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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광식의 문화유랑기] 대머리 난봉꾼 나가신다! - 로마사의 문제적 인물 율리우스 카이사르

    [이광식의 문화유랑기] 대머리 난봉꾼 나가신다! - 로마사의 문제적 인물 율리우스 카이사르

    ‘주사위는 던져졌다!’ 영어로 줄리어스 시저로 불리는 율리우스 카이사르(기원전 100~44)는 로마 제국 천년사에서 최고의 영웅, 천재로 꼽히는 인물로, 카이사르라는 이름 자체가 황제를 뜻하게 되었다. 러시아의 ‘차르’ 역시 이 카이사르가 어원이다. ​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는 황제가 되지는 못했다. 자객들에게 암살당했을 때 그의 직책은 종신 독재관이었다. 로마의 초대 황제는 그의 양자인 옥타비아누스가 되었다. 하지만 로마 제국의 토대를 닦은 사람은 다름아닌 카이사르였다. 여타의 장구한 제국들의 역사 중에서 이 인물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례는 달리 찾아보기 어렵다. 그만큼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1500년 로마사에서도 최고의 문제적 인물이었다. ​​ 카이사르는 갈리아 지방을 정복하여 로마화함으로써 오늘날 유럽의 기초를 놓았다. 갈리아는 고대 로마인이 갈리아인(켈트족)이라고 부르던 사람들이 살던 지역으로, 북이탈리아 ·프랑스 ·벨기에 일대를 일컫는 지명이다. 이곳을 정복한 카이사르는 불멸의 전쟁사인 ‘갈리아 전쟁기’를 남긴 명문장가로도 유명하지만, 그밖에 유명한 고사와 어록들을 남겨 오늘날에도 자주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 중 유명한 것은 “루비콘강을 건넜다”는 말과 “주사위는 던져졌다”는 말이다. 카이사르가 남긴 유명한 어록 중에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veni, vidi, vici)”도 빼놓을 수가 없다. 4년이나 지속된 내전에서 승기를 잡은 카이사르는 이집트를 정복한 데 이어 소아시아, 튀니지, 스페인 등지의 반란을 평정한 후 원로원에 보낸 편지의 첫 문장이다. 지금도 말보로 담뱃갑에 이 문장이 찍혀 있다고 한다. 카이사르는 전략, 전술의 천재로, 어떠한 불리한 상황에서도 기어히 승리를 엮어내는 데 신묘한 능력을 보여, 패배를 모르는 상승장군이었다. 그는 결국 로마로 진군하여 정권을 손에 쥐게 된다. 여기서 로마는 카이사르가 다스리는 실질적인 제정에 접어들게 되었다. 카이사르가 타고난 재주는 문무를 아우르는 전방위적이지만, ‘색’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뭇 남정네들이 부러워한 능력은 그의 뛰어난 바람둥이 재질이었다.​ 그렇다고 그다지 미남형 사내도 아니었다. 남아 있는 카이사르 조각상을 보면 버쩍 마른 인상이다. 그런데도 그 주위에는 여인네의 분가루 냄새가 가실 날이 없었다. 숱한 여인들과 사랑을 나누고 헤어지기를 거듭했지만, 어떤 여자도 그를 원망하는 일이 없었다니까, 그야말로 하늘이 내린 카사노바라고나 할까. 만약 카이사르가 ‘사랑의 기술’이라는 책을 썼다면 그의 ‘갈리아 전쟁기’를 능가하는 롱 셀러가 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정치인이라고 바람기가 없어란 법은 없지만 이처럼 뒤끝을 갈끔하게 처리하는 능력은 필수가 아닐까. 카이사르의 바람기는 뜻하지 않은 때에 그에게 ‘굴욕’을 안겨주기도 했는데, 로마인으로서 최고의 영예라는 개선식을 거행할 때 행진하는 군단병들이 그날 정한 구호가 “시민들이여, 마누라를 숨겨라. 천하의 대머리 난봉꾼이 나가신다!”는 것이었다. 카이사르는 이건 너무한 거 아니냐고 병사들에게 항의했지만, 병사들은 구호를 정하는 것은 자기네들의 권리라면서 경애하는 총사령관 앞에서 끝까지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연도에 늘어선 로마 시민들이 병사들이 외치는 구호에 카이사르의 대머리와 그의 바람기를 연상지으며 얼마나 낄낄거리고 웃었을까 능히 상상할 수 있다. 그러나 카이사르의 바람기가 그의 죽음에 일조한 내력을 보면 덧없는 인간사의 얄궂음에 우리를 묵언 속에 빠뜨린다. 바로 카이사르의 평생 연인인 세르빌리아의 아들 브루투스가 그로부터 20년 후 공화파로서 카이사르를 암살하는 데 주동이 된 것이다. 카이사르는 그에게 생명의 은인이기도 했다. 내전기에 카이사르의 반대편에 서서 싸우다가 포로가 되었지만, 카이사르는 그를 터럭 하나 다치지 않고 어머니 세르빌리아에게로 돌려보냈던 것이다. ‘브루투스, 너마저도!’ ​기원전 44년 3월 15일, 카이사르는 원로원 회의에 참석하러 가던 중 14명의 공화파 자객으로부터 습격을 받아 온몸을 난자당한 끝에 삶을 마감했다. 향년 56세. 평생 수많은 전장을 누비면서도 목숨을 잃지 않았던 카이사르가 동족의 칼에 쓰러진 것이다. 자객들의 칼부림에 저항하다가 그들 속에서 브루투스를 보고 내뱉은 “브루투스, 너마저도!”란 말은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브루투스의 얼굴을 본 순간 카이사르는 저항을 포기하고 자신의 토가 자락을 머리 위로 뒤집어썼다. 그리고 얼마 후 쓰러졌다. ​그가 쓰러진 3월 15일은 서양사에서 유명한 날이다. 웬만한 서양인들은 이 날짜만 대도 다 안다. 이날은 한국 현대사에서도 유명한 날에 속한다. 이승만의 자유당이 전후후무한 부정선거를 저지른 3.15 부정선거로. 마지막으로 카이사르의 음식관과 재물관에 대해 약간 덧붙이자. 그는 평생 음식 투정을 해본 적이 없었다. 음식에 대해서 불평하는 사람을 보고는 이런 말을 했다. “음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안 먹으면 된다.” 그의 음식관은 조선시대 도덕책인 ‘소학’에 있는 다음 말과 상통한다. “음식 밝히는 사람을 비천하게 여기는 것은 작고 사소한 욕망을 채우기 위해 큰 마음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카이사르의 재물관은 자신을 위한 부의 축적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기채의 귀재였다. 당시 로마 제일의 갑부에게 꾼 돈만 해도 엄청난 액수였다. 나중에 이 갑부는 제 돈 떼일까 봐 카이사르의 파산을 적극 막아주며 재정 보증까지 서주었다니까, 그 방면에서도 카이사르는 천재 반열에 들 만하다. 그는 그 돈을 사회사업과 군대편성에 쏟아부었다고 한다. 물론 애인들에게 통 큰 선물도 한 모양이다. 애인 세르빌리아에게는 큰 별장 한 채를 사주었다니까. 그녀는 애인과 아들을 모두 잃은 후 그 집에서 여생을 보냈다. 카이사르 그의 이름은 이직도 우리 주변에 남아 있다. 7월 줄라이(July)는 7월에 태어난 카이사르의 이름 율리우스에서 나왔다. 네덜란드 고고학자들이 카이사르가 살아 있을 때 만들어진 두상을 3D 기술로 스캔, 복원한 얼굴.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열린세상] 일본 도호쿠 지방에서 새로운 백 년의 평화를 상상한다/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부교수

    [열린세상] 일본 도호쿠 지방에서 새로운 백 년의 평화를 상상한다/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부교수

