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칼럼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섬 숲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봇재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촛불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4승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3,601
  • [고든 정의 TECH+] 더 크게 더 크게…세계 최대의 배터리 건설 경쟁

    [고든 정의 TECH+] 더 크게 더 크게…세계 최대의 배터리 건설 경쟁

    신재생 에너지가 보급되면서 덩달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에너지 저장을 위한 배터리입니다. 풍력은 밤에도 발전할 수 있긴 하지만 바람이 항상 일정하게 불지 않기 때문에 전력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지 않으며 태양광은 낮에만 발전이 가능한 문제가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일부 태양열 발전소는 열에너지를 저장해서 밤에도 발전이 가능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나 역시 추가 비용이 발생하므로 사실 널리 사용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최근 탈화석연료, 탈원전 바람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 현실적으로 신재생에너지로 100% 전환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환경 문제는 물론 지속 가능한 안전한 미래라는 큰 목표를 생각하면 신재생 에너지 공급은 앞으로 계속 증가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분의 에너지를 저장할 장치의 필요성은 커지게 됩니다. 그래서 이를 해결할 다양한 대안이 등장하고 있는데, 배터리는 그 가운데 가장 손쉬운 선택입니다. 이미 존재하는 검증된 기술과 장치를 사용하므로 바로 도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비용 문제가 있지만, 점차 배터리의 용량 대 비용이 저렴해지는 것은 배터리 기반의 에너지 저장시스템(ESS·Energy storage system)의 전망을 밝게 합니다. 최근 테슬라는 자사의 대용량 리튬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하와이와 호주에 건설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특히 호주에 건설할 배터리 시스템은 세계 최대 규모의 배터리로 100MW급 출력에 129MWh 용량을 지녀 웬만한 수력발전소 수준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이 배터리 시스템은 혼스데일 풍력 발전소(Hornsdale Wind Farm)와 연계해서 바람의 세기가 약해질 때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도와줄 것입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리튬 배터리가 비싸기 때문에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대안적인 배터리 저장 기술로 각광을 받는 것이 바로 레독스 흐름 전지(RFB·Redox flow battery)입니다. 음극액(catholyte)과 양극액(anolyte)이라는 전해질 액체를 이용해서 전류를 저장하는 방식으로 아직은 생소하게 들리는 기술이지만,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어 미래 배터리 기술로 국내외 기업들이 활발한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레독스 흐름 전지는 부피가 커서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지만, 대신 배터리 탱크에 더 많은 양극액과 음극액을 넣는 방식으로 손쉽게 용량을 증가시킬 수 있어 대용량 에너지 저장 장치로 큰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독일의 프리히드리 쉴러 대학과 에베 가스파이셔(Ewe Gasspeicher)사는 최대 출력 120MW, 에너지 저장량 700MWh에 달하는 대용량 레독스 흐름 전지를 건설 중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들의 계획은 과거 천연가스를 담아두던 지하 저장소를 무려 10만㎥용량의 레독스 흐름 전지로 바꾸는 것입니다. 소금물과 폴리머를 이용해서 환경에 안전하고 여러 번의 충방전을 견딜 수 있는 레독스 흐름 전지를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다만, 리튬 배터리처럼 충분히 검증된 기술은 아니므로 목표대로 2023년까지 세계 최대의 배터리를 건설할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 봐야 알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상상하기 힘든 엄청난 용량의 대규모 배터리가 등장하는 이유는 그만큼 수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신재생 에너지는 물론이고 24시간 한순간도 전력 공급이 끊겨서는 안 되는 병원, 데이터 센터, 공장이 과거보다 많이 증가한 것도 에너지 저장장치의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습니다. 과거 모바일 기기의 증가가 배터리 기술에 큰 영향을 미쳤다면 미래에는 전기차용 배터리와 더불어 이런 대용량 배터리 시스템이 미래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시론] 문재인 정부는 역사에 어떻게 남을까/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시론] 문재인 정부는 역사에 어떻게 남을까/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80% 안팎을 유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따뜻한 인간미와 소탈하고 소통하는 모습으로 많은 국민에게 감동을 주고 있으며, 북한 문제와 외교에서도 균형 잡힌 접근으로 일각의 우려를 불식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제는 ‘성공한 대통령’을 가져 보고 싶다는 국민의 여망이 높은 대통령 지지도에 반영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당면하고 있거나 당면할 현안들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북한 문제와 사드 배치라는 외교안보 분야는 차치하더라도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및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탈원전, 검찰개혁, 추경예산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개헌, 재벌개혁, 노동개혁, 기업 구조조정, 가계부채 등 굵직한 문제들도 기다리고 있다. 이런 문제들은 대부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고 국회에서 입법을 통해 해결돼야 하는 것들이다. 여소야대의 정치 현실을 고려할 때 결코 순탄치 않을 일들이다. 그러기에 더더욱 치밀하고 합리적인 정책 수립과 공론 수렴이라는 절차가 필요하다. 그런데 역대 정권들을 돌이켜 봐도 임기 초에 항상 산적한 현안들과 근본적으로 중요한 문제들이 있었다. 4년 반 전 제18대 대통령 선거 직후에 ‘박근혜 정부가 역사에 어떻게 자리매김할 것인가’라는 신문 칼럼을 쓴 적이 있다. 박근혜 정부가 단기적 경기 부양이나 일자리 창출로 임기 내 중산층 비중을 70%로 만들겠다는 무리한 정책을 추구한다면 오히려 부작용만 낳을 수 있음을 지적하면서 우리 경제의 체질과 구조를 바꿔 ‘창의와 혁신의 건전한 시장경제 체제’로 이행하는 첫 삽을 뜨는 정부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관주도-재벌 중심-총수요 관리’라는 경제 개발기의 정책 기조를 답습했고, 결국 정경유착과 부패의 완결판으로 종말을 맞았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제1기 경제 진용이 이제 거의 전모를 갖췄다. 그러나 여전히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과 같은 몇 가지 정책 편린만이 제시됐을 뿐이고, 소득 주도 성장론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불분명한 상태다. 일자리 문제에 집착하면서 기업 구조조정을 미루고 재벌개혁과 노동개혁에 소극적으로 접근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잘못하면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역시 재벌의 협조로 일자리를 늘리고 정부가 4차 산업혁명을 이끌 기업을 발굴·육성하는 ‘정부 주도-재벌 중심’이라는 틀에 갇힌 채 대증적 처방을 연속하는 자충수로 끝날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은 국가 대개조를 통해 새시대의 맏이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경제구조의 대개혁 없이는 국가 대개조는 완수될 수 없다. 근본적 경제개혁 없는 정치개혁과 사법개혁은 집권 세력의 교체로만 끝날 수 있음이 역사의 교훈이다. 정부 주도-재벌 중심의 박정희 개발 체제는 이제 그 수명을 다했다. 제조업의 생산성 향상과 고부가가치 그리고 사회 양극화의 극복을 위해 정부 주도-재벌 중심의 경제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국가 대개조가 필요하다. 재벌개혁과 함께 약자의 재산권 보호는 공정 경쟁을 통해 자생력 있는 기업이 시장에서 성공하도록 보장하고, 특히 중소중견 기업의 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이끌게 된다. 따라서 재벌개혁은 기술 경쟁력을 갖춘 인적자본 중심의 중소중견 기업들이 주역이 되도록 경제 구조를 바꾸는 첫 삽이다. 일자리 창출이 더이상 일어나지 않는 물적자본 중심의 재벌 체제를 바꿔야만 일자리 창출과 임금 양극화 문제를 푸는 단초를 마련할 수 있다. 촛불 시민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근본적인 개혁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의 초석을 놓아야 하는 역사적 사명을 안고 있다. 앞으로 1년이 국가 대개조를 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현안에 대한 단기적 대응과 더불어 재벌개혁과 노동개혁이라는 큰 개혁을 동시에 추구해야만 새 정부와 대한민국이 성공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가 구시대의 손자가 아닌 새시대의 맏이로 역사에 기록되길 바란다.
  • [지금, 이 영화] ‘아메리칸 허니’

    [지금, 이 영화] ‘아메리칸 허니’

