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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를 보다] 밤하늘에 펼쳐진 은하수와 북극광의 ‘우주 풍경화’

    [우주를 보다] 밤하늘에 펼쳐진 은하수와 북극광의 ‘우주 풍경화’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운영하는 ‘오늘의 천문사진’(APOD) 22일자(현지시간)에 아름다운 은하수와 함께 어우러진 황홀한 북극광이 우주 마니아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북위 47도의 맹추위도 북극광의 유혹 앞에는 어쩔 수 없는 듯, 한 별지기가 미국 미시간주 키위노 반도 서안의 얼어붙은 슈피리어호 위에서 아름다운 밤하늘을 우러르고 있다. 그 밤하늘은 별지기에게 최상을 보답이라도 해주려는 듯 최고의 캐스팅으로 장대한 우주적인 풍경화를 펼쳐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 지난달 28일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진행된 이 파노라마 이미지는 다양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먼저 왼쪽의 지평선 위로 솟아 있는 흐릿한 빛은 황도광(zodiacal light)이다. 황도는 행성들이 지나는 하늘길이고, 황도광은 행성들이 우주공간에 흘리고 간 먼지들이 햇빛을 받아 빛나는 것을 일컫는다. 황도광 위쪽에 빛나는 천체는 바로 우리 다음의 형제 행성인 화성이다. 그 오른쪽에 보이는 길죽한 빛점은 그 유명한 안드로메다 은하. M31로 불리는 안드로메다는 저렇게 작게 보이지만, 우리은하보다 1.5배나 크다. 별의 개수도 1조 개를 헤아리는 거대한 나선은하다. 하지만 거리가 250만 광년이나 멀리 떨어져 있어 조그만 빛점으로 보이는 것이다. 약 45억 년 후면 우리은하와 충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 다음 오늘의 주연이라 할 수 있는 초록빛의 황홀한 오로라가 거대한 비행접시처럼 중앙에 앉아 있다. 오로라는 태양에서 날아온 대전입자가 지구 자기장과 상호작용하여 극지방 상층 대기에서 공기분자들과 부딪치면서 일어나는 대규모 방전현상으로, 극광(極光)이라고도 하고, 북반구에서는 노던 라이트(northern light)라 부르기도 한다. 오로라(aurora)는 ‘새벽’이란 뜻의 라틴어에서 온 것이다. 오로라의 왼쪽으로는 우리은하가 쏟아지는 형상이고, 한가운에 높이 홀로 빛나는 저 별, 바로 정북을 가리키는 북극성이다. 서울에서 보는 북극성보다 더 높이 보이는 것은 이 지역이 북위 47도이기 때문이다. 별지기가 북극성을 올려본각이 바로 47도이다. 북극성 오른쪽으로 보이는 별들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북두칠성이 곧추서 있는 상태인데, 맨위 국자의 두 별, 두베와 메라크의 선분을 5배 연장하면 바로 북극성에 닿는다. 그래서 이 두 별을 지극성(指極星)이라 한다. 북두칠성은 성군(星群)의 하나로, 큰곰자리의 일부이다. 지평선에 보이는 밝은 두 불빛은 방파제의 등대 불빛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아하! 우주] 소행성 베누, 알고보니 자전속도 점점 빨라진다…이유는?

    [아하! 우주] 소행성 베누, 알고보니 자전속도 점점 빨라진다…이유는?

    미 항공우주국(NSAS)의 오시리스-렉스(OSIRIS-REx) 탐사선은 소행성 베누(101955 Bennu)에서 여러 가지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이 가운데 지상 관측으로는 밝히지 못했던 의외의 사실이 자전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이다. 애리조나 대학의 마이크 놀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오시리스-렉스 관측 데이터를 분석해 베누의 자전 속도가 100년마다 1초씩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른 말로 하면 하루가 100년마다 1초씩 빨라지고 있다. 이는 대단한 차이가 아닌 것처럼 들리지만, 이 효과는 수억 년 이상 누적된다. 따라서 현재 자전 주기는 4.3시간이지만, 과거에는 이보다 훨씬 길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흥미로운 부분은 자전 주기가 짧아지는 이유다. 에너지 보존 법칙을 생각하면 별도의 힘이 가해지지 않는 이상 자전 속도가 그냥 빨라질 순 없다. 베누는 작은 소행성이지만, 그래도 지름 500m 정도 되는 천체로 질량도 최소 6000만t에 달해 자전 속도를 빠르게 하려면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 힘의 근원은 태양 에너지이다. 소행성 역시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한 낮과 밤이 존재한다. 대기와 물이 없는 작은 소행성은 낮인 부분은 금방 뜨거워지고 반대로 밤인 부분은 금방 차가워진다. 이로 인해 소행성에서 나오는 복사 에너지도 낮과 밤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소행성에서 방출하는 에너지의 차이는 YORP 효과(Yarkovsky-O‘Keefe-Radzievskii-Paddack effect) 혹은 야르콥스키 효과라는 힘을 만든다. 물론 이 힘은 강하지 않지만, 소행성을 한쪽 방향으로 계속 밀어 궤도를 바꿀 수 있다. 지구 같은 큰 행성은 영향이 미미하지만, 질량이 작은 소행성에 미치는 영향은 작지 않다.놀란 교수 연구팀은 과거에도 아레시보 전파 망원경을 이용해서 베누의 YORP 효과를 관측했다. 1999년부터 2011년까지 궤도를 측정한 결과 베누의 궤도가 160km 정도 예측과 다르다는 점이 확인되었는데, 이는 YORP 효과로 설명된다. 이번에 오시리스-렉스의 근접 관측을 통해 연구팀은 YORP 효과로 자전 속도가 빨라진다는 점을 추가로 확인한 것이다. 이는 소행성이 구형이 아니라 다소 울퉁불퉁하고 비대칭인 표면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한쪽 방향으로 힘을 많이 받는 것과 연관이 있다. 지구와 가까운 소행성의 공전 궤도는 이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할 가능성을 예측하는데 중요하기 때문에 YOPR 효과에 대한 연구가 중요하다. 따라서 오시리스-렉스 탐사 데이터는 단순히 과학적 지식을 얻는 데 그치지 않고 만에 하나 있을지도 모르는 소행성 충돌 위험을 예측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칼럼니스트 박사의 사적인 서재] 돌아갈 방법은 없다, 낯선 것에 대한 혐오 멈출 때

