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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무로영화제 위원장에 이덕화씨

    충무로영화제 위원장에 이덕화씨

    배우 이덕화씨가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운영위원장을 맡았다. 중구는 이씨를 제2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 운영위원장으로 임명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위원장은 오는 9월 3∼11일 9일간 열리는 제2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말 종영된 KBS 드라마 ‘대조영’에서 설인귀 장군역으로 열연을 펼쳐 연기대상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받았다. 올해 충무로국제영화제는 50개국 200편의 작품이 상영될 예정이다. 지난해 32개국 144편보다 출품 규모가 커졌다. 특히 40주년을 맞는 칸국제영화제 감독 주간과 오시마 나기사, 마틴 스코세이지, 로베르 브레송, 짐 자무시 등 세계적 거장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세계고전영화 회고전’도 마련된다. 한편 중구는 충무로국제영화제에서 일할 스태프를 18일까지 모집한다. 모집 분야는 기획부(1명), 홍보마케팅부(1명), 사업부(1명), 프로그램부(5명) 등 4개 분야 8명이다. 영화제 홈페이지(www.chiffs.kr)에서 입사지원서를 내려받아 작성한 뒤 이메일(recruit@chiffs.kr)로 접수하면 된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충무로 영화제 또 참가할 것” 79%

    “충무로 영화제 또 참가할 것” 79%

    올해 처음 열린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를 관람한 관람객 10명 중 8명이 내년에도 영화제를 다시 찾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중구는 18일 ‘기분좋은 트렌드하우스QX’와 공동으로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이하 충무로영화제)에 참여한 관람객 401명을 대상으로 내년 영화제의 참석 의사를 조사한 결과 79.1%가 ‘참여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참여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4.8%에 그쳤다. 충무로영화제 관람 이유와 관련,30.8%가 ‘평소에 보기 힘든 고전영화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 30.9%는 ‘서울 충무로에서 열린 국제영화제’라는 이유를 댔다. 응답자 중 75.4%는 ‘고전을 컨셉트로 한 영화제 프로그램에 만족한다.’고 밝혔다.5.6%만이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했으며,19%는 ‘보통’이라고 했다. 충무로영화제 인지와 관련, 관람객 중 33.7%는 ‘언론 기사와 영화 전문지, 인터넷 및 TV를 통해 충무로영화제를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30.4%는 ‘충무로영화제에 대한 입소문이 돌면서 주변 사람의 말을 듣고 참여했다’고 응답했다. 옥외 홍보물을 보고 찾은 관람객도 20.6%나 됐다. 영화 상영뿐 아니라 참여형 야외 프로그램도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제 기간중 야외에서 열린 거리축제 프로그램과 관련,78.1%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한국 영화의 본산인 충무로에서 열리는 영화제이기 때문에 다른 영화제보다 관심이 가느냐는 질문에 66.8%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관람객 77.9%는 충무로영화제의 성장을 기대한다고 밝혀 올해 처음 개최된 영화제에 대한 영화팬들의 남다른 관심을 드러냈다. 충무로영화제는 지난 10월25∼11월2일 충무아트홀과 대한극장, 명보프라자, 중앙시네마 등에서 열려 32개국 144편의 영화가 상영됐다. 총 좌석 7만 3000석 가운데 5만 1800석이 판매돼 좌석점유율 71%를 기록했고, 매진 횟수도 무려 34회나 됐다. ‘충무로 영화의 거리’에서 펼쳐진 ‘충무로 난장’ 프로그램에는 12만 5000명,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진행된 ‘남산 공감’에 16만 5000명, 청계광장에서 진행된 ‘청계 낭만’에 23만명이 참여하는 등 영화 관람객 6만여명을 합쳐 모두 58만여명이 영화제와 축제를 즐겼다. 제2회 충무로영화제는 내년 9월3∼11일 남산 국립극장에서 개·폐막식이 진행된다. 영화제 내용도 달라진다.40주년을 맞는 칸국제영화제 감독 주간에 맞춰 오시마 나기사, 마틴 스코세이지, 로베르 브레송, 짐 자무시 등 세계적 거장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세계 고전영화 회고전’이 열린다. 국내외 영화인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경쟁부문도 도입해 신작 영화의 시상식도 열릴 예정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리얼리즘은 내가 영화를 보는 관점”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가장 주목 받는 인물 가운데 한 명을 꼽으라면 단연 루마니아의 크리스티안 문주(39) 감독일 것이다. ‘4개월 3주 그리고 2일’로 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그가 영화제 뉴컨런츠 부문 심사위원 자격으로 처음 부산을 찾았다. 그의 영화는 지금 월드시네마 부문에서 상영되고 있다. 6일 기자와 만난 그는 “루마니아 친구들이 (부산영화제가)특별하다고 해서 어떤지 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오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4개월’은 1987년 차우세스쿠 독재정권을 배경으로 불법 낙태시술을 받으려는 여성을 통해 당시 사회의 억압과 불안을 다룬 작품.“1987년은 군사정권의 막바지이자 최악의 시기였습니다. 또 영화의 소재가 된 실제 사건이 그때 일어나기도 했구요.” 루마니아에서는 1966∼1989년 낙태가 불법이어서 이 시기 베이비붐이 일었다. 인구를 늘려 노동집약적인 산업을 육성해 국가발전을 도모하고, 사회주의적인 가치를 교육받은 새로운 세대를 길러내는 것이 당시 정권의 목표였다고 문주 감독은 설명했다. 그 또한 이 시기인 1968년에 태어났다. 제목 ‘4개월 3주 그리고 2일’은 주인공 여성의 임신기간을 가리킨다. 하지만 그는 “말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주인공들이 사회로부터 느끼는 압박감, 결정을 내려야 하는 힘든 순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 영화에는 유난히 롱테이크(길게 찍기) 장면이 많다. 배우들에게 코멘트도 자제하고 관찰자의 입장을 유지하도록 했다는 그는 “컷이 많으면 공감대가 형성될 수 없다.”며 “관객들이 눈앞의 광경을 보며 자연스럽게 빠져들길 원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정통 리얼리즘을 고수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우리 삶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다루는 데 힘을 느낀다.”고 말했다. 루마니아의 영화산업은 초라하다. 연간 제작되는 영화가 10∼12편, 편당 제작비도 50만∼100만 유로에 그친다.‘4개월’은 전세계 60여개국에서 배급, 상영이 결정됐다. 국내에서도 올해 말 개봉될 예정이다. 부산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가와세 나오미, 앨런 챈, 박찬욱… 초가을 거장의 숨결

