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카이로
    2026-01-23
    검색기록 지우기
  • 김호
    2026-01-23
    검색기록 지우기
  • 아이엠
    2026-01-23
    검색기록 지우기
  • 이사회
    2026-01-23
    검색기록 지우기
  • 데이트
    2026-01-2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246
  • [재스민혁명 현장을 가다] 중동의 정세와 미래 국내외 전문가 진단

    [재스민혁명 현장을 가다] 중동의 정세와 미래 국내외 전문가 진단

    민주화 혁명 이후 중동은 어디로 흘러 갈까. 중동의 대내외 정치·외교 지형은 어떤 변화를 거칠 것인가. 서정민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와 걸프뉴스 비즈니스 에디터 사이푸르 라만을 통해 중동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했다. 서 교수는 이집트 카이로 아메리칸대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집트 전문가다. 라만 에디터는 걸프 지역의 대표적 영자신문인 걸프뉴스의 19년차 베테랑 기자다. ■ 서정민 외국어대 교수 “중동 지배했던 권위주의 깨져… 한국은 섬세한 외교 준비하라” →중동 민주화의 의의는. -그동안 권위주의에 도전하기 어려웠던 인식체계를 바꾸는 혁명이라는 성격을 주목해야 한다. 중동은 유목문화와 이슬람에 바탕을 둔 권위주의가 사회를 지배했다. 중동은 전통적으로 우물과 가축을 돌보기 위해 무력을 가진 아버지 같은 지도자를 존경하고 두려워했다. 이슬람교를 창시한 무함마드는 종교지도자이자 정치지도자였고, 국가체계와 권력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많은 제도를 이슬람 종교에 삽입했는데 그것이 권위적 성격으로 이어졌다. 때문에 밑에서 올라오는 정권교체가 힘들었다. 올해 일련의 흐름은 전통적 인식체계를 깨버리는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본다. →여전히 강력한 기득권층과 고질적인 부정부패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은데. -민주화 과정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민주화를 위해서는 문화 말고도 필요한 다른 요인이 많다. 정치의식도 필요하고 의회와 정당정치 등 정치제도도 성숙해야 한다. 어느 정도 경제성장도 필요하다. 당장은 이집트와 튀니지 모두 혼란과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과거처럼 무소불위는 아니더라도 신(新)권위주의체제가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장기적·점진적으로 의회 기능 강화, 정당정치 강화, 시민사회 발전, 정치의식 성숙 등이 이어질 것이다. →중동과 미국의 외교관계 변화는. -미국의 영향력이 점차 약화될 것이다. 시민혁명의 가장 중요한 영향은 다원화다. 과거에는 최고 권력자가 정치와 경제는 물론 교육정책까지 모든 것을 결정하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했다. 대표적인 예가 1978년 캠프 데이비드 협정이었다. 이집트 국민이 반발하고 21개 아랍 국가가 반대해도 대통령이 결정하면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과거처럼 밀실협상으로 최고권력자를 포섭해서 자기 이익을 관철시키고 현상유지하는 미국과 서방의 전략에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집트에선 이스라엘과 맺었던 평화조약이나 가스관 공급 문제도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대외정책조차도 사회적 토론의 대상이 된 것이다. →중동의 변화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중동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보다 오해하고 이상하게 보는 게 더 큰 문제다. 중동은 우리의 ‘밥줄’인데, 차려 놓은 밥을 쉰밥이라고 생각하면서 먹기는 또 잘 먹는 식이다. 중동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좋다고 하면서 이슬람채권은 터부시한다. 중동은 ‘신의 땅’이기 이전에 ‘인간의 땅’이다. 중동 젊은이들은 하루 다섯 차례 기도를 하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좋은 일자리를 구할까 더 고민한다. 분신자살 동영상 하나가 중동 전체를 뒤집어놓는 시대에서 우리도 섬세한 외교가 절실하다. 작은 실수가 기업과 국익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 섬세한 외교와 진출을 하기 위해서는 뭘 알아야 한다. 한국도 국가 외교전략을 재정립해야 할 때가 됐다. ■ 라만 걸프뉴스 에디터 “미국·아랍권 독재자 밀약 끝나…실업문제 해결 국제지원 절실” →중동의 민주화혁명이 갖는 의미는. -정치적 지도자나 정당이 이끄는 혁명이 아니라 밑에서 올라오는, 시민이 시작한 혁명이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두 번째로 대부분의 국가에서 비폭력 평화시위를 했다.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혁명을 이끄는 주요 수단이 됐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민주화혁명의 원인은. -실업이 첫 번째 원인이다. 민주적 권리가 없다는 것이 두 번째다. 국가가 국민을 위해 충분한 예산을 쓰지 않았다.오랜 시간 불만이 누적돼 있었다. 그들은 권리를 찾길 바랐고 변화를 원했다. →향후 정세를 전망하면. -단기적으로는 각종 요구가 봇물을 이룰 것이다. 해결은 더딜 것이고 분노를 터트리는 일도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게 역사가 주는 교훈이다. 하루아침에 될 수가 없다. 정치 지도자들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속도는 달라질 것이다. 특히 실업문제 해결이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지원이 절실하다. →리비아는 다른 국가와 양상이 다른데. -카다피는 국가지도자이면서도 특정 부족의 부족장으로서 부족 간 경쟁과 갈등을 유도해 통치에 활용해 왔다. 그것 때문에 일견 부족 간 갈등으로 비쳐지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독재에 저항하는 시민들과 독재자의 싸움이 기본성격이라고 본다. →민주혁명에 대한 미국의 태도가 논란이 됐는데.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과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을 포함해 그동안 거의 모든 중동 국가 지도자가 미국과 사이가 좋았다. 그들은 미국과의 좋은 관계를 이용해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을 통제했다. 미국은 민주화혁명 시작 이후 중동전략을 재검토하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점차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민주주의와 자유를 지지하겠다고 천명한 것은 이것이 새로운 현실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민주혁명이 이스라엘과 미국의 대중동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튀니지·리비아·예멘·시리아 등이 민주주의 체제를 이루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새로운 국가로 받아들여야만 한다. 이스라엘은 예전부터 아랍 국가들과 대립하면서 아랍권이 비민주 국가라는 걸 강조했다. 하지만 아랍권이 민주주의를 받아들이면 그들을 이웃으로 삼지 않을 명분이 사라진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스라엘은 현실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이스라엘이 변할 가능성은. -이스라엘이 언제까지나 적들에 둘러싸여 살 수는 없다. 언젠가는 이웃을 친구로 받아들여야 한다. 팔레스타인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 더 이상 이스라엘이 대화를 거부할 만한 핑곗거리가 없다. 두바이 강국진 순회특파원 betulo@seoul.co.kr
  • [강국진 순회특파원 중동을 가다] (1) ‘재스민혁명 150일’ 이집트 현지 르포

