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카르스텐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미국복권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출산 지원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고령자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젊은이들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2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아마추어 산악인 손영조 덕유산국립공원 자원보전과장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아마추어 산악인 손영조 덕유산국립공원 자원보전과장

    5000만여 가지의 꿈과 계획이 새해를 맞아 커나가고 있을 것이다. 금연, 다이어트, 몸 만들기, 내집 마련과 같은 꿈들을 살뜰히 가꿔 나갈 것이다. 벌써 급한 이들은 다부지게 세웠던 한 해의 계획이 어그러졌다며 좌절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이들에게 1년도 아니고 14년이란 세월을 건너 자신의 계획과 꿈을 이룬 손영조(49) 덕유산국립공원사무소 자원보전과장 얘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국내에서 7대륙 최고봉을 모두 오른 이는 엄홍길, 오은선, 고(故) 박영석, 허영호, 박영미 등 한 손으로 꼽을 정도다. 모두 난다 긴다 하는 전문 산악인들. 그런데 손씨는 다르다. 직장 생활과 산행을 병행하고 있다. 아마추어 산객으로서 뜻을 세우고 옹골차게 완성하기까지의 얘기를 듣고 싶어 지난 연말 덕유산이 있는 전북 무주로 향했다. 전북 남원 출신인 손 과장은 어릴 적부터 지리산 자락에만 오르면 그렇게 행복할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대기업 건설회사에 다니며 경기 안양의 등산장비점을 무작정 찾았다. 산을 좋아하는 이들을 만날 수 있겠다 싶어서였다. 그렇게 산악회에 들어 빙벽 등 등반 기술을 익혔다. 휴가를 주말에 몰아쓰기가 어려운 건설회사에 간청, 금요일 일을 마친 뒤 고속버스로 밤에 이동해 전국의 국립공원을 종주했다. 그렇게 산과의 인연을 깊이 하던 중 1995년 국립공원관리공단 채용 공고를 보고 이거다 싶었다. 산이 근무지인데 얼마나 좋겠느냐는 것이었다. 월급이 반토막 나겠지만 그는 결혼한 지 한 달도 안 된 부인을 설득해 고향 남원으로 내려갔다. 클라이밍 기술을 아는 이가 없어 본인이 산악회를 만들고 후배들을 교육시켰다. 언제 7대륙 최고봉에 오르겠다는 뜻을 세웠는지 궁금했다. “2000년 밀레니엄을 맞아 어린 아들딸과 어렵게 헤어져 초오유(8201m) 원정에 따라 나섰는데 다른 대원이 정상에 올랐다며 캠프3에서 그만 내려가라고 하더라. 날씨도 좋고 체력에도 문제가 없었는데 허탈했다. 3시간 쪼그려 앉아 많이 울었다. 그때 내 성격대로, 내 색깔대로, 내 팀을 꾸려 원정을 다니겠다고 마음먹었고 5대륙 최고봉을 모두 오르겠다고 결심했다.” 2001년 유럽 최고봉 엘부르즈(5642m)로 첫발을 뗐고 2년 뒤 남미 최고봉 아콩카과(6959m)를 올랐다. 그렇게 두 봉우리를 마치니 주위의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직장에서도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고 가능성이 있겠다는 신념이 굳어졌다. 그는 남들보다 다섯 배는 더 힘들었다고 했다. 혼자서 정상 공격과 원정대장 역할, 기록에다 사진은 물론 동영상 촬영까지 해내야 했다. vx2100이란 큰 촬영 장비를 배낭에 넣고 다녔다. 여기에 오랜 시간 직장을 비울 수 없어 다른 원정대보다 빨리 정상을 공격하고 돌아와야 하는 어려움까지 겹쳤다. 이 무렵, 부인과의 갈등에 부닥친다. “원정을 갈 때마다 아내와 부딪힐 수 없으니 그런 갈등을 한번에 해결하려고 했다. 5대륙 최고봉 완등까지 하는 것으로 합의했는데 7대륙까지 끝내게 됐다.” 세 번째 여정은 2004년 북미 최고봉 매킨리(6194m). 열한 살 때,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를 한국인 최초로 등정해 카퍼레이드의 주인공이 되는 것을 보면서 ‘좋아하는 산에 올라도 저렇듯 큰 명예를 얻는다’는 것을 알려준 고상돈씨가 1979년 유명을 달리했던 곳이다. 그가 마음속에 간직한 또 한 명의 산악인, 일본인 우에무라 나오미가 1984년 세계 최초로 동계 등정한 뒤 세상을 뜬 곳이기도 하다. “어제 일처럼 그때 일이 떠오른다. 1.5m 폭설이 쌓여 어떤 등반대도 움직이지 않았는데 난 짧은 휴가 때문에 빨리 올라야만 했다. 폴란드 팀 둘이 따라 나섰는데 데날리 패스에서 돌아서버렸다. 어쩔 수 없이 나 혼자 올라가는데 폭설에 안개까지 겹쳐 하얗게만 보여 방향조차 가늠할 수 없는 화이트아웃에 걸렸다. 배낭을 깔고 앉아 두 시간 동안 마음의 정리를 했다. 가족에게 빚만 잔뜩 안기고 죽게 생겼다, 뭐 이런 생각을 하는데 하늘이 개벽한 듯 열렸다.” 올라야 할 루트가 눈에 들어오고 이제 남은 것은 200m 남짓 나이프 리지. 고상돈과 우에무라가 실족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구간이었다. “이곳을 건너는 데 적어도 두 명은 있어야 한다. 한 명은 확보를 해 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난 혼자 건널 수밖에 없었다. 용기가 두려움을 한 뼘이라도 이겨야 하는데 그랬다. 30분 이상 고민하다 피켈을 꽂고 걸음을 옮기며 건넜다.” 정상임을 증명할 아무것도 없는 눈무더기를 헤치니 표식봉이 나타나 촬영한 뒤 매킨리신(神)을 영접했다. 하산하는데 폴란드 팀이 못 내려가고 있었다. 한 명은 탈진했고 다른 쪽은 설맹 때문에 오도가도 못하고 있었다. 설맹에 빠진 친구를 줄로 묶고 내려와 목숨을 구해 줬더니 그들이 고맙다며 내놓은 것은 초콜릿 두 개가 고작이었다. 서로들 마주 보며 한참을 웃었다. 다른 원정대 모두 등정 사실을 믿지 않아 동영상을 되돌려 보여줬더니 모두 기겁을 했다. 그렇게 하산하다 크레바스에 빠졌다. “피켈을 찍어 추락을 면했다. 발 아래 깊이를 알 수 없는 암흑이 아가리를 벌리고 있더라. (캠프3까지 동행한) 경호야! 경호야! 소리를 질렀지만 그는 가는귀 때문에 듣지 못했다. 어찌어찌 내 힘으로 기어 올라와 목숨을 건졌다.” 서두르다 보니 일주일 앞당겨 등정에 성공한 셈이 됐다. 앵커리지로 나와 귀국하려는데 비행편 예약 변경이 쉽지 않았다. 체류비가 하루 50만~70만원씩 들어 고민할 즈음, 한 주민이 자신의 목조주택 지붕에 이끼가 쌓여 보기 흉하니 제거해 달라고 해 등반 장비를 이용해 닦아내고 체류비를 훨씬 웃도는 돈을 챙겨 귀국했다. 2005년 아프리카 킬리만자로(5898m)를 다녀온 뒤 2008년 아시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등정하기에 앞서 비용 1억 2000만원 때문에 애를 태웠다. 염태영 공단 감사(현 수원시장)의 도움을 받았다. 손 과장의 사연을 알고 일부러 지리산 연하천산장을 찾아와 밤새도록 얘기를 나눈 뒤 단장직을 수락했다. 그 덕에 대원 셋을 2년 동안 훈련시켜 원정에 함께했다. 김완주 전북지사를 만나서는 얼떨결에 “국책사업인 새만금을 전국에 홍보할 자신이 있다”고 큰소리를 쳐 도움을 받았다. “두 달 휴직원을 내고 떠났는데 베이징올림픽 성화 봉송 때문에 정상 등정이 일주일 미뤄졌다. 몬순은 다가오고, 아주 애가 달았다. 다행히 중국인 대신 네팔 사람이 성화를 봉송해 정상 길이 열렸다. 그런데 오르다 생각하니 에베레스트 하나만 오르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셋 모두 히말라야가 첫 경험이었던 대원들이었다. 넷을 두 조로 나눠 부대장 일행으로 하여금 로체 정상을 공략하도록 사흘 내내 무전으로 지시하고 그들이 성공한 뒤 무사히 내려온 것을 확인하고 우리 둘이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다. 남들은 가이드도 수십 명씩 데리고 다니고 캠프마다 산소통을 비치하는데 우리는 1인당 2개만 갖고 8000m 지점에서 올라갈 때 한 번, 내려올 때 한 번 쓰게 했다. 그렇게 넷이서 두 봉우리를 단번에 등정했다고 했더니 베이스캠프의 다른 원정대들이 모두 어이없어했다.” 귀국했을 때 인천공항에 마중 나온 염 감사가 품에서 사직서를 꺼내며 “대원들이 돌아올 때까지 단장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내지 않았다”고 털어놓았을 때 감격에 북받쳤던 일도 생생하다. 이제 6대륙째로 넘어가야 하는데 남극이 문제였다. 최고봉 빈슨매시프(4895m)를 오르는 데 남극관리기구(ANI)에 4300만원을 선납해야 했다. 주위에 손을 벌려 2000만원을 만들었는데 출발 일주일을 남겨두고 갑자기 약속한 곳에서 3000만원을 주지 못하겠다고 통보해 온 것. 하지만 일주일 만에 3600만원을 빌려 떠났다. 빈슨매시프를 다녀온 뒤 생각해 보니 빚밖에 없었다. 공단으로 직장을 옮긴 뒤 20년 동안 월급 통장에서 떼어 갚은 빚만 7000만원 정도. 이자까지 치면 아파트 한 채 값은 날린 셈이었다. 해서 돈도 좀 갚고 승진 시험에 매달리느라 3년 동안 원정 계획을 미뤘다. 그리고 마지막 봉우리 오세아니아의 카르스텐즈(4884m)가 남았다. “비용을 따져 보니 1600만원 정도 들겠더라. 지난해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들어온 부조금 700만원을 종잣돈으로 삼았다. 어머니가 마지막 가시는 길, 아들의 원정 비용을 도와주신 것이다.” 그렇게 지난해 11월 20일 카르스텐즈 정상을 발아래 두면서 14년에 걸친 염원을 완성했다. “공단 이사장이 직접 격려 전화도 해 주시고 마음 편하게 갈 수 있는 회사 분위기가 만들어져 홀가분한 기분으로 떠났다. 그래서 정상에 30분 있으면서 기쁘고 마음이 날아갈 듯 가볍고 이 가시밭길 꿋꿋하게 고집 하나로 밀고 온 내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에베레스트 오를 때보다 훨씬 좋았다.” 그러나 여느 산악인이 그렇듯 정상에서 막 돌아선 순간, 두려워졌다고 했다. 앞으로 뭘 해야지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때 가슴에 오래도록 묻어뒀던 이미지 하나가 선명히 떠올랐는데 에베레스트 길목의 아마다블람(6856m)이었다. 네팔 안나푸르나의 마차푸차레(6853m), 알프스 마터호른(4478m)과 함께 세계 3대 미봉(美峰)으로 손꼽히는 봉우리. 남원의 비좁은 아파트에는 그동안 구입한 등반 장비를 둘 공간이 없어 몇 해 전 컨테이너로 산막을 꾸몄다. 컨테이너 겉면에 손수 아마다블람을 그려 넣었다. 휴대전화에 저장된 사진을 보여 주는 그의 눈빛이 유달리 빛났다. 인터뷰가 한 시간 진행됐을 때에야 그는 사실 등반할 수 없는 발을 갖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1997년 남원에 손수 만든 인공암장을 오르다 추락, 변변찮은 병원에서 수술하는 바람에 발등에 뼛조각들이 남아 있다는 것. 특히 아이젠을 차고 설사면을 걸을 때 뼛조각들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릴 정도라고 했다. 손 과장은 “천성 탓인지 돈 걱정을 하지 않는다”며 “돈이 없으면 주위에 빌려 달라고 하면 된다. 다녀와 갚으면 된다. 이제 커다란 목표를 이뤘으니 정 사정이 안 되면 안 가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그가 원정을 떠나 있는 동안 부인은 불안감을 지우려 종이접기를 배워 이제 전문가 반열에 들었고 그게 직업이 됐다. 그가 목표를 모두 이룬 뒤 남원 자택으로 돌아오자 부인은 “이제 그만할 거죠”라고 묻기부터 하더란다. 그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여느 산악인이 그렇듯 늘 거짓말을 한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자신의 말마따나 “촌스러운 얼굴”에 어울리지 않게 철두철미한 사람이다. 직장 일도 허투루 한다는 소리 듣지 않으려고 애쓰고 얼마 전에는 직무에 꼭 필요한 산림기사 자격증까지 땄다. 한국산악회 전북지부 일도 열심이고 지리산에서 근무할 때는 아들에게 ‘산맛’을 가르치려고 청소년산행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강연도 다니면서 자신의 등정 사진이 들어간 책갈피를 손수 제작해 아이들에게 나눠 준다. 따로 헬스클럽 같은 곳에 돈 쓸 이유가 무어 있느냐며 아파트 계단을 10회 정도 오르고 체육공원 시설을 이용해 웨이트를 하는 아침운동을 90분쯤 한다. 사진 촬영을 위해 향적봉 오르는 곤돌라 안에서 눈으로 뒤덮인 산 그리메를 어루만지듯 바라보던 그가 이런 말을 더했다. “정말로 신기하게도 그렇게 소규모로, 무모하다 싶을 정도의 원정대를 꾸렸는데도 단 한 명도 잃지 않았다. 그 점이 나로선 가장 큰 축복이고 자랑이다.” 글 사진 무주 임병선 전문기자 bsnim@seoul.co.kr
  • 4.37m 세계에서 ‘가장 긴 골프채’ 기네스 등재