    ●제8회 서울국제영화제 16일까지 9월 첫 주 가을 문턱을 넘자마자 색다른 영화의 유혹이 시작됐다. 제8회 서울국제영화제가 16일까지 열린다. 온·오프라인과 모바일을 망라하는 유비쿼터스 영화제로,24개국 77편이 초청된 시네마 부문(오프라인 부문)은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점 3개관에서 진행되며, 넷부문(온라인 부문)에 출품된 35개국 170여편의 영화는 공식 사이트(www.senef.net)를 통해 선보인다.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모가리의 숲’이 소개되며 디지털 시네마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앨런 챈 감독의 단편 ‘밀에서 온 엽서’도 상영된다. 파벨 룽긴의 ‘섬’, 자크 리베트 감독의 ‘도끼에 손대지 마라’ 등 각종 영화제에서 호평 받은 거장들의 작품들과 인도, 프랑스, 브라질의 최신 영화들이 이어진다. 말론 브랜도, 오손 웰스, 키에슬로프스키, 빔 밴더스 등 명배우와 감독에 관한 작품도 마련했다. 국제경쟁 부문에 출품된 영화의 감독들이 대거 한국을 찾는다. 첫 장편 영화 ‘라 인풀루엔시아’에서 싱글맘의 우울한 내면과 일상을 섬세하게 포착한 스페인의 페드로 아귈레라, 스릴러 영화 ‘심문’으로 탄탄한 연출력을 자랑하는 불가리아의 여성 감독 이글리카 트리포노바, 스페인 단편 영화의 대부 하비에르 레볼로도 ‘롤라’를 들고 내한, 자신들의 영화세계를 보여준다.(02)518-4332. ●‘문화플래닛 상상마당´ 단편영화제 7일 홍대 앞에 문을 연 ‘문화플래닛 상상마당’은 지하 4층, 지상 7층 규모로 영화관, 갤러리, 영상 편집실, 카페 등 예술 전반을 포괄하는 복합문화 공간이다. 독립 저예산 영화들을 위한 전용 공간을 표방, 개관을 기념해 단편영화제를 19일까지 진행한다. 상영작은 모두 75편.9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 주목받은 국내 우수 단편들과 ‘탱고 아르헨티나’‘겨울잠’ 등 클레르몽페랑 등 해외 영화제가 인정한 작품들이 준비돼 있다. 박찬욱 감독의 ‘심판’‘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 김태용·민규동 감독의 ‘열일곱’‘창백한 푸른점’, 정지우 감독의 ‘사로’‘생강’, 장준환 감독의 ‘2001 이매진’‘털’ 등 유명 감독의 독특한 감성이 배어 있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문소리, 양익준, 박혁권 등 이름 난 배우들이 직접 찍은 영화도 있다. 이들은 영화 상영 후 관객가 만나 대화의 시간도 갖는다.(02)330-6200.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엿본 죄-히치콕 ‘이창’ 리메이크작 ‘디스터비아’ , 얕본 죄-타란티노의 마초 잡는 ‘데쓰 프루프’

    엿본 죄-히치콕 ‘이창’ 리메이크작 ‘디스터비아’ , 얕본 죄-타란티노의 마초 잡는 ‘데쓰 프루프’

    어리다고, 연약하다고 얕봤다간 큰코 다친다.30일 개봉하는 스릴러 ‘디스터비아’는 이웃에 있는 연쇄살인범을 잡아내는 10대 소년이 주인공. 한 주 뒤인 새달 6일 만나는 ‘데쓰 프루프’에서는 자동차를 살인무기로 이용하는 마초에게 본때를 보여주는 ‘무서운 언니들’의 활약이 펼쳐진다. 전자는 스릴러의 거장 앨프리드 히치콕의 ‘이창’을 10대판으로 리메이크한 것이며, 후자는 기존 영화 문법을 파괴하는 재미를 선사, 열혈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악동 쿠엔틴 타란티노의 작품이다. ●갈수록 숨통을 조인다 ‘디스터비아’의 시작은 말랑말랑한 10대 청춘 멜로물이다. 아버지를 여의고 방황하던 케일(샤이아 라보프)은 교사폭행으로 90일 가택연금에 처해진다. 발목에는 감시장치가 채워지고 집밖으로 나갈 수 없다. 엄마로부터 컴퓨터 게임도 TV 보기도 모두 차단당한 케일은 때마침 이웃집에 이사온 ‘퀸카’ 여학생 애슐리(사라 로머)를 훔쳐보는 데서 재미를 찾는다. 케일 역의 샤이아 라보프의 연기는 앞서 개봉된 ‘트랜스포머’와 연장 선상에 있다. 그는 친구 로니(아론 유)와 함께 애슐리를 지켜보며 그녀의 환심을 사려고 애쓴다. 그녀로 인해 촉발된 관음증은 주변으로 확대되고 영화는 중반을 넘어서면서 스릴러로 옷을 갈아 입는다. ‘창밖 리얼리티 쇼’에 완전 매료된 케일과 로니, 애슐리는 고성능 망원경, 무전기, 비디오 카메라까지 갖춰 놓고 24시간 관찰에 들어간다. 그러던 중 케일은 이웃집 남자의 살인을 목격한다. 케일은 TV에서 연일 떠들어대는 연쇄 살인마가 바로 그라는 것을 직감하고 친구들과 그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영화는 옴싹달싹할 수 없는 주인공과 그에게 서서히 다가오는 ‘렉터 박사’ 이미지의 살인마를 대비시켜 후반부로 갈수록 숨통을 조여온다. 무전기로 전달되는 로니의 급박한 목소리, 그걸 듣고도 꼼짝할 수 없는 케일의 답답함, 캠코더의 흐릿한 녹색 화면을 통해 전달되는 살인범의 집안 풍경은 심장을 더욱 내달리게 만든다.12세 관람가. ●이보다 더 통쾌할 순 없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이번에도 영화를 ‘가지고 논다.’영화 문법이 무엇이든 개의치 않고 독특한 작품을 선사했던 그는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다.‘데쓰 프루프’는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선보였던 작품. 의도적으로 연출한 70년대 B급 영화 분위기부터 즐거움을 선사한다. 오래된 옛날 영화인양 스크린엔 비가 줄줄 내리고 음향은 지직거린다. 필름은 뚝뚝 끊기거나 도돌이표를 찍기도 하고 갑자기 흑백으로 전환되기도 한다. 내용은 이렇다. 주인공은 스턴트맨 출신의 마이크(커트 러셀). 스턴트용으로 완벽 개조해 운전자는 ‘절대 죽지 않는(데쓰 프루프의 뜻)’ 자동차를 위험한 무기로 쓴다. 그는 여성들만을 ‘사냥감’으로 삼는 마초. 영화는 1부와 2부로 나뉜다. 그가 상대하는 여자는 모두 7명. 전반부가 그의 승리라면 후반부에는 마찬가지로 스턴트를 하는 ‘무서운 언니들’에게 걸려 된통 당하는 이야기다. ‘재키 브라운’‘킬빌’ 등을 통해 보여준 강인한 여성에 대한 감독의 찬사를 이 영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총과 쇠파이프로 무장한 여성들과 마이크가 벌이는 자동차 추격 장면에선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느낌이다. 반질반질한 눈빛과 거만한 웃음으로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다가 나중에 애처럼 울며 질질 짜는 커트 러셀의 망가지는 연기가 빛난다. 타란티노 감독은 이번에도 바텐더로 카메오 출연했다.‘킬빌’에서 우마 서먼의 대역이었던 스턴트 우먼 조이 벨은 이 영화로 화려하게 데뷔했다.18세 관람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박찬욱 감독 복수 3부작 DVD 패키지로

