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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속 체포·구속” vs “무리한 집행”…尹체포영장 집행에 여야 대립

    “신속 체포·구속” vs “무리한 집행”…尹체포영장 집행에 여야 대립

    고위공직범죄수사처(공수처)가 3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여야는 극명하게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야당은 신속한 체포와 구속을 강조한 반면, 여당은 무리한 집행이라며 반발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신속한 체포는 필수이고 구속도 불가피하다”며 “윤석열은 국민의 명령에 따라 체포영장 집행에 응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경호처장·경호차장·수방사 등에도 경고한다. 내란수괴 체포영장 집행 방해는 엄연한 중대범죄 행위”라며 “적법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것을 방해한다면, 누구든 특수공무집행방해와 내란공범으로 처벌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상황 오판하지 말고, 내란수괴 체포영장 집행에 적극 협조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여당인 국민의힘을 향해선 “내란수괴를 옹호하는 행위는 반국가세력임을 스스로 인증하는 것”이라며 “끝까지 내란수괴를 옹호하려다간, 국민적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도 윤 대통령과 여당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법은 모두에게 평등한 것”이라며 “누군가의 아집, 어떤 집단의 특별한 이익을 위해서 전체가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박지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드시 체포해서 그 모습을 국민께 보여주길 간절히 소망한다”며 윤 대통령을 향해 “더 이상 추한 모습 보이지 말고 순순히 체포영장 집행에 응해라”라고 적었다. 여당은 공수처가 무리한 체포를 시도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공수처가 대통령 체포 영장 집행을 무리하게 시도하는 것은 대단히 우려스러운 지점이 있다”며 “무리한 현직 대통령 체포 시도를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국격이 달린 문제다. 현장에서 충돌 우려가 있는데 현장에 있는 누구도 다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수처가 사건을 경찰로 이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현재 대통령에 대한 공수처 수사가 위법 논란을 촉발하고 있다. 공수처는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며 “그럼에도 직권남용을 통한 내란죄 수사를 자행하면서 체포영장까지 청구했다”고 지적했다. 또 공수처가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발부받기 위해 ‘판사 쇼핑’을 했다고 언급했다. 권 원내대표는 “통상 공수처의 영장은 서울중앙지법에서 해왔다. 그런데 이번엔 유독 서부지법에 신청했다”며 “편의적인 판사쇼핑을 했다는 말이 나와도 할 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영장전담 판사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권 원내대표는 “이번 영장 전담 판사는 법의 영역 밖에서 법의 적용 여부를 자의적으로 판단했다. 즉 판사가 법 위에 선 것”이라며 “삼권분립 헌정질서를 훼손하는 월권행위”고 말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공수처에서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나간 부분은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증거 인멸할 수도 없을 정도로 수사가 진척돼 있고, 도주할 우려도 당연히 없는 것 아니냐”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강제 수사를 이어가는 것에 대해 대단히 잘못된 부분인 만큼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윤(친윤석열) 핵심 이철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와 발부는 이 나라의 헌법과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짓밟는 불법이며 무효’라는 취지의 칼럼을 공유하기도 했다. 한편, 공수처는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절차에 돌입했다. 오전 6시 14분쯤 정부과천청사를 출발한 공수처 수사팀은 오전 7시 21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도착, 오전 8시 2분쯤 관저 정문으로 진입했다. 다만, 관저 내 대통령경호처와 대치하면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미뤄지고 있는 상태다.
  • ‘글쟁이’로 살아남기

    ‘글쟁이’로 살아남기

    글을 쓴다는 행위 자체내 정신적인 고통 다스리는 데 큰 도움하지만 세상은 전업작가에 관대하지 않아그래도 처절한 사랑 고백처럼 賣文으로 먹고살며 발칙하게 무조건 쓸 것 2018년 소설가의 길에 들어선 이후 단편집 ‘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와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 장편 ‘우리가 오르지 못할 방주’ 등으로 이름을 알린 SF 소설가 심너울(31)이 철저히 ‘일인칭 전업작가’ 시점으로 쓴 에세이로 돌아왔다. 작가 해설서, 작법서 같기도 한 이 책은 ‘작가는 고매하지만 먹고살기 힘든 직업이지’라는 막연한 생각에 유쾌하고 구체적인 이야기로 응답한다. 작가는 시작에 앞서 정신병을 고백한다. 청소년기 굉장히 비대해진 자아는 성공적이지 못한 입시를 계기로 정신병을 빚어냈다고 말한다. 그에게 작가라는 직업은 치유이자 숨이다. 그는 “글을 쓴다는 이 행위 자체가 내가 내 정신적인 고통을 다스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믿으며 “상하수도가 없어도, 전기가 없어도, 인터넷이 없어도 일단 살 수는 있”지만 “이야기가 없이는 말 그대로 살아갈 수가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세상은 전업작가에게 결코 관대하지 않다. 그는 작가라는 직업에 대해 “사실 오염되지 않은 게 아니라 자본주의라는 체제 밖으로 추방당한 직업에 더 가까운 것 같다”고 말한다. 또 “신용사회의 투명인간”으로 대출받기가 지독히 어렵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아닌 이상 인세로 먹고살기 힘들다고 토로한다. 노트북만 있으면 글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직종에 비해 ‘마진’은 높지만 애초에 책은 생산량 자체가 적다. 책은 5000부만 팔려도 성공작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만약 어떤 제과회사에서 생산한 초콜릿이 전국에서 5000개 팔렸다면 그 제품은 틀림없이 실패작일 것이라고 설명한다. 더욱이 출판 산업의 노동자들은 경제적으로 진보적인 편이지만 그럼에도 출판 산업 그 자체는 지극히 승자 독점적인 업계라는 현실을 언급한다. 그런데도 “왜 지금까지 전업작가 생활을 고수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결국 ‘당신은 왜 맨날 길길이 뛰고 욕을 하면서까지 야구를 챙겨 보나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과 똑같은 말을 할 수밖에 없다”고 고백한다. 이 책이 작가라는 직업에 대한 사랑 고백처럼 들리는 이유다. 이 처절한 사랑 고백이 지루하지 않은 이유는 글에 녹아 있는 유머 덕분이다. 작가는 “매년 ‘젊은작가상’이나 ‘이상문학상’ 등 거대한 상의 수상 상금을 받는 것을 가정하고 소비 계획을 짜는데 6년 동안 아무 연락도 못 받았다”고 말하거나 문학수첩에서 나온 이 책이 문학수첩의 대표작인 ‘해리포터’와 경쟁하게 될 것을 걱정한다. 또 자신은 조금이라도 더 독자들의 이목을 끌려고 발버둥 치는데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지극히 흔한 일반명사인 ‘고양이’를 신작 제목으로 삼는 것을 보고 경악한다. 이 책을 통해 심너울은 글쟁이로, 매문(賣文)으로 먹고살고자 한다고 발칙하게 말한다. 기존에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모든 종류의 글을 앞으로도 청탁만 들어오면 무조건 쓸 것”이라고 말이다. 그는 실로 다양한 글을 썼는데 단편, 장편, 에세이는 물론이고 시나리오, 칼럼, 웹툰 콘티까지 썼다. 심지어 2021년 부산현대미술관이 방 탈출 게임을 활용해 획기적으로 기획했던 ‘시간여행사 타임워커’전에서도 그가 쓴 ‘시간방랑자’라는 글을 만날 수 있었다. 작가는 매문이라고 표현했지만 사실상 세계를 넓혀 왔다고 보는 게 옳지 않을까. 아무튼 심너울은 계속 쓴다. 이야기를 사랑하기 때문이며 글을 쓰는 행위 자체가 자신의 정신적 고통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세상을 이롭게 하는 데 이야기를 짓는 작가의 몫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부디 낙관해야만 한 글자라도 더 쓸 수 있는 그가 이 글에 낙관하길. 그래서 독자들이 그의 글을 한 번 더 볼 수 있게 되길.
  • “‘이 술’ 마시면 치아 다 망가진다” 치과의사들이 뽑은 ‘최악의 술’ 1위는?

    “‘이 술’ 마시면 치아 다 망가진다” 치과의사들이 뽑은 ‘최악의 술’ 1위는?

    영국의 치과 의사들이 치아에 안 좋은 ‘최악의 술’ 1위로 이탈리아산 스파클링 와인을 꼽으며 높은 설탕 함량과 산도가 치아 법랑질을 찢고 심각한 변색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메릴본 스마일 클리닉 설립자인 사힐 파텔 박사는 “치과 의사들 사이에는 연말이나 새해 등 축제 기간 충치가 급증한다는 보고가 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산 스파클링 와인인 프로세코는 달콤한 맛, 저렴한 가격, 높은 당도와 산도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제품 중 하나다. 문제는 해당 술은 높은 당도와 산도가 있기 때문에 충치가 생길 우려가 있다. 파텔 박사뿐만 아니라 니리 휘틀리 박사 또한 “프로세코는 축제에 어울리는 술이기는 하지만 산성 성분이 치아 법랑질을 손상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변색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법랑질은 치아의 머리 부분 표면을 덮고 있고, 치아 상아질을 보호하는 유백색의 반투명하고 단단한 물질을 의미한다. 이어 “탄산음료는 이산화탄소를 방출하면서 탄산을 생성하는데, 이산화탄소는 탄산으로 용해된다”며 “이것은 상쾌한 맛을 내지만 음료를 더 산성으로 만든다”고 덧붙였다. 또한 프로세코에 들어있는 설탕은 입안의 박테리아와 상호 작용해 산을 생성하고, 이 산은 치아 법랑질을 천천히 녹여 치아에 구멍이나 충치를 만든다. 특히 전문가들은 프로세코는 탄산과 설탕이 많을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조금씩 마시기 때문에 치아에 안 좋은 맥주나 다른 스파클링 와인, 증류주보다 몇 배는 더 해롭다고 설명했다. 파텔 박사는 “축제 분위기를 즐기고 싶다면 산도가 낮고 설탕 함량이 적은 맑은 술을 마셔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지적은 앞서 지난 2017년에도 나온 바 있다. 당시 데일리 메일, 가디언, 미러 등 영국 신문들은 치과 전문의들을 인용, 영국인의 프로세코 탐닉으로 치아 건강이 크게 위협받는다는 기사와 칼럼을 올렸다. 영국 언론은 프로세코는 치의학에 있어 3대 ‘악의 축’으로 꼽히는 탄산, 설탕, 알코올이라는 3박자를 충실히 갖춤으로써 법랑질 부식, 충치, 치아의 잇몸 탈락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이에 대해 이탈리아는 “터무니없다”며 프랑스에서 생산한 스파클링 와인인 샴페인, 영국에서 생산되는 스파클링 와인은 제쳐놓고 이탈리아산 프로세코만 더 위험하다고 꼽는 이유도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 [김형오 칼럼] 대통령제를 끝장내자

