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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요칼럼] 휘항을 아시나요/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겸임교수

    [금요칼럼] 휘항을 아시나요/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겸임교수

    연전에 본 영화 ‘사도’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비운의 사도세자를 아버지 영조가 불렀다. 세자는 부왕의 질책이 두려워, 그때가 한여름이었건마는 세손(정조)의 휘항(揮項)을 찾아서 머리에 얹었다. 사랑하는 세손의 모습을 떠올린다면 부왕이 차마 심한 꾸지람은 하지 않으리란 바람이었다. 하지만 세자의 소망은 수포로 돌아가고, 그는 결국 뒤주 속에서 생을 마감했다. 휘항은 머리에 쓰는 방한 용구이다. 겉은 비단으로 화려하게 꾸미고 안에는 털가죽을 붙였다. 18세기의 문인 성대중이 쓴 ‘청성잡기’(제3권)에 자세한 설명이 나온다. 고려 때부터 한겨울에는 남녀가 모두 이엄(耳掩ㆍ귀마개)을 썼는데, 나중에는 휘항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휘항은 17세기 후반 출현했다. 처음에는 서울의 부유한 역관 두어 명이 착용했다. 장안의 갑부요 장희빈의 당숙인 장현도 그중 하나였다. 문신 유척기에 따르면 그 시절에는 족제비 털가죽으로 휘항을 만들었다. 워낙 귀중품이라 권문세가의 자제와 장수들의 사위나 소유할 수 있었다. 그다음 세기가 되면 지방관도 휘항을 애용했다. 숙종 32년(1706)경 전라도 임피 현령 이만직이 멋들어진 휘항을 쓰고 서울로 돌아오자 사람들이 부러워했단다. 영조 때가 되면 훨씬 더 사치스러운 휘항이 등장했다. 담비 가죽으로 만든 거였는데 최상품은 가격이 100냥을 넘었다. 그 돈이면 논 2000평을 살 수 있었다. 또 휘항을 개량한 만선이란 모자도 등장했다. 가장자리에 초피를 두른 것이 그것인데, 투구 속에 쓰기가 좋았다. 애초에는 대궐을 지키는 군인이 주로 착용했다. 뒤에는 민간에도 널리 퍼져 18세기 말이 되면 신분이 낮은 종들도 가질 만큼 일상적인 상품이 됐다. 담비와 족제비 털가죽의 수요가 폭발하자 상인들은 중국에서 대량으로 밀수입했다. 국부 유출을 우려한 정조는 수입금지령을 내렸다. 왕은 휘항의 크기도 줄여서 지출을 줄이려 했다. 또 담비 꼬리는 아예 사용을 못 하게 했다. 대신 사용하는 족제비 털가죽도 국내산으로 한정했다. 그때 북부 지방에서는 다수의 족제비가 포획됐다. 쉽게 말해 정조는 고가의 수입품 털가죽을 국내산으로 대체하고, 백방으로 사치 풍조를 억압한 셈이었다. 성대중과 같은 지식인들은 정조의 무역 규제를 환영하며 “국가와 백성을 위해 무척 다행스럽다”고 호평했다. 세계 역사를 보면 17~18세기는 ‘모피의 시대’였다. 기후변화로 겨울철 수은주가 떨어진 탓도 있었겠으나 무역과 상공업으로 성장한 신흥부자들의 과시 욕구도 한몫했다. 담비와 비버 털가죽으로 만든 최상품 모자가 유럽 중산층의 인기를 끌었다. 검은 여우 모피로 만든 외투와 목도리는 상류층 여성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모피 열풍으로 북미대륙의 개발이 촉진돼 상업 도시 뉴욕이 부상했다. 그때 러시아는 시베리아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모피를 좇다 보니 그들은 알래스카까지 차지하는 결과를 얻었다. 그때 조선에도 휘항과 만선이라는 신상품이 나타나 시장경제의 발달을 자극했다. 수요가 폭발하자 담비와 족제비 털가죽이 외국에서 밀수입되는 등 새로운 변화가 일어났다. 이에 깜짝 놀란 정조가 수입 중단을 엄명했으나 과연 왕의 뜻대로 됐을지는 의문이다. 안타까운 노릇이지만 명군 정조나 일급지식인 성대중도 경제활동의 역동성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들은 무역거래를 막고 사치풍조를 뿌리뽑고자 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그들의 바람을 비웃기라도 하듯 사치품에 대한 수요는 끊임없이 늘어났다. 소수 특권층과 부자들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소비 규모가 팽창했다. 정녕 이 나라가 잘되려면 역사의 대세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 영양분 거의 없는데 사실은 영양 간식? 해파리의 비밀 (연구)

    영양분 거의 없는데 사실은 영양 간식? 해파리의 비밀 (연구)

    해파리는 독을 쏘는 자포를 이용해 물고기를 마비시켜 잡아먹지만, 반대로 물고기나 바다거북을 비롯한 다양한 해양 동물의 먹이가 된다. 최근 해파리의 개체 수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해 해수욕장에서 사람을 쏘는 사고가 늘어나고 그물에 물고기 대신 해파리가 가득 잡히는 이유는 지구 온난화와 함께 천적이 되는 물고기의 남획으로 개체 수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해파리는 따뜻한 바다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고 해파리가 쏘는 독에만 면역이 있으면 쉽게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먹는 해양 동물이 많다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사실 해양 생물학자들은 이에 대해서 의문을 품고 있다. 해파리는 몸의 대부분이 수분으로 되어 있어 영양가가 매우 낮기 때문이다. 식용으로 먹는 해파리의 경우 100g당 5-6kcal에 불과한 열량을 지니고 있다. 사람이라면 다이어트 목적으로 선호할 수 있지만,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먹는 해양 동물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덴마크 남부 대학의 자밀레 자비드푸어와 그 동료들은 물고기를 포함한 많은 해양 동물들이 해파리를 잡아먹는 이유를 연구했다. 연구팀은 독일 북부에 있는 킬 피요르드에서 2년에 걸쳐 2주 간격으로 보름달 물해파리(moon jellyfish, 학명 Aurelia aurita)를 포획해 그 영양 성분을 분석했다. 그 결과 보름달 물해파리의 열량은 낮지만, 대신 동물의 생식과 성장에 필요한 중요한 지방산 함량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특히 짝짓기 시기의 성체 해파리에서 이런 성분의 비율이 높았다. 열량이 높지 않더라도 필수 영양소를 많이 갖추고 있다면 영양 간식으로는 제격인 셈이다. 연구팀은 느리게 움직이는 해파리가 쉽게 잡을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해파리의 독만 이겨낼 수 있다면 낮은 열량은 많이 먹는 것으로 상쇄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해파리가 목적 없이 바다를 둥둥 떠다니는 원시적인 생물이 아니라 해양 생태계와 먹이 사슬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사실 단순히 인간에게 피해만 주거나 의미 없이 존재하는 생명체는 없을 것이다. 다만 인간이 자연을 파괴하고 생태계를 교란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겼을 뿐이다. 물론 어업 및 관광 산업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도 필요하지만, 더 근본적인 대책은 자연 생태계를 제자리로 복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문소영 칼럼] 이재용 부회장, 한국경제 대들보 되려면

    [문소영 칼럼] 이재용 부회장, 한국경제 대들보 되려면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지난 6월 29일 성명서를 냈다. ‘이재용씨는 욕심을 비우고 양심을 찾으시오’라는 제목으로 200자 원고지 24장, 13개 문단, 4789자로 구성돼 있다. 사제단은 2008년 4월 23일 ‘삼성특검과 삼성그룹의 경영쇄신안에 대한 입장’이란 성명을 마지막으로 세속의 일을 멀리했다. 그런데 12년 만에 세속에 재등장한 것이다. 그 3일 전인 지난 6월 26일 대검 수사심의위원회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불법 경영승계 의혹’에 대해 이 부회장과의 관련성이 없다며 검찰에 수사중단과 불기소를 ‘권고’한 것이 재등장의 배경이다. 수사심의위는 검찰개혁 차원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신설한 제도다. 검찰의 기소권 남용으로 억울한 피의자가 나오는 것을 방지하려는 의도다. 그런데 이번 권고 결정은 “법 앞의 평등”이라는 헌법 정신을 놓친 것 같다. 이 제도의 도입에 기여한 박준영 재심전문 변호사도 “제도를 제대로 말아먹었다”며 분개했다. 또 수사심의위의 인적 구성도 ‘친삼성 발언’을 일삼는 문제적인 인물들로 돼 있었다. 수사심의위의 결정은 공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이 수사심의위에 오른 ‘이 부회장 불법승계 논란’은 2015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승인이 시작이었다. 그 합병은 거래소의 기준에 부합했으나 당시 시장에서는 두 회사 주식의 합병 비율이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파다했다. 삼성물산의 주가는 지나치게 억눌렸고, 제일모직의 주가는 고평가됐다는 것이다. 제일모직이 소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6조 6000억원으로 평가해 반영한 덕분이었다. 3년 뒤 2018년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4조 50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합병에 국민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이 동원된 탓에 관심은 크게 확대됐다. 삼성의 승계를 위한 불법·편법행위 의혹은 2015년이 처음도 아니다. 사제단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아버지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60억원을 물러받아 20년 만에 9조원으로 불렸다. 이 환상적인 재테크는 사실 ‘얌체짓’ 덕분인데, 1996년 에버랜드 전환사채(CB)의 헐값 발행과 헐값 전환으로, 1999년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 발행 등이 이 부회장 부의 근원이다. 한국 최고 기업의 계승자가 되는 과정에서 이 부회장은 증여세 16억원만 냈으니, 중견기업인 오뚜기가 상속세를 1500억원을 낸 사실을 감안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당시 대법원은 “편법이나 불법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한국의 기업과 시장 관계자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경제를 살려야 한다’며 법원이 면죄부를 발행했고, 이런 법원의 판단이 한국의 자본주의 질서를 밑바탕부터 흔들어 놓고 있다는 것을! 불법을 저지르고 적발돼도 최종적으로 단죄되지 않기에 삼성의 불법적 행위는 반복된다는 것을! 이러니 이 부회장이 지난 5월 “더는 불법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약속해도 신뢰할 수 없는 것이다. 지난 6월 11일 대법원은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건’ 판결문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합병 등을 이용해 경영권 승계를 목표”로 “미래전략실 주도하에 승계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고, 친대기업 성향의 박근혜 정부를 이용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최순실에게 뇌물 16억 2800만원을 준 것은 승계 작업을 둘러싼 부정한 청탁이었다”고 판단했다. 이런 만큼 검찰은 추호의 흔들림 없이 이 부회장을 법과 원칙에 따라 기소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를 살리겠다며 이 부회장을 국내외에서 자주 만날 때 언론들은 면죄부가 될까 걱정했는데, 그 걱정이 현실화한다면 적폐청산의 정신, 촛불혁명의 정신은 후퇴하게 된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성명을 낸 6월 29일은 어떤 날인가. 종교적으로는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대축일’이겠으나, 세속적으로는 ‘신군부’ 전두환·노태우가 1987년 민주항쟁에 굴복해 ‘6·29선언’을 한 날이다. 한국이 자본주의 국가로 잘 성장하려면 이번 기회에 반(半)봉건적이고, 반자본주의적이며, 반국가적인 행태를 끊고 가야 한다. 2015년 이 부회장이 자신의 경영 승계를 위해 합병 과정에서 불법회계와 주가조작 등을 주도했다면 그 ‘불법적 행위’는 법정에서 경중을 다투는 게 맞다. 포스트 코로나의 뉴노멀은 ‘삼성 총수’에 대한 법치 바로 세우기로 시작할 수 있다. 그 과정을 밟아야만 대한민국과 삼성의 미래가 밝아진다. symun@seoul.co.kr
  • [인사]