    [강국진 순회특파원 중동을 가다] (1) ‘재스민혁명 150일’ 이집트 현지 르포

    2일은 ‘재스민 혁명’으로 일컬어지는 중동의 민주화 운동이 시작된 지 150일이 되는 날이다. 1월 4일 튀니지 수도 튀니스에서 야채 행상을 하던 26세 청년 모하메드 부아지지의 분신 자살로 촉발된 중동의 민주 혁명은 이후 이집트와 시리아, 예멘, 리비아, 바레인 등으로 이어지면서 삽시간에 2011년을 중동 혁명의 해로 만들었다. 특히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30년 철권통치를 몰아낸 이집트의 민주 혁명은 중동 지역 전체에 일대 지각변동을 가져왔다. 혁명 150일. 지금 중동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집트 민주화의 성지 타흐리르 광장의 모습을 시작으로 민주화의 새 아침을 열고 있는 중동의 다양한 표정을 현지 르포와 전문가 진단 등을 통해 6회에 걸쳐 짚어 본다. 이집트 민주화 혁명의 성지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 이곳은 지금 두 얼굴이 공존한다. 아니 무슬림의 주일인 금요일과, 금요일이 아닌 나머지 6일의 그것으로 얼굴이 바뀐다.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철권독재는 사라졌지만, 민주화는 아직도 오고 있는 중이고, 그 자리를 혼돈이 눙치고 앉아 있었다. 지난 30일 기자가 찾은 타흐리르 광장은 불법주차 차량들로 넘쳐났다. 혁명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풍경이다. 경찰 한 명이 차를 빼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지만 곧바로 그 경찰은 수십명의 군중에 둘러싸여 버렸다. 경찰이 노점상과 불법주차 차량을 단속하려 하자 군중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모습이었다. 한참을 떠들어도 도저히 안 먹히자 경찰은 결국 지원을 요청했고 곧이어 경찰 서너 명이 더 나타났다. 그러나 경찰과 군중들의 실랑이는 그로부터 한참 더 이어졌다. 옥신각신 끝에 결국 불법주차했던 차 주인이 차를 다른 곳으로 옮기고, 노점상이 물건들을 주섬주섬 거둬들이는 것으로 실랑이는 끝이 났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바로 옆에 불법주차돼 있는 수십대의 차량을 어찌해 볼 도리가 없었던 듯 경찰은 슬그머니 자리를 떴다. 석달 전 타흐리르 광장을 뜨겁게 달궜던 민주화의 열기는 이렇게 표정을 바꿔 가고 있었다. 독재자를 몰아낸 이 시민의 힘을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하는지, 타흐리르 광장은 아직도 답을 찾지 못했다. 독재는 몰아냈지만 그 자리를 메울 민주적 질서는 아직 찾아오지 않았다. 혁명의 발단이 됐던 식품가격 상승도 여전히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관광객이 줄면서 최대 수입원인 관광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정권퇴진 운동이 정점으로 치닫던 1월 말보다는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치안 역시 불안하다. 관광객들을 다시 불러 모으려면 치안을 안정시켜야 하는데 정작 시민들은 불법주차 단속 같은 정당한 공무집행조차도 경찰 말이라면 일단 반발부터 한다.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퇴진과 함께 추락한 공권력의 권위는 이처럼 아직도 바닥을 기고 있었다. 지금 타흐리르 광장은 이집트의 무질서를 상징한다. 사람들은 뭔가 조급해 한다. 차선과 신호등도 없는 곳이 태반인 카이로 시내 도로에선 과속과 난폭운전이 부쩍 늘었다. ●페이스북으로 집회 참석한 학생들 그러나 이것이 타흐리르 광장의 모든 것은 아니다. 이보다 앞서 지난 27일, 즉 금요기도회가 열린 광장은 전혀 딴판이었다. 평소엔 귀청을 울리는 경적소리와 난폭운전으로 난리법석이지만 금요일만은 해방구로 변신했다. 무바라크 퇴진 운동과 함께 시작된 수십만명의 집회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었다. ‘타흐리르’는 아랍어로 ‘해방’이란 뜻이다. 금요일만은 이름값 제대로 하는 광장으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광장은 여전히 삼엄했다. 그러나 경비는 경찰이 아닌 시민들이 섰다. 기자가 광장에 들어설 때에도 시민들로 이뤄진 자율대원들의 검문을 받았다. 신분증을 보여주고 한국에서 온 기자라고 하자 환영한다며 길을 내줬다. 10m쯤 더 가자 이번에는 소지품 검사와 몸수색을 한다. 검색이라고 해 봐야 1~2분밖에 걸리지 않지만 이를 통해 위험한 물건이나 수상한 사람들이 광장에 섞여드는 걸 막고 있다. 타흐리르 광장 주변에 모여 있는 대학생들에게 집회에 어떻게 오게 됐는지 물었다. 페이스북을 통해 친구들과 함께 집회에 참가하기로 약속했다고 했다. 이들은 모두 혁명 당시 광장에서 노숙하며 농성을 했다. 한 학생은 당시 친정부 시위대가 휘두른 각목에 맞아 다리를 다치기도 했다. 이들에게 오늘 집회에 왜 나왔느냐고 물었다. “이집트의 미래를 걱정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한마디로 이렇다. “무바라크를 감옥에 보내야 한다.” 짧은 검문을 마치자 붓을 든 한 사람이 다가와 왼쪽 팔에 이집트 국기와 숫자 ‘25’를 그려 준다. 검문을 통과했다는 인증인 줄 알고 팔을 내맡기고 그림을 다 그린 뒤 ‘고맙다’고 했더니 “20파운드”라고 했다. 알고 보니 시위대와 무관한 장사꾼이다. 혁명을 상징하는 티셔츠, 국기, 그리고 국기를 팔에 그려 주는 노점상은 타흐리르 광장을 누비며 대목을 한껏 누리고 있었다. 타흐리르 광장 중심부에 들어섰다. 플래카드가 여럿 걸려 있었다. “국민들은 무바라크와 부패 정치인을 재판하길 원한다.” “국민들은 혁명과 언론 자유를 원한다.” “국민들은 군사재판을 원하지 않는다.” 광장 곳곳에 무대를 설치하고 있었다. 이날 집회는 주최 단체가 아예 없다. 자발적으로 모인 시민들로 타흐리르 광장은 금요일에는 언제나 붐빈다. 혁명이 낳은 새로운 풍속도다. 정당이나 단체들은 각자 알아서 무대를 설치하고 연설을 하며 청중들에게 호소한다. 그런 연단이 광장 주변에 다섯 곳이 넘는다. 사람들은 각자 광장 주변을 돌아보며 연설도 듣고 이런저런 피켓과 플래카드도 살펴본다. 그러다 정오가 되면 다같이 기도를 했다. 기도가 끝나고 나면 다시 오전과 똑같은 모습이 저녁까지 이어진다. 연단에서 한 연사가 “아직 혁명은 끝나지 않았다. 혁명은 여전히 원하는 게 많다.”며 열변을 토했다. 연설 뒤에는 구호와 노래가 뒤를 이었다. 2-2-3으로 박자를 맞추는 구호 역시 혁명 전에는 볼 수 없었던 것이라고 했다. 무대에서 울려퍼지는 경쾌한 노래 역시 혁명 와중에 나온 ‘민중가요’다. “이집트 사람이라면 손을 머리 위로 올려라”라는 노래가사에 맞춰 연단 주변에 있던 시민들은 국기를 흔들며 호응했다. ●여성들 ‘보수’ 벗고 화려한 옷차림 광장엔 온갖 사람들로 넘쳐 났다. 다섯 살도 안 된 어린이부터 지팡이를 짚고 있는 노인들까지 각양각색이다. 가족단위 참가자도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중동권에서 가장 개방적이라는 말이 실감나듯 다양한 복장을 한 여성 참가자들을 볼 수 있었다. 한 가족에게 사진을 찍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히잡을 멋스럽게 머리에 두른 젊은 여성은 손사래를 치며 한사코 사진 찍는 걸 거부했다. 화장을 안 해 사진이 예쁘게 안 나올 것 같다는 게 이유였다. 그녀 말고도 광장 곳곳에서는 다양한 색깔을 한 히잡과 화려한 옷차림으로 멋을 낸 젊은 여성들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부르카를 입은 여성, 머리를 드러낸 여성도 있다. 사실 이집트는 1960년대 이전까지 카이로 시내에선 히잡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이 넘쳐났던 카이로가 50년 가까운 보수화 뒤에 다시 기지개를 펴는 셈이다. 30년 독재를 이겨낸 혁명은 ‘이집트’를 호출하고 있다. 모두가 이집트의 미래를 이야기한다. 자신들의 손으로 독재자를 몰아냈다는 자부심과 결합하면서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쳤다. ‘나는 이집트를 사랑한다’거나 ‘1월 25일’이라고 쓴 티셔츠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몇 달 전만 해도 국기는 축구 국가대표팀 경기 응원물품에 불과했다. 국기를 파는 한 노점상은 20이집트파운드에 판매하는 국기가 잘 팔린다며 흡족한 표정이다. 오늘 얼마나 팔 수 있을 것 같으냐고 물었더니 70개 정도는 가능할 것 같단다. ●혁명 도화선 식품가격은 여전 콧수염을 멋스럽게 기른 한 중년 남성이 한 손엔 이집트 국기를 들고 젊은 여성과 어린이와 함께 광장으로 향하고 있는 게 보였다. 정부에서 일한다는 것 말고는 자세한 자기소개를 거부한 이 공무원은 시골에 사느라 그동안 집회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딸과 외손자에게 역사의 현장을 보여주기 위해 광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집트는 미래가 밝습니다. 우리에겐 우수한 인재도 많고 자원도 많습니다. 잘사는 나라를 만들 수 있습니다.” 광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마흔 살이 넘도록 지금까지 선거에 참여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독재정권을 지지할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었지만 투표를 하더라도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었으니까요.” 그랬던 그가 오는 9월 총선과 11월 대선을 손꼽아 기다린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하는 선거인데 무척 설렙니다. 이집트를 이끌 지도자를 우리 손으로 뽑는 것이잖아요.” 혁명의 발단이 됐던 식품가격은 여전히 내릴 줄 모른다. 정치 격변 한편에선 극단주의 정당이 활동을 시작했다. 공권력은 무너졌지만 새로운 질서는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런 모든 것들에도 불구하고 기자 앞을 스쳐가는 한 승용차의 뒤쪽 유리창에 큼지막하게 써붙여진 문구는 이집트인들이 지금 중동의 새 역사를 직접 써가고 있음을 웅변했다. 뒷유리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난 이집트가 자랑스럽다.” 글 사진 카이로 강국진 순회특파원 betulo@seoul.co.kr
  • 무바라크·두 아들 법정에… 최고 사형

