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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예술영화 온다…각종 수상 이력에 감독 내한 내세워

    일본 예술영화 온다…각종 수상 이력에 감독 내한 내세워

    평단의 호평을 받은 일본 예술 영화들이 국내 극장가 문을 두드리고 있다. 자신의 영화를 알리고, 한국 영화계와 협업을 원하는 감독들 방한도 이어진다. 하야카와 치에 감독의 ‘플랜 75’는 75세 이상 고령자들의 안락사 제도를 도입한 가까운 미래 일본을 배경으로 한 영화다. 남편과 사별 후 홀로 살아가는 78세의 미치(바이쇼 치에코)가 호텔 청소 일을 하다 강제로 은퇴를 당하고, 친구의 고독사 현장을 목격한 뒤 안락사를 고민하다 플랜 75를 신청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제95회 아카데미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일본 출품작으로 선정돼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2022년 75회 칸 영화제에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 ‘황금카메라상-특별 언급’을 수상했다. 지난 7일 개봉한 영화는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고민을 잘 포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한국 역시 관심이 쏠리면서, 지난달 30일에는 하야카와 감독이 내한하기도 했다.21일에는 일본 최고 권위의 영화전문 잡지 ‘키네마 준보’에서 선정하는 ‘BEST10’ 지난해 1위에 오른 ‘오키쿠와 세계’가 개봉한다. 19세기 일본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몰락한 사무라이 가문 외동딸 오키쿠와 인분을 사고파는 분뇨업자 야스케와 츄지의 사랑과 청춘을 담았다. ‘일본 뉴웨이브의 거장’으로 불리는 사카모토 준지 감독 영화로, 제78회 마이니치 영화 콩쿠르 대상과 각본상, 녹음상의 3관왕을 받았다. 일본 히로시마에 사는 초등학교 5학년생의 세계를 그린 ‘여기는 아미코’는 2008년 영화계에 입문해 조감독으로 일해온 모리이 유스케 감독의 데뷔작이다. 28일 개봉하는 영화는 데뷔작으로는 드물게 지난해 키네마 준보 4위에 선정됐다. 제25회 타이페이영화제 비평가협회상 수상작으로, 제52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와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등의 공식 초청 받았다.지난해 11월 개봉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괴물’이 50만명의 관객을 돌파하면서, 고레에다 감독이 최근 내한하기도 했다. 이런 흥행세에 힙입어 일본의 수준 높은 예술 영화들이 환영받는 현상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키쿠와 세계’를 수입한 엣나인필름은 다음 주 사카모토 준지 감독 내한을 예고했다. 주희 엣나인필름 이사는 “확고한 관객을 보유한 일본 애니메이션과 멜로물과 달리 일본의 예술·독립 영화는 1만명을 넘기기 어렵다. 그러나 최근엔 관객들이 영화에 대한 평론 등을 미리 보고 영화를 보는 추세”라고 소개했다. ‘여기는 아미코’를 수입한 슈아픽처스의 박상백 대표는 “일본 독립·예술 영화에 대한 젊은 관객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괴물’의 사례처럼 좋은 영화라는 게 많이 알려진다면 이쪽 장르에 대한 선호도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영하 10도, 탯줄도 안 뗀 아기를 받았다...“그래도 여기 와줘서 고마워요” [그들의 하루:베이비박스 상담사의 이야기]

    영하 10도, 탯줄도 안 뗀 아기를 받았다...“그래도 여기 와줘서 고마워요” [그들의 하루:베이비박스 상담사의 이야기]

