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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년모임 잡아라” 위스키전쟁/소비심리 위축 불구 판매량 계속 증가세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동창회·종친회 등을 금지해서인지는 몰라도 대선특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모임이 많아야 위스키도 더 잘 팔리는데….” 주류업계의 한 홍보담당자는 8일 “12월은 계절적으로 위스키 수요가 가장많은 달”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하면서도 ‘대박’을 터뜨릴 수 있을지에 대해선 자신이 없는 듯했다. 12월은 송년회·크리스마스 등의 계절적 수요로 위스키 성수기임에 틀림없다.이는 통계치에서도 뒷받침된다.관련업계에 따르면 2001년의 경우 연간 위스키 판매량 319만 6000상자 가운데 12월 판매 비중은 10.5%로 으뜸이었다.그 다음은 추석이 끼어있는 9월 9.4%,1월 8.5%,11월 8.4% 등의 순이었다. 업계에서는 올해에도 가계빚 급증과 소비심리 위축 등의 ‘악재’가 있긴하나 위스키 판매량 증가 기세가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진로발렌타인스 관계자는 “올해 위스키 시장은 평균 13%대의 성장을 기록할 수 있을것”이라고 내다봤다.올들어 10월까지의 위스키 판매량은 292만 9156상자로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5% 증가했다.업계의 연말 성수기 마케팅 전략은 ‘총성없는 전쟁’과 같다.최근의 위스키 시장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최근 몇년동안 위스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위스키 사업에 뛰어드는 회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업계 관계자는 “후발업체들은 신규 제품의 시장정착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선발업체들은기존 제품의 방어에 안간힘을 쓰면서 경쟁의 강도가 배가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브랜드로 승부건다 진로발렌타인스는 ‘브랜드 선호경쟁’을 통해 위스키 시장 점유율 1위를고수한다는 ‘연말 성수기 마케팅 및 영업전략’을 세웠다.실물경기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소비위축현상이 심해지는 시장 추세를 감안할 때 당연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8년 연속 판매 1위의 임페리얼과 국내 최고의 선호도를 자랑하는 밸런타인브랜드를 앞세워 후발 브랜드를 맹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소비 둔화기에는 1등 제품을 더 선호한다.”는 소비자 심리를 적극 파고들어 임페리얼과 밸런타인 판매를 대폭 늘릴 방침이다. ●이색 이벤트 디아지오코리아는 위스키 판매와 연말 불우이웃돕기를 접목한 이색 마케팅 전략으로 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지난 2일부터 오는 20일까지 3주일 동안펼치는 ‘사랑의 케이크 나누기’가 그것이다.제주도 지역은 9일부터 20일까지다.업소에서 윈저17년을 마시는 고객에게 디아지오 코리아에서 마련한 케이크(병당 한조각)을 주면 이를 모아 고객 이름으로 소년소녀 가장이나 고아원 등에 전달하고,그 결과를 고객에게 통보해 주는 행사다.행사에 참가한 고객의 명함을 추첨,내년 1월 ‘윈저17년 문화이벤트’에 초대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윈저17년의 고급 이미지 부각을 위해 월 1차례 공연·영화 등의 문화행사에 소비자를 초청,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문화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트맥주 계열사인 하이스코트는 지난 9월3일 출시한 신제품 ‘랜슬럿(Lancelot)의 성공적인 시장진입을 위해 ‘업소 도우미 행사’를 연말까지 진행한다.서울과 수도권 및 전국 6대 도시를 중심으로 80개 팀이 업소를 돌며 랜슬럿을 직접 홍보하고 있다.딤플을 판매한경험을 살려 거점업소를 공략하고 있다.회사 관계자는 “시장점유율을 올 연말까지는 7.5%,내년에는 18%로 끌어올릴 계획”이라면서 “위스키의 고장 스코틀랜드에서 생산되는 랜슬럿 브랜드의 수입대체를 위해 내년 말에는 국내에서 병입(Bottling)된 랜슬럿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별화 전략 롯데칠성음료는 1997년 말 ‘스카치블루’를 출시한 이후 일관된 광고 및판촉 전략이 먹혀들어갔다고 자체 평가한다.수백억원에 이르는 광고 물량 싸움에 가세하지 않고 교수,언론인,전문직 종사자 등 오피니언 리더들을 대상으로 무료 시음회를 열어 스카치블루의 부드러운 맛을 강조하고,국산 브랜드의 중요성을 집중 부각한다는 전략이다.회사 관계자는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전략의 차별화를 시도,이를 통해 절감된 광고비는 소비자의 가격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를 얻는다.”고 말했다. ●효과적인 메시지 전달 ‘피어스클럽18’을 출시,4년만에 위스키 시장에 다시 진입한 두산은 17년보다 1년 더 성숙된 ‘17+1’ 슬로건으로 18년산 위스키의 가치를 강조한다.17년산 위스키가 접대문화와 고급 위스키의 보통명사가 되어 온 국내 위스키 시장에 18년산이라는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여기에 출고가격을 2만 9480원으로 책정,가격경쟁력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로열 살루트를 판매하는 페르노리카 코리아도 “시바스 리갈의 명성에 부드러운 18을 더했습니다.”라는 광고 문구로 ‘시바스 리갈18’의 숙성기간이 긴 점을 부각시킨다.동아제약 계열사인 수석무역은 ‘WHY NOT’이라는 단순하면서도 도전적인 광고 카피로 J&B Jet만이 추구하는 특별함을 부각시키고 있다. 오승호기자 osh@ ★가짜 양주 식별법 “모 유명 위스키는 80%가 가짜라더라.” “기내 판매품도 다 믿을 수 없다더라.” 가짜 양주가 판을 치면서 술자리가 많은 연말연시 주당들에게 ‘가짜 경계령’이 내려졌다.이에 따라 가짜 양주를 가려내는 다양한 감별법이 떠돌고있다.진짜 양주는 불을 붙여봐야 안다거나,술자리엔 양주 전문가를 대동해맛을 감별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등의 얘기가 나돈다.‘위조방지 뚜껑’이나 ‘진위 감지 전자혀’까지 나오고 있는 점으로 미뤄 애주가들의 가짜양주 스트레스를 실감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가짜 양주를 ‘족집게’처럼 가려낼 수 있을까? 세관을 통해 진짜와 가짜를 가려내본 경험이 풍부한 관세청에 따르면 가짜양주는 병에서부터 ‘빈티’가 난다고 한다.라벨의 인쇄상태가 조잡하거나탈부착 흔적이 남아있는 경우,또는 뚜껑의 로고가 어딘지 어설퍼보이면 일단 의심해 봐야 한다.수입인지가 최근 것이 아니거나 술의 색깔이 혼탁해 보여도 가짜일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일단 양주병을 뒤집어 보라고 권한다.진짜는 상층부에 타원형의 큰 물방울이 생기지만 가짜는 자디잔 물방울들이 떠오른다.시바스리갈이나카뮈같은 경우,흔들면 부유물이 생기는데 정품은 곧 없어지지만 가짜는 한참 지나야 가라앉는다. 관세청 관계자는 “위조범들은 가열하면 유리가 구멍나는 속성을 악용,뜨거운 바늘로 바닥을 뚫어 가짜 술이나 물을 주입하곤 한다.”면서 “이렇게 희석된 주류를 일반인들이 판별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에 구입 또는 술집을 고르는 단계에서부터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술을 시켰을 때 뚜껑이 따져서 나온다면 다른 것으로 바꿔달라고 하는 것이 안전하다.처음에는 정품을 내놓다가도 술자리가 무르익어가면 손님들의 취기를 악용,가짜를 내놓는 악덕 술집이 많기 때문이다.그래서 도를 넘지 않는 적당한 음주는 가짜 예방법으로도 유효한 셈이다.주당이라면 술자리가 잦은 연말연시에 대비,믿을 만한 단골집 하나쯤 개척해 둘 만하다. 양주 구입은 백화점이나 공항의 면세점을 이용하는 게 확실하다.복잡한 유통 경로를 거치지 않고 제조사와 직거래하기 때문에 ‘수작’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고 관세청 관계자는 전한다.중국,베트남 등 일부 국가의 기내 판매품은 100% 신뢰해선 안된다고 귀띔한다. 손정숙기자 jssohn@ ★연말 술자리 8계명 ‘숙취’를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정답은 간단하다.술을 안마시면 된다.하지만 요즘같은 연말엔 술독에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마셔도 요령있게 마시는 비법이 필요하다. 우선빈속에는 절대 마시지 말자.먼저 식사를 하고 치즈,두부,고기,생선 등 저지방 고단백 안주를 먼저 먹은 뒤 천천히 술을 마신다. 둘째,얘기를 하면서 천천히 마신다.천천히 마실수록 뇌세포로 가는 알코올의 양도 적어지고 간에서 알코올 성분을 분해시킬 여유도 생긴다. 셋째,주량을 절대 넘기지 말자.대체로 체중 60㎏인 성인의 경우 간에 무리를 주지 않는 알코올 양은 하루 80g 정도다.소주는 2홉들이 1병,맥주 2000㏄,포도주 600㎖ 1병,양주 750㎖ 4분의1병에 해당한다. 넷째,폭탄주를 삼가고 차수변경하며 마시지 말자.술은 종류에 따라 알코올의 농도,흡수율,대사 및 배설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섞어 마셔서 좋을 게없다.특히 ‘2차는 기본,3차는 선택’식으로 자리를 옮겨 이것 저것 섞어 마시면 다음날 숙취가 심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다섯째,잔을 돌리지 말자.잔을 돌리다 보면 가속도가 붙어 많이 마시게 되고 술을 강제로 권하게 돼 술이 약한 사람에게는 말 그대로 술자리가 ‘지옥’이 된다. 여섯째,매에 장사없듯 술에도 장사가 없다.사흘에 한번쯤은 술자리를 피하는 ‘휴간일(休肝日)’을 가져야 한다.특히 과음한 다음날 ‘술은 술로 풀어야 한다.’며 해장술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말 그대로 독(毒)을 마신다고 보면 된다.뜨거운 된장국이나 콩나물국,차 종류,과일,꿀물 등을 마시는 게 좋다. 일곱째,‘술+담배=죽음의 칵테일’이라는 점을 명심하라.담배 연기 속에는 2∼6%의 일산화탄소가 있는데 술마시며 담배까지 피우면 거의 연탄가스 중독(일산화탄소 중독)에 가까운 타격을 받게 돼 심장,간,뇌 등에 치명적이다. 마지막으로 술자리에서는 무조건 흥겹게 즐기자.틈틈이 자리에서 일어나 흥겹게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춰가며 즐거운 놀이와 모임 그 자체에 열중하다 보면 술도 덜 마시게 되고,좀처럼 만취하지 않게 된다. ▲도움말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홍명호(洪命鎬) 교수 정리 김성수기자 sskim@
  • 박홍규 영남대교수 ‘아나키즘과 예술’ 주제발표/“아나키즘은 현대예술의 밑거름”

