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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⑨ 인천 장수동 은행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⑨ 인천 장수동 은행나무

    단풍에도 차례가 있고, 낙엽에도 순서가 있다. 작은 나무가 먼저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가을을 알리고 낙엽을 떨어뜨리기 시작하면, 덩치 큰 나무들은 그제야 서서히 속살을 드러내며 고운 단풍을 보여준다. 나무 줄기와 잎에서 물기가 빠져야 단풍이 드는 법인데, 몸피가 굵을수록 제 몸의 물을 덜어내는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한 때문이다. 일교차가 크고 햇살이 좋아야 단풍이 더 곱고 화려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봄부터 가을까지 생명을 유지하는 데에 물만큼 필요한 게 없지만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물을 덜어내야 한다. 기온이 떨어져 물이 얼면, 생명에 위협을 받을 수도 있어서다. 단풍은 결국 몸 안의 물을 덜어내고 겨울을 무사히 지내려는 나무의 생존 전략이 빚어낸 겨울 채비인 셈이다. 가로수에서 떨어진 울긋불긋한 낙엽이 거리를 뒹굴자 큰 나무의 단풍이 궁금해 안절부절못하고 길을 나섰다. 큰 나무들이라면 아직 낙엽은커녕 단풍도 덜 들었으리라는 짐작은 있었지만, 나무의 시간을 사람의 마음으로 가늠하는 건 언제나 불가능한 탓에 인천 장수동 은행나무를 찾아 길을 재우쳤다. 짐작대로 단풍은 아직 덜 들었다. 햇살 더 많이 받는 위쪽 은행잎에 든 노란 단풍은 선명했지만, 땅 위에 선 사람의 가까운 쪽에는 여전히 초록의 은행잎이 남아있었다. 겉으로는 매운 바람쯤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시치미를 떼고 속으로만 삶의 무게를 덜어내려 바쁘게 꼼지락거릴 뿐이었다. ●도심 한가운데서 겨울 채비로 분주 평일 낮이었지만, 언제나처럼 장수동 은행나무를 찾아온 사람들은 적지 않았다. 은행나무 그늘 짙게 드리운 텃밭에는 칠순쯤 돼 보이는 노인이 한 해 동안 공들여 키운 배추를 돌보느라 분주하다. 노인은 지나는 사람들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고개 한번 돌리지 않는다. 어쩌다 마주치는 일이 있어도 성가시다는 듯, 이내 눈길을 돌린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인 까닭이다. 노인에게 다가가 ‘예년처럼 올해도 은행나무 동제를 지냈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데면데면하던 노인의 표정이 금세 밝아진다.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노인은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아예 허리를 펴고 일어난다. “물론이지. 해마다 칠월 초하루에 목신제를 지내. 나는 스무살 때부터 여기 살았는데, 그때부터 계속했어. 옛날처럼 농악패가 길굿까지 하는 건 아니어도 그냥 넘기는 법은 없지. 도시에서 이렇게 목신제를 지내는 데는 아마 없을걸.” 목신제를 지낼 때에는 구청이나 시청에서도 사람들이 나온다는 이야기도 노인은 빼놓지 않는다. 은행나무 목신제에 대한 자부심을 보여주는 것이다. ●800년 동안 마을의 수호신으로 살아 은행나무는 800년 동안 이 자리에서 마을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나무로 살았다. 나무에 제를 올리는 풍경에야 적잖은 변화가 있었지만, 나무는 예나 지금이나 마을의 수호신이다. 옛날에는 마을에 나쁜 일이 생기거나 큰 병이 돌면 나무 앞에 제물을 차려 놓고 치성을 드렸다. 얼마 전까지 나무에는 소속을 알 수 없는 무속인들도 찾아와 제상을 차려놓고 기도를 올리는 풍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몇 년 사이에 그런 예스러운 풍경은 사라지고, 해마다 칠월 초하루에만 목신제를 올린다. 키가 30m나 되는 인천 장수동 은행나무는 뿌리 부분에서부터 줄기가 다섯개로 고르게 갈라지면서 높지거니 솟아올랐다. 나뭇가지가 마치 수양버들처럼 축축 늘어진 생김새도 여느 은행나무와는 사뭇 다른 특징이다. 나뭇가지가 펼친 품은 사방으로 25m 넘게 고르다. 도심 한가운데에서 이만큼 훌륭한 나무를 볼 수 있다는 건 행운이라 할 수 있다. 장수동 은행나무가 세상에 널리 알려진 건 1992년에 인천시 기념물 제12호로 지정되면서부터였다. 그때만 해도 나무를 찾아오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나무의 가치를 먼저 알게 된 몇몇 사람들이 이 나무의 존재를 꾸준히 알렸다. 더 오래 잘 보존하자는 뜻에서였다. 누가 시키지 않았건만, 스스로 은행나무 지킴이를 자처한 사람도 있었고, 수시로 나무의 변화를 정성스러운 사진과 글로 일일이 알린 사람도 있었다. 나 역시 그들 중의 한 사람이었다. 나무는 널리 알려졌고, 찾아오는 사람도 따라서 늘어났다. 나무 주위의 한적한 풍경은 걷잡을 수 없이 빠른 변화를 겪어야 했다. 먼저 나무 곁에 식당이 들어섰다. 식당이라 해봐야 나무 옆 골목 안쪽의 허름한 칼국수 집 하나가 전부였던 풍경은 차츰 번화한 도심의 관광지 풍경을 닮아갔다. 천막을 친 간이식당이 생기더니, 차츰 제법 그럴싸한 간판을 내건 식당이 지어졌다. ●풍경 바뀌어도 나무는 여전히 아름다워 나무 주위의 풍경이 바뀌자 나무 지킴이의 발걸음도 뜸해졌다. 애초에 나무를 세상에 알리려 애쓴 그들의 처음 뜻과 달리 얄궂게 변하는 나무 주위 풍경에 정나미가 떨어진 이유도 있었겠지만, 그처럼 재빠르게 바뀌는 나무의 변화 앞에 무력할 수밖에 없는 탓이 더 크다. 두어 해 전만 해도 별다른 계획 없이 지나는 길에 장수동 은행나무를 찾으면, 나무 아래에서 우연히 만나 편안하게 나무를 함께 바라볼 수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나무 그늘에 놓인 긴 의자에 홀로 앉아서 나무와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라치면 어느 틈엔가 알은 체를 하며 다가오는 지킴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발걸음이 끊겼다. 나무가 잘못한 건 하나도 없는데, 나무는 사람들에 의해 사람들로부터 차츰 멀어지고 말았다. 나무 앞에 가만히 서서 “지구라는 아름다운 별이 앓고 있는 유일한 피부병은 인간”이라고 한 니체의 이야기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 게 안타깝다. 마치 140년 전에 이미 오늘을 내다본 듯한 니체에 대거리할 재주가 없다. 누구보다 나무를 아꼈지만, 이제는 다시 오지 않는 사람들이 하나둘 떠오른다. 장수동 은행나무의 가을이 그렇게 쓸쓸하다. 기다리는 사람은 오지 않아도 잎에는 언제나처럼 천천히 노란 단풍이 내려앉는다. 글 사진 인천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인천 남동구 장수동 63-6. 서울외곽순환도로 장수나들목으로 나가면 곧바로 인천대공원 지하차도가 나온다. 지하차도를 지나서 이어지는 고가도로 옆길 끝의 장수사거리에서 좌회전해 800m쯤 가면 왼쪽으로 대공원 후문을 지나게 된다. 다시 800m쯤 직진하면 만의골 입구 삼거리. 여기서 좌회전해 1.9㎞ 가면 삼거리다. 삼거리 모퉁이에 새로 지은 주차장이 있고 그 안쪽에 은행나무가 있다.
  • 종로 알리기 팸투어 나선 파워블로거들

    종로 알리기 팸투어 나선 파워블로거들

    “서울 중심부에 이렇게 아름다운 백사실계곡이 숨겨져 있다니 보물을 찾은 기분입니다.” “서민들의 삶이 살아 있는 종로 광장시장의 빈대떡과 막걸리는 우리나라 최고.” 여행기를 적거나 맛집 등을 소개하는 파워블로거들이 서울 종로구의 아름다움을 포스팅해 화제다. 종로구는 서울 자치구 처음으로 지난 16일부터 1박2일동안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 다음 등에서 활동 중인 파워블로거 30명에게 종로의 매력을 알리는 팸투어를 했다. 이들은 북촌 한옥마을, 이화동 벽화마을, 백사실계곡 등 종로의 관광명소를 돌아본 소감과 사진 등을 인터넷으로 국내외 네티즌에게 알리게 된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이번 행사는 우리 전통 역사와 문화가 살아 있는 종로를 알리기 위한 첫걸음”이라면서 “21세기 고부가가치 산업인 관광산업 활성화에 기여하는 축제와 관광코스 개발, 관광 인프라 확충 등 다양한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1박2일 종로 매력에 푹~ 투어 첫날인 지난 16일 블로거들이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종로구가 올해 처음 관광코스로 개발한 서울성곽. 이들은 종로구청 안내 공무원의 설명을 들으며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수시로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자신의 느낌을 적는 블로거도 눈에 띄었다. 강병원(47·천안 굴당동)씨는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온 느낌”이라면서 “서울 한복판에 천국의 계단 같은 서울성곽을 보고 그 모습에 반했다. 중국이나 타이완에서도 이같은 아름다움을 찾지 못했다.”고 감탄했다. 강씨는 “곳곳에 배치된 사복경찰이 사진을 맘대로 찍지 못하게 하는 것이 좀 아쉬웠다.”고 말했다. 산동네 판자촌이 예술촌으로 탈바꿈한 이화마을에서도 블로거들의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와~ 너무 잘 어울린다. 외국의 작은 도시에 온 듯한 느낌”이라면서 “항상 옛모습이 사라지는 것이 못내 아쉬웠는데 이런 예술화 사업으로 멋지게 변한 이화마을이 지금 모습 그대로 간직됐으면 좋겠다.”고 김미경(39·여·송파구 마천동)씨가 말했다. 2시간 동안 서울성곽의 아름다움에 취한 블로거들의 다음 방문지는 종로5가 광장시장. 이들은 칼국수, 비빔밥, 순대, 빈대떡 등 맛집이 숨겨진 광장시장 안을 헤집고 다녔다. “역시 전통 시장이 최고”라면서 “사람 사는 냄새와 넉넉한 인심, 맛난 음식, 착한 가격 등 광장시장을 중심으로 포스팅을 하겠다.”고 정원식(51·용인 수지)씨가 말했다. ●종로 관광마케팅의 발판 마련 어둠이 내리면서 블로거들이 찾은 곳은 가회동 한옥마을. ‘자연을 담은 그릇’이라는 한옥에서 하룻밤을 체험하기 위해서다. 상쾌한 바람에 흔들리는 가로등을 지나 나무 대문을 열고 들어서자 작은 정원이 있는 한옥이 나온다. 나무 기둥과 작은 툇마루, 선 고운 처마가 눈에 들어온다. 정혜경(39·여·마포구 성산동)씨는 “사실 낮의 북촌은 번잡하다는 느낌이었지만 저녁이 되자 조용하고 시골 같은 느낌이 들어 좋았다.”면서 “골목길의 멋스러움과 고요함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씨는 “한옥시설 자체야 평준화할 수 없지만 주인의 친절도와 아침식사의 질 등은 일정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틀째인 17일 서울의 비밀정원이라는 부암동 백사실계곡과 삼청공원 등도 둘러봤다. 1박2일 동안 종로의 매력에 푹 빠진 블로거들은 사이버 공간에서 종로를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하기로 했다. 조혜정 종로구 관광산업과장은 “종로는 역사와 문화, 때묻지 않은 자연 등 다양한 관광자원을 가진 곳”이라면서 “이번 행사를 계기로 종로의 매력을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경북 울진 십이령길의 삼색 매력

