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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성기 맞은 아이돌 그룹…‘빛과 그림자’

    전성기 맞은 아이돌 그룹…‘빛과 그림자’

    아이돌 댄스그룹이 장악한 2007년 한국 가요계. 관계자들은 10여년만에 돌아온 아이돌 그룹 최고의 전성기라고 말한다. 1990년대 하반기까지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H·O·T, 핑클,S·E·S,god, 신화 등 국민적인 관심을 받았던 아이돌 그룹은 2000년대에 들어서 동방신기를 제외하곤 세력이 주춤했다. 하지만 최근 빅뱅, 원더걸스, 슈퍼주니어를 필두로 한 아이돌 그룹은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고 있다. 이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은 대형기획사의 지원과 디지털 음반시장의 영향력이 맞물린 결과다. 가요계에 다시 열린 아이돌 그룹 전성시대의 명암을 짚어본다. ●디지털 음반시장 활성화로 다양한 시도 가요계를 이끌고 있는 JYP,YG,SM엔터테인먼트는 올해 히트 아이돌 그룹을 하나씩 배출했다. 가수 박진영이 프로듀서로 있는 JYP엔터테인먼트가 내놓은 여성그룹 원더걸스는 복고풍 댄스곡 ‘Tell me’로 하반기 가요시장을 강타했고, 서태지와 아이들 출신의 양현석이 대표로 있는 YG엔터테인먼트는 남성그룹 빅뱅이 ‘거짓말’을 히트시키며,10대에 국한됐던 팬층을 20∼30대까지 끌어올렸다.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등 아이돌 그룹의 산실인 SM엔터테인먼트는 ‘소녀시대’를 무난히 안착시키며 여성 아이돌의 세대교체를 선언했다. 이렇듯 올해 아이돌 그룹이 쏟아진 것은 그동안 최소 2∼3년, 길게는 5∼6년 동안 대형기획사들이 훈련시킨 연습생들이 한꺼번에 데뷔했기 때문. 톱가수들을 기본으로 보유하고 있는 대형기획사들은 가수 발굴은 물론 홍보 마케팅에서도 노하우를 갖고 있다. 홍승성 JYP엔터테인먼트 대표는 “10대라는 확실한 수요층을 기반으로 20∼50대까지 대상으로 할 수 있는 아이돌 그룹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세계시장 진출을 생각하면 습득력이 빠른 10대 그룹의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말했다. 올해 아이돌 그룹의 활동이 두드러진 것은 디지털 음반시장의 활성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휴대전화 벨소리 수요가 커지고, 음반 구매가 아닌 인터넷 다운로드 등 음악의 소비패턴이 다양해지면서 신인가수라 하더라도 온라인에서 대중들의 귀에 들면 오프라인까지 인기가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 예를 들어 지난 6월 데뷔한 FT아일랜드는 아이돌밴드라는 컨셉트도 특이했지만,‘사랑앓이’,‘천둥’ 등이 온라인에서 먼저 인기를 끌면서 유명 선배가수들 틈새에서도 선전했다. 때문에 최근 신진 아이돌 그룹은 정식 음반을 내기 전에 많게는 몇 장씩 싱글 앨범을 내고 음악과 얼굴 알리기에 주력하곤 한다. 빅뱅은 ‘거짓말’이 히트하기까지 싱글과 정규·미니 앨범을 합쳐 모두 5장의 앨범을 발매했고, 원더걸스 역시 올초 ‘아이러니’가 실린 싱글앨범으로 데뷔한 뒤 하반기에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지난 8월 싱글 ‘다시 만난 세계’를 냈던 소녀시대도 석 달 만에 다시 1집 앨범을 냈다. YG 박재준 이사는 “아무래도 신인들이 정규 앨범을 내는 것은 들인 노력이나 비용면에서 위험이 많이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요즘은 디지털 음반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는 만큼 신인들은 기성 가수들에 비해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트렌드만 좇으면 생명력 단축 하지만, 대형기획사의 노하우와 마케팅을 등에 업은 아이돌 그룹이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제2의 신화’로 불리며 화려하게 데뷔했던 ‘배틀’이나,‘제2의 핑클’을 표방했던 ‘카라’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음악적 능력에 기초하지 않고, 기획사에서 만들어 내다시피 한 아이돌 그룹의 자생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회사의 색깔이나 프로듀서의 입김이 너무 강하게 작용하다 보면 진정한 뮤지션이라기 보다는 방송용 엔터테이너만 양산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10대가 좌우하는 가요시장에서 아이돌 그룹은 가뜩이나 좁아진 음반시장의 다양성을 해친다는 지적도 있다. 시청률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공중파 방송 등의 미디어는 이들을 주목하지만, 그밖의 세대는 점점 더 소외되어 ‘반시장’을 가속화시킨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음악을 접하고 자라야 할 10대들에게도 획일적인 음악패턴과 일부 배타적인 팬문화는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다. 대중음악평론가 박은석씨는 “어느 나라, 어느 시대에서나 아이돌 그룹은 있어 왔지만, 한국에서는 구조적으로 미디어와 제작사들이 이들의 단기적인 흥행에만 관심을 두는 것이 문제”라면서 “음악적 고민보다 각종 트렌드의 결과물로 가공된 아이돌 그룹은 음악시장의 균형적인 발전을 저해할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자신들의 생명력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파키스탄 시위소년 2명 사망

    파키스탄에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된 이후 처음으로 반정부 시위 도중 사망자가 발생했다. AP통신은 15일 파키스탄 남부 항구도시 카라치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에서 11세와 12세 소년 두 명이 총격에 숨졌다고 보도했다.AP는 현지 경찰관의 말을 인용,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가택연금에 항의하는 시위대와 경찰 간에 총격전이 벌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두 소년이 희생됐다고 전했다. 앞서 부토와 나와즈 샤리프 등 파키스탄의 두 전직 총리는 비상사태 선포를 통해 정권연장을 노리는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을 축출키 위해 공동으로 반정부투쟁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망명 중인 샤리프가 이끌고 있는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N) 내 소식통들에 따르면 오랜 정적관계인 두 전직 총리는 반무샤라프 연대원칙에 합의했다. 부토가 총재로 있는 파키스탄인민당(PPP) 고위관계자도 협력 방안 마련을 지시받았다고 언론에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에 머무는 샤리프는 14일 외신들에 “무샤라프와 맞서기 위해 부토 전 총리와 함께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우리는 PPP와 차이를 접어두고 민주주의를 회복시키기 위해 공동노력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광범위한 야당연합에 대해서도 “그것은 시대의 요구”라고 말했다. 부토 전 총리도 오랜 정적인 샤리프와 연대투쟁 의지를 밝히며 “나는 계속 약속을 파기하는 사람(무샤라프) 아래서 총리는 하지 않겠다.”고 처음으로 무샤라프와 권력분점은 하지 않겠다고 공개했다. 샤리프를 포함한 다른 야권인사들은 부토가 무샤라프 측과 권력분점 밀약을 했다며 의심했었다. 이에 따라 파키스탄 최대 이슬람정당인 자마트-에-이슬라미와 구금된 크리켓 스타 출신 정치인 임란 칸 등도 부토-샤리프 연대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야권의 공동투쟁이 모처럼 확실해졌다. 야권연합은 조만간 성명을 발표, 무샤라프의 즉각 퇴진, 과도정부 구성, 해임법관 복권 등을 촉구할 방침이라 파키스탄의 긴박감이 고조되는 기류다.●무샤라프 과도정부 구성키로 이에 무샤라프 대통령은 이달말까지 군사령관직을 내놓겠다면서도 내년 1월9일 총선 때까지도 비상사태는 계속 유지하겠다며 맞섰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또 대통령과 의회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당분간 국정을 수행할 과도정부를 출범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이춘규기자 taein@seoul.co.kr
  •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자동차 ‘BEST 5’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자동차 ‘BEST 5’는?

