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카이스트
    2025-07-13
    검색기록 지우기
  • 표절
    2025-07-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713
  • 곽영출 총학생회장 긴급회견 “학생 실질 의결권 보장을”

    곽영출 총학생회장 긴급회견 “학생 실질 의결권 보장을”

    15일 카이스트 사태 해결을 위해 마련된 긴급 이사회에서 카이스트 곽영출(물리학과·4년) 학부 총학생회장은 “학교 측이 오늘 이사회를 위해 마련한 학사제도 개선안 수정본에는 학생들 전체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차등 등록금제를 완전 폐지하고, 교내 각종 위원회에서도 학생들의 실질적인 의결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사회 시작 전 이같은 내용을 담은 호소문을 낭독한 곽 총학생회장은 이날 학교 측이 준비한 학사제도 개선안이 이사회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는 소식이 발표되자,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 같은 불만을 털어놨다. 곽 총학생회장은 “학생 의견을 모아서 학교에 전달했고 결과에 따라 더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알맹이’ 빠진 카이스트 긴급 이사회

    ‘알맹이’ 빠진 카이스트 긴급 이사회

    학생들의 잇따른 자살로 15일 긴급 소집된 카이스트 이사회가 “(카이스트의) 개혁은 계속돼야 한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관심을 모았던 서남표 총장의 거취 문제는 이사회에서 일절 논의되지 않았다. 카이스트 이사회는 이날 오전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긴급 임시이사회를 열고 최근의 학생 자살 사태와 관련, 학교 측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 오명 카이스트 이사장은 이사회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늘 이사회는 총장의 거취를 결정하는 이사회가 아니고 현안 문제를 보고 받는 이사회였다.”면서 “총장의 거취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 이사장은 “일단 일을 수습하고 카이스트 발전 방안을 만든 다음에 총장의 거취 문제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오 이사장은 또 “대부분의 이사들이 ‘개혁은 계속돼야 한다.’고 정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방법론에 대해서는 “이사들마다 견해가 있었다.”고 밝혀 이견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특히 전인교육이 강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오 이사장은 “많은 이사들이 수재를 만드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웃을 돌보고 직장에서 동료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따뜻한 인재’를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많았다.”고 소개했다. 또 이사회는 카이스트가 보고한 학사운영 개선안에 대해 보완을 한 뒤 다시 보고토록 했다. 오 이사장은 “카이스트에서 (입학정책, 장학정책, 교육철학에 대한) 몇가지 보고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그 내용이 아직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고, 카이스트 내에서 교수, 학생들의 의견을 모으는 중이기 때문에 완성도 높은 안을 다시 보고하도록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카이스트 곽영출(물리학과·4년) 학부 총학생회장은 이사회 개최 직전 회의장을 찾아 학교 측의 학사 운영 개선대책이 학생 측과 논의 없이 상정됐고, 관련 위원회에도 학생이 참여해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는 호소문을 낭독했다. 한편, 검은 양복에 근조 리본을 달고 이사회에 참석한 서 총장은 “카이스트는 다른 대학과 달리 과학고, 영재고 같은 조기 졸업한 인재가 모인 곳인 만큼 인성교육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는데 안타까운 일이 발생해 가슴이 아프다.”면서 “최선의 방안을 강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카이스트 징벌적 등록금제 실시이후 학자금대출 두배 늘었다

    카이스트 징벌적 등록금제 실시이후 학자금대출 두배 늘었다

    일반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입학사정관 전형을 거쳐 카이스트(KAIST)에 입학한 A씨는 첫 학기를 마친 뒤 곧바로 휴학을 했다. 600만원에 이르는 다음 학기 등록금을 낼 형편이 안돼서다. 고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A씨는 집안 형편 때문에 서울대를 포기하고 4년 전액 장학금을 주는 카이스트를 선택했다. 하지만 첫 학기부터 수업 적응에 실패해 2점대의 낮은 학점을 받는 바람에 ‘어마어마한 액수’의 ‘징벌적 등록금’을 내야 했다. A씨는 결국 학교를 쉬는 6개월 동안 중·고등학생 과외를 통해 학비를 모은 뒤에야 올해 다시 복학할 수 있었다. 2006년 서남표 총장이 취임한 이후 카이스트 학생들의 학자금 및 생활비 대출 규모가 해마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 총장은 학점에 관계없이 등록금을 전액 면제하던 장학제도를 없앤 대신 평점 평균 3.0 이하 학생에게는 0.01점마다 벌금 형태로 부과하는 징벌적 등록금제를 도입했다. 이 때문에 등록금을 감당할 수 없는 학생들이 은행 대출을 통해 등록금이나 생활비를 마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성적이 나빠 장학금이 잘리는 소위 ‘장짤’이 주홍글씨처럼 학생들 자부심에 상처를 줄 뿐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도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는 셈이다. 14일 서울신문이 ‘대학 정보공시 사이트’의 카이스트 학부생 2008~2010학년도(2007~2009년 연말 기준) 학자금 대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3년 동안 학자금 대출을 신청한 학생 수가 2007년 57명에서 2009년 131명으로 3년 새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2009년 기준으로 카이스트 전체 학생의 1.7%가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징벌적 등록금을 부담해 온 셈이다. 특히 같은 기간 생활비와 등록금을 포함해 학생 한명당 학자금 대출액 평균 금액도 2007년 211만원에서 2009년에는 315만원으로 무려 49.2%가 늘었다. 2007년은 서남표 총장이 취임한 이듬해로, 당시 신입생들은 입학만 하면 전액 장학금이 보장되는 이전의 제도 대신 학점에 따라 수업료를 차등 납부하는 ‘징벌적 등록금제’를 처음으로 적용받았다. 평점평균이 3.0 이하이면 0.01학점당 6만원(현재는 6만 3000원)씩 내게 되는 이 제도에서 2.5학점을 받으면 300만원, 2.0 이하면 최대 600여만원의 수업료를 따로 내야 한다. 우수한 학생들이 모인 학교에서 상대평가를 적용, 학점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해마다 30%에 가까운 학생들은 ‘징벌적 등록금’을 낼 수밖에 없었던 데다, 한해 등록금이 2010년 기준 1575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고액인 점도 학생들의 경제적 고통을 가중시킨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성적이 좋은 상당수 이과 학생들이 평판 때문에 서울대로 가는 현실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카이스트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징벌적 등록금이 학생 개인의 자부심을 훼손하는 것뿐 아니라 곧장 경제적 타격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카이스트는 사회문제… 개혁 계속해야”

    “카이스트는 사회문제… 개혁 계속해야”

    “사회 컨트롤이 잘못된 것이지 대학개혁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조장희 가천의과학대학교 뇌과학연구소장은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국 고등교육에서의 대학연구 및 연구대학 전략’을 주제로 열린 제34회 ‘미래인재포럼’ 강연에서 “대학들은 여전히 개혁해야 할 것이 많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차등수업료제 계속 밀고 나가야” 조 소장은 카이스트 학생들의 자살사건과 관련,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의 개혁이 실패했다면 그것을 포용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며 “개혁을 멈추는 것은 좋지 않다. 좀 더 개혁하고 개혁을 보완해 전화위복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1973년 컴퓨터 단층촬영장치(CT)의 수학적 원리 분석을 시작으로 양전자방출 단층촬영장치(PET), 자기공명장치(MRI)를 최초로 개발한 뇌영상 연구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노벨상 수상에 가장 근접한 한국인 중 한명으로 꼽힌다. 조 소장은 “카이스트가 기술학교가 아닌데 목적에 맞지 않는 학생을 뽑은 것은 카이스트 개혁 중 잘못된 점”이라며 “세계 학문을 이끌어 가는 대학이 돼야 하는데 그런 노력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차등 수업료제’에 대해서는 “대학이 밀고 나가야 할 부분이지 등록금을 받지 말라는 학생들의 말에 따라야 할 부분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이들을 어렸을 때부터 공부만 시켜 월반하게 하고 빨리 대학에 보내 놓으니까 신경쇠약에 걸리곤 한다.”면서 “부모들이 이런 부분을 조장한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조 소장은 “한국인의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은 당분간 나오기 어렵다는 것을 확실히 알아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매년 노벨상이 발표되는 기간에는 미국에서만 5000명이 한림원 전화를 기다린다.”면서 “외부적인 노력으로 되는 것은 아니고 한 30년은 더 가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소수의 연구중심대학 육성 필요” 그는 “한국이 세계적인 연구업적을 내려면 국제적인 연구 역량을 갖춘 소수 대학을 선정해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연구중심대학을 육성하는 것은 국가의 핵심 성장전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데스크 시각] 학생을 강물에 던진 하버드와 카이스트/이도운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학생을 강물에 던진 하버드와 카이스트/이도운 정치부장

