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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엔솔, 포드와 튀르키예에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MOU

    LG엔솔, 포드와 튀르키예에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MOU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포드, 튀르키예 최대 기업 코치가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설립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3사는 튀르키예 앙카라 인근 바슈켄트 지역에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약 25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향후 45GWh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합작법인을 통해 생산되는 배터리는 포드가 유럽 및 북미 시장의 상용차에 주로 탑재될 예정이다. 앞서 포드, 코치는 튀르키예 내에 합작사 ‘포드 오토산을 설립해 연 45만 대 규모로 상용차를 생산 중이며 생산 물량의 상당수는 유럽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 추진은 향후 고성장이 예상되는 유럽 전기 상용차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고자 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미래 전략과 품질 및 성능 측면에서 경쟁력 있는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고자 하는 포드의 상호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인 연간 20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이미 확보하고, 단독 및 합작형태로 전세계 6개 국가에 생산라인 체제를 구축한 유일한 업체로 차별화된 글로벌 생산 역량 및 제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한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말 수주잔고는 385조원에 달한다. 포드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유럽 상용차 시장에서 가장 많은 차량을 판매한 브랜드’ 자리를 지킬 정도로 상용차 시장의 전통적 강자다. 실제 포드 대표 모델인 트랜짓의 경우 2018~2022년 5년 연속 글로벌 LCV 판매량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베스트 셀링 카’다. 현재 유럽 시장에서만 연 27만 대(21년 기준) 가량 판매되고 있으며 향후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될 전동화 모델도 견조한 시장 수요가 예상된다. 포드는 2026년까지 전세계적으로 전기차 200만대 이상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지난해 ‘포드 플러스’라는 이름의 전동화 전략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3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신차 판매 중 전동화 차량 비중을 4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이번 합작법인 설립 추진을 통해 유럽 시장 내 LG에너지솔루션의 시장 리더십이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포드 역시품질 및 생산 능력이 검증된 LG에너지솔루션과 파트너십 관계를 더욱 확대하고, 전동화 전환 계획의 필수 요소인 ‘배터리 공급 안정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버티던 건물마저 와르르… 튀르키예·시리아 또 6.3 강진 덮쳤다

    버티던 건물마저 와르르… 튀르키예·시리아 또 6.3 강진 덮쳤다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대지진 2주일 만인 20일(현지시간) 규모 6을 웃도는 지진이 또다시 강타했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는 이날 오후 8시 4분쯤 튀르키예 하타이주 안타키아에서 서남서쪽 16㎞ 지점에서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 6일 규모 7.8의 강진으로 극심한 피해를 입은 곳이다. 인접 국가인 시리아와 요르단, 레바논, 이집트에서도 진동이 감지됐다. 시리아에선 이번 지진으로 130명 이상 부상했으며 많은 건물이 무너졌다고 민간구조대 ‘화이트헬멧’이 전했다. 지진 발생 깊이도 10㎞로 얕았다. 튀르키예재난관리국(AFAD)은 이날 오후 11시까지 규모 5.8을 포함한 32차례 여진이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지진으로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최소 8명이 숨지고 680여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된다. 피해 지역 주민 다수가 이미 대피한 상태라 사망자는 앞선 대지진보다는 적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미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으로 100∼1000명이 숨질 확률이 46%로 가장 높다고 추정했다. 1000∼1만명에 이를 가능성도 29%로 전망됐다. 로이터통신은 2주간 여진이 이어지긴 했지만 이번 강진은 지난 6일 이후 가장 컸다며 안타키아 지역 주민들이 공황 상태에 빠졌다고 전했다. 지진 발생 당시 안타키아 임시 텐트에 있었던 무나 알 오마르는 7살 아들을 품에 안고 울면서 “발밑에서 땅이 갈라지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CNN은 안타키아에서 2주 전 대지진에 버텼던 건물이 이번 지진에 무너져 3명의 남성이 갇히는 사고가 발생해 수백 명의 구조대원들이 갇힌 남성을 구조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며, 현지 주민들이 또다시 일어날 수 있는 지진으로 불안에 떠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튀르키예 당국은 대지진 발생 약 2주일 만인 전날(19일) 대부분의 수색과 구조 작업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CNN은 “일부 구조 작업이 카라만마라슈와 하타이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생존자 구조 노력은 추운 날씨와 구호품 수송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당국은 곧 재건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11개 지진 피해 지역 약 20만채 아파트 공사를 다음달부터 시작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2주 전 대지진으로 튀르키예에서 무너진 아파트는 38만 5000가구에 달한다. 전체적인 경제 피해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10%로 전망했다. 이날 현지 CNN 튀르크 방송은 양국을 통틀어 지진 누적 사망자가 4만 7000명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 박민영 이어 카라 박규리도 ‘곤욕’…옛 연인 코인사기 참고인 조사

    박민영 이어 카라 박규리도 ‘곤욕’…옛 연인 코인사기 참고인 조사

    걸그룹 카라 멤버 박규리(35)씨가 전 남자친구의 암호화폐 사기 혐의와 관련해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 이승형)는 미술품과 연계한 가상화폐(코인)를 발행한 P사 대표 송모씨(23)를 자본시장법 위반과 사기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검찰은 송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송씨의 옛 연인이자 당시 P사 미술품 갤러리 큐레이터를 맡았던 박규리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걸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송씨는 코인을 발행하고 홍보하는 과정에서 허위 정보를 유포해 시세를 조종하는 등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P사가 발행한 코인은 고가의 미술품을 ‘조각 투자’ 방식으로 공동 소유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가상화폐다. P사는 코인을 발행하면서 국내뿐 아니라 해외 유명 미술품 거래나 경매 등에 활용될 수 있다고 홍보했다. 검찰은 송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송씨의 옛 연인이자 당시 P사 미술품 갤러리 큐레이터를 맡았던 박규리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박씨가 해당 코인을 보유했다가 판매한 정황을 포착해 구체적인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박씨의 소속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 수사기관에 참고인으로 소환된 사실은 있으나 관련 사업과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소속사 측은 “참고인 진술 과정에서 코인사업과 관련해 불법행위에 가담하지 않았고 어떠한 부당한 이득도 취득하지 않았음을 명확히 소명했다”며 “해당 사업과 어떠한 관련도 없지만 관련 수사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P사는 가상화폐거래소 코인원에 상장될 당시 브로커를 통해 뒷돈을 건넨 의혹도 제기됐으나, 검찰은 구체적인 혐의가 확인되진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16일 가상화폐 상장을 청탁하며 코인원 관계자에게 뒷돈을 건넨 혐의(배임증재)로 상장 브로커 고모씨를 구속했다.앞서 지난 14일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강종현(41)씨의 옛 연인인 배우 박민영(37)씨도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 채희만)는 13일 박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강씨가 빗썸 관계사에서 부당이득 취득하는 과정에 관여했는지 물었다. 박씨와 강씨의 열애 사실은 지난해 9월 말 언론 보도로 기사화됐다. 당시 박씨의 언니가 강씨의 여동생이 대표이사로 있는 빗썸 관계사 인바이오젠에서 사외이사로 활동했던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강씨는 2020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빗썸 관계사 인바이오젠과 버킷스튜디오 대표인 동생 강지연씨를 통해 빗썸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주가 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2021년 빗썸 관계사에서 전환사채(CB)를 발행한 뒤 호재성 정보를 유포해 주가를 띄우는 등 사기적 부정거래로 35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고, 이 과정에서 CB를 다시 사들일 수 있는 콜옵션을 저가에 양도하는 배임 행위로 32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있다. 검찰은 강씨 등이 CB를 발행해 거래하면서 박씨 이름을 빌려 쓴 흔적을 포착해 돈 흐름을 추적했다. 일단 검찰은 20일 강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같은 혐의를 받는 빗썸 관계사 대표 조모씨는 구속 상태로, 강씨의 지시를 받고 회계 관련 업무를 담당한 직원 조모 씨는 불구속 상태로 각각 재판에 넘겼다.
  • 80억 건물+월세 수입 2천만원…의외의 재력가 누구