    ■국무조정실 국무총리비서실 ◇과장급 전보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 총괄과장 차동민 △4·16세월호참사 피해자지원 및 희생자추모사업 지원단 피해지원과장 한상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파견 김태훈 △정무협력행정관 최영민 △OECD 대한민국 정책센터 파견 최영진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파견 이종협 ■법무부 ◇고위공무원 승진 △법무부 정책기획관 최정석 ◇부이사관 승진 △법무부 운영지원과장 김정열 ◇서기관 전보 △북한인권기록보존소장 심경보 △서울보호관찰소 행정지원과장 조상민 ■국가보훈처 △국립대전현충원장 이경근 △광주지방보훈청장 임성현 △보상정책국 생활안정과장 조경철 △복지증진국 복지운영과장 박용주 △서울북부보훈지청장 윤명석 △경기남부보훈지청장 김남영 △경기북부보훈지청장 황후연 △경기동부보훈지청장 김장훈 △강원서부보훈지청장 이광현 △국립이천호국원장 이순희 △울산보훈지청장 김상출 △경남서부보훈지청장 강석두 △전남동부보훈지청장 김영진 △국립5·18민주묘지관리소장 유형선 △국립임실호국원장 김덕석 ■통계청 △통계교육원장 은순현 ■방위사업청 ◇부이사관 승진 △사업감사담당관 김세환 △연구개발총괄팀장 김상호 ◇과장급 전보 △신속획득사업팀장 김현욱 △지휘통제통신계약팀장 김미옥 ■문화재청 ◇과장급 전보 △국립문화재연구소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장 김지연 ◇과장급 임용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장 정소영 ■특허청 ◇일반직 고위공무원 전보 △특허심판원 심판장 서을수 ◇서기관 전보 △생활용품상표심사과장 엄기훈 △방송미디어심사팀장 임현석 △서울사무소장 이동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태완 박세경 신현웅 여유진 △연구위원(1급) 최현수 함영진 △연구위원(2급) 채수미 △부연구위원 김성아 김세진 △책임전문원(1급) 이연희 △책임행정원(1급) 조남주 △선임행정원 구은지 ■한국수목원관리원 △국립세종수목원장 이유미 ■한국학중앙연구원 △사무국장 임정훈 △장서각 왕실문헌연구실장 김덕수 △장서각 고문서연구실장 정수환 △한국학도서관 문헌정보팀장 이경미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경제연구부장 이호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광고진흥본부장 김종영 ■주택금융공사 ◇지역본부장 △수도권서부 조생현 △동남권 곽해일 △서남권 조성교 ◇부장 △고객만족부 김형목 △디지털금융부 손진국 △HF미래인재원 오세일 △리스크관리부 최상철 ◇지사장 △서울북부 김성수 △서울동부 오혜숙 △인천 강용문 △세종 박주량 △경기남부 손정주 △강원동부 장근익 △경남서부 하철훈 ■한국전기안전공사 ◇1급 승진 △박정훈 전북지역본부장 △김진태 전기안전연구원장 ◇1급 이동 △박영웅 감사실장 △정명해 충북지역본부장 ■한국장학재단 ◇부서장 신규 △고객지원부장 홍성준 ◇팀장 신규 △복권기금장학부 복권기금장학운영팀장 장희선 △지역총괄부 충북센터TF장 조인상 △미래혁신부 사회적가치팀장 오원교 △인사부 복지팀장 배승헌 ■예술의전당 △공연예술본부장 박상훈 △감사실장 태승진 △미래전략실장(직무대행) 김세연 △공연사업부장 양우제 △교육사업부장 김미희 △영상문화부장 손미정 ■한국고전번역원 △기획처장 겸 고전번역전문도서관장 권경열 ■한국감정원 ◇본부장 △수도권본부장 정상규 △서남권본부장 백승규 ◇실·처장 △ICT추진실장 임성기 △부동산통계처장 김능진 △평가관리처장 채성훈 △녹색건축처장 윤종돈 △시장분석연구실장 강성덕 ■한국인터넷진흥원 △블록체인진흥단장 오진영△특구사업지원단장 채승완△침해대응협력팀장 남연수△AI빅데이터보안팀장(TF) 백형종△개인정보사고조사팀장 추현우△데이터안전기반팀장 공재순△데이터활용지원팀장(TF) 박윤식△위치정보활용팀장 이정현(이상 7월 6일자) ■한국수력원자력 △기획본부장 공영택△재무처장 김형일△설비기술처장 최헌규△원전사후관리처장 최득기△감사총괄부장 오석동△기업문화부장 김행섭△회계세무실장 최영재△설비관리실장 소유섭△정비총괄부장 김현주△계측제어설비부장 김영진 ■고려대 △공과대학장·공학대학원장·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테크노콤플렉스원장 김용찬 ■부산대 △교육혁신처장 양임정 △연구처장 유인권 △교무과장 김정근 △시설과장 김재홍 △교육혁신과장 강동산 △학생과장 손문선 △재무과장 서승종 △ 산학협력단 행정지원과장 이병의 △인문대학 행정실장 김동례 △간호대학·의과대학·정보의생명공학대학·치의학전문대학원·한의학전문대학원 통합행정실장 황윤수 △교양교육원 행정실장 배성윤 △언어교육원 행정실장 석영암 △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 행정실장 임정순 ■숭실대 △총무처장 이양주 △AI융합연구원부원장 겸 사이버교육사업단장 이형민 △숭실사이버대 총무처장 노현 ■광주대 △기획처장 김황용 △입학처장 김상엽 △국제협력처장 전정환 △국제협력부처장 홍성운 △교육혁신연구원장 박진영 △교육혁신연구원 교수학습지원센터장 오선아 △교육혁신연구원 비교과교육지원센터장 류정희 △교육혁신연구원 교육성과관리센터장 김동진 △교육혁신연구원 이러닝지원센터장 전웅렬 △작업치료학과장 방요순 ■한밭대 △교학부총장 오영식 △산학협력부총장 최종인 ■신한생명 ◇신규 선임 △부사장 DB마케팅그룹 이기흥 △상무 금융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 유희창 ■BNK투자증권 ◇이사대우 승진 △FICC솔루션부 김남원 ■하나금융투자 ◇상무대우 승진 △실물투자금융3실장 정원재 △유동화금융실장 서한서 △투자심사실장 윤현석 △영업부금융센터장 김용수 ■한국일보 △주필 이충재 ◇뉴스룸국 △국장 이태규 △제1부문장 박일근 △제2부문장 김정곤(사회부장 겸임) △제3부문장 이영태 △디지털뉴스부장 박선영 △멀티미디어부 기획영상팀장 김주영 △디지털전략부 디지털전략팀장 김주성 ◇신문국 △국장 정진황 △에디터 겸 논설위원 조재우 최형철 조철환 △에디터 겸 IT전문선임기자 최연진 △에디터 겸 영화전문기자 라제기 ■중앙그룹 ◇JTBC플러스 △총괄사장 겸 스포츠부문대표 겸 JTBC 글로벌콘텐트총괄 홍성완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오병상 △편집인 겸 논설주간 최훈 △제작총괄 겸 논설실장 고현곤 △기획운영팀장 이학진 △콘텐트마케팅팀장 이상원 △포토팀장 겸 비디오팀장 변선구 ◇JTBC스튜디오 △제작본부장 함영훈 △3EP 김지연△4EP 박상억 △5EP 김형철 △글로벌제작사업본부장 겸 스튜디오버드 공동대표 박준서 ◇중앙일보플러스 △콘텐트총괄 이훈범 △헬스&청소년매체본부장 정영재 △일간스포츠편집국 취재팀장 김식 △골프팀장 이지연 △디지털콘텐트팀장 김걸 △대학평가원 대학평가팀장 겸 중앙일보 사회기획팀 남윤서 ◇휘닉스중앙 △영업1팀장 유영호 △영업2팀장 김용현 ◇JTBC미디어텍 △송출2팀장 차주경 △제작기술1팀장 이영규 △매체운영팀장 박송천 ◇미디어링크 △영업1팀장 박천우 △영업2팀장 윤왕재 △영업3팀장 엄정현 △영업4팀장 김지웅 △영업기획팀장 김태완 ◇조인스중앙 △서비스개발본부장 겸 IT기획팀장 김영기 ■아시아투데이 △연예기획부장 조성준 ■광주매일신문 △전무이사 겸 편집국장 이경수 △사업본부장 오성수
  • 메르켈 ‘위기의 유럽’ 구원투수로 등판

