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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광장] 교각틈 갈대의 교훈

    버스를 타고 서울역 앞을 지나다가 신호 때문에 정차를 하고 있는 동안 고가도로를 받치고 있는 교각 아래에서 갈대가 자라고 있는 것을 보았다.아스팔트가 깔린 곳과 교각의 틈 사이에서 갈대는 한가하게 고개를 흔들고 있었는데 그 풍경이 예사롭지 않았다.우선 그 척박한 환경에서 어떻게 갈대가 자랄 수 있을 것인가라는 생각에서부터 지상에 살고 있는 생명체의 놀라운 자생력이 떠오르는가 하면,우리 사회가 통과한 파란만장한 역사적 과정도 기억속에서 꿈틀댔다. 80년 봄,그 자리는 수많은 학생들이 신발이 벗어지는 줄도 모르고 최루탄과지랄탄의 아비규환 속에서 이리 몰리고 저리 몰리며 민주주의를 외치던 곳이었다.그 길을 꽉 채우며 진정한 민주정부가 들어서야 한다고 외친 그 함성은 뒷날 광주민주화운동으로,87년 6월항쟁으로,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고심참담한 노력이 가해진 뒤에야 오늘날 그 결실의 일말을 보고 있는것이리라. 마침 정부는 민주화과정에서 희생을 당한 사람들에게 보상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참으로 잘된 일이다.의로운 길에 서려고 노력하며 살아온 사람들, 특히 그 일 때문에 다치거나죽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그 일은 서두를수록 좋다.공의를 위해 희생당한 일에 정당한 보상을 한다는 것은 우리의 역사,특히 일제강점기 이래 우리 민족사의 정기를 바로잡는다는 의미에서도 찬성할 만하다.친일세력들이 역사의심판을 받기는 커녕 후대에도 영화를 누리고 있다는 점이 우리의 역사에서가장 부끄러운 일 아니던가. 그러나 염려가 있다.진정한 민주화란 정치적 민주화 못지않게 경제적 민주화가 이루어질 때 달성된다고 생각한다.또한 민주화운동의 과정에서 이른바앞에 나서서 큰 희생을 치른 사람들만이 그 공을 모두 받아서도 안된다는 생각이다.6월항쟁때의 기억이다.경찰에 쫓겨 우왕좌왕할 때 서울역 부근의 한제화점 주인은 경찰에 쫓겨 들어온 사람들을 보호해주기 위해 셔터를 내려주고 대야에 물을 떠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점포의 물건들을 치워주었다. 사람들은 눈물범벅으로 그 모습에 감동하면서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지닌선의와 따뜻함에 참으로 큰 감격을했다.뒷날 6월항쟁이 끝났을 때 나는 바로 그런 사람들의 말없는 희생과 보살핌이 지금 우리의 삶을 이만큼 훌륭하게 이끈 원동력이란 생각을 했다. 앞에서 희생당한 사람들 뿐만 아니라 익명으로 감당한 수많은 사람들의 따뜻한 희생과 성원이 모여서 선을 이룬 것이라 할 때 자칫 정부가 취할 예정인 민주화보상법이 오히려 진정한 국민적 통합을 방해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희생이라든가 봉사가 값진 것은 그것이 보상이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의연히 그 일을 하기 때문은 아닐까? 나름의 희생을 돈으로 계산하고 나면 희생의 참된 의미는 희석되고 자칫하면 모든 행동은 곧바로 보상된다는 저급한보상심리의 다른 이름이 돼버리는 것은 아닐까. 철학자 칸트는 ‘이 세계에서 무제약적으로 선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선의지(善意志)밖에 없다'는 말을 했지만 광주민주화운동이 돈으로 계산되면서그 큰 의미가 훼손된 것을 타산지석으로 살피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나는 그 점에서 사회적으로 보상을 해야될 급박한 사람들 외에는 개별보상을 가급적 유보하고 거기에 쓰일 재원으로 민주화회관이라든가 노동운동회관등등의 기념관을 건립하고,거기서 어려운 사람들의 일자리도 제공하며 동시에 민주화운동의 대백서를 작성하는 일을 하는 것도 한 방안이라 생각한다. 엄정한 자료정리와 검증을 통해 이 땅에 심어진 많은 사람들의 진정한 민주화를 위한 노력들이 집대성될 때 우리가 이룬 역사의 의미나 참된 희생의 의미를 선양할 수 있을 것이다.민주화보상법이 나눠먹기식으로 진행되면 우리삶의 진정한 가치가 돈에 의해 계량되고 마침내는 우리 자신의 정체성을 훼손할 위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시행에 만전을 기했으면 한다. 교각 틈서리에서 어렵사리 뿌리를 내리고 잎을 흔들고 있는 갈대가 우리에게 가르치고있는 것이 그것 아닐까! [姜 亨 喆 시인·숭의여전 교수]
  • [새세기를 새롭게 비전’한국21’](15)정보화사회의 지식인상