    “하버드는 학생들을 그냥 강물에 던져 버립니다. 수영을 할 줄 아느냐고 묻지도 않아요. 죽을 힘을 다해서 강을 빠져나오죠. 그러면 학교는 ‘너 수영할 줄 아는구나’ 하면서 곧바로 학생들을 바다에 던집니다.” 워싱턴 특파원이던 2006년 1월부터 6월까지 하버드와 예일, 프린스턴, 매사추세츠공대(MIT), 뉴욕대 등 세계 최고의 대학들을 취재할 기회가 있었다. 취재를 기획하면서 기존에 나왔던 대학 기사들과는 차별화하고 싶었다. 그래서 해당 대학의 가장 대표적인 단과대학 학장을 인터뷰하고, 대표적인 수업을 직접 들어보기로 했다. 전세계 대학 가운데 하버드는 비즈니스 스쿨(HBS·경영대학원)이 1위, 예일대는 로 스쿨(법학대학원)이 1위, 프린스턴은 칼리지(학부)가 1위, MIT는 엔지니어링 스쿨(공대)이 1위, 뉴욕대는 티시 스쿨(예술대학)이 최상위권이었다. 당시 예일대 로 스쿨의 학장은 한국계인 헤럴드 고(고홍주·현 국무부 법률고문)였다. 그는 예일대에 들어오기를 원하는 한국 학생들에게 “열심히, ‘정말로’ 열심히 하면 됩니다.”라고 조언했다. 수업도 로 스쿨 1호 강의실에서 고 학장의 국제법 수업을 들었다. 프린스턴 칼리지에서는 “한국인 졸업생 가운데 프레지던트 리(이승만 대통령)와 프레지던트 정(정운찬 서울대총장)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한 낸시 말키엘 학장을 인터뷰하고 대니얼 로저스 교수의 ‘미국 문화와 지성사의 문제들’ 강의를 참관했다. MIT 엔지니어링 스쿨의 토머스 매그난티 학장은 한국에서 온 기자에게 냉장고 문에 모니터를 단 삼성전자의 창의성을 극찬한 뒤 미디어렙의 로봇연구팀으로 안내했다. 앤절리나 졸리 등 기라성 같은 배우와 감독, 작가들을 배출한 티시 스쿨에서는 ‘레오 제피 극장’에서 아널드 배스킨 교수의 영화학 수업을 들었다. 최근 카이스트(KAIST) 학생들과 교수의 자살 사건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하면서 하버드 방문 당시의 기억이 더욱 자주 떠오른다. 그해 2월 하버드에 도착했을 때 조지프 린 대외협력처 처장은 “정말 안 좋은 시기에 왔다.”고 아쉬워했다. 그 당시 하버드는 로런스 서머스(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의장 ) 총장의 개혁안을 둘러싸고 학생과 교수 사회는 물론 동문 전체가 큰 논쟁에 휩싸여 있었다. 서머스 총장은 2005년 말 교수와 학생, 교직원, 동창들에게 ‘2006년과 그 이후’의 대학 운영 방향을 제시하는 서한을 보냈다. 그는 하버드가 당면하고 있는 도전과 과제로 ▲가장 똑똑한 학생을 선발해야 하고 ▲교수진을 강화·다양화해야 하며 ▲최선의 교육 방법을 제시해야 하고 ▲과학 분야에 더욱 정성을 기울여야 하며 ▲인문학과 예술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그러나 서머스 총장의 개혁 방향에 대해 학생들과 교수들은 반발했다. 방향은 옳았지만, 서머스 총장이 너무 일방적으로 몰아붙인다는 것이었다. 당시 만난 학부 2학년 학생은 “대학을 정부나 기업처럼 운영하려는 서머스 총장의 리더십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하버드 역사상 최연소 교수에 임용됐던 서머스 총장은 얼마 뒤 학교를 떠나고 말았다. 그 당시 만났던 HBS의 학생들은 교내 상황보다 글로벌 사회로 나간 이후의 ‘경쟁’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한국에서 온 여학생은 “강물에, 그리고 바다에 빠진 뒤 살아 나오면 이 세상 어느 나라, 어느 기업에 가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면서 “HBS에서 배우는 것은 이론이 아니라 바로 어떠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력과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카이스트 논란도 서남표 총장이 취임 직후 학생과 교수 전체를 강물에 던져 버리면서 시작된 것 같다. 안타깝게도 강물에 빠진 학생과 교수 가운데 5명이 희생됐다. 그렇다면 그 다음은 무엇인가. 서 총장은 학생들과 교수들을 다시 바다로 던질 것인가. 아니면 학생들과 교수들이 서 총장을 내던져 버릴 것인가. dawn@seoul.co.kr
  • 청소노동자에게 영어 가르치는 대학생들

    청소노동자에게 영어 가르치는 대학생들

    지난 11일 서울 서강대의 한 강의실. 아주머니들이 손자뻘 되는 대학생 강사를 따라 서툰 영어 발음을 해 보인다. 보조강사 역할의 대학생들은 아주머니 곁에 바짝 붙어 앉아 발음이나 철자 등을 세세히 일러 준다. 아주머니들은 이 대학의 청소를 맡은 용역업체 소속 비정규직 근로자들. 올 1월 홍익대에서 170명이 해고됐다가 투쟁 끝에 2월에 일자리를 되찾은 이후 이화여대, 고려대, 연세대 등에서 차례로 파업 투쟁을 거쳐 시급과 식사수당을 올리고 명절 상여금을 신설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학문의 전당에서 열악한 노동을 강요해 왔다는 자성과 함께 노동자들이 각성해 투쟁 끝에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15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이 찾은 이 대학 사회과학대 학생회의 영어 수업은 모범 사례가 될 만하다. 학생들은 1월부터 청소노동자 80명을 대상으로 강좌를 열고 있다. 월요일과 목요일 오후 4시 40분에 시작하는 강좌에는 평균 20명이 참석하고 있다. 강사가 수업을 진행하는 것만 아니라 보조강사가 함께 개인 교습까지 한다. 영어 노래도 배우고 게임도 즐기면서 재미있게 강좌를 진행한다. 아직 영어 철자를 읽는 데 미숙하고 눈이 침침한 노인들을 위해 알파벳에 한글 표기를 붙여 놓은 표도 준비했다. 학생들은 어려운 처지의 청소노동자들을 돕는 봉사가 결코 아니라고 강조한다. 학내 구성원으로서 함께 의견을 나누고 문제점을 극복하는 데 힘을 보태는 연대활동이란 것. 등록금 투쟁 때문에 삭발한 김윤영(22) 학생회장은 “지난해에 생각만 하고 있다가 올해 초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다.”며 “학생들 사이에서도 소중한 학내 구성원으로 이분들을 바라보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학생들은 먼저 어머니들께 인사도 건네고 친한 척도 한다.”며 웃었다. 학생회는 지난 2월 새내기 오리엔테이션 행사에서 청소노동자들의 트롯트 무대를 마련하는 등 연대의 폭을 넓히고 있다. 청소노동자들은 이 수업을 통해 머리보다 가슴으로 더 많은 것을 담아 간다고 입을 모았다. 한 아주머니는 “영어를 배우는 것보다 학생들과 함께한다는 게 더 보람된 일”이라며 “새벽부터 청소하면서 쌓인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이밖에 ‘TV 쏙 서울신문’에서는 구제역 종식 이후 여전히 고통에 신음하고 있는 축산 농가를 조명한 특집, 일본 MK택시를 열정으로 감동시킨 택시 기사 정태성씨, ‘진경호의 시사 콕-카이스트의 비극’, ‘이종원의 눈’ 등이 방송된다. 글 사진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서총장 사퇴논란 일단락?