    80억 건물+월세 수입 2천만원…의외의 재력가 누구

    허경환이 의외의 재력가 스타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같은 ‘개콘’ 출신 황현희 였다. 지난 16일 방송된 KBS 2TV ‘연중 플러스’에는 ‘의외의 재력가 스타들’의 순위가 공개됐다. 이날 의외의 재력을 가진 스타 5위에는 장성규가 선정됐다. 아나운서 프리랜서 선언 후 수많은 프로그램에서 활약해 온 그는 방송인이 된 지 3년만에 강동구에 있는 아파트를 마련했고, 자신이 대표로 있는 회사 강남구 청담동의 한 건물도 소유하고 있다. 현 시세는 100억 원 이상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성규가 건물주가 된 비결 중 하나는 어렸을 때부터 들여온 저축 습관이었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아파트 전단지 등의 일을 해 1000만 원 이상의 돈을 모았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4위는 개그맨 김정렬이었다. 전성기 시절 벌어들인 수익으로 땅을 산 후 되팔아 건물을 매입했고, 강남에 두 채의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 3위는 생계형 아이돌 카라 한승연이었다. 2014년 청담동의 한 건물을 45억 원에 매입한 뒤 이 건물을 재건축했고 현재 시세는 약 150억 원으로 추정된다. 그뿐만 아니라 삼성동의 한 단독주택을 어머니와 공동명의로 매입해 거주중이다. 해당 주택은 약 160억 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2위는 개그맨 황현희였다. 투자전문가로 변신한 그는 대학원에 진학해 투자의 기초부터 다시 공부했다. 그는 여러 곳의 부동산과 주식, 코인 등 다양한 종목을 투자해 100억원을 모은 자산가이고 그의 초기 투자금은 4억5000만 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위의 주인공은 허경환이었다. 닭가슴살 사업으로 스타 CEO 대열에 합류한 그는 2021년 6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최근에는 수원 신축 건물을 80억 원에 공동 매입, 월세 수입은 2000만 원 후반대로 전해졌다.
  • 아이 셋 유부남과 불륜 후 연예계 복귀한 여배우 근황

    아이 셋 유부남과 불륜 후 연예계 복귀한 여배우 근황

    일본 여배우 카라타 에리카가 주연을 맡은 영화 ‘시체의 사람’이 오는 3월 17일 일본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영화 ‘시체의 사람’은 배우를 꿈꾸지만 맡는 배역마다 시체 역할만 하는 무명 배우 요시다 히로시(오쿠노 에이타)가 카나(카라타 에리카)와 집에서 하룻밤을 보낸 후 카나가 놓고 간 임신 테스트기를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한편 카라타 에리카는 지난 2018년 개봉한 영화 ‘아사코’에서 함께 출연한 히가시데 마사히로와 불륜을 저지른 사실이 밝혀지며 논란에 휩싸였다. 카라타 에리카 측은 일본 현지 매체와 국내 매체 등에 사과의 뜻을 담은 입장을 밝혔으며, 출연 중이던 작품에서 하차했다. 이후 카라타 에리카는 1년이 넘는 자숙 끝에 지난 2021년 9월 단편 영화 ‘Something in the air’ 복귀했다. 카라타 에리카는 현재 넷플릭스 오리지널 ‘극악 여왕’을 촬영 중이다. ‘극악 여왕’은 1980년대 후반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던 여자 프로레슬링 선수 덤프 마츠모토, 불 나카노, 크레인 유우와 함께 결성한 레슬링 팀 ‘극악동맹’을 소재로 하는 작품이다.
  • 네팔 여객기 추락 원인, 엔진 동력 문제일 수도

    네팔 여객기 추락 원인, 엔진 동력 문제일 수도

    네팔에서 30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항공 참사인 예티항공 여객기 추락 원인이 엔진 동력 문제일 가능성이 있다는 예비조사 보고서가 15일(현지시간) 발표됐다고 로이터통신이 밝혔다. 예티항공 소속 ATR72기는 지난달 15일 네팔 수도 카트만두 트리부반 국제공항에서 이륙한 뒤 도착지인 포카라 공항 인근에 착륙 예정 시간을 불과 10~20초 앞두고 추락했다. 당시 여객기에는 한국인 2명을 포함해 모두 72명이 타고 있었다. 한국인은 유씨 성을 가진 40대 남성과 그의 10대 아들이다. 현재까지 71구의 시신이 수습됐으며 실종된 나머지 1명 역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로이터통신은 예비조사 보고서를 인용해 “조종사가 추락 전 여객기 엔진 동력이 없다고 언급했다”며 “조종간을 잡는 조종사가 추락 전 항공기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다른 조종사에게 여객기 통제권을 넘겼다”고 전했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최종 보고서가 2월 말에 나올 예정이라 그때까지 추가 조사에 따라 예비조사 보고서와 결과가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네팔 정부는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블랙박스 조종실 음성 녹음과 비행 기록 데이터를 분석했으며, 사고 여객기 2개 엔진의 프로펠러가 ‘페더링’됐다는 중간 결과를 이달 초 발표했다. 페더링은 비행 중 엔진이 멈췄을 때 프로펠러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각도를 90도 기울여 공기 저항을 줄이는 기능으로, 항공업계에서 프로펠러 페더링은 엔진 추진력이 없거나 동력을 만들지 못했다는 의미로 쓰인다.
  • “한국인이세요?” 웃으며 손가락 하트… 아이들 꿈은 무너지지 않았다

    “한국인이세요?” 웃으며 손가락 하트… 아이들 꿈은 무너지지 않았다

    “지진 전에는 ‘아이폰13’을 갖는 게 소원이었지만 지금은 무너지지 않는 집을 갖고 싶어요.” 지난 13일(현지시간) 지진 피해가 가장 큰 지역인 튀르키예 카라만마라슈에서 만난 시리아인 압둘라(14)는 “지진으로 미래가 불투명해졌다”며 “당장의 꿈은 튼튼하고 안전한 집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파란 천막으로 된 텐트 밖에서 할머니와 어머니가 마실 차를 끓이고 있던 압둘라는 기자가 다가가자 눈을 반짝이며 “한국 사람이냐”고 먼저 물은 뒤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반갑게 인사했다. 예전에 학교에 한국인 선생님이 있었는데 그분이 손가락 하트를 가르쳐 줬다고 했다. 갑자기 닥친 지진으로 충격이 컸을 압둘라에게 어떤 어른이 되고 싶냐고 묻자 “군인이 되고 싶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서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이 멋있다고 생각했다”며 “시리아 사람으로서 튀르키예에 살면서 많은 도움과 은혜를 받았다. 저도 군인이 돼 튀르키예를 지켜 주며 튀르키예에 진 빚을 갚고 싶다”고 말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피해를 입은 어린이 수가 700만명을 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올 정도로 많은 아이가 부모를 잃고 추위와 굶주림 속에 고통받고 있지만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은 의연한 자세로 현실을 마주하고 있었다. 한 이재민 대피소에서 만난 네질라(14)의 꿈은 의사다. 네질라 아버지가 지진 이후 이곳저곳을 다니며 구조물 잔해를 치우고 사람들을 돕는 봉사활동을 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다고 했다. 집이 무너지고 학교에도 갈 수 없는 상황이지만 네질라는 희망을 놓지 않고 있었다. 텐트촌 아이들은 아이스크림 모양의 놀이터에서 뛰어놀다가도 부모님이 부르면 자기 몸집만 한 생수 묶음, 기저귀 박스 등을 번쩍 들고 부모를 따라갔다. 친구들과 놀 때 천진난만한 표정을 짓던 푸르칸(14)은 축구선수가 꿈이라고 했다. 달리기를 잘한다는 푸르칸은 ‘지진 때문에 힘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지진 첫날에는 이런 큰 재난이 우리에게 닥쳤다는 게 너무 슬프고 믿기지 않아 충격이 컸는데 지금은 잘 이겨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학교 1학년 셰이드(12)는 군인을 꿈꿨다. 지진 전에도 군인이 되고 싶었던 셰이드는 지진 이후 군인들이 질서를 잡고 대피소에서 이재민에게 구호물품을 나눠주는 모습이 멋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군인들은 무서운 것 같으면서도 인사를 다 받아 준다. 나도 그런 군인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셰이드에게 ‘함께 뛰어놀던 친구들이 그립지 않으냐’고 묻자 그는 “연락이 안 되는 친구도 있지만 죽었을 거라고 생각 안 한다. 대피할 때 휴대전화를 미처 못 챙겨 연락이 안 되는 거라고 생각하려 한다”고 말했다.
  • 자다가도 “지진” 비명… PTSD 앓는 생존자들