    [칼럼니스트 박사의 사적인 서재] 돌아갈 방법은 없다, 낯선 것에 대한 혐오 멈출 때

    나와 타자들/이졸데 카림 지음/이승희 옮김/민음사/308쪽/1만 6000원 변화의 현장에서 변화를 목도하는 이는 복이 있나니, 그는 역사의 현장에 참여하고 있다는 실감과 함께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그러나 사실 지금의 많은 이들은 변화의 급류를 타면서도 제가 타고 있는 것이 용인지 새끼줄인지 알지 못한다. 저자는 말한다. “이 붕괴는 한순간에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슬금슬금 일어나는 과정이었다. 과정이 완성된 이후에야 깨달을 수 있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다른 존재가 될 때조차 전혀 참여하지 않았다. 그 변화가 베를린 장벽 붕괴만큼 거대했음에도, 눈치채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자는 자신이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한 줄로 요약한다. “여기에서 변화란 다원화를 의미한다. 다원화라는 사건은 그저 벌어졌다. 어느 날 사람들은 새로운 세계에서 새로운 인격체로 깨어났다.” 책은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그저 불편하고 혼란스러울 뿐인 이들에게, 무엇이 변화했고 어떻게 변화했는지 알려 준다. 주변의 세계가 붕괴되고 있다는 막연한 불안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우리가 믿었던 동질사회가 얼마나 잘 기능하는 허구였는지, 최근의 20~30년 동안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짚어 보여 준다. 낯선 이들, 즉 ‘타자’들은 이미 우리 곁에서 살고 있다. ‘그들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잦아지는 만큼이나,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도 빈번해진다. 이제 안정적이고 든든한 자리는 없다. 자신의 정체성이 불안해진 이들은 타자를 혐오하는 방식으로 불안을 해소하려 한다. 울타리를 치고, 장벽을 세우고, 철조망을 치려 한다. 그렇지만 저자는 단호하게 말한다. “돌아갈 방법은 없다.” 문제가 보인다면, 변화가 감지되었다면 남는 질문은 “무엇을 할 것인가?”이다. 하지만 저자는 명쾌한 답을 주는 대신 질문에조차 질문하기를 요구한다. 저 질문은 다양한 위기에 대한 처방전을 찾는 질문이자 대안을 요구하는 질문인데, 그렇다면 지금 ‘해답’이 있고 ‘구체적인 방법’이 있는가? 헛된 희망이다! 실제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저자는 그 ‘사람’으로 지목돼 왔던 이들의 이름을 나열한다. 오바마, 버니 샌더스, 마르틴 슐츠, 마크롱…. 과대 선전이다! 저자는 사람이 아니라 공간을 이야기한다. 타자에 대한 적대감을 온라인이나 머릿속에서 양산하고 증폭시키는 것을 멈추고, 서로를 직접 만날 수 있는 오프라인의 공적 공간. 무엇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알게 되었다면 우리의 행보 또한 바뀌게 되리라. 질문부터 바꾸자.
  • [금요칼럼] 정치란 무엇일까/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금요칼럼] 정치란 무엇일까/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5년 가까이 광화문에 자리잡고 있던 세월호 분향소의 철거 작업이 이번 주 초에 마무리됐다. 가방에 노란색 리본을 단 사람을 길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빈도가 나날이 줄어드는 요즘, 세월호 분향소의 철거를 계기로 지난 시간을 다시금 반추해 본다. 구조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도 어이가 없는데, 진상조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한 당시의 국가권력을 생각하면 지금도 치가 떨리고 나도 모르게 주먹을 힘껏 쥐게 된다. 냉전시대 반독재민주화 투쟁 때에도 정치는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양하게 고민했다. 그런데 어느 정도 민주화 경험을 쌓았다고 믿던 21세기에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또 다른 층위에서 정치란 무엇인지 다시 고민하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 정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정작 답하기는 쉽지 않다.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역사학자들이 주저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학문적으로 설명하려면 단행본 여러 권으로도 부족할 정도로 묵직한 질문이기 때문이다. 이제 세월호를 마음에 묻으며, 나는 거창한 질문이 아니라 매일 내 피부에 닿으며 나와 함께 일상을 보내는 가벼운 의미로 정치란 무엇일지 생각해 본다. 비유하자면, 사랑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사랑은 받는 게 아니라 주는 것”이라는 어느 유행가 가사처럼, 간략하면서도 설득력 강한 답을 고민해 보자는 것이다. 누군가 정치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억울한 사람들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답하고 싶다. 억울한 사람이 전혀 없게 하기는 불가능하겠지만, 그래도 정상적인 국가권력이라면 억울함을 최대한 풀어 주는 정치행위에 최선을 다해야 하겠다는 것을 나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강하게 체감하기 시작했다. 세월호 참사 후 두 달 만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해 닷새 동안 머물렀는데, 나는 그때의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교황에게 읍소했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도 교황에게 호소했다. 왜 그랬을까. 필설로 표현하기 힘들 지경의 피맺힌 억울함에 힘겨워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당시 국가권력은 그들을 의도적으로 소외시켰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들을 비난하는 데 혈안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국가권력이 상식적으로만 움직였어도, 그들이 굳이 교황까지 만날 필요는 없었다. 한국 내에서는 말(상식)이 제대로 통하지 않으니, 국가의 경계를 뛰어넘어 더 상위의 ‘보편적 존재’에게 호소한 것이다. 자신의 잘못이나 실수로 어떤 억울함을 당했다면 그나마 덜 억울할 것이다. 그런데 주변의 권력구조 때문에 당한 절대적 억울함이 우리 사회에는 너무 많다. 1980년 5월 광주학살의 억울한 피해들을 조롱하고 왜곡하는 자들이 여전히 여의도에서 큰소리치며 2차, 3차 가해를 서슴지 않는 현실. 재판을 조직적으로 지연시키거나 왜곡해 억울한 사람을 오히려 양산한 일그러진 검경과 사법부. 허다한 군 의문사는 이를 나위도 없고, 전쟁도 안 하는 현재조차 군 내부에서 매년 100명가량이 생을 마감하는 현실. 조직적 성폭력을 당하고도 사악한 권력의 벽에 막혀 차라리 자신을 소멸시키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수많은 여성 피해자들. 진상조사조차 저인망식으로 촘촘하게 방해하는 권력 카르텔. 요즘 한국사회의 억울한 사례들은 몇 밤을 꼬박 새우고도 열거하기에 턱없이 부족할 정도로 우리 주변에 널려 있다. 곧 남의 얘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일상이라는 의미다. 국민청원에 답해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 악의 근원을 밝히라는 취지의 대통령 지시가 이번 주에 나왔다. 늦었지만 환영하며, 진상조사를 방해하는 세력도 함께 백일하에 드러내고 척결하기를 바란다. 그래야 후대 사람들은 2019년 이 땅에 ‘정치가 있었다’고 기억할 것이다.
  • [고든 정의 TECH+] 슈퍼컴퓨터 오로라에 담긴 인텔의 세 가지 미래

    [고든 정의 TECH+] 슈퍼컴퓨터 오로라에 담긴 인텔의 세 가지 미래

    작년에 공개한 서밋(Summit)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 타이틀을 되찾은 미국이 이보다 5배 빠른 차세대 슈퍼컴퓨터 도입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의 아르곤 국립 연구소에 도입될 오로라(Aurora)는 1엑사플롭스(Exaflops, 1000페타플롭스) 연산 능력을 지녀 역대 가장 강력한 컴퓨터가 될 예정입니다. 이번 발표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오로라가 인텔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사용한 슈퍼컴퓨터라는 사실입니다. 오로라는 차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Xeon Scalable processor)와 Xe 컴퓨트 아키텍처(Xe compute architecture), 그리고 인텔 옵테인 DC 퍼시스턴트 메모리(Optane DC Persistent Memory)를 탑재해 서밋의 200페타플롭스보다 5배 빠른 1엑사플롭스의 성능을 갖게 됩니다. 이 세 가지는 인텔의 미래를 책임질 차세대 제품군이기 때문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차세대 제온 인텔은 올해 차세대 아키텍처인 서니 코브(Sunny Cove)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초기에는 일반 PC용 제품으로 등장하겠지만, 어떻게 보더라도 서니 코브 기반 제온 CPU가 등장하는 것은 단지 시간문제일 뿐입니다. 인텔이 오로라에서 언급한 차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가 서니 코브 기반 제온인지는 알 수 없지만, 2021년이라는 시기를 감안할 때 최소한 서니 코브 혹은 그 이후 아키텍처 기반 제온 프로세서로 보입니다. 인텔은 차세대 제온 프로세서의 미세공정 역시 밝히지 않았지만, 올해 10nm 공정 프로세서의 대량 생산에 들어가고 현재 7nm EUV 기반 팹을 건설하는 점을 생각하면 아마도 7nm나 그 이하 공정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코어 집적도와 성능 역시 현재 제온 프로세서에 비해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인텔은 슈퍼컴퓨팅 2018 콘퍼런스에서 멀티 칩 패키징 (MCP) 방식의 48코어 캐스케이드 레이크 AP(Cascade Lake-AP)를 공개한 바 있습니다. 14nm 공정으로 만든 캐스케이드 레이크 AP에 비해 훨씬 미세한 공정을 사용하는 차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레서는 더 많은 코어를 집적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이렇게 만든 강력한 제온 프로세서는 슈퍼컴퓨터에만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일반 서버 제품군으로도 출시되어 전반적인 서버 성능을 높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최근 64코어 2세대 에픽 프로세서를 공개하면서 고성능 서버는 물론 슈퍼컴퓨터 시장으로의 복귀를 준비 중인 AMD의 도전을 생각하면 당연한 대응입니다. Xe 컴퓨트 아키텍처 인텔은 내년에 Xe 아키텍처 기반의 그래픽 카드 및 데이터 센터 제품군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인텔이 다시 고성능 그래픽 카드 시장에 도전한다는 소식도 흥미롭지만, 더 흥미로운 부분은 슈퍼컴퓨터 시장에 Xe 제품군을 투입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사실상 엔비디아의 GPU와 거의 같은 제품군을 만들겠다는 의미입니다. 엔비디아는 게이밍 GPU를 시작으로 GPGPU라는 고성능 병렬 연산을 위한 제품군을 선보였고 최근에는 인공지능(AI) 부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Xe가 게임용 그래픽 카드는 물론 고성능 데이터 센터 및 슈퍼컴퓨터 부분에도 투입된다면 엔비디아의 GPU와 치열한 경쟁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Xe의 성능은 베일에 가려있지만, 엑사스케일 컴퓨터에 탑재된다면 서밋에 탑재된 볼타(Volta)보다 훨씬 강력한 성능을 지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물론 이 시기에는 엔비디아 역시 더 강력한 GPU를 선보이면서 Xe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될 것입니다. 인텔의 도전이 성공할지 아니면 현재 챔피언인 엔비디아가 타이틀을 유지할지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입니다. Xe가 시장에 진입하는 데 성공한다면 인텔은 CPU 시장은 물론 GPU/슈퍼컴퓨터/인공지능 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미래 시장 지배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옵테인 DC 퍼시스턴트 메모리 인텔은 작년에 128/256/512GB 용량의 옵테인 DC 퍼시스턴트 메모리 제품군을 공개했습니다. 옵테인은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인 3D XPoint 기반 제품으로 DRAM보다 약간 느리지만 비슷한 성능과 낸드 플래시 메모리처럼 전원을 꺼도 데이터가 유지되는 데이터 저장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런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의 목표는 SSD 같은 데이터 저장 장치와 DRAM 같은 메인 메모리를 하나로 만들어 컴퓨터를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데이터의 크기가 커질수록 저장 장치에서 메인 메모리로 데이터를 옮겨 처리하고 다시 이를 저장 장치에 기록하는 방식이 느리고 비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오로라는 옵테인 DC 퍼시스턴트 메모리를 사용해서 대규모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고 바로 저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오로라가 순수하게 옵테인 메모리만 사용했는지 아니면 별도의 DRAM을 지녔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옵테인이 낸드 플래시 메모리보다는 빠르지만, 아직 고성능 GPU에서 필요한 대역폭을 모두 제공하기에는 느리기 때문에 아마도 후자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옵테인 메모리를 대량으로 사용해 데이터 처리 및 저장 속도를 높였다면 그것만으로도 상당한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2년 후 모습을 드러낼 인텔의 3종 무기 사실 오로라에 사용될 새로운 하드웨어 가운데 그 구체적인 스펙이 공개된 것은 없습니다. 오로라에 탑재될 차세대 제온 및 옵테인 DC 퍼시스턴트 메모리는 현재 나와 있는 제품보다 훨씬 성능이 향상된 다음 세대 제품이고 Xe는 아예 한 번도 등장한 적이 없는 제품입니다. 그래도 미 정부 기관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는 것은 인텔의 신기술에 어느 정도 믿을 만한 구석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과연 얼마나 성능을 높였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건 당연합니다. 물론 다른 경쟁자도 놀고 있지는 않습니다. 엔비디아 역시 엑사스케일 컴퓨터를 위해 볼타 다음 세대(Volta-Next) GPU를 개발하고 있으며 미 에너지부 산하 기관이 이를 도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 정부는 적어도 두 개 이상의 사업자를 지원해 서로 경쟁을 통해 성능을 높인다는 계획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가 AMD의 차세대 에픽 CPU와 함께 들어갈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펄뮤터(Perlmutter)로 알려진 이 슈퍼컴퓨터에 대해서도 아직 알려진 내용이 별로 없지만, 적어도 서밋보다 훨씬 강력한 슈퍼컴퓨터가 될 것은 분명합니다. 여기에 최근에는 비교적 조용했지만, 자체 개발 CPU로 세계 최고 성능 슈퍼컴퓨터를 만들어 세상을 놀라게 한 중국 역시 차기 제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인텔과 그 경쟁자들은 계속해서 연구 개발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컴퓨터 기술은 한 단계 더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황성기 칼럼] 북미 진실의 순간이 다가온다

