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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슬람 문명과 도시](3)알함브라 궁전을 지닌 스페인 그라나다

    [이슬람 문명과 도시](3)알함브라 궁전을 지닌 스페인 그라나다

    그라나다를 찾아가는 길은 알함브라 궁전을 떠올리면 조금도 지루하지 않다. 인류가 만든 최고의 건축예술. 스페인 땅에 남아 있는 마지막 이슬람 유산. 지상에 마련한 실존의 파라다이스. 어떤 찬사로도 모자라는 알함브라는 그라나다에 있다. 무어(Moor)라 불리는 북아프리카 아랍인들이 800년간이나 이곳에 화려한 이슬람 문화를 남겨 놓았다. 바로 안달루시아 문화다. 기독교와 이슬람 두 문화가 공존할 때, 얼마나 아름다운 결실을 맺을 수 있는 가를 보여주는 인류 역사의 산 교육장이다. 물론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슬픈 역사가 도시의 언저리마다 웅크리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안달루시아 문화의 중심도시가 바로 그라나다다. “그라다나라는 에메랄드에 알함브라라는 빛나는 오리엔트산 진주가 박힌 인류 최고의 보석” 15세기 한 아랍 시인의 표현이다.1492년 1월. 역사가 새롭게 시작되는 새해, 알함브라 궁전은 조용히 숨을 거둔다. 스페인의 이사벨라 여왕과 페르난도 왕이 궁전의 새 주인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두 사람의 결혼에 의해 아르곤과 카스티야 왕국은 통합을 이루고, 이베리아 반도에 이슬람의 지배를 청산하는 거룩한 사명을 천명했다. 그라나다의 마지막 아랍 왕 보아브딜은 자신의 가련한 시민들을 보호해 준다는 조건으로 금화 3만냥과 궁전을 바치고 항복을 결심했다. 그러나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그라나다의 주민들은 무참한 학살과 추방을 당해야 했다. 예술을 사랑하고 유난히 눈물이 많았던 보아브딜은 약자의 비애를 처절하게 되뇌며 정든 알함브라 궁전을 떠나갔다. 겉으로 언뜻 보면 투박함이 어느 아랍 궁성이나 성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언덕을 오르고 첫 번째 문을 들어서는 순간, 비감함과 퇴폐적인 아름다움이 아련하게 전해져 온다. 왕궁이 있던 팔라치오 레알 안으로 들어선다. 분수가 있는 전형적인 아랍식 실내 정원과 천국에서의 휴식을 설계한 시원한 공간 구조, 아라베스크 벽면 장식과 조각 예술의 극치에 나는 한참 동안 적당한 묘사가 떠오르지 않았다. 과연 알함브라구나. 네 이름만으로도 이제 충분하구나. 아랍건축의 특징은 외관의 투박함과 내부의 화려함이다. 그리고 많은 문들을 통해 실내로 연결되는데, 문 하나를 지나갈 때마다 화려함과 정교함은 점점 도를 더해간다. 속세와 천국을 건축에 표현하려는 아랍인들의 삶의 철학이 느껴진다. 왕궁 입구로 들어서면 두 벽 사이로 기다란 아라야네스의 안뜰이 이방인을 맞는다. 하얀 대리석 바닥과 벽면의 초록색 모자이크가 기가 막힌 대조를 이루고, 아치를 이루는 조각 기둥이 떠받치는 지붕에는 붉은 아도베 기와를 얹었다. 작은 연못 물위에 비친 맞은편 건물의 아치와 기둥 장식이 수중 도시처럼 느껴진다. 술탄이 외국 사신을 접견하던 대사의 방에서는 뚫려 있는 아치 사이로 맞은 편 마을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그라나다의 정신과 영혼을 담고 있는 알바이신 이슬람 마을이다. 역사와 가슴 아픈 사연이 깔려 있는 마을이다. 이슬람 왕조가 멸망하고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는 그때, 스페인 병사들은 소수 민족의 문화와 종교를 보호해 주겠다는 항복 조건을 내팽개치고 마을을 닥치는 대로 약탈하고 잔혹한 살육을 저질렀다. 이교도를 소탕하고 신성한 하느님의 땅을 새로 세운다는 그들의 종교적 사명 앞에 한 문명은 무참히 무릎을 꿇었다. 무슬림들은 끝까지 저항했다. 이교도의 지배를 받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한 그들은 죽어가면서 처참한 역사를 후세에 남기고자 그들의 피를 곳곳에 뿌렸다. 그래서 하얀 집과 벽에는 당시의 학살로 붉게 물든 핏자국이 오랫동안 남아있었다고 한다. 지금 그 흔적을 찾기는 쉽지 않다.30여개에 달하던 모스크는 지금 성당이 되어 버렸다. 다만 좁은 골목과 서로의 목소리로 이웃과 통하는 가옥 구조가 전형적인 아랍 마을을 닮아 있다는 것뿐이다. 나지막한 언덕 위에 옹기종기 모인 하얀 집들 사이로 성당의 종소리가 석양을 이고 나직이 깔린다. 가슴 아픈 역사를 잠시 떠올리다가 ‘사자의 정원’으로 발길을 옮겼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실내 정원과 마주하고 섰다.12마리의 사자가 떠받치는 중앙 분수와 사자의 입에서는 물줄기가 뿜어져 나온다. 그리고 그 물은 파놓은 홈을 따라 정원 구석구석을 흐른다. 야릇한 향내를 머금은 앞뜰의 정원수가 작은 그늘을 이루고,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역동적인 종유석 조각을 담은 아치 아래에는 커다란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황량한 사막을 뚫고 온 아랍인들이 이곳에 오아시스의 정서를 그대로 옮겨 담은 것 같다. 아니면 코란에서 묘사하는 천국을 설계한 것일까? 사자의 정원을 나오니 아름다운 분수가 바라다 보이는 계단에 한 맹인이 앉아 구걸을 하고 있다. 그 옆에는 스페인어로 팻말을 세워놓았다.“아름다운 여인이여! 자선하세요. 그라나다에서 맹인이 되는 것보다 더 잔인한 인생이 또 있을까요.” 스페인 시인 프란시스코 데 이카자의 시구다. 아! 동전 한 닢을 놓으면서도 그라나다의 알함브라에서 만난 맹인의 말없는 절규는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았다. 이슬람의 궁성이 함락되던 1492년 그 해, 이사벨라 여왕을 후원자로 모신 제노아의 콜럼버스는 신대륙을 발견한다. 무적 함대를 자랑하는 스페인의 전성 시대가 막을 연 것이다. 한편 이슬람의 술탄 보아브딜은 다시 스페인에서 쫓겨나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 북아프리카로 건너갔다.800년 전인 711년, 그의 선조 타리크 이븐 지야드 장군이 이베리아 반도를 점령할 때 의기양양하게 건넜던 바로 그 길이다. 모로코의 이슬람 도시 페스에 정착한 뒤에도 보아브딜은 꿈에도 알함브라를 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63세를 끝으로 눈을 감았던 그의 초라한 페스 궁전은 너무나도 알함브라 궁전을 닮아 있다. 지금 대성당이 있는 알카이세리아 주변지역은 전형적인 아랍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이제 아랍인들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한번 이슬람화 된 세계의 모든 지역이 끝까지 이슬람을 지켰지만,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만은 예외였다. 다시 가톨릭이 점령한 이 땅에서 이교도인 무슬림들과 유태인들이 가혹한 추방과 학살을 당했기 때문이었다. 한 때 문화용광로로서 유럽 르네상스를 일으키게 했던 최고 수준의 지적 산실이었던 안달루시아는 문명과 학문이 소멸되면서 역사의 뒤안으로 잊혀졌다. 그리고 지금은 관광객들이 이슬람 유산을 보기 위해 다시 안달루시아로 몰려들고 있다.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 “필리핀서 저녁마다 한국 드라마 보았죠”

    “필리핀서 저녁마다 한국 드라마 보았죠”

