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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년, 사진보다 더 사실처럼 그려왔다…이젠 흐릿해도 진실이라 믿게 됐다

    40년, 사진보다 더 사실처럼 그려왔다…이젠 흐릿해도 진실이라 믿게 됐다

    “아버지는 영정을 그려놓은 것이라도 있지만 어머니는 흐릿한 주민증 사진 외에 아직 이렇다할 게 없네요. 시간과 공간, 모양의 흐름이랄까요. 언젠가 아들이 제 자화상을 보고 그 안에서 할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을 겁니다. 세대에 따라 겉모습은 변하지만 그 본질은 같다는 점을 얘기하고 싶었어요.” 8년 만에 개인전을 여는 극사실주의 작가 고영훈(62)은 사진과 진배없는 대형 초상들 앞에 서서 속내를 풀어놨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누가 봐도 금세 알아챌 수 있는 작가의 초상과 ‘훈남’ 젊은이의 그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누구의 얼굴인지 좀처럼 알 수 없는 흐릿한 윤곽의 초상 한 점이 두 그림 사이에서 경계를 이룬다. 연작의 제목은 ‘세대’(Generation). 자세히 들여다보면 젊은이와 작가의 눈매가 어딘가 쏙 빼닮았다. 그림 속 ‘훈남’은 카이스트에서 건축을 공부한다는 작가의 둘째 아들이다. 군의관인 첫째 아들을 마다하고 둘째부터 그린 사연이 궁금했다. “허허. 첫째는 결혼을 했지만 둘째는 아직 품 안의 자식인걸요. 첫째에게는 ‘너도 곧 그려 주마’고 약속했어요.” 달항아리와 군화, 콜라병 등 사물을 치열하게 묘사하며 40여년간 우리나라 극사실주의 회화를 대표해 온 작가는 어느새 이순(耳順)을 넘겨 삶의 순리를 어렴풋이 깨닫고 있었다. 다음 달 4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2006년 이후 첫 개인전 ‘있음에의 경의’를 이어가는 작가와 최근 얼굴을 마주했다. 전시에는 도자기 연작, 책과 꽃 시리즈, 자신과 아들의 초상 등 40여점의 신작이 내걸렸다. 그는 “이제 닮게 그리는 데는 큰 관심이 없다”면서 “궁극적으로 알고 싶은 것은 바로 실체요 나 자신”이라고 말했다. 작가는 극사실주의의 문제부터 되짚었다. “‘하이퍼리얼리즘’이란 말을 쓰는 데 저는 반대합니다. 오히려 극사실주의란 표현이 와 닿아요. 그리고 정말 잘 그리는 게 무엇인지, 또렷하고 흐린 것 가운데 어떤 게 진짜 ‘리얼’인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그래서 전시장에 내걸린 그림 가운데 점차 흐릿해지는 도자기를 묘사한 연작이 눈길을 잡아 끈다. 사진보다 더 사실적으로 그렸던 재현에서 벗어나 이제 창조의 경지에 이르렀음을 방증하는 작품들이다. 작가는 “자기 조건에 맞춰 보는 게 제대로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야기의 배경에는 급격히 떨어진 시력이 작용했다. 치밀한 작품을 그리는 데 몰두하다 보니 언젠가부터 자연스럽게 눈이 나빠졌고, 이제는 작업실에 도수별로 10개 가까운 안경을 마련해 놓고 작업한다. “안 보이면 안 보이는 대로 그리면 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요즘에는 아예 신경을 안 써요.” 흐릿한 시력은 사물이 변화하는 과정을 시간의 흐름처럼 묘사한 작품을 만들어 냈고, 작품을 앞에 놓고 벌이는 조급증도 눈 녹듯이 사라졌다. 요즘은 꽃 그림을 그릴 때 직접 마당에서 꽃을 기르며 사계절을 거친 뒤 화폭에 옮긴다. 8년 만에 개인전을 여는 이유를 묻자 “워낙 작품을 그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만족할 만한 그림이 나오지 않아 시간이 걸렸다”는 답이 돌아왔다. “추상과 구상은 분리해서 이야기할 것도 아니며 눈과 마음을 조리개 삼아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작가는 이제 그림을 통해 삶의 평정과 위로를 찾아가고 있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카이스트 ‘자살 악몽’ 재연되나

    28일 오후 7시 40분쯤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 기숙사에서 4학년생 김모(21)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부모가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김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은 발견 당시 기숙사에는 타다 남은 번개탄이 놓여 있었고, 숨진 김씨의 몸에 외상은 없었다고 전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김씨가 번개탄을 피워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카이스트에서는 2011년 학생 4명과 교수 1명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2012년에도 학생 한 명이 기숙사 15층에서 투신해 숨졌다. 대전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대전 화재…대화동 아모레퍼시픽 대전공장서 불…연기로 일대 교통혼잡(2보)

    대전 화재…대화동 아모레퍼시픽 대전공장서 불…연기로 일대 교통혼잡(2보)

    ‘대전 화재’ ‘대전 아모레퍼시픽 화재’ ‘대전 대화동’ 대전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화 중이다. 대전시 소방본부에 따르면 28일 오후 2시 49분 대전 대덕구 대화동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 매스코스매틱 사업장에서 화재가 발생, 소방당국이 진화 중이다. 현장에서 발생한 연기가 일대를 뒤덮으면서 교통혼잡도 빚어지고 있다. 현재 트위터 등 SNS에는 대전 대화동 아모레퍼시픽 화재 사진 등이 올라오며 현장 상황을 전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트위터를 통해 “대전 대화동 아모레 화재. 이 동네 연기가 장난 아니네요. 다치신 분들 없어야 하는데”, “대전 공단 쪽에서 화재났나봐요. 카이스트 쪽에서 거대한 연기구름”이라며 화재 사실을 알렸다. 화재가 발생한 대전 대화동 아모레퍼시픽 대전공장은 코스메틱 사업장과 물류센터 등이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 등 자세한 사항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대전 대화동 화재 소식에 네티즌들은 “대전 대화동 화재, 다친 사람 없어야 할 텐데”, “대전 대화동 화재, 무슨 일이지?” “대전 대화동 화재, 제발 인명피해 없기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전 화재…아모레퍼시픽 대전 공장서 불(1보)

    대전 화재…아모레퍼시픽 대전 공장서 불(1보)

