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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글라 첫 트랜스젠더 뉴스앵커…첫 방송 뒤 동료들 박수 속 눈물

    방글라 첫 트랜스젠더 뉴스앵커…첫 방송 뒤 동료들 박수 속 눈물

    “트랜스젠더 누구도 고통받지 않기를” 이슬람국가 방글라데시에서 첫 트랜스젠더 뉴스 앵커가 방송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9일 다카트리뷴 등 방글라데시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트랜스젠더 타슈누바 아난 시시르(29)는 전날 민영 보이샤키TV에서 3분짜리 뉴스를 진행했다. 방글라데시에서 트랜스젠더 앵커가 뉴스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시르는 실수 없이 뉴스 진행을 마친 뒤 동료들의 환호와 박수 속에서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그 동안 여러 채널에서 오디션을 봤는데 보이샤키TV가 용기 있게 나를 받아줬다”고 말했다. 시시르는 “트랜스젠더 누구도 고통받지 않으며 비참한 삶을 살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그들도 자신만의 능력을 통해 직업을 찾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공교롭게도 시시르가 방송에 데뷔한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기도 했다. 보이샤키TV의 대변인 줄피카르 알리 마니크는 “일부 시청자의 반발 위험에도 불구하고 시시르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면서 시시르의 데뷔에 대해 “역사적인 발걸음”이라고 말했다. 현지 인권단체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에 트랜스젠더가 적게는 10만명에서 많게는 15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트랜스젠더 대부분은 보수적인 문화 속에서 심각한 차별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구걸이나 성매매에 종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시르도 남자답게 행동하지 못한다는 비난과 따돌림 등에 시달리다가 가출했다. 이후 수도 다카 등에서 호르몬 치료와 직업 교육을 받으며 연극배우, 인권활동가 등으로 활동했다. 그는 지난 1월부터 다카의 한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공중보건 석사 과정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제일기획 8개 등 국내사 ‘아·태 광고제’ 본상 11개

    제일기획 8개 등 국내사 ‘아·태 광고제’ 본상 11개

    국내 주요 광고사들이 아시아·태평양지역 대표 광고제인 ‘스파이크스 아시아’에서 11개의 본상을 합작했다. 삼성 계열 광고사 제일기획은 이번 광고제에서 금상 1개와 은상 4개, 동상 3개 등 총 8개 본상을 받았다고 8일 밝혔다. 디지털 촉감 인식 기능과 모스부호를 결합한 애플리케이션으로 시청각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의사소통을 지원한 ‘삼성 굿 바이브’ 캠페인은 모바일 부문 금상을 포함해 디지털, 헬스케어 부문 등에서 은상 3개, 동상 1개를 받았다. 이외에도 스마트폰으로 거리에 그려진 예술작품인 그래피티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갤럭시 그래피티’, 카트 손잡이에 살균 소독기를 장착한 ‘이마트 라이트 세이버’, ‘워너뮤직아시아 언성(Unsung)’ 캠페인 등이 은상과 동상을 받았다. LG계열 광고회사 HS애드가 제작한 한국관광공사의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 캠페인은 이번 광고제 음악 부문 은상을 받았다. 퓨전 국악 그룹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는 노래로 잘 알려진 해당 캠페인은 지난해 7월 온라인에 공개된 뒤 4개월 만에 6억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제일기획·HS·이노션, 아태지역 대표 광고제 11개 본상 합작

    제일기획·HS·이노션, 아태지역 대표 광고제 11개 본상 합작

    국내 주요 광고사들이 아시아·태평양지역 대표 광고제인 ‘스파이크스 아시아’에서 11개의 본상을 합작했다. 삼성 계열 광고사 제일기획은 이번 광고제에서 금상 1개와 은상 4개, 동상 3개 등 총 8개 본상을 받았다고 8일 밝혔다. 디지털 촉감 인식 기능과 모스부호를 결합한 애플리케이션으로 시청각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의사소통을 지원한 ‘삼성 굿 바이브’ 캠페인은 모바일 부문 금상을 포함해 디지털, 헬스케어 부문 등에서 은상 3개, 동상 1개를 받았다. 이외에도 스마트폰으로 거리에 그려진 예술작품인 그래피티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갤럭시 그래피티’, 카트 손잡이에 살균 소독기를 장착한 ‘이마트 라이트 세이버’, ‘워너뮤직아시아 언성(Unsung)’ 캠페인 등이 은상과 동상을 받았다. LG계열 광고회사 HS애드가 제작한 한국관광공사의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 캠페인은 이번 광고제 음악 부문 은상을 받았다. 퓨전 국악 그룹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는 노래로 잘 알려진 해당 캠페인은 지난해 7월 온라인에 공개된 뒤 4개월 만에 6억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 계열 광고회사 이노션 월드와이드에서는 하반신 장애가 생긴 장애인 양궁 국가대표 박준범 선수가 현대차 의료용 로봇에 의지해 다시 걷는 ‘두 번째 걸음마’, 코로나19 의료진을 향한 응원 문구가 담긴 ‘응원반창고’ 캠페인 등이 동상을 수상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빈 박스 때문에 히스패닉 여성에게 온갖 욕설 들은 뉴욕 한인 교민

    빈 박스 때문에 히스패닉 여성에게 온갖 욕설 들은 뉴욕 한인 교민

    미국 뉴욕 브루클린 외곽의 한 식품점 주차장에서 한 한국인 남성이 덩치 큰 히스패닉 여성에게 상자를 빼앗기면서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들었다. 온라인 매체 넥스트샤크는 라우드랩스 뉴스(LLN) NYC의 아시아계 기자가 우연히 지난 2일 브루클린 외곽 그레이브센드의 한 식품점 주차장에서 휴대전화로 포착한 동영상을 6일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동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그녀는 ‘f 욕설’을 빼면 문장이 구성되지 않을 정도로 큰 목소리로 욕설을 퍼붓는다. “너네 작은 중국인들”이란 단어가 분명히 들린다. 한 남성이 그만하라고 제지하고 다른 여성이 한국인 남성에게도 그냥 가라고 말려 보지만 이 여성은 욕설을 멈추지 않는다. 이 여성은 자신의 모습이 찍히고 있는 것을 알고는 취재진에게도 다가와 찍지 말라고 위협하며 욕설을 퍼붓는다. 취재진이 “중국인이라고 말했지요? 그건 증오범죄”라고 지적하자 한 문장에 ‘f 욕설’을 세 차례나 썼다. “휴대폰 내려놔”라고 소리지르며 “호모냐”고 묻기도 했다. 데니스라고만 자신을 밝힌 피해자에 따르면 계산원에게 돈 주고 산 상자들을 카트에 두고 물건을 구해 돌아왔더니 히스패닉 일행이 상자들에 자기들이 시장 본 것을 넣고 있었다. 그가 상자들을 알아보자 문제의 여성은 차 트렁크에 실은 다음 돌려줄테니 주차장에서 만나자고 했다. 데니스는 그러자고 하고 따라갔다. 그런데 주차장에 도착하자 그녀가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울고불고 저주를 퍼부었다. 데니스는 “그녀는 한사코 나와 싸우려고 했다. 난 여자와 싸우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와 거리를 유지하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의 여성이 도로에서 만나면 차를 박아버리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이 교민이 얼굴이나 동영상이 공개되는 일을 원치 않을 수도 있겠다. 이메일을 보내 알리면 삭제할 계획이란 점을 밝혀둔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미얀마서 한국 최루탄 사용됐나…문 대통령 “폭력 중단”

    미얀마서 한국 최루탄 사용됐나…문 대통령 “폭력 중단”