    최근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사태와 관련, 15일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리는 카이스트 이사회에 관심이 쏠린다. 서남표 총장이 “자진 사퇴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에서 그의 거취를 강제로 결정할 수 있는 기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명 카이스트 이사장은 “사퇴 논의는 부적절하며, 안건으로 올라 있지도 않다.”고 말해 사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시했다. 이사회 16명 중 당연직인 서 총장과 3명의 교육과학기술·기획재정·지식경제부 공무원을 제외한 12명은 모두 서 총장 재임 중 임명됐다. 현직 이사들이 주로 후임 이사를 추천함으로써 총장 영향력이 강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오명 이사장은 서 총장 연임을 지지했던 정문술 전 이사장의 후임이다. 이사 4명은 카이스트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재미사업가 김창원씨와 이종문씨, 기업인 박병준씨, 한동대 김영길 총장 등이다. 박 이사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유학시절 서 총장과 선후배 관계다. 이사들은 서 총장의 개혁을 지지하고 ‘해임요구’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총장은 카이스트 총장으로 온 뒤 ‘명예박사 수여제’를 통해 이사회뿐 아니라 국내 인맥을 꾸준히 다졌다. 총장으로 선임될 때 모종의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당시 김우식 과학기술부 부총리 등 유력 인사를 카이스트 특훈 초빙교수로 영입했다. 지난달 29일 올 들어 세번째 학생이 자살한 뒤 서 총장의 개혁적인 학사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개혁의 방향은 맞지만 방법이 지나치게 급진적이라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서 총장은 국회에 불려 가고 여론이 들끓자 서둘러 문제의 ‘차등 등록금제’ 폐지 등 대책을 내놓았다. 총학생회도 학교정책 결정과정의 학생 참여 등을 요구하되 개혁제도의 실패 인정은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교수협의회가 제기한 ‘혁신비상위원회 구성’도 서 총장이 수용했다. 이에 따라 이사회로서는 서 총장의 개혁이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고 해도 해임의 부담은 덜게 됐다. 서 총장은 “앞으로 학교 구성원과의 소통에 힘쓰겠다.”고 선언, 리더십이 일부 독단적이고 일방적이었음을 인정했다. 문제는 이사회가 개선안의 실행을 담보해야 한다는 것. 서 총장이 제도 개선에 그치지 않고 학교 구성원을 모두 끌어안는 리더십도 보여 줘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이번에 총장 반대 대열에 섰던 교수들은 벌써 ‘보복’을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카이스트 사상 지금처럼 교수들이 둘로 갈라진 적이 없었다.”면서 “총장이 살아남으면 테뉴어(정년보장) 심사 등 교수들에 대한 인사 개입이 예상돼 벌써부터 무섭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사설] 인재 키우는 카이스트 개혁 계속돼야 한다

    카이스트(KAIST)가 ‘학사운영 및 교육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그제 밝혔다. 차등수업료제를 폐지하고 첫 두 학기 동안 학사경고를 면제하며 전공과목 수업만 영어로 진행한다는 것 등이 골자다. 서남표 총장은 이 같은 내용을 보고받고 충분히 논의된 안이 아니라며 학교 포털 사이트에 공지된 것을 내리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학생들의 잇단 자살로 불거진 카이스트의 학사운영과 교육과정의 문제는 어떤 식으로든 손을 봐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그동안의 혁신조치를 무(無)로 돌리는 ‘거꾸로 개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카이스트는 연 1000억~2000억원의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특별한’ 대학이다. 서 총장은 2006년 취임 이래 대학 위상에 걸맞은 일련의 선도적 개혁조치로 기대에 답했다. 100% 영어강의, 입학사정관제 등 교육실험은 참신한 것으로 주목받기에 충분했다. 교수의 정년을 보장하는 테뉴어 심사를 강화해 취임 이후 4년간 정년 심사를 받은 교수 중 24%를 탈락시켜 대학사회의 철밥통 문화를 깼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서남표 신드롬’까지 몰고 왔다. 이주호 교육과학부 장관도 지적했듯 카이스트 개혁은 대학개혁의 모범사례로 꼽혔다. 개혁의 길은 아직 멀다. 지금 와서 물러선다면 카이스트는 ‘보통대학’으로 추락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서 총장 개인의 일방통행식 리더십에는 문제가 있을지언정 ‘서남표식 개혁’의 큰 틀은 옳다고 본다. 세계 일류를 지향하는 대학치고 경쟁을 소홀히 하는 대학은 없다. 멀리 갈 것도 없다. 개교 100주년을 맞는 중국의 이공계 명문 칭화대는 ‘인재500’이라는 프로젝트 아래 청년학자 100명을 ‘링쥔(領軍·챔피언)인재’로 육성하는 등 비상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의 매사추세츠공대(MIT)가 되겠다는 것이다. 서 총장은 “이렇게 개혁정책이 후퇴하면 취임 당시 10년 안에 MIT를 따라잡는다는 계획은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종용 전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또한 “이공계 학생들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지금보다 더 많이 공부해야 한다.”고 했다. 새겨들을 말이다. 한번 후퇴한 제도는 다시 세우기 어렵다. 교왕과직(矯枉過直)의 우를 범해선 안된다. 경쟁의 가치를 외면하는 조치는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다.
  • IQ 210 ‘잊혀진 천재’ 김웅용 영재들의 자살을 접하다