    [황성기 칼럼] 북미 진실의 순간이 다가온다

    진실의 순간이 다가온다. 북한의 비핵화,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청산 약속이 진짜냐 가짜냐가 드러나는 시간이다. 올해 말로 예상했던 시한은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볼턴과 북한 외무성 부상 최선희의 날 선 공방으로 바싹 앞당겨지게 됐다. 강 대 강 대치가 길어지면 북미가 비핵화와 적대관계에 종지부를 찍는 일은 불가능해진다. 미국 조야의 대북 회의론이 임계점에 도달할 것이고, 북한 정권 내부에서도 트럼프 회피론이 비등할 것이다. 하노이 2차 정상회담은 관전자들에겐 흥미로운 게임이었다. 톱다운 방식에 대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북미의 리얼한 담판에 흥분했고, 협상 카드를 다 들여다봤다. 테이블에 깔린 양쪽 카드의 값어치를 계산해 보는 재미도 누렸다. 카드가 공개돼 협상의 폭이 줄어든 반면 마지노선이 드러남으로써 협상을 촉진할 것이라 기대했으나 지금의 상황은 쪽박 깨지기 직전이다. 볼턴이 예사롭지 않다. 초강경 매파를 내세운 트럼프의 속셈이 북한을 압박하려는 데 국한된 건지 의심이 든다. 볼턴은 전형적인 일괄타결론자다. 미 행정부에 주된 기류로 자리잡은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의 총대도 메고 있다. 트럼프가 채찍을 든 볼턴을 대북 교섭의 악역으로 내세운 건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세팅될 때까지인지, 협상을 깨는 책임을 북한에 돌리기 위한 수순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문제는 북한이다. 행동 대 행동의 단계적 해결을 ‘술책’이라고 모욕하는 볼턴을 피해 갈 방책이 없다. 북한 방식을 받아들일 때까지 ‘전략적 인내’를 미국에 써볼 수 있겠으나 최선희의 3월 15일 기자회견으로 그 카드는 버렸다. 영변 하나만으로는 미 행정부와 의회의 벽을 넘을 수 없어졌다. 미국으로부터 ‘똑같은 조랑말’이란 조롱을 당하지 않으려면 영변, 핵·미사일 실험발사의 영구 중단 약속 외에도 굵직한 하나를 더 내놔야 한다. 워싱턴도 마찬가지다. 리용호 외무상이 읽어내린 ‘2016년 이후 5개 유엔 제재의 민생 부문 선 해제’는 김정은의 마지노선이다. ‘최고존엄’이 설정한 마지노선을 물리는 일은 어렵다. 미국이 민생 부문 해제조차 내놓지 못하겠다면 판을 걷어차인다. 자력갱생의 ‘새로운 길’은 김정은의 신년사에서 예고된 상태다. 최선희의 3·15 발언을 두고 ‘트럼프·김정은이 사이 좋다 했으니 판은 안 깰 것’이라 낙관하는 것은 희망고문이다. 미국이 더 물러설 데 없는 북한을 몰아 세우다가는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신세가 될 수 있다. 5개 제재 해제에 대해 트럼프는 “제재의 전부”라고 했다. 트럼프식 무지다. 4차 핵실험 직후의 유엔 안보리 결의안 2270호 등이 북한을 옥죄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5개 제재는 종횡으로 촘촘한 미국 단독의 제재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남한의 대북 제재인 5ㆍ24 조치를 풀어도, 유엔 제재가 있어 경협이 불가능하듯, 유엔 제재를 풀어도 미국 제재가 버티고 있어 북한 경제를 돌리는 마지막 족쇄로 작용한다. 북한 경제가 국제사회로 나오는 첫걸음인 국제통화기금(IMF) 가입은 유엔 제재와 관계없이 미국 법인 브렌트우즈협정법에 의해 원천봉쇄되는 것을 트럼프는 모르는 듯하다. 북한은 미국 제재를 꿰뚫고 있다. 리용호가 ‘제재의 일부’라 항변한 것은 사실에 가깝다. 부시 대통령 때부터 대북 정책에 관여해 온 볼턴이 그 사실을 모른다면 거짓말이다. 거짓말의 의도는 장사도 모르는 ‘북한식 계산법’으로 몰기 위한 게 아닐까. 최선희가 영변의 가치를 후려치는 ‘미국식 계산법’ 운운한 데 대한 치졸한 복수로 보인다. ‘간 보기’로 시간 낭비할 때가 아니다. ‘하노이 교훈’은 자명하다. 미국은 북한의 살라미식 판매에 구매의욕을 못 느꼈다. 북한도 ‘도 아니면 모’의 미국식 빅딜에 신뢰 부족을 이유로 주춤했다. 다시 만나자 기약한 트럼프와 김정은이다. 잘사는 나라를 건설하고 싶은 김정은, 잘사는 나라의 기회를 주겠다는 트럼프의 의기투합이 깨지기 전에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2020년 말 비핵화 달성이란 북미 공통의 목표는 확인됐다. 빅딜과 스몰딜을 절충하는 길 말고는 없다. 비핵화 로드맵을 그려 놓고, 단계적으로 이행하는 방식이다. 진실은 곧 드러날 것이다. 교묘히 테이블을 엎어도 누구 책임인지 분별할 만큼 관전자들은 똑똑하다. 동창리를 폐기 못 하면 조용히라도 있으면 한다. 로켓 발사는 ‘고르디우스의 매듭 끊기’처럼 모든 것을 물거품으로 돌린다. 슬슬 만나자고 서로가 손 내밀 때다.
  • 공영홈쇼핑 ‘광어 소비 촉진’ 특별전

    공영홈쇼핑은 판매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광어 양식가를 돕기 위해 광어 특별전을 진행한다고 19일 밝혔다. 제주수협유통에서 관리하는 양식장의 제주 광어로 배송료를 포함해 한 마리 1만5900원에 판매한다. 이달 초 해양수산부 장관과 유명 음식 칼럼니스트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영홈쇼핑에서 판매하는 광어회를 소개해 당시 준비 물량인 6000세트(1억원 상당)가 완판됐다. 이번 판매는 고객들 요청에 의해 1000세트 물량을 추가로 확보해 진행하는 특별 판매분이다. 안전성 검사를 통과한 제주 활어만을 사용하며, 배송 당일 새벽 작업해 발송한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아하! 우주] 중력 거슬러 시속 160만㎞로 은하 탈출하는 초고속별의 비밀