    베이비박스 이혜석 선임 상담사“엄마와 아기 모두 살리고 싶어요”지난해 시작된 ‘출생 미신고 영아’ 전수조사유기, 살해 대신 ‘아기 살리는 대안’ 재점화‘영아 유기’로 입건될까 두려움에 떠는 엄마들무조건 처벌보다 제도적 보완 마련이 먼저 탯줄도 못 뗀 아기, 눈물을 그치지 못하는 엄마 “똑똑똑똑”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지며 유난히 추웠던 지난 1월 25일 아침. 서울 신림동에 위치한 주사랑공동체 위기영아긴급보호센터(베이비박스)의 문을 누군가 다급하게 두드렸다. 불안해 보이는 눈빛, 긴장돼 굳은 표정. 자연 분만으로 출산해 탯줄도 자르지 못한 신생아를 이불로 꽁꽁 싸매 데려온 한 어린 엄마였다. “이쪽으로 앉으세요” 예기치 않은 엄마의 방문에도, 베이비박스 직원들은 당황한 기색 없이 서둘러 아기를 맞았다. 보육사들은 아기의 탯줄을 자른 후 건강 상태를 확인했다. 상담사는 엄마와 단둘이 긴 시간 대화를 나눴다. 엄마는 신분이 노출될까 두려워했다. 그래서 아기를 품은 열 달 동안 병원 한 번 간 적도 없었다. 아이를 맞을 준비가 되지 않은 엄마였다. 이혜석(60) 선임 상담사가 그래도 직접 양육할 것을 권했지만, 엄마는 한 시간 동안 눈물만 흘렸다. 그리고 불안함과 미안함이 가득한 얼굴로 고개를 숙이며 거절했다. 상담사가 마침내 문을 열고 나왔다. 택시를 잡아주겠다는 상담사의 말에도 엄마는 매서운 바람이 부는 한파 속을 한사코 걸어가겠다며 베이비룸을 빠져나갔다. 추위로 벌게진 얼굴로 상담 내내 눈시울을 붉혔던 엄마의 빈자리를 보며 상담사는 또 한 번 아린 마음을 눌렀다. 베이비룸의 문을 두드리기 전까지 저 어린 엄마는 문 앞을 얼마나 서성였을까. 또 한 번 생각했다. 그래도 다행이다. 여기 와줘서. 엄마도, 아기도 살아줘서... 이혜석 상담사는 서울 주사랑공동체에 상주하는 4명의 상담사 중 하나다. 주사랑공동체는 지난 2009년부터 ‘베이비박스 제도’를 통해 위기에 처한 영아를 보호하고, 상담을 통해 아기를 직접 양육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최근 베이비박스가 다시 주목받은 건 지난해 ‘수원 냉장고 영아시신’ 사건 때문이다.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영아의 죽음이 계기가 됐다. 출생 미신고 영아(2015~2022년) 중 249명의 아기가 주검으로 돌아왔다. 이에 베이비박스가 아기를 살리는 하나의 대안으로 다시 거론된 것이다.일각에선 ‘베이비박스가 되려 영아유기를 조장한다’는 반론도 있지만, 유기 또는 살해하는 일이 없도록 ‘차라리 베이비박스에 맡기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단순히 영아 유기에 대한 처벌을 강조하기보다, 베이비박스를 찾을 수밖에 없었던 엄마들의 현실을 이해하고 이에 따른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다. 서울신문은 베이비박스 상담사의 24시간을 통해 ‘출생 미신고 영아’ 전수조사 이후 벌어지는 엄마와 아기의 안타까운 현실과 이들을 둘러싼 다양한 문제들을 조명한다.병원 출산을 권유해도...전수조사로 ‘병원 밖 출산’하는 엄마들 “어제도 아기가 들어왔어요” 오전 11시. 이 상담사는 전날에도 베이비박스로 한 엄마가 아기를 데려왔다며 어렵게 말을 꺼냈다. 소셜미디어 채팅을 통해 상담을 신청했다는 A씨. 이 상담사가 병원에서 출산한 것을 권했지만 미혼모였던 A씨는 위험과 두려움을 무릅쓰고 집에서 홀로 자가 분만으로 아기를 낳았다. “전에도 종종 자가 분만으로 아기를 낳은 사례들은 있었지만, 요즘 들어 집에서 출산하는 엄마들이 많아졌어요.” 이유를 물었다. 이 상담사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전수조사 때문”이라고 답했다. “출산 전 엄마들이 혹시 아이를 (베이비박스에) 보호시키면 신원이 드러나 구속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의가 상당히 많아요. 그러면 저희는 사실대로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조사는 받습니다’라고 얘기하거든요. (그 뒤로) 그럼 출산 후에 엄마의 상태를 알기 위해 전화해도 받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병원에 가서 안전하게 출산한 건지, 아기가 어떻게 됐을지 너무 걱정됩니다.”이 상담사가 말하기를, A씨의 경우는 차라리 양호한 경우란다. 그나마 출산 후에도 연락이 닿아 아기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서다. 베이비박스에서 상담받은 후에 기록이 남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연락을 받지 않는 엄마들도 많다고 했다. “각종 커뮤니티나 언론에 노출된 내용 대부분이, 영아 유기로 입건되거나 처벌받는 거라서 선입견을 가지고 오해하는 엄마들이 많아요. 그럴 때마다 짠해요. ‘괜찮아요, 오세요’라고 말을 해도 엄마들은 두려움이 더 크니까, 안 오는 경우가 있는 거죠.” “상담 끝에 마음을 돌렸죠”...한 가족의 운명을 바꾼 상담의 기억 “갑자기 전화가 왔는데 ‘한 달만 봐주시면 아기를 데려다 기르겠다’고 했어요.” 베이비박스에 찾아온 이들 중 기억에 남는 엄마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 상담사는 미혼모 B씨와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다른 미혼모들과 마찬가지로 불안에 떨며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두고 가려던 B씨는, 이 상담사의 긴 설득 끝에 ‘(아기를) 한 달만 보호해 준다면 데려다 기르겠다’며 마음을 돌렸다고 한다. 아기는 베이비박스에 맡겨졌고, 약속한 한 달이 지나자 정말 B씨는 아기를 데리러 왔다. “연말이었는데, 아기를 데려갔다가 3일 만에 다시 왔어요. 한밤중에 정말 눈이 빨개지도록 울면서 왔어요. 왜 그런가 봤더니 아기가 밤중에 우니까 고시원에서 항의가 너무 많이 들어와 쫓겨나듯 나온 거예요.” B씨는 베이비박스에 다시 아기를 맡겼고, 한 달 만에 방 한 칸짜리 반지하방을 구했다. “사진을 보내줬는데 정말 한 칸짜리 방이더라고요. 그래도 아기를 데리고 돌아갔어요. 나중에 아기 아빠를 찾아서 얘기했는지, 혼인 신고도 하고 결혼도 해서 지금 잘살고 있습니다. 그 아기는 지금 얼마나 예쁘게 컸는지 몰라요. 이런 보람 때문에 이 일을 해요.” 이 상담사는 B씨의 근황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뭉클하다’고 했다. 그래서였을까. 끝내 마음을 돌려 아기를 지킨 B씨의 이야기를 전하는 내내, 그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조촐한 늦은 점심 한 끼...“혹시라도 아기 놓고 갈까, 맘 놓지 못해요” 어느덧 시간이 흘러 점심시간이 됐다. 컵밥과 간편식 수제비, 불고기, 그리고 김치. 금세 식사 준비를 마친 직원들은 멀쩡한 2층 휴게실을 두고 1층 상담실에서 작고 아담한 상을 폈다. 왜 상담실에서 식사하냐 물었더니, 이 상담사가 말했다 “아기를 잘못하면 베이비박스 바깥에 놓을 수 있거든요. 상담실에서 (CCTV) 상황을 봐야 해요. 요즘 날씨가 너무 추우니까요.”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020년 11월. 한밤중 20대 여성이 베이비박스가 아닌 맞은편 플라스틱 드럼통 위에 아기를 유기한 사건이 있었다. 아기는 7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추운 날씨에 그대로 방치됐고, 결국 사망했다. 베이비박스 문을 열지 않아 울리지 않은 벨. 모두 그날의 기억이 생생했던 걸까. 이 상담사와 직원들은 좁은 상담실에서도 불편한 기색 없이 점심을 마쳤다. 매일 쏟아지는 경찰의 연락에도...미소를 잃지 않는 사람 이 상담사는 오후에 경찰에서 걸려 온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네, 주사랑공동체 베이비박스입니다.” 전화의 내용은 다름 아닌 출생 미신고 영아와 보호자에 대한 문의. 경찰은 ‘임시신생아번호’로 남아있는 출생 미신고 영아가 베이비박스에 보호된 사실이 있는지, 있다면 보호자가 상담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물었다. 최근 ‘영아유기’ 무죄를 선고한 법원의 판례들이 늘어났는데 이 경우 보호자들이 베이비박스에 상담한 적이 있는지가 ‘영아 유기’ 행위를 판단하는 요인으로 작용해서다.경찰은 엄마들의 ‘상담 여부’나 ‘통화 여부’ 등을 확인했다. 수많은 경찰이 보내온 공문과 문의 연락을 가까스로 처리한 뒤, 겨우 한숨을 돌린 이 상담사가 말을 꺼냈다. “(통화를 하며 느끼지만) 일부 경찰들은 엄마들에게 사건을 잘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어 해요. 그런데 엄마들은 커뮤니티나 언론에서 나온 (부정적인) 내용들을 보고 ‘구속될 수 있다’는 부정적 선입견만 가져 안타깝죠.” 이어 그는 ‘엄마들을 찾느라 형사님들이 굉장히 힘들었을 것’이라며 경찰들을 걱정했다. 경찰들의 끊임없는 문의에 답해야 하는 입장임에도, 이 상담사는 그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그의 선한 마음이 가장 빛나 보이던 순간이었다. “아가야, 부디 행복하게 지내렴”...아기를 떠나보내는 상담사의 마음 다음 날 아침. 아기 보호 신고를 받은 경찰이 베이비박스에 도착했다. 경찰 입회하에 아기의 유전자 검사가 실시됐다. 경찰은 아기의 얼굴을 사진 촬영하고 이름을 찍어갔다. 이후 아기는 구청 직원에게 인도돼, 병원에서 종합건강검진을 마치고 서울 아동복지센터로 이동된다고 한다.구청 직원을 기다리던 이 상담사는 전날 밤 정성스레 아기를 위한 용품을 담은 종이 가방을 다시 한번 매만지며, 나지막이 말했다. “아기는 비록 시설에 가지만, 사람마다 다 사정이 있는 것이니까요. 엄마는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베이비박스라도 찾아온 것이라고 생각해요. 전수조사 때문에 집에서 아기를 출산하는 일은 건강 등 (엄마와 아기) 모두에게 좋지 않은 일이에요. 베이비박스를 찾은 엄마들을 단순히 ‘영아 유기’라는 단어로 비난하기보다, 엄마와 아기 모두를 살리는 일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봤으면 좋겠습니다.” “고생하셨어요”라는 말과 함께, 이 상담사는 길었던 일과를 마치고 드디어 퇴근했다. 하지만 베이비박스 직원들의 일은 퇴근했다고 끝난 것이 아니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엄마와 아기를 위해 베이비박스의 문은 항상 열려있고, 그들은 항상 달려 나갈 준비가 돼 있으니까. 대안으로 제시된 ‘보호출산제’...보완 거쳐 산모와 아기 모두 살리는 제도 돼야 베이비박스가 만들어진지 15년이 됐다. 하지만 아직도 아이와 미혼모를 위한 국가의 충분한 지원체계는 턱없이 부족하다. 일각에선 말한다. 왜 베이비박스만 사각지대의 아이들을 품어야 하냐고. 그나마도 국가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민간 베이비박스는 전국에 단 두 곳(서울 관악구, 경기 군포시)뿐이다. 정부와 국회가 베이비박스의 대안으로 ‘보호출산제’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호출산제란, 신원 노출을 원하지 않는 임산부의 ‘익명 출산’을 보장해 ‘병원 밖 출산’ 위기에 처한 산모와 아기를 보호하자는 취지의 제도다. 지난해 6월 ‘수원 냉장고 영아 시신’ 사건 이후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아동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오는 7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익명 출산’이 영아 유기를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보호출산제가 시행되면 중앙 및 지역상담기관이 운영된다는 장점이 있다. 임산부들이 이곳에 익명으로 상담을 요청하면 친권을 포기했을 시 아동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 입양을 원한다면 아이를 어떻게 인도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설명을 전문가를 통해 안내받게 된다.보호출산제가 바로 자리 잡으려면 시행 전까지 베이비박스 제도 병행과 함께 충분한 검토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미혼모를 위한 초기 지원체계도 마련돼야 한다. 이혜석 상담사의 바람처럼, ‘양육 포기’가 아닌 엄마와 아기 모두를 살린다는 ‘생명 보호’에 제도의 초점을 맞춰야 영아 유기를 막고 경제·사회적 위기 처한 출산모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대안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 ‘칸의 여왕’ 전도연 27년 만에 연극무대 선다

    ‘칸의 여왕’ 전도연 27년 만에 연극무대 선다

    ‘칸의 여왕’ 전도연(51)이 연극 무대로 돌아온다. 1997년 ‘리타 길들이기’ 이후 두 번째 연극으로 무려 27년 만의 연극 복귀다. 전도연은 오는 6월 4일부터 7월 7일까지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하는 ‘벚꽃동산’에 여주인공 류바로 출연한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과 연극 ‘파우스트’ 등 매체와 무대를 오가며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 박해수(43)가 로파힌으로 전도연과 호흡을 맞춘다. ‘벚꽃동산’은 러시아 대문호 안톤 체호프(1860~1904)의 작품이다. 몰락한 지주 류보비 안드리예브나 라네프스카야(류바)의 집안 이야기를 소재로 19세기 격변기에 처한 러시아의 사회상을 그렸다. 지난해 국립극단이 제작해 관객들과 만나기도 했다. 이번 작품은 원작의 배경을 한국으로 바꿔 몰라보게 변한 도시와 맞닥뜨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LG아트센터의 ‘벚꽃동산’은 영국 내셔널시어터,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 등 세계 최고의 무대를 오가며 작품을 올리는 사이먼 스톤이 연출한다. 그는 200편 이상의 한국 영화를 관람할 정도로 한국 문화를 좋아하고 한국 배우들과의 작업을 꿈꿔온 연출가로 알려졌다. 스톤은 “희극이면서도 비극인 ‘벚꽃동산’은 한국 배우들의 놀라운 재능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자 항상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한국 사회를 담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밝혔다.데뷔 후 주로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해온 전도연의 무대 공연도 1998년 창작가무극 ‘눈물의 여왕’이 마지막이라 그의 출연에 연극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일타스캔들’과 ‘길복순’ 등을 통해 다시 전성기를 맞은 전도연이 연극 무대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크다. 최근 굵직굵직한 배우들이 연극 무대에 출연해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주는 상황에서 전도연의 출연은 또 다른 화제가 될 전망이다. 전도연과 박해수 외에 손상규, 최희서, 이지혜, 남윤호, 유병훈, 박유림, 이세준, 이주원이 출연한다. 이현정 LG아트센터장은 “2024년의 ’벚꽃동산’은 세계적인 연출가와 최고의 배우들이 위대한 원작 위에 한국의 현대 모습을 입혀 새롭게 써 내려갈 특별한 공연”이라며 “앞으로 전 세계 공연장을 한국어로 투어하는 글로벌한 작품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하루 7건꼴… 딥페이크, 총선 파고들다