    IQ 210 ‘잊혀진 천재’ 김웅용 영재들의 자살을 접하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신동이 있었다. 5세에 4개 국어를 구사했고 6세 때 일본 후지TV에 출연해 고등 미·적분을 술술 풀어냈다. 당시 일본에서 측정한 그의 IQ는 210이었다. 이는 10년 넘게 깨지지 않았던 기네스북 기록이었다. 7세 때는 청강생 자격으로 한양대에서 물리학을 공부했다. 이듬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 주선으로 콜로라도 주립대에 입학했다. 여기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친 뒤 16세까지 5년간 NASA 핵물리학 분야 선임연구원으로 일했다. 그의 인생은 IQ만큼이나 빠르게 내달렸다. 하지만 천재는 어느 순간 자기 삶의 ‘과속’에 급브레이크를 걸었다. 16세 때 미국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1981년 충북대에 입학했다. 지방대에 가기 위해 검정고시를 치르는 그에게 언론은 ‘실패한 천재’라는 딱지를 붙였다. 천재 ‘김웅용’은 빠르게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 갔다. 바로 그 김웅용(49)씨가 인터넷에 화제로 등장했다. 세월의 더께를 털어내고 그를 세상 밖으로 끄집어낸 것은 난데없는 저 먼 나라 루마니아의 언론사였다. 역대 세계에서 가장 머리 좋은 사람 3위라고 김웅용씨를 소개했다. 그 소식이 국내에 알려진 지난 8일, 언론들은 일제히 하루 전 일어난 카이스트 학생의 올해 네 번째 자살을 보도했다. 김웅용씨가 일하는 청주 충북개발공사로 차를 내달렸다. “나는 천재가 아니다, 고로 실패한 천재가 아니다.” →‘실패한 천재’ 또는 ‘잘못된 영재 교육의 표본’이라는 얘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을 것 같다. -죄송하지만 나는 천재가 아니다. 남들이 살면서 천천히 배우는 것을 조금 어린 나이에 익힌 것일 뿐이다. 빨리 익혔다고 멀리 가는 것은 아니지 않나. 또 박태환(수영)이 잘하는 게 있고 김연아(피겨스케이팅)가 잘하는 게 따로 있듯이 모든 분야에서 특출할 수는 없다. 난 남들이 나이 들어 갈 곳을 미리 가서 경험했을 뿐이다. 한때는 그게 너무 재미있었지만, 나중에 힘에 부치면서 잘못된 선택이란 생각이 들어 제자리로 돌아온 것일 뿐이다. “천재를 평균의 틀에 가둬 둔재로 만들어서야” →그래도 이른바 ‘천재’가 지방대와 평범한 직장을 택하기는 참 어려웠을 것 같다. -미국에서 돌아온 뒤 학교든 직장이든 내가 좋아하는 곳을 선택했다. 그 전에 공부하던 분야가 파괴를 위한 것이었다면 새로 배운 전공(토목공학)은 없는 것을 만들어 사람들이 이용하도록 하는 일이어서 좋았다. 지금 다니는 직장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내가 그렇게 좋다는데 세상의 반응은 내 생각과 달랐다. 아무리 내가 “지금이 행복하고 좋다.”고 해도 사람들은 “그럴 리가 없다.”고 했다. “내 일에 만족하고 있다.”고 하면 “왜 그런 일을….” 뭐 이런 식이다. 과거에 천재라고 불렸다면 지금 내가 반드시 하버드대나 예일대에서 교수를 하고 있어야 하는 것인가. 다시 말하지만 난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 →천재 소년 송유근(15·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천문우주과학 박사과정)군과 비교도 많이 한다. -제발 부탁인데 나를 유근이와 결부시키지 말아 달라. 신동이라는 세상의 기대 어린 시선으로 유근이나 그 부모가 겪는 부담에 내가 조금이라도 더 보태고 싶지 않다. →이쯤에서 가장 궁금한 카이스트 얘기를 좀 해 보자. 자살한 학생들이 너무 극단적인 것 아닌가. -그건 장학금만의 문제도, 서남표(카이스트 총장)식 과당 경쟁 때문만이라고도 할 수 없다. 일부에서는 장래가 촉망되는 학생들이 너무 나약해서라고도 말하지만 그건 그 아이들의 고통을 몰라서 하는 소리다. 카이스트 학생들은 다들 정말 열심히 공부한다. 이미 10년 전에도 카이스트는 새벽 3시에 식당이 불야성을 이뤘다. 연구실에서 실험하고 과제하다 밤참 먹으러 나온 아이들 때문이다. 그런데도 하위권을 맴돈다면 그 이전까지 1등만 해 왔던 아이들의 자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지 않겠나.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렸다는 자책도 감당하기 힘들었으리라고 본다. →어디에나 치열한 경쟁과 냉정한 평가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내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평균’이란 모호한 기준이다. 사람은 잘하는 분야가 있고 그렇지 못한 분야가 있다. 한 과목에서 특출난 학생이 있으면 그 점을 부각시켜 인정해야 하는데 모든 학점을 평균해서 평가한다. 두 과목 평균 80점을 맞은 학생보다 한 과목 100점, 다른 한 과목 50점을 받은 학생이 특정 분야는 훨씬 우수한데 세상은 평균 80점 학생을 더 알아준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100점을 맞은 학생들을 잘하는 분야에서 같이 연구할 수 있게 하면 엄청난 시너지를 낼 수 있는데 그걸 잘 모르는 것 같다. →IQ 210이란 숫자는 언제 어떻게 나왔나. -일곱살 때 일본으로 가서 IQ 테스트를 했다. 당시 한국은 정말로 먹고살기 힘들었다. 두뇌 측정 방법이나 기관이 제대로 있을 리가 없었다. IQ 측정을 위해 7시간 동안 계속 시험을 봤는데 거의 다 맞았던 것 같다. 최고 측정치가 200이었는데 만점을 받으니 ‘측정 불가’라며 보너스 점수 주듯이 10을 더 얹어 210으로 결론냈다. 이후 수학자인 야노 겐타로 도쿄공업대 교수가 미적분 방정식을 냈는데 마침 아는 문제가 나와 모두 풀었다. 이 모습이 방송되면서 영국 기네스협회는 세계에서 ‘가장 머리 좋은 사람’으로 내 이름을 올렸다. 그 덕에 미국 NASA에서 연락이 와 유학길에 올랐던 것이다. “힘들다는 내 이야기 들어 줄 사람 없던 것이 더 큰 문제” →그랬는데 왜 스스로 모든 것을 버렸나. 이해가 잘 안 된다.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난 미국에 가서도 꽤 잘한다는 소리는 들었다. 하지만 내가 뭘 잘하고 있는지 몰랐다. 주어지는 과제와 수학문제를 기계처럼 풀기만 했던 것이다. 한 분야를 위해 20개 이상 연구실이 함께 작업을 했지만 정작 옆방에서 뭘 하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비밀주의 원칙이 이어졌고 거기서 생긴 공은 대부분 윗선의 차지였다. 어린 나이에 힘들다는 내 하소연을 들어줄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문제였는지도 모른다. 어디에도 탈출구는 보이지 않았다. 최근 자살한 카이스트 학생들도 나처럼 그랬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김웅용씨는 “아들과 공을 찰 때, 퇴근 후 동료들과 대포 한잔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치열한 경쟁에 자신을 던져야 하는 현대사회에서 값진 대가를 지불하고 삶의 속도를 늦춘 김웅용씨. 그는 자신의 천재성을 결정적으로 자기 행복을 찾는 데 모두 쏟아넣은 것인지도 모른다. 청주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카이스트 칭찬했던 이주호 돌변 왜

    카이스트 칭찬했던 이주호 돌변 왜

    지난해 8월 31일, 전날 임명된 신임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취임 다음 날 첫 행선지로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을 찾았다. 이 장관은 학교장 추천을 받아 입학사정관제로 뽑힌 150명 가운데 26명의 학생들을 따로 만났다. 이후에도 이 장관은 입학사정관제도를 설명할 때면 ‘카이스트의 우수 사례’를 빠뜨리지 않고 단골 메뉴로 꺼내들었다. 그랬던 이 장관이 지난 12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서 카이스트 학생의 자살 등에 대해 “교육 개혁은 현장 중심으로 해야 하고, 대학 차원에서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선을 긋고 나섰다. 지금까지와 달리 서남표 총장이 주도하는 카이스트 개혁에 칼을 겨눈 분위기였다. 냉랭한 이 장관의 발언을 두고 교과위 소속의 한 의원은 “장관이 서 총장을 버릴 태세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이 장관 등 교과부가 그동안 카이스트를 칭찬했을지언정 서 총장, 특히 연임한 서 총장은 반기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과부는 지난해 내놓고 서 총장의 연임에 반대했다. 공식적으로야 부인하지만 이사회 등에서 서 총장 연임이 적절치 않다는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흘렸다. 그러나 교과부의 의중을 알아채고 스스로 물러날 줄 알았던 서 총장은 오히려 정부가 총장 연임에 개입하고 있다면서 반발했다. 교과부는 이사회 정관을 개정해서라도 서 총장의 연임을 막으려 했지만 ‘정부 개입’이라는 부메랑을 맞고 주춤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이사회는 서 총장 연임을 결정하고 말았다. 일부에서는 이를 놓고 ‘교과부의 굴욕’이라고 빗대기도 했다. 당시 교과부가 서 총장 연임을 한사코 반대했던 이유는 지금도 문제가 되고 있는 서 총장의 ‘독선적인 학교 운영 방식’이었다. 교과부는 “서 총장이 성과를 내고 있지만 독선적인 학교 운영으로 학내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사회도 서 총장에게 제동을 걸지 못한다.”며 볼멘소리를 해 댔다. 결국 이 장관이 취임 첫 행선지로 카이스트를 택했던 것은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애착과 함께 불과 한달 전까지 재신임 문제로 껄끄러웠던 서 총장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일종의 화해 제스처였던 셈이다. 하지만 이후에도 교과부와 카이스트의 관계는 개선되지 않았다. 올 초 4년 만에 있었던 교과부의 카이스트 감사를 두고도 교과부는 “4년 만의 정기 감사”라고 설명했지만 카이스트 쪽에서는 “연임한 서 총장의 꼬투리를 잡으려는 것”이라며 의혹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이런 정황을 감안하면 최근 이 장관의 우회적인 ‘서 총장 때리기’가 어느 정도 설명이 된다. 내심 “이럴 줄 알았다.”고 하고 싶지만 서 총장의 개혁 방향이 MB정부의 교육 철학과도 맞닿아 있어 어설픈 변죽만 울리고 있는 것이다. 전날 교과위에서 야당 의원들은 “카이스트 사태는 결국 경쟁만 강요하는 이 정권의 교육정책 때문 아니냐.”면서 “이 장관이 책임져야 한다.”고 공격했다. 정부로서는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렇다고 당장 내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당분간 서 총장과 거리를 두면서 카이스트 사태가 ‘MB식 교육정책의 난맥’으로 비화되는 것을 막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한 교육 관계자는 “당장 해임하기보다 우선 급한 불을 끈 뒤 사태가 진정되면 그때 서 총장 거취를 논의하는 것이 서로 윈윈 하는 방법 아니겠느냐.”고 전망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열린세상] 진정한 대학개혁이란/장제국 동서대 총장

