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카스
    2026-07-2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951
  • 美, 추가 제재 단행… 푸틴 은닉재산 72조원 ‘타깃’

    美, 추가 제재 단행… 푸틴 은닉재산 72조원 ‘타깃’

    “돈으로 얽힌 ‘푸틴 패거리’에 폭탄이 떨어질 것이다.” 28일 발표된 미국의 러시아 2차 제재에 앞서 미 상원 외교위원회 로버트 메넨데스 위원장은 이렇게 평가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필리핀 마닐라에서 아시아 순방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 7명에 대한 자산동결과 미국 비자 발급 중단, 기업 17곳에 대한 자산동결을 골자로 하는 새 제재를 발표했다. 오랜 기간 푸틴과 함께하며 기업을 키워 온 측근들이 포함돼 그의 숨겨진 자산이 드러날지 주목된다. NYT는 추가 제재 대상자 명단에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트의 이고리 세친 회장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세친은 1990년대부터 푸틴을 위해 일해 온 오랜 조언자다. 명단에는 1980년대 동독에서 푸틴과 같은 아파트에 살았던 인연으로 국영 금융지주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세르게이 체메초프도 들어 있다. 이 외에도 드미트리 코사크 부총리와 뱌체슬라프 볼로딘 행정부실장, 알렉세이 푸시코프 두마(하원) 외교위원장 등이 포함됐다. 미국이 이날 발표한 제재 대상 러시아 기업에는 소빈뱅크 등의 은행과 국영 에너지회사의 연료 운송용 배관을 만드는 건설회사 스트로이트란스, 볼가 에너지 그룹 등의 독립회사 등이 포함됐다. 미국은 이 밖에도 미국의 첨단 방위산업 특허의 러시아 수출을 금지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본격적인 군사행동을 하기 전까지는 러시아 핵심기업에 대한 더 광범위한 제재는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러시아 주식시장이 연초 대비 22%나 빠졌고 루블화의 가치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폭락했으며 700억 달러에 달하는 외화가 유출된 만큼 푸틴에게 이번 2차 제재는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외신들은 최측근들과 각 분야 기업의 자산이 동결됨에 따라 적게는 400억 달러(약 41조 6000억원)에서 많게는 700억 달러(약 72조 8000억원)로 추산되는 푸틴의 재산이 드러날 수 있을지 주목했다. 크렘린이 공식적으로 밝힌 지난해 푸틴의 수입은 10만 2000달러(약 1억 600만원)이고, 푸틴 스스로도 천문학적인 재산 추정액에 대해 “근거 없는 헛소리”라고 일갈하지만 미국은 푸틴의 ‘비밀 금고’를 겨냥한 제재가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푸틴의 재산이 정확히 얼마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10억 달러에 이르는 흑해 연안의 궁전, 별장 20개, 헬리콥터 15대, 요트 4대, 비행기 43대 등 알려진 것만 봐도 푸틴이 재물에 집착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서방의 제재로 푸틴의 ‘축재’가 드러날 것이라는 기대는 순진하다는 반론도 많다. 러시아의 야당 지도자 게리 카스파로프는 “푸틴은 이익으로 똘똘 뭉친 패거리를 활용해 돈을 깊고 복잡하게 묻어 뒀다”면서 “합법적이고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그의 재산에 접근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28일 AP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 하리코프의 겐나디 케르네스 시장이 무장괴한에게 총격을 당해 중태에 빠졌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열린세상] 세월호 참사와 사회적 자본/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열린세상] 세월호 참사와 사회적 자본/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세월호 참사의 원인은 한국사회의 구조적 모순으로부터 출발하였다는 것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전 국민이 세월호의 침몰과 사고수습 과정을 보며 참담해하고 비통해하는 것은 이러한 대형사고가 인적재난사고로부터 출발해 인적재난사고로 끝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는 또한 정책기조로 풍미하고 있는 ‘규제완화’가 내포하고 있는 위험성을 우리 모두에게 일깨워주고 있다. 20년의 여객선 수명을 2009년에는 30년으로 규제를 완화한 해양수산부와 일본에서 18년이나 운항한 고물선을 증축 개조한 청해진해운이 이러한 규제완화를 이용했다. 1척당 평균 13분 만에 안전점검을 해준 목포해양경찰서와 위험수역에서 조타실을 비우고 승객보다 먼저 탈출한 선장과 선원들이 전부 대형 인적재난사고의 원인과 결과를 제공하고 말았다. 올해 초에 있었던 마우나리조트 사고의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우리는 눈앞에 벌어지는 대형 참사와 이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는 정부의 무능력에 비통하고 참담한 심정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3년 전에 있었던 일본 동북부지역의 대지진과 해일, 그리고 그에 이은 핵발전소의 원자력 누출사고를 보며 우리는 아직도 동양의 유일한 선진국이라 자부하던 일본이 얼마나 취약한 사회적 자본 위에서 성장해온 것인지를 목도할 수 있었다. 금년 들어 일어난 마우나리조트 사고나 세월호 침몰사고 역시 우리나라가 얼마나 취약한 사회적 자본 위에서 건설되고 성장해 왔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일본 동북부의 대지진이 자연재해에 이은 핵발전소의 누출사고임에 비해 우리나라의 대형 사건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인적재난사고였다는 점이 전 국민을 더욱 참담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사회적 자본이란 무엇인가. 사회적 자본이란 한 나라의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노동투입과 인적자본 및 물적자본을 제외한 나머지 자본 또는 공적자본 전체를 말한다. 사실 이와 같은 사회적 자본의 중요성이 경제학에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솔로, 루카스 및 로머 등이 주도한 신성장이론(New Growth Theory)은 개별기업들이 생산 활동에 투입하는 노동과 인적자본 그리고 배타적으로 소유하는 건물·기계장비 등의 물적자본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투입요소들을 일관된 체계로 엮어내는 하나의 시스템, 즉 일종의 공적자본의 축적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론적으로 규명했다. 지금까지 기업의 비용항목으로 처리돼 온 연구개발(R&D)비가 2008년 국민계정체계(SNA) 기준이 적용되면서 무형투자로 취급됐다. 결국 R&D도 개별기업의 비용으로 처리되기보다는 축적돼 하나의 사회적 자본이 될 때 더욱 큰 외부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사회적 자본이 사적자본과 구분되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사회적 자본의 주인이 불명확하며 권리와 책임의 소재가 흩어져 있다는 것이다. 결국 정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것이기는 하고 필요조건이기도 하지만 충분조건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 자본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제도와 인적교육과 훈련이다.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선진국에 진입하지 못하는 이유는 사회적 자본이 축적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도나 중국과 같은 경제 대국도 첨단산업과 제품 및 인공위성과 핵기술을 선도하는 인적자본을 보유하고 있지만 축적된 제도의 선진화, 민주사회로서 사회 각 계층의 이해 상충을 조정하는 정치능력과 고용된 국민의식 등이 아직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유럽 국가들은 각국별로 축적된 사회적 자본을 충분히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유럽공동체(EU)를 결성해 R&D 등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일본과 중국은 물론 북한, 러시아와의 경제통합을 끊임없이 지향해야 되는 이유는 우리나라 스스로만의 사회적 자본축적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사회적 자본의 축적문제는 한나라 국민들이 어떻게 교육을 받고 인적자본의 육성을 위한 직업교육과 평생교육을 받아나가는가에 달려 있는 것이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라는 쓰라린 사건을 잊지 말고 사회 각 부문에서 교육과 훈련을 통한 제도의 선진화와 사회적 자본의 축적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 [식음료 특집] 종근당 ‘프리페민정’

    [식음료 특집] 종근당 ‘프리페민정’

    종근당이 출시한 월경전증후군 치료제 ‘프리페민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해당 제품은 스위스 생약전문회사 젤러에서 생산한 일반의약품으로 종근당이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유럽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은 제품이다. 프리페민정의 주성분은 아그누스카스투스 열매에서 추출한 생약성분. 이 성분은 월경전증후군으로 인한 두통, 피부 트러블, 아랫배 통증, 가슴팽창, 신경과민, 과민성 감정 굴곡, 우울, 피로, 수면장애 등을 다스리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흔히 생리통이라고 불리는 월경전증후군은 가임기 여성의 40%가 겪고 있으며 월경 7~10일 전쯤 여러 신체적·감정적 이상 증상 등이 나타났다가 월경과 함께 사라지고 이후 황체기가 시작할 때 다시 반복되는 질환이다. 그동안 여성들은 대부분 증상을 참고 넘기거나 진통제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았다. 종근당 관계자는 “이전에는 국내에 이렇다 할 월경전증후군 치료제가 없었다”면서 “(프리페민정이) 월경전증후군으로 고통받는 여성들의 일상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품은 가까운 약국에서 살 수 있으며 하루에 한 번 1정을 복용하면 된다.
  • ‘물고기도 미녀를 좋아해!’ 톱배우 마고 로비, 거대 전갱이 낚아 인증샷