    4.37m 세계에서 ‘가장 긴 골프채’ 기네스 등재

    세계에서 ‘가장 긴 골프채’를 만들어 기네스 기록을 세운 이가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인터넷 매체 더블레이즈는 덴마크의 카르스텐 마스(Karsten Maas·49)라는 이름을 가진 남성이 길이 4.37미터의 골프채를 제작해 세계 기네스 기록에 이름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카르스텐 마스는 “다른 골프채에 사용되는 같은 재료로 만들었다”면서 “골프채를 가벼우면서도 뻣뻣하게 만드는 것이 관건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카르스텐 마스가 세운 ‘가장 긴 골프채’ 기록은 ‘기네스북 2015년’ 판에 수록된다. 기네스북 측은 올해로 발매 60주년을 맞아 제작된 특별판에, 10.1cm에 이르는 ’가장 긴 혀’를 가진 남성과 영국의 ‘가장 작은 캠핑카’ 등 다양한 기록들을 소개하고 있다. 기네스북은 그동안 1백여 개국에서 1억 3200만부 이상이 팔렸다. ‘세계 기록 2015’는 지난 11일 발매를 시작했다. 사진·영상=Guinness World Records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베를린 유대인박물관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베를린 유대인박물관

    나치의 광적인 반(反)유대주의는 600만명의 유대인이 학살당하는 참담한 결과를 낳았다. 20세기 역사에서 인류가 가장 부끄럽게 여기는 참혹한 범죄에 대해 가해자인 독일은 다양한 방식으로 참회를 계속해 오고 있다. 베를린 유대인박물관은 과거에 대한 독일인들의 속죄의 뜻을 담은 대표적인 장소일 뿐 아니라 건축적 의미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모으는 장소다. 2001년 9월 정식 개관에 앞서 비어 있는 상태에서도 전 세계에서 수많은 방문객이 찾았고, 지금은 베를린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방문지로 꼽힐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명소다. 린덴스트라세 14번지에 있는 이 박물관은 독일의 유대인들이 떠안아야 했던 참담한 역사를 보여주는 동시에 우리들에게 인간의 존엄성이 왜 중요한 가치인지, 올바른 역사의식이란 무엇인지를 일깨워 준다. 말없이 서 있을 뿐인 건물이 이런 철학적이고 어려운 과제를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비극적 역사의 무게감과 엄숙함을 시각적, 공간적 언어로 완벽하게 표현한 건축가는 다니엘 리베스킨트다. 폴란드 유대계이지만 미국에서 태어나 자라고 교육받은 그가 설계한 포스트모던 양식의 건축물은 외형과 외부 장식, 내부 디자인의 세세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복잡하고 심오하고 무거운 철학적 개념들을 담고 있다. 리베스킨트는 2001년 9·11테러로 무너진 세계무역센터 자리에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추모공원 ‘그라운드 제로’의 마스터플랜 설계자로 세계적 명성을 확인한 바 있다. 하지만 유대인박물관 설계공모전이 열린 1989년까지만 해도 그는 실현 불가능한 건축 설계와 드로잉을 하는 ‘언빌트’ 건축가로 알려졌었다. 이스라엘에서 음악을 공부한 뒤 미국과 영국에서 건축을 전공한 그는 음악을 드로잉의 모티브로 삼기도 하고 실현 불가능해 보이는 비정형의 드로잉을 통해 자신의 건축 철학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름을 알렸다. 상상력 가득한 그가 첫 번째로 도전한 설계 공모전이 베를린의 유대인박물관이다. 리베스킨트가 설계한 유대인박물관은 전형적인 박물관과는 시작부터 다르다. 티타늄과 아연 합금으로 뒤덮인 이 건축물에는 입구가 없다. ‘리베스킨트 빌딩’이라고 불리는 박물관에 들어가려면 바로 옆에 있는 올드 빌딩, 즉 베를린박물관 건물을 통해야 한다. 바로크양식의 베를린박물관은 과거에 프로이센의 법원으로 사용됐던 곳이다. 건물에 들어서면 정원 쪽으로 탁 트인 휴식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지그재그로 된 강철재와 유리로 된 천장을 얹은 ‘유리정원’은 2007년 리베스킨트의 설계로 완성됐다. 기념품 판매소 앞쪽으로 계단실이 있다. 60도로 급격하게 경사진 이 계단을 내려가면 긴 복도가 나오고 어느덧 유대인박물관의 전시 공간에 도착하게 된다. 박물관 안내를 해 준 독일인 가이드 카르스텐 크리거는 “유리정원은 18세기에 지어진 베를린박물관 건물과 21세기에 지어진 포스트모던 양식의 유대인박물관 건물을 공간적으로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급격한 경사에 이어지는 긴 복도는 방문객들이 시간여행을 하도록 이끌어 주는 건축적 장치”라고 설명했다. 박물관 건물은 나치의 대학살로 희생된 수백만 유대인의 비극적 역사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치들로 가득하다. 건물의 지그재그형 구조는 유대인의 표식인 ‘다윗의 별’이 부러진 모양이다. 그 모양은 조감도로 봤을 때 확연히 나타나지만 건물 내부를 관람하는 동안에는 미로처럼 끝없이 흩어지는 좁다란 복도와 어디쯤인지 가늠할 수 없는 야릇한 공간감으로 어렴풋하게나마 느낄 수 있다. 리베스킨트는 건물 청사진을 발표할 때 박물관을 ‘선(線) 사이’라고 명명했었다. “사고와 조직, 관계에서 어긋나는 두개의 선을 표현하고자 했다. 똑바로 뻗어 있는 하나의 선은 수많은 조각으로 날카롭게 부서지고, 다른 하나는 우여곡절이 많지만 정체성을 이어 가는 유대인의 디아스포라를 상징하는 선이다.”(리베스킨트, 1998) 박물관의 외벽과 창문, 그리고 내부에는 무수히 그어진 날카로운 선들이 교차한다. 금속 외벽의 차가움과 난도질당한 듯 잘라진 선들은 보기에도 섬뜩하고 긴장감을 높인다. 무의미해 보이는 선들은 마구잡이로 그어진 게 아니다. 2차 대전 전에 베를린에서 살았던 독일인과 유대인 유명 인사들의 거주지를 연결해 얻어낸 매트릭스다. 리베스킨트가 이 건축물의 구조적 요소로 택한 기본 개념은 ‘공백’(void)이다. 단절된 역사, 사람들이 떠난 자리, 재가 돼 버린 인간성 등 그가 표현하고자 했던 모든 종류의 공백이 건물 곳곳에서 실물로, 느낌으로 다가온다. 2층 구석에 있는 ‘공백의 기억’은 공백을 극단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공간이다. 노출 콘크리트 벽이 높이 서 있는 기다란 공간은 원래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으로 설계된 것인데 지금은 바닥에 이스라엘의 조각가 메나슈 카디슈만(1932~)의 작품 ‘샬레헤트’(낙엽이라는 뜻의 히브리어)가 설치돼 있다. 쇠로 만든 얼굴 조각 1만개가 바닥에 깔려 있다. 각기 다른 크기에 다른 표정인데 그 표정은 한결같이 불행과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사람들이 그 위를 지나가면 쇠로 만든 얼굴들이 서로 부딪치며 삐거덕삐거덕 괴상한 소리를 낸다. 감옥에서 인간성을 말살당한 채 죽음을 기다리는 불안과 공포에 휩싸인 사람들의 심정이 어땠을지를 상상하게 된다. 박물관의 미로들은 세 개의 축을 따라 유대인이 처했던 비극적인 상황을 체험하도록 관람객을 이끈다. 30도의 완만한 경사로 올라가는 긴 복도는 ‘연속성의 축’이다. 기나긴 베를린의 역사는 미로처럼 계속되다가 무질서하게 갈라진 좁고 긴 공간들과 함께 사라진다. 마치 유대인들이 어느 순간 도시에서 사라졌던 것처럼. 또 다른 축은 ‘방랑의 축’이다. 그 끝에 있는 문을 열고 나가면 ‘추방의 정원’이 있다. 12도의 경사로 비스듬히 세워진 49개의 콘크리트 기둥 사이를 걸어가다 보면 사람들은 방향감각을 잃고 만다. 독일에서 추방당해 불안한 마음으로 낯선 땅에 도착한 유대인들이 느꼈던 심정을 표현하고자 했던 리베스킨트는 이곳이 ‘역사에서의 조난’을 상징한다고 표현했다. 과거의 어두운 역사를 알지 못하는 천진한 아이들은 기둥 사이를 숨바꼭질하듯 돌아다닌다. 콘크리트 기둥 위에는 희망을 상징하는 러시안졸참나무가 심어져 있다. 마지막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축’을 남기고 독일인 가이드는 “백 마디 설명을 듣는 것보다 직접 느껴 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고는 총총 사라졌다. 그 이유를 곧 알게 됐다. 복도에 설치된 장에는 비참하게 학살당한 사람들이 지녔던 물건들이 추억과 함께 전시돼 있고 좁은 복도 끝에는 무거운 철문이 있다.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홀로코스트 타워’다. 묵직한 철문이 쿵 소리를 내며 닫히는 순간 등줄기가 서늘해진다. 20m 높이의 노출 콘크리트 탑은 출구도 없고 창문도 없다. 절대 어둠에 놓인 공간을 밝히는 것이라곤 천장 쪽으로 살짝 열린 창을 통해 들어오는 가느다란 광선이 전부다. 평상시에는 이 창문을 통해 박물관 뒤편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도 들린다고 한다. 자유와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절망과 공포가 얼마나 컸을지 상상하게 된다. 어디에도 갈 수 없는 복도, 벽에 가로막힌 계단들을 지나면서 유대인들의 상처와 분노, 고통, 그리고 비틀린 역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글 사진 lotus@seoul.co.kr
