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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랑드 2년 전부터 바람났다”

    “올랑드 2년 전부터 바람났다”

    프랑수아 올랑드(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여배우 쥘리 가예(오른쪽)의 염문설을 최초로 보도한 연예주간지 클로저가 17일 “두 사람의 관계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며 올랑드가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인 2년 전부터 사귀었다”고 주장했다. 클로저는 올랑드 대통령의 첫 동거녀인 세골렌 루아얄 전 사회당 대표가 2011년 자신의 지지자인 가예를 올랑드에게 처음으로 소개해 줬고, 올랑드와 가예의 마음이 바로 통했다고 전했다. 가예는 2012년 당시 올랑드 사회당 후보의 대선 광고에 출연해서 “훌륭하고 겸손하며 남의 이야기를 잘 듣는 사람”이라고 묘사했다. 클로저는 또 “두 사람의 관계에는 굴곡이 있었다”면서 “2012년 올랑드의 대선 당선이 확정됐을 때 칸국제영화제에 참석했던 가예는 상심해서 크게 울었다”고 전했다. 올랑드가 대통령 당선이 확정돼 고향 튈에서 환호하는 군중에게 답례 인사를 할 때 옆에 있었던 사람이 파리 마치 기자 출신으로 올랑드의 두 번째 동거녀인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트리에르바일레가 올랑드와 가예의 관계를 의심하기 시작하면서 둘은 지난해 5월 만남을 중단했다. 이후 두 달 뒤인 7월부터 다시 만나기 시작했으며, 올랑드 대통령은 튈에서 열린 가예의 친구 콘서트를 찾았다가 가예와 있는 모습이 기자에게 목격됐다. 대통령의 외도설 보도에 충격을 받은 트리에르바일레는 지난 10일부터 병원에 입원해 있다. 엘리제궁(대통령실) 관계자는 올랑드 대통령이 16일 저녁 입원 6일 만에 그녀를 찾아갔다고 밝혔다. 한편 가예는 클로저가 사생활을 침해했다며 5만 4000유로(약 78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열린 그녀’ 전도연

    ‘열린 그녀’ 전도연

    영문도 모른 채 말도 통하지 않는 대서양 외딴섬의 감옥에 갇힌 한 주부가 있다. 언제 나간다는 기약도 없이 불안감과 지독한 고독감에 홀로 떨었던 그녀가 마침내 법정에서 했던 말은 “저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였다. ‘집으로 가는 길’은 지난 2004년 프랑스 오를리 공항에서 마약운반범으로 오인돼 프랑스의 섬 마르트니크 교도소에 2년여간 수감된 한국인 주부의 실화를 다룬 영화. 전도연(40)은 이 사건의 주인공인 송정연을 맡아 열연을 펼쳤고, 영화는 개봉 첫날인 지난 11일 9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극중 정연은 넉넉지 못한 형편에 딸 하나를 두고 사는 평범한 엄마다. 남편 종배(고수)가 친구의 빚보증을 잘못 서 길거리에 나앉을 위기에 처하자 고민 끝에 원석을 운반해주면 돈을 주겠다는 남편 친구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 가방 안에는 마약이 들어 있었고 그녀는 마약 사범으로 몰린다. 최근 만난 전도연은 결혼 이후에 가족에 대한 그리움에 사무치는 정연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고 했다. “영화 ‘밀양’을 찍을 때는 제가 엄마가 아니었기 때문에 연기하면서 콤플렉스가 있었어요. 지금은 다섯 살짜리 딸이 있어서 생활에서 얻은 감정들이 연기에 큰 도움이 되죠. 처음 시나리오를 통해 이 사건을 접하고는 화도 나고 답답했어요. 하지만 결국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죠.” 영화 속 정연은 주불 한국대사관의 무관심 속에 재판도 받지 못한 채 고통스러운 수감 생활을 이어간다. 현지 대사관 직원들은 서울에서 온 국회의원들의 뒷수발을 드는 데만 정신없고 정작 자신들의 임무인 재외국민 보호는 안중에도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 그런 억울한 일을 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끔찍하죠. 물론 이 작품도 처음에는 재외국민 보호에 대한 정부의 역할이 미흡하다는 비판에서 시작됐지만 피해자를 가리는 것이 목적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크게 보면 오히려 가족 영화에 가깝죠. 집으로 가고 싶은 여자, 아내를 데려오고 싶어하는 남자, 엄마를 그리워하는 아이 등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으니까요.” ‘밀양’, ‘너는 내 운명’, ‘하녀’ 등에서 감정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든 역할을 많이 했던 그는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실제 도미니카 공화국의 나야요 교도소에서 여성 수감자와 교도관 250여명이 엑스트라로 참여한 가운데 촬영을 마쳤고, 구타 장면은 물론 배고픔에 빵 부스러기를 주워 먹는 장면도 실감나게 연기했다. “주로 살인, 마약으로 수감된 사람들이었는데 절대 혼자 다니면 안 된다는 주의 사항을 들었고 스태프들끼리 꼭 뭉쳐서 다녔어요. 그런데 자기들끼리 리허설도 할 정도로 굉장히 촬영에 협조적이었어요. 그런데 저는 감정 표현이 더 어려웠던 것 같아요. 정연이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지쳐가고 감정이 무뎌진 것을 다르게 표현하려고 했거든요. 특히 마지막 법정 장면에서는 제대로 서 있기 힘들 정도였고 결국 촬영 후 탈진했죠. 철 모르던 아줌마였던 정연이 2년 동안 고통스럽게 성장한 순간을 표현하는 그 순간이 정말 떨렸거든요.” 지난 2007년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전도연. 하지만 그녀는 그 이후 오히려 들어오는 시나리오가 더 줄어들었다는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영화 ‘카운트다운’의 흥행 부진으로 마음고생도 컸다. “전도연이 그렇게 부담스러운 여배우가 되어 있는 것이 힘들고 속상했어요. 큰 상을 받으면 좋은 작품에 출연할 기회가 더 많을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죠. 저는 그 상을 제 연기 생활 중 한 과정이라고 생각했는데 많은 분들이 그 상을 절정이고 끝이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국내외적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만큼 늘 기대 이상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적지 않을 터. 그녀는 “그런 부담감 때문에 연기를 더 잘하려고 하지만, 그런 마음을 갖는다고 달라지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한다. 이번 작품에서도 주름살이 그대로 보이고 초췌한 얼굴이 한눈에 드러나지만 연기에 대한 집중력은 뛰어나다. “이젠 모니터할 때도 연기 외적인 것들이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아요. 그전에 아등바등했던 것들이 살면서 점점 중요하지 않게 느껴져요. 오십이 되는 것도 크게 두렵지 않고 나이 드는 것이 오히려 편안해지고 좋아요.” 딸아이에게는 엄한 엄마라는 전도연은 “쉴 때는 장 보고 아이 유치원 보내고 평범한 아줌마처럼 지낸다”면서 “아이를 통해서 성숙해지고 늘 스스로를 반성하게 된다”고 말했다. 배우로서 작품 운이 좋은 자신을 ‘행복한 여자’라고 말하는 전도연. 그는 현재 이병헌과 액션 사극 ‘협녀:칼의 기억’을 촬영 중이다. “코미디를 비롯해 아직 해보지 않은 장르가 많아요. 앞으로 경험해 보지 못한 역할에 도전하고 싶어요. 저는, 정말 열려 있는 배우니까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국내엔 아직 개봉 안된 따끈따끈한 예술영화들

    국내엔 아직 개봉 안된 따끈따끈한 예술영화들

    해외 유명 영화제에서 뜨거운 주목을 받았지만 아직 국내에서 개봉하지 않은 따끈따끈한 화제작을 만나보는 기회가 마련된다. 예술영화관 씨네큐브는 ‘2013 씨네큐브 예술영화 프리미어 페스티벌’을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개최한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베를린국제영화제를 비롯해 해외에서 인정받은 예술영화 15편을 미리 상영한다. 먼저 칸영화제 수상작을 대거 만날 수 있다.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압델라티프 케시시 감독의 ‘아델의 이야기 1부와 2부’, 심사위원대상 수상작인 코언 형제의 첫 음악영화 ‘인사이드 르윈’,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현대 일본영화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등이 상영된다.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작인 아스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 각본상을 받은 지아장커 감독의 ‘천주정’ 등도 선보인다. ‘거장, 우리를 설레게 하는 이름’ 섹션에서는 세계적인 거장 감독들의 신작을 상영한다. ‘트리 오브 라이프’로 2011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미국의 거장 테렌스 맬릭 감독의 신작으로 벤 애플렉, 레이첼 맥애덤스, 하비에르 바르뎀이 주연한 ‘투 더 원더’와 ‘마지막 황제’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등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거장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이 ‘몽상가들’ 이후 9년 만에 발표한 신작 ‘미 앤 유’도 선보인다. 이 밖에도 프랑스의 젊은 거장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신작 ‘영 앤 뷰티풀’과 ‘타인의 취향’ ‘룩앳미’ 등으로 알려진 아네스 자우이 감독의 ‘해피엔딩 네버엔딩’을 상영한다. 한편 ‘베를린영화제를 가다’ 섹션에서는 올해 베를린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받은 칼린 피터 네처 감독의 ‘아들의 자리’, 남미의 메릴 스트립이라 불리는 칠레의 여배우 폴리나 가르시아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긴 ‘글로리아’, 황금곰상 후보로 치열한 경합을 벌인 ‘베일을 쓴 소녀’ 등 올해 베를린 영화제를 화려하게 장식한 화제작들이 소개된다. ‘배우들, 그 아름다운 앙상블’ 섹션에서는 명품 배우 다이앤 크루거가 마리 앙투아네트를, 떠오르는 스타 레아 세이두가 앙투아네트의 시녀로 분한 영화 ‘페어웰, 마이 퀸’을 만날 수 있다. 오다기리 조, 마쓰다 류헤이, 미야자키 아오이 등 국내 영화 팬에게 친숙한 일본 스타들의 연기 변신을 볼 수 있는 ‘행복한 사전’, 할리우드의 엘르 패닝과 아네트 베닝 등이 출연한 ‘진저 앤 로사’ 등 배우들의 조화가 돋보이는 작품을 선보인다. 페스티벌 기간 중에는 영화 상영과 함께 관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벼룩시장, 씨네큐브 개관 13주년 기념품 증정 등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된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돌아온 부산국제영화제의 계절 이번엔 무슨 영화 보러갈까

