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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나 무스쿠리 데뷔 46년만에 첫 내한공연

    나나 무스쿠리 데뷔 46년만에 첫 내한공연

    역시 ‘음악의 여신’이었다. 8일 밤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펼쳐진 그리스 여가수 나나 무스쿠리(71)의 첫 내한 무대는 46년을 기다려 온 국내 올드팬들에게 진한 감동과 함께 젊은 시절 추억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4000석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고희를 넘긴 나이임에도 세시간 넘도록 아름다운 목소리와 혼신을 다한 열정의 무대 매너를 선사한 이 ‘노래하는 지중해의 요정’의 투혼에 아낌없는 환호와 찬사를 보냈다. 무대 위 세 개의 초대형 스크린 위로 반세기 가까운 음악 인생을 담은 흑백화면이 10여분간 흐르고 난 뒤 DJ 이종환의 소개와 함께 그녀가 모습을 드러내자 공연장안은 일순간 우뢰와 같은 함성으로 가득찼다. 그녀는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말을 건넨 뒤 첫 곡 ‘I’ll Remember You’로 무대를 열었다. 세월의 무게로 몸은 뚱뚱하게 변했지만, 특유의 검은 생머리에 커다란 뿔테 안경 등 소녀적인 이미지는 여전했다. 특히 ‘아테네의 흰 장미’란 별명에 걸맞게 그리스 여신을 연상시키는 흰색 의상을 입고, 마이크 스탠드에도 흰 장미 한송이로 장식을 해 눈길을 끌었다. 그녀는 ‘Over and Over’,‘Try to Remember’,‘Song of liberty’ 등 히트곡은 물론 ‘Love me Tender’,‘Bridge over troubled water’ 등 국내 팬들에게 익숙한 팝송들을 부르며 감미로운 선율의 향연을 이어갔다. 특히 흥겨운 리듬의 노래를 부를 때는 탬버린을 흔들고 심지어 ‘조촐한 댄스’도 선보이는 등 흥을 돋우며 관객과 한 마음이 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게스트로 참여한 팝페라 카스트라토 정세훈이 열창할 때도 무대를 떠나지 않고 의자에 앉아 경청하는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공연을 절정으로 이끈 대목은 그녀가 한국팬들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한국어 노래’. 공연이 끝난 뒤 관객들이 모두 기립해 박수를 끝없이 쏟아내며 커튼콜을 요청하자 그녀는 다시 무대에 올랐고, 미리 써 온 가사가 적힌 종이를 들고 “헤어지자 보내 온…”으로 시작하는 번안곡 ‘하얀 손수건’을 한국어로 직접 부르며 가을밤 ‘추억 여행’을 마무리지었다. 한편 그녀는 공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내한 공연이 포함된 세계 투어를 끝으로 더 이상 상업적인 공연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녀는 “‘노래가 잊혀지기 전에 먼저 떠나는 것이 좋다.’는 말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자선공연 등 특별한 자리가 있을 때는 언제든지 무대에 설 것”이라고 밝혔다. 유니세프 친선대사인 그녀는 “유니세프를 통해 돌보는 3명의 아이들 교육에 전념할 계획”이라며 은퇴후 계획을 소개했다. 나나 무스쿠리는 12일 대구 EXCO,13일 부산 KBS홀에서 두차례 더 공연을 펼친다.(02)539-0793(스토리갤러리). 글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일요영화]

    ●에어포트(EBS 오후 1시50분)재난 영화의 원조격이다. 이후 ‘포세이돈어드벤처’(1972),‘대지진’(1974),‘타워링’(1974) 등이 줄을 이었다. 아서 헤일리의 베스트셀러를 영상으로 옮겼다. 재난 영화로 분류되지만 커다란 폭발이나 충돌, 추락 등 충격적인 장면이 없다. 그러나 죽기로 마음 먹은 사람이 폭탄이 든 가방을 들고 비행기에 탄다는 설정과 평범한 사람들이 힘을 모아 위기를 벗어난다는 점이 충분한 긴장감을 유발한다. 버트 랭카스터, 딘 마틴, 진 세버그(‘네 멋대로 해라’의 여주인공) 등 지금은 고인이 된 추억의 스타들을 볼 수 있다. 재클린 비셋의 얼굴도 반갑다. 특히 비행기 정비공으로 나오는 조지 케네디는 세 차례나 만들어진 후속편에 모두 등장한다. 공항 관리체계를 농락하며 유유히 비행기에 무임승차하는 할머니 역의 헬렌 헤이어스는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아내와 불화를 겪고 있는 링컨국제공항의 매니저 멜 베이커스펠드(버트 랭카스터)는 비행기 이·착륙이 불가능할 정도의 폭설에 동분서주한다. 한편 비행기 조종사 버논(딘 마틴 분)은 악천후를 뚫고 이륙을 시도한다. 그의 비행기에는 무임승차를 밥 먹듯 하는 에이다(헬렌 헤이어스)와 비행기를 폭파시켜 아내에게 거액의 보험금을 안겨주려는 실직자 게레로(반 헤프린)가 타고 있는데….1970년 작.137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사랑의 블랙홀(KBS1 밤 12시) 세상에 냉소적이던 남자가 하루하루 반복되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겪으며 삶의 의미와 진정한 사랑에 눈을 뜨게 된다는 로맨틱 코미디. 코믹 연기의 달인 빌 머레이의 매력이 한층 돋보이는 작품이지만, 이 영화의 연출자가 더 주목된다. 해럴드 래미스 감독은 ‘고스트버스터즈’(1984)에서 머레이와 함께 유령을 잡아들이던 이곤 박사, 바로 그 사람이다. 배우뿐 아니라, 작가·제작자·감독으로 다양한 재주를 보이고 있다.‘멀티플리시티’(1996),‘애널라이즈 디스’(1999),‘일곱가지의 유혹’(2000) 등이 그의 연출작. 이 영화에도 잠깐 등장하니 한 번 찾아 볼 것. 자기중심적이고 매사에 시니컬한 TV 기상통보관 필(빌 머레이)은 성촉절(경칩) 취재차 PD 리타(앤디 맥도웰) 등과 펜실베이니아 펑추니아 마을로 간다. 서둘러 형식적인 취재를 마치고 마을을 떠나려 하지만, 갑작스러운 폭설로 발이 묶인다. 다음날 아침, 잠에서 깨어난 필은 성촉절 전설처럼 ‘어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경악한다. 처음에는 재미있어하며 마을 사람들을 상대로 장난을 치는 필. 그러나 하루, 이틀 지나가도 ‘내일’이 오지 않고 계속 같은 날만 반복되자 절망한 나머지 자살을 기도하는데….1993년작.101분.
  • 암세포 방어망 무력화 치료법 개발