    문재인 대통령은 6일 미얀마 군부의 반군부 시위대 유혈 진압이 계속되는 것과 관련해 “미얀마 국민들에 대한 폭력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더이상 인명의 희생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미얀마 군과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을 규탄하며, 아웅산 수찌 국가고문을 비롯해 구금된 인사들의 즉각 석방을 강력히 촉구한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와 평화가 하루속히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미얀마 군부의 유혈진압과 관련해 SNS로 메시지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는 지난 4일 미얀마 사태와 관련해 평화적 시위에 대한 미얀마 군과 경찰의 폭력적 진압을 강력히 규탄하면서 평화적이고 민주적으로 미얀마의 헌정질서가 조속히 회복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적극 협력하는 동시에 우리 교민과 진출 기업의 안전에도 만전을 기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도 지난달 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양국이 최근 미얀마 상황에 대해 우려를 공유하고, 민주적·평화적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전날인 5일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시위 진압 경찰의 총에 맞은 남성 1명이 사망했다. 미얀마 군부의 유혈진압으로 UN이 확인한 공식 사망자는 54명이며, 실제 사망자는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제 무기 거래와 사용을 감시하는 해외 비정부기구는 최근 미얀마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한국산 최루탄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을 내놨다. 영국의 무기 거래 조사단체 오메가리서치재단(Omega Research Foundation)은 지난 4일 단체의 SNS 계정을 통해 미얀마 노스 오칼라파에서 발견된 최루탄 발사체와 카트리지가 한국의 D사의 제품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재단은 지난달 미얀마 중부의 핀마나(Pyinmana)에서 발견된 수류탄형 최루탄 제품이 D사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오메가리서치재단은 미얀마 경찰이 착용한 장비들이 찍힌 사진을 근거로 한국에서 생산된 최루탄 발사기 또한 미얀마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 2014년 국내 업체들은 미얀마로 최루탄을 수출한 기록이 남아있다. 지난 2014년 당시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이 경남지방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그해 한해 27만7742발의 최루탄이 미얀마로 수출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들 제품은 모두 D사에서 생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2015년 이후 올해까지는 미얀마로의 최루탄 수출이 확인되지 않았다.최루탄의 외형만 보고 해당 제품이 한국산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2013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최루탄 수출에 대해 인도적 문제가 제기되면서 최루탄 수출이 중단되자 경찰이 안전수칙 준수와 탄피에 한국산 표기 금지를 조건으로 수출허가를 재개했기 때문이다. 제조사로 지목된 D사 측은 “미얀마에 수출한 내역이 없다”라며 “5년 정도까지는 수출 내역을 보관을 하는데 그전에 자료는 폐기돼 확인할 수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년(2011년~2021년2월) 사이 한국에서 국외로의 수출 허가를 받은 최루탄은 모두 1173만4817발로 1년에 평균 100만발 정도 수출이 이뤄졌다. 국제엠네스티가 최루탄 오남용 사례로 꼽은 31개 국가 중 프랑스, 이스라엘, 케냐, 나이지리아, 터키, 페루, 코트디부아르, 인도네시아, 튀니지 등 9개 국가에도 한국산 최루탄이 수출됐다. 이중 터키의 경우에는 10년간 최소 220만발 이상의 최루탄이 수출 허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 한국이 바레인으로 수출한 최루탄이 중동의 봄 이후 촉발된 민주화 시위를 탄압하는 데 사용되고 바레인 정부군이 쏜 한국산 최루탄에 맞아 15세 소년이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국제사회의 비난이 한국으로 쏟아졌다. 1999년 경찰이 국가신용도 추락을 방지한다며 최루탄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면서 국내 시위현장에서 최루탄은 사라졌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가성비 최강·기본 탄탄… ‘혁신’ 없지만 편하게 쓰기 좋아

    가성비 최강·기본 탄탄… ‘혁신’ 없지만 편하게 쓰기 좋아

    최근 SK텔레콤과 계열사 드림어스컴퍼니가 합심해 내놓은 ‘누구 버즈’는 다른 것은 몰라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면에서는 가히 최강이라고 불릴 만한 무선 이어폰이다. 드림어스컴퍼니는 사명을 바꿨지만 과거 전 세계 MP3 시장을 휩쓸었던 ‘아이리버’로 유명한 곳이며, 여전히 아이리버 브랜드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그 명성 그대로 제품의 기본기는 탄탄하면서도 가격은 7만 9000원으로 경쟁사 대비 상당히 저렴하다. 애플의 ‘에어팟 프로’가 32만원대니까 에어팟 프로를 살 가격이면 누구 버즈 네 개를 손에 넣을 수 있을 정도의 차이다.지난 2주간 사용해 본 누구 버즈가 전면에 내세우는 장점은 ‘인공지능(AI) 비서’ 기능이었다. 이어폰 가운데에 오목하게 들어간 곳에 손의 압력을 감지하는 ‘감압 센서’가 있는데 이를 살짝 길게 누르면 SK텔레콤의 AI 비서인 ‘누구’를 호출할 수 있다. 사람의 몸에 흐르는 전류를 감지해 반응하는 ‘정전식 센서’가 장착된 제품들은 귀에 이어폰을 잘 끼우려고 손만 갖다 대도 원치 않는 작동이 실행돼 곤란했는데 ‘감압식’은 이런 오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누구’에게 “날씨·뉴스를 알려 달라”, “전화를 걸어 달라”, “노래를 틀어 달라” 등을 부탁하면 곧바로 원하는 대답을 들려주는 것도 편리했다. 하지만 다른 무선 이어폰에서도 대부분 가능한 기능이어서 크게 차별성을 느끼기 어려운 점은 아쉬웠고, 주로 주변에 소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이어폰을 착용하는데 자꾸 소리내 명령어를 말하는 것이 민폐처럼 여겨졌다. 디자인은 에어팟처럼 콩나물 형태이지만 위아래 길이가 짧은 것은 차이가 있다. 평균적인 귀에 잘 맞도록 설계가 돼서인지 음악을 듣다가 심취해 고개를 마구 흔들어도 좀처럼 빠지지 않았다. 다른 고가형 무선 이어폰처럼 주변의 소음을 차단하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없다는 것은 아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쏙 들어가 귀를 막는 ‘커널형 제품’이라서 음악 감상에 방해가 될 정도로 외부 소리가 들리진 않았다. 음향은 엄청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평범한 편이었다. 앱으로 ‘누구 버즈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으면 ‘저음 강조’, ‘고음강조’, ‘선명한 음색’ 등 원하는 방식으로 음향을 조절할 수 있다. 누구 버즈로 통화를 할 때 상대방이 살짝 감이 멀게 들린다든지, 주변 소리가 다소 크게 들리는 느낌이 있다고 할 때도 있다. 하지만 대체로 큰 불편함 없이 대화를 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블루투스 5.0을 지원해서인지 스마트폰과의 연결이 엄청 빨리 되고 끊김 없이 안정적인 느낌이었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레이싱게임인 ‘카트라이더’를 할 때는 소리가 화면에 비해 아주 미세하게 지연되는 느낌이었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엄청난 혁신이 담겼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전체적으로 가격이나 기능을 따져 봤을 때 편하게 쓰기에는 제격인 제품이지 않나 싶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리뷰]가볍게 쓰기 제격인 아이리버 ‘누구 버즈’…혁신 기능은 아쉬워

    [리뷰]가볍게 쓰기 제격인 아이리버 ‘누구 버즈’…혁신 기능은 아쉬워

    최근 SK텔레콤과 계열사 드림어스컴퍼니가 합심해 내놓은 ‘누구 버즈’는 다른 것은 몰라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면에서는 가히 최강이라고 불릴 만한 무선 이어폰이다. 드림어스컴퍼니는 사명을 바꿨지만 과거 전 세계 MP3 시장을 휩쓸었던 ‘아이리버’로 유명한 곳이며, 여전히 아이리버 브랜드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그 명성 그대로 제품의 기본기는 탄탄하면서도 가격은 7만 9000원으로 경쟁사 대비 상당히 저렴하다. 애플의 ‘에어팟 프로’가 32만원대니까 에어팟 프로를 살 가격이면 누구 버즈 네 개를 손에 넣을 수 있을 정도의 차이다. 지난 2주간 사용해 본 누구 버즈가 전면에 내세우는 장점은 ‘인공지능(AI) 비서’ 기능이었다. 이어폰 가운데에 오목하게 들어간 곳에 손의 압력을 감지하는 ‘감압 센서’가 있는데 이를 살짝 길게 누르면 SK텔레콤의 AI 비서인 ‘누구’를 호출할 수 있다. 사람의 몸에 흐르는 전류를 감지해 반응하는 ‘정전식 센서’가 장착된 제품들은 귀에 이어폰을 잘 끼우려고 손만 갖다 대도 원치 않는 작동이 실행돼 곤란했는데 ‘감압식’은 이런 오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누구’에게 “날씨·뉴스를 알려 달라”, “전화를 걸어 달라”, “노래를 틀어 달라” 등을 부탁하면 곧바로 원하는 대답을 들려주는 것도 편리했다. 하지만 다른 무선 이어폰에서도 대부분 가능한 기능이어서 크게 차별성을 느끼기 어려운 점은 아쉬웠고, 주로 주변에 소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이어폰을 착용하는데 자꾸 소리내 명령어를 말하는 것이 민폐처럼 여겨졌다.디자인은 에어팟처럼 콩나물 형태이지만 위아래 길이가 짧은 것은 차이가 있다. 평균적인 귀에 잘 맞도록 설계가 돼서인지 음악을 듣다가 심취해 고개를 마구 흔들어도 좀처럼 빠지지 않았다. 다른 고가형 무선 이어폰처럼 주변의 소음을 차단하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없다는 것은 아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쏙 들어가 귀를 막는 ‘커널형 제품’이라서 음악 감상에 방해가 될 정도로 외부 소리가 들리진 않았다. 음향은 엄청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평범한 편이었다. 앱으로 ‘누구 버즈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으면 ‘저음 강조’, ‘고음강조’, ‘선명한 음색’ 등 원하는 방식으로 음향을 조절할 수 있다. 누구 버즈로 통화를 할 때 상대방이 살짝 감이 멀게 들린다든지, 주변 소리가 다소 크게 들리는 느낌이 있다고 할 때도 있다. 하지만 대체로 큰 불편함 없이 대화를 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블루투스 5.0을 지원해서인지 스마트폰과의 연결이 엄청 빨리 되고 끊김 없이 안정적인 느낌이었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레이싱게임인 ‘카트라이더’를 할 때는 소리가 화면에 비해 아주 미세하게 지연되는 느낌이었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엄청난 혁신이 담겼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전체적으로 가격이나 기능을 따져 봤을 때 편하게 쓰기에는 제격인 제품이지 않나 싶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그냥 가져가세요” 살인 한파 속 정전, 먹통된 계산대서 텍사스 마트 온정