    개별적으로 출시됐던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이 DVD 패키지로 판매된다.CJ엔터테인먼트는 ‘복수는 나의것’‘올드보이’‘친절한 금자씨’ 등 세 편을 묶어 이달 말 출시한다.‘복수는 나의 것’에는 기존 출시됐던 타이틀보다 2개 더 많은 음성해설을 담고 있다. 박 감독과 송강호, 신하균이 당시 촬영 현장에 대한 기억과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있으며 영화평론가 김영진씨의 해설이 추가됐다. 이미 세 번 발매된 ‘올드보이’는 세 번째 발매판을 패키지에 담았다. 두 번째 출시됐던 한정판의 영상을 그대로 가져온 FE버전으로 칸국제영화제 수상 이후 발매됐던 것이다.‘친절한 금자씨’ DVD는 기존 출시품보다 디스크가 한 장 늘어 한 개의 음성 해설과 3개의 부가 영상이 추가됐다. 음성 해설은 뉴욕영화제 리처드 페나 집행위원장이 담당했으며, 박 감독의 사진 영상인 ‘사진 읽어주는 남자’, 박 감독의 추천 단편영화인 ‘핵분열 가족’, 복수 3부작 주연배우들이 참석해 기념촬영을 한 현장을 담은 ‘Get Together’가 추가됐다.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무더운 여름 시원한 ‘웃음 충전’

    이 얼굴들, 그동안 포스터만 봐도 빙그레 미소가 지어졌다. 올 초 영화 ‘1번가의 기적’으로 한 차례 원없이 웃겨줬던 배우 임창정이 눈치코치 없는 시골 청년으로 또 한번 웃음 폭탄을 터뜨릴 태세다. 여기다 우리나라 안방도 접수했던 영국산 코미디 ‘미스터 빈’과 미국 애니메이션 ‘심슨가족’도 한여름 무더위를 날려주겠다며 스크린으로 넘어왔다. 국내외 블록버스터와 공포 영화 일색의 극장가에서 이들의 출현은 두손 들고 반색할 일. 무더위로 인한 짜증을 이들이 선사하는 ‘무공해 웃음’으로 날려보시길. ● 韓 ‘역사의 비극’ 이번엔 코미디로 요즘 나오는 국산 코미디가 다 그렇지 뭐, 했던 관객이라면 이 영화 앞에서만은 편견을 한번쯤 접어둘 만하다. 임창정·박진희 주연의 ‘만남의 광장’은 기막힌 상황 설정과 주·조연들의 열연으로 자연스럽고 시원한 웃음을 선사한다. 영화는 당초 ‘스파이더맨3’의 위세가 등등하던 5월 개봉 예정이었다. 당시 지연 이유에 대해 배급사측은 “영화가 생각보다 잘 나와서”라는 이유를 댔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괜한 말이 아니다. 강원도 인적 드문 곳에 위치한 평화로운 마을 청솔리. 이 마을은 6·25 전쟁 직후 어이없게 남과 북으로 갈라진 곳이다. 부모 형제로 함께 모여 살던 마을 사람들은 서로를 그리워한 나머지 당국 몰래 땅굴을 파놓고 알아서 가족상봉을 실천해 왔다. 어느날 삼청교육대 출신의 공영탄(임창정)이 마을에 우연히 오게 된다. 주민들은 “삼청교육대 출신”이라는 말만 듣고 그를 마을 분교에 부임할 예정인 선생님으로 착각한다. 얼떨결에 선생님이 된 영탄은 남의 일에 시시콜콜 간섭하고 궁금한 것은 못 참는 집요한 성격. 우연히 마을 이장(임현식)과 그의 처제 선미(박진희)의 은밀한 현장을 목격한 뒤 두 사람의 관계를 파내려다 마을 사람들의 더 큰 비밀을 알게 되는데…. ‘위대한 유산’‘조폭마누라’ 등을 연출한 김종진 감독은 남북분단, 삼청교육대 등 역사적 비극을 유머러스하게 버무려 맛깔나게 내놓았다. 저질 말장난이나 욕설로 억지 웃음을 유발하지 않는다. 모처럼 이야기도 풍성하고 웃음도 가득한 유쾌한 영화다. 임창정, 박진희, 임현식, 이한위 등 코미디가 뭔지 아는 배우들 덕에 영화의 맛도 더욱 잘 살아났다. 그러나 ‘웃음의 고갱이’는 특별 출연한 류승범의 연기. 그는 길을 잃고 헤매다 지뢰를 밟게 된 진짜 선생님 장근으로 나와 ‘천의무봉’ 수준의 코믹 연기를 보여준다. 지뢰를 밟은 순간부터 노숙자로 점차 변해가는 그의 모습을 보노라면 배꼽을 잡지 않을 수가 없다.15일 개봉,12세 관람가. ● 英 미스터 빈, 파리에서 쇼를 하다 유행과 거리가 먼 구식 양복, 한번 보더라도 절대 잊지 못할 독톡한 얼굴, 덜 떨어진 말투와 몸짓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했던 미스터 빈(로완 애킨슨).1990년대 영국 TV시리즈로 처음 출발, 한동안 명절마다 한국 브라운관에도 나타나 지루한 낮시간을 책임졌던 그가 이번엔 런던을 떠나 파리로 가자며 관객들을 극장으로 유혹하고 있다. ‘미스터 빈의 홀리데이’는 미스터 빈이 교회의 추첨 행사에서 칸 여행권과 최고급 캠코더를 얻으면서 시작된다. 그러나 행운은 여기까지. 선물로 받은 캠코더를 너무 애용하다 일이 꼬이기 시작하고 당연하게도(?) 연거푸 사건이 벌어진다. 역에서 다른 일을 하다가 기차를 놓치기 일쑤고, 가방을 놓고 내리거나 여권과 지갑을 놓고 타기는 예사. 급기야 자신의 실수로 러시아에서 온 부자를 이산가족으로 만들고 자신은 빈털터리 신세에 유괴범으로까지 몰리게 된다. 하지만 소년을 아버지에게 데려다 주고 자신의 여행을 끝내기 위해 칸에 꼭 도착해야만 한다. 영화의 묘미는 여행지에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법한 평범한 일들을 비범한 웃음으로 승화시킨 데 있다. 그 웃음은 미스터 빈의 ‘몸짓 개그’로 극대화된다. 도저히 먹기 힘든 음식을 처리하는 그만의 비법, 돈이 궁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언어가 달라도 외국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지를 그는 온몸을 내던져 보여준다. 즐겁지만 실없이 웃기기만 했던 영화는 후반 들어 통렬한 현실 풍자까지 담아 낸다. 희생양은 미스터 빈과 한 차례 악연이 있었던 영화감독 카슨 클레이(윌리엄 데포). 그는 상업광고를 찍으면서도 예술영화 감독이라고 뻐기는 인물. 칸국제영화제 개막작인 클레이 영화의 시사회장에서 벌이는 미스터 빈의 소동은 ‘난해한 영화=예술영화’라는 천박한 등식을 향해 날리는 ‘거침없는 하이킥’이다.15일 개봉, 전체 관람가. ● 美 ‘엽기가족’ TV 넘어 스크린 접수 “왜 TV시리즈를 돈 내고 극장에서 보냐?” 호머 심슨의 시니컬한 자아 비판 유머로 시작하는 애니메이션 ‘심슨가족, 더 무비’. 결론부터 말하자면 극장에서 돈 주고 보기에 전혀 아깝지 않다.1987년 프로그램 중간에 삽입하는 24초짜리 만화로 별볼일 없게 시작한 ‘심슨가족’은 도발적인 유머로 금세 미국인은 물론 세계인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현재까지 18시즌,400회가 넘는 에피소드를 자랑하며 텔레비전 역사상 가장 오래 방영되고 있으니 이들의 스크린 데뷔는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슈렉’‘라따뚜이’ 등 3D 애니메이션이 판치는 시대에 ‘2D’로 겁없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주특기인 ‘뻔뻔한’ 입담으로 관객들을 단숨에 사로잡을 듯하다. 영화는 패스트푸드의 유해성과 자연파괴가 불러올 환경재앙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다. 이런 문제는 비단 미국만의 것은 아니어서 충분히 공감이 간다. 교훈적인 내용을 엽기가족의 소동을 통해 그려내니 거부감 없이 즐기기에 그만이다. 하지만 실컷 웃은 뒤 그 안에 들어있는 ‘뼈’를 발견하게 해주는 녹록지 않은 영화다. 트랜스 지방 덩어리인 도넛 하나 때문에 호머 심슨은 자신의 동네 스프링필드를 위기로 몰아넣는다. 정부는 마을을 없앨 궁리를 하고 이에 마을 사람들은 심슨가족을 위협한다. 가까스로 탈출해 알래스카에서 새 생활을 꿈꾸지만 이내 가족들은 그를 떠난다. 마침내 호머는 가족을 되찾고 마을을 구하기 위해 난생 처음 용감한 행동에 나선다. 영화는 미국의 정치·문화·사회 전반에 걸쳐 개인의 삶을 위협하는 현상에 대해 시종일관 조롱을 퍼붓는다. 유명인사들의 실명이 거론되고, 실제 벌어진 일들이 패러디돼 맥락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다면 웃음의 강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23일 개봉,12세 관람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부고] 스웨덴 영화감독 잉마르 베리만 타계