    ‘대전 화재’ ‘대전 아모레퍼시픽 화재’ 대전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화 중이다. 대전시 소방본부에 따르면 28일 오후 2시 49분 대전 대덕구 대화동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 대전공장에서 화재가 발생, 소방당국이 진화 중이다. 현재 트위터 등 SNS에는 대전 대화동 아모레퍼시픽 화재 사진 등이 올라오며 현장 상황을 전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트위터를 통해 “대전 대화동 아모레 화재. 이 동네 연기가 장난 아니네요. 다치신 분들 없어야 하는데”, “대전 공단 쪽에서 화재났나봐요. 카이스트 쪽에서 거대한 연기구름”이라며 화재 사실을 알렸다. 화재가 발생한 대전 대화동 아모레퍼시픽 대전공장은 코스메틱 사업장과 물류센터 등이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 등 자세한 사항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대전 대화동 화재 소식에 네티즌들은 “대전 대화동 화재, 다친 사람 없어야 할 텐데”, “대전 대화동 화재, 무슨 일이지?” “대전 대화동 화재, 제발 인명피해 없기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세월호가 남긴 숙제/이민화 카이스트 초빙교수

    [열린세상] 세월호가 남긴 숙제/이민화 카이스트 초빙교수

    T S 엘리엇의 시와 같이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 됐다. 애처로운 생명들의 기억은 오랜 기간 우리들 가슴 속에 아픈 상처로 남아 있을 것이다. 온 국가가 비통해하고 있다. 해운 회사의 총체적 부실과 국가의 미숙한 재난 대처에 온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생사를 달리한 젊은 영혼들을 비통과 분노만으로 위로하는 것이 진정 그들이 바라는 바는 아닐 것이다. 진정한 그들에 대한 위로는 이 사건을 통하여 국민들이 얼마나 학습하고 국가를 어떻게 혁신하느냐 하는 미래의 과제가 아닐까 한다. ‘소 잃고도 외양간은 고쳐야 한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모든 것은 나를 강하게 한다.’ 니체가 ‘우상의 황혼’에서 한 말이다. 전 국민에게 한없는 슬픔을 안겨 준 사건이나, 이 사건을 통해 우리 대한민국이 더 강해지는 것이 차디찬 진도 바다에 잠긴 영혼들에 대한 위로가 되지 않을까 한다. 한강의 기적이라는 대한민국의 자부심은 접고 겸허하게 우리의 문제를 성찰해 보자. 미국의 산업재해 전문가인 하인리히는 ‘산업재해 예방, 과학적 접근’이란 책에서 1건의 중대한 재해 뒤에는 같은 원인의 경미한 사건 29건과 아찔한 순간 300건이 있다는 ‘하인리히 법칙’을 방대한 통계 분석을 통해 발표한 바 있다. 하인리히 법칙은 사소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분석하고 잘못된 점을 고치면 대형 사고를 방지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바로 사소한 문제를 숨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1982년 윌슨과 켈링이 발표한 ‘깨진 유리창 이론’이란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하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된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에 입각해 1994년 뉴욕 시장에 취임한 줄리아니 시장은 낙서를 지우고, 보행자의 신호 무시나 빈 캔을 아무 곳이나 버리기 등 경범죄의 단속을 철저하게 했다. 그 결과로 범죄 발생 건수가 급격히 감소했고, 마침내 범죄 도시의 오명을 불식시키는 데 성공했다. 대한민국의 깨진 유리창은 불투명과 비원칙이다. 세월호 사건의 가장 가슴 아픈 점은 원칙을 지킨 사람들이 유명을 달리했다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동일한 사건이 일어나면 무질서한 혼란이 극에 달하게 될 것이다. 투명성과 원칙은 선진국으로 가는 가장 소중한 사회적 신뢰 자산이다. 결과 지상주의가 초래한 과정상의 원칙 무시는 사회적 신뢰를 손상시켰다. 잘못된 결과보다 잘못된 것을 숨기는 과정에 더 큰 벌을 줘야 한다. 화물 과적의 문제, 승선인원의 문제, 선박 운항 원칙의 문제, 구명정의 문제 등 수많은 깨진 유리창들이 하인리히의 법칙처럼 방치돼 누적된 결과가 세월호 사건이다. 지킬 수 없는 과도한 규제는 원칙을 지키지 않는 것을 당연하게 만든다. 지킬 수 있는 원칙을 만들고 반드시 ‘꼭’ 지키는 사회적 자산이 미래 한국을 강하게 만들 것이다. 원칙을 지키는 사람들이 손해 보지 않는 세상이 선진 한국으로 가는 길일 것이다. 이를 위해 진실을 숨기는 거짓과 비밀주의는 엄벌해야 한다. 미국의 대통령을 실각시킨 워터게이트 사건의 핵심은 도청보다 거짓에 대한 징벌이었다. 각종 재난 사건에 대해 관계 당국이 우선 모르쇠 작전이라는 은폐로 시작하는 것은 사회적 신뢰를 깎아 먹는 잘못된 관행이다. 정치인들은 일단 부정하고 본다. 국민들은 결국 정치권과 정부를 믿지 못하게 된다. 국가 차원의 깨진 유리창이다. 잘못을 숨기는 경우 적어도 3배 이상의 징벌적 응징이 원칙을 지키는 사회를 만든다. 못난이보다 거짓말쟁이를 더욱 부끄럽게 생각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 한국의 중산층 기준이 아파트 평수 등 물질적 가치라면 유럽과 미국의 기준은 사회적 정의감 등 정신적 가치로 구성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제 삶의 가치에 대한 국민적 성찰을 해 볼 때가 아닌가 한다. 세월호 사건이 생의 가치를 ‘물질적 소유’라는 천민자본주의에서 정신적 삶이라는 인본주의로 승화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타이태닉 선장의 말 ‘Be British’(영국인 다워라)를 상기해 보자. 국민적 아픔의 공감대가 제2 한강의 기적으로 가는 국가의 에너지로 승화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4월의 잔인한 기억이 우리 마음의 뿌리 속에 잠든 사회적 신뢰를 일깨우는 엘리엇의 봄비가 됐으면 한다.
  • 47살 과학의 날 “대중에 더 가까이”

    47살 과학의 날 “대중에 더 가까이”