    21세기 정보화사회에서 요구되는 지식인의 대표적인 덕목은 도전의식과 창의력이다. 급속하게 진행되는 지식기반형 사회에서는 지식인의 모습도 바뀔수 밖에 없다.‘사회에 대한 비판과 경고’라는 전통적 개념은 물론,‘도전과 창의’라는 새영역까지 추가돼야 한다.이를 통해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야 하고 그 것이 바로 지식인의 소명인 것이다. 구한말 실학파부터 개발독재기를 거쳐 ‘신지식인’의 개념까지 나온 2000년까지 지식인은 사회변화를 이끄는 데 주도적인 몫을 해왔다.그러나 지식인들에 대한 이같은 평가는 때로 엇갈리는 게 사실이다. 시대별로 구한말 혼돈기에는 “기존 세계관 붕괴 등에 맞서 새로운 세계관을 구축하는데 앞장섰다”는 긍정론이 펼쳐지기도 했지만 군부정권과 권위주의 통치때는 “정권을 지나치게 미화했으면서도 자신들의 발언을 적극 설명하거나 사과한 일이 없다”는 폄하를 받기도 했다. 이같은 사회일반의 태도는 지식인의 엘리트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것으로 볼수 있다.그러나 첨단기술과 정보가 주도하는 지식산업이국부 창출의 원천으로 바뀌고 있는 외부환경의 변화는 지식인의 변신을 부추기고 있다. 고전적인 개념의 토지 노동 자본 등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줄어든 반면 이미지식은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할수 있게 된 것도 과거처럼 지식인이 계몽가적역할만 하도록 놔두지 않고 있다.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정보화 사회에서는 누구나 클릭 한번만으로 원하는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수많은 정보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기 때문에 독점적인 정보소유권을 지녔던 지식인의지위도 함께 허물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쉽게 얻은 정보도 새로운 아이디어와 창의력을 바탕으로 재가공돼야비로소 참된 지식으로서 빛이 난다. 21세기형 지식인이 적극적으로 떠맡아야할 부분이다. 때문에 지식인의 모습도 바뀔수 밖에 없다.과거처럼 지식을 수동적으로 습득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나서 자신의 것으로 찾아가는 과정이 필연적으로 요구된다. 성균관대 정외과 김일영(金一榮)교수는 “전통적인 의미의 '지식인'이라는 용어 자체도 이제 걸맞지 않다”면서 “21세기에는 새로운 분류의 지식인층이생겨 또다른 불평등 영역을 만들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으로 국가간의 경쟁도 지식인들을 얼마나 활용하느냐에 성패가 달려있다. 국가는 이들 지식인들이 창의적으로 일을 찾아내도록 하고 또 도전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지식과 정보를 이용해 다양한 부가가치를창출하도록 여건을 만들어줘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면서도 새로운 지식을 만들수 있는 시스템 변혁이 필연적이다.획일적인 주입식 교육으로 틀에 박힌 학생만을 양성하는 학교부터 변해야 한다. 한글과 컴퓨터 전하진(田夏鎭)사장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 제한적이었던 과거와 같은 수동적인 교육은 21세기에는 백해무익하다”면서 “자신의 분야에서 주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창의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새로운지식계층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 *학자서 기업가 변신 嚴峰成사장. “새시대에는 지식인들이 좀더 적극적으로 현실에 참여해 목소리를 분명히내야 합니다” 인터넷 금융서비스업체인 ‘아이낸스’의 엄봉성(嚴峰成·47) 사장은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맞게 변화하지 않으면 지식인들도 살아남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엄 사장은 금융·거시경제 분야의 대표적인 전문가이다.서울대와 미국 코넬대에서 경영학과 경제학을 공부했고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17년간 근무하며 부원장까지 지냈다.경제기획원 장관과 재무부 장관의 자문관으로 정책형성에 직접 ‘훈수’를 두기도 했다. 이런 엄 사장이 지난 2월 직장을 그만두고 벤처기업을 세워,‘전쟁터’에뛰어들었다.“한 자리에 너무 오래 있다 보니 타성에 젖는 것 같아 새로운분야에서 일해보고 싶었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이다.그러나 대기업 간부나 정부산하단체의 관리자 등 ‘일신이 안락한 자리’를 뿌리치고 벤처기업을 창업한 데에는 엄 사장의 고민과 철학이 배어 있다. “편안한 것 보다는 도전적인 것,노력한 만큼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자리”를 엄 사장은 원했다.기존 개념의 지식인이 아닌 도전하는 새 지식인이 되고 싶었다는 것이다. 엄 사장은 이미 지식인의 개념이 변화하고 있고 서서히 정착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그는 “지식인이라고 하면 고루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사람들이라는선입견이 아직 남아있다”면서 “그렇지만 현실 관련 학문을 연구하는 지식인들 가운데는 실무자 못지 않은 현실 감각을 지닌 사람이 적지 않다”고 말한다. 엄 사장은 현재 임시홈페이지(www.inance.com)를 열어 회사 홍보와 함께 인재를 모집하고 있다.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금융 컨설팅과 금융거래 중개 사업을 하고 내년 중반쯤 코스닥에 상장할 계획이다. 엄 사장은 “그동안 익힌 이론과 실무를 접목시켜 기업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시스템 컨설팅을 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사이버 공간에서 증권,보험,채권은 물론 은행까지 만들겠다”고 포부를 펼친다. 장택동기자 taecks@. [기고] “지식인 성격 시대따라 변모”. 지식인은 어떤 시대,어떤 사회에도 존재해왔다.그것은 ‘지식’ 혹은 ‘지혜’가 인간이 생활을 영위해나가면서 후대에 그 유산을 물려줌에 있어 필수불가결의 요소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사회가 요구하는 지식의 종류는 변화하며,그에 따라 지식인의 성격도 역사를 통해 바뀌어 왔다.예컨대,원시사회에서 지식인들은 신관이나 예언자의 역할을 담당하며 위계질서의 수호자 노릇을 하였고,고대의 그리스나로마에서는 정치가,웅변가,학자로서 자신의 정략과 철학을 대중들에게 설파했다. 중세 유럽에서는 성직자들이 문자를 독점하며 기독교왕국의 정신적인 지배자로 군림하면서 세속계의 군주들과 권력 다툼을 벌일 정도로 세력을 확장시켰다. 물론 한 시대의 지식인들이라고 하여 동일하게 성격을 규정지을 수는 없다. 고고하게 학문에 정진하는 지식인이 있는 반면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자신의 뜻을 현실에 적용시키려는 지식인도 있다.기존의 체제를 옹호하는 보수적 지식인이 있는 한편으로는 개혁을 넘어 목숨까지 걸고 혁명을 추진시키려는 급진파의 지식인도 있다.자신의 출신 성분의 이해관계에 충실한지식인이 있는가 하면 러시아의 인텔리겐차처럼 귀족 출신이되 숙명적으로자신의 출신 배경을 파멸시켜야 하는 비극적 지식인도 있다.그러나 지식인의성격 규정이 아무리 어렵다 할지라도 하나의 자유롭고 자율적인 집단으로서지식인이 새롭게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 18세기의 계몽사상가들로부터 비롯된다고 보는 견해에는 큰 이견이 없는 듯하다.그 이전까지 지식인들은 아무리 개혁적이라 할지라도 외부적 권위의 규범이나 전통의 유산을 무시할 수있을 정도까지 도덕적·이념적 혁신을 부르짖을 수는 없었다.그러나 계몽사상 이후 지식인들은 자유로운 정신의 소유자,지적인 모험가가 되었다.그들은감히 사회의 악폐를 진단하고 자신들의 지성을 사용하여 그것을 치료하겠다자신감과 용기를 갖게 되었다.18세기 지식인들은 '백과전서'를 통해 스스로 지식을 새롭게 편성하여 성직자들로부터 빼앗아 오려고 하였던 것이다. 계몽사상가들이 성직자를 대신하여 새로운 종류의 정신적 스승으로 떠오른 이후 지식인들은 꾸준히 영역을 넓혀왔다.사회의 기능이 분화되면서 지식의분야 역시 세분화되고,당연한 결과로서 그 세분화된 영역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의 숫자가 증가하였다.미립자 속의 미립자를 탐구하고 우주의 팽창을 논하며,생명과 유전의 물질적인 조건을 밝힘으로써 금기의 영역을 축소시키는 가운데 과학자의 숫자는 유례없이 급증하였다.이렇듯 첨단적인 과학의 발전은예측할 수 없었던 철학적,윤리적 문제를 야기시켜 인문학의 분야에 있어서도 새로운 성격의 논쟁으로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과연 정보화의 시대에 정보를 소유하고 있는 지식인들은 사회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그러나 정말로 그럴까.모든 것을 물질적 재화의 가치로 환원시켜 평가하면서 ‘신지식인’을 찾으려는 몰지성적인 행태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우리의 상황에서 지식인들은 오히려 또 다른 하나의 전문적인 이익집단의 일원으로 강등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현실적인 세계에서의 성공이 보장되는 대중매체나 상업계에서의 유혹이 강력하게 존재하는 곳에서 지식인들만 초연한자세를 유지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오늘날 지식인의 위상을 만들어준 기본적인 덕목이 그들이 소유한 비판 정신에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한다면,오늘날의 상업주의적,물질주의적 세태에 대해서도 비판적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평생 자신의 마을을 떠나지 않았던 칸트가 철학에 있어서의 ‘코페르니쿠스혁명’을 주도했고, 유럽의 뒷골목 나폴리에서 연구에 전념했던 비코가 탄생300주년을 맞는 국제학술대회로 새롭게 발견되면서 사람들의 지성과 감성과상상력을 자극했다는 사실은 21세기의 세계를 이끌어갈 지식인이라면 되새겨봐야 하지 않을까. 조한욱 교원대 교수·서양사
  • 대한매일을 읽고/ 자식도 공무원 시키려는 긍정의식 갖자

    서울 송파구 직원소식지 ‘솔이마당’이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구청 소속직원 20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자식은 공무원을 시키지 않겠다’라는 응답이 93.3%라는 기사(대한매일 4일자28면자 보도)를 보고 한마디하고자 한다. 칸트는 비교행복론에서 모든 인간은 불행하다고 느낀다고 했다.행복이 추상명사이므로 명쾌히 정의할 수는 없다.‘행복’은 가족들이 모두 건강하고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의 여유가 있는 상태라고 가정해 본다.그러나 사람들은눈에 보이지는 않으나 분명히 자기보다 행복한 사람과 비교하여 불행하다고느낀다는 것이다.결론은 모든 인간은 불행하다고 느끼기에 행복해지려는 노력이 바로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밝히고 있다. 공직사회에서 ‘자식은 공무원을 시키지 않겠다’는 것은 자신의 입지에 대한 발전적인 불행으로 생각해야지 긍지 없는 불만이어선 곤란하다고 본다.그리고 관련 부처에서도 공직사회의 ‘발전적인 불행’이 ‘자괴적인 불행’이되지 않도록 처우문제, 근무여건 등 물질·정신적인 측면의 분야를 개선·발전시켜,‘내 자식은 공무원 시킨다는 긍정 의식이 팽배할 수 있도록 해야할때라고 생각한다. 정경내[부산시 동래구 낙민동]
  • 국립국악원 이준아씨등 성악극 창단공연

    정가(正歌)는 옛 선비들이 즐겨부르던 우리 고유의 성악곡으로 가사,가곡,시조 등을 일컫는다. 서민들의 노래인 판소리,민요가 인간의 희로애락을 그대로 드러내는 반면 정가는 선비들의 인격수양을 위한 도구로서 엄격한 절제미를 갖춘 것이 특징. 자극적인 음악에 익숙한 요즘 젊은이들의 귀에는 ‘한없이 지루한 음악’으로 들리기 쉽지만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화를 얻고자 하는 이들에겐 뜻밖의 기쁨을 선사할 수도 있는 음악이다. 현재 소수의 사람들을 중심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정가를 좀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려는 모임이 결성됐다.국립국악원 정악단 부수석인 이준아를 주축으로 여창 6명,남창 5명 등 20여명이 뜻을 모아 ‘한국정가단’을 창단한것.이들은 오는 21일 오후7시30분 국립국악원 우면당(02-764-6546)에서 창단공연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이준아 단장은 “국내외 순회공연을 통해 정가의 독특한 아름다움과 음악적우수성을 널리 알리고,현대감각에 맞는 창작정가를 발굴해 정가를 독자적인예술로 발전시키겠다”고 창단의도를 밝혔다. 한국정가단은 이번 연주회에 이어 올 10월 프랑스 초청공연을 갖는 등 순회공연과 음반발표를 계획하고 있다. 정가는 91년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을 축하하는 뉴욕 카네기홀 공연당시 시사주간지 타임으로부터 ‘천년의 소리’라는 찬사를 받은 데 이어 97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세계민속음악경연대회에서도 유네스코상을 수상하는 등 국제적으로 음악성을 인정받고 있어 이들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이순녀기자 coral@
  • [대한광장] 국익 우선과 ‘아름다운 악역’