    “국제 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당신이 남성이냐 여성이냐가 아니라 어떤 메시지를 전하느냐입니다.” 지난달 23일 서울에 도착한 수전 카스트렌스(65) 필리핀 신임 대사는 “한국에 오기 전부터 여성 대사란 이유만으로 화제가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활짝 웃었다. 현재 한국에 있는 대사중 여성은 지난해 12월 부임한 뉴질랜드의 제인 쿰즈 대사와 카스트렌스 대사 단 두명.45년간 외교 분야에서 일한 카스트렌스 대사를 지난 10일 필리핀 대사관에서 만났다. 그는 “한국이 남성 중심적 사회라고 들었지만, 역시 남성 중심적인 일본에서도 3년간 일했다.”면서 “사람들이 여성 대사에게 관심이 많아 (이렇게 인터뷰까지 하니)오히려 장점”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이 여성인 필리핀 외교부에서는 직원들의 남녀 성비(性比)가 50대 50이라고 소개했다. 필리핀의 경우 싱가포르, 베트남, 중국, 독일, 이집트 등에 여성 대사가 나가 있다. 해외 공관장중 3명에 한명꼴로 여성이다. ●필리핀서 여성 대사는 매우 흔한 일 “한국에서도 최근 3명의 여성 대사를 임명했다고 들었다. 필리핀에서 여성 대사는 매우 일반적인 일”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국제사회에서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의 인기가 높은 것은 단지 여성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녀가 지혜롭고, 진지한 대화를 통해 아이디어를 교환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필리핀 여성들의 출산휴가는 두달이지만 가사 도우미를 두기 때문에 일과 가정을 병행하는 데 어려움은 없다고 그는 밝혔다. 하지만 산업화에 따라 공장에 취업하는 인력이 늘어 도우미를 구하기 힘들어지는 경향 때문에 어린이들이 집안일을 돕도록 교육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 스타 필리핀서 비틀스 같은 인기 문화와 관광은 카스트렌스 대사의 주요 관심사.“한류덕분에 한국 스타들이 필리핀에 오면 마치 예전의 엘비스 프레슬리나 비틀스와 같은 인기를 누린다.”고 말했다.‘겨울 연가’‘파리의 연인’ 등의 한국 드라마도 매일 저녁 필리핀의 공중파를 통해 시청했다고 밝혔다. 한국이 필리핀 관광객 가운데 가장 많은 숫자를 차지하는 국가 중 하나일 정도로 필리핀을 찾는 한국인들도 늘고 있다. 관광 외에도 영어연수생, 비즈니스맨과 은퇴한 뒤에 물가가 싼 곳에 살려는 한국인들을 유치하는 것도 그의 주요 업무 목표다. 그는 한국인 남성들과 결혼해 주로 농촌지역에 살고있는 필리핀 여성들도 곧 찾아볼 예정이다. 서울 한남동에서 살 것이라고 한다.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에서 옆에 앉은 승객 때문에 감기가 옮긴 했지만 한국의 추운 날씨는 그에게 문제가 안된다. 추운 날씨인 캐나다 토론토에서 일한 것을 포함해 오랜 해외 근무 덕분이다. 마닐라 슈퍼마켓에서 김치를 자주 사먹었을 정도로 불고기, 갈비 등의 한국음식도 좋아한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해방전후사 재인식’ 대담

    ‘해방전후사 재인식’ 대담

    ‘해방전후사의 인식’(이하 ‘인식’)을 비판하겠다며 지난 8일 출간된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이하 ‘재인식’)을 놓고 이완범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와 김명섭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무릎을 맞댔다. 이 책의 출간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를 두고 10일 서울신문 회의실에서 열린 대담에서였다. 이 교수는 ‘인식’‘재인식’ 모두에 글을 실었고, 김 교수는 ‘인식’의 집필은 물론 기획에도 깊숙이 관여했던 학자다. ●“‘인식’에 대해 정당한 대우를 해달라” 이완범 ‘재인식’뿐 아니라 ‘인식’의 집필에도 참가한 사람으로서 두 책을 동등하게 봐달라고 하고 싶다. 우선 ‘재인식’은 뉴라이트가 아니다. 책임편집을 맡은 박지향 교수는 민족에 기댄 반지성주의적이고 운동만능주의적인 풍토를 비판하는 것이지 ‘뉴라이트’라는 이름까지 동의하지는 않는다.‘인식’ 역시 민족중심적이기는 해도 민족지상주의라고까지 생각하지는 않는다. 김명섭 ‘인식’이 좌쪽에 가깝긴 하다. 그러나 당시 시대상황을 생각해 보면, 그렇기 때문에 인식을 넓혀줄 수 있었다.‘현대사에 대한 인식의 사보타주’를 끝내기 위한 작업이었다. 그렇다고 당시 집필에 참가한 사람들이 지금도 그때의 생각에 머물러 있지는 않다. 계속해서 후속 연구결과를 내면서 변화·발전하고 있다. 또 한 가지는 미국에서도 끝난 ‘수정주의’를 아직도 한국에서 하고 있느냐는 식의 얘기다. 참 어이가 없다. 수정주의가 옳다는 게 아니라, 미국이 끝내면 우리는 더이상 연구하면 안 되나? 정말 주변적인 사고다. ●“재인식 주장에 이의 있다” 이 ‘인식’이 북한의 일제청산을 완벽하다고 평가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재인식’은 300만명을 남으로 내쫓았으니 북의 청산은 청산이 아니라는데 나는 그것도 어쨌든 청산이라 생각한다. 또 일제 천황제가 북한의 수령제로 연결되기 때문에 북에서 일제청산이 안 됐다는 대목에도 이의가 있다. 카스트로의 독재가 스탈린의 독재에서 보고 배웠다 해서 카스트로가 청산을 안 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여기에다 에커트는 박정희가 만주 모델을 베껴 와서 한국의 경제성장을 이뤘다고 말하는데 흥미로운 주장이며 검증해볼 주장이다. 그런데 만주 모델 때문에 박정희한테 친일잔재가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에커트 주장에 대한 확대해석이다. 오히려 만주국군 출신 정일권을 국무총리에 앉힌 것에서 친일파를 등용했다면 모를까. 김 스탈린의 세계전략으로 한국전쟁이 발생했다는 ‘재인식’의 주장은 정말 세계학계에 안 먹힐 주장이다. 스탈린의 세계전략이 원인으로 꼽혔던 것은 유럽중심적 연구 때문이었다. 서구 연구자들이 김일성과 북한은 잘 모르니 소련과 스탈린에다 초점을 맞췄고, 그러니 스탈린의 세계전략으로만 모든 걸 설명하려 든 것이다.‘인식’은 그게 아니라 한국전쟁은 김일성이 이니셔티브를 쥔 전쟁이라는 점을 처음으로 명확히 했다. 사실 당시 대학가에는 북침설과 미국에 의한 남침 유도설 등이 번지고 있었을 때였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인식’이 외려 남침설을 가장 확실하게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앞뒤도 안 맞다. 분단 초기에는 스탈린이 한국에 관심도 없다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전쟁을 키웠다고 설명한다. 김 그것도 중요한 결점이거니와 스탈린의 심경변화를 드러낼 자료를 아무것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비교사·문명사·미시사적 연구? 아무 내용 없다” 김 ‘재인식’의 가장 큰 문제는 ‘인식’을 일국사·민족사로 폄하하면서 비교사·문명사를 얘기하는데, 정작 비판에 걸맞은 연구성과물은 없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이분법적인 친일·반일구도를 비판하기 위해 조선어학회가 조선총독부의 지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발굴한 것까지는 좋다. 그렇다면 일제가 동남아지역을 침략하면서 동남아 원주민 언어를 되살리려는 노력을 기울였던 사실과 비교해야 비로소 비교사가 된다. 특히 인도·미얀마 같은 지역은 영국과 일본의 침략을 동시에 받은 경우인데 이런 경험에 대한 이해가 전혀 드러나지 않아 ‘재인식’이 비교사적 작업인지 회의가 든다. 또 이영훈 교수는 문명사 얘기를 하는데, 참 좋은 얘기다. 주목할 점은 문명사 바람이 불고 있는 프랑스에서 지금 쏟아져 나오고 있는 책이 주로 노예무역을 다룬 책이라는 점이다. 문명 건설과정에서 팽창과 확대만 보는 게 아니라, 숨어 있는 검은 그림들까지 다 드러내보자, 명(明)뿐 아니라 암(暗)까지 함께 보자는 것이다. 왜 이런 측면은 무시하는지 모르겠다. 동시에 일반인의 생활상을 드러내는 미시사·문화사적 접근도 좋다. 그런데 1930년대 이후를 다루면서 어떻게 그 관점만 고집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1937년 중·일전쟁으로 완전한 전시체제가 들어서는데 이 틀은 무시한 채 모던 보이, 모던 걸만 얘기할 수 있나. ●‘인식’,‘재인식’보다 더 흥분한 언론들 이 어떤 기자는 뉴라이트로 쏠린 보도에 자기는 책임 없다는 식으로 해명전화를 했다. 원래 처음 책 출간 소식을 알린 신문은 그 뉴스를 특종으로 생각하고 다른 신문은 이미 예전에 다 나왔던 기사로 생각하더라. 그런 것들을 보니 특종 욕심 속보 욕심에 싸움 붙이고, 그런 것에 언론이 더이상 집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김 학문적 논쟁 자체는 문제될 것이 없다.‘인식’과 ‘재인식’ 필자들이 무슨 원수진 것도 아니고…. 그런데 언론에서 차분하게 따져 보기보다 그냥 ‘인식’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니까 문제다. 더구나 ‘인식’의 저자들은 가르치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이다. 이런 식으로 ‘인식’을 매도하면 ‘인식’의 저자들은 모두 ‘천박한 프로파간다나 하는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인식’은 기본적으로 몇몇 학자들이 동원되다시피 해서 쓴 책이 아니다. ●생산적 논의로 이어져야 이 어쨌든 기존의 틀에 박힌 현대사를 재인식한다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다. 다만 평행선을 달리는 것처럼 논쟁을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본적으로 ‘재인식’은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렇다면 ‘인식’이 가지고 있던 사회사적인 의미나 학술운동적인 의미 등을 받아들이고 제대로 평가해 주는 바탕 위에서 ‘재인식’이 진행돼야 한다. 왜 선학들의 고민이 쌓인 책을 ‘빨갱이 책’으로만 몰아가야만 하나. 김 어떤 분들은 사회가 한쪽으로 쏠렸을 때 지식인들이 반대쪽 얘기를 해서 ‘물타기’를 해야 한다는 말씀도 한다. 그래서 ‘인식’과 ‘재인식’이 자꾸만 맞물려서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거기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다만 프랑스와 비교할 때 한국사의 경계가 더 넓어져야 한다. 프랑스는 ‘어디까지가 프랑스의 역사냐.’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프랑스사가 아니라 역사를 가르친다. 이에 반해 우리는 한국사와 서양사간의 골이 너무 깊다. 넘나드는 역사인식이 필요할 듯하다. 대담 김종면 문화부차장 jmkim@seoul.co.kr 정리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이광수 친일적 민족주의자 평가도 모순” ‘재인식´ 출간에 대한 진보쪽 인사들의 평가는 냉혹하다. 한국 근·현대사 박사학위 1호인 성균관대 서중석 교수는 “한국사의 몇몇 특징적인 계기만 잡아내 확대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사 전반에 대해 깊이있는 연구를 했는지 의문”이라면서 “결국 양측이 앞으로 계속 내놓을 논문으로 평가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또 일제시대·북한문학 연구자로 유명한 원광대 김재용 교수는 춘원 이광수를 ‘친일적 민족주의자’라고 평가한 ‘재인식’의 주장을 “형용모순”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문인들의 경우 외형적으로 어떤 직위를 차지했느냐 안 했느냐, 무슨 글을 발표했느냐 안 했느냐와 같은 단순잣대를 들이대지 말고 그 개인의 내면논리로서 친일 여부를 봐야 한다는 점에서는 동의한다.”면서 “그러나 기본적으로 민족주의는 식민주의에 반대한다는 점에서 ‘일제를 용인하는 민족주의’,‘친일적 민족주의’란 존재할 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정희시대 평가를 두고 재인식의 책임편집자 가운데 한 명인 서울대 이영훈 교수와 논쟁을 벌여왔던 경상대 장상환 교수 역시 ‘재인식’에 대한 평가가 지나치게 부풀려졌다고 봤다. 장 교수는 “일례로 ‘농지개혁’문제를 다룬 성균관대 김일영 교수의 글은 ‘인식’의 글과 큰 차별성이 없다.”면서 “좌파적인 ‘인식’을 우파적인 ‘재인식’이 뒤집었다고 단순하게 평가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일부는 기존 우익의 역사인식을 그대로 따온 데다 대부분 특별히 진전된 내용이 없다는 점을 들어 ‘재인식’이라기보다 ‘재탕’에 가깝다는 혹평도 나오고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31세 자살’ 천재작가의 자전소설 실비아 플라스의 ‘벨자’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여성작가 실비아 플라스의 자전소설 ‘벨자’(The Belle Jar·공경희 옮김, 문예출판사 펴냄)가 번역 출간됐다. 1932년 보스턴대학 생물학교수이자 땅벌 연구의 권위자인 오토 플라스의 딸로 태어난 실비아는 명문 스미스여대에 입학할 당시 400여편의 시를 썼을 정도로 뛰어난 문학적 재능을 발휘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으로 유학을 떠난 그는 1956년 영국의 계관시인 테드 휴즈와 결혼했지만 남편의 외도로 결혼생활은 순탄치 못했다. 두 사람은 둘째 아이가 태어난 1962년 별거에 들어갔고, 이듬해 실비아는 자살로 서른 한해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재능있는 한 젊은 여성이 자살 강박증에 시달리며 몰락해가는 과정을 그린 ‘벨자’는 바로 그녀 자신의 이야기다. 실비아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자살을 목격한 심리적 충격과 예민한 감수성으로 대학생때 이미 한 차례 자살을 시도하는 등 극심한 신경불안증을 겪었다. ‘종 모양의 유리 그릇’을 뜻하는 제목은 평생 밀폐되고 감금된 듯한 느낌에 사로잡힌 그녀의 불안한 심리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1960년 영국에서 발표한 첫번째 시집 ‘거상(The Colossus)’으로 명성을 떨친 그녀였지만 자살 직전 출간된 ‘벨자’는 빅토리아 루카스라는 가명을 썼다. 1966년에서야 원래의 작가 이름을 되찾았고, 미국에서는 1971년 출간돼 평단의 극찬을 얻으며 최고의 여성작가로 떠올랐다. 천재 예술가들이 대개 그렇듯 요절로 신화를 완성한 그녀의 불꽃같은 삶은 지난해 기네스 팰트로 주연의 영화 ‘실비아’로 국내에 소개되기도 했다.9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내 휴대전화는 다르다” 명품의 유혹