    국립과천과학관이 47주년 과학의 날(4월 21일)을 기념해 오는 19~21일 ‘해피사이언스데이’ 행사를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지식을 전달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정확한 매체인 책을 테마로 열리는 해피사이언스데이 행사에서는 그동안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가졌던 과학책에 대해 저자가 직접 해설하고 과학도서 선택을 지도하는 ‘사이언스 북페어’ 등 20여 가지 프로그램이 열린다. ‘과학 콘서트’의 저자인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가 ‘과학자들의 뇌 이야기’ 특강의 연사로 나선다. 과학기술의 원리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시연하는 ‘사이언스쇼’도 관람객의 이목을 끌 것으로 기대되는 프로그램이다. 최정훈 한양대 화학과 교수가 이끄는 사이언스쇼에서는 달리는 스포츠카의 충격을 감소시키는 플러버의 특성과 원리, 전통 팽이 속에 숨어 있는 첨단 과학기술 등을 실험 시연을 통해 알기 쉽게 설명한다. 성인 대상 과학 공연도 시도된다. 손미나 전 KBS 아나운서가 진행하고 이정모 서대문자연사박물관장, 에스닉 퓨전밴드 두번째달이 함께한다. 공연 제목은 ‘사랑의 과학, 당신이 사랑할 때’로 사랑을 진화심리학, 뇌과학 측면에서 풀어낼 예정이다. 이 밖에 오푸스챔버오케스트라(단장 신현민)가 ‘지구, 달, 별 그리고 태양’이란 제목의 과학콘서트에서 우주여행을 테마로 쉽고 재미있는 지휘자의 해설을 곁들여 클래식 연주를 선보인다. 우사임 과학관 과학문화전시과장은 “높아지는 과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요구에 부응하고 다양한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체온을 전기로… 입는 배터리 개발

    체온을 전기로… 입는 배터리 개발

    국내 연구진이 사람의 열을 이용한 ‘입을 수 있는 열전소자’를 개발했다. 열전소자는 온도 차를 이용해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해 주는 소자다. 이번 연구로 2~3년 후면 배터리 걱정 없이 반영구적으로 웨어러블 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창조과학부는 7일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과 조병진 교수팀이 이 같은 연구 성과를 올렸다고 밝혔다. 그동안 전력공급 문제는 웨어러블 기기의 상용화에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혔다. 기기 작동을 위해 배터리를 자주 교체하거나 기기에 크고 무거운 배터리를 장착해야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존에 상용화된 세라믹 기판을 이용한 열전소자는 단단하고 휘어지지 않으며, 무게가 무겁고, 에너지 효율이 낮아 웨어러블 기기에 활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이 개발한 열전소자는 유리섬유를 이용해 의류 형태의 자유로운 가공이 가능하다. 또 무게가 가볍고, 전력생산 효율도 기존 세라믹 기판 소자에 비해 14배나 높다. 연구팀에 따르면 해당 열전소자를 가로·세로 각 10㎝로 제작해 팔에 두르면 외부 기온이 20℃로 체온과 약 17℃ 차이가 날 때 약 40㎽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이 정도면 웬만한 반도체 칩을 구동할 수 있는 수준이다. 조 교수는 “가로 50㎝, 세로 100㎝의 면적으로 상의를 만들어 입으면 약 2W의 전력이 생산돼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도 있다”면서 “웨어러블 기기뿐만 아니라 자동차, 공장, 항공기 등 폐열이 발생하는 다양한 곳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대한민국 미래 성장동력 ‘보존사회’ 진입에 달렸다

    대한민국 미래 성장동력 ‘보존사회’ 진입에 달렸다

    “우리가 그것을 문제라고 생각하면 그것은 실제 문제로 커지지 않아요. 하지만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고 방관하는 순간 진짜 문제가 되지요.”(짐 데이토 하와이대 미래학연구센터 소장) 대한민국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열 수 있을까. 최근 성장잠재력 하락과 노령인구 증가로 한국 사회의 앞날에 암울한 그림자가 드리운 가운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과 미래전략연구센터는 최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성장의 한계와 재도약’ 심포지엄을 열어 불확실한 현재를 짚어 보고 성장을 위한 돌파구를 제시했다. 이 자리에는 미래학자인 짐 데이토 하와이대 교수와 데이비드 반 잔트 뉴스쿨대 총장, 이광형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장, 강영진 성균관대 교수, 박승빈 카이스트 공과대학장 등이 참석해 ‘STEPPER’의 관점에서 살펴본 한국 사회의 미래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STEPPER’란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이 미래를 변화시키는 7대 요소로 내세운 Society(사회), Technology(기술), Environment(환경), Population(인구), Politics(정치), Economy(경제), Resources(자원) 등에서 첫 글자를 따온 조어다.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선 데이토 교수는 “이제 누구도 미래를 예언할 수 없고, 세계는 예언이 통하지 않는 사회”라며 “한국은 더 이상 다른 나라를 따라 할 수 없으며 세계에 한국이 따를 만한 나라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 발전 측면에서 한국은 세계의 전형이 돼 다른 나라의 부러움을 샀고 한류를 통해 창조적 사회가 무엇인지도 보여 줬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급격한 경제·문화적 발전이 지속되기 어렵고, 한국은 세계에서 첫 번째로 ‘보존사회’가 되느냐 마느냐의 갈림길에 놓였다고 내다봤다. 보존사회란 지난 반세기 동안 경험한 고속 성장과 소비 사회의 개념을 벗어나 선택적으로 성장을 억제할 수 있는 사회를 뜻한다. 소비와 이윤 추구가 윤리나 가치에 따라 재편될 것이란 이야기다. 그는 “세계는 환경오염, 자원 고갈, 인구 문제 등으로 붕괴를 택하거나 혹은 다양한 변형사회로 가는 등 대안을 찾고 있다”며 “보존사회가 제공하는 복원력이 가장 절실한 형편”이라고 말했다. 채수찬 카이스트 교수는 ‘자본주의와 금융시스템의 한계’에서 “최근 잇따른 경제 위기를 통해 학자들은 자본주의의 문제를 경제정책이 아닌 시스템의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50년 이상 세계경제학을 주도한 케인스 이론의 대안을 서둘러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채 교수는 “칼 마르크스는 성장의 한계, 불안정성 등의 측면에선 자본주의의 문제를 꿰뚫어 봤다. 새로운 금융·재정시스템과 분배의 연구를 통해 문제를 극복해 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글 사진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LG “다문화 청소년을 글로벌시대 인재로”