    제53회 그래미상에서 5개 부문을 수상한 레이디 앤터벨룸이라는 밴드가 있다. 2010년 발표한 두 번째 정규 앨범 ‘니드 유 나우’로 영예를 누렸는데 ‘아메리칸 허니’는 거기에 수록된 노래 중 하나다. 이런 가사를 가진 곡이다. “정신없는 인생의 경주에 붙들려 /부질없이 애를 쓰면 미쳐버릴지도 몰라 /난 돌아가고 싶을 뿐이야 /아메리칸 허니에게” 바로 이 부분에서 앤드리아 아널드 감독은 영화의 제목을 따오기로 결심한 것 같다. 아메리칸 허니는 직역하면 ‘미국 벌꿀’이고 ‘(미국식) 달콤함’이나 ‘(미국인) 귀염둥이’로도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이 하는 이야기는 달달하지만은 않다.스타(사샤 레인)는 어린 동생들과 같이 쓰레기통을 뒤져 먹을 것을 찾는 열여덟 살 소녀다. 명목상 보호자가 있긴 하다. 하지만 이들은 아이들을 보살피지 않는다. 그때 우연히 만난 제이크(샤이아 라보프)는 그녀에게 자기 일행에 합류하라고 권한다. 그들은 크리스털(라일리 코프)을 리더로 미국 전역을 돌며 잡지를 파는 무리다. 자신을 둘러싼 모든 상황에 넌더리가 난 스타는 제이크를 따라나선다. 그리고 난생처음 가 보는 여러 곳에서, 낮에는 잡지를 판매하고 밤에는 어울려 노는 생활을 시작한다. 그런 와중에 스타는 제이크와 사랑에 빠진다. 두 사람은 서로의 꿈에 대해서도 대화를 주고받는다.간략하게 정리했지만, 스타의 삶은 녹록하지 않다. 집을 떠나기 전에도, 그 후에도 그렇다. 매일 차를 타고 먼 거리를 이동하면서 모텔에서 잠을 자는 생활, 낯선 집을 방문해 어떻게든 잡지를 팔아야 하는 일은 언제나 힘에 부친다. 그래도 그녀를 비롯한 멤버들은 그렇게 산다.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낭만적 요소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은 엄연한 비즈니스다. 크리스털은 그 사실을 계속 강조한다. 집단의 규칙을 어기거나, 제대로 세일즈를 하지 못하면 여기에서 쫓겨난다. 아무리 흥겨운 음악을 들어도, 괜히 장난을 쳐봐도, 이와 같은 냉혹한 현실 법칙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스타가 속한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정신없는 인생의 경주에 붙들려 /부질없이 애를 쓰면 미쳐버릴지도 몰라”서 떠돌아다니기로 한 것이 아니다. 애초에 그들은 정신없는 인생의 경주에 참가할 수조차 없었다. 그래서 정신없는 인생의 경주를 하다 보면 얻게 된다고 믿어지는 것들, 이를테면 정착해 살 수 있는 작은 집 마련하기 등을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성취하려고 한다. 그러니까 이들이 젊어서 이렇게 산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살 수밖에 없는 조건 속에, 오늘날 젊은이들이 가까스로 버티고 있음을 ‘코리안 허니’를 통해 우리는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막연하게 청춘을 예찬하지 말고 함께 겪어 보라. 그것이 이 영화의 러닝타임이 2시간 40분이 넘는 이유다. 13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박상기, 인사청문회서 “검찰개혁 외부자 시선 필요…친검찰 시각 없어”

    박상기, 인사청문회서 “검찰개혁 외부자 시선 필요…친검찰 시각 없어”

    박상기(65)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검찰개혁 과제와 관련 “외부자의 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박 후보자는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학계나 시민단체가 사법개혁에 참여해야 한다는 소신이 여전하냐’고 묻자 이와 같이 답변했다. 그는 자신이 과거 칼럼 등에서 피력한 의견과 달리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는 검찰의 논리에 순치된 느낌을 받는다고 조 의원이 지적하자 “우려하시는 검찰 친화적 시각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는 “검찰개혁은 우리 사회의 시대적 과제라 생각하고 재직하는 동안 혼신의 힘을 다해 이룩하겠다”며 참여정부 시절 검찰 출신이 아니던 강금실 장관이 기수를 파괴하며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것을 두고 “성공하지 못했다고 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박 후보자는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서는 “1차적으로 경찰이 수사를 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검찰 수사관이 사법경찰처럼 숫자가 방대하다”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서면 답변에서 경찰 개혁을 전제로 수사권 조정에 나서겠다고 밝힌 그는 ‘경찰 개혁이 지지부진하다면 어떡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경찰을 전제로 한다면 검찰개혁도 이뤄지기 어렵다”며 “연계는 불가피하지만, 합리적으로 수사권을 조정해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 후보자는 과거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 대해 외압과 사퇴 종용, 기획 낙마 등의 의혹이 있던 것에 대한 진상조사 의사를 묻자 “내용을 살펴보고 조치가 필요하다면 그런 방향으로 하겠다”고 답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사상 최대 전투함 만든 중국, 핵전함 준비하는 러시아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사상 최대 전투함 만든 중국, 핵전함 준비하는 러시아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미국의 전략가 알프레드 마한(Alfred T. Mahan) 제독이 19세기 말 자신의 명저 ‘해양력이 역사에 미치는 영향’(The Influence of Sea Power upon History)을 통해 남긴 이 명언은 제국주의 열강들 사이에 해군력 증강 경쟁을 불러 일으켰다. 열강들의 해군력 증강 경쟁은 누가 더 크고 강력한 전함을 더 많이 만드느냐를 겨루는 것이었고, 경쟁 과열 속에 1척 건조비가 해당 국가 1년 예상의 1~5%에 달하는 거대한 전함들이 속속 등장했다. 당시 이러한 전함들은 각 열강들의 경제력과 기술력, 군사력을 과시할 수 있는 하나의 척도였으므로 각국은 심각한 재정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거함(巨艦)들을 계속해서 만들어냈다. 큰 대포를 장착한 거대한 군함, 이른바 거함거포(巨艦巨砲)의 시대는 항공모함의 발달로 인해 막을 내렸지만, 최근, 일부 강대국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거함의 시대 부활을 알리는 조짐들이 포착되고 있다. 중국 역사상 최대의 전투함 공개 지난달 28일, 상하이에 있는 장난(江南) 조선소에서 중국해군 역사상 최대의 수상전투함인 055형(Type 055) 구축함이 진수와 동시에 최초로 일반에 공개되었다. 그동안 관련 정보가 거의 공개되지 않았던 이 군함은 공식적으로는 구축함이라는 분류가 적용되었지만, 7500톤급 규모의 052D형 구축함에 비해 길이는 거의 30m, 배수량은 3000~5000톤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크기만 놓고 보자면 구축함보다는 순양함에 가까운 규모를 자랑한다. 1990년대 후반부터 빠른 속도로 대형 구축함을 건조해 왔던 중국은 052형 구축함(4800톤급)을 시작으로 051B형(6100톤급), 052B형(6500톤급), 052C형(7000톤급), 052D형(7500톤급) 등 주로 6000~7000톤급 구축함을 건조해 왔었다. 055형 역시 비슷한 체급에서 약간 더 커진 수준으로 건조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실제로는 1만 톤을 훌쩍 넘는 거대한 덩치로 완성됐다. 1척 건조비가 60억 위안(약 1조 142억 원)으로 항공모함과 원자력 잠수함을 제외하면 중국해군에서 가장 비싼 군함인 055형은 그 덩치와 가격에 걸맞게 중국이 현재까지 도입한 구축함 가운데 가장 압도적인 성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이 자체 개발한 ‘중국판 이지스 레이더’인 346B형(Type 346B) 위상배열레이더를 비롯해 다수의 신형 레이더와 센서를 탑재하고 있으며, 128기의 미사일 수직 발사대에서 장거리 함대공 미사일은 물론 ‘중국판 토마호크’라 할 수 있는 장거리 함대지 순항 미사일도 탑재된다. 중국은 이 구축함에 장착한 130㎜ 함포를 2020년대 중반께 현재 개발 중인 레일건으로 교체한다는 구상도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성능이 모두 갖춰진 055형 구축함은 미 해군의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에 버금가는 강력한 전투력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이와 같이 거대한 고성능 전투함을 만들어낸 것은 2020년대 중반까지 적어도 4척이 전력화될 예정에 있는 항공모함을 호위하기 위한 것으로 중국 당국은 055형 구축함을 최소 6척 이상 건조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중국은 이미 ‘중국판 이지스함’으로 불리는 052D형 구축함 14척을 도입 중에 있으므로 055형 구축함 6척 전력화가 마무리되는 2020년대 초가 되면 극동 지역 미군, 즉 제7함대 전력과 어느 정도 겨뤄볼 수 있는 수준의 능력을 갖출 것을 보인다. ‘핵전함’ 준비 중인 러시아 이처럼 거대한 고성능 구축함을 계획하고 있는 것은 중국뿐이 아니다. 중국이 055형 구축함을 진수시켰던 바로 그날, 러시아도 사상 최강의 구축함 건조 계획을 발표해 이목을 끌었는데, 러시아가 공개한 차세대 구축함의 스펙은 지금껏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가히 무지막지한 수준이었다. 러시아 해군 전력 건설 업무를 총괄하는 빅토르 부르스크(Victor Bursk) 해군참모차장(중장)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해양방위산업 박람회(IMDS 2017)에서 기자들을 모아놓고 러시아 해군의 미래 전력 건설 방향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부르스크 제독이 내년부터 건조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차세대 구축함, 일명 리데르(Lider)급 구축함(러시아 해군 분류명 Project 23560)의 대략적인 제원을 전해들은 기자들은 이 구축함의 엄청난 목표 성능에 대해 놀라워하는 동시에 과연 러시아가 이러한 수준의 전투함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의구심을 쏟아냈다. 현재 공개된 리데르급의 크기는 길이 200m, 배수량 약 1만 8000톤 수준으로 중국해군의 055형 구축함이나 미 해군의 줌왈트급 구축함을 압도한다. 동력원으로는 원자력이 결정됐고, 거대한 선체 위에는 마치 탑을 연상시키는 통합형 마스트가 설치되고, 선체 곳곳에 가공할 수준의 각종 첨단 무기들이 빼곡하게 채워질 계획이다. 최소 200기 이상 설치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사일 수직발사대에는 러시아의 차세대 지대공 미사일인 S-500에 사용되는 77N6 계열의 미사일이 들어간다. 이 미사일은 기본형은 400km, 개량형은 1100km의 사정거리를 가지며, 최소 24개의 항공기와 미사일은 물론 외기권을 비행하는 탄도미사일까지 동시에 요격할 수 있다. 여기에 사정거리 약 400km, 최대속도 마하 8에 달하는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 3M22 지르콘(Zircon)은 물론 최근 중동에서 IS 타격작전으로 유명세를 탄 ‘러시아판 토마호크’ 3M54 칼리브르(Kalibr) 순항 미사일(사정거리 2500km)도 탑재될 예정이다. 러시아 해군은 리데르급 구축함을 12척 건조해 이 가운데 6척을 태평양함대에 배치하겠다는 구상을 밝혔고, 이에 대해 미 해군 정보국(ONI)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 구축함은 강력한 대공·대함·대잠·대탄도탄 전력의 통합체이며 실전에 배치될 경우 매우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중국과 러시아는 앞을 다투어 고성능 대형 전투함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고, 이러한 전투함의 대부분을 서태평양 일대에서 집중 운용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들 전투함들이 모두 배치되더라도 서태평양 지역에서의 세력 균형의 판을 뒤집지는 못할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추격을 받고 있는 미국도 가만히 놀고만 있지는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이경형 칼럼] ‘북핵 퍼즐’ 해법은 없나