    ‘물고기도 미녀를 좋아해!’ 톱배우 마고 로비, 거대 전갱이 낚아 인증샷

     ’월가의 늑대’에서 열연한 마고 로비가 휴가중 거대한 물고기를 낚아 즐거워하는 모습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사진은 아슬아슬한 비키니 차림의 로비가 니카라과의 한 바닷가 배 위에서 갓 낚아 올린 거대 트레벌리(전갱잇과 식용 물고기)를 안고 포즈를 취한 모습을 담고 있다.  그녀는 사진 아래에 “물고기는 음식이 아니라 친구. 해피 어스데이(지구의 날)!”이란 캡션을 덧붙였다. 잡은 물고기는 놓아준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23세인 마고 로비는 최근 니카라과로 휴가를 떠나 SNS에 다양한 사진을 올려왔다. 한편 로비는 이번 주 휴가를 마치고 돌아가 영화 ‘타잔’ 촬영에 참여할 예정이다. ‘타잔’에서 제인 역을 맡게 된 그녀는 타잔 역을 맡은 알렉산더 스카스가드와 호흡을 맞춘다. ‘타잔’은 2016년 7월 개봉될 예정이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쾰른, 리그 우승으로 분데스리가 승격 확정

    쾰른, 리그 우승으로 분데스리가 승격 확정

    2012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강등 당하는 아픔을 맛봤던 쾰른이 22일 벌어진 보쿰과의 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두며 다음 시즌 분데스리가 승격을 확정지었다. 마르셀 리세, 패트릭 핼매스, 안소니 우야의 골에 힘입어 승리를 거둔 쾰른은 시즌 3경기를 앞둔 가운데 2위팀과 승점 10점의 차이를 확보,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2부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가 끝나고 팬들이 승격을 축하하며 그라운드에 밀려들어오는 가운데 마르셀 리세는 “승격하는 것은 우리의 이번 시즌 가장 큰 목표였다”며 “아직 경기를 남겨놓고 목표를 이루게 돼 꿈만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독일 1부 리그에서 3차례 우승을 차지했던 쾰른은 2011/2012시즌 강등 된 이후 2012/13시즌을 5위로 마감하며 승격에 실패했지만 이번 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2시즌만에 승격의 기쁨을 맛보게 됐다. 한편, 이날 쾰른의 경기장에는 ‘쾰른의 왕자’라고 불렸던 아스널 소속 루카스 포돌스키가 경기를 관전하며 친정팀이 승격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기념사진을 남기기도 했다. 첫번째 사진= 쾰른의 승격 확정 이후 그라운드에 나와 자축하고 있는 팬들(출처 트위터) 두번째 사진= 쾰른의 승격을 축하하는 팬들과, 친정팀의 승격을 지켜보며 기념사진을 찍은 포돌스키(출처 트위터) 이성모 객원기자 London_2015@naver.com
  • [세계의 창] 살인적 인플레·공포 정치 반정부 시위 확산…美 압력 등 외교도 ‘암울’

    [세계의 창] 살인적 인플레·공포 정치 반정부 시위 확산…美 압력 등 외교도 ‘암울’

    “우리는 베네수엘라의 고통을 상징합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맨발의 학생들이 거리를 활보하며 외쳤다. 부활절(20일)을 맞아 예수의 ‘십자가 고난’을 상징하는 맨발로 행진하며 반정부 운동의 동력을 이어 가려는 것이었다. 그들은 남미의 사회주의 리더였던 ‘차베스의 아들’을 자처하는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의 초상화도 불태웠다. 머리 위로는 경찰이 쏜 최루탄이 날아다녔다. 시위대는 “정부가 피해자를 테러분자로 만들어 신뢰성을 떨어뜨리려 하고 있다”며 “우리는 작지만, 우리는 여전히 거리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고 차베스(1954~2013) 전 대통령이 사망한 지 1년여, 베네수엘라는 여전히 혼돈에 빠져있다. 지난 2월 초 한 대학에서 여학생이 성폭행당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로 촉발된 베네수엘라 소요 사태는 야권의 가세, 경기침체, 치안불안 등과 맞물려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됐다. 이후 마두로의 강한 진압으로 되레 불이 붙었다. 차베스는 14년의 재임 동안 때론 교활하게, 때론 카리스마 있게, 협박과 반대파 체포 등을 활용해 반정부 우파 세력을 무기력하게 만들었지만 후임자 마두로는 ‘공포 정치’를 고집했다. 인권단체와 피해자들은 대통령이 시위대를 억누르기 위해 방위군과 정보요원을 배치하고 무장 오토바이 부대와 장갑차까지 동원했다고 증언했다. 시위대는 끔찍한 고문도 심심찮게 벌어진다고 주장했다. 21세의 목수인 후안 마누엘 카라스코는 “시위 현장에서 근위병에게 붙잡혔는데 소총을 몸 안에 집어넣어 휘저었다”며 신체 곳곳에 난 상처를 공개했다. 그는 “소리를 지르면 그들이 나를 죽일 것이라고 생각해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며 참상을 전했다. 불안한 사회만큼이나 경제지표도 우울하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달 베네수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당초 ‘B+’에서 ‘B’로 한 단계 강등한다고 밝혔다. 피치는 올해 베네수엘라 경제가 마이너스(-) 1%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에 따르면 최저임금은 월 63달러로 남미 국가 중 가장 낮다. 지난 3월 기준으로 인플레이션은 57.3%다. 외교 상황도 암울하다. 미국에선 오바마 행정부가 마두로 정권을 강력하게 제재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나오고 있다. 빌 넬슨 민주당 상원의원과 공화당의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도 현재의 위기 상황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들은 언론 자유를 저해하는 관리들을 표적으로 하는 제재안을 제출하는 등 마두로 정권의 탄압에 대한 압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베네수엘라의 혼란이 가중된 것은 경제뿐 아니라 마두로 정권의 강한 통제 탓이라는 지적도 많다. 미국 온라인 매체 팬암 포스트가 라틴 아메리카 공공정책 분석가인 후안 카를로스 이달고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에서 기업은 최대 30%까지만 이윤을 남길 수 있고, 위반 시 최대 14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투기 방지와 가격 통제 차원이다. 인터넷 구매도 300달러를 넘지 못한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11월엔 모든 기업이 근로자에게 상여금을 줘야 한다. 환율은 철저히 통제됐고, 해고도 함부로 하지 못한다. 차베스가 걸었던 포퓰리즘 공식을 마두로가 그대로 답습한 까닭이다. 야당 지도자들도 줄줄이 축출됐다. 정부를 비난했다는 이유로 의원직을 박탈당한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와 반정부 시위 주도 혐의로 체포된 야당 대표 레오폴도 로페스가 대표적이다. 이달고는 “엄격한 가격 통제와 기업의 투자를 막은 결과 음식과 약이 대폭 부족해졌다”며 “강력한 제재와 탄압이 화를 불렀다”고 마두로 정권의 실정을 분석했다. 쿠바에 대한 반감 때문에 시위가 커졌다는 분석도 있다. 쿠바 정부와 라울 카스트로 대통령이 ‘오일’을 대가로 마두로 정권의 광범위한 단속을 도왔다는 것이다. 쿠바는 하루 11만 5000배럴의 원유를 베네수엘라로부터 원조받는다. 이를 거래 삼아 쿠바가 베네수엘라의 군대 의사 결정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쿠바에 의해 침략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양국 비평가들 사이에서도 제기된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올 2월 이후 40여명의 사망자를 낸 반정부 시위는 실패로 돌아갔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경찰과 군대가 그의 뒤에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마두로는 미국과 국제 미디어가 시위를 조장한다고 주장한다. 시위가 줄어들고 있는데도 외부에서 과대 포장한 뉴스를 전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국민들은 굶주리고, 거리는 공포에 차 있다. 비평가들은 14년의 독재 통치 동안 민주적 자유가 후퇴함과 동시에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부유했던 베네수엘라의 경제 역시 퇴보했다고 평가했다. 그나마 유일한 희망은 정부와 야권이 두 달째 계속되는 반정부 시위를 끝내기 위해 지난 15일 두 번째로 머리를 맞댄 것이다. 루이스 알베르토 피게이레도 브라질 외교장관은 “정부와 야권의 대화가 진전을 이루고 있다”면서 “양측이 반정부 시위 사태 진상조사위원회 설치와 대법원 및 선거법원 판사 교체 등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합의 이행을 위한 회의는 이르면 이달 말쯤 열릴 예정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자동차로 2만 km 달린다” 화제의 월드컵 랠리

