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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삶터를 위해...‘2018 은평장애인인권영화제’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삶터를 위해...‘2018 은평장애인인권영화제’

    서울 은평구가 장애인의 인권 향상과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2018 은평장애인인권영화제’를 연다. 10일 오후 2시부터 9시까지 연신내 물빛공원에서 열리는 이번 영화제는 기치로 내건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은평’에 맞는 주제를 품은 8편의 장애인 인권 영화를 선보인다.영화제는 오프닝 공연, 개막식, 1·2부의 영화 상영으로 진행된다. 개막작은 다큐멘터리 영화 ‘딩동’(정태회 감독)으로 ‘장애가 무엇이냐’는 근본적인 질문으로 세상에 문을 두드린다. 폐막작인 ‘칼국수 먹으러 가는 길’(김하늬 감독)은 고모 집에 얹혀 살던 두 남매가 아버지를 찾아나서는 길에 만난 정신지체 장애인 성찬을 통해 절망 끝에서 뜻밖의 위로와 희망을 얻는다는 이야기다. 이밖에도 ‘여름의 소리’, ‘투쟁 없이 쟁취 없다’, ‘피타’, ‘욱하는 여자’, ‘낙서’, ‘일곱 빛깔 무지개’ 등의 상영작이 관객에게 색다른 감동과 각성을 안긴다. 영화제에서는 합창단 하모니, 가수 임일주, 노래패 시선의 공연과 관객과의 대화, 이벤트 퀴즈 등 다채로운 행사도 함께 어우러진다.구 관계자는 “장애인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이번 영화제를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화합의 장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메뚜기 구울까, 꿀벌애벌레 부쳐 먹을까… 완주의 야생은 맛나다

    메뚜기 구울까, 꿀벌애벌레 부쳐 먹을까… 완주의 야생은 맛나다

    “로컬푸드 1번지 청정 완주의 산, 들, 하천에서 흥미진진한 야생 먹거리를 체험하세요.”개구리와 메뚜기를 잡아 즉석에서 튀겨 먹고 구워 먹는 ‘완주와일드푸드축제’가 오는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전북 완주군 고산자연휴양림 일원에서 개최된다. 올해로 벌써 8회째다. 1일 완주군에 따르면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유망축제인 완주와일드푸드축제는 먹거리, 놀거리, 볼거리를 재미로 버무려낸 또 가고 싶은 축제로 유명하다. ●개구리튀김·감자삼굿… 이색 먹거리 가득 와일드푸드축제에서는 타지역 축제에서는 볼 수 없는 향수음식과 야생음식, 이색음식을 ‘건강 음식’으로 풀어낸다. 여기에 로컬푸드 메카답게 주민들이 직접 생산한 신선한 농특산물로 만든 토속 음식들이 식욕을 자극한다.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정겨운 먹거리다. 축제는 주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체험프로그램이 인기다. ▲와일드나라와 ▲로컬푸드나라로 나뉜다. 와일드나라는 와일드마당, 향수마당, 놀이마당, 힐링마당, 캠프마당으로 구성됐다. 마당마다 특색이 가득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와일드마당에서는 웬만해선 맛볼 수 없는 이색음식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메뚜기구이, 개구리튀김, 거저리(밀웜) 피자와 빼빼로, 돼지코구이, 꿀벌애벌레부침, 달팽이아이스크림 등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축제장 인근 논에서 메뚜기를 잡아 바로 구워먹기도 한다. 글로벌와일드푸드존은 다문화가정 여성들이 나라별 이색음식을 소개하는 코너다. 나라별 전통의상 입기, 전통놀이를 체험하고 닭머리찜, 소간꼬치, 마유주, 양머리꼬치도 즐길 수 있다. 관광객과 주민들과 함께 어우러져 감자삼굿, 계란껍질밥, 밀떡구이, 대파미꾸라지구이, 메추리숯불구이, 대나무통구이, 참나무훈연구이를 나눠 먹는 맛은 어느 축제에서도 체험하기 힘든 장면이다. 감자삼굿은 대형 구덩이를 파고 돌과 나무, 솔잎을 활용해 냇가에서 구워먹었던 감자와 고구마, 밤 간식 만들기 체험이다. 계란껍질밥은 내용물을 뺀 계란껍질에 불린 쌀과 육수를 넣어 숯불에 밥을 짓는 프로그램이다. 온 가족이 함께 맨손과 족대로 물고기, 미꾸라지, 가재, 우렁을 잡아 황토화덕에 구워먹는 천렵체험은 오랫동안 기억되는 추억거리다.●교복·고무신 빌려신고 DJ 다방서 추억 찰칵 힘든 보릿고개를 경험한 세대들에게는 향수마당이 발길을 붙잡는다. 양은도시락, 호박풀떼죽, 꽃전, 수수부꾸미, 밥풀과자, 백설기찜, 시루떡 등은 서양식 먹거리에 밀려 잊혀가는 추억의 음식이다. 묵국수에 보리단술, 시원한 막걸리 한잔을 기울이는 주막집도 관광객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교복과 고무신을 빌려 입고 추억교실, 문방구, 사진관, 추억DJ다방을 돌아다니며 기념사진을 찍는 재미도 쏠쏠하다. 로컬푸드나라는 ▲로컬마당 ▲농부마당 ▲문화마당으로 구성됐다. 전국에 로컬푸드 바람을 일으킨 완주군 농민들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로 건강한 우리 먹거리와 손맛을 선보인다. 로컬마당은 13개 읍·면 특산품과 부녀회의 솜씨가 만난 ‘완주대표밥상’이다. 각 읍·면에서 생산되는 특산물로 관광객을 위한 ‘한끼 식사’를 선보인다. 용진읍 닭발볶음과 보리비빔밥, 화산면 소머리국밥, 고산면 민들레비빔밥, 비봉면 표고탕수육, 상관면 다슬기칼국수, 구이면 순대국밥, 삼례읍 아욱국백반 등이 인기다. 소양면 청국장백반, 경천면 묵은지오징어전, 운주면 인삼튀김, 이서면 시래기밥, 비봉면 장날비빔밥도 로컬마당의 얼굴 메뉴다. 농부마당은 청정 완주의 건강한 농특산물 먹거리장터다. 생산자의 성명, 주소, 연락처 등이 명기된 얼굴 있는 먹거리를 시중보다 싼값에 살 수 있다. 엄격한 품질검사를 통과한 제품만 판매한다. 문화마당은 지역 공동체와 문화단체들이 꾸민 예술장터다. 지역 내 역량 있는 공동체들의 핸드메이드 제품을 판매하고 체험형 프로그램이 운영된다.●볏짚 놀이터에서 그네 타고 함박 웃음꽃 건강한 먹거리로 배를 채우고 나서 놀이마당을 돌며 추억 만들기를 이어 가면 기쁨이 배로 늘어난다. 어린이놀이터는 유기농 볏짚으로 공간을 구성해 다치지 않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장소다. 미끄럼틀, 징검다리, 그네, 동굴 놀이를 하다가 허수아비만들기로 정점을 찍는다. ‘수상한 놀이터·는 청소년 이상 성인들을 위한 공간이다. 불질마당에서는 화덕에 계란 삶아 먹고 불편한 살롱에서는 맷돌에 간 커피를 핸드드립으로 내려 마신다. 새총사냥, 큰 장기놀이, 스툴의자 만들기도 있다. 인근 무궁화 식물원 잔디밭 힐링마당에 가면 자연을 해치지 않고 조성한 그늘막이 조성돼 있다. 마음에 안정을 주는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푹신한 의자에서 낮잠을 즐겨도 된다. 캠핑마당에서는 세계잼버리대회와 연계된 캠핑체험이 추진된다. 축제장 음식과 체험에 맞는 ‘와일드 법칙’을 적용한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추석연휴 가족과 볼만한 ‘반값 연극’ 쏟아진다

    추석연휴 가족과 볼만한 ‘반값 연극’ 쏟아진다

    연휴에도 무대는 계속된다. 추석을 맞아 주요 극장의 연극들이 ‘할인 이벤트’ 등을 내걸고 관객을 찾고 있다. 가족이 함께 배우의 숨소리를 직접 느낄 수 있는 극장으로 가보는 것은 어떨까. ●불후의 명작 ‘에쿠우스’가 온다 추석연휴와 함께 시작한 연극 ‘에쿠우스’는 스팩터클한 연출로 관객 앞에 다시 섰다. 창단 58주년을 맞은 극단 실험극장이 단독으로 기획·제작해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무대에 올렸다. 특히 이번 공연은 원작이 지닌 역동적인 극의 템포와 에너지를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무대를 선사하고 있다. 연극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알런’과 ‘질’ 역의 주역 배우들이 파격적인 전라 노출을 감행하고 있다고 한다. 연극 ‘리어왕’,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등에서 탄탄한 내공의 연기를 선보인 베테랑 배우 장두이가 또 한 번 ‘다이사트’ 역을 맡았고, 제54회 동아연극상 신인연기상, 제4회 예술의전당 예술대상 연기상을 받은 전박찬이 지난 공연에 이어 이번에도 ‘알런’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추석 연휴를 포함해 30일까지 특가 이벤트가 진행되고, 공연은 11월 18일까지 계속된다.●‘반값 이상 할인’ 대학로 추천 공연은 대학로에서는 가족이 함께 보기 좋은 ‘추석 맞춤형’ 연극이 기다리고 있다. 어떤 작품을 봐야 할지 고민된다면 ‘가족’을 키워드로 하는 제목의 연극을 일단 관람 리스트에 올려보는 것도 좋겠다. 대학로 미마지아트센터 풀빛극장에서 볼 수 있는 연극 ‘와일드 페밀리’는 칼국수 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가족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코미디 활극으로 배우들의 역동적인 생활 연기가 인상적이다. 온라인으로 티켓 구매시 26일까지 최대 75% 할인을 받을 수 있다.남성 2인극인 연극 ‘형제의 밤’은 스펙터클한 무대장치 없이 오롯이 배우와 대본의 힘만으로 관객의 시선을 끌고 있다. 부모의 죽음으로 유산을 둘러싸고 두 형제가 유치한 말장난과 몸싸움을 벌이는데, 상반된 성격의 인물 사이 쉴 새 없이 대사가 오가고 감정선이 교차한다. 대학로 세우아트센터 2관에서 볼 수 있으며 추석 연휴 최대 63%의 할인 이벤트가 진행된다. 연휴 스트레스를 날릴 코미디 연극도 볼만하다. 대학로 스테디셀러 연극인 ‘오백에 삼십’은 제목처럼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0만원짜리 빌라에 사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110분의 공연시간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는 등 인기가 높다. 대학로 아트포레스트 1관에서 만날 수 있으며 넓은 공연장으로 관람 분위기가 쾌적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온라인으로 티켓을 구매하면 65% 할인이 가능하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미래유산 톡톡] 대법원장·서울시장 공관이던 혜화동전시센터 ‘성곽 지킴이’

    [미래유산 톡톡] 대법원장·서울시장 공관이던 혜화동전시센터 ‘성곽 지킴이’

