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규제 회오리’
한국마사회가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려가고 있다. 정부가 마련한 각종 규제가 현실화할 것으로 우려되자 아예 마사회 존폐 위기까지 거론되고 있다.
한국마사회(회장 이우재)는 지난 18일 석 달 남짓의 업무 공백을 끝내고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본격적으로 차기 회장 선출 절차에 들어갔다. 이우재 현 회장의 임기는 4월20일까지. 그러나 후임 회장이 선임되지 않아 공공기관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3개월여 동안 자리를 지켜왔다.
그리고 다음달 15일이면 마사회는 새로운 수장을 맞아 심기일전, 새 출발을 하게 된다. 하지만 최근 국무총리실 산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가 조만간 매출 총량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것을 주 기조로 삼고, 그 실행 방법으로써 ▲온라인 베팅금지 ▲장외발매소 축소 ▲경마고객 전자카드 도입 ▲교차투표 폐지 등을 골자로 하는 ‘사행산업 건전발전 종합계획’을 마련하고 발표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마사회는 거의 공황 상태에 빠졌다.
마사회 측은 사감위 종합계획안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이대로 진행되면 당기순이익 측면에서 마사회는 내년 57억원 적자,2010년 495억원 적자,2011년 932억원 적자 등으로 사실상 존재의 이유가 없어진다고 분석하고 있다.(관련표 참고)
특히 마사회 수익이 줄어들면 각 지방자치단체의 세수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축산 농가 지원을 위한 축산발전기금, 농어민 복지사업 기금, 소년소녀가장 지원기금 등도 함께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지난해 마사회는 환급금(4조 7089억원)을 제외한 순매출액 1조 8180억원 중 국세와 지방세로 1조 1772억원을 납부했고, 이밖에 조성한 각종 기금규모도 1345억원에 달했다.
마사회 반발의 또다른 이유는 형평성이 안 맞다는다는 데 있다.
마사회 관계자는 “마사회는 관련 법령에 따라 만들어진 공기업이고 매출 총액과 사용처에 대해 규제를 받고 있다.”면서 “스포츠토토나 로또, 내국인 카지노 등 민간위탁기업에 대해서는 기준을 느슨하게 적용하면서 총매출 규모를 기준삼아 공기업이 운영하는 경마, 경륜, 경정 등의 매출 총량을 조정하겠다는 것은 민간기업만 배불리는 꼴”이라고 말했다.
사감위 종합계획에 대한 경마산업 예상 효과를 분석한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 관계자는 “경마 등 합법적으로 관리되는 사업에 대해 과도한 잣대를 들이대면 자칫 또다른 불법 사행사업의 매출 증가를 낳을 우려가 있다.”면서 “현행 법규 내에서 마사회 수익의 공공적 환원에 대한 계획을 더욱 치밀하게 만드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