    돌아온 부산국제영화제의 계절 이번엔 무슨 영화 보러갈까

    부산국제영화제의 계절이 돌아왔다. 다음 달 3일부터 12일까지 열리는 이번 영화제에는 70개국 301편의 작품이 초청됐다. 올해도 예매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개·폐막식 입장권은 3분 31초 만에 매진됐다. 올해 개·폐막식은 24일 오후 5시에, 일반 상영작은 26일 오전 9시에 각각 예매를 시작한다. 김지석·남동철·이수원 프로그래머가 엄선한 추천작 12편과 그외 주목할 작품 8편을 소개한다.   ●아시아 거장들의 신작 천주정 ‘스틸 라이프’로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지아 장 커 감독의 신작이다. 광부와 청부살인업자, 공장 노동자의 폭력을 통해 급속한 경제발전의 이면에 드리워진 중국 사회의 그늘을 드러낸다. 김 프로그래머는 “‘전작과는 완전히 다른 미학의, 폭력이 난무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한다.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았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기무라 다쿠야와 함께 20년 넘게 일본 최고의 스타 자리를 지킨 후쿠야마 마사하루의 열연이 빛나는 영화다. 자식으로 믿고 키운 6살 난 아들이 병원에서 친자와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렸다. ‘아무도 모른다’, ‘걸어도 걸어도’ 등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확보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했다. “가족의 의미를 오랫동안 생각하게 하는 작품”(김 프로그래머)이라는 평을 받았다. 리얼 완전한 수장룡의 날 자신의 연인인 아쓰미가 1년 전 왜 자살을 시도했는지 알아내려는 고이치는 신경의학을 통해 그녀의 무의식 속으로 들어간다. 아쓰미의 무의식은 벽이 무너지고 펜이 떠다니는 불안하고 기괴한 세계다. 호러와 스릴러, 서스펜스 등 장르적 관습을 창의적으로 해석해 온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신작. 드라마 ‘호타루의 빛’으로 큰 인기를 얻은 아야세 하루카가 아쓰미 역을 맡았다. 떠돌이 개 “대중적인 작품은 아니지만 자신의 영화 미학을 끝까지 추구한 차이밍량 감독의 문제작”(김 프로그래머)이다. 이미지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형식의 진화를 보여준다. 감독의 페르소나인 리캉생이 어김없이 주연을 맡았다. ‘차이밍량 사단’이라 할 만한 루이징과 첸샹치, 양구이메이 등 여배우들이 3인 1역을 맡은 독특한 작품이다. 마지막 장면은 10분이 넘는 롱테이크로 촬영했다.   ●신인 감독들의 한국 영화 10분 웹툰 ‘미생’에 비견될 만큼 생생한 직장 묘사가 뛰어난 작품이다. 인턴으로 일하는 주인공이 정규직으로 자신을 고용하고 싶다는 부장의 제안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용승 감독은 로맨스 같은 곁가지 없이 안정적인 직장을 갖고 싶은 사회 초년생의 욕망과 갈등에 집중한다. 소녀 최진성 감독의 극 영화 데뷔작이다. 지방의 한 고등학교에 전학 온 소년과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소녀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여기에 미스터리를 더해 “스웨덴 영화 ‘렛미인’을 연상시키는 작품”(남 프로그래머)이라는 평을 받았다. 한공주 전학을 간 여고생 한공주는 말하기 힘든 비밀을 안고 있다. 이전 학교의 학부모들이 새 학교에 찾아와 난동을 부릴 정도다. 이수진 감독은 여고생의 발랄하고 밝은 모습과 어두운 모습을 세밀하게 보여준다. 파스카 시나리오 작가인 40대 여성과 19세 남자가 동거하는 파격적인 이야기다. 두 사람의 관계는 ‘더러운 스캔들’ 정도의 취급 밖에 받지 못한다. 남 프로그래머가 “돌직구 같은 대사가 나오는 처절한 멜로 드라마”라고 설명하는 안선경 감독의 작품이다. 안녕, 투이 베트남에서 온 이주 여성 투이는 시부모를 모시고 산다. 어느 날 도박에 빠진 남편이 시신이 되어 돌아오자 투이는 사인을 밝히려고 한다. 스릴러의 화법을 빌려 한국 사회의 문제를 성찰하는 김재한 감독의 데뷔작이다.   ●세계 영화계의 화제작 아델의 이야기 1부와 2부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올해 최고의 화제작이 된 압델라티프 케시시 감독의 작품. 15세 소녀 아델과 성인 여성 엠마의 파격적인 동성애를 담고 있다. 이 프로그래머는 “주연을 맡은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와 레아 세이두의 눈부신 연기가 빛나는 작품이다. 올해 꼭 한 편을 봐야 한다면 이 영화”라고 설명했다. 매우 길고 적나라한 동성애 장면이 등장하는 만큼 무삭제본은 영화제에서만 볼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 아들의 자리 자식을 떠나 보내야 하는 부모의 상실감을 다룬 영화다. 아들이 살인 혐의를 받자 어머니는 아들을 구하기 위해 목격자들에게 위증을 부탁하는 등 아들의 징역형을 피하기 위해 애를 쓴다. 루마니아의 칼린 페터 네쩌 감독의 작품으로 올해 베를린 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어머니 역을 맡은 루미니타 게오주의 열연이 돋보인다. 호수의 이방인 아름다운 호수를 배경으로 에로틱한 정사와 히치콕 풍의 도망자 스릴러를 뒤섞은 동성애 영화다. 이 프로그래머가 “칸 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 감독상을 받았지만 어차피 개봉이 어려울 것이라 여겨 수입을 결정한 국내 배급사가 없다”고 설명할 만큼 파격적인 작품이다. 알랭 기로디 감독 자신도 동성애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외 주목할 작품들 카자흐스탄의 잔나 이사바예바 감독이 만든 ‘나기마’는 김 프로그래머가 “올해 아시아에서 만들어진 영화 중 가장 주목해야 하는 작품”이라고 단언하는 영화다. 고아원에서 나온 소녀들의 절망적인 삶을 극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으로, 실제 고아원 출신의 비전문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 일본에서 가장 뜨거운 감독으로 꼽히는 소노 시온의 ‘지옥이 뭐가 나빠’는 초기작에서 볼 수 있는 에너지와 재기발랄한 스타일이 돋보인다. 지안프란코 로시 감독의 ‘성스러운 도로’는 다큐멘터리로는 매우 이례적으로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캐나다의 영화 신동 자비에 돌란 감독의 ‘탐 엣 더 팜’, 누벨바그의 거장 필립 가렐 감독의 ‘질투’도 빼놓을 수 없다. 아모스 기타이 감독의 ‘아나 아라비아’, 샤흐람 모크리 감독의 ‘생선과 고양이’, 알렉세이 고를로프 감독의 ‘늙은 여인의 이야기’는 원 테이크 형식으로 만들어진 실험적인 작품이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인터뷰] 후지와라 다쓰야 “또 악역…에너지를 주니깐 절로 끌렸죠”

    [인터뷰] 후지와라 다쓰야 “또 악역…에너지를 주니깐 절로 끌렸죠”

    “악인에 끌려요. 에너지를 주니까.” 후지와라 다쓰야(31)의 배역은 매번 강렬했다. 국내 관객들에게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린 ‘배틀로얄’에서 그는 반 아이들을 모두 죽이고 살아남는 고등학생 나나하라 슈야 역할이었고, ‘데스노트’에서는 이름을 적어 넣으면 사람이 죽는 데스노트를 입수해 전 세계의 범죄자를 죽이는 야가미 라이토를 연기했다.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퍼레이드’에서는 연쇄 폭행범 이하라 나오키 역을 맡으며 마지막까지 반전의 열쇠를 쥐고 있었다. 29일 개봉하는 ‘짚의 방패’에서도 마찬가지다. 그가 연기하는 기요마루 쿠니히데는 처음부터 끝까지 악으로 일관하는 연쇄 살인범이다. 후지와라에게 손녀를 잃은 재계의 거물이 기요마루에게 100억원을 내걸면서 전 국민이 그의 목숨을 노리게 된다. 26일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후지와라는 기요마루를 두고 “이해하려 해도 좀처럼 이해되지 않고 점점 더 멀어지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인간 쓰레기’라는 말까지 듣는 인물인데, 약간 공감하기 어려운 면도 있었던 캐릭터라고 할까요. 영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분명히 어린 시절에 생긴 어떤 트라우마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강하고 악한 인물이 된 데는 역시 감독님의 영향이 가장 컸죠.” 지난 5월 제 66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며 화제를 모은 ‘짚의 방패’는 일본 영화계의 거장으로 꼽히는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연출했다. ‘오디션’ ‘착신아리’ 등으로 세계적인 감독의 반열에 오른 그는 호러와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작품마다 거친 에너지를 쏟아냈다. 지난 22일 먼저 국내 개봉한 ‘악의 교전’에서는 연쇄 살인마의 이야기를 다뤘다. 후지와라는 “무엇보다 미이케 감독님의 작품이라는 점에 끌렸다”고 출연 배경을 밝혔다. ‘짚의 방패’는 기요마루를 축으로 악과 정의의 문제를 다룬다. 1조원 넘는 자산을 보유한 재계의 거물은 기요마루를 죽이려다 실패하기만 해도 10억원을 주겠다고 공표한다. 동료와 간호사, 심지어 경찰까지 기요마루의 잠재적 살인자가 된다. 경시청의 특수 요원 메카리(오사와 다카오)와 시라이와(마쓰시마 나나코)에게 기요마루를 경시청까지 호송하라는 임무가 떨어지면서 48시간의 호송 작전이 벌어진다. 메카리와 시라이와는 악인을 죽이려 달려드는 집단적 악인들 틈에서 악인을 보호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다. “100억원이라는 큰 현상금은 물질 만능주의에 익숙해져 있는 이 시대의 인간을 더욱 나약하게 만들 수 있겠죠. 우리 사회에서는 정의란 무엇인지 종종 질문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타인과 살아가는 게 역시 정의가 아닐까요. 메카리는 직업에 대한 신념이 강한 캐릭터죠. 기요마루조차도 메카리를 보고 ‘대단하다’고 여기는 면이 있어요.” 후지와라는 연기에 가장 몰입했던 장면으로 메카리와 기요마루가 처음 만나는 순간을 꼽았다. 동료에게 죽을 뻔하다 살아난 기요마루가 호송 작전을 설명하는 메카리에게 “당신들이 나를 지킬 수 있겠냐”고 묻는 장면이다. 기요마루의 질문은 정의의 한계를 시험하는 말로 들린다. 영화 속 악행을 거듭하며 악에 대한 질문을 이어가고 있는 후지와라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살인자 역이 또 들어오면 어떻게 할 거냐고요? ‘네 저요!’ 할 겁니다. 물어보자마자 ‘저요, 저요!’”(웃음)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설국열차’ 틸다 스윈턴 전작 스크린 ‘케빈에 대하여’ 방영