    [이경형 칼럼] ‘북핵 퍼즐’ 해법은 없나

    북한 핵·미사일 문제가 갈수록 태산이다. 한반도 주변 4강은 해법을 찾기는커녕 냉전 시대의 한·미·일 남방 3각 대 북·중·러 북방 3각 대결 구도로 회귀하고 있다. 미국은 곧 유엔안보리에 새로운 대북 강경 제재안을 제출할 방침이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제재안이 채택될지 불투명하다. 미국은 여의치 않으면 북핵 개발에 돈줄을 댄 중국 등 제3국 기관과 개인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등 독자 제재를 할 태세다. 미국이 이란 핵 문제 해결에 사용한 이 카드를 내밀며 동맹인 한국, 일본의 동참을 요구할 경우, 신 냉전에 이어 한·미·일과 중국 간에 새로운 무역 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대륙간탄도탄(ICBM) 화성 14호를 발사한 이틀 뒤인 지난 6일 독일 베를린에서 연설을 했다.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정책 방향과 조건 없는 남북정상회담 등 구체적인 남북관계 개선책 등을 제안했다. 북핵의 완전한 폐기와 북한의 안보·경제적 우려 해소, 북·미 및 북·일 관계 개선 등 한반도와 동북아의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휴전협정 64주년이 되는 오는 27일을 기해 휴전선에서 모든 적대적 행위를 중단할 것도 제의했지만 북한은 아직 응답이 없다. 거절할지도 모른다. 북한이 응답을 하지 않은 것은 북핵문제는 북·미간의 문제라는 기본 인식 아래 ‘아직은 대화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ICBM을 쏜 날은 7월4일로 미국 독립기념일이자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발표 45주년이 되는 날이다. 미국의 위협에도 ‘핵보유국 마이 웨이’를 고수하고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의 7·4공동성명을 상기시키는 노림수가 엿보인다. 북한은 지금 정교한 핵 게임을 연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일련의 정상외교를 통해 ‘문재인 표 외교안보 비전’을 대외에 알리면서 한반도 주변 4강의 북핵에 대한 판이한 시각차도 확인했다. 중국은 사드 배치를 반대하면서 ‘북·중 혈맹관계’를 언급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한·미·일의 대북 강경한 압박에 어깃장을 놓고 대화로 북핵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펜스 미 부통령은 지난 10일 북·미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북한의 영구적인 핵·미사일 포기를 내걸었다. 북한의 핵 동결이 핵 폐기를 위한 대화의 출발이라는 문 대통령의 인식과는 괴리가 있다. 남북한 관계의 주도적 역할을 자임한 문 대통령의 외교활동 반경을 제약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대북정책은 ‘최대한의 압박과 대화’라는 투 트랙을 깔고 있다. 압박과 대화는 시간상으로 병행하기보다는 선후의 시차적 개념으로 활용하는 것이 현실에 부합된다고 본다. 한·미·일 3국이 대북 압박을 공조할 때는 압박 국면에 집중해야 한다. 남북한 문제의 ‘운전석’에 앉기 위해 조바심을 갖지 말고 때를 기다려야 한다. 남북 대화는 애걸로 보이는 순간, 동력을 잃게 된다.  대북 강경 압박 국면이 지속될 경우, 북한은 6차 핵실험이라는 레드라인을 넘을 수 있다. 북핵 사정권이 미 본토를 포함하고 미국의 북핵 제재와 외교적 노력이 효과가 없을 경우, 미국은 재래식 무기에 의한 핵 시설 파괴와 ‘참수작전’ 등 선제 타격이나 예방적 타격의 유혹을 느낄 것이다. 이때 핵무기를 쥔 북한 김정은이 막다른 골목에 갇힌 괴물이 될 수 있다.  북한의 핵보유국 마이 웨이에 백약이 무효라면, 비록 미국이 반대하고 있지만 북한이 동조하는 중국의 ‘쌍중단’(雙中斷) 제안을 완화한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면 어떨까. ‘쌍중단’은 ‘북한의 핵·미사일 동결과 한·미 연합훈련 중단’이지만 이 방안을 ‘핵 동결과 훈련 축소’→‘핵 사찰과 훈련별 순차적 중단’ 등에 이어 핵 폐기와 평화체제 수립의 단계적 방식으로 협상의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다.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한 양국 신뢰가 깊어지면 한국은 북·미 대화의 촉매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구상하고 있는 ‘주도적 역할’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 구로 작은도서관에 가면 유명작가를 만난다

