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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올리스트 김규리, 독일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 부수석 임용

    비올리스트 김규리, 독일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 부수석 임용

    비올리스트 김규리(29)가 독일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 부수석으로 임용됐다. 김규리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부수석 임용 오디션에 합격해 내년 3월부터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에 입단해 활동을 시작한다.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는 1827년 창단된 독일 명문 악단으로 1887년 브람스의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 협주곡’, 1895년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 1902년과 1904년 말러 교향곡 3번과 5번을 초연한 역사를 자랑한다. 페르니난트 힐러, 프란츠 뷜너, 귄터 반트, 마렉 야노프스키, 마르쿠스 슈텐츠 등이 지휘를 맡았다. 2015년부터는 프랑수아그자비에 로트가 음악감독으로 활약하며 탁월한 해석과 혁신적인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 연주자들 중에선 플루티스트 조성현이 수석 단원으로 활동했고, 현재는 배지혜(첼로 부수석), 이해진(제2바이올린)이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의 비올라 부수석을 뽑는 이번 오디션에는 180여명이 지원했고 이 가운데 20명이 서류심사를 통과해 오디션에 초청됐다. 김규리는 베를린 필하모닉 카라얀 아카데미를 수료한 경험으로 서류심사를 면제받았다. 지난 22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5시간 동안 진행된 오디션에서는 1차와 2차는 협주곡과 교향곡, 3차는 오케스트라 엑섭 연주로 진행됐다. 단원들이 직접 투표로 심사했고 김규리가 최종 합격자로 선정됐다. 김규리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오디션이 열리지 않아 힘든 시기를 보냈다”면서 “임용 소식을 듣고 더 많은 음악을 깊게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더욱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가장 좋아하는 지휘자 중 한 명인 프랑수아그자비에 로트와 함께 연주할 수 있어 기쁘다”고도 덧붙였다. 2006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한 비올리스트 김규리는 예원학교, 서울예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음악대학을 수석 입학 및 졸업했다. 서울대 재학 중 2014년 동아음악콩쿠르에서 최고점으로 1위를 수상하며 더욱 주목받았다. 2015년 독일로 유학가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대를 졸업하고 현재는 뤼벡 국립음대에서 비올리스트 파울린 작세를 사사하며 최고연주자과정에 재학 중이다. 요하네스 브람스 국제 콩쿠르 1위(2016), 베토벤 흐라데츠 국제 콩쿠르 1위 및 청중상(2019), 뤼벡 포셀 콩쿠르 1위 없는 2위(2020) 등을 수상했다. 2019년 베를린 필하모닉 카라얀 아카데미 입단을 시작으로 WDR 쾰른 방송 교향악단 객원 수석을 지냈다.
  • “스토커가 왔어요” 112 “같이 있는 사진 있어야 도와드려요”…김병찬 신상공개 [이슈픽]

    “스토커가 왔어요” 112 “같이 있는 사진 있어야 도와드려요”…김병찬 신상공개 [이슈픽]

    살해 위협 속 신변 보호·접근 금지 명령에도 피해자 직장 찾아온 김병찬…경찰에 신고하니“같이 찍은 사진·영상 없인 도움 줄 수 없다”청원인 “기가 막혀, 셀카라도 찍자 해야 하나”“보호인력 동원 없는 접근 금지 무용지물”“김병찬에 사형, 부실대응 경찰 처벌해달라”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를 스토킹하고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김병찬(35)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숨진 피해자 A씨의 남동생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피해자가 살해되는 순간까지도 얼마나 처절하게 경찰에 신변 도움을 요청했는지, 법원에 요청해 접근금지 명령이 떨어졌는데도 스토커가 버젓이 피해자를 죽일 수 있도록 치안시스템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지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청원인은 스토킹 살해범에게 사형을 선고해 사회로부터 완벽하게 격리해 줄 것과 경찰의 부실 대응을 철저히 조사해 응당한 처벌을 받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피해자: “임시 보호소에 있던 ○○○인데요, 가해자가 회사 앞으로 찾아왔습니다.”112 응답자: “같이 있나요?”피해자: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112 응답자: “어디로 갔는지 아시나요?”피해자: “아니요, 잘 모르겠어요.”112 응답자: “증거가 없으면 도와드릴 수 없습니다. 같이 있는 사진이나 동영상이 있어야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청원인은 24일 ‘계획적이고 잔인한 스토킹 살인범에게 살해당한 고인과 유족의 억울함을 호소합니다’란 제목의 청와대 국민 청원글에서 스토커 살해범 김씨에 의해 살해된 누나 A씨가 김씨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국가에 숱하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치안 시스템 속에 끝내 목숨을 잃게 된 과정의 전말을 소상히 공개했다. 청원인은 피해자 보호체계와 관련, “저희 누나는 살고자 발버둥 쳤으나, 허술한 피해자 보호체계와 경찰의 무관심 속에 죽어갔다”며 피해자가 112에 신고했을 당시 경찰과 주고받은 대화를 공개했다. 피해자는 지난 7일 살해 협박을 받자 경찰에 신고를 하고 경찰서에서 진술서를 작성한 뒤 양일간 임시보호소에서 머문 뒤 김씨를 피해 9~14일 지인의 집에서 머문다. 김씨는 피해자가 나타나지 않자 9일 피해자의 직장으로 직접 찾아간다. 피해자는 두려움에 경찰에 신고를 하지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다. 피해자는 당시 112에 전화를 걸어 경찰에 “임시보호소에 있는 ○○○인데 가해자가 찾아왔다”고 말한다. 112 경찰 응답자는 “같이 있느냐”고 묻자 피해자는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답한다. 경찰은 다시 “어디로 갔는지 아느냐”고 묻는다. 피해자는 “아니요, 잘 모르겠다”고 답한다.그러자 경찰은 “증거가 없으면 도와드릴 수 없다”면서 “같이 있는 사진이나 동영상이 있어야 도와드릴 수 있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는다. 청원인은 “정말 기가 막히지 않느냐”면서 “위협을 가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데 피해자가 동영상을 찍을 수 있을까? 