    하루 7건꼴… 딥페이크, 총선 파고들다

    보름여 만에 저작물 129건 적발“위법 판단땐 징역·벌금 법적조치” #1. 유튜브 채널에서 총선 입후보 예정자 A씨가 자신을 소위 ‘셀프 디스’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적발됐다. 분명 A씨인데, 그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검증 결과 A씨의 목소리를 영상에 입힌 ‘딥보이스’ 저작물이었다. 영상에 자막까지 삽입해 시청자들은 실제 방송뉴스와 분간하기 어려웠다. #2. 한복을 입은 총선 예비후보자 B씨가 새해를 맞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국회를 바꾸겠습니다. ○○○을 국회로 보내 주세요”라고 세배하는 영상도 문제가 됐다. ‘페이스스와프’ 기술로 기존 영상에 B씨 얼굴만 입힌 가짜였다. 음성도 B씨 목소리를 학습한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딥보이스’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허위사실비방 AI 딥페이크(생성형 AI가 만든 가짜 이미지나 영상물) 특별대응 모니터링반’(특별대응반)이 4·10 총선을 50일 앞두고 19일 서울신문에 공개한 딥페이크 적발 사례다. 이곳에서 걸러낸 정치·선거 관련 딥페이크 저작물(1월 29일~2월 15일)만 129건으로 하루 평균 7건꼴이다. 우리나라도 딥페이크의 선거 개입 위협에서 더이상 무풍지대가 아닌 셈이다. 지난 16일 찾은 경기 과천시 중앙선관위의 특별대응반 사무실 입구에는 검은 연기 기둥을 내뿜는 ‘딥페이크 펜타곤’(미국 워싱턴DC 인근 국방부 청사)과 실제 펜타곤 사진을 나란히 표출한 대형 모니터가 있었다. 지난해 5월 트위터 유료 계정에서 급속히 유포돼 미국 주식시장을 출렁이게 했던 가짜 이미지다. 눈여겨보면 가짜인 게 확연하지만, 일부 주식시장 참여자들이 진위 판단보다 주식을 먼저 팔아치우면서 ‘딥페이크의 무서움’을 보여 준 대표 사례가 됐다. 손욱 주무관은 “딥페이크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정교해지고 완벽해진다. 총선이 임박해 딥페이크 기반의 가짜 영상, 음성, 사진이 기승을 부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8월부터 미국, 튀르키예, 인도네시아, 대만 등 해외 선거에서 딥페이크 작업물이 발견되면서 이들의 제작 형태와 유포 경로 등을 닥치는 대로 학습했다. (총선 관련) 딥페이크 저작물의 유포 경로를 빠르게 파악하고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신속 차단하는 게 임무”라고 했다. 선관위 “딥페이크 전면 금지”특별대응반 꾸려 집중 감시 우리나라는 지난해 12월 ‘선거 90일 전부터 딥페이크를 활용한 선거 운동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으로 공직선거법을 개정했다. 이에 선관위도 지난해 8월부터 AI 전문 감별반 개설 준비에 착수했다. 지난달 11일엔 400여명 규모의 ‘허위사실 사이버범죄 특별대응팀’ 산하에 특별대응반(59명)을 구성했다. 사무실에서는 데이터분석 전문가 등 AI 전담 요원 5명을 포함해 17명이 모니터링에 한창이었다. 유튜브,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 선거와 관련된 특정 단어, 정치 논쟁 이슈를 입력해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는 영상, 음성, 사진을 선별한다. 요원 1명이 하루에 약 300건을 검토한다고 했다. 지금까지 적발한 129건의 딥페이크 저작물은 대부분 개인이 제작한 것으로, 지지 후보의 이미지를 활용해 반대 진영 후보를 언급하는 수준이었고, 이에 선거 운동의 목적이 있는 게시물에만 단순 삭제 조처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선관위는 악의적이거나 조직적으로 제작됐다고 판단되면 향후 고발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 했다. 공직선거법을 어기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지방선거 때 소위 ‘AI 윤석열’을 이용해 특정 남해군수 후보를 지지하는 영상이 유포된 게 대표적인 딥페이크 악용 사례로 꼽힌다. 특히 선관위는 개인용 딥페이크 저작물이라도 유권자의 일상을 교묘히 파고드는 식이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딥페이크 작업물 대부분은 아직 영상이나 사진이 어색하고 내용을 조금만 보면 (가짜임을) 알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올해 적발된 영상들은 소름 끼치도록 정교하게 진화했다”고 했다. 이에 딥페이크의 발전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 감별 프로그램이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딥페이크 적발 프로그램은 기존에 학습되지 않은 딥페이크 작업물의 경우 감별하기 어렵고 악의적인 딥페이크 저작물을 찾아내도 해외 인터넷주소(IP) 등으로 유포되면 제작자를 찾아내 처벌하기 쉽지 않다. 특히 저작물이 워낙 빠르게 확산되고 소비되다 보니 가짜뉴스의 확산 자체를 막는 게 더욱 힘들다. 선관위는 ‘신속한 확산 저지’를 목표로 3단계 접근법을 구축했다. 1단계는 자체 제작한 ‘AI 지능형 사이버 선거범죄 대응 시스템’으로 위법성이 의심되는 정치 관련 게시물을 자동 수집해 검토한다. 이후 범용 프로그램으로 실제 딥페이크 저작물인지 확인하고, 가짜일 확률이 높을 경우 삭제 요청을 한다. 아주 정교한 딥페이크 저작물은 생성형 AI 전문가인 전문 위원 3명에게 자문하는데, 지금까지 이런 사례는 없었다.美·英 등 해외 선거판 흔들어탐지 속도보다 확산 더 빨라 외국은 딥페이크를 활용한 선거 왜곡 시도가 더욱 심각하다. 지난달 미국 뉴햄프셔 유권자들에게 걸려 온 28초가량의 전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목소리를 흉내 낸 ‘로보콜’(녹음된 음성이 재생되는 자동전화)은 실제와 똑같았다. 가짜 바이든은 “여러분의 투표는 이번 화요일이 아니라 11월에 변화를 만들 수 있다”며 민주당 경선에 참여할 필요가 없다고 해 유권자들에게 혼란을 주었다. 튀르키예의 지난 5월 대선도 딥페이크 저작물이 흔들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터키 분리주의 단체인 쿠르디스탄노동자당(PKK)이 상대 후보인 케말 클루츠다로을루를 지지하는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뿌려 지지자의 반감을 자극했다. AI로 조작한 영상이었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겼다. 지난해 9월 슬로바키아에서도 선거를 며칠 앞두고 친미 성향의 야당 대표가 맥주가격 인상과 선거 조작 계획을 논의한 것처럼 꾸민 딥페이크 음성이 확산됐다. 이 음성 역시 가짜로 판명됐지만 야당 패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영국에서는 소셜미디어(SNS) 틱톡에서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이 정전협정일 행사의 중요성을 부인하는 가짜 음성이 유포돼 논란이 일었다. 해당 음성은 문법적 오류가 많았지만 칸 시장의 억양을 정확히 재현해 얼핏 듣기에 진위를 가리기 어려웠다고 한다. ■딥페이크(Deepfake)란 인공지능 기술인 딥러닝(Deep learning)과 ‘가짜’를 의미하는 단어인 페이크(Fake)의 합성어다. 딥러닝을 이용해 원본 이미지나 동영상 위에 원본과는 관련 없는 이미지를 결합해 진위를 구별하기 어렵게 만든 가짜 이미지나 영상물을 뜻한다. 딥페이크라는 단어가 등장한 것은 2017년 말로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한 회원이 기존 영상에 유명인의 얼굴을 입혀 가짜 포르노 영상을 게재한 데서 유래됐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한 딥페이크 콘텐츠는 최근 딥페이스랩(DeepFaceLab), 페이스스와프(Faceswap) 같은 오픈 소스 형태의 영상 합성 제작 프로그램이 배포되면서 더욱 성행하고 있다.
  • 하루 7건꼴… 딥페이크, 총선 파고들다