    [아하! 우주] 중력 거슬러 시속 160만㎞로 은하 탈출하는 초고속별의 비밀

    태양을 비롯한 은하계의 별은 각자 다른 속도와 방향으로 우주를 여행한다. 하지만 이 가운데 극히 일부만이 은하계의 중력을 이기고 탈출할 만큼 속도가 빠르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초고속별(Hypervelocity star, HVS)은 몇 가지 이유로 생성되는데,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은하 중심 블랙홀의 강력한 중력이다. 마치 태양계 탐사선이 행성을 지나면서 중력 도움을 얻어 속도가 빨라지는 것처럼 블랙홀에 가까이 다가간 별 가운데 일부는 흡수되는 대신 속도를 얻어 초고속별이 된다. 물론 매우 드문 경우다. 2014년에 과학자들은 LAMOST-HVS1이라는 초고속별을 발견했다. 이 별은 태양 밝기의 3400배에 달하는 크고 밝은 별로 은하 중심 기준으로 시속 160만㎞의 빠른 속도로 은하계를 빠져나가고 있다. 최근 미국 미시간 대학 연구팀은 이 별의 이동 궤도를 상세히 연구해 그 기원에 대한 단서를 찾아냈다. 연구팀에 따르면 LAMOST-HVS1은 태양 질량의 8.3배에 달하는 큰 별로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어린 별이다. 따라서 이 별이 다른 은하계에서 왔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있다. 사실 별은 질량이 클수록 핵융합 반응이 더 강하게 일어나 수명이 짧다. 따라서 외부 은하에서 우리은하로 들어오는 초고속별은 대부분 질량이 크지 않은 것들이다. LAMOST-HVS1의 경우 당연히 우리은하에서 생성되어 밖으로 빠져나가는 중이다.그런데 LAMOST-HVS1의 이동 방향을 조사한 결과 놀랍게도 이 별은 은하 중심이 아니라 그보다 밖인 나선 팔에서 생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렇게 큰 별을 시속 160만㎞로 밀어 내기 위해서는 매우 강한 중력이 필요하다. 연구팀의 추산으로는 다른 별이나 성단의 중력으로는 어림없고 적어도 태양 질량의 1만 배에 달하는 질량을 지닌 중간 질량 블랙홀(intermediate mass black hole) 정도는 돼야 한다. 이 이야기는 은하계의 나선 팔 한쪽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중간 크기 블랙홀이 있다는 이야기다. 블랙홀은 질량에 따라 항성 질량 블랙홀과 거대 질량 블랙홀로 나눌 수 있다. 전자는 큰 별이 초신성 폭발 후 생성된 것으로 태양 질량의 5배 정도 질량이고 후자는 은하 중심에서 많은 물질을 흡수한 블랙홀로 태양 질량의 수백만 배 이상이다. 그런데 우주에는 이 중간에 해당하는 질량을 지닌 블랙홀도 존재한다. 중간 질량 블랙홀은 은하계 곳곳에 숨어 있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아직 그 숫자와 생성 과정은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LAMOST-HVS1의 이동 방향을 연구한 과학자들은 우연히 중간 질량 블랙홀이 숨어 있을 가능성이 큰 지역을 확인한 셈이다. 하나의 발견이 또 다른 발견을 이끄는 일은 과학에서 드문 일이 아니다. 앞으로 연구를 통해 더 흥미로운 사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된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핵잼 사이언스] 광속으로 달리는 빛은 시간을 어떻게 느낄까?

    [핵잼 사이언스] 광속으로 달리는 빛은 시간을 어떻게 느낄까?

    빛은 시간을 어떻게 느낄까? 빛도 우리처럼 늙을까? 이에 대한 물리학자의 흥미로운 칼럼이 16일(현지시간) 우주전문 사이트 스페이스닷컴에 발표되었다. 아래의 기사는 해당 칼럼을 약간 손질하여 소개한 것이다. 움직이는 시계의 시간은 느리게 간다. 우주에서 더 빨리 움직일수록 시간은 더 느리게 간다. 이것은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에서 밝힌 가장 놀라운 결과 중 하나이며, 시간과 공간의 기묘한 관계를 시각화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이 ‘시간 지연’ 의 효과는 보통 일상생활에서는 전혀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실생활에서는 우리와 관련된 어떤 것도 초속 30만㎞인 광속과는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느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체가 일단 빛의 속도에 가까워지면 시간이 조금 이상해지기 시작한다. 이른바 시간 지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 이 ‘시간 지연’이 우리의 실생활에 작용하고 있는 부분이 실제로 있다. 바로 차량의 내비게이션이 그것이다. 내비게이션에 위치 정보를 보내주는 인공위성은 초속 4㎞로 빨리 움직이므로 특수상대성 이론에 따라 하루에 7마이크로초(1μs=100만분의 1초) 씩 시간이 느려진다. 이 시간에 빛은 40m 이상을 달린다. 이 정도 위치 오차가 생기면 내비게이션은 아무짝에도 쓸모없게 된다. GPS가 매일 그만한 시간 지연과 함께 일반 상대성 이론에 따른 중력 관련 오차를 수정해주기 때문에 지상에서의 위치를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속도가 빛의 속도에 가까워질수록 시간은 느리게 간다. 특수 상대성에 따르면 우주에서 빛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는 없다. 우주에서의 제한속도는 바로 광속인 셈이다. 그렇다면 광속으로 달리는 빛 자체는 어떨까? 빛은 시간을 전혀 못 느낄까? 시간과 공간의 관계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특수 상대성 이론에 기초하고 있다. 이 이론은 모든 종류의 놀라운 결과를 산출하지만, 알고 보면 아주 간단한 아이디어에 기초를 두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물리 법칙의 보편성에 대한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한 관찰자에게 일어나는 일은 다른 관찰자에게도 그대로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맥스웰의 방정식은 빛의 속도가 일정하다고 말한다. 어떤 속도로 움직이든 모든 관찰자에게 빛은 일정한 속도로 측정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특수 상대성에 대한 우리의 지식을 빛에 적용할 때, 우리는 약간의 어려움을 겪는다. “빛이 어떻게 시간을 느낄까?”라는 질문에 답을 찾으려면 당신은 빛을 타고 달리는 기준계에 자신을 넣어야 한다. 그러면 그 기준계에서 볼 때 당신에게 빛은 고정되어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사실 아인슈타인이 특수 상대성 이론을 쓰게 된 것도 어린 시절 빛을 타고 달린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상상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은 물리 법칙에 의해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빛과 함께 타는 그러한 기준계는 존재할 수 없다. 그리고 기준계가 없으면 특수 상대성 이론이 무너진다. 특수 상대성 이론이 없으면 공간과 시간의 관계를 측정할 방법이 없다. 그렇다면 이 모든 뒤틀림의 최종 결과는 무엇일까? 빛은 시간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시간 개념은 빛에 적용되지 않는다. 빛은 시간을 모른다. 빛은 늙지 않는다. 이 글을 쓴 필자 폴 M. 서터는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의 천체물리학자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고든 정의 TECH+] “식사하세요!”…로봇, 이제 사람을 간병하다