    [김형오 칼럼] 대통령제를 끝장내자

    일본 도쿄에서 접한 12·3 계엄령 소식은 진짜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일인지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맑은 도쿄 하늘이 온통 노랗게 보인다. 이곳 사람들이 걱정스레 물어볼 때마다 부끄러움과 분노가 치민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기반 위에서 정보기술(IT) 선진화를 위해 국회에서 진력했던 지난날이 번개같이 지나간다. 우여곡절은 많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조금씩 진보하고 발전했다. 식민지 수탈 없이 오로지 평화적 자력갱생으로 세계 10대 대국에 진입한 유일한 나라가 아니던가. 한국인은 그 자부심 하나로 세계를 누비고 다닌다. 그런데 난데없는 계엄령이라, 그것도 엉성하기 짝이 없어 더 말문이 막힌다. 혼란과 위기의 근본, 87년 헌법해프닝 아닌 해프닝은 6시간 만에 끝났지만 후유증은 만만치 않다. 혼란을 수습하려는 쪽은 힘이 없고, 혼란을 부추기는 세력은 기승을 부린다. 외교, 안보, 경제, 민생 전반에 걸쳐 심각한 피해가 불 보듯 하다. 위기 수습 능력이야말로 건강한 민주주의의 척도라는데 우리는 이런 면에서 영 서툴다. 이런 식으로 나라가 가라앉는단 말인가. 혼란과 위기의 근본적 문제는 87년 체제의 현행 헌법에 있음을 이제는 숨기지 말자. 87년 체제는 6월항쟁을 통해 민주화의 결과로 태어난 헌법이다. 5년 단임 대통령 직선제를 골자로 한다. 이 헌법으로 우리는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뤄 냈고 세계열강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그러나 37년이 지나면서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강력한 권한으로 인해 그 위험성과 부작용이 나라와 국민을 위협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계엄령이나 문재인 전 대통령의 원자력 산업 포기 등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87년 체제는 불행한 대통령제의 연대기나 다름없다. 지금까지 8명의 대통령을 뽑았는데 세 명은 감옥에 가고, 한 명은 목숨을 끊고, 두 명은 자식들이 곤욕을 치렀다. 또한 세 명의 대통령이 탄핵을 경험했다. 검투사막장정치로 민생 난망승자독식 시스템과 황제적 권한의 대통령제는 속성상 정권투쟁•권력투쟁을 부추긴다. 정치의 순기능은 사라지고 상대를 죽여야만 내가 사는 ‘검투사 경기’ 같은 막장 정치를 펼친다. 혐오와 적대의 정치는 개선될 조짐은커녕 세월이 흐를수록 격화된다. 국회의원들의 양심과 정의는 정파적 이익으로 변질되고, 국민과 나라보다 권력 게임의 전사로서 소모품 역할을 한다. 여대야소 상황이면 국회는 행정부(대통령)의 시녀로 전락하고 반면에 여소야대가 되면 입법 폭주와 전횡으로 정부는 일을 하지 못한다. ‘닥치고 탄핵’과 ‘닥치고 예산삭감’은 그 일례다. 견제와 균형이라는 삼권분립의 철칙은 교과서에서나 존재한다. 정권을 잡는 일이라면 양심과 염치도, 상식과 원칙도 없다. 정파적 이익과 다수의 힘만이 정치의 실존으로 작용한다. 모든 분야에 걸쳐 엄청난 경제적·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다. 우리 산업의 상징인 반도체산업마저 정쟁의 도구가 되는 마당에 민생경제를 어찌 기대할 수 있겠는가. ‘죽음의 키스’ 제왕적 대통령제황제적 권한을 갖는 대통령이 나라의 모든 분야에 간섭하고 영향을 미친다. 모두 줄서기에 여념이 없다. 정권 탄생에 기여하면 자리 보상이 주어진다. 전임 정부 추진 정책은 사실상 폐기되고 5년 안에 성과를 낼 수 있는 테마를 찾는다. 국민 혈세와 나라 곳간만 축내는 이런 작태가 5년마다 되풀이된다. 중장기 목표와 전략은 실종되고 공무원은 일손을 놓는다. 힘들게 쌓아 왔던 국가 경쟁력은 이렇게 무너지고 있다. 분열과 갈등을 고조시키는 데는 SNS와 유튜브 같은 새로운 매체들도 한몫한다. 좋아하는 방향으로만 콘텐츠를 물어다 주니 확증편향 코드만 판을 친다. 여기에 팬덤이 가세하니 기교와 눈치 보기, 아첨이 설쳐댄다. 정치는 증발되고 감정과 증오만 남는다. 나라 밖이나 세계정세는 관심 없고 오직 내부 정치에만 열을 올린다. 한국 정치인의 시야가 쪼그라들고 왜소화되는 이유다. 나는 개헌이 지난한 과정인 줄 알면서도 오래전부터 주장해 왔다. 2008년 국회의장에 취임하면서 개헌자문특위를 만들어 개헌안까지 마련한 바 있다. 이 안은 지금도 개헌론이 나올 때마다 중요한 뼈대로 활용되고 있다. 나는 윤 대통령 취임 전에 다시 개헌을 주장하면서 현재 헌법으로서 마지막 대통령이 되기를 바랐다. 개헌 거부하면 불행해질 것역대 대통령들은 임기 초기에는 권력에 심취해 개헌의 ‘개’자도 못 꺼내게 하다가 위기 상황에 몰리거나 정권 후반기 힘이 빠지면 개헌론을 제기한다. 국가 최고의 기본법을 정파적 이해관계의 산물로 취급하니 개헌이 될 수가 없다. 그러므로 먼저 국회에 개헌특위를 상설화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여기서 대한민국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어떤 헌법이 적절할지 공론의 장을 펼치는 것이다. 합의가 된다면 시기 결정은 어렵지 않다. 개헌의 핵심은 현행 대통령제를 철저하게 배제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 모든 대통령이 실패했고 그들의 불행은 나라의 불운과 엄청난 국가적 손실을 초래했다. 대통령제가 미국 국경을 넘으면 왜 ‘죽음의 키스’가 돼 단 한 나라도 성공하지 못했는지를 냉철하게 짚어봐야 한다. 또 제왕적 대통령이 갖는 권한을 보유한 채 4년 중임제로 하자는 것은 권력욕에 사로잡혀 나라를 망치겠다는 거나 다름없다. 분명히 말하건대 개헌을 하지 않거나 현행 대통령제와 비슷한 개헌을 한다면 그가 누구든 역사상 가장 불행한 대통령이 될 것이다. 한국 현대 정치사에서 가장 뛰어나고 국민 지지가 높았던 인물들도 모두 실패한 대통령이 되지 않았나. 더구나 지금은 인공지능(AI) 시대다. 한 사람이 국가를 좌지우지하겠다는 어리석은 망상은 걷어치워야 한다. 그 사람을 위해서도 나라를 위해서도 이제 대통령제를 끝장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
  • [최광숙 칼럼] 유상임 과기부 장관의 ‘정치란 무엇인가’

    [최광숙 칼럼] 유상임 과기부 장관의 ‘정치란 무엇인가’