    지난 칼럼에 센다이에서 김기림의 평화주의를 생각하자고 제언했다. 이에 관심을 가져 주는 사람들이 늘어 올 하반기에 센다이에서 행사를 개최할 가능성이 생겼다. 센다이에 유학을 가거나 여행 가는 사람들이 어쩌다 센다이가 루쉰의 유학지라는 사실을 알고 그의 시비나 흉상 앞에서 사진을 찍는 일은 있어도 김기림을 아는 사람이 없어 안타까웠던 터였다. 그를 기리는 작은 시비라도 건립돼 센다이를 거쳐가는 우리 국민이 그의 시비 앞에서 아픈 기억을 새로운 미래의 희망으로 되새길 수 있다면 기쁜 일이다. 센다이와 그 주변에는 한국인이 꼭 찾아봐야 할 곳이 몇 군데 있다. 우선 센다이에서 동북쪽으로 약 50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이시노마키시(石?市)의 후세 다쓰지(布施辰治) 현창비(顯彰碑)다. 영화 ‘박열’을 본 사람이면 그 이름에 익숙할 것이다. 후세는 1880년생으로 조선 침략의 부당성과 독립운동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일제에 저항했던 조선 청년들을 변론한 사람이다. 그가 조선인 사건과 관련해 처음 변론에 나선 것은 1919년 2·8독립선언 관련 출판법 위반 사건이었다. 한때 이시노마키시 문화센터에는 그에 관한 상설 전시 코너가 있었다. 그러나 3·11 동일본대지진으로 문화센터가 침수한 뒤 복합문화시설 구상이 마련돼 새로운 전시실 등이 세워지고 있으나 후세 다쓰지의 상설 전시 코너는 따로 마련돼 있지 않다. 우리 정부는 그에게 2004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했으나, 이후 그를 기리는 어떤 행사가 열렸는지 들어 본 바가 없다. 이시노마키 시민들이 후세 다쓰지를 기리는 운동을 시작한 게 1986년이었다. 그들의 노력으로 이시노마키시의 한 공원에 현창비가 세워졌다. 그러나 3·11 쓰나미 이후에 들어선 가설 주택에 가려 ‘민중과 함께 살고, 민중을 위해 죽겠다’는 그의 의지가 잊혀지고 있다. 그가 사회주의자였던 탓에 한국 사회가 그에게 무관심하다면 이념으로 역사를 지우는 과보가 두렵다. 이시노마키시에서 서쪽으로 35킬로미터, 센다이에서 북쪽으로 35킬로미터 거리에 후루카와(古川)라는 곳이 있다. 1920년대 일본의 다이쇼 민주주의를 이끈 요시노 사쿠조(吉野作造)의 고향으로 기념관이 있다. 그가 천황주의를 긍정하고, 민본주의에 입각해 식민지의 합리적 지배를 원했던 관대한 제국주의자였다는 비판은 타당하다. 그럼에도 당대 일본의 최고 지식인들 가운데 드물게도 조선 문제에 관심을 갖고, 3·1운동에 이해를 표시하며 독립을 주장하는 조선의 청년에게 다가가려 했다. 특히 그가 여운형의 식견과 인품을 높이 평가해 그가 가진 정의를 일본이 포용하지 못하면 일본에 장래가 없다고 경고한 것은 그가 기독교를 받아들인 자로서 보편적 정의에 서고자 한 노력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요시노 사쿠조 기념관에서 간혹 그와 조선의 관계를 주제로 한 특별전이 열리지만, 방문하는 한국인들이 얼마나 되는지 잘 모르겠다. 후루카와에서 다시 북쪽으로 약 17킬로미터, 센다이로부터는 약 52킬로미터 올라가면 구리하라시가 나온다. 여기에 다이린지(大林寺)라는 절이 있다.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글귀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여기에 이 글이 새겨진 비석이 있다. 안 의사가 뤼순 감옥에서 사형당하기 직전 간수였던 지바 도시치(千葉十七)에게 써 준 글이다. 안중근의 인격에 감복한 지바가 제대 후에 고향에 돌아가 안중근의 유묵을 소중히 간직하다가 1980년 도쿄 한국연구원의 최서면 원장을 통해 한국에 기증했다고 한다. 다이린지에는 지바의 유패가 봉인돼 있으며, 안중근의 유묵이 기증된 뒤 비석이 세워졌다. 안중근이 태어난 9월 2일 해마다 추도 법요가 열린다. 일본 사회가 우경화하던 2013년 말 다이린지의 안중근 위령제와 현창비를 문제 삼아 일본 우익 시민단체가 미야기현에 항의서를 보낸 적이 있다. 미야기현은 ‘민간단체’가 추진한 것이라고 하여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시노마키와 후루카와, 구리하라가 모두 조선 독립 운동의 역사와 얽혀 있다. 이 세 도시를 엮어 도호쿠 평화 순례의 길을 열어 한ㆍ일의 시민들이 함께 걸어 보는 것은 어떨까? 3·1운동 100주년이 내년이다. 도호쿠 평화 순례의 길에서 새로운 백 년의 평화를 상상해 보자.
  • [칼럼니스트 박사의 사적인 서재] 부서진 것들 닦고 붙이며… 사라져가는 것을 되살리다

    [칼럼니스트 박사의 사적인 서재] 부서진 것들 닦고 붙이며… 사라져가는 것을 되살리다

    시간을 복원하는 남자/김겸 지음/문학동네/264쪽/1만 6500원“이 세상에는 천 개의 직업과 더불어 하나의 직업을 찾아가는 데도 천 개의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라는 구절을 읽으며, 나는 저자가 화학을 가르치는 장면을 떠올렸다. 서양화가인 아버지가 그림 그리는 모습을 보며 화가의 꿈을 키운 남자. 피아니스트가 될까 고민하기도 했던 남자. 미술사와 미술비평을 공부했던 남자는 어느 날 대학에서 화학을 가르치게 된다. 미술을 전공하다 막연하게 그림 복원을 시작하게 됐고 시작하고 보니 무엇보다 화학이 중요함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보존복원가가 다루는 유물이나 작품은 모두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물질로 구성돼 있다. 그래서 유물을 치료하고 돌보는 행위는 유물을 이루는 물질이 무엇이며 그것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 물질의 특성과 변화를 규명하는 학문이 화학이므로 화학을 알지 못하는 복원가는 인간의 몸을 이해하는 학문인 생리학이나 약리학을 공부하지 않은 의사와 같다.” 그러나 생리학이나 약리학만 공부해서는 의사를 할 수 없다. 그는 제대로 복원하고자 많은 것을 배우고 익혀 나간다. 이 책은 그가 손끝으로 배운 것들을 자분자분 들려준다. 예술의 의미에 대해, 시간의 힘에 대해, 그리고 인생에 대해. 편하게 운동화를 신고 벗기 위해 끈을 끝까지 엮지 않고 남아도는 끈을 가지런히 둘러 매듭을 만들어 둔 이한열 열사의 운동화에서, 촛농이 녹아 흘러내리고 어린아이가 감추어둔 사탕이 굳어버린 오래된 문익환 목사의 피아노에서, 콩알만 한 크기의 점토를 붙여 가며 고집스럽고 긴장감 있게 작업한 권진규의 작품에서, 자신의 작품에 사용한 기계의 변화를 예상하고 교체 방법을 후세에 자유롭게 맡겨 둔 백남준의 작품에서 저자는 사유의 실마리를 찾아낸다. 그의 친구 말대로 그저 “그거 부서진 것들 닦고 붙이는 그런 거지?”에 머물렀던 얕은 의식은 그의 안내로 시간의 퇴적층 아래로, 그 섬세한 결을 따라가며 넓어지고 깊어진다. 어찌 보면 그는 제목대로 “시간을 복원하는 남자”가 아니라 “시간을 없애는 남자”일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만들어 낸 가차없고 폭력적인 흔적을 지우고 원형을 살려내는 작업이니까. 그러나 그 작업은 단순한 ‘소거’와 다르다. “현재의 나는 수백년, 수천년을 지내 온 유물을 통해 과거 선조부터 태어날 후세까지의 삶에 관여하는 영원성과 시간을 구체적으로 체험한다.” 그리고 그 시간은 그가 복원한 사물에 이야기의 형태로 남는다. 살아 있는 역사로 남는다. 박사 북칼럼니스트
  • [고든 정의 TECH+] 상처를 더 스마트 하게 치료하는 웨어러블 기기