    티캐스트 계열 케이블 채널 스크린(SCREEN)은 영화 ‘설국열차’에 출연한 틸다 스윈턴의 전작 ‘케빈에 대하여’를 22일 밤 11시에 방송한다. 지난 19일 밤 11시 스크린에서 방송된 ‘케빈에 대하여’는 20, 40대 여성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AGB닐슨 수도권 개인 기준)를 기록했다. 예술영화로는 이례적인 기록이 나오자 방송사가 영화를 다시 보여주는 것이다. 2011년 칸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케빈에 대하여’는 엄마로 살아가는 것에 익숙지 않은 에바(틸다 스윈턴)와 끊임없이 그녀를 괴롭히는 아들 케빈(에즈라 밀러)의 이야기를 통해 모성의 본질을 들여다본다.
  • 16살로 돌아간 중년 ‘까밀’…알고도 못 피하는 삶의 굴레

    16살로 돌아간 중년 ‘까밀’…알고도 못 피하는 삶의 굴레

    까밀(노에미 르보브스키)은 마흔에 접어든 단역 배우다. 열여섯에 딸을 임신하고 어머니를 잃으면서 까밀의 삶은 천천히 내리막길을 걷는다. 연기는 뛰어나지만 배우로 큰 주목은 받지 못한다. 한때 열렬히 사랑했던 남편 에릭(사미르 구에스미)은 딸 같은 여자와 바람나 이별을 통보한다. 게다가 남편이 집을 팔아 치우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까밀은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된다. 삶의 권태와 무기력함에 지친 까밀은 친구들과 송년 파티를 하던 중 새해를 1초 남기고 정신을 잃는다. 깨어 보니 병원. 몸도 마음도 그대로인데 놀랍게도 까밀은 열여섯이던 1985년으로 돌아가 있다. ‘까밀 리와인드’(Camile Redouble)는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영화다. 다른 시간 여행 영화들이 그렇듯 ‘까밀 리와인드’ 역시 과거 여행에서 삶의 어떤 진실을 길어 올리고 다시 현재로 돌아온다. 어느 때보다 빛나고 반짝거리던 1980년대의 학창 시절로 돌아간다는 설정에서는 한국 영화 ‘써니’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불행한 현재를 벗어나 과거로 돌아간 까밀은 금세 현실을 받아들인다. 이미 세상을 떠난 부모에게 한껏 어리광을 부리고, 학교에 가 단짝 친구들과 어울린다. 문 닫은 야외 수영장에 몰래 들어가 수다를 떨거나 한 이불을 덮고 밤새 친구와 고민을 나누기도 한다. 이미 겪었던 일이겠지만 까밀은 완전히 새로운 것을 경험하듯 하루하루를 소중히 기억하고 기록한다. 문제는 미래의 남편인 에릭도 같은 학교에 다닌다는 점이다. 예정된 미래를 알고 있는 까밀은 에릭을 냉대하지만 에릭은 오히려 그런 까밀에게 끌린다. 까밀도 첫사랑의 풋풋함을 마냥 밀어내지는 않는다. 미래에서 벗어나려 애쓸수록 정해진 일들은 어김없이 일어난다. ‘까밀 리와인드’는 ‘써니’처럼 1980년대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인다. 파티장에서는 카트리나 앤드 더 웨이브스의 ‘워킹 온 선샤인’이 흘러나오고 까밀과 친구들은 형형색색의 원색 옷을 걸쳐 입는다. 당시의 문화를 공유했거나 중년층에 접어든 관객이라면 더욱 공감할 여지가 크다. 감독과 각본, 주연을 맡은 노에미 르보브스키는 삶을 되돌릴 수 없다고 믿는 중년의 무기력함과 다시 찾은 10대의 생기발랄함을 균형 있게 오간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 주간 최고 프랑스 영화상을 받았다. 115분. 18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케이블 하이라이트]

    ■몬스타(엠넷·tvN 밤 9시 50분) 규동의 일로 칼라바 아이들은 충격을 받는다. 도남은 자신 때문이라는 생각에 더 당황한다. 한편 선우의 고백 이후 선우, 설찬, 세이(하연수)의 관계는 점점 어색해져만 간다. 세이는 뉴질랜드에서 온 엄마와 선우의 고백에 혼란스럽다. 설상가상으로 설찬은 불안한 마음을 뒤로 하고 일본으로 공연을 가게 된다. ■피싱 오디세이 피크(FTV 밤 10시 25분) 앞선 장비와 기술, 낚시매너 그리고 깨끗한 자연환경과 수질, 풍부한 자원을 공개한다. 낚시가 많은 이들에게 인기 레포츠로 자리잡기까지 세심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 일본의 낚시 문화를 짚어보는 시간이 마련된다. 송순성과 헤라렉스 정태환 회장, 그리고 일본 명인 이토 사토시와 함께한 특별한 낚시의 기술을 배운다. ■블랙 호크 다운(스크린 밤 10시) 1993년 최정상의 미군부대가 유엔 평화유지작전의 일환으로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로 파견된다. 그들의 임무는 소말리아의 민군대장인 모하메드 파라 에이디드의 두 최고 부관을 납치하는 일이다. 동아프리카 전역에 몰아닥친 기아는 유엔이 제공하는 구호 식량을 착취하는 에이디드와 같은 민병대장 때문이다. ■666 파크 애비뉴(AXN 밤 10시) 제인은 피터 크레이머의 일기장에서 ‘컨스피라티’라는 단어를 발견하고, 쿠퍼 형사를 만나 의논한다. 그리고 제인은 자신이 드레이크 가에서 일어난 일을 모두 보고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제인의 집에 두 남자가 침입해 일기장을 훔쳐 간다. 한편 자기를 차로 친 사람이 루이즈라는 사실을 알게 된 알렉시스는 루이즈를 죽이려 한다. ■문화갤러리 예감(국회방송 밤 8시 30분) 영화 ‘세이프’로 한국 영화 최초로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신예 문병곤 감독을 만난다. 또한 찰스 디킨스의 소설을 무대에 옮겨 화제가 된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를 다룬 공연소식에서부터 천재 음악가 말러의 명곡 ‘9번 교향곡’에 얽힌 비밀스러운 이야기까지. 한 주간 풍요로운 문화 한마당이 펼쳐진다. ■명탐정 코난(애니맥스 오후 5시) 코난과 미란, 유명한 팀장은 신정의 변호사 집 앞을 지나다가 갑작스런 비명을 듣고 집 안으로 뛰어들어간다. 집 안에는 한민수라는 남자가 죽어 있었다. 그 집의 애완견 존이 한민수를 공격해 살인을 저지른 것이다. 하지만 코난은 어렸을 때부터 오랫동안 지켜봐온 존이 아무런 이유없이 사람을 공격했을 리 없다고 여긴다.
  • “영화? 마약 같으니까 하지”

    “영화? 마약 같으니까 하지”