    한국 민주주의가 한순간에 모래성처럼 무너진 12·3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는 국민들에게 회복할 수 없는 깊은 상처와 함께 과연 ‘정치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27일 국회 과기정통위 전체회의에서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설전을 벌인 장면이 눈에 띄었다. 돌부처처럼 담담한 말투였지만, 아귀다툼 벌이는 우리 정치권이 가야 할 길을 제시해 주는 한 편의 ‘정치학 강의’처럼 인상적이었다. 노종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에 대한) 소극적 권한 행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유상임: 엄중한 시기에 여야가 대립만 하지 말고 한발짝 물러서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뭐가 필요한지(고민해야 합니다). 노: 그게 현실성이 있다고 보세요. 유: 현실성이 없어도 만들어야죠. 그게 정치 아닙니까. 제가 이해하는 정치는 갈등을 해소하는 겁니다. 갈등을 만드는 게 아니지요. 일방적으로 숫자로 밀어붙이는 게 민주주의는 아니잖아요. 그게 민의입니까. (국무위원) 다 탄핵하고 정부를 무력화하면 얻을 수 있는 게 뭔가요. 무엇이 서울대 공대 교수 출신인 유 장관으로 하여금 소신 넘치는 정치 발언을 쏟아내게 했을까. 작금의 정치 상황이 답답한 나머지 가슴에 담아 놓았던 말을 쏟아놓은 건 아닐까 싶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정치 없는 통치’의 말로를 보여 준 최악의 참사다. 국회의 압도적 다수를 차지한 민주당의 ‘입법 폭주’, ‘탄핵 질주’가 문제이긴 하지만 이를 대화와 정치로 풀지 않고 야당의 ‘패악질’만 탓하다가 대통령은 결국 제풀에 무너졌다. 전임 문재인 전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부동산 가격 폭등 등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를 남겨 놓았는데, 2년 반 만에 윤 대통령이 다시 비상계엄으로 ‘한 번도 상상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었다. 외환위기급 환율 급등과 대외신인도 추락, 파탄 직전의 민생 등 나라 꼴이 말이 아니다. 트럼프 2기 출범을 코앞에 두고 국제정세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속수무책이다. 누란의 위기 극복을 위해 무엇보다 ‘정치’가 절실한 이유다. 하지만 정치권은 윤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질 대선에서의 유불리만 따지고 있다. 나라를 살리는 정치는 찾아볼 수 없고, 당파적 정쟁으로 나라는 결딴나고 있다. 최근 헌법재판관 임명을 둘러싼 여야 갈등과 사상 초유의 ‘대행의 대행체제’는 정치가 혼란을 수습하는 해결사가 아니라 오히려 위기의 주범임을 극명하게 보여 준다. 정치로 풀어야 할 일을 정치가 풀지 못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 몫으로 돌아간다. 당장 무안공항 참사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까지 1인 4역을 맡았다. 한 대행 탄핵소추안의 국회 가결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는 뒤편에서 혼자 씨익 웃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모습은 이번 사태에 임하는 민주당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 주었다. 민주당 사전에는 애초부터 ‘국정 안정’,‘국가 신인도’ 같은 단어는 없었다. 한 전 대행은 물러나기 전 대국민 담화에서 “우리나라에 큰일이 닥쳐도 늘 넘어설 수 있었던 힘 중 하나가 ‘정치의 힘’”이라고 했다. 그가 정치적 역할을 강조한 것은 정면으로 마주 달리는 기차처럼 충돌 직전의 여야 정치권을 향한 뼈아픈 일침이다. 김대중 정부부터 윤석열 정부까지 두루 요직을 거치면서 산전수전 다 겪은 고위공직자의 마지막 화두가 ‘정치 회복’이라는 것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이 상황을 타개하고 나라가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치의 복원이 시급하다. 사고는 정치가 치고, 뒷수습은 애꿎은 관료들에게 맡겨 정치적 결단까지 요구하는 것은 비겁하다. 노 의원은 정치적 해결의 현실성이 없다고 발뼘하는데, 오죽했으면 평생 과학자로 살아온 유 장관이 정치로 갈등을 해소하자고 했을까. “엄중한 시기일수록 여야가 한발씩 물러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고민하자”는 유 장관의 호소가 어느 때보다 절절하게 다가오는 신년 아침이다. 최광숙 대기자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원초적 감각과 세련미, 스테이크의 맛있는 두 얼굴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원초적 감각과 세련미, 스테이크의 맛있는 두 얼굴

    스테이크란 단어는 채식주의를 지향하는 이가 아니고선 거부하기 힘든 매력이 있다. 우리가 즐겨 먹는 음식은 대부분 고향이 있다. 그렇다면 두툼한 스테이크의 국적은 어디일까. 어떤 이들은 모 스테이크 브랜드의 이미지 때문에 호주가 아니냐는 이야기도 하지만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굳이 근원을 따지자면 고기를 무자비하게 먹는 식문화는 북유럽과 게르만 민족의 문화에서 비롯됐고, 현대적 의미의 스테이크의 국적을 논하자면 영국을 비롯한 영미권이라 할 수 있다. 18세기경 세계 각국의 여행자이자 여행작가들은 저마다 타국의 식문화에 대해 비아냥거리는 기록을 남겼는데 이를테면 ‘요란하게 먹는 프랑스인, 파스타만 먹는 이탈리아인, 소박하게 먹는 독일인, 고기만 먹는 영국인’과 같은 식이었다. 그만큼 고기에 대한 영국인들의 집착은 전 세계 식문화에 영향을 끼치게 됐다. 주로 상류층의 음식이었던 스테이크가 주류 요리이자 대중요리로 자리잡게 된 건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전개된 19세기 후반부터다. 냉장·냉동 기술이 발달하고 철도망이 확충되자 미국의 중서부 평원에서 사육된 대규모 소들이 대도시로 빠르게 운송됐다. 이로 인해 가격이 비교적 내려가면서 소고기가 점차 귀한 음식이 아닌 일반인도 즐길 수 있는 수준의 고급 식재료가 됐다. 스테이크 전문점을 뜻하는 스테이크하우스 역시 이 시기에 속속 등장했다. 미국 뉴욕과 시카고 등의 도시에서 이름난 스테이크하우스가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소금과 후추만으로 단순하게 간하는 미국식 조리법이 널리 퍼지게 됐다. 이렇게 발달한 스테이크 문화는 해외로도 전해져 점차 ‘서양식 고급 육류 요리’라는 이미지를 얻게 됐다. 스테이크란 음식은 단순히 고기를 불에 굽는다는 정의를 갖고 있지만 지역과 식문화 그리고 요리사들의 창의력과 특별함을 원하는 소비자의 요청으로 인해 다양한 스타일의 스테이크가 지구상에 존재하게 됐다. 스테이크의 맛을 좌우하는 건 첫 번째로 소의 품종과 사육 방식, 숙성 방식 등이 결합된 고기의 퀄리티다. 어떤 품종인지, 어떤 사육 환경에서 자라 무엇을 먹고 자랐는지, 지방 함량은 어떤지, 숙성 기간이 얼마나 됐느냐에 따라 고기의 맛은 미묘하게 차이가 난다. 두 번째는 조리법이다. 특히 어떤 열원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조리 온도가 얼마나 높아질 수 있는지, 열전달은 어떻게 되는지, 어떤 향이 입혀지는지 결정된다. 숯불이나 장작불은 특유의 훈연 향과 함께 비교적 고온으로 인해 겉면을 바삭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전기나 가스를 쓰는 그릴은 온도 제어가 용이하고 숯에 비해 연기나 다른 부가적 풍미가 아닌 고기 자체의 맛을 섬세하게 살리는 데 유리하다. 좀더 먼 거리에서 스테이크 요리를 살펴보자면 오늘날 스테이크의 요리법은 두 축으로 나뉜다고 볼 수 있다. 영미권이나 남유럽, 남미에서 주로 선호하는 소금과 후추 그리고 버터나 올리브유와 같은 유지를 곁들이는 원초적이고 단순한 방식과 섬세함이나 세련됨을 추구하는 프렌치식이다. 핵심은 스테이크를 어떻게 먹느냐의 차이다. 영미권 스테이크는 소금·후추로 간한 뒤 고온에서 빠르게 익혀, 육즙과 그릴 풍미를 직접 즐기는 편이며 필요한 경우 그레이비소스나 버터, 본매로라고 하는 골수 소스를 살짝 곁들인다. 반면 프랑스에서는 고기 자체도 중시하지만 소스가 맛을 완성하는 화룡점정이라고 여긴다는 차이가 있다. 주로 레드나 화이트 와인을 베이스로 한 소스나 베아르네즈 소스, 후추로 만든 포브르 소스 등 다양한 소스를 곁들여 풍미를 복합적으로 끌어올리는 방식이 발달해 있다는 게 특징이다. 리브아이처럼 지방 함량이 높아 기름진 부위에는 새콤하거나 크리미한 소스로 균형을 맞추고 안심처럼 담백한 부위에는 풍미가 강한 레드 와인 베이스나 버섯, 브랜디 등을 가미한 소스로 풍미를 더하는 게 공식처럼 돼 있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요리 중 하나로 손꼽히는 피오렌티나 스테이크는 일부러 이 스테이크를 먹으러 피렌체를 찾을 만큼 인기 있는 관광 상품이지만 이탈리아 전통 요리가 아니라는 걸 알고 먹는 사람은 많지 않다. 여러 가지 미신 같은 유래가 많지만 르네상스 시대 이후 무역과 여행이 활발해지면서 토스카나를 찾은 많은 영국인 여행자와 관광객들을 위해 만들어진 요리라는 게 정설에 가깝다. 그렇다 해도 역사가 200년이 넘는 만큼 전통음식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과 스테이크는 진정한 이탈리아 요리가 아니라는 주장이 맞서는 웃지 못할 상황이 토스카나에서 벌어지기도 한다. 우리는 아직 스테이크 하면 미국과 유럽을 떠올리지만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스테이크는 남미의 아르헨티나 스테이크다. 스페인·포르투갈 등 유럽의 식민지 시절에 들여온 소 사육 문화가 토착 환경과 결합하면서 남미에서 소 방목이 대규모로 이뤄졌고 불에 천천히 오래 구워 먹는 일종의 바비큐인 아사도로 유명하다. 한때 아르헨티나에서는 소고기가 고기 중 가장 저렴하다고 불리기도 했지만 요즘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그 말도 옛말이 됐다는 슬픈 소식이 들린다. 장준우 셰프 겸 칼럼니스트
  • 머스크 독일 극우 지지에 이어 총리에 “바보” 대통령 “폭군”

    머스크 독일 극우 지지에 이어 총리에 “바보” 대통령 “폭군”

