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칼국수
    2026-01-01
    검색기록 지우기
  • 이하이
    2026-01-01
    검색기록 지우기
  • 첨단산업
    2026-01-01
    검색기록 지우기
  • 양아들
    2026-01-0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00
  • 부산 쓰레기봉투 전북보다 3배 비싸

    부산 쓰레기봉투 전북보다 3배 비싸

    쓰레기봉투(20ℓ 기준) 가격이 지역자치단체별로 최고 2.8배 차이 나고 서울에서 삼계탕을 먹을 경우 제주보다 3000원 정도를 더 내야 하는 등 지역별 물가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와 통계청은 16개 광역 시·도별 지방공공요금 및 품목별 외식비용 등 25개 서민생활물가를 조사해 4일 지방물가정보 공개 사이트(www.mulga.go.kr)에 공개했다. 쓰레기봉투는 지방공공요금 중 지역 편차가 가장 컸다. 쓰레기봉투 가격이 가장 비싼 곳은 부산으로 최저가인 294원을 기록한 전북보다 약 3배 가까이 비싼 813원으로 조사됐다. 전국 평균 가격은 425원이다. 지방공공요금은 지자체장이 정하고 있다. 부산은 쓰레기봉투 요금의 주민부담률을 다른 시·도보다 높게 정하고 있어 가격도 가장 비싸다. 도시가스(12㎥ 기준)의 소비자 요금은 제주가 2만 2133원으로 가장 비싸고, 대전이 9397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제주는 전국 평균인 1만 118원보다 2배 이상 비싸지만 액화천연가스(LNG)를 쓰고 있는 다른 시·도와는 달리 단가가 비싼 액화석유가스(LPG)를 도시가스로 사용하고 있어 단순 비교는 어렵다. 지하철과 버스 요금은 교통카드 기준으로 대구·광주·대전이 1100원을 받고 있으며 서울, 인천 등은 900원을 받고 있다. 택시 기본요금은 전남이 2805원으로 가장 비쌌고 전북(2657원), 경남(2617원), 서울(2400원)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서울은 외식비가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외식비 8개 품목 중 냉면, 비빔밥, 삼계탕, 칼국수, 삼겹살 등 5개 품목이 서울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고 있다. 서울에서 냉면(7545원)이나 비빔밥(7027원), 칼국수(6409원) 한 그릇으로 식사를 하려면 7000원 안팎이 들고 삼계탕은 한 그릇에 1만 3000원이 든다. 전국 평균 가격은 냉면 6458원, 비빔밥 5763원, 칼국수 5466원이고 최저가격은 냉면 5850원(전북), 비빔밥 5056원(강원), 칼국수 4417원(대구), 삼계탕 1만 83원(제주)이다. 이번 생활물가조사는 시·군·구 담당공무원이 지난달 15일 기준으로 지방공공요금을 입력하고, 그 밖의 요금은 통계청에서 1개 품목당 148개 업소를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방 공공요금은 지방 재정 여건상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공공요금이 민간 분야 물가 인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시·도별 물가 공개를 통해 물가 인상 최소화를 유도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소설이다” “아니다” 논란 속 문예지 ‘김애란 조명’ 잇따라

    “소설이다” “아니다” 논란 속 문예지 ‘김애란 조명’ 잇따라

    올해 한국 문단의 최고 수확은 단연 김애란(31)이다. 신예 김애란의 첫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창비 펴냄)은 발간 두 달여 만에 판매량 10만부를 기록했다. 지난주에는 급기야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2위에 올랐다. 밀리언셀러(100만부)에 등극한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수필 ‘아프니까 청춘이다’ 바로 다음 순위다. ●‘두근두근’ 두달여만에 판매 10만부 돌파 하지만 ‘두근두근’을 둘러싼 논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쏟아지는 찬사만큼이나 “엉거주춤한 글쓰기”(김윤식 문학평론가), “서사에 결격 사유가 있다.”(한기욱 창비 편집위원) 등의 비판이 뒤따르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최신 문학 계간지 가을호들은 앞다투어 김애란을 조명했다. 문학평론가 차미령씨는 ‘문학동네’에 실린 평론에서 “‘두근두근’은 조로증의 경과에 따라 서사가 짜인 것처럼 보인다. 종래 보아 왔던 서사와 사뭇 다른 길을 가고 있는데, ‘두근두근’을 능동적인 것으로 만드는 다른 무언가가 거기에 있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인 서사가 아니라고 해서 일각의 비판처럼 서사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황석영 “전형적 이야기꾼 탄생” ‘문학동네’는 이야기꾼의 숙명에 대해 김애란과 황석영이 나눈 대담도 함께 실었다. 황석영은 “김애란이 쌍둥이 자매라는 얘길 듣고 시치미를 떼는 이야기꾼의 ‘능청스러움의 연원’을 눈치챘다. 꼬마 때부터 항상 또 다른 자아와 함께하는 삶이란 자기가 객관화되는 ‘거울체험’을 일찍 경험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애란의 아버지가 이발소, 어머니가 손칼국수 집을 오래 했다는 이야기에 전형적인 이야기꾼의 탄생이라며 무릎을 친다. 서양에서는 ‘바버 앤드 덴티스트’라며 입심 센 이발소 주인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아주 많다는 것이 황석영의 설명이다. 낯선 손님들이 매일 오는 환경은 김애란이 이야기꾼이 되기에 아주 좋은 조건이었다는 것. ‘창작과비평’은 김애란을 인터뷰해 실었다. 인터뷰에서 김애란은 글쓰기의 가치에 대해 “이제 서른을 조금 넘겼는데 세상에 대해 얼마나 알겠나. 하지만 그냥 헛손질, 제가 ‘당신’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만지려고 허우적거렸던 손짓을 계속하고 싶다.”고 밝혔다. ‘두근두근’의 주인공은 조로증에 걸린 열일곱 살 소년 아름이다. 아름이는 소설 속에서 자신의 근원에 대한 소설을 쓴다. 김애란은 “작정하고 메타소설을 쓸 생각은 없었다. 이건 연애 이야기이기도 하고 성장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서해 5도 숨은 보석 옹진군 대청도