    경북 울진 십이령길의 삼색 매력

    주막에서 국밥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운 일단의 보부상들이 ‘끙~’ 소리를 내며 ‘바지게’(다리가 없는 지게)를 지고 일어섭니다. 바지게 위에는 경북 울진 바닷가 마을에서 사들인 건어물이며 소금, 생선, 젓갈 등 내륙에 내다 팔 물산들로 가득합니다. 그들이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며 향하는 곳은 봉화(춘양), 영주, 안동 장 등입니다. 요즘에야 7번, 36번 국도가 사통팔달로 이어주지만 어디 예전에도 그랬으려고요. 갯마을에서 내륙으로 가기 위해서는 당연히 산을 넘어야 했습니다. 내륙에서 피륙, 비단, 곡물 등을 사서 돌아올 때도 마찬가지였지요. 그 시절 보부상들이 발품 팔았던 그 길, 그들의 밭은 숨결 켜켜이 쌓인 그 길이 ‘십이령길’입니다. 현지인들은 ‘십이령 바지게길’이라고도 부르지요. 산림청과 울진군이 그 길을 복원해 ‘금강소나무 숲길’이란 이름으로 지난 7월 일반에 공개했습니다. 예전엔 화적 떼가 들끓던 그 길에 이젠 ‘살아 있는 화석’ 산양과 사슴, 고라니 등이 살고 있지요. 쭉쭉 뻗은 금강송들은 이들에게 버팀목이 되어 줍니다. 선인들의 숨결 오롯한 옛길을 거닐며 차분하게 가을을 맞는 건 어떨까요. 글 사진 울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옛길이 주는 감동의 시간들 옛길은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바위와 나무를 돌아 어제와 오늘을 이어 주는 옛길은 오래된 시간의 크기만큼 호젓한 시간을 내어 준다. 예전엔 십이령길과 함께 고초령길(매화장)과 구주령길(평해장) 등이 울진에서 내륙의 대처로 나가는 통로 역할을 했다. 그중 대표적인 길이 십이령길이다. 바릿재, 샛재, 너삼밭재(저진치) 등 정겨운 이름의 고개를 넘는데, 울진 관내에 7령, 봉화 관내에 5령이 속해 있다. 이상을(57) 산림청 울진국유림관리소 경영토목계장에 따르면 총길이는 약 150리(약 60㎞)쯤 된다. 하지만 이는 구전에 따른 기록일 뿐 정확한 측량에 근거한 거리는 아니다. 이번에 공개된 십이령길은 그중 울진군 관내 약 21㎞ 구간을 복원한 것. 그런데 공식 이름을 보부상 옛길이나 십이령길이 아닌 금강소나무숲길로 정한 까닭은 뭘까. 이 계장은 “총 4개 구간 70㎞에 금강소나무숲길이 조성되는데, 보부상길은 그중 1구간 전체 13.5㎞를 말하는 것”이라며 “내년으로 예상하고 있는 2구간 16.7㎞ 일부에도 보부상 옛길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보부상들은 흥부장(현 부구리)이나 죽변장, 울진장에서 미역 등 갯것들을 사 봉화 춘양장 등에 내다 판 뒤 다시 내륙에서 비단, 곡물 등을 가져와 해안 장터에 팔았다. 그들은 대개 북면 두천리 주막거리에서 하루를 묵고, 이튿날 아침 일찍 바릿재를 올랐다. 바릿재란 소에다 물건을 바리바리 싣고 다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두천리 주차장에서 맑은 내를 훌쩍 뛰어넘으면 내성행상불망비(乃城行商不忘碑)와 만난다. 보부상들이 접장(接長) 정한조 등의 은공을 기리기 위해 세운 철비(鐵碑)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입구이자 십이령길의 출발지다. 다소 된비알의 바릿재를 숨가쁘게 넘어가면 옛 장평마을이다. 여기서부터는 임도를 따른다. 임도 초입에는 제법 큰 키의 엄나무가 탐방객들을 굽어보고 있다. 나이는 350살가량. 이윤권(54) 숲해설가는 “엄나무는 약재 등 쓰임새가 많아 대부분 다 자라기 전에 잘려지곤 하는데, 이 녀석은 못생긴 탓인지 여태 살아남았다.”며 웃었다. ●못난 소나무가 선산 지킨다더라 임도를 따라 발길을 재촉하면 곧 서들골. 시싯골과 창골 등에서 내려온 계곡물이 합류하는 곳이다. 겨울철이면 곧잘 산양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서들골에 들면 옛길은 접고 잠시 쉬어갈 일이다. 빼어난 계곡이 보이지 않게 이어져 있기 때문. 계곡을 따라 10분쯤 내려가면 ‘선녀탕’이다. 하지만 현지인들은 ‘선녀 엉덩이탕’이라 즐겨 부른다. 계곡물이 암벽을 파 두 개의 둥그런 소를 만들었는데, 그 모양이 여인네의 엉덩이와 닮았다 해서 이처럼 해학적인 이름이 붙었다. 필경 이곳에서 다리쉼을 했을 보부상들도 이 모습을 보며 저마다 입에 궐련을 문 채 희희덕거렸을 게다. ‘선녀 엉덩이탕’ 있는 곳에 남근석이 빠지랴. 여기서 다시 10분쯤 내려가면 길게 뻗은 바위와 소가 어우러져 있다. 당연히 이름도 ‘남근탕’이다. 서들골에서 한 시간 반쯤 걸으면 찬물내기다. 계곡물이 매우 차갑다는 뜻으로, 1구간의 중간 쉼터다. 찬물내기에서 남매처럼 다정하게 선 금강송 두 그루를 지나 산길로 접어들면 샛재(鳥嶺·595m). 경북 문경의 ‘새재’와 똑같은 이름이다. 결국 영남 사람들이 한양으로 가기 위해서는 하나도 버거운 ‘새재’를 두 개나 넘어야 했던 셈이다. 서어나무가 무거운 그늘을 만들고 있는 샛재에 서면 ‘조령성황사’란 편액이 내걸린 낡은 건물과 마주한다. 보부상들이 상단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지은 성황당으로, 세월의 무게만큼이나 장중한 분위기로 주변을 압도한다. 샛재 주변엔 그야말로 ‘기골이 장대한’ 금강송들이 가득하다. 저마다 둥치에 노란 페인트칠을 하고 있는데, 문화재 중수 시 베기 위한 표식이다. 이윤권 숲해설가에 따르면 4137번까지 표시돼 있다. 조령성황사 바로 옆, 어른팔로 두 아름쯤 되는 금강송이 1번. 원래 남대문 복원공사 때 베어질 뻔했으나, 둥치 위가 약간 굽어 규격에 미달된 덕에 살아남았다. ‘못난 소나무 선산 지킨다’더니 딱 그 모양새다. 샛재에서 대광천까지는 평탄한 내리막 코스. 철 따라 들꽃들이 지천으로 피고 진다. 샛재에서 10여분쯤 내려오면, 희미하게 발자국 흔적이 남아 있는 돌계단과 만난다. 이 숲해설가는 “보부상들이 오랜 기간 짚신발로 밟아서 생겨난 흔적”이라고 전했다. 너삼밭재 입구 어름에서는 보부상들이 밥을 지어 먹은 흔적도 찾아볼 수 있다. ●제철 송이 맛보고 오세요 ‘제8회 울진 금강송 송이축제’가 새달 1~3일 울진친환경엑스포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울진군은 축제를 통해 전국 최대 송이 생산지의 면모를 과시할 계획이다. 축제의 백미는 송이 채취 체험이다.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접수한다. 하루 두 차례, 오전 10시와 오후 2시 북면 구수곡자연휴양림 일대를 걸으며 송이를 딴다. 체험비 1만원을 내면 송이 1개씩 채취할 수 있다. 산림욕을 즐기며 송이를 따는 맛이 각별하다. 두 시간쯤 걸린다. 송이채취 체험 및 투어 참가자는 참가비의 절반을 울진사랑상품권(5000원)으로 되돌려 받고, 축제기간 동안 주요 관광지와 온천 입장료를 30~50% 할인받을 수 있다. 울진군산림조합 (054)782-2249.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중앙고속도로 풍기, 또는 영주 나들목으로 나와 36번 국도를 타고 곧장 간다. 영동고속도로→동해고속도로→7번 국도→울진 순으로 가는 방법도 있다. 두천1리에 차를 뒀을 경우 십이령길이 끝나는 소광2리 금강송 펜션 앞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되돌아오면 된다. 오후 4시20분 소광리를 출발해 5시30분 두천리에 도착한다. 두천리까지는 7000원, 울진터미널 앞(5시)까지는 5000원을 받는다. 시내버스는 울진버스터미널 앞에서 오전 6시25분, 오후 1시20분·4시15분·6시에 각각 출발한다. 2000원. ▲예약 십이령길은 1일 1회 예약제로 운영된다. 탐방 인원도 하루 80명을 넘지 않는다. 국내 최대 금강송 군락지인 데다 산양(천연기념물 제217호) 서식지를 통과하기 때문이다. 출발은 오전 9시. 산행 내내 숲해설가와 가이드가 동행한다. 숲길에 들어서면 무전기나 휴대전화가 되지 않는다. 참가비는 없다. 울진숲길(www.uljintrail.or.kr, 781-7118), 산림청 울진국유림관리소(780-3940~3). ▲잘 곳 두천리와 소광리 주민들이 민박을 운영한다. 두천리 1인 1만원. 식사 5000원. 이튿날 도시락(5000원)도 싸준다. 소광리 6만~12만원. 울진숲길을 통해 예약할 수 있다. 인근 구수곡 자연휴양림(783-2241)이나 통고산 자연휴양림(782-9007), 덕구온천관광호텔(782-0677) 등에서 자고 이튿날 두천리에서 합류해도 된다. ▲맛집 남양숯불갈비는 송이전골을 잘한다. 읍내에 있다. 782-3637. 근남면 노음리 성류식당(783-5358)은 대게칼국수, 후포항 왕돌수산(788-4959)은 홍게탕이 맛있다.
  • 세계대백제전 보러오세요