    구로 작은도서관에 가면 유명작가를 만난다

    서울 구로구는 2010년 민선 5기로 이성 구청장이 취임하면서 생활 속 독서 문화 확산을 위한 작은도서관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았다. 2010년 44개에 불과했던 작은도서관은 현재 71개로 늘어났다. 이제 구는 양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인 성장에도 신경 쓰고 있다.구로구가 작은도서관 등에서 ‘찾아가는 작가와의 만남’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12일 밝혔다. 구로구 관계자는 “구민의 독서문화 생활 기반을 마련하고 작은도서관을 활성화하기 위해 찾아가는 작가와의 만남 프로그램을 오는 10월까지 6회에 걸쳐 무료로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지난달 24일 홍석기 컨설턴트와 독서클럽 ‘책으로 만나는 세상’과의 만남으로 시작됐다. 이날은 신도림 1호선 역사 ‘문화철도 959’ 3층 강의실에서 이태수 동화작가가 ‘작아도 하찮은 것은 없다’는 주제로 주민과 함께 2시간가량 이야기를 나눴다. 이외에 ▲서현 그림작가(내달 30일, 흥부네 작은도서관) ▲최은영 소설가(10월 12일, 새마을작은도서관) ▲김규항 칼럼니스트(10월 19일, 옹달샘작은도서관) ▲오선민 작가(10월 26일, 열린 숲 작은도서관) 등의 프로그램이 예정돼 있다. 이 구청장은 “주민 여러분들이 지혜와 지식도 충전하고 휴식하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서울광장] 블라인드 채용, 방식은 목표가 아니다/김성곤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블라인드 채용, 방식은 목표가 아니다/김성곤 편집국 부국장

    2010년 독일 연방차별금지청은 의미 있는 실험을 했다.독일 우체국(Deutsche Post), 독일 통신(Deutsche Telekom), 로레알(L’Oreal), 마이데이스(Mydays), 피앤드지(Procter&Gamble) 등 4개의 다국적 기업, 1개의 중소기업, 3개의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익명지원제도(Anonymisierte Bewerbungen)를 적용하는 프로젝트였다. 2010년 11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1년의 실험 기간 동안 8550명이 익명으로 지원을 해 1293명이 서류 전형을 통과해 시험이나 면접에 응시했다. 방식은 이렇다. 각사의 일정 서식이나 아니면 온라인 지원을 하도록 하되 서류에 처음부터 사진이나 이름, 주소, 생년월일, 나이, 성별, 가족 상황, 출신, 국적, 장애 유무 등을 일절 기재하지 않도록 했다. 그 취지는 각 기관이 현재까지의 채용 문화를 돌아보고, 자발적으로 이들이 익명 지원 절차를 도입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이었다. 없는 집 제사 돌아오듯 칼럼 순서가 돼 부랴부랴 블라인드 채용을 주제로 정하고 자료 수집에 나섰다. 인사혁신처나 행정자치부, 서울시 등에 자료를 부탁하고, 공기업과 대기업 등에도 손을 내밀었다. 의외로 자료가 빈약했다. 다행히 국가인권위원회의 ‘고용영역 채용 과정에서의 차별실태 모니터링’이라는 자료를 겨우 받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독일의 실험 결과는 어땠을까. “익명 지원 절차의 이용만으로 차별을 금지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지만 적어도 차별을 줄여 나가는 데 도움이 됐다.” “서류전형-면접-채용 결정으로 이어지는 채용 절차 과정에서 지원자가 최초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했다.” 독일 연방차별금지청의 평가다. 실제 성과도 있었다. 이 제도를 활용한 결과 여성이나 이민자의 취업이 유의미하게 나타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하반기부터 공무원이나 공공 부문 채용 시 ‘블라인드 채용제’를 도입한다고 밝힌 이후 코레일이 하반기 605명을 블라인드 방식으로 뽑기로 하는 등 공공기관들이 속속 이를 채택하고 있다. 민간에서도 동아쏘시오홀딩스와 GS리테일 등이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사실 블라인드 채용 방식의 성패는 민간 기업이 이를 얼마나 받아들이느냐에 달렸다. 인권위가 지난해 5월부터 7월까지 3567개 공공기관과 기업의 입사지원서를 대상으로, 채용 과정에서 차별적인 요소를 분석한 결과 출신 지역 정보를 요구하는 경우는 전체의 32.5%나 됐고, 학력 관련 사항을 요구한 곳은 전체의 94.7%였다. 이 중 민간 기업은 99.7%, 공공기관은 90.8%였다. 실상이 이런 마당에 쉽게 블라인드 채용이 받아들여질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할 수도 있다. 실제로 곳곳에서 블라인드 채용과 관련된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체험 등 스펙을 쌓는 지원자들이 유리한 점을 감안하면 또 다른 ‘계층 사다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에서부터 “사람이 곧 경쟁력인데 이런 방식을 밀어붙이면 어떻게 변별력을 확보해 공공기관이나 기업이 경쟁력 있는 인재를 뽑을 수 있느냐”는 목소리까지 다양한 지적이 나온다. “극소수 차별 사례를 막기 위해 너무 큰 칼을 든 것 아니냐”는 항변도 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균등한 기회 제공을 통한 공정 경쟁과 공정 채용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다. 어찌 보면 우리는 너무 늦었다. 공직사회가 이미 2005년에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했지만 공무원들의 실력이 줄었다는 평가는 아직 없다. 촉박하긴 하지만 블라인드 채용은 의미 있는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정부도 공공기관이나 기업의 문제 제기에 귀를 기울였으면 한다. 그리고 변별력 확보를 위한 방안도 같이 제시해야 한다. 화두만 던져 놓고 “당신들이 알아서 하라”고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자칫 “채용 방식이 목표냐”는 비난과 마주할 수도 있다. 다행히 행정자치부가 12일 블라인드 채용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발표한다고 하니 여기에 보다 구체적이고도 채용 기관에 보탬이 되는 내용이 포함됐으면 하는 생각이다. sunggone@seoul.co.kr
  • 꺼져가는 류샤오보… 커져가는 中인권탄압 오명

    꺼져가는 류샤오보… 커져가는 中인권탄압 오명

    간암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는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61)가 그 어느 때보다 중국 정부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 이후 감옥에서 자유·인권·민주를 외쳐 온 류샤오보에 대한 응원과 지지가 해외에서는 물로 중국에서도 은밀하게 번지고 있다. 그가 사망하면 중국은 다시 ‘인권 탄압국’이라는 수렁에 빠질 전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1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외국 정상 중에서는 처음으로 중국 정부에 류샤오보의 해외 치료 허용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슈테펜 자이베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이 기자회견에서 메르켈 총리가 류샤오보와 가족에게 ‘인도주의의 신호’가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특히 메르켈 총리는 지난 4~8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독일을 방문한 시진핑 주석에게 수차례 류샤오보의 해외 치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에 망명한 중국 작가 랴오이우는 교도통신 등에 “메르켈 총리가 류를 독일에 보낼 것을 간청했지만, 시 주석은 즉답을 피했다”고 밝혔다. 랴오이우는 외국으로 나가 치료받기를 원하는 류샤오보의 부인 류샤가 건넨 편지를 독일 정부에 전달한 사람이다. 랴오이우의 주장에 대해 자이베르트 대변인은 “양국 정상의 대화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면서도 “메르켈 총리가 류샤오보의 비극적 상황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주재 독일대사관은 류샤오보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선양의 중국의대 제1병원을 찾은 독일과 미국 의사의 활동 장면이 중국 중앙텔레비전(CCTV)을 통해 유출된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두 의사가 중국 의료진의 치료를 칭찬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중국 당국이 고의로 편집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중국 정부는 국제사회의 호소를 “내정 간섭”이라고 무시하고 있다. 언론 통제 때문에 중국 매체에서는 류사오보 관련 소식을 찾을 수도 없다. 하지만 중국 누리꾼들은 당국의 검열에 맞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류샤오보를 응원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류샤오보가 2009년 12월 작성한 최후 법정 진술문 “나는 적이 없으며 원한도 없다”와 “역사는 영원히 그를 기억할 것”이라는 글 등이 숨바꼭질하듯 삭제됐다가 다시 나타나기를 반복하고 있다. 상하이와 후난성에서는 일부 시민이 “류샤오보에게 자유를 허락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기습 시위를 벌였다. 문제는 류샤오보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데 있다. 홍콩 명보는 “홍콩 전문가들이 중국 병원이 공개한 자료만 검토했는데도 류의 종양은 이미 터져 버렸고, 복막염 출혈이 심각해 하루 이틀을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말 중국이 처음으로 간암 말기 사실을 공개하고 가석방했을 때만 해도 중국 관영매체 중 일부는 출국 허용을 주장하기도 했다. 민족주의 논객인 환구시보 편집인 후시진은 지난달 28일 “류샤오보가 중국을 떠난다면 그에 대한 서방의 흥미가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후 편집인의 칼럼은 곧바로 삭제됐다. 미국에 서버를 둔 매체 가운데 종종 중국 당국의 편에 서는 중화권 매체 둬웨이는 11일 “체제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류샤오보를 출국시켜야 했다”면서 “류샤오보가 이대로 사망하면 중국은 안팎에서 거센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우주를 보다] 숨바꼭질하는 은하 찾기

