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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정에서 중학교 동창 만났던 판사, 이번에는?

    법정에서 중학교 동창 만났던 판사, 이번에는?

    민디 글레이저 판사의 또 다른 만남이 화제가 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허핑턴포스트코리아는 지난달 30일 빈집털이범으로 법정에선 중학교 동창을 만났던 마이애미주 데이드 카운티 법원의 민디 글레이저 판사가 이번엔 최근 카리브해 가족여행 당시 크루즈를 함께 탔던 아론 그렌(Alon Glenn)이란 남성과 법정에서 마주했다고 보도했다. 이 운명 같은 우연은 지난 27일 발생했다. 조지아 주에서 사기죄로 고소된 그렌이 데이드 카운티 법원에서 송환 심리를 받기 위해 법정에 선 것. 피고의 얼굴을 알아본 글레이저 판사가 “크루즈 여행은 즐거웠나요?”라고 먼저 물으며 “난 다시 일하러 돌아와서 기뻐요. (여행 내내)4명의 아이를 내내 챙겨야 했으니까요(웃음)”라고 말했다. 뜻밖의 만남에 기분이 좋아진 그렌이 “(크루즈에서) 혹시 내가 춤추는 거 봤었나요?”라고 묻자 그녀는 “당신이 춤을 췄었나요? 나는 그때 계단에 앉아 있었어요. 즐거운 시간이었죠. 그렇죠?”라 답했다. 판사의 대답에 그가 “네...그런데 지금 상황은 말도 안 되네요”라고 말했다. 한편 언론들은 “송환 심리에서 글렌이 보석을 신청했지만 글레이저 판사는 이를 조지아 법정에서 판단하도록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달 사이에 법정에서 두 차례나 아는 사람을 만난 글레이저 판사가 다음번엔 누구를 만날지 기대된다. 사진·영상= TasiaTatum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라이벌 만난 정몽준 “선의의 경쟁을”

    라이벌 만난 정몽준 “선의의 경쟁을”

    라이벌을 만나 무슨 얘기를 나눴을까.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힌 정몽준(왼쪽·64)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겸 FIFA 명예부회장은 27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골드컵 결승이 열린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미셸 플라티니(오른쪽·60·프랑스)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을 만나 선의의 경쟁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정 명예회장은 이어 “다음달 유럽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다”고 덧붙여 다음달 유럽에서 FIFA 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뒤 플라티니 회장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플라티니 회장은 현재 FIFA 회장 선거 출마가 점쳐지는 인사 가운데 가장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사퇴 의사를 밝힌 제프 블라터 회장 밑에서 축구계 메커니즘을 잘 익혔다. 유럽은 물론 아시아와 남미, 북중미 등 5~6개 대륙연맹의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 국제축구계에 다시 발을 들인 정 명예회장은 플라티니가 블라터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가졌음을 부각시켜 자신의 개혁 이미지를 돋보이게 만드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초청한 만찬에 참석하고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 블룸버그TV와 생방송 대담 등을 소화한 정 명예회장은 29일 귀국할 예정이다. 한편 멕시코는 이날 필라델피아의 링컨파이낸셜 필드에서 열린 자메이카와의 골드컵 결승에서 3-1로 승리, 4년 만에 우승컵을 되찾았다. 파나마와의 준결승 막판 ‘페널티킥 오심’ 덕에 결승에 올랐던 멕시코는 대회 최다 우승 횟수를 10회로 늘렸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어렵지만 가치있는 도전…FIFA의 새 시대 열겠다”

    “어렵지만 가치있는 도전…FIFA의 새 시대 열겠다”

    국제축구연맹(FIFA) 차기 회장 출마 의사를 밝힌 정몽준(64)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23일 “당선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도전할 가치가 있다”면서 “다음달 중순 세계 축구의 중심인 유럽에서 공식적인 출마 발표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골드컵 축구대회가 열리는 미국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정 명예회장은 “FIFA의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면서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FIFA가 올해 111살이 됐는데 그동안 유럽 출신이 회장을 도맡았다. 브라질 출신인 아벨란제 회장도 사실 유럽 출신”이라면서 “이번만큼은 비유럽 출신이 회장을 하는 게 오히려 유럽을 위해서도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FIFA 부패의 근본 원인으로 “제도적으로 미흡한 것도 있겠지만 역시 사람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FIFA 같은 비영리 단체는 회장이 청렴해야 한다”면서 “회장이 받는 월급과 보너스, 각종 경비를 공개하지 않는 건 아주 나쁜 일이다. 그런 것도 다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년 2월 26일 치러지는 FIFA 회장 선거의 후보 자격을 심사하고 선거 운동을 감시하는 FIFA 특별선거위원회 구성에 대해 “선거 위원들이 모두 제프 블라터가 총회에서 제안해 임명된 사람들”이라며 “당장 블라터 회장이 사퇴하고 대행체제로 선거를 공평하게 관리하는 게 꼭 필요하다. 블라터 회장이 부당하게 관여하면 FIFA가 하는 일에 정통성을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강력한 경쟁자인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과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가 지난 22일 프랑스 남부에서 만난 것에 대해 “좋은 일이다. 두 사람이 서로 친한 사이로 알고 있다”며 “나중에 플라티니를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물어봐야겠다”고 여유를 보였다. 일각에서는 플라티니 회장과 알리 왕자의 회동이 ‘후보 단일화’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 보도가 나오고 있다. 그는 2011년 FIFA 부회장을 끝으로 FIFA 활동을 중단한 것과 관련해 “4년간 바깥에서 FIFA를 봤기 때문에 나름대로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였다”면서 “그동안 제가 없어서 FIFA가 이렇게까지 되지 않았나 여기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미국 방문을 통해 북중미 축구계 관계자들뿐 아니라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 등 지인들도 만날 계획이다. 그는 “키신저 전 장관은 열성적인 축구 팬이고 공식적으로 FIFA를 위해 조언해주는 역할도 했다”면서 “FIFA의 현 상태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얘기를 들을 좋은 기회”라고 소개했다. 그는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일을 할 때 목적이 순수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지금은 이 일이 상당히 크고 가치가 있다. 동시에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일에 전념할 것이다. 다른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골드컵이 열리는 필라델피아와 뉴욕을 방문해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오는 29일 귀국할 예정이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하프타임] 자메이카, 美 꺾고 골드컵 첫 결승행

    자메이카가 23일 미국 애틀랜타의 조지아돔에서 열린 2015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골드컵 준결승에서 강호 미국을 2-1로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6위인 자메이카가 34위로 북중미 국가 중 최고인 미국을 잡은 것이다. 멕시코는 10명이 싸운 파나마와 연장 접전 끝에 2-1 역전승을 거두고 오는 26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링컨파이낸셜스타디움에서 자메이카와 우승을 다툰다.
  • 북중미 표심잡기 돌입한 정몽준

    북중미 표심잡기 돌입한 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출마 의사를 밝힌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북중미지역 표심잡기에 돌입했다. 정 명예회장은 23일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골드컵 축구대회가 열리는 미국으로 출국해 북중미지역 축구계 인사를 만날 계획이다. 정 명예회장 측은 22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CONCACAF 골드컵 축구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23일 오전 3박 4일 일정으로 출국한다”고 밝혔다. 정 명예회장은 이번 미국 방문을 통해 북중미 축구 관계자들을 만나 의견을 듣고 공약을 구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명예회장 측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지만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할 것”이라며 “다음달 2일 중국 우한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축구대회와 아프리카에도 방문해 여러 축구 관계자들의 의견을 다양하게 들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뉴욕에서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할 예정”이라며 “반(反) 블라터를 내세우기보다는 FIFA가 새로워져야 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 명예회장은 지난달 3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FIFA 회장 출마를 고민하겠다고 천명한 뒤 독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뉴질랜드 20세 이하 월드컵축구대회 결승전, 캐나다 여자월드컵 결승전 등을 방문해 각국 축구관계자들과 FIFA 개혁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한편 부패 스캔들로 회장직 사퇴를 선언한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이 다음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도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FIFA 회장은 당연직으로 IOC위원인데 블라터 회장은 지난 16년간 IOC 총회에 대부분 참석했다. 블라터 회장은 지난 5일 막을 내린 캐나다 여자월드컵 결승전과 뉴질랜드 20세 이하 월드컵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反블라터·亞 단일화… 산너머 산 ‘축구 대권’

    反블라터·亞 단일화… 산너머 산 ‘축구 대권’