    문학 등 예술에서 아나키즘은 어떤 정체성과 표현양식을 갖는가. ‘우리 사회의 전위적이고 다양성을 함축하는 변화의 중심에 있는 사상’이라는 점에서 최근 들어 아나키즘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아나키즘학회(회장 김성국 부산대 교수)가 주최한 ‘2002 가을 학술세미나’가 최근 동국대에서 열렸다. 세미나에서 박홍규 영남대 교수는 ‘아나키즘과 예술’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노래(팝)와 문학에서의 아나키즘을 소개하고 “아나키즘은 현대예술의 가장 특징적인 측면임에도 주목받지 못했다.”면서 “아나키즘으로 현대 예술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지만,아나키즘을 빼고 현대예술을 말하는 것도 부분적일 뿐”이라고 규정했다.그의 발표 요지를 정리했다. 존 레넌은 섹스 피스톨스나 클래시,첨바왐바처럼 아나키스트를 자처하지는 않았지만,그가 부른 ‘이매진(Imagine)'은 알려진 것처럼 단순한 사랑 노래가 아니라 자본주의를 부정한 명백한 아나키즘의 노래이다.그는 노래에서 ‘국가’와 ‘사유 재산’‘종교’를 부정하고 ‘모든 사람에 의한 세계의 공유’를 주장했다.‘민중에게 권력을(Power to People)’이라는 노래에서는 “우리가 믿는 민주주의는 민중이 주인 돼서 스스로 다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1970년대 영국의 록그룹 섹스 피스톨스는 권위의 상징이라는 영국 여왕과 왕실이 아무 짝에도 쓸모없다고 비아냥거리는가 하면,기성 제도권에 대해서는 ‘문제는 우리가 아니라 우리에게 일자리 하나 주지 못하는 너희’라고 성토했다.‘난 반(反)기독교도 아나키스트,내가 원하는 게 뭔진 모르지만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는 알아.’하는 식이다.인종차별과 자본주의의 본산인 미국에 대해 내놓고 저주와 모욕을 쏟아부은 펑크 록그룹 클래시도 있다.이들은 “난 미국이 지긋지긋하다.”고 반미감정을 노래했다. 8명의 혼성 그룹 첨바왐바는 결성 당시부터 아나키즘을 표방해 주목받았다.이들은 첫 앨범‘혁명(Revolution)’에서 “언제나 혁명으로 시작해서 언제나 자본주의로 끝나고,곤봉에 의해 묵살되며 이권 야합으로 팔려 나간다.”라고 노래하는 등 자본주의 체제를 극단적으로 냉소했다. 문학에서의 아나키즘은 현대 문명을 거부하는 아방가르드로 대표된다.톨스토이를 비롯해 보들레르,니체,에밀 졸라,제임스 조이스,프란츠 카프카,알베르 카뮈,조지 오웰,발터 벤야민,도스토예프스키와 랭보 등이 아나키즘 성향을 보였거나 초현실주의를 통해 아나키즘을 실현한 문학인들이다. 톨스토이는 1856년에 발표된 ‘지주의 아침’을 통해 사유재산권을 비판했으며,‘코삭’에서는 자연 속 노동을 문명생활에 대비해 문명의 비인간화를 성토했다.그런가 하면 ‘전쟁과 평화’에서는 카라타에프를 통해 민중적 기독교사상을 역설하기도 했다.카프카도 ‘변신’에서 인간성 타락과 이성의 말살을 경고했으며,‘아메리카’에서는 권력자와 하층민을 대비시켜 하층민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등 아나키즘적 성향을 드러냈다. 또 카뮈는 ‘페스트’에서 종교를 노골적으로 경멸했으며,‘정의의 사람들’에서는 아나키스트 테러리스트를 ‘정의로운 사람’이라고 규정하는가 하면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 테러리스트 입장을 적극 수용하는 면모를 보였다.베른하르트는 더욱 극단적인 아나키스트였다.그는 희곡 ‘영웅광장’에서 “국가는 악취를 풍기는 하수구이자 거대한 똥더미”라고 무정부주의적 발상을 굳이 감추지 않았다. 결국 아나키즘 시각에서 ‘국가’‘종교’‘사유재산’은 인간을 노예화하는 족쇄일 뿐이다.국가는 강제·착취·파괴적이다.또 인간이 인간을 지배하게 하는 자본주의,권력과 결탁하거나 가부장적 권위의 상징으로 인간에게 체념을 강요하는 교회도 부정의 대상이다. 김성국 교수는 “아나키즘의 최고 가치는 개인적 자유와 사회적 해방이며,이를 가로막는 모든 기성 권위에 대한 저항과 도전을 행동으로 실천하고자 했다.”면서 “주류·지배문화에 저항하는 하위문화의 조직가로서 아나키스트들은 문화와 정치의 역동성을 극적으로 결합한 선구자들이었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
  • 책/카페의 역사/예술의 산실, 민주주의 살롱