    메르켈 ‘위기의 유럽’ 구원투수로 등판

    1일(현지시간)부터 독일이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을 맡으면서 정계 은퇴를 앞둔 ‘유럽의 거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마지막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이날 “유럽이 팬데믹과 경제불황의 위기에 빠진 가운데 독일이 메르켈의 임기에서 마지막으로 EU 의장국을 맡게 됐다”며 유럽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독일과 메르켈의 상황을 전했다. 이 매체는 “메르켈의 ‘순간’이 EU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2005년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로 취임한 메르켈은 15년 집권 동안 독일을 유럽의 최대 경제대국으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말 예정된 집권 기민당 대표 선거와 함께 2021년 총리 임기를 마지막으로 일찌감치 정계 은퇴를 선언한 상황이다. 잇따른 선거 패배와 지지율 하락 등으로 사실상 레임덕 상태였던 메르켈의 정치 인생 마지막 장은 유럽의 최대 위기와 맞물리게 됐다. 코로나19 이후 경제 재건과 연말 시한인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후속 협상, 기후변화 대응 등 유럽의 미래를 결정할 난제들을 풀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유럽 내에서는 전대미문의 위기 중에 독일이 EU 의장국을 맡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프랑스와 함께 ‘유럽의 맏형’으로 평가받는 독일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이 같은 기대의 중심에는 최근 코로나19 대응으로 찬사를 받으며 지지율 반전까지 이룬 ‘게르만 철의 여인’ 메르켈이 있다. 코로나19 경제회복기금 관련 논의가 예정된 오는 17~18일 EU 정상회담은 메르켈의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독일은 프랑스와 함께 5000억 유로(약 667조원) 규모의 기금 조성을 제안하고 나섰지만, 네덜란드 등 4개국이 이 같은 보조금 지원이 아닌 대출 형식의 펀드 조성을 주장하며 평행선을 걷고 있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안드레아스 클루스는 EU 순회의장직을 맡은 메르켈의 상황을 ‘백조의 노래’(최후의 승부수나 마지막 작품을 이르는 말)에 비유하며 “메르켈이 유럽을 하나로 묶는다면 그것은 그의 마지막 가장 큰 유산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문정인 특보 “남북관계 돌파구, 특사 아닌 정상회담이 답”

    문정인 특보 “남북관계 돌파구, 특사 아닌 정상회담이 답”

    ‘대적 관계’로 돌아선 北…전화위복 계기돼야미국 일각서 북미정상회담 고무적 기류 감지전작권 전환 연합훈련 앞두고 남북 협의해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1일 남북 경색 국면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면 정상회담이 절실하다고 제언했다. 문 특보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로 열린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과의 대담에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대남관계는 대적관계로 변했다’고 하고 통신선을 다 차단했는데 이걸 풀어서 반전시키는 건 두 정상이 만나야 가능하다”며 2018년 5월 판문점 원포인트 정상회담과 같은 만남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특사는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누구보다도 두 정상이 (서로) 잘 알고 제일 시간을 많이 보냈다”고 했다. 문 특보는 “한미 관계 안에서 남북관계 돌파구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문재인 정부만큼 미국 백악관을 움직였던 정부는 없었다, 미국을 설득하면서 움직여나갈 수 있다”고 했다. 이 전 장관은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이은 군사행동 보류를 “주도면밀한 계획”으로 진단하고 ‘전화위복’을 강조했다. 그는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 통과 등을 전제로 정상회담 가능성은 크다”면서 “다만 합의된 것을 이행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미국 대통령 선거 전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선 문 특보는 “쉽지 않다”고 했다. 다만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방한과 국익 연구소 해리 카지아니스 국장의 칼럼을 거론하며 미국 일각서 고무적인 기류가 감지된다고 했다. 그는 “(카지아니스 국장 칼럼의 요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서 불리한 구도인데 북한과 관계를 개선해 외교적 돌파구를 만든다면 중국을 대하는 데 미국이 유리한 고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라며 “카지아니스 국장이 (나에게) 보낸 이메일에서도 백악관과 공화당에도 긍정적 기류가 있다고 해 엮어서 봐야된다”고 했다. 그는 “대선 전 북미 정상회담이 가능할지는 회의적 생각이 들지만 워싱턴 기류를 잘 아는 (사람의) 입장에서 중국 변수를 들며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고무적인게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회담을 하려면 트럼프 대통령이 분명한 카드를 제시해야하고 북한 역시 미국 민주당의 반발을 촉발하지 않을 카드를 줘야하는데 사전 조율 될 것인가(가 관건)”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한다”고 했다. 남북관계의 최대변수로 꼽히는 다음 달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준비를 위한 한미연합훈련과 관련, 문 특보는 남북이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합훈련의) 규모와 성격에 상관없이 북한은 비판적으로 나올 것”이라며 “북한도 (전작권 전환이) 중장기적으로는 평화를 위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올해 시행되는 연합훈련은 2022년 전작권 전환을 앞두고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을 검증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북한을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이 전 장관은 훈련 중단 필요성에 무게를 뒀다. 그는 “연합훈련 중단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중단한 상황에서 북핵 문제를 진전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결심할 것 중 하나”라고 했다. 외교안보라인 재편에 대해 이 전 장관은 “전략 운용 능력을 강화·보강해야 한다”며 “국가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문 특보도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이 채택할 정책 노선에 따라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집행력이 있는 사람이 와야 한다”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게르만 철의 여인’ 메르켈에 쏠리는 시선

    ‘게르만 철의 여인’ 메르켈에 쏠리는 시선

    1일(현지시간)부터 독일이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을 맡으며 정계은퇴를 앞둔 ‘유럽의 거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마지막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독일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이날 “유럽이 팬데믹(전염병 대유행)과 경제불황의 위기에 빠진 가운데 독일이 메르켈의 임기에서 마지막으로 EU 의장국을 맡게 됐다”며 유럽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독일과 메르켈의 상황을 전했다. 이 매체는 “메르켈의 ‘순간’이 EU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도 의미를 부여했다. 2005년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로 취임한 메르켈은 15년 집권 동안 독일을 유럽의 최대 경제대국으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말 예정된 집권 기민당 대표 선거와 함께 오는 2021년 총리 임기를 마지막으로 일찌감치 정계은퇴를 선언한 상황이다. 잇따른 선거 패배와 지지율 하락 등으로 사실상 레임덕 상태였던 메르켈의 정치인생 마지막 장은 유럽의 최대 위기와 맞물리게 됐다. 코로나19 이후 경제 재건과 연말 시한인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 후속 협상, 기후변화 대응 등 유럽의 미래를 결정할 난제들을 풀어야 하는 상황이어서다. 유럽 내에서는 전대미문의 위기 중에 독일이 EU 의장국을 맡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프랑스와 함께 ‘유럽의 맏형’으로 평가받는 독일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기대의 중심에는 최근 코로나19 대응으로 찬사를 받으며 지지율 반전까지 이룬 ‘게르만 철의 여인’ 메르켈 총리가 있다. 코로나19 경제회복기금 관련 논의가 예정된 17~18일 EU 정상회담은 메르켈의 첫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현재 독일은 프랑스와 함께 5000억유로(약 667조원) 규모의 기금 조성을 제안하고 나섰지만, 네덜란드 등 4개국이 이같은 보조금 지원이 아닌 대출형식의 펀드 조성을 주장하며 평행선을 걷고 있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안드레아스 클루스는 EU 순회의장직을 맡은 메르켈의 상황을 ‘백조의 노래‘(최후의 승부수나 마지막 작품을 이르는 말)에 비유하며 “메르켈이 유럽을 하나로 묶는다면 그것은 그의 마지막 가장 큰 유산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암호화폐 범죄 탐사기획 시의적절… 국제 뉴스 특정국가 쏠림 피해야