    자다가도 “지진” 비명… PTSD 앓는 생존자들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강진에 의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와 붕괴된 노후 건물에서 발생한 석면가루 흡입에 따른 건강 악영향 우려가 제기된다.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주 이스켄데룬에서 구호 활동 중인 인도 육군 소속 비나 티와리 소령은 15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일간 데일리 사바흐와의 인터뷰에서 “PTSD와 공황 발작을 호소하는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 환자들은 잔해에 깔린 부상자였는데 지금은 지진 충격과 이후에 목격한 참상으로 인한 PTSD를 호소하는 생존자들이 병원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리아에서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의 보호를 받고 있는 아홉 살 소년 아흐마드의 아버지 하산 모아스는 “아들이 큰 소리나 움직임이 있을 때마다 공포에 질린다”며 “때때로 잠에서 깨 ‘지진’이라고 외치기도 한다”고 밝혔다. 극적으로 구조된 생존자들이 뒤늦게 가족들의 사망 소식을 접한 충격과 삶의 터전이 완전히 무너진 현실 등으로 공황에 빠지게 된다고 데일리 사바흐는 전했다. 무너진 건물 잔해의 석면 등 대기 중으로 노출되는 유해 물질도 또 다른 위협이 되고 있다. 메흐멧 세이무스 엔사리 튀르키예 석면해체전문가협회 회장은 “2010년 튀르키예에서 석면 사용이 전면 금지됐지만 이번 지진에 무너진 건물 상당수가 낡은 것이어서 석면 등 위험한 물질이 포함돼 있다”며 “구조와 철거 작업자뿐 아니라 시민들도 석면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테브픽 외즐뤼 카라데니즈 공대 교수는 “건물 잔해 제거 혹은 구조 작업에서 발생하는 먼지를 흡입하면 폐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며 “기존에 만성 기관지염 등을 앓던 이들에게는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 한숨·울음 뒤섞인 공항… “탈출 비행기표 구하려 20시간 노숙”[곽소영 기자의 튀르키예 참사 현장을 가다]

    한숨·울음 뒤섞인 공항… “탈출 비행기표 구하려 20시간 노숙”[곽소영 기자의 튀르키예 참사 현장을 가다]

    15일(현지시간) 오전 튀르키예 남부 지역에 위치한 아다나 공항에는 가족의 죽음을 직접 확인하러 가거나 이미 시신을 수습하고 온 이들, 무너진 삶의 터전을 어쩔 수 없이 떠나온 이들의 한숨과 울먹임이 뒤섞여 있었다. 지진 직후에도 유일하게 하늘길이 열려 있어 피해 지역으로 가는 관문 역할을 했던 이곳은 최근 가지안테프 공항과 하타이 공항이 운영을 재개하면서 이용객이 분산돼 상대적으로 한산해진 모습이었지만 피해 지역에 왔다가 돌아가는 현지인과 이재민이 몰리며 항공권은 이틀 뒤인 17일 것까지 모두 동이 나 있었다. 세계 각국에서 온 구조대, 시민단체, 자원봉사자들도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지진 나흘째였던 지난 9일 아다나 공항을 찾았을 땐 이들을 입국장에서 많이 볼 수 있었지만 일주일 뒤인 이날은 출국장에 몰려 있었다. 미처 비행기표를 구하지 못한 이재민들은 취소 표가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공항 이곳저곳에서 기약 없는 기다림을 이어 갔다. 공항에서 20시간 넘게 기다리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취소 표나 여유 좌석이 생기면 항공사는 공항 안에 있는 현장 발권대에 적힌 이름과 연락처 순서대로 표를 배부했다. 에세(13)도 어머니, 동생과 함께 튀르키예의 다른 도시인 안탈리아로 가기 위한 비행기표를 기다리고 있었다. 에세는 “아버지는 고향에서 다른 사람들의 구조를 돕고 나서 우리와 만나기로 했다”며 동생을 안고 있던 자세를 고쳐 잡았다. 공항 안 의자가 부족해 바닥에 드러눕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공항에는 휠체어를 타거나 깁스를 한 사람, 머리에 붕대를 감은 사람도 많았다. 기다림이 길어지자 항공사 발권 창구에서 “언제 가능한지라도 말해 달라”, “가족 시신을 찾으러 빨리 가야 한다”며 답답함을 토로하는 이들도 있었다. 가족들과 함께 카라만마라슈를 떠나온 카딜(29)은 “지진으로 일자리를 잃었다. 태어나고 자랐던 고향이 모두 붕괴됐다”며 “친척들이 있는 이즐란으로 가는 표를 구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탄불에서 온 아첼리아(21)는 지진으로 사촌 4명을 모두 잃었다고 했다. 아첼리아는 “지진이 나던 날 일자리를 구하러 카라만마라슈에 갔다가 사촌 4명이 모두 죽었다. 시신을 찾은 뒤 장례를 치르고 돌아가는 길”이라며 “첫째 사촌오빠의 아내는 임신 중인데 혼자 어떻게 아이를 키울지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들이 지친 이재민들에게 샌드위치를 나눠주기도 했다. 매일 샌드위치를 1000개씩 주문해 공항에서 나눔 봉사를 하는 하칸(40)은 “한 이재민에게 ‘음식, 물, 옷 중에 무엇이 필요하냐’고 물었는데 그가 ‘다른 건 다 괜찮다. 시신에 입힐 하얀 옷(수의)만 더 필요하다’고 말하는 걸 듣고 상황이 어느 정도 나아질 때까진 최대한 봉사하기로 마음먹었다”며 “지진 첫날부터 공항과 텐트촌 등에 봉사를 다녔는데 하타이 공항이 문을 열기 전까지는 아다나 공항이 사람들로 꽉 찼었다”고 말했다.
  • 튀르키예, 스웨덴 NATO 가입 거부 왜?