    정몽준(64)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내년 2월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그 배경과 당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명예회장은 21일 “FIFA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차기 회장 선거 출마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3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FIFA 회장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 여러 축구인의 의견을 듣고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말한 뒤 48일 만에 내린 결정이다. 하지만 당선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그는 1994년부터 2011년까지 17년간 FIFA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FIFA 내 대표적인 ‘블라터 반대파’로 꾸준히 목소리를 내 왔지만 FIFA를 떠난 지 4년이 넘어 지지 기반이 많이 약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2011년 1월 FIFA 부회장 선거에서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에게 패한 이후 국제 축구계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 반면 후세인 왕자는 지난 FIFA 회장 선거에 나서 1차 투표에서 73표를 얻으며 탄탄한 기반을 확보했다. 이 때문에 정 명예회장이 아시아 표심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후세인 왕자와의 단일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플라티니 회장과 반(反)블라터라는 지지 기반이 겹치는 것도 변수다. 플라티니 회장은 지난 선거 때 북미, 호주 등과 함께 후세인 왕자 지지를 선언했을 정도로 대표적인 반블라터 세력이다. 특히 그동안 FIFA 회장은 유럽인들의 전유물이었다. 지금까지 8명의 회장 중 브라질 출신 주앙 아벨란제 전 회장을 빼면 7명이 모두 유럽 출신이었다. FIFA 선거는 내년 2월 26일 스위스 취리히 FIFA 본부에서 209개 회원국의 투표로 이뤄진다. 투표는 2차에 걸쳐 치러지는데 1차 투표에서 3분의2 이상 표를 얻거나 2차 투표에서 과반수 이상 득표해야 한다. 대륙별 투표권은 아프리카(54표)가 가장 많고 이어 유럽(53표), 아시아(46표), 북미·카리브해(35표), 오세아니아(11표), 남미(10표) 순이다. 결국 정 명예회장은 반블라터 세력과 아시아권의 세력을 규합해 최소 105표 이상을 확보해야 당선이 가능하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탈옥한 마약왕, 멕시코 ‘조직 전쟁’ 미국 ‘마약 홍수’ 부른다

    [글로벌 인사이트] 탈옥한 마약왕, 멕시코 ‘조직 전쟁’ 미국 ‘마약 홍수’ 부른다

    “멕시코엔 더 많은 폭력, 미국엔 더 많은 마약.” 멕시코의 악명 높은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의 탈옥 소식에 미국 법무부 산하 마약단속국(DEA)의 전직 요원은 이같이 예견했다. 165㎝가량의 단신으로 키가 작다는 뜻의 ‘엘 차포’로 불리는 구스만은 17개월간 갇혀 있던 멕시코시티 외곽에 있는 연방교도소에서 지난 11일 땅굴을 이용해 영화 같은 탈옥에 성공했다. 2001년에 이어 두 번째 탈옥이다. ●니에토 대통령 말만 전쟁 선포… 美와 공조 ‘삐걱’ 구스만이 이끄는 마약 조직은 자신의 고향을 근거지로 한 ‘시날로아’다. 멕시코 북서부에 있는 이곳에서 구스만은 전설적인 인물로 그의 탈옥을 반기는 정서도 있다. 하지만 묘연한 그의 행방은 멕시코를 넘어 미국에도 긴장과 불쾌감을 던져 주고 있다. 멕시코와 콜롬비아에서 생산되는 마약의 최대 소비지는 미국이다. 이 때문에 미국은 수십 년 전부터 자국 내 골칫거리를 해결하고자 이 두 나라와 긴밀하게 공조해 왔다. 1980~1990년대 카리브해를 통한 마약 밀매 루트를 차단해 콜롬비아의 마약 조직들을 와해시키는 데 성공했다. 문제는 멕시코였다. 콜롬비아 라이벌이 제거된 후 시날로아 같은 멕시코 마약 조직들의 위세는 위풍당당해졌다. 미국과 3000여㎞ 이상 국경이 맞닿아 있는 지리적 이점 덕이다. 특히 구스만은 국경지대에 수십 개의 땅굴을 뚫어 마약뿐 아니라 사람, 돈, 총 등을 미국에 불법 유통시켜 ‘땅굴의 제왕’으로 불린다. 재산은 10억 달러로 추정된다. 하지만 조직이나 그의 영향력은 예전만 못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역을 바탕으로 혈연과 결혼을 통한 수평적 결합으로 몸집을 불려 온 시날로아 연합은 지난해 2월 구스만이 체포된 후 소속 조직들이 각자도생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시날로아가 장악한 티후아나, 소노라, 바하칼리포르니아주 등지에서 자기들끼리 종종 세력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구스만이 옛 영광을 찾으려고 시도할 것“이라며 “그의 현장 복귀로 멕시코에서 마약 조직 간 분쟁이 다시 격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욱이 과거 시날로아와 경쟁했던 조직들의 우두머리는 멕시코 정부의 대대적인 단속으로 대부분 체포되거나 사망했다. 마이클 비질 DEA 전 고위 관리는 “구스만에게는 세타스와 같은 라이벌의 영역을 빼앗기에 완벽한 타임”이라고 말했다. 시날로아는 미국으로 불법 유입되는 멕시코 마약의 25%를 차지한다. 구스만은 2001년 첫 번째 탈옥 이후 8년 동안 미국행 마약 밀반입 경로를 놓고 또 다른 거대 마약 조직 후아레스와 피비린내 나는 전투를 벌였다. 두 조직의 싸움은 2006~2012년 진행된 멕시코 정부의 마약 조직과의 전쟁 와중에 벌어져 멕시코를 무법천지로 만들었다. 당시 마약 조직 간은 물론 마약 조직과 군경, 자경단 간의 유혈 충돌로 10만명가량이 목숨을 잃었다. 2006년 취임하자마자 마약 조직에 대해 칼을 뽑았던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의 ‘킹핀 전략’으로 37명의 마약 갱단 두목 가운데 25명이 죽거나 체포됐다. 구심점이 사라진 조직들은 붕괴의 길을 걷거나 갈라지고 찢어져 군소 단체로 전락했다. 이 때문에 시날로아와 후아레스 간 다툼으로 일어났던 폭력 사태는 재현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 신흥강자 ‘누에바 헤네라시옹’ 구스만의 북부 노려 하지만 신흥강자로 부상한 누에바 헤네라시옹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 이들은 치안 당국이 거대 마약 조직의 거점인 시날로아주와 타마울리파스주에 집중하는 사이 남부 할리스코주에 근거지를 두고 두목 부재로 세력이 약화된 조직들의 영역을 하나둘씩 점령하면서 힘을 키웠다. 누에바 헤네라시옹은 시날로아의 한 분파로 두 조직 간 충돌이 일어날 개연성은 크다. 누에바 헤네라시옹은 1980년대부터 멕시코 북부에서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해 온 시날로아를 끝장내려고 벼르고 있다. 그 움직임의 하나로 최근 바하칼리포르니아주의 티후아나에도 발을 들여 시날로아의 신경을 잔뜩 긁어 놨다. 멕시코를 풍전등화 상태로 만드는 데 정부의 방관이 한몫했다. 마약 조직에 강경했던 전임 칼데론 대통령에 이어 2013년 정권을 이어받은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마약 조직에 대해 느슨하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지난해 43명의 대학생이 게레로 지역 마약 갱단에 의해 희생된 사건 처리가 대표적이다. 니에토 대통령은 올 초 누에바 헤네라시옹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아직 말뿐이다. 정부가 수수방관하는 사이 이들은 공권력에 대해 빈번하게 도전을 감행했다. 지난 4월 지역 경찰 순찰대를 매복 공격해 15명을 살해한 데 이어 5월엔 로켓 추진 무기까지 사들여 치안군 헬기까지 격추해 10명이 사망했다. 니에토 정권 들어 멕시코와 미국의 마약전쟁 공조는 힘을 잃고 있다. 미국은 구스만의 체포 이후 줄기차게 신병 인도를 요청해 왔으나 니에토 대통령은 이를 거부해 왔다. 뉴욕타임스는 멕시코 정부의 마약 관련 범죄자의 신병 인도가 2012년 115명에서 이듬해 54건으로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마약 수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멕시코 마약갱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건 “미국 감옥”이다. 관료나 교도관 매수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언론에 공개된 DEA 내부 문건을 보면 미국은 지난해 구스만 체포 한 달 만에 그의 탈옥 계획을 인지했으나 멕시코 관료의 유착을 의심해 정보 공유를 꺼린 것으로 나타나 있다. 또한 구스만 탈옥 2주 전에 그의 신병 인도를 재차 요청하기도 했다. 구스만이 탈옥한 뒤 미국은 수색 병력과 드론 등의 지원 방안을 밝혔지만 미지근한 멕시코 정부의 반응으로 불신이 극에 달한 상태다. 지난 15일은 멕시코 역사에서 의미가 특별한 날로 기록될 법했다. 80년간 국영 석유기업 페멕스가 독점해 온 유전 개발권을 처음으로 외국에 개방한 날이어서다. 시장 개방을 통한 에너지 개혁은 니에토 대통령이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빛이 바랬다. 14개 광구 가운데 2곳만 낙찰된 데다 국제사회의 관심은 온통 구스만의 탈옥에 쏠렸다. 외국 기업 유치로 경기를 부양하고 치안불안과 부패로 점철된 국가 이미지 쇄신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저조한 실적은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에 따른 저유가 때문이라고 애써 위안을 삼으며 오는 9월 입찰에 기대를 다시 걸었다. 하지만 마약 조직이 활개치는 무법천지가 계속되는 한 무장차량과 경호원을 능히 동원할 여력이 되는 큰손들조차 투자 의욕을 꺾기 십상이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2015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 “우리 가족 위해 끝까지 달릴래요”