    민주화 혁명으로 축출된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과 그의 두 아들이 시위 참가자 살상과 부정축재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됐다. 24일 이집트 관영통신 메나에 따르면 압델 마기드 마흐무드 검찰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무바라크와 그의 두 아들 알라와 가말을 형사법정에 기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무바라크 부자는 지난 1월 25일부터 18일간 이어진 시민혁명 당시 평화적인 시위 참가자의 살상을 사전 모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권한을 남용, 개인 재산을 늘리고 공공자산을 낭비한 혐의도 받고 있다. 모하메드 엘귄디 법무장관은 최근 현지 유력 일간지 알아흐람과의 인터뷰에서 무바라크가 시위대에 발포하도록 지시한 혐의가 입증되면 최고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집트 진상규명위원회는 지난 2월 11일 시위 이후 경찰의 유혈 진압으로 846명이 숨지고 6400여명이 부상한 것으로 파악했다. 권좌에서 물러난 무바라크는 그간 홍해 휴양지 샤름 엘셰이크에서 칩거하다가 지난달부터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다. 그의 두 아들은 정치범 수용소로 유명한 카이로의 토라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오바마 새로운 ‘중동 독트린’ 발표 임박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중동 정책 관련 연설을 한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17일 “이번 연설은 중동평화협상 문제를 포함하겠지만, 그것보다 더 광범위한 연설”이라고 말했다. 오사마 빈라덴 사살 이후 대테러 전쟁의 전략을 재정립할 필요성이 대두된 데다 중동의 민주화 도미노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짐에 따라 ‘독트린’ 형식의 중동전략을 천명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09년 6월 이집트 카이로를 방문해 이슬람권과의 새로운 관계 정립을 요구하는 역사적인 화해 연설을 한 바 있다. 카니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은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의 긍정적인 변화를 미국이 어떻게 지지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말할 것”이라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 문제도 언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소위 ‘아랍의 봄’으로 불리는 역사적 순간에 있다.”면서 “이는 그 지역 주민들의 삶과 미국의 안보를 개선할 변화를 미국과 동맹국들이 지지할 독특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연설 내용에 대한 더 이상의 언급은 자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를 면담한 뒤 “중동 지역에서의 빠른 전환은 충분한 정치적·경제적 개혁을 수반해야 한다.”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중동 지역의 민주화 바람 속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평화협상 재개가 “그 어느 때보다 더욱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새 아랍연맹 수장 미국통 알아라비