    일상의 스트레스에서 한 발 떨어진 다른 세상이 있다면 그 중 하나가 카페일 것이다.그래서 프랑스 시인 보들레르는 카페를 ‘행복이 있는 만남의 광장’이라 했다.역동적인 삶이 살아 숨쉬는 카페는 예술가들에게는 영감의 장이자 창작의 산실이었다. 프랑스 파리 생제르망 거리의 ‘레 되 마고’에서 카뮈는 ‘이방인’을 비롯한 그의 역작을 완성해갔고,철학카페 ‘카페 드 플로르’는 사르트르와 보봐르의 서재였다.피카소,헤밍웨이 또한 몽파르나스에 있는 카페의 단골손님이었다. 크리스토프 르페뷔르의 ‘카페의 역사’(강주헌 옮김,효형출판 펴냄)는 예술가와 철학자들의 삶과 예술이 싹트고 무르익었던 프랑스 카페의 역사를 한 편의 소설처럼 풀어낸다. 카페는 17세기 말 파리에 처음 등장한 이래 프랑스 역사와 문화의 일부가 됐다.대중의 사랑을 받은 만큼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소박하게 꾸민 까닭에 ‘만쟁그(mannezingue,선술집)’‘아소무아르(assommoir,목로주점)’등으로 불렸다.가장 흔한 이름은 비스트로였다.‘예배당’이라 불린 적도 있었다.20세기 초 주로 시골에서 사람들이 교회를 멀리하고 아침부터 카페로 달려가 술잔을 기울였기 때문이다.하지만 카페가 단순히 목을 축이는,주흥의 장소만은 아니었다.그보다는 예술가들의 안식처,‘민주주의의 살롱’으로 기억된다. 이 책은 여러 문학작품에 묘사된 카페의 모습을 인용,카페를 통해 당시의 시대상을 읽게 하는 독특한 서술방식을 택한다.“팡 가에 엉뚱하게도 카페라고 불린 카바레가 있었다.그 카페에는 오늘날의 역사를 만든 뒷방이 있었다.…1792년 10월23일 산악파와 지롱드파가 유명한 결연을 맺은 곳도 바로 이카페였다.”(빅토르 위고 ‘1793년’) 발자크가 일찍이 카페를 ‘민중의 의회’라 불렀듯이,18세기 말 카페와 정치는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프랑스대혁명을 촉발한 바스티유 감옥 습격도 카페에서 비롯됐고,사회주의 운동가장 조레스가 암살된 곳도 바로 카페였다. 카페는 19세기까지 알코올 중독,도박,매춘 등 사회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며 몸살을 앓기도 했다.온갖 위험이 도사린 곳이었다.화가 고흐는 동생에게 보낸 편지에서 작품 ‘밤의 카페’에 관해 이렇게 썼다.“나는 카페를 사람들이 파멸해가는 곳,범죄를 저지르는 곳으로 묘사하고 싶었다.지옥불처럼 뜨거운 열기가 지배하는 곳,옅은 유황빛이 감도는 음울한 선술집의 분위기를 표현하고 싶었다.” ‘공동체를 위협하는 악마’라는 비난도 면치 못했지만 카페는 지금도 사회 모든 계층의 사람들을 보듬어 안고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김종면기자 jmkim@
  • 노벨문학상 101년과 영화전

    헤르만 헤세 박물관 건립위원회(위원장 김종인)는 ‘노벨문학상 101년과 영화전’을 21일부터 11월30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 옆에 있는 옛 서울시립미술관 건물에서 연다.이 전시회는 대 문호들의 숨결과 영광의 흔적을 느끼면서,한국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자는 뜻에서 마련했다는 것이 헤세 박물관 건립위원회의 설명이다. 건립위는 지난 18년 동안 노벨문학상 수상작가들의 희귀서적과 유품,친필,사진,음반,관련영화 등 1000여점을 모았다.1901년 첫 수상자인 프랑스의 쉴리 프뤼돔부터 지난해 영국의 VS 네이폴까지 98명을 망라했다. 장 폴 사르트르와 알베르 카뮈·앙드레 지드·로맹 롤랑 등의 친필과 헤르만 헤세·토마스 만의 타이프라이터,TS엘리엇의 시낭송 육성 LP와 셀마 라게를뢰프·오에 겐자부로 등의 사인이 있는 초판본이 돋보인다.귄터 그라스 부부의 자화상 판화,윈스턴 처칠·알렉산더 솔제니친·엘리엇을 특집으로 다룬 ‘라이프’‘타임’잡지 등도 눈길을 끈다. 청소년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고자 ‘노인과 바다’‘닥터 지바고’‘설국’‘일 포스티노’등 노벨문학상 수상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작가를 다룬 다큐멘터리도 상영한다. 한편 박물관 건립위는 2003년 완공을 목표로 제주도에 헤세 박물관을 짓고있다.전시회 및 헤세 박물관에 관한 내용은 홈페이지(www.hermannhessemuseum.com)참조.(02)737-5006. 서동철기자
  • 헤밍웨이 1·2-알듯말듯 기행 연속 헤밍웨이 인생 탐구

    ‘그 일요일 아침 7시경에 헤밍웨이는 파자마와 실내복을 입고 총과 한 상자의 탄알을 가지러 지하실로 내려갔다.(중략)그는 12구경 보스엽총에 탄알 두개를 장전해 총열의 끝을 입에 집어넣고는 방아쇠를 당겨 머리를 날려 버렸다.’ ‘위엄있는 패배자’헤밍웨이는 그렇게 스스로가 용납하지 못하는 삶을 제 손으로 정리했다. 자신의 약점은 물론 장점까지도 철저하게 은폐한 기행에,눈부신 문학적 성취에도 불구하고 죽을 때까지 반지성적 태도를 견지한 어니스트 헤밍웨이.세계에서 가장 많이 탐구된 작가중 한명이면서도 그는 여전히 가장 알려지지 않은 인물로 존재한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이른바 ‘로스트 제너레이션’의 중심에 섰을 뿐 아니라 전쟁터를 누빈 치열한 삶과 여성편력,강인한 남성에의 집착과 하드보일드문체,그리고 자살 등 그는 결코 말 몇마디로 정의되지 않는 작가이다.그의 존재는 그가 산 당대의 역사이기도 했다. 이런 헤밍웨이를 샅샅이 해부한 제프리 메이어스의 평전 ‘헤밍웨이 1·2’(이진준 옮김,책세상)가 출간됐다.지난 85년 출간 당시 미극에서 ‘올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된 책이다. 사실 우리 주변에서도 헤밍웨이의 흔적이나 영향력을 찾아내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자살 담론의 주인공이라는 점 말고도 간결하고 명쾌한 문체를 창안해 지금까지 위력을 행사하는 그다.알베르 카뮈가 ‘이방인’에 적용한 짧고 쉬운 문장이 바로 헤밍웨이의 영향력이다. 그러나 모두가 외경의 눈으로 바라본 헤밍웨이의 삶도 자신에게는 불만투성이에 불과했을까.그는 작품 ‘크리스마스 선물’에서 이렇게 회고한다.“나의 과거의 삶은……내가 저지른 실수들과 그 슬픈 일에 관련된 여러 사람들에게 끼친 재난 때문에 종종 아주 혐오스럽다.”각권 1만8000∼2만원. 심재억기자 jeshim@
  • 강단 선 소설가 이승우씨