    [2015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 “우리 가족 위해 끝까지 달릴래요”

    “세계적인 스타가 돼 가난에 힘들어하는 가족을 보살피고 싶어요.” 7일 광주유니버시아드주경기장 육상트랙에서 훈련을 마친 뒤 만난 바베이도스의 육상선수 팰런 포르데(25)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자신의 꿈을 당당하게 밝혔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친구의 육상화를 빌려 광주유니버시아드(U대회)에 참가했지만 올림픽 무대를 꿈꾸는 열혈 청년이다. 8일 남자 100m에 출전하는 그는 “100m 최고 기록이 10초5까지 나온다. 결선 진출이 목표다. 열심히 훈련해 올림픽 무대에도 설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바베이도스는 베네수엘라 동북쪽에 위치한 서인도제도 섬나라다.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영국 BBC에서 선정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여행지 50곳’에 포함된 곳이다. 바베이도스는 이번 U대회에 육상 선수만 2명을 파견했다. 바베이도스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만 5882달러로 카리브해 주변 국가에 비해 높은 편이지만 포르데의 집안은 넉넉지 않다. 부모님과 여동생, 남동생, 조카딸까지 6명이 함께 모여 사는데 가족들이 한 달에 버는 돈은 1140달러(약 128만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어머니가 당뇨를 앓고 있어 병원비도 만만치 않다. 그런 그에게 대회를 앞두고 한 켤레에 20만원이 넘는 육상화를 새로 구입하기란 큰 부담이었다. 자신의 육상화가 낡아 대회 참가를 주저하다 결국 친구가 육상화를 빌려줘 이를 신고 광주에 왔다. 그러나 이마저도 훈련 도중에 찢어져 광주의 한 구둣방에서 급하게 수선을 받았다. 포르데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들은 한 국내 기업이 육상화를 후원해 준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나 아직 받지 못했다. 그가 가장 닮고 싶은 선수는 2012년 런던올림픽 단거리 3관왕에 오른 ‘육상 여제’ 앨리슨 필릭스(미국). 포르데는 “우사인 볼트보다 나에게는 필릭스가 더 이상적인 선수다. 그녀처럼 빠르게 질주하는 게 내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포르데는 17세 때까지 농구 선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그의 빠른 스피드를 눈여겨본 코치진의 권유로 육상에 입문했다. 매일 오전 6시에 일어나 오후 4시까지는 체육관에서 근력 훈련을 하며, 이후 트랙에서 해가 질 때까지 달린다. 최근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생했으나 지금은 완전히 회복했다. 그는 “달릴 때가 가장 기분 좋다”며 활짝 웃었다. 글 사진 광주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청계광장서 만나는 ‘카리브해의 붉은 진주’

    청계광장서 만나는 ‘카리브해의 붉은 진주’

    24일 오전 청계광장에서 쿠바문화예술축제에 초청된 여성 무용수 안나 로사 멘세스(앞줄 왼쪽)가 파트너와 함께 게릴라 거리공연을 하고 있다. 이들은 축제 행사의 하나로 26~27일 열리는 ‘누에바 쿠바 재즈 콘서트’에 출연한다. 강성남 기자 snk@seoul.co.kr
  • 빨간색 장난감 블록으로 집 삼은 소라게 화제

    빨간색 장난감 블록으로 집 삼은 소라게 화제

    ‘헌 집 줄게, 장난감 블록 집 다오’ 장난감 블록 조각을 집삼아 돌아다니는 소라게의 모습이 포착돼 화제다. 19일(현지시간) 영국 미러는 북카리브해 서인도제도 푸에르토리코의 한 해변의 버려진 빨간색 장난감 블록을 집 삼아 돌아다니는 소라게의 모습을 영상과 함께 소개했다. 영상에는 소라게(hermit crab), 일명 ‘집게’가 버려진 빨간색 장난감 블록을 집 삼아 몸에 얹은 채 해변에서 이동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소라게는 비어 있는 달팽이 껍질 또는 다른 비어 있는 물체를 피난처나 보호용으로 사용하는 갑각류다. 어린 소라게는 부화하는 동시에 즉시 물속으로 들어가 자신에 맞는 패각을 찾으며 성장에 따라 주기적으로 큰 패각을 찾아 옮겨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참고: 브리태니커) 한편 이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재미있는 영상이네요”, “장난감 블록을 좋아하나봐요”, “소라게, 파이팅!” 등 다양한 댓글을 달았다. 사진·영상= jtannasa hatta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FIFA, 2026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연기하기로

    국제축구연맹(FIFA)이 2026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작업 착수를 미루기로 했다. 제롬 발크 FIFA 사무총장은 10일 러시아 서부 사마라에서 비탈리 무트코 러시아 체육부 장관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비리)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개최지 선정에 들어간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당초 2026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투표는 2017년 5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며 FIFA는 이번 주 선정 절차를 회원국들에 공표할 예정이었다. 미국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 왔으며 캐나다와 멕시코, 콜롬비아 등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6년 대회는 대륙별 순환 원칙에 따라 북중미·카리브해, 남미,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연맹 소속 국가에서만 열 수 있다. 2022년 대회 유치에 나섰다가 한국, 일본 등과 함께 탈락한 호주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이어서 유치에 나설 수 없다. BBC는 또 차기 FIFA 회장 선거가 오는 12월 16일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송은 “제프 블라터 회장이 앞으로 몇 주 혹은 몇 개월 안에 미국 법무부에 의해 추가 기소될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임기를 2016년까지 이어 가려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209개 회원국이 새 회장 선출을 위해 12월 16일 스위스 취리히에 모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미국 법무부에 의해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잭 워너(72·트리니다드토바고) FIFA 전 부회장이 2010년 10만여명이 숨진 아이티 구호에 써 달라고 대한축구협회(KFA)가 기탁한 50만 달러와 FIFA가 기탁한 25만 달러 등 75만 달러(약 8억 4000만원)를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음이 확인됐다. 전날 BBC는 이 성금이 트리니다드토바고 축구협회의 계좌로 송금된 뒤 사라졌다고 전했으며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 계좌를 관리한 사람이 당시 이 협회의 특별고문으로 활동하던 워너 전 부회장이었다고 보도했다. FIFA는 2012년 2월에도 아이티 구호기금으로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에 25만 달러를 기탁했으나 아이티축구협회가 실제로 받은 것은 6만 달러에 불과하다며 진상조사를 벌인 적이 있다. 물론 워너는 과거에도 현재도 전혀 근거 없는 일이라고 부인하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FIFA 고위 간부 “러시아·카타르 월드컵 개최권 박탈 가능”

    국제축구연맹(FIFA)의 고위 간부가 2018년 러시아와 2022년 카타르의 월드컵 개최권이 박탈될 수 있다고 밝혔다. FIFA 내부 인사가 두 나라의 월드컵 개최권 박탈 가능성을 공식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도메니코 스칼라 FIFA 회계감사위원장은 스위스 일간지 존탁스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두 나라가 오로지 돈으로 표를 사서 개최권을 따냈다는 증거가 나오면 개최지 선정을 취소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고 영국의 BBC가 8일 전했다. 스칼라 위원장은 “오늘까지 그런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며 증거가 분명해야만 개최지 재선정이 이뤄질 것이란 점을 명확히 했다. 그러나 스위스 사법당국이 두 나라 월드컵 유치의 비리 의혹 수사에 착수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개최권 논란이 표면화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검찰과 연방수사국(FBI)도 최근 기소한 FIFA 전·현직 임원 등 14명을 상대로 남아공월드컵 유치 비리를 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BC는 스칼라 위원장이 2013년 말에도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지만 두 갈래 수사가 진행 중이고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이 물러나겠다고 공표한 뒤 처음으로 다시 언급한 것은 좀 더 진중한 경고의 의미를 지닌다고 분석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유치 비리에 블라터 회장이 연루된 정황도 드러났다. 전날 남아공 매체 선데이타임스가 입수한 제롬 발케 FIFA 사무총장의 이메일에 따르면 블라터 회장은 월드컵 개최지 선정의 대가로 잭 워너 전 FIFA 부회장 등 3명의 전 집행위원에게 건네진 1000만 달러(약 111억원)와 관련해 타보 음베키 남아공 전 대통령과 협의한 흔적이 드러났다. 발케 총장이 2007년 12월 7일 남아공 정부에 보낸 문제의 이메일에서 언제 1000만 달러를 송금할지에 관해 물으며 이 돈이 “FIFA와 남아공 정부, 우리 회장(블라터)과 음베키 대통령의 논의에 따른 것”이라고 적시했다. 이에 대해 FIFA와 남아공 정부는 카리브해지역 아프리카계 후손들의 이산(離散·diaspora) 기금으로 지원된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미국 검찰은 이 돈이 2008년 초 세 차례에 걸쳐 워너 전 부회장이 관리하는 계좌로 송금되는 등 뇌물로 건넨 것이 분명하다고 맞서고 있다. 8일 BBC에 따르면 워너 전 부회장은 자국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 JTA를 통해 현지 화폐로 돈세탁하거나 자신의 신용카드 결제, 현금 인출, 개인 대출 상환 등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알레이 에디네 헬랄 전 이집트 청년체육부 장관은 2004년에 워너 전 부회장에게서 2010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과 관련해 ‘집행위원 7명의 표를 모아주겠다’는 말과 함께 한 표에 100만 달러씩, 모두 700만 달러를 건넬 것을 요구받았다고 폭로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15년 탐사보도… 블라터 퇴진 불러온 英기자