    아랍권 22개국을 대표하는 아랍연맹(AL)의 새 수장으로 나빌 알아라비(76) 이집트 외무장관이 선출됐다. ‘미국통’인 알아라비가 재스민 혁명 이후 불붙은 아랍 지역 내 반정부 시위 열풍에 어떻게 대처해 갈지 주목된다. 아랍연맹은 15일(현지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연맹 본부에서 알아라비를 새 사무총장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이집트는 당초 외교관 출신인 무스타파 알피키를 후보로 내세웠으나 축출당한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이유로 아랍연맹과 이집트 내에서 반발이 일자 알아라비로 후보를 교체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美 “물길 돌려 뉴올리언스 살려라”

    美 “물길 돌려 뉴올리언스 살려라”

    미국 남동부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미시시피강의 홍수 피해가 급증하는 가운데 뉴올리언스 등 하류의 대도시가 침수되는 것을 막기 위한 필사적 사투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미 정부는 14일 오후(현지시간) 미시시피강 유역의 배수로 수문을 개방해 물길을 돌리며 범람을 막기 위한 본격 작업에 나섰다. 미군 공병대는 밤에 수문 한 개를 추가로 개방했고 15일에도 한두 개의 수문을 더 열기로 했다. 리키 보이엣 공병대 대변인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루이지애나주 대도시의 침수를 막기 위해 앞으로 수일 내 모간자 배수로의 125개 수문 가운데 4분의1을 추가로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집중 호우로 강물이 불어난 미시시피강 하류 지역의 경우 이날 오후 아칸소주 헬레나 주변의 수위가 ‘범람 수위’보다 3.7m 높은 17.1m를 기록했다. 최남단 뉴올리언스 지역은 이날 오후 범람 수위를 넘어 5.1m에 이르렀다. 미 육군 공병대는 계속되는 미시시피강의 수위 상승으로 인구가 밀집한 루이지애나주 주도인 배턴루지와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초토화됐던 뉴올리언스에서 대규모 침수 피해가 예상되자 모간자 배수로의 수문을 열어 물줄기를 다른 방향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모간자 배수로는 1927년 대홍수 이후 건설된 것으로, 이번 수문 개방은 1972년 이후 38년 만에 처음이다. 배수로를 개방하지 않으면 미시시피강이 범람해 200만명 이상의 인구가 밀집한 배턴루지와 뉴올리언스, 그리고 인근의 11개 정유시설 등 각종 산업시설에 대규모 침수 피해가 불가피하다. 결국 미 정부는 모간자 배수로를 열어 물줄기를 남서쪽의 아차팔라야강 쪽으로 돌리는 선택을 했다.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모건시티와 호마 등의 소도시를 희생해서라도 더 큰 희생을 막겠다는 판단이다. 모간자의 수문을 열기 직전 모건시티 등 해당 지역의 주민들은 대피소로 긴급히 이동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피해는 어떻게 보상할 것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루이지애나 주정부는 모간자 배수로 수문 개방으로 300만 에이커(1만 2000㎢)의 경작지가 침수되고, 세인트 마틴 패리시(지방행정단위) 등 7개 패리시 주민 2만 5000여명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난 전문가들은 이번 홍수가 미시시피강 상류인 일리노이주 카이로에서부터 하류의 멕시코만에 이르는 635마일(약 1022㎞) 지역, 63개 카운티의 400만명의 주민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이라크 알카에다 “알자와히리 지지”

    오사마 빈라덴 사망 이후 누가 알카에다 차기 지도자가 될 것인지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알카에다 연계조직인 이라크이슬람국가(ISI)가 9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2인자 아이만 알자와히리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ISI 최고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명의로 된 이 성명은 “당신(자와히리)은 결코 굴복하지 않고 바른 길을 가는 ISI의 충실한 전사들을 보유하고 있다.”며 알자와히리에 충성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알카에다 최고 전략가이자 이론가로 통하는 알자와히리는 빈라덴 사망 이후 가장 유력한 차기 지도자 후보로 꼽히는 인물이다. 이집트 태생으로 카이로 의대를 나온 안과 의사 출신이자 빈라덴 생전부터 알카에다를 실질적으로 지휘하는 실력자로 알려져 있다. ISI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검은 집 안에 사는 쥐’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빈라덴 사망 이후 그가 테러와 공포 속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지난 5일 경찰관 24명을 숨지게 한 이라크 경찰서 자살 폭탄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히고 빈라덴 사살에 대한 보복 공격을 강화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ISI는 “피에는 피, 파괴에는 파괴로 상대해 주겠다는 것을 신께 맹세한다.”고 강조했다. ISI는 요르단 출신의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가 빈라덴과 알카에다에 충성을 맹세하면서 조직한 알카에다 이라크 지부(AQI)의 상부조직으로 2006년 10월 출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ISI는 2009년 바그다드 정부청사 연쇄 테러 등을 주도하는 등 이라크 내 각종 테러의 배후로 지목받고 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화해의 팔레스타인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칼레드 마샤알 하마스 최고지도자가 3일(현지시간) 4년 가까운 정파 간 반목을 청산하고 단일 정부를 출범시키겠다는 역사적인 합의를 도출했다. 중동을 휩쓰는 민주화혁명의 여파가 팔레스타인에서 자유롭고 독립된 단일정부 요구로 수렴되는 양상이다. 이에 대해 하마스 고립정책을 펴온 이스라엘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을 양분한 두 정파는 200 6년 1월 총선에서 하마스가 압승을 거둔 이후 갈등을 거듭해 왔다. 1993년 오슬로 평화협정에 따라 이듬해 출범한 자치정부 권력을 독점한 파타는 총선 패배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의 중재로 2007년 3월 통합내각에 합류했지만 가자지구 치안 통제권을 둘러싼 양측의 다툼과 아바스 수반을 하마스가 암살하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2007년 6월부터 서안지구와 가자지구를 양분하며 분열의 길을 걸어왔다. 영국을 방문 중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런던에서 “금일 카이로에서 벌어진 일은 평화에 대한 일격이며, 테러리즘의 승리”라고 강변했다. 하지만 아바스 수반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평화와 유대인 정착촌 건설 중 하나를 택하라고 반박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지난해 9월 초 미국의 중재로 평화협상을 시작했지만 같은 달 말 이스라엘이 서안 지역에서 일종의 식민마을인 정착촌 건설을 일방적으로 재개하면서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이집트서 ‘집단 성폭력’ 여기자 충격폭로