    지난해 봄학기부터 조선대 국문학부에서 소설 창작을 가르치고 있는 소설가 이승우(43)씨가 중단편 소설집‘나는아주 오래 살 것이다’(문이당)를 냈다. “작년에 교수로 간다니까 주변에서 ‘그거 소설가의 무덤인데’하며 말리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소설을 버린다는 게 주된 이유였지요.” 걱정하는 말을 듣고 강단에 선지라 요즘 “그런 말을 지워주겠다.”고 단단히 마음먹고더 열심히 쓰고 있다고 했다.“강의 시간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학생들과의 일상적 접촉에서 그는 ‘시대적 감수성’이란 걸 얻었다.“요즘 세대들,특히 신세대 작가들이 어떤 성향을 갖고 있는지를 확연히 알게 됐어요.그들은 대개 일본의 인기 작가 무라카미 류 등과 같은 대중지향의 작품들이 소설의 원조인 양 여기고 있더라고요,이런 소설에 젊은그들을 이끄는 뭔가가 있을 거예요.”“신세대 작가와 젊은 독자에게서는 지역적 특성이 약해지고 세대적 특성이강화되고 있어요.” 그가 학생들에게서 배운 것이 ‘시대적 감수성’이라면가르치는 것은 시대에 따라 변하지 않는 ‘문학 고유의 문법’이랄 수 있다. “나는 문학은 기예의 차원이 아니라 인간과 세계를 인식하는 주요 기능에 주목하라고 가르칩니다.그래서 문학의권위와 존엄성이 인정받던 시대의 작가들을 읽으라고 권유합니다.도스토예프스키,카프카,카뮈 등 외국 작가나 이청준,김원일,김주영,박완서,김승옥 등을 추천합니다.”젊은작가의 시대적 감수성도 문학의 기초와 전통이라는 토대위에서 표현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됐다. 8편으로 짜여진 이번 소설집은 두 방향으로 분류할 수 있다.하나는 책의 운명과 속성에 대한 탐구이다.‘도살장의책’‘육화(肉化)의 과정’‘책과 함께 자다’ 등 3편에서 작가는 절망의 그림자가 가득한 책의 세계를 그려낸다.나머지 5편은 ‘아비의 부재 또는 와해’를 주제로 삼고 있다. 유상덕기자 youni@
  • 책세상 ‘위대한 작가들’ 시리즈 14번째

    도서출판 책세상이 지난 1997년부터 펴내온 ‘위대한 작가들’ 시리즈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프랑스 작가 프랑수아 모리악(1885∼1970)의 전기(전2권) 출간으로 14번째를맞았다. ‘위대한 작가들’ 시리즈는 시대를 뛰어 넘어 문학사가와 평론가들로부터 대가라고 평가받는 인물들을 선정해 그들의 삶을 좇는 본격 전기물로 문학전공자 등 관계자들에게 꾸준한 관심의 대상이었다.매번 출간 때마다 2000∼1000권이 팔렸다. 이 시리즈가 다룬 작가들은 진정 ‘위대한 작가’들이다. 1권 릴케 2권 토마스 만 3권 플로베르 4권 횔덜린 5권 엘리엇 6권 콘라드 7권 포크너 8권 프루스트 9권 카뮈 10권도스토예프스키 11권 말로 12권 버지니아 울프 13권 조이스였다.연말까지 헤밍웨이 투르게네프 마르케스가 출간될예정.이후로도 각 문학권의 대표적 작가들의 삶과 문학세계를 소개할 계획이다. 이번에 나온 책은 전기 작가이자 저널리스트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장 라쿠튀르가 1980년에 발표한 것으로 모리악전문가인 최병곤 건국대 불문학과 교수가 번역했다.이전의모리악 전기들과는 달리 작품세계보다는 지식인으로서 작가의 삶에 초점을 맞췄다.특히 1,2차 세계대전의 격동기를 거치며 ‘폭력에 저항한 지식인’ 모리악을 되살렸다는점에서 주목받았다. 모리악에 큰 영향을 미친 모라스 바레스,앙드레 말로,앙드레 지드,마르셀 프루스트,카뮈,드골,미테랑 등과의 교류와 논쟁이 잘 소개돼 있다.각권 600쪽 내외.1권 2만 1000원,2권 2만 6000원. 유상덕기자 youni@
  • [대한광장] ‘순수문학’ 등뒤에 숨은 친일

    개혁적 성향의 국회의원들이 모여서 발표한 친일파 명단을 두고 국민들이 놀라고 있다.각계의 내로라하는 지도층인사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는 우리의 일그러진 현대정치사를 조금이나마 관심있게 들여다본 이에게는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다.자신의 취약한 정치기반을 강화하고자 했던 이승만 등의 세력에 의해 ‘반민특위'가 비열한 방법으로 무참히 좌절된 이후,일본 제국주의에 협력했던 세력은 어느 누구도 반성이나 참회 한번 없이 신생 대한민국의 주류세력으로 성장했다.협력의 대가로 부와 권세를 장악한 이들의 후손들이 해외유학 등으로 실력을 다지는 동안 바람마시며 한뎃잠을 자야 했던 독립운동가의 후예들은 대물린 가난으로 아예 대가 끊기거나 생존해야 ‘도배장이' 등이 고작이었다. 필자는 1986년,당시 5공정권이 폐간조치했던 실천문학사가 발간한 ‘친일문학선집'을 접했던 때의 충격을 아무래도 잊을 수가 없다.‘화사집' ‘귀촉도' 등과 같은 시로 모국어의 연금술사로 ‘시인부락의 족장'이요 ‘시의 정부'라고서슴없이 칭송하던 서정주.‘사슴'의 시인으로 고고한 노천명,김소월의 스승이자 서정의 극치인 가곡 ‘꿈길'의 시인김안서 등등.그뿐인가.현대소설문학의 시조이자 지사였던이광수를 비롯해 최남선,김동인,박종화,최재서,김동환,백철,김팔봉,주요한….교과서에 실려 있는 그들의 친일 작품을 확인하던 때의 충격을 어찌 다 표현할 수 있으랴. 식민지의 통한을 지닌 우리들에게 모국어는 남다른 ‘민족혼의 거처'이며 문학 또한 그러하다.해방 후의 국어교육에서는 그래서 유난히 모국어를 절차탁마한 작품을 문학의귀감으로 가르치고 배웠다.청소년들은 그들의 ‘문학'만을읽고 모범으로 삼았다.‘조선의 학도여' ‘모든 것을 바치리' ‘아세아의 해방' ‘일장기의 물결' ‘총동원의 태세'를 역설하며 ‘님의 부르심을 받들고서' ‘성전찬가'를 외치던 그들의 ‘삶'은 전혀 돌아보지 않았다. 적어도 20세기 한국에서는 ‘위대한 생애가 위대한 문학을 낳는다.'는 괴테의 지론은 통용되지 않으며,‘사상의 종점은 실천에 있다.'라는 네루의 명언도 수정되어야 한다.필자는 부끄럽게도 교단에 서서 위에 열거한 시인들을 ‘순수문학'이라 가르쳤다.사회주의운동에 몸담았던 카프 문인에 대한 대항개념이었으리라 본다. 1986년에 출간된 ‘친일문학선집'에는 우리 현대문학의 초창기를 일구어낸 대다수 영향력 있는 문인들의 거침없는제국주의 예찬이 화인처럼 선명히 박혀 있다.그들 지식인의 수사는 압제와 침탈로 신음하는 식민지 민초들의 고통의 또다른 표현이었다. 아직 우리 교과서는 이들을 ‘순수문학'이라 부르는가? 아직도 우리의 교사들은 문인의 작품과 삶은 별개라고 가르쳐야 하는가? 문민숭상의 전통이 강력했던 시대에 과연 문학은 ‘순수'할 수 있을까? 조선청년을 제국의 총알받이로 내몰고 ‘반도민중의 애국운동'을 독려했던 그 사실만을 이제는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감히 필자는 이들에게 돌을 던질 수는 없다.늦게태어난 자의 운명이 그저 축복일 뿐.엄연한 역사적 사실을 공론의 장에서 밝히는 데에 무려 반세기가 걸릴 수밖에없었던 현실이 답답하다.하물며 여야 할 것 없이 국회의원들이 나서고 있는 역사 바로 보기 노력에다가 계급투쟁 어쩌고하는 선동을 일삼는 데에는 그저 말문이 막힐 뿐이다.친일문인의 기록은 분명 부끄러운 역사이며,단죄하기 이전에 민족사의 아픔이며 아직 아물지 않고 있는 상처이다. 평가는 훗날의 역사가 할 일이다.그러니 제발 이들을 두고 ‘순수문학'이라는 엉터리 이름을 붙이지는 말자.또한 이런 준열한 말을 남긴 유명한 서양문인도 있음을 기억하자. ‘순수문학' 이데올로기에 감염된 이들에게 꼭 전하고 싶다.“과거의 잘못을 단죄하지 않는 것은 미래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이다.”(알베르 카뮈). 유시춘 작가·국가인권위원
  • 공직 e메일/ ‘미지의 땅’ 알제리로의 초대