    암호화폐 범죄 탐사기획 시의적절… 국제 뉴스 특정국가 쏠림 피해야

    서울신문은 30일 제128차 독자권익위원회를 개최하고 6월 주요 현안에 대한 서울신문 보도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이날 회의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서면으로 진행했다. 회의에는 김만흠 위원장(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을 비롯해 심훈(한림대 언론학과 교수), 박준영(변호사), 유승혁(경희대 언론정보학과 4학년), 김숙현(국가안보전략연구원 대외전략연구실장), 김준일(뉴스톱 대표), 이동규(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독자권익위원이 참석했다. 탐사기획 ‘암호화폐 범죄를 쫓다’, ‘리셋21대 구태를 끊으면 국민이 보인다’ 등이 좋은 평가를 받은 반면 정치 분야에서 경마식 보도나 경제, 국제면 특정 분야 쏠림은 아쉽다는 지적도 있었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 김만흠 정치 뉴스에서는 문제가 될 만한 기사도 없었지만, 새로운 정보나 관점으로 깨우쳐 준 기사도 없었다. 여야 싸움을 일차원적으로 중계하는 경마식 보도 이상의 문제의식과 취재가 필요하다는 주문을 하고 싶다. 6월 24일 ‘장차관들의 페북학개론’은 독자적 아이디어 기사로 좋았지만, 내용은 미완으로 다소 허전한 느낌이었다. ‘21대 국회 리셋’ 특집은 좋았다. 청산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들도 제시했다. 입법 성과 평가 방식에 대한 서울신문의 인덱스가 개발되길 기대한다. 21대 국회 리셋을 위한 다섯 가지 주문에도 불구하고 21대 국회는 여당인 민주당의 독식 체제로 시작했다. 청와대에서 협치, 여야정 상설설협의체를 말하고, 기사와 사설에서도 강조했다. 그러나 우리 정치에서 협치라는 것이 무엇이며, 가능한 것인지, 여야정 협의체가 과연 가동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진단이 없었다는 점은 아쉽다. 탐사기획 ‘암호화폐를 쫓다’는 큰 주제이고 지면의 할애도 대단했다. 그러나 일반 독자의 관심에 부합하는 비중이었는지, 개인적으로는 과도하다고 생각했다. 칼럼에서 다룬 기본소득과 평등공동체 이슈는 특집으로 다뤄야 할 주제라고 생각한다. 심훈 1면은 제목과 사진 편집이 상호 조화를 이루고 있는 데 비해 그날의 주요 뉴스 목차인 ‘인덱스’는 제자리를 잡지 못하는 것 같다. 어떨 땐 많은 정보를 소개하기도 하고, 어떨 땐 하나에 그쳐 자투리 면을 메우는 느낌이다. 1면 편집에서 서울신문만의 특화되고 정형화된 형식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오피니언면 역시 제한된 필진에 너무 많은 글이 몰려 있다. 독자 시선에 맞춰 오피니언면의 의견 기사들은 줄이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대표적으로 실을 수 있는 특화 전략이 나왔으면 한다. 외국인 기고의 경우 어떤 과정을 거쳐 실리게 되는지 간단한 배경 설명이 있으면 좋겠다. 시민 친화적인 사회면에 비해 경제면은 여전히 정책 경제, 금융 경제, 기업 경제가 뉴스를 주도하고 있다. 서민 경제나 생활 경제, 시장 경제가 여전히 잘 보이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6월 12일자의 “사라진 ‘가성비 버거’…다시 나는 ‘맥도날드’” 기사는 시민들의 관점에서 바라본 경제 소식이어서 가뭄의 단비 같았다. 생활 속의 경제 현안과 미시 경제까지 챙길 수 있길 바란다. 박준영 6월 17일자 “조현병 환자 ‘묻지마 범죄’ 5명 중 1명은 감형받았다” 기사의 문제 제기는 공감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우려되는 지점도 있다. 책임주의 원칙에 근거를 둔 심신미약 감경은 법률가들에게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조두순 사건이나 강남역 살인사건 등에서 심신미약이 인정돼 감형된 사례가 국민들로 하여금 불안감과 사법제도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사례 때문에 우리나라뿐 아니라 수많은 나라에서 오랫동안 논의하고 구축해 놓은 책임주의 원칙이 훼손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기사는 조현병 환자의 범죄율이 전체 범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고 일반인 범죄율보다 낮다는 점을 지적하며 기계적인 감형을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의 근거로 썼다. 물론 대다수의 조현병 환자가 타인에 대한 공격성을 보이지 않는다고 언급돼 있긴 하지만 기사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조현병 환자에 대한 경계나 혐오와 연결되는 것 같다. 유승혁 지난달과 비교해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배려한 기사가 많았다. 내용이 어려운 기사는 그래픽, 그림, 자료 등을 이용해 이해를 도왔고, 독자들의 흥미를 끌기 어려운 주제는 그림이 먼저 눈길을 사로잡았다. 신문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은 사람에게 경제나 정책 분야는 어려운데, 6월 2일자 하반기 경제정책 기사인 “개소세 인하 연말까지 연장…카드 소득공제 한도 올린다”와 4일자 한국판 뉴딜 관련 기사는 그래픽을 이용해 설명을 잘했다. 특히 5일자 “꽉 막힌 서울 종로, 강남대로 체증 10% 줄어든다” 기사에서 전후를 비교한 그래프는 신선했다. ‘명희진·김희리 기자의 아무 이슈’와 같은 시리즈물은 TV 프로그램의 코너 속 코너처럼 정기 구독자에게는 흥미로운 요소다. 6월 12일자 “방치된 3개월간 물로 버틴 13세 아이…그만, 쉬고 싶었다”는 소외계층을 들여다보는 기사여서 좋기도 했지만 2면에 배치된 게 반가웠다. ‘구태를 끊으면 국민이 보인다’ 시리즈는 꾸준히 국회 시리즈를 잘 이어 간 것 같다. 특히 법안 발의 상황에서 의원들이 하는 대화, 상황 등을 생생하게 전달한 게 좋았다. 국회를 한 번도 가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갈 일이 없는 독자들에게는 유일한 소통 창구라고 생각한다. 김숙현 6월 한 달 동안 국제면에서 다뤄진 기사에서 미국, 중국, 일본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아세안, 중동, 아프리카, 남미의 주요 소식은 거의 전멸 상태였다. 국제면에서는 보다 글로벌한 차원의 소식들이 균형 있게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6월 4일자 “정의연, 망하거나 더 단단해지거나” 황성기 칼럼에서는 윤미향 사태로 불거진 위안부 인권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2011년 8월 헌법재판소가 한국 정부에 대한 부작위를 위헌으로 결정 내린 이후 정부가 취한 세 가지 행동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하고 비판했다. 또 시민운동을 공공기관장이나 국회의원 등 이른바 출세의 발판으로 삼았다는 내용에서도 정의기억연대(정의연)뿐만 아니라 한국 시민운동의 현실도 전달했다. 김준일 ‘암호화폐 범죄를 쫓다’ 시리즈는 탁월하고 시의적절한 기획으로, 이번 달 가장 눈에 띄는 기사였다. 6월 8일자 “코인투자라더니 ‘피라미드 사기’ 3만명 피눈물, 알려진 죽음만 3명” 1면 기사는 눈에 확 띄었고, 후속 기사들도 시의적절했다. 암호화폐가 투기 수단으로서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범죄 자금 세탁에 이용되는 현실에 대해 구체적으로 사례를 조사했다. 성착취 사이트, 보이스피싱, 북한 해커 조직 등이 암호화폐를 이용하고 있다는 흥미로운 사례가 제시됐다. 특히 북한 해커 조직이 암호화폐를 사용한다는 얘기는 가끔 나왔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기사화한 것은 아마 처음이 아닌가 한다. 다만 홈페이지 관리는 매우 뒤처지는 수준이다. 기획 기사를 찾기가 어렵고, 시리즈를 순서대로 보기도 어렵다. 홈페이지가 그저 기사 저장용으로 쓰이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6월 19, 20일자 6면에는 3차 추경, 국채 비율, 재정 준칙, 기본소득 등 재정건전성과 관련한 전문가 좌담회를 실었다. 주제 하나로 한 면을 채워도 모자랄 텐데 각 이슈에 대해 한마디씩 하고 끝났다. 재정건전성은 매우 중요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이 안 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 기획을 심도 깊은 시리즈로 만들어 보는 건 어땠을까 한다. 이동규 경제 분야에서는 6·17 부동산 대책, ‘제품의 포장재질·포장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과 관련한 환경부 가이드라인, 반도체 및 온라인 플랫폼 산업, 통계청 ‘분기별 가계동향조사’ 등이 주요 이슈였다. 6월 24일자 “애플, 인텔 반도체 동맹 청산…삼성, 위기이자 기회”라는 기사가 눈길을 끌었는데, 애플이 2005년부터 15년간 지속된 인텔과의 동맹 관계를 청산하면서 삼성이 집중 투자하고 있는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는 보도였다. 반도체 산업은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산업으로 동향과 전망 등에 관해 계속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발표 때 함께 공개된 소득분배지표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을 둘러싸고 의도적으로 조사 방법을 바꿨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서울신문도 팩트와 의혹 제기, 통계청의 해명 등을 보도했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는 현 정부가 표방하고 있는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평가와 관련돼 있어 발표 때마다 논란이 인다. 8월에 나올 2분기 가계동향조사 발표 때는 또 다른 소득분배지표인 지니계수 등을 참고해 소득분배 관련 지표를 분석하는 보도를 제안한다. 정리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日산케이 “지금이 한국에 대한 배려를 논할 때냐”…자국 온건파 비난

    日산케이 “지금이 한국에 대한 배려를 논할 때냐”…자국 온건파 비난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이에 대한 일본의 무역규제 보복 등 한일관계 현안을 둘러싸고 갈등 수위가 다시 높아질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일본 보수언론의 공세가 강화되고 있다. 보수우익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30일 ‘(지금이) 한국에 대한 배려를 촉구할 때인가‘라는 제목의 하세가와 히데유키 논설부위원장 기명 칼럼을 통해 최근 자국 내에서 아베 신조 정권에 대해 제기되고 있는 한국과의 관계 개선 필요성 주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산케이와 같은 친여 매체의 주장은 정부와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최근 현안에 대한 일본 당국의 입장으로 볼 수 있다. 칼럼은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와 관련해 한국이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해결 절차를 재개한 것을 거론하며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WTO 사무총장 입후보에 딴지를 걸었다. 칼럼은 “WTO는 160개 이상 국가 및 지역의 이익이 충돌하는 곳”이라며 유 본부장이 사무총장이 될 경우 그가 한국의 이익을 대변하려 들 것이라는 식의 논지를 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중국에 편향적인 사무국장이 비난받고 있는 것을 부디 잊지 말기 바란다”고도 했다. 칼럼은 “지난해 여름 취해진 일본의 대한 수출관리 엄격화 조치는 무기로 전용할 수 있는 수출품이 한국을 경유해 북한 등에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당연한 조치“라며 “한국의 무역관리 체제에 미비점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눈감아 주고 수출절차 우대조치를 취했던 것을 시정한 것으로, 이는 WTO 규정에 반하기는커녕 일본이 국제사회에 취해야 할 마땅한 책무”라고 억지 주장을 폈다. 이어 일본 내에서 아베 정권에 대해 제기되고 있는 한국과의 관계 개선 촉구 주장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아사히신문은 지난달 13일자 사설에서 “아베 정권은 한국에 대한 무역규제 강화를 즉각 철회해 관계 재정립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신문도 이달 4일자 사설을 통해 “코로나19 위기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지금 무역의 제한은 피해야 하며, 그런 면에서 지금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재검토의 기회”라고 밝힌 바 있다. 산케이는 “이런 주장의 배경에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징용공 판결에 대한 보복이라고 생각하는 견해가 깔려 있다”며 일본이 정치적 배려 때문에 마땅히 해야 할 수출관리를 중단하는 것이야말로 무역을 왜곡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한국은 일본 정부가 문제시해 온 법률 제도나 시스템의 미비점을 해소했는데도 일본이 조치를 철회하지 않고 운영실태를 지켜보겠다고 하는 데 반발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수출관리 담당 부서 인원을 30명 규모로 늘렸다고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인원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제대로 기능하는지 여부”라고 주장했다. 칼럼은 “중국이나 북한의 위협이 증대하고 있는 동아시아에서 같은 민주주의 국가인 일본과 한국이 긴밀한 관계를 갖는 것은 중요하지만, 문제의 본질을 방치한 채 한국에 좋은 낯빛만 보이는 것은 것은 화근을 남길 뿐이다”라고 했다. 앞서 지난 11일 일본 최대 발행부수의 요미우리신문도 ‘문재인 정권이 (한일) 상호불신을 심화시켰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양국관계 악화의 책임이 문재인 정부에 있다고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요미우리는 한일관계에 대한 양국 국민의 인식이 나빠진 것에 대해 “한국 문재인 정부의 책임이 크다”며 “한국이 역사문제를 집요하고도 반복적으로 문제삼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아하! 우주] 생명체 있을까?…해왕성의 미스터리 얼음 위성 트리톤의 비밀