    휴대전화 시장에 명품 마케팅이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 팬택계열 등 빅3 단말기 제조업체들은 국내외에서 프리미엄 휴대전화를 잇달아 내놓고 입맛이 까다로운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고품격·고품질’에 CF도 한몫 삼성전자가 ‘국민 여동생’ 문근영을 모델로 지속적인 광고를 할 만큼 공을 들인 작품은 블루블랙 DMB폰이다. 해외에서 격찬받은 블루블랙Ⅱ 디자인에 DMB 기능을 겸비한 제품으로 슬림하고 콤팩트한 디자인,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화했다. 지난해 말 출시돼 5만여대가 팔렸다. 포천지의 창간특집호에서 ‘휴대전화의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제작 전과정이 상세히 소개될 만큼 유명하다. 또 하나의 명품은 초슬림슬라이드폰(모델명 SCH-V840,SPH-V8400,SPH-V8450)이다. 현재 트렌드인 초슬림슬라이드형 제품으로 CF 등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다. 프리미엄 문화마케팅으로 젊은 층에 세련된 이미지를 부각, 하루 개통수 3000대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30만대가 팔렸다. 국내에 출시된 LG전자의 명품은 ‘블랙라벨(Black Label)’ 시리즈이다. 초콜릿폰은 LG전자가 야심을 갖고 런칭한 고급스럽고 품격 있는 제품을 상징하는 블랙라벨 시리즈의 첫 모델이다. 지난해 11월 선보인 초콜릿폰은 출시 이후 하루 판매 3000대를 꾸준히 유지하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위성DMB폰, 업 앤 다운 슬라이드폰,500만화소 터닝 디카폰,3차원 입체 게임폰, 리얼 MP3 뮤직폰, 스포츠카폰 등 6종도 명품 반열에 올라 있다. 이 제품들은 출시되는 족족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내수 매출 향상에 기여,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팬택계열은 지난달 명품 뮤직폰인 스카이 쥬크박스폰과 큐리텔 킬러사운드폰을 동시에 선보였다. 쥬크박스폰은 멀티미디어폰의 핵심 기능인 플래시 내장메모리를 세계 최대 수준(1GB)으로 확장했다. 킬러사운드폰은 오디오나 홈시어터에서 사용하던 디지털 앰프칩을 갖췄다.1GB 메모리는 200여곡 이상의 MP3와 200만 화소의 최고 해상도 기준으로 1020여장의 사진,1800여개의 게임을 저장할 수 있는 분량이다.MP3 전용칩이 탑재된 킬러사운드폰은 음악을 들으며 문자메시지를 송수신할 수 있는 멀티 태스킹 기능을 강화했다. ●세계적 패션 디자이너가 디자인 참여 삼성전자가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선보인 명품 군(群)에는 슈퍼뮤직폰(SGH-i300)이 있다. 이 제품은 세계 최초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내장 폰으로 3GB의 내장 메모리가 특징이다.BMW, 아우디 등 세계적인 명차와 연동해 카스테레오 스피커로 휴대전화에 내장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유럽과 중국 시장을 무대로 판매되고 있으며 유럽 주요 언론에서는 아이팟을 위협하는 새로운 뮤직폰으로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이기태 사장은 “슈퍼 뮤직폰 출시를 계기로 삼성 휴대전화가 프리미엄 뮤직폰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이탈리아 출신의 명품 패션 디자이너인 로베르토 카발리를 영입했다. 카발리는 지난해 11월 ‘U8360’ 모델을 직접 디자인해 이탈리아 휴대전화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U8360은 한정 생산(999대)됐으며 이탈리아 휴대전화 시장 최고가인 999유로에 판매됐다. 시장성을 확인한 LG전자는 기세를 몰아 카발리폰(모델명 U880스페셜 에디션)을 본격 생산, 이탈리아, 영국, 오스트리아, 홍콩 등 7개국에 동시 출시해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출시 3개월 만에 50만대가 팔려나갔다. LG전자는 ‘프리미엄 LG’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확산시키기 위해 150여개국의 옥외 광고물 디자인을 교체하고 있다.‘고급’과 ‘첨단’이라는 단말기 이미지 부각에 역점을 둔다는 전략이다. 팬택계열은 지난해 12월 한국 휴대전화 최초로 일본 소비자를 사로잡은 명품폰 ‘A1405PT’를 내놓았다. 일본 2대 통신사업자인 KDDI를 통해 일본시장 전역에서 판매를 시작, 하루 평균 2000대씩 개통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특히 A1405PT는 기존 일본 휴대전화와 달리 젠(ZEN) 스타일을 도입한 슬림하고 심플한 디자인으로 일본 휴대전화 시장내에서 이슈가 되며 인기몰이 중이다. 일본에서 팬택 브랜드로 IT한류 바람을 일으키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한류 이젠 만화다] ‘세계만화의 메카’ 佛앙굴렘축제를 다녀와서