    이집트 시위를 취재하던 도중 흥분한 시위대로부터 야만적인 집단 성폭력과 구타를 당했던 CBS 여기자 라라 로건(39)이 최근 인터뷰를 통해 당시의 충격적인 상황을 폭로했다. 해외 특파원인 로건 기자는 무바라크 이라크 전 대통령이 사임을 발표한 지난 2월 11일 CBS 시사프로그램 ‘60분’(60 Minutes)을 취재하기 위해 시위 인파가 몰려있는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서 촬영을 하던 중 일부 폭력 시위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사건 직후 휴가원을 제출하고 치료를 받으며 휴식을 취했던 로건 기자는 이번 주 방송국으로 복귀했다. 일간지 뉴욕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그녀는 “그 사건과 관련해서는 처음이자 마지막 인터뷰가 될 것”이라며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로건 기자는 “광장에서 촬영을 준비하고 있는데 흥분한 일부 남성 시위자들이 사인을 요청하며 몰려들었다. 그중 한명이 이집트어로 ‘바지를 벗기고 싶다.’고 소리쳤는데 동행한 이집트 카메라 기자가 그 말을 알아듣고 이곳을 떠나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잔뜩 흥분한 시위대는 폭력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직감하고 로건 기자가 황급히 자리를 뜨려고 했지만 최소 남성 시위자 200명이 그녀를 둘러쌌고 제작진과 경호팀과 떨어지게 된 로건 기자는 광란에 빠진 군중에 변을 당했다. “폭력 시위대의 손에 옷이 찢기고 성폭행을 당했다.”고 참담한 상황을 털어놓은 로건 기자는 “이곳에서 죽거나 아니면 죽음과 맞먹는 고통스러운 상처를 얻겠다는 걸 예감했다.”면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고통스러워하자 더욱 무자비하게 폭력적으로 변하던 그들의 행동이었다.”고 말했다. 로건 기자는 극단적인 공포의 상황에서 집에 있는 어린 자녀들의 생각이 간절하게 났다고 털어놨다. 그녀는 집단 폭력을 당한 지 40여 분 만에 여성들과 이집트 군인 20여 명에게 구조됐으며, 다음날인 12일 미국으로 돌아가 치료를 받았다. 집에 돌아가서 아이들을 보는 순간 “인생의 2번째 기회를 얻은 것 같았다.”고 로건 기자는 심경을 고백했다. 한편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로건 기자는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 세계 분쟁지역을 두루 취재한 종군기자로 이라크전 당시 사담 후세인의 동상이 넘어지는 것을 생방송으로 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무바라크 발포명령 확인 땐 사형될 것”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이 지난 시민 혁명 과정에서 시위대를 사살하라고 명령한 것으로 드러나면 사형에 처해질 것이라고 이집트 법원 고위 관계자가 주장했다. 반면 무바라크는 “나는 시민들에게 발포하라고 명령한 적이 없다.”며 ‘비겁한 변명’을 늘어놓아 빈축을 사고 있다. 그는 최근 부정부패와 유혈진압 혐의로 두 아들과 함께 15일간 구속됐다. 카이로 항소법원의 자카리아 샬라쉬 법원장은 15일 현지 유력지인 알아흐람과의 인터뷰에서 “무바라크가 시위대에 발포명령을 내렸다면 교수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시위대에 발포 명령을 내린 혐의로 앞서 기소된 하비브 알아들리 전 내무장관은 “무바라크가 시위대를 강경하게 진압하도록 경찰에 명령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다. 무바라크는 이에 대해 검찰 조사에서 시위자들에게 발포하라는 명령을 내린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고 ‘걸프 데일리 뉴스’가 보도했다. 그는 “거리로 나온 시민을 보호하고 안정시키라는 명령만 군부대에 내렸다.”면서 “만약 내무부 책임자들이 내가 연루됐다고 말했다면 그들이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책임을 회피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무바라크가 오는 19일 카이로 법정에 출두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이집트-이란, 31년만에 외교관계 복원 시동

    오랜 앙숙이었던 이집트와 이란이 31년 만에 외교관계 복원에 시동을 걸면서 중동 정세에 미묘한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나빌 엘라라비 이집트 외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외무장관의 메시지를 갖고 수도 카이로를 방문한 이란 대표 묵타비 아마니와 회담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집권 당시 미국·이스라엘과 밀월 관계를 유지하며 이란 봉쇄의 선봉에 섰던 이집트 외교노선이 극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흐름이 본 궤도에 오를 경우 미국은 중동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엘라라비 장관은 이날 “역사와 문화를 생각해 본다면 이집트와 이란 양국 국민들이 상호 교류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면서 “이집트는 이란과 새로운 장을 열게 되는 것을 환영한다. 이집트는 상호 공동의 관심사를 추구하기 위해 모든 나라에 문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 정부가 이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은 1980년 국교 단절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이집트 외무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살레히 장관이 테헤란이나 카이로에서 양국 외무장관 회담을 시작으로 양국간 협력관계를 구축하자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집트는 1979년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체결한 뒤 줄곧 미국·이스라엘과 밀월관계를 유지했다. 반면 그해 이란은 이슬람혁명을 통해 친미 왕정을 타도하고 강경 반미노선으로 선회했다. 무바라크 정권은 미국의 군사지원을 받는 대신 이란 견제의 최선봉에 섰다. 하지만 그가 지난 2월 11일 물러나면서 모든 것이 변했다. 2월 20일 이집트 임시정부가 1979년 이후 처음으로 이란 군함 두 척에 대해 수에즈 운하 통과를 허용한 것은 변화의 신호탄이었다. 과거 수에즈 운하를 통해 핵잠수함과 전함들을 페르시아만으로 보내 이란을 위협하곤 했던 이스라엘이 이제는 정반대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집트와 이란은 모두 만만찮은 무력을 갖고 있는 데다 각각 남쪽과 동쪽에서 이스라엘을 압박하는 위치에 있다. 거기다 서쪽 바다까지 틀어막을 경우 이스라엘은 고립을 면할 수 없게 된다. 이집트는 이스라엘을 빼고는 아랍권과 아프리카를 통틀어 최강 전력이자 세계 10위 군사력을 자랑한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부고]