    튀르키예, 스웨덴 NATO 가입 거부 왜?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이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동의해달라고 요청했으나 튀르키예는 거부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16일(현지시간) 앙카라에서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튀르키예 외무장관과 만나 “지금이 스웨덴과 핀란드 양국의 나토 가입을 동의할 때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차우쇼을루 장관은 “우리는 여러 나토 회원국과 핀란드의 가입 문제만 별도로 고려하는 문제에 대해 의논했다”고 거부했다. 튀르키예가 테러리스트로 규정한 쿠르드노동자당 관련자를 송환한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는 동의하지만 아직 관련자를 송환하지 않은 스웨덴은 조건을 충족할 때까지 가입에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인 지난해 5월 나란히 나토 가입을 신청했다. 현재 30개 회원국 중 튀르키예와 헝가리의 동의만 남겨두고 있다. 튀르키예는 스웨덴과 핀란드 두 나라가 쿠르드노동자당(PKK) 등을 옹호한다는 이유로 나토 가입에 반대했다가 PKK 관련자 신병 인도 등을 조건으로 약속받고 입장을 번복한 바 있다. 나토 규정상 회원국 중 단 하나라도 반대하면 회원 가입이 불가능하다. 최근에는 스웨덴에서 극우단체가 이슬람 경전인 쿠란을 소각하는 시위를 벌인 일을 문제삼아 스웨덴·핀란드와 나토 가입 문제를 논의하기로 한 3자 회담을 무기한 연기했다. 일각에서는 참사 수습에 매진하는 상황에서 양국의 나토 가입 논의가 연기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이번 튀르키예 시리아 대지진 피해 구호를 위해 수주 내로 수만 개의 텐트를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지진은 나토가 창설된 뒤 동맹 영토에서 발생한 가장 치명적인 자연재해”라며 “나토는 구호물자를 수송하기 위해 전략적 공수 능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오는 7월 11~12일 리투아니아 수도 빌니우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 전까지 동반 가입 절차를 매듭짓고 싶어한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다음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에서 미국·튀르키예 양국 관계, 우크라이나 전쟁 등과 함께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문제를 다룰 예정”이라고 말했다.
  • 튀르키예 강진 발생 248시간만에 구조된 열일곱 소녀

    튀르키예 강진 발생 248시간만에 구조된 열일곱 소녀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강진 발생 248시간만에 붕괴된 건물 잔해에 깔려 있던 17살 소녀가 기적적으로 생환했다. 튀르키예 국영 방송 TRT 하베르는 16일(현지시간) “지진 발생 약 248시간(10일 8시간)만인 이날 정오쯤 남부 카라만마라슈의 아파트 잔해에서 17세 소녀 알레이나 욀메즈가 구조됐다”면서 “그는 구조된 뒤 들것에 실려 구급차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보도했다. 구조된 생존자는 보온용 금박 담요를 덮은 채 손에 링거를 꽂고 목에 보호대를 하고 눈을 감은 모습이었다.사고 발생 직후 72시간이라는 골든타임을 훌쩍 넘겼지만 생존자를 구하기 위한 구조대의 사투가 이어지면서 기적과도 같은 생환 소식이어지고 있다. 전날에는 지진 발생 약 229시간 만에 남부 하타이주에서 13살 소년이 구조됐다. 그로부터 1시간 전에도 하타이주에서 여성과 그의 자녀인 남매 2명이 건물 잔해에 깔려있다 구조됐다. 이들 가족 3명은 탈수 증상이 있었지만 대화도 가능할 정도로 건강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일 오전 4시 17분 발생한 규모 7.8의 강진과 7.5의 강진이 9시간 간격을 두고 튀르키예 동남부와 시리아 서북부를 덮쳤다. 새벽 시간에 지진이 발생해 대부분의 사람이 건물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내진 설계가 적용되지 않은 불법 건축물이 산산조각나면서 구조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현지에 강추위가 닥치면서 잔해에 갇힌 이들마저 제때 구조되지 못해 숨진 경우도 속출했다. 지금까지 튀르키예와 시리아 양국의 사망자는 4만 2000명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 지진이 아이들 꿈까진 빼앗지 못했다…“군인이 돼 튀르키예에 진 빚을 갚겠다”[튀르키예 참사의 기록]

    지진이 아이들 꿈까진 빼앗지 못했다…“군인이 돼 튀르키예에 진 빚을 갚겠다”[튀르키예 참사의 기록]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 국경지역을 강타한 규모 7.8의 대지진 여파로 곳곳이 폐허로 변해버렸다. 아직 수 많은 이들이 건물 잔해에 갇혀 있는데도 구조 작업은 더디고 시간만 빠르게 흐르면서 살아남은 이들을 더 가슴 아프게 하고 있다. 한 순간에 가족, 친구, 보금자리를 모두 잃은 생존자들은 질병, 추위, 굶주림이라는 또 다른 재난과도 싸워야 한다. 이 곳에 과연 희망이 있을까 싶지만 폐허 속에서 기적처럼 살아 돌아온 이들은 우리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말한다. 이제 ‘시간과의 싸움’에 돌입한 재난의 현장에서 서울신문은 절망이 아닌 희망의 기록을 써내려 간다는 심정으로 현지 상황을 기록한다. “지진 전에는 ‘아이폰13’을 갖는 게 소원이었지만 지금은 무너지지 않는 집을 갖고 싶어요.” 지난 13일(현지시간) 지진 피해가 가장 큰 지역인 튀르키예 카라만마라슈에서 만난 시리아인 압둘라(14)는 “지진으로 미래가 불투명해졌다”며 “당장의 꿈은 튼튼하고 안전한 집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파란 천막으로 된 텐트 밖에서 할머니와 어머니가 마실 차를 끊이고 있던 압둘라는 기자가 다가가자 눈을 반짝이며 “한국 사람이냐”고 먼저 물은 뒤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반갑게 인사했다. 예전에 학교에 한국인 선생님이 있었는데 그분이 손가락 하트를 가르쳐줬다고 했다. 압둘라는 “학교에서 친구들과 축구를 하고 수업이 끝나면 다 같이 컴퓨터 게임을 하며 놀았는데 그게 너무 그립다”면서 “지금은 학교가 더 무너져 언제 다시 수업을 들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갑자기 닥친 지진으로 충격이 컸을 압둘라에게 꿈을 묻자 “군인이 되고 싶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서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이 멋있다고 생각했다”며 “시리아 사람으로서 튀르키예에 살면서 많은 도움과 은혜를 입었다. 저도 군인이 돼서 튀르키예를 지켜주며 튀르키예에 진 빚을 갚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나서는 시리아에 돌아가 가족들과 함께 살고 싶다는 게 압둘라가 그리는 미래다. 압둘라는 “군인이 되려면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 하는데 당장은 어려울 것 같다”며 “가족 모두가 지난 일주일 동안 물티슈로 몸을 닦으며 생활하고 있는데 얼른 물이 잘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작은 소망을 말했다.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피해를 입은 어린이 수가 700만명을 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올 정도로 많은 아이들이 부모를 잃고 추위와 굶주림 속에서 고통 받고 있지만,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은 힘든 상황에서도 의연한 자세로 현실을 마주하고 있었다. 카라만마라슈의 한 이재민 대피소에서 만난 네질라(14)는 이불을 나눠주는 곳에서 혼자 서 있다가 어른을 데려오라는 군인의 제지로 삼촌을 모시고 온 뒤 다시 긴 줄을 서고 삼촌을 도와 이불을 옮겼다. 군인이 네질라에게 “정직하고 착하구나”라며 칭찬을 해주자 네질라는 “앞으로도 그렇게 살겠다”며 똑부러지게 답했다. 네질라는 “대피하다가 아버지가 콘크리트 조각에 눈을 다쳤다. 그 상태로 사람들을 구조하러 다니시는데 또 다칠까봐 걱정이 된다”며 부모님부터 걱정했다. 그는 “이 곳에서 얼마나 있어야 할 지 몰라서 그게 가장 힘들다”면서도 “시간이 지나고 상황이 나아지면 공부를 다시 하고 싶다”고 했다. 네질라의 꿈은 의사. 아버지가 지진 이후 이곳 저곳을 다니며 구조물 잔해를 치우고 사람들을 돕는 봉사 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다고 했다. 지진으로 인해 한순간에 집이 무너지고 학교에도 갈 수 없는 상황이지만 네질라는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고 있었다.텐트촌 아이들은 아이스크림 모양의 놀이터에서 뛰어놀다가도 부모님이 부르면 자기 몸집만한 생수 묶음, 기저귀 박스 등을 번쩍 들고 부모를 따라갔다. 친구들과 놀 때 천진난만한 표정을 짓던 푸르칸(14)은 축구선수가 꿈이라고 했다. 달리기를 잘 한다는 푸르칸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축구를 하면 미드필더로 뛰면서 공격을 할 때도 있다고 했다. ‘지진 때문에 힘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가장 친하게 지내던 학교 친구가 사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진 첫 날에는 이런 큰 재난이 우리에게 닥쳤다는 게 너무 슬프고 믿기지 않아 충격이 컸는데 지금은 잘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진 이후 이틀 동안 잔해 근처에서 노숙을 했다는 바르쉬(14)는 “무너진 건물 옆에서 모닥불 켜고 천막 같은 곳에서 잤는데 잔해 사이로 시신이 보였다”며 “무서웠지만 갈 곳이 없어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그래도 아버지, 어머니, 누나, 동생 등 가족이 무사히 빠져나온 것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는 바르쉬는 ‘지금 가장 바라는 게 뭐냐’는 질문에 “방금 만든 따뜻한 케밥이 먹고 싶다”고 했다. 그걸 마음껏 먹을 수 있었을 때가 그립고 집에서 걱정 없이 잠 들던 때가 생각난다고 했다. 바르쉬의 롤모델은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다. 그는 “원하는 걸 가질 수 있으려면 열심히 공부를 해야 하는데 지금은 학교를 갈 수가 없다. 이렇게 공부를 못하면 나중에 어른이 돼도 직업을 가질 수 없을 것 같아 그게 가장 불안하다”고 말했다. 중학교 1학년 셰이드는 군인을 꿈꿨다. 셰이드는 지진 전에도 군인이 되고 싶었지만 지진 이후 군인들이 질서를 잡고 대피소에서 이재민에게 구호 물품을 나눠주는 모습이 멋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군인들을 만나면 일부러 인사를 건넨다”며 “군인이 무서운 것 같으면서도 인사를 다 받아준다. 나도 그런 군인이 되고 싶다”고 했다. 셰이드에게 ‘함께 뛰어놀던 친구들이 그립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연락이 안 되는 친구도 있지만 죽었을 거라고 생각 안 한다. 대피할 때 휴대전화를 미처 못 챙겨서 연락이 안 될 거라고 생각하려 한다”고 말했다.
  • [튀르키예 참사의 기록]비행기표 구하려 20시간 공항 노숙하는 이재민들