    단편 ‘순환선’으로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된 지난해 5월 신수원(46) 감독이 문병곤(30)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다. 1년 앞서 문 감독의 ‘불멸의 사나이’가 같은 부문에 초청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 감독은 칸에서 카날플뤼상을 받았다. 그리고 다시 1년. 지난달 폐막한 칸영화제에서는 문 감독이 ‘대형 사고’를 쳤다. 단편 ‘세이프’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칸이 손들어 준 두 감독에게 세간의 관심이 쏟아졌다. 지난 3일 문 감독은 박근혜 대통령의 축전까지 받았다. 그러나 다시 일상의 궤도로 돌아온 지금. 이들은 고민스럽다. 세상은, 한국 영화계는 여전히 ‘제도권 밖’ 단편 감독의 열정과 희생을 담보로 화려한 성과에만 주목하고 있는 건 아닐까. 세계 최고 영화제에서 수상한 두 사람에게 ‘그날’ 이후의 변화, 한국에서 영화 감독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물었다. 두 사람은 자리에 앉자마자 영화제 이야기부터 한바탕 쏟아냈다. →수상 이후 어떤 변화가 생겼나. -신수원 감독(이하 신) 사실 칸에 간 것도 의외였다. 술 마시고 일어났더니 이메일이 와 있었다. 꼬집어 봤다. 되게 놀라웠다. 수상은 기대하지도 않았고, 폐막식 일정도 몰랐다. 실질적으로 상금을 받은 건 없었다(웃음). 개봉 길이 막혀 있던 ‘순환선’이 개봉할 수 있게 된 게 가장 좋았다. 칸에서 수상했으니 다음 번에는 장편을 찍을 수 있겠다 싶은 기대도 있었다. 칸이라는 곳이 하늘에 떠 있는 먼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거기 다녀왔다는 게 지금도 신기하다. -문병곤 감독(이하 문) 변화라면 음…. 엄마가 변했다(일동 폭소). 한 번 더 해보라고 밀어 주는 분위기랄까. ‘세이프’를 찍기 전에도 생각했지만 앞으로 단편은 그만 찍고 장편을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불멸의 사나이’ 뒤에는 취업을 해야 하나, 단편을 더 찍어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학점이 2.35라 그런지 광고회사 같은 데 원서를 넣어도 기계가 다 걸러 냈다(웃음). 연출부에도 20~30군데 지원해 봤지만 ‘고령화 가족’, ‘미스터 고’ 모두 떨어졌다. 상을 받고 나서는 취직도 아니고 연출부도 아니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장편에만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수상이 투자를 받는 데 도움이 되나. -신 캐스팅에는 도움이 됐지만 투자는 잘 모르겠다. 칸에 갔다 오면 고작 단편인데도 작가주의 감독, 영화제로 팔리는 감독이라는 인식이 생기는 것 같다. -문 아직은 제의가 많지 않다. 상업 영화를 하고 싶은데, 칸에 가든 안 가든 상업적으로 좋은 시나리오를 쓰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신 감독은 교사 출신, 문 감독은 생명공학과 출신이다. -신 원래 영화할 생각이 없었다. 중학교 사회 교사를 하다가 소설을 쓰고 싶어서 한국예술종합학교 시나리오과에 들어갔는데 접해 보니 영화라는 매체가 너무 좋았다. 2002년에 한예종을 졸업하고 휴직했던 학교도 그만뒀다. 사직서를 내는 데 손이 덜덜덜 떨렸다. 수입도 끊기는 데다 영화로 된다는 보장도 없었다. 굉장한 모험이었지만 더 늦기 전에 해보자고 생각했다. 가지 않은 길에는 후회가 남을 것 같았다. -문 대학에서 영어도 모르는데 원서를 읽고 바이러스나 키우는 게 재미가 없었다. 우연히 임권택 감독님 사진을 봤는데 머리가 하얀데도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멋있었다. 친형이 중앙대 영화과에 다녔는데 재밌어 보여서 반수 끝에 입학했다. 처음에는 친구 한 놈 데려다 놓고 혼자서 영화를 되게 많이 찍었다. 그런 식으로 감독을 꿈꾸게 됐는데 학교를 수료하고 생각해 보니 취직을 하고 싶었다. 전공에 연연하지 말고 진짜 원하는 게 뭘까 생각해 보니 이야기를 만드는 게 제일 재밌었다. 매체는 선택하면 될 것 같았다. 물류센터 같은 곳에 면접을 보면서 졸업 작품으로 ‘불멸의 사나이’를 만들었는데 칸에 가게 됐다. 약간의 변화는 있었지만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다시 취업 준비를 하면서 ‘세이프’를 찍었는데 이렇게 됐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여러 가지 현실적인 옵션들은 다 찔러 봤다. 후회스럽고 불안해서 그랬던 게 아닐까. 내가 얼마나 영화와 이야기를 좋아하는지 증명하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나. -신 마이너스 통장으로 버텼다. 집에 손 벌리기도 미안했고. 교사 경력 살려서 참고서 쓰고, 시나리오 각색하면서 근근이 버텼다. 예전처럼 풍족하진 않지만 적응이 됐다. -문 저는 풍족하게 벌어 본 적이 없어서…(웃음). 한 달에 50만원 정도는 벌었는데 다행히 서울에 집이 있어서 버틸 만했다. 정규직은 없었지만 비정규직은 찾으면 있었다. →영화를 하면서 어떤 점이 어려웠나. -문 장편 경험이 없으니 두려움이 앞선다. 하지만 힘든 것도 없이 어떻게 성과를 낼까 싶다. 잘되는 게 오히려 이상한 거니까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한다. 지구력이 좀 생긴 것 같다. 칸에 갈 계획도 없었고, 한 번도 계획대로 이루어진 적도 없어서 계획 같은 걸 세우고 싶지 않다(웃음). 중요한 건 최선을 다했느냐 아니냐다. -신 시나리오 쓰는 게 가장 어렵다. 현장은 아무리 힘들어도 길이 있지만 시나리오는 투자도 받아야 하고 캐스팅도 해야 하고 크랭크인까지 갈 수 있을지도 모르니 항상 불안하다. 철저히 외로운 순간들도 있고. →그럼에도 영화를 하는 이유가 있을 것 같다. -문 말초적인 이유다. 재밌다. -신 비슷하다. 재밌다. 오랜 고민 끝에 사표를 내면서 결심한 게 있었다. ‘뒤돌아보지 말자.’ 어렵게 만들지만 매번 새로운 걸 느낀다. 발견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도 알게 되고. 아무리 힘들어도 그걸 넘는 마약 같은 뭔가가 있다. →제도적으로 어떤 지원이 필요한가. -문 단편은 수익 구조가 굉장히 약하다. 졸업 작품도 수익 없이 300만원은 들어가는데 말이 되나. 단편을 팔아 수익이 생기면 스태프들에게 임금도 줄 수 있고 동기 부여도 된다. 지금은 ‘친구니까 도와주라’고 할 수밖에 없고, 영화제 수상만 바라보게 된다. 프랑스의 카날플뤼처럼 단편을 구입하는 채널이 생기면 조금이라도 사정이 나아질 수 있다. 지금은 독립영화라면 굶고 배고픈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나. -신 새 영화 ‘명왕성’이 7월에 개봉하지만 처음에는 배급사도 없었다. 그 영화로 베를린영화제에서 황금곰상까지는 아니어도 작은 상(특별언급상)을 받았는데, 개봉이 불투명해지니까 내가 영화를 잘못 만든 게 아닌가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 자기 색을 가지고 영화를 찍으려는 사람들이 다음 작업을 이어 갈 수 없다는 위기감을 많이 느낀다. (상업영화에서 요구하는) 테크니션 감독만 필요한 게 아닌가 싶을 때도 많다. 감독과 일부 개인 투자자들의 희생으로 영화가 만들어진다. 작은 규모의 영화들도 지원받을 수 있도록 국가의 역할이 커졌으면 한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황금종려상에 동성애 다룬 ‘블루 이즈 더’

    황금종려상에 동성애 다룬 ‘블루 이즈 더’

    제66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은 튀니지 출신의 프랑스 감독 압둘라티프 케시시의 ‘블루 이즈 더 워미스트 컬러’가 받았다. 영화는 두 젊은 여성의 동성애를 그렸으며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시스터’ 등으로 알려진 모델 출신 배우 레아 세이두와 신인 배우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가 주연했다. 보수적인 칸영화제에서 동성애를 다룬 작품에 최고상이 돌아간 것은 이례적이다. 남녀 주연상은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네브래스카’에 출연한 할리우드 배우 브루스 던, 아스가르 파르하디 이란 감독의 ‘더 패스트’에서 열연한 프랑스 배우 베레니스 베조가 각각 차지했다. 심사위원대상은 코언 형제의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 감독상은 멕시코 감독 아마트 에스칼란테의 ‘헬리’가 받았다. 올해 경쟁부문에 초청된 아시아 영화 2편도 모두 수상했다.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라이크 파더, 라이크 선’이 심사위원상, 중국 자장커 감독의 ‘어 터치 오브 신’이 각본상을 받았다. 고레에다 감독은 ‘아무도 모른다’로 2004년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따낸 데 이어 두 번째 수확을 거뒀다. 2006년 ‘스틸 라이프’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았던 자장커 감독은 칸영화제에서 네 번째 초청작으로 수상했다. 황금카메라상 수상작에는 앤서니 첸 감독의 ‘일로 일로’가 선정됐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30세 생초짜, 칸에서 ‘일’ 내다

