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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3년째 혁신기업 한곳도 배출 못한 한국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100대 혁신기업’에 우리나라는 올해도 끼지 못했다. 상위권은 고사하고 100위 안에 든 기업이 단 한 곳도 없다. 2011년부터 명단을 뽑고 있으니 3년째 입성 실패인 셈이다. 포브스의 순위가 혁신을 재는 절대 잣대는 아니지만 조사가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그 어떤 한국 기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기업환경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한다. 우리가 쫓아 가는 일본이 11개, 우리를 쫓아 오는 중국이 5개를 배출한 것과도 대조된다. 포브스가 밝힌 ‘혁신’ 평가기준은 최근 1년간 매출 성장률, 5년간의 연간 투자 총수익, 자체 산정한 혁신지수 등이다. 아시아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등수인 6위를 차지한 중국 검색포털사 바이두는 외형(매출 성장률 44.6%)과 내실(5년간 투자총수익률 32.8%), 혁신지수(60.6점)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냈다. 1위를 차지한 미국 소프트웨어사 세일즈포스닷컴은 1999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한 신생기업이지만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최우선순위에 두면서 제품이 아닌 서비스(소프트웨어)를 빅히트시켰다. 반면, 창업주인 스티브 잡스 사후 혁신이 사라졌다는 평가를 듣는 애플은 79위로 추락했다.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으면 곧바로 도태되는 게 혁신의 요체인 것이다. 현 정부는 창조경제를 핵심 의제로 내세우고 있다. 아직도 개념 정의가 분분하기는 하지만 창조경제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혁신이다. 혁신기업이 없다고 한탄만 할 것이 아니라 혁신을 가로막는 장애물부터 치우는 게 우리나라의 급선무다. ‘이러이러한 것만 해라’(포지티브 방식)에서 ‘이러이러한 것만 하지 마라’(네거티브 방식)로 한 단계 진화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넘쳐나는 규제들과 공정경쟁을 저해하는 기업환경 등이 혁신 의욕을 꺾는다. 벤처 1세대로 꼽히는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가 “혁신은 보상하되 혁신이 없는 과도한 수익은 제한하라”고 촉구한 것이나, ‘혁신의 아이콘’ 구글이 ‘나쁜 짓을 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은 각각에 따르는 논란을 떠나 이런 점에서 새겨들을 만 하다. 갈수록 희미해져 가는 기업가정신의 회복도 혁신의 필수요소임은 말할 것도 없다.
  • [당신의 책]

    경제분석의 역사 1·2·3(조지프 슘페터 지음, 이상호 외 옮김, 한길사 펴냄) 혁신, 창조적 파괴, 기업가 정신이라는 개념으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출신 미국 경제학자인 저자가 경제학의 역사를 과학적 경제분석의 발전사로 풀어쓴 책. 1914년 저서 ‘학설사와 방법론사의 시대’를 토대로 마지막 9년을 쏟아부었지만 끝내 완성하지 못하고 숨졌다. 이상호 원광대 교수 등 5명이 1996년부터 번역을 기획해서 무려 17년 만에 출간이 완료됐다. 644~764쪽. 각 권 3만 5000원. 청소년 정치의 주인이 되어 볼까?(이효건 지음, 사계절 펴냄) 민주주의 원리부터 정치 참여까지 알기 쉽게 설명한 청소년용 정치교양서. 두발 자유화를 위해 학생들이 종이비행기를 날리며 항의 의사를 표시한 사건 등 청소년들이 스스로 나서서 민주주의를 실현시킨 흥미로운 사례들을 통해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깨닫게 하는 한편 청소년의 선거권 보장 등에 대한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200쪽. 1만 2000원. 산체스네 아이들(오스카 루이스 지음, 박현수 옮김, 이매진 펴냄) 20세기 빈민 연구의 고전으로 꼽히는 ‘산체스네 아이들’의 출간 50주년 기념판이 국내 출간됐다. 인류학자인 저자가 멕시코의 빈민가 카사그란데에서 살아가는 가족을 4년간 취재해 1인칭 서사 형식으로 기록한 이 책은 1961년 발간 당시 멕시코 빈곤의 실상을 생생히 드러내는 바람에 격렬한 논쟁에 휩싸이기도 했다. 2011년 발간된 50주년 기념판에는 산체스네 가족의 후일담 등이 추가됐다. 759쪽. 2만 8000원. 에라스뮈스(요한 하위징아 지음, 이종인 옮김, 연암서가 펴냄) ‘호모 루덴스’, ‘중세의 가을’로 유명한 사상가 요한 하위징아가 광기로 얼룩진 중세의 혼란 속에서 자유와 평화를 지키려 애쓴 고독한 인문주의자 에라스뮈스에 대해 쓴 평전. 하위징아는 에라스뮈스의 대표작 ‘우신 예찬’을 비롯해 그의 정신과 사상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472쪽. 1만 8000원. 불멸의 이론(샤론 버치 맥그레인 지음, 이경식 옮김, 휴머니스트 펴냄) 250년 전 탄생한 통계학 이론 ‘베이즈의 정리’는 사전 경험을 통해 확률을 도출한다는 점 때문에 통계학자들의 비난 속에 묻혔다. 하지만 주관성에 의지한 이론의 결과가 너무나 잘 들어맞으면서 실제 현실에서는 꾸준히 주목받아 왔다. 제2차 세계 대전에서는 독일 암호 체계인 에니그마를 해독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고, 냉전시대에는 핵잠수함을 찾는 데 사용됐다. 단순하기 짝이 없는 이론이 어떻게 해서 인류 역사상 위대한 논쟁 가운데 하나를 촉발했는지를 흥미진진하게 보여 준다. 640쪽. 2만 8000원. 확신의 힘(웨인 다이어 지음, 김아영 옮김, 21세기북스 펴냄) ‘행복한 이기주의자’로 유명한 저자는 백혈병 진단을 받은 뒤에도 여전히 건강하고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확신의 힘’을 키우는 5단계 기술을 제시한다. 저자는 “이미 이루어 놓은 것처럼 확신하면 과거의 나에 얽매이지 않고 내 안의 창조적 에너지를 발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288쪽. 1만 5000원. 일본군 위안소 관리인의 일기(안병직 번역·해제, 이숲 펴냄) 일제강점기에 미얀마와 싱가포르에서 2년 5개월 동안 일본군 위안소의 관리자로 일했던 조선인의 일기. 경기도 파주에 있는 개인 박물관 운영자가 10여년 전 경주에서 우연히 원본을 발견한 뒤 한국학중앙연구원에 제공했고,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가 주도하는 낙성대 경제연구소 팀이 현대어로 번역했다.424쪽. 2만 5000원.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정구현 지음, 청림출판 펴냄) 전 삼성경제연구소장이자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인 저자가 분석하는 한국경제의 위기와 재도약을 위한 제언. 저자는 한국경제가 직면한 위험은 성공 속에 싹트기 시작한 나태함, 이익집단의 고착화, 리더십의 부재, 고비용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정부와 기업이 한국경제의 전면적인 리모델링을 단행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316쪽. 1만 6000원.
  • 세계경제 석학들이 재능을 나눠준 시간