    [아하! 우주] 생명체 있을까?…해왕성의 미스터리 얼음 위성 트리톤의 비밀

    태양계에 있는 수많은 위성 가운데 생명체의 존재 가능 가능성 때문에 과학자들이 특별히 주목하는 위성이 있다. 바로 목성의 위성 유로파와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다. 이 두 위성은 표면의 얼음 지각과 내부의 따뜻한 물이 뿜어져 나오는 간헐천의 존재가 확인된 위성이다. 아마도 내부에는 액체 상태의 물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내부에 액체 상태의 물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위성은 이 둘만이 아니다. 태양계의 마지막 행성인 해왕성의 위성 트리톤(Triton) 역시 내부에 바다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보이저 2호는 1989년 해왕성의 가장 큰 위성인 트리톤의 사진을 찍어 지구로 전송했다. 과학자들은 트리톤의 실제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달보다 작은 얼음 위성에 선명하게 구분되는 복잡한 지형이 있을 뿐 아니라 대기까지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크레이터는 매우 적었는데, 이는 지름 2700㎞ 정도의 얼음 위성 표면이 최근에 형성되었다는 의미다. 트리톤의 복잡한 지형을 면밀히 검토한 과학자들은 영하 235도의 트리톤 얼음 지각 아래에 액체 상태의 물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사실 트리톤는 명왕성만큼 태양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표면 온도는 영하 235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유로파나 엔셀라두스처럼 내부 온도는 표면보다 높아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표면에서 얼음 화산과 간헐천 등 다양한 지질활동이 발생한다. 예상치 못한 복잡한 지형은 이렇게 해석하면 쉽게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보이저 2호는 해왕성을 지나가면서 4만㎞ 떨어진 지점에서 트리톤 표면의 40%만을 관측했을 뿐이다. 더구나 보이저 2호의 오래된 관측 장비를 이용한 만큼 지금 기준으로 보면 데이터가 미흡한 부분이 많다. 따라서 NASA는 차세대 태양계 탐사 프로젝트 후보로 트리톤을 탐사할 트라이던트(Trident) 탐사선을 계획하고 있다.트라이던트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든 삼지창에서 이름을 따왔다. 참고로 트리톤은 포세이돈의 아들이며 아버지처럼 삼지창을 들고 등장하는 때도 있다. 현재 추진 중인 계획대로라면 트라이던트는 2026년 발사되어 2038년에 트리톤에 도착하게 된다. 트라이던트의 1차 목표는 보이저 2호가 보지 못했던 트리톤 전체 지형도를 완성하는 것이다. 그것도 최신 관측 장비를 이용해서 매우 상세히 관측할 예정이다. 하지만 얼음 지각 아래에 있는 바다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표면 지형도만으로는 부족하다. 트라이던트는 트리톤의 자기장을 상세히 관측해 내부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분포와 양은 어떻게 되는지를 밝힐 수 있다. 트리톤의 대기 역시 트라이던트가 관측해야 할 주요 목표다. 트리톤의 대기는 매우 희박하지만, 생각보다 강력한 이온층이 존재하며 생각보다 크기도 크다. 보이저 2호는 심지어 구름을 관측하기까지 했다. 달보다 작은 얼음 위성이 예상외로 크고 복잡한 대기를 지닌 이유 역시 과학자들의 궁금해하는 미스터리 중 하나다. 트리톤은 태양계 대형 위성 중 유일하게 행성의 자전 방향과 반대로 공전하는 역행성 위성이다. 따라서 본래 해왕성의 위성이었던 것이 아니라 해왕성 인근 궤도를 공전하던 소행성이 우연히 중력에 의해 포획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름처럼 해왕성의 자식이 아니라 사실은 명왕성의 형제인 셈이다. 트리톤 내부의 바다와 출생의 비밀을 포함해 트라이던트가 풀어야 할 비밀은 너무나 많다. 비록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언젠가 그 비밀은 하나씩 풀리게 될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찬란한 영광은 저물었지만…

    찬란한 영광은 저물었지만…

    아름다운 것만 보려는 사람은 그리스 아테네에서 실망감을 느낄 수 있다. 유적지엔 주춧돌이나 돌기둥만 남아 있어 황량하다. 영광스러운 과거와 거대한 유적을 복원하는 것은 온전히 관광객의 상상력에 달렸다. 게다가 오래 이어진 경제 위기로 풍경은 쓸쓸하기까지 하다. 중심지에서 조금 떨어진 골목에서 주사기를 든 청년들과 쓰레기통을 뒤지는 걸인들을 봤다. 찬란한 고대 문명을 꽃피웠던 도시에서 결핍과 부재가 느껴졌다. 그런데도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은 아테네에 간다. 고대 유적을 만나 보기 위해서. 지금에서야 드는 생각이지만, 유럽 여행의 시작은 아테네였어야 했다. 그리스는 우리나라처럼 반도이면서 산악 지형을 가졌다.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polis)는 가장 높은(acro) 산이나 언덕에 아크로폴리스(acropolis)라는 공간을 만들었다. 군사방어용으로 만들었으나 나중에 종교적 성격이 덧붙여졌다. 아크로폴리스는 도시국가마다 존재하는 특정 공간을 의미하지만, 지금은 파르테논 신전이 있는 아테네의 156m 높이 바위 언덕을 떠올린다. 아테네에서 아크로폴리스만 제대로 봐도 아테네의 9할은 이해하고 가는 셈이라고 한다. 우리가 산신을 모시듯 고대 그리스도 수호신을 떠받들었다. 아크로폴리스의 파르테논 신전은 전쟁과 지혜의 신인 아테나 여신을 모신 곳이다. 아크로폴리스에서 내려다보면 고대 아테네 사람들이 모여 정치를 논하고 물건을 사고팔던 넓은 광장, 아고라가 보인다. 아크로폴리스가 ‘신의 영역’이었다면, 아고라는 ‘인간의 영역’인 셈이다. 디오니소스 극장은 1만명이 넘는 사람이 모여 정치 풍자 연극을 보고 라이브 공연을 감상하던 곳이다. 이 모든 것이 기원전 5세기의 일이다. 거대한 원형 극장 한가운데 앉으니 우렁찬 노래가 들리는 듯했다. 아크로폴리스의 백미는 파르테논 신전이다. 그리스 정치인 페리클레스가 기획해 건설한 것으로, 유네스코 심벌의 모티브가 됐다. 민주주의와 유럽 문화의 원류라는 점을 의미한다. 파르테논은 우여곡절도 많았다. 기독교가 로마제국의 국교가 된 6세기부터는 아테나 여신 대신 성모 마리아를 모시는 교회로 바뀌었다. 15세기엔 오스만제국이 아테네를 점령하면서 모스크(이슬람 사원)로 사용했다. 터키 총독의 후궁 처소로 썼다는 사실도 서글프다. 1687년 베네치아-오스만 튀르크 전쟁 당시엔 화약고로 쓰였는데, 베네치아군이 신전을 향해 포탄을 쏘면서 화약고가 터져 기둥 14개와 지붕이 완전히 파괴되고 말았다. 19세기엔 영국대사인 토머스 엘긴이 파르테논 신전의 벽면 부조와 기둥 조각품을 영국으로 가져가 대영박물관에 전시함으로써 수난에 정점을 찍었다. 그가 반출해 간 조각은 253점에 이른다.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에 가면 영국이 약탈해 간 대리석, 즉 엘긴마블스(Elgin Marbles)가 무엇인지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수난이 그저 남 일처럼 느껴지지는 않는다. 아테네엔 사라진 것이 많다. 사라진 것이 한때 찬란하게 빛나던 것이었고, 시간 앞에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불변의 진리. 아크로폴리스는 고색창연한 폐허로 말해 주고 있었다.김진 칼럼니스트·여행작가
  • [와우! 과학] 이것이 코로나19의 심장? 코로나바이러스 프로테아제의 모습을 보다

    [와우! 과학] 이것이 코로나19의 심장? 코로나바이러스 프로테아제의 모습을 보다

    코로나19를 일으키는 SARS-CoV-2 코로나바이러스는 사람 세포에 침투한 후 내부에서 세포의 자원을 이용해 유전자와 단백질을 만든다. 인체의 자원을 가로채 자신의 유전자와 단백질을 만든 바이러스 입자들은 세포를 파괴한 후 탈출해 새로운 숙주가 될 세포를 찾아 나선다. 현재 전 세계 과학자들은 이 과정을 차단할 수 있는 약물을 개발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가장 먼저 치료제로 승인을 받은 렘데시비르의 경우 코로나바이러스의 RNA 의존 RNA 중합효소 (RNA-dependent RNA polymerase, RdRp)를 억제하는 약물이다. 그 외에 바이러스가 세포 내로 침투하는데 필요한 프로테아제(Protease)나, 바이러스가 세포에 달라붙는데 필요한 돌기 단백질 (Spike protein) 등이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 19 치료제의 주요 목표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의 오크리지 국립연구소 (ORNL) 및 아르콘 국립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상온에서 X선을 이용해 코로나바이러스의 주요 단백질을 만드는데 필요한 프로테아제의 3차원 구조를 확인했다. (사진 참조) 이 프로테아제는 바이러스가 생산한 긴 단백질 사슬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단백질로 만든다. 따라서 이 과정을 막으면 코로나바이러스의 증식을 막을 수 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코로나바이러스 프로테아제의 3차원적 구조를 상세히 연구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 프로테아제를 매우 낮은 온도에서 얼려야 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된 논문에서 오크리지 및 아르곤 국립연구소의 과학자들은 프로테아제 결정의 크기를 키워 온도를 낮추지 않고도 X선을 통해 프로테아제의 3차원 형태를 분석했다. 연구를 이끈 오크릿지 국립연구소의 안드레이 코발레프스키(Andrey Kovalevsky)에 의하면 이 프로테아제는 바이러스이 심장이나 다름없는 중요한 효소로 그 기능이 정지되면 코로나바이러스가 더 이상 증식하거나 퍼지지 못하게 된다. 이번 연구는 바이러스가 실제로 증식하는 온도에서 3차원 구조를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연구팀은 현재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슈퍼컴퓨터 서밋 (Summit)을 통해 프로테아제에 가장 잘 결합할 수 있는 물질을 찾고 있다. 프로테아제와 결합해서 그 기능을 방해하면 코로나 19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 연구가 바로 신약 개발이 가능하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효과적인 신약 개발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아하! 우주] 너무 다른 달의 앞면과 뒷면…45억년 묵은 미스터리