    암세포가 치료에 저항하기 위해 구축한 방어망의 실체와 이를 무력화하는 치료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연세대의대 생화학·분자생물학과 김건홍 교수팀은 ‘PKCK-2’라는 효소가 암세포에 방어망을 형성해 줌으로써 암세포가 약물 등에 노출되더라도 죽지 않고 살아남으며, 이 효소의 활성을 억제해 암세포의 방어망을 무력화시키는 방법으로 특정 암세포를 괴사시킬 수 있었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은 “암세포 내에서 PKCK-2의 활성도가 높을수록 ‘프로카스파제-2’라는 단백질에 인(P)이 결합하는 인산화가 늘어나 세포사멸 과정이 억제된다.”며 “이에 따라 뇌종양과 식도·직장암의 암세포주에 기존 세포사멸 유발물질인 트레일(TRAIL)과 PKCK-2 억제 물질을 함께 병용 처치한 결과 수시간 후에 대부분의 암세포가 죽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결과는 위암 간암 폐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 31개 암세포주를 이용한 후속 실험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으며, 천연물에서 PKCK-2의 활성을 억제하는 신물질을 추출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세포를 사멸시키는 물질인 ‘트레일’은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생체 내에서 세포 사멸 프로그램을 작동시키는 물질로, 일부 다국적 제약사가 이를 항암제로 개발해 현재 임상시험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는 보건복지부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최근 분자생물학 분야의 권위있는 학술지인 유럽분자생물학회지(EMBO)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김 교수는 “기존 트레일이 암세포에 결정적인 효과를 보이려면 암세포의 방어망 역할을 하는 PKCK-2 활성을 효과적으로 억제해야 한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트레일에 저항성을 가진 암세포까지 제거할 수 있게 돼 난치성 암의 치료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종합상사도 “블루오션”

    종합상사도 “블루오션”

    ‘만물상’ 종합상사가 환골탈태를 선언하고 나섰다. 돈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수출입에 관여했던 종합상사들이 이제는 회사마다 ‘블루오션(남과 경쟁하지 않는 거대 신시장)’을 선정, 시장 창출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들어 5개 종합상사들은 업체마다 특성이 있는 특화사업에 치중하는 색깔경쟁이 한창이다. ●‘비빔밥’식 경영에서 ‘따로 국밥’체제로 삼성물산은 정보기술(IT) 프로젝트 사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외국기업에 비해 월등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가 IT 프로젝트 사업이라고 보고 이 분야에 사활을 걸고 있다. 2003년 1억 2000만달러 규모의 인도네시아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프로젝트를 수주한데 이어 10월에는 1억달러 규모의 필리핀 등기전산화 프로젝트를 따냈다. 최근에는 동유럽지역의 IT 관련 프로젝트에도 국내 통신사와 공동으로 수주에 나서고 있다. 러시아 정부 전산화 프로젝트 등 동유럽, 중국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혀나가고 있는 등 IT분야의 프로젝트 수출 시장을 적극 개척하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도 인터넷 전화사업 등 IT관련 프로젝트에 매진한다는 방침을 세워 놓고 있다. LG상사는 해외 대형 플랜트 프로젝트 수주사업을 미래 집중 육성사업으로 선정하고 블루오션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LG상사는 프로젝트 사업을 통해 단순한 계약 주선 단계를 넘어 회사의 해외마케팅을 비롯해 제품판매와 금융자원 등의 능력을 총동원해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LG상사는 최근 오만 아로마틱스 플랜트 수주를 성공적으로 마친데 이어 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사업을 러시아, 북아프리카 지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SK네트웍스는 에너지판매사업과 패션사업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SK네트웍스는 최근 중국 선양시에 이어 단둥시에도 복합주유소 사업권을 획득함으로써 주유소를 포함한 에너지 판매망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할 수 있게 됐다. 패션사업도 스마트, 카스피, 아이겐포스트, 타미힐피거,DKNY, 엑조 등 자체 브랜드와 수입 브랜드망을 확충, 글로벌 패션브랜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조선사업까지 눈독 대우인터내셔널은 해외 에너지 개발사업을 꾸진히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미얀마 A-3광구 탐사를 위해 공동 투자자인 인도국영석유공사(ONGC), 인도국영가스공사(GAIL), 한국가스공사와 공동 투자유치 서명식을 가질 정도로 이 사업분야만큼은 다른 종합상사는 물론 대기업들을 능가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올해 오만 LNG프로젝트와 페루 8광구에서 1800만달러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으며 한국 컨소시엄 일원으로 참여 중인 베트남 11-2광구 가스전에서도 내년 말부터 본격적인 상업생산을 예상하는 등 부푼 꿈에 빠져 있다. 현대종합상사는 전통적으로 무역업과 자원개발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었지만 최근들어 조선사업과 유통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상사업계 최초로 조선업에 진출한 현대종합상사는 지난해 중국 칭다오에 조선소를 설립하고 유럽으로부터 중소형 선박을 수주받아 조선사업에 기치를 올리고 있다. 여기에다 내수시장에 눈을 돌려 식료ㆍ산업자원의 수입 및 유통에 매진하고 있다. 회전초밥 체인점 ‘미오젠’과 맥주집 ‘미오센’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종합상사들은 그동안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사업이라면 앞다퉈 진출해 국내외에서 업체간 출혈경쟁을 피할 수 없었다.”며 “이제는 해외 에너지 개발에서 복합터미널 건립사업에 이르기까지 업체의 역량에 따라 특화사업을 통해 수익 극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지구촌을 이들 11명에 맡기자”

    “지구촌을 이들 11명에 맡기자”

    “지구촌을 이끌 환상의 베스트 11을 뽑아라.” 영국 BBC방송이 각국 지도자와 사상가, 유명인 등 100여명의 명단을 제시하고 세계를 이끌 ‘베스트 11’을 뽑은 ‘파워 플레이 게임’ 결과를 3일 발표해 화제다. 이 게임에는 1만 5000여명이 참여해 지도자와 사상가, 경제학자 중에서 1명씩 뽑고 나머지 8명은 스포츠 스타와 연예인 등의 ‘와일드 카드’를 포함해 자유롭게 선정하는 방식으로 지구촌 지도자 베스트 11을 구성했다. 1위는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차지했으며,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달라이 라마가 각각 2,3위로 뒤를 이었다. 미국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높여온 미국인 언어학자 놈 촘스키가 4위를 차지했다. 특히 기업인 등 경제계 거목들이 강세를 보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이끌어온 앨런 그린스펀 의장(5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6위),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7위),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9위),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가 조지 소로스(10위) 등 5명이나 포함됐다. 종교계 지도자 중에서는 달라이 라마 이외에 남아공의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데스먼드 투투 대주교가 8위에 올랐고,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8위에 그쳤다.11위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차지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43위에 그친 반면 쿠바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36위)와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33위)이 부시보다 앞섰고, 특히 테러단체 알 카에다의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이 70위에 올라 충격을 줬다. 연합뉴스
  • 강장제에 과다 방부제?