    [튀르키예 참사의 기록]비행기표 구하려 20시간 공항 노숙하는 이재민들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 국경지역을 강타한 규모 7.8의 대지진 여파로 곳곳이 폐허로 변해버렸다. 아직 수 많은 이들이 건물 잔해에 갇혀 있는데도 구조 작업은 더디고 시간만 빠르게 흐르면서 살아남은 이들을 더 가슴 아프게 하고 있다. 한 순간에 가족, 친구, 보금자리를 모두 잃은 생존자들은 질병, 추위, 굶주림이라는 또 다른 재난과도 싸워야 한다. 이 곳에 과연 희망이 있을까 싶지만 폐허 속에서 기적처럼 살아 돌아온 이들은 우리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말한다. 이제 ‘시간과의 싸움’에 돌입한 재난의 현장에서 서울신문은 절망이 아닌 희망의 기록을 써내려 간다는 심정으로 현지 상황을 기록한다. “가족이 죽어서 빨리 가야 한다. 언제쯤 표가 나오는지 알려달라.” 15일(현지시간) 찾은 튀르키예 아다나 공항은 가족의 죽음을 직접 확인하러 가거나 이미 시신을 수습하고 온 이들, 무너진 삶의 터전을 어쩔 수 없이 떠나온 이들의 한숨과 울먹임이 뒤섞여 있었다. 미처 비행기 표를 구하지 못한 이재민들은 취소표가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공항 이곳저곳에서 기약 없는 기다림을 이어 갔다. 공항에는 휠체어를 타거나 깁스를 한 사람, 머리에 붕대를 감은 사람도 유독 많았다. 지진 피해가 집중된 튀르키예 남부 지역의 공항인 이곳은 지진 직후에도 유일하게 하늘길이 열려 있었다. 최근 지진 피해로 폐쇄됐던 가지안테프 공항과 하타이 공항이 다시 운영을 재개하면서 참사 초기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한산해졌다. 하지만 이재민을 비롯해 피해지역으로 왔다 돌아가는 현지인이 몰리면서 아다나 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의 표는 이틀 뒤인 17일까지 모두 동이 난 상태였다. 표를 구하지 못한 이들은 공항에서 표를 사기 위해 노숙을 하기도 했다. 에세(13)도 어머니, 동생과 함께 안탈리아로 가기 위한 비행기 표를 구하고 있었다. 공항 구석 의자에서 기다리던 에세는 “아버지는 고향에서 다른 사람들의 구조를 돕고 나서 우리와 만나기로 했다”며 동생을 안고 있던 자세를 고쳐 잡았다.온라인으로 비행기 표를 구하지 못한 이재민들은 공항 안에 있는 현장 발권대에 이름과 연락처를 등록한다. 취소 표나 여유 좌석이 생기면 이름이 적힌 순서대로 비행기 표를 받을 수 있다. 집이 사라졌거나 지진 피해지역을 떠나야 하는 이들은 공항에서 20시간 넘게 기다리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이른 시간인 오전 8시쯤 공항에는 이미 300여명이 몰려들었다. 의자가 부족해 바닥에 드러눕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가족들과 함께 카라만마라슈를 떠나온 카딜(29)은 “지진으로 일자리를 잃었다”며 “태어나고 자랐던 고향이 모두 붕괴됐다”고 울먹였다. 비행기 표를 구하느라 공항에서 오랜 시간 머물러야만 하는 이재민들을 위해 자원봉사자들이 샌드위치를 나눠주기도 했다. 하루 샌드위치 1000개를 주문해 매일 공항에서 나눔 봉사를 하는 하칸(40)은 “지금은 생업을 이어가기보다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돕는 게 우선”이라며 “거대한 재난이라 수습이 어렵지만, 상황이 어느 정도 나아질 때까진 봉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공항에는 가족이나 친구의 사망 소식을 듣고 지진 피해지역을 찾아 시신을 수습하고 다시 돌아가는 현지인도 적지 않았다. 이스탄불에서 온 아첼리아(21)는 지진으로 사촌 4명을 모두 잃었다. 아첼리아는 “일자리를 구하러 카라만마라슈에 갔다가 모두 죽었다. 시신을 찾은 뒤 장례를 치르고 돌아가는 길”이라며 “사촌이 죽고 홀로 남겨질 아내가 아이를 어떻게 키울지 걱정된다”고 했다.
  • [데스크 시각] 대지진 이후/안동환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대지진 이후/안동환 국제부장