    [열린세상] 진정한 대학개혁이란/장제국 동서대 총장

    최근 카이스트(KAIST) 학생들과 교수의 연이은 자살로 ‘서남표식 개혁’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사실 그간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의 개혁 드라이브는 대학가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고, 적잖은 대학에 개혁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언론도 대서특필하면서 그의 개혁에 찬사를 보내 온 것이 사실이다. 지금 서남표식 개혁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해서 그를 비판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보다 작금의 대학 개혁 바람이 올바른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한 반성이 이번 사태에 대한 올바른 관점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첫째, 세상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특정 대학들의 개혁이라는 것이 앞으로 그 결과가 어떠할지에 대한 인내적 검증이 철저히 이뤄지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유명대학이나 유명인이 일으키는 개혁의 시작만 보고 그 개혁이 이미 성공한 양 섣부른 평가를 내리는 것이 우리네 현실이다. 새로운 리더가 새로운 아이디어로 얼마든지 개혁을 일으킬 수 있다. 그것은 마땅히 환영받아야 한다. 그래야 대학이 발전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러한 새로운 시도가 아무리 신선하다고 해도 반드시 원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교육이라는 것은 제조업과 달라서 프로그램이 달라졌다고 해서 금방 우수한 졸업생이 배출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약품을 개발하는 데도 실험실 연구에서 임상실험을 거쳐 약효 입증에 이르는 데 약 15년이 걸린다고 한다. 하물며 100년 대계라는 교육은 말할 나위도 없지 않을까. 아직 아이디어 수준의 대학 개혁 실험을 처음부터 찬양 일색으로 장식했던 것이 오히려 지금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대학 개혁이라는 것이 초래하고 있는 또 다른 획일화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즈음 대학은 상아탑이 되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대세이다. 그러나 상아탑도 있어야 한다. 대학마다 설립 취지가 다르고 설립 형태가 다른데 어떻게 모두 똑같은 목표를 지향해야 하는가 말이다. 특히 국가의 예산으로 운영되는 국립대학은 인기 없는 기초학문에 오히려 적극적으로 투자해 국가 균형발전에 필요한 다양한 인재를 배출하는 상아탑이 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사립대는 건학 이념에 맞춘 개혁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 지역대학의 개혁은 지역 발전에 얼마나 공헌을 하는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미국의 주요대학 평가가 대학 형태에 따라 세분화되어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점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학 개혁도 다양성을 추구하지 않으면 결국 수년 후 획일화된 우리 대학의 비정상적인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셋째, 대학 개혁의 의미를 오직 경쟁 강화로 보는 시각은 곤란하다는 점이다. 대학이란 영어로 유니버시티(university)이다. 즉, 인간의 전체(totality)를 완성해 가는 전인(全人)교육을 하는 곳이다. 어떠한 교육을 해서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인재를 만들 것인지가 대학교육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문만 가르치고 경쟁에서 이기는 습관만 익히게 해서는 안 된다. 더불어 사는 방법과 인격을 함양하는 교육이 함께 이뤄지지 않을 때 앞으로의 사회는 자신의 이익만 좇는 삭막한 사회로 변화될 것이다. 누구도 그러한 냉혈적 사회를 원치 않는다. 넷째, 미국이나 선진국에 맞는 대학 형태가 꼭 우리나라에도 맞다고 볼 수는 없다. 미국의 대학교육은 미국이라는 사회의 역사와 문화가 반영된 오랜 세월의 산물이다. 물론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것은 과감히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그것을 철저히 한국화해서 한국민들의 정서와 문화에 맞는 형태로 발전시켜 나가는 게 바람직 할 것이다. 그래야 독특한 대학으로서 세계대학의 반열에 낄 수 있을 것이다.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일부 큰 대학들의 ‘대학 개혁’은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명성에 힘입은 ‘개혁실험’의 대서특필에 지나지 않는다. 개혁에 대한 평가는 꼭 당대에 내릴 필요가 없고 또 내릴 수도 없는 것이다. 차분히 그 ‘개혁’이 10년, 20년 후의 한국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에 관심의 초점이 옮겨질 때 ‘대학 개혁’이라는 것에 대한 책임감이 더 무거워질 것이다. 평가는 뒤에 해도 결코 늦지 않다.
  • 서총장 “교수협 혁신비상위 수용” 학부생들 “총장 개혁실패 아니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학부생들은 13일 “우리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방향의 정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직접 참여해 목소리를 내는 방법뿐”이라면서 “향후 학사제도의 운영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남표 총장의 대학 개혁 실패를 인정 하라는 여론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첫 비상총회 “직접 참여해 목소리” 카이스트 학부총학생회는 이날 오후 7시부터 대학본부 앞 잔디밭에서 사상 첫 비상총회를 열어 서 총장의 개혁실패 인정 요구를 결정하는 투표를 실시했으나, 투표자 852명 가운데 찬성 학생이 과반수에 10명이 못 미치는 416명에 그쳐 부결됐다. 반대는 317명, 기권이 119명이었다. 하지만 학교 정책결정 과정에 학생대표들이 참여하고 의결권이 보장되도록 제도화할 것을 요구하자는 안건에는 914명 중 872명이 찬성했다. 또 차등수업료 전면 폐지, 재수강 횟수제한 폐지, 전면 영어강의 방침 개정 등 주요 요구 안건들도 모두 통과됐다. 총학은 이날 총회에서 통과된 요구사항을 서 총장에게 전달키로 했다. 대학원 총학생회도 이날 오후 대강당에서 비상총회를 열고 학부의 징벌적 등록금과 같은 성격의 ‘연차초과자 수업료’, 최저생계가 보장되지 않는 인건비 구조 등 학사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토론을 갖고 의견을 모았다. ●서총장 “작은 문제를 크게 생각치 말자” 한편 총회가 끝난 뒤 서 총장은 무대에 올라 학생들에게 “카이스트 총장으로서 미안하고 가슴 아프다. 국민 모두에게 죄송하다.”고 말을 꺼낸 뒤 “인생은 원래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올 때도 있는 법이니 조그마한 문제를 너무 크게 생각하지 말자.”고 당부했다. 서 총장이 단상에서 내려오자 일부 학생들은 “총장님, 사랑해요” “힘내세요” 등의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앞서 이날 오후 서 총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교수협의회가 요구한 혁신비상위원회 구성안 수용 등 교수와 학생들의 학교 운영에 관한 의견을 진지하게 검토할 뜻을 밝힌 바 있다. 교수협의 제안으로 곧 구성될 혁신위는 총장이 지명하는 5명, 교수협이 지명하는 5명, 학생대표 3명으로 구성된다. 활동기간은 15일부터 3개월(필요시 1개월 연장)이며 의사결정은 과반수로 하게 된다. 대전 이천열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부실 입학사정관제 ‘카이스트 비극’ 불렀다?

    부실 입학사정관제 ‘카이스트 비극’ 불렀다?