    돈벼락을 맞는다면 이 차를!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멋진 자동차는 남자들의 영원한 로망이다. 영국 야후(uk.yahoo.com)는 최근 자동차 섹션을 통해 ‘가장 비싼 자동차 베스트 5’를 소개해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었다. 1. 부가티 베이론 (Bugatti Veyron) 한해 50대씩 총 300대만 판매되는 대표적인 럭셔리 슈퍼카. 기본 판매가는 약 15억원이지만 모델의 희소성으로 인해 경매 가격은 3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6년에 경매에 나온 역사적인 첫 출고차량은 206억원에 낙찰됐다. 8000cc 엔진을 장착했으며 1001마력에 이르는 최대출력과 정지상태에서 2.5초만에 100km에 도달하는 순발력을 자랑한다. 부가티 베이론의 고객으로는 영화배우 톰 크루즈, 유명 디자이너 랄프 로렌 등이 있다. 2. 페라리 엔초 (Ferrari Enzo) 유명 자동차 브랜드 ‘페라리’의 60주년을 기념해 350대 한정 판매로 기획된 모델. 그러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50대 더 생산됐다. 모델명은 페라리의 창립자 ‘엔초 페라리’의 이름을 땄다. 최대출력은 660마력이며 최고속력은 시속 350km, 정지상태에서 100km에 이르는 시간은 3.4초. 페라리 엔초의 기본가격은 약 8억 3000만원이지만 한정 생산이라는 희소성 때문에 15억원 정도에 거래된다. 잘 알려진 소유자로는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튼,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창업자 폴 알렌 등이 있다. 3. 파가니 존다 (Pagani Zonda) 람보르기니의 디자인 담당자 홀라치오 파가니(Horatio Pagani)가 설립한 회사 ‘파가니’의 슈퍼카. 모든 공정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 특별한 모델이다. 기본가격은 약 6억 3000만원이지만 수작업 공정을 통한 적은 생산량으로 인해 실제 판매가는 15억원 내외로 알려져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에 사용됐던 강력한 7000cc엔진을 장착했으면서도 무게는 1230kg에 불과하다. 최고속도는 시속 360km 이상이며 시속 100km 도달 시간은 3.6초다. 4. 포르쉐 카레라 GT (Porsche Carrera GT) 포르쉐가 희귀한 브랜드는 아니지만 ‘카라레 GT’는 보기 어려운 차다. 포르쉐의 레이싱 차량을 일반 도로에 맞게 개조한 모델로 기본가는 6억 1000만원이다. 현재까지 약 1200대가 생산됐으나 판매량은 그리 많지 않다. 스포츠 스타 타이거 우즈, 티에리 앙리 등이 갖고 있다. 5. 샐린 S7 (Saleen S7) 미국 최고가 스포츠카. 자동차 제조사가 아닌 자동차 튜닝업체가 만들었다고 해서 유명하다. 가격은 약 6억원. 7000cc엔진을 장착했으며 시속 320km을 가볍게 넘기는 빠른 스피드와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초 이내에 도달하는 순발력을 갖추고 있다. 또 구입자의 체형에 따라 맞춤형 시트를 제공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 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환상의 나래 그 끝없는 전위 오페라

    환상의 나래 그 끝없는 전위 오페라

    뮌헨에서 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진은숙 씨가 작곡한 오페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 in wonderland)> 세계초연을 독일 현장에서 보고, 가슴 가득 끓어오르는 감격을 가눌 길이 없었다. 커튼 콜 때 무대를 향해서 “브라보 진은숙! 진은숙!”을 큰 소리로 연창했다. 주위 독일인들을 의식하지 않고 나도 모르게 터져나온 외침이었다. 진은숙 씨와 똑같은 한국여성임이 한없이 자랑스러운 날이었다. 이날의 커튼 콜은 독일 관객들의 열광 속에서 네 차례나 이어졌다. 독일 뮌헨에 있는 바이에른 국립극장은 유럽 오페라의 중심 무대 중 하나로 손꼽힌다. 1818년 세워진 이래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뉴른베르크의 명가수> <니벨룽의 반지> 중 1부 <라인의 황금> 2부 <발퀴레>,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평화의 날>과 <카프리치오소>가 초연된 것으로 유명한 명문극장이다. 이 바이에른 극장에서는 해마다 6월말에서 7월말까지 한달 동안 여름 오페라 페스티발이 열리고 있는데, 올해 페스티발의 개막작품으로 진은숙 씨의 첫 오페라 작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선정된 것이다. 보수성이 강한 바이에른 극장에서 전위적인 현대 오페라, 그것도 한국여성의 작품을 개막작품으로 선정했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바이에른 극장의 200년 역사상 여성작곡가의 작품이 한번도 공연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진은숙씨의 작품이 워낙 뛰어나서 가능했으리라고 본다. 진은숙 씨는 2004년 작곡가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그라베마이어상을, 2005년 쇤베르크상을 잇따라 수상했다. 베를린 필의 음악감독이며 지휘자인 사이먼 래틀은 세계 작곡계를 이끌 차세대 5명중 한사람으로 진은숙 씨를 꼽았고, 이번 공연한 작품도 바이에른 극장의 음악감독 겸 지휘자인 켄트 나가노가 로스앤젤레스 오페라 극장에 있을 때 작곡 위촉한 것으로 그가 강력히 추진해 이루어졌다고 전해진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루이스 캐럴의 원작(1865년)을 바탕으로 만든 오페라이다. 루이스 캐럴은 필명이고, 실제 작가는 영국의 수학자이자 성직자인 찰스 루트위지 도지슨이라고 한다. 소위 난센스 문학으로 불린 루이스 캐럴의 판타지 이야기는 실제 인물의 풍자적 암시가 곁들여졌다. 사람들이 실제 인생에서 맞닥드리게 되는 일들이 복잡하고 다면적인 텍스트로 변신해 인생에서 가장 단순하지만 복합적인 이야기들을 떠올리게 해 주는 작품이다. 극도로 단순화된 복합성의 매력과 상상력 풍부한 스토리텔링 기법 때문에 수많은 영화 제작자들, 만화가들 , 작곡가들이 꼭 다루고 싶어하는 내용이었다. 진은숙 씨의 스승인 죄르지 리게티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사로잡혀 오페라로 남기려 열망했으나 사망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것을 제자인 진은숙 씨가 작곡해서 스승에게 헌정한 것이다. 대본은 영화 <M 버터플라이>를 쓴 중국계 데이비드 헨리 황와 진은숙 씨가 함께 썼고, 지휘는 일본계인 켄트 나가노가 했다.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성격이 강한 뮌헨에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세계 초연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처음엔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는 소문이다. 그 이유는 독일인이 좋아하는 바그너류 하고는 거리가 먼 영국식 동화적 상상력에다가 대본마저 독일어가 아닌 영어이고, 특히 한국여성의 작곡, 중국계 헨리 황의 대본, 일본계 켄트 나가노의 지휘 등 동양계가 주축이 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공연결과는 상상외로 좋았다. 캐나다의 작곡가 크리스 하먼은 “2시간 30분 내내 음악적 구조를 탄탄히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진은숙은 성공했다”고 말했다. 뮌헨 게르트너플라츠 오페라 극장의 수석 객원 지휘자 아드리안 뮐러도 “대단히 역동적이고 환상적”이라고 극찬했다. 진은숙 씨의 친언니이며 음악칼럼니스트인 진희숙 씨는 뮌헨의 초연을 보고 나서 다음과 같이 평했다. “여타의 현대오페라와 확실하게 구별된다. 현대 오페라의 중요한 특징중의 하나인 난해한 현학취미는 찾아볼 수 없었다. 루이스 캐럴의 동화처럼 시종일관 상상력이 넘치며, 텍스트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섬세하게 배려한 다양한 음악적 시도들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기존 음악의 다양한 자원을 충분히 활용해 극적 리얼리티를 살리려는 노력과 작곡가 특유의 음악적 유머는 오페라를 보는 재미를 한층 배가해 주었다. 원작이 지니고 있는 기상천외한 상상의 세계를 그대로 음악으로 펼쳐 보인, 그래서 음악으로 듣는 동화의 전형을 보여준 오페라였다.” 동아일보의 객원 대기자인 최정호 교수는 뮌헨에 다녀와서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공연은 대성공이란 것이 언론의 중평이다. 나는 개막 3일전의 드레스 리허설(총연습) 날 극장 주위에 수많은 팬이 ‘표를 구함’이란 쪽지를 들고 담을 쌓고 있는 남녀노소의 인파에 놀랐다. 왕년에 카라얀 공연 때도 보지 못한 규모의 인파였다.” “앨리의 무대장치와 조명도 맡은 아힘 프라이어의 연출엔 썩 만족할 수 없었다. 음악을 살려야 할 연출이 음악을 밀어 젖히고 지나치게 까발리며 나서고 있다는 인상이다. 나는 눈을 감고 앨리스의 음악만 들었으면 하는 생각도 해봤다.” 연출의 문제에 대해서는 필자도 동감이다. 실제로 앨리스의 음악만 들었다면 더 감동적이고 황홀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오케스트레시션 음악만을 듣고 싶은 맘이 간절했다. 근래 유럽 오페라에서는 연출의 횡포라 할까, 연출가의 전횡, 독재가 문제되고는 한다. 작품에 상관없이 연출가의 의도가 압도적으로 지배하는, 심지어 연출가가 장기자랑으로 오페라를 재창조하려는 흐름이 압도적이다. “독일 연출가 아힘 프라이어는 루이스 캐럴의 원작은 물론 진은숙의 음악적 의도와는 상당히 어긋나는 나름대로 의 연출을 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는 무대를 45도 각도로 세워놓고 거기에 몇 개의 구멍을 뚫은 다음 그곳에서 배우들이 서서 연기를 하도록 했고, 가수들은 앨리스와 여왕을 제외하고는 모두 무대 아래쪽에서 그것도 때로는 가면을 쓴채 노래를 했다. 말하자면 노래는 가수가, 연기는 배우들이 따로 한 셈인데, 45도로 기울어진 무대와 가수들의 고정된 위치, 가면 등이 표현의 자유를 상당히 제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화가 출신인 연출가는 무대를 45도로 기울여 놓음으로서 무대를 그림 그리기 좋은 캠버스로 만들어 놓았다. 그래서 무대의 그림은 마치 동화책을 펼쳐놓은 듯 환상적이었다. 연출가는 그렇게 좋은 그림을 만들기 위해 등장인물들을 자신의 캠버스에 가두어 놓은 것이다.”라고 나는 마치 체스판 위에서 체스 말들이 툭툭 튀어나와 경쟁적으로 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런 아쉬움 속에서도 즐거운 점이 있었다면 출연한 가수들의 놀라운 가창력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앨리스역의 소프라노 샐리 매튜, 토끼역의 카운트 테너 엔듀류 왓츠의 실력이 놀라웠으며 여왕역으로 무대에 오른 왕년의 오페라 스타 소프라노 귀네스 존스는 70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건재한 노래실력을 보여 주었다. 연출에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번 공연은 상당히 성공적이었다. 관객들은 그림책을 한 페이지씩 넘기면 다른 그림이 나타나는 듯이 전개되는 무대 위의 장면들을 즐거워했으며 그런 면에서 아힘 프라이어는 명성에 걸맞는 저력을 갖고 있는 연출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칫 아동극처럼 유치해질 수 있는 무대를 나름대로 철학적 해석을 거쳐 무언가 있는 것 같은 무대로 만들었다는 것에서 일말의 위안을 찾는다고나 할까” 연출의 문제에 대해서는 작곡가 진은숙 씨도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오페라의 마지막 장면처럼 제 의도와 부합되는 장면도 있었지만 전해 그렇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제가 의도적으로 아주 다이내믹하게 작곡한 부분에서 무대 역시 많은 움직임이 있기를 바랐는데, 연출가는 무대도 바꾸지 않고 인물들도 움직임 없이 그냥 두었다. 제일 아쉬운 부분이었다.” 진은숙 씨는 이번 앨리스의 속편격인 <거울 뒤의 앨리스>를 2013년경 뮌헨 바이에른 극장에서 초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기회에 한가지 집고 넘어갈 것은 역사적인 진은숙 씨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세계 초연에 초청받은 독일주재 한국대사가 오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손님 접대 만찬 때문이라고 했으나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자랑스러운 세계 초연에 주재국 대사라면 만사 제치고 와서 기뻐하며 축하해 주어야 하지 않았을까. 올림픽 경기 우승이나 미스 월드 1위 우승보다 높은 가치의 예술문화외교를 경시하는 답답함에 솔직히 섭섭함이 치밀어 오르며 화가 났다. 올해의 음악계 화제 톱은 단연 진은숙 씨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세계 초연임에 틀림없다. 글 신갑순 삶과꿈 발행인, 삶과꿈 챔버오케스트라 싱어즈 대표 사진제공 김용원, 바이에른 국립극장     월간 <삶과꿈> 2007.09 구독문의:02-319-3791
  • 석유 지정학이 파혜친 20세기 세계사의 진실