    지난 8일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팀이 찾은 성북동에는 무려 8개의 서울미래유산이 몰려 있다. 유형유산으로는 한양도성 혜화동전시센터, 성북동 국시집, 북정마을,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본원, 복자사랑 피정의 집, 쌍다리식당 등 6곳이다. 또 김광섭 시인의 시 ‘성북동 비둘기’와 선잠단의 ‘선잠제향’이 무형유산으로 선정돼 있다.2016년 7월부터 한양도성 혜화동 전시안내센터로 개방된 건물은 1941년 일본인이 지은 적산가옥으로 대한민국 해군을 창설한 손원일 제독이 거주했던 집이다. 1959년부터 20년간 대법원장 공관, 1981년부터 2013년까지 33년간 서울시장 공관으로 사용됐다. 성북동 국시집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단골집이다. 혜화칼국수, 양재동 안동국시 소호정과 함께 서울의 3대 칼국숫집으로 꼽힌다. 북정마을은 한양도성의 품에 안긴 마을이다. 도성 아래 1960~70년대 골목길 풍경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흔히 달동네, 산동네라 불리던 이 마을의 또 다른 이름은 성곽마을. 한양도성을 배경으로 서울의 역사문화경관이 남아 있는 마을을 말한다. 김광섭 시인이 1969년 출간한 네 번째 시집 ‘성북동 비둘기’는 시인이 병상에서 썼던 35편을 정리해 엮은 것이며, 그의 대표 시집이다.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건물은 1955년에 준공된 지하 1층, 지상 3층의 철근콘크리트 붉은 벽돌 건축물이다. 수도사들이 여행가방을 만들어 팔아 구입한 벽돌로 직접 지었다. 이 건물은 방유룡 신부가 아이디어를 내고 이봉협이 설계를 맡았다. 1966년에 보수공사를 했으며 2006년 건물 외부를 복원하고 숙소를 리모델링했다. 구 본원 건물 외벽에는 당시 복자였던 김대건 신부, 정하상(바오로) 등 국내 최초로 한국 조각가들에 의해 조각된 12명의 순교자상이 설치됐다. 최초로 조각된 ‘한국 순교자상’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종교적 가치가 크다. 쌍다리식당은 성북동 기사식당의 대표주자이다. 1970년에 기사식당으로 출발한 연탄불구이 돼지불백 전문점으로 창업자의 대를 이어 자녀가 2대째 운영 중이다. 쌍다리라는 이름처럼 식당 주변에 두 개의 다리가 있었다. 서울미래유산팀
  • 미식가의 성지 이탈리아…현지인 휴양지 ‘마르케’에서 먹고 놀기

    미식가의 성지 이탈리아…현지인 휴양지 ‘마르케’에서 먹고 놀기

    伊 중북부 동쪽 아드리아해 위치 현지인들 휴식 위해 찾는 휴양지 예술·사색 좋지만 먹고 놀기가 기본 단순한 재료·조리법에도 놀라운 맛 입안이 즐거운 천국…행복이 녹아내렸다여행작가를 직업으로 삼고 있지만 사실 여행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소설가들이 대부분 소설 쓰기를 좋아하지 않고 요리사들이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과 같다. 회사원도 회사에 가길 싫어하질 않나? 솔직히 말하자면 일이니까 어쩔 수 없이 하는 측면이 없지는 않다. 여행작가지만 ‘깨달음을 얻는 곳은 푸른 하늘 아래지만 좋은 일은 집에서 생긴다’를 모토로 삼고 있다. 누가 등 떠밀면 마지못해 나서는 척하는 인간이 나란 인간이다. 하지만 그곳이 이탈리아라면 사정이 달라진다. 가는 곳이 어딘지, 숙소가 어떤지 묻고 따지지 않는다. 일단 간다. 누군가 내게 “마르케에 좀 다녀와 주세요” 하고 요청했을 때 “거기가 어디죠?” 하고 시큰둥하게 물었다가 “이탈리아예요”라는 답을 듣고는 군말 없이 짐을 꾸렸다.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는 들어봤어도 마르케 하면 고개를 갸웃하시는 분들이 많으리라. 이탈리아 중북부 동해안, 그러니까 아드리아해를 사이에 두고 크로아티아와 마주한 마르케는 이탈리아 사람들이 휴가를 떠나는 곳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제주도쯤 된다. 주도는 안코나(Ancona)다. 페사로(Pesaro), 우르비노(Urbino), 페르모(Fermo), 아스콜리 피체노(Ascoli Piceno), 예시(Jesi), 세니갈리아(Senigallia) 등이 마르케의 주요 도시다. 이탈리아 여행이 즐거운 이유 중 하나는 맛있는 음식 때문이 아닐까. 예술도 좋고 ‘인생의 의미’ ‘자아 찾기’도 좋지만, 올바른 여행이 되기 위해선 우선 맛있는 음식이 있어야 한다. 여행의 기본은 먹고 노는 것이니까. 여행이 뭔가 의미 있는 행동이었던 건 항해시대였던 19세기까지였다.마르케에 도착해 처음 먹은 음식은 탈리아텔레①였는데, 이 음식은 한입 뜨자마자 역시 이탈리아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탈리아텔레는 우리나라 칼국수처럼 납작한 면으로 만든 파스타의 한 종류다. 셰프가 탈리아텔레를 만드는 과정을 구경할 수 있었는데, 여간 정성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었다. 우선 밀가루에 달걀 노른자를 넣는다. 100g당 달걀 하나. 그 후에는 그냥 열심히 반죽을 치대는 일이 전부다. 마르코라는 건장한 셰프는 굵은 팔뚝으로 아주 오랫동안 반죽을 치댔다. 한참이 지나 마르코는 반죽이 마음에 드는지 야구방망이만 한 밀대를 밀며 면을 만들기 시작했다. 면을 뽑은 다음에는 새우와 조개 등으로 만든 육수를 붓고 볶으면 완성. 쫄깃한 면발이 해산물 육수, 올리브 오일 등과 어우러져 풍미가 보통이 아니다.우르비노에서 맛본 염소치즈를 올린 파스타②는 지금까지 맛본 모든 파스타를 무효로 만들 정도로 맛있었다. 13시간 동안 저온 조리한 송아지 스테이크는 진부한 표현이지만, 입에 들어가자마자 눈처럼 녹아내렸고 야생 사과로 만든 잼을 바른 치즈③와 나무화덕에서 막 구워낸 빵은 이탈리아 여행 내내 도시락으로 배달시켜 먹고 싶을 정도였다.아스콜라나 올리브④라는 음식도 있다. 올리브의 씨를 빼고 그 안에 소고기나 돼지고기, 닭가슴살, 채소, 토마토, 육두구 등을 버무린 소를 채운 뒤 얇은 튀김옷을 입혀 튀긴 것이다. 고대 로마 시대부터 병사들이 즐겨 먹은 음식인데, 짭조름한 맛과 고소한 기름맛이 어울려 중독성을 불러일으킨다. 예시에서 맛본 베르디키오 와인도 기억에 남는다. “베르디키오는 고대 로마시대부터 재배했다는 청포도 품종이죠.” 검은 테 안경을 쓴 안드레아가 시음용 와인을 졸졸졸 따랐다. 와인잔에 코끝을 대니 상쾌하면서도 분명한 신맛을 가진 향이 파고들어 미간을 살짝 찡그리게 만들었다. “베르디키오는 숙성력이 탁월합니다. 빈티지가 좋기만 하면 10년은 너끈하게 묵힐 수 있죠. 잘 숙성된 베르디키오에서는 농익은 사과향이 난답니다.” 시음해 본 베르디키오는 아주 상큼하고 향기로웠다. 금방 빚어 내놓은 것 같았는데, 아몬드 향이 나는 것도 같았고 여름의 쌉싸름한 풀향도 섞여 있는 것 같았다. 글 사진 최갑수(여행작가) 거장이 숨쉬는 도시…문화가 녹아 있었다●라파엘로의 흔적이 남아 있는 ‘우르비노’ 마르케의 주도는 안코나이지만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도시는 우르비노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와 함께 르네상스 시대의 3대 거장으로 꼽히는 화가 라파엘로가 1483년 이곳에서 태어났다. 우르비노 시내에는 14세기에 지어진 라파엘로 생가(Casa di Raffaello)가 남아 있는데, 중정을 품은 3층짜리 저택에는 생전에 그가 사용하던 가구들이 그대로 놓여 있고, 화구를 놓곤 했던 자리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우르비노는 르네상스 시대의 전성기를 이룩한 도시이기도 하다. 유네스코는 1998년 우르비노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했는데 아마도 중세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을 것이다. 우르비노의 전성기를 이룩한 주인공은 페데리코 다 몬테펠트로(Federico da Montefeltro)다. 이탈리아 최고의 용병으로 활약하던 그는 엄청난 부를 축적했고 그 돈으로 르네상스 초기에 지어진 궁전 중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자랑하는 두칼레 궁전(Palazzo Ducale)을 지었다. 이곳에선 라파엘로를 비롯해 ‘회화의 군주’로 불리는 티치아노의 작품들,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의 걸작 ‘세니갈리아의 성모’ 등 눈부신 ‘르네상스 컬렉션’을 만날 수 있다.●작곡가 로시니에 헌정된 도시 ‘페사로’ 우르비노에서 자동차로 1시간 떨어진, 인구가 10만명도 채 되지 않는 작은 도시 페사로는 ‘세비야의 이발사’를 작곡한 로시니가 태어난 곳이다. 1792년 페사로에서 태어난 그는 6살에 교회 성가대에서 활동했고 14살에 오페라를 만들었다. 그가 첼로와 피아노, 작곡을 체계적으로 배운 곳은 볼로냐 음악학교였는데 지루한 수업을 견디지 못해 학교를 그만뒀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바그너를 기념하는 독일의 바이로이트, 모차르트를 기념하는 잘츠부르크와 함께 한 음악가에게 증정된 축제가 있는 도시가 바로 페사로입니다. 그만큼 로시니에 대한 페사로 사람들의 자부심은 대단하죠.”1819년에 설립된 유서 깊은 극장인 로시니 극장(Teatro Rossini)의 음악 감독인 안토니오는 매년 8월 열리는 로시니 오페라 페스티벌 기간에 전 세계 오페라 마니아들이 이곳 페사로로 몰려든다고 자랑했다. 시내 한켠에는 1882년 로시니의 유산으로 세운 로시니 음악학교(Conservatorio di Musica)도 있다. 학교를 기웃거리다 어느 피아노실을 엿보게 됐는데, 호기심 어린 낯선 여행자를 발견한 학생은 ‘세비야의 이발사’의 한 대목을 신나게 연주해 주기도 했다. 마르케 여행의 마지막은 아스콜리 피체노라는 도시였다. 로마보다 오래된 도시다. 아링고(Arringo) 광장 앞의 산 에미디오(San Emidio) 대성당에서 르네상스 화가 카를로 클리벨리의 그림을 보고 나와 노천 카페에 앉아 젤라토를 먹었다. 마르케의 환한 햇살 아래 앉아 달콤한 젤라토를 먹고 있자니 여행이란 어쩔 수 없이 좋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이란 거창한 명분이나 위대한 성취만을 추구해야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역시 이탈리아 여행은 우리가 인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도와준다. 글 사진 최갑수(여행작가) ■ 여행가방 알리탈리아항공의 직항편을 이용해 로마까지 간 다음, 안코나행 국내선으로 갈아탄다. 로마~안코나 구간의 비행시간은 약 1시간 10분. 안코나 공항에서 약 25분 거리의 산 피에트로(San Pietro)에 호텔 몬테코네로(hotelmonteconero.it)가 자리한다. 12세기 수도원으로 사용하던 건물을 호텔로 재단장한 것으로, 고풍스러운 외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해발 550m의 산자락에 자리한 까닭에 조용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가 장점이다. 아드리아 해의 멋진 풍광도 감상할 수 있다. 페르모(Fermo)에는 로마시대의 지하 물탱크(Le Cisterne Romane)가 있다. 모두 15개의 홀로 이루어져 있는데 무려 20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다. 수질 유지를 위해 기온이 1년 내내 14℃로 유지된다고 한다. 도시 아래 강에서 끌어올린 물을 정화하는 데 최적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 한 젓가락 호로록~ 허기진 마음 채웠다