    [아하! 우주] 너무 다른 달의 앞면과 뒷면…45억년 묵은 미스터리

    달의 뒷면은 지구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면이다. 달이 지구 주위를 한 번 공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7.3일(항성월)인데, 이는 달의 한 번 자전시간과 같은 것으로, 이를 동주기 자전이라 한다. 따라서 지구에서는 항상 ‘계수나무 옥토끼’가 보이는 달의 한쪽 면 만을 볼 수 있을 뿐이다. 말하자면 지구와 달이 중력으로 잠긴 상태로, 서로 두 팔을 부여잡고 빙빙 윤무를 추고 있는 형국이다. 그래서 인류는 지구상에서 수십만 년을 살아오면서도 최근까지 달의 뒷면을 볼 수가 없어, 갈릴레오가 최초로 망원경으로 달을 관측한 17세기 초부터 달의 뒷면은 인류에게 하나의 미스터리였다. 인류가 최초로 달의 뒷면을 볼 수 있었던 것은 1959년 소련의 루나 3호가 달의 뒷면을 돌면서 찍은 사진을 전송했을 때였다. 그후 루나 3호는 달에 추락하여 고철 덩어리가 됐지만. 그런데 지난 60년 동안 달 착륙 로버와 아폴로 우주인들이 탐사한 결과, 달의 앞면과 뒷면이 너무나 다르다는 것이 밝혀져 과학자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달의 바다(mare)라고 불리는 지역은 달의 앞면에서는 31%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지만 뒷면은 겨우 1%를 차지할 뿐이다. 이 지역은 35억 년 전쯤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물론 물은 없다. 과거에 망원경으로 달을 관측한 갈릴레오가 달에 바다가 있다고 착각하여 ‘달의 바다’라고 말한 것에서 유래되었다.달의 기원에 대한 거대 충돌설에 따르면, 45억 년 전 화성 크기의 천체가 원시 지구와 충돌하여 달이 형성되었는데, 당시의 지구와 달은 이 충돌로 엄청나게 뜨거워졌으며, 암석과 마그마 등의 파편 일부가 증발해 지구를 원반 구조로 둘러쌌다. 이 시점의 달은 오늘날보다 10~20배 정도 지구와 가까웠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달은 지구에 비해 덩치가 작았던 만큼 빨리 식어 굳어졌다. 이를 지질학적으로 ‘동결’되었다고 하는데, 비교적 최근이라 할 수 있는 10억 년 전 달에 화산과 자기 활동을 보여주는 증거가 밝혀짐으로써 완전한 동결은 이루어지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새 연구에서는 미국 플로리다 대학, 카네기과학연구소, NASA 존슨우주센터, 뉴멕시코대학, 도쿄공업대학 지구-생명연구소 등이 달 지질의 역사를 조사한 결과, 달의 앞면과 뒷면의 극심한 비대칭성 이유를 발견하게 되었다. 컴퓨터 모델링과 달 표면의 기존 관측치 등을 이용한 다양한 연구 결과, 연구자들은 달의 방사성 원소 농도가 달의 앞면과 뒷면 사이의 비대칭성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연구는 방사성 원소인 칼륨(K), 토륨(Th) 및 우라늄(U) 같은 불안정한 원소들이 방사성 붕괴 과정을 통해 열을 생성하며, 이 열은 주변의 바위를 녹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달에는 침식 현상이 상대적으로 미약하기 때문에 달 표면은 태양계 초기 역사에서 발생한 지질학적 사건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고 설명하는 지구생명연구소 소속 매튜 라누빌은 “특히 달 앞면 지역은 달의 다른 곳과 달리 우라늄과 토륨 같은 방사성 원소가 집중되어 있다. 이 지역 우라늄과 토륨 농축의 기원은 달의 형성 초기 단계와 그와 연결된 초기 지구의 상태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자들은 달 앞뒤 면의 비대칭도 KREEP- 칼륨(K)이 풍부한 암석, 희토류 원소(REE-세륨, 디스프로슘, 에르븀, 유로퓸 등), 인(P)-의 특성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KREEP의 존재는 최초로 달 표면에 대한 NASA의 아폴로 임무로 확인되었으며, 달의 바다와 화산 활동 및 기타 지질 활동과 관련이 있음이 밝혀졌다. 새 연구에 따르면, 불안정한 원소의 방사성 붕괴로 인한 가열 외에도 달 표면의 KREEP가 풍부한 물질은 녹는 점이 낮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며, 지질학적 변화의 한 요인으로 추가되었다. 이 연구는 결과적으로 KREEP가 풍부한 달의 바다가 수십억 년 전 바위 위성이 처음 형성된 이후로 달의 풍경을 바꾸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고든 정의 TECH+] 노트북에서 이제는 슈퍼컴퓨터까지…x86 권좌 흔드는 ARM CPU

    [고든 정의 TECH+] 노트북에서 이제는 슈퍼컴퓨터까지…x86 권좌 흔드는 ARM CPU

    최근 일본은 슈퍼컴퓨터 경쟁에서 다시 1위를 차지했습니다. 2011년 세계 1위 슈퍼컴퓨터로 이름을 올린 K 컴퓨터(K는 10의 16승인 경(京)의 일본식 발음)의 후계자인 후카쿠(富岳·후지산의 다른 이름)는 415페타플롭스의 성능을 달성해 미국의 서밋(Summit)을 가볍게 제치고 세계 1위를 달성했습니다. 후카쿠는 선배인 K 컴퓨터와 마찬가지로 고베에 있는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의 컴퓨터 과학 센터(R-CCS)에 건설 중인데, 사실 아직 건설이 다 끝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후카쿠가 모두 설치되면 K 컴퓨터보다 100배 빠른 엑사플롭스급 연산 능력을 지니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후카쿠가 눈길을 끄는 또 다른 이유는 ARM 계열 CPU로 세계 1위 슈퍼컴퓨터가 된 첫 번째 사례라는 것입니다. 과거에도 ARM 기반 슈퍼컴퓨터를 만들려는 시도는 몇 차례 있었지만, 그다지 인상적인 성공 사례는 없었습니다. 사실 슈퍼컴퓨터 TOP500 명단에 이름을 올린 첫 번째 페타플롭스급 ARM 슈퍼컴퓨터는 2018년에 204위를 한 아스트라(Astra)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후지쯔가 ARM 기반 슈퍼컴퓨터로 1위를 한 것입니다. 그러나 후카쿠는 절대 갑자기 튀어나온 물건이 아닙니다. 후지쯔는 2016년 국제 슈퍼컴퓨팅 컨퍼런스에서 차세대 슈퍼컴퓨터는 ARMv8 기반의 엑사스케일(Exascale) 슈퍼컴퓨터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었습니다. 후카쿠라는 이름은 2019년에 정했지만, 사실 개발은 2014년부터였습니다. 본래 후지쯔는 지금은 오라클에 합병된 썬 마이크로시스템스와 협력해 스팍(SPARC) 계열 서버 프로세서를 개발했기 때문에 K 컴퓨터 역시 스팍 계열인 SPARC64 VIIIfx 8를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서버 시장에서 인텔의 독주 체제가 굳어지면서 스팍 프로세서의 입지는 줄어들었습니다. 결국 후지쯔는 빠른 속도로 성능을 높인 ARM 계열에 눈을 돌리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만든 후지쯔의 A64FX CPU는 48개의 연산 코어와 4개의 보조 코어로 된 52코어 CPU라는 매우 독특한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A64FX는 ARMv8.2-A 스케일러블 벡터 확장 Scalable Vector Extension(SVE)을 지원하는 첫 번째 ARM CPU로 매우 강력한 연산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별도의 GPU 없이 CPU만으로도 2.7TFLOPS 연산이 가능한 수준입니다. A64FX의 또 다른 장점은 크기가 매우 작다는 것입니다. A64FX는 서버용 DDR4 메모리 대신 1TB/s의 대역폭을 지닌 4개의 8GB HBM2 메모리 사용합니다. HBM2 메모리는 CPU 옆에 타일처럼 붙어 있어 전체 시스템의 크기가 매우 작습니다. 참고로 HBM2 메모리는 어느 회사 제품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제조사가 삼성과 SK 하이닉스 외에는 없으므로 한국산 HBM2 메모리를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무튼 카드 형식의 작은 A64FX CPU 노드를 만들 수 있어 하나의 서버랙에 많은 시스템을 넣을 수 있습니다. (사진) 덕분에 7,299,072개의 코어를 이용해 2,414,592개의 코어를 사용한 미국의 서밋을 누르고 세계 최고 슈퍼컴퓨터가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다른 나라에서도 ARM 슈퍼컴퓨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프랑스의 ARM 프로세서 개발사인 SiPearl은 유럽 연합의 유럽 프로세서 계획(European Processor Initiative project)에서 자금을 지원받아 고성능 서버칩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현재 계획으로는 2022-2023년 사이 독자 엑사스케일 시스템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미국의 산디아 국립 연구소 역시 고성능 ARM 슈퍼컴퓨터 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이들이 구체적인 결과를 내놓으면 ARM 슈퍼컴퓨터는 신기한 물건이 아니라 통상적인 형태의 슈퍼컴퓨터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ARM 계열 CPU가 최근 몇 년 사이 서버 및 슈퍼컴퓨터 시장에서 급부상한 이유는 기본적으로 CPU 성능이 좋아졌기 때문이지만, 라이선스 비용만 내면 누구나 고성능 프로세서를 개발할 수 있는 ARM의 정책 덕분이기도 합니다. TSMC나 삼성 같은 파운드리 회사가 경쟁적으로 최신 미세공정을 제공하기 때문에 돈만 있으면 누구나 인텔, AMD 부럽지 않은 고성능 프로세서를 제조할 수 있습니다. 이는 독자 CPU 아키텍처와 반도체 생산 시설을 갖추지 못한 기업과 국가도 슈퍼컴퓨터를 개발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ARM 계열 슈퍼컴퓨터가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오랜 세월 쌓아 올린 x86의 아성의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IT 업계의 변화는 매우 빠르며 1등 기업도 순식간에 변화에 도태되어 몰락할 수 있습니다. 최근 거세지는 ARM 진영의 도전에 인텔과 AMD가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민주, 일제히 윤석열 비판 “추미애 지시 아예 무시한 것”

    민주, 일제히 윤석열 비판 “추미애 지시 아예 무시한 것”

    홍익표 “장관 지시 불이행…행정 체계 거스르는 것”박주민 “검찰 자체 수사 공정성 보장 어려워”더불어민주당이 일제히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판하는 동시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적극 엄호하고 나섰다. 홍익표 의원은 26일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윤 총장이 법무부 장관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것은 행정 체계를 거스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추 장관은 한명숙 사건 위증교사 진정 감찰 사건을 대검찰청부 감찰부에서 감찰하라고 지시했지만, 윤 총장은 대검 인권부장이 총괄하라고 지휘해 항명 논란이 일었다. 추 장관은 전날 이를 두고 “내 지시의 절반을 잘라먹었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추 장관이 한동훈 검사장이 법무부 감찰을 받게 한 것을 두고도 “윤 총장은 상부의 개입에 매우 저항했던 분인데도 이 수사에 스스로 개입하는 모양새가 비춰지고 있다”며 “특히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인물과 관련된 사건이기에 법무부의 감찰은 타당하다”고 지적했다.박주민 최고위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법무부의 직접 감찰은 검찰개혁 차원에서 오래전부터 진행된 것이며, 검찰 자체의 수사만으로는 공정성이 보장되기 어려운 사안”이라며 독립성 침해 비판을 반박했다. 김남국 의원은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윤 총장은 추 장관의 말을 반 잘라먹은 게 아니라 아예 이행하지 않고 무시한 것”이라며 “대검 감찰부가 열심히 감찰하고 있는 것을 빼앗아 서울중앙지검에 내려보낸 자체가 감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훼손한 것이기에 법무부 장관으로서 적절한 지휘를 했다”고 말했다. 한편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윤 총장을 비판하는 칼럼을 링크하며 내용 중 ‘너절해진 총장’이라는 구절을 강조해 올렸다. 같은당 황희석 최고위원은 ‘윤석열 총장 배우자와 장모의 비리 총정리’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금요칼럼] 도동서원과 한훤당 고택카페/서동철 서울신문STV 사장