    “뉴욕에 갈 수 있으면 법정으로 가서 ‘이봐, 참 오래들 해 먹었어’라고 말해 주고 싶네요.”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4일 국제축구연맹(FIFA)의 추문을 15년 동안 취재해 온 영국의 탐사보도 전문기자 앤드루 제닝스(71)와의 인터뷰를 싣고 그의 끈질긴 노력이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의 퇴장을 불러왔다고 짚었다. 제닝스는 2009년 전직 정보기관원의 소개로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에게 FIFA와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의 비리 관련 자료들을 넘겨줘 이번 수사의 단초를 제공했다고 WP는 전했다. 제닝스는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스페인의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를 추종한 파시스트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유치를 둘러싼 뇌물과 약물 스캔들을 다룬 책을 펴냈다. 그리고 같은 해 그는 블라터 재선 뒤 열린 첫 기자회견에서 “당신은 뇌물을 받아 본 적이 있습니까”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그가 2006년 ‘FIFA의 은밀한 거래’라는 제목의 책을 발간하자 블라터는 고소하겠다고 위협했고 최근 기소된 잭 워너 전 CONCACAF 부회장이 그를 때리고 침을 뱉은 일은 유명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프랑스·남아공 월드컵 선정 때 간부들 수뢰”

    “프랑스·남아공 월드컵 선정 때 간부들 수뢰”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을 지낸 뒤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주요 정보를 제보하는 것으로 알려진 척 블레이저(70·미국)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은 물론, 1998년 프랑스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여러 간부가 뇌물을 받았다고 자백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블레이저는 2013년 11월 25일 뉴욕 동부지법에서 열린 탈세 혐의 등에 대한 비공개 재판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외신들이 4일 전했다. 40쪽의 재판 기록에 따르면 블레이저는 법정에서 “1992년을 즈음해 동료들과 함께 1998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과 관련한 뇌물을 받기로 합의했다”고 털어놓았다. 뇌물을 건넨 곳은 모로코 월드컵유치위원회라고 뉴욕타임스(NYT)와 AFP통신은 지적했다. 블레이저는 이어 “나를 비롯해 집행위원들은 2004년 무렵부터 2011년까지 남아공의 2010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과 관련해서도 뇌물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재판에 출석한 검사가 현재 FIFA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로레타 린치 미국 법무장관이다.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사무총장을 지낸 블레이저는 북중미 국가들의 축구선수권대회인 골드컵 중계방송 등 이권과 관련해 1993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각종 뇌물과 뒷돈을 받았다는 사실도 시인했다. 뇌물과 향응을 즐기고 중개 금액의 10%씩 떼가는 바람에 ‘미스터 텐프로’란 별명이 붙여진 그는 공갈, 온라인뱅킹 사기, 돈세탁 등의 혐의로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각오해야 하자 내부고발자로 변신했다. 그는 2012년 런던올림픽 때 FIFA 집행위원 회동에 마이크를 숨긴 채 들어가 뇌물 관련 발언 등을 녹음한 뒤 FBI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NYT에 따르면 블레이저 외에도 잭 워너(트리니다드 토바고) 전 FIFA 부회장의 두 아들이 검찰 수사에 많은 도움을 줬으며 검찰은 두 아들의 선고 공판 때 형량을 낮춰줄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법원에 접수시키는 한편, 워너가 미국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알선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1000만弗 뇌물 정황 결정타… 17년 FIFA 왕국서 ‘퇴장’

    1000만弗 뇌물 정황 결정타… 17년 FIFA 왕국서 ‘퇴장’

    ‘17년 왕국’이 무너지는 데는 딱 일주일이 걸렸다. 제프 블라터(79·스위스)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지난달 27일 미국과 스위스의 수사가 시작된 지 일주일 만에 두 손을 들었다. 블라터 회장은 3일 스위스 취리히의 FIFA 본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회원국들이 새 임기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해 줬지만 국제 축구계가 모두 찬성하는 것은 아니었다”면서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후임자를 선출하겠다”고 밝혔다. 블라터 회장은 오는 12월 후임이 선출될 때까지 당분간 직책을 수행하게 된다. 블라터 회장이 돌연 사임을 표명한 것은 미국 검찰과 연방수사국(FBI) 등의 전방위 압박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차기 회장 선거를 불과 이틀 앞두고 미국과 사법공조를 이룬 스위스 경찰의 FIFA 고위 간부 7명 체포로 시작된 수사망은 지난 2일 그의 ‘오른팔’인 제롬 발크(55·프랑스) 사무총장에게로 초점이 옮겨졌다. 미국 검찰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조직위원회가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과 남미축구연맹(CONMEBOL) 간부들에게 건넨 뇌물을 FIFA가 자체 예산에서 빼내 1000만 달러(약 110억원)를 송금한 뒤 나중에 남아공조직위에 넘길 지원금에서 차감한 일에서 발크 총장이나 블라터 회장이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보았다. 발크 총장은 결백하다고 항변했지만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와 파이낸셜타임스는 2008년 3월 4일 몰레피 올리판트 남아공축구협회장이 발크 총장에게 보낸 서한을 게재해 결정타를 먹였다. 발크 총장이 수신인으로 명시된 이 서한에는 잭 워너 전 CONCACAF 회장이 관리하는 계좌로 송금할 것과 함께 워너 전 회장이 이 돈을 직접 관리하고 집행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당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제 남은 의문은 왜 블라터 회장이 사임 압력에도 버텨내며 지난달 29일 5선에 성공한 뒤 나흘 만에 항복 선언을 했느냐다. 유럽축구연맹(UEFA)을 중심으로 한 반(反)블라터 진영이 ‘반쪽 월드컵’ 불사, FIFA에서의 분리 등 엄포를 놓았지만 역부족이었다는 점에서도 이런 의문은 합리적이다. 블라터 회장은 1차 투표에서 133표를 얻어 73표에 그친 알리 빈 알 후세인(40) 요르단 왕자를 가볍게 제치고 2차 투표에 앞서 투항을 받아냈다. 5선을 달성한 지금, 스스로 물러나는 모양새를 취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식물회장’이란 비아냥을 듣더라도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12월까지는 회장직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도 계산에 넣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기자회견에서 그는 FIFA의 개혁을 매듭짓고 퇴장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명예로운 퇴진의 길도 열고, 자신의 업적을 FIFA 안팎에 각인시키며 자신의 의도대로 후임을 선출하겠다는 포석이 모두 깔려 있는 것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美 검찰, 블라터 ‘오른팔’부터 비튼다

    미국 검찰이 제프 블라터(79·스위스)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최측근인 제롬 발크(55·프랑스) 사무총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발크 총장은 오는 10일 캐나다 여자월드컵 개막식에 참석하려던 계획을 돌연 취소했다. 2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조직위원회는 2010년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되기 전인 2008년 북중미 출신 FIFA 집행위원들에게 1000만 달러(약 111억 6300만원)를 건넸다. FIFA가 미리 자체 예산으로 송금하고 나중에 남아공조직위에 지원할 자금에서 차감하는 방식이었다. 검찰은 발크 사무총장이 이 과정에 핵심 역할을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지난달 공개된 공소장에는 ‘FIFA의 고위 임원’이 이 돈을 잭 워너(트리니다드토바고) 당시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회장에게 보냈으며 이 인물이 뇌물로 인지했는지, 남아공조직위 또는 워너와 공모했는지 적시되지 않았다. 하지만 복수의 검찰 관계자들은 이 고위임원이 발크 총장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발크 총장은 NYT에 보낸 이메일 답변을 통해 송금을 승인한 적이 없고 그런 권한도 없으며 검찰로부터 아무 혐의도 받고 있지 않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축구계 인사들도 회계를 관리하고 금전 거래를 승인할 책임이 있는 사무총장이 거액을 송금한 사실조차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다고 NYT는 전했다. FIFA는 이날 “현재 상황 때문에 발크 총장이 여자월드컵 본선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고 스위스 취리히에 남아 본부의 업무를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연령별 대회에도 꼬박꼬박 참석하는 사무총장이 여자축구 최고의 축제 개막식에 불참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에 따라 4년 동안 미국 방문을 회피해 왔던 블라터 회장도 개막식에 불참할지 주목된다. 미국 검찰이 블라터에 대한 구속영장을 이미 발부받아 놓았을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한편 파라과이 사법당국은 이날 미국 법원의 요청을 받아들여 니콜라스 레오스 전 FIFA 집행위원 겸 남미축구연맹(CONMEBOL) 회장을 아순시온의 자택에 연금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中 ‘해상굴기’ 파나마 운하 물길 막나