    미국의 엑손, 모빌, 셰브런, 텍사코, 걸프와 영국계 브리티시석유, 로열더치셸은 이른바 ‘세븐 시스터스’로 불리는 7대 석유 메이저 기업이다. 이들은 1928년 스코틀랜드의 아크너리에서 제3세계 석유자원을 나누어 갖는 이른바 ‘현상유지 협정’을 맺는다. 이후 7개 석유 메이저는 전 세계 석유의 채굴과 정유, 판매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행사한다. 두 나라의 석유 재벌이 세계 석유 시장을 마음대로 주무른 것인데, 배후에 두 나라 정부가 있었음은 물론이다. 이 은밀한 카르텔은 지배력을 깨뜨리려는 위협에는 가차없이 응징을 가하는데 이르렀다. ●석유자주화 앞선 伊 마테이 의문의 죽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탈리아는 석유 메이저들로부터 석유를 수입하느라 달러 보유고가 고갈되어 가는 것이 고민이었다.1945년 국영 석유회사의 책임자로 임명된 엔리코 마테이는 자생적 에너지 자원을 만드는데 착수했다. 마테이는 적극적으로 탐사에 나서 석유 매장지와 가스전을 잇따라 찾아냈다. 천연가스를 산업도시인 밀라노와 토리노의 산업도시로 운반하고자 4000㎞에 이르는 가스관을 건설하는 한편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어 낮은 가격에 석유를 공급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석유 메이저들에 마테이가 본격적으로 ‘용서할 수 없는 존재’가 된 것은 1957년이다. 마테이가 석유 메이저들이 아직 ‘배분’하지 않은 이란 지역의 2만 3000㎢를 시추하고 개발할 수 있는 25년 동안의 독점권을 갖는 내용의 협정을 체결한 것이다. 미국과 영국 정부도 석유 메이저들과 같은 생각이었는데, 그냥 놔둔다면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세계 석유 질서’를 완전히 뒤엎을 판이었기 때문이다. 마테이는 1958년에는 소련과 원유를 구매하는 협정을 맺는다. 대금은 현금이 아니라 송유관을 인도하는 형식의 현물로 지불하기로 했다. 소련은 볼가-우랄산맥에서 체코슬로바키아, 폴란드, 헝가리로 이어지는 거대한 송유관망을 건설하겠다는 생각이었다. 막대한 물량의 소련 석유가 동유럽을 거쳐 서유럽으로 공급되는 것을 의미한다. 1962년 9월 마테이가 건설한 제철소가 소련의 송유관 공사에 투입할 대구경 파이프를 생산해 내기 시작했다. 불과 한달이 지난 10월27일, 마테이의 전용비행기는 시칠리아를 이륙하여 밀라노로 가던 도중 공중에서 폭발하고 만다. 한창 정력적으로 일하던 56세의 마테이를 포함한 세 사람의 탑승자가 모두 사망한 것이다. 당시 로마에 주재하던 미 중앙정보국(CIA) 책임자 토머스 카라메신스는 그 직후 조용히 로마를 떠났다. 미국 정부는 ‘마테이 암살’과 관련한 카라메신스의 보고서를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그 이유는 ‘국가 안보에 관한 사안’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20세기 전쟁들 석유에서 비롯됐다 ‘석유 지정학이 파헤친 20세기 세계사의 진실’(윌리엄 엥달 지음, 서미석 옮김, 길 펴냄)은 20세기 역사를 ‘석유의 눈’으로 본다.‘영국과 미국의 세계 지배체제와 그 메커니즘’이라는 부제가 일러 주듯 미국과 영국이 지난 100년 동안 ‘석유 패권’를 통하여 어떻게 세계를 지배했는지 설명한다. 지은이는 30년 동안 석유 지정학을 집요하게 연구한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비주류 경제학자. 그는 20세기에 빚어진 숱한 전쟁들, 예를 들어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과 최근의 이라크전쟁은 물론 코소보 사태, 아프리카 내전,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전쟁이 모두 석유에서 비롯되었다고 단언한다. 지은이는 석유 메이저들이 장악한 유전들이 바닥을 드러낼 조짐을 보이자, 워싱턴과 석유 메이저들은 자신들의 요구에 따른다고는 해도 산유국 정권들에 한가롭게 의존만 할 수는 없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이들의 계획은 세계 석유 자산을 직접 통제하는 것이고, 그들은 그것을 ‘중동지역 민주주의의 촉진’이라고 부르고 싶어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지은이가 바라 보는 이라크 전쟁의 실체이다.1만 8000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변호사도 무샤라프에 등돌렸다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된 파키스탄에서 변호사들의 저항이 거세다. 5일 AP·AFP통신과 미국 CNN방송 등 외신들에 따르면 카라치, 라호르, 라왈핀디에서 시위를 벌이던 변호사 가운데 적어도 1500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지난 3일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임시헌법령(PCO) 발동에 맞서기 시작, 이날 하루만 전국에서 1만여명이 집회를 갖는 등 본격화했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지난달 치러진 대선에서 육군참모총장직을 겸한 그의 후보자격이 적법한지를 놓고 대법원이 6일 결과를 발표하려 하자 전격적으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 모든 헌법기능을 중단시켰다. 이들은 무샤라프의 퇴진 등 구호를 외치며 법원으로 행진하다가 곤봉을 휘두르고 최루탄을 쏘는 경찰에 밀려 주춤거렸다. 이날 펀자브 주도인 라호르에서는 2000여명의 변호사들이 고등법원 인근에 모여 정권퇴진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변호사들은 거리행진을 위해 거리로 나섰으나 경찰은 경고 방송을 내보낸 뒤 곧바로 최루가스를 쏘고 곤봉을 휘두르며 진압에 나섰다. 아프타브 치마 라호르 경찰서장은 “변호사들이 먼저 경찰에 돌을 던지며 문제를 일으키는 바람에 진압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시위에 참여했던 원로 변호사 사르프라즈 치마는 “변호사들의 평화적인 시위를 경찰이 무력으로 진압한 것은 독재에 대한 저항을 잠재우려는 것”이라고 비난한 뒤 “우리는 절대 비상사태 선포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라치 고등법원 판사인 라시드 라즈비는 “파키스탄 역사상 이렇게 많은 변호사들이 체포된 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남부 항구도시인 카라치에서도 법원 진입을 시도하던 변호사들과 취재진이 경찰과 충돌했다. 또 이슬라마바드 인근의 군사도시인 라왈핀디 법원에서도 50∼60명의 변호사들이 반정부 구호를 외치며 항의 시위에 나섰다. 경찰은 변호사들에게 무자비한 폭행을 가했으며 현장에 있던 기자들의 촬영을 막았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페샤와르 변호사협회의 라티프 아프리디 회장은 AP통신에 “수많은 동료들의 연행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장소를 가리지 않고 집회를 열어 정권에 대한 분노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 지도자인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는 “2002년 총선에서 정보당국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현재 집권당은 장외집회와 시위, 유세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는 정권 연장을 위해 내년 1월 총선을 부정하게 치르려는 명백한 음모로 의심되는 전조”라고 지적했다. 지난 9월 망명생활을 접고 귀국하려다 정부에 의해 좌절된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도 “악정을 연장할수록 국가는 혼란상황에 빠질 것”이라면서 “나를 보호해 주는 이곳 사우디 인사들과 귀국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넬슨 만델라 평전/자크 랑 지음