    [고든 정의 TECH+] “식사하세요!”…로봇, 이제 사람을 간병하다

    인간의 평균 기대 수명은 20세기 이후 획기적으로 증가했습니다. 물론 좋은 일이지만, 이로 인해 긴 노후를 대비하는 일이 새로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노인 인구 비중이 자꾸 증가하면서 노인 돌봄이 개인이나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가 된 것입니다. 특히 혼자서는 생활이 어려운 만성 질환이나 치매를 동반한 고령 인구가 계속 늘어나는 점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유럽, 일본,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고령자 및 만성 질환자의 간병 및 돌봄 서비스를 더 효과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로봇을 이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기술 수준에서 만족스러운 간병 및 돌봄 서비스는 어렵지만, 노인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모든 서비스를 사람이 직접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서비스 가운데 일부라도 자동화하면 상당한 비용과 인력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 대학의 시드하르타 스리니바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거동이 불편한 환자의 식사를 돕는 로봇인 ADA(Assistive Dexterous Arm)를 개발했습니다. ADA는 일본이나 유럽연합에서 개발하는 간병 로봇처럼 사람을 닮은 로봇이 아니라 전동식 휠체어에 부착된 로봇 팔 형태입니다. 따라서 여러 가지 간병 서비스를 제공하기는 어렵지만, 개발 목표가 더 단순해 실용화 가능성이 더 높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휠체어에 앉은 환자의 식사를 돕는 일도 그렇게 간단한 일은 아닙니다. 포크나 집게를 이용해서 음식물을 잡아 환자의 입에 넣는 과정은 인간에게는 매우 쉽지만, 로봇에게는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조립 라인에서 용접을 하는 일과는 달리 그때마다 다른 위치에 있는 목표에 적당한 힘을 줘서 잡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혼자 식사를 하기 어려운 노약자와 환자가 다치면 안되기 때문에 음식물을 조심스럽게 집어 정확하게 입에 가져가야 합니다. 이런 일은 과거에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지만, 최근 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인식 기술이 크게 발전하면서 로봇이 여러 가지 사물을 정확히 인식하고 여기에 맞게 작동할 수 있게 됐습니다. ADA의 경우 음식물이 담긴 접시와 대략적인 음식의 형태, 그리고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알고리즘인 레티나넷(RetinaNet)과 카메라를 통해 음식의 정확한 종류와 위치를 인지하는 알고리즘인 SPNet을 통해 주변 환경과 음식물, 그리고 환자를 인식하고 여기에 맞게 행동합니다. 현재는 초기 개발단계지만 ADA는 당근처럼 단단한 음식과 바나나처럼 부드러운 음식을 적당한 힘으로 포크로 찍은 후 안전하게 입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포크 이외의 다른 도구나 집게 팔을 이용해 음식을 먹이는 것도 가능합니다. 더 나아가 음식물 이외에 여러 가지 사물을 잡아 사용자를 돕는 일도 가능할 것입니다. 물론 현재 기술 수준을 생각하면 몇 년 안에 돌봄 로봇이 대중화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을 비롯한 관련 기술의 빠른 발전을 볼 때 우리가 로봇의 돌봄을 받는 미래는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세계에서 유례없는 속도로 노령화가 진행 중인 우리나라 역시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특파원 칼럼] 일본의 ‘피해자 프레임’ 구축에 대응하려면/김태균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일본의 ‘피해자 프레임’ 구축에 대응하려면/김태균 도쿄 특파원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일 간 마찰을 훨씬 더 집요하게 자국민과 국제사회에 이슈화하고 있는 쪽은 일본이다. 정부와 정치권, 미디어가 입을 모아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최악의 한일 관계’로 현 상황을 규정하며, 국민들의 경계심을 자극하고 내부 결속을 도모하고 있다. 미국 등 국제 외교무대에서 자국의 정당성을 강변하는 데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일본이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자신들이 한국에 당했다고 포장하는 ‘피해자 프레임’의 구축이다. 한일 관계가 역대 최악의 상황이 됐고, 그 과정에서 실질적인 위협을 한국 측으로부터 받고 있는데, 이는 순전히 문재인 정부 때문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오래전에 끝난 조선인 강제 동원 배상 문제를 한국이 다시 들고나와 일본 기업에 위해를 가하려 한다고 주장하고, 한국 군함이 공격용 화기관제 레이더로 자위대 초계기를 겨냥했다고 도발적인 선전전을 펴는 것은 일본이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의 입장에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이 더이상 과거 식민지배 피해자가 아니라 부당하게 일본을 공격하고 있는 존재라는 조작된 이미지를 부각시켜 보려는 것이다. 또 향후 대항 조치라는 명목으로 한국에 보복적 행동을 취하는 데 나름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명분 축적 차원이기도 하다. 일본 사회 저류의 분위기는 과거와 크게 달라져 있다. 식민 지배 종식 이후 상당한 시간이 흐른 가운데 역사수정주의가 득세하고 아베 신조 보수정권의 집권이 지속되면서 가해의 역사에 겸허한 인식을 갖는 사람이 크게 줄어들었다. 한국의 반성과 사죄 요구에 대한 염증을 뜻하는 이른바 ‘사죄 피로’의 공감대도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다. 이런 가운데 다방면에서 한국과 일본의 격차가 축소되고, 한국 경제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영향력이 줄면서 오랜 세월 “깜냥도 안 되면서 ‘극일’을 외치는 옛 식민지” 수준에 머물렀던 한국에 대한 인식도 크게 바뀌었다. 현재 상황들은 비단 이번 갈등뿐 아니라 향후 전반적인 한일 간 상황 전개가 지금까지와는 사뭇 달라질 것임을 일러 주고 있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대응체계 구축을 한국도 서둘러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서는 일본 정부가 정권의 지지 기반을 탄탄히 하기 위해 한국에 필요 이상의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따위의 단순하고 정형적인 분석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노동 통계 조작 등 이런저런 어려움에 빠져 있는 아베 정권에 이번 갈등 국면이 크게 도움이 된 것은 분명하지만, 그런 편의적 분석에 매몰되는 것은 변화한 전체 흐름을 파악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징용배상 소송과 관련해 일본은 여러 차례에 걸쳐 자국 기업이 피해를 보게 되면 한국에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혀 왔다. 승소 판결에 따른 한국 측의 법적 조치가 최종 단계에 이르면 일본의 보복 조치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본의 배상을 실현하기 위한 한국의 행동이 이대로 끝날 것이 아니라면 그들 역시 말로만 끝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줄곧 한국이 국제 규약을 지키지 않는다고 비난해 온 일본 정부는 그들의 공언대로 ‘법과 규정을 어기지 않는 한도’에서 한국에 취할 수 있는 조치의 리스트를 작성하고 있다. 이미 일본 정부 안팎에는 ‘너무나 교묘해 지금 당장은 상상하기 힘들지만, 막상 발표되고 나면 모두가 깜짝 놀랄 만한 대항 조치를 확보했다’는 말이 퍼져 있다. 일본이 한국을 가해 당사자로 몰아가며 과거와 다른 대응을 강구하고 있는 만큼 한국의 대응 자세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흥분과 분노보다는 냉정한 눈으로 일본을 정면으로 직시하며 탄탄한 방벽을 쌓아 올려야 할 시점이다. windsea@seoul.co.kr
  • 총을 버린 이스트우드… 타인보다 자신을 보호하다

    총을 버린 이스트우드… 타인보다 자신을 보호하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이제 총을 버렸다. 10년 전, 그러니까 ‘그랜 토리노’(2008)까지만 해도 그의 손에는 총이 들려 있었는데 말이다.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어느새 이스트우드도 아흔 살이 됐으니까. 누군가를 지키기보다는, 누군가에게 돌봄을 받는 것이 자연스러운 나이다. 하지만 ‘그랜 토리노’에서 그랬듯이 그는 노년을 그렇게 편히 보내지 않는다. ‘라스트 미션’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스트우드는 누군가의 돌봄을 받기보다 누군가를 지키는 쪽을 택한다. 그의 보수주의는 여전히 굳건하다. 한 가지 달라진 점이 있긴 하다. 이스트우드가 보호하려는 대상이 타인이 아니라 본인이라는 사실이다. ‘그랜 토리노’에서 그는 ‘나’와 무관한 이웃집 소년을 지켰다. 반면 ‘라스트 미션’에서 그는 ‘나’의 확장인 가족 공동체를 지키려 한다. 이 영화에서 이스트우드가 연기한 얼 스톤은 마약 운반으로 돈을 벌었다. 그 돈으로 그는 손녀의 대학등록금을 대고, 자기도 멤버로 있는 참전용사 회관을 재건한다. 어떤 사람은 이를 이스트우드의 퇴행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을 테다. 돌고 돌아 그는 안온한 ‘나’, 가족 공동체의 품 안으로 다시 돌아왔으니까. 그런데 좀 다르게 볼 여지도 있지 않을까 싶다. 그것은 삶의 막바지에 끝내 지켜야 할 존재가 다름 아닌 ‘나’라는 명제에 가닿는다. 이 말을 그는 일찌감치 했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2004)의 트레이너 프랭키의 입을 빌려서다. “항상 자신을 보호해라.” 권투의 이런 제일원칙은 각자 받아들이기 나름이다. 그래도 인생의 끝에 다다른 사람(얼≒이스트우드)에게는 이 말이 더 각별하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한데 따지고 보면 원예사였던 얼이야말로 평생을 자기 마음대로, 자신을 보호하면서 산 남자였다. 꽃을 가꾸고 관련된 여러 모임에 참석하는 바쁜 나날이 그를 행복하게 했다. 가족은 후순위였다. 얼은 딸 결혼식조차 가지 않았다. 그에게는 백합 경연 대회가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얼은 이렇게 항상 자신을 보호하라는 신념에 투철했다.그러나 세월이 흘러 그는 깨닫는다. 필사적으로 본인을 지키려 한 노력이 오히려 본인을 해쳤다는 아픈 진실 말이다. 예컨대 지금까지 얼은 사회적 업적과 연결된 공적 자아를 보호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믿으며 살아 왔다. 그렇지만 그러는 동안 그는 감정적 교류와 연관된 사적 자아를 잃어버렸다. 얼은 자기 자신의 절반에만 몰두했다. 나중에 공적 자아가 위태로워졌을 때에야 그는 상실한 사적 자아의 중요성을 절감한다. 그리고 얼은 알게 된다. 공적 자아처럼 사적 자아 역시 혼자서 만들 수 없는 것임을. 드디어 그는 온전한 ‘나’를 보호하기 위한, 여태껏 놓친 것을 되찾기 위한 임무를 수행하기로 한다. 이것이 얼의 라스트 미션총 없이 펼쳐지는 맹렬한 전투의 개시다. 허 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이광식의 천문학+] 지구의 ‘자전’을 느껴보고 싶나요? - 해넘이가 자전이다