    [고든 정의 TECH+] 상처를 더 스마트 하게 치료하는 웨어러블 기기

    가벼운 상처는 인체의 회복력으로 저절로 치료됩니다. 하지만 큰 상처의 경우 2차 감염이 발생하면 매우 곤란한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고령자나 당뇨 환자처럼 만성 질환이 있거나 화상 환자처럼 광범위한 피부 손상이 있는 경우에는 특히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생명이 위험하거나 신체 일부를 절단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다행히 그 정도로 상처가 심하지 않더라도 고령자 및 만성 질환을 지닌 사람이 갈수록 증가하면서 치료가 어려운 만성 상처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 방법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몇몇 과학자들은 웨어러블 기기나 스마트 센서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과거의 붕대나 반창고와 달리 그냥 상처 부위를 덮거나 치료를 위한 약물을 수동적으로 투여하는 대신 상처를 모니터링하고 상황에 알맞게 약물을 투여하는 피부 부착형 웨어러블 기기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터프츠 대학의 연구팀은 만성 피부 상처를 24시간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적절한 치료를 하는 스마트 붕대(smart bandage)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붕대는 플렉서블 센서를 이용해 상처 부위의 온도와 pH를 측정해 감염 여부를 감시합니다. 하지만 이 붕대가 스마트한 부분은 단지 상처의 상태를 모니터링 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 장치는 열에 활성화되는 항생제 젤 (heat-activated antibiotic gel)을 가지고 있어 필요하면 항생제를 상처 부위에 투여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항생제 투여를 막고 필요한 경우에 맞춰 항생제를 국소 투여할 수 있습니다. 피부 어디에나 붙일 수 있는 스마트 붕대의 두께는 3mm에 불과하며 기기를 컨트롤하기 위한 프로세서 및 기타 장치는 별도의 플렉서블 기기에 장착해 재활용할 수 있습니다. (사진) 연구팀은 사람에서 임상 시험을 진행하기 위한 사전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웨어러블 기기를 연구하는 곳은 한 군데가 아닙니다. 작년에 네브래스카-링컨 대학, 하버드 의대, MIT의 연구팀은 전기 전도성 섬유로 만든 스마트 붕대의 프로토타입을 선보였습니다. 이들이 개발한 섬유는 항생제나 진통제 같은 약물을 지닌 하이드로겔 (hydrogel)로 코팅되어 있어 단순히 상처를 덮어서 보호할 뿐 아니라 약물도 조절해서 투여할 수 있습니다. 상처를 모니터링하는 별도의 센서 및 마이크로 컨트롤러 (microcontroller)에서 신호를 보내면 약물을 투여해 상황에 맞게 적절한 약물을 투여하는 것입니다. 상처를 감시하고 동시에 치료까지 할 수 있는 스마트 붕대 혹은 반창고가 실제 의료 현장에서 사용되는 것은 아직 미래의 일입니다. 전통적인 방법보다 얼마나 치료 효과가 좋을지도 검증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웨어러블 기술은 알게 모르게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으며 앞으로 상처 치료는 물론 약물 투여를 더 ‘스마트’하게 도와줄 피부 부착형 웨어러블 기기가 나오는 것은 결국 시간 문제가 될 것입니다. 항상 그렇듯이 미래에는 더 좋은 치료 기기가 인류를 돕게 될 것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한혜진 “♥ 기성용, 힘들 때마다 든든한 버팀목 돼”

    한혜진 “♥ 기성용, 힘들 때마다 든든한 버팀목 돼”

    한혜진이 기성용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11일 방송된 JTBC ‘한끼줍쇼’에서는 배우 한혜진과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출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한혜진은 8살 연하 남편이자 축구선수인 기성용에 대해 언급했다. MC 이경규는 “8살 연하 남편이 언제 남자로 느껴지냐”고 물었다. 이에 한혜진은 “가정주부가 되다 보니까 걱정이 많아지더라. 남편 걱정, 아이 걱정 등등. 그럴 때 든든하게 ‘왜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걱정하냐’면서 든든하게 버팀목이 되어준다. 그럴 때마다 나보다 낫다는 생각도 들고, 든든하다”고 답했다. 이경규는 분위기를 이어 “우리나라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러시아에서 보고 있을 남편 기성용에게 영상 편지를 해달라”고 말했다. 한혜진은 카메라를 보며 “시온이 아빠. 너무너무 고생 많았어. 이제 나랑 같이 즐겁게 휴가를 즐기자. 그리고 또 파이팅하자. 건강하자”라고 애정을 담아 영상편지를 보냈다. 사진=JTBC ‘한끼줍쇼’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김균미 칼럼] 총리의 출산과 저출산 대책

    [김균미 칼럼] 총리의 출산과 저출산 대책

    3주 전 37살의 뉴질랜드 저신다 아던 총리의 출산이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1990년 파키스탄의 베나지르 부토 총리 이후 처음으로 현직 여성 총리가 엄마가 된 것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몇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출산휴가는 얼마나 다녀오는지, 업무에 복귀하면 갓난 딸은 누가 돌보는지, 출산휴가 중인 총리를 뉴질랜드 국민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총리라는 중책을 맡은 지 몇 달 안돼 아이를 갖기로 결정하기까지 고민은 없었는지 등등 질문이 꼬리를 물었다. 하나씩 답을 찾아보면 이렇다. 아던 총리는 법으로 보장된 18주의 유급 출산휴가 중 3분의1인 6주간 출산휴가를 다녀온다. 나머지 12주는 낚시 TV프로그램 진행자인 배우자 클라크 게이포드가 대신 쓰면서 딸을 전적으로 돌본다고 한다. 450만 뉴질랜드 국민은 삼촌·이모·고모가 돼 ‘퍼스트 베이비’를 반겼고, 걱정하는 소리는 별로 들리지 않는다. 헬렌 클라크 전 총리는 트위터에서 “우리 모두에게 매우 자랑스러운 날이다, 이게 바로 21세기 뉴질랜드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던 총리는 출산에 대해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사회가 받아들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어린 소년·소녀들에게 얼마든지 원하는 일을 하면서 어떤 가정을 꾸릴지 선택할 여지가 많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지난해 뉴질랜드의 출산율은 1.81명으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북유럽 국가들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유급 출산휴가 기간을 늘려 가고 있고, 아던 총리의 출산과 육아는 저출산 대책의 수준과 사회 인식을 보여 준다. 일과 가정, 어느 한쪽을 포기하지 않아도 일과 가정이 양립 가능하다는 것을 직접 보여 줬는데, 더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한가. 아던 총리의 출산 소식 여운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지난 5일 발표한 정부의 저출산 대책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매우 박하다. 기존 제도의 적용 범위와 지원 규모를 일부 확대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비판과 종합선물세트처럼 너무 많은 내용을 담아 실제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이 적다는 지적이 주를 이룬다.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지원 대책이 포함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경력단절 여성에 대한 대책과 돌봄 대책은 여전히 부족하다. 대통령부터 총리, 부총리까지 나서 저출산 대책을 확 바꾸겠다고 강조하면서 한껏 기대를 높여 놔 그만큼 실망도 크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간담회에서 기존의 출산율 목표 중심에서 사람 중심의 삶의 질 개선으로 저출산 대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했다. 발상의 전환과 함께 획기적인 대책을 주문했다. 위원회는 당초 지난 3월 일·가정 양립 등 핵심 과제 위주의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05로 사상 최저로 떨어지면서 위기감이 확산했고, 발표가 5월로 미뤄졌다. 중기재정계획에 포함해 예산이 뒷받침되는 지속 가능한 획기적 대책을 내놓겠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당초 예상보다 한 달여 늦게 발표된 대책들은 기대를 밑돈다. 더 걱정되는 것은 올해 출산율이 1.0명 아래로 내려가고 올해 32만명 수준인 출생아 수가 2022년 이전에 20만명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출산율이 떨어지는 속도가 우려를 넘어 공포 수준이다. 그런데 정부 내에서도, 사회 전체적으로도 위기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정부가 기존 제3차 저출산 기본계획 중 조정해 10월에 새로 내놓겠다고 했지만 솔직히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 1년에 40조~50조원씩 쏟아부으면 만족할까. 여전히 부족하다고 할 것이다. 아이를 낳으면 국가가 함께 키우는 시스템 하나만 확실히 구축하겠다는 각오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3년짜리 단기 대책과 함께 10년, 20년 장기 비전과 실행 전략을 세워 정책에 대한 신뢰를 키워야 한다. 저출산이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왜 나와 우리의 위기인지 사회 구성원들이 공유해야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 ‘한끼줍쇼’ 한혜진 “기성용과 부부싸움 하는 유일한 이유는..”

    ‘한끼줍쇼’ 한혜진 “기성용과 부부싸움 하는 유일한 이유는..”