    소셜 미디어 엑스를 우파 정치 플랫폼으로 조성하며 브라질, 독일 등 해외에서 연달아 반발을 사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독일 대통령을 “폭군”이라고 비난했다. 독일 일간 벨트에 따르면 머스크는 30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슈타인마이어는 반민주 폭군이다! 부끄러운 줄 알라”며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을 비난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지난 27일 조기총선을 발표하면서 “얼마 전 루마니아 선거처럼 은밀하든, 최근 플랫폼 엑스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지듯 노골적이든, 외부 영향력은 민주주의에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독일 대통령은 의회 해산과 각료 임면 등 권한을 형식적으로 행사하지만 실권은 없는 상징적 국가 원수다. 머스크는 같은 날 극우 독일대안당(AfD) 지지율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는 내용의 트윗에 “AfD가 대승할 것”이라고 덧붙이며 AfD를 거듭 지원했다. 그는 그동안 엑스에서 독일 정치를 촌평하다가 지난 28일 독일 주간지 벨트암존타크에 AfD를 편드는 글을 실어 정치 개입 논란을 낳았다. 머스크는 이 칼럼에서 “테슬라가 독일에 전기차 생산공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독일 정치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언할 권리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으로 내정되며 차기 미국 행정부 실세로 떠오른 머스크가 극우 정당을 지지하자 독일 정치권은 본격적 선거 개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31일 신년사에서 “독일이 어떻게 나아갈지는 시민이 결정한다. 소셜미디어 소유주가 결정하는 게 아니다”라며 머스크를 우회 비판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독일 신호등 연립정부가 붕괴하자 엑스에 “올라프는 바보”라고 적어 숄츠 총리를 조롱한 바 있다. 한편 러시아 선거개입 의혹을 낳았던 루마니아 대통령 재선거는 내년 3월 23일로 치러진다. 친러시아 성향의 무소속 후보인 컬린 제오르제스쿠는 지난 11월 24일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 ‘틱톡 유세’로 인지도를 쌓아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무명에 가까웠던 제오르제스쿠 후보가 투표율 1위를 차지하면서 러시아의 선거 개입 의혹이 불거졌고, 이를 뒷받침하는 루마니아 정보국의 기밀 보고서까지 공개되자 헌법재판소는 재선거를 명령했다.
  • 트럼프 ‘성폭력 재판’ 2심도 패소…70억원대 배상금 유지

    트럼프 ‘성폭력 재판’ 2심도 패소…70억원대 배상금 유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30년 전 자신의 성추행 사실을 인정한 1심 민사재판 결과를 뒤집으려 했으나 실패했다. 뉴욕 맨해튼 연방고등법원은 30일(현지시간) 패션 칼럼니스트 E 진 캐럴이 당선인을 상대로 낸 성범죄 피해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당선인에게 500만 달러(약 74억원)의 배상금 지급을 명령한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법원은 “트럼프가 이의를 제기한 판결에서 법원이 오류를 범했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캐럴은 1990년대 중반 뉴욕의 한 백화점 탈의실에서 당선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해 지난해 5월 승소했다. 당시 재판부는 1970년대 당선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 2005년 인터뷰 당시 당선인에게 추행 당했다고 진술한 주간지 기자 등을 증인 출석시켰다. 또 배심원단은 성폭행 증거는 찾지 못했지만 당선인이 캐럴을 성추행한 사실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당선인 변호인단은 사건과 무관한 증인과 증거가 채택됐다며 재판을 다시 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당선인은 캐럴이 별도 제기한 명예훼손 위자료 지급소송에서도 패소해 위자료 8330만 달러(1228억원) 지급 명령을 받고 항소한 상태다. 스티븐 청 차기 백악관 공보국장은 이날 상소 방침을 밝히며 “미국 국민은 사법제도의 정치 무기화를 중단하고, 민주당이 지원한 캐럴의 거짓말을 포함한 마녀사냥을 신속히 기각하라”고 촉구했다. 당선인은 지난달 대선 승리로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의혹 등 형사 기소됐던 4건이 종결되며 리스크가 해소됐다. 그러나 위자료 등 재정 부담이 더 큰 민사소송에선 계속 싸움이 이어지게 됐다.
  • 트럼프 ‘30년 전 성추행’ 재판 또 패소…74억원 물어줘야

    트럼프 ‘30년 전 성추행’ 재판 또 패소…74억원 물어줘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30여년 전 패션잡지 칼럼니스트 성추행 관련 2심 재판에서 패소했다. 뉴욕 맨해튼 연방고등법원은 30일(현지시간) 패션칼럼니스트 E. 진 캐럴의 성범죄 피해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트럼프에게 500만 달러(약 74억원)의 배상금 지급을 명령한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트럼프는 1심 법원의 오류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재심을 받기 위해서는 1심 재판의 오류가 트럼프의 실질적 권리에 영향을 미쳤음을 입증해야 했으나, 이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캐럴은 1990년대 중반 뉴욕 맨해튼의 버그도프굿맨 백화점 탈의실에서 트럼프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해 지난해 5월 승소했다. 배심원단은 성폭행 증거는 찾지 못했으나 성추행 사실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트럼프는 캐럴을 알지 못하며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서 의혹을 전면 부인해왔다. 트럼프 측 변호인단은 사건과 무관한 증인 진술과 증거가 1심 재판에 영향을 미쳤다며 재심을 청구한바 있다. 당시 증인으로 나선 제시카 리즈는 1970년대 후반 뉴욕행 항공기 좌석에서 트럼프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증언했고, 미 주간지 ‘피플’ 기자 나타샤 스토이노프는 2005년 마러라고에 위치한 트럼프 자택에서 강제 키스를 당했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또한 트럼프의 외설 발언이 담긴 ‘액세스 할리우드’ 녹음파일도 증거로 제시됐다. 캐럴 측은 “당사자 양측 주장을 신중하게 고려해준 법원에 감사드린다”면서 이번 판결을 환영했다. 반면 차기 백악관 공보국장으로 내정된 스티븐 청 대변인은 “사법제도의 정치 무기화를 즉각 중단하고 민주당이 지원한 캐럴의 거짓 주장을 포함해 모든 마녀사냥을 신속히 기각할 것으로 요구한다”며 상소 의지를 밝혔다. 한편 트럼프는 캐럴이 별도로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에서도 패소해 8330만 달러(약 1228억원)의 위자료 지급 판결을 받았으며, 이에 대해서도 항소한 상태다.
  • 새 판형 정착·정년연장 기획 주목… 현안 즉각 못 다룬 칼럼 아쉬워 [독자권익위]

    새 판형 정착·정년연장 기획 주목… 현안 즉각 못 다룬 칼럼 아쉬워 [독자권익위]