    세계경제 석학들이 재능을 나눠준 시간

    “세계적 석학들과 미래의 경제학계를 이끌어갈 인재들이 한자리에 모여 토론하고 의견을 나눈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지난 6~10일 한양대에서 열린 ‘제1회 세계계량경제학회 여름학교’ 강단에 서기 위해 모국을 찾은 조인구(55) 미국 일리노이대 경제학과 석좌교수는 11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 강연의 의미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여름학교 강연자로 나선 마이클 우드퍼드 컬럼비아대 교수와 아리엘 루빈슈타인 뉴욕대 교수 등은 경제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조 교수와의 인연으로 한국을 찾았다. 조 교수는 “세계적 석학들이 자신의 재능을 학생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선뜻 강의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전 세계에서 선발된 소수 정예의 학생들과 석학들은 강의실 안팎에서 끊임없는 대화와 토론을 이어갔다. 조 교수는 “미국과 호주, 독일, 덴마크, 일본, 싱가포르 등 세계 각국에서 120명이 넘는 대학원생들이 이번 강의에 참석하기 위해 지원하는 등 높은 열정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서울대와 카이스트 대학원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참석했다. 한국인 1호 노벨경제학상 후보자로 종종 언급되는 조 교수는 게임 이론의 세계적인 권위자다. 대학원 재학 중 데이비드 크렙스 교수와 함께 쓴 ‘신호 게임과 안정적 평형’은 게임 이론 분야의 필독 논문으로 꼽힌다. 학계의 높은 명성에도 그는 여전히 ‘배우고자 하는 자세’를 강조했다. 조 교수는 “노벨상을 수상한 교수들과 함께 일을 해보니 배우고자 하는 자세가 가장 큰 특징이었다”면서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것이 학자의 길”이라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서울광장] 국악 앱 원조 개발자 의욕 꺾는 관제 창조경제/문소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국악 앱 원조 개발자 의욕 꺾는 관제 창조경제/문소영 논설위원

    최영준 서울예대 디지털아트학과 교수는 재즈 피아니스트이지만, 국악 밴드 ‘오리엔탈 익스프레스’의 리더다. 앨범을 3장이나 내놓았다. 그는 2010년 국악 관련 애플리케이션 ‘가야금’(Gayageum)을 만들어 무료로 공개했다. 실제 가야금이 없어도 휴대전화로 앱을 다운받아 12개의 줄을 튕기면 옥구슬이 굴러가는 듯한 탱글탱글한 소리를 즐길 수 있다. 그해 앱스토어에서 KB국민은행에 이어 무료 다운로드 2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 있었다. 최 교수는 이후 갤럭시용 가야금 앱과 사물놀이 앱 등을 내놓은 최초의 국악기 앱 개발자다. 또 그 앱을 탑재한 휴대전화들로 국악 연주회를 열어 화제도 모았다. 자신의 가야금 앱에, 이후 개발할 목적으로, 거문고와 피리·해금 등의 음원을 넣어둔 상태다. 그는 명지전문대 전자과를 졸업한 뒤 방송음악과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다가 1997년 미국 버클리음대에서 학사를, 2000년에 브라운대에서 미디어 아트로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니 꿈과 끼, ‘글로벌’이 결합된 창조인재의 원조 격이다. 또 다른 국악 앱 개발자도 있다. 서울대 작곡가 출신의 박재록 강사는 2011년 가야금 앱을 개발·출시했다. 두 사람의 앱은 서로 비슷하게 닮았지만 청출어람이라고 할까. 박재록의 가야금 앱에는 아리랑 등 악보를 얹어서 직접 가야금을 연주하는 듯한 즐거움마저 준다. 가야금 앱을 국내 최초로 시도했던 최 교수는 자신의 앱에 저작권을 걸지 않았다. 앱은 일반적 저작권 등록이 아니라 프로그램을 등록하는 것인데, 아이디어 도용을 방지하는 데 그다지 효과가 있지도 않을 것이라고 봤다. 200만원 하는 경비도 달갑지가 않았지만, 국악 관련 앱이 더 많이 나오기를 희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앱과 거의 똑같은 박 강사의 앱이 나왔을 때 오히려 반가웠다. 국악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 선의의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또 이른바 K팝 중심의 한류에서 벗어나 세계에 진짜 한국음악을 알려줄 기회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에서 ‘국악’(Gugak)이란 앱에 3년간 6억원을 투자하기로 했고, 올 3월 첫 성과물로 가야금 앱을 내놓았다. 정부의 연구개발(R&D) 과제로 선정된 ‘국악기 음원 디지털 소스화 및 APP 개발과제’의 일환으로 문화부가 콘진원에 위탁해 진행하는 사업으로, 서울대 음악대학 예술과학센터가 참여했다. 이 사업의 진행에 앞서 최 교수는 지난해 문화부가 기술수요 조사를 요청하자 “가야금 앱 등 국악기 앱은 이미 시중에 민간 개발자들이 개발해 놓았으니 그들에게 맡기는 것이 맞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강사는 이 사업의 리더가 아니라 일원으로 참여했다. 창조경제의 기본은 아이디어이고, 이를 구현하려는 열정과 능력이 중요하다. 한국경제가 지난 40여년 선진국 따라잡기에 나서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로서 성장을 이끌었다면, 이제는 도약을 위해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와 같은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필요한 단계에 접어들었다. 창조경제를 강조하는 이유다. 국악 앱 개발의 사례처럼 정부가 나서서 개인의 아이디어와 결과물을 국가 프로젝트로 전환해서는 안 된다. 민간 개발자들이 스스로 성장시킨 영역을 지원하기는커녕 예산과 정책을 앞세워 숟가락을 얹고, 시장을 교란해서야 되겠는가. 이는 우월한 지위를 앞세운 ‘갑(甲)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최근 KT계열사인 보안업체 KT텔레캅이 협력업체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10여년간 무단 복제해 사용한 의혹을 한 언론이 제기했다. 또 정인모 카이스트 재학생은 자신이 개발한 가정통신문·알림장 앱을 서울시교육청이 아이디어를 도용해 사용한 문제를 얼마 전 현오석 경제부총리에게 호소했다. 정부와 공기업, 대기업이 개인이나 중소기업의 좋은 아이디어를 빼내 자기 실적으로 치환하는 나라에서 창조경제가 성공할 수는 없다. symun@seoul.co.kr
  • ‘악마의 악기’ 향한 그녀의 순정

    ‘악마의 악기’ 향한 그녀의 순정

    소녀는 셈이 빨랐다. 과학고를 거쳐 카이스트에 들어갔다. 수학자나 물리학자가 될 셈이었다. 하지만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그를 사로잡은 건 학교 밴드부. 수학이 아닌 음악에 홀린 여대생은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탱고 연주에 마음을 내주고 말았다. 아르헨티나에 사는 이모를 통해 반도네온을 손에 넣은 지 두 달 만에 학교를 그만뒀다. 악기를 둘러메고 홍대 거리로 나갔다. ‘탱고의 영혼’이라 불리는 네모난 주름상자를 열고 닫을 때마다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국내 정상의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30)의 첫 출발이었다. “국내엔 반도네온 연주자가 드물기 때문에 한마디로 제가 ‘블루오션’을 판 거죠. (자퇴할 때는) 특별한 용기도 필요 없었고, 앞날에 대한 두려움도 없었어요. 오히려 음악을 못할까 봐 힘들었거든요.” 악기를 손에 쥔 이상 거칠 것이 없었다. 2006~2008년 3년간 3개월마다 2주씩 일본으로 날아가 반도네온 연주자 고마쓰 료타를 사사했다. 2009년에는 탱고의 심장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떠났다. 1940~1950년대 탱고의 전성기를 복원하기 위해 세워진 에밀리오 발카르세 오케스트라 학교에서 2년을 났다. 탱고 거장의 지휘에 맞춰 다국적 학생들과 함께 1학년 땐 연습에만, 2학년 땐 공연에만 매달렸다. 탱고의 거장들과 ‘아미고’(친구)로 어울린 꿈결 같은 시간이었다. “일본에서는 고마쓰 선생님의 제자들의 뛰어난 테크닉에 너무 우울했어요. 그런데 오히려 본토에서는 나보다 못하는 사람들도 반도네온을 켜니 열등감이 사라지더라고요.” 한국으로 돌아온 그가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 아이러니하게도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무한도전’에서 정재형·정형돈이 부른 ‘순정마초’의 반주를 맡은 직후 부르는 곳이 폭주했다. “세션으로 떼돈을 벌었다고요? 방송 직후에는 세션을 하느라 월·화요일은 약속도 안 잡았을 정도로 바빴어요. 하지만 평소에 반도네온을 찾는 음악인은 정재형, 김동률씨 외엔 없어요.” 반도네온은 1800년대 중반 독일 교회에서 오르간 대용으로 만들어졌다가 아르헨티나 사창가로 흘러들어가 탱고 음악을 장악하는 주역이 됐다. ‘악마의 악기’라는 별칭처럼, 난해한 주법으로 악명 높다. 음계가 불규칙적으로 흩어져 있는 70여개의 단추형 건반을 누르고, 고음과 저음을 만들어내는 주름을 열고 닫으면서 소리가 빚어진다. 부에노스아이레스라는 낯선 땅에서 태어난 소리의 정서를 한국인인 고상지는 어떻게 이해하고 품었을까. “반도네온 소리를 특정한 형용사로 가두고 싶지 않아요. 애수에 젖고 음울하고 앙칼지고 무섭고 바보 같고 투박하고…. 이 모든 소리를 품고 있는데 한정 지을 수가 없죠. 제가 탱고에 매혹된 건 어릴 때부터 좋아해 온 일본 게임·애니메이션의 코드 진행, 반주법과 놀랍도록 닮아 있어서였어요. 앞으로도 이걸 뿌리로 한 탱고 음악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굳이 붙이면 ‘탱고에 빠진 오타쿠 뮤지션’이랄까요(웃음).” 요즘 올가을 내놓을 첫 앨범 작업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도네온 연주자에 머물지 않고 작곡가로 반경을 넓히겠다는 것. “반도네온으로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됐으니 이제 진짜 하고 싶은 걸 맘껏 해보고 싶어요. 온갖 정성을 들여 6곡을 만들어 놨는데 대중들이 원하는 탱고의 전형적인 느낌과 치열하게 싸우고 있어요.”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부고]