    [한류 이젠 만화다] ‘세계만화의 메카’ 佛앙굴렘축제를 다녀와서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프랑스에서 제33회 앙굴렘국제만화축제가 열렸다. 이 축제는 프랑스 5대 국제문화행사의 하나로 세계 만화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세계 최대의 만화 페스티벌이다. 우리만화연대 회장인 이희재 화백이 이현세 화백 등과 함께 현장을 찾아 한국 만화 ‘MANHWA’의 유럽 진출 가능성을 타진해 봤다. 프랑스 파리에서 세 시간 남짓 테제베를 타고 내려가면 만나는 작은 도시 앙굴렘은 매년 1월 마지막 주가 되면 활기가 넘친다.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 때문이다. 이 축제에는 프랑스는 물론, 세계 곳곳에서 만화광들이 모여든다.10만명 정도에 불과한 시 인구는 이때 갑절로 늘어난다. ●매년 1월 활기 넘치는 앙굴렘 앙굴렘 페스티벌은 1974년 출발했다. 특화된 성격으로 해를 거듭하다 80년대 들어 미테랑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세계적인 축제로 발돋움했다. 이때부터 앙굴렘은 백방의 눈길을 모으며 프랑스는 물론, 세계 만화의 메카 역할을 하게 되었다. 축제는 개막식으로 시작된다. 그 과정은 마치 칸 영화제나 아카데미 시상식을 보는 것처럼 흥미롭고 유쾌하다. 개막식의 꽃은 무엇보다도 만화와 관련된 7개 부문에 대한 시상식이다. 어린이 독자들이 선정한 만화상을 비롯해 젊은 작가에게 주는 상과 아카데믹 만화상 등 각 부문에 저마다 7편의 후보작을 올려놓고 수상작을 택해 시상한다. ●불어로 출간된 적 없는 이탈리아 작가 ‘베스트상´ 올해 베스트 만화상은 이탈리아 만화가 지피(Gipi)에게 돌아갔다. 작품이 단 한 번도 프랑스어로 출간된 적이 없는 이탈리아 작가에게 영광이 돌아간 것은 앙굴렘 페스티벌이 갖고 있는 ‘세계성’ 때문이라 할 것이다.2004년엔 일본 만화가 다니구치 지로에게 스토리 부문상이 돌아갔었다. 아시아 대표주자인 일본 만화(망가)는 이미 유럽 전역에 넘쳐 흐른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있는 서점에서도 쉽게 눈에 띌 정도다. 앙굴렘 축제에서도 마찬가지. 쉽게 접할 수 없는 나라에서 온 작품도 있다. 전시장엔 중국 만화관도 모습을 드러내고, 핀란드와 아프리카 만화도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페스티벌의 핵심은 독자와 작가의 만남. 전시장 어디를 가도 작가들이 앉아 있는 책상 앞에 독자들이 줄을 지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백방에서 모여든 관객들은 작가의 책을 사들고, 작가들이 직접 그리는 원화 사인을 받기 위해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조용히 참을성 있게 기다린다. 작가들도 독자가 내민 자신의 책 들머리 여백에 신중하고도 정성스럽게 만화를 새겨 넣는다. 한 중년 산부인과 의사가 각국 만화가들을 찾아다니며 아기를 밴 산모를 그려달라고 부탁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만화가들이 그려낸 갖가지 임산부 그림을 자기 병원 벽에 전시할 것이라고 했다. 생활 속에 문화를 끌어들여 공유하는 프랑스인의 한 전형을 보는 것 같았다. ●한국 작가 64명 불어판 안내책자 전시 올해는 한국과 프랑스가 수교한 지 120년이 되는 해이다. 한국 만화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갔다. 이현세, 황미나, 장진영 화백 등 한국 만화 작가들이 프랑스 대중을 만나 사인회를 가진 것이다. 젊은 작가인 변병준, 최규석, 변기현 화백은 현지 출판사의 초청으로 벨기에와 앙굴렘을 오가며 세미나와 인터뷰, 미팅을 하기에 바빴다. 이들 작품은 이미 지난해 카나(KANA) 출판사에서 나온 터이다. 부천만화정보센터는 한국 작가 64명에 대한 프랑스어판 안내책자를 만들어 현지에 전시하고 국내 만화를 알리는 데 주력했다. 문광부와 문화콘텐츠진흥원도 현지까지 따라와 작가들 뒷바라지를 하며 한국 만화를 알리는 일에 힘을 보탰다. 한국 만화는 조금씩 세계로 나아가고 있다. 지난해 서울국제만화페스티벌(SICAF)에 특별 전시된 이두호 화백의 작품들은 이미 프랑스 출판사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상태이고, 앞서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을 통해 소개된 김동화 화백의 ‘빨간 자전거’가 프랑스에서 출간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오세영 화백의 대표작 ‘부자의 그림일기’와 필자의 ‘간판스타’는 지난해 각각 미국과 중국에서 출판됐으며 프랑스 유명 출판사인 카스테망(Casterman)과의 출간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페스티벌 도중 유럽 출판인들과의 간담회에서 흥미로운 제의가 있었다. 수교 120주년을 기념해 한국 프랑스 양국 만화가 6명씩 12명이 ‘한국’을 주제로 만화책을 선보이자는 것이었다. 올해 10월 말 유럽과 한국에서 동시에 발간키로 의견을 모았다. ●日 아류 넘어 세계와의 접속에서 심층으로 2003년 앙굴렘 페스티벌 주빈국으로 참여한 것을 전후로 한국 만화는 유럽 문화의 심장인 프랑스에 씨앗을 뿌렸다. 그동안 과정이 싹을 틔우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뿌리를 내리는 단계로 접어든 셈이다. 한국 만화는 이제 일본 망가의 아류라는 인식을 넘어 뼈대 있는 모습을 세계에 보여 줄 기회를 맞고 있다. 태풍이 몰아치면 바다의 수면에는 파도가 요동을 친다. 그러나 수면 아래엔 바다를 떠받치고 있는 내부 수심이 있다. 수심이 두터울수록 바다의 위력은 든든할 것이다. 글·그림 앙굴렘(프랑스) 이희재 화백 lhj3001@hanmail.net ●이희재 화백 우리만화연대 회장을 맡고 있으며 대표작으로 ‘악동이’,‘나의 라임오렌지나무’,‘간판스타’,‘새벽길’,‘저 하늘에도 슬픔이’ 등이 있다. 작가 이문열씨와 ‘만화 삼국지’를 펴내기도 했다.
  • 생애 최고의 졸업·입학 선물은?

    생애 최고의 졸업·입학 선물은?