    ‘한끼줍쇼’ 한혜진 “기성용, 가족-축구밖에 모르는 바보” 한혜진이 남편 기성용과의 부부싸움을 언급했다. 11일 방송되는 JTBC ‘한끼줍쇼’에는 배우 한혜진과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이 밥동무로 출연해 종로구 체부동에서 한 끼 도전에 나선다. 한혜진과 과거 예능프로그램 MC로 인연을 맺었던 이경규는 축구선수 기성용이 출연했을 당시 녹화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한혜진이 남편 기성용과의 러브스토리를 공개하자 이경규는 “나는 직감적으로 두 사람이 결혼할 줄 알았다”고 발언한 것. 이경규는 “기성용 선수가 출연했을 때 두 사람 사이에 이상한 기류가 흘렀다. 대화할 때마다 기성용이 한혜진만 쳐다봤다”며 자신이 포착했던 기성용 선수의 시그널을 낱낱이 공개해 한혜진을 당황하게 했다. 한편 결혼 4년차를 맞은 한혜진은 부부싸움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앞서 한혜진은 남편 기성용을 가족과 축구밖에 모르는 바보라고 설명했지만 이내 “우리도 부부싸움을 한다”며 두 사람이 부부싸움을 하는 유일한 이유를 밝혔다. 오늘(11일) 밤 11시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지구를 보다] 밤하늘에 수직으로 선 북두칠성의 환상적 모습

    [지구를 보다] 밤하늘에 수직으로 선 북두칠성의 환상적 모습

    한번 보면 결코 잊지 못할 아름다운 야경 사진이 6일(현지시간) 우주 전문 사이트 스페이스닷컴에 소개되어 우주 마니아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화제의 사진은 밤하늘에 곧추선 북두칠성을 잡은 것으로, 포르투갈의 알키바 별빛 보호구역(the Alqueva Dark Sky Reserve)에 있는 풀로 도 로보에서 찍은 것이다. 북두칠성이 산마루 위에 거의 수직으로 곧추서 있는 인상적인 이 장면은 별자리를 구성하는 밝고 화려한 별들을 보여준다. 큰곰자리의 꼬리 부분에 해당하는 북두칠성 같은 별 무리를 성군(星群)이라 하는데, 북두칠성은 밤하늘에서 가장 찾기 쉬운 성군일 것이다. 이런 이유로 북두칠성은 밤하늘에서 관측 대상을 찾는 데 길잡이별로 잘 이용된다. 예컨대 북두칠성 주걱 부분의 두 끝별 두베 (Dubhe)와 메라크(Merak)를 잇는 선분을 5배쯤 연장하면 밝은 별 하나가 빛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폴라리스, 즉 북극성이다. 그래서 두 끝별을 지극성(指極星)이라 한다. 사진의 전경에 보이는 풀로 도 로보는 포르투갈 알렌테 주(Alentejo) 메르톨라에서 북쪽 약 18km 떨어진 과디아나 강의 빼어난 경승지로, 여기서 강은 폭이 수 미터에 이르는 좁은 협곡으로 진입하여 높이 4m의 작은 폭포로 흘러들어간다. 이 사진을 찍은 미구엘 클라로는 포루투갈의 천문학자이자 작가,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수많은 밤하늘의 장관을 연출한 전문 사진작가이기도 하다. 위의 작품에 버금갈 만한 사진을 찍어 스페이스닷컴과 공유하고 싶다면 spacephotos@space.com의 편집장 타리크 말리크(Tariq Malik)에게 이미지와 설명을 보내면 된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김진아 기자의 Who일담] 52시간 근무 이상과 현실

    [김진아 기자의 Who일담] 52시간 근무 이상과 현실

    “52시간 근무야. 잘못하면 근무시간 초과하니 버리자.”지난주 각 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만찬 회동을 한다고 하자 후배 기자가 이 상황을 취재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전반기 국회가 끝난 지 한 달이나 지났지만 원 구성 협상은 지지부진. 이런 상황에서 원내수석부대표들이 오랜만에 만나는 것이니 중요한 일정이기도 했다. 예전이라면 모이는 장소를 알아내 그 앞에서 회동이 끝날 때까지 이른바 ‘뻗치기’를 하며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를 취재했다. 문제는 취재 환경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7월 1일부터 적용된 주 52시간 근무 때문이다. 머리를 재빨리 굴려 몇 시간이나 추가 근무할지 계산해 봤다. 오후 6시에 수석들이 모인다 하면 저녁 자리니까 못해도 2시간 이상은 만날 테고 잘못하면 근무시간 초과…. 2년 넘는 국회 취재 경험으로 생각해 보면 그날 결론이 나오지 않을 것이 뻔했기 때문에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킬. 지난 2월 본회의에서 주 52시간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통과됐을 때만 하더라도 개정안이 기자들의 삶에 변화를 줄지 별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300인 이상 근무하는 신문사에도 이 법 조항이 적용된다는 사실에 남의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의원들을 만날 때마다 ‘주 52시간 근무가 시작되니 어떠냐’라는 질문을 일주일 사이 수차례 받았다. 법이 시행된 지 일주일 정도밖에 안 됐으니 급격한 변화는 아직은 모르겠다. 긍정적인 변화라면 여유가 조금 생겼다는 것이다. 출근 시간이 조금 늦어지고 퇴근 시간이 약간 빨라졌다. 퇴근 후 습관처럼 기사를 다시 써야 하는 일이 없는지 타사 뉴스를 자기 전까지 보던 버릇이 줄었다. 혹시나 주말에 국회에 중요한 일이 있지 않을까 싶어 주 6일 근무를 자처했지만 이제는 여지없이 이틀은 푹 쉬게 됐다. 무엇보다 수습기자에게 큰 변화가 생겼다. 이른바 ‘하리꼬미’라 해서 자정 넘어서까지 경찰서를 찾아 취재하고 기자실에서 3~4시간 겨우 자고 일어나 멍한 상태로 취재 내용을 선배에게 보고하는 일이 없어졌다.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이라는 인간다운 모습으로 근무하게 됐다. 그러나 새로운 환경이기에 아직 여유보다 걱정이 더 많다. 국정감사나 내년도 예산안 심사 철이 돌아온다. 정작 법을 만든 국회의원은 52시간은 남의 일이고 새벽까지 질의하는 일이 다반사이므로 9시 출근, 6시 퇴근으로는 취재가 어렵다.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게 직업으로 점심·저녁도 엄연한 근로시간이지만 이를 포함할지 애매하다. 기자들끼리 농담 삼아 점심·저녁 시간은 ‘기자’가 아닌 ‘자연인’으로 만나는 거라고 일단 포장해 본다. 대휴수당이 거의 없어지게 되면서 줄어든 수익으로 여유 있는 휴식은커녕 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과도한 노동을 지양하고 휴식이 있는 삶, 일자리 늘리기 등의 흐름은 바람직하다. 다만 현실은 이상보다 냉혹하다는 것이 법에 충실히 담기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든다. 이런 고민을 담은 기명 칼럼의 마지막을 52시간을 아슬아슬하게 넘길 것 같은 야근 시간 중에 신문 노동자는 틈틈이 완성했다.
  • [와우! 과학] 원자는 어디까지 커질 수 있을까?

    [와우! 과학] 원자는 어디까지 커질 수 있을까?

    원소 주기율표가 등장한 지 150년 만에 인류는 118번까지 원소를 추가했다. 이 가운데 원자번호 104번 이후의 원자들을 초중량 (superheavy) 원소라고 부르는 데 매우 무겁고 불안정한 원자로 실제 자연계에서는 보기 어렵고 모두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생성한 원자다. 학자들의 오랜 노력 끝에 생성에 성공한 원자번호 118번 오가네손 (Organesson)의 경우 안정 동위원소인 오가네손-294의 경우에도 반감기가 0.69ms (밀리초)에 불과해 순식간에 더 작은 원자로 방사성 붕괴를 일으킨다. 현재 과학자들은 이보다 더 무거운 원자를 합성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만, 원자핵이 커질수록 더 불안정해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데 원소 주기율표를 확장하려는 과학자들의 시도는 과연 어디까지 가능할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몇몇 과학자들은 원자핵 크기의 이론적 한계를 연구하고 있다. 미시간 주립대의 비텍 나자레위츠 (Witek Nazarewicz) 교수는 저널 네이처 피직스(Natere Physics)에 발표한 논문에서 원자번호의 이론적 한계가 172번이라고 주장했다. 이 연구에 의하면 양성자 172개 이상이 함께 모여 있는 경우 원자핵을 지탱하는 힘인 핵력(nuclear force, 원자핵에 있는 양상자와 중성자 같은 핵자 사이의 결합력)으로도 유지가 어렵다. 결국, 이 이상 크기를 지닌 원자는 합성이 불가능하다. 물론 실제로 불가능한지 실험실에서 검증이 필요하지만, 당장에는 원자번호 120번 이상 원자도 합성하기 어려워 이를 검증하는 것은 먼 미래의 일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불안정해서 쉽게 붕괴할 원자를 합성하는 것이 과연 가치 있는 일일까? 이런 거대 원자핵은 사실 우리가 유용하게 사용하기에는 너무 합성이 어렵고 수명이 짧다. 같은 이유로 어떤 화학적 성질을 지녔는지 연구하기도 매우 어렵다. 따라서 이런 원소를 우리가 사용할 수 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미지의 거대 원자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독특한 성질을 지니거나 의외로 안정해서 생각보다 장시간 유지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종종 극단적인 환경에서 지금까지 발견하지 못했던 의외의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를 확인할 유일한 방법은 직접 합성해보는 것이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지만, 과학자들은 지금껏 그랬듯이 원소 주기율표의 끝을 향해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고든 정의 TECH+] 수직농장, 스마트 농업의 미래 될까?