    “자동차로 2만 km 달린다” 화제의 월드컵 랠리

    중미 청년들이 월드컵을 구경하기 위해 자동차를 타고 대장정에 나섰다. 청년들은 콜롬비아에서 출발, 5개국을 거쳐 브라질에 입성할 예정이다. 대장정은 중미 코스타리카에서 시작됐다. 세바스티안 카스트로, 리카르도 세르다스, 올리비에르 노왈스키 등이 주인공이다. 세 명은 든든한 우정으로 얽힌 친구들이다. 세 명은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코스타리카에서 비행기를 타고 콜롬비아로 이동했다. 세 명은 콜롬비아에서 자동차에 올라 힘차게 시동을 건다. 오프로드도 거침없이 달리는 도요타 4X4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가 세 명 친구의 애마 역할을 한다. 혼자 달리는 ‘월드컵 랠리’의 코스는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브라질로 이어진다. 주행거리 2만 km에 달하는 대장정이다. 청년들은 6월 12일 브라질 포르탈레사 입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틀 뒤인 14일 포르탈레사에선 코스타리카가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브라질월드컵 데뷔전을 치른다. 청년들은 “코스타리카가 이번 월드컵에서 분명 5경기를 치를 것”이라면서 8강 진출을 자신하고 있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 첫 출전하면서 월드컵 무대에 데뷔한 코스타리카는 2002년 한일월드컵, 2006년 독일월드컵 본선에 진출했지만 8강에 오른 적은 없다. 한편 청년들의 ‘월드컵 랠리’는 리얼리티 쇼처럼 주 1회 TV에 방송될 예정이다. 사진=자료사진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백년 동안의 고독’ 마르케스 잠들다

    ‘백년 동안의 고독’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콜롬비아 출신의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17일(현지시간) 타계했다. 87세. 멕시코 일간 엑셀시오르와 콜롬비아 일간 엘 에스펙타도르 등에 따르면 마르케스는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외곽의 코요아칸에 있는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가족들이 성명을 통해 밝혔다.지난 50여년간 멕시코에서 생활했다. 마르케스는 지난달 말 멕시코 국립의료과학연구소에서 폐렴과 요로 감염증 등의 증세로 입원 치료한 뒤 1주일 여 만에 퇴원했으나 상태가 극도로 나빠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난 15년간 림프암으로 투병하면서 암세포가 폐 등 장기로 전이된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추정했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위대한 콜롬비아 출신 거장의 죽음에 천년의 고독과 슬픔이 느껴진다”며 유족을 위로했다. ‘백년 동안의 고독’으로 1982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마르케스는 17세기 미겔 데 세르반테스 이후 현존하는 남미 문학의 거장으로 손꼽혔다. 이 저서는 세계 35개국 언어로 번역돼 5000만 부가 팔렸다. 마르케스는 라틴아메리카 대륙이 겪은 역사의 리얼리티와 토착신화의 상상력을 결합해 ‘마술적 리얼리즘’이라는 새로운 소설 미학을 창시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콜롬비아의 카리브해연안에 있는 아라카타카라는 마을에서 전신국 직원의 11남매 중 맏이로 태어나 스페인 정착민과 원주민, 흑인 노예들의 삶을 지켜보면서 조부모와 함께 유년시절을 보냈다. 1981년 멕시코에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지만 박해를 받았다고 여길만한 요인이 없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마르케스는 암 투병을 하면서도 자신의 연설문집을 모아 발간한다는 소식이 2010년 알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2012년 치매 때문에 모든 집필 활동을 중단한 상태라고 그의 동생이 밝힌 적이 있다. 2002년 엘 에스펙타도르 등 신문사에서 기자로 활동하던 시절을 회고하는 내용의 첫 회고록을 펴냈다. ‘가보’(Gabo)라는 별명을 가진 마르케스는 쿠바 혁명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델 카스트로(87)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절친한 사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프리미어리그] 아스널 5경기 만에 웃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의 ‘쇠락한 명가’ 아스널이 값진 승리를 거두고 리그 4위로 뛰어올랐다. 아스널은 16일 영국 런던의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햄과의 홈경기에서 3-1로 역전승을 거둬 4경기 연속 무승(2무2패)에서 탈출, 막판 순위 싸움의 고삐를 당겼다. 승점 67을 쌓은 아스널은 에버튼(승점 66)을 끌어내리고 4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아스널은 지난달 23일 첼시전 0-6의 충격적인 패배 이후 이어진 리그 무승 행진을 끊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 자격을 주는 4위권에 진입한 것이 고무적이다. 그러나 안심하기엔 이르다. 4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는 에버튼이 아스널보다 한 경기를 덜 치렀기 때문. 순위는 언제고 뒤집힐 수 있다. 다만 아스널은 남은 네 경기 상대가 리‘그 중하위권인 헐시티(13위), 뉴캐슬 유나이티드(9위), 웨스트 브로미치(11위), 노리치시티(17위)인 것이 희망적이다. 반면 에버튼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등 강호들과의 일전이 남아 있다. 전반 40분에 선제골을 허용한 아스널은 불과 4분 뒤 루카스 포돌스키가 동점골을 터뜨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후반 10분 올리비에 지루의 역전골, 후반 33분 포돌스키의 쐐기골로 오랜만에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포돌스키는 경기가 끝난 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GS건설 국내 첫 해외 플랜트 감리사업 진출

    GS건설이 국내 업체 가운데 최초로 해외 정유 플랜트 총괄 관리 사업에 진출했다. GS건설은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공사(PDVSA)가 발주한 엘 팔리토 정유공장 증설 공사의 감리 용역을 수주했다고 15일 밝혔다. 계약 금액은 535만 달러(약 56억원)다. GS건설은 6개월 동안 ‘프로젝트 총괄 관리사’(PMC)로서 증설 공사의 ‘설계·구매·시공’(EPC) 과정을 감리한다. GS건설은 그동안 해외플랜트 EPC 역량을 쌓아온 자사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 증설공사는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서쪽으로 약 140㎞ 떨어진 카라보보주에 있는 엘 팔리토 정유공장을 기존 14만 배럴에서 28만 배럴 규모로 증설하는 사업이다. 공사 기간은 49개월이다. 증설공사의 EPC 사업은 일본의 도요 엔지니어링과 이탈리아의 포스터 필러, 베네수엘라의 Y&V가 진행한다. GS건설은 이탈리아의 APS, 베네수엘라의 인일렉트라와 조인트벤처를 구성해 PMC 업무를 수행한다. GS건설은 베네수엘라를 발판으로 앞으로 중남미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허선행 GS건설 플랜트부문 대표는 “수주 금액은 많지 않지만 국내 업체 가운데 최초로 해외 정유 플랜트 PMC 사업에 진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GS건설의 해외 사업 전략인 공종 다변화 및 시장 다각화 전략이 결실을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씨줄날줄] 보커스 vs 바오커스/박홍환 논설위원