    ●이구호(이산 상무)강호(유경산업 이사)군호(성균관대 초빙교수)미경(환경재단 사무총장)씨 부친상 조계순(영림초 교사)씨 시부상 정승아(조선대 교수)씨 장인상 28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30일 오전 8시 (02)2227-7556 ●김경태(연합뉴스 경기취재본부 차장)영태(리츠공인중개사 대표)기태(삼성물산 건설부문 과장)씨 부친상 권양숙(경향신문 편집부 차장)씨 시부상 28일 강원 삼척의료원, 발인 30일 오전 6시 (033)570-7451 ●김태원(한국산업융합협회 이사)씨 부친상 2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30일 오전 8시 (02)3410-6903 ●이철종(사업)경종(선교사)윤종(대훈환경 대표이사)문종(대훈환경 상무이사)씨 모친상 백봉현(사업)민경석(전 대한생명 상무이사)씨 장모상 2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30일 오전 8시 (02)3410-6915 ●이강덕(삼화택시 회장)씨 부인상 상재(삼화택시 대표이사)씨 모친상 권오채(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씨 장모상 2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0일 오전 7시 (02)3010-2230 ●서민석(동일방직 회장)씨 모친상 김광덕(캐나다 거주)조정완(카이스트 명예교수)씨 장모상 서태원(동일방직 전무)승현(법무법인 양헌 변호사)씨 조모상 조원규(구글코리아 기술개발총괄 사장)김현주(CGV 근무)씨 외조모상 2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30일 오전 9시 30분 (02)3410-6917
  • 강남 아줌마들은 왜 ‘스메그’에 열광하나

    강남 아줌마들은 왜 ‘스메그’에 열광하나

    ‘강남냉장고’라고 불리는 유럽 디자인 가전 스메그(SMEG)의 인기가 수상하다. 이탈리아에서 배로 물건이 들어오면 창고에 넣을 새도 없다. 두 달여를 기다린 예약 손님에게 바로 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성격 급한 일부 고객은 남보다 먼저 물건을 받기 위해 70만원에 달하는 항공 화물료를 자진해서 치르기도 한다. 업계엔 서울 강남 갤러리아 백화점 팝업 매장에서만 월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상은 그 이상이다. 스메그코리아 관계자는 “알려진 팝업 매장 매출은 솔직히 미니멈 수준”이라면서 “구체적인 액수는 영업비밀이라 말할 수 없지만 정말 잘 팔린다. 상상에 맡긴다”라고 말했다. 소비층도 두꺼워지고 있다. 톡톡 튀는 디자인 때문에 수입사는 젊은 층을 주 타깃으로 삼았다. 하지만 최근 주 소비층은 구매력을 갖춘 중년 주부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다. 밀려드는 한국발 주문에 스메그 본사가 있는 이탈리아 북부 구아스탈라 현지 공장에도 변화가 생겼다. 최근 스메그는 전체 9개 생산 라인 중 1개를 한국 전용라인으로 할당했다. 한국의 예약 주문을 소화하려면 아예 전용라인을 두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한국 소비자를 겨냥한 신제품도 출시했다. 좀 더 큰 냉장고가 출시됐으면 좋겠다는 요청에 2도어 냉장고를 생산했다. 신제품에는 과거 유럽 냉장고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던 간접냉각 방식이 적용됐다. 이 역시 한국 소비자들의 입김이 반영된 결과다. 스메그는 1948년 이탈리아에서 설립된 전문 주방 가전업체다. 유럽 빌트인 가전 시장에선 30%를 점유할 정도로 주방가전 분야의 선두 주자다. 품질 못지않게 디자인에 주력해 전세계 주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런 점은 ‘디자인과 함께하는 기술’(technology with style)이라는 회사 모토에서도 잘 드러난다. 매출액의 약 7%를 연구·개발에 투자한다. 산업디자이너를 임원으로 채용하는 것은 기본. 마크 뉴슨, 렌조 피아노, 마리오 벨리니 등 세계적으로 명성 있는 디자이너들과 공동작업을 한다. 최근 스메그 열풍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면 이해하기 힘들다. 제품의 기능은 무척 단순하고 그들만의 기술도 잘 보이지 않는다. 부피를 차지하는 직접냉각 방식을 사용하다 보니 실제 크기보다 내부 용량은 훨씬 작다. 900ℓ가 넘는 신형 국산 냉장고와는 용량에서 게임조차 되지 않는다. 반면 가격은 같은 용량의 삼성전자나 LG전자 제품보다 6~7배 비싸다. 스메그 냉장고는 냉장만 되는 120ℓ 최소형 제품이 190만원, 냉장·냉동이 다 되는 328ℓ짜리 2도어 제품은 400만원에 육박한다. 게다가 그 흔한 정기 할인판매도 없다. 강남 아줌마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차이는 디자인이다. 스메그 냉장고는 대표적인 레트로(retro·복고풍) 디자인이다. 1940년대 미국 냉장고에서 유행하던 동글동글한 유선형을 택했다. 또 아이보리 화이트 같은, 일반적인 가전제품에 흔히 사용되는 색상 대신 빨강·민트·분홍·파랑 등 강렬한 색상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잡았다. 게다가 작고 깜찍해 멀리서 봐도 스메그 제품인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인테리어 소품 같은 디자인 덕분에 강남 주부들 사이에서 ‘머스트 해브 아이템’(Must Have Item·꼭 가져야 할 물건)으로 꼽힌다. 제품을 구입한 주부 류모(47)씨는 “국산 냉장고가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지는 알지만 그렇다고 집에 하나 더 두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디자인은 아니지 않으냐”면서 “생활가전이 인테리어 소품 노릇을 한다는 점에서 스메그는 훌륭한 세컨드 가전”이라고 말했다. 사실 스메그의 인기도 한철일 수 있다. 하지만 산업디자인계에서는 스메그의 열풍에서 잘나가는 한국의 가전업계가 배워야 할 점이 있다고 말한다. 정경원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는 “한국의 가전 디자인에는 감동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삼성과 LG로 대변되는 한국의 가전은 기능면에서 소비자의 필요를 충족시키기는 하지만 소비자의 감성적인 욕구를 만족시키는 디자인은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주부들의 요구에 맞춰 냉장고 문짝을 4개로 만든다든지, 커다란 홈바를 만들어 냉기 유출을 막는 등 기능적 디자인은 세계 최고지만 이것만으로 지갑을 열게 할 재주는 없다는 이야기다. 디자인업계는 삼성이나 LG가 북미나 아시아에서는 잘나간다지만 유럽에서는 상황이 다른 대표적인 이유를 디자인으로 꼽는다. ‘2015년 전 세계 생활가전 1위’를 외치기엔 2% 부족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최근 들어 유럽 가전들이 이 같은 틈새를 노리고 국내 안방까지 들어온다는 점이다. 업계 한쪽에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 등으로 북미에 물건을 납품해 오던 과거 습성이 남아 있기 때문 아니냐는 뼈아픈 지적도 나온다. 일렉트로룩스나 다이슨, 밀레 등 유럽 가전은 이미 국내 프리미엄 진공 청소기 시장을 장악했다. 소형 가전을 앞세운 필립스의 공세도 매섭다. 최근 국내 가전업체에도 디자인은 고민거리다. 삼성전자는 BMW 총괄 디자이너로 유명한 크리스 뱅글과 재계약을 했고, LG전자도 산업디자인의 대가로 손꼽히는 카림 라시드와 공동작업 중이다. 하지만 이른바 대가의 이름이 아닌 디자인을 반영하려면 경영자의 마인드부터 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 교수는 “한국 가전업계가 진정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려면 평범하고 무난한 것 일색인 디자인은 꼭 넘어야 할 과제”라면서 “중국의 신제품과 별 차이가 없는 디자인으론 한계가 있다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부고]