    [우주를 보다] 숨바꼭질하는 은하 찾기

    우주에 있는 은하와 별은 저마다 빛을 내면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지만, 지구에서 모두 쉽게 관측이 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밝고 가까이 있어도 이를 가리는 가스나 먼지가 중간에 있으면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다. IC 342는 지구에서 700만~1100만 광년 떨어진 은하로 가리는 물체만 없다면 쌍안경만으로도 지구에서 관측이 가능할 정도로 밝은 은하다. 문제는 이 은하가 우리 은하의 디스크 적도면 방향에 있어 우리 은하의 가스와 먼지 때문에 잘 보이지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은하를 정밀하게 관측하는 일은 천문학자 사이에서도 어렵기로 정평이 나 있다. 천문학자들은 IC 342에 ‘숨어있는 은하’(Hidden Galaxy)라는 별명을 붙였다. 하지만 미항공우주국(NASA)의 허블 우주 망원경은 우리 은하의 가스와 먼지를 뚫고 IC 342의 중심부를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이 은하는 우리 은하와 비슷한 나선 은하로 파란색으로 빛나는 젊은 별이 많이 생성되는 가스 성운을 가지고 있다. 수소가 풍부한 가스 성운에서는 새로운 별이 탄생하는데, 이는 은하의 신생아실이나 마찬가지다. 우리 은하에서 가까운 대형 나선 은하는 안드로메다은하를 비롯해 몇 개 없어서 IC 342의 관측 결과는 천문학자들에게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미 천문학자들은 2003년 관측에서 이온화된 수소가 풍부한 HII 핵(HII nucleus)의 존재를 확인했으나 위치상 관측이 힘들어 상세한 구조는 알기 어려웠다. 이번 관측에서는 검붉은 가스 사이로 마치 보석을 뿌려놓은 것처럼 밝고 젊은 별이 파랗게 빛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 모습은 마치 우주에서 피어난 파란 장미처럼 보인다. 거리와 관측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이번 관측은 적지 않은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천문학자와 숨바꼭질하듯이 숨어 있는 천체는 적지 않다. 그 대상은 은하나 별이 될 수도 있고 블랙홀이나 중성자별이 될 수도 있다. 이를 관측하는 방법은 가시광보다 긴 파장에서 관측하는 전파 망원경을 사용하거나 혹은 허블 우주 망원경처럼 강력한 망원경을 사용하는 것이다. 앞으로 발사될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은 허블 우주 망원경을 뛰어넘는 강력한 성능으로 여기저기 숨어서 존재를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은하와 별을 밝혀낼 것으로 기대된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G20 후… 정상들 ‘마이웨이’ 트럼프 정면비판

    G20 후… 정상들 ‘마이웨이’ 트럼프 정면비판

    “많은 이들이 우려했던 국제질서의 붕괴를 확인했다.” 이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대한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의 평가다. 서머스 전 장관은 10일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을 통해 “이번 G20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미국의 동맹국들을 동요하게 했고 그의 통치가 미국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라는 일부의 두려움을 확인시켰다”고 논평했다.이날 미국 언론들은 G20 이후 미국이 ‘왕따’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쏟아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G20을 통해 유럽인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국과의 차이점에 대해 좀 더 공개적으로 문제 삼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CNN은 “미국은 기후변화 이슈에서 고립될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175개국이 서명한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한 유일한 리더였고 이번 G20에서는 아무도 트럼프를 따라가지 않을 것임을 확인했다”고 논평했다. 블룸버그도 “특히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럼프에 대항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정치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이해했다”며 이번 G20에서 유럽 정상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음을 부각시켰다. 메르켈 총리는 “유럽은 우리의 운명을 우리 자신의 손에 맡겨야 하고” “(분명한 차이점을) 얼버무리고 넘어가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우리는 더 나은, 더 많은 조화가 필요하다”면서 “우리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비롯된 기구들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편협한 민족주의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족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한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G20 정상회담은 미국을 위한 큰 성공이었다. 미국은 많은 나쁜 거래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처리될 것”이라고 G20의 성과를 놓고 자찬하며 온도차를 보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G20에서 가진 러시아와의 개별 회담을 놓고 미국 내에서도 구설수에 올랐다. 트위터를 통해 “푸틴 대통령과 나는 뚫을 수 없는 철옹성 같은 사이버보안대를 조직해 선거 해킹을 비롯한 다른 많은 나쁜 일로부터 보호되고 안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공화당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NBC 방송에 출연해 “내가 들어본 가장 멍청한 아이디어에 근접한 것”이라며 혹평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아주 재미있고 큰 가능성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TV에서 보던 것과 크게 달랐다. 회담 상대와 적절히 마주 보면서 질문을 재빨리 분석해 대답한다”고 말했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한국당 혁신위원장 류석춘 교수 내정…‘극우 성향’ 비판 목소리도

    한국당 혁신위원장 류석춘 교수 내정…‘극우 성향’ 비판 목소리도

    류석춘 연세대 교수가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됐다.류 교수는 대표적인 우파 진영의 학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류 교수가 극우 성향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 때문에 10일 당 내에서 류 교수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긍정적인 관점은 정통 보수 인사로서 우파 재건의 적임자라는 시각이다. 이 같은 시각은 지금은 외연 확장보다 내공을 쌓을 때라는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생각과도 일치한다. 그러나 역으로 ‘극우 성향’이어서 한국당의 혁신을 주도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우파 재건의 토대는 될 수 있지만, 국민의 눈에는 ‘수구 꼴통’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이다. 류 교수는 탄핵 정국이 한창이었던 지난 1월 22일 “태극기집회는 언론과 국회, 검찰과 특검이 유린하고 있는 대한민국 법체계를 수호하는 의병활동”이라는 칼럼을 썼다. 지난 4월 20일에는 대선을 ‘탄핵쿠데타 세력과의 전쟁’으로 규정하고 후보 단일화를 촉구한 보수진영의 대국민선언에 이름을 올렸다. 또 국정교과서에 찬성하는 ‘올바른 역사 교과서를 지지하는 교수 모임’에서 활동했고, 건국절 법제화에 찬성하고 있다. 류 교수는 2006년 9월 강재섭 대표 시절 권영세 의원과 함께 당과 시민단체·교수진영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하는 한나라당 참정치운동본부장을 역임했고, 17대 대선에서는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정무특보를 지내기도 했다. 류 교수가 혁신위원장이 되면 지금보다 ‘우클릭’ 노선을 분명히 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2015년 3월 ‘대통령 지지율 50%를 회복하는 길’이라는 칼럼에서 “반대 세력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화합을 이루고 지지율 올라갈까? 오히려 지지층까지 떠날 뿐”이라며 “우파 또는 보수 세력이 원하는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당의 재선 의원은 “류 위원장에게 당을 새롭게 하려는 의지와 식견이 있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혁신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합뉴스를 통해 밝혔다. 반면 한국당의 한 중진 의원은 “우리 쪽보다는 중도에 가까운 분이 오셔서 외부적인 이미지라도 기대감은 있어야 하는데 아쉽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친박근혜(친박)계 의원들은 겉으로는 환영의 뜻을 보였지만, 속내는 향후 류 교수의 칼날이 자신들을 향할 수 있다는 경계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혁신안이 결정되면 의원총회를 거치지 않고 최고위원회의 결정을 거쳐 사무총장이 집행하도록 한 부분이 향후 충돌의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인적 청산을 핵심으로 하는 혁신안을 만든 뒤 친박계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의원총회 논의 과정은 생략하고 혁신안을 밀어붙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류 교수는 지난해 11월 5일 ‘단물 빨던 친박은 어디로 갔나’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서청원·최경환·윤상현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대통령이 탈당하는 순간 ‘친박’은 물안개 사라지듯 없어질 것이 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당의 한 친박계 의원은 “홍 대표가 데리고 왔다는 점에서 의구심을 거둘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기에 홍 대표가 최고위원들과 사전 협의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방통행식 당 운영‘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홍콩 SCMP “미국의 대북 선제공격 상상하지 못할 일은 아냐”