    [이광식의 천문학+] 지구의 ‘자전’을 느껴보고 싶나요? - 해넘이가 자전이다

    지구는 하루에 한 바퀴 자전한다. 이 거대한 땅덩어리가 남북극을 잇는 자전축을 중심으로 팽이처럼 빙그르르 돌아서 24시간 후면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뜻이다. 지구의 자전 속도는 생각보다 빠르다. 지구 둘레가 4만㎞이니까(미터법이 원래 지구 둘레를 기준으로 정한 것이다), 이것을 24시간으로 나누면 시속으로는 약 1700㎞나 된다. 레이스카의 최고 속도가 400㎞가 채 안 되니까, 지구 자전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초속으로 따지면 ​약 460m로 음속을 넘어서며, 항공기 속도의 약 2배쯤 된다. 그러니까 적도에 사는 사람은 1초에 460m씩 강제로 공간 이동을 당하는 것이며, 서울이 있는 북위 38도 부근에 사는 사람은 초속 약 370m로, 역시 음속보다 빠르게 뺑뺑이를 돌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도 왜 우리는 어지럼증을 못 느끼는 걸까? 이에 대해서는 갈릴레오가 4세기 전에 똑 부러진 답을 내놓았다. 우리가 지구와 같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그 움직임을 체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 좀 유식하게 말하면, 모든 계에서 물리법칙은 동일하게 작용한다는 뜻이다. 예컨대, 고속으로 달리는 전철 안에서 당신이 아이스크림을 먹는데, 아뿔싸, 아이스크림 한 덩이가 뚝 떨어졌다. 전철이 달리니까 그 아이스크림이 옆의 아가씨 무릎에 툭 떨어졌을까? 절대 그런 일은 없다. 아이스크림은 달리는 전철 안에서도 역시 수직 자유낙하를 하여 당신 무릎 위에 떨어질 것이다. 이것을 일컬어 갈릴레오의 상대성 이론이라 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도 여기서 나왔다. 어쨌든 이런 연유로 우리는 무섭게 돌고 있는 지구 위에서도 자신이 돌고 있다는 것을 느껴볼 도리가 없다. 그러나 방법이 영 없지는 않다. 풍부한 상상력을 동원하면 지구의 자전을 느껴볼 수도 있다. 어떻게? 먼저 밤에 북극성이 있는 하늘의 위치를 얼추 알아둔다. 북극성은 지구 자전축이 가리키는 방향에 있으므로 밤낮이나 위치가 바뀌지 않는다. 그리고 해넘이 시간을 기다려 저녁해가 산등성이나 빌딩 꼭대기에 걸리는 것을 볼 수 있는 위치를 잡는다. 서녘으로 해가 질 때는 눈에 띌 만큼 빠른 속도로 하강한다. 물론 해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지구가 그 반대 방향으로 돌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겉보기 움직임이다. 떨어지는 해를 보면서 북극성 위치를 가늠해본다. 지구가 그 방향의 축을 중심으로 해의 반대 방향으로 돌고 있다는 사실을 상상하면서 떨어지는 해의 움직임을 연결시키면 지구가 자전하고 있는 속도를 실감할 수 있다. 초속 370m! 이 거대한 지구가 그처럼 빠른 속도로 팽이처럼 돌고 있다는 사실을. 그렇다면 지구를 돌리는 이 엄청난 힘은 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 바로 46억 년 전 태양계 성운이 중력 붕괴를 일으켜 회전 운동을 시작한 결과, 태양계를 만들었고, 지구의 자전과 공전 역시 그 회전력에서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 진공의 우주에는 마찰력이 없으므로 46억 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그 힘이 온전히 남아 지금 우리가 보듯이 지구를 돌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태양계 성운의 회전력 역시 빅뱅에서 출발한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는 138억 년 전의 빅뱅과도 지금 이렇게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다이노+] 청소년기 티라노사우루스의 이빨 자국 화석 발견

    [다이노+] 청소년기 티라노사우루스의 이빨 자국 화석 발견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는 대형 육식 공룡의 대표주자다. 중생대를 호령한 대형 육식 공룡은 여럿 있지만, 그 가운데 어느 것도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처럼 대중적인 인기와 인지도를 지니고 있지 않다. 티라노사우루스의 거대한 입과 날카로운 이빨, 육중한 덩치는 영화관이든 박물관이든 모든 이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하지만 티라노사우루스가 아무리 크고 강력한 육식 공룡이라도 알에서 태어난 새끼 시절에는 작고 약할 수밖에 없다. 이 작은 새끼들이 어떻게 거대한 육식 공룡으로 자라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부분이 많다. 다만 지금까지 연구를 종합하면 티라노사우루스는 매우 빠르게 성장해 20세가 되기 전 성체 크기에 근접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티라노사우루스가 새끼 때부터 충분히 많은 고기를 먹을 수 있는 뛰어난 포식자임을 시사한다. 미국 위스콘신 대학의 과학자들은 평범한 초식 공룡의 화석에서 이 질문에 대한 단서를 찾았다. 연구팀은 오리 같은 주둥이를 지닌 초식공룡인 에드몬토사우루스의 척추뼈에서 세 개의 큰 이빨 자국을 확인하고 이 자국을 만든 육식 공룡을 조사했다. 이 이빨 자국은 소형 수각류 이빨 자국으로 보기에는 너무 컸지만, 반대로 티라노사우루스 성체의 것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작았다. 당시 살았던 육식 공룡 가운데서 모든 가능성을 검토한 과학자들은 이 자국이 11-12세 정도의 어린 티라노사우루스의 이빨 자국이라는 결론을 내렸다.(사진) 이 시기는 티라노사우루스에게는 후기 청소년기로 이미 상당한 크기의 육식 공룡으로 자랐지만, 여전히 성체보다 작은 크기다. 연구팀은 이 이빨 자국의 주인공이 직접 사냥을 했는지 아니면 우연히 죽은 에드몬토사우루스를 먹었는지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최소한 청소년기부터 뼈까지 씹어 먹지는 않았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있었다. 티라노사우루스는 공룡 뼈도 부술 수 있는 강력한 턱을 지니고 있어 일부 과학자들은 하이에나처럼 시체 청소부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적어도 새끼 때는 아직 살코기만 먹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 청소년기에는 몸집이 작은 대신 속도는 더 빨라서 중간 크기의 초식공룡을 사냥하기에 더 유리하다. 이런 점을 종합하면 티라노사우루스는 성장기에 적극적인 사냥을 통해 많은 고기를 먹고 빨리 자랐을 가능성이 크다. 보통 새끼 육식 공룡의 이빨 자국 화석은 쉽게 발견되지 않는다. 무는 힘이 약해 자국을 잘 남기지 않는 데다 아주 작을 때는 곤충이나 작은 척추동물을 먹이로 삼기 때문이다. 하지만 드물게 발견되는 이빨 자국 화석을 통해 과학자들은 육식 공룡이 어떻게 사냥을 했고 무엇을 먹고 살았는지 알 수 있다. 이번 발견은 티라노사우루스의 성장 과정을 밝히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금요칼럼] 역사의 정원사/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대우교수

    [금요칼럼] 역사의 정원사/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대우교수

    봄이 온다. 싹이 움트기 시작한 나의 정원을 바라보다가 체코 작가 차페크를 떠올렸다. 그는 정원사들의 일상을 빌려 인간의 가슴속에 살아 있는 불멸의 낙관주의를 노래했다. 정원사의 꿈을 노래한 것이다. 이 장미가 내년에 꽃을 피우면 얼마나 멋질까를 생각하고, 10년 정도 지나면 저 가문비나무의 묘목이 얼마나 무성할까를 기대하는 것. 차페크는 정원사의 이런 마음으로, ‘초록 숲 정원’이 인간의 희망이라 주장했다. 한 사람의 역사가로서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한다. 역사가 인간의 희망이라고 말하고 싶다. 비록 구겨지고 초췌해진 역사라도 그것은 미래에 대한 우리의 희망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른바 인간이란 무엇이고 역사란 또 무엇일까. 인간의 특성에 관해서는 진즉부터 여러 가지 말이 있지마는, 무엇보다도 인간은 ‘역사적 존재’이다. 나의 삶은 내 아버지의 삶의 연장선상에 있다. 같은 논리로, 그것은 내 아버지의 아버지의 삶이기도 하고, 내 아들의 삶, 아들의 아들의 삶과도 무관하지 않다. 과거란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사라지고 마는 허무한 것이 아니다. 긍정과 부정, 어떤 의미로든 우리는 역사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역사의 이러한 힘을 실감한 나머지, 그것을 독점하기 위해 온갖 술책을 구사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정치가들이 대표적이다. 때로 그들은 국가권력을 동원해서 역사를 왜곡하고 조작한다. 역사를 움켜쥐면 현실을 쉽게 장악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아마도 현대의 일본 정부일 것이다. 그들은 오래전부터 독도에 대한 자국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명백한 역사 조작이다. 19세기 말까지 일본에서 제작된 30개가량의 동아시아 지도에는 울릉도 일대가 한국 영토로 정확히 표기돼 있다. 1920년대 중반에 간행된 일본지도에서조차 ‘동해’는 여전히 ‘조선해’(朝鮮海)라고 표기될 정도였다. 요컨대 독도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 주장이란 아예 처음부터 어불성설이었다. 독도는 역사적으로 한국 땅인 것이 명명백백하다. 이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일본 정부는 역사적 사실을 철저히 외면한 채 독도가 자국 소유라는 주장을 그치지 않는다. 큰 틀에서 보면, 역사 왜곡 문제가 독도에 한정되지도 않는다. 하필 일본이란 나라에 국한된 일도 아니다. 국내에도 비슷한 경우가 적지 않다. 억울하기 짝이 없는 ‘제주 4·3 사건’도 그러하고,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바라보는 비뚤어진 시각도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요즘에는 ‘촛불시민혁명’을 왜곡하거나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한 당국의 노력조차 가차 없이 왜곡하는 정치세력이 횡행한다. ‘역사적 존재’로서 우리는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러하지 못하면 이기적인 정치집단이 조작한 거짓 역사가 사회적 분위기를 지배해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그런 점에서 역사란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위력을 가진다. 경계할 일이다. “지나간 시간을 오늘의 삶을 위해 부활시키고, 이미 일어난 사건을 기초로 역사를 만드는 힘. 그 힘에 의해 인간은 비로소 인간이 된다.”(니체, ‘반시대적 고찰’) 니체의 이러한 주장에 나는 십분 공감한다. 과거와 현재는 사물과 그 그림자에 해당한다. 표현을 달리하면, 그것은 곧 씨앗과 열매의 관계이기도 하다. 역사는 현재와 미래의 삶을 역동적으로 만드는 일이므로, 봄을 가꾸는 정원사의 일과 다를 바 없다. 차페크의 정원사에게는 겨울을 이기고 피어날 꽃과 나무가 미래의 희망이었다. 역사적 존재인 인간에게는 내일의 역사가 바로 희망이다. 아픈 기억이라도 외면하지 말자. 역사에 대한 깊은 성찰은, 과거를 멋대로 점령하려는 세력들이 꾸민 음모의 산등성이 너머에 여전히 한 줄기 빛이 존재함을 증명한다.
  • [서울플러스 칼럼] 이제는 데이터도 지자체 품으로/이현웅 한국문화정보원장