    中 ‘해상굴기’ 파나마 운하 물길 막나

    지난달 22일 남미 페루 수도 리마 정부청사의 중국과 페루 정상회담장.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오얀타 우말라 페루 대통령 간의 회담은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리 총리가 “중국은 철도·항구·전력 등 기술적 우위를 살려 남미대륙 횡단철도 건설계획 등 페루의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를 원한다”며 경제협력 문제를 꺼냈다. 우말라 대통령은 “남미 횡단철도 프로젝트는 중국의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즉각 화답하며 중국과의 남미 횡단철도 건설을 위한 타당성 연구에 서명했다. 리 총리는 브라질에서 남미 횡단철도 건설 논의를 구체화한 데 이어 페루와 타당성 연구에 합의함으로써 남미 횡단철도 건설 사업을 확정짓는 성과를 얻어 냈다. 사업비 100억 달러(약 11조 1460억원)가 투입되는 남미 횡단철도 건설 사업은 대서양 연안의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와 태평양에 인접한 페루의 항구를 철도로 연결한다. 횡단철도가 완공되면 대서양 연안을 따라 북상한 뒤 파나마 운하를 거치는 해상 수송로를 대체하게 된다. ●태평양~대서양 관문 파나마운하 영향력 ‘뚝’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관문인 파나마 운하가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무역 성장세가 꺾인 데다 미국인들의 소비가 줄어들면서 파나마 운하 통과 물동량이 대폭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대형 인프라 투자가 남미 대륙 곳곳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돼 제1 수송로인 파나마 운하의 아성이 크게 위협을 받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14년 완공 이후 101년간 세계 해상무역의 중심 항로 역할을 해 온 파나마 운하의 영향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고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르헤 키아노 파나마 운하청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파나마 운하를 지나는 컨테이너선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며 “파나마 운하의 전성기는 사실상 끝났다”고 털어놨다. FT는 파나마 운하를 지나는 컨테이너선이 2007년에는 3600척에 이르렀지만 2014년 20% 가까이 감소한 2891척까지 줄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기로 美 소비 줄자 물동량 20% 감소 파나마 운하의 물동량이 줄어드는 이유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시화한 세계무역 성장세 둔화 탓이다. 세계 무역량은 금융위기 발생 이전 30년간 세계 경제 상승세의 2배가량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각국 경제 성장의 주요 동력이 대외무역에서 내수로 전환되면서 교역량이 크게 감소한 것이다. 파나마 운하 전체 물동량의 3분의2 이상을 소화하는 미국의 소비 감소도 악재로 작용했다. FT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인들의 씀씀이가 대폭 줄었으며 결과적으로 파나마 운하를 통해 미국 시장으로 향하는 컨테이너선 수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파나마 정부는 53억 달러를 투입해 ‘포스트 파나막스’급 선박을 겨냥해 더 커진 제3갑문을 추가로 건설하는 운하 확장 공사를 2016년 완공할 예정이지만 1990년대, 2000년대 초반의 영화를 되찾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중국이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파나마 운하를 대체하는 니카라과 운하와 남미 횡단철도 건설에 나선 까닭이다. 니카라과 정부는 지난해 7월 태평양 연안 브리토에서 대서양의 카리브해 연안 푼타 고르다까지 278㎞, 최대 수용 선박 규모가 25만t에 이르는 운하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파나마 확장 운하의 3배에 가깝고 수용 선박 규모도 배를 넘는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공사를 맡은 왕징(王靖) 베이징 신웨이(信威)통신산업그룹 회장은 5년간 500억 달러를 들여 운하를 완공한 뒤 2020년부터 본격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파나마 정부, 운하 확장에도 “역부족” 전망 남미 횡단철도는 대서양 연안의 브라질 항구와 태평양에 접해 있는 페루의 항구를 철도로 연결하는 것으로 중국에선 ‘양양(兩洋) 철도’라 부른다. 리우데자네이루와 리마를 잇는 노선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횡단철도가 건설되면 브라질·아르헨티나 등 남미 대륙 동반부의 화물을 열차로 페루로 보낸 뒤 배에 실어 태평양 건너 중국으로 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세계 각국 컨테이너선들이 남미의 화물을 선적하기 위해 파나마 운하를 통과할 필요도 없게 된다. 이 횡단철도 구상은 지난해 7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처음 제기했다. 당사자인 남미 국가들이 자금 부족으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던 상황에서 중국이 막대한 예산과 기술을 대겠다고 나서 전격적으로 성사됐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FIFA 회장 선거 이틀 전… 블라터 5선 도전 ‘최대 위기’

    FIFA 회장 선거 이틀 전… 블라터 5선 도전 ‘최대 위기’

    이번 기회에 국제축구연맹(FIFA)의 흑막이 낱낱이 드러나게 될까? 27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스위스 사법당국 요원들은 이날 아침 일찍(이하 현지시간) FIFA 간부들이 연례 회의를 위해 묵고 있던 취리히의 바우어 오 락 호텔을 급습해 6명의 고위 간부를 체포했으며 이들을 조만간 미국으로 압송할 계획이다. 스위스 연방 법무부(FOJ)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체포된 6명의 간부가 1억 달러(약 1100억원) 이상의 뇌물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199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뇌물을 받고 남미에서 열린 대회의 미디어 관리, 마케팅 및 스폰서십에 대한 권리를 내주는 등의 비리를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수사 공조를 요청한 데 대해서는 이들의 비리 및 불법 거래가 미국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법무부는 몇 시간 뒤 이번에 기소되는 자들은 FIFA 간부 9명에 더해 미국과 남미의 마케팅 관계자 5명 등 모두 14명이라고 밝혔다. 이날 체포된 FIFA 간부는 제프리 웹(케이먼 제도) 부회장 겸 북중미카리브해연맹(CONCACAF) 회장, 에우헤니오 피게레도(우루과이) 집행위원, 잭 워너(트리니다드 토바고) 전 집행위원, 라파엘 에스퀴벨(베네수엘라) 남미축구연맹(CONMEBOL) 집행위원, 조제 마리아 마린(브라질) FIFA 토너먼트 조직위원, 니콜라스 레오스(파라과이) 전 CONMEBOL 회장 등이다. 아울러 29일 총회에서 새로 집행위원으로 선출될 예정이었던 에두아르도 리(코스타리카)도 체포됐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블라터 회장은 체포되지 않았다고 복수의 매체들이 전했다. 그동안 FBI가 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둘러싼 수사를 진행하는 것은 알려졌지만 그 수사가 외부로까지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포츠 전문 방송 ESPN은 최근 블라터 회장이 수사 대상이란 이유로 지난 4년 동안 미국을 방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에 대한 구속영장이 이미 발부됐다는 소문마저 나돌았다. 블라터 회장이 1998년 첫 취임한 이후 FIFA는 막대한 부를 축적했으며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는 57억 달러(약 6조 3000억원)의 수익을 올렸는데 블라터는 재임 기간 수뢰, 횡령 등과 관련된 의혹을 꾸준히 받아 왔다. 미국의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경우 이들 간부를 지휘했던 블라터 회장도 수사의 칼날을 비켜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회장 선거가 이틀밖에 남지 않아 이미 알리 빈 알후세인(40) 요르단 왕자보다 더 많은 지지세를 확보한 블라터 회장의 연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란 분석도 나온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FIFA 회장 선거 블라터·후세인 ‘2파전’

    FIFA 회장 선거 블라터·후세인 ‘2파전’

    오는 29일 치러지는 국제축구연맹(FIFA) 차기 회장 선거가 제프 블라터(79·스위스) 현 회장과 알리 빈 알 후세인(40) 요르단 왕자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AP통신은 FIFA 회장 선거 후보였던 포르투갈 국가대표 출신 루이스 피구(43)와 미카엘 판프라흐(68) 네덜란드 축구협회장이 사퇴했다고 22일 밝혔다. 판프라흐 회장과 피구가 알리 왕자 지지를 선언하며 후보를 사퇴하면서 17년간 장기 집권한 블라터 회장의 독주를 막고 ‘정권교체’를 이뤄낼 수 있지에 관심이 쏠린다. 피구와 판프라흐 회장은 후보를 사퇴하면서 “이번 선거는 한 사람에게 절대권력을 몰아주기 위해 짜여진 선거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블라터 회장은 첫 임기 때부터 회원국 축구협회 표를 현금으로 매수했다는 소문에 휩싸이는 등 재임기간 내내 비리 의혹에 연루돼 많은 비판을 받아 왔다. 하지만 209개 회원국 투표로 결정되는 이번 선거에서 블라터 회장이 5선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블라터 회장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카리브해 지역 25개국 축구협회의 지지가 흔들리자 지난달 바하마를 방문해 이 지역 축구협회에 1억 5000만 달러(약 1640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에 대해 FIFA 개혁 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는 알리 왕자는 회장에 당선될 경우 2018년부터 월드컵 출전국을 기존 32개에서 36개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공약대로라면 아시아, 아프리카,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의 출전국 수는 1개씩 늘어나고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했던 오세아니아의 출전권이 보장된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25년간 130개국 돌며 ‘야생 무역상’ 자처한 전권열씨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25년간 130개국 돌며 ‘야생 무역상’ 자처한 전권열씨