    스웨덴의 대표적인 영화감독인 잉마르 베리만이 89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그는 89번째 생일(14일)을 맞이한 지 보름 만에 세상을 떠났다. 1944년 영화 ‘고통’의 시나리오를 쓰면서 영화계에 뛰어든 그는 1956년 ‘한여름밤의 미소’가 칸국제영화제에 출품되면서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 이듬해인 1957년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제7의 봉인’으로 평단과 관객을 사로잡은 그는 이후에도 ‘산딸기’ ‘어두운 유리를 통해’ ‘침묵’ ‘페르소나’ ‘치욕’ ‘마적’ ‘가을 소나타’ ‘화니와 알렉산더’ 등 영화사에 길이 남을 수작들을 남겼다. 특히 1982년 ‘화니와 알렉산더’는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비롯해 베니스국제영화제 국제비평가협회상, 골든글로브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등을 수상하며 불후의 명작이 됐다.그는 영화를 통해 죽음에 대한 공포, 개인 삶에 있어서 신의 존재 여부와 구원, 예술가의 좌절과 예술의 무기력 등을 이야기했다. 내면의 심리상태를 초현실적인 기법으로 묘사한 그는 난해한 형이상학적 물음을 영화에 끌어들인 첫번째 감독으로 평가받고 있다.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안성기·김아중 대종상 남·여 주연상[동영상]

    제 44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에서 김태용 감독의 ‘가족의 탄생’(제작 블루스톰)이 작품상을 수상했다. 또 ‘라디오스타’의 안성기가 남우주연상,‘미녀는 괴로워’의 김아중이 여우주연상의 주인공이 됐다. 8일 밤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은 ‘타짜’의 김윤석, 여우조연상은 ‘국경의 남쪽’의 심혜진에게 돌아갔다. 신인 남우상은 ‘천하장사 마돈나’의 류덕환, 신인감독상은 음악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의 권형진 감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여우주연상 수상자 전도연은 영화 ‘밀양’으로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공로를 높게 평가받아 특별상을 수상했다. 공로상은 300여편의 영화에 출연한 원로배우 신영균에게 돌아갔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9일 TV 하이라이트]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오전 10시) 하루에도 몇 차례 변덕을 부리는 날씨, 벨기에 시인 자크 브렐이 얘기했던 이 펑퍼짐한 대지를 벨기에 사람들은 끔찍하게 사랑한다. 벨기에는 경상남북도를 합친 정도의 작은 나라이지만 유럽공동체와 북대서양조약기구 본부를 가진 서유럽의 중심으로 발돋움했다. 작지만 큰 나라 벨기에의 동화가 된 작은 도시 브뤼셀과 브뤼헤의 매력 속으로 떠나보자. ●행복한 여자(KBS2 오후 7시55분) 바닷가로 간 지연과 태섭은 지연이 만든 결혼 반지를 나누어 끼고 행복한 시간을 갖는다. 태섭이 지연에게 자신의 양아버지가 지연의 친아버지인 종민이라고 힘겹게 털어놓자 지연은 심한 충격에 휩싸인다. 태섭은 달라질 것이 없다면서 지연을 안심시키지만 지연의 불안은 없어지지 않는다. 병구와 지숙은 부모님들에게 결혼 승낙을 받겠다며 단식투쟁을 한다. ●에어시티(MBC 오후 9시40분) 마약이 들어있는 줄 모르고 동창 정민의 짐을 들어준 도경은 결국 마약소지혐의로 긴급 체포된다. 도경의 집무실과 아파트는 강제 수색당하고, 도경은 강도 높은 수사를 받는다. 도경의 혐의를 풀 수 있는 방법이 마약을 삼키고 의식불명 상태에 있는 장한철의 증언밖에 없자 지성은 답답하다. 도경을 면회하러 간 자리에서 막말을 하는 수사관의 얼굴을 친다. ●그것이 알고싶다(SBS 오후 11시5분) 화이트칼라 범죄와 일반 범죄 사이의 불평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피고인의 재력과 범죄 종류에 따라 불평등한 판결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전문가들과 분석해 본다. 또 판결문에서 재판부는 어떤 사유를 들어 화이트칼라 범죄에 관대한 처벌을 내리는지, 반대로 ‘가난 때문에 가혹한 형량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는 사람들의 억울한 사연을 들어본다. ●스페이스-공감(EBS 오후 10시) 개성적인 해금 연주자로 손꼽히는 강은일과 그의 프로젝트 그룹인 ‘해금 플러스’. 강은일은 전통 음악을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끊임없이 접목을 시도하며 해금을 앞세운 ‘하이브리드 음악’의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해금과 동서양의 다양한 악기, 이질적인 예술이 함께 호흡하며 전통과 현대적 어법의 조화를 지향하는 강은일과 해금 플러스를 만나본다. ●월드 투데이(YTN 오후 5시30분) 최고의 명성과 매력, 파파라치 등 독특한 요소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성공가도를 달려온 프랑스의 칸국제영화제가 60주년을 맞았다. 칸영화제 첫 여성 파파라치인 캐시 버그가 엘리자베스 테일러, 브리지트 바르도 등 당대 최고 배우의 화려했던 모습을 담은 사진전을 런던에서 열었다.
  • [일요영화]