    [금요칼럼] 도동서원과 한훤당 고택카페/서동철 서울신문STV 사장

    예전에는 누가 취미를 물으면 ‘절 구경 하기’라 대답했는데 요즘에는 서원 구경이 더 잦다. 지난해 ‘한국의 서원’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관심사로 떠오른 이유도 없지 않다. 낙동강 일대는 특히 흥미롭다. 안동에는 퇴계 이황의 도산서원과 서애 류성룡의 병산서원이, 남쪽 달성에는 한훤당 김굉필의 도동서원이 자리잡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서원 구경은 허망할 때가 적지 않았다. 지금 서원이란 선현에 대한 제사를 제외한 다른 기능은 사실상 멈춰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훌륭한 건축물이라는 것은 잘 알겠다. 그런데 서원에 오늘날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의미를 부여할 ‘그 이상의 무엇’이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서원은 아름답지만 재미는 적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 도동서원 일대를 둘러보면서 생각을 바꾸게 됐다. 도동서원은 낙동강이 서남쪽으로 돌아드는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에 동북향으로 앉혀 있다. 한훤당 무덤이 있는 뒷산은 대니산(戴尼山)이다. 공자의 자(字)가 중니(仲尼)이니 ‘공자를 받든다’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한훤당은 인간의 기본 도리를 담은 소학(小學)에 심취해 소학동자(小學童子)로 불린 인물이다. 주희가 편찬을 명한 것으로 알려진 소학은 양반집 어린아이가 8세가 되면 손에 잡는다는 기초 경전이지만, 조선 사림에게는 남을 다스리기에 앞서 자기 자신을 먼저 다스리는 이치를 담은 최고의 경전이었다는 것이다. 조금의 과장은 없지 않겠지만, 그래서 한훤당은 나이 설흔이 돼서야 다른 경전을 읽기 시작했다고 한다. 스스로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는 소학을 세상을 통치하는 원리를 담은 대학(大學)보다 유용하게 생각했다는 뜻이다. 이런 정도의 배경 지식만 갖추어도 도동서원의 모습은 달라 보였다. 낙동강과 절묘하게 어울리는 유형 유산으로 서원의 존재도 중요하지만, ‘소학 정신의 발신지’라는 무형의 정신 유산 또한 잊혀져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이런 가르침이 서원에서 부족하게 느껴졌던 ‘오늘날에도 유효한 그 무엇’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그러니 서원에서 그동안 재미를 느끼지 못한 것은 상식도 없이 찾아가곤 했던 ‘내 탓’이었다는 반성을 하게 됐다. 도동서원을 찾는 사람 가운데는 젊은층이 많았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한훤당 고택카페가 벌써부터 ‘핫플레이스’로 떠올랐고, 카페를 목적지로 찾은 사람들의 발길이 자연스럽게 도동서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대니산 동쪽 끝에 있는 고택은 서흥 김씨의 종가다. 김굉필의 후손이 1779년 지었다고 하니 한훤당(1454~1504)의 손때가 묻은 집은 아니다. 특유의 정갈한 분위기를 풍기는 한훤당 고택카페는 커피 손님이 많았지만, 미숫가루호두스무디, 가래떡추러스, 흑임자빙수처럼 전통에 바탕을 둔 먹거리도 인기를 끌고 있었다. 카페의 이름은 한글로 ‘소가’라 써 놓았는데, 손님들은 집안 여기저기를 둘러보다 사랑채인 광재헌에 걸린 편액을 보고 곧 소학세가(小學世家)의 줄임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소학의 가르침을 대대손손 이어 가는 집안이라는 뜻이겠다. 한훤당 고택처럼 대표적인 도학자 집안의 유서 깊은 종가를 카페로 만들겠다는 종손의 결심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카페를 찾는 손님의 상당 부분은 필자처럼 서원 구경에 큰 재미를 느끼지 못했던 이들이라 감히 짐작해 본다. 카페는 이제 여름이면 고택음악회가 열리는 지역의 문화적 명소로 떠올랐다. 이렇게 카페는 한훤당의 가르침을 알리고 도동서원의 아름다움을 즐기게 하는 일종의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이런 게 문화재 활용의 진정한 모범 사례가 아닐까 싶다. 한훤당 후손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 [우주를 보다] 다른 행성에서 바라본 석양, 어떤 빛깔일까

    [우주를 보다] 다른 행성에서 바라본 석양, 어떤 빛깔일까

    -컴퓨터로 재현한 금성-화성-천왕성-타이탄의 저녁노을 ​천왕성의 해질녘 하늘빛은 어떤 색일까? 만약 당신이 천왕성에서 해가 지평선으로 떨어지는 것을 본다면, 하늘이 눈부신 푸른색에서 서서히 터키옥처럼 짙은 청록색으로 옮겨가는 아름다운 석양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구에서 어떻게 그런 것을 알 수 있을까? 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비행 센터의 행성과학자 제로니모 빌라누에바가 태양계 행성들의 일몰 상황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시각화해서 발표했다. 여기에는 천왕성과 지구, 화성, 금성을 비롯해 토성의 가장 큰 달 타이탄의 하늘도 포함되어 있다. 과학자들이 이 같은 컴퓨터 모델링 도구를 구축한 것은 앞으로 언젠가 있을 천왕성 탐사를 위해서다. NASA의 성명에 따르면, 이 도구 개발의 궁극적인 목표는 천왕성의 대기를 직접 연구할 때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일몰의 석양빛은 행성이 자전하면서 모항성(지구의 경우 태양)에서 멀어짐에 따라 발생하는데, 이 과정에서 광자(빛 입자)는 대기의 분자 유형에 따라 각기 다른 방향으로 흩어진다. 이 시뮬레이션은 멀리 있는 행성의 대기를 연구하는 데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다. 빌라누에바는 알려진 행성들의 대기 정보를 사용하여 그러한 세계에서 일몰의 석양빛을 보여주는 일련의 하늘 시뮬레이션을 제작했다. 이 시뮬레이션에서 생성된 애니메이션에서 광각 카메라 렌즈가 잡은 행성들의 하늘을 보여주는데, 흰색 점은 태양의 위치를 나타낸다. 이 시뮬레이션에서 천왕성의 일몰은 놀라운 청옥빛의 푸른 색조이며, 금성의 하늘은 탁한 노랑에서 흐린 갈색으로 변하고, 화성의 하늘은 회갈색, 타이탄의 하늘은 주황색에서짙은 오렌지색으로 빠르게 변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하늘 시뮬레이션은 NASA 고다드의 과학자들이 개발한 온라인 도구의 일부로, 행성 스펙트럼 발전기로 알려져 있다. NASA 성명에 따르면, 이 도구를 이용해 과학자들은 빛이 행성과 위성, 혜성 등의 대기를 빛이 통과하는 방식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구로부터 멀리 떨어진 우주 바위 같은 천체의 대기와 표면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곽병찬 칼럼] 이렇게 망가진 검찰총장이 있었나

    [곽병찬 칼럼] 이렇게 망가진 검찰총장이 있었나

    2015년 10월 15일 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장은 직속 상관인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의 자택을 찾아갔다. 국가정보원의 대선 여론조작 및 정치개입 사건을 수사할 때다. 그는 국정원 직원 4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해 강제수사를 하겠다고 보고했다. 조 지검장은 “야당 도와줄 일이 있느냐”며 반대했다. 윤 팀장은 이튿날 ‘팀장 전결’로 국정원 직원에 대한 압수수색과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수사팀은 17일 오전 3명을 체포하고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그날 오후 길태기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윤 팀장을 직무에서 배제했다. 쫓아낸 것이다. 4년 뒤 ‘윤 팀장’은 검찰총장이 됐다. 7월이면 취임 1년이다. 지난 1년간 윤 총장은 대통령 이상으로 주목받았다. 3가지 이유에서였다. 첫 번째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그 가족을 파렴치범으로 단죄하는 일이었다. 역대급 수사였지만 재판에서 공소 유지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두 번째는 윤 총장 가족의 사기 의혹에 대한 처리였다. 표창장 위조 의혹에도 화력을 총동원했던 검찰이 이 사건에 대해서는 수사를 회피하다가 4년 만에 겨우, 사기를 뺀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했다. 세 번째는 자신의 측근 검사들이 연루된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과 ‘한명숙 사건에 대한 모해위증 강요 의혹’ 사건 처리다. 돌아보면 1년간 난리만 부렸지 한 일은 없다. 결정적인 것은 세 번째다. 그에게 ‘국민 검사’의 명성과 적잖은 의혹에도 검찰총장직을 안겨 준 것은 ‘부당한 압력에 맞선 강직함’이었다. 그는 지금 ‘부당했던 상사의 길’을 걷고 있다. ‘검언유착’ 의혹이 3월 31일 MBC 보도로 세상에 알려지자 4월 초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감찰계획을 제출했다. 그러나 윤 총장은 묵살하고 대검 인권부에 맡겼다. 4월 7일 민언협이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중앙지검은 윤 총장 뜻과 달리 수사에 착수했다. 4월 28일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가 시작되자 윤 총장은 터무니없는 비례의 원칙과 형평성을 거론하며 딴지를 걸었다. 6월 초 수사팀이 기자와 검사장의 대면녹음 파일을 확보하자 윤 총장은 대검 부장회의 뒤에 숨었다. 수사팀은 11일 이동재 기자를 소환하고 16일엔 한동훈 검사장의 휴대폰을 압수하는 등 활기를 띠는 듯했다. 그러나 휴대폰, 노트북에서 증거를 없앤 이동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한동훈 소환조사 계획을 대검 형사부는 결재하지 않았다. 19일 대검 부장회의는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문제를 논의했다. 그날 오후 윤 총장은 ‘부장회의 결과에 따라’ 자문단을 소집하겠다고 발표했다. 부장회의는 결론 없이 격론만 벌였었다. 자문단은 위원을 총장이 선임하니, 그의 뜻이 관철되는 구조다. 수사팀 내부는 5년 전 특별수사팀처럼 부글부글 끓었다. 모해위증교사 의혹은 최모씨의 진정으로 불거졌다. 4월 7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 뇌물수수 사건 항소심 공판 때 검찰 수사팀에 의한 위증교사가 있었고, 자신은 검찰의 지시대로 법정에서 위증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법무부에 냈다. 법무부는 진정서를 대검 감찰부에 넘겼다. 감찰이 한 달쯤 진행된 뒤 윤 총장은 갑자기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로 이첩을 지시했다. 5월 27일 한동수 감찰부장은 계속 감찰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 부장은 진정서 원본을 내주지 않았다. 대검(윤 총장)은 사본을 만들어 이첩했다. 한 부장은 6월 13일 페이스북에 ‘(모해위증 교사 사건은) 수사 과정에서 범죄행위가 있었는지 가리는 게 사안의 본질이므로 감찰 대상’이라고 개진했다. 5월 말 이번엔 한모씨가 자신도 거짓 증언을 종용받았지만 거부했다며, 수사검사와 지휘라인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6월 18일 한씨는 김진애 의원을 통해 ‘위증교사를 한 자나 그를 조사한다는 인권감독관은 모두 윤 총장의 측근이므로 법무부나 대검 감찰부에서 맡아야 조사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대검 감찰부에서 감찰하라고 지시했고, 윤 총장은 21일에야 감찰부와 인권감독관실이 각각 조사하라는 엉뚱한 지시를 내렸다. 두 사건 모두 5년 전 ‘윤 팀장’이 주장했던 것처럼 수사팀에 맡기면 될 일이었다. 그러나 ‘윤 총장’은 어떻게든 수사를 뒤틀려고 했는지 한편에선 법무부와 맞서고, 다른 한편에선 수사팀이나 감찰부와 갈등했다. 외압이나 방해로 비칠 것 같으면 임의기구인 대검 부장회의 뒤에 숨었다. 이번엔 자문단 뒤에 숨으려 한다. 도대체 1년 만에 이렇게까지 너절해진 총장이 또 있었을까.
  • [고든 정의 TECH+] 맥까지 자체 ARM 칩 탑재…자신 만의 생태계 구축하는 애플