    강장제에 과다 방부제?

    서울환경연합은 22일 약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자양강장제와 소화제에 방부제로 쓰이는 안식향산나트륨이 국내 기준에는 적합하지만 일상적으로 마시기에는 과도하게 들어있다고 주장했다. 서울환경연합은 자양강장제 7종과 마시는 소화제 6종의 안식향산나트륨 함량을 조사한 결과 자양강장제는 100㎖에 최고 70㎎, 마시는 소화제는 100㎖에 최고 100㎎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동아제약의 ‘박카스D’와 ‘박카스 디카페’, 동화약품의 ‘알프스D’는 100㎖에 안식향산나트륨이 70㎎씩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종근당의 ‘자황’, 일양약품 ‘원비디’, 영진약품의 ‘구론산바몬드’에는 100㎖에 60㎎이, 삼성제약 ‘삼성구론산’에는 58㎎이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소화제는 동아제약 ‘멕시롱’, 광동제약 ‘생록천’, 조선무약 ‘위청수’, 삼성제약 ‘까스명수’ 75㎖에 안식향산나트륨이 75㎎ 포함됐다. 동화약품 ‘까스활명수’ 75㎖에는 60㎎, 종근당 ‘속청’ 75㎖에는 45㎎의 안식향산나트륨이 포함됐다. 안식향산나트륨은 많이 먹게 되면 두드러기 등 피부염을 일으키고 눈과 점막을 자극하며 심하면 기형아를 출산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방부제다. 관련 규정인 ‘의약품ㆍ의약외품의 제조 및 수입품목허가 신청(신고)서 검토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일반의약품의 안식향산나트륨 허용기준은 100㎖에 100㎎, 자양강장제는 75㎎까지다. 서울환경연합은 “자양강장제와 소화제의 안식향산나트륨 함량은 국내기준치에는 벗어나지 않지만 자양강장제의 경우 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마시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며 국내 기준이 너무 느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한국 지원금 세계4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50만명 이상의 수재민이 발생한 미국에 전세계 90개국 이상이 지원을 약속한 가운데, 한국은 현금 3000만달러와 구조대 50팀을 파견키로 해 지원금 규모에서 세계 4위를 기록했다. 카트리나 복구 지원을 약속한 국가 가운데는 쿠웨이트가 4억달러의 석유와 현금 1억달러를 제공키로 해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과 카타르도 각각 1억달러를 지원키로 해 중동의 산유국들이 지원금 규모 1∼3위를 차지했다. 세계 4위를 기록한 한국의 카트리나 지원규모는 지난해 동남아시아에 쓰나미가 덮쳤을 때 60만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비난 여론이 일자 5000만달러로 증액한 것과 비교된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중국이 510만달러의 구호품, 일본이 100만달러의 지원을 약속했으며, 호주가 1000만달러를 미국 적십자사에 기부했다. 방글라데시도 100만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아프가니스탄은 10만달러의 기부금을 내놓았고, 스리랑카도 미국 적십자사에 2만 5000달러를 기부했다. 미국과 적대관계에 있는 쿠바는 1100명의 의사를 파견하겠다고 제안했으나, 미국 의사들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자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불만을 표시했다. 부시 대통령을 ‘휴가의 왕’이라고 조롱했던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도 100만배럴의 휘발유와 원조금 500만달러,200명의 구호인력과 50t의 물과 식량 등을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이란은 회교국의 적십자사에 해당하는 적신월사에 필요하면 원조대를 보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프랑스가 텐트 300개, 야전침대 980개와 구조대를, 독일이 25t의 식량지원을 약속하는 등 대부분의 유럽연합 국가들은 식료품과 구조대 등 현물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석유 먹는 하마’ 중국

    ‘석유 먹는 하마’ 중국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세계의 공장’ 중국이 국운을 걸고 석유 확보전에 뛰어들었다. 최근 타이완 언론들은 중국사회과학원의 에너지 보고서를 근거로 “중국 석유 수요의 급격한 확대로 중국의 석유비축량이 14년 후인 2020년 모두 고갈될 것”이라고 보도할 정도로 사태는 심각하다. 지난 2003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석유 소비국이 된 중국은 지난해 1억 2000만t의 원유를 수입, 현재 세계 5위 석유 수입국이다. ●해외 원유개발에 박차 지난달 말부터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서 촉발된 ‘석유 공급부족 현상’이 동북3성으로 번지고 있다. 중국 당국은 석유 유통 불균형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주장하지만 중국 석유 위기의 단면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연평균 9%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 중인 중국의 석유 매장량은 현재 23억 8000만t으로, 매년 채굴량이 1억 8000만∼2억t에 달한다.14년 후인 2020년에 모두 고갈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때문에 중국은 사활을 걸고 해외 유전개발과 해외 석유 관련산업 투자에 ‘올인’하고 있다. 중국 해외유전개발의 ‘첨병’은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 중국석유화학집단공사(SINOPEC), 중국해양석유공사(CNOOC) 등 3대 국영석유회사다. 중국해양석유공사의 왕옌(王彦) 광구탐사 매니저는 “중국 석유생산의 80%를 담당했던 육상 유전의 생산량 감소가 심각하기 때문에 중국의 석유안보를 위해서는 해양유전을 포함, 해외유전 개발에 전념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외교 총력전 장쩌민(江澤民)의 3세대 지도부에 이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등 4세대 수뇌부들도 발벗고 ‘석유 외교’의 최일선에 나서고 있다. 지도부가 총동원돼 수단에서 확인 매장량 2억 2000만배럴 규모의 유전을 60억달러에 매입했고, 카자흐스탄에서는 매장량 8억배럴 규모의 악튜빈스크 유전을 43억달러에 매입했다. 이외에 카스피해,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 중동 지역의 약 16개국에서 유전의 지분 및 석유개발권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의 해외유전 매입가격이 시세보다 상당히 높다는 점에서 중국의 석유 위기를 유추해볼 수 있다. 최근 중국 최대 석유회사인 CNPC가 캐나다에 상장된 페트로 카자흐스탄을 41억 8000만달러에 매입했다. 시가보다 21%나 높은 액수였다. 특히 중국은 장기적 석유수급 전략에 따라 아프리카 대륙을 중시, 지난 한해 동안 아프리카 유전개발에 100억달러를 투자했다. oilman@seoul.co.kr
  • 현대차 협력업체 ‘사장만 배불린다’