셀카라도 한 번 찍자고 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게 대한민국 피해자 보호 체계의 현실”이라면서 “112 응답자도 ‘남’이니까 저렇게 대충하고 넘어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씨가 직장으로 찾아온 날 피해자는 법원으로부터 접근금지 신청 승인이 됐다는 문자에 안도하지만 담당 수사관은 다음날 김씨를 경찰서로 불러 접근금지 대상임을 설명하는 게 전부였다고 청원인은 설명했다. 청원인은 “접근금지 명령만 나오면 가해자들이 ‘아 그렇군요. 이제 근처에도 안가야겠네요’라고 하느냐”면서 “실질적인 보호 인력이 동원되지 않는 접근금지 명령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살해 위협에 짐 싸 집을 나가는데도경찰 보호인력 안 붙여, ‘남’이니까”“흉기 공격 직전 사진찍어야 증거냐”“2017년 스마트워치 오류 살해 재연” 그는 “위협을 느껴 집에서 짐을 싸서 나가는 여성을 보고도, 담당 수사관은 왜 보호 인력을 붙이지 않았을까요? ‘남’이니까 그렇다”면서 “자신의 가족에게 그런 행동을 한 가해자라면, 가해자를 그냥 보냈을까요? 매뉴얼에 위배되지도 않으니, 그냥 넘어간 것이다. ‘남’들이라도 어쩔 수 없이 행동할 수 있도록 매뉴얼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항변했다. 심지어 법원으로부터 100m 이내 접근금지, 정보통신 이용 접근금지 등의 잠정 조치가 취해진 이후인 11일에도 김씨는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었고 이를 경찰이 인지하지만 경찰은 되레 김씨와 통화 이후 피해자에게 “번호를 지우면서 잘못 눌렀다는데, 어떻게 할까요?”라고 되물었다고 한다. 피해자의 지인들은 상당히 오랜 시간 전화가 울리는 것을 목격했다며 김씨의 단순 실수가 아님을 인지했지만 경찰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청원인은 “이런 게 (스토킹의) 증거가 아니면 도대체 무엇이 증거냐”면서 “흉기로 공격당하기 전에 사진을 찍어서 제출해야 증거가 되는 것이냐”고 울분을 터뜨렸다.청원인은 “지인들에게 더는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던 누나는 15일부터 다시 원래 지내던 오피스텔에서 출퇴근을 시작했고, 살인범이 찾을 수 없는 곳으로 이사를 가기 위해, 집을 알아보려고 (사건 당일인) 19일 하루 휴가를 냈다”면서 “19일 오전 11시 29분 외출하려던 찰나에 숨어 있다가 누나를 덮친 살인범에 의해 누나는 무참하게 살해당했다”고 전했다. 그는 “끔찍하게 공격당하는 와중에, 살기 위해 스마트워치를 애타게 눌렀으나, 스마트워치는 (피해자로부터 500m 떨어진) 엉뚱한 곳을 알려줬다”면서 “신변보호자에게 제공되는 스마트워치를 누른 최초의 시간에 경찰이 출동해 현장에 제대로 도착했다면, 누나는 살 수 있지 않았겠느냐. 신변보호 요청을 한 여성에게 지속적으로 보호 인력을 배정했다면, 괜찮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 청원인은 2017년에도 신변보호자용 스마트워치가 잘못된 위치를 알려줘 살해 당한 피해자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4년 만에 또 다시 똑같은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법을 만들고, 법이 잘 집행되는지 감시하는 사람들이, 남의 일이라고 방관했기 때문은 아니겠느냐”면서 “만약 2017년 피해자가, 법을 만들고, 법이 잘 집행되는지 감시하는 사람들의 가족이었다면, 2021년에도 바뀐 것이 없는 지금과 같은 상태였겠느냐. 법을 만들고 집행하고 감시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에 부합되지 않은 일이니 행동하려 하지 않은 것”이라고 아프게 지적했다.“‘만능시계 있고 경찰청이 코앞이라 신이 돕는 것 같다’던 누나였는데…”“경찰 부실 대응 조사해 처벌해달라” 청원인은 청원에서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에도 기어코 피해자를 살해한 김씨에게 사형을 선고해줄 것과 부실대응 책임이 있는 경찰 관계자에 대한 처벌 등을 요구했다. 청원인은 “스토킹 살인범에게 사형을 선고함으로써 다시는 사회에 발을 디딜 수 없도록 완벽하게 격리하겠다고 약속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살인범은 누나를 무참하게 살해하고, 누나가 신고하지 못하게 스마트폰을 빼앗았으며, 위치 추적하지 못하게 강남 한복판에 버리고, 자신의 핸드폰은 비행기모드로 전환 후 유유히 대중교통을 타고 대구로 가서 ‘호텔’에 안착했다”면서 “이 살인범이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하나. 우발적 범행이라고 진술한 이 살인범은 반드시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원인은 또 “사건 최고 책임자인 서울경찰청장은 해외출장을 가느라 서면으로 사과를 했는데 이것이 진정한 사과인가”라고 반문하며 “경찰은 무슨 원인으로 부실하게 대응했는지를 철저히 조사해 책임자를 찾아내고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처벌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정부를 향해 유사한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피해자보호 체계를 개선해달라고 촉구했다. 청원인은 “누나는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접근한 치밀하고 잔인한 살인마에게 희롱 당하다가 흉기에 수십 차례 찔려 꽃다운 나이에 비참하게 살해당했다”고 가슴 아파했다. 그는 “괴롭힘을 당하는 과정에서 누나는 살기 위해 경찰에게 수차례 도움을 요청했고, 나라가 제공한 피해자 보호 제도를 굳게 신뢰했다”면서 “허울뿐인 피해자 보호 제도는 누나를 살인범으로부터 전혀 보호해주지 못했고, 누나는 차가운 복도에서 고통 속에 홀로 외롭게 세상을 떠나야 했다”고 비통해했다. 피해자는 생전 자신을 걱정해주는 친구들에게 경찰로부터 스마트워치를 받고 “나에게는 만능시계가 있다”, “경찰청이 바로 코앞에 있어서 신이 도우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청원인은 전했다.‘스토킹 살해범’ 김병찬 신상공개 결정경찰청 “범죄 예방 효과 고려”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후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김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했다. 이번 위원회는 개정된 신상공개 지침을 적용해 김씨에게 사전 통지하고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부여하는 절차를 거쳤다. 위원회는 “미리 흉기를 준비해 피해자 주거지에 찾아가 잔인하게 살해했다”며 범죄예방 효과 등을 고려해 신상정보를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범행 일체를 시인하고 감식 결과와 폐쇄회로TV(CCTV) 영상 등 충분한 증거가 확보돼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이달 19일 오전 11시 30분쯤 서울 중구 한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전 여자친구 A(32)씨를 찾아가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살인)로 22일 구속됐다. 이로써 경찰은 수사사건 등의 공보에 관한 규칙에 따라 언론 노출 시 모자를 씌우는 등 얼굴을 가리는 조치를 하지 않는다. 피의자 신상이 공개된 최근 사례는 ‘노원구 세모녀 살인’ 김태현과 ‘전자발찌 연쇄살인범’ 강윤성 등이 있다.
  • 밥값이 金 0.25g… ‘경제 폭망’ 베네수엘라, 정치서 해법 찾나