    “그냥 가져가세요” 살인 한파 속 정전, 먹통된 계산대서 텍사스 마트 온정

    마트 측 한파 뚫고 생필품 사러온 손님들에반출 허용…위기 속 ‘공짜’ 선물에 훈훈기저귀·우유 등 계산대 통과에 60대 눈물노인이 눈에 카트 못 밀자 모두 나서 도와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속에 기록적인 초강력 한파가 몰아친 미국 텍사스주의 한 마트가 정전으로 손님들이 결제를 할 수 없게 되자 공짜로 생필품을 내어준 사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알려지면서 얼어붙었던 시민들의 마음을 녹이고 있다. 마트 측 “조심히 운전해 귀가하세요” 일부 손님, SNS에 마트 경험담 공유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린더시에 있는 슈퍼마켓 체인 H-E-B 마트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그러자 카트에 물건을 잔뜩 싣고서 계산대 뒤에 줄지어 서 있던 손님들 사이에서 한숨이 터져 나왔다. 눈이 잘 내리지 않는 남부 지역 텍사스에 북극 한파가 덮치자 놀란 시민들이 쌓인 눈을 겨우 뚫고 비상용 먹거리와 생필품을 사러 나왔지만, 계산대가 먹통이 되면서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던 상황이었던 셈이다. 사람들은 한숨과 절망에 휩싸였다. 그 순간 마트 측은 현금이 없어 계산하지 못하는 손님들로부터 돈을 받지 않고 물건들을 가지고나갈 수 있도록 계산대를 과감히 열었다. 기저귀, 우유, 과자 등을 높게 쌓은 카트들이 계산대를 그대로 지나가는 모습을 본 한 60대 남성은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아내와 함께 장을 보러 갔던 팀 헤네시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당시 상황을 전하면서 카트를 끌고 계산대 앞에 선 자신들에게 직원이 그냥 지나가라고 손짓하며 “조심히 운전해서 귀가하세요”라고 인사했다고 말했다. 헤네시의 페이스북 게시글은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마트 덕분에 4살 아이 음식 구했어요” 그는 “지난해 말부터 나라에서 정말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분열도 심해지고 여러 일들이 일어났다”면서 “특히 텍사스는 이런 날씨에 대비를 못 한 상태다. 이런 힘든 시기에도 정말 좋은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또 눈이 쌓인 탓에 카트를 앞으로 밀지 못하던 한 할머니를 손님들이 십시일반으로 나서 도와주기도 했다면서 “모두가 서로를 돕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손님은 현지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 줄을 서 있던 도중 전기가 나가 생필품을 사지 못할 줄 알았다면서 마트 덕분에 4살 아들을 위한 음식 등을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당 마트는 WP의 문의에 답하지 않았지만, H-E-B 측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헤네시의 게시글 내용이 사실이냐고 묻는 한 네티즌에게 “사실입니다”라고 답했다. 최근 미국 남부 일부 지역엔 한파주의보가 발령됐으며, 이례적인 추위로 전력 공급이 끊기기도 해 곳곳에서 정전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기록적 한파에 최소 15명 사망텍사스 인명피해 속출…2억명 한파 경보 미국 500여곳 최저 기온 깨져텍사스주 32년 만에 최저기온정전 속 11살 소년 동사 비극 겨울 폭풍이 몰고 온 북극발 맹추위에 하와이와 알래스카를 제외한 미국 본토의 4분의 3이 눈에 뒤덮였고 주민 2억명에게 경보가 발령됐다. 이번 한파는 눈 구경을 하기 힘든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아칸소 등 남부 지방까지 덮치면서 인명·재산 피해도 커졌다. CNN방송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 분석 자료를 인용해 본토 48개주(州) 전체 면적 가운데 73%(45개주)가 눈에 쌓였다고 보도했다. 2003년 이후 가장 넒은 지역에 눈이 내린 것이다. 기상청은 맹추위가 20일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주민 2억명에게 겨울폭풍 경보를 발령했다. 텍사스 등 7개주는 비상사태를 선언했고, 캔자스주는 재난 상황을 선포했다. CNN 방송에 따르면 이번 한파로 숨진 사람은 현재까지 최소 15명이다. 빙판길 차 사고로 12명이 숨졌고, 수백명의 부상자가 나왔다.텍사스주 휴스턴에선 노숙자 1명이 동사했고, 2명은 추위를 피하려고 차고 안에서 승용차에 시동을 켜둔 채 장시간 머물다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했다. 텍사스주의 이민 온 마리아 피네다라는 여성은 지난주 한파로 대규모 정전 사태 속에 자신의 11살 아들이 동사했다며 전력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고 ABC방송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의 11세 아들 크리스티안은 텍사스주에 한파가 몰아쳐 정전 사태가 난 16일 휴스턴 외곽의 이동식 집에서 사망했다. 그는 소장에 “죽기 전날 눈싸움을 했을 만큼 건강했던 크리스티안은 체온으로 추위를 견디려고 세살 동생과 한 침대에서 담요를 둘러싸고 있었다”면서 “깨워도 반응이 없어 911에 신고해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숨졌다”라고 사망 경위를 설명했다.정전 550만 가구, 밤새 추위에 ‘덜덜덜’ 맹추위는 발전 시설까지 멈춰 세우면서 대규모 정전사태를 초래했다. 텍사스, 오리건, 켄터키, 웨스트버지니아, 버지니아 등 18개주 550만 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겼다. 텍사스주가 430만 가구로 피해가 가장 컸고, 오리건, 오클라호마, 루지지애나, 켄터키, 웨스트버지니아에서도 각각 10만 가구 이상이 정전 피해를 봤다. 미국 기상청은 텍사스와 아칸소, 오클라호마 일부 지역은 알래스카주 페어뱅크스(영하 16도)보다 최저 기온이 낮았다고 전했다. 텍사스주 휴스턴과 아칸소주 리틀록은 1989년 이후 가장 낮은 영하 10도와 영하 18도를 각각 기록했다. 전력 차단으로 수도 공급마저 끊겨 이중의 고통을 겪는 주민들도 나왔다. 텍사스주 애빌린에선 정전으로 정수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12만 3000명에게 수도 공급이 차단됐다.대형 유통체인 월마트는 이번 한파 때문에 500개 이상의 점포를 폐쇄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월마트는 성명에서 “직원과 고객의 안전을 위해 매장 문을 닫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혹한은 극지방 소용돌이에서 초래됐다. 차갑고 건조한 공기 덩어리인 극 소용돌이가 평소 제트기류 때문에 북극에 갇혀있다가 기후 변화에 따른 북극 온난화로 제트 기류가 약해지자 냉기를 품은 극 소용돌이가 남하하면서 미국 전역에 한파를 몰고 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일주일 동안 미국 500여곳에서 최저 기온 기록이 깨졌다고 전했다. 콜로라도주 유마에선 섭씨 영하 41도, 캔자스주 노턴에서는 영화 31도를 찍는 등 살인적 강추위를 기록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17세 소녀 강간살인에 40세 여성 출국제한까지…뿔난 네팔 거리로