    살아남은 사람들이 세상을 다시 만든다. 1985년 9월 19일 오전 7시 19분 멕시코시티를 강타한 규모 8.1 대지진 때도 그러했다. 부실하게 지어진 건물들이 줄줄이 무너졌고, 정부의 무능한 대응으로 9500여명이 숨졌다. 그 과정에서 수십년 동안 일당 체제를 구축해 온 집권 ‘제도혁명당’의 정치가 지진보다 더 큰 재앙으로 인식됐다. 대지진 후 멕시코에서 주거권 확보를 위한 시민운동이 처음 시작됐고 독립노조들이 탄생했다. 제도혁명당은 1988년 대선에서 정권교체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지만 2000년 선거에서 71년 만에 무너지는 ‘정치적 대지진’을 겪었다. 지난 6일 일어난 튀르키예 대지진이 시민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가족을 잃고 비탄에 빠진 튀르키예 국민이 분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이해하려면 20년간 장기 집권해 온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여당 ‘정의개발당’이 무슨 일을 벌였는지 살펴야 한다. 에르도안 집권기의 튀르키예는 연평균 5%가 넘는 고속성장을 했다. 이스탄불시장을 거쳐 총리와 2014년 첫 직선제 대통령이 된 에르도안이 연이은 정경유착 스캔들과 권위주의 흑화에도 지지를 받았던 건 경제적 성과 때문이다. 그와 집권당이 휘두른 마술봉은 재임 기간 국내총생산(GDP)의 6%에 달할 정도로 커진 건설산업이었다. 해외 자본을 대규모 부동산 개발 사업에 투입해 내수시장을 활성화하는 성장 정책은 에르도안이 튀르키예 건국 100주년(2023년)까지 세계 10대 경제국 진입 목표를 제시한 ‘2023 국가발전프로젝트’의 핵심이다. 대규모 관급공사로 건설붐이 일어났고, 안전 규제를 완화하고 건설 허가를 쉽게 내주는 대신 압축적인 도시 개발이 이뤄졌다. 큰 피해를 입은 가지안테프주 역시 에르도안 선조가 터 잡은 곳으로 개발 광풍이 거셌다. 최악은 공공녹지 매각이었다. 에르도안 정부는 수도 앙카라 등 주요 도시에 건물 지을 땅이 부족해지자 공공녹지 수백 곳을 아파트와 쇼핑몰 개발업자들에게 넘겼다. 이 녹지들은 1999년 8월 이스탄불에서 100㎞ 떨어진 이즈미트 지진으로 1만 7000명이 숨진 후 대피구역으로 지정된 공간이었다. 2013년 5월 민주화운동으로 번진 ‘게지 시위’ 사태는 이스탄불의 도심 공원에 대형 쇼핑몰 건설을 허가한 데 반발한 시민들을 경찰이 유혈 진압한 데서 비롯됐다. 집권 초 전국에 지진위원회를 발족했던 에르도안의 정치적 위기는 2021년 33% 인상했던 ‘지진세’ 의혹으로 커지고 있다. 2000년부터 모든 주택 소유자가 납부한 지진세 세수 규모는 23년간 880억 리라(약 5조 9000억원, 현재 가치 환산 시 45조원)로 추산된다. 그는 수차례 지진세 내역과 잔액 행방을 묻는 야당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대지진 희생자는 15일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포함해 4만 1000명이 넘었다. 불법 증축과 날림 공사로 지어진 건물 4만 7000채 이상이 붕괴됐고, 잔해 속 실종자도 아직 수만여명에 달한다. 지난해 완공한 대형 건물마저 주저앉은 걸 보면 “지진 자체보다 부실 건물이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는 말이 맞는다. 피해 현장을 사흘 만에 방문했던 에르도안 대통령의 첫 조치는 구호가 아닌 ‘국가애도기간’과 비상사태 선포였다. 그는 비난하는 이들을 향해 “허위 비방을 한다”며 소셜미디어(SNS)를 차단했다. 슬픔과 고통은 시간이 흐른다고 극복되지 않는다. 왜 참사가 커졌는지, 국가는 제 역할을 했는지 낱낱이 규명될 때 비로소 사회적 애도와 치유가 가능해진다. 그게 공동체의 원리다. 기존 체제를 뒤집고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내는 대재난의 가능성을 통찰한 리베카 솔닛의 ‘이 폐허를 응시하라’는 거대한 비극 속 희망을 응시한다. 튀르키예 사람들이 부디 지옥에서 다시 낙원을 만들어 주길.
  • 뱅크시 ‘밸런타인데이 벽화’ 가정폭력에 경종

    뱅크시 ‘밸런타인데이 벽화’ 가정폭력에 경종

    구타를 당해 한쪽 눈이 탱탱 붓고 이빨이 빠진 가정주부가 냉장고 안에 한 남성을 밀어 넣으며 활짝 웃는 모습을 그린 영국 해변마을의 한 벽화가 ‘얼굴 없는 거리의 화가’로 유명한 그라피티 아티스트 뱅크시의 작품으로 확인됐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밤 영국 켄트주 마게이트 한 마을 건물 벽에 불현듯 나타난 이 벽화가 뱅크시의 ‘밸런타인데이 마스카라’란 제목의 작품이라고 14일 보도했다. ‘가정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작품 역시 철거되기 불과 몇 시간 전 뱅크시가 웹사이트를 통해 자신의 작품이라고 밝혔다. 현재 뱅크시의 웹사이트에는 벽화를 찍은 사진과 함께 제목이 올라 있다. 그러나 주민들이 제대로 감상하기도 전에 이 작품은 벌써 분해된 상태다. 마게이트 마을이 속한 태닛 시의회는 14일 ‘안전’을 이유로 작품을 구성하는 냉장고를 수거해 보관 중이라고 밝혔다. 태닛 시의회는 “대중에게 안전한 상태가 되면 반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222시간 버틴 42세…절망 속 ‘기적 생환’ [곽소영 기자의 튀르키예 참사 현장을 가다]

    222시간 버틴 42세…절망 속 ‘기적 생환’ [곽소영 기자의 튀르키예 참사 현장을 가다]

    4만 1000명 넘어선 희생자… WHO “유럽 100년 내 최악의 재난” “신이 도운 겁니다!” 15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아다나의 한 양말 가게에서 일하는 대니즈(21)는 연이어 생존자가 구조됐다는 소식을 듣고 “기적이 일어났다”며 환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여기 있는 모두가 한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다”며 “우리의 유일한 바람은 한 명이라도 더 기적처럼 살아 돌아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이 도왔다… 기적 계속돼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전 10시쯤 남부 카라만마라슈의 건물 잔해에서 42세 여성이 지진 발생 약 222시간(9일 6시간) 만에 구조됐다. 보온용 담요에 덮인 이 여성은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날 0시쯤 동남부 아디야만의 7층짜리 아파트 잔해에서도 77세 여성이 지진 발생 약 212시간 만에 구조됐다. 구조대는 열화상 카메라로 이 여성이 살아 있다는 걸 확인한 뒤 의식을 잃지 않도록 계속 말을 걸고 수시간의 작업 끝에 그를 잔해에서 끌어냈다. ●골든타임 지나서도 ‘실낱 희망’ 통상 72시간을 골든타임이라고 하지만 기적의 생환 소식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하타이에서 한 아버지와 딸이 약 209시간 만에 구조됐고, 카라만마라슈에서는 바키 예니나르(21)와 무하메드 에네스 예니나르(17) 형제가 단백질 보충제 가루와 소변을 먹으며 구조를 기다린 끝에 200여 시간 만에 구출됐다. 아다나 시내에서 만난 에스라(33)는 “구조팀이 피해 지역에 더 일찍 도착했다면 더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지금이라도 더 많은 인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했다. 아다나에서 운전기사로 일하는 오슬만(60)은 “아직 살아 있는 사람들이 더 남아 있다고 믿는다. 또 다른 기적 뉴스가 계속 들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4일 기준 사망자 수는 시리아를 포함해 4만 1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튀르키예 공식 사망자 수는 3만 5418명으로, 튀르키예 역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됐다. 한스 클루게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사무소 국장은 이번 대지진을 “유럽에서 발생한 100년 내 최악의 자연재해”라고 밝혔다. 12년간 내전을 이어 온 시리아에선 건물 붕괴 현장에서 생존자의 구조 요청 목소리를 듣고도 열화상 카메라, 특수 절삭 공구 등 전문 구조 장비가 없어 구해 내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태도 벌어지고 있다. 이에 시리아 난민들은 튀르키예 국경을 넘어와 새로운 텐트촌을 형성했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우리는 시리아인을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촉진하고 있다”면서도 “시리아로부터 유입되는 새로운 난민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아 난민을 향한 따뜻한 손길을 건네는 이들도 있었다. 안타키아에 사는 아흐야(68)는 지진 피해로 오갈 데 없는 시리아 가족에게 자신의 집을 내줬다. 지진 당일 비를 맞으며 거리에서 떨고 있는 이들을 도저히 두고 볼 수 없어 집으로 데려왔다고 한다. 그렇게 집에 들인 이재민 가족만 여섯 가족이나 된다. 매형이 6·25전쟁 참전 군인이었다는 아흐야는 “인종, 국적, 종교를 떠나 모두가 힘든 상황”이라면서 “한국이 어려울 때 우리가 도왔던 것처럼 한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도 지금의 튀르키예를 도와주면 좋겠다”고 했다. 정부는 16일 군 수송기로 21명 규모의 대한민국 긴급구호대(KDRT) 2진을 파견하고 텐트와 담요 등 총 55t의 구호물품도 전달할 예정이다.
  • 튀르키예 지진 재앙이 드러낸 에르도안의 ‘정치 재앙’