    ●너는 내 운명(XTM 오후 10시30분) 관객을 두 부류로 분류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아마도 이렇게 나눌 수 있을 것이다.‘너는 내 운명’을 보며 눈물을 흘린 사람과 안 흘린 사람. 박진표 감독이 만든 ‘너는 내 운명(2005)’은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정직한 순애보다.하지만 인스턴트 사랑이 난무하는 시대에 이런 사랑을 그렸다는 것 자체가 희귀한 일이다. 순정은 쉽게 코웃음의 대상이 되지만, 실은 모든 이가 갈구하는 사랑이기 때문이다. 올 프랑스 칸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전도연의 연기를 볼 수 있다. 충무로의 연기파로, 실제로도 인간적이기로 소문난 황정민의 빛나는 페르소나도 맛볼 수 있다. 석중(황정민)은 젖소를 키우며 소처럼 우직하게 살아가는 서른 여섯살 노총각.‘동정’은 당연히 사랑하는 사람에게 바치겠다는 그 앞에 동네 다방 여종업원인 은하(전도연)가 나타난다.한눈에 은하에게 반한 석중. 갈수록 다방 출입이 늘어나는 그에게 석중의 어머니는 선을 보라고 하지만, 이미 빠져버린 석중은 우여곡절 끝에 결국 은하와 결혼에 성공한다. 그러나 달콤한 신혼도 잠시. 옛 남자가 찾아와 은하를 못살게 굴며 돈을 내놓으라고 요구한다. 힘들어하는 은하를 위해 석중은 몰래 젖소까지 팔아 돈을 마련하지만, 은하는 자신이 없으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에 에이즈에 걸렸다는 사실도 모른 채 떠나고 만다. 석중은 은하를 찾아 방방곡곡을 헤매는데…. 2005년 개봉 당시 에이즈 보균자를 다루는 것 자체가 모험이었던 데다, 에이즈에 대한 편견을 고발했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에이즈 보균자에 대한 편견을 오히려 가중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을 부르기도 했지만,‘차별없는 시선’이라는 감독의 의도만큼은 선명하게 드러난다. 너무나 통속적이고 신파적인 멜로에 혀를 끌끌 차면서도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는 경험을 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하지만 이것이 바로 삶이라고, 운명적 사랑이라고 말없이 가르쳐 주는 영화가 바로 ‘너는 내 운명’이다.오래간만에 진한 순애보 한 편을 보며 카타르시스를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121분.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안성기·김아중 대종상 남·여 주연상

    제 44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에서 김태용 감독의 ‘가족의 탄생’(제작 블루스톰)이 작품상을 수상했다. 또 ‘라디오스타’의 안성기가 남우주연상,‘미녀는 괴로워’의 김아중이 여우주연상의 주인공이 됐다. 8일 밤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은 ‘타짜’의 김윤석, 여우조연상은 ‘국경의 남쪽’의 심혜진에게 돌아갔다. 신인 남우상은 ‘천하장사 마돈나’의 류덕환, 신인감독상은 음악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의 권형진 감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여우주연상 수상자 전도연은 영화 ‘밀양’으로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공로를 높게 평가받아 특별상을 수상했다. 공로상은 300여편의 영화에 출연한 원로배우 신영균에게 돌아갔다. 글 /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영상 /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영화에 비친 유럽 유럽인

    서울에서 영화로 만나는 유럽, 유럽 사람들. 서울아트시네마에서 25일부터 31일까지 유럽연합(EU)영화제가 열린다. 올해의 주제는 상이한 민족 간의 소통과 교류를 이뤄내자는 취지에서 “경계를 넘어서”로 정했다. 유럽 연합 소속 11개국과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영화를 통해 EU 여러 나라들의 다양한 문화를 알리고 유럽과 한국이 서로의 문화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최근 제작돼 전세계의 주목을 받은 영화들이 주로 소개되는데 영화팬들의 이목을 끌만한 영화는 마이클 윈터바텀의 2002년 작품 ‘24시간 파티 피플’이다.1980년대 포스트 펑크 음악의 본거지였던 맨체스터에서 토니 윌슨이라는 괴짜가 세운 팩토리 레코드 레이블을 통해 이뤄진 맨체스터 사운드의 부흥기를 다루는 한편 음악, 마약, 섹스로 점철된 뮤지션들의 삶을 다룬 블랙 코미디다.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은 ‘관타나모로 가는 길’로 지난해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인디스 월드’로 2003년 같은 영화제서 금곰상을 수상, 세계적인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2003년 칸국제영화제 국제비평가상을 수상한 스페인 출신 하이메 로잘레스 감독의 ‘반복되는 나날들’과 30세 여성 실직자의 일과 사랑을 다룬 클레오니스 플레사스(그리스) 감독의 2002년작 ‘우조 한 잔 하러 갈까요?’ 역시 눈여겨 볼 만하다. 이밖에 평소 접하기 힘들었던 스웨덴(얄라 얄라), 체코(태양의 도시), 폴란드(튤립) 영화 등 10여편이 관객과 만난다.(02)741-9782.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프렌치 리포트] (9) ‘위대한 프랑스’에 대한 향수