    ●이인선(인천지방경찰청장)씨 모친상 15일 서울경찰병원, 발인 17일 오전 7시 (02)431-4400 ●안재성(충남대병원 정형외과 교수)희진(온누리교회 목사)씨 부친상 노재규(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씨 장인상 김주연(카이스트부속의원 가정의학과 교수)씨 시부상 14일 충남대병원, 발인 17일 오전 8시 (042)280-7342 ●이건(대한항공 후쿠오카공항지점장)준(사업)씨 모친상 최병철(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근심사위원)김찬성(사업)씨 장모상 1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7일 오전 6시 (02)3010-2291 ●이종원(서원양행 회장)종화(서원양행 감사)종복(신당중앙교회 선교사)씨 부친상 이석준(전 오뚜기 이사)이창훈(사업)씨 장인상 1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7일 오전 9시 (02)3410-6915 ●채만식(미국 변호사)종식(대전법원 조정센터 상임조정위원)현주(자양고 교사)씨 모친상 1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7일 오전 8시 (02)3410-6903 ●김정호(전 해병대사령관)씨 별세 용섭(J글로리 대표이사)씨 부친상 이희열(씨엔이 회장)김동건(배재대 법학부 교수)씨 장인상 1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7일 오전 7시 (02)3010-2265 ●이장영(국민대 사회학과 교수)종현(천안 새서울치과 원장)씨 모친상 1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7일 오전 8시 (02)3010-2292 ●구본중(국민은행 종로중앙지점 부지점장)본선(대검찰청 대변인)씨 부친상 김정아(YTN 차장)씨 시부상 15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8일 (02)2258-5940 ●문호상(서울시 미디어특보)씨 모친상 1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7일 오전 9시 (02)3410-6912
  • 연필 돌리던 버릇을 자석펜에… 돈 버는 학생발명왕

    연필 돌리던 버릇을 자석펜에… 돈 버는 학생발명왕

    ‘꼴찌 발명왕’ 황성재(31)씨가 자석을 활용한 스마트폰 입력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KAIST 문화기술대학원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인 황씨는 석·박사 과정 4년 반 동안 130여건의 국내외 특허를 출원하고, 9건을 기술이전해 8억여원의 로열티를 받았다. 멀티터치 기능을 수행하게 해 한 손가락만으로 스마트폰 화면을 확대·축소할 수 있게 한 가상 손가락 기술, 쉬운 한글입력 기술 등이 황씨의 작품이다. 황씨는 어렸을 때부터 공부보다 전축·라디오 분해나 만들기, 연극을 좋아해 32명 중 32등을 하기도 했다. 컴퓨터 공부를 하고 싶어서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열심히 공부해 성적을 올려 대학에 갔다. 그래서 ‘꼴찌 발명왕’, ‘한국의 에디슨’이란 별명을 얻었다. 황씨가 안드리아 비안키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와 이번에 공동 개발한 ‘매그젯’ 기술을 응용한 ‘매그펜’은 삼성의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S펜과 비슷한 펜에 영구자석을 적용해 여러 기능을 덧씌웠다. 펜 중간에 장착한 자석의 극에 따라 앞쪽으로 쓰면 펜이 되고 뒤쪽으로 쓰면 지우개가 되게 하거나, 많은 이들의 습관인 펜 돌리기 행동을 하면 펜 종류가 변경되는 식으로 활용했다. 황씨는 매그젯 기술에 대해서도 국내외 10여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과 캐나다 등지에서도 기술이전 관련 문의가 잇따른다고 한다. 황씨는 10일 “매그젯 기술은 이미 스마트폰에 구비된 지자기 센서를 이용하기 때문에 추가 하드웨어 없이 소프트웨어 설치만으로 쓸 수 있는 게 특징”이라면서 “연필 돌리던 나쁜 버릇을 새로운 입력 방법으로 활용한 것이 이 연구의 가장 창의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정부 3.0 ‘소통’코리아, 국민이 웃는다] (하) 극복해야 할 과제들