    30세 생초짜, 칸에서 ‘일’ 내다

    “정말 영광스럽고 함께 일한 스태프들에게 감사한 마음입니다. 시상식에서 제 이름이 불렸을 때 너무 놀라 머리가 백지장처럼 하얘지더군요.” 26일(현지시간) 폐막한 제66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세이프’(Safe)로 단편 경쟁부문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문병곤(30) 감독은 수상 직후 국제전화 인터뷰에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 영화가 칸영화제 단편 경쟁부문에서 최고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특히나 올해는 단편들의 경쟁이 유난히 치열했다. 영화제 심사위원장인 할리우드 거장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진행하는 폐막식 시상대로 ‘얼떨결에’ 불려나간 감독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어리둥절했다”고 말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아르바이트를 해 모은 돈으로 턱시도를 장만해 입고 있던 덕분에 ‘복장 불량’을 면할 수 있었던 건 다행이었다”며 웃었다. 수상작은 그의 세 번째 작품이다. 수십년간 매달려 수십편을 만들어도 칸 입성이 하늘의 별 따기인 마당에 ‘생초짜’ 감독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을 해 버린 셈이다. 습작 기간조차 제대로 거치지 않고 세계 영화제의 트로피를 거머쥔 기린아가 된 것이다. 칸영화제와의 인연은 좀 특별했다. 그에게 칸 진출은 이번이 두 번째다. 중앙대 영화학과 졸업 작품인 단편 ‘불멸의 사나이’로 2011년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받았다. 그때도 현지에서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하지만 언감생심 수상은 꿈도 꾸지 못했다. 수상작 ‘세이프’는 13분짜리 영화다. 불법 사행성 게임장의 환전소에서 일하는 여대생과 도박에 중독된 사내의 모습을 통해 현대인의 슬픈 자화상을 그렸다. “대학 동기가 쓴 글을 보고 영화를 만들게 됐다”는 문 감독은 “주인공 여대생이 환전소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면 칠수록 오히려 교착상태에 빠지는 아이러니를 보여줌으로써 돈에 포박된 현대인의 모습을 나타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의 총제작비는 800만원. 신영균문화재단 후원 공모에 뽑혀 500만원을 지원받았고 거기에 자비 300만원을 보탰다. 세트장이랄 것도 없었다. 문 감독은 “서울 개포동의 한 건물 지하주차장에 영화 배경인 환전소를 꾸려 나흘 동안 스태프 15명과 단출하게 찍었다”고 했다. 그렇게 찍은 영화는 이번 단편 부문에서 경쟁작 9편 중 가장 사회성 짙은 작품으로 평가됐다. 프랑스 칸 현지에서 영화가 상영된 직후 심사위원인 ‘피아노’의 제인 캠피언 감독에게서 “스릴 있고 재미있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는 전형적인 시네마 키드다. “어릴 적 집에서 비디오카메라로 영상을 만들며 감독의 꿈을 키웠다”는 그는 내친김에 장편 상업영화 연출에도 욕심을 내비쳤다. “아이러니한 상황을 다루는 소재에 관심이 많습니다. 장르를 불문하고 메시지가 정확한 영화를 찍고 싶어요. 봉준호, 박찬욱, 김지운, 강제규, 김용화 감독의 영화들을 다 좋아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분명하다. “늘 열심히 ‘다음 영화’를 찍고 있는 감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칸 영화제에 나타난 칸

    성추문으로 불명예 퇴진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64)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제66회 칸국제영화제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AFP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트로스칸 전 총재는 이날 칸영화제 경쟁부문 출품작인 짐 자무시 감독의 ‘온리 러버스 레프트 얼라이브’ 초연 행사에 참석했다. 스트로스칸은 ‘프랑스TV’ 미디어 마케팅 이사이자 새 여자 친구로 알려진 미리앙 라우피르(46)와 동행해 언론의 집중적인 주목을 받았다. 앞서 칸영화제 개막 이틀째인 16일에는 스트로스칸 전 총재의 성추문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웰컴 투 뉴욕’의 예고편이 영화 관계자들에게 공개됐다. 컬트 영화로 유명한 미국의 아벨 페라라가 감독으로 프랑스 국민 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가 주인공 역할을 맡았다. 스트로스칸은 2011년 미국 뉴욕의 한 호텔 객실에서 여종업원 성폭행 혐의로 체포되면서 IMF 총재직에서 물러났고 프랑스 사회당 대통령 후보에서도 밀려났다. 그는 사건 당시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났으나 이후 프랑스에서 매춘 알선 혐의 등이 불거져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가짜 싸이의 정체는… 한국인 입양아 출신

    가짜 싸이의 정체는… 한국인 입양아 출신

    제66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가수 싸이 행세를 해 유명세를 탄 프랑스의 30대 남성이 한국 입양인 출신인 것으로 밝혀졌다. 칸에서 고급 파티장을 돌아다니면서 ‘강남스타일’을 부르고 말춤을 추며 가짜 싸이 행세로 융숭한 대접을 받은 이 남성은 24일 한 국내 방송사와의 현지 인터뷰에서 자신이 3세 때 한국에서 프랑스로 입양된 사람이라고 밝혔다. 드니 재완 카레라는 이 남성의 한국 이름은 김재완으로 서울에서 태어나 입양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한국말을 하지 못하고 한국을 방문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카레는 지난해 말 한 클럽에 놀러 갔다가 싸이를 닮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닮은꼴 역할을 시작해 밤무대에 널리 알려졌으며 프랑스 방송에도 몇 차례 출연한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가수 싸이는 이날 유엔 사무총장 신탁기금의 특별 프로젝트에 기부한 사실이 알려졌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유엔 사무총장 신탁기금이 세계 빈곤 퇴치를 목적으로 진행하는 특별 프로젝트에 싸이가 지난 10일 기부했다고 밝혔다. 기부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이 기부금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추진하는 빈곤 퇴치 사업과 ‘밀레니엄 개발 목표’ 달성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칸 영화제 감독님들 황금‘입담’상은 없나요

    칸 영화제 감독님들 황금‘입담’상은 없나요

    26일 폐막으로 막바지에 접어든 제66회 칸국제영화제가 황금종려상을 다투는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시상대에서 가장 크게 웃을 감독이 누구일지 지구촌 영화 팬들의 눈과 귀가 쏠린 가운데 경쟁부문에 출품된 작품들의 현장 평점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황금종려상을 거머쥘 유력 작품들의 윤곽도 잡혀 간다. 인터뷰 홍보 경쟁에 여념이 없는 스타 감독, 배우들의 ‘준비된 한마디’도 연일 영화제의 화제다. 현지의 영화기자와 평론가 사이에서 평점이 가장 높은 작품은 코언 형제 감독의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 1960년대 미국 뉴욕 그리니치빌리지를 배경으로 활동한 포크 가수 데이브 반 롱크를 모델로 르윈 데이비스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다뤘다. 주연 오스카 아이작은 “진정한 예술을 추구하지만 성공과 실패 사이에서 내적 갈등을 겪는 인물”이라고 캐릭터에 대한 설명을 압축해 지구촌 곳곳에서 영화 기사의 제목으로 부각됐다. ‘위대한 개츠비’로 국내 관객에게도 친숙한 캐리 멀리건과 유명 팝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 등도 출연한다. 조엘 코언 감독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영화에는 특별한 플롯이 없다”고 전제한 뒤 “(영화 속) 고양이야말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축”이라고 너스레를 떨어 개봉을 기다리는 팬들을 더 설레게 만들었다.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작품들은 아시아권 감독들의 영화다. ‘죄의 손길’을 출품한 자장커 감독은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폭력이 우려된다. 평범한 개인이 그런 폭력 속에서 어떤 상황에 처해지는지 말하고 싶었다”고 발언 수위를 높여 눈길을 끌었다. 그는 “중국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말도 보탰다.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로 2011년 베를린국제영화제 금곰상을 수상한 ‘과거’의 아스가르 파르하디 감독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어디에서 작업을 하든 나는 이란 감독이지만 국적보다 중요한 것은 관객과 영화 간의 유대”라면서 “모든 영화는 관객 개개인의 것”이라는 명언을 던졌다. 일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도 수상 후보군에 들어 있다. 20편의 경쟁작 중 최저 평점을 기록하고 있는 작품은 일본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짚의 방패’. 그러나 감독이 현지 인터뷰에서 던진 ‘연출 철학’은 최고 평점을 받고도 남았다.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은 ‘내가 가진 것으로 영화를 만들라’고 가르쳤다. 모두들 저마다 색다른 영화를 만들려고 애쓰지만 자신이 가진 것으로 영화를 만들 때 독창성은 자연히 뒤따른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40년 만의 리바이벌… 66회 칸 영화제 개막작 ‘위대한 개츠비’

    40년 만의 리바이벌… 66회 칸 영화제 개막작 ‘위대한 개츠비’