  • 나이가 들수록 친구 사귀기 어려운 이유

    나이가 들수록 친구 사귀기 어려운 이유

    당신은 언제 마지막으로 친구를 사귀었는가? 여기서 말하는 친구는 일할 때 지인이나 동료에 그치지 않고 위급할 때 연락할 수 있을 정도로 친한 사람이다. 특히 30대에 접어들게 되면 그런 평생의 친구를 찾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게 된다고들 말한다. 왜 그런 것일까? 최근 미국의 생활정보 사이트 라이프해커가 예전에 뉴욕타임스에 실렸던 기사를 일부 인용해 왜 나이가 들수록 친구를 사귀기 어려운지 그 이유를 소개했다. 또한 친구를 사귀고 싶을 때 필요한 조언도 덧붙이고 있다. ◆ 흔히 하는 변명: 직장과 가정 때문에 시간이 없다 나이가 들수록 친구 사귀기를 그만두는 이유는 30대라면 이미 알 것이라고 뉴욕타임스의 알렉스 윌리엄스는 말한다. 주 50시간 일해야 하고 결혼 생활은 물론 육아도 해야 하는 등 책임이 늘어가면서 이와 반비례하게도 다른 일에 충당할 시간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미국 생활잡지 ‘리얼심플’과 가족·근로 연구소의 공동 조사에 따르면 25~54세 성인 여성이 갖는 하루 여가는 과반수가 90분 안쪽이며, 29%는 45분 미만이다. 이는 TV 드라마 한 편을 보기에도 촉박한 것. 윌리엄스는 “인생은 중년에 접어들면 젊은 시절에 (무언가에 대해) 탐구하던 나날이 사라지고, 출구가 없는 긴 하루를 보내는 것과 같다”면서 “계획은 줄어들고 우선순위도 바뀌며 친구들에게 바라는 점은 점점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친구를 만들려고 애쓰다가도 어느새 포기하는 마음이 생긴다. 10대와 20대 초반, 절친한 친구를 사귀려던 행동은 어느새 제한돼 이제 상황에 따라 ‘아는 친구’로 만족하는 나이가 된다는 것이다. 그 역시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수년간 이웃이나 직장, 사친회 등을 통해 많은 사람과 만났다. 대부분 사람과 잘 지냈고 그중에는 “언젠가 모이자”며 전화번호를 교환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모임이 성사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이런 현실에 그는 “깊은 우정을 키울 때까지 친해지려는 것을 꺼리는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하는 듯하다”면서 “이는 오랜 친구와 연락을 계속하는 것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새로운 사람과 그렇게까지 친한 관계가 진전되도록 노력하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州)에 있는 스탠퍼드대학 노화센터(SCL)의 연구소장인 로라 카르스텐센 심리학 교수는 자신의 동료들을 관찰한 결과, 나이를 거듭함에 따라 더 적은 사람과 사귀려는 경향이 있으며 이미 친구인 경우에는 친밀도가 높아지는 경향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고 있다. 카르스텐센 교수의 말로는 기본적으로 인간은 30세라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면 ‘내적’인 알람 시계가 울리게 된다. 자신의 한계가 고개를 넘을 시기라는 것을 자신에게 전해 이것저것 탐구하던 시절에서 무언가에 집중하는 전환점이 된다고 한다. ◆ 더 이상 친구 사귀기는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항상 간단하진 않아도 젊은 시절에는 상대적으로 친구를 사귀기 쉬운 것은 서로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인 점도 있다고 한다. 유치원 입학부터 대학 졸업까지 친구 사귀기는 사회적·개인적 성장의 중요한 일부이며,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자신이 누구인지, 친구들과 어느 곳에서 어울릴지, 사회적 방향을 어디로 잡을지, 불량 친구를 대처하거나 인간 관계에 있어 오해가 발생하는 등 인간으로서 성장에 힘든 상황에서 누가 도와줄 것인지 등을 알기 위해서는 친구를 사귈 필요가 있다고 그는 말하고 있다. 물론 학교에서 친구를 사귈 때에는 이런 사항을 생각하지 않고 친구를 사귀게 된다. 그러나 수년간 현실 세계에서 어른으로 살아가게 되면 동료 간에 인맥을 맺는 방법에 대해 잘 알게 되므로 새로운 친구를 만들 필요가 없어진다. 또한 순수한 상황 등에서 강한 유대 관계를 맺게 될 계기도 적다. ◆ 나이가 들수록 친구를 사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사나 전직, 지금까지의 동료와 거리를 두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친구를 찾는 사람에게는 특히 성가신 문제가 될 수 있다. 사회학자에 따르면 친한 친구를 사귀기 위한 필수 요소는 ‘거리가 가까울 것’ ‘몇 번이나 우연히 교류할 것’ ‘서로 경계심을 풀고 신용할 수 있는 상황이 될 것’까지 총 세 가지를 들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누구라도 거의 매일 바쁜 일상에서 이런 요소를 갖추는 것은 드문 일이다. 30세가 되면 진정한 친구를 사귀는 것을 바랄 수 없는 것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 트레이시 무어는 라이프해커의 자매지 제제벨(Jezebel)에서 “우정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면서 “새로운 도시로 이사하거나 자신도 왜 몇 년째 사귀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건방진 친구가 있다면 새 친구를 사귀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이프해커는 밖에 나가서 자신과 같은 관심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미트업’(Meetup.com) 등의 사이트를 통해 하이킹, 독서 토론, 요가, 댄스, 사진 등 공통된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들끼리 취미활동과 인맥 확장을 동시에 하는 것이다. 또한 그루폰과 리빙소셜 등 쿠폰 서비스를 사용해서 그날 유익하게 사용할 수 있는 클래스나 활동에 참여할 수도 있다. 라이프해커의 앨런과 토린은 리빙소셜의 위스키 시음회를 통해 사람들과 만나고 있다. 음식의 장이야말로 사람들이 친해지기 쉬운 계기일지도 모른다. 이 밖에도 특정한 운동을 통한 모임이나 개 등의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끼리의 모임도 친구를 사귀는 데 한 걸음 다가가는 방법이라고 한다. 친구가 될 것 같은 사람을 만났을 때에는 약간의 요령으로, 라이프해커의 독자 에밀리 아담스는 다음과 같은 요령을 소개하고 있다. “따뜻하게 대접하라. 친구를 집에 초대해 상대방이 편안하고 경계심을 풀 것 같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저녁을 먹거나 담소를 나눠라” 친구 만들기는 이른바 데이트와 같다. 많은 노력과 감정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은둔형인 사람이라도 새롭게 우정을 키울 수 있다고 한다. 결국 인생의 어느 단계에 있든 친구 사귀기는 행운과 화학반응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다. 즉 스스로 컨트롤할 수 없지만, 그것을 기대하고 있으면 언젠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 성인이기에 구축할 수 있는 우정의 형태 성인이기에 친구를 사귀는 것으로 얻을 수 있는 몇 가지 장점도 있다. 구체적으로는 공통의 관심사에 의해 우정이 싹트는 경우가 많다. 이는 학창 시절에는 별로 없던 것이다. 또한 인터넷 등으로 이어져 현지에서 알게 된 친구는 더는 또래에 국한되지 않는다. 친구 사귀는 데 부담이 적고 더 편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 역시 서로 바쁜 일상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무어는 “‘아는 친구’는 성인이기에 가질 수 있는 가장 좋은 친구의 모습일 수 있다”면서 “그런 친구끼리 서로 의무를 질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특히 아무것도 할 수 없던 학창 시절보다 아는 친구들과 보내는 소중한 시간을 고맙게 여길지도 모른다. 친구를 많이 사귈 수 있을까라고 마음 뛰던 어린 시절과 어른이 된 지금은 친구가 되자고 말하는 것도 우정을 나누는 방법도 할애하게 되는 물리적인 시간도 크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월리엄스는 지적하고 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英 예술가 애니시 커푸어 등 획기적 조형물 선보여…현대차와 내년부터 11년간 파트너십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英 예술가 애니시 커푸어 등 획기적 조형물 선보여…현대차와 내년부터 11년간 파트너십