    [정부 3.0 ‘소통’코리아, 국민이 웃는다] (하) 극복해야 할 과제들

    협업을 강조하는 ‘정부3.0’을 국정 철학으로 내세운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공무원들은 그 어느 때보다 회의가 많아졌다. 여러 부처가 공동으로 내놓는 정책도 상당하다. 정책 발표는 주무 부처 장관이 한다. 다른 부처 담당 국장과 과장은 장관 뒤에 줄지어 서 있다. 하지만 정책은 그저 각 부처의 아이디어를 모은 것에 불과하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협업, 부처 간 칸막이 허물기, 정보 공개 등을 기반으로 하는 정부3.0은 관련법 제정, 정보 공개 시스템 구축, 국가통합전산센터의 클라우드 시스템화 등 하드웨어는 만들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공무원의 정신 자세가 바뀌지 않으면 실현하기 어렵다. 정보를 공유하거나 공개했을 때 생기는 책임 때문에 감추려 드는 공무원 조직문화를 혁신하는 것이 정부3.0의 가장 큰 과제다. ‘교육부의 한 사무관이 전국 모든 대학교의 휴학생 현황과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 숫자를 정보공개시스템(open.go.kr)에 올렸다. 그러자 공개한 정보를 가공, 분석해 한 네티즌이 대한민국 병력 규모를 발표했다. 정보를 공개한 사무관은 국가 안보에 지대한 영향력이 있는 정보를 누출했다는 비난을 들어야만 했고 결국 사표를 쓰고 말았다.’ 정부3.0이 적용된 뒤 일어날 수도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 중 하나다. 기록을 남기고 공개해서 생기는 불상사는 대통령이라고 해서 다를 바 없어 보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사태로 부관참시당하는 것을 보면서 공무원들은 기록 공개의 부작용이 얼마나 클 수 있는지 체감했을 것이다. 정부3.0을 주관하는 안전행정부의 기본 입장은 국가 안보와 외교에 관한 기밀, 개인정보 등을 제외하고 공개할 수 있는 것은 모두 공개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군사정권을 거친 우리나라 공무원들은 지금까지 한 번도 정보 공개를 원칙으로 일한 적이 없다. 정보 공개 청구가 있을 때만 마지못해 공개했을 뿐이다. 전문가들이 공무원의 인식이 바뀌는 ‘문화운동’으로써 정부3.0의 성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을 펴는 이유다. 공무원이 정보와 국민을 대하는 태도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우선 행정 전문가들은 공무원을 움직이는 것은 인센티브와 승진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안행부의 정부3.0 추진 세부 계획 어디에도 정보를 공개한 공무원에게 인센티브를 준다는 사항은 없다. 또 누구든 정보 공개를 이유로 신분상의 불이익이나 근무 조건상의 차별을 받지 않는다는 조항은 있지만 선의의 정보 공개에 따른 불상사에 대한 공무원 면책 조항은 없다. 정부3.0의 구체적 추진을 위한 시행령과 지침 개발에 힘을 쏟는 안행부는 국회에서 ‘공공 데이터의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정안과 ‘공공기관의 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처리되면서 법적 토대는 갖췄다. 공무원이 생산한 문서가 바로 정보공개시스템에 이관되는 원문정보공개시스템도 12월 말 구축돼 내년 3월부터 가동에 들어간다. 공무원이 회의를 준비하려고 만든 중간 보고 자료일지라도 공개로 설정하면 바로 정보공개시스템으로 넘어가 전 국민이 열람할 수 있다. 아예 공무원이 개인 컴퓨터에 정보를 저장할 수 없도록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도 구축된다. 정부통합전산센터는 2017년까지 장비 60%를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3~5년마다 정부에서 공무원들에게 새로 나눠주는 개인 컴퓨터도 자체 저장 기능이 거의 없어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해야 하는 컴퓨터로 점차 바꿀 방침이다. 이처럼 법, 시스템, 하드웨어 등으로 정부3.0을 강제하고 있지만 결국 정부3.0을 완성하는 것은 공무원들이란 인식이 현재 정부3.0 추진 기본 계획에는 부족하다. 윤창번 카이스트 교수는 “개인이나 집단이 정보를 독점적으로 공유하는 것이 일 잘하고 경쟁력 있는 것처럼 비치는 잘못된 정보 이기주의는 어디에나 존재한다”며 “게다가 공무원들은 순환보직제라 4~5급은 1년이 못 돼 담당 업무가 바뀌는 비율이 42%다. 매번 새 사람이 올 때마다 도돌이표처럼 일을 처음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공무원의 업무와 정책 지식을 공유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공무원과 공공기관 구성원은 특히 업무와 관련된 데이터에 오류가 있을 때 일어날 책임 문제 때문에 지식과 정보 공유에 소극적이라며 “정부3.0 시스템을 깔기 전에 공무원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원선 국가정보화지원단 부장은 “현재 정부3.0은 먼저 공약으로 제시된 뒤 풀이하는 형태로 지향성에 대해 구체적인 그림을 보여주는 작업 설계가 치밀하지 못한 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정부3.0은 명확한 정답이 없는 철학적 가치이므로 모든 공무원이 공유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대통령이 100일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라고 주문하면서 마음 급한 공무원들이 실천 계획만 쏟아냈다는 것이다. 지방정부3.0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지방행정연구원의 이승종 원장은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려면 기능 중심으로 이음매 없는 조직을 통한 연계·융합 행정이 이뤄져야 하며 이를 촉진하기 위한 성과 관리의 새로운 모형이 제시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정부3.0의 추진 전략인 투명한 정부, 유능한 정부, 서비스 정부 가운데 지방정부3.0에서는 ‘서비스 정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신형 망 분리 PC로 해킹 근본적 차단 ”

    “신형 망 분리 PC로 해킹 근본적 차단 ”

    “지난달 25일 청와대 홈페이지 등에 대한 해킹 사례도 앞으론 최신 ‘망 분리 PC’를 통해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이숙영 ㈜컴트리 대표는 1일 “하드웨어 가상화로 기존 물리적 망 분리 방식의 단점을 극복하고 논리적 방식의 보안 문제도 함께 해결한 망 분리 PC를 최근 출시했다”면서 “보안에 대한 의식이 높을 때 마침 특허 제품을 내놓을 수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어려운 컴퓨터 용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며 설명했다. 그동안 안전행정부, 국민건강보험공단, 남서울대 등에서 기술 시연을 한 덕분이란다. 망 분리 PC란 조직 내부망과 외부에 연결된 인터넷망을 분리해 보안성을 높인 PC를 말한다. 그 방식에는 아예 두 대의 PC를 사용하거나 전환 스위치로 망을 분리하는 물리적 방식과 하나의 PC에 두 개의 운영체계(OS)를 설치하는 논리적 방식이 있다. 문제는 이 모두 장단점을 지녔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두 대의 PC를 쓰는 것은 우수한 보안성을 지녔지만 그만큼 비용이 많이 들고, 전환 스위치 방식은 사용 중 다운 현상이 잦으며, 논리적 방식은 두 시스템의 영역이 자칫 충돌하거나 방어벽이 뚫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컴트리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함께 개발한 신형 망 분리 PC는 PC 한 대의 내부에 인텔의 하드웨어 가상화 기술을 적용한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여기서 두 개의 프로세서는 내부망으로, 나머지 두 개는 외부망으로 활용되도록 했다. 즉 하나의 PC로 외부망을 검색하다가 전환 스위치만 누르면 1.5초 만에 보안성을 갖춘 내부망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 대표는 성능에 대해서는 여러 연구 기관에서 검증받았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으로부터 ‘의뢰 제품은 연간 소비전력 236㎾로, 기존 물리적 방식의 PC(430.8㎾)보다 에너지 효율이 45%가량 개선됐다’는 시험 결과도 통보받았다고 한다. 전력난 해소에도 유용한 셈이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영화 ‘쥬라기 공원’처럼 공룡이 부활할 수 있나요

    영화 ‘쥬라기 공원’처럼 공룡이 부활할 수 있나요

    ‘저게 실제로 가능할까.’ 첨단 과학 기술이 등장하는 영화를 볼 때면 누구나 쉽게 하는 질문 중 하나다. 타임머신을 이용해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백 투 더 퓨처’를 비롯해 관객들이 실현가능성에 의문을 던지는 영화들은 지금도 끊임없이 탄생하고 있다. ‘쥬라기 공원 3D’에 나오는 공룡의 복원, ‘아이언맨 3’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 자비스, 빛보다 빠른 속도로 행성 간을 이동하는 ‘스타트렉 다크니스’의 워프(Warp)가 대표적이다. 영화 속 과학 기술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자. 쥬라기 공원 3D는 벨로시랩터 등 다양한 공룡들의 등장으로 공룡 부활 가능성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킨다. 영화에서는 공룡의 피를 빨고 난 뒤 호박 속에 굳은 채로 보관된 모기에서 공룡의 유전자(DNA)를 추출해 이를 양서류에 넣어 부활시키는 방식을 보여준다. 오랜 시간 손실된 DNA는 양서류의 DNA로 대체한다는 이론으로 과학적 근거를 갖춘 것이다. 실제로 지난 5월 러시아 극동지역에서는 보존 상태가 매우 좋은 매머드 사체가 발견돼 매머드 복원 프로젝트가 활기를 띠고 있다. 이제까지는 복제에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제대로 된 샘플이 없어 연구에 난항을 겪어왔다. 그러나 상태가 좋은 매머드 사체의 발견으로 러시아 과학자들의 매머드 복원 계획은 한층 빨라졌다. 매머드 사체에서 추출한 세포핵으로 배아세포를 만든 뒤 이를 코끼리 자궁에 착상시킬 예정이다. 아이언맨 3에서는 주인공 토니 스타크가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 자비스가 등장한다. 자비스는 토니의 개인 연구에서 생활 전반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판단하고 제어하는 것은 물론 농담까지 건네는 똑똑한 시스템이다. 이런 지적 시스템은 현실에서도 제작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전문가와 소통하며 의사결정까지 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인 엑소브레인(Exobrain·外腦)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총 3단계 사업으로 나눠져 있으며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민간기업 솔트룩스, 카이스트, 포스텍 등 26개 연구기관과 연구원 366명이 참여하고 428억원이 투입됐다. 2단계 사업이 끝나는 2020년이면 전문 지식을 갖춘 인간과 대화와 협업이 가능하고, 3단계(2023년)에선 문제해결형 인공지능의 사용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타트렉 다크니스의 주인공들은 빛보다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워프 항법(航法)을 이용해 행성을 오간다.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고 알려진 이 항법은 물질과 반물질의 충돌로 큰 에너지를 발생시켜 우주선 주위 시공간을 왜곡시킴으로써 먼 거리를 가깝게 하는 것이다. 이런 우주 여행 기술은 현재 개발 단계에 있다. 미 항공우주국(나사) 존슨 우주센터 화이트 헤롤드 박사 연구팀은 수학 방정식을 통해 우주의 틈을 발견한 후 ‘화이트-주데이 워프 필드 계측기’란 장비를 이용해 워프 기술의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다. 이 실험이 성공하면 단 500㎏ 수준의 에너지를 이용해 빛의 10배에 이르는 속도로 우주를 여행할 수 있으며, 지구와 20광년 떨어진 별까지 가는 데 2년이면 된다고 헤롤드 박사 연구팀은 설명하고 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부고]