    “배부른 자들의 집단이기주의로 지탄받는 현대·기아자동차 노조의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는 파업은 중소 협력 부품업체와 수많은 근로자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지난 5일 현대·기아차 협력업체 대표들이 현대·기아차 노조 파업의 부당성과 자신들의 생존권 위협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 2일까지의 파업만으로도 1차협력 부품업체 3235억원,2∼3차 부품업체 1941억원 등 5176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면서 “재고 부담 때문에 잔업은 이미 철회했고 근로시간은 교육이나 잔디밭 풀 뽑기 등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이 보다 설득력을 가지려면 협력업체 내부의 ‘착취구조’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협력업체 직원들이 현대·기아차 노조원에 비해 턱없이 적은 임금으로 겨우겨우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일부 사장들은 이익금을 연구개발 등에 투자하는 대신 상당부분 배당으로 챙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 현대·기아차 협력업체에는 위아, 카스코, 다이모스, 본텍, 케피코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13개나 끼어 있어 ‘중소’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물론 자신의 아파트를 담보로 제공해가며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사장들도 적지 않다. 6일 현대·기아차 협력업체협의회 등에 따르면 현대차의 1차 협력업체인 K사는 지난 2003년 순이익 15억원 가운데 10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순이익이 39억원이었던 지난해에도 10억원을 지급했다. 이 회사는 정모 사장이 지분 80%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정 사장은 2년 동안 16억원을 배당수입으로 챙겼다. 반면 70명에 달하는 직원들의 급여는 2003년 16억원, 지난해 27억원에 그쳤다. D사의 경우 지난해 순이익 112억원 가운데 무려 70억원을 배당으로 지급했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이모씨로 46.68%를 보유 중이어서 배당수익으로만 33억원을 받았다.D사의 나머지 지분도 이씨가 대주주로 있는 계열사가 갖고 있기 때문에 70억원 전액이 이씨에게 지급된 셈이다. 반면 이 회사가 지난해 연구비에 투자한 금액은 한 푼도 없었고 500여 직원들 급여는 154억원으로 1인당 3000만원을 약간 넘는 수준이었다. 또다른 D사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2003년 18억원 이익 가운데 7억원을, 지난해는 17억원 이익 중 5억원을 배당으로 지급하고도 3억원을 중간배당으로 추가했다. 이 회사 최대주주이자 사장인 이모씨의 지분율은 79.33%로 이씨는 2년간 12억원을 배당수입으로 받아간 셈이다. 반면 이 회사의 경상연구비는 2년간 6억 3000만원에 불과했다. 현대차 협력업체 관계자는 “현대·기아차 노조원들은 파업으로 더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고 회사 역시 부품가 인하 등으로 타격을 피해간다. 협력업체 사장들도 두둑한 배당금을 챙겨가면 그만이기 때문에 죽어나는 건 직원들뿐”이라고 항변했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씨줄날줄] 석유전쟁/염주영 수석논설위원

    중국은 지난주 자국 기업들에 석유수출 금지령을 내렸다. 이번 비상조치는 중국이 직면하고 있는 석유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잘 보여준다. 광둥을 중심으로 남부지역에서 시작된 석유 부족 현상은 상하이 등 동부 대도시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상하이의 푸둥을 비롯한 시내 주유소에는 ‘석유 없음’이란 간판이 내걸려 있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미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직격탄을 맞은 남부 유전시설이 대부분 파괴되자 주유소들은 문을 닫고 소비자들은 패닉(공황)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석유수출국인 인도네시아는 최근 “우리도 석유수입국”이라고 선언했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까지 치솟고 있다. 석유위기의 근원을 따라가 보면 중국이 있다.13억 인구의 고도성장은 중국을 ‘석유의 블랙홀’로 만들었다. 세계 곳곳의 유전들을 싹쓸이하면서 석유패권을 지키려는 미국과 부딪치고 있다. 인도와 카자흐스탄의 유전들을 닥치는 대로 사들인 데 이어 핵개발 문제가 불거진 이란과 에너지 도입 계약을 체결해 미국을 자극했다. 또 제2의 석유 매장고로 통하는 시베리아와 카스피해 연안 등지의 원유를 얻기 위해 러시아와 밀착하고 있다. 지난달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전개된 대규모 중·러 합동군사훈련은 이와 무관치 않다. 최근에는 미국 9위의 정유회사인 우노칼을 인수하려다 미국정부의 견제로 좌절되기도 했다. 석유는 현대 인류문명에 혈액과 같은 역할을 한다. 지구상의 어떤 나라도 이것 없이는 단 하루도 연명할 수 없다. 문제는 이것이 고갈될 운명을 안고 있다는 점이다. 부존량은 일정한데 사용량은 매년 늘어나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은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원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신기술 개발이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는 있으나 경제성 면에서 보면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석유확보 경쟁이 전쟁으로 이어진 사례는 적지 않다. 러시아와 체첸 사이의 분쟁이 그토록 치열한 것은 카스피해의 석유 때문이다.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한 것도 석유를 빼놓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석유전쟁의 다음 목표물은 어디가 될까. 염주영 수석논설위원 yeomjs@seoul.co.kr
  • 송편대신 떡케이크 어떠세요?

    송편대신 떡케이크 어떠세요?