    테이트 모던을 찾는 사람들은 여러 가지로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99m 높이의 굴뚝과 길이 152m, 폭 24m, 높이 35m에 달하는 적벽돌의 거대한 화력발전소 건물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까닭에 일단 압도적인 규모에 놀란다. 놀란 입은 내부로 들어가면 더 벌어진다. 어마어마한 공간이 눈앞에 펼쳐지기 때문이다. 과거에 화력발전소의 핵심 시설인 터빈이 자리했던 ‘터빈홀’이다. 미술관은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봄까지 현대미술계의 쟁쟁한 예술가들을 선정해 이곳에서 특별전시를 기획한다. 단일 전시공간으로는 최대인 이 드넓은 터빈홀을 예술가들은 마음껏 활용해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설치작품을 선보이며 테이트 모던이 현대미술의 꽃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00년 터빈홀을 장식한 첫 번째 예술가는 루이스 부르주아. 알을 품은 거대한 어미 거미를 형상화한 ‘마망’(Maman)이라는 설치작품으로 유명한 부르주아는 옛 산업 시설이 지닌 거친 매력을 간직한 터빈홀에 또 다른 거대한 거미를 들여놓았다. 2002년 인도 출신 영국인 예술가 애니시 커푸어가 선보인 ‘마르시아스’는 현대미술계에서 테이트 모던의 위치를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게 만든 전시회였다. 그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반은 사람, 반은 동물의 종족인 마르시아스를 표현하기 위해 붉은색 거대한 나팔관을 터빈홀에 설치했다. 2003년 있었던 올라푸르 엘리아손의 ‘웨더 프로젝트’는 아직도 화제가 되는 전시다. 베를린을 거점으로 활동 중인 덴마크 출신의 엘리아손은 터빈홀 천장을 거울로 도배한 뒤 벽과 만나는 모서리 지점에 수백개의 전구로 구성된 오렌지색 발광체로 인공태양을 만들었다. 여기에 연무를 뿜어내는 기계를 설치해 태양이 저물어 가는 순간의 풍경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냄으로써 환경문제를 제기한 전시였다. 2006년 카르스텐 횔러는 놀이동산에 있는 대형 미끄럼틀을 설치하고 ‘테스트 사이트’라는 제목을 달았다. 5층 높이의 갤러리홀에서 뱅글뱅글 돌아 터빈홀로 내려오는 미끄럼틀을 타며 작품을 몸으로 감상하기 위해 사람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줄을 섰다. 2007년 콜롬비아 출신의 조각가 도리스 살세도는 지진이 난 것처럼 터빈홀의 콘크리트 바닥에 균열을 만들었다. 인종차별과 현대문명의 붕괴를 상징하는 이 충격적 작품의 흔적은 터빈홀 바닥에 그대로 남아 있다. 미로슬라브 발카는 2009년 거대한 컨테이너 박스를 전시장 한가운데 설치해 완벽한 암흑의 공간을 체험하게 했다. 아이웨이웨이는 2010년 수공예로 제작한 해바라기씨 1억개를 바닥에 쌓는 방식으로 동양적 관점에서 정치·사회적 메시지를 던졌다. 매번 화제를 낳는 터빈홀의 특별기획 전시는 개관 이후 지난 2012년까지 다국적 소비재 기업인 유니레버사의 후원을 받아 ‘유니레버 시리즈’라는 타이틀로 이뤄졌다. 유니레버의 바통을 이어받은 기업은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다. 문화예술과의 만남을 통해 자동차에 이동수단 그 이상의 인간 중심적 가치를 불어넣는다는 취지로 지난 1월 현대차는 테이트 모던과 2015~2025년 11년간의 장기 파트너십을 맺었다. 내년부터 테이트 모던은 터빈홀에서 ‘현대커미션’(Hyundai Commission)이라는 타이틀로 혁신적인 현대미술 작품을 선보이게 된다. 현대차에 따르면 장기 파트너십의 첫 사업으로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전시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테이트 모던의 백남준전이 원활하게 개최될 수 있도록 테이트 모던이 백남준의 작품 9점을 구매하는 데도 후원했다. lotus@seoul.co.kr
  • 이용대 ‘AG 작전’

    한국 ‘셔틀콕’의 간판 이용대(26·삼성전기)가 아시안게임 시험 무대에 선다. 이용대는 7일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전용경기장에서 개막하는 ‘2014 빅터 코리아오픈 배드민턴 슈퍼시리즈 프리미어’에서 남자복식과 혼합복식 금메달에 도전한다.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둔 전초전 성격이라 관심을 더한다. 지난해 고성현(김천시청)과 남복 정상에 선 이용대는 올해 유연성(28·국군체육부대)과 짝을 맞췄다. 혼복 파트너는 ‘신예’ 신승찬(삼성전기)이다. 이용대는 2012년 런던올림픽 직후 고성현과 짝을 꾸렸지만 지난해 극심한 부진이 이어져 파트너를 유연성으로 교체했다. 코칭스태프는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둔 탓에 교체를 서둘렀다. 지난해 10월부터 손발을 맞춘 이-유 조는 11월 중국오픈 슈퍼시리즈 프리미어에서 우승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파워는 다소 떨어지지만 범실이 많이 줄어드는 등 한결 안정된 모습이다. 이-유 조는 톱시드이자 런던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마티아스 보에-카르스텐 모겐센 조(덴마크)와 결승 격돌이 점쳐진다. 여기에 김사랑-김기정(이상 삼성전기)이 지난해 광저우 세계선수권 4강 진출 이후 기량이 크게 성장해 기대를 부풀린다. 지난해 8년 만에 여자단식에서 우승한 성지현(새마을금고)의 2연패 여부도 주목된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외국인 교수들 초빙 학문 도약 꿈꾸는 상아탑