    세계대백제전 보러오세요

    국내 최대 역사문화축제인 ‘세계대백제전’이 17일 개막해 다음달 17일까지 한달간 대장정에 들어간다. 충남 공주·논산시, 부여군에서 ‘1400년 전 대백제의 부활’이란 주제로 열리는 축제에서 중국, 인도 등과 교류하며 찬란하게 꽃피웠던 백제의 문화와 정신을 만끽할 수 있다. 공주는 행사장 사이가 걸어서 갈 정도로 가깝지만 부여는 차량이동이 편하다. 공주는 고마나루 예술마당~국립공주박물관~무령왕릉~공산성 순으로 볼 수 있다. 부여는 백제문화단지 백제문화관~백제왕궁~구드래둔치 순이다. 인근 부소산 낙화암과 국립부여박물관도 관람할 수 있다. 행사와 주요 관광지를 동시에 구경할 수 있는 코스다. 행사장 사이는 무료 셔틀버스와 왕궁열차(곰두리열차)가 운행된다. 공주와 부여를 오가는 셔틀버스도 있다. 3개 시군 행사장마다 모두 1만 6000대 분량의 주차장이 있다. 세계대백제전조직위원회 관계자는 “미리 행사 일정을 꼼꼼히 살펴 무엇을 볼지 정한 뒤 동선을 생각해야 편하게 관람할 수 있다.”면서 “주로 야간에 알짜 행사가 많아 하루 묵으면서 관람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숙박시설은 롯데부여리조트와 공주 한옥마을 외에 모텔과 민박 등이 있다. 대전, 보령 등 가까운 도시로 가 묵을 수도 있다. 음식으로 공주는 칼국수·따로국밥·민물장어, 부여는 민물장어·사찰음식·연잎밥·한우 등이 유명하다. 특산물은 공주가 정안밤 밤막걸리, 부여는 양송이버섯 방울토마토 멜론 등이 있다. 조직위는 240억원이 투입되는 대백제전에 외국인 20만명 등 모두 260만명의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매를 통해 102만장의 입장권이 판매됐다. (041)837-6958.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세대공감] 포기할 수 없는 유혹, 군것질

    [세대공감] 포기할 수 없는 유혹, 군것질

    먹을 것이 없어 끼니를 걱정해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밥도 못 먹는데 군것질이 웬말이냐며 허전한 입안을 콩 두어 알과 생쌀로 달래야 했다. 자꾸 씹으면 고소한 맛이 난다며 좋아했다. 그러다 장에 다녀오신 어머니가 큰 맘먹고 사다주신 ‘눈깔사탕’이라도 손에 받아든 날에는 뛸듯이 기뻐하며 사탕을 잘게 쪼개 아껴 먹기도 했다. 시대가 달라져 군것질거리가 넘쳐난다. 밥 먹고 난 뒤 커피와 케이크는 필수라는 사람들, 오후 3~4시를 간식타임으로 정해두고 오늘은 어떤 군것질을 해야 하나 고민하는 사람들…. 끼니는 대충 먹어도 달달한 디저트를 포기할 수 없는 군것질 마니아들이 예전보다 많아졌다. 종류는 달라도 포기할 수 없는 유혹, 군것질에 대한 서로 다른 추억을 들어봤다. 윤샘이나·김양진기자 sam@seoul.co.kr ■ 그땐 그랬지 요즘은 도처에 군것질거리가 널려 있지만 30~40년 전엔 달랐다. 부모님들은 5일에 한 번 열리는 장에서 물건을 팔아 만든 돈으로 자식들 줄 군것질거리를 사오곤 했다. 군것질거리라 해봐야 눈깔사탕이며 엿 등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아이들은 장날을 손꼽아 기다렸고, 거창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른들이 안겨주는 간식거리를 받아 들고는 입꼬리가 귀에 걸렸다. 경기도 분당에 사는 김수양(49)씨는 군것질 하면 장날 할머니가 나물을 팔아 사다 주시곤 했던 엿가락이 생각난다고 했다. 아침 일찍 장터에 나가시는 할머니를 보며 김씨는 마루 턱에 나와 “나중에 맛있는 거 꼭 사와야 돼.”라며 몇 차례나 다짐을 받곤 했다. 그러면 할머니는 김씨에게 할머니가 돌아올 때까지 ‘책상에 꼭 붙어 공부할 것’을 조건으로 내거셨다. 학교에 다녀와서도 할머니가 돌아오지 않은 날은 목이 빠져라 동네 어귀만 내다보며 동구 밖 들길을 건너 오실 할머니를 기다렸다. 약속한 공부는 뒷전으로 제쳐두고 할머니 손에 들려올 군것질거리만 목이 빠지게 기다렸다. 그러다 늦어지는 할머니를 기다리지 못하고 잠에 빠지기도 했다. 그럴 땐 아침 잠자리에서 머리맡에 놓인 엿봉지를 발견하고는 깜짝선물이라도 받은 양 기뻐했다. 김씨는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맡에 놓여져 있는 엿을 보고 좋아하며 아침부터 다디단 엿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며 웃었다. 모두가 가난했던 시절에 즐겼던 군것질거리를 요즘엔 별미로 즐기기도 한다. 당시에는 배가 고파 ‘맛도 없는 것을 어쩔 수 없이 먹는다.’는 생각을 했지만, 지금은 먹을거리에 추억까지 더해 별미로 즐기기도 한다. 강원 강릉에 사는 오창수(58)씨는 씹으면 씹을수록 쫀득쫀득해지던 ‘밀껌’이 군것질거리로 최고였다고 돌이켰다. 6월 보릿고개 막바지, 밭에 누렇게 밀이 익어가면 아이들은 밭두렁에서 익어가는 밀 목을 따 손바닥으로 비벼 알곡을 추린 뒤 질겅질겅 씹으며 허기를 견디곤 했다. 지금은 밀밭이 거의 사라져 다시 해보기도 어려운 풍경이 돼 버렸다. 친구들과 서리한 콩을 구워 먹었던 것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저물녘, 동네 친구들과 소를 몰고 돌아오다가 길가 콩밭에서 잽싸게 콩 대를 한 웅큼 후려다가 모닥불을 지펴 구워 먹곤 했다. 살짝 구운 깍지를 벗기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콩을 호호 불어서 먹을 수 있었다. 검게 그을린 깍지를 벗기던 손으로 땀을 닦고 코를 비비다 보면 어느새 얼굴은 검댕 칠갑이 되었고, 그런 모습들을 쳐다보며 깔깔 웃느라 날이 저무는 것도 몰랐다. 여름이 되면 아이들은 대바구니에 호미를 챙겨 들고 바다 갯벌에 나가 조개를 주워 모았다. 바지런히 호미로 긁어대면 어렵잖게 두어 사발의 조개를 캘 수 있었다. 저녁이 되면 마당에 멍석을 펴고 온 가족이 모여 앉아 여름 별미로 조개칼국수를 즐겼다. 칼칼한 국물에 풋풋한 애호박이 들어간 칼국수와 함께 찐감자를 곁들이면 더위에 지친 여름밤이 넉넉하고 안온했다. 초가을 무렵, 감나무 밑에 뒹구는 맛이 덜 든 땡감을 주워 먹던 것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오씨의 어머니는 아직 덜 익어 떫기만 한 감을 먹는다며 나무라셨지만 텁텁한 대로 허기는 면할 수 있었고, 더러는 그렇게 주워 모은 감을 된장 속에 묻거나 소금물이 담긴 독에 며칠씩 넣어뒀다 떫은 맛이 가시면 꺼내 먹곤 했다. 오씨는 “지금도 칼국수는 많지만 예전에 흔하디 흔했던 우리 밀로 만든 칼국수보다는 못하다.”면서 “지금은 그러고 싶어도 되찾을 수 없는 음식들이 돼 버렸다.”고 아쉬워했다. ■ 요샌 이래요 고등학교 2학년인 김미희(17)양은 교문 앞 포장마차에서 파는 일명 ‘마약 토스트’에 푹 빠졌다. 구운 식빵 두 장 사이에 노란 치즈 한 장 달랑 들어간 간단한 음식이지만 김양네 학교 학생들 사이에서는 “토스트에 마약을 넣었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다. 김양은 “엄마가 아침에 밥을 먹고 가라고 해도 뿌리치고 일부러 토스트를 사 먹고 등교할 정도”라면서 “학교에 일찍 도착한 다른 친구들이 들어올 때 토스트를 사다 달라고 문자를 보내기도 한다.”고 말하면서 입맛을 다셨다. 등굣길에 토스트를 먹지 못한 친구들은 쉬는 시간에 이 ‘마약 토스트’를 찾아 담장을 넘는 위험한 선택을 하기도 한다. 등교시간이 지난 후에는 교문을 닫는 학교규칙상 쉬는 시간에도 학교 밖을 빠져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담장을 넘다 선생님께 걸리기라도 하면 벌점을 받거나 화장실 청소를 해야 하지만 학생들은 결코 마약 토스트를 포기하지 못한다.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는 “‘마약 토스트’를 매점에서 팔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문 바로 앞에 있는 토스트집까지는 교내로 간주하도록 교칙을 개정하자.”는 등 황당한 주장을 하며 깔깔대곤 한다고 전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 윤규현(28)씨도 학교 앞 명물간식을 기억하고 있었다. 윤씨가 다녔던 서울 한남동의 한 중학교 앞에는 모든 메뉴를 1000원에 파는 일명 ‘1000원 분식점’이 있었다. 라면, 쫄면, 떡볶이, 김밥 등 다양한 메뉴를 파는 분식점이었는데, 모든 메뉴가 통일된 가격 단돈 1000원이었다. 점심을 먹고도 금세 배가 고파지는 학창시절, 윤씨와 친구들은 하루에도 2~3번씩 그곳을 찾았다. 수업이 끝나고 귀가하는 길에 들러 라면 한 그릇씩을 비우고는 다시 학원가는 길에 찾아가 쫄면을 시켜 먹는 식이었다. 다른 분식점에 비해 절반 수준의 가격이라 부담이 없었다. 워낙 가격이 싸고 인기가 좋아 한때 학생들 사이에서는 “유통기한이 지난 재료를 가져온다.”는 등의 루머가 돌기도 했지만, 1000원 분식점의 인기는 수그러들 줄 몰랐다. 윤씨는 “학교를 졸업한 지 벌써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그 분식점은 자리를 지키고 있더라.”면서 “물가가 많이 올라 요새는 모든 메뉴가 2000~3000원대지만 여전히 맛이 있어 집에 가는 길에 종종 들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희재(26)씨는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학교 앞 문방구표 군것질거리를 생생하게 기억했다. 이씨가 초등학생이던 10여년 전, 학교 앞 문방구에는 온갖 군것질거리가 다 있었다. 이씨와 친구들은 문방구에 학용품을 사러 갈 때보다 그곳에서 파는 컵떡볶이를 먹으러 갈 때가 더 많았다. 문방구에는 주인 아주머니가 설탕을 가득 넣어 만든 달달하고 맵싸한 떡볶이와 떡꼬치, 순대꼬치, 얼린 음료수 등 어린 학생들의 입맛을 자극하는 군것질거리들이 가득했다. 이씨의 어머니는 매일같이 학교가 끝나면 문방구에서 간식을 사먹는 아들에게 “불량식품이니 사먹지 말라.”고 말하곤 했지만 이씨는 “당시에 사먹었던 문방구표 간식이 어머니가 해주시는 간식보다 훨씬 맛있었다.”고 말했다. 특별히 맛있는 떡볶이도 아니었지만 친구들과 함께 문방구 앞에 앉아 종이컵에 담긴 빨간 떡을 긴 꼬치로 찍어 먹는 재미가 동심을 자극했던 것이다. 어떤 친구는 종이컵 대신 투명한 비닐봉지에 담긴 떡볶이를 모서리에 낸 구멍으로 쏙쏙 빼먹기도 했다. 이씨는 “어머니 말씀대로 불량식품일 수도 있지만 그걸 먹고 자라서 지금 이렇게 튼튼한 것 아니겠느냐.”며 웃었다. 과거와 달리 주위에서 쉽게 군것질거리를 구할 수 있는 요즘이지만, 대학생 이지원(21·여)씨는 한국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외국산 간식을 즐겨 찾는 ‘희귀 군것질거리 마니아’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식품코너에 가면 수입식품 코너가 있지만, 이곳의 한정된 상품은 이씨의 군것질 욕구를 충족시켜주기에 충분하지 못하다. 이씨는 아직 한국에 정식으로 수입되지 않은 미국산 초콜릿잼, 일본에서만 파는 쿠키 등을 구하기 위해 인터넷 쇼핑몰을 뒤지곤 한다. 장에 가신 할머니 쌈지에 담겨 오는 군것질거리를 기다리듯 이씨는 주문한 간식 택배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린다. 이씨의 어머니는 “집에도 먹을거리가 이렇게나 많은데 엉뚱한 데 돈을 쓰느냐.”며 핀잔을 주지만 이씨는 오늘도 인터넷 쇼핑몰을 돌아다니며 새로운 군것질거리를 탐색한다. 이씨는 “한국에서 팔지 않는 간식을 찾는 것은 맛도 맛이지만, 새로운 것을 접하고 먹어보기 위한 호기심이 더 크다.”면서 “군것질거리를 찾는 것은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 일종의 재미인 만큼 이제는 하나의 취미가 됐다.”고 말했다.
  • 무한도전, WM7 발단은 정형돈 입방정…네티즌 증명

