 산케이신문은 한국의 한 언론매체의 칼럼과 증권가 정보지 등을 이용해 세월호 사건 당일인 4월16일 7시간여에 걸쳐 박근혜 대통령이 행방불명됐다며 사생활 의혹 등을 제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에볼라 충분히 통제 가능… 지구촌 의미 없는 패닉”

    “에볼라 충분히 통제 가능… 지구촌 의미 없는 패닉”

    “지난 며칠간 셀 수 없이 많은 전화와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모두들 안심해도 되냐고 묻습니다. 언제나 제 대답은 똑같습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충분히 통제가 가능합니다.” 공중보건, 질병통제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꼽히는 마린 매키나 미국 브랜다이스대 선임연구원은 7일 서울신문과 가진 전화·이메일 인터뷰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위험한 것은 명백하지만, 그 위험성이 과도하게 포장돼 의미 없는 패닉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매키나 연구원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함께 질병통제시스템을 지금까지 10년 이상 연구해 왔으며, 매사추세츠공대(MIT) 과학 저널리즘 프로젝트를 총괄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유력 매체에 공중보건 고정칼럼을 연재하고 있으며 박테리아 공포를 다룬 ‘슈퍼버그’, 전염병 통제 시스템을 다룬 ‘악마를 물리치다’ 등의 베스트셀러 저자이기도 하다. 매키나 연구원은 “에볼라는 결코 미지의 바이러스가 아니다”며 “지난 수십년간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수백개 연구실에서 실제 에볼라 바이러스를 이용한 실험이 진행돼 왔다”고 말했다. 일정 수준 이상의 능력을 갖춘 연구실 어느 곳에서나 쉽게 다룰 수 있는 바이러스라는 것이다. 또 “치료제나 백신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만들 수 있는 수준이면서도 만들지 못한 것은 시스템이 돈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까닭”이라고 지적했다. 매키나 연구원은 “과도한 공포라고 볼 수 있는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월 뉴욕에서 숨진 사람은 라사열(서아프리카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성 출혈열)로 판명됐지만, 2차 감염은 없었다”면서 “감기 등 인플루엔자와 달리 접촉성 전염병은 생각보다 전염력이 높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등) 일정 수준 이상의 질병관리 시스템을 갖춘 대부분의 국가에 모두 적용되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바이러스 변이 등으로 새로운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靑 “산케이신문 민형사상 책임 물을 것”

    청와대는 7일 ‘박근혜 대통령,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 누구와 만났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은 일본의 극우 매체 ‘산케이신문’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윤두현 홍보수석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것을 기사로 썼다. 민형사상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면서 “거짓말을 해 독자 한 명을 늘릴지 모르겠지만 엄하게 끝까지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시민단체도 산케이를 고발했다”며 “소송은 제3자의 고발로 이미 시작됐지만, 소송 주체에 따라 법적 의미가 많이 달라진다. 우리는 엄정하게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산케이신문은 세월호 참사 당일인 지난 4월 16일 7시간가량 박근혜 대통령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다는 한 일간지의 칼럼과 박 대통령이 비밀리에 남성을 만났다는 증권가 정보지 내용을 근거로 기사를 작성해 논란이 일었다. 한편 황우여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산케이신문의 모독적 보도에 대해 정부가 항의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야당의 주장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손성진 칼럼] 폭력 사회, 폭력 군대