    2∼3월은 졸업과 입학철이다. 학생을 둔 가정에선 선물을 준비해야 할 때다. 백화점 등 유통업계와 학용품 전문매장 등에선 벌써 선물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인생 전환기인 졸업과 입학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선물은 무엇이 좋을까? 상급학교 진학생이면 학업과 연관되는 선물이 돼야 할 것이고, 사회 초년생에겐 주는 사람의 ‘속뜻’이 오래토록 남고 인생 나침반 역할을 하는 것이면 좋을 것이다. 자녀와 함께 매장에 가 골라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신세대인 청소년은 선택에 까다롭지만 매장에서 상의하면서 구매하면 부모와 자녀의 의중을 선물에 담을 수 있다. 학생이 찾는 선물 중 으뜸인 IT 제품도 마찬가지다. 이왕 사줄 거라면 왜 사야하는지를 곰곰이 생각케 하는 부모의 지혜와 노력도 필요하다. 매장에 나온 MP3플레이어,PMP 등 첨단 IT제품들엔 학습에 도움이 되는 전자사전 기능 등이 탑재된 것이 많다. 청소년의 필수품인 휴대전화도 너무 많은 기능의 고가품보다 학생들에게 적당한 제품을 골라야 한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고등학생에게 각각 맞는 기능과 가격대를 대별해 선물하는 방법도 괜찮다. 오래 쓰고 아껴 쓰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아날로그 제품도 여전히 인기가 높다. 아날로그 선물에는 선물을 준 이의 속깊은 뜻을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만연필, 전집 등은 오래 기억될 만한 선물군이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신세대들 IT제품이라면 ‘OK’ 학생들이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은 IT 기기이다. 첨단 기능에 익숙하고 호기심이 많기 때문이다. 이 중 휴대전화는 단연 돋보인다. 첨단 기능을 탑재한 전자사전도 관심가는 선물이다. 서울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에 입점한 지은텔레콤 이기훈 사장은 “여학생은 얇고 가벼운 초슬림폰을, 남학생은 DMB폰을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초슬림폰으로 인기가 좋은 모델은 ‘초콜릿폰’으로 알려진 LG전자의 ‘KV-5900’(신규 40만원, 보상 50만원선). 터치 패드로 조작이 쉽다. 같은 가격대인 삼성전자의 ‘SCH-V840’은 시사영어사 사전을 탑재해 어학용으로도 쓰인다. 복잡한 기능을 싫어하는 학생에겐 ‘저가폰’이 알맞다. 출시된 지 몇 달 지난 제품이라도 기본적인 기능은 모두 갖추었다.10만∼20만원대 제품으로 KTF-T1500, 삼성 SCH-S350,KTF SPH-S3900이 있다. 전자사전은 부모들이 학습을 도와준다는 측면에서 좋아하는 선물이다. 샤프, 카시오, 아이리버, 에이원프로, 누리안 등이 대표적 브랜드이며, 수록 사전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필요한 내용이 수록됐는지 따져봐야 한다. 인터넷 쇼핑몰 ‘인터파크’에 나와있는 가격대별 주요 상품을 살펴보자. 10만원대 상품은 부가 기능이 적지만 평균 8개 정도의 국내·외 다양한 사전을 수록하고 있어 초·중·고등학생들이 공부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카시오 ‘EW-K2500’(13만 9000원), 에이원프로 ‘NEW 아인슈타인’(15만 9000원) 등이 베스트 셀러다. 20만원대 제품 중 샤프전자 ‘SD-S90’(21만원)은 한·영·일·중국어뿐아니라 역사 관련 콘텐츠를 수록해 돋보인다.30만원대 이상의 상품은 대부분 MP3플레이어 기능을 갖췄다. 최근에 출시된 레인콤의 ‘아이리버 딕플 알파 D20’(34만 8000원)은 컬러 화면으로 MP3나 라디오를 듣고, 전자책이나 사진도 볼 수 있다. 대학교를 졸업할 때 가장 받고 싶은 선물로 꼽히는 노트북.GS이숍에서 가장 잘 팔리는 모델은 한국 후지쓰 ‘LIFEBOOK C1320 K-1’(소노마2G 1G램 15.4 WXGA ·139만 9000원). 사양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LG전자의 ‘X노트 P1-J224K’(242만원)는 판매량 2위. MD들이 추천하는 상품으로는 저렴한 가격대의 HP의 ‘컴팩 프리자리오 V2371AP’(99만 9000원)가 있다.14인치 액정에 무게도 2.36㎏정도로 가벼운 편이어서 가지고 다니기 좋다.TG삼보의 ‘에버라텍 6100 Series AV6115 - KX1’(99만 9000원)은 15.4인치와이드 LCD를 탑재했다. 지상파 DMB 수신기가 내장된 도시바의 ‘Satellite M50 PSM53K-012002’(109만 8000원)은 상품평이 가장 많고 구매자들의 평가도 높은 편이다. 동영상 및 MP3파일 재생이 가능하면서 간단한 필기도 가능한 PDA도 대학생이 노트북 못지않게 선호하는 품목.‘LG전자 DMB PDA’(59만 9000원)는 100㎞/h에서도 안정적으로 수신이 되고, 시청 중 마음에 드는 화면을 캡처 또는 녹화할 수 있다. 네비게이션 기능도 갖췄다. 옥션에서 잘 나가는 베스트 3 제품을 소개한다. ‘아이리버 iFP-795’는 PC를 거칠 필요없이 오디오 기기에서 바로 음악을 받을 수 있다. 구간 반복 및 녹음 기능이 있어 어학용으로도 적당하다.512Mb 제품이 11만 8900원 정도에 팔린다. 삼성전자의 ‘옙 YP-T8V’는 26만 화소의 컬러화면으로 동영상과 시, 소설 등의 텍스트를 저장해 e-북처럼 볼 수 있다.256Mb 10만 8000원. 엄지손가락으로 조작이 가능한 애플의 ‘I-팟 나노’는 플래시 타입으로는 보기 드물게 500곡(2GB)이 저장 가능한 대용량 MP3다. 사은품을 포함 2GB 제품을 24만 9000원에 살 수 있다. CJ홈쇼핑 김태균 MD는 “대학생이나 직장 새내기에게는 카메라 기능에 충실한 모델을, 초ㆍ중고생에게는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이 있는 모델을 선물하는 것이 좋다.”면서 “정품인지,AS가 가능한지 체크해 보는 것은 필수”라고 조언했다. CJ홈쇼핑에서 1회 방송에 1000대 이상 팔린 제품은 캐논의 740만화소 디카 ‘IXUS-750’.1GB 메모리 풀 패키지가 50만원대에 팔린다. 크기가 작은데다 740만 화소로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며,2.5인치 대형 LCD를 탑재해 카메라 상에서 사진을 보기에 좋다. 삼성테크원의 510만화소 디카 ‘#-1 MP3’(1GB 메모리 풀패키지 40만원대)는 초보 구매자가 선호하는 제품이다. 작동이 쉽고,MP3 파일 재생이 돼 사진 촬영과 동시에 음악 감상을 할 수 있다. 간단한 동영상 편집 기능이 있어 움직임이 많은 어린 아이를 촬영할 때 편리하다는 평이 많다. 소니의 740만 화소 디카 ‘P-200’(1GB 메모리 풀패키지 40만원대)은 9개 장면 모드(풍경·고속·해변·설경·불꽃·촛불·황혼·황혼 인물·소프트 스냅)를 자랑한다. 수동 기능에 익숙지 않은 이들이 간단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정겨운 ‘전통형’도 인기 여전 ‘디지털’의 마지막 목표는 ‘아날로그’라는 말이 있다. 선물에서도 마찬가지다. 세상은 온통 디지털 기기이지만 매장에는 ‘속 깊은 고객’의 손길을 기다리는 제품이 많이 있다. 만년필, 문학전집 등 40∼50대 부모 세대가 주고받던 정이 듬 담긴 선물들이다. 졸업·입학철 특별한 선물을 하려는 사람이라면 이들 코너를 찾아보자. 컴퓨터 자판과 PMP 등 IT가 필기구 자리를 대신한 지 오래라고 하지만 만년필은 여전히 최고의 선물이다. 만년필은 몽블랑, 파카, 워터맨, 크로스 등이 대표적 제품이다. 초·중등생, 대학생 및 대학 졸업생에게 각각 맞는 가격대의 선물이 매장에 나와 있다. 1924년 처음 선보이자마자 세계 최고의 만년필로 자리잡은 명품 브랜드 몽블랑의 ‘마이스터스틱 149’는 선물 1호에 든다.1990년 10월 서독의 콜 총리와 동독의 디메제이로 총리가 통일 조약서에 서약할 때 사용된 만년필로 더욱 유명세를 탔다. GS이스토어에서 58만 3000원에 나와 있는 만년필은 대학생·대학 졸업생 선물로는 적당하다. 몽블랑의 마이스터스틱1445금장은 120만원에 에이스펜(www.acepen.co.kr)에 나와 있다. 대학생에겐 클래식한 스타일의 쉐퍼 레거시 금장만년필8600(38만원)을 권할 만하다. 잉크 건조를 막는 캡처리가 됐으며 피스톤 방식으로 잉크를 주입한다. 중고생에겐 로트링 프리웨이가 있다. 에이스펜에서 4만 5000원대 제품이 나와 있다. 잉크는 컨버터와 잉크카트리지 겸용이다. 입학과 졸업을 기념하는 선물로는 책이 여전히 최고의 선물 중 하나로 꼽힌다. 신길례 교보문고 북마스터는 “삼국지·손자병법·토지 등의 전집은 한번을 읽어봐야 할 책이기에 요즘 같은 졸업·입학철에 찾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신씨는 또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시기에 읽어볼 만한 책으로 ‘머뭇거리지 말고 시작해’,‘사랑후에 오는 것들’,‘지도 밖으로 행군하라’,‘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 등을 꼽았다. 중학교 입학생에겐 ‘중학생 소설’(신원문화사·각권 8500원)을 권할 만하다. 내년부터 교과별 독서활동이 반영되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이고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논술 능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중학생 소설은 중학생이면 알아야 할 국내·외 명작 소설을 분석 정리했다. 같은 출판사에서 고전·수필·시·사회 시리즈도 나왔다. 시계는 한때 왼쪽 팔목의 필수품이었다. 그러나 휴대전화가 자리를 내줬다가 요즘 다시 ‘손목’을 붙잡고 있다. 멋쟁이에겐 짧고 긴 바늘이 돌아가는 시계가 필수품이다. 가격대도 다양하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거나 중학교 입학생에겐 베네통이나 케네스콜 모델이 알맞다. 사춘기로 접어드는 고교 입학시기에는 패션에 민감하면서도 학업에 열중할 수 있는 모델이 좋다. 대표적으로 엔클라인 AK745500-WTRD(14만 5000원)는 교복에 잘 어울린다. 남학생에겐 스포티한 디자인의 DKNY1243-1244가 적당하다. 대학교 졸업과 사회 초년병에겐 루이까또즈 LQ 7801 시리즈(28만원)는 사파이어 글래스를 채용했으며 특히 골드브라운이라는 국내에서 보기 힘든 럭셔리한 색상으로 인기가 높다. 여성들이 남성들에게 선물하는 경우가 많은 시계다. 여성용으론 제니퍼로페즈 JLO2186INST(31만 5000원)는 화려한 느낌이다. 돌체앤 가바나 DW0009(29만 2000원)는 최근 선호도 높다. 귀여우면서도 럭셔리해 20대 후반에게 인기가 높다. 이 모델들은 시계전문 인터넷몰인 지션(www.ztion.com·02-3472-7789)에서 살 수 있다. 사회 초년병에게 굽이 3㎝정도의 단화가 좋다. 편하면서 활동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남성의 경우 검은색의 가죽 구두가 좋고, 여성의 경우도 화려한 색상보다는 짙은 색상의 단순한 스타일을 권할 만하다. 반짝거리는 에나멜 스타일도 청소년이나 젊은 여성에게 좋다. 에나멜 구두의 경우 경쾌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사회 초년생이나 청소년에게 어울리는 상품이다. 올해는 독일 월드컵을 맞아 축구화 스타일의 퓨전 스니커즈(5만 5000원)가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검은색과 흰색 두 종류가 나와 있다. 개성있는 중고생을 위한 신발로는 클락스도 학생화가 좋을 듯하다. 신발 창 자체가 천연 고무여서 착화감이 좋다. 가격은 16만 8000∼17만 8000원. 또 영에이지, 모카스타일의 랜드로바, 허시파피, 소다 등 학생화가 6만 7000∼9만 9000원대다. 대학생이 많이 찾는 브랑누아 신사화, 숙녀화는 각 3만 5000∼5만 5000원에 팔린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송두율칼럼] 언론과 정명(正名)