    [프렌치 리포트] (9) ‘위대한 프랑스’에 대한 향수

    지난봄 제59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가장 눈길을 끈 작품은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마리 앙투아네트’였다. 프랑스의 신문과 잡지는 미국의 여류감독 소피아 코폴라와 앙투아네트 역을 맡은 커스틴 던스트의 인터뷰 기사로 도배했고, 방송에서는 연일 이 영화의 주요 장면들을 보여주며 호기심을 자극했다. 비평가들로부터는 역사적 사실을 지나치게 주관적으로 해석했다는 혹평을 들었지만 프랑스 사회에 앙투아네트 붐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루브르 박물관에서는 앙투아네트가 7세 때 입었다는 옷을 본뜬 의상을 판매하는가 하면, 유명 제과점에서는 앙투아네트 초콜릿을 선보였다. 한 레스토랑에서는 앙투아네트가 즐겨 먹었던 요리들을 중심으로 특별 메뉴를 내놓았다. 최근 프랑스의 향수전문가 프란시스 커크지앙은 정밀한 고증을 통해 앙투아네트가 사용했던 향수를 재현했다는 뉴스까지 들린다. 그가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지 200년이 지난 지금 프랑스인들이 이처럼 앙투아네트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태양왕’이 다스리던 그 시절이 그립다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가(家)의 왕녀로 14세에 프랑스 부르봉가의 루이 16세와 결혼, 베르사유에 입궁한 마리 앙투아네트는 바깥 세상과 단절된 채 화려한 궁중생활을 즐기다 프랑스혁명 세력에 의해 남편과 함께 처형됐다. 과장된 것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굶주리는 백성들에게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 하라.”고 했다는 일화가 전해질 정도로 철이 없던 인물이다. 그렇지만 요즘의 프랑스인들이 관심을 보이는 부분은 이런 부정적인 측면이 아니다. 프랑스의 장식예술 수준을 최상으로 끌어올린 그의 세련된 취향과 미적 감각을 높이 평가한다.“앙투아네트의 뛰어난 안목 없이는 궁전 구석구석을 그렇게 아름답게 꾸밀 수 없는 법”이라며 침이 마르게 칭찬한다. 앙투아네트를 치켜세우는 배경에는 그가 살았던 베르사유 궁전을 건설한 ‘태양왕’ 루이 14세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강한 자부심이 깔려 있다. 베르사유궁은 1682년부터 1789년 혁명 때까지 100여년간 왕권의 중심지이자 정치·문화·예술의 중심지였다. 사냥터까지 갖춘 엄청난 규모의 숲과 아름다운 정원, 최고의 건축가가 지은 화려한 궁전은 “짐은 곧 국가”라고 한 루이 14세가 확립한 절대왕권의 상징이었다. 5세에 왕위에 오른 뒤 섭정을 포함해 무려 72년을 통치한 루이 14세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했던 낭트칙령을 철회하는가 하면, 너무 많은 전쟁으로 재정위기를 초래했다. 하지만 프랑스인들은 그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태양왕의 프랑스는 유럽 대륙의 최강자였기 때문이다. 당시 재무대신 콜베르는 사법과 재정을 개혁하고 상업과 무역을 적극 장려했다. 군사대신 루부아가 있었기에 적들이 감히 넘보지 못했을 뿐 아니라 해외진출도 확대됐다. 라살이 미국 대륙에 루이지애나를 건설한 것도 이 즈음이다. 프랑스는 세상의 중심이었다. ●“나폴레옹은 국민적 영웅” 융성했던 과거를 그리워하는 모습은 나폴레옹의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코르시카의 가난한 귀족 출신인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군사학교를 졸업한 뒤 반왕당파의 쿠데타를 성공시킨 공로로 장군이 된다.1796년 이탈리아 원정군 사령관으로 혁혁한 승리를 거둔 뒤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그는 공화정을 철폐하고 1804년 12월2일엔 노트르담 성당에서 대관식을 갖고 나폴레옹 1세로 등극했다. 2004년은 나폴레옹의 황제 즉위 200년이 되는 해였다. 루브르박물관에서 대관식 200주년을 기념해 자크 루이 다비드의 ‘대관식’ 그림과 관련한 각종 기록화를 전시하는 등 다양한 전시회와 토론회가 1년 내내 계속됐다. 나폴레옹은 자신의 정치적 야망과 영달을 위해 혁명정신을 이용했다는 비판을 받지만 프랑스인들은 그가 프랑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다는 점에 더욱 감동한다. 나폴레옹이 민중혁명 세력을 누르고 프랑스의 영광을 구현할 수 있었던 것은 경찰의 검열과 사찰에 의존하는 극도의 권위주의 체제 덕분이었다. 하지만 이런 것을 문제 삼는 사람은 극소수다. 대신 프랑스의 행정체제를 개편해 중앙집권적인 현대 프랑스의 기틀을 다진 점을 높이 평가한다. 르피가로가 발행하는 피가로 매거진이 프랑스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9%는 나폴레옹이 ‘시대를 앞서가고,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는 방법을 알았던 위대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정권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독재자라고 평가한 사람은 39%였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조카인 나폴레옹 3세(루이 나폴레옹 보나파르트·1852∼1870년 재위)는 경제적 번영과 정치적 안정을 구가했으며 서부 아프리카와 인도차이나에 식민지를 건설, 프랑스를 열강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도시 전체가 예술품이라고 불러도 좋을 현재의 파리도 이때 완성됐다. ●그리워라 옛날이여! 대혁명을 통해 절대 왕정을 무너뜨리고 민주주의의 기틀을 다진 나라가 프랑스다. 권위주의라면 온몸을 부르르 떨 정도로 자유를 중시하는 그들이 절대왕정 시대와 권위주의 시대의 인물들을 그리워하는 것은 참 아이러니하다. 이에 대해 영국의 선데이타임스는 프랑스인들이 과거에 대한 노스탤지어(향수)를 갖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이같은 프랑스인들의 과거 지향성은 사회적·경제적 악재들이 이어지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의 파리 교외지역 소요사태와 올봄 학생들의 시위 등으로 인해 사회가 혼란해지고 경제는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건만 대통령을 포함해 정치인들은 국민들에게 아무런 희망을 주지 못한다. 영광스러웠던 과거를 그리워할밖에.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임권택감독 ‘천년학’ 전세계 개봉 부푼꿈

    임권택감독 ‘천년학’ 전세계 개봉 부푼꿈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이 ‘부산국제영화제’기간중 프랑스 와일드번치사와 판권계약을 맺고 전 세계 개봉을 추진한다. ‘천년학’배급사인 프라임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14일 부산 해운대의 한 호텔서 열린 ‘천년학의 밤’행사를 통해 “계약금 등 세부적인 계약조건에 합의를 마친 상태”라며 “와일드번치사 관계자가 부산에 오는 대로 정식계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와일드번치사는 올해 칸국제영화제의 19개 경쟁작 중 ‘여름궁전’을 비롯해 7개 작품의 배급계약을 맺는 등 칸영화제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이번 계약성사로 ‘천년학’의 칸영화제 진출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서편제’의 2부 격인 ‘천년학’은 오는 12월 촬영을 끝내고 내년 개봉될 예정이다. 부산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괴물 다음주 1000만명 삼킨다

    괴물 다음주 1000만명 삼킨다

    ‘괴물’이 어디까지 먹어치울 것인가. 지난달 27일 개봉한 블록버스터 ‘괴물’(제작 청어람)의 흥행괴력이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지가 연일 극장가에서 초미의 관심거리이다. 전국 620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영화가 2주째인 9일까지 동원한 전국 관객수는 763만4000여명. 개봉 3주차에 접어들어서도 평일 26만명(9일 전국 기준)선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케팅 비용까지 포함한 영화의 총제작비는 150억원. 지금까지의 해외판매액 70억여원에 부가판권 수입 10억원만 감안하더라도 국내 관객 300만명을 넘어섰을 때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국내 관객몰이가 어느 선까지 가능할 것인지는 차치하고라도 해외에서의 관심이 꾸준히 증폭되고 있다는 점에서 영화의 최종 수입규모는 예측불가인 셈이다. 급속 관객몰이의 ‘쏠림현상’에 대한 일각의 우려가 있음에도 ‘괴물’이 ‘왕의 남자’의 흥행기록을 깰 수 있을지의 여부는 누가 뭐래도 현재 최고의 화젯거리.‘왕남’이 보유한 최고기록(전국 1230만명)을 가볍게 깰 수 있으리란 초반의 기대는 그러나 며칠새 관망세로 돌아섰다. 평일 하루 전국관객이 45만∼53만명이 들던 것이 이번주 30만명대로 떨어지며 기세가 한풀 꺾인 것. 제작사 청어람의 최용배 대표는 “개봉 2주차에 오히려 관객이 증가하는 이변을 보였고,3주차에 관객감소 현상은 당연하다.”라며 “‘각설탕’‘몬스터 하우스’ 등 화제작들이 가세하는 이번 주말성적이 양호하다면 기록경신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왕남’ 기록경신 불가론 쪽에 무게를 싣는 시각들도 많다. 그 이유로는 우선 ‘괴물’의 장르적 특성이 꼽힌다.‘왕남’이 개봉 이후 입소문을 타고 서서히 달아올랐던 반면,‘괴물’은 주인공 괴물의 정체를 철저히 숨기며 신비주의 마케팅 전략을 구사한 SF물인 만큼 초반에 폭발적 흥행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는 것. 칸국제영화제 기립박수 호평이 기대치를 극도로 끌어올려놨던 것도 초고속 흥행의 프리미엄으로 꼽힌다. ‘괴물’의 판쓸이 와중에 10일 새 영화 ‘각설탕’을 내놓은 경쟁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의 관계자는 “내부 시장분석에서 흥행성적을 ‘예측불가’로 미뤄놓은 첫 작품이 ‘괴물’”이라면서도 “‘왕남’의 관객동원 추이가 꾸준히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었던 데 비해 ‘괴물’은 등락폭이 두드러져 장기흥행 뒷심은 초반 예측에 못 미칠 듯하다.”고 조심스럽게 분석했다. 국내 흥행정도와는 별개로 ‘괴물’은 해외시장에서의 한국영화 장르확장에 수훈을 세우고 있다는 게 영화가의 중론이다.24일 홍콩을 필두로 새달 2일 일본 타이완,7일 태국 싱가포르 등에서 잇따라 개봉된다. 국내와 거의 같은 시기에 해외에서 동시 개봉되는 건 드문 사례. 해외판매 대행사인 씨네클릭아시아측은 “200개가 넘는 극장망을 소유한 미국의 배급사 매그놀리아픽처스가 10월쯤 북미 및 중남미권 배급에 나설 것”이라며 “최초의 본격 한국 SF물이 발빠르게 미국 주류시장에 진입했다는 사실만도 유의미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새달 7일 개막하는 캐나다 토론토영화제에서 해외판매고가 대폭 추가될 거라는 게 씨네클릭아시아의 전망이다. 12세 관람등급에도 불구하고 방학을 맞은 초등 저학년들 사이에서까지 필수관람작으로 통하는 ‘괴물’신드롬은 언제쯤 1000만 고지에 불을 지를까. 배급사 쇼박스는 주말관객(전국)이 하루평균 60만명 선을 유지해준다면 15일쯤 1000만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괴물’ 극장가 강타!