    지난 15일(현지시간) 개막한 제66회 칸국제영화제는 ‘위대한 개츠비’를 첫 작품으로 선택했다. ‘물랑루주’를 통해 19세기 프랑스 파리의 화려함을 그대로 재현했던 바즈 루어만 감독은 10년 가까이 공을 들여 영화를 완성했다. 하지만 감독은 고전 원작의 재탕에 머물지 않았다. 1920년대 재즈 음악 대신 제이지와 윌 아이 엠 등 내로라하는 힙합 뮤지션들의 음악으로 배경을 채우고, 프라다가 디자인한 의상으로 장면장면을 수놓았다. 거기다 고전영화로는 드물게 3D다. ■ <UP> 1920년대 배경 낯설지 않게 다가와… 역시 디캐프리오! 잘 알려진 고전을 영화화할 경우 반쪽짜리로 주저앉아버릴 때가 많다. 원작을 곧이곧대로 압축해 무미건조하거나 지나치게 각색해 원작의 맛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루어만 감독의 ‘위대한 개츠비’는 고전의 맛을 풍부하게 살리면서 상업영화로서의 재미를 놓치지 않은 작품이다. 뮤지컬, 오페라, 연극, 음악 등 다양한 매체적 요소를 영화에 요령껏 버무려왔던 감독은 ‘재즈의 시대’로 불리는 1920년대 미국의 사회문화적인 분위기를 강조하면서도 원작의 간결한 스토리를 잘 잡아냈다. 원작은 주인공 개츠비를 통해 제1차 세계 대전이 휩쓸고 지나간 직후 불안과 안도가 교차하는 신흥대국 미국의 빛과 그림자를 그리고 있다. 그러나 불안한 경제상황 속에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현대인의 삶을 스크린에 온전히 투영시켰다. 우선 캐릭터 위주로 찬찬히 이야기를 풀어간 덕분에 원작을 읽지 않았거나 기억이 가물가물한 관객들도 별 불편함 없이 영화에 몰입할 수가 있다. 궁금증을 한층 부풀린 뒤 등장하는 개츠비(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의 모습과 옛 연인 데이지(캐리 멀리건)에 대한 변함없는 순수한 사랑은 로맨스 영화의 측면에서 봐도 충분히 흥미롭다. 디캐프리오는 가난한 집안 출신이지만 상류층 여인과의 사랑을 이루고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무모한 낙관주의자 역을 맺힌 데 없이 소화해냈다. 그를 ‘로미오와 줄리엣’에 캐스팅했던 루어만 감독은 순수하면서 로맨틱한 로미오와 야망과 집착으로 비밀스럽고 어두운 개츠비의 모습을 결부시켜 배우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3D로 20세기 패션의 태동기인 1920년대의 고전적 의상과 매일 밤 흥겨운 재즈음악 속에 화려한 파티가 펼쳐지는 개츠비의 대저택을 보자면 당시 사람들의 환상과 허무함이 손끝에 잡힐 듯 생생히 전해온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DOWN> 사랑이야기 집중 피츠제럴드의 원작… 역시 못 따라가! 원작을 뛰어넘는 영화는 만들기 어려운 법이다. 원작이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같은 고전이라면 더더욱이나 그렇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가 각본을 쓰고 로버트 레드퍼드와 미아 패로가 주연한 1974년작도 평가는 시원찮았다. 역시나, 휘황한 광채를 뿜어내는 ‘루어만 버전’도 원작 앞에서는 빛이 바랜다. 가장 큰 문제는 영화가 원작의 줄거리를 개츠비와 데이지의 사랑 이야기로 지나치게 축소시켰다는 대목이다. 영화가 인물들의 표면적 관계에만 집중하면서 캐릭터의 입체성이 휘발되고 말았다. 상류층 출신의 데이지는 경제성장의 단꿈에 젖어 있던 1920년대 미국사회의 허망한 환상인 동시에 개츠비가 가질 수 없는 꿈의 상징이다. 하지만 영화는 데이지를 향한 개츠비의 열망에 깔린 사회경제적·계급적 맥락은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다. 화려한 파티 장면, 3D 효과 등을 통해 빈자리를 채워 보려 하지만 전체적으로 과잉의 불편함이 더 강하다. 몇몇 대목에서는 감독의 직접적인 해석까지 개입하면서 원작에 대한 기대를 배반한다. 예컨대 결말에 대한 묘사다. 원작이 개츠비의 총소리를 청각적으로 묘사한 반면 영화는 이를 매우 시각적으로 재현해 압축과 생략의 여운을 뺏아갔다. 원작에 없는 정신분석학자를 등장시켜 캐러웨이가 개츠비에 대한 기억을 털어놓게 한 설정도 마찬가지. “액자형식의 장치가 과하다”(영화평론가 듀나)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피츠제럴드의 생생한 문체를 영화가 오롯이 담아내지 못하는 점도 아쉽다. 아무리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라 한들 “당신이 이해받고 싶은 만큼 이해하고 있고, 당신이 스스로에 대해 갖고 있는 믿음만큼 당신을 믿고 있으며, 당신이 전달하고 싶어 하는 호의적 인상의 최대치를 분명히 전달받았노라 확신시켜 주는” 개츠비의 미소를 복원할 수는 없었다.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가 진단한 이 영화의 신선도는 딱 반토막, 50%였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칸국제영화제 66번째 막 오른다

    칸국제영화제 66번째 막 오른다

    제66회 칸국제영화제가 15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개막작 ‘위대한 개츠비’ 상영을 시작으로 오는 26일까지 11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올해 한국 장편영화는 경쟁부문 진출에 실패하고 단편영화 2편만 공식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문병곤 감독의 ‘세이프’(Safe)가 단편 경쟁 부문에 진출했고 김수진 감독의 ‘선’(The Line)은 학생 경쟁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의 18편 중 하나로 초청됐다. 심사위원장은 할리우드의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맡았다. 경쟁 부문에는 ‘바톤 핑크’와 ‘파고’로 각각 칸영화제 황금종려상(1991)과 감독상(1996)을 받았던 코엔 형제,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로 황금종려상(1989)을 받은 스티븐 소더버그가 신작으로 경합을 벌인다. 폐막작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벌어진 실제 범죄사건을 극화한 스릴러 ‘줄루’가 선정됐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정보마당] 구청소식·전시·대중음악·공연·영화