    지난 29일 LG 다문화학교 3기 언어 인재 과정에 뽑힌 중학생 김승민(14)군은 “어려운 일본어는 몰라서 엄마와 대화할 때 가끔 어려움이 있다”며 “이번 기회에 배운 일본어를 두 동생에게도 잘 알려 주겠다”고 말했다. LG 다문화학교는 한국외국어대, 카이스트 교수진과 대학생들이 멘토가 돼 다문화가정 학생들에게 전문적인 교육을 지원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 앞으로 김군은 한 달에 한 번 한국외국어대 등지에서 1박 2일 캠프를 통해 집중적으로 언어 수업을 받게 된다. 해당 수업은 2년간 계속된다. 한편 LG는 이번 프로그램에 과학 인재 35명, 언어 인재 30명, 온라인 과정 275명 등 전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모두 340명을 선발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열린세상] 창조경제와 규제개혁/이민화 카이스트 초빙교수

    [열린세상] 창조경제와 규제개혁/이민화 카이스트 초빙교수

    ‘창조는 연결이다’(스티브 잡스). 연결을 저해하는 장벽들은 창조경제 구현을 저해한다. 규제개혁으로 장벽을 낮추면 창조적 융합이 촉진된다. 창조경제 구현의 필요조건이 규제개혁인 이유다. 창조경제 구현의 충분조건인 기업가 정신은 창조적 도전으로 융합을 가속화한다. 즉 규제개혁과 기업가 정신이 창조경제의 양대 전략적 목표인 것이다. 이를 통하여 융합이 쉬워지는 경제가 바로 창조경제다. 규제는 권력이다. 규제를 줄이는 것은 공무원의 권한을 축소하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규제가 늘어난다. 김대중 정부 시절 7000여건으로 대폭 축소했던 규제 개수가 이제 두 배가 넘는 1만 5000건에 달하고 있는 이유는 자명하다. 여기에 언론이 가세하여 규제를 증가시킨다. 사고가 나면 규제를 만든다. 반대할 명분이 없다. 여기에 국민들도 규제친화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모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보다는 정부가 해결해 주기를 바란다. 민원이 오히려 규제를 늘린다. 모든 규제가 암 덩어리는 아니다. 정상적인 신호등 체계는 질서를 유지시킨다. 문제는 규제 자체가 아니라 규제 품질이다. 규제는 비용과 편익의 양면을 가지고 있다. 규제 편익이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규제가 수술 부위인 것이다. 이러한 규제는 처음부터 이익집단에 의한 저품질 규제부터 시작은 좋았으나 시대 소명을 다한 규제 등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다. 여름이 되면 겨울옷을 갈아입어야 하고 찢어진 옷은 수리해야 한다. 규제는 뱃살이다. 문제해결의 핵심 도구는 규제 비용과 편익을 산정하는 규제영향 평가다. 한국의 규제 비용을 국가 GDP의 9%선인 100조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규제 개혁을 통해 뱃살을 100조원 줄이면 한국 경제의 몸집은 가벼워지고 창조경제 구현을 향하여 날아오를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규제 영향 평가가 고비용·저효율 구조라는 데 있다. 대한민국 규제 전체를 평가한다면 5000억원 규모의 비용이 투입될 것이다(1건당 3000만원에 1만 5000건의 규제). 문제는 그 결과가 그다지 믿음직하지 않다는 것과 항상 비용/편익은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의 규제 관련 예산은 100억원 수준을 넘어 본 적이 없다는 것이 불편한 진실이다. 규제의 뱃살을 빼는 데 100조원 규제 비용의 0.01%도 투입하지 않겠다는 것이 정부의 현재 예산 구조다. 추가 예산을 투입한다는 전제로 얘기를 계속해 보자. 이제 한국은 창조경제에 걸맞게 창조적인 규제 개혁 시스템을 구축하는 창조적인 정책을 제언한다. 선진국을 따라하는 모방 경제와 모방 학문의 한계를 넘어서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의 실시간, 저비용, 고효율의 규제 영향 평가 시스템을 구축해 보자. 달나라 가는 것보다는 훨씬 쉽고 효과도 크다. 참고용 잣대이지만 그 효용은 엄청날 것이다. 규제 관련 빅데이터는 중복된 민원과 악의적 민원, 공무원의 과도한 업무를 줄여줄 것이다. 항상 기술 혁신이 세상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 왔음을 기억하자. 규제는 전쟁이다. 아무리 무기가 좋아도 문화수준이 저하되면 전쟁에 진다는 것이 베트남에서 입증된 바 있다. 이익집단의 발호에 의한 저품질 규제를 막는 대안은 개방이다. 이제 스마트 컨버전스 기술을 활용하면 실시간 개방도 가능하다. 정부 3.0에는 정책 결정과정을 개방하는 것이 포함돼 있다. 규제영향 평가를 받지 않는 국회도 개방돼야 한다. 스위스와 같이 국민 청원에 의해 입법 철회도 가능할 기술이 준비됐다. 국회는 법을 만드는 것뿐 아니라 없애는 일도 해야 할 것이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 규제 개혁은 독해야 한다. 규제 개혁의 기본 정신은 포지티브에서 네거티브로 전환하는 것이다. 마치도 KTX표를 원칙적 검사에서 원칙적 비검사로 전환하는 것이다. 국가를 지키는 의식이 투철한 공무원들은 우려한다. 만약 너무 많은 사람들이 무임승차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교육, 의료, 금융, 환경 규제를 없애지 못하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 규제 개혁은 사전 규제를 줄이되, 사후 징벌은 엄격해야 한다. KTX 무임승차 시 발각되면 10배를 물린다. 발각의 확률보다 큰 징벌이 규제 개혁의 독한 실천이다.
  • 권오준 ‘기술·마케팅 융합’ 첫 작품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지난 14일 취임식에서 밝힌 ‘기술과 마케팅 융합’의 첫 작품이 나왔다. 기존 스테인리스보다 저온에 강하고 저장용량도 20배나 큰 고망간강 액화천연가스(LNG) 저장탱크를 개발, 새 먹거리로 꼽히는 에너지 강재시장 공략에 적극 나섰다. 포스코는 18일 카이스트와 공동으로 저장용량을 획기적으로 늘린 ‘고망간강 격자형 LNG 저장탱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최고 저장량을 기존 1000㎥에 비해 20배나 많은 2만㎥까지 늘리고 기존 사용하던 스테인리스보다 용접성이 우수해 탱크 제작이 용이한 것이 특징이다. 포스코가 양산에 성공한 고망간강은 극저온에서 견디는 에너지 강재로 영하 162도로 보관되는 LNG에 적합하다. 저장탱크의 고망간강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카이스트의 격자구조 기술도 적용했다. 저장탱크 안에 설치된 격자구조는 외벽에 전달되는 압력을 분산시켜 저장량이 늘어도 외벽이 두꺼울 필요가 없다. 격자형 압력용기로 불리는 이 탱크는 모양도 단순한 직육면체라 대형탱크 제작도 쉽다. 기존탱크는 구형 또는 원통형이라 제작이 쉽지 않았다. 또한 고망간강 가격이 스테인리스의 3분의2 수준이어서 1만 5000㎥급 기준으로 제작비가 약 20억원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24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하는 ‘가스텍 2014’에서 이 탱크를 처음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서울대 44위, 무려 15계단 상승 ‘세계대학 1위 하버드가 아니다?’