    ●김형태(전 이화여고 교사)성태(전 충주대 교수)성옥(의사)미옥(의사)씨 모친상 박윤섭(전 경기도 교육감)정한표(미국 거주)김명준(미국 거주)씨 장모상 23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5일 오전 9시 (02)2227-7587 ●박병섭(일진다이아몬드 고문·전 대구텍 사장)씨 부인상 연수(로맥스테크놀로지코리아 대표이사)미혜(넬리로디 한국 대표)지혜(대웅바이오 차장)경혜(서울 국제고 교사)씨 모친상 김규식(서울시립대 교수)엄현석(국립암센터 조혈모세포이식실장)이우진(카이스트 교수)씨 장모상 22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25일 오전 6시 30분 (02)2258-5940 ●전진수(전 현대건설 상무)씨 장모상 22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5일 오전 8시 (02)3010-2292 ●서동희(제천시체육회 전무)씨 모친상 23일 충북 제천 제일장례식장, 발인 25일 오전 6시 30분 (043)651-3123 ●하원호(전 현대산업개발 상무)명호(현대종합상사 전무)창호(사업)씨 부친상 박기서(사업)씨 장인상 22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5일 오전 7시 30분 (02)3010-2293 ●최일송(전국경제인연합회 고문·전 주루마니아 대사)형송(우석대 교수)정송(외환캐피탈 영업본부장)씨 부친상 김기락(서울아산병원 의사)씨 장인상 23일 전북대병원, 발인 25일 오전 8시 (063)250-2441
  • 현대重·카이스트 손잡다

    현대重·카이스트 손잡다

    현대중공업이 미래 신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손을 잡았다. 산학협력을 통해 적지 않은 성과를 내고 있는 포스코-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를 잇는 제2의 ‘산학연’ 모델이 탄생한 셈이다. 현대중공업은 21일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 본관에서 ‘HK연구센터’ 설립과 에너지·환경·물·지속 가능한 성장(EEWS) 분야의 기술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이재성 현대중공업 사장과 황시영 기술경영실장, 강성모 카이스트 총장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현대중공업과 카이스트의 영문 앞 글자를 딴 HK연구센터는 미래산업 분야의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사업화 모델을 만들어 성장동력 사업의 기반을 구축하는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또 조선·해양·플랜트·엔진·전기전자·건설장비·그린에너지 등 현대중공업의 7개 주력사업 분야에서도 첨단기술 개발이 기대된다. 현대중공업은 이를 위해 5년간 HK연구센터의 연구개발 비용과 운영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카이스트의 EEWS 기획단과 함께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선박과 태양광 발전, 에너지 저장, 연료전지, 탄산가스 포집 등 분야에서도 공동연구를 진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한편 포스코는 포스텍 교수·학생·교직원·연구원 등이 창업하거나 또는 등기이사로 등록된 47개 기업의 네트워크인 ‘APGC’를 통해 산학협력의 성공 모델을 만들었다. 특히 APGC 기업들은 철강의 대체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마그네슘강 개발에 기여하기도 했다. 포스코의 지원을 받는 포스텍은 교내에 국내 유일의 3세대 방사광가속기를 갖추고 있고, 내년에는 4세대 가속기도 건설할 예정이다. 영국의 대학교육전문매체인 ‘THE’는 설립 50년 이내의 전세계 100개 대학교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종합평가에서 포스텍을 1위로 선정했다. 카이스트는 2위를 차지한 스위스의 로잔공대에 이어 3위에 올랐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부고]

    ●정원재(우리은행 마케팅지원단 상무)성재(유니언 천안 대표)형재(SK브로드밴드 분당판교 고객센터 대표이사)씨 모친상 18일 천안 하늘공원장례식장, 발인 20일 오전 8시 (041)621-8017 ●고기화(국제신문 독자서비스국장)씨 모친상 18일 부산의료원, 발인 20일 오전 7시 30분 (051)607-2655 ●김두년(코스콤 구매업무실장)씨 장모상 18일 충북 금왕 농협연합장례식장, 발인 21일 오전 9시 (043)883-9446 ●여운승(전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씨 별세 강이주(전 인천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씨 남편상 여준구(인천국제공항공사 과장)하윤(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씨 부친상 김우성(분당제생병원 정형외과 전문의)씨 장인상 18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20일 오전 (02)2258-5940 ●장유춘(삼성전자 상무)씨 부친상 1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0일 오전 (02)3410-6915 ●정이환(서울과학기술대 교수)경환(커뮤니케이션북스 주간)민환(카이스트 교수)보환(북디자이너)씨 모친상 박민선(농협대 교수)묵인희(서울대 의과대학 교수)김태지씨 시모상 1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0일 오전 7시 (02)3410-6919 ●이성기(서황 대표이사)성호(전 성운물산 부사장)성준(코리아에코 대표이사)씨 모친상 서명택(전 불가리코리아 회장)씨 장모상 1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0일 오전 8시 30분 (02)3410-6903 ●김요섭(경기일보 정치부 부장)진섭(한국철도공사 과장)대섭(KT 과장)씨 부친상 18일 안산 제일장례식장, 발인 20일 오전 8시 (031)406-2000 ●김소담(여자프로농구 구리 KDB생명 위너스 선수)씨 조부상 18일 서울 은평장례식장, 발인 20일 오전 9시 30분 (02)3157-1564
  • 세 싱어송라이터 새노래 새출발

    세 싱어송라이터 새노래 새출발

    작사와 작곡, 노래 등 다양한 재주로 음악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아온 싱어송라이터 3명이 연이어 새 음악을 들고 대중을 찾아왔다. 그룹 아일랜드 출신의 심현보(왼쪽)는 새 싱글 ‘당신이 한창’을 발표했다. 포크와 팝의 경계를 넘나들며 초여름에 어울리는 밝고 시원한 느낌의 노래로, 그가 준비하고 있는 ‘작업실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곡이다. 그는 한곡 한곡씩 싱글을 발표한 뒤 이를 모아 미니앨범과 정규앨범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연세대를 나와 카이스트 대학원에 재학중인 박새별(오른쪽·28)은 3년 2개월 만에 정규 2집 ‘하이힐’을 선보였다. 타이틀곡 ‘사랑이 우릴 다시 만나게 한다면’은 화려한 현악과 피아노 반주에 박새별의 내면을 울리는 보컬이 잘 어우러지는 곡이다. ‘그대를 사랑합니다’, ‘말하는 건축가’ 등의 영화 음악을 만든 강민국 음악 감독이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지난해 MBC ‘나는 가수다 2’에서 편곡상을 받은 에코브릿지는 미니앨범 ‘스프링 고스 바이’를 내놨다. 타이틀곡인 ‘어느날 문득’ 등 수록곡 4곡에는 포크, 알앤비, 퓨전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매력이 담겨 있다. 악기 하나하나가 연결된 유기적인 사운드가 특징이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사람과 대화하며 전문지식 알려줄 컴퓨터 만든다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인간과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심지어 전문 분야 자문까지 해줄 수 있는 컴퓨터가 등장할 수 있을까. 미래창조과학부가 2020년쯤 전문가와 소통하며 의사결정까지 지원할 수 있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만들겠다며 대거 투자에 나섰다. 미래부는 2023년까지 10년 동안 총 1070억원(민간 270억원)을 투입해 사람과 의사소통이 가능한 ‘엑소브레인’(Exobrain·外腦)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고 28일 밝혔다. 엑소브레인은 몸 바깥에 있는 인공두뇌를 말하는데 대용량 정보를 단순히 저장·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지식을 학습해 정보를 축적·처리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을 뜻한다. 엑소브레인 소프트웨어 기술은 2011년 미국 IBM의 인공지능 컴퓨터 ‘왓슨’이 퀴즈 프로그램에서 인간 퀴즈왕 2명을 물리치며 주목받았다. 왓슨은 사람이 텍스트로 입력한 퀴즈를 문제없이 인식하고 정답을 제시했다. 현재 일본에서는 2021년 도쿄대 합격을 목표로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인공지능 프로젝트 ‘도다이 로봇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의 이번 프로젝트는 총 3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1단계는 IBM의 왓슨을 따라잡는 것을 목표로 2017년까지 428억원의 연구비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솔트룩스, 카이스트, 포항공대 등 26개 연구기관 연구원 366명이 투입된다. 2단계는 2020년까지로 전문 지식을 협업 추론하는 인공지능 개발, 3단계는 2023년까지로 문제해결형 인공지능 사용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래부는 엑소브레인 소프트웨어가 미래에 특히 기업·공공 분야 경영자, 의료·법률 전문가의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데 핵심 소프트웨어로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창용 소프트웨어융합과장은 “고비용, 고위험 분야인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분야에 국제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 및 기업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차원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지방인재 외면하는 공공기관] 지방인재 더 뽑는 민간기업