    [주말 인사이드] 외국인 교수들 초빙 학문 도약 꿈꾸는 상아탑

    올해를 빛낸 외국인 교수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올 초에 미래전략대학원을 설립하면서 특별한 인사를 초빙했다. 세계미래학연맹(WFSF) 의장을 지낸 미래학의 ‘대부’ 제임스 데이터(80) 하와이대 교수다. 3년 계약 겸직교수로 학교에서 머물 곳과 식사, 항공료를 제공하는 조건이다. 보수는 다른 전임 교수들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 교수는 대학원에서 지난 1년간 학생들에게 ‘미래학 개론’ 과목을 가르쳤다. 수업 만족도는 최고를 기록했고, 각종 정부 행사에도 여러 차례 초청됐다. 미래학을 처음 시작한 KAIST로서는 데이터 교수 영입이 ‘최고의 한 수’였다는 평가다. 이광형 미래전략대학원장은 “새로운 학문 분야를 개척하고자 미래학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데이터 교수를 영입했다”면서 “데이터 교수 덕분에 미래학의 첫 발을 무사히 내디뎠다”고 말했다. 이 대학원은 내년에 미래전략연구소까지 설립한다. 성균관대는 세계적인 핵천문학자인 카르스텐 로트(38) 교수를 영입했다. 성대는 지난해 물리학과에서 주최한 국제 워크숍의 기조연설을 로트 교수에게 맡겼는데 이주열 물리학과 학과장이 이 자리에서 “서너 달 정도 학교에 와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로트 교수는 “아예 전임교수로 불러 달라”며 예상외로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당시 도쿄대에서 로트 교수를 초청하려다 기금 조성에 실패했고, 그러던 중 성대가 3억원의 정착자금을 주는 조건으로 영입했다. 세계적인 연구 그룹인 ‘아이스큐브’에 속한 로트 교수는 아이스큐브 검출기에서 발견한 외계 고에너지 중성미자의 증거 연구로 11월 사이언스지의 표지 논문을 썼다. 이 학과장은 “로트 교수 영입으로 성대 물리학과가 주목받고 있다”며 “내년에는 대형 국책 과제 등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연구성과를 쌓아 유명해진 외국인 교수도 있다. 지난달 ‘제11회 한국문학번역상’ 수상자로 선정된 나수호(찰스 라슈어·40)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교수가 주인공이다. 자신의 이름을 딴 ‘나수호’(那秀昊)라는 한국식 이름을 갖고 있을 만큼 ‘지한파’인 그는 올해 장편소설 ‘검은꽃’을 영어로 번역해 주목을 받았다. 나 교수는 “우리 대학이 기술 번역 외에 문학 번역도 뛰어나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알린 것이 성과 중 하나”라면서 “언론 인터뷰가 늘었고, 학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나 교수는 1995년 한국을 방문한 뒤 서울대 국어국문학과에서 석·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2008년 한국외대에 임용됐다. 현재 염상섭의 ‘만세전’의 번역을 완료하고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 나 교수는 “문학 번역은 또 하나의 문학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흥미롭다. 번역 작업을 강의와 계속 병행해 나갈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의 브래들리 넬슨(53) 겸임교수는 올해 8월 인체 내 특정 위치에 정확하게 줄기세포와 치료 약물을 전달하는 의료용 마이크로 로봇을 개발해 화제가 됐다. 그는 세계 공과대학 순위 10위권에 있는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ETH 취리히)에서 기계 및 공정 공학과장을 2005년부터 3년간 맡았을 정도로 로봇 분야에서 인정받는 인물이다. 2010년 처음 초빙돼 지난해 재계약에 성공했다. 그의 임용에는 DGIST 석좌교수였던 조형석 KAIST 교수가 큰 역할을 했다. 조 교수는 “로봇공학과를 특성화시켜야 하는데 우리나라 전문가들은 접근 방식이 달라 국제적으로 지명도 높은 분을 찾게 됐다”면서 “네 번 정도 따로 만나 강의기간 등 세부적인 항목을 조정하고 모셔 오게 됐다”고 말했다. 넬슨 교수 영입으로 두 대학은 현재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학생 교류, 공동연구 등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새해를 빛낼 외국인 교수들 내년에도 스타 교수의 발길은 이어진다. 서울대는 노벨상 수상자인 아론 치에하노베르(66) 교수와 아브람 헤르슈코(76) 테크니온 공대 교수를 지난달 초빙 석좌교수로 임용했다. 이들은 생명 유지에 필요한 단백질의 분해과정을 규명한 공로로 2004년 노벨 화학상을 탔다. 내년부터는 의대에 부임해 연구활동을 하며 특강도 할 예정이다. 계약기간은 2년으로, 한 해 적어도 1학기 이상 서울대에 머무는 조건이다. 이들의 영입은 서울대가 2012년부터 시행한 ‘노벨상 수상자급 석학 유치 사업’에 따른 것이다. 신찬수 의대 부학장은 “치에하노베르 교수가 의대의 권용태 교수 멘토이신데, 그 인연이 닿아 서울대에 모시게 됐다”며 “해당 교수들이 서울대의 연구 풍토에 대해 상당히 잘 알고 있었던 터라 제의를 흔쾌히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는 이들과 손잡고 내년에는 연구센터도 건립할 예정이다. 신 부학장은 “노벨상 수상 교수들과 함께 연구하는 데에서 오는 시너지 효과가 크다. 이들의 인적 네트워크 역시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며 “내년도에 의대 쪽에서 큰 성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를 보였다. 경희대와 경희사이버대는 내년 마이클 푸엣(49) 미국 하버드대 중국사학과 교수를 맞는다. 푸엣 교수는 올해 5월 하버드대가 5년에 한 번씩 교수 5명에게 주는 ‘최고의 교수상’을 받았다. 경희대의 ‘인터내셔널 스칼라’(IS) 제도에 따라 전임교수 대우를 받는다. 앞으로 경희대가 여름에 진행하는 국제서머스쿨(여름계절학기)에서 강의를 하고 경희사이버대가 푸엣 교수의 동영상 강의를 온라인으로 활용하게 된다. 신은희 경희대 국제교류처장은 “서양인으로서 동서양 비교문명, 종교문명 등에 관심이 많고 나이가 젊어 융합연구 분야의 적임자라고 생각해 영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 대학 외국인 교수인 이만열(임마누엘 페스트라이시·48) 교수가 적극 나섰다. 이 교수가 박사과정을 할 때 푸엣 교수가 해당 학교의 조교였다. 하버드대에서 최고의 교수상을 받았던 만큼, 경희대는 푸엣 교수에게서 교수법을 배우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건국대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자기 홀극 발견 프로젝트(MoEDAL) 책임자인 제임스 핀폴드(63) 캐나다 앨버타대 교수를 내년에 영입할 예정이다. 세계 최대 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핀폴드 교수는 올해 노벨상을 받은, 힉스 입자를 발견한 피터 힉스 에든버러대 명예교수의 힉스 입자 검출기를 만든 이로도 유명하다. 건국대는 핀폴드 교수를 영입해 ‘조-마이슨 자기홀극’을 제안한 조용민 석학교수와 함께 팀을 이뤄 물리학 분야를 탄탄하게 다질 계획이다. 건국대는 얼마 전 핀폴드 교수를 단장으로 기초과학연구원(IBS) 사업에 지원했으며, 내년 3월 발표 여부에 따라 핀폴드 교수가 단장이 되면 건국대 교수로 부를 계획이다. 조 교수는 “10년 동안 건대에서 일해 달라고 제안했다”며 “핀폴드 교수가 건국대에 온다면 조-마이슨 자기홀극 연구에 따른 노벨상 수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저명한 외국인 교수의 영입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홍보팀은 이름 있는 교수가 오면 자연스럽게 학교 홍보가 되니 좋아하지만 행정업무를 맡고 있는 교무팀은 업무량이 늘어나고 번거로운 일이 많다”고 말했다. 갑작스레 나갈 때에는 학교가 곤란한 상황에 빠지기도 한다. 서울대는 노벨상 수상자인 토머스 사전트(70) 교수를 2011년 영입했다가 올해 1년 계약을 만료하면서 연장계약을 하지 못했다. 또 한 대학 교수는 “스타급 교수에게 들어간 비용이 알려지면 다른 교수들의 심리적 반발감이 생긴다. 그래서 영입을 추진한 교수와 일부 보직 교수, 총장만이 정확한 보수를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이용대-유연성, 국제대회 첫 金

    이용대(삼성전기)가 유연성(상무)과 짝을 이뤄 출전한 첫 국제대회에서 세계 랭킹 2위를 완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용대-유연성 조는 20일 덴마크 오덴세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13 덴마크오픈 슈퍼시리즈 프리미어대회 남자 복식 결승에서 인도네시아의 모하마드 아흐산-헨드라 세티아완 조를 세트 스코어 2-0으로 따돌렸다. 둘은 초반부터 경기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1세트 2-2 동점 상황에서 거푸 5점을 내며 승기를 잡은 뒤 단 한 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으며 21-19로 첫 세트를 따냈다. 2세트 들어선 4-0으로 치고 나갔다. 이용대-유연성은 세트 내내 앞서 가며 21-16으로 경기를 매조졌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정재성과 짝을 이뤄 동메달을 목에 건 이용대는 그 뒤 고성현(김천시청)과 호흡을 맞추다 최근 국제대회 성적 부진을 이유로 파트너를 교체한 뒤 나선 첫 국제대회에서 세계 강호들을 연파했다. 둘은 전날 준결승에서도 세계 랭킹 3위인 덴마크의 마티아스 보에-카르스텐 모겐센 조를 세트 스코어 2-0으로 물리쳤다. 이용대-유연성은 홈 이점을 안은 보에-모겐센 조에 1세트 중반까지 뒤졌으나 14-17에서 내리 넉 점을 뽑아내 흐름을 바꾼 뒤 21-18로 세트를 따냈다. 2세트에서도 내내 여유 있게 앞서며 21-13으로 경기를 끝냈다. 한편 여자 단식의 간판 성지현(한국체대·세계 6위)은 왕이한(중국·세계 5위)과 매치 포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1-2로 무릎을 꿇고 눈물을 삼켰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이용대만 보던 韓, 종목 다변화 보였다