    김대중 대통령은 얼마전 “차기 대통령후보는 자유경선으로 하겠다.국민의지지를 받는 사람을 밀어주겠다”고 밝혔다.어찌 보면 당연한 것 같은 이말이 오히려 신선하게 들리는 것은 군사독재시절 전직 대통령들의 폐해를 직접적으로 당해본 현직 대통령으로서 간절한 여망일 것이다.당내 민주화를 확실하게 실천해보이겠다는 의지이다.가능하다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거대한경제정책 시야,민족운명에 대한 깊은 애정,국민을 하늘같이 받들 사람 등 구체적 방향제시까지 해놓았다.이것은 김대통령의 평소 정치신념이기도 하다. ‘자유와 자율’을 넘어서는 이상적인 사회이념은 없다.인간은 어머니로부터 탯줄이 잘리면서 운명적으로 자유로운 몸으로 이 세상에 내던져진다.그리고 어머니의 품에서 성장하면서 인격적인 개체가 조성되는 것이다.어떤 종교나 이념도 이 자유를 부자유하게 만들 수 없는 것이다. 퇴계 선생은 ‘인간은 천지창조의 동참자이며 동시에 인간은 능력을 가졌기에 신뢰한다’며 능동적 사유체계를 주창했다.자유와 자율성을 강조한 이 사상은 주자의 ‘자연적 도덕법칙’보다도,칸트나 괴테의 ‘도덕적 의지의 발견’보다도 한 단계 높은 인간의 능동적 가치관을 읽어준 것이다.자유를 바탕으로 한 자율성은 정치문제 뿐 아니라,사회 전반의 모든 것을 편하게 해준다.부자유해질수록 불편해진다.한 나라의 운명을 책임지는 차기대통령을 자유경선으로 한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첫걸음이다.자유민주주의의 생명인 이러한 주제는 차기대통령 뿐 아니라,국회의원들에게 더 필요한 정치덕목이다. 그러나 총선을 코앞에 둔 지금의 정치판은 어떤가? 신당이 창당되면서 정치권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탈락된 낙천자들 중심으로 또 하나의 ‘양로원당(?)’이 급조되면서 전직대통령들까지 가세하고 있다.독재로 수많은 희생자를 내며 망월동 묘지까지 만든 그들,수많은 IMF 노숙자를 만들고 자칫오늘의 인도네시아와 같은 ‘양아치경제’ 수렁으로 빠지게 할 뻔한 그들이또다시 길거리로 나오고 있다. 그 그늘 밑에서 또다시 금배지를 달아보겠다고 몰려다니는 전·현직 의원들이 있는가 하면 평생 동지를 배신하고 탈당을 콜라마시듯 하는 ‘콜라의원’도 있다.그들은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너무 잘 아는 것’ 같지만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다. 지금의 유권자중 30% 이상은 386세대 이후이다.80년대 전후 민주화세대들인이들은 지금 사회의 중견층으로 자리잡고 있으며,더욱 투명한 의식의 486세대가 그 뒤에 포진하고 있다.과연 이들을 선심형 관광버스에 오르게 할수 있는가.각계 각층의 ‘시민총선연대’ 등도 이들이 주축이 되고 있다.이들을법률적으로 재단하려고 하지만 ‘민주시민’으로서 그 뿌리는 감옥행이라고해서 절단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독재시절에 경험한 바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전력에 문제가 있는 국회의원 후보는 공개해야 한다.미국 같이 유권자들이 알 것은 알고 검증돼야 한다.막강한 비자금이 있고,정치적으로 배경이 강력하다고 해서 ‘무차별 돈봉투 분배’ 의식으로 국민을 농단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사실을 정치권은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아름다운 악역’을 필요로 한다.검찰이나 경찰,국정원 등의총수는 엄격해야 한다.정치권을 떠나 국가와 민족을 우선해야 한다.이들이 정치권의 냄새에 따라 흔들린다면 국가기강이 어떻게 확립될 수있겠는가. 미 CIA 등은 국익에 우선하여 때로는 해외에까지 나가 잔인한 역할을 한다. 그로 인해 지탄을 받아 CIA국장이 퇴출당하기도 한다.하지만 그들은 당당하다.국가를 위해 악역을 맡았기 때문이다.미국 뿐이랴.세계 각국의 주요 권력기관이나 정보기관들은 ‘아름다운 악역’을 맡는다. 그러나 한국의 주요 권력기관의 장들은 어떤가.국익보다는 오히려 사리사욕에 한눈을 팔고 있지 않은가 하는 우려다.국가의 안보와 국민 전체의 안녕을위한 엄중한 역할보다는 나중에 국회 출마를 염두에 두고 지역구 표밭관리를 위해 더 열성이 아닌지 의심스럽다.유비에겐 제갈량 같은 사람도 있었지만 관운장과 장비와 같은 악역도 있었다.우리도 관운장과 같은 악역의 애국자가 필요하다.그렇다고 과거정권과 같은 어두운 악역이어서는 안된다. 신상성 용인대교수 소설가.
  • [김삼웅 칼럼] 콩도르세와 진보와 理性

    분명한 것은 2000년의 태양이 떠오른 지 한참인 데도 이땅 곳곳에는 중세의커튼이 드리워져 있다는 사실이다. 국회와 지방의회가 있는데 100년 전에 활동했던 만민공동회가 다시 열리고,국회는 특정인 보호를 위한‘방탄’역할이나 하고,북한 김정일에 대한 대통령의 외교적 수사를‘주적 고무찬양’‘좌익광란’으로 몰아친다.증권회사애널리스트의‘외국인투자동향 설명’이 선거법상‘후보자 비방’혐의로 고발되고 여야 정당은 시민단체의 공천 부적격자들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재공천한다.후진 정치의 미개한 현상이 난무한다. 프랑스혁명기의 진보지식인 콩도르세는 대혁명이 과격파의 손에 장악되고‘피로써 피를 씻는’유혈사태가 계속될 때 쫓기는 몸이었다.저명한 계몽사상가·수학자·사학도인 그는 1795년 2월 콩코로드광장에서 가까운 파리의 한구석진 방에 은신하여 매일 가까운 동지들이 처형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자신도 언제 그런 꼴을 당하게 될지 모르는 처지에 놓여 있었다. 콩도르세는 그런 위험 속에서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도 또 오늘까지 과학과 문명이 이룩해온 진보를 관찰해봐도,또 인간정신의 희망에 대하여 하등의제한을 두지 않았다고 믿을 만한 가장 유력한 동기를 찾아낼 수 있다”는 낙관적 신념으로‘인간정신진보사’를 썼다. 역사학자 크로체가‘18세기의 유언’이라고까지 평가한 바 있는 이 책에서그는 “하느님이 이 세상을 창조했는지는 모른다.그러나 그 다음에 인간사회를 만든 것은 사람이다.따라서 좋든 나쁘든 그 책임은 인간에게 있다.그러나사람이 제 손으로 만든 이상 그것을 좋게 개량하지 못할 까닭이 없다. 또 인간에게는 이성의 힘으로 한층 훌륭한 사회를 만들고 스스로 행복해질 권리와의무가 있다. 그만큼 이성의 힘이 인간에게 주어져 있다”고 썼다. 인간의 이성을 높이 평가한 콩도르세는 미래의 세계를 지극히 낙관하면서‘인류 미래의 희망을 세 가지로 압축’하여 “각 국가 사이의 불평등 파괴,통일국가 내에서의 평등의 진보,인간의 진정한 향상”을 꼽았다. 그는 인간으로서 겪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절망하거나 증오하지 않고 인간의이성과 역사의 진보를 믿으며 인류의 장래를 낙관하는 신념에서‘ 인간정신진보사’를 썼다.사후에 출판된 이 책에는 “이성말고는 어떠한 주인도 인정하지 않는,자유인의 세계에만 태양이 빛나는 시대가 올 것이다.그때가 되면폭군과 노예,성직자들과 그들의 우둔하고 위선적인 도구에 지나지 않는 종교의 신자들은 역사 속이나 무대 위에서밖에 찾아볼 수 없게 될 것이다”란 명구가 담겨 있다. 인간의 이성을 역사의 주인으로 인정하는 콩도르세의 진보사관은 그‘주인’까지 포함하여 수많은 이성적 인간과 반이성적 사람들을 희생시키면서 두세기를 넘기고 21세기를 맞았지만 여전히 반이성의 낡은 커튼을 걷어내지 못한 상태이다. 그것은 지나친 감정과 장소에 따라 잣대를 달리하는 이기주의에서 발원한다.칸트가‘이성의 공적행사’에서 쓴 대로 인간의 인간다움은 이성의 소유에있고 이성은 공적행사일 때만이 가치가 있는데 이성의 존재인 인간이 반이성의 행동을 서슴지 않음으로써 나타나는 현상인 것이다. 역사의 진보를 위해 프랑스혁명에 참가했다가 희생당한 콩도르세의 최후는비참했다.여섯살난 딸과 피신해 있던 친절한 여관 주인에게 화가 미칠 것을우려하여 새 피난처를 찾아나섰다가 체포되어 재판 절차도 없이 다음날 하수구에서 시체로 발견되었다.호주머니에는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의 시집 한권이 들어 있었다. 죽을 때까지 인간 이성의 진보를 믿으며 인류의 장래를 낙관했던 이 진보적 계몽사상가의 신념은 20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우리에게는 여전히 미래의과제로 남는다. 우리는 언제까지 달팽이처럼 갑골(甲骨)에 갇혀서 탈색한 이념 타령과 지역주의와 반이성의 증오심에서‘달팽이 뿔 위의 쟁투(蝸角之爭)’를 계속할 것인가. 모든 동물을 만든 제우스신이 동물들에게 선물을 주었다.새에게는 날개,짐승들에게는 뿔과 이빨,또는 깃과 털을 주었다.선물을 못받은 인간이 항의했다.제우스신은 “세상 어느 짐승의 힘보다 세고 조류보다 빠른 이성을 주었다.만물의 영장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김삼웅 주필
  • [대한시론] 지식경제와 생산적 여성복지