    [고든 정의 TECH+] 수직농장, 스마트 농업의 미래 될까?

    수직농장(vertical farm)은 마치 고층 건물처럼 여러 층의 실내 재배 시스템을 이용해서 실내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미래의 토지 부족 및 식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콜롬비아 대학의 딕슨 데스포미어(Dickson Despommir) 교수가 1999년 제안한 개념입니다. 수직 농장에서는 여러 층의 실내 재배 시스템에 인공광을 이용해서 재배가 이뤄지며 덕분에 햇빛이 들지 않는 지하나 고층 건물 내부에서도 농작물 재배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토지 면적 대비 상당히 많은 양의 작물을 재배할 수 있습니다. 수직농장의 개념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먼 미래의 일처럼 생각됐지만, 최근 실내 재배 기술 및 관련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대형 수직농장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수직농장이 가장 적합한 국가는 사실 미국처럼 토지가 넓고 작물 재배에 적합한 지역이 많은 국가가 아니라 농사에 적합한 토지와 물이 부족한 사막 국가나 도시 국가지만, 벤처 기업 천국인 미국에서 여러 신생 기업들이 여기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뉴저지에 6400㎡ 규모 수직농장을 건설한 에어로팜(AeroFarms)과 시카고에 이보다 큰 8361㎡ 규모의 수직농장을 갖춘 팜드히어(FarmedHere)는 현재 있는 수직농장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손꼽힙니다. 이 수직농장은 여러 층의 재배 장치에 LED를 이용해서 실내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것으로 제초제나 살충제 같은 농약을 쓸 필요가 없고 필요한 물과 토지의 양도 매우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시작된 수직농장은 최근 아시아 및 중동 등 여러 국가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항공사 가운데 수직농장에 투자한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에미레이트 항공은 캘리포니아의 농업 스타트업인 크룹원(Crop One)과 두바이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직농장을 건설하기로 하고 400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수직농장은 1만 2000㎡ 규모로 하루 2.7t의 농작물을 생산할 수 있지만, 전통적인 농업 대비 1% 미만의 물과 토지를 사용할 뿐입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전형적인 사막 국가로 토지는 절대적으로 부족하지 않지만, 물은 매우 귀한 자원입니다. 따라서 이들이 수직농장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농업용수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농업용수의 90% 이상은 사실 그냥 증발하거나 토양으로 흡수되고 실제 작물이 흡수하는 양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수직농장의 경우 당연히 무겁고 부피가 많이 나가는 토양 대신 수경재배 방식을 사용하는데, 최근에는 물과 양분을 스프레이처럼 뿌리에 분무하는 분무식 수경재배 (Aeroponics) 방식이 널리 사용됩니다. 정확히 작물이 필요한 만큼의 물만 사용하는 것이 물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비결입니다. 어차피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이 매우 제한적인 국가에서 수직농장은 매력적인 미래 기술입니다. 크룹원의 수직농장 시설은 2019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우선 에미레이트 항공의 기내식으로 제공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수직농장의 미래가 모두 밝은 것은 아닙니다. 점차 도입하는 국가가 증가하고 있기는 하지만, 처음 생각했던 것처럼 친환경적인지는 의문이기 때문입니다. 토지와 물을 절약하고 농약과 화학비료를 주변 환경에 뿌리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 환경친화적입니다. 하지만 자연광 대신 LED의 불빛에 의존한다는 이야기는 다시 말해 전기를 사용해 재배하는 농작물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만약 이 전기가 화석 연료에서 나온 것이라면 온실가스를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늘리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과연 기존의 농업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 경제성이 있냐는 질문 역시 항상 따라오는 의문입니다. 이런 논쟁에도 계속해서 수직농장이 들어서는 것은 이를 필요로 하는 수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인류는 점차 한정된 자원으로 더 많은 인구를 먹여야 하는 문제에 직면하고 있고 유한한 자원인 토지와 물을 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방법을 개발해야 합니다. 수직농장 하나만이 정답은 아니겠지만, 가능한 대안 가운데 하나로 고민할 필요는 있을 것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이광식의 천문학+] 우리은하 팽대부는 ‘은하충돌’로 생겨났다

    [이광식의 천문학+] 우리은하 팽대부는 ‘은하충돌’로 생겨났다

    -100억년 전 '소시지 은하'와 충돌 약 100억 년 전 소시지 모양의 은하가 우리은하와 충돌하는 바람에 우리은하의 모양을 크게 바꾸어놓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국제 천문학 연구팀이 유럽 ​​우주국(ESA)의 가이아(Gaia) 위성 자료를 연구 분석한 결과, 약 80억~100억 년 전 우리은하의위성은하인 한 왜소은하가 우리은하로 쏟아져들어왔으며, '가이아 소시지'로 불리는 이 은하와의 장엄한 충돌로 인해 우리은하 중심의 팽대부와 외곽을 둘러싼 별들의 헤일로(halo)가 형성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연구원인 바실리 벨로쿠로프는 "이 충돌은 왜소은하를 갈가리 찢어버렸다"고 밝혔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충돌 후 소시지 은하의 별들은 소시지처럼 생긴 길고 좁은 방사형 궤도를 따라 움직였으며, 여기서 '소시지 은하'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별들이 궤도를 도는 소시지 모양의 경로는 우리은하의 중심 근처에 있기 때문에 이 충돌에 대해 몇 가지 중요한 실마리를 연구자들에게 주었다고 밝히는 벨로쿠로프 박사는 "왜소은하가 심한 편심 궤도를 타고들어와서 우리은하 안에 영원히 갇혀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은 우리은하의 형태를 완전히 '개혁'했을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연구자들은 보고 있다. 한국의 명규철 박사도 포함되어 있는 벨로쿠로프 연구진은 이 충돌로 인해 빚어진 세 가지 주요 효과를 예측하고 있는데, 첫째 충돌이 우리은하의 디스크를 부풀어오르게 했으며, 심지어 잠재적으로 완전히 파괴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디스크는 어느 정도 원상을 회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둘째, 충돌로 인한 파편이 은하 중심을 '팽창'시켰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것이 현재의 우리은하 중심의 팽대부를 만들었을 것이다. 셋째, 이 충돌에 따른 별과 파편의 산란은 우리은하 주위를 둘러싼 '별의 헤일로'를 만든 것으로 본다. 소시지 은하와의 충돌이 은하충돌의 유일한 사례는 아니지만, 그것은 우리은하과 충돌한 가장 큰 왜소은하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연구자들은 설명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약 40억 년 뒤에 있을 것으로 보는 안드로메다 은하와의 충돌에 비금가는 은하충돌을 이미 우리은하는 경험한 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발견은 이달 초 영국 왕립 천문학회의 '월간 정보지', '아스트로피지컬 저널 레터' 등에 게재되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특파원 칼럼] 중국 시장 상인이 보여준 4차 산업혁명/윤창수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중국 시장 상인이 보여준 4차 산업혁명/윤창수 베이징 특파원