    밥값이 金 0.25g… ‘경제 폭망’ 베네수엘라, 정치서 해법 찾나

    21일(현지시간) 국제사회로부터 독재 정권이란 이유로 비판받는 베네수엘라에서 지방선거가 열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야당이 출마한 선거다. 한때 ‘남미의 부국’에서 ‘망국의 대명사’로 몰락한 베네수엘라가 다시 예전의 영광을 꿈꿀 수 있을지 가늠할 선거이기도 하다. 국내 정치권에서도 툭하면 조롱의 대상으로 언급될 만큼 친숙해져 버린 베네수엘라의 경제 위기는 ‘초인플레이션’ 지표 하나만 봐도 단적으로 드러난다.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세계 경제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각국 중앙은행은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기 위한 논의에 분주하다. 베네수엘라 사례와 비교하기엔 위기의 원인이나 주변 상황 등이 크게 다르지만, 과도한 인플레이션이 경제에 얼마나 큰 위험 요소가 되는지 환기하는 기회로는 삼아 볼 수 있다.#그림 그리는 의대생 엘리아니 디 그레고리오(24)에게 베네수엘라 볼리바르 지폐는 캔버스다. 그는 색색의 지폐 위에 물감으로 베네수엘라의 자연, 위대한 예술가들의 회화 작품, 대중에 익숙한 여러 캐릭터 등을 그린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화폐의 액면가를 낮추는 리디노미네이션을 실시한 뒤 ‘휴지 조각’이 된 구권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이다. 그는 “이제는 쓸모없어진 지폐의 가치를 복원하는 일은 내가 꿈꾸는 미래의 베네수엘라를 건설하려는 나만의 방식”이라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지난달 1일 베네수엘라 정부는 자국 화폐 단위에서 0 여섯 개를 한꺼번에 빼는 리디노미네이션을 단행했다. 전날까지 100만 볼리바르였던 물건은 이날부터 1볼리바르가 됐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은 1볼리바르 동전과 5, 10, 20, 50, 100볼리바르 신권을 발행했다. 구권에 그림을 그리는 일이 화폐 훼손이 아닌 창작 활동이 될 수 있는 이유다. 2008년에는 화폐 단위에서 0 세 개, 2018년에는 0 다섯 개를 뺐다. 불과 13년 사이에 무려 열네 개의 0이 사라졌다. ●100만 볼리바르=1볼리바르 리디노미네이션 베네수엘라가 리디노미네이션을 단행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상상을 뛰어넘는 초인플레이션 때문이다. 2010년대 초반까지는 그래도 두 자릿수를 유지하던 인플레이션율이 마두로 대통령 집권 후 고삐가 풀렸다. 국제통화기금(IMF) 자료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연간 인플레이션율은 2015년 처음 세 자릿수에 접어든 뒤 2016년 254.95%, 2017년 438.12%로 점차 가속도가 붙더니 2018년엔 무려 6만 5374.08%에 이르렀다. 1만원이던 치킨 한 마리가 1년 사이에 650만원을 돌파했다는 얘기다. 자고 나면 가치가 폭락하는 볼리바르화가 교환수단으로서 제 기능을 상실하면서 일부 지역 주민들은 100년 전 과거로 회귀하는 경험을 하고 있다. 디지털 간편결제가 이뤄지는 시대에 실물자산인 금이 다시 거래 매개체로 등장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최근 베네수엘라 남동쪽 광산 마을 투메레모의 실상을 보도했다. 그곳에서는 모든 가격이 금의 무게로 표시된다. 호텔 1박은 2분의1g, 중식당에서 2명분 점심값은 4분의1g 그램, 이발비는 8분의1g이다. 금을 차지하기 위해 이 지역엔 갱단이 들끓는다. 사람들은 그럼에도 임금을 금으로 받을 수 있는 광산으로 몰려든다. 다른 지역에선 이웃 나라 화폐가 베네수엘라 볼리바르를 대체했다. 서쪽 국경지대에서는 콜롬비아 페소가, 남쪽 국경지대에서는 브라질 헤알이 지배적인 통화다. 수도 카라카스에서는 달러가 통용된다. 외화에 접근이 힘든 가장 가난한 사람들만이 여전히 볼리바르를 주로 쓸 따름이다.●인구 20% 560만명 탈출… 난민 범죄도 기승 경제 파탄에 떠밀린 국민들은 대탈출을 이어 가고 있다. 지난 6월 유엔난민기구(UNHCR)와 국제이주기구(IOM) 발표에 따르면 2015년 이후 560만명의 베네수엘라 국민이 고국을 등졌다. 전체 인구의 약 5분의1에 해당하는 수다. 코로나19로 주변 국가들이 국경봉쇄를 시행하고 있을 때도 매일 2000명 가까이가 베네수엘라를 빠져나갔다. 취약한 난민의 처지를 노린 범죄도 기승을 부린다. 베네수엘라 난민들이 가장 많이 이주한 콜롬비아에선 반군 세력이 이들을 포섭하기도 한다. 난민 중 일부는 생존을 위한 성매매에 내몰린다. 한때 남미의 경제 강국 베네수엘라 몰락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2014년 국제 유가 폭락이다. 원유 매장량 세계 1위인 베네수엘라 경제는 석유산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었다. 하지만 채산성은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비해 낮았던 탓에 저유가 시대가 장기화하자 직격탄을 맞았고 경제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의 몰락을 온전히 외부 요인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금까지도 베네수엘라 경제가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정치·정책 실패에 기인한 바가 크기 때문이다. ‘21세기 사회주의’와 ‘반미 노선’을 앞세운 우고 차베스 정권 말 부통령이었던 마두로는 2013년 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취임했다. 그는 높아져 가는 인플레이션 위기를 타개하는 방법으로 상품 가격과 환율에 적극 개입했고, 그 결과 암시장만 키우는 결과를 불러왔다. 국가 재정이 악화되는 와중에도 재정지출을 무분별하게 늘렸다.나라가 파탄에 이른 상황에서 다가온 2018년 대선에서 마두로는 선거 개입을 자행했다. 선거일을 멋대로 바꾸고 유력 야당 인사들의 대선 참가를 금지한 끝에 6년 임기 대통령에 재선했다. 여소야대 국회는 마두로 대통령 취임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하는 과도 정부를 선포했다. 뒤이어 벌어진 과이도의 쿠데타는 군부를 장악한 마두로에 의해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미국·유럽연합(EU) 등 마두로 정권을 합법정부로 인정하지 않는 국제사회의 경제제재가 지속되면서 경제는 여전히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결국 정치적 변화가 선행하지 않는 한 베네수엘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쉽게 끊기 힘들어 보인다. 이런 가운데 21일 열린 지방선거는 향후 베네수엘라가 위기를 딛고 재기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우선 야당이 출마 거부를 끝내고 선거에 나선 것이 변화의 단초다. 야당은 2018년 대선에서 마두로 대통령이 야당 인사들의 출마를 봉쇄한 후 선거 보이콧을 선언했고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도 불참했다. 야권은 최근 베네수엘라의 오랜 정치·사회·경제 위기를 해소하겠다며 마두로 정권과의 대화를 재개했다. 베네수엘라 여야가 갈등을 봉합하더라도 경제 회복은 국제사회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해 베네수엘라의 원유 및 석유정제품 수출량은 하루 평균 62만 6534배럴로 전년보다 37.5% 급감, 7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기업 PDVSA는 물론 PDVSA와 거래하는 외국 기업들도 제재 리스트에 올리는 강력한 경제제재를 취하고 있어서다. 다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 후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1년간 베네수엘라로의 액화석유가스(LPG) 수출을 허용하는 등 ‘인도주의적 제스처’를 보인 것은 한 가닥 긍정적 신호로 풀이된다.
  • [여기는 남미] 구급차 문 열었더니 중남미 불법 이민자 36명 우르르

    [여기는 남미] 구급차 문 열었더니 중남미 불법 이민자 36명 우르르

    미국 입국을 위해 차량을 타고 이동하던 불법 이민자들이 멕시코에서 무더기로 붙잡혔다. 멕시코 이민국은 21일(이하 현지시간) 구급차를 타고 이동하던 불법 이민자 36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멕시코 이민 당국은 불법 이민자를 적발해 보호시설에 수용할 때 '구조'라는 표현을 쓴다. 불법 이민자 36명은 멕시코 남동부 타바스코에서 구급차에 숨어 타고 이동하다 불심 검문에 걸렸다. 중환자용 구급차에는 온두라스, 과테말라 니카라과 등 중미 출신 불법 이민자들이 타고 있었다. 이 가운데 8명은 일가족, 11명은 보호자 없이 홀로 미국 밀입국에 나선 미성년자였다. 이민국 관계자는 "운전하던 남자가 유니폼을 입지 않고 있는 걸 이상하게 본 경찰이 구급차를 세우고 환자용 칸 문을 열자 36명이 내렸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사람들이 타고 있던 게 아니라 짐짝처럼 실려 있던 셈"이라고 보도했다. 이민국은 미성년자를 구분해 별도의 수용시설로 이송하는 등 후속조치를 취했다. 멕시코에서 차량을 이용한 불법 이민자의 은밀한 이동은 최근 속속 발견되고 있다. 앞서 하루 전인 20일 멕시코 이민국은 트럭 2대에 나눠 타고 이동하던 불법 이민자 600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멕시코 남동부 베라크루스에서 검문에 걸린 트럭에는 쿠바, 엘살바도르, 도미니카공화국 등지에서 멕시코로 밀입국한 여자 145명과 남자 455명 등 모두 600명이 타고 있었다. 방글라데시, 가나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미국 밀입국을 위해 멀리 멕시코까지 건너간 외국인이 포함돼 있었다. 회계연도 기준으로 2021년 멕시코에서 적발된 불법 이민자는 이미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 9월 30일로 끝난 회계연도 2021년 멕시코에선 불법 이민자 170만 명이 적발됐다. 올해 1~9월 멕시코에서 잡힌 불법이민자는 지난해보다 3배 늘어난 19만 명이었다. 망명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이 기간 강제로 송환된 외국인은 7망4300명이었다. 멕시코 이민국은 "인권을 보호하면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이민국은) 질서 있고 안전한 이민을 위한 본연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 두 팔 없이 태어난 그, 왼다리 발가락으로 밸브 눌러 프렌치 혼 연주

    두 팔 없이 태어난 그, 왼다리 발가락으로 밸브 눌러 프렌치 혼 연주

    독일인 프렌치 혼 연주자 펠릭스 클리세르(30)가 영국 본머스 심포니 오케스트라(BSO)와 호흡을 맞춰 들려주는 모차르트 호른 협주곡 4번이다. BBC 동영상 공유가 안돼 링크를 건다. https://www.bbc.com/news/av/uk-59312659 BSO는 두 팔 없이 태어나 세 살 때부터 자신이 다룰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관악기였던 프렌치 혼 소리에 매료돼 연습하고 또 연습해 지금의 기량을 닦았다는 그를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로 기용해 앞으로 2년 동안 함께 공연 활동을 펼치기로 했다고 영국 BBC와 더타임스 등이 19일 전했다. 그는 다른 연주자처럼 손을 사용하지 않고, 신발을 벗어 왼쪽 다리를 어깨 높이로 들어 올린 다음 발가락으로 밸브를 눌러 아름다운 음을 빚어낸다. 요가처럼 기묘한 동작이라 오래 연주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16분 이상 걸리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혼 협주곡 1번, 15분이 소요되는 파울 힌데미트의 혼 협주곡처럼 길고 깊이 있는 음악도 능숙하게 소화한다. 그는 BBC 인터뷰를 통해 “그 악기 말고는 다른 악기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너무 어린 나이였기 때문에 그 악기를 언제 어디에서 처음 만졌는지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사람들은 발가락으로 어떻게 프렌치 혼을 연주하지 궁금해하며 어렵게만 여기는데 사실, 난 사람들이 어떻게 손가락으로 연필을 쥐는지 이해를 하지 못한다. 똑같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또 프로 연주자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주변 사람들은 말렸는데 다만 연습에만 정진하고, 음악을 만드는 것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란 생각에만 집중하며 꿈을 좇다보니 프로가 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클리세르의 데뷔만 이날 흥미로웠던 것은 아니었다고 더타임스는 짚었다. 늘 의표를 찌르는 레퍼토리로 이름난 지휘자 키릴 카라비츠가 안톤 브루크너의 교향곡 0번을 골랐기 때문이었다. 작품의 완성도를 놓고 불안해 했던 작곡가는 교향곡다운 작품을 썼는지를 자신하지 못해 하나의 시도일 뿐이라고 겸손해 했다.
  • ‘개 식용금지’ 합의 나선 정부…보신탕집 사라질까[이슈픽]