    [송두율칼럼] 언론과 정명(正名)

    양극화의 원인과 이의 해결책을 둘러싸고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나라마다 다른 모습을 띠고 있지만 세계화가 몰고 오는 충격 속에서 ‘얻은 자’와 ‘잃은 자’ 사이의 간격은 날로 벌어지고 있다. 철통같은 경비 하에 세계화 예찬론자들은 설경이 아름다운 스위스의 다보스에, 이의 피해자들은 정반대로 찌는 듯한 무더위 날씨가 계속되는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에, 각각 모여 세계화의 공과(功過)와 당면과제에 대하여 논의하고 있다. 양극화 문제가 단순히 개별 국가나 사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들이다. 양극화는 이제 보편적 현상이고 이의 문제해결을 위해서도 지구적 연대는 보다 더 중요해졌다. 개별 국가나 정부도 더욱더 자신이 처한 현실의 정확한 분석에 근거한 효과적인 처방을 마련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 앞에 서 있다. 따라서 다양한 문제접근과 올바른 해결책 강구를 위한 공론의 장을 마련하는 언론의 책임도 막중해졌다. 그러나 스스로가 여론형성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믿는 언론이 사용하는 개념들이 종종 부정확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그러한 부정확한 개념들을 의도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양극화 극복방안의 하나로 자주 제기되는 부동산 투기억제 방안과 관련해서 등장하는 토지의 공(公)개념 문제가 그러한 예의 하나다. 이 공개념을 곧장 토지의 국유화(國有化)개념으로 해석하고 ‘좌익적’ 정책발상의 증거처럼 논의를 몰고 가는데 이는 근본적으로 국가와 시민사회 사이의 개념 차이를 무시한 것이다. 시민사회를 가족과 국가로부터 분리시키고 동시에 사회적인 것을 정치적인 것으로부터 구별했던 헤겔의 법철학 체계가 성립된 때가 19세기초였다. 우리의 일상적 의식 속에는 시민사회와 국가의 구별이 아직도 모호한 상태로 남아 있는데, 이는 국가 그리고 가족과 구별되는 시민사회의 구조가 여전히 취약한 동양사회에서 보이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사회에서는 국가가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사적 소유를 매개로 해서 펼쳐지는 다양한 이해관계 체계인 시민사회가 작동할 여지가 없다고 본다면, 이 또한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판단이다. 사유재산을 공개념의 맥락 속에서 논의하고 이를 통해 부동산투기를 억제해 보겠다는 정책발상을 곧 국유화 논의로 억지 해석하면 정책논쟁이 결국 색깔논쟁으로 될 수밖에 없다. 사회적 갈등의 근본이라고 여겼던 사유재산의 철폐는 시민사회가 성숙하지 못한 러시아적 조건하에서 1918년 6월의 국유화(ogosudarstvlenie)결정을 통해서 단행되었고, 이러한 정책은 그 후 모든 사회주의 건설의 전형(典型)으로 제시되었다.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국가와 시민사회, 공과 사 그리고 정치적인 것과 사회적인 것 사이의 차이가 여전히 불충분하게 인식되는 상황을 이용, 역사적 맥락이 다른 국유화 개념과 공개념을 의도적으로 뒤섞는 것은 양극화 해결을 위한 건전한 논의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시장경제도 마찬가지다. 계획이 만능이 아닌 것처럼 시장도 결코 만능이 아닌데 시장경제에 대한 문제제기를 종종 ‘좌익적’ 발상으로 곧 매도하려 든다. 전후 서독의 ‘라인강 기적’에서 철학적 핵심은 ‘사회적 시장경제’였다. 영어와 달리 독일어의 ‘사회적’이라는 단어는 규범적인 의미를 훨씬 강하게 전달한다. 바로 그러한 정책을 ‘좌익’이 아니라 보수적인 기민당(CDU)이 폈다는 사실에 시장 만능을 설파하는 언론도 한번쯤 눈을 돌려야 하지 않을까. 양극화 극복을 위한 합리적 의사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언론의 기능을 생각하며 ‘개념이 옳지 못하면, 그 말 또한 이치에 맞지 않는다. 말이 이치에 맞지 않으면 일 또한 이루어지지 않는다.’(名不正則言不順,言不順則事不成)라고 강조하는 정명(正名)의 뜻을 그래서 필자는 다시 한번 음미해 본다.
  • [국제플러스] 시핸, 美민주당 상원 후보경선 검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텍사스 별장 반전시위로 유명해진 신디 시핸은 이라크 전쟁을 지지하는 민주당소속 상원의원에 맞서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 경선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열린 세계사회포럼(WSF)에 참가했던 시핸은 28일(현지시간) “(내가 살고있는)캘리포니아주 출신의 다이앤 페인스타인 상원의원은 (이라크)전쟁에 대한 찬성, 부시 정책에 대한 지지에 책임져야 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시핸은 “경선에 참가해도 이길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모든 평화애호 후보자들이 더 조명을 받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 [설연휴 영화]

    ●미지와의 조우(XTM 오전 10시45분)대부분 영화에서 외계인은 적 또는 침입자로 다뤄진다. 억눌린 사회 분위기에 대한 두려움이 반영된 탓이라고 한다. 특히 사상의 광풍이 몰아쳤던 1950∼60년대에 그랬다. 허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작품에서는 외계 생명체가 우호적으로 모습을 드러낸다.‘미지와의 조우’와 ‘이티’(1982)가 대표적이다. 물론 최근 개봉한 H.G. 웰스 소설 원작의 ‘우주전쟁’(2005)은 예외. 그러나 이 작품에서도 외계인 겉모습은 그다지 괴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인류와 외계인과의 첫 만남에서 의사소통 도구가 ‘음악’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스필버그와 조지 루카스 감독의 영원한 동지 존 윌리엄스의 음악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같은 해 개봉한 ‘스타워즈’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SF 걸작이다. 프랑스 누벨바그 대표 감독 프랑소와 트뤼포가 특별출연한다. 세계 곳곳에서 미확인 비행물체(UFO)의 흔적들이 발견된다. 미국 인디애나주에 살고 있는 로이(리처드 드레퓌스)와 질리안(멜린다 딜런)은 우연히 UFO를 목격한다. 로리는 이후 UFO 기사를 모으고,UFO를 기다리는 등 이상행동을 한다. 이 때문에 직장도 잃고, 가족도 잃는다. 질리안은 섬광물체에 아들을 뺏긴다. 라콤 박사(프랑수아 트뤼포)가 이끄는 세계 과학자들은 외계인과 교신할 수 있는 음악 코드를 개발하고, 정부는 외계인과 접촉을 시도하려고 와이오밍주 사막에 기지를 설치한다. 이 기지의 존재감에 이끌린 로니와 질리안은 군인들의 봉쇄망을 뚫고 그 곳에 가려고 하는데….1977년작.138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범죄의 재구성(SBS 오후 11시55분) 제목처럼 관객들에게 범죄의 결과를 먼저 보여주고 이후 경찰 시선을 통해 사건을 재구성해 나간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고, 다중 분할 화면을 사용하는 등 현란한 편집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한국형 범죄 스릴러의 가능성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데뷔작이었던 ‘범죄의 재구성’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최동훈 감독은 조승우 백윤식 등과 손잡고 허영만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타짜’를 준비하고 있다. 사기꾼 최창혁(박신양)은 감옥에서 나오자마자 한국은행을 털 심산으로 사기꾼들의 대부 김 선생(백윤식) 등 사기 전문가 다섯 명을 모은다. 삐걱거리는 팀워크 속에서도 결국 한국은행에서 50억 원을 인출하는데 성공하지만 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된다. 차 반장(천호진)은 김 선생의 동거녀 서인경(염정아)을 추적하기 시작하는데….2004년작.116분.
  • 디즈니 ‘애니메이션 왕국’ 부활?