    무한도전, WM7 발단은 정형돈 입방정…네티즌 증명

    네티즌 수사대가 MBC ‘무한도전-WM7’ 프로레슬링 특집의 발단이 정형돈의 ‘입방정’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뇌진탕, 응급실 등 험난했던 프로레슬링 도전기의 비밀이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4일 ‘무한도전’ 멤버들이 1년 여 동안 준비한 ‘프로레슬링 WM7’ 특집의 파이널 경기 1편이 방송됐다. ‘프로레슬링 우롱 논란’을 비롯, 잡음에 시달리며 부진했던 시청률을 기록했던 멤버들은 오명을 씻고 ‘눈물과 땀의 예능’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아직까지 무대에 대한 열기가 식지 않은 가운데, 멤버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과 함께 영광의 상처를 선사했던 프로레슬링 특집이 멤버 정형돈의 입방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1월 24일 방송분에서 멤버들은 봅슬레이 도전을 앞두고 노홍철의 집에 모였다. 이날 정형돈은 봅슬레이로 분위기를 몰아가는 노홍철을 향해 “차라리 프로레슬링을 하자고 해라”라며 비난했다. 무심결에 뱉은 정형돈의 발언은 훗날 씨가 돼 ‘WM7’특집으로 완성됐다. 수사내용을 접한 시청자들은 “말이 씨가 되는 방송”, “김상덕 씨 찾기 편에 이어 또 한 건 하셨습니다”, “천재들의 가혹한 방송”, “무한도전을 추구하는 ‘무한도전’”, “이러니까 항상 튼튼하고 실한 프로그램이 나오는 것”등 다채로운 소감을 전했다. 한편 ‘무한도전’ 팀의 말이 씨가 된 상황은 처음이 아니다. 유재석은 ‘식객’ 특집에서 자신이 만든 칼국수의 맛에 만족해하며 “알래스카의 김상덕 씨가 만든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가 알래스카로 떠난 바 있다. 사진 = MBC ‘무한도전’ 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전설 기자 legend@seoulntn.com ▶ 미쳤어-Gee, 거꾸로 논란…음란송 vs 조작설▶ ’남격’ 배다해, 박칼린 호통에 눈물 "건들+기교, 문제"▶ 해외봉사 문제스타 A, 진정한 스타선행에도 ‘흙탕물’▶ 한지우 "얇은 허리 콤플렉스" 망언…"근데 왜 벗어?"▶ 루니, 매춘부와 또 섹스스캔들…아내 임신중 7차례 관계▶ ’홍대 계란녀’ 화려한 과거사 vs 이재은, 후덕해진 몸매…’앗 뜨거’
  • [2일 TV 하이라이트]

    ●현장르포 동행(KBS1 오후 11시30분) 24시간 돌아가는 인쇄소에서 밤 작업만 하는 일용직 인쇄기술자인 성규씨. 3년전 아내가 가출을 했고, 아내가 남긴 2000여만 원의 카드빚을 갚아 나갔지만 불규칙한 수입으로 빚은 700여만 원으로 불어났다. 돌아오지 않는 아내가 원망스럽지만, 딸들을 위해서라도 그는 아내를 포기할 수가 없다. ●TV 미술관(KBS2 밤 12시35분) 1일부터 한 달간 인천에서 열리는 국제 디지털아트 페스티벌(INDAF). 모바일 시대에 맞춰 아이폰을 활용한 미디어아트 작품 등, 작가들의 상상 속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컴퓨터그래픽, 스마트폰 인터랙션 기법을 통해 다채롭고 흥미롭게 구현됐다. 모바일을 통해 즐겁게 탐색하며 미래의 예술작품들을 만나본다. ●후플러스(MBC 오후 11시5분) 임명 21일, 정확히 3주만에 사퇴한 8·8개각의 총리·장관 후보자들은 왜 낙마할 수밖에 없었는지 분석해본다. 홍익대 앞 작은 칼국수집, 두리반. 이 곳에선 매일 음악회, 다큐멘터리 영화상영, 소설 포럼 등 문화축제가 한창이다. 그런데 두리반 건물이 재개발에 들어가면서 하루아침에 쫓겨날 위기에 처하게 됐는데…. ●한밤의 TV연예(SBS 오후 11시5분) 결혼을 며칠 앞둔 배우 이유리를 ‘조영구가 만난 사람’에서 직접 만나, 이유리의 마음을 사로잡은 예비신랑과 첫 만남부터 결혼에 이르기까지 2년여의 러브스토리를 최초로 공개한다. 스타들은 어디에서 살까? ‘한밤’에서 직접 모아보고, 분류하고, 분석해본다. 스타들이 사는 동네에 얽힌 이야기도 공개한다. ●세계의 교육현장(EBS 오후 8시) 독일 영재성 발굴 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계획은 아이들에게서 나온다.’는 방침 아래 ‘스스로 학습법’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는 유치원에서도 지켜진다. 조기 영재 발굴에 관심이 높은 뉘렌베르크의 한 유치원은 하루를 시작하기 전 모든 아이들이 함께 모여 관심사를 이야기하고 이를 주제로 그날 하루 수업으로 삼는다. ●꿈꾸는 U(OBS 밤 12시30분) 살벌한 MC 평가전에 뽑히지 않기 위해 매순간 불꽃 튀기는 입담을 선보이는 MC들과 애니메이션 ‘파파 스토리’와 다큐멘터리 ‘가족의 정의’를 연출한 감독들이 함께하는 영상 수다가 펼쳐진다. ‘시청자 영상’을 향한 따끔한 일침과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비주류 문화에서만 느낄수 있는 통쾌하고, 도발적인 토크를 선보인다.
  • [일하는 엄마기자의 요리학원 간보기] ⑤ 닭 한 마리 전골과 땅콩조림

    [일하는 엄마기자의 요리학원 간보기] ⑤ 닭 한 마리 전골과 땅콩조림

    서울 종로5가에 다닥다닥 모여 있는 닭 한 마리 칼국수 전문점은 지난해 말 화재에도 여전히 성업 중이다. 커다란 냄비에 닭 한 마리를 풍덩 국물에 담가 주는데 직접 가위로 닭을 잘라 먹는 재미가 있다. 별것 아닌 것 같아 보이는 육수와 닭고기를 찍어 먹는 소스에 중독되거나 푸짐하고 저렴한 맛에 반해서 한여름에도 땀을 뻘뻘 흘리며 찾는 사람들이 많다. 요리학원의 다섯 번째 수업은 닭 한 마리 전골. 삼계탕보다 요리법이 더 간편하다. 게다가 닭은 누구에게나 잘 맞는 단백질 보충제로 여름에 허해진 기를 보충하기에 그만이라는 게 요리 선생님의 설명이다. 닭은 갈빗살을 손가락으로 후벼 파서 핏물을 빼고 깨끗이 손질한다. 끓는 물에 데친 닭을 물 1.5ℓ에 양념을 넣어 끓이다 감자, 양파를 넣어 익힌다. 양념은 조선간장 1큰술, 다진 마늘 3큰술, 고추장 반큰술, 고춧가루 1큰술, 마른고추 간 것 2큰술에 소금과 후추를 약간 넣어 만든다. 닭 한 마리 전골이 끓으면 대파와 부추를 넣어 완성하고 닭고기를 다 먹은 다음 칼국수를 넣어 먹으면 한 끼 식사로 손색없다. 단순한 조리법이지만 국물 맛이 깔끔하고 시원하다. 고기 국물이라도 텁텁하지 않다. 여기에 닭고기를 찍어 먹는 소스가 닭 한 마리를 순식간에 해치우게끔 하는 ‘주범’이다. 서양 간장인 우스터소스 1큰술에 식초, 설탕, 간장, 물을 3큰술 정도씩 섞는다. 기호에 따라 겨자나 고춧가루를 섞어도 맛있다. 물 대신 소주를 넣고 끓인 다음 식혀서 먹으면 더 감칠맛이 난다. 이 소스를 양배추, 적채, 깻잎, 당근 등 각종 채를 친 채소와 섞어서 닭고기와 함께 먹으면 채소 섭취량도 늘릴 수 있다. 땅콩 조림은 닭 한 마리 전골은 물론 어떤 음식과도 어울리는 밑반찬이다. ‘맛나 조림장’에 졸여 내는데 땅콩 외에 어묵, 우엉 등 어떤 음식재료도 맛있게 조림으로 만드는 비법이 이 맛나 조림장이다. 진간장 반컵, 물 1컵 반, 맛술 반컵, 마른고추 5개, 통마늘 대여섯 개, 대파 한 뿌리, 생강 한 쪽, 통후추 반큰술을 냄비에 넣고 약한 불에서 끓인다. 전체 3컵 정도 되는 조림장의 양이 2컵 정도로 졸아들었을 때 물엿 반 컵을 불 끄기 직전에 넣으면 조림장은 완성된다. 여기에 땅콩을 넣어 다시 졸이면 맛있는 땅콩 조림이 된다. 밑반찬을 냉장고에 그득하게 쌓아두면 주부들은 마음이 편안해진다. 땅콩조림을 비닐봉지에 담아 와서 냉장고에 넣었더니 뿌듯한 마음에 절로 싱긋 미소가 지어졌다. 글 사진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캐피털 이자가 50%라고? 대기업 사회적 책임 느껴야”

    “캐피털 이자가 50%라고? 대기업 사회적 책임 느껴야”