    17세 소녀 강간살인에 40세 여성 출국제한까지…뿔난 네팔 거리로

    10대 소녀 강간살인 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네팔 시위가 여성 인권 운동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AFP통신은 12일(현지시간)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미성년자 강간살인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과 여성에 대한 차별 철폐를 촉구하는 거리 시위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시위는 수더르뻐침주에서 발생한 10대 소녀 강간살인 사건에서 비롯됐다. 지난 5일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다 실종된 바기라티 바타(17)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분노는 극에 달했다. 숨진 소녀가 강간 후 목 졸라 살해된 것으로 보인다는 경찰 발표에 주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4년째 범인이 검거되지 않고 있는 ‘니르말라 판타 사건’을 언급하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2018년 7월 발생한 니르말라 판타(13) 강간살인 사건은 가해자들이 도주하면서 미제로 남았다.12일 수도 카트만두에 모인 여성인권운동가와 주민 수백 명은 거리 시위를 펼쳤다. 상여 대신 대나무 들것에 젊은 여성을 누이고 숨진 피해 소녀의 모의 장례를 치렀다. 하얀 상복을 입은 시위대는 들것을 이고 가두행진을 하며 희생자의 넋을 기렸다. “바기라티에게 정의를” 보여줘야 한다고 목놓아 외쳤다. 현지 매체 ‘히말라얀타임스’는 사건이 벌어진 바이타디 지구를 포함해 수더르뻐침주 9개 지구 전역에서도 산발적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바리가티 사건 진상 규명과 함께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 철폐를 촉구했다. 시위에 참가한 인권운동가 레슈 아얄은 "여성은 점점 차별에 내몰리고 있다. 미성년 소녀들은 강간당하고 살해되고 있지만 경찰과 국가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특히 최근 네팔 이민국이 내놓은 해외 취업 규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컸다.11일 국제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에 따르면 네팔 이민국은 네팔 여성의 출국을 제한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40세 미만 네팔 여성은 앞으로 가족 구성원과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아야만 단독 출국이 가능하다. 인신매매를 막기 위한 조처라는 게 정부 측 입장이지만, 여성인권운동가들은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반발하고 있다. 모냐 안사리 인권변호사는 “모든 시민에 대한 평등하고 공정한 대우를 보장하는 헌법 조항에 위배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로뉴스도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는 국제적 도시다. 에베르스트를 등반하기 위한 전 세계 등산객이 집결한다. 그런데 정작 네팔 여성들은 자유롭게 세계를 탐험할 권리를 거부당하고 있다는 게 아이러니하다"고 꼬집었다. 2018년~2019년 사이 네팔 인신매매 피해자는 약 3만5000명으로 추정된다. 이 중 1만5000명은 성인 여성이었으며, 5000명은 어린 소녀들이었다. 네팔 정부가 2017년 인신매매를 방지하기 위해 걸프 지역에서의 가사노동을 법으로 금지했지만, 법망을 피해 일자리를 구하려다 인신매매단에게 속아 착취당한 여성은 오히려 늘었다. 여행 제한이 인신매매를 방지하는 실질적 대책은 아니라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여성에 대한 네팔 정부의 출국 제한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간 여행제한 지역과 연령은 여러 차례 바뀌었다. 2012년에는 30세 미만 여성의 걸프 지역 이주노동이 금지됐다. 이주 노동자들의 송금 의존도가 높은 네팔 경제 특성상 해외로 돈벌이를 나가려는 여성이 많으나, 법적으로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네팔 여성들이 해외 취업을 하기 위해선 목숨을 걸어야 하는 실정이다. 공식 통계상 해외 취업자 90%가 남성이고, 여성 비율은 10%가 되지 않지만 벌써 300만 명 가까운 여성이 위험을 무릅쓰고 국경을 넘어 말레이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등에서 가사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갖은 학대와 착취, 인신매매에 시달리고 있으나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질병, 상해, 사망에 대한 국가 보상은 꿈도 꾸지 못한다. 이에 대해 휴먼 라이츠 워치 측은 “(출국 제한은) 여성의 존엄성을 모독하는 처사”라며 “네팔 정부는 여성과 어린이를 2류 시민으로 취급하지 말고 의사 결정에 포함시키라”고 경고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10대 소녀 강간살인 사건 모의 장례…쌓인 恨 터진 네팔

    10대 소녀 강간살인 사건 모의 장례…쌓인 恨 터진 네팔

    10대 소녀 강간살인 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네팔 시위가 여성 인권 운동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AFP통신은 12일(현지시간)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미성년자 강간살인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과 여성에 대한 차별 철폐를 촉구하는 거리 시위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시위는 수더르뻐침주에서 발생한 10대 소녀 강간살인 사건에서 비롯됐다. 지난 5일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다 실종된 바기라티 바타(17)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분노는 극에 달했다. 숨진 소녀가 강간 후 목 졸라 살해된 것으로 보인다는 경찰 발표에 주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경찰이 4년째 범인 검거에 애를 먹고 있는 ‘니르말라 판타 사건’을 언급하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2018년 7월 발생한 니르말라 판타(13) 강간살인 사건은 가해자들이 도주하면서 미궁에 빠졌다.12일 수도 카트만두에 모인 여성인권운동가와 주민 수백 명은 거리 시위를 펼쳤다. 상여 대신 대나무 들것에 젊은 여성을 누이고 숨진 피해 소녀의 모의 장례를 치렀다. 하얀 상복을 입은 시위대는 들것을 이고 가두행진을 하며 희생자의 넋을 기렸다. “바기라티에게 정의를” 보여줘야 한다고 목놓아 외쳤다. 현지 매체 ‘히말라얀타임스’는 사건이 벌어진 바이타디 지구를 포함해 수더르뻐침주 9개 지구 전역에서도 산발적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바리가티 사건 진상 규명과 함께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 철폐를 촉구했다. 특히 최근 네팔 이민국이 내놓은 해외 취업 규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컸다.11일 국제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에 따르면 네팔 이민국은 40세 미만 네팔 여성의 출국을 제한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에 따라 40세 미만 네팔 여성은 앞으로 가족 구성원과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아야만 단독 출국이 가능하다. 인권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모냐 안사리 인권변호사는 “모든 시민에 대한 평등하고 공정한 대우를 보장하는 헌법 조항에 위배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여성에 대한 네팔 정부의 출국 제한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간 여행제한 지역과 연령은 여러 차례 바뀌었다. 2012년에는 30세 미만 여성의 걸프 지역 이주노동이 금지됐다. 이주 노동자들의 송금 의존도가 높은 네팔 경제 특성상 해외로 돈벌이를 나가려는 여성이 많으나, 법적으로는 불가능한 상황이다.이 때문에 네팔 여성들은 해외 취업을 하기 위해 목숨을 거는 실정이다. 공식 통계상 해외 취업자 90%가 남성이고, 여성 비율은 10%가 되지 않지만 벌써 300만 명 가까운 여성이 위험을 무릅쓰고 국경을 넘어 말레이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등에서 가사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갖은 학대와 착취, 인신매매에 시달리고 있으나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질병, 상해, 사망에 대한 국가 보상은 꿈도 꾸지 못한다. 이에 대해 휴먼 라이츠 워치 측은 “(출국 제한은) 여성의 존엄성을 모독하는 처사”라며 “네팔 정부는 여성과 어린이를 2류 시민으로 취급하지 말고 의사 결정에 포함시키라”고 경고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유망제조기업 3개사와 창원시 투자협약

    유망제조기업 3개사와 창원시 투자협약

    경남 창원지역 유망 제조기업 3개 회사가 오는 2025년까지 지역에 모두 357억원을 투자해 생산설비 및 사업장을 신·증설한다. 창원시는 16일 시정회의실에서 신성델타테크㈜, ㈜에이엔테크, 농업회사법인 창원양조 등 3개사와 투자협약을 체결했다.이날 협약에서 신성델타테크㈜는 생활가전 신규 수주 물량증가에 대비해 2025년까지 100억원을 들여 생산 부지를 확보하고 관련 설비를 갖추기로 했다. 이같은 투자로 210명 새 일자리가 생긴다. 1987년 설립된 신성델타테크는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등 생활가전과 유아용 전동 자동차, 루지카트, 전동 킥보드 등을 생산해 대기업 납품과 해외수출을 한다. 에이엔테크는 2023년까지 197억원을 투자해 반도체 장비 부품 설비 증설, 전기 자동차 사업 신규 도입 및 항공기 엔진 부품사업 신규라인 구축 등 사업장을 확장 이전하고 21명을 직접 고용할 계획이다. 농업회사법인 창원양조는 2024년까지 모두 60억원을 들여 부족한 공장을 확장하고 역사관, 발효체험관, 전시장, 판매장 등 복합제조문화시설을 설치한다. 이를 통해 30명 이상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이날 협약에는 허성무 창원시장과 문준명 신성델타테크㈜ 대표이사, 권오홍 ㈜에이엔테크 대표이사, 박중협 창원양조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 유망 제조기업 3개사의 신설투자와 신규고용에 감사 드린다”며 “투자가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바이든 대통령의 ‘슈퍼마리오 카트’ 실력은?…손녀와 한판 승부