    ‘개 식용금지’ 합의 나선 정부…보신탕집 사라질까[이슈픽]

    정부가 ‘개 식용 금지’를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나선다. 개 식용 찬반 논란의 역사가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5일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열리는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 ‘개 식용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 추진계획’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국무조정실과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부처 간 협의를 통해 이 문제를 사회적 합의를 토대로 추진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구체적으로 어떤 절차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끌어낼지에 대해서는 25일 회의 후 발표할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 “개 식용 금지, 신중히 검토할 때” 개 식용 문제는 해묵은 논란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가 결정된 때까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 국제사회의 시선을 의식해 개고기를 법적으로 규제한 이후 개 식용 논란은 지속되어 왔다. 그러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27일 “개 식용 금지를 신중히 검토할 때”라고 말하며 다시 한번 불이 붙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부겸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유기 반려동물 관리체계 개선과 관련한 보고를 받고 이렇게 말한 데 이어 관련 부처의 검토를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토리, 마루, 곰이 등 반려견들과 함께 생활하는 애견인으로 알려졌다. 앞서 동물보호단체 카라는 2018년 7월 “마루의 친구들을 지켜 달라”며 개 식용 금지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청와대에 전달한 바 있다. 같은 해 7월 문 대통령의 딸 다혜씨가 반려견 중 토리를 서울광장에서 열린 개 식용 반대 집회에 데려가기도 했다. 육견단체와 보신탕 업계는 문 대통령의 발언에 반발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 생계에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불난 데 부채질하는 격’이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반면 동물단체들은 문 대통령의 ‘개식용 금지 검토’ 발언에 늦었지만 대환영이라고 호응했다. 단체들은 지난달 9월 28일 광화문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문 대통령의 ‘개 식용 금지’ 검토 지시 발언을 적극 환영하며 실질적인 성과가 있기를 기대한다”며 “정부와 국회는 하루빨리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개 식용 금지 입법화, ‘찬성’ 38% vs ‘반대’ 48% 개 식용 문제에 대한 국민 생각은 어떨까. 3일 리얼미터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절반에 가까운 국민이 개 식용을 법으로 금지하는 것에 반대했다. 리얼미터가 지난 2일 전국 만 18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개고기 식용을 법으로 금지하는 것에 대해 찬성하냐 반대하냐’고 물은 결과 응답자의 48.9%는 ‘반대한다’를 택했다. ‘찬성한다’는 38.6%, ‘잘 모르겠다’는 12.6%였다. 성별로는 남성에서 개 식용 금지 입법화 반대가 57.1%로 찬성(36.1%)보다 우세했다. 여성은 찬성과 반대가 각각 40.9%로 팽팽하게 갈렸다. 연령대별로는 만 18세부터 20대까지가 개 식용 금지 입법화 반대가 60.9%로, 찬성(27.0%) 보다 크게 높았다. 60대(찬성 41.1%, 반대 46.0%), 50대(찬성 47.2%, 반대 42.2%), 70세 이상(찬성 44.5%, 반대 39.5%)은 개 식용 금지 입법화에 대한 찬반이 비교적 팽팽히 맞섰다. 개 식용 금지 입법화와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민적 합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식약처는 3일 “개고기 식용 또는 금지에 관한 사항은 사회적으로 상반된 견해가 첨예하게 대립돼 있어 국민적 합의가 부족한 상황을 감안할 때 이를 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라며 “범국민적으로 다양한 측면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는 등의 과정을 거친 후에야 검토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 독재자 아들·스트롱맨 딸 뭉쳤다… 마르코스·두테르테 원팀 대선 출마

    독재자 아들·스트롱맨 딸 뭉쳤다… 마르코스·두테르테 원팀 대선 출마

    독재자의 아들과 스트롱맨의 딸이 한 팀을 이뤄 필리핀 대권에 도전한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왼쪽·64) 전 상원의원과 사라 두테르테(오른쪽·43) 다바오 시장이 내년 5월 열리는 대통령·부통령 선거에 러닝메이트로 출마한다고 로이터통신이 17일 보도했다. 마르코스 전 의원은 1965년부터 21년간 장기 집권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이다. 여론조사에서 줄곧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린 사라 시장은 수천명이 숨진 ‘마약과의 전쟁’을 주도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현 대통령의 딸이다. 마르코스 전 의원은 성명을 내고 “사라 시장과 나는 선거 승리를 위해 통합된 리더십을 추구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사라 시장도 “내가 속한 정당은 마르코스와 연계돼 있고 그를 지지하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 이런 요구에 응답하기로 했다”고 화답했다. 필리핀 정계는 두 사람의 협력이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르코스 가문과 두테르테 가문은 각각 필리핀 북부와 남부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특히 마르코스 가문은 북부 왕조라 불릴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하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1986년 시민혁명으로 권좌에서 물러난 뒤 하와이로 망명했고 3년 후 사망했다. 1990년대 필리핀으로 복귀한 마르코스 일가는 북부 일로코스노르테주의 정치적 기반을 바탕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퍼스트레이디였던 이멜다는 3선 하원의원을 지냈고, 페르디난드는 주지사와 상원의원에 뽑혔다. 필리핀은 내년 5월 선거를 통해 대통령과 부통령, 1만 8000명 규모의 상·하원 의원과 관료들을 선출한다. 현재까지 등록한 대통령 후보는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 상원의원, 배우 출신 프란시스코 도마고소 마닐라 시장,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 판필로 락손 상원의원, 로날드 델라 로사 전 경찰청장 등이다. 마르코스와 두테르테 가문의 규합에 시민사회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현지 인권활동가와 정치범 지원 단체는 이달 초 선거관리위원회에 마르코스 전 의원의 대선 출마를 막아 달라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인권단체 카라파탄도 두 가문의 동맹에 “민주주의와 자유에 대단히 심각한 위협”이라고 표명했다.
  • “조명도 들어와요” 100kg짜리 해리포터 호그와트성 케이크

    “조명도 들어와요” 100kg짜리 해리포터 호그와트성 케이크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해리포터 시리즈의 첫 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개봉 20주년을 기념해 영국에서 100㎏짜리 ‘호그와트성’ 케이크가 만들어졌다. 16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작중에서 해리 포터가 입학해 생활하는 마법학교 호그와트의 성 모양을 본 따 만든 이 케이크는 높이 183㎝, 폭 152㎝에 무게는 100㎏에 달한다. 케이크 내부에는 30개의 조명이 설치돼 성 창문을 통해 빛도 흘러나온다.이 케이크 제작에는 320시간이 걸렸으며, 케이크에 들어간 재료는 비건 친화적인 재료라고 케이크 제작자는 밝혔다. 호그와트성 케이크는 잉글랜드 하트퍼드셔주 리브즈든의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 투어 런던’에서 공개됐다. 해리포터 영화가 촬영된 곳이다. 케이크를 만든 미셸 위보우는 “의심할 여지 없이 역대 가장 도전적인 작업이었다”라면서 “오랜 기간 밤낮에 걸쳐 작업했다”고 밝혔다.그렇지만 “작품을 처음 선보였을 때, 그리고 케이크의 첫 조각을 건넸을 때 팬들의 반응을 보니 고생할 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느꼈다”며 뿌듯해했다. 호그와트성 케이크는 취약계층의 식료품을 지원하는 시민단체 ‘원 비전’에 기부됐다. 이 단체의 에녹 카라가라지 대표는 “원 비전을 이용하는 시민들과 직원 등 수백명이 한 조각씩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성관계 커플들로 몸살 앓는 천혜의 모래언덕