    외국인이 중국어를 학습할 때 어려운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같은 한자인데도 높낮이 등 4가지 성조에 따라 전혀 다른 뜻으로 사용돼 한국, 일본 등 한자문화권에 속한 사람들조차 머리를 싸매게 된다. 신문 등을 읽다 보면 뜻과 발음으로는 도저히 유추해낼 수 없는 한자어 표기가 곧잘 등장하는데 이것을 해석하는 것도 골칫거리다. ‘젠푸자이(柬?寨), 멍자라궈(孟加拉國)’라는 단어에서 캄보디아와 방글라데시를 연상하기는 쉽지 않다. 중국에서 사스비야(沙士比亞) 또는 사웡(沙翁)으로 불리는 사람은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다. 사스비야는 그런대로 이해할 만하지만 ‘모래 노인’이라니. 물론 대부분의 외국 이름과 지명은 뜻과 발음을 적절하게 일치시켜 표기한다. 코카콜라의 중국명은 커커우커러(可口可·가구가락)로 입이 즐겁다는 뜻이다. 발음까지 비슷하다. 프랑스의 세계적 유통업체인 까르푸의 중국어 표기는 ‘가정의 즐거움과 복’이라는 뜻의 자러푸(家福·가락복)이고, 국내 유통업체인 롯데마트는 러톈마터(天瑪特·낙천마특)라고 쓴다. 인생의 즐거움을 뜻하는 낙천의 중국 발음을 차용해 현지인들의 정서를 자극하고 있다. 셰익스피어를 ‘모래 노인’으로 호칭하는 것처럼 중국 네티즌들은 외국인들을 별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북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이팡(一胖·김일성), 얼팡(二胖·김정일), 싼팡(三胖·김정은)으로 불린다. 3대에 걸친 그들의 뚱뚱한 체형을 빗댄 조롱 섞인 별칭임은 물론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우 아오바마(奧巴馬)라는 이름 외에 아오헤이(奧黑)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흑인이라는 점과 권모술수에 능하다는 점을 동시에 비꼰 표현이다. 요즘 중국에서는 새로 부임한 주중 미국대사 맥스 보커스의 중국어 표기를 놓고 논란이 되고 있다고 한다. 보커스 대사의 정식 표기는 보카스(博?斯·박카사)이지만 네티즌들은 바오커스(包咳死·포해사)로 바꿔 부른다는 것. 보카스는 무의미한 한자어 차용이지만 바오커스는 발음은 비슷해도 ‘반드시 기침하다 죽을 것을 보증한다’는 살벌한 뜻을 갖고 있다. 베이징의 심각한 스모그 현상을 풍자하기 위해 이 같은 절묘한 이름을 만들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게리 로크 전임 대사 시절 주중 미국 대사관은 초미세먼지 수치를 주기적으로 발표해 이를 애써 외면해 온 중국 당국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뜻과 발음을 적절하게 일치시켜 표현하는 중국인들의 절묘한 작명법이 또다시 빛을 발휘한 셈이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신임 주중美대사 이름은 ‘반드시 기침하다 죽는다’

    신임 주중美대사 이름은 ‘반드시 기침하다 죽는다’

    최근 중국에 새로 부임한 미국 대사 맥스 보커스(72)의 중국식 이름에 ‘반드시 기침하다 죽는다’는 뜻이 담겼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그의 이름이 베이징 스모그를 비꼬는 대표어로 통용되고 있다. 보커스 대사는 지난 11일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인 보아오(博鰲)포럼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당신의 이름 보카스(博卡斯)를 네티즌들이 바오커스(包咳死)로 고쳐 부르는 것을 아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중국에 오게 돼 매우 기쁘다”고 받아넘겼다고 환구시보가 12일 보도했다. 보커스 대사의 중국 이름인 보카스는 음역어(音譯語)여서 의미가 없지만 발음이 비슷한 바오커스에는 ‘반드시 기침하다 죽을 것임을 보장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중국에 살면 스모그 때문에 기침하다 죽고 말 것이란 의미로 네티즌들이 베이징의 심각한 스모그를 풍자하기 위해 만든 자조 섞인 농담인 셈이다. 미국 대사와 베이징 스모그를 연결 짓는 것은 전임자인 게리 로크가 중국에 스모그의 심각성을 환기시킨 인물이란 점에서 보커스 대사의 역할에 대한 중국인들의 바람과 관련이 있다는 평이다. 로크 전 대사는 재임 중 중국 당국이 발표하는 대기오염 수치와 다른 미 대사관의 독자적인 측정치를 발표해 당국이 스모그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도록 했다. 또 중국 인권 문제를 앞장서 비판하고 근검절약을 솔선수범해 중국 공직자들을 난감하게 했다. 그러나 보커스 대사는 미·중 협력만을 강조하면서 별다른 활동도 없어 중국 당국의 호평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보커스 대사는 이날 포럼에서도 자신을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의 열렬한 팬이라고 소개했으며, 최근 미·중 양국이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문제를 놓고 충돌한 데 대해서도 “우리(미·중)가 경제 관계를 활력 있게 만든다면 국가 안보는 이목을 끌지 못할 것”이라면서 양국 협력을 강조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야 내려와!” 사진작가와 미어캣의 개그콘서트

    “야 내려와!” 사진작가와 미어캣의 개그콘서트

    두발로 서서 경계근무 서는 것으로 유명한 귀여운 미어캣과 이를 촬영하는 사진작가의 재미있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지난 1월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 촬영된 이 사진은 누가 주인공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웃음이 절로 나는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사진 속 주인공은 미어캣 가족과 영국 출신의 사진작가 윌 버라드-루카스(30)입니다.루카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야생 동물을 촬영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합니다. 최대한 가까이 접근해야 좋은 장면을 촬영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동물들이 극도의 경계심을 보여 다가가기 어렵기 때문이죠.특히 경계심 많기로 소문난 미어캣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촬영 당시 미어캣들은 루카스에게 다가와 함께 노는 것은 물론 스스로 촬영(?)을 하기도 했습니다.루카스는 “이곳에서 6일이나 머문 끝에야 미어캣들과 친해질 수 있었다” 면서 “미어캣은 수많은 천적들에게 항상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극도의 경계심을 보이지만 나에게는 예외였다” 고 밝혔습니다.이어 “가까이서 미어캣을 촬영하는 것은 물론 태어난지 며칠되지 않은 새끼도 구경하는 행운을 얻었다” 며 기뻐했습니다.      사진=Top photo/Barcroft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민주주의 말살한 푸틴 제국의 실체

    민주주의 말살한 푸틴 제국의 실체

    러시안 다이어리/안나 폴릿콥스카야 지음/조준래 옮김/이후/480쪽/2만 3000원 2003년 12월 7일. 두마(러시아 하원) 의원 선거일이자 대통령 재선에 나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선거운동을 시작한 날이었다. 투표를 마친 푸틴은 수많은 기자들 앞에 섰다. 그리고 자신이 애지중지하는 개가 지난밤 새끼를 낳았다고 했다. 이 무슨 황당한 소린가. 바로 그날 아침 북카프카스에서 열차 테러로 숨진 희생자 13명의 영결식이 열렸다. 대통령으로서 희생자에 대한 애도와 유족에 대한 위로의 말을 해야 하는 게 당연했다. 한데 그가 쏟아낸 말이라고는 개가 새끼를 낳아 기쁘다는 말뿐이었다. 말도 안 되는 실언을 했으니 푸틴에 의해, 그리고 푸틴을 위해 세워진 ‘통합 러시아’당 소속 후보들은 줄줄이 낙선했어야 옳았다. 한데 결과는 ‘통합 러시아’의 대승이었다. 러시아 국민들이 푸틴과 ‘통합 러시아’에 표를 몰아준 이 결과를 어떻게 봐야 할까. 푸틴을 설명할 때 가장 적합한 단어는 ‘무소불위’이지 싶다. 어떤 일이든 못하는 게 없고, 손을 댄 일은 거침없이 밀어붙인다. 최근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보듯 미국의 경고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강압적인 합병을 밀어붙였다.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도 편파판정 등 억지스러운 방법으로 러시아 민족 전체를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려세웠다. 옛 소련 비밀경찰인 국가보안위원회(KGB) 출신인 그는 사생활에서도 거침이 없다. 부인과 이혼한 뒤 무려 31세 연하의 체조선수 출신 하원의원과 염문을 뿌리기도 했다. 그런데도 러시아 국민은 푸틴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 크림반도 병합 뒤 푸틴 지지율이 80% 이상 치솟았다는 언론 기사가 이를 방증한다. 하지만 새 책 ‘러시안 다이어리’는 이 모든 게 푸틴의 독재정권이 조작한 거짓이라고 말한다. 책은 푸틴 재선의 발판이 됐던 2003년 의회 선거에서부터 푸틴이 민주주의 세력을 철저히 무력화한 2005년 8월까지의 기록을 담았다. 두브롭카 극장 인질극, 베슬란 초등학교 인질극 등의 사건을 통해 독재에 저항할 의지를 잃고, 외려 독재정권의 공모자로 몰린 러시아 국민의 이야기를 안타까운 시선으로 써내려 간다. 책의 전체적인 정서는 ‘살해당한 양심’이 쓴 ‘러시아 민주주의의 죽음’이다. 저자는 기자이자 인권운동가다. 우리식 표현으로 ‘푸틴 저격수’쯤 된다. 그는 2006년 괴한의 총격을 받아 자신의 아파트에서 숨졌다. 범인이 누군지, 배후는 또 누군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혹의 시선을 보내는 곳은 크렘린이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지구촌 책세상] ‘원전, 화이트아웃’

    [지구촌 책세상] ‘원전, 화이트아웃’