    [서울플러스 칼럼] 이제는 데이터도 지자체 품으로/이현웅 한국문화정보원장

    4차 산업혁명의 원유이자 핵심적인 동인인 데이터는 매일 동영상 약 19억개 이상이 생성되고 있으며, 2020년까지 지구상의 모든 사람에게 초당 1.7MB의 데이터가 생성될 것이라고 한다(‘Data Never Sleeps’ 보고서, 20172018). 이렇게 많이 쌓이고 있는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해서 적용하는 가는 기업의 생존과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적인 역량이 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일찍 파악한 알리바바 마윈 회장은 정보기술(IT)의 시대에서 데이터기술(DT)의 시대로 가고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데이터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데이터기술을 통해 다양한 데이터를 가공분석해 기업의 경영 및 국가 정책에 활용되는 ‘데이터 경제(Data Economy)’로 세상이 변화되고 있다. 디지털 리얼리티(Digital Reality)의 2018년도 보고서를 보면, G7의 데이터 가치는 캐나다, 한국, 러시아보다 앞선 세계 10번째 큰 경제 규모를 나타낸다고 한다. 또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의 2017년도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의 데이터 경제 가치는 2016년 약 382조원에서 2020년 약 943조원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2018년 데이터산업현황조사’에 따르면, 2018년 데이터산업의 시장규모는 15조 1,545억 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5.6% 성장한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렇듯 커다란 데이터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해외 기업들은 발 빠르게 데이터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했었다. 구글의 경우, 검색엔진을 통해 아마존은 소비자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추천으로 매출을 극대화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ICT 관련 기업뿐만 아니라 포스코, 하나 금융그룹, 코스콤 등 비 ICT 기업도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데이터 기업으로의 청사진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요즘은 인공지능(AI)이 대세다. 이러한 인공지능을 활용한 서비스를 개발하려면 대량의 데이터를 활용해야만 좋은 서비스가 개발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등 데이터 경제 3법의 테두리 안에서는 개인의 정보를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정부는 데이터에 대한 규제를 혁신하고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거버넌스 체계를 정비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법률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는 기업이 개인정보를 판매할 수도 있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위상이 강하지도 중립적이지도 않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한 기업 입장에서는 법률을 위반했을 경우, 많은 과징금 부과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데이터 경제 시대, 대한민국의 디지털 경쟁력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에 따르면 14위이지만, 빅데이터 분석과 활용 능력은 31위(중국 12위)에 머무르고 있다. 대한민국은 수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데이터 개방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활용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수집된 데이터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제대적인 밑받침이 마련되어야만 기업이 편하게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즉, 활용 가능성을 저해하는 요소는 철폐하되 개인정보의 오남용에 대해서는 징벌적 규제를 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또한 공공부문의 데이터 생산의 주체 중의 하나인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와 동등하게 데이터 이용 권리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의 위임사무를 수행하는 기관으로서가 아니라, 위임사무의 결과에 의해 생산된 데이터에 대해 중앙정부와 함께 지방정부도 정보 주권을 인정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될 경우, 지방정부는 지역 맞춤형 정책을 만들어 내고, 그 결과로 만들어진 데이터는 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들에 의해 활용이 촉진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앞서 제시한 내용들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중앙과 지방정부, 민간부문 간 데이터 경제 시대에 맞는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거버넌스를 통해 서로 간에 해야 할 역할과 책임이 무엇인지 명확할 것이고, 이를 통해 협력도 원활히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
  • [김균미 칼럼] ‘바짓바람’을 반길 수만은 없는 이유

    [김균미 칼럼] ‘바짓바람’을 반길 수만은 없는 이유

    “예전엔 아빠들의 무관심이 자녀 교육의 필수조건이라고들 했는데, 이제 다 한물간 얘기죠. … 바짓바람의 시대가 온 거죠.”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방영돼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 등장하는 로스쿨 교수 차민혁의 대사다. 대한민국 상위 0.1%의 욕망을 풍자한 드라마 속 차 교수의 ‘피라미드 이론’과 ‘바짓바람’ 발언에 공감하는 ‘아빠’들이 주위에 생각보다 많다. 입시 설명회 장소에 나타나는 아버지들은 이미 일상이 됐다. 자녀를 직접 가르치는 아버지들도 적지 않다. 그런데 치맛바람에 빗대 바짓바람이라 부를 만큼 사회적 현상이 된 걸까. 지난 일요일 우연히 TV에서 ‘바짓바람 시대, 1등 아빠의 조건’이라는 프로그램을 봤다. 중고교에 다니는 자녀교육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여러 아버지를 다뤘다. 학원과 과외를 알아보고 학습 일정을 관리하는 아버지, 같이 공부하며 고교와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아버지가 등장한다. 이들은 부모가 모두 관심을 갖고 자녀를 지도할 때 더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입을 모은다. 진로 선택에서부터 심리상태 관리까지 아빠들이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강조한다. 교육 전문가들은 대학 입시 전형이 워낙 복잡해지고 수학능력시험과 학교 내신뿐 아니라 다양한 활동이 입시에서 중요해지면서 온 가족을 입시전쟁에 뛰어들게 만든다고 진단한다. 아버지들이 자녀 교육에 관심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모든 것이 대입에 맞춰져 그렇잖아도 경쟁에 지친 자녀를 더욱 힘들게 몰아세워 부모 모두에게 의지할 수 없는 상황까지 간다면 교육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보다 못하다는 지적이 귀에 쏙 박힌다. 요 며칠 동안 교육 관련 블로그와 카페는 바짓바람을 다룬 이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으로 뜨겁다. ‘남편과 같이 봤는데 많은 걸 생각하게 됐다’, ‘남편과 꼭 같이 봐야겠다’는 댓글부터 ‘(아이들을) 믿고 기다려 주는 아버지들이 대단하다’ 등 다양하다. 자녀 교육을 엄마한테만 맡기는 시대는 지나갔다. 자녀의 미래를 위해 시간과 열정, 돈을 쏟아붓겠다는 부모들을 말릴 수도 없다. 그렇다고 아버지들까지 입시전쟁에 가세해야 하는 상황도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 엄마의 치맛바람과 아빠의 바짓바람을 이분법적으로 접근하거나, 누구의 역할이 더 중요하고 효과적이라고 재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잔소리하고 자녀를 닦달하는 건 엄마 역할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줘서도 곤란하다. 자녀의 양육과 교육은 부모 모두의 책임이다. 가정의 상황에 따라 엄마와 아빠의 역할이 다를 수 있을 뿐이다. 부모가 다 든든한 울타리가 되고 롤모델이 돼야 한다. 그래도 자녀의 학습계획을 직접 짜고 일일이 관리하는 아버지 모습이 아직은 낯설다. 전문가들은 대한민국 40대 후반의 대학 진학률이 역대 가장 높았다고 한다. 이들은 자녀 입시를 도와야 한다면 직접 가르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고, 언제든지 그럴 자세도 돼 있다고 한다. 직접 가르치지 못하면 무리해 사교육의 도움을 받을 준비가 돼 있다. 일관성 없는 교육정책에 불안해하는 부모들의 상태는 학생수는 줄어도 매년 늘어나는 사교육비의 실태가 잘 보여 준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지난 1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29만 1000원이다. 2007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고다. 지역별·소득수준별 사교육비 양극화가 악화했다. 교육부는 사교육비 대책으로 공교육 정상화와 대학 입시의 투명성과 공정성 강화를 내놓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대입과 교육정책에 대한 불신만 키웠던 국가교육회의가 여야가 합의한다면 연내에 국가교육위원회로 새로 출범할 수 있다. 정권이나 당파를 초월한 10년 단위의 국가 교육 기본계획을 세우게 된다니 지켜볼 일이다. 대입정책이 교육정책의 전부는 아니지만, 핵심을 차지한다. 국민 대다수는 자녀가 일단 대학에만 입학하면 교육정책에 대한 관심이 사라진다. 따라서 미래를 좌우할 장기 교육계획을 세우는 국가교육위는 당장의 여론에 휘둘리지 말고 미래 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키워 내는 청사진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려면 교육 전문가들로만은 한계가 있다. 치맛바람이라고, 바짓바람이라고 비판만 하지 말고 부모의 교육열이 선순환할 수 있는 장기 교육 비전부터 국가교육위는 제시해야 한다. kmkim@seoul.co.kr
  • [아하! 우주] 수성 궤도에서 ‘먼지 고리’ 발견했다