    “대기업이 하는 캐피털에서 40~50% 이자를 받는 게 맞느냐? 큰 재벌에서 이자를 일수(日收) 받듯이 이렇게 받는 것은 사회정의상 안 맞지 않느냐.” 이명박 대통령이 22일 3기 청와대 체제가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친(親)서민 행보에 나선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오전에 서울 화곡동 까치시장 입구에 있는 포스코 미소금융지점을 방문해 직접 대출상담을 하면서다. 이 대통령은 대출신청을 한 정모(42·여)씨가 대기업(L그룹) 캐피털 회사로부터 돈을 빌린 경력이 있는 것을 보고 진동수 금융위원장에게 “(캐피털 회사의) 이자율이 얼마냐?”고 물었다. 40~50%라는 답이 돌아오자 이 대통령은 어처구니없다는 듯 “간판도 없는 사채업자나 (이자를) 많이 받는 줄 알았더니 (대기업) 캐피털 같은 데서 이렇게 이자를 많이 받는 줄 몰랐다.”면서 “이 사람들이 구두 팔아서 40% 넘는 이자를 어떻게 갚느냐. 일수 이자보다 더 비싸게 받아서 어떻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씨에게는 “이 그룹이 미소금융도 하죠? 이 그룹에 가서 미소금융에서 돈을 빌려서 이 그룹 소속 캐피털에 갚는 걸로 해봐요.”라고 즉석에서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대기업이 하는 캐피털이 이렇게 이자를 많이 받으면 나쁘다고 나는 본다. 대출 못 받는 불쌍한 사람들에게 이자를 많이 받으면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대기업은 몇천억 이익이 났다고 하는데 없는 사람들은 죽겠다고 하니까 심리적 부담이 되지 않느냐.”면서 “대기업들도 (정부가) 하라니까 하는 게 아니고 사회적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동행한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7월에 기준을 바꾼 다음에 (대출자가) 조금씩 늘고 있다.”면서 “하반기에 기준을 조금 더 조정해서 미소금융이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도록 대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대출 상담을 마친 뒤 시장 안에 있는 칼국수집에서 미소금융 수혜자, 시장 상인 등과 오찬을 함께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에 앞서 오전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우리 사회가 하나로 화합되지 않고 갈등과 분열의 골이 깊은 것 또한 여전한 현실”이라면서 “이러한 어려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성도 여러분들의 기도와 협력을 부탁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프러포즈 명소 포항 ‘사랑등대’

    프러포즈 명소 포항 ‘사랑등대’

    등대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느닷없이 감미로운 사랑 노래가 울려퍼집니다. 가수 이승기가 부른 ‘결혼해줄래’입니다. 등대 중간쯤 걸린 LED 전광판엔 ‘고마워, 사랑해’라는, 다소 낯간지러운 문구가 반복적으로 흐릅니다. 그 아래 젊은 남녀가 손을 맞잡고 섭니다. 산책 나온 동네 주민들은 무슨 일 났냐며 웅성거립니다. 곧 연인들의 사랑 고백 이벤트란 걸 알고는 부러움 반, 아쉬움도 반쯤 섞인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봅니다. 등대는 전체가 선연한 분홍빛입니다. 당연히 주변도 은은한 분홍빛으로 물들고, 젊은 연인들의 홍조 띤 얼굴 또한 그 빛에 감춰집니다. 평생 기억에 남을 만한 프러포즈 장소로 이만한 곳도 없지 싶습니다. 경북 포항의 사랑 등대 앞 밤풍경입니다. 꼭 연인들만 찾는 것은 아닙니다. 반쪽을 잃고 몰래 혼자 찾아와 실연의 아픔을 달래는 사람도 있고, 가정의 평안을 기원하는 가족들의 모습도 더러는 눈에 띕니다. 이번 여름 휴가, 동해 쪽으로 가십니까. 그렇다면 사랑 등대에 들러 잔잔한 사랑 고백 이벤트 해보는 건 어떻겠습니까. ●세레나데와 함께 애정 담긴 문자 고백 등대가 오가는 배들을 인도하는 단순한 역할을 뛰어넘은 지는 꽤 오래됐다. 송이버섯 등대(강원 양양)를 세워 지역 특산품을 홍보하거나, 연필(경남 통영), 풍차(전남 목포) 등대로 관광객들을 유혹하기도 한다. 노래하는 등대(전남 완도), 출산을 독려하는 젖병 등대(부산 기장)도 등장했다. 사랑 등대는 그중 앞줄에 세울 만하다. 사랑 등대는 지난해 연말 첫선을 보였다. 포항지방해양항만청이 1963년 첫 불빛을 밝힌 포항 구항 동방파제 등대를 리모델링하면서 사랑 고백 장소로 활용하기로 아이디어를 냈다. 등대에 경관조명을 하고, 스피커와 함께 높이 14m 등대 중간에 LED(발광다이오드) 전광판을 설치해 연인 혹은 가족의 사랑을 문자로 표현할 수 있도록 했다. 11월, 12월 운용되는 동안 모두 137명이 신청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타 지역 신청자가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이에 고무된 포항항만청이 행락객들이 몰리는 5~8월에도 이벤트를 벌이기로 한 것. 사랑 등대는 영일만을 사이에 두고 포스코 제철소와 마주하고 있다. 용광로가 눈앞에 있어서일까. 등대 몸체는 물론, 방파제 주변 테트라포드(콘크리트 삼발이)마다 불 같은 사랑을 염원하는 낙서들로 가득찼다. 기껏 배달용 중국집 전화번호만 적혀 있는 여느 방파제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낙서에 사랑얘기만 있다면 무미건조할 터. ‘여기 온 커플 다 깨진다.’는 악담과 ‘살 빼고 좋은 남자 만나자.’는 자기 최면 등 ‘솔로’들이 적은 듯한 글귀들이 적당히 균형을 맞춘다. ‘보고 싶어 한 번 더 왔어. 정말 보고 싶다.’는 애절한 문장도 눈에 띈다. 경주에서 왔다는 한 연인이 등대 앞에 서자 사랑 노래와 함께 자신들이 신청한 글귀가 전광판에 흘렀다. 주변 사람들은 너나없이 한 발짝씩 물러섰다. 어색해하던 둘은 곧 자연스레 손을 잡고, 어깨에 머리를 기대는 등 자신들만의 시간을 만끽했다. 이들을 ‘닭살 커플’처럼 보던 사람들의 입가에도 옅은 미소가 보일듯 말듯 걸렸다. 전광판에 표출하려는 사연도 여러가지. 최규대 포항항만청 표지담당은 “경기도 수원에 사는 한 어머니가 숫기가 없어 여자친구에게 사랑 표현도 못하는 아들을 대신해 이벤트를 요청했는데, 일이 잘 풀렸는지 나중에 고맙다며 전화를 한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한 중년 남성은 “아내한테 벌인 이벤트 ‘약발’이 한 달 넘게 지속된다.”며 희희낙락하기도 했단다. 실연의 아픔을 달래려는 사람도 있다. 애절한 글귀를 신청한 뒤, 혼자 하염없이 등대만 바라보는 남성도 있었다는 것. 이벤트 신청은 무료다. 신청자 이름과 표출문구(20자 이내), 음악파일(MP3), 표출일·시·분을 적어 홈페이지(pohang.mltm.go.kr)에 올리면 된다. 음악파일은 저작권을 위반하지 않은 것만 유효하다. 마이크로소프트사 엑셀에서 사용되는 특수문자는 대부분 표출이 가능하다. 오후 8시부터 밤 12시까지 운용된다. ●에머랄드 빛 바닷물로 가슴을 씻고 우리나라 지도에서 호랑이 꼬리처럼 동해를 향해 삐죽 솟아오른 곳이 호미곶면이다. 원래 대보면이었으나 호미곶이 전국적인 명성을 얻으면서 올해부터 지명도 바뀌었다. 호미곶 못 미쳐 구룡포해수욕장은 아름다운 물빛깔에도 불구하고 덜 알려진 곳이다. 해변으로 내려가는 언덕길에 서면 에머랄드빛 바다가 눈을 의심케 한다. 동해에도 이런 빛깔을 가진 해수욕장이 있었던가. 제주도의 함덕, 협재 등에서 보았던 바로 그 물빛깔이다. 바람 불어 파도가 일 때면 꼭 연한 연둣빛 커튼이 일렁이는 듯하다. 이런 바닷물에서 함께 해수욕을 즐긴다면 사랑은 깊어지고 정은 더욱 도타워질 듯하다. 구룡포 읍내 우체국 옆쪽 골목에 ‘일본인 가옥거리’가 남아 있다. 일제 강점기에 동해 어업전진기지로 주목받았던 흔적이다. 거리 곳곳에 일제 강점기 당시 사진이 붙어 있어 현재 모습과 비교하며 둘러볼 수 있다. 호미곶 등대 옆 ‘까꾸리개’도 찾아볼 만하다. 예전엔 풍랑이 심한 날이면 청어떼가 밀려와 갇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때 ‘까꾸리’(갈고리)로 쓸어 담았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동해의 바람을 맞으며 잠시 쉬어가기 좋다. ●26일까지 ‘포항국제불빛축제’ 포항은 밤이면 빛의 도시로 탈바꿈한다. 특히 포스코 제철공장 야경은 단연 압권. 거대한 제철소 외곽 전체에 LED 경관 조명을 했는데, 포항 어디서건 밤풍경의 주인이 된다. 사랑 등대와 인접한 북부해수욕장에서 가장 잘 보인다. 조명시설을 갖춘 해수욕장 내 120m 높이의 고사분수와 어우러져 더없이 화려한 경관을 펼쳐낸다. 올해 7회째를 맞는 ‘포항국제불빛축제’는 23~26일 북부해수욕장과 형산강체육공원 등에서 열린다. 23일 밤 북부해수욕장에서 전야제 뮤직 불꽃쇼로 막이 오른 뒤, 이튿날 오후 9시 형산강체육공원에서 주행사인 국제불꽃경연대회가 펼쳐진다. 올해 축제에는 지난해의 두 배에 달하는 8만 5000발의 연화가 사용될 예정이라고 포항시 관계자는 전했다. 홈페이지 www.poscofs.com 참조. 글 사진 포항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중부내륙고속도로→경부고속도로→익산~포항고속도로→북부해안로→포항여객선터미널→사랑등대 순으로 간다. 호미곶, 보경사 등 관광지를 둘러보는 시티투어도 인기다. 포항역에서 오전 9시 출발한다. 3000원. 포항시관광안내소 289-7298. ▲잘 곳 해병대에서 운영하는 청룡회관이 싸고 깨끗하다. 4만원선. 구룡포 가는 길에 있다. 290-9820~1. ▲맛집 모리국수는 뱃사람들이 속풀이를 위해 먹었던 일종의 잡어 칼국수다. 여러 사람이 ‘모디가(모여) 먹은 국수’란 사투리가 변해 모리국수가 됐다. 포항에서만 맛볼 수 있는 향토 음식. 국수에 아귀와 물메기, 대게 다리 등 각종 해산물을 넣고 칼칼하게 끓여낸다. 다소 비릿하면서도 입에 착착 감긴다. 구룡포항 얼음공장 뒤 ‘까꾸네’가 많이 알려졌다. 1인 5000원, 2인 이상만 판다. 276-2298. ▲주변 볼거리 내연산 계곡과 보경사, 호미곶 등은 전국구 관광 명소. 동빈 내항에는 비운의 천안함과 동일한 기종의 포항함이 전시돼 있다. 지난해 퇴역한 함정으로 일부 장비들만 제거됐다. 입장료는 없다. 하옥계곡은 포항 주민들이 여름철 물놀이를 즐기기 위해 알음알음 찾는 숨은 명소다. 때묻지 않은 자연미가 오롯이 살아 있다.
  • 홍대앞에 밝힌 문학의 촛불