    하루 7건꼴… 딥페이크, 총선 파고들다

    #1. 유튜브 채널에서 총선 입후보 예정자 A씨가 자신을 소위 ‘셀프 디스’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적발됐다. 분명 A씨인데, 그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검증 결과 A씨의 목소리를 영상에 입힌 ‘딥보이스’ 저작물이었다. 영상에 자막까지 삽입해 시청자들은 실제 방송뉴스와 분간하기 어려웠다. #2. 한복을 입은 총선 예비후보자 B씨가 새해를 맞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국회를 바꾸겠습니다. ○○○을 국회로 보내 주세요”라고 세배하는 영상도 문제가 됐다. ‘페이스스와프’ 기술로 기존 영상에 B씨 얼굴만 입힌 가짜였다. 음성도 B씨 목소리를 학습한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딥보이스’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허위사실비방 AI 딥페이크(가짜 이미지나 영상물) 특별대응 모니터링반’(특별대응반)이 4·10 총선을 50일 앞두고 19일 서울신문에 공개한 딥페이크 적발 사례다. 이곳에서 걸러낸 정치·선거 관련 딥페이크 저작물(1월 29일~2월 15일)만 129건으로 하루 평균 7건꼴이다. 우리나라도 딥페이크의 선거 개입 위협에서 더이상 무풍지대가 아닌 셈이다. 지난 16일 찾은 경기 과천시 중앙선관위의 특별대응반 사무실 입구에는 검은 연기 기둥을 내뿜는 ‘딥페이크 펜타곤’(미국 워싱턴DC 인근 국방부 청사)과 실제 펜타곤 사진을 나란히 표출한 대형 모니터가 있었다. 지난해 5월 트위터 유료 계정에서 급속히 유포돼 미국 주식시장을 출렁이게 했던 가짜 이미지다. 눈여겨보면 가짜인 게 확연하지만, 일부 주식시장 참여자들이 진위 판단보다 주식을 먼저 팔아치우면서 ‘딥페이크의 무서움’을 보여 준 대표 사례가 됐다. 손욱 주무관은 “딥페이크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정교해지고 완벽해진다. 총선이 임박해 딥페이크 기반의 가짜 영상, 음성, 사진이 기승을 부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8월부터 미국, 튀르키예, 인도네시아, 대만 등 해외 선거에서 딥페이크 작업물이 발견되면서 이들의 제작 형태와 유포 경로 등을 닥치는 대로 학습했다. (총선 관련) 딥페이크 저작물의 유포 경로를 빠르게 파악하고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신속 차단하는 게 임무”라고 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2월 ‘선거 90일 전부터 딥페이크를 활용한 선거 운동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으로 공직선거법을 개정했다. 이에 선관위도 지난해 8월부터 AI 전문 감별반 개설 준비에 착수했다. 지난달 11일엔 400여명 규모의 ‘허위사실 사이버범죄 특별대응팀’ 산하에 특별대응반(59명)을 구성했다. 사무실에서는 데이터분석 전문가 등 AI 전담 요원 5명을 포함해 17명이 모니터링에 한창이었다. 유튜브,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 선거와 관련된 특정 단어, 정치 논쟁 이슈를 입력해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는 영상, 음성, 사진을 선별한다. 요원 1명이 하루에 약 300건을 검토한다고 했다. 지금까지 적발한 129건의 딥페이크 저작물은 대부분 개인이 제작한 것으로 지지 후보의 이미지를 활용해 반대 진영 후보를 언급하는 수준이었고, 이에 선거 운동의 목적이 있는 게시물에만 단순 삭제 조처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선관위는 악의적이거나 조직적으로 제작됐다고 판단되면 향후 고발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 했다. 공직선거법을 어기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우리나라에서는 지난 지방선거 때 소위 ‘AI 윤석열’을 이용해 특정 남해군수 후보를 지지하는 영상이 유포된 게 대표적인 딥페이크 악용 사례로 꼽힌다. 특히 선관위는 개인이 제작한 딥페이크 저작물이라도 유권자의 일상을 교묘히 파고드는 식이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딥페이크 작업물 대부분은 아직 영상이나 사진이 어색하고 내용을 조금만 보면 (가짜임을) 알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올해 적발된 영상들은 소름 끼치도록 정교하게 진화했다”고 했다. 딥페이크의 발전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 감별 프로그램이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다. 현재 딥페이크 적발 프로그램은 기존에 학습되지 않은 딥페이크 작업물의 경우 감별하기 어렵다. 또 악의적인 딥페이크 저작물을 찾아내도 해외 인터넷주소(IP) 등으로 유포되면 제작자를 찾아내 처벌하기 쉽지않다. 특히 저작물이 워낙 빠르게 확산되고 소비되다 보니 가짜뉴스의 확산 자체를 막는 게 더욱 힘들다. 선관위는 ‘신속한 확산 저지’를 목표로 3단계 접근법을 구축했다. 1단계는 자체 제작한 ‘AI 지능형 사이버 선거범죄 대응 시스템’으로 위법성이 의심되는 정치 관련 게시물을 자동 수집해 검토한다. 이후 범용 프로그램으로 실제 딥페이크 저작물인지 확인하고, 가짜일 확률이 높을 경우 삭제 요청을 한다. 아주 정교한 딥페이크 저작물은 생성형 AI 전문가인 전문 위원 3명에게 자문하는데, 지금까지 이런 사례는 없었다. 외국은 딥페이크를 활용한 선거 왜곡 시도가 더욱 심각하다. 지난달 미국 뉴햄프셔 유권자들에게 걸려 온 28초가량의 전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목소리를 흉내 낸 ‘로보콜’(녹음된 음성이 재생되는 자동전화)은 실제와 똑같았다. 가짜 바이든은 “여러분의 투표는 이번 화요일이 아니라 11월에 변화를 만들 수 있다”며 민주당 경선에 참여할 필요가 없다고 해 유권자들에게 혼란을 주었다. 튀르키예의 지난 5월 대선도 딥페이크 저작물이 흔들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터키 분리주의 단체인 쿠르디스탄노동자당(PKK)이 상대 후보인 케말 클루츠다로을루를 지지하는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뿌려 지지자의 반감을 자극했다. AI로 조작한 영상이었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겼다. 지난해 9월 슬로바키아에서도 선거를 며칠 앞두고 친미 성향의 야당 대표가 맥주가격 인상과 선거 조작 계획을 논의한 것처럼 꾸민 딥페이크 음성이 확산했다. 이 음성 역시 가짜로 판명됐지만 야당 패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영국에서는 소셜미디어(SNS) 틱톡에서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이 정전협정일 행사의 중요성을 부인하는 가짜 음성이 유포돼 논란이 일었다. 해당 음성은 문법적 오류가 많았지만 칸 시장의 억양을 정확히 재현해 얼핏 듣기에 진위를 가리기 어려웠다고 한다. ■ 딥페이크(Deepfake)란 딥페이크(Deepfake)란 인공지능 기술인 딥러닝(Deep learning)과 ‘가짜’를 의미하는 단어인 페이크(Fake)의 합성어다. 딥러닝을 이용해 원본 이미지나 동영상 위에 원본과는 관련 없는 이미지를 결합해 진위를 구별하기 어렵게 만든 가짜 이미지나 영상물을 뜻한다. 딥페이크라는 단어가 등장한 것은 2017년 말로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한 회원이 기존 영상에 유명인의 얼굴을 입혀 가짜 포르노 영상을 게재한 데서 유래됐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한 딥페이크 콘텐츠는 최근 딥페이스랩(DeepFaceLab), 페이스스와프(Faceswap) 같은 오픈 소스 형태의 영상 합성 제작 프로그램이 배포되면서 더욱 성행하고 있다.
  • ‘아비규환’ 현장 가자 병원…이스라엘군 군사작전 논란 [핫이슈]

    ‘아비규환’ 현장 가자 병원…이스라엘군 군사작전 논란 [핫이슈]

    지난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의 최대 병원에서 군사작전을 펼쳐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날 AP, AFP통신 등 외신은 이스라엘군이 나세르 병원에 대한 포격을 가하면서 현장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실제 소셜미디어 엑스 등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병원 안은 그야말로 지옥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병원 내부가 파손되고 자욱한 연기와 먼지가 가득하며 그 안에서 혼비백산한 의료진과 환자들의 움직이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에대해 국경없는의사회(MSF) 측은 “병원 인근에서 몇 시간 동안 포격과 폭발이 있었으며 많은 사상자들이 발생했다”면서 “병원 안이 매우 절망적이고 위험하다”고 밝혔다.이어 “MSF 의료진이 환자를 남겨둔 채 병원을 떠나야만 했다”면서 “아직 병원 안에 갇힌 의료진과 환자들은 위험에 빠져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16일 “이스라엘군의 나세르 병원 공격으로 전력이 끊기고 산소공급 중단으로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던 환자 3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이스라엘군이 병원을 대상으로 한 군사작전에 나서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나세르 병원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비판하며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이같은 비판에도 이스라엘군이 병원을 대상으로 한 대대적인 작전에 나선 것은 해당 병원 안에 과거 하마스에 끌려갔던 이스라엘 인질들을 찾는다는 것이 명분이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병원에 억류된 인질과 사망한 인질의 시신이 있다는 믿을만한 정보가 있다”면서 “이에 병원 내부에서 정밀하고 제한적인 작전을 펼쳤으며 수십명의 테러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스라엘군은 병원 공격의 명분으로 삼았던 인질들은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나세르 병원은 현재 가자지구에서 유일하게 운영되는 대형병원으로 약 8000명의 환자와 가족, 피란민들이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수주 전 부터 이 병원을 포위했으며 지난 13일에는 이 병원에 대피 명령을 내려 공격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 수원시·세계화장실협회, 라오스에 ‘수원화장실’ 건립