    ‘원전, 화이트아웃’(고단샤)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경험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가 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추진하고 있는 원전 재가동의 위험성을 고발한 소설이다. 지난해 9월 출간된 이후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라 지금까지 19만부 팔렸다. 출판 불황에도 책이 날개 돋친 듯 팔린 것은 저자가 일본 정부의 현역 관료라는 점, 소설의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상당 부분 사실을 바탕으로 하면서 현재진행형의 일을 다루고 있는 점, 일본의 ‘원전 마피아’ 실상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독자의 흥미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소설은 시점을 명시하진 않지만 지난해 7월 치러진 일본 참의원 선거일을 암시하면서 시작된다. 원전 마피아의 한 축을 이루는 ‘일본전력연맹’의 상무가 보수당이 압승했다는 출구조사를 보고는 “이제야 질서가 회복됐다”고 혼잣말을 한다. 그가 말하는 질서란 ‘여소야대 해소’라는 정국의 얘기가 아니다. 10개 전력회사에 의한 지역 독점, 원전 추진, 정·관·재계의 관계가 복원되는 것을 의미한다. 후쿠시마 사고로 가동을 중단한 원전이 어떻게 원전 마피아에 의해 재가동의 길을 걷는지 적나라하게 묘사된다. 원전 재가동의 열쇠를 쥔 관료, 그 관료의 인사권을 쥐고 있는 정치인, 그 정치인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하고 관료에게는 퇴직 후 자리를 알선하는 전력업계는 그야말로 권력과 금력으로 얽혀 있는 마피아의 세계와 다름없다. 저자는 소설에서 이런 3각 구도를 ‘몬스터 시스템’이라고 표현한다. 즉 전력회사는 자재 구입이나 공사 때 적정 가격보다 높게 업자와 수의계약을 맺는다. 업자가 이 금액의 일부를 전력업계의 임의단체에 상납하면 이 단체는 현역 정치인에게 합법적으로 헌금하거나 낙선 정치인과 퇴직 관료에게 일자리를 알선하는 구조다. 아베 신조 정권의 일본에서는 원전 재가동 계획이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르면 올여름 원자력규제위원회가 재가동 신청을 한 원전에 대해 허가를 내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와카스기 레쓰라는 필명을 쓰고 있는 저자는 프로필에서 ‘도쿄대 법학부 졸업, 국가공무원 1종시험(행정고시에 해당) 합격, 일본 정부 근무’라고만 밝히고 있다. 책이 나오자 일본 정부에선 ‘범인 색출’에 나섰지만 지금까지 저자의 신원이 밝혀졌다는 얘기는 없다. 저자는 지난해 11월 도쿄신문과 가진 복면 인터뷰에서 “(정부는) 국민들로부터 월급을 받고 일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국민의 눈을 속이고 재가동을 향해 달리고 있다. 웃긴 정의감일지 모르지만 이런 비겁한 일을 알리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도쿄 황성기 특파원 marry04@seoul.co.kr
  • [커버스토리] 물전쟁 승리한 ‘하이트’ 15년만에 뒤집은 ‘카스’

    [커버스토리] 물전쟁 승리한 ‘하이트’ 15년만에 뒤집은 ‘카스’

    ‘물고 물리는 물(水)전쟁.’ 한 주류업계 임원은 1990년대 급박하게 돌아갔던 맥주 시장을 이렇게 회상했다. 페놀 유출 사건을 시작으로 점유율 판도가 뒤바뀌었고 조선맥주(현 하이트진로맥주)와 동양맥주(현 오비맥주)라는 전통적인 양강 구도를 비집고 ‘카스’ 열풍이 불었다. 그는 “경쟁이 전쟁 수준으로 치달았고 당시 업체 사장들은 서로 만나지도 않았다”고 전했다. 엎치락뒤치락 치열했던 맥주 시장은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사태를 전후로 하락세를 탔고 급기야 기업의 운명까지 갈랐다. 국내 맥주 시장의 역사는 하이트진로 및 오비맥주의 사사(社史)와 궤를 같이한다. 하이트진로의 전신인 조선맥주와 오비맥주의 전신인 소화기린맥주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치열한 물 전쟁을 벌여 왔다. 해방 후에는 조선맥주와 동양맥주가 각각 그 맥을 이었다. 1990년 초반까지는 동양맥주가 시장점유율 70%를 차지하며 독주 체제를 이어 갔다. 만년 2위였던 조선맥주가 승기를 잡은 건 1991년도다. 그해 3월 낙동강 유역의 두산전자 구미공장에서 페놀이 유출됐다. 두산전자 페놀 원액 저장 탱크에서 페놀수지 생산라인을 연결하는 파이프가 파열된 게 원인이었다. 30t의 페놀이 유출됐고 국민들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전국 각지에서 두산 제품 불매운동이 이어졌다. 두산 계열사인 동양맥주 버리기 캠페인까지 벌어졌다. 당시 업계에 종사했던 한 관계자는 “직접적인 원인 제공자도 아닌데 동양맥주를 향한 세간의 비난은 어마어마했다”면서 “사고 이후 또다시 페놀이 유출되면서 사태가 악화됐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두산 페놀유출… 동양맥주에 불똥 불매운동까지 환경부 장·차관이 경질됐고 총수인 박용곤 두산그룹 회장이 물러났다. 아니나 다를까 1993년 조선맥주의 반격까지 시작됐다. 조선맥주는 기존의 맥주 브랜드인 ‘크라운’ 대신 천연 암반수 콘셉트의 ‘하이트’로 이른바 물 전쟁에 불을 붙였다. ‘맥주의 90%는 물. 맥주를 끓여 드시겠습니까?’라는 하이트의 도발적인 광고 문구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페놀 사건 이후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수질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탁월한 한 수였다. 절대 강자 동양맥주의 시장점유율엔 비상이 걸렸다. 설상가상으로 1994년에는 진로쿠어스가 카스맥주를 들고 맥주 사업에 뛰어들었다. 양강 구도였던 맥주판이 한치 앞도 모르는 전쟁터로 뒤바뀐 것이다. 1996년 그렇게 조선맥주(43%)는 동양맥주(41.7%)를 누르고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 2.3% 포인트의 근소한 차이였지만 후폭풍은 거셌다. 이후 오비맥주는 15년간 한 번도 시장 1위를 되찾지 못했다. 잘나갈 것만 같았던 맥주 시장은 1997년 외환위기와 함께 거품이 꺼졌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당시 각 기업들은 맥주 소비가 늘 것이라는 막연한 예측으로 앞다퉈 빚을 끌어들여 맥주 생산량을 늘렸다”면서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소비가 위축되고 맥주 소비가 줄어 기업들이 휘청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진로그룹은 1997년 부도를 냈다. 맥주 사업에 손을 댄 후 자금난이 심화된 데다 건설, 유통 부문의 적자가 겹치자 모기업인 진로그룹이 고꾸라졌다. 당시 업계에서는 맥주 사업에 거액을 투자한 것을 부도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맥주 부문은 오비맥주가, 소주 부문은 하이트맥주가 각각 사들였다. ●조선 “맥주 끓여드시겠습니까” 도발적 광고 이후 점유율 1위 올라 한 시절을 호령했던 동양맥주도 외환위기의 칼바람을 피하지는 못했다. 페놀 사건 이후인 1995년, 두산종합식품과 두산음료를 동양맥주에 합병해 사명도 오비맥주로 바꾸는 등 재기를 노렸지만 돈줄이었던 맥주 사업의 부진은 곧바로 그룹 자금난으로 이어졌다. 이듬해에는 시도 때도 없이 부도설에 휩싸여 어려움을 겪었다. 이 가운데 실질적인 주인도 바뀌었다. 1997년 오비맥주는 당시 세계 4위 맥주 회사였던 벨기에 인터브루(현 AB인베브)에 지분 50%를 매각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뼈아픈 선택이었다. 1999년 진로로부터 카스맥주를 인수하기도 했지만 점유율은 여전히 40% 초반에 머물렀다. 그리고 2001년 두산그룹은 그룹 모태나 다름없는 지분을 완전히 정리했다. 식음료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도 처분하며 중공업, 기계 등 중후장대형 사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후 오비맥주의 주인인 인터브루는 2009년 7월 사모펀드 투자 기업인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KR)에 지분을 매각했다. 당시 오비맥주 관계자는 “인터브루는 비용 절감을 위해 오비맥주 경영에 깊이 관여했다”면서 “KKR은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오비맥주 경영진에게 보다 많은 권한을 줬고 오비맥주는 과거 인터브루 시절 아낀 자금력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매각 당시 오비맥주의 점유율은 43.7%였다. 그러나 2011년 말 오비맥주는 국내 시장점유율 50%를 넘기며 하이트진로를 눌렀다. 지난해 3월 기준 오비맥주는 60% 점유율로 업계 수성을 하고 있다. 몰락한 맥주 명가 오비맥주는 어떻게 부활에 성공했을까. 때는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호림 오비맥주 사장은 오비 대신 진로로부터 인수한 ‘카스’ 카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수십년간 국내 시장에서 군림해 온 오비 브랜드를 버리겠다는 파격적인 전략이었다. 임직원의 반대가 거셌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당시 오비맥주 직원들은 과거의 브랜드를 되살려야 한다고 했다”면서 “당시 자칫 낡아 보이는 오비의 이미지를 버리고 정통성은 떨어지나 상승세를 타는 카스 브랜드로 젊은 층을 집중 공략했던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작년 오비 1위 탈환… 2000년대 이후 프리미엄 경쟁 하이트맥주는 1998년 회사 이름을 아예 하이트맥주로 바꾸고 꾸준히 업계 1위를 다져 나가고 있는 상태였다. 오비맥주는 먼저 국내 최초 비열 처리 맥주인 카스의 신선한 맛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았다. 또 톡 쏘는 상쾌함을 강조하며 젊은 층을 노렸다. ‘카스 후레쉬’에 이어 ‘카스 레드’ ‘카스 레몬’ ‘카스 라이트’ 등이 잇따라 출시됐다. 과거 다소 획일화된 맥주 맛에서 탈피해 소비자들의 입맛을 철저하게 세분화한 오비맥주의 전략은 시장에 정확히 먹혀들었다. 한편 2000년대 이후 맥주 시장은 프리미엄 경쟁으로 치달았다. 외국 맥주의 수입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이 고급화됐기 때문이다. 한때 우리 맥주는 ‘폭탄주 전용 맥주’ ‘북한 대동강 맥주보다 맛이 없다’는 혹평을 듣기도 했다. 2010년에는 수입 맥주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위기감을 더했다. 실제로 2008년 전체 맥주 시장의 3.5%에 불과하던 프리미엄 맥주 시장은 2010년을 기점으로 큰 폭으로 증가해 2012년에는 5.4%까지 됐다. 프리미엄 맥주에 대한 수요 증가는 이미 예견된 상황이었으나 하이트진로맥주와 오비맥주는 다소 대응이 늦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2010년 8월 프리미엄 맥주인 ‘드라이피니시d’로, 오비맥주는 2011년 3월 오비 골든라거를 출시해 제2의 맥주 맛 전쟁을 벌여 왔다. 그리고 양 사는 올해 유통 공룡 롯데주류의 맥주 시장 합류로 제3의 맥주 전쟁을 준비 중이다. 물론 80년의 맥주 역사 속에 이 두 맥주 회사만 있었던 건 아니다. 섬유업체 삼기물산과 독일의 이젠백이 합작한 한독맥주는 1975년 정통 독일맥주를 표방한 이젠백맥주를 출시해 한때 시장점유율을 15%까지 끌어올리는 등 이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젠백맥주는 양대 선발업체의 강력한 견제와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1977년 조선맥주에 인수됐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커버스토리] 개성족의 목 넘김을 잡아라… 맥주의 목 타는 유혹