    알제리는 프랑스의 노벨상 수상작가인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Etranger)’의 무대.지중해 해안선 1,280㎞를 따라 펼쳐진 이 땅은 눈부신 햇살과 바다,사하라사막의장관이 압도하는 나라다. 지난해 2월 부임한 뒤 느낀 알제리의 매력은 천혜의 풍광은 물론 풍부한 노동력과 자원,사회기반시설 등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나라란 사실이다. 알제리는 유럽 대륙에서 비행기로 1시간이면 갈 수 있는곳이다.132년간의 프랑스 식민시대를 거쳐 지난 62년 독립했다.알제리는 오랜 식민지배와 독립전쟁으로 150만명 이상의 희생을 치른 탓에 서구 민주주의 체제를 거부하고 동구 사회주의 체제를 받아들였다.이로 인해 알제리는 무한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 체제의 장벽에 가로막혀 30여년간 낙후한 상태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알제리는 주변 지역의 에너지원이다.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으로 유럽연합(EU) 천연가스 소비량의 25% 이상을 공급한다.특히 남부 이탈리아나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들의 알제리에 대한 에너지원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유럽 국가들이 알제리에 대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협력국 지위를 부여하고 무역자유화 추진 등에 공을 들이는이유는 알제리시장 진출 못지않게 에너지 안보차원의 중요성 때문이다.알제리에 대한 EU 국가들의 이같은 정치·경제적 연계정책을 감안해 볼 때 우리도 중·장기적으로 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서 알제리의 가치에 주목해야겠다. 알레리는 또 철광석·인산·금 등 양질의 광물이 매장된자원부국으로 인접한 유럽 및 아프리카 시장과 양호한 사회기반시설,양질의 노동력을 갖춘 최적의 수출시장이자 투자대상지다.알제리 정부는 최근 외국투자자들을 위해 세제 및 관세 특혜,업무지원 행정서비스제도 등을 도입했다. 한국과 알제리는 최근 서울에서 제1차 공동위원회를 열고 이중과세방지 협약에 서명,양국 경제교류증진의 발판을마련했다.이를 계기로 아프리카대륙의 미지의 땅 알제리에 우리의 많은 기업이 진출해 알제리시장뿐 아니라 아프리카 및 EU시장 진출을 위한 새로운 활로를 찾기를 기대한다. 최홍식 주 알제리 대사
  • 佛 소설가 르 클레지오 방한

    “세계화 시대로 급격히 전환하면서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일상성을 다루는 문학은 상상과 이미지를 통해 평등의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 시대 유일한 위대한 소설가’(르 몽드)’라고 격찬을 받은 프랑스의 르 클레지오(61)가 한국을 찾아왔다.그의 방문은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과 주한 프랑스대사관(대사 프랑수아 데스쿠에트)이 97년부터 운영하는 ‘한·불 작가교류’ 프로그램의 하나로 이루어졌다. 15일 오후4시 서울 중구 봉래동 프랑스문화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대산문화재단으로부터 초청제의와 함께내 작품이 한국에서 많이 번역되고 읽힌다는 말을 듣고 호기심이 많았다”며 말문을 열었다.이어 “동요의 시대에 문학이 평화의 메시지를 통해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문학의 역할’을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작가가 된 계기와 그 이후에 대해 말하면] 작가는 직업이아니다.의도한다고 될 수도 없다.하지만 나는 아직까지 다른 일은 못하고 있고 했어도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살면서 체험한 것을 쓰는 버릇이 많은데 이는 쓰지 않으면 체험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하지만 아직도 원하는 (수준)만큼 쓰지는 못했다고 생각해 늘 불만이다. [창작할 때 주요 관심사는] 전부다.다른 사람과의 관계를빼고 인간의 내면을 말할 수 없다.또 타인을 이야기할 때도 자신의 내부를 드러낼 수밖에 없지 않는가.소설은 역사와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한다. [23세에 쓴 데뷔작 ‘조서(調書)’는 나이에 비해 ‘문명에 대한 비관’이 짙은데] 삶에 복잡한 질문을 품던 ‘반항적 시기’였고 알제리 전쟁에 끌려가기 싫어서 정신병자로위장할 생각도 하던 무렵이어서 그런 작품이 나왔다.하지만 삶은 변한다.지금은 다른 세계관을 갖고 있다. [미 테러사태와 ‘보복 전쟁’을 어떻게 생각하나] 모든 종류의 전쟁에 반대한다.특히 전쟁이란 방법으로 보복하는 것은 단호히 거부한다. [식민지투쟁을 다룬 작품은] 직접 묘사한 적은 없지만 사르트르,카뮈 등의 참여문학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하지만시대가 바뀌었기에 같은 방식으로 쓸 수는 없다.오늘의 민주화는 복잡하고민주화가 이뤄진 나라도 인권·성차별의문제는 존재한다.이런 의미에서 불평등을 고발해온 나는 참여적이라고 생각한다. 르 클레지오는 ‘르노도 상’을 받은 ‘조서’를 비롯 30여편의 중단편 소설과 에세이를 썼다.한국에서도 ‘황금물고기’‘오니샤’‘사막’등 10여편이 번역 출판되었고 그의 방한에 맞춰 민음사에서 ‘조서’,문학동네에서 ‘성스러운 세 도시’가 나왔고 ‘우연’이 출간될 예정이다. 16일 소설가 이청준과의 대담 및 교보문고 강연,17일 이화여대 강연과 프랑스문화원에서의 작품 ‘혁명’낭독,18일서울대 강연,19일 전남대 강연 및 이틀 동안의 남도 기행등 바쁜 일정을 마치고 오는 22일 출국한다. 이종수기자 vielee@
  • 이정연·정현숙·차대영교수 합동전시회