    수원시·세계화장실협회, 라오스에 ‘수원화장실’ 건립

    수원시와 세계화장실협회(회장 이재준 수원시장)가 라오스 루앙프라방 푸시산에 ‘수원화장실’을 건립하고, 15일(현지 시각) 준공식을 열었다. 루앙프라방은 1995년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라오스의 옛 수도다. 현지 주민들에게 ‘신성한 산’으로 여겨지는 푸시산은 루앙프라방의 중심 관광지이고, 푸시산에 자리 잡은 캄용마을에는 주민 300여 명이 거주 중이다. 매일 1000명 이상의 현지 주민과 방문객이 푸시산을 찾는데, 공중화장실은 왕궁박물관 앞 입구에 한 개밖에 없었다. 이번 수원화장실은 푸시산 북쪽 진입로 중턱 왓 탐 푸시(푸시 동굴 사원) 옆 부지에 45.6㎡ 규모로 건립됐다. 남자 화장실 2칸, 소변기 2개, 여자화장실 2칸, 가족화장실 1칸, 세면대 4개, 창고, 건기를 대비한 물탱크를 갖췄다. 지난 10월 공사를 시작해 최근 완공됐다. 심영찬 WTA(세계화장실협회) 이사는 “수원시와 WTA는 화장실이 인류 보편 권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깨끗한 공중화장실 설치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사원과 푸시산을 찾는 현지 주민과 방문객들이 깨끗하고 안전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수원화장실 설치가 루앙프라방 관광청이 자체적으로 더 많은 화장실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봉다본 봉사라얏 루앙프라방 관광청 부청장은 “수원시와 세계화장실협회의 지원에 감사하다”며 “루앙프라방의 귀중한 유산인 왓시엥통, 꽝시폭포에 이어 푸시산까지 공중화장실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 주민뿐 아니라 세계 문화유산인 루앙프라방을 찾는 많은 방문객에게 화장실문화운동을 전파하겠다”고 전했다. WTA는 2008년 가나, 케냐, 라오스, 몽골, 캄보디아 등 아프리카·아시아 9개국 12개소 공중화장실 건립 지원을 시작으로 이번에 준공한 라오스 ‘수원화장실’까지 19개국 49개소의 공중화장실을 건립했다.
  • 총선 뛴 파키스탄 전 총리, 최다 득표 성공에도 ‘좌절’

    총선 뛴 파키스탄 전 총리, 최다 득표 성공에도 ‘좌절’

    임란 칸(71) 전 파키스탄 총리가 ‘옥중 출마’로 지난 8일 총선에서 최다 득표를 했지만 결국 차기 정부 구성에 참여하지 못하고 축출당했다. AFP통신은 13일(현지시간) 부패 혐의로 수감 중인 칸 전 총리가 당수를 맡은 파키스탄정의운동(PTI)은 무소속 후보들을 출마시켜 101석으로 최다 의석을 차지했으나 연립정부에서 배제됐다고 전했다. 총선에서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가 이끄는 파키스탄무슬림연맹-나와즈(PML-N)는 75석을 얻었으나, 54석을 얻은 파키스탄인민당(PPP) 등과 연립정부를 구성하기로 했다. 차기 총리 후보로는 샤리프 전 총리의 동생인 세바즈 샤리프 전 총리가 지명됐다. 동생을 총리로 지명하면서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가 군부 지원 속에 네 번째 총리를 맡을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은 빗나갔다. 파키스탄 역사상 최장 총리인 샤리프 전 총리는 군부의 암묵적 지지를 받은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으나 칸 전 총리에게 최다 의석을 넘겨주면서 체면을 구겼다. 신임 총리로 지명된 셰바즈 샤리프 역시 2022~2023년 16개월간 총리를 지내 이번에 두 번째 임기를 맡게 된다. 칸 전 총리는 이번 연립정부를 두고 “명백한 도적”이라고 비난하며, 유튜브를 통해 반정부 시위를 옥중에서 지휘하고 있다. ‘크리켓 스타’였던 칸 전 총리는 한때 군부의 지지로 총리가 됐으나 이후 군부와의 갈등으로 쫓겨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선거 결과가 유력 정치가문인 샤리프 가의 정치적 지배를 확인시켜 줬다며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연립정부가 국가 경제위기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 학교 화장실서 소변 보는 친구 몰래 본 중학생… 법원 “학교 폭력”

    학교 화장실서 소변 보는 친구 몰래 본 중학생… 법원 “학교 폭력”

    학교 화장실에서 문을 잠그고 소변을 보는 친구를 훔쳐본 행위는 학교 폭력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인천지법 행정1-2부(부장 소병진)는 중학생 A군이 인천시 모 교육지원청 교육장을 상대로 낸 학교폭력 대책심의위원회 조치 결정 통보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4일 밝혔다. 법원은 봉사활동과 특별교육 등 통보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 비용도 모두 부담하라고 A군에게 명령했다. A군은 중학교 1학년이던 지난해 4월 쉬는 시간에 친구 B군과 학교 화장실에서 물을 뿌리며 장난을 쳤다. B군이 소변을 보기 위해 용변 칸에 들어가 문을 잠그자 옆 칸에 들어간 A군은 변기를 밟고 올라가 B군을 내려다봤다. B군은 한 달 뒤 열린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당시 A군이 내 성기를 봤다”며 “사과하라고 했더니 건성건성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A군이 장난을 친 것 같지만 피해가 컸다. 다시는 그런 짓을 못 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심의위는 친구가 소변보는 모습을 훔쳐본 행위는 학교 폭력 중 하나인 성폭력이라며 A군에게 봉사활동 4시간과 특별교육 4시간을 부과하기로 했다. A군은 관할 교육지원청으로부터 이러한 처분을 통보받자 위법하다며 지난해 6월 법정대리인인 부모를 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군은 소송에서 “B군이 숨기 장난을 한다고 생각하고 옆 칸에 들어가 내려다봤다”며 “고의가 아닌 과실로 친구의 소변 누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성폭력은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A군이 B군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했다며 성폭력에 따른 학교 폭력이라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A군은 숨기 장난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나이와 지능 등을 고려하면 당시 오인할 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친구의 용변 칸을 들여다본 행위 자체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성적 자기 결정권 침해”라고 밝혔다.
  • 방글라데시에서 만난 루이스 칸의 걸작, 다카 국회의사당 [노승완의 공간짓기]

    방글라데시에서 만난 루이스 칸의 걸작, 다카 국회의사당 [노승완의 공간짓기]