    [구청소식] ●강남구 15일 오후 3시 코엑스 피아노 분수광장에서 ‘제41회 성년의날’을 맞아 전통 성년식 체험행사를 개최한다. 행사에는 성년을 맞는 청소년 50여명과 주민 등 250여명이 참석하며, 어른됨을 하늘에 알리는 고천무(告天舞) 공연을 시작으로 기념식과 전통성년례 순으로 진행된다. 보육지원과 (02)3423-5843. ●강북구 20일까지 2013년 구 마을공동체사업을 공모한다. 자유제안방식으로 강북에 걸맞은 사업이면 32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한다. 자치행정과 (02)901-6084. ●강서구 자원봉사를 하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18일부터 24일까지 ‘봄 자원봉사 나눔실천 주간’을 운영한다. 유해식물 제거 소탕작전은 18일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진행되며, 가족과 청소년 등 100여명이 강서습지공원 내에서 관상덩굴, 가시박 등 유해식물 제거작업을 하게 된다. 자원봉사센터 (02) 2600-5331. ●관악구 15일 오후 5시 구청 대강당에서 ‘2014년 대학입시 각 합격 전략 설명회’가 열린다. 최신 입시 정보에 목말라 하는 수험생과 학부모, 교사 400여명이 대상이다. 이송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입학사정관이 나온다. 오후 4시부터 선착순 입장. 교육지원과 (02)880-3986. ●광진구 16일 오후 3시 구청 대강당에서 ‘2013 광나루 아카데미’가 열린다. KBS 아나운서 출신 여행작가인 손미나 작가가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슴이 부르는 소리를 들어라’를 주제로 강연한다. 당일 선착순 300여명 입장. 교육지원과 (02)450-7536. ●구로구 어르신을 위한 추억의 명화극장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16일 오후 2시 30분 구민회관에서 영화 ‘7번방의 선물’을 무료 상영한다. 식전 행사로 노래교실도 열린다. 만 65세 이상 300명을 15일까지 선착순 모집한다. 노인청소년과 (02)860-2445. ●금천구 지역 내 취업 활성화를 위한 ‘2013년 금천구 취업대비 교실’이 16일 오후 2시 금천 평생학습관에서 열린다. 구직자와 취업 준비생을 대상으로 효과적인 자기소개서 작성과 면접 방법 등을 알려준다. 40명 선착순 모집 마감. 일자리정책과 (02)2627-2044. ●노원구 18일 오전 10시 상계동 구보건소 4층 교육실에서 임신부와 배우자를 대상으로 5월 부부출산교실을 개최한다. 부부가 함께하는 태교 및 순산준비라는 주제로 유익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생활건강과 (02)2116-4349. ●도봉구 16일 오후 3시 구청 16층 회의실에서 ‘친환경 도시농업 참여 주민과의 만남’을 개최한다. 도시텃밭 운영 주민, 상자텃밭을 분양받은 주민 등이 참석해 도시(상자) 텃밭을 가꾸면서 느꼈던 경험담과 개선사항 등을 이동진 구청장과 나눈다. 자치행정팀 (02)2091-2203. ●동대문구 20일부터 24일까지 공공일자리사업 참여자를 모집한다. 지역공동체일자리사업은 7월부터 10월까지, 3단계 공공근로사업은 7월부터 9월까지 근무하게 된다. 만 18세 이상 근로능력자, 가구소득이 최저생계비의 120% 이하인 경우, 재산이 1억 3500만원 이하인 사람이 신청할 수 있다. 일자리창출과 (02)2127-4974. ●동작구 지역 내 127개 경로당(구립 39곳, 사립 88곳)과 대한노인회동작구지회, 상도경로문화센터 등에 자동혈압계 129대 보급을 최근 마쳤다. 자동혈압계 사용을 원하는 누구나 사용 가능하다. 노인복지과 (02)820-1356. ●마포구 21일부터 23일까지 구청 시청각실에서 구 비정부기구(NGO)를 위한 역량강화 전문교육을 실시한다. 지역 NGO 실무자 등 100명을 대상으로 NGO 단체 및 사업의 홍보·마케팅·캠페인 및 전문모금기법과 관련한 실무기술 등을 교육한다. 자치행정과 (02)3153-8344. ●서대문구 다음 달 14일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미혼남녀 만남행사 ‘솔로탈출-내 반쪽 찾기’가 열린다. 올바른 결혼관에 대한 특강에 이어 커플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접수는 24일까지 남녀 40명씩으로 구 거주자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 참가비는 2만원. 여성가족과 (02)330-1292. ●서초구 구청 홈페이지를 통해 15일 오전 9시부터 일주일간 6월 구민정보화교육 신청을 받는다. 반포1동 서초구 IT 교육센터에서 열리는 정보과 교육은 만 55세 이상 구 거주 주민이면 참여 가능하다. 교육전산과 (02)2155-6414. ●성동구 21일 오후 2시부터 3시 30분까지 구보건소 5층 보건교육실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알레르기 질환에 대한 한의학적 관리 방법’을 주제로 건강관리교실을 운영한다. 성동구보건소 (02)2286-7068. ●성북구 저자와 함께 커피를 마시며 책 이야기를 나누는 ‘책읽는 정릉, 작가와 만나다’ 시간을 마련했다. 15일 오후 7시 정릉도서관 행복한 서재에서다. ‘커피는 원래 쓰다’의 저자이자 커피활동가인 박우현이 나온다. 30명 선착순 마감이다. 정릉도서관 (02)2038-9928. ●송파구 몽촌토성역에서 시작해 남한산성을 오르는 19.6㎞의 토성산성어울길 투어 참가자를 선착순 500명으로 모집한다. 투어는 다음 달 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이며 신청은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할 수 있다. 국제관광담당관 (02)2147-2100. ●양천구 21일까지 어르신 상담봉사자 양성과정 수료 후 홀몸어르신을 위한 맞춤형 방문상담 봉사자로 활동할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 교육은 28일부터 7월 30일까지 진행된다. 양천어르신상담센터 (02)2602-9988. ●영등포구 ‘찾아가는 치매 조기 검진 및 예방 강좌’가 15일 낮 12시 30분부터 양평2동 삼광교회 노인대학 강당에서 열린다. 노인대학 이용자 50명이 대상이다. 치매지원센터에서 강사가 나와 강의는 물론 기초 상담 및 치매 선별 검사까지 할 예정이다. 건강증진과 (02)831-0855. ●용산구 가정의 달을 맞아 국방부 근무지원단 및 유명 인사들을 초청, 가족음악회를 선보인다. 15일 오후 7시 30분부터 용산아트홀 대극장에서 열리는 이번 음악회의 오프닝 공연으로 국방부 전통 타악팀이 나서며 이어 관악대의 전통악 연주 공연이 펼쳐진다. 특별출연으로 류건후, 김세아씨의 탱고공연과 팬플루트연합의 합동 연주가 이어진다. 2부 공연으로 국방부 전통악대가 나서 관악 연주공연을 펼친다. 문화체육과 (02) 2199-7245. ●은평구 소아정신과 전문의인 서천석 행복한 아이 연구소 소장과 함께하는 부모 공개 특강을 31일 은평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무료로 개최한다. 선착순 500명이고 30일까지 구 홈페이지나 전화로 접수할 수 있다. 교육복지과 (02)351-7274. ●중구 15일 오후 4시 30분 구청 기획상황실에서 2013년도 모범 청소년 및 유공자 표창식을 갖는다. 행사에서는 중학생 9명과 고등학생 14명, 유공자 11명이 표창을 받는다. 여성가족과 (02)3396-5432. ●중랑구 ‘2013년 알아두면 유익한 지방세 이야기’를 발간했다. 1000부를 발간해 지역의 16개 동주민센터와 구청 민원여권과, 교통행정과 등에 비치해서 누구나 다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세무1과 (02)2094-1323. ●종로구 7월 4일까지 혜화동 전통 한옥청사 1층 사랑방에서 ‘우리 전통문화 교실’ 강좌를 연다. 전통한지공예, 전통예절다도, 전통매듭공예의 등 세 가지 프로그램이 강좌별 주 2회 8주 과정으로 진행된다. 구에 거주하는 20세 이상이면 교육신청 후 무료로(재료비 본인 부담) 수강이 가능하다. 교육체육과 평생교육 (02)2148-1992. ●경기 고양시 31일까지 제2기 여성예비창업자·창업초기여성기업인을 모집한다. 분야는 디자인, 공예 분야 및 전자상거래·모바일·콘텐츠·솔루션·정보통신기술(ICT)·문화산업기술(CT)을 활용한 지식기반 분야 등이다. 고양시 홈페이지 고시공고란 또는 새소식란에서 서식을 내려받아 시청 여성가족과를 방문해 접수하면 된다. 고양시여성창업지원센터 (031)8075-3341. ●의정부시 의정부시 장애인공동생활가정 행복한집 신규 입소자를 모집한다. 입소 대상은 신변 처리 및 의사소통이 가능한 18세 이상 장애인이다. 입소기간은 2년이며 1명만 선정한다. 노인장애인과 (031)828-2145. [전시] ●전영근 ‘2013 여행’전 15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화랑. 어김없이 자동차가 등장하는 작품을 통해 일상을 탈출한 여행의 상쾌함을 전한다. 전시회에 앞서 해외여행을 떠난 듯 이번 작품에는 독일, 스위스, 체코 등의 이국적 풍광이 담겼다. “여행을 떠나요!” 특유의 투박한 질감을 살린 그림들이 간결한 메시지를 전한다. (02)543-1663. ●민경갑 ‘감성과 영혼의 세계전’ 16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슈페리어갤러리. 유산 민경갑 화백(80)의 개인 초대전. 자연을 주제로 한국화의 정체성을 모색해온 민 화백의 최근작 ‘자연과의 공존’ ‘진여’ 연작 시리즈 30여점을 선보인다.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인 민 화백은 세련된 색감과 구도로 구상과 추상을 넘나드는 한국화의 새 전형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02)2192-3366. [대중음악] ●JK김동욱 콘서트 ‘Beautifool JK’ 17~19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MBC ‘나는 가수다’, KBS ‘불후의 명곡2’ 등의 음악 프로그램에서 뛰어난 가창력으로 청중을 압도했던 가수 JK김동욱의 단독 콘서트. 기존의 히트곡과 신곡을 망라해 방송에서 보여주지 못한 감동을 선사한다. 7만 7000원~9만 9000원. (02)1544-1555. ●월간 윤종신 앙코르 콘서트 31일~6월 1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연세대학교 백양콘서트홀. 지난 4월 12~15일 펼쳐진 ‘2013 월간 윤종신 콘서트: 구독자들의 선택’이 전회 매진을 기록한 가운데 열리는 앙코르 공연. 지금까지 ‘월간 윤종신’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48곡을 포함해 지난 3월 팬들이 선정한 ‘베스트 오브 월간 윤종신’, ‘월간 윤종신 명곡 퍼레이드’ 등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S석 5만 5000원~R석 7만 7000원. (02)1544-1555. [공연] ●아카데미아 금관5중주 정기연주회 20일 오후 8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정통 클래식부터 재즈, 팝까지 광범위한 레퍼토리로 금관악기의 매력을 선사하는 단체. 주페의 ‘시인과 농부’ 서곡, 생상의 호른 협주곡, 하차투리안의 ‘칼의 춤’,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5번 등을 연주한다. 1만~3만원. (031)955-6982. ●뮤지컬 ‘어린이 넌센스’ 8월 18일까지. 서울 종로구 혜화동 대학로 한양레퍼토리. 뮤지컬 ‘넌센스’의 어린이 버전. 4세 이상 아이들과 부모가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미국 호보켄의 한 수녀원에서 많은 수녀들이 식중독에 걸리자 나머지 수녀들이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벌이는 흥미진진한 이야기. 귀여운 다섯 수녀들이 노래와 발레, 인형극 등 개인기를 선보인다. 2만원. (02)741-1234. ●어린이 공연 ‘마농의 오르골 가게’ 6월 2일까지. 서울 중구 정동 세실극장. 클래식과 발레를 접목한 공연. 눈사람 마농과 사슴인형, 베짱이 인형 등이 함께 사는 눈 덮인 작은 마을에 어느 날 공장이 생기고 공해와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면서 더 이상 눈이 오지 않게 됐다. 마농 아저씨는 눈이 오길 바라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희생하면서 소원을 들어주는데…. 익숙한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고, 환경과 희생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만들어준다. 2만원. (02)742-7601. ●국악 ‘화(和)-만남 그리고 어울림’ 22일 경기 수원시 인계동 경기도문화의전당 행복한대극장, 23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 경기도립국악단(단장 김재영)이 동서양의 아름다운 어울림을 선사한다. 가야금 협주곡 ‘새산조’, 거문고 협주곡 ‘청우’, 오페라 ‘잔니 스키키’ 중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 엔니오 모리코네의 ‘넬라 판타지아’, 소나 협주곡 ‘황토정’ 등 시대와 장르를 초월한 만남을 선사한다. 1만~3만원. (031)289-6471. [영화] ●위대한 개츠비 감독 바즈 루어만. 출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캐리 멀리건, 토비 맥과이어 등. 스콧 피츠제럴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개츠비(디캐프리오)는 출세를 꿈꾸는 야심가다. 제1차 세계 대전에 참전해 상류층 여인 데이지 페이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1920년대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개츠비의 사랑과 욕망을 그렸다. 제66회 칸국제영화제 개막작. 141분. 15세 관람가. 16일 개봉. ●크루즈 패밀리 감독 커크 드 미코, 크리스 샌더스. 목소리 출연 니콜라스 케이지, 라이언 레이놀스, 엠마 스톤 등. ‘슈렉’과 ‘쿵푸 팬더’를 만든 드림웍스의 새 애니메이션이다. 동굴 밖에 온갖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믿는 크루즈 패밀리의 아빠는 해가 지면 누구도 밖으로 나갈 수 없게 한다. 어느 날 동굴이 무너지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가족은 새 보금자리를 찾아 밖으로 나선다. 곰빼미(곰+올빼미), 쥐끼리(쥐+코끼리), 앵무랑이(앵무새+호랑이) 등 ‘혼합동물’들이 재미를 선사한다. 98분. 전체 관람가. 16일 개봉. ●노킹 온 헤븐스 도어 감독 토머스 얀. 출연 틸 슈바이거, 잔 조세프 리퍼스 등. 1998년 국내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영화가 재개봉한다. 뇌종양 진단을 받은 마틴과 골수암 말기의 루디가 가진 공통점은 시한부 판결을 받았다는 것뿐이다. 성격도 외모도 전혀 다른 두 남자는 바다를 보기 위해 마지막 여행을 떠난다. 에릭 클랩튼과 본 조비, 건즈 앤 로지스 등을 통해 잘 알려진 동명의 OST 선율도 감상포인트.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곡은 독일 그룹 젤리크의 버전. 89분. 15세 관람가. 16일 개봉.
  • 또 제한상영가 논란… ‘홀리 모터스’ 볼 수 있을까