    한 젓가락 호로록~ 허기진 마음 채웠다

    국수는 서민들의 오랜 친구다. 먹을 게 풍족하지 않던 시절 국수를 먹으며 허기를 달랬고, 서로 소통했다. 이상국 시인은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고 노래했다. 지역에 가면 그들의 삶과 애환이 깃든 친근한 국수를 만날 수 있다. 사람 냄새 물씬 나고 옛 향기가 담겨 있는 국수를 먹다 보면 마음까지 든든해진다. 혹자는 말했다. 국수는 ‘캔버스처럼 하얀 면 위에 지역별 식문화라는 화가가 그려 나간 작품’이라고.①진한 팥국물 침샘 폭발 ‘팥칼국수’ 팥칼국수는 진한 팥국물과 졸깃한 면발이 일품인 전라도의 별미다. 곱게 거른 팥물을 끓이다가 밀가루로 반죽한 칼국수를 넣어 익으면 소금과 설탕으로 간을 맞춘다. 경상도 지방에서는 칼국수 대신 국수나 수제비를 이용하기도 한다. ‘맛의 고장’ 전북 전주에서는 팥칼국수집이 사계절 인기다. 물리지 않는 팥의 단맛과 식감 좋은 칼국수가 어우러져 식욕을 돋운다. 국산 팥을 사용하기 때문에 풍미가 뛰어나고 뒷맛이 깔끔하다. 쌀로 만든 새알심과 달리 식혀 먹어도 면이 붇지 않아 간식으로도 좋다. 팥은 1차로 고농도 소금물에 삶는다. 1차로 삶은 물은 버리고 찬물에 깨끗이 헹궈 짠맛을 없앤다. 2차로 삶을 때는 센불을 이용해야 팥이 부드럽다. 팥물을 내는 방식은 두 가지다. 예전에는 잘 익은 팥을 채에 넣고 갈아 팥물을 내렸다. 최근에는 껍질까지 모두 믹서에 넣고 갈아 쓰기 때문에 색깔이 더 곱고 영양가도 풍부하다. 각종 비타민과 식이섬유, 엽산, 인, 칼륨 등이 많이 함유돼 있다. 칼국수는 졸깃한 맛이 나도록 반죽에 정성을 쏟아야 한다. 칼로 썬 면을 바로 넣지 않고 다시 한번 치대어야 엉겨 붙지 않고 식감이 살아난다. 시원한 동침이를 곁들이면 개운함과 든든함을 만끽할 수 있다.②사골·닭 육수에 전분으로 감칠맛 더한 ‘밀면’ 사골 등으로 우려낸 육수에 전분이 함유된 면발에다 갖은 고명을 얹어 먹는 음식으로 부산의 대표적 향토 음식중 하나다. 밀면의 유래는 6·25전쟁 때 북한에서 부산으로 내려온 피난민들이 고향에서 즐겨먹던 냉면을 구호물품인 밀가루로 냉면을 만들어 먹던 데서 유래했다. 실향민인 고 이영순 할머니가 1952년 남구 우암동에 문을 연 ‘내호냉면’이 부산 밀면의 원조로 전해지고 있다 고향을 그리워하던 마음이 만들어 낸 음식인 셈이다. 전분이 함유돼 일반 국수보다 쫄깃한 맛이 감칠맛을 더해 준다. 육수는 돼지나 소의 사골, 혹은 소고기의 양지나 사태 부위, 닭 뼈 등을 넣어 푹 고아 만든다. 밀가루가 주재료인 밀면의 특성상 소화가 되지 않을 것을 우려해 감초, 당귀, 계피 등의 한약 재료를 첨가하기도 한다. 부산시는 2009년 밀면을 지역의 대표 향토음식으로 선정했다.물밀면과 비빔밀면, 온밀면이 있는데 여름철에는 찬 육수의 물밀면과 비빔밀면을 즐기고, 겨울철에는 따뜻하면서도 얼큰한 온밀면을 주로 먹는다. 물밀면과 비빔밀면에는 고추장 양념장을 넣는 것에 비해 온밀면에는 고추장 양념 대신 잘 익은 김치를 고명으로 올려 간을 맞춘다.③멸치 육수에 애호박·배추 곁들인 ‘누른국수’ 대구는 우리나라에서 국수 소비량이 가장 많은 곳이다. 그만큼 대구사람들의 국수 사랑은 유별나다, 누른국수는 동인동찜갈비, 납작만두, 막창구이 등과 함께 대구 10미(味) 중 하나다. 밀가루에 콩가루, 물, 소금을 넣어 반죽한 뒤 얇게 밀어 가늘게 채썬다. 끓는 물에 내장을 제거한 멸치를 넣어 육수를 우려낸 뒤 채썬 애호박과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배추를 넣는다. 여기에 김가루나 지단 등을 고명으로 올린다. 이렇게 하면 누른국수 한 그릇이 만들어진다. 누른국수는 시원하고 담백한 맛에 영양까지 보탰다. 대구에는 유명한 누른국수집이 많다. 중구 노보텔 뒤는 한때 누른국수골목으로 유명했다. 그곳에서 ‘암뽕에 소주 한 병 바람’이 일어났다고 한다. 서문시장에는 국수가게 300여개가 빽빽하게 늘어서 있다. 가게마다 누른국수를 먹으려는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 ‘백종원의 3대천왕’에 소개된 ‘동곡원조할매 손칼국수’는 반죽에 계란물을 넣어 면에 고소한 맛과 쫄깃함을 더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외에도 중구 삼덕동의 대백칼국수, 중구 서성로의 금와식당, 달서구 송현동의 참한손칼국수, 중구 종로2가의 다전칼국수 등도 누른국수 맛집으로 소문나 있다.④쫄깃쫄깃 탄력 있는 메밀국수 ‘콧등치기국수’ 쫄깃쫄깃 탄력이 있어 ‘후루룩~’ 하고 메밀국수를 먹을 때마다 면발이 콧등을 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콧등치기국수다. 강원도 정선의 대표 토속음식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메밀가루를 즉석에서 빡빡하게 반죽한 뒤 투박한 부엌칼로 숭덩숭덩 썰어 삶아 내 면발이 굵고 탱글거린다. 이런 메밀칼국수에 삶은 애호박과 갖은 양념 간장을 올린 뒤 냉육수를 부어 한입 베어 먹으면 면발 끝이 콧등을 툭 치며 웃음과 재미를 더한다. 요즘에는 냉육수보다 뜨겁게 삶아 한 사발씩 내는 음식점이 더 많아졌다. 콧등치기국수는 일반 칼국수나 메밀국수보다 굵고 납작한 면발이 특징이어서 일반 국수보다 씹는 식감도 좋다. 콧등치기국수를 더 재미있게 먹으려면 그릇에 코를 박고 먹어야 하고, 후루룩 소리를 내며 먹어야 한다. 코를 박고 먹다 보면 면발이 콧등을 쳐 정신이 번쩍 든다는 사람도 있다. 척박한 산촌에서 화전으로 밭을 일구어 메밀을 뿌려 배를 불리던 사람들이 음식에도 해학을 넣어 맛과 재미를 더했다. 콧등치기국수와 궁합이 맞는 김치는 갓김치가 제격이다. 국수에 고명으로 얹어진 갓김치는 남도에서 나는 갓이 아니라 정선 지역에서 나는 키 작은 갓이다. 갓김치가 없으면 메밀국수 맛도 살아나지 않는다.⑤민물고기 푹 삶아 양념장 풀어낸 ‘생선국수’ 대청호와 금강 덕분에 민물고기 요리가 발달한 충북 옥천에 가면 생선국수를 만날 수 있다. 어린 시절 개울가에서 매운탕 국물에 국수를 넣어 허겁지겁 먹던 그 맛이 생각난다면 강력 추천한다. 만드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먼저 민물고기를 뼈까지 뭉개질 정도로 10시간 가까이 푹 삶아 육수를 만든다. 국물이 뽀얗게 우러나면 체에 걸러 가시를 골라낸 뒤 양념 고추장을 풀어 간을 하고 국수사리를 넣어 삶는다. 마지막으로 파, 애호박, 깻잎, 미나리, 풋고추 등을 썰어 넣어 한 번 더 끓이면 완성이다. 생선을 뼈째 푹 우려낸 국물에 국수사리를 넣어 구수하고 담백하다. 단백질·칼슘·지방·비타민이 풍부해 보양식으로도 좋다, 얼큰하고 진한 육수 때문에 해장국 대용으로도 좋다. 생선국수는 보청천이 휘감아도는 청산면에서 시작됐다. 주민들은 모내기가 끝나면 보청천으로 천렵을 나갔다, 고기를 잡아 매운탕을 끓여 먹었는데 1960년대 면을 넣어 먹은 것이 시초가 됐다. 청산면에만 9곳의 전문 식당이 성업 중이다. 청산면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생선국수 축제를 열고 있다. 한 그릇 가격은 6000원이다.⑥구룡포 명물 해물 칼국수 ‘모리국수’ 모리국수는 경북 포항시 구룡포읍의 명물 해물 칼국수다. 주재료는 ‘미역추’나 ‘장치’, ‘바다메기’라고도 일컬어지는 장갱이 혹은 아귀다. 사철 잡히는 장갱이는 장어처럼 길쭉하게 생겼다. 고춧가루가 들어간 양념을 풀고 장갱이나 아귀를 푹 곤 뒤 기호에 따라 홍합, 새우나 콩나물, 파 등을 첨가한다. 여기에 두툼한 국수를 넣어 가열하면 모리국수가 완성된다. 오래 끓이면 생선살이 으깨질 정도로 부드러워져 깊은 맛이 더해진다. 매우면서도 진한 풍미가 독특하다. 해산물이 많이 들어가지만 그다지 비리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국수를 건져 먹고 나서는 빡빡한 국물을 들이켠다. 면이 불어 버리면 흐물흐물해져서 식감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모리국수는 1970년대 초반 포항에 공업 단지가 막 들어서던 시절 뱃사람과 서민들의 손에서 탄생한 음식이다. 싱싱한 생선과 해산물을 ‘모디’(모아의 사투리) 넣고 한 사람씩 따로 먹는 음식이 아니라 여럿이 모여 냄비째로 ‘모디가 먹는다’고 모디국수로 불리다가 모리국수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음식 이름을 묻는 사람들에게 “나도 모린다”고 말한 게 입으로 전파되면서 모리국수가 됐다는 얘기도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정선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옥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관수세심… 짙푸른 강물 바라보며 마음을 씻다