    넬슨 만델라 평전/자크 랑 지음

    남아프리카공화국 백인정권의 흑인차별정책(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서 아프리카 민중의 인권을 위해 살아온 만델라는 정의감에 넘쳐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순수한 열혈청년인가? 프랑스 좌파정권에서 12년 동안 문화부와 교육부 장관을 지낸 자크 랑의 대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주저주저하고 어수룩한 모습에서 친숙함 자크 랑에 따르면 만델라는 추장의 아들로 태어나 섭정의 도움으로 궁정에서 유년생활을 보내고 대학 교육까지 받는 등 보통의 아프리카 흑인이라면 꿈도 꾸지 못할 특혜를 누렸다. 게다가 만델라는 자신의 행동이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를 감안해 행동의 수위를 조절하는 노련한 정치인이다. 자신을 어떻게 포장하면 가장 극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으며, 마치 연극인처럼 ‘무대의상’과 ‘무대장치’까지 세심하게 고려한다. 무엇보다 젊은 날의 만델라는 뭇 여성들과 댄스파티를 즐기며, 여성의 시선을 즐기는 평범한 젊은이이기도 했다. 게다가 다른 사람들의 칭찬에 쉽게 우쭐해지는 보통 사람으로, 오랜 죄수 생활 끝에 양복을 걸치면서 “수상 같다.”는 주변 사람들의 아부에 만족해하는 그런 사람이라는 것이다. 자크 랑의 ‘넬슨 만델라 평전’(윤은주 옮김, 실천문학사 펴냄)은 만델라라는 인물에 진솔하게 접근한다. 랑이 그려내는 만델라는 결코 성인(聖人)이 아니며, 그의 말과 행동은 종종 기존 영웅의 풍모와는 거리가 멀다. 만델라는 자신이 옳다는 확신을 갖고 있으면서도 때로는 두려워하고, 때로는 부끄러워하며, 때로는 숨기기도 한다. 하지만 자크 랑이 그려내는 만델라의 힘은 바로 여기서 나온다. 주저주저하고 어수룩한 모습의 만델라에게서 인간적인 친숙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자크 랑은 만델라 구명운동을 벌이는 예술가들의 음악회를 후원하기도 했다. 랑은 흑인차별정책 당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현실을 누구보다 직시했다. 그는 “남아프리카가 보여준 예외적인 모습은 어떠한 분석도 불가능하다. 그것은 고전적인 독재정치가 아니라 전례없이 짐승 같은 짓거리였기 때문”이라고 간과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한다. 연극배우 출신인 랑은 이 책에서 서양 고전 연극의 형식을 빌려 아프리카라는 무대에 선 배우로 만델라를 묘사한다. 제1막에서 만델라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주인공 가운데 가장 고상한 성격의 소유자인 안티고네의 아프리카인 형제로 등장한다. 이상주의적이고 열정적인 젊은이는 도시의 법에 복종해 왔지만, 어느날 숭고한 책무를 위해 그것을 위반해야 함을 깨닫는다. 제2막에서 만델라는 검투사 스파르타쿠스가 된다. 비참한 처지에 있는 동료들의 선두에 서서 로마에 대항해 양날 검을 휘두른다. 제3막에서 그는 인간에게 해방의 불을 가져다준 죄로 바위의 사슬에 묶인 프로메테우스다. 제4막에서 그의 조국은 혼란이 극심해지지만, 만델라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템페스트’에 나오는 프로스페로가 되어 치밀한 계획으로 모든 이를 화합과 용서의 세계로 이끈다. 제5막에서 그는 ‘넬슨왕’이 되는데, 마침내 자유로워진 조국의 창조자이자, 비극으로부터 교훈을 얻어 침몰하기 직전의 아프리카 대륙을 미몽에서 깨나도록 한 선지자가 된다. ●흑인뿐 아니라 백인도 해방시켜야 한다는 사명 느껴 만델라는 27년 동안 수감 생활을 겪으면서 억압 받는 자뿐 아니라 탄압하는 자의 영혼도 마찬가지로 파괴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긴 영어의 생활을 끝내고 자유를 만났을 때 그는 흑인뿐 아니라 백인 또한 해방시켜야 한다는 것을 사명으로 여겼다고 한다. 그는 최근에도 “커다란 언덕을 올라갔지만 아직 더 많은 언덕이 남아 있음을 발견했다. 가야 할 여정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꾸물거릴 틈이 없다.”며 전 지구적인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힘쓰고 있다.1만 5000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차베스와 4시간 만난 나오미 캠벨 “여성·아동정책 인상적”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의 대통령궁에서 영국 슈퍼모델 나오미 캠벨(37)을 4시간 동안 만났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미국 정부에 비판적이면서도 자신에게는 우호적인 유명 연예인들을 지난 9월부터 차례로 초청하고 있다. 캠벨은 차베스 대통령과 함께 베네수엘라 정부가 정책적으로 짓고 있는 주택 현장을 둘러봤다. 차베스 대통령은 캠벨이 대통령궁에 도착하자 ‘싱글 맘’들을 위한 정책을 설명하는 모임에 초대, 만원을 이룬 대중 앞에서 손 키스를 하는 등 환대했다. 베네수엘라 혁명 영웅을 치하하는 정치행사에도 나란히 참석했다. 캠벨은 차베스 대통령을 만난 뒤 “베네수엘라 정부가 보건 및 교육 분야에서 훌륭한 성과를 거뒀다.”면서 “여성과 아동, 젊은이들이 공공서비스 혜택을 많이 본다는 사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해 인상이 깊었다.”고 말했다. 차베스에게 비판적인 세력들은 그가 의료와 교육분야에서 근본적인 개선책을 내놓지 않은 채 단순히 지지세력들을 확보하려고 사회복지 제도를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하지만 캠벨은 “2009년까지 대규모 병원 6개를 신설하겠다는 베네수엘라 정부의 계획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궁에 도착한 캠벨은 기자들에게 만면의 미소를 지었지만 차베스 대통령과 어떤 문제를 논의할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한 채 “몇 차례 찾아왔는데 특히 폭포들이 아름다운 나라”라고만 말했다. 최근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 9월 카라카스에서 베네수엘라 정부의 영화산업 지원 정책에 찬사를 보낸 미국 영화배우 케빈 스페이시를 비롯해 숀 펜, 대니 글로버 등 연예인들을 차례로 만나고 있다. 캠벨은 올 3월 뉴욕에서 현지 가정부를 폭행해 닷새에 걸처 쓰레기장을 청소하라는 사회봉사 명령 판결을 받는 등 미국 언론으로부터 구설수에 잇달아 올랐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정무위 李·鄭 흠집내기 맞불