    성관계 커플들로 몸살 앓는 천혜의 모래언덕

    스페인 카나리아제도의 아름다운 섬 그란 카나리아가 몰지각한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란 카나리아섬의 유명 관광지인 마스팔로마스 사구(Dunas de Mspalomas)가 관광객들의 은밀한 성행위와 쓰레기들로 위기에 처했다고 CNN이 17일 보도했다.마스팔로마스 사구는 동쪽으로 1000㎞가량 떨어진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서 무역풍에 실려온 모래들이 쌓여 형성된 거대한 모래 언덕이다. 여의도 면적의 절반인 404㏊ 넓이의 해안가에 자연이 만들어낸 굴곡진 언덕들이 모여 장관을 이룬다. 1982년 특별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마스팔로마스 사구에는 해마다 미국, 영국 독일 등에서 14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환경관리저널에 실린 논문 ‘모래, 태양, 바다, 낯선 이들과의 섹스’는 관광객들의 행동이 그란 카나리아 해안 보호구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논문 저자들은 지난 2018년 5월 게이 프라이드 축제가 열린 기간 마스팔로마스 사구 지역을 조사한 결과 298곳의 성관계 장소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구역 안에서도 56곳이 발견됐다. 대부분 모래 언덕의 움푹 팬 곳이나 빽빽한 초목지대였다고 연구자들은 전했다.일부 관광객은 초목 위를 짓밟거나 식물과 모래를 치우고 담배꽁초와 콘돔, 휴지, 물티슈, 깡통 등 쓰레기를 사구에 버렸다. 모래 언덕을 화장실처럼 사용한 흔적도 발견됐다. 이런 몰지각한 행동이 네브카스 등 그란카라나리아의 8개 토종식물의 식생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연구자들은 주장했다. 논문 저자 패트릭 헤스프는 이 섬에 사는 그란 카나리아 자이언트 도마뱀이 콘돔을 먹고 죽은 채 발견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헤스프는 “공공장소의 성관계를 중단하라는 뜻이 아니라 그런 행동의 피해를 인지하기 바라는 것”이라며 “한 커플의 행동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 지역에서 매일 수백명이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면 사구 환경에 오프로드 운전만큼 큰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파키스탄서 70대 한인 사업가 피살…경찰, 원한 관계 수사

    파키스탄서 70대 한인 사업가 피살…경찰, 원한 관계 수사

    파키스탄에서 70대 한국 남성이 피살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5일 외교 당국과 현지 교민 사회 등에 따르면 전날 파키스탄 남부 대도시인 카라치의 메흐무다바드 지역의 주택에서 한국인 장모(71)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장씨가 흉기에 찔려 살해당한 것으로 보고 용의자를 쫓고 있다. 경찰은 원한 관계에 의한 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현지에서 개인 사업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주파키스탄 한국대사관 카라치 분관은 현장에 실무관을 투입해 현지 경찰 수사를 지원하고 있다. 인구 1600만명이 사는 카라치는 파키스탄 최대 도시로 우리 교민 2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 시속 100km 차량에 끌려간 강아지…고속도로서 촬영된 끔찍한 모습

    시속 100km 차량에 끌려간 강아지…고속도로서 촬영된 끔찍한 모습

    고속도로를 달리는 한 차량 뒤에 강아지 한 마리가 목이 매달린 채 끌려가는 모습이 공개됐다. 11일 동물권행동 카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차량들이 시속 100km로 질주하는 고속도로에서 차량 뒤에 목이 매달린 채로 사정없이 아스팔트에 온몸을 부딪히며 끌려가는 강아지 한 마리가 시민들에게 목격되었습니다”는 글과 함께 제보받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지난달 27일 오후 4시쯤 단양팔경 휴게소 부근 부산방향 고속도로에서 촬영된 것으로, 1차선을 달리고 있던 SUV차량 뒤에 강아지가 매달려 끌려가는 모습이 담겼다. 제보자에 따르면, 줄에 목이 묶인 채 끌려가는 강아지는 온몸을 발버둥 쳤지만 시속 100km에 이르는 차량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 영상 속 강아지는 바닥에 끌리고 부딪히며 튕겨 오르기까지 한다. 카라 측은 “현장을 직접 목격한 제보자에 따르면 강아지의 털에는 피를 흘린 흔적까지 보였다”며 “제보자가 경적을 크게 울리며 신호를 줬지만 해당 운전자는 주위 차량들이 보내는 신호에 아랑곳하지 않고 주행을 계속했다”고 전했다. 충북 단양경찰서는 고속도로순찰대에서 해당 사건을 넘겨받아 이를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개를 매달고 내달린 운전자를 찾았고, 차에 묶여 끌려간 강아지 역시 살아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수사를 좀 더 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카라 측은 “운전자와 경찰이 살아 있다고 주장하는 강아지가 과연 영상 속 동물이 맞는지, 경찰에서 의료 진료 기록을 토대로 강아지의 현재 건강상태 등에 대해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있는지도 미지수”라며 운전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 서명 운동을 지속할 예정이다.
  • “얼마 벌어? 우리집 15억”…‘택시폭행’ 20대 승객 직접 밝힌 심경

    “얼마 벌어? 우리집 15억”…‘택시폭행’ 20대 승객 직접 밝힌 심경

    40대 택시기사를 폭행하며 “이거 하면 얼마 벌어? 우리집 15억이야” 등의 폭언을 해 공분을 일으킨 20대 승객이 직접 심경을 밝혔다. 지난 11일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TV’에는 ‘15억 아파트로 택시기사 갑질한 금수저를 만났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앞서 카라큘라는 지난 8일 20대 승객 A씨의 폭행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이번 영상에서는 직접 A씨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A씨는 지난 5일 새벽 서울 송파구 자택 근처에서 택시기사 B씨가 술 취해 자고 있는 자신을 깨우고 택시비를 요구하자 “×× 짜증나게 하네”라며 폭언을 퍼부었다.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A씨는 분을 이기지 못하고 택시에서 내린 뒤 B씨의 부모까지 들먹이며 욕설을 이어갔다.심지어 택시에서 B씨를 강제로 끌어내린 뒤 “택시나 하는 새×가. 이거 하면 얼마 벌어?” “진짜 불쌍해. 너네 엄마가 얼마나 가진 게 없으면 너 지금 택시나 하고 있어?” “우리 집 얼마인 줄 알아? 15억이야” 등 온갖 막말과 폭언을 내뱉었다 또 주먹과 발로 B씨를 폭행했고, B씨는 A씨의 폭행으로 앞니가 부러지는 등의 부상을 입었다. 인터뷰에서 A씨는 폭행 당시 상황에 대해 “아직 기억이 잘 안 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예전부터 술을 마시면 기억이 안 나는 것도 있었고, 자는데 누가 깨우면 짜증 내는 부분들이 많아서 약물 치료를 하려고 상의 중”이라면서 “학창 시절에도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깨우면 그랬다”고 해명했다. 그는 사건 발생 이틀 뒤에 언론 보도를 보고 나서야 자신의 잘못을 인지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A씨는 “기억 나는 건 기사분이 신고했다고 하는데, 그때는 단순히 제가 먼저 욕설을 해서 시비가 붙은 간단한 사건인 줄 알았다”고 털어놨다.본인도 택시기사에게 맞았다며 ‘쌍방폭행’으로 맞고소를 한 이유를 묻자 A씨는 “만취해서 당시 상황이 기억이 안 나는데, 그때 (내 몸에도) 상처가 조그맣게 있었다. 지구대에 가서 얼굴을 맞았다고 했다. 몸 곳곳이 아른아른(욱신욱신)했다”고 말했다. 카라큘라가 “택시기사에게 폭언하고 폭행한 건 기억 안 난다고 하면서 본인이 맞은 건 기억나냐”고 따져 묻자 A씨는 “그냥, 당시에는 아팠다”며 말끝을 흐렸다. A씨가 손 등이 아팠다고 하자 카라큘라는 “그건 본인이 때려서 아픈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택시기사에게 15억원짜리 아파트에 산다고 ‘자랑’한 이유에 대해선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이 아파트가 자랑할 만한 것도 아니고, 가격이 비싼 것도 아닌 걸 저도 아는데”라고 말했다. 폭행 사건 보도 후 주변에서 연락이 자주 오는지 묻자 A씨는 차분한 말투로 “‘기사에 너 나왔다’며 연락이 많이 온다”면서 “(블랙박스 영상) 링크도 많이 보내줬다”고 말했다.A씨의 부모 역시 아들의 폭언·폭행 사건을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뉴스 나오고 말씀드렸다”면서 “부모님은 택시기사분과 합의하라는 쪽으로 말씀하시고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이 기회에 저도 정신 차리려고 집에서 반성 많이 하고 있다”면서 “택시기사님 치료비와 합의금 다 마련해서 정중히 사과드리겠다”고 말했다. 앞서 택시기사 측은 8일 카라큘라TV 측에 “욕이라는 것도 등급이 있는데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 같다. 나한테 욕하는 건 괜찮은데 부모한테 욕하는 건 참을 수 없다”라면서 “부를 축적했다더라도 사회도의상 그러면 안 되는 것 아니냐. 자기보다 못 사는 사람들한테 유세 떨고 그러는 게 잘못됐다는 생각이 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카라큘라는 “가해자는 맞고소를 취하하기로 했으며, 택시기사를 찾아 뵙고 정중한 사과와 피해 보상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겠다고 했다”는 자막을 띄우며 영상을 마무리했다.
  • “얼마 벌어? 우리집 15억이야”…앞니 부러진 택시기사 “사과없었다”