    서해 5도 숨은 보석 옹진군 대청도

    대한민국엔 섬이 많습니다. 종종 ‘섬 부자’ 소리도 듣습니다. 무인도까지 포함해 3400여개쯤 된답니다. 그러니 듣도 보도 못한 섬이 어디 한두 개이겠습니까. 이름은 귀가 따갑도록 들었으나 가보지 못한 섬도 부지기수일 겁니다. 인천시 옹진군 대청도가 딱 그렇습니다. 이름이야 여러 차례 들었으나, 그저 백령도를 오가는 길에 들르는 부속섬 정도로 여겼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섬에 발을 딛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해변의 전범이라 해도 좋을 농여해변과 움직이는 모래언덕, 그리고 섬을 견고하게 감싸고 있는 기암절벽 등 독특한 경치를 숨겨두고 있었습니다. 단지 백령도라는 큰 등잔 밑에 있어 보이지 않았던 것뿐이었지요. 늦은 휴가를 계획하고 계십니까. 섬 생활의 불편함을 감내하고라도 꿀맛 같은 휴식을 맛보고 싶다면 대청도를 ‘강추’합니다. 여기에 두무진 등 볼거리가 수두룩한 백령도를 오갈 수 있게 계획을 잡는다면 아마 모자람 없는 휴가가 될 겁니다. ●상상 속 모래해변 펼쳐진 농여해변 대청도(大靑島)는 인천에서 서북쪽으로 202㎞ 떨어진 절해고도다. 쾌속선으로 줄곧 달려도 4시간 10분은 족히 걸린다. 백령도는 여기서 20분쯤 더 들어가야 한다. 쾌속선은 늘 백령도에 앞서 대청도에 기항하지만, 발걸음을 내딛는 승객은 많지 않다. 아무래도 서해 5도 풍경의 주인은 백령도란 생각에서 그럴 게다. 결국 물리적 거리는 백령도가 멀지만 심리적 거리는 대청도가 더 먼 셈이다. 대청도는 모래의 섬이다. 흔히 갯벌이 연상되는 서해 여느 섬과 달리 대청도엔 갯벌이 없다. 보다 정확히는 갯벌 위로 모래가 덮인 형국이다. 대청면사무소에서 정년퇴직한 장덕찬(65)씨는 “25년 전쯤엔 섬 주변이 갯벌이었다.”고 했다. 갯것들도 많았다. 특히 굴이 많이 서식했는데, 날물 때면 섬 일대가 숫제 굴밭이었다는 것. 그러다 조류에 실려온 모래가 쌓이면서 여섯 개의 보석 같은 해변이 형성됐다. 사람들이 많이 찾기로는 지두리와 사탄동이 꼽힌다. 지두리는 바다로 돌출한 산자락이 바람을 막아 파도가 없고 경사도 완만하다. 썰물 때도 물이 많이 빠지지 않는다. 사탄동(沙灘洞)은 모래 여울이란 이름처럼 고운 모래가 1㎞ 정도 펼쳐져 있다. 두 곳 모두 탈의실과 샤워장 등 부대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여섯 개의 해변 가운데 맨 앞줄에 서는 곳을 꼽으라면 단연 농여해변(왼쪽)이다. 단언컨대, 당신이 상상하는 해변의 전형을 보여준다. 1.5㎞에 달하는 고운 모래사장이 초승달처럼 돌아나가고, 인적이 드물어 파도의 은밀한 속삭임이 온몸 구석구석에 빠짐없이 전달된다. 군데군데 서 있는 멋들어진 형태의 바위와 순비기 가득한 초록빛깔 모래언덕은 풍경의 덤이다. 물이 빠지면 바로 옆의 미아동까지 해변이 확장된다. 폭 700여m의 거대한 모래사장이 2㎞가량 펼쳐진다. 현지인들은 이를 풀턱, 혹은 말레라고 부른다. 또 모래사장의 높낮이가 달라 물이 빠지면서 연못 같은 웅덩이를 서너 개 만들어 놓는데, 이를 골새라고 한다. ●나무 같은 바위, 사막 같은 언덕 농여해변을 걷다 보면 다른 지역에선 좀처럼 보기 어려운 바위들을 만난다. 그중 압권이 고목나무바위다. 오랜 세월 쌓인 지층이 가로 형태를 하고 있는 건 종종 볼 수 있지만, 고목나무바위는 희한하게도 주름이 세로로 나 있다. 힘센 거인이 힘주어 세운 듯한 모양새가 영락없이 고목나무다. 이뿐 아니다. 해안 이곳저곳에 기묘한 형태의 바위들이 넘쳐난다. 아쉬운 점도 있다. 북녘땅과 마주한 곳이라 야간에 출입이 제한된다. 고목나무바위를 기준으로 오른쪽은 수심이 깊고 조류가 빨라 해수욕은 위험하다. 또 섬내 교통수단이 마땅치 않아 접근이 수월하지 않고 부대시설도 전혀 없다. 그야말로 날것 그대로다. 하지만 이런 불편들을 감내한다면 농여해변은 최고의 가족해변으로 손색 없다. 대청도를 베이스캠프로 삼고, 하루쯤 백령도를 둘러보는 여정이 맞춤인 건 이런 까닭이다.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밭을 가진 옥죽동 해변 뒤엔 ‘움직이는 모래산’(오른쪽)이 있다. ‘한국의 사하라’라고 불리는데, 사막이라고 하기엔 다소 어쭙잖은 규모다. 바람이 옥죽동과 농여해변, 대진동 등에서 모래를 실어와 쌓이면서 형성됐다. 계절풍 등의 영향으로 여름엔 낮아지고, 겨울엔 높아진다. 모래 때문에 불편을 겪던 주민들이 모래의 유입을 막는 방사림(防沙林)을 조성하면서 예전보다 쌓이는 모래의 양도 많이 줄었다. 금강송이 있는 풍경도 독특하다. 작은 섬인데도 숲 그늘은 짙은 편으로, 수종은 붉은 수피의 금강송이 대부분이다. 수목이 무성하다는 뜻의 대청(大靑)이란 이름도 그래서 붙여졌다고 한다. 특히 대청리에는 수령 100년이 넘는 금강송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동백나무 군락지와 빼어난 해안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강난도정자각 등도 빠짐없이 돌아보는 게 좋겠다. ●늙은 신(神)의 조각품, 두무진 대청도까지 와서 백령도를 둘러보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 가운데 두무진(頭武津)은 반드시 들러야 할 백령도 최고의 해안 절경이다. 조선 중기 유배 온 선비가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일컬은 곳으로, 투구를 쓴 장군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해서 이름지어졌다. 풍파에 쓸리고 깎인 선대암 등 기이한 형상의 바위들이 늘어서 있는데, 하나같이 용맹한 장수처럼 위풍당당하다. 두무진을 둘러보는 방법은 유람선 투어와 트레킹 두 가지다. 둘 다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절경을 선사하니 반드시 체험해 볼 일이다. 두무진 포구에서 선대암까지는 천천히 걸어도 20분이면 닿는다. 깎아지른 벼랑 끝에서 내려보는 풍광도 짜릿하지만, 해안으로 이어진 계단으로 내려가 두무진의 한가운데서 올려다보는 풍경도 그에 못지않다. 유람선을 타면 두무진의 진면목을 낱낱이 살필 수 있다. 기골이 장대하되 위압적이지 않고, 제 모양을 드러내되 절제미를 잃지 않은 절벽들이 늘어서 있다. 유람선을 타야 하는 이유가 꼭 경관 때문만은 아니다. 이맘때면 거의 예외 없이 깎아지른 절벽 발치에서 해바라기를 하고 있는 점박이 물범(왼쪽)들과 만난다. 늘 긴장감이 흐르는 접경의 바다 위에서 살아 있는 것들의 선한 눈망울과 마주한다는 게 여간 감동적이지 않다. 글 사진 백령·대청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2) ▲가는 길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에서 매일 오전 8시와 8시 50분, 오후 1시에 출항한다. 운항시간은 변경될 수 있어 미리 확인해야 한다. 백령도까지는 4시간 30분 소요. 인천~백령도 5만 7400원, 인천~대청도 5만 4500원. 대청도~백령도 3500원(이상 어른 기준). 청해진 884-8700, 우리고속·에이스마린 887-2891. 차는 연안·국제여객터미널 가리지 않고 주차할 수 있다. 하루 1만원. 백령도 택시는 기본요금 5000원에 목적지별로 요금을 따로 산정한다. 하루 10만~15만원에 렌터카도 빌릴 수 있다. 대청도에는 마을버스 한 대와 택시 2대가 운행하고 있다. 택시투어는 2시간 30분 기준 4만~5만원 선. 렌터카는 연료비를 포함해 하루 8만원 정도다. ▲맛집 백령도 사곶냉면(836-0559)은 3대를 이어온 맛집. 메밀로 뽑은 면발에 평양식의 다소 밍밍한 육수가 일품이다. 돼지고기 편육도 좋고, 짠지떡도 별미다. 짠지떡은 메밀반죽에 볶은 김치를 넣고 만두처럼 빚어낸 떡이다. 횟집들은 두무진 포구에 몰려 있다. 대청도는 유명한 홍어 산지. 주로 찜이나 회로 먹는다. 엘림민박(836-5997)에 미리 주문하면 맛볼 수 있다. 바다식당(836-2476)은 우럭수제비와 성게칼국수를 잘한다. ▲잘 곳 백령도는 아일랜드캐슬(836-6700)이 깨끗하다. 한국관광공사의 ‘굿스테이’ 숙박업소 인증을 받았다. 비수기 기준 1박 6만원. 대청도에는 30여곳의 민박집이 있다. 엘림민박이 추천할 만하다. 비수기 기준 1박 4만원(성수기 5만원).
  • 하산길 서두르지 마세요 느릿느릿 내려와야 야생화 친구들 사귄답니다

    하산길 서두르지 마세요 느릿느릿 내려와야 야생화 친구들 사귄답니다

    강원 태백의 금대봉과 대덕산은 흔히 ‘하늘 정원’으로 불립니다. 들꽃들이 무시로 피어 하늘과 맞닿은 산자락을 꽃밭보다 화려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가녀린 몸을 바람에 맡긴 들꽃들은 산정의 구름이 벗겨질 때마다 단아하면서도 고혹스러운 자태를 선보입니다. 숲그늘은 또 어찌 그리 짙은지요. 그렇잖아도 시원한 고원지대가 청량하다 못해 서늘하게 느껴질 지경입니다. 벌써 가을꽃이 꽃망울을 열기 시작하는 것도 그런 까닭일 겁니다. 두문동재에서 금대봉을 거쳐 대덕산까지 이어지는 ‘들꽃숲길’을 돌아봤습니다. 그 길엔 우리가 이름 불러주길 기다리는 들꽃들의 아우성이 한창이었습니다. ●‘3D 식물도감’ 같은 들꽃숲길 함백산 은대봉과 금대봉이 갈라지는 길, 두문동재(1268m)다. 싸리재, 불바래기라고도 불린다. 한때 하늘 아래 가장 높은 국도(38번)였던 곳. 산 아래에 터널이 뚫린 뒤론 들꽃숲길의 들머리 노릇만 하고 있다. 금대봉(1418m)과 대덕산(1307m)의 들꽃들을 돌아보는 일반적인 방법은 두 가지다. 들머리에 따라 달라지는데, 분기점은 둘 다 분주령(1080m)이다. 검룡소 주차장에서 오를 경우 분주령에서 대덕산을 둘러보고 내려온다. 거리는 약 6.6㎞로, 원점 회귀가 가능하다. 두문동재를 들머리 삼을 경우엔 금대봉을 지나 분주령에서 검룡소 방향으로 곧바로 하산한다. 거리는 6.9㎞쯤 된다. 이참에 분주령에 대한 오해, 즉 ‘분주령=야생화의 천국’이란 등식에 대해 확실히 짚어 두는 게 좋겠다. 분주령은 금대봉과 대덕산 사이의 움푹 꺼진 재다. 인근에 야생화들이 없지는 않으나, 금대봉 자락이나 대덕산에 견줄 바가 못 된다. 이런 오해가 확산된 데는 ‘분주령’이란 이름으로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사진이 한몫했다. 사진 속엔 범의꼬리 활짝 핀 산자락이 담겨 있는데, 사실 분주령이 아니라 대덕산이 주인공이다. 이 사진 탓에 탐화객들이 분주령과 대덕산만 보면 핵심은 모두 둘러본 것 아니냐며 오해하곤 한다. 하지만 이 경우 들꽃 산행의 중요한 한 축인 두문동재를 놓치게 된다. 두문동재에서 출발해 대덕산을 거치지 않고 하산하는 경우도 완벽한 들꽃 산행이 못 되긴 마찬가지다. 들꽃 산행의 핵심은 두문동재를 포함한 금대봉 일대와 대덕산이다. 두 지역은 자생하는 들꽃들의 양태나 산행길의 분위기 등에서 사뭇 다른 면모를 보인다. 두문동재에서 출발해 분주령과 대덕산을 거쳐 하산하는 9.6㎞짜리 산행이 필수적이란 얘기다. 산행 길이가 늘어난 만큼 산행 시간도 한 시간가량 늘어 4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하지만 단언컨대 어느 한쪽이라도 놓친다면 이는 명백한 손실이다. ●하늘 정원 걸으며 여름꽃을 배웅하다 두문동재~금대봉~분주령 구간의 특징은 길이다. 줄곧 소로가 이어진다. 걷기 쉽고 아늑하다. 오르막도 거의 없다. 산악자전거의 다운힐(down hill)처럼 줄곧 내리막이다. 2.5㎞ 정도는 아예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짙은 숲그늘이 이어진다. 그 길에 군데군데 야생화가 피어 있다. ‘3D 식물도감’이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종류가 다양하다. 탐방로 이름이 ‘들꽃숲길’인 것도 그런 까닭이다. 들꽃들이 군락을 이루기보다는 점점이 흩뿌려져 있는 게 이채롭다. 두문동재 관리사무소를 지나면 곧바로 숲으로 난 소로다. 하늘 정원으로 향하는 비밀의 문이다. 동자꽃이 길을 열고, 태백기린초와 큰까치수염, 노루오줌 등이 앙증맞은 꽃술을 벌려 탐화객을 맞는다. 간간이 강렬한 노란빛의 마타리가 눈에 띈다. 가을을 알리는 꽃이다. 김상구 문화관광해설사는 “8월 중순만 돼도 가을꽃이 피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산 아래는 이제 한여름이 시작되는데, 깊은 산은 벌써 가을을 준비하고 있다. 금대봉에서 숲길을 따라 내려가면 ‘고목나무 샘’과 만난다. 한강의 시원(始原) 같은 곳이다. 하지만 샘은 한강 발원지의 지위를 검룡소에 선선히 내줬다. 물이 땅으로 스며든 뒤 비로소 검룡소에서 솟구친다는 게 이유다. 하긴 자연이 이런 일로 공명을 다툴까. 들꽃숲길에선 조심해야 할 것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일부를 제외하면 탐방로 주변이 모두 생태·경관보전지역이다. 따라서 탐방로가 아닌 곳은 아예 발을 딛지 않는 게 좋다. 쐐기풀과 나무 뿌리도 조심해야 한다. 쐐기풀은 고목나무 샘 아래쪽부터 특히 많은데, 맨살에 닿았을 경우 독성 때문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나무 뿌리는 거의 얼음장과 같아서 미끄러지기 십상이다. 길은 순탄하게 이어지다 분주령부터 곧추선다. 된비알이지만 숨이 턱에 찰 정도는 아니다. 40분 정도 숲길을 걷다 보면 느닷없이 하늘이 벗겨지며 분지 형태의 초원지대가 펼쳐진다. 가슴이 후련해지는 들꽃 세상, 대덕산이다. 김 해설사는 대덕산을 “산중 연꽃 같은 지형”이라고 표현했다. 사방을 둘러친 고산준령들이 연꽃잎이라면 대덕산은 그 가운데 꽃술처럼 들어 앉아 있기 때문이란다. 백두대간의 마루금을 병풍 삼아 하늘 정원이 펼쳐져 있다. 일월비비추가 주종을 이루고, 양지꽃과 하늘말나리 등이 분위기를 돋운다. 꼭꼭 숨겨진 솔나리는 반드시 찾아볼 것. 잎이 솔잎을 닮아 이름지어졌다. 야윈 꽃대에 진분홍 꽃이 얹혔는데, 단아하면서도 고혹적이다. 속되게 비유하자면 ‘베이글녀’쯤 되겠다. 하산길에 검룡소에 들르는 것도 좋겠다. 신비로운 분위기가 철철 넘치고, 이무기가 승천했다는 폭포도 장관이다. ●축제로 여는 고원(高原)의 여름 이맘때 태백에서 꼭 기억해야 할 볼거리가 해바라기와 배추다. 소 아홉 마리가 누워 있는 형상이라는 구와우 마을에서는 해바라기 축제(www.sunflowerfestival.co.kr)가 28일까지 열린다. 해발 900m 고원 마을에 물결치는 100만 송이 해바라기가 장관이다. 고랭지 배추밭도 빼놓을 수 없는 계절의 ‘별미(美)’. 곰곰 살펴보면 잘 익은 배추는 농염한 장미에 견줄 만큼 예쁘다. 태백 어름에서 삼척에 이르까지, 거의 대부분의 산자락마다 배추들이 가득하다. 풍경이 빼어나기로는 매봉산 풍력발전단지와 귀네미 마을이 첫손 꼽힌다. 특히 매봉산 풍력발전단지는 태백의 대표 아이콘으로 여겨질 만큼 ‘전국구’ 관광명소다. 워낙 찾는 이들이 많아 배추 출하가 끝나는 9월 30일까지는 주말에 외부 차량을 통제하고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하루 10회 오간다. 평일에는 적정 대수의 차량만 통행시킨다. 귀네미 마을은 아직 통행 제한이 없다. 태백쿨시네마페스티벌도 제법 쏠쏠한 재미를 안겨 준다. 올해 15회째. 7일까지 오투리조트에서 열린다. 행사장은 해발 1100m의 고원지대다. 영화가 시작되는 오후 8시 이후엔 기온이 15도 안팎에 그쳐 얇은 담요라도 걸쳐야 할 정도로 서늘하다. 행사장엔 가로 30m, 세로 20m 크기의 초대형 스크린이 설치됐고, 어린이를 위한 놀이공간도 조성됐다. 매일 저녁 6시 30분~8시엔 벨리댄스, 핑거기타연주 등 문화공연이 펼쳐진다. 입장료는 어른 2000원, 초·중·고교생 1000원. 7세 미만은 무료다. 글 사진 태백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중부내륙고속도로→감곡나들목→38번 국도→태백, 혹은 중앙고속도로→제천나들목→영월→태백 순으로 간다. 태백시 관광문화과 550-2081. 들꽃숲길을 트레킹하려면 3일 전 태백시 환경보호과(550-2061)에 예약해야 한다. 카메라 삼각대는 반입 금지다. ▲맛집 태성실비집(552-5287)은 연탄불에 태백 한우를 구워 먹는 집이다. 초막손칼국수(553-7388)는 고등어조림, 두부조림 등으로 소문난 맛집. 김서방닭갈비(553-6378)와 승소닭갈비(553-0708) 등도 많이 알려져 있다. ▲잘 곳 오투리조트가 첫손 꼽힌다. 함백산 구릉에 터를 잡아 일출과 마주할 수 있다. 패스텔(553-1871), 알프스(552-2620) 등 모텔도 깔끔하다.
  • JYJ가 즐기는 여름 보양식 “이럴수가”