    “입학사정관제로 창의력 있는 인재 뽑으면 뭐합니까. 사후 관리도 없이 방치만 해 놓고 있는데요.” 13일 오후 1시,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 창의관에서 만난 이 학교 2학년 이모(20)씨는 지난 1년을 괴로움 속에서 보냈다고 털어놨다. 일반계고 출신인 그는 이른바 ‘서남표 총장식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입학했다. 고교 때 전교에서 손꼽힐 정도로 공부를 잘했지만 과학고·영재고를 나온 ‘천재’들 앞에서는 작아질 수밖에 없었다. “고교 때 다 배웠다.”며 복습 삼아 강의를 듣고 문제를 푸는 친구들을 따라잡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었다. 따로 시간을 쪼개 조교로부터 영어 대신 한국말로 보충 강의를 들어보기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씨는 “일반고 출신은 아무리 해도 올림피아드 출신들을 따라갈 수 없고, 결과는 형편없는 학점으로 나왔다.”며 고개를 떨궜다. 서남표 총장이 부임한 이후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입학한 일반계(전문계고 포함)·농어촌 특별전형 등 비과학고 출신 학생은 지난해와 올해 각각 150명씩이다. 이 가운데 지난 1월 카이스트 교내에서 자살한 전문계고 출신의 ‘로봇 영재’ 조모(19·당시 신입생)씨는 입학사정관제 1차전형으로 뽑혔다. 카이스트에 따르면 조씨는 학교장 추천서와 담임 교사 의견서 등을 냈고, 입학사정관의 방문 면접을 받은 뒤 2차 심층면접을 봤다. 2차 심층면접에서는 “화장실에 사람이 가득 찼다면 어떻게 하겠나.” 같은 질문을 받았다. 하지만 조씨는 카이스트에서 자신만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없었다. 과학고 출신도 힘들어하는 수학과 물리를 배워야 했고, 강의는 영어로만 진행됐다. 입학 전 3달 동안 1차전형 학생들을 위한 ‘브리지 프로그램’에 나가 수학과 물리 등을 배우고, 한달 동안 영어도 배웠지만 그걸로 학교 강의를 따라잡기는 불가능했다. 결국 ‘로봇 영재’의 꿈과 함께 짧은 생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카이스트에서 그가 보낸 짧은 시간은 입학사정관제의 덫을 온몸으로 체감한 기간이기도 했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브리지 프로그램을 도입해 4개월에 걸쳐 미리 학습을 시켜도 실제로 따라가지 못하더라.”면서 “2011학번을 뽑을 때는 이런 점을 고려해 면접 때 좀 더 학력적인 면을 생각해서 과학적 사고를 할 수 있는지를 봤다.”고 해명했다. 일련의 자살 사태가 사실상 입학사정관제의 부작용임을 입증해 보인 셈이다. 학교 측은 뒤떨어지는 학생들을 위해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우선 내년부터 차등 등록금제를 폐지해 1학년 필수과목 수업 때 수준별 수업을 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1학년 필수과목을 가르칠 때 우리말로 가르치는 등 어렵게 뽑은 인재들이 낙오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교육 전문가들은 카이스트가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한 일반계·전문계고 학생들의 부족한 과학적 지식을 보완해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행 ‘브리지 프로그램’으로는 입학사정관제의 허점을 보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성근 한양대 화학공학부 교수(대교협 입학전형지원실장)는 “과학적 지식은 단기간에 쌓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브리지 프로그램의 기간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분석실장은 “과학 강의를 수준별로 나눠 학생들이 능력에 맞는 수업을 듣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한 일반계·전문계고 학생들에 대한 ‘적응 기간’을 두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승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실장은 “카이스트가 학생들의 재능과 잠재력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 경쟁체제로 교육과정을 설계한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꼬집었다. 김소라·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서총장 개인의 책임 아닌 모두의 책임”

    “서총장 개인의 책임 아닌 모두의 책임”

    카이스트 학생·교직원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아라’(ara)가 서남표 총장 비판에서 지지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지난 11일 ‘아라’에서 ‘위클리 베스트’로 뽑힌 글은 03학번 졸업생이 올린 ‘서남표 총장님 힘내세요’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서 총장이 시스템을 잘못 만들어서 학생들이 자살한 것 같으니 총장이 책임지고 사퇴하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으로, 지난 9일 ‘ourhelp’라는 필명으로 작성, 이틀 만에 3377회나 조회되고 204회 추천됐다. 그는 “이번 자살 문제는 서 총장만의 책임이 아니라 카이스트인 모두의 책임”이라면서 “누군가를 비난하고 책임을 전가하기보다는 이럴 때일수록 총장·교수·학생들이 잘 협력해서 더 좋은 카이스트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tirori’라는 필명의 학생이 올린 ‘나는 카이스트를 사랑함’이라는 글은 ‘투데이 베스트’에 뽑혔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서남표월드 사회적 타살’, ‘자살바위 KAIST’ 등 서 총장의 학교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지만 이날은 찾기조차 어려웠다. 익명을 요구한 한 카이스트 교직원은 “지금까지 침묵했던 다수의 학생이 서 총장 퇴진 여론이 일자 자기 의견을 내기 시작한 것”이라며 “마녀사냥식으로 내쫓기보다 이성적으로 해결하자는 주장”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KAIST 교수협의회(이하 교협)는 이날 협의회 총회에서 결의한 ‘새로운 리더십의 필요성’을 충족하기 위한 1단계 방안으로 KAIST혁신비상위원회의 구성을 총장에게 촉구하기 위해 전 회원을 상대로 한 온라인 투표에 들어갔다. 교협은 이 투표에서 회원 과반수가 지지할 경우 서 총장으로부터 KAIST혁신비상위원회의 구성에 대한 견해를 13일 정오까지 밝힐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교협은 이 같은 지지를 총장이 거부할 경우 14일로 예정된 총회에서 총장의 용퇴를 촉구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카이스트 해외펀드 투자 300억 손실

    카이스트가 2008년 발생한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의 여파로 지금도 300억원에 가까운 투자손실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카이스트에 따르면 2006년 7월 서남표 총장이 부임한 이후 해외 주식형펀드에 학교발전기금 등 모두 1100억원이 투자됐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우리 학교는 정부지원금, 발전기금, 프로젝트 연구비 등으로 운영되는데 늘 돈이 부족했다.”면서 “투자 당시에는 워낙 주식 경기가 좋아서 운영비를 늘려 보자는 차원에서 해외 펀드에 과감하게 투자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008년 9월 15일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 파산으로 알려진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로 세계 증시가 폭락하는 바람에 카이스트가 투자한 펀드는 600억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카이스트는 2009년 이런 사실을 교육과학기술부와 국회에 보고했고, 얼마 후 임모 행정처장과 김모 재무팀장 등 2명이 수개월의 감봉 징계조치를 당하고 담당 직원 1명은 경고조치를 받았다. 카이스트는 2009년과 지난해 주식가치가 오르자 700억원어치를 환매했으나, 결국 100억원의 원금 손실을 입어야 했다. 현재 남아 있는 잔고는 400억원 정도. 이 펀드는 증시가 사상 최고 호황을 누리는 요즘에도 120억원 정도의 평가손실을 기록, 계속 후유증을 낳고 있다. 따라서 펀드에 투자한 돈의 이자손실액 60억~70억원을 합치면 카이스트가 5년 전 펀드에 투자해 입은 손실액 규모는 현재까지 290억원 안팎이다. 일부 교수들은 펀드 투자의 실패와 이에 따른 차등 등록금제의 도입을 서 총장의 책임으로 미루고 있다. 그러나 투자시점이 애매한 상황이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학교 돈을 너무 많이 주식펀드에 투자한 것은 맞지만, 그 투자 결정은 당시 행정처장이 했다.”며 서 총장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서 총장은 부임 후 많은 기부금을 모금해 연구동, 스포츠콤플렉스, 메디컬센터 등을 지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카이스트에 필요한 건 수백명 코치 아닌 응원”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인 이소연(33) 박사가 ‘카이스트 사태’와 관련,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카이스트 97학번(기계공학과)인 이 박사는 카이스트 사태가 비등점을 향해 끓어오르던 지난 10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학교에 붙은 대자보, 그리고 언론 보도를 보면서… 한양을 가보지도 않은 채 큰 목소리와 동조자를 가진 사람이 실제 한양을 다녀온 사람을 이긴다더니… 지금 이 상황을 하늘에서 지켜볼, 내가 아는 그 학생은 어떤 기분일까를 생각하니 한없이 슬프다.”면서 “평소에 그것을 맘에 들어 하지 않았던 카이스트 내부 구성원들이 바깥으로 목소리를 내는 과정에 왜곡이 있다 보니, 외부에서는 카이스트 구성원들 전체의 의견으로 오해를 하는 듯해요.”라고 심경을 드러냈다. 이 박사는 “지금 카이스트의 문제를 고민하고 걱정하는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지금 카이스트 축구단에 필요한 것은 수백명의 코치가 아니라 가슴 깊이 응원하고 지켜봐 주는 붉은악마인 듯하고요. 그 응원에 힘입어 선수들은 최고의 경기를 위해 최선을 다해 뛰어야 하겠죠.”라고 적었다. 또 “카이스트 가족 여러분 역시 앉아서 시스템 탓, 감독 탓, 코치 탓 할 게 아닙니다. 경기 전반을 보고,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선수들이 됩시다. 만나 보지도 않은 친구의 죽음을 속단하고 그 안에 갇혀 있기보다는 더 크고 중요한 문제를 바로 보고 해결합시다.”라고 조언했다. 이 박사는 현재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일하고 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사퇴 뜻 없다… 징벌적 등록금제 폐지”