    튀르키예 지진 재앙이 드러낸 에르도안의 ‘정치 재앙’

    살아남은 사람들이 세상을 다시 만든다. 1985년 9월 19일 오전 7시 19분 멕시코시티를 강타한 규모 8.1 대지진 때도 그러했다. 부실하게 지어진 건물들이 줄줄이 무너졌고, 정부의 무능한 대응으로 9500여명이 숨졌다. 그 과정에서 수십년 동안 일당 체제를 구축해 온 집권 ‘제도혁명당’의 정치가 지진보다 더 큰 재앙으로 인식됐다. 대지진 후 멕시코에서 주거권 확보를 위한 시민운동이 처음 시작됐고 독립노조들이 탄생했다. 제도혁명당은 1988년 대선에서 정권교체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지만 2000년 선거에서 71년 만에 무너지는 ‘정치적 대지진’을 겪었다. 지난 6일 일어난 튀르키예 대지진이 시민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가족을 잃고 비탄에 빠진 튀르키예 국민이 분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이해하려면 20년간 장기 집권해 온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여당 ‘정의개발당’이 무슨 일을 벌였는지 살펴야 한다.에르도안 집권기의 튀르키예는 연평균 5%가 넘는 고속성장을 했다. 이스탄불시장을 거쳐 총리와 2014년 첫 직선제 대통령이 된 에르도안이 연이은 정경유착 스캔들과 권위주의 흑화에도 지지를 받았던 건 경제적 성과 때문이다. 그와 집권당이 휘두른 마술봉은 재임 기간 국내총생산(GDP)의 6%에 달할 정도로 커진 건설산업이었다. 해외 자본을 대규모 부동산 개발 사업에 투입해 내수시장을 활성화하는 성장 정책은 에르도안이 튀르키예 건국 100주년(2023년)까지 세계 10대 경제국 진입 목표를 제시한 ‘2023 국가발전프로젝트’의 핵심이다. 대규모 관급공사로 건설붐이 일어났고, 안전 규제를 완화하고 건설 허가를 쉽게 내주는 대신 압축적인 도시 개발이 이뤄졌다. 큰 피해를 입은 가지안테프주 역시 에르도안 선조가 터 잡은 곳으로 개발 광풍이 거셌다. 최악은 공공녹지 매각이었다. 에르도안 정부는 수도 앙카라 등 주요 도시에 건물 지을 땅이 부족해지자 공공녹지 수백 곳을 아파트와 쇼핑몰 개발업자들에게 넘겼다. 이 녹지들은 1999년 8월 이스탄불에서 100㎞ 떨어진 이즈미트 지진으로 1만 7000명이 숨진 후 대피구역으로 지정된 공간이었다. 2013년 5월 민주화운동으로 번진 ‘게지 시위’ 사태는 이스탄불의 도심 공원에 대형 쇼핑몰 건설을 허가한 데 반발한 시민들을 경찰이 유혈 진압한 데서 비롯됐다.집권 초 전국에 지진위원회를 발족했던 에르도안의 정치적 위기는 2021년 33% 인상했던 ‘지진세’ 의혹으로 커지고 있다. 2000년부터 모든 주택 소유자가 납부한 지진세 세수 규모는 23년간 880억 리라(약 5조 9000억원, 현재 가치 환산 시 45조원)로 추산된다. 그는 수차례 지진세 내역과 잔액 행방을 묻는 야당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대지진 희생자는 15일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포함해 4만 1000명이 넘었다. 불법 증축과 날림 공사로 지어진 건물 4만 7000채 이상이 붕괴됐고, 잔해 속 실종자도 아직 수만여명에 달한다. 지난해 완공한 대형 건물마저 주저앉은 걸 보면 “지진 자체보다 부실 건물이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는 말이 맞는다. 피해 현장을 사흘 만에 방문했던 에르도안 대통령의 첫 조치는 구호가 아닌 ‘국가애도기간’과 비상사태 선포였다. 그는 비난하는 이들을 향해 “허위 비방을 한다”며 소셜미디어(SNS)를 차단했다. 슬픔과 고통은 시간이 흐른다고 극복되지 않는다. 왜 참사가 커졌는지, 국가는 제 역할을 했는지 낱낱이 규명될 때 비로소 사회적 애도와 치유가 가능해진다. 그게 공동체의 원리다. 기존 체제를 뒤집고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내는 대재난의 가능성을 통찰한 리베카 솔닛의 ‘이 폐허를 응시하라’는 거대한 비극 속 희망을 응시한다. 튀르키예 사람들이 부디 지옥에서 다시 낙원을 만들어 주길.
  • [튀르키예 참사의 기록]차디찬 잔해 속에서 살아남은 77세 여성…기적의 생환은 계속된다

    [튀르키예 참사의 기록]차디찬 잔해 속에서 살아남은 77세 여성…기적의 생환은 계속된다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 국경지역을 강타한 규모 7.8의 대지진 여파로 곳곳이 폐허로 변해버렸다. 아직 수 많은 이들이 건물 잔해에 갇혀 있는데도 구조 작업은 더디고 시간만 빠르게 흐르면서 살아남은 이들을 더 가슴 아프게 하고 있다. 한 순간에 가족, 친구, 보금자리를 모두 잃은 생존자들은 질병, 추위, 굶주림이라는 또 다른 재난과도 싸워야 한다. 이 곳에 과연 희망이 있을까 싶지만 폐허 속에서 기적처럼 살아 돌아온 이들은 우리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말한다. 이제 ‘시간과의 싸움’에 돌입한 재난의 현장에서 서울신문은 절망이 아닌 희망의 기록을 써내려 간다는 심정으로 현지 상황을 기록한다.“신이 도운 겁니다! 15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아다나의 한 양말 가게에서 일하는 대니즈(21)는 77세 여성의 구조 소식을 들었느냐고 묻자 순간 ‘아!’라고 외친 뒤 가슴에 손을 모으고 환한 표정으로 “기적이 일어났다”고 했다. 그는 “여기 있는 모두가 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다”며 “우리의 유일한 바람은 한 명이라도 더 기적처럼 살아 돌아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여성의 이름은 파트마 구잉게르로 전날 남동부 아다야만의 7층짜리 아파트 잔해에서 구조됐다. 지진 발생 약 212시간(8일 20시간)만이다. 구조대가 열화상 카메라로 이 여성이 살아 있는 걸 확인한 뒤 의식을 잃지 않도록 계속 말을 걸었으며, 수 시간의 작업 끝에 그를 잔해에서 끌어냈다. 통상 72시간을 골든타임이라고 하지만 기적의 생환 소식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하타이에서 한 아버지와 딸이 약 209시간만에 구조됐고, 아디야만에서는 라마잔 유셀(45)이 207시간만에 발견됐다. 카라만마라슈에서는 바키 예니나르(21)와 무하메드 에네스 예니나르(17) 형제가 단백질 보충제 가루와 소변을 먹으며 구조를 기다린 끝에 200여 시간만에 구조됐다.아다나 시내에서 만난 에스라(33)는 “더 많은 구조팀이 피해 지역에 더 일찍 도착했다면 더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지금이라도 더 많은 인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했다. 아다나에서 운전기사로 일하는 오슬만(60)은 “지진 이후 매일 차에서 지진 뉴스를 듣고 있다”면서 “아직 살아있는 사람들이 더 남아 있다고 믿는다. 또다른 기적 뉴스가 계속 들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리아 난민을 향한 따뜻한 손길을 건네는 이들도 있었다. 하타이주 안타키아에 사는 아흐야(68)는 지진 피해로 오갈 데 없는 시리아 가족에게 자신의 집을 내어줬다. 지진 당일 비를 맞으며 거리에서 떨고 있는 이들을 도저히 두고 볼 수 없어 집으로 데려왔다고 한다. 그렇게 집에 들인 이재민 가족만 여섯 가족이나 된다. 매형이 6·25전쟁 참전군인이었다는 아흐야는 “인종, 국적, 종교를 떠나 모두가 힘든 상황”이라면서 “한국이 어려울 때 우리가 도왔던 것처럼 한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도 지금의 튀르키예를 도와주면 좋겠다”고 했다.
  • 눈 붓고 이 빠진 채 웃는 여성, 뱅크시 작품에 남성 가둔 냉장고 ‘뿅’