    한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이동형 에어컨을 사주려고 인터넷 구매를 시도했다가 낭패를 만났다. 미국 최대 온라인 구매 사이트 아마존은 신용카드 번호만으로 가능했고, 중국 최대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에서는 휴대전화 번호만으로 이뤄졌던 물건 구매가 한국의 모든 인터넷 쇼핑 사이트에서는 불가능했다.본인 명의 신용카드와 공인인증서 또는 본인 인증용 문자 메시지를 받을 수 있는 휴대전화 번호란 삼위일체가 갖춰져야만 한국에서는 온라인 쇼핑이 가능한 듯했다. 중국에서는 접속이 불가능한 구글 앱스토어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야만 결제가 가능한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중국에서도 한국 휴대전화 유심 칩을 휴대하고 다니며 필요할 때 문자 메시지를 받아 사용하는 한국인들이 있을 정도다. 중국에서 메가 히트를 기록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여주인공이 입은 천송이 코트를 정작 중국인들은 못 산다며 규제의 대못을 없애야 한다고 전 정권에서 목소리를 높이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바뀐 게 하나도 없다니 한탄이 나왔다. 저절로 얼마 전 중국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아 중국 관영언론에서 홍보차 외신기자들을 데려갔던 광시좡족자치구에서 만난 시장 상인이 보여 준 4차 산업혁명 기술인 핀테크가 떠올랐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부터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중국에는 더위에 웃통을 벗거나 배만 내놓고 다니는 남성들이 많다. 광방쯔(光膀子)라 불리는 웃통 패션의 남성들과 전혀 다를 것 없는 인상의 과일 도매시장 상인은 15명의 외신기자들이 베이징, 광저우, 선전 등 각자의 집으로 보내는 망고 배달을 놀랄 만큼 깔끔한 솜씨로 처리했다. QR 코드를 휴대전화로 스캔하는 것만으로 결제는 끝났고, 결제 뒤 약 한 시간 만에 대량 주문의 양과 주소, 이름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엑셀 파일이 휴대전화로 전송됐다. 거리에 따라 1~3일 만에 망고 상자는 모든 외신기자들의 집 문 앞에 도착했다. 우리가 흔히 배달의 민족, 인터넷 강국이라고 스스로 부르는 것이 무색할 지경이었다. 중국의 인터넷 쇼핑과 핀테크(금융+기술)에 대해 놀란 것이 이번만은 아니다. 선풍기를 조립하다 고객센터에 문의하면 조립 과정을 상세하게 담은 동영상을 보내 줬고, 잘못된 주문은 직접 문자 메시지로 소비자에게 문의한 다음 환불 요구는 즉시 처리해 줬다. 중국은 신용사회란 단계를 건너뛰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누구보다 빠른 속도로 4차 산업혁명을 앞서서 해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중국이 미국을 압도할 역사적 기회란 것이 중국 학자들의 분석이자 주장이다. 모바일 결제가 세계 최고 수준인 데다 일부 4차 산업혁명 분야를 선도하는 바탕에는 중국에서만 가능한 이유가 있다. 가짜 돈이 많고 신용사회가 구축되지 못했기에 휴대전화 결제가 빨리 정착했다. 민감한 개인정보 수집도 정부가 통제하지 않기에 손쉽게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인공지능(AI) 개발이 가능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중국이 AI, 가상현실(VR), 드론 등의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는 앞서 고지에 올랐다는 것이다. 미국의 중국 전문가 마이클 필스버리는 저서 ‘백년의 마라톤’에서 중국 공산당이 정권 수립 100년이 되는 2049년에 미국을 무너뜨리고 세계 패권을 장악한다는 장기 계획을 실천 중이라고 다양한 근거를 통해 주장한다. 언론의 자유와 투표권 없는 사회주의 국가가 패권을 쥐었을 때의 세상은 지금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 geo@seoul.co.kr
  • [지금, 이 영화] 이별의 아침에 약속의 꽃을…

    [지금, 이 영화] 이별의 아침에 약속의 꽃을…

    신은 숨어 있다. 예언자 이사야도 말하지 않았던가. “참으로 주는 자신을 숨기시는 하나님입니다.”정말 신이 있다면 어떨까. 그럼 우리는 이런 의문을 가질 법하다. 지금 이 순간, 신은 왜 내 눈앞에 나타나지 않는가? 사실 이에 대해서는 여러 신학적 답변이 이미 마련돼 있다. 그런데 이와 상관없이 나는 애니메이션 영화 ‘이별의 아침에 약속의 꽃을 장식하자’를 보고 다음과 같은 생각을 했다. 이 땅에 신이 강림하더라도 인간은 그(녀)를 결코 신으로 여기지 않을 것이라고. 신은 인간에게 보이지 않아 숨은 존재인 것이 아니라, 인간이 그(녀)를 신으로 보지 않음으로써 숨겨진 존재가 됐다고. 써 놓고 보니 걱정되긴 한다. 분명 어떤 사람은 타박할 듯싶다. 아무리 봐도 순정 만화풍의 작품에서 너무 거창한 주제를 끄집어냈다고 말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진짜 그렇게 보였다. 이 영화는 인간 세상에 정체를 드러낸 신의 무력한 사랑과, 그로 인해 역설적으로 위대해진 신의 자취를 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때 신은 마키아다. 어째서 그녀를 신으로 간주하느냐면, 마키아가 소녀, 소년의 외모로 수백년을 사는 요르프족의 일원이기 때문이다. 또한 요르프족은 기억을 간직한 세월의 천 히비오르를 짠다는 점에서 시간을 주관하는 신이라고 볼 수 있다.그러나 요르프족은 힘없는 신이다. 이들은 자신의 영역을 군인들에게 빼앗기고 살해당했다. 군인들은 요르프족을 신으로 보지 않았다. 그들에게 요르프족은 오래 사는 괴물일 뿐이었다. 인간들에 의한 약탈과 살육이 벌어지는 가운데, 마키아는 홀로 요르프족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들판으로 피신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녀는 우는 아기를 발견한다. 강도의 습격으로 죽은 엄마 품에 안겨 우는 아기였다. 자, 어떡해야 할까. 마키아는 결단한다. 자기가 아리엘이라고 이름 붙여준 아기의 엄마가 되기로. 이를 그녀의 뜬금없는 선택이라고 할 수는 없다. 외톨이 마키아가 외톨이 아리엘을 보듬기로 하면서 둘은 외톨이가 아니게 됐으니까. 이제 이 작품은 마키아의 양육기, 혹은 아리엘의 성장기로 부를 만한 이야기로 흐름이 바뀐다. 이쯤에서 제목을 보고 벌써 눈치챈 관객이 있을 것이다. 이들 만남에는 이별이 예정돼 있다. 마키아가 요르프족이고 아리엘이 인간이라는 설정을 감안하면 당연히 예상 가능한 결말이다. 수십년이 지나도 여전히 소녀의 외양을 한 엄마는, 늙은 자식이 숨을 거두는 모습을 눈물겹게 지켜보게 되리라. 한데 이 영화는 그런 필연적인 슬픔을 신파조로 늘어 놓지 않아서 특별하다. 앞에 쓴 대로 마키아는 아리엘을 향한 무력한 사랑을 실천하면서 위대해졌다. 그러니까 아리엘에게는 마키아가 신이었을 테다. 인간에게 보이지 않던 존재는 이렇게 현현한다. 우리 눈앞에 있는 그(녀)가 바로 신이다. 신은 숨어 있지 않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아하! 우주] 소행성의 속살을 파헤칠 헤라 탐사선

    [아하! 우주] 소행성의 속살을 파헤칠 헤라 탐사선

    2020년대 인류는 소행성의 공전 궤도를 변경시키는 역사적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미국 나사와 유럽 우주국의 공동 프로젝트로 지구 궤도에서 가까운 위치에 있는 소행성 디디모스(Didymos)와 그 위성 디디문(Didymoon)을 탐사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디디모스는 지름 780m의 소행성으로 대략 2년 주기로 태양 주변을 공전한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는 지구 공전 궤도에 상당히 근접해 지구에서 탐사선을 보내기 좋은 소행성이기도 하다. 하지만 더 흥미로운 사실은 지름 170m의 위성인 디디문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나사의 DART (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의 목표가 바로 이 디디문이다. 디디문에 작은 충돌체를 발사해 궤도를 약간 변경하는 것이 목표다. 디디문은 디디모스의 중력에 묶여 있어 만약의 경우에도 안전할 뿐 아니라 크기가 작아 궤도 수정이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DART 하나만으로는 작은 충돌체가 얼마나 효과적인지 판단이 어렵다. 유럽 우주국은 2022년 충돌 예정인 DART에 이어 2026년 디디문에 헤라(Hera) 탐사선을 보내 이 위성을 집중적으로 관측할 계획이다. 헤라는 디디문에 생길 충돌 크레이터는 물론 위성 전체를 다양한 관측 장치로 조사하게 된다. 여기에는 가시광 및 적외선 카메라와 레이저 측정기 등이 포함되며 그 해상도는 최고 10cm로 매우 세밀한 관측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이전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소행성의 내부 구조와 그 기원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수집한 정보는 순수 과학적 연구는 물론이고 지구를 위험한 소행성에서 지키는 데 활용된다. 작은 물체를 소행성에 충돌시켜 궤도를 원하는 방향으로 수정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소행성이 얼마나 큰 충격에 견딜 수 있는지 정보가 필요하다. 궤도를 약간만 수정해도 지구에 충돌 위험성이 있는 소행성을 비켜 가게 할 수 있지만, 실수로 충돌체가 관통하거나 혹은 소행성을 파괴해 어디로 튈지 모르는 파편을 만드는 일은 없어야 한다. 모든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10년 후 인류는 이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물론 인류의 목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소행성의 구조를 파악하고 그 궤도를 의도대로 수정할 수 있게 되면 그다음에는 지구 주변의 소행성을 인간의 의도에 맞춰 개발하는 일도 가능해질 것이다. 아직은 미래의 일이지만, 언젠가 이 소행성이 지구를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라 인류에게 필요한 물질을 공급하는 귀중한 자원이 될지도 모른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아하! 우주] 천왕성은 왜 ‘드러누운 자세’로 태양을 공전할까?