    서남표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KAIST) 총장은 최근 잇따른 학생 및 교수의 자살사태와 관련, 용퇴를 묻는 질문에 “지금은 사퇴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자살 배경으로 지목되는 ‘징벌적 등록금제’는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서 총장은 12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석달 새 학생 4명, 교수 1명이 자살한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느냐는 여야 의원들의 질문에 “지금은 당면한 문제가 많아 대책을 마련하는 시기”라며 “교수, 학생들과 얘기해 문제를 해결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카이스트 개혁의 걸림돌이 서 총장’이라는 지적에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서 총장은 성적에 따라 학자금을 차등 부과하는 ‘징벌적 등록금제’에 대해서는 “학생들을 만나 제도를 없애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100% 영어로 진행하는 강의가 학생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모든 과목을 다 영어로 강의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한국어·영어로 동시에 가르쳐 학생이 원하는 대로 택하게 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춘진 의원은 “일본에서 영어 하나도 모르고 미국에도 한번 안 갔지만 노벨상을 받은 사람도 있다.”고 꼬집었다. 서 총장은 카이스트 개혁 평가에 대해 “잘했다고 보지만 고칠 건 고치겠다.”고 말했다. 상대평가 등의 학점 방식은 “(학교가) 교수한테 어떻게 성적을 주라는 지침은 없고 교수 마음대로 주게 돼 있다.”며 “학교 방침은 절대평가”라고 설명했다. 그는 교수 임용 및 학생 선발 과정에서 인사 절차를 어겼다는 감사 결과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억울해했다. 회의 직후 민주당 교과위 간사인 안민석 의원은 “사퇴촉구 결의안을 상임위에 공개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한나라당 간사 서상기 의원은 “지켜보겠다.”며 유보 입장을 보였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서 총장을 사퇴시키라는 일부 의원들의 요구에 “총장 해임은 법 절차상 카이스트 이사회에서 하도록 돼 있다.”며 선을 그었다. 김효섭·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日 방사능 공포] 체르노빌 원자로 1기 폭발 후쿠시마는 6기 모두 불안

    [日 방사능 공포] 체르노빌 원자로 1기 폭발 후쿠시마는 6기 모두 불안

    일본 정부가 12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급을 ‘최악의 재앙’으로 남은 옛소련 체르노빌 사고와 같은 수준인 7등급으로 격상하면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당장의 피해 규모만 따지면 후쿠시마 원전 상황을 ‘제2의 체르노빌 사태’로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내다봤을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한달여간의 사투에도 일본 원전이 계속 방사성물질을 쏟아내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후쿠시마 사태가 체르노빌 때보다 인류에게 더 심각한 피해를 남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일본과 옛소련의 원전 사고는 원인부터 다르다. 체르노빌은 1986년 가동 중이던 원자로가 운영자의 실수로 출력이 비정상적으로 급상승해 원자로 내부에서 증기와 수소가 폭발, 노심의 핵물질이 뚫린 천장을 통해 대기로 뿜어져 나와 터졌다. 이 때문에 인근 주민들은 대피할 틈도 없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었다. 반면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원전 자체의 문제 탓이 아니라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가 원전을 덮치면서 각 원자로의 디젤 발전기가 물에 잠기고, 이어 냉각장치에 이상이 생기면서 원자로가 가열돼 발생했다. 또 방사성물질이 한순간에 누출되지 않고 원전 배수로 등을 통해 조금씩 새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사고 초기 대응과정에서 56명이 사망한 체르노빌 때와 달리 후쿠시마에서는 직접적 피해로 인해 숨진 사람이 나오지 않았다. 원자로의 설계를 비교해도 후쿠시마 원전은 체르노빌보다 안전하다. ‘흑연감속 경수냉각로’였던 체르노빌 원자로는 불이 잘 붙는 흑연을 감속재로 사용한 데다 격납용기가 없어 폭발에 취약했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은 수증기로 터빈을 돌려 발전하는 ‘비등형 경수로’로, 강철로 된 격납용기가 둘러싸고 있어서 비교적 안전하다. 또 방사성물질 유출량에도 차이가 있다.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은 12일 “후쿠시마 제1원전의 방사성물질 유출량이 체르노빌 때의 1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보안원은 앞서 후쿠시마 원전의 유출량을 37만 T㏃/㎥(테라베크렐) 수준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에서 수소폭발이 처음 발생한 지 한달이 넘었으나 냉각 기능이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이고 방사성물질이 계속 유출되고 있어 향후 피해규모를 예측하기 어렵다. 도쿄전력측 관계자는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방사성물질이 계속 새어 나와 유출량이 체르노빌 때를 넘어설까 두렵다.”고 말했다. 특히 각 원자로의 격납용기가 어느 정도 파손됐는지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 우려를 더한다. 장순흥 카이스트 교수(원자력 및 양자공학과)는 “원자로 1개가 폭발했던 체르노빌과 달리 후쿠시마에서는 제1원전의 원자로 6기가 모두 불안한 것도 사고의 조기 수습을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이슈 인터뷰] “경쟁은 대학의 기본… 포스텍도 300 명 중 20여명 탈락”

    [이슈 인터뷰] “경쟁은 대학의 기본… 포스텍도 300 명 중 20여명 탈락”