    [국감 하이라이트] 정무위 李·鄭 흠집내기 맞불

    “정동영 후보의 부친은 일제하 농민착취 기관에서 일했다. 친일이다.”(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일본 오사카에서 출생한 이명박 후보도 친일 아닌가.”(대통합민주신당 김재홍 의원) 국회 정무위원회의 30일 국감에선 ‘친일의 정의’가 화두였다. 그동안 정무위를 뜨겁게 달궜던 ‘BBK 주가조작 의혹’은 모처럼 잠시 뒤로 밀렸다. 대신 통합신당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출생지 논란’을, 한나라당은 통합신당 정동영 후보 부친의 친일 의혹을 거론하며 설전을 벌였다. 공격은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이 먼저했다. 차 의원은 “정 후보의 부친인 정진철씨가 근무한 일제하 말기의 금융조합은 농민착취 기관이었다.”면서 “정씨는 해방 후, 한국전쟁을 전후해 대한청년회 활동을 했는데 이 단체에는 친일 반민족 행위자가 많았다.”고 포문을 열었다. 또 “노무현 정부 하에 있었으니까 (친일한 부친을 둔)정동영 후보가 2년씩이나 통일부 장관을 할 수 있었다.”고 비꼬았다. 그러자 통합신당 김재홍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거칠게 반박했다. 그는 “그렇다면 오사카 출생인 이명박 후보도 친일을 한 것이냐.”고 반박했다. 같은 당 채일병 의원도 “차 의원은 지금은 폐지된 연좌제 유령을 되살려서 무고하게 음해하고 싶은 모양”이라면서 “일제 시대에 살았던 사람은 다 친일이라는 얘기인데 견강부회도 유분수”라고 일축했다. 통합신당의 공격이 진행되는 동안 한나라당 의석에선 “발언 못 하게 하라.”,“무슨 소리냐.” 며 고함소리가 터져나왔다. 이후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자청해 “이명박 후보의 오사카 출생이 왜 친일에 해당되느냐.”고 따져물었다. 이계경 의원도 “정동영 후보 부친은 창씨개명도 했다.”며 친일 의혹을 거듭 주장했다. 통합신당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서혜석 의원은 “우리나라는 속인주의를 채택하지만 미국은 속지주의, 즉 태어난 곳에서 국적을 취득하도록 한다.”면서 “미국식을 적용하자면 오사카에서 태어난 이명박 후보는 일본 국민이 된다.”고 주장했다. 김영주 의원도 “오사카라는 출생지, 아키히로(‘명박(明博)’의 일본식 발음)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더 일본 사람에 가까운 것 아니냐.”고 가세했다. 그러자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은 “정동영 후보의 자이툰부대 폄하발언”이라고 평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정훈 의원 역시 정 후보가 과거 숙부와 하숙비 반환소송을 벌였고 노인폄하 발언으로 구설에 휘말렸다고 지적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부토, 8년만에 고향방문

    8년간의 해외 망명생활을 접고 지난 18일 귀국한 베나지르 부토(54) 전 파키스탄 총리가 잇단 암살 위협에도 불구하고 고향 방문을 강행하는 등 세 번째 총리직을 향한 정치 행보를 본격화했다. 부토는 27일(현지시간) 남부 최대도시 카라치로부터 북쪽으로 480㎞ 떨어진 라르카나의 고향마을을 방문, 아버지인 줄피카르 알리 부토 전 총리의 묘소를 참배하고 지지자 수천명을 만났다. 아버지 부토는 1977년 자신이 신임해 기용했던 모하마드 지아 울 하크 육군참모총장의 무혈쿠데타로 총리직에서 쫓겨나고 1979년 처형됐었다. 부토는 지난 18일 귀국길에 그녀를 노린 자살 폭탄 테러에서 천만다행으로 화를 면했다. 대신 그녀의 지지자와 파키스탄인민당(PPP) 당원 등 136명이 희생당했다. 이후 지난 23일에 또다시 살해 협박 편지가 배달되는 등 끝없는 암살 위협에 시달렸다.이에 베르베즈 무샤라프(64) 대통령은 부토에게 당분간 대중앞에 서는 것을 자제해 줄 것을 요구했었다. 그녀의 이번 고향 방문은 내년 1월초 총선을 의식해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서두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와 관련, 한국외국어대 이란어과 유달승(42) 교수는 “무샤라프와의 연대는 부토에게 재집권을 할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정치 생명의 종지부를 찍는 파멸을 안겨 줄 양날의 칼”이라며 “이번 고향 방문은 지지 세력의 재결집과 동정심을 유발시키려는 목적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아는’ 남자들의 메이크업

    ‘아는’ 남자들의 메이크업

    ‘여자의 피부는 권력이다.’ 한 여성 화장품 광고의 카피지만 남성들도 여기서 자유롭지 못한 세상이 도래했다.‘로션 하나 바꿨을 뿐이데….’라며 안색 보정 로션을 샀던 남자들은 여기서 만족하지 못한다. 피부 가꾸기에 열 올리는, 일명 ‘미스터 뷰티’의 화장대에 여성용으로만 여겨졌던 제품들이 속속 자리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유난히 피부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 서일우(21)씨. 중·고등학교 재학시절부터 괴롭혀 왔던 여드름은 그에게 ‘재앙’이다. 지성피부로 툭하면 번들거리는 데다 여기저기 두드러진 여드름 자국으로 늘 피부 좋은 친구가 부럽다. 피부과 시술은 고가라 상담만 여러 번. 서씨는 최근 친구 권유로 기능성 여드름 화장품을 구입했다. 꾸준히 사용하면서 여드름이 차츰 줄어들자, 이미 생긴 여드름 자국까지 커버할 요량으로 남성용 비비크림과 파우더 팩트까지 마련했다.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옥션(www.auction.co.kr)의 화장품 담당 김보연 과장은 “남성전용 기초를 넘어서 비비크림, 파우더 팩트, 컨실러, 마스카라 등 남성 메이크업 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통 업계의 남성 화장품 시장은 규모의 확대와 함께 전문화, 세분화되는 추세다. 백화점에도 남성 화장품 편집매장이 등장했으며, 온라인 종합쇼핑몰에서는 남성 화장품 전문숍이 속속 오픈하고 있다. 옥션에 올라있는 남성용 화장품은 모두 2만여가지. 작년 동기 대비 그 종류가 2배가량 증가했다. 특히 올 3분기의 경우 남성 화장품 판매량은 전체 화장품 판매량의 38%에 달하는 것으로 적지 않은 수치를 나타냈다. ●컬러 로션 옛말… 이제는 비비 크림 여성들 사이에서 폭발적 인기를 누렸던 비비 크림을 챙겨 바르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옥션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 중의 하나도 남성용 비비 크림이다. 하루 평균 4000개 정도가 팔린다. 여성보다 피부 손상이 많은 남성들에게 제격이라는 소리도 있다. 몇 해 전 유행했던 컬러 로션은 화장한 느낌이 너무 강해 인기가 금세 시들해졌지만, 비비 크림은 피부 색상을 자연스럽게 만들어줘 거부감이 적다는 게 남성들의 평이다. ●번들거림 못참아!… 두들기는 남자들 비비 크림의 뒤를 잇는 메이크업 제품은 파우더와 컨실러.“에이, 남자가 무슨 파우더?”하겠지만 지성 피부로 고민하는 남자들은 반색하고 있다. 올 초 ‘개기름’이란 광고 카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남성 지성용 화장품은 불티나게 팔렸고 이어 파우더까지 출시됐다. 피지 흡착의 효과로 번들거림을 잡아주는 데다 얼굴색까지 화사하게 만들어주니 달라진 얼굴에 어찌 만족하지 않을 수 있을까. 완벽한 피부에 대한 욕심은 남자들도 끝이 없다. 여자만큼 완벽한 투명 피부를 원하는 일부 남성들은 결점을 감추기 위해 남성용 컨실러 스틱까지 사들이고 있다. ●바르고 올리고… 남성용 립스틱·마스카라 가을, 겨울철 남자들의 입술은 더욱 타들어 간다. 입술 주변에 허옇게 일어난 각질은 지저분한 인상을 준다. 이럴 때 보통 남자들은 시중에 나와 있는 남녀노소 공용의 입술 보호제를 바른다. 하지만 ‘미스터 뷰티’들은 남성 전용 립스틱을 바른다. 입술 보호 성분 함유로 입술을 건강하게 지키는 것뿐 아니라 그들은 더 촉촉하고 탱글탱글한 입술을 원하기 때문이다. 남성용 마스카라는 색상이 다양한 여성용과 달리 아직은 투명 제품만 나와 있다. 남자들도 여자들과 똑같은 목적으로 사용한다. 눈썹을 올려 눈매를 또렷하게 만들고 싶은 욕심은 남자들에게도 있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파키스탄 또 폭탄테러 7명사망…군부 개입·자작극 등 배후說 난무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를 노린 자살폭탄 테러는 자작극?” 지난 19일 8년 만에 고국땅을 밟은 부토를 겨낭한 폭탄테러의 배후를 놓고 자작극 등 여러가지 설이 난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일 남서부에서 폭탄테러가 또 발생, 최소 7명이 죽고 6명이 다쳤다. 이에 따라 파키스탄 정국은 혼란의 소용돌이 속으로 더욱 깊이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수사는 여전히 답보상태다. 현재까지는 탈레반이나 알카에다 등의 테러조직이 가장 유력한 배후로 지목받고 있다.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이희수교수는 “알카에다는 실체가 없으며 급진적 반미 단체의 총칭”이라며 “파키스탄 국내에 이런 조직은 수도 없이 많은데 이들 가운데 하나의 소행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테러가 국민의 지지도를 높이기 위한 부토 측의 자작극일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조심스럽게 나돌고 있다. 사건당시 차량에 장착된 방탄유리를 벗어나 환영인파에 손을 흔들던 부토가 폭발 직전 차량 안으로 들어가 극적으로 화를 면한 것이나 그녀가 이끄는 파키스탄인민당(PPP)고위관계자 가운데 다치거나 죽은 사람이 거의 없었던 점이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또한 부토의 귀국을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군부 등 일부 정부 인사들의 개입설도 제기되고 있다. 사건 당시 카라치공항에서는 환영인파가 터미널까지 들어올 수 있을 만큼 경비가 허술했고 부토의 시내 이동경로가 사전에 유출될 정도로 보안상의 구멍이 뚫린 것이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이슬람 강경파의 배후설도 제기됐다. 명지대 아랍지역학과 이종화 교수는 “이번 테러는 부토나 군부측의 소행이라기보다는 대중적 인기가 높은 부토의 귀국으로 자신들의 입지가 좁아질 것을 우려한 이슬람 강경파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부토 전 총리는 21일 자택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번 사건 조사에 대테러 전문가 파견 등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구했다. 또 이번 테러에도 불구하고 내년 1월 총선을 위한 활동을 위해 파키스탄에 계속 머물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피로 얼룩진 ‘부토의 귀향’