    근세 초 인간의 보편적 평등을 절대명제로 삼았던 계몽사상가들은 대부분가부장제적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롭지 못했었다.루소조차도 남성을 폭력 없이 자연스럽게 가르칠 것을 주장한 반면 여성에 대해서는 폭력을 써서라도수줍음과 복종심을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이 여성차별주의에 균열을 낸 것은 프랑스혁명이었다.혁명헌법의 기초자인 콩도르세는 1793년 흑백평등만이 아니라 남녀평등도 역설하고 있다. “우리는 보편적 행복에 가장 중요한 인간정신의 진보 항목에 양성간의 권리 불평등을 만들어낸 편견을 완전히 제거하는 일을 집어넣지 않을 수 없다. 이 불평등은 이 편견을 조장한 저 성(性)에게도 파멸적인 것이다.이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근거를 양성간의 육체적 차이나 가령 이지력,도덕적 감수성등에서 발견되는 양성간의 상이함에서 찾을 것이지만,이것은 다 헛된 짓이다.이 불평등은 강권의 남용 외에 다른 어떤 원천도 갖고 있지 않은 것인데,훗날 사람들은 이것을 궤변으로 변호하려고 헛되이 시도해 왔을 따름이다” 206년 전콩도르세의 이 남녀평등론은 가히 21세기적이다.그러나 끈질긴 가부장제 전통 때문에 프랑스혁명도 여성해방의 진척에 그리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칸트도 ‘자연적’ 미달을 근거로 여성을 시민 범주에서 빼고 있고,처녀성을 고이 간직한 신부감을 양성하기 위한 벤담의 판옵티콘학교 설계이론,헤겔의 여성식물론 등 이후에도 유사한 남녀차별적 기안들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남녀간의 차이는 분명 존재한다.하지만 그것이 양성에게 제각기 열등성 또는 우월성의 원인이 될지는 주어진 정치·경제형태라는 시대적 상황에 의해결정되는 법이다.공업사회까지는 근력 중심의 경제형태와 국방 중심의 ‘고순위정치’(high politics)가 지배하였다.자연스럽게 남성의 근력은 경제와정치의 기반이었고 남성이 사회를 주도하는 전통이 이어졌다.여성은 주부로남거나 공업과 정치의 주변 근로자로 살도록 구조적으로 강제되었다.남녀간의 이런 역할차이는 소득과 가정적·사회적 발언권에서 남녀차별을 낳았다. 그러나 이미 공업과 ‘고순위정치’ 시대가 끝나고 두뇌중심의지식기반 경제와 국제협력·인권·평화 중심의 ‘저순위정치’(low politics)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창의적 사고력과 속도,오감(五感)의 예민한 미감(美感)과 취향,심리적 배려심,그리고 빠르고 정확한 육감과 손가락 놀림이 국가경쟁력을 새로이 규정한다. 물론 이 시대에도 남녀의 신체·감성·정신적 차이는 분명 의미를 지닌다. 가령 창의적 사고력이 앞서는 남성들이 정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제조’의 핵심부문을 장악하겠지만,미감·취향·배려심이 뛰어나고 육감과 손놀림이 빠른 여성들은 점차 지식·정보·문화·금융·의료 ‘서비스’의 핵심부문을 장악할 것이다.서비스부문에서 여성은 남성과 동등하거나우월한 역할을 해낼 수 있다.동시에 지식기반 경제의 높은 단계에서는 서비스부문이 경제와 사회의 주력부문으로 올라설 것임에 주목해야 한다.이에 따라 남녀간의 지위차이는 빠르게 축소될 것이다. 따라서 21세기에는 여성인력의 개발과 투입속도가 국력의 절반을 결정한다. 이런 까닭에 저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의 척결과,가부장주의자들과 급진적 페미니스트들이 공히 짓밟아온 ‘여성 본연’의 여성다움의 재개발이 동시에절실히 요청된다.다른 한편,국가는 여성들이 이전과 다른 수준에서 경제·사회·정치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여성의 새로운 정신적·기능적 능력을개발해 내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여성복지 정책의 방향도 생산적 복지의 이념에 따라 여성의 자활의지와 자활능력 개발을 지원하고 여성을 새로운 일자리로 인도하여 일을 통해 복지를 이루도록 돕는 ‘생산적 여성복지’ 정책이 필수적이다.‘생산적 여성복지’ 정책만이 200여년 전 콩도르세의 외로운혁명적 화두에 마침내 현실적 기반을 제공할 것이다. [黃台淵 동국대교수·정치학]
  • 인류 최대의 정신적 유산 ‘인도철학사’ 완역판 나와

    ‘리그 베다,우파니샤드,바가바드 기타,요가철학…’.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정신적인 유산을 꼽으라면 반드시 빠지지 않는 것들이다.모두 인도철학의 중심뼈대를 이루는 서적이나 사상들이다.리그베다의경우 BC 6,000년∼BC 1,500년에 등장한 것으로 추정되는 등 이들 철학은 멀리 수천년전부터 수백년전 사이에 인도에서 구전되거나 쓰여졌다. 이같은 인도철학을 현대적 언어로 바꿔 세계 무대에 첫 선을 보인 기념비적인 저작이 한길사에 의해 ‘인도철학사 Ⅰ∼Ⅳ권’으로 완역됐다.원전은 영국 옥스포드대 교수였던 라다 크리슈난의 1929년판 ‘인도철학사’.라다 크리슈난은 동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1936∼1938년 영국 옥스포드대학에서 철학교수로 강단에 섰으며 1962∼1967년 인도대통령도 지낸 철인정치가이다. 한길사는 96년 Ⅰ∼Ⅱ권을 먼저 출간했으며 당시 두권을 합쳐 8,000여권이나 팔렸다.이같은 판매량은 철학서적으로는 극히 예외적인 것이다.이번에 새로 번역된 부분은 Ⅲ·Ⅳ권.이거룡씨(동국대 강사·인도철학)가 7년여에 걸쳐 Ⅰ∼Ⅳ권 모두를 번역했다.비영어권에선 대만에 이어 두번째로 완역된 것이며 일본도 Ⅰ권만 번역됐을 뿐이다. 라다 크리슈난의 책은 현대철학과 신학에 영감을 불어 넣고 있는 인도철학의 대부분을 다룬다.따라서 주요 주제가 이루 거론하기 힘들 만큼 많다.우주와 종교,윤리,종말,창조,궁극적 실재,지성과 직관,해탈,업(業),내생(來生),지식,열반,행위,정의,지각,인과,기억,의심,오류,운동,보편성,육체의 수련,감각의 제어,선정,신,정신집중,초자연력,공간,경험,자아,환영,물질 등등. 저자는 서문에서 ‘베다 시성(詩聖)들의 꾸밈없는 노래,우파니샤드의 놀라운 함축,불교도들의 탁월한 심리분석,그리고 샹카라의 웅혼한 철학체계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혹은 칸트와 헤겔 철학에 못지않게 흥미있고 교훈적이다’라고 적고 있다.Ⅰ권은 1만8,000원,Ⅲ권은 2만2,000원,Ⅱ·Ⅳ권은 각2만5,000원. 박재범기자 jaebum@
  • 논술을 잘보려면?