    JYJ가 즐기는 여름 보양식 “이럴수가”

    지긋지긋한 우기도 끝나가고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8월이 다가온다. 월드투어에 드라마와 뮤지컬까지 바쁜 나날을 보내는 한류스타 JYJ는 입맛도 없고 몸도 허해지는 이 여름을 어떻게 맞을까. JYJ의 여름 보양식을 알아본다. 평소 맛집 애호가로 알려진 JYJ(김재중, 박유천, 김준수)는 여름에도 ‘복날’은 꼭 챙기는 편이다. 또한 ‘최고의 사랑’을 통해 알려진 ‘공진단’은 멤버들에게는 지난 해부터 사랑 받아 온 아이템이다. 드라마 ‘보스를 지켜라’ 로 촬영에 한창인 김재중은 매운 음식 애호가로 매운 짬뽕, 매운 낙지 볶음 등 이열치열의 식단으로 여름에 맞서고 있다. 미스 리플리 촬영 후 휴식을 취하고 있는 박유천은 여름 아이스 티 광고모델 답게 수분 보충을 위해 다양한 여름 과일을 즐기는 편이다. 또한 도시적인 외모와 달리 평소 닭볶음탕이나 양대창, 칼국수 등 한식 애호가로 맛집 순회로 더위를 잊는다고 한다. 화제의 드라마 ‘여인의 향기’의 OST 참여를 앞두고 있는 김준수는 평소에 닭 요리를 즐긴다. 삼계탕과 백숙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보양식으로 여름에 특히 자주 찾는다고.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서울광장] 광장시장서 만나는 외국인들/이춘규 논설위원

    [서울광장] 광장시장서 만나는 외국인들/이춘규 논설위원

    지난 5일 낮 서울 종로구 예지동 광장시장 먹자골목에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비빔밤, 순대, 칼국수, 생선회, 돼지껍질 등 먹거리들이 구미를 당겼다. 단골 비빔밥집에는 빈자리가 없다. 조금 기다리다 앉아 보니 옆자리에 외국인 여성 2명이 있다. 허름한 이 가게는 일본·중국·서양인 등 외국인들이 많이 찾지만 주인 아주머니는 한국말로 응대한다. 그들에게 찾는 이유를 물어보면 맛과 멋, 분위기가 좋아 찾는다고 말한다. 먹고 나서는 영어, 일어로 “맵고 양이 많기는 한데 맛은 너무 좋다.”며 즐거워한다. 107년 전통의 광장시장은 직물, 침구, 수예용품, 그릇, 폐백, 제수용품, 한복 등의 도·소매 종합시장이다. 2005년 초 3년 가까운 대규모 환경개선사업을 마친 뒤 청계천 바람과 맞물려 내·외국인들이 몰려들고 있다. 먹자골목에서는 상설 식당과 긴 나무의자의 노점에서 우리의 먹거리들을 맛볼 수 있다. 한국생활 10여년째인 일본인 지인(49)은 직장 옆 대학가는 외국 같은 느낌이라며 한국의 멋을 느낄 수 있는 광장시장에 자주 간다고 한다. 외국인 여행객들은 주로 여행안내 책자, 방송 소개를 보고 찾는다. 특히 한류가 거센 일본 방송사들은 광장시장을 자주 촬영, 소개한다. 이날 일본 긴키지역의 MBS TV 팀 5명이 광장시장 먹자골목의 인기 비결을 취재했다. 떡볶이, 족발, 김밥, 김치를 촬영하고 분위기를 스케치했다. 수주 전에도 일본의 다른 방송제작팀이 시장을 촬영했다. 정감 있는 광장시장 분위기에 끌려 외국인들이 몰려든다. 그곳에서 한국의 문화를, 인정을 접한다. 전통 건어물시장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인근 중부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을 자주 만난다. 이처럼 외국인들은 한국적인 멋과 맛이 있는 곳을 찾는다. 지난 주말 늦은 밤 서울 용산 허름한 주택가 튀김집에 외국인 4명이 찾아 막걸리를 주문했다. 맥주와 소주만 있다고 하자 생맥주를 주문한 뒤 주택가 풍경이 보이는 옥외자리에 앉았다. 60대로 보이는 일본인 남녀, 서양인 남녀는 쉬지 않고 영어로 대화를 나누었다. 한국 전통술의 상징인 막걸리를 먹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많은 외국인들은 뉴욕, 런던이나 도쿄와 유사한 모습인 대도심 빌딩가보다 부여, 경주, 전주 등 전통 지방도시들을 찾고 있다. 얼마 전 한국을 찾은 60대 일본인 지인도 서울은 잠시 구경만 하고, 부여와 경주 등 고도(古都)를 집중 관광했다. 그는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가 남아 있는 곳을 보고 싶다.”며 일정 대부분을 고도 관광에 할애했다. 외국인들이 그 나라의 전통문화를 경험하려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한국스러움’이 중요한 이유다. 외국도 마찬가지다. 일본 시가현 나가하마시는 전통을 복원해 재래상권을 되살린 세계적 사례. 430여년 전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의해 개발된 인구 8만명의 나가하마는 자가용 시대 도래와 함께 위기를 맞았다. 한 재래시장은 80개 점포 중 70개가 문을 닫을 정도였다. 이에 주민들이 구로가베라는 회사를 세워 볼거리를 만들고, 전통적 건물·문화들을 복원했다. 국내외에서 손님이 다시 모여들었다. 20년 전 연간 9만명이던 관광객이 300만명이 됐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를 지낸 일본 교토산업대 도고 가즈히코 교수는 서울과 전북 남원 등을 돌아본 뒤 “도심지에 한국스러운 멋이 부족하다. 도심 개발 때는 전통거리와 건물들을 살려놓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의 도시들을 살펴본 외교관 출신이다. 전통·첨단의 조화 추구가 세계적 추세라는 것이다. 참고해야 할 듯하다. 서울 광화문 주변에서 낡았지만 고풍스러운 건물과 골목길을 보기 어려워졌다. 600년 전통의 피맛골 등 문화성이 퇴색해 간다. 안타깝다. 조화를 추구한다곤 하지만 공간효율성 위주 도심 개발로 역사가 담긴 건물이나 거리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역사가 숨쉬는 개발을 위해 민관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 외국인을 매료시키는 광장시장에서 문화를 살려낸 개발의 모델을 보게 된다. taein@seoul.co.kr
  • 홍대 앞 ‘작은 용산’ 두리반, 531일만의 ‘희망가’