    서울대 44위, 무려 15계단 상승 ‘세계대학 1위 하버드가 아니다?’

    ‘서울대 44위’ 서울대가 세계적 대학평가기관이 발표한 2013~2014 세계대학평가 순위에서 44위를 기록해 화제다. 17일 유학기관 IDP에듀케이션과 영국의 대학평가기관 THE(Times Higher Education)는 세계대학평가 순위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 결과 서울대는 전년 59위에서 15계단 상승한 44위를 차지했으며, 국내 대학 중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한편 카이스트는 전년보다 12계단 상승한 56위, 포항공대는 10계단 떨어져 60위를 기록했다. 세계대학평가순위 1위는 전년에 이어 마찬가지로 캘리포니아 공과대학(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이 차지했으며, 이어 미국 하버드대, 영국 옥스퍼드대가 공동 2위를 차지했다. 한편 THE는 1971년 설립됐으며 매년 세계대학의 교육여건, 국제평판, 산학협력 수입, 연구규모, 논문 인용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매년 ‘세계 대학 랭킹 400위’를 발표하고 있다. 서울대 44위에 네티즌들은 “서울대 44위, 역시 서울대지” “서울대 44위, 국내에서 1위네” “서울대 44위,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어떻길래..” “서울대 44위, 진짜 꿈의 대학들” “서울대 44위..얼마나 똑똑한 사람들이길래”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 서울신문DB (서울대 44위) 온라인뉴스부 seoulen@seoul.co.kr
  • “흡수통일 전제로 한 통일대박론 구체성 담아 냉철한 재인식 필요”

    “흡수통일 전제로 한 통일대박론 구체성 담아 냉철한 재인식 필요”

    “미국에서 만난 북한 고위층 인사는 ‘남북 간 체제 경쟁에서 이미 북측이 졌다’고 이야기했어요. 이를 모두 미국 탓으로 돌렸죠. 미국이 목 조르고 남측을 지원했기 때문이라고요. 흔히 북을 리비아와 비교하곤 하는데, 오히려 소말리아와 닮았어요. 곳곳이 요새이고 무력(군)이 지배하는 사회입니다. 비정상이면서 무서운 사회라는 뜻이죠.” 참여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동북아시대추진위원회 위원장(장관급)을 지낸 문정인(63)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최근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서 열린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 특강에서 흡수 통일을 전제로 한 ‘통일 대박론’에 대해 냉철한 재인식을 주문했다. 문 교수는 “대박의 사전적 의미는 운 좋게 어떤 일이 크게 이뤄지는 것으로 요체는 운이다. 어떤 식으로 이룰지 규정하지 않고 이를 거론하는 것은 영국 철학자 화이트헤드가 주장하는 ‘오도된 구체성의 오류’를 범하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미국 게리 하트 상원의원 자문위원(1985년)과 통일원 자문위원(1994년) 등을 역임한 그는 김영삼 정부 이후 정부의 다양한 통일정책에 직간접으로 참여해 왔다. 최근 정부의 통일정책에 대해선 외적으론 경제와 비군사적 통일 기조를 동시에 유지하면서도 내적으로 비핵화란 전제조건을 내걸어 벽을 만들었다고 봤다. 문 교수는 “예전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전제조건 없는 6자회담’, ‘한반도 비핵화’를 얘기했을 때도 북측은 우라늄 재처리 등은 포기해도 핵탄두는 포기하지 않았다”며 “핵 문제 해결은 결코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예전 우크라이나나 리비아식 핵 포기보다 넬슨 만델라 때의 남아공식 핵 포기가 이상적입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된 해결을 봤기 때문이죠.” 그는 통일의 방식으로 ‘무력형’, ‘흡수형’, ‘합의형’, ‘신탁형’ 등 네 가지를 제안했다. 가장 부작용이 큰 것은 인명 살상이 따르는 무력통일이고,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것은 유엔이나 중국 등 제3자가 개입한 신탁형이라고 했다. 이 중 신탁형은 강대국들의 개입으로 북측 재건 비용 일부를 부담시킬 순 있으나 ‘지연된 통일’이란 비난을 면키 어렵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과 같은 국가연합을 거쳐 사람·자본의 이동을 허용하는 합의형 통일이 이상적이지만, 장애는 남북 양측의 강경 세력이라고 지적했다. 북 군부에 대해선 “내부 충성 경쟁이 가열되면서 한 북측 인사가 ‘군부 때문에 못 살겠다’고 하더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북측의 ‘급변 사태’ 가능성을 희박하게 봤다. 김정은 정권이 붕괴되더라도 군부·당의 집단지도체제가 이어지고 이를 중국이 측면에서 지원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청진·함흥이 폐허가 되고, 나진·선봉이 번성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평양에서 나진·선봉을 가려면 8일이 걸린답니다. 이렇게 폐쇄된 사회에서 민중 봉기는 쉽지 않을뿐더러, 이렇게 들어선 민주정부도 남측에 주권을 넘기진 않을 겁니다.” 문 교수는 통일이 지배담론적 이데올로기가 돼선 곤란하며 정치와 경제를 분리하고 경제가 정치를 앞서는 통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극단을 피하고 상식과 순리를 따르면 5~6년 안에라도 틀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신뢰프로세스 구상에서 이런 가능성을 본다”며 “로켓 발사와 추가 핵실험을 강행하는 북에 전향적으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지만 위대한 지도자는 현실적 제약을 뛰어넘어 새 가능성을 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앱 새로 나왔다고 바로 깔면 ‘큰코’ 한 박자 늦은 설치 보안에는 ‘보약’