    ◆산자부 이경호씨‘데칸쇼 논술’ ‘논술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대학 논술고사를 앞둔 모든 수험생들과 부모들이 한번쯤 해야하는 고민이다. ‘데카르트 칸트 쇼펜하우어가 깜짝 놀란,데칸쇼 논술’(도서출판 성림)은수험생의 이같은 고민을 풀어줄만한 논술서이다.저자는 산업자원부에서 공직생활을 하고 있는 이경호씨. 그는 그동안 3,000여권의 책을 읽은 지독한 도서광으로,중앙일보 독서감상문 행사에서 무려 5번이나 수상한 문장가이다.이 책에 실린 방법으로 논술을 가르쳐 아들을 올해 서울대에 당당히 합격시켰다.즉,이 책은 아들을 서울대에 합격시킨 독서광 아버지가 공개하는 논술 비법서인 셈이다. 이 책의 특징은 예시문과 작성요령,모범답안만을 형식적으로 나열한 기존의 책과는 달리 논술작성에 절대 필요한 ‘생각하는 방법’과 ‘글쓰는 과정’을 제시해 준다는 점이다.책은 모두 6장으로 구성돼 있다.‘생각쌓기’ ‘바꿔쓰기’ ‘따라쓰기’ 등 저자 특유의 창의적인 방법과 동서 고전의 명문장이 실려 있다.더불어 수능이후 6주동안 논술을 정복할 수 있도록 ‘논술번개 작전’과 ‘2000년대 예상문제’도 마련해 놓았다.값 8,000원. 정기홍기자
  • 수학 관련책 인기 열풍

    골치 아픈 과목으로 손꼽히는 ‘수학’이 늦가을을 맞아 교양과학부문 월간베스트 셀러 수위에 오르는 등 ‘이상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수학의 스캔들’(테오니파파스,일공일공일),‘수학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고다이라 구니히코,경문사),‘수학기호 다시보기’(박교식,수학사랑),‘우리 수학자 모두는 약간 미친 겁니다’(폴 호프만,승산) 등 수학서적이 서점가를 수놓고 있다.이같은 ‘수학’열기는 내년 유네스코가 정한 ’수학의해’를 앞두고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세상 밖으로 날아간 수학’(이사하라 기요타카,맑은소리)은 지난달 교양과학 부문 판매량 1위에 올랐고,어린이용 서적인 ‘수학이수군수군’(샤르탄 포스키트,김영사)이 2위를 기록했다. ‘앵무새의 정리’(드니 게디,끌리오)는 지난 8월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수학서적이 이같이 인기를 모으는 것은 종래 학교의 수학교육과 달리 퀴즈,에피소드 등 다양한 형식을 빌려 읽는 재미를 던져주기 때문이다. 다음은 주요 수학 관련서.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틀려 있다.칸트의 학설은 근본적으로 틀려 있다(한병호,진리세계사) ▲수학의 세계(박봉구 외,교우사) ▲수리수리 마수리 열려라 수학(마가렛 켄다 외,진명출판사) ▲화성에서 온 수학자(브루스 쉐
  • 가을 독서가에 서구철학 선풍

    가을을 맞아 독서가에 ‘철학’붐이 일고 있다.현대 서구철학자의 대작들이 속속 선을 보이면서 고급독자의 구미를 당기고 있는 것이다.이는 20세기말의 혼란과 방황 속에서 사상의 새로운 좌표를 찾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이중 가장 눈길을 끄는 서적은 이정우 전 서강대교수가 옮긴 질 들뢰즈(1925∼1995)의 ‘의미의 논리’(한길사 펴냄,2만5,000원).들뢰즈는 ‘금세기 최대의 형이상학자’‘현대의 위대한 스콜라철학자’ 등의 찬사를 받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후기구조주의 철학자이다. 들뢰즈 철학을 한마디로 압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다만 ‘순간적으로 생성되는 사건은 물리적으로는 아무런 변화를 가져오지 않지만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데서 들뢰즈의 철학이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은 들뢰즈의 철학이 요즘 한국지식인 사회에서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80년대 마르크스,90년대 푸코에 이은 대안으로 들뢰즈 읽기 열풍이 한창인 것이다.들뢰즈의 저술은 이번 ‘의미의 논리’발간으로 대부분 국내에 번역됐다.지금까지 ‘반오이디푸스’ ‘감각의 논리’ ‘칸트의 비판철학’ ‘프루스트와 기호들’ ‘니체와 철학’ ‘스피노자의 철학’ ‘베르그송주의’ ‘영화’ ‘소수집단의 문학을 위하여’ ‘들뢰즈의 푸코’ 등이 나왔다.이정우 전교수는 들뢰즈 철학을 풀이한 ‘시뮬라크르(사건)의 시대’를 펴낸 바있다. 들뢰즈에 못지않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책이 있다.퀘틴 스키너의 사상사연구 방법론을 둘러싼 논쟁을 다룬 ‘의미와 콘텍스트’. 제임스 탈리 영국 맥길대 교수가 묶은 ‘의미와 콘텍스트’(유종선 울산대교수가 옮김,아르케 펴냄,2만5,000원)는 ‘사상사란 무엇인가,사상사는 어떤 방법론과 문체로 기술돼야 하는가’등의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스키너는지난 78년 37세 때 케임브리지 대학의 정치학교수에 선임된 석학.그는 역사적 저술의 해석,이데올로기 형성과 변화,이데올로기와 정치행위의 관계 분석으로 분석틀을 나누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맞서 비판자들은 사상사연구에 특별한 방법이 있을 수 없으며 스키너의 방법은 연구의 혼란을 가중시킨다고 반박한다.이는 방법론에 관한 논쟁이 전무하다시피한 우리 지식사회에 큰 교훈을 준다.유교수는 “그들의 논쟁은 우리가 얼마나 학문에 습관적으로 매달리고 있는지를 깨닫게 해준다”고 말한다. 이밖에 독일 철학자인 베르크마이스터가 쓴 ‘가치론의 역사적 조명’(최병환 대전대 교수 옮김,서광사 펴냄,2만6,000원)과 김상환 서울대 교수가 지은 ‘예술가를 위한 형이상학’(민음사 1만5,000원) 등도 지식에 관심있는 독자를 매료시킬 만하다. 박재범기자 jaebum@
  • 저순도 마약 급속 확산

    마약류의 밀반입 수법이 지능화되고 있다.국제 밀수조직의 거점도 중국에서일본·태국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을 오가며 장사를 하는 박모씨(44)는 우리나라에서는 판매가 금지된 펜풀루라민 성분이 든 알약 ‘섬수’ 1,500정을 밀반입하다 지난 7월 5일 김포세관에 적발됐다.섬수라는 명칭의 약이 적발된 것은 처음이다. 박씨는 중국에서는 살빼는 약으로 알려진 안비납동편이나 분기납명편,펜풀루라민 등 메스암페타민 성분이 들어있는 약이 국내 단속 대상이라는 점을알고 이름만 바꿔 밀반입하다가 들켰다.우리나라와는 달리 중국은 메스암페타민 성분이 들어있는 살빼는 약을 규제하지 않는 점을 악용했다.마약 성분이 들어있는 메스암페타민은 값이 싸 주부나 학생,회사원 등 일반인들에게급속도로 번지고 있다.마약류 판매책들은 “살이 빠지는데다 피로회복과 미용에도 좋다”고 속여 유혹하고 있다. 밀반입 경로는 주로 우리나라를 여행하는 외국인들이나 보따리 장수들이다. 세관도 단속을 하고 있지만 일일이 검사를 할 수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국제 우편으로 밀반입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지난 5월에는 필리핀인 12명이히로뽕 170g을 비디오테이프와 책에 넣어 국제 특급우편으로 국내로 보냈다가 검찰에 붙잡혔다. 대검 마약과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8월말까지 적발된 마약류 사범은 7,085명으로,한 달 평균 885명이 붙잡혔다. 이는 지난해 적발된 월 평균 695명에 비해 27% 늘어난 수치다.마약류 사범재범률 역시 96년부터 높아지기 시작해 지난해의 경우 26.4%로,10명 중 3명꼴로 다시 마약의 유혹에 빠지고 있다. 대검 박광빈(朴光彬) 마약과장은 “마약류 밀반입이 지능화되고 있어 살빼는 약 등 순도가 약한 마약류와 함께 히로뽕 등을 국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중요하다”면서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과 공조 수사를 협의하고 있다”고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韓·中·日·泰 4개국 연계 마약조직 적발 부산지검 강력부(閔有台 부장검사)는 4일 한·중·일,태국인이 연계된 국제히로뽕 밀매조직을 적발,노승태(盧承泰·37·서울 송파구 방이동)씨, 곽병환(郭炳桓·32·부산 해운대구 우1동),싱가포르인 앙혹비(37),콴콕타이(39)씨등 4명을 향정신성의약품 관리법 위반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주범 홍모씨(35·일본체류중)를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검찰은 또 히로뽕 2.1㎏(시가 70억원상당)를 증거물로 압수했다. 앙혹비씨는 지난 9월17일 중국 선천(深川)시에서 중국 히로뽕 밀매책인 칸트씨(싱가포르인)로부터 히로뽕 2.1㎏을 건네받아 조선족 운반책 1명과 함께비행기 편으로 같은달 19일 김포국제공항으로 히로뽕을 밀반입,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국내 잠입 밀매중간책인 콴콕타이와 국내 판매책인 노씨를 만나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노씨는 일본에 거주하는 일본거점 밀매책 홍씨로부터 연락을 받고 앙혹비씨등을 만나 히로뽕을 전달받아 국내 알선 판매책인 곽씨에게 넘긴 혐의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대한시론] 언론의 자유와 횡포