    관수세심… 짙푸른 강물 바라보며 마음을 씻다

    북한강·남한강 물줄기 머리 맞대는 두물머리 북한강과 남한강, 두 물줄기가 머리를 맞댄다고 두물머리다. 참 정다운 이름이다. 북한강은 금강산에서, 남한강은 강원 태백의 금대봉 기슭 검룡소에서 출발한다. 시작점도 흘러온 길도 다른 두 물은 이곳에서 처음 만난다. 두물머리는 예부터 넉넉한 쉼터였다. 조선 시대 이건필과 겸재 정선은 이 수려한 경치를 그림으로 남겼다. 강원도나 충청도에서 출발한 배들은 서울로 들어서기 전 마지막으로 이곳에서 쉬어 갔다. 뱃사람들은 근처 주막집에서 목을 축이고 말에 죽을 먹이며 한숨을 돌렸으리라. 두물머리에서 제일가는 풍경은 이른 아침 물안개가 피어오를 때라지만, 화창한 날에도 나름의 싱그러움이 있다. 짙푸른 강물과 연밭의 초록 잎, 영락없는 여름의 색이다. 바짝 물오른 초록빛에 마음마저 청량해진다. 오늘의 두물머리를 대표하는 이미지는 400살 된 느티나무와 황포돛배, 액자 포토존이다. 사진을 남기는 것도 좋지만 그 전에 액자 틀에 담긴 풍경을 잠시라도 바라보면 어떨까. 그 안에는 두물의 머리가 고스란히 들어앉아 있다. 내친김에 두물머리 풍광을 좀더 감상하고 싶다면 두물머리 물래길을 걷는다. 두물머리 물래길은 두물머리 일대를 한 바퀴 도는 10㎞ 걷기 길이다. 양수역에서 출발해 세미원, 두물머리, 두물경, 양수리환경생태공원, 남한강자전거길 등을 두루 들른다. 가볼 곳이 많으니 전부 걸으면 네댓 시간이 우습다. 두물머리 쪽에서 출발한다면 느티나무쉼터부터 갈대쉼터까지 다녀와도 좋다. 오솔길을 따라 한강 생태를 살펴볼 수 있을뿐더러 왕복 1시간이면 충분해 부담이 적다.두물머리 풍광을 감상하며 걷는 물래길 사람들로 북적이는 느티나무쉼터에서 조금만 걸어 나와도 사위가 조용하다. 흙길을 걷는 발소리와 순한 매미 소리가 점점 또렷하다. 좁다란 길에 쑥부쟁이, 둥굴레, 부들 등 한강 자생 식물이 오종종 자란다. 갈대쉼터의 나무 데크길 양편에는 초록 갈대가 무성하다. 갈대는 물을 정화하는 능력이 있어 한강 수질 개선에 도움을 주는 고마운 식물이다. 양수리환경생태공원까지 한편에 강물을 끼고 걸은 뒤, 공원에서 나무 데크를 올라가면 남한강자전거길이 나온다. 자전거 도로와 보행자 도로가 구분되어 있어 걷는 이도 안심할 수 있다. 자전거길은 560m 길이의 북한강철교를 지난다. 여기서 3시간을 달리면 서울 여의도에, 6시간이면 경인 아라뱃길에 닿는단다. 벌겋게 녹이 슨 북한강철교 위로 자전거의 레이싱이 이어진다. 강바람을 가르며 자전거를 타는 이들의 발놀림이 경쾌하다. ■ 여행수첩(지역번호 031) → 가는 길 : 서울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북부간선도로를 지나고 덕소강변대교로 진입해 경강로를 따라간다. 팔당터널과 봉안터널을 지난 뒤 양수교차로에서 ‘청평, 양수리’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양수로를 따라가다 체육공원삼거리에서 ‘세미원, 양서문화체육공원’ 방면으로 좌회전하면 세미원이다. → 맛집 : 양평에서는 연을 재료로 한 요리를 쉽게 맛볼 수 있다. 세미원 정문 입구 맞은편에 있는 연칼국수(772-6724)는 연바지락칼국수를 판다. 면은 연잎가루로 반죽해 매장에서 직접 뽑아낸다. 더위에 지친 입맛을 달래고 싶다면 죽여주는동치미국수(576-4070)가 어떨까. 살얼음 동동 뜬 새콤달콤한 국물이 시원하다. 두머리부엌(070-4134-8955)에서는 유기농 농산물로 지은 제철 밥상을 차린다. 양수리 마을 사람들이 기른 친환경 농산물로 요리해 믿고 먹을 수 있다. → 잘 곳 : 이프모텔(773-2919)은 세미원에서 도보로 5분 거리라 접근성이 뛰어나다. 양수역 인근의 연꽃언덕펜션(010-7115-0452)은 숙소에서 바라보는 북한강 풍광이 볼만하다. 수영장, 워터슬라이드, 노래방 등의 부대시설도 충실히 갖췄다.
  • ‘고공행진’ 외식값 더 오르나… 업계 “추가 인상 불가피”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약 10.9% 오른 8350원으로 결정되면서 최근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외식값의 상승 곡선이 더욱 가파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6일 외식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에 이어 내년도까지 최저임금 상승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면서 추가적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장모(51)씨는 “일부 패스트푸드점이나 카페 등에서는 키오스크 같은 무인화 기기를 도입한다고 하지만 고깃집은 그런 방법을 찾는 것도 어렵다”면서 “홀 서빙, 주방일 등 매장을 운영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최소 인원이 있기 때문에 인력 효율화 작업으로 가격을 억제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털어놨다. 서울 종로구에서 일본음식점을 운영하는 박모(47)씨는 “한꺼번에 가격을 올리지는 못하더라도 인기 메뉴 서너 가지를 위주로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최저임금이 전년 대비 약 16.4% 높은 7530원으로 인상되면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외식값도 덩달아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지역의 냉면 가격은 평균 8808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962원보다 약 10.6% 뛰었다. 삼겹살도 200g 기준 지난해 1만 5621원에서 올해 1만 6489원으로 5.6% 올랐다. 이 밖에도 김치찌개 백반이 5846원에서 6000원으로 2.6%, 칼국수가 6615원에서 6731원으로 1.8%, 비빔밥이 8269원에서 8385원으로 1.4% 각각 인상됐다. 외식 프랜차이즈업계도 추가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 프랜차이즈 본사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프랜차이즈업계와 관련해 상생에 대한 경각심이 일면서 가맹본부에서도 공급 원가 상승 억제 등의 노력을 해 왔지만 추가 지원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인상 폭이나 시기는 조율해야겠지만, 올해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고 비용을 본사에서 어느 정도 보전해 주던 업체들도 더이상은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일부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것과 같이 배달비를 따로 받는 곳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문화마당] 여름 돌보기/김소연 시인

    [문화마당] 여름 돌보기/김소연 시인

    옥수수 한 상자가 배달돼 왔다. 시골에서 옥수수 농사를 하는 지인이 해마다 이맘때면 보내주는 선물이다. 상자를 열어 빼곡하게 누운 옥수수들을 꺼내어 다듬으면서 번번이 나는 ‘아, 여름이로구나’ 한다. 옥수수 껍질을 약간 남겨둔 채로 옥수수 한 상자를 한나절을 들여 모두 쪄낸 다음 두세 개씩 나누어 냉동고에 넣어 두고 그때그때 꺼내 데워 먹는다. 냉동고가 옥수수로 그득해지면 여름 한철을 잘 먹고 지낼 것 같은 포만감에 미리 뿌듯해진다. 칼국수집에 들어가 칼국수가 아닌 콩국수를 찾고, 콩물을 한 병 사들고 집에 돌아오는 날이 잦아지는 게 내겐 본격적인 여름이다. 그런 날은 우뭇가사리 가루로 묵을 쒀서 오이를 채썰어 넣고 콩물을 부어 저녁으로 먹는다. 수박을 쪼개 접시에 담아 책상에 앉는다. 메타세쿼이아 숲이 울창한 창문 바깥을 내다본다. 누군가에겐 복숭아로, 누군가에겐 자두나 참외로 다가올 각자의 여름을 상상해 본다. 누군가에겐 팥빙수로, 누군가에겐 소매 없는 셔츠와 반바지와 샌들로, 누군가에겐 물놀이로 여름이 다가올 것이다. 며칠 전에는 술자리에 앉아 있다가 바깥에 나가 길가에 쪼그려 앉았다. 야외에 죽치고 앉아 친구들과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기에 참 좋은 밤이었다. 조금 있으면 논이 많은 우리 동네엔 개구리들이 시끄럽게 울어댈 것이다. 엄마에게 여름은 오이와 열무로부터 시작된다. 오이지를 담그고, 열무김치를 담근다. 비빔밥에서부터 냉국까지, 수많은 변주 속에서 오이지와 열무가 엄마의 여름 밥상을 책임진다. 아삭아삭한 소리가 입안에서 울려 퍼지면, 엄마의 여름은 무더움의 시간이 아니라 시원함의 시간인 것만 같아진다. 여름에는 살림을 더 잘 돌보아야 한다. 빨래를 더 자주하게 되고 빨래는 더 더디 마르고 이불도 자주 빨아야 한다. 음식은 쉬이 상하고 욕실이며 주방을 더 정갈하게 유지하기 위해 집안일에 할애하는 시간도 더 많아진다. 습기도 다스려야 하고 벌레도 다스려야 한다. ‘아 덥다’ 하면서 늘어져 있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지난 일요일엔 집에서 부산하게 여름을 돌보며 하루를 보내다가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 ‘걸어도 걸어도’가 생각나서 다시 보았다. 옥수수만큼이나 고레에다의 몇몇 영화가 여름을 여름답게 상기시키기에 안성맞춤이다. 한여름에 장남을 잃었던 가족이 기일을 함께 지내기 위해 한자리에 모이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죽은 장남을 더 찬란하게 기억하고 있는 부모와 주눅이 든 차남의 새 식구들의 만남은 어딘지 껄끄럽다. 기일엔 ‘요시오’라는 사람이 해마다 찾아온다. 죽은 장남이 물에 빠진 이 사람을 구하려다 죽게 됐기 때문이다. 생명의 은인의 기일에 찾아온 요시오가 돌아간 다음 차남은 어머니에게 이제 저 사람을 그만 오게 하자고 말한다. 우리 만나는 걸 괴로워하는 것 같다면서. 그때 어머니는 이렇게 대답을 한다. “그래서 부르는 거야. 겨우 10년 정도로 잊으면 곤란해. 그 아이 때문에 우리 준페이가 죽었으니까. 증오할 상대가 없는 만큼 괴로움은 더한 거야. 그러니 그 아이한테 일년에 한 번쯤 고통을 준다고 해서 벌받지는 않을 거야. 그러니까 내년, 내후년에도 계속 오게 할 거야.” 무심한 듯 혼잣말인 듯 내뱉는 어머니의 초점 없는 눈동자를 보고 있으면 등골이 오싹해진다. 잔인함으로써 무더운 여름의 속살이 드러나는 듯한 순간이다. 어머니는 그런 눈빛으로 가족들이 모이는 그날에 부엌에서 하루 종일 음식을 만들었다. 감자 샐러드를 만들고 고소한 기름 냄새를 풍기며 옥수수튀김을 만들었다.
  • 맛있‘대’ 신나‘구’