    탄핵 정국, 한국경제 돌파구 시리즈내수·저성장 등 잘 구분해 해법 제시탄핵 인용 가능성·헌법재판관 분석기사와 그래픽 일목요연하게 정리두 지면 연계 국내·국외 10대 뉴스 베를리너판 강점 살린 편집 돋보여정우성이 쏘아올린 비혼 출산 관련유럽 실패 사례 등 부작용 논의 부족‘뚱뚱 이대남’ 등 테마 잡아 차별화국민건강영양조사 기본 내용 빠져청년 공무원 해외연수 기회 확대퇴사·이직 근본 해결책 제시했으면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지난 2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181차 회의를 열고 12월 한 달과 2024년 한 해 동안의 서울신문 보도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에는 김영석(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명예교수) 위원장과 김재희(김재희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윤광일(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재현(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과 석사과정), 최승필(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허진재(한국갤럽 이사) 위원이 참석했다. 위원들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로 촉발된 탄핵 정국에서 발 빠르게 준비한 ‘탄핵 정국, 한국 경제 돌파구를 찾아라’ 시리즈가 시의적절했고 ‘탄핵 인용 가능성’, ‘헌재 심판 늦출 변수’ 등을 다룬 기사는 일목요연하게 쟁점을 정리하는 서울신문의 탁월함이 돋보였다고 칭찬했다. 5회차로 다룬 ‘정년 연장, 공존의 조건을 묻다’도 많은 공감을 샀다는 점에서 호평받았다. 지난 7월 도입한 베를리너판형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다만 마감 시간 임박으로 인해 12월 4일자에 비상계엄령 선포 소식을 담지 못하고 호외를 발행해야 했던 점, 오피니언면에서 곧바로 계엄 사태를 다루지 못했던 점이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 김재희 9일자 비상계엄 후폭풍에 대한 경제 전문가 7인의 진단, 16일자 탄핵 인용 가능성에 대한 헌법학자의 의견, 헌법재판관·후보 9인을 다룬 기사는 그래픽이 일목요연하게 잘 담겼다. 어렵고 복잡한 내용을 잘 정리했다. 지면을 그래픽에 크게 할애하는 건 방송 등 다른 매체가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윤 대통령 탄핵 직후인 16일자 1면 ‘국회 둘러싼 준엄한 민심’ 사진 기사는 많은 의미와 큰 울림을 준다. 27일자에는 한 해를 마감하면서 국내·국외 10대 뉴스를 선정, 두 지면으로 배치해 개방감 있고 한눈에 들어올 수 있게 주요 이슈를 잘 정리했다. 두 면에 걸쳐 일목요연하게 기사를 배치할 때 베를리너판 도입의 강점이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이제 도입 6개월이 지났으니 어울리지 않는 편집에 대해선 더 노력을 기울여 줬으면 좋겠다. 비상계엄령 선포와 해제 직후인 5일자의 1면 사진은 긴박성이 조금 떨어졌다. 이날 계엄 관련한 사설은 있었지만 오피니언 칼럼은 아쉬웠다. 국가적 위기가 있는 사건에 대해 서울신문을 대표하는 필진의 글이 실리지 못했다. 4일자에 실린 ‘뚱뚱해지는 이대남… 술·담배 더 하는 이대녀’ 기사는 테마를 잡아 차별화했으나 질병관리청이 1998년부터 매해 해 오는 국민건강영양조사란 기본적 내용이 빠져 아쉬웠다. 허진재 계엄 사태 직후 5일자 ‘계엄 해제 시기도 불분명’이란 기사는 우리나라의 계엄 제도에 문제가 많다는 것을 나름대로 분석했다. 타지에서 볼 수 없던 차별화된 기사였다. 17일자부터 이어진 ‘탄핵 정국, 한국 경제 돌파구를 찾아라’ 3회 시리즈는 내수 부진과 저성장, 코리아 디스카운트,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대응 등으로 구분해 한국 경제의 난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해법을 잘 제시했다. 11일자 ‘슈퍼 선거의 해는 정권 심판의 해’ 기사는 올 한 해 전 세계에서 일어난 주요 선거 결과를 한번 정리해 줬는데 타지에서 보기 어려웠던 기사였다. 3일자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을 문예지에선 어떻게 조명했는지 다룬 기사도 좋았다. 한강의 소식이 잠시 뜸한 시점이었는데 문학평론가들은 어떻게 작가를 평가하는지 간접적으로 볼 수 있어 의미가 있었다. 4일자 서울신문이 비상계엄령 선포 소식을 담지 못하고 호외를 발행한 건 아쉽다. 밤 10시에서 자정 사이 큰일이 터졌을 때 다음날 지면에 소식을 넣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매뉴얼을 만들어 놓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26일자에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의 대담 기사가 나왔는데 정치 원로의 현 상황에 대한 인식을 접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다만 더 빨리 나왔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승필 16일자 ‘헌법학자 10명 중 7명 탄핵 인용 가능성’이란 기사는 전문가들이 바라본 전망과 주요 근거를 잘 설명하고 있다. 같은 날 헌법재판관과 후보 9인을 다룬 기사는 이들의 이력과 성향, 주요 판결 등을 일목요연하게 제시했고 재판관의 입장도 개략적으로 파악해 볼 수 있어 좋았다. 24일자 ‘헌재 심판 늦출 변수 3가지 더 있다’는 기사는 권한쟁의심판 청구, 공판 갱신 요구 가능성 등을 표로 만들어 정리가 매우 잘됐다. 27일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 정족수를 다룬 기사에선 여야뿐 아니라 국회입법조사처, 헌법재판연구원의 입장을 잘 정리했다. 이런 정리 능력은 서울신문이 보유한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정년 연장, 공존의 조건을 묻다’ 시리즈는 개인적으로 공감이 많이 됐다. 부모와 자녀를 돌보는 세대가 연금 수급이 늦어지는 아픈 현실을 서울신문이 잘 찾아 기사로 썼다. 앞으로 기사에서 전문가 의견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11일자 ‘난데없는 계엄에 다 꼬였다’ 기사는 계엄 사태 후 공직사회가 멈춰 선 내용을 다뤘는데 말미에 달린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의 코멘트가 촌철살인이다. 공무원들이 용산만 바라보고 일하다 보니 이런 상황에서 행정이 안 돌아간다는 취지인데 이런 말씀이 진짜 코멘트다. 반면 3일자 ‘정우성이 쏘아 올린 비혼 출산’ 관련 기사는 등록동거혼제도 등을 다뤘는데 경제학자의 코멘트가 나온다. 사회학자 내지는 친족상속법 전문 교수의 코멘트가 나왔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26일자 ‘방문객 뚝 상가는 텅텅’이란 기사는 소비지출 하락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내용을 다뤘는데 한국은행의 12월 소비자심리지수를 기사에 썼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을 기준으로 한다는 사실을 잘 모를 텐데 그런 의미를 기사에 더 녹여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3일자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예산이 대폭 삭감돼 정책·외교 맥이 끊긴다고 지적한 기사엔 ODA 예산 감액 내용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관계자의 말이 나온다. 이 말을 그냥 받아 기사에 넣을 게 아니라 실제로 그랬는지 조금 더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윤광일 18일자 ‘친박 때와 다른 친윤의 건재함’을 다룬 기사는 일목요연하게 왜 여당 의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와 달리 뭉치고 있는지를 잘 다뤘다. 19일자 ‘먹방 빠진 아이들 기사’와 ‘소득분위 상승, 10명 중 2명도 안 된다’ 기사는 눈에 잘 들어오게 썼다고 본다. 24일자 ‘17만명 방사선 위험’ 기사는 필요한 게 아님에도 자주 찍는 영상단층촬영(CT)의 위험성에 대해 적나라하게 전하고 있다. 자원의 낭비일 뿐 아니라 개인 건강에도 오히려 안 좋다는 걸 아주 잘 보여 준 기사였다. ‘탄핵 정국, 한국 경제 돌파구를 찾아라’ 기사는 발 빠르게 경제 난맥에 대해 보도해서 좋았는데 계엄 사태가 민주주의 가치에 큰 영향을 준 것에 관한 기획 기사가 상대적으로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탄핵의 요건 등 절차적인 문제에 관한 기사는 반복적으로 보여 줬고, 경제 영향에 대해서는 기사가 과잉됐다. 반면 헌법과 기본권,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영향에선 초점을 맞추지 못한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16일자 ‘트럼피즘·내수 부진·고환율 ‘3각 파도’’는 소비자 입장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쉽게 풀어 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정책 결정자들이 보기에 위기라는 게 아니라 실제 체감하는 소비자, 월급쟁이, 자영업자에게 탄핵 국면이 왜 문제가 되는지 이런 것들을 좀더 보여 줬으면 어땠을까 싶다. 또 계엄 사태가 향후 민군 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다뤘으면 좋았을 것 같다. 이재현 10일자 Z세대의 시위 동행을 다룬 기사는 재밌는 소재를 발굴했다고 생각한다. 젊은 세대는 정치 논의에서 배제되는데 왜 그런 세대가 시위에 뛰어들었는지, 투쟁인지 유행인지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이번 시위엔 젊은 여성이 많이 참여했다는 보도가 많았는데 이 부분에도 초점을 맞췄으면 좋았을 것이다. 3일자 ‘정우성이 쏘아 올린 비혼 출산’ 기사는 다양한 가족관계 입법 시도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한 기사였다. 다만 부작용에 대한 논의가 부족해 보인다. 입법 이후 부작용으로 유럽 국가의 실패 사례를 다뤘으면 논의가 더 풍부했을 것 같다. 4일자 ‘청년 공무원의 해외연수 기회 확대’를 다룬 기사는 인재 유출 방지를 위한 정책 방향이 잘 전달된 기사였다. 하지만 직급, 연차 간 갈등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조기 퇴직에 있어 다른 요인이 작용하는 건 아닌지 비판적으로 따져 볼 필요가 있다. 퇴사와 이직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근본적인 해결책을 논의했으면 좋겠다. 김영석 올 한 해를 되짚어 보면 서울신문의 베를리너판으로의 변경은 성공적이었다고 칭찬하고 싶다. 기획 기사도 타지와 비교해 좋은 게 많았다. ‘정년 연장, 공존의 조건을 묻다’ 시리즈는 상당히 좋은 기획이다. 호봉제는 유능한 인재를 데려오지 못하는 걸림돌이 되는 우리나라의 심각한 문제인데 이를 잘 짚었다. 이런 좋은 기획 기사가 서울신문에 대해 독자의 기대감을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4일자에 비상계엄령 선포 소식이 담기지 못한 신문이 배달된 것은 서울신문엔 아픈 부분이었다. 다음날 분석력이 예민한 칼럼니스트가 현안에 대한 칼럼을 썼으면 좋았을 텐데 시의에 맞지 않는 칼럼이 나온 것도 아쉬웠다. 신문이란 레거시 미디어는 속보성은 굉장히 떨어지지만 팩트에 근거한 분석 능력이 있는데 이런 장점을 살려야 한다. 사건이 일어났다면 왜 일어났는가, 이슈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분석적으로 해 줘야 다른 미디어와 차별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 2025년 더 풍성해지는 서울신문… 오피니언 새 필진과 함께 엽니다

    2025년 더 풍성해지는 서울신문… 오피니언 새 필진과 함께 엽니다

    2025년 새해 서울신문 오피니언면이 새 단장을 합니다. 급변하는 국제질서에서부터 인문학적 통찰까지. 변혁의 시대를 어떻게 건너야 할지 새 필진과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외교, 안보, 경제 등 대내외 현안들을 집중 분석하고 전망할 필진이 쟁쟁합니다. 손열 동아시아연구원장,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최석영 전 외교부 경제통상 대사, 이백순 전 호주대사,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이 새로 참여합니다. 박명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도 합류합니다. 다수 저술로 독자층이 탄탄한 박상훈 정치학자, 우석훈 경제학자,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 교수, 박남기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세상을 보는 시선을 더 다채롭게 열어 드립니다. 이종철 율촌 변호사, 양중진 법무법인 솔 대표변호사, 정제영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박철완 로봇산업협회 부회장도 함께합니다. 내공 깊은 글꾼들이 많습니다. ‘나무의 시간’을 쓴 김민식 내촌목공소 고문, 주대환 조봉암기념사업회 부회장, 이근화·김민정 시인이 지면의 운치를 더할 것입니다. 주영하 음식인문학자, 청년 논객 임명묵, 곽효환 전 한국문학번역원장, 양창섭 음악칼럼니스트, 장신정 화가, 김충배 허준박물관장도 가세합니다. 윤태곤·노정태 칼럼니스트는 정치, 사회 이슈를 꿰뚫는 안목과 통찰로 지면을 활강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관심과 응원을 고대합니다.
  • [특파원 칼럼] 두 번의 탄핵, 한반도 위기