    홍콩 SCMP “미국의 대북 선제공격 상상하지 못할 일은 아냐”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0일 미국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제재와 외교적 노력이 효과가 없다고 판단하면 북한에 ‘3중 공습’을 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칼럼을 게재했다. 신문의 톰 홀랜드 아시아 전문 칼럼니스트는 기명 칼럼을 통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이끄는 북한 정권이 지난주 잠재적으로 미국 알래스카주를 겨냥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한 이후 미국의 선제공격이 더는 그렇게 상상하지 못할 일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홀랜드 칼럼니스트는 중국이 미국의 요구대로 추가 대북제재에 협조할 의사가 없고,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이 진전되는 가운데 30만명이 거주하는 알래스카주 앵커리지가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을 받을 위험에 처한다면 미국 의원들이 북한에 대한 군사적 행동을 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의 대북 군사적 행동이 북한의 핵시설을 파괴하고 재래식 무기 또는 화학무기로 한국·일본을 공격할 능력을 약화시키는데 중점을 둬야 할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지상군을 이용해 38선을 넘을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분석했다.홀랜드는 구체적으로 미국의 대북 ‘3중 공습’은 미 공군의 스텔스 폭격기가 2차 세계 대전 마지막 해에 독일에 사용했던 ‘지진 폭탄(earthquake bombs)’과 유사한 신형 초대형 벙커버스터인 ‘MOP(massive ordnance penetrators)’로 북한의 지하핵시설을 공격하는 것이 첫 번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이 재래식 탄두를 장착한 ‘잠수함 발사 순항미사일(SLCM)’로 북한 지휘본부와 통신·방공 시설을 공격하고, 최종적으로 크루즈 미사일과 B-52 전략 폭격기 등으로 휴전선 부근 북한 포대를 겨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국의 이런 대북 공격이 사전에 2000여개의 크루즈 미사일을 탑재할 미 해군 잠수함들은 물론 150여대의 공군 전략 폭격기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그 움직임이 노출될 수 있고 관련 계획·훈련·공격 연습에도 수개월이 소요돼 공격이 효과적일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특파원 칼럼] 한·일 경제, 닮은꼴의 고민/이석우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한·일 경제, 닮은꼴의 고민/이석우 도쿄 특파원

    요사이 일본 도쿄에서 자동차 내비게이션의 지도 안내에 따라 주차장을 찾아가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이다. 내비게이션에는 분명히 나와 있었는데, 안내에 따라 주차장 입구까지 와 보면 주차장은 없었다. 주차장이 건물 신축 공사장으로 바뀌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은 탓이었다. ‘하루아침에 사라진 주차장’은 도쿄의 건설 붐을 상징한다. 도심 여기저기서 이뤄지는 재개발 속에 자투리땅, 빈 땅에 속속 가림막이 쳐지고, 건물은 쑥쑥 올라가고 있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겨냥한 물류 시설 등 인프라 공사와 도심 재개발 공사가 한창이다. 신국립경기장, JR 시나가와 신역사, 올림픽선수촌, 도요스 시장, 환상 2호 도로 연장선 건설과 시부야 지역 재개발 프로젝트 등이 속도를 높이고 있다. 1964년 첫 도쿄올림픽 전후로, 고도성장기에 지어졌던 주요 시설물들이 노후화돼 이를 보수하고 새로 지어야 할 시점이 올림픽 특수와 맞물려 재개발 붐, 건설 붐을 더 부추겼다. 이 틈에 ‘도심의 올림픽 버블’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땅 값도 뛰었다. 주요 도시의 도심 재개발이 가속화하면서 주요 도로변의 토지 평가액인 노선가(路線價·주요 도로변의 1㎡당 토지평가액)도 올랐다. 지난 3일 일본 국세청 발표에 따르면 도쿄의 노선가는 26%가 올랐다. 지난해 2000만명을 훌쩍 넘긴 외국인 관광객의 쇄도와 올림픽 특수 등으로 교토(20.6%), 오사카(15.7%), 삿포로(17.9%) 등도 덩달아 뛰었다. 건설 경기 열기에 힘입어 경기 기조도 상승세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22일 관계 장관 회의에서 경기 기조 판단을 6개월 만에 상향 조정했다. 기업 실적이 고용 개선으로 이어지며 “완만한 회복세가 지속됐다”고 진단했다. 설비 투자, 공공 투자 수요 안정도 확인했다. ‘쇼핑의 메카’ 도쿄 긴자 거리는 평일에도 외국 관광객 등으로 인파가 밀린다. 그러나 국내인 소비 회복세는 ‘완만’하다 못해 미진하다. 소비종합지수는 올 1분기까지 5분기 연속 104대(2011년을 100으로 기준)로 오름세가 강하지 못했다. 2015년 1월 대비 실질 고용자 총소득은 3.5% 는 데 비해 소비종합지수는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가계와 소비자들이 주머니를 열지 않은 셈이다. 아베 신조 정부 주도의 경기 회복도 소비증가율은 1965~70년 ‘이자나기 경기’와 1986~91년의 거품 경기 때의 10분의1 이하라는 지적이다. 이시하라 노부테루 경제재정상도 “소비가 다시 가라앉을 위험이 없지 않다”고 실토했고 내각부도 “일자리와 소득 호조에 비해 소비가 약하다”고 지적했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 사회보험료 증가 등으로 개인 가처분소득이 줄고 미래 불안이 커진 탓이다. 일자리는 늘었지만 양질의 고소득 일자리 증가는 적고 단순 일자리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젊은이들은 얇은 지갑 탓에, 중년들은 노후 걱정에 초절약 모드다. 양적완화, 정부 투자만으로는 경제 활력을 되찾는 데 한계에 직면했다는 점이 일본 경제 당국의 고민이다. ‘아베노믹스’가 한계에 왔다는 말도 이래서 나왔다. 어떻게 경제 활력과 성장 잠재력을 높여 나갈까. 박근혜 정부의 건설 경기에 힘을 받아 온 한국 경제의 고민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이래서 과감한 한계 기업의 정리와 구조조정의 고통을 감내하는 결단이 시급하다. 새로운 블루오션 영역의 창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제대로 못한 일본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때다. jun88@seoul.co.kr
  • [와우! 과학] 200페타바이트 과학 데이터 어떻게 저장할까?

    [와우! 과학] 200페타바이트 과학 데이터 어떻게 저장할까?

    테라바이트(TB)급 하드디스크가 널리 보급되면서 이제는 일반 사용자도 테라바이트급 자료를 지닌 경우가 드물지 않지만, 아직 테라바이트급 데이터는 기업이나 대형 데이터 센터가 아니라면 엄두를 내기 어려운 용량이다. 대규모 데이터를 생성하는 과학 분야에서도 테라바이트급 데이터는 그렇게 흔한 경우가 아니다. 1GB 파일을 100만 개 이상 (1PB=1,048,576GB) 담을 수 있는 거대한 규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유럽 원자핵 공동 연구소(CERN) 데이터 센터는 축적한 데이터가 200페타바이트(PB)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물론 이는 대부분 대형 가입자 충돌기(LHC·Large Hadron Collider)에서 나온 데이터로 여기에는 우리를 이루는 입자의 가장 기초적인 질문을 풀 단서가 담겨있다. 흥미로운 부분은 이 데이터가 사실은 전체 데이터가 아닌 일부만 수집한 데이터라는 것이다. 대형 강입자 충돌기는 빛에 속도에 가깝게 입자를 가속한 후 서로 충돌시키는 데 당연히 거대한 가속기가 입자 두 개만 서로 충돌시키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는 초당 10억 번 이상의 충돌이 발생하는데, 여기에서 나오는 데이터양은 초당 1페타바이트에 달한다. 따라서 몇 분만 운용하면 200페타바이트 데이터가 나오는 셈이다. 현재 인류가 가진 가장 강력한 컴퓨터와 저장장치로도 이를 감당할 수 없으므로 CERN의 과학자들은 이 가운데 흥미로운 데이터만 일부 수집해서 저장한다. 하지만 이렇게 해도 데이터 양은 엄청나다. 2016년까지 총 500만 초의 실험 데이터가 수집되었고 이후 LHC 업그레이드 기간 동안 데이터 센터 업그레이드가 이뤄져 지금까지 750만 초 데이터가 수집되었는데, 그 결과 200페타바이트가 넘게 된 것이다. 업그레이드된 LHC는 이전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생성하고 있어서 머지않아 300페타바이트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엄청난 데이터를 백업하기 위해 CERN은 백업용 자기 테이프를 사용한다. 당연히 이 자기 테이프 저장 센터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과학 라이브러리라고 할 수 있다.(사진) 자기 테이프는 현재는 일반 사용자용으로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지만, 여전히 용량 대비 가격이 저렴해 대규모 데이터를 백업하는 데 널리 사용되고 있다. 물론 아무리 저렴해도 이 정도 규모면 저장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렇게 수집된 자료는 시간은 걸리지만 필요하면 언제든 다시 불러내 사용할 수 있다. 이런 거대한 데이터 저장 장치 덕분에 미지의 소립자와 우주의 비밀을 탐구하려는 과학자의 노력도 가능한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고든 정의 TECH+] 바닷물로 작동하는 배터리