    유전인자 속에 언어능력을 내장한 인간에게 언론의 자유가 인권일 뿐만 아니라 민주정치의 초석이라는 것은 한국에서도 이제 상식됐다.1793년 칸트는‘펜의 자유’는 ‘민권의 유일한 수호신’이라고 갈파한 바 있다.나아가 칸트는 이 자유가 부정당할 때 통치자도 정보부족으로 불법과 실정(失政)을 범하는 자가당착에 빠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제레미 벤담은 1815년 ‘정치산술론’이라는 혁명적 팸플릿을 통해 역사상최초로 언론의 자유와 여론의 ‘정치적’ 본질을 가장 일관되게 논증한 바있다.공론(公論)은 소수의 판사로 구성되는 재판정보다 낫다는 것이다.판사들은 매수될 수 있지만,다수 공중(公衆)은 매수될 수 없기 때문이다. 벤담은 또 기자가 오보를 통해 공직자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에도 ‘고의가아닌 한’ 형사책임에서 면해지는 특권을 향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어떤 시민이라도 공직을 맡으면 명예를 얻게 돼 보통시민보다 높아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비판적 여론으로 이 명예를 상쇄시켜 위정자와 시민의 지위를 평준화할필요가 있기 때문이라는것이다. 누구나 여론을 생산하고 소비하던 시대에 형성된 이 고전적 자유공론 및 언론철학은 오늘날도 원칙적인 타당성을 지닌다.그러나 그간의 경제·사회·기술변동으로 인해 고전적 언론자유는 특별한 제도적 장치가 미비하다면 실현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우선 칸트·벤담 시대와 달리 언론매체의 자본규모가 급격히 늘어난 까닭에 ‘여론생산자’와 ‘여론소비자’가 엄격히 분리됐다.더구나 따지고 토론하는 ‘공중’은 쉽게 조작당하는 ‘대중’으로 변했다.이제 큰 부자들만이 ‘언론장사’를 할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에 언론사는 여론생산을 독점하는 반면,대중은 생산된 여론의 소비자로서 일방적으로 조작당하게 된 것이다. 대언론사의 이 여론독점에 대한 유일한 대항추는 언론사들간의 경쟁이지만,이것마저도 언론독점 현상으로 곧 무력화되고 말았다.게다가 독점기업과 재벌들이 대언론사를 손에 넣는 일이 벌어졌다.점차 대언론사는 3중의 독점권을 가진 권력체로 변질되고 ‘언론의 자유’는 ‘언론의 횡포’로 둔갑했다. 여론이 이제 ‘발행된의견’으로 전락했다는 1940년대 아도르노의 비관적명제는 바로 이를 지적한 것이다.이것은 언론의 자유가 오히려 언론 때문에약화되는 역리(逆理)를 뜻한다. 언어능력의 유전인자를 확신하며 의사소통적 논리가 결국 언론사들의 횡포를 누를 것이라는 위르겐 하버마스의 이론적 위로는 기본적으로 옳은 것이지만,이 소통적 논리의 관철 과정은 선진국에서도 격렬한 투쟁을 겪었다.서유럽의 선진적 방송·언론법은 모두 이 험난한 투쟁을 통해 탄생한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작은 나라에서 여론의 독과점은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에 더 큰 위험을 초래한다.그러나 이 위험에 대처하는 언론개혁은 생각하지도 못할 실정이다.겨우 우리는 자기소유 언론사를 방패로 대기업주가 불법적 특권을 누리는 관행을 문제삼는 단계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수 십년 동안 스스로는 수도세·전기세도 안 내고 탈세를 자행하면서도 남의 비리를 규탄해온 위선적인 언론사도 있지만,한낱 지금 단죄하는 것은 대기업주가 자기 언론사를 ‘빽’으로 믿고 저지른 보광그룹 회장겸 중앙일보 사장 홍석현씨의 ‘관행적’ 범법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실정이니 서유럽 수준의 언론개혁은 아직 우리의 아젠다가 될 수 없는 것이다.기업주 겸 언론사장의 국법유린 ‘관행’을 법치주의 차원에서 단죄하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씨에게 ‘충성’하는 기자들이 정부 고위인사들을 ‘5적’‘7적’으로 지목하고 ‘죽이겠다’는 극언도 서슴지 않으며 보광그룹수사를 ‘언론탄압’으로 비방하는 것은 국가를 능멸하며 언론의 자유를 오용해온 재벌언론의 ‘횡포’의 진면목이다. [黃台淵 동국대교수·정치학]
  • [쉽게읽기] 호모 에티쿠스-윤리적 인간의 탄생

    선(善)이란 무엇인가.진정으로 잘 산다는 게 무엇인가.이런 물음 앞에 혹자는 ‘야,이거 왜 이래’하며 인상을 찌푸릴 지 모르겠네요. 괜히 골치 아프다는 거죠.가뜩이나 바쁜 세상에,내 밥그릇 하나 건사하기도힘겨운 이 시대에 애들 ‘바른 생활’시간도 아니고 뭐 얼어 죽을 놈의 도덕 타령이냐’는 힐문(詰問)이지요. 하기야 딱히 틀린 말은 아니지요.돈과 권력이면 다 되는 세상 아닙니까.그럼에도 이 책은 거듭 묻습니다.우리에게 도덕은 있느냐고.애들이 아니라 동시대의 어른들에게 말입니다.오직 자기 하나의 이익을 좇아 사는 모습을 돌아보지 않으면 이제는 ‘다 함께 망한다’는 위기의식 탓이지요. 그래서 저자는 “어떤 나라나 민족도 윤리와 도덕을 포기한 채 행복과 쾌락만을 추구하면서 바라던 바 그대로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산 예는 일찍이 없었다’고 단언합니다. 무슨 예언자의 외침처럼 들립니까.그렇다면 ‘거 참,훌륭한 소리다’며 한귀로 듣고 흘려 보낼 수도 있지요.문제는 그게 서양철학사의 오랜 내력을 섭렵한 뒤 나온 결론이라는 겁니다.저자는 소크라테스에서 칸트에 이르는 철학사의 주요 흐름을 통해 ‘인간은 왜 선하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윤리적 근본 물음을 짚어 내고,서양 정신이 추구해 온 윤리적 삶의 이상을 오늘 이 자리에서 반추하고 있지요. ‘오늘 이 자리’라고 강조한 데는 까닭이 있습니다.저자는 오늘의 철학이시쳇말로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그치지 않으려면 현실 속으로,저잣거리로 나아가야 한다는 입장이지요.한마디로 ‘저 낮은 곳’의 고난과 아픔에 동참해야 한다는 겁니다. 여기에는 저자 자신의 개인적 체험도 짙게 배어 있지요.지난해 저자는 한대학 당국의 전횡으로 인해 교단에서 쫓겨났습니다.그러니까 대학이 곧 사회비리와 부도덕의 축소판이라는 깨달음도 저자로 하여금 도덕과 윤리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성찰하도록 이끌었다고 볼 수 있지요. 이 책은 모호함의 세계처럼 비춰지는 철학책의 선입견을 훌쩍 뛰어넘고 있지요.일반 시민을 상대로 한 강의록을 묶어낸 책이기 때문에 여느 철학서와는 달리 난해한 전문 용어를 동원하지 않고서도 서양철학사의 현재적 의미를일목요연하게 서술하는 미덕이 돋보입니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자꾸 딴 생각이 들 겁니다.부담스럽게도(?) ‘우리는 과연 제대로 살고 있는가’를 자문하게 되기 때문이죠. 한길사 1만원.김상봉 지음[김성기.현대사상 주간]
  • [김삼웅칼럼] 대선자금은닉과 理性의 공적행사