    [손성진 칼럼] 폭력 사회, 폭력 군대

    집게로 생니를 빼는 복수 영화도 저보다 잔혹할 수 있을까. ‘빨갱이 잡는 고문’도 사라진 마당에 그 망령이 ‘민주 군대’에서 부활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등병으로 몇 달 복무하는지도 모르는 국방장관은 “장병의 인격이 존중되는 인권의 모범지대가 되도록 병영문화를 쇄신하겠다”고 앵무새 같은 답변만 늘어놓는다. 그 한마디로 우매한 부모들이 지금까지 속아왔듯이 또 속을 줄 알았나 보다. 사실 2주 전 작은아들을 입영시킬 때까지만 해도 나도 깜빡 속았었다. 인권이라는 말조차 생소했던 30년 전의 군대는 무용담처럼 흘러간 과거지사이겠거니 생각한 것이다. 군대에 갔다 온 사오십 줄의 기성세대에게도 병영 폭력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그때의 가해자나 피해자는 전우라는 명분하에 담배 한 대 나눠 피우며 툴툴 털기도 했다. 그도 아니면 입이 있어도 말을 못했을 시절이라 그저 참고 견디는 도리밖에 없었다. 악몽처럼, 추억처럼 불현듯 스치고 지나가는 기억들이 자식세대에게만큼은 대물림되지 않길 기성세대는 바랐다. 그러면서 15년이나 펄럭인 ‘병영문화 혁신’이란 현수막만 철석같이 믿고 자식은 얻어맞지는 않으리라 생각했다. 느닷없는 것도 아니었다. 하소연할 데도 없는 다수의 침묵 속에 병영 폭력은 허울 좋은 민주 군대의 탈 속에서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부모들만 속아왔다. 그러나 곪은 상처는 언젠가 터지기 마련이다. 터져 고름이 나도록 상처가 있는 줄조차 몰랐던 이들이 있는 호통 없는 호통 다 치면서 호들갑을 떤다. 그런 행태야 이제 보는 것도 질린다. 그것으로 책임이 면해지는 줄 아는 모양이다. 군이든 국회든 국가인권위든, 실상을 알아보려고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부터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해야 한다. 깔아뭉개고 입막음을 하면서 폭력을 숨겨 온 지휘관들의 죄과는 또 어떻게 할 것인가.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가해자를 포함하여 군기를 위해선 폭력이 필요악이라고 생각하는 자도 있다니 참으로 놀랄 노자다. 가해자들에게 살인죄가 적용된다면 그들은 살인의 방조범임이 틀림없다. 김해 여고생 사건은 놀란 국민들을 또 한번 충격에 빠트렸다. 가해 여중생들이 남자였다면, 그래서 몇 년 후 입영했다면 윤 일병 사건의 가해자처럼 되지 말란 법이 없다. 말하자면 병영 폭력의 싹은 사회에서 움튼다. 가정 폭력에서 학교 폭력까지 폭력이 일상화된 대한민국에서 병영 폭력에서만 문제의 해답을 구하는 것은 잘못된 처방이다. 관심사병을 피해자 측 시각에서만 가려내는 것도 문제다. 폭력과 왕따의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가 관심사병이 돼야 한다. 가해자 이 병장은 폭력적 성향이 다분했다. 학교로 보면 문제아였다. 그런 사병들을 중점 관리하는 게 맞다. 학교 폭력의 이력은 군으로 전달돼야 한다. 가해 위험성이 큰 입영자의 부모들도 군에 그런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다시 말해 병영 폭력 예방책의 하나로 군과 학교, 가정의 연계 방안이 반드시 필요하다. 민·학·군(民·學·軍)의 공동 대응 없이 민주 군대를 만들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신통방통하게도 병역의무를 이행하며 석·박사 학위도 따는 우리나라 사회 지도층이 병사들의 고통에 관심이 있을 리 만무하다. 세대를 이어서 병역을 회피하려는 그들에게 병영 폭력이란 남의 일, 별세계의 일로 생각될 것이다. 결국, 병영 폭력 또한 힘없는 서민의 차지다. 지도층에게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라고는 눈곱만치도 찾아볼 수 없고 ‘백 없는’ 가정의 자식들만 사지로 떠미는 이 땅의 풍토가 변하지 않는 한 병영 폭력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면 너무 비관적일까. 자식 키우기가 두렵다고 한다. 윤 일병 사건을 접한 부모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폭력과 사고가 덤으로 붙은 입시 지옥을 겨우 빠져나오자마자 그보다 더한 생지옥이 기다린다면 누가 이 땅을 지키려 하겠는가. 3주 후 훈련소 퇴소식에서 작은아들을 만나면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벌써 갑갑해진다.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 S&P도 “성장 않는 美, 문제는 소득 불평등” 지적