    바이든 대통령의 ‘슈퍼마리오 카트’ 실력은?…손녀와 한판 승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 메릴랜드주(州)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손녀와 주말을 보내는 모습이 공개됐다고 CNN,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이 14일 보도했다. 해당 사진은 바이든 대통령이 손녀인 나오미 바이든이 공개한 것으로, 바이든 대통령과 자신이 캠프데이비드에 마련된 ‘슈퍼마리오 카트레이싱’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담고 있다. 나오미는 사진과 함께 “그의 실력은 조금 녹슬긴 했지만, 여전히 승자였다(간신히)” 라는 내용의 글을 함께 올렸다. 바이든 대통령의 둘째 아들인 헌터 바이든의 딸인 나오미는 바이든의 부통령 시절부터 외교 순방에 동행하는 등 각별한 관계를 이어왔다. 바이든 역시 나오미뿐만 아니라 생후 8개월 된 막내 손자 보 바이든을 직접 품에 안고 몸을 흔들며 춤을 추는 등 영락없는 '손주 바보 할아버지'의 면모를 보였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가족이 지난 1월 백악관에 입성한 뒤 처음으로 캠프데이비드에서 주말을 보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주말 내내 국가안보팀과의 만남 외에는 그 어떤 공식 일정도 소화하지 않았다.바이든 대통령과 일가족이 머문 캠프데이비드는 워싱턴에서 113㎞ 떨어진 메릴랜드주의 한 수목지대에 있는 미국 대통령 일가족의 전용 별장이다. 이곳에는 대통령을 위한 사무실과 가족 및 측근을 위한 거주 구역이 갖춰져 있으며, 수영과 골프 등의 스포츠 시설도 마련돼 있다. 미국 해군이 관리하고 해병대가 경비를 책임지며, 종종 미국 대통령이 외국 정상에 대한 친근감의 표시로 초청하는 장소로 사용되기도 한다. 2008년 4월 이명박 전 대통령도 방미 중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캠프데이비드를 방문했었다.한편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일정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과 거리두기를 위한 목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3일 진행된 미 상원의 탄핵심판 표결에서 내란 선동 혐의를 받았던 트럼프는 유죄 57표·무죄 43표로 기사회생했다. 이를 예견해왔던 민주당은 일종의 ‘플랜B’를 통해 트럼프의 공직 취임을 막기 위한 다음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집요하게 트럼프 탄핵에 매달릴 경우, 향후 바이든 대통령이 국정 드라이브 추진에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의 탄핵정국과 거리를 두기 위해 주말 내내 캠프데이비드에서 나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코로나로 경기 더 어려워진 전통시장… 광진형 공유 쇼핑카트로 새 대안 도전

    코로나로 경기 더 어려워진 전통시장… 광진형 공유 쇼핑카트로 새 대안 도전

    거점점포 18곳에 카트 총 74개 비치시장 이용 편리하게 중곡시장도 대여고객 여론수렴 후 5월 2차 시범운영“긍정적 결과 땐 구 전체로 사업 확대”“여기서 주차장이 멀어요. 전통시장에도 이런 카트가 있으면 다리 아픈 분들이나 어르신들이 이용하기 편리하겠죠.” 설 연휴를 앞둔 지난 5일 서울 광진구 자양전통시장에는 군데군데 ‘광진형 공유 쇼핑카트 대여서비스’를 시행한다는 팻말을 볼 수 있었다. 방앗간 주인 김영순(61)씨는 “요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손님들 발길이 뜸해지는데 이 서비스를 사람들이 활용해 전통시장이 살아났으면 좋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김선갑 광진구청장은 자양전통시장을 방문해 직접 참기름, 가래떡, 제수용품 등을 구매하며 전통시장 살리기에 몸소 나섰다. 또 코로나19 장기화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상인들을 격려하고, 애로사항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김 구청장이 점포를 방문하며 “힘드시죠? 올해는 좀 더 나아지길 바랍니다”라고 덕담을 건넸지만, 상인들은 입을 모아 “예년에도 사람들이 전통시장을 많이 찾지 않아 어려웠는데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외부활동까지 안 하면서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구는 미약하나마 올해 처음 실시하는 광진구만의 전통시장 활성화 대책인 광진형 공유 쇼핑카트 대여서비스에 기대를 건다. 주민들이 좀 더 편안하게 전통시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접이식 쇼핑카트를 대여해주는 서비스다. 구는 기존 타 자치구 도입 사례의 문제점을 보완해 카트 크기를 줄였고, 입구가 많은 환경을 고려해 카트를 다수의 거점 점포에 두는 등 주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우선 구는 이달 한달간 자양전통시장과 중곡제일시장 두 군데에서 시범운영한다. 자양전통시장의 경우 거점 점포 8곳에 24개, 중곡제일시장에는 거점점포 10곳에 30개를 비치한다. 파손분실에 대비해 20개를 추가 구매해 총 74개를 운영한다. 공유카트 대여사업은 시범 운영이 끝나면 고객 및 상인들의 만족도 조사를 거쳐 5월 2차 시범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 구청장은 “이번 공유카트 대여사업은 기존 문제점을 보완한 ‘광진형’으로 운영된다”면서 “여러 가지 불편사항이 있으면 보완하는 과정을 거쳐 전통시장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결과가 나오면 지역 내 전통시장 전체에 지원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한편 구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총 205억원을 투입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어려운 시기를 버티는 소상공인을 위해 약 300억 규모의 무이자·무보증 특별융자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300억원 규모의 광진사랑상품권을 발행했다. 더불어 구는 전통시장을 현대화해 경쟁력 향상을 시킬 계획이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21세기에도 죽지 않는 자기 테이프의 무한 진화

    [고든 정의 TECH+] 21세기에도 죽지 않는 자기 테이프의 무한 진화

    – 페타바이트급 자기 테이프 나온다 지금 10대나 20대는 잘 모르지만, 40대 이상이신 분들이라면 비디오테이프나 카세트테이프라는 저장 장치에 익숙할 것입니다. 자기 테이프에 영상이나 음악을 저장하던 장치로 최근에는 복고풍 바람을 타고 다시 카세트테이프로 음반이 출시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제 영상이든 음악이든 온라인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대세가 된 시대입니다. 설령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저장한다고 해도 자기 테이프는 거의 쓰이지 않는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자기 테이프가 아직도 현역으로 귀한 대접을 받는 장소가 있습니다. 바로 데이터 센터입니다. 요즘은 서버 역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저장하고 읽기 위해 기업용 SSD를 많이 사용합니다. 다만 모든 데이터를 SSD에 저장하려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여전히 하드디스크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대한 데이터를 여러 번 백업할 용도라면 하드디스크마저도 비싸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개발된 지 반 세기가 넘었지만, 아직도 현역으로 활약하는 저장 장치가 자기 테이프입니다. CD, DVD 같은 광미디어도 물론 저렴하지만, 테라바이트급 데이터를 저장하기 어려운 반면 현재 사용되는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는 10TB 이상 데이터도 거뜬하게 저장할 수 있으며 압축하면 더 많은 데이터 저장도 가능합니다. 물론 테이프를 감아서 데이터를 저장하고 읽기 때문에 속도도 느리고 순차적으로 데이터를 불러올 수밖에 없지만, 어차피 백업 용도라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자기 테이프는 컴퓨터 기술의 태동기인 1950년대부터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하는 용도로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600-1000m에 달하는 긴 자기 테이프에 디지털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이라 초창기에는 하드디스크보다 월등히 저장 용량이 커서 사실 다른 대안도 없었습니다. 다만 회사마다 자기 테이프 규격이 달라 다른 컴퓨터에서 호환이 되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한 표준 규격인 LTO (Linear Tape-Open)는 2000년에 나왔습니다. 덕분에 어떤 회사에서 만든 자기 테이프이든 모든 기기에서 호환이 가능해졌습니다. 가장 최신 규격인 LTO-9은 압축하지 않은 데이터의 경우 최대 18TB, 압축 데이터는 45TB까지 지원합니다. 이런 대용량과 저렴한 가격 덕분에 현재도 많은 데이터 센터와 기업에서 자기 테이프를 사용합니다. 현재 낸드 플래시 기반 스토리지인 SSD가 무서운 기세로 보급되고 있지만, 데이터의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빅데이터 시대가 되면서 역설적으로 더 대용량 자기 테이프에 대한 요구는 커지고 있습니다. 사실상 제조사가 소니, 후지필름, IBM 세 곳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대용량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 기술 개발은 꾸준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IBM에서 330TB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를 만들 수 있는 자기 테이프 기술을 공개했고 2020년에 IBM과 후지필름은 580TB 급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 개발이 가능하다고 발표했습니다. 580TB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가 가능한 이유는 후지필름과 IBM이 개발한 새로운 저장 물질 덕분입니다. 현재 사용되는 자기 테이프는 바륨 페라이트 (Barium Ferrite, BaFe)를 자기 저장 물질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조사들은 데이터 기록 밀도를 더 올리기 위해 스트론튬 페라이트 (Strontium Ferrite (SrFe)) 소재를 개발했습니다. 이를 이용하면 2029년까지 580TB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가 상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후지필름은 그 이후 기술에 대해서도 공개했습니다. 스트론튬 페리아트를 대체할 엡실론 페라이트 (Epsilon Ferrite) 혹은 엡실론 산화철 나노입자 (epsilon iron oxide nanoparticles) 소재로 현재는 실험실 단계에 있는 기술입니다. 연구팀은 2035년까지 이 기술을 통해 1페타바이트 (PB)의 벽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만약 데이터를 압축하면 카트리지 하나에 2.5PB도 저장할 수 있습니다.다만 작은 나노입자에 빠르고 정확하게 데이터를 저장할 신기술도 같이 필요합니다. 데이터 기록 입자가 작아질수록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기록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테라헤르츠 주파수 기반의 F-MIMR (focused‐millimeter‐wave‐assisted magnetic recording)로 이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데이터 저장 능력과 저렴한 가격에서 아직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자기 테이프이지만, 경쟁자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드디스크 역시 빠른 속도로 저렴해지면서 자기 테이프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으며 당장 백업용으로 사용하기에 너무 비싼 저장 장치이지만, SSD 가격 역시 무서운 기세로 떨어지고 있어 10-20년 후에는 대용량 저장 장치의 판도가 바뀔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결국 자기 테이프가 저장 장치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용량은 늘리고 가격은 낮추는 것밖에 없습니다. 1951년 유니박 I (UNIVAC I)에 처음 사용되어 올해 탄생 70주년을 맞이한 자기 테이프가 100주년을 맞이할 때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고든 정의 TECH+] 21세기에도 죽지 않는 자기 테이프의 무한 진화