    무차별 재개발로 쫓겨날 처지에 놓였던 제2의 용산 ‘두리반’이 삶의 터전을 지켜냈다. 제대로 된 보상 없이 가게가 철거될 위기에 놓였으나 현 장소를 떠나 인근에 새 가게를 열 수 있도록 지원받으면서 극적인 합의를 이뤄냈다. ●이주대책 극적 합의… 인근에 새 가게 8일 낮 12시 서울 성산동 마포구의회에 있는 다목적실에서 서울 동교동 167-31에 있는 칼국수집 ‘두리반’이 건설 시행사인 남전디앤씨와 이주대책 및 민형사상 분쟁의 처리, 합의에 대한 위약벌 조항에 대해 합의했다. 두리반은 현 장소를 떠나 인근에 새 가게를 열게 됐다. 두리반은 2006년 3월 마포구의 지구단위개발계획 지구에 포함돼 2009년 12월 24일 강제철거가 시작됐다. 이후로 주인 안종녀(53·여), 유채림(51)씨 부부는 8일까지 531일 동안 농성을 해 왔다. ‘작은 용산’이라고 이름 붙여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두리반을 지킨 것은 인디 뮤지션, 대학생, 시민운동가 등이었다. 특히 인디 뮤지션에게 두리반은 없어져서는 안 될 마지막 보루였다. 홍대 인디문화를 형성한 2000여명의 뮤지션들이 공연할 클럽은 기껏해야 10곳 남짓. 그중에 절반 정도는 재개발 지구에 포함됐다. 갈곳 없는 뮤지션들은 쫓겨날 처지에 있는 두리반에 주목했다. 남편 유씨가 소설가라는 같은 예술 계통에 있다는 것에도 공감했다. 인디 뮤지션들은 이곳에서 공연하기 시작했다. 또 다른 이들과 함께 교대로 가게를 찾아와 언제 철거될지 모르는 가게를 지켰다. 그동안 두리반은 음악회, 영화상영 등이 열리면서 철거대상건물에서 문화공간으로 바뀌었다. ●갈 곳 없는 인디 뮤지션들 힘보태 합의를 이루는 순간도 어려웠다. 이날 합의문 조인식은 오전 11시가 예정이었지만 두리반 대책위원회가 사전 조건으로 제시한 마포구, 마포경찰서 측 인사가 12시 가까이에 도착해서 한때 합의가 결렬될 위기까지 있었다. 남편 유씨는 “오랜 투쟁이 마무리되어 다행이다. 이제 다시 칼국수를 뽑을 수 있게 됐다.”고 말하며 두리반을 지지한 사람들과 함께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서민 외식값 올라도 너무 올라

    삼겹살, 자장면, 짬뽕, 칼국수 등 서민들이 주로 찾는 외식 품목 가격 상승폭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2배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38개 외식품목 중 가격 상승폭이 가장 큰 품목은 삼겹살로 1년 전과 비교해 14.5%가 올랐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4.1%)의 3배가 넘는다. 돼지갈비 상승률도 지난해 5월보다 14.3% 올라 삼겹살 다음으로 가격 상승폭이 컸다. 돼지고기를 주로 사용하는 중국음식 가격도 동반 상승했다. 자장면과 탕수육은 1년 전보다 각각 8.2%, 11.4% 급등했다. 짬뽕은 8.3% 올랐다. 또 지난달 설렁탕 가격은 지난해 5월보다 8.8%, 냉면은 8.9%가 올랐고, 김치찌개 백반과 된장찌개 백반도 각각 7.3%, 7.2%의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이외 죽 10.5%, 칼국수 8.1%, 돈가스 8.0%, 햄버거 7.4%, 볶음밥 7.3%, 라면 6.0%를 기록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보다 낮은 상승률을 보인 외식품목은 주류와 음료를 제외한 30개 품목 가운데 생선초밥과 피자 및 아이스크림(0%), 튀김닭(0.5%), 샐러드(3.0%), 스파게티(3.9%) 등 6개에 불과했다. 이 같은 외식물가의 급격한 상승세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기존의 공급 충격에 수요 압력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등이 합쳐진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외식가격은 쉽게 오르지만 잘 내리지 않는다는 ‘메뉴 비용’ 속성을 가지고 있다. 높은 외식물가는 국제 곡물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작물 수입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0%를 넘는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동네 칼국수 먹을 때면…눈에 선한 나의 벗아”

    “동네 칼국수 먹을 때면…눈에 선한 나의 벗아”

    누군가는 그를 노동시인, 민중시인이라고 불렀다. ‘노동 서시’ 등 대표적인 시편들을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먹물’이 되기를 거부하고 시를 틀어쥔 채 노동자들 틈바구니로 들어갔던 그이기에 붙여진 이름표다.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그를 ‘생래적 서정시인’이라고 했다. 시인 백무산은 ‘자신이 가야 할 미래는 민중이라고 하면서도 극렬한 저항시를 쓰지 않은 시인’이라고 평했다. 시인 박영근(1958~2006)이다. 안치환이 불러 유명해진 노래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의 원작자이다. 2006년 5월 11일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난 뒤 꼬박 5년이 흘렀다. 그를 추모하는 ‘제5주기 박영근 시인 추모제-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가 7일 한국작가회의·리얼리스트100 등의 주최로 열린다. 장소는 서울 홍익대 앞 ‘두리반’. 공간적 상징성이 크다. ‘제2의 용산’으로 불리는 두리반은 강제 철거에 맞서 1년 반 가까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곳이다. 건설 자본에 삶의 터전을 빼앗긴 자들의 절박함이 배어 있다. 여기에서 절묘하게 박영근의 삶과 시가 겹쳐 투영된다. 박영근의 고향은 전북 부안이다. 박영근은 1997년 어느 봄날 서울 종로에서 동료 시인들과 여느 때처럼 술을 마시다 말고 슬그머니 자리를 빠져나와 서울역 앞에서 택시를 잡아탄다. 그리고 고향 부안까지 내처 달린다. 어미 품처럼 따뜻한 마을, 소년의 시정(詩情)을 늘 출렁이게 한 수평선을 보고 싶었지만 푸르스름한 새벽녘 그가 볼 수 있었던 것은 괴물처럼 자리 잡은 방조제뿐이었다. 바닷물을 막아선 새만금의 건설자본 앞에 무기력해진 고향 모습에 절망한 박영근은 ‘…/ 수평선 자락에서부터 눈 시리게 출렁이던 물이랑을 지우고/ 물길을 끊어버린 방조제 공사장을 나는 바라본다/ 뻘길은 평지가 되고 한 도시가 들어서겠지/ 보상금에 조생이 자루를 놓아버린 조개미 아짐은 또 취했나 보다/’(‘해창에서2’ 중)라고 안타까운 심경을 노래했다. 이미 세상을 떠난 박영근이건만 그의 시는 여전히 회자되고, 박영근에 대한 그리움 또한 여러 시인들에 의해 여전히 노래되고 있다. 시인 박라연은 새만금 방조제를 찾은 뒤 ‘…/ 평등한 밥을 위해/ 평생을 바쳤을/ 시인 박영근, 그의 영정 사진 속/ 해맑은 웃음이 새만금까지 흘러넘쳐/ 철썩이는 것 보았지만/…/ 너무 공평 평등해서 심심한, 곳으로/ 가는 그를 붙잡고 싶지만’(‘우연히 들른’)이라고 썼다. 시인 박철은 ‘동네 분식집에서 혼자 김치칼국수를 먹는데/ 갑자기 붉은 국물 위로 박영근 시인 생각이 나는 거라/ 그는 지금쯤 어딜 가고 있을까/’(‘박영근 생각’)라고 20년 우정을 나눴던 벗과의 한때를 시로 추억했다. 7일 추모 행사에서는 이은봉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이 추모사를 낭독한다. 두리반에서 재개발 반대 농성을 벌이는 소설가 유채림씨와 시인 서홍관씨 등이 고인을 추모하는 영상을 상영하고 추모시를 헌정한다. 시인 김일영, 박일환, 황규관의 시 낭송도 예정돼 있다. 박영근은 1981년 ‘반시’(反詩) 제6집에 ‘수유리에서’ 등을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취업공고판 앞에서’ ‘대열’ 등 여섯 권의 시집과 산문집 ‘공장 옥상에 올라’ 등을 남겼다. 신동엽창작기금(1994)과 백석문학상(2003) 등을 받았다. 그가 떠난 뒤 돌이켜보니 그의 시야말로 가장 민중적인 것이 가장 서정적임을, 혹은 그 반대 명제가 성립될 수 있음을 명료하게 보여 준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방치된 한국르포 제 역할 찾기를…”

    “방치된 한국르포 제 역할 찾기를…”

    “한국 문단에서 사실상 방치되다시피한 장르인 르포가 다시 제 역할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소설가 김곰치(41)가 자신의 두 번째 르포·산문집 ‘지하철을 탄 개미’(산지니 펴냄)를 내놓았다. 물론 본업은 소설가 맞다. 하지만 1995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소설가로서의 가시적 성과물은 장편소설 ‘엄마와 함께 칼국수를’(1999), ‘빛’(2008) 두 권이 전부다. 최근에는 본업보다 르포 글쓰기에 심취해있다. 2005년 첫 번째 르포·산문집 ‘발바닥, 내 발바닥’에서 새만금, 천성산 등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중심에 놓은 르포를 썼다. 두 번째 르포·산문집인 ‘지하철’에는 녹색평론과 국가인권위 기관지 ‘인권’ 등에 주로 썼던 르포 12편과 산문 13편을 담았다. 2005년 숨진 원폭 2세 환우 김형율씨 이야기 등을 담은 르포는 새롭게 읽힌다. 반핵 평화운동가였지만 일본과 한국 정부의 냉대는 물론, 원폭 1세, 2세로부터도 돈키호테 취급 받은 그의 불우한 삶과 고민 등을 폭넓은 취재에 바탕해 담담한 필치로 풀어냈다. 이 밖에 뉴타운 지구 내 단독주택 마을인 한양주택 르포는 주거 형태와 개인의 행복의 관계를 잔잔히 살피게 한다. 또 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를 겪은 태안 르포 등 약자와 생명에 대한 사랑과 옹호의 시선으로 쓴 글들도 담겼다. 그는 “취재과정부터 글을 쓰기까지 보람과 사회적인 효용가치도 크다.”며 “단편소설보다 르포를 훨씬 더 절실하게 받아들이는 독자도 많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세월이 지나도 가치 있는 문학성을 담은 르포를 쓰기 위한 고민이 많다.”고 덧붙였다. 김곰치의 르포 예찬은 이어졌다. “겸손하지 않으면 르포 글쓰기는 불가능합니다. 무지랭이 노인들의 얘기도 정중히 듣고 글쓰기에 고스란히 반영해야하는 것이 르포죠. 소설가의 삶에 익숙한 이들은 쓰고 싶어도 못 쓸 거예요.” 하지만 그의 가슴 속에는 여전히 소설에 대한 강렬한 욕망이 꿈틀댄다. 그는 “사실 나도 르포 작가라는 호칭보다 여전히 소설가라는 호칭이 더욱 듣기 좋다.”면서도 “과거 사실주의 문학 등에서 담았던 사회정치 영역의 소재와 주제는 르포문학에 넘겨주는 것이 더욱 커다란 울림을 가질 수 있으며, 기존의 문학 장르는 인간 내면의 탐구를 본격적으로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빛’ 이후 3부작으로서 ‘말’, ‘소리’를 완성시키는 것이 그의 평생의 과업이다. “인간을 마지막으로 설득하는 것이 소설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내년초쯤 800장 짜리 경장편 소설을 내놓을 예정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첫 시즌 앞둔 인천 FC 새내기 유준수·박태수