    바람 잘 날 없는 정가에 또 한차례 태풍이 몰아친다.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측근 10여명이 세풍자금 10억원을 빼돌려 친인척 계좌에 보관중이란 것이다. 야당총재의 핵심측근들이 국세청을 통해 모금한 대선자금의 상당액을 유용하거나 개인계좌에 은닉중이란 보도는 폭우와 태풍에 시달리고 있는 국민에게 큰 충격이다.지난해부터 총풍 세풍 옷풍(衣風) 검풍 등 ‘바람풍 시리즈’가 신물나게 진행되더니 진짜 태풍과 폭우가 쏟아져 수많은 국민이 큰 피해를 당하고 있다. 국세청을 동원하여 천문학적인 선거자금을 조달한 것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인데 쓰고 남은 엄청난 금액을 측근들이 분배 은닉하고 있었다면 이중 삼중의 범죄행위다. 실제로 국세청을 동원한 대선자금 모금이나 잔여분을 은닉해온 행위는 죄질이나 수법에 있어서 고급옷사건이나 검찰간부의 파업유도 발언에 못지않은사건이다.그런데 한나라당이 의풍과 검풍사건에서 보인 태도와 세풍사건에서취한 태도는 너무 차이가 크다. 모름지기 야당은 정치적 도덕적으로 훨씬 깨끗하고 떳떳해야만정부여당을비판할 수 있고 그럴 때 국민의 지지를 받게 된다. 성경의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마태복음 7장)는 구절이나 “나는 바담풍 해도 너는 바람풍 해라”는 혀짧은 훈장의 고사를 이 나라 유일 야당이 닮는다면 비극 이전의 소극(笑劇)일 뿐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기회에 세풍사건의 진상을 스스로 밝히거나 검찰에 협력해야 한다.‘야당탄압’‘이회창 죽이기’란 상투적 대응으로 입막음을 할 것이 아니라 ‘은닉자금 잔여분’ 문제까지 한점 의혹이 없도록 수사에 협력하고 국정조사와 특검제를 수용해야 한다.그리하여 ‘은닉자금’ 문제가 한나라당을 말살하기 위한 조작이나,총재를 제거하기 위한 공작으로 밝혀진다면오히려 탄탄한 국민의 지지기반에 서게 될 것이다. 국회와 정당이 제기능을 못하면서 시민단체들의 발언이 많은 국민의 공감을 사고 ‘민의대변’ 역할을 하고 있다.시민단체들은 고급옷사건,파업유도발언사건에 이어 이번 대선자금 사적 전용 의혹사건에 대해서도 고언을 아끼지않고 있다. 참여연대와 경실련,정치개혁시민연대는 검찰이 한나라당 의원들의 대선자금 은닉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것을 요구했다.진상규명을 위한 특검제의 도입도 주장했다.또 사적 전용 부분에 대해 횡령죄를 적용하여 몰수조치하는 등엄중 사법처리를 촉구했다. 시민단체들의 요구 경청을 한나라당에도 따끔한 일침을 잊지 않았다.‘야당파괴’ 운운하며 회피하지말고 수사에 정정당당히 임할 것을 촉구하며 “부정한 돈도 당에서 사용하면 정치자금으로 면책되는 풍토는 없어져야 한다”고 여야 정당의 가장 아픈부분에 일침을 가했다. 거듭 말하거니와 야당은 장외투쟁 등 물리적 방법으로 이 문제에 대처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진상규명’의 차원에서 풀어야한다.그렇지 못할 때 내년 총선을 비롯,두고두고 야당을 옭죄는 올가미가 될 것이다.사실로 드러나면 은닉자금을 국고에 환수하고 책임자의 사과가 따라야 할 것이며 사실이 아니라면 발설자와 그 책임자를 철저히 가려 ‘야당파괴’의 배경을 규명해야 할 것이다. 인간으로서의 도리 철학자 칸트는 ‘이성(理性)의 공적 행사’란 글에서 인간의 인간다움은 이성의 소유에 있고 이성은 공적 행사일 때만이 그 가치가 있다고 역설한 바있다.그에 따르면 만유 가운데 유독 이성의 존재인 인간이 반이성의 행동을서슴지 않는다면 그것은 이미 인간의 울타리를 벗어난 존재란 것이다. 석학이 던지는 담론의 의미는 개인이나 집단을 막론하고 인간이 인간이기위해서는 이성의 공적 행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우리 사회의 심각한 병폐의 하나는 이성의 공적 행사가 아닌 사적 행사라는 점이다.한나라당모 부총재가 세풍사건과 관련,“계속 덮어두기만 한다면 (당에) 누가 된다”며 “문제가 있다면 사과할 것은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이성의공적 행사’의 작은 목소리라 하겠다. 한나라당뿐만 아니라 국민회의·자민련 그리고 검찰까지 대선자금 은닉의혹 사건에 대해 정치공방이 아닌 이성의 공적 행사의 차원에서 진실규명에 나서야 할 것이다.
  • [깊이읽기] 질 들뢰즈 지음 스피노자의 철학

    담론사에서는 종종 격세유전의 현상이 발생한다.이미 역사적 의미를 상실했다고 여겨졌던 한 철학자가 때로 ‘르네상스’를 맞는 경우도 그 하나다.철학에서의 이런 현상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철학은 추상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진다.추상적이라는 것은 한편으로 구체적 상황에 꼭 들어맞지 않음을 말하지만,동시에 여러 구체적 상황들을 포괄할 수 있음을 말하기도 한다.때문에역사적 상황이 일정한 차이를 동반한 채 반복되면,그 상황을 담을 수 있는철학은 ‘르네상스’를 맞게 되는 것이다. 오늘날 프랑스 철학계는 스피노자 르네상스와 라이프니츠 르네상스를 맞이하고 있다.이것은 곧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의 철학이 ‘현실성’을 지니고있음을 뜻한다.이러한 현실성은 어떤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하는가?서구의 근대 철학이 기본적으로 주체의 철학이라면,구조주의 이래의 현대 철학은 주체 중심,인간 중심의 사유를 극복하려고 한다.이것은 곧 서구 철학의 한 축을이루어온 데카르트·칸트·후설 중심의 철학사를 다시 읽고 다시 쓰는 것을의미한다.들뢰즈가오늘날 시대를 대변하는 철학자로서 인식되고 있는 이유중 하나는 들뢰즈야말로 ‘철학사 다시 읽기·쓰기’를 가장 농밀하고 인상깊은 형태로 수행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피노자 르네상스가 들뢰즈 한 사람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이미 게루가 새로운 철학사 방법론을 동원해 스피노자 르네상스의 초석을 마련했으며 마셰리·마트롱·네그리… 등이 들뢰즈와 함께 새로운 스피노자를 드러냈던 것이다.이번에 번역된 ‘스피노자의 철학’은 이러한 운동의 중심에 있는 저작은 아니지만(들뢰즈의 핵심 저작은 ‘스피노자와 표현의 문제’이다),이러한 운동에 입문할 수 있는 적절한 책이라 할 수 있다.특히 이책 4장에 들어 있는 스피노자 용어해설은 스피노자를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거의 외우다시피 읽어야 할 대목이다. 스피노자 르네상스의 개념적 핵은 무엇인가?오늘날의 시대가 ‘욕망을 사유하는’ 시대라면,스피노자의 ‘코나투스’ 개념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야말로 우리 시대 사유의 철학사적 초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인간의 본질은코나투스(욕망)이며,코나투스는 갖가지 정(情)들(affects)이나 정동(情動)작용들(affections)로 나타난다는 통찰이 스피노자 인간론의 핵심이다.이 인간학적 통찰을 기반으로 스피노자의 윤리학과 정치학을 논구해나간 것이 현대 스피노자 연구의 핵심 얼개이다. 스피노자가 동북아 사유 전통과 일정한 친화성을 가진다는 것은 잘 알려진사실이다.물론 ‘친화성’이라는 요인이 한 철학자의 의의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는 아니다.그럼에도 스피노자의 철학이 ‘영원의 상하에서(sub specieaeternitatis)’ 이해되어야 할 철학이라면,스피노자 사유와 동북아 사유의친화성은 눈여겨볼 만하다.무엇보다도 핵심적인 것은 스피노자 사유의 ‘내재성’이다.만물에 신이 내재한다는 ‘범신론’,신은 곧 자연이며 ‘자기 원인’이라는 것,우주는 생산성,잠재력… 등의 범주를 통해 이해되어야한다는것 등등의 생각들이 스피노자 사유를 동북아 사유와 소통 가능한 것으로 만들어주고 있다.따라서 오늘날 우리가 ‘스피노자라는 환경 속에 있다’고 한다면,그것은 또한 동북아 사유의 재해석이라는 환경 속에 있음을 뜻하기도한다. 그동안 스피노자(그리고 라이프니츠)는 우리의 철학사 연구에서 일종의 ‘사각지대’를 형성했다.칸트와 헤겔에 관한 논의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이것은 우리가 지난 반세기동안 (주로 프랑스에서) 이루어진담론사적 성과들에 거의 무지함을 뜻하기도 한다.이번에 성실하게 번역되어나온 들뢰즈의 저작이 철학사의 새로운 이해를 가능하게 해줄 신호탄이 될수있기를 바란다.(민음사 1만원)이정우 前 서강대교수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洪淳瑛 외교통상부장관