    [특파원 칼럼] 두 번의 탄핵, 한반도 위기

    대통령에 이어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탄핵된 초유의 한국 상황을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 지켜보면서 마음이 무겁다. 미국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귀환을 눈앞에 두고 캐나다, 일본 등 주요국 총리, 기업인들이 앞다퉈 그의 자택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로 달려가고 있다. 당선인에게 눈도장을 찍고 그의 의중을 국익과 투자 활동에 연결시키려는 전쟁 같은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글로벌 정치·경제 지정학이 다시금 지각변동을 맞은 이때 한국만 헌정사 최고의 민주주의 위기를 겪으며 후진하고 있는 장면을 보자니 절박함마저 느껴진다. 한국의 계엄 사태를 두고 지난 4년간 한국을 민주주의 동맹의 핵심 동반자로 평가하고 예우해 왔던 조 바이든 행정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국을 향한 그간 미국의 평가가 오판이었던 것 아니냐는 조야의 우려 섞인 지적들도 제기됐다. 그럼에도 헌법과 민주적 절차를 준수한 대통령의 탄핵안 통과, 총리의 권한대행 등 일련의 수순을 놓고 미국 정부는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반응했다. 하지만 또다시 맞은 초유의 상황으로 한국은 세계 각국과 외신들 사이에서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북한의 파병으로 한국과 대립 중인 러시아의 2인자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한덕수 총리 탄핵소추안 가결을 넷플릭스 K드라마 ‘오징어게임’에 비유하며 “(영화 같은 상황을 즐기도록) 우리는 팝콘을 준비했다”고 비꼬았다. 정치적 불안정성은 심상찮은 내년 한국 경제 전망마저 잠식하고 있다. 미국 보호무역주의와 관세 강화, 미중 무역 갈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 한국은 가뜩이나 쉽지 않은 파고를 맞을 것으로 전망됐는데 그림자가 더 짙게 드리웠다. 한때 1480원대를 뚫었던 환율 수준은 2009년 금융위기 때, 1997년 외환위기 직전과 같은 수준이다. 올해 미국, 일본 등 주요국 증시는 모두 상승 곡선을 그리며 연말 랠리를 이어 갔는데 한국 증시만 혹한기가 더 이어질 것 같다. 외신들은 여야의 대립 속에 한국 경제·외교가 받을 악영향을 발 빠르게 지적했다. 영국 가디언은 “한국 국회가 국가의 미래를 둘러싼 원한 어린 싸움의 장이 됐다”고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수출 동력 둔화, 트럼프 취임에 따른 관세 인상 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정치적 혼란은 경제 부문 위험까지 키우고 있다”고 했다. 워싱턴DC의 한 싱크탱크 관계자는 두 번째 탄핵소추안 통과 직후 “그래도 한국의 저력을 믿는다”고 애정 어린 지지를 전해 왔다. 하지만 정치 혼란과 경제 신인도 하락으로 피해를 보는 건 결국 계엄 저지로 민주주의를 지켜 낸 국민들이다. 민주주의의 회복력만큼이나 정치권의 문제 해결력이 절실한 때다. 당파적 이해타산이 아니라 법치의 중심인 국민의 뜻에 맞게 두 번의 탄핵 사태를 제대로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민주주의와 경제, K컬처 등 국민의 저력이 일궈 낸 성과를 정치가 훼손하지 않길 주문해 본다. 이재연 워싱턴 특파원
  • [책꽂이]

    [책꽂이]

    바이오테크 익스프레스(조진호 지음, 히포크라테스) 어렵고 난해한 과학 지식을 그림을 통해 쉽게 풀어내는 과학 만화가 조진호의 신작. 신약 개발을 주제로 국내 바이오테크 기업이 개발 중인 항암제와 결핵 치료제를 소개한다. 신약 개발의 과정을 단순히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암이 발생하는 이유부터 항암의 역사와 신약의 과학적 원리까지 생생하게 풀어낸다. 저자의 생동감 넘치는 묘사를 따라가다 보면 면역학, 생리학, 세포생물학, 분자생물학 등 다양한 생명공학 지식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다. 472쪽, 2만 5000원. 빛나는 형태들의 노래(김종진 지음, 효형출판) 건축가이자 작가인 저자가 세계 곳곳의 문화권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형태를 추적했다. 자연현상과 종교, 현지 문화와 그로부터 영향받은 건축, 미술작품 등 탐구의 범주는 시공간과 분야를 넘나든다. 저자는 10년간의 답사와 치열한 연구 끝에 자연현상으로부터 시작된 열 가지 원형의 단서를 찾았다. 강화도의 고인돌과 이집트의 피라미드 등 고대인들이 자연현상으로부터 받은 영감이 동서고금의 형태 문명으로 꽃피우는 과정을 580여장의 도판을 통해 하나의 흐름으로 꿰어 낸다. 338쪽, 2만 2000원. 어둠에 새기는 빛(서경식 지음, 한승동 옮김, 연립서가) 지난해 작고한 재일조선인 작가이자 지식인 서경식이 남긴 만년의 사유를 담았다. 칼럼이라는 형식을 빌린 시평이지만 전쟁, 핵 재앙, 혐오, 차별이 끊이지 않는 시대에 던지는 물음은 현재진행형이다. 저자는 섬세한 감성을 지닌 에세이스트로서, 때로는 전투적 논객으로서 문학과 예술, 정치와 사회를 넘나든다. 서경식이 2011년부터 2023년까지 한 일간지에 기고한 72편의 칼럼과 정규 연재 이외의 기고, 다른 매체에 게재된 9편을 더해 총 81편의 글을 엮었다. 지면의 한계로 인해 부분적으로 삭제된 41편은 복원해 수록했다. 495쪽, 2만 5000원. 향료 A to Z(콜렉티프 네 지음, 잔 도레 엮음, 김태형 옮김, 미술문화) 주석과 비단을 나르던 실크로드가 만들어지기도 전에 향신료와 향료를 위한 무역로가 존재했다는 사실은 향료의 오랜 역사를 방증한다. 이 책은 조향사의 팔레트에 존재하는 희귀하고 상징적인 최고급 원료들을 소개한다. 각 원료에 대한 설명과 이를 주력으로 다루는 소규모 생산자 혹은 국제적인 기업의 재배와 가공법, 원자재의 수확과 향료의 사용 등 향료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담았다. 해당 원료를 사용한 브랜드 향수의 개발과 관련된 뒷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272쪽, 3만 5000원.
  • [마감 후] 민주당 재집권의 길

    [마감 후] 민주당 재집권의 길

    지난 2일까지만 해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 여부를 물어보면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탄핵을 추진하고 싶을 정도로 국정 운영을 참을 수 없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탄핵을 추진할 만큼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이 없다는 게 민주당의 고민이었다. 유일한 방법이 김건희여사특검법이었다. 하지만 일반특검인 김여사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해도 윤 대통령이 거부하면 그만이었다. 대안으로 지목된 상설특검도 윤 대통령이 특검을 임명하지 않고 버티면 강제할 수단이 없었다. 이처럼 뭘 해도 막히면서 “내년 말까지 계속 이러고 있을 거야”라는 암울한 전망을 하는 의원도 있었다. “될 때까지 특검법을 내는 게 전략”이라며 결기를 보이는 의원도 있었다. 계속 발의하는 것 외에 뾰족한 수가 없다는 그 말의 공허함을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느끼고 있었다. 3일은 천지가 개벽한 날이었다. 교과서에서만 글자로 보고 영화에서만 간접 체험한 계엄을 윤 대통령이 실행했다. 고도의 통치 행위라는 주장을 하며 대통령 탄핵을 자초한 스모킹건을 만들었다. 어려워 보였던 탄핵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칼럼을 출고한 18일까지 시간은 순삭됐고 체감상 몇 개월은 흐른 것 같은 피로감이 이어지고 있다. 국회를 통과한 탄핵소추안은 헌법재판소의 손에 넘어갔다. 헌재에서 탄핵안을 인용해야만 대통령 임기가 끝날 수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시민들은 이제 여의도가 아니라 종로에 있는 헌재를 향하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이전부터 탄핵을 주장해 온 민주당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민주당이 비상계엄과 탄핵의 후유증을 호소하는 국민의 불안감을 키워서는 안 된다.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때문에 안 됐다고, 못 했다고 할 수 없는 환경이 됐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탄핵 표결 다음날인 15일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이제 여당이 아니다”라며 일개 정당에 불과하다는 식으로 말했는데 이는 앞으로 국정을 주도할 책임은 민주당이 지겠다는 의미나 다름없다. 언제까지고 국민의힘이, 대통령실이, 정부가 문제라며 탓만 할 시기는 지났고 응원봉을 고르며 국민과 함께 거리로 나가는 것도 이제 민주당의 몫이 아니다. 민주당이 재집권을 노린다면 집권할 만한 정당인지 그 능력을 보여 줘야 한다. 민주당이 주도해서 깎아 놓은 예산을 적재적소에 다시 쓰일 수 있도록 정부에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독려하는 것은 물론 반도체특별법 같은 산업 지원 법안 처리와 함께 가뜩이나 하향곡선을 그렸고 계엄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경기 흐름을 상승세로 전환시킬 수 있는 정책 입법을 이끌어 내야 한다. “우리가 정권을 뺏기면서….” 탄핵 표결 이후 만난 한 중진 의원에게 들은 말이다. 왜 빼앗겼는지 아직도 복기가 안 됐다면 그 또한 문제다. 집권할 만한 정당인지 증명해야 한다. 8년마다 습관처럼 국민이 거리로 나올 수는 없지 않겠는가. 김진아 정치부 기자
  • [황수정 칼럼] 누가 폐족인가, 한동훈인가