    [고든 정의 TECH+] 바닷물로 작동하는 배터리

    제목만 보면 이상하게 생각될 수 있지만, 사실 바닷물에는 여러 가지 이온이 녹아 있으므로 바닷물을 채우고 전극을 넣으면 배터리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배터리가 이전부터 개발됐지만, 대개 수명 짧고 출력이 약해 널리 사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 해군을 비롯한 여러 기관과 국가에서 그 가능성을 엿보고 있습니다. 미 해군의 무인 잠수정(underwater vehicles,UUVs)은 현재 리튬 이온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배터리 수명은 짧고 작전 중에는 충전할 수 없어 바닷물 속에서 장시간 작전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바닷물 배터리, 혹은 해수 전지는 리튬 이온 배터리처럼 폭발이나 화재의 위험성이 없으면서 작동 시간이 매우 길어 수중 드론에 적합합니다. 이를 수중 드론이나 무인 센서 등에 활용하면 상당한 이점이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를 이용한 수중 드론을 개발하는 일은 복잡한 문제를 지니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바닷물을 교체하는 형태의 배터리는 독성 물질을 만드는 화학 반응은 이용할 수 없습니다. 동시에 낮은 출력과 짧은 수명 등 극복해야 할 단점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근 기술적 돌파구가 열리고 있습니다. 최근 MIT의 연구자들이 설립한 오픈 워터 파워(Open Water Power)는 실제로 수중 드론에 사용할 수 있는 신뢰성과 성능을 지닌 바닷물 배터리를 공개했습니다. (사진) 이들이 개발한 배터리는 알루미늄 합금으로 된 양극과 니켈 합금 소재의 음극을 지니고 있으며 음극에서는 수소와 수산화이온, 양극에서 산화알루미늄과 전자를 내놓는 반응을 일으킵니다. 계속해서 바닷물을 교체해주면 알루미늄 합금 전극이 산화되면서 에너지를 얻습니다. 따라서 수명이 정해져 있는 일회용 해수 전지이지만, 같은 무게의 리튬 이온 배터리 대비 10배의 에너지를 내놓으면서 환경에 안전하기 때문에 이런 특수 목적으로는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이용하면 현재 100해리 (185km) 정도 항속 거리를 지닌 수중 드론의 항속 거리가 1000해리 (1852km)로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실제 상용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다른 기업과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닷물 배터리의 응용범위는 드론 이외에도 많습니다. 미 해군은 수중 센서용 배터리로 유용할 것으로 보고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외에도 항공기 및 선박용 블랙박스의 전원으로 활용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바닷물에 노출되면 상당히 오랜 시간 계속해서 전력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매우 오랜 시간 신호를 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해수 전지의 상용화를 위해서 연구하는 것은 미국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UNIST와 협력 기관에서도 해수 전지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위에 설명한 해수 전지와 다른 방법을 이용한 2차 전지로 거의 공짜나 다를 바 없는 바닷물을 원료로 이용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성과가 기대됩니다. 우리나라는 리튬 같은 자원은 없지만, 바닷물은 풍부하게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닷물을 이용한 배터리는 언뜻 듣기에는 허무맹랑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어쩌면 여기에 우리의 미래가 숨어있을지도 모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책꽂이]

    [책꽂이]

    월든(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김석희 옮김, 열림원 펴냄) 생태주의 문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에세이로 저자 탄생 200주년을 맞아 김석희 번역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특별판이다. 536쪽. 1만 8000원.끌리는 박물관(매기 퍼거슨 엮음, 김한영 옮김, 예경 펴냄) 맨부커상 등 세계 문학상을 수상한 24명의 작가가 각자 자신에게 영감을 준 박물관에서 느낀 성찰을 담았다. 320쪽. 1만 4000원. 광신자 치유(아모스 오즈 지음, 노만수 옮김, 세종서적 펴냄) 이스라엘의 소설가이자 평화운동가인 저자가 평생에 걸쳐 고민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의 원인과 해결책을 담은 에세이집이다. 144쪽. 1만 2000원. 오바마의 담대함(조너선 체이트 지음, 박세연 옮김, 성안당 펴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행적을 오랫동안 지켜본 미국 뉴욕 매거진의 정치 칼럼니스트인 저자가 오바마가 내놓은 주요 정책의 성과를 파헤친다. 316쪽. 1만 4000원. 시모어 번스타인의 말(시모어 번스타인·앤드루 하비 지음, 장호연 옮김, 마음산책 펴냄) 저명한 피아니스트 시모어 번스타인이 유년 시절 아버지와의 갈등, 한국전쟁 참전 당시의 사연 등을 들려주는 인터뷰집이다. 320쪽. 1만 6500원. 도대체 전공이 뭐길래!(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지음, 일조각 펴냄) 입학하고 1년 동안 여러 과목을 들어 보며 자신에게 맞는 전공을 선택하는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이 각자 경험한 전공과의 분투기를 엮었다. 264쪽. 1만 8000원.
  • [아하! 우주] 초고속도 별들은 모두 ‘우주의 도망자’

    [아하! 우주] 초고속도 별들은 모두 ‘우주의 도망자’

    우리 은하에서 가장 빠르게 나는 별은 작은 이웃 은하를 탈출한 도망자라는 사실이 새 연구에서 밝혀졌다. 우리 은하에서 ‘초고속도’ 별로 알려진 1만개 가량의 별들은 모두 우리 은하의 위성 은하인 대마젤란 은하에서 태어난 별들이라고 과학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이들 별은 처음에는 서로를 공전하는 쌍성계의 한쪽 별이었다. 그러나 폭발적인 분열로 인해 서로를 묶고 있던 중력이 끊겼으며, 그 속도로 자신들의 고향 은하를 탈출해 우리 은하로 틈입하게 되었다고 새 연구는 설명하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연구자들은 슬로언 디지털 스카이 서베이(Sloan Digital Sky Survey)의 데이터를 이용해 은하 간을 여행하는 이 초고속도 별이 동반성의 폭발로 얼마만한 추진력을 얻어야 대마젤란 은하를 탈출할 있는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우리 은하에서 이런 초고속도 별을 직접적으로 관측할 수 있는 숫자는 20개 정도밖엔 안된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이런 별이 적어도 수천 개는 될 거라고 예상하고 있다. 천문학자들은 이미 오래 전 우리 은하 중심에 있는 초질량 블랙홀을 지나치면서 엄청난 중력 도움을 받은 초고속도 별들이 결국엔 우리 은하의 중력 사슬을 끊고 탈출할 거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그리고 어떤 초고속도 별들은 초신성 폭발로 추동력을 얻었을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발표된 적이 있다. 케임브리지대 천문학연구소 박사과정의 더글러스 바우버트 논문 대표저자는 “초고속도 별의 기원에 대한 초기 연구들은 미흡한 점이 많이 보인다”면서 “초고속도 별은 대부분 사자자리와 육분의자리에서 발견되는데, 그 이유는 아직까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아마도 대마젤란 은하의 운동에 그 원인이 있지 않을까 추측하고 있다. 한때 대마젤란 성운으로 불리기도 했던 이 은하는 현재 시속 144만km라는 맹렬한 속도로 우리 은하에 접근하고 있는 중이다. 초고속도 별들은 이 달리는 열차에서 뛰어내린 별들일 거라고 연구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또한 대마젤란 은하를 탈출한 수천 개의 별들이 우리 은하로 유입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백만을 헤아리는 도망자 중성자별, 블랙홀까지 우리은하 속으로 유입되었을 것으로 연구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바우버트 대표저자는 “우리는 곧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유럽우주국의 가이아 위성이 내년에 수십억 개의 별에 관한 데이터를 보내올 예정인데, 그 속에는 북반구의 사자자리와 육분의자리를 가로지르는 초고속도 별들의 궤적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왕립천문학회 월례보고’에 게재될 예정이며, 7일 잉글랜드 헐에서 열리는 국립천문학회에서 발표된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씨줄날줄] 문전박대 日 부산총영사/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문전박대 日 부산총영사/황성기 논설위원