    한국 ‘셔틀콕’이 간판 이용대(삼성전기) 의존에서 탈피, 우승 종목 다변화 가능성을 보였다. 한국은 11일 중국 광저우에서 막을 내린 2013 세계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 1개를 포함해 5개 종목 중 4개 종목에서 4강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4개 종목이 대회 4강에 진출한 것은 1995년 이후 18년 만이다. 당초 한국은 이용대-고성현(김천시청)이 나서는 남자복식에서 금 1개와 여자 단·복식에서 동메달 2개를 목표로 출정에 나섰다. 대회 최대 성과는 장예나(김천시청)-엄혜원(한국체대) 조의 여자복식 은메달이다. 한국의 여자복식은 1990년대까지 슈퍼스타 라경민을 축으로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라경민 이후 추락을 거듭했고, 2005년 이효정-이경원이 이 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이후 세계 무대에서 존재감을 잃었다. 여자단식은 기쁨을 더했다. 1995년 방수현의 동메달 이후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배연주(인삼공사)가 런던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이자 세계 4위인 사이나 네흐왈(인도)을 완파하고 18년 만에 4강에 나서는 기염을 토했다. 전통의 남자복식에서는 이용대-고성현이 16강에서 탈락했지만 대회 처음 출전한 김기정-김사랑(이상 삼성전기)이 4강 고지를 밟았고, 준결승에서도 런던올림픽 은메달리스트 마티아스 보에-카르스텐 모겐센(덴마크)과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접전을 펼쳤다. 1-2(23-21 18-21 18-21)로 역전패했지만 이-고 조가 아니더라도 세계 정상권임을 입증했다. 혼합복식 신백철(김천시청)-엄혜원 조도 준결승에서 세계 1위 슈첸-마진(중국)에 졌지만 전망을 밝혔다. 한국 셔틀콕은 이번 대회를 통해 다른 종목도 ‘효자’로 거듭나고 있음을 보여 줬다. 내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눈부신 활약을 예고한 셈이다. 이득춘 대표팀 감독은 “4개 종목에서 4강에 오른 것은 기대 이상이다. 지난 40일간의 집중 훈련이 효과를 낸 것 같다”면서 “특히 여자복식과 혼합복식이 선전했다”고 평가했다. 광저우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세계정상 도전 셔틀콕 간판 이용대-고성현組 “더이상 천적은 없습니다”

    세계정상 도전 셔틀콕 간판 이용대-고성현組 “더이상 천적은 없습니다”

    “천적요? 없습니다.” 한국 ‘셔틀콕’의 간판 이용대(25·삼성전기)-고성현(26·김천시청)이 오는 5일 중국 광저우에서 개막하는 2013 세계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 출격한다. 이용대-고성현이 짝을 이뤄 세계선수권에 도전하는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이용대는 정재성, 고성현은 유연성과 정상을 노크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한국 남자복식은 1999년 하태권-김동문이 금메달을 딴 이후 금 소식이 끊겼다. 이-고 조는 이번 대회에서 14년 만에 남복 금 사냥은 물론 명예회복도 벼른다. 태릉선수촌에서 막바지 구슬땀을 쏟고 있는 둘은 “컨디션이 좋다”며 기대를 부풀렸다. 이용대는 “첫 금메달에 다시 도전한다. 잘 준비했고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고성현도 “지난 런던대회에서 유연성과 준우승에 그친 것이 아쉽다. 용대와 호흡을 잘 맞춰 금메달을 따겠다”고 강조했다. 둘은 혹독한 체력 훈련을 마치고 전술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전술 훈련은 ‘맞춤형’이다. 그동안 세계 무대를 호령했던 숙적 차이윈-푸하이펑(중국), 베이징올림픽 1회전과 런던올림픽 준결승 등 유독 올림픽에서 발목을 잡았던 마티아스 보에-카르스텐 모겐센(덴마크)을 겨냥하고 있다. 최강의 ‘라켓’을 과시하면서도 정작 이들에게 거푸 쓴맛을 봤던 이용대의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들 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새로 팀을 꾸린 이-고 조 앞에 또 다른 ‘천적’이 출현했다. 이-고 조는 지난 1월 말레이시아오픈에 이어 6월 인도네시아오픈과 싱가포르오픈에서 모하마드 아흐산-헨드라 세티아완(인도네시아)에 세 차례 모두 0-2로 무너졌다. 여기에 3월 독일오픈과 4월 인디아 오픈, 5월 팀 세계선수권에서는 중국의 신예 류샤오룽-치우지한과 3번 맞붙어 모두 0-2로 완패했다. 올 시즌 성적은 나쁘지 않았지만 유독 이들 조에 무기력하게 전패한 것은 뼈아프다. 류샤오룽 조와는 그동안 5차례 격돌했다. 지난해까지 2번 모두 이겼지만 올해는 내리졌다. 넘어야 할 산이 많은 데다 끊어야할 새 ‘천적 고리’까지 생긴 것이다. 이용대는 “밀리는 과정을 보면 수비가 잘 안됐다. 전술 훈련을 통해 수비를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성현도 “네트 앞에서의 수비에 치중하고 있다”고 했다. 두 선수 모두 수비에 문제가 있음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용대-고성현은 “몸 상태는 상당히 올라왔다”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해 멋진 세리머니를 선사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이용대-고성현 세계 1위 등극

    한국 배드민턴 남자복식의 ‘간판’ 이용대(삼성전기)-고성현(김천시청)이 세계랭킹 1위에 등극했다. 이용대-고성현 조는 31일 발표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랭킹에서 마티아스 보에-카르스텐 모겐센(덴마크) 조를 밀어내고 1위로 올라섰다. 이용대-고성현 조는 지난해 10월 덴마크오픈 슈퍼시리즈 프리미어 이후 약 7개월 만에 세계 정상에 올랐다. 올 1월 빅터코리아오픈 슈퍼시리즈 프리미어와 지난달 아시아선수권대회 등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활약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셔틀콕 미래, 체력·주니어 육성에 달렸다”

    강인한 체력과 주니어 육성이 대한민국 ‘셔틀콕’의 과제로 떠올랐다. 한국 배드민턴은 지난 13일 막을 내린 코리아오픈 슈퍼시리즈 프리미어에서 모처럼 2종목 우승의 성과를 냈다. 남자복식에서 지난해 런던올림픽 이후 고작 3개월 손발을 맞춘 고성현(김천시청)-이용대(삼성전기)가 세계 1위이자 런던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마티아스 보에-카르스텐 모겐센(덴마크)을 누르고 정상에 다시 섰다. 더욱이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방수현이 금메달을 딴 이후 불모지나 다름없던 여자 단식에서 성지현(한국체대)이 왕시시안(중국)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신백철(김천시청)-엄혜원(한국체대)의 혼합복식과 런던올림픽 ‘고의패배’ 당사자인 정경은(인삼공사)-김하나(삼성전기)의 여자복식은 덴마크와 중국의 높은 벽에 가로막혔다. 남자단식은 16강에도 오르지 못했다. 김중수 대표팀 감독은 “강인한 체력과 주니어 육성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고성현-이용대가 역전승을 거뒀지만 여전히 콤비네이션이 맞지 않고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는 것. 라켓 싸움에서 밀리는 상황에서 체력을 강화하지 않으면 중국과 인도네시아·덴마크 등으로부터 정상을 지켜내기 힘들다는 얘기다. 성지현에 대해서도 “네트 앞에서의 플레이가 크게 향상됐다. 중국 선수도 당황했을 정도”라면서도 “두 번째 게임 듀스에서 잡혔다면 역전패를 당할 가능성이 컸다”고 덧붙였다. 성지현은 경기 뒤 “체력이 바닥나 마지막 게임에서 뛸 힘이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김 감독은 여자복식과 관련해 “현재 징계 중인 정경은-김하나를 간판으로 키우겠다. 역시 체력이 문제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한 뒤 “신승찬-이소희를 집중 육성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주니어 대표인 둘은 신장과 파워에서 성인 못지않아 잔 기술과 세련됨을 보강하면 좋은 재목이 될 것이라고 했다. 혼복에 대해선 ”신백철 파트너로 엄혜원이 부족한 게 많다. 현재 김하나로 교체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자단식에 대해선 “어린 꿈나무를 중심으로 10년 이상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코리아오픈 배드민턴] 그들은 2년 만에, 그녀는 8년 만에