    그는 뭐든 파는 사람이다. 1990년 부산의 태광CMC란 주문자 상표 부착(OEM) 운동화업체에 취직한 것을 시작으로 무역업체 6~7군데를 거치며 해외영업 담당으로 일했다. 5년여 전부터는 프리랜서 무역 중계 및 컨설턴트 일을 하며 2012년 ‘나는 식인종 추장에게 운동화를 팔았다’를 펴낸 전권열(50)씨. ‘야생 무역상’을 자처하며 블로그 ‘지구촌 보부상 개성상인’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외 생산 및 수출업체의 해외영업과 마케팅, 바이어 발굴, 오더 수주 등을 하니 쉽게 말해 오퍼상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지도를 펼쳤을 때 안 가본 나라를 꼽기가 더 쉬울 그는 파푸아뉴기니의 식인종 추장에게 운동화를 팔고 아프리카에 뻥튀기 기계도 팔았다. 지난달 17일 서울역의 공항철도 탑승 게이트 앞에서 만났는데 열흘 넘게 동남아와 피지를 방문한다고 했다. 피지에는 슬리퍼에 문양을 새기는 기술이 없어 전사지(轉寫紙·도기나 양철에 인쇄할때 쓰는 인쇄화지)를 팔러 간다고 했다. →지금까지 몇 개국을 다녀왔고, 앞으로 여행 계획은 -3년 전 책을 쓰면서 꼽아보고 최근 기억을 더 더듬으니 비행기 경유지를 포함해 130여개국 300여개 도시를 가봤다. 전 세계에 200여개국이 있으니까 그래도 안 가본 나라가 70여개국은 되는 셈이다. 이제 업무적으로 새로운 나라를 갈 일은 없을 것 같고, 관광 삼아 가보고 싶은 곳으로는 카리브해의 벨리즈, 마틴 제도나 중유럽의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등을 꼽고 있다. →세계 지도를 펼쳐 놓고 골똘히 쳐다본 기억이 있나. -딱 그렇게 한 적은 없지만, 사회와 부도 및 지리 과목에 꽤 흥미가 있어 여러 나라의 수도를 거의 다 외울 정도였고, 세계지도도 어느 정도 그릴 줄 알았던 것 같다. →첫 출장을 1990년 뮌헨으로 떠난 것으로 아는데. -그때 모스크바와 암스테르담, 취리히, 뮌헨, 스트라스부르를 다녀왔는데 직항이 없어 매번 비행기를 갈아탔다. 떠날 때는 옛소련과 서독이었는데 귀국할 때와 얼마 안 있어 각각 러시아와 독일로 바뀌었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하다. →비행기에서 보낸 시간이 많았을 텐데 재미있는 일은. -일주일에 시베리아를 두 차례 왕복한 적이 있다. 영국과 벨기에를 다녀왔다가 귀국한 뒤 이틀 만에 다시 독일과 터키를 다녀왔다. 또 하루에 네덜란드, 스페인, 독일 등 3개국과 암스테르담, 바르셀로나, 발렌시아, 뮌헨 등을 여행한 적도 있다. 그리고 유럽에서 업무를 보고 대서양을 횡단해 미국 들러 일 보고, 태평양 건너 일본에서 일 보고 귀국했는데 일주일에 지구를 한 바퀴 돌았다. 비행기 탑승한 것만 35시간 걸렸더라. →위험한 고비도 많았을 텐데. -나이지리아 라고스에서 납치도 당해봤고, 강도들을 만나 날치기도 당해서 중요한 서류와 돈이 든 가방을 잃어버린 적도 있다. 강도 칼에 손도 찔려 봤다(그러면서 그는 오른손의 흉터 자국과 왼손의 관절 부위가 기묘하게 휘어진 것을 보여줬다). 파푸아뉴기니에서는 급한 일 보려다 독사에게 물려 큰일 날 뻔한 적도 있다. →어떤 상품들을 얼마만큼이나 팔았나. -직장 다닐 때는 회사의 데이터로, 그 뒤엔 무역중계 파트너의 데이터로 넘어가기 때문에 정확한 수량과 액수를 산정하기 어렵다. 돈을 제대로 못 받은 적은 없지 않지만 내 실수로 다니던 직장이나 거래하는 회사에 손해를 끼친 적은 없다고 자부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거래는. -남태평양 섬나라의 식인 부족과 아프리카 원주민들의 맨발에 운동화를 신겨줬던 일이 특이하다면 특이하다. 뻥튀기 기계도 아프리카 나라들에 팔았는데 적은 곡물로 많은 양의 식량을 만들어 식량 개선에 일조했다고 자부한다. 아프리카 시장에 꽃장판과 앙골라칫솔, 물통과 비닐봉지를 판매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 →경남 합천 출신인데도 전남 무안과 목포, 전북 군산에 인맥이 상당하다고 들었는데. -장사꾼이 어딘들 못 가겠나. 지구촌 어디라도 주소만 있으면 찾아다녔다. 국내에서 군 단위로는 울릉군 외에는 거의 다 가본 것으로 기억한다. 전 세계에 인적 네트워크가 풍부한데, 국내는 그러지 못하다면 균형이 어그러지는 것 아닌가? →책에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과의 인연도 상세히 쓰셨던데. -첫 직장에서 휠라 제품의 생산 및 수출 담당으로 일할 때 휠라코리아의 전신인 라인실업 대표로 처음 인연을 맺었다. 당시 서울 본사 직원이 6~7명, 부산사무소에 5~6명 일했는데 지금은 거대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셨다. 지금도 윤 회장은 “나도 마흔여덟에 시작했어. 지금도 늦지 않았어. 해봐”라고 말씀하시며 “뭐 도울 일 없어?”라고 물어봐 주신다. 각자 다른 길을 걸어왔지만 내 마음의 멘토로 여겨왔다. 정말로 자랑스럽고 늘 존경한다. →그런 오랜 경험과 지혜를 코트라 같은 곳에서 활용하지 못하나 아쉬움이 드는데. -우리나라 무역을 대표하는 정부기관이 저처럼 해외 틈새시장만 파고든 사람을 활용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일류 대학 출신에 대기업 영업맨들이 다 차지하고 있을 텐데 저처럼 지방대학 출신에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경험을 활용하기 어렵다. 몇몇 무역 관련 기관과 중소기업의 중장년 해외비즈니스 전문가 특채에 응한 적이 있는데 아직도 우리 기업들은 능력과 경력을 따지지 않는 풍토가 있는 것 같다. 지금은 미련을 접고, 보람 있게 일하고 있다. →그렇게 고생했으니 큰 기업에 들어가 적당히 편하게 사는 꿈도 있을 텐데. -아무리 돈 많은 회장님도 혼자 사막이나 정글에 못 가지만, 난 세상 어디든 갈 수 있고 회사나 상사의 눈치 보지 않고 소신껏 편하게 일할 수 있는 건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글로벌 인맥을 형성하는 비결은. -직장 다닐 때 알게 된 사람들을 중심으로 필요한 사람을 계속 연결시키다 보니 거미줄처럼 퍼져 나갔다. 보통 해외바이어를 찾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는데 난 다르다. 비즈니스이건 아니건 수시로 안부 주고받고, 성탄절에 카드나 연하장 보내고 평소 개인적인 일로도 상부상조한다. 세계 어디에서나 돈 잃고 갈 곳 없어도 숙식을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 하나는 분명 갖고 있다. 그는 늘 ‘길 위의 사람’이지만 첫 출장 때부터 지금까지 다섯 권의 여권을 모두 보관하고 있을 정도로 꼼꼼한 사람이다. 여행에 관해 기록된 것들을 보내달라고 했더니 항공권과 버스, 열차, 배 등의 티켓 사진을 보냈는데 모두 42개나 됐다. 동전 사진 파일만 73개, 지폐 사진 파일만 151개나 됐다. 가이드북과 기념책자, 그림엽서 등도 일일이 모아 사진으로 찍어 놓았다. 그래서 다음 질문을 던졌다. →그 많은 자료를 어떻게 다 모았나. -사람들이 굉장히 활달한 성품인 줄 아는데 군에 입대하기 전만 해도 대단히 내성적이었다. 그런데 일을 하다보니 적극적으로 바뀌더라. 본래 성격대로 플로피디스켓부터 시작해 컴팩트디스크를 거쳐 지금은 메모리칩까지, 업무 데이터는 물론 여러 나라를 방문한 사진과 영상 등 다양한 자료들을 모두 갖고 있다. 공유하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글쎄, 탐내는 이들이 과연 있을까? →한때 우리 경제를 떠받쳤던 상인 정신이 스멀스멀 사라지고 있는 건 아닌가. -전 여전히 농사도 많이 짓고 제조업도 더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테크노, 정보기술(IT) 산업이 발달하면서 컴퓨터, 인터넷, 게임 등은 발달되는데 정작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산업들은 정체된 것 같아 안타까웠다. 요즘 젊은이들은 은근과 끈기도 부족하고 힘든 일은 아예 엄두를 못 내고, 사회생활에 적응력도 떨어져 기업에서는 경력자를 선호하고 그러다 보니 취업이 어렵다는 뉴스가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 →대통령마저 나라가 텅 비어도 좋으니 청년들이 중동에라도 갔으면 좋겠다고 한다. -현장을 많이 다녀본 입장에서 얘기한다면 말은 쉽지만 실천은 어렵다는 것이다. 국내의 좋은 환경에서도 적응하기 어려운 이들이 부지기수인데, 특히 기후와 모든 것이 열악한 중동이라면 글쎄, 많이 어렵다고 본다. →가장 힘들게 한 출장지, 비즈니스 파트너는. -미주지역과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시장을 주로 다녔는데 가장 힘든 곳이 중동이었다. 