    [아하! 우주] 천왕성은 왜 ‘드러누운 자세’로 태양을 공전할까?

    지구는 공전궤도면에 23.5도 기울어진 자세로 공전하고 있다. 그런데 천왕성은 '무례하게도' 아예 드러누운 자세로 태양을 공전하고 있다. 궤도경사각이 무려 98도나 된다. 무엇이 이처럼 천왕성의 자전축을 극단적으로 기울어지게 했을까 하는 오랜 천문학 수수께끼가 새로운 연구에 의해 해답을 찾아냈다고 우주 전문 사이트 스페이스닷컴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새 연구에 따르면, 천왕성을 이처럼 때려눕힌 주인공은 지구 크기의 2배인 원시 행성으로, 약 40억 년 전 천왕성과 거대 충돌을 일으킴으로써 천왕성을 영원히 KO시켰다. 이 충돌로 인해 천왕성은 자전축이 거의 태양을 가리키는 이상한 나라의 행성이 되었으며, 여러 기괴한 특성을 지니게 된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설명한다. 영국 더럼대학 ICC 연구팀 제이콥 케거리스 수석 저자는 "태양계의 모든 행성들은 대략 같은 방식으로 자전하고 있지만 천왕성은 완전히 드러누운 채 자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왕성의 기묘한 점은 이뿐 만이 아니다. 아주 이상한 자기장을 갖고 있으며, 온도가 예측치보다 훨씬 낮다. 새 연구에 따르면 이는 약 40억 년 전에 거대한 얼음 천체와 충돌한 결과 나타난 현상이라고 한다. 연구팀은 거대 충돌이 천왕성의 진화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알아내기 위해 강력한 슈퍼 컴퓨터로 대규모 충돌 시뮬레이션을 수행한 결과, 거대 충돌이 천왕성의 기울기와 온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밝혀졌다. 즉, 암석과 얼음으로 이루어진 원시 원형 행성이 천왕성에 충돌함으로써 자전축 기울기를 극단적으로 변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충돌에 따른 잔해물들이 천왕성 지표에 쌓여 얇은 껍질을 만들어 내부의 열을 차단함으로써 대기와 표면 기온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놀랍게도 거대 충돌 후에도 천왕성은 대기를 유지했다고 밝히는 연구자들은 충돌 물체가 단지 행성을 스쳐지나감에 따라 자전축을 크게 눕히기는 했지만 대기까지 뜯어내가지는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BAER / NASA Ames 연구센터의 루이스 테오도로 공동저자는 “이런 종류의 사건은 우주에서 드문 일이 아니며, 거대 충돌이 초기 태양계의 행성 형성 중에 빈번하게 발생함을 보여주는 증거는 많다”면서 “이런 종류의 연구로 잠재적으로 거주 가능한 외계행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더 많은 통찰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케거리스 수석 저자에 따르면, 이 충돌은 기울어진 행성에 대한 또 다른 두 가지 이상한 점을 설명할 수 있는데, 첫째 천왕성의 달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설명할 수 있다. 연구진은 그 영향이 나중에 천왕성의 27개 위성 중 일부는 원시 행성의 얼음과 암석 파편으로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그 거대 충돌은 당시에 이미 존재했던 다른 위성들의 회전을 변경시켰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번 연구논문은 지난 2일 '아스트로피지컬 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에 발표되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와우! 과학] 청소부 새우와 물고기는 어떻게 서로 공생할까?

    [와우! 과학] 청소부 새우와 물고기는 어떻게 서로 공생할까?

    자연계에는 본래는 먹고 먹히는 관계지만, 놀랍게도 함께 공생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산호초에 사는 청소부 새우(Cleaner shrimp, 학명·Ancylomenes pedersoni)는 그 중 하나인데, 역시 같은 산호초 물고기들의 청소를 담당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물고기는 입과 아가미 등 주요 부위에 있는 기생충 및 음식물 찌꺼기를 제거해 전염병과 기생충 감염에서 안전해질 수 있고 청소부 새우는 공짜 식사를 즐긴다. 청소부 새우는 몇 마리씩 무리 지어 일종의 물고기 세차장을 운영하는데, 10여 종의 물고기가 단골 손님이다. 이 물고기들이 새우를 잡아먹지 않는 이유는 공생이라는 단어로 쉽게 설명할 수 있지만,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는 과학자들에게 큰 수수께끼 가운데 하나다. 왜냐하면, 이 물고기들이 즐겨 먹는 갑각류가 청소부 새우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새우를 먹이로 주면 물고기들은 마다하지 않고 먹는다. 청소부 새우가 맛이 없거나 독을 갖고 있어 먹지 않는 건 아니라는 이야기다. 청소부 새우 역시 천적을 피해 평소에는 굴이나 좁은 바위 틈새에 숨는다. 따라서 이 둘 사이에 서로를 식별할 수 있는 수단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미국 듀크 대학의 연구팀은 이 비결을 알아보기 위해 수중 카메라를 이용해 청소부 새우의 행동을 관찰했다. 199회의 관찰 결과 청소부 새우가 청소하기 전 머리에 있는 긴 더듬이를 물결처럼 흔드는 모습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것이 물고기와 새우 사이의 신호라고 보고 추가 연구를 진행했다. 물고기와 달리 청소부 새우의 시력은 나쁜 편이다. 사실 물고기의 대략적인 윤곽과 음영만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실험 결과 청소부 새우가 눈으로 보고 고객인 물고기를 식별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태블릿에 있는 물고기 사진을 보고도 진짜 물고기를 만난 것처럼 열심히 더듬이를 흔들었기 때문이다. 반면 고객이 아닌 물고기를 보고는 반응하지 않았다. 물고기는 물론 새우의 형태를 명확히 볼 수 있으므로 청소부 새우를 식별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따라서 시각적 신호를 토대로 서로를 구분해 실수로 잡아먹거나 도망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물고기와 새우의 계약 관계는 한 번 성립되면 매우 강하게 유지된다. 물고기가 계약을 위반하고 새우를 잡아먹으면 새우는 고객을 보면 모두 달아나게 될 것이다. 반대로 물고기도 새우가 더듬이를 흔들고 그냥 가버린다면 새우를 그냥 먹는 편이 더 이득이다. 따라서 이 둘의 공생 관계는 서로가 이익을 보는 한 계속 유지될 것이다. 인간 사회에서 마찬가지로 자연계에서도 상호 이득만큼 공생 관계를 강하게 유지하는 동기는 없을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박건승 칼럼] 김영주 장관의 경우

