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차다 흥미롭다 여자의 모험
◆참 아름다운 도전-이병철 엮음/명상 펴냄.
이사도라 던컨,로자 룩셈부르크,빌리 홀리데이,카미유 클로델,케테 콜비츠….
감이 빠른 독자라면 이 대열에서 두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수 있을 것이다.여성이라는 점,그리고 ‘여자라는 이유’로몸과 마음을 죄던 갖가지 억압과 질곡에 맞서 일가를 이룬사람들이다.‘여전사’ 35명의 삶을 다룬 ‘참 아름다운 도전’(명상)이 두권으로 나왔다.
1권의 부제는 ‘세상을 뒤바꾼 여성들’.‘시대를 앞선 눈’으로 헤쳐나간 숱한 사연을 만날 수 있다.로자 룩셈부르크 등 낯익은 이름도 많지만 낯선 인물도 적지 않다.예를 들어 2차대전 중 스탈린을 앵글로 첫 포착하는 등 30~50년대 지구촌 주요 현장을 누빈 사진기자 마거릿 바크화이트,베트남전선의 첫 여성 종군기자 오리아나 팔라치,레닌을 감탄시켰지만 혁명이후에는 레닌과 치열한 논쟁을 벌인 볼세비키 이론가 알레산드라 콜론타이 등의 생애는 그 동안 많이 드러나지 않은,불꽃같은 삶이다.
2권은 ‘여자가 못할 일이 무엇인가!’로서 탐험과 모험에나선 삶을 다룬다.좀 거칠게 구분할때 1권이 사상·예술·페미니즘 등 투쟁의 열기가 넘치는 정신의 영역이라면,2권은몸을 매개로 한 스포츠의 세계로 흥미롭게 읽힌다.남자의 고유 영역이었던 스포츠에서 남자가 무색할만한 기록을 남긴여성들의 발자취를 더듬고 있다.에베레스트에 오르고,남극점까지 혼자 걸어가고,59세에 6,768m의 고봉을 등반한 당찬 여인들의 삶이 이어진다.
이밖에도 ‘참 아름다운 도전’은 로자 룩셈부르크의 삶을연대기별로 정리한 사진 등 다양한 자료를 곁들여 감동을 더한다.최초의 여성 에베레스트 정복자인 일본의 다베이 준코를 제외하곤 모두 서양인이라는 게 걸린다.엮은이 이병철씨는 “한 분야에서 세계 최고·최초를 고르다 보니 인물이 한정됐다”며 “동양 여성의 능력이 저들에게 뒤져서가 아니라 근대화·현대화가 늦었던 탓인 만큼 세계적 인물이 나타나면 언제라도 취재하겠다”고 밝힌다.책에서 잠시 눈을 떼어우리 현실을 돌아보자.여성을 억누르는 관행과 제도들이 도처에 수두룩하다.여성계에서 꼽는 호주제의 존재가 그 단적인 예일 것이다.이 어둠과 싸우는 이들에게 케이트 밀레트가 저서 ‘성의 정치학’에서 “가정(가부장제)을 파괴하라”고 외친 대목은 큰 힘이 될 것이다.굳이 이런 각론이 아니라도 ‘참 아름다운 도전’을 시도했던 여성들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호주제가 상징하는 악습들의 수명이 거의 다했다는느낌을 준다.
이종수기자 vi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