    ●조정래(전 효성 대표이사)철래(전 효성중공업 부장)덕래(사업)영래(〃)정남씨 부친상 권승구(중국 거주·사업)씨 장인상 30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4월 1일 오전 3시 (02)2258-5957 ●김영철(법무법인 KCL 대표변호사)이준희(이준희이비인후과의원 원장)씨 장모상 30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4월 1일 오전 9시 30분 (02)3410-6919 ●김정원(한국무역보험공사 신용조사부장)진원(신용보증기금 비서실장)씨 모친상 최숭영(전 금성염직 대표)김일권(나라감정법인 부회장)씨 장모상 29일 강북삼성병원, 발인 4월 1일 오전 7시 (02)2001-1096 ●박진영(조선일보 사회정책부 기자)씨 외조부상 30일 광주 그린장례식장, 발인 4월 1일 오전 9시 (062)250-4455 ●김근재(전 대한성서공회 진흥부장)씨 별세 진섭(좋은아침외과 원장)선섭(현대자동차 부장)미섭(미래에셋 브라질법인장)씨 부친상 송호연(불정초 교사)씨 시부상 2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4월 1일 오전 9시 (02)3410-6902 ●김형진(삼정KPMG 상무)씨 모친상 윤기철(현대백화점 상무)씨 장모상 3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4월 1일 오전 10시 (02)3010-2292 ●민국홍(스포티즌 공동대표)관홍(빅뱅수학원장)씨 부친상 3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4월 1일 오전 8시 (02)3010-2293 ●양희국(상동프론테크 대표)씨 별세 3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4월 1일 오전 8시 (02)3010-2294 ●이경철(대우일렉트로닉스 암만·카이로지사장)씨 장인상 30일 수원 아주대병원, 발인 4월 1일 오전 8시 (031)219-4111 ●양경주(울산CBS 본부장)씨 형님상 30일 부산 인창병원, 발인 4월 1일 오전 9시 (051)464-5824 ●윤영봉(전남매일 국장)씨 장모상 30일 전북 군산의료원, 발인 4월 1일 오전 9시 (063)472-5741
  • 지자체, 중소기업 중동 수출 어쩌나

    지자체, 중소기업 중동 수출 어쩌나

    최근 중동 지역의 잇단 유혈 사태 불똥이 전국 지자체의 무역 사절단 행보에도 튀고 있다. 29일 울산시 등 지자체에 따르면 울주군과 경북도, 경남도, 광주시, 부산시 등이 지역 중소기업의 수출 활로를 찾기 위해 중동 지역에 무역 사절단을 보내 현지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중동사태가 크게 악화되면서 파견을 축소하거나 아예 취소했다. 중동의 유혈 사태는 리비아에 이어 시리아, 요르단, 예멘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울주군은 지난 26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이집트와 시리아, 터키 등 중동 3개국에 무역 사절단을 파견하려던 계획을 이날 전격 취소했다. 울주군은 지난해 3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와 리비아 트리폴리 등 2곳에 해외 무역 사절단(7개 업체)을 파견, 278건에 500만 달러의 수출상담 성과를 올렸다. 올해도 이집트 등 3개국에 10개 기업체 무역 사절단 파견을 추진했으나 중동 정세 악화가 가로막았다. 울주군 관계자는 “중동 무역 사절단을 보내기 위해 중소기업진흥공단, 코트라(KOTRA)와 협의했으나 코트라 해외무역관에서 사절단의 안전을 확신할 수 없다는 분위기를 전달해 와 취소했다.”면서 “중동의 정세가 안정되면 다시 검토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산시는 다음 달 3일~11일 오만과 UAE, 인도 등 3개국에 조선·해양·플랜트 분야 9개 기업체로 구성된 해외 무역 사절단을 계획대로 파견할 예정이지만, 안전 때문에 고민이 깊다. 지난해 5월 이란과 UAE 등 중동 3개국에서 5600만 달러 수출상담(11개 업체) 성과를 올린 대구·경북도 올해 참가업체 규모를 6개 사로 줄여 다음 달 이란·시리아·쿠웨이트에서 수출상담을 벌일 예정이다. 경남도 역시 오는 11월 이집트 카이로와 터키 이스탄불에 자동차부품·조선 기자재 관련 무역 사절단을 파견할 계획만 세워 놓았고 구체적인 규모와 세부 일정은 잡지 못하고 있다. 이 밖에 광주시와 강원도 등은 올해 중동 지역에 무역 사절단을 파견하지 않는 대신 북중미와 유럽, 동남아시아 등에서 수출상담을 벌일 예정이다. 강명지 코트라 지역협력팀 과장은 “지자체들이 중소기업의 새로운 수출지역으로 중동을 선호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현재 리비아와 시리아 등 일부 국가의 올 상반기 현지 수출상담은 모두 취소됐다.”고 말했다. 기업체의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우수한 기술력에 반해 독자적인 수출상담은 버거운게 현실”이라면서 “중동사태가 조속히 해결돼 수출길이 다시 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ICC “카다피정권 기소 100% 확신”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한 국제공조가 활발한 가운데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반정부 시위를 유혈진압한 카다피 정권이 반드시 국제법의 심판대에 오를 것”이라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루이스 모레노 오캄포 ICC 수석검사는 이날 이집트 카이로 방문 중 “ICC 조사 결과 카다피 정권 인사들이 반인륜 범죄 혐의로 기소될 것으로 100%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ICC는 지난 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회부로 리비아 반정부 시위 초기 트리폴리와 벵가지 등에서 보안군이 자행한 민간인 상대 무차별 발포사건 6~7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각국 경찰 등과 공조해 공격 명령을 내린 주체와 동조자를 파악하려고 증거자료를 모아왔으며, 조사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돼 상당한 증거를 수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레노 오캄포 검사는 “리비아 민간인 살상 증거를 가진 언론인들이 협조하고 있다.”면서도 카다피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카다피 범죄사실에 대한) 증거를 좇아갈 것”이라고 에둘러 답변했다고 AFP가 전했다. ICC는 오는 5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조사 내용을 보고하게 된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카다피軍, 시위대 근거지 벵가지 턱밑 진격