    베나지르 부토(54) 전 파키스탄 총리의 귀국길이 결국 피로 얼룩졌다. 페르베즈 무샤라프(64) 대통령과의 권력분점 합의에 따라 사면을 받아 8년간의 망명생활을 접고 18일 꿈에 그리던 고국 땅을 다시 밟은 그녀를 환영한 것은 그녀의 지지자들뿐만 아니라 자살 폭탄테러였다. 탈레반이나 알 카에다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이 테러로 애꿎은 시민 등 적어도 130여명이 사망했다. 대법원의 대선후보 자격 최종 심리가 또다시 연기돼 무샤라프 대통령의 재선이 14일째 확정되지 않아 혼란스러운 정국이 이번 테러로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부토 겨냥… 알 카에다·탈레반 배후 가능성 이날 현지언론과 BBC,CNN 등 외신에 따르면 자정쯤 파키스탄 최대도시인 카라치 시내에서 부토를 겨냥한 자살 폭탄테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부토의 귀국 축하행렬에 참가했던 최대야당인 파키스탄인민당(PPP) 당원과 시민, 경찰 등 최소 130여명이 죽고 380여명이 다치는 최악의 유혈참사가 빚어졌다. 하지만 부토는 폭탄테러가 발생하기 전 방탄 차량 안으로 들어가 다행히 화를 면했다. 카라치 경찰의 고위관리도 “부토는 안전한 상태이며 사건 발생 직후 경찰 차량편으로 곧바로 시내 자택으로 이동했다.”고 확인했다 테러는 부토를 태운 차량에서 불과 5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서 발생했다. 현지 경찰은 차량에 타고 있던 테러범이 폭탄을 터뜨린 후 숨졌고 인근에 주차된 차량도 함께 폭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테러는 아직 누가 저질렀는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탈레반이나 알 카에다가 배후일 가능성이 높다. 이들이 부토의 귀국을 전후해 친미 성향의 그녀를 암살하겠다는 경고음을 잇따라 내어왔기 때문이다. 정보기관들도 적어도 3개 무장단체의 테러가 예상된다고 경고했었다. ●부토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 부토는 19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테러는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자 파키스탄의 단합과 통합에 대한 공격”이라고 강력 비난한 뒤 “테러범은 최소 2명”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과 유엔, 유럽연합, 인도도 이번 테러를 비난했다. 이에 따라 파키스탄 정국은 조기 수습될 가능성이 사라졌다. 한국외국어대 이란어과 유달승(42) 교수는 “이번 테러는 부토를 겨냥한 동시에 무샤라프와 부토의 연대에 대한 경고”라면서 “내전이 발발할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선문대 국제학부 이원삼(49) 교수는 “탈레반, 알 카에다와 대립각을 세우는 부토에 대한 경고”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무샤라프 정권을 반대하는 재야세력의 반발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두 차례 총리를 역임하고 세 번째 총리를 노리고 있는 부토의 앞길도 순탄하지 않다. 대법원이 현재 그녀의 부패혐의에 대한 대통령 사면령의 위헌 여부를 심의 중이다. 특히 내년 1월 초 총선에서 이겨도 총리가 되지 못할 수도 있다. 현행 헌법상 총리 3회 역임은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유 교수는 “부토가 총리를 하지 않고 그녀가 이끄는 PPP를 통해 막후 정치를 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충무로 ‘영화의 거리’ 시범조성 마무리

    오는 25일 제1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의 개막을 앞두고 시범 조성한 ‘충무로 영화의 거리(지도)’가 첫선을 보인다. 중구는 지난 4개월간 모두 20억원을 투입해 ‘충무로 영화의 거리’ 시범 조성 사업을 마무리했다고 18일 밝혔다. 영화의 거리로 탈바꿈한 곳은 중부경찰서 인근으로 충무로 3가길 180m 구간이다. 이 곳에 널려 있던 전기·전화선을 전부 지하에 묻고 전주 13본을 철거했다. 도로를 석재 판석으로 포장하고, 주변 이면도로에는 아스콘으로 깔았다. 보도블록도 새로 교체했다. 카메라 모양의 이색 조명등을 8개 설치해 영화의 거리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시범 사업에 이어 2011년까지 충무로 3가 일대의 낙후된 주변 가로환경을 개선해 한국 영화의 역사성과 상징성이 담긴 ‘걷고싶은 거리’를 조성할 방침이다. 조성되는 영화의 거리는 동서로 매일경제신문∼영락교회, 남북으로 극동빌딩∼쌍용빌딩 구간인 13만㎡규모다. 우선 충무로 3가길을 시범적으로 전기·전화선 등을 지중화한 데 이어 무질서한 옥외 간판을 정비한다. 가로등도 석등 및 영화관련 장비 모양 등으로 꾸민다. 옛 스카라극장 부지에는 영화전용 상영관과 미디어센터, 뉴미디어 체험 및 전시공간 등을 갖춘 시네마 콤플렉스를 건립할 예정이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터키, 쿠르드반군 공습 개시

    터키가 심상치 않다. 중동 지역의 평화를 깨트리는 또 다른 ‘화약고’로 떠올랐다.11일엔 인접한 이라크 북부 접경지역에 공습을 감행했다. 쿠르드족 반군에게 앙갚음하기 위해서다.이라크는 물론 주변국가로 전선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오랜 우방인 미국과의 관계도 삐걱댄다. 반미시위도 확산되고 있다. 미 정치권, 특히 하원에서 터키의 역사를 왜곡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는 게 이유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터키의 아르메니아인 집단 살해를 ‘대량학살(genocide)’로 인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본회의 통과땐 보복 가능성 아르메니아인 집단살해는 1915∼23년 오스만 튀르크(터키) 제국에서 집권한 청년 튀르크당이 자국 내에 살던 아르메니아인 150만명을 살해한 사건이다. 터키는 당시 사건이 내전상황에서 발생했으며 터키인도 많이 희생됐다는 점을 들어 ‘조직적인’ 학살이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이 문제는 특히 터키가 유럽연합(EU)에 가입하는 데 걸림돌이었다. 때문에 터키와의 관계악화를 우려한 부시 대통령과 행정부는 결의안 통과를 막으려고 애썼지만 역부족이었다. 결의안이 본회의까지 통과하면 부시 대통령의 승인에 관계없이 효력이 발생한다. 앙카라의 미 대사관과 이스탄불의 미 영사관 앞에는 수백명의 반미 시위대가 몰려 결의안을 비난했다. 반미 감정이 번지자 미 대사관은 터키에 있는 미국인들에게 주의령을 내렸다. 압둘라 귈 대통령까지 나서 “일부 미국 정치인들이 국내 정치의 저급한 게임을 위해 큰 이슈를 희생시키는 쪽으로 나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결의안이 본회의까지 통과되면 터키가 미국에 실질적인 보복을 취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터키는 지난해 10월 프랑스 하원이 비슷한 법안을 통과시키자 군사교류는 물론 중동과 서유럽을 잇는 천연가스 수송 파이프라인 건설 프로젝트 협상도 끊었다.현재 이라크로 가는 미군 병참지원의 70% 이상이 터키를 거치고 있으며, 남부에 있는 인시리크 미 공군기지가 폐쇄되면 미국은 치명타를 입는다. 미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터키는 11일 이라크 국경 인근인 터키 산악지대 시르나크의 쿠르드족 반군에 대한 공습을 개시했다. ●‘이라크 월경(越境)’의회 요청 터키의 민영 뉴스 통신사인 도간통신은 이날 터키군 소속 F-16,F-14 전투기와 코브라 헬기가 시르나크의 쿠르드족 반군 은거지를 폭격했다고 보도했다. 터키 정부는 이미 전날(10일) 이라크 국경을 넘어 쿠르드족 반군 소탕작전을 펼 수 있도록 의회의 승인을 요청했다.미국은 “상호협력을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할 것”이라며 애매한 입장을 보인 터여서 주변 지역엔 짙은 전운(戰雲)만 감돌고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대한민국 소득상위 1% 지갑을 열어라