    민간 기업들은 요즘 들어 지방대 출신 인재 채용에 한층 적극적이다. 명문대 위주의 채용에서 외면받았던 지방 인재를 흡수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박근혜 정부가 지방대 출신 채용 활성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공채 인원의 3분의1 이상을 지방대 출신으로 채웠다. 올해도 다양한 출신의 구성원들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지방대 출신을 35% 이상 뽑을 예정이다. LG그룹도 계열사별로 공채 인원의 30%를 지방대생으로 선발하고 있다. SK그룹 역시 지난 3월 올해 대졸 공채 인원의 30%를 지방대 출신 중에서 선발한다고 발표했다. 4300여명 정도인 올해 대졸 공채 사원 중 1300명 가까이를 지방대 졸업생으로 채운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룹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이 올해 전국 지방대에서 직접 취업 특강을 하며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분석에 따르면 2011년 삼성과 LG 등 국내 20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대학 소재별 채용 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졸(전문대 포함) 신규 채용 인원 2만 5751명 중 지방대 출신은 1만 885명으로 42.3%를 차지했다. 지방대 출신 비중은 2009년 39.1%에서 2010년 38.8% 등으로 꾸준히 확대됐다. 다만 대기업들이 말하는 ‘지방대’에는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과 포항공대(포스텍)가 포함돼 있다. 카이스트와 포스텍은 웬만한 서울 명문대보다 입학하기가 어렵고 취업자 대부분이 대기업에 들어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통계의 오류가 발생하는 셈이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지방인재 외면하는 공공기관] 좁은 문 열린 문

    올해 서른 살인 김상진(가명)씨는 얼마 전 공기업 취업 준비를 포기했다. 중견업체 입사로 진로를 바꿨다. 3년간 준비해 온 터라 ‘본전’ 생각이 간절했지만 과감히 희망을 접었다. 부산 지역 사립대의 기계공학과를 학점 4.1점(4.5 만점 기준)의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공기업 준비 과정에서 토익 성적도 900점 가까이 올리고 틈틈이 각종 자격증도 땄다. 서류와 필기는 통과했지만 문제는 면접이었다. 김씨는 “요즘 공기업들이 지방대 전형 문턱을 낮춰 놨다고 해도 면접 자리에 가면 포항공대(포스텍),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등 명문대 출신 아니면 외국 유학파들이 대부분”이라면서 “나 같은 ‘지잡대’(지방대를 폄훼하는 단어) 출신은 공기업 입사가 고시 붙는 것보다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한숨지었다. ‘신이 내린 직장’으로 통하는 공기업 입사는 지방대 출신 구직자들에게 여전히 꿈 같은 일이다. 연봉이 높은 금융공기업은 물론 일반 공기업 역시 들어가기가 바늘구멍이다. 더구나 최근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고용 환경이 악화되면서 공기업 입사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취업 준비생뿐 아니라 기존 취업자들 역시 공기업 입사 전선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장점이 무엇보다 중시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최근 지방 건설업체를 다니다 그만두고 공기업에서 인턴 생활을 하고 있는 박기수(가명)씨는 “인턴 중 절반만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조건이지만 ‘지방대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평생 달고 미래가 없는 직장에 있는 것보다는 낫다”고 털어놨다. 그렇다고 지방대생들의 공기업 입사가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지역에 본거지를 두고 있는 공기업의 경우 지방대 출신 입사 비율이 상당히 높다. 특히 30개 대형 공기업 중 ▲대한석탄공사 93.8% ▲부산항만공사 64.7% ▲한국수력원자력 64.3% ▲한국수자원공사 57.7% 등은 평균을 훌쩍 넘는다. 석탄공사의 경우 지난해 채용한 정직원 17명 중 16명이 지방대 출신이다. 석탄공사 관계자는 “강원 삼척·태백 지역의 채탄직 직원을 뽑았다는 특수성이 있지만 지역에 사업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지역 인재를 우대했고 그 결과 지방대 출신 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공기업은 지방대 출신 채용 비율을 아예 50% 이상 높여 잡기도 한다. 지난해 신입 중 지방대 출신이 64.3%에 이르는 한국수력원자력이 대표적이다. 한수원 인사팀 관계자는 “지방대 출신 쿼터를 60~70%로 정하면서 지역 인재를 끌어모으는 동시에 지역사회와의 상생 협력을 높이는 효과가 상당하다”고 귀띔했다. 지방대 출신 채용이 경영 효율화로 연결되기도 한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2011년부터 명문대 출신 위주가 아닌 수도권과 충청, 경상, 전라 등 권역별로 채용한 결과 신입 직원들의 이직률이 크게 떨어지고 회사의 활력은 더욱 높아졌다”고 귀띔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창조경제 소통의 창 SEC] (1) 중소기업 정책