    맛있‘대’ 신나‘구’

    국내여행에 웬만큼 통달한 여행자가 아니라면 대구의 먹거리를 바로 떠올리는 건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대도시 이미지가 강해 여행지로 선뜻 거론되는 곳이 아닌 탓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다른 곳에서는 맛보기 힘든 특별한 먹거리가 즐비한 곳이 대구다. 조선 후기 평양장, 강경장과 함께 전국 3대 장터였던 대구장(서문시장)은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맛으로, 먹거리 이름을 내건 먹자골목들은 전문성으로 남녀노소의 발길을 이끈다.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를 잊게 할 시원한 여름 축제도 기다리고 있다.◆칼칼한 매력 가득 든든한 첫 끼 ‘따로국밥’ 먹거리 투어를 작심하고 아침 일찍 대구로 향한 여행자라면 든든한 첫 끼니로 따로국밥만 한 음식이 없다. 이른 아침에는 문을 닫은 식당이 대부분이지만 따로국밥집은 24시간 영업하는 곳이 많다. 중구 전동 ‘국일따로국밥’은 1946년 문을 연 원조집으로 알려져 있다. 동성로 쪽에서 장사를 하다 20년 전쯤 길 건너로 가게를 옮겨 역사를 이어 가고 있다. 8000원짜리 따로국밥을 주문하면 큼직한 선지 덩어리가 듬뿍 담긴 붉은 국물에 흰 쌀밥이 따로 나온다. 부산의 돼지국밥과는 전혀 다른 칼칼한 맛이 매력이다. 밥 대신 국수를 주문할 수도 있다. 아침을 먹고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손님맞이 준비에 분주한 상인들을 볼 수 있다. 오전 10시쯤이면 시장 안 곳곳에서 음식 냄새가 솔솔 풍기며 침샘을 자극한다. 한편에는 순대와 암뽕을 가득 담은 소쿠리가 늘어서 진풍경을 연출한다. 현대식으로 깔끔하게 정비된 시장 내 먹거리 노점들은 분홍색 표지판을 내걸어 쉽게 구분할 수 있다.◆콩나물과 어묵의 매콤한 하모니 서문시장 ‘양념오뎅’ 굵직한 어묵에 콩나물을 잔뜩 얹어 매콤한 고추장 양념으로 볶아낸 ‘양념오뎅’(1인분 3000원)은 서문시장 명물 중 하나다. 시장 안 같은 자리에서만 18년 동안 ‘장여사의 매콤한양념오뎅’을 운영한 양창원(63)씨는 “원래 대구에서는 어묵을 붉은 양념에 찍어 먹는데 거기에 해장국을 응용해서 만든 음식”이라고 소개했다. 간이 밴 어묵과 시원한 콩나물의 매콤한 조합이 색다르다. 함께 파는 나뭇잎 모양의 손만두(1인분 4500원)를 곁들이면 든든한 한 끼로도 손색없다.◆대구 10味 ‘납작만두’와 못생겨서 더 끌리는 ‘삼각만두’ 시장 입구 쪽에서 노점을 편 ‘허둘순 삼각만두’는 40년 역사를 자랑한다. 아이들을 공부시키려고 서툰 솜씨로 못생긴 만두를 빚어낸 게 삼각만두의 시초였다고 한다. 납작한 만두 속에는 당면 가닥만 들어 있을 뿐이지만 노릇하게 구워진 만두피와 찰랑한 감촉의 당면이 이루는 조화가 일품이다. 1인분에 3000원. 대구 10미(味) 중 둘째가라면 서러울 명물 납작만두는 ‘미성당’이 원조다. 남산초등학교 앞에 있는 가게가 본점이지만 서문시장 안에서도 같은 맛을 맛볼 수 있다. 당면만 들어 있는 납작한 만두의 맛이 심심할 것 같기도 하지만 고명처럼 올라간 파, 양파, 고춧가루의 톡 쏘는 맛이 균형을 이룬다. 1인분에 3500원. ◆혼밥도 OK… 푸짐한 한상차림 ‘갈비찜 정식’ 분식보다 따끈한 밥 한 공기가 먹고 싶다면 시장 내 식당골목으로 가 보자. 40년 전통의 ‘삼미갈비찜’은 이 골목에서도 이름난 가게 중 하나다. 소갈비찜과 돼지갈비찜이 주력 메뉴지만 혼자 가도 1인 메뉴인 ‘스페셜 정식’을 시킬 수 있다. 1만원이면 양푼에 먹음직스럽게 담긴 돼지갈비에 푸짐한 밥, 구수한 된장국, 쌈채소, 밑반찬이 한 상 가득 나온다. 곱게 빻은 마늘이 듬뿍 들어가 풍미를 더한 고기를 쌈에 싸 먹으면 밥 한 공기가 눈 깜짝할 새 사라진다. ◆20년 전통의 맛·넉넉한 시장인심 펼쳐진 ‘국수 골목’ 국수노점이 모인 골목에서는 잔치국수 한 그릇에 넉넉한 시장 인심을 느낄 수 있다. 20년간 영업한 ‘7번 국수’에서는 시원한 멸치국물로 맛을 내고 김가루를 듬뿍 얹은 푸짐한 국수가 나온다. 국수에 곁들여 먹는 큼직한 고추는 ‘무한리필’이다. 칼국수, 콩국수 등 모든 메뉴가 3500원으로 시장 상인들이 단골손님이다. 요즘에는 젊은 사람들도 많이 찾는다.◆치맥페스티벌과 함께 즐기는 평화시장 ‘닭똥집골목’ 동구 신암동 평화시장 ‘닭똥집골목’에는 대구에서만 볼 수 있는 먹거리인 닭모래집 요리를 파는 가게 28곳이 모여 있다. 1973년 ‘삼아통닭’을 운영하던 부부가 건설노동자들을 위해 값싸고 맛있는 술안주를 고민한 끝에 탄생한 서민 요리로 원조집은 주인이 몇 번 바뀌었지만 지금도 제자리에서 성업 중이다. 모듬 소자(1만 3000원)를 주문하면 튀김똥집, 양념똥집, 간장똥집 세 가지 맛을 한 번에 맛볼 수 있다. 둘이 먹기에 배부를 만큼 푸짐하게 나온다. ‘닭똥집골목’은 5년 전 시작돼 금세 대구의 대표 여름 축제로 자리잡은 ‘대구치맥페스티벌’에서 빠질 수 없는 축제 장소다. 달서구 두류공원 일원을 주무대로 열리는 페스티벌은 올해 더 풍성해진다. 차가운 드라이아이스 위에서 즐기는 시원한 치맥, 비치존에서 물놀이를 하며 즐기는 치맥 등 치킨과 맥주를 즐길 다양한 이벤트가 마련된다. EDM파티, 치맥 99타임, 맥주칵테일 경연대회 등 즐길거리와 함께 총 3000석인 국내 최대 규모의 치맥 테이블이 펼쳐진다. 올해는 오는 18일부터 22일까지 열린다.◆달콤한 비주얼에 SNS 인증샷 필수 ‘체리빙수’ 맛있는 요리로 배를 채우는 중간에 디저트 타임을 가지면 보다 완벽한 먹거리 투어가 완성된다. 동인초등학교 부근 ‘모모상점’은 생긴 지 2년밖에 안 된 가게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했다. 인기 메뉴인 체리빙수 가격은 1인 1만 1000원으로 호락호락하지 않지만 맛을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빙수 속 푸짐하게 들어 있는 체리의 과육이 곱게 간 얼음과 만드는 상큼하고 부드러운 조화가 황홀할 정도다. ◆김광석길·조선 거장들의 회화전으로 감성 충전도 먹거리 투어 이후 산책삼아 돌아볼 만한 곳으로는 중구 대봉동 김광석길이 있다. 약 340m 길이의 골목길에 가수 고 김광석을 기리는 조형물과 아기자기한 카페 등이 늘어서 있어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좋다. 조금 더 시간을 내 대구를 둘러보고 싶다면 수성구 삼덕동 대구시립미술관에 가 볼 만하다. 대구시청에서 차로 20여분 거리에 있다. 서울 간송미술관 개관 80주년을 맞아 신윤복, 김홍도, 정선, 신사임당 등 조선 미술 거장들의 회화 100여점과 간송 전형필 선생의 유품 30여점 등이 대거 전시되고 있다. 대구에 내려온 소장품만 둘러봐도 조선 회화사를 가늠할 수 있을 정도다. 서울 본관에서는 1년 중 보름 정도씩 두 차례밖에 소장품을 볼 수 없지만 대구의 간송특별전에서는 오는 9월 16일까지 여유 있게 감상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 입장료는 어른 8000원이다. 글 사진 대구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리에또 제공
  • “맹목적으로 찍어주니 경제 파탄”… ‘보수 성지’ 구미가 디비졌다