    “얼마 벌어? 우리집 15억이야”…앞니 부러진 택시기사 “사과없었다”

    “이거(택시)해서 얼마 벌어? 우리집 15억이야. 네 엄마 돈 없지?” 20대 승객이 40대 택시기사를 폭행하면서 한 말이다. 택시기사는 이 남성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며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지만, 제보를 후회한다고 털어놨다. 10일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TV’와의 인터뷰에서 40대 택시기사 A씨는 “욕이라는 것도 등급이 있는데, (그 사람은)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 같다. 나한테 욕하는 것은 괜찮은데, 부모님 욕을 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면서 이처럼 말했다. 앞서 언론 등에 제보한 사건 당시 블랙박스 영상에 따르면 20대 승객인 B씨는 “이거(택시운전) 하면 얼마나 벌어? 네 엄마가 가진 게 없어서 그래” 등 인격모독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못 배워서 택시기사 하냐” 등 인격모독적인 발언도 사고는 지난 4일 벌어졌다. 새벽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A씨가 승객에게 “(목적지에) 다 왔어요. 다 왔어요. 다 왔다고요”라고 말하자, B씨는 “알았다고요. 아 XX 짜증나게 하네 진짜”라고 다짜고짜 화를 냈다. 이후 승객인 20대 남성이 택시비를 지불하지 않자, A씨는 “다 왔으니까 내리라고. 계산하고”라고 재차 요구했다. 그러자 승객은 “알았다고 XX”이라고 욕설한 뒤 “내려봐. 이 XX XX야. 말 안 들어? 내려봐”라고 위협했다. B씨는 택시기사 A씨가 내리지 않자, 승객은 운전석으로 가 택시기사의 손을 잡아끌어내리게 했다. 이어 B씨는 “무슨 대학 나왔냐”, “못 배워서 택시기사 하냐”, “가족이 코로나 걸려서 죽었냐”등 폭언을 내뱉고, 갑자기 A씨를 밀치더니 발로 차고 주먹을 휘둘렀다. 특히 B씨는 “이거 하면 얼마 벌어? 진짜 불쌍해. 네 엄마가 가진 게 없길래 이렇게 택시 타고 있냐”라며 “너 우리 집 얼마인지 알아? 미안한데 거의 15억이야. 네 엄마가 이렇게 가르쳐서 너 이거 하는 거야”라고 말했다. 이어 “나 스물여덟이야. XX 건방지게 돈도 못 버는 XX가. 나이 X 먹고 XX 할 수 있는 게. 네 엄마 아빠가 그래. 엄마 욕해 봐 빨리”라고도 모욕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A씨는 승객의 폭행으로 앞니가 부러졌다며 피해 사진도 공개했다.“부모님에게 괜히 상처 드린 것 같다. 제보 후회” 이후 A씨는 “(B씨가) ‘너희 부모가 너를 못 가르쳐서 택시 운전을 하는 거다. 그게 현실이다’ ‘꼴값 떤다’라고 한 것을 부모님도 보셨을 텐데 얼마나 안타까워하셨겠나. 내가 그 방송을 보고 언론에 제보한 걸 후회했다. 언론에 괜히 보냈다, 괜히 제보했다고 생각했다. 나한테는 제일 소중한 부모님인데 괜히 상처 드린 것 같다”고 털어놨다. ‘B씨가 연락해서 사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느냐’는 질문에 “3~4일 지났는데 아직은…(없다)”라고 답했다. 그는 “택시 기사들을 업신여기는 사회적 인식을 나도 알고 있다. 택시 기사가 훌륭한 직업은 아니지만…”이라고 하다가 말을 잇지 못했다. 또 A씨는 “부를 축적했더라도, 사회 도의상 그러면 안 되는 것 아닌가. 자기보다 못사는 사람들한테 유세 떨고 그러는 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기회에 그 친구도 호된 비난을 받고 값진 경험을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양 측 진술을 토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본인도 택시기사에게 맞았다며 ‘쌍방폭행’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 최연소 노벨평화상 수상자 말랄라 결혼, 7월만 해도 “왜 해야 하지?”

    최연소 노벨평화상 수상자 말랄라 결혼, 7월만 해도 “왜 해야 하지?”

    2014년 17세 나이에 노벨평화상을 받아 역대 최연소 수상자가 된 말랄라 유사프자이(24)가 영국 버밍엄 자택에서 이슬람식 예식을 열어 아세르 말릭과 결혼했다. 무슬림들은 결혼 예식을 니카라 부르며 조용히 가족들과 치른다. 통상 이슬람식 결혼의 첫 단계로 여겨지는데 가족 외에 친인척과 마을 사람들을 불러들여 성대한 혼인식을 치르는데 두 사람이 이런 예식까지 치렀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둘이 결혼 서류에 서명하는 사진은 공개됐다. 법적으로는 결혼 절차가 마무리됐다고 볼 수 있겠다. 말랄라는 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집에서 가족들과 니카 예식을 치렀다며 자신의 인생에 “소중한 날”이라며 “아세르와 난 일생을 함께 하기로 혼인을 서약했다”고 알렸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그녀는 “우리가 함께 걸어갈 여정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흥분된다”고 덧붙였다. 신랑은 파키스탄 크리켓 위원회의 경기력 향상센터 단장으로 알려졌다. 말랄라의 트위터 글에는 수만개의 좋아요!가 달리고 있다. 파키스탄 출신인 말랄라는 열다섯 살이던 2012년 파키스탄 북서부 스왓 계곡 일대를 달리던 스쿨버스 안에서 탈레반 요원들의 총격을 받았다. 두 급우도 함께 다쳤는데 머리에 총상을 입은 말랄라의 상태가 훨씬 위중했고 공격 목표도 그녀였다. 말랄라는 영국 웨스트미들랜드주 버밍엄의 퀸엘리자베스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퇴원한 뒤 자신이 “두 번째 고향”이라고 부르던 이 도시에서 학교도 다니고 옥스퍼드 대학에 진학해 철학과 정치학, 경제학을 공부했다. 대학을 마친 뒤 그녀는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을 더욱 지원해야 한다고 호소하는가하면 애플 TV+와 계약을 맺고 다큐멘터리를 제작했으며 영국판 보그 커버에 등장하기도 했다. 물론 여성이나 소녀들의 교육 접근을 더욱 늘려야 한다는 운동도 계속했다. 여성 교육권 보장을 위해 설립한 말랄라 펀드는 아프가니스탄에 200만 달러(약 24억원)를 투자하는 등 여아 교육에 힘써왔다. 말랄라는 탈레반이 다시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뒤인 지난달 탈레반이 여학생 등교를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서한을 국제청원사이트에 공개했다. 말랄라는 이전에 결혼에 대한 회의를 드러낸 적이 있다. 그녀는 지난 7월 보그 인터뷰를 통해 “난 여전히 사람들이 왜 결혼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당신의 인생에 한 사람을 갖기 원한다면 왜 결혼 서류에 서명을 해야만 하는가? 그런데 우리 엄마는 ‘감히 그런 일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거니! 넌 결혼해야 해, 결혼은 아름다운 일이야’라는 식”이라고 볼멘 소리를 했다. 그런데 불과 석달 만에 결혼하며 사랑 가득한 눈길로 신랑을 바라보고 있다.
  • 오르테가 4연임 성공… 니카라과 안갯속 미래