    홍대앞에 밝힌 문학의 촛불

    두리반. 여럿이 둘러앉아 먹을 수 있는 큰 밥상을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4번 출구에서 100m 남짓 걸어 올라가면 있는, 칼국수와 보쌈을 먹을 수 있는 식당 이름이기도 하다. 안종려(52)씨가 주택청약적금 해약에, 대출금에, 찜질방 청소 벌이까지 더해 어렵사리 보증금 1300만원, 권리금 1억 300만원짜리로 소박한 꿈의 식당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24일 장사 준비하던 오후 4시 군사작전하듯 강제철거가 단행됐다. 아무런 보상도 없이 달랑 이주비 300만원 받고 쫓겨나야 하는 철거민 신세가 됐다. 그로부터 194일째인 지난 7일 해거름, 시인·소설가·일반시민이 하나둘 철거 가림막 안쪽 건물 두리반으로 모여들었다. 한국작가회의가 이날 처음 시작한 ‘두리반문학포럼’에 참가하려는 이들이다. 좁은 계단을 따라 올라선 3층에는 알전구 두 개가 주렁주렁 늘어진 전선에 매달려 침침하게나마 20여평 공간의 어둠을 밝혔고, 큰 선풍기 하나가 털털거리며 더위를 달래고 있었다. 두리반문학포럼의 첫 주자로 나선 시인 신용목(36)은 ‘이 시대에 시인으로 산다는 것’을 주제로 스무 명 남짓 모인 이들과 얘기를 나눴다. 신 시인은 “자본주의를 넘어서서 질문하는 것, 내 바깥에 있는 타자 욕망을 솔직히 따라가는 것이 문학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럼이 끝난 뒤에는 자신의 시집 ‘바람의 백만번째 어금니’에 서명을 해 나눠 주기도 했다. 다음달에는 소설가 백가흠(36), 다다음달에는 시인 김경주(34)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황규관 작가회의 자유실천위 부위원장은 “두리반 문제가 빨리 해결돼 문학포럼이 중도에 멈췄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두리반에는 작가들의 연대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매주 월요일 하늘지붕음악회를 시작으로, 화요일 다큐멘터리 영화상영, 금요일 칼국수 음악회, 토요일 인디밴드 ‘자립음악회’ 등 각종 문화예술 공연이 잇따른다. 200일을 맞는 오는 13일에는 제법 큰 규모의 문화제가 펼쳐진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12일 TV 하이라이트]

    [12일 TV 하이라이트]

    ●역사스페셜(KBS1 오후 8시) ‘약광(若光)’ 낯선 이름이다. 약광은 고구려 마지막 왕이었던 보장왕의 아들이다. 그는 666년 일본에 건너가 668년 고구려 멸망소식을 듣고 일본 사이타마현에 정착하였다. 그리고 그곳에서 새로운 고구려를 건립한다. 1300년을 이어온 고구려의 숨결, 그동안의 약광 흔적을 따라 사이타마현으로 향한다. ●무한도전(MBC 오후 6시30분) 미국의 인기 리얼리티 프로그램 ‘도전 슈퍼모델’의 서바이벌 형식을 국내 도입한 ‘무한도전 2011 달력 특집’이 드디어 공개된다. 국내 유명 패션, 사진, 메이크업 전문가들과 공동 작업했다. 멤버들은 파격적인 모습을 표현하는 과제까지 소화하며 기대 이상의 프로페셔널하고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베스트 스타가요쇼(OBS 오후 9시20분) 홍진영, 김종환, 박상철 등 최고의 성인가요 가수들과 에지 트롯으로 새 도약을 시작한 혼성 듀오 ‘거북이’ 출신 멤버 금비, 인기 급부상 중인 8명의 매력만점 그룹 ‘애프터스쿨’, 고급스러운 파페라의 진수를 보여준 클로트김 등 기존 프로그램에서는 만날 수 없는 색다른 출연진들이 멋진 무대를 준비했다. ●병영체험 진짜 사나이(KBS1 오전 10시30분) 군대 훈련의 하이라이트라는 혹한기 훈련과 양대 산맥을 이루는 유격 훈련. 영화배우 김보성이 동부전선을 수호하는 21사단 유격훈련장에 떴다. 인생 선배로서, 두 아이 아버지로서 병사들에게 전해주는 인생이야기. 6급 시각 장애인으로서 군대를 못 가게 된 솔직한 이야기까지 의리의 사나이 김보성을 만난다. ●수상한 삼형제(KBS2 오후 7시55분) 과자는 현찰이 좋아하는 칼국수를 해주며 그동안 맘 아프게 한 거, 미안하다고 말한다. 현찰은 울먹이고, 현찰과 우미는 드디어 결혼식을 올린다. 순경은 과자에게 휴대폰을 선물하고, 어영은 애기를 갖게 되고 이상은 기뻐한다. 한편 사중은 태백에게 프러포즈하고 태백은 기가 막혀 돌아서 가버린다. ●세계의 다큐멘터리 <축구 이야기>(EBS 오후 4시30분) 2010년 지구촌 최대의 행사는 아마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일 것이다. 다큐멘터리는 공격과 수비, 골키퍼와 플레이메이커 등 축구의 기본에서부터 시작해, 반칙과 오프사이드 등의 규칙, 심판과 팬, 감독이 경기에 미치는 영향 등 실제 경기보다 더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들려 준다. ●잘먹고 잘사는 법(SBS 오전 8시45분) ‘꽃반지 끼고’의 주인공 가수 은희의 전남 함평 웰빙하우스를 공개한다. 7000평 폐교를 개조했다. 제주 출신답게 제주식 대문 ‘정랑’과 돌하르방의 운치가 살아있다. 한국전통 소품과 종이로 만든 이색 탁자, 의자 등도 소개한다. 7가지 나물이 어우러진 시래기 콩가루국의 시골밥상을 ‘양희은의 시골밥상’에서 만나본다.
  • 기름유출 사고 후 2년 반, 태안에 가보니…

    기름유출 사고 후 2년 반, 태안에 가보니…

    “올 피서철 장사도 틀렸슈.” 오는 24일 충남 태안반도 해수욕장이 일제히 문을 열지만 바닷가 경제는 아직도 2년 반 전 기름유출사고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요일인 지난달 30일 찾은 태안 만리포해수욕장. 몇몇 가족·연인들이 백사장을 거닐고 있을 뿐 관광객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해변가 식당은 대부분 텅텅 비어 썰렁했다. 만리포해수욕장에서 펜션과 횟집을 운영하는 이희열(60) 의항리 이장은 “기름 유출사고 전에는 이맘때면 펜션 예약이 밀려왔는데 요즘은 전화 한 통 오지 않는다.”면서 “사고 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횟집·펜션 주말에도 한산 태안군에 따르면 올 1~3월 관광객은 53만 2564명으로 2007년 78만 5618명의 68% 수준에 그쳤다. 그나마 기름사고 직격탄을 맞은 2008년 같은 기간 19만 7284명, 지난해 40만 6129명보다는 늘었다. 해마다 1000만명에 이르던 태안 32개 해수욕장 피서객은 2008년 173만명, 지난해에는 661만명에 불과했다. 이런 분위기라면 올 피서객도 지난해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에 상인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송백횟집 종업원 고유순(45)씨는 “주말에도 100여명밖에 찾지 않고 평일에는 20여명 채우기도 힘들다.”면서 “사고 전보다 손님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고씨는 “손님들이 ‘기름사고 여파가 10년 간다고 들었는데 (회를) 먹어도 괜찮냐.’고 아직도 묻는다.”면서 “경제도 좋지 않아서인지 대부분 칼국수 등 싼 음식만 먹고 간다.”고 걱정했다. 만리포와 이웃한 천리포해수욕장도 한산했다. 백사장의 연인 한두 쌍과 선창 낚시꾼 몇 팀이 전부였다. 사고 전 이맘때면 꽃게잡이가 한창이던 어촌이다. 만리포 남쪽 모항항도 마찬가지였다. 줄지어선 횟집 가운데는 문을 닫은 곳도 눈에 띄었다. 서산·안면·남면 등 3개 수협에서 집계한 어획량도 올 1~4월 134만㎏으로 2007년 177만㎏에 훨씬 못 미쳤다. 만리포해수욕장의 한 음식점 종업원 전미선씨는 “예전에는 만리포항 어선이 10척이 넘었는데 지금은 2척뿐”이라고 말했다. 의항2리 이충경 어촌계장도 “모래와 달리 갯벌은 회복이 늦어 올겨울에나 굴 양식이 가능하다. 바지락을 캐 산다.”고 전했다. ●의항리 등선 아직 기름때 나오기도 이 마을은 지금도 갯벌 기름제거 등 생태계 복원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평주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의항리 등은 갯벌 속에서 기름띠가 나오기도 한다.”면서 “잘피(해초)와 쏙(바닷가재) 등이 발견되지 않는 곳도 있다. 회복되려면 아직 멀었다.”고 설명했다. 기름피해 배상률도 8.4%에 그치고 있다. 만리포 이희열 이장은 “피서객 유치를 위해 군청에 비치발리볼대회 등 여러 행사개최를 요청하고 있지만 그나마 천안함, 구제역 등 악재가 터져 손님이 끊겼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글 사진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씨줄날줄] 검찰총장 파마 논쟁/박대출 논설위원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백발이다. 1992년 대선 때 염색을 시작했다. 상도동계에 흰머리가 많다. 고 김동영, 서석재 전 의원이나 최형우 김덕룡 홍인길 전 의원 등. 이들을 백두(白頭)계로 부르기도 했다. YS 정부 출범 후 염색 바람이 불었다. 실세이던 최형우, 김덕룡 전 의원 등이 앞장섰다. 언론에는 ‘문민개혁’ ‘칼국수개혁’의 상징으로 포장됐다. 2003년 4월 29일 국회 본회의장. 개혁당 유시민 의원이 첫 등원했다. 티셔츠에 흰색 면바지를 입었다. ‘빽바지’는 개혁당의 표상이 됐다. 열린우리당 때는 ‘빽바지’와 ‘난닝구’ 논쟁으로 이어졌다. 비아냥과 조소로 함축됐다. 영국에서 새 총리가 탄생했다. 만삭의 부인 서맨사 캐머런(39)이 화제다. 지난 1월 영국 패션잡지 태틀러에 옷 잘입는 여성 5위에 올랐다. 프랑스 대통령 부인 카를라 브루니는 6위였다. 세라 페일린 미 부통령 후보도 패션 아이콘 대열에 낀다. 그가 신었던 하이힐이 아마존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패션은 정치의 단골 소재다. ‘패션 폴리틱스’란 말까지 나온다. 정치적 함의를 담기도 하고, 패션 아이콘으로 눈길을 끌기도 한다. 우리는 전자에 가깝다. 서구는 후자에 가깝다. 우리 정치인 중에서 양쪽을 겸하는 이가 있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다. 그의 패션은 ‘단아’를 상징한다. 바지를 입으면 전투모드나 임전모드로 해석된다. 김준규 검찰총장이 파마머리 논쟁에 휩싸였다. 홍준표 의원이 불을 지폈다. 김 총장은 자연산 곱슬머리다. 그런데도 파마를 했니 안 했니가 화제다. 스폰서 검사 파문과 맞물려 증폭됐다. 마치 ‘충청도 핫바지 논쟁’을 보는 것 같다. 1995년 6·27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 중진 김윤환 전 의원이 충청도 핫바지 발언을 했다고 일부 언론이 보도했다. 본질은 온데간데없이 충청 여론은 들끓었고, 자민련 바람이 불었다. 패션 폴리틱스에는 이렇듯 주관이 개입된다. 선입견과 편견이 가끔 수반되는 민심의 거울이다. 기대 희망 찬사나, 실망 조소 비난으로 투영된다. 그 거울은 국민이 아니라 정치권이 만들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요즘 안경을 쓴다. 백내장 수술을 받은 뒤부터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재임 때 눈꺼풀 수술을 받았다. 여론의 반응은 좀 다르다. 왜 그럴까. 검찰이 되새겨야 할 대목이다. 부인이 좋으면 처갓집 말뚝 보고 절한다는 옛말이 있다. 하나가 마음에 들면 주변도 다 좋아 보인다. 싫으면 그 반대다. 우리식 패션 폴리틱스의 본질이다.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 [Seoul 요모조모-만원의 행복] 동대문구 신설동 서울풍물시장