    카다피軍, 시위대 근거지 벵가지 턱밑 진격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 친위 병력이 반정부 세력이 우위를 보였던 동부 지역을 차례차례 재탈환해 시위대 근거지인 벵가지 턱밑까지 진격했다. AP·AF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간) 반정부군은 대규모 석유단지가 있는 브레가에서 퇴각했다. 지난 11일 리비아 제2의 정유시설 밀집지역인 라스라누프를 빼앗긴 데 이어 이날 또 다른 핵심 도시에서 밀려난 것이다. 한때 카다피의 고향인 시르테까지 진격하는 등 동부 대부분의 도시를 장악했던 반군은 이제 과도정부가 들어서 있는 벵가지를 사수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브레가에서 80㎞ 떨어진 곳에 위치한 아즈다비야 방향으로 정부군이 이동하는 것이 포착됐으며 반군도 이곳에서 최후의 항전을 다짐했다. 인구 12만명의 아즈다비야는 벵가지를 비롯한 동부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교통 요충지다. 따라서 이곳까지 정부군에 내줄 경우 반군은 최대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내무장관직을 내놓고 시위대에 합류한 압둘 파타 유니스는 “작전상 후퇴한 것”이라고 주장한 뒤 “아즈다비야를 반드시 지켜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부군은 리비아 최대 상업도시인 미스라타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설사 반정부 세력이 벵가지를 지킨다고 하더라도 수도 트리폴리로 향하는 관문에 해당하는 자위야까지 빼앗긴 데 이어 미스라타까지 정부군에 내줄 경우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이에 다급해진 반정부 세력은 국제사회의 개입을 다시 한번 촉구하고 나섰다. 과도정부를 이끌고 있는 무스타파 압델 잘릴 전 법무장관은 14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카다피군이 벵가지까지 진격하면 50만명을 죽일 것”이라고 우려하며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요청했다. 앞서 아랍연맹 22개 회원국은 지난 12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리비아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유럽연합(EU) 내부에서도 이견이 존재하는 데다 러시아, 중국이 이를 반대하고 있어 처리가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카다피측·반정부세력 ‘협상설’ 공식 부인

    리비아 사태가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와 반정부 세력의 힘겨루기 속에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양쪽이 협상 문제를 놓고 혼선에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협상 가능성이 처음 제기된 것은 자달라 아주스 알탈리 전 총리가 지난 7일 국영방송을 통해 대화를 촉구한 직후다. 알자지라는 카다피가 알탈리 전 총리를 반군 쪽에 보내 협상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자신과 가족의 안전 보장과 사면을 조건으로 내걸고 ‘의회’를 통해 논의하자는 내용이었다. 반정부 시위대 대표기구인 국가위원회를 이끄는 무스타파 압델 잘릴 전 법무장관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를 확인했지만 대화를 거부하고 역제안을 내놨다.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리비아를 72시간 내에 떠나고 폭격을 중단한다면 리비아인들은 죄를 묻기 위해 그를 뒤쫓지 않을 것”이라고 최후통첩을 한 것이다. 다른 반정부 단체인 ‘2월 17일 연합’은 이런 내용의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까지 했다. 하지만 국가위원회 위원들과 대변인은 카다피 쪽과 협상하고 있다는 주장은 물론 잘릴 전 장관의 최후통첩 발언에 대해서도 부인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여기에 카다피 정부 대변인은 “(시위대 주장은) 거짓말”이라며 협상을 제안한 적도 없다고 발끈했다. 반정부 세력이 만든 국가위원회는 카다피 축출이라는 목적을 가진 각 지역 대표 31명으로 이뤄진 조직이라 통일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단일화된 기구가 아니다. 카다피 쪽에서는 정황상 알탈리 전 총리의 제안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 위임을 받았는지는 불분명하다. 만약 카다피의 특명을 받고 협상을 제안했음에도 정부가 공식적으로 이를 부인했다면 반정부 세력에 혼선을 주기 위한 시간끌기 전술로 볼 수 있다. 카다피는 이날 외신기자 100여명이 대기하고 있던 트리폴리의 한 호텔을 깜짝 방문, 건재함을 과시하며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9일 현지방송이 내보낸 네 번째 TV 연설에서 카다피는 “반정부 세력이 영국과 프랑스, 미국에 새로운 식민시대를 열어 주려는 것”이라고 규탄했고, 전날 친정부 성향인 청년들과의 대화에서도 알카에다 배후설을 다시 꺼냈다. 9일 리비아 고위 정부 관리는 카다피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이집트를 방문했다. 이집트 공항 당국자는 리비아군의 병참을 담당하는 압둘라만 빈 알리 알사이드 알자위 장군이 이날 리비아에서 출발, 그리스와 몰타 상공을 거쳐 카이로에 도착했다고 AP에 말했다. 지난달 15일 리비아 사태 이후 이집트와 리비아 정부가 공식적으로 접촉하거나 정부 소속 비행기가 오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군이 6일째 자위야를 공격하면서 반정부군은 이날 후퇴해야 했다. 정부군 대변인은 “자위야 대부분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정부군은 중심광장을 탱크로 에워싸고 주요 건물 옥상에 다수의 저격수를 배치, 닥치는 대로 공격했다. 이브라힘이라는 이름의 한 반정부군은 “중앙광장은 여전히 반정부군이 통제하고 있지만 주요 도로와 교외지역은 정부군의 손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목격자들은 “정부군이 광장의 누구든지 쏴 죽이고 있다.”면서 “대학살과 파괴의 현장”이라고 전했다. 카다피의 고향인 시르테 인근 라스라누프에서도 격렬한 포격이 계속됐고 빈자와드에서도 정부군의 공습이 이어졌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무바라크 부패 단죄 착수

    이집트의 ‘포스트 무바라크’ 체제를 위한 각종 조치들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집트 군 최고위원회는 4일 성명을 통해 개헌위원회가 지난달 26일 마련한 헌법 개정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오는 19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또 전날 CNN은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다음주 카이로로 소환돼 부패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무바라크를 비롯, 다른 정부 관료들을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한 무스타파 바크리 전 국회의원은 압델 마기드 마흐무드 검찰총장실에서 수사 진전 상황을 전해들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무바라크는 홍해의 휴양도시 샤름 엘셰이크에 계속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크리 전 의원은 무바라크 일가가 비밀 은행 계좌에 1억 4700만 달러(약 1640억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는 서류를 지난달 27~28일 검찰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포스트 무바라크’ 체제를 상징하는 새 총리도 임명됐다. 무바라크가 임명한 아흐메드 샤피크가 급작스럽게 사퇴하면서 이집트 군부는 에삼 샤라프 전 교통장관을 신임 총리로 지명했다. 샤라프 총리는 이날 혁명의 상징인 수도 카이로 도심의 타흐리르 광장에서 “여러분의 요구에 답하기 위해 나의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민주국가의 꿈을 키워 가는 이집트가 한국을 롤모델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유대계 미국인 지도자들과 만나 “이집트는 한국, 인도네시아, 칠레 같은 민주주의 국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아랍연맹 22개국, 서방 군사개입 반대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정권을 겨냥한 미국 등 서방의 군사 개입 고려가 암초에 부딪혔다. 터키와 이란, 아랍권 등 중동 주요 국가들이 일제히 반대 의사를 던졌다. 서방에서도 리비아에 대한 군사행동 문제를 놓고 서로 다른 의견이 나오고 있다. 상황이 꼬여 가는 가운데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카다피에게 반인도 범죄 혐의를 물을 수 있을지 예비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혀 결과가 주목된다.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2일(현지시간) 열린 아랍연맹 외무장관 회담에 참석한 아랍권 22개국은 리비아에 대한 외국의 군사 개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호시야르 제바리 이라크 외무장관 등은 회의에서 “리비아 위기는 아랍 세계 내부의 문제”라고 못 박으면서 리비아 지도부가 폭력 사태를 종식하고 국민의 합법적 권리를 존중하는 용기 있는 결단을 할 것을 촉구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으로 일찌감치 카다피 정권 제재에 반대했던 터키도 나토에서 논의 중인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군사 개입 논의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터키 외무부 관리는 “나토에서 군사적 개입을 위한 준비가 전혀 없었다.”면서 “리비아 위기에 개입하는 기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다. 나토 회원국인 터키는 유엔 안보리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터키 뉴스통신 휴리예트 데일리 뉴스가 전했다. 미국과 영국은 반정부 세력에 대한 카다피 정권의 공습을 저지하기 위해 영공 봉쇄를 주장하고 있으며 특히 영국은 이 조치를 유엔 안보리의 위임 없이 취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ICC 검찰부가 이날 카다피의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AP 등 외신이 보도했다. 루이스 모레노 오캄포 ICC 수석검사는 “카다피와 그의 아들 일부, 정권 핵심인사 등 책임 있는 인물들이 수사 대상이 될 것”이라며 “일부 반정부 세력도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그들도 (반인류) 범죄를 저지른다면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이슈 추적] 오바마·구글어스·알자지라… 아랍을 깨웠다