    또 제한상영가 논란… ‘홀리 모터스’ 볼 수 있을까

    해묵은 영화등급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지난 12일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레오 카락스 감독의 ‘홀리 모터스’에 대해 제한상영가 판정을 내린 데서 비롯됐다. ‘홀리 모터스’의 탁월한 작품성 때문에 문제가 더 커졌다. ‘퐁네프의 연인들’ ‘소년, 소녀를 만나다’ ‘나쁜 피’ 등으로 유명한 카락스 감독이 13년 만에 내놓은 ‘홀리 모터스’는 지난해 프랑스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으며 프랑스 영화 전문지 ‘카이에 뒤 시네마’에 의해 ‘올해(2012)의 영화’ 1위로 뽑혔다.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으면 제한상영관으로 등록된 극장에서만 상영과 홍보가 가능하지만, 국내엔 제한상영관이 없다. 영화를 틀지 말라는 얘기다. 수입사 오드(AUD)의 김시내 대표는 “영등위에서 문제 삼은 장면은 뿌옇게 블러 처리를 해 재심의를 요청한 상태”라면서 “새달 4일 극장 개봉을 한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 프랑스 제작사 측과 사안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등위는 제한상영가 논란에 대해 곤혹스러운 눈치다. ‘영화 ‘홀리 모터스’ 제한상영가 결정 보도 관련 영상물등급위원회 정정보도 요청’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나라의 등급분류 제도는 영화의 예술성이나 작품성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표현에서 주제 및 내용의 이해도, 폭력성, 공포 등의 수위가 높고 특히 선정적 장면 묘사의 수위가 매우 높다. 신체 노출과 관련, ‘성기 등을 구체적·지속적으로 노출하거나 실제 성행위 장면이 있을 경우’ 제한상영가로 결정한다는 등급분류 기준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영등위는 또한 “문제가 된 장면은 남성의 성기가 발기된 채 지속적으로 노출된 장면으로, 일부 언론에서 이 영화의 성기 노출을 4초, 30초 등으로 보도하고 있으나 실제는 1분 55초로 매우 길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등위는 지난해 11월에도 베니스영화제 퀴어라이온상 수상작인 전규환 감독의 ‘무게’에 제한상영가 판정을 내렸다. 선정성이 과도하다는 이유에서였다. 2011년 베니스영화제 오리종티 부문에 초청된 김경묵 감독의 ‘줄탁동시’ 역시 지난해 성기 노출 장면이 문제가 돼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다. 모자이크 처리한 뒤에야 개봉할 수 있었다. 폭력성을 이유로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은 영화도 있다. 김선 감독의 ‘자가당착: 시대정신과 현실참여’는 특정 정치인을 떠올리게 하는 마네킹의 목을 자르는 장면이 문제가 돼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다. 이 영화는 현실 정치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정치적 탄압 논란마저 일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아름답고 서늘한, 새 시대의 히치콕

    아름답고 서늘한, 새 시대의 히치콕

    “내가 가진 작품 세계랄까, 개성이랄까, 그런 게 좋으니까 미국에서 내게 만들어 달라고 하지 않았을까. 그들도 나를 존중해줬고,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기를 원했다. 잘 하는 걸 해달라기에 했다. 하하하.” 한국은 물론 유럽과 북미에서도 많은 추종자를 거느린 박찬욱 감독의 할리우드 데뷔작 ‘스토커’(28일 개봉)가 공개됐다. 2010년 할리우드에서 영화화되지 못한 최고의 시나리오 톱10에 들 만큼 많은 이들이 군침을 흘린 각본(당초 테드 폴크란 무명작가가 8년을 공들여 쓴 시나리오로 알려졌다. 폴크가 미국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의 주인공 웬트워스 밀러란 사실이 밝혀진 건 이후의 일이다)을 손에 넣은 제작자 마이클 코스티건이 박 감독에게 시나리오를 보내면서 시작됐다. 리들리·토니 스콧 형제가 제작에 참여했고, 할리우드의 블루칩 미아 바시코브스카와 니콜 키드먼, 매튜 구드, 재키 위버가 합류하면서 기대치는 치솟았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걸 보고, 남들이 듣지 못하는 걸 듣는 인디아 스토커(바시코브스카)는 학교에서 괴짜 취급을 받는다. 늘 함께 사냥하러 다니는 아빠가 유일한 친구. 소녀의 18번째 생일은 잔인했다. 아빠가 사고로 숨진 채 발견된 것. 장례식날 존재조차 몰랐던 찰리 삼촌(매튜 구드)이 나타난다. 남편의 죽음으로 신경이 곤두섰던 엄마 이블린(니콜 키드만)은 젊고 잘생긴 찰리에게 시동생 이상의 감정을 느낀다. 인디아 또한 자신과 같은 능력을 지닌 삼촌에게 묘하게 끌린다. 하지만, 삼촌의 출현 이후 인디아의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사라진다. ‘스토커’는 피아노 치는 소녀의 다리 위로 거미가 기어올라가는 기묘한 출발부터 엔딩크레딧이 ‘내려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잠시도 긴장을 풀기 어려운 매혹적인 스릴러다. 대사로 풀어내기보단 은유적 이미지와 미장센을 통해 소통한다. ‘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박쥐’ 등 파격적인 소재를 끄집어내 인간 본능의 어두운 단면과 윤리, 종교의 관계를 묻던 박 감독의 방식은 ‘스토커’에서도 이어진다. 전보다 덜 불편한 표현 방식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박 감독은 21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할리우드에서 작업한 덕분에 미아(바시코브스카)도 만나고 니콜(키드먼)도 만났다. 한국에도 좋은 배우들이 많지만, 미아는 없지 않나. 피아노 음악을 만든 필립 글래스는 어릴 때부터 숭배했던 분이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게 가장 좋았다”고 밝혔다. 물론 낯선 환경에서 어려움도 많았을 터. 그는 “현장이 너무 바쁘다. 한국에서 찍었다면 회차가 두 배는 더 늘었을 텐데 미국에서는 40회차에 끝냈다. 너무 힘든 일이었고 적응하느라 애를 먹었다. 막판에는 초 단위로 진땀 빼면서 찍었다”고 설명했다. ‘스토커’는 밀러의 시나리오지만 캐릭터와 이미지, 서사까지 지극히 박찬욱스럽다. 그는 “누가 연출해도 비슷할 것 같은 각본이 있고, 열이면 열, 감독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는 각본도 있다. ‘스토커’는 후자였다. 여백이 많아서 붓을 대 칠할 공간이 많았다. 그래서 택했다. 인물묘사는 밀러가 잡아놓은 게 워낙 좋아서 살렸다. 오프닝과 엔딩은 새로 만들었다. 여기 저기 넣고, 빼고 손을 봤다”고 밝혔다. 소녀도 여인도 아닌, 중간 쯤에서 멈춰버린 듯한 인디아 역을 소화한 바시코브스카는 “복잡하고 미묘한 캐릭터에 매료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감독과의 작업은 멋진 경험이었다. 다른 감독과는 전혀 달랐다. 촬영 전에 스토리북을 통해 이미지들을 보여줬다. 세세한 장면들을 꼼꼼하게, 때론 많은 은유를 통해 설명해줬다. 배우의 생각을 촬영에 적극 반영했다”며 웃었다. 지난달 선댄스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스토커’에 대한 평단 반응은 우호적이다. 일부 평론가가 알프레드 히치콕에 견줘 설명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 로튼토마토닷컴은 ‘스토커’의 신선도를 93%로 집계했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아무르’(93%)나 올 아카데미 주요부문 후보에 오른 ‘실버라이닝플레이북’(92%)과 비슷한 수준이다. ‘스토커’는 북미(3월 1일 개봉)에선 1000~2000개 극장에서 동시 개봉하는 와이드릴리즈 대신 차례로 개봉관을 늘리는 롤아웃 방식을 택했다. 첫 주에는 5개 도시에서 시작한다. 첫 주에 18개 극장에서 개봉한 뒤 입소문을 타고 959개까지 늘린 ‘블랙스완’이 대표적 성공 사례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안나 카레니나’ 등 미개봉 화제작 多 모였네

    ‘안나 카레니나’ 등 미개봉 화제작 多 모였네

    마리끌레르 필름 앤 뮤직 페스티벌이 20~26일 서울 CGV청담씨네시티에서 열린다. 영화제를 관통하는 콘셉트는 언뜻 눈에 띄지 않는다. 그래도 ‘안나 카레니나’ ‘필름소셜리즘’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 3D’ ‘주리’ 등 미개봉 화제작들을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오만과 편견’ ‘어톤먼트’에서 호흡을 맞춘 조 라이트 감독과 키이라 나이틀리 콤비가 재결합한 ‘안나 카레니나’(위)가 우선 궁금하다. 이미 3차례나 영화로 만들어진 러시아 문호 레오 톨스토이의 고전을 라이트 감독이 어떻게 요리했는지 정식개봉(3월 21일)까지 기다리기 어려운 이들에겐 희소식이다. 러시아 귀족 남편과 8살 난 아들을 두고도 젊은 장교와 치명적 사랑에 빠지는 안나 카레니나는 나이틀리가, 안나의 남편이자 러시아 정치인 알렉시 카레닌은 주드 로가 맡았다. 안나의 마음을 흔든 장교로는 올리버 스톤 감독의 ‘파괴자들’로 얼굴을 알린 애런 존슨이 나온다. 북미에선 지난해 11월에 개봉했다. 미국인 취향과는 거리가 먼 탓에 16개 스크린에서 소규모 개봉했다. 장 뤽 고다르의 ‘필름소셜리즘’(아래)은 2010년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출품된 작품이다. 고다르의 전작들처럼 국내 개봉 가능성은 거의 없다. 팔순을 넘어선 고다르(83)의 영화적 근황이 궁금하다면 열 일 제치고 챙겨볼 일이다. 이상용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고다르의 건재를 알린 영화다. 다양한 현실과 정치적 이슈를 독특한 편집과 실험적 기법으로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 3D’는 북미에서 지난달 4일 개봉한 최신작이다. 개봉 첫주 2174만 달러(약 235억원)를 벌어들여 ‘장고: 분노의 추격자’ ‘호빗: 뜻밖의 여정’ ‘레미제라블’ 등 대작들을 따돌리고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개봉 2주째에 박스오피스 9위로 추락한 만큼 영화의 만듦새는 의문이지만, 슬래셔영화 팬이라면 한번쯤 보고 싶을 것이다. 이 밖에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출품된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의 데뷔작 ‘주리’, 신연식 감독의 ‘러시안 소설’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CGV(www. cgv.co.kr), 마리끌레르 홈페이지(www.marieclairekorea.com)에서 예약할 수 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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