    [코리아오픈 배드민턴] 그들은 2년 만에, 그녀는 8년 만에

    한국 셔틀콕의 간판 고성현(김천시청)-이용대(삼성전기)가 프리미어 대회 첫 정상에 우뚝 섰다. 여자단식 에이스 성지현(한국체대)은 8년 만에 대회 우승을 일궜다. 세계 10위인 고성현-이용대 조는 13일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끝난 코리아오픈 슈퍼시리즈 프리미어 남자복식 결승에서 세계 1위이자 런던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마티아스 보에-카르스텐 모겐센(덴마크) 조에 2-1(19-21 21-13 21-10)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용대는 정재성과 짝을 이뤄 2년 연속(2010~11년) 밟았던 정상을 2년 만에 탈환했다. 지난해 런던올림픽 이후 3개월여 손발을 맞춘 둘은 화순그랑프리골드 등 최근 3개 국제대회에서 정상을 밟았고 올 시즌 첫 프리미어 무대마저 평정해 간판스타의 입지를 굳혔다. 특히 이용대는 런던올림픽 준결승에서 보에 조에 져 결승 진출에 실패한 아픔도 되갚았다. 이용대는 “4개 국제대회에서 연속 우승해 기쁘다”며 “남복에만 전념하다 보니 체력적으로도 좋고 집중력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고성현도 “런던올림픽 이전까지 유연성과 짝을 이뤄 보에 조와 8번 싸워 모두 졌다. 오늘 승리로 자신감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둘은 “이번 우승에 수비가 주효했다. 잔 실수를 줄이고 수비를 강화하는 것이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고-이 조는 첫 게임 5-5에서 상대의 네트플레이에 밀리고 잇단 범실로 내려 5점을 허용해 승기를 내줬다. 이후 9-16까지 뒤져 패색이 짙었지만 수비가 살아나고 이용대의 스매싱이 빛을 발하면서 7연속 득점에 성공, 접전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막판 상대의 노련한 경기 운영과 고성현의 실수로 아쉽게 게임을 내줬다. 전열을 정비한 둘은 둘째 게임 초반 모겐센의 스매싱 범실이 이어지고 이용대의 화려한 라켓이 상대를 흔들면서 6-1, 8-3, 15-10으로 앞서 승부를 마지막 게임으로 몰고 갔다. 고-이 조는 세 번째 게임에서 이용대의 밀어넣기와 서비스 리턴, 스매싱이 거푸 상대 코트에 떨어지면서 역전의 발판을 놓았고 13-9에서 서비스 ‘폴트’가 선언되자 심판에 항의하느라 평정심을 잃은 보에 조를 힘으로 밀어붙여 역전극을 연출했다. 여자단식 세계 7위 성지현은 결승에서 예상을 깨고 세계 5위 왕시시안(중국)을 2-0(21-12 22-20)으로 일축했다. 한국 선수가 이 종목을 제패한 것은 2005년 전재연 이후 8년 만이다. 한편 런던올림픽 ‘져주기 파문’의 당사자 대결로 관심을 모은 전날 여자복식 준결승에서는 세계 12위 정경은(인삼공사)-김하나(삼성전기) 조가 세계 5위 왕샤올리-위양(중국) 조에 0-2로 졌다. 왕샤올리 조가 이날 결승에서 승리, 우승하며 최강 중국은 금메달 둘을 목에 걸었다. 남자단식 금메달은 리총웨이(말레이시아)가 차지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2013 코리아오픈 배드민턴] 가뿐하게 4강 안착… 기다려라, 세계 정상

    [2013 코리아오픈 배드민턴] 가뿐하게 4강 안착… 기다려라, 세계 정상

    한국 ‘셔틀콕’ 간판 고성현(김천시청)-이용대(삼성전기)가 정상에 한발 더 다가섰다. 세계 12위 고성현-이용대 조는 11일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벌어진 2013 코리아오픈 배드민턴 슈퍼시리즈 프리미어 남자복식 8강전에서 세계 37위 고브셈-림킴와(말레이시아) 조를 2-0(21-16 21-10)으로 일축하고 4강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전남 화순 그랑프리골드 등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일군 고-이 조는 이로써 새해 처음 나선 큰 대회에서 정상을 노리게 됐다. 고성현-이용대는 첫 게임 초반 잇단 범실 탓에 주춤했지만 이용대의 수비가 살아나면서 내리 5점을 뽑아 기선을 잡는 데 성공했다. 이어 두 번째 게임에서는 강력한 드라이브 대결에서 앞서 15-9로 상대를 몰아붙여 손쉽게 승리를 낚았다. 고성현은 17-10에서 강력한 스매싱으로 내리 3점을 보태는 공격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세계 5위 김사랑(삼성전기)-김기정(원광대) 조는 세계 1위이자 런던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마티아스 보에-카르스텐 모겐센(덴마크)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0-2(15-21 10-21)로 졌다. 여자단식 에이스인 세계 8위 성지현(한국체대)도 장기인 하프 스매싱을 앞세워 포른팁 부라나프라세르추크(태국)를 2-0(21-13 21-7)으로 꺾고 가볍게 4강에 올랐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혼합복식의 김기정(원광대)-정경은(인삼공사) 조는 세계 4위 장난-자오윈레이(중국) 조에 0-2(7-21 13-21)로 져 4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편 ‘고의 패배’ 사건에 휘말려 국가대표 자격이 정지된 정경은(KGC인삼공사)-김하나(삼성전기)가 소속팀 선수 자격으로 출전, 톈칭-바오이신(중국)을 2-0(21-11 21-18)으로 물리치고 4강에 합류했다. 공교롭게도 준결승에서 만날 상대는 올림픽 당시 사건의 빌미를 제공한 당사자인 왕샤올리-위양(중국)이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피플 인 스포츠] 배드민턴 男복식 이용대·고성현

    [피플 인 스포츠] 배드민턴 男복식 이용대·고성현

    “서로가 가능성을 확인했다. 내년에는 반드시 정상에 서겠다.” 셔틀콕의 새 간판 이용대(24·삼성전기)-고성현(25·김천시청)이 6일 전남 화순 이용대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그랑프리골드 선수권대회에서 당찬 포부를 밝혔다. 특히 이용대는 “고향에 내 이름을 딴 체육관이 들어서 영광이다. 하지만 책임감도 생기는 것이 사실”이라며 우승으로 고향 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겠다고 다짐했다. ‘효자 종목’ 배드민턴은 지난 8월 런던올림픽에서 ‘노 골드’ 수모를 당했다. 금메달이 기대됐던 남자 복식 정재성-이용대가 동메달에 그친 데다 ‘져주기 파문’과 정재성의 태극마크 반납으로 한국 셔틀콕은 전환점을 맞았다. 협회는 ‘용장’ 김중수를 사령탑에 복귀시켰고 김 감독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 올림픽까지 겨냥, 이용대의 파트너로 고성현을 낙점했다. 고성현은 국내 최고의 파워 스매싱을 자랑한다. 지난해 런던 세계선수권에서는 유연성(수원시청)과 함께 준우승을 일궜다. ●호흡 맞춘지 두 달째… 기량 들쭉날쭉 이용대가 고성현과 호흡을 맞춘 지 두 달 남짓. 기대가 커서인지 실망감도 없지 않았다. 네 차례 국제대회에서 심한 기복을 보였다. 덴마크오픈 1회전에서 탈락하는가 하면 프랑스오픈에서는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용대는 “겨우 두 달 됐다. 가능성을 확인한 것에 만족한다.”며 차츰 호흡이 나아지고 자신감도 붙고 있다고 했다. 고성현은 “미세한 부분에서 박자를 종종 놓친다.”고 했다. 전위와 후위를 오갈 때 먼저 움직여야할 순간을 놓치거나, 서로의 스트로크가 방해할 때도 있다는 것. 또 서비스와 리시브 코스에 따라 어떻게 움직일지 간파하는 데 부족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그도 “조금 더 호흡을 맞추면 파트너의 움직임을 직감하고 다음 플레이에 대처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이용대는 “강하고 빠르게만 움직이려 한 것이 문제”라며 “김중수 감독의 주문대로 완급 조절과 체력 안배에 중점을 둬 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성현은 “훈련이 힘들지만 연습벌레로 불리는 용대의 훈련량에 결코 뒤지지 않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 8월 세계선수권 1위가 1차 목표 둘은 시즌 대미를 이번 대회 우승으로 장식한 뒤 새해 벽두 개막하는 코리아오픈 프리미어대회에서 숙적이자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차이윈-푸하이펑(중국) 조와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이자 세계 1위 마티아스 보에-카르스텐 모겐센(덴마크) 조를 꺾겠다고 별렀다. 특히 보에-모겐센은 올림픽 준결승에서 정재성-이용대 조를 꺾은 데 이어 지난달 차이나오픈 결승에서도 이용대-고성현 조를 완파했다. 자칫 모겐센 조에 큰 경기 징크스가 우려되는 상황. 이용대는 안방에서의 설욕을 다짐했다. 이-고 조는 내년 8월 중국 세계선수권 정상을 밟는 것을 1차 목표로 잡았다. 다음이 2년 뒤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이고 궁극적으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의 한을 풀겠다며 이를 악물었다. 이용대는 “베이징에 이어 런던에서 남복 금메달을 놓친 것이 못내 아쉽다. 남복에만 전념하는 만큼 확실한 결실을 맺고 싶다.”고 말했다. 고성현도 “재성형에 뒤지지 않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용대-고성현 조는 이날 대회 16강전에서 유연성-신백철(김천시청) 조에 2-1(14-21 21-8 21-12)로 역전승, 8강에 진출했다. 글 사진 화순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배드민턴 실격선수’ 징계 압박