    고물가, 청년실업, 소셜미디어, 부정부패…. 중동 전역을 혁명의 소용돌이로 빠뜨린 주범들이다. 하지만 또 다른 유력한 배후가 지목됐다. 오바마와 구글어스, 베이징올림픽, 알자지라 등이다.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는 이 요인들이 중동 젊은이들로 하여금 부패한 현실을 자각하게 하고 분노를 폭발시킨 동력이 됐다고 1일(현지시간) 지적했다. 미국인들은 급진적인 선택으로 중동 피플파워를 견인했다. 후세인이라는 중간이름을 가진 흑인, 즉 버락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뽑은 것이다. 중동 청년들은 2009년 이집트 카이로 연설에서 자신과 같은 이름, 같은 피부색을 가진 오바마를 보고 눈을 뜨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오바마는 미국 대통령이고, 자신은 투표권도 미래도 없는 나라의 실업자일 뿐이라는 생각이 혁명에 불을 질렀다. 페이스북이 이집트를 뒤집어 놓았다면 ‘구글어스’는 바레인의 정치 지형을 바꿔 놓았다. 바레인 총선을 하루 앞둔 2006년 11월 27일, 워싱턴포스트는 이런 현실을 조명했다. “부모, 형제자매, 아이 등 17명의 가족과 한집에 사는 마무드는 구글어스로 바레인 땅을 들여다볼 때마다 더 큰 절망에 빠진다. 수만명의 가난한 시아파 사람들이 비좁은 땅에서 부대끼고 있는데, 광활한 빈 영토가 보이기 때문이다.” 마무드가 구글어스에서 본 것은 국왕 일가가 거느린 수십개의 궁전과 대규모 부동산이었다. 알자지라, 아랍TV 등 중동의 움직임을 기민하게 따라붙은 중동 방송채널의 역할도 컸다. 특히 에후드 올메르트 전 총리와 모셰 카차브 전 대통령 등 이스라엘 고위 지도자들이 뇌물수수, 강간 등으로 처벌을 받고 권좌에서 물러나는 모습을 본 중동인들은 수십년간 독재와 부정부패로 배를 불린 자국 지도자에게 화살을 돌렸다. 1950년대만 해도 중국은 이집트보다 더 굶주렸다. 하지만 오늘날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인 반면 이집트는 여전히 해외원조에 기대 연명하고 있다. 특히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성대한 개막식은 결정타였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중동 민주화의 열풍 어디까지 갈까

    중동 민주화의 열풍 어디까지 갈까

    튀니지에서 시작해 이집트를 거쳐 리비아에 이른 중동의 거대한 민주화 물결이 중동 지역뿐 아니라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치솟는 유가, 세계 증시의 충격에 이어 아랍 세계에 대한 기존의 시각을 뒤흔드는 역사적 국면이 형성되고 있는 것.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하야 이후 한층 탄력받은 중동의 민주화 열기는 이웃 리비아로 번져 내전과 대규모 유혈 참사로 이어졌다. 권력의 사유화에 반발하는 시민들의 요구는 리비아를 넘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1일 밤 10시 방영되는 KBS 1TV ‘시사기획 10-중동 민주화 폭풍, 세계를 흔들다’에서는 중동에서 거세게 부는 민주화 열풍을 진단하고 민주화 이후의 후폭풍이 어디까지 미칠 것인지, 중동 질서가 재편될 가능성이 있는지, 제3의 오일쇼크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한반도에 미칠 영향은 무엇인지 등을 진단해 본다. 이집트가 무바라크 퇴진 이후 새로운 이집트 건설 준비라는 홍역을 치르고 있다면 리비아는 독재와 부패, 빈부 격차라는 이집트와 공통된 문제점 외에도 부족 간 갈등과 차별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노출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권력의 사유화를 거부하는 시민의 목소리는 이웃 중동 나라들을 강타해 모로코, 요르단, 이란, 알제리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시사기획 10 제작진은 이집트 시민혁명의 진원지인 카이로와 수에즈 운하 일대, 홍해와 지중해가 만나는 항구도시 포트사이드, 자발린 빈민가 지역과 같은 주요 현장을 밀착 취재해 중동 민주화 폭풍의 도화선에 대해 조명한다. 리비아로 옮겨 간 민주화의 폭풍은 대규모 유혈 참극 양상을 띠고 있다. 리비아 국가 원수인 카다피의 강경한 진압으로 리비아 내 사상자 수는 현재 수천명에 달한다. 탱크는 물론 전투기까지 동원해 친위대와 용병들의 무차별적인 시위대 진압을 허용했다. 잔혹한 살상으로 점철된 리비아 사태는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특히 일부 유전지대의 가동이 중단되고 리비아에 있던 외국 기업들이 속속 철수하면서 유가는 치솟고,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이는 등 중동 사태의 파장이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중동 정책의 지각변동은 우리에게 사고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중동에서 주요 사건이 벌어졌을 때 한반도에선 오일쇼크와 경제위기론이 부각하며 금융시장이 출렁거렸다. 핵 문제와 평화 정착 문제 등 주변 4강이 얽힌 외교 안보적 주요 사안들이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지루한 평행선을 달렸다. 제작진은 이번 사태가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조명해 본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