    주말도 없이 일해야 하는 바쁜 출장길에 외국의 명소를 들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건축적으로 의미 있는 곳을 답사하는 것은 곧 업무와 연결되는 일이기에 시간을 내서라도 꼭 둘러보려 한다. 이번 출장은 여행이나 일반적인 방문으로는 가기 힘든 나라, 방글라데시에서 까다로운 문제를 해결해야 했기에 부담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20세기 최고의 건축 거장인 루이스 칸(Louis Isadore Kahn·1901~1974)의 유작이 수도 다카(Dhaka)에 있다는 사실은 험난한 출장길에 위안이 될 정도였다. 루이스 칸은 러시아 출신의 미국 건축가로 르 꼬르뷔지에와 함께 20세기 최고의 건축 거장으로 꼽히며 이후 안도 타다오 등 현대 건축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그가 1961년 설계를 시작하여 끝내 준공(1982년 준공)을 보지 못한 최고의 걸작이자 유작인 방글라데시 다카 국회의사당(National Parliament Building)을 다녀왔다. 아무에게나 방문을 허용하지 않는 곳방글라데시 출장이 잡히고 나서 루이스 칸의 걸작인 국회의사당 건물이 다카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사전 방문 예약을 부탁했다. 하지만 누가 그랬던가 후진국일 수록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다’고. 일정 조율을 예측할 수 없기에 출장 마지막날로 예약을 했는데 메인 게이트를 통과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여권을 확인하고 방문 예약을 확인했지만 내부 사정으로 대기해야 한다는 말만 돌아왔다. 30분 정도 대기하다 점심시간이 되어 결국 식사 후 다시 오기로 했다. 그렇게 한 시간 후에 돌아와서야 메인 게이트를 무사히 통과해 드디어 건물 외관을 볼 수 있었다. 차량을 타고 부지 안에 들어서니 저 멀리 육중한 본관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전면에 수많은 계단식 경사를 두고 높은 위치에 본관을 배치해 마치 높은 언덕 위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계단을 통해 건물을 올라가려 하자 총을 맨 경비가 호각을 불며 다가온다. 역시 전면 계단은 일반인에게 허락되지 않았다. 저 멀리 계단을 돌아 아케이드 같은 터널을 지나자 이내 잔잔한 호수 위에 떠 있는 듯한 본관의 모습이 보였다. 건물 전면에는 고대 성(城) 건축에서 볼 수 있듯 해자(垓子)처럼 물을 담아 외부의 침입에 대비하고 본관까지 다리를 설치하여 이 다리를 지나야만 본관으로 진입이 가능하게 계획했다. 이 전면의 인공 수공간 덕분에 육중한 건물이 마치 물위에 떠 있는 듯한 착시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전체적인 8각형태의 평면 배치에 출입구측 코너 부위를 원형 실린더 형태로 설계하여 보는 방향에 따라 건물이 모두 다르게 보이는 특징이 있다. 또한 삼각형, 원형 등의 개구부를 입면에 과감하게 적용하여 비현실적인 공간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가까이서 보니 33m 높이의 원형 콘크리트 매스는 세로로 작은 합판을 대어 거푸집을 만들어 콘크리트를 타설한 흔적이 매우 거칠어 보였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약 1.5m 간격으로 줄눈을 계획하고 그곳에 하얀 대리석을 부착하여 멀리서 보면 마치 페인트로 줄을 그어놓은 듯 보인다. 이 하얀 대리석은 주변 공간의 외부 계단에도 적용되어 통일감을 준다(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사진으로 찾아본 바로는 실내에도 대리석 줄문양이 그대로 적용되어 디자인 연속성을 유지한다). 안타깝게도 계단 위의 본관 앞 광장은 공사중으로 역시 출입이 불가했다. 외관을 둘러보고 본관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이번에는 내부에 국무회의가 진행중이라며 또 오랜시간 대기를 해야 한다고 전해왔다. 만나기로 했던 국회의원도 밖으로 나오지 않아 결국 본관 내부는 둘러볼 수 없었다. 지인을 통해 들으니 본인도 아는 국회의원의 안내로 겨우 내부를 볼 수 있었다고 한다. 하는 수 없이 다음을 기약하며 외관을 다시 한번 보고 별관인 국회의원 사저를 슬쩍 둘러보기로 했다. 본관과 대비되는 별관의 따스함루이스 칸은 본관뿐 아니라 별관, 전면 계단과 주차장, 인공호수까지 국회의사당 부지의 전체 복합건물(complex)을 설계했다. 별관은 국회의원 사저 및 지원편의시설로 구성돼 있다. 본관이 투박한 콘크리트 매스로 기하학적인 도형을 툭툭 심어 놓았다면 별관의 설계 컨셉은 본관에 사용된 아치, 원형, 삼각형 등 기하학적 형태를 조적(벽돌을 쌓아 올린 건축방식)으로 구현하여 본관의 차가운 느낌과 대비되어 따뜻하고 포근한 안채의 느낌을 주었다. 무엇보다 2층 계단을 올라섰을 때 아치, 곡선형 오프닝을 통해 쏟아지는 오후의 따사로운 빛은 내부의 고요한 중정과 함께 몽환적인 느낌을 뿜어냈다. 거장의 손끝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2층을 둘러보고 1층으로 내려와 더 깊숙이 둘러보고 싶었으나 이내 총을 맨 경비원이 다가와 제지하여 돌아나올 수 밖에 없었다. 걸작이 탄생하기까지착공 당시 이 지역은 동파키스탄이었으나 1971년 방글라데시로 독립하면서 소속 국가가 달라졌다 . 당시 파키스탄의 2대 대통령인 무하마드 아유브 칸(Muhammad Ayub Khan·1907~1974)은 동파키스탄에 현대적인 입법기관을 건설하는 것이 벵골인들을 달래주고 자긍심을 높여줄 것이라 믿었다. 무즈하룰 이슬람(Muzharul Islam·1923~2012)은 국회의사당 건립 프로젝트의 로컬 건축가의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원래 세계 최고의 건축가를 섭외하여 설계를 맡기려 했으나 당시에 알바알토(Alvar Aalto)나 르 꼬르뷔지에(Le Corbusier) 모두 여건이 안돼 참여하지 않자, 무즈하룰의 예일대 스승이었던 루이스 칸을 지명하게 된다. 이렇게 하여 건축가로 지목된 루이스 칸은 그동안 필립엑시터 도서관, 솔크 연구소, 예일영국 예술센터 등에서 보여준 육중한 콘크리트 매스와 기하학적 도형을 활용한 설계기법을 다카 국회의사당에서 집대성하여 보여준다. 원형, 삼각형, 사각형 및 아치의 기본 도형을 활용하여 육중한 매스의 틀을 잡고 그런 모티브를 휴먼스케일(human scale) 을 넘어선 과감한 크기로 디자인에 적용함으로써 이 공간에 있는 사람들은 장엄한 스케일에 압도되고 경외심을 느끼게 된다. 다카 국회의사당에 적용된 천장에 교차되는 육중한 콘크리트 보, 원형 실린더, 원형과 사각형 개구부들은 모두 전작인 필립엑시터 도서관, 예일 영국 예술센터 등에 적용되었던 설계기법이다. 삼각형, 원형, 사각형 등 기본적인 도형의 형태를 바탕으로 빛과 건축에 대한 끊임없는 사색을 통해 기하학적이고 몽환적인 공간을 만들어내는 데 천재적인 재능을 보여준 루이스 칸의 철학과 기술이 집대성된 곳이라 할 수 있다. 노출콘크리트, 벽돌, 유리 등을 통해 건축의 본질을 고민했던 그의 건축관은 노출 콘크리트를 사랑한 현대 건축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1961년 설계를 시작한 국회의사당은 1964년 공사를 시작했으나 1971년 방글라데시(동파키스탄) 독립전쟁으로 잠시 중단되었다가 1982년에 이르러서야 완공됐다. 국회의사당이라는 건물의 특수성 때문에 일반인의 접근이 쉽지 않지만 방글라데시인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달래주는 건물이 될 것이란 무하마드 아유브 칸의 당초 설립 목적은 확실히 달성된 것 같았다. 더불어 건축을 사랑하고 업으로 삼고 있는 이방인에게 위대한 건축의 힘을 느끼게 해주었다. 노승완 건축 칼럼니스트·건축사·기술사 arcro123@hobancon.co.kr
  • “저 좀 구해주세요”…가자 소녀, 12일만에 숨진채 발견

    “저 좀 구해주세요”…가자 소녀, 12일만에 숨진채 발견

    지난달 가자시티에서 빠져나오다가 이스라엘군의 총격을 받고 도움을 요청한 6세 소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연락이 두절된 지 12일 만이다. 11일(한국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6세 소녀 힌드 라자브가 북부 가자시티 외곽 텔알하와 지역의 주유소 근처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힌드는 지난달 29일 삼촌 가족과 함께 차를 타고 가자시티에서 빠져나오다가 이스라엘군의 총격을 받았다. 차에 타고 있던 가족 5명은 모두 현장에서 사망했고, 힌드는 전화로 구조 요청을 한 뒤 연락이 끊겼다.힌드를 구하기 위해 당일 파견했던 구조대원 2명도 힌드 시신이 있는 차량 가까이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구조대원이 타고 간 구급차도 완전히 불에 타버렸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힌드와 다른 가족, 구조대원 모두 점령군(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적신월사는 “힌드를 구조하기 위해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할 수 있도록 사전에 조율했음에도 이스라엘군이 고의로 구조대원들을 겨냥했다”고 주장했다.“개전 이후 가자지구 누적 사망자 2만 8000명 넘어” 지난해 10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한 뒤, 이스라엘은 민간인 희생에 대한 국제사회의 거듭된 우려에도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이어왔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 24시간 동안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117명이 숨져 작년 10월 7일 개전 이후 누적 사망자가 2만 8064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날 라파에서만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최소 44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숨졌다. 사메 슈크리 이집트 외무장관은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상 공격에 대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을 그들의 땅에서 완전히 몰아내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이스라엘은 최근 거의 매일 라파에서 공습을 감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파 지역 주택가에 3차례 공습이 가해져 28명이 사망했는데, 생후 3개월 짜리 유아를 포함해 10명의 어린이들이 포함됐다. 아흐메드 알 수피 라파 자치정부 수반은 라파의 또다른 주택에 대한 공습으로 어린이 3명을 포함해 최소 1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칸유니스에서도 이스라엘군이 이 지역 최대 규모인 나세르 병원에 총격을 가해 최소 2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한편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과도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라파에 하마스 4개 대대가 남아 있는 한 라파 공격이 불가파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집트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라파가 가자지구 내 하마스 무장단체의 마지막 거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고양이 사체 67구 냉동실에 보관해 온 남성…경악스러운 이유[포착]

    고양이 사체 67구 냉동실에 보관해 온 남성…경악스러운 이유[포착]

    프랑스의 한 60대 남성의 집에서 고양이 117마리의 사체가 발견돼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프랑스 동물보호단체 AEPA는 제보를 받고 칸 인근의 라 로케트 쉬르 시아뉴에 사는 66세 남성의 집을 찾았다가 충격적인 사실을 확인했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해당 남성의 집 냉동고에서는 고양이 사체 67구가 보관돼 있었다. 집 정원에도 역시 수십 마리의 고양이 사체가 매장돼 있었다. 현장에서 확인된 고양이 사체는 최소 117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현지 동물보호단체는 이 남성의 집에서 임신한 성체 고양이 한 마리와 새끼 고양이 12마리를 포함해 총 38마리의 고양이를 구출했다. 일부 고양이들은 전염성이 강하고 치명적일 수 있는 질병에 걸린 것으로 추정됐다. 동물보호단체 측은 “고양이 수십 마리는 몇 년 동안 보살핌도 받지 못한 채 살아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집주인의 냉동고와 정원에서 100구가 넘는 고양이 사체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어 “집의 위생 상태가 매우 열악했으며, 살아서 구조된 고양이들의 건강도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 집은 ‘공포의 집’이나 다름 없다”며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앞서 해당 동물보호단체는 2019년과 2021년에도 해당 남성의 집에서 동물학대가 벌어지고 있다고 판단해 경찰에 조사를 의뢰했다.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는 “집 주변에서 극심한 악취가 나고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많이 들려서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동물학대 등의 혐의로 체포된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나는 고양이를 매우 사랑한다. 내가 사랑하는 고양이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고 싶었다”며 자신은 잘못이 없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해당 남성은 밤샘 조사를 받은 뒤 현재 불구속 상태이며, 정신 감정을 앞두고 있다.
  • [씨줄날줄] 지공선사/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지공선사/서동철 논설위원