    애플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잡스(52)가 애니메이션 제국 월트 디즈니의 최대 개인주주가 되면서 대박을 터뜨렸다. 디즈니 이사회는 24일(현지 시간) 스티브 잡스가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74억달러(7조 4000억원)에 인수, 합병한다고 발표했다.주식 교환 방식으로 이뤄지는 이번 합병을 통해 잡스는 7%의 디즈니 주식을 보유, 최대 개인주주가 됐다. 동시에 1986년 1000만달러에 매입한 픽사(당시 루카스필름)를 통해 잡스는 무려 740배의 이익을 올리게 됐다. 디즈니는 ‘미키마우스’,‘라이언 킹’ 등 TV와 극장 만화를 주로 제작하던 ‘핸드 애니메이션’의 최강자이자 막강한 배급력으로 명성을 날렸지만 1994년 드림웍스 설립으로 그 아성이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디지털 애니메이션 기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디즈니는 픽사 스튜디오와의 협력으로 돌파구를 찾고자 했다. 이듬해 3D 애니메이션의 걸작으로 평가되는 ‘토이 스토리’를 발표한 후 ‘니모를 찾아서’,‘인크레디블’ 등 흥행작을 쏟아내 이같은 제휴 전략은 대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2003년 계약 기간이 종료되면서 협력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디즈니의 전 최고경영자인 마이클 아이스너와 잡스의 의견 충돌마저 겹쳐 갈등은 더욱 깊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로버트 아이거가 디즈니의 새 CEO로 영입되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디즈니는 애플 아이튠스에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기로 하는 등 제휴의 폭을 넓힌 끝에 결국 합병을 결정하기에 이른 것이다. 디즈니는 이번 합병의 부산물로 아이포드 등 음악·비디오 테크놀로지를 선도하고 있는 애플과 더욱 긴밀한 협력을 꾀할 수 있게 돼 ‘애니메이션 왕국’의 부활을 꿈꾸게 됐다.영화, 비디오, 텔레비전의 콘텐츠를 컴퓨터와 아이포드, 휴대용 게임기, 휴대전화 등에 연결시키려는 디즈니의 구상도 ‘날개’를 달게 됐다.이날 인수 소식에 디즈니 주가는 2%가 오른 반면, 잡스의 개인적 횡재에도 불구하고 픽사는 1.2% 떨어져 투자자들의 합병 채점도 갈렸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이스라엘 대사와 농업협력 논의

    aT(농수산물유통공사·사장 정귀래)는 26일 오전 10시30분 서울시 양재동 본사 집무실에서 이갈 카스피 신임 주한이스라엘 대사를 초청하여 양국의 농업분야 협력증진 등에 대해 논의한다.
  • [박기철의 플레이볼] 떳떳한 로비가 필요한 이유

    미국 정부의 쿠바 경제 제재 여파로 위기를 맞았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청신호가 켜졌다. 최근 미 재무부가 쿠바에 어떤 금전적 이득도 돌아가지 않게 하겠다는 메이저리그의 수정안을 승인한 덕분이다. 이런 발표가 나오기 전에도 대회를 추진하는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은 약간 수정한 안만 제출하면 재무부의 입장이 바뀔 거라고 자신만만했다.이런 자신감의 근거는 메이저리그가 오랜 세월 쌓아온 정계 실력자들과의 끈끈한 관계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귀빈들만 초청하는 장소로 유명한 텍사스주 크로퍼드 목장은 부시가 텍사스구단 주식을 팔아 번 돈 가운데 일부인 160만달러를 들여 1999년 구입한 것이다.메이저리그는 지난해 몬트리올 엑스포스의 연고지를 워싱턴으로 옮겼다. 여기에는 1971년 이후 수도에 메이저리그팀이 없는 현실에 대한 워싱턴 정치인들의 비난을 잠재우려는 뜻도 있다. 또 WBC의 프로모션 행사를 가진 장소는 워싱턴의 일본 대사관이었다. 동서양의 홈런왕 행크 애런, 왕정치와 함께 참석한 인물은 주일대사 토마스 시퍼였다. 아무리 미·일 행사이지만 주일대사가 워싱턴까지 와서 참석하기는 어렵다.그러나 시퍼가 부시의 텍사스 구단주 시절 동료 주주라는 사실을 알면 이해가 간다. 또 미국올림픽위원장도 이번 대회에 쿠바의 출전을 막으면 앞으로 미국 도시가 올림픽을 유치할 때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번복을 촉구했었다.현 미국올림픽위원장은 전직 메이저리그 커미셔너 피터 위버로스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있는 지역 출신의 의원들은 구단이 옮겨갈까봐, 구단이 없는 지역은 향후 구단 유치에 불리할까봐 메이저리그에 불리한 표결을 함부로 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모든 정치인이 쿠바의 대회 참가를 지지한 건 아니다. 우리나라의 실향민들이 보수 성향이 강한 것처럼 쿠바 이민자들도 반공 보수 성향이 강하다. 이들의 주장은 독재 국가 쿠바에서 정치적이지 않은 것은 없으며, 아마야구 최강 쿠바의 명성도 독재자 카스트로가 야구를 정치 선전물로 이용했기 때문이라며 쿠바의 참가에 결사적으로 반대한다. 따라서 쿠바 이민자들의 최대 거주지인 플로리다 정치인들은 거의 반대다. 우리나라도 많은 정치인들이 야구장을 찾는다. 이들의 목적이 표에 있음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그러나 야구는 이들에게서 얻어낸 게 별로 없다. 불법적인 로비는 추방되어야 하지만 공개적이고 떳떳한 로비는 정치에도, 야구에도 모두 도움이 되는 일이다.‘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tycobb@sports2i.com
  • 눈길 끈 양대포럼 이슈

    세계화를 둘러싼 상반된 조류의 두가지 회의가 지구촌에서 거의 비슷한 시기에 열린다.‘창조적 책임’을 주제로 25일 스위스에서 개막되는 제35회 다보스경제포럼(WEF). 선진국 중심의 ‘세계경제포럼’에 맞서 ‘아래로부터의 세계화’를 주창하는 사회단체들이 주축이 된 ‘세계사회포럼(WSF)’이다. ■ 신학자가 본 ‘자본의 죄악’ 21세기 ‘자본주의 잔치’가 6세기 중세 시대로 회귀한다. 25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WEF에 중세 ‘7대 죄악(Seven Deadly Sins)’이 의제로 선정돼 눈길을 끌고 있다.7대 죄악은 6세기말 교황 그레고리1세가 규정한 ‘탐욕, 시기, 나태, 폭식, 분노, 교만, 음란’. 종교적 의미가 강한 7대 죄악은 연쇄살인를 다룬 영화 ‘세븐’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토론에는 23명의 신학자가 참여, 현 시대에 새롭게 규정될 8번째 죄악을 논의하게 된다. 경제행위의 윤리적 측면에 조명이 맞춰진 셈이다. 이번 포럼에서 언급될 불명예 인사는 인수·합병의 귀재인 워렌 버핏. 사업 확장에 탁월한 실력을 발휘한 그에게 탐욕뿐만 아니라 정크 푸드 식당인 ‘데어리 퀸’을 통해 비만을 확산시킨 주범이라는 비난이 유력하다. 전 세계 89개국이 참여하는 포럼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개막연설을,15명의 국가수반과 60명의 장관급 인사 등 모두 2300여명이 참석한다. 안동환기자·연합뉴스 sunstory@seoul.co.kr ■ ‘차베스 지원’ 많아도 탈 미주지역의 반(反)세계화운동이 ‘차베스의 역할’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사회주의 운동을 조직화하는 과정에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역할을 둘러싼 고민과 모색이다. 특히 24일부터 엿새간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에서 열리는 WSF ‘미주사회포럼’(24∼29일)에서 이같은 고민이 불거져나오고 있다.2001년부터 개최해온 WSF는 지난 19일 개막된 ‘아프리카포럼’(∼23일·말리 바마코)을 시작으로 ‘미주사회포럼’과 ‘아시아사회포럼’(3월24∼29일·파키스탄 카라치)으로 나뉘어 열린다. 차베스는 ‘미주사회포럼’에 900만달러를 보내는 등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연말 대통령선거에 행사를 이용하려 한다는 비판, 포럼이 중남미 좌파의 ‘맹주’ 자리를 둘러싼 헤게모니 쟁탈전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포럼에는 아르헨티나의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돌프 에스퀴벨, 미국의 평화운동가 신디 시핸 등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쉬어가기˙˙˙] 카스트로 “美, WBC서 쿠바 회피”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19일 “우리는 어느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지만, 미국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쿠바와의 대결을 피하고 있다.”며 미국을 자극했다고 AP통신이 보도. 카스트로의 발언은 WBC 쿠바 출전에 제동을 건 미국 정부를 겨냥한 것. 미 재무부는 지난달 쿠바의 WBC 참가를 허용해 달라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요청을 경제제재를 이유로 거절했고, 이후 카스트로는 WBC 상금을 허리케인 ‘카트리나’ 희생자를 위해 기부하겠다고 제안했었다.
  • [오늘의 눈] 북한 정상외교와 정상외교/김수정 정치부 차장