    한반도 남부와 일본 규슈 지방의 왕래는 몇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만큼 부산과 일본의 역사는 길다. 고려 말 왜구의 침입을 받더니 조선 시대 왜인이 늘어나 재패니즈 타운, 왜관(倭館)을 두고 관리했다. 초량 왜관이다. 1876년 일본이 부산을 개항시킨 뒤 영사관을 세운 곳도 동광동이다. 해방 이후 일본 총영사관이 개설된 것은 한·일 국교 정상화 이듬해인 1966년. 이런 지방 총영사관이 한·일의 국제적 관심을 끈 것은 지난달이다.일본 외무성은 6월 1일 모리모토 야스히로 부산총영사의 퇴임 인사를 발표했다. 후임은 미치가미 히사시(58) 두바이 총영사였다. 6월 16일자 아사히신문 칼럼. 서울지국장을 지낸 하코다 데쓰야 논설위원은 총영사의 ‘경질’ 경위를 이렇게 썼다. “(부산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로) 일시 귀국했던 모리모토가 기자와 식사를 하며 나눴던 발언이 유출됐다. 자국민 보호를 맡은 총영사라 빨리 돌아가 일했으면 좋겠다는 발언을 다른 언론사 기자가 ‘정권 비판’이라며 정부 고위직에 흘렸다. 역린(逆鱗)을 건드렸다.” ‘통상적인 인사’(일본 정부), ‘사실상의 경질’(아베 정권에 우호적인 산케이신문), ‘이례적인 교체’(반아베 성향의 아사히신문). 평가가 제각각인 인사였다. 미치가미 총영사가 6월 30일 부산에 부임했다. 한·일 제2의 도시 부산과 닮았다는 오사카가 고향이다. ‘코리안 스쿨’로 한국 근무가 네 번째다. 정확한 한국말을 구사하고 7년 가까운 한국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권의 책을 출간했다. 올해 출판한 ‘일본 엘리트는 빗나갔다’에서는 여전히 아시아 최고라고 착각하는 일본, 그리고 미치가미 총영사의 근무 경험이 있는 한국, 중국, 중동의 글로벌화를 비교한 날카로운 분석이 재밌다. 미치가미 총영사는 부임하자마자 2001년 도쿄에 유학 중 전철역에서 일본인을 구하고 숨진 이수현씨의 부산 묘지를 참배했다.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부산시장을 예방하며 부임 인사를 다니고 있다. 하지만 정작 총영사관이 있는 동구청장 예방을 신청했으나 거절당했다. 박삼석 동구청장에게 물었다. “미국 애틀랜타 일본 총영사의 ‘위안부는 매춘부, 소녀상은 증오의 상징’ 발언을 듣고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수 있다고 생각해 면담 신청을 거절했다. 앞으로도 만나지 않겠다”고 한다. 총영사관 앞 소녀상을 철거하러 온 것도 아닌데 “국민 감정도 그렇고, 만나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에 뜰 것 같다”는 박 청장의 걱정은 기우다. 일국을 대표해 부산 사람과 소통하겠다는 외교관을 내치는 건 예의가 아니다.
  • [In&Out] 농촌의 새 희망 ‘귀농·귀촌’을 춤추게 하자/박인호 전원 칼럼니스트

    [In&Out] 농촌의 새 희망 ‘귀농·귀촌’을 춤추게 하자/박인호 전원 칼럼니스트

    요즘처럼 귀농·귀촌 열풍을 실감하는 때도 없는 것 같다. 도시를 내려놓고 농촌으로 들어와 인생 2모작 또는 3모작을 일구고 있거나 이를 준비 중인 사람들이 정말 많다. 귀농·귀촌 인구는 지난해 33만 5383가구, 49만 6048명에 달했다. 수도권의 웬만한 시 전체 인구를 능가하는 규모다. 귀농·귀촌의 열기는 관련 박람회와 세미나 등에서도 확인된다. 은퇴 예정인 직장인들과 자영업자는 물론이고 2030 청년들과 젊은 부부, 여성들의 교육 참여 열기 또한 사뭇 뜨겁다. 2010년 전후 시작된 제2 귀농·귀촌 열풍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는 확신이 드는 이유다. 일찌감치 귀농·귀촌을 준비 중인 이들도 적지 않다. 귀농귀촌종합센터에서 진행하는 교육에 참여 중인 한 공무원은 “아직 은퇴는 멀었지만 장기적인 계획 아래 여러 교육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잠재적 교육수요도 넘친다. 최근 강원도 춘천에서 열린 귀농·귀촌 세미나에서 만난 한 여성 직장인은 “10년 후 은퇴하면 귀농하려고 한다”며 주말이나 평일 야간교육 기회가 확대되기를 희망했다. 이렇듯 많은 도시민이 이미 귀농·귀촌했고 지금 이 순간에도 발걸음을 옮기고 있으며 장래 농촌생활을 희망한다. 하지만 귀농·귀촌은 결코 녹록지 않다. “어떻게 되겠지” 하는 심정으로 무작정 강행한 결과 농촌 정착에 실패해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사례도 드물지 않다.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의 성급한 농촌행은 위험천만하다. 미지의 농촌에서 성공적인 정착을 이뤄 내려면 미리 공부하고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사전 정보 습득 및 교육 등 철저한 준비는 필수다. 문제는 바쁜 직장인과 자영업자, 젊은 청년들이 적절한 교육을 받기가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이들을 겨냥한 교육기회의 확충이 무엇보다 절실한 이유다. 물론 정부 차원에서 민간 교육기관 공모를 통해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귀농·귀촌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준정부기관인 귀농귀촌종합센터에서는 지원정책 등에 관한 홍보 및 상담뿐 아니라 자체 오프라인 교육을 실시해 호응을 얻고 있다. 온라인교육(농업인력포털)도 제공한다. 각 지자체에서도 저마다 다양한 귀농·귀촌 교육을 시행하고 있으나 귀농·귀촌 정보와 교육 수요를 충족시켜 주기에는 부족함이 따른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귀농·귀촌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하니 가뭄에 단비처럼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농림축산식품부는 4억여원을 새로 투입해 450명가량을 추가 교육한다고 한다. 조선업 전직 희망자를 대상으로 한 귀농·귀촌 상담 연장 방안도 있다. 귀농인들에게 가장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는 평가를 받는 ‘귀농 농업창업 및 주택구입 융자금’도 1000억원 증액한다고 한다.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은 누구일까. 인생 2막의 생태적인 삶과 새로운 성취 등 다양한 동기와 원인이 있겠지만, 자발적인 귀농·귀촌보다는 대안적인 선택이 훨씬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은퇴 또는 퇴직한 직장인과 사업을 접은 자영업자 그리고 취업을 못했거나 불안정한 직장으로 고민하는 젊은층이 주류라는 얘기다. 이들이 농촌에서의 인생 2막 또는 3막을 준비할 수 있도록 교육기회를 더 확대하고, 실제 귀농해 안정적인 정착을 이뤄 낼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이는 귀농·귀촌을 통한 농촌 분야의 일자리 창출과도 상통하기 때문이다. 고령화·공동화로 위기에 처한 농촌에 귀농·귀촌은 새 희망임이 틀림없다. 농촌생활은 아는 만큼 보이고 준비한 만큼 이룰 수 있다. 앞으로도 다각적인 지원정책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