    ‘괴물’ 극장가 강타!

    괴물의 아가리 속으로 극장가가 빨려들어가는가. 지난 5월 열린 칸국제영화제에 화려하게 선보인 이후 기대를 모아온 ‘괴물’(감독 봉준호)이 개봉 첫날인 27일 전국에서 45만명에 이르는 관객이 봤다. 이는 역대 최다 개봉일 관람기록이다. 배급사 쇼박스는 “이날 괴물을 본 관객수는 서울지역 12만 9784명을 포함해 전국 44만 9500명으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개봉관 수도 전국 620개(서울 145개)로 최대 규모다. 지금까지 개봉일에 가장 많은 관객을 모은 영화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포세이돈’(5월31일 개봉·35만명)이었다. 이어 ‘태극기 휘날리며’(32만 4000명),‘투사부일체’(30만 6000명),‘태풍’(28만명)의 순이다. 배급사측은 “26일 전야제의 관객 15만 1486명을 합치면 이틀간 관객이 60만 986명에 이른다.”면서 “이런 속도라면 개봉 첫 주 200만명 돌파가 무난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소문난 ‘개봉잔치’ 가서 보니

    소문난 ‘개봉잔치’ 가서 보니

    기대와 실망은 역시나, 비례 함수관계일 수밖에 없는 것일까. 18일 베일을 벗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다빈치 코드’(The Da Vinci Code)는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평이한 할리우드 피조물에 그치고 말았다. 전세계를 통틀어 단 한번의 사전 시사회 없이 영화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극비 마케팅을 구사한 호들갑을 떠올린다면, 충격파 없는 범작으로 허탈하게 주저앉은 수준이다. 40개국 언어로 번역돼 전세계 4300만부를 팔아치운 세기의 베스트셀러 원작, 설명이 필요없는 할리우드의 간판 톰 행크스, 프랑스가 세계시장에 내놓고 자랑해 마지않는 ‘아멜리에’의 귀여운 여인 오드리 토투,1억 2500만 달러의 천문학적 제작비….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들 매력적인 항목의 조합이 극대치의 상승효과를 이끌어내기엔 원작의 프리미엄을 의식하지 않는 배짱이 부족했다는 느낌이다. 장장 2시간29분의 러닝타임을 끌어가야 하는 도입부에서 영화는 빠르게 속도를 낸다. 루브르 박물관의 수석 큐레이터 자크 소니에르가 박물관에서 괴한의 손에 살해되고, 하버드대 기호학자 로버트 랭던(톰 행크스)은 시체 주변에 남겨진 수수께끼 같은 암호를 풀기 위해 프랑스 경찰에 소환된다. 살인사건의 진실을 더듬어가는 첫 단서는 소니에르가 죽으면서 남긴 암호 ‘P.S. 로버트 랭던을 찾아라’. 소니에르의 손녀이자 기호학자인 소피 느뷔(오드리 토투)는, 암호 때문에 꼼짝없이 살인범으로 몰린 랭던을 프랑스 경찰국 파슈 국장(장 르노)의 손아귀에서 빼낸 뒤 함께 할아버지의 의문사를 둘러싼 진실을 풀어나간다. 속도감 넘치는 초반의 편집은 잠시잠깐 원작소설의 존재감을 잊게 만든다. 하지만 그건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다. 원작을 시간흐름대로 최대한 충실히 복기하는 영화는 소설의 방대한 정보와 상상력을 뛰어넘는 영화적 모험을 끝내 감행하지 못한다. 예수가 막달레나 마리아와 결혼해 후손을 남겼다는, 이미 소설 차원에서 제기된 논쟁적 이슈를 근간으로 소설 속 주요 아이템들을 파편적으로 나열할 뿐 쫓고 쫓기는 스릴러 드라마의 전형적 범주에 머물러 있다. 마리아와 결혼해 아이를 낳은 예수의 비밀을 수천년 간직해온 시온수도회, 그 비밀을 지우려는 성직자 단체 오푸스 데이 사이의 꼬리를 무는 등장인물들의 고만고만하게 평면적인 음모와 추격전 등은 이 영화가 무엇 때문에 칸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특별대접을 받아야 했는지 혼돈스럽게 만든다. 루브르박물관, 빌레트성, 템플 교회, 로슬린 예배당 등 파리, 런던, 스코틀랜드를 넘나든 카메라의 부지런한 동선이 그나마 드라마의 빈약한 은유를 보전해준다. 이 영화를 극대치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절대 원작을 곁눈질하지 말 일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다빈치 코드 ‘관객코드’ 못잡았다?

    다빈치 코드 ‘관객코드’ 못잡았다?

    원작소설 판매 4300만부, 순제작비 1억 2500만달러, 시사회 전무, 칸국제영화제 사상 할리우드 상업영화 첫 개막작 등 상영 전부터 숱한 화제를 낳은 ‘다빈치 코드’가 18일 전세계에서 동시개봉됐다. ●시사회 없이 개봉·칸 영화제 할리우드 첫 개막작 이런 관심을 반영하듯 한국에서도 450개의 스크린에 걸린 영화를 보려는 관객들로 이날 오전 첫 상영부터 객석의 절반 정도를 채웠으며 오후부터는 매진에 가까웠다. 전국 스크린 399개까지 올라갔던 ‘왕의 남자’, 400개로 출발한 ‘미션임파서블 3’과 비교해도 ‘다빈치 코드’의 스크린 숫자는 많은 편이다. 맥스무비, 티켓파크 등 주요 인터넷 예매사이트에서의 주말 예매율도 80%를 육박했다. 전례 없는 예매기록 등 초반의 폭발적 관심에는 영화의 신비주의 마케팅 효과가 컸다. 칸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필름을 사전에 일절 노출하지 않은 제작사측의 홍보전략이 베스트셀러 원작소설의 영화에 대한 호기심에 불을 댕겼다. 그러나 막상 베일을 벗은 영화에 대한 국내외 평가는 엇갈린다. 이날자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기독교의)명성을 손상할 만한 것은 (생각보다)참을 만하다.”고 전했다. 미국의 USA투데이는 “예수의 신성(神性)에 의문을 제기한 원작보다도 후퇴했다.”고 꼬집었는가 하면,“관객의 인내심을 요구하는 ‘페이션스 버스터(patience buster)’”라는 악평도 제기했다. ●“관객 인내심을 요구하는 영화” 한국 네티즌들의 반응도 각양각색이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는 “많이 부족한 느낌, 기대보다 못한 것들이 너무 많은 영화”(hjun78)라는 혹평에서부터 소설로 느끼지 못한 영상미가 훌륭한 것 같다.”(hhgsmart)는 호평까지 다양한 평가들이 올라왔다. 기독교계의 반발을 불러온 ‘예수가 막달레나 마리아와 결혼해 딸을 낳았으며 그 후손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는 원작의 기둥 설정을 영화는 10여분간 극중 인물의 대사를 통해 명시하는 수준에 그쳤다. 한편 상영을 저지한다는 방침을 세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측은 곳곳에서 소규모 시위나 집회를 가졌다. 황수정 안동환 이재훈기자 sjh@seoul.co.kr
  • 무협팬터지 ‘중천’으로 스크린 첫 도전 김태희