    [Seoul 요모조모-만원의 행복] 동대문구 신설동 서울풍물시장

    “시디(CD)가 단돈 1000원입니다. 손님, 무엇을 드릴까요.” 13일 동대문구 신설동 서울풍물시장(위치도)에서 만난 상인 J씨는 야무지게 말하며 웃었다. 종로에 카페를 차린 김모(51·여)씨는 20장이나 샀다. “얼마 전 이곳에 다녀간 적 있는데 괜찮았다.”며 다시 발길을 옮긴 까닭을 덧붙였다. 수북이 쌓인 CD 옆에는 ‘정품’이란 글씨가 눈길을 끌었다. J씨는 김씨에게 “자동차를 갖고 오셨나요.”라고 물었다. “지하철 탔어요.”라는 대답에 “주차권을 드려야겠기에….”라고 사뭇 진지하게 말했다. 값이 어떻든 물건을 구매하기만 하면 1시간30분 무료 주차란다. 시장은 크게 ‘빨·주·노·초·파·남·보’ 7개 동으로 나뉜다. 식당(빨강색)과 생활잡화(노랑색·남색·보라색), 의류(주황색·파랑색), 공예·골동품(초록색) 전문점이다. ●옛 황학동 도깨비시장 재현 풍물시장에서는 무엇보다 눈과 귀, 입이 즐겁다. 이른바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던 옛 황학동 도깨비시장 상인들이 청계천 복원과 함께 흩어졌다가 다시 모인 곳이다. 상가 2층으로 오르는 길엔 우리네 전통 생활용품들이 새 주인을 기다리며 전시돼 있다. 만원으로 내것을 만들어 누릴 물건들은 아니지만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거름으로 쓰기 위해 옮길 때 쓰는 똥장군과 갈아놓은 논바닥의 흙덩이를 부수거나 바닥을 판판하게 고르는 데 사용하는 써레, 겁 많은 소들을 위해 천적을 쫓거나 위치를 파악하기에 요긴한 워낭 등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다만 아이를 동반할 경우 가게마다 붙은 표지판을 읽고 접근해야 한다. DVD 상점 등 일부 미성년자 출입을 금지하는 곳이 이따금 눈에 띄기 때문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오후 7시(식당가는 오후 10시까지)이다. 매월 짝수 화요일엔 쉰다. ●전통용품·음악회 등 볼거리 풍성 매주 수·목요일 오후 2시30분~3시30분 2층 중앙통로 앞 작은 무대에서는 ‘행복 채움’ 음악회가 열려 밀려드는 졸음을 쫓는다. 대중가요, 클래식, 마당극, 뮤지컬 등 장르 불문이다. 13일엔 언더그라운드 가수인 차형중(37)이 무대를 마련했다. 식당가를 찾아 1000원짜리 동동주에 한 그릇 3500원인 바지락 칼국수, 5000원에 즐길 수 있는 삼치구이를 곁들여 한때를 보내는 것도 괜찮다. 특히 청계천 나들이에 나섰다가 들를 만하다. 도심 쪽에서 물길을 따라가다 보면 황학교 지나 비우당교 못미처 종로7가 쪽 중간쯤에 큼지막한 간판을 만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산수유 1번지’ 전남 구례

    ‘산수유 1번지’ 전남 구례

    꽃을 보면 눈이 즐겁고 마음이 화사해집니다. 입가에는 보일 듯 말 듯 미소가 번집니다. 어떤 꽃인들 그렇지 않겠습니까마는, 차디찬 겨울을 이겨내고 피어나는 봄꽃의 유혹은 도저히 뿌리칠 수가 없지요. 얼마 전 입적한 법정 스님은 ‘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이란 저서를 통해 “우리가 꽃을 보고 좋아하는 것은 우리들 마음에 꽃다운 요소가 깃들어 있기 때문”이라며 “일이 바쁜 사람들은 한가해서 꽃구경이나 다닌다고 하겠지만, 어딘가에 꽃이 피었다고 일부러 친구와 함께 꽃구경을 떠난다는 것은 진정 꽃다운 일”이라 했습니다. “산에 살면 산을 닮고 강에 살면 강을 닮는다. 꽃을 가까이하면 꽃 같은 삶이 된다.”고도 했지요. 봄꽃들이 흐드러지게 피고 있습니다. 특히 산수유가 그렇습니다. 매화에 내줬던 봄의 전령 자리를 올해 단단히 꿰찬 듯합니다. 섬진강 자락에 기댄 전남 구례군의 마을마다 노란 산수유가 다투어 피었습니다. 산수유 앞에 서서 고민도 털어 놓고, 세상 사는 이야기도 나눠보는 게 어떻겠습니까. 꽃으로부터 많은 위로와 가르침을 받게 되지 않을까요. ●앞마당·돌담길·논두렁 온통 꽃구름 산수유는 세 번 꽃을 틔운다. 먼저 꽃망울이 벌어지고, 20여개의 샛노란 꽃잎이 돋아난다. 이후 4∼5㎜ 크기의 꽃잎이 다시 터지면서 하얀 꽃술이 드러나 왕관 모양을 만든다. 열흘 붉은 꽃 없다지만, 산수유가 한 달 가까이 노란 꽃구름을 피워 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봄물에 방게 기어 나오듯, 고샅길과 개울가 곳곳에서 조금씩 얼굴을 내밀던 산수유가 산동면 반곡마을께 이르자 노란빛 선연한 군락을 이루기 시작한다. 3월로 들어서자마자 꽃망울을 터뜨린 산수유 덕에 농가 앞마당과 돌담길, 논두렁이며 산기슭이 온통 꽃구름이다. 게다가 철없이 내린 폭설이 하얀 모자까지 덧씌우며 좀처럼 보기 힘든 빼어난 풍경을 펼쳐 놓았다. 한 관광객은 “흐미, 꽃멀미 나겄소.”라며 벌어진 입을 쉬 다물지 못했다. 반곡마을 위쪽은 국내 최대의 산수유 군락지인 상위마을이다. 꽃망울이 눈과 꽃샘추위 때문에 잔뜩 웅크린 상태. 하지만 따뜻한 훈풍이 보듬기만 하면 금방이라도 팝콘처럼 터질 기세다. 주민들에 따르면 아래 반곡마을과 고도차이는 크지 않지만, 기온차는 제법 커, 이처럼 피는 시기가 다르다는 것. 상위마을 위에 있는 정자 ‘산유정’에 오르면 산수유마을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만복대 자락에서 부드럽게 곡선을 그리며 흘러내린 다랑논과 마을 한가운데를 흐르는 개울, 그리고 대숲과 산수유 군락이 어우러져 영락없는 풍경화를 그려낸다. ●마을마다 같고도 다른 풍경 박미연 구례군 문화관광해설사는 마을의 형상에 따라 산수유를 감상하는 맛이 다르다고 했다. “상위마을 산수유가 산 아래 옴팍하니 넓게 들어서 있다면, 현천마을은 제주도의 밭처럼 돌담 안에 빼곡히 들어서 있지요. 달전마을은 길게 옆으로 펼쳐져 있고요.” 계천리의 현천마을은 산수유마을 포스터의 배경이 된 곳이다. 그만큼 ‘사진발’을 잘 받는다. 마을 뒤 견두산은 모양새가 ‘현(玄)’자형이다. 또 마을 뒤로 옥녀봉의 옥녀가 매일 빨래를 했다는 내(川)가 흐르고 있어 현천(玄川)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마을입구의 현계정을 지나면 돌담을 두른 밭고랑마다 산수유꽃이 내려와 외지인을 반긴다. 돌담길은 미로처럼 구불구불 이어지며 시골정취를 한껏 뿜어낸다. 현천마을 산수유의 밑동은 나이가 300년을 넘겼지만, 꽃을 피운 가지의 나이는 60년이 채 안 된다. 1948년 여수·순천사건 때 토벌대가 산수유를 모두 베어버렸기 때문. 그러나 산수유는 다시 가지를 뻗고 꽃을 피우며 생을 이어왔다. 마을 최고의 풍경 포인트는 마을 공동작업장 오른쪽의 산자락. 개울 위 다리를 건너 10여분 올라야 한다. 산수유와 고즈넉한 산골 풍취가 어우러져 선경을 펼쳐낸다. 근동의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현천마을에서 19번 국도를 타고 남원 쪽으로 5분 남짓 가다 보면 산수유 시목지(始木地)가 있는 계척마을에 닿는다. 근거는 박약하지만, ‘산동’(山洞)이란 지명은 1000년 전 중국 산둥(山東)성의 처녀가 지리산 산골로 시집오면서 가져온 산수유 묘목을 심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계척마을의 산수유 시목(始木)의 수령도 1000년쯤 됐다는 것. ‘할머니 나무’로 불리는 산수유 시목은 세월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지지대에 의지하고 있지만, 여느 젊은 나무 못지않게 해마다 꽃을 활짝 피운다. ‘할아버지 나무’가 있는 달전마을도 잊지 말고 둘러보시라. 고즈넉한 시골 풍경에 더해 아름드리 산수유들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한껏 드러내고 있다. ●오늘부터 구례 산수유 꽃축제 구례군은 18~21일 산동면 지리산온천지구 일대에서 ‘제12회 구례산수유꽃축제’를 연다. 축제추진위원회는 지난 겨울 유난히 춥고 눈이 많이 내려 꽃봉오리가 예년에 비해 훨씬 화려하고, 선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산수유꽃길 소달구지·마차타기, 홍염염색 장인과 함께하는 염색체험, 산수유 대형 족욕탕, 산수유꽃길 트레킹 등 산수유와 관련된 건강체험 프로그램이 대폭 확대됐다. 상금 1000만원이 걸린 산수유꽃 디카사진 콘테스트와 전국어린이 사생대회, 산수유 건강 학술세미나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곁들여진다. 디카사진 콘테스트 응모는 축제 홈페이지(www.sansuyu.go.kr)에서 받는다. 전남 영암에서 열릴 예정인 ‘2010년 F1대회’ 홍보관도 마련된다. F1대회에 출전하는 경주용 자동차, 이른바 ‘머신’(Machine)도 실제 전시될 예정이다. (061)780-2727. 글 사진 구례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서울에서 자가용을 타고 갈 경우 호남고속도로 전주나들목→17번 국도(남원 방향)→춘향터널→19번 국도(구례 방향)→밤재터널→지리산온천랜드 이정표→좌회전→2㎞ 직진→상위마을 순으로 간다. 대전통영간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함양분기점→88고속도로 남원나들목→19번 국도→상위마을. 구례행 직행버스(4시간 소요)가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하루 6회 운행한다. 기차는 하루 14회. 구례구역에서 내린다. 상위마을까지는 구례공용터미널에서 1시간 간격으로 버스가 다닌다. 구례군청 문화관광과 780-2450. →맛집:구례읍내 영실봉은 갈치조림만 40년 넘게 해 온 집이다. 1인분 8000원. 782-2833. 동아식당은 구례 주민들뿐 아니라 외지 식객들도 알음알음 찾아가는 선술집. 가오리찜과 족발탕이 유명하다. 1만원. 구례터미널 인근에 있다. 782-5474. 3·8장이 서는 날이라면 장터에서 팥칼국수 한그릇 먹어도 좋겠다. 3500원. 010-6861-0639. →잘 곳:읍내에서는 새단장한 온천각이 깔끔하다. 3만~4만원. 782-0021. 화엄사 초입의 한화리조트(1588-2299), 마산면의 전통 한옥 쌍산재(www.ssangsanje.com, 011-635-7115) 등도 ‘강추’할 만하다.
  • ‘패떴2’ 택연-윤아, 칼국수 키스신 눈길