    “더 많은 소비가 경제를 살릴 것이라고 설명하는 나를, CNBC 같은 경제매체의 진행자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상상의 동물인 유니콘 보듯 했다.” 최근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칼럼에서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한탄하며 내놓은 말이다. 그렇다면 강단 경제학자가 아니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같은 시장평가기관이 소득 불평등이 문제라 주장한다면 CNBC 같은 경제매체도 받아들일 수 있을까. 5일(현지시간) NYT는 S&P가 미국의 경제회복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 소득 불평등임을 명시적으로 지적한 ‘늘어나는 소득 불평등이 어떻게 미국 경제성장을 가로막고 있는가. 그리고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방법들’이라는 제목의 거시경제보고서를 내놨다고 보도했다. 베스 앤 보비노 S&P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작성한 이 보고서의 핵심은 ▲소득 불평등은 지속적 성장에 해를 끼치며 미국은 이제 그 한계점에 도달했다 ▲그로 인해 향후 10년간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2.8%에서 2.5%로 낮춘다 ▲급진적 정책은 역풍을 불러오겠지만 그럼에도 소득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주의 깊은 접근은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다 등이다. NYT는 S&P의 이번 보고서에 대해 “새로운 분석적 접근이나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자료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이 보고서가 중요한 까닭은 “오직 채권 투자자 같은 사람에게 필요한 정보를 내놓는 S&P처럼 무당파적인 조직이 학계와 중도좌파 성향의 정치그룹 내부에서 논의되던 얘기들을 받아들였다는 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소득 불평등에 대한 논의는 “치열하고 정교했으나 대개는 무명”이었다. 그나마 토마 피케티 같은 이가 ‘21세기 자본론’처럼 대중적인 책으로 세계적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지만, 여전히 월스트리트저널 같은 매체로부터 “사 놓고 안 읽는 책”이란 조롱을 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 결정과 자산 분배 전략을 세워야 하는 주요 고객들에게 이데올로기가 개입되지 않은 실제적 설명을 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것이 NYT의 평가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신문 1면 뉴스의 혁신을 기대한다/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 신문 1면 뉴스의 혁신을 기대한다/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간혹 신문 뉴스나 사회 현상을 다루는 학술 논문들이 서로 엇비슷하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이들 모두가 사회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들을 관찰한 뒤에 이를 해석하고 평가하며 예측하는 역할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신문 뉴스는 매일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일들을 중요도에 따라 선택하고 재구성하며 해석한다. 학술 논문들도 우리 사회에서 나타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현상의 원인을 밝혀내고 반복 패턴을 살펴보면서 미래를 예측하기도 한다. 신문 뉴스나 학술 논문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내용은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요한 변화나 현상들의 원인을 해석하고 그 본질을 밝혀내려 한다는 것이다. 뉴스는 시간적으로 과거에 일어난 현상들에 내재된 의미와 그 맥락을 밝히려는 콘텐츠이다. 그것이 바로 신문이 독자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뉴스의 본질이다. 그러나 최근 뉴스 이용자들은 무료로 무한대에 가깝게 뉴스와 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선택 가능한 뉴스들이 물리적으로 증가하면서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 중에서 무엇이 개인이나 공동체에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가를 놓치는 일도 흔한 일이 되었다. 따라서 정보 과잉 시대에 신문 1면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진 것 같다. 신문 1면은 가장 중요한 사회 현상들을 기술하고 해석하는 상징적 공간이다. 그만큼 신문 1면은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의 원인과 변화 추세를 정확하게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최근 서울신문 1면 보도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정치와 경제 뉴스들의 비중이 높다. 이들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1면 뉴스들의 특성을 살펴볼 때, 경제 뉴스들은 비교적 데이터 제시와 분석이 이루어지는 데 비해 정치 뉴스들은 현상 기술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가령, “배당수익률 1%P 올리면 외국인 앉아서 2조 6000억”, “아르헨 결국 디폴트…세계 경제 영향 미미”(이상 8월 1일자), “최경환 효과”(7월 31일자) 등과 같이 경제 분야 뉴스들은 독자들에게 구체적인 정책이나 환경 변화가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잘 설명하고 있다. 7·30 재·보궐선거와 연관된 정치 뉴스들은 결과의 분석보다는 인터뷰에 의존한 현상 설명이나 예측이 더 많아 보인다. 