    [고든 정의 TECH+] 21세기에도 죽지 않는 자기 테이프의 무한 진화

    지금 10대나 20대는 잘 모르지만, 40대 이상이신 분들이라면 비디오테이프나 카세트테이프라는 저장 장치에 익숙할 것입니다. 자기 테이프에 영상이나 음악을 저장하던 장치로 최근에는 복고풍 바람을 타고 다시 카세트테이프로 음반이 출시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제 영상이든 음악이든 온라인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대세가 된 시대입니다. 설령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저장한다고 해도 자기 테이프는 거의 쓰이지 않는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기 테이프가 아직도 현역으로 귀한 대접을 받는 장소가 있습니다. 바로 데이터 센터입니다. 요즘은 서버 역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저장하고 읽기 위해 기업용 SSD를 많이 사용합니다. 하지만 모든 데이터를 SSD에 저장하려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여전히 하드디스크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대한 데이터를 여러 번 백업할 용도라면 하드디스크마저도 비싸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개발된 지 반 세기가 넘었지만, 아직도 현역으로 활약하는 저장 장치가 자기 테이프입니다. CD, DVD 같은 광미디어도 물론 저렴하지만, 테라바이트급 데이터를 저장하기 어려운 반면 현재 사용되는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는 10TB 이상 데이터도 거뜬하게 저장할 수 있으며 압축하면 더 많은 데이터 저장도 가능합니다. 물론 테이프를 감아서 데이터를 저장하고 읽기 때문에 속도도 느리고 순차적으로 데이터를 불러올 수밖에 없지만, 어차피 백업 용도라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자기 테이프는 컴퓨터 기술의 태동기인 1950년대부터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하는 용도로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600~1000m에 달하는 긴 자기 테이프에 디지털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이라 초창기에는 하드디스크보다 월등히 저장 용량이 커서 사실 다른 대안도 없었습니다. 다만 회사마다 자기 테이프 규격이 달라 다른 컴퓨터에서 호환이 되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한 표준 규격인 LTO(Linear Tape-Open)는 2000년에 나왔습니다. 덕분에 어떤 회사에서 만든 자기 테이프이든 모든 기기에서 호환이 가능해졌습니다. 가장 최신 규격인 LTO-9은 압축하지 않은 데이터의 경우 최대 18TB, 압축 데이터는 45TB까지 지원합니다. 이런 대용량과 저렴한 가격 덕분에 현재도 많은 데이터 센터와 기업에서 자기 테이프를 사용합니다.현재 낸드 플래시 기반 스토리지인 SSD가 무서운 기세로 보급되고 있지만, 데이터의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빅데이터 시대가 되면서 역설적으로 더 대용량 자기 테이프에 대한 요구는 커지고 있습니다. 사실상 제조사가 소니, 후지필름, IBM 세 곳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대용량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 기술 개발은 꾸준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IBM에서 330TB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를 만들 수 있는 자기 테이프 기술을 공개했고 2020년에 IBM과 후지필름은 580TB 급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 개발이 가능하다고 발표했습니다. 580TB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가 가능한 이유는 후지필름과 IBM이 개발한 새로운 저장 물질 덕분입니다. 현재 사용되는 자기 테이프는 바륨 페라이트(Barium Ferrite, BaFe)를 자기 저장 물질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조사들은 데이터 기록 밀도를 더 올리기 위해 스트론튬 페라이트(Strontium Ferrite (SrFe)) 소재를 개발했습니다. 이를 이용하면 2029년까지 580TB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가 상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후지필름은 그 이후 기술에 대해서도 공개했습니다. 스트론튬 페리아트를 대체할 엡실론 페라이트 (Epsilon Ferrite) 혹은 엡실론 산화철 나노입자(epsilon iron oxide nanoparticles) 소재로 현재는 실험실 단계에 있는 기술입니다. 연구팀은 2035년까지 이 기술을 통해 1페타바이트(PB)의 벽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만약 데이터를 압축하면 카트리지 하나에 2.5PB도 저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작은 나노입자에 빠르고 정확하게 데이터를 저장할 신기술도 같이 필요합니다. 데이터 기록 입자가 작아질수록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기록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테라헤르츠 주파수 기반의 F-MIMR(focused‐millimeter‐wave‐assisted magnetic recording)로 이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데이터 저장 능력과 저렴한 가격에서 아직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자기 테이프이지만, 경쟁자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드디스크 역시 빠른 속도로 저렴해지면서 자기 테이프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으며 당장 백업용으로 사용하기에 너무 비싼 저장 장치이지만, SSD 가격 역시 무서운 기세로 떨어지고 있어 10-20년 후에는 대용량 저장 장치의 판도가 바뀔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결국 자기 테이프가 저장 장치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용량은 늘리고 가격은 낮추는 것밖에 없습니다. 1951년 유니박 I(UNIVAC I)에 처음 사용되어 올해 탄생 70주년을 맞이한 자기 테이프가 100주년을 맞이할 때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MTV 언플러그드’ 꿈의 라이브 무대에 BTS 뜬다

    ‘MTV 언플러그드’ 꿈의 라이브 무대에 BTS 뜬다

    방탄소년단(BTS)이 유명 팝 가수들이 라이브 공연을 선보여 전설적 무대로 꼽히는 ‘MTV 언플러그드 프레젠트’에 출연한다. 미국 음악 매체 빌보드 등은 방탄소년단이 오는 23일 오후 9시(미국 동부시간 기준) 미국의 음악 전문방송 MTV가 방영하는 언플러그드 특별무대에 선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한국시간으로는 24일 오전 11시다. 방탄소년단은 서울에 마련된 언플러그드 무대에서 공연하고 MTV는 방탄소년단의 공연을 전 세계에 방영할 예정이다. MTV는 “방탄소년단이 히트곡들과 앨범 ‘BE’ 수록곡들을 이전에는 결코 본 적이 없는 버전으로 팬들에게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발매된 BE는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정상을 차지한 바 있다. 이 앨범에는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곡인 ‘다이너마이트’, ‘라이프 고스 온’ 등이 수록됐다. 방탄소년단은 이번 무대를 위해 곡을 새롭게 편곡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9년부터 시작된 MTV 언플러그드 프레젠트는 전자 악기를 사용하지 않는 어쿠스틱 버전으로 공연하는 프로그램이다. 엘턴 존, 폴 매카트니, 에릭 클랩턴, 너바나, 스팅, 오아시스 등 한 시대를 주름잡은 최고의 가수들이 이 무대에 섰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현장] 文, 장바구니 카트 끌고 “화재 위기서 일어섰듯이 코로나 극복”

    [현장] 文, 장바구니 카트 끌고 “화재 위기서 일어섰듯이 코로나 극복”