    오르테가 4연임 성공… 니카라과 안갯속 미래

    다니엘 오르테가(76) 니카라과 대통령이 4연임이자 통산 5선 고지에 오르면서 20년 장기 독재 체제를 완성했다. 국제사회의 제재 움직임에 경제난과 민심 이반 등이 심화돼 니카라과의 미래는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니카라과 최고선거관리위원회는 오후 2시 10분 개표가 97.74% 진행된 결과 오르테가가 75.92%의 득표율을 기록해 당선을 확정지었다고 밝혔다. 오르테가는 2027년 1월까지 5년 더 집권해 2007년 이후 20년 연속 집권하게 됐다. 부인인 로사리오 무리요 역시 부통령 임기를 5년 연장했다. 이번 승리는 야당의 유력 대권주자 7명을 포함한 야당 인사들이 대거 투옥된 상황에서 치러진 탓에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 선거 당국은 투표율이 65%라고 주장했으나 투표소 현장을 취재했던 외신들은 투표소가 한산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나오미라는 이름의 반정부 시위자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친 짓’이라며 투표를 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그들이 하는 것은 농담(joke)”이라고 말했다. 오르테가의 장기 집권 속 니카라과의 전망은 어두워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국제사회는 니카라과에 대한 제재를 예고하고 나섰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니카라과 정권의 비민주적 행위를 지지하는 이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외교, 동맹과의 공동 행동, 제재, 비자 제한을 계속 적절히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도 27개 회원국 명의의 성명에서 “추가 조치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경제난 속에 이웃 국가로 탈출하는 국민들의 행렬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 브라질 최고의 가수 마릴리아 멘돈사 비행기 추락, 26세 삶 마감

    브라질 최고의 가수 마릴리아 멘돈사 비행기 추락, 26세 삶 마감

    브라질의 싱어송라이터로 가장 잘나가는 가수 중 한 명이었던 마릴리아 멘돈사가 비행기 추락 사고로 26세 짧은 삶을 마감했다. 국내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해 한해 동안 유튜브에서 가장 많은 뷰를 기록한 전 세계 가수 7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남동부 미나스 헤라이스주의 시골 지역을 비행하다 추락한 개인 비행기에는 멘돈사 외에 그녀의 삼촌, 프로듀서, 두 승무원이 탑승하고 있어 모두 다섯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영국 BBC가 6일 전했다. 추락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그녀는 이날 저녁 추락 현장에서 12㎞ 떨어진 카라팅가 시의 무대에 설 예정이었다. 사고 몇 시간 전에 그녀는 개인비행기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며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2019년 라틴 그래미상 수상자인 고인은 특히 여성이 인간관계에 실패한 경험들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브라질 컨트리음악의 대가를 일컫는 세르타네호(sertanejo)란 칭호를 누렸던 그녀는 10대 시절 음악 활동을 시작해 2016년 정절에 관한 노래로 전국구 스타가 됐다. ‘고통받는 이들의 여왕’이란 별명도 얻었다. 지난해 팬데믹 영향으로 콘서트 개최가 어렵자 그녀는 일련의 온라인 즉석 연주 시리즈를 만들었다. 그 중 하나는 유튜브에서 순간 접속 330만명을 기록해 가장 많이 시청한 라이브스트리밍 동영상으로 기록됐다. 지난해에는 스포티파이에서 가장 많이 들은 브라질 가수가 됐다. 멘돈사에게는 두 살 아들이 있다. 스태프는 처음에 그녀가 살았으며 괜찮다고 밝혔으나 나중에 바로잡았다. 텔레비전 방송 화면에는 산악 지대의 폭포 근처에 처박힌 비행기 동체를 보여줬는데 일단 동체 윗부분은 멀쩡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다. 브라질 축구스타 네이마르는 트위터에 “믿고 싶지 않다. 못 믿겠다”고 적었다. 가수 아니타도 “믿을 수가 없다, 아직도 희망이 있다고 믿고 싶다”고 했다.
  • 첼리스트 심준호가 풀어내는 상상과 영감의 순간들…금호아트홀 ‘활의 춤’

    첼리스트 심준호가 풀어내는 상상과 영감의 순간들…금호아트홀 ‘활의 춤’

    첼리스트 심준호가 18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자유로운 상상과 영감의 순간들을 활 끝에서 펼쳐낸다. 금호문화재단은 현악기 만의 매력을 선보였던 금호아트홀 아름다운 목요일 ‘활의 춤’ 시리즈의 올해 마지막 공연으로 첼리스트 심준호가 무대에 오른다고 5일 알렸다. 심준호는 1부에서 달라바코의 첼로 독주를 위한 11개의 카프리스를 연주한다. 뛰어난 첼리스트였던 달라바코가 쓴 카프리스는 즉흥적 요소에 다양한 첼로 연주 기법과 색채를 살린 작품이다. 2부에선 피아니스트 박종해와 함께 연주자로도 활동하고 있는 두 작곡가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비올리스트 김상진이 사랑의 슬픔, 시련을 이겨낸 사랑을 주제로 쓴 ‘체인징 러브’, 피아니스트 파질 사이가 터키 아나톨리아 지역의 도시인 시바스, 호파, 앙카라, 보드룸에서 받은 영감을 토대로 쓴 ‘4개의 도시’를 들려준다. 관객들이 평소 잘 듣지 못했던 곡들을 첼로의 진한 선율로 그려낸다. 심준호는 신중하면서도 강단이 있는 연주로 사랑받는 첼리스트다. 2012년 안토니오 야니그로 국제 첼로 콩쿠르 준우승, 2010년 쥬네스 뮤지컬 국제콩쿠르 한국인 최초, 심사위원 만장일치 우승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거뒀고 이후 노르웨이 방송교향악단, 베오그라드 RTS 방송교향악단, 자그레브 필하모닉과 협연했다. 노르웨이, 네덜란드, 헝가리 등에서 열린 페스티벌 무대에도 올랐다. 서울시립교향악단 첼로 수석을 지냈고 칼라치 스트링 콰르텟과 클럽M 멤버로도 활동 중이다. 최근에는 작곡가 정재형과 협업하는 등 탄탄한 클래식 음악을 기반으로, 더욱 다양한 관객과의 음악 소통에도 앞장서고 있다.심준호와 2부 무대를 꾸미는 피아니스트 박종해는 폭발적인 터치와 섬세한 감정 표현이 돋보이는 연주자로 꼽힌다. 2008년 나고야 국제 음악 콩쿠르와 홍콩 국제 피아노 콩쿠르, 2009년 더블린 국제 피아노 콩쿠르 최연소 2위와 2010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입상, 2011년 아르투로 베니데티 미켈란젤리 상, 2015년 노르웨이 트롬소 Top of the World 콩쿠르 2위, 2016년 클리블랜드 국제 피아노 콩쿠르 특별상, 2018년 스위스의 게자 안다 국제 콩쿠르 준우승 등으로 화려한 실력을 자랑했다. 2019년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넘치는 에너지와 아이디어로 자유로운 음악세계를 선보였다.
  • [여기는 남미] 공포의 베네수엘라, 무단 사형집행 1200건 육박

    [여기는 남미] 공포의 베네수엘라, 무단 사형집행 1200건 육박

    베네수엘라 공권력이 집행한 이른바 무단사형이 1200건에 육박하고 있다. 3분기 베네수엘라 공권력이 처단한 주민이 372명으로 집계됐다고 복수의 현지 인권 프로젝트 '생명을 위한 돋보기'가 최근 보고서에서 밝혔다. 이로써 올해 1~9월 베네수엘라에서 공권력에 의해 목숨을 잃은 주민은 1197명으로 늘어났다. 매달 133명꼴로 희생자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복수의 인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베네수엘라 공권력이 적법한 절차 없이 살해한 주민의 수를 정기적으로 파악, 보고서를 낸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인권단체 '구밀라 센터'는 "공권력에 의해 사람들이 억울하게 죽어가고 있지만 당국은 처벌은커녕 책임규명을 위한 수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며 "고소나 고발이 빗발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원한 관계자는 "범죄와의 전쟁을 빙자한 국가 테러가 일상화된 것"이라며 "게다가 치안기관과 군이 충성 경쟁까지 벌이면서 희생자가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에게 공포의 치안기관으로 군림하고 있는 대표적 기관은 경찰부대인 '형사범죄과학조사부대(Cicpc)'다.  베네수엘라 전국에서 활동 중인 범죄형사과학조사부대는 올해 9월까지 100명이 넘는 주민을 살해했다. 범죄조직 소탕 등의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 없이 집행한 처단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114명에 이른다.  이어 주민을 향해 마구 총구를 겨누는 치안기관은 각 주가 거느리고 있는 지방경찰이었다. 카라보보 주경찰 44명, 아라구아 주경찰 11명 등 3분기 주경찰에 의해 살해된 주민은 92명으로 조사됐다.  베네수엘라 중앙정부가 지휘권을 갖고 있는 볼리바르 경찰이 집행한 무단 처단은 41건으로 조사됐다.  범죄조직이 늘면서 치안업무에 투입된 군도 인권을 무참히 짓밟기는 마찬가지다.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공권력에 의해 사망한 주민 중 40명은 군이 무리하게 작전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경우였다. 프로젝트 관계자는 "경찰이나 군이나 다를 게 없다"며 "인권을 무시하고 마구 방아쇠를 당기고 있다"고 말했다.  공권력에 의해 살해된 주민 중에는 신원파악도 되지 않은 채 무연고로 처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3분기 발생한 사망자 372명 중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242명이었다. 18~30세 청년이 121명으로 가장 많았다. 18살 미만 미성년자는 3명, 여자는 5명이었다.  사진=자료사진 
  • 쉽게, 가볍게, 그림으로 도스토옙스키 풀어 읽기