    무협팬터지 ‘중천’으로 스크린 첫 도전 김태희

    “9시간 동안 와이어에 매달려 있다 내려오면 온 몸이 다 피멍이에요.”무협 팬터지 ‘중천’으로 처음 스크린에 도전하는 김태희. 입으로는 힘들다는데 표정은 연신 ‘방긋방긋’이다. 김태희를 만난 곳은 ‘영웅’ ‘무극’ 등 대형 중국 영화에 이어, 연간 100여편의 영화와 드라마 촬영이 이뤄지고 있는 중국 헝뎬(橫店) 종합세트장. 머나먼 곳이지만 별 다른 일정이 없는 한 이곳에 머물면서 영화에 몰입하고 있었다. 헝뎬은 세트장이 들어서면서 생긴 마을이라 다소 황량하지만 촬영에 집중할 수 있어 더 좋단다. ●“용량초과라니까요.” ‘중천’의 멤버들은 영화 ‘비트’에서부터 호흡을 맞췄던 사람들. 제작사 나비픽쳐스의 공동대표 조민환·김성수, 감독 조동오, 배우 정우성은 물론 스태프들까지,‘비트’ 시절부터 인연을 쌓아 서로 형 동생하는 사이다. 처음 스크린에 도전하는 김태희로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분위기. 그런데 꽤 잘 어울리는 모양이다.“얼굴도 이쁜데 잘 웃고 다니고 성격도 좋아서 더 예뻐요.”(조민환 대표),“캐릭터를 정말 열심히 분석해요.”(정우성),“현장에서 버텨내는 힘이 정말 놀랍죠.”(허준호)라는 평가가 쏟아져 나온다. 정작 김태희 자신은 살얼음판을 딛는 기분인가 보다.“정우성씨나 다른 분들이 정말 많이 가르쳐 주세요. 워낙 많은 얘기를 들어서 이제 용량초과이니까 더 이상 말하지 말라고 농담할 정도예요.” 그러면서도 “말로 설명할 수 없지만 정말 배우는 게 많다.”더니 “영화하기 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현실적인 캐릭터라는 점도 마음에 든다.“TV드라마 ‘러브 스토리 인 하버드’에서는 너무 완벽해서 비현실적이었잖아요. 그런데 ‘중천’의 소화는 천진난만하고 실수도 하는, 인간미가 살아있는 캐릭터예요.” ●“결계가 뭐예요?” 영화 ‘중천’이 요즘 최고로 ‘뜬’ 배우 김태희를 잡기까지의 과정도 재밌다. 조민환 대표가 처음 접촉한 여배우는 바로 심은하. 그런데 심은하는 정말 연예계쪽으로 더 이상 생각이 없는 듯했다. 고민이 쌓이던 중 우연히 연출부에서 쓰는 노트북 바탕화면에서 김태희 얼굴을 본 것. 그 순간 ‘아∼ 이 배우다.’ 하는 느낌이 팍 왔단다. 마침 김태희가 소속사를 옮겼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고 연예계 생리상 소속사를 옮기는 것은 뭔가 다른 변신을 해보고 싶어하는 것이라는 판단에 곧바로 접촉했다. 그런데 보내준 시나리오에 대한 김태희측 반응은 ‘내용이 어렵다.’는 것. 뭐가 어려운지 궁금해 직접 김태희를 만났는데, 그녀에게 걸림돌은 ‘결계’처럼 무협만화나 소설에 나오는 단어들. 무협 장르에 통 취미가 없던 김태희에게 그런 낯선 단어들로 가득한 시나리오는 암호문과도 같았다. 그래서 조 대표는 그녀를 위한 2쪽짜리 ‘무협용어해설집’을 따로 만들어 시나리오와 함께 다시 보냈고, 여기에다 ‘우리 기술력으로 이런 그림이 나올 수 있겠느냐.’는 우려를 뛰어넘기 위해 기본적인 미술 스케치까지 제시한 끝에 OK사인을 받아냈다. ●빛나는 스타, 그리고 그림자 그러나 현장에서는 김태희라는 스타의 빛 못지않게 그림자도 있었다. 한동안 떠들썩했던 가십성 기사(재벌2세와의 결혼설) 때문이었는지 ‘사적인 질문’은 안한다는 인터뷰 조건이 붙었다. 그런데 영화속 키스 신에 대한 질문마저도 제작사측이 답변을 잘랐다. 최근의 곤혹스러운 해프닝을 의식한 때문인 듯 김태희 역시 밋밋한 대답을 반복하기 일쑤였다. 자기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한다기보다 미리 녹음된 테이프를 다시 틀어놓은 듯한 느낌이 강했다. 취재진 사이에서 김태희도 ‘수첩공주’냐는 푸념이 나올 정도였다. 또 김태희는 지나가던 중에 “공부할 때도 그랬고” 식의 대답을 내놓기도 했다. 그녀(혹은 소속사)는 여전히 ‘서울대 출신 연예인’이라는 타이틀을 프리미엄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똑똑하고 예쁜 그림’이 아니라 ‘배우’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제 그 발판도 과감히 차버려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헝뎬(중국)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중천’은 어떤 영화 ‘중천’은 세계시장을 겨냥했다.‘패왕별희’의 소품팀,‘영웅’‘연인’에서 의상을 맡아 아카데미 의상상을 받은 에미 와다, 일본의 대표적 음악감독 사기스 시로 등이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투자배급을 맡은 CJ엔터테인먼트 이상용 영화투자팀장은 “칸국제영화제 필름마켓 등 세계시장에 내놓겠다.”면서 “도전해본 적이 없어 결과를 예상하긴 어렵지만 우리가 내수용 영화로 투자한 것은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영화에서도 이 의지는 분명하다. 작품의 배경은 죽은 영혼이 49일간 머무는, 이승과 저승 사이의 공간인 ‘중천’. 여기에 퇴마사 이곽(정우성)이 빨려들어가고, 먼저 죽어 중천을 지키고 있는 소화(김태희)를 만난다. 이승에서 소화는 이곽과 연인이었지만 소화는 이승에서의 기억을 다 잃어버린 지 오래다. 그러던 중 반추(허준호)가 중천에서 반란을 일으키고 이곽과 반추는 돌이킬 수 없는 한판 대결을 벌이게 된다. 시공간과 스토리 자체가 무국적이다. 여기에다 화려한 컴퓨터그래픽이 입혀진다. 제작사는 여지껏 시도된 CG 가운데 최고의 수준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정교한 CG작업 때문에 원래 추석이 목표였던 개봉일도 연말로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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