    [커버스토리] 개성족의 목 넘김을 잡아라… 맥주의 목 타는 유혹

    바야흐로 수입 맥주 전성기다. 빨리, 배불리 즐기는 술자리보다 간편한 음식에 맛있는 맥주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맥주를 골라 마실 수 있는 수입 맥주 바가 성행하고 있다. 목요일(지난 10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무교동의 한 맥주 셀프 바. 호프집을 찾기엔 다소 이른 시간이지만 음식을 손에 싸 든 손님들이 속속 매장 안으로 모여들었다. 이곳은 2200원짜리 국산 맥주부터 9900원에 이르는 수입 맥주까지 150여종이 넘는 세계 맥주를 취향에 따라 골라 마실 수 있는 호프집이다. 이날 동료와 함께 이곳을 찾은 고등학교 체육 교사 정지온(28·여)씨는 매장 한편에 위치한 냉장고에서 네덜란드 라거 맥주 ‘하이네켄’를 꺼내 들었다. 동료 최보슬(28·여)씨의 선택은 지난해 하이트진로가 선보인 에일맥주 ‘퀸즈에일’이다. 안주로는 근처 분식점에 미리 사 온 떡볶이와 순대가 올랐다. 정씨는 “네덜란드 관광 때 하이네켄 공장에서 직접 (하이네켄) 맥주를 내려 마신 적이 있다”면서 “달달한 향과 엷은 쓴맛이 인상 깊어 그 이후로 즐겨 마신다”고 했다. 최씨는 “주로 카스를 마셨는데 지난해 퀸즈에일을 맛보고는 깊은 향에 깜짝 놀랐다”면서 “에일맥주치고는 저렴해서 자주 찾게 된다”고 덧붙였다. 정씨와 최씨는 일주일에 한두번씩 이 같은 맥주 셀프 바를 찾는 맥주 애호가다. 정씨는 “저렴하게 다양한 세계 맥주를 접할 수 있어 좋다”면서 “국산 맥주는 너무 밍밍한 데다 회식 때 ‘말아 마시는 술’이라는 이미지가 커 이런 곳에 오면 피하는 편”이라고 했다. 실제로 매장 한편에 줄지어 들어선 냉장고에서 국산 맥주들은 맨 아래 칸을 차지하고 있었다. 마케팅학적으로 제품이 가장 구박받는 위치다. 오후 9시 30분이 넘어가자 반쯤 비어 있던 테이블들이 꽉 찼다. 회사 팀 단합 장소로 맥주 셀프 바를 찾았다는 김정희(35)씨는 “주종을 하나로 통일하지 않고 각자 마시고 싶은 맥주를 골라 마실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면서 “폭탄주 문화보다 맥주 맛을 즐기는 이런 회식이 다음 날 일정에도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입맛은 이미 맥주 품평을 할 정도로 고급화돼 있다”면서 “국내 맥주업계들이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1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 맥주 매출액은 총 570억원이다. 전년 대비 37.7% 커진 규모다. 지난 6일까지 팔린 올해 수입 맥주 매출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7%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국산 맥주는 매출이 5.6% 감소했다. 롯데나 신세계가 맥주 전쟁에 뛰어든 데는 이 같은 이유가 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커버스토리] 새콤달콤 캬 ~ 집 나온 하우스 맥주