    “맹목적으로 찍어주니 경제 파탄”… ‘보수 성지’ 구미가 디비졌다

    14일 오후 1시 서울에서 KTX와 버스 등을 갈아타며 2시간 30분 만에 경북 구미역에 도착했을 때 흐렸던 하늘에 햇빛이 나기 시작했다. 전날 구미시장 선거에서 사상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승리하는, 가장 드라마틱한 결과를 배출한 곳이었지만 분위기는 차분했다.구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출생지로 자유한국당에는 성지(聖地)나 다름없는 곳이다. 이런 곳에서 민주당 장세용(40.8%) 후보가 한국당 이양호(38.7%) 후보를 누르고 승리하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지난 6차례 구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계열이 후보를 낸 것은 2010년과 2014년 두 차례뿐이었고 그나마 득표율은 20% 미만이었다. 구미가 무슨 일로 뒤집어진 것일까. “평생을 한국당 후보만 뽑았는데 이제는 안 되는기라요. 한국당은 뭐라 카는지…, 경제 문제가 워낙 심각해 처음으로 민주당을 뽑았지요.” 구미역 앞에서 만난 부동산 중개업자 김모(60)씨는 새벽까지 구미시장 선거 결과를 손에 땀을 쥐고 지켜봤다며 카랑카랑한 사투리로 이렇게 말했다. 태어나고 자란 구미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처음으로 투표했다는 김씨는 “구미에서 ‘묻지마 한국당’은 더이상 없다”며 “그 보수적이던 구미시민들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고 했다.렌터카를 빌려서 번화가인 인동동으로 가봤다. 칼국수 집에 들어갔을 때 옆 테이블 손님들의 대화 주제도 선거였다. “한국당 우짜다 이래 됐노”, “그러이 말이다” 등의 얘기가 들렸다. 식당 직원 김태욱(26)씨는 “이 동네는 구미에서도 보수가 워낙 강해서 친박연대 시위나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기념행사가 열리는 곳”이라며 “요즘에는 주민들이 정치 얘기를 별로 하지 않았는데 이번 선거 결과를 보니 왜 그랬는지 알 것 같다”고 했다. 근처 슈퍼마켓 앞 평상에서는 가게 주인과 손님이 낮술을 즐기며 선거 뒷얘기가 한창이었다. 60대 가게 주인은 “요즘 젊은 사람들은 다 문재인 대통령만 말한다. 내 30대 아들도 문 대통령 지지자”라면서 “우리가 어떻게 자유를 얻었는지 요즘 애들도 피를 흘려 봐야 정신 차릴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곳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터는 썰렁했다. 방문객이 한창이어야 할 오후 2시인데도 5명 정도만 눈에 띄었다. 안내 직원은 “보통은 관광버스를 대절해서 오지만 오늘은 좀…”이라고 말을 아꼈다. 방명록을 보니 선거날만 해도 40명 가까이 방문기록이 있었지만 이날은 10명도 채 넘기지 않았다. 구미 시민이 이번에 민주당을 택한 데는 경제 문제가 상당 부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구미 시내에는 낡은 폐공장이 심심찮게 눈에 띄었고 신축 건물들 대부분에는 임대 문의 현수막이 잔뜩 붙어 있었다. 구미는 한때 경북 최대 산업도시의 위상을 자랑했지만, 지금 경제난에 처해 있다. 구미 3공단에 있는 LG디스플레이 생산라인 일부가 파주로 이전되면서 노동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구미산업단지의 주력인 삼성과 LG가 공장을 해외로 이전한 것도 큰 타격을 줬다. 때문에 산업단지의 젊은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변화’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동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서지연(48)씨는 “젊은 사람들이 구미를 떠나니 카페 운영도 예전만 못하다”면서 “경제가 어려워지니 변화를 원한 것 같다”고 했다. 주부 이모(50)씨는 “아침에 사우나를 갔는데 노인들이 모두 ‘구미 이제 망하게 생겼다’고 한탄했는데 전혀 공감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구미에 공장이 많던 시절 아파트를 무조건 짓기만 해 깡통 아파트도 많다”며 “한국당 정치인들은 우리가 맹목적으로 찍어 주니 지역경제를 파탄 내고도 자기네들끼리 좋아하기 바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영업자 김모(46)씨도 “노인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연민이 많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며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것은 후보가 좋아서가 아니라 지긋지긋한 한국당을 바꿔 보고 민주당에 기회를 한 번 줘 보자는 것”이라고 했다. 직장인 송모(29)씨는 “구미는 원래 젊은층이 많은 젊은 도시인데 투표소에 가면 죄다 노인뿐이라 민주당을 찍어 봤자 사표가 되니 그동안 투표를 포기했었다”며 “그런데 이제는 정말 바꿔 보자는 심정으로 정말 많은 구미의 젊은이들이 사전투표를 한 것 같다”고 했다. 지역주의에 억눌려 있던 ‘샤이 진보’(숨은 진보층)가 대거 민주당에 표를 던졌다는 얘기다. 변화에 대한 갈망은 한국당을 지지하던 노년층에서도 느껴졌다.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터에서 휴식을 취하던 한상희(79)씨는 “막말만 하던 홍준표 대표는 정말 반성해야 한다. 구미의 빈부 격차는 점점 심해지는데 한국당 소속 구미시장이 한 게 뭐가 있냐”며 “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존경하지만 이번에 난생 처음으로 민주당을 뽑았다”고 털어놨다. 귀경길에 구미역 앞에서 만난 김모(62·종교단체 근무)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강한 구미이지만 한국당이 후보만 내면 될 거라 생각해 지역구 의원들이 제멋대로 공천한 것에 대한 불만이 컸다”고 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은 내려갈 때보다 더 가까운 느낌이, 구미가 그리 먼 곳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구미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구미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서울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선거 불패’ 이시종 가뿐하게 3선

    ‘선거 불패’ 이시종 가뿐하게 3선

    더불어민주당 이시종 충북지사 당선자는 자유한국당 박경국·바른미래당 신용한 후보를 멀찍이 따돌리고 3선 고지를 밟았다. 71세 고령인 데다 8년 동안 지사로 재임하면서 ‘이제는 바꿔야 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을 앞세운 민주당 바람과 일벌레로 통하는 성실한 이미지, 보수 정당의 추락 등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초반부터 승리를 예고했다. 그는 “저의 승리는 1등 경제 충북 기적의 완성을 바라는 위대한 충북도민 모두의 것”이라며 “문 대통령과 손을 잡고 충북 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국에서 유일한 저속 구간인 충북선의 고속화 철도를 이뤄 내고 소외 계층에 대한 복지를 더욱 촘촘히 하겠다”며 “경쟁 후보들이 제시한 훌륭한 정책을 도정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선거로 이 당선자는 ‘8전 8승 불패 신화’의 주인공이 됐다. 1995년 민주자유당 소속으로 도전한 민선 1기 충주시장 선거를 비롯해 내리 충주시장 선거에서 3번 당선된 뒤 3선 연임 제한에 걸리자 국회로 눈을 돌려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2번 연속 금배지를 달았다. 이어 2010년 당내에 마땅한 지사 후보가 없자 국회의원 임기를 남겨 두고 충북지사 선거에 도전해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다. 이때부터 ‘선거의 달인’이란 수식어가 그를 따라다녔다. 그는 평소 칼국수를 즐기고 해외 출장 때는 항공기 이코노미석을 이용해 ‘서민지사’로도 불린다. 돌다리도 서너 번 두들겨 보고 건너는 매우 신중하고 꼼꼼한 성격이다. 지독한 가난을 이겨 내고 서울대(정치학과)에 진학해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이후 승승장구하면서 입지전적 인물로 평가를 받는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노산군일기(魯山君日記)가 끝나다 - 영월 청령포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노산군일기(魯山君日記)가 끝나다 - 영월 청령포

    ‘노산군이 세종이 임어하시던 자미당 창가의 난간을 보고 크게 탄식하기를, 할바마마께서 살아 계시다면 나에 대한 사랑이 어찌 적겠는가? 하니, 종자(從者)들이 모두 감격하여 울었다.’ <단종실록 12권, 단종 2년 11월 25일. 국편영인본 6책 712면> 역사서에는 그를 노산군 혹은 홍위(弘暐), 또는 휘지(輝之)라고 불렀다 한다. 그는 왕이었지만 왕이 되지는 못했다. 그를 왕이라 부르는 자는 여지없이 가문의 뿌리까지 뽑히었다. 삶의 그림자조차 제대로 남기지 못한 불운한 소년, 조선의 제 6대 국왕인 단종(端宗. 1441-1457)이다. 단종은 출생부터가 남달랐다. 태종(1367-1462) 이후 적장자(嫡長子)에게 왕위를 물려주는 것이 조선의 왕위 계승 원칙이었다고는 하지만 실제 적장자로 즉위한 왕은 조선을 통틀어 고작 7명에 불과하였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단종은 적장자를 넘어 적장손 신분이었기에 더더욱 왕위 계승의 정통성을 확실히 갖추고 있었다. 그가 태어나던 1441년에는 이미 아버지 문종(1414-1452)은 공식적으로 왕위 계승 세자 신분이었으며, 할아버지 세종(1397-1450)은 강력한 왕권을 지닌 국왕이었다. 또한 어머니인 현덕왕후 역시 비록 후궁으로 궁에 들어왔지만, 단종이 출생하던 시기에는 정실인 세자빈의 위치에 있었다. 한마디로 단종은 적자이면서 적손이었으며, 장자이면서 장손이었고, 이에 원손이자 세손, 세자라는 조선 왕조 계보상 가장 순수 혈통의 정통성을 제대로 갖춘 최초의 국왕이었다. 하지만 역사는, 권력은 하늘 끝을 찌르는 정통성이라는 명분보다는 칼을 쥘 수 있는 힘을 가진 자에게 돌아간다. 단종이 12살 어린 나이에 국왕으로 오른 때인 1452년에는 이미 할아버지인 세종, 할머니 소헌왕후, 아버지 문종과 어머니 현덕왕후마저 세상을 떠나고 없던 시기였다. 수렴청정조차 해줄 왕실의 어른도 없는 미래를 짐작이나 한 듯 세종대왕과 문종은 서거 전에 김종서, 황보인 등에 단종을 보필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하였다. 어린 임금인 단종을 앞에 내세운 채 조정대신을 대표하는 김종서, 황보인 그리고 이들을 지원해주던 세종의 셋째 안평대군 세력에 반하여 위기의식을 느끼던 왕실 훈신 세력의 대표격인 세종의 둘째인 수양대군과 세종에게 왕위를 빼앗긴 양녕대군(1394-1462) 세력 등이 충돌하는 계유정난(1453)이 일어난다. 결론적으로 수양대군은 1455년 세조가 되었고 모든 권력을 잡게 된다. 권력은 결코 자비가 없다. 단종의 죽음은 예고된 셈이었다. 1457년(세조 3년)에 노산군으로 강등된 단종은 영월에 위치한 청령포에 유배된다. 삼면이 깊은 강물로 둘러싸여 있고 한쪽은 험준한 절벽인 육육봉으로 막힌 이곳은 지금도 배가 아니면 드나들 수 없는 육지 속의 단절된 섬같은 곳이다. 결국 단종은 죽었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1457년 10월 21일에 자결했다고 하는 기록이 남아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죽임을 ‘당했다’라는 기록도 전해진다. 사육신 박팽년의 9세손 박경여가 권화와 함께 엮은 책인 장릉지(莊陵誌)에는 “세조 3년 10월 24일 유시(酉時)에 공생(貢生)이 활끈으로 노산군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하였다. 노산군의 옥체는 청령포의 강물에 던져 버린 것을 영월호장 엄흥도(嚴興道)가 몰래 거두어 영월군 북쪽 5리쯤의 동을지(冬乙旨)에 매장했다.”라는 기록도 남아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의 청령포는 이름난 관광지가 되었다. 이곳에는 현재 복원한 단종어소를 비롯하여, 영조대왕의 친필이 음각된 단묘재본부시유지비와 일반인들의 출입을 금하는 금표비, 단종 유배 이야기를 간직한 소나무인 관음송과 단종이 직접 쌓아올렸다고 전해지는 망향단 돌탑 등이 남아 당시의 슬픔을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다. <청령포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영월을 방문한다면 한 번쯤은 2. 누구와 함께? - 가족 단위, 친목회 3. 가는 방법은? - 영월군 영월읍 청령포로 133 - 88번 지방도를 타도 되고, 38번 국도를 타고 가도 된다. 38번 국도가 낫다. 4. 감탄하는 점은? - 육지 속의 섬. 유배지로서의 최적지로 볼 수 있는 장소를 그 당시 어떻게 찾았을까?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최근 방문객이 부쩍 늘었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 망향단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닭강정 ‘일미강정식당’, 다슬기해장국 ‘성호식당’. 칼국수 ‘고향’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www.heritage.go.kr/heri/cul/culSelectDetail.do?VdkVgwKey=15,00500000,32&pageNo=5_2_1_0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한반도 지형으로 유명한 선암마을, 별마로 천문대, 국가지정 명승 제 76호인 선돌. 10. 총평 및 당부사항 - 조선의 가장 불운한 왕이었던 단종. 조선의 역사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오래된 슬픔을, 권력의 무자비함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평양냉면 인기 만큼 가격도 훌쩍 뛰었다