    [황수정 칼럼] 누가 폐족인가, 한동훈인가

    그래도 2년 반이나 대통령이었는데. 어떻게 그런 판단을 했을까. 많은 것이 의문이지만 분명해진 사실은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두고두고 야사(野史)의 혼군(昏君)으로 남을 것이다. 국회의원의 국회 출입을 막아야 하는 계엄령을 왜 평일 밤에 내렸을까. 계엄은 지속 가능했을까. 국방장관은 뭘 위해 다 걸기 도박을 했을까. 이렇게 허술한 각본은 쓰기도 어렵다. 아내를 위해 국정을 던져 버린 대통령. 사실과 소문의 곤죽 속에 윤 대통령은 ‘카더라’ 야사의 주인공이 됐다. 비극의 대통령도 기가 막히지만 희극의 대통령도 기가 막힌다. 무슨 일이든 한 번이 어렵지 두 번 세 번은 쉽다. 대통령 탄핵도 마찬가지다. 학습효과가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집권여당이 지금 학습효과를 적나라하게 입증하는 중이다. 무조건 고개 숙였던 8년 전 대통령 탄핵 때와는 딴판이다. 탄핵소추된 대통령 당사자는 “탄핵에 맞서 싸우겠다”고 했다. 사과는 한마디도 없다. 탄핵 대통령을 배출한 집권당은 단 사흘도 자숙하지 않았다. 탄핵소추 이틀 만에 당대표 한동훈을 쫓아냈다. 다섯 달 만에 당대표가 축출된 사유는 대통령을 탄핵에서 지키지 못했다는 것.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국민이 70%를 넘었다. 그러니 한동훈을 쫓아낸 친윤들은 용감하다. 탄핵에 찬성한 동료 의원을 “부역자”, “쥐새끼”라고 비난한다. 색출하자고도 한다. 셀럽처럼 등장한 한동훈이 밑천을 너무 빨리 거덜낸 것은 사실이다. 자주 말을 뒤집었고 번번이 애매한 태도였다. 대통령과의 갈등 국면에서 탄핵까지 리더십의 한계도 드러냈다.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날 때 “시간을 갖고 공부하고 성찰하겠다”고 했다. 그 말대로 재등판을 늦추고 내공을 쌓고 있었더라면 최선이었다. 엎질러진 물잔. 그렇다고 한동훈이 적어도 친윤한테 멍석말이를 당할 이유는 없다. 탄핵이 가결되지 않았다면 국민의힘은 성난 민심을 감당 못 해 정당 존립을 걱정했을 판이다. 보수 궤멸을 재촉한 책임은 윤 대통령과 친윤들에게 있다. 당대표 이준석을 쫓아내 뺄셈의 정치를 하다 소수당으로 쪼그라졌다. 그러고도 같은 패착을 또 반복했다. 당론으로 탄핵을 반대하며 “똘똘 뭉치자”던 친윤 집단에 상식 있는 국민이면 시선을 접는다. 당권을 쥐겠다는 이름들이 벌써 들린다. 사람들은 하품부터 하고 있다. 한때 윤 대통령도 기대를 받았다. 밀턴 프리드먼의 책을 27년이나 끼고 살았다고 했다. 후보 시절의 그 말을 그대로 믿었다. 자유주의 이념을 그의 방식대로 소화한 내공이 있겠거니 믿었다. 그런데 대통령이 된 뒤 책 한 줄 읽는다는 풍문도 듣지 못했다. 대통령이 때가 되면 내놓는 그 흔한 ‘휴가 도서’ 한 권도 들어 본 적 없다. 쓴소리하는 신문을 멀리한다더니 아예 유튜브만 본다는 소문이 돌았다. 철학이 없으면 리더십은 황폐할 수밖에 없다. 부정선거 같은 황당한 음모론에도 휘둘리고 만다. 정치 초보라도 성공한 국정 지도자는 많다. 아르헨티나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도 정치 생초짜다. 무정부 자본주의를 신봉하는 경제학자. 큰 기대가 없었으나 포퓰리즘에 중독된 나라를 회생시키고 있어 세계가 놀란다. ‘벨벳 혁명’을 이끌어 노벨평화상 후보에 몇 번이나 올랐던 체코의 바츨라프 하벨. 그는 극작가였다. 이들 모두 정치 철학이 확고한 리더들이다. 2007년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에게 패배했을 때 친노 핵심 안희정은 스스로 “폐족”이라 불렀다. “우리는 실컷 울 여유가 없다”고 자책했다. 엎드려 용서를 구해야 할 이들이 지금 누군가. 친윤들이 폐족이다. 그런 사람들이 반성은 없이 보수의 싹마저 제 손으로 잘라 내고 있다. 오늘의 친윤은 그날의 친노보다 명백히 아랫급이다. 한동훈이 아까워서가 아니다. 제대로 된 정치인 하나를 만드는 일이 거저 될 리 없다. 준비 덜 된 대통령의 후과가 이렇게 쓰라리다면 기왕에 올라온 싹을 자르는 자해는 하지 말아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이라면 이런 자멸 행위를 과연 이 시점에 했을까. 벚꽃 필 때든 장미 필 때든 조기 대선은 기정사실로 굳어진다. 보수는 불과 몇 달 뒤 어떤 얼굴을 대표선수로 세울 건가. 홍준표인가. 황수정 논설실장
  • 홍준표 “尹 혐의, 내란죄 성립 어려워…직권남용죄 정도”

    홍준표 “尹 혐의, 내란죄 성립 어려워…직권남용죄 정도”

    홍준표 대구시장이 17일 내란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두고 “내란죄는 성립되기 어렵고 직권남용죄 정도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란죄는 국헌문란의 목적이 있어야 하는데 윤 대통령은 국가 정상화를 내걸었기 때문에 목적범인 내란죄는 되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행위태양으로 폭동이 요구되는데 폭동은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할 정도여야 하는데 이번 계엄의 경우는 폭동이라기보다 일시적 소란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우리 형법에는 소란을 넘으면 소요죄가 되고 소요를 넘어서야 그때 비로소 폭동이 된다”며 “예컨대 살인, 방화, 강도가 날뛰던 LA폭동을 생각하면 폭동 개념이 이해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홍 시장은 또 “이는 우리 헌법학계의 거두이신 허영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의 칼럼과 그 내용이 같다”면서 “(나는)이미 6일 전에도 내란죄는 성립되기가 어렵고 직권남용죄 정도로 보인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홍 시장은 검찰 등 수사기관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직권남용죄는 현직 대통령의 경우 재직 중 형사상 소추는 되지 아니하나, 탄핵 사유는 된다”며 “그런데 수사기관들이 하이에나처럼 달려들어 공 다툼하는 게 참 어이없는 행태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야권을 향해선 “박근혜(탄핵) 때는 적폐 청산 프레임을 짜더니, 이번에는 턱도 없는 내란죄 프레임으로 거짓 선동하고 있다”며 “정신들 차리자”고 했다.
  • ‘트럼프 명예훼손’ 소송 당한 ABC방송, 215억원 배상 합의

    ‘트럼프 명예훼손’ 소송 당한 ABC방송, 215억원 배상 합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과거 성폭행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언급해 명예훼손 소송을 당한 미 지상파 방송 ABC가 소송 종결 대가로 트럼프 측에 합의금 1500만 달러(약 215억원)를 지불하기로 했다. 14일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과 법정 다툼을 벌여 온 ABC 뉴스와 앵커 조지 스테퍼노펄러스는 트럼프의 ‘대통령 재단·박물관’에 이 같은 금액을 지불하기로 최근 합의했다. ABC 측은 합의금과 함께 원고 측 소송 비용 100만 달러(14억원)를 지불하고, ‘스테퍼노펄러스가 낸시 메이스 하원의원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한 발언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내용의 사과문도 내기로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ABC의 ‘디스 위크’ 진행자인 스타 앵커 스테퍼노펄러스가 지난 3월 방송에서 허위 사실을 유포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해 왔다. 성폭행 피해자인 메이스 의원은 해당 방송에서 스테퍼노펄러스로부터 ‘과거 패션 칼럼니스트 E 진 캐럴을 성추행한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캐럴은 1990년대 중반 뉴욕 맨해튼의 한 백화점 탈의실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주장해 온 인물이다. 스테퍼노펄러스는 이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폭행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10여차례 언급했다. 트럼프 측은 성폭행이 아닌 성추행 혐의만 인정됐다며 ABC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뉴욕 맨해튼 법원 배심원단은 캐럴에 대한 트럼프 당선인의 성추행과 폭행 혐의는 인정된다고 판단했지만 성폭행 여부는 입증되지 않았다고 평결했다.
  • [씨줄날줄] 카키스토크라시

    [씨줄날줄] 카키스토크라시

    ‘최악의 인물이 통치하는 체제’를 일컫는 카키스토크라시(kakistocracy)는 고대 그리스어로 ‘가장 나쁜’이란 뜻의 카키스토스(kakistos)에서 유래했다. ‘최상’을 의미하는 아리스토스(aristos)에 어원을 둔 아리스토크라시(aristocracy·귀족정)의 대척점에 있는 용어다. 이 단어가 처음 등장한 건 1644년이다. 잉글랜드 왕국에서 왕당파와 의회파 간 내전이 벌어졌을 때 국왕 지지자인 옥스퍼드 교구 목사가 “우리의 건실한 군주제가 미친 카키스토크라시로 전락할 경우 끔찍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주장한 데서 비롯했다. 역사서에서나 존재하던 단어인 카키스토크라시가 부패하고 무능하며 후안무치한 지도자의 통치 체제를 비판하는 현대 정치 용어로 조명된 것은 2017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뉴욕타임스(NYT) 연재 칼럼에서 “미국이 카키스토크라시를 경험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주목받았다. 지난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가 재선된 이후 이 용어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 2기 내각 인선 논란을 다룬 기사에 ‘최악의 정부: 트럼프의 새로운 측근을 카키스토크라시라고 부르는 이유’라는 제목을 달았다. 크루그먼 교수도 카키스토크라시에 대한 경고를 재차 꺼냈다. 그는 지난 10일 ‘분노의 시대에 희망 찾기’라는 제목의 NYT 고별 칼럼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나타나고 있는 카키스토크라시에 맞서 싸운다면 더 나은 세상으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분노가 나쁜 사람들이 권력을 잡도록 할 수는 있지만 그들이 계속 그 자리에 머물게 할 수는 없다”고도 했다. 황당한 비상계엄 선포로 탄핵과 수사의 칼끝에 놓인 지도자가 사과와 반성은커녕 궤변으로 일관한 대국민 담화로 국민의 속을 또 뒤집어 놓았다. 문자 그대로 카키스토크라시가 아닐 수 없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영혼을 감싸안아 주는 맛… 국물 요리의 진짜 의미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영혼을 감싸안아 주는 맛… 국물 요리의 진짜 의미