가장 난감했던 비즈니스 파트너는 의외로 미주지역과 중국인데 사람을 실망시키고 농락하는 일들이 빈번해서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www.seoul.co.kr)에 이를 상세히 다룬 별도 기사 게재합니다.> →물건을 파는 게 아니라 인격을 판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을 만날 때 원칙이라면. -개인적인 만남일 때는 날 최대한 상세하게 소개하고 비즈니스로 만날 때는 간단명료하게 한다. 상대의 말은 늘 적극적으로, 전부 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언어는 장벽이 되지 않나? 나라별 고객 응대법은. -생활용어는 현지어로 쓰고 비즈니스는 영어로만 하는데 영어의 발음도 북미, 중남미, 아프리카, 유럽, 중동, 아시아, 남태평양에서 제각기 다르게 쓴다. 아랍 상인을 대할 때는 유치원생, 초등학생 대하듯이 해야 되고, 터키 상인은 생각보다 냉정하니까 신중을 기해야 한다. 남미상인은 다혈질이라 인내력이 필요하고, 중국 상인은 이기적이면서도 뭐라도 다 해줄 것처럼 과장하는 일이 많으니까 꼼꼼하게 대하는 것이 좋다. →지금까지의 삶, 후회하지 않나.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시골에서 유년을 보내고 오랜 세월 샐러리맨으로 살아 금전적으로 부유하지 않지만, 특별히 남들보다 많이 외국을 돌아다니고, 많이 보고, 듣고, 느끼고 여러 나라의 소중한 인연과 친구들이 있는 것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재산이다. →앞으로 이 나라에서 꼭 팔아보고 싶다는 게 있는지. -배운 거라곤 외국에 장사한 것밖에 없으니까 그것을 밑천으로 해서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할 것이다. 아직도 갈 곳도 많고 볼 것도 많으며 뭔가를 팔 곳도 무궁무진하다. 걸어다니는 데 이상이 없을 때까지, 유행가 가사대로 ‘걸어서 하늘까지’는 아니더라도, 비행기나 자동차 타고 걸어서 지구촌 전부는 가봐야 되지 않겠나. 다시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해도 지금까지 해온 일을 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아프리카와 중동에 가서 곱슬머리를 쉽게 펼 수 있는 고데기를 팔고 싶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25년 동안 135개국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팔아온 전권열(50)씨는 가장 장사하기 까다로운 지역으로 아랍권을 손꼽았다. 다음은 10년 넘게 아랍권에서 비즈니스를 하면서 여러 가지 힘든 일을 겪은 전씨가 정리한 체험담.    1. 알고 떠나야 후회하지 않는다  세계에서 제일 특이한 국가, 아랍국은 입국할 때부터 힘겹지만, 그만큼 보람이 있다.  제일 어렵고 골치 아프게 입국 심사를 하는 나라가 사우디아라비아인데, 특히 수도인 리야드의 국제공항은 더욱 까다롭다. 이곳에서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입국장으로 뛰어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입국 수속을 위한 대기에만 2~4시간 걸리기 때문이다.  여권과 비자 심사에 시간이 많이 걸릴 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에서 들어오는 노동자들이 엄청 많다. 그래서 리야드를 경유해 국내선으로 갈아 타려면 비행기를 놓치기 일쑤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에서는 미국인이 1순위다. 미국 여권만 가지고 있으면 입국 심사도 수월하게 지나간다. 걸프전 때 나라를 구해줬기 때문이란다.  우리 국민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내에서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현지의 거래처나 지인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아 주한 사우디대사관에 접수하면 대사관에서 확인을 거친 뒤 비자를 발급해준다. 사우디아라비아 주재 한국대사관에서는 최소 일주일은 기본이다. 중국이나 다른 대사관처럼 수수료를 많이 내면 빨리 발급 해주는 ‘특급’도 없다.  그나마 요르단과 쿠웨이트는 공항에서 입국 수속할 때 수수료 20여 달러를 주고 비자피 확인증만 받으면 입국할 수 있다.  아랍에미리트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비자를 받든지, 현지 거래처를 통해 호텔 도착 비자를 미리 발급받아야 했지만, 지금은 단기 방문은 무비자로 가능하다.  이스라엘은 비자를 별도 용지(보통 A4)에 받아서 방문해야 한다. 그리고 입국 심사 때에는 여권에 스탬프를 찍지 않으며, 일반 용지로 된 비자에 확인을 해준다.  여행자가 이스라엘의 적대국인 아랍국을 방문할 때 여권에 이스라엘 방문 비자나 입국 스탬프가 있으면 입국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여행자를 배려하는 차원이라고 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항공기 여승무원은 전부가 개방적인 모로코, 레바논, 이집트 등의 여성들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입국할 때, 수년 전에는 사우디아항공만 이용할 수 있었지만, 요즘은 에미레이트항공이나 여러 항공사가 가세하면서 입국하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에미레이트항공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 제다, 담맘으로도 노선이 생겨 비즈니스 여행자들이 많이 편리해졌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찾는 외국인 대다수는 비즈니스맨이거나 노동자들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특별히 여행할 만한 곳이 없어서다.  언젠가 싱가포르에서 제다행 사우디아항공을 이용했을 때였다. 입국자가 리야드보다 적다는 점 때문이었는데 비행기가 제다까지 가지 않고, 제다행 승객에게 리야드에서 내려서 다른 국내선 비행기로 갈아 타라고 말했다. 독점항공사의 횡포이자 승객들에 대한 서비스는 0점이고, 모든 일정은 항공사 마음대로였다. 정말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리야드에 내려서 악몽 같은 입국 심사를 받고 짐을 찾아 다시 국내선 터미널로 이동, 제다행 수속을 밟고 어렵사리 국내선으로 갈아 탔다.  여러 번 왔다 갔다 하니 방문 절차가 까다로운 국가를 수월하게 방문하는 요령이 생기더라.  언젠가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기 위해 마닐라에서 비행기를 갈아 탔는데 내 자리에 여자 승객들이 죽 앉아 있었다. 미안하다는 말도, 해명도 없이 눈만 끔뻑이면서 쳐다보고 있었다. 내가 항의하니까 승무원이 오더니 제멋대로 날 다른 좌석으로 지정하고는 가버렸다. 아랍의 특성상 여성들이 남성들과 함께 좌석에 앉을 수 없다면, 티케팅할 때 미리 여자 승객들끼리 앉도록 배정하면 될텐데, 이건 열차도 버스도 아니고 엄연히 국제선 비행기인데 승객들을 불편하게 하면 되느냐 싶었다.    2. 비행기 뒤쪽 커튼이 쳐진 뒤에서는  아랍의 비행기를 타보면 가장 뒤쪽에 기도하는 장소를 만들어놓고 커튼을 쳐놓은 곳이 있다. 그곳에서 옷도 갈아 입고 이슬람 성지인 메카를 향해 기도 시간이 되면 하나둘씩 기도한다. 이륙한 뒤나 착륙하기 전에 기장이나 승무원들이 안내방송을 하는데, 아랍 항공기는 제일 먼저 “신을 위하여, 신을 위한, 신에 의해” 안전한 항로가 되기를 기원하는 말부터 한다. 정말로 종교에 심취해 살아가는 것 같다.  아랍국에서 택시를 이용할 때는 미터기를 사용하든 말든 목적지를 말하고 미리 요금을 협의한 뒤 이용해야 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 길을 알아둬야 한다. 그래야 택시기사가 엉뚱한 길로 가거나 돌아가는 일이 없다.  아랍국 중에 방문하거나 생활하기가 그나마 자유로운 나라들은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요르단, 레바논, 이집트, 모로코 정도다. 반면에 정치적으로 폐쇄된 사회여서 불편한 나라들은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쿠웨이트, 이란 등이므로 이곳을 방문할 때는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아랍의 화장실은 정말 깔끔하다. 