    앱 새로 나왔다고 바로 깔면 ‘큰코’ 한 박자 늦은 설치 보안에는 ‘보약’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KT 홈페이지가 초보 해커에게 어이없이 뚫렸다. 보안 사고가 잇따르자 업계는 물론 개인 사용자들도 언제 누구에게 어떻게 당할지 모르는 해킹 위협에 잔뜩 긴장하는 모양새다. PC와 모바일은 물론 삶 전반에 디지털 기기가 녹아들면서 생활 속 보안 위협도 점점 커지고 있다. 디지털 시대 정보의 창과 방패가 된 해킹의 역사를 들여다보고 올해 기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해킹 방식과 예방 방법도 함께 짚어봤다. 해킹이 1960년대 미국 대학생들의 호기심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정보가 돈인 시대에서 해킹은 이미 하나의 범죄 유형, 수단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해킹의 시초는 미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 동아리 모임이 야밤에 학교 건물에 몰래 들어가, 컴퓨터 시스템을 사용했던 1960년대로 올라간다. 이때는 남의 자료를 재미 삼아 훔쳐보거나 비밀번호를 바꿔 골탕먹이는 게 대부분이었다. 국내에서는 1996년 4월 카이스트 해킹 동아리가 포항공대 전자공학과 전산시스템을 공격하면서 해킹 이슈가 떴다. 이들은 전산시스템에 올라온 자료를 모두 삭제하고 아예 비밀번호를 바꿔버렸다. 조사 결과 포항공대 해킹 동아리와 라이벌이었던 카이스트 동아리가 앞서 뚫린 카이스트 시스템에 대한 범인을 포항공대 동아리로 지목, 보복 공격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종의 자존심 싸움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초창기 해킹과 달리 해킹은 허가받지 않은 시스템에 침투해 정보를 훔치는 부정적인 의미가 더 커졌다. 때문에 악의 여부에 따라 단어를 구분해 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보안의 취약점을 찾아 내기 위한 시스템 침투 행위에는 ‘해킹’이란 단어를 그대로 쓰되, 범죄 등 악의적 침투 행위에는 ‘크래킹’이라는 단어를 쓰자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악의적인 크래킹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체코의 보안업체인 ‘AVG테크놀로지’는 올해 주의해야 할 보안위협으로 ‘랜섬웨어’(Ransomware)와 ‘스캠’(scams) 등을 꼽았다. 랜섬웨어는 PC 파일을 열지 못하도록 하는 악성코드로 모든 정보에 암호를 건 뒤 크래커가 해독키를 조건으로 돈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스캠은 신용사기로 이메일을 해킹해 거래처 등에 ‘계좌가 변경됐다’는 식으로 메일을 보내 돈을 보내게 하는 일종의 해킹과 피싱의 결합 버전이다. 보안 전문가들은 “이제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 사용자 모두가 해커의 대상”이라면서 “의심 가는 이메일을 열어보지 말고 평소 백신을 최신으로 깔아놓고 데이터를 백업해 두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PC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에서도 마찬가지다. 보안업계에서는 특히 올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보안 위협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랩에 따르면 지난해 안드로이드 OS에서 발생한 악성코드는 2012년에 비해 60% 이상 증가했고 현재까지 꾸준히 증가 추세다. 지난해 접수된 보안 문제를 유형별로 들여다보면 전화나 문자 가로채기, 기타 악성코드 다운로드, 원격 조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트로이목마가 전체의 54%를 차지한다. 안랩 관계자는 10일 “모바일에서는 문자나 메일 등으로 전송된 인터넷 주소를 클릭하거나 특정 페이지에서 요구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할 때 주의해야 한다”면서 “특히 새로운 앱은 일주일 이상 사용자의 평을 지켜본 후 설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김명자 과학으로 행복한 세상] 젠더혁신이 새로운 창의성 기반 생태계 이끈다

    [김명자 과학으로 행복한 세상] 젠더혁신이 새로운 창의성 기반 생태계 이끈다

    지난 3월 8일 세계여성의날 106주년을 기념했다. 미국의 산업화 과정에서 여성 근로자들이 빵(생존권)과 장미(인권)를 외치며 봉기한 지 100여년이 흘렀다. 그러나 노동시장 진입 장벽이 높고, 비정규직 처지에다가 경력단절이 예사이며, 갖가지 폭력에 시달리는 수많은 여성들을 생각하면 여성의 날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국제적 지수로도 우리 자화상은 초라하다. 2013년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성평등 지수가 136개국 중 111위다. 남녀 임금 격차는 39%나 된다. 기업이사회의 여성 비율은 1%, 과학기술계 정규직 여성 비율은 11%다. 2013년도 이코노미스트지의 유리천장지수도 OECD 국가 중 최하위다. 정책과 의사결정 과정에서 여성이 배제되기 때문이란다. 몇 년 전, 카이스트, 포항공대 여학생 그룹과 인터뷰를 했었다. 그들은 40년간 교수, 장관, 국회의원을 지낸 여성과학자의 발자취를 시시콜콜히 알고 싶어 했다. 그래서 성실하게(?) 답했다. 그런데 나중에 출간된 책을 보고 당황했다. 그들은 내가 ‘무식하고 우직하게 기존 시스템을 따른 것에 가슴이 답답했다’고 적고 있었다.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선배님 세대는 왜 그러고 살았느냐’는 거였다. 1970~80년대, 아이 셋 딸린 여성과학자로서 슈퍼우먼이 되지 않고서는 살아남기 어려웠다는 것을 그들은 이해해주지 않았다. 단언컨대 그들 신세대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것으로는 행복한 사회도, 저출산의 수렁에서 헤어날 길도 없어 보인다. 한편으로 세상이 놀랍게 달라지고 있다. 이 땅에서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고, 고등고시(사법, 행정, 외무고시)의 여성 합격률이 지난 20년 사이 6%에서 44%로 올랐다. 한류에서 드라마 전성시대를 이끄는 작가도 여성이 주류이다. 다른 나라는 어떤가. 여자에게는 운전면허도 주지 않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대생 진학률이 급증해 세계 최대의 여자대학(Princess Noura University)이 생겼다. 남녀공학이 없고 남학생들은 유학을 가기 때문이라곤 하지만, 여대생이 60%를 차지하게 된 것은 대이변이다. 여덟 살이 되면 검은 천의 아바야를 둘러야 하는 나라에서 이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건 과연 무슨 조짐일까. 여성이 남성과 함께 만드는 세상의 모습은 사뭇 희망적이다. 몇 가지 조사결과가 말해준다. 여성 임원 비율이 높을수록 기업실적이 우수하다. 여성의 경제 참여율이 높은 국가일수록 출산율이 높다. 사회적 인프라가 잘돼 있다는 뜻이다. 이코노미스트지는 GDP 상승에서 재원 투입이나 생산성 향상보다 여성 고용 증대가 더 중요하다고 분석한다. 또한 지난 10여년간 여성인력 고용이 중국의 세계 경제성장 기여도보다 더 크다고 진단한다. 그뿐인가. 양성평등 지수가 높은 국가일수록 국가 경쟁력과 국민행복 지수가 높다. 심지어 미국의 한 보고서(Marian‘s Project)는 여성과학기술 인력의 수가 미래 경쟁력의 척도가 되리라 예견하고 있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이른바 젠더혁신(Gendered Innovations)이다. 미국의 스탠퍼드 대학과 국립과학재단, 유럽연합이 함께한 이 프로젝트는 의료, 환경 등 20여개 분야에서 젠더 개념, 즉 여성이 빠짐으로써 무엇이 잘못되었는가를 밝혀내고 있다. 그리고 보다 중요하게 젠더 개념이 도입됨으로써 무엇을 혁신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로서 석 달 전 서울을 초청 방문한 론다 쉬빙거 교수는 그 결론을 ‘여성 숫자를 늘려라, 제도를 바로 잡아라, 지식체계 자체를 바꿔라’로 요약했다. 젠더혁신은 새로운 시각과 사회적 요구를 반영하여 기술의 가치와 발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길이다. 새로운 혁신과 창의성에 기반한 미래 생태계를 창출할 수 있는 길이다. 요컨대 지식의 생산, 응용, 성과 확산에서 남녀의 통합적 시각을 반영함으로써 새로운 물꼬를 터 나간다면, 거기서 창조경제의 신작로(新作路)를 열 수 있을 것이다.
  • 김소정, 카이스트 출신..가수된 이유 공개 ‘친구들은 어떤 직업?’