    평양냉면 인기 만큼 가격도 훌쩍 뛰었다

    서민 외식메뉴 줄인상에 한숨 냉면 10%↑… 짜장면만 유지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냉면 가격이 급기야 대표적 보양식인 삼계탕 가격을 일부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냉면은 물론 김치찌개와 삼겹살 등 직장인과 서민들이 자주 찾는 외식 메뉴 가격이 줄줄이 뛰면서 주머니 사정은 팍팍해지고 있다.6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 포털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의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8개 외식 메뉴 중 7개의 가격이 올랐다. 짜장면 가격(평균 4923원)만 제자리였을 뿐 가격이 내려간 메뉴는 전무했다. 특히 냉면은 그릇당 평균 8769원으로 1년 전보다 10.1%나 비싸졌다. 서울 시내 일부 평양냉면 전문점에서는 냉면 한 그릇이 1만 5000원까지 올랐다. 이는 평균 가격이 1만 4077원인 삼계탕보다도 비싼 것이다. 삼계탕 가격은 1년 전보다 0.8% 인상됐다. 삼겹살 가격도 200g당 1만 6489원으로 5.6% 올랐다. 김치찌개(2.6%), 칼국수·김밥(각 1.8%), 비빔밥(1.4%) 등의 순으로 인상폭이 컸다. 서울과 지방의 외식비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냉면과 삼겹살 가격은 서울이 가장 비쌌다. 삼겹살과 냉면 가격이 각각 가장 저렴한 강원(1만 1444원), 제주(7000원)와 비교하면 5045원(44.1%), 1769원(25.3%)의 차이가 났다. 나머지는 오히려 지방이 더 비쌌다. 외식 메뉴별로 평균 가격이 가장 높은 지역은 삼계탕과 짜장면은 광주(1만 4400원, 5300원), 비빔밥과 김밥은 대전(8900원, 2300원), 김치찌개와 칼국수는 제주(7125원, 7250원) 등으로 나타났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용산 붕괴 건물 세입자 “평일 100명 있을 시간…미리 신고했지만 구청 답 없어”

    용산 붕괴 건물 세입자 “평일 100명 있을 시간…미리 신고했지만 구청 답 없어”

    일요일인 3일 갑자기 무너져내린 서울 용산역 부근 4층짜리 건물의 붕괴 조짐을 사전에 신고했지만 구청에서 이렇다 할 반응이나 조치가 없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건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이러한 주장과 함께, 평일 같은 시간대에 손님이 100여명 있었을 것이라고도 전했다. 당일 건물이 붕괴된 시간은 한창 점심식사 시간이었을 낮 12시 35분쯤이었다. A씨는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게 된 참담한 심경을 전했다. 해당 건물 1층과 2층에서 한식 백반 식당을 운영하던 A씨는 건물이 무너진 일요일에는 불행 중 다행으로 식당 영업을 쉬었고, 덕분에 참사를 피할 수 있었다. A씨는 “(건물이 무너진 낮 12시 35분쯤은) 제일 바쁜 시간”이라면서 “1층에 있는 칼국수집과 함께 평일 같은 시간대에 거의 한 100명 정도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최근 벽이 갈라진 양쪽이 배불뚝이처럼 툭 튀어나오고 살짝 갈라지는 등의 현상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또 비가 오는 날이면 칼국수 식당 쪽으로 물이 들어온다고 했다. 문제는 이러한 조짐과 함께 지반 침하가 발생해 건물이 살짝 주저앉은 것을 보고, 이미 지난달 9일 구청에 연락을 했다는 것이다. 구청에서도 다음날 찾아와 살펴보고 갔지만 그 이후로 조치는커녕 어떤 답도 없었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하루 벌고 하루 먹고 살던 곳인데 이제 그마저도 없어 어이가 없다”면서 “어디 가서 보상을 받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A씨에 이어 인터뷰에 나선 박창근 카톨릭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는 건물 붕괴의 원인이 1966년에 지어진 건물의 노후화보다는 주변 신축 공사 현장의 발파 작업에 따른 지반 침하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SBS 스페셜(SBS 일요일 밤 11시 5분) 결혼과 동시에 전쟁처럼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부부들은 막상 삶에 여유가 생기는 중년이 되면 오히려 부부관계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부부 사이에 대화는 줄어들고 사랑해서 해 오던 일들이 의무로만 느껴지며 갈등이 커지는 것이다. 그 결과는 황혼이혼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전체 이혼 건수 가운데 황혼이혼이 차지한 비율은 31.2%. 이혼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면서 부부관계를 회복시켜 줄 대안의 하나로 결혼을 졸업하는 ‘졸혼’이 거론된다. 그런데 막상 졸혼하면 어떤 삶이 펼쳐질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혼과 별거, 그리고 졸혼은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일까. 누구도 명확하게 알지 못하는 졸혼의 민낯을 알아보기 위해 ‘가상 졸혼 프로젝트’를 시도한다. 졸혼을 체험하면서 부부들의 삶에는 어떤 변화가 생기게 될까. ■가자! 낭만 고향(MBC 일요일 오전 7시 10분) 코미디언 임하룡이 경북 봉화군에 위치한 승부리를 찾는다. 승부리는 마을 뒤는 태백산 준령이 길을 가르고 마을 앞은 태백산 황지에서 내려오는 황지천과 천암천이 길을 막고 있는 극한의 오지마을이다. 백두대간 협곡열차를 타고 도착한 임하룡은 승부역을 지키는 단 한 명의 역무원에게 생생한 승부역의 역사를 듣는다. 유난히 극심한 보릿고개 때마다 칼국수와 나물죽으로 끼니를 이었던 이곳 사람들에게 집 앞에 널린 나물들은 선물과 같다. 임하룡은 마을 주민들이 공개하는 승부마을의 숨겨진 이야기를 듣는다.
  • 냉면 값 1만 4000원... “올라도 너무 올라”

    냉면 값 1만 4000원... “올라도 너무 올라”

    “최저임금으로 달라진 풍경” 분석도 서울의 소문난 평양냉면 전문점 중 하나인 봉피양이 1만3000원인 냉면 가격을 지난 1월 1만4000원으로 1000원 올렸다. 봉피양 측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가 오르고 재료 값도 더 들어 가격을 인상했다”고 했다.24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4월 한 그릇에 평균 7923원이었던 서울의 냉면 가격은 올해 4월 8692원으로 1년 새 9.7%(769원) 뛰었다. 같은 기간 서울에서는 삼겹살 등 대표 외식 메뉴 8개 중 6개 가격도 함께 올랐다. 삼겹살 가격은 200g당 1만5544원에서 1만6387원으로 5.4%(843원) 인상됐다. 이어 삼계탕(3.6%), 김치찌개 백반(2.6%), 김밥(1.8%), 칼국수(0.6%)도 비싸졌다. 삼겹살 전문점 하남돼지집은 지난 4월 삼겹살·목살 등으로 구성된 대표 메뉴 ‘모둠 한판(600g)’의 가격을 3만8000원에서 3만9000원으로 1000원 올렸다. 서울 중구의 한 삼계탕 전문점도 같은 달 1만1000원인 삼계탕 값을 1만3000원으로 인상했다. 가공식품 값도 잇따라 올랐다. 지난 14일 소비자원이 콜라·즉석밥 등 가공식품 30개의 4월 판매 가격을 분석했더니 지난해 4월과 비교해 콜라 값은 11.9%, 즉석밥 가격은 8.1% 인상됐다. 햄버거·치킨 등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의 음식 가격도 뛰었다. 교촌치킨은 1일부터 건당 2000원의 배달료를 받아 실질적으로 가격을 올렸고, KFC는 지난해 말 햄버거 등의 가격을 최대 800원 인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강태안의 미식여행] 어머니의 전복죽

    [강태안의 미식여행] 어머니의 전복죽

    가정의 달 5월을 보내고 있다. 어버이날을 제외하고라도 어머니의 생신 날, 돌아가신 아버지의 기일이 모두 5월에 있어 개인적으로도 1년 중 부모님과 관련된 생각과 추억이 가장 많은 달이다. 올해부터 새언니의 제안으로 어머니가 생일상을 직접 준비하셨다. 냉채부터 회, 조림, 탕까지 갖가지 해산물을 중심으로 어머니가 좋아하는 음식을 준비해 주셨다. 제주도가 고향인 부모님 덕분에 어려서부터 나는 다양하고 실한 생선과 해산물을 풍요롭게 즐기며 자랐다. 특히 미역국은 우리 집의 대표 국물로 미역국 안에 정말 다양한 해산물을 넣어 즐긴다. 식구들이 몸이 아프거나 기운이 달리면 우리 집은 ‘전복’이 보약임을 몸소 실천하고 살고 있다. 전복을 큼직하게 썰어 끓인 ‘전복죽’은 나로서는 원기 충전의 음식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은 전복 양식이 활발해서 가격이 전보다 많이 낮아졌다고 하지만 과거 그렇지 않은 시절에도 전복은 가끔 우리 집에서 자주 구경할 수 있었던 식재료였다. 몇 해 전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시기 직전 어머니는 외할머니에게 직접 전복죽을 끓여 드리고 오셨다고 했다. 어린 시절 외할머니와 함께 살 수 없었던 어머니는 평생 외할머니에 대한 깊은 상처를 전복죽을 통해 외할머니와의 작별 인사로 이유하셨다. 그리고 몇 년 전 내가 암 환자가 되어 병상에 누워 있을 때도 어머니는 전복죽을 매일 배달하며 나를 일으켜 세우셨다. 그러고 보니 어머니는 참 건강하신 분이다. 우리 가족 중 아마 가장 건강하신 것 같다. 여든 가까이 살아오시며 큰 병치레 없으셨고 간혹 아프시더라도 어머니는 약도 잘 안 드시고 기운 나는 음식을 손수 해 드시며 원기를 회복하셨다. 각종 해산물을 넣은 죽이나 생선구이, 혹은 생선 뼈를 고아 낸 탕, 이런 음식은 어머니가 좋아하기도 하지만 어머니가 평생 즐겨 드시던 음식이다. 육식은 평생 하지 않으셨고 해산물과 채소 등 자연식 위주로 드셨다. 때마다 장을 담그시고 김장도 했고 청국장도 집에서 띄우고, 어릴 적 나는 이 냄새가 너무 싫어 늘 시골스럽다며 어머니를 타박했다. 1975년 아파트 단지로 이사를 오게 된 이후에도 한동안 어머니는 김장 김칫독 묻는 것을 포기 못하시고 관리소 아저씨를 설득해 아파트 1층 베란다 밑에 김칫독을 묻어 겨우내 맛있는 김치를 즐길 정도였다. 이런 어머니도 아파트 생활이 길어지고 김치냉장고가 생겨나며, 그리고 나이가 드시며 그나마 몇 년 전까지 몇 개 가지고 있던 장독을 정리하게 됐고 더는 장과 김장 만들기는 하지 않게 되셨다. 요즘 어머니를 뵈면 많이 늙으셨음을 느끼게 된다. 올해 처음으로 어머니 부재의 심각성을 상상하기 시작했다. 난 어머니의 음식을 이제 사랑하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어머니가 앞으로 함께 계실 동안 내가 그 모든 어머니의 손맛을 물려받을 수 있을지 걱정된다. 투박하고 세련되지 못한 그 음식들, 하지만 건강한 그 음식들이 지금의 나를 바로 세워 왔음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나는 불행하게도 이 모든 어머니의 훌륭한 음식 유산의 많은 부분을 물려받지 못했다. 아주 오래전 내 가족이 완전체로 있던 그 행복했던 일요일의 멸치로 국물을 낸 손칼국수와 명절마다 만들었던 다양한 음식들, 칼칼한 갈치조림과 여름에 시원한 물회, 고사리 많이 넣어 끓여 낸 육개장과 김장 날의 즐거움을 이제라도 주의 깊게 배워 익혀 내 삶과 함께하길 기원해 본다. 내가 만든 어머니의 음식들은 후에 나와 내 가족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함께할 것이기에.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600년 역사 깨운다 광장의 울림 퍼진다 ‘서울의 찬가’ 울린다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600년 역사 깨운다 광장의 울림 퍼진다 ‘서울의 찬가’ 울린다