    [박건승 칼럼] 김영주 장관의 경우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노동운동에 뛰어든 건 은행권의 성차별 때문이었다. 그는 알려진 대로 농구 선수 출신이다. ‘무학여고 14번’ 포워드로 전국대회 우승을 여러 차례 이끌었다. 1973년 당시 실업 명문팀인 서울신탁은행(현 KEB하나은행)에 입단했으나 3년 만에 은행원으로 변신했다. 은행원 6년차 시절에 여성이라는 이유로 신입 남자 행원보다 적은 급여를 받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되면서 노동운동을 시작했다. 여성 최초로 전국금융노동조합연맹 상임 부위원장을 지냈다. 그의 이력을 눈여겨봤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9년 새천년민주당 창당 때 그를 노동계 인사로 영입했다. 그가 문재인 정부의 첫 고용노동부 장관이다. 노동활동가 출신 첫 여성 고용노동부 장관이자 3선 의원이기도 하다. 김 장관은 주 52시간 근무제의 확신론자다. 노동시간 단축이 일자리 나누기를 통한 청년 고용 확대와 일ㆍ생활 간의 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믿는다. 지난해 말엔 주당 68시간 노동을 허용한 그간의 근로기준법 행정해석을 공식 사과했다. 고용부 장관에 취임하자마자 저성과자의 해고를 가능하게 했던 일반해고 허용 규정도 폐기했다. 취업규칙을 변경할 때 근로자 대표 과반수 동의가 없어도 효력을 인정한다는 지침도 없앴다. 장관이 된 뒤에도 노조 출신이긴 해도 제법 노사를 아우를 줄 안다는 소리도 들었다. 그랬던 장관이 노동시간 단축의 걸림돌로 낙인찍힌 것은 아이러니하다. 그러나 도마에 오른 데는 분명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터다. 그가 노동시간 단축 준비에 소극적으로 대처한 것은 대체로 맞는 팩트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코앞에 다가온 상황에서도 구체적 지침 마련을 주저했다. 일단 ‘시행 후 보완’하자는 식이었다. 그에 대한 칭찬은 순식간에 비판 일색으로 바뀌었고,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앞장서 포문을 열었다. 요지는 “청와대가 아무리 말해도 듣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최저임금 문제를 국민에게 제대로 설명하라고 여러 차례 지시했는데도 이행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소득주도성장의 모든 것이 최저임금인 것처럼 오해하도록 방치한 것은 반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서슴지 않았다. 지난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최저임금법 개정안 심사 때는 “원내대표직을 걸고서라도 장관을 날리겠다”고까지 말했다. 여당 원내대표가 같은 당 소속의 장관을 공개 석상에서 드러내놓고 공격한 건 이례적이다. 김 장관은 1년 전까지만 해도 그와 같은 3선 의원으로 일했다. 홍 대표는 과거 옛 대우차 노조위원장을 지냈으니 노동계 출신이란 공통점도 있다. 다만, 노동계에 대한 시각차는 있다. 홍 대표가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해 속도조절을 하자는 반면, 김 장관은 상대적으로 노동계 입장을 더 대변한다. 최저임금제나 탄력근로제 연장을 둘러싼 시각차 때문에 생긴 사달이라면 얼마든지 소리 나지 않게 조정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래서 홍 대표의 사감이 개입되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추정도 적지 않다. 김 장관을 비호할 생각은 없다. 마음이 급해 바삐 뛰는 청와대와 달리 고용부가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것은 백번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렇다고 해도 여당 원내대표가 같은 당 소속의 장관을 공개 석상에서 ‘핫바지’로 만들어 버리고 나면 남는 게 뭘까. 국민의 눈에 이런 당정 관계가 어떻게 비쳐질까. 최저임금 인상과 일자리 지표 악화, 소득 양극화 문제가 과연 그만의 책임일까. 청와대를 구실 삼아 정부 부처를 공격하는 모양새는 보기에 불편하고 민망하다. 아무리 힘이 센 여당이 당정협의를 주도한다고 해도 그의 대응 방식에선 절차적 정당성을 찾기 어렵다. 지금도 국회 중단 사태는 이어지고 있다. 홍 대표는 최근 “국회만 밥값을 못 한다”고 했다. 국회가 후반기 원 구성을 7월로 넘긴 것은 2002년 이후 16년 만이다. 홍 원내대표나 김 장관, 지금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싸움을 하고 있다면 잠시 쉬어 가도 좋을 것 같다.
  • “한국의 유발 하라리 만든다”… 포스텍 가는 송호근

    “한국의 유발 하라리 만든다”… 포스텍 가는 송호근

    “우리나라 이공계 학생들의 가장 큰 문제는 연구 능력과는 별개로 과학연구 환경을 악화시키는 정책이나 사회적 담론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이 부족하다는 거예요. 과학도들에게 비판적 시각과 새로운 영감, 상상력을 불어넣어 주는 것이 제 역할이 될 것입니다.”국내 대표적인 사회학자이자 칼럼니스트인 송호근(62) 서울대 사회학과 석좌교수가 올해 2학기부터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인 포스텍 인문사회학부로 자리를 옮긴다. 송 교수는 지난 3월 서울대 인문사회학 계열에서 첫 석좌교수로 임명돼 화제가 된 바 있다. 송 교수는 “서울대 석좌교수로 임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옮기는 게 사실 미안하기도 하고 예의에 어긋나는 것도 사실이지만 몇 년 전부터 젊은 친구들에게 강의 기회를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다”며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사실 송 교수의 ”포스텍행’에는 서울대 공대 학장 출신인 김도연(67) 포스텍 총장의 ‘삼고초려’도 큰 역할을 했다. 김 총장은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창의적 인재 양성에 송 교수가 적격이라 생각해 도와 달라고 읍소를 하는데도 꿈쩍 않길래 폭탄주를 마시면서 강제로 사인하게 만들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송 교수는 오는 9월부터 포스텍 석좌교수 겸 인문사회학부장으로 인문사회학 분야 교육 전권을 갖게 됐다. 포스텍은 송 교수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인재양성에 힘써 달라는 의미에서 정년을 70세로 보장했다. “포스텍은 명문대학이기는 하지만 한국 사회의 주요 공론장에서 동떨어져 과학기술과 관련한 국가정책은 물론 사회의 중요한 사안들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지 못했어요. 진정한 명문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국가 주요 정책들에 대해 이런저런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목소리를 내는 통로로 저를 생각한 부분도 있을 겁니다.” 송 교수는 인문사회학부 내에 ‘소통과 공론센터’를 만들 계획이다. 그는 “소통과 공론센터에서는 글쓰기부터 시작해 사회적 공론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과학도로서 사회적 발언은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할지 등에 대해 교육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공계 연구중심대학 내에 문·이과 융합 연구를 하는 ‘융합문명연구’ 대학원 과정도 개설하겠다고 밝혔다. “융합문명연구소는 ‘호모 사피엔스’를 쓴 유발 하라리, ‘총, 균, 쇠’를 쓴 제레드 다이아몬드나 제레미 리프킨처럼 사회를 읽는 안목을 가진 과학도를 키우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국내외 다른 대학들에서는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형태의 연구를 진행해 과학과 인문사회의 융합연구 중심지로 만들 생각이지요.”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우주를 보다] 한국인 찍은 ‘달 앞 여객기’ - NASA ‘오늘의 천문사진’ 선정

    [우주를 보다] 한국인 찍은 ‘달 앞 여객기’ - NASA ‘오늘의 천문사진’ 선정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운영하는 ’오늘의 천문사진(APOD)‘ 3일자에 한국인이 촬영한 사진이 게재되어 우리나라 아마추어 천문계에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사진을 찍은 사람은 서울시교육청 과학전시관의 김지훈 천문대장으로, 달의 바로 앞을 여객기가 날아가는 장면을 찍은 것이다. 여객기 꼬리에는 대한항공 마크가 선명히 보인다. APOD에 ’오늘의 천문사진‘으로 선정되려면 경쟁률이 엄청나다. 이 작품도 전 세계에서 보내온 수많은 사진 중에 선정되어 소개된 것이다. 아마추어 천문인들은 이렇게 APOD에 자기 작품을 올리면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물론 많은 별지기들로부터 축하인사를 받기도 한다. 한국인으로 과거 여기에 작품을 올린 이들이 여러 명 있는 것로 알려져 있다. 달 앞을 비행기가 지나는 장면을 찍으려면 상당한 노력과 집중이 필요하다. 정밀한 타이밍과 정확한 노출이 뒷받침되어야 월면의 디테일과 비행기의 선명한 모습을 다 같이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노출이 적확하지 않으면 월면이 뭉개지거나 비행기가 흐릿하게 포착되고 만다. 위의 사진은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음을 보여준다. 행운도 따라야 한다. 비행기가 월면 앞을 지나는 광경을 포착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장비도 필요하다. 빠르게 연속 촬영 모드가 가능한 카메라와 달을 자동추적하는 장비도 도움이 된다. 위의 절묘한 사진은 2주 전 서울에서 낮 동안 상현달이 떠오를 때 그 앞을 비행기가 지나는 장면을 1/10초 노출을 주어 촬영한 것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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