    첫 시즌 앞둔 인천 FC 새내기 유준수·박태수

    뭐든 처음은 설렌다.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 개막을 누구보다 기다리는 인천 유나이티드FC의 두 신인 유준수(23)와 박태수(22)가 그렇다. 지난달 30일 괌 전지훈련장에서 둘을 만났다. ●신인드래프트 1·2순위 ‘즉시전력감’ 2009년 전국대학축구대회에서 고려대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공격수 유준수는 지난해 11월 열린 K-리그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인천의 푸른 유니폼을 입었다. 수비수 박태수도 올림픽 대표에 뽑힐 정도의 기량을 갖춰 홍익대 재학 중에도 2순위로 고향팀인 인천에 둥지를 틀게 됐다. 인천이 뽑은 12명의 신인 가운데 이 둘은 ‘즉시전력감’임에 틀림없어 보였다. 하지만 이 두 새내기는 “두렵다.”고 입을 모았다. ●박 “잘돼서 어머니 칼국수집 광고도” 유준수는 “10골-10어시스트가 목표라고 생각했었다.”면서 “그런데 단 한 경기라도 나가서 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박태수도 “처음 인천에 오게 됐을 땐 ‘내가 잘하면 어머니의 칼국수집 광고도 될 것’이라며 자랑했는데, 현실은 그게 아닌 것 같다.”면서 “선발은커녕 교체 명단에라도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둘이 지난 2개월 동안 훈련하면서 느낀 대학과 프로의 수준차는 말 그대로 ‘하늘과 땅’ 차이였다. 훈련에 임하는 선배들의 눈빛부터가 달랐다. 작은 움직임, 단 한번의 패스도 대충 하는 법이 없었다. 축구를 시작하고 나서 나름대서 최고의 길을 걸어왔던 둘은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두 유망주는 끝을 알 수 없는 두근거림과 두려움을 훈련으로 이겨내고 있었다. 유준수는 “공격수는 공격포인트로 말한다. 훈련이든 연습경기든 골을 넣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박태수는 “‘실수는 끝’이라는 생각으로 감독님이 요구하는 플레이를 위해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유 “공격포인트로 실력 보이겠다” 유준수는 이날 열린 자체 연습경기에서 골을 기록했고, 박태수는 풀타임을 뛰며 전담 프리키커로도 활약했다. 인천의 주장 전재호는 “준수와 태수는 올 시즌 인천의 기둥이다. 자기관리도 훈련도 늘 진지한 자세로 열심히 한다.”면서 “이 둘로 인해 올 시즌 인천이 뭔가 해낼 것 같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저녁식사 뒤 열린 ‘5분 스피치’에서 박태수는 ‘열망하고, 움켜잡고, 유영하라’는 주제로 감독과 선배들 앞에서 첫 시즌을 맞는 새내기의 심정을 털어놨다. 유준수는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며 박태수의 이야기에 공감했다. 둘이 그토록 열망해 왔던 프로무대에서 기회를 움켜잡고 그라운드에 나서 유유히 즐기듯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날이 기다려지는 대목이다. 글 사진 괌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버림받고 쓸쓸한 중년 여인들 삶을 위로하다

    어쩌면 여기 여인네들은 이리도 한결같이 삶의 언저리를 맴돌거나 버림받아야 했을까. 어떤 여인은 스스로 일어서기 위해 동대문 시장에서 일본 시장통으로 옮겼다. 하지만 먹고살기 퍽퍽한 것은 마찬가지다.(‘로즈마리’) 뿐인가. 피붙이 있는 곳이 고향이려니 하며 자식 찾아 북을 떠나서 남으로 온 또 다른 어미는 여전히 주변 사람들로부터 눈흘김을 받아야 한다.(‘핏줄’) 아니면 이혼한 뒤 미국 언니네로 가서 눈칫밥만 먹다 다시 돌아왔으나 장성한 아이들은 편지로만 연락할 뿐 어미를 반기지 않는다.(‘녹색 칼국수’) 김영민의 첫 소설집 ‘녹색 칼국수’(황금알 펴냄)에 등장한 주된 인물들은 모두 여자다. 8편의 작품 속 인물들은 예외 없이 남편과 자식 혹은 부모로부터 버림받아 관계는 적막하다. 젊은 여자라도 이는 마찬가지다. 고아원에서 길러져 무당의 수양딸이 된 홍주는 교통사고로 중환자실에 실려가지만 찾아와 줄 이도 없다. 물론 남성 주인공 화자도 등장한다. ‘술래잡기’다. 거기에도 어머니는 여전히 등장한다. 그 어머니는 아들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직장 동료와 필리핀으로 은퇴이민을 떠난다. 관계로부터 버림받은 점을 마찬가지로 가져가지만, 거기에 나오는 중년 여인은 도리어 자식을 버리고 자신만의 삶과 행복을 찾아 떠나는 ‘낯선 적극성’을 보여 준다. 김영민의 지향을 담았을까? 김영민은 올해로 꼬박 50세다. 마흔셋에 ‘월간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늦어도 한참 늦었다. 게다가 첫 소설집이 나오기까지는 또다시 6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서울예술대학 극작과를 졸업한 뒤 중앙대 대학원, 국민대 대학원 등에서 공부했지만 정작 글은 제대로 쓰지 못했다. 그가 소설집 첫머리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 치하의 2인자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말을 빌려 언급했듯 ‘길었다. 정말 길었다.’라고 할 만한 세월이었다. 김영민은 “소설집이 나오기까지 참으로 긴 시간이었다.”면서 “작품을 움켜쥐고 있자니 퍼내지 않은 우물에 새 물이 고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변부 삶의 치유는 느닷없이 찾아온다. 방송국 PD로 정년퇴직한 남편은 여전히 일에 매달려 있고, “지나친 애정이 부담스럽다.”면서 자신의 품안을 벗어나 유학 떠나버린 딸을 둔 중년 여인의 쓸쓸함은 어느 순간 봄눈 녹듯 한꺼번에 해결된다. 의부증도, 자식에 대한 집착도 모두 부질없음을 깨달아 버린 것일까.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문제의 심화가 느껴지는 이유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설선물 가이드] 우리찬-천연조미료 ‘뿌비3종세트’ 인기짱

    [설선물 가이드] 우리찬-천연조미료 ‘뿌비3종세트’ 인기짱

    식료품 가공 전문업체 우리찬이 설 명절 선물로 유용한 ‘뿌비3종 선물세트’를 내놓았다. ‘뿌리고비비고야채’, ‘뿌리고비비고해물’, ‘뿌리고비비고돌김’ 3종세트로 구성됐다. 뿌비3종 선물세트는 돌김자반과 건조된 국산 야채류, 해물을 밥에 뿌려먹을 수 있어 야채나 해물을 싫어하거나 먹지 않는 어린이들에게도 거부감 없이 먹일 수 있다. 요리 첨가제 및 부재료로 사용이 가능하다. 화학조미료 대신 천연조미료를 사용하고 화학적 가공 요소를 배제한 제품이다. 떡국, 만두국, 우동, 칼국수, 김밥, 주먹밥, 볶음밥, 비빔밥, 각종 전골, 계란찜, 계란말이, 부침전, 청포묵, 도토리묵, 오무라이스 등을 요리할 때 사용하면 음식의 맛을 더 낼 수 있다. 어린이들의 소풍 및 가족 나들이, 여름 휴가철 피서지에서 즉석으로 비벼 먹기 편리하다. 아이들이 혼자서 쉽게 비벼 먹을 수 있어 맞벌이 부부들의 걱정도 덜을 수 있는 제품이다. 건조된 국내산 야채류와 양념된 참깨, 돌김자반이 어우러진 고소한 맛이 주먹밥 외 어떤 요리에도 응용할 수 있다. 뿌비3종 450g 세트 가격은 4만 5000원에서 3만 9800원으로, 380g 세트는 3만 5000원에서 2만 9800원으로 내렸다. 080-278-5000.
  • [싱글 라이프] 여행지에서 생긴 일