    서울신문이 지난 12일부터 서울시 및 서울도시문화연구원 등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를 시작했다. 올해로 세 번째다. 미래유산이란 아직 문화재로 등록되진 않았지만 미래 세대에 물려줄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서울 근현대 문화유산이다. 지난해 투어와 비교할 때 유형의 유산에서 무형의 유산으로, 사대문 안에서 사대문 밖으로 답사 영역을 넓힌 게 특징이다. 투어는 지난해 참가자들이 재체험을 희망한 사대문 안 주요코스 6개, 문학과 영화를 중심으로 새로 선정된 무형 서울미래유산 6개, 그리고 지역별·어젠다별·계절별 코스 23개 등 총 35개 코스로 편성했다. 오는 12월 말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 동안 열리며 혹서기인 7, 8월 두 달 동안은 저녁 6시부터 8시까지 5회 동안 야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추석 연휴 첫날인 9월 22일(토)과 마지막 날인 9월 26일(수) 2회는 ‘한가위 특별투어’로 운영한다. 전문성을 갖춘 18명의 베테랑 해설자가 투입되며 매회 3명 이상의 진행요원이 안전한 투어를 보장한다. 국내 도보답사 프로그램 중 처음으로 오디오 가이드시스템을 도입했다. 소음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뿐더러 해설사 앞에 있어야만 들리던 불편도 해소할 수 있어 박물관이나 미술관처럼 편안하게 답사여행을 할 수 있다. 이르면 7월부터 서울시 각 중학교에서 추천, 선발된 ‘미래청소년 기자단’도 동행해 탐방 분위기를 풋풋하게 띄울 예정이다. 참가 신청은 서울미래유산(futureheritage.seoul.go.kr)에서 참여하기, 탐방, 접수 순으로 하면 된다. 매주 월요일 오전 9시부터 그주 참여자를 선착순으로 30명 받는다. 대기자도 10명 선착순 모집한다. 무료다.# 도로원표·광화문지하보도…걸음마다 미래유산 2018년 첫 투어가 시작된 5월의 두 번째 토요일인 지난 12일 온종일 비가 내렸다. 이날 10시쯤 종각역 4번 출구 앞에서 집결해 오디오 가이드시스템을 지급한 뒤 사용법을 시연할 예정이었지만 빗줄기가 굵어져 역 안으로 들어가야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연등행사 등으로 광화문과 종로 일대 차량 진입이 통제돼 불참 및 지각자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우였다. 답사용 단체 카톡방에서 교통통제 및 집결지 변경을 알리는 긴급 메시지를 수신한 예약자 30여명이 예외 없이 시간을 지켰다. 형형색색 우산을 받쳐 든 참가자들은 진행자들의 ‘철통 호위’를 받는 가운데 이기훈 해설사와 함께 정시에 보신각을 출발했다. 지난달 새로 설치한 녹두장군 전봉준 동상을 보고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서울 공인 맛집인 청일집, 미진, 청진옥을 둘러봤다. 중학천을 따라 고종즉위40년기념 칭경비전과 교보문고 앞 벤치에 편안하게 모신 ‘3대’의 작가 횡보 염상섭도 만났다. 도로원표와 광화문지하보도, 충무공 동상, 세종대왕 동상을 차례차례 누볐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8층 옥상에서 비에 젖은 백악산과 경복궁의 운치를 만끽한 뒤 세종로공원에 서 있는 ‘서울의 찬가’ 노래비에 얽힌 해설과 세종문화회관 40년사를 들으면서 비에 젖은 세종로 투어를 마무리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처음 지급된 고감도 오디오 가이드시스템 덕분에 비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큰 불편 없이 낭만적인 투어를 즐길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참가자 단체 카톡방에서 바로바로 찾아볼 수 있는 해설 자료는 덤이었다. ‘한국의 얼굴’이자 서울의 중앙인 광화문광장과 세종로의 지층은 현재 아스팔트 지상보다 무려 8m 아래에 있다. 태조 이성계와 삼봉 정도전이 활보하던 최초의 인공도로면 위에 조선 중후기 도로 층이 쌓이고, 또 19세기와 일제강점기 때 지층 등 모두 11개의 지층이 겹겹이 덮여 지금의 표면을 이뤘다. 광화문 8m 지층 속에 600년 묵은 역사가 차곡차곡 쌓인 셈이다.# 서울의 주축은 백악~경복궁~숭례문~관악 서울은 산과 성곽의 도시이다. 유교와 풍수의 원리가 겹겹이 에워쌌다. 성곽으로 둘러싼 경계에 내사산이 있고 외곽에 외사산이 있다. 내사산 북쪽의 백악산(북악산)은 현무, 동쪽의 낙산(낙타산)은 청룡, 서쪽의 인왕산은 백호, 남쪽의 남산(목멱산)은 주작이 각각 수호신이다. 외사산 북쪽 삼각산(북한산)은 백두산의 정기를 이어받은 조산(祖山·풍수설에서 혈에서 가장 멀리 있는 용의 봉우리)이요, 지리산에서 뻗은 관악산은 아침마다 임금을 알현하는 조산(朝山)이다. 조선의 법궁인 경복궁은 북악을 조산으로 자리를 잡았다. 근정전은 도시의 중앙에서 서쪽으로 쏠린 상태에서 남향을 바라보고 앉았고 남북 간 축선인 주작대로는 삼각산과 관악산 축선상에 놓였다. 도시 중앙에 동서를 가로지르는 도로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종로(운종가)이다. 오늘의 세종로사거리에는 황토마루(黃土峴)라는 나지막한 언덕이 있었다. 관청가인 육조거리와 운종가가 만나는 지점이다. 육조거리에서 숭례문에 이르는 주작대로는 직통으로 연결하지 않았다. 광화문광장 끝자락에서 왼쪽으로 꺾어 종로 보신각까지 간 뒤 지금의 남대문로를 통해 숭례문까지 이르는 이른바 정(丁)자형 길이다. 서울의 주축(主軸)은 백악~경복궁~숭례문~관악이었다. 서울 중앙의 매력에서 음식을 뺄 수 없다. 서울음식이란 무엇일까. 명물 음식점은 도심재개발로 옛 터를 잃고 빌딩 속으로 뿔뿔이 흩어졌지만 여전히 명맥을 잇고 있다. 투어단은 이날 빈대떡의 청일집, 해장국의 청진옥, 메밀국수의 미진을 순례하면서 서울음식의 정체성에 대해 잠시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울미래유산 목록에 오른 42개의 음식점 중 종로구에는 이들 3곳을 포함해 이문 설농탕(설렁탕), 진아춘(중식), 형제추어탕(추어탕), 열차집(빈대떡), 원조할머니 기름떡볶이(떡볶이), 유진식당(냉면) 등 모두 9곳이 포진한다. 중구에는 용금옥(추어탕), 은호식당(꼬리곰탕), 문화옥(설렁탕), 우래옥(냉면), 안동장(중식), 명동 할매낙지(낙지볶음), 부민옥(해장국), 오장동 함흥냉면(냉면), 고려 삼계탕(삼계탕), 유림면옥(메밀국수), 산골막국수(막국수), 진주회관(콩국수), 라 칸티나(양식), 무교동 북어국집(북엇국), 전주중앙회관(비빔밥) 등 무려 15곳이 선정됐다. 종로·중구 2개 구에만 전체의 절반이 넘는 24곳이 집중돼 있다.# 궁중요리 등 서울 전통음식은 잊혀져 가 한결같이 서민음식이다. 궁중요리와 반가음식의 고향인 서울에서 살아남은 미래유산은 서울의 전통요리가 아니라 지방과 외국에서 온 이방인들이 퍼뜨린 팔도요리와 외국음식이란 점이 특징이다. 보통 서울음식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궁중요리와 설렁탕, 빈대떡, 민어탕, 불고기에서 서울음식의 지평이 확대된 것을 알 수 있다. 지금의 서울음식은 종로의 설렁탕과 빈대떡, 신당동 떡볶이, 을지로 평양냉면과 골뱅이, 동대문 닭 한마리, 오장동 함흥냉면, 신림동 순대, 마포 돼지갈비, 왕십리 곱창, 장충동 족발, 성북동 칼국수처럼 특정 지역에 몰려 있는 특정 음식이 손꼽힌다. 서울로 모여든 이북 사람, 영호남 사람이 음식과 함께 서울이라는 문화공동체 안에 두루 섞였다. 비빔밥 문화이다. 안타깝게도 서울토박이 음식은 뒷전으로 밀렸다. 글 노주석 (사)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이원석 연구위원 ●다음 일정 : 서울사방 동촌(대학로 일대) ●일시 및 집결장소 : 5월 19일(토) 오전 10시 혜화역 2번 출구 마로니에공원 좋은공연안내센터 앞
  • 강하늘, 아버지 식당일 돕는 모습 포착 “어버이날 선물”

    강하늘, 아버지 식당일 돕는 모습 포착 “어버이날 선물”

    군 복무 중인 배우 강하늘의 근황이 공개됐다.10일 강하늘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강하늘이 한 식당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주문을 받는 모습이 담겼다. 강하늘은 이에 대해 “휴가 때 맞춰서 아버지 칼국수 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설명했다. 강하늘은 “어버이날에 좋은 선물, 좋은 추억이 뭐가 될까 생각하다 아르바이트로 도움을 드리자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하늘은 이전에도 아버지의 식당에서 일을 돕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와서도 아버지를 돕는 모습은 훈훈함을 더했다. 한편, 강하늘은 지난해 9월 입대해 헌병기동대(MC승무헌병) 소속으로 군 복무 중이다. 오는 2019년 6월 10일 전역할 예정이다. 사진=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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