    [창조경제 소통의 창 SEC] (1) 중소기업 정책

    박근혜 정부의 국정철학 기조는 창조경제다. 창조경제란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 기존 기술과 새로운 기술의 융·복합을 통해 창업이 활성화되고 일자리가 창출되는, 성장이 선순환되는 경제다. 서울신문은 창조경제의 주역인 중소기업의 손톱 밑 가시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제거하면서 중소기업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소통의 창’(SEC·Seoul-shinmun Economy Conference)을 마련했다. SEC에서는 새 정부가 제시한 경제민주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구조 전환, 3불(不) 해소,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 등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과 해결 방안 등을 총 4회에 걸쳐 다룬다. 제1차 콘퍼런스는 15일 오전 10시 서울신문사 대회의실에서 ‘창조경제시대 중소기업정책’을 주제로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의 사회로 김순철 중소기업청 차장,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 성명기 이노비즈협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김기찬 교수(이하 사회자) 중소기업을 살리는 데 무엇이 필요할까? 너무 많은 대책은 기획만 하다 끝나 버릴 수 있다. 핵심 대책에 대한 집중 논의가 필요하다. 창업 생태계 조성과 글로벌 전문기업을 이어줄 수 있는 성장사다리의 역할이 중요하다. 불공정, 불합리, 불균형 등 ‘3불(不)’은 최근 대두된 갑을 문제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3행(行)’의 핵심은 글로벌화다. 지난 10년간의 중소기업정책 중 가장 아쉬운 분야다. 글로벌화에 모든 게 담겨 있다고 본다. 일본에서 국내 시장에 매몰된 기업은 망했다. 자기 제품이 없으면 해외에 나갈 수 없다. -김순철 중기청 차장(이하 김 차장) 공감한다. 중기정책은 맞춤형 지원으로 가지 않으면 실효성이 떨어진다. 글로벌화가 중요하다. 300만개 중소기업 중 수출기업은 8만 6000여개에 불과하다. 내수뿐 아니라 세계 시장도 국경 없는 무한 경쟁 상황이 됐기 때문에 창업 단계에서부터 글로벌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이하 이 교수) 중소기업의 스펙트럼이 넓다. 중소기업을 살리자는 논의도 지금보다 지평을 넓혀야 한다. 혁신 기업들이 잘되게 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가 중요한 이슈다. 소상공인 문제와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접근 방식과 대책도 달라야 한다. -성명기 이노비즈협회장(이하 성 회장) 창업 후 5~10년간 흥망을 거듭한 뒤 안정기에 들어선 기업들의 성장 동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중견기업이 되면 성장 속도가 다시 빨라진다. 성장동력이 떨어진다면 창업 초기 벤처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150억~300억원 매출의 중견기업들을 키울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사회자 논의를 정리하자면 ▲3불 문제 해결 없이 중소기업 문제는 해결 난망 ▲창조경제와 시장 메커니즘의 화합 ▲벤처기업과 장수기업 양대 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성장사다리를 통한 글로벌기업 육성이다. -이 교수 이제 대기업 중심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경제는 한계에 부딪혔다. 대기업이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이 중요하다. 중소기업에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3불 문제 해소가 관건이다. 성장과 고용 두 축을 달성하는 데는 창업 활성화가 우선이다. 신용 불량이 걸림돌이다. 창업 활성화 정책의 핵심은 새로운 시장을 만들려는 성실한 사업가가 신용불량자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성 회장 2000년 벤처 붐이 일면서 사라졌던 도전정신이 되살아났다. 창업 의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 현장에서의 3불, 갑을 관계도 심각하다. 대기업들은 중소기업 제품 가격 깎기뿐 아니라 하청 기업에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을 자신들의 업체에 해줄 것을 강요하더라. 도덕적인 문제다. 하청 기업이 오히려 드러나지 않게 해 달라고 호소한다. →사회자 2000년대 초반과 비교해 벤처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 벤처 버블, 모럴 해저드, 무늬만 벤처 등의 거부 반응이라고 할까? -이 교수 창조경제를 이끌어 갈 중소기업 활성화 논의가 자칫 과거 벤처기업 거품 붕괴처럼 될 수도 있다. 김대중 정부 때의 벤처 붐 붕괴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벤처에 투자된 정부 지원금이 2조 2000억원인데 6000억원이 회수되지 못했다. 구조조정 지원금 165조원 중 미회수금이 65조원에 달한다. 벤처기업 매출액이 이스라엘 국내총생산(GDP)을 넘고 매년 평균 20% 성장하며 140만명의 고용을 창출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벤처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이다. 정부가 (벤처의 개념을) 정의하려는 순간 벤처는 무너졌다. 2001년 발생한 벤처 버블은 국내 문제가 아닌 글로벌 현상이다. 정부의 4대 벤처 건전화 대책은 정책 실패의 대표 사례다. 창업을 위축시켰고 묻지 마 투자를 없앤다고 엔젤투자를 축소했으며 코스닥을 통합했다. 초일류 벤처기업에 SKY 출신이 가지 않는다. 벤처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이다. -김 차장 오늘(15일) 발표된 ‘벤처·창업 자금 생태계 선순환 방안’은 융자에서 투자 중심으로 개선하고 엔젤을 중간에서 회수할 수 있는 인수·합병(M&A), 코스닥 시장의 독립성 강화, 재기할 수 있는 여건 조성 등을 담고 있다. 지금 벤처는 벤처 1세대가 대부분으로 이들이 재투자하고 후배 기업에 멘토링할 수 있도록 하겠다. 피인수 기업에 스톡옵션을 주고 행사 후 세금을 분할 납부하는 문제 등 포괄적인 내용도 담았다. 엔젤투자 활성화를 위한 세액공제 한도 예외를 인정하는 방안이 마련됐지만 창업자 연대보증은 좀 더 검토가 필요하다. -성 회장 벤처정책은 성공한 정책이다. 벤처를 통해 한국이 세계적 정보기술(IT) 경쟁력 확보의 근간이 됐다. 코스닥시장 조작, 분식회계 등 스타 기업의 비도덕적 행위로 국민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 줬다. 반성을 통한 새로운 시도가 이뤄져야 한다. 불합리, 불균형 문제에서 “중소기업 제품의 가격을 깎지 말자”고 얘기하는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돼 가격 경쟁력 높은 기업들이 들어왔을 때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 보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력 불균형 등에 대한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 한국의 스티브 잡스를 꿈꾸는 기업가들도 M&A를 부담스러워한다. →사회자 벤처 기업 엔진 가동에 이어 성장사다리도 문제다. 지금까지 사다리 문제를 조세의 걸림돌로만 봤는데 기술 기업이 도약하려면 연구 개발 인재가 요구된다. 시급한 성장사다리는. -성 회장 중소기업에는 기술 인재 공급이 시급하다. 제도는 있지만 유명무실하다. 기업 입장에서 도움이 안 된다. 현실적으로 국책연구기관 같은 좋은 자리의 연구원이 되려면 의무적으로 중소기업에 근무하고 파견 기업에서 평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이 교수 성장사다리의 핵심은 인력과 자금, 시장이다. 이 중 시장과 인력 조달 문제가 우선한다. 중소·벤처기업 인력 조달은 주식옵션제도가 가장 효율적이다. 연구·개발(R&D) 기관을 통한 인력 지원은 궁여지책이다. 그렇게 온 사람들은 목숨 걸고 일하지 않는다. 주식옵션제도를 현실에 맞춰 강화해야 한다. 기술과 기업이 거래되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필요하다. 시장과 기술이 연계되는 선순환 구조다. 기술로 시장을 확보하고 이후 필요한 기술은 M&A를 통해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 지원이 ‘제로섬게임’이 돼서는 안 된다.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중견기업에 나눠 줘서는 안 된다. 중견기업에는 세액을 점진적으로 낮춰 주는 방향이 필요하다. -김 차장 인력 문제는 근본적으로 인력이 올 수 있는 스톡옵션제가 최선이다. 전문연구기관 및 출연연구소의 인력 파견도 좋은 대책이다. 현장감이나 기술 발전을 체험할 수 있다. 중소기업은 부족한 기술력을 보완할 수 있는 ‘윈윈책’이다. 출연연에 ‘테뉴어 제도’를 도입해서 중소기업 근무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대두된다. 성과 평가에 창업이나 중소기업 기술 지원을 반영하고도 있다. 중견기업의 성장사다리는 금융·세제 지원을 점진적으로 줄여 안착할 수 있도록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역량을 강화하는 투 트랙으로 접근하고 있다. →사회자 글로벌 전문기업 육성을 위해 필요한 대책은. -성 회장 글로벌화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50년간 이뤄진 일본의 방식을 눈여겨볼 만하다. 현재도 핵심 부품은 일본에 매달려 있는 실정이다. 기술력에서 우리 기업들이 동남아 국가에 지원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계속 투자하고 성장한 기업의 해외 진출에 공적개발원조(ODA) 자금이 ‘마중물’ 역할을 해 주면 어떨까 한다. -사회자 열린 국제화정책이 필요하다. 우리의 글로벌 정책은 기관정책이지만 이스라엘은 1000만명의 디아스포라(유대인)가 세일즈맨으로 활약하고 있다. 마케팅도 결국 사람이 하는데 동포들이 나서 주면 더욱 효과적이다. 한류 열풍을 활용해야 한다. 경제는 결국 ‘기브 앤드 테이크’다. -김 차장 과거 수출 지원은 기업 간 거래(B2B), 오프라인이었지만 현재는 기업과 소비자(B2C), 홈쇼핑을 포함한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고 규모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전문기업 육성과 관련해 기업의 수출 역량과 방식 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해외 진출 로드맵을 수립하겠다. 정리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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