    송편 만들기가 번거롭다면 올 추석엔 떡케이크를 사면 어떨까. 웰빙과 어울려 선물로도 괜찮다. 예쁜 떡케이크를 만드는 소문난 전문점을 소개한다. ●떡보의 하루(www.dcake.co.kr)는 떡케이크를 비롯해 한과세트, 답례떡, 영양떡 등을 매장과 온라인에서 주문 판매한다. 떡케이크(3만원)는 공주떡, 약밥, 찹쌀콩떡, 경단, 흑미찰떡, 포도설기 등 10가지 떡을 3층으로 쌓아 만들었다. 송편(1만 3000원)은 한 입에 쏙 들어갈 크기로 온 가족이 둘러 앉아 먹기에 제격이다.1544-4417. ●동병상련(www.ddock.co.kr)은 ‘늘 함께 떡을 사랑하자.’란 뜻. 색소를 전혀 쓰지 않고 호박 자체의 색을 살린 호박 케이크로 유명하다. 흑미·쑥·흰색 인절미에 호두를 가득 다져 넣은 삼색호두말이도 잘 팔린다. 자체 개발한 깨 소스로 맛을 낸 떡 샐러드와 궁중떡볶음은 웰빙 간식으로 여성들에게 인기다. 낱개 포장 떡은 1000∼3000원, 한과 1000∼4000원, 케이크 2만∼5만원선.(02)734-3124. ●종로복떡방(www.5bok.net)은 1965년 창립돼 손맛이 담긴 찹쌀떡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다. 찹쌀떡을 계피, 쑥, 카스텔라, 들깨 등 다양한 고물로 꾸며 케이크를 만든다. 크기에 따라 2만∼14만원.(02)733-6600. ●미단(www.e-midan.com)은 ‘쌀로 만든 영약’이란 뜻으로 다양한 떡케이크와 함께 전통 음료, 죽 등을 선보인다.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편. 떡케이크는 9500∼5만 5000원, 낱개 떡은 1000∼1300원. 경단을 얹어 만든 떡케이크는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특색있는 제품이다.(02)2112-2983.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MLB] 서재응 앗!… 7승 불발

    ‘컨트롤 아티스트’ 서재응(28·뉴욕 메츠)이 시즌 최악의 투구로 연속경기 퀄리티 스타트를 ‘5’에서 마감했다. 서재응은 31일 셰이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솎아냈지만,2홈런을 포함해 시즌 최다인 10안타를 허용하며 4실점한 뒤 1-4로 뒤진 5회말 타석에서 대타로 교체됐다. 뒤늦게 폭발한 타선이 6-4로 경기를 뒤집어 패전은 면하고 6승1패를 유지했지만 방어율은 1.30에서 1.86으로 뛰어올랐다. 총 투구수 92개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67개. 이날 서재응은 초반부터 직구 스피드가 나오지 않고 제구가 불안정했다.1회초 선두 지미 롤린스를 11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중견수 플라이로 잡았지만 2번 케니 로프턴에게 우월 솔로홈런을 맞았다. 홈런을 허용한 것은 지난 4월30일 이후 처음. 계속된 2사 1루에선 팻 버렐에게 좌중월 투런홈런을 맞아 순식간에 스코어는 0-3으로 벌어졌다. 메츠는 1·5·7회 1점씩을 따라붙은 뒤 8회 라몬 카스트로의 3점홈런에 힘입어 6-4로 승리,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공동선두 필라델피아와 플로리다를 0.5경기차로 추격했다. 서재응으로선 포스트시즌 선발의 가능성이 조금 더 커진 셈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 3시간만에 부활

    |상파울루 연합|브라질의 한 병원에서 사망진단을 받고 장례식을 기다리던 시신이 3시간만에 되살아나는 일이 일어났다. 최근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상파울루에서 가까운 산토스 시내 상 루카스 병원에서 지난 24일 아침 사망진단을 받은 뒤 장례식에 앞서 시신안치소에 보관 중이던 안토니오 카스타녜이라 디니즈(77)가 3시간만에 되살아났다. 지병으로 이 병원에 3개월째 입원해 있던 디니즈는 이날 갑자기 병세가 악화돼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다 사망했으며, 의료진은 사망 사실을 확인하고 디니즈를 시신안치소로 옮기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시신안치소 직원들은 장례식을 준비하던 중 디니즈가 여전히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곧바로 의료진에게 알렸다. 병원측은 26일 아침 “디니즈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필요한 조치를 취해 호흡과 맥박이 정상을 되찾았다.”고 디니즈의 ‘부활’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장례식을 준비하던 가족들은 황당해하면서도 “디니즈가 살아난 것만으로 만족한다.”며 병원측의 실수를 문제삼지 않고 있다.
  • 中, 베네수엘라와 유전개발 합작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유노칼 인수에 실패한 중국이 안정적인 석유 확보를 위해 ‘혈안’이 되고 있다. 중국은 대형 국영기업을 앞세워 아프리카와 남미 등 산유국들을 향한 전방위 공략을 진행 중이다. 미국이 장악한 ‘중동 석유’ 의존도를 줄이면서 고도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에너지 안보 차원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중국이 석유확보에 총력전을 펼침에 따라 세계 석유시장의 무게중심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5일 베네수엘라와 에너지 협력강화를 위해 양국 국영석유 회사간 합작 계약을 체결했다.중국 최대 에너지 기업인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CNPC)과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 페트롤레오스 데 베네수엘라간에 체결된 예비 협정은 베네수엘라에 매장된 약 4억배럴의 원유와 4조㎥의 천연가스의 공동 개발이다. 두 회사는 중국에 정유공장을 세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베네수엘라에서 하루 6만 8800배럴의 원유를 수입하는데 2012년까지 이를 30만배럴로 늘릴 계획이다.베네수엘라는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집권 후 추진해온 ‘석유주권 회복’ 차원에서 미국 중심에서 벗어나 새로운 파트너를 찾고 있다.CNPC와의 합작은 이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다. 앞서 중국 CNPC는 지난 22일 캐나다에 상장된 페트로 카자흐스탄을 해외기업 인수 사상 최고액인 41억 8000만달러에 사들였다.카자흐스탄은 최근 카스피해 해역에서 새로운 유전이 발견되면서 ‘중앙아시아의 쿠웨이트’로 급부상하고 있다.oilman@seoul.co.kr
  • [사설] 한계 드러낸 국정원 도·감청 조사