    이정연(SADI 교수) 정현숙(대진대 미술학부 교수) 차대영(수원대 조형예술학부 교수).화단의 중추를 이루는 3명의교수작가가 한 자리에 모인다.5월2일부터 13일까지 서울신문로 성곡미술관에서 열리는 ‘3인 3색전’이 그 현장이다.이들의 작품은 과연 얼마나 3인 3색일까. 이정연은 ‘옷칠회화’를 통해 만물을 키워내는 대지 혹은 자연의 생명력을 예찬한다.그는 삼베를 화면으로 사용하며 안료로는 옻을 즐겨 쓴다.조야한 삼베의 갈색과 옻나무 진의 독기에서 자연의 생생한 숨결을 읽어 낸다.옻을비롯해 흙이나 목탄,골분 등 천연재료를 사용하는 그의 그림이 전통적인 미감을 안겨주는 것은 당연하다.그는 동양화와 서양화의 이론과 실제를 아울러 공부한 균형있는 작가다. 서양화가 정현숙은 금분과 은분을 재료로 한 시리즈 ‘전과 후’를 보여준다.최소한의 조형수단이 동원된 미니멀리즘의 세계다.프랑스 평론가 제라르 슈리게라는 그의 그림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알베르 카뮈가 ‘단순한 모든 것은 우리를 스쳐 지나간다’고 말했던 것처럼 정현숙의 작품에는 호기심을 유발하고 때론 낯선 느낌을 갖게 하는 단순함이 있다”.‘단순함의 미학’을 구체화하는 그의 그림은 안개처럼 포근하게 다가온다. 차대영은 동양화가로서는 드물게 양화재료를 많이 사용하는 작가다.그는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물상을 그린다.극사실주의의 경향을 보이면서도 배경을 정제된 추상으로 꾸며 화면에서 색감이 배어나는 듯한 독특한 기법을 구사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나리’‘붓꽃’‘피튜니아’등 군더더기 없이 깨끗한 꽃그림을 선보인다.어느 화가보다도 순결한 꽃을 그리는 작가가 바로 차대영이다.(02)737-7650. 김종면기자
  • [외언내언] ‘자살 클럽’의 충격

    자살을 도와 달라는 사람들이 있고 ‘수탁살인’(受託殺人)을 실행한 청년이 있다.이들이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 연결되었다는 것은더욱 큰 충격이다.인터넷 시대의 도래와 함께 인터넷 자살 커넥션까지 보게 되었다.일본에서는 이미 몇 년 전에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여 사회문제가 되었다고 한다. 우리 땅에도 벌써 그런 것이 왔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오대양 사건처럼 집단자살이 있었지만 매우 특수한 사례일 뿐이고평범한 사람들의 자살은 어느 경우에나 남의 도움 없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었다.이번 사건을 보면,자살 희망자가 ‘자살 사이트’에 회원으로 등록하고 함께 자살할 사람을 구하거나 죽여 줄 사람을찾는다.양쪽을 연결하는 ‘도우미’까지 있다.한 마디로 ‘자살 클럽’이다. 죽음 특히 자살은 충격적이고 비극적인 것이어서 문학작품에서 많이 다루어졌다.소설을 읽고 자살하는 경우도 있었다.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나왔을 때 유럽에서는 청년들의 권총자살이유행했다.우리나라에서는 1950년대말 카뮈의 소설 ‘전락’을 읽고자살한 여고생이 여럿 있었다.감수성 예민한 일부 젊은이들이 허구와 현실을 분간하지 못해 범한 과오겠지만,그보다는 오히려 비정상적인 정신상태나 불우한 환경이 일차적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자살은 미화하거나 권장할 수 없다.또 남의 힘을 빌려 죽는 것은 자살이 아니다.아무리 자살을 원한다 해도 그 사람을 죽이는 것은 살인이다.죽고 싶은 사람을 죽이는 것이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는 ‘수탁살인’청년의 말에서 심하게 뒤집힌 가치관을 볼 수 있다.생명 경시는 전통적 가치관의 퇴색과 가정 붕괴에 원인이 있는 것 같다.서양의 개인주의와 달리 우리는 가족주의가 강했다.부모에게서 받은 몸을 훼손하는 것은 첫째 불효였다.서양보다자살이 적은 것은 그런 관념이 강했기 때문일 것이다. ‘자살 클럽’의 회원은 모두 젊은이들이다.자살 가운데 많은 부분이 ‘사회적 타살’이라고 한다면,무엇이 이들을 좌절케 하고 자살로 내모는가를 살펴 봐야 한다.젊은이 자살 증가로 고민하고 있는 프랑스 정부는 2월4일을‘자살 예방의 날’로 올해 정했다.거기 전문가도 ‘가정의 부재’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 자살 사이트에 대해서는 합당한 조치가 있을 것이지만,이번 사건을사회의 아픔으로 생각하고 지속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자살하려는 사람은 몇 차례 주위에 예고하며 마지막까지 마음 한 구석에서는누군가가 만류하기를 바란다고 한다.따뜻한 말 한 마디가 한 생명을구할 수도 있다. 박강문 논설위원 pensanto@
  • ‘티보家의 사람들’첫 완역출간

    프랑스 현대고전 중의 하나인 로제 마르탱 뒤 가르(1881∼1958)의 ‘티보 가(家)의 사람들’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완역출간되었다.민음사에서 전5권으로 나왔으며 옮긴이 정지영 서울대 불문과교수는 10년동안 번역작업에 매달렸다. 1922년부터 1940년에 걸쳐 원고지 2만장이 넘게 씌어진 ‘티보 가의사람들’은 모두 8개 부로 구성됐으며 이 가운데 제7부 ‘1914년 여름’은 발표 다음해인 1937년 뒤 가르에게 노벨문학상의 영예를 안겼다.“인간의 투쟁과 현대생활의 여러 단면들을 날카롭게 묘사한 힘찬 사실주의를 높이 평가한다”고 스웨덴 한림원은 밝혔다. 이 작품은 국내에 잘 알려진 로맹 롤랑의 ‘장 크리스토프’와 비슷한 서사성 넘치는 대하소설이나 초기에는 프랑스 지식인 사회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대중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불운을 겪었다. 2차대전후 카뮈는 뒤 가르에 관한 평론에서 ‘티보가의 사람들’이20세기 최고의 문학이며 최초의 사회 참여소설이라고 평가했다. 김재영기자
  • [굄돌] 아웃사이더

    최근 스스로를 아웃사이더로 지칭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아웃사이더란 글자 그대로 국외자(局外者) 혹은 열외자(列外者)라는뜻이다.다시 말하면 어느 사회나 집단에서 원만하게 아무런 탈 없이지낼 수 없는 소위 문제아이다. 우선,사르트르의 ‘구토’형 아웃사이더가 있다.부르주아 위주의 질서와 세속적인 관행이 너무나 불합리하고 혼란스러워 수용하지 못하는 유형이다.이들은 출구도 회로도 없는 이 사회에 구토를 느낀다. 둘째,카뮈의 ‘이방인’형 아웃사이더가 있다.이는 어머니가 어제돌아가셨는지 오늘 돌아가셨는지 알지 못할 정도로 이 세상에 대해철저하게 무관심한 유형이다.이들은 이 사회가 너무 무가치해 권태나환멸조차 느끼지 않는다. 셋째,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형 아웃사이더가 있다.이는창백한 얼굴로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의 마음을 끌 수 없다고 고민하거나,꿈속에서 자신을 껴안아 준 미소녀를 현실에서 발견하지 못하는데 대해 고민하다 절명하는 유형이다. 넷째,사드의 ‘소돔의 120일’형 아웃사이더가 있다.방탕자들이 120일 동안 자신들을 가두고 가능한 모든 성적인 유희를 탐닉하듯,사회의 어둠이나 악의 창조를 위해 사회와 격리되는 유형이다. 다섯째,비전의 아웃사이더가 있다.이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출발점에서 이내 일반이 이해할 수 없는 다른 경지로 뛰어올라 있는 유형이다.이들은 꿈꾸는 능력이 있어 외적 세계보다 자신의 깊은 본능과고독의 선을 따라가며,충실한 활동과 고차원적인 삶에의 욕구를 지니고 있다.일반인과 다른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이런 사람들을 비저너리라고 부르는데 아웃사이더의 진정한 희열을 맛볼 수 있는 유형이다.예술가들이 대표적으로 이 유형에 속한다. 김다은 소설가 추계예술대교수
  • 佛 화가 장 카르주 타계