    우리는 무서운 질주(dreadful rush)의 사고와 행태를 가지고 있다.그 속도로 1960년대 이후 30년의 짧은 세월에 세계를 놀라게 한 압축성장,즉 한강의 기적을 이룩했다.참고,생각하고,계획하는 것보다는 발산하고 행동하고 착수하는 데 우선 순위를 두고 ‘뛰면서 생각하는 것’을 자랑으로 여겨왔다. 중국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참을성이 많고 깊이 생각하며,실질을 숭상하는 것처럼 보인다.감사를 표하는 것도,또 원수를 갚는 것도 일생을 통해 실천한다. 덩샤오핑(鄧小平)지도자를 생각하게 된다.독일 사람들도 깊이 생각하고 깊게 계획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칸트,헤겔,마르크스 등과 같은 뛰어난 철학자를 배출했다. 우리는 언제부터 빨리빨리 행태가 몸에 배게 되었을까.신라시대의 원효대사,조선시대의 이퇴계,이순신 등은 얼마나 깊이 생각하고 여유롭게 행동한 인물들이었던가. 그렇게 인내하고 실용주의를 숭상하는 중국인들은 왜 홍위병을 앞세운 문화혁명에 10년의 세월을 보냈을까. 깊이 생각하고 계획하는 독일인들은 왜 유태인을 학살하고 유럽제패를 도모하는 세계대전을 두번씩이나 일으켰을까. 과연 국민성은 종(種·gene)의 특성인가,아니면 시대환경의 산물인가.이는인간 창조설과 진화론간의 논쟁만큼이나 오래된 의문이므로 함부로 답할 수는 없다.어쨌든 요즘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잘못을 자기의 탓으로 돌리기보다는 조상의 탓으로,남의 탓으로,환경의 탓으로 돌리는 무책임의 사고를 가지고 있다.그래서 많은 선각자들은 개인책임의 새문화를 창출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우리는 속도의 숭배를 지양하고 내실을 숭상하는 새 문화를 창출할 시점에왔다.허장성세를 지양하고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새 관행을 체득하여야 한다. 왜 그렇게 돼야 하고 어떻게 해야 그렇게 될까.역사의 방향이며 흐름인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그것을 요구하고 있고,또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더욱준수하면 그렇게 될 것이다.민주주의의 핵심인 법치주의,시장경제의 핵심인공정경쟁을 사회의 지표로 삼아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때에 우리는 목표보다는 절차를,속도보다는 내실을 중시하는 새로운 문화를 갖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당면하고 있는 많은 문제점-학연·지연·혈연을 중시하는 온정주의(溫情主義),주먹부터 쓰고 보는 투쟁주의(鬪爭主義),공정한 수단과 방법을 경시하는 성취주의(成就主義),이로부터 오는 부정부패­이런 모든 문제점들에 대한 해답은 역설적이지만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큰 목표와 원칙들을정치에서,행정에서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실천하고 관철시키는 데 있다.법치주의,공정경쟁의 생활화를 지향하는 일대 정신운동이 각자의 생활권에서 일어나야 한다.그것이 지금 일어나고 있다고 느껴진다.그런 과정에서 어느덧우리도 모르게 ‘빨리빨리’ 문화가 이 사회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다.
  • [발언대] 교육부·교단갈등 빨리 수습하라

    지난 15일 스승의 날에 정작 대다수 교원들의 마음은 무겁고 우울했던 것으로 전해진다.교육부장관 퇴진 서명운동까지 벌이는 상황에 이르렀음은 교육계의 불행이요,비극이 아닐 수 없다.물론 그동안 교육계도 비리와 부조리로인해 지탄과 비난을 사왔고 구태의연한 교사들의 근무자세도 비판을 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새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개혁안과 교육정책이 교원을 경시하고 개혁대상으로만 보아 교원들의 사기와 보람을 한꺼번에 꺾어버린 흐름을 부인할 수 없다.특히 과도한 시장경제논리와 수요자 중심의 정책 탓에 일선 교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아무리 취지와 방향이 옳아도 교원들의 협조와 참여 없이는 개혁이 실패로 끝나게 된다. [우정렬 부산 중구 보수동] 개혁에는 고통과 아픔이 뒤따르지만 때로는 채찍 대신 당근도 줘야 한다.한쪽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여 벼랑길로 내몰면 반항이 생기게 마련이다.어쨌든교육부와 교단의 갈등은 하루빨리 수습돼야 한다.동서양을 막론하고 한 나라가 올바로 유지되려면 정신적 원동력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교육이며 이를 건강하고 튼튼하게 하는 사람들이 바로 교육자다. 독일의 철학자 칸트는 “인간은 교육에 의해서만 인간이 될 수 있다”고 하여 교육의 힘과 중요성을 강조했다.그런데 요즘 교권이 너무 흔들리기도 했다.학생이 교사에게 대드는가 하면 학부모까지 가세해 교사를 구타하기도 한다.이런 상황에서는 정상적 교육이 될리 만무하다. 사회에서도 교원들에 대해 따뜻한 충고와 비판은 하되 형식적 예우 못지않게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진실한 인간적·정신적인 예우도 보장해주어야한다.사제간에 존경과 신뢰의 풍토가 없이는 진정한 교육은 불가능하다. 또 한 나라의 교육수준은 결코 교사의 질과 수준을 능가할 수 없다.스승은제자의 거울이며 스승의 감화는 영원한 것이다. 교원들도 최근의 불미스런 사태를 통감하고 2세 교육에 더욱 전념하여 교육위기를 극복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 저자와의 대화-‘자아와 자유- 펴낸 엄정식교수

    엄정식 서강대 철학과교수는 그의 저서 ‘자아와 자유:현대철학의 쟁점들’에서 정체성의 위기를 맞고 있는 현대철학의 쟁점을 조명하고 철학의 미래를 탐구하고 있다.그는 신합리주의라는 프리즘을 통해 철학의 미래를 본다. 그의 철학적 탐구여행은 현대철학이 정체성의 위기에 빠져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중세에는 철학이 신학이라는 태양에 너무 가까이 갔다가 그 방법론의 날개를 잃고 제 기능을 다 발휘할 수 없었다.오늘날에는 철학이과학이라는 바닷물에 젖어서 비틀거리고 있다”.퍼트남 하버드대 석좌교수는 “현대철학의 최대 과제는 철학 그 자체를 재정립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철학의 정체성 위기 문제는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들에 의해 가장 실감나게 다루어져 왔다.“데리다·푸코·리오타르·로티 등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은전통적인 철학에 강한 반발을 보인다.합리성·진리성·객관성을 상대화하고다원화하여 주체성을 송두리째 뽑아버리려는 이른바 ‘해체주의’를 표방해왔다.그들은 철학이 서구가치와 서구의 권력구조를 합리화하는 학문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한다”고 엄 교수는 말한다. 포스트모더니즘학파 보다는 덜하지만 포퍼·아펠·하버마스·롤스·데이비슨·퍼트남 등 신칸트학파적 비판철학자들도 어느정도 정체성의 위기를 말한다.이들은 그러나 칸트적 합리성의 회복을 통해서 정체성의 위기가 극복될수 있다고 지적한다. 엄 교수는 정체성의 위기 극복을 ‘신합리주의’ 철학에서 찾는다.“정체성의 위기 극복은 근대적 합리주의 만으로는 안된다.서구 근대문명의 특징인합리성 그 자체를 강하게 비판하는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의 반합리적 접근으로도 안된다.합리주의 범위의 비판적 확장과 구조적 개혁,그리고 포스트모더니스트의 비판을 큰 틀로 통합하는 신합리주의에서 정체성의 문제를 푸는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신합리주의는 소크라테스의 이념과 칸트 사상에 바탕을 두고 있다.이성적능력을 신뢰하는 신합리주의는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난다.“이성의 비판적기능을 강조할 때는 포퍼의 비판적 합리주의로,이성의 반성적 기능을 강조할 때는 롤스의 반성적 합리주의로,이성의 소통적 기능을 강조할 때는 하버마스의 소통적 합리주의로,이성의 초월적 기능을 강조할 때는 퍼트남의 초월적 합리주의 형태로 그 모습을 나타낸다. “신합리주의는 그러나 서양철학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동양적 가치를 많이 수용하고 지구촌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합리주의 정신도 포용해야 한다”고 엄 교수는 강조한다. 그는 비판적 합리주의는 우리나라에도 뿌리깊은 유산으로 남아 있다고 말한다.“성(聖)과 속(俗)을 종합한 원효,교(敎)와 선(禪)을 양립시킨 지눌,이(理)와 기(氣)를 보완관계로 승화시킨 율곡,이론과 실천을 변증법적으로 융화시킨 다산 등은 한국의 빛나는 비판적 합리주의 철학자들이다”. 엄 교수는 “우리의 전통적인 비판 철학과 신합리주의가 만나면 동서고금(東西古今)의 절묘한 사상적 융합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그는 이러한 사상적 융합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이 책은 사상적 융합이라는 그의 학문적탐구의 첫 출발이다. 그는 “현대인들의 삶은 당분간 이진법으로 디지털화한 정보의 배를 타고상대주의를 배경으로한 실용주의와 논리·수학적 사고를 배경으로 한 신비주의 사이에서 표류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창순기자 cslee@
  • ‘시공 로고스총서’ 2차분 5권 출간

    시공사가 펴내는 ‘시공 로고스총서’ 2차분이 나왔다.이번에 출간된 책은‘프로이트’‘라캉’‘데리다’‘바르트’‘피아제’등 5권. 리처드 월하임이 지은 ‘프로이트’는 정신분석의 창시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생애와 이론을 정리한 책.프로이트의 감정과 당시 심리학계·학자들의 분위기까지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맬컴 보위의 ‘라캉’은 구조주의 언어학 이론을 동원해 프로이트를 새롭게 해석한 자크 라캉에대한 입문서.크리스토퍼 노리스의 ‘데리다’는 서양철학에 ‘해체’ 개념을 도입한 자크 데리다의 연구서이고,조너선 컬러의 ‘바르트’는 ‘문학과학’을 주창한 롤랑 바르트의 구조주의를 분석한 책이다.‘피아제’는 아동심리학자이자 저술가인 장 피아제의 연구를 비평적 입장에서 바라본 것으로,마거릿 보든이 썼다.한편 ‘시공 로고스총서’ 3차분(테카르트,바울,아인슈타인,칸트,융)은 6월경에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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