    따뜻한 국물 요리가 생각나는 요즘이다. 국물 요리는 액체에 무언가를 끓여낸 음식을 말하지만 단순한 음식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찬 겨울 날씨를 견디게 해주는 따뜻한 스튜에서부터 불볕더위에 차갑게 식혀낸 수프에 이르기까지 지구 곳곳의 기후, 풍토, 사람들의 기질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인류가 불을 사용하고 물을 담는 그릇을 만들어 식재료를 조합하기 시작한 그 순간부터 국물 요리는 시작됐다. 불에 재료를 직접 익히는 방법과 마찬가지로 식재료를 다루는 기본적인 방식 중 하나가 국물 요리다. 끼니마다 국물이 있어야 하는 아시아권과 마찬가지로 서구에서도 국물 요리는 식사에서 중요한 위치였다. 고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극소수 상류층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죽에 가까운 국물 요리를 먹었다. 재료는 인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었고 지역에 따라, 문화권에 따라 서로 다른 양념과 풍미를 더할 뿐이었다. 프랑스 남부 지중해 연안에서 태어난 부야베스는 원래 마르세유 어부들이 어획 후 남은 생선으로 끓여 내던 수프였다. 프랑스 요리 발전과 함께 오늘날엔 값비싼 해산물 요리로 변모했지만 그 속에는 마르세유 어부들의 투박함이 겹쳐 보일 수밖에 없다. 달콤하게 캐러멜화된 양파로 만든 어니언 수프도 마찬가지다. 양파와 바게트, 치즈라는 소박한 농촌 식문화로 탄생했고 지금도 프랑스인의 향수를 자극한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야채 수프 미네스트로네는 계절마다 다른 채소로 연명해야 했던 농민들의 음식이다. 헝가리 굴라시, 러시아 보르시 등 동유럽의 다양한 국물 요리는 저마다 지역에서 자란 농산물과 유목민 문화가 결합돼 나온 결과물이기도 하다. 아시아 지역의 국물 요리는 서구에 비해 다채로운 변주를 보여 준다. 쌀을 주식으로 이용하면서 서구와는 다른 형태의 국물 요리가 발달했다. 우리나라의 국물 요리는 김치나 시래기와 같은 발효 채소와 고기나 부산물 등 동물성 단백질을 결합해 쌀과 같은 탄수화물 중심의 식단을 보완하는 데 초점을 둔 특징이 있다. 일본 국물 요리는 우리와 달리 들어가는 재료가 단순하다. 그 중심에는 미소라고 부르는 된장과 감칠맛을 내는 가쓰오부시가 있다. 중국의 국물 요리는 주로 식초와 고추를 활용해 신맛·매운맛의 균형을 맞추며, 태국의 똠얌꿍은 열대기후의 허브와 해산물을 활용해 다양한 맛의 표정을 만들어 낸다. 중남미 및 북미의 국물 요리는 문화의 교차와 결합을 보여 주는 예다. 중남미엔 옥수수, 콩, 고기, 해산물 등을 중심으로 한 국물 음식이 발달했는데 멕시코 포솔레는 남미에서 자생하는 옥수수와 칠리에 유럽에서 건너온 돼지고기가 만나 만들어진 매콤한 스튜다. 클램 차우더는 추운 미 북동부 해안가에서 선원과 정착민들이 먹을 것이 부족하던 때 근처에 널린 굴과 조개를 이용하고 감자와 우유를 넣어 만든 것이 시초다. 국물 요리가 형편이 넉넉지 않은 계층에게 폭넓은 사랑을 받았던 이유는 가장 효율적인 요리 방식이기 때문이다. 자투리 채소나 고기, 요리하고 남은 식재료를 한데 모아 끓여 내면 불필요한 낭비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원재료들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풍미가 형성된다. 각 재료에서 녹아 나온 맛 성분들이 얽히고설키면서 한 차원 다른 맛이 만들어지기에 국물 요리는 계층을 막론하고 즐길 수 있었다. 영양학적 관점에서 국물 요리는 한 번의 조리로 다양한 영양소를 확보하기에도 좋다. 장시간 끓이는 과정에서 재료 속 미네랄, 단백질 성분이 국물에 녹아 나오게 되는데 그냥 식재료를 섭취하는 것보다 국물 형태로 섭취할 경우 영양소 흡수율이 높아진다. 또한 다양한 재료를 동시에 섭취할 수 있게 해 균형 잡힌 식단을 가능하게 한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간을 맞추는 과정에서 염분이 과도하게 들어갈 수 있고, 너무 오래 끓이면 일정 영양소가 파괴될 뿐만 아니라 고기가 들어간 국물의 경우 포화지방 및 콜레스테롤 섭취량이 크게 늘 수 있다는 점은 늘 간과해선 안 된다. 전 세계의 국물 요리를 살펴보면 그 의미는 위로라는 한 단어로 집약된다. 국가나 계절을 막론하고 따뜻한 국물 요리 한 그릇은 바쁘게 지나치던 삶의 어느 지점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하는 힘이 있다. 프랑스의 고급 식당을 의미하는 레스토랑의 어원도 ‘기운을 차리다’라는 뜻의 국물 요리를 제공하는 식당에서 비롯된 것처럼 영양학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충족감을 주는 매력을 갖고 있다는 걸 우리는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안다. 국물을 먹는 시간 동안만큼은 서두르지 않으며 한 숟갈씩 맛을 음미하게 된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밥 한 그릇에서 위안을 얻는 건 이 같은 서두르지 않음에서 비롯된다. 국물 요리는 혼자보다는 여럿이서 함께할 때 더욱 진가가 발휘된다. 위로와 위안을 넘어 먹는 사람들끼리 함께하고 있다는 연결되는 경험을 주는 건 음식이 가진 궁극적인 힘이며 국물이라는 형식은 이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예다. 각 나라의 수프와 스튜, 찌개와 탕은 결코 분리된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가 서로 다른 토양에서 자란 곡식과 채소, 육류와 해산물이 국물이라는 맥락에서 녹아든 국물 요리는 인류가 공유하는 맛의 공통된 언어이기도 하다. 장준우 셰프 겸 칼럼니스트
  • 한국 ‘비상 계엄’ 본 중국 반응은?

    한국 ‘비상 계엄’ 본 중국 반응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7일 국회에서 진행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불성립으로 끝난 현 시점까지, 최근 며칠간 한국에서 벌어진 사태를 중국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며 예의주시했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에서는 8일 오전 ‘12·3 비상계엄 사태’의 주동자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이 긴급 체포된 소식이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올랐다. 이 소식과 관련해 현지 네티즌들은 “한국의 현실이 한국 드라마보다 더 흥미진진하다”, “한국 드라마에 새로운 소재가 생겼다”, “군은 국가의 것이지, 대통령 개인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나만 옳다’는 인식 기반한 정치 대립 분석중국공산당이 80년 가까이 집권하는 중국에서도 다당제인 한국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비평 대상이 됐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지난 5일(현지시간) ‘한국의 정치 대립은 왜 이토록 심각한가’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랴오닝대학 대외경제정치학부 소속 리자청 부교수는 칼럼에서 “한국 정치는 오랫동안 심각한 당파적 반대와 극도로 치열한 정당 분쟁이 특징”이라면서 “진보적인 더불어민주당과 보수적인 국민의힘 사이의 갈등은 화해하기 어려우며, 두 정당은 정책과 이념에서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고 짚었다. 이어 “일부 언론은 특정 정당이나 정파에 편향돼 여론에 영향을 미치며, 이는 실제로 정치적 갈등을 강화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면서 “이러한 정치적 분위기 속에서 스캔들과 비판은 한국 정치의 흔한 현상이 되었다. 이러한 정치 투쟁 전략은 양당의 정치적 이미지를 심각하게 손상시킬 뿐만 아니라, 각 지지층 간의 불만과 반대를 심화시킨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 국내 정치계의 치열한 정치적 갈등 이면에는 ‘나는 옳고 그는 틀렸다’는 정치적 논리가 뚜렷하다. 이러한 갈등은 종종 다양한 그룹의 극단적인 입장으로 발전한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중국 관영언론인 중앙(CC)TV는 “민주화 과정에서 피 흘려 일궈낸 한국의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다”고 평가했다. 중국 신화통신의 자매지인 ‘참고소식’은 8일 보도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들이 발의한 윤 대통령 탄핵안 세부 내용에 “군대를 불법적으로 동원한 것에 대한 법적·도덕적 책임을 묻는 동시에, 윤 대통령의 외교 분야 활동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고 전했다. 한중·한일 관계 변화 가능성 전망도실제로 야 6당이 지난 4일 공개한 소추안을 통해 “(윤 대통령이) 소위 가치외교라는 미명 하에 지정학적 균형을 도외시한 채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적대시하고, 일본 중심의 기이한 외교정책을 고집하며 일본에 경도된 인사를 정부 주요 직위에 임명하는 등의 정책을 펼침으로써 동북아에서 고립을 자초하고 전쟁의 위기를 촉발시켜 국가 안보와 국민 보호 의무를 내팽개쳐 왔다”고 지적했다. 이런 외교 기조를 ‘구중친일’(仇中親日, 중국을 미워하고 일본과 가깝게 지냄)이라고 요약한 참고소식의 기사에 현지의 한 네티즌은 “한국 외교가 올바른 방향으로 돌아가 (중국과의) 평화 공존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적었다. 탄핵소추안 표결이 불성립으로 끝난 뒤 헤이룽장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의 다즈강 소장은 중국 관영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에 “국민의힘이 탄핵소추안을 보이콧한 것은 국민의힘 안에서 대통령 후임자가 나올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좌절을 겪었고, 윤 대통령이 다시 탄핵된다면 국민의 신뢰가 더욱 떨어지고 당이 위험해질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여당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유리한 시기에 사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 “다만 이러한 상황이 한국의 외교, 그리고 한미 동맹에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국민 뜻에 맞춰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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