    국가정보원이 어제 김대중(DJ)정부 당시 불법도청 조사 결과를 국회 정보위에 보고했다. 지난 5일 국정원이 DJ정부 때에도 불법도청이 있었음을 시인한 뒤 의혹은 더 증폭되고, 정치 논란이 심화됐다. 음모설이 나오고, 여권은 급히 ‘DJ달래기’에 나서기도 했다. 그 때문에 2차 설명이 이뤄졌으나 논란을 잠재우기 힘들어 보인다. 김승규 국정원장이 밝혔듯이 일부 직원 진술에 의존한 자체조사는 한계가 있다. 결국 검찰 수사로 진실을 규명해야 하며, 국정원의 적극 협조가 필요하다. 국정원은 이동식 휴대전화 감청장비 카스를 2000년 9월까지 사용했다고 발표했었다. 이번 정보위 보고에서는 2001년 4월까지로 사용시기를 번복했다. 조사가 미흡한 상태에서 서둘러 발표했음을 스스로 시인한 셈이다.4∼5년전에 내부에서 일어난 일을 놓고 20일만에 말이 바뀌니 신뢰감이 떨어지는 것이다. 국정원은 또 DJ정부에서 이뤄진 불법도청 대상은 주로 대공용의자·마약사범이라고 보고했지만 대공수사나 안보목적과 관계없이 임의로 불법감청을 한 사실이 일부 있음을 부정하지 못했다. 앞으로 도청 대상과 범위는 물론 도청 지시·보고라인을 명확히 규명해야 할 것이다. 국정원의 1차 발표를 고해성사 차원으로 순수하게 봐줄 수 있었다. 그러나 DJ쪽뿐 아니라 여권 일각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자 정치적 타협을 시도하려는 태도를 보인 점은 잘못이다. 김승규 국정원장이 DJ정부 시절 국정원장들과 집단으로 만나 이해를 구하는 모습은 당당하지 못했다. 국정원과 여권 인사들은 “DJ정부에서 무차별 도청이나 정권 차원의 조직적 도청은 없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뚜렷한 증거를 내놓지 못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점은 유감스럽다. 국정원은 지금부터라도 정치 논란에서 벗어나야 한다. 있는 사실을 그대로 밝히고, 국민과 사법당국의 판단을 구해야 한다. 특히 이번 기회에 정파성을 벗어났음을 확실히 보여줘야 미래가 있다. 정파성만 떨친다면 실추된 국정원의 정보수집 역량을 강화하라는 여론이 높아질 것이다.
  • 불법도청 식당직원 불러 조사

    안기부와 국정원의 도청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25일 미림팀장 공운영(58·구속기소)씨가 불법도청에 이용했던 서울 시내 주요 한정식집 지배인과 종업원들을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가운데는 94년 6월 미림팀 재건 때부터 97년 11월 해체 때까지 이른바 ‘망원’으로 꾸준히 활동한 사람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공씨와 접촉하게된 배경과 도청을 어떻게 도왔는지, 그 대상은 누구였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 미림팀의 구체적인 활동 실태를 확인했다. 검찰은 또 당초 국정원 자체조사와는 달리 이동식 휴대전화 감청기기(카스)가 2000년 9월 이후에도 사용된 것은 물론 일부 불법적인 휴대전화 도청도 이뤄진 단서를 포착했다. 검찰은 이를 바탕으로 감청관련 전·현직 국정원 직원을 불러 누구 지시를 받고 누구를 도청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25일 미림팀이 재조직될 당시 안기부 1차장을 지낸 황창평(65) 전 국가보훈처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미림팀 재건 관여 여부와 도청 내용을 보고받았는지 등을 추궁했다. 황씨는 이날 저녁 귀가하면서 “미림팀 존재도 몰랐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은 94년 안기부장을 지낸 김덕씨와, 미림팀이 활동했던 대부분의 시기에 안기부장이었던 권영해씨를 이르면 다음주 소환할 계획이다.홍지민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박지성 3시즌 연속 본선행

    박지성 3시즌 연속 본선행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신형 엔진’ 박지성(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3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본선 무대에 선다. 맨체스터는 25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페렌츠 푸스카스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데브레첸 VSC(헝가리)와의 05∼006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예선 3라운드 2차전 원정경기에서 지난 10일 1차전 홈경기 3-0승에 이어 또다시 3-0으로 완승하며 32강이 겨루는 본선행 진출을 확정지었다. 교체멤버에 이름을 올렸던 박지성은 이날 출전하지 못했지만 지난 03∼04시즌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 시절부터 시작해 3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오르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박지성은 지난 시즌 AC밀란과의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는 등 챔피언스리그에서만 2골을 기록하고 있다. 한편 이날 일제히 치러진 예선 3라운드 경기를 통해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 32개팀이 확정돼 26일 모나코에서 본선 조추첨 행사를 갖는다.32강엔 이미 본선에 직행한 16개팀과 더불어 치열한 예선 라운드를 뚫은 아약스(네덜란드), 안더레흐트·브뤼헤(이상 벨기에), 비아레알(스페인), 브레멘(독일), 레인저스(스코틀랜드) 등이 포함됐다. 현재 1번 시드에는 레알 마드리드,AC밀란, 바르셀로나, 리버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인터 밀란. 바이에른 뮌헨, 아스날이 배정받았다. 한편 이날 영국의 베팅전문사이트 래드브록스(www.ladbrokes.com)에 따르면 올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을 점치는 베팅에서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팀 첼시가 우승확률 9분의 2로 1순위에 꼽혔다. 맨체스터는 11분의 1로 6위를 기록했으며, 디펜딩챔프 리버풀은 12분의 1로 아스날과 함께 공동 7위에 머물렀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학생 가구·문구 신학기 대목장