    [아하! 우주] 수성 궤도에서 ‘먼지 고리’ 발견했다

    두 개의 먼지 고리가 발견됨으로써 태양계 내행성계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큰 변화를 맞을 것 같다고 12일(현지시간) 우주전문 사이트 스페이스닷컴이 보도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수성은 그 궤도상을 떠도는 거대한 먼지 고리와 궤도를 공유하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또 다른 연구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소행성 무리는 금성 근처에서 헤일로(halo)와 비슷한 현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금성 논문의 공동저자인 마크 쿠크너와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천체물리학자들은 성명서에서 “매일 태양계 내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이것이 바로 우리 이웃들의 모습”이라고 밝혔다. 지구와 금성은 둘 다 그 궤도상에 먼지들을 모아서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행성이 강력한 중력이 우주 먼지들을 끌어당겨 같이 궤도를 돌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껏 수성의 궤도에는 그러한 현상이 없는 것으로 여겨져왔다. “지구나 금성과는 달리 수성은 너무나 덩치가 작을 뿐 아니라 태양에 근접해 있기 때문에 그러한 먼지 고리를 찾아내기란 아주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이라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게다가 태양으로부터 불어오는 태양풍과 자기력이 수성 궤도에 떠도는 먼지들을 날려버렸을 거라고 예측되었던 것도 그 이유 중의 하나다. 그러나 이 같은 예측은 이번 연구로 깨어지게 되었다. 연구진은 2006년 태양 궤도에 진입하여 태양 측면과 후면을 관측하는 NASA의 STEREO(Solar and Terrestrial Relations Observatory) 쌍둥이 탐사위성 중 하나가 포착한 이미지를 분석했다. 연구자들은 NASA가 최근에 발사한 파커 태양 탐사선을 비롯해 STEREO 등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이용해 극히 포착하기 어려운 먼지 모델을 생성해내는 데 성공했다. STEREO 이미지에 이 모델을 적용했을 때 먼지 고리의 존재가 드러났는데, 먼지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양이었다. 연구팀은 먼지 고리가 약 1500만km 정도의 크기라는 계산서를 뽑아냈다. 연구결과는 지난 11월 천체물리학 저널에 발표되었다. 금성 궤도를 공유하는 헤일로는 수성 궤도의 먼지 고리보다 약간 규모가 크다. 금성의 헤일로는 1000만km 크기이지만, 바닥에서 꼭대기까지는 무려 2600만km 정도로 뻗어 있다. 그러나 이 먼지 고리는 극단적으로 확산되어 있어 밀도가 아주 낮다. 예컨대, 금성 궤도를 도는 헤일로는 주변 우주공간보다 겨우 10% 밀도가 더 높을 뿐이라고 NASA 관계자는 밝혔다. 만약 당신이 그 고리 먼지를 모두 한 덩어리로 뭉친다면 겨우 3.2km 지름의 소행성이 될 것이다. 두 번째 논문에서 쿠크너와 동료 고다드 천체물리학자인 페트르 포코르니는 금성의 궤도 먼지가 어디에서 왔는지 알아냈다. 과학자들은 잠재적인 먼지의 원천이라고 예상되는 화성과 목성 사이의 주요 소행성대(지구 공전 궤도 먼지 고리의 주요 원천), 오르트 구름 혜성, 목성 가족 혜성 등을 검토했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이들 먼지고리와의 직접적인 연결 관계가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다른 용의자를 찾아나선 끝에 시뮬레이션으로 금성 궤도를 타고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미지의 소행성 집단을 발견한 데 이어, 45억 년 태양계 역사를 통해 1만 개의 가상 금성 궤도 소행성을 추적하는 또 다른 모델을 만들었다. 시뮬레이션에서 약 800개의 우주 암석이 오늘날까지 생존해 금성 궤도에 실제로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 작은 소행성 무리가 여태 발견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무엇보다 이제껏 아무도 그러한 바위를 실제로 발견한 사람이 없었다. 게다가 지구 궤도에 있는 소행성을 발견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눈부신 태양빛 속에서 먼지 한 톨 같은 우주 암석은 쉽게 묻혀버리고 말기 때문이다. 그래도 금성 근처의 소행성 무리가 존재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고 포코르니는 힘주어 말하면서 “NASA의 허블 우주 망원경은 그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코르니와 쿠크너는 3월 12일(현지시간)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에 온라인으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와우! 과학] 초파리는 어떻게 뜨거운 음식을 귀신같이 피할까?

    [와우! 과학] 초파리는 어떻게 뜨거운 음식을 귀신같이 피할까?

    곤충은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한 동물군 가운데 하나다. 곤충의 성공 비결은 여러가지이지만, 그중 작은 크기에도 뛰어난 감각 기관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모기의 경우 시력이나 청력은 좋지 않지만 사람이나 다른 동물의 체온, 냄새, 이산화탄소를 감지해 먼 거리에서도 정확하게 목표를 찾고 피를 빨아먹는다. 과학자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연구해왔다. 순수 학문적 연구는 물론 모기를 비롯한 해충 구제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 브랜다이스 대학 연구팀은 동물 실험에 흔히 사용되는 초파리를 대상으로 곤충의 온도 감지 능력을 연구했다. 초파리 하면 먼 거리에서도 과일 섞는 냄새를 파악하고 날아오는 성가신 작은 파리로 생각하지만, 사실 이들은 온도 감지 능력도 탁월하다. 따라서 뜨거운 여름에도 최적의 생존 장소를 찾을 수 있다. 온도와 습도가 적당하고 음식물 쓰레기도 넘치는 인간의 거주지는 이들에게 가장 좋은 보금자리 중 하나다. 이전 연구를 통해 과학자들은 곤충에 온랭세포(Hot and Cold Cell)라는 특수한 온도 감지 신경세포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세포는 온도계와 비슷한 방식으로 곤충에 필요한 적정 온도를 감지하는 것으로 생각됐다. 연구팀은 이 가설에 의문을 품고 온랭세포의 민감도와 감지 방식을 연구했다. 초파리의 경우 더듬이의 끝부분에 각각 6쌍의 온랭세포가 있으며 이 신경세포가 흥분하면 정보가 뇌로 전달된다. 연구팀은 이 세포가 온도가 몇 도인지 감지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온도의 변화를 감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놀라운 사실은 1초에 수백 분의 1도에 불과한 온도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민감한 온도 변화 감지 능력 때문에 초파리는 자신이 있는 장소가 뜨거워지는지 차가워지는지를 짧은 시간에 판단할 수 있으며 실수로 뜨거운 음식이나 냄비에 앉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 여름철 초파리는 흔히 보는 불청객이지만, 이들이 뜨거운 조리 기구나 음식에 죽는 일은 좀처럼 보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 있었던 것이다. 다만 이번 연구가 곤충의 온도 감지 능력에 대한 모든 사실을 밝혀냈다고 할 수는 없다. 열을 감지하는 세포는 한 종류가 아닐 수도 있으며 곤충에 따라 감지 방식도 제각기 다를 수 있다. 앞으로 후속 연구를 통해 과학자들은 곤충의 감각 능력과 그 원리를 밝혀낼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핵잼 사이언스] 고대 상어 메갈로돈, 최강 포식자 된 비결은 ‘칼날 이빨’

    [핵잼 사이언스] 고대 상어 메갈로돈, 최강 포식자 된 비결은 ‘칼날 이빨’

    지금으로부터 수천만 년 전에서 수백만 년 전까지 전 세계의 바다에는 역사상 가장 거대한 괴물 상어인 메갈로돈(megalodon)이 살았다. 메갈로돈은 '거대한 이빨'이라는 뜻으로 실제로 이름처럼 거대한 이빨 화석이 당시 지층에서 다수 발견됐다. 그런데 메갈로돈의 이빨 화석을 연구한 과학자들은 단순히 이빨이 크기만 큰 것이 아니라 마치 톱니를 지닌 칼날처럼 날카로운 형태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미국 플로리다 자연사 박물관의 빅터 페레즈를 비롯한 연구팀은 2000만 년 전에서 760만 년 전까지 지층에서 발견된 수백 개의 메갈로돈 이빨 화석과 메갈로돈 이전에 살았던 상어 조상의 이빨 구조를 비교해 예리한 칼날 같은 이빨이 진화한 것이 생각보다 최근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5000만 년 전 메갈로돈의 조상인 오토두스 오블리쿠스(Otodus obliquus)는 톱니가 없는 원뿔형 이빨과 양옆에 작은 이빨 같은 구조물인 소교두(cusplets)를 지니고 있었다. 이는 작은 물고기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먹이를 잡기 위한 것이다.하지만 후손인 메갈로돈이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하면서 먹이 역시 작은 물고기가 아니라 큰 고래와 돌고래로 변했다. 이렇게 크고 피부와 근육이 두꺼운 먹이를 사냥하기 위해서는 크고 예리한 칼날 같은 이빨이 필요했다. 따라서 메갈로돈의 이빨은 소교두가 사라지고 넓적한 삼각형에 옆으로 톱니 구조가 발달한 형태로 진화했다. 연구팀은 이 과정도 1200만 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진행되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1700~2000만 년 전 지층에서는 87%의 메갈로돈 이빨 화석이 소교두를 지니고 있었으나 1450만 년 전에는 33%만이 지니고 있었으며 760만 년 전에는 아예 사라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결국 먹이에 적응하기 위한 꾸준한 진화가 우리가 알고 있는 거대한 삼각형 모양의 메갈로돈 이빨을 만든 것이다. 사람도 삼킬 수 있는 거대한 입과 강력한 턱에 이런 크고 날카로운 이빨까지 겸비하면 사실 메갈로돈을 상대할 수 있는 포식자는 다른 메갈로돈뿐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이빨이 특이한 형태로 진화했다는 것은 결국 특정 먹이만 잡도록 진화했다는 의미다. 메갈로돈은 대형 해양 포유류 및 어류에 과도하게 의존했던 것으로 보이며 아마도 이것이 멸종의 이유 중 하나로 추정된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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