    쉽게, 가볍게, 그림으로 도스토옙스키 풀어 읽기

    4대 장편소설 묶은 기념판 세트 출간여성→남성 존댓말 없애는 등 현대화‘카라마조프 형제들’ 문장 엄선 축약본‘죄와 벌’ 그래픽노블 번역본 등 눈길러시아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1821~1881)의 작품 세계는 인간에 대한 깊은 고찰과 치밀한 심리 묘사가 압권이나 어두운 분위기와 방대한 분량 탓에 선뜻 다가가기 어려운 고전으로 여겨진다. 오는 11일 도스토옙스키 탄생 200주년에 앞서 출판계는 독자들이 그의 문학 세계에 좀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다양한 번역본과 연구서, 만화 등을 잇달아 출간하고 있다.열린책들은 최근 4대 장편소설 ‘죄와 벌’(1866), ‘백치’(1869), ‘악령’(1872),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1880)을 총 8권에 달하는 ‘도스토옙스키 탄생 200주년 기념판’ 세트로 펴냈다. 그동안 경음이나 파열음이 많이 들어간 전통적 러시아어 표기법이 사용됐으나 젊은 독자들이 불편해하는 점을 고려해 인명·지명 등을 국립국어원 표준 규정에 맞췄다. 여성이 남성에게 일방적으로 존댓말을 사용하게 한 번역 관례도 탈피하는 등 여성 혐오적 어법도 일부 수정했다. 신진 화가 김윤섭이 표지화를 그렸다. 도스토옙스키의 문학 세계는 독실한 그리스도교 신앙과 자연과학에 대한 혜안이 뒷받침됐다고 분석한 석영중 고려대 교수의 연구서 ‘도스토옙스키 깊이 읽기’와 주요 걸작의 주요 장면을 추려 짤막한 해석을 붙인 입문용 책 ‘도스토옙스키의 명장면 200’도 열린책들에서 나왔다.뿌쉬낀하우스는 ‘가볍게 읽는 도스토옙스키 5대 걸작선’의 일환으로 ‘카라마조프 형제들’ 축약본을 냈다. 완역본의 방대한 분량이 부담스러운 독자들이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문장들을 엄선해 한 권에 담았다.새움출판사는 국내에서 덜 주목받았던 ‘가난한 사람들’(1846)을 선보였다. 중년 하급관리와 고아 소녀의 비극적 사랑을 다룬 이 소설은 사회적 불평등을 고발해 무명 작가이던 도스토옙스키를 ‘무서운 신인’으로 각인시킨 출세작이다. 앞서 민음사도 러시아를 뒤흔들던 광기와 폭력을 비판해 작가 최고의 정치 소설로 꼽히는 ‘악령’(전 3권)을 김연경 박사의 번역으로 펴냈다. 2000년 열린책들에서 내놨던 역자의 기존 번역본을 읽기 쉽도록 전면 개역했다.이 밖에 프랑스 작가 바스티앙 루키아가 ‘죄와 벌’을 각색한 동명의 그래픽노블(2019)이 미메시스에서 번역돼 주목된다. 강렬한 색채와 생생한 선으로 그려 환상과 현실이 어우러지는 듯한 장면들이 재미를 더한다. 김현택 한국외국어대 러시아어과 명예교수는 “도스토옙스키는 부친 살해같이 19세기에는 드물었으나 오늘날 종종 볼 수 있는 사건을 소재로 다룬 예언적 작가”라며 “인간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 그의 작품은 기술과 인간의 연결이 중요해진 21세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 200주년 맞은 도스토옙스키...이젠 쉽고 가볍게 풀어서 읽자

    200주년 맞은 도스토옙스키...이젠 쉽고 가볍게 풀어서 읽자

    러시아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1821~1881)의 작품 세계는 인간에 대한 깊은 고찰과 치밀한 심리 묘사가 압권이나 어두운 분위기와 방대한 분량 탓에 선뜻 다가가기 어려운 고전으로 여겨진다. 오는 11일 도스토옙스키 탄생 200주년에 앞서 출판계는 독자들이 그의 문학 세계에 좀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다양한 번역본과 연구서, 만화 등을 잇달아 출간하고 있다.열린책들은 최근 4대 장편소설 ‘죄와 벌’(1866), ‘백치’(1869), ‘악령’(1872),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1880)을 총 8권에 달하는 ‘도스토옙스키 탄생 200주년 기념판’ 세트로 펴냈다. 그동안 경음이나 파열음이 많이 들어간 전통적 러시아어 표기법이 사용됐으나 젊은 독자들이 불편해하는 점을 고려해 인명·지명 등을 국립국어원 표준 규정에 맞췄다. 여성이 남성에게 일방적으로 존댓말을 사용하게 한 번역 관례도 탈피하는 등 여성 혐오적 어법도 일부 수정했다.신예 화가 김윤섭씨가 표지화를 그린 이 기념판은 각각 홍대화(경남대), 김근식(중앙대), 박혜경(한림대), 이대우(경북대) 교수가 번역을 맡았다.도스토옙스키의 문학 세계는 독실한 그리스도교 신앙과 자연과학에 대한 혜안이 뒷받침됐다고 분석한 석영중 고려대 교수의 연구서 ‘도스토옙스키 깊이 읽기’와 주요 걸작의 주요 장면을 추려 짤막한 해석을 붙인 입문용 책 ‘도스토옙스키의 명장면 200’도 열린책들에서 나왔다.뿌쉬낀하우스는 ‘가볍게 읽는 도스토옙스키 5대 걸작선’의 일환으로 ‘카라마조프 형제들’ 축약본을 냈다. 러시아 정교에 대한 이해가 깊은 허선화 한남대 교수가 번역한 이 책은 러시아 소도시의 지주 카라마조프가 살해된 뒤 세 아들에게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아 인간 존재를 탐구한다. 완역본의 방대한 분량이 부담스러운 독자들이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문장들을 엄선해 한 권에 담았다.새움출판사는 국내에서 덜 주목받았던 ‘가난한 사람들’(1848)을 선보였다. 중년 하급관리와 고아 소녀의 비극적 사랑을 다룬 이 소설은 사회적 불평등을 고발해 무명 작가이던 도스토옙스키를 ‘무서운 신인’으로 각인시킨 출세작이다.앞서 민음사도 러시아를 뒤흔들던 광기와 폭력을 비판해 작가 최고의 정치 소설로 꼽히는 ‘악령’(전 3권)을 김연경 박사의 번역으로 펴냈다. 2000년 열린책들에서 내놨던 역자의 기존 번역본을 읽기 쉽도록 전면 개역했다.이 밖에 프랑스 작가 바스티앙 루키아가 ‘죄와 벌’을 각색한 동명의 그래픽노블(2019)이 미메시스에서 번역돼 주목된다. 강렬한 색채와 생생한 선으로 그려 환상과 현실이 어우러지는 듯한 장면들이 재미를 더한다. 김현택 한국외국어대 러시아어과 명예교수는 “도스토옙스키는 부친 살해같이 19세기에는 드물었으나 오늘날 종종 볼 수 있는 사건을 소재로 다룬 예언적 작가”라며 “인간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 그의 작품은 기술과 인간의 연결이 중요해진 21세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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