    [고든 정의 TECH+] 맥까지 자체 ARM 칩 탑재…자신 만의 생태계 구축하는 애플

    애플의 개인용 컴퓨터인 맥(mac)은 지금까지 세 가지 형태의 CPU를 탑재했습니다. 1984년 등장한 오리지널 매킨토시는 모토로라 68000을 사용했습니다. 이후 1994년 IBM의 파워 PC(PowerPC)로 CPU를 변경하는데, 초기에는 강력한 성능으로 시장에서 호평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는 2006년 파워 PC에서 인텔 CPU로 갈아타기로 결정합니다. IBM 파워 PC의 강력한 경쟁 상대였던 인텔 x86 CPU의 성능이 크게 향상되었고 파워 PC에서 약점으로 생각되던 노트북용 CPU에서 더 나은 대안을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파워 PC용으로 개발되었던 맥OS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x86으로 변경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IBM의 개발 방향은 서버 및 고성능 컴퓨팅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인텔만큼 노트북에 집중할 가능성은 희박했습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인텔 CPU와 플랫폼이 맥의 미래를 위해 나은 결정이었습니다. 파워 PC에서 인텔 CPU로 갈아탄 일은 지금도 잡스의 탁월한 선택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토로라와 IBM과 마찬가지로 애플과 인텔의 밀월 관계 역시 영원할 순 없습니다. 이미 업계에서는 몇 년 전부터 애플이 ARM 기반 자체 프로세서를 맥에 탑재할 것이라는 루머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인텔 CPU의 발전이 정체된 사이 애플 A 시리즈 같은 모바일 AP는 성능이 급격히 빨라져 x86 CPU와의 격차를 크게 줄였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과거에는 모바일이나 임베디드 등 고성능보다는 저전력이나 낮은 가격으로 승부하던 시장뿐 아니라 서버나 노트북 등 고성능 기기 시장까지 ARM 기반 CPU가 파고들고 있습니다. 퀄컴은 스냅드래곤 8cx를 통해 윈도우 10 기반 노트북 및 태블릿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아마존은 자체 ARM 서버칩의 성능이 인텔이나 AMD의 서버칩에 비해 가성비가 더 높다고 발표했습니다. 애플의 A 시리즈 AP는 모바일 ARM CPU 중에서 성능이 가장 높은 편에 속합니다. 애플이 노트북이나 데스크톱에 들어갈 더 고성능 ARM 기반 프로세서를 만든다면 충분히 인텔 CPU와 경쟁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애플 자체 프로세서를 탑재한 맥의 등장은 사실 시간문제였습니다. 애플은 WWDC(세계 개발자 컨퍼런스) 2020 기조연설을 통해 ARM 버전 맥을 올해 말 출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새로운 맥OS인 빅서(Big Sur)는 ARM 버전으로 개발된 것으로 시연용으로 보여준 모든 앱이 ARM 버전으로 구현된 것입니다. 애플은 x86 어플리케이션의 대부분을 수일 이내로 ARM 버전으로 수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수정되지 않은 x86 앱이라도 x86-ARM 번역기인 로제타 2(Rosetta 2)를 통해서 새로운 ARM 기반 맥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파워 PC에서 x86으로 이전할 때 사용한 앱의 이름이 로제타입니다. 애플은 ARM 기반 맥에 들어갈 프로세서에 대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노트북 CPU 수준의 전력 효율성과 데스크톱 CPU 수준의 성능을 보여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아이패드용 AP를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고성능 프로세서를 탑재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전자를 택한다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후자를 택한다면 성능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개발자를 위한 개발자 전환 킷(DTK, Developer Transition Kit)에는 아이패드 프로에 탑재된 A12Z와 16GB 메모리, 512GB SSD, 맥OS 빅서 베타 버전이 탑재되었습니다. 애플 자체 칩 전환에는 대략 2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체 칩을 사용할 경우 얻는 가장 큰 이점은 비용 절감입니다. 애플의 A 시리즈 AP는 인텔 CPU보다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또 GPU의 경우도 라데온 대신 자체 GPU를 내장하면 비용을 한 단계 더 절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용 절감이 유일한 이유는 아닙니다. 모든 애플 기기가 자체 ARM 기반 프로세서를 사용하면 맥OS와 iOS의 실용적인 통합이 가능합니다. 애플은 상당수 iOS 앱을 별도의 전환 과정 없이 맥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결국, 맥의 활용도가 크게 높아지면서 아이폰 사용자를 자연스럽게 맥으로 끌어올 수 있습니다. 자체 생태계를 크게 강화할 수 있는 것입니다. 최신 A 시리즈 칩셋에 탑재한 인공지능 가속 기능을 맥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사실 x86에서 ARM으로 이전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이전을 통해 얻는 여러 가지 이득이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입니다. 여담이지만, 본래 ARM은 영국의 애플이라고 불리던 아콘 컴퓨터가 개발한 CPU입니다. 아콘 컴퓨터는 오래전 파산했지만, CPU 설계 부분은 ARM으로 독립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사연을 지닌 ARM이 진짜 애플의 두뇌 역할을 하게 됐으니 우연치곤 재미있는 일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글로벌 In&Out] 북한은 어디까지 갈까/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글로벌 In&Out] 북한은 어디까지 갈까/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이 ‘대남 작전쇼’를 시작했다. 북한은 탈북자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구실로 남북 관계를 깨뜨리고자 한다. 대북 제재 유지에 대한 불만 표시, 남한이 제재 완화에 앞장서도록 유도하려는 의도, 그리고 김여정의 지도자로의 위상 제고와 같은 의도도 담겨 있을 것이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충격적인 일이다. 북한이 2000년 6·15선언 이전 상태로 개성공단과 금강산에 군대를 재배치키는 것은 한국 정부에 거슬릴 수 있다. 비무장지대에 부대를 진입시키는 것은 2018년 9·19 군사합의 위반 대상일 것이다. 북한은 왜 이렇게 공격적일까. 마치 잃을 게 없는 것처럼 한국 정부를 심하게 비난하고 거칠게 소동하는 것은, 사실 잃을 것이 많고 불안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들은 옛날에 핵실험과 중장거리미사일 발사로 불쾌감을 표시하는 동시에 외교적 지렛대를 키우고 최다 파괴력을 가진 무기도 개발했지만 이제 말과 상징물의 파괴로만 불만을 표현하고 있을 뿐이다. 앞으로 북한의 대남 전술은 더 끔찍한 것들이 있을 수 있다. 서해상에서의 무력충돌, 남한 영토에 대한 미사일 발사, 미국 본토를 향한 공격 등 여러 가능성이 제기됐고 실제 더 끔찍한 도발을 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는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불만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 일종의 대리전일지도 모른다.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은 큰 충격이었다. 완전 비핵화를 한꺼번에 요구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와 하노이 이후 미국 정부가 요구해 왔던 비핵화의 최종 상태에 대한 논의를 북한 지도부는 거부했고, 현재의 외교 프레임을 깨뜨리고 싶어 했을 것이다. 원래 이렇게 될 때, 북한은 핵과 장거리미사일을 ‘소통 수단’으로 삼는다. 그런데 아직 그런 조짐조차 안 보인다.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자제하는 이유는 미국과 중국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가 1월에 이란 솔레이마니 장군을 암살했던 것과 2017년에 수시로 미사일과 핵실험으로 인해 전쟁과 ‘코피작전’까지 제기됐던 것을 잘 기억할 것이다. 미중 간의 대북 외교 협력은 이뤄질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이지만 바로 이런 상황 속에서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발사되면 미중 간 심한 긴장 속에서 미국은 남한에 전략자산 파견, 서해에 미해군 군함 파견 등을 할 수 있다. 미국과 한국은 이런 행동을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라고 보겠지만, 중국은 매우 위협적인 행동으로 인식할 것이다. 중국은 미국을 비판하겠지만, 미국이 이런 조치를 취할 구실을 마련해 준 북한에 과감한 제재나 처벌을 할지도 모른다. 2017년 코피작전 소문이 퍼졌을 무렵 중국이 북한으로의 석유 수출을 중단한 적도 있다. 북한 지도부는 매우 불쾌했겠지만, 중국으로부터 석유와 필요한 원료를 수입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지금의 위기는 대리전에 그칠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북한은 2016년에 착수한 5개년경제전략을 사실상 연초에 포기했고 데일리엔케이, 자유아시아방송, 아시아프레스 등 대북 매체를 통해 전해진 바를 종합해 보면 북한 경제사정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엄격한 제재는 이미 경제개발 전략을 무산시켰다. 코로나도 대중 무역과 북한 사회에 악영향을 미쳤다. 미국이나 중국으로부터 처벌받으면 이미 어려운 경제사정은 더 나빠질 것이다. 남한을 때릴 때에 김여정의 지도자 위상을 높이고 한미 간에 이해상충 문제 등을 부각시킬 수 있지만, 대리전 전술에서 벗어나 더 큰 군사행동을 하면 잃을 것들이 많다. 그러니 북한은 남한을 때리는 것 외에 선택지가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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