    [파리 연합] 알베르 카뮈,어니스트 헤밍웨이 소설의 삽화를 담당한것으로 유명한 프랑스 화가 장 카르주가 지난 12일 사망했다고 21일요양원이 발표했다.향년 93세. 그는 프랑스 도르도뉴 지방 마르삭-쉬르-리즐의 요양원에서 노환으로 사망했다고 요양원측이 밝혔다. 상징적이고 다양한 모습의 그의 삽화들은 이오네스코,아르튀르 랭보등 20세기 프랑스 유명 작가들의 작품속에도 등장했다.카르주는 삽화뿐 아니라 도자기,판화 등도 제작했고 ‘코메디 프랑세즈’와 파리의 발레 극장,오페라 하우스등의 무대 디자인도 담당했다.그는 81세에프랑스 남동부 보클뤼즈 지방의 마노스크시(市)의 한성당 벽화를 그리는 것으로 작품 활동을 마쳤다. 1907년 1월1일 시리아에서 출생한 카르주는 본명이 가르니크 주루미안으로,24년 프랑스로 건너왔다.그는 여러 미술 학교를 거쳐 39년 첫개인전을 열었다. 그의 작품은 전세계 수백개 미술관에 전시되고 있으며 76년 프랑스의 우표 도안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 신간 맛보기

    ■특별한 한국인(박영규 지음·웅진닷컴)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한국인들에게 자부심을 일깨워주는 메시지.한국의 외환위기가 ‘졸부의 예견된 몰락’이었다는 평가에 대해,중국에 아편전쟁을 일으킨 영국을 비롯한 서구 열강의행태가 바로 졸부식이라고 반박한다.당쟁으로 나라가 망했다는 등의 자기 비하적인 속설을 조목조목 뒤집는다.벤처와 핸드폰 열기의 뿌리 등 우리 역사와 문화를 통해 드러난 자부할만한 품성을 제시한다.한글 등을 통해 문화대국 가능성을 지적하고 대통령에게 한복 착용을 권한다.자신이 꿈꾸는 학교설립 계획도 소개.7,000원. ■해피 섹스(김이윤 지음·이프) 가명이지만 성직자(목사)가 쓴 섹스 이야기.남성은 거의 무제한적으로 향유할 수 있으나,여성은 목숨보다 소중하게 지켜야 하는 금기시된 성은 이제 폐기처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인간의 성을억압하는 사회·종교적 분위기에서 우리는 행복할 수 없으며,더 쾌락적인 섹스를 찾아 방종하기보다는 파트너에게서 소유욕을 버려 몸과 정신이 고루 해방된 남녀가 함께 나누는 성이 진정한 해피 섹스라고 주장한다. 롯의 근친상간 등 성서에 나오는 사례를 제시하며 하느님도 섹스를 억압하지 않았다고 말한다.8,000원. ■카뮈(올리비에 토드 지음·책세상) 부조리와 반항정신의 소유자 알베르 카뮈의 전기다.저자는 ’난폭한 1954년 4월-사이공 함락’ 등의 책을 낸 프랑스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 카뮈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카뮈의 여성문제를 상세히 다뤄 눈길을 끈다. 카뮈의 아내 시몬 이에와 프랑신 포르를 비롯해 마리아 카사레스,패트리샤블레이크,카트린 셀러즈 등의 이야기가 등장한다.전기문학의 일대기적인 진술방식에서 탈피,알제리사태·한국전쟁 등 세계사적인 사건도 함께 다뤘다. 김진식 옮김.1권 2,1000원,2권 2,6000원. ■지식과 사회의 상(데이비드 블루어 지음·한길사) 과학지식의 사회적 성격을 분석한 최초의 저작 가운데 하나다.영국의 과학사회학자인 저자를 비롯,반스·셰이핀·매켄지 등으로 대표되는 에딘버러학파는 토마스 쿤을 필두로한 경험주의 과학철학과 뒤르켕의 지식사회학,비트겐슈타인의 후기철학 등을 토대로 새로운 과학사회학 이론을 만들어냈다.이른바 ‘과학사회학의 스트롱 프로그램’이 그것이다.전통적인 지식사회학이 과학지식을 연구대상에서제외한 것은 잘못으로,과학지식도 사회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는 게 그 요지다.김경만 옮김 1만8,000원.
  • 40여년전 선생님 사랑 못잊어 유고시집 출간한 두제자의 報恩

    이순(耳順)을 넘긴 두 제자가 스승의 날을 맞아 무명시인이었던 고교 담임선생님의 유고시를 모아 시집으로 출간해 훈훈한 사제간의 정을 되새기게 하고 있다.주인공은 채의진씨(64·문경양민학살희생자유족회장)와 김주태씨(63·대진 대표이사).이들은 최근 상주고교 시절 국어교사이자 담임선생님이었던 고 이대희씨(李大熙·90년 작고)의 유고시 44편을 묶은 '너랑 가고 싶어라'를 펴냈다. 이들이 고인이 된 스승에게 각별한 추모의 정을 간직하고 있는 것은 두 사람 모두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교생활이 곤란했음에도,이 선생이 마치 자식처럼 돌봐주는 참스승의 면모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고교 때 문학도였던 채씨는 “선생님의 영향으로 고1 때 이미 국내 작가들은 물론 카뮈,니체,카프카등 외국 작품을 탐독했다.가끔 시를 써 보여드리면 수업시간에 제 작품을 소개해주시는 등 그분은 은사님이기 이전에 내 청년기의 정신적 지주였다”고말했다. 김씨는 “선생님은 집안사정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마련해주기 위해동분서주하셨으며,늘 다정다감하셨다”고 회고했다. 1925년 경북 상주출신인 이대희 선생은 54년 동국대 사학과를 졸업한 뒤 상주고교에 부임,4년동안 교편을 잡다가 건강이 좋지않아 58년 교단을 떠났다. 90년 병환으로 작고하기까지 이 선생은 여러 편의 시를 남겼다. 두 사람은 스승의 날 하루전인 14일 경북 상주 사벌면에 있는 이 선생의 묘소를 찾아 시집을 헌정하고 21일 서울 코리아나호텔 7층 스테이트룸에서 시집출간 자축모임을 겸해 이 선생의 추모행사를 갖는다. 정운현기자 jwh59@
  • 백휴씨‘김성종 읽기’서 주장