    [커버스토리] 새콤달콤 캬 ~ 집 나온 하우스 맥주

    “내 입맛에는 밍밍한 대기업 맥주와 달리 하우스 맥주는 향이 독특하고 달콤하면서도 새콤해요. 맥주가 살아 있는 느낌입니다. 그동안 대기업 맥주를 마시면서 속았다는 느낌까지 들어요.” 지난 5일 대전 서구 월평동의 한 하우스 맥주 전문점에서 만난 김모(44)씨는 풍미가 깊은 맥주 맛을 알고 싶으면 하우스 맥주를 맛보라고 권했다. 그는 2012년 한 해외 언론이 국산 맥주가 북한 맥주보다도 맛이 없다고 했던 평가에 동감했다. 이후 수입 맥주를 즐겨 마시다가 정착하게 된 것이 하우스 맥주. 김씨는 “맛의 차이는 국내 맥주와 수입 맥주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공장 맥주냐 아니면 소규모로 만들어 싱싱한 하우스 맥주냐에 따른 것”이라고 나름의 맥주 철학을 설명했다. ●마니아들 “3월 5일은 맥주 독립일” 하우스 맥주 마니아들은 지난 3월 5일을 하이트·OB·카스 등 3대 대기업 맥주의 지배에서 벗어나는 ‘독립일’과 같이 여겼다. 정부가 그동안 엄격하게 제한했던 하우스 맥주의 외부 유통을 전면 허용한 날이기 때문이다. 맥주를 만드는 공장이나 직영 판매점에서만 팔 수 있었던 하우스 맥주가 일반 호프집에 생맥주로 유통된다. 앞으로 병이나 캔에 담아 슈퍼, 마트 등에서도 판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하우스 맥주 제조업자들은 맥주 시장의 태풍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면서도 하우스 맥주 활성화에 장애물도 여전히 있다면서 정부의 도움을 요청했다. 업계에서 말하는 하우스 맥주의 가장 큰 경쟁력은 신선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하우스 맥주 공장은 통상 100% 보리만 사용해 맥주를 만든다. 하우스 맥주 업계 관계자는 “일반 대기업 맥주의 경우 보리 외에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옥수수 전분을 넣는 경우도 많은데 맥주에서 보리의 향과 맛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우스 맥주가 신선한 이유는 유통기간이 짧아서다. 2~3주간 만든 맥주를 2~3일 만에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유통기간이 길면 효모가 죽는다. 풍미가 떨어진다는 의미다. 하우스 맥주는 보리에 싹을 틔운 ‘몰트’를 분쇄하는 과정으로 시작한다. 여기에 물에 넣고 끓인 후 건더기를 걸러 낸다. 맥주 특유의 향을 내는 홉을 넣고 다시 끓인 후 다시 불순물을 거른다. 이 맥아즙을 냉각시켰다가 효모를 넣고 발효시키면 하우스 맥주가 된다. 라거 맥주는 3주, 에일 맥주는 2주가 걸린다. 하우스 맥줏집을 운영하는 임성빈씨는 “일반 맥주나 수입 맥주는 유통기간이 길기 때문에 맥주 속에 있는 효모를 다 죽이는 필터링 작업을 거친다”면서 “하지만 하우스 맥주는 유통기간이 짧아 필터링을 하지 않기 때문에 효모가 살아 있는 신선한 맥주로 소비자에게 전달된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맥주를 맛볼 수 있는 것도 하우스 맥주의 장점이다. 대규모의 자동화 공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몰트, 홉, 효모 등 재료를 바꾸거나 혼합 비율을 조정해 여러 가지 종류의 맥주를 만들어 낸다. 계절에 따라 종류를 바꾸는 것이 일반적인데 여름에는 시원한 맥주를 자주 마실 수 있도록 알코올 도수를 낮추고 겨울에는 알코올 도수가 높은 진한 맥주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 ●홉·효모 혼합 비율 따라 다양한 맛 국내 하우스 맥주 생산 업체들이 모인 한국마이크로브루어리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는 하우스 맥주 공장은 35곳이며 늘어나는 추세다. 정부는 하우스 맥주 활성화를 위해 지난 1일 주세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이전에는 전발효조(발효시설) 50㎘, 저장조100㎘ 이상을 갖춰야 맥주 제조자 면허를 받을 수 있었지만 각각 시설 규모를 절반(전발효조 25㎘, 저장조 50㎘)으로 낮췄다. 하지만 하우스 맥주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맥주 시장을 지배하는 대기업들의 힘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우선 하우스 맥주는 국내 대기업 맥주보다 상당히 비싸다. 현재 일반 호프집에서 파는 하이트·OB·카스 생맥주의 평균 가격은 500㏄ 한 잔당 3750원이지만 하우스 맥주는 5500원으로 46.7%나 비싸다. 일부는 6000~7000원까지도 간다. 아예 고급화 전략으로 가기도 쉽지 않다. 수입 생맥주 가격(9000원)이라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주류 업체와 하우스 맥주 업체가 일반 호프집에 납품하는 생맥주 가격도 500㏄ 기준으로 각각 950원, 1500원이다. 역시 하우스 맥주가 57.9% 비싸다. 일반 호프집 입장에서 굳이 비싼 값을 주고 손님들이 많이 찾지 않는 하우스 맥주를 사 올 필요가 없다. 하우스 맥주의 단가를 낮추면 되지 않을까. 하우스 맥주는 보리, 홉 등 원재료 구입비용과 인건비가 대기업에 비해 많이 든다. 대기업과 같이 원재료 대량 구매도 힘들고, 자동화 설비도 갖추고 있지 않다. 특히 맥주에 붙는 주세 등 각종 세금이 대기업 맥주보다 하우스 맥주에 더 많이 부과되고 있는 점이 고민이다. 현재 맥주 주세는 공장에서 출고되는 가격의 72%다. 대기업 맥주는 낮은 원가로 출고되니 세금이 적지만 출고가격이 높은 하우스 맥주는 세금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355㎖ 맥주 1캔당 붙는 주세를 기준으로 대기업 맥주의 주세는 395원이고 하우스 맥주는 710원이다. 하우스 맥주의 세금 부담이 대기업 맥주보다 79.7% 많다. 수입 맥주의 주세도 224~456원으로 하우스 맥주보다 적다. 하우스 맥주 업체들은 세금을 낮춰 달라고 건의했고 기획재정부는 지난 1일부터 하우스 맥주의 경우 300㎘ 이하 출고량에 대해서는 현재보다 주세 부담을 20%가량 낮추기로 했다. 하지만 업체들은 독일, 미국, 네덜란드 등 맥주 선진국들의 주세 제도를 도입하자는 입장이다. 이들은 맥주의 출고가격이 아닌 알코올 도수나 맥주 생산량에 일정한 세율을 매긴다. ●가격은 공장맥주보다 58%나 비싸 위스키는 맥주보다 세금이 높고 맥주 생산량이 적은 중소 맥주 업체는 대기업보다 더 낮은 세율을 적용받는다는 얘기다. 차보윤 한국마이크로브루어리협회장은 “우리나라는 알코올 도수가 낮은 맥주에 소주나 위스키 등 도수가 높은 술과 똑같이 72%의 주세를 붙이고 있다”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32개 국가가 맥주 생산량에 따라 단계적으로 세금을 매기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정부는 하우스 맥주만 세금을 더 내려 주는 방안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주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하우스 맥주 업체의 세 부담을 다소 낮춘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았다”며 “당분간 검토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금 추가감면 등 세제 개편 필요” 하우스 맥주 대중화의 핵심은 슈퍼마켓 및 마트 판매지만 이 역시 어려움이 있다. 병이나 캔에 맥주를 담는 자동화 기계장치가 수억원에 달해 하우스 맥주 업체들이 구입하기에는 비싸다. 하우스 맥주 업체들은 이 기계를 살 수 있게 중소기업 자금을 지원해 달라는 입장이다. 종합주류도매업자들이 잘 알려지지 않은 하우스 맥주를 취급하지 않으려 하는 점도 걸림돌이다. 일반 대기업 맥주에 비해 유통비용을 더 많이 요구해 납품단가가 비싸질 수도 있다. 정철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국내 주류산업은 식품산업 중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산업으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늘어나는 시대를 맞아 글로벌화 전략이 필요하다”며 “하우스 맥주에 적용되는 세율을 대폭 내려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소기업형 맥주 업체 창업을 유도해 국내 농산물 소비 촉진과 일자리 창출을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대전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커버스토리] 거품 문 2조원 酒戰 “뉴 페이스 강자는 누구”

    [커버스토리] 거품 문 2조원 酒戰 “뉴 페이스 강자는 누구”