    ‘패떴2’ 택연-윤아, 칼국수 키스신 눈길

    2PM 택연과 소녀시대의 윤아가 ‘면발 뽀뽀게임’ 중 입술이 닿을 뻔해 시선을 끌었다. 지난 14일 방송된 SBS ‘패밀리가 떴다 2’(이하 ‘패떴2’)의 출연진들은 전라남도 신안 수락마을로 떠났다. 이날 멤버들이 아침 식사로 칼국수를 만들던 중 윤아와 택연이 면발 한 가닥을 입에 물고 끊어지지 않게 먹는 게임을 진행했다. 이날 패떴 식구들은 칼국수를 끓이기 위한 물을 얻기 위한 미션에서 칼국수 면발을 이용한 뽀뽀 게임을 펼쳤다. 윤아는 두 남자와 게임을 시작했다. 먼저 2AM 조권과 함께 국수의 양 끝을 물고 쭉 빨아드려 성공시켰다. 의외로 게임이 싱겁게 끝나자 신봉선과 지상렬은 “이번에는 택연과 함께 해보자.”라며 윤아를 부추겼다. 마지 못해 윤아는 택연과 긴 면발을 물었다. 두 사람에겐 입술이 닿을 듯 말 듯 한 상황이 일어났지만 결국 성공해 물 1리터를 손에 쥐으며 좋아했다. 방송 후 네티즌들은 해당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최근 스캔들이 났던 윤아와 택연의 면발 빼빼로 게임은 흥미로웠다.” “아이돌 스타들과 행복한 게임을 즐긴 윤아가 부럽다. 밥을 먹기 위해 열심히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 SBS ‘패밀 리가 떴다2’ 방송 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김경미 기자 84rornfl@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패떴2’ 택연-윤아, 칼국수 키스신 ‘아찔’

    ‘패떴2’ 택연-윤아, 칼국수 키스신 ‘아찔’

    2PM 택연과 소녀시대의 윤아가 ‘면발 뽀뽀게임’ 중 입술이 닿을 뻔해 시선을 끌었다. 지난 14일 방송된 SBS ‘패밀리가 떴다 2’(이하 ‘패떴2’)의 출연진들은 전라남도 신안 수락마을로 떠났다. 이날 멤버들이 아침 식사로 칼국수를 만들던 중 윤아와 택연이 면발 한 가닥을 입에 물고 끊어지지 않게 먹는 게임을 진행했다. 이날 패떴 식구들은 칼국수를 끓이기 위한 물을 얻기 위한 미션에서 칼국수 면발을 이용한 뽀뽀 게임을 펼쳤다. 윤아는 두 남자와 게임을 시작했다. 먼저 2AM 조권과 함께 국수의 양 끝을 물고 쭉 빨아드려 성공시켰다. 의외로 게임이 싱겁게 끝나자 신봉선과 지상렬은 “이번에는 택연과 함께 해보자.”라며 윤아를 부추겼다. 마지 못해 윤아는 택연과 긴 면발을 물었다. 두 사람에겐 입술이 닿을 듯 말 듯 한 상황이 일어났지만 결국 성공해 물 1리터를 손에 쥐으며 좋아했다. 방송 후 네티즌들은 해당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최근 스캔들이 났던 윤아와 택연의 면발 빼빼로 게임은 흥미로웠다.” “아이돌 스타들과 행복한 게임을 즐긴 윤아가 부럽다. 밥을 먹기 위해 열심히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 SBS ‘패밀 리가 떴다2’ 방송 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김경미 기자 84rornfl@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대게 더 맛나게 먹는 법

    포구의 활기를 어깨 너머에서라도 넉넉히 접하고 왔다면 슬슬 식욕이 동한다. 대게를 잘 먹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대게를 고르는 것이다. 일단 배를 눌러 보았을 때 단단해야 한다. 물렁물렁하면 물게까지는 아니라도 살이 덜 찬 게다. 다리는 하얀 빛깔이 아닌 붉은 기운이 돌아야 한다. 또 몸에 견줘 가늘고 긴 것이 좋다. 포구 주변을 어슬렁거리다 보면 아주머니들이 빨간 대야에 게를 한 무더기씩 쌓아놓고 외지 사람들에게 팔곤 한다. 경매 위판에 오르지 못한 게들이다. 싼 맛에 사고싶은 생각이 들 수 있다. 대게축제추진위원장을 맡은 임추성 후포수산업협동조합장은 “경매되지 않은 대게를 싸다고 덥석 샀다가는 형편없는 맛으로 낭패해 울진 대게에 안 좋은 기억만 남길 수도 있다.”면서 ‘진짜 울진 대게’를 구매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고 보니 후포항 주변 곳곳에 ‘위판에 실패한 대게는 사지도 팔지도 말자’는 플래카드가 나부끼고 있다. 살아 있는 좋은 대게를 샀다. 대게는 삶아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일단 미지근한 물에 5분 정도 담가 기절시킨다. 산 채로 찌면 대게가 스트레스를 받아 다리를 스스로 잘라 내기 때문이다. 그리고 배가 위쪽으로 향하도록 찜통에 넣고 25분 정도 삶는다. 게장을 제대로 보전하기 위한 조치다. 이때 청주나 맥주를 물에 조금 넣으면 비릿한 냄새를 없앨 수 있다. 그러고 나서 잘 발라 먹는다. 처음에는 낑낑대며 다리 몇 개 먹다 보면 차츰 요령이 생긴다. 나중에는 살뜰히 쪽쪽 빨아먹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깜짝 놀랄지도 모른다. 후포항에서 차로 20분 정도 거리에 백암온천이 있다. 53℃의 온천수에 몸을 담그고 하루를 마무리하면 떠나가는 겨울에 대한 아쉬움도 많이 가신다. 이제는 미련 없이 겨울을 떠나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 서울에서 자동차로 경부나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영동고속도로, 동해고속도로, 7번 국도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면 된다. 동서울터미널에서 후포까지 바로 가는 버스가 있다. 동해나 풍기를 경유하는 온정행 버스도 있다. 백암온천 지구로 가는 버스다. →묵을 곳 백암온천 지구의 한화리조트(787-7001), 백암고려온천호텔(787-3927), 백악피닉스호텔(7887-3006) 등이 가족들과 함께 묵기 적당하다. 숙박하면 온천이 공짜이거나 50% 할인받을 수 있다. →먹을 거리 산과 바다를 접하고 있어 대게 외에도 먹을거리가 지천이다. 울진 북쪽으로 올라가면 죽변항 근처 충청도 횟집(783-6651)에서 내놓는 이른바 ‘슬러시 물회’가 맛있다. 싱싱한 잡어를 뼈째 썬 위에, 팔도 특산물 등 33가지 재료를 넣어 매콤달콤하고 걸쭉하게 끓여 낸 육수를 부어 먹으면 아주 맛있다. 가격은 회의 종류에 따라 1만~1만 5000원이다. 망양정회식당(783-8918)의 해물칼국수는 칼국수 면발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수북하게 쌓인 백합, 가리비, 새우 등에 입이 쩍 벌어진다. 8000원.
  • 오너셰프가 만들어 준 퓨전요리 궁금해

    오너셰프가 만들어 준 퓨전요리 궁금해

    한국 자본주의의 상징인 서울 강남은 최근엔 ‘강남 소설’이라 불리는 하위 소설 장르가 등장할 정도로 모든 면에서 유행을 이끌고 있다. 음식, 생활, 패션 등 우리 생활 전반을 선도하는 강남에서 최근 인기있는 요리는 어떤 것일까. 청담동 레스토랑에서 10년간 요리를 했고 현재 분당 정자동에서 ‘레스토랑 나루’를 운영하고 있는 요리사 이언수(38)씨는 “일본 핫토리영양전문학교 유학을 마치고 1998년 한국에 들어왔는데 강남을 중심으로 퓨전 요리 바람이 불었다.”고 말했다. 당시의 퓨전 요리는 소스를 섞거나 한식 재료로 서양 요리를 만드는 식이었다. 하지만 유학파 요리사들이 자기 이름을 걸고 식당을 차린 ‘오너 셰프’가 늘어나면서 퓨전 요리보다는 다양한 다국적 요리가 선보이고 있다. 퓨전 요리도 마구잡이식으로 재료와 소스, 요리방법을 섞는 것이 아니라 정통 일본요리와 프랑스요리를 한 코스 안에서 맛볼 수 있는 식이다. 최근 ‘싱글요리를 부탁해’란 책도 낸 이씨는 “하고 싶은 요리를 할 수 있는 오너 셰프가 늘면서 음식문화가 다양해졌다.”고 설명했다. 역삼동의 ‘스칼렛’은 미국, 프랑스, 일본, 영국 등 다국적 새우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강남 식당의 최신 경향을 반영한다. 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4명의 요리사는 정장을 차려입고 음식을 먹어야 하는 고급 식당과 최근 침체일로를 걷는 패밀리 레스토랑 사이에서 ‘업스케일 레스토랑’이란 개념을 만들어냈다. 고급 요리를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식당이란 뜻이다. 새우 전문 식당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보스턴 프라이드 슈림프(1만 6500원)’, ‘씨푸드 로제 파스타(1만 4500원)’, ‘그릴드 슈림프 시저 샐러드(1만 3900원)’ 등의 메뉴가 인기다. 항구도시의 야경을 연상시키는 내부 실내장식 덕에 테헤란로 주변 직장 여성들에게 인기다. 외식 트렌드를 좌지우지하는 20~30대 직장여성들에게 최근 인기 높은 곳은 일본식 선술집. 직장인이 많은 가산동 가산 디지털단지역 앞의 ‘아지노구니 노부’는 높은 천장과 원목 탁자 등 기존 어둠침침한 선술집과는 전혀 다른 밝은 분위기의 실내장식으로 젊은 여성들을 끌어모은다. 게다가 해산물 칼국수(6500원), 쇠고기 쌀국수(7000원)등 맛과 건강, 다이어트 삼박자를 한꺼번에 충족시켜 주는 메뉴를 따뜻한 사케 한 잔(6000원)과 함께 제공한다. ‘아지노구니 노부’를 운영하는 ㈜스토브의 이상훈 사장은 “가산디지털단지라는 지역적 특수성으로 인해 젊은 여성들이 연배가 있는 어른들과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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