    [싱글 라이프] 여행지에서 생긴 일

    저절로 어깨가 움츠러들고 종일 방 안에만 머물고 싶은 추운 날씨가 이어지는 요즘이면 남국의 따뜻한 휴양지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절로 간절해진다. 일과 공부에 치여 당장은 훌쩍 떠나지 못해도 지난해 여름 즐거웠던 휴가, 학창 시절 친구들과 함께 떠났던 당일치기 여행의 추억에서 힘을 얻는 것이 소시민들의 일상이다. 그런 만큼 모처럼의 여행지에서 겪은 싱글들만의 에피소드 또한 아름다운 추억이 아닐 수 없다. ●행복한 추억만 가득  직장인 최동혁(26)씨는 군 입대 직전 경주로 친구들과 함께 간 여행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최씨의 입대 4일 전, 육군 현역으로 복무하던 두 친구가 병장 휴가와 상병 휴가를 맞춰 나왔다. 입대를 앞두고 심란해했던 최씨는 친구들의 제의로 경주 여행을 가기로 했다.  경주 불국사에서 친구들과 사진을 찍고, 아침 일찍 토함산에 올라 일출을 맞는 등 2박 3일간 입대 전 마지막 자유를 만끽했다. 친구들은 훈련소까지 최씨를 배웅해주며 경주에서 같이 찍은 사진을 그의 손에 꼭 쥐여 주었다. 최씨는 “입대 전 심란한 마음을 친구들이 잡아 줘서 담담하게 입대할 수 있었다.”면서 “황금 같은 휴가를 날 위해 써 준 친구들에 대해 지금도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찬명(27)씨는 대학생 시절 강릉 경포대에서 보낸 꿈같은 하루를 잊지 못한다. 최씨와 친구들이 동해를 찾은 목적은 이른바 ‘바닷가 헌팅’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다. 처음으로 바닷가 헌팅을 했던 최씨 일행은 여자들에게 제대로 말을 걸기도 어려웠고 몇 차례 퇴짜를 맞았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새벽이 되고 짝이 맞은 남녀들이 신나게 게임을 하고 술을 마시기도 하면서 여름 바닷가의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었다. 최씨가 친구와 신세를 한탄하며 새우깡을 안주 삼아 소주를 마시던 중 여자 3명이 눈에 띄었다. 그는 마지막 도전이라 생각하며 큰 기대 없이 말을 걸었는데, 여자들이 흔쾌히 응해 3대3으로 술자리 게임을 하며 재밌게 놀았다. 최씨는 “지나간 추억이지만 짜릿하게 바닷가 헌팅에 성공했던 기억만큼은 쉽게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내 생에 최악의 여행  대학생 이진희(25·여)씨는 2008년 겨울에 떠난 그리스 아테네 여행을 떠올리면 지금도 아찔하다. 이씨가 아테네에 있을 때 한 소년이 경찰의 총을 맞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오스트리아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다 모처럼 4박 5일 일정으로 떠난 그리스 여행이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끔찍해요. 평온했던 도시는 거리마다 성난 군중이 가득 메웠고, 곳곳에는 불길이 치솟았어요.”  이씨가 가고 싶었던 그리스 국립박물관, 아크로폴리스 광장 등은 폭동의 여파로 폐쇄됐다. 하릴없이 거리를 다니다 시위대 모습을 기록하려는 마음으로 카메라를 꺼내 들자 한 청년이 ‘찍지 마!’라고 소리를 질렀다. 속수무책으로 당한 이씨는 바로 아테네를 떠났다. 이씨가 떠난 다음 날 아테네 공항이 폐쇄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루라도 늦었다면 아테네에 발이 묶일 뻔했던 것. 이씨는 “교환학생으로 있는 동안 많은 지역을 여행했지만 아테네 사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그날의 공포를 조심스레 꺼냈다.  즐거운 여행길에 몸이 아픈 것만큼 속상한 일이 있을까. 서울 서초동에 사는 회사원 정모(26·여)씨는 여행을 갈 때마다 배에 탈이 나는 징크스가 있다. 진로에 대한 걱정을 잊기 위해 홀로 떠났던 전남 담양으로의 여행길에서도 이 징크스는 어김없이 다가왔다. 서울에서 광주로 향하는 버스 안, 정씨의 배 속에서 “꾸루루룩.”하는 신호가 계속 울렸다. 광주터미널에 도착한 뒤 정씨는 화장실로 직행했다. 앞으로의 여행이 ‘화장실 여행’으로 변하는 전주곡이었다.  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메타세쿼이아 자전거길을 찾은 이씨는 더 이상 아픈 몸을 이끌고 걸을 수 없었다. 정씨는 그때 길 한구석에 있는 오두막을 발견했다. 오두막에 들어가서는 점퍼에 달린 모자를 얼굴 끝까지 덮어 쓰고 누워서 잠을 청했다. 자전거길에는 연인과 친구들이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달리고 있었다. “창피한 줄도 모르고 어떻게 오두막에서 잠을 잘 생각을 했는지 지금도 신기해요. 오두막에서 쉰 덕분에 여행은 무사히 마칠 수 있었어요.”  중소 건설회사에 다니는 이정훈(28)씨는 3년 전 여름 제주도 여행만 생각하면 몸서리가 쳐진다. 대학교 3학년 때 혼자 호기롭게 제주도에 1주일 동안 머물면서 한라산 등반은 물론 산굼부리 같은 유명 관광지도 가 볼 생각이었다. 문제는 여행 경비였다. 빠르지만 비싼 비행기 대신 느리고 저렴한 배를 타고 가기로 결심했다. “학생이었으니까 사치는 금물이었죠. 배를 타고 가면 뭔가 운치 있을 것 같기도 했어요.”  인천에서 오후 7시에 타서 다음 날 아침 9시에 도착하는 제주도행 여객선을 탄 이씨는 3등실의 넓은 방에 앉아 배멀미를 견뎌내고 있었다. 40대 중반쯤 되는 아저씨가 넉살 좋게 다가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이야기를 나누다 이내 잠이 들었다. 한창 꿈나라에 빠져 들었을 때 누군가의 손이 자신을 더듬고 있는 게 느껴졌다. 이씨는 옆에 누운 그 아저씨가 잠결에 손을 뻗은 것이라고 생각하며 다시 잠을 청했다. 그런데 또 아저씨의 손이 자신의 몸을 더듬기 시작했다. 몇 번이나 뿌리쳤지만 소용없었다. 그렇게 밤을 지새우고 아침 6시쯤 이씨가 일어나 화장실을 간 사이 그 아저씨는 사라지고 없었다. 이씨는 “혼자 떠난 여행이라 큰 기대도 했는데 그런 일을 겪고 유쾌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주도를 갔다.”면서 “제주도는 좋았지만 제주도 생각하면 그 일부터 떠오르니 소름이 돋는다.”고 말하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외국어 때문에  대학원생 권영승(28)씨는 이집트에서 보낸 3개월을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대학에서 아랍어를 전공한 권씨는 2007년 12월 학과 동기들과 이집트 카이로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권씨가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경험은 택시기사와 한판 말싸움을 벌인 일이다. 시내의 한 시장에 물건을 사러 갔던 권씨는 이날 처음으로 혼자 택시를 타고 갔다. 택시기사는 권씨가 외국인인 것을 알고는 가까운 길을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를 눈치챈 권씨는 택시기사에게 져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그동안 배운 아랍어 실력을 발휘해 보고도 싶었다. 이내 권씨는 택시기사에게 아랍어로 항의하기 시작했다. “너, 사기, 이거, 하지 마, 경찰, 신고!” 아랍어가 유창하지 않았던 권씨가 할 수 있었던 말은 몇 가지 단어를 나열하는 것뿐이었다. 그래도 권씨는 최선을 다해 택시기사에게 항의했다.  권씨의 목청이 컸던 건지 목적지에 이르러 기사는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권씨에게 적정 요금을 받겠다고 하는 한편 “외국인이 수고가 많다. 열심히 공부하라.”는 덕담까지 했다. 택시기사와 한판 말다툼을 벌인 뒤 아랍어 실력에 자신감이 생긴 것은 권씨의 소중한 수확이었다.  ‘다른 나라에 있으면 저절로 애국자가 된다’는 말을 회사원 이현지(24)씨는 중국 여행길에서 확실히 느꼈다. 이씨는 2007년 7월 친구와 함께 중국 여행을 떠났다. 중국어를 전공한 이씨였기에 중국 여행 기간은 중국어 실력을 실컷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씨를 만난 중국인들은 “중국어 잘한다.”라며 감탄했다.  이씨는 베이징 시내 한 공원 입구에서 만난 생수 파는 상인을 잊지 못한다. 이씨가 서울에서 왔다고 자신을 소개하자 상인의 표정에 거만한 미소가 가득했다. “지금은 서울을 중국어로 ‘셔우얼’(首尔)이라 부르지만 예전에는 ‘한청’(汉城)이었어. 아무리 너희들이 셔우얼이라고 해도 우리한테는 한청이야. 한청의 한(汉)이 무슨 의미인지 알아? 바로 한족(汉族)이야. 그러니까 한국인은 한족의 일부, 한국은 중국의 일부라는 뜻이라고.”  이씨는 화가 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상인에게 따지기 시작했다. 이씨는 “옛날엔 우리 조상들이 중국에서 한자도 배워 오고 서예도 배워 왔지만 지금 중국인들은 다 한국 드라마를 보고 있다.”고 답했다. 상인은 지지 않고 “너희 전통문화는 다 중국에서 시작된 거야. 너희들은 우리의 속국이란다.”라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었다. 중국어가 부족한 이씨는 대꾸할 수 없었다. 이씨는 “지금 생각하면 그까짓 말장난에 왜 그렇게 흥분했나 싶다.”면서 “이후 말싸움에서 지지 않기 위해 중국어를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소중한 인연  교사 전예은(31)씨는 2009년 여름에 떠난 제주도 여행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여행에서 절친한 친구를 얻었기 때문. 전씨는 여름 방학을 맞아 홀로 4박 5일 일정으로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다. “학기 중에 받았던 스트레스를 한꺼번에 날릴 여행이 필요했어요. 혼자 떠나는 여행에 대한 동경도 있었고요.”  제주도에서는 오토바이를 빌려 몰고 다니며 푸른 자유를 만끽했다. 색다른 추억을 위해 머문 게스트하우스에서 전씨는 친구를 만났다. 서로 말이 잘 통해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일정도 비슷했다. 둘은 제주도 섭지코지에서부터 우도까지 1박 2일을 함께하고 같이 서울 김포공항으로 돌아왔다. 전씨는 “여행지에서 만났기 때문인지 요즘 만나도 제주도 얘기를 많이 한다.”면서 “어른이 돼서 만난 친구지만 오래된 친구 못지않게 마음이 잘 맞는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정철(27)씨는 방학이 되면 국내 곳곳을 자전거로 여행하는 게 취미다. 전국 방방곡곡을 누빈 김씨가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는 충북 옥천이다. 지난해 여름, 김씨는 개강을 일주일 남겨둔 채 친한 친구 한명과 함께 자전거 여행을 떠났다. 갑자기 비가 쏟아지자 김씨는 시골 마을 한가운데서 칼국수집을 발견했다. 테이블이 4개밖에 없는 허름한 식당에 온몸이 젖은 채로 들어가 칼국수와 만둣국을 하나씩 시켰다. 푸짐하게 나온 칼국수를 한 젓가락 먹으려는 찰나 50대 초반쯤 돼 보이는 부부가 말을 걸었다.  부부는 “왜 이렇게 젖었느냐.”면서 “무슨 일로 이런 시골까지 왔냐.”고 김씨 일행에게 물었다. 설명을 들은 부부는 여행하는 데 쓰라며 5만원 을 용돈으로 쥐여 줬다. 놀란 김씨는 극구 사양했지만 이렇게 홀딱 젖어서 여행하면 감기 걸린다고, 따뜻한 거 사 마시고 목욕도 하라며 오히려 김씨를 말렸다. “돈의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생면부지의 우리를 이렇게 신경 써 주는 그런 마음씨가 너무 고마웠어요. 덕분에 감기 안 걸리고 무사히 여행을 마칠 수 있었어요. 언젠가 꼭 찾아 뵙고 싶어요.” 정현용·백민경·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겨울엔 아내의 꽃게탕 최고

    겨울철에 남편이 아내에게 가장 바라는 요리는 ‘꽃게탕’인 것으로 조사됐다. 신세계 이마트의 요리 전문지 ‘메뉴’ 겨울호는 지난 1~13일 서울 지역 기혼 직장 남성 3000명을 대상으로 ‘아내에게 바라는 겨울요리’를 조사한 결과 꽃게탕이 1위에 올랐다고 31일 밝혔다. 꽃게탕은 전체 응답의 13.6%에 해당하는 1767표를 얻어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고, 손만두와 손칼국수가 각각 1507표, 1059표로 그 뒤를 이었다. 1월 1일부터 신세계 포인트카드 회원들에게 배포되는 ‘메뉴’ 겨울호는 ‘아내에게 바라는 겨울요리 50선’을 소개하고, QR 코드를 통해 요리를 만드는 과정을 동영상으로도 보여 준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송년기획] 거침없는 이재오·박지원, 노회한 박희태, 솔직한 김무성