신문 1면에서 보도되는 정치 뉴스들도 앞으로는 정치 관련 데이터 분석 등을 활용해 우리 정치 현상의 원인을 역동적으로 설명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문 1면 뉴스 구성도 매우 중요하다. 정치와 경제 분야 이외에 문화, 국제, 스포츠, 지역, 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쟁점들에 대한 설명과 해석을 톱뉴스로 배치해 보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사회가 현재 시점에 직면하고 있는 쟁점들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원인을 설명할 수 있을 정도의 분석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뉴스를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도록 1면 뉴스 포맷이나 디자인을 혁신하거나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뉴스를 재구성하는 데이터 저널리즘 정착도 고민해야 할 주제들이다. 좋은 신문이란 과거라는 시간을 스냅 사진이 아닌 역사적 산물로 재해석하는 능력이 뛰어난 신문이 아닐까 싶다. 새로운 혁신을 위해 언론학계나 한국언론진흥재단 등과 같은 공공기관 등과의 컬래버레이션도 적극 필요한 시점이다.
  • [특파원 칼럼] ‘제2의 크리스토퍼 힐’을 기다리기 전에/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제2의 크리스토퍼 힐’을 기다리기 전에/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하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 청문회장.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가 증인으로 모처럼 한자리에 앉았다. 의원들의 질책이 쏟아졌다. “존 케리 국무장관이 북한이 조용해졌다는데 그게 무슨 소리냐?”, “‘전략적 인내’ 정책이 효과를 못 보고 있는데 얼마나 더 인내해야 하냐. 평생을 기다려야 하냐?” 등 추궁이 이어졌다. 데이비스 대표는 “나는 우리 정책을 ‘전략적 인내’라고 말한 적이 없다. 오히려 ‘전략적 불인내’라고 본다”며 대북 압박·제재를 지속할 것이라고 되풀이했다. 킹 특사는 질문조차 받지 못한 채 앉아 있었다. 이날 청문회는 3시간 일정이었으나 1시간 20분 만에 끝났다. 의원들한테도, 당국자들한테도 별다른 의욕이 느껴지지 않았다. 북한은 올 들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계속 쏘며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서해 미사일 발사장 증축 공사도 진행돼 기존보다 더 큰 장거리 미사일을 쏠 준비도 하고 있다. 그런데도 케리 장관은 최근 한 방송에서 “주지하다시피 지난해 4월 내가 중국을 방문한 이후부터 북한이 이전보다 조용해졌다”며 자화자찬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례적으로 규탄 성명을 낸 것과 비교할 때 안일한 대응인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케리 장관 등 미 지도부는 시리아, 이라크, 리비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등 중동 문제와 우크라이나·러시아 문제에 매몰돼 북한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오바마 정부 내 북한 전문가도 없는 상황이다. 성 김 주한 미국대사가 조만간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로 온다지만 힘이 실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지 W 부시 정부 2기에 북한을 드나들며 협상을 벌였던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와 같은 행보는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질문을 던져보자. 북한 문제는 과연 어느 나라에 가장 큰 당면 과제인가. 언제까지 움직이지도 않는 미국만 바라볼 것인가. 북한 전문가들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밝힌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구상,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등 3대 대북정책에 상당한 기대를 걸어왔다.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가 민간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허용하면서 자연스럽게 ‘5·24조치’ 해제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 바 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북한의 9월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와 관련한 소모적 줄다리기를 하면서 대북정책에서 오히려 퇴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전문가는 “박근혜 대통령 가까이에서 대북정책을 얘기하는 사람들은 모두 군 출신”이라며 “3대 대북정책과는 거리가 먼 강경 일변도 정책이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6자회담과 남북회담을 주도해야 하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윤 장관은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맡아 6자회담에 깊숙이 관여했고, 류 장관은 30여년 북한만 연구한 전문가다. 이들에게 힐 차관보와 같은 미국의 대북 협상가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직접 나서 대통령을 설득하고 북한과 대화하라고 말한다면 무리일까. 출범 2년 차인 박근혜 정부가 시간이 많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명박 정부의 실수를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대화에 나서야 남북 간 신뢰를 만들 수 있다. chaplin7@seoul.co.kr
  • [김종면 칼럼] 종교지도자는 진중해야 한다