    김소정, 카이스트 출신..가수된 이유 공개 ‘친구들은 어떤 직업?’

    카이스트 출신 가수 김소정이 데뷔할 당시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고 털어놨다. 김소정은 9일 방송된 SBS ‘도전 1000곡’에서 MC 이휘재가 “카이스트 출신인데 가수로 데뷔했다. 부모님 반대는 없었나”는 질문에 “처음엔 반대했다”고 답했다. 김소정은 “하지만 지금은 너무 판이 커져서 이제 말릴 수가 없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소정은 이어 “함께 학교를 다녔던 친구들은 수재였던 것 같다. 동기들은 지금 연구원이나 대기업 사원으로 돈을 잘 벌고 있다”고 밝혔다. 카이스트 출신 가수 김소정 출연을 접한 네티즌은 “카이스트 출신 가수 김소정..역시 똑똑한 사람들은 달라”, “카이스트 출신 가수 김소정,,부모님의 반대가 많이 심했을 듯”, “카이스트 출신 가수 김소정..음반 언제 나오지?”, “카이스트 출신 가수 김소정..후회하진 않을까?”등 반응을 보였다. 사진 = SBS (김소정)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저들도 못 버티는데 나라고…” 어긋난 공감 자살

    “저들도 못 버티는데 나라고…” 어긋난 공감 자살

    생활고를 비관한 세 모녀가 지난달 26일 서울 송파구의 반지하 방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후 저소득층의 신병 비관 자살이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다. 세 모녀의 안타까운 죽음 이후 지난 2~3일 경기 광주와 동두천, 서울 강서구에서 생활고와 병마에 시달리던 가족의 동반 자살이 잇따랐다. 유명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 일반인의 자살이 늘어나는 ‘베르테르 효과’처럼 자신과 비슷한 사회·경제적 계층의 자살이 알려진 뒤 모방 자살하는 경향이 나타난 셈이다.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해 빈곤 사각지대를 없애는 노력과 함께 우울증 등을 돌볼 여력이 없는 저소득층의 심리적 복지 프로그램 확충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전문가들은 부족한 사회복지 예산 탓에 도움을 받지 못한 서민들이 빈곤의 사각지대에 내몰리고 있다고 말한다. 허선 순천향대 교수(사회복지학)는 4일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지정되려면 가구 총소득이 월 133만원보다 적고 부양 의무자가 전혀 없어야 하는 등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들을 맞춰야 한다”면서 “이 기준을 맞추지 못한 빈곤층은 사회안전망 밖으로 내몰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산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예산 낭비를 막아 복지예산을 조금 더 편성한다면 더 많은 저소득층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활고 등으로 자살한 사건이 보도되면 ‘내가 저 사람들보다 힘든데 더 버틸 이유가 없다’는 잘못된 생각에 빠지기 쉽다. 안용민 한국자살예방협회장(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2005년 이후 유명 연예인이 자살한 뒤 2개월간 자살자 수가 평균 600명 증가했는데 비슷한 소득 계층의 자살이 사회적으로 큰 뉴스가 되면 모방 자살 효과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일 계층의 자살 이후 모방 자살이 발생한 사례는 최근 빈번하게 나타났다. 2012년 서울 마포구의 한 영구임대아파트 단지에서는 주민 10명이 연쇄적으로 목숨을 끊었다. 앞서 2011년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에서는 재학생 4명이 학업 스트레스 등으로 자살했다. 극단적인 선택을 지나치게 동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가 자살의 전염력을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진표 서울아산병원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예컨대 부모가 어린 자식과 함께 자살했을 때 우리는 ‘동반 자살’이라고 표현하지만 외국에서는 ‘영아 살해 후 자살’이라는 표현을 쓴다”면서 “언론 등이 안타까운 개인적 사생활 등에만 초점을 맞춰 보도하다 보니 잘못된 방법까지도 미화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저소득층에 맞춘 내실 있는 심리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자살 방지를 위한 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종익 강원대학교병원 교수(정신과)는 “생활고로 힘들거나 아플 때 털어놓고 의지할 모임 등이 필요한데 사회적 연결망에 대한 정부 차원의 실태 파악이 안 돼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 국립중앙의료원 교수(정신건강의학)는 “정부가 자살 방지를 위해 지난해 투자한 예산은 30억원(2012년 기준)가량으로 일본의 100분의1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노동자 “시급 7000원으로” 용역업체 “임금 인상 불가능”

    노동자 “시급 7000원으로” 용역업체 “임금 인상 불가능”