    국내 맥주 시장은 자동차 시장과 묘하게 닮았다. 업종은 판이하지만 맥주 산업이 3~4년 차이를 두고 국산차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때 내수시장 점유율 90%로 독주하던 현대·기아차의 아성이 깨진 것은 수입차의 저가 공세 탓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무장한 다양한 수입차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점유율은 5년 만에 70% 밑으로 떨어졌다. 이에 반해 수입차는 점유율을 12%까지 늘렸다. 국산차값 수준으로 만만해진 수입차를 몰아 본 운전자들은 남다른 외관, 탁월한 주행 성능과 연비에 홀딱 빠져들었다. 당황한 국산차업계가 수입차를 능가하는 신차 개발에 몰두하게 된 연유다. 국내 맥주 시장도 다르지 않다. 30년 넘게 이어져 온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양강 체제 속에 맥주는 오로지 라거뿐인 줄만 알고 마셨다. 잦은 해외 방문을 통해 다양하게 접한 수입 맥주는 맥주를 고르는 한국인의 취향과 입맛을 급격하게 변화시켰다. 언감생심이던 수입 맥주는 잇따른 자유무역협정(FTA) 덕에 콧대를 낮추는 대신 대형마트, 편의점 등으로 유통 채널을 늘리며 존재감을 높였다. 수입 맥주 시장은 2008년 3937만 달러에서 2012년 7249만 달러로 84% 커졌으며 수입 품목 수도 2009년 205개에서 지난해 455개로 2배 이상 늘었다. 대형마트는 수입 맥주의 격전장이다. 맥주 전체 매출에서 수입 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30%를 넘어섰다. 이마트 김진건 맥주CMD(상품선임기획자)는 “3~4년 전부터 수입 맥주가 인기를 끌기 시작해 현재 이마트에서 취급하는 수입 맥주의 종류만 200여개에 달한다”며 “맛과 가격대가 다양한 것이 인기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마트에서 수입 맥주는 지난해 27.7% 성장한 반면 국산 맥주는 5.6% 역신장해 자존심을 구겼다. 수입 맥주가 가져온 균열과 때맞춘 주세법 개정은 ‘뉴 페이스’의 등장을 가능케 했다. 다양한 맥주에 대한 갈증을 확인한 롯데,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들은 물론 중소기업들도 잇따라 맥주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시장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오비맥주의 장인수 사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10개가 있는 시장에서 하나 늘어나는 것과 2개에서 3개가 되는 것은 다르다. 과열은 되겠지만 선의의 경쟁을 벌여 품질이 높아지고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어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여유를 보였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등 2대 강자가 장악해 온 과점시장이라 새로운 사업자가 발을 디딜 여력이 충분하고 그로 인해 전체적인 ‘파이’가 더 커질 것이란 기대다. 이처럼 맥주 역사 80년 만의 ‘춘추전국시대’는 ‘맛있는 거품 전쟁’을 촉발시키고 있다. 그동안 국산 맥주는 “맛없다, 싱겁다”는 혹평에 잔뜩 기가 죽어 있었다. 심지어 맛없는 한국 맥주에 대한 외신 보도까지 나오는 굴욕도 맛봤다. 후발 주자인 롯데주류는 ‘맛없는 라거 맥주’를 만들어 온 경쟁사를 정면으로 겨눴다. 이달 말 출시하는 ‘클라우드’는 맥주 발효 원액에 물을 타지 않은 공법으로 만들어 맛과 향이 깊고 진하다며 ‘라거도 다 같은 라거가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클라우드 첫 공개 행사에서 회사 관계자는 경쟁사 맥주를 “물 탄 보리차”로 깎아내리기도 했다. 그동안 안온한 땅따먹기에 길들여진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부랴부랴 전열을 가다듬었다. 올해는 맥주 소비 증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열리는 해다. 롯데가 올해 5만ℓ 정도 생산으로 판도를 뒤흔들 정도는 아니지만 막강한 유통망을 가지고 있는 유통업계 거인인 만큼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롯데 관계자는 “요즘 가장 ‘핫’한 배우 전지현의 모델 기용을 추진하는 등 클라우드의 시장 안착을 위해 올해 마케팅에 3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나란히 에일맥주에서 수성(守城)의 길을 찾고 있다. 그동안 수입 맥주로만 맛봤던 에일맥주를 앞다퉈 출시해 우리도 마음만 먹으면 맛있는 맥주를 만들 수 있다는 기술력을 과시하는 동시에 시장의 흐름에 따라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하겠다는 포석이다. 하이트진로의 오성택 맥주팀장은 “수입차에 맞서 현대차가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만든 것처럼 국산 맥주업계도 수입 맥주에 맞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9월 에일맥주 ‘퀸즈에일’을 내놓은 데 이어 오비맥주도 지난 1일 ‘에일스톤’을 내놓고 반응을 살피고 있다. 사실 에일맥주 시장은 전체 맥주 시장의 불과 1~2%를 차지할 정도로 미미하다. 맥주를 갈증 해소용으로 마시는 소비 취향은 쉽게 바뀌지 않아 에일이 라거를 능가하기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쓴맛이 강한 에일맥주는 나 홀로 음미하며 마시는 타입으로, 한국인의 관계 지향 술 문화와 맞지 않는 것도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할 수 없게 한다. 하지만 잠재력이 없는 건 아니다. 오비맥주 정의현 팀장은 “프리미엄 맥주 시장은 전체 맥주 시장의 8% 정도인데 2011년부터 매년 20%씩 성장하고 있다. 그동안 전체 맥주 시장이 둔중한 움직임을 보였던 것에 비하면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일단 다양성을 원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11일 오비맥주는 ‘에일스톤’이 지난 9일 기준으로 35만 9466병(330㎖ 기준) 판매돼 출시 8일 만에 35만병을 돌파했다고 밝히며 흡족해하고 있다. 다양한 맥주를 향한 갈망과 전 세계적인 저도주의 강세에 따라 주춤했던 국내 맥주 시장은 성장세로 돌아섰다. 업계에서는 현재 2조원에 달하는 시장이 앞으로 20% 정도 추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소주 시장은 2.2% 성장에 그쳤지만 맥주 시장은 7.5% 커졌다. 한국 시장의 잠재력은 세계 최대 맥주회사 안호이저부시(AB)인베브가 5년 전 팔았던 오비맥주를 최근 3배나 높은 6조원에 재인수한 데서도 알 수 있다. 업계에선 가격 거품 논란이 일었지만 카를로스 브리토 AB인베브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는 “적정한 가격”이라고 일축했다. 오 팀장은 “인구수가 정해져 있고 전반적으로 1인당 주류 소비량이 줄고 있기 때문에 맥주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최근 시장의 흐름은 양적인 성장보다 기업들의 품질 경쟁과 포트폴리오 강화 등 질적 성장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말했다. 이런 면에서 AB인베브와 한솥밥을 먹게 된 오비맥주는 상당히 유리한 고지에 있다. 벨기에에 본거지를 둔 AB인베브가 거느린 버드와이저, 코로나, 스텔라 아르투아, 벡스, 호가든 등의 유명 브랜드를 국내에 유통함으로써 수익 구조를 탄탄하게 다질 수 있게 됐다. 또한 국내 1위 대표 브랜드 ‘카스’를 세계적으로 키우는 데도 시너지 효과를 누릴 모양새다. AB인베브와 다시 한식구가 되자마자 카스는 2014 브라질월드컵의 공식 맥주로 선정됐다. 2011년 오비맥주에 추월당한 이래 역전을 꿈꾸고 있는 하이트진로 또한 맥주 시장 다변화에 맞서 대표 브랜드 ‘하이트’를 ‘뉴 하이트’로 재탄생시키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에일맥주 퀸즈에일에 대한 마케팅에도 고삐를 죄고 있다. 수입 맥주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최근 태국 대표 주류 기업 분럿브루어리와 손잡고 맥주 브랜드 ‘싱하’를 들여오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맥주 시장은 올해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며 “이제 카스나 하이트 등 하나의 대표 브랜드로 승부하는 시대는 갔다. 일반 맥주 및 프리미엄 맥주를 동시에 전개하는 한편 하나의 카테고리 안에서도 제품을 더욱 세분화해 ‘다다익선’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까다로운 소비자의 입맛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그린재킷 입고 싶은 최경주 ‘소그립’으로 바꿨다

    그린재킷 입고 싶은 최경주 ‘소그립’으로 바꿨다

    “국민들이 나를 믿어 준다. 포기할 수 없다.” 올해로 12년째다. 최경주(SK텔레콤)는 2003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꿈의 무대’ 마스터스에 도전장을 던졌다. 한국 골프의 간판인 그는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9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골프장(파72·7435야드)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최경주는 “이번에는 정복의 길을 갈 수 있을지 설렌다”면서 “(우승의) 소망을 갖고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올해는 그린재킷을 입고 싶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또 “지금까지 세 번의 우승 기회가 있었다. 기회는 또 올 것이다”고 마스터스 정상을 향한 욕심을 보였다. 최경주는 대회를 앞두고 퍼터를 잡는 방식까지 바꿨다. 집게 그립의 변형인 ‘소(saw) 그립’이다. 그는 새 그립에 대해 “방향성이 좋다. 공을 똑바로 보낼 수 있다”면서 “그립을 바꾸고 난 뒤 라운드당 2타를 버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스터스에서 유독 강했다. 2004년 3위, 2010년 공동 4위, 2011년 공동 8위에 올랐다. 2004년에는 2라운드에서 전반 9홀에 30타를 쳤다. 올해로 78회째를 맞는 마스터스에서 전반에 30타를 적어낸 선수는 최경주를 비롯해 4명뿐이다. 한편 12조에 속한 최경주는 잭 존슨, 스티브 스트리커(이상 미국)와 1, 2라운드를 함께한다. 1라운드 티타임은 10일 오후 10시 57분. 양용은(KB금융그룹)은 마스터스에서 두 차례 우승한 백전노장 벤 크렌쇼(미국), 요나스 블릭스트(스웨덴)와 오후 9시 7분 티오프한다. 2년 만에 마스터스 무대를 다시 밟은 배상문(캘러웨이)은 11일 새벽 1시 42분 곤살레스 페르난데스 카스타노(스페인), 데렉 언스트(미국)와,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 우승으로 마스터스 출전권을 따낸 이창우(한국체대)는 프레드 커플스, 웹 심프슨(이상 미국)과 10일 오후 10시 24분 첫 라운드를 시작한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