    [김종면 칼럼] 종교지도자는 진중해야 한다

    천주교, 불교, 개신교, 원불교 등 종단지도자들의 ‘이석기 선처’ 탄원 파문이 거세다. 각 종교 수장급 지도자들이 지극히 민감한 사단을 일으켰으니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탄원서 문면, 그 어둠의 행간부터 살펴봐야겠다. 염수정 추기경은 “재판부가 법과 원칙에 따라 바르고 공정한 재판을 해주시기를 기도하며, 동시에 그들이 우리 사회의 한 일원으로 화해와 통합, 평화와 사랑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기를 청한다”는 요지의 글을 법원에 냈다.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이 서명한 탄원서에는 “더 이상 우리 사회가 어리석은 갈등으로 국력을 소진하기보다 서로 간에 이해와 포용이 허용되는 사회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재판이 얼마나 올바르지 못하길래 추기경이 공정한 재판을 위해 기도까지 할까. 내란음모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사건이 한갓 ‘어리석은 갈등’에 불과한 것인가.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이 이른바 ‘RO(혁명조직)’ 구성원으로 무슨 ‘죽을 죄’를 진 것도 아닌데 온 나라가 들썩거릴 정도로 난리를 친다는 뉘앙스다. 대한민국이 그렇듯 정의가 곤두박질치고 가치가 물구나무선 형편없는 나라라면 이 땅에 발을 붙이고 사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다. 탄원서에는 “누가 어떤 죄를 범했든 도움을 요청하면 그 죄를 묻지 않고 기도해주는 것이 종교인의 자세”라는 대목도 있다. 미당 서정주 시인의 표현대로 “사람의 값을 제일로 비싸게 계산한 석가모니”, 그 가르침을 따른다면 아무리 죄가 무거워도 그 자체로 고귀한 ‘사람’인 이상 자비의 기도를 베푸는 것은 당연하다. 성경의 말대로 자신을 미워하는 자를 선대하고, 저주하는 자를 축복하며, 모욕하는 자를 위해 기도하는 것은 또 얼마나 성스러운 일인가. 하지만 국헌 문란의 혐의를 받고 있는 사람에 대해 전후 맥락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선처를 호소하는 것은 별개 문제다. 고통받는 자를 위한 기도와는 차원이 다르다. 정작 이석기 사건 당사자는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이데올로기병’은 웬만한 설득이나 포용으로는 치유할 수 없는 고질이다. 주목할 것은 미국처럼 자유민주주의가 만개한 나라에서도 국가의 정체성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극단세력은 설 땅이 없다는 사실이다. 긴장 없는 온정주의는 위험하다. 종단지도자로서 재판부에 압력을 가할 의도가 없었다며 인도주의적 입장을 강조하지만 궁색하다. 2심 판결을 눈앞에 둔 상황이다. 선처를 구해도 법의 심판이 끝난 후에나 원칙과 상식의 바탕에서 하는 게 옳다. 고 김수환 추기경은 종교인으로서 무위이무불위(無爲而無不爲), 불언지교(不言之敎)의 경지를 갈망했다. 노자철학의 정신이다. 가만히 있어도 하지 않는 일이 없는, 말이 없어도 태산 같은 가르침을 주는 지경에 이르러야 진정한 종교지도자라고 할 수 있다. 아직도 진보니 보수니 철 지난 이념의 굴레에서 허덕이는 현실에서 종단지도자들이 사회 통합의 구심은 못될망정 부적절한 처신으로 또 다른 갈등을 부추기고 있으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지금, 여기’의 현실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고민했다면 섣불리 탄원이라는 이름의 정치판을 벌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종교편향 논란이 극에 달했을 때 지관 전 총무원장이 했던 말이 생각난다. “정치란 생선을 굽듯이 조심조심 깊이 들여다보고 해야 한다.” 정치의 유혹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지금 종교계 일각에서도 새겨들을 만하다. 일찍이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는 종교가 권위주의에 빠지고 탐욕에 물들어가는 현실을 개탄하며 “종교는 오로지 행복을 파는 장사꾼이 돼야 한다”고 갈파했다. 도저한 역설이다. 우리는 종교로 말미암아 행복한가. 국민이 종교지도자를 걱정하는 난경만 면해도 다행이다. 환지본처(還至本處)라고 했다. 값싼 정치 옷을 벗어던지고 제자리로 돌아오라. 무너진 종교의 위의(威儀)를 바로 세워야 한다. 종교지도자라면 국민도 국가도 더는 길을 잃지 않도록 묵직하게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수석논설위원
  • [옴부즈맨 칼럼] 지역공동체는 경제성장과 국민행복의 새로운 동력/이인재 안전행정부 지역발전정책관