    [송년기획] 거침없는 이재오·박지원, 노회한 박희태, 솔직한 김무성

    2010년, 정치부 기자들에게는 ‘당근’도 없이 ‘채찍’ 소리만 요란한 한해였다.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폭침 사건의 조사가 5월 20일까지 이어졌고, 조사 결과 발표 뒤에도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6·2 지방선거가 열려 지방권력의 교체를 가져왔고, 6월 29일에는 세종시 수정법안이 국회에서 부결되면서 논란이 정점으로 치달았다. 9월 27~28일에는 북한 김정은 3대 세습이 표면화됐고, 11월 초 방북한 지그프리트 헤커 박사의 북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로 한반도의 핵 위기가 다시 부각됐다. 11월 11~12일 열린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의 성과를 미처 평가하지도 못했는데, 11월 23일 연평도 포격 사건이 터졌고 한·중 간의 외교적 갈등이 부각됐다. 또 12월 3일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과 1년 내내 이어진 4대강 사업 논란도 모두 정치부와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사안이었다. 이 때문에 정치부 기자들은 단 하루도 마음 놓고 쉴 수 없었고, 그것은 올해 우리나라가 정치, 안보, 외교적으로 큰 도전을 받은 한해였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절망에서 희망의 싹이 트고, 위기에서 큰 기회를 엿본다고 한다. 우리에게 다가왔던 2010년의 도전들이 2011년에 새로운 국가 발전의 비전으로 승화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서울신문 정치부 기자들이 그런 취지에서 출입처별로 가장 중요한 취재원을 소재로 삼아 2010년을 마무리하고 2011년을 여는 송년 칼럼을 썼다. MB는 누가 뭐라 해도 서민적 누가 뭐래도 이명박 대통령(MB)은 서민적이다. 재래시장을 방문했을 때 식당에 들러 칼국수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동행한 참모진이나 기자들이 깜짝 놀랄 정도다. 부지런한 것도 타고났다. MB식 해외출장에 출입기자들은 체력이 다 바닥이 났다. 군더더기 일정은 다 빼고 강행군 일정을 잡는다. 거리가 멀어도 1박 2일 또는 2박 3일로 스케줄을 잡는 경우가 많다. 드디어는 밤 12시에 출발, 왕복 비행기에서 이틀밤을 새우는 ‘1박 4일’ 출장까지 등장했다. 출장이 너무 힘들어 모 신문 기자는 ‘카카오톡’에 ‘1박 4일 금지’라는 글을 올려 불만을 토로했을 정도다. 그래도 열심히 일하는 대통령을 가졌다는 건 국민에겐 행운이다. 그런데 서민적인 대통령이 이렇게 열심히 뛰었는데도, 올 한해 MB정부에 대한 평가는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8·8 개각 후유증, 총리실 민간인 사찰, 예산안 파동 등 드러난 악재 때문이다. 하지만 숨겨진 이유는 따로 있다. 경제가 살아났다고 말은 하는데, 살림살이가 나아진 것 같지는 않다. ‘공정사회’를 목청 높이 외쳤지만, 받아들이는 쪽은 “글쎄…”라는 반응이 더 많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 연평도 도발 때도 행동은 없고 말만 많았다. 새해에는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길 기대한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고 좋은 평가를 못 얻는다면 그보다 억울한 일도 없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소신·일 ’로 밀어붙이는 金총리 김황식 총리는 ‘곱게 늙은’ 할아버지와 같은 인상을 준다. 지방 세족(世族)의 막내아들로 곱게 자란 데다 공직 생활도 승승장구하다 보니 세상의 신산(辛酸)한 맛을 보지 않은 이력 때문이다. 이는 곧잘 ‘성골’(聖骨)로만 살아온 ‘무색무취’한 인물이라고 폄하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곁에서 지켜보면 김 총리는 뚜렷한 소신을 보여준다.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사건에 청와대에서 지급한 ‘대포폰’이 사용됐다는 의혹과 관련, “만약 대포폰 사용이 국가기관에 의해 이뤄졌다면 극히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의원 면책특권에 대해서는 “면책특권은 의원의 소신 있는 행동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 이를 남용해 개인의 명예훼손을 하라고 만든 제도는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물론 소신이 지나쳐 구설수에 오른 적도 있다. 취임 초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무료로 지하철 탑승권을 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발언,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런 소신을 바탕으로 김 총리는 조금 거창해 보이는 ‘자유’와 ‘평등’, ‘박애’를 추구한다. 자유는 자본주의, 평등은 사회주의 이념체계인 만큼 상호 모순적일 수밖에 없다. 두 개념을 완충시키기 위해 ‘박애’를 넣었다는 것이다. 박애는 나눔·배려로 해석된다. “일로써 말하겠다.”는 총리가 2011년 새해, 세 개념이 충돌하지 않도록 어떻게 절충해 낼지가 관심거리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마음에 안드는 질문엔 역공세 정치부장의 즐거움이자 부담 가운데 하나는 정부 및 정치권의 고위 인사들을 직접 인터뷰하는 기회 또는 ‘의무’였다. 올해 정치권에서는 박희태 국회의장,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 민주당의 정세균·손학규 대표와 박지원 원대대표, 자유선진당의 이회창 대표를 한 차례씩 인터뷰했다. 이재오 특임장관과는 권익위원장 및 장관 시절 한 차례씩 인터뷰를 가졌다. 가장 재미있었던 인터뷰는 여당의 실세라는 이재오 장관과 야당의 실세라는 박지원 원내대표와의 대담이었다. 실세이기 때문인지 그들의 답변에는 거침이 없었고, 그 때문에 인터뷰 기사의 파장도 컸던 것 같다. ‘최고의 대변인’으로 일컬어졌던 박희태 의장의 답변은 노회했고, 정세균 대표의 말에는 따뜻함이 담겨 있었다. 김무성 원내대표의 말은 솔직하고 담백했다. 너무 많은 말을 했기 때문에 오히려 기사에 쓸 수 없는 부분도 있었다. 손학규 대표는 공세적이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질문에는 역으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판사 출신인 이회창 대표나 검사 출신 안상수 대표의 답변은 간결하고 명료하게 핵심을 짚었다. 내년에도 더욱 다양한 정치 지도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독자들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도운 정치부장 dawn@seoul.co.kr 현 장관式 남북관계 ‘새 집’ 기대 지난 8월 초, 1년간 해외연수 후 귀국해 다시 만난 현인택 통일부 장관의 표정은 밝았다. 2009년 2월 취임 후 ‘북한을 잘 모르는’ 국제정치학자 출신의 통일장관에 대한 비판을 어느 정도 딛고 일어선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천안함 사태 후 통일부의 ‘야심작’이라고 할 수 있는 ‘5·24조치’로 통일부가 오랜만에 힘을 얻는 분위기였다. 정부의 ‘일관성 있는’ 대북 강경정책의 중심에는 현 장관이 우뚝 서 있었다. 현 장관은 이명박 정부의 핵심 대북정책인 ‘비핵·개방·3000’ 구상을 만들어낸 일등공신으로 알려져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꼬이고 북핵 문제가 악화되면서 이 구상은 “무대책의 기다림 전략”이라는 지적을 받았으나, 현 장관은 “북한이 변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그 결과, 현 장관은 최장수 통일장관 자리를 넘보고 있다. 관가에서는 “현 장관이 대통령과 독대도 자주 하고 아이디어도 많이 제시한다.”는 후문이 있지만 원세훈 국정원장에게는 뒤진다는 평가다. 현 장관은 최근 한 학술회의 축사에서 “남북관계의 ‘새로운 집’을 짓는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가 지을 ‘새로운 집’은 무엇일까. 2011년, ‘현인택 호’가 남북관계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주목되는 이유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김춘추·인조의 용기’서 오락가락 인조(仁祖)는 결국 삼전도에서 투항했다. 그 겨울날의 추위는 짐작할 수도 있겠지만 언 땅에 머리를 찧는 인조의 마음속을 헤아리는 일은 쉽지 않다. 김춘추(金春秋)는 반도의 귀퉁이에서 군사를 일으켜 삼국 통일의 길을 열었다. 승리의 환호는 귓전에 들려오는 듯하지만 김춘추의 심중을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역사의 스코어보드는 인조를 패자로, 김춘추를 승자로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스코어보드는 인간세(人間世)의 모든 국면을 담아내지 못한다. 패자는 살상을 줄임으로써 나라를 보존했고, 승자는 적에 버금가는 피를 흘렸다. 그러므로 인조의 치욕을 용기라 부를 수 없는 것도 아니다. 올해 우리는 심각하게 용기에 대해 생각했다. 군함이 공격받고 섬이 폭격 당하고 중국이 방자하게 나올 때, 우리는 응징의 용기로 충천했으나 한편으로는 참는 것도 용기라고 자위했다. 우리는 김춘추의 용기와 인조의 용기 사이에서 오락가락했고, 결국 인조의 용기를 택했다. 그런데 해가 저무는 지금, 김춘추의 국력을 갖고서도 인조의 용기에 기댄 게 아닌가 하는 이물감(異物感)을 떨칠 수 없다. 인생을 연극이라고 할 때 우리가 부조리극을 연기한 것은 아닐까.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강군·야전형 군인’ 육성 말로만 지난 3월 천안함은 북한의 ‘예상치 못한 공격’으로 침몰했고, 11월 연평도는 ‘상식 밖의 도발’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정부와 군이 철저히 응징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속은 시원치 않다. ‘강군’과 ‘야전’을 말로만 강조해 온 우리 군의 자화상이다. 역대 국방장관들은 늘 ‘강군’과 ‘야전’을 강조해 왔다. 그리고 국방부는 장관들의 말을 뒷받침하기 위한 계획을 만들어 왔다. 6·25 전쟁의 뼈아픈 기억으로 우리 군은 늘 강군 육성을 계획했다. 얼마 전 초야로 돌아간 김태영 전 장관 역시 그랬다. 돌아보면 김 전 장관은 재임 중 군 안팎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 전 장관 재임 중에도 국방부는 많은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그는 천안함·연평도 사건으로 여야 의원들과 여론으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결국 계획을 실천하지 못하고 장관직에서 쫓겨나듯 물러났다. 그리고 뒤이어 김관진 국방장관이 취임했다. 국방부는 또다시 계획을 내놨다. 계획을 뜯어 보니 행정화·관료화된 문화를 없애고 전투 훈련에 집중한다는 것으로 외모는 다르지만 유전자는 같다. 2011년 새해, 김 장관이 지난 60년간 세운 우리 군의 계획을 실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길섶에서] 팥죽/노주석 논설위원