    대한민국 소득상위 1% 지갑을 열어라

    ‘대한민국 1%를 잡아라.’ 해외 유명 전자업체들이 한국 부자들을 잡기 위해 속속 상륙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덴마크의 오디오 전문업체 뱅앤올룹슨은 2000만원짜리 40인치 액정화면(LCD) TV(제품명 베오비전7)를 이날 출시했다. 지난해 8월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로 국내 TV시장에 처음 진출한 뱅앤올룹슨이 LCD TV를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아예 “소득상위 1%만을 겨냥했다.”고 노골적으로 밝힌다. 제품 가격은 2118만∼2200만원. 쏘나타 한 대 값이다. 국내 시장에 나와 있는 40인치 TV로는 가장 비싸다. 스피커와 화면을 분리한 것이 눈에 띈다. “TV 화면이 가장 재현하기 어렵다는 사람 피부색도 거의 완벽하게 구현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상하좌우 자동 회전 기능, 반사 방지 코팅을 입힌 고광택 패널, 맞춤형 색상(레드, 블루, 실버, 다크 그레이, 블랙 5종) 등 비싼 만큼 부대 기능도 풍성하다. ●‘피부색 완벽구현´ 2000만원대 40인치 LCD TV 등장 한국시장에서의 명예 회복을 노리는 일본 소니는 70인치 LCD TV의 한국 판매를 준비 중이다. 시장 조사를 거쳐 출시 여부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의 같은 크기 TV가 5900만원인 점을 감안할 때 가격은 더 비싸게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최상위 소득층을 겨냥해 100대 한정 판매에 들어간 70인치 TV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10대 이상 팔렸다. 해외에서는 100대 넘게 팔렸다.‘웬만한 수입차 가격과 맞먹는 TV를 누가 살까.’하는 일각의 우려가 무색한 대목이다. 수도권 백화점에만 제품이 진열돼 지방 부자가 비행기 타고 올라와 살펴보고 가는 풍경도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지금은 한정판매 목표치가 없다. 삼성전자측은 “국내외에서 주문이 꾸준히 들어와 한정판매 물량을 다소 늘렸다.”면서 “오늘(8일)도 서울 H백화점에서 주문이 하나 들어왔다.”고 전했다. 이 TV에는 주문자의 이름도 새겨준다. 삼성전자는 비매품으로 옻칠 노트북도 제작,VVIP(초우량 고객)에게 기념품으로 준다. ●세계 최고가 블루투스 헤드셋 한국시장 공략 그런가하면 ‘자브라’라는 브랜드로 유명한 덴마크 기업 GN네트컴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블루투스 헤드셋을 들고 한국 시장을 처음 찾았다.9일 판매에 들어가는 블루투스 ‘JX10 카라’의 최고 가격은 49만 9000원. 전 세계에서 2만 8000개만 한정판매된다. 이 가운데 1000개가 한국에서 판매된다. 삼성전자의 아르마니폰과 아르마니TV,LG전자의 프라다폰 등은 응용방식이 달라 국내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디자인을 차용한 내수용 모델이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부자 고객들의 구입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9일 쿠바혁명 주역 체 게바라 40주기

    9일로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쿠바혁명의 전설적 영웅인 체 게바라가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진 지 40돌이 된다. 쿠바혁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볼리비아로 건너가 게릴라 활동을 하던 게바라는 지난 1967년 10월8일 한 정글 마을에서 볼리비아 정부군에 붙잡힌 후 그 다음날에 총살당했다. 죽은 지 벌써 40년이 됐지만 그에 대한 열기는 식을 줄 모른다. 검은 베레모, 아무렇게나 기른 긴 머리칼, 덥수룩한 턱수염, 열정적인 눈빛, 굳게 다문 입술 등으로 묘사되는 게바라는 1960년대 저항운동의 상징이며 지금도 지구촌 좌파의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다. 그의 생애를 다룬 전기와 영화는 지금도 대중의 눈을 사로잡는다. 쿠바 사진작가 알베르토 코르다가 찍은 긴 머리에 베레모를 쓴 체게바라의 사진은 20세기의 가장 유명한 사진으로 꼽히고 있다. 게바라가 죽기 직전 누볐던 볼리비아 남동부 정글은 그의 숨결을 느끼려는 전세계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그가 처형당했던 볼리비아 그란바예에선 ‘월드 체 게바라 페스티벌’이 열린다. 이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남미 각지에서 수천명의 ‘게바라 숭배자’들이 몰려든다. 이 기념식엔 에보 모랄레스(47) 볼리비아 대통령도 참석한다. 독신으로 인디언 출신 대통령인 그의 궁 한 벽엔 게바라의 초상화가 걸려있다. 쿠바에서는 게바라의 시신이 안치된 혁명도시 산타 클라라에서 40주기 기념식이 열릴 예정이다. 기념식에는 병상의 피델 카스트로(80)대신 제2인자인 카스트로의 동생 라울(75)국방장관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쿠바와 볼리비아뿐만 아니라 좌파정권인 베네수엘라와 니카라과에서도 게바라는 혁명영웅으로 인기가 높다. 게바라는 이제 남미대륙의 대표 문화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한편 게바라의 정치적 동지이자 두번째 부인인 알레이다 마르치(71)가 남편에 대한 회고록을 내년 3월에 펴낼 예정이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올가을 가전제품 트렌드 작거나 튀거나

    올가을 가전제품 트렌드 작거나 튀거나

    ‘작거나 튀거나’ 올가을 전자제품의 화두다. 색상은 검정(블랙)이 여전히 강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기존 제품보다 훨씬 작아진 전기오븐과 프린터를 이날 내놓았다. 하우젠 전기오븐 신제품은 크기가 38% 작아졌다. 높이와 깊이를 각각 약 5㎝,10㎝ 줄였다. 싱크대와 수납장 사이의 좁은 공간에도 설치가 가능하다. 대신 내부 용량(36L)은 국내 콤팩트형 전기오븐 가운데 가장 크다.40만∼52만원. 컬러 레이저 프린터 신제품(모델명 CLP-300)은 가로 39㎝, 세로 42㎝, 높이 27㎝의 작은 크기로 사무공간 활용성이 뛰어나다. 산요코리아는 오는 10일 세계에서 가장 작고 가벼운 풀 고화질 디지털 캠코더(HD1000)와 디지털 무비 카메라(HD700)를 출시한다. 얼마 전 세탁기와 건조기를 위아래로 세워 화제가 됐던 LG전자가 이번에는 홈시어터(브로드웨이) 본체를 세웠다. 별도의 받침대나 장식장이 필요없다. 요즘 유행인 터치 센서를 적용했다. 가격은 120만원대. 이우경 마케팅 담당 상무는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벽걸이 TV와의 조화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세계에서 가장 비싼 블루투스 헤드셋이 국내 상륙한다.‘자브라’라는 브랜드로 더 알려진 덴마크 기업 GN 네트컴은 오는 9일 자국 여왕(마르그레테 2세)의 방한에 맞춰 프리미엄 블루투스 ‘JX10 카라’ 한국 판매를 시작한다. 전 세계에서 2만 8000개만 한정판매된다. 이 가운데 1000개가 국내에서 판매된다. 골드 모델이 49만 9000원, 실버가 39만 9000원이다. 소니코리아는 테두리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프리미엄 TV ‘브라비아’ 신제품을 4일 내놓았다. 겉 테두리를 알루미늄 베젤로 감쌌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블랙 색상을 기본으로 빨강, 골드, 화이트, 실버, 블루 6가지 교체용 베젤을 내놓았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 사람] 영화 ‘어머니는… ’으로 돌아온 하명중 감독