    추리작가 김성종의 추리문학세계와 작가론을 담은 ‘김성종 읽기’(남도)란 책이 나와 관심을 모은다.지은이는 한국추리작가협회 감사인 백 휴씨.‘사이버킹’으로 97년 한국추리문학 대상을 받기도 한 백씨는 이 책에서 김성종 추리문학을 깊이 파고 들어가면 심오한 철학적 주제를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김성종 문학의 철학성은 곧 장자의 도추(道樞,Pivot of the Law)의 세계관과도 서로 통한다는 것이다.도추는 ‘장자’의 제물론에 나오는 말로,절대적인 도(道)의 관점에서 시비(是非)를 봄으로써 사물의 대립을 초월한 경지를 일컫는 말.끝이 없는 시비의 논의를 둥근 테로 볼 때 도추는 그 테 가운데 있는 공허한 부분에 해당한다. 한편 백씨는 추리소설의 문체와 관련,김성종은 늘 오감에 호소하는 시각적이고 영상적인 언어를 구사한다고 말한다.또한 김성종은 일본의 유명한 추리작가 마쓰모토 세이초(松本淸張)가 소설의 서두를 주로 ‘설명’으로 시작하는데 비해 소설 서두를‘묘사’로 시작하는 것도 색다른 점이라고 주장한다. 이밖에 ‘김성종과 장정일:욕망의 전복과 정신분열의 시뮬레이션’‘양가성(兩價性)과 무차별성의 세계:카뮈와 김성종으로부터 로브 그리예에 이르는 길’‘범죄에 대한 미학적 태도는 가능한가:19세기 중·후반의 유럽 상황을 중심으로’ 등을 주요 주제로 다뤘다. 김종면기자
  • 볼트강 라트/’사랑 그 딜레마의역사’

    단테에게 사랑은 내면의 지옥을 지나 천국으로 가는 행복의 사다리였다.그러나 20세기 말의 사랑은 우연히 만난 남녀가 불타는 가슴도 없이 ‘가벼운황홀함’에 탐닉하는‘도구’로 전락했다.그들은 언젠가 헤어지리라는 것을알고 있으며 그리움 때문에 생활이 피해를 입는 일도 없다.사랑은 이처럼 끊임없이 옷을 갈아입으면서 시대에 맞는 전설과 신화를 만들어오고 있다.독일 작가 볼프강 라트는 그의 저서‘사랑 그 딜레마의 역사’(장혜경 옮김)에서인류의 영원한 테마인 사랑을 탐구하고 있다. 이 책은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현대의 니체·프로이트 등에 이르기까지 사랑의 개념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설명한다.그러나 단순한 사랑의 역사에 머물지 않고 사랑·결혼·성의 문제 등을 통해 그 시대의 사회를 조명한다. (끌리오 1만원) “사랑 그 자체는 고유하고 본질적이다.인생에서 만나기 힘든 ‘보석의 섬광’이다.그러나 사랑은 시대에 따라 그 개념이 다르게 해석돼 왔다.낭만적인 사랑의 역사는 겨우 250년에 지나지 않는다.18세기에 와서야 인간은사랑과 결혼을 함께 묶어 생각했고 한 사람과 일생을 함께하는 행복을 약속받았다”고 라트는 말한다. 고대 그리스의 사랑의 이상은 절제의 미덕이었다.‘자신을 통제하며 주체적으로 사랑하라’는 말이 그 시대의 사랑에 대한 주제어였다.플라톤은 욕망과 절제의 동성애를 가장 이상적이고 자연스런 사랑의 형태라고 말했다.중세의사랑관은 욕망을 억압하면서 방탕을 허용했던 이중성을 보여주고 있다. 사랑은 18세기 ‘낭만주의 사랑’이라는 감상적 사랑의 시대를 거쳐 19세기에는 ‘상상의 사랑’이라는 또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다.프랑스 작가 플로베르가 쓴 ‘보바리 부인’의 주인공 엠마로 대표되는 이 사랑의 형태는 환상이 현실의 사랑을 대신했다.환상의 사랑을 맛보기 위해 현실의 애인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었다.20세기 초에는 고조된 분위기와 순간의 쾌락이 물결쳤다.베데킨트의 ‘봄의 깨어남’에서는 족쇄에서 풀려난 사춘기의 성이 무대위로 올랐다.고삐에서 풀려난 사랑은 날개를 활짝 펼쳤다. 그러나 20세기 중반 카뮈는 ‘이방인’에서 늙은살라모노와 그가 키우는개와의 절망적인 의존관계를 그리며 그 시대 사랑이 안고 있던 내면의 고독과 쓸쓸함을 비유했다.20세기에는 눈부신 진보가 있었으나 사랑만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을 했다.사랑의 도취는 열매를 맺지 못했고 환희는삶을 촉진하지 못하고 너무도 빨리 식어버렸다.토마스 만,헤밍웨이,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은 20세기 식어버린 열정을 대변한다.“현대인들은 사랑을 하고 있어도 고독하다고 느낀다.권태와 둔감,무감각,타인과의 충동적인 섹스로감정을 회복하는 기쁨만이 만연하고 있다.섹스를 즐기고 파트너를 바꾸고 영원한 사랑이라는 ‘유치한 신화’를 지워버릴 수 있게 됐다”고 바트는 말한다.그러나 사랑은 문화와 문명을 낳은 원동력이었다고 그는 강조한다.그러한 사랑 속에는 풀리지 않는 딜레마가 있다.“성적이든 정신적이든 사랑은 보다 많은 것을 원하며 항상 갈증에 애태운다.”이창순기자 cslee@
  • [책과 세상] 김병종교수 ‘화첩기행’

    파리에는 유서 깊은 카페 ‘되 마고’가 있다.사르트르,카뮈 등 프랑스의저명한 문화·예술가들이 자주 왔대서 유명해진 카페다.탁자마다에는 그자리에 앉았던 사람들의 명패가 붙어 있다고 한다. 김병종 서울대 미대교수는 최근 펴낸 책 ‘화첩기행’에서 ‘되 마고’에있는 ‘카뮈의 자리’에 앉으면 그의 작품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가 되어 한 잔의 커피와 한 조각의 쿠키로도 행복해진다고 쓰고 있다. 그의 행복감에는 예술을 사랑하는 프랑스인들에 대한 한없는 부러움도 함께 배어 있다.그 부러움은 그러나 무대가 한국으로 바뀌면 강한 분노로 변한다.프랑스인들의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이 강할 수록 예술을 천대하는 한국인들에 대한분노는 커진다. 그는 근·현대 예술가들의 뒷자리를 찾아다니며 쓴 글을 모아 출간한 ‘화첩기행’에서 그 분노를 이렇게 토로한다.“땅의 크기에 비해 한반도처럼 예술적 자원과 천분이 빼어난 곳도 없건만 들풀처럼 만발한 이 땅의 예술가들은 대부분 천대받았고 천대받다 못해 발길질당했다.얼굴이 화끈거릴 만큼 이나라 예인들의 뒷자리는 황무(荒蕪)했다”. 한때 서정주가 머물며 원고를 썼던 고창의 동백장 여관은 화려한 동백호텔로 바뀌었다.그러나 일본의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이즈의 무희’를 썼다는이즈(伊豆)의 한 작은 온천장 여관에는 아직도 그가 사용한 탁자와 원고지만년필이 고스란히 있다고 한다.김병종은 동백호텔 어디쯤에 서정주가 쓰던그런 방이 마련됐으면 하고 아쉬워 한다. 우리나라 예술인들이 지나간 뒷자리는 너무나 쓸쓸하다.외형적 발전과 속도만을 중시한 경제개발론,그리고 무관심 속에 흘러간 예술인들의 발자취를 돌볼 여유는 없었다. 그러나 한 차원 높은 문화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따뜻한 마음으로 예술을 사랑해야 한다.예술가들의 생가나 작품과 관련되는 흔적을 잘 보존하는 것은예술 사랑의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다.예술과 문화를 소중히 가꾸는 마음으로 예술을 생활로 끌어 들여야 한다. 李昌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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