    文, 2017년 화마 입은 소래포구 시장 찾아꽃게·젓갈 등 구매하며 설 맞이 애로사항 청취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설 연휴 하루 전날인 10일 대선 후보 신분으로 방문했었던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전통 어시장을 찾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인들을 격려했다. 이곳은 2017년 3월 화재로 큰 피해를 봤으나 이후 현대화 사업을 거쳐 지난해 12월 재개장했다. 文 “소상공인 자생력 회복에 노력할 것” 문 대통령은 상인들과 만나 “소래포구 시장과 상인들이 화재 위기에서 다시 일어섰듯이 소상공인이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자생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정부도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시장 점포를 둘러보고 전통시장 전용 상품권인 온누리상품권으로 수산물, 젓갈, 건어물, 꽃게 등을 직접 사면서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고, 4년 전 방문 때 만났던 상인을 다시 만나 안부를 묻기도 했다.화재 발생 당시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신분으로 이 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이 이른 시일 안에 다시 장사할 수 있도록 복구에 협조하겠다”고 약속했고, 좌판 상점이 무허가 상태를 벗어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의 지원을 요청했었다. 시장 상인회 우선희 회장은 이날 문 대통령에게 “당시 화재로 300명이 넘는 상인들이 하루아침에 일터를 잃게 돼 고초가 많았다”면서 “이제 깨끗한 건물에서 영업을 재개하게 돼 기쁘다. 관광 명소로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시장 곳곳을 문 대통령과 함께 돌면서 수산물 등의 가격을 묻고 김, 문어, 활어, 명란젓, 냉동 꽃게 등을 직접 만져보고 세심히 골라 장바구니에 담았다. 문 대통령은 곁에서 장바구니 카트를 끌고 김 여사가 제품을 담는 걸 도왔다.김정숙, 관저서 용기 직접 가져와‘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캠페인’ 동참 한편 김정숙 여사는 그린피스가 진행하는 ‘용기내 캠페인’(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물건 구매 시 다회용 용기를 사용하자는 캠페인)에 동참하겠다는 취지에서 이날 관저에 있는 용기를 직접 가져왔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 부부가 산 젓갈 100여 세트 등을 인천 만석동 쪽방촌 주민들에게 명절 선물로 전달할 계획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넥슨 게임업계 사상 첫 ‘3조 클럽’ 가입… 김정주 다음 행보는 ‘핀테크’ 비트코인

    넥슨 게임업계 사상 첫 ‘3조 클럽’ 가입… 김정주 다음 행보는 ‘핀테크’ 비트코인

    넥슨이 국내 게임사 중 처음으로 ‘3조 클럽’에 가입했다.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의 김정주 대표는 게임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낸 가운데서도 핀테크 쪽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일본 증시에 상장한 넥슨은 9일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연결기준 연간 매출 3조 1306억원(2930억엔), 영업이익 1조 1907억원(1115억엔)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도보다 18%씩 증가한 사상 최대 실적이다. 2017년에 연매출 2조 2987억원으로 넷마블과 함께 국내 게임사 중 처음으로 2조원의 벽을 허물었던 넥슨은 그로부터 3년 만에 가장 먼저 3조원을 돌파했다. 최근 넥슨이 전 직원의 연봉을 800만원씩 일괄 인상한 것도 ‘3조원 클럽’에 처음 가입한 것을 자축하는 성격이 짙다.넥슨이 역대 최고 성적표를 받아 든 것은 모바일 게임의 힘이 컸다. 몇 년 전만 해도 넥슨은 ‘모바일 열등생’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는데 지난해에는 오히려 모바일 게임을 앞세워 실적을 냈다. 2020년 연간 모바일 매출은 전년 대비 60% 성장한 1조 371억원(971억엔)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조원을 넘겼다. 기존 PC 게임을 변주해 내놓은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와 ‘바람의나라: 연’ 등은 지난해 뜨거웠던 레트로 열풍에 앞장섰다. 2019년 11월 출시한 모바일 MMORPG(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는 ‘2020 대한민국게임대상’에서 대상을 포함해 6관왕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 와중에 NXC는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비게임’ 분야에 공격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동안 항공우주기업(스페이스X), 명품의류(무스너클), 유모차 브랜드(스토케) 등 다양한 곳에 투자를 해 왔던 김 대표가 최근 가장 눈여겨보고 있는 분야는 ‘핀테크’ 쪽이다. 2017년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을 인수했고, 2018년에는 유럽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와 미국 가상자산 중개회사 ‘타고미’에 투자했다. 지난해 2월에는 NXC 자회사로 ‘아퀴스’를 설립해 암호화폐, 주식 등을 손쉽게 거래할 수 있는 금융 플랫폼 개발에 나섰다. 최근 아퀴스에 5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누적 투자액이 80억원까지 늘어났다. 올 초에는 김 대표가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암호화폐 사업이 게임과 더불어 NXC를 지탱하는 한 축이 될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게임 3대 강자인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는 셋이 합쳐 지난해 매출 8조원 달성이 유력해 보인다. 엔씨는 지난해 연매출 2조 4162억원으로 ‘2조 클럽’에 가입했고, 10일 실적발표를 앞둔 넷마블의 연매출은 2조 5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韓 게임사 첫 ‘3조 클럽’ 가입한 넥슨…‘핀테크에서도 정상 노린다’

    韓 게임사 첫 ‘3조 클럽’ 가입한 넥슨…‘핀테크에서도 정상 노린다’

    넥슨이 국내 게임사 중 처음으로 ‘3조 클럽’에 가입했다.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의 김정주(사진) 대표는 게임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낸 가운데서도 핀테크 쪽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일본 증시에 상장한 넥슨은 9일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연결기준 연간 매출 3조 1306억원(2930억엔), 영업이익 1조 1907억원(1115억엔)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도보다 18%씩 증가한 사상 최대 실적이다. 2017년에 연매출 2조 2987억원으로 넷마블과 함께 국내 게임사 중 처음으로 2조원의 벽을 허물었던 넥슨은 그로부터 3년 만에 가장 먼저 3조원을 돌파했다. 최근 넥슨이 전 직원의 연봉을 800만원씩 일괄 인상한 것도 ‘3조원 클럽’에 처음 가입한 것을 자축하는 성격이 짙다.넥슨이 역대 최고 성적표를 받아 든 것은 모바일 게임의 힘이 컸다. 몇 년 전만 해도 넥슨은 ‘모바일 열등생’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는데 지난해에는 오히려 모바일 게임을 앞세워 실적을 냈다. 2020년 연간 모바일 매출은 전년 대비 60% 성장한 1조 371억원(971억엔)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조원을 넘겼다. 2019년 24%였던 모바일 게임 매출 비중은 2020년 33%까지 늘어났다. 기존 PC 게임을 변주해 내놓은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와 ‘바람의나라: 연’ 등은 지난해 뜨거웠던 레트로 열풍에 앞장섰다. 2019년 11월 출시한 모바일 MMORPG(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는 ‘2020 대한민국게임대상’에서 대상을 포함해 6관왕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이 와중에 NXC는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비게임’ 분야에 공격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동안 항공우주기업(스페이스X), 명품의류(무스너클), 유모차 브랜드(스토케) 등 다양한 곳에 투자를 해 왔던 김 대표가 최근 가장 눈여겨보고 있는 분야는 ‘핀테크’ 쪽이다. 2017년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을 인수했고, 2018년에는 유럽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와 미국 가상자산 중개회사 ‘타고미’에 투자했다. 지난해 2월에는 NXC 자회사로 ‘아퀴스’를 설립해 암호화폐, 주식 등을 손쉽게 거래할 수 있는 금융 플랫폼 개발에 나섰다. 최근 아퀴스에 5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누적 투자액이 80억원까지 늘어났다. 올 초에는 김 대표가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알려졌다.업계 관계자는 “암호화폐 사업이 게임과 더불어 NXC를 지탱하는 한 축이 될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게임 3대 강자인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는 셋이 합쳐 지난해 매출 8조원 달성이 유력해 보인다. 엔씨는 지난해 연매출 2조 4162억원으로 ‘2조 클럽’에 가입했고, 10일 실적발표를 앞둔 넷마블의 연매출은 2조 5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워싱턴 넘어 월스트리트 위협하는 ‘소셜미디어 파워’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워싱턴 넘어 월스트리트 위협하는 ‘소셜미디어 파워’