    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양로. 학교 청소노동자 300명가량이 도로변 한가운데 자리 잡고 “원청업체인 대학과 용역업체들은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임금을 인상하라”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평소 대학 정문과 각 단과대를 연결하며 학생들의 이동을 돕던 셔틀버스는 개강 첫날임에도 운행을 멈췄다. 복도에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영수증이 널려 있는 등 학생회관 곳곳에서 청소노동자들의 빈자리가 느껴졌다. 전국 14개 대학 및 대학병원 청소·경비노동자 1600여명이 총파업을 벌인 가운데 대학 캠퍼스가 어수선한 개강 첫날을 맞았다. 지난달 27일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부(이하 서경지부)는 “용역업체와의 단체협상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 등을 거쳤지만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총파업을 결의한 바 있다. 이들은 사업장별로 5210~5700원인 시급을 노동부 권고 시중노임단가인 7920원의 87.7%인 7000원으로 인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파업에 참여한 사업장은 연세대와 고려대, 고려대 안암병원, 경희대, 연세대, 연세재단빌딩, 이화여대, 서강대, 홍익대, 카이스트, 한국예술종합학교, 광운대, 인덕대, 동덕여대, 덕성여대 등이다. 용역업체는 대학과 재계약하기 위해서는 임금 인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원청이 주는 사용료에 따라 임금이 결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학들은 정작 뒷짐을 지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총파업은 용역업체와 노조 간의 문제로 간섭할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구권서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장은 이날 오후 고려대에서 열린 총파업대회에서 “용역업체가 파업기간 동안 학생들이 겪을 불편과 노동자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이 이윤추구에만 혈안이 돼 있다”면서 “지난해 11월부터 이뤄진 8차례의 교섭과 3주간의 조정에서 단 1원의 임금 인상도 어렵다는 입장을 고집한 것이 바로 그 증거”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안현혜(19·여·자유전공학부 14학번)씨는 “물가는 오르는데 시간당 임금이 5700원에 불과한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 학생은 “청소하는 분들까지 집단행동에 나서면 결국 학생들이 최대 피해를 볼 것”이라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KAIST 새 교수평가 도입…SCI 논문 게재 연연 안해”

    “KAIST 새 교수평가 도입…SCI 논문 게재 연연 안해”

    “더 이상 SCI(과학논문인용색인) 논문에 연연하지 않겠다.” 강성모(68)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총장은 25일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 영빈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새로운 교수 평가 방식을 도입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카이스트가 그동안 SCI 논문을 독려한 결과 연구분야는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렸지만 창업과 기술 사업화 등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미흡했다는 안팎의 지적 때문이다. 강 총장은 ‘실사구시’형 공학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달 초 산업계와 연구소, 동문, 내부인사 등 각계 인사가 참여하는 ‘카이스트 교육·연구혁신 위원회’를 구성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위원회는 교과과정 혁신모델과 새로운 교수 평가모형을 논의하는 한편, 산업계 등 외부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카이스트 교육과정을 객관적으로 점검하게 된다. 현행 교수 평가지표에 대해서는 SCI 논문중심의 일괄적 평가지표가 맞는 방향인지를 점검하고, 공대 교수의 평가모형을 재점검할 예정이다. 강 총장은 또한 서남표 총장 퇴임 이후 1년에 대해 “카이스트가 구성원 간 상호 신뢰를 회복하고 구성원 모두 하나 된 카이스트를 위해 노력했던 시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 후 교원간담회 28회를 포함해 모두 60여 차례에 걸쳐 구성원과 대화의 시간을 마련했다. 강 총장은 기업가정신 활성화 프로그램을 도입해 구성원 아이디어의 사업화를 지원하는 ‘스타트업 카이스트’ 등 구상도 설명했다. 서울대와 함께하는 ‘SNU(서울대)-KAIST 공학도를 위한 경영학 프로그램’도 마련해 기업가정신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게임에 푹 빠져 재수… NASA연구원 가요”

    “게임에 푹 빠져 재수… NASA연구원 가요”

    게임에 빠져 대학 입시에도 한차례 실패했었던 학생이 게임을 개발하면서 쓴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미항공우주국(NASA)에 근무한다. 21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을 졸업하는 박태우(32·전산학과) 씨의 얘기다. 박씨는 어린 시절부터 게임에 푹 빠진 탓에 재수까지 했다. 2002년 카이스트에 어렵게 입학한 박씨는 2006년 대학원에도 평점 3.0을 간신히 넘겨 진학할 수 있었다. 남들보다 6개월이나 더 걸려 어렵게 석사과정을 마쳤지만 박사과정에 진학하고 나서는 더 애를 먹었다. 박씨는 “컴퓨터가 좋아 전산학과에 들어왔지만 연구 주제를 뭘로 할지 몰라서 겉돌았다”고 말했다. 이에 송준화 전산학과 교수는 박씨에게 “너만의 장점을 살려 게임 플랫폼과 콘텐츠를 개발해 보라”고 조언했다. 조언을 들은 박씨는 ‘물을 만난 고기’처럼 연구에 매진했다. 전통적인 게임은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박씨는 일상생활과 게임을 접목한 게임을 만들기로 했다. 생활 속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헬스장, 수영장, 어린이집, 공원 등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의 행동을 분석했다. 헬스장에서 러닝머신 위를 혼자 달리는 사람들이 달리기를 지루해하고 중도에 그만두는 것을 본 박씨는 다른 사람과 같이 즐기면서 운동하는 게임 개발에 착수했다. 두 플레이어의 달리는 속도 차이를 통해 방향을 조종하는 레이스 운동 ‘오리배’ 게임은 이렇게 나왔다. 이렇게 개발한 결과물은 ‘퍼베이시브(보급형) 소셜 운동게임과 이를 지원하는 플랫폼의 디자인 및 구현’이라는 논문에 고스란히 담겼다. “게임을 어떻게 개발하게 됐는지, 이러한 게임들이 어떤 효과를 주는지에 대해 기술을 하니까 논문도 수월하게 쓸 수 있었다”는 박씨의 논문은 ACM 모비스 등 해외학회에서도 우수상을 받을 정도로 주목받았다. 덕분에 카이스트가 해마다 1~2명만 선발하는 NASA 교환연구원으로 뽑혀 6월에 미국에 간다. “논문을 쓰고 그동안 하지 못했던 ‘LOL’(온라인 어드벤처 게임의 일종인 ‘리그오브레전드’)을 실컷 했다”는 박씨는 “게임은 마약 같지만 나에겐 큰 도움이 됐다. NASA에 가면 게임을 많이 못 할까 걱정된다”며 웃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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