    지하철을 공짜로 탈 수 있는 65세 이상 어르신을 흔히 지공거사라 부른다. 그런데 역사속 지공(指空·1300∼1363)은 한국 불교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인도 출신 고승이다. 원래 이름은 디야나바드라인데 중국에서 제납박타(提納薄陀)라는 한자 이름을 얻었다. 그의 고향은 갠지스강변 마가다국이라니 석가모니가 왕자로 태어난 바로 그 나라다. 그는 8살 무렵 날란다사로 율현 스님에게 출가했다. 날란다사는 5세기에 출범한 세계 최초의 불교대학으로 잘 알려져 있다. 경기 양주 회암사는 지공의 뜻에 따라 중창한 대사찰이다. 회암사터는 1997년부터 발굴조사가 이루어지면서 전모가 드러났다. 회암사를 찾으면 262칸에 이르렀다는 전성기 절터의 규모에 놀라고, 석축이 만들어 놓은 절터의 기하학적 아름다움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된다. 입구에는 회암사지박물관이 세워져 절의 역사를 자세히 보여 준다. 경내에선 보물로 지정된 회암사지 사리탑의 날렵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천보산으로 난 길을 따라 오르면 새로 지은 회암사가 나타나는데, 그 오른쪽 능선에 지공, 나옹, 무학의 부도가 차례로 자리잡았다. 지공은 인도에서 히말라야산맥을 넘어 티베트, 운남, 연경을 거쳐 1326년(충숙왕 13) 고려에 왔다. 지공이 3년 남짓 고려에 머무르는 동안 나옹과 무학 등 당대 불교의 거물들이 다투어 제자가 됐다. 이후 원나라로 자신을 찾아와 10년 동안 수학한 수제자 나옹에게 “회암사를 중창하면 불법(佛法)이 크게 일어날 것”이라는 가르침을 내린다. 나옹은 고려 우왕(재위 1374~1388) 시대 회암사를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시켜 놓았다. 그러니 지금 보이는 회암사터의 웅장함 모습에는 날란다사를 재현하겠다는 지공의 의지가 담겼다. 미국 보스턴미술관이 우리 문화유산 ‘은제도금 라마탑형 사리구’를 한국에 대여하고, 사리는 조계종에 기증하기로 문화재청과 합의했다고 한다. 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 때 보스턴미술관을 찾은 김건희 여사가 반환 논의를 제안한 것이 계기가 됐다. 사리구에는 석가모니불, 가섭불, 정광불, 지공, 나옹의 사리를 모셨다는 명문이 있다. 그러니 석가모니 사리를 모셨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회암사지 사리탑에 눈길이 간다.
  • 부엌에 욕실에…이스라엘군, 인질 가둔 하마스 터널 공개 [핫이슈]

    부엌에 욕실에…이스라엘군, 인질 가둔 하마스 터널 공개 [핫이슈]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가자지구 남부에 조성한 지하터널이 해외 취재진에게 공개됐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은 이스라엘군(IDF)이 일부 외신기자들을 데리고 칸 유니스에 있는 하마스의 지하터널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한때 최소 12명의 인질이 수용됐던 것으로 보이는 이 터널은 약 800m 길이로 하마스의 고위 간부를 위한 작전기지로 추정된다. 먼저 터널은 폐허가 된 주거지역 한 가운데 숨겨져 있었는데, 지하로 통하는 입구에 아치형 문이 나왔다. 이어 터널 안에는 여러 개의 작은 방이 있었는데 이중에는 인질들을 가두는 수용시설은 물론 부엌, 침실, 욕실 등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부엌에는 가스레인지와 싱크대도 설치돼 있어 사실상 일상 생활에 거의 불편함이 없을 정도다.이에대해 이스라엘군 댄 콜드퍼스 장군은 “하마스의 고위급 간부가 사용했을 것”이라면서 “그들은 이곳에서 집처럼 편안한 시간을 보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마스는 이같은 터널을 조성하는 데 수년을 보냈다”면서 “이스라엘군이 지상 작전을 하던 중 어느 시점에 하마스가 인질을 가두기 위해 지하터널의 이곳 일부를 재설계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스라엘군 측은 이 터널을 발견해 내부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수십 개의 수류탄과 폭발물을 발견했다고 밝혔다.지하터널을 직접 방문한 CNN은 “지하의 어둠 속에서 조용한 공포가 공허를 채운다”면서 “몇분이 몇시간처럼 느껴지며 방향감각을 잃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처럼 이스라엘군이 해외언론에 비밀터널을 공개한 것은 열악한 환경에 감금된 이스라엘 인질들의 상황을 고발하고 하마스의 비인간적인 처사를 비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 최민식 “소속사 無, 운전·출연료 협상도 내가”

    최민식 “소속사 無, 운전·출연료 협상도 내가”

    배우 최민식이 “소속사 없다. 출연료 협상도 직접 한다”고 밝혔다. 지난 7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말미 최민식의 예고편이 공개됐다. 영상 속 유재석은 최민식의 등장에 손 하트와 함께 “알러뷰 쏘 마치”라며 애정 공세를 퍼부었다. 현재 소속사가 없다는 최민식은 “직접 운전해서 촬영장까지 왔다. 출연료 협상도 내가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생각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면 가자. 그냥 고고싱이다”고 해 웃음을 안겼다. 최민식 하면 떠오르는 수많은 작품. 그때 최민식은 “영화 ‘올드보이’로 칸에 갔는데 밥 먹는 자리였다.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타란티노 감독은 참 말이 많다”고 해 폭소를 안겼다. 이어 “타란티노 감독이 왜 ‘올드보이’를 공식 경쟁작으로 안 올리냐고 했다”며 ‘올드보이’ 칸 수상의 숨은 이야기도 공개한다. 또한 최민식은 배우 한석규 성대모사로 감춰둔 개인기를 대방출해 기대감을 높였다. 그뿐만 아니라 최민식은 “촬영 후 팀 회식이 있다”는 조세호에게 “왜 나한테는 이야기 안 하냐.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라며 ‘회식 고고싱’을 외쳤다.
  • [문화마당] 슈퍼스타 나의 엄마/이은선 소설가

    [문화마당] 슈퍼스타 나의 엄마/이은선 소설가

    본가에 가서 엄마의 옷장을 열어 보고는 깜짝 놀랐다. 수납 칸이 전부 다 현란하게 반짝이는 옷으로 가득했기 때문이었다. 장롱의 고요한 어둠을 뚫고 제각각의 색으로 요란하게 빛나는 옷들을 보자마자 비명처럼 엄마를 불러 댔다. “엄마, 배고파” 할 때보다 큰 소리였다. 주민센터에서 하는 난타 팀의 의상이라고 했다. 저 핫핑크 상의는 ‘도 대회’ 출전 때 입었고, 이 주황색은 광천 새우젓 축제에서 초청 공연을 할 적에 잠시 ‘걸친’ 무대 의상이고. 홍성군의 초청으로 문화회관에서 공연할 적에는 옷들을 일부러 뒤집어 입고도 나갔다고도. 엄마가 뿌듯한 얼굴로 힘주어 이야기하는 난타 팀의 활약상은 의상들의 색보다도 화려했다. 잠자코 듣던 아빠가 휴대폰을 열어 직접 찍어 온 난타 공연 영상을 보여 주었다. 엄마가 어딨느냐고 물어봤더니 “니 엄마도 못 찾느냐”는 말이 돌아왔다. 삼십 년 넘게 미용실을 운영하는 엄마가 일 끝난 저녁마다 영어와 컴퓨터, 요가를 비롯한 여러 프로그램을 배우러 주민센터에 다니는 것은 익히 알았지만 난타까지 하는 줄은 몰랐다. ‘도 대회’까지 나간 광천 주민센터 난타 팀이 지역 축제 때마다 이곳저곳으로 초청돼 공연을 다니는 중이라고도 했다. 되짚어 보니 몇 번이나 ‘공연하러 간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났다. 나는 엄마가 무슨 공연을 ‘보러 간다’고 여겼지 ‘하러 간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엄마가 무대에서 저 옷들을 입고 북채를 휘두르고 있을 줄이야. 대체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으면 평범하기 그지없던 엄마들이 프로페셔널한 의상을 갖춰 입고 무대에서 저렇게까지 하나가 되나. 내친김에 난타 팀의 리더인 이필순 회장님과 전화 연결을 해 보았다. 광천 총부녀회장 출신으로 여기저기에서 찾는 이가 많고 봉사하러 다니는 일도 부지기수여서 얼굴을 제대로 보기 힘들다는 회장님이었다. “그럼 다들 저녁에 뭐 한다니? 운동 겸 신명 나게 노는 거지. 우리 나이에는 이런 게 건강한 거여.” 지역 소읍의 구성원들답게 우리는 방계의 혈연으로 얽혀 있는 관계다. 더 편하게 질문도 덧붙였다. “다음 공연은 어디서 하나요?” 새로운 곡을 익히려면 또 부지런히 주민센터의 연습장으로들 모이시겠지. 저녁 먹자마자 모이는데도 연습하고 나면 배고프다고 찐빵과 유자차, 과일이나 과자 같은 것들을 자발적으로 싸 온다고들 했다. 그래서 우리 엄마가 북채를 그렇게 몇 시간이나 휘두르는데도 살이 고대로구나 하는 깨달음은 차마 입 밖으로 내지 못했다. 엄마의 저녁 시간이 그렇게라도 즐거우면 되는 게 아니겠는가. 나는 우리의 엄마들이 매년 새로운 곡을 익히고 다양한 의상을 고민하느라 남대문 새벽 시장까지 다녀오는 이 열정이 좋다. 해마다 덧붙이는 나이 같은 건 거뜬하게 잊고 남녀노소 어울려 북채를 휘두르며 세월과 정면으로 맞서는 그 멋진 발걸음에 크게 박수를 쳐 드리고 싶다. 무대에서 북채를 들고 노래의 리듬에 맞춰 하나가 되는 순간만큼은 당신들은 누구보다 빛나는 슈퍼스타다. 엄마들 만세, 난타 만세.
  • 동작, 자동접이식 쓰레기 수거함 ‘혁신’