    눈 붓고 이 빠진 채 웃는 여성, 뱅크시 작품에 남성 가둔 냉장고 ‘뿅’

    1950년대에서 튀어나온 듯한 여성이 한쪽 눈이 붓고 이빨이 빠진 채 웃고 있다. 옆의 냉장고에 한 남성을 가두고 만족해 하는 듯한 표정이다. 14일(현지시간) 밸런타인 데이를 맞아 영국 런던에서 동쪽으로 기차로 2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해안가 마을 마게이트에 등장한 세계적 그라피티(공공장소 낙서) 작가 뱅크시의 밸런타인 데이 기념 벽화가 눈길을 끌었다고 BBC 방송이 전했다. ‘얼굴 없는 화가’인 뱅크시는 인스타그램에 마게이트의 벽화가 전날 제작한 자신의 작품 ‘밸런타인 데이 마스카라’라고 이날 아침 확인해줬다. 이번 작품은 특히 그림 속 여성의 얼굴이 구타당한 듯한 모습인 데다 작품 속의 버려진 냉장고가 곧바로 수거되면서 특히 관심을 끌고 있다. 뱅크시가 자신의 작품이라고 발표하면서 등장 여성의 얼굴만 확대한 사진을 함께 올렸기 때문에 댓글에는 이 그림이 여성 대상 가정폭력을 다룬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작품은 처음엔 낭만적인 느낌을 주는 제목과는 달리 가정폭력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던졌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다가 뱅크시가 자신의 작품이라고 확인해준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구청에서 안전을 이유로 신속하게 냉장고를 치워버리며 더 화제가 됐다. 작품이 들어선 곳의 주인인 주민은 이날 정오쯤 매우 신속하게 길에 있던 물품들이 트럭에 실려 제거됐다고 말했다고 BBC가 전했다. 이 주민은 전에는 쓰레기가 방치돼있는지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더니 예술작품이 되자 재빠르게 치워버렸다면서 불만을 제기했다.냉장고 외에 망가진 흰색 정원 의자, 푸른색 나무상자, 빈 맥주병 등이 널부러져 있었다가 깨끗이 치워졌다. 마게이트 주민들의 불만은 계속됐다. 리처드 를레웰린은 “그 통로, 공중이 함께 쓰는 그 길이 뱅크시의 예술작품을 불러들이다시피 했다. 몇주 내내 이런 모습이었다. 그 더미 속에 있는 것들은 충격적”이라면서 “그런데도 구청은 예술작품의 일부를 200m쯤 옮겨 제거하는 데 재빨랐다. 내 생각에 누군가의 우선순위는 조금 잘못돼 있다”고 꼬집었다. 다른 주민은 “아마도 거기에 몇달은 그렇게 있었는데 한때 건강과 안전 이슈였던 것이 예술의 일부가 됐다”고 지적했다. 구청 측은 “안전해지면 돌려놓을 것”이라며 “부지 소유자를 접촉해서 작품 보전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 ‘죽음의 냄새’ 퍼진 도시…야외텐트 1만여명 ‘빼곡’[곽소영 기자의 튀르기예 참사 현장을 가다]

    ‘죽음의 냄새’ 퍼진 도시…야외텐트 1만여명 ‘빼곡’[곽소영 기자의 튀르기예 참사 현장을 가다]

    최저기온이 영하 6도까지 떨어진 13일(현지시간) 지진 피해가 가장 심한 지역인 튀르키예 카라만마라슈에서는 잔해를 걷어 내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반쯤 체념한 듯한 주민들은 더이상 울지도 않고 착잡한 표정으로 구조 현장을 지켜보고 있었다. 하늘을 뒤덮은 흙먼지 때문에 눈을 뜨는 것조차 힘들었고, 거리에서는 ‘죽음의 냄새’(시신에서 풍기는 악취)가 진동했다. 쫀득한 식감과 익살스러운 모양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튀르키예 전통 아이스크림(마라쉬 돈두르마)의 고장인 이곳은 두 차례의 지진(규모 7.8 본진·7.5 여진)으로 쑥대밭이 됐다. 멀쩡한 건물보다 무너진 건물이 더 많았고, 그나마 형태가 남아 있는 건물도 추가 붕괴 우려로 경찰과 군인들이 접근을 막았다. 주민들은 건물 잔해에서 가져온 의자를 갖다 놓고 모닥불을 피웠다. 모닥불에서 타다 남은 재가 낙엽처럼 흩날리기도 했다. 구조대원은 잔해 속에서 시신을 수습할 때마다 가족들 앞에 알록달록한 담요를 벽처럼 펼쳐 시야를 가렸다. 상당수 시신들이 훼손됐기 때문에 가족들을 배려한 것이다. 구조대원이 사망자의 유품이라며 신분증, 차키 등을 건네면 가족들은 그제서야 털썩 주저앉아 서럽게 울었다. 건물들 앞에는 비닐 포장도 뜯지 않은 시신 가방이 4~5개씩 쌓여 있었다. 외삼촌을 찾고 있다는 발라간(29) 역시 잔해에 깔렸다가 약 8시간 만에 구조돼 나왔다고 했다. 발라간은 “지진 당시 건물이 흔들리는 수준이 아니라 뒤틀리며 한 바퀴 도는 느낌이 들었다”며 “갇혀 있는 8시간 동안 ‘이대로 죽는 건가’, ‘아무도 안 오는 건가’ 등 여러 생각이 들었는데 어떤 아랍인 여자가 잔해를 치우고 나를 구해 줬다. 그분 얼굴을 평생 못 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민 대피소로 운영 중인 대형 박람회장에는 구호물품이 산처럼 쌓여 있었다. 사람들이 필요한 물품을 말하면 안에서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구호물품에는 “내 마음은 당신과 함께 있다”는 응원 문구가 적혀 있었다. 박람회장 밖에는 720여개의 텐트가 빼곡히 설치돼 있었는데 이곳에서만 1만여명이 지낸다고 했다. 집이 무너져 도망쳐 왔다는 이씸 아흐메트(78)는 “매일 신에게 기도하면서 ‘지진으로 사망한 모든 사람들을 천국에 보내 주세요. 우리를 항상 잘살게 해 주세요’라고 빌고 있다”면서 “노인들이야 살 만큼 살았지만 아이들은 학교도 못 가고 밥도 제대로 못 먹으며 버티는 게 가장 슬프고 안타깝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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