    학생 가구·문구 신학기 대목장

    중 1년생 자녀를 둔 주부 김미란(36·성북구 동소문동)씨는 최근 학생용 가구에 부쩍 관심을 쏟고 있다. 그동안 아빠 책상을 함께 사용해 오던 아들이 자꾸 책상, 옷장 등 자기만의 공간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신학기를 앞두고 아이의 학업 동기를 높여주는 차원에서 공부방을 새롭게 꾸며주려고 마음먹었다. 인터넷쇼핑이나 할인점을 을 때마다 가구코너에 자주 눈이 가지만 선뜻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가격과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신학기 용품코너를 이용하라 책상이나 학생용 가구는 집 주변의 대형 할인점이나 백화점 등에서 구입하는 게 편리하다. 연령대별로 취향에 맞춘 다양한 제품이 많이 전시돼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무엇보다 가격이 싼 데 장점이 있다. 특히 신학기를 맞아 백화점이나 할인점들은 앞다퉈 신학기 용품코너를 특별 운영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문구류뿐 아니라 학생 책상에 이르기까지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 홈플러스에서는 최근까지 ‘신학기 학생가구 기획전’ 행사를 마련해 홈스터디 책상세트를 15만 9000원에 판매하고 8만 7000원짜리 듀오백 스페셜 의자를 구입하는 고객에게는 홈플러스 패밀리 카드로 결제시 포인트 1만점을 적립해 주었다. 롯데마트, 이마트 등에서도 개학을 앞두고 ‘신학기 용품전’을 마련하는 등 매학기마다 특별전을 열고 있어 이를 활용하면 한결 편리하다. 이라경 홈플러스 잡화팀 팀장은 “신학기를 맞아 학생들이 필요한 학용품을 한 곳에서 싼 값에 마련할 수 있다.”며 “힘들게 발품을 파는 것보다 대형 할인점을 이용하면 시중가보다 평균 20∼30%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최고 50%까지 할인 그랜드백화점 전점은 29일까지 본격적인 개학 준비를 돕기 위한 ‘신학기 맞이 학생용품전’을 진행한다. 기존 30∼50% 할인에 추가로 10% 추가포인트를 적립해 준다. 바비, 푸우, 스파이더맨 등 캐릭터를 활용한 캐릭터 가방 2만 1000원∼4만 9000원, 스누피, 곰돌이 등을 활용한 캐릭터 실내화 3500∼3800원, 또한 스누피 색연필(24색+5색 형광펜) 2250원, 스누피 색연필(12색) 990원, 미니모아 연필(20세트) 1470원, 스케치북이 1900원 등에 판매된다. 그랜드백화점 김성정 문화바이어는 “어린이와 함께 미리미리 직접 쇼핑하여 필요한 상품만 구입하면 기존 할인에 추가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라고 했다. ●인터넷에서도… 인터넷 전문쇼핑몰 인터파크(www.interpark.com)는 31일까지 ‘신학기 상품전’을 진행하고 있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의 신학기 필수 준비 물품으로는 문구, 가방, 참고서, 전자시계, 교재용 악기, 완구, 아동 가구류 등이 선정, 문구류의 경우 최고 50%까지 할인 판매한다. 특가상품에는 스케치북, 연습장, 형광펜, 색연필, 색종이, 필기도구 등이 들어있는 문구세트 (8900원), 헬로키티 연필세트(5자루,500원), 메이플스토리 핀볼게임 필통(4900원) 등이 있다. 또 휠팩, 랜딩팩, 헬로키티, 바비, 스카이더맨, 레전더, 슈나이더, 인터크루 등 100여종의 인기 책가방을 최고 3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김씨처럼 아이들의 방을 새롭게 단장하려면 ‘학생 서재 가구 특가전’을 노릴 만하다. 덴마크 전문 아동가구 플렉사와 카드리나의 고급 친환경 아동 가구가 판매된다. 상품에 따라 5∼10% 할인 쿠폰이 주어진다. 북유럽산 소나무 원목으로 심플하게 마감 처리한 카드리나 책상(16만1000원), 플렉사 잡지꽂이(9만8000원), 플렉사 컬러박스 (16만2000원) 등이 준비돼 있다. 중·고·대학생을 위한 신학기 상품으로는 데스크톱PC, 노트북 PC, 모니터 등 컴퓨터 제품과 MP3, 전자사전, 핸드폰 등 디지털 소형 가전으로 나눠 ‘새 학기 맞이 디지털 가전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다. 30만∼160만원대까지 삼성 매직스테이션,LG,IBM,HP 컴팩, 현대, 대우, 인터파크 단독모델 PARK 시리즈 등 100여종의 데스크톱 PC가 판매된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지나친 유행제품 피하고 베이직 스타일이 경제적●중·고생 가방은? 예전의 학생 가방은 ‘물건을 넣고 다닌다.’는 본연의 기능에만 충실했기 때문에 크고 무거운 가방이 주를 이뤘다. 최근에는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고려하여 가방 소재나 크기도 매우 중요한 구매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중고생의 가방에 CDP 수납공간이 필수였으나 최근 들어서는 MP3 플레이어가 급속도로 보급이 증가되면서 이 공간 또한 다른 용도로 변경되고 있다. 중·고생의 경우 대부분의 학교가 교복을 입게 되면서 돋보이길 원하는 10대들은 가방이나 신발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려고 한다. 그래서 학생 수만큼이나 다양한 디자인과 소재의 가방이 출시되고 있어 예전처럼 1∼2개 브랜드나 디자인이 폭발적으로 인기를 끄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여전히 학생층이 선호하는 브랜드는 존재하며 이 또한 예전보다 변화가 잦은 편이다. 특히 해외 브랜드의 수입이 증가하고, 각 캐주얼 의류 브랜드에서도 가방을 출시하면서 스포츠 브랜드 위주의 학생 가방에서 선택의 폭이 훨씬 다양해졌다. ●구입요령 지나치게 유행하는 스타일을 찾기보다는 베이직한 스타일로 내구성이 강한 가방을 구매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 유행 디자인의 경우 1년도 되지 않아 본인 스스로 쑥스러워서 새로운 가방을 구매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무엇보다 자신의 소지품 종류와 양에 따라서 가방 디자인과 사이즈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끈의 재질과 박음질 상태 확인 또한 필수체크 사항이다. 재질의 방수·방오 기능, 세탁 가능 여부, 지퍼의 여닫이 윤활성 등을 같이 확인한다. 주로 등에 매는 배낭 스타일을 선호하고 책의 무게도 만만치 않은 중고생의 경우 허리를 보호할 수 있는 인체 공학 디자인이 뛰어난 제품이 인기가 좋다. ●가격대 중·고·대학생들이 선호하는 4대 브랜드로 불리는 에어워크, 캠뉴욕, 루카스, 엑스라지의 제품은 2만원에서 7만원대까지 판매되고 있다. 초등학생 가방은 보통 1만 5000원에서부터 9만원대까지 다양해 아이의 기호와 사용빈도를 고려해 선택할 수 있다. 인터파크 김경와 과장
  • [씨줄날줄] 다변과 달변/진경호 논설위원