    “16일 베이징에 큰 안개가 끼었고, 조선 지도자 김정일의 행적은 신비하고 찾기 어렵다. 기자의 심정도 날씨처럼 엉망이다.” 홍콩 중국계 신문의 한 기자가 17일 김정일 북한 국방 위원장의 행방을 좇다 지친 나머지 쓴 기사의 한 토막이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길은 홍콩 기자의 하소연처럼 안개속이다. 그의 중국행이 알려진 지 1주일째인 17일에는 이미 평양으로 되돌아갔다는 얘기마저 나돌고 있으나 어느 하나 확인된 것은 없다. 김 위원장의 행적에서는 덩샤오핑식의 ‘남순강화’ 의지가 어렴풋이 감지된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중국을 따라하는 경제변혁, 주민을 잘 먹고 잘 살게 하는 경제 정책이 기대된다. 후진타오 주석과 16일 만찬을 통해 금융제재와 6자회담의 해법도 모색됐기를 바란다. 아울러 이번 중국 방문을 마지막으로 21세기 정상들의 외교 의전과는 동떨어진 잠행외교는 끝냈으면 한다. 김 위원장은 인도네시아도 다녀왔다고 밝힌 걸 보면 고소공포증은 없는 것 같다. 미국 정부로부터 체제전복 위협을 받는다는 이란의 대통령들, 쿠바의 카스트로 대통령도 당당한 정상외교를 한다. 시간을 아끼려 비행기를 타는 여느 국가 지도자들과 달리, 김 위원장은 10배 20배 시간이 더 걸리는 열차로 여행한다.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2004년 4월 자신이 중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간 직후 터진 용천역 폭발사고를 감안하면 이해되지 않는 바는 아니다. 지난 2000년 8월, 김 위원장은 러시아를 열차로 여행했다.20여일이나 걸렸다. 폭발물 설치를 우려, 특별열차가 지나가는 철로변 100m마다 경찰관이 배치됐고 불편을 겪는 러시아인들의 불평이 쏟아졌다. 그래서 러시아 정부는 김 위원장의 방문을 부담스러워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북측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해 온 중국에 대해서도 국제사회 눈길이 곱진 않을 것 같다. 김 위원장이 정상(頂上)외교를 ‘정상(正常)’으로 한다면 온 세계는 김 위원장의 북한을 새롭게 보지 않을까. 일본 기자들이 망원렌즈로 찍어낸 유람선속의 흐릿한 김 위원장의 실루엣은 더이상 ‘신비’가 아닌 것이다. 김수정 정치부 차장 crystal@seoul.co.kr
  • [새 광고] 카스, 일곱번째 톡 시리즈

    OB맥주는 최근 자사의 맥주 브랜드 카스에 대한 새로운 광고 “부딪쳐라.”를 선보였다.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된 톡 시리즈의 “내가 살이있는 소리” 가운데 하나로 톡톡 튀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댄스에 몰입할 땐 엉덩이가 부딪치고, 어려운 수학문제로 머리가 아플 땐 칠판에 머리를 부딪치고, 스노보드를 타다가 눈밭에 부딪치는 젊은이들의 열정과 도전을 담아내고 있다.2000년 이후 7번째 시리즈로 같은 컨셉트와 배경음악에 같은 성우(김기현)가 계속 활동하고 있다.
  • 휘발유값 가장 싼 도시 카라카스 1 ℓ 40원

    ‘출장비가 가장 비싼 곳은, 휘발유값이 가장 싼 도시는?’ 전세계 도시 가운데 하루 출장비용이 가장 비싼 도시에는 이탈리아 밀라노가 꼽혔다. 한국의 대표 음식인 불고기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1인분에 34.60달러로 서울보다 3.6배 비쌌다. 또 세계적인 고유가속에서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선 ℓ당 휘발유값이 0.04달러로 한국보다 35배나 쌌다. 코트라(KOTRA)는 최근 세계 주요도시의 생활여건과 가격 정보를 수록해 펴낸 ‘2006년 세계 주요도시의 생활여건’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책자는 전세계 77개 주요 도시에 주재하는 코트라 해외무역관 직원들의 현지 실사를 통해 만들어진 것으로 의식주 가격부터 임금, 노동여건, 사업여건 등 기업이 해외진출 여부를 결정할 때 꼭 필요한 1178개 항목의 가격정보를 수록했다. 이에 따르면 세계에서 휘발유 가격이 가장 싼 곳은 베네수엘라 카라카스.ℓ당 휘발유값이 고작 0.04달러로 한국 돈 40원 남짓에 불과하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M-TV ‘궁’ 시각효과 민병천 감독

    M-TV ‘궁’ 시각효과 민병천 감독

    천방지축 여고생 채경이가 집안 사정 때문에 황태자와의 정혼을 결심하고 황궁을 찾아가는 장면이 있다. 경이롭고 품위있는 궁궐 전경이 펼쳐진다.MBC 수목미니시리즈 ‘궁’(연출 황인뢰, 극본 인은아)에서의 일이다.‘언제 저런 세트를 다 지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면 오산이다. 대부분 컴퓨터그래픽(CG)이다. 곳곳에 등장하는 궁궐 풍경뿐만 아니다.10만 명 이상이 운집한 혼례식 장면도 엑스트라를 동원하지 않고 사이버캐릭터를 활용해 효과를 낸다. 이 장면도 조만간 나온다. ●궁중혼례식도 사이버캐릭터 동원 지난 9일 올리브스튜디오 작업실에서 만난 민병천 감독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그는 이 드라마에서 비주얼 이펙트 슈퍼바이저(시각효과 책임자)를 맡고 있다. 가만 있자, 익숙한 이름이다. 맞다. 잠수함 영화 ‘유령’과 SF 영화 ‘내추럴시티’를 통해 한국 시각효과의 신기원을 이룩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바로 그 사람이다. 감독 데뷔 이전 드라마 ‘백야 3.98’ 등에서 잠깐 특수효과를 담당한 적이 있다. 하지만 영화 감독으로서 드라마 스태프에 참여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평소 존경했던 선배 황인뢰 PD와의 인연이 ‘궁’으로 이어졌다. 스크린보다 훨씬 작은 크기를 다루는 거라 편할 것 같다고 했더니 “화면이 클수록 (관객들이) 전체를 볼 수 없어 오히려 쉽다.”면서 “이번에는 고화질(HD)에다 3D이기 때문에 보통 영화보다 어렵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가 ‘궁’에서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부분은 자연과 도시 사이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퓨전 궁궐을 만들어 내는 것. 이를 위해 최근 들어 매일 밤을 꼬박 새우고 있다. 그래서일까.‘궁’은 고급스러운 화면을 빚어내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유령´ ‘내추럴시티´서 실력 평가받아 드라마에 참여한 또 다른 이유는 CG에 대한 인식전환을 위해서다. 최근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대형 세트가 잇달아 만들어지고 있다. 민 감독은 이도 중요하지만,CG는 세트 제작의 10%도 안되는 비용으로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그만큼 국내 CG 기술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적절한 지원이 있다면 세계 최고 자리에 오를 수도 있는데 정부나 경제계에서 ‘블루오션’을 놓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민 감독의 꿈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올리브스튜디오를 조지 루카스의 ILM이나 피터 잭슨의 웨타사 등에 못지않은 특수효과 스튜디오로 만드는 것이다. 다음 작품도 준비하고 있다. 천명관의 파격적인 소설 ‘고래’를 영화와 드라마로 동시에 옮기는 야심만만한 프로젝트이다. 금복, 춘희 모녀가 2대에 걸쳐 한국 현대사의 법칙들을 체험하며 만들어내는 파란만장한 팬터지를 그리게 된다. 내년 초에 만날 수 있다.‘고래’에서 어떤 환상적인 시각효과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조윤정 첫 투어정상 노크

    “나와 한국 테니스의 자존심을 건다.” 올해로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데뷔 7년째. 그러나 투어 정상은 한 차례도 밟지 못했다. 한국여자테니스의 간판으로 불리고는 있지만 잇단 부상에 번번이 발목을 잡혔고, 지난해에도 뒤늦게 투어에 합류했지만 변변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조윤정(27·삼성증권)이 지난 2개월 동안 올시즌을 학수고대하며 벼른 이유다. 결국 조윤정은 12일 호주에서 열린 WTA 투어 캔버라인터내셔널대회 4강전에서 6번시드의 카탈리나 카스타뇨(53위·콜롬비아)에게 2-1(6-3 2-6 6-3)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진출, 생애 첫 투어 정상까지 노크하게 됐다. 조윤정은 WTA 투어에서는 2002년 파타야시티오픈과 2003년 오클랜드 ASB클래식 등 두 차례 결승에 올랐으나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조윤정은 13일 톱시드의 아나벨 메디나 가리게스(29위·스페인)와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지난 겨울 LA에서 외국인 트레이너까지 영입, 하루 10시간씩 체력훈련에 몰입하며 최고조에 가깝게 몸상태를 끌어올린 조윤정으로선 23일 개막할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전망도 더욱 밝아졌다. 주원홍 삼성증권 감독은 “이날 4강전을 통해 부상에서 완전히 탈출한 모습을 보여 호주오픈 16강까지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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