    [옴부즈맨 칼럼] 지역공동체는 경제성장과 국민행복의 새로운 동력/이인재 안전행정부 지역발전정책관

    세월호 사고로 인해 드러난 우리 사회의 여러 창피한 모습 가운데 하나는 ‘너·나’를 분리해서 생각하는 욕심이다. 우리는 지금 층간소음으로 인한 이웃 간 칼부림과 가출, 이혼, 실업, 빈곤, 범죄 등 사회적 병리 현상과 경제·세대·지역 간 양극화의 문제 속에서 살고 있다. 급속한 정보화기술의 발전과 시장경제에 의한 지나친 경쟁논리는 몰 인간화를 심화시켜 계·두레·향약의 전통에서 살아 숨 쉬던 ‘우리’라는 모습을 상실해 왔다. 따라서 ‘너·나’가 아닌 ‘우리’라는 공동체의 재발견이 우리 경제·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긴요한 것 같다. 공동체란 마을 또는 통·리, 읍·면·동처럼 지리적으로 근접한 일정한 공간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상호작용하면서 공동의 목표와 가치를 추구하는 유대감을 가진 집단이다. 이러한 공동체의 활성화가 왜 우리에게 필요한가. 첫째, 공동체 구성원 간에 연대감과 공동체의식이 함양돼 지역문제로 인한 갈등이 줄어들고 신뢰는 보다 축적돼 선진 시민의식이 고양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발전과 더불어 의식의 발전이 병행돼야 사회통합과 선진국 진입을 달성할 수 있다. 둘째, 마을기업, 협동조합, 농어촌공동체회사, 사회적기업 등 지역 공동체의 경제주체들은 시장경제와 정부의 거시경제정책으로 풀기 어려운, 작지만 의미 있는 경제문제를 해소할 수 있고 또 그 과정에서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지역 공동체에 능동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주인의식, 자조정신 그리고 자신감 회복을 통해 우리 국민들의 행복감이 제고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의 행복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최하위 수준인 27위였고 자살률 1위였던 사실은 지역 공동체 활성화의 시급성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우리 주변에서 경제·사회적 문제해결에 공동체가 작동하고 있는 성공사례는 있는가. 서울신문 지난 7월 22일자 ‘강북구로 가자, 마을공동체 배우러’를 보면, 우리 주변에 생각보다 많은 마을공동체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 강북구만 해도 오패산 마을꿈터, 북카페 책읽는 마을, 마을예술 창작소 다락방 등 18개나 된다고 한다. 그래서 강북구는 공동체와 연계한 ‘강북 신사유람단’ 여행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지난 5월부터 운영 중이다. 경남 통영시 ‘동피랑 벽화마을’은 비탈길의 언덕배기 가난한 집단촌을 포기하지 않고 골목그림 공모전들을 통해 그림이 있는 골목, 문화가 살아있는 마을테마를 만들어 관광명소로 재탄생시켰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수제화타운은 80년대 수제화의 메카로 이름 높았던 인근 24개 업체가 공동매장과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구두거리를 조성하고 체험관을 꾸며 공동체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의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지역공동체의 성공사례는 우리 주변에 많이 있다. 그동안 서울신문은 작게는 서울 종로구의 고장 난 우산을 고쳐주는 지역공동체 일자리 사업(7월 3일자) 및 은평구의 마을관리 협동조합으로부터, 크게는 한국 사회의 갈등해소시스템으로 공동체 회복을 강조하는 기획기사까지(7월 23일자) 적잖은 보도를 해왔다. 앞으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지역 공동체 이슈를 우리 경제·사회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보다 의미 있게 다뤄 주었으면 한다. 이인재 안전행정부 지역발전정책관
  • [오피셜] 아스널, ‘다재다능’ DF 챔버스 영입 발표

    [오피셜] 아스널, ‘다재다능’ DF 챔버스 영입 발표

    2014/15 시즌을 앞두고 적극적인 영입을 이어가고 있는 아스널이 다재다능한 사우스햄튼의 유망주 수비수 칼럼 챔버스(19)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구체적인 계약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사우스햄튼 유스팀 출신의 챔버스는 2012/2013시즌 리그 컵 경기에서 처음으로 1군 경기에 나선 후 지난 시즌 리그에서 21경기에 나서며 EPL 관계자 및 팬들로부터 ‘유망주’로 인정 받았다.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은 일찌감치 그의 영입에 대해 “그는 중앙수비수, 오른쪽 수비수, 미드필더로도 나설 수 있는 선수다”라며 “그는 미래를 위한 선수”라는 말로 챔버스의 영입을 환영한 바 있다. 챔버스는 “아스널에 합류해 기쁘다”며 “아스널의 플레이 스타일을 동경해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성모 객원기자 London_2015@naver.com 트위터 https://twitter.com/inlondon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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