    ‘그간 잘 지내셨죠?’ 이 말을 따라해 보자. 한 1초쯤 걸릴까. 보통사람이면 이 정도 빠르기의 말은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속도로 1시간30분동안을 계속한다고 생각해 보자. 몇 명이나 가능할까.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이 이 범주에 드는 모양이다. 지난 18일 언론사 정치부장 간담회에서 입증됐다. 오간 대화를 글자수로 정리하니 무려 4만 5224개였다고 한다. 질문을 빼고 4만자만 쳐도 노 대통령은 1분에 444자,1초에 7.4자를 말한 셈이다. 이런 빠르기로 노 대통령은 무려 1시간30분간 얘기를 이어갔다. 가공할 수준이다. 동서고금에 말 많은 지도자는 아주 많다. 햄릿형보다 다변가, 웅변가가 대부분이다. 피델 카스트로는 1955년 7월 망명지인 멕시코에서 이뤄진 체 게바라와의 첫 만남에서 “왜 여기 있느냐.”는 질문에 무려 4시간동안 장광설을 늘어놓았다고 한다.“그거 좋은 질문이오.”로 시작된 이 답변이 어떻게 끝났는지는 모르겠으나 혁명에 대한 그의 열정을 짐작케 한다. 윈스턴 처칠과 플랭클린 루스벨트, 프랑수아 미테랑 등등 시대를 풍미한 지도자들도 저마다 유명한 다변가들이었다. 노 대통령의 다변(多辯)이 새삼 화제다. 집권 반환점을 맞아 정신없다 싶을 정도로 굵직한 화두를 연일 던지고 있다.25일엔 방송에까지 나왔다. 사실 노 대통령은 청와대 입성 전부터 언변이 좋은 정치인이었다. 말 잘하는 DJ도 말수로는 대적하기 힘들다고 봐야 한다.DJ와 달리 집권 후 말수가 늘어난 점도 차이다. 단순비교는 어렵겠지만 노 대통령이 취임 직전 대구의 공개토론회에서 한 말은 1만 6000자, 광주 토론회에서는 1만자였다. 지도자의 다변은 탓할 일이 아니다. 비전 제시라는 측면에서 덕목일 수도 있다. 문제는 무엇을 언제 어떻게 말하느냐다. 닉슨은 말을 잘했지만 케네디에게 졌다. 투박한 말투로 아는 만큼 쏟아내는 닉슨에 맞서 케네디는 부드러운 미소로 TV 너머 유권자들을 사로잡았다. 루스벨트가 지금껏 사랑받는 이유도 밤마다 라디오를 통해 전쟁의 상흔에 지친 국민들을 위로하던, 도란도란한 목소리 때문이다. 임금의 말은 ‘윤음(綸音)’이라 했다. 비단처럼 귀하고 곱다는 뜻이다. 청와대 출입기자들부터 듣기에 숨차다니, 좀 걱정스럽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열린세상] 한·중 미래, 진지한 성찰 있어야/정종욱 아주대 교수·전 주중대사

    최근 들어 중국과 관련된 기사들이 부쩍 많아졌다. 우선 사상 최초의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기동훈련이 그렇다. 양국의 육·해·공군 1만여명의 병력이 참가한 이 훈련은 지난 17일 극동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한 연합기동군이 25일에 중국의 산둥반도에 상륙함으로써 상황이 종료됐다. 양국의 해군 함정들이 한반도의 동쪽을 지나 제주도 남쪽을 우회하여 서해까지 갔다. 마치 한반도를 포위해서 공략하는 훈련이라는 인상마저 준다.‘2005 평화사명’이라는 이름에도 불구하고 가운데 끼어있는 우리로서는 별로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또한 중국국영석유회사가 약 42억달러라는 거금을 투자해서 카자흐스탄 북서지역의 유전 개발권을 사들인 것도 주목할 만한 일이다. 미국 정부의 개입으로 실패하긴 했지만 캘리포니아 최대의 석유회사를 인수하기 위해 중국해양석유회사가 185억달러라는 천문학적 액수를 제시했던 것이 불과 한달 전의 일이다. 카자흐스탄의 경우 서부의 카스피해 국경지대에 이미 미국의 석유회사들이 80억달러를 투자해서 유전을 확보해 놓은 상태이다. 중국이 에너지자원 확보에 국운을 걸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지역에서 미국과 중국간의 에너지 경쟁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그만큼 중국 관련 기사들은 우리의 지면을 계속 채울 것이고 중국문제는 우리의 화두에서 계속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지난 24일은 한국과 중국이 국교를 수립한 지 13년이 된 날이었다. 이날 한국 언론들은 대부분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 흔한 특집기사 하나 눈에 띄지 않았다. 정부도 별 말이 없었다. 왜 그랬을까?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우리 입장이 고민이 되어 그랬을까? 광복 60주년의 8·15행사와 같은 큼직한 뉴스들에 밀렸기 때문일까? 아니면 수교 기념일이라 해서 더이상 호들갑을 떨지 않을 만큼 중국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성숙해졌기 때문일까? 정말이지 우리의 중국에 대한 인식은 보다 성숙해져야 한다. 그동안 우리의 중국에 대한 태도가 세련되지 못했다. 변덕스러웠다. 우리에게 2만달러 소득의 꿈을 달성시켜 줄 황금 알을 낳는 거위라고 했다가는 금방 우리 제조업의 공동화를 부추기는 주범으로 몰아붙이기도 했다. 한반도에서 평화를 유지하고 통일로 나가는 과정에서 우리에게 미국보다 더 믿음직한 친구이자 동반자라 했다가는 얼마 후에는 통일을 방해하고 나아가 한반도에 대한 영토적 야심을 갖고 이를 위해 역사를 왜곡하는 추악하고 위험한 이웃으로 매도하기도 했었다. 이제 이런 일은 고쳐져야 한다. 이런 인식을 갖고 있는 한 한·중관계는 진전하기 어렵다. 치열하게 전개되는 주변의 변화에 적응할 수 없다. 중국이 우리에게 중요하다는 얘기는 이제 진부한 주장이 되고 말았다. 역설적이긴 하지만 그만큼 중국이 우리에게 중요하다는 얘기이다. 금년에 양국간의 교역이 100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중국측 통계에 따르면 금년 상반기 교역량이 524억달러가 넘었다. 양국을 오가는 사람들도 하루에 만명이 넘는다. 한해에 300만명의 한국인이 중국을 방문한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이런 양적 차원을 넘어 중국이 과연 미래의 한국에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리고 무엇이 되기를 우리가 바라는지에 대한 보다 균형잡힌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양자관계는 물론 다자적·다원적 그리고 미래지향적 맥락에서 전략적 사고를 해야 한다. 동북아 지역에서 안보, 정치, 경제, 사회적 협력공동체를 모색한다는 큰 구도 속에 양자관계를 설정하고 이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 그리고 중국이 해야 할 일들을 논의해야 한다. 정종욱 아주대 교수·전 주중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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