    동작, 자동접이식 쓰레기 수거함 ‘혁신’

    “쾌적한 도시를 만들 혁신적인 청소 기술입니다.”(박일하 서울 동작구청장) 지난 6일 오후 노량진역 3번 출구 앞. 접혀있던 ‘태양광 자동접이식 생활폐기물 수거함’이 열리자 주변에서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이날 구가 전국 최초로 설치한 수거함의 작동 여부를 확인하는 시연식이 열렸다. 구는 주택가와 상가 밀집 지역 등에서 배출된 쓰레기로 미관을 해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거함을 도입했다. 수거함이 설치된 노량진역 일대는 상가 밀집 지역으로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다. 박 구청장은 “처음엔 단속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는데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었다”며 “혁신적인 쓰레기 관리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수거함은 노량진역 3·5번 출구 앞, 중앙대학교 정문 맞은편 등 3곳에 설치됐다. 수거함은 쓰레기 배출 시간에 맞춰 매일(토요일 제외) 오후 5시 자동으로 열리며 오후 10시~오전 6시 환경공무관이 쓰레기를 수거한 후 자동으로 닫힌다. 수거함이 접혀있을 땐 보도와 차도를 구분하는 칸막이처럼 세워져 있어 보행 공간도 확보할 수 있다. 박 구청장은 “대부분 지역의 보도가 1m 남짓인데 여기에 쓰레기까지 펼쳐져 있다 보니 보행자들이 불편을 겪었다”고 했다. 수거함의 가장 큰 특징은 탄소 배출을 줄이는 태양광 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한다는 것이다. 흐린 날이나 비가 올 때를 대비해 25회까지 열고 닫힐 수 있도록 설계됐다. 구는 올해 안으로 수거함 5개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 100년 만에 돌아오는 고려 사리

    100년 만에 돌아오는 고려 사리

    한국 불교사에 업적을 남긴 고려 스님의 사리와 14세기 불교문화의 정수가 깃든 사리구가 100년 만에 고국에 온다. 문화재청과 대한불교조계종은 5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미술관을 찾은 최응천 문화재청장과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 혜공 스님이 미술관 측과 사리·사리구 반환에 대해 협상한 결과 오는 5월 부처님오신날 이전에 사리를 기증받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높이 22.2㎝, 밑지름 12.1㎝ 크기의 ‘은제도금 라마탑형 사리구’는 국내 관람객에게 선보이기 위해 일정 기간 임시 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리구 안에는 높이 5㎝, 밑지름 3㎝ 크기의 팔각당형 사리구 5기가 안치돼 있다. 고려 말 나옹 스님 입적 이후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 사리구는 라마교의 영향을 받아 라마탑의 구조를 특징으로 한다. 1941년 보스턴미술관이 펴낸 간행지에 따르면 원소장처는 경기 양주시 회암사로 추정된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유출된 것을 미술관이 1939년 보스턴의 한 매매상에게 취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리구 안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眞身舍利) 1과와 지공 스님 사리 1과, 나옹 스님의 사리 2과 등 모두 4과의 사리가 남아 있다. ‘여말선초의 한국 불교에 끼친 지공의 영향 검토’(염중섭) 등 논문에 따르면 인도 승려로 1328년 2년 7개월간 고려에 머물렀던 지공(1300~1363) 스님은 인도식 선불교로 고려 불교의 계율 정신을 환기했다. 또 양주 천보산 일대에 226칸의 거대한 불사를 일으켰는데 바로 현재의 회암사 터다. 그의 적통 제자인 나옹(1320~1376) 스님은 고려 공민왕 말년인 1370년 무렵 고려 불교의 실질적 1인자로, “탐욕도, 성냄도, 번뇌도, 욕심도 모두 벗고 물같이 바람같이 강같이 구름같이 살라”는 가르침으로 유명하다. 혜공 스님은 이날 “사리는 불교의 성물이자 예경의 대상으로 당연히 환지본처(還至本處·본래의 자리로 돌아감)돼야 한다”면서 “이번 사리 기증은 종교적으로 의미가 매우 크며 사리를 신자들이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내로 들여온 뒤 보존 방안은 조계종과 회암사, 봉선사 등이 협의해 결정할 방침이다. 문화재청은 사리구가 임시 대여로 들어오면 전시뿐 아니라 보존 처리에도 나설 계획이다. 사리구의 지속 가능한 보존과 고려 공예품에 대한 학술 연구를 위해서다. 불교계와 문화재계는 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해당 유물을 돌려받기 위해 2009년부터 논의를 이어 왔다. 2013년 이후 논의가 중단됐다가 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미술관을 찾은 김건희 여사가 반환 논의를 재개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10년 만에 다시 협상이 이뤄지게 됐다.
  • 이스라엘 국방 “하마스 지도자, 도망치느라 조직 통솔 불가”

    이스라엘 국방 “하마스 지도자, 도망치느라 조직 통솔 불가”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가 도망 다니느라 조직을 통솔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5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갈란트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신와르는 은신처에서 은신처로 옮겨 다니느라 주변과 소통하지 못하고 있다”며 “신와르는 군사 행동을 주도하지도, 조직을 지휘하지도 않는다. 그저 개인 생존을 위해 바쁘다”고 말했다. 이어 “신와르는 하마스의 수장에서 도망 다니는 테러범으로 변해버렸다”며 “이스라엘군이 그를 계속 추적하고 있다”고도 했다. 갈란트 장관은 하마스 수뇌부 간 불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 병력이 신와르가 며칠간 머물던 장소에서 중대한 자료를 확보했다. 정보는 하마스 계획에 대한 이해를 드러낸다”며 “가자지구 간부와 해외 간부 간 의견 충돌에 대한 것으로, 이 테러 조직의 공황 상태와 곤경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이어 갈란트 장관은 하마스를 격퇴하려면 전후 가자지구 민간인 문제를 책임질지에 대한 결정, 즉 정치적 행동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그는 “정치적 대안을 진전시켜야만 하마스 통치의 종말을 보장할 것”이라며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민간인 통제는 없을 것이며, 지금은 우리가 정한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갈란트 장관은 가자지구 지상전 정황과 관련해서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대부분 지역의 지상에서 작전하고 있으며, 24개 하마스 부대 중 18곳이 궤멸했고 하마스 대원 절반이 죽거나 다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가자 지구 최남단 도시인 라파와 중부지역 일부에 남아 있는 하마스를 향해서는 “이스라엘군이 조만간 남은 요새에 도달할 것이다. 그곳에 숨은 하마스 대원의 끝은 가자시티, 칸 유니스에 있던 대원들과 같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네타냐후 “하마스 수뇌부 제거 전에는 전쟁 끝나선 안 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하마스 수뇌부를 제거하기 전에는 전쟁이 끝나선 안 된다며 강행 의지를 고수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이 소속된 리쿠드당 회의에서 “우리 목표는 하마스를 상대로한 완전한 승리”라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하마스 지도부를 없앨 것이며, 따라서 가자지구 모든 곳에서 작전을 이어가야 한다”며 “그것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몇 년이 아니라 몇 달일 것”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중부 라트룬의 전차 부대를 방문해서도 “완전한 승리를 통해 남부와 북부의 안보를 복원하지 못하면 전쟁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완전한 승리를 향해 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블링컨, 5번째 중동 순방…사우디 왕세자와 회담 이같은 발언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전날부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5번째 중동 순방을 시작한 이후 나온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하마스에 의해 억류된 인질을 석방하고 가자지구 휴전을 끌어내는 협상에 주력하고 있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이날 블링컨 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사우디 실권자이자 총리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회담에서 “가자지구의 인도적 요구를 해결하고 확전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무부는 두 사람이 중동 지역의 긴장을 완화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며, 홍해 항해의 자유를 훼손하는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 행위를 중단시키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오는 8일까지인 이번 중동 출장 기간 사우디에 이어 이집트, 카타르,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지구 등을 잇따라 방문할 계획이다.
  • “호기심에...” 여자 화장실서 불법 촬영한 고교생의 해명

    “호기심에...” 여자 화장실서 불법 촬영한 고교생의 해명

    상가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 불법 촬영을 한 고등학생이 경찰에 검거됐다. 5일 경기 오산경찰서는 고등학생 A군을 성폭력처벌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A군은 지난 2일 오후 7시 40분쯤 오산 지역 상가의 여자 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옆 칸에 있는 40대 B씨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은 A군의 휴대전화를 임의제출 받아 불법 촬영 사실을 파악했다. A군은 경찰에 “호기심에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군이 추가 범행을 저질렀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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