    [김문기자가 만난 사람] 영화 ‘어머니는… ’으로 돌아온 하명중 감독

    ‘카라마조프적인 힘’이었을까. 오랜 세월이 지나다 보면 그렁저렁 타인이 될 법도 한데 질기도록 끈끈히 이어지는 흔치 않은 ‘인연’이 여기 있다. 한 사람은 소설가, 또 한 사람은 암울한 시대에 불처럼 살다가 요절한 영화감독으로 시작된다. 그러니까 1975년. 미국에서 영화공부를 하고 돌아온 하길종(1941∼79) 감독, 그리고 네살 아래인 소설가 최인호.30대 청년인 둘은 영화 ‘바보들의 행진’으로 만났다. 하 감독은 그 이전부터 서울대 불문과 시절 시인 김지하씨와 친하게 지내는 등 문단의 지인들과 교류도 많았다. 최 작가의 원작인 ‘바보들의 행진’은 1970년 대학가의 풍속도와 방황하는 젊은이들을 그려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금도 ‘병태’와 ‘영자’ 하면 40대 이상의 팬들에겐 “아, 그때!” 하며 새삼 추억의 잔을 들어올리곤 한다. ●영화 ‘바보들의 행진´으로 최인호와 인연 이후 하 감독은 최 작가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속 별들의 고향’(1978년)과 ‘병태와 영자’(1979년) 등을 연출, 흥행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병태와 영자’가 한참 상영 중이던 1979년 2월28일 하 감독은 뇌졸중으로 갑자기 쓰러져 안타깝게도 세상을 일찍 떠나고 말았다. 시간이 흘러 2007년 9월 어느날. 최 작가는 20년 만에 아주 특별한 나들이를 했다. 자신의 자전적 소설을 영화화한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의 시사회장을 찾은 것. 영화 감상이 끝난 직후 최 작가는 “처음에는 자신의 어머니를 팔았다는 느낌에 다소 거북했지만 중반 이후에는 영화를 보면서 펑펑 울었다.”고 감회어린 고백을 했다. 아울러 최 작가는 이 영화를 연출한 하명중(60) 감독과 자연스럽게 만났다. 하명중 감독은 다름 아닌 하길종 감독의 친 동생. 오랜만에 만난 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껴안으며 ‘사모곡’을 합창했다. 최 작가는 하명중 감독보다는 두살 위. 하지만 30여년 전부터 대략 말을 튼 사이였다. 최 작가는 “길종이 형을 형님으로 모셨으니, 이 친구와는 얼렁뚱땅 말을 놓았다. 내가 이 하씨 형제하고 무슨 인연인지, 참 질긴 인연이야….”라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하기야 최 작가로서는 세월의 간극을 뛰어넘어 머리가 희끗희끗한 지금에 와서도 그의 동생과 또 다시 영화로 만났으니 말이다. 게다가 하 감독의 두 아들(상원·준원)이 배우와 프로듀서로 이번 영화에 참여해 형-동생-아들까지 대를 잇는 소중한 인연을 만들었다. 하 감독의 부인 박경애씨(뤼미에르 극장 대표) 또한 이번 영화의 제작자로 나서 그 의미를 더해 준다. 하 감독은 4년 전 최 작가의 신작 ‘어머니는∼’가 발간됐다는 소식을 듣고 서울 광화문의 한 서점으로 달려가 그 자리에서 죄다 읽었을 정도로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최 작가는 “미처 ‘어머니는∼’에서 담지 못한 이야기를 끄집어내어 2권을 집필하겠다.”고 밝혀 하씨 형제와의 인연은 계속될 전망이다. ●영화 ‘땡볕´으로 스타감독 반열에 하 감독은 소위 ‘딴따라 인생’ 40년 동안 광고 모델 한번, 밤무대 한번 나가 본 적이 없으며 오직 영화로 얻은 이름, 영화에서 얻은 모든 것들을 관객들에게 돌려 드리고 싶다는 철학을 평소 피력해 왔다. 피는 못속이듯 형처럼 올곧은 성품의 발로라는 게 주위의 전언이다. 서울 강남의 뤼미에르 극장에서 하 감독과 마주 앉았다. 그에게는 이번 영화가 ‘땡볕’(1983년) ‘혼자 도는 바람개비’(1990년) 이후 17년 만의 연출 복귀작인 셈. 특히 오락영화가 판치는 요즘, 가족과 어머니에 대한 화두를 추석 극장가에 과감히 던졌다는 점에서 간단치 않은 용기와 열정을 보여 준다. 특히 나이 60에 제2의 감독인생을 향한 첫 작품이다. 그래서인지 연륜답게 세심한 손길로 어머니의 절절한 사랑을 스크린에 담아내 시선을 사로잡는다. 사실 그는 사회성 짙은 영화를 주로 만들었다. 베를린영화제에 출품했던 ‘땡볕’은 일제 강점기 척박한 삶을,‘태’는 섬 주민을 속이며 착취하는 지주(군부 독재자)의 횡포를 그렸다. 이후 소년가장의 수기를 바탕으로 ‘혼자 도는 바람개비’를 통해 시대적으로 굴절된 사회에서 어떻게 생존하는가를 다뤘다. “점점 가족이 해체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과연 어디에서 오고 어디로 가는지, 또 어디에 서 있는지, 인생을 너무 가벼이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비로소 질문을 던져야 할 때입니다. 우린 어머니의 소중한 사랑을 알았을 땐 어머니는 벌써 저만치 가버리고 말거든요. 저희 어머니는 제가 태어난 지 15개월 만에 돌아가셨어요. 결국 어머니의 친정 고모 되시는 분이 저랑 제 형을 키웠지요. 최인호씨의 책을 읽으면서 낳아준 어머니랑, 키워준 어머니(할머니)의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어머니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영화를 통해)물어보고 싶었습니다.” ●영화인생 40년… 제2감독인생의 첫작품 하 감독은 폭력과 인성파괴의 영화가 난무하는 요즘 세태를 지적하면서 “우리나라의 참영화와 참사랑을 한번 얘기해 보자, 또 영화를 통해 씻김을 하고 기쁨과 행복을 찾아야 할 때”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번 영화 개봉에 앞서 신병훈련소에서 시사회를 가졌다.“잠시 어머니를 떠난 이들에게 어머니의 사랑을 채워 주기 위해서이며 앞으로 교도소에도 필름을 갖고 찾아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영화를 만들면서 디스크수술 부위가 터져 재수술하는 등 고생도 많이 겪었다고 귀띔했다. 화제를 바꿨다. 대외활동이 없던 지난 17년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했다.“미국, 독일, 일본 등 세계 각국의 영화현장을 자주 찾아 다녔다. 할리우드에서 조디 포스터도 만나고 쉰들러리스트의 리엄 니슨, 그리고 유명한 시나리오작가와 영화감독 등을 많이 만났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시나리오작법과 영화연출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터득하게 된 소중한 기간이었다고 부연했다. 하 감독은 1965년 문희 남정임 백일섭 이정길 등과 함께 KBS 공채 5기 탤런트로 연예계에 입문했다. 당시 드라마 ‘연화궁’에 출연할 때 홍콩 쇼브러더스의 란란쇼 회장의 눈에 들어 1967년 홍콩으로 건너가 한류스타 1호로 기록된다. 본명인 ‘하명종’(河明鐘) 대신 ‘하명중’(河明中)이란 예명을 쓴 까닭도 여기에 있다. 체류 기간 중 ‘12금전표’라는 무협영화에 출연했다. 일본 도호영화사의 초청을 받아 일본으로 활동 무대를 다시 옮겼으나 귀화를 권유해 이를 과감하게 뿌리치고 1969년 귀국했다. 영화계 데뷔는 올해로 40년째.1967년 ‘너와 나’로 시작된다. 이후 ‘탄야’‘태’‘바보사냥’ ‘깃발없는 기수’ ‘사람의 아들’ 등 70∼80편의 영화에서 주연을 맡아 스타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 “극장 경영은 아내가 맡아서 하고….‘어머니는∼’가 제2의 영화 인생 시작인 만큼 앞으로는 오로지 영화만 하렵니다. 내년에요? 2008년에 맞는 시대영화를 만들 생각입니다.” 하 감독의 식구들은 모이기만 하면 영화얘기로 꽃을 피운다. 첫째 상원(34)씨는 배우로 활동하면서 최인호 작가의 소설 ‘몽유도원도’의 제작을 준비 중에 있다. 둘째 준원(31)씨는 ‘괴물’의 시나리오를 공동집필한 작가이며 곧 감독으로 데뷔할 예정이다. 글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그가 걸어온 길 ▲1947년 부산 출생. ▲65년 KBS탤런트 공채5기. ▲67년 영화 ‘너와 나´로 데뷔, 홍콩 영화계 한국배우 1호 진출. ▲71년 한국연극영화예술상 신인상, 청룡영화상 신인상. ▲73년 한국연극영화예술상 연기상, 아시아영화제 주연상 ▲83년 대종상 신인감독상. ▲84년 ‘땡볕´ 감독, 베를린영화제 출품. ▲90년 ‘혼자도는 바람개비´ 감독. # 주요 출연작 바보들의 행진(75), 불꽃(75), 발가락이 닮았다(76), 목마와 숙녀(76), 고교얄개(76), 한네의 승천(77), 느미(79), 사람의 아들(80), 태(85) 등 80여편.
  • [AFC 챔피언스리그] 성남, 새달 日 우라와와 결승행 다툼

    프로축구 성남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랐다. 성남은 27일 시리아 홈스의 칼레드 빈 알 왈리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8강 2차전에서 전반 9분 브라질 용병 모따의 선제골과 후반 26분 교체 멤버 김동현의 추가골로 지난해 준우승팀 알 카라마를 2-0으로 제압했다. 성남은 이로써 8강 1,2차전을 모두 낚아 지난해 우승팀 전북을 누르고 올라온 J-리그 챔피언 우라와 레즈와 새달 3일(홈)과 24일(어웨이) 결승 진출을 다툰다.2004년 대회 결승에서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에 져 준우승에 머물렀던 성남은 3년 만에 아시아 클럽 정상에 재도전할 발판을 마련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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