    ‘배드민턴 실격선수’ 징계 압박

    대한체육회(KOC)가 2일 런던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복식 조별리그에서 ‘고의 져주기’로 실격 처리된 정경은(KGC 인삼공사)-김하나(삼성전기), 하정은(대교눈높이)-김민정(전북은행) 등 선수 4명을 귀국시키기로 했다. 이기흥 한국 선수단장은 이날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취재진과 만나 “오늘 아침 선수단 본부 임원 회의를 열어 실격된 선수 4명과 지휘 책임을 물어 김문수 코치 등 5명의 AD카드를 회수하고 선수촌에서 내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지난 1일 AP통신 인터뷰에서 “고의 패배를 시도한 것으로 의심되는 중국과 한국, 인도네시아 여자복식 선수 8명을 실격 처리키로 한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도 “3개국 국가올림픽위원회(NOC)에 진상조사를 펼치도록 요청했다.”며 “이번 사건에서 선수만 처벌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게 IOC의 입장이며 각국 NOC의 조사가 충실하지 못하면 IOC가 직접 개입해 징계 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만이 아니라 배드민턴계 전체가 후폭풍에 휩싸였다. 중국 여자복식의 간판 위양이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위양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이번이 내 마지막 경기다. 사랑하는 배드민턴에 작별을 고한다.”고 적었다. 일본도 져주기 의혹에 휩싸였다. 아킬레시 다스 굽타 인도배드민턴연맹(BAI) 회장은 “일본이 다음 라운드에서 편한 상대를 만나려고 고의로 타이완에 지는 바람에 인도가 탈락했다. 이의신청을 했지만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각돼 우리는 충격에 빠졌다.”고 밝혔다. 발단은 지난달 31일 여자복식 B조 3차전에서 세계 5위 후지이 미즈키-가기와 레이카(일본) 조가 한 수 아래인 청원싱-첸위친(타이완) 조에 0-2로 무기력하게 진 일이다. 일본은 조 2위로 8강에서 세계 2위 톈칭-자오윈레이(중국) 조를 피하게 된 반면 인도는 타이완, 일본과 똑같은 2승 1패를 기록하고도 득실 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환상수비’ 정재성-이용대조 4강 안착 한편 정재성-이용대(이상 삼성전기) 조는 2일 런던의 웸블리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복식 8강전에서 환상적인 수비를 앞세워 난적 모하마드 아산-보나 셉타노(인도네시아·세계 6위) 조를 2-0(21-12 21-16)으로 완파해 4강에 올랐다. 정-이 조는 4일 세계 3위인 마티아스 보에-카르스텐 모겐센(덴마크) 조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둘의 숙적인 차이윈-푸하이펑(세계 2위) 조도 8강에 안착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이용대 짝궁 정재성의 세 가지 약속

    개막이 한 달도 안 남은 런던올림픽에서 손꼽히는 메달 종목 배드민턴. 그중에서도 정재성(30)-이용대(24·이상 삼성전기)가 나서는 남자복식이 금메달에 가장 근접해 있다. 둘은 4년 전 베이징올림픽 때도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1회전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덴마크의 복병에 무너진 뒤 한동안 넋을 잃었다. 하지만 이용대는 이효정과 함께 나선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움켜쥐고 ‘국민 윙크’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 사이 정재성은 ‘용대의 남자’로만 기억됐다. 28일 태릉선수촌에서 만난 정재성의 표정은 밝기만 했다. 끈질기게 괴롭히던 부상에서 완전히 탈출했기 때문이었다. 올림픽 포인트 획득을 위해 국제대회 강행군을 거듭하다 어깨를 다친 그는 지난 1월 코리아오픈 뒤 두 달 가까이 라켓을 놓았다. 4월 인디아오픈 때는 갑작스러운 허리 통증으로 다시 한 달을 쉬었다. ① 올림픽 끝으로 대표팀 은퇴 정재성은 “현재 몸 상태는 80% 수준이다. 나머지는 용대와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일만 남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용대가 20살, 내가 26살이던 4년 전과는 분명 다르다. 베이징 때는 어렸고 큰 경기 경험도 부족했다. 이번에는 어이없이 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이용대는 경기 도중 별 말이 없었지만 지금은 플레이를 주문하기도 하고 격려도 하는 것이 가장 달라진 점이라고 했다. 네트플레이가 미흡하다고 스스로를 진단한 정재성은 단신(167㎝)에도 후위에서 퍼붓는 강력한 스매싱이 세계 정상급이다. 하지만 어깨·종아리·허리 등의 잦은 부상에 시달린 통에 결정적인 한 방이 실종되면서 파트너에게 미안한 일이 많았다. 복식인데도 후배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리는 것에 대한 서운함도 있었지만 그럴수록 열심히 해야 한다고 채찍질했다고 했다. 정재성은 “용대와 호흡을 맞춘 지 6년째다. 올림픽을 끝으로 태극마크도 반납한다. 용대와 좋은 결실을 맺고 싶다.”고 의욕을 비쳤다. ② 돌아가신 어머니 영전에 을 무엇보다 4형제의 막내로서 3년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키고 싶다고 했다. 베이징 좌절 이후 런던에서 꼭 금메달을 선물하겠다고 굳게 다짐했던 것. 또 친구 소개로 만나 지난해 결혼한 배드민턴 주니어 대표 출신의 동갑내기 아내 최아람에게도 자랑스러운 금메달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해서 출산도 뒤로 미뤘다. 정재성-이용대 조는 지난 3월 최고 권위의 전영오픈에서 우승했다. 런던올림픽 결승 격돌이 유력한 차이윈-푸하이펑(중국) 조를 꺾고서였다. 최근 인도네시아오픈에서도 다른 금메달 후보인 마티아스 보에-카르스텐 모겐센(덴마크·세계 3위) 조를 따돌리고 역시 우승했다. ③ 응원하는 아내 아람을 위해 말을 아끼는 그가 “그 어느 때보다 마음이 편하다. 감이 좋다.”고 말할 정도면 믿어볼 만하지 않을까. 성한국 대표팀 감독은 “정재성이 부상에서 벗어나 대표팀에도 큰 힘이 되고 있다.”면서 “한 달 동안 훈련 강도를 높이는 대신 시간은 점차 줄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하프타임] 이천수, 전남에 2000만원 배상판결

    이용대-정재성조 印尼오픈 우승 세계랭킹 2위 이용대-정재성 조가 1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오픈 남자복식 결승에서 세계 3위 마티아스 보에-카르스텐 모겐센 조(덴마크)를 2-1(23-21 19-21 21-11)로 꺾고 우승, 런던올림픽 금빛 전망에 파란불을 켰다. 최종 리허설 정상인 데다 금메달 길목에서 격돌이 불가피한 난적을 물리쳤기 때문. 몸상태가 좋지 않은 정재성의 파워풀한 플레이도 기대를 더했다. 이천수, 전남에 2000만원 배상판결 이천수(31)가 프로축구 전남이 제기한 계약 파기에 의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17일 져 2000만원을 물게 됐다. 광주고법 제1민사부(부장판사 방극성)는 이날 결정에서 에이전트 김모씨는 전남에 2억 4200만원을, 이천수는 2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천수는 팀 안팎에서의 무리한 행동으로 금전적 평가가 가능한 무형의 손해를 일으켰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추신수, 2경기 연속 무안타 추신수(30·클리블랜드)가 17일 오하이오주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피츠버그와의 미국프로야구 인터리그 홈경기에 1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장했으나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전날에도 3타수 무안타. 시즌 타율은 .269에서 .263(228타수 60안타)으로 떨어졌다. 클리블랜드는 홈런 4방을 허용하며 2-9로 완패, 최근 5경기에서 1승4패에 그쳤다. 이대호, 3경기 연속 안타행진 마감 이대호(30·오릭스)가 17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벌어진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와의 교류전에서 안타 없이 볼넷 2개만을 기록, 3연속 안타 행진을 마감했다. 시즌 타율은 .283로 조금 떨어졌다. 오릭스는 빈타 끝에 2-3으로 패했다.
  • 하정은 -김민정 “셔틀콕 만리장성 높네”

    셔틀콕 여자복식의 간판 김민정(전북은행)-하정은(대교눈높이)이 ‘만리장성’에 막혀 준우승에 머물렀다. 세계랭킹 4위 김민정-하정은은 18일 중국 류저우의 리닝체육관에서 벌어진 올 시즌 ‘왕중왕전’인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슈퍼시리즈 마스터스 파이널 여자복식 결승에서 세계 최강인 중국의 왕샤오리-위양(1위)에 0-2(8-21 12-21)로 완패했다. 예상을 뒤엎고 결승까지 오른 김-하 조는 상대의 강한 스매싱과 드라이브에 압도당한 데다 잦은 범실 등 정신력에서도 뒤져 무기력하게 주저앉았다. 하지만 김-하 조는 세계선수권대회에 버금가는 큰 대회 결승까지 진출해 내년 런던올림픽 메달 획득에 청신호를 드리웠다. 한편 전날 준결승에서는 이용대-정재성(이상 삼성전기)과 고성현(김천시청)-유연성(수원시청) 조가 모두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세계 2위 이용대-정재성은 정재성의 부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7위인 중국의 차이바오-궈전둥 조에 0-2로 패해 탈락했다. 또 고성현-유연성 조도 마티아스 보에-카르스텐 모겐센(덴마크) 조에 1-2로 역전패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고성현·유연성, 세계 1위 中 꺾고 4강

    고성현(김천시청)-유연성(수원시청) 조가 ‘만리장성’을 뚫고 4강에 올랐다. 세계 랭킹 4위 고성현-유연성 조는 16일 중국 류저우의 리닝스타디움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슈퍼시리즈 마스터스 파이널 남자복식 A조 리그 3차전에서 세계 1위인 중국의 차이윈-푸하이펑(중국) 조를 2-0(22-20 21-16)으로 격파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1차전 패배 뒤 2연승을 거둔 고-유 조는 이로써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또 남자복식 B조 리그 최종전에 나선 세계 랭킹 2위 이용대-정재성(이상 삼성전기) 조는 마티아스 보에-카르스텐 모겐센(덴마크) 조를 2-0(21-15 21-13)으로 물리치고 3연승으로 조 1위를 확정했다. 고-유 조와 이-정 조가 나란히 4강에 올라 결승전 맞대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여자단식의 성지현(한국체대)은 A조 리그 3차전 최종전에서 5위 티네 바운(덴마크)에게 0-2(13-21 9-21)로 완패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