    해마다 동지 때면 따끈따끈한 팥죽을 떠올리게 된다. ‘팥죽할멈’ 이야기도 머리에 맴돈다. 자라와 밤톨·맷돌·쇠똥·지게·멍석이 힘을 합쳐 무시무시한 호랑이에게 잡아먹히기 일보 직전이던 할머니를 구해 낸다는 동화다. 반복해서 나오는 “팥죽 한 그릇 주면 내 살려주지.”라는 대사에 나도 모르게 침이 고이곤 했다. 우리 동네에 팥죽집이 있다. 팥죽은 대개 시장 안에서 여러 가지 죽과 함께 팔기 마련인데, 우리 동네 팥죽 가게는 팥칼국수와 찹쌀 새알 팥죽 달랑 두 가지 메뉴를 판다. 오래된 시장 주변이라 그런 모양이다. 칼칼한 동치미와 겉절이가 찬으로 나온다. 팥죽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친구에게 소개했더니 사시사철 나보다 더 자주 드나든다. 동지팥죽 별미를 맛보려면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 평소와는 달리 가게 밖에 큰 솥을 내놓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죽을 주걱으로 오래오래 젖는다. 1시간가량 추위에 발을 동동거리며 기다려야 한다. 먹는 것보다 더 큰 즐거움일 수도 있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Seoul 요모조모-만원의 행복] 수락산 ‘시인 천상병 공원’

    [Seoul 요모조모-만원의 행복] 수락산 ‘시인 천상병 공원’

    노원구의 수락산은 크게 보면 북한산 자락 안에 있지만, 산책하기 좋으면서 등산하는 효과가 있는 산이다. 노원구 최초의 디자인 서울거리인 수락산 디자인 서울거리를 쭉 따라 올라가다 보면 수락산이 나오고, 그 수락산 디자인 서울거리 안에 천상병(1930~1993) 공원이 있다. 서울대 상대 중퇴 출신의 시인 천상병은 하루치 막걸리와 담배만 있으면 행복하다고 했던 ‘기인’으로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수락산 디자인 서울거리는 서울시와 구가 57억원을 들여 조성한 곳으로, 간판을 정비하고 보도 석판과 가로수의 수종을 교체했으며 전신주를 지중화하는 등 도시경관을 개선한 곳이다. 지난 10월에 준공해 새로 심은 가로수들이 아직 어리다. 그래서 아직 거리가 안정적이거나 정착된 느낌이 없다. 다만 거리 곳곳에 있는 김경민 등의 조각 작품이 눈길을 끈다. ●자투리땅 자그마한 ‘섬’ ‘시인 천상병 공원’은 보기에 따라서는 볼품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 자투리땅에 6억원을 들여 정자를 짓고 사진 찍기 좋도록 천 시인을 기념하는 조형물과 대표 작품인 ‘귀천’ 시가 적힌 시비를 세웠다. 상가들 사이에 묻혀 있어서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스쳐 지나갈 수 있기 때문에 공원이라기보다는 마치 ‘천상병 섬’ 같다. 이곳에는 천 시인의 안경과 찻잔, 집필 원고 등 시인의 유품 41종 203점을 모아 타임캡슐로 묻어 둔 곳도 있다. ●디자인 거리부터 20분 산책코스 천 시인은 1982년부터 1990년까지 8년간 상계동 1117-12에 거주했다. 그 무렵 천 시인은 산문집 ‘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를 비롯해 여러 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진짜 볼거리는 하루 약 2만명의 등산객이 찾는 수락산 입구의 ‘시인 천상병 공원’을 지나 수락산 안쪽으로 들어가면 있다. 천 시인의 시를 적어 놓은 안내판들이 많이 있다. 시인의 시를 새긴 의자도 있고 분수도 있다. 수락산 디자인 거리부터 시작해 올라가면 20분 정도 가볍게 운동한 효과가 생긴다. 가볍게 운동을 하고 출출할 때면 수락산 디자인 거리에 있는 안성맞춤 음식점들이 기다린다. 칼국수, 된장찌개, 팥죽 칼국수 등 대부분 음식이 5000원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오늘 매출 기부한대요… 매상 팍팍 올려주죠”

    “오늘 매출 기부한대요… 매상 팍팍 올려주죠”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횡령사건으로 연말 ‘나눔의 온도’가 낮아진 가운데 종로구가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분위기 확산에 팔을 걷어 붙였다. 14일 종로구에 따르면 내년 2월 말까지 성금 5억원, 성품 5억원 등 모두 10억원을 목표로 ‘희망 2011 따뜻한 겨울 보내기 운동’을 전개한다. 우선 이달부터 내년 1월까지 두 달 동안 지역 음식점, 안경점, 미용실 등 각 업체에서 하루 매출을 기부하는 ‘딱 하루 매출 기부운동’을 펼친다. 하루 매출 기부의사가 있는 상점이 기부 날짜를 정하면 행사 당일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기부홍보단’이 해당 상점 앞에서 홍보를 돕는다. 업주는 ‘매출액’을, 고객은 ‘소비’로, 음식점 종사자는 ‘서비스’로 나눔행사에 동참한다. ●안경점·미용실·음식점 등 참여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나눔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과 능력, 경제력을 주변에게 나눠주는 것”이라면서 “하나의 촛불은 희미하지만 이것이 모이면 우리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밝힐 수 있는 힘이 된다.”고 동참을 호소했다. 지난 9일 오후 4시, 종로구 인사동 한 골목 입구. “이왕 드실 거면 오늘 하루 매출을 기부하는 ‘꽃피는 산골’에서 드세요.” 박현숙(종로 1·2·3·4가 동사무소 사회복지담당)씨가 하루 매출 기부운동 1호점인 민속주점 꽃피는 산골을 알리는 전단지를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었다. 추운 날씨에 고생한 박씨 때문인지 주점에 손님들이 하나둘씩 찾기 시작했다. ●“성금은 못내지만 도울 수 있어” 김상민(29·노원구 상계동)씨는 “친구들과 지나가다 기부운동을 하는 주점이라고 해서 들어왔다.”면서 “딱히 이웃돕기 성금을 내지는 못하지만 음식점 소비로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도 보내면서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다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오후 8시가 지나자 손님들이 주점을 가득 메웠다. 여기저기서 웃음과 이야기꽃을 피우며 ‘오늘 매출을 모두 기부한다니 파전 하나 더’를 외쳤다. 김 구청장도 앞치마를 두르고 나눔운동에 동참했다. 김 구청장은 “많이 팔아주셔야 어려운 이웃들을 도울 수 있습니다.”면서 “여기 주문하신 파전 나왔습니다. 빨리 드시고 하나 더 시키세요.”라며 웃었다. 안종득(54)사장은 이날 84만원 매출액 전액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내놓았다. 그는 “종로에서 장사하며 지역 주민을 위해 무엇 하나 나눠준 것이 없다.”면서 “이런 뜻깊은 행사의 1호점을 하게 돼서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2호점인 ‘수영이네 외갓집’이 점심 매출 10만 20000원을, 13일에는 3호점인 ‘할머니 칼국수’에서 매출 50만원을 각각 기부했다. 오는 16일에는 낙원동 ‘솔밭갈비’가 기부운동에 동참한다. 종로3가 ‘협성안경원’도 동참의사를 전해왔다. 박성서 종로 1·2·3·4가동장은 “지역의 많은 상점들이 이번 기부행사에 함께 해 나눔의 문화가 들불처럼 번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첫 참여 업체 84만원 내 놔 이밖에도 종로구에는 훈훈한 이웃사랑 릴레이가 펼쳐지고 있다. 지난달 25~26일 구 새마을부녀회가 김치 3000포기를 홀몸노인 등 지역의 어려운 이웃 450여가구에 나눠줬다. 이화동 주민센터에서는 신호원 등 음식점 4곳의 지원을 받아 장애우와 노인 등 160여명에게 참치회, 오리바비큐 등을 나눠줬다. 또 지난달 9일 현대건설이 쌀 10㎏ 150포, 지난 6일 농협중앙회 종로지점이 쌀 20㎏ 300포, 지난 9일 상호저축은행 중앙회에서 쌀 10㎏ 250포 등을 지원했고 14일에는 코리안리 재보험사에서도 쌀 10㎏ 630포, 라면 250박스를 기부했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Seoul 요모조모-만원의 행복] 도봉 초안산 근린공원

    [Seoul 요모조모-만원의 행복] 도봉 초안산 근린공원

    가을이 빨갛게 익어 가는 감처럼 아름다운 시절에는 도봉구만 한 곳이 없다. 도봉산과 북한산에 둘러싸여 있는 이곳은 아침저녁으로 기온 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단풍이 홍시처럼 익어 가기 때문이다. 도봉의 가로수들은 은행나무보다 단풍나무들이 많은데 순수한 붉은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특히 오후 3~4시쯤 햇빛에 노출되면 푸근한 느낌까지 들게 만든다. 맑은 공기로 숨 쉬고, 공해에 찌들지 않은 단풍을 보고 있으면 애써 설악산으로 단풍놀이를 갈 필요가 없다고 느껴질 정도다. 2007년 겨울에 문을 연 도봉구 초안산 근린공원은 도봉에서 단풍놀이를 할 수 있는 좋은 곳이다. 도봉산의 가파른 바위를 타지 않고 숨을 헐떡이지 않아도 단풍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어 더욱 좋다. 대부분 근린공원이 그렇듯이 경사는 10도를 넘지 않을 정도로 낮다. 여성들은 하이힐을 신고도 얼마든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보도블록 공사도 꼼꼼하게 돼 있다. 원래 이곳은 2005년 인조잔디를 깐 축구장으로 건립됐는데 그 뒤 공원으로 확장했다. 현재 도봉구에서 ‘산책하기 좋은 3곳’에 선정됐다. 인조잔디 축구장 옆으로는 보행을 편안하게 할 수 있도록 경륜장 바닥재와 비슷한 소재가 깔려 있어 무릎이 좋지 않은 사람들도 거닐 만하다. 이 근린공원을 한 바퀴 도는 데는 30분 정도가 소요되고, 딸기잼을 잔뜩 바른 식빵 한 조각만큼의 열량을 소모할 수 있다고 한다. 산책을 마치고 나면 공원 옆의 문화센터에 들러 ‘문화’를 마음에 채워 볼 수도 있다. 초안산 근린공원은 지하철 1호선과 4호선 창동역 2번 출구에서 북부교육청 쪽으로 나가 해등길 사거리에서 번동 사거리 방향으로 있다. 점심이나 저녁식사 시간 이전에 산책하러 나갔다가 출출해지면 공원 근처 식당에서 새알팥죽(6500원)이나 팥칼국수(6000원), 바지락칼국수(7000원) 등으로 속을 채워도 좋다. 글 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