    전 세계 사람들은 지난해 미국의 대선을 신기하게 바라봤다. ‘민주주의 수출국’이라는 나라의 선거제도가 지나치게 복잡하고 허약해서 도널드 트럼프의 여론조작과 그의 말을 믿는 소수의 지지자에 의해 쉽게 흔들리고 농락당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사실 미국의 선거제도는 미국인들도 오래도록 그 문제점을 지적해 왔지만 여전히 고치지 못하는 골칫거리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간접선거제도가 있다. 민주주의의 후발국인 한국이 이미 수십 년 전에 폐기처분한 이 제도를 미국이 21세기에 들어와서도 붙들고 있는 이유는 뭘까?가장 간단한 답은 미국의 헌법은 쉽게 고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더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미국의 건국 당시인 18세기의 논쟁을 이해해야 한다. 영국으로부터 독립해서 미국을 세운 소위 ‘건국의 아버지들’(Founding Fathers)은 미국이 직접민주주의 국가가 되는 것에 반대했고 ‘민주주의’보다는 ‘공화정’이라는 표현을 선호했다. 개개인은 현명할 수 있어도 그들이 모인 군중은 선동에 쉽게 현혹되고 이용당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완충장치’가 간접선거제도였다. 나쁜 정치인이 어리석은 국민을 선동해서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국민은 현명하고 교육을 많이 받은 정치인들을 뽑고, 그 정치인들이 모여 대통령을 뽑는 제도를 설계한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의도가 좋아도 결과적으로 돈 많은 기득권이 권력을 독차지하는 이런 제도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미 건국 이전부터 존재했고, 미국이 독립한 이후로 공화정에서 진정한 민주주의로 옮겨 가야 한다는 주장은 시간이 갈수록 힘을 얻었다. 미국의 정치사는 이들의 요구가 점점 더 현실이 되는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과거에는 당내 중진들 사이에서 대선후보를 결정하던 방식이 1970년대 들어서면서 경선의 결과를 철저하게 따르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트럼프 같은 인물이 정당의 후보가 될 수 있는 길을 터 줬다는 것이 정치학자들의 분석이다. ●트럼프 현상과 게임스톱 주가 폭등 사건 직접민주주의를 적극적으로 반대하던 대표적인 인물인 제임스 매디슨(미국의 네 번째 대통령)은 사람들 사이에 소통이 원활해질수록 다수가 소수를 억압하는 일이 일어날 것을 염려했다. 지금도 그의 통찰에 많은 사람이 동의하지만 21세기 미국에서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 전체 국민을 기준으로는 소수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인류가 발명한 가장 효율적인 소통수단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수를 위협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특히 그 소수(트럼프 지지자들)는 간접선거제도를 악용해서 다수의 의사에 반하는 쪽으로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 했다. 다행히 그들의 시도는 실패로 끝났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무사히 취임했지만, 미국인들은 안도의 한숨을 돌리기도 전에 또 다른 드라마를 목격하게 됐다. 1월 말부터 벌어진 ‘게임스톱 주가 폭등 사건’이다. 개미투자자들이 온라인 포럼에서 단결해 대형 기관투자가들을 물먹이면서 월스트리트에 충격을 안겨 준 일이다. 그런 게임스톱 사건과 ‘트럼프 현상’은 전혀 별개의 것으로 보이지만 뚜껑을 열어 보면 똑같은 작동기제를 가지는, 말하자면 옷만 다르게 입은 쌍둥이다. 게임스톱의 주가 폭등 사건은 주식시장에서 대형 투자사들이 하락장에서도 돈을 버는 방법으로 사용해 오던 공매도(空賣渡·short selling)에서 비롯됐다. 그 원리는 간단하다. 주식을 사는 대신 (약간의 이자만 내고) 빌려다가 내다 판 후에 그 주식 가격이 떨어지면 싼값에 다시 사서 주인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팔 때의 주식 가격과 되살 때의 가격 차이만큼이 이윤이 되는 셈이다. 물론 이 방법은 주가가 반드시 떨어진다고 확신할 때만 사용해야 하지만, 세상에 확률 100%의 투자는 없다. 따라서 특정 주식을 공매도한 기관투자가들은 자신이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그 주식이 떨어질 거라는 소문을 퍼뜨린다. 그 회사의 경영이 어려우니 어서 내다 팔라는 말을 여기저기에 하고 다니는 것이다. 그 말을 믿은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기 시작해서 가격이 떨어지면 되사서 돌려주고 차액을 챙긴다. 하락장에서는 이렇게 주식을 빌려 팔아 돈을 벌고, 상승장에서는 주식을 직접 팔아 돈을 벌게 되니 “경제가 좋든 나쁘든 월스트리트는 절대 손해 보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게 됐다. 하지만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면서 월스트리트는 실물경제와 따로 노는 세상으로 변했다. 그뿐 아니라 공매도의 대상이 되는 기업들이 자신과 무관한 돈놀이에 희생되는 일이 발생했다. 재화와 서비스를 창출하는 기업들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헤지펀드가 공매도하고 때로는 루머를 퍼뜨리면서 회사를 공격하다 보니 사람들 사이에 대형 주식투자자들이 실물경제를 망가뜨리면서 돈을 챙긴다는 분노가 쌓이기 시작했다. ●소셜미디어의 파워 미국에서 비디오 게임이 보편화된 1980년대에 태어난 게임스톱은 미국 전역의 대형 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게임 카트리지 매장이다. 지금 미국의 20~40대 인구, 특히 남성들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긴 체인매장이지만 근래 들어 경영난에 빠져 있다. 요즘 게임은 카트리지 대신 온라인으로 다운로드받는 경우가 대부분인 데다 미국에서 오프라인 비즈니스가 몰락하면서 대형 몰이 문을 닫아 손님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코로나 팬데믹까지 겹치자 기관투자가들은 게임스톱의 주식을 공매도해서 돈을 벌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헤지펀드들이 공매도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젊은 개미투자자들이 인기 소셜미디어인 레딧의 한 투자포럼에 모여 일제히 게임스톱의 주식을 매입하기로 하면서 상황이 반전되기 시작했다. 10달러 언저리에서 거래되던 주식이 350달러를 넘어가면서 공매도를 했던 헤지펀드들이 대형 손실을 보며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고 개미투자자들은 환호성을 올렸고 레딧을 비롯한 각종 소셜미디어에서는 이들 사이에 “팔지 말고 버티라”는 독려가 마치 전쟁터의 나팔처럼 울려 퍼졌다. 월스트리트는 이번 사건이 앞으로도 얼마든지 반복될 수 있다는 사실에 떨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절대로 불가능해 보였던 개미투자자들 사이의 ‘흔들림 없는 단결’을 소셜미디어가 가능하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사건을 “거인 골리앗에 맞선 다윗의 싸움”이라고 해석하기는 힘들다. 400달러를 향해 치솟던 게임스톱 주가는 다시 50달러대로 떨어졌고, 그 과정에서 많은 개미투자자가 손해를 봤다. 게다가 게임스톱의 주가가 오르는 과정에서 진짜 이득을 챙긴 건 시타델이나 센베스트 같은 헤지펀드들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의 큰손들에게 개미투자자의 힘을 보여 주자고 시작한 싸움의 결과로 다른 큰손들이 이익을 챙겼다는 것이다. 게임스톱과 함께 이번에 개미투자자들이 주식을 산 기업들 중에는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다른 기업에 인수되기를 희망하는 기업들도 있었다. 하지만 주가 폭등으로 매각이 무산될 위기에 처한 기업도 있다. 힘없는 개인들의 분노는 이해하지만 기업의 처지를 오히려 악화시켰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의 유권자들은 1980년대 이후로 부자들과 결탁한 정치인들이 일자리를 해외로 옮기고 실질소득의 성장을 막아 버린 사실에 분노하기 시작했다. 공화당, 민주당을 불문하고 워싱턴의 정치인들 전체를 비난한 건 분명 이유 있는 분노였다. 하지만 그 결과로 그들이 선택한 사람은 “나는 워싱턴 출신이 아니다”라며 그들에게 접근한 부패한 부동산 재벌 트럼프였다. 트럼프가 당선된 후 가장 열심히 공격한 것은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만들어 둔 건강보험제도(오바마 케어)였다. 이번 게임스톱 주가 폭등을 두고 “소셜미디어가 월스트리트에 민주주의를 가져다준 사건”이라는 말이 나오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방법에 국한된 이야기일 뿐 이익은 여전히 부자들이 챙겼다는 점에서 달라진 건 없다. 언론과 정치를 넘어 이제는 주식시장에서도 구질서를 무너뜨린 소셜미디어는 우리가 통제하기 힘든 힘으로 삶의 모든 영역에 민주주의를 확산시키고 있고, 그 결과물이 항상 아름답지는 않다. 소셜미디어는 인류가 여전히 사용법을 마스터하지 못한 민주주의에 엄청난 가속도를 붙여 놓았고, 여기저기에서 사고가 터지는 중이다. 하지만 인류는 항상 다치면서 학습해 왔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코드미디어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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