    “학생들이 학점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은 대학의 핵심이자 기본입니다. 개혁 과정에서 일부 부작용이 생겼다고 해서 전체가 잘못됐다고 몰아갈 수는 없는 것이지요.” 1986년 설립된 포스텍(포항공과대학)은 학교의 설립취지·규모·운영방식·학력수준 등 모든 면에서 카이스트와 비교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동반자’이자 ‘경쟁자’다. 카이스트 재학생들의 연쇄자살 사건이 ‘서남표식 개혁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을 포스텍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12일 경북 포항시 효자동 포스텍 교수식당에서 백성기 총장을 만나 그가 생각하는 대학 개혁의 방향에 대해 들어 봤다. 한 학년 학생이 300명에 불과한 포스텍은 지난해 영국 더타임스의 세계 대학평가에서 28위를 했다. 그 조사에서 카이스트는 79위, 서울대는 109위였다. 2007년 백 총장이 취임할 때만 해도 포스텍은 카이스트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백 총장은 포스텍이 단기간에 급속히 발전한 원동력을 ‘개혁’이라고 잘라 말했다. ‘백성기식 개혁’은 영어수업 확대, 정년보장(테뉴어) 교수 심사 강화, 교수 및 학과 평가제 도입 등 서남표 총장이 추진해 온 카이스트 방식과 놀랍도록 비슷하다. 도입 방식에서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 약간의 차이가 교수와 학생들에게는 상당히 크게 느껴지는 듯하다. →때가 때인 만큼 카이스트 사태에 대해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서 총장의 개혁이 너무 과했던 것인가. -대학은 단 한시도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지 않으면 학교건 학생이건 탈락하고 낙오할 수밖에 없다. 변화가 대학의 문화 그 자체인 이유다. 카이스트 개혁 과정에서 일부 부작용이 생겼다고 해서 전체가 잘못된 것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카이스트의 ‘징벌적 등록금제’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학생들이 학점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은 대학의 핵심이자 기본이다. 이걸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쓰는 건 잘못된 게 아니다. 하지만 이번 건은 교육보다 돈이 지나치게 부각됐기 때문에 불행한 사태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재정적인 문제 때문에 학업을 중단하거나 지장 받는다는 것은 학생을 뽑을 때 대학에서 약속한 책임을 저버리는 것이다. 지원을 해 줄 수 없으면 뽑지 않는 것이 맞다. →영어수업도 카이스트 사태의 주된 이슈다. 영어수업이 꼭 필요하다고 보나. -물론이다.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교육과 연구를 위해서는 영어를 자유롭게 쓸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중요한 문제는 우리 학생들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라는 점이다. 대학에서 공용화를 선언하고 전부 영어로 수업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영어강의를 들으려면 영어실력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무턱대고 영어로 강의를 할 게 아니라 먼저 영어를 가르쳐야 한다. 포스텍은 신입생들을 평가한 후 6단계로 나눠 영어를 배우도록 하는 ‘영어인증제’를 도입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3학년부터 본격적인 영어강의가 시작되고, 대학원은 100% 영어수업이다. 목표치를 정하고 순차적으로 단계를 밟았기 때문에 “포스텍을 졸업한 학생들은 영어에 관해서는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자신할 수 있다. →교수들의 테뉴어 심사 강화와 학과 평가를 지난해부터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교수의 ‘철밥통’을 건드리는 일인데 반발이 크지 않은가. -내부의 반발은 오해에서 비롯된다. 테뉴어 심사를 강화하고, 빨리하는 것은 누구를 자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교수들의 연구 자율성을 보장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이미 이룰 것을 다 이룬 사람에게 테뉴어를 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미래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이 맞는 것이다. 정교수가 된 후 6, 7년 정도 지난 시점이 교수의 잠재력을 평가하기에 좋은 때다. 잠재력을 인정받아 테뉴어가 되면 그 다음부터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연봉제 역시 반발이 있는데 미국식 연봉제라는 것은 성과에 따라 무조건 결정되지만, 한국에서는 쉽지 않은 방식이다. 그러면 기본급을 주는 한국식에 성과급을 주는 미국식을 절충하면 된다. 하루아침에 모든 걸 완벽하게 바꿀 수는 없다. →대학 개혁에서 ‘총장’의 역할은 뭔가. -변화가 파국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적당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면서, 계속해서 꾸준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개혁을 하다 보면 분명히 소통의 문제와 만나게 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소통의 방식이 다양해졌다는 점은 다행이다. 한가지 더. 변화를 추구하면서 반발하는 교수들의 불만은 스스로 변화에 동의했느냐 않았느냐의 문제는 아니다. 자신이 사전에 인지를 했느냐 않았느냐에 더 민감하다. 그 부분을 뚫어 주는 것이 결국 소통 아닌가.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다양한 학생들이 들어오는데, 학업성취도 문제는 없나. -과거 학력고사와 수학능력시험 시절의 자료를 분석해 보니 시험성적과 졸업성적의 상관관계가 무의미할 정도로 낮았다. 그럼 일정 수준 이상의 학생을 1차적으로 걸러서 그 후에 잠재력을 평가하는 게 어떨까 싶어서 무시험 전형을 도입했다. 입학성적과 마찬가지로, 졸업생을 봐도 대학성적이 높으냐 낮으냐 하는 것이 그 학생의 모든 것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우리의 커리큘럼을 최대한 학생들이 따르고 성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그게 포스텍이 롤모델로 삼았던 미국 칼텍(캘리포니아 공대·입학정원 250명) 같은 소수정예의 장점이다. →‘입학은 어렵고 졸업은 쉬운’ 한국대학 구조를 ‘입학은 쉽고 졸업은 어려운’ 미국대학 구조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학생이 대학의 목표와 커리큘럼에 따라서 적절하게 학업을 이수하고 나갈 수 있느냐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공통의 문제다.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졸업을 못하는 게 당연하다. 다 배우지도 않은 학생을 졸업장을 줘서 내보내는 건 사기다. 포스텍도 신입생 300명 중 졸업까지 20여명이 탈락한다. 모두들 100% 떠안기 위해 노력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는 건 불가능한 일 아닌가. →이번에 새롭게 깨달은 부분이 있나. -세상에서 가장 이질적인 사람들이 모인 곳이 대학이다. 교수, 교직원, 학생. 이렇게 지향하는 바가 다른, 다양한 세대가 한곳에 모여 있는 곳이 있나. 최근에는 외국인들까지 늘고 있다. 다양성, 이질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따뜻하게 살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수들이 학생들을 ‘단순한 학생’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제자이자 인간’으로 보고, 학생들 역시 서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이번 카이스트 사태가 준 교훈이 아니겠는가. 포항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백성기 총장은 ▲1949년 수원 출생 ▲1971년 서울대 금속공학 학사 ▲1981년 미국 코넬대 재료공학 박사 ▲1986년 포항공대 신소재공학과 교수 ▲1991년 코넬대 방문교수 ▲2000년 포항방사광가속기연구소장 ▲2007년 현 포스텍 총장 ▲2009년 현 한국세라믹학회장 ▲2010년 현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위원 ▲2011년 현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과학기술위원장
  • “공감대 형성 후 점진 개혁을”

    “공감대 형성 후 점진 개혁을”

    “개혁을 하더라도 많은 토론을 거쳐 점진적으로 해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미국 명문 예일대의 동아시아 어문학과 최승자(59) 교수는 11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서남표식 카이스트 개혁’과 관련, 전 과목 영어 강의에 대해서는 점진적인 적용을 조언했고, 징벌적 등록금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최 교수는 연세대에서 영문학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30여년 전 예일대로 유학와 언어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교수로 일하고 있다. 그는 최근 카이스트 학생이 4명이나 자살했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다면서 놀라워했다. →카이스트 학생들의 학습 강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예일대는 학생들에게 공부를 어느 정도 시키나. -대부분 4~5시간씩, 많아도 6~7시간 자면서 공부한다. 숙제가 엄청나게 많고 거의 매주 시험이라 부담도 엄청나다. 대신 주말에는 파티도 하고 열심히 놀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미국 명문대생들도 자살하는 경우가 많나. -5~6년에 한번꼴로 자살 소식이 있는 것 같다. 지난해 박사과정을 밟던 한국 유학생이 예일대에서 자살한 사건도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는 대부분 자살 원인을 학업보다는 우울증으로 보는 편이다. 예일대에 입학할 정도면 학업 부담을 따라갈 수 있는 학생이라고 본다. →특히 카이스트가 도입한 전 과목 영어 강의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데. -점진적으로 할 수 없는지 아쉽다. 예컨대 영어 강의를 1학년 때는 30%만 하고, 2학년 때는 40% 하고, 4학년 때쯤 80% 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한다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 →카이스트의 징벌적 등록금 제도도 논란인데. -예일대는 성적과 돈을 연결짓지 않는다. 장학금은 학생의 집안형편에 따라 지급한다. 학생을 뽑을 때는 집안형편을 보지 않고 순전히 성적만 본다. 하지만 입학한 뒤에는 집안이 어려운 학생한테 장학금을 우선 지급한다. 부모의 연소득이 약 18만 달러를 넘는 부유층은 장학금을 받지 못한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