일단 들어가면 양변기 옆에 세면기처럼 보이는 것이 있다. 남자 소변기 옆에는 샤워기 같은 것이 있다. 좌변기 옆에 있는 것은 여성용 비데다. 그리고 소변기 옆의 샤워기는 남성용 세정기다. 무슬림 남녀들은 소변을 본 뒤 반드시 아래를 씻는다. 이런 것이 없다면 주전자에 물을 담아서라도 씻는다. 그것이 이슬람의 성스러움과 신에 대한 예의라고 하니 이해하자. 단, 공공장소 심지어 국제공항 화장실에도 화장지가 없으니 꼭 미리 준비해야 한다.    3. 참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아랍국 거래처들과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약속 시간을 어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잘 모르는 사람은 짜증이 날 일이지만, 그들의 순수성을 알게 되면 이해하게 된다.  상대방이 약속 시간을 어겨도 난 지켜야 한다. 그래야 소기의 비지니스 목적을 이룰 수 있을니까.  아랍인의 시간 개념은 코리안 타임과는 비교할 바가 못 된다. 특히 성질 급한 사람이라면 아랍 상인들과 일할 때 속이 터질지도 모른다. 나도 성격이 급한 편인데, 10년 이상 아랍 상인들과 비즈니스를 했더니 많이 여유로워졌다.  아랍국에서는 열차도 항상 늦는다. 3~4시간 늦는 것은 예사다. 그런데도 승객들은 불평 한 마디 없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귀를 기울이며 태연하게 신문이나 잡지를 읽는다. 또한 비즈니스 서류를 접수해서 다시 돌아오는 데 빠르면 보름이고 한 달 이상 걸리는 것이 보통이다.  아랍인들은 오랫동안 유목민이었기 때문에 시간을 중시하지 않는다. 또 대다수 무슬림은 다섯 차례 기도 시간을 기준으로 약속을 정한다. 기도 시간은 새벽 4시 반, 정오, 오후 3시 반, 저녁 6시 반, 8시쯤인데 확실히 지킨다.  그러니 아랍 상인들과 일할 때는 가급적 이 시간을 피해야 한다. 미팅을 하다가도 기도 시간이 되면 아무 말 없이 슬그머니 나갔다가 20여분 뒤에나 돌아오기 마련이다. 양해도 구하지 않고, 갔다 와서도 미안하다고 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란 식이다.  이들의 시간 개념은 ‘부크라’(내일), ‘인샬라’(신의 뜻대로)’로 함축된다. 오더 수주나 대금 결제가 내일 가능한지 물으면 정확하게 대답하는 법이 없고 항상 ‘인샬라’라고 답한다. 약속한 시간에 나타나지 않거나 아예 약속 자체를 깨고도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뭐라고 할라치면 ‘마알레쉬’(개의치 말라)라고 한마디 할 뿐이다.  이 말은 상당히 종교적이고 윤리적인 말이지만, 불성실한 행동의 책임을 전가하는 말로 즐겨 쓰인다. ‘부크라’는 내일이 아닌 다음 주, 다음 달, 내년 등을 의미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관공서나 거래처에 좀 늦게 방문하면, 아랍인들은 내일 오라고 말한다. ‘바덴’은 나중에, 다음에란 뜻이지만, 진짜 의미는 “지금 아무것도 약속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아랍국 상인들과의 협상은 인내력 테스트나 마찬가지다. 한 바이어와 상담할 때에도 같은 장소를 몇 번씩 왔다 갔다 해야 한다. 그러니 하루에 여러 군데와 상담할 수가 없다. 따라서 아랍국 바이어들과 상담 약속을 할 경우엔 하루나 이틀에 한 업체로 제한해야 할 것이다.    4. 그래도 아랍 비즈니스는 재미있다. 왜?  사막 지역의 나라에서는 대부분 오후 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오침 시간이 있다. 관공서를 포함한 모든 사무실이 그 시간에 문을 닫는다. 대신 오침 시간이 끝나는 오후 6시부터 밤늦게, 보통 11시까지 일한다.  아랍국 상인들과 비즈니스 상담을 할 때는 바디 랭귀지를 잘 살펴야 한다. 아랍인은 애매한 것들은 말로 하기보다 제스처로 표현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  가볍게 고개를 상하로 끄덕이며 동시에 눈을 끔벅이는 것은 긍정의 뜻이다. 눈썹을 치켜 세우며 입술을 오므리고 혀를 잇몸 가까이 대고 혀 차는 소리를 내면서, 동시에 머리를 위로 약간 쳐들면 부정의 뜻이다.  아랍국 상인들은 질보다 양이 먼저다. 그들은 실제로 그만큼 주문하지도 않으면서, 수량이 얼마나 되냐고 물으면 무조건 컨테이너 단위로 대답한다. 그러면 수출업자가 가격을 싸게 주지 않을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말에 현혹되면 안 된다. 싸게 가격을 내놓으면 또 내려달라고 덤빈다.  결제 조건이나 가격도 꼼꼼히 따진 뒤에 결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달콤한 말에 넘어가 요구하는 대로 계약한 뒤 신용장을 받으면, 바이어가 유리한 조항들로만 가득할 것이다. 바이어가 마음에 안 들거나 수출자가 따지면 바로 계약을 취소하고 다른 거래처와 계약해 버린다.  그러니 아랍 상인들은 유치원생 다루듯이 살살 어르고 칭찬하면서 온갖 말로 유혹해야 한다. 세계에서 제일 비즈니스하기 까다로운 것이 아랍인이라고 하지만, 거래를 하다 보면 그들보다 쉬운 거래처가 없다고 여기게 될 것이다.  한번은 아랍 상인과 가격 문제로 신경전을 벌인 적이 있다. 내 상황에서는 단가를 5센트 인상해야 그나마 조금 남을 형편인데, 아랍 바이어는 막무가내였다. 몇 번이나 설득해도 안 되자 내 말대로 계약하면 지금 현금 200달러를 줄테니 아이한테 과자나 사주라고 했다. 그랬더니 덥석 돈을 받고는 5센트를 올려주었다. 사실 5센트를 인상하면 500달러가 남는 상황이었는데 내가 200달러를 주었으니 300달러가 남는 흥정이었다.  이처럼 아랍인들은 단순하다. 그 점을 잘 이용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 바이어들에겐 그런 식으로 할 필요도 없거니와, 아예 그런 시도는 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5. 기본적으로 알아두어야 할 아랍식 관용어들  아랍인들은 장난스럽고 허물없는 것처럼 보이는데, 자칫 잘못하면 말재간에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비즈니스 상담은 대부분 영어로 진행하지만, 간혹 아랍어가 필요할 때도 있다. 능숙하게는 못하더라도 기본적인 말은 익혀두어야 한다.  아랍에서는 애정 섞인 표현으로 사람을 부르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하비비(habibi)’란 말이 있는데, 연장자가 아랫사람을 친밀하게 부르는 말이다.  원래는 이성간에 사용하는 말이다. 같은 식으로 ‘이브니(ibni)’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본래 뜻은 ‘나의 아들’이다. 동년배끼리 이 말을 사용하는 것은 농담할 때나 비아냥 거릴 때다. 반면에 ‘야 왈라드’라는 말은 ‘꼬마야’라는 뜻으로 길거리의 신문팔이 아이를 부를 때 쓴다고 한다.  무슬림들의 인사는 꽤나 길다. 상대의 인사말보다 더 나은 인사로 하든지, 적어도 동등한 수준에서 응답해야 한다. 이를테면 ‘싸바훌 카이리(아침 인사 : 안녕하세요?)’란 말이 있는데, ‘카이리’는 행운, 안녕을 뜻한다. 이보다 한 단계 높은 표현이 ‘누르(빛)’이기 때문에 대답으로 ‘싸바한 누르’라고 말하거나 그와 동등한 말로 답해야 한다.  아랍국 무슬림들끼리 만나면 ‘앗쌀라무알라이쿰(안녕하세요?)’이라고 인사하고 ‘와 알라이쿠뭇 쌀람’이라 고 대답하는데, 원래 뜻은 ‘평화가 그대에게 있습니다’라는 뜻이다.  헤어질 때 ‘마앗 쌀라마(안녕히 가세요)’도 무사히 갔다 오라는 뜻이 담겨 있다. 대답은 ‘일랄리까(만날 때까지)’다.  이름 앞에 ‘야 우스타즈(sir)’라고 덧붙이는 것은 대학교수나 변호사, 문인들에게 쓴다. 박사학위를 가진 사람에게는 ‘독토르’, 정부 고위직에게는 ‘앗사아아다’라고 붙여준다. 일반적으로 존경을 표시하는 말에는 ‘하드리탁(adritak)’, 부인에게는 ‘야 마담’, 잘 모르는 이에게는 ‘야 아크(yaa ‘akh)’라고 한다.  공손하고 예의바른 표현으로는 ‘라우 싸마흐트(실례합니다만)’, ‘민 바아드 아므락(허락하시면)’, ‘타팟달(앉으세요, 들어오세요, 먼저 하세요, 그렇게 하십시오, 드십시오)’ ‘알라히 칼릭’ ‘알라히야 호파작’(신이 지켜주시기를) 등이 있다. 이 밖에 흔히 쓰이는 말로 ‘꾸워이스’(좋다, 건강하다), ‘마아쉬’(천천히), ‘슈웨이야’(조금),‘맙쑤뜨’(기쁘다, 만족한다), ‘슈크란’(감사합니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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